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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조 클럽]현대중공업-세계1위 종합중공업회사 목표

    [1조 클럽]현대중공업-세계1위 종합중공업회사 목표

    현대중공업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1등 조선회사다. 전 세계 선박의 약 15%를 건조한다. 엔진기계, 육·해상 플랜트, 전기전자, 건설장비 등 다양한 사업군을 갖춘 종합중공업 회사이기도 하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매출액은 15조 5330억원으로 전년보다 2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무려 100% 늘어난 1조 7507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자그마치 1조 7360억원이었다. 원자재가 상승과 환율 불안 등 좋지 않은 외부 환경에도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풍부한 수주잔량을 바탕으로 한 수익성 위주의 수주와 끊임없는 기술개발, 생산성 개선을 통해 꾸준한 원가절감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고(高)수익성 선박으로 컨테이너선을 주목했다. 발주량 증가로 가격이 크게 오른 대표적 선종이다. 지난해에만 전체 수주 선박의 약 60%인 86척의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올 들어서도 1만 3100TEU급 9척을 포함, 총 15척의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현대중공업이 조선 부문에서 2007년 기록한 영업이익률은 약 14%다. 같은 업종보다 3배가량 높다. 현대중공업의 영업전략이 탁월했음을 보여주고 지표다. 비조선 부문의 실적 호조도 주목된다. 매출 7조 850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겼다(50.5%). 영업이익은 9650억원이나 된다. 특히 엔진기계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1%로 전체 평균(11.3%)을 크게 웃돌았다. 다양한 사업구조가 현대중공업의 안정적 성장을 담보하는 든든한 배경인 셈이다. 현대중공업이 제시한 비전도 밝다.2010년에는 매출 288억달러를 달성해 세계 최고의 종합중공업회사로 발돋움한다는 중장기발전 목표를 세웠다. 현대중공업은 목표 달성을 위해 무엇보다 기술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일류상품 개발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2001년부터 주력 제품 일류화 등 기술개발 5대 중점사업을 설정해 적극 추진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각종 선박과 엔진, 굴착기 등 총 19개 제품이 지식경제부로부터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됐다.2010년까지 세계일류상품을 30개로 늘릴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올해에는 전년보다 각각 16%와 18% 증가한 18조 600억원의 매출과 294억달러의 수주를 목표로 세웠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美 소비자들 알뜰해졌다

    美 소비자들 알뜰해졌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주 사우스패서디나에 거주하는 스티븐 제임스(43)는 능력있는 재정 전문가이다. 여러 대의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며 항상 바쁘게 일한다. 성공한 중산층인 그는 그러나 요즘 싼 값의 식료품을 구하기 위해 할인마트를 전전한다.“식료품값이 너무 올라 감당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클리블랜드주 전화회사 직원인 메리 그레고리(52)는 요사이 줄곧 칠면조 고기를 먹고 있다. 그녀는 “평소 일주일에 한번꼴로 사 먹던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비교적 값이 저렴한 칠면조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물론 가계부의 압박 탓이다. 바뀐 건 음식 메뉴만이 아니다. 고급 호텔을 이용했던 사람들은 한 등급 낮은 모텔로 발길을 돌리고, 명품 의류를 찾던 소비자들은 저가 브랜드에 만족하고 있다.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에 따른 경기침체와 고유가, 식료품값 급등이라는 이중·삼중고에 시달리는 미국인들이 불경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육지책을 짜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스, 집세, 전기료 등 가계 지출비용은 큰 폭으로 느는 데 비해 경기하강으로 월급 상승률은 저하되고 실업자는 늘면서 미국인들이 허리띠를 바짝 조이고 있다. 소매업계 전문가인 버트 플리킹거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1970년대 이후 처음으로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에 의미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앞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가정의 긴축 재정 실상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마스터카드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인들의 여성의류 구입비용은 전년 동기에 비해 4.9% 줄었다. 가구는 3.1%, 사치품은 1.3%, 항공권 구입비용은 1.1% 감소했다. 도미노피자 등 외식업체의 주문은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의 땅콩버터와 스파게티 판매량은 늘었다. 레스토랑에서 술을 주문하는 고객도 지난해 여름 42%에서 지난달 31%로 줄었다. 마스터카드 조사분석 부사장인 마이클 맥나마라는 “소비자들이 경제침체기에 있는 것처럼 소비 패턴을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불경기로 인해 지갑이 얇아진 미국 여성들이 의류 구매를 자제하거나 고급 의류 브랜드에서 저가 브랜드로 옮겨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웬디 리브먼 유통컨설턴트는 “경기침체기에 사람들은 새 옷을 사는 대신 옷장을 잘 활용하는 쪽을 택한다.”고 말했다. 월급 상승률을 훨씬 웃도는 가계 지출 비용 상승률은 중산층의 생계도 위협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극빈층을 위한 무료 식료품배급소인 푸드뱅크에 근래 들어 중산층도 줄을 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클 플러드 LA푸드뱅크 대표는 “875개 지역에서 60만명에게 무료로 식료품을 나눠주고 있는 데 올들어 수급자가 10%나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스, 집세, 전기료는 고정 지출 항목이기 때문에 한정된 소득에서 식료품값을 줄일 수밖에 없다.”면서 “극빈층만이 아니라 실직했거나 경제상태가 좋지 않은 중산층도 푸드뱅크에 온다.”고 설명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식료품 비용 상승률은 5%로 지난 18년간 최고인 반면 월급 상승률은 3.3%에 불과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운전할 때 남성이 여성보다 난폭한 이유는?

    운전할 때 남성이 여성보다 난폭한 이유는?

    “남성들은 석기시대의 습관을 버리지 못했다.” 최근 영국의 한 연구팀이 남성이 여성보다 난폭한 운전을 하는 이유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제프리 베티(Geoffrey Beattie)교수는 “운전할 때 남성 운전자가 여성보다 공격적인 성향을 띄는 이유는 석기시대 적 습관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베티 교수는 “석기시대의 남성들이 운전을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 위험에 맞서 사냥을 해왔다.”면서 “과거로부터 전해져 온 이러한 유전자가 남성의 운전 습관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속도위반,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절대 다수가 남성인 이유는 남성이 먹을 것을 위해 사냥하던 때의 공격성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 또 남성은 다른 운전자에 의해 위험한 상황에 처하거나 경쟁이 붙었을 때 공격적으로 대처하는 습성이 있는데 이는 모두 사냥을 하던 석기시대의 습관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베티 교수는 “남성들이 운전 도중 앞차에 바싹 붙거나 이유 없이 앞지르려고 하는 심리는 이런 습성에서 나온 것”이라며 “과거에 살아남기 위해 필요했던 기술을 21세기 운전기술에 적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여성운전자가 남성보다 사고를 일으킬 위험성이 더 적은 이유에 대해 “여성이 남성에 비해 이해심이 많고 자기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능력이 더 높기 때문”이라며 “남성들의 위험한 운전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는 꾸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사진=애니메이션 ‘고인돌 가족 플린스톤’ 한 장면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헬리코박터균 대처법

    전 국민의 70∼80%가 보균자인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위궤양과 위암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1979년 호주의 병리학자 로빈 워런이 최초로 발견했다.1982년에는 호주의 미생물학자 배리 마셜이 배양에 성공, 위에도 세균이 증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내기도 했다. 이 균은 대변에서 나와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물과 야채 등의 음식물을 통해 감염된다. 또 위액이 역류할 때 입까지 올라와 다른 사람의 입으로 옮아가는 경구감염도 가능하다. 헬리코박터균은 감염자의 위점막 감수성에 따라 다른 증상을 일으킨다. 대다수의 감염자에게는 특별한 증상이 타나나지 않고 위점막 감수성이 약한 일부에게만 증상이 나타난다. 입 냄새가 심하거나 트림을 자주 하는 사람은 균이 활발하게 증식하는 환자일 가능성이 높다. 이 균은 위산에서 살아남기 위해 암모니아 가스를 만드는데, 이것이 입 밖으로 나와 심각한 입냄새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헬리코박터균 진단법은 ‘요소호기검사’(UBT)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위 내시경은 정확도가 높지만 환자가 불편을 느낄 수 있고 혈액검사는 정확도가 낮기 때문.UBT는 환자에게 ‘요소’ 용액을 마시도록 한 뒤 헬리코박터균이 요소를 분해하면서 생성하는 이산화탄소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용액을 마시고 10분 후 시험관에 숨을 내쉬면 곧바로 결과가 나온다. 과거에 위·십이지장궤양이나 위염. 심한 만성 위축성 위염으로 진단받은 사람은 UBT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가족 가운데 위암 환자가 있거나 소염진통제를 장기 복용하는 사람, 출혈성 궤양으로 이미 진단받은 사람도 해당된다. 유산균 발효유가 헬리코박터균을 제거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유산균 발효유는 위장 기능을 회복시킬 뿐 직접적인 살균력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신 병원을 방문해 항생제를 1∼2주 동안 꾸준히 복용하면 세균수를 5% 이내로 줄일 수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MB회견-이슈별 분석] 李대통령 회견문 요지

