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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극장가 한국영화 ‘大戰’ 누가 웃을까?

    가을 극장가 한국영화 ‘大戰’ 누가 웃을까?

    올 가을 극장가의 토종 영화의 대결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4일 개봉한 정재영ㆍ한은정 주연의 ‘신기전’이 200만 관객을 돌파했고 두 동갑내기 배우 소지섭ㆍ강지환의 ‘영화는 영화다’도 11일 개봉해 추석 연휴 동안 5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김수로 주연의 코미디 ‘울학교 이티’도 추석을 기점으로 37만 명을 동원하며 코미디 영화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멋진 하루’, ‘트럭’, ‘모던 보이’, ‘고고 70’ 등 기대작들이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가을 극장가는 더욱 뜨겁게 달아 오를 예정이다. # 이것이 전도연, 하정우의 로맨스 ‘멋진 하루’ ‘칸의 여왕’ 전도연과 ‘충무로의 블루칩’ 하정우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멋진 하루’는 직업도 애인도 없이 서른을 넘긴 노처녀(전도연 분)가 옛 남자친구(하정우 분)를 만나 하루 동안 겪게 되는 모험과 미묘한 감정을 담은 이야기다. 이창동 감독의 ‘밀양’으로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연기력을 인정 받은 전도연은 이번 영화를 통해 까칠한 30대 노처녀 희수로 돌아왔다. 하정우는 희수의 헤어진 남자친구 병운을 연기해 전도연과 호흡을 맞춰나간다. ‘멋진 하루’는 ‘만남, 연애, 이별, 그리고 재회’라는 일반적 로맨스 영화의 구성 방식이 아닌 ‘헤어진 연인과 1년 만의 재회’부터 시작해 ‘헤어진 연인과의 두 번째 로맨스’라는 새로운 연애 화두를 던질 예정이다. # ‘생존본능’ 유해진 vs ‘살인본능’ 진구 ‘트럭’ 평범한 트럭 운전사가 시체를 운반한다는 설정과 함께 우연히 의문의 연쇄살인범을 태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트럭’은 예상치 못한 사건과 사고를 통해 긴장감을 주는 영화다. 유해진은 극단적 상황으로 패닉 상태에 빠진 트럭 운전사 철민 역을 맡아 정통 스릴러 영화에 도전했다. ‘공공의 적’, ‘혈의 누’, ‘타짜’, ‘이장과 군수’까지 조연부터 주연까지 꾸준히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유해진은 이번 영화를 통해 그 동안 자주 보여주었던 코믹한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긴장감 넘치는 연기를 선보인다. 진구는 순수함과 악랄함의 이중적인 면을 가진 연쇄살인범을 연기했다. 순박한 미소를 띠고 친절함을 보였다가도 기분에 따라 잔임함을 보이는 극단적 캐릭터를 통해 영화의 공포와 긴장감을 형성한다. # ‘1930년대 경성을 사로잡다’ 박해일과 김혜수의 ‘모던 보이’ 배우 박해일과 김혜수의 만남, 연출 정지우, 제작 강우석 까지 최고의 배우와 스탭의 만남으로 일찍부터 화제를 모은 ‘모던보이’는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모던보이 이해명(박해일 분)이 팔색조 같은 여인 조난실(김혜수 분)을 사랑하게 되면서 겪는 예측불허의 사건과 변화를 그렸다. 박해일은 동경유학을 다녀와 총독부에 근무하면서 인생을 즐기는 ‘경성 최고의 모던보이’ 이해명 역을 맡아 전작과 다른 색다른 매력과 연기에 대한 열정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혜수는 이해명을 한 순간에 유혹하는 조난실을 연기해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은 물론 깊이 있는 존재감과 인간미 배어나는 오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 ‘금지된 밤! 그 뜨거운 열기 속으로’ 조승우ㆍ신민아의 ‘고고 70’ 조승우ㆍ신민아 주연의 ‘고고 70’은 70년대 밤이 금지된 시절 고고클럽을 중심으로 화려한 밤 문화를 이끌었던 록밴드 ‘데블스’의 이야기를 담았다. 조승우는 타고난 보컬실력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가진 그룹 ‘데블스’의 리드보컬 상규 역을 맡아 폭발력 있는 가창력과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력을 선보인다. 신민아는 당시 유행을 주도하는 인물인 미미 역을 맡아 그동안 선보이지 않았던 탁월한 춤 실력과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영화의 홍일점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포스터를 공개된 신민아의 섹시한 의상과 펑키한 헤어스타일은 개봉 전부터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사진= ‘멋진 하루’, ‘트럭’, ‘모던보이’, ‘고고 70’ 서울신문 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일요영화] 아들

    [일요영화] 아들

    ●아들(EBS 일요시네마 오후 2시40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벨기에의 거장 감독 다르덴 형제의 2002년 작품. 자신의 아들을 살해한 소년을 제자로 받아들인 목수의 갈등과 혼란을 그린 영화로, 복수와 용서의 의미를 되짚는다. 특히 아들을 죽인 소년의 입에서 죄의식 없이 쏟아지는 고백을 듣게 되는 아버지의 심리변화를 통해 종교윤리에 관한 문제를 상기시키기도 한다. 청소년 재활센터에서 소년원을 출감한 아이들에게 목공 기술을 가르치는 목수 올리비에(올리비에 구르메)에게 이혼한 아내 마갈리(이사벨라 소파트)가 찾아온다. 그리고 얼마 뒤 소년원에서 복역을 마친 프란시스(모르강 마린)도 재활센터로 들어온다. 이 소년이 5년 전 자신의 아들을 목 졸라 살해한 범인임을 알게 된 올리비에의 가슴은 요동치기 시작한다. 그러나 올리비에는 프란시스를 애정을 다해 지도하고 차츰 프란시스도 그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물론 프란시스는 올리비에 선생님이 누구인지는 꿈에도 알지 못한다. 그런 와중에 올리비에가 프란시스를 지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마갈리는 학교까지 찾아와 올리비에의 이해 못할 행동에 대해 다그치지만, 사실 올리비에 자신도 스스로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어느날 올리비에는 프란시스에게 어떤 죄를 지었는지 캐묻기 시작하고 프란시스는 자신이 저지른 죄를 고백하며 그에게 후견인이 되어달라고 부탁한다. 그러자 아무도 없는 목재소로 프란시스를 데려간 올리비에는 5년 전에 살해된 아이의 아버지가 바로 자신임을 밝힌다.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물음표를 던지는 영화다. 아들의 살인범을 어떻게 용서할 수가 있을까. 이런 혼돈스러운 자문을 거듭하는 관객들에게 영화는 오히려 차분한 시선을 빌려준다. 직접적인 행동이나 심리묘사 대신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인물들의 동선 하나하나를 치밀하게, 그러나 건조한 앵글로 잡는다. 카메라는 영화 제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밝혀지기까지의 꽤 오랜 시간을 무심히 올리비에의 일상을 보여주는 데만 집중한다. 심지어 왜 올리비에가 프란시스의 직업 교사를 자처하고 나서는지조차 명확히 설명되지 않는다. 이런 ‘불친절한’ 연출에도 불구하고 끝내 관객들은 감독의 의도를 읽어내게 된다. 실제 목수이기도 하며 본명으로 영화에 등장하기도 하는 올리비에 구르메의 뛰어난 연기력은 다큐멘터리보다 더 생생한 드라마의 리얼리티를 보장해준다. 아들의 목숨을 앗아간 살인범에 대한 근원적 분노, 스승으로서의 사명감 등 상반된 감정이 묘하게 교차되는 주인공의 내면연기가 압권이다. 올리비에의 표정연기를 보고 있자면,2002년 칸국제영화제가 왜 그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겼는지 이해할 수 있다.100분.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대법, 이번엔 ‘시신 없는 살인’ 유죄

