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살충제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착해서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지구대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와이어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신해철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484
  • 美·유럽서 사용 금지된 살충제 지자체 23곳서 2400ℓ 뿌렸다

    美·유럽서 사용 금지된 살충제 지자체 23곳서 2400ℓ 뿌렸다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인체 유해성 논란으로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가 국내에서 서울, 부산을 포함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23곳에서 지난해 1월부터 올 7월까지 방역용으로 총 2432.2ℓ가 살포된 것으로 드러났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용익 민주통합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입수한 ‘외국 미사용 살충제 13종 구매 및 사용 내역’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서울 종로구, 부산 영도구 등과 전국 시·도의 마을회관, 경로당, 주택가, 하수구 등의 방역에 이용됐다. 해당 살충제에는 임산부가 노출될 경우 태아 지능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클로르피리포스와 유해물질관리법상 유독물로 지정된 퍼메트린 등 13종 성분이 포함돼 있다. 태국 호텔에 방역용으로 뿌려진 이 살충제에 노출된 뉴질랜드 여성이 사망할 정도로 맹독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클로르피리포스 성분의 살충제는 2008년부터 유럽연합에서 사용이 금지됐고 미국에서는 현재 사용이 제한돼 있다. 퍼메트린은 호흡기 질환, 두통 등 신경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약청은 지난해 7월 안전성 재평가를 연말까지 추진해 대응 조치를 취하기로 발표하고도 정작 지자체들이 해당 살충제를 구매하고 살포할 때는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불산 분해 잘 안돼… 낙동강도 위험하다”

    “불산 분해 잘 안돼… 낙동강도 위험하다”

    “불산의 불소이온은 잘 분해되지 않으므로 토양과 식물에 남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비가 내릴 경우 지하수가 오염되는 것은 물론 인근 낙동강까지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된다. 사고 당시 소방관이 물을 뿌린 것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다.” 유영억 대구대 환경교육과 교수는 8일 경북 구미 불산가스 누출 사고의 후폭풍을 경고했다. 정부의 초기 대응 부실이 ‘3차 피해’ 가능성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3차 피해는 불산이 땅과 지하수를 오염시키거나 비를 타고 흘러 내려가 하류 지역 주민의 식수원인 낙동강을 오염시키는 것이다. 사람이 불산가스가 묻은 과일이나 채소를 먹어 피해를 입는 일도 포함된다. 현재 대구·경북, 부산·경남 등의 1000만명이 낙동강 물을 먹고 있다. 자칫 대재앙이 일어날 수도 있다. 정부와 구미시가 지금까지 3차 피해를 막기 위해 한 일은 구미시 산동면 봉산리 주택과 길에 소석회를 뿌리고 물로 청소한 것뿐이다. 사고 현장 반경 4㎞ 이내 준위험지역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조치가 전혀 없는 실정이다. 주민들은 토양과 식물에 남아 있는 불산에 의한 3차 피해를 더 우려하고 있다. 유 교수는 “3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민을 사고 현장에서 멀리 대피시키는 것이 시급하다. 역학조사 결과 안전성이 확보될 때까지 주민들을 장기간 대피시켜야 한다. 지금이라도 소석회 등 중화제를 광범위하게 살포해 3차 피해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순천향대 환경보건학과 박정임 교수도 소방관의 물 살포로 토양에 불산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박 교수는 “정부는 이들 지역의 토양에 대해 1~2년 정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면서 “이곳에서 생산된 농작물의 반출을 금지하고 토양과 함께 불산 잔존 여부를 관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또 미국 등 외국의 예를 들면서 우리 정부의 허술한 초기 대응을 질책했다. “1987년 미국 마라톤석유회사에서 불산 누출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100여명이 치료를 받고 1000여명이 대피했다. 그러나 초기에 적절히 대응한 결과 불산 가스가 토양과 식물에 남아 주민들에게 2차 피해를 입히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구경북연구원 최용준 박사는 “사고 발생 시 대응 지침이 마련돼 있지 않아 2, 3차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최 박사는 산업단지를 조성할 때 이 같은 지침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소홀히 해 1984년 인도 보팔에서 대재앙이 일어났다고 예를 들었다. 당시 살충제 공장에서 유독가스가 새어 나와 주민 2800여명이 죽고 20만여명이 중독됐다. 생존자 대부분은 지금도 실명, 호흡기 장애, 중추신경계와 면역체계 이상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8일 구미 불산가스 누출 사고 현장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농작물, 축산, 산림, 주민 건강 등 분야별로 해당 지역에 대한 지원 기준을 수립해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하게 된다. 이를 위해 지식경제부, 농림수산식품부, 고용노동부, 소방방재청 등 각 부처는 지원 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이른 시일 내에 지자체와 공동으로 2차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남산·올림픽공원 농약 주의보…뒹굴면 큰일나요

    남산·올림픽공원 농약 주의보…뒹굴면 큰일나요

    벌레를 없애거나 잡풀을 죽이기 위해 서울시내 주요 공원에 뿌리는 농약 중 일부에는 사람에게 유해한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일부 농약에는 발암 의심 물질도 들어 있다. 이런 농약이 뿌려진 잔디밭에서 어린이가 뛰놀며 뒹구는 것은 몸에 해로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용객들에게 농약 살포 관련 안내를 하는 공원은 거의 없다. 서울신문이 3일 서울시와 국민체육진흥공단에 정보공개를 요청해 받은 ‘최근 2년간 서울 주요 공원 농약 살포 현황’에 따르면 서울대공원(경기 과천), 올림픽공원(송파구), 남산공원(용산구), 월드컵공원(마포구), 북서울 꿈의 숲(강북구) 등 주요 공원에 ‘다이센엠45’, ‘다니톨’ 등 유해성 논란을 빚었던 농약들이 화단과 나무 등에 살포되고 있다. 서울대공원에 최근 2년간 8회에 걸쳐 25.5㎏이 살포된 다이센엠45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발암 의심 물질로 지정한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남산·월드컵 등 ‘다니톨’ 살포 1급 어독성(魚毒性) 물질로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는 다니톨은 남산공원, 올림픽공원, 월드컵공원 등에 뿌려졌다. 강한 독성 탓에 농민들이 자살 수단으로 악용해 오는 11월부터 사용이 금지되는 제초제 ‘그라목손’도 올림픽공원에서 지난해 25ℓ 살포됐다. 공원들은 농약을 물에 희석해 사용하는 등 규정을 엄격히 지키고 있기 때문에 인체에는 해를 주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남산공원 관계자는 “살충제를 사람이 직접 맞으면 해롭겠지만 농약을 뿌리는 동안 접근을 통제하고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저독성’ 또는 ‘보통독성’으로 지정된 농약만 사용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농약 전문가인 이윤근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박사는 “농진청의 구분은 어류에 대한 독성 등 생태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한 것이어서 이를 근거로만 인체 유해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친환경 제품 거의없어 이용객 불안 친환경 농약을 사용하면 시민들의 불안감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올림픽공원 관계자는 “농촌진흥청에 물어 보니 식용 작물용 친환경 농약은 많지만 조경용 친환경 농약은 거의 개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정한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교수는 “공원에 농약을 살포했을 때는 살포 시점과 접근해서는 안 되는 기간 등을 확실히 표시해 시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사설] 수입쌀 위험물질 기준치 정교하게 마련하라

    음식물의 안전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주식인 쌀에 관해서라면 더더욱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미국산 쌀에서 무기비소가 8.7㎍ 검출돼 우리 정부가 수입과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쌀이 우리 식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국민건강을 고려한 당연한 조치다. 농촌진흥청은 비소 검사를 최대한 조기에 실시해 수입·판매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무기비소는 농약이나 살충제에서 발견되는 위험물질이 아닌가. 물이나 음식물 등을 통해 인체에 들어와 쌓이면 방광, 피부, 신장, 폐 등에 암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이다. 고혈압, 당뇨, 출생 결함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어린이 지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소비자 정보지 컨슈머리포트가 무기비소 검출 결과를 발표하면서 어린이는 되도록 쌀을 먹지 말라고 권고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어른은 1주일에 두번 이상 쌀 섭취를 피하라고 권고했다. 컨슈머리포트의 자체 조사에서 무기비소가 검출된 대상은 미국 남부지역이고 미국산 수입쌀은 모두 캘리포니아산이어서 무기비소 검출 가능성이 낮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최근 영국 애버딘 대학 연구진이 미국에서 팔리는 쌀의 비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중남부지역 쌀은 평균농도가 270ppb, 캘리포니아산 쌀은 160ppb인 것으로 드러났다. 안심하기엔 이른 상황이다. 쌀의 비소 기준조차 정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은 불안감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하다. 비소 함량 허용기준치를 정해 놓은 나라는 유럽연합(EU),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중국 정도에 불과하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연말에 무기비소 허용기준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가 쌀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임을 감안하면 비소를 비롯한 위험물질에 대한 경각심은 한시도 늦출 수 없다. 정부는 차제에 위험물질 허용기준치를 정교하게 만들어 국민의 먹거리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 농협에 납품농약 8년 담합 9개 업체 과징금 215억원

    농협중앙회에 납품하는 농약가격을 8년간 담합한 9개 제조업체가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5일 동부하이텍, 경농, 바이엘크롭사이언스, 신젠타코리아, 영일케미컬, 한국삼공, 동방아그로, 동부한농, 성보화학 등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15억 91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 업체들은 2002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농협중앙회와 구매계약을 할 때 납품가격을 높이려고 미리 약속한 가격 인상·인하율을 제시했다. 또 도·소매상에 파는 농약 가격을 동일하게 책정했다. 같은 상표의 농약을 제조하는 업체들이 한해씩 번갈아가면서 농협중앙회에 납품하기로 짜기도 했다. 농협중앙회와 계약한 업체는 다른 업체에 완제품을 주문하는 수법으로 보상했다. 동부하이텍과 경농은 1999년부터 2009년까지 조달청에 살충제를 납품하면서 미리 낙찰자를 정해 놓고, 들러리 입찰에 참여한 업체에는 낙찰물량 일부를 제조해 달라고 하청을 주기도 했다. 농협중앙회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올해부터 업체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협의회를 여는 단가협의방식에서 업체별로 가격을 협의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무려 7cm ‘괴물 바퀴벌레’ 伊 나폴리 ‘습격’

    무려 7cm ‘괴물 바퀴벌레’ 伊 나폴리 ‘습격’

    이탈리아의 도시 나폴리가 자이언트 바퀴벌레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나폴리는 하수구 주변에 살충제를 대량 뿌리는 등 바퀴벌레의 기지(?)로 변해가고 있는 시설을 집중 공격할 예정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나폴리에 떼로 몰려간 바퀴벌레는 납작하고 붉근 빛이 도는 자이언트 종으로 길이는 최고 7cm에 이른다. 살충제를 뿌려도 잘 죽지 않는 초강력 자이언트 바퀴벌레의 출현은 더러운 도시환경 때문이다. 나폴리는 거리에 쏟아져나오는 쓰레기 문제와 10년째 씨름을 벌이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을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탈리아 남부 일대에 습하고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바퀴벌레는 전성기를 맞았다. 시 당국자는 “하수구를 적절하게 관리하지 못하고 쓰레기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데서 바퀴벌레 문제가 불거진 게 맞다.”고 말했다. 나폴리는 아침 일찍부터 살충제를 살포하기로 하는 등 자이언트 바퀴벌레 퇴치에 전력할 예정이다. 그러나 예산부족으로 바퀴벌레와의 전쟁이 제대로 수행될지는 미지수다. 현지 언론은 “예산이 모자라 시가 재해에 대응하기엔 버거운 형편”이라며 “환경미화원이 부족해 저녁에 버려진 쓰레기가 이튿날 아침까지 방치돼 있는 게 나폴리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자이언트 바퀴벌레가 A형 간염, 장티푸스 등 질병을 옮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VTV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인도서 정체불명 독거미떼 출몰…사상자 발생

