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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3축’ 다시 흔들린다/경제상황 부문별 긴급점검

    ◎증시 곤두박질·환율 상승반전·기업 위기 확산 경제가 총체적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다.외환위기를 일단 넘겼지만 최근 외국인투자자들의 증시이탈로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도 비교적 높은 수준(1천400원대 내외)에서 움직이고 있다.실물과 금융부문도 부실심화로 경제전반에 주름을 주고 있다. 특히 금융기관들이 국제결제은행(BIS)기준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기업에 돈을 빌려주지 않아 기업자금난이 극심해 지면서 거평 등 중견그룹들이 부도위기로 몰리고 있다.정부의 재벌개혁에 따른 금융기관의 부실기업 강제퇴출 방침까지 확정돼 사태가 악화될 경우 기업 연쇄부도와 이로 인한 은행부실 등 악순환이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경제상황을 부문별로 점검한다. ◎증시/창구마다 “가격불문 무조건 팔아라”/외국투자자 외면… 일부선 공황우려 주가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이대로 가다간 증시가 공황상태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12일 증권가에는 부실기업 리스트가 담긴 ‘살생부(殺生簿)’가 나돌았으며 증권사 영업창구마다 가격불문하고 팔아달라는 투매 요구가 빗발쳤다. □주가 왜 떨어지나=한마디로 주식을 살만한 주체가 실종됐다.연초 이후 장세는 전적으로 외국인 매수강도에 따라 좌우돼 왔는데 이들이 좀처럼 관망세를 풀지 않고 있다.지난 1∼2월중 무려 3조9천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여 상승장세를 이끌던 외국인들은 주가가 오르고 환율이 안정되자 매수규모를 줄여 3월 5천3백93억원,4월 1천1백19억원 어치를 매입하는데 그쳤다.이달 들어서도 예전과 같은 왕성한 매수세는 찾아볼 수 없다.개인과 기관투자자들도 덩달아 증시를 이탈,주식매수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이 2년2개월만에 2조원아래로 떨어졌다. 은행권이 11일 부실기업 정리일정을 발표한 것도 냉랭한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중견기업들의 부도설이 나돌고 있는 데다 무디스사가 국내 시중은행에 대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마저 전해져 악재로 작용했다. □어떻게 될까=주가를 살리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투자자들을 증시로 유인해야 한다는 게 일치된 목소리다.증권전문가들은 그러나 외국인들의 시가총액 대비 소유비중이 20%를 넘고 있는 상태에서 특별한 호재없이 편입비율을 늘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한다.따라서 구조조정의 속도와 강도를 더욱 높여 외국인들이 믿을 만한 시장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얘기한다. 아울러 개인과 기관투자자들을 위해서는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대유증권 金鏡信 이사는 “투자자의 신분이 노출되지 않는 주식펀드를 마련해 주거나 장기투자자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등 ‘큰 손’을 유인할 수 있는 증시안정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年25% 고금리에도 자금줄 꽉 막혀/가동률 60%선… 채산성 갈수록 악화 지난 11일 동아그룹 계열의 동아엔지니어링이 60억원,경향건설이 22억9천만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최종부도를 냈다.거평그룹 계열의 (주)거평과 거평패션,거평종합건설 등 3개사는 지난 11일 돌아온 13억원을 막지 못해 1차부도를 낸 상태이며 중견그룹의 부도설도 나돌고 있다. 극심한 자금난은 기업들이 25%이상의 고금리상태에서 수지를 맞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금리가 높아도 자금을 조달할 길도 막막한 게 현실이다.5대 그룹정도만 회사채를 발행해 여유자금을 비축해두고 있을 뿐 중견그룹들은 회사채를 발행하려 해도 보증을 서주는 은행이 없다.설령 보증을 서주는 곳이 있어도 발행된 회사채가 소화조차 되지 않아 자금줄이 꽉 막힌 상태다. 낮은 가동률도 기업의 도산을 재촉하고 있다.통상 80%는 돼야 하나 대부분의 업종이 60∼70% 선에 머물고 있다.내수시장의 침체 탓이다.수출마저 크게 늘지 않아 전반적으로 기업 매출이 떨어지면서 실물 부문이 위축돼가는 상황이다.비용측면에서도 제조업의 단가가 점점 올라가고 있다.생산물량의 감소로 인한 간접비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자연 채산성이 악화될 수 밖에 없다. 거래업체의 부도로 인한 부실채권 증가도 큰 부담이다.부실채권은 금융기관만의 문제가 아니다.5대 재벌 그룹사를 중심으로 한 우량기업들은 부실기업의 시장 조기퇴출 방침을 환영하는 분위기다.차제에 퇴출대상을 확실하게 정리해야 한다는입장이다.그러나 재계는 경제에 충격을 덜 주려면 정부가 준조세나 공과금,사회적인 물류비용을 줄여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재계 관계자는 “각종 규제만 풀어도 기업활력을 회복시키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다”며 “토지공사나 성업공사를 통한 부동산 매입 등을 통해 자산매각시장을 보다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율/신용등급 하락·印尼 사태 등 큰 악재/구조조정 지지 부진…‘불안속 안정’ 외환시장은 아직까지 외형상으로는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외환수급이 공급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신용평가기관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과 증시에서의 외국인투자자 이탈조짐으로 현재 환율은 ‘불안속의 안정’상태를 보이고 있다. 현재 거주자 외화예금이 80억달러를 넘고,국내기업들이 한국은행 해외지점에 예치한 액수도 20억∼30억달러에 이르는 등 달러가 풍부한 편이다.그러나 무디스사가 국내 19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것이 큰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견된다.한은 관계자는 “무디스사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으로 국내은행들은 앞으로 해외로부터의 신규차입이 어렵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물론 단기외채를 1년 이상 연장해 큰 고비를 넘기기는 했지만 신규차입 재개는 당분간 어렵워 달러공급이 지장을 받게 된다는 얘기다. 은행권이 퇴출대상 대기업에 대한 살생부(殺生簿)작성에 착수한 것도 당분간 외환시장의 불안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기업구조조정이 계획대로 이뤄질지 여부가 외환시장 안정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게 틀림없다. 물론 우량기업과 부실기업으로 옥석을 명확히 구분하고 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지만 자칫 시간만 끌 경우 불똥이 어디로 튈지몰라 투자를 망설일 수 있다. 한은 다른 관계자는 “단기외채 연장으로 한숨은 돌린 상태이나 기업구조정이 어떻게 이뤄질 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환율전망을 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민주노총이 계획하고 있는 5월 춘투(春鬪)도 외환시장 안정에 악재요인이다.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1일의 노동계 시위를 구조조정에 대한 반발로 평가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발을뺐던 점으로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 사태 악화 등에 따른 심리적 불안요인도 환율안정에 걸림돌이다.실제로 싱가포르역외 NDF(차액결제방식 선물환) 시장에서 1년 물(物)은 지난 8일 기준으로 달러당 1천650∼1천670원에 거래됐다.지난 3월 말(1천542원)이나 4월 말(1천570원)에 비해 최대 100원 뛰었다.엔­달러환율도 12일 달러당 133.23엔을 기록하는 등 엔화약세가 여전해 국내 외환시장 안정에 저해요인이 되고 있다.모건 스탠리는 최근 “원화환율의 상승압력이 있다”며 원화환율이 달러당 1천400∼1천500원까지 뛸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 정리대상 기업 은행별 5∼6개/은행의 ‘기업 살생부’작성 어떻게