    피해자의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상태에서 살인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대법원이 “간접 사실을 종합할 때 범죄 사실이 인정된다.”며 유죄를 확정했다. 대법원3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부인을 살해하고 시신을 버린 혐의로 기소된 60대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4월20일 대전 유성구 집에서 부인 B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내다버린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B씨는 이날 오후 아파트 폐쇄회로(CCTV)TV에 귀가하는 모습이 찍힌 뒤 행방불명됐다.CCTV에는 이틀 뒤 새벽 A씨가 집에서 쓰레기 봉투 5개를 들고나가 승용차에 싣고 어딘가로 가는 모습도 찍혔다. 경찰은 시신을 찾지는 못했지만 A씨 집 곳곳에서 B씨의 혈흔을, 욕조 배관에서는 사람의 피부조직과 뼛조각 등을 발견했다. 또 B씨 실종 이후 엿새간 A씨 집에서 사용한 수돗물이 무려 5t인 점 등을 근거로 경찰은 A씨를 살인범으로 지목했다. 1·2심 재판부는 “혈흔이나 사람의 뼈가 발견됐고,A씨가 쓰레기 봉투를 갖고 나간 점 등에 비춰 부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여러 간접 사실을 종합했을 때 살인과 사체유기죄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또 다른 ‘시신 없는 살인사건’에서는 대법원이 무죄취지로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당시 대법원은 “정황상 피해자가 숨진 상태라는 점은 대체로 수긍할 수 있으나 ‘살해의사’를 가진 피고인 또는 공범의 행위로 피해자가 숨졌다고 인정할 정도의 증명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김봉석의 스크린 엿보기] ‘미드나이트 미트 트레인’

    사진작가인 레온은 뉴욕의 밤거리를 찍다가 우연히 연쇄살인범을 만나게 된다. 매일 새벽 2시6분, 항상 같은 역에서 지하철을 탄 연쇄살인범은 같은 열차에 탄 승객을 무참하게 죽여 버린다. 하지만 경찰은 믿어주지 않고, 레온은 살인마의 뒤를 추적하느라 일과 연인마저 내팽개친다.‘미드나이트 미트 트레인’의 시작은 꽤 잔인한 살인 장면이 있는 스릴러 같다. 하지만 절반쯤 지나면 본색을 발견하게 된다.‘미드나이트 미트 트레인’은 논리적인 스릴러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 언제나 존재해 왔던 어둠과 공포의 바닥까지 추락하는 경험을 안겨주는 끔찍한 공포영화다. ‘미드나이트 미트 트레인’을 보고 싶다면, 원작자인 클라이브 바커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것이 좋다. 클라이브 바커는 최근 국내에도 출간된 ‘피의 책’으로 유명한 공포소설가인 동시에 핀헤드라는 무시무시한 캐릭터를 창조한 ‘헬레이저’(1987)를 만든 감독으로도 알려져 있다. 클라이브 바커의 공포 세계는 광대하다. 이유가 없는 살육을 저지르는 살인마나 복수심에 사로잡힌 원혼만이 아니라, 보다 근원적인 악 혹은 어둠의 세계를 그려내는 것이다. 요괴나 악마의 세계처럼, 인간과 다른 존재로서 태곳적부터 존재했던 ‘어둠의 종족’을 창조한 클라이브 바커의 작품세계는 단순한 두려움이 아니라 원초적인 공포를 끌어낸다. 스티븐 킹이 ‘호러의 미래를 보았다.’고 절찬한 클라이브 바커의 소설은, 그런 점에서 일독할 가치가 있다. 바커의 말처럼 ‘우리 영혼에 깃든 어둠과 마주’하기 위해서. ‘미드나이트 미트 트레인’은 클라이브 바커의 소설을 충실하게 형상화한 걸작이다. 레온은 살인마의 흔적을 쫓아가면서, 자신의 내면에서 뭔가 뒤틀리고 있음을 알게 된다. 폭력적으로 변하고, 날마다 악몽을 꾸고, 살인마를 쫓는 일에만 빠져들게 된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스스로 악몽의 세계에 들어선 것 같은 몽환적인 상황들이 기타무라 류헤이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력을 통해 탁월하게 묘사된다. 국내에도 개봉된 ‘버수스’에서 알 수 있듯이, 기타무라 류헤이는 현란한 장면 연출에 대단히 능한 대신 이야기를 풀어가는 능력은 허술하다. 하지만 ‘미드나이트 미트 트레인’에서 기타무라 류헤이의 약점은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할리우드의 치밀한 프리 프로덕션을 통해 견실한 시나리오가 완성되고, 기타무라 류헤이는 각각의 장면들을 멋지게 연출하는 것에 주력했다. 때로 유머까지 담아가면서, 클라이브 바커가 창조한 어둠의 세계를 영상으로 확실하게 재현한 것이다.‘미드나이트 미트 트레인’은 최근 아시아 공포영화와 고전 공포영화의 리메이크에 주력하면서 활력을 잃어가던 할리우드 공포영화의 새로운 흐름을 예고하는 영화다. 영화평론가
  • [책꽂이]

    ●직녀의 일기장(전아리 지음, 현문미디어 펴냄) 장편 ‘시계탑’과 단편집 ‘즐거운 장난’에 이어 작가가 세번째로 발표한 성장소설. 비범한 듯 평범하고, 억센 듯 여린 직녀를 중심으로 열일곱, 열여덟 여고생들의 성장기를 맛깔스럽게 그려냈다.9500원.●모델 스튜던트(전2권, 로빈 헤이즐우드, 권희정 옮김, 사람과책 펴냄) 모델 출신인 작가가 1980년대를 배경으로 화려하면서도 가혹한 모델 세계를 그린 장편소설. 주인공 에밀리 우즈는 컬럼비아대에 입학하면서 유명 사진작가에게 발탁돼 모델 세계에 입문한 뒤 모델에 대한 환상을 키워가지만 곧 모델 세계의 추악한 면을 발견한다. 각권 9500원.●텐텐(후지타 요시나가 지음, 오유리 옮김, 까멜레옹 펴냄) 일본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가의 장편. 오다기리 조가 주연한 동명 영화의 원작이다. 빚에 쫓기는 스물한살 대학생과 도쿄 곳곳을 함께 산책해 주면 그 빚을 갚아주겠다는 마흔아홉살 중년 남성이 펼치는 도쿄 유람기가 눈길을 끈다.6800원.●참 좋은 날(이시연 지음, 시로 여는 세상 펴냄) 1982년 ‘한계’로 심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시인의 다섯번째 시집. 표제시를 비롯해 ‘그리우면 그리워하자’‘세월의 눈금’‘달마의 뒷모습’ 등 90여편이 실렸다.1만원.●웃는 암소들의 여름(아르토 파실린나 지음, 정현규 옮김, 쿠오레 펴냄)‘기발한 자살여행’ 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핀란드 작가의 장편소설. 이 소설은 젊은 택시기사가 전차병 출신의 전직 토지측량사인 치매 노인을 만나 함께 여행하면서 겪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냈다.1만원.●최후의 알리바이(로맹 사르두 지음, 전미연 옮김, 열린책들 펴냄) 귀욤 뮈소 등과 함께 프랑스 현대문학을 이끌고 있는 신세대 작가의 장편 스릴러. 베테랑 경관이 지능적인 연쇄살인범과 치열한 두뇌싸움을 벌이며 미궁에 빠진 사건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속도감 있게 그렸다.1만 800원.
  • 당시 수사검사의 연쇄살인범 ‘유영철의 추억’