    최근 인도에서 정체불명의 독거미떼가 출몰해 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3일(현지시각) 타임즈 오브 인디아가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오후 아삼주 사디야 마을에서 열린 종교 축제에서 일부 주민이 독거미로 추정되는 생물체에 물려 며칠뒤 두 남성이 사망했다. 이후 마을 병원에는 거미에 물렸다고 밝힌 환자가 더 발생했으며 현지인들은 거미 공포에 휩싸였다. 거미의 공격을 받거나 목격한 일부 주민은 “거미떼의 행동이 매우 공격적이어서 두려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도 디브루가르대학의 LR. 사이키아 박사는 “그 생물체는 근접한 누구에게나 달려들었다. 피해자 중 일부는 거미가 달라붙었고 물렸다고 주장했다. 이 말이 사실인 경우 매우 신중하게 처리돼야 한다. 이 생물체의 집게 턱과 송곳니는 매우 강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도의 거미 전문가들도 현재까지 마을에 나타난 거미의 수종을 명확히 식별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 생물체가 타란툴라이거나 블랙위시본 혹은 깔때기그물거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중 블랙위시본과 깔때기그물거미는 주로 호주에서 서식하며 아삼주에 나타난 거미가 토착종이 아닐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연구진은 거미독의 종류를 구분하기 위한 실험도 진행하고 있다. 사디야 병원장 아닐 파토월리 박사는 독거미로 확신할 수 없어 환자들에게 항독소를 시행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파토월리 박사는 두 사망자가 다른 요인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생물에 물린 모든 환자는 처음에 주술사를 방문했고 상처를 면도칼로 갈라 피 일부를 뽑아냈다. 이 때문에 환자들이 사망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고로 충격을 받은 지역 당국은 독거미를 퇴치하기 위해 강력한 살충제를 사용할 것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충남, 모든 마을 상수도 보안시설 설치

    충남 홍성 배양마을 상수도 독극물 투약 사건이 터진 지 40일을 맞고 있다. 아직 단서조차 찾지 못하면서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충남도는 도내 모든 마을상수도에 보안시설을 설치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29일 홍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사건 발생 직후 금마면 죽림리 배양마을 상수도 집수장 물탱크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한 농약 구입자 1500명을 300명으로 압축하고 구입 시기, 목적, 사용처 등에 대해 심층면접을 벌이고 있으나 현재까지 혐의를 둘 만한 점을 찾지 못했다. 당시 이 마을 앞산의 30t급 물탱크 안에서 발견된 농약은 액체 제초제인 ‘근사미’와 가루 살충제 ‘파단’이다. 경찰은 또 물탱크 관리계약이 30일로 끝나는 점을 중시해 기존 업체와 경쟁 관계에 있는 업체 관계자나 올해 초 전년도 결산 과정에서 수도세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었던 주민을 상대로 수사를 펴고 있으나 별 진척이 없다. 정신지체자 등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이웃 11개 마을까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500만원의 신고보상금까지 내걸었다. 오세윤 홍성경찰서 수사과장은 “요즘은 농번기여서 탐문수사를 하려면 일일이 논밭을 찾아다녀야 해 어려움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이 마을은 문제의 물탱크를 말끔히 청소한 뒤 예전대로 114가구 250여명의 주민들에게 식수를 공급하고 있으나 불안감에 식수로 잘 사용하지 않고 빨래 등 주로 허드렛물로 쓰는 실정이다. 충남도는 주민 불안이 가시지 않자 내년까지 도내 모든 마을상수도에 보안시설을 설치하고 노후시설을 교체하기로 했다. 국비 등 850억원을 들여 마을상수도에 폐쇄회로(CC)TV, 개폐감지장치, 무인경비시스템을 설치하고 낡은 상수도는 허물고 신축한다. 홍성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세워만 놔도 모기 차단” 방충제 신제품 잇따라

    “세워만 놔도 모기 차단” 방충제 신제품 잇따라

    올해는 지난해보다 덥고 비는 적게 올 것으로 예상됐다. 맑은 날씨를 반기는 쪽으론 음료, 빙과업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잦은 비로 장사를 망쳤던 살충제 업체들도 한층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선보이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헨켈홈케어코리아는 출입구에 걸어 놓거나 세워 두는 것만으로도 모기 접근을 차단시킬 수 있는 ‘홈키파 게이트키파’를 출시했다. 모기가 드나들기 쉬운 현관과 베란다, 창문 등에 걸거나 세워두면 그물망 시트에 포함된 특허 살충성분 ‘메토플루트린’이 퍼져 모기 침입을 막아준다. 비나 바람이 불어도 95% 이상의 일정한 모기 기피 효과가 지속된다. 가격은 8900원. 한국존슨은 뿌리는 모기약의 찜찜함을 덜어낸 신제품을 선보였다. ‘에프킬라 유칼립투스’는 코알라가 주로 먹는 식물인 유칼립투스 오일을 넣은 제품. 유칼립투스는 페퍼민트와 비슷한 향이 나는데 이를 벌레가 싫어한다고 한다. 인공 성분의 향을 따로 첨가하지 않은 친환경 제품이라고 강조한다. 롯데마트는 마트 내 살충제 코너를 지난해보다 2주 정도 앞당겨 신설했다. 고온의 날씨가 이어지면서 살충제 수요가 늘어 별도 행사장을 일찌감치 마련한 것. 물량도 1.5배가량 확대 진열했다. 30일까지 전점에서 30여종의 살충제 중 하나 이상 구입한 고객에게 제품을 추가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마트판매 음료 마시고 의식불명… 살충제 검출

    경기 평택시에서 마트에서 구입한 유산균 음료를 마신 50대 남성이 의식불명에 빠져, 경찰이 독극물 관련 수사에 나섰다. 이 남성이 마신 음료에는 농약성분인 카다메이트 계열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10일 경기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3시 35분 평택시 안중읍 모 마트에서 유산균 음료를 구입해 마신 임모(51)씨가 구토와 설사 증세를 보여 다음 날 오전 병원으로 옮겼으나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임씨는 마트에서 정품 4개와 증정품 2개 등 6개 한 묶음으로 된 모 회사의 유산균 음료를 구입, 마시던 중 휘발유 냄새가 나 곧바로 뱉어 냈으나 곧바로 구토와 설사 증세가 나타나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임씨는 10일 오전 갑자기 혈압이 올라가는 등 건강상태가 악화돼 충남 천안 단국대병원으로 옮겼으나 의식을 잃은 상태다. 교통사고로 안중읍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이던 임씨는 사고 당일 200m가량 떨어진 마트에서 문제의 유산균 음료를 구입해 병실에 있던 동료 환자 3명과 함께 나눠 마셨으며, 임씨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이상 증세를 보이지 않았다. 경찰은 임씨가 마시다 남은 유산균 음료와 매장에 진열된 음료 등 49개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성분 분석을 의뢰한 결과 임씨가 마신 음료에서 농약 성분인 카다메이트 계열의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누군가가 음료에 문제의 농약 성분을 넣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마트에서 촬영된 폐쇄회로(CC)TV를 확보하는 한편 매장 관계자와 유통경로를 수사 중이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홍성 공동 상수도 독극물 투입 누가

    지난 20일 발생한 충남 홍성군 마을 공동 상수도 독극물 투입 사건에 대해 경찰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섰으나 아직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22일 홍성경찰서에 따르면 20일 오전 10시 30분쯤 홍성군 금마면 죽림리 배양마을의 30t급 상수도 집수장 물탱크 안에서 농약병과 살충제 봉지들이 물속에 있는 것을 청소업체 E사 직원 최모(30)씨가 발견했다. 최씨는 “청소를 하려고 오전 9시쯤 단수를 하고 현장에 가보니 물탱크 안에 독극물이 녹아 있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액체 제초제인 ‘근사미’ 300㎖ 플라스틱 병 3개가 뚜껑이 열린 채 떠 있었고 가루 살충제 ‘파단’ 3㎏짜리 3봉지는 뜯겨 반쯤 녹아 있었다. 발견 당시 물탱크 주변을 둘러친 철조망 80㎝ 정도가 절단기 등으로 잘려 있었고 물탱크 문을 잠그는 경첩도 부서져 있었다. E사는 지난달 12일 물탱크를 소독한 데 이어 이날 청소를 하는 과정에서 독극물을 발견했다. 이 물탱크의 물은 114가구 주민 250여명이 식수로 쓰고 있다. 마을에서는 한달 전후로 이 물을 먹은 주민 몇 명이 이상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복통과 식욕 상실 등을 호소했다. 주민 유종근(76)씨는 “20여일 전부터 우리 부부 모두 밥맛이 없고 장딴지가 가려워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1월 마을에서 수도 요금 문제를 놓고 주민 간 말다툼이 벌어지는 등 마을에서 ‘왕따’나 갈등 등으로 원한을 가진 내부 주민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이 부분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물탱크의 물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 홍성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실고기 등 未발견 300여종 比섬에 살고 있었다

    실고기 등 未발견 300여종 比섬에 살고 있었다

    미국의 과학전문 스미스소니언 닷컴은 20일(현지시간) 지난해 지구의 날 이후 1년간 인류가 새롭게 알게 된 지구와 환경에 관한 사실 10가지를 선정, 발표했다. 닷컴이 뽑은 사안은 인류가 지구의 지배자임을 자처하지만 아직도 인간이 살고 있는 지구에 대해 알고 있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22일은 제42회 ‘지구의 날’이다. 지구의 날은 지난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해상 기름 유출 사고를 계기로 1970년 미 상원의원 게이로드 넬슨이 자원보호와 환경생태계 보존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주창하면서 제정됐다.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종’이 뉴스의 첫머리를 장식했다. 현대 생태학이 탄생한 후 한 세기가 넘었지만 해마다 수많은 종의 동식물이 새로 발견되고 있다. 지난해 미 캘리포니아 과학아카데미는 필리핀 루손섬에서 바다 굼벵이, 팽창하는 상어, 실고기 등 새로운 생물 300여종을 찾아냈다. 베트남에서 발견된 환각 도마뱀, 호주의 돌고래 등도 주목받았다. 학계에서는 8700만종의 생물이 지구상에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지만, 인류가 찾아낸 것은 10%도 되지 않는다. 두 번째는 ‘지구 온난화가 식량가격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꼽혔다. 과학자와 경제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로 작물 생산량이 줄면서 식량 부족이 심화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가정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된 논문은 이미 이 같은 가정이 현실화됐다는 점을 확신시켰다. 연구자들은 지구 온난화로 옥수수 생산량 감소를 과학적으로 설명했고, 이런 현상은 점차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연가스의 허상’도 논란을 낳았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천연가스가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에 비해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현저하게 낮다는 주장을 펴 왔다. 특히 퇴적암층인 셰일층에 존재하는 천연가스는 셰일가스로 불리며 막대한 매장량으로 채굴이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다. 셰일가스의 매장량은 앞으로 200년 이상 쓸 수 있고 전 세계에 고르게 분포돼 있다. 하지만 셰일가스는 메탄 함유량이 높아 오히려 석탄이나 석유보다 지구 온난화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새로 밝혀지고 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에 비해 25배나 더 강력한 온실효과를 만들어 낸다. ‘해상 풍력발전의 친환경성’도 꼽았다. 바람이 안정적인 해상 풍력발전은 지상 풍력발전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풍력발전기가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네덜란드 연구진은 풍력발전기가 설치된 지역에서 오히려 생물 다양성이 확보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반박했다. 바다는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 지난해 7월 발표된 해양 연례보고서는 해수면 온도상승, 남획, 산성화 등으로 수많은 해양생물이 멸종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스미스소니언 닷컴은 이 밖에 ‘아프가니스탄에서 발견된 거대한 야생생태계’ ‘꿀벌사회를 무너뜨린 살충제’ ‘지구온난화 부른 육류 섭취’ ‘박쥐를 병들게 한 진균류’ 등을 10대 뉴스에 포함시켰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서울시 호우대비 방역강화

