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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승태 전 대법원장 ‘세월호 사건’ 특정 판사 배당 검토

    양승태 전 대법원장 ‘세월호 사건’ 특정 판사 배당 검토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특정 판사를 재판장으로 하는 재판부를 만들어 세월호 참사 사건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다.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살인죄 등으로 기소된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선원들에 대한 재판은 2014년 5월15일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 이정엽)에 배당됐다. 당시 수사를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관할인 목포지원이 협소한 점, 피해자 등 재판 방청시 편의성,사고 발생지와 근접성 등을 고려해 목포지원이 아닌 광주지법에 기소를 결정했다. 하지만 이에 앞서 법원행정처는 해당 재판을 어디에 배당할지를 두고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특별조사단(단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확인한 ‘(140505)세월호 사건 관련 적정 관할 법원 및 재판부 배당 방안’ 문건에는 사건을 목포지원에 배당하는 방안과 인천지법에 배당하는 방안에 대해 언급돼 있다. 특히 당시 행정처는 사건을 인천지법에 배당할 경우,신광렬 당시 인천지법 수석부장판사를 재판장으로 특별재판부를 만들어 사건을 배당하는 방안과 수석부에 맡기는 방안,일반 형사부에 맡기는 방안 등을 검토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자신들이 신임하는 판사에게 특정 재판을 맡기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 다만 문건 내용은 실제 실행으로 옮겨지지 않았다. 조사단은 이 같은 검토가 정상적인 사법행정의 일환일 뿐,사법행정권 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문건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조사단 단장을 맡았던 안철상 처장은 이 문건에 대해 “세월호 사건은 관할이 목포지원인데 규모상 큰 사건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서, 어느 법원이 맡을지를 검토한 것이고, 결국 목포 사건이어서 광주지법에서 하게 됐다”며 “사법행정의 정상적인 업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특별조사단은 지난 25일 사법행정권 남용과 관련한 법원행정처 문건을 공개하면서, 남용 사례가 아닌 문건에 대해서는 그 제목만을 공개했다.세 월호 사건 배당 관련 문건을 비롯해 ‘민변대응전략’ ‘조선일보첩보보고’ ‘대한변협대응방안검토’ ‘한명숙판결후정국전망과대응전략’ ‘문제법관시그널링및감독방안(인사조치추가)’ 등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양예원 카톡 공개되자…‘미투 무고죄’ 특별법 청원 등장

    양예원 카톡 공개되자…‘미투 무고죄’ 특별법 청원 등장

    강압에 의해 여러 남성 사진작가 앞에서 신체를 노출하는 촬영을 했으며 그 과정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유명 유튜버 양예원씨가 자발적으로 촬영에 응했음을 뒷받침하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곤란한 처지가 됐다.양씨에 대한 동정 여론은 싸늘해졌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미투(성폭력 피해 고발) 무고죄를 처벌하는 특별법, 이른바 ‘양예원법’을 제정해달라는 청원이 등록됐다. 성폭력 가해 등으로 양씨에게 고소당한 서울 마포구의 한 스튜디오 A실장은 지난 25일 3년 전 양씨와 나눈 카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양씨는 손해배상 등을 언급한 A실장의 협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5번의 촬영에 응해야 했고 5차례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카톡 대화 내용을 보면 돈이 필요했던 양씨가 적극적으로 A실장에게 일감을 요구해 13번 신체 노출촬영이 진행된 것으로 확인된다. 양씨 측은 A실장의 카톡 공개에 아직까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여론은 양씨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비공개촬영회에서 A실장 등이 문을 걸어잠가 양씨를 사실상 감금한 상태에서 촬영했는지 여부와 신체 접촉 등 성추행 행위가 있었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스튜디오 측의 협박 때문에 촬영을 거부할 수 없었다는 양씨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이 때문에 양씨의 폭로 자체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무고죄 특별법(양예원법)의 제정을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제기됐다. 청원인은 “최근 위계와 권력에 의한 성범죄에 저항하기 위한 미투 운동이 일부에 의해 심각하게 변질되고 있다”면서 “미투를 그저 돈을 얻어내기 위한 수단, 죄 없는 사람을 매장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해 이들의 사회적 지위와 인격, 가족들까지 처참하게 파괴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이어 “죄 없는 남성이 고소 당해 억울하게 유죄 판결이 나면 5~10년의 실형을 선고받지만 무고죄로 고소당한 여성은 그저 집행유예가 나올 뿐”이라면서 “민사상으로 허위 고소로 인한 피해 전행을 배상하고 형사상으로 무고죄의 형량을 살인죄, 강간죄 수준으로 늘여달라”고 주장했다. 이 청원에 동참한 인원은 26일 오후 기준 2만 8000명이 넘었다. 청와대는 한달간 20만명 이상이 참여한 청원에 대해 정부의 공식 답변을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쇼생크 탈출’ 하려다…감방 밑으로 판 터널서 질식사한 죄수

