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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자강파 vs 보직파 유리천장 박살 낸 그녀들의 ‘눈물 사연’

    고위직에 오른 여성 공무원에게 승진 비결을 묻자 크게 ‘자강파’와 ‘보직파’로 나뉘었다. 자강파는 스스로 실력을 쌓아 승진했다는 것이고, 보직파는 어떤 임무를 맡느냐에 따라 승진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행시 출신의 ‘자강파’인 경제부처 A 국장은 “죽어라 공부를 한 것이 승진에 크게 도움이 됐다”면서 “임신·육아로 정신없는 와중에도 퇴근하면 잠자기 직전까지 공부를 습관적으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법률적 지식이 부족하거나 사회적 흐름을 놓치면 중요한 순간에 실수한다고 생각해 자기 노력을 게을리할 수 없었다”고 했다. ‘보직파’인 경제부처 B과장은 “1999년 공직에 들어왔는데 5급 여성 사무관이 거의 없었다. 업무를 못해도 별로 다그치지도 않고 가르쳐 주지도 않았다. 거의 외계인 취급을 당했다. 살아남기 위해 고된 업무를 밤낮 가리지 않고 악착스럽게 했다”고 말했다. “여성을 우대한다는 말도 듣기 싫었고 우대받고 싶지도 않았다”며 “남성과 동일한 조건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9급부터 승진했다고 생각한다”는 대구시 4급 서기관 C는 ‘자강파’에 속한다. 남성 공무원보다 비교적 승진이 늦었다는 9급 출신의 ‘보직파’ 대구시 D사무관은 “승진이 잘되는 보직은 대부분 남성이 차지해 여성들은 승진이 늦어진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이른바 ‘꽃보직’에 여성들이 가기 힘든 것은 인사시스템을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성들은 육아와 가정 문제로 회식 자리 등에 빠지거나 가더라도 일찍 오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상사나 동료 등과 소통이 부족해 정보력이 떨어져 어떤 보직이 좋은지 모른 채 공직생활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행시 출신 경제부처의 E과장은 “단지 여성이라고 제대로 된 업무를 주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요즘 여성 공무원들은 성적도 우수하고 외국에서 오래 있다 온 사람들도 많은데 선입견으로 업무에서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승진하기까지 애로 사항은 말도 못한다. A국장은 “1990년대 초 공직에 들어왔더니, 동료 남자 사무관이 ‘미스 아무개’라고 부르더라. 지금 같으면 성희롱으로 분류되지만, 당시 술자리에서는 ‘블루스를 추자’고 하면 대응법을 몰라 고민하느라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지금 중간 간부 이상의 여성공무원들은 대부분 그런 황당한 경험에 잘 대처했기 때문에 이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B과장은 “10년을 부서 회식과 관계부처 협의로 술을 마시다 보니 위장에 이상이 생겼다”면서 “상사와 원하지 않는 블루스를 추면서 속으로 욕도 많이 했는데, 지금은 공직사회가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이 변했다”고 했다. 육아에 대한 아픈 기억들도 많다. D사무관은 “아이와 같이 보내는 시간이 적어 늘 미안한데, 한번은 유치원에 간 딸이 집에 오지 않아 몇 시간을 찾아 헤맸는데, 그때 당장 사표를 내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C과장은 “공무원은 복지가 좋은 편이라지만, 워킹맘에게는 여전히 힘든 구조다. 여성 공무원이 육아에 신경을 쓰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육아 시스템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9급에서 공직을 시작해 7급까지 간 서울시의 한 여성 과장은 “10년 전엔 육아휴직을 꿈도 꾸지 못해 백일도 안 된 핏덩이를 시청 어린이집에 맡기고 출근해야 했다”면서 “퇴근하면 매일 세탁물과 씨름하고 새벽 5시에 일어나 남편과 자식들 이 먹을 음식을 준비했다”면서 남성들의 적극적인 조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퍼블릭 뷰] 100만 공무원 웃게 하기,대한민국 날개 달기

    [퍼블릭 뷰] 100만 공무원 웃게 하기,대한민국 날개 달기

    요즘 급격한 변화가 많다. 국제정세와 세계경제, 국내 정치 환경이 예측불허로 시시각각 빠른 움직임을 보인다. 새 정부도 시작됐고, 또 다른 변화와 도전이 시작된다. 어느 방향이든 우리 모두에게 ‘좋은 게 좋은 것’이길 기대한다.대한민국은 지난 70년간 국민의 승리와 공무원의 헌신에 힘입어 자랑스런 국가로 발돋움했다. 자유화, 산업화, 민주화를 지나 오늘에 왔다. 지금 국민과 공무원이 힘과 마음을 모아 또 하나의 기적을 이룬다면 향후 30년의 위대한 한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것만은 유념하자. 첫째, 제발 “네편 내편” 가리지 말자. 둘째, 전에 소위 양지에 있었다고 음지에 있었다고를 가리지 말자. 셋째, 일의 연속성과 효율을 위해서는 자리 이동을 최소화하자. 마지막으로 국민의 눈높이를 고려하자. 모든 ‘자리’를 일의 유능함으로 결정하자. 숱한 말보다 한 사람이라도 계속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하는 사례를 만들자. 공무원을 춤추게 하려면 먼저 공무원의 일하는 환경과 시스템을 바꾸어야 한다. 첫째, 공무원을 제 몫을 다하고 제값을 받게 하자. 누가 공무원을 줄 서게 하는가. 그들도 자랑스러운 국민이다. 국가의 수호자이며 국민의 봉사자인 공무원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제 몫을 다하도록 만들자. 둘째, 좋은 인재 양성 시스템을 갖추자. ‘국민의 봉사자’가 될 사람을 공무원으로 뽑을 수 있도록 채용에서부터 바르게 뽑고, 이 인재를 국가를 대표하는 인재로 육성하고, 일하는 시스템을 제대로 정비해야 한다. 셋째, 세계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전문성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며 공무원 또한 예외는 아니다. 국내 최고를 넘어 세계 최고를 꿈꾸게 하고, 양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인다면 100만 공무원이 200만의 역할과 성과를 낼 수 있게 된다. 넷째, 잘 닦은 전문성으로 퇴직 후에도 국가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자. 100세 시대를 맞아 전 국민의 고령화와 함께 정년 연장은 국가적인 추세일 것이다. 공무원 또한 100세 시대에 잘 키워진 국가의 인재이기에 제2의 길을 자랑스럽게 나가게 하자. 다섯째, 사전 예방과 교육으로 감찰과 감시로부터 자유롭게 하자. 감시와 견제보다는 자율과 창의가 인간을 더 정진하게 만드는 방안이다. 이러한 최소한의 다섯 가지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정부 운영에서 몇 가지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공무원을 춤추게 하며 그 성과로 국민을 웃게 하는 길이다. 우선 인사 부처와 인사직무의 전문화가 선행돼야 하며, 정부 부처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위해 인위적 장관 수 조정은 지양돼야 한다. 각 부처의 차관제도와 관련해서는 공무원 내부 업무를 담당할 사무차관제 및 복수차관제 도입이 검토돼야 한다. 큰 정부, 작은 정부는 장차관 숫자보다 업무 성과와 미래를 준비하는 일로 평가돼야 하는 게 아닌가. 좋은 지도자는 100만 공무원을 움직여 국가와 국민에게 충실한 봉사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 낼 수 있다. 100만 공무원의 마음과 능력이 모인다면 우리는 또 한번 날개를 달 수 있을 것이다. 세계에서 대한민국의 원화가 통용되는 G3를 꿈꾸자. 초석을 준비하는 것은 그 누구의 몫도 아닌 바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국민의 몫이다.
  • 귓속말 이상윤, 이보영父 거짓자백 후 죽음에 분노 ‘소름 눈빛’

    귓속말 이상윤, 이보영父 거짓자백 후 죽음에 분노 ‘소름 눈빛’

