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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닭털 악취 모기 쫓아 말리리아 예방…방사 닭 기생충 많아 맛 떨어질 수도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닭털 악취 모기 쫓아 말리리아 예방…방사 닭 기생충 많아 맛 떨어질 수도

    ‘다사다난’이란 말조차 부족할 만큼 많은 일이 일었던 2016년 ‘원숭이의 해’가 일주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며칠 뒤면 정유년(丁酉年) ‘닭의 해’가 시작됩니다. 60갑자의 서른 번째에 해당하는 정유년은 ‘붉은 닭의 해’라고 합니다. 십간의 ‘정’(丁)이 불의 기운을 상징하기 때문에 닭 중에 붉은 닭이라는 설명입니다.그렇지만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닭의 수난시대’입니다. 지난 11월 중순 H5N6형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처음 발생한 이후 한 달 동안 닭과 오리 등 가금류가 하루 65만 마리꼴로, 지금까지 약 2500만 마리가 살처분됐다고 합니다. ●전 세계 매년 닭고기 1억t 소비 닭은 종교나 문화와 상관없이 인류의 보편적 사랑을 받아온 단백질원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1년에 닭 1억t과 달걀 1조개가 소비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역시 국민 1인당 연간 닭 소비량은 4.97㎏으로 육류 중 돼지고기 다음으로 많이 섭취하고 있습니다. 닭이라고 하면 이처럼 달걀과 노릇노릇하게 튀겨진 프라이드 치킨처럼 먹을 것으로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실제론 과학적으로도 중요한 동물입니다. ‘종의 기원’으로 유명한 영국의 진화학자 찰스 다윈은 전 세계 곳곳에서 닭을 채집해 가축화된 닭의 기원을 연구했습니다. 실제로 2004년 게놈 분석 결과 다윈의 주장은 사실로 드러났고 2014년에는 영국과 독일 과학자들이 닭뼈 화석의 DNA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닭이 1만년 전 중국에서 길들여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얼굴을 찌푸리게 만드는 닭털 특유의 냄새가 모기에 물리는 것을 막아 줘 말라리아를 예방할 수 있다는 놀라운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스웨덴과 에티오피아 공동 연구진이 닭 털의 독특한 냄새를 만드는 나프탈렌과 헥사데칸 같은 4가지 화학성분이 모기에 물리는 것을 막아주는 ‘물리적 장벽’ 역할을 해 준다는 연구 결과를 낸 것입니다. ●커뮤니케이션 진화 단서도 닭에서 찾아 2010년에는 미국 워싱턴대 의대 연구자들이 닭을 이용해 사람의 언어학습과 커뮤니케이션 행동의 특징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보여주는 단서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했습니다. 부모에게서 독특한 발성법을 배워 소통에 이용하는 ‘제브라핀치’라는 새의 수컷 유전체 염기서열을 해독해 소리는 내지만 소통에 활용하지 못하는 닭의 게놈과 비교한 결과 신경세포 간 소통을 조절하는 유전자들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입니다. 또 마당이나 들에 풀어 키우는 토종닭이 육계닭보다 맛있다는 한국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는 재미있는 연구도 있습니다. 올해 초 미국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대(UC리버사이드) 연구진은 넓은 공간에 자유롭게 풀어서 키우는 방사닭이 좁은 양계장에서 키우는 닭보다 더 많은 기생충을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동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의학곤충학 저널’에 발표했습니다. 넓은 공간에 닭을 풀어놓고 키우는 것이 동물의 스트레스를 줄일 수는 있겠지만 기생충 등으로 인한 고통이나 통증은 더 심할 것이라는 연구진의 설명입니다. 한때 조류독감으로 불렸던 AI의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한 다양한 과학연구에 기여해 온 닭들의 고난이 언제 끝날지 예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 어린이와 청소년, 노약자들을 중심으로 인간 독감까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연말연시에 조류와 사람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두 독감의 공통점은 확산 원인과 경로에 대해 방역당국이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유년은 부지런하고 명석한 닭의 기운이 문제들을 명쾌하게 수습하고 해결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새해가 시작되기 전에 독감들부터 빨리 정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dmondy@seoul.co.kr
  • 이란도 AI 파동에 몸살..수십만 마리 조류 살처분

    이란도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고통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은 이란에서 최근 AI 확산으로 닭과 병아리 수십만 마리가 살처분됐다고 현지 언론을 인용해 27일 보도했다. 이란 관영 이르나(IRNA) 통신은 이란 관리의 말을 통해 최근 몇 주 동안 이란 7개 주 전역에 AI 바이러스가 퍼져 조류 수십만 마리가 죽었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이란 환경보호기구는 중부 미간 지역의 습지대에서 야생 조류 1000마리가 숨진 것을 발견했다. 이들 조류 대부분은 기러기들로 밝혀졌다. 이르나 통신은 최근 며칠간 H1N8과 H1N 5형 AI가 창궐하면서 카즈빈주에 있는 한 농장에서는 닭 6만 3000마리와 산란계, 햇병아리 80만 마리가 살처분됐다고 전했다. 지난주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1월 중순 이후 이란 전역에서 9가지 유형의 인플루엔자로 72만 5000마리의 조류가 처분됐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란에서는 현재 조류 사냥이 금지돼 있다. AI 감염 전파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심산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닭털 악취 모기 쫓아 말리리아 예방…방사 닭 기생충 많아 맛 떨어질 수도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닭털 악취 모기 쫓아 말리리아 예방…방사 닭 기생충 많아 맛 떨어질 수도