    지난 대선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시켜주신데 이어 집권 여당에 과반 의석을 만들어주신 국민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더 이상 좌고우면하지 말고 타협과 통합의 정치를 펴면서 경제살리기와 민생 챙기기에 매진하라는 준엄한 명령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저는 지난 대선에서 기업으로부터 한푼의 돈도 받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돈 선거와 ‘아니면 말고’식의 음해, 흑색선전은 추방되어야 합니다. 정부는 과반석을 만들어준 국민의 뜻을 받들어 대한민국을 선진화하는 일에 전념하겠습니다. 기업이 마음놓고 투자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서민경제가 살아나도록 하는 일에 속도를 내겠습니다. 이를 위해 국회가 5월 중에 임시국회를 열어 여야간에 처리하기로 합의된 법안을 마무리지어 주기를 바랍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법안을 처리해 미 의회가 서둘러 FTA비준에 나서도록 해야 하고,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기업규제완화 관련 법안도 빨리 처리해야 기업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습니다. 교원평가제도의 법제화도 서둘러야 합니다. 어린이 유괴 및 성범죄, 식품안전사고 등 국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관련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들도 처리되어야 합니다. 급변하는 세계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통령인 저부터 먼저 변화하겠습니다. 공직사회 비리는 처벌규정을 강화해 더 엄격하게 다루겠습니다. 기업인 여러분께는 자율적인 개혁으로 경영 선진화와 적극적 투자를 당부드립니다. 개별 노동조합들이 임금인상 자율화와 무파업 선언을 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노사 화합의 여건을 조성하고 돕는데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이번 미국과 일본 순방은 실용외교의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최근 남북관계는 지난 10년간의 틀이 새로이 정립되는 조정 기간을 거치고 있습니다. 북한의 도발적인 언동에 대해 우리 정부는 원칙을 갖고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6자회담을 통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협력해 나갈 것입니다. 북한도 진정성을 갖고 대화에 나서고, 새로운 국제질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합니다. 대외적인 여건은 어렵지만 정부와 정치권, 기업과 근로자가 한마음 한뜻으로 매진하면 선진일류국가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 전북지역 골프장 “아, 옛날이여”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해 배짱 영업을 하던 골프장들이 경영난을 겪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전국적인 골프장 건설 붐으로 공급이 늘어나면서 예약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지역 15개 골프장 운영자들은 27일 도청에서 ‘골프장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도내 골프업계가 한자리에 모여 경영난 타개방안을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잇따른 골프장 건설로 경영 위기가 눈앞에 닥쳐오면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폭넓게 형성된 데 따른 것이다. 도와 운영자들은 이날 수도권 골퍼를 유치하기 위해 1박2일이나 2박3일 동안 도내 골프장을 순회하는 패키지 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또 특소세 폐지, 재산세·종부세·취득세 중과세 완화 등 세금 감면대책도 정부에 건의했다. 전북도에 따르면 2년여 전까지만 해도 도내 골프장은 연중 만원이었으나 지난해 전국적으로 30여개, 도내에서 3곳 54홀의 골프장이 들어서면서 평일 예약률이 70∼80%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도내에서만 2010년까지 10여개 골프장이 새로 문을 열게 되면 예약률이 6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2009년부터는 대다수 골프장이 적자로 돌아서고 도산하는 곳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18홀을 기준으로 500억∼700억원이 드는 골프장 조성비와 운영비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예약률이 최소 70%는 넘어서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내에서는 실제로 적자운영을 하던 고창 선운레이크밸리가 연간 60억원의 세금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말 회원제를 대중제로 전환했다. 군산컨트리클럽은 겨울 동안 그린피를 8만원에서 5만원으로 낮췄고 익산 베어리버골프장도 10만원에서 9만원으로 인하했다. 전북도 이선형 스포츠산업 담당은 “그동안 전북의 주 고객층이었던 수도권 골퍼들이 충청권과 강원도의 신설 골프장으로 빠져나가면서 업계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줄도산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도내에서는 19개 골프장이 운영 중이고 3곳이 공사 중이며 최근 들어 해마다 2∼3곳씩 증가하는 추세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강유정의 영화 in] ‘인터뷰’

    [강유정의 영화 in] ‘인터뷰’

    때론 산다는 것 자체가 ‘연기’가 아닐까 싶을 때가 있다. 집에 와서는 착한 딸 혹은 현명한 아내 역할을 하고 직장에 나가서는 충실한 부하 혹은 자애로운 상사 역할을 한다. 이 역할은 시시때때로 입장에 따라서 달라진다.15분 전 상사 앞에서 믿을 만한 심복을 자청하고는 15분 후 권력에 당당한 선배를 연기한다. 아, 복잡다단한 인생 연출이여! 인생의 고수들은 알고 보면 진짜 속마음을 숨기는 ‘명연기자’들이다. 스티븐 부세미의 감독 데뷔작 ‘인터뷰’는 독설과 협잡이 난무하는 삶에서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과 어떤 연출이 필요한지 짐작케 한다.83분이라는 짧은 러닝 타임 동안 이 영화는 흡사 체스 게임과 같은 무혈의 전투를 보여 준다. 영화가 시작될 때, 화면 정중앙에 놓여 있는 간이 체스판이 우연은 아니라는 뜻이다. 비숍으로 밀고 나이츠(기사)로 도망가는 체스 게임처럼 두 사람은 서로의 덜미를 잡고 책잡느라 열심이다. 인터뷰어(interviewer)와 인터뷰이(interviewee), 그러니까 인터뷰를 ‘하느냐 당하느냐.’가 문제인 셈이다. 영화의 시놉시스는 “영화에 문외한인 정치부 기자와 유명 스타가 인터뷰를 한다.” 이 한 줄로 요약된다. 재미있는 것은, 이 정치부 기자가 이 유명 스타를 저급한 딴따라 정도로 취급한다는 사실이다. 스타 역시 버릇없고 무례하기는 다를 바 없다. 인터뷰를 하러 오면서 미리 준 스크리너를 보지도 않은 기자나 스타랍시고 인터뷰 장소에 한 시간씩이나 늦은 스타나 누가 더 낫고 나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서로를 무시하며 돌아섰던 두 사람은 우연한 사고로 인해 조금 더 시간을 보내게 된다. 자, 이제부터가 진짜 인터뷰다. 기자는 소위 ‘고급정보’를 알아내고자 전전긍긍하고,‘스타’는 저 오만한 기자를 어떻게 골탕 먹일까 탐색한다. 과연 누가 이 게임의 승자일까? 게임은 서로의 치부를 드러내 놓아 가장 가까워지는 듯한 순간 절정에 이른다. 여배우는 자신의 비밀을 고백할 테니 당신도 뭔가 중요한 사실을 꺼내 놓으라고 요구한다. 특종에 눈이 먼 기자는 결국 자신의 비밀을 드러낸다. 기는 놈 위에 걷는 놈 있고,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더니, 둘의 형국이 딱 그렇다. 진심이라고 믿어 주는 순간 두 사람은 기대를 배반하고 각자 이익의 영역으로 되돌아 간다. 그렇다면 문제는 과연 누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진실을 ‘연출’했느냐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집을 나서는 기자에게, 여배우는 말한다.“우리의 공통점이 뭔 줄 아세요? 인간관계를 믿지 않는다는 것이죠.”라고. 사람을 믿는 사람을 우리는 흔히 “순진하다.”고 말한다. 어느 때부터인가 주어진 역할을 잘 연기하는 사람을 고수라고 또는 프로라고 부른다. 기준은 자신에게도 통용된다. 절대, 진짜 속내를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왜 이 수긍이 조금은 씁쓸해지는 것일까. 진심이 오가는 인터뷰라는 것은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것일까. 씁쓸하지만 어쩔 수 없이 사실적인 영화,‘인터뷰’이다. 영화평론가
  • 현대·기아차 ‘노사상생’ 바람몰이

