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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의 이름으로 Let’s 팅Rafting ·핑Camping ·킹Trekking

    여름의 이름으로 Let’s 팅Rafting ·핑Camping ·킹Trekking

    여름은, 견디자면 한없이 길고, 만끽하자면 너무나 짧은 계절이다. 아드레날린 펑펑 샘솟는 여름 레포츠! 그러나 하드코어는 좀 곤란하다면 가볍게 팅!핑!킹! 여름날 웃음 팡팡 튀는 산하로 가자.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봉화군청 www.bonghwa.go.kr, 영주시청 yeongju.go.kr, 모두캠핑 www.modecamping.com ●Rafting 낙동강 상류 이나리 강변 영차, 으싸 물 위의 전력질주 스키 한번 못 타고 겨울을 보낸 섭섭함을 기억한다면 이 여름이 가기 전에 해야 할 일은 래프트에 몸을 싣는 일이다. 래프팅의 계절은 여름보다 짧기 때문이다. 인제 내린천도 가봤고, 정선 동강도 가봤고, 한탄강도 가봤지만 낙동강은 처음이라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 초행자들을 놀래키려는 듯 낙동강 발원지에서 가까운 봉화 이나리 강변은 거친 물살을 쏟아내고 있었다. 며칠 전 내린 장마비가 한몫 단단히 했다. 장마 때는 도로에서 불과 1m 아래까지 차오를 정도로 수위가 높아지는데 래프팅의 스릴은 이 수위와 정비례한다. 보통 래프팅은 6~9월까지 석 달간 허락되어 있지만 첫물과 끝물은 마니아들이 움직이는 시기이고, 일반인들에게는 7~8월 두 달간이 무난하다. 35번 국도를 타고 상류로 이동하는 짧은 시간 동안 십여 개의 보트가 차창 밖으로 스쳐갔다. 봉화 래프팅은 봉화나루터에서 시작하여 길게는 청량교까지 코스가 이어진다. 상류에서부터 순서대로 관창교, 오마교, 관창1교, 청량교 등의 다리 부근에 선착장이 있는데 짧게는 6km, 길게는 10km까지, 여러 코스가 있다. “위험한 곳과 재미있는 곳은 다르다!” 베테랑 가이드의 연륜 어린 충고가 귀에 쏙 박혔다. 스릴을 추구하는 자들에게는 ‘위험하다!’는 경고가 유혹으로 들리겠지만 래프팅의 재미는 여러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수량이 많고 거친 물살이 간혹 나타나야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노련한 가이드의 안내와 팀워크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안전이다. 그래서 몸을 푸는 준비 운동과 안전교육은 필수다. 무게가 60kg이 넘는 10~12인승 보트는 여러 명이 힘을 합쳐야만 운반도, 운행도 가능하다. “봉화의 래프팅 코스에는 두 가지 고비가 있는데요, 첫 번째 것은 위험하기만 하고 재미있는 곳은 아니고요, 두 번째 고비는 좀 위험하지만 스릴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그의 설명을 듣고 보니 하얀 포말이 올라오는 지점이 다가올수록 물속에 자갈이 구르는 소리가 들리고 작은 소용돌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보트 바닥에 부착된 발고리에 안전하게 발을 고정하고 구령에 따라 몸을 앞뒤로 숙이기도 하고 힘차게 패들을 저으니 어느새 수면이 잠잠해졌다. 그러나 이미 몸은 흠뻑 젖은 상태. 아드레날린의 세례를 받은 듯하다. 가이드가 경고했던 두 개의 고비를 넘기고 나니 기다리고 있는 것은 다이빙 타임! 바닥이 보이질 않으니 불안한 마음이 들지만 물길을 잘 아는 가이드들이 파악해 둔 다이빙 지점은 수심이 깊어서 다칠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다양한 자세로 입수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저절로 환호성이 터진다. 그 소리에 놀란 두루미가 멀리서 날아올랐다. 물길 따라 그냥 흐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래프팅은 의외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몇 번 물에 빠지고 나니 (그래서 물을 삼키지 않는다면) 배가 홀쭉해져 있다. 종료 지점이 가까워지면서 몇 팀과 캔 맥주 내기 레이싱을 해서 더 그랬을지도. 단단하게 조였던 구명조끼가 다 헐렁하게 느껴질 정도. 당장 식당으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뿐일 때 낙동강레포츠센터의 넓고 깨끗한 샤워장은 참 고마운 존재였다. 생사고락을 함께한 후에 나누는 밥상은 그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했고, 맛있을 수밖에. 한여름이 꿀맛이다. ▶Rafting Gear 래프트 래프팅은 2차 세계대전 후 남은 군용 고무보트를 운송 수단으로 사용했다가 레저용으로 확산됐다. 작게는 3~4인용(45kg, 3m60cm)부터 크게는 12인용(64kg, 4m50cm)까지 있으며 PVC나 고무재질로 만들어진다. 고무 래프트 한 척의 가격은 보통 300~400만원 사이다. 구명조끼 수영을 못해도 래프팅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구명조끼다. 체중 120kg까지 안전하다. 착용요령은 가슴둘레가 꼭 맞도록 몸통의 줄을 팽팽하게 당기고 다리 고정끈까지 확실하게 채워야 물에 빠졌을 때 조끼가 벗겨지지 않는다. 안전모 너무 크거나 작은 사이즈는 불편할 뿐 아니라 안전하지도 않으므로 적당한 사이즈를 골라서 착용해야 한다. ▶travie info 낙동강 래프팅 경상북도 봉화군 명호면의 35번 국도를 달리다 보면 중앙래프팅(054-672-0802), 봉화래프팅(054-673-0890), 청량산래프팅(054-674-1999) 등 여러 업체를 발견할 수 있다. 소요시간 2~3시간 요금 1인당 2만~3만5,000원(코스별) 봉성 청봉숯불구이 봉화군 봉성면은 솔잎향이 가득한 돼지숯불구이로 유명하다. 춘향목에서 딴 솔잎이 잡냄새를 제거하고 육질을 부드럽게 해주는 것이 비결. 숯불 화덕에서 구워 오기 때문에 대기시간이 걸리지만 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직접 띄운 메주로 만든 된장찌개도 일품. 돼지 숯불구이 1인분 1만8,000원 문의 054-672-1116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Camping 연천 조각공원 캠핑장 예술이 있는 풍경 그리고 캠핑 <1박2일>, <아빠, 어디가>의 영향력이 대단하긴 하다. 여행을 귀찮아하시는 어머니의 입에서 ‘캠핑 한번 해보자!’라는 제안이 먼저 나오다니. 부모님의 로망을 풀어 드리긴 해야겠는데 한번 쓰자고 비싼 캠핑장비를 구입하기는 그렇고, 또 막상 텐트생활을 불편해 하실지 모른다는 생각까지, 이리저리 머리를 굴린 끝에 나온 답은 캐러밴이었다. 여름의 위세는 당당했다. 주차장에 내려서 고작 10여 미터를 걸었을 뿐인데 말 그대로 뙤약볕 샤워. 이 순간 드는 생각은 아무리 자연 속의 캠핑이라지만 텐트가 아닌 캐러밴을 예약한 것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주방용 에어컨과 침실용 에어컨을 가동하니 차 안 공기는 금세 뽀송뽀송, 시원해졌다. 한결 가벼운 기분으로 둘러보니 6인승 캐러밴은 펜션 시설 못지않았다. 전면에는 커플을 위한 큰 침대와 전용 에어컨, 후면에는 2층 침대 2개가 있었다. 중앙부의 주방에는 가스레인지와 냉장고는 물론이고 식기와 밥솥 등 모든 주방도구가 갖춰져 있으니 늦은 점심식사 준비도 뚝딱 이루어졌다. 게다가 평면 TV까지. 또 하나의 집이다. 캐러밴에 딸린 파라솔 테이블 옆으로 대형 그늘막 설치가 끝날 무렵 아버지가 샤워를 마치고 나오셨다. 냉장고에서 금방 꺼낸 맥주 한 캔. 그렇게 온 가족이 야외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어린시절 부산 외갓집 앞 평상에 할머니, 이모, 삼촌까지, 온 가족이 모여 수박을 깨먹던 추억이 몇십 년의 시차를 뚫고 달려와 있었다. 그때 어린 나 대신, 꼭 그 또래의 조카가 뽀로로 캠핑의자에 앉아 있을 뿐. 열기가 가시고 그림자가 길어지기 시작할 때쯤 공원 산책에 나섰다. 좀 전까지 예사로 보았던 물체들에 다가서니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다. 멀리서 돌멩이인 줄 알았던 연못가의 검은 물체들은 세심하게 배치된 군화 수십 켤레고 그냥 장대라고 생각했던 쇠철봉 위에 녹슨 철조망이 걸려 있었다. 저 멀리 검은 천막은 미국의 군용막사였다. 1999년부터 현재까지도 매년 6월 민통선예술제를 주최하고 있는 미술관다운 작품들이었다. 서울에서 불과 2시간을 달려왔을 뿐인데 분단이라는 현실에 바짝 다가와 있었다. 이곳에 설치된 대형 작품들은 대부분 석장리 조각공원의 관장인 박시동 화백의 것이고 곳곳에 소품들이 숨은 듯 전시되어 있다. 분단과 평화에 뜻을 둔 작품들도 있지만, 다양한 재료로 다양한 주제를 표현한 작품들이 푸른 잔디밭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석장리 조각공원이 캠핑 캐러밴 사이트로 변신한 것은 지난 6월의 일이다. 기존에 전시되어 있던 작품들 사이로 모두 17대의 캐러밴이 자리를 잡았다. 예술을 테마로 하는 독특한 오토캠핑장이 생긴 것이다. 캠핑장 운영을 맡고 있는 김규호씨의 부지런함과 싹싹함 뒤에는 아버지 김명환씨의 든든한 지원이 있다. 캐러밴 등 특수차량을 생산하는 (주)두성특장차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명환씨는 일반인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캠핑장 운영에 대한 컨설팅과 강연도 맡고 있다. 