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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석희 “권력과 한 몸 되지 않는다, 30여년 가진 원칙”

    손석희 “권력과 한 몸 되지 않는다, 30여년 가진 원칙”

    ‘2021 저널리즘 주간’ 기조발표“사익 대신 공익 추구 노력세월호 200일 보도 어려웠다시민들, 결국엔 정론 찾을 것”“‘저널리즘을 위해서는 운동할 수 있지만, 운동을 위해 저널리즘을 하지 않겠다’, 이것이 제가 30여년간 마음에 가진 표어였습니다.” 손석희 전 JTBC 뉴스룸 앵커는 28일 서울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열린 ‘2021 저널리즘 주간’ 기조발표에서 그동안 언론인으로서 가져온 원칙을 이같이 밝혔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로 30일까지 열리는 이 행사는 ‘다시, 저널리즘’을 주제로 언론 신뢰 회복과 저널리즘 본질에 대해 논의한다. JTBC 해외순회특파원으로 출국을 앞둔 손 전 앵커는 40년 가까이 언론계에 몸담으며 생각해 온 저널리즘 원칙과 미래를 하나씩 공유했다. 그는 “주어진 현실 속에 고민이 있었지만, 경제 권력이든 정치 권력이든 권력과 한 몸이 되어 공익이 아닌 사익을 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게 원칙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손 전 앵커는 스스로를 “레거시 미디어의 말석에서 디지털 미디어의 시대로 운 좋게 넘어온 사람”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뉴미디어 시대에 언론이 이전처럼 ‘게이트 키퍼’(의제 설정자)로서 통할지 의구심을 갖고 걱정을 하게 된다”고 했다. 진실 이후의 시대, 즉 ‘포스트 트루스’ 시대에는 기존 언론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저는 시민들이 결국 정론을 찾을 것이라는 비(非)비관적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낙관적이라 단언할 순 없지만, 비관적이지도 않다는 판단이다. 그는 “언론의 선정성은 이미 대중매체가 등장하면서부터 생긴 오래된 문제이고, 언론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떤 길을 갈지는 선택의 문제”라며 “선정적인 뉴스는 이미 다 무료로 공급되는 상황에서, 정말 중요한 기사를 정당하게 소비해 줄 시민사회가 우리에겐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언론이 ‘좋은 편향’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이를 볼 수 있도록 흥미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관련 보도를 이어 온 사례를 들어 지속적인 보도의 어려움을 언급하기도 했다. 200일간 매일 보도하려면 새 뉴스를 발굴하면서 시청자의 피로감도 극복해야 했다. 손 전 앵커는 “언론이 중요한 의제에 대해 닫아 버린다면 그것이 우리 사회에 과연 이익이 되는지 고민했고 그래서 가능한 한 끌고 가고 싶었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보도의 생명력은 짧을 수 있지만, 할 수 있는 한 한다면 결국 남은 기억이 의제에 대한 감정과 논리를 일으켜 세울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저널리즘이 추구할 가치로 민주주의와 인본주의를 꼽은 손 전 앵커는 언론인의 가장 중요한 자질로 문제의식을 꼽았다. 그는 “좋은 의문을 가져야 문제제기를 할 수 있고, 해결까지 나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불편한 현실 대신 메타버스로… 팬데믹이 ‘디지털 이주’ 앞당긴다

    불편한 현실 대신 메타버스로… 팬데믹이 ‘디지털 이주’ 앞당긴다

    “아날로그 현실이 불편한 사람들이 메타버스를 통해 디지털 현실로 이주를 가고, 관계맺기와 소비까지도 디지털 현실에서 하는 시대다.” 뇌과학자인 김대식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는 27일 열린 ‘2021 서울미래컨퍼런스’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특징을 이렇게 요약했다.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가속화한 메타버스와 인공지능(AI)의 발전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시대상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얘기다. 독일 다름슈타트공과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한 김 교수는 막스플랑크뇌연구소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일본의 이화학연구소에 일하다 미국 미네소타대와 보스턴대를 거쳐 2009년부터 카이스트 교수로 재직 중이다. ‘당신의 뇌, 인간의 뇌’, ‘4차 산업혁명에서 살아남기’ 등 뇌와 AI 관련 도서를 다수 집필했다. 김 교수는 이날 ‘탈세계화의 위기, 기술의 대전환’ 세션에서 앞으로 탈세계화, 기술민족주의, 메타버스 발전에 따라 디지털 현실로의 이주에 속도가 더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AI와 메타버스의 발전을 두고 “팬데믹이 발생하기 5~10년 전부터 서서히 벌어지고 있었던 일들이 급격하게 가속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팬데믹 이후 시대의 특징에 대해 “20세기 세계질서를 유지했던 세계화는 중국과 미국의 대립 등 이른바 ‘냉전 2.0’으로 바뀔 것”이라면서 “기후변화 등의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초불확실성과 대혼란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시대 변화에 맞서 가속화할 트렌드로는 ‘탈현실화’를 꼽았다. 그는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기술적으로 완성도가 높지는 않지만 메타버스가 시작됐다”며 “이를 통해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메타버스를 통한 디지털 현실이 가능한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가 경험하는 현실의 상당 부분이 뇌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게 뇌과학 연구가 찾아낸 실질적인 결과”라며 “AI는 2012년을 기점으로 딥러닝 분석이 발전하면서 정량화된 데이터뿐만 아니라 다양한 데이터에 대한 분석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메타버스의 발전과 AI의 기술 진화로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로지와 같은 가상인간이 각종 광고를 섭렵하는 등 기계가 만들어 낸 콘텐츠는 우리 현실 속으로 성큼 들어와 있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제페토에서는 쇼핑 등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대부분의 활동이 가능하다. 특히 Z세대(1990년 중반에서 2000년 초반 출생자)에 대해 그는 “Z세대는 사람과 관계를 맺기 전에 아이패드나 스마트폰을 먼저 경험한 세대”라며 “이들의 고향은 대한민국이 아니라 인터넷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아날로그 현실이 불편하면 메타버스를 통해 만들어진 디지털 현실로 언제든지 도피할 가능성이 더 높은 세대라는 얘기다. 그는 “자연콘텐츠와 가상인간과 같은 인조콘텐츠가 혼재된 다중현실은 앞으로 더 가속화할 것”이라며 “아울러 이용자의 선호도를 채굴하고 거래해서 만들어진 ‘필터버블’도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필터버블로 인해 디지털 현실에서도 이미 편가르기가 벌어지고 있고, 상대방과 공감하는 것이 아예 불가능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국가의 역할, 아날로그 현실의 중요성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 [핵잼 사이언스] 고대 나무늘보, 잡식도 있었다…고생물 비밀 풀까

    [핵잼 사이언스] 고대 나무늘보, 잡식도 있었다…고생물 비밀 풀까

    나무늘보라고 하면 우선 천천히 움직이고 느긋하게 나뭇잎을 따 먹는 작은 초식동물이 떠오르지만, 그 조상은 몸집이 거대한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마지막 빙하기 남아메리카 대륙에서는 이처럼 거대한 나무늘모가 살고 있었다. 이를 분류한 저명한 생물학자의 이름을 따서 밀로돈 다위니(Mylodon darwinii·이하 밀로돈)라는 학명이 붙여진 한 고대 나무늘보는 뒷다리로 서면 키가 3m에 달하고 몸무게는 거의 2t에 달했다. 그런데 이런 밀로돈이 고기도 먹을줄 아는 잡식동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밀로돈은 오늘날 나무늘보와 같은 초식동물로 발톱을 사용해 식물의 뿌리나 관목을 캐거나 나뭇잎을 따서 먹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미 자연사박물관의 한 고생물학자는 밀로돈의 털 화석에서 발견한 화합물을 분석해 이 종은 식물뿐만 아니라 때때로 고기를 먹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같은 발견은 고대 나무늘보들 가운데 잡식을 하는 종도 존재했다는 최초의 증거가 된다. 연구 주저자로 미 자연사박물관 소속 고생물학자 줄리아 테하다 박사는 “밀로돈이 때때로 죽은 고기를 찾고 있었는지 아니면 우연히 발견한 고기를 먹었는지 이번 연구에서는 판단할 수 없지만 모든 나무늘보가 초식성이라는 오랜 추정을 뒤집는 강력한 증거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밀로돈은 약 1만 년 전 멸종했다. 이런 멸종 동물이 무엇을 먹었는지 알려면 털과 뿔, 이빨 그리고 뼈 등 신체 조직에 남은 질소 동위원소의 비율을 분석해야 한다. 초식동물은 고기와 식물을 모두 먹던 잡식동물과 다른 질소동위원소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테하다 박사팀은 밀로돈과 노스로테리옵스(Northrotheriops shastensis)라는 고대 나무늘보 2종의 화석 털에 포함된 질소동위원소의 비율을 분석했다. 그리고 그 값을 멸종한 다른 초식동물이나 현존하는 잡식동물의 질소 동위원소 비율과 비교했다. 그 결과 노스로테리옵스는 오늘날 나무늘보와 같은 초식동물이지만 밀로돈은 박쥐, 쥐, 담비 등과 같은 잡식동물인 것으로 나타났다.고대 나무늘보가 모두 초식성으로 여겨진 이유는 편평한 이빨과 턱이 살을 찢거나 씹는 데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나무늘보의 배설물 화석에는 초식이었던 흔적이 있고 현존하는 나무늘보도 모두 초식이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번 발견으로 밀로돈의 이빨은 포식자에게 죽임을 당한 동물 등 고기도 먹을 수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아마도 밀로돈은 썩은 고기를 찾아다녔을 것이다. 이 새로운 정보는 고생물학의 수수께끼를 푸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지막 빙하기나 그 이전에 남아메리카에는 코뿔소, 낙타, 라마 같은 거대한 고대 초식동물이 많이 존재했지만 그들이 먹는 식물의 양은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과학자도 있다. 따라서 밀로돈이 잡식성이었다면 다른 종들도 살아남기 위해 고기를 먹는 잡식성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신호(10월 7일자)에 실렸다.
  • [애니멀 픽!] 표범이 물어죽인 어미 못 놔…새끼 원숭이, 결국