    ‘쇼생크 탈출’ 하려다…감방 밑으로 판 터널서 질식사한 죄수

    교도소에 수감됐던 한 살해범이 자신이 파놓은 지하도를 통해 탈출하려다 결국 질식해 숨지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다. 23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브라질 북부 호라이마주 보아비스타 몬테 크리스토 교도소에 살인죄로 복역중인 저드슨 쿠냐 에반젤리스타(26)가 몇 개월에 걸쳐 자신의 감방 화장실 아래로 통하는 탈출 터널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약 70m 길이의 이 터널은 요새화된 감옥 벽과 전기 철조망 밑을 빠져나가기에 충분했고, 탈출구는 불과 몇 미터 떨어진 주변 숲에 닿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게 터널을 완성한 에반젤리스타는 터널로 탈출을 시도하다 숨이 턱 막혀 다시 감방으로 돌아왔으나 결국 심각한 산소 부족으로 숨을 거뒀다. 이후 그가 파놓은 터널을 찾아낸 경찰관들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터널 안에는 한쪽 끝에서 반대쪽 끝까지 이어지는 전력선과 백열전구, 그리고 쓰레기 여러 봉지가 있었다. 법무부 대변인은 “150명의 경찰관이 7시간에 걸쳐 터널을 조사했다. 에반젤리스타는 집단 탈출을 시도하기 위해 다른 재소자들도 터널을 사용하도록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의 사망 이후 경계를 철저히 펴고 있으며 현재 터널은 콘크리트로 막힌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1월 해당 교도소는 브라질 최대 갱단 조직원들이 일으킨 폭동으로 재소자들 최소 33명이 사망해 언론에 크게 화제가 됐었다. 사진=데일리메일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5·18 진상규명위원회 활동 과제는?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하 진상규명법)이 오는 9월 14일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법안의 1장 총칙 1조는 “국가권력에 의한 인권 유린·폭력·학살·암매장 사건 등을 조사해 왜곡 또는 은폐된 진실을 규명함으로써 국민통합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일부 극우 단체의 ‘5·18 폭동’‘북한군 개입설’ 등 실상 왜곡에 따른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정부는 이 법안에 따라 독립적인 진상규명위원회를 발족, 5·18의 실상을 조사한 뒤 그 결과를 공식 국가보고서로 내놓을 방침이다. 1988년 국회 5·18청문회(광주특위)와 1995년 검찰수사,2007년 국방부 과거사위,2017년 국방부의 헬기사격 관련 조사특위 등 5·18 진상규명을 위한 정부기관의 활동이 4차례 이상 진행됐지만 최초 발포 명령자 등 핵심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탓이다. 진상규명위원회는 국회의장 1명과 여·야 정당이 각각 추천하는 4명 등 모두 9명으로 구성된다.그 아래 50명으로 구성된 사무처를 둔다. 위원회는 가해자·참고인·제보자 등을 강제 소환할 수 있는 동행명령장 발부 등 준 사법권을 갖는다. 송선태 국방부 진상규명 특별법시행 전담팀(TF) 자문위원은 “이 법안은 5·18 당시 자행된 각종 국가폭력과 인권 유린행위 뿐만아니라 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인정된 사안에 대해 추가 조사할 수 있도록 했다”며 “진상 규명을 위한 마지막 기회란 판단으로 위원회 활동을 적극 뒷받침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구성될 진상규명위원회는 5·18 당시 발포명령자와 암매장 여부 등 핵심 의혹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한다. 발포명령자 규명은 진실찾기의 핵심이다. 진상규명법은 단순히 5·18의 진상을 밝히는데 그치지 않고 주요 책임자에 대해 소추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놨다. 관심의 초점은 역시 당시 신군부 실권자였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전씨는 1997년 대법원의 ‘5·18 내란사건’ 판결을 통해 내란수괴·뇌란목적살인죄 등으로 형사처벌됐다. 전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1980년 5월 27일 전남도청 진압작전에 국한됐다. 이 때문에 5월 21일~26일 사이 광주시민에 대한 집단 발포에 전씨가 개입한 사실이 추가로 밝혀질 경우 형사처벌을 해도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씨는 그간 이뤄진 모든 조사에서 군 지휘계통상 유력한 용의선상에 올랐으나 객관적 증거 부족으로 ‘발포명령자’로 특정되지는 않았다. 그는 검찰 조사에 “5·18 당시 광주에서 진행된 상황은 나와는 무관하다”“모른다”로 발뺌했다. 지난 2007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조사 결과, 전남 도청앞 집단발포가 이뤄진 5월 21일 주영복 국방부장관과 이희성 계엄사령관 등이 참석한 대책회의 문건에서 전두환씨의 ‘발포명령’을 암시하는 메모가 드러나기도 했다. 군 과거사위원회는 당시 보안사의 ‘광주권 충정작전간 군 지시 및 조치사항’ 문서에서 ‘전 각하(全 閣下): 초병에 대해 난동시에 군인복무규율에 의거 자위권 발동 강조’란 수기 메모를 확인, 공개한 바 있다. 이 메모에서 ‘전 각하’는 전두환씨를 지칭하고 있고, 당일인 21일 오후 1시쯤 전남도청앞 집단발포가 이뤄졌다. 이후인 21일 오후 8시30분쯤 계엄사령부를 통해 공식 자위권 발동명령이 현장 지휘관에 하달된다. 자위권은 24일 오후 6시 종료된다. 즉, 21일 오후 8시30분~24일 오후 6시 69시간 30분 동안 자위권 명목의 발포가 허용된 셈이다. 자위권 발령에 근거한다면 5월 20일 광주역 발포, 21일 오후 1시 도청앞 집단 발포는 불법이다. 자위권 공식 발령에 앞서 진행된 ‘전 각하의 자위권 강조’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최초 발포명령자를 특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5·18 당시 신고된 행불자의 암매장 논란도 지난 38년간 풀지 못한 숙제로 꼽힌다. 현재 5·18행불자로 지위가 인정된 사람은 82명으로, 이 가운데 6명은 망월동 5·18 구묘역에 안장된 것으로 밝혀졌고, 나머지 76명의 흔적은 지금껏 오리무중이다. 5·18기념재단이 지난해 말~올 초 사이 북구 옛 광주교도소 일대와 동구 너릿재 등 암매장 제보가 집중된 후보지를 ?었으나 시신 발굴에 실패했다. 암매장 관련 증언은 넘쳐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개발로 인한 지형 변형 등이 발굴의 난제로 꼽힌다. 양민 학살 역시 진상이 규명되지 않고 있다. 1980년 5월 23일 오전 9시쯤 11공수여단 병력은 광주동구 지원동 녹동마을 앞길에서 시민군이 탑승한 미니버스에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박모(당시 18세.여) 양 등 10여명이 사망했다. 부상당한 남자 2명은 인근 주남마을 뒷산으로 끌려가 즉결 총살됐다. 같은달 24일 오후 1시30분쯤 남구 송암동 저수지에서 놀던 방모(당시 13세)군과 놀이터에 있던 전모(당시 10세) 군 등 2명이 계엄군의 총에 맞아 숨졌다. 같은날 오후 2시쯤 송암동 남선연탄공장 부근에서 계엄군끼리 오인사격으로 9명이 사망했다. 계엄군은 시민군을 색출한다는 명목으로 부근 민가를 뒤져 마을청년 권모(당시 33세)씨 등 4명을 사살했다. 그러나 지금껏 이들 민간인에 대해 발포 명령을 내리거나 총격을 실행한 가해자를 특정하거나 책임을 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밖에 광주 진압작전시 특전사 위주로 운영된 군 지휘계통의 이원화, 무고한 시민에 대한 고문,여성 성폭행,북한군 개입설,헬기사격 명령자,시민군 무장 시점 조작 여부 등에 대한 조사도 이뤄진다. 1985년 안기부 주도의 ‘80위원회’, 1988년 국방부의 ‘511연구위원회’ 등이 저지른 5·18에 대한 왜곡과 증거물 훼손·조작 관련자 등을 찾아 책임을 묻는다. 표-5·18민주화운동 진상 규명활동 일지 ?1988년~1989년 국회 청문회(광주특위) ?1995년 7월 시민단체, 전두환·노태우 등 책임자 고발(검찰,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공소권 없음 결론) ?1995년 11월 12·12 및 5·18사건 특별수사본부 발족,재수사. 전두환 등 신군부 핵심 관계자 90여명 기소 ?1997년 4월 대법원 판결, 전두환·노태우 등 16명 내란수괴,내란목적살인죄 등 확정 ?2007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주남마을 미니버스총격 사건 등 조사 ?2017년 국방부 헬기사격 및 전투기출격 대기 관련 특조위, 헬기사격 확인 ?2018년 9월 진상규명특별법에 따른 진상규명위원회 출범,국가 보고서 작성 예정.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남상훈의 글로벌 리더십 읽기] 칡과 등나무

