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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소수자가 살기에 가장 불안한 나라는 어디?

    성소수자가 살기에 가장 불안한 나라는 어디?

    성소수자(LGTB)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가장 신변안전을 걱정해야 하는 국가는 브라질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트랜스젠더와 여장남자 살인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한 국가는 브라질이었다고 현지 언론이 '브라질 트랜스젠더-여장남성 전국연합(ANTRA)'의 조사 내용을 인용해 최근 보도했다. ANTRA에 따르면 지난해 브라질에선 트랜스젠더와 여장남성 124명이 피살됐다. 2위 멕시코(65명)를 크게 앞지르면서 브라질은 2년 연속 트랜스젠더-여장남자 살인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한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앞서 2018년 브라질에선 트랜스젠더와 여장남성 163명이 피살됐다. ANTRA의 회장 케일라 심슨은 "2018년에 비하면 사건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48시간마다 1명꼴로 트랜스젠더나 여장남성이 살해되고 있다"면서 "성소수자 신변안전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ANTRA는 2008년부터 해마다 주요 국가의 트랜스젠더와 여장남자 살인사건을 집계, 통계를 내고 있다. 브라질은 2017년 최다 기록인 179건을 찍은 후 사건이 줄고 있지만 주요 국가 랭킹에선 여전히 불명예 1위를 달리고 있다. 브라질은 치안이 불안한 국가지만 성수소자 안전은 특히 취약하다. ANTRA에 따르면 브라질에선 하루 평균 11건꼴로 성소수자에 대한 폭력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ANTRA가 성소수자의 안전을 수치화, 산출한 국가랭킹에서 브라질은 74개국 중 최하위권인 68위에 랭크됐다. 심슨 회장은 "성소수자의 99%가 불안감을 안고 살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로 보면 인구가 많은 곳일수록 성소수자, 특히 트랜스젠더와 여장남자에 대한 편견과 공격이 심한 편이다. 지난해 트랜스젠더와 여장남자 살인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브라질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상파울루주였다. 이어 세아라, 바이아, 페르남부쿠, 리우데자네이루 순이었다. 인종별로는 흑인과 혼혈이 범죄의 집중적인 타깃이 되고 있다. 전체 피해자의 82%가 흑인 또는 혼혈이었다. 피해자 중 절반 이상(59.2%)은 15~29세 청소년-청년층이었다. ANTRA는 "보수적 성향이 강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정권이 등장한 후 성소수자에 대한 공격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자료사진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신창원, 하루 20분씩 실톱으로 쇠창살 그어 ‘감옥 탈출’

    신창원, 하루 20분씩 실톱으로 쇠창살 그어 ‘감옥 탈출’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이 재조명됐다. 1990년대 전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탈옥수 신창원. 신창원은 탈옥 사건 이후 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대중에 회자되고 있다. 29일 화제가 된 신창원은 최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재조명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신정동 엽기토끼 살인사건과 관련해 새로운 제보를 공개하고 피의자의 몽타주를 공개했다. 오랜 시간 잡히지 않은 범인에 대한 이야기가 방송을 통해 흘러나오면서 다른 범죄자들을 향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 가운데 탈옥으로 유명세를 치른 신창원의 이름으로 대중의 눈길이 향하고 있다. 신창원은 1997년 1월 처음으로 탈옥을 감행했다. 4개월간 하루 20분씩 작은 실톱 날 조각으로 쇠창살을 조금씩 그어 탈출에 성공한 것. 도피 중에도 그는 필요한 돈과 차 등을 계속 훔쳤고, 여성들과 사귀면서 은신하는데 도움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창원 검거에 동원된 경찰 인력만 모두 97만명. 이후 그는 한 통의 신고 전화로 검거됐다. 신창원은 자신의 저서에 나쁜 길로 빠지게 된 계기를 적기도 했다. 초등학교 5학년 당시 선생님으로부터 “돈 안 가져왔는데 뭐하러 학교 와”, “빨리 꺼져”라는 막말을 듣고 마음속 악마가 생겨났다는 것. 여기에 아버지의 폭행과 계모의 존재도 그가 범죄로 빠지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가출을 하던 신창원은 중학교 진학 3달 만에 퇴학당하고 14살 때 처음으로 경찰서에 끌려가게 됐다고 전해졌다. 한편 신창원은 현재 교도소에 수감 되어 있으며 2011년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학사 학위를 준비하는 등의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임창용 칼럼] 경찰개혁이 더 중요하다

    [임창용 칼럼] 경찰개혁이 더 중요하다

    설 연휴에 고향을 찾았다가 너덧 살 아래의 동네 후배로부터 충격적인 얘기를 하나 들었다. 30여 년 전 고등학교를 중퇴한 뒤 막노동과 트럭 운전 등을 하면서 힘겹게 살아온 후배다. 학교를 그만둔 사연이 놀라웠다. 동네 친구 한 명이 읍내에서 오토바이를 훔쳐 타다가 후배의 집 앞에 세워뒀는데, 그게 빌미가 돼 후배가 범인으로 몰린 것이다. 훔치지 않았음에도 그는 자백을 강요당하며 폭행에 더해 전기고문까지 당했다고 했다. 오래된 일이긴 하나 시골 경찰서에서 학생을 잡아다가 고문을 했다는 게 믿기지가 않았다. 폭행이나 고문 등 과거 수사기관의 불법적 수사 행태는 주로 언론 보도를 통해 많이 알려졌다. 하지만, 보도는 주로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 같은 시국사건이나 간첩조작 사건 등에 집중됐다. 실은 후배 사례처럼 건수 자체가 훨씬 많은 일반 형사사건에서 강압수사가 이뤄졌음에도 일반인들이 이를 인식하기 어려웠던 이유다. 일반 형사사건에서 불법 수사행태는 영화 ‘재심’의 소재로 쓰인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등을 통해 비교적 최근에야 일반인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선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과 ‘낙동강변 살인사건’의 재심과 재심 개시가 결정됐다. 법원은 경찰의 수사과정에서 증거 조작과 불법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삼례 나라 슈퍼 강도치사사건’, ‘수원 노숙소녀 살인사건’도 수사기관의 강압수사가 드러나 수년 전 재심이 이뤄진 사건들이다. 재심 대상이 된 이들 형사사건에는 중요한 공통점이 하나 있다. 자기 방어에 취약한 사회적 약자들이 범인으로 몰렸다는 사실이다. 그 과정에 공권력의, 특히 경찰의 인권 침해가 많았다. 약촌오거리 사건에선 15세 소년이, 이춘재 사건에선 다리를 저는 왜소한 장애인이, 수원 노숙소녀 사건에선 지적장애인이 누명을 쓰고 장기간의 옥살이를 했다. 하나같이 자기 방어가 어려운 약자들이 타깃이 됐다. 경찰 입장에선 재심 사건들이 대부분 오래된 사건이고, 지금은 달라졌다고 항변할 수도 있겠다. 물론 과거처럼 일선 경찰에서 폭행이나 물고문, 전기고문이 행해질 것이라고는 믿지 않는다. 그러나 앞서 소개한 사건들의 재심을 이끌어낸 박준영 변호사는 인터뷰에서 “강압 수사가 있게 했던 본질은 달라진 게 없다”고 꼬집은 적이 있다. 경찰이 사회적 약자들을 대하는 자세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폭행이나 고문이 있어야 강압수사였지만, 시대가 바뀐 지금은 약자를 배려하지 않는 수사도 강압수사로 봐야 마땅하다고 본다. 이들의 방어력이 너무 취약하기 때문이다. 사실 반인권적 수사를 막기 위한 규정과 장치는 곳곳에 마련돼 있다. 심야조사 때는 피조사자의 동의를 받게 돼 있고, 진술거부권이나 조서열람권, 증언거부권도 갖춰져 있다. 하지만 일선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문이다. 일반인들은 이런 규정이 있다는 사실도 잘 모른다. 하물며 미성년자나 노숙인, 지적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는 어떻겠나. 이런 장치들은 약자들이 강압적 수사에 의해 진술하는 걸 막으려 도입됐다. 한데 현실에선 돈 많고 힘센 사람들의 방어수단이 돼버렸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그 가족들의 잇단 진술거부권 행사가 대표적이다. 조사·재판에 툭하면 불응해온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최서원씨도 마찬가지다. 검찰개혁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이제 경찰개혁에 관심이 쏠린다. 거론되는 개혁안은 자치경찰제 실현과 수사·정보경찰 분리, 국가수사본부 도입 등 주로 비대해진 권한 분산에 초점을 두고 있다. 아쉬움이 크다. 일반 국민, 특히 사회적 약자들 입장에선 이런 큰 담론보다 일선 수사기관에서 자신의 인권이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느냐가 훨씬 절실해서다. 인권 관점에서 보면 검찰개혁보다 경찰개혁이 훨씬 중요하다. 대부분의 수사를 경찰이 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약자일수록 적극적인 배려와 보호 속에 조사를 받도록 경찰개혁 작업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은 검사의 수사지휘 없이 1차 수사종결권까지 갖게 됐다. 수사과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느슨해져 수사가 왜곡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그 피해는 방어력이 없는 약자들이 입기 쉽다. 모든 조사·수사과정에서 이들을 배려·보호하도록 깨알같이 규정을 정비하고, 규정을 어기는 수사 담당자 처벌을 분명히 해야 한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듬뿍 담긴 경찰개혁을 기대한다. sdragon@seoul.co.kr
  • [씨줄날줄] 사형 구형/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사형 구형/박록삼 논설위원

