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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200년 만의 대륙봉쇄령/박상숙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200년 만의 대륙봉쇄령/박상숙 국제부 차장

    1806년 나폴레옹은 영국을 고사시킬 요량으로 대륙봉쇄령을 단행했다. 산업혁명의 원조 영국에 대한 금수 조치는 오히려 유럽의 물자 부족을 야기했다. 유럽 이외에 시장(식민지)이 있었던 데다 해상권도 장악하고 있었던 영국은 다른 지역과의 활발한 교역을 통해 더욱 번성했다. 실패한 나폴레옹의 작전이 200여년 만에 부활할 조짐이다. 이번엔 영국이 스스로 대륙봉쇄령을 자처한다. ‘브렉시트’로 불리는 유럽연합(EU) 탈퇴를 두고 오늘(24일) 영국에선 국민투표 결과가 나온다. 과연 영국은 나폴레옹 때처럼 유럽 대륙 없이 독야청청할 수 있을까. 사실 영국은 독일과 프랑스가 주도한 지역 통합체에 처음부터 미지근했다. 통합 과정에서 단 한 번도 민의를 묻지 않은 결과 내정과 경제가 흔들릴 때마다 브렉시트가 고개를 들었다. 캐머런 보수당 정권이 총선 공약으로 내세운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이전과 달리 최대 이슈가 된 것은 최악의 난민·이민 문제 때문이다. EU 내에서 영국의 위상 따위는 서민층의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망명자와 이민자에게 너그러웠던 ‘신사의 나라’는 곳간이 비어 가면서 인심이 바닥을 드러냈다. 몰려드는 이민자와 줄어든 일자리를 다투게 되면서 민심이 들끓은 것이다. 브렉시트가 몰고 올 경제파탄의 경고음 대신 탈퇴파의 구호(EU 밖에서 더 잘살 수 있다)만 요란하다. 이민자를 막고, EU 분담금도 내지 않으면 경제가 살아나 ‘우리끼리 잘 먹고 잘살 수 있다’는 맹목적 선동만 먹혀 D데이가 다가올수록 탈퇴 지지 여론이 급증했다.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의 저자 이언 모리스가 답답한 마음에 한마디 했다. 최근 기고에서 그는 “브렉시트는 영국의 문제(양극화, 주권상실, 이민)를 해결할 가장 나쁜 방법”이라고 단언했다. 역사학자인 모리스는 문명사적 관점에서 지난 2000년간 서양이 점유했던 부와 권력이 동양으로 이동하고 있기에 영국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묘책은 없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EU는 유럽의 패권이 쇠락한 데 대한 위기감에서 탄생했다. 유럽 통합 논의는 1950년대 이후 미국과 소련이라는 두 강대국 사이에 낀 존재로서 위상을 지키려 몸집을 키우는 데서 나왔다는 것이다. 게다가 21세기 들어 부와 힘의 동진(東進)이 가속화하고 있어 영국의 운명은 유럽을 벗어나서는 해답을 찾을 수 없다. 모리스는 고대 인도 서사시 ‘마하바라타’에 나오는 ‘물고기 법칙’, 즉 가뭄(위기)에는 큰 물고기가 생존을 위해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다는 대목을 원용한다. 소련에서 중국으로 바뀌었을 뿐 2강 체제가 굳건한 글로벌 현실에서 EU라는 큰 물고기에서 떨어져 나와 작은 물고기가 되려는 영국의 행보는 시대착오적 자충수라는 것이 그의 비판이다. 그럼에도 영국민은 왜 EU 바깥의 ‘낙원’을 꿈꿀까. 지도자들의 무능과 무감각 탓이다. 경제난과 상관없이 안락을 누리는 기득권층은 살인적 물가와 실업으로 매일 사투를 벌이는 서민층과 괴리돼 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을 보듬지도 못하면서 “잔류”만을 외치는 특권층에 민심은 폭발했다. 선거를 위해 브렉시트를 정략적으로 이용한 캐머런 내각은 물론 반이민 정서만을 부추겨 민의를 오도하는 극우 인사들이 국가와 국민의 운명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국민과 함께 호흡하지 못하는 지도자들이 나라를 망치는 바보짓을 저지른 셈이다. 결국 문제는 경제가 아니라 정치다. alex@seoul.co.kr
  • [주목받는 법안 2題] “대형 인명피해 사고 법인도 형사처벌”

    [주목받는 법안 2題] “대형 인명피해 사고 법인도 형사처벌”

    “윤리 경영·안전중시문화 조성” ‘제품 인명피해’ 경우에도 적용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 살균제 사태 등 대형 인명피해 사고를 일으킨 기업에 대해 기업의 임원진뿐 아니라 기업 자체에도 형사 책임을 묻는 법안이 20대 국회에서 추진된다. 그동안 기업이 일으킨 재해사고에 대한 형사처벌이 하급직 노동자나 중간관리자 등 개인을 처벌하는 수준에 그치면서 기업의 안전의무 준수를 효과적으로 압박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23일 일명 ‘기업살인법’(인명피해 야기 기업 처벌법) 발의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기업살인법은 기업의 안전관리의무 소홀로 인해 인명피해가 발생한 경우 실무자나 경영진 등 개인뿐 아니라 해당 기업 등 법인 자체에도 형사책임을 묻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법안은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와 남양주 공사현장 가스폭발 사고처럼 산업현장에서의 안전사고로 노동자가 사망하거나 다친 경우뿐 아니라 가습기 살균제 사태처럼 기업이 만든 제품으로 인해 소비자가 인명피해를 입은 경우에도 적용된다. 영국은 이미 2007년 기업살인법이 제정됨에 따라 기업 고위경영진의 조직 관리상의 책임 내지 운영 실패로 인해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경우 해당 기업을 기업살인죄로 처벌하고 있다. 표 의원은 “입법의 목적은 기업 등 법인에 준법·윤리경영을 촉구해 안전중시문화를 조성하고 인명사고를 방지하려는 것”이라면서 “궁극적으로는 사회 전반에 생명 중시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민주 박주민 의원도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입법토론회를 열고 안전관리의무 소홀로 인한 인명피해를 일으킨 기업을 처벌하는 방안에 대해 각계의 입장을 들었다.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은 산업현장이나 다중이용시설 등에서 기업이 안전관리의무를 소홀히 해 인명피해를 일으킨 경우 사업주, 경영책임자, 공무원 및 법인을 형사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서 보듯 현행법 체계에서는 기업이 야기한 재해사망사고에 대해 해당 기업을 상대로 직접 형사처벌을 부과할 방법이 없다”면서 “안전의무 소홀 등에 대해 기업에 형사책임을 부과한다면 기업이 위험을 방치하지 않고 통제하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국민의 생명이나 안전보다 기업의 이윤을 추구해 계속 반복되는 사고에 관해 논의됐던 법”이라면서 “이번 토론회를 통해 법안이 정리가 되면 적극적으로 입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살인적 근무·이중계약·박봉에 우는 저는 힘없는 ‘고3 직장인’입니다”

    “살인적 근무·이중계약·박봉에 우는 저는 힘없는 ‘고3 직장인’입니다”