    [애니멀 픽!] 표범이 물어죽인 어미 못 놔…새끼 원숭이, 결국

    아프리카 초원에서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 원숭이 한 마리가 표범에게 물려 숨진 어미의 몸을 움켜쥔 채 매달려 있는 가슴 아픈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인도 매체 ‘나바랏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잠비아 동부 사우스루앙와 국립공원에서 현지시간으로 지난 14일 올림바라는 이름의 암컷이 이끄는 한 표범 무리가 원숭이 사냥에 나섰을 때 한 야생동물 사진작가가 이 같은 장면을 촬영했다. 사진작가 샤피크 물라가 지난 1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유한 이 사진 속에서 새끼 원숭이는 그저 무력하게 이미 숨을 거둔 어미 품에 매달려 있는 모습이다. 당시 새끼 원숭이는 이미 어미가 숨을 거뒀는데도 도망치지 않았다. 결국 새끼 원숭이 역시 이들 표범에 의해 사냥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운 마음이 들 뿐이다. 이에 대해 작가는 “자연은 항상 아름다운 것이 아니며 이 사진은 우리에게 삶의 냉혹한 현실을 확실히 보여준다”면서 “동물들은 계속해서 살아남기 위해 다른 동물들을 죽여야만 한다”고 말했다.사진 속 원숭이는 긴꼬리원숭잇과에 속하는 버빗원숭이로 얼굴과 손발이 검은색이며 눈썹 부위에 가로로 흰 막대 무늬가 있다. 이들은 주로 과일을 먹고 살며 나뭇잎이나 씨앗, 곤충 등 다양한 먹이를 먹는다. 보통 20마리가 무리를 이루며 수명은 20년 정도다. 사진=샤피크 물라/트위터
  • ‘에루샤’ 모시듯 정성… 콘셉트 개발 위해 ‘십고초려’

    ‘에루샤’ 모시듯 정성… 콘셉트 개발 위해 ‘십고초려’

    옛날 백화점은 입지만 좋으면 손님이 알아서 찾아왔다. 요즘에는 그렇지 않다. 온라인 쇼핑몰 광풍 속 오프라인 백화점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곳에 가야만 하는 이유’를 고객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입점 브랜드를 결정하며 백화점의 큰 그림을 그리는 ‘바이어’(구매담당)들이 ‘다른 백화점에는 없는 차별화된 콘텐츠’에 목숨을 거는 이유다. ‘삼국지’ 유비가 참모 제갈량을 모시기 위해 세 번 찾아갔다는 데서 유래한 고사 삼고초려(三顧草廬)는 이들에겐 애교다. 17일 국내 백화점 바이어들은 “오(五)고초려를 넘어 십(十)고초려까지 나서야 간신히 좋은 콘텐츠를 유치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단독 콘텐츠 찾아 나서는 험난한 여정 얼마 전 문을 연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가면 ‘재고가 없는’ 여성 패션 매장 ‘#16’이 있다. 온라인 쇼핑 플랫폼 ‘하고’가 투자하고 직접 운영하는 공간이다. 이곳에는 하고가 엄선한 브랜드 16개가 부티크 형태로 입점해 있다. 고객들은 마음에 드는 제품의 바코드를 촬영해 애플리케이션 내 장바구니에 담은 뒤 나중에 한 번에 결제한다. 하루이틀이면 집에서 옷을 받아 볼 수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동한 독특한 방식이다. 오픈한 뒤 한 달간 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목표치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16은 강민규 롯데백화점 진·유니 치프바이어의 작품이다. 강 바이어는 최근 1년간, 매일 1시간씩 파트너사와 통화하며 설득했다고 한다. 전체 통화 시간은 300시간이 넘는다. 파트너사와의 통화와 미팅 때문에 연락도 잘 안 되고 귀가도 늦는 탓에 아내에게 “혹시 다른 여자 만나느냐”는 오해도 받았다고 한다.신세계는 젊은 감각의 프리미엄 의료 서비스로 승부수를 띄웠다. 대전 신세계 옆 ‘엑스포타워’에 ‘클리닉존’을 마련한 것. 피부과, 치과, 한의원, 성장클리닉이 입점해 있는데 각각 젊은 병원장들이 직접 운영하고 있다. 백화점 고객들의 요구와 특징을 분석한 맞춤형 클리닉 시술은 물론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시술과 클리닉 프로그램도 도입했다고 한다. 전국에 있는 ‘핫한’ 병원들을 찾기 위해 신세계 테넌트(임대) 담당자는 서울, 대전을 넘어 전국 병원 50곳 이상을 직접 찾아다녔고 전화를 500통 이상 돌렸다고 한다. 신세계 관계자는 “대전 현지 의사, 약사 커뮤니티는 물론 의료 컨설팅업체와 의과대학 교수까지 찾아가 자문을 구하며 ‘프리미엄 클리닉’이라는 콘셉트에 맞추기 위해 발품을 팔았다”고 전했다. ●집객 효과 뛰어난 다이닝 유치에 공들이기 백화점 맛집의 역할도 무척 중요해졌다. 예전 백화점 다이닝(식사) 매장은 쇼핑하러 온 손님이 간단히 허기를 달랬던 곳이다. 비싼 것에 비해 맛이 크게 좋지는 않았다. 그러나 요즘에는 백화점 간 맛집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맛집을 찾아서 백화점에 갔다가 쇼핑하고 오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쇼핑과 식사의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문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끄는 유명 맛집들이 굳이 백화점에 들어가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백화점 입점이 예전처럼 맛집의 위상을 올려 주거나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게 아니어서다. “집객 효과가 뛰어난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의 입점 유무가 백화점 수준을 결정하듯, 앞으로는 유명 맛집이 있는 백화점과 그렇지 않은 곳의 차이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요즘 부쩍 ‘거절당하는 것에 익숙해진’ 정주영 롯데백화점 다이닝 치프바이어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삼고초려는 기본이고 수백 번 거절을 당해도 굴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서도 정 바이어는 최근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디라이프스타일키친’을 들이는 데 성공했다.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 등장하며 인기를 얻은 곳으로 최근 건강식 열풍 속 ‘저탄고지’ 메뉴를 선보이는 식당이라고 한다. 정 바이아는 13개월간 디라이프스타일키친 쪽을 꾸준히 찾아가 동탄점의 입지와 매장 콘셉트를 꾸준히 설명한 끝에 입점시켰다는 후문이다. 이재원 현대백화점 식음료(F&B) 바이어가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입점시킨 ‘강호연파’도 업계에 잘 알려진 사례다. 강호연파는 구독자 수 130만명을 넘어서는 ‘먹방’ 유튜버 ‘밥굽남’이 론칭한 샤부샤부 브랜드. 이 바이어는 MZ세대 공략을 위해서는 그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오프라인으로 구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밥굽남을 설득하기 위해 그가 영상을 촬영하는 강원 홍천군을 몇 번이나 찾아갔다. 촬영이 끝나는 밤늦은 시간까지 현장에서 기다리는 정성도 쏟았다고 한다. 이후 브랜드를 개발하고 국내 백화점 단독으로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백화점은 앞으로 강호연파 외에도 스테이크, 덮밥 등 고기를 주제로 한 다양한 콘셉트의 브랜드도 추가로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트너사 처지도 이해하는‘상생의 기술’ “파트너사의 고충을 아니까요.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획해서 1년 넘게 설득했죠.”롯데백화점 타임빌라스 의왕점에 국내 유통사 최초로 ‘타이틀리스트 피팅센터’가 들어선 배경에는 파트너사의 처지를 이해하려는 바이어의 노력이 있었다. 유명 골프 브랜드 타이틀리스트는 백화점에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브랜드다. 그러나 최근 매장 포화로 타임빌라스에 추가 출점이 어려웠다. 이들의 상황을 최대한 공감한 손상훈 롯데백화점 골프 치프바이어는 새로운 콘셉트를 기획하기 시작했다. ‘골프웨어’ 중심이 아닌, ‘골프클럽’ 중심의 매장을 만들어 보자고 타이틀리스트 측에 제안했다. 그러나 손 바이어도, 타이틀리스트 측도 고민이 컸다. 제한된 공간에서 최대한 효율을 내야 하는 백화점은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범용적인 콘텐츠를 제공해야 하는데, 골프피팅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준이 높은 골퍼들을 대상으로 한 피팅 콘텐츠가 과연 백화점에서 먹힐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였다. 손 바이어가 무려 1년간 타이틀리스트 측을 설득한 끝에 양사는 콘셉트 개발에 나설 수 있었다.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골프 붐이 일면서 수준 높은 골프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타임빌라스가 문을 연 지 한 달 만에 3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오프라인 백화점은 사라지지 않지만…” 온라인으로 명품을 살 수 있는 시대가 됐어도 오프라인 백화점이 사라지진 않을 것으로 바이어들은 전망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백화점이 쇼핑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다채로운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는 곳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사무실에 가만히 앉아 브랜드를 고르기만 했던 ‘갑’에서 현장을 직접 뛰어다니며 읍소하고 설득하는 ‘을’의 처지로 기꺼이 바뀐 이유다. 강민규 롯데백화점 바이어는 이렇게 말했다. “옛날에는 소비자에게 백화점 브랜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어디를 가든 브랜드가 거기서 거기였기 때문이다. 이제는 점포마다 특색을 갖추는 게 매우 중요하다. ‘그 백화점에 가야만 있는’ 우리만의 콘텐츠를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 “이 땅 살리는 건 돌봄·여성주의… 조급하지만 않으면, 연대는 가능”

    “이 땅 살리는 건 돌봄·여성주의… 조급하지만 않으면, 연대는 가능”