    ‘귓속말’ 이보영의 오열과 이상윤의 분노가 처절한 반격을 예고했다.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 속 인물들은 살아남기 위해 이를 악물고 싸운다. 그러다 보니 서로 물고 물리는 상황은 계속되고, 이에 따라 인물들의 관계 및 입장은 하루아침에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 여기에 박경수 작가 특유의 긴장감이 더해지니, 극의 몰입도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치솟는다. 지난 1일 방송된 ‘귓속말’ 11회에서는 이러한 인물간의 싸움이 눈 뗄 수 없이 펼쳐졌다. 신영주(이보영 분)와 이동준(이상윤 분), 최일환(김갑수 분)과 최수연(박세영 분), 그리고 강정일(권율 분)까지. 이들의 피 터지는 삼파전은 시청자를 쥐락펴락했다. 이를 입증하듯 ‘귓속말’ 11회는 시청률 16%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에 등극했다.(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날 강유택(김홍파 분)을 죽인 범인으로 몰린 신영주는 경찰에 체포됐다. 이에 신영주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현장 블랙박스 영상이 필요한 상황. 이동준은 영상을 찾아 나섰다. 그러나 이동준보다 먼저 움직여 영상을 가로챈 이가 있었다. 강정일이었다. 강정일은 아버지 강유택을 죽인 최일환을 향해 복수의 칼을 겨누고 있었다. 최일환은 신영주의 범행 이유를 강정일과의 원한 관계로 엮었다. 신영주가 아버지에게 누명을 씌웠던 강정일에 대한 복수심으로 살인을 저질렀다는 시나리오였다. 위기에 몰린 강정일은 신영주에게 모두가 살 길을 제안했다. 신창호가 자백을 하면, 블랙박스 영상을 주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신영주는 누명에서 빠져나갈 수 있지만, 신창호의 진실은 영원히 묻히고 만다. 신영주는 거래에 응하지 않았고, 이동준은 거짓 알리바이를 만들어 신영주를 구할 작전을 짰다. 이동준의 작전은 자신의 법조인 명예를 버리는 길이었다. 이동준은 신영주와의 불륜 스캔들을 터뜨려, 강유택 살해 시각 신영주가 자신과 함께 있었다고 알리바이를 꾸몄다. 하지만 이마저도 최수연에 의해 실패로 돌아갔고, 신영주와 이동준은 그대로 재판에 설 수 밖에 없었다. 같은 시각 강정일은 신영주가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자, 직접 신창호를 찾아갔다. 결국 신창호는 딸을 살리기 위해, 김성식 기자를 죽였다고 자백했다. 끝까지 정의를 지키고자 했던 신창호는 딸을 위해 누명을 쓴 채 죽음을 맞이했다. 오열하는 신영주와 분노하는 이동준의 모습으로 엔딩을 맞이한 ‘귓속말’.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는 신창호의 믿음이 이뤄지는 결말이 오길, 시청자들 역시 바라고 또 바라는 시간이었다. 이 같은 스토리와 감정의 몰입을 이끄는 배우들의 연기는 매 순간 감탄을 자아냈다. 끊임없이 치고 받는 신경전, 주고 받는 대사 하나까지. 모든 것이 극강의 긴장감을 선사하며 시청자의 몰입을 끌어올렸다는 반응이다. 이제 스토리는 절정을 향해 가고 있다. 신창호의 자백으로 진실을 밝히기 더 어려워진 상황. 신영주와 이동준이 이를 어떻게 돌파해갈지, 더욱 짜릿한 반격을 기대하게 만드는 ‘귓속말’ 12회는 오늘(2일) 밤 10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새영화> 목숨을 담보로 커피를 주문하는 곳…밀폐 스릴러 ‘더 바’

    <새영화> 목숨을 담보로 커피를 주문하는 곳…밀폐 스릴러 ‘더 바’

    평화로운 어느 날, 마드리드 광장에 있는 한 바에서 커피를 마시고 나가던 사람들이 총격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총상 환자를 구하러 나간 사람마저 저격당하자 바 안의 사람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잠시 후, 바 화실에서도 한 사람이 의문의 죽음을 맞는다. 통신은 두절 상태이고, 뉴스에서는 총격 살인에 대해 언급이 없다. 혼란에 빠진 사이, 바 밖의 시체들이 감쪽같이 사라진다. 직감적으로 모두 위험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필사의 사투를 벌인다. 이렇게 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 감독의 ‘더 바’는 갑작스러운 살인 사건으로 ‘바’에 갇히게 된 사람들이 ‘바’ 안에 있어도, ‘바’ 밖으로 나가도 죽게 된 상황에서의 사투를 그린 도심 밀폐 스릴러다. 영화는 ‘야수의 날’, ‘커먼 웰스’, ‘퍼펙트 크라임’, ‘마이 빅 나이트’ 등 스페인 스타 감독 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의 첫 번째 상업영화로 2017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돼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특히 ‘더 바’는 도심 속에서 갑작스럽게 벌어진 총격 사건을 시작으로 속도감 넘치면서도 미스터리한 전개로 극한의 긴장을 선보인다는 호평을 받았다. 베를린국제영화제 상영 당시 관객들에게 큰 환호를 받았다. 또 ‘숨 막히는 미스터리와 액션(The Upcoming)’, ‘현대 사회의 테러리즘이 가져온 실존적 불확실성을 표현한 작품(THR)’, ‘장르 영화의 완벽한 귀환(Screen Daily)’ 등 각종 해외 언론 매체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2017년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이자 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 감독의 첫 번째 상업 영화로 주목받는 ‘더 바’는 오는 5월 개봉 예정이다. 102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치킨값 결국 2만원 시대로… 이번엔 가맹점주 핑계

    치킨값 결국 2만원 시대로… 이번엔 가맹점주 핑계

    “가맹점주 마진 보장 위해 불가피” 반대했던 농식품부도 수용 입장 교촌·네네·BHC 인상 검토 안 해 “출혈경쟁 유도해 놓고 책임 전가…본사만 배불리는 구조 해결해야”프랜차이즈 치킨업계 2위인 BBQ가 5월 초쯤 치킨값을 올리겠다고 다시 밝히면서 ‘치킨값 2만원 시대’가 결국 열릴 전망이다. BBQ는 지난달 초 가격 인상을 추진했다가 여론의 압박에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엔 당시 인상에 반대했던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도 수용하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어 가격 인상이 이뤄질 전망이다. BBQ는 인건비, 임대료, 배달앱 수수료 등 부대 비용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맹점주들의 생존을 위해 조만간 치킨 메뉴 가격을 올릴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BBQ가 치킨값을 올리는 것은 2009년 이후 8년 만이다. BBQ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의 지속적인 요청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르면 다음달 초쯤 오른다. 인상폭은 BBQ가 지난달 초 발표했던 수준이 예상된다. BBQ는 지난달 초 ‘황금올리브치킨’을 마리당 1만 6000원에서 1만 8000원으로, ‘황금올리브속안심’은 1만 7000원에서 1만 8000원으로, ‘자메이카통다리구이’는 1만 7500원에서 1만 9000원으로 각각 올리는 등 주요 메뉴 가격을 평균 10% 올리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당시엔 농식품부가 조류인플루엔자(AI)를 핑계로 치킨값을 올리면 세무조사 의뢰도 불사하겠다며 강하게 압박했고 BBQ는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농식품부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을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AI로 인한 치킨값 인상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아 제재에 나섰지만 부대 비용의 상승 때문이라면 부처가 나서서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맹점주의 마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가격 인상이 아니라 본사와 가맹점주 간의 구조적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게 다수의 목소리다. 무분별한 신규 점포 출점으로 가맹점들의 출혈 경쟁을 유도해 놓고 본사만 배를 불리면서 그 책임을 엉뚱하게 소비자에게 ‘가격인상’으로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치킨업계 매출 상위 3곳인 교촌치킨, BBQ, BHC 모두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점포 대부분을 가맹점 형태로 운영하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의 매출은 가맹점에 공급하는 제품 매출과 가맹 수수료 등으로 구성된다. 까닭에 국내 치킨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음에도 각 업체가 공격적으로 점포 확장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한 해에만 교촌치킨 25곳, BBQ 180곳, BHC 228곳, 네네치킨 30곳이 새로 개장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배달앱을 사용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인지도를 높인 브랜드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 돼 부대 비용이 상승하는 악순환도 계속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촌치킨, 네네치킨, BHC 등은 당분간 치킨값을 올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치킨값을 올릴 필요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소비자 인식과 물가 등을 고려해 인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생태 돋보기] 생물의 효율, 그들에게 배우자/정길상 국립생태원 생태기반연구실장