    [남상훈의 글로벌 리더십 읽기] 칡과 등나무

    갈등은 다름에서 비롯된다. 사람들은 다 다르다. 문화들도 다 다르다. 갈등이 없을 수 없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갈등이 많다. 남자와 여자, 좌와 우. 나라가 쪼개진다. 상대방에 대한 호전적인 태도는 물론 물리적 폭력도 간간이 등장한다. 갈등의 어원이 흥미롭다. 칡 갈, 등나무 등. 두 나무가 엉킨 모습이다. 칡과 등나무 중 누가 더 낫고 못하고가 아니다. 둘이 감는 방향이 반대일 뿐. 5월에는 등나무가 꽃을 피운다. 고운 빛, 우아한 자태, 은은한 향기. 완벽한 아름다움을 창조해 내는 등나무가 갈등의 원조라는 사실이 신기하다. 아마도 갈등이 아름다울 수 있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을지도. 영화의 한 장면. 살인죄로 기소된 한 십대 소년이 법정에 선다. 소년의 운명은 이제 열두 명의 배심원들에게 달렸다. 유죄든 무죄든 결정은 만장일치라야 한다. 정식 토의 전 예비투표를 한다. “유죄?” 배심원 대표의 질문에 서너 명의 손이 먼저 올라간다. 눈치를 보며 다수를 따르는 사람들의 손이 하나씩 둘씩 더 올라간다. 찬성 열한 명. 반대 한 명. 갈등이 생겨난다. 유죄를 주장한 몇 명은 반대표를 던진 사람에게 노골적인 적대감을 보인다. 그러나 이 갈등은 궁극적으로 소년이 무죄라는 것을 밝혀낸다. 갈등이 생명을 구한다. 대부분은 갈등을 피한다. 1961년, 케네디 정부는 쿠바에서 카스트로를 몰아내려고 각료회의를 소집한다. 토의 끝에 ‘피그만(Bay of Pigs) 침공’을 졸속으로 결정하는 오류를 범한다. 후에 복기를 해 보니 의사결정 과정에 심각한 문제점들이 드러난다.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정보만 선별적으로 제공되고, 반대 의견을 갖고 있던 소수의 각료는 입도 열지 못한다. 잘못된 결정으로 많은 생명이 희생되고 쿠바에 패하는 국가적 수치가 따른다. 유능한 개인들이 모여 어리석은 결정을 하게 되는 기이한 현상은 갈등을 피하려다 얻는 병폐다. 이런 병적인 현상을 집단사고(groupthink)라고 한다. 동질성을 유달리 강조하는 우리 문화는 갈등을 부정적으로 보고 감정적으로 대한다. 갈등이 없으면 없을수록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이 질문에 답을 구하기 위해 간단한 실험을 해 본다. 외국 학생과 한국 학생이 섞인 집단과 한국 학생들로만 구성돼 있는 집단에 같은 과제를 주고 성과를 평가한다. 두 집단 사이 눈에 띄는 차이가 나타난다. 다문화 그룹이 한국인 그룹에 비해 팀 성적이 1.5배가량 높다. 다양성이 팀 성과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 한 대기업의 사장 등 최고경영진이 모인 집단을 대상으로 같은 실험을 한다. 상당히 흥미로운 결과가 나타난다. 최고경영진으로 구성된 팀의 성적이 다른 팀들 평균 점수의 60%밖에 안 된다. 거의 낙제 수준. 예상 밖이다. 왜 그런 결과가 나올까. 기업체에서 일하는 실무자들의 의견을 물어본다. 돌아오는 답들이 동일하다. 높은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면 나머지 사람들은 ‘과연 그러냐’고 따져봄이 없이 ‘네 맞습니다’ 하고 무조건 따라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직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동질성과 충성심이 강조되며 그 과정에 건전한 다양성은 묵살되고 실종된다. 상사와 다른 의견을 제시하면 갈등을 일으킨다고 생각한다. 결국 조직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게 된다. 최근 언론에 회자되는 대한항공 최고경영진 가족의 갑질 사례도 이런 우리나라 기업의 분위기를 드러내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글로벌 리더는 다양성을 활용하고 동질화의 오류를 피한다. 갈등을 선한 것으로 본다. 부하들이 자신에게 자유롭게 반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 애플에는 ‘리더 의견에 반대하기’라는 흥미로운 캠페인도 있다. 케네디는 피그만 침공의 실패를 통해 리더로서 새롭게 태어난다.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해결책을 모색한다. 팀을 구성할 때 개진된 의견들에 날 선 비판을 할 사람을 끼워 넣는다. 이들을 일컬어 악마의 옹호자(devil’s advocate)라 한다. 일부러 갈등을 만든다. 1962년 미국은 더 거대한 위험을 만난다. 소련과의 군사적 대립으로 세계 3차대전 직전까지 갔던 쿠바 미사일 위기. 케네디는 현명한 결정을 내린다. 미국뿐 아니라 세상을 전쟁의 위험에서 구한다. 갈등은 등나무의 꽃처럼 아름다울 수 있다.
  • 제주판 ‘살인의 추억’ 국내 첫 돼지 실험이 풀었다

    9년 전 어린이집 교사 피살사건 당시와 유사한 온·습도 갖추고 동물 부패 실험… 사망시점 좁혀 풀려났던 용의자 택시기사 검거 제주판 ‘살인의 추억’으로 불리는 ‘어린이집 보육교사 피살 사건’ 피의자가 9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지방경찰청은 보육교사 이모(당시 27·여)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박모(49)씨를 16일 경북 영주에서 검거, 제주 동부경찰서로 압송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2009년 사건 당시 경찰이 유력 용의자로 지목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 택시기사다. 보육교사 이씨는 2009년 2월 1일 실종됐다가 같은 해 2월 8일 오후 1시 50분쯤 제주시 애월읍 고내봉 인근 배수로에서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이씨가 실종 당일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보고 이 시점에 맞춰 수사를 벌였지만, 부검 결과 시신이 발견된 시점으로부터 24시간 이내에 숨졌다는 의외의 결과가 나오면서 수사에 혼선을 겪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시간을 추정하지 못한 채 3년 4개월 만에 수사를 종결했으나 살인죄 공소시효가 폐지되면서 올 들어 재수사에 돌입했다. 경찰은 피살된 이씨의 사망 시점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동물 사체를 이용한 부패 실험을 했다. 개 3마리와 돼지 4마리의 사체를 이용해 사건 당시와 유사하게 온도와 습도 등 기후 조건을 갖추고 동물 사체의 부패 정도 등에 대한 실험을 했다. 이씨가 숨진 채 발견됐을 당시 착용한 동일한 종류의 옷도 동물사체에 입히고 실종 사흘째인 2월 3일에는 비가 온 것을 고려, 소방당국의 협조를 받아 시신 발견 장소 등에 물까지 뿌리는 등 과학적인 사망 시점 조사에 주력했다. 실험 결과 이씨의 사망 시점이 시신 발견 시점이 아닌 실종 시점인 2월 1~2일로 추정된다는 최종 결론을 얻어냈다. 동물 실험은 이정빈 가천대 법의학과 석좌교수가 주관하고 전북과 제주경찰청 등 전국의 과학수사요원이 참여,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4차례 실시됐다. 이씨의 사망 시점이 실종 당일인 2월 1일 오전 3∼4시 5분쯤으로 좁혀졌고 당시 이씨가 귀가하면서 탄 택시 운전사 박씨가 다시 용의자로 특정됐다. 박씨는 사건 당시에도 이씨가 실종됐던 2월 1일 피해자의 예상 이동 경로에 있는 폐쇄회로(CC)TV에 택시를 운행한 것이 포착돼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고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도 거짓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 박씨는 다른 사람을 태웠다고 주장했고 시신이 발견된 시점으로부터 24시간 이내에 숨졌다는 부검 결과가 나오면서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다. 이후 박씨는 제주도를 떠나 강원도 등지를 돌며 막노동을 하며 지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남 제주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은 “피의자 주소가 말소돼 주변 인물을 통해 위치를 파악, 3일간 잠복해서 검거했다”며 “사망 시점 외에 추가로 확보된 증거에 대해서는 수사 진행 과정에서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개·돼지 사체로 9년 전 살인사건 범인 잡았다