    “매일 12시간을 일하고 박봉을 받는 환경을 고3이 견딜 수 있겠어요? 파견업체, 야간에도 일하는 교대제 회사에는 고3이 현장실습을 갈 수 없도록 돼 있는데, 오로지 취업률에만 목매는 학교는 자꾸 (그런 회사에) 나가라고 다그쳐요. 힘들어서 그만두고 돌아오면 후배들의 기회를 뺏는다고 혼나기 일쑤고요.” 22일 지난해 8월 경기 안산의 한 제조업체에 ‘현장실습’을 나갔던 최모(19)양은 “12시간 2교대제로 일하고 한 달에 120만원을 받는데 너무 힘들어 석 달 다니다 그만뒀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연장근로수당을 일부 빼먹기도 하고, 교육도 못 받은 채 직원들 앞에서 혼나기만 했다”고도 했다. 힘든 심신을 끌고 학교로 돌아간 최양은 그러나 교사들로부터 꾸지람만 들어야 했다. ‘(네가 중도포기하는 바람에) 후배들 면접 기회만 박탈됐다’, ‘그것도 못 버티면 어떻게 먹고살 거냐.’ 특성화고 졸업반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기술을 산업현장에 적용하고 다양한 직업 체험으로 현장 적응력을 기르기 위해 시작된 ‘현장실습’이 기업에 값싼 노동력을 공급하는 제도로 변질되고 있다. ‘현장실습’이라는 이름의 노동시장을 둘러본 기자의 눈에 ‘고3 직장인’들은 이중계약서와 박봉,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리면서도 고통을 호소할 곳도 마땅치 않아 허덕이고 있었다. 취업률 올리기에 급급한 교육 당국과 값싼 노동력이 필요한 기업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빚어진 그늘이었다. 경기도에 사는 최모(19)군도 지난해 9월 용접할 때 쓰는 안경 등을 만드는 곳으로 취업을 나갔다가 부당한 대우를 못 견디고 3개월 만에 그만두었다. 그는 “전공과 관련 있는 직장에 취업을 나간 애는 15명 중 1명꼴”이라며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어른들에게 항의하는 것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평가를 잘 받고 예산을 받으려면 취업률이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 학교는 중간에 그만두고 돌아오면 처벌을 내렸는데 나는 ‘근신 처분’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전남의 한 특성화고에 다니던 박모(19)양은 지난해 1학기 전자제품을 만드는 공장에 들어갔다가 야간근로가 힘들어 1개월 만에 그만두었다. 그는 “실습 나가기 전에 겨우 이틀 교육을 받았는데 일을 해 보니 노동 착취라는 것을 알았다”며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근무조건도 모른 채 학교를 믿고 가는 셈인데 학교는 현장실습 규정 위반을 알고도 보낸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숨진 김모(19)군도 지난해 10월 현장실습생으로 은성PSD에 입사했다. 2인1조 작업 안전수칙은 적용되지 않았고, 밥을 먹다가도 전화를 받고 뛰쳐나가기 일쑤였다. 식사시간이 보장되지 않았던 김군의 가방에는 컵라면이 들어 있었다. 취재 중에 만난 특성화고 학생들은 무엇보다 취업률에 목맨 학교가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2009년 16.9%였던 특성화고 학생 취업률은 지난해 47.6%까지 치솟았지만 정작 ‘고3 직장인’의 근무 여건에 대한 관심은 부족했던 셈이다. 실제 감사원은 2014년 전국 실업계 졸업생 11만 9000명 중에 44.9%인 5만 3000명이 취업을 한 것으로 교육부에 보고됐지만, 이들 중 1만 7000명은 취업 여부를 확인할 객관적 자료가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고용노동부가 2014년 현장실습생 사용사업장 117곳을 근로감독한 결과, 임금 및 수당 미지급 등 금품 위반이 62.4%(73곳), 초과·야간근무 등 근로시간 위반은 28.2%(33곳)나 됐다. 전남의 한 특성화고에 근무하는 교사는 “하루 7~8시간 근무한다고 하면 학생들을 받아 주는 업체가 없다”며 “취업률에 따라 예산 배정이 달라지고 학교 평가가 달라지다 보니 직업교육훈련은 뒷전이고 취업률에 목매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최민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활동가는 “특성화고 현장실습생들은 근로기준법 등에 담긴 노동자로서의 기본 권리조차 알지 못하고 현장에 투입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노동자의 권리도, 학생의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면서 위험한 일을 시키거나 죽을 때까지 일을 시킬 수 있는 존재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뷰티풀 마인드’ 박소담 윤현민 장혁, 명품연기+쫄깃 전개 “몰입도 최상”

    ‘뷰티풀 마인드’ 박소담 윤현민 장혁, 명품연기+쫄깃 전개 “몰입도 최상”

    ‘뷰티풀 마인드’ 박소담 윤현민 장혁의 열연이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20일 첫 방송된 KBS 2TV 새 월화드라마 ‘뷰티풀 마인드’ 1회에서는 계진성(박소담 분)이 의도적으로 차에 치인 듯한 강철민(이동규 분)의 사고를 목격, 살인 사건임을 직감하면서 긴장감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병원에 실려 온 강철민을 어떻게든 살리려는 의사 현석주(윤현민 분)와 가망이 없음을 판단한 이영오(장혁 분)의 대립으로 더욱 쫄깃한 전개를 이어나갔다. 결국 철민은 수술 중 사망했고 환자의 죽음에도 조금의 동요조차 없는 영오의 태도는 보는 이들을 기함케 했다. 특히 아버지의 죽음에 오열하는 아들 동준(방대한 분)이 청각 장애인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대목은 모두를 숙연하게 만들며 슬픔을 배가시켰다. 또한 살인 사건임을 감추기 위해 누군가 강철민의 시신을 바꿔놓았다는 것을 눈치 챈 진성이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들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최상으로 이끌었다. 이처럼 손에 땀을 쥐게 하고 다음 장면이 궁금해지는 전개는 스릴과 흥미진진함의 조화를 이뤄냈다. 뿐만 아니라 1회부터 등장한 살인사건과 이를 둘러싼 캐릭터들의 각개분투는 다음 방송을 향한 구미를 더욱 자극했다. 때문에 가장 안전해야할 장소인 병원에서 화두로 떠오른 살인 사건, 사람을 살려야 하는 의사 임에도 가장 위험해 보이는 캐릭터 영오는 시청자들이 생각하는 메디컬 드라마나 의사 캐릭터와 상반된 특이점을 지닌 터. 때문에 ‘뷰티풀 마인드’가 앞으로 어떤 예측 불허의 구성력으로 안방극장에 신선한 묘미를 안길지 기대를 모은다. 첫 방송부터 감성, 미스터리, 메디컬이라는 환상의 3중주를 선보인 ‘뷰티풀 마인드’는 오늘(21일) 밤 10시에 2회가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여기는 남미] 평범한 이웃집 농부, 알고 보니 20명 죽인 살인마

    [여기는 남미] 평범한 이웃집 농부, 알고 보니 20명 죽인 살인마

    평범한 옆집 아저씨 같은 농부가 20명 이상을 죽였다고 털어놔 콜롬비아가 충격에 빠졌다. 19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콜롬비아 검찰은 콜롬비아 북서부 과르네에 사는 농부 하이메 이반 마르티네스(44)를 살인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마르티네스가 자백한 살인사건만 20건에 달한다"며 추가 범행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살인마를 잡게 된 건 올해 초에 발생한 공무원 실종사건이다. 마리아 아랑고라는 이름의 50세 여자공무원이 지난 1월 돌연 종적을 감추면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로 마르티네스를 수사선상에 올렸다. 수사팀이 마르티네스를 용의자로 보게 된 과정은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검찰은 최근 마르티네스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수사 당국이 들어닥치자 마르티네스는 순순히 "아랑고를 살해해 파묻었다"고 털어놨다. 집에선 아랑고의 것으로 보이는 옷과 장신구, 혈흔 등이 발견됐다. 체포된 마르티네스는 경찰조사에서 스스로 여죄를 고백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최소한 19명을 더 죽였다"며 "부인과 아들 2명도 내손으로 죽여 집에 파묻었다"고 말했다. 수사 당국은 믿기 어려운 진술에 동네 주민들의 말을 들어봤다. 하루아침에 감쪽같이 사라진 사람들이 있다는 공통된 증언이 나왔다. 관계자는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지만 아랑고를 포함해 20명을 죽였다는 마르티네스의 말이 사실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살해한 사람들을 집에 묻었다"는 마르티네스의 진술에 따라 시신을 수색할 예정이다. 수색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사진=라에프엠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근현대사의 산증인 충정아파트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근현대사의 산증인 충정아파트