    고유정(37)씨뿐 아니다.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흉악범들 모두 자신의 범죄행위 외에 또 다른 죄가 있다. 신뢰 붕괴다. 천사표로 알려졌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악마 같은 행태가 노출된 ‘어금니 아빠’ 이영학(38)씨도 그랬다. 상냥한 얼굴이 본심이 아닐 수 있다는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의심을 확산시켰다. 지난 20일 제주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고씨에게 사형이 구형됐다. 전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다.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한 검사는 고씨의 잇단 살인이 얼마나 계획적이고 잔혹한 범죄였는지를 20분간 말하다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피해자 유족들은 오열했고, 고씨는 덤덤한 표정을 유지했다. 재판 방청객들은 박수를 쳤다. 선고 공판은 다음달 10일로 예정됐다. 지난해 여름 평범한 가정주부가 전남편을 살해한 뒤 엽기적인 방법으로 신체를 훼손하고, 전국을 돌며 땅과 바다 곳곳에 이를 유기했다는 혐의가 제기돼 한국 사회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참회하지 않은 채 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법의 허점을 파고들려는 모습은 전국민의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사실 검찰의 사형 구형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 아직 1월인 올해에 아내를 살해한 뒤 유기한 A(53)씨 이후 두 번째다. 지난해에도 경남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의 안인득(43)씨, 여관 살인사건의 장대호(39)씨 등 8건 이상 사형이 구형됐다. 이 중 사형을 선고받은 것은 안씨가 유일하다. 그 또한 형의 최종 확정인 대법원 판결이 아직 남아 있다. 한국에서는 1997년 12월 30일 23명의 사형을 집행한 이후 사형 집행이 없다. ‘실질적 사형제 폐지국가’인 셈이다. 형이 집행되지 않은 61명의 사형수가 있다. 고씨에게 어떤 선고가 내려질지, 2심, 3심을 거쳐 어떻게 형이 확정될지 지켜볼 일이다. 다만 여전히 고민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사형은 생명을 빼앗는 형벌이다. 우리는 법의 무오류를, 제도의 완벽함을 확신하지 못한다. 사형은 생명권 전부를 직접 침해해야 한다. 게다가 불가역적이다. 한국은 1970년대 박정희 정권 시절 ‘사법살인’이 일어난 나라이기도 하다. 중세 ‘마녀재판’처럼 훗날 오류가 밝혀진다 한들 되돌릴 수도 없다. 전 세계 163개 국가가 사형제를 전면 폐지했거나 실질적으로 사형 집행을 하지 않는 이유다. 그럼에도 최근 한 설문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79.4%가 ‘사형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하고 있다. 오열하는 피해자의 유족 및 사형 구형에 박수를 치는 다수 시민의 분노와, 오판의 가능성 및 진정한 회개 가능성 사이에서 실현할 수 있는 사법정의는 과연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youngtan@seoul.co.kr
  • “범죄 피해자 지원 위한 기금법 만들어… 피해자 주거·치료하는 정부운영 ‘스마일센터’ 탄생”

    “범죄 피해자 지원 위한 기금법 만들어… 피해자 주거·치료하는 정부운영 ‘스마일센터’ 탄생”

    2008년 접하게 된 기억에 남는 몇 사건으로 피해자들을 위한 국가의 보상이나 사회의 책무에 대하여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그로인해 범죄피해자 보호지원을 위한 기금법을 만드는 계기가 되어 살인 피해자 유족 및 강력사건피해자에 대한 임시 주거 및 정신과 심리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정부운영의 스마일센터가 탄생했다. 기억해 보면 식당을 운영하던 엄마가 강도로부터 살해당하고 혼자 남게 된 피해자 유족인 고 3학년 학생을 지원할 수 밖에 없어 기부금을 모아 학비, 생활비를 조금씩 지원한 후 졸업을 하고 직장을 갖게 되어 축하를 해 주었다. 그런데 5일 후 찾아왔던 이모로부터 어제 저녁 직장동료와 회식 후, 혼자 양재천 다리에서 투신자살을 했다는 연락을 받고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 이 때 사고 후 정신적 심리에 대한 치료는 어떠한 경우라도 국가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법무부 관계자와 많은 대화와 노력을 통하여 국가위탁법인인 스마일센터를 운영하게 되었고 지금은 전국지역마다 설립되어 피해자에 대한 심리치료를 하고 있어 피해자들이 사회로 복귀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2008년 논현동 고시원 방화 살인사건으로 5명이 사망하고 8명이 중경상을 입은 끔찍한 사건의 피해자를 지원하려고 피해자가 안치된 강남성모병원을 방문했을 때, 장례식장에 혼자 남은 피해자 유족이 장례비와 치료비가 없어 눈물로 호소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가에서 최소한 피해자의 장례비와 치료비는 부담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당시 피해자는 살아서 병원에 실려 왔으나 수혈 등, 사망 전까지의 병원치료비가 약500만원, 장례비가 300만원이었다. 그 당시 국가의 보상은 사망 피해자인 경우 최고 1.000만원을 지급할 때 였다. 그런데 이 구조금도 국가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했고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 언제 나올지 모르는 일, 그래서 뜻을 같이하는 지인들과 함께 모금해 장례를 치르게 한 후, 주관부서에 강력 건의하여 지금은 사망 피해자 장례비는 국가구조금으로 최고400만원 까지 지급하며 치료비 전액도 지급하고 있다. 2010년, 시집오고 7일 만에 남편한테 살해당한 베트남 신부 사건은 베트남 현지와 국내에서 큰 화재가 되었고 국가 간에 정치적 문제로 비화되고 있었다. 그 당시는 다문화 외국인 범죄 피해자에 대한 국가 구조금이 없었을 때였다. 이에 주관부서와 상의하여 삼천만원을 모금하여 베트남대사관에서 대사와 현지 피해자 가족에게 직접 전달하였고, 베트남대사는 이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 그 후 국내에 있는 모든 외국인에게도 범죄로 인한 피해에 대하여 보상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2011년 우리국민이 외국에서의 범죄피해에 대한보상을 받기위해 2010년 미국 NOVA(미합주국 피해자지원 연합회)와 지원 협약을 시작으로 2012년 VSE(피해자지원 유럽연합) 2013년NCVC(일본피해자지원연합)과 MOU를 체결하였다. 2011년 소말리야 아덴만 해적사건의 석해균 선장은 영웅으로 떠오르고 대통령께서 직접 격려하며 언론에도 많이 나왔으나 정작 범죄피해자 지원을 받을 수가 없었다, 외국에서의 범죄도 타고 있던 배가 자국소속이면 범죄피해구조가 가능하다. 당시의 석해균 선장의 배는 다른 나라소속이었기 때문에 국가의 보상은 물론 아무 곳에서도 지원을 받을 수가 없었다. 치료비 지원이 없어 연합회 모금을 통하여 당시 상해 피해구조금 1.500만원을 병원에서 직접 석 선장에게 전달하기도 하였다.2014년 전 세계의 피해자지원연합회(VOCI) 발기총회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하였으며 그곳에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부회장에 위촉되었다. 2015년 피해자의 국가구조금 부족으로 피해자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안정된 기금이 필요하여 선진 외국의 기금 모금 사례를 알아보게 되었고 미국의 경우 기업인들이 피해자지원에 기부하면 세금공제 혜택을 준다는 대통령특별 담화로 일시에 수 조원을 기부 받아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으며, 캐나다는 범죄자가 낸 범칙금에서 매년 5%을 기금으로 적립하여 피해자 구조금으로 사용한다. 우리나라는 범죄자의 범칙금이 그 당시 약 1조5천억원 정도, 거기 3%로 4백5십억 정도면 전국의 피해자 긴급생계비와 치료비는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하에 주관부처와 박민식 국회의원의 발의로 국회의원공청회가 이뤄졌다. 그 당시 공청회 토론자로 참가하여 피해자의 고통과 처참한 삶에 대하여 설명하였고 이에 공감하여 5%~10% 까지 확대하도록 수정하여 참석한 모든 국회의원을 포함 103명의 서명을 확보하였고 또 다시 열린 9월 공청회에서는 그해 12월 범죄피해자보호기금법이 통과되어 피해자 구조금이 확대되었다. 보호와 지원을 받은 피해자와 유족 중 지금은 훌륭하게 성장하여 좋은 직장을 가지게 된 이들 역시, 같은 처지의 피해자 가족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피해자들의 필요에는 절반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과거 사건에 얽매여 고통의 삶을 살고 있는 피해자가 아직도 있다. 2015년 우리가 보호지원 하던 성폭력 피해자가 법정에서 졸도하는 사건이 발생하여 이를 계기로 피해자들의 수사기관 내에서와 법정에서의 인권에 대하여도 그동안 국회인권위원, 경찰청수사정책위원을 역임하며 수사기관에서의 피해자 보호시설 및 범죄자와의 동선 변경. 법정에서의 피해자 진술을 할 수 있도록 건의하여 피해자 보호에 큰 역할을 했다. 2019년 VSA(아시아피해자지원연합) 3월 컨퍼런스를 통하여 연합회가 설립되었으며 초대회장으로 선출되어 사건 사고가 많은 동남아시아의 범죄피해와 자국민의 해외에서 입은 피해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많은 노력과 역할이 필요하다 한다. 오성태 객원기자 okst4009@seoul.co.kr
  • 신창원, 4개월간 하루 20분씩 쇠창살 그어 ‘감옥 탈출’