    “디지털 시대, 나는 스토너처럼 무지하고 무능한 선생이었다.” 최근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직에서 정년 퇴임한 임옥희(65) 여성문화이론연구소(여이연) 이사가 퇴임 기념 학술대회에서 밝힌 소회다. 존 윌리엄스의 소설 ‘스토너’ 속 주인공은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농과대학에 입학했다가 영문학으로 전공을 바꿔 ‘꼰대 교수’로 늙어 간다. 30여년간 페미니즘 교육자이자 저술가로 왕성한 활동을 펼친 그에게서 듣는 뜻밖의 변이었다.최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여이연에서 만난 그는 말했다. “제 딴엔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어느 순간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게으른 선생이 된 스토너가 저랑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2015년부터 메갈리아, 워마드 같은 친구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어떻게 생존에 관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지, 나는 몰라도 전혀 불편함이 없었어요. 그때 내가 해야 할 일정 정도의 책임을 완전히 방기하고 살았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가방끈 긴 사람으로서 페미니즘 운동의 목소리를 만드는 데 힘이 되길 바랐지만 그것이 요즘 세대의 페미니즘은 아닌 것 같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젠더 갈등’ 성평등 격차 본질은 자아상 분열 그의 반성이 무색하게, 한국의 페미니스트들은 그에게 빚진 바가 많다. 1997년 여이연을 만든 이래 그는 70여권의 페미니즘 저서와 번역서를 펴냈다. 그 시절 그가 듣던 세간의 평은 ‘이론 수입상’이었다. 한국의 가부장제를 바꾸는 데 필요하다 여겼던 ‘낯선 시선’의 책은 종종 “한국 현실과는 동떨어진다”는 비판에 직면했고, 대중들에게 가닿기도 전에 절판이 됐다. 그래서 최근 EBS의 주디스 버틀러 강연을 둘러싼 ‘논란’은 그에게 오히려 놀라운 일이다. ‘퀴어 이론’의 창시자인 버틀러를 두고 보수 기독교계 등에서는 “소아성애와 근친상간을 옹호하는 인물”이라며 방송 중단을 요구했다. “이것이야말로 앞서 나가려니까 뒤로 당기는 ‘백래시’인데요. 제가 2000년에 처음 버틀러를 소개했을 때는 사람들이 (버틀러를) 잘 몰라서 뒤로 안 당겼어요. 근데 지금은 알 만한 사람은 어느 정도 안다는 거고요. 그건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만만치 않은 지적 자본을 축적해 온 결과라고 생각해요.” 일련의 백래시에 대응하는 그의 자세는 ‘단호함’이다. “겁먹으면 더 심하게 하거든요. 대신 단호하게 대처할 수 있는 사회의 수준과 성숙된 분위기가 필요해요. 공영방송으로서 EBS는 그걸 보여 줬다고 생각하고요.” 오늘날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이슈가 ‘젠더 갈등’으로 환원되는, 극심한 성평등 인식 격차의 본질은 뭘까. 그가 대학 강의실의 학생들에게서 느꼈던 현실은 “토론은 해도 자기의 속내는 말하지 않는 모습”이다. 오프라인 강의실에서는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수준으로 얘기하고, ‘온라인 자아’로는 커뮤니티에 악플을 쓰는 분열된 자아상이다. “지금 매체 자체가 다인격, 분열이 가능할 수 있도록 만들기 때문에 학생들이 그 두 개의 분열에 대해서 그다지 부담을 안 느껴요. ‘본캐’와 ‘부캐’처럼 쓰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돌아서면 에타(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가서 악플을 쓰는 친구들도 수업 시간에는 친절한 얼굴로 예의 바르게 얘기하고요. 실상은 온라인 자아가 ‘본캐’인 거죠.” 여성이 ‘진짜 경쟁 상대’로 급부상한 시대에 상처받은 남성들의 분풀이는 쉽게 주변 여성에 대한 폭력으로 향한다. “수업 시간에는 가만히 있다가 온라인에서는 여학생들 품평회를 하면서 자신의 힘을 확인하는 것 같은데요. 내 맘대로 안 되는 세계 질서에서 여자들을 통제할 수 있다는 만족감을 느끼는 거죠.” 그러나 그의 생각에 여성들은 확실히 남성들의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제 여성들은 4B(비연애·비섹스·비결혼·비출산)를 말하면서 독립된 주체로서 살고자 해요. 더이상 자기 연민으로 힘들어 하는 남자들을 위로해 주는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거죠.”●흩어졌다가 이슈 따라 모이는 ‘연대’ 나서야 그는 지난해 숙명여대 트랜스젠더 입학 거부 사태로 더욱 가시화된 ‘래디컬 페미니즘’(펨)에 대해서도 말했다. 생물학적 여성만이 진정한 여성이며 여성 의제에 다른 이슈를 끼워 넣지 말라는 주장에 대해서.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던 사회주의 구호처럼 ‘만국의 여자들이여, 단결하라’보다 강력한 구호는 없어요. 소위 ‘펨’이 가진 힘이지만 그것으로 인해 발목 잡히는 부분도 있는 거죠.” 모두는 다 불확실성 속에서 사는데, ‘한 번 여자는 끝까지 여자’일 것이라고 믿는 단호함의 실체와 ‘여성’의 정의는 무엇인지 그는 궁금하다고 했다. 그런 면에서 펨의 주장은 가부장제가 보여 준 차별화 방식을 그대로 답습한 ‘미러링’이다. ‘하나의 여성’이 갖는 단결력을 제하고 과연 연대는 어떻게 가능할까. 그는 “당장의 성과를 내야 할 것처럼 조급하지만 않으면, 잊혀지지만 않으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코로나19 시대에 연대하는 방법은 모두가 흩어지는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흩어졌다가 이슈에 따라 모이는 방식밖에는 없는 것 같아요. 다름이라는 것 자체를 그 사람 정체성으로 인정해 주면서요.” 대선 D-150여일. 모든 이슈를 대선이 집어 삼킨 시점에서 페미니스트 대통령의 탄생 가능성을 물었다. 그는 3년 전 언론 인터뷰에서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까지 ‘페모크라트’가 생산됐다가 이후 페미니즘이 곤두박질쳤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대뜸 ‘이준석 현상’을 들고 나왔다. “한국 사회에서 혐오를 정치적 자원으로 들고 나온 게 ‘이준석 현상’이라고 봐요. 이준석이 2021년에 거대 정당의 대표가 됐고, 이준석을 밀어 올린 세력이 젊은 남성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이 2030년쯤이라고 한다면 페미니스트 대통령은 2050년이면 충분히 나올 수 있겠구나 싶어요.” “왜 2050년인가”라는 반문에 그는 이어 말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2050년까지 100만명을 화성으로 이주시키겠다고 하잖아요. ‘지구는 버리고 갈게. 너네는 쓰레기통에서 잘 살아’ 이거죠(웃음). 훼손된 땅을 다시 살려 낼 수 있는 건 돌봄과 여성주의 말고는 없을 것이기 때문에 그때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건 디스토피아인가요, 유토피아인가요?”, “디스유토피아죠.” 그가 ‘찡긋’ 웃었다. ■ 임옥희 이사는 경희대 영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로 재직했다. 1997년 현대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관해 고민하고 연구하는 모임 ‘여성문화이론연구소’를 열어 지금까지 활동 중이다. ‘퀴어 이론’의 대가 주디스 버틀러, 레즈비언이자 사도마조히스트인 문화인류학자 게일 루빈, 사회주의 페미니스트인 낸시 프레이저 등 급진적인 영미권의 페미니즘 담론을 한국에 소개했다. ‘채식주의자 뱀파이어’(2010), ‘젠더 감정 정치’(2016) 등의 저술을 통해 한국 사회의 젠더 지형을 조명하기도 했다. 지난 8월 교수직에서 정년 퇴임한 그의 꿈은 페미니스트 이야기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더불어 ‘식물의 언어’도 배우고자 한다. “최소한으로 사는 줄 알았던 식물이, 인간을 바이러스로 이용하며 살아남기 위한 ‘이코노미’를 열심히 짜요. 식물과 함께 살기 위해서 그런 언어들을 배워 보고 싶어요.”
  • [데스크 시각] 오징어게임보다 못한 우리 사회/한준규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오징어게임보다 못한 우리 사회/한준규 사회2부장

    “오징어게임 속 게임장 내에는 꼼수와 반칙을 응징하는 ‘형식적 평등’이라도 있지만, 이 세상에선 각종 편법과 찬스로 얻는 기회와 이익이 처벌되지 않고 있다.”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인 ‘오징어게임’의 황동혁 감독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우리의 현실을 꼬집었다. 도박빚과 사채, 투자사기 등으로 절벽에 내몰린 456명의 ‘하류 인생’들이 456억원이라는 일확천금에 목숨을 걸고 벌이는 놀이를 드라마틱하게 그린 오징어게임.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했던 놀이인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움직이면, 놀이터 한켠에서 할아버지가 팔았던 달고나의 선을 부러뜨리면, 구슬치기에서 구슬을 다 잃으면 “탕~~” 총성과 함께 그 자리에서 죽임을 당한다. 살아남기 위해 타인을 짓밟고, 각종 권모와 술수, 편가르기, 승자독식 등 우리의 욕망과 어그러진 민낯을 마주하니 드라마 내내 불편했다. 그럼에도 전 세계가 오징어게임에 공감하는 이유 중 하나는 게임의 ‘룰’이 모든 참가자들에게 공평하고 평등하게 적용됐기 때문일 것이다. 체급과 나이, 성별에 따른 배려는 없지만 ‘게임’ 자체에서는 부모 찬스와 반칙, 밀어주기가 통하지 않았다. 남들보다 게임의 종류를 먼저 아는 반칙의 대가는 ‘죽음’이었다. “이 세계에서 여러분 모두는 평등한 존재이며 어떠한 차별도 없이 동등한 기회를 부여받아야 합니다”라며 오징어게임은 우리 현실을 비꼰다. 그렇다. 반칙과 짬짜미, 부모 찬스가 난무하는 ‘대장동게임’에는 ‘형식적 평등’조차 없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시작한 민관 도시개발사업에서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3억 5000만원을 투자, 수천억대를 챙겼다. 오징어게임에서는 우리 주변의 하류 인생이 주연이지만, 대장동게임에는 ‘상류 인생’들이 등장한다. 전직 기자 출신과 변호사, 회계사, 시장의 측근이 주연이다. 또 전직 대법관과 대통령을 수사했던 특별검사,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 민정수석 출신의 국회의원, 성남시의회 의장 등 화려한 조연들도 출연한다. ‘목숨을 건 게임’을 하지도 않으면서 주연들은 수백억, 수천억원씩을 챙겼다. 화려한 조연들도 ‘50억 클럽’을 만들어 주연들의 ‘이익’을 나눠 먹었다. 국회의원의 아들은 6년 근무하고 ‘50억원’의 퇴직금을 챙겼다. 또 자고 나면 치솟는 집값에 우리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전직 특검의 딸은 알짜 아파트를 시세 반값에 분양받는 특혜를 누리기도 했다. 나머지 화려한 조연들은 특별한 노력 없이 고문료 등의 명목으로 매년 수억원을 받았다. 대장동게임에서 주연과 조연들이 수천억원을 챙기며 샴페인을 터뜨릴 때 우리 서민들은 피눈물을 흘렸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경제적 타격으로 맥줏집 사장이었던 앞집 형, 치킨집 사장이 됐다고 좋아하던 뒷집 누나 등 동네 자영업자들의 극단적 선택이 이어지고 있다. 또 오징어게임처럼 목숨을 걸고 하루를 사는 우리들이 ‘억’ 소리나는 아파트 가격 폭등에 좌절하고 있을 때 대장동게임의 주연들은 ‘돈잔치’를 벌였다. 황 감독의 지적처럼 우리 사회에는 ‘형식적 평등’도 존재하지 않았음을 ‘대장동게임’이 방증한다. 정부는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서 대장동 게이트를 철저하게 파헤쳐 반칙을 일삼고 부모 찬스로 특권과 특혜를 누린 자들을 밝혀내야 한다. 오징어게임처럼 생명을 대가로 하지는 못하겠지만, 우리 사회에서 고개를 들고 살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응징해야 한다.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장담했던 문재인 정권이 마지막으로 할 일이다.
  • “강서 주민 여러분, 지구를 부탁해요”… 분리배출·업사이클링 강의