    이 연재에 충정 아파트를 포함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이 있었다. 한국 도시에 지어진 무지개떡 건축, 즉 주거와 다른 기능이 복합된 건물들을 추적하는 것이 이 연재의 골격이다. 그런데 과연 충정 아파트가 그 기준을 충족하는가? 현재의 충정 아파트는 물론 1층에 상점과 음식점 등이 들어가 있으므로 상가아파트다. 그런데 처음부터 그랬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처음부터 상가아파트였다는 확실한 기록은 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정 아파트를 이 연재에 포함하기로 한 것은 두 가지 이유다. 어쨌건 현재 상가아파트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그다음으로는 충정 아파트가 한국 최초의 아파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 최초의 아파트 충정공 민영환 이름 딴 거리정작 설계한 일본인 이름 따 ‘도요다 아파트’로 불리워 ‘최고’, ‘최대’, ‘최장’ 등 뭐든지 1등에 민감한 사회에서 ‘최초’가 예외일 리 없다. 아파트가 하도 많아서 ‘아파트 공화국’으로 불리는 한국 사회가 아닌가. 그러니 ‘최초의 아파트’란 타이틀에 대해서 민감한 것 역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 그 타이틀을 가져갈 주인공에 대한 합의는 어느 정도 이루어진 듯하다. 적어도 이에 대한 강력한 반대 의견을 아직 보지 못하였다. 다름 아닌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위치한 충정 아파트가 그 주인공이다. 을사보호조약 당시 분사한 충정공 민영환의 이름을 딴 거리에, 게다가 같은 이름이 붙은 건물이다. 그러나 정작 건물을 설계하고 지은 것은 일본인 도요다 다네오(豊田種松)였으니 역사의 아이러니다. 그의 이름을 따라 ‘도요다 아파트’ 혹은 ‘풍전 아파트’라고 불렸다고 전한다. 한국 최초의 아파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일본의 미쿠니 상사가 조선 주재 일본인 직원들을 위해 지었다고 하는 미쿠니 아파트가 있었다. 심지어 평양에 있었다는 아즈마 아파트까지 이 논쟁에 등장한다. 하지만 회사 직원들을 위한 관사가 아닌 일반 임대용이었다는 점에서 결국 충정 아파트가 우세를 보였다. 주거 연구가인 박철수 서울시립대 교수에 따르면 시기적으로도 1930년에 건립된 충정 아파트가 가장 앞선다. # 영욕의 세월 30년 지상 4층 건립 이후 45년 동포들에 무단 점유 50년 민간인 학살 장소로 한국전쟁 때도 원형 유지 학문적인 논쟁과 별도로 다행스러운 것은, 이 최초의 아파트가 비록 심하게 변형되기는 했으나 21세기에도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아직도 원래의 기능을 수행 중이다. 다만 그 과정이 보통의 건물에 비해 너무나 험난하다. 실로 한 건물의 인생역정이라 할 만하다. 존중하는 의미에서 연도별로 소개한다. 1930년 일본인 도요다에 의해서 건설되었다.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1050평의 철근 콘크리트 구조였다. 당시 이 지역은 갑신정변 당시 일본 공사였던 다케조에 이치로의 이름을 따서(!) 다케조에초로 불렸다. 이후 호텔 혹은 어묵 파는 술집이 되었다거나, 동아기업으로 소유권이 넘어갔다는 등의 내력이 전해진다. 1933년에는 같은 죽첨정 3가 구역에서 일제 강점기의 유명한 살인사건이었던 금화장 문화주택지 단두 유아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1945년 이후 해외에서 귀국한 동포들에 의해 무단 점유되었다는 설이 있다. 1946년 10월 1일 이 지역의 이름이 충정로로 변경되었다. 민영환은 종로구 공평동에서 순국했는데 왜 이 지역에 그의 이름이 붙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1950년 인민군 재판소가 설치되어 지하실에서 민간인을 학살했다고 전한다. 이러한 사실은 충정 아파트에 대한 자료라면 거의 빠지지 않고 나온다. 다만 그 이상의 자세한 이야기가 없다는 것도 공통적이다. 추정하자면 그 기간은 서울 함락에서 수복에 이르는 6월 28일에서 9월 28일 사이의 3개월이었을 것이다. 물론 1951년 1·4 후퇴 당시인 1월 4일에서 3월 14일 사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여러 정황으로 보면 개전 초기였을 가능성이 높다. 정말 인민군 재판소가 여기 있었을까? 그랬다면 이 건물이 당시 우익 인사들이 수용되어 있던 서대문형무소와 마포형무소(지금의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의 중간 지점이라는 것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그리고 그 학살설이 사실이라면 서울대병원 학살 사건 등과 더불어 인민군의 서울 점령 기간과 관련된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다. 건축사와 전쟁사가 교차하는 중요한 사례로서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하겠다. 이 지역은 한국전쟁 당시 격전지였다. 서울역에서 신촌역으로 가는 경의선 충정로 터널이 인민군의 군수창고로 쓰여 미군 전투기의 공격 대상이 되었다는 증언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충정 아파트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된 것은 바로 한 장의 사진 때문이다. 국방부의 정책 블로그인 ‘NARA’에 따르면 9·28 서울 수복 전날에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이 사진은 AP통신의 맥스 데스퍼 기자가 촬영한 것이라고 한다. 미 해병대가 땅속에 숨어 있던 북한 저격병을 백린 연막탄으로 공격하는 장면을 담고 있는 희귀한 사진이다. 그런데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 배경에 바로 당시의 충정 아파트가 등장한다. 층간의 가로줄과 굴뚝이 선명하다. 옥상에는 옥탑으로 보이는 구조물과 경사지붕 등이 보인다. 충정 아파트의 원형을 보여 주는 자료이면서 동시에 한국전쟁의 기록이기도 하다. 이렇게 전쟁통에도 원형을 유지한 충정 아파트가 오히려 전후에 여러 번의 변형을 겪었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한편 미군은 서울 수복 후 이 건물을 수용하여 ‘트레머 호텔’이란 이름을 붙이고 유엔군을 위한 시설로 활용했다. 1961년 한국전쟁 당시 아들 6형제를 모두 잃었다는 김병조라는 사람에게 불하되어 5층이 증축되었고 이름이 ‘코리아 관광호텔’이 되었다. 그러나 김병조는 사기꾼으로 판명되어 구속되었다. 당시 상황을 담은 뉴스 영상도 존재한다. 이후 이 건물은 국세청 등 여러 소유주를 전전했다. 1975년 서울은행 소유가 되면서 이름이 ‘유림 아파트’가 되었다. 이후 다시 주민들에게 소유가 넘어갔다. 다만 유림 아파트라는 명칭이 사용되었던 시점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도 있다. 1979년 충정로가 8차선으로 확장되면서 건물 전면이 잘려 나갔다. 원래 전면이 계단식 평면으로 된 특이한 건물이었다고 전하나 이 부분이 깨끗하게 일직선으로 잘려져 나갔다. 이 과정에서 52가구 중 19가구 270여평이 헐렸다. 1층 전면의 상가는 어쩌면 이 과정에서 생긴 것인지도 모른다. 2015년 서울시의 미래 유산 후보의 하나로 지정되었다. 건축물 관리대장에 따르면 현재 충정 아파트의 규모는 김병조에 의한 5층 불법 증축과 도로 확장으로 인한 멸실 부분을 종합하여 지하 1층, 지상 5층이다. 5층은 불법 증축 이후 양성화된 것으로 보인다. 연면적은 3550.41㎡, 즉 1074평이다. 도요다가 지었을 때보다 층은 하나가 더 늘었고 연면적은 24평이 늘었다. 총 41가구이다. 물론 오래된 건물들이 종종 그러하듯이, 이러한 공식 기록이 얼마나 현재 상태와 일치하는지는 정밀 실측과 조사를 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다. # 충정 상가아파트? 식당 등 상가 들어선 1층 인도보다 1m 높아 이례적 지하실 채광 위해 올린 듯 녹색 외관도 본래는 타일 현재의 충정 아파트는 상가아파트다. 만약에 처음부터 그랬다면 한국 최초의 아파트는 바로 상가아파트였다는 사실이 확립된다. 지금의 아파트 문화로 보면 매우 생소하게 들릴 이야기다. 즉, 주거동과 상가동이 분리된 요즘의 통상적인 아파트가 아닌 주거와 상가가 한 몸을 이루고 있는, 요즘의 표현을 빌리자면 주상복합 건물에서 한국의 아파트가 시작되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반복해서 이야기하지만 기록이 충분치 않아 단언할 수는 없다. 1층의 경우 현재의 건축물 관리대장에 따르면 일부의 상가를 제외하고는 아직 대부분이 아파트다. 전면이 모두 상가인 것을 감안하면 현실과 기록이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뿐 아니라 처음부터 이 부분이 모두 상가는 아니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도 있다. 그런데 지하실은 이야기가 좀 다르다. 건립 당시부터 지하층은 있었던 것으로 전한다. 건축물 관리대장에 따르면 지금도 이 부분은 ‘근린생활시설’(일반음식점)로 되어 있다. 지하실은 어차피 건물이 세워지고 난 다음에는 팔 수도 없다. 환기나 채광 등으로 인해 주거가 들어가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바로 이 지하실의 존재야말로 한국 최초의 아파트는 상가아파트였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래저래 충정 아파트는 이야깃거리도 많고 역사적 의미도 깊은 셈이다. 충정 아파트를 찾아가면 제일 처음 눈에 띄는 것이 흔치 않은 녹색의 외관이다. 원래는 타일로 마감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그 위에 두껍게 페인트가 발라져 있다. 특이한 색상 때문에 멀리서도 눈에 잘 띈다. 건물 앞이 버스 정류장이라 사람들의 왕래도 활발하다. 그런데 건물과 인도가 만나는 부분이 다소 독특하다. 1층은 모두 상가고 아파트로 들어가는 입구가 별도로 있는데 모두 전면에 1m 정도 높이의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즉 건물이 일종의 기단 위에 올려져 있는 셈이다. 물론 오래된 건물에서 흔히 보는 방식이기는 하다. 그러나 충정 아파트의 경우는 그 높이가 과하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 상가 입장에서 보면 계단을 올라와 진입하는 것은 매우 불리한 방식이다. 다만 1층이 처음부터 상가가 아니고 주거였다면 그리고 지하실의 환기나 채광을 위한 개구부를 설치하기 위해서 1층을 들어 올렸다면 이해될 수 있는 문제다. 이 역시 건물의 변화 과정을 면밀히 추적해 봐야 풀릴 수 있는 수수께끼다. 나이가 80이 넘었고 풍상을 하도 겪어서 그런지 건물은 매우 낡은 상태다. 그러나 막상 이렇게 써 놓고도 ‘과연 그래야 할까?’라는 의문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건물 나이 80이면 역사적으로 보면 그리 오래된 것도 아니다. 사실 건물의 나이는 현실적으로는 무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구 상 수많은 오래된 건물들이 이를 보여 준다. 물론 애초에 짓기도 잘 지어야 하겠지만 관리가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 이 점에서 건물과 사람은 유사하다. 약골로 태어나도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사람도 있고, 무쇠 같은 몸을 갖고 있지만 험하게 굴려서 망가뜨리는 사람도 있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세계적으로도 긴 편이지만 건물은 오히려 그 반대다. 그런 점에서 충정 아파트는 안타까운 예다. 남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천만다행이기는 하지만 이제 이 건물을 제대로 돌봐야 할 때가 되었다. 한국 근현대사의 산증인으로 이만 한 건물도 드물다.
  • 2501명 관찰 인력 119명뿐… 예고된 ‘강남 전자발찌 살인’

