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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 무시한다” 망상…맞은편 20대 찌른 70대

    “날 무시한다” 망상…맞은편 20대 찌른 70대

    자신을 무시한다며 달리는 기차에서 맞은편 승객의 생명을 위협한 70대에게 징역 4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김창형)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이모(71)씨에게 징역 4년과 치료감호를 선고했다. 이씨는 지난 3월 목포발 용산행 열차에서 맞은편에 앉아 있던 20대 피해자 A씨가 ‘자신을 흘겨보며 무시한다’고 생각해 주방용 가위로 관자놀이를 찔렀다. 이씨는 흉기를 휘두르며 살인을 시도했으나 주변에 있던 승객들에게 제지당했고, A씨는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었다. 이씨는 1989년 강도살인죄 등으로 15년형을 선고받았었고, 가족이 없고 장기간 노숙 생활을 한 점 등에 비춰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봤다. 이씨는 환청, 피해망상, 관계망상 등의 증상을 가진 조현병 환자로 심신미약 상태에서 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이 인정돼 치료감호 처분을 받았다. 치료감호와 실형이 함께 선고됐을 때는 치료감호를 먼저 집행하고, 치료감호 기간은 형집행기간에 포함된다. 재판부는 이씨가 “성인 재범위험성 평가도구(KORAS-G) 평가 결과 재범 위험성이 ‘높음’ 수준”이라며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주위 승객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매우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 피해자는 얼굴에 큰 상처를 입었을 뿐 아니라 정신적 충격으로 여러 차례 심리치료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데이트폭력으로 매년 9500명 검거…살인·살인미수 200여건

    데이트폭력으로 매년 9500명 검거…살인·살인미수 200여건

    2016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최근 4년간 4만3046명이 데이터폭력으로 검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간 9566명, 하루 평균 26명이 데이트폭력으로 검거 됐다는 것이다. 경찰청 현황 자료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실에 제공)에 따르면 지역별 데이트폭력 검거 현황은 서울이 1만798명으로 (전체의 25%) 1위였고, 경기가 9010명(20.9%),인천 3758명(8.7%),부산 2524명(5.9%),경남 2433명(5.7%) 순으로 많았다. 데이트폭력 유형을 보면 폭행·상해가 3만1304명으로 72.7%에 달했고 감금·협박·체포 등이 4797건으로 11.1%,성폭력 571건,살인미수 144건, 살인 69건으로 나타났다. 지역·범죄유형별 검거 순위를 보면 폭행·상해는 서울·경기·인천, 감금은 경기·서울·인천, 살인은 경기와 서울·경남,살인미수는 경기·서울·경남,성폭력은 서울·경기·대전 순 이었다. 2019년 대비 2020년 상반기 데이트폭력 검거인원은 4273명으로 1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러아 대전(15.2%)과 대구(11.1%)는 전국적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증가했다. 소병훈 의원은 “데이트폭력은 연인이라는 관계성 뒤에 숨어 거리낌 없이 행해지는 범조”라면서 “데이트폭력 근절을 위해서는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피해자와 주변인의 적극적 신고를 유도할 수 있는 관계당국의 철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술자리 합석 왜 거부해” 흉기로 수차례 찌른 60대

    “술자리 합석 왜 거부해” 흉기로 수차례 찌른 60대

    중국인 A씨, 살인미수 혐의…징역 5년 술자리 합석을 거부한 50대를 흉기로 수차례 찌른 60대가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2부(부장 이정현)는 술자리 합석을 거절한 50대를 흉기로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로 재판에 넘겨진 A(62)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중국인인 A씨는 지난 7월 5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한 편의점 앞에서 술을 마시던 B(57)씨와 그 일행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며 술자리 합석을 요청했다. 그러나 B씨가 이를 거부하며 욕을 하면서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자, 이에 화가 난 A씨는 집에서 흉기를 들고 와 B씨를 수차례 찔렀다. A씨는 B씨 일행들에 의해 제압됐으나 B씨는 폐 등이 다쳐 전치 8주 진단을 받았다. 재판부는 “순간적인 분노의 감정이 살인 동기로 작용한 것으로 보이며 비록 미수에 그쳤다고 하더라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면서 “피고인이 술에 취해 순간적으로 자제력을 잃고 극도로 흥분해 저지른 범행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한다”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여기는 중국] 달리는 옆 차에 ‘커피 세례’…아찔한 보복운전 전말(영상)

    [여기는 중국] 달리는 옆 차에 ‘커피 세례’…아찔한 보복운전 전말(영상)

    자칫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보복운전의 사례는 한국에서만 보고되는 것이 아니다. 최근 중국에서는 살인미수에 가까운 보복운전 사례가 공개돼 충격을 안겼다. 인민일보 등 현지 언론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9시 경 35세 왕(王)씨는 자신의 차량을 몰고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대로를 달리고 있었다. 이따 검은색 차량이 방향등도 켜지 않은 채 차선을 무시하고 왕 씨의 차량 앞으로 끼어들었다. 충돌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 지나자마자, 끼어든 뒤 앞서 달리던 검은색 차량은 급정거를 반복하며 왕 씨의 운전을 위협했다. 모두 세 차례에 걸친 급정거 위협이 이어지자, 왕 씨는 사고를 피하기 위해 옆 차선으로 이동하려 했지만 이마저 검은색 차량에 가로막혔다. 그리고 잠시 후 검은색 차량의 창문이 열리더니 왕 씨의 차량 앞 유리로 짙은 갈색의 액체가 뿌려졌다. 왕 씨는 시야가 완전히 가려져 운행이 불가능할 정도였고, 이후 급히 와이퍼로 액체를 닦아냈을 때는 가해 차량이 달아난 후였다. 짙은 갈색의 액체는 커피였고, 왕 씨는 블랙박스에 담긴 영상을 증거자료로 삼아 경찰에 이를 신고했다. 경찰은 도로 CCTV와 블랙박스 영상을 토대로 당시 검은색 차량을 운전했던 운전자 쑤(蘇, 29)씨를 체포했다. 쑤 씨는 경찰 조사에서 “차선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흰색 차량 운전자와 시비가 붙어 보복하려는 마음에 저지른 행동”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위험한 행동을 한 가해 운전자 쑤 씨를 포함해 당시 조수석에 탑승했던 동승자도 방조 혐의로 체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현재 해당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은 위험한 보복운전을 한 쑤 씨에게도 잘못이 있지만, 왕 씨 역시 교통법규에 위반되는 행동을 했다고 판단하고 두 사람 모두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가는 곳마다 그놈 꽃다발… 생명까지 위협하는 강력범죄다”

    “가는 곳마다 그놈 꽃다발… 생명까지 위협하는 강력범죄다”

