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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년 복역 후 출소 美남성 “사람들이 왜 혼잣말하지? 왜 친절해?”

    27년 복역 후 출소 美남성 “사람들이 왜 혼잣말하지? 왜 친절해?”

    ‘어라, 사람들이 모두 혼잣말을 하며 걸어다니네?(실은 아이팟을 사용하는 것), 사람들이 왜 스피커와 얘기를 하지?(실은 알렉시스로 대화하는 것), 손만 흔들어도 물이 나오네?(음료수 자동 판매기를 사용하는 것)’ 미국 미주리주의 44세 남성 보비 보스틱은 1995년 12월 교도소에 들어갔다. 징역 241년형이란 어마어마한 중형을 선고받았는데 27년을 복역하고 지난해 11월 8일(현지시간) 세상에 나올 때까지 1만일 가까이를 감옥에서 지냈다. 오랜 영어(囹圄)에서 풀려난 뒤 바라본 세상은 휘황할 정도로 달랐는데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사람들이었다. 그는 “사람들이 교도소와 비교하면 얼마나 친절한지 어리둥절할 따름”이라며 “잡화점에 들어가도 ‘선생님 뭘 도와드릴까요’라고 물어온다. 교도소라면 머그샷 촬영 아니면 희롱인데 말이다”라고 말했다. 지금도 “내 곁에 너무 가까이 오지 마” 대신 “어이, 잘 지냈어?” 인사를 받는 데 적응하기 어려워 힘들어 한다. “사람들은 미소 짓고 꼬마들은 손짓을 보낸다. 인생이란 이런 거구나 싶다. 이것이 정상이다. 이래야만 할 것 같다.” 25년 전 에벌린 베이커 판사는 그가 “교정국에서 인생을 마칠지 모른다”고 말했는데 그는 지난해 11월의 어느날 아침 7시 30분 미주리주의 교도소 문을 열고 걸어 나왔다. 검정색 모자를 쓴 여성이 반대편에서 걸어와 와락 그를 껴안았는데 베이커였다. 1995년 성탄 시즌에 열여섯 살의 보스틱은 친구 도널드 헛슨과 함께 필요한 이들에게 성탄 선물을 나눠주던 이들을 공격한 뒤 훔치려 했다. 총을 한 발 쐈지만 다행히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 한 여성에게 총구를 겨눠 차량을 빼앗아 달아났다. 유죄를 인정하면 가석방 기회가 주어지는 30년형이 선고될 것이란 양형 거래 제안을 받았다. 거절했더니 유죄가 선고됐다. 17건의 범죄에 계속 양형을 합산해 241년형이 선고됐다. 헛슨은 양형 거래를 받아들여 30년형을 선고받았다.영국 BBC가 2018년 보스틱을 처음 인터뷰했을 때 그는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2010년 미국 대법원은 청소년들이 살인죄를 저지르지 않았으면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선고되면 안된다고 판결했기 때문이었다. 6년 뒤 해당 판결은 보스틱과 같은 과거 재판에도 소급 적용되는 것이 마땅하다는 유권 해석도 있었다. 그러나 미주리주는 보스틱을 풀어줄 생각이 없었다. 복수의 범죄에 누적돼 그런 것일 뿐 종신형은 아니란 이유를 들이댔다. BBC 인터뷰 한 달 뒤 미국 대법원은 보스틱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대다수는 포기했지만 보스틱은 포기하지 않았다. 좋아하던 나폴레온 힐의 자기계발 서적 같은 것을 들추며 마음을 다독였다. 타이프라이터의 한 활자를 누를 때마다 삶의 의지를 새겨넣었다. 하늘이 도왔는지 미주리법 개정 논의가 시작돼 어린 시절 지나치게 긴 형량이 선고된 죄수에게 가석방 기회를 주기로 했다. 하지만 법안은 2021년 5월 14일에야 비로소 통과됐다. 마이크 파슨 주지사가 곧바로 서명해 이른바 ‘보비 법’ 덕에 다른 수백명과 보스틱에게 가석방 신청 권한이 주어졌고, 그 해 11월 날짜가 잡혔다. 신청인은 한 명의 대리인을 내세울 수 있다고 했다. 보스틱은 자신이 감옥에서 죽을지 모른다고 말했던 판사에게 도와달라고 청했다. 1983년 미주리주에서 최초로 판사로 임용된 흑인 여성이었던 베이커는 은퇴 2년 뒤인 2010년쯤부터 보스틱에 내렸던 자신의 선고에 의문을 품었다. 10대와 성인의 뇌 구조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연구를 알게 되면서였다. 판사 경력 25년을 통틀어 후회하는 단 하나의 선고가 보스틱 것이었다. 2018년 2월 일간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문을 실었는데 보스틱에 대한 선고가 “무지하고 불공정했다”고 자책하는 내용이었다. 한 달 뒤 BBC에도 같은 얘기를 되풀이했다. 보스틱의 강도 피해자 한 명도 철딱서니 없는 아이들의 행동을 성인의 잣대로 지나치게 재단했다고 진술했다. 가석방 심사를 무사히 마친 뒤 정확히 일년 뒤에야 베이커 전 판사와 보스틱은 포옹할 수 있었다. 베이커는 많이 울었다. 24년을 교도소에서 비건(채식주의자)으로 지낸 보스틱은 멕시코 타코를 먹은 뒤 차에 올랐다가 모두 토하고 말았다. 회복한 뒤 세인트루이스 남쪽 누이의 집에 갔는데 400명쯤 환영하기 위해 도열해 있었다. 현재 보비와 누이는 자선단체 ‘디어 마마’를 운영해 저소득 가정에 음식과 장난감 등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돌아가신 어머니 다이앤이 “비록 가진 것이 많지 않아도 사람들에게 많이 건네라”고 말하며 했던 일을 이어받아 하고 있다. 또 청소년구금시설에서 매주 목요일 글쓰기 강연을 하고 있다. 생계는 교도소의 타이프라이터로 썼던 일곱 권의 책이 아마존에서 꾸준히 팔려 수입으로 잡히는 데다 강연 수입이 조금 있단다. 정규직 일자리를 잡아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싶다고 했다. “여전히 몇 가지 일들로 씨름하고 있지만 다른 무엇보다 이곳에서의 삶과 매일이 아름답다. 역경을 뚫고 나와 다양한 일들이 펼쳐지는 것을 바라본다. 욕조의 거품, 난 27년 동안 제대로 목욕 한 번 하지 못했는데! 감사하지 않을 일이 하나도, 하나도 없다.” 참고로 양형 거래를 받아들인 헛슨은 어찌 됐을까? 2018년 9월 감옥에서 세상을 등졌다. 사인은 약물 과용이었다. 9개월 뒤면 가석방 신청이 가능했는데 안타까운 일이었다.
  • “1년 만에 수척+멍한 표정”…인천 초등생, 사망 이틀 전 의자에 16시간 결박