    2501명 관찰 인력 119명뿐… 예고된 ‘강남 전자발찌 살인’

    경찰은 살인 사흘 뒤에나 알아 한 달 1명꼴 전자발찌 훼손 관리 인력 적고 예방기능도 없어 30대 남성이 전자발찌를 찬 채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 침입해 60대 여성을 살해한 사건을 두고 전자발찌 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5년간 평균 한 달에 한 번씩은 전자발찌 훼손 사건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전자발찌 관리와 실효성 있는 범죄 억제 대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강남구 H아파트에서 A(60·여)씨를 살해한 혐의(강도살인)로 김모(37)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0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16일 오후 1시 45분쯤 A씨 자택에 들어가 A씨의 입과 코를 5분여간 막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19일 A씨의 시신을 발견했을 때는 부패가 심하게 진행되고 옷은 걸치지 않은 상태였다. 특수강도강간 혐의로 2005년 교도소에 수용된 김씨는 지난해 11월 출소했고, 법원은 2025년까지 전자발찌를 부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후 김씨는 6개월간 이곳저곳을 떠돌다 지난달 23일 서초구의 한 고시원에 정착했고 최근 ‘떴다방’에서 부동산 관련 일을 하며 A씨를 알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14, 15일에도 김씨가 A씨의 집에 들어가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는데 부동산 관련 투자 얘기를 나눈 것 같다”며 “김씨가 1000만원을 빌려 달라고 했지만 A씨가 이를 거절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의 추적은 이튿날인 17일 오후 9시 37분쯤 김씨가 전자발찌를 끊으면서 시작됐다. 전자발찌가 훼손되면 법무부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에 통보돼 신원과 위치가 경찰에 전달된다. 김씨는 범행 장소에 있던 자신과 A씨의 차를 다른 곳에 숨기고 렌터카를 타고 대전으로 도주했다. 전자발찌와 휴대용 추적장치는 서초 나들목(IC) 부근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그는 18일 오후 8시 30분쯤 대전에서 핸드백을 날치기하려다 실패하고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 경찰이 김씨의 범행을 알게 된 것은 범행 후 3일이 지난 19일이었다. 김씨를 추적하던 중 A씨가 거주하는 H아파트에 수차례 방문한 사실을 확인했고, A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19일 오후 1시쯤 A씨의 집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숨진 A씨를 찾았다. 이후 대전에서 잡힌 김씨가 범인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일각에선 전자발찌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실제 김씨가 살인 범죄를 저지르는 동안 김씨를 감독하는 보호관찰소와 경찰은 범죄 사실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김씨는 또 간단한 절단 공구로 전자발찌를 손쉽게 풀 수 있었다. 지난 5년간 성범죄나 강력범죄로 전자발찌를 찬 이들 가운데 이를 훼손하거나 잠적한 사람은 55명에 이른다. 법무부 관계자는 “6월 현재 전자발찌 착용자는 2501명이지만 보호관찰소 전담 인력은 119명에 그쳐 직원 1명당 약 20명의 전자발찌 착용자를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업무 부담이 막중하다”며 “또 전자발찌 부착자에 대해 24시간 감독을 하고 있지만 범행 자체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자발찌를 지능화하고 관리 감독 인원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흉악범들의 경우에는 보호수용제도를 마련해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원양어선 ‘선상반란’… 한국인 선장 등 2명 피살

    원양어선 ‘선상반란’… 한국인 선장 등 2명 피살

    우리나라 원양어선에서 베트남 선원 2명이 한국인 선장과 기관장을 살해하는 선상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부산해양경비안전서는 20일 오전 2시쯤 인도양 세이셸 군도 인근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부산 광동해운 소속 광현 803호(138t) 참치연승 원양어선에서 베트남 선원 B(32)씨와 C(32)씨가 선장 양모(43)씨와 기관장 강모(42)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고 밝혔다. 양씨는 조타실에서, 강씨는 기관장방에서 각각 변을 당했다. B씨와 C씨는 다른 선원 10여명과 양주 2병을 나눠 마신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직후 가해 선원들은 흉기를 들고 배에 숨어 있다가 항해사 이모(50)씨 등 다른 선원에게 제압됐다. 이들은 배 안에 격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가벼운 상처를 입은 이씨가 곧바로 선사에 상황을 알렸다. 선사는 다시 해경에 신고했다. 항해사 이씨가 배를 운항하고 있으며 약 4일 뒤 세이셸 군도로 입항할 예정이다. 부산해양경비안전서는 이날 수사본부를 구성하고 21일 현지에 수사팀과 유가족, 선사 관계자 등을 보낼 예정이다. 수사팀은 살인을 저지른 베트남 선원 2명에 대해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나머지 인도네시아·베트남 선원 13명에 대해서도 공모 여부를 수사할 방침이다. 선상 살인 혐의를 받는 베트남 선원 2명은 국내로 압송해 추가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부산 해경 관계자는 “베트남 선원 2명이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으로 추정되지만, 자세한 경위는 조사해 봐야 안다”며 “국적 선박에서 벌어진 사건인 만큼 수사와 재판을 국내에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광현 803호 사건은 페스카마호 사건 이후 20년 만의 선상 살인 사건이다. 1996년 8월 2일 사모아 섬 부근 해상에서 조업하던 페스카마호에서는 중국동포 선원 6명이 열악한 작업조건과 폭력에 반발해 한국인 선원 7명을 포함한 선원 11명을 살해한 뒤 시신을 바다에 버린 선상 반란이 발생했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잊을 만하면 또···끊이지 않는 원양어선 선상반란