    ◎부실징후기업 현재 700개 안팎/‘회생可’ 판정뒤 7월 정리 수순/회생가능 기업은 전폭 지원해 자립하게 대기업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올랐다.이 달 말이면 정리대상대기업의 ‘살생부’가 드러난다. 정부는 국제결제은행(BIS)기준 8% 이상인 자기자본비율을 충족하지 못한 12개 은행을 대상으로 6월 말까지 정리대상을 선정키로 하는 등 금융기관 구조조정에는 나름대로 박차를 가해왔다.그러나 기업구조조정은 부채비율 축소 등에 대한 재계 반발로 이렇다할 진전을 보지 못했다.특히 정부는 지난 1일 노동계의 과격시위 이후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외국인의 우려가 커지면서 외환시장이 불안조짐을 보이자 이를 예의주시해 왔다.金大中 대통령이 지난 10일 국민과의 TV대화에서 “이 달 말까지 부실기업을 가려 내겠다”고 천명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은행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부실기업을 과감히 퇴출시킬 수 있도록 길을 터준 셈이다. 이에 따라 은행별로 시중은행은 3명,지방은행은 1명 이상의 외부전문가를 포함해 10명 내외로 기업부실판정위원회를 구성,대상기업을 평가하게 되며 이달 말까지 ‘정상’‘회생가능’‘회생불가’로 분류하게 된다.회생불가로 판정된 기업에 대해서는 즉각 여신중단 등 조기퇴출 조치가 단행된다.조건부 회생가능기업으로 분류되면 은행이 기업구조조정지원계획을 7월말까지 수립해 지원하게 된다. 정리대상의 기준은 자본잠식 여부가 될 것 같다.상업은행 金東煥 상무는 “기업의 실질가치를 토대로 판정하게 될 것”이라며 “기업의 실질가치는 총자산에서 이중지급보증을 포함한 부채를 뺀 금액”이라고 말했다.여기에다 재무구조개선약정대상 업체일 경우 부채비율 축소(내년까지 200%로) 가능성과 같은 향후 전망도 감안된다 은행권에서는 ‘정상’판정을 받을 대기업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협조융자를 받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부실징후기업으로 특별관리되고 있기 때문이다.바로 회생불가 판정을 받는 기업보다 일단 조건부 회생가능 판정을 받은뒤 6∼7월 정리대상으로 낙인찍힐 기업이 많을 것으로 여겨진다.법정관리나 화의를 신청한 기업은 법적 처리절차에 들어간 상태여서 이번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재로선 정리대상 업체를 정확히 헤아리기 어렵다.그러나 상업은행만해도 협조융자기업과 부실징후기업이 40∼50개나 되며 부실징후기업의 경우 은행끼리 중복되기는 하나 개별업체 기준으로 709개사에 이른다.금융계에서는 ‘회생 불가’판정을 받아 정리될 대기업은 계열사 기준으로 적어도 50∼60개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李憲宰 금감위원장도 이날 “은행별로 정리대상이 될 기업이 5∼6개쯤 될 것”이라고 언급해 이를 뒷받침했다. □부실징후기업 분류 기준(각항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업체) ①기업제종합평점 40점 미만 ②최근 3년간 계속 적자 ③금융기관(비은행 포함) 차입금이 年매출액 초과 ④최근 결산일 현재 납입자본 완전잠식 ⑤최근 3년 ‘현금수지분석표상 현금영업이익’이 계속 부(負) ⑥회계사 감사의견 ‘부정적’ 또는 ‘의견거절’ ⑦기업동태점검표 평점 1.8점 이하 또는 불량항목 7개 이상 ⑧황색거래처 ⑨최근 6개월 이내 1차부도 발생 ⑩3개월 이상 조업중단 ⑪기업경영상 내분발생 ⑫최근 6개월간 1개월 이상 연체 또는 대지급 2회이상 발생 ⑬기타 기업의 계속성에 영향을 초래할 사유 발생 *은행연합회 표준안
  • 대기업 50∼60개社 정리/은행권 월말 최종판정

    ◎협조융자­3년 연속적자 최우선 대상 금융권으로부터 협조융자를 받았거나 부실징후기업으로 분류된 대기업 가운데 금융권이 회생 불능으로 판단한 업체는 앞으로 즉각적인퇴출(退出)이 이뤄진다.은행별로 5∼6개에 달해 전체적으로 50∼60개의 대기업이 ‘살생부(殺生簿)’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 우량 업체를 적극 발굴,지원하고 오는 9월 말까지 지원된 여신에 대해서는 해당 업체가 부실화돼도 그에 따른 책임을 면제해 주기로 했다. 시중은행 간사인 상업은행은 11일 은행권이 공동으로 마련한 이같은 내용의 ‘기업부실 판정위원회 및 중소기업 특별대책반 설치·운영방안’을 확정,발표했다. 은행들은 대기업의 경우 협조융자기업 또는 부실징후기업을 대상으로 자본잠식 여부 등 기업의 실질가치를 산정,이를 토대로 이 달 말까지 ‘정상’‘회생가능’ ‘회생불가’ 등 3단계로 분류하기로 했다.회생불가 판정을 받은 업체는 신규대출 중단이나 기존 대출금 회수 등의 방식으로 조기 퇴출시키기로 했다.각 은행기업부실판정위원회에서 퇴출대상 업체를 선정하며 은행간 이견이 있을 경우 채권금융기관이 전권을 위임하는 ‘조정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하도록 했다.회생가능 판정을 받은 업체에 대해서는 오는 7월 말까지 살릴 것인 지,퇴출시킬 것인 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지금까지 협조융자를 받은 그룹은 해태 뉴코아 진도 한화 한일 동아건설고합 신원 우방 화성산업 등 11개이며,부실징후기업은 최근 3년간 계속 적자를 낸 기업 등이다. 상업은행 金東煥 상무는 “회생불가 판정을 받는 업체가나올 경우 이 달 말까지 기다릴 필요없이 퇴출시킬 방침”이라며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 은행 대출금 10억원 이상을 대상으로 다음 달 말까지 ‘우선지원 기업’ ‘조건부지원 기업’ ‘기타 기업’으로 분류해 회생 가능한업체는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은 이와 관련,“협조융자를 받은 기업이 반드시 부실기업은 아니며 부실기업에 대한 판정은 과거나 현재의 실적보다 미래가 중요하다”고 말해 부실기업으로 분류돼 정리선상에오를 곳이 예상외로 적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 李憲宰 구조개혁기획단장 일문일답