    “1년 만에 수척+멍한 표정”…인천 초등생, 사망 이틀 전 의자에 16시간 결박

    의붓어머니와 친아버지의 상습 학대에 멍투성이로 숨진 인천 초등생 A(11)군의 사망 전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그알)’에서는 ‘지옥이 된 5년 - 인천 초등학생 사망 미스터리’라는 제목으로 인천 초등학생 학대 사망 사건을 조명했다. A군은 지난 2월 7일 인천의 한 응급실에 심정지 상태로 도착했다. 당시 A군은 키 149㎝에 몸무게 29.5㎏으로 계절에 맞지 않은 얇은 속옷 재질의 더러운 옷을 입고 있었다. A군의 몸에는 발생 시기가 다른 멍들이 가득했고, 허벅지에는 뾰족한 것에 찔린 상처가 수십군데 발견됐다. 항문 쪽에는 화상을 의심할 만한 피부 변형이 포착됐고, 사인은 여러 둔력에 의한 사망이었다. 이는 온몸을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맞아 피부 속에 다량의 출혈이 발생한 것으로, 이를 본 의료진은 아동 학대를 의심해 곧바로 신고했다. ‘그알’ 제작진은 집 주변과 내부 CCTV를 통해 A군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봤고, 집 내부 CCTV에서 사망 이틀 전 A군의 모습을 포착했다. 당시 A군은 얼굴이 바지에 가려진 채 의자에 결박돼 있었다. 계모가 커튼 끈으로 A군의 팔다리를 의자에 묶고 방에 설치된 홈캠으로 감시하고 있었던 것. 또 스피커를 통해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폭언을 퍼붓고 새벽 5시부터는 아이를 깨워 성경 필사를 지시했다. A군은 사망 전 16시간 동안 의자에 묶여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제작진은 A군이 사망하기 전날 편의점을 방문해 음료수를 사 먹은 사실도 확인했다. 편의점 CCTV에 포착된 A군은 극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멍한 표정에 얼굴 근육들은 다 처진 상태였다. 아주대 소아청소년과 배기수 교수는 “영양 결핍이 심했던 상태 같다. 아주 나쁘단 얘기”라며 “그때가 구사일생의 기회인데, 그때만 입원시켰어도 절대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제작진은 A군의 사망 1년 전과 한 달 전 사진을 비교해봤다. 밝았던 A군의 얼굴은 눈에 띄게 야위어가고, 표정 또한 어두워졌다. “부모 이혼 후 정신과 진료…정서적 학대에 지속적 노출” 또한 취재 중 제작진은 A군이 정신과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던 사실을 확인했다. 5년 전 부모의 이혼 후 시작된 진료. 계모는 A군의 주의력 결핍을 상담했다. 그리고 병원은 주의력 결핍의 경우 부모들이 보는 것이 첫 번째 진단의 기준이라 계모의 진술에 따라 아이를 처방했다. 전문가들은 A군의 주의력 결핍의 증상이 PTSD의 증상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부모의 이혼으로 아버지나 어머니가 한순간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은 A군이 거기에 대한 트라우마를 갖고 거기서 오는 정서적인 충격 때문에 그런 성향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것. 초등학교 2학년 때 홀로 필리핀 유학을 떠난 바 있던 A군은 유학을 떠나기 전 부모에게 말을 잘 듣지 않으면 필리핀에 보내버린다는 말을 지속적으로 들었다. 이 또한 정서적 학대에 해당하는 것. 전문가는 “이 밖에도 정서적으로 유기되는 상황에 끊임없이 노출된 아이의 트라우마는 점점 더 악화되었을 것이다”라며 안타까워 했다. 8개월간의 유학을 끝내고 돌아온 A군은 예전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 자기 짐보다 몇 배 되는 쓰레기를 버리고, 배달 음식을 픽업하는 등 어른이 할 법한 일들을 도맡아 하고 계모에게는 극존칭을 썼다. 그리고 계모에 대한 극도의 공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전문가는 “아이가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엄마에게 복종하는 것이다. 엄마를 사랑해서 복종한다고 생각해야만 했을 것이다”라며 A군이 계모의 정서적 학대를 계속 받아 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전문가는 A군이 누군가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한 이유에 대해 “5, 6학년 때 학대가 시작되었다면 아이는 도움을 청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학대가 훨씬 오래전부터 시작됐다면 아이는 믿을 사람이 하나도 없다”며 “왜 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지 못했을까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혼 가정의 양육권 결정에 있어 “부모의 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아이의 복리를 해치는 것이라 우려하지 말고 부유한 부모로부터 걱정 없이 성인이 될 때까지 클 수 있도록 양육비를 이행할 수 있도록 그 조치들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또한 아이의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 위한 면섭 교섭권을 반드시 이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만약 양쪽 부모가 모두 아이를 학대하는 경우에는 정부가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모 “훈육 목적으로 때려…살해 고의 없었다” 주장 한편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구미옥 부장검사)는 지난 7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계모 B(43)씨를,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등 혐의로 그의 남편 C(40)씨를 각각 구속 기소했다. B씨는 지난해 5월부터 지난 7일까지 9개월 동안 인천시 남동구 한 아파트에서 A군을 반복해서 때리는 등 학대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C씨도 지난해 1년 동안 손과 발로 아들 A군을 폭행하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달 16일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고 B씨 부부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보완 수사를 했다. 이 과정에서 B씨가 연필로 A군의 허벅지를 찌르거나 눈을 가린 채 커튼 끈으로 의자에 묶어두는 등 22차례 학대한 혐의를 추가로 밝혀냈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먼저 확인된 B씨의 학대 행위까지 더하면 모두 40여차례다. 검찰은 B씨가 상습적으로 A군의 온몸을 때렸고 내부 출혈로 인한 쇼크로 사망함에 따라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통상 피의자가 피해자의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했고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이 있었을 경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한다. B씨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훈육하려고 때린 적은 있다”면서도 “멍과 상처는 아이가 자해해서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B씨는 “살해할 고의는 없었다”며 “사망 당일 아이를 밀쳤더니 넘어져서 일어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애초 이 부부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체포했다가 검찰 송치 전 B씨의 죄명은 아동학대살해로, C씨의 죄명은 상습아동학대로 각각 변경했다.
  • [단독]“사형수 1명 유지비가 9급 공무원 초임 연봉보다 많다”

    [단독]“사형수 1명 유지비가 9급 공무원 초임 연봉보다 많다”

    대전고법 제1-3형사부(재판장 이흥주)는 지난 1월 26일 살인을 한 무기수로 교도소에서 또다시 살인을 저질러 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모(27)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대법원 판단만 남은 항소심 선고여서 민간인이 마지막 사형 확정을 받은 2015년 이후 8년 만에 사형수가 나올지에 관심이 쏠린다. 재판부는 “가석방을 받아 밖에서 살인을 저지른 사례는 있지만 살인죄로 복역하던 재소자가 교도소에서 또 살인한 사건은 전례가 없다. 교화 가능성이 의문스러워 법정 최고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런 흉악범을 다룬 뉴스마다 “내가 낸 세금으로 이런 놈들 밥 먹이고 싶지 않다”는 댓글이 줄을 잇는다.사형수 연간 수용경비 3000여만원, 9급 초임 공무원 연봉보다 200만원 많아밥값이 가장 많이 든다 18일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재소자 한 명을 관리하는데 밥값 등으로 3000만원이 넘게 든다. 반면 9급 1년차 공무원 연봉은 2831만원이다. 사형수 수용비가 9급 공무원 연봉보다 200만원 더 많은 셈이다. 이는 재소자 평균 수용비로 사형수는 독거수용 비율이 높고, 죽기 전까지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증가 등으로 이보다 더 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수용경비는 인건비, 시설개선비 등 간접비용과 재소자에게 직접 쓰는 피복비, 의료비 등 직접경비로 나뉘는데 직접경비 중 급식비가 가장 많이 차지한다”고 말했다. 현재 확정 판결을 받은 민간인 사형수는 모두 55명이다. 연간 수용비로 총 16억 5000만원이 든다는 얘기다. 하지만 1997년 12월 30일 확정 사형수 23명의 형이 집행된 이후 장기간 집행하지 않아 판사들이 사형 선고를 꺼리면서 이 정도에 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마다 3~10건씩 사형 확정 판결이 나오다가 미집행 10년이 흐른 2007년 국제앰네스티가 ‘실질적 사형 폐지국’으로 분류한 이후 뚝 떨어진 뒤 2015년 판결 이후 완전히 끊겼다. 마지막 사형수는 대구에서 전 여자친구의 부모를 살해한 장모씨다. 지난 1월 항소심에서 사형이 선고된 이씨는 2021년 12월 21일 오후 9시 25분쯤 충남 공주교도소에서 같은 방 A(20·징역 14년)씨, B(28·징역 12년)씨와 함께 감방 동료인 박모(당시 42세)씨를 폭행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2019년 12월 밤 충남 계룡시에서 “금을 사고 싶다”는 자신의 인터넷 글을 보고 금을 팔려고온 남성(당시 44세)의 머리를 둔기로 내리쳐 살해하고 금 100돈(당시 2600만원 상당)이 들어있는 크로스백을 빼앗아 달아나 무기징역이 확정돼 공주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이었다. 사형수는 법에 따라 독거수용이 원칙이지만 자살방지와 교화를 위해 혼거수용도 가능한데 이씨는 혼거수용 상태에서 교화는커녕 살인을 저질렀다. 2000년대 초반 전화방 여성 등 20여명을 살해한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의 수용형태에 대해 법무부는 ‘공공기관 정보공개법’에 따라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이씨는 지난해 7월 대전지법 공주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매경)가 심리한 1심에서 “이유 없이 또 생명을 짓밟았지만 처음부터 살해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또다시 무기징역을 받았었다. 현재 무기수는 1300여명에 이른다. 전체 재소자 5만 2000여명의 2.5%로 매년 390억원이 넘게 든다.헌법재판소 3번째 ‘사형제 위헌’ 재판, 사형구형 범죄인이 헌법소원한동훈 장관 “국민·인권보호 위해 (폐지) 신중해야” 사형 찬성론자들은 피해자와 유족의 인권 보호, 흉악 범죄 예방 등도 있지만 사형수 유지비 절감을 거론하기도 한다. 범죄인의 생명보다 전체 국민의 생명과 재산 가치가 더 중요하다는 주장도 한다. 2019년 리얼미터가 실시한 국민여론조사에서 답변자의 51.7%가 사형을 실제로 집행하는 것에 찬성했다. 법무부도 ‘사형제도가 일반 국민에게 위해를 가할 범죄를 예방하고, 집행함으로써 사회악의 근원을 영구히 제거해 사회를 방어하는 공익적 목적이 있다. 사형제는 미국 등 선진국도 유지하고 있고, 야만적 제도가 아니다’는 입장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사형집행 요구 민원이 매년 끊이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이런 가운데 헌법재판소의 세 번째 사형제 폐지 재판이 진행 중이다. 2018년 부모를 살해한 A씨가 1심에서 사형을 구형받자 “사형제는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1996년과 2010년에 두 차례 모두 ‘사형제 합헌’ 결정을 내렸었다. 최근에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가 ‘사형폐지·대체형벌 입법화 청원’을 국회에 제출했다. 위원회는 청원서에서 “살인 행위를 범죄로 금지하면서 국가가 인간의 생명을 박탈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허용한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천주교의 사형폐지 국회 청원은 2006년부터 다섯번째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8월 취임 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법무부는 흉악범으로부터 국민 보호 내지 인권 보호 등을 감안한 (사형제 유지)입장을 견지했다. 신중하게 검토할 문제”라고 밝혔다.
  • 살인죄 뒤집어쓰고 옥살이, 18년 인생 절반 날린 美 청년