    서울 강서구는 지역 주민들에게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고 생활 속에서 ‘대안’을 실천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강서구는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매주 화요일에 네이버밴드를 통해 ‘민주야! 지구를 부탁해’ 강좌를 실시간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 구는 2018년부터 민주적 시민의식과 사회 기반 조성을 위해 구민 대상 민주시민교육을 진행해 왔다. 강의는 실제 사례, 체험 등을 접목해 생활밀착형으로 마련됐다. 교육 내용은 ▲미세먼지 시대에서 살아남기(박록진 서울대 교수) ▲분리배출 완전정복(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업사이클링 제품 만들기(한국업사이클교육센터) 등이다. 참여를 희망하는 구민은 강서평생학습관 홈페이지(https://eduvita.gangseo.seoul.kr) 공지사항을 확인하면 된다. 선착순 100명을 모집하며, 수강비는 무료, 재료비는 5000원이다. 구 관계자는 “최근 급변하는 환경 관련 이슈를 점검하고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주민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강의를 마련했다”면서 “실제 사례와 체험 등으로 꾸며진 이번 강의는 지역 주민들이 생활 속에서 쓰레기 줄이기와 재활용 등 환경지키기를 실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주사 맞을 필요없네…반창고처럼 피부에 붙이는 미세침 패치

    주사 맞을 필요없네…반창고처럼 피부에 붙이는 미세침 패치

    미세침 패치(microneedle patch)는 피부 아래 신경을 자극하지 않을 정도로 작은 바늘 여러 개를 이용한 패치로 최근 새로운 약물 투여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세침 패치의 가장 큰 장점은 주사기처럼 피부를 깊이 뚫지 않기 때문에 신경을 자극하지 않아 통증이 없다는 것이다. ‘조금 따끔한 거야 참으면 되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매일 주사를 맞거나 혹은 장시간 주사제를 투여해야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통증이 없는 미세침 패치는 반창고처럼 피부에 장시간 붙일 수 있기 때문에 주사제로 투여해야 하는 인슐린 같은 약물도 서서히 투여할 수 있다. 백신의 경우에도 항원을 한번 대량으로 주입하는 것보다 오랜 시간 서서히 주입하는 것이 더 강한 면역 반응을 유발하고 부작용은 줄일 수 있어 미세침 패치가 새로운 백신 투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퍼듀 대학 연구팀은 미세침 패치가 약물 전달 수단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물리적으로도 질병을 치료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문제는 항생제 내성균이 만드는 생물막(biofilm)이다. 거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서로 협력하는 것은 세균도 마찬가지다. 세균들은 주변으로 분비물을 내놓아 보호막인 생물막을 만든다. 생물막은 면역세포나 항생제처럼 세균에 유해한 세포나 물질이 쉽게 침투하지 못하게 막아 세균을 보호한다. 물론 세균 입장에서 보면 보호이지만, 만약 이 세균이 항생제 내성균인 경우 사람 입장에서는 반드시 파괴해야 할 장애물이다. 항생제 내성균은 21세기 의학이 직면한 가장 중대한 문제로 연구팀은 상처에서 생기는 감염에 주목했다. 당뇨 환자에서 자주 생기는 발의 궤양이나 욕창 환자에서 볼 수 있는 만성 궤양은 쉽게 치료되지 않고 만성으로 진행하면서 항생제 내성균 감염이 생기기 쉽다. 특히 이 세균이 생물막을 형성한 경우 더 치료가 쉽지 않다. 연구팀은 상처를 덮을 수 있는 부드러운 미세침 패치를 이용해서 물리적으로 생물막을 찢은 후 과산화칼슘(CaO2)을 분비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과산화칼슘이 산소를 발생시키면서 주변의 세균을 화학적으로 파괴하고 새로운 조직의 성장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돼지 피부를 이용한 동물 모델에서 미세침 패치는 효과적으로 생물막을 파괴하고 상처의 치유를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현재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을 준비 중이다. 이론적으로 보면 물리적으로 생물막을 파괴하기 때문에 어떤 내성균에도 효과적인 치료법이지만, 실제 사람에서 효과가 없거나 혹은 생각치 못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임상 연구와 검증이 필요하다. 최근 주목 받는 미세침 패치가 새로운 방식으로 인류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 “남자도 총리될 수 있나요” 질문 낳은 메르켈의 ‘페미니스트 모먼트’ [김정화의 WWW]

    “남자도 총리될 수 있나요” 질문 낳은 메르켈의 ‘페미니스트 모먼트’ [김정화의 WWW]

    “페미니즘은 본질적으로 사회 참여나 생활 전반에 있어서 남녀가 평등하다는 사실에 관한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페미니스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8일(현지시간) 퇴임을 코앞에 둔 앙겔라 메르켈(67) 독일 총리의 ‘페미니스트 선언’은 독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됐다. 2005년 첫 여성 총리로 취임 후 16년간 ‘독일의 얼굴’이었던 메르켈이 공개적으로 페미니스트라고 밝힌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나이지리아 작가 치마만다 응고치 아디치에 등 여성계 인사가 참여한 이 토론회 자리에서 그는 “과거 페미니즘에 대해 말할 때 훨씬 소극적이었다”며 “이제는 내 생각을 더 분명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4연임 끝에 드디어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된 메르켈은 오랫동안 국제무대에서 ‘여성 권력’의 상징이었다. 남성 일색의 각국 정상회담 때면 유일한 여성 정치인으로 자리를 빛냈고, 그 희귀한 존재 자체가 성별에 따른 힘의 차이를 보여 주는 뚜렷한 메시지가 됐다.최초, 최초, 또 최초…메르켈이 쓴 독일의 새 역사메르켈에겐 각종 ‘최초’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독일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이자 동독 출신의 첫 통일독일 총리, 전후 최연소 총리, 역대 최연소 장관 및 총리에 이어 헬무트 콜 전 총리와 함께 최장수 총리로 기록을 세웠다. 2017년까지 세 차례 선거에서 승리하며 네 차례 연임할 수 있었던 비결은 위기 대응 능력이다. 재임 기간 조지아와 크림반도에서 벌어진 러시아의 지정학적 도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유로존 위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유럽 난민 사태,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각종 위기를 안정적으로 봉합시켰다는 평을 받는다.16년간 국외로는 미국과 프랑스 대통령 각 4명, 영국 총리 5명을 상대했고, 국내로는 좌우 이념 구분없이 포용적인 정치를 펼치며 임기 말까지도 60%가 넘는 지지율을 유지했다. 태어난 이래 ‘메르켈 시대’밖에 겪지 못한 독일 어린이들 사이에선 “남자도 총리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올 정도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메르켈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선정했다. “메르켈의 지도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맞서는 것부터 100만명 이상의 시리아 난민을 독일로 들어오게 하는 것까지 냉철함으로 대변된다”는 설명이다.그럼에도 사실 여성계에선 큰 환영을 받지 못했다. 엄청난 힘을 가진 여성 한 명이었지만 정작 여성 인권 문제에선 무덤덤하고 애매모호한 입장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2017년 베를린에서 열린 여성 20개국 정상회의 당시 ‘페미니스트냐’는 질문에 “페미니즘의 역사는 나와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차이점도 있다”며 “내게 없는 타이틀로 스스로를 꾸미고 싶지 않다”고 얼버무린 게 대표적이다. 최장수 여성 총리지만 보수계 눈치로 ‘소신’ 대신 ‘침묵’이 때문에 메르켈에겐 개인으로서 최고의 성취를 거뒀지만, 정작 자국 내 여성 지위 향상엔 기여하지 못했다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연방하원의 2017년 여성 비율이 과거보다 5% 포인트 이상 감소해 약 31%에 그친 게 한 예다. 역대 최장기 집권을 이뤄낸 여성 총리 시절에 오히려 여성의 정치 참여는 줄었다는 것이다. 정계뿐 아니라 재계는 더하다. 독일과 스웨덴에 본사를 둔 올브라이트재단 연구에 따르면 독일의 160개 상장 기업 중 110개 이사회에는 여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회원 697명 중 56명만 여성이었다.일각에선 메르켈이 여성 문제를 주요 의제로 가져가지 않은 게 보수적인 독일 정치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분석한다. 프랑스24는 “메르켈이 속한 기민당·기사당 연합은 전통적인 가족 개념과 교회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보수적인 정당”이라며 “이들은 기혼 부부를 위한 세제 개편 방안조차 거부해왔다”고 전했다. 메르켈이 내각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메르켈은 여성 정체성을 무시함으로써 정치적 성격을 정확히 구축했다”며 “1990년대 보수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기민당에 들어갈 때부터 메르켈은 여성 문제를 추구하지 않기로 선택했고, 성별을 초월한 브랜드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이에 메르켈의 임기 말 페미니스트 선언에 대해 이미 늦었다는 비난도 컸다. 베를린에 있는 군다 베르너 연구소의 이네스 카퍼트 대표는 “메르켈의 커리어는 존경할 만하다”면서도 “그에겐 독일 여성들의 삶을 돌아보고 상황을 개선할 시간이 16년이나 있었다”고 비판했다. 여성 직업 한계 극복… “삶 자체가 페미니스트의 표본”하지만 많은 이들은 메르켈이 공개적으로 ‘소신 발언’만 하지 않았을 뿐 그의 삶 자체가 페미니스트의 표본이었다고 평가한다. 최고의 권력을 가진 여성으로서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모습은 수많은 이의 귀감이 됐다. 미 여성주의 잡지 미즈는 “메르켈은 공직 생활 전 물리학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과학자로 일하며 ‘일반적인 여성 직업’의 한계를 벗어났다”며 “여성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 걸 몸소 실천했다”고 봤다. 메르켈 본인도 과거 인터뷰에서 “나는 독일의 ‘여성 총리’가 아니라 모든 사람의 연방 총리”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내가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할 때, 나는 여성으로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재임 기간 아동 센터를 위한 정부 기금 확대 등 여성·가족 중심 정책을 시행했고, 지난해 기업 이사회의 여성 할당 의무제도 도입했다. 2015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여성, 소녀들을 위한 교육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성별 임금 격차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2018년 11월 독일 여성 참정권 100주년 기념행사에선 “인구의 50%가 실종됐다. 여성은 가정뿐 아니라 정치 생활을 풍요롭게 한다”며 사회 참여를 강조해 주목받았다. 같은 정치인인데도 여성에게만 주어지는 사회적 역할이나 틀에 박힌 이미지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했다. 메르켈은 과거 인터뷰에서 “남자가 100일 연속 짙은 청색 정장을 입는 건 전혀 문제될 게 없지만, 내가 2주 동안 같은 옷을 4번 입으면 편지가 쏟아진다”고 언급했다.NYT는 “메르켈이 성별 언급을 피한 건 정치적 입지가 좁아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며 “의식적이든 아니든 메르켈은 전세계 여성들에게 롤모델이 되었고, 오늘날 여성이 오를 수 있는 높이를 입증해왔다”고 봤다. 독일의 대표적인 여성운동가인 알리체 슈바르처는 “메르켈은 전세계 여성에게 존경받고 있고, 이것이 그의 유산이다”라며 “그는 자신의 능력을 보여줬고, 위엄과 결단력을 갖고 일을 한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앙겔라 메르켈은 누구 · Angela Dorothea Merkel1954 서독 함부르크 출생 후 동독에서 성장1973 라이프치히대 입학1978~1990 동베를린 물리화학연구소 연구원1986 물리학 박사학위 취득1990 독일 연방 하원의원1991~1994 여성청소년부 장관1994~1998 환경부 장관1998 기민당 사무총장2000 기민당 당수2005 독일 첫 여성 총리 취임2021 16년간 최장기 집권 후 퇴임
  • [심현희 기자의 술 이야기] ‘4캔 만원’ 맥주의 불편한 진실 <3·끝> 독한 ‘오징어 게임’에 내몰린 수제맥주