    ◎2주 이내 구조조정 기본계획 작성/부실기업 판정은 은행 결정에 맡겨 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은 30일 “구조개혁기획단은 2주내에 금융·기업 구조조정에 관한 기본계획 작성을 끝마칠 계획”이라며 “구조조정작업을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인가에 대한 틀과 실천계획을 마련하는 것이지 은행 또는 기업에 대한 살생부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단 구성과 업무는. ▲지금 금감위내에 있는 금융구조조정기획단 인원 12명과 학계 법률 회계 등 외부전문가를 영입해 총 30여명으로 구성된다.구조개혁의 기본계획과 실천계획을 수립하고 금융시장 및 기업동향을 파악하는 한편 작성된 계획이 제대로 실천되는 지의 여부를 총괄하게 된다. ­부실기업 현황을 파악해 어떻게 처리하나. ▲부실기업 판정은 전적으로 은행이 알아서 할 일이다.일단 부실기업으로 판정나면 예정된 절차에 따라 성업공사에 매각하든가 처분하든가 하게 될 것이다.그러나 일시적 자금난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대해서는 은행별로 별도의 재무구조 개선대책을 마련하지 않겠는가.부실기업 현황을 파악토록 한 것은 행장직속으로 중소기업대책반을 설치토록 한 것과 함께 기업구조조정을 빠른 시일내에 종결하기 위한 수단이다. 금융경색의 확대로 산업 전체가 마비돼 시장이 공멸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BIS비율 8%미달 은행 이외의 은행도 경영진단후 정리되나. ▲경영진단결과 BIS비율이 8%미만으로 떨어질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될 경우 경영개선명령 등 조기시정조치를 거쳐 정리할 것이다.그러나 실사과정중에는 실질적인 것이 중요하지 형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살 수 있는 은행은 적극적으로 살릴 것이다.또한 주식투자기금,부채구조조정기금 등 정부의 구조조정 펀드설립이 예정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은행들이 역외펀드 등 금융구조개선을 위한 다양한 펀드를 도입토록 적극적으로 지도하겠다.
  • 공기업 구조조정­정부 산하단체의 실태

    ◎경쟁력은 바닥권·임금은 최고수준/나눠먹기 인사에 일관성·경영마인드도 없어/무책임·무소신 일반화… 능력과는 무관한 대우 요즘 기업에서는 ‘삼진 아웃제’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세번 실수하면 정리해고된다는 소리다.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능력이 떨어지면낙오한다는 얘기다.IMF 시대를 살고 있는 월급장이들에게는 섬*한 ‘살생부’로 들린다. 그러나 정부산하단체 특히 공기업에 다니는 직원들은 최소한 지금까지는 피부에 와닿지 않았던 이야기다.정리해고 열풍이 불더라도 ‘설마’하는 정도다.‘누가 나를 단죄하랴’하는 부질없는 생각도 한다.공무원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신분은 보장되리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는다. ‘주인없는 기업’의 한계다.지금까지 정부산하단체의 운영은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직원들은 입사하면 연차적으로 승진하고 최소한 정년까지 보장되는 줄로 믿는다.실제 그래 왔다. 일반 기업처럼 인사고과제가 도입되지 않아 능력과는 무관하게 대우를 받았다.그러다보니 일에 대한 성과로 평가받지 않고 소위 ‘줄대기’로자리보전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경쟁이 없으니 생산성은 떨어지고 똑같은 비용을 투입해도 산출은 제각각일 수 밖에 없다.그럼에도 월급은 지나치게 많았다. 지난 해 주택공사 도로공사 수자원공사 등 건설교통부 산하 투자기관의 명예퇴직자들은 1인당 2억9천만원의 퇴직금을 챙겼다.20년 안팎 근무한 일반공무원의 1.4배에서 2.5배에 해당된다.정부투자기관의 평균 임금은 정부 가이드라인보다 최고 50%가까이 높다.일부 기관의 일반직원 평균 연봉이 7천만원이 넘는 경우도 있다.한국통신 등 7개 기관은 655명의 별도직원을 두고 있으며 한국석유개발공사는 남은 정년이 5년 미만일 경우 퇴직금의 50%,5년 이상이면 퇴직금의 25%를 위로금으로 지급하려다 감사원에 적발되기도 했다. 올해 기획예산위원가 대통령에 보고한 정부산하단체 552개의 예산은 1백43조원이다.우리나라 예산의 2배에 버금간다.일부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것까지 포함하면 산하단체의 자산은 5백70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문제는 이같이 엄청난 재산을 굴리면서도 ‘경영 마인드’가 없다는 것이다.주인이 없기 때문에 적당히 해도 책임지지 않는다.경영진도 잠깐 들렀다가는 ‘낙하산식 인사’로 짜여지기 때문에 경영의 일관성이 있을 수 없다.일부는 권력층의 친·인척이나 퇴물인사로 채워지기 일쑤다.새정부 들어 예산이 1천억원 이상인 25개 정부산하단체의 신임 기관장을 살펴보더라도 전문경영인은 몇 안된다.대통령의 친인척이나 전직 국회의원에 대한 배려 차원으로 이뤄진 게 다반사다.출신지역도 특정지역 집권지역 출신들이 60% 이상이다.내부승진은 일부에만 국한하고 있다.자연히 직원들의 사기는 떨어지고 일에 대한 인센티브는 없어 경쟁력을 높일 수가 없다.역대 정권의 낙하산식 인사 비율은 全斗煥(84.2%) 盧泰愚(90%) 金永三(86.5%) 정권 등이다. 영국과 뉴질랜드의 경우 과감한 민영화와 조직의 슬림화를 꾀했다.전문경영인은 철저히 공개경쟁으로 뽑았다.정책입안 기능만 빼고 집행기능은 사업소로 전환,경쟁체제를 도입했다.기관장이나 직원할 것 없이 능력에 따른 연봉제를 도입했다.이로 인해 정부로부터 보조를 받던 영국석유영국항공 등이 흑자전환돼 매년 5% 이상 수익을 내고 있다. 우리는 공공성을 지나치게 중시했다.공기업이 무조건 수익성을 따져서는 안되지만 기업성이 강한 부문에서도 지나치게 공공성을 따진 것이 문제다.또 공공기관이든 민간기업이든 비효율은 독점체제에서 오는데 경쟁을 도입하지 못했다.정치적 부담을 안고 이를 추진할 개혁주체도 없었다. 게다가 공기업의 임·직원들도 민영화 이후의 인사에 대한 불안요인이 있었다.능력이 드러나기 보다 묻혀 지내기가 편한 공기업 생활을 선호한 면도없지 않다.
  • 동갑 한­일 군주 비교(비록 南柯夢:5)