    살인죄 뒤집어쓰고 옥살이, 18년 인생 절반 날린 美 청년

    “이런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감옥에 있으면서 남아도는 시간에 이 순간만을 생각했다. 신은 이제 그들을 심판할 것이다.”살인죄를 뒤집어쓰고 인생 절반을 감옥에서 보낸 청년이 18년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브루클린지방법원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옥살이하던 셸던 토머스(35)의 석방을 결정했다. 아울러 브루클린지방검찰청은 토머스의 유죄 선고 무효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토머스는 2004년 크리스마스이브인 12월 24일 브루클린 이스트플랫부시에서 14세 소년을 살해하고 다른 행인을 다치게 한 혐의로 체포됐다. 2급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그는 재판에서 징역 25년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당시 경찰은 목격자의 증언을 토대로 차 안에서 총을 쏴 14세 소년을 살해하고 다른 행인을 다치게 한 일당 3명 중 2명을 붙잡았다. 토머스는 애초 목격자가 진술한 용의자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경찰은 ‘익명의 제보’를 입수했다며 토머스를 용의선상에 올렸다. 토머스는 고장 난 총을 경찰관에 겨눈 혐의로 체포된 전력이 있었다. 경찰은 데이터베이스에 있던 토머스의 사진을 뽑아 다른 5명의 사진과 함께 목격자에게 보여줬다. 목격자는 사진 속 토머스가 총격 용의자 중 한 명일 가능성이 90% 이상이라고 확인했고, 경찰은 ‘난 살인을 저지른 적 없다’고 항변하는 토머스를 체포했다. 하지만 경찰이 목격자에게 보여준 사진은 토머스가 아닌 한동네에 사는 같은 이름의 다른 흑인 남성, 즉 동명이인의 것이었다. 심지어 토머스는 사건이 벌어진 날 저녁부터 크리스마스인 이튿날 새벽 3시까지 브루클린이 아닌 퀸스에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 보고서에 따르면 사건 담당 형사들은 토머스를 체포하는 데에만 열을 올렸다.법원의 사전 심리 과정에서 잘못된 사진이 제시됐다는 사실은 물론 일부 경찰관의 허위 진술도 밝혀졌으나, 담당 판사 역시 두 토머스가 닮았고 경찰이 그를 체포할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재판을 그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토머스와 경찰이 제시한 동명이인의 사진을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비교한 유색인종 법학도 32명 중 27명이 ‘토머스가 아니다’라고 판단했지만, 판사의 판단은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토머스는 다른 사람의 죄를 뒤집어쓰고 18년을 감옥에서 보내게 됐다. 법원은 뒤늦게 잘못을 인정했지만 허망하게 날아간 청년의 인생 절반은 되돌릴 길이 없어졌다. 9일 토머스 석방 결정 후 법원 밖에서 기자들과 만난 에릭 곤살레스 미국 뉴욕시 브루클린지방검사장은 “이긴 사람이 아무도 없다. 아직도 목숨을 잃은 14세 소년이 있다”고 참담함을 드러냈다. 곤살레스 검사장은 같은 날 보도자료에서 “우리는 공정함을 추구하고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을 용기를 가져야 한다. 이 사건은 시작부터 심각한 잘못에 휩싸였고 토머스를 체포할 정당한 이유가 없었다”고도 인정했다. 아울러 억울한 옥살이를 한 토머스의 유죄 선고 무효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불쏘시개 속 쪽지문, 16년 전 인천 택시 강도살인범 잡았다

    불쏘시개 속 쪽지문, 16년 전 인천 택시 강도살인범 잡았다

    16년 전 인천에서 40대 택시 기사를 살해한 뒤 6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던 남성 2명이 경찰의 끈질긴 수사 끝에 검거됐다. 경찰은 범인들이 택시에 불을 지를 때 사용한 종이 불쏘시개에서 ‘쪽지문’(작은 지문)을 채취해 수천 명의 용의자 중 한 명을 범인으로 특정할 수 있었다. 인천경찰청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은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40대 남성 2명을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20대였던 2007년 7월 1일 오전 3시쯤 인천 남동구 남촌동 제2경인고속도로 남동고가 밑에서 택시 기사 이모(당시 43세)씨를 흉기로 17차례 찔러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친구 사이인 이들은 시신을 범행 현장에 방치한 채 택시를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한 주택가에 버린 뒤 뒷좌석에 불을 지르고 달아났다. 사건 발생 직후 경찰은 수사전담반을 꾸리고 수도권에 등록된 용의 차량 5968대를 수사했다. 휴대전화 기지국 통신 기록 2만 6300여건을 확인하고 876가구를 탐문했으나 단서를 찾지 못했다. 2016년 사건을 넘겨받은 인천경찰청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은 지문 재감정 등 보강수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택시 방화 현장의 폐쇄회로(CC)TV에 찍힌 흰색 번호판 차량을 특정하기 위해 같은 종류의 차량 9만 2000여대를 재차 분석했고 이후 의심 차량을 990대로 압축했다. 이어 의심 차량의 전·현 소유주 2400명을 직접 만났다. 마침내 불을 지를 때 불쏘시개로 사용한 차량 설명서 책자에서 쪽지문을 찾아내 감정했다. 경찰은 쪽지문을 대조하는 과정에서 A씨를 용의자로 특정해 지난 1월 5일 체포했고 지난달 28일 공범 B씨도 붙잡았다. A씨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부인했으나 B씨는 “A씨와 함께 범행했다”고 자백했다. 경찰 관계자는 “살인죄의 공소시효가 폐지된 데다 미제사건 수사팀이 운영됐고 과학 수사기법에 끈질긴 집념이 더해져 범인들을 검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가족 측은 “아무런 원한도 없으면서 겨우 6만원의 택시 운송수익금을 빼앗으려고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니 기가 막힌다”며 울분을 토했다.
  • 멍투성이로 숨진 12살…“아이가 자해했다”던 계모, 연필로 찌르며 학대했다