    신창원, 4개월간 하루 20분씩 쇠창살 그어 ‘감옥 탈출’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이 재조명됐다. 1990년대 전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탈옥수 신창원. 신창원은 탈옥 사건 이후 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대중에 회자되고 있다. 15일 최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신정동 엽기토끼 살인사건과 관련해 새로운 제보를 공개하고 피의자의 몽타주를 공개했다. 오랜 시간 잡히지 않은 범인에 대한 이야기가 방송을 통해 흘러나오면서 다른 범죄자들을 향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 가운데 탈옥으로 유명세를 치른 신창원의 이름으로 대중의 눈길이 향하고 있다. 신창원은 1997년 1월 처음으로 탈옥을 감행했다. 4개월간 하루 20분씩 작은 실톱 날 조각으로 쇠창살을 조금씩 그어 탈출에 성공한 것. 도피 중에도 그는 필요한 돈과 차 등을 계속 훔쳤고, 여성들과 사귀면서 은신하는데 도움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창원 검거에 동원된 경찰 인력만 모두 97만명. 이후 그는 한 통의 신고 전화로 검거됐다. 신창원은 자신의 저서에 나쁜 길로 빠지게 된 계기를 적기도 했다. 초등학교 5학년 당시 선생님으로부터 “돈 안 가져왔는데 뭐하러 학교 와”, “빨리 꺼져”라는 막말을 듣고 마음속 악마가 생겨났다는 것. 여기에 아버지의 폭행과 계모의 존재도 그가 범죄로 빠지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가출을 하던 신창원은 중학교 진학 3달 만에 퇴학당하고 14살 때 처음으로 경찰서에 끌려가게 됐다고 전해졌다. 한편 신창원은 현재 교도소에 수감 되어 있으며 2011년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학사 학위를 준비하는 등의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사설] 검찰개혁 입법 완료, 형사사법체계 조기 정착에 힘쏟아야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을 조정하는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어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날 검찰청법 개정안까지 처리해 검경 수사권 조정이 완결됨으로써, 지난해 12월 3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국회 통과 이후 문재인 정부의 최대 숙원인 검찰개혁을 위한 입법이 완료됐다. 지난해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린 뒤 8개월여 만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는 6개월 뒤부터는 경찰은 검찰의 지휘를 받지 않으면서 수사를 시작할 수도 있고, 죄가 안 된다면 독자적으로 수사를 종결할 수도 있게 됐다. 경찰 창설 이래 최대의 숙원을 풀게 된 것이다. 검찰은 공수처 설치로 기소독점권이 깨진 데 이어 경찰에 대한 수사 지휘권을 잃게 됐다. 이제 ‘무소불위의 검찰권력’이라는 용어 자체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계기가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의 핵심은 경찰의 재량권을 대폭 늘리고, 검찰의 권한은 줄여 검경의 수직적 관계를 상호협력 관계로 재설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정 법률에는 경찰이 1차적 수사권 및 수사종결권을 갖고, 검찰은 기소권과 함께 특정 사건에 관한 직접 수사권, 송치 후 수사권, 경찰 수사에 대한 보완수사 및 시정조치 요구권 등 경찰에 대한 사법통제 권한을 갖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의 수사 구조가 획기적으로 바뀌는 형사사법체계의 대변혁이라고 할 만하다. 검경 수사권 조정은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만큼 조기 정착하도록 힘을 쏟아야 한다. 무엇보다 1차적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갖게된 경찰이 해야 할 일이 많다. 많은 국민들이 검경 수사권 조정에 찬성했지만, 경찰 수사를 불신하는 것도 사실이다. 교통사고 피해자가 경찰 수사 과정에서 가해자로 둔갑했다는 하소연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 들린다. ‘화성 8차사건’, ‘낙동강변 살인사건’, ‘삼례 나라슈퍼 사건’ 등 경찰의 강압수사 흑역사는 검찰의 공안사건 조작만큼이나 많다. 경찰은 조직의 명운을 건다는 각오로 과거의 악습을 끊고 국민의 신뢰 회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비대해진 경찰을 제어하기 위해 경찰개혁법 처리 등 후속조치도 뒤따라야 한다. 계획대로라면 경찰은 치안과 정보를 담당하는 일반경찰과 수사를 맡는 수사경찰로 분리하게 된다. 각 시도에는 자치경찰을 두고, 가칭 국가수사본부 설치도 서둘러야 한다. 수사권 조정의 목적은 검찰과 경찰이 국민의 안전과 인권 수호를 위해 상호견제 및 협력하면서 권력을 민주적이고 효율적으로 행사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검경 모두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 [데스크 시각] 새해 모두 안녕하십니까/안동환 탐사기획부장

    [데스크 시각] 새해 모두 안녕하십니까/안동환 탐사기획부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를 드론으로 공습 살해한 후 라디오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은 이제 더 안전해졌다”고 말했다. 선전포고도 없이 외교 목적으로 이라크를 방문 중인 이란의 정규군 총사령관을 암살하도록 한 트럼프 대통령이나 그 선택으로 세계가 더 안전해졌다고 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인식은 섬뜩하다. 오히려 “자고 일어나니 더 위험한 세계를 목격하게 됐다”는 프랑스 외교관의 탄식이 더 상식적이지 않은가. 트럼프가 집권하고 통계상으로 미국(인)은 안전해졌다. 그가 2017년 1월 제45대 미국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후 미국의 살인사건 발생치는 역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다. 미 법무부·연방수사국(FBI) 집계에서 트럼프의 임기 첫해 전국 살인율은 10만명당 5.3명에서 지난해 5.0명으로,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1980년 10만명당 10.2명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수도 워싱턴DC의 살인 발생 건수는 1991년 482건에서 2017년 116건으로, 뉴욕의 일일 총격 발생 건수는 1990년 13건에서 지난해 2건으로 뚝 떨어졌다. 평범한 미국인 대부분이 매년 살인, 폭력 등의 강력 범죄가 늘고 있다고 믿고 있는 역설의 반전은 트럼프 시대의 미국인들이 역사상 정점을 찍을 만큼의 절망스러운 죽음을 더 많이 목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회학자들이 주시하는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 수는 2017년에만 전년 대비 9.6%가 는 7만 237명이었다. 총기 자살은 총기 살인의 감소분을 메우고도 두 배 더 많다. 국가 자살률 통계를 보면 1999년 이후 10만명당 10.5명에서 2017년 14명으로 최고치에 도달했다. 트럼프의 재임 첫해 미국인 4만 7173명이 목숨을 끊었다. 그 죽음들이 트럼프 대통령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의식의 흐름대로 쏟아내는 언어적 토사물”(CNN 논평) 같은 그의 트윗 폭탄들이 미국인들의 일상을 불안하게 한다. 뉴욕타임스가 지난해 11월까지 대통령 취임 후 트럼프가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 1만 1000여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누군가를 ‘공격’하는 트윗이 5889건으로 절반을 넘었다. 공격 대상은 정적인 민주당뿐 아니라 로버트 뮬러 특검, 언론, 동맹국, 이민자, 사회적 약자까지 광범위했고, 극단적인 자기애와 승부욕만큼이나 강렬한 증오심을 담았다. 오죽하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후 미국인의 우울증 발병 빈도가 증가했다는 주장까지 나올까. 친트럼프와 반트럼프로 국민을 갈라치기하고 최고 지도자가 증오·혐오를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시대에 가장 취약한 계층은 아마 빈곤층일 것이다. 소득이 낮고 상대적 박탈감이 큰 사회에서 정신건강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이 비용의 장벽 안에서 길을 잃는다. 안전한 미국은 점점 폭력적 성향을 띠는 미국 우선주의와 경제사회적 불평등을 감추는 포장지가 된다. 우리 사회도 경제적 불안감이 커지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줄어들고 있다는 걱정이 많다. 지난 5일 경기 김포시에서 여덟 살 아이와 30대 어머니, 60대 할머니가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1년간 극심한 생활고를 호소하며 세상을 등진 일가족이 70여명에 이른다. 위기 가족들은 월세나 전기료·관리비 미납, ‘0’이 찍힌 통장 잔고 등 제각각 절박한 신호를 보냈지만 사회안전망은 작동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공약도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부러진 사다리의 아래쪽 가로대에 위태롭게 한 발을 내디디며 고군분투하는 우리의 이웃들이여. 새해 부디 안녕하시기를! ipsofacto@seoul.co.kr
  • 트럼프 시대 미국인들은 더 안전해졌을까