    제주판 ‘살인의 추억’으로 불리는 ‘어린이집 보육교사 피살 사건’ 피의자가 9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지방경찰청은 보육교사 이모(당시 27·여)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박모(49)씨를 16일 경북 영주에서 검거, 제주 동부경찰서로 압송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2009년 사건 당시 경찰이 유력 용의자로 지목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 택시기사다. 보육교사 이씨는 2009년 2월 1일 실종됐다가 같은 해 2월 8일 오후 1시 50분쯤 제주시 애월읍 고내봉 인근 배수로에서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이씨가 실종 당일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보고 이 시점에 맞춰 수사를 벌였지만, 부검 결과 시신이 발견된 시점으로부터 24시간 이내에 숨졌다는 의외의 결과가 나오면서 수사에 혼선을 겪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시간을 추정하지 못한 채 3년 4개월 만에 수사를 종결했으나 살인죄 공소시효가 폐지되면서 올 들어 재수사에 돌입했다. 경찰은 피살된 이씨의 사망 시점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동물 사체를 이용한 부패 실험을 했다. 개 3마리와 돼지 4마리의 사체를 이용해 사건 당시와 유사하게 온도와 습도 등 기후 조건을 갖추고 동물 사체의 부패 정도 등에 대한 실험을 했다. 이씨가 숨진 채 발견됐을 당시 착용한 동일한 종류의 옷도 동물사체에 입히고 실종 사흘째인 2월 3일에는 비가 온 것을 고려, 소방당국의 협조를 받아 시신 발견 장소 등에 물까지 뿌리는 등 과학적인 사망 시점 조사에 주력했다. 실험 결과 이씨의 사망 시점이 시신 발견 시점이 아닌 실종 시점인 2월 1~2일로 추정된다는 최종 결론을 얻어냈다. 동물 실험은 이정빈 가천대 법의학과 석좌교수가 주관하고 전북과 제주경찰청 등 전국의 과학수사요원이 참여,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4차례 실시됐다. 이씨의 사망 시점이 실종 당일인 2월 1일 오전 3∼4시 5분쯤으로 좁혀졌고 당시 이씨가 귀가하면서 탄 택시 운전사 박씨가 다시 용의자로 특정됐다. 박씨는 사건 당시에도 이씨가 실종됐던 2월 1일 피해자의 예상 이동 경로에 있는 폐쇄회로(CC)TV에 택시를 운행한 것이 포착돼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고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도 거짓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 박씨는 다른 사람을 태웠다고 주장했고 시신이 발견된 시점으로부터 24시간 이내에 숨졌다는 부검 결과가 나오면서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다. 이후 박씨는 제주도를 떠나 강원도 등지를 돌며 막노동을 하며 지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남 제주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은 “피의자 주소가 말소돼 주변 인물을 통해 위치를 파악, 3일간 잠복해서 검거했다”며 “사망 시점 외에 추가로 확보된 증거에 대해서는 수사 진행 과정에서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내연녀 5세 아들 폭행한 20대, 대법원 ‘징역 18년’ 중형

    내연녀 5세 아들 폭행한 20대, 대법원 ‘징역 18년’ 중형

    내연녀의 5살짜리 아이를 폭행해 시력을 잃게 한 20대 남성에게 살인미수 혐의가 인정돼 징역 18년의 중형이 확정됐다.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15일 살인미수 및 아동학대중상해 혐의로 기소된 이모(28)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씨의 폭행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피해 아동 친모 최모(36·여)씨도 징역 6년을 확정받았다. 이씨는 2016년 10월 전남 목포 최씨의 집에서 최씨의 아들 A(당시 5세)군을 폭행해 광대뼈 주위를 함몰시켜 시력을 잃게 하는 등 같은해 7∼10월 8차례에 걸쳐 상습 폭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친모 최씨는 A군이 수차례 눈의 출혈과 통증을 호소했는데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에서는 이씨에게 아동학대중상해죄와 별도로 살인미수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지가 쟁점이 됐다. 미필적 고의란 자신의 행위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짐작할 수 있는데도 그런 결과가 발생하도록 놔두는 심리상태를 말한다.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예견하고도 폭행을 한 경우에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가 인정될 수 있다. 1심은 살인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살인미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대신 나머지 학대 혐의는 모두 유죄로 판단하고, 학대행위 자체가 살인에 버금간다며 양형기준 상한인 13년보다 무거운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폭행으로 사망할 것이라는 예견이 있었을 것으로 보여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며 살인미수도 유죄라고 판단했다. 다만 1심에서 양형기준을 상회한 형량이 선고된 만큼 징역 18년을 그대로 유지했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한편 대법원이 이 사건에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미수죄를 인정하면서, 지난달 30일 집단폭행으로 피해자를 실명하게 한 광주 집단폭행 사건에도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앞서 경찰은 가해자들에게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며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사형제 폐지’를 주장한 18세기 사형집행관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사형제 폐지’를 주장한 18세기 사형집행관

    올해 들어 검찰의 사형 구형이 부쩍 늘었다. 검찰은 용인 일가족 살해사건, 양평 전원주택 살인사건, 일명 어금니 아빠 등 5명의 피고인에 사형을 구형했다. 2017년 사형 구형이 10명인 것을 감안하면 증가 속도가 빠르다고 할 수 있다. 살인죄에 미성년자 납치나 성폭행 등 강력 범죄가 결합하면 기본 무기징역, 최대 사형까지 구형한다는 ‘살인범죄 처리기준 합리화 방안’을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명 경시 풍조에 대한 검찰의 고육책이겠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검찰 구형 후 법원에서 사형이 선고된다고 해도, 우리나라는 1997년 이후 사형 집행을 하지 않는 ‘실질적 사형폐지국’이기 때문이다. 사형이 집행되지 않는 마당에 사형 구형과 선고가 무슨 의미가 있냐는 지적이다.사형의 제도적, 사회적 측면을 다룬 책도 제법 여럿이지만 관련해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왕의 목을 친 남자’(책 사진)라는, 다소 독특한 제목의 책이다. ‘왕의 목을 친 남자’는 혁명기 프랑스에 대해 주로 저술해 온 일본 작가 아다치 마사카쓰의 책으로, 당대 실존 인물인 사행집행관 샤를 앙리 상송의 파란만장한 삶을 추적한다. 파란만장이라는 표현마저도 상송의 삶을 다 훑어내지는 못한다. 기록에 따르면 그는 15살에 아버지를 이어 사형집행인이 됐고 16살에 첫 사형을 집행했다. 루이 15세 암살 미수사건의 범인 다미앵을 처형한 것도 바로 상송이다.그는 루이 16세 집권 당시에도 사형집행관으로 숱한 정적들의 목을 베었고, 새로운 사형도구의 개발과 실용화에도 깊이 관여했다. 그가 개발한 사형도구가 그 유명한 기요틴이다. 알려지기로는 “혁명의 정신에 따라 사형수의 무익한 고통을 줄이고 확실한 처형을 위해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설계되었지만, 실상 기요틴 설계도면의 완성자는 루이 16세다. 상송 등이 개발한 사형도구는 본래 반달형이었는데, 루이 16세가 비스듬한 칼날을 제안했다고 한다.비스듬한 칼날의 기요틴으로 숱한 정적들을 제거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칼날은 루이 16세의 목에도 떨어졌다. 혁명의 기운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 등이 단두대에 올랐다. 절대왕정이 무너지고 1년이 채 안 되는 혁명정부 통치 기간에 무려 1만 7000여명이 단두대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 현장에 상송이 있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루이 16세가 단두대 앞에서 “나는 망했다”라는 말을 반복했다고 한다. 하지만 상송의 기록에 의하면 기독교적 수련으로 단련된 루이 16세는 “최후의 순간까지 왕으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았고 존엄하고 침착한 태도로 모든 절차를 받아들였다”. 역사는 또다시 굴절되었고 상송에 의해 프랑스 혁명의 거두 조르주 당통은 물론 로베스피에르까지 기요틴의 칼날 앞에서 생을 마감했다. 사형집행인 가문 출신으로 상송은 어려서부터 사회의 차가운 시선을 온몸으로 받아냈다. 가문의 기록에 따르면 그럼에도 그는 절대왕정과 혁명정부의 대의명분에 좌우되어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안타까워했으며 사형제 폐지까지 주장했다고 한다. 18세기 사형집행인의 숙명은 21세기 사형제 찬반 혹은 존폐 논의에 별다른 시사점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 다만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지금, 여기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를 준다. 장동석 출판평론가·뉴필로소퍼 편집장
  • “친아들 맞습니까”…아버지 살해 뒤 알게 된 출생의 비밀