    [생태 돋보기] 생물의 효율, 그들에게 배우자/정길상 국립생태원 생태기반연구실장

    지난번 생태돋보기에서는 생물다양성과 우리 인간이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우리들이 소비하는 것이 전 지구 생산량의 40%라고 밝혔다. 오늘은 지혜로운 소비를 위한 현명한 생산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지구상에 생명체가 나타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38억년 전이라고 한다. 그 모습을 나타낸 순간부터 생명체들은 자연의 혹독함을 견디며 적응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도구를 진화시켜 왔다. 다섯 번의 대멸종으로 여러 생물종이 사라지고, 또 그 빈자리를 살아남은 생물의 후손들이 메워 오고 있다. 현재 지구상에는 약 900만종의 생물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해마다 새로운 종들이 계속 발견되는 걸 보면 우리가 그 존재조차 모르는 생물들이 엄청나게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멀리 볼 것도 없이 2015년 국립생물자원관의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에는 약 4만 5종의 생물이 살고 있다. 이 생물들이 각자의 생활터전에서 살아남기 위한 진화적 적응이란 바로 에너지 효율이라는 측면일 수 있는데, 먹이를 가장 손쉽게 잡을 수 있는 도구, 가장 빨리 도망칠 수 있는 도구, 가장 밝게 볼 수 있는 도구,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날카로운 이빨, 독물질 등 자연의 섭리 속의 생물체의 다양한 적응양식은 한없이 펼쳐진다. 이렇듯 모든 생물은 주변의 자원을 조금이라도 잘 이용할 수 있도록 자신을 변형시켜 왔다. 인간도 주변의 자원이 필요하다. 다만 그 자원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가에서 우리는 다른 생물과 매우 다르다. 최근에야 비로소 우리는 개선을 시도한 것도 사실이지만 너무나도 파괴적이고 지속가능하지 않다. 1차산업과 2차산업으로 인간은 풍요를 얻었다. 물질의 풍요와 그 물질의 목적이 종료된 시점에서 나오는 쓰레기의 풍요다. 쓰레기의 풍요는 적당한 표현도 아닐 뿐더러, 한정된 자원이 더 빠른 속도로 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주변으로 눈을 돌려보자. 생물이 필요로 하는 것은 우리도 필요하다. 이 말은 생물들이 자연을 이용하는 모습을 이해한다면 우리 인간은 이전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자연을 지속 가능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일게다. 이러한 관심은 화학, 재료공학, 생물학 등 여러 학문분야에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생물학 분야에서 자연모사는 전 분야의 10%에도 못 미친다. 물론 생물에서 모든 것에 대한 공학적 해답을 얻을 필요는 없다. 인간이 만들어낸 형태가 더 효율적인 것도 매우 많다. 다만 우리가 공학적 난제에 부딪혔을 때, 또 전에 없던 새로운 생각을 얻고자 할 때 생물들은 그 결정적인 해답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디지털 혁명에 기반한 4차 산업혁명과 그 뒤에 찾아올 5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한다. 그 어디에도 생물에게서 배우는 것에 대한 언급은 없다. 시쳇말로 이제 더 배울 것이 없으니 하산할 때인가. 아니다 이제 산을 오르기 시작할 때이다.
  • 11.3 대책 영향, 주거·임대·세컨하우스 활용 가능한 ‘트리플 상품’ 인기↑

    11.3 대책 영향, 주거·임대·세컨하우스 활용 가능한 ‘트리플 상품’ 인기↑

    11.3 부동산대책의 발표 이후 아파트 투자여건이 열악해지면서 주거, 임대, 세컨하우스 등으로 활용 가능한 트리플 상품이 부동산 투자의 틈새상품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국토부는 주택경기 안정화와 집값 불안지역을 관리하기 위해 11.3 부동산대책을 내놨고, 대책을 통해 청약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아파트의 투자여건이 크게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투자처를 잃은 투자수요층이 아파트를 대신해 보다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익형 상품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이와 함께 수익형 부동산 상품의 공급이 늘어나면서 알짜 상품을 고르는 안목은 더욱 중요해졌다.배후수요를 비롯해 특화 시스템, 서비스 등의 차별화된 장점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품은 치열한 수익형 부동산 시장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차별성 없는 상품은 결국 공실 위험을 높이고, 이는 수익에 직접적인 타격을 미친다는 것. 이에 차별화된 상품성으로 안정적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익형 상품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내달 제주 이도동에 분양을 앞둔 ‘제주 제이하임’이 투자 및 실수요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성지건설개발㈜와 ㈜은담종합건설은 제주도 제주시 이도2동 외 2필지에 ‘제주 제이하임’을 분양할 예정이다. ‘제주 제이하임’은 기존에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주거공간으로 새로운 주거 문화를 선보일 전망이다. 이 상품은 지하 1층~지상 17층, 총 208실의 소형아파트 형태이며 전용면적은 29㎡, 35㎡로 구성돼, 타입별로는 △29㎡ 16실, △35㎡A 160실, △35㎡B 32실로 공급된다. ‘제주 제이하임’은 기존의 주거상품에서 누릴 수 없던 차별화된 주거문화가 도입된 상품이다. 우선 구제주권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상품으로 멀티형 주거 공간을 제공하며, 방2개, 거실, 주방 분리와 풀퍼니시드 상품을 제공해 장기 또는 단기 거주자를 통한 숙박영업도 가능해 높은 임대 수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완벽한 투룸은 2명의 임대수요자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가질 수 있는 주거 공간으로서 활용도가 높아 임대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공실의 염려가 없다. 또한, 가구와 가전을 제공하는 풀퍼니시드는 내 집 마련을 목적으로 하는 신혼부부에게 혼수품 마련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 생애최초 주택마련에 적합한 상품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제주 제이하임’에는 하우스 키핑, 컨시어지 서비스, 공용세탁실, 발렛파킹 등의 호텔식 서비스도 적용돼 차별화된 서비스를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제주 제이하임’은 일주대로 대로변에 위치해 있어 접근이 쉬우며, 광양사거리가 가깝다. 또 시외버스터미널과 제주항 여객터미널, 제주국제공항도 인접해 지역내외로 이동도 편리하다. 생활 인프라도 우수하다. 제주시청, 지방합동청사 등이 위치한 제주행정타운과 CGV, 보성시장, 제주한국병원, 제주동부경찰서도 인접하다. 광양초, 제주제일초, 오현고도 가깝고, 제주기적의 도서관, 제주동부 청소년경찰학교, 제주대학교도 위치해 교육환경도 우수하다. 여기에 국가지정문화재인 삼성혈을 비롯해 신산공원, 수운근린공원, 산지천이 인접해 쾌적한 주거여건을 확보했으며, 제주문화회관과 국립박물관도 가까워 문화시설 이용도 편리하다. ‘제주 제이하임’의 견본주택은 제주시 구남동에 위치해있으며, 입주일은 2018년 말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괴력에 충격? 약물검사 받은 테임즈

    KBO리그 NC 출신 에릭 테임즈(31·밀워키)가 11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였다. 6경기 연속 홈런 도전엔 아쉽게 실패하며 밀워키 구단 사상 두 번째로 5경기 연속 홈런을 터트린 데 만족해야 했다. 테임즈는 19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방문경기에서 2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2루타를 2개나 뽑으며 8경기 연속 장타 기록도 이어갔다. 타율은 .405에서 .426(47타수 20안타)로 뛰었다. 그러나 밀워키는 7-9로 역전패했다. 201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테임즈는 눈에 띄는 활약을 선보이지 못한 채 2014년 한국행을 선택해 지난해까지 NC에서 뛰며 2015년 최우수선수(MVP), 2016년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11월 3년 총액 1600만 달러(약 179억원)에 밀워키와 계약한 테임즈는 재도전한 빅리그에서 개막 2주 만에 태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지난 18일 시즌 7호 홈런을 쏜 뒤엔 도핑검사까지 받아야 했다. MLB닷컴은 ‘맹공으로 의구심을 잠재운 테임즈’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테임즈는 한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변화구를 치는 법을 배워야 했다”고 전했다. 테임즈는 “한국에 오기 전 미국에서 뛸 때 90㎝ 안으로만 들어오면 방망이를 휘둘렀다”고 농담했다. 그는 “빠른 공을 계속 보면 익숙해진다. 메이저리그처럼 시속 155㎞ 공을 치는 게 쉽다는 게 아니라, 더 잘 반응하게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 선수들은 시속 142∼146㎞의 상대적으로 느린 공을 던졌다. 하지만 스플리터 등 구속을 낮춘 공과 변화구를 섞어 던졌다. 그러면 시속 146㎞ 공도 163㎞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어 이름을 새긴 보호대를 쓰는 테임즈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가지 않고) 미국에 남아 있었다면 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아하! 우주] 지구 박테리아, 화성까지 묻어갈 수 있을까?

