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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가포르 여성, 미얀마 가사도우미에 다리미 던지고 초크 걸어 살해

    싱가포르 여성, 미얀마 가사도우미에 다리미 던지고 초크 걸어 살해

    미얀마인 가사도우미를 굶기고 고문하고 학대하다 결국 숨지게 한 싱가포르 집주인 여자가 5년여 만에 법의 심판을 받는다. 25일 AFP 통신 및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 등에 따르면 가이야티리 무루가얀(40)은 이틀 전 결심공판에서 미얀마인 가사도우미 피앙 응아이 돈(사망 당시 24세)에 대한 과실치사 등 28개 범죄 혐의를 인정했다. 이에 따라 추후 선고 공판에서 종신형 선고도 가능하다고 통신은 전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싱가포르에서 발생한 최악의 가사도우미 학대 사건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이렇게 사악하고 철저히 비인간적 방식으로 대한 것은 법원이 정의로운 분노를 할 이유가 된다”며 “가능한 최고의 법적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검찰은 가이야티리가 우울증 등 질환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 살인이 아닌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살인죄는 싱가포르에서 최대 사형도 가능하다. AFP 통신이 인용한 법원 기록을 보면 가이야티리와 그의 경찰관 남편은 지난 2015년 5월 당시 23세이던 피앙 응아이 돈을 자녀들을 돌보기 위한 가사도우미로 고용했다. 가이야티리는 거의 매일 가사도우미에게 폭력을 가했다. 뜨거운 다리미를 집어던지기도 했다. 결국 일한 지 일년이 조금 지난 2016년 7월 피앙 응아이 돈은 가이야티리와 그녀의 어머니에게 몇 시간에 걸쳐 두들겨 맞아 숨을 거뒀다. 부검 결과 직접 사인은 가이야티리가 목을 감아 조여 뇌속 산소 결핍으로 숨진 것으로 판명됐다. 가이야티리는 피앙 응아이 돈을 감시하려고 문을 열어놓은 채 용변을 보고 샤워도 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사도우미는 밤에만 5시간을 겨우 잘 수 있었던 데다 식사도 극히 소량만 제공받아 사망 당시 몸무게가 24㎏에 불과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처음 그 집에 들어갔을 때보다 15㎏이 빠져 거의 3분의 1 이상이 빠진 것이었다. 가이야티리의 남편도 이 사건과 관련해 여러 혐의를 받고 있다고 통신이 경찰을 인용해 전했다. 조세핀 테오 인력부 장관은 “끔찍한 일”이라며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고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전했다. 테오 장관은 또 지역사회 공동체가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학대 징후가 있는지 살피고 당국에 알리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에는 동남아 가난한 나라 출신인 외국인 가사도우미가 25만명가량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에 따라 이들을 학대하는 사건도 곧잘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바이든, 트럼프가 덮은 카슈끄지 암살 사건 들춘다

    바이든, 트럼프가 덮은 카슈끄지 암살 사건 들춘다

    “사우디아라비아에 무기를 팔지 않겠다.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고, 국제사회의 왕따로 만들겠다.” 2019년 민주당 대선 경선 토론회에서 조 바이든 후보자는 전년에 벌어진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과 관련,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지시로 살해됐다고 믿는다”고 목청을 높였다. 당시 초강경 발언은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할 경우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재조정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취임 이후 한 달이 지나도록 정상 간 접촉을 시도하지 않는 등 일부러 사우디 패싱 전략을 펴 온 바이든 대통령은 조만간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과 통화할 예정이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사우디 측 파트너는 실권자인 무함마드 왕세자였으나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전화 상대는 살만 국왕”이라고 못박는 한편 국가정보국(DNI)의 카슈끄지 사망 관련 기밀해제 보고서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거액의 무기 판매를 대가로 밀월을 유지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인권’을 앞세워 사우디 압박에 들어가는 것이다. 25일 공개되는 DNI 보고서는 본래 미 의회가 지난해 2월 공개를 의결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대로 빛을 보지 못했다. 살만 국왕과 통화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보고서를 읽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읽었다”고 답했다. 내용에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카슈끄지의 살인을 승인하고 지시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부분이 포함됐을 것이라고 가디언이 전했다. 미 언론도 행정부와 사우디 압박 보조를 맞추고 있다. 이날 CNN은 카슈끄지 살해 당시 암살단이 이용한 2대의 전용기가 무함마드 왕세자가 운영하는 국부펀드 소유 회사 ‘스카이 프라임 항공’ 소속임이 별도의 소송에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반체제 언론인이었던 카슈끄지는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영사관에서 잔혹한 방식으로 살해됐고, 시신도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사우디 법원은 지난해 9월 피고인 8명에게 징역 7∼20년형을 선고했고 무함마드 왕세자의 최측근도 포함됐지만 왕세자의 개입 의혹은 다뤄지지 않았다. 미국이 무함마드 왕세자에 대한 제재까지 가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아랍 민주주의 운동 단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카슈끄지 사망에 연루된 17명에 대해 내렸던 미 입국 금지 및 자산 동결을 무함마드 왕세자에게도 적용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무함마드 왕세자가 소유한 국부펀드의 미국 내 투자 제한도 제재 방안으로 거론된다. 이 경우 무함마드 왕세자는 왕위 계승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 반면 미국이 사우디를 시작으로 인권 개입에 적극 나설 경우 민주주의 모범국가가 없다시피 한 중동에서 우군이 줄 가능성이 있고, 코로나19 이후 테러조직이 부활할 경우 동맹 구축이 힘들 수 있다는 현실론도 일각에서 나온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폭력·살인 싫다” 예비군 훈련 거부… 대법, 비종교적 신념 인정 첫 ‘무죄’

    “폭력·살인 싫다” 예비군 훈련 거부… 대법, 비종교적 신념 인정 첫 ‘무죄’