    멍투성이로 숨진 12살…“아이가 자해했다”던 계모, 연필로 찌르며 학대했다

    온몸이 멍투성이 상태로 숨진 초등학생의 계모가 남편과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구미옥 부장검사)는 이날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A(43)씨를,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등 혐의로 그의 남편 B(40)씨를 각각 구속 기소했다.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지난 7일까지 9개월 동안 인천시 남동구 한 아파트에서 의붓아들 C(12)군을 반복해서 때리는 등 학대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B씨도 지난해 1년 동안 손과 발로 아들 C군을 폭행하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달 16일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고 A씨 부부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보완 수사를 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연필로 C군의 허벅지를 찌르거나 눈을 가린 채 커튼 끈으로 의자에 묶어두는 등 22차례 학대한 혐의를 추가로 밝혀냈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먼저 확인된 A씨의 학대 행위까지 더하면 모두 40여차례다. 검찰은 A씨가 상습적으로 C군의 온몸을 때렸고 내부 출혈로 인한 쇼크로 사망함에 따라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통상 피의자가 피해자의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했고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이 있었을 경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한다.C군은 지난달 7일 인천시 남동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C군은 지난해 11월 24일부터 2개월 넘게 학교에 결석해 교육 당국의 집중 관리대상이었지만, A씨 부부는 집에서 가르치는 ‘홈스쿨링’을 하겠다며 학교 측의 안내를 거부했다. 사망 당시 C군의 온몸에서는 타박흔(외부 충격으로 생긴 상처)으로 추정되는 멍 자국이 발견됐다. 초등학교 5학년인 그의 몸무게는 30㎏으로 또래 평균보다 15㎏ 넘게 적었다. A씨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훈육하려고 때린 적은 있다”면서도 “멍과 상처는 아이가 자해해서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A씨는 “살해할 고의는 없었다”며 “사망 당일 아이를 밀쳤더니 넘어져서 일어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애초 이 부부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체포했다가 검찰 송치 전 A씨의 죄명은 아동학대살해로, B씨의 죄명은 상습아동학대로 각각 변경했다. 아동을 학대해 고의로 숨지게 한 피고인에게 아동학대살해죄가 인정되면 사형·무기징역이나 7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 무기징역이나 5년 이상의 징역형이 선고 가능한 아동학대치사죄보다 형량의 하한선이 높다.
  • 인천 남촌동 택시강도살인범 16년 만에 검거

    인천 남촌동 택시강도살인범 16년 만에 검거

    2007년 인천 남촌동에서 택시기사(당시 43세)를 흉기로 잔인하게 살해하고 돈을 빼앗아 달아났던 40대 남성 2명이 사건발생 16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경찰청은 2007년 7월 1일 오전 3시쯤 인천 남동구 남촌동 제2경인고속도로 인근에서 택시기사를 살해하고 현금과 택시를 빼앗아 달아났던 A씨 등 2명을 검거했다고 7일 밝혔다. 2016년 경찰서에서 사건을 넘겨 받은 인천경찰청 장기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은 범인들이 택시에 불을 지를 때 사용한 종이 불쏘시개와 방화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에서 확인한 단서를 토대로 끈질긴 추적을 한 끝에 범인 2명을 차례차례 검거 했다. 경찰은 CCTV에서 범행에 이용된 차량의 번호판이 흰색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흰색 번호판을 단 차량 9만 2000여 대 중 범행 의심 차량 990여 대를 추려 전·현직 차주를 면담 조사하기도 했다. 특히 범인들이 택시에 불을 지를 때 사용한 종이 불쏘시개에서 과학수사를 통해 유력한 단서를 발견, A를 강도살인 피의자로 특정해 지난 1월 5일 체포했다. 이어 지난 달 28일에는 범행에 가담한 공범 B씨도 검거했다.이들은 사건발생 당시 택시기사를 흉기로 위협하며 현금과 택시를 빼앗고, 저항하던 피해자를 흉기로 17차례나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빼앗은 택시를 운전해 주택가로 이동한 뒤 택시에 불을 지르고 도주했던 이들 중 A씨는 검거된 후 범행 사실에 대해 기억이 없다는 취지로 부인했으나, 경찰의 끈질긴 추적에 무릎을 꿇었다. 경찰은 관련자 조사와 통신·금융거래내역 분석, 프로파일링 등 추가 수사를 진행해 지난달 28일 공범 B씨도 긴급체포해 구속했다. 공범 B씨는 경찰 조사에서 금품을 가로챌 목적으로 A씨와 공모해 범행했다고 자백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수사 기록만 2만 5000쪽”이라며 “살인죄의 공소시효가 폐지된데다 미제사건 수사팀이 운영됐고 과학 수사기법에 끈질긴 집념이 더해져 범인들을 검거했다”고 말했다.
  • 부부싸움 끝 아내 목졸라 기절시킨 뒤 집에 불 질러 ‘사고’로 위장…검·경 수사로 덜미

    부부싸움 끝 아내 목졸라 기절시킨 뒤 집에 불 질러 ‘사고’로 위장…검·경 수사로 덜미

    아내의 목을 졸라 의식을 잃게 한 뒤 집에 불을 질러 숨지게 한 60대가 화재 사고로 위장하려다가 검찰 수사에 덜미를 잡혔다. 수원지검 여주지청 형사부(이정화 부장검사)는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A씨를 지난달 28일 구속기소 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 30일 오후 11시 30분쯤 여주 가남읍의 자택인 단독주택에서 아내 B씨와 부부싸움을 하다가 화를 참지 못하고 B씨의 목을 졸라 의식을 잃게 한 뒤 집에 불을 질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후 직접 119에 신고를 하는 등 단순 화재 사고인 것처럼 위장했다. 그는 집 안에 아내 B씨가 혼자 있었으며, 집에 돌아와 보니 불이 나 있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당초 범죄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지만, 현장 감식에서 휘발유 등 인화 물질의 냄새가 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B씨의 목뼈 일부가 골절된 사실이 드러나자 방화가 의심된다고 판단, 사건 발생 이틀 후인 지난달 1일 A씨를 긴급체포했다. 이후 구속된 A씨를 넘겨받은 검찰은 CCTV 분석을 통해 A씨가 화재 발생 전 집에 인화성 물질로 추정되는 불상의 물체를 반입하는 것을 확인하는 등 결정적 증거를 찾아내 혐의를 밝혀냈다. A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씨가 집에 불을 질렀을 당시에도 B씨의 숨이 멎지 않은 상태였다는 내용의 국과수 의견에 따라 A씨에게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의 법정형은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이다. 법정형이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인 살인죄 보다도 형이 무겁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언론에 단순 화재 사망 사고로 알려졌으나, 검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방화로 인한 화재임을 밝혔다”며 “앞으로도 중대 범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 ‘사전죄’ ‘상관제지불복종죄’…日군국주의의 유산 [밀리터리 인사이드]