    현대·기아차 ‘노사상생’ 바람몰이

    현대·기아자동차가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한 전방위 노력에 나섰다.17일 울산에서는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생산라인을 직접 방문했고 서울에서는 노사상생(相生)을 강조하는 세미나를 열었다. 생산적 노사관계가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세계경기 둔화, 원가상승 등 당면한 악재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스스로 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지난해 시작된 노사협력 기조를 올해에도 이어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 회장은 이날 울산 현대차 공장 생산라인을 방문, 글로벌 생산 체제에서 국내 공장이 갖는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 정 회장은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를 만드는 5공장에서는 직원들에게 출고적체 해소와 고품격 세단에 걸맞은 신차품질의 확보를 당부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경영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렵지만 생산성 향상과 고품질로 정면 돌파하자.”면서 “올해 현대차 판매 311만대와 매출 46조원 달성은 물론 1인당 생산대수와 품질 등 모든 면을 일본 도요타자동차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기아차그룹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이날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에서 ‘자동차산업 경쟁력과 노사관계’ 세미나를 갖고 경쟁력 강화의 핵심 전제로 노사관계의 대전환을 강조했다. 류기천 연구위원은 “한국 자동차 산업이 경쟁력 강화를 통해 국민경제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기 위해서는 생산적·협력적 노사관계로의 대전환이 필수”라고 밝혔다. 류 연구위원은 국내 자동차 산업이 ▲성장축의 다원화 ▲소비자 수요의 다양화·고도화 ▲친환경·안전규제 강화 ▲신흥업체들의 급성장 ▲신기술 개발 경쟁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여건에 직면해 있다면서 “생산적·협력적 노사관계로의 전환이라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경쟁력 강화는커녕 벼랑 끝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협력적인 노사관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지속될지 주목된다. 지난해 현대차는 10년 만의 무분규 협상타결로 파업 없는 한 해를 보냈고 기아차도 부분적으로 파업이 있었지만 예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원만하게 마무리됐다. 앞서 지난 3일에는 기아차 노조가 경기 화성공장의 생산직 96명을 신차 ‘모하비’ 라인에 투입하는 데 전격 합의하면서 오는 5월 이후 본격화할 임·단협에 청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이전에는 신차가 출시돼도 통상 노조측이 기존 인력의 전환배치를 거부했다. 앞서 올 1월 모하비 신차발표회에서 노조측은 “고객이 믿고 탈 수 있는 품질좋은 차를 제때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화답해 기아차 임원들도 올해 연봉의 20%를 자진반납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임직원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형성돼 가고 있다.”고 전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내 책을 말한다] 스트라빈스키 / 정준호 음악 칼럼니스트

    [내 책을 말한다] 스트라빈스키 / 정준호 음악 칼럼니스트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반대인 사람에게는 20세기 음악가 가운데 가장 독보적인 업적을 쌓은 인물이 스트라빈스키이다. 그러나 그의 이름을 아는 경우에도 어렵고 기괴한 음악을 쓴 사람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긴 마찬가지이다. 대표작인 발레 ‘봄의 제전’이 초연 당시 일으킨 스캔들이 워낙 유명해서 왠지 듣기 거북하다는 느낌이 그의 인상을 지배한다. 나는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얘기를 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스트라빈스키는 안데르센의 ‘나이팅게일’과 ‘눈의 요정’, 그리스 신화의 ‘오이디푸스 왕’,‘페르세포네’,‘오르페우스’ 그리고 우화 ‘르나르’, 또 러시아 민화 ‘병사 이야기’와 ‘페트루슈카’ 등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거나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를 소재로 곡을 쓴 사람이다. 그는 타고난 이야기꾼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이런 작품을 발레나 오페라로 만들기 위해 안무가, 화가, 시인 등 타 장르의 예술가와 끊임없이 교류했다. 니진스키, 발란신, 장 콕토, 앙드레 지드, 폴 발레리,W H 오든,T S 엘리엇, 피카소, 마티스 등이 스트라빈스키와 머리를 맞대고 무대를 장악할 계획을 세웠던 사람들이다. 무엇보다 스트라빈스키는 대중이 음악에서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곧 재미와 감동, 자극과 위로였다. 그는 이를 모두 만족시키면서도 전통에서 벗어나지 않는 방법을 만들어냈다. ‘신고전주의’라고도 불리는 이 방식은 과거의 것을 패러디하고 반전시키는 것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이 듣는 순간 모두 스트라빈스키의 것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독창성이 뚜렷하다는 점이다. 혹자는 “절충주의요 기회주의자”라고 그를 비판했다. 궁극적인 소생 방법이 아닌 인공호흡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러나 그 인공호흡 덕분에 클래식 음악은 대중 속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스트라빈스키의 심폐소생술이 클래식 음악과 그것을 받아들이고 향유하는 청중의 기호를 지탱해 갈 수 있을지, 아니면 산소 호흡기를 떼자마자 사망하게 될지는 전적으로 환자의 의지에 달려 있다. 스트라빈스키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바흐나 베토벤 또는 스스로 존경했던 차이콥스키와 같이 위대한 예술의 창조자는 아니었다. 단지 그는 빼어난 기술자였다. 그는 소재를 선택해 갈고 닦는 데 일인자였지만, 그 안에 영혼을 불어넣지는 못했다. 당대에 그런 작업을 했던 더욱 진지한 음악가들은 오늘날 무관심 속에 묻혀 있다. 결국 스트라빈스키를 조명하는 것은 우리 시대의 클래식, 곧 고전이 무엇이며 어때야 하는가라는 문제로 이어진다. 이는 음악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예술 전반에 대한 인문학적인 고찰이다. 대중 속에 살아남기와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진지한 참여 정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아직 스트라빈스키는 유효하다. 정준호 음악 칼럼니스트
  • 외청들 “폐지될라” 전전긍긍

    정부대전청사 외청들은 정부조직 개편이라는 태풍을 비껴갔지만, 승진 및 신규채용을 보류하라는 ‘인사지침’ 등 후폭풍에 직면해 있다. 특히 특별지방행정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가 예고되면서 치열한 생존경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2단계 개편은 외청 정조준”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말 각 부처의 세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특별지방행정기관 등에 대한 2단계 개편작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 상당수 특별지방행정기관이 외청 소속이라는 점을 감안하면,2단계 개편작업은 외청을 정조준하고 있는 셈. 특히 그동안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업무 이관을 꾸준히 요청받은 중소기업청·국토관리청·산림청 등은 그야말로 좌불안석이다. 때문에 ‘전국 단위로 통일된 기준에 따라 업무 추진이 필요한 경우’라는 존치 기준에 맞춰 살아남기 위한 논리 개발에 분주하다. 이처럼 긴장하는 이유는 단순히 특별지방행정기관의 업무 이관을 넘어, 외청 폐지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외청이 국가에서 관장하는 사무만 맡고, 모든 집행 업무를 지자체에 넘길 경우 장래를 보장할 수 없는 것. 한 관계자는 “집행기관인 외청의 지방청 폐지는 기관 존폐까지 가늠지을 수 있는 중대사안”이라고 우려했다.●외청들 “고통분담 불가피” 외청들은 중앙부처와 달리 통폐합된 기관이 없고, 정원 축소도 최소한에 그쳤다. 하지만 새 기관장이 임명되면 고통분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중소기업청은 최근 팀장급 전원에 대한 역량평가를 실시했다. 조직이 33개팀에서 28개과로 축소되면서 인사 기준으로 삼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산림청도 27개팀에서 21개과·1개팀으로 줄어들면서 팀장급 중 일부는 직급 강등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상당수 외청에서 조직 축소로 사무관 팀장이 사라지고, 계약직 공무원에 대한 계약 해지 등도 가시화되고 있다. 사무관 승진은 전면 중단됐다. 고위공무원들의 불안감은 훨씬 크다. 청마다 보직을 받지 못하고 대기상태인 고위직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상급 부처의 잉여인력이 밀려나오면 복귀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일정기간 각 청의 인사 자율성이 훼손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정부대전청사공무원연합회가 상급 기관의 정원 해소 차원의 일방적 인사를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여성&남성]‘양성성’에 대한 단상