    ◎“메이지 강국화 성공… 고종은 자애롭기만”/공자를 정승으로 안연을 사부로 항우를 장수로 조조를 모사로 삼은들 유약한 임금이 국가중흥 이뤄낼까 임오군란이 일어나기 1년 전인 1881년에 안기영(安驥泳)의 쿠데타 음모사건이 있었다.안기영은 민씨 정권을 타도하기 위해 8월21일 종로 네거리에서 서울에 과거 보러 올라온 유생들을 모아놓고 ‘타도 일본(伐倭)’을 부르짖으면 호응하는 자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그러면 그들을 몰아 창덕궁을 기습,고종을 사로잡고 척신들을 잡아죽인다는 것이 쿠데타의 시나리오였다.그러나 이 계획은 가담했던 마음 약한 이풍래(李風來)라는 남한산성 소속의 한 장교가 밀고하는 바람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 사건이 수구(守舊)파의 불발 쿠데타였던데 반해 그 다음에 일어난 갑신정변은 반대로 개화파의 쿠데타였다. “어느 해였던가.김옥균(金玉均) 박영효(朴泳孝) 서재필(徐載弼) 서광범(徐光範) 유길준(兪吉濬) 안경수 등의 무리가 모두 일본에 유학하여 일본을 효빈(效嚬;좋고 나쁜 것을 가리지 않고 모방함)하고자했으나 일본을 따를 수가 없었다.임금과 신하의 관계란 바람과 비의 사이 같은 것인데,일본의 메이지(明治)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의 관계가 그러하였다. ○갑신정변 개화파의 구데타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모두 군신간의 관계를 끊고 불세출의 공을 세우고자 했으니 이것은 마치 무거운 수레를 끈채 물을 건너고 배와 노를 움직여 저 험한 검각(劒閣;중국 사천성에 있는 대검산과 소검산 사이에 있는 구름다리)에 오르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하물며 서울에는 권력만 탐내는 권신(權臣)만 있고 충신(忠臣)은 지방에 숨어 있었으니 어찌 일을 성공시킬 수 있었겠는가.이때문에 안경수는 이우인(李愚寅)의 손에 죽었고 김옥균은 홍종우(洪鍾宇)의 칼에 죽었다.그 밖의 여러 사람은 혹 살아서 고국에 돌아온 자도 있고 혹그 몸을 멸망시킨 자도 있었으니 다 기록할 수 없다.” 여기에 나오는 안경수는 1895년 을미사변때 항일 쿠데타를 시도하다가 실패한 사람이다.앞의 안기영의 수구 쿠데타와 같은 성격의 사건이었다. 어찌됐든 갑신정변은 1884년 10월17일(음) 밤 서울 종로의 우정국 낙성식장에서 일어났다.2년 전에 일어났던 임오군란이 계획없이 일어난 우발적 사고였다면 갑신정변은 김옥균 서재필 홍영식(洪英植) 서광범 박영효 등 이른바 갑신5역(甲申五逆)이 계획적으로 일으킨 쿠데타였다. 이들은 홍영식이 우정국 총판(總辦)으로 있는 것을 기화로 우정국 낙성 축하연을 빙자,수구파 요인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몰살하려 들었다.그러나 사전계획이 엉성한데다 소문까지 나버려서 우정국에서는 서재필이 민영익(閔泳翊)의 귀를 칼로 자른 것 외에 별 소득이 없었다.오기로 돼 있던 용산의 일본군도 움직이지 않았다.그래서 김옥균이 황급히 창덕궁으로 가서 고종과 명성황후를 경우궁(景祐宮)에 납치한 뒤 궁안에 들어오는 정부 요인을 차례로 찔러 죽였다.경우궁은 창덕궁의 옆문인 금호문 밖에 있던 작은 사당이었는데 지금은 없다.이때 민태호(閔台鎬) 민영목(閔泳穆) 조영하(趙寧夏) 이조연(李祖淵) 한규직 윤태준(尹泰駿) 등 보수파 6인방이 살생부에 올라 있었고 실제로 이들은 경우궁에서 칼에 맞아 죽었다.이런 엄청난 사건을 일으킨 20대 젊은이들 때문에 나라가 얼마나 어렵게 되었는가를 ‘남가몽’은 이렇게 고발하고 있다. “일본의 메이지 천황은 우연치 않게 우리 광무황제(고종)와 같은 해인 임자년(壬子年,철종 3년,1852)에 출생하였다.메이지는 신하들의 간언(諫言)을 신속히 따르고 어진 사람을 등용하고 능력있는 사람에게 일을 맡기었다(從諫言如流 任賢使能).그러기에 이토 히로부미 같은 사람이 나타나 영국식의 개화를 주창하고 유신정치 40년만에 나라가 잘 다스려지고 막강한 군사력을 갖게 되었다. 그 결과 일본은 크게 변하여 노나라(魯國;여기서는 근대국가)가 되더니 마침내는 동양의 패주가 되어 세계에서 능히 당할 자가 없는 나라로 발전하였다.이것은 모두 일본이 남들이 모르는 사이에 미리 선각(先覺)한 때문이다.그러나 우리는 남들이 다 알고 행한 뒤에야 깨달았으니 이는 만각(晩覺)한 것이다.그 때문에 우리 근대화는 마치 깨진 그릇을 끼어 맞추는 것과 같은꼴(破器相從)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수구파­개화파 세력다툼 이처럼우리나라 근대화는 개화파와 수구파의 갈등 속에서 혼란만 거듭할뿐 되는 일이 없었다.거기다 외세까지 끼어 드니 나라 꼴이 말이 아니었다.남쪽에 일본이 있고 북쪽에 러시아가 있어 서로 한국을 넘보고 있었으니 군주가 강하고 굳세어야 했다.그런데 고종은 유순하고 자애롭기만 했으니 요순(堯舜)시대가 아닌 이상 견뎌내기 어려웠다. “성상(고종)은 타고난 자질이 어질고 착하며 자애로웠다.만약에 삼대(중국의 夏,殷,周)의 태평성대에 태어나셨더라면 덕이 있는 사람에게 그냥 정권을 이양할 수도 있는 그런 인물이었다.그러나 이같이 조선 5백년이 끝나게 된 기구한 운명을 당하여 안으로는 어진 보좌관이 없고 밖으로는 훌륭한 장수가 없는데다 태평스러운 해가 오래 지속되어 우리나라는 미처 전비(戰備)를 갖추지 않았었다.하물며 강한 진나라(일본을 가리킴)가 동쪽에 있고 거센 초나라(러시아를 가리킴)가 북쪽에 있어 서로 시기하고 의심하니 비록 덕이 높은 요임금이 왼쪽에 계시고 순임금같은 훌륭한 신하가 오른쪽에 있더라도 독자적으로 정치를 하기는 어려운 처지라 할 것이다.” ○“뛰어난 인물에 큰 일이…” 이런 임금에게는 훌륭한 재상과 장군이 꼭 필요하였다.그러나 김옥균같은 신하를 가지고는 나라를 일으킬 수 없었다.‘남가몽’에 따르면 백이숙제(伯夷叔齊)나 조조(曹操)같은 신하가 나와도 구제불능이었다는 것이다. “옛날 정치가 잘 다스려지던 한나라 문제(文帝)때같은 시대에도 오히려 회양(淮陽) 태수인 급암이 있었고 장사왕(長沙王) 태부인 가의(賈誼)같은 어진 신하가 있었다.하물며 지금은 마침 액운을 당하여 비록 공자(孔子)로서 정승을 삼고 그 수제자인 안연(顔淵)으로 사부(師傅)를 삼고 자로(子路)로 집금오(執金吾;검사)를 삼고 백이로 서울의 판윤(시장)을 삼고 항우(項羽)로 상장군을 삼고 조조로 모사를 삼는다 하더라도 쉽게 중흥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먼저 뛰어난 인물이 있고,그러고 나서야 큰 일이 벌어지고 큰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대략 이 세상에는 먼저 비상한 인물(非常人)이 나와야 다음에 비상한 일(非常之事)이 벌어지며,비상한 일이 벌어진 뒤에야 비상한 변화(非常之變)가 일어나게 마련이다.” ‘남가몽’ 서두에 나오는 말이다.그러나 왕이나 그 신하나 할 것 없이 모두 나라를 구하는데 역부족이었으니 어찌 나라가 망하지 않고 온전하였겠는가.
  • 여의 국정조사 수용 배경과 전망