    대법원이 비폭력 신념을 이유로 예비군 훈련을 거부한 20대 남성 A씨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아닌 개인의 윤리적·철학적 신념을 병역법상 ‘정당한 사유’로 인정한 첫 판례다. 다만 대법원은 A씨와 비슷한 비폭력 신념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B·C씨에 대해서는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세 사람에 대한 재판부 판단은 과거 행적에 따라 ‘진정한 양심’이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갈렸다. 대법원 1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병역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5일 밝혔다. 대법원 재판부는 “종교적 신념이 아니더라도 진정한 양심에 따른 예비군 훈련과 병력동원훈련 거부에 해당한다면 예비군법과 병역법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13년 2월 제대하고 예비역에 편입됐으나 2016년 3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예비군 훈련과 병력동원훈련에 참석하지 않은 혐의로 고발돼 재판을 받아 왔다. A씨는 “폭력적인 아버지 슬하에서 성장해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됐고, 미군이 헬기에서 기관총을 난사해 민간인을 학살하는 영상을 보고 살인을 거부하는 신념을 가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다만 병역은 어머니의 설득에 못 이겨 군사훈련을 피할 수 있는 화학 관리 보직에서 근무했다. A씨는 제대한 뒤에는 더 양심을 속이지 않기로 하고 예비군 훈련을 모두 거부했다. 이로 인해 14차례나 고발돼 재판을 받았고 안정된 직장도 구할 수 없었다. 1·2심은 A씨의 신념이 진실하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B씨에 대해 유죄 판결한 1·2심 재판부는 그가 2015년 한 집회에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과 등이 비폭력 신념과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시민단체 활동가 C씨 역시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하면서 발표한 소견서에 따르면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는 점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B·C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종교·양심적 병역거부를 정당한 사유로 본 2018년 1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취지에 따른 것이다. 당시 재판부는 정당한 병역거부 사유가 되는 종교·양심의 신념은 깊고 확고하며 진실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헌법재판소도 이날 정당한 사유 없이 예비군 훈련을 거부하면 처벌하도록 한 ‘향토예비군 설치법 15조 9항’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제기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각하했다. 헌재는 “양심에 따른 예비군 훈련 거부자에 해당하는지 법원이 판결을 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아동학대살해죄 신설한 ‘정인이법’ 개정안 법사위 통과

    아동학대살해죄 신설한 ‘정인이법’ 개정안 법사위 통과

    아동학대 살해죄를 신설한 아동학대범죄 처벌 특례법 개정안이 25일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아동학대 살해죄를 신설해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형법상 살인죄(5년 이상 징역)보다 법정형이 무겁다. 또 아동학대 범죄 사건에 대해 국선변호사·국선보조인 선임을 의무화했다. 여야는 앞서 1월 국회에서 이른바 ‘정인이법’이라고 불리는 아동학대 처벌 특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지만, 법정형 상향은 논의를 연기해 이번에 마무리했다. 이에 법사위는 기존 아동학대 치사죄 등의 형량을 높이는 대신 아동학대 살해죄를 신설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고의로 사망에 이르게 했을 때는, 아동학대 살해죄를 적용해 치사보다 더 높은 형량을 적용하게 하자는 취지다. 미혼부의 출생신고를 가능케 하는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도 처리됐다. 개정안은 친모가 정당한 이유 없이 협조하지 않는 경우에도 아버지가 가정법원의 확인을 거쳐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현행법은 혼외 상태에서 아이를 낳으면 원칙적으로 엄마만 출생신고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출생신고 없이 살다 엄마에게 살해된 8살 소녀의 경우 서류상 ‘무명’(無名)으로 남겨져 안타까움을 낳았다. 이날 검찰은 구치소에 수감 중인 친모와 상의해 A양이 생전 불렸던 이름과 친모와 법적으로 아직 혼인관계에 있는 전 남편의 성을 따라 법적 이름을 지어 출생신고서를 제출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티아라 지연 이어 소연까지…한밤중 집 찾아간 남성 조사(종합)

    티아라 지연 이어 소연까지…한밤중 집 찾아간 남성 조사(종합)

    수년간 스토킹 시달려…스토킹 전력 등 조사티아라 지연 역시 ‘흉기’ 등 협박 메시지 받아 걸그룹 티아라 멤버들이 잇따라 수난을 겪고 있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10일 오후 10시쯤 티아라 출신 가수 소연(34·본명 박소연)씨가 사는 강남구의 한 공동주택에 들어간 30대 남성 A씨를 주거침입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집집마다 초인종 누르며 소연 찾다가 체포 A씨는 공동주택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각 호실의 초인종을 누르며 소연을 찾다 112 신고로 경찰에 붙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소연씨는 집을 비워 A씨와 맞닥뜨리지는 않았다. 가요계에 따르면 소연씨는 수년간 스토커로부터 살해 협박 등의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과거에도 소연씨를 스토킹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연씨는 2009년 티아라로 데뷔해 메인보컬로 활동했다. 티아라는 ‘보핍보핍’(Bo Peep Bo Peep), ‘롤리폴리’(Roly-Poly), ‘러비더비’(Lovey-Dovey) 등 히트곡을 남겼다. 2017년 당시 소속사와 계약이 만료된 후 재계약하지 않고 팀을 탈퇴했다. 티아라 지연, SNS 계정 통해 협박 메시지 시달려 역시 티아라 출신 가수 겸 배우 지연(본명 박지연·28)씨도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살해 협박을 받아 소속사가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소속사 파트너즈파크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지연씨가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으로부터 트위터 및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살해 협박을 받고 있다”며 “이 사건을 엄중히 보고 강경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해당 스토커는 지연씨에게 SNS 계정을 통해 영문으로 “오늘이 마지막 밤이다”, “난 서울이다” 등 협박성 메시지를 보냈으며, 흉기 사진과 함께 “날카롭지 않느냐”는 메시지까지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건은 현재 서울 성동경찰서에 접수된 상태다. 스토킹, 현행 벌금 10만원…처벌 강화법 발의 현행법에서는 스토킹을 경범죄로 분류하고 있어 징역형 규정은 물론 벌금마저 10만원 이하 수준으로 매우 경미하게 다루고 있다. 이날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스토킹 범죄의 처벌을 강화하고 피해자 보호 조치를 구체화하는 내용의 ‘스토킹 범죄 처벌 특례법’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특례법은 스토킹 가해자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특례법은 디지털 스토킹을 포함해 ‘스토킹범죄’의 유형도 규정했다. 장 의원은 “스토킹은 단순히 개인 간 문제가 아니라 폭행과 성폭력, 심지어 살인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범죄”라며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문 열고 용변 보고 샤워해” 싱가포르 미얀마인 20대 가사도우미 학대 사망