    트럼프 시대 미국인들은 더 안전해졌을까

    트럼프 집권 후 살인율 역대 최저의 역설 희망잃은 현실 반전…비극적 죽음 최고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를 드론으로 공습 살해한 후 라디오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은 이제 더 안전해졌다”고 말했다.선전포고도 없이 외교 목적으로 이라크를 방문 중인 이란의 정규군 총사령관을 암살하도록 한 트럼프 대통령이나 그 선택으로 세계가 더 안전해졌다고 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인식은 섬뜩하다. 오히려 “자고 일어나니 더 위험한 세계를 목격하게 됐다”는 프랑스 외교관의 탄식이 더 상식적이지 않은가.트럼프가 집권하고 통계상으로 미국(인)은 안전해졌다. 그가 2017년 1월 제45대 미국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후 미국의 살인사건 발생치는 역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다. 미 법무부·연방수사국(FBI) 집계에서 트럼프의 임기 첫해 전국 살인율은 10만명당 5.3명에서 지난해 5.0명으로,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1980년 10만명당 10.2명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수도 워싱턴DC의 살인 발생 건수는 1991년 482건에서 2017년 116건으로, 뉴욕의 일일 총격 발생 건수는 1990년 13건에서 지난해 2건으로 뚝 떨어졌다. 평범한 미국인 대부분이 매년 살인, 폭력 등의 강력 범죄가 늘고 있다고 믿고 있는 역설의 반전은 트럼프 시대의 미국인들이 역사상 정점을 찍을 만큼의 절망스러운 죽음을 더 많이 목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회학자들이 주시하는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 수는 2017년에만 전년 대비 9.6%가 는 7만 237명이었다. 총기 자살은 총기 살인의 감소분을 메우고도 두 배 더 많다. 국가 자살률 통계를 보면 1999년 이후 10만명당 10.5명에서 2017년 14명으로 최고치에 도달했다. 트럼프의 재임 첫해 미국인 4만 7173명이 목숨을 끊었다. 그 죽음들이 트럼프 대통령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의식의 흐름대로 쏟아내는 언어적 토사물”(CNN 논평) 같은 그의 트윗 폭탄들이 미국인들의 일상을 불안하게 한다. 뉴욕타임스가 지난해 11월까지 대통령 취임 후 트럼프가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 1만 1000여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누군가를 ‘공격’하는 트윗이 5889건으로 절반을 넘었다. 공격 대상은 정적인 민주당뿐 아니라 로버트 뮬러 특검, 언론, 동맹국, 이민자, 사회적 약자까지 광범위했고, 극단적인 자기애와 승부욕만큼이나 강렬한 증오심을 담았다. 오죽하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후 미국인의 우울증 발병 빈도가 증가했다는 주장까지 나올까. 친트럼프와 반트럼프로 국민을 갈라치기하고 최고 지도자가 증오·혐오를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시대에 가장 취약한 계층은 아마 빈곤층일 것이다. 소득이 낮고 상대적 박탈감이 큰 사회에서 정신건강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이 비용의 장벽 안에서 길을 잃는다. 안전한 미국은 점점 폭력적 성향을 띠는 미국 우선주의와 경제사회적 불평등을 감추는 포장지가 된다. 우리 사회도 경제적 불안감이 커지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줄어들고 있다는 걱정이 많다. 지난 5일 경기 김포시에서 여덟 살 아이와 30대 어머니, 60대 할머니가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1년간 극심한 생활고를 호소하며 세상을 등진 일가족이 70여명에 이른다. 위기 가족들은 월세나 전기료·관리비 미납, ‘0’이 찍힌 통장 잔고 등 제각각 절박한 신호를 보냈지만 사회안전망은 작동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공약도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부러진 사다리의 아래쪽 가로대에 위태롭게 한 발을 내디디며 고군분투하는 우리의 이웃들이여. 새해 부디 안녕하시기를!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엽기토끼 살인사건’ 용의자 드러나나…경찰 “새 첩보 수사 중”

    ‘엽기토끼 살인사건’ 용의자 드러나나…경찰 “새 첩보 수사 중”

    ‘그것이 알고 싶다’ 강도·강간 2인조 지목2005년 서울 양천구 신정도 일대에서 발생한 ‘엽기토끼 살인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새로운 첩보를 포함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13일 “서울지방경찰청 미제사건수사팀에서 사건 당시 확보한 DNA 자료, 수사기록 등을 토대로 부산지방경찰청에서 최근 제출한 첩보까지 포함해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엽기토끼 살인 사건’은 2005년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발생한 연쇄살인 사건이다. 2005년 6월 신정동에 사는 20대 여성 권모씨는 인근 주택가에서 쌀 포대에 끈으로 묶여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해 11월에는 역시 신정동에서 40대 여성 이모씨가 살해된 뒤 비슷한 방식으로 유기됐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2015년 방송에서 2006년 5월 신정역 인근에서 납치돼 다세대 주택으로 끌려갔다가 겨우 탈출한 박모씨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사건이 널리 알려졌다. 당시 박씨가 피신하기 위해 숨은 2층 계단에서 엽기토끼 스티커가 부착된 신발장을 봤다고 증언하면서 앞선 두 사건은 ‘엽기토끼 살인 사건’으로 명명됐다. 경찰이 이날 언급한 ‘새로운 첩보’는 현재 부산지방경찰청 소속인 한 경찰관한테서 나온 것으로, 2008년 신정동과 경기도 화성에서 각각 강도·강간 범행을 함께 저지른 2인조가 ‘엽기토끼 살인 사건’ 용의자일 수도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다. 2건의 강도강간 사건으로 2인조 가운데 한 남성은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 후 작년에 출소했고, 다른 남성은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올해 출소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5년 만인 지난 11일 ‘두 남자의 시그니처-엽기토끼와 신발장, 그리고 새로운 퍼즐’ 편을 통해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수면유도제 먹여 남편 살해한 60대 내연남도 구속

    수면유도제 먹여 남편 살해한 60대 내연남도 구속

    최근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아내의 공범으로 범행 도구를 없앤 내연남도 구속됐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13일 증거은닉 혐의로 A(61)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4일 오후 9시 50분쯤 내연녀 B(61)씨의 부탁으로 살인사건 증거물이 담긴 비닐봉지 여러 개를 전달받아 이튿날 오후 9시 15분쯤 광주 광산구 도로변에 버린 혐의다. B씨는 4일 오후 8시에서 9시 20분 사이 광주 서구 주거지에서 남편(55)을 살해한 혐의(살인 등)로 내연남 보다 먼저 경찰에 구속됐다. B씨는 사건 당일 저녁 식사를 마치고 잠든 남편을 살해한 뒤 범행 흔적을 치웠다고 진술했다. 이후 경찰에 긴급 체포된 A씨는 내연녀의 부탁으로 범행 증거물이 든 비닐봉지를 사건 현장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도로변에 버렸다고 시인했다. B씨는 남편을 살해한 이유로 가정폭력을 견디지 못해서라고 진술했으나 평소 관련 피해를 신고하거나 상담받은 이력은 나오지 않았다. 살해당한 남편은 광주 도심에 건물을 소유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피해자 몸에서 수면유도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감정 결과를 경찰에 긴급 통보했다. 경찰은 B씨가 약 4년간 유지해온 내연 관계가 남편에게 들통나자 범행을 계획적으로 준비했다고 추정한다. B씨는 지난달 30일 한 달 동안 먹을 양의 수면유도제를 처방받아 구매했는데 남은 약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사건 당일 폐쇄회로(CC)TV 영상으로 범행 흐름을 재구성하면 B씨는 귀가한 딸을 외출시킨 뒤 남편을 살해하고 증거를 없앴다. 늦은 밤까지 딸과 노래방에서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온 B씨는 남편이 화장실 바닥에 넘어져 숨진 것 같다고 119구급대원과 경찰관에게 거짓말했다. 경찰은 수면유도제 성분 검출과 내연남 구속 뒤 B씨가 돌연 진술을 거부하자 확보한 증거물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엽기토끼 살인사건 방송 후 ‘성범죄자 알림e’ 마비