    살인미수 40% 범행 전 스토킹 이뤄지고‘지속적 괴롭힘’ 매달 300건 처벌받지만입법 미비로 ‘솜방망이 처벌’만 반복돼피해자, 가해자와 완벽히 분리·보호해야“어떤 사람이 내가 가는 곳마다 집이든 직장이든 꽃바구니를 갖다 놔요. 그게 누군가한테는 두려울 수 있거든요.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고 있는데 ‘보내는 건 칼이 아니라 꽃’이라고 주장한다면, 여기서 꽃이 중요한가요, 두려움이 중요한가요?” ‘1세대 프로파일러’ 이수정(56)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스토킹 행위를 두고 가해자의 ‘지속적 괴롭힘’보다 피해자의 ‘합리적 두려움’에 시선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범죄를 막을 입법을 위해서라면 당을 가릴 이유가 없다”며 지난 7월부터 국민의힘 성폭력 대책 특별위원회에 참여해 23일 특위 ‘1호 법안’인 스토킹처벌법 발의를 주도한 이 교수를 만나 스토킹 범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교수는 지금껏 스토커들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이유로 입법의 미비를 꼽았다. “스토킹을 제대로 처벌할 법이 없으니 공식적인 통계조차 없고 범죄의 심각성을 알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그나마 경찰청에서 경범죄처벌법상 ‘지속적 괴롭힘’에 대한 처벌 건수가 매달 평균 300건 안팎으로 조사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훨씬 많은 스토킹 범죄가 행해지고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지적이다. 실제로 이 교수가 2017~2019년 친밀한 파트너 간 살인 또는 살인미수 사건의 1심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약 40%에서 범행 전 스토킹이 이뤄졌다. 이 교수는 “스토킹은 끝내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는 강력범죄로 가는 한 단계이자 ‘예비죄’에 해당한다”며 “단순히 꽃다발을 주는 구애 행위나 성희롱 정도로 취급하지 말고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토킹 문제를 다룰 때 피해자 중심적인 시각의 중요성도 대두됐다. “법안에서 스토킹을 규정할 때 가해자가 ‘지속적 괴롭힘’의 의지가 있었는지가 아니라 피해자의 ‘합리적 두려움’을 기준으로 삼아야 실제 강력범죄가 일어나기 전까지의 행위에 대해 ‘괴롭힐 의도가 없었다’며 법망을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새벽 귀가하던 여성을 집까지 뒤쫓아가 비밀번호를 눌러 가며 들어가려 했던 이른바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을 예로 들었다. 피고인 조모(31)씨는 실제 강간 시도까진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1·2심에서 강간미수는 무죄로 판단됐다. 주거침입 혐의로만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조씨는 지난 5월 28일 석방됐다. 이 교수는 스토커들에 대해선 “편집성 성격장애 등 하나에만 집착하며 다른 가능성을 생각하지 못하는 특성이 많다”면서 “피해자들에게 일방적인 관계를 요구하고, 이를 거절하면 괴롭힘이 장기간 이어지며 회복 불가능한 인명피해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들을 무조건 가해자로부터 분리시키는 게 중요하다”면서 “접근금지 명령을 내리거나 전자발찌·손목밴드 등 위치추적장치를 붙여 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특위의 스토킹처벌법에는 피해자 긴급보호조치 제도를 도입하고 위반 시 형사처벌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이 교수는 “야당도 최근 젠더 문제에 적극 나서고 있어 이번에는 여야가 힘을 모아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흉기 아닌 컵으로 맞았다” 의붓딸 진술...재판부 믿지 않았다

    “흉기 아닌 컵으로 맞았다” 의붓딸 진술...재판부 믿지 않았다

    피해자 진술 번복은 ‘사실 축소’ 의도 판단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이환승 부장판사)는 20일 아내와 의붓딸을 흉기로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로 기소된 40대 조모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조씨는 지난 3월 7일 서울 구로구 자택에서 아내 및 의붓딸과 다투던 중 집에 있던 컵과 흉기로 두 사람을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 직후 의붓딸은 경찰 조사에서 조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렸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서는 자신이 컵으로만 맞았고 흉기에 찔리지는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경찰에서 진술한 내용에 대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부는 사건 당일 조씨의 아내를 치료한 의사가 ‘흉기에 의한 상처’가 있었다고 진술한 점, 조씨가 사용한 흉기에서 혈흔 등이 나온 점 등으로 미뤄 피해자들이 흉기에 상처를 입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범행 수법이 매우 위험하고, 피해자들을 흉기로 찌른 것이 명백함에도 이를 부인하고 있으며 진정으로 범행을 뉘우치고 반성하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의붓딸의 진술이 법정에서 번복된 것은 어머니의 요청에 따라 사실을 축소하려는 의도로 판단했다. 다만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조씨에게 형사처벌 전력이 없다는 점을 양형에 유리한 요소로 참작했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이별 통보에 화나서...” 여자친구 살해한 20대에 징역 30년

    “이별 통보에 화나서...” 여자친구 살해한 20대에 징역 30년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살인을 저지른 20대가 징역 30년 형을 선고받았다. 16일 수원지법 안양지원 형사1부(김소영 부장판사)는 살인 및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27·무직)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5월 30일 오후 11시 20분쯤 지난해 6월부터 사귄 B(29)씨로부터 휴대전화 메신저로 이별 통보를 받고 화가 나 곧바로 B씨의 집으로 갔다. 그는 미리 알고 있던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 안으로 들어가 잠시 뒤 귀가한 B씨에게 대화를 요구했으나 잘되지 않자 이튿날인 31일 0시 55분쯤 집에 있던 흉기로 B씨를 세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안방에서 잠을 자다가 두 사람의 다투는 소리에 거실로 나온 B씨의 아버지(61)의 가슴 부위를 흉기로 한 차례 찔러 다치게 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 B씨가 자신과 결별하려 한다는 이유로 흉기로 살해해 고귀한 생명을 빼앗았다”며 “흉기에 찔린 B씨의 아버지는 다행히 목숨을 건졌으나 대장 일부를 절제해 현재까지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 범행의 잔혹성과 중대성에 더해, 연인을 자신의 소유물로 착각한 나머지 이별 통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연인을 살해하는 범죄가 너무나 자주 발생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참담한 현실을 고려할 때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단독] 연인·직장동료였던 ‘그놈’, 1년도 안돼 다시 나타났다