    ‘사전죄’ ‘상관제지불복종죄’…日군국주의의 유산 [밀리터리 인사이드]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우리는 35년간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고 모진 탄압을 견뎌야 했습니다. 그 기간 일제는 우리의 모든 행정체계와 문화도 그들의 것으로 바꿨습니다. 해방 이후 우리는 긴 시간 동안 일제 잔재를 청산해왔지만, 여전히 망령처럼 떠도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군형법’입니다. 최근 이근 전 대위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으로 논란이 됐던 ‘사전죄’도 알고 보면 ‘일본 형법’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형법 조항입니다. ‘삼일절’을 앞두고 군형법 등에서 여전히 떠돌고 있는 일제의 잔재를 살펴봤습니다. 26일 한국형사정책학회 ‘군형법의 문제점과 개정방향에 대한 고찰’ 보고서에 따르면 군형법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거론된 시기는 6·25 전쟁 기간 중이던 1952년이었습니다. 그러다 1961년 5·16 군사정변으로 탄생한 ‘국가재건최고회의’가 법률 정비사업 형태로 군형법을 탄생시켰습니다. ●한국 군형법의 뿌리는 ‘일본 군형법’…왜? 국가재건최고회의는 입법·사법·행정 등 3권을 행사한 막강한 기구였습니다. 하지만 짧은 기간에 수많은 법률을 일제 정비하다보니 졸속입법이 속출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 군형법은 일본 군형법을 거의 그대로 모방해 만들어졌습니다. 이후 군형법은 19차례 개정됐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없었습니다. 일제는 1882년부터 엄격한 군형법을 시행했습니다. 시모노세키전쟁, 청일전쟁, 러일전쟁, 조선 병합을 위한 식민지 전쟁, 태평양전쟁을 거치면서 지방군벌과 군의 군기문란을 규율하고 일왕 1인 체제에 대한 절대 복종을 강요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법입니다. 그들이 만든 ‘엄벌주의’가 우리 군형법에 그대로 녹아들어가게 된 겁니다.대표적인 사례가 형법 제111조 ‘사전죄’입니다. 개인적으로 외국의 전쟁에 참여하면 처벌한다는 조항인데, 무려 ‘1년 이상의 금고형’에 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처벌받은 사람은 단 1명도 없습니다. 이근 전 대위도 ‘여권법 위반’ 혐의만 적용됐습니다. 왜 법 적용 사례가 없을까. 이 조항은 강력한 왕권을 위해 지방군벌이 일왕 명령 없이 참전하지 못 하도록 한 ‘메이지 형법’이 바탕이 됐습니다. 대표적 지방군벌 조슈번이 1863년 미국, 프랑스 등 서구 열강을 상대로 일으킨 ‘시모노세키전쟁’이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래서 지금은 법을 적용하려 해도 적용할 대상이 없습니다. 만약 엄격한 법 적용을 한다면 미군 복무나 프랑스 외인부대도 모두 처벌해야 합니다. ●처벌 사례도 없는데 ‘엄벌주의’만 강조 일제의 엄벌주의는 우리 군형법에서 ‘사형’을 남발하는 결과도 낳았습니다. 법정형이 오로지 사형뿐인 조항만 14개, ‘사형·무기징역형’인 조항이 6개, ‘사형·무기징역형·10년 이상 징역형’인 조항도 12개나 됩니다. 한국이 실질적인 사형폐지국가라는 점을 감안하면, 군형법은 ‘사형 성역’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군형법을 평시와 전시로 구분해 전시 특별법을 제정하고, 순수 군형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면 일반 형법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명칭만 그럴듯한 사문화된 조항의 정비도 필요합니다. 군형법 제31조 ‘특수군무이탈죄’, 제46조 ‘상관제지불복종죄’, 93조 ‘부하범죄부진정죄’가 그것입니다. ‘상관제지불복종죄’는 ‘폭력 행위를 하다 상관의 제지에 불복종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사례가 많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처벌사례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이미 상관폭행, 초병폭행, 직무수행자폭행, 형법상 폭행 등으로 처벌할 수 있고 ‘항명죄’로 처벌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언뜻 처음 들어선 이해하기 힘든 ‘부하범죄부진정죄’는 ‘부하 다수가 공모해 범죄를 저지른 것을 알면서도 제어하지 않을 때’ 3년 이하 징역형 및 금고형에 처하는 형벌입니다. 그러나 법 적용 범위가 너무 넓고 모호한데다 형법상 ‘직무유기죄’로 처벌 가능한 만큼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입니다. ●특수군무이탈죄, 군무이탈죄와 처벌이 같다? ‘특수군무이탈죄’는 ‘위험하거나 중요한 임무를 회피할 목적으로 직무를 이탈한 사람’이 해당되는데, 어떤 임무는 중요하고 어떤 임무는 중요하지 않다고 구분하기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명칭으로는 훨씬 중대한 법죄일 것 같지만, 군형법 제30조 일반 군무이탈죄와 처벌이 동일해 굳이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흔히 ‘탈영’을 의미하는 일반 군무이탈죄 개선 의견도 있습니다. 물론 중대한 상황에서의 군무이탈은 엄히 다스려야 할 겁니다. 그래서 최고형은 ‘사형’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가까운 시일 안에 자수하거나 재복무 의사를 밝혀 ‘기소유예’나 ‘집행유예’ 처분을 받습니다. 따라서 징역형으로만 처벌하는 것에 더해 벌금형이라는 옵션을 추가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비슷한 사례로 군형법 제74조 ‘군용물 분실죄’라는 게 있습니다. 의도적 행위에 의한 군용물 분실은 엄격히 처벌하는 것이 맞지만, 단순 과실에 대해서도 무조건 징역형으로만 다스리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있습니다. 징역형에 더해 금고형과 벌금형을 선택적으로 추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지적입니다. 또 제75조엔 군용물 범죄에 대해 가중처벌하는 조항이 있는데, 적용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고 형법상 ‘살인죄’와 법정형이 동일해 중대 사례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법조계에서도 일제의 잔재를 조금씩 변화시키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지난해 4월 동성간 합의에 의한 성관계를 군형법 제92조 ‘추행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군 전문가들이 장병의 인권보장을 강화하고, ‘일제시대’가 아닌 현재의 상황에 맞는 군형법을 마련하는데 관심을 가져야 할 겁니다.
  • ‘강간·살인 무기수’ 인도 유명 종교인, ‘특별 외출’에 분노

    ‘강간·살인 무기수’ 인도 유명 종교인, ‘특별 외출’에 분노

    강간과 살인죄로 무기징역형을 받고 복역 중인 인도 유명 종교인이 수시로 외출하는 혜택을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BBC 뉴스에 따르면, 인도 하리아나주 수나리아 교도소에서 수감 중인 지역 종교인 구르미트 람 라힘 싱(55)은 최근 40일의 특별 외출 혜택을 받았다.그가 양녀와 함께 케이크를 자르는 모습이 SNS에 공개되면서 이같은 혜택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두 사람은 양녀의 SNS 계정이 팔로워 100만 명을 돌파한 것을 기념하고 있었다. 이후 논란이 일자 그는 훨씬 더 큰 케이크를 자르는 모습을 공개하며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싱은 ‘신의 현신’을 자칭하며 1990년부터 신흥 종교·사회복지 단체인 데라 사차 사우다(DSS)를 이끌고 있다. 그는 인도 뿐 아니라 전 세계에 자신의 신도가 수천만 명에 달한다고 주장한다.가죽 재킷을 입고 오토바이를 타는 등 특이한 차림으로 유명한 그는 마약 근절 캠페인을 벌이고 대규모 헌혈 캠프를 운영했으며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청결·위생 증진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등 정치권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왔다. 2015년과 2016년에는 자신이 주인공으로 출연해 사회악을 없애는 내용의 상업영화 두 편을 제작해 인도 내 유명 극장 체인을 통해 개봉하기도 했다. 그는 2017년 8월 자신의 여성 신자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는 관련 의혹을 보도한 언론인을 보복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받았다. 그는 2021년에도 직원 1명을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재차 선고받았다. 그러나 그는 지금까지 총 131일 간의 외출 혜택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싱 측 관계자는 “외출은 모든 죄수들의 권리이며 인권”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그는 수양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애쓰고 있다”면서 “매일 10만 명의 사람들이 그 덕분에 마약을 끊고 있다”고 주장했다.
  • 바그너 감언이설에 속은 러시아 ‘죄수 용병’ 총알받이 직접 증언

    바그너 감언이설에 속은 러시아 ‘죄수 용병’ 총알받이 직접 증언

    “우리는 90명이었는데 첫 돌격에서 60명이 박격포에 맞아 죽었고, 남은 몇몇은 부상자가 됐다.”작년 말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러시아의 죄수 출신 용병은 도네츠크주(州) 비블로호리우카 근처에서 치렀던 첫 전투를 되새기면서 “한 무리가 실패하면 즉각 다른 무리가 투입됐다. 두 번째 무리도 실패하면 또 다른 무리를 집어넣었다”고 말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작년 말 우크라이나군에 붙들린 죄수 출신 용병 포로 두 명을 인터뷰해 이들이 어떤 식으로 전쟁터로 내몰려 ‘총알받이’ 취급을 받았는지를 집중 조명했다. 러시아 측의 보복 우려 때문에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이 포로들은 러시아 민간용병기업(PMC) 바그너그룹과 작년 8월과 9월 각각 용병계약을 체결했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교도소 마당에 도열한 죄수들에게 6개월 계약기간만 채우면 사면해 주고 상당한 급여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포로들은 그가 ‘이상적 후보는 살인자와 강도’라면서 죄목과 무관하게 용병 모집에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진술했다. 살인죄로 20년형을 선고받고 형기를 절반가량 채운 상황이었던 한 포로는 “10∼11년을 더 감옥에서 지내는 것보다 (용병으로 지내는) 6개월이 낫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부대에서 돈 때문에 온 사람은 한 손에 꼽을 정도였고, 대다수는 형기가 많이 남아서였다”며 “다만 석방까지 12일을 앞두고 온 경우도 있긴 했다”고 덧붙였다. 이상한 건 후한 조건과 달리 체력·신체검사가 날림으로 진행됐던 점이었다. 제대로 걸음을 옮길 수 있는지만 확인되면 무조건 용병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CNN이 만난 포로 중 한 명은 “(검사를 통과한) 일부는 총을 손에 들고도 어떻게 쓰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적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당시 프리고진은 죄수 출신 용병들이 맡을 임무는 ‘2선 방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으로 보내진 죄수 출신 용병 상당수는 약속과 달리 생환율이 희박한 절망적 작전에 강제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루한스크주(州) 북부의 전략적 요충지인 리시찬스크 방면에 투입됐다는 포로는 지뢰가 깔린 숲속에서 5일간 공세를 펼쳐야 했다면서 “곳곳에 매설된 지뢰 때문에 숲속으로 발 한 발짝 들이기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10명 중 7명은 그대로 목숨을 잃었다”면서 “내 곁의 사람들이 신에 기도를 올리고 물을 달라고 호소하며 죽어가는 상황이 5일간 계속 이어졌다”고 토로했다. 공포에 사로잡혀 전투를 거부하거나 지시에 불응한 용병은 즉결처분됐다고 포로들은 입을 모았다. 한 포로는 “우리는 명령 없이 후퇴할 수 없었다.명령을 지키지 않으면 죽임을 당했다”면서 “첫 전투에서 전진 명령을 어기고 나무 아래 숨은 한 남성은 기지에서 50m 떨어진 장소로 끌려가 자신이 묻힐 무덤을 직접 파고 총살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포로는 “우리 지휘관은 누구든 달아나려 하면 나머지가 그를 제거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나머지 역시 제거될 것이라고 했다”고 털어놨다.우크라이나 친나치 정권으로부터 선량한 우크라이나 인민을 해방한다는 러시아 정부의 선전과 달리 현지에서 직접 경험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현실이 러시아에 의한 일방적 침략전쟁이었다는 점도 혼란을 키운 배경이었다고 한다. 한 포로는 “우리는 폴란드인과 독일 등 다국적 용병집단과 싸우게 될 줄 알았다”면서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정말로 조국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싸운다고 생각했던 이는 아무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에 포위돼 본대에서 버림받은 직후 포로가 됐을 때는 차라리 안도감이 들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두 포로는 모두 러시아로 돌아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한 포로는 “러시아는 신경 안 쓴다. 난 그저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서방 정보당국은 바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한 죄수 출신 용병이 4만∼5만명에 이른다고 추산하고 있다.
  • 아베 암살범 무기제조법 위반 추가…7개월 만에 수사 종료