    [심현희 기자의 술 이야기] ‘4캔 만원’ 맥주의 불편한 진실 <3·끝> 독한 ‘오징어 게임’에 내몰린 수제맥주

    “‘4캔 만원’이라는 가격이 고착화된 국내 맥주 시장에서 최후의 승자는 결국 대규모 맥주 회사인 롯데(롯데칠성음료)와 오비맥주, 그리고 편의점 등 대기업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최후의 승자가 모든 이익을 독식하는 ‘오징어 게임’ 같은 거죠.” ●편의점 맥주에 수제맥주 생태계 씨 말라 국내 수제맥주산업의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정부가 맥주의 위탁생산(OEM)을 허용하는 내용의 주세법을 개정한 이후 대형 공장을 갖춘 롯데와 오비가 편의점 ‘4캔 만원’ 시장에 본격 진출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국내 맥주업체들의 ‘편의점용 맥주’ 생산을 도맡으면서 코로나19로 의존도가 더욱 커진 편의점 캔맥주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편의점에 들어가는 500㎖ 캔을 롯데가 독식해 캔 자체가 씨가 말랐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이대로 가다간 국내 맥주산업이 일부 대규모 주류 회사들만의 ‘독과점 무대’였던 과거를 답습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깊습니다. 5~6년 전까지만 해도 장밋빛 전망이 가득했던 국내 수제맥주산업이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일까요? 근본적인 원인은 맥주 시장이 ‘4캔 만원’이라는 가격에 종속돼 버린 현실에 있습니다. 맥주 종량세가 시행되기 전 해외에서 박리다매로 들여온 수입 맥주는 국내 편의점에서 ‘4캔 만원’에 팔렸고, 이는 소비자들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후 맥주에 대한 세금이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되면서 세금 부담을 줄인 국내 중소규모 업체들이 수입 맥주, 대기업 맥주 중심의 시장이었던 편의점, 대형마트 등에 진출하게 됩니다. 문제는 ‘가격’이었죠. ●롯데·오비에 OEM 주고 스타일 포기 소비자들은 이미 맥주를 4캔 만원에 구매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마진을 대폭 줄여 ‘수제맥주 스타일’의 맥주도 4캔 만원에 팔아야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구스아일랜드, 핸드앤몰트 등 수제맥주 라인업을 갖춘 오비맥주는 빠르게 대형 공장을 돌려 4캔 만원의 수제맥주 스타일 맥주를 편의점 매대에 올려놨습니다. 이어 수제맥주 업체 가운데 규모가 큰 편에 속했던 제주맥주, 카브루, KCB, 세븐브로이 등도 4캔 만원 시장에 참전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가 터졌습니다. 인원·영업시간 제한에 못 이긴 음식점과 펍들이 쓰러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에게 생맥주를 납품해 먹고살았던 수제맥주 공장들은 거래처를 잃어 생존 위기에 처합니다. 남은 시장은 ‘곰표맥주’로 대박이 터진 편의점 홈술 시장뿐입니다. ‘4캔 만원’ 게임을 그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살아남기 위해선 게임에 참가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죠. 미친 듯이 공장을 돌려 4캔 만원 맥주를 생산하다 보니 전국 편의점에 납품할 물량을 저가로 맞추려면 롯데에 OEM을 주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현실을 깨닫게 됩니다. 막대한 상금을 받는 최후의 승자는 롯데와 오비가 되겠죠. 이 과정에서 원가 절감을 위해 가향을 첨가하거나 원료값이 많이 들어가는 스타일의 맥주는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홉이 많이 들어가는 ‘뉴잉글랜드IPA’ 스타일을 국내에서 가장 잘 만들기로 유명했던 경기 김포의 크래프트브로스 양조장이 최근 롯데 OEM으로 맥주를 생산하며 대표 제품인 ‘라이프(LIFE)’ 맥주의 스타일을 라거로 바꿔 편의점에 내놓은 것도 이 같은 이유일 가능성이 큽니다. ●위탁생산 어려운 양조장은 고사 직전 위탁생산조차 할 여력이 없는 마이크로 양조장들은 고사 직전입니다. 경기 광주에서 최소 규모의 맥주 공장을 운영하는 한 업체 대표는 “소규모 맥주 공장은 제조업으로 분류돼 정부로부터 코로나 관련 지원을 받을 수도 없다”고 하더군요.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수제맥주)가 물량 공세가 가능한 대기업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4캔 만원 시장으로 스스로 들어간 것이 문제 아니겠냐”고 탄식하기도 합니다. 코로나19가 끝나면 괜찮아질까요? 어쨌든 끝까지 버티는 수제맥주 업체도 이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지 않냐고요? 롯데나 오비라는 골리앗이 연 1000억원이라는 ‘소규모 게임’에 참전한 이상 결과는 뻔하고, 과정은 힘든 싸움이 될 것입니다.
  • [오길영의 뾰족한 읽기] 무엇을 가르치는가/충남대 교수·문학평론가