    “친아들 맞습니까”…아버지 살해 뒤 알게 된 출생의 비밀

    “피고는 피해자의 친아들이 맞습니까?” “네, 맞습니다.” “그러나 유전자 검사 결과 친아버지가 아니라는 판정이 나왔습니다.”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 주모(40)씨는 날벼락 같은 사실을 전해들었다. 19일 의정부지법 형사11부(부장 박정길) 심리로 열린 살인사건 결심공판이었다. 이는 지난 2월 27일 오전 9시 30분쯤 경기 구리시 수택동의 한 아파트에서 벌어진 60대 남성 살인사건에 대한 재판이었다. 유력한 용의자가 종적을 감춰버린 아들이라는 점 말고도 피해자가 야당 국회의원의 친형이었기에 관심을 모았던 사건이다. 법정에 선 피고인 주씨는 아버지(62)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법정에 섰다. 범행 후 도주했던 그는 도피 8일 만인 3월 7일 서울 중랑구의 길거리에서 행인과 시비 끝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당시 경찰은 존속살해 혐의로 주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부자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면서 살인 혐의로 주씨를 기소했다. 일반적인 살인 사건 수사에서는 친자 확인 절차를 굳이 거치지 않지만, 이번 사건은 발생 초기 용의자가 아들로 특정되면서 유전자 검사가 이뤄졌다. 그런데 경찰이 범행 현장에서 피해자의 혈흔과 용의자의 DNA를 확보해 친생자 여부를 정밀감식한 결과 유전자 정보가 서로 다른 것으로 나왔다. 이 때문에 경찰은 수사 초기에 ‘범인이 아들이 아닐 수 있거나 공범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가정 하에 수사를 진행했다. 주씨가 체포된 뒤에도 경찰은 일단 주씨와 피해자인 아버지가 호적상 부자 관계로 적시돼 있어 존속살해 혐의를 적용해 주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이 출생기록 등 서류 및 법리 검토를 한 결과 주씨와 피해자가 법적으로 부자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법적으로 부모 자식 관계는 ‘친생자’와 ‘양자 관계’ 2가지다. 친생자는 물론이고 피가 섞이지 않은 양아들이 양부를 살해해도 존속살해 혐의가 적용된다. 그러나 서로 친생자 관계가 아닌데도 그 사실을 모르고 친생자 관계로 믿고 살았다면 비록 호적상 부자 관계로 기록돼 있어도 법적으로 부자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당사자들 모르게 제3자가 두 사람의 관계를 속일 가능성에 대비해 법적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검찰은 주씨는 물론 피해자인 아버지도 평생 서로를 친생자 관계로 알고 살아온 것으로 보고 있다. 주씨는 이날 법정에서 “실제 피가 섞인 아버지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전혀 모르며, 숨진 아버지가 내 진짜 아버지다”라고 진술했다. 검찰은 “가해자와 피해자는 평생을 친부자 관계로 알고 살았다. 계부와 의붓아들(양자 관계)이라고 지칭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유전자 검사 결과 친자 관계가 아니니 일단 친생자 관계는 성립할 수 없고, 그렇다고 서로 계부와 의붓아들로 알고 있었던 것도 아니니 양자 관계도 성립 안 되므로 이 사건은 개인이 타인을 살해한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다. 살인죄는 존속살해죄보다 형량이 낮다. 형법은 살인죄에 대해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존속살해죄에 대해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전직 학원강사였던 주씨는 별다른 직업 없이 PC방 등을 전전하다가 범행 당일 아버지에게 ‘돈을 달라’는 얘기를 했다가 야단을 맞다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주씨는 최후변론에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했다. 흉기로 목을 찔러 아버지가 즉사한 것을 알았으면서도 더 찌른 이유에 대해 주씨는 “혹시나 정신이 깨어 있으면 고통이 심하니까 최대한 빠르게 보내드리려 더 찔렀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주씨는 “평소 집에서 내가 담배를 피우는 문제 때문에 말다툼한 적은 있지만, 아버지를 폭행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날 주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주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5월 10일 오전 10시 열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근혜, 1심서 ‘살인죄’보다 높은 징역 24년 선고 이유는

    박근혜, 1심서 ‘살인죄’보다 높은 징역 24년 선고 이유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66)에 대해 1심에서 징역 24년이라는 중형이 선고됐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6일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이날 재판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나오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의 형량은 대법원 양형기준에서 권고되는 ‘보통 동기 살인’의 기본 형량(징역 10~16년)보다 높다. 징역 23년인 ‘극단적 인명경시 살인’의 최하 형량(기본)보다도 1년 많다. 실례로 내연녀를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손모(45)씨에 대해 대법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이 최근 확정됐다. 또 취업을 하지 않고 논다는 이유로 자신과 다툰 아들을 살해한 중국 동포 류모(55)씨에 대해서는 서울고법이 지난 5일 원심보다 1년 감형된 징역 15년을 선고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형량이 살인죄와 가깝게 선고될 수 있었던 건 고위 공무원이 저지른 뇌물수수 범죄는 특히 엄격하게 처벌하기 때문이다. 공무원이 자신의 직무와 관련해 받은 뇌물은 일반인인 최씨의 뇌물보다 더욱 죄질이 나쁘다. 실제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액이 1억원 이상이면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이날 재판부가 인정한 뇌물액은 230억원이 넘는다. 법원은 이런 양형 기준과 막대한 뇌물액,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중형을 선고했다는 분석이다.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최씨보다 유죄로 인정된 혐의가 더 많다는 점도 양형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최씨에게 적용되지 않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지시’·‘청와대 기밀유출’·‘공무원 사직 강요’·‘노태강 국장 사임 압박’·‘CJ 부회장 퇴진 지시’ 등의 혐의가 추가로 유죄로 인정됐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대부분의 재판에 출석한 최씨와 달리 지난해 10월 이후 재판을 보이콧하며 사법 절차를 무시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여기에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대통령직에서 탄핵돼 국가를 혼란에 빠트린 점 등은 박 전 대통령에게 더욱 불리한 요소가 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박 전 대통령이 항소심에서 다소 감형되더라도 사실관계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 이상 1심보다 형량이 크게 낮아지진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빠가 성폭행’… 쉬쉬하던 친족 성폭력 양지로