    ◎북풍 공작 증거 확보… 야 공세 정면대응/여­편지사건·저의원 북접촉 전모규명 자신/야­살생부 유출·정계개편 의도 등 추궁 별러 국민회의가 ‘북풍공작’수사와 관련한 야당측의 국회 국정조사권 발동요구를 전격 수용함으로써 정국상황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국회에서 북풍관련 논의가 이뤄지게 돼 정치권이 주도권을 쥐게 된 측면은 있으나 여야간 뚜렷한 인식차로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또 국민회의의 국정조사와 경제청문회 연계 방침도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여권◁ 국민회의가 ‘북풍조사’ 국조권 발동을 수용한 것은 사실관계가 명백히 밝혀지면 한나라당측이 치명적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는 탓이다.야권의 공세에 대한 정면대응의 성격도 있다.공세의 수위와 폭을 더욱 넓히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과거 북풍공작 의혹이 있는 모든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한다는 생각이다.오익제 서신 파문이외에 김병식,김장수 편지사건도 의혹 대상이다.한나라당 정재문 의원이 북경에서 북한 안병수 조평통위원장대리와 접촉, 북풍공작을 시도했는지도 명백히 밝혀져야 한다는 것이다. 92년 대선과 96년 총선 당시에도 북풍조작 의혹이 있다는 게 국민회의측의 주장.특히 96년 북한군의 판문점 월경시위사건은 배후가 매우 의심스럽다는 판단이다.특히 국민회의는 지난 대선과정과 대선이후 북풍공작의 전모를 파헤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가동,이미 자체적으로 상당한 증거자료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나라당◁ 강경대응 방침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이번주초에는 국회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여권의 인위적인 정계개편 및 야당 파괴공작 시나리오에 맞서 이미 예고한 스케줄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뜻이다. ‘북풍’의정확한 실체규명을 위해 국회 정보위 소집도 적극 검토중이다.이같은 강경기조는 자체 점검결과 북풍조작에 간여한 당내 인사가 한명도 없다는 판단에따른 것이다.맹형규 대변인이 8일 북풍관련 7가지 질의를 내놓은 것도 같은맥락이다.맹대변인은 “지금이 북풍문제로 나라를 소란스럽게 할 시점이냐”고 묻고한나라당 의원 3∼4명을 수사중이라고흘리는 것도 새정부와 안기부의 신남풍 공작으로 총리서리 정국을 타개하려는 야당압박 전략이 아니냐고 따졌다.때문에 국민회의가 국정조사를 수용한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경제청문회와 연계하는 것은 반대할 생각이다.국정조사가 시작되면 여론몰이식 북풍조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안기부내의‘살생부’가 유출된 과정,북풍수사의 진의,정계개편을 위한 야당파괴 시나리오 존재 여부등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이와 관련,총리임명동의안과 경제청문회,북풍 국정조사를 한 묶음으로 협상에 나서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 “철저규명” 촉구 “보복사정” 반발/정치권 반응

    ◎여­정치개혁차원 공작정치 뿌리뽑아야/야­정계개편 겨냥 야 파괴공작 강력대응 정치권이 ‘북풍 조작’논란에 휩싸이고 있다.여권은 성역없는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선 반면 야권은 ‘보복사정’으로반발,새로운 정치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여권◁ 국민회의는 이번 기회에 구여권이 자행한 용공조작 전모를 밝혀,공작정치의 청산은 물론 김대중 대통령에 덫칠된 ‘색깔론’을 완전히 해소하겠다는 각오다.6일 열린 간부간담회도 “국가 백년대계와 민주발전을 위해 공작정치가 더이상 발붙지 못하도록 발본색원해야 한다”는 초강경 분위기였다.정동영 대변인은 “이번 수사로 안기부의 개혁과 정치개혁의 차원에서 철저히 과거 구습을 혁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회의는 철저한 수사대상으로 대선직전 일어난 오익제·김병식·김장수 ‘편지 조작사건’을 지목했고 ‘안병수 회동사건’을 북한인사와의 불법접촉을 통한 북풍조작으로 간주했다.이와 함께 ‘오익제 월북사건’에 대해 “대선 직전까지 5개월간 선거에 악용한 전모도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당◁ 한나라당은 인위적인 정계개편과 야당파괴공작의 서곡으로 판단,강력대응 방침을 정했다.이한동 대표는 “단순히 북풍수사차원이 아니라 인위적인 정계개편으로 몰고가기 위한 여론몰이,대세몰이의 일환”이라면서 “비장한 각오로 대처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밝혔다.검찰의 소환요청을 받고 있는 정형근 의원은 “우리 당에 북풍조작과 관련된 인사는 한명도 없다”고 주장하고 “북풍 조작 수사는 안기부내 권력투쟁의 산물이며 특정지역 출신 임맥을 청산하기 위한 의도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안기부 살생부’를 안기부의 어떤 사람이 작성했는지도 잘 알고 있다고 말하고 총리서체제의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 지도부는 결국 공고한 단합과 대여 강공드라이브 지속만이 ‘북풍’을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 증권사 재무구조 개선 ‘몸부림’

    ◎“은행·종금사 이은 구조조정 대상” 예측/결산 앞두고 증자·후순위 채권 발행 늘어/증감원 부실기준 마련… 포함여부 촉각 은행 종금에 이어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증권업계가 이달말 실시되는 97사업연도 회계결산을 앞두고 노심초사하고 있다. 정부가 이번 결산자료를 근거로 상반기중 증권사에도 손을 대지않겠느냐는 추측에서다.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혹여 ‘살생부’가 될지도 모르는 재무제표의 내용을 개선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증권사를 중심으로 결산전 은행의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과 비슷한 개념인 영업용 순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증자를 하거나 후순위채권을 발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올들어서만 삼성 SK 현대 한진쌍용증권 등이 증자를 했거나 이달 중 할 예정이다.영업용 순자본에 포함되는 후순위채권발행을 통한 차입금총액도 지난해말 20개사 1조1천억원에서 지난 2월말 현재 1조8천억원으로 늘어났다. 영업용 순자본비율은 영업용 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눈 수치로 지난 4월 도입된 증권사 재무건전성준칙에 따라 최저 100% 이상 유지해야 한다.단,내년 3월말까지는 이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경영개선 등의 조치를 유예할 수 있도록 했다.그러나 오는 4월 1일 출범하는 금융감독위원회가 부실금융기관에 대해 경영개선조치를 명하거나 합병·영업의 양도 등 경영개선 명령을 내릴수 있게 돼 이같은 유예조치가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커졌다.현재 증권감독원은 영업용 순자본비율과 함께 부실증권사를 판정할 세부기준을 마련 중인데 증권사들은 벌써부터 이 기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증권감독원이 증권사의 상품주식평가손 반영률을 30%에서 100%로 늘리는 방안을 강구중인 것도 부담이 되고 있다.증권사들은 상품주식평가손을 전액 반영하면 이번 결산때 1조원이 넘는 적자를 낼 전망이다.증권감독원 관계자는 “자구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나 재무구조가 아주 나쁜 몇몇사는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 TJ,이번엔 노와 접점 찾기