    [아하! 우주] 지구 박테리아, 화성까지 묻어갈 수 있을까?

    “20xx년, 마침내 화성 탐사선이 화성 땅속에서 미생물의 증거를 발견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 미생물이 진짜 화성의 생명체인지 아니면 지구에서 기원한 것인지를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미래 화성 생명체 탐사를 가정한 가상 시나리오이지만, 사실 과학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미 화성으로 여러 대의 착륙선과 로버를 보냈다. 다시 말해 지구 미생물이 여기 묻어서 갈 확률도 그만큼 증가한 셈이다. 물론 발사 전에 철저한 멸균 소독을 하지만, 그래도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지구 미생물 가운데는 극한 환경에서 적응해 사는 것들이 있고 극소량이라도 소독되지 않은 부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화성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항공우주국(NASA)의 카시니 탐사선이나 주노 탐사선 역시 만에 하나라도 유로파나 엔셀라두스 같은 위성에 충돌해서 이 위성을 지구 생명체로 오염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토성과 목성 대기에서 태워 없애는 방법으로 임무를 종료한다. 물론 지나친 기우일 수도 있다.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은 물론 목적지에 도달해도 강력한 방사선 환경에 노출될 뿐 아니라 기온 변화가 극심해서 보통 생명체는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더 자세한 검증을 위해 NASA의 과학자들은 풍선을 이용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거대한 풍선에 다양한 미생물이 든 배양기를 매달고 30.5km 상공으로 날려 보낸 것이다. 이 고도에서는 오존층의 보호를 못 받기 때문에 강력한 자외선이 그대로 도달한다. 물론 온도도 매우 낮다. 화성 표면과 비슷한 환경인 셈이다. 연구 결과 과학자들은 몇 시간 안에 미생물의 99.999%가 사멸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따라서 우주선 표면에 묻은 박테리아가 장기간 생존할 가능성은 희박한 셈이다. 하지만 이 결과는 그래도 극소량은 살아남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생존자의 DNA를 분석한 결과 강력한 방사선의 영향으로 이미 지상에 있던 대조군과 달라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돌연변이가 생길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지구 미생물이 화성 표면의 강력한 방사선 환경에서도 어쩌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문제는 그래도 멸균 소독을 철저히 할 수 있는 무인 탐사선에서는 심각하지 않을 수 있다. 진짜 문제는 유인 탐사를 하는 경우다. 사람을 멸균 소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유인 탐사 이전에 화성 생명체에 대한 충분한 탐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들도 있다. 반대로 이렇게 생존력이 강한 박테리아를 이용해서 화성을 지구처럼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어느 쪽이든 지구 박테리아가 얼마나 화성으로 무임승차를 할 수 있는지는 화성 유인 탐사를 목표로 한 인류에게 중요한 질문이다. 앞으로 더 다양한 미생물을 이용한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자치단체장 25시] 심민 전북 임실군수 “50년 임실군민 애환 서린 옥정호… ‘섬진강 르네상스’로 치유”

    [자치단체장 25시] 심민 전북 임실군수 “50년 임실군민 애환 서린 옥정호… ‘섬진강 르네상스’로 치유”

    심민(69) 전북 임실군수는 요즘 대선 후보 못지않게 잰걸음을 하고 있다. 50년 숙원인 ‘옥정호 개발 사업’을 새 정부의 지역개발 정책에 반드시 반영하기 위해서다. 심 군수는 하루가 멀다 하고 중앙부처를 방문해 옥정호 개발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옥정호를 생태관광 거점으로 개발하는 ‘섬진강 르네상스 상생 프로젝트’가 ‘전북도 19대 대선 공약사업’에 포함되자 이를 이슈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13일 군수실에서 만난 심 군수는 “새 정부에서는 미완의 길로 남아 있는 옥정호 제2 순환도로 건설사업을 기필코 국가사업으로 추진하고 옥정호를 임실의 미래를 담보하는 성장동력으로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옥정호를 생태, 문화, 교육, 관광이 어우러진 국내 최고의 친환경 관광 명소로 만들겠다는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다음은 심 군수와의 일문일답이다. →부임 이후 옥정호 개발을 지역 숙원 사업으로 이슈화하고 있다. -옥정호를 조성한 섬진강댐은 국내 최초의 다목적 댐이지만 임실군민들에게는 애환과 시름이 가득한 한 맺힌 인당수다. 새로 출범하는 정부는 임실 군민들이 50년 동안 흘린 눈물을 책임지고 닦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중앙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옥정호를 친환경 관광 명소로 개발해 임실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미개발지로 방치됐던 만큼 천혜의 자원으로 빛을 볼 수 있다. →옥정호 개발이 임실군의 숙원이 된 역사적 배경은. -섬진강댐은 호남평야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1965년 준공됐다. 농업용수 공급, 홍수 조절, 수력발전 등 국가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된 국내 최초의 다목적 댐이다. 연간 4억 3000만t의 농업용수와 생활용수를 공급한다. 그러나 임실군에는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했다. 국가 발전을 위해 임실이 막대한 피해를 본 만큼 이제 국가가 나서서 보상을 해 줘야 한다. →섬진강댐 건설로 임실군민들이 겪은 애환은. -임실군민들은 수몰과 이주, 단절과 제한에 갇혀 삶을 송두리째 빼앗겼다. 강제로 삶의 터전을 빼앗긴 수몰민이 2000가구 1만 5000명에 이른다. 특히 댐을 건설하면서 당연히 추진했어야 할 순환도로마저 한쪽만 개설돼 많은 주민들이 교통 단절로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다. 운암면 주민들은 면사무소를 가기 위해 30㎞를 돌아가야 하는 실정이다. 1999년에는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임실 전체 면적의 40%가 개발 제한의 불이익을 받았다. 이로 말미암아 발생한 피해가 400억원을 넘는다. 길이 끊긴 옥정호를 건너다 숨진 주민도 40명이나 된다. 수몰민들은 부안 계화간척지로 이주했지만 13년이나 사업이 지연돼 농지 분배권도 무용지물이 됐다. 일부 수몰민들은 살아남기 위해 시화간척지로 이주했지만 공단 조성으로 이마저 잃었다. 안산시로 다시 흘러들어 간 수몰민 후손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가 되는 애환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가슴 아픈 일이다. →전북도 대선공약으로 선정된 섬진강 르네상스 상생 프로젝트 내용은. -섬진강 프로젝트는 옥정호를 끼고 있는 정읍시·순창군·임실군이 더불어 추진하는 상생 사업이다. 옥정호를 차별화된 내륙 호반관광지로 개발하는 계획이다. ‘문화와 생태가 흐르는 더불어 섬진강’이 핵심 콘셉트이다. 2018년부터 7년간 3000억원을 투입하는 대형 사업 계획이다. 재원은 국비 1950억원, 도비 840억원, 시·군비 150억원, 기타 60억원 등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옥정호 순환도로 개설 등 지역재생 기반 확충 ▲생태지역자원의 창의적인 활용 ▲지자체 간 상생 거버넌스 구축 등 3개 분야로 추진된다. 우리 군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280억원을 투입해 생태환경교육과 레포츠체험이 가능한 섬진강 에코뮤지엄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섬진강 르네상스 상생 프로젝트가 대선 공약으로 적합한가. -명분과 사업효과 모두 적합하다. 수자원 인프라 확충 정책으로 고향을 잃고 생활기반을 상실한 지역에 대해 국가 차원의 치유와 피해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이 사업은 옥정호 주변 3개 시·군뿐 아니라 전북도 전체에 개발 효과가 파급돼 주변지역 상생 협력, 사회통합 선도 모델이 될 것으로 믿는다. 무엇보다 국가가 완수하지 못했던 사업을 책임지고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조명돼야 한다.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희생한 임실 주민들에게 정부가 뒤늦게라도 보상에 나서는 것은 의미 있고 당연한 일이다. 그게 국가가 국민을 책임지는 헌법 정신이다.→중앙부처와 정치권의 반응은. -민선 6기 군수 취임 이후 2015년 3월부터 국회, 중앙부처, 정치권, 국민권익위원회 등을 30번 넘게 찾아가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여러 차례 정부에 국비 지원을 요청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도 설계용역비로 18억원을 요청했지만 안 됐다. 주민들도 2015년 4월 권익위에 순환도로 개설 청원서를 제출했다. →섬진강 르네상스 상생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시급한 사업은 -댐 건설로 수십년간 피해를 받은 주민들의 상처를 보듬고 낙후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게 섬진강 르네상스 상생 프로젝트이다. 그 프로젝트의 핵심이 순환도로 개설이다. 우선 도로가 개설돼야 교통 불편이 해소되고 다른 사업들을 추진할 수 있다. 북측 1순환도로는 1990년대 겨우 개설됐지만 남측 2순환도로 15.8㎞는 아직도 미완성이다. 북측 순환도로는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될 만큼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다. 남측 순환도로까지 개설되면 옥정호 종합관광특구 조성이 촉진되고 섬진강 르네상스 시대가 열린다. 임실은 애환, 슬픔, 고통에서 벗어나 화합, 행복, 통합을 여는 미래의 길로 전진할 것이다.→옥정호 순환도로는 지방도다. 도로 개설은 전북도 몫이 아닌가. -섬진강댐 건설은 국책사업이다. 국책사업 추진으로 발생한 주민불편과 지역개발 제한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국가가 책임지고 풀어야 한다. 댐 건설 당시 추진했어야 할 사업을 미뤘다가 지방도로 지정한 뒤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정부의 자세가 아니다. 1500억원이나 들어가는 남측 순환도로 건설사업을 전북도가 혼자 추진하는 건 사실상 무리다. →섬진강 르네상스 상생 프로젝트가 전북도 공약에는 포함됐지만 새 정부 정책으로 반영 여부는 불투명하다. -옥정호 개발은 임실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북지역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필요한 사업이다. →최근 권익위가 수몰민들의 생계 대책을 내놨다. -가뭄 속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수몰민들이 겨우 자리를 잡은 폐천 용지 22만㎡가 섬진강댐 재개발로 또다시 물에 잠길 위기를 맞았으나 권익위 중재로 지킬 수 있게 됐다. 10여 차례의 조정 끝에 폐천 부지를 성토해 수몰민들에게 특용작물 재배단지 등 농경지로 제공하기로 했다. →다음달 새 정부가 출범한다. 향후 계획은. -새 정부는 치유와 화해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50년 넘게 상처가 아물지 않고 소외된 임실 군민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것도 새 정부의 몫이다. 임실군민들의 상처가 치유될 때까지 끊임없이 건의하고, 요구하고, 호소하겠다. 새 정부가 소수와 약자, 희생자와 피해자의 시각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고 풀어 주길 기대한다. 임실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형제 잡아먹는 곤충… ‘골육상쟁 비밀’ 밝혀지다