전국에 캠핑장이 급증하는 추세에서 테마와 개성이 없으면 금방 도태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 그런 의미에서 연천 조각공원점은 야생 버라이어티 캠핑보다는 느긋한 휴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캠핑장이다. 면적이 넓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정성들여 가꿔 온 정원처럼 아늑하다. 생태보고지역인 최북단 제1땅굴 아래에 위치해 있어서 지난 15년간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채 재배해 온 야생화와 약초들은 효소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약을 치지 않아 파리가 많은 것이 흠이었지만 살충제를 뿌리면 반딧불들도 함께 사라질 것이 고민이라고. 박시동 관장 내외가 거주하는 집과 작업실이 뒤편에 있고, 주차장 뒤쪽 언덕으로 올라가면 손수 만들었다는 황토방 3채가 있다. 그중 하나는 효소저장소로 사용 중이다. 9월부터 관장 내외가 지도하는 도자기 체험, 사진워크숍 등의 프로그램을 개시할 예정이며 수년 동안 숙성시킨 효소도 구입할 수 있다. 또 규모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50명 이하 단체를 위한 여행지로도 제격. 야외부대와 황토방 펜션 등 다른 캠핑장에는 없는 시설도 있다. ▶Camping Gear 캐러밴을 이용하는 가장 큰 장점이 캠핑 장비를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긴 하지만 한 두가지만 더 준비하면 캠핑의 재미를 더욱 풍부하게 만끽할 수 있다. 캠핑 의자 보통 캐러밴 옆에 피크닉 테이블이 있지만 이동이 어렵고 좁기도 하다. 편하게 옮겨 앉을 수 있는 캠핑 의자가 있다면 경치 좋은 자리, 시원한 자리에서 독서를 하거나 담소를 나눌 수 있다. 여기에 작은 테이블과 그늘막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화롯불 지피기 캠프파이어가 없다면 캠핑의 낭만을 절반도 즐기지 못한 것이다. 관리사무소에서 숯불 바비큐용 화로를 빌려주기도 하지만 이와 별도로 장작을 구입해서 모닥불을 만들면 밤새 불가에 모여서 도란도란 즐길 수 있다. ▶travie info 모두캠핑 연천 조각공원점 모두캠핑 연천 조각공원점은 캐러밴 전용 캠핑장으로 2인용, 4인용, 6인용까지 총 17대의 캐러밴이 있다. 원래 석장리 조각공원이었던 캠핑장에는 조각품과 설치미술, 연못과 잔디정원으로 꾸며져 있으며 2채의 황토펜션도 운영 중이다. 태안반도의 학암포 캠핑장과 영종도의 왕산 제휴점도 있다. 주소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 석장리 875 요금(최저요금기준) 스탠더드 8만원(2인용), 디럭스 11만원(4인용), 스위트(6인용) 14만원, 황토펜션(2인용) 10만원 문의 1544-6615 www.modecamping.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ekking 청량산·죽령옛길 참! 시원한 여름 숲길 그 좋아하던 등산도 여름이면 잘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러나 내공 있는 사람들은 다 안다. 여름 숲이 얼마나 시원한지를. 그 계속물이 얼마나 차가운지를. 봉화 청량산 물과 함께 걸었네 청량산 산행은 보통 ‘입석’에서 시작된다. 이름 그대로 서 있는 돌. 뚝 떨어져 나온 커다란 바위가 마치 이정표처럼 서 있다. 탐방코스는 5가지로 짧게는 2시간(4km) 코스도 있고 정상을 넘는 코스는 5시간 40분(7km) 정도를 잡아야 한다. 물병 하나 들고 오르기 시작! 청량산淸凉山은 수려한 풍경 때문에 금강산과 비교하여 ‘소금강’으로 불리는 곳이다. 경북 봉화군 명호면과 재산면, 안동시 도산면과 예안면에 걸쳐 조선시대에 풍기군수로 재직했던 주세붕이 직접 명명했다는 12개의 봉우리(내산內山 9개, 외산外山 3개)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데 최고봉은 장인봉870m이다. 30분 정도 걸어가니 반가운 쉼터가 나왔다. 청량정사를 먼저 방문해야 정석이겠지만 발길이 먼저 닿는 곳은 바로 옆에 위치한 ‘산꾼의 집’. 칠순이 넘은 기인 이대실 선생이 이 집의 주인이다. 서예, 달마도, 가야금, 무예 등 다방면에 재능이 많은 그는 집을 아기자기하게 꾸몄고 직접 제작한 소품들도 판매하고 있었다. 후한 인심 덕에 이곳에 들르는 나그네는 누구나 따끈하고 달큰한 약초차를 공짜로 마실 수 있다. 원하는 만큼 마시되 컵을 헹구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 좁은 오솔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다 보니 갑자기 시야가 확 트였다. 입구에서 시원한 약수 한 바가지 들이키고 나니 뼛속까지 시원해진다. 경사면에 위아래로 펼쳐진 청량사의 중간 허리쯤에 이미 도착해 있었다. 신라 문무왕 3년(663년)에 창건된 청량사는 산 중턱쯤, 마치 부채를 펼쳐서 세워놓은 듯 비탈진 절벽 아래 독특한 가람배치를 이루고 있었다. 전성기에는 산 곳곳에 암자가 27개나 되었다지만 지금은 조선 후기 양식을 보여주는 유리보전과 원효대사가 머물렀다는 응진전이 가장 수려한 모습을 자랑한다. 이번에는 그 냉수의 힘으로 다시 정상을 향해 올라간다. 목적지는 해발 800m 지점의 하늘다리. 2008년에 설치한 하늘 다리는 솟아오른 두 개의 봉우리, 자란봉과 선학봉의 정상을 연결한 길이 90m의 산악현수교다. 다리 가운데 지점에는 투명한 복합유리섬유 바닥재를 사용해 마치 허공 위를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했지만 오래돼서인지 불투명해져 버렸다. 어쨌든 아찔한 풍경인데 운동화를 신은 소년들은 폴짝폴짝 뛰어다닌다. 청량사에서 선학정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에는 졸졸졸 계곡물이 따라 내려온다. 고대에는 수산水山이라고 불렸다는데, 그만큼 12봉 사이 계곡마다 물이 풍부했었나 보다. 그 조잘대는 물소리만으로도 청량하기가 그지없다. 청량산도립공원 mt.bonghwa.go.kr 054-679-6651 영주 죽령옛길 ‘잠시 쉬었다 가게나!’ 소백산국립공원의 둘레에도 길이 흐른다. 충북 단양, 강원 영월, 경북 영주에 모두 걸쳐 있는 소백산자락길이다. 총 12개의 자락길 중에서 죽령옛길은 3자락(11.4km)을 구성하는 3개의 길(죽령옛길, 용부원길, 장림말길) 중에서 첫 번째 문화생태탐방로다. 그러나 죽령옛길(2,8km 50분)의 역사는 신라 아사달과 15년(15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추풍령, 문경새재와 함께 영남과 다른 지방을 연결해 주는 중요한 통로였고 조선시대 유생들이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기 위해 거쳤던 곳이기도 하다. 그 선비들이 쉬어 가곤 했던 주막과 마방은 1900년대 초까지도 운영을 했었다. 지금은 다 무너진 돌담의 흔적으로만 남아 있지만 그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어르신들도 아직 계시다. 주막에서 들이킨 약주 한잔의 힘을 보태지 않았다면 고갯길은 더 힘겨웠을 것이다. 구름도 자고 간다는 추풍령이 고작 해발 221m이니 해발 689m의 죽령을 넘는 구름들은 사나흘 푹 묵어갔을지도 모르겠다. 이 길을 오갔던 수많은 사람들 중에는 퇴계 이황 선생도 포함된다. 형제간의 우애가 지극했던 퇴계 이황 선생과 형 온계 이해 선생이 서로를 배웅했던 계곡자리가 남아 있었다. 고속도로가 깔리면서 쓸모가 없어진 죽령옛길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우거진 풀숲에 잠식되나 했지만 트레킹 붐을 타고 다시 빛을 찾았다. 지금은 국가명승 30호로 지정되었고 12자락 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선정되기도 했다. 몇해 전 이 길을 걸었을 때에는 소백산역(구 희방사역)에서 시작해 죽령마루까지 오르막길을 걸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반대 방향으로 내려갔다. 나무 계단과 데크가 놓이고 도로변에는 정자까지, 길은 제법 정비가 되어 있었다. 숲길이 끝날 무렵에는 사과, 자두, 호두가 알차게 영글어 가는 과수원이 나왔다. 열매는 여름이라는 뜨거운 에너지의 집약일지도 모르겠다. “여름에 걷기에는 정말 최곤데요!” 누군가의 탄성이 지나갔다. ▶travie info 송이돌솥밥 봉화는 전국 최대 송이 주산지다. 송이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돌솥밥을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솥밥을 푸기 전에 송이 한 점을 참기름장에 찍어서 그 맛과 향을 음미하는 것이다. 봉화에서 나는 신선한 나물반찬들이 입맛을 돋운다. 송이요리전문점 솔봉 송이(봉화읍 내성리, 054-673-1090) 돌솥밥 1만5,000원 약선정식 청정지역에서 재배해 향이 깊고 부드러운 나물들을 간수 뺀 소금과 효소 등으로 맛을 낸 약선요리는 먹을수록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인삼요리와 한방인삼김치를 전문으로 하는 약선당은 2010년 세계약선요리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박순화 여사가 창업했고 아들 이정훈씨가 대를 잇고 있다. 약선당(영주 봉현면, 054-638-2728) 약선정식 2만원, 인삼정식 3만원
  • 귀뚜라미 급습… 충남 인삼밭 비상