    “문 열고 용변 보고 샤워해” 싱가포르 미얀마인 20대 가사도우미 학대 사망

    밥 안주고 굶겨 사망시 피해자 체중 24㎏집주인, 과실치사 등 28개 범죄 인정20대 미얀마인 여성 가사도우미를 감시한다는 이유로 화장실 문을 연 채 용변을 보게 하거나 샤워를 하게 하고 밥을 굶기는 등 온갖 인권 유린과 고문·학대 속에 끝내 숨지게 한 싱가포르 집주인이 5년여 만에 재판정에 섰다. 검찰 “최악의 가사도우미 학대 사건”우울증 있어 살인죄 아닌 과실치사 적용 25일 AFP 통신 및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 등에 따르면 가이야티리 무루가얀(40)은 이틀 전 결심공판에서 미얀마인 가사도우미 피앙 응아이 돈(사망 당시 24세)에 대한 과실치사 등 28개 범죄 혐의를 인정했다. 이에 따라 추후 선고 공판에서 종신형 선고도 가능하다고 통신은 전했다. 검찰은 공판에서 이번 사건이 싱가포르에서 발생한 최악의 가사도우미 학대 사건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이렇게 사악하고 철저히 비인간적 방식으로 대한 것은 법원이 정의로운 분노를 할 이유가 된다”면서 “가능한 최고의 법적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다만 가이야티리가 우울증 등 질환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 살인이 아닌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살인죄는 싱가포르에서 최대 사형도 가능하다.집주인에 수시간 동안 폭행 당하다 숨져 AFP 통신이 인용한 법원 기록을 보면 가이야티리와 그의 경찰관 남편은 2015년 5월 당시 23세이던 피앙 응아이 돈을 자녀들을 돌보기 위한 가사도우미로 고용했다. 그러나 가이야티리는 이후 거의 매일 가사도우미에게 폭력을 가했다. 결국 피앙 응아이 돈은 일한 지 1년이 조금 지난 2016년 7월 가이야티리에게 수 시간에 걸쳐 폭행을 당하다 숨졌다. 가이야티리는 피앙 응아이 돈을 감시하는 차원에서 문을 열어놓고 용변을 보고 샤워도 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사도우미는 밤에만 5시간을 겨우 잘 수 있었던데다 식사도 극히 소량만 제공받아 사망 당시 몸무게가 24㎏에 불과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는 처음 그 집에 들어갔을 때의 몸무게에 비해 3분의 1 이상이 빠진 것이다.집주인 남편도 폭행 가담 혐의로 수사 중 가이야티리의 남편도 이 사건과 관련해 폭행 등 여러 혐의를 받고 있다고 통신이 경찰을 인용해 전했다. 조세핀 테오 인력부 장관은 이에 대해 “끔찍한 일”이라면서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고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전했다. 테오 장관은 또 공동체가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학대 징후가 있는지 살피고 이 경우, 당국에 알리도록 도와야 한다고 언급했다. 싱가포르에는 동남아 빈국 출신이 대부분인 외국인 가사도우미가 25만명가량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에 따라 이들에 대한 학대 사건도 빈번하게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장혜영, 스토킹처벌법 발의…“벌금 최대 10만원→3천만원”

    장혜영, 스토킹처벌법 발의…“벌금 최대 10만원→3천만원”

    현행법상 징역형 규정도 없어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25일 스토킹 범죄의 처벌을 강화하고 피해자 보호 조치를 구체화하는 내용의 ‘스토킹 범죄 처벌 특례법’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특례법은 스토킹 가해자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현행법상 ‘10만원 이하 벌금’에 불과한 처벌 수위를 대폭 강화한 것이다. 스토킹을 경범죄로 분류하는 현행법에선 징역형 규정도 없다. 특례법은 디지털 스토킹을 포함해 ‘스토킹범죄’의 유형도 규정했다. 장 의원은 “스토킹은 단순히 개인 간 문제가 아니라 폭행과 성폭력, 심지어 살인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범죄”라며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폭력을 거부한다” 예비군훈련 불참 첫 무죄

    “폭력을 거부한다” 예비군훈련 불참 첫 무죄

    폭력과 살인을 거부하는 신념으로 예비군훈련과 병역동원소집에 불참했더라도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비종교적 신념이 양심적 병역거부로 허용된 첫 사례다. 대법원 1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병역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수차례 예비군훈련소집 통지서를 전달받고도 훈련에 불참하고, 병력동원 훈련을 받으라는 통지서를 받고 훈련에 불참했다가 예비군법 및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폭력적인 아버지 슬하에서 성장해 어렸을때부터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됐고, 미군이 헬기에서 기관총을 난사해 민간인을 학살하는 동영상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아 살인을 거부하는 신념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입대전 어머니와 친지들의 간곡한 설득과 전과자가 되어 불효하는 것이 이기적인 행동일수 있다는 생각에 입대했지만 이후 반성하며 양심을 속이지 않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1심은 “A씨는 예비군 훈련불참등으로 수년간 수십회에 걸쳐 조사를 받고 총 14회에 걸쳐 고발되고 기소돼 재판을 받아, 안정된 직장을 구할 수 없어 일용직이나 단기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계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가 신념을 형성하게 된 과정,입대 및 군사훈련을 거부하게된 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경제적 손실과 형벌의 위험 등을 감수하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일관해 주장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A씨의 훈련 거부는 절박하고 구체적인 양심에 따른 것이라고 볼수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도 “A씨가 병역거부 중 가장 부담이 큰 현역 복무를 이미 마쳤는데도 예비군 훈련만을 거부하기 위해 수년간의 불이익을 모두 감수하고 있는 점, 유죄로 판단될 경우 예비군 훈련을 면할 수 있도록 중한 징역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점 등을 보면 A씨의 양심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하다는 사실이 결과적으로 소명된다고 인정할 수 있다”며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검사는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이날 A씨에게 무죄를 확정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저는 곧 살해됩니다” 17세 소녀의 정확한 예고 논란