    ‘다사다난’이란 말조차 부족할 만큼 많은 일이 일었던 2016년 ‘원숭이의 해’가 일주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며칠 뒤면 정유년(丁酉年) ‘닭의 해’가 시작됩니다. 60갑자의 서른 번째에 해당하는 정유년은 ‘붉은 닭의 해’라고 합니다. 십간의 ‘정’(丁)이 불의 기운을 상징하기 때문에 닭 중에 붉은 닭이라는 설명입니다.그렇지만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닭의 수난시대’입니다. 지난 11월 중순 H5N6형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처음 발생한 이후 한 달 동안 닭과 오리 등 가금류가 하루 65만 마리꼴로, 지금까지 약 2500만 마리가 살처분됐다고 합니다. ●전 세계 매년 닭고기 1억t 소비 닭은 종교나 문화와 상관없이 인류의 보편적 사랑을 받아온 단백질원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1년에 닭 1억t과 달걀 1조개가 소비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역시 국민 1인당 연간 닭 소비량은 4.97㎏으로 육류 중 돼지고기 다음으로 많이 섭취하고 있습니다. 닭이라고 하면 이처럼 달걀과 노릇노릇하게 튀겨진 프라이드 치킨처럼 먹을 것으로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실제론 과학적으로도 중요한 동물입니다. ‘종의 기원’으로 유명한 영국의 진화학자 찰스 다윈은 전 세계 곳곳에서 닭을 채집해 가축화된 닭의 기원을 연구했습니다. 실제로 2004년 게놈 분석 결과 다윈의 주장은 사실로 드러났고 2014년에는 영국과 독일 과학자들이 닭뼈 화석의 DNA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닭이 1만년 전 중국에서 길들여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얼굴을 찌푸리게 만드는 닭털 특유의 냄새가 모기에 물리는 것을 막아 줘 말라리아를 예방할 수 있다는 놀라운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스웨덴과 에티오피아 공동 연구진이 닭 털의 독특한 냄새를 만드는 나프탈렌과 헥사데칸 같은 4가지 화학성분이 모기에 물리는 것을 막아주는 ‘물리적 장벽’ 역할을 해 준다는 연구 결과를 낸 것입니다. ●커뮤니케이션 진화 단서도 닭에서 찾아 2010년에는 미국 워싱턴대 의대 연구자들이 닭을 이용해 사람의 언어학습과 커뮤니케이션 행동의 특징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보여주는 단서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했습니다. 부모에게서 독특한 발성법을 배워 소통에 이용하는 ‘제브라핀치’라는 새의 수컷 유전체 염기서열을 해독해 소리는 내지만 소통에 활용하지 못하는 닭의 게놈과 비교한 결과 신경세포 간 소통을 조절하는 유전자들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입니다. 또 마당이나 들에 풀어 키우는 토종닭이 육계닭보다 맛있다는 한국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는 재미있는 연구도 있습니다. 올해 초 미국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대(UC리버사이드) 연구진은 넓은 공간에 자유롭게 풀어서 키우는 방사닭이 좁은 양계장에서 키우는 닭보다 더 많은 기생충을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동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의학곤충학 저널’에 발표했습니다. 넓은 공간에 닭을 풀어놓고 키우는 것이 동물의 스트레스를 줄일 수는 있겠지만 기생충 등으로 인한 고통이나 통증은 더 심할 것이라는 연구진의 설명입니다. 한때 조류독감으로 불렸던 AI의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한 다양한 과학연구에 기여해 온 닭들의 고난이 언제 끝날지 예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 어린이와 청소년, 노약자들을 중심으로 인간 독감까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연말연시에 조류와 사람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두 독감의 공통점은 확산 원인과 경로에 대해 방역당국이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유년은 부지런하고 명석한 닭의 기운이 문제들을 명쾌하게 수습하고 해결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새해가 시작되기 전에 독감들부터 빨리 정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dmondy@seoul.co.kr
  • [산업기반 흔드는 AI] “방역은 전쟁… 경보시스템 갖춰 토착화 대비해야”

    철저한 소독·출입통제는 기본 어떻게든 막아낸다 생각 버리고 비위생적인 사육 환경 개선해야 조류인플루엔자(AI) 및 방역 관련 전문가들은 부실한 초기 대응이 재앙을 불러왔다면서 지금이라도 ‘전쟁’에 나서는 각오로 방역에 임해야만 통제 가능한 단계로 갈 수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방역당국과 농가가 투명성을 높여 유기적으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중·장기적으로는 전염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비위생적 생육 환경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방역당국과 농가의 초기 대응이 엉망이었다고 지적했다. 서상희 충남대 수의학과 교수는 26일 “일본은 AI 발생 즉시 정부 차원에서 전국 단위의 방역을 실시했지만, 우리나라는 철새 이동 경로를 제외한 농가는 그대로 방치해 뒀다”면서 “이런 초기 대응의 차이가 80여만 마리만 살처분하고 AI를 막아낸 일본과 우리의 차이를 불러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은 최초 발생 2시간 만에 총리실에 대책반을 만들어 총리 주도의 대응 체제를 가동했지만 우리 정부는 첫 발견 닷새 만에야 관계부처 회의를 열었다. 현장에서 수칙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문제가 증폭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태평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방역은 전쟁이다. 대충해서는 백전백패다. 원칙대로 철저히 소독하고,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모든 방역수칙을 철두철미하게 지켜야 한다”면서 “하지만 이런 것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재홍 서울대 수의과대학장은 “살처분 현장을 철저히 통제했어야 하는데, 산란계가 차량 소독도 안 된 상태에서 오가는 등 현장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이렇다 보니 바이러스가 외부로 새 나가면서 확산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AI를 여러 차례 겪으면서 3~4개월 만에 어떻게든 막아내는 패턴이 반복되다 보니 경각심이 떨어졌던 것도 원인 중 하나”라면서 “정부 고위 책임자와 농가들의 낮은 위기의식이 화를 불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선은 적극적인 방역으로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문제점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이번 AI의 감염경로를 철저히 조사해 어디에서 바이러스가 전파됐는지, 또 방역의 문제점은 어디에 있었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전염병 확산과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양계 환경을 조성하고, 관련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장 전 장관은 “다른 나라에 비해 밀집도가 높고 비위생적인 사육 환경이 질병 발생과 확산에 취약한 이유로 꼽히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축사 운영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면서 “AI의 토착화 징후가 보이는 만큼 경보 시스템을 손질하고 중점관리지역을 정해 예찰을 강화하고, 백신 도입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통계기반 확충과 함께 국제 공조 감시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서울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산업기반 흔드는 AI] 빠르고 독한 AI, 더딘 살처분… 산란계 정상화 1년 이상 걸릴 듯