    ‘가을의 전령사’ 귀뚜라미가 해충? 귀뚜라미가 인삼밭을 초토화시키고 있다. 유난히 고온다습한 날씨에 개체수가 부쩍 늘어 피해가 커지고 있다. 충남농업기술원 금산인삼약초시험장은 최근 서산, 태안, 당진, 예산 등 충남 서북부지역 인삼밭 1102㏊ 중 5%가 귀뚜라미 피해를 입었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0.1%에 비해 50배나 급증한 피해 면적이다. 이 일대는 홍삼이나 정관장 등 고급 가공품을 만들 때 원료로 쓰는 5~6년근의 주산지. 귀뚜라미가 이들 인삼줄기를 갉아먹는 것이다. 알락귀뚜라미가 주범이다. 줄기가 갉아 먹히면 잎이 말라 죽으면서 광합성 작용을 못 해 인삼 뿌리에 영양분을 공급하지 못한다. 5~6년근에 귀뚜라미가 꼬이는 것은 수확을 앞두고 있어 살충제를 쓰지 못하는 허점 때문이다. 주로 야산 등에서 서식하다 인근 인삼밭으로 잠입해 피해를 입힌다. 김선익 인삼약초시험장 연구사는 “잠입한 귀뚜라미는 낮에 인삼밭을 덮은 볏짚 속에 숨어 있다가 밤에 주로 활동한다”면서 “낮에 인삼밭으로 들어가 떠들기만 해도 귀뚜라미들이 톡톡 튀어나와 달아난다”고 전했다. 귀뚜라미가 올해 급증한 것은 고온다습한 날씨 탓이다. 지난달 1~20일 이곳 최저기온이 평균 26도를 넘었고, 때때로 비가 내려 습도도 높았다. 농민들은 액체 유인제를 그릇에 담아 밭둑에 놓고 귀뚜라미를 끌어들여 죽이는 수법을 쓰고 있으나 인삼밭 유린을 막는 데는 역부족이다. 충남은 전국 인삼 재배 면적의 16% 이상을 차지한다. 김 연구사는 “인삼이 급성장하는 9~10월을 앞두고 귀뚜라미 습격을 당해 5~6년근 생산량이 예년보다 10%는 줄 것 같다”고 말했다. 금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긴 장마에 힘 빠진 모기

    긴 폭우성 장마에 모기가 맥을 못 추고 있다. 중부지방에는 폭우가 쏟아지고 남부에는 폭염이 이어지는 ‘반쪽 장마’가 교차하는 올여름의 변덕스러운 날씨가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목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1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 6월 1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모기 살충제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2%, 모기장은 62.7% 감소했다. 폭우성 장마에 모기알과 유충이 쓸려 내려가면서 모기가 적어졌기 때문이다. 충북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달 모기 개체수가 지난해 대비 45% 줄었다고 밝혔다. 대신 해충을 잡는 데 쓰는 모기채는 캠핑 등 야외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매출이 10% 증가했다. 유한킴벌리의 ‘빨아쓰는타올 스카트’는 지난달 매출이 지난 6월 대비 37% 증가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장마철이 되면 평소보다 2~3배 습도가 높아져 식중독균과 같은 세균 번식 위험이 높아진다”면서 “특히 젖은 행주는 6시간 뒤 살모넬라균이 증식하기 때문에 위생상 종이타월을 선호하는 주부가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양고기 먹은 남성, 혈액에서 ‘살충제’ 검출

    중국에서 한 남성의 온몸에 멍이 들어 검사해보니 혈액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와 시민들이 경악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北京)에 사는 한 남성이 온 몸에 멍이 드는 등 이상증세를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혈액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왔다고 22일(현지시간) 광저우르바오(廣州日報)가 보도했다. 이 남성은 전신에 멍이 들어있었으며 A4용지 크기의 멍도 있었다. 병원은 바로 검사를 시작했다. 검사 결과 혈액이 제대로 응고하지 않는 것을 알고 정밀검사에 들어갔다. 남성의 혈액에서는 인체에 존재하지 않는 화학물질 ‘블로마디오론’이 검출됐다. 이것은 살충제에 포함되어있는 성분으로 인체에 유해하다. 게다가 남성의 여자친구에게서도 같은 물질이 검출됐다. 경찰 측은 이들의 증언을 통해 얼마 전 베이징 시내의 한 노점에서 먹은 양고기가 원인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노점에서 제공한 고기가 진짜 양고기가 아닌 살충제로 죽인 쥐와 같은 다른 동물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다른 병원에서도 이 남성과 같이 혈액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온 사례가 수차례 있었으며,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도 이러한 위조 고기로 인한 피해를 경고하는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다. 이번 쥐 고기 의혹 외에도 이전부터 다른 고기를 위조해 양고기로 판매하거나, 하수로 만든 기름을 요리에 사용하는 경우가 실제로 있었기 때문에 당국은 “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노점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하고 있다. 정선미 인턴기자 j2629@seoul.co.kr
  • 아직도 연막소독기로 모기 잡나요? 강남구, 친환경 접착 트랩으로 OK

    아직도 연막소독기로 모기 잡나요? 강남구, 친환경 접착 트랩으로 OK

    강남구가 친환경 모기퇴치법을 개발해 화제다. 강남구는 모기와 하루살이 등 벌레 퇴치를 위해 방역 약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천연 유인접착 트랩(함정)을 전국 최초로 개발해 양재천 산책로 등에 집중 설치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천연유인접착 트랩은 최근 ‘압구정 벌레’라 불리던 동양하루살이를 완벽히 퇴치하면서 효과를 인정받았다. 따라서 여름철 불청객 중 하나인 모기 퇴치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트랩은 모기나 하루살이 등 벌레들이 선호하는 파장(460~550nm)과 로즈 라벤더 스트로베리 그린티 등 9종의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향으로 유인해 퇴치한다. 친환경 유인접착 트랩을 사용하면 모기나 하루살이 등 각종 벌레 퇴치는 물론 화학 살충제 사용 시 발생하는 환경오염도 막을 수 있고 방역 예산도 절감할 수 있다. 구는 친환경 유인접착 트랩을 지역 주민들의 휴식 장소인 한강변과 양재천 근린공원 등에 설치하면서 기존 살충약품 소독을 할 때보다 1000만원의 방역 예산을 아꼈다. 전국적으로 확대된다면 수십억원의 예산절감과 환경보호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선찬 보건과장은 “친환경 유인접착 트랩의 탁월한 해충 방제 효과가 입증됨에 따라 지역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면서 “예산절감도 하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는 일석이조 친환경 방역을 확대해 쾌적한 강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21일 TV 하이라이트]