    [단독] 연인·직장동료였던 ‘그놈’, 1년도 안돼 다시 나타났다

    집을 옮기고 직장을 바꿔도 어김없이 찾아내 쫓아오는 ‘그놈´. 벗어나기 위해 애쓰고 도망치려 해도 붙잡히는 늪의 끝은 결국 둘 중 하나의 죽음이었다. 최근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부부의 세계’ 속에서 데이트 폭력을 일삼던 애인이 스토커라는 괴물이 된 장면들은 생생한 공포를 자아냈다. 사제지간의 인연이 개인의 삶과 가정을 끔찍한 고통으로 몰아넣은 과정을 ‘n번방 사건’의 충격과 함께 전해들었다. 연예인을 쫓아다니는 극성 팬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닌, 어쩌면 ‘나’와 주변의 일이었을 수도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서울신문은 14일 일상에서 어떤 식으로 스토킹 범행이 이뤄지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 법원 판결서열람서비스를 통해 스토킹으로 규정된 사건들의 판결문을 찾았다. 2017년 5월부터 2020년 8월까지 3년 3개월간 주거 또는 건조물 침입, 협박, 폭행, 상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살인미수 등의 죄명으로 정식재판에 넘겨져 법원에서 확정된 사건 56건의 판결문 70건을 분석했다. 56건 가운데 연인 사이였던 관계에서 일어난 스토킹 범행이 22건이었다. 이미 헤어진 상대에게 관계를 이어 갈 것을 요구하며 괴롭힌 것이 대부분이었다. 32건은 안면이 있는 등 아는 사이에서 벌어졌다. 직장 동료나 병원의 간호사와 환자 등 매우 다양한 관계에서 비롯됐다. 나머지 2건은 지하철 등에서 처음 보는 상대를 무작정 따라가 괴롭힌 사건이었다. 현행 법 체계에서 스토킹은 경범죄처벌법 3조 1항 41호의 ‘지속적 괴롭힘’으로 정의되는 게 유일하다.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되는 게 ‘지속적 괴롭힘’의 대가다. 56건의 사건 가운데 전과 경력이 있는 가해자 27명 중 23명은 과거에도 스토킹으로 경범죄처벌법을 위반해 벌금 10만원의 즉결심판 또는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받는 등 범행 전력이 있었다. 특히 8명은 같은 피해자에 대해 범행을 저질러 여러 차례 처벌을 받기도 했다. 판결문 속 스토킹 범행들은 피해자의 집이나 일터를 찾아가거나 전화·문자메시지·메신저로 괴롭히는 등 일상을 함께했다. 심각한 상해나 성폭력 범죄에 이르기 전인 주거침입 등의 범행들은 실형을 선고받아도 형량이 1년 안팎에 그쳤다. 가해자 56명 가운데 20명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실형을 선고받은 20명 중에도 16명이 1년 남짓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피해자가 겨우 일상을 돌려놓을 때쯤 ‘그놈’들은 다시 돌아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일상을 갉아먹는 범죄 스토킹…‘그 놈’은 1년도 안 돼 돌아왔다

    일상을 갉아먹는 범죄 스토킹…‘그 놈’은 1년도 안 돼 돌아왔다

    2017~2020년 스토킹 사건 56건 분석집 옮기고 이직해도 어떻게든 찾아와협박 등 공포의 일상가해자 27명 중 23명 벌금형 약식명령 그쳐 집을 옮기고 직장을 바꿔도 어김없이 찾아내 쫓아오는 ‘그놈’. 벗어나기 위해 애쓰고 도망치려 해도 붙잡히는 늪의 끝은 결국 둘 중 하나의 죽음이었다. 최근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속에서 데이트 폭력을 일삼던 애인이 스토커라는 괴물이 된 장면들은 생생한 공포를 자아냈다. 사제지간의 인연이 개인의 삶과 가정을 끔찍한 고통으로 몰아넣은 과정을 ‘n번방 사건’의 충격과 함께 전해들었다. 연예인을 쫓아다니는 극성 팬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닌, 어쩌면 ‘나’와 주변의 일이었을 수도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서울신문은 14일 일상에서 어떤 식으로 스토킹 범행이 이뤄지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 법원 판결서열람서비스를 통해 스토킹으로 규정된 사건들의 판결문을 찾았다. 2017년 5월부터 2020년 8월까지 3년 3개월간 주거 또는 건조물 침입, 협박, 폭행, 상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살인미수 등의 죄명으로 정식재판에 넘겨져 법원에서 확정된 사건 56건의 판결문 70건을 분석했다. 56건 가운데 연인 사이였던 관계에서 일어난 스토킹 범행이 22건이었다. 이미 헤어진 상대에게 관계를 이어 갈 것을 요구하며 괴롭힌 것이 대부분이었다. 32건은 안면이 있는 등 아는 사이에서 벌어졌다. 직장 동료나 병원의 간호사와 환자 등 매우 다양한 관계에서 비롯됐다. 나머지 2건은 지하철 등에서 처음 보는 상대를 무작정 따라가 괴롭힌 사건이었다. 현행 법 체계에서 스토킹은 경범죄처벌법 3조 1항 41호의 ‘지속적 괴롭힘’으로 정의되는 게 유일하다.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되는 게 ‘지속적 괴롭힘’의 대가다. 56건의 사건 가운데 전과 경력이 있는 가해자 27명 중 23명은 과거에도 스토킹으로 경범죄처벌법을 위반해 벌금 10만원의 즉결심판 또는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받는 등 범행 전력이 있었다. 특히 8명은 같은 피해자에 대해 범행을 저질러 여러 차례 처벌을 받기도 했다. 판결문 속 스토킹 범행들은 피해자의 집이나 일터를 찾아가거나 전화·문자메시지·메신저로 괴롭히는 등 일상을 함께했다. 심각한 상해나 성폭력 범죄에 이르기 전인 주거침입 등의 범행들은 실형을 선고받아도 형량이 1년 안팎에 그쳤다. 가해자 56명 가운데 20명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실형을 선고받은 20명 중에도 16명이 1년 남짓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피해자가 겨우 일상을 돌려놓을 때쯤 ‘그놈’들은 다시 돌아왔다.커피에 최음제, 칫솔엔 정액...집·일터가 공포의 장소 됐다 서울중앙지법 2020고단XXX, 박민철(가명)씨의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통신매체 이용 음란) 사건의 내용은 간단했다. 2019년 8~9월 한 사람에게 성관계를 하고 싶다는 내용의 음란성 문자를 총 57차례 보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켰다는 게 공소사실이었다. 