    서울시는 25개 자치구에 여름철 게릴라성 집중호우 시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방역소독약품 4162통을 지원했다고 3일 밝혔다. 살충제 1000통과 살균제 2440통, 유충구제제(성충 시기 이전에 해충을 박멸하는 약) 722통 등이다. 시는 여름철 집중 호우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자치구에 방역소독약품을 지원하고 있다. 방역취약지역 하천이나 저수지, 정화조 등을 선정해 파리·모기 등 해충 구제에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특히 수해가 발생했을 때는 인근 자치구 방역소독 인력과 장비를 원활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시는 아울러 감염병 예방을 위한 6대 건강수칙도 발표했다. 시에 따르면 조리하기 전과 용변 후, 식사전 손씻기가 수인성 질환 예방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 또 끓이거나 소독된 물, 생수 등 안전한 음용수를 먹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부작용 투성’ 말라리아 약 軍 일괄투약

    ‘부작용 투성’ 말라리아 약 軍 일괄투약

    전방 군부대에서 수십만명의 장병들이 부작용이 많은 말라리아 예방·치료약을 수년째 일괄 복용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주한미군처럼 약 복용 대신 방역위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국방부와 육군 제3야전군사령부에 따르면 체계적인 방역활동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200~400명의 군 장병들이 말라리아에 감염되고 있고 이 가운데 81%가 11개 전방부대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1997년부터 전방 부대 장병들에게 말라리아 예방 및 치료제인 클로로퀸을 1인당 15~22정씩, 프리마퀸은 14정씩 투약시키고 있다. 2009년과 2010년도에는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부대 장병 31만명을 대상으로 클로로퀸과 프리마퀸을 보급했다. 지난해에는 전방 11개 부대 20만 2000명에게만 투약했다. 올해는 지난해 누락된 부대 장병을 포함해 21만 4000명에게 보급할 예정이다. ●의료계 “방역활동이 더 효과적… 미군 자체 방역시스템 운용” 의료계는 “말라리아 예방약 일괄 복용으로 대규모 환자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많은 인원이 장기간 복용할 경우 내성이 나타나거나 간 독성·위장계 이상·시력장애·두통이나 어지럼증·피부 염증·탈모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는 만큼 치료용으로만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수의 환자 발생을 우려해 부대 전체 병사가 부작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약을 일괄 복용하기보다는, 모기약을 자주 뿌리는 등의 방역활동이 더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주한 미2사단 김현석 공보관은 이와 관련, “미군병사들은 약 복용 대신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자체 방역시스템을 운용하고 살충제 등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클로로퀸 유통업체인 S제약은 제품 설명서에서 “눈·근골격계·귀·소화기계·피부·혈액계·중추신경계·심혈관계·간 등에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경기도 북부청사에서 열린 ‘말라리아 퇴치사업 관계자 회의’에 참석한 군 관계자도 “복통·설사·두통·가려움증·중증의 용혈성 빈혈뿐 아니라, 낮은 순응도와 내성 등의 부작용이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 GP·GOP 등으로 축소한다더니… 올해 1만여명 늘어 이 같은 지적이 잇따르자 정부는 말라리아 예방약 복용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방부 산하 예방접종심의위원회에서는 예방약 보급 대상자 급증과 내성 발생을 우려해 지난해부터 예방약 복용을 축소하고 있다. 국방부 유균혜 보건정책과장은 “지난해부터 말라리아 예방약 보급을 전방 GP와 GOP부대 등으로 축소했고 클로로퀸 복용기간도 22주에서 15주로 단축하고 방역활동에 더 노력을 기울인 결과, 환자가 전년 대비 약 40% 감소했다.”며 “앞으로도 방역물자와 장비 확충을 통해 약을 복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복용 대상 장병이 지난해보다 1만 2000명 더 늘어나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전방부대 말라리아 예방물자·인력 태부족

    전방 군부대에서 제3종 법정 감염병(지속적 감시 및 방역대책수립 대상)인 말라리아 환자가 해마다 수백명씩 발생하고 있으나 예방물자와 전문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육군 3군사령부 예방의학장교인 김교현 대위는 28일 경기도 북부청사에서 열린 ‘2012년 말라리아 퇴치사업 관계기관 회의’에서 “국내 말라리아 감염환자 중 절반이 현역 또는 전역 군장병이며 전방 군부대에서만 80%를 웃돈다.”고 밝혔다. 김 대위는 “장병들의 전투력 보존을 위해 전투복 살충제 처리·예방약 복용·스프레이 등 예방물자 배포와 같은 다양한 예방관리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각종 부작용이 우려되는 데다 모기가 너무 많아 방역 효과가 반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가장 값싸고 손쉬운 방법이 예방약 복용이지만 복통·설사·두통·가려움증 등 부작용과 낮은 순응도·내성 강화 등이 우려돼 투약을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2009년만 해도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군부대를 중심으로 클로로퀸 등 예방약을 17만명이 복용했으나 2010년 13만 5000명, 2011년 7만 5000명으로 크게 줄고 있다. 올해는 투약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방역물자도 모자란다. 모기기피제의 경우 1인당 월 0.5병씩, 분사식 살충제는 장병 1인당 0.8병씩 지급될 뿐이다. 군의관 등의 전문인력도 단기 근무자가 많아 말라리아 관련 경험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지적된다. 경기도는 회의에서 22개 말라리아 위험지역 중 11곳이 경기북부 전방지역에 위치해 있으나 연간 30억원의 사업비 중 국비지원은 1억원뿐이라며 12억원으로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내 말라리아 환자는 2007년 1007명, 2008년 490명을 기록한 뒤 2010년 818명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391명으로 줄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열린세상] 이제는 논의 공익적 환경가치를 높일 때다/방상원 한국환경정책 평가연구원 연구위원

    [열린세상] 이제는 논의 공익적 환경가치를 높일 때다/방상원 한국환경정책 평가연구원 연구위원

    우리나라는 논과 농업기술 덕택에 1960년대 말에 이르러서야 그 참담하였던 보릿고개를 벗어날 수 있었다. 그만큼 논은 우리의 삶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논은 쌀을 생산하는 기능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쌀 생산 외에도 일정량의 물을 담아놓는 그릇 역할을 하여 홍수를 조절하거나 지하수 등의 수자원을 함양한다. 벼 재배는 지구온난화의 주요 요인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대신 산소를 배출하며, 철새와 같은 야생생물에게는 서식처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공익적 기능을 수행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렇게 논이 제공하는 공익적 환경가치는 화폐가치로 추정하였을 때 쌀 생산총액 가치에 거의 버금간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요즘 우리나라는 쌀 과잉생산 및 농촌인구의 노령화로 인하여 매년 전체 논 면적은 감소하고 있는 반면에 친환경 논과 휴경 논 면적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 국내에서 논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과 정책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는 논의 공익적 환경가치를 제고한 논 관리정책을 제안하고자 한다. 최근 국내의 친환경 논에서는 뜻밖의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당초 친환경 논에는 안전한 먹거리 생산을 위하여 살충제와 제초제 등의 화학물질 살포를 거의 금지하여 왔다. 그 결과 매화마름, 긴꼬리투구새우, 금개구리와 같은 멸종위기종들이 상당수의 친환경 논에서 서식하고 있음이 발견되고 있다. 즉, 친환경 논이 오염이 없는 청정상태의 논으로 회복되면서 과거에 이곳을 터전으로 삼았던 멸종위기종들이 다시 돌아온 것이다. 이는 해당 친환경 논이 멸종위기종이 서식할 정도로 청정하므로 여기에서 생산된 쌀이 다른 지역의 쌀보다 훨씬 더 청정하다는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스페인 델타 에브로(Delta Ebro)의 유기농업은 관행농업보다 생산비는 20% 정도 더 들었으나 생산된 쌀의 판매가가 200% 더 비싸서 농민들에게 이득이 된 바 있다. 따라서 각 지역의 친환경 논에서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또는 희귀종을 대상으로 생산된 쌀에 대한 생태브랜드화를 모색하고 정부가 이를 적극적으로 진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현행 친환경농업 정책은 주로 안전한 먹거리의 생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향후에는 안전한 먹거리 생산 외에도 친환경농업을 통한 수질 오염 저감 및 생물다양성 증진 등의 긍정적 환경효과에 대한 육성 및 지원으로도 확대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화학비료와 농약의 사용량을 일정 비율로 저감한 농민이나 논에 녹비식물을 심어서 화학비료의 사용을 저감한 농민에게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것이 그것이다. 물론 인센티브는 농민의 환경 오염 부하 저감량에 따라서 차등하여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논의 농민에게 멸종위기종의 서식에 따른 보호행위에 대해 인센티브를 지원하고 논에 전통적인 둠벙을 조성하여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할 수 있게 하거나, 인공구조물 형태의 수로와 어도를 생물들이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생태형으로 복원하는 농민들에게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최근 일본에서 태동 중인, 친환경농업보다 진일보된 농업 형태인 생물다양성농업에 대한 육성과 지원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이미 화학비료와 농약을 50% 이상 저감하고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거나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는 데 효과가 높은 영농활동을 실시하는 농민에게 환경보전형 직접지불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생태계보전형 논 정비사업을 실시하면서 논에서 서식하는 생물들의 보호를 위하여 농지나 논에 어도를 설치하거나 생태형 수로 등의 생태복원시설들을 설치하였다. 따라서 친환경 논과 휴경 논 면적이 증가하고 있는 국내의 현 상황에서 이제는 안전한 먹거리의 생산 외에도 화학비료와 농약의 사용 저감에 따른 생물다양성의 회복 및 증진, 지구온난화의 방지, 환경오염의 저감 등의 공익적 환경가치를 제고한 논 관리정책을 모색하고 도입할 때이다.
  • 차량 점령한 25,000마리 벌떼…왜?

    수만마리 벌떼가 차량을 점령하는 기괴한 현상이 발생했다고 20일 미국 멤피스 지역지 ‘커머셜 어필’이 보도했다. 미국 테네시주에 사는 토미와 크리스티 힐 부부는 지난 18일 외출 이후 집에 도착했을때 수만마리 벌떼가 아내의 차량 후드와 앞유리를 뒤덮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부부는 벌들을 살충제로 죽이는 대신 알아서 달아나길 원해 차량을 타고 미국 51번 국도를 시속 100km 이내로 달렸지만 벌들은 매번 돌아왔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 양봉가 빌 휴즈는 “벌들을 다른 차량에 실어온 벌집으로 유인하려고 시도했지만 그 차를 집으로 결정한 듯 꼼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휴즈의 말을 따르면 그 차량에 모여든 벌떼는 약 2만 5000마리 정도며 그 차량에 여왕벌이 있다면 하루에 2000여 개의 알을 낳을 수 있다. 휴즈는 “그들에게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었다”면서 “벌들은 차량으로 돌아가기 위해 근처 나무에서 기다렸다”고 말했다. 결국 힐 부부는 차량 세차을 결정했고 4일만에 벌떼를 쫓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여의도 늙은 왕벚나무는 지금 ‘수술 중’