    ■소비자 리포트(KBS1 밤 7시 30분) 여름철 공공의 적 모기부터 최근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은 살인 진드기까지. 대한민국은 지금 벌레와의 전쟁 중이다. 이렇듯 각종 벌레가 출몰하고 야외 활동이 증가하는 여름이면 판매량이 급증하는 살충제, 과연 인체에는 안전할까. 반신반의했던 살충제의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진다. ■VJ 특공대(KBS2 밤 10시) 족발이 생각날 때 꼭 찾는 공덕동 족발 골목. 그날그날 족발을 수시로 삶아내 냄새도 적고 따끈한 족발을 맛볼 수 있다. 골뱅이를 먹을지 족발을 먹을지 더는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이름마저 독특한 야식 메뉴 족뱅이(족발·골뱅이)부터 파 듬뿍 올린 파족(파·족발)에 여름 별미인 냉채 족발까지 다양한 족발을 소개한다. ■나 혼자 산다(MBC 밤 10시 40분) ‘무지개’ 회원들이 제1회 워크숍을 개최한다. ‘혼자남’들은 오늘 모든 것을 함께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이 돼가는 이들은 특별한 손님 김광민 교수와 숲 속의 작은 음악회를 개최한다. 또 다른 손님인 철학계의 아이돌 강신주 박사에게 돌직구 철학 강의를 듣기도 하며 심신 단련 시간을 갖는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5시 35분) 하루에도 몇 번씩 말없이 바지에 배변하는 건우의 문제를 다룬다. 바지를 입고 있을 때는 ‘응가’라는 말을 못 하는 건우가 하의를 벗겨두면 혼자서 소변기에 볼일을 보고 뒤처리까지 한다. 게다가 돌 때부터 시작된 가슴에 대한 집착이 최근 더욱 심해져 시도 때도 없이 온 가족의 가슴을 만지는 행동을 보인다. ■사일런트 웨딩(EBS 밤 11시 15분)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일들을 영상에 담아서 방송국에 파는 ‘파라 미디어’ 직원들이 루마니아의 작은 마을에 도착한다. 그런데 이들이 공산주의자들이 공장을 지었던 부지에 들어서는 순간 이상한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직원들의 재촉에 마을 노인이 옛 기억을 되짚기 시작한다. ■와호장룡(KBS1 밤 12시) 19세기 혼란기의 중국. 당대 최고의 문파인 무당파의 마지막 무사 이모백(주윤발)은 뛰어난 무공을 소유한유수련(양자경)과의 평생 이룰 수 없는 사랑을 간직하고 있다. 이모백은 사부가 벽안호에게 목숨을 잃자 강호를 떠날 결심을 하고 선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보검 청명검을 경성의 호족인 철왕야에게 바치는데….
  • 일반모기 보다 20배 더 큰 ‘괴물 모기’ 美 창궐

    일반모기 보다 20배 더 큰 ‘괴물 모기’ 美 창궐

    미 플로리다 주민들이 ‘괴물 모기’ 등장에 벌벌 떨고 있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 주정부와 플로리다 대학은 미국산 큰 모기(gallinippers)가 주 내 일부 카운티에 창궐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최근 열대성 폭풍 ‘데비’가 지나간 후 더욱 번진 이 괴물 모기는 일반 모기에 비해 무려 20배나 더 크다. 특히 한번 물리면 엄청난 흡혈 능력으로 가려움을 넘어서 큰 통증까지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이에 플로리다 일부 카운티에서는 ‘모기 통제 본부’까지 만들어 수개월 전부터 이 모기를 소탕하기 위해 지역 내 습지대에 살충제를 뿌리는 등 만반의 대비를 해왔다. 플로리다 대학교 곤충학자 필 카프만 박사는 “이 모기는 마치 작은 새처럼 엄청 크며 ‘악명높은 공격자’라고도 불린다.” 면서 “흡혈 능력이 대단한 모기지만 다행히 유해한 바이러스는 갖고 있지 않다.” 고 밝혔다.   이어 “물리면 큰 통증은 물론 추가 질병이 발생한 가능성도 있으니 주민들은 방충제와 옷 등으로 이 모기에 물리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남미통신] 차 안 빌려줬다고 부모 살해한 10대 소녀

    [남미통신] 차 안 빌려줬다고 부모 살해한 10대 소녀

    어이없는 이유로 부모를 살해한 10대 멕시코 소녀가 경찰에 붙잡혔다. 소녀는 애인과 남자친구를 끌어들여 끔찍한 살인극을 벌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나 카롤리나라는 이름의 17세 소녀 살인범은 파티에 가려고 자동차를 빌려달라고 했다가 부모가 거절하자 앙심을 품고 살인을 계획했다. 혼자의 힘으로는 부모를 살해하기 힘들 것 같아 보이자 사귀고 있는 애인, 평소 친하게 지내던 남자친구에게 범행을 도와달라고 했다. 세 사람은 1달 동안 머리를 맞대고 범행을 구상했다. 세 사람이 먼저 노린 건 엄마였다. 아무도 없는 집에 친구, 애인과 함께 대기하고 있던 딸은 외출했던 엄마가 돌아오자 부엌으로 불러들였다. 숨어 있던 남자친구가 엄마에게 덤벼들어 목을 졸랐다. 쓰러진 엄마에게 딸은 염소를 섞은 살충제를 주사, 살해했다. 엄마를 살해한 직후 외출했던 아빠가 귀가했다. 딸은 동일한 방법으로 아빠를 살해했다. 이번에 아빠에게 덤벼든 건 소녀의 애인이었다. 세 사람은 시신을 공터로 가져가 불에 태워버린 뒤 핫도그와 맥주를 마시며 범행을 자축했다. 그러나 갑자기 없어진 두 사람의 실종신고가 경찰에 접수되면서 세 사람의 범행은 금새 드러났다. 소녀의 애인에게 혐의를 두고 조사를 하던 경찰은 추궁 끝에 범행을 자백 받고 세 사람을 긴급 체포했다. 사진=라손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야생진드기 공포 확산] “김매야 하는디 겁나서요” 곳곳 농사 차질… 농촌체험 관광도 끊겨

    “지심(김) 매러 가야 하는디, 물리면 죽는다고 해 무서워서 얼른 못 나가고….” 살인진드기 감염 의심환자가 발생한 충남 홍성군 장곡면의 한 마을 주민 정광렬(74)씨는 24일 “겁난다”는 말을 연신 내뱉었다. 정씨는 “모도 내야 하고 완두콩과 깨도 심어야 하고. 시기 놓치면 한 해 농사 망치는 농번기인데 들에 안 나갈 수도 없고”라고 어쩔 줄 몰라했다. “마누라가 자꾸 들에 나간다고 해 장화 신고 고무장갑 끼고 나가라고 했유. 그 놈(살인진드기)이 몸뚱아리 어디로 들어갈 줄 알어유.” 정씨는 “3년 전에 나도 쓰쓰가무시병에 걸려봤는데,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두려워하면서도 “죽으나 사나 (논밭에) 나가야지 별 수 있느냐”고 하소연했다. 정씨도 들에 나갈 때는 장화와 고무장갑을 착용하고 겨울 트레이닝복을 입는다. 그는 “한여름 같은 더위에 이러고 일하니 금세 땀범벅이 돼 죽을 지경”이라며 “여기저기서 살인진드기 얘기로 시끄러운데 정부는 어떤 대책도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살인진드기가 생활 풍속도까지 바꿔 놓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살인진드기 감염 의심환자와 사망자가 속출하자 사람들이 바짝 움츠러들기 시작했다. 당장 농사에 지장을 주고, 농촌체험마을마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충남 공주시 의당면 두만리 ‘예하지마을’은 요즘 체험 관광객이 뜸하다. 고구마·감자 심기와 고사리 꺾기 등 체험하기가 한창 좋을 때여서 외지 체험객이 많이 찾을 때지만 찬바람만 분다. 마을 사무장 이영수(27)씨는 “예약할 때나 주말에 몇 명이 오면 대뜸 ‘살인진드기 괜찮겠느냐’ ‘(진드기 퇴치) 대책이 있느냐’는 말부터 꺼낸다”고 귀띔했다. 이 때문에 진드기 예방 스프레이액을 갖춰 놓고 체험객들의 바지 등에 뿌려 주고 있다. 숲속에는 되도록 데려가지 않는다. 나물을 채취하거나 옻순을 따는 사람들도 자취를 감췄다고 이씨는 전했다. 그는 “진드기를 옮기지 못하도록 내다 버려서인지 공주시내에 가면 떠돌이 개나 고양이가 부쩍 늘었다”고 했다. 지난해 8월 국내 첫 사망자가 나온 강원도 화천지역은 살인진드기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숨진 60대 여성이 살인진드기에 물린 장소가 화천군 간동면 텃밭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평소와 다름없이 조용한 농촌이지만 마을 주민들은 노심초사하며 사태가 어디까지 번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민들은 하나같이 “세월이 1년 가까이 지난 데다 이곳에서 살인진드기에 물렸는지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막연한 공포심만 유발해 외지인들의 발길이 끊기고 지역경기가 형편없어지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사건 발생 후 이 마을에 연일 방역차들이 뻔질나게 드나들며 소독액을 살포하고 있다. 방역직원 양모(65)씨는 “진드기가 소, 돼지 등 가축 피를 좋아한다고 해 축사와 풀숲 위주로 살충제를 뿌리고 있다”면서 “살인진드기 소식에 평소보다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천 주민 고은동(49)씨는 “우리 마을이 살인진드기 발생지와 가깝다는 것만으로도 걱정이 크다”며 “축사에 소독약을 흠뻑 뿌리지만 솔직히 안심이 안 된다”고 털어놨다. 숨진 여성이 가꾼 것으로 알려진 텃밭은 황량했다. 드문드문 지어놓은 조립식 주택 사이로 들깨 밭만 더러 보일 뿐 수년 전까지 개와 돼지를 기르던 축사들은 온데간데없었다. 주민들도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이런 상태에서 부산에서도 감염 의심환자가 숨지면서 살인진드기 공포가 도시로까지 번질 조짐이다. 인터넷에는 ‘살인진드기 때문에 등산도 접었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롯데마트 서청주점은 진드기 퇴출 관련 용품의 매출이 10%가량 증가했다. 서청주점 관계자는 “손소독제가 동이 난 신종플루 때와 달리 살인진드기는 아직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앞으로는 어찌될지 장담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농민들로서는 생계의 터전인 논밭을 떠날 수 없다. 충북 보은군 마로면 김영제(68) 이장협의회장은 “농민은 들에 나가서 살아야 하는데 진드기가 무서우면 일을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했다. 청원군 오창읍에서 농사를 짓는 전용민(49)씨는 “도시의 유치원생과 초·중·고 학생들의 야유회가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지만 농민들이야 어디로 피하겠느냐. 농사일이 한창 바쁠 때라 진드기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화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홍성·부여서도 살인진드기 의심환자… 국내 사망자 2명으로 늘어