박씨는 올해 4월 징역 1년 6개월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판결문에 담긴 피해자의 삶은 복잡할 대로 얽히고설켰다. 박씨는 2003년 피해자 A(58·여)씨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부터 A씨를 스토킹했다. 2007년 7월 A씨에 대한 같은 죄명으로 벌금 2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고, 2010년엔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 위반죄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15년 넘게 A씨에게 스토킹과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성적 괴롭힘을 했다는 의미다. 2016년 9월 법원에서 피해자에 대한 100m 이내 접근금지, 전화 등의 방법으로 연락을 금지하도록 하는 접근금지 가처분 결정도 받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결국 2017년 8월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안양교도소에 수감됐다. A씨는 지속적인 음란성 문자를 받는 고통의 굴레에서 10여년 만에, 1년 만 잠시 벗어날 수 있었다. 누군가와 한때 사랑을 했다는 이유로, 또는 같은 직장이나 동호회에 몸담았다는 이유로, 상대의 호감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또는 우연히 그 사람과 마주쳤던 이유로…. 스토킹의 피해자가 된 데는 특별한 이유랄 게 없었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스토킹을 당할 수 있었다. 그러나 별다른 이유도 없이 피해자들의 일상은 공포로 서서히 옥죄어졌고 끔찍하게 무너져야 했다. 14일 서울신문이 지난 3년 3개월 간 법원에서 확정된 56건의 스토킹 관련 사건들을 분석한 결과 스토커와 피해자들의 관계는 매우 다양했다. 헤어진 연인 사이에서 재회를 요구하며 스토킹한 사건이 22건이었고, 아예 지하철에서 처음 보는 여학생을 쫓아가 괴롭힌 사례도 2건 있었다. 나머지 32건은 가까웠거나 안면이 있는 정도의 ‘아는 사이’였다. 주로 스토커가 일방적으로 피해자에게 관계 맺기를 강요했다가 거절당한 데서 비롯된 사건이 많았지만 일부 복수를 하거나 또는 정말 아무런 이유를 알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 같은 대학원의 연구실 옆자리를 썼던 오영민(가명)씨의 고백을 거절한 B씨는 그 대가로 2018년 4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혹독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오씨는 B씨를 철저히, 몰래 괴롭혔다. 연구실에서 B씨가 대화·통화하는 내용을 녹음했고 커피에 최음제나 변비약을 넣어 마시게 했다. 칫솔과 커피에 침과 가래, 정액을 묻히기도 했다. B씨의 태블릿PC를 훔치거나 휴대전화, 시계 등에 물을 붓거나 숨겼고, 학술대회 참석 차 방문한 호텔에서는 옆방인 B씨의 방에 베란다 벽을 타고 들어가 속옷을 훔치려 했다. B씨는 어느 날부터 연구자료 등이 담긴 휴대전화와 노트북, 하드디스크를 자꾸 잃어버리고 불행이 반복되자 자신의 부주의와 실수를 한없이 탓했다. 하지만 모든 일이 오씨의 범행이었다는 것을 알고 심각한 충격에 빠져 학업을 중단하고 사람을 만나는 일조차 두려워하게 됐다. 1심에서 징역 4년과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았던 오씨는 항소심에서 징역 3년과 자격정지 2년으로 감형됐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현행법에서 스토킹을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1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있는 처벌상의 한계를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가장 안전해야 할 집과 매일 드나드는 일터가 위협받는 순간 피해자들의 공포는 배가됐다. 스토커들은 헤어진 연인 사이라면 주로 집을, 우연히 알게 된 사이라면 일터를 찾아가 괴롭혔다. 피해자들이 머무는 장소가 스토커들에게 이미 노출돼 반복된 스토킹을 피하기 쉽지 않았다. 마을버스 운전기사였던 정진우(가명)씨는 승객이었던 피해자 C씨가 남자친구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부터 2011년 2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100여통의 문자와 400여통의 전화로 만남을 요구했다. C씨가 몇 차례 직장을 옮겼지만 정씨는 그 때마다 흥신소 등을 동원해 C씨를 찾아냈고 피해자 동료들에게 자신을 남자친구라고 소개도 했다. ‘문자·전화테러’로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 여러 차례의 스토킹 신고와 피해자의 신변보호 요청 끝에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10만원의 약식명령이 정씨에게 주어졌다. 그 뒤에도 정씨는 “프러포즈를 하겠다”며 찾아와 창문에서 C씨가 일하는 모습을 지켜봤고 건조물침입 혐의로 지난 1월 징역 8개월이 확정됐다. 2016년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한 중국 국적의 최상진(가명)씨는 담당 물리치료사인 피해자 D(25·여)씨에게 “대화를 해달라”고 요구했다가 대화 내용이 이상해지자 피하는 D씨를 몇 달간 출퇴근 시간에 맞춰 지하철역에서 기다렸다 병원까지 쫓아가 소란을 피웠다. 중학교 동창에게 거절당한 한준상(가명)씨는 피해자가 일하던 편의점 앞에 불을 지르려다 앞에 있던 화단을 태웠다. 이철호(가명)씨는 3년여간 사귄 E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2016년 9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600여통의 전화와 2700여통의 협박성 메시지와 보냈고, 그런데도 연락이 없자 E씨를 차에 태워 가두고 야산에 데려갔다. 경비원으로 일하던 스토커가 그 건물 회사원에게 반복되는 메시지로 스토킹했거나 같은 아파트의 주민을 쫓아다니며 피해자 집 앞 복도에 몇 차례나 서성인 스토커도 있었다. 헤어진 연인의 집에 음식을 시켜 보내고 발로 현관문을 차는가 하면 흉기를 들거나 뜨거운 물을 끓여 위협하기도 했다. 극성적인 구애 또는 어긋난 사랑표현이라기엔 공포로 휘감겨진 피해자들의 일상은 가혹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책임진다던 택시기사, 어머니 죽음에 무엇을 책임졌나”