    “부검의는 농담조로 유영철이 이미 부검을 모두 해 놓았으니 굳이 참여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부검의의 말대로 11구의 토막난 시체는 장기가 텅 빈 채 부검대 위에 올려져 있었다. 토막이라는 표현은 비인간적이니 쓰지 말자고 하지만, 그 표현이 여기서는 적절할 수밖에 없다.” 2004년 희대의 연쇄살인마 유영철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가 4년 만에 후일담을 밝혔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 주임검사를 맡았던 이건석 변호사가 4일 대검찰청이 발행하는 전자신문 ‘뉴스-프로스’ 8월호에서 소름끼치는 ‘살인의 추억’을 떠올렸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진행된 피해자 11명의 부검은 이 변호사에게 한 편의 참혹한 흑백영화로 남아있다. 부검실의 하얀 벽을 배경으로 검게 부패한 시체 토막들이 곳곳에 흩어진 모습을 보고 10분 만에 밖으로 나왔다고 한다. 당시 유영철은 피해자들의 장기를 분쇄기로 갈아 버리거나, 일부를 먹기도 해 세상을 경악하게 했다. 부검들조차 속이 텅 빈 시체를 보고 아연실색했을 정도다. 유영철은 잔인무도한 범행수법으로 세상의 주목을 끌었지만, 검거 이후에도 호기를 부리며 대담한 행동을 이어갔다. 자신이 범행 대상으로 지목했었다는 유명한 여자 변호사를 국선변호인으로 선임해 달라고 요구한 일이 대표적이다. 이 변호사는 “이유를 묻자 ‘그 변호사가 나에게 희생당할 뻔했기 때문에 오히려 나를 잘 이해할 것이며, 여성이니 부녀자 연쇄살인사건 범행 동기도 잘 이해할 것’이라고 했는데, 그럴 듯한 궤변이었다.”고 말했다. ‘이문동 부녀자 살인사건’을 허위자백했다가 법정에서 곧 번복한 것도 교도소 이감 요구를 받아들여주지 않은 검찰에 대한 조롱이 섞여 있었다고 이 변호사는 돌아봤다. “범행 동기나 기억하는 현장 도면 등이 달라서 이 사건은 빼고 기소하겠다고 했더니 나머지 20건의 자백도 번복하겠다고 협박성 발언을 해 어쩔 수 없이 21건을 모두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2차 공판에서 경찰의 회유로 허위자백했다고 증언하더군요.” 지금도 이 변호사에게 안타까움으로 남아있는 것은 유영철이 자백했지만 끝내 시체를 찾지 못해 미제로 남은 4건의 부녀자 살인사건이다. 이 변호사는 “사형 확정 뒤 면회 간 수사검사들에게 유영철이 ‘법무부장관의 형집행장을 가지고 오면 여죄에 대해 털어놓겠다.’고 했다는데, 빨리 죽고 싶어서 그러는 것인지 정말 여죄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시체 부패 냄새를 견뎌가며 점쟁이까지 동원해 시체를 매장했다는 산을 훑었지만 끝내 찾아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5년 6월 사형선고가 확정된 유영철은 현재 서울구치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는 오전 6시에 일어나 세수하고 머리를 빗은 뒤 아침 식사 설거지까지 하는 등 나름대로 ‘절제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무료하게 바닥에 누워있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가끔 무협지 등을 읽지만 운동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 하루종일 독거실에서 나오지 않고 혼자 지내며 외부인 접견도 거부하고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英연구팀 “벌과 연쇄살인범 공통점 많다”

    英연구팀 “벌과 연쇄살인범 공통점 많다”

    ‘벌’이 연쇄살인범 추적을 도울 수 있다? ‘뒝벌’(우수리뒤영벌· bumble bee)의 습성이 연쇄살인범를 잡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는 “영국 런던 대학 연구팀이 뒝벌과 연쇄살인범 사이의 공통점을 발견했다.”며 “뒝벌을 이용해 현재 수사 시스템을 시험해 보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30일 보도했다. 연쇄살인범의 범행은 그가 사는 곳 근처에서 일어나지만 그 범행장소는 주변사람들이 범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집에서 어느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범인이 ‘안심하고’ 범행을 할 수 있는 정도의 거리를 ‘완충지대’(buffer zone)라 하고 이를 찾는 것이 범인을 찾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현재 영국에선 GP (Geographical profiling)라는 추적 시스템을 이용해 연쇄살인범의 ‘완충지대’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구팀은 “뒝벌은 자신이 사는 곳을 숨기려 한다는 점과 그러면서도 집 근처를 떠나지 않는 다는 점 등이 연쇄살인범의 특성과 같다.”며 “연쇄살인범을 상대로 GP시스템을 시험해 볼 순 없으나 뒝벌을 이용할 수는 있으므로 뒝벌의 행동반경을 관찰해 완충지대를 찾을 수 있는지 시스템을 시험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한 무리의 뒝벌을 가짜 ‘목초지’에 넣고 인공 과즙을 담은 꽃으로 벌을 유인했다. 벌들은 곧 그 주변을 순회하며 관찰을 시작했고 연구진은 벌의 움직임을 컴퓨터로 시물레이션화하고 GP시스템을 이용해 벌의 행동반경을 추적, 벌의 완충지대를 찾을 수 있었다. 뉴 사이언티스트는 “뒝벌 시험을 통해 GP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벌이 사냥을 위해 움직이는 방법이 여러 종류이므로 이런 움직임들을 모두 GP 시스템에 정리해 놓으면 보다 정교한 추적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BBC 인터넷판 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지아 기자 skybabe8@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만년 조연’ 유해진, 데뷔 11년 만에 첫 주연

    ‘만년 조연’ 유해진, 데뷔 11년 만에 첫 주연

    국민조연 유해진이 데뷔 11년만에 첫 단독 주연을 거머쥐었다. 그동안 특유의 소탈함과 친근한 이미지를 보여준 유해진은 영화 ‘트럭’(감독 권형진ㆍ제작 싸이더스 FNH)에서 단독 주연을 맡아 정통 스릴러 장르에 도전하게 됐다. ‘트럭’은 시체를 버려야만 살 수 있는 트럭운전사가 시체를 싣고 가던 중 우연히 의문의 연쇄살인범까지 태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지옥같은 동행기를 담고 있다. 극중 유해진은 트럭운전사 철민 역을 맡아 그동안 자주 보여주었던 코믹한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긴장감 넘치는 정통 스릴러 연기를 선보인다. 그간 ‘공공의 적’, ‘왕의 남자’, ‘타짜’, ‘권순분여사 납치사건’ 등의 작품을 통해 감초 조연으로 활약했던 유해진은 이번 영화를 통해 색다른 면모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권형진 감독은 “평범하게 살아가던 한 남자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상황이 계속해서 꼬여만 갈 때 어떻게 변하고 행동하게 될까에 중점을 두다가 단번에 유해진을 떠올렸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유해진은 실제로 영화 속에서 잔뼈 굵은 베테랑 트럭운전사를 보여주기 위해 1종 운전면허를 새로 취득하며 열의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한편 ‘트럭’은 촬영을 모두 마친 상태며 올 가을 개봉 예정이다. 사진제공=싸이더스 FNH 서울신문 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쫓고 쫓기는 추격전 기발한 상상력 돋보여