    충남 홍성·부여에서도 ‘살인진드기’ 바이러스 감염 의심 환자가 발생해 전국적으로 여덟 명이 됐다. 지난 16일 숨진 제주 서귀포시 강모(73)씨의 혈액에서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가 검출돼 살인진드기 감염 사망자는 2명으로 늘어났다. 충남도는 23일 SFTS 의심 증세를 보여 서울 고려대 구로병원에 입원 중인 최모(77·여·홍성군 장곡면)씨의 혈액과 몸에 붙어 있던 벌레를 국립보건연구원에 보내 정밀 검사를 의뢰하고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농사를 짓는 최씨는 지난 20일 귀 가려움증과 발열 및 구토 등의 증세를 보여 홍성군의 한 개인병원에 들러 왼쪽 귀 뒤에 붙은 벌레를 떼어 낸 뒤 이튿날 구로병원에 입원했다. 개인병원 측은 최씨의 귀 뒤에 붙은 3㎜쯤 되는 진드기 모양의 벌레를 병에 담아 환자에게 들려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현재 상태가 상당히 호전됐다. 충남 부여군 부여읍에서 농사를 짓는 조모(57·여)씨도 SFTS 의심 증상을 보여 지난 11일 서울 순천향대병원에 입원했다. 호흡곤란과 백혈구·혈소판 감소 증세를 보였다. 조씨는 이달 초 배가 벌레에 물렸다고 진술했다. 두 사람의 살인진드기 감염 확진 여부를 밝혀줄 국립보건연구원의 정밀 검사 결과는 7∼10일 후에 나온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숨진 강씨가 살인진드기 감염자로 최종 확진됐다고 발표했다. 서귀포시 표선면에서 과수원을 경작하는 강씨는 이달 초 체온이 39도까지 오르고, 구토와 설사 증세를 보여 제주대학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 10여일 만에 숨졌다. 지난해 8월 텃밭을 가꾸던 강원도 여성(63)이 살인진드기에 감염돼 숨진 뒤 두 번째다. 한편 제주도가 관광객의 왕래가 잦은 올레길과 관광지 등 54개 지역을 대상으로 포집기를 이용해 작은소참진드기 분포 실태를 조사한 결과 6개 올레길 구간에서 서식을 확인했다. 이 가운데 목장지대와 문도지오름 일대는 ㎡당 서식 밀도가 8∼12개체로 다른 곳보다 월등히 많았다. 따라서 제주도는 앞으로 1주일 간격으로 올레길 등을 조사해 진드기가 발견되면 살충제를 살포할 계획이다. 또 진드기 기피제를 1000여개 확보해 목장이 많은 중산간 마을 주민과 각 보건소와 보건진료소 등에 보급하고 진드기 질병을 피하기 위한 수칙이 담긴 홍보물도 배포할 예정이다. 서울시 역시 살인진드기와 관련해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유관 기관과의 협조체제를 구축해 놓는 등 자치단체들마다 예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유치원이나 학교 등에는 풀밭에서 야외수업을 하지 말라는 당부도 했다”면서 “시청 홈페이지에 예방수칙을 올려놓았고 관련 홍보물을 제작해 자치구에 배포한 상태”라고 말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살인진드기 물리면 죽나요” 진드기 공포 전국 확산

    “살인진드기 물리면 죽나요” 진드기 공포 전국 확산

    강원도에 거주하는 60대 여성이 살인진드기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한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전국적으로 ‘진드기 공포증’이 확산되고 있다. 21일 롯데마트 등에 따르면 살인 진드기 감염 의심환자가 보고된 직후인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방충제 매출이 30.8% 늘었다. 진드기 퇴치 기능이 있는 제품은 매출이 2배 이상 급등했다. 1~14일 살충제 매출이 26.9%, 진드기 퇴치 기능이 있는 방충제 판매가 24.9% 줄어든 것과 대조적인 현상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쟁 위기가 높아지면 생필품 사재기가 늘어나는 것처럼 살충제 매출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날씨가 더워져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만큼 환자가 늘어나면 관련 제품 매출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의 공포감도 확산되고 있다. “한창 놀러가기 좋은 시즌에 살인 진드기가 왠 말이냐”(lees******), “숲에 가는게 무섭네”(lance****), “이제 잔디밭으로 외출 못하는 건가”(libero****), “예방법이나 대처법은 어찌되는지 궁금하네요. 무서워”(juya*****) 등 우려를 표하는 네티즌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온라인 게시판과 블로그 등에는 ‘살인진드기에 물린 자국’이라며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사진까지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각종 온라인 Q&A 코너에는 “살인진드기에 물리면 죽나요”, “제가 물린 것 같은데 증상이 살인진드기 바이러스 감염 증상 맞나요” 등의 질문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살인진드기 바이러스 감염확률은 극히 낮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공포심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조언한다. 아직 바이러스 치료제는 없지만 가급적 풀숲을 피하고 야외활동을 할 때는 긴 바지를 입고 양말을 갖춰 신는 등 미리 대비하면 감염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것이 공통된 견해다. 또 벌초 등 반드시 풀숲을 들어가야 할 때는 진드기 퇴치제를 미리 사용한 뒤에 활동하고 야외활동 뒤 몸을 깨끗이 씻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바이러스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는 잘못된 소문이 확산되면서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미리 대비하고 조심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보건당국의 발표와 바른 예방법에 귀를 기울이고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민낯의 위인’을 만나다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에 대한 전기를 쓰기 위해 오랫동안 그를 지켜본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이렇게 적었다.  “명성을 얻기 전 로댕은 고독했다. 그리고 나서 찾아온 명성은 아마도 그를 더 고독하게 했을 것이다. 명성이란 결국 하나의 새로운 이름 주위로 몰려드는 모든 오해들의 총합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로댕에 대한 많은 오해들, 그것들을 해명하는 것은 길고도 힘든 과제이리라.”(‘릴케의 로댕’, 미술문화 펴냄)  릴케의 말처럼 이른바 ‘위인’들의 삶은 신화적으로 포장되기 마련이다. 시간이 쌓일수록 인물의 양면성은 퇴색되고 공적만 부각되는 게 다반사다. 미국의 시인 랄프 왈도 에머슨이 “위대해진다는 것은 곧 오해를 받는다는 뜻이다”라고 비꼰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번에 완간된 돌베개의 만화 인물 평전 ‘세상을 바꾼 큰 걸음’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해 보기 위한 시도다. 인물의 업적과 성취만을 찬탄하는 대신 잘못과 실패를 공평하게 설명한다. 2011년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넬슨 만델라, 에이브러햄 링컨, 지난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루쉰을 소개하는 데 이어 이번에는 찰리 채플린(임창호 지음)과 찰스 다윈(전미화·권용찬 지음), 레이첼 카슨(김성훈 지음), 윈스턴 처칠(김성재 지음)을 내놓았다.  이중 처칠 편은 인물의 공과를 균형감 있게 드러낸 대표적인 작품이다. 뛰어난 정치적 통찰력으로 1, 2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에서 영국을 구한 그의 지도력을 보여주는 한편 여성 투표권 부여와 노동자 세력화에 적대적이었던 과오를 설명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인도의 독립에 반대했던 제국주의자의 면모와 터키와의 전쟁 중 무리한 군사 작전으로 대패한 수장의 모습도 담았다.  시대적 배경과 맥락을 충분히 곁들이는 것도 장점이다. DDT 살충제의 발명 과정을 통해 카슨이 ‘침묵의 봄’을 집필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거나 맬서스의 인구론이 어떻게 다윈의 진화론으로 이어졌는지 보여주는 식이다.  정확한 고증을 위해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다윈 편)와 오창길 한국환경교육네트워크 운영위원장(카슨 편) 등 전문가가 감수에 참여했다. 중간 중간 ‘돋보기’ 코너를 통해 폭넓은 이해를 돕는다. 사진의 발명과 뤼미에르 형제의 첫 영화, 무성영화의 전성기, 경제 대공황 등을 설명한 채플린 편이 좋은 예다. 만화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글자가 많다. 아동보다는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에게 알맞다. 1만 2000원.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꿀벌, 왜 사라지고 있나