    [여성&남성]‘양성성’에 대한 단상

    “무슨 여자애가 저렇게 선머슴 같아?”, “남자가 계집애처럼 굴어서 되겠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자 같은 남자´, ‘남자 같은 여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았다. 이들은 전통적인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허무는 ‘비정상적인 집단´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성(性)의 경계가 조금씩 느슨해지고 ‘양성성(兩性性)이 유행을 타면서 이들에 대한 인식도 꽤나 부드러워졌다. 심지어 양성성을 ‘미덕´으로 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동성들이 바라보는 ‘남자 같은 여자´, ‘여자 같은 남자´의 생각은 어떨까. 이들에 대한 여와 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내숭없는 그녀’ 멋진Girl ● “남성적인 여자 보면 지레 반감” 대학생 김모(23·여)씨는 일명 ‘여고-여대 라인´이다. 사춘기 시절부터 지금까지 여성 공동체에 길들여지면서 온갖 유형의 여성들을 다 만나봤다. 여성성이 과도하게 부각되는 친구부터 역으로 남자 같은 여자들까지 못본 사람들이 없다. 이 가운데 김씨는 ‘남자 같은 여자´에 대해 고운 시선을 보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짧은 커트머리에 굵은 목소리, 행동에 터프함이 묻어나는 여자 아이들을 볼 때 왠지 어색하고 부정적인 생각이 든다. “남자같이 행동하는 아이들은 대개 레즈비언인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남성적인 여자 아이들을 보면 지레 반감이 들더군요. 왜 자신의 여성성을 굳이 죽여 가며 남자인 양 행동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괜히 멋있는 척 구는 면도 있는 것 같고요.” 김씨는 최근 드라마에서 멋있게 비춰지는 ‘양성형 인간´에 대해서도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실제는 이와 크게 다르다고 말한다. “남자 같은 여자가 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나온 은찬이(윤은혜 역)와 같다면 또 모르죠. 하지만 은찬이는 드라마 속 미화된 캐릭터일 뿐입니다. 전 정말 남자같이 행동하는 여자들이 이해가 안 돼요. 반감이 드는 게 사실이고요.” ● “여성성 무시하는 태도 이해 못해” 직장인 최모(25·여)씨도 남자 같은 여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최씨는 이들이 여성성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최씨는 개인적인 경험 때문에 남자 같은 여자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생겨났다. “회사에 남자 같은 여자 동료가 있는데 앙숙이에요. 그 동료는 저를 ‘과도하게 여성스러운 말투를 쓴다. ´며 비꼬는 투로 대합니다. 치마를 입고 온 날은 치마를 입었다고 비꼬고, 화장을 좀 진하게 한 날은 그럴 시간에 책이라도 한 장 더 보라고 충고해요.” 이럴 때마다 최씨는 어이가 없다. 이 때문에 회사 내에서 자존심이 상하는 경우도 많다. “왜 사사건건 제게 시비를 걸까요. 자신과 다르다고 매사 지적하는 그 동료를 이해할 수가 없어요. 편견일는지 모르겠지만 심리적으로 남성적인 여자들은 본인이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여성스러운 여자들은 생각이 없다든지 우습다든지 약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해요. 저도 그런 여자 동기를 볼 때마다 괜히 무시당하는 느낌이 들어요. 상대하기도 싫어요.” 대학원생 박모(24·여)씨도 남성스러운 여성을 볼 때마다 ‘억지스럽다. ´는 느낌이 든다. 고등학교 시절엔 남자 같은 여자를 보면 쿨(Cool)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박씨는 대학생이 된 뒤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고 말한다. 같은 과 친구 중 유난히 남자같이 구는 여자 친구의 행동 때문이었다. 가끔 도를 넘는 행동으로 구설수에 자주 오르내렸다는 박씨의 친구. 친구의 억지스러운 행동은 주변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만들 때가 많았다. “1학년 때 대성리로 MT를 갔었어요. 장을 봐온 짐을 옮기는데 좀 무겁더라고요. 20명 정도 간 MT이니 얼마나 먹을 것이 많았겠어요. 약간 힘든 척을 했더니 대놓고 제게 욕을 하더라고요. 어이가 없었죠. 그러면서 보란 듯이 무리하게 많은 짐을 들고 몇 걸음 걸어가더군요. 제게 힘을 과시한 거죠. 몇분 뒤 힘이 부쳤는지 들고 있던 짐을 모두 땅에 내동댕이쳤어요. 죄 없는 계란만 다 깨뜨렸지 뭐예요.” ● “내숭女보다 터프女가 더 멋져요.” 직장인 노모(25·여)씨는 남자 같은 여자를 보면 개성 있어 보여 한편으로는 부럽다. 또 그런 그녀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노씨의 경우 보통 여자라고 하면 다소곳하고 머리가 긴 고정관념의 여성성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반면 남성성을 지닌 여성들은 적극적이고 활발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건강미도 있어 보이고 남과 다른 그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남자 같은 여자들이 건강해 보이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활발해 보이고 성격도 화끈해 보여요. 이런 점에서 이들이 무척 긍정적으로 보여요. 모든 여성들이 천편일률적으로 긴 생머리에 다소곳한 성격을 지녔다면 얼마나 지루하겠어요. 남자 같은 여자. 뭔가 개성 있어 보이고 독특하지 않나요?” 대학생 이모(22·여)씨는 자칭 ‘남성미 넘치는 여성´이다. 남들이 자신에 대해 뭐라 말하든 개의치 않는다. 이씨는 어린 시절부터 여성들의 내숭이 너무 싫었다. 별거 아닌 것에 호들갑을 떨고 힘이 넘치면서도 약한 척하는 여성들의 내숭이 싫었다. 무거운 짐도 일부러 더 들고 강해지려고 노력했다. “사실 남자 같은 제 자신에 대해 불만은 없어요. 주위 친구들도 많이 이해해 줘요. 여고를 나왔는데 학교 다닐 때 가끔 좋아한다는 친구들도 있었고요. 약간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그냥 웃고 넘겼습니다. 외모 역시 말할 것도 없다. 이씨는 여성보단 남성 쪽에 가깝다. 헤어스타일이나 패션스타일이 어떠하냐에 따라 몸가짐도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급적 치마보다는 바지, 긴 머리보다는 짧은 컷 머리를 선호한다. “기계공학을 전공하는데 과 특성상 남자들이 많아요. 자연스레 어울려서 지내죠. 선배들에게 형이라고도 부르고요. 전 여성스러운 건 체질적으로 싫어해요. 그냥 털털하고 활발한 게 좋아요.” 직장인 강모(23·여)씨는 남자 같은 여자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남성미가 나는 여성은 괜히 당당해 보이고 멋져 보이기 때문이다. 왜소한 몸에 소극적인 성격을 지닌 자신과 대비돼 그저 부러울 뿐이다. 남성미 넘치는 여성들은 리더십도 있어 보인다. “왠지 그녀들의 남성성이 멋지지 않나요? 요즘은 양성성이 대세잖아요. 여성적인 측면과 남성적인 측면을 모두 갖고 있다면 분명 경쟁력이 있다고 봐요. 제 주변에도 남성적인 친구들이 많은데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요. 남성적인 여자에 대해 편견을 갖는 사람들이 일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옳지 않죠. 지금이 무슨 조선시대인가요?”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섬세한 감수성’ 男부럽군 ● “심리적 거부감 어쩔 수 없어” “여자 같은 남자들 보고 있으면 내가 다 민망해요. 아무리 마음을 열고 이해하려고 해도 심리적 거부감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대학생 김모(26)씨는 여자 같은 남자들을 차마 눈뜨고 지켜보기가 어렵다. 경북 경주의 보수적인 집안에서 엄격한 교육을 받고 자란 김씨는 이런 사람들이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가슴´으로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비록 대학에서 여성학 수업도 들어보고 ‘오픈 마인드´를 가지려고 노력도 해 봤지만 아직은 쉽게 다가오지가 않는다. “아직 남자는 남자다워야 보기 좋아요. 남자가 여자처럼 굴면 왠지 뭔가 비정상적인 것 같고 그래서 멀리하게 돼요. 중·고등학교 시절에도 사실 그런 친구들 있으면 많이 놀려대기도 하잖아요.” 직장인 김모(27)씨도 마찬가지. 김씨도 여성스런 말투와 표정을 쓰고 슬픈 영화에 찔끔 눈물을 흘리는 남자들을 보면 ‘쟤 왜 저래. ´라는 말이 먼저 튀어나온다. 제 아무리 남녀의 역할이 불분명해지고 있다지만 지킬 건 지켜야 한다는 게 김씨의 생각이다. “‘어머´, ‘웬일이니?´ 같은 여성적인 표현을 쓰는 남자들이 부쩍 많아졌어요. 사회가 변하고는 있지만 상대에게 거부감을 준다면 본인도 노력해 고쳐야 한다는 생각도 들고요.” 특히 남성들이 많이 모인 집단에서는 ‘여자 같은 남자´에 대한 혐오감이 강하다. 남중(男中)과 남고(男高) 출신에 현역으로 군복무까지 마친 이모(26)씨는 ‘남자들의 소굴´을 경험하며 이들에 대한 적대감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고등학교 시절 여자 같은 남자애가 한 명 있었는데 모두 그 아이 흉내를 내기도 하고 놀림도 심했어요. ‘게이´라는 소문도 파다했고요. 나중에 그 아이와 진지하게 얘기를 해봤는데 상처를 꽤나 많이 받고 있었습니다.” 군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씨는 여자처럼 행동하는 구성원에 대한 언어 폭력은 정말 대단했다고 말한다. ‘이딴 녀석이 어떻게 군대를 들어왔냐. ´는 말부터 심한 욕설, 심지어 성희롱까지 벌어졌다. “군대란 조직이 원래 ‘남성성´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잖아요. 이런 틈바구니 속에서 여자 같은 행동과 감수성을 지닌 남자들이 살아남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죠.” ● 양성형 남성이 여자에게 인기가 좋다? 그러나 모든 남성들이 이들을 혐오의 눈길로 바라보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이 갖추지 못한 ‘여성적 섬세함´이나 ‘부드러움´을 부러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대학원생 권모(27)씨에게는 친한 친구 가운데 ‘여자 같은 남자´가 있다. ‘어머!´라는 말투를 연발해 가끔 닭살(?)이 돋기는 하지만 부드러운 말투와 섬세한 감수성이 부럽다. “여자애들한테 인기가 많더라고요. 물론 여자들도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다르겠지만 그 친구의 여성적인 말투와 행동, 그리고 부드러운 감수성을 좋게 보는 여자들이 많아요. 왠지 터프가이가 인기가 많을 것 같은데 요즘엔 이런 ‘양성형 인간´의 인기가 부쩍 치솟고 있는 느낌입니다.” 평소 무뚝뚝한 말투로 스스로를 ‘여자에게 인기 없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권씨는 이런 이유로 이 친구의 ‘여성스러움´을 흉내내고 있다. 보다 부드럽고 상냥하게 말하고 해맑은 웃음을 짓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자칭 ‘양성성 찬양론자´인 대학원생 김모(27)씨는 ‘남자다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주변에서 흔히 ‘남자답다. ´라는 말을 듣는 사람들의 특징을 종합해 보면 외적으로는 근육질 몸매에 큰 키, 내적으로는 통 크고 결단력도 있으며 여자를 휘어잡는 약간의 권위를 가진 사람, 또 윗사람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할 줄 알는 ‘시원스러움´과 ‘넉살´, 이런 것들로 종합되더군요. 그러나 이런 사람들이 과연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인간형일까요.” 김씨는 사람들이 좋게 보고 있는 ‘남성성´에 대해 불만이 많다. ‘남자답다. ´라는 개념이 ‘멋있다. ´라는 말과 등식처럼 이해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별로 멋있지 않은´ 인간형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저 사람 정말 남자야. ´라고 말할 때 어떤 사람인지를 관심있게 보면 비민주적이고 가부장적인 인간형인 경우가 많아요. 과거부터 남성스러움에 환호를 보냈던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온 듯합니다. 그러나 현대사회가 권하는 ‘민주적 인간형´과는 충분한 차이가 있습니다. 양성성은 이러한 개념의 한계를 극복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 양성성은 남녀평등의 ‘밑거름´ 본인 스스로 ‘여자 같은 남자´라고 생각하는 직장인 김모(27)씨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6학년 때까지 별명이 ‘여자´였다. 놀림도 많이 받았고 이 때문에 상처도 컸다. 김씨는 이때 ‘안 되겠다. ´싶었다고 한다. 민감한 사춘기에 들어서면서 이런 자신의 모습이 너무 싫어졌기 때문이다. ‘남자답게´ 보이기 위해 태권도도 배웠고 욕설도 해대며 서서히 ‘남자다움´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춘기가 지나고 대학에 입학했을 때 이런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실 시대도 많이 변했죠. 제가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만 하더라도 ‘양성성´이란 말은 없었으니까요.” 김씨는 과거 왜곡된 남성성에 매몰된 채 자신의 정체성을 바꾸려 노력했던 점이 후회스럽다. 남성과 여성의 장점을 고루 갖춘 사람으로 거듭날 기회를 스스로 버렸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많이 양성화되고 있습니다. 성역할도 많이 깨지고 있고 이에 따라 남성과 여성을 규정하는 제약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죠. 그러나 아직도 그 잔재는 남아 있어요. 특히 남성이 많이 모여 있는 집단에서는 ‘여성적인 남성´은 아직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군대가 대표적이죠. 특히 전통적으로 남성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보니 의도하지 않게 여성성을 무시하는 경향도 있고요. 따라서 양성성은 남녀평등의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요.”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원자재값 상승 등 악재 불구 경쟁서 살아남기 몸부림