    쫓고 쫓기는 추격전 기발한 상상력 돋보여

    4명의 배우,3개의 트렁크,2개의 사다리와 1개의 안락의자. 연극 ‘39계단’(8월19일∼10월12일·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 등장하는 배우와 소품은 이처럼 단촐하다. 하지만 극의 속도는 일반 연극의 2배속쯤으로 빠르다.4명의 배우 가운데 남자 1,2는 ‘멀티맨’으로 150여개의 배역을 숨 돌릴 틈 없이 나눠 갖는다. ‘39계단’은 1935년 발표된 앨프리드 히치콕의 동명 영화를 코미디로 옮긴 연극.2007년 로렌스 올리비에 어워드에서 최우수 희극상을 받았고, 올해 토니상에서도 2관왕을 차지한 작품이다. 극의 배경은 1935년의 런던. 미스터 메모리의 쇼를 관람하러 간 헤니는 한 미모의 여인을 만난다. 여인은 자신이 첩보요원이며 영국 공군의 기밀을 해외로 유출하려는 스파이에게 쫓기고 있다는 말을 남기고 살해 당한다. 그녀가 남긴 것은 ‘39계단’이라는 암호와 스코틀랜드 지도 한 장뿐. 살인범으로 몰린 헤니는 경찰과 스파이 모두에게 쫓기게 된다. ‘기발한 상상력’과 ‘독특한 무대 구성’을 내세운 작품인 만큼 간단한 소품으로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솜씨가 재기 넘친다. 세 개의 트렁크가 기차가 되는 장면은 그중 압권이다. 트렁크는 객차가 되었다가 기차 지붕이 된다. 배우들은 그 위에서 코트와 머리칼을 펄럭이며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펼친다. 영국식 코미디를 한국적 상황에 맞게 고친 부분도 주목해 볼 만하다. 기름과 가시가 많아 상대에게 권하면 곤란해하는 생선 청어는 홍어로 둔갑한다. 제목에 맞춘다는 의미에서 연극은 정확히 39분에 시작한다.(02)2250-5900.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책꽂이]

    ●탁림고수(정건섭 지음, 연인M&B 펴냄) 대한민국 최초의 본격 탁구소설.2008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금메달을 노리는 탁구선수들의 사랑과 야망을 그리고 있다. 유명한 추리작가이기도 한 작가 자신이 열렬한 탁구팬이어서 체험을 바탕으로한 생동감이 넘친다.264쪽,1만원.●광개토대왕비(정현웅 지음, 자음과 모음 펴냄) 소설 ‘마루타’의 작가가 쓴 역사추리소설. 광개토대왕 담덕을 사랑했던 여인 여화를 통해 정복 군주의 전쟁사를 이야기하고, 당시 고구려의 역사를 조망하면서 고구려 서민들의 삶과 사랑을 그렸다. 고구려 시대 여화의 시점과 광개토대왕비를 연구하는 사학자 등의 시점을 교차시키며 소설을 전개했다.416쪽.1만 1700원.●슬픈 갈릴레이의 마을(정채원 지음, 민음사 펴냄) 일상적인 삶의 풍경 속에서 깨달은 성찰의 아름다움을 신비롭게 그려내는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경계에 서서 삶의 이쪽과 저쪽에 발을 담가놓고 치열하게 살피는 ‘경계의 시인’이자 ‘고통의 연금술사’라는 평을 듣는 시인이 자정의 부엌에서 맛있게 튀겨 낸 59편의 시가 담겨 있다.7000원.●왕의 밀사:일본 막부 잠입사건(허수정 지음, 밀리언하우스 펴냄) 1655년 교토 연쇄살인사건을 추적하는 조선통신사의 활약상을 그린 한국형 팩션. 조선통신사가 교토에 도착한 날 밤, 쇼군의 직속무사가 목이 잘려 죽은 채 발견된다. 조선통신사는 파행 위기에 놓이고, 종사관은 살인범의 누명을 쓰고 억류된다. 일본 막부의 권력암투에 조선통신사가 휘말리면서 전쟁의 위기에 처하는 상황을 긴장감 있는 스토리로 풀어냈다.335쪽,1만 1000원.
  • 뮤지컬 신작 3편 3색 관전포인트

    뮤지컬 신작 3편 3색 관전포인트

    올 여름 국내 뮤지컬 시장은 신진세력과 구세력의 춘추천국시대라고 할 만하다. ‘맨오브라만차’ ‘시카고’ 등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입증한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이 쏟아진다. 그런 한편 개성과 정통성을 갖춘 신작의 공세가 거세다. 쟁쟁한 재공연과 대결 구도를 이룰 신작 세 편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 본다. ●브로드웨이에서 뜨는 작곡가 라키우사의 초연작 ‘씨왓아이워너씨’ 15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개막하는 ‘씨왓아이워너씨’(See What I wanna see,8월24일까지)는 사면에 객석을 두고 시작한다. 무대에서 6m 위 고정틀에 드리워진 흰 천이 걷히면 무사와 그의 아내가 등장한다. 브로드웨이에서 최근 주목받는 작곡가, 마이클 존 라키우사의 2005년 초연작인 ‘씨왓아이워너씨’는 일본작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단편 세 편을 모은 작품이다.‘덤불 속에서’ ‘용’ ‘케사와 모리토’를 재료로 해 2000년대 뉴욕 센트럴파크로 배경을 옮겼다. 남편은 아내가 겁탈당하는 장면을 본 뒤 죽고, 여자는 자신이 남편을 죽였다고 진술한다. 강도는 자신이 살인범이라 주장한다. 살인사건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점과 그들이 말하는 ‘서로 다른 진실’이 ‘진실은 과연 존재하는가.’라는 어려운 주제를 던진다. 묵직하면서도 때로는 현란하고 날카롭게 신경을 그어대는 피아노와 관악기의 선율이 감정선을 세게 죄어온다. 무대 바닥과 사면에는 영상이 설치돼 시공간의 변화에 입체감을 더한다. ●버나드 쇼의 연극 ‘피그말리온´ 원작으로 하는 ‘마이페어레이디’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가 무대에서도 통할까.‘마이페어레이디’(8월22일~9월14일·세종문화회관 대극장)는 꽃 파는 처녀 일라이저가 사교계 공주로 떠오르는 신분상승을 그린 뮤지컬.1956년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로 첫 선을 보인 뒤 1964년 오드리 헵번이 출연한 동명영화로 더 인기를 얻었다. 버나드 쇼의 연극 ‘피그말리온’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히트곡이 많은 뮤지컬 중 하나이기도 하다. 뮤지컬평론가 조용신씨는 “격조 있는 세트와 화려한 의상으로 50년대 영국 상류사회를 간접체험하게 해주는 작품”이라면서 “다만 당시 영국사회의 신분 차이를 한국어로 어떻게 표현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초로 진행된 TV 공개 오디션에서 1000대 1의 경쟁을 뚫고 주인공 일라이저 역에 뽑힌 신인의 역량도 관심거리다. ●영화와는 어떻게 다를까?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시골 학교에 막 부임한 23살 선생님과 열여섯 늦깎이 학생 홍연이의 수줍은 사랑을 담은 영화 ‘내 마음의 풍금’(22일∼9월11일·호암아트홀)이 뮤지컬로 다시 고개를 내민다. 창작 뮤지컬은 음악 문제가 항상 고질병으로 지적됐으나 이 작품에서는 음악에 대한 기대가 높다.‘명성황후’ ‘맘마미아’ 등 대작 뮤지컬의 음악감독을 도맡아온 김문정 감독이 직접 작곡한 7개의 곡을 선보이기 때문. 총각선생님을 연기할 오만석, 조정석의 각기 다른 연기 색깔을 비교해 보는 것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제작사인 쇼틱커뮤니케이션즈의 김종헌 대표는 “갓 부임한 총각선생의 풋풋한 느낌을 살려 내는 조정석의 상큼함과 어린 제자와의 로맨스를 그려내는 오만석의 능수능란함이 비교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올 상반기 최고의 악역은 나”