    [산업기반 흔드는 AI] 빠르고 독한 AI, 더딘 살처분… 산란계 정상화 1년 이상 걸릴 듯

    역대 최악의 조류인플루엔자(AI)가 국내 가금 산업의 존립을 뿌리부터 위협하고 있다. 전체 사육 규모의 4분의1 이상이 이미 도살된 산란계 산업의 경우 정상화까지 길게는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축산농가에 대한 살처분 보상금으로만 1500억원 이상의 국고 지출이 예상된다. 정부가 단호하고 예외 없는 초기 방역 대신 농가와 산업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며 소극적인 대책을 내놓는 바람에 피해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 탄핵 과정의 국정 공백으로 AI 대응이 늦어졌다는 비판에서도 정부는 자유롭지 못하다. ●경북·제주 빼고 모든 시·도 뚫려 첫 발생은 지난달 16일이었다. 전남 해남 산란계 농장과 충북 음성 육용오리 농장에서 AI 의심 신고가 들어왔다. 정부가 충남 천안 야생조류 분변에서 H5N6형 고병원성 AI가 확진됐다고 밝힌 지 닷새 만이었다. ●오리는 전체의 24.1% 211만 마리 묻어 이후 충청·호남권 오리 농장을 중심으로 퍼지던 AI는 이달 초 경기 포천 등 산란계 농장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급기야 ‘AI 안전지대’로 남아 있던 경남의 양산 산란계 농장에서 지난 24일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이튿날 경남 고성 육용오리 농장에서도 폐사 신고가 들어왔다. 경북과 제주를 제외한 8개 시·도 32개 시·군의 방역망이 뚫린 것이다. 26일 기준 531개 농가에서 2614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다. 계란을 낳는 산란계는 국내 사육의 26.9%인 1879만 마리가 몰살됐다. 산란계를 낳는 종계는 전체 사육 규모의 44.6%인 37만 8000마리가 땅에 묻혀 말 그대로 ‘씨가 마른’ 상황이다. 오리는 전체의 24.1%인 211만 5000마리가 살처분됐다. 또 농가는 아니지만 대구에서도 AI에 감염된 야생조류 사체가 발견됐다. 대구지방환경청이 지난 22일 대구 동구 신서동 아파트단지에서 발견한 큰고니 사체를 국립환경과학원에 맡겨 검사한 결과, AI 바이러스(H5N6형)가 이날 검출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는 두 가지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됐다. 국내에 처음 들어온 H5N6형은 병원성이 강해 폐사 속도가 빠르다. 반면 지난 19일 경기 안성의 야생조류 분변에서 확인된 H5N8형 AI는 잠복기가 길어 발견이 쉽지 않고 전염도 막기 어렵다. 2014년부터 2년에 걸쳐 국내 농가를 끈질기게 괴롭힌 유형이다. 정부는 지난 19일부터 AI 위기경보 단계를 가장 높은 ‘심각’으로 올려 사실상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AI 확산세는 잡힐 기미가 없다. 특히 경남 최대 산란계 밀집 사육지역인 양산에 바이러스가 옮겨붙자 방역당국은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지난 2일 창녕 우포늪에서 발견된 큰고니 사체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됐을 때만 해도 정부는 가금 사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고, 전국에 적용되는 AI 긴급행동지침(SOP)보다 훨씬 강화된 방역조치를 경남에서 시행 중이라며 ‘낙동강 전선’ 사수에 자신감을 보였었다. ●이동제한 위반 등 방역 허술 AI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살처분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살처분 발생 농가는 24시간 내 처리가 원칙이다. 살아 있는 닭으로부터 바이러스가 대량으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살처분과 방역에 지금까지 7만 1520명이 동원됐지만 아직 살처분 대상인 50개 농가 159만 7000마리의 처리는 지연되고 있다. 성환우 강원대 수의학과 교수는 “신속한 살처분을 위해 자위대를 투입한 일본처럼 우리도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군 부대 인력의 지원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방역 허점도 문제다. 당국에 따르면 소독을 하지 않은 사례 8건을 포함해 이동 제한을 위반하는 등 방역 법령을 어긴 경우가 25건에 이른다. 일부에서는 효과가 떨어지는 ‘물소독약’을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한다. 이준원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올해 초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시판 중인 소독제의 효능을 시험한 결과 170개 중 27개의 효능이 미흡하다고 판정돼 생산을 중단하고 모두 수거했다”면서 “다만 아직 반납되지 않은 약을 농가가 가진 경우가 많아 재수거를 하고 외부 기관을 동원해 효능을 다시 시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4년·2015년 AI 땐 2381억 들어 AI 피해 규모가 늘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들인 돈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정부는 가축을 살처분한 농가에 귀책사유에 따라 시가 수준의 5~80%를 제외한 금액을 보상금으로 준다. 지금까지 국비 1268억원, 지방비 317억원 등 1585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농식품부는 추산했다. 이 외에 생계안정자금(10억원)과 소득안정자금 등이 지급된다. 지자체가 부담하는 살처분에 드는 인건비(인당 13만~15만원)와 매몰비용 등은 별도다. 정부는 2014~2015년 AI 발생으로 2381억원의 재정을 쓴 바 있다. 이 차관은 “살처분 보상금에 편성된 올해 예산 280억원과 내년 예산 400억원이 부족하면 축산발전기금을 투입하고 그것마저 모자라면 예비비를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산업기반 흔드는 AI] 점심엔 삼계탕·오리탕…지자체 소비촉진 운동

    조류인플루엔자(AI)가 닭과 오리 외식업체를 강타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가 최근 닭과 오리 외식업소 94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4곳이 AI 발생 이전인 10월 대비 54.8% 매출 감소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살처분으로 가격이 연일 치솟는 달걀과는 반대로 크게 줄어든 생닭 소비로 인해 산지 닭 가격이 뚝 떨어져 회복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공급이 줄어들었다는 이유로 외식업소에 배달되는 닭 가격은 오히려 상승해 닭을 취급하는 외식업계는 매출 감소와 공급가격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자체들은 닭과 오리 소비 촉진운동에 나섰다. 대구시는 매주 수요일을 닭과 오리 먹는 날로 정했다. 앞으로 대구시청 구내식당에서는 매주 수요일 닭이나 오리 요리가 나온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20일 대구시청 인근 식당에서 출입기자 20여명과 점심으로 삼계탕을 먹은 데 이어 저녁에도 지역 8개 구·군 단체장들과 정책간담회를 하고 닭요리로 식사를 했다. 22일에는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한국치맥산업협회 송년의 밤 행사에 참석해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또 23일에는 대구시청 구내식당에서 대구상공회의소, 농협중앙회 대구지역본부, 대구축협, 대한양계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한국외식업중앙회 대구시지회 관계자가 참가한 가운데 닭고기 소비 촉진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참석자 1000여명이 먹은 메뉴는 삼계탕이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서울시내에 유통되는 닭과 오리고기, 달걀은 안전하니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며 “AI에 감염된 닭은 깃털이 빠지지 않고 검붉게 굳어지면서 죽기 때문에 시장 출하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광주 북구 직원들은 최근 신안동 오리고기거리의 한 식당에서 점심때를 이용해 오리탕을 먹었다. 북구는 부서별로 점심 식사 때 닭·오리고기 소비촉진 운동을 펼쳐 나가고 있다. 충북농협도 이날 AI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도내 양계 농가를 돕기 위해 매주 수요일을 ‘닭고기 먹는 날’로 정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산업기반 흔드는 AI] 생닭값이 묘하네… 마트엔 남아도는데 치킨집 공급 가격은 올라