    엽기토끼 살인사건 방송 후 ‘성범죄자 알림e’ 마비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신정동 엽기토끼 살인사건’을 재조명한 뒤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 접속자가 폭주하고 있다. 12일 오전 10시 40분 기준 접속 불가 상태로, 대기자수가 1000명 이상이다. ‘성범죄자 알림e’는 판결에 따라 공개명령을 받은 성범죄자 공개, 지역별 성범죄자 신상정보 열람 등 제공한다. 웹사이트뿐만 아니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도 제공한다. ‘성범죄자 알림e’는 12일 새벽부터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이는 지난 11일 밤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의 영향으로 보인다. 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는 ‘두 남자의 시그니처 엽기토끼와 신발장, 그리고 새로운 퍼즐’이라는 제목으로 신정동 연쇄살인 사건을 재조명했다.일명 ‘신정동 엽기토끼 살인사건’은 지난 2005년 벌어진 연쇄 살인 사건이다. 2005년 6월 서울시 양천구 신정동에 거주하던 20대 여성 권 양이 인근 주택가에서 쌀 포대에 끈으로 싸여 숨진 채 발견됐고, 11월에는 40대 여성 이모 씨가 여러 종류의 끈으로 비닐에 포장하듯 싸여 또다시 신정동 주택가에 유기됐다. 특히 여성 박모 씨는 2006년 5월 신정역 인근에서 한 남자에게 납치돼 다세대 주택 반지하 집으로 끌려갔다가 가까스로 탈출했다고 2015년 제보했다. 박씨는 당시 엽기토끼 스티커가 부착된 신발장을 봤고, 집 안에 수많은 노끈이 있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형사는 과거 신정동 인근에서 성폭행 전과가 있었던 2인조가 이전 사건들의 살인 사건 용의자로 의심된다고 제보했다. 형사가 제보한 유력 용의자는 2008년 두 차례의 강도강간 범행을 함께 저지른 장석필(가명)과 배영호(가명)다. 제작진은 출소한 배씨의 집을 수소문해 찾아갔다. 배씨의 집에는 신정동 엽기토끼 살인사건의 생존자와 제보자가 언급했던 끈들이 널브러져 있어 관심을 집중시켰다. 배씨는 끈의 정체에 대해 “막노동일 하고 전선 관련된 일 해서 그냥 갖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씨는 “저는 겁이 많아서 누구를 죽이지도 못하겠다. 누가 말을 해서 내가 만약 진짜 했다 치자. 그랬을 때 ‘했다’ 그럴 사람이 누가 있겠나. 세상천지에 나는 반지하 같은 데 그냥 살라고 해도 잘 안 산다”라고 신정동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방송 후 성범죄자 알림e에는 두 사람에 대해 확인하려는 누리꾼들이 몰렸다. 성범죄자 알림e에서 범죄자 정보를 누르면 이름과 나이, 키, 몸무게, 얼굴과 전신사진 등 신상정보와 위치추적 전자장치 착용 여부, 성폭력 전과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관련 정보를 캡처해 지인에게 보내는 등 제삼자에게 내용을 공유하면 벌금형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5조에 따르면 정보통신망 등을 이용한 성범죄자 정보 공개를 금지하고 있다. 유포하면 징역 5년 이하, 벌금 5000만 원 이하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엽기토끼 살인’ 실마리 풀리나…성폭행 전과 2인조 지목

    ‘엽기토끼 살인’ 실마리 풀리나…성폭행 전과 2인조 지목

    15년 전 발생한 대표적 미제사건인 ‘신정동 연쇄살인 및 납치 미수사건’의 용의자로 의심되는 인물들이 처음으로 포착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방송하는 SBS TV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과거 신정동에 거주했던 성폭행 전과자 2인조를 용의자로 의심하고 추적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2005년 6월, 양천구 신정동에 거주하던 20대 여성 권모양은 인근 주택가에서 쌀 포대에 끈으로 묶여 숨진 채 발견됐다. 5개월 뒤인 11월 40대 여성 이모씨도 비슷한 방식으로 유기됐다. 범행이 일어난 시기와 장소, 수법이 일치해 이른바 ‘신정동 연쇄살인’으로 불리며 관심을 모았지만 범인을 특정할 만한 단서는 나오지 않았고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2015년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에서는 2006년 5월 신정역 인근에서 한 남자에게 납치돼 다세대 주택 반지하 집으로 끌려갔다가 범인이 틈을 보인 사이 가까스로 탈출한 박모씨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박씨는 피신하기 위해 숨은 2층 계단에서 엽기토끼 스티커가 부착된 신발장을 봤고, 집안에 수많은 노끈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반지하에는 자신을 납치한 남자 외에 또 다른 남자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수사에도 사건의 실마리는 풀리지 않았다. 다시 5년 뒤 용의자를 목격했다는 새로운 제보자가 나타났다. 제대 후 케이블TV 전선 절단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강민석(가명)씨는 2006년 9월 신정동의 한 다세대 주택을 방문했을 때 작업하기 위해 올라간 2층에서 엽기토끼 스티커가 붙어있는 신발장을 봤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신발장뿐 아니라 그 집의 구조에 대해서도 자세히 기억해냈는데, 3차사건 피해자의 증언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았다. 그는 그곳에 살던 남자와 마주쳤고, 작업하기 위해 따라 들어간 반지하 집 안에 노끈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제작진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강씨 기억 속 남자의 몽타주를 그려내고, 함께 신정동의 집을 찾아 나섰다. 부산에서도 뜻밖의 소식이 들려왔다. 과거 신정동 인근에서 성폭행 전과가 있었던 2인조가 이전 사건들의 용의자로 의심된다는 것이다. 장석필(가명)과 배영호(가명)는 2008년 두 차례의 강도강간 범행을 함께 저질렀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검거된 2인조 중 1명은 신정동에 거주했고, 피해 여성 중 1명도 신정동 1차 살인사건 피해자 권양의 집에서 가까운 곳에 거주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춘재 초등생 사건 은폐 경찰 처벌하라” 유족 국민청원

    “이춘재 초등생 사건 은폐 경찰 처벌하라” 유족 국민청원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당시 경찰이 일부 사건을 은폐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사건 피해자의 유족이 해당 경찰관들을 처벌해달라며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제기했다. 8일 자신을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 피해자의 오빠라고 밝힌 청원인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경찰이 은폐한 30년, 이춘재 화성 초등생 살인 사건의 진실을 밝혀주세요’ 라는 글을 올렸다. 청원인은 “최근 경찰이 30년 전 이춘재가 살해한 제 동생의 시신과 옷가지를 발견하고도 손수 삽으로 묻어 은폐하고, 나아가 단순실종된 것처럼 아버지와 사촌 언니의 진술조서까지 허위로 작성한 후 막도장과 지문을 찍는 등 수사기록을 조작하여 단순실종 처리한 채, 30년이 지나도록 이를 은폐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에 그 억울함을 풀기 위해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다” 글을 시작했다. 그는 “우리 가족은 이춘재보다 당시 경찰에게 더욱 분노를 느낀다”며 “그러나 사건을 은폐한 이들을 공소시효가 지나서 처벌할 수 없다는 사실이 무력감과 절망감을 느끼게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가족의 한을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경찰들에 대한 처벌 뿐”이라며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수사기관의 범죄 은폐 행위에 대한 공소시효를 폐지하고 필요하다면 특별법을 제정해 이 사건의 진실을 밝혀달라”고 적었다. 이 청원에는 오후 7시 40분 현재 402 명이 동참했다.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은 1989년 7월 7일 낮 12시 30분쯤 화성 태안읍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인 김모(8) 양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사라진 것으로 그동안 실종사건으로 여겨졌지만, 이춘재는 김양을 성폭행한 뒤 살해했다고 지난해 자백했다. 이춘재 자백 이후 경찰은 조사에 나서 당시 형사계장과 형사 등 2명이 김양의 시신을 발견하고도 숨겨 살인사건을 단순 실종사건으로 축소,은폐한 것으로 결론 내리고 이들을 사체은닉 등 혐의로 최근 입건했다. 그러나 공소시효가 지나 이들은 형사 처벌을 받지는 않는다. 경찰 관계자는 “국민청원 글은 김양의 유족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양 사건을 비롯한 이춘재 사건에 대해 진실규명을 위한 철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국민들께 조속히 결과를 밝힐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여기는 남미] 백주대낮 아무데서나 탕탕탕!…멕시코는 지금 무법천지

    [여기는 남미] 백주대낮 아무데서나 탕탕탕!…멕시코는 지금 무법천지

    마치 무법천지를 연상케 하는 영상이 최근 멕시코에서 공개돼 사회에 공포감을 불어넣고 있다. 멕시코의 한 범죄카르텔이 소셜 미디어에 올린 영상은 지난해 12월 22일 치와와주 후아레스에서 발생한 청부살인현장을 촬영한 것. 영상을 보면 한 청년 청부살인업자가 얼굴을 드러낸 채 자동차에 내려 총을 꺼낸다. 청부살인 타깃은 신호에 걸려 대기하고 있는 빨강색 포드 픽업에 타고 있던 남녀다. 청년은 공범이 핸드폰으로 범행 장면을 촬영하고 있는지 확인하고는 픽업 옆으로 다가가 잔인하게 방아쇠를 당긴다. 청년은 모두 12발 총을 쏜 뒤 쏜살같이 범행 현장을 빠져나간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당시 픽업엔 부부가 타고 있었다. 운전석에 앉아 있던 남편이 총을 맞고 쓰러지면서 멈춰 있던 픽업은 급발진, 인근 브라보 강가에 있는 가로수를 들이받았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 피습을 당한 부부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두 사람은 절명했다. 사건은 백주대낮에 공개된 장소에서 발생해 멕시코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현지 언론은 "신호에 걸려 대기하고 있는 운전자가 많았지만 범인은 얼굴도 가리지 않고 대범하게 살인을 저질렀다"며 "이제 더 이상 범죄에 안전지대는 없는 시대가 됐다"고 지적했다. 살인을 저지른 남자는 살인청부업자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영상을 공개한 건 깔끔하게 일을 처리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청부살인계약을 할 때 동영상 촬영을 약속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사건이 벌어진 치와와주는 멕시코에서도 치안이 불안하기로 악명 높은 곳이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2019년 멕시코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80%가 10개 주에 집중돼 있다"고 최근 밝혔다. 치와와주는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지목한 10개 주 중 하나다. 멕시코 국가치안시스템 집행비서관실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치와와주에선 살인사건 2275건이 발생했다. 매달 200건 꼴로 살인사건이 발생한 셈이다. 현지 언론은 "치와와주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대부분이 청부살인, 범죄조직의 보복살인 등이었다"며 특단의 치안대책이 요구된다고 보도했다. 사진=영상 캡처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30년 만에… 고문 조작 ‘낙동강 살인’ 재심 결정