    ‘사람과 동물에게 하는 외과수술을 나무에도 한다?’ 영등포구는 다음달 13일부터 17일까지 국회의사당 뒤편 여의서로 일대(서강대교 남단~여의 2교 북단)에서 열리는 ‘한강 여의도 봄꽃축제’의 주역인 왕벚나무에 대해 ‘외과수술’을 진행한다고 20일 밝혔다. 1963년부터 여의동·여의서로 일대에 심은 왕벚나무는 모두 1813그루다. 이 가운데 수령 80년 이상 노쇠한 나무는 86그루다. 왕벚나무는 상처가 나도 스스로 치유하는 능력이 부족해 잘 썩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80년 이상 돼 노쇠한 나무는 상처 부위가 더 많기 때문에 치유하지 않아 중심부까지 썩으면 고사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구는 노쇠한 왕벚나무의 썩은 부위를 제거하고 액체 알코올로 살균처리한 뒤 살충제를 뿌린다. 속살이 드러난 나무는 미관상 좋지 않을 뿐더러 회복능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발포성 충전제로 해당 부위를 덮고 나무 재질의 코르크 분말을 붙이는 작업을 하게 된다. 구는 이번 왕벚나무 외과수술을 통해 건강한 수목환경을 조성, 봄꽃축제장을 찾을 상춘객들에게 아름다운 봄꽃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서울신문 2012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 모기/ 하우 (본명 신광수)

    [서울신문 2012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 모기/ 하우 (본명 신광수)