    원자재값 상승 등 악재 불구 경쟁서 살아남기 몸부림

    자동차 가격 인하 바람이 거세다. 국산차 가격은 줄곧 오르막길만 달리다 최근 일부 차종들이 내리막길로 접어들었고 수입차는 지난해 시작된 가격 인하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원자재값 상승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줄줄이 가격을 내리는 것은 갈수록 격화되는 시장경쟁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산차:마티즈·오피러스가 인하 기폭제 되나 기아차와 GM대우는 지난달 고급 대형세단 ‘오피러스’와 경차 ‘마티즈’의 가격을 각각 내렸다. 기아차는 오피러스 GH270 세부모델의 명칭을 ‘고급형’에서 ‘스페셜’로 바꾸면서 가죽시트를 비롯한 일부 편의사양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차값을 300만원가량 낮췄다. 값은 더 비싸지만 경쟁차종인 현대차 ‘제네시스’ 출시에 더해 수입차의 파상공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 따른 고육책이다. 실제로 최근 2년간 대형차 시장 1위를 지켜온 오피러스는 제네시스 출시에 따른 시장잠식 등으로 판매대수가 지난해 월평균 1911대에서 올 1월 1306대로 급감했다. GM대우는 마티즈 출시 10주년을 앞세워 기존 사양을 손대지 않고 차값을 최대 53만원 내렸다.2월 한달간 제공되는 판매조건 등을 더하면 인하폭이 최대 140만원에 이른다. 이는 올해부터 경차 범위가 기존 배기량 800㏄ 미만에서 1000㏄ 미만으로 확대되면서 기아 ‘뉴모닝’과 경쟁이 심화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까지 국내 경차시장을 독점해 온 마티즈는 지난달 3226대가 판매돼 뉴모닝(7848대)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르노삼성도 최근 사양이 고급화된 ‘SM3’ 신모델을 출시하면서 차값을 사실상 100만원쯤 내렸다. 현대차 ‘아반떼’가 지난해 11만 535대가 팔린 데 비해 SM3는 2만 7492대 판매에 그친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차값은 유지하면서 사양을 고급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던 기존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본격적인 가격인하에 나설지 주목된다. ●수입차:가격낮춰 대량판매로 전략 선회 시장경쟁 격화와 SK네트웍스의 ‘저렴한 수입차’ 공급 방침 등에 따라 지난해 본격화한 수입차 가격인하도 계속되는 양상이다. 아우디코리아는 지난 13일 대형 세단 ‘A8’의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을 내놓으면서 가격을 최대 1000만원 이상 내렸다.A8L 4.2 FSI 콰트로가 1억 7230만원에서 1억 5850만원으로 1380만원 낮아진 것을 비롯해 A8 3.2 FSI 콰트로,A8L 3.2 FSI,A8 4.2 FSI 콰트로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각각 40만원,330만원,830만원 인하됐다. 아우디코리아는 지난달에도 중형 세단 ‘A4’에 ‘S라인 패키지’ 모델을 도입하면서 이 패키지가 적용되지 않는 A4 2.0 TFSI와 A4 2.0 TFSI 콰트로의 가격을 각각 250만원,370만원 내렸다. 볼보자동차코리아도 대형 세단 ‘올 뉴 S80’ 2008년형 모델의 가격을 인하했다. 직렬 6기통 3.2 모델은 기존 6800만원에서 820만원 낮은 5980만원으로, 디젤엔진을 장착한 D5 모델은 5700만원에서 5200만원으로 각각 내렸다. GM코리아 역시 지난달 대형 세단 ‘캐딜락 DTS’와 중형 세단 ‘CTS’의 새 모델에 인하된 가격을 적용했다.DTS는 기존 모델보다 480만원 싼 9500만원으로,CTS 3.6은 1150만원 내린 5340만원으로 각각 책정했다.GM코리아는 20일 나올 2008년형 ‘뉴 사브 9-3 컨버터블’도 이전보다 싸게 팔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도 상반기 중 최고급 모델인 ‘S500’의 가격을 일부 편의사양 조정을 통해 3000만원가량 내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판매가는 1억 7000만원 안팎이다. 앞서 지난해에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뉴 C클래스’의 가격을 최대 1000만원가량,BMW코리아가 ‘528i’의 가격을 2000만원가량 내렸다. 폴크스바겐, 사브 등도 가격을 줄줄이 낮췄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회사들이 한국시장 안착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보고 이제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대량 판매에 나서는 전략을 택하면서 가격 인하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나주 업체, 기능성 치약 日 수출

    전남의 한 벌꿀가공업체가 프로폴리스 성분이 함유된 기능성 치약을 일본에 수출해 화제가 되고 있다. 나주시 토계동에 위치한 가보농산㈜은 17일 “최근 일본 오사카에서 프로폴리스 성분이 함유된 ‘덴티폴리스 치약’을 연간 10만개(35만달러어치) 이상 수출하기로 하는 계약을 오타니사(社)와 맺었다.”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 무역현장지원단의 도움을 받아 수출 계약을 성사시킨 가보농산은 “우리나라에서 프로폴리스 기능성 치약을 일본에 수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가보농산 측은 치약 외에 프로폴리스 성분이 든 액상과 캡슐 형태의 또 다른 2가지 제품도 수출하기로 하고 시제품을 오타니사에 전달했다. 프로폴리스는 벌이 벌집 보수를 하거나 유해 환경으로부터 여왕벌의 산란을 보호하기 위해 주변에 바르는 항균·항산화 물질로, 최근 들어 이 물질을 이용한 건강기능성 식·약품이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가보농산이 프로폴리스 제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김희성(59) 대표가 40여년간 고향 나주에서 양봉을 하면서 관련 사업을 해온 경험에서 비롯됐다. 김 대표는 “양봉을 포함한 모든 농업이 한계에 이르러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살아남기가 어렵다.”며 “프로폴리스 제품 개발과 수출을 통해 어려운 지역 양봉업계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나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나주 업체, 기능성 치약 日 수출

    전남의 한 벌꿀가공업체가 프로폴리스 성분이 함유된 기능성 치약을 일본에 수출해 화제가 되고 있다. 나주시 토계동에 위치한 가보농산㈜은 17일 “최근 일본 오사카에서 프로폴리스 성분이 함유된 ‘덴티폴리스 치약’을 연간 10만개(35만달러어치) 이상 수출하기로 하는 계약을 오타니사(社)와 맺었다.”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 무역현장지원단의 도움을 받아 수출 계약을 성사시킨 가보농산은 “우리나라에서 프로폴리스 기능성 치약을 일본에 수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가보농산 측은 치약 외에 프로폴리스 성분이 든 액상과 캡슐 형태의 또 다른 2가지 제품도 수출하기로 하고 시제품을 오타니사에 전달했다. 프로폴리스는 벌이 벌집 보수를 하거나 유해 환경으로부터 여왕벌의 산란을 보호하기 위해 주변에 바르는 항균·항산화 물질로, 최근 들어 이 물질을 이용한 건강기능성 식·약품이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가보농산이 프로폴리스 제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김희성(59) 대표가 40여년간 고향 나주에서 양봉을 하면서 관련 사업을 해온 경험에서 비롯됐다. 김 대표는 “양봉을 포함한 모든 농업이 한계에 이르러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살아남기가 어렵다.”며 “프로폴리스 제품 개발과 수출을 통해 어려운 지역 양봉업계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나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20&30] 입사 후 내가 변했다?!