    “올 상반기 최고의 악역은 나”

    새달 7일 개봉을 앞둔 배트맨 시리즈의 신작 ‘다크 나이트’는 배트맨이 아닌 조커를 전면에 내세웠다. 올초 28세로 숨진 배우 히스레저는 조커 역을 맡아 아카데미상 후보로 거론될 만큼 매력적인 악역을 빚어냈다. 악역은 영화를 살리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영화사 아침의 정승혜 대표는 “요즘 TV드라마와 달리, 영화에서는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악역에서 나온다. 영웅은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지만 악역은 ‘저지르는 사람’이라 극의 흐름을 주도한다.”고 말했다.‘강철중’의 강우석 감독은 “악역이 살아 있으면 관객들도 함께 따라 쫓고 긴장감을 끝까지 가져간다. 따라서 흥행과도 긴밀하게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처럼 악마성 이면에 미워할 수 없는 연민을 자아냈던 그들. 전문가들이 꼽은 올 상반기 개봉영화 중 최고의 악역을 돌아본다. ●서늘한 기운,‘추격자’의 지영민 “야,4885 너지?” 눈을 내리깐 지영민(하정우). 엄중호(김윤석)에게 들킨 그의 얼굴에 스치는 당황한 기색과 멍한 표정은 베스트로 꼽히는 장면 중 하나다. 말끝을 흐리고 실실 웃어가며 선과 악의 얼굴을 동시에 보여준 연쇄살인범 지영민은 등장만으로도 극장을 서늘하게 했을 정도. 영화사 아침의 정승혜 대표는 “처음부터 범인임을 밝히는 영화 중에 ‘추격자’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심리적 압박감을 주는 영화는 없다.”면서 “세상에서 가장 선한 얼굴을 하면서도 가장 악한 기운을 풍겼던 역”이라고 말했다. 유지나 동국대 연극영화과 교수는 “요즘 영화들은 악역을 섬세하고 연민 있는 캐릭터로 드러내는 추세인데 그런 점에서 지영민은 하나의 도드라지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안톤 시거‘ 최악의 헤어스타일을 선보였던 안톤 시거(하비에르 바르뎀)도 인상 깊은 악역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동시에 거머쥔 코언 형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영화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살인광을 창조해 냈다는 평. 목표 대상에 일말의 여지도 주지 않고 공기총을 발사하는 그는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무표정으로 영화를 밀고 나갔다.“악역은 관객에게 매혹과 절대악, 연민을 한꺼번에 주는 역할”이라는 영화평론가 박유희씨는 “안톤 시거는 바늘 하나 들어갈 틈 없는 절대악을 구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간미로 뭉친 ‘강철중’의 이원술 형사는 늙은 개처럼 구겨져 있는데 조폭은 세련된 양복에 걸맞은 매너를 보여 줬다. 강철중의 세번째 공공의 적 이원술은 이렇게 나타난다. 아들과 아내를 끔찍히 아끼는 가장 이원술은 청소년들에게 칼을 쥐어 주는 조폭기업의 사장. 악인인지 선인인지 헷갈리는 복잡다단함과 재치와 아이디어로 무장한 ‘장진식’ 유머로 뭉쳐진 캐릭터는 ‘강철중’의 선악구도에 입체감을 더했다. 그러나 악역인 이원술의 캐릭터가 더 매력적으로 드러나 주인공의 구실이 위축되는 ‘극적 불균형’을 보여 주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中 올림픽 모드… 무장순찰 개시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이 올림픽 모드로 들어갔다. 중국 정부는 2008 베이징올림픽 개최 준비 완료를 선언했다고 29일 신화사 등이 보도했다. 올림픽 주경기장인 국가체육장(國家體育場)에서는 28일 올림픽 조직위원회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 기념식이 열렸다. 신화사는 “중국이 세계에 장관(壯觀)을 봉헌했다.”고 평가했다. 모양이 새둥지를 닮아 냐오차오(鳥巢·새집)라는 별명이 붙은 국가체육장은 총 35억위안(약 5000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됐다. 길이 330m, 높이 68m, 총면적 25만 6000㎡ 규모로 지어졌으며 최대 9만 1000여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이밖에 37개 경기장 모두 선수단을 맞을 채비를 모두 끝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앞서 중국 공산당은 후진타오(胡錦濤) 총서기 주재로 27일 정치국 회의를 열고 올림픽 개최 준비의 완료를 선언하는 성명을 채택했다. 성명은 “중국은 국제사회와 세계 각국 선수, 중국 국민들을 만족시킬 만한 수준 높은 행사를 벌일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베이징 전역이 초강도 보안 29일로 올림픽이 40일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베이징은 본격적인 올림픽 모드로 전환되면서 테러 방지 보안 검색이 강화되는 등 베이징은 ‘긴장 체제’에 돌입했다.베이징 공항에서는 지난 26일부터 기관총을 소지한 2인조 보안팀이 순찰을 돌기 시작했으며 무장순찰은 올림픽이 끝나는 다음달 24일까지 계속된다. 베이징 시내 지하철에서도 이날부터 보안 검색이 시작됐다. 지하철 보안 검색에서는 승객들을 대상으로 총기류, 화약류, 도검, 폭발물, 독극물 등의 휴대 여부를 검사한다. 베이징 당국은 지하철 승객의 보안 검색을 위해 지하철 검표대 앞에 X-레이 투시기를 설치하고 보안견까지 동원했으며 3000여명의 지하철 보안요원은 승객들이 소지한 액체류를 일일이 확인, 공항 청사 검색대를 방불케 했다. 지하철공사 대변인은 “보안 검색에 불응하거나 위험 물질 소지를 고집하는 승객에 대해서는 지하철 이용을 금지하고 법적 처벌까지도 불사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중국 우체국도 10월31일까지 화학물질이나 액체류가 담긴 소포 배송을 중단하고 있다.●정부 청사·경찰서 방화 소요 사건도 이런 가운데 구이저우(貴州)성 웡안(瓮安)현에서는 경찰 수사에 불만을 품은 주민 1만여명이 정부 청사를 방화하는 사건이 벌어졌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주민들은 최근 현지 중학생 리 모양을 성폭행한 뒤 살해한 20대 용의자 2명에 대해 공안 당국이 체포 다음날 석방하자 28일 오후 정부청사와 경찰서, 당위원회로 몰려가 건물을 파괴하고 불을 지르고 관용차량을 방화했다. 현지에선 살인범 용의자 1명이 공안국 고위간부의 아들로 과거에도 수차례 비슷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리양 유족들이 공안국에 검시와 함께 사인을 밝혀줄 것을 요청했으나 도리어 경찰에 구타를 당해 유족 가운데 한 명이 중상을 입는 등 주민들을 분개시킨 것으로 알려졌다.jj@seoul.co.kr
  • 日, ‘오타쿠’ 연쇄살인범 사형집행