    잊을 만하면 또···끊이지 않는 원양어선 선상반란

    한동안 잠잠하던 선상 반란 사건이 또 발생했다. 인도양에서 운항 중이던 우리나라 국적 원양어선에서 베트남 선원 2명이 한국인 선장과 기관장을 살해한 것이다. 현재로서는 베트남 선원들이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으로 추정되지만, 그동안 발생한 선상 반란 사건의 가해자들이 처우나 임금 체불 등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던 만큼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20일 새벽 2시쯤 인도양 세이셸 군도 인근 해상에서 운항하던 부산 광동해운 소속 광현 803호(138t) 원양어선에서 베트남 선원 A(32), B(32)씨가 선장 양모(43)씨와 기관장 강모(42)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선상 살인사건이 나자 인도네시아 항해사가 해양경찰 당국에 신고했다. 이 사건 발생 전에 있었던 대표적인 선상 반란이 1996년 8월 2일 남태평양에서 발생한 ‘페스카마호’ 사건이다. 온두라스 국적의 254t급 원양참치어선인 페스카마 15호에서 당시 중국동포(조선족) 선원 6명이 반란을 일으켜 선박을 장악했다. 이들은 한국인 선원 7명과 인도네시아 선원 2명, 중국동포 선원 1명 등 모두 11명을 무참하게 살해했다. 피해자 일부는 흉기에 찔려 바다에 버려졌으며, 일부는 냉동창고에 갇혀 동사하기도 했다. 주범들은 한국인 실습생 1명과 인도네시아 선원 3명을 위협해 강제로 범행에 가담시키도 했다. 페스카마호 사건의 가해자 선원들은 자신들이 선박 내에서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 이전인 1996년 1월 31일에는 북태평양 오호츠크 해에서 조업하던 3527t급 원양트롤어선인 제2오양호에서 베트남 선원 등 7명이 어획물 처리반장인 김모씨를 집단 폭행하고 흉기로 찔러 살해하기도 했다. 1990년 6월 21일 전북 어청도 근해에서 조업 중이던 군산선적 25t급 유자망어선 금암호에서도 선상 반란이 일어난 적이 있다. 한국인 선원 3명이 기관장을 둔기로 때려 쓰러뜨리고 선장을 끈으로 묶고서 LP가스통 밸브를 열어 배를 폭발시키겠다고 협박한 사건이다. 1991년 6월 북태평양에서 조업하던 오징어 유자망어선 제102 화동호에서도 선원 6명이 간부 선원을 흉기로 위협하며 3일간 난동을 부린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달 18일에는 하와이 부근에서 조업 중이던 오징어 유자망어선 88스텔라호에서는 선원 10명이 간부 선원을 쇠파이프 등으로 폭행하고 배를 장악한 이후 선박을 회항시킨 일도 있었다. 선원들의 처우가 다소 개선된 근래에도 선상 반란 사건은 종종 일어났다. 2006년 라이베리아 부근에서 새우를 잡던 98t급 어선에서 외국인 선원들이 임금체불에 불만을 품고 한국인 선장을 배 안에 억류한 사건이 있었다. 1999년 7월에는 울릉도 동북쪽 해상에서 조업하던 67t급 오징어 채낚기 어선 91찬양호에서 갑판원 기모씨가 선장 김모씨와 말다툼 끝에 흉기로 찔러 중상을 입혔다. 선원들은 인근 선박에 구조됐지만, 기씨가 불을 지르는 바람에 배는 침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킬러로봇, 1년 내 현실화”…국제법적 규제 마련 시급

    “킬러로봇, 1년 내 현실화”…국제법적 규제 마련 시급

    대량 생산을 통한 대량 살상이 가능한 인공지능(AI) 킬러 로봇의 현실화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불과 1년 안에 킬러로봇이 현실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는 예측까지 나온 상황에서, 여전히 킬러로봇은 학계와 전문가, 다양한 시민단체의 주된 논쟁거리 중 하나다. 이를 분석한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9일자 보도에 따르면, 킬러로봇 양산 지지자들은 전투 방식이 진화함에 따라 킬러로봇의 현실화 역시 불가피하며, 킬러로봇을 전투 현장에 내보냄으로서 군인과 경찰의 희생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킬러로봇을 저지할 명확한 관련 법규가 준비되어있지 않은데다, 킬러로봇의 타깃 대상에서 사람을 포함시켜야 하는지 여부를 두고 여전히 논란이 많다는 이유로 킬러로봇의 상용화를 반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킬러로봇이 사람의 제한범위를 벗어날 경우, 그리고 적(혹은 목표물)의 생명과 죽음을 스스로 결정할 만한 메커니즘을 가졌는지 여부가 불분명할 경우 전 세계가 더욱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가장 큰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곳은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와 하버드로스쿨 국제인권클리닉이다. HRW와 하버드로스쿨 국제인권클리닉은 지난 4월 발표한 공동 연구보고서를 통해 “세계 각국은 킬러 로봇으로 알려진 완전자동무기에 대해 인간이 통제권을 갖도록 해야 한다”며 “타깃을 정하고 공격하는 중요한 기능은 인공지능이 아닌 반드시 인간이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엔도 킬러로봇에 대한 우려를 감지하고 관련 회담을 주최하고 있다. 지난 4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막한 유엔 재래직무기협정(CCW)에서는 122개국 정부 관계자들이 모여 인공지능을 장착한 살인로봇에 대한 의미있는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 이번 회담에서는 불과 1년 뒤인 2017년이면 인공지능 살상무기와 관련한 실질적인 기술적 준비가 완비될 것으로 보인다는 예측이 나왔다. 반면 사용기준과 관련한 국제법규 제정은 지나치게 미미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신속한 준비 및 대처가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미 이스라엘의 하이테크 업체인 제너럴 로보틱스는 대테러전이나 근접전투에서 표적을 향해 총기를 발사해 제압할 수 있는 킬러로봇을 개발했으며, 이 로봇은 이스라엘 경찰 대테러부서뿐만 아니라 국방부에도 납품을 준비하는 등 실전배치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과 영국, 러시아와 중국 등 40여개국은 인공지능을 접목한 무인 전투기 및 살상용 로봇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에서, 전문가들은 현실화를 목전에 둔 킬러로봇에 대한 명확한 규제가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인도양 원양어선서 베트남 선원이 한국인 선장 등 2명 살해

    인도양 원양어선서 베트남 선원이 한국인 선장 등 2명 살해

    인도양에서 운항 중이던 우리나라 국적 원양어선에서 베트남 선원이 한국인 선장과 기관장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일 새벽 2시쯤 인도양 세이셸 군도 인근 해상에서 운항하던 부산 광동해운 소속 광현 803호(138t) 원양어선에서 베트남 선원 A(32)씨와 B(32)씨가 선장 양모(43)씨와 기관장 강모(42)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선상 살인사건이 나자 인도네시아 항해사가 해경 당국에 신고했다. 술에 취해 기관장 등을 살해한 베트남 선원 2명은 현재 다른 선원들에 의해 제압돼 배 안에 격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항해사 이모(50)씨가 인도네시아 선원과 함께 소말리아 모가디슈 동방 850마일 해상에서 광현 803호를 운항하고 있으며, 약 4일 뒤 세이셸 군도로 입항할 예정이다. 이 어선에는 선장과 기관장 등 한국인 선원 3명, 베트남 선원 7명, 인도네시아 선원 8명 등 총 18명이 탑승했다. 부산 해양경비안전서는 수사본부를 구성하고 현지에 수사팀을 급파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패산 여성 등산객 살해사건’ 피의자 검찰 송치

    ‘사패산 여성 등산객 살해사건’ 피의자 검찰 송치

    사패산에서 50대 여성 등산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정모(45·일용직 근로자)씨가 검찰에 송치됐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사건 수사를 마무리하고 정씨에게 강도살인 혐의 외에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를 추가해 의정부지검으로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정씨는 지난 7일 오후 3시쯤 의정부시 사패산 호암사 약 100m 부근 바위에서 금품을 빼앗고 성폭행할 목적으로 정모(55·여)씨에게 접근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정씨의 뒤로 다가가 목을 조르고 머리를 때려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는 정씨의 옷을 벗겨 폭행을 하려고 했다가 피해자가 의식을 잃고 미동이 없자 지갑만 챙겨 달아났다. 그는 지갑에 있던 현금 1만 5000원만 챙기고 신용카드와 지갑은 하산하면서 등산로 미끄럼방지용 멍석 아래 숨긴 채 도주했다. 정씨의 범행은 숨진 피해여성의 시신이 다음날인 8일 오전 7시 10분쯤 등산객에 의해 발견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피해자가 목이 졸려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1차 검시 결과가 나오자마자 수사 전담팀을 꾸려 검거에 나섰다. 그러나 폐쇄회로(CC)TV가 많지 않고 등산로가 여러 군데라 뾰족한 단서를 잡지 못한 채 자칫 장기화할 뻔한 경찰 수사는 정씨가 자수하면서 일단락됐다. 정씨는 지난 10일 오후 10시 55분쯤 경찰에 전화를 걸어 자수 의사를 밝혔으며, 강원 원주시내에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당초 성폭행 가해 시도 사실을 감추려고 “쫓아오지 못하게 하려고 옷을 벗긴 것”이라고 진술했던 정씨는 경찰의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거짓 반응이 나오자 뒤늦게 범행을 모두 자백했다. 정씨는 범행 두달 전 공사현장 일용직으로 일하며 벌어둔 180만원을 24시간 만화방에서 지내면서 다 써버린 뒤 술을 사 들고 산에 올라 범행을 저질렀다. 프로파일러 면담 결과 정신과적 이상 소견은 나오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EU 잔류’로 뒤집힌 여론… 중단된 찬반 유세 재개