    “책임진다던 택시기사, 어머니 죽음에 무엇을 책임졌나”

    3년 전 구급차 사고로 보상금 타내려던 기사 택시가 10분 막아서 응급실 2시간 늦게 들어가‘죽으면 책임진다’는 말 평생 안고 살게 돼 73만명 청원 동의하자 미온적 경찰 태도 바뀌어돌아가시고도 ‘피해자’ 되지 못한 어머니 재판서 혐의 대부분 인정했지만 반성 없는 기사 “어머니가 쇠약해지긴 했어도 분명히 그날은 돌아가실 날이 아니었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쭉 지켜봤거든요.” 지난 7월 초 ‘응급환자가 있는 구급차를 막아 세운 택시기사를 처벌해 달라’는 청와대 청원 글을 올렸던 김민호(46)씨는 “경찰이 엄정하게 수사를 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수사가 길어지는 데에 대해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는 같은 달 말 “어머니의 사망 원인인 위장관 출혈이 고의적인 이송 방해로 인한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며 택시기사 A씨를 살인, 살인미수, 과실치사·치상, 특수폭행치사·치상, 일반교통방해치사·치상 등 9개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경찰에서 결론을 못 내리는 사이, A씨의 재판은 시작됐다. 현재 A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수폭행, 업무방해,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등이다. A씨는 “(환자가) 죽으면 책임질게”라고 했지만 아직까지 고인은 ‘피해자’가 아니라고 한다. 한순간에 어머니를 떠나 보낸 김씨가 억울해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씨는 13일 “그렇게 험한 꼴을 보시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면서 “(경찰이) 과실치사 등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명확하게 따져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암 투병 중인 어머니 편히 모시려고 부른 사설 응급차 지난 6월 8일 그 사건은 아직도 김씨에게 “도대체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 암 투병 중인 어머니가 병원에 가시는 날은 항상 차로 모셔다 드렸던 김씨는 그날 처음으로 사설 구급차를 불렀다. 기력이 약해져 식사도 못 하시는 걸 보고 병원 가는 길이라도 편히 누워 가실 수 있게 구급차를 부른 것이다. 구급차에 아버지와 아내를 먼저 태워 보내고 김씨도 입원 준비 물품을 챙겨 막 출발하려고 할 즈음, 아내한테 전화가 걸려 왔다. ‘택시와 사고가 났는데 구급차를 보내 주질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사람이 다쳤어? 구급차를 안 보내 주는 사람이 어딨어?” 김씨가 사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날이 더워 아스팔트 도로에서는 뜨거운 열기가 올라왔다. 구급차 문은 활짝 열려 있었고, 차들은 엉켜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막 도착한 119구급차에 어머니를 태워 다시 병원으로 향했다. 그때만 해도 5시간 뒤 어머니가 돌아가실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김씨는 지금도 “(택시가) 막아서는 일만 없었더라면 순조롭게 됐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떨쳐내지 못한다. 그날 김씨 어머니가 병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 40분쯤. 간호사는 “방금 전 음압병상이 다 찼다”면서 대기해야 한다고 했다. 구급차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기다려야 했던 어머니는 오후 5시 30분쯤에야 응급실에 들어갔다. 얼마 후 아내가 “어머니가 하혈을 한다”며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의사는 “원인을 찾아야 한다”며 위·대장 내시경 검사를 하겠다고 했다. 김씨는 그 상황에서도 “어머니가 고통스러우실 텐데 수면 내시경을 하면 안 될까요”라고 물었으나 “수면으로 하면 의식이 안 돌아올 수 있어 위험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렇게 검사가 진행됐지만 어머니는 과다출혈로 그날을 넘기지 못했다.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순식간에 벌어진 거죠.” ●사고 조사 더뎌 묻힐지 모른다는 생각에 청와대 청원 올려 사고 현장 블랙박스 영상을 본 건 장례를 치르고 한참 뒤였다. 그때부터 김씨의 머릿속에서는 “죽으면 책임진다”는 택시기사의 말이 떠나질 않았다. 술을 마시며 억울하고 분통한 마음을 달래 보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김씨는 “평생 ‘그 말’(죽으면 책임진다)을 안고 살게 됐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에 함께 있었던 아내와 함께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A4 용지 4쪽 분량의 진정서도 제출했다. 괴로운 마음을 꾹꾹 눌러 가며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엄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리고 6월 말쯤 경찰서에 전화를 걸었다. “조사를 하셨나요.”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김씨의 기대에 못 미쳤다. A씨에 대한 1차 조사만 진행된 상태였다. 사 건이 묻힐 것 같다고 생각한 그는 진정서 내용을 축약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기로 했다. 고등학교 다니는 아들이 옆에서 도왔다. ●누구나 당할 수 있다는 공감에 언론에서 다루자 수사 급속도 청원 효과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인 한문철 변호사가 청원 글이 올라온 지난 7월 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이 사건을 소개하면서 청원 글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한 달 뒤 73만명 넘는 인원이 청원에 동의했다. 김씨는 “부모가 아프면 사설 구급차나 119를 불러 병원에 갈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누구나 이런 일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국민들이 분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청원 글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경찰도 바빠졌다. 강력팀이 추가로 투입됐다. 이용표 당시 서울경찰청장은 청원 후 사흘 만에 기자간담회에서 “현재는 (택시기사가)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이 돼 있지만 추가적인 형사법 위반 여부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라고 했다. 지난 7월 24일 A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가 열렸다. 김씨는 이 사건이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진 만큼 A씨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일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런데 A씨가 법정에 들어가면서 취재진 질문에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밀치는 듯한 모습을 보고 김씨는 다시 한번 실망했다. 그는 “(A씨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정말 큰 실수를 했다’고 말했다면 그래도 ‘반성하고 있구나’란 생각에 화도 덜 냈을 텐데 전혀 다른 반응이 나왔다”고 했다. 검찰은 지난달 14일 A씨를 재판에 넘기면서 3년 전에도 구급차와 사고를 낸 뒤 돈을 타내려 했고, 가벼운 접촉사고를 빌미로 합의금과 치료비 등을 챙긴 혐의도 공소장에 포함시켰다. 김씨는 공소장 내용을 접한 뒤 “기가 막힌다”면서 “보험금을 탈 생각이었으면 구급차를 보내 주고 처리해도 다 받을 텐데 왜 10분 넘게 붙잡아 놓고 어머니 사진을 찍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창룡 경찰청장 취임 1호 답변… “긴급차, 고의 운전방해 범칙금 상향” 김씨 측은 A씨를 상대로 5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했다. 소장에는 “고의적인 환자 이송방해 행위로 응급실 이송이 지연되면서 환자는 치료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에 이르게 됐다”며 A씨가 환자와 가족이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를 배상하라는 내용을 담았다. A씨의 인적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동부구치소에 사실조회 신청을 하고 회신을 기다리는 상태다. A씨에 대한 형사 재판은 지난 4일 시작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이유영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A씨 측은 “일부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를 제외하고는 공소 사실을 인정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재판을 참관하진 않았다. 김씨는 “굳이 (A씨를) 보려면 보겠지만 사과 전화도 안 왔다”고 말했다. 지난 2일 김창룡 경찰청장이 김씨가 올린 청원 글에 직접 답변했다. 김 청장 취임 후 ‘1호 답변’이다. 김 청장은 갑작스럽게 어머니를 떠나 보낸 김씨와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했다. 이어 “(구급차, 소방차 등) 긴급 자동차의 운행을 고의로 방해하면 형법 등 관련 법령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고 철저히 수사해 사법처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운전자 경각심 제고와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긴급자동차 진로 양보를 불이행하면 범칙금 수준을 크게 상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양보 안 한 운전자에게 범칙금 수준을 높이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구급차나 소방차가 지나갈 수 있게 차들이 일제히 좌우로 길을 비켜 주는 ‘모세의 기적’을 보면 누구나 감동을 받고, 반대로 길을 가로막고 있으면 화가 난다”면서 “이 사건을 계기로 모세의 기적이 상식이 되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실수로 경찰 쏜 美 20대에 835년형 선고…29세기 말에 출소

    실수로 경찰 쏜 美 20대에 835년형 선고…29세기 말에 출소

    미국의 20대 남성이 살인 등의 혐의로 종신형 등을 더해 징역 835년형을 선고받았다. 영국 메트로 등 해외 언론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아칸소 출신의 폭력조직원인 드라르쿠스 파커(27)는 2년 전 다른 폭력조직과 총격전을 벌이다 한 남성에게 실수로 총을 쐈다. 파커의 총에 맞아 사망한 남성은 인근 아파트에서 자녀들과 휴식을 취하던 경찰 올리버 존슨 경관이었다. 조사 결과 파커는 다른 폭력 조직원들을 향해 쏜 총탄이 빗나갔고, 당시 집에서 딸과 비디오게임을 하던 존슨이 빗나간 총탄에 맞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슨의 이웃집에 살던 친척이 소식을 듣고 달려와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소용없었다. 당시 존슨과 같은 아파트에 살던 사람들은 40여 발의 총성이 울렸다고 증언했고, 이날 파커는 현장에서 달아났다.그러나 경찰의 추격으로 사건 발생 2주 후 붙잡혔고, 재판이 시작됐다. 최근 열린 재판에서 파커는 2번의 종신형과 징역 835년형을 선고받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존슨 경관을 사망에 이르게 한 빗나간 총탄을 포함해 15발의 쏜 혐의로 징역 20년이 선고됐고, 불법 총기사용 혐의 등 23건의 혐의에 대해 징역 345년이 선고됐다. 이밖에도 어린이 앞에서 총격을 가한 것에 대한 처벌과 1급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180년에 해당하는 6번의 30년형을 추가로 받았다. 모든 형 집행은 연속해서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이 판결문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이 남성이 감옥에 나오기 위해서는 29세기 말인 2855년이 돼야 출소할 수 있다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푸틴 정적’ 러 나발니, 독극물 중독 뒤 18일 만에 의식 회복(종합)

    ‘푸틴 정적’ 러 나발니, 독극물 중독 뒤 18일 만에 의식 회복(종합)