    日, ‘오타쿠’ 연쇄살인범 사형집행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정부가 17일 또다시 흉악범 3명의 사형을 집행했다. 하토야마 구니오 법무상이 취임한 이래 사형 집행은 지난해 12월, 지난 2월과 4월에 이어 4번째다. 모두 13명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집행된 사형수 3명 가운데 지난 1988∼89년 세상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여아 연쇄 유괴살인범 미야자키 쓰토무(45)도 포함돼 있다. 당시 도쿄와 사이타마현에서 4∼7세의 여자 어린이 4명이 유괴돼 변을 당했다. 미야자키는 살해한 아이의 유골 일부를 상자에 넣어 피해 가족에게 보내고 언론과 희생자 가족에게 잇따라 편지를 보내는 엽기적인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당시 일본 언론은 그가 살해한 시체의 손을 절단해 일부를 먹고 피를 마셨다고 보도했으며, 그의 이 같은 범죄 행각은 폭력·외설물이 판치는 일본 사회에 큰 경종을 울렸다. 미야자키가 저지른 잔혹한 사건은 당시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는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와 함께 ‘오타쿠(御宅)’의 존재를 일반화시키는 계기도 됐다. 또 범죄 수사에서 ‘정신감정’의 필요성도 부각시켰다. 세상과 오랫동안 거의 격리된 은둔형 외톨이들의 범죄가 널리 문제화된 계기이기도 했다.‘오타쿠’는 특정한 분야나 사물에만 관심을 갖고 관련된 물건이나 정보를 모으는 사람을 통칭한다. 범행장소로 사용된 미야자키의 방에는 6000여개가 넘는 공포 영화 등의 비디오 테이프와 함께 만화, 잡지 등이 가득차 있었기 때문이다. 하토야마 법무상은 “법이 지배하는 국가를 실현해 가기 위해 사형을 집행하고 있다.”면서 “신중하게 검토한 결과”라고 밝혔다. hkpark@seoul.co.kr
  • [박홍기 특파원 도쿄이야기] 日 ‘무차별 살인’ 남일 아니다

    9일 아침 도쿄 지요다구 아키하바라역은 평상시처럼 붐볐다. 반면 역 건너편의 인도 한쪽에는 시민들이 바친 꽃다발과 음료수 등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출근길의 회사원들도, 길을 지나던 어린이도 잠시 발길을 멈춰 희생자를 위해 합장했다. 다름아닌 전날 대낮에 ‘무차별 칼부림’에 의해 시민 7명이 희생된 바로 그 장소다. 노상 ‘분향소’인 셈이다. 아키하바라는 세계 최대의 전자상가이자 번화가로 ‘보행자의 천국’이다. 또 빼놓 수 없는 관광 명소다. 그러나 이제 최악의 ‘무차별 살인’이 일어난 장소로 기록되게 됐다. 불과 5분만에 7명이 숨지고 10명이 중상을 입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1998년 이후 10년 동안 공공장소에서 발생한 67건의 무차별 범죄 가운데 아키하바라사건의 사상자가 가장 많다. 일본에서는 무차별 살인을 ‘도리마(通り魔)살인’으로 표현한다. 왕래가 잦은 곳에서 이유없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범행을 저지르는 탓에 ‘거리의 악마’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예컨대 지하철을 기다리던 회사원을 철로로 밀어 떨어뜨리거나 지하철 개찰구 앞에서 마구잡이로 시민들을 찌르는 사건들이다. 범행의 대상에 예외가 없다는 얘기다. 아키하바라 사건의 범인 카도 도모히로(25)는 경찰에서 “세상이 싫다.(범행에) 누구라도 좋다.”라고 진술했다. 무차별 살인범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사회를 겨냥한 공격이다. 물론 범인은 휴대전화에 자신의 범행 계획을 시간대별로 메모해 놓을 만큼 치밀성을 보였다. 경찰청 통계에서 보듯 일본의 무차별 범행은 심각한 수준이다.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사회와 담을 쌓은 160만명에 달하는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의 사회 적응에도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 자칫 ‘예비 범죄인’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나아가 경쟁 지상주의의 반성으로 타인 배려, 생명 존엄성 등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이 한층 제기되고 있다. 노다 마사아키 간사이대학원 교수는 도쿄신문에서 “격차 사회가 개선돼야 한다. 사회의 절망감과 좌절감이 타자에 대한 공격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만의 사회적 병리현상은 아닌 듯싶다. hkpark@seoul.co.kr
  • “토론은 이렇게” 초보자를 위한 안내서

    “국가의 역할 중 하나는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이다. 연쇄살인범 등 흉악범죄에 대해서는 사형이라는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사형제’ 유지) “만일 살인이 범죄고 비도덕적이라면 국가가 사형제도를 통해 국민을 죽이는 것 역시 야만적 행위이다.”(‘사형제’ 폐지) 토론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다양한 주제의 논쟁에서 찬성이나 반대 등 자신의 주장을 명쾌하게 펼 수 있도록 도와 주는 책이 번역·출간됐다. ‘찬성과 반대’(영어연설클럽 지음, 김내은 옮김, 굿인포메이션 펴냄)는 토론 주제의 핵심적인 내용을 논점별로 알기 쉽게 정리한 초보 토론자를 위한 안내서. 정치·경제·윤리·도덕·교육·문화 등의 국제사회 각 분야에서 현안으로 떠오른 122개의 토론 주제를 선정해 찬반 의견을 정리해 수록했다. 책은 사형제도를 비롯해 인터넷 검열, 유전자 조작, 낙태, 안락사 등 사회적 핫이슈에 대한 구체적 사례를 통해 토론 능력을 한 단계 높여 준다. 이를테면 인터넷 검열의 경우 “매체 검열은 사회 전체의 이해를 위해 실시되며, 인터넷 역시 예외가 아니다.”“검열은 어떤 형태든지 위험하며 악용의 소지가 있다.”, 유전자 조작에 대해서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수백만의 굶주리는 사람들을 구제할 수 있다.”“유전자 조작은 인간이 자연 진화로 이뤄져야 할 신의 영역을 침범한다.”는 등 찬반 의견을 함께 실어 비교할 수 있는 덕분에 초보자들도 쉽게 토론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저자는 미국과 영국 등 전 세계 41개국에 회원을 두고 있는 교육단체로 국제 토론대회를 운영하고 있다.2만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음주면허 취소자 즉시 재응시 가능

    정부가 3일 발표한 특별사면·감면의 최대수혜자는 단연 운전면허 관련 제재를 받았던 282만 8917명이다. 이는 김대중 정부 초기인 1998년 3월 552만명, 노무현 정부의 2005년 422만명에 이어 세 번째 규모다. ●운전면허 정지 운전면허 정지상태에 있는 사람은 곧바로 경찰서에서 면허증을 되찾아 다시 운전할 수 있다. 음주운전 적발 등으로 면허 정지·취소처분이 확정되기는 했지만, 아직 행정처분이 이뤄지지 않아 임시운전면허증을 소지하고 있는 ‘행정처분 대상자’도 마찬가지다. 정지와 취소가 확정된 뒤 실제 행정처분에 들어가기까지는 적발 뒤 20∼40일이 소요된다. ●음주운전 면허취소 음주운전 면허 취소 등으로 1∼5년 동안 운전면허 시험에 응시할 수 없었던 이들도 곧바로 다시 응시자격을 얻게 된다. 하지만 2005년 8월1일 이후 2차례 이상 음주운전을 했거나 무면허음주운전을 한 사람, 뺑소니 사고를 낸 운전자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음주운전으로 사람이 다치는 사고를 냈거나 적성검사, 면허증 갱신의무 불이행으로 면허 정지·취소처분을 받은 운전자(10만 9000여명)도 대상이 아니다. ●확인 절차 본인이 특별감면 대상자인지 여부는 가까운 경찰관서나 운전면허시험관리단 홈페이지(www.dl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운전면허 취소 및 정치처분 대상자에게는 감면 안내문이 별도로 발송되지만 벌점이 삭제되는 경우에는 본인이 직접 인터넷을 통해 감면 대상자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신분증을 갖고 가까운 경찰서를 찾아 감면조치를 받아야 한다. 면허시험 응시자가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돼 주말 특별시험을 월 2회로 확대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전국 면허시험장에서 대기일수를 안내한다. ●신체장애자 첫 사면 고령, 신체 장애 등으로 수감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형자들도 사면·감형 대상이다.1급 신체장애자와 부부수형자가 사면·감형대상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살인범, 성폭력사범, 흉기를 사용한 강도범 등은 제외됐다.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부정부패사범도 제외, 과거 특별사면이 발표될 때마다 은전을 독차지했던 정치인과 경제인, 고위공직자 등이 사면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최근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손길승 전 SK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등도 사면대상으로 거론됐으나 포함되지 않았다. 재벌, 사회 고위층 인사 등이 사면 혜택을 받지 못한 것도 처음이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토요영화] EBS 세계의명화 보스턴 교살자