    “저는 곧 살해됩니다” 17세 소녀의 정확한 예고 논란

    자신이 곧 살해될 것이라는 글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17세 브라질 소녀가 실제로 피살체로 발견돼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소녀는 SNS 글에 사건의 동기를 밝히고 용의자까지 지목했지만 사건은 의외로 꼬여만 가고 있다. 브라질 아마조나스주 이타피랑가에 사는 소녀 크리스치아니 기마랑이스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건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12일부터 소녀의 실종 사실을 알고 있던 경찰이 시신을 발견한 건 용의자들이 정보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용의자들은 소녀를 13일 살해했다며 SNS를 통해 시신의 위치를 공개했다. 경찰이 주목하는 건 이 사건의 전개가 소녀의 페이스북에 일찌감치 예견돼 있었다는 점이다. 소녀는 자신의 죽음과 이후 전개될 상황까지 정확하게 예상하고 SNS에 글을 남겼다. 소녀는 "작별인사를 드리려 한다. 난 이제 곧 죽게 된다"면서 "내가 죽으면 나를 살해한 사람들이 시신의 위치를 SNS로 알릴 것"이라고 했다. 소녀의 말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끔찍한 살인사건이 발생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소녀는 SNS 글을 남겼다. 소녀는 "마약조직 코만도 베르멜로에 3000헤알(약 62만원)을 빌렸는데 갚지 못했다"면서 보복살해를 당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정도면 사건의 동기와 개요에서 용의자에 이르기까지 모두 드러난 셈이다. 하지만 17일 또 다른 2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하면서 사건은 꼬이기 시작했다. 피살된 두 사람이 소녀를 죽인 진범의 가족일 수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오면서다. 소녀가 남긴 SNS 글 때문에 뒤집어쓰게 된 마약조직이 보복을 위해 진범을 찾아 나섰지만 실패하자 진범의 가족을 보복 살해했다는 것이 제기된 새로운 가설이다. 현지 언론은 "소녀의 SNS 글을 보면 사건을 너무 정확하게 예상해 작성자가 정말 살해된 소녀인지 의심된다는 사람도 없지 않다"면서 "범인이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소녀의 계정을 이용한 것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소녀를 죽이고 혐의를 돌리기 위해 엉뚱한 스토리를 만들고 마약조직에게 누명을 뒤집어씌우려 한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수사 관계자는 "실제로 소녀가 글을 썼을 수도 있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면서 "다만 3건의 살인사건이 맞물려 있는 것이라면 처음부터 수사를 다시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사진=기마랑이스 페이스북, 123rf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맹목적 믿음… 팬데믹 시대 ‘정신 바이러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맹목적 믿음… 팬데믹 시대 ‘정신 바이러스’

    “기독교는 잘 다듬어진 체계적인 미신이다.” “등대가 교회보다 사는 데 훨씬 도움이 된다.” “나는 예수를 좋아한다. 그러나 기독교인은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예수를 닮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느 기사 밑에 달린 온라인 댓글들이 아닙니다. 첫 번째는 18세기 프랑스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콩도르세, 두 번째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인 벤저민 프랭클린, 마지막은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가 종교에 대해 남긴 말들입니다. 종교의 본질은 포용과 인간에 대한 사랑입니다. 그렇지만 코로나19라는 전무후무한 감염병의 대확산 시기에 기독교계가 보여 준 일련의 모습들은 사람들이 ‘기독교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생명까지 앗아 갈 수 있는 치명적인 감염병이 퍼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타인에 대한 배려 없이 자신의 종교와 집단이익만을 취하려는 모습이나 비과학적인 말들을 서슴없이 내뱉는 모습들을 보고 많은 사람들은 경악했습니다. 과학과 의학이 과거 종교가 했던 역할을 상당 부분 대신하고 있는데 종교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갈 길을 못 찾는 모습입니다.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이자 저명한 진화생물학자이면서 과학적 무신론자인 리처드 도킨스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는 “종교는 사람들을 언제든 살인 무기로 만들 수 있는 정신 바이러스의 일종이다”라고 꼬집었는데 그의 주장이 과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요즘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시카고 일리노이대 심리학과 연구팀은 무신론자와 유신론자는 어떤 생각과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체계적 분석을 처음으로 시도했습니다. 그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2월 25일자에 실렸습니다.연구팀은 ‘아마존 메커니컬 터크’라는 플랫폼을 이용해 미국 내 무신론자와 유신론자 42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미국과 스웨덴의 무신론자와 유신론자 4193명을 대상으로 국가 간 비교 조사도 수행했습니다. 조사 결과 무신론자, 유신론자 모두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기본 가치는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지만 가치 실현을 위한 수단과 방법에 대한 접근 방법이나 인지구조에서는 현격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무신론자들은 확실한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는 주장과 수단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태도를 보인 반면 유신론자, 특히 기독교 신자들은 신성에 대한 맹목적 믿음, 권위와 집단에 대한 강한 충성심, 타 종교에 대한 배타성 등이 강하게 드러났습니다. 이 같은 성향은 보수, 진보 같은 정치적 견해나 교육 수준과는 상관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렵고 혼란스러울 때일수록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들을 합니다. 21세기 과학의 세기이자 코로나19로 인한 대혼란의 시기에 종교도 초심으로 돌아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변해야 할 것입니다. 바뀔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edmondy@seoul.co.kr
  • ‘징역 7년 이상’… 살인죄보다 센 아동학대 살해죄 신설

    ‘징역 7년 이상’… 살인죄보다 센 아동학대 살해죄 신설

    아동을 학대해 살해한 사람은 살인죄보다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국회 법사위는 24일 법안소위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아동학대범죄 처벌 특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아동학대 살해죄’를 신설해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형법상 살인죄(5년 이상 징역)보다 법정형이 무겁다. 지난 1월 여야는 ‘정인이법’이라 불리는 아동학대 처벌 특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었다. 하지만 법정형 상향과 관련해서는 오히려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다는 사회적 우려를 고려해 추후 논의를 이어 가기로 했다. 이에 법사위는 기존 아동학대 치사죄 등의 형량을 높이는 대신 아동학대 살해죄를 신설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고의로 사망에 이르게 했을 때는, 아동학대 살해죄를 적용해 치사보다 더 높은 형량을 적용하게 하자는 취지다.아동학대 살해죄는 앞서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을 토대로 마련됐다. 개정 법률안에는 “아동학대 범죄 특징에 비추어 폭행, 감금, 상해, 유기 등 아동학대 범죄를 범한 자가 아동을 살해한 경우 가중처벌하는 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며 “일반 살인죄에 비해 행위의 불법성이 중함에도 불구하고 엄중히 처벌할 규정이 없다”는 내용이 제안 이유로 담겼었다. 이밖에도 법안소위는 또 미혼부의 출생신고를 가능케 하는 이른바 ‘사랑이와 해인이법’(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도 의결했다. 개정안은 친모가 정당한 이유 없이 협조하지 않는 경우에도 아버지가 가정법원의 확인을 거쳐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현행법은 혼외 상태에서 아이를 낳으면 원칙적으로 엄마만 출생신고를 할 수 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살아남기’ 포기한 6463명… 그 뒤에 남겨진 ‘꿈의 흔적들’