    “공항서 마신 홍차에 누군가 독극물 타” 독일이 러시아의 테러로 추정되는 독극물 ‘노비촉’(Novichok)에 중독됐다고 진단한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18일 만에 가까스로 의식을 찾았다. 7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나발니를 치료하고 있는 베를린 샤리테병원은 나발니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인공호흡기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샤리테병원은 “그는 언어적 자극에 반응하고 있다”면서 환자 상태에 차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각한 중독에 따른 장기적 문제를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샤리테병원은 나발니의 가족과 협의해 환자의 건강 상태를 공개했다. 앞서 샤리테병원은 지난달 24일 나발니가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 물질에 중독됐다고 밝힌 바 있다.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는 살충제뿐만 아니라 노비촉, 사린가스, VX 같은 화학무기에도 사용된다. 나발니 러시아 기내서 쓰러져 혼수상태신경작용제 ‘노비촉’ 노출 “의심 여지 없다” 독일 시민단체 지원으로 베를린 옮겨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달 20일 러시아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가던 국내선 항공기에서 갑자기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나발니 측은 “비행기에 타기 직전 공항에서 마신 홍차에 누군가 독극물을 넣었다”고 주장했다. 나발니는 이틀 뒤 독일의 시민단체가 보낸 항공편의 도움을 받아 베를린에 도착해 샤리테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왔다. 사건 직후 나발니 측은 독극물에 공격받은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에게서 독극물의 흔적이 없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독일 정부는 혼수상태에 빠진 러시아의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에 공격당했다고 밝혔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총리실 대변인은 지난 2일 성명에서 연방군 연구시설의 검사 결과 나발니가 화학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에 노출됐다는 “의심의 여지 없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자이베르트 대변인은 “나발니가 신경작용제 공격의 희생양이 된 것은 충격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발표와 관련해 나발니를 “독극물을 사용한 살인미수의 희생자”라며 “러시아 정부만이 답할 수 있고, 반드시 답해야 할 매우 심각한 질문이 있다”고 말했다. 노비촉은 2018년 초 영국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이중간첩 독살 미수 사건에 사용된 물질로 영국 솔즈베리의 쇼핑몰에서 러시아 출신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 율리야가 노비촉 중독 중세로 쓰러졌다가 간신히 목숨을 건진 바 있다. 독일 정부는 러시아에 이번 사건의 진상 규명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유럽연합(EU)과 함께 제재에 나설 수 있다고 압박하고 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전날 러시아와 독일을 발트해로 잇는 천연가스관 사업인 ‘노르트 스트림2’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러시아 당국 “진상 규명 협조할 것”獨에 “나발니 손톱·혈액 생체 보내달라” 러시아의 중요한 에너지 수출 사업인 노르트 스트림2 사업은 기존에 깔린 가스관을 두배로 늘리는 것으로, 현재 90% 정도 공정이 이뤄져 예정대로라면 내년 가동된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2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는 나발니 사건의 모든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독일과 전폭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주독일 러시아 대사관 역시 의견서를 통해 “우리는 파트너들에게 이번 사건의 정치화를 자제하고, 사실에만 의존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하면서 나발니와 관련한 독일 정부의 신속한 정보 공유를 요청했다. 최근 러시아 수사당국은 사건 조사를 위해 독일에 나발니의 손톱과 혈액 등 생체 조직 일부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독일 의료진 “러 야당 지도자 나발니 코마에서 깨어나 반응 시작”

    독일 의료진 “러 야당 지도자 나발니 코마에서 깨어나 반응 시작”

    독극물에 중독돼 의학적으로 유도된 혼수(코마) 상태에 빠졌던 러시아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44)가 의식을 되찾았다고 영국 BBC가 7일 전했다. 지난달 20일 시베리아 톰스크를 떠나 모스크바로 향하는 여객기 안에서 쓰러져 코마 상태에 빠진 지 보름 남짓 만이다. 독일 베를린의 샤리테 병원 의료진은 치료를 받던 나발니가 말을 시켰을 때 반응했으며 의료진은 산소호흡기를 떼내고 있다고 트위터를 통해 알렸다고 방송은 전했다. 병원은 독극물 중독이 앞으로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나발니는 지난달 22일 시베리아 옴스크에 비상착륙한 뒤 현지 병원에 입원 치료 중 러시아 당국과 실랑이를 벌인 끝에 독일의 시민단체가 제공한 항공 편으로 베를린으로 후송돼 샤리테 병원에 입원했다. 측근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이들이 나발니가 톰스크 공항에서 마신 차에 독극물을 타 넣어 독살하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연히 크렘린 당국은 사실이 아니라고 맞서왔다. 지난 2일 샤리테 병원 의료진은 지난해 영국과 러시아를 오가며 이중 간첩 활동을 한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딸을 독살하려 했을 때 사용했던 신경작용제 노비촉 성분이 나발니 몸 속에서 검출됐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당국은 이 역시 사실이 아니며 옴스크 병원에서 독극물 반응 검사를 했을 때 아무런 성분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반박해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어 나발니를 “독극물을 사용한 살인미수의 희생자”라며 “러시아 정부만이 답할 수 있고, 반드시 답해야 할 매우 심각한 질문이 있다”고 말했다.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독일과 정보 교환 및 완전한 협력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RIA 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메르켈 총리가 노드 스트롬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사업 때문에 러시아에 강경한 입장을 관철시키지 못하는 것 아니냐며 이 사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獨 “나발니는 노비촉에 중독”… 푸틴 배후 심증 굳히는 서방국가

    獨 “나발니는 노비촉에 중독”… 푸틴 배후 심증 굳히는 서방국가

    구소련 발명 독극물… 러시아식 암살법서방, 러 규탄… 안보리 조사 요구 가능성러 “진상규명 협력”… 한편에선 반발도독일에서 혼수상태로 치료 중인 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가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중독됐다는 공식 발표가 나오면서 러시아와 서방세계 간 갈등이 한층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비촉은 냉전시대 말기 구소련이 발명한 이후 러시아에서만 제조돼 온 데다 ‘독극물 수법’은 전형적인 러시아식 암살법이라는 점에서 ‘푸틴이 배후’라는 심증이 굳어지고 있다. 사건 규명을 둘러싸고 대립이 심화되면 국제사회가 러시아 제재에 착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독일 정부는 2일(현지시간) “나발니가 노비촉에 중독됐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며 자국 연방군 연구소의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나발니를 ‘살인미수 희생자’로 규정한 뒤 “러시아 정부만이 답할 수 있다”며 규명을 촉구했다. 또한 주독 러시아대사를 초치해 철저한 규명을 요구할 방침이다. 아울러 독일은 유럽연합(EU) 및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유엔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 조사 결과를 전달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조사 요구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서방국들은 잇달아 규탄 성명을 내며 러시아 압박에 나섰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치명적인 결과”라며 비난했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비열하고 비겁한 행동이다. 범인들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미국은 존 울리엇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이 낸 성명에서 “전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미국은 러시아가 책임지도록 국제사회와 협력하고 악의적 활동에 대한 자금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러시아 정부는 “진상 규명을 위해 독일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지만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서방국들이) 미리 사전 연습을 한 것처럼 달려들었다”며 반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달 20일 러시아 국내선 기내에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독극물 중독이 의심돼 독일 시민단체에 의해 독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노비촉은 일본 지하철 테러 당시 사린가스, 북한 김정남 암살에 쓰인 VX 등 여타 신경작용제를 능가하는 치명적인 독성을 가졌다. 신체 노출 시 4분 안에 호흡 정지, 심장마비, 장기 손상 등을 초래한다. 러시아가 그동안 반체제 인사 암살에 방사능 물질, 총기 등과 더불어 노비촉을 단골 무기로 사용했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2018년 3월 영국 솔즈베리에서 일어난 러시아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 부녀의 독살 미수 사건 때는 집 현관문 손잡이에 노비촉이 묻어 있었다. 앞서 2006년 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는 런던 호텔에서 방사능 물질 폴로늄이 든 홍차를 마시고 사망했다. 영국 가디언은 크렘린이 노골적인 노비촉의 사용으로 ‘반푸틴’ 인사들은 물론 서방권을 향해 체제의 공고함을 과시하는 한편 ‘경고’를 띄운 것일 수도 있다고 짚었다. 2012년 재집권에 성공한 푸틴이 야당이 무력한 가운데 무소불위의 FSB를 앞세워 슬라브 민족주의 확장을 꾀하고 있지만 벨라루스 반정부 시위 등 지정학적 불안 요소들로 자신의 힘을 과시할 필요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독일 정부 “나발니, 노비촉 공격에 당해” 메르켈 “러시아 답해야”