    [오길영의 뾰족한 읽기] 무엇을 가르치는가/충남대 교수·문학평론가

    얼마 전 이병곤 교장의 인터뷰를 읽었다. 대학 선생으로서 ‘교육’의 의미를 묻게 됐다. 교육의 뜻은 가르쳐서(敎) 기르는(育) 것이다. 무엇을 가르치는가? 교육의 라틴어 어원(educare)을 살펴보면 “내면에 숨어 있는 재능과 잠재성을 끄집어낸다”는 뜻이다. 한국의 학교 교육은 그 어원에 얼마나 충실한가? 범박하게 말해 이미 알려진 지식을 기계적으로 학습시키고 시험 본 결과로 학벌주의로 위계화된 대학에 진학시키는 걸 교육이라고 여긴다. 그건 입시 준비지 교육이 아니다. 간디학교 사례를 읽으며 눈길을 끈 것 몇 가지를 소개한다. 간디학교는 개교 이후 23년 동안 당해 연도 졸업생의 대학 진학률이 0%다. 입시교육이 아니라 스스로 서고, 더불어 사는 삶을 가르친다. 학력 인정을 받지 못하는 비인가 학교지만 학생, 교사, 학부모 등 구성원이 행복한 학교다. 나는 “행복한 학교”라는 말에 마음이 끌렸다. 한국 사회에서 학교는 그 구성원에게 대체로 불행한 곳이 아니던가. 졸업장을 따기 위해, 상급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재미없고 시대에 뒤떨어진 지식을 억지로 습득하고 시험 성적으로 결과를 평가받는 곳. 중고등 과정을 통합 운영하는 간디학교에서는 다른 학년의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는 통합 학급을 4학년까지 운영한다. 목적은 “기초 교육, 회의와 성찰할 수 있는 능력, 협업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일반 학교에서 절대적으로 강조하는 교과수업은 선택형 수업으로 수준에 맞는 교육을 받는다. 제도권 학교에서 친구는 딛고 넘어서야 할 경쟁 대상일 뿐이다. 교우 관계를 돈독히 하고 협업 능력을 기르는 건 입시경쟁 체제에서는 물정 모르는 소리로 간주된다. 그러나 자신을 ‘성찰’하고 남들과 ‘협업’하는 능력을 중고등학교에서, 심지어는 대학교에서도 배우지 못하면 그 결과는 무엇일까? 단순 지식을 측정하는 시험에서 얻은 성적으로 평생 우쭐대거나 열등감을 느끼는 이들이 모여 사는 사회가 행복하고 인간다운 사회가 될까? 그렇지 않다는 걸 이미 ‘학벌대학’을 나왔다는 엘리트들이 보여 주는 역겨운 모습이 입증한다. 특히 눈길을 끈 대목은 교육 필수 과정으로 설정된 음식 만들기, 목공, 농사 등 작업장 교육이다. 학생들도 작업장 교육에 흥미를 보인다. 요즘 무시되는 몸을 쓰는 일이다. “자신의 손과 발, 머리를 움직여서 노동의 전체 사이클을 한번 해보는 경험을 갖는 시간이죠. 거기서 만들어진 생산물을 나누는 방식도 스스로 결정을 하는데, 그러한 작업장 회의를 통해 민주주의도 자연스레 배우거든요. 농사 작업장은 한 15분 정도 학교에서 걸어가야 있는데, 아이들이 수업이 없는 때에 자기가 키우는 거 보러 가는 거예요. 그런 걸 보면서 지적인 교과 못지않게 정서적 자극을 줄 수 있는 작업장 교육이 중요하구나 하는 것을 느껴요.” 교과서나 학습서만 보고 배우는 게 교육은 아니다. 몸을 쓰고 필수적 생활 기술을 배우는 ‘작업장 교육’도 교육이다. 간디학교의 사례는 매우 예외적이고, 현실의 대세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간주하면서 주어진 교육 시스템에서 살아남기 위해 적응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현실(추수)주의의 힘을 모르지 않는다. 그 결과 중고등학교는 입시준비기관으로, 대학은 취업준비소가 됐다. 학교는 사라졌다. 입시 준비가 공부로 여겨지는 세상이 됐다. 한탄이 아니라 사실의 진술이다. 그래서 간디학교 사례가 소중하다. 단순 지식의 습득으로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다. “미래 사회가 필요로 하는 아이들의 능력은 어려움을 당했을 때 협력해서 풀어내는 능력, 창의력, 나랑 어울리기 힘든 사람하고도 함께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것이에요. 근데 그런 능력은 지금과 같은 시험제도와 경쟁 교육 제도로 키워지기는 되게 힘들어요.” 간디학교 사례가 최소한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자기 생활은 스스로 책임지는 생활인이 될 수 있는 교육으로 전화되는 디딤돌이 되길 기대한다. 잡다하게 나열된 과목은 최대한 줄이고 기본적인 수리 능력과 언어 능력, 사회문화 해독 능력을 기르는 교과와 더불어 자기 먹을 밥은 할 줄 알고, 노동의 가치를 알고, 땅을 일구고, 남을 존중하고 협업하는 능력을 가르치는 교육을 기대한다. 교육 선진국들이 고민하고 채택하는 미래의 교육 방향이다. 다시 묻는다. 지금, 이곳에서 학교는 무엇을 가르치는가?
  • “3000년 세쿼이아 나무 죽을라” 美 산불에 담요 덮으며 사투

    “3000년 세쿼이아 나무 죽을라” 美 산불에 담요 덮으며 사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산불이 나 수령이 2000~3000년에 달하는 거대 세쿼이아 나무들이 소실될 위기에 처했다. 소방당국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나무를 내화성 담요로 둘러싸는 등 긴급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소방대원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부피가 큰 나무 ‘제너럴 셔먼’을 포함해 국립공원 내 나무들을 살리기 위해 알루미늄 소재 보호막으로 나무 밑동을 감싸고 있다. 수령이 2300~2700년으로 추정되는 제너럴 셔먼은 높이 84m, 둘레 31m에 달하는 거대한 나무다. 부피는 1487㎥다.전문가들에 따르면 세쿼이아 나무는 불에 강한 성질을 갖고 있으며, 불길에서 살아남기 위해 진화했다. 하지만 산불이 거세게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이 알루미늄 보호막을 통해 나무를 열기로부터 조금이나마 더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미 서부에서는 산불이 잇따르자 몇년 전부터 이 보호막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타호 호수 근처에서도 보호막을 두른 주택은 산불의 열기에도 견뎠지만,그렇지 않은 주택은 파손됐다.이번 산불은 번개로 인해 발생했는데,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에 걸쳐 있는 시에라 네바다 산맥을 가로질러 세쿼이아 국립공원 일대를 위협하고 있다. 수일 내에 세쿼이아 2000그루가 있는 자이언트 포레스트까지 덮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당국의 ‘나무 보호 작전’도 급박해지고 있다. BBC에 따르면 투입된 소방관만 350명 이상이고, 살수 비행기와 헬리콥터 등도 동원됐다. 산불의 영향을 덜 받도록 미리 잡목이나 덤불을 불태우거나 제거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다만 현재는 연기 층으로 인해 산불이 급속히 번지는 상태는 아니다.미 서부에서는 역대 최악의 폭염과 가뭄으로 산불 진화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이 지역에선 지난해에도 산불로 수천년 된 거대한 세쿼이아 7500∼1만600 그루가 소실됐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의 근본적인 배경에 기후 변화가 있다고 본다. 지난 30년간 기온이 올라가고 건조해지면서 극단적인 이상 기후가 발생했고, 이에 따라 산불 피해 규모도 커질 거란 우려도 이어진다.
  • [서울포토] ‘청순 매력’ 란제리 모델 쏘블리

    [서울포토] ‘청순 매력’ 란제리 모델 쏘블리

    남성지 맥심(MAXIM)이 주최하는 모델 선발대회 ‘2021 미스맥심 콘테스트(미맥콘)’의 생존자가 좁혀질수록 예측 할 수 없는 순위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단숨에 2위로 수직 상승하며 8강에 진출한 란제리 모델 쏘블리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전문 란제리 모델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쏘블리는 인스타그램에서 49만 팔로워를 가진 인기 모델이다. 이미 막강한 팬덤을 보유한 쏘블리였기에 2021 미맥콘 출현과 동시에 1라운드 5위를 기록하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예상됐다. 그러나 그녀 못지않은 팬덤을 보유한 모델, 인플루언서, BJ, 전직 아이돌 등의 지원자들이 대거 출연하고 일반인 참가자까지 돌풍을 일으키며 2라운드 코스프레 미션에서는 7계단이나 떨어진 12위로 간신히 살아남기도 했다. 절치부심한 쏘블리는 8강 진출을 놓고 벌이는 미맥콘 3라운드 비키니 미션에서 가슴이 탁 트인 아찔한 핫핑크 비키니로 귀엽고 청순한 매력을 어필했다. 또한 투표해 준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며 눈시울을 붉힌 진심어린 모습에 그간 잠잠했던 49만 팔로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를 지지하는 팬들이 압도적인 화력으로 투표에 참여하며 쏘블리를 단숨에 2위로 올려놓은 것. 투표 종료 직전까지 1위 경쟁을 벌이다 단 8표 차로 2위를 기록했으니 사실상 1위와 다름없는 선전이었던 셈이다.
  • 페로 제도에서 이런 야만이, 하루에 돌고래 1428마리 몰살