    ‘살아남기’ 포기한 6463명… 그 뒤에 남겨진 ‘꿈의 흔적들’

    코로나19로 초래된 경제 위기는 청년 누군가에게는 ‘코로나 감염’보다 더 위협적이다. 지난 한 해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은 1만 2592명(잠정치)이다. 같은 기간 코로나19 사망자 900명의 약 14배에 이르는 수치다. 주목할 만한 점은 20~30대 청년층이다. 지난해 1~8월까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치료받은 1만 5090명 가운데 20대는 4213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3% 늘었다. 전 연령층에서 증가율이 가장 높다. 30대는 2250명으로 같은 기간 대비 20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자살 시도 증가율(13%)을 보였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로 취업난이 심화되고 빈부 격차가 커지면서 약자가 더 약해지는 현상이 일어났다”면서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청년들은 상실감이나 좌절감을 더 크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 청년들은 어떤 말을 남겼을까. 고독사·살인 현장 등을 정리하는 전문 업체 크린키퍼스 이창호 대표, 박세환 이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청년들의 유품에 담긴 사연을 재구성했다.‘부디 견디길….’ 윤지수(24·가명)씨가 ‘아 유 해피’(Are you happy)라고 쓰인 일기장 표지에 꾹꾹 눌러쓴 표현이다. 대학을 갓 졸업한 지수씨는 뉴스를 전하는 아나운서를 꿈꿨다. 그녀가 남긴 일기장에는 취준생의 간절함이 곳곳에 담겨 있었다. 평소 롤모델로 생각했던 유명 언론인을 만난 후 벅찬 기쁨을 기록한 지수씨는 그다음 문장에서 그게 ‘꿈’이었다며 허탈감을 드러냈다. 책장에는 학교에서 받은 상장들이 보관돼 있었다. 지난해 6월 짧은 생을 마친 그녀의 원룸에서는 먹다 남은 신경안정제가 발견됐다. 지난해 청년 고용시장은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유례없는 ‘빙하기’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5~39세 인구 중 취업 경력이 전혀 없는 ‘취업 무경험자’ 규모는 32만 1654명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의 1.5배 수치다. 청년층의 체감 실업률인 ‘확장실업률’도 25.6%(지난해 7월 기준)로 2015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확장실업률은 공식 실업률이 노동시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실업자 외에도 주당 36시간 이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정식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 잠재 구직자 등을 포함해 산출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20대 여성 자살률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3% 늘었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노동시장에서 남성보다는 여성이 저임금·비정규직 일자리에 몰려 있고, 코로나로 더 큰 경제적 타격을 받았다”면서 “특히 20대 여성은 이제 사회에 진출하는 시기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더 크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년 대비 7만 5000명의 자영업자가 폐업했다. 30대 중반의 박주호(가명)씨는 지난해 9월 인천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방에는 팔다가 재고가 된 독수리연이 쌓여 있었다. 다른 쪽에는 그가 노점으로 했던 솜사탕과 달고나 기계가 있었고, 인근 공터에는 그의 푸드트럭이 주차돼 있었다. 주호씨가 생전에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는지 보여 주는 흔적들이다. 그의 형은 “주호가 안 해 본 것이 없다. 결혼도 미루고 열심히 살던 녀석이…”라며 애통해했다.경기는 불황이지만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청년층의 심리적 박탈감도 커졌다. 지난해 6월 경기 화성시의 고시원에서 숨진 지 열흘여 만에 발견된 30대 초반 김민준(가명)씨. 그의 거처인 창문도 없는 3평 남짓한 방은 전등을 켜지 않으면 종일 어두컴컴했다. 층마다 얇은 합판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7~8명이 살았지만 아무도 그의 죽음을 알아채지 못했다. 냉장고 안에는 꽁꽁 얼어붙은 김치뿐. 유품이라곤 10벌도 채 되지 않은 옷가지가 전부인 그의 방에서 눈에 띈 건 단 한 권의 소설책이었다. ‘오피스텔’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창업한 회사가 부도난 후 재기에 성공하는 사업가의 야망과 로맨스가 줄거리다. 그는 이 소설을 보며 고시원 삶의 탈출을 꿈꾼 게 아닐까.30대 초반의 민재현(가명)씨는 지난해 6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는 월세 한 번 밀리지 않았다. 옷장에는 그가 산 ‘태그’도 안 뗀 새 점퍼가 걸려 있었고, 유튜브 방송을 위한 촬영 장비들도 세팅돼 있었다. 그가 성공을 꿈꿨던 유튜버의 실상은 2019년 종합소득을 신고한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 기준 상위 10%가 2억 1600만원을 벌 때 하위 33%는 연 100만원도 채 벌지 못했다. 유품을 손수 거둔 박 이사는 “현장에 나가면 청년들의 절박한 상황이나 아픔이 느껴진다”며 “자식 같은 이들이 채 꿈을 펼쳐 보지도 못하고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심화시킨 사회적 관계의 단절감은 정서적으로 시한폭탄의 뇌관 같다. 스스로를 고립 청년으로 소개한 장현태(24·가명)씨는 코로나19 이전까지 쉼터 친구들이 유일한 사회적 관계였다고 했다. 가족과의 연결도 끊어진 그는 경기도의 한 청소년 쉼터에서 생활했다. 나이가 차 쉼터를 나온 뒤 하루 12시간씩 주 6일 동안 하던 식당 일도 지난해 3월 코로나19 확산 후 그만뒀다. 장씨는 그해 3월부터 6월까지 경기 성남의 반지하방에서 단 한 번도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세상과 단절된 고립감과 우울감도 커졌다. 장씨는 “쉼터에 있을 때는 그곳 사람들과의 유대감이 삶을 지탱할 수 있는 동력이었는데, 코로나 이후 관계들이 다 끊기면서 악순환에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장씨는 우울증 위험 진단을 받고 고립 청년들의 회복을 돕는 민간단체 ‘리커버리센터’에서 공동체 생활 중이다.주지영 서울시자살예방센터 부센터장은 “이제까지 자살 예방 대책은 중장년과 노년층 위주였고, 청년층에 대해서는 ‘젊으니깐 이겨내라’는 방식에 그쳤다”면서 “고립과 우울감, 경제적 박탈감 등 청년층의 심리 회복을 돕는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index.php?section=section2)로 연결됩니다.
  • 전문직 성범죄 1위 ‘의사’ 강도·살인해도 면허는 그대로