    독일 정부 “나발니, 노비촉 공격에 당해” 메르켈 “러시아 답해야”

    독일 정부는 2주째 혼수 상태에 빠진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44)가 신경작용제인 노비촉(Novichok) 공격에 당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러시아 정부만이 답할 수 있고, 반드시 답해야 할 매우 심각한 질문이 있다”고 따졌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총리실 대변인은 2일 성명을 내 연방군 연구소의 검사 결과, 나발니에게 노비촉 계열의 화학 신경작용제가 사용된 것으로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됐다”며 “나발니가 신경작용제 공격의 희생양이 된 것은 충격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노비촉은 냉전 말기 소련이 개발한 신경작용제로 서방 무기 전문가들은 러시아에서만 제조돼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물질은 2018년 초 영국에서 발생한 영국과 러시아 정부에 정보를 제공한 이중간첩 독살 미수 사건에 사용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솔즈베리의 쇼핑몰에서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 율리야가 노비촉 중독 중세로 쓰러졌다가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미국과 EU는 러시아를 배후로 지목하고, 경제제재 조치를 취했지만 러시아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완강히 부인해 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달 20일 러시아 시베리아의 톰스크를 출발한 기내에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나발니가 탑승한 국내선 여객기는 옴스크에 비상 착륙한 뒤 그는 곧바로 현지 병원으로 옮겨졌다. 나발니 측은 독극물에 중독된 것이라고 주장했고,나발니는 독일의 시민단체가 보낸 항공편을 통해 지난달 22일 베를린에 도착해 샤리테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앞서 샤리테병원은 지난달 24일 나발니가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 물질에 중독됐다고 밝힌 바 있다.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는 살충제뿐만 아니라 노비촉, 사린가스, VX 같은 화학무기에도 사용된다. 이에 대해 러시아 측은 옴스크 병원에서 독성 물질 검사를 한 결과 음성이 나왔다고 반박했다. 메르켈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어 나발니를 “독극물을 사용한 살인미수의 희생자”라며 “러시아 정부만이 답할 수 있고, 반드시 답해야 할 매우 심각한 질문이 있다”고 말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도 성명을 내 독일 주재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사건이 철저하고 투명하게 규명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독일 국방장관도 기자회견을 갖고 나발니 독살 시도에 대해 “충격적”이라며 화학전 요원이 관여돼 있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독일과 정보 교환 및 완전한 협력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RIA 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그는 나발니에 대한 검진 결과를 공유하자는 요청에 독일 병원이 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독일이 러시아에 관련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독일 정부는 이번 검사 결과를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도 전달했고, EU 차원에서 적절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도록 논의할 예정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비열하고 비겁한 사건”이라고 비판했고, 영국의 맷 행콕 보건장관은 “우리는 독일의 조사를 돕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코끼리 500마리 도살한 콩고 밀렵꾼, 징역 30년 철퇴

    코끼리 500마리 도살한 콩고 밀렵꾼, 징역 30년 철퇴

    무려 500마리가 넘는 코끼리들을 도살한 콩고의 악명높은 밀렵꾼이 30년 형이라는 역대 최대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 등 외신은 '노어베일 느도키(콩고의 국립공원 이름)의 도살자'로 불렸던 모반자 모벰보 제라드(35)가 징역 30년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야생의 코끼리들에게는 저승사자로 통했을 그는 지난 2008년 이후 이 지역에서 코끼리 밀렵을 주도해왔으며 이 과정에서 500마리 이상이 '돈벌이' 대상이 됐다. 코끼리의 상아가 큰 돈이 되기 때문. 상아는 1990년 국제무역이 금지됐지만 동남아시아, 특히 중국으로부터의 밀수 수요는 여전한 상황이다. 아프리카에서의 코끼리 밀렵 건수가 아시아에서의 상아 가격을 좌우할 정도. 중형을 선고받은 모반자는 상아 밀매 혐의와 함께 지난해 국립공원 경비원들에게 총격을 가해 부상을 입힌 혐의로 살인미수가 추가됐다. 보도에 따르면 콩고에서 야생동물 밀매업자에게 형사 유죄 판결이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형량 역시 역대 최대다. 야생동물보호협회(WCS) 측은 "이번 판결은 야생동물 범죄자들의 책임을 묻기위한 싸움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면서 "더이상 이같은 범죄가 용인되지 않고 최고 수준에서 기소될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코끼리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멸종 위기 동식물 목록에서 ‘취약종’(Vulnerable)으로 분류되어 있다. 코끼리는 한 세기 전만 해도 아프리카 대륙 전역에 1200만 마리가 서식했으나 현재는 그 수가 50만 마리로 급감한 상태로 그 대표적인 원인은 상아를 노리는 밀렵 때문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반려독 반려캣] 새벽에 견주 목 조르던 침입자 물어서 쫓아낸 영웅 반려견

    [반려독 반려캣] 새벽에 견주 목 조르던 침입자 물어서 쫓아낸 영웅 반려견

    새벽에 가정집에 들어와 견주의 목을 조르는 침입자를 물어 견주의 목숨을 구한 반려견이 영웅으로 불리며 화제가 되고 있다. 호주 채널 9 뉴스의 보도에 의하면 이 사건은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4시경 시드니 파라마타의 한 가정집에서 발생했다. 23일 밤 새벽 4시 곤하게 잠들어 있는 수잔 반데라(60)의 집에 한 남성이 침입했다. 이 남성은 살며시 반데라의 침실로 들어와 그녀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잠에서 깬 반데라는 몸부림을 치며 반항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녀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순간 그녀의 반려견인 시저가 침실로 쏜살같이 뛰어 들어왔다.핏불 종인 시저는 침실에 들어오자마자 침입자를 거칠게 물기 시작했다. 침입자가 시저를 상대하는 동안 견주 반데라는 화장실로 도주해서 문을 잠궜다. 시저에 물려 피를 흘리기 시작한 침입자는 결국 도주했다. 그의 핏자국은 집밖을 벗어나 거리에까지 남아 있을 정도였다. 반데라의 증언과 핏자국을 바탕으로 수사에 나선 경찰은 침입자는 과거 이 집에 쉐어생으로 살던 페니 네이서레라기(32)라는 남성으로 밝혀졌으며 그는 당일 밤 10시 경 자신의 집에서 체포되었다. 반데라는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병원에서 치료중이다. 반데라의 딸은 “시저의 행동이 너무 자랑스럽다. 시저는 엄마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엄마의 곁에서 끝까지 지킨 영웅”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경찰에 체포된 범인은 주거침입과 살인미수로 기소되어 보석이 허용되지 않은 상태로 구치소에 수감되어 지난 24일 1차 재판을 마치고 10월 15일 파라마타 법정에서 2차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방귀 뀐 승객 흉기로 찌른 택시기사…“더 놀라운건 지켜 보고 있었다”