    ●EBS 세계의명화 보스턴 교살자 (오후 11시25분) 1962년 6월 미국 보스턴. 한 아파트에서 50대 여인이 목이 졸려 숨진 채로 발견된다. 하지만 이는 끔찍한 연쇄살인의 전조였을 뿐이다. 이후 3년 남짓 동안 무려 13명의 여성들이 모두 같은 수법으로 살해된다. 1968년 작품 ‘보스턴 교살자’는 이같은 섬뜩하고 무시무시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릴러극이다. 살인자 앨버트 드살보(토니 커티스)와 수사관 존 보텀리(헨리 폰다)의 이름이 실명으로 등장하고, 실제 사건에서처럼 피해자 가운데 흑인 여성이 한 명 포함됐으며, 초심리학에 의존한 수사기법을 그대로 재현한 설정 등이 영화의 사실감을 드높인다. 현실에서 그랬듯 영화에서도 디나탈리 형사(조지 케네디)를 비롯해 수사진이 검거에 나서지만 단서를 찾지 못한다. 유능한 보텀리가 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되지만, 여전히 수사는 미궁 속을 헤맨다. 그 사이 애꿎은 젊은 목숨들만 하나둘씩 사라져 간다. 리처드 플레이셔(1916∼2006) 감독은 연쇄살인범의 실화를 세미다큐멘터리 터치로 묘사한 이 영화로 ‘B무비의 숨겨진 제왕’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한다. 애초 판타지 장르에 재능을 나타냈던 그는 범죄스릴러에도 지대한 관심을 보여 ‘난폭한 토요일’‘강박충동’ 등을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플레이셔 감독은 다큐멘터리, 누아르, 전쟁영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변화무쌍한 작품 행보를 선보이며 사실상 모든 장르를 섭렵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 아메리칸 시네마가 태동하던 당시의 시대적 기운은 영화 스타일의 완성에 톡톡히 한몫했다. 이는 만화의 칸 나누기 같은 화면분할 기법을 통해 사건에 대한 반응들을 동시에 보여주는 장면 등에서 드러난다. 무엇보다 ‘보스턴 교살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내·외적 소통의 단절이다. 경찰은 끝까지 범인을 밝혀내지 못하는데, 이유는 범인 자신도 자신이 연쇄살인 범인인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영화는 겉으로 드러난 모범적 자아와 내부에 잠재된 파괴적 자아가 완전히 분리된 극중 인물 드살보의 자아분열을 통해 극단적인 소통단절을 보여준다. 여기다 낯선 이에게 문을 열어주지 말라는 끊임없는 경고에도 계속해서 문을 열어주는 여성들, 예외적으로 살아남지만 심리적 충격으로 다시 만난 드살보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피해자 등도 ‘소통불가’의 스산한 메시지를 은유한다. (김승환씨 글 참조) 원제 ‘The Boston Strangler’.116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주말탐방] 여형사들의 세계