    ‘예쁜 손자 고추’등 표현 바뀌어야 친족 성폭력 범죄 매년 증가 추세 가족의 정 앞세워 덮는 경우 많아 성폭력 인식 확산되는 건 긍정적 친족 성폭력 공소시효 폐지 청원 최근 미투 운동의 여파로 친족 내 성폭력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과거 가족 내부에서 쉬쉬하며 덮어 온 성폭력도 이제 설 자리를 잃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표현하던 ‘예쁜 우리 손자 고추’ 등 과한 사랑 표현도 새로운 변화 속에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18일 페이스북의 ‘미투 대나무숲’ 페이지 등에는 학창 시절 친인척으로부터 당했던 성추행 폭로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충북 청주에 사는 50대 여성 A씨는 10대 시절 오빠에게 성폭행당한 일을 털어놓았고, 한 제보자는 중학교 때 할아버지가 가슴을 만졌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18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친족 성폭력 범죄는 2014년 631건, 2015년 688건, 2016년 730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친족 성범죄의 경우 암수율(暗數率·드러나지 않은 범죄의 비율)이 높아서 발표된 수치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 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친족 성폭력 범죄도 살인죄처럼 공소시효를 폐지해 달라’는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한 청원자는 “어린 시절 오빠에게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으나 어머니가 충격을 받을까봐 혼자 참았다”면서 “그때 나는 어린이에 불과했다. 지금이라도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친족 성폭력 사건의 공소시효를 폐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가족 내 성폭력이 쉽게 고백하기 어려운 범죄라는 인식이 여전히 지배적이다. 신문희 서울해바라기아동센터 부소장은 “가족 구성원이 성폭력 대상이 되는 경우도 많지만,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털어놓으려고 해도 가족 간의 정을 내세워 덮어버리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그나마 최근의 미투 운동을 계기로 가족이나 친척들이 어린아이에게 무의식적으로 하던 신체적 접촉이 더이상 친근감의 표현이 아닌 성폭력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신 부소장은 “아이들은 신체 접촉에 불편함을 느껴도 상대방이 어른이라서, 또 혼날까 봐 말을 못하는 상황에 부닥치게 된다”면서 “부모는 아이들이 불편함을 인지했을 때 부모에게 숨기지 않고 표현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검찰, 화재로 숨진 세남매 엄마 방화 기소…경찰 왜 실화로 봤나

    검찰, 화재로 숨진 세남매 엄마 방화 기소…경찰 왜 실화로 봤나

    세 남매가 화재로 숨진 사건에 대해 경찰이 엄마 정모(23)씨의 부주의로 인한 실화(중과실치사·중실화)로 결론 내고 사건을 검찰로 보냈다.그러나 검찰이 이를 뒤집고 방화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현주건조물 방화치사죄는 사형, 무기, 7년 이상의 실형이 가능한 죄로 사형, 무기, 5년 이상의 실형이 가능한 살인죄와 맞먹는 무거운 혐의다. 반면 경찰이 적용한 형법상 중과실 치사죄는 5년 이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고 중실화는 3년 이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형으로 방화치사죄보다 형이 가볍다. 경찰의 실화 혐의를 뒤집어 검찰이 방화로 피의자를 기소한 것은 그만큼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 경찰 왜 ‘실화’로 결론? 정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2시 26분께 광주 북구 두암동 아파트 11층 자신의 집에서 담뱃불을 이불에 끄려다 불이 나게 해 4세·2세 아들과 15개월 딸 등 세 남매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도 사건 발생 초기 정씨의 방화를 의심했다. 화재 발생 직후 베란다에서 구출된 정씨는 최초 ‘라면을 끓이려고 주방 가스레인지를 켜놓고 잠이 들었다’고 진술했다가 ‘담뱃불을 제대로 끄지 않고 잠이 들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또 작은 방에 불이 퍼지지 않았던 화재 초기에 세 남매를 먼저 구하지 않고 혼자 대피한 정황 등이 수상했다. 그러나 정씨가 담뱃불을 이불에 껐다고 일관적으로 진술하고 국과수 합동 화재감식과 현장검증 결과 이 같은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경찰은 판단했다. 진술을 번복한 이유는 ‘술에 만취해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는 정씨의 진술이 정황상 믿을만하다고 판단했다. 국과수와 합동으로 실시한 화재감식 결과 인화성 물질이 발견되지 않았고 ‘작은방 내측에서 발화된 것으로 추정되나 출입문 외측 발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나왔다. 숨진 세 남매의 부검에서도 ‘연기질식 등 화재로 인해 사망했다’는 소견과 함께 외부 물리적 상처는 발견되지 않았다. 정씨의 사건 당일 행적도 술에 취해 귀가한 모습, 화재 신고 당시 울먹이며 ‘아이들 구해달라’고 요청한 점 등을 근거로 수상한 점이 없다고 봤다. 특히 정씨가 세 남매를 구하려다 양팔과 허벅지에 화상을 심하게 입어 고의로 불을 지른 이후 행동을 의심하지 않았다. 평소 세 남매를 평소 학대한 사실도 없었다. 결국 경찰은 “담뱃불을 이불에 끄려다 불이 난 것 같다”는 정씨의 자백과 현장감식·부검 등을 통해 확보된 증거를 토대로 실화로 결론지었다. ◇ 검찰 ‘경찰, 피의자 변명대로 수사 결론’…경찰 “검찰 수사 도왔다” 경찰의 실화 결론에도 의혹은 여전했다. 정씨가 화재 직전 남편에게 ‘죽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며칠 전 남편과 이혼으로 자녀들의 양육 문제를 고민하는 등 방화를 뒷받침하는 범행동기가 충분했음에도, 이는 ‘자백하지 않은 진술과 드러나지 않은 증거’에 묻혔다. 실화로 잠정 결론 낸 상황에서 애초에 실시하기로 했던 ‘거짓말탐지기’ 조사도 ‘사건 당시 만취한 피의자를 상대로 진행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실시하지 않았다. 사건 전후 중요한 정황이 담긴 정씨의 휴대전화 복원은 ‘비밀번호가 기억 안 난다’는 정씨의 진술로 복원하지 못하고 검찰에 넘겼다. 그러나 정씨는 검찰 조사에서 “처음에는 자녀들과 자살할 생각에 진화하지 않고 내버려뒀다”고 진술해, ‘실화’로 결론 낸 경찰의 수사 결과를 무색하게 했다. 검찰은 이날 정씨를 방화치사 혐의로 기소하며 “(경찰이) 피해자 변명에 치중한 나머지 잘못 올려졌다(송치했다), 경찰조사는 피해자 변명과 같다”는 등의 말로 경찰수사의 미진함을 에둘러 비판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 “구속 후 10일 이내에 검찰에 송치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백과 증거가 없는데 무리하게 혐의를 적용할 수 없었다”며 “경찰 수사 과정에서 사안별로 검찰과 협의했고, 부검과 현장검증 등을 참관한 검찰도 당시 경찰의 수사에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청에서 복원 중이던 정씨의 휴대전화를 검찰에게 긴급 이송하고, CCTV 원본 파일 등을 추가로 제출해 달라는 검찰의 요청에 신속하게 응하는 등 검찰 송치 이후에도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조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1살 아들 때려 살해’ 엄마, 범행 덮으려 또래 아기 입양 시도