    ‘EU 잔류’로 뒤집힌 여론… 중단된 찬반 유세 재개

    여론조사 결과, 잔류 45% vs 탈퇴 42%女의원 피살 후 역전… 부동층 결집한 듯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를 지지했던 노동당의 조 콕스(41) 하원의원 피살로 잠정 중단됐던 브렉시트 찬반 유세가 중단 3일 만인 19일 재개됐다. 콕스 의원 피살 후 처음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반대가 더 높게 나타나는 등 후폭풍도 거세게 일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자로 발행된 선데이텔레그래프에 기고한 글에서 “EU를 탈퇴하게 되면 영국은 계속되는 불황에 허덕이게 될 것”이라면서 “확실하지 않으면 위험을 감수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마이클 오브 법무장관은 같은 신문에 낸 기고에서 “영국은 EU 바깥에서 더욱 번영할 수 있을 것”이라며 “희망을 위해 투표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와는 별도로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과 루스 데이비슨 스코틀랜드 보수당 대표는 21일 런던 아레나에서 브렉시트 찬반 맞짱 토론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잠정 중단됐던 유세가 재개되는 것은 여론이 브렉시트 반대로 기우는 등 요동칠 조짐을 보이는 데 따른 것이다. 여론조사 업체인 서베이션이 17~18일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EU 잔류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45%로, EU 탈퇴를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42%)보다 3% 포인트 앞섰다. 특히 이번 여론조사는 콕스 의원 피살 후 실시된 첫 번째 여론조사로 그녀가 사망하기 전날인 15일 발표된 서베이션의 조사결과에서는 브렉시트 찬성이 3% 포인트 높았다. 또 다른 여론조사 업체인 유고브가 16~17일 실시해 18일 공개한 조사에서도 EU 잔류 44%, 탈퇴 43%로 근소하게 잔류가 앞섰다. 지난 13일 조사에서는 EU 탈퇴가 7% 포인트 앞섰다. 여론의 변화는 콕스 의원 피살 후 부동층을 중심으로 EU 잔류 표가 결집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고브는 EU 잔류 지지 상승이 콕스 의원의 사망과 연관이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라면서 브렉시트가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론의 변화 속에 유력 일간지의 공개지지 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더 타임스 등이 EU 잔류를 지지한 상황에서 보수 성향의 데일리메일의 일요판인 ‘메일 온 선데이’도 18일 EU 잔류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해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은 브렉시트 현실화를 우려하고 나섰다. IMF는 17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내년 영국 경제는 0.8%, 3년 뒤인 2019년 5.5%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경제장관도 “영국이 EU를 탈퇴할 경우 영국은 스스로를 고립시켜 보잘것없는 나라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투표가 완전히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영국 경찰은 콕스 의원을 살해한 용의자인 토머스 메이어(52)를 살인과 중상해, 공격용 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18일 재판에 넘겼다. 런던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서울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부검의, “올랜도 살인범의 시체조차 희생자와 멀리 뒀다”

    부검의, “올랜도 살인범의 시체조차 희생자와 멀리 뒀다”

    이른바 ‘올랜도 사건’의 범인 오마르 마틴과 희생자 49명의 부검을 맡은 부검의들이 마틴의 시신을 희생자들로부터 멀리 격리시키는 특별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은 끈다. 오랜지 카운티 수석 검시관 조슈아 스테파니는 최근 있었던 발표를 통해 범인의 시신을 희생자들이 안치된 장소와 다른 곳에서 부검했다고 밝혔다. 해당 절차가 규정에 의해 요구되는 바는 없지만 스테파니와 동료 부검의들은 자체적 판단 하에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관련 법률에 따른 것도 아니고, 그러한 요구사항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존중의 의미에서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 범인은 다시는 49명의 아름다운 영혼들에 접근할 수 없을 것” 이라고 밝혔다. 이번 부검 과정에서는 72시간 내에 희생자 전원의 신원을 밝혀내고 가족들에 통보하는 과정을 끝마치기 위해 스테파니를 포함한 총 7명의 검시관이 투입돼 바쁜 시간을 보낸 것으로 전한다. 이번 발표에서 스테파니는 자신이 목격한 사건 직후의 광경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텔레비전은 여전히 틀어져 있고, 조명이 깜빡이고 있었다. 반쯤 먹은 음식이 남아있고 잔에는 음료가 채워져 있었다”며 “정말로 시간이 멈춰버린 듯 했다”고 전했다. 한편 대다수 유족들은 박사에게 희생자가 죽기 전에 고통 받았는지 여부를 물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사는 부검과정에서 희생자들이 몸부림치거나 짓밟혔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희생자들이 고통 없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희생자와 범인의 시신을 서로 격리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서는 “우리는 그것이 유족들에게 있어 가장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결정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렇게 함으로써 유족들이 희생자 곁에 살인범이 누워있는 모습을 상상하는 일이 없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올랜도 센티넬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22년 전 샀다가 못 쓴 티켓 들고 디즈니랜드 찾다