    ◎노총 방문 재벌개혁 약속… 고용조정 설득 자민련 박태준 총재가 3일 한국노총 지도부를 찾았다.전날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가 전격 요청해 이뤄졌다.이날 노사정위원회에서의 합의도출을 위한 막바지 총력전에 나선 것이다. 박총재는 먼저 “재벌개혁은 쉽지 않지만 반드시 해낼 것”이라며 “박태준이라는 이름을 걸고 할 것”이라고 강력한 의지를 내보였다. 그는 각 분야의 거품을 빼기 위한 새 정부의 노력을 나열했다.그리고는 “여러분들이 고용조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나라는 파멸”이라며 노총측의 정리해고 수용을 촉구했다. 노총측도 물러나지 않았다.박인상 노총위원장은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단죄’를 먼저 요구했다. 그러나 “기업의 부당노동 행위를 감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박총재) “살생부도 나라를 위해 해야 된다면 사인할 수 있다.근로자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하다”(노총측) 등 조금씩 접점을 찾아갔다.
  • “더이상 어떻게 해야하나”/DJ 경고에 난감한 재계

    ◎“정리대상 기업 발표하면 당장 부도”/사장단회의 소집 수위높이기 비상 재계가 진퇴양난에 빠졌다.당선자측의 강성 분위기에 얼어붙은 분위기다. 현대그룹 등의 개혁안에 비판적인 여론이 일기 시작한데 이어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가 “이번 만큼은 적당히 구조조정해서는 안된다”고 쐐기를 박고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과 대우·SK그룹 등은 발표시기를 늦추고 여론의 추이를 살피면서 발표 수위를 저울질하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한결같이 ‘발표시가는 미정’이라면서도 ‘맛이 확 갔다’는 분위기다.현대와 LG가 개혁안을 발표한 19일까지만 해도 “20일 그룹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개혁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던 입장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발표했다가는 욕만 먹는 분위기다.이런 분위기에서 무슨 내용을 발표한들 ‘씨’가 먹혀들어가겠느냐”고 말한다.그는 “총수개인재산을 출연하고 살생부(정리대상 기업)를 내라는 얘기인데 참으로 답답하다”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의 요구는 기업들의 투명성을 높이고 차입경영을 지양하라는 것인 데 당선자측 요구는 이와 성격이 다르며 사회주의식으로 총수재산을 내놓으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반발한다. 특히 “주력업종 중심으로 재편하는 얘기는 맞지만 어느 회사를 팔겠다,정리하겠다는 식의 발표는 있을 수 없다”면서 “거론된 기업은 당장 부도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그룹도 더 챙기고 생각해보겠다는 쪽이다.지금 발표하는 것보다 안하는게 낫다는 판단도 하고 있다.당초 마련했던 발표안의 수준을 높이는 문제를 사장단회의에서 집중논의키로 했다. SK측은 “최종현 회장의 사재 출연 문제는 최회장이 이미 계열사에 대해 4조원대의 개인지급보증을 서 있는 상태이고,구조조정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도 없는 입장이어서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대우도 다르지 않다. 대우측은 “김우중 회장은 주식지분 이외의 사재를 대부분 재단에 출연한 상태이고 매각·정리대상 기업은 기업입장에서 공개하기 매우 어려운 사안”이라고 밝힌다. 현대그룹도 이미 발표한 구조조정안에 구체적 실행 프로그램이 부족해 미흡했다는 인상을 준 것으로 분석하고 앞으로 특정 계열사 구조조정 스케줄과 일부 사업의 중소기업 이양 계획 등 후속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는 그러나 “발표한 내용 중 사외이사제와 감사제의 전면 도입을 통한 소유와 경영의 분리 시도는 매우 혁신적인 재벌개혁안이었는데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 재벌 ‘계열사 살생부’ 낼까

    ◎구조조정 계획 제출시한 하루앞두고 관심/주력기업­처분대상기업 명확한 구분 예상/종업원 동요·거개관계 고려 비공개 가능성 ‘어느 회사가 살생부에 포함되나’ 17일로 다가온 재벌그룹의 구조조정안 제출 시한을 앞두고 각 그룹이 정리대상으로 꼽고 있는 ‘한계기업’의 명단을 제출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있다. 지난 13일 김대중 당선자측과 4대그룹 총수들간에 합의된 5개항을 실천하려면 수익성이 없는 한계기업을 매각하는 방안을 강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통·폐합의 경우 우량기업의 주주들이 반대할 가능성이 큰 데다 우량기업과 부실기업의 통폐합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는 여론도 일고 있다. 특히 김대중 당선자측이 기업의 부실경영에 대해서는 경영진 퇴진 등의 책임을 강화하기로 해 경우에 따라서는 총수의 경영퇴진으로 비화될 우려마저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재벌그룹들이 주력기업과 처분대상 기업을 분명히 구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새정부와의 합의내용을 성실히 이행키로 한 15일의 전경련 회장단 회의 에앞서 5대그룹기조실장들은 별도 모임을 갖고 구조조정안 작성과 관련 ‘행동통일’을 약속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모그룹 관계자는 “상호지급보증 해소와 결합재무제표 도입 등 5개항을 실천하려면 상당수의 계열사를 털어버려야 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대상을 검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른바 ‘살생부’에 포함되는 계열사의 매각 방침 등은 종업원들의 동요가 가장 우려되는 데다 대리점 등 거래처와의 거래관계,은행과의 관계 등 복잡한 사정을 고려하면 공개적으로 밝히기는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재계 주변에서는 각 그룹들이 주력 계열사 외에 처분 대상을 정한뒤 이를 당선자측에 비공개 조건으로 제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명단은 대우와 쌍용자동차의 거래처럼 은행들의 중개로 그룹간 빅딜이 성사돼 발표되는 형식으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 “BIS비율 소급적용 효과 없다”

    ◎은행권 “작년 12월말·3월말 결산중 선택 토록” 정부가 은행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오는 3월 말에서 지난 12월 말로 소급적용키로 한데 대해 은행권의 의견이 분분하다. ‘3월말 기준 무용론’에서부터 ‘3월말 고수론’까지 처지에 따라 다양한다. 은행권은 그동안 3월 말 결산도 ‘살생부’로 인식해 왔다. IMF의 요구에 의해 유가증권평가손과 대손충당금을 각각 100% 적립하는 국제기준에 의한결산 결과가 처음으로 대내외에 공표돼,특히 국제사회에서의 신인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연말결산이 지났음에도 자산재평가와 외화자산 축소 등 3월말 결산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당국은 따라서 이같은 은행권의 3월말 결산이 기업 및 가계대출 기피해소 등 정부와 IMF가 당초의 초강도 통화긴축 방침을 완화시킨 효과를 반감시키는 요소로 보고 BIS비율 소급적용을 추진키로 한 것이다. 3월 말까지 시간을 줘도 문제가 없지는 않다. 자산재평가 등을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여력이 거의 없고,국제사회가국제기준에 의한 국내 은행들의 결산성적을 이미 파악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3월말 결산 무용론’을 강하게 제기한다. 자산재평가를 해도 법인세 등의 세금계산 절차 등을 거치려면 3월 말 결산에 반영하기도 빡빡하다는 점을 든다. 그러나 시중은행권의 반응은 다르다. 특히 대기업에의 부실여신이 집중돼 있는 6대 시중은행들은 한순간이 아쉽다. 유가증권평가손과 대손충당금을 100% 적립한 상태에서 12월 결산을 하면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맞추지 못하는 점을 감안,3월말 결산 시점을 늦춰줄 것을 요구해 왔다. A시중은행의 경우 국내기준 자기자본비율은 9.0%이나 국제기준으로는 7.0%로 낮아진다. 그러나 자산재평가 실시가 끝나면 자기자본비율이 8.6%로 높아진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3월 결산이 없어져 버리면 자산재평가 결과는 아무 소용이 없어지게 된다. B은행 관계자도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외화자금 차입비용이 높아지고,외채상환 연장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며 “12월말 결산과 3월말 결산 중에서 선택할수 있게 해주는 등의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신인도 하락으로 대형 선발은행들이 외화조달에 차질을빚을 경우 원화 자금난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
  • 이 대표·정발협 “일전불사” 전운