    꿀벌, 왜 사라지고 있나

    지구촌 환경운동의 대모로 불리는 레이첼 카슨의 명저 ‘침묵의 봄’은 봄이 와도 들리지 않는 새소리에서 시작한다. 인간이 만든 환경오염이 결국 인간을 위협으로 이끌 수 있다는 섬뜩한 한마디였다. 카슨의 경고는 2006년 급기야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북미 지역에서만 꿀벌이 1년 만에 22개주에서 무려 25~40%나 사라졌다. ‘군집붕괴현상’이라 불리는 꿀벌의 실종은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졌다.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2006년 40만 군(벌통 하나 분량의 벌떼)에 이르던 한국의 꿀벌은 지난해 10%를 조금 웃도는 4만 5000군으로 줄었다. 꿀을 찾으러 나간 벌이 돌아오지 않거나 벌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일도 되풀이됐다. 꿀벌의 실종이 위협적인 것은 꿀벌이 자연 활동을 원활하게 돌아가는 윤활유의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상의 식물 상당수는 꿀벌에 번식을 의존한다. 꿀을 찾는 과정에서 식물의 수정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꿀벌이 사라지면 그만큼 식물이 열매를 맺을 확률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특히 농가에서는 아몬드와 딸기, 콩 등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작물에서 꿀벌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세계 각국 정부가 대책마련에 나섰고, 살충제와 이상기후 등 수많은 요소들이 꿀벌 실종의 원인으로 추정돼 왔다. 특히 유럽정부는 살충제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고, 일부 살충제의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하지만 미국 농무부는 최근 “꿀벌의 감소는 복합적인 문제가 한꺼번에 발현되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발표했다. 꿀벌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질병과 기생충, 살충제, 먹이의 부족, 종 다양성 부족 등 모든 게 꿀벌의 생존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농무부 측은 “어느 하나가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총체적 난국”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일리노이대 연구진은 죽은 벌에서 100가지가 넘는 살충제 및 화학약품 성분, 기생충을 발견했다. 미국 일리노이대 메이 버렌마움 교수는 “한두 가지의 살충제를 규제하는 것으로 문제를 풀어낼 수 없다”면서 “모든 살충제와 화학약품을 한번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할 수 없는 만큼 꿀벌 문제를 단시일에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명확해졌다”고 분명히 했다. 뉴욕타임스는 “벌의 생명을 위협하는 기생충은 소각로에서 비롯되는데, 이런 요소들을 규제하려면 사회 각계각층이 참여해 구조를 개편하는 수준의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DB를 열다] 1968년 여름철 앞두고 서울시청 앞서 열린 방역차량 발대식

    [DB를 열다] 1968년 여름철 앞두고 서울시청 앞서 열린 방역차량 발대식

    지금도 전염병 발생이 우려되는 곳에서는 방역 차량이 다니기는 하지만 그렇게 흔하게 볼 수는 없다. 위생 상태가 그리 좋지 못했던 시절, 방역차가 수시로 동네를 휘젓고 다니며 연기를 내뿜었다. 파리, 모기야 요즘도 있지만 그 시절에는 여름철이면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들끓었다. 그럴 때면 방역차가 어김없이 나타났고, 한번 소독을 해 주고 가면 왠지 개운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사람이 잠시 맡아도 별 이상한 느낌이 없는 이 냄새를 맡고도 파리, 모기가 죽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실제로도 방역차의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고 한다. 방역차가 나타나면 으레 아이들이 몰려들어 차량 꽁무니를 따라다니는가 하면 연기 속으로 들어가 보곤 했다. 약품 냄새가 나는 연기를 내뿜는 방역 차량의 뒤를 아이들은 왜 그렇게 쫓아다녔을까. 방역차의 연기는 살충제를 섞은 경유를 태울 때 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아이들은 살충제 냄새가 아니라 경유 타는 냄새를 쫓아다닌 것이다. 경유나 휘발유가 타는 냄새는 묘하게 후각을 자극한다. 거기에다 시골 아이들은 자동차를 구경하기 어려웠을 터이니 연기를 뿜으며 달리는 자동차 자체가 신기해 보였을 것이다. 또 연기 속에 숨었다 나왔다 하며 숨바꼭질하듯 방역차를 놀이의 대상으로 삼았던 듯하다. 방역차를 따라가다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 연기에 가려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 틈을 타 뒤에서 돌팔매질을 장난으로 하는 녀석들도 있다. 연기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길옆의 웅덩이에 빠지기도 한다. 전봇대나 마주 오는 자전거와 부딪쳐 다치는 일도 다반사다. 방역차 연기가 멈추고 나면 모든 것이 드러난다. 어떤 아이는 머리에 혹이 나 있고 바지에 진흙을 뒤집어쓴 아이도 있다. 연기를 잔뜩 마신 녀석은 비틀거리기도 하고 구토를 해대기도 한다. 사진은 1968년 4월 20일 여름철을 앞두고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방역차 발대식이다. 오른쪽 멀리 덕수궁이 보인다. ‘전염병을 박멸하자’라는 글씨가 적힌 피켓이 보이고 왼쪽 아래에는 ‘쥐를 잡자’ ‘오후 7시 쥐약을 놓자’라는 글귀도 보인다. 식량이 부족하던 때, 곡식을 축내는 쥐잡이는 방역보다 더 중요한 연중행사였다. 손성진 국장 sonsj@seoul.co.kr
  • 품앗이 대신 삿대질만…범인 못 잡고 4명 급사

    품앗이 대신 삿대질만…범인 못 잡고 4명 급사

    “그 사건 이후로 주민들이 갈가리 찢겨졌어요. 싫어하는 이웃집을 피해 먼 길로 돌아갈 정도니, 참.” 충남 홍성군 금마면 죽림리 배양마을 이장 이재춘(48)씨는 “말실수를 할까 봐 이웃 간에도 벙어리처럼 지낸다”고 혀를 찼다. 이 마을은 지난해 4월 20일 마을 공동 식수원인 지하수 물탱크에서 독극물이 발견돼 발칵 뒤집힌 곳이다. 사건발생 1년이 됐지만 경찰 수사는 이장 자리를 놓고 벌어진 주민 간의 암투와 음해가 독극물 투입으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심증만 있을 뿐 물증 하나 찾지 못하고 있고, 주민들은 패가 갈려 여전히 으르렁대고 있다. 19일 배양마을에는 따뜻한 봄 햇볕이 내리쬐는데도 냉기가 돌았다. 116가구 220여명의 주민이 살지만 논밭에 홀로 나와 일하는 모습만 간간이 보일 뿐이다. 이씨는 “예전에는 이웃 간 품앗이도 많이 했는데 요즘은 거의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웃 간 농기계를 나눠 쓰던 미덕도 많이 사라졌다. 한 마을 주민은 “일부 노인은 이웃에게 도지를 받고 빌려주던 논밭을 ‘꼴도 보기 싫다’며 거둬들이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4월 20일 오전 10시 30분쯤 마을 뒷산의 30t급 상수도 집수장 물탱크를 청소하던 업체 직원이 제초제인 ‘근사미’ 300㎖짜리 플라스틱 병 세 개와 뜯겨 있는 가루 살충제 ‘파단’ 3㎏짜리 세 봉지를 발견했다. 발견 직후 “물을 마시지 말라”는 마을방송이 나갔지만 시설이 부실해 주민 4분의3이 그날 저녁 때까지 물탱크 물을 받아 마셨다. 상당수 주민이 복통, 식욕부진, 가려움증으로 병원을 들락거렸다. 이 사건이 터진 뒤 전 주민이 경찰 수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마을에 ‘불신’의 더께가 쌓여갔다. 당시 마을의 모든 남자가 경찰에 소환됐다. 150여명은 대전에 있는 충남경찰청에까지 불려가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받아야 했다. 주민들은 경찰서에 갈 때마다 청심환을 먹었고, 외지에 있는 자식들 집으로 피하는 주민도 있었다. 경찰은 500만원의 신고 포상금을 내걸었다. 이 과정에서 ‘누가 경찰에 범인을 제보했다’는 소문이 나면 곧바로 그 집에 쫓아가 “네가 봤냐”며 삿대질과 욕설을 퍼부었다. 말은 떠돌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확신으로 변하기도 했다. 자식까지 동원돼 집안 싸움으로 번졌다. 싸움이 그칠 날이 없었다. 경찰 수사가 서너 달을 넘기자 주민들은 지쳐갔다. 이들은 ‘범인이 잡히면 그 친척들까지 마을에서 몰아내겠다’고 씩씩거렸다. 한 주민은 “경찰이 이쪽에서는 이 말 하고, 저쪽에서는 저 말 하는 바람에 주민들 간에 싸움이 더 커졌다”고 비난했다. 사건 이후 주민 4명의 죽음도 잇따랐다. 지병을 않던 70대 할머니는 갑자기 증세가 악화돼 지난해 여름 숨졌고, 40대 남성은 돌연사했다. 이장 이씨는 “내 아버지(당시 75세)도 지난해 5월 갑자기 말을 못해 병원에 갔더니 폐암진단을 받았고, 5개월 만에 돌아가셨다”면서 “사건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주민들의 사망 원인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어 “군청에서 치료비를 다 보상해 주겠다고 약속했다가 ‘독극물 때문이라는 증거를 가져오라’며 한푼도 주지 않았다”며 “물탱크 소유·관리자가 군수인데 어물쩍 넘어가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은 사건이 발생하자 30여명으로 특별수사팀을 꾸렸다. 경찰은 당시 이장 김모씨와의 연관성에 주목했다. 김씨는 이장을 계속 유지하려 했고, 그 자리를 노리는 주민 한모씨 등 반대파가 ‘이장이 마을회관 등 사업을 독단적으로 추진했다’ ‘수도세 집행에 문제가 있다’며 대립각을 세웠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이장 지지파와 반대파로 갈라졌고 암투와 음해가 판쳤다. 경찰은 증거를 찾지 못했다. 홍성경찰서 관계자는 “심증만 갖고 수사하려니 ‘그림자 게임’을 하는 것 같았다”면서 “조만간 이 사건을 미제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고 다음 달 4일과 12일 경로잔치와 청년회 야유회를 열어 화합을 다지기로 했다. 이승영(54) 비대위원장은 “잔치 한다고 화합이 되겠나. 세월이 약이지”라며 “들이 넓어 가난한 사람이 없고 인심이 좋아 공무원이 오고 싶어 하는 1순위 금마면 배양마을이 왜 이 지경이 됐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지방행정의 달인] 행정달인 18인 릴레이 인터뷰 (5·끝)