    페로 제도에서 이런 야만이, 하루에 돌고래 1428마리 몰살

    아직도 이런 일이 관행이란 이름으로 통용된다니 끔찍하다. 이번에는 일본이 아니고, 멀리 북대서양 아이슬란드 남쪽 페로 제도에서다.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하루에만 무려 1428마리의 대서양 흰줄무늬돌고래가 몰살됐다니 어이없기조차 하다. 오래 전부터 주민들은 먹을 거리가 부족했고 고립되기 일쑤였던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돌고래 등을 사냥해왔다. 그런데 이제는 먹을 거리도 넘쳐나고 외부로부터 식품 보급도 쉬워졌을텐데 이런 끔찍한 일을 관행이란 이름으로 정당화한다니 답답한 노릇이다. 제도 가운데 이스투로이 섬의 스칼라봇누르 해변은 북대서양에서도 가장 긴 피요드르만이어서 얕은 곳인데 주민들은 시속 44㎞까지 속도를 내는 모터보트와 제트스키 등으로 돌고래떼를 몰아 이곳으로 유인한 뒤 흉기를 휘둘러 몰살시킨 뒤 주민들이 고기를 나눠 먹는 관습을 이날도 뒤따랐다. 잔인한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많은데 시뻘건 피가 낭자한 해변에 수백명의 주민이 몰려나와 구경하는 모습이라고 영국 BBC는 소개했다. 덴마크 자치령인 페로 제도 당국에 따르면 일년에 검은고래는 평균 600마리, 흰줄무늬돌고래는 2019년 10마리와 이듬해 35마리에 그칠 정도로 잘 잡히지 않는 포유류인데 단 하룻만에 이처럼 엄청난 숫자가 희생된 것이다. 해서 예년같으면 환경운동가들이 극렬한 분노를 드러내고 패로 제도의 주민들은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갖고 웬 시비냐”고 반박했는데 올해는 양상이 달랐다. 제도의 주민들, 심지어 사냥 관행에 함께 했던 이들까지 혀를 내둘렀다. 이곳 출신 해양생물학자인 뱌르니 미켈센은 이전까지 하루 돌고래 사냥 두수는 1940년 1200마리였으며 1879년 900마리, 1873년 856마리, 1938년 854마리 순이었다고 말했다. 페로 제도 고래협회의 올라부르 슈르다르베르그는 BBC에 “커다란 실수였다”며 “몰이꾼들도 처음에는 200마리 정도가 들어온 것으로 생각했다. 해서 사냥을 시작한 뒤에야 그들도 돌고래 수가 엄청나다는 것을 알았다. 누군가가 더 잘 알았어야 했다. 대다수는 벌어진 일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당국은 이 일을 사전에 승인했다. 따라서 주민들이 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었다. 상업적으로 기획한 일, 외부에 고기를 팔거나 할 목적도 아니었다. 마을 일이었고, 누군가 고래떼를 발견하면 즉자적으로 이런 대응을 하곤 했다. 이곳 출신 덴마크 의회 의원인 슈르다르 스카알레는 흰줄무늬돌고래 사냥이 합법이지만 썩 인기 있는 일도 아니라고 말했다. 다음날 그는 스칼라봇누르 해변을 찾아 주민들을 향해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자신도 사냥을 지지하지만 올바른 방식으로 행해질 때만 인간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목을 따기 전에 고래나 돌고래의 척수를 끊는 데 특별 제작된 창을 쓰는 일이다. 동물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그는 사냥에는 동참하지 않았는데 “동물복지의 관점에서 소돼지를 가둬 기르는 일보다 고래 등을 사냥해 고기를 구하는 것이 낫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영국 동물보호단체 ‘시 셰퍼드’는 “페로 정부가 생각하는 만큼 돌고래나 검은고래 몰살은 빨리 진행되지 않는다”며 “그린다드랍(Grindadrap) 사냥은 질질 시간을 끌며 때로는 뒤죽박죽된 학살로 막을 내린다”고 강조했다. 모래밭에 갇히거나 얕은 물에서 허우적대는 친척들 앞에서 고래 목숨이 끊기는 일이 다반사다. 페로 제도 공영방송 크링바르프 포로야의 트론두르 올센 기자는 “예외적으로 엄청난 숫자 때문에 당혹감과 충격을 안겼다”며 곧바로 약식 여론조사를 했는데 절반 이상이 안된다고 답한 반면, 30% 이상은 사냥이 계속돼도 좋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별도의 조사에서는 검은고래 사냥이 계속돼야 한다는 데 80%가 동의했다고 전하며 어이없어 했다. 그는 “국제적 관심을 끌게 됐다. 사람들 스스로가 엄청난 후폭풍을 가져올까봐 두려워하고 있다고 난 본다. 환경운동단체들이 더 압력을 가할 좋은 시점이다. 숫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 본다”고 강조했다.
  •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인류세’의 마지막 주인공/전곡선사박물관장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인류세’의 마지막 주인공/전곡선사박물관장

    수십 억년 지구 역사를 24시간으로 환산하면 인류가 등장한 시기는 23시 59분 정도에 해당한다. 짧은 시간에 쌓아 올린 과학 문명의 덕으로 지구를 지배하는 주인공이 우리인 것 같은 착각 속에 살지만, 장구한 지구의 역사에 비하면 인류 문명이 등장하고 번성한 시기는 찰나의 순간이라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19가 짓누르는 것도 모자라 숨이 턱 막히는 더위에 시달리고, 앞이 안 보이게 쏟아지는 소나기를 막연한 불안감으로 바라보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2021년 뜨거웠던 여름의 기억도 아침저녁으로 제법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어느새 희미해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여름의 살인적인 더위가 급격한 기후변화의 결과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특히 한국은 지난 100년간 기온이 1.5도 올라서 세계평균의 2배를 뛰어넘었다는 점을 상기해 보면 우리는 기후변화가 아닌 기후위기의 시대를 살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최근 ‘인류세’라는 말을 심심찮게 듣는다. 인류세는 1995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네덜란드의 화학자 파울 크뤼천이 2000년에 처음 제안한 용어로 새로운 지질시대의 개념이다. 인류세라고 하니 마치 인류가 주인공인 새롭고 찬란한 시대로 오해할 수도 있지만, 인류세는 인류가 초래한 자연환경 파괴로 인한 기후변화로 지구의 환경체계가 급속하게 변화하는 시대를 말한다. 기후변화는 인간을 포함한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 해수면이 상승하고 많은 동식물이 살 수 없게 된다. 생물다양성이 급속히 감소한다. 많은 과학자와 환경운동가들이 지금 우리 곁에서 진행되는 생물들의 소멸 사태를 여섯 번째 대멸종(sixth mass extinction)이라고 부르고 있다. 다섯 번째 대멸종은 바로 공룡의 전멸이었다. 최상위 포식자였던 공룡의 멸종처럼 인류의 멸종은 시간문제일지도 모른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인류의 멸종이 지구의 멸종은 아니라는 것이다. 인류가 멸종되더라도 생명은 계속될 것이다. 여러 차례 대멸종의 결과가 그러했다. 수백만 년 전 두 발로 일어선 후 주먹도끼를 만들고, 불을 피우고, 동굴벽화를 그리면서 변화하는 환경에 발 빠르게 적응하며 꾸준한 진화의 발걸음을 계속했던 인류의 역사는 허무하게 끝나고 우리가 아닌 다른 종이 지구의 주인이 될 뿐이다. 인류세의 주인공은 인류지만 스스로 파멸을 불러오는 마지막 무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위험에 처해 있다. 인류세를 사는 우리는 변화하는 지구환경에 생존을 걸고 맞서 싸우지 않으면 안 되게 됐기 때문이다. 스스로 무덤을 판 것이다. 후회해도 소용없다. 환경 보호를 위한 노력과 실천만이 우리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다. 바야흐로 대선 국면이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심각한 기후위기에 직면한 인류세 시대의 한반도에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국가적인 고민을 선도하는 그런 지도자를 만나고 싶다.
  • 9·11테러 극적 생존자와 그를 구한 소방관이 20년만에 전한 이야기

    9·11테러 극적 생존자와 그를 구한 소방관이 20년만에 전한 이야기

    2001년 9월 11일 오전 8시 46분. 미국 뉴욕 맨해튼 상공으로 진입한 여객기 한 대가 세계무역센터 노스타워 93~99층을 들이받았다. 충돌과 동시에 건물에 있던 수백 명과 비행기에 타고 있던 87명이 사망했으며 엄청난 화재가 발생했다. 17분 후인 9시 3분, 이번엔 또 다른 여객기가 사우스타워와 77~85층에 충돌했다. 역시 건물에 있던 수백 명과 비행기 탑승자 60명이 사망했다. 단순 사고가 아닌 의도된 연쇄 테러임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그 시각, 뉴욕뉴저지항만관리청(세계무역센터 소유주) 직원 파스콸레 부젤리는 노스타워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64층 사무실로 향하고 있었다. 부젤리는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심하게 흔들리더니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회상했다.임신 7개월째인 아내와 곧 태어날 아기를 위해서라도 꼭 살아남고자 했던 부젤리는 44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탈출해 죽기 살기로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22층까지 내려왔을 때, 머리 위에서 우르릉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바로 옆 사우스타워가 무너지는 소리였다. 사우스타워는 사고 56분 만인 오전 9시 59분 노스타워보다 먼저 붕괴했다. 탈출에 실패한 부젤리는 본능적으로 몸을 웅크리고 태아 자세로 누워 두 팔로 머리를 감싼 채 계단 구석으로 몸을 던졌다. 콘크리트 더미에 갇혀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지 못했으나, 엄청난 덩어리가 떨어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히 알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리고 얼마 후, 부젤리가 있는 노스타워도 완전히 무너졌다. 사우스타워가 무너진 뒤에도 홀로 서 있던 건물은 서서히 남쪽으로 기울었고 사고 102분 만인 오전 10시 28분 붕괴했다.부젤리도 건물 잔해와 함께 빠른 속도로 추락했다. 그의 아내는 “남편 전화를 받고 TV를 켜보니 건물이 무너지고 있었다. 남편이 살아남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저 많이 고통스럽지 않기만을 기도했다”고 전했다. 그로부터 몇 시간 후, 부젤리는 뼈만 남은 건물 속 탑처럼 솟은 작은 콘크리트판 위에서 극적으로 구조됐다. 사고 당일 오후 3시쯤이었다. 오후 12시 30분 노스타워에서 생존자 14명이 구조된 후 이어진 또 다른 기적이었다.부젤리를 발견한 마이클 모라비토 소방관은 “사방이 뚫린 노스타워 18층 의자만 한 콘크리트 더미에 고립돼 있었다. 그의 발은 벼랑 끝에 위태롭게 나와 있었다”고 밝혔다. 소방관은 “믿을 수가 없었다. 공중에 떠 있다시피 앉아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기적적으로 구조된 부젤리는 가벼운 화상과 찰과상, 발목 골절 외에 큰 부상도 없었다. 소방관은 “기적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신이 그를 도왔다. 그를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는 게 쉽지 않다는 소방관은 “삶의 끈을 꼭 붙잡고 매달려라. 인생은 믿을 수 없는 일의 연속이고 부젤리가 완벽한 본보기”라고 힘주어 말했다.물론 부젤리는 9.11테러 이후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과 10년 이상을 씨름해야 했다. 2996명이 사망하고 최대 2만5000명이 다친 테러에서 자신은 죽지 않았다는 사실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9·11 테러 이후 20년이 지난 지금 부젤리는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이 곧 행복해야 할 이유라고 말한다. 부젤리는 “행복해야만 한다. 여러 분도 딸이 태어나는 것을 보지 못했을 다른 아빠들을 생각하며 행복하라”고 강조했다. 관련 내용은 5일 미국 CBS 탐사보도 프로그램 ‘60분’에서 다루었다.
  • 洪 심상찮은 지지율 상승에… 가열되는 국민의힘 2위 쟁탈전