    살처분 탓 생산 줄었다며 외식업계 공급가는 올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계의 달걀 부족 현상과 닭고기 외면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대체재가 없는 달걀은 공급 물량 감소와 가격 상승 등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돼지고기 등 대체재가 있는 닭고기는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아 농가에서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26일 국내 1위 닭가공업체 하림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지난주 닭고기 매출 감소율은 20%로 전주(15%)보다 5% 포인트가 더 줄었다. 하림 관계자는 “앞으로 수요 예측이 전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현재로서는 70도 이상으로 익혀 먹으면 닭고기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을 최대한 알려 닭고기 소비 촉진을 유도하는 방법 외에는 대책이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12월 이후 매장 내 닭고기 매출이 10% 이상 감소했다”면서 “반면 닭고기와 가격대가 비슷한 수입 돼지고기로 수요가 많이 옮겨가 수입 돼지고기는 80% 정도 매출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한 대형마트 닭고기 매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판매원은 “고객들에게 닭고기가 안전하다고 이야기하고 구입을 권유해도 구매를 기피하는 경향이 늘었다”고 전했다. 반면 달걀은 없어서 못 팔고 있다. 지난 21일부터 달걀 판매를 ‘1인 1제품’으로 제한한 이마트 달걀 매출은 가격이 오르면서 금액기준 매출이 12월 이후 30%가 증가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가장 가격이 저렴한 30구 판란 제품은 일부 매장의 경우 오전 중에 매진되고 전체 점포의 70% 이상이 저녁 이전에 당일 모든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이마트보다 하루 먼저 1인 1제품으로 달걀 판매를 제한한 롯데마트 역시 12월 이후 전년 동기 대비 달걀 물량이 70% 수준에 그치고 있음에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가 증가했다. 홈플러스의 경우 아직까지 달걀 판매 제한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지만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달걀 공급 물량은 전년 대비 10~20% 정도 감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산업기반 흔드는 AI] 계란값 40% 치솟자 예약 사태… 새달엔 ‘생닭 대란’ 우려도

    [산업기반 흔드는 AI] 계란값 40% 치솟자 예약 사태… 새달엔 ‘생닭 대란’ 우려도

    대리 구입 성행…사재기까지 빵집은 연말 대목 놓쳐 발 동동 식당엔 달걀찜·달걀말이 없애 살처분 영향으로 병아리 격감 생닭 가격 급등 가능성 커져 “달걀이 금값이라고 해서 30개짜리를 두 판 예약해서 받아왔어요. 마트도 한 사람에 한 판씩만 판다고 하잖아요.” 경기 화성에 사는 김모(42·여)씨는 동네 육계가공품 매장에서 달걀을 예약 판매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 판 더 구매했다. “아이가 둘이라 달걀 소비가 많은데 요즘은 구하기도 힘들지만 비싸잖아요. 한 판에 4200원이면 싼 편이니까 넉넉히 샀죠.” 조류인플루엔자(AI)의 여파로 한 달 만에 달걀 가격이 40% 가까이 치솟자 예약까지 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빵집은 연말 대목을 놓쳤다며 발을 동동 구르고, 학교에 빵을 공급하는 데 차질이 생긴 경우도 있었다. 1인당 한 판씩만 파는 마트에서는 지인에게 달걀을 더 사 달라고 부탁하는 경우까지 생겼다. 서울 마포구에서 개인 제과점을 운영하는 홍모(42·여)씨는 달걀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크리스마스 케이크 예약을 받지 못했다. 그는 “달걀은 신선식품이라 쟁여 둘 수 없으니 케이크를 당일 판매만 했다. 가격도 당장 올릴 수 없어 매출이 크게 줄 것 같다”고 말했다. 강원도 횡성에 있는 한 제과업체도 이달 초부터 학교 급식으로 납품하던 빵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위약금 등으로 5000만원가량 피해가 예상된다”고 울상을 지었다. 일선 식당의 경우 달걀찜이나 달걀말이 등의 메뉴를 중단한 곳도 적지 않다. 하지만 대형 마트의 경우 달걀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이상 늘었다. 불안 심리에 의한 사재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마트의 경우 달걀 가격(한 판)은 AI 발병 전에 5980원이었지만 이달 8일 6280원으로 올랐고 22일에는 6980원까지 치솟았다. 판매량도 올랐다. 이달 1일부터 25일까지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6% 올랐다. 롯데마트도 6000원에서 3차례 올라 7290원에 팔고 있는데 1~24일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한 마트 관계자는 “공급 부족에 불안 심리까지 겹치면서 추가 가격 인상 가능성도 있다”며 “농가에서 주로 15개 포장 제품을 내놓고 있어 한 판짜리 달걀 품귀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에 사는 홍모(32)씨는 “그래도 마트가 수급이 제일 좋다고 해서 지인과 한 판씩 사려고 했는데 일행당 한 판만 살 수 있다고 하더라”며 “대리 구매가 워낙 많아 검사를 엄격히 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AI로 병아리가 크게 줄면서 내년 1월 중순이나 2월 초부터는 생닭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육계는 아직 AI 확진 판정을 받지 않았지만 AI 발병 농장에서 반경 10㎞ 이내에는 ‘병아리 입식’이 전면 금지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육계는 냉동육이 있어서 즉각 가격이 오르진 않겠지만 내년 초부터 생닭 가격이 급격하게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전국 덮친 AI, 산업기반 뒤흔든다