    아베 암살범 무기제조법 위반 추가…7개월 만에 수사 종료

    일본 경찰은 지난해 7월 참의원(상원) 선거 유세 중인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암살한 전직 해상자위대원인 야마가미 데쓰야(42)에게 건조물 손괴와 무기 등 제조법 위반 등의 혐의를 13일 추가했다. 이로써 7개월간 이뤄진 아베 전 총리 암살 사건 수사가 종결됐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 암살 사건을 수사 중인 나라현 경찰은 이날 야마가미에 대해 혐의를 추가해 검찰에 송치했다. 야마가미가 아베 전 총리를 암살하기 전날인 지난해 7월 7일 나라시의 옛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건물에 무허가로 직접 만든 총을 시험 발사해 건조물 손괴와 무기 등 제조법 위반 등의 혐의가 추가됐다. 요미우리신문은 “수사 결과 사건에 쓰인 총이나 야마가미 자택에서 압수한 여러 정의 총의 구조를 감정한 뒤 살상 능력이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아베 전 총리 총격 사건에 대한 수사는 이로써 종결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3일 나라지검은 야마가미를 살인죄로 기소한 바 있다. 나라지검 기소장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지난해 7월 8일 오전 11시 30분쯤 나라시 긴테쓰 야마토사이다이지역 앞 노상에서 아베 전 총리에게 직접 만든 총을 두 차례 발사해 사망하게 했다. 야마가미에 대한 재판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라지검은 지난해 7월 25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야마가미의 정신 감정을 실시했다. 5개월여 동안 진행된 정신 감정 결과 야마가미의 정신질환은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다만 야마가미의 변호인 측이 추가 정신 감정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
  • ‘우크라와 싸우기 싫다’는 러 바그너 용병들, 훈련병 보는 앞서 총살 [핫이슈]

    ‘우크라와 싸우기 싫다’는 러 바그너 용병들, 훈련병 보는 앞서 총살 [핫이슈]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에 있다가 노르웨이로 탈주한 전직 용병이 우크라이나전에 싸우기를 거부한 용병들을 총살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전직 바그너 용병 안드레이 메드베데프(26)의 증언을 통해 참혹한 현 상황에 대해 보도했다. 과거 러시아군 복무 경험이 있는 메드베데프는 지난해 7월 바그너 그룹에 자원 입대했다. 놀라운 점은 계약에 서명한 지 불과 10일도 지나지 않아 우크라이나전에 나서게 된 것. 그는 "우리는 적(우크라이나군)이 어디에 있는지만 알았을 뿐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령이 없었다"면서 "근무는 어떻게 하고 누가 총을 쏘는지 등 전술 따위는 없었다"고 털어놨다. 곧 상당수 용병들이 제대로 된 작전 지시조차 받지 못한 채 전장에 내몰렸다는 설명으로 이렇게 투입된 병력들은 무의미하게 죽음을 맞았다.특히 메드베데프는 총살된 용병들에 대해서도 폭로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싸우기를 거부한 2명의 죄수 출신 용병들이 훈련병들이 보는 앞으로 끌여왔다"면서 "이들은 현장에서 총살됐으며 훈련병들이 구덩이를 파서 묻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 배치된 지 6일 만에 용병들이 하는 짓을 보고 더이상 싸우고 싶지 않았다"면서 "바그너 용병들은 러시아군 지도자들에게 가축취급을 받았고 사료처럼 최전선으로 보내졌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메드베데프는 바그너 그룹과 계약한 이후 최격전지 중 하나인 바흐무트에 투입돼 현장 지휘관으로 활동했다. 특히 러시아의 독립언론인 모스크바타임스는 메드베데프의 지휘 아래 15명의 부대원이 있었으며 이중 한 명은 살인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예브게니 누진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탈영 후 잡혀 망치로 처형당했다.용병들의 행위에 환멸을 느낀 그는 지난해 11월 부대를 탈영해 러시아에 숨어있다가 지난달 12일 도보로 노르웨이 국경을 넘는데 성공했다. 현재는 노르웨이에 망명을 신청한 상태로 메드베데프의 변호사는 "의뢰인이 전쟁 범죄를 조사하는 사람들에게 바그너 그룹에서 겪은 경험을 이야기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일명 ‘푸틴의 그림자 부대’로 불리는 바그너 그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운영하는 러시아 민간군사기업(PMC)이다. 바그너 그룹은 푸틴 정권을 대리해 각종 전쟁에서 민간인 학살 등 잔혹한 전쟁 범죄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데,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되는 병력이 부족해지자 전국의 러시아 교도소를 돌며 죄수들까지 용병으로 모집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 신생아 변기에 넣고 뚜껑 닫은 ‘친모’…친구가 꺼내 보살폈다

    신생아 변기에 넣고 뚜껑 닫은 ‘친모’…친구가 꺼내 보살폈다

    화장실에서 출산한 영아를 변기에 방치해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27일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이상오)는 영아살해 미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22·여)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영아유기치사 혐의로 기소된 B씨(22·여)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두 사람은 친구 사이로 전해졌다. 임신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태아의 친부가 누군지 정확하게 알 수 없고 경제적 지원을 받을 방법도 없어 B씨와 임신 상황을 공유하며 낙태를 계획했다. 임신 35주차에 A씨는 불법 낙태약을 통해 낙태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이후 자신의 집 화장실 변기에서 남아를 출산했다.출산 과정에서 A씨는 아이가 살아 있는 걸 알았지만 살해하기로 마음을 먹고, 아기를 차가운 변기에 방치하고 뚜껑을 덮은 채 집을 나섰다. 그러나 B씨가 A씨의 집을 찾아가 변기에 있던 아이를 꺼내 살리면서 A씨의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B씨는 아이를 온수로 간단히 씻긴 뒤 티셔츠로 감싼 후 자신의 집에 데리고 왔다. 이후 아이를 담요에 덮어 전기장판 위에 올려놓고 숟가락으로 물을 주기도 했다. 또 체온을 재며 아이의 상태를 살폈다. 하지만 피해자인 신생아는 끝내 저체온증과 부적절한 영양공급 등으로 B씨의 주거지에서 사망했다. 재판부는 “A씨는 처음부터 (영아를) 죽이려고 그만큼 낙태약을 먹었다. 새 생명은 무참히, 안타깝게도 사망했다”며 “아이를 변기에 낳고 그대로 뚜껑을 닫아 아이를 사망케 하고자 했다. 이는 살인이다. 죽어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영아살해미수, 영아유기치사 죄는 양형기준 등을 따져보면 살인죄에 비하면 형이 현격히 약하다”며 “통상적인 양형 기준, 관련 사례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며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 “하나님께 용서 구했다”더니 사형 선고…교도소서 또 살인한 무기수