    모기/ 하우 (본명 신광수) 등장인물 무영(30대 초반·공무원시험 준비 중) 약희(20대 후반·백화점 화장품 매장 직원) 방역업체 직원 1(40대·제로버그 팀장) 방역업체 직원 2(20대·제로버그 사원) 집주인(40대·중반 여성) 매니저(소리·화장품 매장 관리인) 무 대 왼쪽에 침실과 작은 거실이 딸린 반지하 공간. 햇살을 느낄 수 없으며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이다. 거실 벽면 위로 창이 있으나 방충망은 찢기고 구멍도 뚫려 있다. 거실 한편에는 컴퓨터, 벽에는 벽시계가 걸려 있고 밑에는 커다란 동그라미가 그려진 달력이 걸려 있다. 침실에는 침대와 화장대, 구석에는 아기 침대와 모빌이 달려있다. 중장비의 굉음이 멀리서 들려온다. 중장비 소음은 인물들이 등장하여 대화할 때에는 잘 들리지 않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점점 크고 뚜렷하게 들린다. 중장비 소음이 들릴 때마다 무영은 귀를 후비는 습관이 있다. 희미한 침실 조명이 켜져 있고 ‘탁’ 하는 짧은 박수소리 한두 번 들린다. 조명 밝아진다. 무영 저희가 안 나가겠다는 겁니까? 아니잖아요. 아무리 월세를 제때 못 낸다 해도 그렇지 사람이 살 수가 없잖아요. (약희의 눈치를 보며) 알았어요. 그러니까요, 사모님께서 먼저 계약서대로 모기부터 해결부터 해주세요. (사이) 네, 네 알겠습니다, 알겠어요. 무영은 수화기를 휙 던지며 클렌징을 하는 약희의 눈치를 살핀다. 약희 뭐래? 무영 (말없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알았대. 약희 (순간 울컥함을 참고 몸의 구석구석을 살피며) 이것 봐, 이것 보라구. 어! 여기도 물렸네. 아이 가려워. 에이 정말, 여름만 되면 이놈의 집구석은 모기가 온통 벽에 온통 도배를 해요, 도배를… 얘네들은 날개를 폼으로 달았나? 날개가 있으면 날아올라야지,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 요 앞 40층짜리 탑궁전 아파트 사람들은 놔두고 (무영을 보며) 바닥보다 낮은 이런 곳으로 기어 들어와서 피곤한 사람, 잠도 못 자게 한담. 무영, 약희를 힐끗 보다 다시 허공에 시선을 응시하며 손뼉을 친다. 약희 잡았어? 무영 어 (씩 웃으며 약희에게 빈 손바닥을 펴 보인다.) 약희(다시 거울을 보며) 그 한 마리를 잡아서 집안의 모기를 도대체 언제 다 없애겠어? (사이) 다 없앨 수나 있겠어? 좋아, 설사 집안의 모기를 다 잡았다고 쳐. 그럼 뭐해, 좀 있다가 집 밖에 있는 모기들이 주택청약 대기자처럼 얼씨구나 들이댈 거 아냐? 무영 미안해. (표정을 바꿔 자신감 있는 태도로) 그래도 오늘 밤만큼은 기필코 밤을 새워서라도 자기랑 울 희망이, 내~가 책임진다. 약희 허구한 날 또 그 소리 (무영의 목소리를 흉내 내며) 자기랑 울 희망이, 내~가 책임진다. 테이프 같으면 벌써 늘어져서 내~~가 책~임진~다. 책임이 뭔지나 아나? 무영 뭐!? 약희 됐어. 그건 그렇고, 난 정말 못 참겠어. 가뜩이나 모기소리가 나면 불면과 신경쇠약에 시달렸는데 이젠 편두통까지, 앵앵거리는 소리만 들으면 미쳐버릴 것 같다구. 이번 여름, 아니 딱 일주일만이라도 모기가 없는 곳에서 살고 싶어. 무영 (혼잣말로) 난, 자기 잔소리 없는 곳에서 단 하루만이라도 살고 싶다. 약희 뭐야! 잔소리? 그럼 지금 당장 짐 싸. 무영 아니, 내 말은… 약희 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잔소리 안 하게 생겼니? 무영(한참 동안 약희의 눈을 피하며) … 약희 이제 집은 어떡할 거야? 이제 보름도 안 남았어. 무영 … 약희 (울컥 치솟는 것을 참으며) 아이 참, 오늘 밤은 또 왜 이리 덥담. 무영 (약희의 눈치를 살피다가) 미안해, 여봉~ 내가 이번 시험만 붙으면… (약희를 안으며) 그리고 오늘 밤만큼은 자기하고 울 희망이, 내가 밤 새워서라도 모기들한테서 지켜줄게. 약희 (무영을 뿌리친 후) 더워 더워, 끈적거려, 붙지 말래두. 에어컨도 없는 집에서… 어! 빨리 손 안 치워? 무영 (머쓱한 듯 손을 빼며) … 약희 그리고 ‘이번 시험만 붙으면’ 이라는 말 도대체 몇 번째야. 이제 지긋지긋하니까, 먼저 모기 다 없애기 전까지 내 몸에 손도 대지 마. 무영 (약희를 한동안 말없이 쳐다보다가) 이놈의 모기들 오늘 밤 다 (목소리를 낮추며) 죽었어. 무영은 약희를 계속 쳐다보다가 ‘앵’ 하는 소리와 함께 순간 ‘탁’ 하고 박수를 친다. 그리고 잠시 광기 어린 무영의 얼굴이 살짝 비친 후 조명 꺼진다. 조명 켜지면 창밖에는 매미 울음소리와 함께 보다 커진 중장비 소음이 들려온다. 반바지 차림에 부스스한 몰골의 무영은 처음에는 귀를 후비다가 나중에는 귀를 막는다. 이후 한참 만에 전화벨이 울리는 것을 확인하고 망설이다가 전화를 받는다. 약희 지금까지 잔 거야? 무영 아, 아냐, 진작 일어났지. 지금 기출 문제 동영상 강의 듣고 있어. (사이) 정말이야. 자 들어봐. (아이 젖병을 꺼내면서, 목소리를 바꿔) 네, 지난 5년간의 기출문제 유형을 종합하여 정리한다면, 이번 10월에 있을 공무원 9급 공채시험의 경향을 파악할 수 있겠죠. 그래서 이번 7주차 강의는~ 약희 됐어, 됐어. 소리 좀 줄여. 무영 거봐, 날 뭘로 보구. 흠 약희 잊지는 않았지? 자기가 한 약속,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야. 무영 또 또 시작이다. 알았어요. 남자로 아니 가장으로, 아니 좋다. 울 희망이 이름을 걸고 약속한다. 약희 애는? 무영 엉, 지금 분유 타서 먹이려… 때마침 아이 우는 소리 약희 뭐야, 애 분유는 시간 맞춰 먹여야 한다고 했잖아. 그리고 알고 있지? 유아들한테 전자 모기향이나 에프킬라, 절대 안 되는 거. 무영 알아 알아. 약희 그저 말로만… 저기 그런데, 오늘 연락… 왔어? 무영 … 약희 (울컥 차오르는 것을 누르며) 아이 진짜, 그보다 먼저 진짜 집에 있는 모기 좀 당장 어떻게 좀 해봐. 나 지금 코끝을 물려서 완전 딸기코야. 며칠째 모기가 앵앵거려 잠을 설치니까, 얼굴이 부어서 화장으로도 안 가려지잖아. 무영 … 약희 (갑자기 너스레를 떨며) 그것 때문에 고객들하고 상담할 때 자꾸 얼굴을 숙이니까 매니저가 자꾸 눈치 주는 거 있지. 내가 말했지? 그 사람 성질 더러운 거. 뭐냐, 뉴월드 백화점의 얼굴인 슈넬화장품 직원 태도가 뭐냐구… (사이) 내말 듣고 있지? 무영 … 어. 약희 그리고 집주인이 많이 삐친 것 같으니까 자기가 먼저 전화해서 어떡해서든 집주인 비위 잘 맞추고 우리 사정을 잘 말해봐. 무영 (말없이 잠시 침묵하다가) 저기 자기야, 사실… 약희 어? 무영 사실은, 자기 출근하고 바로 집주인한테 연락이 왔었어. 약희 그래! 뭐라구 해? 아니, 자긴 뭐라고 했어? 무영 먼저 모기를 싹 없애 주겠대. 약희 야! 진짜? … 무영 그리고… 약희 그리고? 무영 이번 달까지… 약희 …나가래? 무영 … 약희 그러‥면, 결국 자기 뜻대로 하겠다는 거잖아. 그, 그러면 우리는? 우리는 어떡하구. 완전히 길바닥에 나앉아 죽으라는 거잖아. 그래서 자긴 뭐랬어? 무영 … 그, 그래도 우리집 구조상 모기를 싹 없애긴 쉽지 않을 거야. 그건 자기가 더 잘 알잖아. (사이) 그럼 작성한 계약서대로 모기를 다 없앨 때까지 나갈 수 없다고 버텨봐야지 뭐. 약희 (끓어오르는 것을 다스리며)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그리고 집주인이 집안에 있는 모기를 진짜 다 없애면 그땐 어떡할 거야? 무영 그땐, … 사정이야기를 해봐야겠지. 그리고 우리는 우리대로… 약희 당신, 분명히 자기가 책임진다고 했어. 그럼 이번에야말로 가장의 책임감이 뭔지 보여줘. 아니면 우리 가족 모두 그냥 확! 무영 … 약희 아 네~ 팀장님. (목소리를 낮추며) 나 오늘 저녁에 늦어. 무영 어! 잠깐 …안 되는데. 전화가 끊기자 무영은 뚜뚜뚜뚜 소리를 한참 동안 멍하니 듣다가 전화를 끊는다. 이후 젖병을 든 채 잠시 두리번거리다가, 침대와 창문 등, 집안 구석구석을 둘러본 후 아기 침대 쪽에서 모기 잡는 시늉을 하며 한참 동안 좁은 거실을 서성거린다. 이때 귀를 후비면서도 전화기에 시선을 놓지 않는다. 그 후 결심한 듯 전화기로 다가가 전화기를 들었다가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전화기를 내던진다. 그 순간 전화벨이 울린다. 무영 (조심조심 다가가 전화기를 들며) 여, 여보~세요? 목소리 이무영씨 댁 맞습니까? 무영 그, 그런데요. 목소리 집주인이 김수영씨 맞으시죠? 제로버그입니다. 무영 제로버그? 그런데… 목소리 이 집 주인께서 의뢰하셨습니다. 그럼, 바로 출동하겠습니다. 전화를 끊자마자 바로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 당황한 무영이 문을 열자 방역업체 직원1, 2 등장. 방역업체 직원은 빨간 모자에 동일한 유니폼(모기 박멸 프린팅)과 헤드셋 마이크를 착용하였고, 직원1은 고글을 쓰고 지시봉을, 직원2는 특이한 가방을 들고 있다. 방역업체 직원1 제로버그입니다. 고객님, 잘 아시겠지만 저희 회사는 ‘고객님의 건강과 행복’이라는 슬로건 아래 타업체와 비교할 수 없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하여 해충 없는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곳입니다. 저희 회사가 하는 일을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면… 바퀴벌레, 개미, 진드기, 거미, 모기, 집게벌레, 이, 좀벌레, 파리 등등을 박멸하는 곳이죠. 직원1이 이야기하는 동안 직원2는 무영을 가볍게 밀치며 돋보기를 들고 분주히 집안 구석구석을 관찰하며, 수첩에 무엇인가를 적고 있다. 무영은 그런 직원2를 힐끗 보다가 다시 직원1을 다시 본다. 무영 (벙벙한 표정으로) 아, 네. 그런데 어떻게 벌써… 방역업체 직원1 (말을 자르며) 스피듭니다, 저희 팀 모토는 스피드 앤 퍼펙트, 다시 말해서 신속 완벽. (명함을 주며) 저희는 스카~이 파트입니다. 무영 스카이요? 방역업체 직원1 네, 스카이. 하늘, 다시 말해서 날아다니는 해충 중, 피를 빠는 모기만을 전문으로 하고 있죠. 무영 모기를요? 방역업체 직원1 (고글을 벗고 주변을 둘러보며) 들은 바대로 이곳은 모기들이 살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네요. 무영 누구에게 그런 이야기를… 방역업체 직원1 (말을 끊으며 짧게) 아! 걱정 마십시오. 방역업체 직원2 팀장님. 이 집에는 모기가 23마리, 파리가 12마리, 바퀴벌레가 44마리, 그리고 쥐 4마리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방역업체 직원1 그래, 위치는? 방역업체 직원2 다 파악됐습니다. 방역업체 직원1 그럼 바로 시작하지. 방역업체 직원1과 2. 가방에서 정체 모를 장비와 파리채를 꺼낸 후, 집안을 돌아다니며 체크한 후 구석구석에 커다란 모기박멸 스티커를 붙인다. 그 후 갑자기 책을 꺼내 천장으로 던지고, 파리채를 마구 휘두른다. 이때 무영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과 불안한 몸짓으로 그들의 행동을 지켜본다. 무영 어어, 저저, 저걸 (이때 방역업체 직원1과 눈이 딱 마주치자) 저, 저기요… 혹시 살충제 같은 것을 뿌리나요. 우리 아이가 아직 어려서… 방역업체 직원1 (순간 단호한 표정으로) 걱정 마십시오. 저희 회사는 그런 비과학적인 방법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때 방역업체 직원2는 두세 차례 손뼉을 치며, 모기를 잡는 행동을 한다. 무영 (방역업체 직원2를 보며) 아, 네에. 방역업체 직원2 어어, 거기 팀장님. 순간 방역업체 직원1, 재빠른 동작으로 손뼉을 친다. (손뼉을 칠 때의 동작은 전통 무예의 한 동작과 유사하다.) 잠시 후 손바닥을 펴 무영에게 보여주며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띤다. 무영도 마지못해 웃음을 짓는다. 방역업체 직원1 (약간 고압적인 자세를 띠며) 잠깐만요, 이무영씨. 이 집에서 모기를 완전히 뿌리를 뽑고 싶으시죠? 무영 무물, 물론~이겠죠. 방역업체 직원1 음, 현실적으로 이 집의 구조상 모기를 완전히 박멸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무영 (화색을 띠며) 그, 그런가요? 방역업체 직원1 하지만, 저희가 누구입니까? 해충박멸의 신화 제로버그의 스카이팀. 괜히 스카이가 아니죠. 저희에게 불가능은 없습니다. 무영 아 아, 네. 방역업체 직원1 그럼, 먼저 이무영씨에게 모기를 완전히 박멸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몇 가지 자세에 대해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주먹을 불끈 쥐며) 첫째, 모기는 우리 가족의 피를 빠는 적이다. (무영을 뚫어져라 응시하며) 무영씨, 지긋지긋한 모기를 박멸하고 싶지 않으시나요? 무영 그, 그렇긴 하지만… 방역업체 직원1 (말을 끊으며) 그렇다면 마지막은 복창해 주세요. (굳은 표정으로) 피를 빠는 적이다. 무영 … 방역업체 직원1 (무영을 지그시 응시하며) 피 무영 (고개를 순간 돌리며) … 방역업체 직원1 (아주 낮은 저음으로) 피 무영 피, 피 방역업체 직원1 피를 빠는…적이다. 무영 (위세에 눌려 마지못해) 피이…를 빠는 적이다. 방역업체 직원1 (분위기를 바꿔 경쾌하게) 일부 모기가 나와 가족의 피를 머금었다고 해서 피를 나눈 형제처럼 여기는 감상적인 생각이나 동정은 금물입니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적개심만이 필요하죠. (다시 힘 있게 주먹을 조금 치켜들며) 둘째, 모기는 애완동물이 아니다. 무영 … 방역업체 직원1 (강압적인 어투로) 애, 애 무영 애, 애 방역업체 직원1 애완동물이 아니다. 무영 (동작마저 따라하며) 애완동물, 애완동물이 아니다. 방역업체 직원1 취향이 아주 아주 독특한 일부 사람들 중에는 개와 고양이와 같은 일반적인 애완동물에 싫증을 느껴, 모기를 애완용 곤충쯤으로 여기고 사육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무영을 보며) 자기 몸으로 말이죠. 물론 극소수의 사람들입니다. 하하하. 무영 (억지웃음을 지으며) 아, 네. 방역업체 직원1 (큰 동작으로 손끝을 하늘로 뻗다가 날갯짓을 하며) 셋째, 모기는 천사가 아니다. 무영 … 방역업체 직원1 (무영을 노려보며 힘을 주며) 천사가… 무영 천, 천사가 아니다. 방역업체 직원1 가끔 자신의 옥탑방을 천당이라고 우기는 사람들 중에는 모기의 앵~ 하는 소리를 천사의 음성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습니다. (살짝 무영을 응시하며) 이런 사람의 특징은… 무영 (멈칫하다가 손을 내저으며) 아니, 아니에요. 방역업체 직원1 넷째, 모기는 여자가 아니다. 무영 (조금 놀라며) 여자, 여자가 아니다. 방역업체 직원1 (무영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알고 계시죠? 흡혈을 하는 것은 모두 암컷들인 거. 무영 (어색한 웃음) … 방역업체 직원1 (무영에게 얼굴을 들이대며) 그들의 정신세계는 아주 독특해서 여자에게는 관심이 없습니다. 오직 암컷들에게만, 그래서 모기를 아내나 애인처럼 생각하죠. (몰입하며) 모기가 자기의 몸에 빨대를 꽂는 바로 그… 순간을 즐기죠. 무영 아, 네에. 방역업체 직원1 마지막으로… 모기는 집주인이 아니다. 무영 (침을 삼키며) 모기는 집주인, 이…다. 