    전국 덮친 AI, 산업기반 뒤흔든다

    40일 만에 2600만 마리 살처분 국내 전체 가금류의 16% 해당제빵·제과·육가공업 피해 급증 ‘제2의 대만 구제역’ 사태 우려 1997년 3월 대만에서 68년 만에 돼지 구제역이 발생했다. 방역 당국이 ‘전면적인 살처분이냐, 예방 접종이냐’를 고민하는 사이 구제역 바이러스는 단 2주 만에 대만의 양돈산업에 괴멸적 수준의 타격을 입혔다. 대만은 당시 식육가공과 사료, 수송 등 관련산업 150여곳에 미친 손실 규모가 최대 8조원에 이르렀다고 추정했다. 그 후폭풍은 20년째 이어지고 있다. 세계 어느 국가도 대만산 돼지고기를 수입하지 않고 있다. 대만이 한때 일본 돼지고기 수입의 40%를 차지했다는 사실은 완전히 잊혀진 얘기가 됐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제2의 대만 구제역’ 사태로 비화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먼저 나타난 H5N6형 바이러스의 전파 속도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2014~2015년 국내에 막대한 피해를 안겼던 H5N8형 바이러스까지 나타나 점차 감염 지역을 넓혀 가고 있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4일 의심 신고가 접수된 경남 양산시의 산란계(알 낳는 닭) 농가는 AI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남 최대의 산란계 사육지인 양산시가 결국 뚫리고 만 것이다. 전날에는 고성군의 육용오리 농장에서도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경남에서 본격적으로 AI가 창궐하는 모습이다. 이제 전국 도 단위에서 AI가 발생하지 않은 곳은 경북과 제주 2곳뿐이다. AI 확산에 따른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달 16일 전남 해남 농가에서 첫 의심 신고가 접수된 지 40일 만에 국내 전체 가금류의 15.8%인 2614만 마리가 도살됐거나 살처분이 진행되고 있다. 제빵·제과, 육가공을 비롯한 관련 산업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미 직·간접 피해 규모가 7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이어져 전체 가금류의 30%가 살처분되면 피해액은 1조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AI 감염 경로가 겨울 철새로 확인되면서 해마다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양계산업의 기반뿐 아니라 관련 가공산업도 흔들릴 수 있다. 육계협회 관계자는 “해마다 AI가 발생한다면 오리의 경우 일본처럼 사육 기반을 없애고 수입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전북도 간부 공무원 AI 살처분에 투입

    전북도 간부 공무원 AI 살처분에 투입

    전북도가 5급 이상 간부 공무원들은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살처분 현장에 긴급 투입했다. 전북도는 26일부터 간부 공무원 270명을 2개 조로 나눠 AI 살처분과 매몰 현장에 참여토록 했다. 첫날에는 김일재 행정부지사, 이선재 소방본부장 등 간부 공무원 100여명이 김제시 용지면 닭과 오리농장 살처분 현장에 지원을 나갔다. 이들은 이날 아침 백신을 맞고 교육을 받은 뒤 타미플루 처방을 받아 살처분 현장으로 투입됐다. 전북도 관계자는 “AI 확산을 막기 위해 간부 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하는 차원에서 살처분 현장에 참여키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에서는 산란계 밀집 지역인 김제시 용지 양계 농가에 대한 예방적 살처분이 진행 중이다. 27일까지 살처분을 완료할 계획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농축산부 AI 대응에 군병력 동원한다지만, 국방부는 ‘살처분에 참여않는다’는 내부 방침

    농축산부 AI 대응에 군병력 동원한다지만, 국방부는 ‘살처분에 참여않는다’는 내부 방침

    농림축산식품부가 26일 고병원성확산을 막기 위해 ‘군병력을 동원’한다고 했지만, 실효성이 떨어지는 ‘대국민 홍보용’이라는 지적이 현장에서 나왔다. 또 정부가 AI 발병 초기 군 병력을 활용한 확산 방지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서 신속한 대응에 실패했던 것 아니냐는 일부의 지적도 제기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AI가 발생한 시·군에서 인근 부대에 인력 투입을 요청하면 병력을 지원토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방부는 2008년 이후로 내부 지침에서 ‘군병력은 직접 살처분에는 참여하지 않고 사후 관리’만 하도록 정해 놓은 상태다. 이는 2008년 AI가 기승을 부리자 군병력을 투입해 전북 순창군 양계 농가의 살처분에 참여했다가 일부 병사에서 AI감염 의심 증상 등을 보여 서울신문을 비롯해 언론에서 문제를 삼았고, 이에 이런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집단생활을 하는 군부대 내에 AI가 확산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한다며 이같은 지침을 마련했다”면서도 “2008년에 AI 감염 의심 증세를 나타낸 병사는 없었다”고 이날 주장했다. 국방부는 “농식품부에도 2011년 AI 대응 메뉴얼에서 군병력의 살처분 동원 내용을 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AI 확산이 이미 심각해진 이달 중순쯤에야 국방부가 공식적인 지원 요청을 받고 관련 부서를 통한 지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안다”며 “군 병력을 초기부터 AI 확산 차단 지원에 활용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군 투입’을 밝힌 이날 전북 김제시가 용지면 살처분 현장에는 육군 향토사단 김제 대대 병력 35명이 투입됐지만, 살처분 현장에는 가지 않았다. 김제 대대의 병력은 살처분이 실시된 농가의 청소, 소독 등 사후 처리에 투입될 예정이었지만, 겨울비가 오는 등으로 이날은 통제 초소 근무만 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실제 현장에서 절실하게 요청되는 것은 살처분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인력”이라면서 “군병력이 직접 살처분 현장에 투입되지 않는 것은 감염을 우려한 국군 장병 부모들의 걱정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지자체가 군에 지원을 요청하기 전에 해당 부대장들이 지자체를 직접 방문해 선제적으로 지원 소요를 확인하고 지원을 실시하는 등 ‘찾아가는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편, AI는 인체에 감염이 우려되는 인수공통전염병이어서 기자들의 현장 접근도 엄격히 통제 된다. 현지 르포를 하기 위해서는 백신을 맞고 교육을 받은 뒤 타미플루 처방을 받아야 한다. 현장에 들어가려면 방역복은 필수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경남도 AI 확산 우려, 산란계 농장과 오리사육농장서 발생 잇달아

    경남도 AI 확산 우려, 산란계 농장과 오리사육농장서 발생 잇달아

    경남에서 양산군 산란계 사육농장에 이어 고성군 오리 사육농장에서도 잇달아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AI 확산이 우려된다. 경남도는 26일 고성군 마암면 한 오리사육농장에서 지난 25일 오후 5시 40분쯤 AI 의심 신고를 해 축산진흥연구소 정밀검사 결과 H5형 AI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해당 농장 주인은 “키우고 있는 오리 가운데 40여 마리가 목이 돌아가는 증상이 나타나 폐사했다”며 고성군을 통해 경남도 AI 가축방역대책상황실로 신고했다. 도와 군은 해당 농장에서 사육하고 있는 오리 1만 1000마리를 이날 모두 긴급 예방 살처분해 매몰했다. 또 AI 확산을 막기 위해 해당 농가 이동제한과 출입통제, 축사·차량·축산기자재 등을 긴급방역했다. 도는 AI가 확인된 고성군 오리 사육농가 반경 500m(관리지역) 안에는 6개 농가에서 3만 2000마리, 500m~3㎞(보호지역) 이내는 40개 농가가 2만 마리, 3㎞에서 10㎞(경계지역) 안에는 357개 농가에서 37만 2000마리의 가금을 사육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5일 양산시 상북면 한 산란계 농장(닭 5만 3000여 마리 사육)에서 AI가 확인돼 도와 시는 해당 농장을 포함해 AI 발생농장 500m 이내 산란계 농장에서 사육중인 닭 모두 10만 6000여마리를 긴급 살처분해 매몰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경남도 AI 뚫렸다