    ◎이 대표측 대응/“불공정 주장 말도 안된다” 일축/“당서 정식문제 삼겠다” 맞공세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측은 경선일이 다가오면서 날로 수위를 높혀가는 정발협의 공세에 정공법으로 대응키로 했다.이대표측은 이를 위해 양날의 칼을 벼리고 있다.정발협의 논리 공세는 당 공식기구를 통해 걸러내는 동시에 정발협 내부의 틈새를 파고 들어 공세를 약화시키겠다는 의도다. 이대표는 우선 대표직의 불공정 논란에 대해서는 당 공식 기구를 통해 시비를 가리고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대표직 수행에 불공정성이 있다면 중립성을 갖춘 당내 대통령후보자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민관식)에서 논의할 일이지 특정주자나 계파 차원에서 밀고 당길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날 정발협이 제시한 이대표의 불공정 경선사례에 대해 보도자료를 내고 『사실에 입각하지 않은 억지 주장이며 문제가 있다면 선관위에서 다룰 일』이라고 반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와함께 이대표는 정발협 내부의 틈새를 최대한 파고 들어 공세를 약화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정발협 회원인 황낙주 전 국회의장을 경선대책위원장으로 내정,24일 공식 기자회견을 갖도록 한 것도 정발협의 내분을 겨냥한 노림수로 보인다. 황전의장 말고도 정발협 내부에는 친이대표 성향의 인사가 다수 포함돼 있다는 것이 이대표측 주장이다.이대표가 정발협의 총공세에 대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하면서 『정발협의 전체의사가 아닌 일부 인사들의 의견에 불과하다』고 자신있게 언급한 대목도 정발협 내부에 「비빌 언덕」이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대표 지지세가 강한 나라회가 24일 소속 회원수를 107명으로 늘린 가운데 회장과 부회장,고문단 인선 내용을 발표키로 한 것도 정발협 공세에 대한 맞불 성격이 짙다. ◎정발협 입장/황 전 의장 등 빼돌리기에 격분/“조직 와해 올수도” 전면전 태세 신한국당 정치발전협의회의 반이회창 대표 공세가 연일 최고수위를 갱신하고 있다.서청원 간사장이 해오던 정발협의 상임집행위 회의결과 발표도 23일에는 이례적으로 서석재 공동의장이 나섰다.안팎의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간다는 반증이다.정발협 결성을 주도한 황낙주 전 국회의장의 이대표 선거대책위원장 내정에 대해 정발협 지도부가 느끼는 당혹감과 배신감은 조직와해의 위기우려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이날 상임집행위와 확대간부회의는 전운이 짙게 깔린 출정전야의 분위기였다. 대표사퇴를 요구해온 정발협이 지지후보 대상자에서 이대표를 배제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이대표를 끌어내리려는 「압박용」을 넘어선 확전선언의 성격이 짙다.이대표가 황 전 의장과 목요상 의원을 공개적으로 빼돌린 것을 정발협에 대한 선전포고로 판단,전면전에 들어간 양상이다.또한 김문수 이우재 의원 등 이대표 지지를 뚜렷히 하고 있는 정발협 회원들의 이탈움직임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실려있다.정발협이 이날 공개한 「이회창 대표측의 불공정사례 유형별 분류」라는 2쪽짜리 문건은 정발협의 표현대로 전면전을 연 「대포」이다.이 문건에 따르면 이대표를 지지하는 K의원은 『이대표 지지가 대세이므로 반대하면 살생부에 올리겠다』,다른 K의원은 『경기·경북고가연합해 정권을 잡으려는데 반대하지 말라』며 지구당위원장을 회유하고 있다.A의원과 S의원 등 일부 대표특보는 소속의원들과 대표간 골프회동이나 만남을 주선,지지를 호소하고 있고 H의원 등 일부 당직자들은 지구당위원장들에게 전화로 이대표와 가까운 특정인을 대의원으로 선임해줄 것을 요구했다.문건에서 이름을 밝히지 않은 현직 장관의 경우 대표지지 호소 및 지역 세몰이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는게 정발협측의 주장이다.
  • 「대선자금」에 밀리고…「감독권」싸움에 치이고…/금융개혁안“표류”

    ◎청와대보고 연기속 재경원­한은 공방 가열 금융개혁위원회가 마련한 중앙은행 독립과 금융감독원 설립 등의 금융개혁안이 대선자금 정국에 밀려 표류하고 있다.대통령에 대한 보고계획이 두차례나 연기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금개위의 금융개혁안이 제 모습을 드러낼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개혁안 자체가 퇴색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재정경제원과 한국은행이 금융감독 체계개편과 관련,서로 유리한 자료를 언론에 경쟁적으로 제공하며 치열한 공방을 벌여 금개위의 입지가 좁아진 탓도 있다. 영국의 금융개편안을 놓고 보인 재경원과 한은의 반응이 대표적이다.재경원은 영국도 통합금융감독기구를 설치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는 내용의 자료를 돌렸다.이에 한은은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는 내용의 자료를 뿌리며 응수했다.영란은행의 총재가 은행감독권한이 통합금융기구로 넘어가는데 반발해 사임을 고려 중이라는 내용도 곁들였다.재경원이 한은의 은행감독권을 빼앗기 위해 영국의 예를 들고 나온 것이 아니냐는게 한은의 시각이었다.금개위의 당초 안에는 한은과 금융감독원에 모두 감독기능을 주는 것으로 돼 있다. 금개위안에 대한 재경원의 반발은 특히 심하다.재경원은 한은에 통화신용정책만 맡기고 모든 감독기능은 분리돼야 한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펴고 있다.지난 17일 금융개혁안 확정회의에 참석한 금개위원들의 찬반 리스트(명단)까지 언론에 흘리고 있다.찬반리스트가 공개되자 많은 금개위원들이 『재경원이 살생부를 돌리는 것이냐』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증권감독원과 보험감독원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증감원 노동조합은 28일 『금개위의 방안은 의사결정의 비 민주성과 외부압력 등에 의해 중립성이 훼손됐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보감원의 반응도 비슷하다.사정이 이렇게 되자 금개위도 오는 6월 3일 당초 안보다 「상당히 후퇴된」 안을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재경원과 한은의 사이에 끼여 개혁의지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실명제 실시와 같이 중앙은행 독립에 대해 확고한 생각을 갖는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중앙은행 독립과 금융개편을 하지 않는 한 금융개혁작업이 제대로 되기는 어려울 것다』이라고 말했다.
  • 정태수리스트는 법대로(김호준 정치평론)