    형제 잡아먹는 곤충… ‘골육상쟁 비밀’ 밝혀지다

    한 어머니에서 난 형제끼리 서로 다투다 끝내 죽음과 죽임에 이른다면 그 이상의 비극은 없을 것이다. 다행히 사람은 해당하지 않지만, 사실 자연계에서는 이런 장면을 종종 볼 수 있다. 먼저 알에서 부화된 형이 아직 부화하지 않은 동생을 잡아먹거나 혹은 태어난 새끼끼리 약육강식의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하지만 같은 유전자를 공유하는 형제끼리 잡아먹으면 결국 유전자를 남길 기회가 감소하므로 자연 선택 때문에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문제다. 이와 같은 비극을 통해서 더 많은 자손을 남길 수 없다면 이론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행위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그 이유를 알기 위한 연구를 한창 진행하고 있다. 코넬 대학의 제니퍼 탈러 교수를 비롯한 연구팀은 이 비밀을 풀 단서를 발견했다. 이들은 감자를 비롯한 여러 작물의 해충인 콜로라도 감자잎벌레(Colorado potato beetle)의 생태를 연구했다. 콜로라도 감자잎벌레의 유충이 알에서 부화하면 부화하지 않은 동생을 먹어치우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매우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 놀라운 일이지만, 연구팀에 따르면 이 해충의 유충이 먹는 것은 사실 수정되지 않은 알로 정확히 말하면 형제가 아니라 그냥 영양분 덩어리였다. 그런데 왜 어미가 태어나지도 않을 무수정란을 낳는 것일까? 원인은 천적이다. 콜로라도 감자잎벌레 유충의 중요한 천적은 노린재로 사실 성충의 크기는 비슷해서 위협이 될 수 없으나 (사진) 작은 유충은 속수무책으로 잡아 먹힌다. 연구팀은 콜로라도 감자잎벌레 어미가 천적의 존재를 감지하면 수정되지 않은 알을 대거 포함해 알을 낳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시 말해 골육상잔의 비극이 아니라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엄마의 선물인 셈이다. 이렇게 알을 먹은 유충은 빨리 성장해서 천적에서 안전해질 수 있다. 반면 천적이 없는 환경에서는 모두 수정된 알을 낳는다는 것도 밝혀졌다. 자연에는 인간 세상의 상식이나 윤리로는 이해되지 않는 일이 흔하다. 하지만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 많은 자손을 남기기 위한 다양한 전략이 숨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자연의 섭리에 감탄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곤충은 감자를 비롯한 다양한 작물의 해충이다. 따라서 연구팀은 콜로라도 감자잎벌레의 번식 전략을 연구하고 천적이 더 쉽게 이 곤충과 그 유충을 잡아먹을 방법을 연구 중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지구 박테리아가 화성까지 무임승차 할 수 있을까?

    지구 박테리아가 화성까지 무임승차 할 수 있을까?

    “20xx년, 마침내 화성 탐사선이 화성 땅속에서 미생물의 증거를 발견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 미생물이 진짜 화성의 생명체인지 아니면 지구에서 기원한 것인지를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미래 화성 생명체 탐사를 가정한 가상 시나리오이지만, 사실 과학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미 화성으로 여러 대의 착륙선과 로버를 보냈다. 다시 말해 지구 미생물이 여기 묻어서 갈 확률도 그만큼 증가한 셈이다. 물론 발사 전에 철저한 멸균 소독을 하지만, 그래도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지구 미생물 가운데는 극한 환경에서 적응해 사는 것들이 있고 극소량이라도 소독되지 않은 부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화성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항공우주국(NASA)의 카시니 탐사선이나 주노 탐사선 역시 만에 하나라도 유로파나 엔셀라두스 같은 위성에 충돌해서 이 위성을 지구 생명체로 오염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토성과 목성 대기에서 태워 없애는 방법으로 임무를 종료한다. 물론 지나친 기우일 수도 있다.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은 물론 목적지에 도달해도 강력한 방사선 환경에 노출될 뿐 아니라 기온 변화가 극심해서 보통 생명체는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더 자세한 검증을 위해 NASA의 과학자들은 풍선을 이용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거대한 풍선에 다양한 미생물이 든 배양기를 매달고 30.5km 상공으로 날려 보낸 것이다. 이 고도에서는 오존층의 보호를 못 받기 때문에 강력한 자외선이 그대로 도달한다. 물론 온도도 매우 낮다. 화성 표면과 비슷한 환경인 셈이다. 연구 결과 과학자들은 몇 시간 안에 미생물의 99.999%가 사멸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따라서 우주선 표면에 묻은 박테리아가 장기간 생존할 가능성은 희박한 셈이다. 하지만 이 결과는 그래도 극소량은 살아남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생존자의 DNA를 분석한 결과 강력한 방사선의 영향으로 이미 지상에 있던 대조군과 달라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돌연변이가 생길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지구 미생물이 화성 표면의 강력한 방사선 환경에서도 어쩌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문제는 그래도 멸균 소독을 철저히 할 수 있는 무인 탐사선에서는 심각하지 않을 수 있다. 진짜 문제는 유인 탐사를 하는 경우다. 사람을 멸균 소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유인 탐사 이전에 화성 생명체에 대한 충분한 탐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들도 있다. 반대로 이렇게 생존력이 강한 박테리아를 이용해서 화성을 지구처럼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어느 쪽이든 지구 박테리아가 얼마나 화성으로 무임승차를 할 수 있는지는 화성 유인 탐사를 목표로 한 인류에게 중요한 질문이다. 앞으로 더 다양한 미생물을 이용한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한국 근대화의 주체는 ‘친일 안한 우익’