    [지방행정의 달인] 행정달인 18인 릴레이 인터뷰 (5·끝)

    ‘제3회 지방행정의 달인’ 릴레이 인터뷰 마지막인 5회째를 게재합니다. 농업 부문에서 화훼 연구에 매진해 ‘꽃의 달인’으로 선정된 충북 농업기술원 김주형(49) 농업연구사, 오미자를 블루오션 산업으로 키운 경북 문경시 농업기술센터 이우식(53) 지방농촌지도사, 친환경 관련 신농법 20여 가지를 개발한 경북 예천군 농업기술센터 김진원(54) 지방농촌지도사를 소개합니다. 열정으로 뭉친 제3회 지방행정의 달인 18명의 제도개선이나 새로운 업무 발굴 사례가 다른 부문에도 도미노처럼 확산되기를 바랍니다. ■ 김주형 충북 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 논문 103편 써내 농업연구원상 단골, 장미 ‘그린펄’로 화훼 한류 이끌어 농업 부문에서 달인으로 선정된 충북 농업기술원 김주형(49) 농업연구사는 ‘꽃의 달인’으로 불린다. 1990년 농촌진흥 분야 공무원으로 처음 발을 디딘 후 화훼 신품종 개발과 보급에 매진한 그는 연구직 공무원으로는 한 번도 받기 어렵다는 농업연구원상을 두 차례나 받은 이 분야의 최고 실력자다. 김 연구사가 개발한 신품종은 해외와 겨뤄도 이길 수 있을 만큼의 경쟁력을 갖췄다. 지난해 개발한 장미 품종 ‘그린펄’은 일본 경매시장에서 본당 170엔으로 최고가에 낙찰됐다. 현지 최상품보다도 50%나 비싼 값이다. 연한 녹색 잎에 가시 없는 줄기가 특징인 그린펄은 ‘화훼 한류’의 새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품종 개발은 그대로 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졌다. 국산 품종은 로열티를 외국에 내지 않는 것만으로도 농가에 큰 이득이 됐다. 장미에서 나오는 추출물인 ‘탄닌’을 산업화하자는 그의 발상은 장미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 줬다. 그는 항산화 작용으로 건강과 미백에 좋다는 탄닌을 활용해 장미오일, 장미차, 장미화장수, 장미음료수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했다. 이들의 판매액은 연간 3억~5억원에 이른다. 또 장미 케이크와 장미 김밥 등도 개발해 일반인의 식탁에 장미를 올려 큰 호응을 얻었다. 그가 이렇게 개발한 신품종은 장미와 난, 백합, 야생화 등 26종에 이른다. 그는 “이른바 ‘종자 전쟁의 시대’라고 불릴 만큼 세계 각국이 종자 산업에 뛰어들고 있었다”면서 “우리나라는 품종 개발의 볼모지였다”고 소회했다. 그가 연구하는 목적은 궁극적으로 농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는 데 있다. 그가 개발한 국화재절화 재배법은 국화 수확을 1년에 1회에서 2회로 늘려 농촌의 부족한 노동력 문제를 해소했다. 국화재절화 재배법은 1년에 약 250시간의 노동력 감소 효과를 가져왔고, 특허 출원돼 전국 시범사업으로 채택됐다. 국화 재배 농가에서는 대부분 이 방법으로 재배하고 있다. 김 연구사가 연구한 국화 ‘일시개화법’도 노동력 절감에 큰 도움이 됐다. 국화가 피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100~120일. 이 가운데 30~40일은 국화를 수확하는 데 소요된다. 그가 개발한 방법은 개화 시기를 균일하게 맞춰 수확 횟수를 줄이는 재배법이었다. 8~12회의 수확 횟수를 6~9회로 줄였고, 17일 이내에 모든 수확이 가능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여름철 고온이 특징인 우리나라 기후 특성상 국화의 색깔이 변하는 것은 농촌의 고민거리였다. 그는 시설 내 광량을 선택적으로 투과시키는 방법으로 국화 퇴색 방지법을 개발해 농촌에 보급해 큰 호응을 얻었다. 김 연구사가 20년 넘는 공직생활 동안 발표한 논문은 103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관련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은 34건이다. 그는 “도전적이고 열정적으로 화훼 연구에 매진했다”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로 ‘처음부터 다시 출발’을 한 경험이 큰 밑걸음이 됐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이우식 경북 문경시 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한약재에 불과했던 오미자를 문경 블루오션으로 年 1000억대 소득 “한약재에 불과했던 오미자를 문경의 블루오션으로 도약시킨 것에 대해 담당 공무원으로 큰 보람을 느낍니다.” 경북 문경시 농업기술센터 이우식(53·지방농촌지도사) 오미자연구담당은 오미자를 문경의 새로운 성장 동력산업으로 이끈 주인공이다. 지난 7년여간 고집스럽게 ‘오미자 연구’라는 한 우물만 팠다. 이 담당은 이번에 농업분야 달인으로 선정됐다. 주변에선 그를 ‘오미자 박사’라고 부른다. 이 담당과 오미자의 인연은 2004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문경 동로농협이 수매한 생오미자가 잦은 비로 폐기 직전에 놓였다는 소식을 듣고 활용 방안을 궁리하던 끝에 사무실에서 시험 삼아 뭉개진 오미자와 소주, 설탕으로 칵테일을 만들었다. 이 담당은 물론 동료까지 붉은빛에 어우러진 단맛, 신맛, 짠맛, 쓴맛, 매운맛 등 다섯 가지 오묘한 맛과 향에 매료됐다. 오미자의 대변신이었다. 이때부터 오미자를 ‘신이 내린 선물’로 여기고 육성에 나섰다. 그는 “고혈압과 뇌졸중 예방 등에 효과 좋은 오미자를 잘 가공하면 ‘제2의 인삼’으로 상품화할 수 있겠다는 신념을 갖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 담당은 생산·가공 등 오미자 연구에 밤낮없이 매달렸다. 어려움도 많았지만 행운도 찾아왔다. 2005년 행정자치부가 전국 낙후 지역 대상 신활력사업 공모에서 그의 오미자 육성 방안이 선정된 것이다. 국비 60억원을 확보할 발판도 마련됐다. 문경시는 2006년 전국 최초로 오미자담당 자리를 만들어 이 담당에게 맡겼다. 그는 이때부터 오미자 육성을 위한 계획을 차근차근 실천에 옮겼다. 그는 오미자를 산업화하려면 무엇보다 재배 면적 확대가 시급하다고 판단, 농가에 재배 자금을 무이자로 알선해 줬다. 가공과 유통, 판매에도 발벗고 나서 같은 해 오미자산업특구로 지정되도록 앞장섰다. 특히 가공연구소를 설립해 오미자와인, 오미자청, 오미자주스 등 고품질의 제품 생산에도 열정을 쏟았다. 120여종에 이르는 제품은 입소문을 타고 국내외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이런 노력으로 문경의 오미자 재배 면적은 2005년 325농가 178㏊에서 지난해 1050농가 800㏊로 4.5배나 늘었다. 같은 기간 연간 생산량은 600t에서 4800t으로 무려 8배나 증가했다. 문경의 대표 농산물이 됐다. 소득도 껑충 뛰었다. 2005년 41억원에 그쳤던 소득이 현재 100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중국 등 9개국에 연간 60여억원 어치의 제품이 수출된다. 이뿐만 아니다. 전국의 공무원과 농민들이 매년 문경 오미자 산업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50~60여 차례씩 찾는다. 이 담당은 “전국 생산량의 45%를 차지하는 문경 오미자 산업은 매년 20% 이상 성장한다”면서 “10년 내에 연간 소득 5000억원 이상의 효자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보였다. 문경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김진원 경북 예천군 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농업기술사 자격증 3종 세트 섭렵, 친환경 신농법 20개나 만들어내 농업 분야 달인 김진원(54·지방농촌지도사) 경북 예천군 농업기술센터 기술개발담당은 화려한 경력의 전문가다. 남들은 하나도 갖기 힘든 기술자격시험의 고시라 불리는 농업기술사 자격증을 3개나 취득했다. 종자기술사, 시설원예기술사, 농화학기술사 등이다. 이 분야 국내 최초다. 10여년 전부터 실력을 인정받아 매년 농촌진흥청과 자치단체 등 전국을 무대로 신농법 강의에 나서고 있으며, 매년 60~70차례 현장 교육 및 상담도 빼놓지 않는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이다. 이런 그를 주위에선 ‘신농법 제조기’라 부른다. 지금까지 개발한 친환경 관련 신농법만도 20여종에 달한다. 2000년 들어 지역 농가를 대상으로 친환경 농업 강의에 나선 게 계기가 됐다. 그는 “당시 웰빙 열풍으로 농가들이 친환경 농업에 큰 관심을 보였으나 정작 농법에 어두웠던 데다 관련 제품마저 부실해 어려움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이를 접한 김 담당은 당장 친환경 신농법 개발 및 보급에 팔을 걷어붙였다. 35년 공직생활 동안 갈고 닦은 지식을 총동원했다. 먼저 같은 해 우렁이를 활용한 친환경 농법을 개발했다. 우렁이 투입 시기를 논바닥 평탄 후 8~15일에서 3일 이내로 대폭 앞당겼다. 결과는 1석 3조였다.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잡초가 제거돼 농경비 절감에다 토양 및 수질 오염까지 예방됐기 때문이다. 2002년엔 축산 농가들의 항생제 사용을 대체할 수 있는 생균제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친환경 고급육 생산과 예천한우 브랜드 육성의 전기를 마련했다. 군은 이를 바탕으로 2005년 전국 공공기관 최초로 생균제 공장을 준공, 지역 500여 한우 농가에 연간 600t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집요한 연구와 시험을 통해 각종 작물 재배에 유용한 친환경 미생물 8종을 개발했다. 이들 미생물은 모든 작물에 적용이 가능하며 병해충 발병 억제에 탁월한 효과가 검증됐다. 화학비료 및 농약에 의존하던 농가에 연간 7만ℓ(7000㏊ 사용량)의 미생물을 공급하기 위한 친환경바이오센터 건립에 앞장선 것도 그였다. 이 밖에 돼지 분뇨 발효 및 퇴비 추출물을 이용한 액비 개발, 담배나방 방제용 살충제 개발, 유황 오리알 생산 기술 개발, 시설하우스용 백련 기술 개발 등 친환경 농업 기술 개발 및 영농에 선도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농업 발전을 위한 그의 연구·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요즘도 담배나방 친환경 방제 기술 및 살충 곰팡이를 이용한 방제 기술 개발에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김 담당은 “내 가슴속에 농민과 농촌에 대한 오롯한 애정이 없었다면 그 어느 하나도 이루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농민이 잘살고 농촌이 발전하는 일에 열과 성을 쏟아붓겠다”고 다짐했다. 예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DB를 열다] 1964년초 주민들이 손으로 잡은 송충이 무덤