    [주말탐방] 여형사들의 세계

    “신문 지면에 초대될 만큼 여형사가 특별한가요? 똑같은 형사잖아요.”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 인근 포장마차에서 여형사 3명과 사건담당 기자 3명이 술잔을 기울였다. 거친 형사의 세계에 뛰어든 이들은 술자리가 끝날 때까지 “여자가 아니라 살인자, 강도, 도둑잡는 그냥 형사”라고 강조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CSI)에서 활약하는 김희숙(44) 경사는 지문감식 경력 20년을 자랑하는 과학수사 분야의 독보적인 존재다. 서울 양천경찰서 폭력3팀에서 근무하는 이상희(27) 경장은 2005년 경찰에 투신해 4개월만에 자진해서 폭력계를 지원한 3년차 형사다. 남궁선(30) 경장은 1997년 경찰특공대로 입문해 2004년부터 양천경찰서 강력계에서 근무하고 있다. 저녁 7시부터 시작한 ‘취중 토크´는 자정이 넘어서야 끝났다. 부드럽게 거칠고, 강한 여형사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160번 찍은 끝에 한 줄기 지문이 나왔죠” 과학수사의 베테랑인 김 경사는 “여자라서…”라는 소리가 듣기 싫어 남들보다 곱절이나 독하게 일했다. 그는 2004년 연쇄살인범 유영철을 검찰에 송치할 때의 일을 떠올렸다. 유영철을 검찰에 넘기기 위해서는 열흘 안에 살해된 여성의 신원을 밝혀내야 했다. 하지만 유영철이 피해 여성들의 열 손가락 지문을 모두 흉기로 도려낸 탓에 쉬운 일이 아니었다. 김 경사는 혹시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단 하나의 지문이라도 찾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갔다. 동료들은 “지문이 없는데 뭐하러 가냐.”고 말렸고, 국과수 쪽도 “불가능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김 경사는 시신 손가락에서 흘러내리는 진물과 자신의 얼굴에 맺힌 땀을 닦아내며 몇 시간 동안 계속 잉크와 분말을 이용해 손가락을 종이와 스카치 테이프에 찍어댔다. 그러면서 시신과 대화했다.“언니, 부모님 곁으로 보내줄게. 제발 언니 이름을 말해줘. 제발….”결국 160여차례나 찍기를 거듭한 끝에 한 줄기 지문을 얻어냈다. 김 경사는 영화 ‘추격자´에서 활약하는 여형사의 모델이 됐다. 폭력팀 이 경장은 “우리는 팀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남자 형사와 자연스럽게 융화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비결은 ‘무조건 웃기´. 팀 막내로서 허드렛일을 도맡아 했다. 술도 배우고 당구도 익혔다. 그렇다고 이 경장이 ‘남성화´를 지향하는 건 아니다. 여느 여성들처럼 화장도 하고, 입고 싶은 옷도 마음껏 입는다. 이 경장은 “형사도 대국민 서비스를 하는 경찰”이라면서 “옛날 수사반장에 나오던 수염이 덥수룩하고 잘 씻지 않는 형사는 질색”이라고 귀띔했다. 강력계 남궁 경장은 “처음에는 여자라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강력계에 첫 발을 내디뎠을 때 여자라는 이유로 주로 성폭력 사건만 담당해야 했다. 휴가 등으로 결원이 생기면 남자 팀원들은 서로 험한 일을 대신해 줄 수 있었지만 남궁 경장은 그러지 못했다. 그는 “애초 폭력팀에서 나를 여자라고 거부했다.”면서 “더 오기가 생겨 강력계를 지원했다.”고 웃어 보였다. ●“평생 먹을 욕 다 먹었어요” 이 경장은 주로 폭행, 절도, 업무방해, 협박 등의 범죄를 다룬다. 그는 “폭력팀에서 일하며 취객들에게 평생 들을 욕을 다 들었다.”고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어떤 취객들은 이 경장에게 “아가씨 물 한 잔”,“소주 한 병 추가”라며 억지를 부리기도 했다.“여자에게는 조사받기 싫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밤이면 취객 때문에 폭력팀 업무가 마비되기 일쑤였다. 낮에 들어온 고소·고발 사건을 정리하랴, 취객 상대하랴, 고된 업무의 연속이었다. 그는 잦은 야근과 스트레스로 면역체계가 크게 약화됐다는 진단도 받았다. 의사는 “직업을 바꾸라.”고 권했다. 하지만 그는 휴가도 내지 못했다.“쉰다고 하면 휴가야 갈 수 있겠죠. 하지만 제가 빠지면 나중에 우리 팀에 들어올 다른 여형사에게 좋지 않은 영향이 갈 것 같아 걱정됐습니다.” 남궁 경장은 인사 때마다 혹시나 강력반에서 퇴출될까 마음을 졸인다. 여형사는 첩보를 입수하거나 미행·추격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선입견을 주변에서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남녀 부하직원을 대하는 상사의 태도도 약간은 달랐다. 열두 시간이나 조서를 작성해 파김치가 된 남자 형사에게는 “조서가 이게 뭐냐.”고 호통을 치지만, 남궁 경장에게는 “힘들게 왜 열두 시간이나 조서를 작성하냐.”고 다독인다. 그는 “형사라는 사실을 제 스스로 증명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 경사가 근무하는 CSI는 사흘마다 32시간 연속 당직 근무을 해야 한다. 아침 9시부터 다음날 아침 9시까지 24시간 근무한 뒤 곧바로 8시간 동안 낮근무를 한다. 물론 큰 사건이 터지면 며칠 밤도 새운다. 시력이 2.0에서 0.8로 떨어질 정도로 업무 강도가 높다. 늘 독극물 실험을 하고, 각종 병에 걸린 시신을 다루는 바람에 호흡기 질환으로 며칠 동안 고열에 시달리기도 했다.“사명감 없이는 형사 절대 못해요.”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이 경장은 “성폭력 피해자를 안정시켜 피해 사실을 말하도록 하는 데는 확실히 여형사가 유리하다.”고 귀띔했다. 이 경장은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당한 피해 어린이를 떠올렸다. 그 아이는 오히려 어머니를 걱정하며 사실을 밝히지 못했다. 그는 서두르지 않고 1년간 계속 심리치료소를 함께 다니며 아이가 마음을 열 때까지 기다렸다. 막상 아이가 입을 열었을 때는 오히려 이 경장이 눈물을 흘렸다. 김 경사는 “과학수사 분야에서도 여형사들이 남다른 감각을 발휘하는 때가 많다.”면서 “눈이 아니라 감각으로 살인사건 현장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2006년 서울 노원경찰서 관내 찻집에서 여주인이 질식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문 흔적이 없었고 DNA를 채취해야 했다. 하지만 성폭력 사건도 아니어서 채취할 대상이 없었다. 김 경사는 안주 접시에 놓인 포도 껍질을 발견했다. 동료는 “설마…”라고 했지만, 집요한 작업 끝에 포도 껍질에서 공범의 DNA를 찾아냈다. 김 경사는 “외국 드라마 때문에 과학수사 기법이 많이 노출된다.”고 우려했다. 연쇄살인범 정남규의 집에 갔을 때 과학수사 자료가 쌓여 있는 것을 보고 크게 놀랐다. 그는 “실제 수사는 긴 시간과 끈질긴 노력이 필요한데 드라마는 수사과정을 너무 쉽게 그린다.”면서 “외국 드라마를 보니 지문을 찍으면 컴퓨터 화면이 돌아가면서 10초 만에 용의자가 밝혀지는데 실제로는 수작업의 연속으로 인내심의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남궁 경장은 최근 방송 중인 드라마 ‘천하일색 박정금´의 여형사 주인공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청소년들을 보면 연민에 끌릴 때도 많다.”면서도 “드라마에서처럼 체포한 청소년을 놓아 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극중 주인공이 체력의 한계를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장면이 그나마 사실적이라고 덧붙였다.“형사는 눈물과 연민이 아닌 수사로 말해야 합니다.” ●“후회없는 형사가 되기를” 이 경장은 아침 9시에 출근해 다음날 정오까지 27시간 연속으로 근무한다. 그가 형사를 택한 이유는 아무 죄없이 당한 피해자들을 도울 수 있는 인생을 살고 싶어서라고 했다.“그 이유 하나면 아무리 고된 일도 참을 수 있습니다.” 남궁 경장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형사가 꿈이었다. 실업계 고등학교에 다니던 그는 형사계에서 서류를 전달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형사가 되기로 결심했고, 고교를 졸업하던 97년에 바로 시험을 쳐 경찰특공대 1기로 경찰에 들어왔다.3년 뒤에는 꿈에 그리던 형사가 되고 싶어 당시 ‘여자 형사반장´으로 유명했던 양천경찰서 박미옥 팀장(현 김천경찰서 수사과장)을 대뜸 찾아갔다. “포기를 모르는 열정을 가진 많은 여자 후배들이 형사의 길을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남자 형사보다 더 잘하는 여자 형사가 많으면 더욱 좋겠고요.”소주잔에 여형사들의 야무진 눈빛이 어른거렸다. 이경주 이재훈 김정은기자 kdlrudwn@seoul.co.kr
  • 여대생의「프리·섹스」와 무전 취식

    H=지난 1주일동안은 강도살인범 박원식(朴元植)과 장마비 피해 등 취재로 상당히 바빴겠군, 지난주의 사건 뒤안길은 어떠했는지. E=「프리·섹스」를 즐기던 여대생 2명이 무전취식으로 경찰에 걸렸지. W대학 영문과와 가정과 2년생인 두여대생이 21일밤 11시쯤 C「호텔」「고고·클럽」에 1천5백원씩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지. 거기서 남자 2명을 만나 즉석「데이트」가 시작되고, 새벽4시까지 어울려 몸을 흔들었는데 여대생들은 시간이 흐르는 사이에 광란에 젖어들게됐고「핑크·무드」에 빠져버린 거지. 4시가 되자「홀」안이 터져라고 울려퍼지던「고고」도 그치고 문을 닫게됐는데 이때가 되자 남자친구(?)가 청진동으로 가 해장국이나 먹자고 제의. 그길로 가 소주 1병을 4명이 나눠마시고 해장국 한그릇씩을 먹었지. 밖으로 나오니 또 길이 막연하더라는 것. 다시 남자친구들이「호텔」로 가서 몇시간 쉬다 돌아가자고 제의. 여대생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뒤를따라 N「호텔」로 간 것. 두쌍이 방두개에 나눠들어갔다가 8시쯤되자 두 남자들만 약속이나 한듯이 잠깐 나갔다가 올 테니 기다리란 말을 남기고 그대로 사라져 버렸지. 남았던 여대생들, 아침 점심까지 시켜먹곤 남자들 오기만 기다렸는데 종래 무소식.「호텔」종업원들은 돈내라고 아우성, 그러나 아무리 뒤져보아도 무일푼이었지. 결국 끌려간 것이 경찰서. B=잘하는 짓들이군. D=결국 무전취식이겠지. 총각들 걱정 많이 시키는군.(웃음) [선데이서울 71년 8월 1일호 제4권 30호 통권 제 1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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