방역업체 직원1 (가늘게 실눈을 뜨며) 흠… 극히 일부의 세입자 중에는 집안에 모기를 대할 때 당황하거나 조금 심한 경우는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마치 집주인을 대하듯 말이죠. 지난달에는 모기에게 안방을 내주고도 어찌할 바를 모른 채 발만 동동 구르는 세입자를 봤습니다. 물론 그와 반대인 상황도 있습니다. (무영을 지그시 응시한 채로 점점 다가가며) 그럴 경우 모기소리와 집주인의 목소리를 동일시합니다. 그래서 모기소리만 나면 히스테리를 부리죠. 그간 당했던 설움과 쌓였던 분노를 집주인에게 마구마구 쏟아 내듯 말이죠. (갑자기 표정을 확 바꾸며) 네, 고객님께서 꼭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제 경험에 비춰봤을 때 이런 경우도 있다는 겁니다. (자신감 있는 웃음을 지으며) 이런 경우를 제외한다면 모기는 100% 박멸 가능합니다. 이때 방역업체 직원2가 다가온다. 방역업체 직원2 팀장님, 이제 모기를 완전히 퇴치했습니다. 무영 벌, 벌써요? 방역업체 직원1 스피드 앤 퍼펙트, OK? 방역업체 직원2 (엄지와 집게손가락을 들며) 이게 끝까지 남아 있던 놈으로 23마리째입니다. 방역업체 직원1 음, 좋아. (무영을 보며) 그럼 여기 점검 내역에 서명을 부탁드립니다. 무영 … 무영이 마지못해 받은 내역서를 살피며 서명을 망설이자 방역업체 직원1은 어깨를 으쓱하며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무영이 주변을 둘러보며 계속 머뭇거리는 태도를 보이자, 방역업체 직원들의 태도가 서서히 위압적인 태도로 바뀐다. 이에 무영은 마지못해 서명을 하고, 방역업체 직원1은 뭔가를 해낸 듯한 표정을 지으며 방역업체 직원2에게 서류를 건넨다. 무영 그런데, 저기… 방역업체 직원1 네? 무영 (쭈뼛쭈뼛 머뭇거리다가) 아! 쥐나 바퀴벌레 같은 거는… 방역업체 직원1 음. (단호한 표정으로) 스카이, 아까 말씀드렸죠, 저희는 모기 전문입니다. 무영 아하! 스카이 방역업체 직원1 혹시 다른 해충을 박멸하시려면, 바닥 쪽이나, 구멍 쪽으로 연락주세요. 그 팀들도 프롭니다. (절도 있는 자세로) 저희 제로버그는 과학적이고 완벽한 서비스를 통해 100% 고객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추후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지 연락 주십시오. (사이) 물론 완벽하겠지만요. 방역업체 직원1, 2 목례 후 바로 퇴장하자 전체 조명이 어둡게 깔린다. 무영은 집안 구석구석을 둘러본 후, 깊은 한숨을 내쉰다. 그 후 잠시 우스꽝스럽게 모기 흉내와 함께 모기를 잡는 행동을 한 후 한참 동안 의자에 멍하니 앉아 있다. 매미소리와 중장비 소음은 점점 크게 들려온다. 무영은 갑자기 귀를 후비기 시작하는데, 시간이 갈수록 점점 세게 귀를 후빈다. 이때 오른쪽 조명이 들어오면 백화점 유니폼을 입은 약희,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고 약간은 울먹이며 매장 매니저에게 경고를 받고 있다. 매니저 이것 보세요. 김약희씨, 이게 도대체 이게 말이나 됩니까? 매장에서는 절대 기대거나 의자에 앉으면 안 되는 거, 사적인 통화 금지, 그리고 제일 중요한 비주얼, 비주얼 관리, 잘 아시잖아요. (사이) 그런데 그걸 잘 아는 사람이 술 마신 사람 마냥 코끝이 벌겋게 부풀어 있어요? 약희 그게 모기가… 매니저 그 핑계 그만, 이게 벌써 며칠쨉니까? 고객들이 퉁퉁 부은 코에 억지 웃음을 짓는 당신을 보고 우리 화장품을 사서 바르고 싶겠어요? 도대체 어쩌자는 겁니까? (사이) 죄송 죄송 그러지 말고 속 시원히 말을 해보세요. (사이) 요즘 김약희씨를 보니까 서비스 마인드 교육이 아주, 정말, 매우 필요한 것 같군요. (사이) 계약서 내용은 잘 알고 있죠? 약희 …네 매니저 계약 위반 시에는… 약희 … 매니저 됐어요. (사이) 이만 됐구요, 서로 피곤해질 것 같으니까 이만 하죠. 다음 주부터는 서로 볼일이 없으면 좋겠네요. 약희 네!? 매니저 제 말 뜻 아시죠? 김약희씨. 흐느끼며 털썩 주저앉는 약희, 조명이 점차 어두워진다. 매미소리와 중장비 소음, 그리고 아이 칭얼거리는 소리와 알 수 없는 이상야릇한 소리가 간간이 들린다. 무대가 점점 밝아지면 무영은 헤드셋을 끼고 책상에 엎드려 졸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때 현관 문소리가 나면서 약희가 들어온다. 현관 문소리에 무영은 순간 벌떡 일어나 부스스한 얼굴을 하고 거실로 나온다. 무영 왔어?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벽시계를 돌아보며) 어! 뭐야, 오늘 늦는다며 일찍 왔네? 약희 (모든 의욕을 상실한 표정으로) 나한테 말 시키지 마. 무영 뭔 일 있나? 아님, 땡땡이! 약희 (고개를 떨구며) … 무영 (살짝 건드리며) 내가 보고 싶어서 땡땡이 쳤구나. 그렇구나, 맞지? 약희 (말을 끊고 매섭게 노려보며) 나한테 말 시키지 말랬지. 무영 (움찔하다가 눈치를 보며) 왜 그래? 약희 당신은 도대체 뭐야? 마누라는 매일 뼈 빠지게 일하는데, 가장이란 사람이 1시가 넘도록 잠이나 퍼질러 자고, 그러고도 당신이 우리집 가장이라고 할 수 있어? 울 희망이 아빠냐고? 무영 약희야, 왜 그래, 농담한 걸 가지고 약희 됐어. 오늘은 아무 이야기도 하지 마. 듣고 싶지 않아. 무영 자기, 무슨 일 있어? 갑자기 일하다 말고 집에 와서 약희 듣고 싶지 않다고 했지. (몸서리를 치며) 당신은 몰라. 아무도 내 맘 모른다구. 무영 (순간 당황하며) 아 참, 낮잠 좀 잤다고 그러는 거야? (약희를 달래며) 오늘 동영상 강의 듣다가 너무 졸려서, 알잖아. 며칠째 밤새 자기랑 울 희망이 옆에서 모기 잡은 거. (사이) 매일 힘들게 고생하는 자기하고 울 희망이한테 남편과 아빠로서 해줄 게 있어야지. (가슴을 두드리며) 나만 믿어. 내가 이번 시험만 붙으면… 이때 이상한 야릇한 소리가 더 분명하게 들린다. 그러자 무영과 흐느끼던 약희, 동시에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러다가 갑자기 무영이 컴퓨터 앞으로 뛰어간다. 허둥거리며 마우스를 잡는 무영. 잠시 후 무영에게 서서히 다가가는 약희. 무영 아니, 그게 말이야. 있잖아. 아이 참 (표정을 바꾸며) 자기야 미안. 약희 (이를 악물고 쓴웃음을 지으며) 미안하다는 말, 하지도 마. 당신, 나한테 아니 우리 희망이한테 부끄럽지도 않아? 무영 (머뭇거리며) 약희야, 내 말도 좀 들어봐. 그렇잖아, 내 사정이… 내가 자기한테 붙으면 덥다고, 피곤하다고, 도대체 이게 며칠째야. 석 달은 된 것 같다. 그래서 동영상 강의 듣다가 잠깐, 머리 식히려고… 그냥… (살짝 웃으며) 남자들은 원래 다 그러잖아. 약희, 어이없는 표정 후 분을 삭이는 표정을 짓다 지그시 눈을 감는다. 이때 아이의 칭얼거리는 소리가 점점 커지자 약희는 눈물을 훔치며 젖병을 챙겨 아이에게 물리나 칭얼거리는 소리는 멈추지 않는다. 약희 아가 아가, 괜찮아, 괜찮아. 무영 (약희에게 다가가며) 그러니까… 약희 가까이 오지 마, 당신 불결해. 무영 약희야, 저기… 약희 말하지도 마. 다, 당신, 말소리, 굶주린 모기가… 앵앵거리는 것 같아. 무영 (더 가까이 다가가며) 미안해, 내가 약희 (조금 더 악을 쓰며) 가까이 오지 말랬지. 피를 노리는 굶주린 모기…아니 모기보다도 못한… 무영 (멍한 듯 말을 잇지 못하며) 아무리 그래도… (순간 쓴웃음 지으며) 남편한테 모기는 너무, 너무했다. 약희 (어이없는 표정으로) 너무하다고, 너무하다고, 내가 너무하다고. 김약희 내가? 으흐…흐…흑 난 처음에 당신이 생각이 깊은 줄로만 알았어, 또 누군가를 진정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 (사이) 생각이 깊어? 흐… (손가락을 흔들며) 오, 노~ 당신은, 당신은 우유부단했던 거야. 다른 사람을 배려, 흐흐, 당신은 원래 당신의 밥그릇조차 지킬 용기나 배짱이 없는 사람이었어. 흐…흐 이젠 지긋지긋해. 하루 종일 햇빛도 안 드는 비좁은 이 집, 매니저와 손님의 비위 맞추느라 짓는 억지웃음, 매일 말뿐이고 책임감도 없는 무기력한 당신, 그런 당신을 믿고 의지할 수밖에 없는 나, 그리고, 그리고,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을 것 같은 우리의 미래 (팔을 휘젓다가 순간 신경질적으로 신발과 책 등을 벽과 천장에 마구 내던지며) 특히 이놈의 성가신, 성가신 모기들도, 그리고 당신도… (폭발하며) 모두 모두 다 내 눈앞에서 사라져, 사라져버리라구. 무영 … 약희야! 어찌할 바를 모르던 무영이 세차게 흐느끼고 있는 약희를 보며 용기를 내어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리려 하자 약희가 무영의 손을 가로막으며 돌아선다. 무영은 한참을 멍하게 서 있다가 의자에 털썩 주저앉는다. 이때부터 조명은 무영의 행동에 집중되며 중장비 굉음이 점점 크게 들려온다. 이때 전화벨이 울리자 무영은 한동안 심장박동이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짐을 느끼며 전화를 받는다. 무영 여, 여보, 여보세요 집주인 (소리만)마침 집에 있었네. 그쪽이 사인한 것 봤어요. 그럼 이제 그쪽이 약속을 지킬 차례네요. 제 말뜻 아시죠? 그럼 이만. 무영의 심장박동은 더욱 요동치며 점차 조명이 점차 어두워진다. 조명이 거의 사라질 무렵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무영에게 조명이 집중된다. 무영 그런데, 그런데, 이건 너무 일방적이지 않습니까? 무조건 정해진 날까지 집을 비워달라니요. 저희 세입자 입장을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생각해 주세요. 집주인 (소리만)계약서, 계약서, 몰라요? 무영 그래서, 그래서, 조금만 더 배려를… 배려를 부탁드리는 것 아닙니까. 이번 가을까지, 아니, 다음 달까지라도… 집주인 (소리만)…… 배려라? 누굴 배려? 내가 당신들을? 난, 여태 배려했어요. 내 집에서 살도록 해줬잖아요? 물론 월세지만, 그리고 집세도 못 내는 당신들이 우긴, 그 말도 안 되는 그 요구, 그래서 이렇게 방역업체까지 불러 모기소리도 싹 없애 줬어요. 이만하면 집주인으로서의 충분한 배려 아닌가? 무영 네, 네 맞습니다. 하지만 저…저도 (침을 삼키며) 몇 년간 여기 살면서 집세를 올려달라면 달라는 대로, 수도세 전기세 밀린 적 한번 없이, 때 맞춰 군말 없이 해드렸습니다. 한겨울에 보일러가 터져도, 장마철에는 방바닥에서 물이 올라와 곰팡이가 온 벽을 뒤덮어도, 한여름에는 방충망이 찢겨져서 온갖 해충들이 득실거려도, 그리고 지금처럼 하루 종일 공사 소음에 시달려 귀가 멍멍해져도 아무 불평 없이 지냈습니다. (사이) 작년 겨울 실직만 안 했어도 이런 부탁까지는 드리지 않았을 겁니다. 어떻게든 이번 가을에 치를 시험까지라도, 아니 다음 달 우리 애 돌까지만이라도 (무릎을 꿇으며) 제발 제발… 부탁드립니다. 집주인 (소리만)그래요, 듣고 보니 안타깝기는 하네요. 하지만 이를 어쩌나. 부탁은 내가 해야 되겠는 걸. 지금 공사가 지연된다고 재개발 조합에서 난리네요. 계약서대로 세입자를 내보내 집을 비우라구요. 그쪽이 용안 4동 재개발 구역에 거의 끝까지 남은 세대라는 거, 알고는 있었죠? 당신들이 나가야 우리 구역 철거가 마무리되거든요.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나도 투자를 한 입장에서 손해 볼 수는 없잖아요. 그러니 이제 당신들은 계약서대로 나가주면 되는 거예요. 내 말 알아듣죠? 배려라? 배려라면 이번에는 당신들 차례인 것 같은데 무영이 털썩 주저앉자 바로 조명 꺼진다. 어둠 속에서 한동안 귀를 막고 머리를 감싸던 무영이 어느 순간부터 어떤 소리를 집요하게 찾고, 약희는 집안을 정리한다. 무대가 점차 밝아지면 무대의 가재도구는 모두 정리가 되고 커다란 박스 두어 개와 여행용 가방이 무대 중앙에 있다. 약희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달력을 무심히 바라보다가 일어나 벽에 걸린 달력을 뜯는다. 그러자 다음 달력에 커다란 동그라미가 보인다. 이때도 무영은 계속 귀를 후비며, 집안 구석구석을 살피며 뭔가를 찾고 있다. 약희 (달력을 보며) 뭐해? 무영 … 약희 뭐하냐구? 무영 찾고 있어. 약희 (심드렁하게) 뭘? 무영 (잠시 머뭇거리다가) 있어, 지금 어딘가에 있어. 약희 그러니까 뭐가 있냐구? 무영 (주변을 계속 살피며) 모기 약희 (힐끗 보며) 모기? 무영 안 들려, 소리? 지금 막 몰려오고 있잖아. 봐, 앵~앵 약희 (무영을 쳐다보다가 잠시 귀를 기울이며) 도대체 무슨 소리? 무영 아, 미치겠네. 에이, 도저히 안 되겠다. 무영은 계속 구석구석 살피다가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지갑을 뒤지기 시작한다. 이때 전화벨이 울리자 약희가 전화를 바로 받는다. 약희 여보세요? 집주인 아직 있었나보네. 약희 … 네. 집주인 하긴 이틀이나 남았으니까. 지금 문 앞에 있어요. 약희 네? 알이 큰 색안경에 명품가방을 든 40대 여성이 현관문으로 들어온다. 이때도 무영은 집주인을 본 체 만 체 한쪽 구석에서 뭔가를 찾고 있다. 집주인 (무영을 힐끗 본 후, 핸드폰을 가방에 넣으며) 댁 남편한테 이야기는 들었죠? 약희 … 집주인 (색안경을 벗고 여행용 가방의 손잡이를 잡으며) 그런데 갈 곳은 정해졌~ (손잡이가 쑥 들어가자) 어머! 나? 약희 걱정 마세요. 날짜 되면 알아서 나갈 테니까. 무영 (혼잣말로) 어딨더라. 여깄다. (명함을 보며) 오이제로에 제로제로제로제로.   핸드폰 발신 신호 후 제로버그회사의 경쾌한 컬러링이 들린다. 집주인은 자세를 가다듬고 눈을 내리깔며 집안 구석구석을 훑어본다.   집주인 (핸드백에서 봉투를 꺼내며) 여기, 이사비용하고 남은 보증금, 다 까먹고 얼마 남지도 않았지만 (약희가 신경질적으로 봉투를 받자) 거, 세어 봐요. 약희 (눈으로 대충 보며) 맞겠죠. 집주인 그런데 모기, 이제 더 없죠? (팔목과 다리를 긁적이며) 어휴, 그런데 왜 이렇게 간지러워. 하긴 이런 구질구질한 데서 내 피부에 트러블이 안 생기면 그게 이상한 거지. 소리 (경쾌한 소리로) 스피디하게 모시겠습니다. 제로버그입니다. 무영 (손짓을 하며) 있어요, 우리 집에 모기가 있어요. 커다란 모기떼가 몰려왔어요. 집주인 (깜짝 놀라 두리번거리며) 이게 무슨 소리야? 모기? 소리 네? 잠시 만요, 고객님. 담당자를 바꿔 드릴게요. 방역업체 직원1 네, 스카이 팀장입니다. 무슨 일이시죠? 무영 지금 우리집에 난리가 났어요. 어마어마한 모기떼가 몰려오고 있어요. 집주인 (놀란 눈으로 주변을 살피며) 모기떼? 방역업체 직원1 네? 이무영씨 이무영씨, 맞죠? 그런데 모기가 있다구요? 그것도 떼로? 무영 (확신에 찬 목소리로) 네. 아주 어마어마한, 그리고 커다란 방역업체 직원1 그럴 리가요? 그럼 본인이 직접 눈으로 확인했나요? 무영 소리가 들려요. (핸드폰을 공중에 대며) 수십 마리 아니 수백 마리의 모기떼 소리가 마구마구 들려요. 방역업체 직원1 그래요? 음… 바로 출동하죠.   무영이 잠시 큰 동작으로 모기를 쫓는 시늉을 하다가 귀를 막는다. 약희는 이런 무영의 행동에 당황하나, 그렇다고 무영을 말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집주인은 무영의 행동에 많이 놀란 눈치이다. 그러다가 잠시 집주인과 무영의 눈이 마주친다. 이때 둘 사이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르는데, 갑자기 무영이 집주인에게 다가가 집주인의 뒷목을 찰싹 친다.   