    22년 전 샀다가 못 쓴 티켓 들고 디즈니랜드 찾다

    최근 4살 아이가 악어에게 끌려간 흉흉한 사건으로 안전사고 문제에 비판을 받는 등 고초를 겪는 디즈니월드다. 하지만 또다른 훈훈한 얘기도 알려져 화제다. 구입한 뒤 사용하지 않은 놀이공원 입장 티켓을 22년 만에 사용한 20대 여성의 사연이다. 뉴욕포스트 등 미국 현지 언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올해 27살인 첼시라는 여성은 무려 22년 전인 4살 당시 가족들과 함께 디즈니월드를 방문한 바 있다. 이들은 가족 여행의 마지막 날 디즈니월드를 찾았는데, 당시 첼시의 티켓을 이미 구매했음에도 불구하고 컨디션이 좋지 않아 놀이공원을 이용할 수 없었다. 그리고 22년이 흐른 최근 첼시의 아버지는 집 지하실 창고에서 우연히 당시 사용하지 않은 디즈니월드 티켓을 발견했고, 첼시는 자신의 운을 시험해 보기로 했다. 첼시는 22년 전 미사용 티켓을 들고 디즈니월드를 찾았다. 오래된 티켓이지만 아직 사용하지 않은 것이 분명한 티켓을 본 디즈니월드 측은 지체하지 않고 첼시의 입장을 허가했다. 디즈니월드가 가진 ‘꿈이 이뤄지는 곳’이라는 이미지의 실현을 위해서였다. 해당 티켓은 디즈니월드 내부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티켓의 나이’ 때문인데, 일부 직원은 화제의 티켓이 자신의 나이보다 많다며 호기심을 감추지 못했다. 첼시는 “사실 22년 전 티켓으로 디즈니월드에 입장할 수 있을 거라곤 기대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티켓의 ‘당일 사용’ 원칙이 겉면에 쓰여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디즈니월드 직원들은 매우 친절했고 난 어떤 분쟁도 없이 입장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디즈니월드 측은 “티켓은 구매한 당일에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디즈니월드가 많은 사람들이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장소인 만큼 첼시의 요청을 특별히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좌파세계사(닐 포크너 지음, 이윤정 옮김, 엑스오북스 펴냄) 영국의 대표적인 좌파 역사학자인 저자가 인류의 기원에서부터 21세기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시대가 득세한 현 시점까지의 방대한 역사를 다뤘다. 저자는 ‘왜 역사는 중요한가’, ‘전쟁과 종교의 기원’, ‘문명의 확산’, ‘역사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신자유주의란 무엇인가’ 등의 꼭지를 통해 세계사를 다시 조망할 것을 권한다. 지금 이 시대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미래의 인류는 어디로 나아갈 것인지 등 본질적인 질문에 솔직하고 분명하게 답하고 있다. 저자는 역사의 중요한 동력으로 기술 발전, 지배계급의 경쟁, 계급투쟁 등 3가지 요소를 꼽으며 “자연적이고 필연적인 역사는 없다”고 강조한다. 776쪽. 3만 5000원. 마음읽기(황상민 지음, 넥서스북스 펴냄) 대한민국에서 살기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마음이 아픈 사람도 많다. 저마다 이유도 가지가지다. 공통적 원인은 나의 문제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문제가 다른 사람이나 환경 때문에 일어났다고 말한다. 저자는 한국인만의 특수한 상황과 특성을 토대로 성격 유형을 분석하고, 각 유형에 맞는 삶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삶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은 자신의 마음이 어떻게 작용했느냐에 의해 일어난 결과라는 것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이 책은 우리 각자가 만들고 싶은 삶의 변화를 가져다줄 ‘자신의 민낯을 마주할 용기’를 낼 수 있게 도와준다. 344쪽. 1만 3800원.  위안화의 역습(윌리엄 오버홀트·궈난마·청쿽로 지음, 이영래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현재 국제적인 준비통화로 부상하고 있는 위안화의 상황과 앞으로의 세계적인 파급 효과에 대해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3명의 경제학자들은 미국의 지배력 약화와 함께 중국 위안화가 통화 시스템의 계승자가 되고 있는 이유를 밝힌다. 현재 위안화 시장은 중국 정부의 자본시장 규제 완화에 따라 확장되고 있으며 이윤 창출 기회가 증가하면서 전 세계 기업들의 참여도 확대되고 있다. 저자들은 “결국에는 위안화가 글로벌 통화가 될 것이며 그에 따라 세계의 통화체제가 새롭게 편성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336쪽. 1만 9000원. 프리다 칼로, 내 영혼의 일기(프리다 칼로 지음, 안진옥 옮김, Bmk 펴냄) 멕시코의 대표적인 여류화가 프리다 칼로의 일기장을 통해 그녀의 내밀한 열정과 사랑을 들여다본다. 칼로가 37세였던 1944년부터 세상을 떠난 1954년까지 썼던 일기장은 9살인 자신의 사진을 배치하며 시작한다. 그녀는 47년의 인생에서 서른두 번의 수술과 세 번의 유산 그리고 연인 디에고의 지속적인 외도에 영혼을 찢기는 상처를 입는다. 칼로는 일기장에 작품의 근간이 되는 스케치나 후일담을 적기도 했고, 디에고에 대한 절절한 사랑의 기록을 담기도 했다. 라틴 미술 전문 기획가인 옮긴이는 칼로의 예술혼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친절한 설명을 덧붙였다. 300쪽. 1만 8000원. 날마다 아름다운 죽음을 살고 싶다(김옥라 구술 채록, 청강문화산업대학교 펴냄) 여성들의 사회적 진출이 거의 없던 시기에 1세대 자원활동가이자 사회봉사계의 대모로 활동해 온 김옥라의 한 세기를 돌아봤다. 1918년생인 김옥라는 일제강점기와 전쟁의 폐해로 황폐했던 1950~60년대 대한소녀단 걸스카우트 간사장으로 국제 사회에 한국을 알린 민간 외교관이었고 80년대에는 자원봉사자, 세계감리교 여선교회 회장으로 유엔에서 활동한 여성 NGO 활동가였다. 90년대부터 지금까지 ‘호스피스 교육’과 ‘웰다잉’ 교육을 주도하는 사회복지가로 활동해 왔다. 한 사람의 삶을 통해 한국을 조망하는 프로젝트인 청현문화재단의 여성생애사 구술 채록 총서 두 번째다. 319쪽. 2만 2000원.
  • ‘가습기살균제’ 책임자 5년 만에 법정 세웠는데 수사기록 복사 못 했다며 40분 만에 재판 끝나

    ‘가습기살균제’ 책임자 5년 만에 법정 세웠는데 수사기록 복사 못 했다며 40분 만에 재판 끝나

    유족 “사람 죽었는데 살인 아니라니…” ‘영장 기각’ 존 리 전 대표는 불구속 기소 “남편이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3년 만에 죽었습니다. 당신들은 산소호흡기를 1~2분마다 교체하면서 병간호를 해 봤습니까.” 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의 신현우(68) 전 대표 등 가습기 살균제 관련 피의자 4명이 17일 법정에 섰다. 2011년 11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가습기 살균제 파문이 무려 5년의 긴 시간을 보내고서야 마침내 법의 심판대에 오른 것이다. 재판이 열린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509호 법정. 신 전 대표와 옥시 전 연구소장 김모(55)씨, 전 선임연구원 최모(47)씨, 옥시와 함께 다수의 피해자를 낸 살균제 세퓨 제조업체 버터플라이이펙트 전 대표 오모(40)씨 등 4명이 피고인석에 섰다. 지난 14일 구속된 신 전 대표는 부쩍 수척해져 있었다. 황토색 반팔 수의 차림에 희끗한 머리는 헝클어져 있었다. 지난달 초 검찰에 처음 불려 나왔을 때의 감색 정장 차림의 말쑥했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 최창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신 전 대표는 몸을 한껏 움츠린 채 불안한 눈빛으로 재판부와 변호인을 바라볼 뿐 입을 열지 않았다. 피해자 유가족 등 4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 재판은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다. 신 전 대표 측 변호인이 “아직 수사기록을 복사하지 못했다”며 혐의에 대한 입장 표명을 미뤘고, 결국 신 전 대표 등은 40분 만에 다시 법정을 나섰다. 유가족들의 분노와 울분은 포승줄에 묶인 이들이 법정을 나서는 순간 폭발했다. 한 60대 할머니는 “사람이 죽었는데 왜 살인이 아니라 과실치사냐. 그런데 존 리(전 옥시 대표)는 왜 빠져나온 거냐”며 울부짖었다. 재판부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 관련 사건을 신속재판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 다른 사건보다 우선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 전 대표 등은 2000년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에 들어간 독성 화학물질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안전성을 검증하지 않아 사망 73명 등 181명의 피해자를 양산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 등)를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구속영장이 기각된 존 리 전 옥시 대표를 불구속 기소하는 것으로 사실상 가습기 살균제 수사를 마무리하고 이르면 다음주 수사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프랑스, 푸틴이 지원하는 러시아 훌리건 ´배후´ 시프리긴 추방했다

    프랑스, 푸틴이 지원하는 러시아 훌리건 ´배후´ 시프리긴 추방했다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일어난 훌리건(극렬 축구팬) 폭력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알렉산데르 시프리긴이 결국 추방됐다. 올-러시안 서포터연맹 총재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든든한 지원사격을 받는 극우 지도자여서 크렘린 당국의 강력한 반발이 우려된다.    프랑스 당국은 지난 15일 러시아와 슬로바키아의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6 조별리그 2차전을 관전하기 위해 하루 전 마르세유에서 릴로 향하던 20명의 러시아 축구팬을 구금한 뒤 추방했는데 이 중 시프리긴이 포함됐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다른 러시아인 3명은 구금된 뒤 각각 1년, 1년6개월, 2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들 모두 향후 2년 동안 프랑스에 재입국할 수 없게 됐다. 이와 별개로 마르세유 검찰의 브라이스 로빈은 잉글랜드 팬들에게 위해를 가한 한 인물을 살인 미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프랑스의 대처에 무리한 부분이 있다며 항의하는 뜻에서 프랑스 주재 러시아 대사를 소환하는 등 외교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러시아 외교부는 성명을 내 “더 이상 반러시아 분자를 스토킹“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같은 반응은 모두 시프리긴 추방 전 일이라 크렘린의 대처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시프리긴이 이끄는 올-러시아서포터연맹은 크렘린의 후원을 등에 업고 있으며 시프리긴은 극우 성향의 가치관에다 과거 나치식 경례를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이 여러 차례 공개됐던 인물이다.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 러시아 외교부 차관은 2018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말썽꾼들의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타스통신이 전했다. 이어 프랑스에서 폭력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 이들이 러시아 법정에 설 수도 있다며 “우리는 누가 어떤 짓을 했는지 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날 릴에서 벌어진 잉글랜드 서포터들의 난동까지 포함해 이번 대회 개막 즈음부터 현재까지 프랑스 경찰에 체포된 이는 300명이 넘고 이 중 196명이 구금됐으며 8명이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3명이 선고유예 처분을 받았다고 프랑스 내무부가 집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오원춘 사건 4년…상처 입었던 수원 가보니