    “하나님께 용서 구했다”더니 사형 선고…교도소서 또 살인한 무기수

    살인죄로 복역하던 중 교도소 동료를 또다시 살해한 무기수에게 사형이 선고됐다. 사형 선고는 극히 이례적 사례로 이 무기수가 2016년 ‘GOP 총기 난사 사건’ 주범 임모 병장 사건이 마지막이던 대법원 사형 최종 확정 판결을 이을 가능성이 적잖아 주목을 끈다. 대전고법 제1-3형사부(재판장 이흥주)는 26일 살인 및 특수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27)씨의 항소심을 열고 사형을 선고했다. 이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또 이씨와 함께 살인에 가담한 감방 동료 A(20)씨와 B(28)씨에게 각각 징역 14년과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씨는 살인을 저지른지 2년 만에 이유 없이 또다시 살인을 저질렀다”며 “그동안 가석방을 받아 밖에서 살인을 한 사건은 있었지만 살인을 저지른 재소자가 교도소에서 또 살인을 저지른 사건은 전례가 없다. 교화 가능성이 의문스러워 법정 최고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A씨와 B씨는 1심에서 종범으로 보았으나 이씨가 피해자를 폭행하는 동안 망을 보고, 함께 괴롭히고, 쓰러진 피해자를 보호하기는커녕 처리를 논의한 것은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고 공범”이라면서 1심 판결을 파기했다.무기수인 이씨는 2021년 12월 21일 오후 9시 25분쯤 충남 공주교도소에서 같은 방 A·B씨와 함께 감방 동료인 박모(당시 42세)씨를 마구 폭행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지난 1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숨진 박씨는 각설이와 방송 캐릭터를 흉내 내라는 조롱과 폭행들을 당하면서도 저희가 두려워 신고는커녕 제때 치료도 받지 못했다”며 “나는 희망 없는 현실에 자살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요즘 성경책을 구해 공부하기 시작했고, 하나님께 기도드리며 용서를 구했다. 박씨가 얼마나 지옥 같은 시간 보냈을지 평생 속죄하며 살겠다”고 영화 ‘밀양’에 나오는 대사와 비슷한 말들을 늘어놨다. 이씨는 박씨가 2021년 10월 출소 세 달을 남기고 공주교도소로 이감해오자 권투 연습을 한다며 주먹과 몽둥이로 박씨의 복부를 때리고, 플라스틱 식판으로 머리를 때리고, 샤프연필로 허벅지를 찌르는 등 상습 폭행했다. 또 협심증을 앓던 박씨에게 20여일 간 약을 못 먹게 막았고, 박씨의 집 주소를 알아내 “신고하면 보복하겠다”고 협박도 했다. A·B씨는 이씨의 범행을 도운 것 외에도 박씨의 머리를 약병으로 내리치고, 페트병에 담긴 뜨거운 물을 머리에 부어 화상을 입히는 짓을 일삼았다. A씨는 사건이 터져 B씨와 분리되자 교도소 검열을 피해 B씨에게 편지를 보내 “이씨에게 모든 죄를 떠넘기자”고 공모하고, 자신들의 범행 은폐를 시도하기도 했다. 검찰은 13일 결심공판에서 “권투 챔피언 출신의 같은 방 재소자가 출소한 뒤 이씨가 ‘감옥의 제왕’처럼 군림하면서 폭행을 일삼았고, 결국 살인까지 저질렀다”며 “이씨는 박씨가 폭행으로 호흡곤란을 호소해도 때렸고, 교도관에게 발각될까봐 치료보다 방치를 선택하는 짓을 저지른 공동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결심공판에 참석한 박씨의 동생은 “이 시간에도 온몸에 멍이 든 채 숨진 형의 마지막 모습, 우리 가족은 그날에서 벗어나지 못해 평범한 일상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며 “어머니는 본인이 잘못 키워 죽음에 이른 것 같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하고, 누나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울먹였다. 동생은 “사죄해야 할 피고들은 형량을 줄이려고 혈안이 돼 사과 한마디 없이 재판을 받고 있다”며 “형이 지옥 같은 방에 갇혀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고 무력하게 짊어진 고통을 생각해 극형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선고 후 박씨의 동생은 “1심 판결이 너무 불공평하다 생각했는데 항소심 재판부에서 판결을 제대로 내려줘 형님의 억울함이 조금이나마 풀릴 듯하다”면서 “다른 2명에게도 살인죄가 적용된 것은 적절했지만 형량이 가벼운 것 같아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1심을 맡은 대전지법 공주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매경)는 지난해 7월 “이유 없이 또 생명을 짓밟았지만 처음부터 살해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이씨에게 또다시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었다. 이씨는 2019년 12월 26일 밤 충남 계룡시에서 “금을 사고 싶다”는 자신의 인터넷 글을 보고 금을 팔려고온 남성(당시 44세)의 머리를 둔기로 잔혹하게 내리쳐 살해하고 금 100돈(당시 2600만원 어치)이 들어있는 크로스백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무기징역이 확정돼 공주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 재소자 박씨를 상대로 또다시 살인을 저지른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 30일을 마지막으로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사실상 사형제 폐지국가로 분류되면서 중학생 딸 친구를 성추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2018년 1심에서 사형을 선고 받은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확정 받는 등 사형이 최종적으로 확정된 사건은 장기간 없었다.
  • ‘인하대 성폭행 추락사’ 살인죄 불인정…검찰 “부당하다” 항소

    ‘인하대 성폭행 추락사’ 살인죄 불인정…검찰 “부당하다” 항소

    인하대 캠퍼스에서 또래 여학생을 성폭행하려다 추락시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가해 남학생이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검찰은 가해 남학생의 살인죄가 인정되지 않은 판결에 불복해 1심 선고 하루 만에 항소했다. 20일 인천지검은 준강간치사 혐의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전 인하대 학생 A(21)씨의 1심 판결에 불복해 이날 인천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1심 재판부는 법리를 오해하고 사실을 오인했다”면서 “무기징역을 구형한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양형도 부당하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피고인은 아직 항소하지 않았지만, 검찰이 항소함에 따라 2심 재판은 서울고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 재판 쟁점은 살인의 고의 여부 앞서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 임은하)는 전날 열린 선고공판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준강간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또 A씨에게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하고 10년간 아동·청소년이나 장애인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A씨는 지난해 7월 15일 새벽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 내 5층짜리 단과대 건물에서 또래 여학생 B씨를 성폭행하려다 떨어뜨려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당시 B씨가 건물 2층과 3층 사이 복도 창문에서 1층으로 떨어지자 B씨 옷을 다른 장소에 버린 뒤 자취방으로 달아났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처음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준강간치사 혐의를 적용해 A씨를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보완수사 후 준강간살인으로 죄명을 변경했다. 검찰은 A씨가 8m 높이에서 추락한 B씨의 사망을 예측할 수 있었다고 보고,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은 사망할 가능성을 예상했고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이 있었을 때 인정된다. ● 법원 “위험성 인식했다고 보기 어려워” 그러나 재판부는 A씨에게 적용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당시 술에 취해있던 피고인이 자신 행위의 위험성을 인식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며 “피해자 사망으로 피고인이 얻게 될 이익도 없으며 중한 형벌을 감수하면서까지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추락의 위험성을 인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판단과 A씨가 자신의 휴대전화 등 소지품을 현장에 두고 달아난 점 등을 고려해 검찰이 주장한 살인 혐의 대신 준강간치사죄를 인정했다. 다만 준강간죄에 대한 은폐를 시도하고, 범행 직후 추락 사실을 알고도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권고형을 초과하는 중형을 선고했다. 강간치사죄의 대법 양형기준은 징역 11~14년이다. 감경 사유가 있는 경우는 9~12년, 가중처벌 시 13년 이상,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같은 학교에서 평범한 동기로 지낸 피해자를 성욕 해소의 도구로 삼았고 (술에 취해) 인사불성 상태에서 성폭행하려고 했다”면서 “(이후 건물에서) 추락해 쓰러진 것을 발견하고도 112나 119 신고 등 인간으로서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도 하지 않아 죄질이 극도로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는 이제 막 대학 신입생이 됐는데 꿈도 펼쳐보지 못한 채 아무런 잘못도 없이 고귀한 생을 마감하게 됐다”며 “행인이 신고할 때까지 2시간 가까이 노상에 홀로 방치됐고 숨질 때까지 받았을 신체·정신적 충격을 감히 짐작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유족은 수면·섭식장애 등 심각한 피해를 겪고 있으며 피고인의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면서 “피고인이 1억원을 공탁했으나 피해자 유족은 수령 거절 의사를 밝힌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검찰, ‘인하대 성폭행 추락사’ 살인죄 불인정에 항소

    검찰이 ‘인하대 성폭행 추락사’ 사건 가해 남학생의 살인죄가 인정되지 않은 1심 판결에 불복해 20일 항소 했다. 검찰은 “준강간치사로 판단한 1심 판결에 대해 살인죄가 인정돼 더 중한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항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항소하면서 이 사건의 2심 재판은 서울고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앞서 인천지법 형사12부(임은하 부장판사)는 전날 선고 공판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준강간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 인하대생 A씨의 죄명을 ‘준강간치사’로 변경해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그동안 재판에서 A씨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직접 살인을 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당시 술에 취해있던 피고인이 자신 행위의 위험성을 인식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 ‘인하대 성폭행 추락사’ 가해자 징역 20년…살인은 무죄