    [20&30] 입사 후 내가 변했다?!

    최근 온라인 채용업체 잡코리아와 비즈몬이 주5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는 회사의 정규직 1273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하루 평균 근무 시간이 10시간을 넘었다. 회사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니 직장의 조직문화와 근무환경이 구성원의 사소한 습관과 태도, 심지어 신념까지 바꿔놓기도 한다. 부당한 지시나 대우에도 입을 다물거나 조직문화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성격을 개조(?)하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하고 뒤늦게 재테크에 눈을 뜨기도 한다. 입사 후 나는 얼마나, 어떻게 변했을까? 20∼30대 직장인의 속마음을 들어봤다. ● 통장에 돈을 쏙쏙 vs 자기계발 욕심 쑥쑥 가전제품 제조업체에서 근무하는 최모(28·여)씨는 이른바 ‘돈치’에서 재테크 달인’으로 변했다며 즐거워했다. 입사 3년차인 최씨는 처음 1년간은 대학 시절 처럼 쓰고 남은 돈을 저금하는 주먹구구식 재테크를 했다. 하지만 선배들은 돈에 무식한(?) 최씨를 가만두지 않았다. 이런 저런 펀드를 추천하고 돈을 쌓는 노하우를 얻는 비법 등을 전수했다. “선배들이 추천한 인터넷 재테크 카페에도 가입하고 관련 책을 읽어 나갔어요. 저녁이면 금융권에 근무하는 친구에게 밥을 사면서 어떤 펀드가 좋은지 묻고 다녔죠.” 그 결과 입사 이후 일에는 별다른 재미를 느끼지 못했지만 돈은 1억원 정도를 모았다.“동료들은 저를 ‘최부자’라고 불러요. 노하우를 묻곤 하지만 알려줄 수 있나요.2∼3년 바짝 모아 결혼한 뒤 회사는 그만두고 예쁜 옷가게를 내려고요.” 가전제품 판매업체에서 근무하는 김모(30)씨는 입사한 뒤 자기계발 욕구가 샘솟는 슈퍼맨(?)으로 변신했다. 물론 자기계발이 성과나 승진 등에도 도움이 되지만 이처럼 즐겁게 공부하는 자신의 모습에 스스로 놀란다고 했다.“아침 6시에 일어나 토익 학원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신나요. 공부는 결과 만큼이나 과정을 즐기는 것이라는 말이 새삼 떠오릅니다.” 김씨는 올해 경영대학원에 들어갈 생각이다. 직장을 다녀야 하는 경제적 형편 때문에 외국 MBA까지는 꿈꾸지 못하지만 낮에는 실전 수업, 밤에는 이론 수업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솔직히 대학원생은 현실을 도피하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요즘에는 회사일에 구애 받지 않고 공부만 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공부만 하다보면 다시 공부가 지겨워질 수도 있겠죠.” ● 패션이 달라졌어요 vs 외모지상주의 버렸어요 철강회사에 근무하는 김모(27)씨는 대학 시절 군대가 좋아 1학년 1학기만 마치고 입대를 자원할 정도로 남자들의 세계를 동경했다. 교통비가 모자라도 친구들과 마신 술 값을 계산해야 직성이 풀렸고 친구들을 하숙집에 ‘무료로’ 묵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당시 유행하던 무스, 젤은 물론이고 한 겨울에 로션도 바르지 않았어요. 옷은 계절당 많아야 두 세벌 이었죠. 여자친구요?씩씩한 솔로부대였는데요.” 하지만 김씨는 영업직 사원으로 회사에 입사하면서 패션과 외모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깨달았다. 김씨는 얼굴 피부 상태, 양복의 질, 머리 모양까지 고객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내 여직원들에게 패션과 피부마사지 방법 등을 열심히 문의하고 실천에 옮겼다. 그리고 만 3년, 그는 달라졌다. 요즘에는 검정 벨벳 슈트에 회색 바지, 청색 와이셔츠를 주로 입는다.“지난해 사귄 애인은 제가 멋스럽고 깔끔하대요. 솔직히 예전에는 내면의 자신감만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외모의 자신감이 받쳐줄 때 실력도 더 잘 발휘되는 것 같아요.” 반면 패션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는 양모(27·여)씨는 직장에 다니면서 내면의 아름다움을 중요시하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대학 시절 그는 소개팅을 할 때 남성의 외모나 패션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곧바로 일어날 정도로 외모지상주의자였다. “당시에는 외모는 그 사람의 내면이 드러난다고 믿었죠. 세련된 내면, 패셔너블한 내면이 존재한다고 믿었어요.” 하지만 지난 2년간의 직장 생활을 통해 남자를 보는 눈이 바뀌었다. 외모와 스타일이 마음에 쏙 드는 남자 동료가 관심을 보였지만, 그 동료는 남에게 상처되는 말을 너무 쉽게 뱉었다. 또 다른 미남 동료는 일을 책임감 있게 처리하지 못했다.“남자를 보는 시야가 넓어졌어요. 대학 때는 몰랐던 것이죠.” 현재 그는 사내 커플이 됐다. 대학 동창들에게 애인을 소개했을 때 친구들은 “외모만 보더니 의외다.”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그는 그냥 웃기만 한다. “지금도 멋진 남자에게 가끔 눈이 가지만,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느끼면서 스스로 변했다며 웃곤 해요.” ● 점심시간마다 맛집 찾는 재미 “나도 이젠 미식가” 3년차 회사원 전모(26·여)씨는 점심 시간마다 맛집을 찾아다니면서 삶이 싱싱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어릴때부터 입이 까탈스러워 식사를 즐기지 않았다. 어머니는 “까다로운 식성 때문에 신경이 예민하고 만사에 짜증을 부린다.”고 충고하곤 했다. 전씨는 식도락의 즐거움에 빠진 뒤로 어머니의 말 뜻을 깨달았다고 한다. “광화문에는 맛집이 무궁무진해요. 고르는 재미와 먹는 재미에 하루가 즐겁고, 그러다 보니 다른 이에게도 웃음이 전달되더군요.” 그는 저마다 다른 이유로 점심을 거르는 동료들에게 때때로 작은 도시락을 사다주곤 한다.“내 삶을 생기있게 변하도록 한 음식의 마법이 다른 이에게도 전염되었으면 좋겠어요.”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꼬박꼬박 말대답 하던 나… 이젠 고분고분 3년차 회사원 최현정(27·여)씨는 할 말은 다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었다. 부서에 배치 받고 한달 쯤 지난 어느 날, 상사가 바로 옆에 복사기를 두고도 ‘현정씨 복사좀 해줘.´라며 서류를 건넸다. “이건 아니다 싶었죠. 그래서 ‘대리님 옆에 복사기가 있는데 꼭 저를 시키셔야 해요. 이건 아니죠.´라고 속에 있는 말을 다 했죠.” 그 상사는 예상하지 못한 후배의 반응에 당황했는지 얼굴이 빨개지더니 그대로 자리를 떴다. 문제는 그 뒤였다. 아예 말도 건네지 않는 것은 물론, 다른 동료와 얘기를 하다가도 최씨가 다가가면 다른 곳으로 가버리는 등 철저하게 무시했다. 상사의 무관심도 힘들었지만 회사 분위기도 최씨의 행동을 좋게 보지는 않는 듯 했다. “그 뒤부터는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속에 담아두고 절대 하지 않아요. 한번은 상사가 커피를 타오라고 시켰어요.‘전 커피타러 들어온 게 아니라고요.´라고 말했을 지도 모른지만 이제 그럴 수 없다는 것을 배웠죠.” 회사원 김민정(31·여)씨는 입사 초까지만 해도 ‘골수 페미(니스트)´로 통했다. 하지만 입사 초의 한 사건이 그를 바꿔 놓았다. 동기 가운데 한 명이 회식 자리에서 간부에게 성희롱을 당한 것. 김씨를 비롯한 동기들은 간부를 찾아가 사과를 요구했지만 그는 끝내 발뺌했다. 김씨 등은 이 문제를 공론화하려고 갖은 애를 썼지만 소용 없었다. 회사측에선 “그럴 분이 아닌데 한 번 실수한 것 가지고 이러면 곤란하다. 외부로 알려지면 회사 망신이고 당신도 1∼2년 다니다 그만둘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덮어둘 것을 요구했다. 회사측의 각개격파 전략에 동기들은 하나, 둘 물러섰고 결국 끝까지 버틴 김씨만 한동안 상사들의 따가운 시선에 시달려야 했다. “얼마전 술자리에서 주사가 심한 상사가 ‘나랑 키스 할래, 같이 잘래.´라며 수작을 부리더라고요. 예전 같으면 술자리를 뒤짚고, 이후 공론화시켜서 회사에 발도 못 붙이게 했겠죠. 하지만 그냥 넘어가게 되더라고요. 확실한 증거도 없는데 또 나만 당하는 것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죠.” IT업계에서 일하는 김정현(26)씨는 입사 전에는 돈을 벌지 못해도 하고 싶은 일만 할 수 있다면 그만이라는 생각이었다. 선배들이 ‘나는 연봉 얼마 밑으로는 절대 안 간다.´고 얘기하면 속물이라고 생각했다. 지난해 1월 김씨는 연봉 2000만원대 초반으로 돈은 좀 적게 받지만,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중소 IT업체에서 사회 생활의 첫 발을 딛었다. “점점 돈만 중시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죠. 일은 별로 하지 않고도 연봉을 많이 받는 이들을 보면 짜증이 나고 굳이 야근까지 해야 될 상황도 아닌데 야근비를 챙기려고 회사에 남게 되고요.1년 만에 만난 친구에게 고작 ‘넌 연봉 얼마 받냐.´고 하는 내 모습에 흠칫 놀라기도 해요.” ●‘분위기남(男)´, 회식계의 별이 되다. 건설회사 3년차 조모(32)씨는 조용한 성격에 클래식과 와인을 즐기는 우아한(?) 남자였다. 하지만 이젠 더이상 클래식을 들으며 독서에 빠져드는 ‘분위기남´이 아니다. 부단한 체력관리로 언제나 3∼4차까지 함께하는 ‘회식계의 신성´이 됐다. 건설회사의 특성상 과도한 남자다움을 요구한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었지만 첫 부서 회식에서 겪은 충격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아무렇지 않은 듯 소주를 맥주잔에 부어 단박에 들이키는 모습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그 많은 술이 다 어디로 들어가는지.2∼3차 쯤이면 배가 부를 법도 하건만 노래방에서도 선배들은 끝없이 ‘양폭´(양주와 맥주를 섞은 술)을 들이부었다. 그렇게 마신 다음 날에도 멀쩡하게 출근하는 선배들의 모습은 경의의 대상이었다. 그때부터 조씨도 체력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오로지 회식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무리 술을 많이 마셨더라도 다음날 새벽이면 피트니스 클럽에서 열심히 땀을 뺀다. 술 앞에 무너지는 약한 조대리가 되지 않기 위해. 공기업 2년차인 신모(27·여)씨는 대학 때만 해도 활달한 성격에 넘치는 장난기를 주체하지 못해 ‘똘´이란 별명으로 불렸다. 하지만 엄격하고 보수적인 분위기로 정평이 난 회사에 입사한지 2년 만에 신씨는 확 달라졌다. 늘 재치있고 웃음이 많아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며 인기를 누려온 그였지만 어느날 부터인가 회사 안에서 조용히 있을 수밖에 없게 됐다. 발단은 입사 직후 다른 부서에서 교육 받던 동기와 수다를 떨다가 선배에게 눈물이 쏙 빠지도록 혼이 난 것이었다. 그 뒤 출근 인사와 동시에 퇴근 때까지 침묵의 시간을 보냈다. 퇴근하고 집에 가면 얼마나 입을 꾹 다물고 있었는지 입냄새가 날 정도. 회사에서의 사정을 하소연했더니 묵묵히 듣던 아버지는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말했다. 보수적이기로 소문난 회사 분위기에 맞추다 보니 이제는 주변 사람이 신씨를 ‘맏며느리´로 부를 정도라고 한다.“새로 들어온 후배들의 군기 반장 역할을 하고 있는 제 모습을 보면 깜짝깜짝 놀라기도 해요.” 임일영 신혜원기자 argus@seoul.co.kr
  • “작은 정부·자유 시장이 글로벌 시대 핵심 가치”