    전문직 성범죄 1위 ‘의사’ 강도·살인해도 면허는 그대로

    현행 의료법은 성범죄, 살인 등 강력범죄를 저지르고 형이 확정되더라도 의사 면허는 유지된다. 보건당국이 의사면허를 취소할 수 있는 사유로 △정신질환자 △마약중독자 △금치산자 △면허 대여 △허위진단서 작성 및 진료비 부당 청구 등 특정 경우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가 추진하고 있는 의료법 개정안은 의료인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형 집행 후 5년 이내이거나 집행유예 기간이 지난 후 2년 이내, 선고유예 기간일 때는 면허를 취소하고 의료인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취소된 면허를 재교부받기 위해서는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하며, 특히 미성년자 성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 선고가 확정된 경우에는 영구적으로 면허를 박탈하도록 명시했다. 다만, 의료행위 중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형을 받은 때에는 면허를 취소하지 않도록 했다. 개정안은 지난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하면서 법제사법위원회 의결을 앞두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20일 성명을 통해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복지위를 통과한 것에 대해 분노를 표한다”며 해당 법안이 국회 법사위에서 의결되면 전국 의사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전문직 성범죄 입건 수 1위 의사성범죄 의료행위 제재 방안 전무 지난해 경찰청이 제출한 ‘최근 5년간 전문직 4대 범죄 현황’을 보면 2015~2019년 의사가 성범죄를 저질러 입건된 수는 613명으로 전문직 중 1위였다. 5년간 41명인 변호사에 비해 15배에 달한다. 현재 변호사, 공인회계사, 세무사 등 다른 전문직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을 때 자격을 정지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성범죄로 형이 확정된 의사의 의료행위를 제재할 방안은 전무하다. 성범죄, 강도, 살인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의사의 면허를 취소하는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여성단체는 “상식적이며 기본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23일 성명을 내고 “의사라는 직업적 특성상 환자는 진료부터 수술까지 자신의 신체와 관련된 판단 대부분을 의사에게 맡길 수밖에 없기에 더욱 높은 책임과 윤리의식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단체는 “그동안 가해자가 의료인으로서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의료행위를 제재할 마땅한 방안이 없는 상황을 목격했고 의료인 간 발생한 성폭력 범죄도 피해자가 오히려 병원을 떠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며 “병원과 수사기관, 가해자 측의 비협조와 2차 피해를 감당하며 가해자를 고소하더라도 현행 의료법은 피해자 보호와 회복보다 오히려 가해자를 ‘보호’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비판했다. 단체는 “법 개정을 시작으로 의료계 내 성폭력 예방, 사건 발생 시 징계 및 처리 절차, 2차 피해 방지, 폭력 피해자를 침묵하게 하는 권위적 조직문화 개선 등 논의해야 할 과제가 많다”며 “국회는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의료인의 의료행위를 제한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더는 미루지 말라”고 촉구했다.‘의사면허 취소법’ 여론도 찬성 성범죄·살인 등 중범죄를 저지른 의사의 면허를 한시적으로 취소하는 내용의 이른바 ‘의사면허 취소법’에 대해 찬성 의견이 크게 우세하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24일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전날 전국 18세 이상 500명을 조사한 결과, 이 법안의 취지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68.5%로 나타났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26.0%,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5.5%였다.(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고) 최근 5년간 살인·강도 등 강력범죄를 일삼은 의사는 2867명, 성범죄를 저지른 의사는 613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면허를 엄격히 관리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30만 명이 동참한 상황이다. 선진국인 독일 역시 유죄를 받으면 의사 면허를 취소하고, 미국은 환자 대상 성범죄를 저지르면 면허를 다시는 취득할 수 없게 하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잘못된 습관으로”…구급차 막아선 택시기사, 항소심에서 한 말

    “잘못된 습관으로”…구급차 막아선 택시기사, 항소심에서 한 말

    응급환자를 이송하던 구급차를 상대로 고의사고를 내고 앞을 가로막아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택시기사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24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3부(김춘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모(32)씨의 결심공판에서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바탕으로 볼 때 피고인 죄질이 불량하다”며 1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7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최씨는 지난해 6월 8일 서울 강동구의 한 도로에서 구급차와 일부러 접촉사고를 내고 “사고 처리부터 해라. (환자가) 죽으면 내가 책임진다”며 10여분간 앞을 막아선 혐의를 받고 있다. 환자 유족에 따르면 최씨의 방해로 구급차에 타고 있던 79세의 폐암 4기 환자가 음압격리병실에 입원할 기회를 놓쳐 상태가 악화해 숨졌다. 이 사건은 숨진 환자의 아들이 최씨를 처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알려져 공분을 샀다.최씨는 또 전세버스나 회사 택시, 트럭 등의 운전 업무에 종사하면서 2015~2019년 총 6차례에 걸쳐 가벼운 접촉사고를 빌미로 2000여만원의 합의금과 치료비 등을 챙긴 혐의도 받았다. 최씨는 이날 공판에서 발언 기회를 얻어 “운전 일을 하면서 길러진 잘못된 습관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죗값을 치르고 깊이 반성해 사회와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환자 유족이 최씨를 살인 등 9개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유족 측은 가족이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최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은 다음 달 12일 오전 열린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협박당하며 장소 알려줬는데…경찰이 위치정보 빠트려 사망