    30년 만에… 고문 조작 ‘낙동강 살인’ 재심 결정

    경찰 고문에 못 이겨 살인죄 누명을 쓴 채 21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낙동강변 살인사건’ 피해 당사자 2명에 대한 재심이 결정됐다. 부산고법 제1형사부(부장 김문관)는 6일 강도살인 피의자로 몰려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1년간 복역한 뒤 모범수로 출소한 최인철(59), 장동익(62)씨가 제기한 재심청구 재판에서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낙동강변 살인사건은 사건 발생 30년 만에 다시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낙동강변 살인사건은 1990년 1월 4일 낙동강변에서 차를 타고 데이트하던 남녀가 괴한들에게 납치돼 여성은 성폭행당한 뒤 살해되고 남성은 상해를 입은 사건이다. 특히 당시 항소심과 상고심을 맡았던 문재인 대통령이 “35년간 변호사를 하며 가장 회한에 남는 사건”이라고 언급해 주목을 받았다. 경찰은 사건 발생 후 1년 10개월 뒤 다른 사건에 연루된 최씨와 장씨를 살인 용의자로 붙잡았다. 이후 재판에 넘겨져 2003년 특별감형을 받고 복역한 지 21년 만인 2013년 출소했다. 이들은 검찰로 송치되고 재판을 받으면서 고문으로 인한 허위자백이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4월 대검 과거사위원회가 ‘고문으로 범인이 조작됐다’는 결과를 발표하면서 재심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최씨 등은 2017년에 이어 대검 과거사위 조사 결과 발표 뒤 2018년 1월 재심청구서를 다시 제출했고 부산고법은 재심 개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그동안 6차례 심문을 벌였다. 재판부는 “그동안 6차례 심문에서 물고문의 구체적인 방법, 도구 등에 대한 청구인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었으며 담당 경찰서의 유사 고문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재심 사유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재심이 결정됨에 따라 재판부는 이른 시일 안에 공판 준비기일을 열어 검찰과 변호인 쌍방의 입증 계획을 청취하고 재심에 필요한 증거와 증인을 확정하는 등 재판을 신속히 진행할 방침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문 대통령에 한 남겼던 낙동강 살인사건 30년만에 재심

    문 대통령에 한 남겼던 낙동강 살인사건 30년만에 재심

    지난 1990년 발생한 ‘부산 낙동강변 살인사건’이 30년 만에 다시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되면서 당시 경찰 수사관들의 가혹행위 등 진실이 밝혀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부산고법 형사1부(김문관 부장판사)는 6일 최인철씨와 장동익씨가 제기한 재심 청구에 대해 재심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낙동강변 살인사건은 1990년 1월 4일 부산 북구 엄궁동 낙동강변 도로상에서 차량에 타고 있던 여성이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되고 함께 있던 남성은 격투 끝에 도망친 사건이다. 사건 발생 1년 10개월이 지난 1991년 11월 부산 사하경찰서는 사하구 하단동 을숙도 유원지 공터에서 무면허 운전교습 중 경찰을 사칭한 사람으로부터 금전을 갈취당했다는 신고를 받고 최씨를 검거했다. 이어 최씨의 자백으로 장씨도 구속했다. 사하경찰서는 두 사람으로부터 낙동강변 살인사건에 대한 자백을 받고 부산지검으로 송치했다. 최씨 등 2명은 경찰 고문에 의한 허위자백이라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경찰에서 조사된 내용을 보완해 두 사람을 기소했다. 두 사람은 무기징역이 확정돼 21년 이상 복역하다가 2013년 모범수로 특별감형돼 석방됐다. 재판과정에서부터 출소 이후까지 계속해서 억울함을 호소하던 두 사람은 “경찰 조사를 받던 중 고문을 당하고 허위자백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하며 2017년 5월 재심을 청구했다. 특히 이 사건은 문재인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항소심과 대법원 상고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대선 전인 지난 2016년 SBS에 출연해 이 사건을 회고하며 “변호사 생활을 통틀어 한이 남는 사건”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경찰의 고문, 가혹행위 등 직무상 범죄와 수사기록 상 나타난 공문서 위조, 연행 과정에서의 불법성 등 개별적으로 여러 재심 사유들을 제시했지만, 이번 사건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진 부분은 경찰의 고문 여부였다. 재판부는 재심 개시 결정을 위해 지난해 5월 23일부터 같은 해 11월 14일까지 6차례에 걸쳐 심문기일을 진행했으며, 각 공판 과정에서도 경찰의 고문이 있었는지가 주요 사안으로 다뤄졌다. 최씨 등 재심 청구인들은 고문 장소와 방법, 당시 수사관들의 언행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하며 가혹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증인으로 나선 당시 수사관 4명은 “가혹행위가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물고문을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재심 청구인들의 주장이 더욱 신빙성이 있으며, 경찰의 고문 등 가혹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형사소송법에서 직무상 범죄에 대한 재심은 직무상 범죄가 법원의 확정판결에 의해 증명됐을 때로 제한하고 있는 것에 비춰봤을 때 이번 재판부의 판단은 이례적이다. 재판부는 “재심 청구인들은 원심에서 대법에서 형이 확정되기까지 수사관의 가혹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해 왔다”며 “그뿐만 아니라 형 집행기간과 출소 이후 당심에 이르기까지 30여년 동안 일관되게 동일한 주장을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두 사람의 주장은 고문 장소와 방법 등이 구체적이고, 당시 상황을 상상할 수 있을 정도로 생생하다”며 “또 당시 경찰서에 수감돼 있던 동료 수감자들도 수십년이 지났지만 최근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 진상 조사에서 두 사람의 고문 사실을 증언하고 있다”고 재심 청구인들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반면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수사관들은 당심에서 진술을 번복하거나 고문사실을 묻는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 다고만 말하는 등 여러 문제점들이 있었다”며 “또 증언에 나선 한 수사관은 두 사람의 범행을 확신한다면서도 객관적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을 것으로 예상했다는 증언을 하는 등 비상식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당시 같은 경찰서에서 동일한 방법으로 고문을 당했다는 피해자의 진술 등을 볼 때 경찰이 재심 청구인들에게 가혹행위를 통해 허위 자백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재판부의 재심 결정 이후 최씨는 “저를 고문한 경찰관에게 절대 용서란 없다”며 “용서는 비는 자만이 받을 수 있는 관용이고 배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하늘 아래서 고문 경찰관들과 함께 사는 게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고문 경찰관에 대한 고발 여부와 관련해 박준영 변호사는 “무엇보다 두 분의 의사가 중요하다. 두 분이 고소를 진행해달라 하면 해야한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고문조작 ‘낙동강변 살인사건’ 30년 만에 재심 결정 ...부산고법

    경찰 고문에 못 이겨 살인죄 누명을 쓴 채 21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낙동강변 살인사건’ 피해 당사자 2명에 대한 재심이 결정됐다. 부산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문관)는 6일 강도살인 피의자로 몰려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1년간 복역한 뒤 모범수로 출소한 최인철(59),장동익(62) 씨가 제기한 재심청구 재판에서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낙동강변 살인사건은 사건 발생 30년 만에 다시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낙동강변 살인사건은 1990년 1월 4일 낙동강변에서 차를 타고 데이트하던 남녀가 괴한들에게 납치돼 여성은 성폭행당한 뒤 살해되고 남성은 상해를 입은 사건이다. 특히 당시 항소심과 상고심을 맡았던 문재인 대통령이 “35년간 변호사를 하며 가장 회한에 남는 사건”이라고 언급해 주목을 받았다. 경찰은 사건 발생 1년 10개월 뒤 다른사건에 연루된 최 씨와 장 씨를 살인 용의자로 붙잡았다. 이들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범행을 자백했지만, 검찰에서 고문으로 인한 허위자백이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장 씨와 최 씨는 2003년 특별감형을 받고 복역한 지 21년 만인 2013년 출소했다. 최 씨 등은 2017년에 이어 대검 과거사위 조사 결과 발표 뒤 2018년 1월 재심청구서를 다시 제출했고 부산고법은 재심 개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그동안 6차례 심문을 벌였다. 재판부는 “그동안 6차례 심문에서 물고문의 구체적인 방법,도구 등에 대한 청구인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었으며 담당 경찰서의 유사 고문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재심 사유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재심이 결정됨에 따라 재판부는 이른 시일 안에 공판 준비기일을 열어 검찰과 변호인 쌍방의 입증계획을 청취하고 재심에 필요한 증거와 증인을 확정하는 등 재판을 신속히 진행할 방침이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시신 없는 살인, 사형·최저 3년 사이…고유정 단죄 무게는