    방귀 뀐 승객 흉기로 찌른 택시기사…“더 놀라운건 지켜 보고 있었다”

    부산에서 택시기사가 승객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22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가 현장을 찾았다. 놀랍게도 방귀가 시비의 발단이었다. 앞서 부산 연제경찰서는 택시기사 50대 A씨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 8월 1일 오후 11시경 부산 수영구 부산도시철도 3호선 망미역 인근 도로에서 승객 20대 B씨를 흉기로 마구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10여 곳가량 흉기에 찔린 B씨는 장기가 손상되는 중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택시 안에서 B씨가 방귀를 뀌자 창문을 내리면서 주의를 요구했고, 이에 기분이 나빠진 B씨가 대응하면서 시비가 붙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실화탐사대’에서는 택시기사에게 칼을 찔린 피해자의 가족과 당시 동승했던 여자친구가 출연해 그날 상황을 설명했다. 피해자와 함께 택시에 동승했던 여자친구는 “남자친구가 방귀를 뀌었는데 택시기사가 창문을 내리더라.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창문을 올려도 되냐고 묻자 기사가 창문을 다시 내리며 화를 냈다”라며 두 사람은 상황이 안 좋아질 것 같아 택시를 세워달라고 했다는 것. 이후 택시기사는 피해자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피해자의 아버지는 “택시기사가 운전을 할 때는 맨손이었는데, 택시 밖으로 나올 때는 장갑을 끼고 흉기를 들고 있었다더라”라며 “죽일 계획이 있었던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동승자인 여자친구는 “흉기로 찌른 후 택시기사는 도망가지 않고 걸터앉아 저희를 보고 있더라. 충격 받았다”고 설명했다. 택시기사 A씨는 휴일에 낚시를 가기 위해 챙겨놓은 흉기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두른 점 등 잔인한 범행인 점을 감안해 특수상해가 아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소녀상 승합차 돌진” 우파삼촌 만행…보수 유투버들 성희롱도

    “소녀상 승합차 돌진” 우파삼촌 만행…보수 유투버들 성희롱도

    보수 유튜버, 승합차 돌진 급정거 위협“여자는 하루에 한 번 닦아야 하는데” 성희롱도 극우 유튜버로 불리는 우파삼촌의 만행이 재조명됐다. 지난 7월, 서울 광화문 인근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승합차 한 대가 소녀를 향해 돌진했다. 14일 방송된 SBS ‘궁금한이야기Y’에서 그때의 사건을 재구성했다. 승합차의 주인은 소녀를 향해 돌진하는 상황을 개인방송으로 실시간 중계 중이었다. 묻지마폭행 사건과 차량 돌진 사건. 그들은 정신 질환에 의해, 그리고 우연히 실수로 일어난 일일 뿐이라 주장했지만 최근 세 달간 소녀에게 일어난 사건은 30건이 넘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을 잊지 말자는 의미로 만들어져 지난 2011년부터 거리에 설치된 소녀상. 소녀상이 만들어진 직후부터 이를 훼손하는 일들이 종종 있었지만, 지난 5월부터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소녀상이 있는 곳으로 돌진하던 차가 방향을 바꾸고 멈춰섰다. 운전자는 이 장면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하고 있었다. 주로 옛 일본 대사관을 무대로 극우 성향의 개인방송을 하는 남자 유투버 우파삼촌이었다. 우파삼촌은 “거기서 제가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공교롭게 그날따라 소녀상 앞에 차를 대게 됐다. 손가락으로 휴대전화에 화면을 돌리려고 잠시 섰다가 출발한 것”이라고 했다. 우파삼촌은 이른바 소녀상 차량 돌진 사건은 공교롭게 일어난 해프닝이라고 했다. 우파삼촌은 돌진 상황 이후 웃은 것에 대해 “경찰들이 웃겨서 웃은 것”라고 해명했다. 우파삼촌은 평소에도 소녀상에 대한 적대심을 드러내고 소녀상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분들의 고통을 이용해서 자기 돈벌이에 이용했던 윤미향은 처벌받아야 된다는 입장”이라고 말을 남겼다.“차량 돌진 위협과 성추행” 대학생들, 경찰에 고소 당시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는 대학생들은 보수 유튜버들로부터 차량 돌진 위협과 성추행을 당했다며 이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반아베반일청년학생공동행동(공동행동)은 지난 7월 서울 종로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친일극우 유튜버의 만행이 도를 넘고 있다”며 유튜브 채널 ‘우파삼촌tv’ 운영진을 살인미수 혐의로, 김상진 자유연대 사무총장과 ‘상상은 자유tv’ 운영진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이들은 ‘우파삼촌tv’ 유튜버 A씨가 지난 7월14일 오후 7시40분쯤 자신의 승합차를 몰아 소녀상 앞을 지키던 학생들을 향해 돌진해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당시 차량이 소녀상 앞에서 급정거를 하면서 소녀상 옆을 지키던 여대생이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 그러나 해당 대학생은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들은 보수 유투버들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도 호소했다. 공동행동은 “‘상상은자유’ 유튜버가 소녀상을 지키는 학생들에게 ‘위안부 할머니들이 오줌을 참았다는데 그런 것까지 배웠냐’, ‘여자는 하루에 한 번 닦아야 하는데’ 등 도를 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월 말부터 소녀상에 정치적 테러를 일삼고, 이에 항의하는 지킴이 학생들의 신체를 불법 촬영하고 위협하는 발언을 했다”며 “이들의 범죄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기에 그동안 수집한 확실한 증거자료를 첨부해 고소한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미워하던 이웃 밥상에 농약 탄 60대…항소심도 집행유예

    미워하던 이웃 밥상에 농약 탄 60대…항소심도 집행유예

    악감정이 생긴 이웃 밥상에 농약을 넣은 60대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형사1부(김태호 황의동 김진환)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62·남)씨의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고 14일 밝혔다. 원심에서 A씨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또 8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도 내려졌다. A씨는 지난해 8월 13일 오후 4시쯤 전남 강진군 B(83·여)씨의 집에서 제초제 성본의 농약병을 발견하고, 이를 오리탕 그릇에 10㎖가량 뿌려 피해자들의 생명을 위협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자신의 사실혼 부인과 B씨가 친하게 지내는 것에 평소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장독대를 확인하려고 B씨의 집에 갔다가 다른 사람들이 보이지 않자 음식에 농약을 뿌린 것으로 조사됐다. B씨와 요양보호사는 이날 저녁 오리탕을 한 숟가락 떠먹었다가 농약 냄새가 심하게 나자 곧바로 식사를 중단했다. 1심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을 범행 대상으로 노려 죄질이 매우 중하고 피해자들도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해당 농약의 제초제 성분이 낮아 치사량에 미치지는 않았다. 독성이나 투입량으로 볼 때 피해자들이 음식을 상당량 먹었더라도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은 미약하다”며 “피해자들이 심각한 상해를 입지 않았고 A씨가 반성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양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뤄졌고, 원심과 비교해 양형 조건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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