    오원춘 사건 4년…상처 입었던 수원 가보니

    2012년 4월1일. 경기 수원시 팔당구 지동 주민들은 잊지 못한다. 오원춘은 이날 길 가던 20대 여성을 자신의 집으로 끌고 가 살해하고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했다.이 사건 이후 지동에는 잔혹범죄의 온상, 사람 못살 동네라는 오명이 씌워졌다. 신문과 방송 등 언론에서 매일같이 지동을 찾아와 범죄 위험성을 집중 보도하면서 마을 주민들은 집 밖에 나가기를 꺼리고 자꾸 움츠러들었다. 그러나 세월은 지동을 변모시켰고 악몽도 점차 옛 이야기가 돼가고 있다. 오원춘 사건이 발생한지 4년 2개월이 지난 16일 오후 ’따복소통마루‘에서 만난 지동주민 박영자(57·여)씨는 그동안 지동이 어떻게 변했는지 자세히 말해줬다. 소통마루는 경기도와 수원시가 마을주민과 소통하기 위해 지동의 한 건물을 임대해 마련한 커뮤니티 공간이다. 그는 소통마루 회장이기도 하다. 박 씨는 “오원춘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는 마을 주민들은 그 건물 앞을 지나가지 않고 멀찍이 돌아갔다.밤 7시 이후에는 길가에 사람이 다지지 않을 정도였다”라고 회고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의 악몽이 점차 잊히고 있다.활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오원춘이라는 말만 들어도 손사래를 치며 피했던 주민들이 지금은 그 말을 들어도 견뎌낼 힘이 생겼다는 것이다.박 씨는 “80% 가량 오원춘 트라우마에서 벗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이 사실인지 알아보러 지동주민센터 신성용 총괄팀장의 안내를 받아 오원춘 범죄현장을 찾았다. 소통마루에서 10분여를 걸어 찾아간 그곳은 오원춘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그냥 평범했을 건물로 보였다. 워낙 유동인구가 적다 보니 낮에도 건물 앞을 오가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신 팀장은 “중국인이 많이 살기는 하지만 수원 원주민 비율이 높아 정이 넘치는 마을인데 그런 일이 일어나 힘들었다”면서 “그러나 그 사건 이후 CCTV가 설치되고 각종 범죄예방 지원사업이 시작돼 도시가 좋아진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오원춘 사건이 벌어진 건물의 도로 맞은편에는 최신 CCTV가 설치돼 주변 도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사건 이후 수원시가 추가로 설치했다. 이전에는 50m 떨어진 곳에 설치된 낡은 CCTV 한대가 전부였다. 수원은 오원춘 사건에 이어 2014년 11월 팔달산 박춘풍 토막살인 사건이 발생하자 3년간 5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CCTV를 증설하고 낡은 CCTV를 교체하는 등 종합안전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오래된 단독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지동은 골목길이 많아 범죄발생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이때문에 수원시는 골목길을 안전하게 만드는 작업에 몰두했다. 어두운 골목길을 밝혀줄 가로등을 대폭 확충하고 만일의 범죄발생시 신속하게 출동할 수 있도록 주요 건물마다 밤에도 환히 비추는 LED 도로명주소 명패를 설치했다. 또 가로등 불빛이 잘 미치지 않는 곳에는 ’자동점멸 보안등‘을 따로 달아 사각지대를 줄였다. 골목길에 보안장비를 설치하는 것뿐 아니라 범죄가 우려되는 이미지의 골목길을 사람들이 많이 찾을 수 있도록 테마가 있는 그림길로 만들었다. 이미 2011년부터 삼성전자의 후원으로 지동 골목길에 벽화를 그렸으나 오원춘 사건 이후 생태, 한글, 동심 등을 주제로 골목마다 서로 다른 테마의 벽화길을 만들었다. 삭막한 콘크리트 벽이 이야기가 있는 벽화로 탈바꿈하면서 관광객이 찾아와 사진을 찍고 동네 아이들이 자주 찾아와 노는 활기찬 공간으로 변했다. 내년까지 5.8㎞ 구간의 벽화길을 완성하면 국내에서 가장 긴 벽화길이 될 전망이다. 또 수원시의 노력으로 지동의 하드웨어가 조금씩 개선되자 마을 주민들도 스스로 마을 업그레이드에 동참했다. 벽화 그리기에 직접 나서는가 하면 길가에 아무렇게나 버렸던 쓰레기를 스스로 치우기 시작했다. 마을의 고민을 함께 해결하기 시작하면서 소통하는 기회도 늘었다. 이에 수원시가 낡은 목욕탕 건물을 사들여 ‘지동 창룡마을 창작센터’로 만들어 주민들에게 선물했다. 카페,공방,공부방 등을 갖추고 올 4월 29일 개관한 창작센터는 이미 주민들이 자주 찾는 소통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지동 미집행 재개발지구내 골목길을 ‘시장가는 정겨운 골목길’로 만들어 범죄예방은 물론 주변 지동시장, 못골시장, 미나리광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벽화골목길과 창룡마을 창작센터,따복소통마루로 대표되는 지동의 마을만들기 사업은 최근 지역 커뮤니티 모범사례로 알려지면서 타 시도의 벤치마킹이 이어지고 있다. 수원 지동을 안전한 마을로 만드는 일에 경기도도 지원사격을 하고 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지난해 4월 8일 지동일대를 순찰하면서 “수원지동을 안전시범지역으로 만들겠다”고 밝히면서 ‘지동 따복안전마을 조성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7월 경기도, 수원시, 경기지방경찰청이 협약을 맺고 안전도시 구축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고 올해부터 도비 10억원을 지원받아 방범시설 강화, 에너지 효율 개선, 탐방코스 개발 등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국민안전처 공모사업에 지동이 선정돼 3년간 매년 8억∼12억 원씩 지원받아 범죄예방 환경디자인(CPTED)을 도입할 계획이다. 지동에서 30여 년을 살았다는 전모(80) 할아버지는 “범죄 같은 거 잘 모르고 살았어,가로등도 밝아지고 집 앞에 계단도 예쁘게 만들어줘서 얼마나 좋은 지 모르겠어”라면서 “마을 사람들이 다들 좋다고 해. 점점 더 좋아질 거야”라고 최근의 변화된 마을 모습을 기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로 2016] 프랑스, 푸틴이 지원하는 러시아 훌리건의 ‘배후’ 시프리긴 추방했다

    [유로 2016] 프랑스, 푸틴이 지원하는 러시아 훌리건의 ‘배후’ 시프리긴 추방했다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일어난 훌리건(극렬 축구팬) 폭력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알렉산데르 시프리긴이 결국 추방됐다. 올-러시안 서포터연맹 총재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든든한 지원사격을 받는 극우 지도자여서 크렘린 당국의 강력한 반발이 우려된다. 프랑스 당국은 지난 15일 러시아와 슬로바키아의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6 조별리그 2차전을 관전하기 위해 하루 전 마르세유에서 릴로 향하던 20명의 러시아 축구팬을 구금한 뒤 추방했는데 이 중 시프리긴이 포함됐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다른 러시아인 3명은 구금된 뒤 각각 1년, 1년6개월, 2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들 모두 향후 2년 동안 프랑스에 재입국할 수 없게 됐다. 이와 별개로 마르세유 검찰의 브라이스 로빈은 잉글랜드 팬들에게 위해를 가한 한 인물을 살인 미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프랑스의 대처에 무리한 부분이 있다며 항의하는 뜻에서 프랑스 주재 러시아 대사를 소환하는 등 외교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러시아 외교부는 성명을 내 “더 이상 반러시아 분자를 스토킹“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같은 반응은 모두 시프리긴 추방 전 일이라 크렘린의 대처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시프리긴이 이끄는 올-러시아서포터연맹은 크렘린의 후원을 등에 업고 있으며 시프리긴은 극우 성향의 가치관에다 과거 나치식 경례를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이 여러 차례 공개됐던 인물이다.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 러시아 외교부 차관은 2018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말썽꾼들의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타스통신이 전했다. 이어 프랑스에서 폭력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 이들이 러시아 법정에 설 수도 있다며 “우리는 누가 어떤 짓을 했는지 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날 릴에서 벌어진 잉글랜드 서포터들의 난동까지 포함해 이번 대회 개막 즈음부터 현재까지 프랑스 경찰에 체포된 이는 300명이 넘고 이 중 196명이 구금됐으며 8명이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3명이 선고유예 처분을 받았다고 프랑스 내무부가 집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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