    시신 없는 살인, 사형·최저 3년 사이…고유정 단죄 무게는

    전남편(당시 36세)과 의붓아들(당시 5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7)의 1심 재판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전남편과 의붓아들 사건을 병합 심리 중인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 정봉기)는 이달 말 선고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열린 재판에서 검찰 측은 고유정이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워 전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했다는 증거가 차고 넘친다며 고유정의 사전 계획 범행 입증에 주력했다. 하지만 고유정은 전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유기한 것은 인정하지만 전남편이 성폭행하려 해 대항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우발적 사건이라고 줄곧 주장한다. 또 의붓아들 사건은 ‘검찰 상상력이 빚은 오해’라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검찰 전남편 살해사건 사전 계획 범행 입증 주력 5일 검찰 공소장 등에 따르면 고유정은 지난해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미리 준비한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를 음식물에 희석해 전남편에게 먹인 뒤 그를 흉기로 살해했다. 이어 5월 26∼31일 이 펜션에서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해 일부를 자신의 차에 싣고 배를 타고 육지로 이동하면서 제주 인근 바다에 버렸다. 고유정 가족이 소유한 경기 김포의 아파트에서 나머지 시신을 추가로 훼손해 유기했다. 검찰은 7월 1일 살인과 사체손괴·은닉 혐의로 고유정을 구속기소했다.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현재까지 전남편 시신은 일부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수사과정에서 경찰이 펜션과 해상, 김포 아파트 쓰레기 등에서 발견하거나 수거한 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모두 동물뼈로 확인됐다. 시신 없는 살인사건을 기소한 검찰은 그동안 재판에서 고유정이 수면제를 사전 구입했고 펜션 이불 등에서 확보한 전남편의 혈흔 등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증거를 제시하는 등 고유정의 사전 계획 범행임을 입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고유정은 전남편이 펜션 부엌에서 조리하던 자신을 갑자기 성폭행하려 해 이에 대항하면서 벌어진 우발적인 사건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시신 훼손과 시신을 버린 곳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고유정은 경찰이나 검찰이 “필요하지 않다”며 하지 않은 현장검증을 재판부에 되레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이 고유정이 조사과정에서는 묵비권을 행사하다가 기소 이후에 사건 당일 행적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꿰맞추려 한다며 반대해 불발됐다. ●의붓아들 살인사건 결정적 증거는 없어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고유정은 지난해 3월 2일 오전 4∼6시쯤 충북 자택에서 잠을 자던 의붓아들 A군의 등 뒤로 올라타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이 침대 정면에 파묻히게 머리 방향을 돌리고 뒤통수 부위를 10분가량 강하게 눌러 살해했다고 결론 내렸다. 의붓아들 살인사건은 자칫 단순한 사고사로 묻힐 뻔했다. 경찰이 결론을 내지 못하는 상태에서 고유정의 전남편 살해사건이 벌어지면서 수사가 확대됐다. 당시 청주상당경찰서는 고유정의 현 남편 C(38)씨가 숨진 아들과 한 침대에서 잠을 자다가 C씨의 다리 등 신체 일부에 눌려 사망했을 가능성 등에 무게를 두고 C씨를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고유정의 전남편 살해사건이 벌어진 후 상황은 반전돼 경찰은 고유정이 의붓아들마저 살해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C씨의 모발에서 고유정이 처방받은 수면유도제 성분이 발견됐고 고유정이 PC로 질식사 등을 검색한 점 등을 정황증거로 판단했다. 검찰은 살해 동기로 고유정이 유산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현 남편이 의붓아들만 아끼는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한 적개심을 범행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검찰은 고유정이 의붓아들 사망 추정시간대에 옆방에서 혼자 자고 있었다고 진술했으나 이 시간대에 잠을 자지 않고 깨어나 휴대전화를 사용한 흔적을 밝혀내고 주요증거로 제시했다. 재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법의학자는 “부검 결과와 사건 현장을 보면 일정 시간 강한 외력에 의해서 피해자가 숨진 것으로 보인다”며 살해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의붓아들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관은 “피해자의 연령대에서는 부모와 함께 잠든 어린이가 부모의 몸에 눌려 질식사하는 사례는 드물다”고 증언했다. 이에 반해 고유정 측은 아이와 함께 자던 현 남편 C씨의 신체에 눌려 숨질 가능성을 계속 제기하며 자신은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며 검찰의 공소제기는 “추측에 의한 상상력이 가미된 오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1심 재판부의 판단은 고유정이 시신을 훼손, 여러 장소에 유기하는 바람에 전남편의 시신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다. 시신을 찾지 못해 전남편의 사인도 추정만 할 뿐이다. 이전에도 이번 사건처럼 시신을 찾지 못한 살인사건이 발생했지만, 범행동기와 계획범행임이 명백할 경우 법원은 철퇴를 내렸다. 2015년 2월 경기 화성시 정남면에서 세입자인 범인이 집주인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 인근 개울가에 유기한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은 당시 범인의 행적을 좇던 끝에 시신을 훼손한 육절기(정육점에서 소나 돼지의 뼈를 자를 때 쓰는 도구)와 톱날에서 피해자의 인체조직을 발견했다. 또 범인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인체 해부와 관련한 문서와 동영상을 내려받아 컴퓨터 폴더에 따로 보관했고, 피해자 실종 4일 전에 중고 육절기를 구매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했다. 1심 재판부는 과학수사를 통한 간접증거와 뚜렷한 범행동기를 볼 때 “합리적 의심 없이 살인혐의가 입증되고, 피고인의 범행 수법이 매우 잔인해 피해자의 인격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찾아볼 수 없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10년 부산에서 발생한 ‘시신 없는 살인사건’은 명확한 타살 증거가 없고 살인과 관련한 정황증거만 있는 상황에서 범인의 유죄가 입증됐다. 범인 A(당시 40세·여)씨는 2010년 5월 24억원 상당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6월 중순 대구의 모 여성쉼터에서 소개받은 B(당시 26세·여)씨를 부산으로 데려온 다음날 새벽 알 수 없는 방법으로 살해하고, 시신을 화장했다. 그리고 마치 자신이 숨진 것처럼 서류를 꾸며 보험금을 타내려다 범행이 드러났다. A씨는 경찰과 검찰수사에서는 물론 법정에서도 사체은닉과 사기, 위조사문서행사 등 대부분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살인혐의만은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대법원 재판부는 A씨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여러 개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피해자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아 살해 동기가 충분하고, 인터넷에서 독극물과 살인방법 등을 검색한 점 등을 계획범행 증거로 인정해 A씨에 대한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고유정 재판은 현재 재판부가 의붓아들 살해 사건과 전남편 살해 사건을 병합해 심리 중이다. 검찰이 두 사건을 함께 심리해야 고유정이 자신의 범행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며 재판부에 병합심리를 요청했고 고유정 측도 사건 병합에 동의했다. 검찰은 두 사건을 병합해 심리하면 고유정의 잔혹한 사전 계획 범행을 더 명확하게 증명할 수 있어 법정 최고형인 사형선고가 내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사형수는 무기징역형을 받은 무기수와는 다르게 형식상 사형집행을 기다리는 입장이기 때문에 가석방 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사회와는 영원히 격리된다. 무기수는 20년이 지나면 가석방 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고 모범수로 교화가 이뤄졌다고 판단하면 법무부 심사로 가석방될 수도 있다. 반면 고유정 측도 두 사건의 병합심리에 동의한 것은 우리 형법이 취한 가중주의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가중주의란 여러 개의 범죄를 함께 처벌할 경우 가장 무거운 죄의 형량에 2분의1을 가중해 처벌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건을 병합해 처리하게 되면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이 나오며 주로 피고인들은 사건을 병합해서 처리해 달라고 요구한다. 법조계에 따르면 고유정은 두 명 이상 살해에 해당하는 ‘극단적 생명경시 범죄’에 해당하고 사전 범행을 계획한 살인, 사체손괴, 잔혹한 범행수법, 반성 없음, 사체 유기 등이 모두 인정되면 법정최고형인 사형선고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남편의 성폭행 시도에 대항하면서 벌어진 우발적 살인이라는 고유정의 주장이 참작할 만한 이유로 인용될 경우 형량이 최저 3년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 검찰은 고유정이 전남편을 살해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고 전남편과 자녀의 첫 면접교섭일이 지정된 다음날부터 보름간 범행을 계획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 사전 계획 범행임을 입증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유정은 재판에서 자신의 친아들까지 들먹이며 한 아이의 엄마로서 사전에 계획해 아이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소리만은 들을수 없다며 우발적인 사건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또 의붓아들 사건은 전남편 살해사건과는 달리 고유정이 의붓아들을 죽인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데다 정황증거만 있고 직접 증거는 없어 재판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검찰은 고유정은 정신질환은 없는 것으로 결론 냈다. 사이코패스의 경우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지만 고유정은 가족과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 점에서 사이코패스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전남편 유가족은 사건 발생 후 고유정이 피해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의 친권을 유지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며 고유정의 친권상실을 요구하는 심판청구서를 제기한 상태다. 숨진 A군의 친아버지인 고유정의 현 남편 C씨는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시신 없는 살인 사형·최저 3년 사이 고유정 단죄 무게는