집주인 아! 뭐야? 무영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목이, 거기가 집주인 목! 모기요? 무영 그러니까 모기가 모게, 모기가 모게… 집주인 네? 모…모기!   집주인이 목 주변을 문지르며 긁다가 핸드백에서 거울을 꺼내 본다. 순간 멈추며 무영을 노려보지만, 무영은 무관심하게 계속해서 집안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있다. 바로 이때 초인종이 울리고 방역업체직원1, 2가 등장한다.   방역업체 직원2 네, 제로버그입니… 무영 빨리요 빨리. 이 모기들 좀, 정말 미치겠어요. 얘네들 좀 보세요. (손가락으로 허공과 집주인을 가리키며) 여기 여기, 지금도 막 나한테 달려들잖아요. 방역업체 직원1 (무영을 응시하다가 직원2를 힐끗 보고) 확인하지.   직원2는 바로 장비를 들고 구석구석을 확인한다.   무영 이놈의 모기들이 처음에는 한두 마리가 앵앵거리다가 지금은 숨어 있는 놈들까지 몰려나와 날 쫓아오는 거예요. 방역업체 직원1 그래요? 본인이 눈으로 직접 확인하셨다고 하셨죠? 무영 그, 그럼요.   방역업체 직원1이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며 집주인과 약희에게 동의하느냐고 묻는 손짓을 취하자 약희는 모른 척 눈길을 피하고 집주인은 계속해서 몸을 긁적이며 모기를 피하는 몸짓을 취한다. 이때 방역업체 직원2가 직원1에게 다가온다.   방역업체 직원2 팀장님, 확인 결과 이곳에는 모기는 물론 날파리 한 마리도 없습니다. 방역업체 직원1 역시 (무영을 보며) 들으셨죠? 무영 그럴 리가… 지금 이 소리 안 들려요? 지금 막 앵앵거리잖아요. 와, 미치겠네. 여길 보시라니까요. 여기 여기요, 이곳에서 났다가 아니 저기서… 방역업체 직원1 어디? 여기? 도대체 어디요? 한 마리라도 잡아보세요. 무영 (주변을 마구 돌면서 구석구석을 가리키다가 직원1을 돌아보며) 한…마리? 방역업체 직원1 (검지를 흔들며 단호하게) 한 마리! 우리 제로버그 스카이팀은 지금까지 단 한 차례의 리콜도 없는 퍼펙~팀입니다. 무영 퍼․펙․트! 방역업체 직원1 (짧게) 네, 퍼펙트. 집주인 그, 그럼 뭐야? 아까 내 목을 내리친 것은, 일부러… 이 사람들 안 되겠네. (뒷목의 부여잡으며) 이젠 폭행까지, 아이고 목이야, 아이고 목이야. 약희 폭행이라니요? 모기 잡을 때처럼 살짝 친 것을 가지고 집주인 살짝? 이게 살짝이야? (방역업체 직원2를 보며) 거기 젊은 총각, 이걸 보라고, 여기 여기, 보이지? 빨갛게 손자국 난 거. 방역업체 직원2 (집주인의 목 가까이 얼굴을 대고 살펴보다가) 제가 보기에는 그냥… 집주인 그냥? 그냥 뭐? 방역업체 직원2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냥 손톱으로 긁은 자국인데요.   어수선한 와중에 무영은 사람들의 대화에서 벗어나 있고 이러한 무영을 방역업체 직원1이 주의 깊게 살핀다.   방역업체 직원1 (곰곰이 생각하다가) 잠시, 잠시만요, 음, 제가 보기에는 아무래도… 이무영씨에게 들리는 모기 소리는 일시적인 환청인 듯합니다. 약희 (놀라며) 화,화, 환청이요? 방역업체 직원1 네, 맞습니다. 환청. 과도한 스트레스나 심리적 불안으로 인해 실제 없는 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일종의 환각 현상이죠. 때에 따라서는 환영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약희․집주인 !? 방역업체 직원1 환청은 낮은 단계의 벌레 울음소리나 소음과 같은 단순한 잡음에서부터 단계가 높아질수록 뚜렷한 내용이 있는 특정한 사람의 말소리가 들리기까지 합니다. 사람 말소리인 경우에는 불쾌감을 주는 간섭이나 욕, 또는 명령하는 소리가 대부분이지만, 가끔은 사람을 즐겁게 하고 심지어 아첨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극히 일부의 사람들은 타인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내면의 소리를 듣는 경우도 있죠. (사이) 음… 제가 보기에는 이무영씨는 아직까지 환청의 초기 단계로 보입니다만, 스트레스가 심해질수록 높은 단계의 환청을 넘어 마약 중독과 유사한 환각 증상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약희 그, 그럼, 지금 애아빠의 귀에 헛소리가 들린다는 말씀이에요. 방역업체 직원1 아무래도, 지금 상황에서는요. 약희 (무영의 모습을 멍한 듯 바라보며) 그, 그래서 아까도… 어이구, 세상에 집주인 (다리와 몸을 어색하게 긁다가 무영을 노려보며) 뭐야, 그럼 완전히 미친 거잖아? 어쩐지, 아까부터 눈빛이 퀭한 게 이상했어. 흥, 이제 정신병원에 가야겠네. 약희 (순간 노려보며) 함부로 말하지 마요. 당신이, 당신이 뭔데 남의 남편한테 미쳤다고 해요. 집주인 아니, 이 여자가 누구한테 당신이래. 그리고, 없는 소리가 난다고 우기면 그게 미친 거지. (사이) 아님 뻔한 거지. 모기 소리를 트집 잡아서 여기에 더 눌러앉으려고 하는 수작이겠지 뭐. 누가 그 뻔한 속셈 모를 줄 알아. 이래 봬도 나 산전수전 겪으면서 당신들 같은 사람 많이 상대해 봤어. 흥~ 약희 눌러앉는다고? 우리가? 여기에? 아무리 없이 산다고 자존심마저 죽지는 않아요. (단호하게) 걱정 말아요. 무슨 일이 있어도 날짜 되면 이곳에서 나갈 테니까. 사람을 도대체 뭘로 보고 그래요. (무영을 보며) 당, 당신도 뭐라고 좀 해봐. 집주인 뭘로 보긴, 내 눈에 보이는 데로 보지. (혼잣말로) 딱 보니, 말 그대로 갈 곳 없는 거지네 뭐. 흥~ 약희 뭐 뭐, 뭐라고, 거지? 진짜 보자보자 하니까, 우리가 집을 빌린 거지 언제 당신한테 구걸을 했어? 집주인 구걸? 흥, 구걸은 아니어도 (무영을 곁눈질하며) 애걸은 했지. 약희 뭐, 뭐라고? 이 여자가 정말 집주인 뭐, 이 여자, 이제 갈 곳도 없는 밑바닥 주제에 집주인한테 감히, 분수도 모르는 것들이 약희 (순간 집주인에게 달려가 악을 쓰며) 그래, 그래, 나 이런 밑바닥에 산다. 이젠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다.   방역업체 직원1, 2가 맞붙은 두 사람을 떼어 놓으며 진정시킨다. 그 와중에도 방역업체 직원1은 집주인 편을 간간이 든다. 이때도 무영은 계속해서 모기를 찾고 있다.   방역업체 직원1 자자자, 이제 그만, 그만하시고 진정하세요. 지금 뭣들 하는 겁니까? 집주인 놔놔, 이것 안 놔? 깡패처럼 무조건 힘이나 써서 해결하려고 하고. 흥, 가진 것도 없는 것들이 분수를 모르면 교양이라도 있어야지. 약희 (악을 쓰며 다시 집주인에게 달려들며 몸싸움을 하며) 뭐라구? 깡패? 교양? 그래, 나 없어. 아무것도 없어. (한동안 엉겨 붙어 있다가 약희가 순간 엉엉 오열하며) 이젠 아무것도, 아무것도 없다구. 방역업체 직원1 그만 그만들 두세요. 사모님, 사모님이 먼저 참으세요. 새댁도 진정을, 우선 진정부터 해요. (약희를 진정시키며) 그리고 새댁, 남편 일은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시간이 조금 지나면 괜찮아, 괜찮아질 겁니다. (둘 사이가 조금 누그러지자) 음… 이런 말이 위로가 될지 모르겠는데… 사실 저도 집에선 모기소리와 마누라의 바가지 긁는 소리가 헷갈릴 때가 종종 있어요. 그러다 보면… 마누라가 모기처럼 보이기도 하고, 그렇게 되면 마누라를 보며 모기 때려잡는 생각을 합니다. (모기 잡는 동작을 취하며) 이렇게요. 이렇게라도 해야 스트레스가 풀리죠. (직원 2를 곁눈질하며) 안, 안 그런가? 방역업체 직원2 아 아, 네. (직원 1을 곁눈질하며) 사실 저도… 가끔 작업할 때 모기소리와 팀장님 목소리가 구별이 안 될 때가 있는데요, 그땐 이렇게… 방역업체 직원1 (싸늘한 미소로 직원2를 노려보며) 그래? 그래서 모기를 잡을 때 개잡듯이 후려치나? 방역업체 직원2 (뻘쭘한 표정) 그게 아니라 제 말은… 방역업체 직원1 (표정을 확 달리하며) 환청은 일시적인 현상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주변 분들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절실하죠. 약희 (멍한 무영을 순간 안쓰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자기야, 무슨 말이든 말 좀 해봐. 집주인 이분들께서는 이 세상에서 배려와 관심이 가장 많이 필요한 사람들이에요. 흥~ 약희 (순간 매서운 눈매로 노려보며) 보자보자 하니까 정말 방역업체 직원1 그만, 그만 (절도 있는 자세로) 그럼 이만, 저희 제로버그의 리콜 서비스는 고객님께서 만족하실 때까지 무제한 달려갑니다. 추후 문제가 생기면 다시 연락 주십시오. 집주인 어머나! 내 정신, 어머, 시간 좀 봐. 나도 늦었네. 오늘 계모임이 있었는데… 알죠, 내일 모레까지인 거. 약속이나 지켜요. 약희 맘 푹 놓으세요. 설사 붙잡아도 더러워서 나갑니다. 흥~ 방역업체 직원1, 2 퇴장. 집주인도 서둘러 따라 나선다. 무영은 계속 멍하니 있다가, 주변을 둘러보며 힘없이 모기 잡는 행동을 취한다. 그런 무영을 약희는 흐느끼며 바라본다. 이 와중에도 중장비의 소음은 계속된다. 얼마 후 무영은 축 처진 채로 의자에 앉는다. 약희 (맥이 풀린 듯 울먹이며) 그런데 자기야, 이제 우리, 우리, 어떡하지? 무영 진짜 들렸는데… 지금도, 지금도 분명히 들리는데 약희, 망설이다가 무영의 뒤로 가서 조용히 어깨를 감싸자, 잠시 후 무영은 약희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조명이 꺼진다. 공사장 착암기 소리가 집안 구석구석을 울린다. 실내조명이 켜지자 두 사람은 침대에 누워 있고 시간이 갈수록 중장비 소음은 커지면서 간간이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약희 (몸을 일으켜 무영을 보며) 소리 들려? 무영 뭐? 약희 이 소리? 잘 들어봐. 무영 … 약희 이거 귀뚜라미 소리야. 귀뚜라미 소리를 들으니까 마음이 편해진다. 벌써 가을이 오려나? 무영 (심드렁하게) 나도 알아. 모기소리가 아닌 거, 귀뚜라미 소리인 거. 약희 (사이) 삐쳤어? 무영 뭐가? 약희 아니다. 무영, 약희… 이때부터 아주 조금씩 실내 연기가 차오르는 것이 보인다. 무영 맞다. 조금 전에 하려던 말, 뭐야? 약희 (망설이다가 잔기침을 하며) 그래서는 안 됐는데… 무영 뭐? 약희 (뜸을 들이며) 엊그제… 자기한테 모기 같다고 말하고 확 뛰쳐나간 거. (사이) 그때는 모든 게 자기 탓 같았어. 자기가 한없이 못나 보이고 원망스러워서 울컥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어쩔 수 없었잖아. 자기도 지금까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노력했는데… 많이 힘들었을 텐데, 나라도 당신 편이 되었어야 했는데… (기침을 하며) 그래서 환청이 들렸나 싶어지구… (속삭이듯) 미안해. 무영 (홱 돌아서 등을 보이며) 스트레스가 확 더 쌓인다. 약희 (의아한 듯) 뭐? 무영 (귀를 파며) 환청이 들려. 예전에 상상할 수도 없는 이야기가 방금 내 귀에 들렸거든. 약희 (무영의 몸을 뒤집으며) 뭐야? 무영, 휙 뒤돌며 약희를 안는다. 그 후 두 사람 사이에 잠시 애정이 담긴 작은 실랑이가 벌어진다. 이때 무영이 기침을 하자 약희의 구토가 시작된다. 약희 (구토를 참으며) 나… 나, 괜찮아. 무영 미안해. 약희 … 무영 고마워, 함께해 줘서… 약희 난 편안해. 아무 말 (기침을 하며) 하지 마. 무영, 약희… 약희 아, 덥다. … 우린, 우린 그 약속은 지킬 수 있을까? (사이) 집주인한테 무영 (한참 생각하다가) 아마도 이때 무영과 약희는 한참 동안 기침과 구토를 반복한다. 한참 후 쪼그려 앉아 있던 무영이 무엇에 집중을 하며 귀를 기울인다. 무영 소리 들려? 약희 … 뭐? 무영 그러지 말고 잘 들어봐. 약희 (기침을 하며) … 무영 자자, (기침을 하며) 정신을 집중하고 우리의 처음을 생각해봐. 약희 처음? (사이) 처음이라… (기침 후 구토를 하며) 우리한테도 처음이 있었나? 무영 생각 안 나? 5년 전쯤에, 왜 있잖아, 강촌으로 동아리 MT 갔었을 때, (기침 후 헛구역질을 하며) 전혀? 음… 무영이 한참 헛구역질을 한 후, 엎드려 있다가 조심스럽게 일어나 손가락으로 점점 크게 원을 그린다. 그러자 연기는 점점 사라지고 대신 비눗방울이 서서히 날리기 시작한다. 무영 그럼 이 소리 좀 들어봐. 약희 소리? 무슨 소리가 나? 무영 잘 들어봐. 약희 (짧지만 심한 구토 후 웃으며) 혹시 자기, 또 환청 아냐? 무영 (진지하게) 지금 장난 아니야, (기침을 하며) 심호흡을 한번 크게 하고, 그리고 찾아봐. 약희 (조금 진지하게 살짝 눈을 감으며) 음… 들려. 물 떨어지는 소리랑, 계량기 돌아가는 소리, 음… 위층에서도, 어? 그 사람들, 그거 하나 부다. (애교 섞인 목소리로 기침을 하며) 에이, 부럽당~ 무영 참, 그런 소리 말고. 자, 마음을 편하게 눈을 감아. 그리고 천천히 집중해봐. 약희, 잠시 망설이다가 심호흡 후 진지하게 몰입한다. 점차 몽환적인 음악이 들릴 듯 말듯 울려 퍼지고, 이와 함께 환상적인 조명이 시작된다. 약희 음… 어! 이게 뭐지? 뭔가 들려, 음… 물소리랑, 바람소리 (일어나며) 어어, 잠깐 이건… 무영 들리지? 그럼 좀 더 주위 소리들을 찾아 봐, 그리고 느껴 봐. 약희 (다시 소리에 귀 기울이며) 음… 귀뚜라미랑 개구리 울음 소리, 어~어, 새소리도 들려. 이게 어디서 나는 소리지? (순간 주변을 둘러보다가 다시 눈을 감고 좀 더 깊이 빠져들며) 이 소리 이 느낌, 왠지 낯설지 않아. 무영 이제 그럼 눈을 감고 소리가 느껴지는 곳을 찾아가 봐. 약희 (무영의 어깨를 짚은 채 천천히 일어나 걸으며) 그런데 여기가 어디지? 내가 예전에 느꼈던 그 편안함, 그리고 설렘… 그러면, 그러면, 여기는… 아! 조명이 꺼진다. 환상적인 조명과 몽환적인 분위기의 음악이 한동안 계속되다가 점차 사라지면서 앳된 약희의 윤곽만을 확인할 수 있는 희미한 조명이 비춘다. 이때 분위기는 아늑한 꿈결 같은 분위기이다. 그 후 점차 계곡 물소리와 개구리소리, 새소리가 뒤섞인 자연의 소리가 함께 들리기 시작한다. 새소리는 뻐꾸기 소리이다. 약희 (황홀함과 나른함이 교차한 느낌, 그리고 혀가 약간 꼬인 발음으로) 여, 여, 여긴, 그러고 보니 개구리 소리가 들리고 … 새소리도 들리네. 음, 이게 무슨 새더라? 딱따구리 소린가? 아니면… 부엉이? (이때 ‘뻐꾹’ 하는 소리가 들리자 손뼉을 치며) 아, 맞네요. 뻐꾸기. 역시~ 무영 선배는 모르는 게 없는 것 같아요. (조심스럽게) 근데… 저기요, 선배님. 자꾸 선배님라고 하니까 좀 어색하네요. 그, 그러니까, 저기… 저는, 위로 오빠가 셋인데요, … 오빠라고 부르는 것이 익숙해서요, 그러니까, 저기 (사이) 그냥 오빠라고 하면 안 돼요? … 왜, 왜 말씀이 없으세요? … 네에! 진짜, 진짜루요? (한참 후 떨리는 목소리로 천천히 하늘을 보며) 무영, 무·영·오·빠. 그런데요, 하늘에 별이, 별이 보여요. 아주 많이, 많이, 많·이, 많‥이… 무영 (소리)약희야! 야, 김약희, 너? 너! 약희 어… 어! 내 속에서 뭔가, 뭔가 뜨거운 것이 올라오는 것 같아. 잠깐만 여기서, 여기서 잠시 쉴래요. 약희 가 서서히 쓰러진 채로 눈을 감자 조명이 꺼진다. 잠시 후 급한 소방차의 경적소리와 앰뷸런스의 사이렌 소리가 날카롭게 울린다. 무전소리 오전 02시 18분, 용안 4동 재개발 B-02지구 상황 발생. 도로 사정으로 소방차는 진입 불가능하며, 가스중독으로 인한 일가족 3명은 현재 후송 중, 이상. 조명이 꺼진다.
  • [달인 수상자 릴레이 인터뷰] “모기떼 일망타진 전념하니 성과는 술술”