    한국 근대화의 주체는 ‘친일 안한 우익’

    대한민국의 설계자들/김건우 지음/느티나무책방/296쪽/1만 7000원 우리 현대사를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대결 구도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국문학자이면서 해방 이후 우리 지성사와 문학사를 연구해온 저자는 두 세력이 기실 하나의 뿌리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바로 우익이다. 또 애초 대한민국의 밑그림을 그렸던 그룹도 우익이라고 진단한다.저자는 일단 질문을 하나 던지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한국 사회의 진보 진영은 모두 좌파인지. 같은 맥락에서 우파는 다 보수 진영에 속하는 것이냐고 묻는다. 드넓은 이념의 스펙트럼을 고려하면 우파와 진보가 겹칠 수 있다는 게 저자 입장이다. 해방 후 백범 김구 등 기존 리더들이 잇따라 암살당하며 젊은 세대들이 대한민국의 근대화를 계획하고 실행해야 하는 주체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조건이 필요했다. 당시 정서를 고려하면 일제에 부역한 사실이 없어야 하고, 또 공산주의 하고도 거리가 있어야 했다. 즉, 친일을 하지 않은 우익이어야 했다. 일제 말 전쟁에 동원되어 자기 의사와 무관하게 전쟁터로 끌려갔던 사람들, 일제 최고의 고등교육을 이수했지만 이렇다 할 친일 전력이 없는 이들, 월남 지식인들이 자연스럽게 중심 세력으로 떠올랐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친일을 하지 않은 우익을 바꿔 말하면 진보 우익에 다름 아니다. 저자는 장준하, 김준엽, 천관우, 선우휘, 함석헌, 조지훈, 김수영 등 진보 우익의 인물 지형도를 복원하며 그 기원을 더듬어 나간다. 그런데 왜 오늘날 우리는 우익에 대한 인식이 딴판인 것인가. 저자는 단언한다. 해방 후 우리 역사에서 좌익이 정권을 잡은 적은 없다고. 다시 말하면 우익과 보수를 가장한 극우 정치 세력과, 그냥 우익들 간의 이합집산과 대립의 정치사였다는 것이다. 해방 후 친일 세력은 살아남기 위해 ‘우익’을 독점하려 했다. 극우적 국가주의가 아니면 모두 좌파로 내몰며 우익을 사칭했다. 저자는 “한국의 정치와 정책을 말하면서 보수 우익 일부에서 틀 지은 ‘좌우 프레임’에 사로잡힐 이유는 없다”면서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좌우 프레임으로 득을 얻는 이들은 누구인지 따져 보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공사만 해선 살 수 없다”… 디벨로퍼로 변신하는 건설사들

    “국내도 해외도 이제 도급 사업만 해서는 살아남기 힘들죠. 개발사업을 스스로 만들어 장기적으로 수익을 창출해가야죠.”(SK건설 관계자) 단순 도급공사를 중심으로 사업을 하던 국내 건설사들이 최근 들어 자체 개발사업을 늘리고 있다. 공사만 잘하는 건설사를 벗어나 종합 디벨로퍼(개발사)로 변신해 수익성을 높이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6일 “지금까지 대부분의 건설사들의 사업은 설계·시공·조달(EPC) 중심이었기 때문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영역도 한계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종합 디벨로퍼가 되면 프로젝트 발굴·기획·투자·건설·운영 등 전 과정에 참여하기 때문에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영역이 확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곳은 SK건설이다. 지난달 17일 SK건설은 이란에서 4조원 규모의 가스복합화력 민자발전소 건설사업에 참여했다. SK건설은 이 사업의 지분 30%를 인수하면서 공사뿐만 아니라 운영사로서 역할도 맡게 된다. 올해 1월 SK건설·대림산업 컨소시엄이 일본업체를 물리치고 따낸 터키 차나칼레 현수교 프로젝트(사업비 3조 5000억원)도 건설 후 16년간 운영과 최소수익을 보장하는 사업이다. SK건설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강원도 고성하이화력 민자발전사업 등 다양한 개발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림산업도 포천복합화력발전소 프로젝트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디벨로퍼로서 면모를 강화하고 있다. 대림 관계자는 “규모 면에서는 더 큰 것이 많지만, 서울 광화문의 랜드마크가 된 D타워 프로젝트가 가장 널리 알려졌을 것”이라면서 “당초 기획부터 개발까지만 진행을 하려다 저금리를 이용해 금융과 운영부문까지 자체적으로 진행하게 되면서 사업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다 맡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주택사업에서도 자체 사업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가장 먼저 치고 나가는 곳은 현대산업개발이다. 지난해 자체사업 비중이 매출의 35%에 달했던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상반기 중 자산관리회사인 ‘HDC투자운용’ 설립도 추진한다. 지난해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거뒀지만, 현대산업개발은 10.9%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자체 주택사업에서 20.6%라는 높은 수익을 얻었기 때문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원조 뺨치는 ‘최초 복제약’… 국내 제약사 뜨거운 선점 경쟁

    원조 뺨치는 ‘최초 복제약’… 국내 제약사 뜨거운 선점 경쟁

    최초 복제약 개발을 향한 국내 제약사들의 열기가 뜨겁다. 정부의 규제 완화로 복제약 시장의 진입이 쉬워지자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점 효과로 차별화를 두려는 업체가 늘고 있는 것이다.복제약이란 기존 약품의 특허기간이 만료된 뒤 다른 제약사가 공개된 기술과 원료 등을 이용해 만든, 같은 약효와 품질의 의약품을 말한다. 이 중 가장 먼저 만들어져 시장에 조기 진입한 의약품이 ‘퍼스트 제네릭’(최초 복제약)이다. 최초 복제약은 제형 기술이나 염(鹽) 변경(효능이 같은 다른 화학물질로 구성을 변경해 특허를 피하는 방법) 등으로 특허를 피하거나 무효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으로 출시할 수 있다. 종근당은 지난해 8월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항진균제 전문의약품 ‘브이펜드’의 최초 복제약 ‘보리코주’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최근에는 동일 성분 정제 제품인 ‘보리코정’에 대한 허가까지 획득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지난해 10월에도 노바틱스의 면역억제제 ‘마이폴틱장용정’의 최초 복제약인 ‘마이렙틱엔장용정’을 허가받고 올해 하반기 혹은 내년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SK케미칼도 지난해 라코사미드의 간질치료제 ‘빔팻정’의 최초 복제약 ‘빔스크정’을 시판 승인받으며 시장에 먼저 뛰어들었다. 한미약품도 지난해 2월 로슈의 ‘타미플루’의 최초 복제약인 ‘한미플루’로 지난 한 해 동안 75억 5700만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동아ST는 2015년 9월 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의 물질특허 만료 한 달 전 최초 복제약 ‘바라클’을 출시하고 오리지널과의 특허 소송에서 지난해 6월 승소하면서 지난해 원외처방액 41억 9600만원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의약품 전문 수탁 제조업체인 한국콜마는 노바티스의 고혈압치료제 ‘엑스포지’의 최초복제약인 ‘하이포지정’에 이어 지난해 12월 고혈압 치료제 시장 부동의 1위 ‘트윈스타’의 최초 복제약 ‘텔로핀정’ 개발에 성공하고 발매 이후 2개월 만인 올해 2월 국내 20개 제약사에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콜마는 올해 세종시에 제약공장 증설을 완료하는 등 생산설비를 확충해 최초 복제약 9품목을 추가 개발한다는 목표다. 복제약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유사한 약효·품질을 갖춘 복제약이 늘어나자 저마다 선점 효과를 통한 차별화로 우위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2011년 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복제약물 허가에 필요한 생물학적 동등성을 2개사 이상 공동으로 진행할 수 없도록 하는 공동생동규제를 폐지하고 이미 인증이 완료된 공장의 실사를 면제하는 등 관련 규제를 완화했다. 이에 따라 인증된 다른 회사의 공장에서 생산된 품목을 활용할 경우 중소제약사도 과거보다 적은 비용과 시간을 들이고도 복제약을 출시할 수 있게 됐다. 하나의 복제약을 허가받고 이를 여러 업체에 공급하는 전문 수탁업체도 늘어났다. 의약업계에 따르면 하나의 성분에 대해 50개 이상의 복제약이 존재하는 품목은 2012년 1337개에서 2015년 3492개로 크게 늘었다. 2012년 성분 하나당 3.54개 수준이었던 품목 수가 2015년에는 4.08개로 증가한 셈이다. 여기에 2015년 허가-특허연계제도가 도입된 이후 특허 도전에 성공한 복제약은 9개월 동안 시장 독점권을 부여받게 됐다. 그런데 이처럼 복수의 제약사들이 함께 독점권을 나눠 갖게 되면서 판매실적이 저조해지자, 염 변경 등으로 기존의 특허를 회피해 조기 출시하는 것으로 유사 제품 사이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 시도되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업체마다 최초 복제약 개발에 공을 들이는 것은 그 선점 효과 때문”이라며 “의약품은 대체로 시장에서 까다로운 약효 검증을 거쳐야 하는데, 먼저 등장한 최초 복제약은 약효에 대한 신뢰를 얻기가 상대적으로 쉬운 반면 후발주자는 오리지널 의약품뿐만 아니라 최초 복제약까지 뛰어넘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매출 100억원이 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잇따라 특허 만료를 앞두면서 올해 시장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다케다의 골다공증치료제 ‘에비스타’, 에자이의 치매치료제 ‘아리셉트’, 아스텔라스의 과민성방광 치료제 ‘베시케어정’, 길리어드의 만성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 등이 올해 특허가 만료됐거나 앞두고 있다. 안국약품은 이미 베시케어정의 특허 만료 7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최초 복제약 ‘에이케어정’을 출시해 팔고 있다. 또 연매출 1100억원에 달하는 비리어드의 물질특허가 올해 11월 만료되면서 동국제약, 동아ST, 종근당, 한미약품 등 다수의 제약사들이 이에 앞서 복제약 조기 출시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최초 복제약 개발에 성공하면 시장 선점으로 인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도전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오리지널의 특허 방어에 맞서 혹독한 소송의 관문을 뚫어야 한다는 위험 부담도 안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임한웅의 의공학 이야기] 4차 산업혁명과 의공학