    시신 없는 살인 사형·최저 3년 사이 고유정 단죄 무게는

    전남편(36)과 의붓아들(5)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6)의 1심 재판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전남편과 의붓아들 사건을 병합 심리 중인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 정봉기)는 이달 말 선고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열린 재판에서 검찰 측은 고유정이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워 전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했다는 증거가 차고 넘친다며 고유정의 사전 계획 범행 입증에 주력했다. 하지만 고유정은 전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유기한 것은 인정하지만 전남편이 성폭행하려 해 대항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우발적 사건이라고 줄곧 주장한다. 또 의붓아들 사건은 ‘검찰 상상력이 빚은 오해’라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검찰 전남편 살해사건 사전 계획 범행 입증 주력 5일 검찰 공소장 등에 따르면 고유정은 지난해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미리 준비한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를 음식물에 희석해 전남편에게 먹인 뒤 그를 흉기로 살해했다. 이어 5월 26∼31일 이 펜션에서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해 일부를 자신의 차에 싣고 배를 타고 육지로 이동하면서 제주 인근 바다에 버렸다. 고유정 가족이 소유한 경기 김포의 아파트에서 나머지 시신을 추가로 훼손해 유기했다. 검찰은 7월 1일 살인과 사체손괴·은닉 혐의로 고유정을 구속기소했다.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현재까지 전남편 시신은 일부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수사과정에서 경찰이 펜션과 해상, 김포 아파트 쓰레기 등에서 발견하거나 수거한 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모두 동물뼈로 확인됐다. 시신 없는 살인사건을 기소한 검찰은 그동안 재판에서 고유정이 수면제를 사전 구입했고 펜션 이불 등에서 확보한 전남편의 혈흔 등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증거를 제시하는 등 고유정의 사전 계획 범행임을 입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고유정은 전남편이 펜션 부엌에서 조리하던 자신을 갑자기 성폭행하려 해 이에 대항하면서 벌어진 우발적인 사건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시신 훼손과 시신을 버린 곳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고유정은 경찰이나 검찰이 “필요하지 않다”며 하지 않은 현장검증을 재판부에 되레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이 고유정이 조사과정에서는 묵비권을 행사하다가 기소 이후에 사건 당일 행적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꿰맞추려 한다며 반대해 불발됐다.●의붓아들 살인사건 결정적 증거는 없어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고유정은 지난해 3월 2일 오전 4∼6시쯤 충북 자택에서 잠을 자던 의붓아들 A군의 등 뒤로 올라타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이 침대 정면에 파묻히게 머리 방향을 돌리고 뒤통수 부위를 10분가량 강하게 눌러 살해했다고 결론 내렸다. 의붓아들 살인사건은 자칫 단순한 사고사로 묻힐 뻔했다. 경찰이 결론을 내지 못하는 상태에서 고유정의 전남편 살해사건이 벌어지면서 수사가 확대됐다. 당시 청주상당경찰서는 고유정의 현 남편 C(38)씨가 숨진 아들과 한 침대에서 잠을 자다가 C씨의 다리 등 신체 일부에 눌려 사망했을 가능성 등에 무게를 두고 C씨를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고유정의 전남편 살해사건이 벌어진 후 상황은 반전돼 경찰은 고유정이 의붓아들마저 살해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C씨의 모발에서 고유정이 처방받은 수면유도제 성분이 발견됐고 고유정이 PC로 질식사 등을 검색한 점 등을 정황증거로 판단했다. 검찰은 살해 동기로 고유정이 유산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현 남편이 의붓아들만 아끼는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한 적개심을 범행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검찰은 고유정이 의붓아들 사망 추정시간대에 옆방에서 혼자 자고 있었다고 진술했으나 이 시간대에 잠을 자지 않고 깨어나 휴대전화를 사용한 흔적을 밝혀내고 주요증거로 제시했다. 재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법의학자는 “부검 결과와 사건 현장을 보면 일정 시간 강한 외력에 의해서 피해자가 숨진 것으로 보인다”며 살해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의붓아들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관은 “피해자의 연령대에서는 부모와 함께 잠든 어린이가 부모의 몸에 눌려 질식사하는 사례는 드물다”고 증언했다. 이에 반해 고유정 측은 아이와 함께 자던 현 남편 C씨의 신체에 눌려 숨질 가능성을 계속 제기하며 자신은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며 검찰의 공소제기는 “추측에 의한 상상력이 가미된 오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1심 재판부의 판단은 고유정이 시신을 훼손, 여러 장소에 유기하는 바람에 전남편의 시신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다. 시신을 찾지 못해 전남편의 사인도 추정만 할 뿐이다. 이전에도 이번 사건처럼 시신을 찾지 못한 살인사건이 발생했지만, 범행동기와 계획범행임이 명백할 경우 법원은 철퇴를 내렸다. 2015년 2월 경기 화성시 정남면에서 세입자인 범인이 집주인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 인근 개울가에 유기한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은 당시 범인의 행적을 쫓던 끝에 시신을 훼손한 육절기(정육점에서 소나 돼지의 뼈를 자를 때 쓰는 도구)와 톱날에서 피해자의 인체조직을 발견했다. 또 범인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인체 해부와 관련한 문서와 동영상을 내려받아 컴퓨터 폴더에 따로 보관했고, 피해자 실종 4일 전에 중고 육절기를 구매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했다. 1심 재판부는 과학수사를 통한 간접증거와 뚜렷한 범행동기를 볼 때 “합리적 의심 없이 살인혐의가 입증되고, 피고인의 범행 수법이 매우 잔인해 피해자의 인격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찾아볼 수 없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10년 부산에서 발생한 ‘시신 없는 살인사건’은 명확한 타살 증거가 없고 살인과 관련한 정황증거만 있는 상황에서 범인의 유죄가 입증됐다. 범인 A(당시 40·여)씨는 2010년 5월 24억원 상당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6월 중순 대구의 모 여성쉼터에서 소개받은 B(당시 26·여)씨를 부산으로 데려온 다음날 새벽 알 수 없는 방법으로 살해하고, 시신을 화장했다. 그리고 마치 자신이 숨진 것처럼 서류를 꾸며 보험금을 타내려다 범행이 드러났다. A씨는 경찰과 검찰수사에서는 물론 법정에서도 사체은닉과 사기, 위조사문서행사 등 대부분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살인혐의만은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대법원 재판부는 A씨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여러 개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피해자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아 살해 동기가 충분하고, 인터넷에서 독극물과 살인방법 등을 검색한 점 등을 계획범행 증거로 인정해 A씨에 대한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고유정 재판은 현재 재판부가 의붓아들 살해 사건과 전남편 살해 사건을 병합해 심리 중이다. 검찰이 두 사건을 함께 심리해야 고유정이 자신의 범행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며 재판부에 병합심리를 요청했고 고유정 측도 사건 병합에 동의했다. 검찰은 두 사건을 병합해 심리하면 고유정의 잔혹한 사전 계획 범행을 더 명확하게 증명할 수 있어 법정 최고형인 사형선고가 내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사형수는 무기징역형을 받은 무기수와는 다르게 형식상 사형집행을 기다리는 입장이기 때문에 가석방 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사회와는 영원히 격리된다. 무기수는 20년이 지나면 가석방 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고 모범수로 교화가 이뤄졌다고 판단하면 법무부 심사로 가석방될 수도 있다. 반면 고유정 측도 두 사건의 병합심리에 동의한 것은 우리 형법이 취한 가중주의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가중주의란 여러 개의 범죄를 함께 처벌할 경우 가장 무거운 죄의 형량에 2분의1을 가중해 처벌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건을 병합해 처리하게 되면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이 나오며 주로 피고인들은 사건을 병합해서 처리해 달라고 요구한다. 법조계에 따르면 고유정은 두 명 이상 살해에 해당하는 ‘극단적 생명경시 범죄’에 해당하고 사전 범행을 계획한 살인, 사체손괴, 잔혹한 범행수법, 반성 없음, 사체 유기 등이 모두 인정되면 법정최고형인 사형선고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남편의 성폭행 시도에 대항하면서 벌어진 우발적 살인이라는 고유정의 주장이 참작할 만한 이유로 인용될 경우 형량이 최저 3년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 검찰은 고유정이 전남편을 살해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고 전남편과 자녀의 첫 면접교섭일이 지정된 다음날부터 보름간 범행을 계획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 사전 계획 범행임을 입증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유정은 재판에서 자신의 친아들까지 들먹이며 한 아이의 엄마로서 사전에 계획해 아이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소리만은 들을수 없다며 우발적인 사건이라고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또 의붓아들 사건은 전남편 살해사건과는 달리 고유정이 의붓아들을 죽인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데다 정황증거만 있고 직접 증거는 없어 재판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검찰은 고유정은 정신질환은 없는 것으로 결론 냈다. 사이코패스의 경우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지만 고유정은 가족과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 점에서 사이코패스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전남편 유가족은 사건 발생 후 고유정이 피해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의 친권을 유지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며 고유정의 친권상실을 요구하는 심판청구서를 제기한 상태다. 숨진 A군의 친아버지인 고유정의 현 남편 C씨는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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