    협박당하며 장소 알려줬는데…경찰이 위치정보 빠트려 사망

    경찰이 흉기로 위협을 받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는 과정에서 위치 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신고자가 사망한 일이 벌어졌다. 경찰은 미흡한 대응 과정에 대한 감찰을 벌이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최근 경기도 광명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대응 과정에 대한 감찰 중간조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112신고 접수 요원은 지난 17일 0시 49분에 “이 사람이 칼을 들고 나를 죽이려고 한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접수 요원은 신고자의 위치를 물었고, 신고자는 “모르겠다. 광명인데 ○○○(피의자)의 집이다”라고 답했다. 신고자인 40대 여성 A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50대 남성 B씨의 집이라고 알렸고, 접수 요원은 위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코드 제로’(관할 경찰서 즉시 출동)를 발령했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소재지를 파악하려 했으나 A씨 휴대전화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꺼져 있어 실패했다. 이에 경찰은 기지국과 와이파이를 이용한 위치추적을 통해 B씨의 휴대전화 신호가 잡힌 반경 100m의 가구 600곳에 대해 수색하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현장 확인이 늦어지자 접수 요원이 받은 신고 전화 내용을 다시 확인했고, B씨의 이름이 전달 과정에서 누락된 사실을 알아챘다. 곧바로 B씨의 주소지를 확인하고 신고 접수 50여분 만인 오전 1시 40분 현장에 도착했지만, A씨는 이미 살해된 뒤였다. 사건 당시 A씨는 ‘다른 남자를 만나지 말라’는 B씨의 요구를 거부했고 이에 격분한 B씨가 흉기로 위협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경찰에 신고했다. 이를 본 B씨는 A씨가 다른 남자에게 전화한 것으로 착각해 A씨를 둔기로 살해했다. 경찰은 신고 내용이 제대로 전달돼 현장 도착이 신속히 이뤄졌다면 A씨가 생존했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철저히 감찰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안철수 “의료법 시기가 문제”…한의사 “백신접종 우리가”

    안철수 “의료법 시기가 문제”…한의사 “백신접종 우리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4일 금고형 이상을 선고받은 의사의 면허를 취소하는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시기적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안 대표는 이날 서울 금천구에 있는 한 스마트팜 업체를 방문해 “한창 코로나19가 굉장히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고 백신 접종을 앞두고 잇는데 왜 이 시기에 이런 것을 급하게 통과해야 하는지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법 개정의 기본적 방향에 대해서는 의사나 변호사 등 전문직종들의 자격 요건에 있어 형평성이 맞아야 해 동의한다”며 “하지만 여러가지 금고 이상의 형에 대해서도 의료사고를 포함해 조금 더 이야기할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정부와 의사협회 간 대화가 더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의료법 개정안이 ‘면허강탈법’이라며 총파업을 거론하자 대한한의사협회는 “백신 접종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장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소위 ‘면허취소법’을 볼모로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행태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지난 20일 성명에서 의사들의 총파업은 결국 코로나19 진단과 치료 지원, 백신 접종 등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최 한의사협회장은 “의료법 개정안과 국민 생명과는 엄연히 다른 차원의 문제이므로 이 둘을 연관 지어서는 안 된다”며 “한참 잘못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이미 한의사에게 의사와 동등하게 감염병 진단과 이상 반응 신고 등의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며 “예방접종 업무 위탁과 관련한 시행령에 한의원과 한방병원만 추가하면 백신 접종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의사의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는데 개정안은 의사뿐 아니라 한의사, 치과의사, 간호사 등에도 적용된다. 실형을 받은 경우 형 집행 종료 후 5년, 집행유예는 기간 만료 후 2년까지 면허 재교부가 금지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면허 재교부가 가능하다. 한편, 의협은 살인, 성폭행 등 중대범죄를 저지른 의사에 대해서는 엄격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점은 동의하지만, 금고형의 선고유예만으로도 의료인 면허를 제한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보행자의 무단횡단 등 운전자가 의도하지 않은 사망사고에서 재판부가 금고형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경우도 있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한겨울 찬물 욕조 벌세워 의붓아들 사망케 한 엄마… 대법 “징역 12년”

    한겨울 찬물 욕조 벌세워 의붓아들 사망케 한 엄마… 대법 “징역 12년”

    지적장애 3급인 의붓아들을 겨울날 차가운 물이 가득 담긴 욕조에 앉아 있게 해 숨지게 한 계모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월 오전 9시 30분쯤 당시 9살인 의붓아들 B군이 자고 있는 동생들을 깨우자 B군을 베란다로 데려가 팬티만 입힌 채 두 시간 동안 욕조 속에 앉아 있도록 해 저체온증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당시 외부 온도는 영하 3.1도였고, 욕조가 놓인 베란다는 창문이 열려 있었다. 욕조의 물 온도는 7.8도에 불과했다. A씨는 B군이 욕조에 들어가자마자 추위에 떨며 나오려 했는데도 “말 잘 들어야 나오게 해 주겠다”며 못 나오도록 겁을 줬다. 10시쯤 A씨의 큰딸이 ‘B군의 눈에 초점이 없다’며 동생을 방 안으로 들이자고 요구했지만 A씨는 베란다로 나가 B군의 상태를 살피고도 ‘벌을 더 줘야 한다’며 거절했다. 결국 11시 30분까지 물속에 방치된 B군은 낮 12시쯤 사망했다. A씨는 재혼한 남편과 동거를 시작한 2014년부터 B군을 양육하며 2016년에도 두 차례나 심하게 체벌해 아동보호사건으로 송치 처분을 받았다. 이때 아동보호시설에 입소했던 B군은 2018년 2월 가정으로 복귀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두 딸을 출산하고 2019년 7월에는 자신이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을 데려와 키우기 시작했다. 남편이 의붓딸을 홀대하는 모습에 화가 난 A씨는 남편과의 불화, 경제적 빈곤, 육아 부담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B군에게 전가했다. 손으로 때리거나 밀어서 벽에 부딪히게 하는 등 계모의 폭력과 가혹행위는 B군이 숨지기 직전까지 계속됐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6년을 선고했다. 2심은 A씨에 대한 처벌이 가볍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최고 양형기준인 11년 6개월을 웃도는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학대의 내용과 강도는 B군을 죽음으로 몰고 갈 것이 명백한 폭력행위”라며 “이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A씨 측은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임현택, 이재명 지사에 “무식한 작자”…민주당 대변인엔 “미× 여자”