    [임한웅의 의공학 이야기] 4차 산업혁명과 의공학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공학 등은 모두 ‘제4차 산업혁명’을 설명하는 용어들이다. 영국의 증기기관에서 시작된 1차 산업혁명과 전기를 기반으로 한 2차 산업혁명, 컴퓨터와 인터넷에 의한 지식정보 혁명인 3차 산업혁명에 이어 로봇과 인공지능에 기반한 초지능 디지털 혁명을 일컫는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 새로운 정보통신기술을 통해 디지털, 물리, 바이오 등의 경계를 융합하는 기술혁명이라고 설명했고 경제, 산업, 사회구조에 파괴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생길 네 가지 중요한 변화를 꼽자면 먼저 개별 기술이 아닌 다양한 기술의 혁신과 융합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과거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엄청난 속도의 기술 진보가 이뤄지는 것이며 세 번째는 데이터와 지식이 산업의 새로운 경쟁 원천으로 부각돼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하는 기업이 시장을 주도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능정보기술의 노동 대체로 일자리가 감소하지만 공유경제, O2O(온·오프라인 결합) 서비스 등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산업 분야의 새로운 직업이 출현한다는 것이다. 구글이나 테슬라 등의 글로벌 주요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신기술 선점을 위해 글로벌 저성장에도 불구하고 바이오, 정보통신 등 첨단 분야를 중심으로 기업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와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며 개방형 혁신 패러다임을 이루고 융합형 신산업생태계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는 것도 여러 대응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국가차원의 정책적 대응을 보자면 미국은 ‘선진제조업 경쟁력 강화전략’을 추진하고 있고 일본은 ‘4차 산업혁명 선도전략’, 독일은 ‘인더스트리 4.0’을 내걸었다. 이처럼 여러 선진국들이 과학기술 혁신과 신산업, 스타트업 지원을 통해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현주소는 어떨까. 신기술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 면에서 절대투자 규모는 선진국에 비해 작은 편이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은 매우 높아 긍정적이다. 하지만 개방형 혁신 역량이 충분하지 못해 양적 투자에 의한 성장에는 아쉬움이 있다. 실제 여러 기관에서 발표한 주요 과학기술경쟁력 순위가 하락하는 것만 봐도 그 영향을 알 수 있다. 융합형 신산업 생태계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아직 전통적인 제조업, 낮은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은 산업 구조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갈 신산업의 육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서 의공학의 4차 산업혁명에서의 역할과 비전을 생각해 본다. 의공학은 의학과 공학의 융합 학문이다. 학문의 구조가 전문·세분화되던 근대의 흐름과 달리 분야 간 통합과 융합의 중요성은 강조되고 있으며, 이런 학문 간 경계가 소멸된 영역 확장의 학문이 융합 신산업의 근간으로 여겨진다. 이제 건강과 의료, 보건 사업은 의료인과 보건정책 담당자들만의 일이 아니다. 초연결된 건강 관련 기기들이 스스로 정보를 창출하고 공유하며 최적의 솔루션을 제시하며 미래에는 어쩌면 인공지능과 로봇이 의사의 역할을 일정 부분 대신하게 될 것이다. 이를 개발하고 관리하고 제어하는 인간으로서의 의공학자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에 가까이 위치한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의 초입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자에게 기회가 있다. 우리나라는 빠른 속도로 3차 산업혁명에 적응했고 이제는 ‘인터넷 강국’임을 자랑스레 말한다. 가능성이 풍부한 우리의 성장체력을 발휘하며 기업과 연구기관이 협력하고 교육정책과 고용정책을 포괄한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된다면 4차 산업혁명에서도 안착할 수 있을 것이다.
  • 씨티銀 점포 133곳중 101곳 통폐합 승부수

    씨티銀 점포 133곳중 101곳 통폐합 승부수

    한국씨티은행의 파격적인 점포 축소를 두고 금융권의 반응이 엇갈린다. 씨티은행은 전체 133곳 중 101곳을 통폐합하고 32개 지점만 운영할 방침이다. “영업환경 변화에 맞춰 살아남기 위한 차별화 전략”이라는 주장과 “사실상 ‘강남은행’ 만들기”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선다.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지난 27일 사내게시판을 통해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금융 영업점 25곳(서울 13곳, 수도권 8곳, 지방 4곳)과 기업금융센터 7곳을 제외한 지점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금융 영업점 25곳은 자산관리센터 5곳, 여신영업센터 4곳, 영업점 16곳으로 대형화돼 재배치된다. 문 닫는 곳 상당수가 수도권 지점과 서울 강북지역이다. 부산, 인천, 광주 등 광역시에는 대표 거점 지점만 남겨 두겠다는 복안이다. 제주도에 딱 한 개 있는 점포도 없앤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곳은 일찌감치 정리하고 사실상 ‘돈 되는’ 강남권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씨티은행 노동조합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송병준 씨티은행 노조위원장은 “제주 고객은 은행 업무를 보러 비행기를 타고 나가든지 아니면 다른 은행으로 가라는 뜻”이라면서 “인위적 구조조정이 없다지만 지점을 폐쇄하면 자연스레 직장을 포기하는 이들이 느는 만큼 근로조건 악화와 감원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한 직원은 “사실상 강남은행을 만들겠다는 의도”라면서 “상당수 직원이 콜센터 업무로 빠져 내부 동요도 심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불가피한 생존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하는 환경에서 국내 토종은행 ‘점포망’에 밀려 리테일(일반 고객 대상 지점 영업) 마케팅이 어려운 외국계 은행으로서는 디지털화와 자산가 중심 마케팅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씨티 측은 “소비자금융 전략 변화의 목표는 단순한 지점 수 조정이 아니다”라면서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따라 변화된 고객의 금융이용 형태에 맞게 전통적인 지점 모델에서 벗어나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101곳 지점 통폐합한 씨티은행...“차별화 전략” VS “강남은행화” 팽팽