    洪 심상찮은 지지율 상승에… 가열되는 국민의힘 2위 쟁탈전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최근 지지율을 끌어올리며 야권 주자 지지율 2위에 오르자 야권 2위 자리를 둘러싼 주자 간 쟁탈전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야권 지지율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강 구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을 추격하는 주자들은 ‘어대윤’(어차피 대선후보는 윤석열)이라는 대세론이 고착화되기 전에 일단 2위에 안착, 다른 주자들과 지지율 격차를 벌리며 1강 1중 내지 2강 구도로 재편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홍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 김종필 전 국무총리 묘소를 참배하고 김 전 총리의 반려견 무덤을 봤다면서 “(김 전 총리의 부인) 박영옥 여사께서 돌아가셨을 때 반려견 바니는 일주일 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영정 앞에 있다가 죽어서 개 무덤을 그곳에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하물며 개도 주인에게 이를진데 JP(김 전 총리)집 바니만도 못한 사람들이 정치판에서 기웃거리는 지금의 염량세태는 참으로 유감스럽다”며 “아무리 안갯속 정국이라고 하더라도 우리 상가지구(상갓집 개처럼 이곳저곳 기웃거리는 사람을 비유)는 되지 말자”라고 말했다. 홍 의원이 그동안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비판할 때 ‘배신’을 언급한 만큼, 이날 ‘상가지구’도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 측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홍 의원은 ‘배신자 프레임’도 거론했다. 그는 27일 “누구든지 배신자 프레임에 걸려들면 한국 정치판에서는 살아남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은 물론, 또 다른 경쟁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배신자 프레임’에 걸려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유 전 의원에게도 견제구를 날린 것 아니냐는 평가다. 최 전 원장 측은 홍 의원의 ‘상가지구’ 발언에 즉각 반박하며 홍 의원 때리기에 나섰다. 최 전 원장 캠프의 이규양 언론특보는 논평에서 “배신을 말하자면 누구보다 홍 후보 자신이 떠오른다”면서 “홍 후보는 대표로 있으면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대패한 패장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출당시킨 당사자다. 2020년 총선에서는 공천을 못 받자 탈당했었다”라며 맹공했다. 최 전 원장 측은 ‘역선택’을 고리로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을 견제하고 있다.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의 최근 지지율 상승은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지지자들이 역선택했기 때문이라며 대선 경선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정의당 지지자를 배제하는 ‘역선택 방지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 전 의원도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에게는 직격탄, 홍 의원에게는 견제구를 던지며 2위 쟁탈전에 참전하는 모습이다. 유 전 의원은 27일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 2차 컷오프까지 하고 4명의 후보가 남아 있을 때, 정치 신인 후보들에 대한 대통령으로서의 자질과 도덕성이 검증될 것”이라며 “저와 홍준표 후보와 같이 오래 한 사람과 새로 정치를 하는 분의 실체를 알아가실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최근 청년층의 표심이 유 전 의원보다 홍 의원에게 쏠리고 있다’는 질문에는 “저와 홍준표 후보가 과거에 비해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다”면서도 “홍준표 후보에게 호남과 청년층의 지지가 있다는 것 신기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계속 토론과 검증을 하다 보면 결국 (지지가) 저한테 올 거라고 생각한다”며 “홍준표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잡고 유승민이 홍준표를 잡는다는 말씀을 자신 있게 드린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앞서 이준석 대표와 윤 전 검찰총장 간 갈등 국면에서 이 대표를 공격하며 존재감을 부각시켰지만, 최근에는 다른 주자들에 대한 공격은 삼가며 정책 행보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원 전 지사는 전날에 이어 이날 광주를 방문, 일자리 정책 관련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아울러 전날 대담집 ‘원희룡이 말하다-자유와 혁신의 세상을 여는 국가찬스’를 출간, 자신의 국가 비전과 미래 전략 구상을 제시했다.
  • “신분 없애고 유니폼 태워라” 아프간 여자 선수의 절망…FIFA “상황 주시”

    “신분 없애고 유니폼 태워라” 아프간 여자 선수의 절망…FIFA “상황 주시”

    前여자축구팀 주장, 현지 선수에 통화로 당부“위험에 처해도 도와줄 사람 없어 숨어 살라”“살아 남으려면 SNS·신분·축구장비 없애라”“아프간 국가대표 자부심과 행복 덧없게 돼”실제 선수들, 활동기간 살해 협박·성희롱 당해FIFA “현지 상황 예의주시…연락하며 지원”여성 억압으로 비난받아온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미군 철수에 따라 아프가니스탄을 재장악함에 따라 부르카를 벗고 마음껏 필드를 내달리던 ‘자유의 상징’ 아프간 여자 축구 선수들이 추후 보복이 두려워 신분을 없애고 숨어 살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아프간 전 여자축구팀 주장은 탈레반의 보복 우려에 여자 축구 선수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 현 상황을 전하며 선수들의 안전에 문제가 생겨도 도와줄 사람이 없어 선수들의 신분증과 사진, 이름을 없애라는 말까지 했다고 좌절했다. “국가대표 유니폼 불태워 없애라” “여성 인식 높이려 노력했는데 가슴 찢어져” 국제축구연맹(FIFA) 측은 이런 호소에 “상황을 주시 중”이라며 지원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 아프간 여자 축구대표팀 주장인 칼리다 포팔은 탈레반의 통치 속에 살아남기 위해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신분증을 없애고 축구 장비 또한 태워버리라고 호소했다. 아프간 여성축구협회 공동 창립자로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포팔은 “탈레반은 과거 여성을 살해하고 강간하고 돌팔매질했다”면서 “여자 축구 선수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팔은 그동안 아프간 젊은 여성들에게 강하고 대담하라며 격려해왔지만,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자 앞으로는 숨을 죽이며 조용히 숨어 살라고 정반대의 메시지를 쏟아냈다. 그는 “아프간 여자 축구선수들에게 전화해서 안전을 위해 소셜미디어 계정을 삭제하고 자신의 신분과 사진, 이름을 없애고 은신처로 몸을 숨기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그들의 국가대표팀 유니폼까지 불태워 없애라는 말까지 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포팔은 아프간 여자 축구선수들에게 이런 호소를 하는 게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라면서 “가슴에 대표팀 마크를 달고 경기에 출전해 국가를 대표한다는 게 얼마나 자랑스러웠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이들이 위험에 처했을 때 도우러 갈 사람이 전혀 없다면서 “언제 자신의 집에 누군가 문을 두드릴지 두려워하고 있다”고 절박한 상황을 전했다. 포팔은 “우리는 오랫동안 여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이제는 입을 닫고 도망치라고 말해야 한다. 가슴이 찢어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아프간 여자 선수들은 선수로 활동하는 내내 성희롱과 살해 협박 등에 시달려 온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각종 SNS 플랫폼의 여자축구 대표팀 공식 계정들은 대부분 삭제된 상태다.“나라 붕괴에 女선수들 호소 매우 고통스러워” 포팔은 이어 “우리는 나라가 붕괴하는 것을 보고 있다”면서 “아프간 남녀들이 추구했던 자부심과 행복이 덧없게 된 거 같다”고 전했다. 탈레반은 1996∼2001년 집권 당시 이슬람 샤리아법(종교법)을 앞세워 엄격하게 사회를 통제했다. 특히 아프간 여성은 남성의 동행 없이는 외출이 안 됐고 취업 및 각종 사회 활동이 제약됐으며 교육 기회가 박탈됐다. 외출할 때는 부르카까지 착용해야 했다. 한편 FIFA 대변인은 “아프간의 현 상황에 영향을 받는 모든 이들에게 우려와 공감을 표한다”면서 “아프간축구연맹 및 관련자들과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현지 상황을 주시하고 관련 지원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탈레반 “여성 인권 존중” 하루 만에‘부르카’ 미착용 외출 여성 총살 앞서 탈레반은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했지만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를 입지 않은 여성이 총에 맞아 숨지기도 했다. 탈레반 대변인은 여성이 부르카를 입을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언론에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지만 현실은 판이하게 달랐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아프간 타크하르주 주도 탈로칸에서 전날 한 남색 원피스 차림의 여성이 피투성이가 된 채 숨져 있고, 부모와 주변 사람들이 여성을 끌어안은 채 비통해하는 사진이 찍혔다. 폭스뉴스는 1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타하르 지역의 한 여성이 몸을 다 가리는 의복 ‘부르카’를 입지 않고 외출했다가 무장 세력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뉴욕포스트는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는 새로운 포용적 시대를 열겠다고 탈레반이 약속한 날,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자비후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전날 첫 기자회견을 통해 “전쟁이 끝났다”고 선언하고 “이슬람 율법이 보장하는 선에서 여성 인권을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발표했다. 탈레반 정치국 대변인 수하일 샤힌은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여성들이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를 입을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러나 이날 복장 문제로 총에 맞아 여성이 숨지면서 아프간인들은 탈레반이 주장하는 온건 통치에 회의적이라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 4대 소재 점유율 20% 못 넘어… K배터리, 신기술에 달렸다

    세계 이차전지 시장은 한국·일본·중국이 주도하고 있다. 16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한국의 시장 점유율이 44.1%로 가장 높고 중국 33.2%, 일본 17.4% 등 한중일 3국이 세계 시장의 95%를 점유하고 있다. 에너지밀도 등 전지 제조기술은 3국이 유사하나 생산성은 한국, 가격과 생산단가는 중국이 다소 우위에 있다. 한국이 강세를 보이는 분야는 IT 기기용 소형 이차전지다. 2011년부터 줄곧 세계 1위를 유지할 정도로 독보적이다. 한국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기업군도 보유하고 있다. 2020년 전기차용 배터리 세계 시장 점유율을 기준으로 LG에너지솔루션 29%(1위), 삼성SDI 6.5%(4위), SK이노베이션 4.2%(6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이차전지를 구성하는 4대 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소재를 생산하는 업체들이 국내에 많지 않아서다. 따라서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신기술 확보가 시급하다.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신규 기업의 진입이 활발하고, 생산 과정에서 탄소배출이 많은 배터리 사용의 규제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소재 등의 안정적 공급망을 갖춘 튼튼한 생태계 조성도 숙제다.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소재나 부품이 제때 공급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도 이차전지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이차전지 발전을 위한 연방 컨소시엄(FCAB)을 출범한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전기차 공급망 구축 및 기술개발에 174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유럽은 배터리연합(EBA·2017년), 원자재연합(ERA·2020년)을 각각 출범시키며 이차전지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2028년까지 이차전지 생태계 구축에 총 29억 유로를 투자하는 계획도 승인했다. 중국은 전기차 보조금을 내년 말까지 2년 연장하고 해외 진출을 확대 중이며, 일본은 소형 이차전지 분야의 1등 탈환과 전고체 전지 기술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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