    경남도 AI 뚫렸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병 이후 도살 처분이 완료됐거나 예정인 가금류가 2500만 마리를 넘어선 가운데 그동안 ‘AI 청정지대’였던 경남도 결국 뚫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전국 도 단위에서 AI가 발병하지 않은 곳은 경북과 제주 2곳뿐이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날 경남 양산시에 있는 5만 3000마리 규모의 산란계(알 낳는 닭) 농가에서 AI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그동안 의심 신고가 100% 확진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도 확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방역 당국은 보고 있다. 앞서 경남 지역 야생조류의 AI 확진 판정도 2건이나 있었다. 전체 의심 신고 113건 가운데 100건이 확진됐고 나머지 13건은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확진 농가를 비롯해 예방적 도살처분 이후 검사 과정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곳까지 포함하면 AI 양성농가는 모두 260개로 집계됐다. 발생 지역은 8개 시·도, 32개 시·군이다. 461개 농가에서 가금류 2343만 1000마리가 살처분됐고, 58개 농가에서 가금류 226만 마리의 살처분이 이뤄지고 있다. 이 중 79%가 닭으로 피해가 가장 심각하다. 농식품부는 AI 여파로 계란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일부 농가에서 의심 신고를 늦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지방자치단체와 생산자단체의 참여하에 식용란 출하량과 종오리장 산란율을 점검하기로 했다.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은 26일 경남 지역의 AI 발생에 따른 추가 방역대책을 발표한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경남마저도”…양산 산란계 농가서 AI 첫 확인

    경남지역 산란계 농가 가금류에서 처음으로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다. 경남도는 25일 양산시 상북면 산란계 농장 AI 의심 닭을 AI 검사한 결과 ‘H5형 AI’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도와 양산시는 AI가 다른 농장으로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 AI 발생 농장을 포함해 500m 이내 인근 6개 농가에서 키우고 있는 닭 10만 6000여마리를 긴급 살처분해 매몰했다. 이와 함께 경계지역 내 이동통제 초소와 거점소독시설을 확대하고 3㎞ 내 가금사육농가의 살처분 범위를 정하기 위해 이날 경남도가축방역협의회도 열 방침이다. 이 같은 조치는 H5형이나 H7형 AI가 확인되면 고병원성 여부와 관계없이 고병원성 AI에 준한 방역조치를 한다는 농림축산식품부의 AI 방역실시요령에 따른 것이다. 고병원성 여부는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결정하며 결과는 오는 28일쯤 나올 전망이다. 앞서 도와 양산시는 이 농장이 지난 24일 AI 의심신고를 함에 따라 해당 농장에 초동방역팀을 투입해 이동을 통제하고 농장 내외부와 인근 도로를 소독했다. 또 10㎞ 안 198농가에서 사육하고 있는 닭 132만여 마리의 이동을 제한하고 차량과 가금농가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양산지역은 242농가에서 148만 9000여마리의 가금류를 사육하고 있는 산란계 밀집지역이다. AI가 확인된 양산 산란계 농가는 지난 24일 오후 6시쯤 양산시를 통해 ‘경남도 AI 가축방역대책상황실’로 AI 의심신고를 했다. 해당 농장주가 “닭 6마리가 꾸벅꾸벅 조는 증상을 보인다”고 신고를 해 축산진흥연구소에 AI 정밀검사를 의뢰한 결과 AI로 확인됐다. 경남에는 그동안 주남저수지와 우포늪 등 철새도래지에서 수거한 야생조류 폐사체와 분변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돼 AI가 닭·오리 농가로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 축산차량 소독 등 예방조치를 강화했으나 결국 산란계농장에서 AI가 발생했다. 도는 AI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도내 18개 모든 시·군에 새해맞이 행사 취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민원기 경상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는 “불특정 다수인이 참석하는 행사 개최 때 축산업 종사자가 참석하면 AI 유입이나 확산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신선란·액란 관세 일시면제… 항공비 절반 지원

    발병 이후 가금류 2420만 마리 살처분 파리바게뜨, 롤케익 등 생산 잠정 중단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계란 가격이 치솟자 정부가 ‘액란’(liquid egg)을 비롯한 계란 가공품과 신선 계란을 수입한다. 원활한 수입을 위해 관세를 일시적으로 면제해 주고 항공 운송비도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50% 이상 지원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16일 AI 발병 이후 도살 처분이 완료됐거나 예정인 가금류는 모두 2420만 3000마리로 집계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제빵·제과용 난황(알의 노른자)과 난백(흰자), 액상전란 등 8가지 계란 가공품에 대해 0%의 할당 관세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는 제품별로 8~30%인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국내 제과·제빵업체의 계란 가공품 사용량은 전체 유통량의 21.5%로 파악되고 있다. 나머지는 신선 계란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전문점 파리바게뜨는 계란 부족으로 카스테라와 머핀, 롤케익 등 19개 품목의 생산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 SPC 관계자는 “달걀 공급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계란 수급 상황이 정상으로 돌아올 때까지 생산을 중단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신선 계란도 수입하기로 하고 계란 가공품과 마찬가지로 할당 관세(27%) 0%를 적용한다. 여기에 항공 운송비도 지원해 수입 계란이 가격 경쟁력을 갖추도록 할 계획이다. 수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물류비로 인해 아무도 계란을 수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각의 비판을 감안한 조치다. AI 발생국으로부터는 산란용 닭이나 계란 수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는 미국과 캐나다, 스페인,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수입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계란을 수입한 사례가 거의 없었다. 농식품부는 국제계란위원회(IEC)의 ‘2015년 연차 보고서’를 인용해 “AI 청정국인 미국과 캐나다, 호주의 계란 가격이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항공 운송비 지원 비율은 관계 부처와 협의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지만 50% 이상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산란계’(알을 낳는 닭) 수입도 추진한다. 계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산란용 종계뿐 아니라 병아리도 수입하고 항공 운송비의 50%를 지원할 계획이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서울대공원, AI로 황새마을 내 천연기념물 원앙 전부 안락사