    [달인 수상자 릴레이 인터뷰] “모기떼 일망타진 전념하니 성과는 술술”

    제2회 지방행정의 달인으로 뽑혔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지난달 27일도 그랬다. 오전에는 관내 정화조, 집수정 등의 모기 유충 방제 작업을 다녀왔다. 오후에는 친환경 모기 구제 작업과 관련해 새롭게 시작한 연구 성과를 중간 보고했다. 장순식(54) 서울시 강남구보건소 전염병관리팀장의 하루는 분주했다. 특히 겨울철은 더 바쁘다. 모기 유충의 83%가 우글대는 정화조에 대한 겨울 방역작업이야말로 ‘일망타진’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장 팀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모기 박사다. 1986년 보건직 공무원으로 시작하며 모기와 인연은 시작됐다. 물론 모기 입장에서는 지긋지긋한 악연이었다. 그는 전국 최초로 친환경 초음파 방역장비를 개발했고, 부유식 해충방제법으로 특허를 받았으며, 친환경 고압스팀 소독기를 발명해 특허를 출원했다. 친환경 부유식 방충망도 개발했다. 좀더 효과적인 모기 유충 방제법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덕분에 녹조근정훈장을 받았고, 서울창의상 최우수상, 서초 으뜸 공무원상, 전국 전염병 전문가교육 발표대회 금상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그의 시선은 가을 길거리를 나뒹구는 천덕꾸러기 신세 은행잎으로 돌려졌다. 은행잎을 이용한 모기유충 구제법은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아 이견 없는 달인으로 선정됐다. 기존의 화학살충제를 100% 대체하고, 정화조의 기능 악화를 막는다.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 100여곳이 넘는 지자체 등에서 그의 성과를 배우기 위해 직접 강남구 보건소를 찾거나 방문 요청, 자료협조 요청 등이 쏟아지고 있다. 장 팀장은 “사실 모기를 박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 독한 디디티(DDT)도 잠시 개체 수를 줄였지만 다시 늘어났다.”면서 “전국적으로 일제히 한 곳도 빠짐없이 모기 유충 방제 작업을 한다면 효과가 크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어려움은 없었을까. 만남 끄트머리에 조심스레 건넨 얘기는 늘 가슴 속에 품어온 아쉬움이었다. “공무원 중에 저만큼, 아니 저보다 더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사람들이 많지만, 상당수가 윗사람, 동료 눈치 보느라, 또 이런저런 비용을 개인적으로 감당하느라 뜻을 펴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요.” 장 팀장은 “현장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다보면 시행착오는 불가피한데 조직에서 비용, 노력 등을 어느 정도라도 보장해줬으면 좋겠다.”면서 “무사안일이니 복지부동이니 얘기하기 전에 창의성을 발휘하는 공무원이 존중받는 조직문화가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멈추지 않는다. 유충을 친환경적으로 상당 부분 잡는 데는 성공했으니 이제 남은 것은 모기 성충이다. 장 팀장의 사무실 책상 뒤편에는 플라스틱 통 예닐곱 개가 놓여 있다. 거무튀튀한 색깔의 환약 같은 것들이 가득 차있다. 역시 은행잎을 갈아서 압착시킨 100% 친환경 제품이다. 별 효과도 없이 뿌려대는 방역차의 화학살충제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한창 개발 중이다. 글 사진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