    “작은 정부·자유 시장이 글로벌 시대 핵심 가치”

    글로벌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정부의 역할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경제 관료 출신인 김병기(연구위원)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 여기에 대한 리포트를 내놓았다.‘코리아 웨이-글로벌 기업경영과 정부의 역할’이란 책을 통해서다. 김 사장은 이 책에서 글로벌 시대에는 정부의 역할은 축소되고, 시장에 대한 규제는 줄어들어야 한다고 말한다.‘작은 정부’와 ‘자유로운 시장’이 글로벌 시대의 핵심가치라는 얘기다. 그는 일본 도요타 자동차의 사례를 강조한다.“도요타는 인간존중과 끝없는 개선을 핵심가치로 삼는 ‘도요타 웨이’(Toyota Way)를 통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면서 “글로벌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핵심가치가 분명히 존재하며, 작은 정부와 자유로운 시장이라는 ‘코리아 웨이’가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노키아·도요타·GM·GE·3M 등 글로벌 기업경영에 대한 사례 분석과 미국·스웨덴·홍콩 등 효과적인 정부 운영 실태 등을 통해 코리아 웨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 조직개편과 관련해서는 “작은 정부를 위해 정부 조직을 개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순간포착’ 새끼치타가 야생에서 살아남는 법

    최근 영국의 한 사진작가가 어미 치타의 사냥기술을 보며 야생에서의 삶을 배우는 새끼 치타들의 모습을 담아내 눈길을 끌고있다. 작가 앤디 루즈(Andy Rouse)가 포착한 사진들에는 어미 치타가 새끼에게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법을 전수하는 적나라한 모습이 담겨있다. 먼저 사냥감을 발견한 어미 치타는 몸을 낮추며 서서히 먹잇감으로 향한다. 그리고 어미 치타는 먹잇감이 눈치채기도 전에 와락 달려들어 날카로운 이빨로 낚아챈다. 그리고 자신의 성공적인 사냥에 기뻐하듯이 새끼쪽으로 돌아와 먹잇감을 떨어뜨린다. 어미 치타에게 물린 살아있는 먹잇감은 공포에 질려있다. 그러나 새끼 치타들은 이런 먹잇감의 마음도 모른채 코로 문지르고 앞발로 치면서 갖고 놀기 시작한다. 먹잇감이 비틀거리며 도망가려고 해도 새끼 치타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장난을 친다. 어쩌다 먹잇감이 재빨리 도망치면 어미 치타는 새끼들이 먹잇감을 좇도록 유도한다. 이같은 사냥 학습이 18개월 정도 이어지면 그제서야 어미 치타는 새끼들의 곁을 안심하고 떠난다. 이같이 어미 치타가 새끼에게 남긴 ‘야생의 교훈’은 평생 새끼들이 독수리와 같은 천적을 피해 생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시론] 문화정책, 경제논리에 빠져선 안된다/김주연 숙명여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

    [시론] 문화정책, 경제논리에 빠져선 안된다/김주연 숙명여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