    서울대공원, AI로 황새마을 내 천연기념물 원앙 전부 안락사

    서울대공원 ‘황새마을’에 있던 천연기념물 원앙이 모두 안락사됐다. 서울대공원은 조류인플루엔자(AI) 양성 판정으로 원앙 49마리를 안락사시킨 데 이어 나머지 52마리도 23일 안락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서울대공원 측은 “전날 문화재청에서 안락사 허가 공문을 보내왔다”며 “AI의 중요한 매개체가 원앙이 속한 오리류다. 지금은 음성으로 나타났어도 후일 AI가 발현될 수 있어 바이러스 전파를 우려해 선제적으로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안락사로 더 이상 서울대공원 ‘황새마을’에는 원앙이 한 마리도 남지 않게 됐다. 서울대공원은 “공작마을에 있는 원앙 70여 마리는 무작위 샘플을 추려 인후두·분변 검사에서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며 “황새마을 외에서는 AI 양성 반응이 나온 조류가 한 마리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황새마을에 같이 있던 나머지 천연기념물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황새마을에는 한 지붕 아래 서로 나뉜 방 8개에 노랑부리저어새 11마리와 황새 6마리 등 천연기념물 13종 105마리가 살고 있다. AI 개체와 같은 공간에 있던 천연기념물은 음성 판명이 나도 일단 격리해야 된다. 감염이 우려되면 전문가와 문화재청 등의 허가를 받아 살처분 할 수 있다. 서울대공원 황새마을 밖 다른 공간에서 사는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에도 관심이 모인다. 서울대공원 전체에 있는 천연기념물은 15종 195마리, 멸종위기종은 48종 418마리다. 일부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으로 겹친다. 서울대공원은 “멸종위기종은 환경부의 지침을 따르게 돼 있다”며 “멸종위기종이 AI 양성 반응을 보인다면 바로 안락사시키는 것이 아니다. 격리된 상황이라면 일단 추이를 지켜본 뒤 안락사를 검토한다. 양성 판정이 나온다고 바로 살처분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아름다운 ‘행정혁명’을 준비하자/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아름다운 ‘행정혁명’을 준비하자/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프레데리크 쇼팽의 피아노 연습곡 ‘혁명’은 1831년 고국 폴란드를 떠나 프랑스로 가는 길에 수도 바르샤바가 함락됐다는 소식을 듣고 썼다는 유명한 곡이다. 그래서인지 3분 정도의 짧은 곡이지만 쇼팽이 품었던 당시의 격정과 분노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가족과 조국에 대한 애틋한 사랑과 걱정의 마음도 절절히 느껴진다. 그 화려함과 독특한 선율을 듣다 보면 마치 아름다운 혁명의 시(詩)를 읽는 듯하다. 연인원 800만명을 넘어선 촛불 시민혁명이 전국에서 계속되고 있다. 아름다운 혁명의 시와 노래가 매주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촛불 시민들의 행동은 착하고 아름답지만 그들의 함성만큼은 강하고 분명하며 단호하다. 국정을 농락한 저질 스캔들, 권력과 부의 해괴한 결탁, 그리고 특권이 돼 버린 불의와 편법에 분노해 항거하고 있다. 나아가 우리 사회의 적폐를 도려내는 진성 혁명을 명령하고 있다. 그동안 숨죽였던 공직사회도 국민의 준엄한 명령에 귀 기울여야 한다. 문화, 스포츠, 의료, 교육 등 각 분야의 붕괴된 공적 시스템을 회복하고, 아름다운 촛불 혁명을 구현하기 위한 새로운 ‘행정혁명’을 준비해야 한다. 지금까지 무엇이 잘못됐는지 되짚어 보고,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행정혁명의 역사는 멀리 16세기 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튜더 왕조의 재상 토머스 크롬웰은 당시 영국을 중세 정부에서 근대 정부로 변모시킨 혁명가였다. 절대왕정 시대였음에도 왕실과 국정을 분리해 가문과 혈통보다는 능력과 열정을 중시하는 개혁을 단행했다. 역사학자 제프리 엘턴은 이를 ‘정부혁명’이라 일컫는다. 우연의 일치일까. 같은 시기에 정암 조광조는 조선 왕조의 행정혁명을 주도하고 있었다. 성리학적 이상 사회를 꿈꾸며 연산군 시대의 구습과 악폐를 혁파하고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려 했다. 모든 백성이 잘살고 도덕이 충만한 사회를 만들고자 한 것이다. 역사와 시대를 앞서갔던 크롬웰이나 조광조처럼 우리 정부도 새로운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우선 주권자인 시민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반영하는 새로운 행정 패러다임을 구상해야 한다. 정부와 시민이 함께하는 동반자적 ‘공동정부’를 만들자. 예일대 교수 브라이언 포드가 주장한 소위 ‘액체 민주주의’ 방식은 어떨까. 시민들에게 공공 사안을 결정하는 투표권을 직접 부여하고, 이를 대의 기구에 위임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의 정부 구조와 사람, 문화를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한다. 먼저 정부 구조의 혁명이 필요하다. 책임은 없고 권한만 누리는 권력기관들은 광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 비리와 불법이 판치는 시국 상황에서도 감사원은 너무나 조용하다. 청와대 비서실을 비롯해 총리실과 국정원 등은 작동을 거의 멈췄다. 설립 목적이나 존재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행정 부처들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주무관-사무관-팀장·과장-국장-실장-차관-장관-청와대비서관-청와대 수석-비서실장-대통령이라는 12단계의 쇠사슬 계층 구조를 두고 정부의 변화나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람, 즉 인재혁명도 필요하다. 불과 한 달여 만에 조류인플루엔자로 가금류 2000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또 하나의 실패한 정부의 상징이다. 복종에 길든 무능한 장관과 공직자들 때문에 국민은 피눈물을 흘리고 속마음은 타들어 간다. 국민의 소리에 둔감하면 엄중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적재적소와 신상필벌의 공정한 인사 시스템 없이는 행정혁명의 성공을 기대할 수 없다. 행정문화의 혁명 또한 시급하다. 구조와 사람이 줄기와 잎사귀라면 문화는 밑동이자 뿌리다.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행정혁명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우선 공직사회에 만연한 형식주의와 정실주의 문화부터 끊어야 한다. 명령과 지시만 가득한 회의와 교육, 의전이 지배하는 업무 관행, 무난함만 강조하는 관료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직하고 튼튼한 정부를 위해 광장을 밝힌 촛불만큼 아름다운 ‘행정혁명’을 차분하게 준비해 보자.
  • 천연기념물 덮친 AI… 원앙 101마리 안락사