    [DB를 열다] 1964년초 주민들이 손으로 잡은 송충이 무덤

    땅을 파서 작은 봉우리처럼 쌓아 놓은 것이 무엇이냐 하면, 바로 엄청난 수의 송충이들이다. 요즘은 송충이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1970년대까지만 해도 산에 가면 송충이가 바글바글했다. 민둥산 녹화사업을 한창 벌이고 있을 때 소나무를 고사시키는 송충이는 국가의 적이었다. 그래서 당국은 봄철이면 공무원들이나 학생, 주민들을 동원해 송충이 잡기에 나섰다. 여학생들은 징그럽다고 싫어했지만, 남학생들은 그저 수업을 하지 않는다는 즐거움에 소풍을 가는 것처럼 산에 올라 송충이를 잡았다. 송충이를 몇 마리 잡느냐가 점수로 매겨지기도 했다. 살충제가 부족해 사람의 손으로 송충이를 잡았지만, 약품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방제법이었다. 나무로 젓가락을 만들어 소나무에 붙은 송충이를 집어 깡통에 넣는다. 한 마리씩 잡는 것이 성에 차지 않을 때는 소나무를 마구 흔들면 송충이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그러다 보면 몸에 떨어져서 송충이 독이 올라 피부가 벌겋게 부어 오르기도 했다. 잡은 송충이들은 구덩이에 넣어 석유를 뿌려 집단 다비식을 했다. 사진은 1964년 2월 25일, 서울 화계동 주민들이 잡은 송충이들이다. 그 양이 무려 150가마니나 된다고 사진 설명에 쓰여 있다. 화계동은 우이동, 번동, 수유동을 관할하던 행정동인데 1970년 5월 동 이름이 없어졌다. 손성진 국장 sonsj@seoul.co.kr
  • 노인 6명 ‘콩나물밥’ 집단중독… 1명 사망

    콩나물밥을 지어 먹은 60~70대 노인 6명이 구토와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다 1명이 사망한 가운데 이들의 구토물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충북 보은경찰서는 25일 청주의 한 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정모(72)씨가 오전 10시쯤 숨졌다고 밝혔다. 정씨 등 5명은 지난 20일 오후 7시쯤 보은군 보은읍 삼산리의 이모(70·여)씨 식당에서 이씨와 함께 콩나물밥을 먹은 뒤 이상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3명은 퇴원했고 이씨 등 나머지 2명은 아직 건강을 회복하지 못했다. 환자들의 구토물에서 ‘메소밀’이라는 농약 성분이 검출됐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통보를 받은 경찰은 해당 농약이 음식물에 들어간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진딧물 방제 등에 쓰이는 원예용 살충제 ‘메소밀’은 무색무취로 독성이 매우 강하다. 경찰 관계자는 “음식물 조리과정에서 실수로 농약 성분이 들어갔는지, 아니면 누군가 고의로 농약을 넣은 것인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은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제3회 지방행정의 달인 선정] 농업 분야

    화훼류 신품종 육성 등 성과 김주형 충북 농업기술원(농업연구사) 화훼류 신품종 육성, 고품질 화훼 안정적 생산과 생력화 기술개발, 친환경 소재개발 등의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화훼산업을 국제적 수준에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품종 육성(25건), 학술발표(103건), 논문게재(35건), 산업재산권 출원(1건), 시책건의(1건), 수상(7건), 성과 홍보(279건) 등 남다를 연구 성과를 거두었다. 친환경 살충제 등 개발 김진원 경북 예천군 농업기술센터(농촌지도사) 축산농가를 위한 생균제, 친환경 영농을 위한 유용미생물, 바이러스를 이용한 담배나방 방제, 살충미생물을 이용한 온실가루이 방제용 친환경 살충제를 개발해 농업기술 발전에 기여했다. 또 시설작물 과학화를 위한 관비 자동화 재배기술 등을 보급하는 등 농업현장에서 일어나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세계 최초 오미자 가공 상품화 이우식 경북 문경시 농업기술센터(농촌지도사) 2005년부터 문경 오미자산업 육성 업무를 실무총괄하면서 오미자 재배면적을 5배 확대했다. 세계 최초로 오미자 가공 상품화에 성공하고 유통 및 마케팅 활성화 등을 통해 오미자를 지역특화 대안농업으로 확고히 정착시킴으로써 문경의 새로운 성장 동력산업으로 이끌었다.
  • “100% 유기농 나라로” 부탄의 실험

    히말라야산맥 동쪽의 작은 나라 부탄이 세계 최초의 ‘유기농 국가’가 되겠다는 야심 찬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 실험은 자신도 농부인 페마 기암초 농림부 장관이 주도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인구 72만명인 부탄은 살충제와 제초제 판매를 금지하고, 가축 배설물 등으로 퇴비를 만들어 사용할 계획이다. 부탄 정부는 유기농으로 바꾸더라도 생산이 오히려 늘어나고 고품질 ‘틈새’ 농산물을 이웃 국가인 인도·중국 등에 더 많이 수출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기농 국가화’ 실험을 주도하고 있는 기암초 장관은 지난주 인도 델리에서 열린 연례 지속가능개발 콘퍼런스에 참석, 유기농 전환 결정에 대해 “실용적이면서도 종교철학적 이유에 기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탄은 산악 지대가 대부분이라서 화학제품을 사용하면 물과 식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며 “전통적인 농사 방식이어서 지금까지도 대체로 유기농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교 신봉 국가로서 자연과의 조화를 지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부탄의 완전 유기농화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많은 농부들이 기후 온난화에 따른 이상 고온으로 생산량이 줄고 있는 것에 대처해 화학제품을 쓰고 있어 정부의 정책 발표에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암초 장관은 “완전한 유기농은 당장 실현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역별, 작물별로 유기농 전환을 점차 이뤄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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