    ‘인하대 성폭행 추락사’ 가해자 징역 20년…살인은 무죄

    인하대 캠퍼스에서 또래 여학생을 성폭행하려다 추락시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가해 남학생이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살인 혐의는 유죄로 인정되지 않았다.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 임은하)는 19일 선고공판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준강간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 인하대생 A(21)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또 A씨에게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하고 10년간 아동·청소년이나 장애인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쟁점은 살인의 고의 여부 A씨는 지난해 7월 15일 새벽시간대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 내 5층짜리 단과대 건물에서 또래 여학생 B씨를 성폭행하려다 추락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B씨가 2층과 3층 사이 복도 창문에서 1층으로 추락하자 자취방으로 달아났고, 당일 오후 경찰에 체포됐다. 처음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준강간치사 혐의를 적용해 A씨를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보완수사 후 준강간살인으로 죄명을 변경했다. 경찰이 적용한 준강간치사죄가 유죄로 인정되면 징역 10년 이상이나 무기징역을 선고받지만, 검찰이 적용한 준강간살인죄의 법정형은 무기징역이나 사형이다. 경찰은 A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봤지만, 검찰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직접 살인을 했다고 판단했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은 사망할 가능성을 예상했고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이 있었을 때 인정된다. 검찰은 A씨가 8m 높이에서 추락한 B씨의 사망을 예측할 수 있었다고 본 것이다. 경찰도 처음에 살인죄 적용을 검토했으나 A씨가 고의로 B씨를 밀지는 않았기 때문에 ‘치사죄’를 적용하는 게 맞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 “위험성 인식한 것 같진 않다” 그러나 이날 재판부는 A씨에게 적용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술에 취한 상태로 주변의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고, 사건 현장의 위험성 또한 확인할 수 없어 추락 가능성을 확실히 인지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법의학자의 의견 등을 고려해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추락 장소에 휴대전화, 신분증, 피해자 지갑 등을 놓고 가기도 했는데, 범행을 은폐하려고 한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범행 전에도 술자리에서 피해자와 일상적인 대화를 했고 이후 다툼이 있거나 좋지 않은 감정이 생길 이유도 없다”면서 “피해자 사망으로 피고인이 얻게 되는 이익도 없으며 중한 형벌을 감수하면서까지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즉 A씨가 위험한 장소에서 피해자를 밀어 추락해 (고의성 없이) 사망하게 한 사실은 인정하되,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준강간치사죄 적용하되 권고형 초과 중형 선고 재판부는 A씨가 B씨의 몸을 들어 올리는 방식으로 떨어뜨린 사실은 확인된다면서 준강간치사 혐의는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준강간죄에 대한 은폐를 시도하고, 범행 직후 추락 사실을 알고도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권고형을 초과하는 중형을 선고했다. 강간치사죄의 대법 양형기준은 징역 11~14년이다. 감경 사유가 있는 경우는 9~12년, 가중처벌 시 13년 이상,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같은 학교에서 평범한 동기로 지낸 피해자를 성욕 해소의 도구로 삼았고 (술에 취해) 인사불성 상태에서 성폭행하려고 했다”면서 “(이후 건물에서) 추락해 쓰러진 것을 발견하고도 112나 119 신고 등 인간으로서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도 하지 않아 죄질이 극도로 불량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는 이제 막 대학 신입생이 됐는데 꿈도 펼쳐보지 못한 채 아무런 잘못도 없이 고귀한 생을 마감하게 됐다”며 “행인이 신고할 때까지 2시간 가까이 노상에 홀로 방치됐고 숨질 때까지 받았을 신체·정신적 충격을 감히 짐작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유족은 수면·섭식장애 등 심각한 피해를 겪고 있으며 피고인의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면서 “피고인이 1억원을 공탁했으나 피해자 유족은 수령 거절 의사를 밝힌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19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사안의 중대성과 사건 경위 등을 고려했다”면서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인하대, 지난해 9월 가해학생 퇴학 처분 A씨 재판은 피해자 측 요청에 따라 그동안 비공개로 진행됐고, 이날 선고공판만 취재진에 공개됐다. A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33차례 반성문을 써서 법원에 제출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요청에 따라 지난해 12월 사건 발생 장소에서 현장검증을 했다. 앞서 인하대는 지난해 9월 학생상벌위원회를 열고 A씨에게 최고 수위 징계인 퇴학 처분을 내렸다.
  • [속보] ‘인하대생 성폭행 추락사‘ 가해자 살인죄는 면해

    [속보] ‘인하대생 성폭행 추락사‘ 가해자 살인죄는 면해

    [속보] ‘인하대생 성폭행 추락사‘ 가해학생 살인죄는 면해인하대 건물 안에서 술에 취한 여학생을 성폭행하려다 건물 밖으로 떨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학생에게 징역 20년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 임은하)는 19일 선고 공판에서 준강간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 A(21)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또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하고 10년간 아동·청소년이나 장애인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같은 학교에서 평범한 동기로 지낸 피해자를 성욕 해소의 도구로 삼았고 (술에 취해) 인사불성 상태에서 성폭행하려고 했다”며 “(이후 건물에서) 추락해 쓰러진 것을 발견하고도 112나 119신고 등 인간으로서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도 하지 않아 죄질이 극도로 불량하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해자는 이제 막 대학 신입생이 됐는데 꿈도 펼쳐보지 못한 채 아무런 잘못도 없이 고귀한 생을 마감하게 됐다”며 “행인이 신고할 때까지 2시간 가까이 노상에 홀로 방치됐고 숨질 때까지 받았을 신체·정신적 충격을 감히 짐작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 배척“피해자 사망으로 피고인 얻게 될 이익 없고 중한 형벌 감수하며 살해 인정 어려워” 재판부는 다만 A씨에게 적용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술에 만취한 상태였던 피고인이 위험성을 인식하고 행위를 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추락 장소에 휴대전화·신분증·피해자 지갑 등을 놓고 가기도 했는데 범행을 은폐하려고 한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 사망으로 피고인이 얻게 되는 이익도 없으며 중한 형벌을 감수하면서까지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B씨의 몸을 들어 올리는 방식으로 떨어뜨린 사실은 확인된다며 준강간치상 혐의는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피해자 유족은 수면·섭식 장애 등 심각한 피해를 겪고 있으며 피고인의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며 “피고인이 1억원을 공탁했으나 피해자 유족은 수령 거절 의사를 밝힌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19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사안의 중대성과 사건 경위 등을 고려했다”며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고,인하대는 A씨를 퇴학 처분했다.
  • 38년 돌본 뇌병변 딸 살해한 엄마 선처…법정구속 면했다

    38년 돌본 뇌병변 딸 살해한 엄마 선처…법정구속 면했다

    38년간 돌본 중증 장애인 딸을 살해한 60대 어머니가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 판결로 법정 구속을 면했다.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 류경진)는 19일 선고 공판에서 살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64·여)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살인죄를 저질러 죄책이 무겁다”며 “아무리 피해자의 어머니라고 해도 딸의 생명을 결정할 권리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범행 당시 심한 우울증으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A씨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수면제를 복용하게 했고 잠이 든 상태를 확인하고 범행했다”며 “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있었다고 해도 법률상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38년간 피해자를 돌봤다”며 “피고인은 대장암 진단 후 항암치료 과정에서 극심한 고통을 겪는 피해자 모습을 보며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법원은 살인죄를 저지른 A씨에게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 판결로 선처한 이유를 별도로 설명했다. 재판부는 “장애인을 돌보는 가족들이 국가나 사회 지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오롯이 자신들의 책임만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이번 사건도 피고인 탓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열린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한 바 있다. A씨는 지난해 5월 23일 오후 4시 30분쯤 인천시 연수구 한 아파트에서 30대 딸 B씨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살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는 범행 후 자신도 수면제를 먹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6시간 뒤 아파트를 찾아온 아들에게 발견돼 목숨을 건졌다. 뇌 병변 1급 중증 장애인이던 B씨는 태어날 때부터 몸이 불편했으며 사건 발생 몇 개월 전에는 대장암 3기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생계를 위해 다른 지역을 돌며 일하는 남편과 떨어져 지냈고,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 딸을 대소변까지 받아 가며 38년간 돌봤다. 그는 법정에서 “그때 당시에는 제가 버틸 힘이 없었다”며 “‘내가 죽으면 딸은 누가 돌보나. 여기서 끝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울먹였다. 경찰이 A씨의 구속 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진술해 구속할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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