    정부 “계란 매점매석 감시 강화” 조류인플루엔자(AI)에 방역망이 뚫린 서울대공원에서 천연기념물인 원앙 101마리를 대량으로 살처분한다. 최악의 경우 원앙 140여 마리 전체가 몰살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급등한 계란값을 잡기 위해 범부처 합동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서울대공원은 AI로 폐사한 황새가 살던 ‘황새마을’(새장) 안에서 같이 사육되는 원앙 101마리 전체를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H5 양성 4마리, M진(gene) 양성 45마리, 음성 52마리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대공원 관계자는 “M진 양성이란 AI 바이러스가 있다는 뜻으로 H5 양성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공원 측은 H5와 M진 양성 판정을 받은 49마리를 살처분하고 음성으로 나온 52마리도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하기로 했다. 살처분에는 동물 안락사 전용약품인 ‘T61’을 이용해 고통을 최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AI 살처분 여파로 계란 대란이 우려되자 정부는 중간 상인들의 매점매석 행위나 담합 때문에 가격이 급등할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AI 확산으로 상승한 계란 가격을 포함해 민생물가를 철저히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물가대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와 시장 감시 기능이 있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계란 유통과정을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깨지기 쉬운 계란 대신에 액란, 계란가루 등 대체품을 항공 수입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국세청은 AI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세금 납부 기한 연장, 징수 유예 등을 해 준다. 서울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서울대공원 AI 원앙 101마리 안락사…천연기념물 원앙 140여마리 몰살하나

    서울대공원 AI 원앙 101마리 안락사…천연기념물 원앙 140여마리 몰살하나

    조류인플루엔자(AI)에 방역망이 뚫린 서울대공원에서 천연기념물인 원앙 109마리를 대량으로 살처분한다. 최악에는 원앙은 140여 마리 전체가 몰살될 가능성도 있다. 서울대공원은 AI로 폐사한 황새가 살던 ‘황새마을’(새장) 안에 같이 사육되던 원앙 101마리 전체를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H5 양성 4마리, M진(gene) 양성 45마리, 음성 52마리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대공원 관계자는 “M진 양성이란 AI 바이러스가 있다는 뜻으로 H5 양성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공원 측은 H5와 M진 양성 판정을 받은 45마리를 살처분하고 음성으로 나온 52마리도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하기로 했다. 천연기념물인 원앙을 살처분하기 위해 문화재청과 관련 협의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살처분은 동물 안락사 전용약품인 ‘T61’으로 고통을 최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공원에는 모두 140여마리의 원앙이 있다고 알려졌는데 지난 21일 8마리를 살처분한데 이어 이날 101마리를 살처분 결정을 했다. 남은 원앙은 30여마리지만, 이 조차도 AI 감염여부를 조사해 살처분을 결정할 예정이다. 대공원 내 남아있는 300여 마리의 희귀 조류는 아직 감염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고병원성 AI 여파로 ‘알 낳는 닭’(산란계)은 5마리 중 1마리 이상이 살처분됐다. ‘계란 대란’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AI 확산을 막기 위해 전통 시장과 가든형 식당에 토종닭 유통을 전면 금지했고, 토종닭을 시장에서 격리할때 필요한 자금과 도계장 및 냉동 보관창고 확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달걀 운반차량이 여러 지역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옮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세차 증명서 휴대와 농가 제출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국세청은 AI로 어려움을 겪는 납세자에게 납부기한 연장, 징수 유예 등을 해준다. 서울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계란 수입 ‘자중지란’

    계란 수입 ‘자중지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국내에서 키우는 산란계의 5분의1이 도살처분되면서 자고 일어나면 계란값이 치솟고 있다. 제빵업계가 비축해 둔 계란은 한 달 뒤면 바닥을 드러낼 조짐이어서 새해부터 빵·과자 대란이 닥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1일까지 살처분된 산란계는 1451만 3000마리로 전체 사육 규모의 20.8%에 이른다. 대략 하루에 필요한 계란의 80% 정도만 공급되고 있다는 뜻이다. 계란값은 전체 가금류 살처분 규모가 1500만 마리를 넘어선 지난 14일부터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특란 30개 한 판의 소비자가격은 6866원이었다. AI가 발생한 지난달 16일(5678원)보다 20.9% 올랐다. 당초 정부는 연말까지 계란 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낙관했다. 겨울방학이 있어 계란 수요가 많지 않다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계란값이 오르기 전 사두려는 소비자 불안 심리와 일부 중간 상인들의 매점매석 행위 등 때문에 계란값이 크게 상승했다. 이날 이마트는 롯데마트에 이어 1인당 계란 구매량을 30입 1판으로 제한했다. 계란 판매가도 22일부터 6980원으로 400원(6%) 올린다. 농협 하나로마트도 1인 1판 구매 제한을 도입했다. 이원일 농협유통 실장은 “하나로마트 양재점은 평상시의 3분의1인 300판을 매일 진열하고 있는데 오후 3시쯤이면 80%가량이 팔려나간다”고 전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동네빵집이나 식당을 운영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식재료인 계란을 확보하려고 사재기하는 현상이 빚어지면서 계란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판매 제한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계란 대란이 우려되자 정부는 지난 19일 항공편을 통한 계란 수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7%인 계란 관세율을 한시적으로 낮추고 계란을 수입하는 유통업체에 항공 운송비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유통업계는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행정”이라고 일축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신선도 유지와 수입 가능 지역의 거리 때문에 항공운송을 해야 하는데 배송 도중 깨지는 상품이 다수 발생하고 운송 단가가 비싸 수입 계란 한 판에 1만원 이상은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민들의 반발도 부담이다. 또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2010년 배춧값 파동 때 중국산 배추를 수입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비싸도 국산 배추를 사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농민단체로부터 호된 꾸지람을 들었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는 슬그머니 입장을 바꿨다. 이천일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민간 업체가 수입을 안 하겠다는데 억지로 밀어붙일 수는 없는 노릇”이라면서 “AI 확산세가 잦아들면 계란 수급도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빵계는 이번 달이 지나면 ‘계란 절벽’이 올 것을 걱정하고 있다. 빵 만드는 데 필요한 필수 재료인 계란 유통기한이 통상 한 달인 점을 고려하면 비축분이 다음달에 모두 소진되기 때문이다. 제빵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SPC와 CJ푸드빌이 하루 쓰는 계란은 약 300만개다. 이는 국내 전체 계란 소비량(약 4000만개)의 7.5%다. SPC 관계자는 “구매팀 모두가 비상 상황으로, 기존 계란 농가 외에 추가로 계란을 확보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전국을 돌고 있다”면서 “올해 안에는 계란 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PC는 계란 수급이 불안정해지자 일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1인당 1판(30구)을 사서 출근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서울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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