    임현택, 이재명 지사에 “무식한 작자”…민주당 대변인엔 “미× 여자”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협회장이 의료계 이슈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대변인과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해 ‘미친 여자’, ‘무식’ 등의 거친 표현을 써 가며 비난했다. 임현택 회장은 22일 페이스북에 중범죄자 의사면허 취소법과 관련해 “의사면허는 ‘강력범죄 프리패스권’이 아니다”라면서 “죄를 지어도 봐 달라는 뻔뻔한 태도, 국민과 법 위에 군림하는 특권적 발상과 집단 이기주의적 행태를 언제까지 용인할 수 없다”고 비판한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을 향해 “이 ‘미친’ 여자가 전 의사를 지금 살인자, 강도, 성범죄자로 취급했다”고 비난했다. 또 “이 여자는 브리핑 할 때마다 어쩜 이렇게 수준 떨어지고 격 떨어지는 말만 하는지, 이 여자 공천한 자는 뭘 보고 공천한 건지”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은 강력범죄, 병역면탈 범죄, 이권과 관련한 입법 범죄, 온갖 잡범의 프리패스권이 아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와 부산시장 선거는 어느 당 출신 시장이 어떤 범죄를 저질러서 그 많은 돈 들여서 하는 것이냐’라는 말을 돌려 준다”고 비꼬았다. 이재명 지사가 의료법 개정에 반발한 의사협회의 총파업 예고에 대해 “의사의 불법 파업으로 의료체계 유지가 어려운 긴급한 경우에 간호사 등에게 임시로 예방주사나 검체 채취 등 경미한 의료행위를 할 수 있게 허용해 달라”고 국회에 요청한 것에 대해서도 임현택 회장은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이재명 지사에 대해 “이 사람, 또 표 장사하려고 나섰다”면서 “이런 무식하기 그지없는 작자가 대통령 선거 후보 지지율이 가장 많이 나온다는 게 한없이 어이없다”고 썼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의사협회 ‘면허강탈법’ 반발에 민주당 “국민건강 인질삼아”

    의사협회 ‘면허강탈법’ 반발에 민주당 “국민건강 인질삼아”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면허강탈법’이라며 반발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개정법안 알리기에 나섰다. 의협은 국회에서 의료법 개정을 통해 의료인이 범죄 구분없이 금고의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면허를 취소하도록 하는 것이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의협 측은 “범죄의 종류를 해당 자격이나 영업과 관련되는 범위로 한정해야 한다”면서 “타 직종에서 적용되는 결격사유를 의료인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징벌적 규제”라고 강조했다. 의협의 이재희 법제이사(변호사)는 22일 KBS라디오 ‘최강시사’에 출연하여 “마치 의협이 살인이나 성범죄 등 중범죄를 저지른 의사의 면허도 박탈하지 못하게 옹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은 가짜뉴스”라며 “평범하고 선량한 보통의사가 직무와 무관한 사고나 법에 대한 무지 때문에 졸지에 면허를 잃고 나락에 떨어지는 피해가 발생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대집 의협 회장은 최근 ‘코로나19 백신 의정공동위원회 2차 회의’에 참석해 “의료계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의사면허 취소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라며 “코로나19 진료 및 접종 등 협력체계 붕괴가 우려되므로 정부차원에서 국회설득 등 사전적인 협력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의협 지도부 등 일부 편향적인 의사들이 ‘의사면허 특혜차단법’ 반대를 위해 코로나 백신접종 등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인질로 삼았다”고 주장했다.의사들이 의회의 정당한 입법권 행사를 방해하며 사실관계가 다른 주장으로 국민을 호도한다고도 했다. 강 의원은 의료법 개정안이 과거 파업했던 의사들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란 주장에 대해 최근 5년간 살인·강도 등 강력범죄를 일삼은 의사가 2867명, 성범죄를 저지른 의사도 613명이나 된다고 반박했다. 또 의사면허를 엄격히 관리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30만 명이 동참했다고 덧붙였다. 법이 통과되면 의사들이 면허취소를 피하기 위해서 소극적 진료를 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도 의료행위와 관련된 업무상 과실치사상은 면허 취소사유에서 제외했다고 강조했다. 또 국회의원도 벌금 100만원 이상을 선고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하고, 징역이나 집행유예를 받으면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며 의사만 결격사유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의사가 죄를 저질러서 처벌을 받았는데, 면허까지 취소하면 이중처벌이란 지적에는 “이중처벌 금지원칙은 동일한 범죄로 두 번의 징역살이를 시킬 수 없단 의미”라며 “형사적 처벌과 행정처분(면허취소)는 별개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독일도 유죄를 받으면 의사 면허를 취소하고, 미국은 환자 대상 성범죄를 저지르면 면허를 다신 딸 수 없도록 한다며 선진국의 징계 사례를 들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생후 29일 아들 반지 낀 손으로 때려 숨지게 한 20대…검찰, 살인죄 적용 검토

    생후 29일 아들 반지 낀 손으로 때려 숨지게 한 20대…검찰, 살인죄 적용 검토

    ‘짜증 난다’는 이유로 태어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자녀의 이마를 반지 낀 손으로 때려 숨지게 한 20대에게 검찰이 살인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23일 수원지법 형사15부(조휴옥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다시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피고인 A(21)씨는 지난해 12월 31일 경기 수원시 집에서 생후 29일 된 자녀 B군이 잠을 자지 않고 울자 화가 난다는 이유로 왼쪽 엄지손가락에 금속 반지를 낀 채 이마를 2차례 때려 이튿날 급성경막하출혈과 뇌부종 등으로 인한 머리 손상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A씨는 앞서 지난해 12월 중순 B군이 누워있는 매트리스를 마구 흔든 것을 비롯해 4차례에 걸쳐 신체적 학대 행위를 했으며, 사망 나흘 전인 지난해 12월 28일에는 B군이 다량의 대변을 보고 몸이 축 처진 상태로 숨을 헐떡거리는 데도 치료 등 필요한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친모인 전 연인 C씨가 양육을 거부하자 홀로 아이를 키워오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이러한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A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검찰은 1차 공판이 열린 이 날 살인죄로의 공소장 변경 가능성을 열어뒀다. 검찰은 “구속사건이다 보니(기소 시한 내에) 부검 결과 나온 사인 및 경과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수사단계에서 관련 기관에 법의학 감정서를 의뢰해 놓았는데, 이를 토대로 공소사실을 다시 판단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뒤늦게 살인죄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은 최근 ‘정인이 사건’을 비롯한 아동학대 사망사건에 대해 엄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음 재판은 오는 4월 27일 열린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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