    ‘1살 아들 때려 살해’ 엄마, 범행 덮으려 또래 아기 입양 시도

    1살 아들이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고 때려 죽인 뒤 베란다에 방치한 엄마가 범행을 숨기기 위해 또래 아기를 입양하려 한 것이 드러났다.인천경찰청 여청수사계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한 A(39)씨의 죄명을 살인 및 사체유기로 변경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일 오전 11시 30분쯤 인천 남동구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생후 8개월 된 아들 B(1)군이 침대에서 떨어져 울음을 그치지 않자 손으로 여러 차례 얼굴 등을 때리고 머리를 벽에 강하게 부딪히게 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숨진 아들의 시신을 안방 침대에 이틀간 방치했다가 이불로 감싸 여행용 가방에 담은 뒤 12일간 아파트 베란다에 숨겼다. 추가 조사 결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A씨는 범행을 저지른 뒤, 평소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사회복지사에게 들킬 것을 우려해 아들과 비슷한 또래의 아기를 입양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어처구니 없는 시도는 A씨의 스마트폰을 조사하면서 드러났다. A씨는 아들이 숨진 뒤 스마트폰으로 포털 사이트에서 ‘개인 입양’이라는 단어를 검색했다. 이뿐만 아니라 ‘입양을 원한다’는 글을 관련 사이트에 올리고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누군가와 연락도 주고받았다. 다만 실제로 아기를 입양하는 단계까지는 가지 않았다. 경찰은 당초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A씨를 구속했지만 추가 조사 후 법률 검토 끝에 죄명을 살인죄로 바꾸고 사체유기죄를 추가했다. 폭행을 당해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로 위중한 아들의 상태를 보고서도 별다른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방치한 A씨에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가 인정된다고 경찰은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은 사망할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했고,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도 있었던 경우에 해당한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동거남과의 사이에서 원치 않는 임신으로 낳은) 아들한테는 특별한 애정이 없었다”면서 “폭행을 당한 아들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시인한 바 있다. 경찰은 또 A씨가 때린 부위가 두개골의 골격이 아직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연령의 B군에게 치명적인 머리와 얼굴이고, A씨가 아들이 숨지기 일주일 전부터 종이 몽둥이와 주먹으로 온몸을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폭행한 점도 고려했다. 경찰은 A씨가 범행 장소를 이탈해 시신을 버린 건 아니지만, 이불에 감싸고 여행용 가방에 담는 등 적극적으로 시신을 숨겼다고 보고 사체유기죄도 추가로 적용했다. A씨는 아들의 시신을 보관한 여행용 가방에서 냄새가 날까봐 나프탈렌 등 제습제를 사다가 가방에 넣어두고, 시신을 감싼 이불도 교체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AI 판사가 더 공정할까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AI 판사가 더 공정할까

    인공지능(AI) 기술은 정말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에는 구글의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AI ‘알파고 제로’가 등장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2016년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압승을 거둔 ‘알파고 리’를 비롯해 많은 AI들은 기존의 수많은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딥러닝 기술로 능력치를 높입니다. 그렇지만 알파고 제로는 바둑이나 체스, 장기의 기본 규칙만 알고 인공신경망 기술을 활용해 스스로 게임의 이치를 터득한 뒤 기존의 알파고들과 게임한 결과 차례로 격파해 나갔다고 합니다.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조만간 강(强)인공지능이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강인공지능은 아직 요원한 이야기라고 하니 아직까지는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AI 기술 소식을 들으면서 사람들은 정치적 문제가 걸려 있거나 판단이 쉽지 않은 범죄 사실에 대한 판결을 내릴 때 ‘인공지능 판사’를 도입하면 더 공정하지 않을까라고 말하곤 합니다. ●AI도 인종적 편견 갖고 판단 내려 살인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양극성 장애를 가진 여성에게 몇 년의 징역을 선고해야 할까, 이전에 경범죄를 저지른 범죄 경력도 없다면 재판 중 보석 신청을 받아들여야 할까 등 쉽게 판단을 내릴 수 없는 문제들이 미국 전역 판사들의 책상에 쌓여 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판결을 내릴 때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는 것은 어떨까 하는 목소리가 미국 내에서도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인공지능 판사’의 판결이 인간이 내리는 결정보다 나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인공지능 판사가 사람이 내리는 결정보다 결코 낫지 않다”입니다. 미국 다트머스대 컴퓨터과학과 연구팀은 미국 법무부에서 활용하는 범죄자 재범 가능성 판단 알고리즘 프로그램인 ‘콤파스’가 내린 결정과 사람이 내린 결정을 비교해 봤습니다. 콤파스는 현재 미국 법원에서 범죄자의 보석금 액수나 형량 등의 판단을 내릴 때 활용되고 있는 AI입니다. 연구팀은 플로리다주 브로워드카운티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약 1만명의 범죄자 중 무작위로 1000명을 선택해 콤파스가 판단했던 재범 확률 점수와 향후 2년 동안 체포 기록을 확인했습니다. 그다음 400명의 일반인들에게 콤파스에 입력된 똑같은 정보를 제공하고 재범 가능성을 판단하도록 한 뒤 비교해 본 것입니다. 결과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많이 달랐습니다. 사람이 내린 예측 정확도는 67%였고, 인공지능인 콤파스가 내린 예측의 정확도는 65.2%였습니다. 미세한 차이이기는 하지만 사람의 결정이 더 정확했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실험을 통해 인공지능 역시 사람처럼 흑백 인종적 편견을 갖고 판단을 내린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의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1월 17일자에 실렸습니다. 사실 2016년 비영리 탐사보도 매체인 ‘프로푸블리카’에서 콤파스가 백인보다 흑인 범죄자에게 더 과도한 형량과 판결을 내린다고 폭로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실험은 인공지능의 ‘공평무사’를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해 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AI 기술의 발전 방향 더 지켜봐야 인공지능 기술 역시 사람이 만든 것이니만큼 그 판단 역시 결코 ‘중립적’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해 무조건 낙관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가 만약 인공지능이 내린 판단이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이 아닐 때 뒤늦게 기술에 문제가 있다고 비난하기보다는 지금은 기술의 발전 방향을 차분히 지켜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edmondy@seoul.co.kr
  • “아버지 위독한데 발리 여행” 백남기 유족 비꼰 김세의·윤서인 재판받아

    “아버지 위독한데 발리 여행” 백남기 유족 비꼰 김세의·윤서인 재판받아

    고 백남기 유족을 비방한 기자와 만화가, 보수단체 대표가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홍승욱)는 지난해 말 MBC 김세의(42) 기자와 보수 성향 웹툰 작가 윤서인(44)씨, 장기정(44) 자유청년연합대표를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지난주 서울중앙지법에서 이들에 대한 1차 공판이 열렸다. 김세의 기자와 윤서인 작가, 장기정 대표 등은 백남기씨의 둘째딸인 백민주화씨가 아버지가 위독한 상황에서 치료를 거부하고 인도네시아 발리로 휴가를 갔다는 취지의 글과 그림을 인터넷상에 게시해 유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 백남기씨는 2015년 11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직사로 맞고 사경을 헤매다 2016년 9월 숨졌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백남기 농민의 가족들은 장기간의 연명 치료가 아버지에게 고통만 줄 뿐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의료진과 협의해 혈액 투석을 중단한 상태였다. 이를 두고 김세의 기자는 한달 뒤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정한 딸이 있다…사실상 아버지를 안락사시킨 셈…더더욱 놀라운 사실은 위독한 아버지의 사망 시기가 정해진 상황에서 해외여행지 발리로 놀러갔다는 점이다.” 장기정 대표 역시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아버지가 적극적 치료를 받지 못 하면 사망할 것을 알면서도 적극적 치료를 거부해 사망케 한 것”이라는 글을 올렸고, 고 백남기씨의 세 자녀를 살인죄로 고발하기도 했다. 만화가 윤서인씨는 이 같은 내용을 만화로 그려 보수단체 자유경제원 사이트에 올렸다. 해당 만화에서 중환자실 침대에 누워 있는 백남기씨가 가족들의 동의를 받지 못 해 아무런 치료를 받지 못 하는 것으로 묘사됐다. 동시에 백민주화씨는 비키니를 입고 휴양지 선베드에 누워 페이스북에 ‘아버지를 살려내라. X같은 나라’라는 글을 올리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그러나 검찰 조사 결과 백민주화씨는 휴양 목적이 아니라 시댁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발리에 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백민주화씨 측은 검찰에서 “새로 태어난 아이 세례식을 위해 가족들과 함께 시댁 형님 친정인 발리로 간 것”이라고 진술했다. 검찰 관계자는 “상당수 내용이 허위 사실이고, 백민주화씨가 공인이 아닌 일반인에 속하기 때문에 해당 글 게재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윤서인 작가는 검찰에서 “사실에 기초해 표현한 것”이라고 명예훼손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세의 기자는 검찰 출석을 거부해 조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년 전 페북에 올린 셀피 사진이 살해 증거로 돌아올 줄이야