    한국씨티은행의 파격적인 점포 축소를 두고 금융권의 반응이 엇갈린다. 씨티은행은 전체 133곳 중 101곳을 통폐합하고 32개 지점만 운영할 방침이다. “영업환경 변화에 맞춰 살아남기 위한 차별화 전략”이라는 주장과 “사실상 ‘강남은행’ 만들기”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선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지난 27일 사내게시판을 통해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금융 영업점 25곳(서울 13곳, 수도권 8곳, 지방 4곳)과 기업금융센터 7곳을 제외한 지점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금융 영업점 25곳은 자산관리센터 5곳, 여신영업센터 4곳, 영업점 16곳으로 대형화돼 재배치된다. 문 닫는 곳 상당수가 수도권 지점과 서울 강북지역이다. 부산, 인천, 광주 등 광역시에는 대표 거점 지점만 남겨 두겠다는 복안이다. 제주도에 딱 한 개 있는 점포도 없앤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곳은 일찌감치 정리하고 사실상 ‘돈 되는’ 강남권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씨티은행 노동조합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송병준 씨티은행 노조위원장은 “제주 고객은 은행 업무를 보러 비행기를 타고 나가든지 아니면 다른 은행으로 가라는 뜻”이라면서 “인위적 구조조정이 없다지만 지점을 폐쇄하면 자연스레 직장을 포기하는 이들이 느는 만큼 근로조건 악화와 감원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한 직원은 “사실상 강남은행을 만들겠다는 의도”라면서 “상당수 직원이 콜센터 업무로 빠져 내부 동요도 심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불가피한 생존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하는 환경에서 국내 토종은행 ‘점포망’에 밀려 리테일(일반 고객 대상 지점 영업) 마케팅이 어려운 외국계 은행으로서는 디지털화와 자산가 중심 마케팅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씨티 측은 “소비자금융 전략 변화의 목표는 단순한 지점 수 조정이 아니다”라면서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따라 변화된 고객의 금융이용 형태에 맞게 전통적인 지점 모델에서 벗어나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정서린 기자의 잡식주의자] 지영씨의 생일이 만우절인 까닭은

    [정서린 기자의 잡식주의자] 지영씨의 생일이 만우절인 까닭은

    ‘흔해 빠진 얘기에서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노력.’ 소설의 요체란 이런 게 아닐까요. 인물을 벼랑 끝까지 몰아넣는 극적 사건, 세상에 다시 없을 캐릭터, 예상을 비껴가는 반전에 작가들이 공을 들이는 건 그 때문이겠죠. 그런데 이 소설, 참 희한합니다. 정반대의 길을 걷거든요. 인물은 지극히 평범하고 누구나 듣고 겪었을 이야기를 펼칩니다. 예상은 어긋나는 법이 없고요, 장면마다 찾아드는 건 기시감입니다.최근 핫한 소설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 얘기입니다. 지난해 10월 출간된 소설은 도서 판매 순위를 역주행하고 있습니다. 이달 초 금태섭 의원이 300권을 동료 의원들에게 돌렸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판매 부수가 2만 8000부까지 뛰었습니다. 대부분의 책이 출간 직후 반짝하고 사라지는 상황에서 수개월이 지나 외려 세를 불리는 것은 이례적입니다. 더구나 유명 작가에게 ‘청탁’한 ‘보장된 책’이 아닌 무명에 가까운 작가가 ‘투고’해 450대1의 경쟁률을 뚫고 간택된 작품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쯤 되면 이 책의 힘이 궁금해집니다. 82년 태어난 여아들에게 가장 많이 붙여진 이름 김지영에서 짐작하셨는지요. 소설은 82년생 김지영씨가 ‘평범하게 살아남기 위한’ 분투기를 그립니다. 하지만 일상의 사소한 순간까지 침투된 억압, 차별은 번번이 지영씨를 주저앉힙니다. 학원에서 귀가하는 밤 남학생에게 위협을 당하고 벌벌 떨며 집에 돌아온 그에게 아버지는 ‘어떻게 처신했기에…’로 시작하는 지청구부터 던집니다. 클라이언트 회사의 중년 부장은 ‘남자친구 있느냐. 골키퍼가 있어야 골 넣을 맛 난다’는 둥 19금 성희롱을 농이라고 던지고요. 고달프게 육아에 시달리다 커피 한 잔을 사 마시는 그에게 날아든 ‘맘충 팔자가 상팔자’란 말은 결국 그녀를 무너뜨립니다. 지영씨의 고백과 통계, 기사로 엮은 소설은 이 세대 여성의 삶을 그대로 옮긴 사회학 보고서로도 읽힙니다. 특출 난 사건, 매력적인 인물, 유려한 문장은 제쳐 뒀습니다. 하지만 다 아는 얘기를 너무 사소한 것 같아 말할 수 없는 부분까지 되짚어 줌으로써 여성들에겐 ‘간증에 가까운 공감’을, 남성들에겐 ‘이해를 기울이려는 노력’을 이끌어 냈습니다. 차이를 만들려는 노력에도 좌절을 거듭했던, 무력감에 휩싸였던 독자들은 ‘나는 느끼고 아팠지만 사회에선 알아주지 않았던 것을 짚어 줘 고맙다’고 했다고요. 원래 소설 초고의 제목은 ‘820401 김지영’이었습니다. 왜 지영씨의 생일은 만우절이었을까요. “남성들에게 김지영의 삶은 ‘이게 사실일까…’ 하고 느껴질 테고 김지영보다 더 나쁜 상황을 겪은 여성들에게는 ‘이렇게 운이 좋다니…’ 하고 느껴질 거예요. 어느 쪽에서든 김지영의 삶은 과장이고 거짓말 같겠다 싶어서 생일을 만우절로 정했죠.”(조남주 작가) 불행한 것은 김지영의 삶이 현재는 뺄 것도 보탤 것도 없는 우리의 현실이라는 겁니다. 작가는 “김지영씨에게 정당한 보상과 응원이, 더 많은 선택지가 주어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작가의 바람이 실현될 때 김지영씨의 삶은 ‘진정한 거짓말’이 되겠죠. 그때 ‘무수한 김지영씨’의 딸들은 더 높고 더 큰 꿈을 꾸게 될 테고요. rin@seoul.co.kr
  • “인간의 뇌, 과일 덕분에 크고 강하게 진화”(연구)

    “인간의 뇌, 과일 덕분에 크고 강하게 진화”(연구)

    가장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간식 중 하나인 과일. 그런데 이 먹거리 덕분에 우리 인간을 비롯한 영장류의 뇌가 크고 강하게 발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대 연구진은 이번 연구 논문에서 과일을 먹는 것은 식물 이파리와 같이 가장 기본적인 먹거리에서 발전한 중대한 과정으로, 뇌의 부피를 늘리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에 교신저자로 참여한 미국 뉴욕대의 알렉스 데카시엔 박사는 “이렇게 해서 우리는 아주 거대한 뇌를 갖게 됐다”면서 “우리는 음식의 질을 크게 높여 지금 식사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생태와 진화’(Nature Ecology&Evolution) 최신호(27일자)에 실린 이번 연구는 영장류 140종 이상의 주식을 조사했다. 이때 영장류의 음식은 최근 진화 과정에서 그리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가정했다. 분석 결과, 과일을 먹는 영장류는 식물의 잎을 주식으로 삼는 영장류보다 약 25% 더 큰 뇌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뇌는 복잡한 사회 집단에서 생존과 번식에 필요성을 느껴서 발달했다는 이론이 1990년대 중반부터 정설처럼 여기져 왔지만, 이번 결과는 여기에 의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데카시엔 박사는 “한 집단에서 살아남기 위한 도전 과제는 지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을지도 모르지만, 영장류 사회생활의 복잡성과 대뇌피질(회백질) 크기 사이에는 어떤 연관성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뇌의 크기와 강하게 관련한 것은 과일을 먹는 것이었다. 과일과 같은 음식은 이파리와 같은 기본 영양 공급원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함유하고 있어 더 큰 뇌를 발달시키는 데 필요한 여분의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이와 동시에 과일을 맺는 식물과 과일이 있는 위치, 그리고 이를 먹는 방법 등을 기억하는 것이 영장류의 뇌가 더 크게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더 큰 뇌는 그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데카시엔 박사는 “우리의 뇌는 몸무게의 2%에 불과하지만 전체 에너지의 25%를 소비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면서 “뇌는 에너지가 매우 많이 드는 장기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우리 뇌가 어떻게 진화했는지에 대한 일부 정설에 도전하면서도 계속 진행될 것이다. 연구를 검토한 영국 레딩대의 크리스 벤디티 박사는 “난 이번 연구가 영장류와 다른 포유류의 인지적 복잡성을 설명하고자하는 앞으로의 연구에 다시 초점을 맞추고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많은 의문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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