    글로벌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제발전을 통한 부강한 나라로의 도약은 어떤 다른 명분도 넘어서는 긴요한 명제가 되었다. 이명박 정부와 더불어 ‘경제시대’가 우리에게도 다시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 시간은 지난 10여년의 정치시대와 비교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소망을 주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문화 분야로 초점을 옮기면 세심하게 검토되고 주목되어야 할 또 다른 요소가 있음을 환기하고 싶다. 무엇보다 이제 더 이상의 경제논리와 정치논리로 문화가 인식되고 재단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문화는 현실정치와 현세적 물질생활을 포함하되, 그것을 넘어서는 가치의 이름이다. 이른바 ‘초월성’이 그것이다. 한 나라의 문화가 초월성을 지니고 있느냐의 여부는 그 나라와 사회의 수준을 가늠한다. 초월성이 결여된 채 정치와 현실에 매몰된 사회와 민족에게는 참다운 의미에서의 문화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저항, 민중, 민족이 문화를 종속항으로서 거느려온 지난 한 세대는, 그 불가피성에도 불구하고 정치에 종속된 문화의 장애현상, 결손현상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없다.10여년 전부터 시작되어 지난 5년동안 두드러지게 지속된 투사적 문화인들의 군림은, 그 이전의 고질적인 어용문화인의 행태를 연상시키며 갈등을 유발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쉽게 말해서 정치논리로의 문화 종속현상이다. 다른 한편, 언제부터인가 문화를 경제논리로 계산하는 발상과 그 실천도 우리 사회의 중심부를 강타하고 있어서 우려된다. 런 마당에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제일주의가 행여 문화정책과 문화현장에 경제논리, 시장논리만을 더욱 확산시킨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없다. 문화행정은 그 수장에 아직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어 보인다. 최근 거론되는 총리 후보자들의 면면을 보더라도 돈 잘 끌어온 대학총장들이 많다. 그러나 총리는 몰라도 문화행정의 책임자로서는 이러한 배경과 조건보다, 문화적 가치의 상징성이 중요시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몇 년새 나라의 품격과 체신이 매우 떨어졌다는 게 공론이다. 문화를 경멸하고 반문화적 언동을 서슴지 않는 정치지도층이 야기한 현상이다. 이제 요구되는 것은 그 품격과 체신을 회복하는 일이다. 정치와 경제에 함몰된 문화정책이나 인사는 오히려 품격의 추락을 재촉함으로써 문화국가로서의 위상을 곤경에 빠뜨릴 우려가 크다. 문화는 실물이 아니라 상징이며, 행동보다는 언어를 통해 그 정체성을 발현한다. 그러므로 단기적인 효율보다는 인간 자체와 가치를 지향하며, 이에 훈련된 사람을 존중한다. 양보다 질의 세계이며, 질의 제고가 목표가 된다. 한 사람의 퇴계, 한 사람의 염상섭, 한 사람의 괴테가 보다 존중되고, 소비적 영상문화보다 창조적 문학행위가 평가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오늘날 디지털문화 속에서도 여전히 콘텐츠가 소중하며, 이를 위해 전통적 문학을 비롯한 전승문화가 가꾸어져야 하는 것이다. 결국 이명박 정부는 이념을 중시하는 정치논리로부터 문화의 품위있는 초월성을 회복시키는 것은 물론, 그것이 다시 시장중심의 경제논리에 빠져버리는 위험을 막아야 하는 이중의 사명을 띠었다. 이런 당면과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면 문화국가로서의 진보와 향상이라는 오랜 소망은 지체될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기를 희망한다. 문화에는 엄중하면서도 성대한 문화논리가 있는 것이다. 김주연 숙명여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
  • [李 당선인 신년회견] 행자부, 공직 인력감축 연구 착수

    정부조직개편을 계기로 공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서바이벌 게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새 정부는 ‘공무원 감축은 없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기능 중심의 통·폐합이 이뤄질 경우 고위직을 중심으로 ‘자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직급 강등은 물론, 퇴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정부조직관리의 주무부서인 행정자치부는 최근 정부인력 감축 및 전환배치 사례에 대한 연구작업에 착수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14일 “오는 3월까지 주요 국가의 정부인력 감축사례를 수집·분석, 향후 우리나라 정부인력 운영에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도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부조직의 군살을 빼내야 한다.”면서 “지식기반경제에서 통합과 융합은 대세인 만큼 중복적인 기능을 과감하게 통합하고, 쪼개진 기능들을 융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능 유사한 부서 통·폐합 가능성 이는 정부조직 축소 의지를 재확인한 것은 물론, 기능이 유사한 업무부서간 통·폐합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특히 새 정부가 대국(大局)·대과(大課)에 기반한 대부처 원칙을 내세우는 만큼 지나치게 세분화된 조직 형태인 팀제는 사실상 폐지될 전망이다. 예컨대 전체 인원이 200명 수준인 여성가족부의 경우 2개 본부와 3개 국 산하에 모두 22개팀으로 나뉘어 있다. 팀당 평균 인원이 채 10명에도 못 미친다. 이같은 사정은 다른 부처도 마찬가지다. 기존 ‘실·국·과·계’를 ‘본부·팀’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과에 비해 팀 수가 늘어났다. 적어도 3∼4개 팀이 있어야 하나의 본부나 국을 형성할 수 있는 만큼 조직이나 업무를 무리하게 쪼갠 뒤 조직을 확장해온 측면도 없지 않다. 또 팀제를 도입한 이유는 4∼5단계에 이르는 결재라인을 2∼3개로 줄여 업무효율을 높이자는 데 있다. 하지만 본부와 팀 사이에 ○○기획관·△△정책관 등 중간 직위가 늘어나면서 사실상 ‘무늬만 팀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산자부는 8개 본부,65개 팀의 중간 단계에 기획관·정책관 등 10여 자리를 운영 중이다. 통·폐합이 이뤄지면 기능이 줄지 않더라도 조직은 축소된다. 때문에 상당수 본부장·국장급이 과장급으로, 팀장은 과 단위 부서의 직원으로 각각 직급 강등이 이뤄질 수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조직개편작업의 일환으로 ‘과·팀’ 단위 업무에 대한 기능분석을 실시하고, 행자부가 인력감축 사례에 대한 연구에 돌입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고위직 장·차관 발탁이냐 퇴출이냐 반면 이 당선인은 새 정부 내각 구성에서 사실상 ‘정치인 출신 배제’ 의사를 밝혀 능력있는 공직자들은 장·차관 등 정무직으로 대거 발탁될 가능성도 높다. 때문에 고위직 공무원을 중심으로 개인별 능력에 따라 발탁이냐 퇴출이냐를 놓고 ‘극과 극’을 달릴 수 있다. 또 이 당선인은 “민간이 잘 할 수 있는 일은 민간에게 돌려주고, 지방이 맡는 것이 좋은 일들은 지방이 맡아야 한다.”며 조직개편이 중앙부처를 넘어 지방과 공공기관까지 확대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정부조직법을 개정하지 않아도 되는 청와대 조직개편 방안을 우선적으로 확정,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총선 가는 길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총선 가는 길

    11세기 북송(北宋)시대 개혁가 왕안석(王安石)에게는 ‘우활(迂闊)’이라는 인물평이 따라다닌다.‘왕안석, 황하를 거스른 개혁가’의 저자 미우라 쿠니오는 ‘현실과 유리된 낙관적 이상주의자를 꼬집는 말’이라고 해석했다. 정적(政敵)과 기득권층의 반대로 사회 전반의 미래지향적 개혁에 실패한 왕안석은 반대파의 ‘이미지 조작’으로 한동안 ‘간신전(奸臣傳)’에 이름이 올랐다가 19세기 말∼20세기 초에 역사의 재평가를 받게 된다. ‘우활’은 노무현 대통령이 우리 사회의 성역과 금기, 관행에 맞서 몇 발짝 앞서 나가는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즐겨 인용한 ‘대붕역풍비(大鵬逆風飛), 큰 새는 바람을 거슬러 난다.’와 맥락이 닿는 말이다. 김구 선생 어록에 나오는 이 구절은 역사의 대의를 위해 여론을 거스를 줄 아는 지도자상(像)을 제시하고 있다. 새 정부 인수위 활동 과정에서 부각되고 있는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정책 갈등은 ‘우활의 리더십’과 ‘실용의 리더십’간 일대 충돌이라 할 만하다. 권력 속성상 노 대통령의 파괴력은 소멸 단계로 접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교육·대운하 등 주요 정책을 둘러싼 신·구 정부의 알력은 4월 총선에서 반(反)한나라당 세력에 ‘깃발’의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이가 주목된다. 새해 들어 정치권은 총선 블랙홀로 빠져들고 있다.‘4·9총선’의 일정을 역산하면 각 세력이 생존과 회생을 도모할 시간은 많지 않아 보인다. 대통합민주신당은 다급하다. 통합신당이 총선을 모양새 있게 치르기 위해서는 적어도 3가지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지도부 구성과 공천 방식 결정, 당 쇄신 방안 마련 등이다. 하지만 첫 단추인 지도부 구성에서부터 합의추대냐 경선이냐를 두고 삐걱대고 있다. 일부 세력이 당내 지분과 기득권에 연연하고 있어 ‘질서있는 수습’이나 ‘아름다운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도부 구성 방식을 결정할 7일 당 중앙위원회가 갈등과 견해의 차이만 확인하는 자리에 그친다면 통합신당은 걷잡을 수 없는 분화의 과정으로 치달을 수 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포스 커뮤니케이션 이경헌 대표는 “노선과 비전의 문제는 총선 이후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면서 “통합신당이 안정된 견제세력으로 유권자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건강한 체질과 좋은 후보를 갖추는 정치적 액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에게는 이번 총선 과정이 정치력을 검증받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대선에서 사재(私財)와 빚을 포함,90억여원을 소진한 문 대표는 총선 자금난에, 대선 후보 단일화 거부에 따른 세력과 인물의 이탈까지 겹쳐 명멸의 위기에 처해 있다. 지난 주 일부 측근과 회생 방안을 논의한 문 대표가 이번 주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살아남기 경쟁은 한나라당에도 예외가 아니다. 친이(親李·친 이명박)쪽인 이방호 당 사무총장의 ‘공천 40% 물갈이’발언은 공천시기 논란에 기름을 부은 격으로, 친박(親朴·친 박근혜)쪽의 생존 본능을 한껏 달궈 놓았다. 박 전 대표가 국익을 이유로 이 당선인의 중국 특사 제의를 받아들이긴 했지만,‘원칙은 원칙, 갈등은 갈등’이라는 박 전 대표의 메시지는 친박쪽의 거센 반격을 예고하고 있다. 처절한 생존 경쟁으로 정치권이 또 다시 빠져들고 있다. c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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