    2년 전 페북에 올린 셀피 사진이 살해 증거로 돌아올 줄이야

    2년 전 페이스북에 올린 ‘셀피’ 사진이 살해 증거가 될 줄이야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캐나다 여성 슈이엔느 로제 앙트완(21)은 2년 전 페이스북에 브리트니 가르골(18)과 함께 다정한 포즈를 취한 사진을 올려놓았다. 그런데 몇 시간 뒤 사소한 말다툼 끝에 사스캐체완주 사스카툰 쓰레기매립지에서 가르골을 목졸라 살해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가르골을 교살한 현장 근처에서 발견된 목걸이가 페북 사진을 통해 그녀 목에 걸려 있었던 사실이 확인돼 살인 행각이 들통 났다. 본인이 문제의 사진을 페북에 올리지 않았더라면 영원히 미제 사건으로 남을 뻔했다. 앙트완은 당초 우리의 과실치상에 해당하는 2급 살인죄로 기소당했지만 이런 사실이 검찰에 적발돼 살인 죄로 기소됐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법원에서 유죄를 시인한 왕트완은 7년형을 선고받았다. 앙트완은 다른 친구의 집에서 신경이 바짝 곤두 선 모습이 동영상으로 촬영댔고 가르골을 폭행한 것은 물론 그를 목졸라 살해했다고 법정에서 실토했다. 술에 취한 상태여서 제대로 기억조차 나지 않으며 심한 말다툼 끝에 우발적으로 저지른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안트완이 유죄 청원을 하기 전에 가르골의 고모 제니퍼는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해 “우리는 많은 날들을 그날 밤 브리트니에게 벌어진 일과 살려고 발버둥을 쳤던 일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8개월된 아들 목숨 빼앗은 비정한 엄마, 경찰에 구속

    8개월된 아들 목숨 빼앗은 비정한 엄마, 경찰에 구속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생후 8개월 된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엄마가 경찰에 구속됐다.인천지방경찰청 여청수사계는 17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A(39·여)씨를 구속했다. 유창훈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A씨의 오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끝난 뒤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지난 1일 오전 11시 30분쯤 인천시 남동구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생후 8개월 된 아들 B(1)군이 침대에서 떨어진 뒤 울음을 그치지 않자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숨진 아들의 시신을 이불로 감싸 여행용 가방에 담은 뒤 보름간 아파트 베란다에 방치했다. A씨는 경찰에서 “침대에서 떨어진 아들이 울자 얼굴·머리·다리 등을 15분 동안 때렸다”며 “계속 울음을 그치지 않자 침대에 누워있던 아들의 머리를 벽에 2차례 부딪히게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폭행을 당해 가쁜 숨을 몰아쉬던 B군이 이후 1시간가량 방치됐다가 당일 오후 1시쯤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 결과 B군의 사인은 ‘외상성 쇼크’로 확인됐다. B군의 양팔, 허벅지, 좌측 턱, 이마, 뒤통수 등 온몸에서 피하출혈을 동반한 멍 자국이 발견됐다. 경찰은 A씨에게 살인의 고의성이 있다고 보고 아동학대치사죄가 아닌 살인죄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엄마한테 맞아 숨진 8개월 남아…사인은 ‘외상성 쇼크사’

    엄마한테 맞아 숨진 8개월 남아…사인은 ‘외상성 쇼크사’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30대 엄마한테 맞아 숨진 생후 8개월 남아의 사인이 ‘외상성 쇼크’로 확인됐다. 경찰은 엄마 A(39)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17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A씨의 8개월된 아들 B(1)군은 이달 4일이 아닌 1일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경찰에서 “1월 1일 오전 침대에서 떨어진 아들이 울자 얼굴·머리·다리 등을 15분 동안 때렸다”며 “계속 울음을 그치지 않자 침대에 누워있던 아들의 머리를 벽에 2차례 부딪히게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폭행을 당해 가쁜 숨을 몰아쉬던 B군이 이후 1시간가량 방치됐다가 당일 오후 1시쯤 숨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B군의 사인은 ‘외상성 쇼크’로 확인됐다. B군의 양팔, 허벅지, 좌측 턱, 이마, 뒤통수 등 온몸에서 피하출혈을 동반한 멍 자국이 발견됐다. 경찰은 A씨에게 아동학대치사죄가 아닌 살인죄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피해자가 사망한 당일뿐 아니라 그전부터 지속해서 폭행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살인을 목적으로 폭행했는지 보강 수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A씨는 이날 오후 인천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을 예정이다. 구속 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된다. A씨는 이달 1일 오전 11시 30분쯤 인천시 남동구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B군이 침대에서 떨어진 뒤 울음을 그치지 않자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숨진 아들의 시신을 이불로 감싸 여행용 가방에 담은 뒤 10일 넘게 아파트 베란다에 방치했다. A씨는 이혼한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딸을 낳아 기르다가 헤어졌고, 이후 다른 남성과 잠시 동거했다. 동거남과의 사이에서 B군을 임신했지만, 그 사실은 헤어진 뒤에야 알게 돼 사실상 미혼모로 아들을 출산해 혼자 키웠다. A씨는 경찰에서 “동거남과의 사이에서 원치 않는 임신으로 태어난 아들이 미웠다”며 “울 때마다 짜증 나고 화가 났다”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배우 하지원, 오우삼 감독 영화 ‘맨헌트’ 예고편 공개

    배우 하지원, 오우삼 감독 영화 ‘맨헌트’ 예고편 공개

    오우삼 감독과 하지원의 만남으로 주목받는 영화 ‘맨헌트’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맨헌트’는 동명 소설과 일본 영화 ‘그대여, 분노의 강을 건너라’(1976년)를 원작으로 살인죄를 뒤집어쓴 변호사가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공개된 예고편에는 경찰과 추격전을 벌이는 장한위와 하지원의 총격 장면이 담겨 있다. 또 스피드 보트, 오토바이, 자동차 등을 활용한 액션 장면은 풍성한 볼거리를 예고한다. ‘맨헌트’는 중국, 홍콩, 일본, 한국, 대만이 참여한 글로벌 프로젝트이다. 장한위가 누명 쓴 변호사 역을,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특수경찰 역을 맡았다. 하지원은 킬러 역을 맡아 변장과 잠입 등 대담한 액션을 선보인다. 영화는 오는 12월 개봉 예정이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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