    검찰이 「정태수 리스트」에 수사의 칼을 들이대자 정치권이 아우성이다.여야를 가릴것 없이 정치권의 위선과 비리가 여지없이 발가벗겨지고 있으니 비명을 지를 법도 하다.여당 일각에서는 한때 음모론을 내세워 방어를 시도했으나 돈거래가 확인되면서 음모론은 허구의 가설로 침몰하고 말았다.야권은 리스트에 오른 야당의원에 대한 검찰수사를 『구색맞추기』라고 공격하고 있다.그러나 이 주장에 동의하는 국민은 없는 것 같다.정치권은 한보청문회에서 검찰총장에게 『정태수리스트를 공개하라』고 큰소리치던 위풍을 잃고 수사의 조기종결만을 애타게 바라는 초조한 모습으로 위축돼버렸다. 「정태수리스트」란 한마디로 말해 정치인들의 추악한 비리 리스트다.거기엔 여야는 물론 초선에서부터 다선,평의원에서 국회의장에 이르기까지 정치권의 모든 단층이 망라돼 있다. 정치권에 단 한곳의 청정지대도 없음을 보여주는 서글픈 「살생부」라고 하겠다.「정태수리스트」와 관련하여 많은 사람들이 80년대말에 회자됐던 『민나 도로보 데쓰』(모두 도둑놈이다)라는 유행어를 상기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정태수씨의 손이 크다고 하지만 한보는 10위 이하의 재벌이다.거기서 정치인들이 평균 5천만원 단위의 떡값을 예사롭게 받았다면 다른 큰 재벌들과도 적지않은 돈거래가 있었으리라는 것이 일반 국민들이 갖고있는 인식이다. 사실 재벌들은 적게는 20∼30명에서 많게는 50∼60명의 여야의원을 「관리」하면서 그들에게 수시로 떡값과 선거자금 등을 제공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사람들이 TV로 한보청문회를 보면서 『누가 누구를 신문한단 말인가』라고 냉소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정태수리스트」 관련의원들이 국민을 더욱 실망시킨 것은 그들의 뻔뻔스런 거짓말이었다.그동안 결백을 주장하던 야당의 한 거물의원이 검찰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정태수씨로부터 돈을 안받았다고 했지 한보돈을 안받았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한 해명은 국민 기만의 극치였다.「정태수리스트」관련자들은 검찰에 소환되기전 한결같이 한보돈을 받은 일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조사를 받고나서는 풀이 죽은채 금전수수사실을 시인했다.우리 정치인들의 한심한 윤리의식과 밑바닥 도덕성을 확인하고 개탄한 순간들이었다. 검찰에 다녀온 어느 여당의원은 『검찰이 확보하고 있는 방대한 자료에 놀랐다』고 말한다.정치권은 검찰이 정태수씨의 일방적 진술만 믿고 정치인을 소환조사하는 것은 정치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처사라고 비난하지만 검찰은 이미 상당한 증거를 확보한 상태에서 조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보인다.그렇지 않고서야 「강심장」의 정치인들이 자신의 비리를 언론에 순순히 털어 놓을리가 있겠는가. ○국민 정치권 불신 심각 검찰은 정치권이 비명을 지르자 『언제는 수사를 안한다고 난리더니 이제와서 웬 딴소리냐』며 어떤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더이상 정치권의 논리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것이다.1차 한보수사때처럼 정치권과 청와대의 눈치를 보다가는 두번 죽는다는 위기의식이 검찰내부에 짙게 깔려있다는 것이다. 검찰의 「정태수리스트」 수사강행은 정치권에 위기의식을 몰아오고 있다.정치권 비리에 대한 국민불신이 고조되면서 제도권 붕괴,즉 여야공멸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증대되고 있는 것이다.썩은 물은 갈아야 한다면서 국회해산론을 거론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정치권이 긴장해야 할 일임에 틀림없다.그렇다고 정치권이 이 문제를 덮어버리려고 해서는 안된다.검찰의 수사의지가 강해 덮어지지도 않겠지만 설사덮는데 성공하더라도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오히려 이를 자성하고 거듭나는 계기로 삼을때 정치권의 위기는 기회로 바뀔수 있을 것이다. 「정태수리스트」는 일단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비리혐의가 있는 정치인은 모두 소환조사하고 죄질이 나쁜 경우 마땅히 사법처리를 해야한다.국회의장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다만 입법부의 수장임을 고려하여 조사장소나 방법 등은 충분한 예우를 갖출 필요가 있을 것이다.또 국회의원들이 아무런 죄의식도 느끼지않는 「떡값」에 대해서도 현행법으로 처벌하기가 어렵다면 최소한 증여세라도 물리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도대체 남의 돈을 수천만원,수억원씩 거저 받고도 정치자금으로썼다면 무조건 면죄부를 주어서야 어떻게 사회정의가 서겠는가. ○고비용 정치구조 개선을 「정태수리스트」의 재발 방지책도 법에서 찾아야 한다.정치자금법을 고쳐 정치자금조달의 투명성을 더욱 높이고 선거법을 고쳐 과다한 자금이 소요되는 현행 선거운동방식을 대폭 선진화해야 한다.고비용 정치구조를 개선하지 않는 한 「정태수리스트」는 사라지지 않는다.한달에 수천만원의 유지비가 드는 지구당사무국의 과감한 축소나 폐지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논설주간〉
  • 국회로 돌아가라/박찬구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동굴속의 죄수들은 물건의 그림자말고는 다른 아무 것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이것을 현실로 착각한다』 플라톤은 「국가론」에서 『사슬에 묶인 죄수들의 후면에는 불이 타고 있다.불과 그들사이는 사람들이 물건을 가지고 지나간다.물건의 그림자가 동굴바닥에 비친다』라는 상황설정으로 「동굴의 신화」를 이끌어낸다. 『몸을 돌릴수 있는 힘을 가진 자만이 그것이 가상임을 알게 된다』는 것이 그의 경고다. 요즘 우리 정치권은 온통 환상과 환청에 파묻혀 있다.그림자를 보고 실체라고 하고 허상을 보고 진실이라고 한다.한보철강 부도사태 이후 여야 정당들은 「동굴속의 죄수」보다 결코 더 나을게 없는 단견과 어리석음을 드러내고 있다. 「하루빨리」 임시국회를 열자던 여야 원내총무들의 막후 합의는 모 야당의 당무회의 직후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됐다.공당의 대변인들은 『아수라장』과 『정권 말기』운운의 으름장으로 흠집내기에 혈안이 돼 있다. 한술 더떠 「여권 4인방」과 「야당 3인방」이 등장하더니 급기야 「한보리스트」니 「살생부」니하는 괴문서가 「여의도」를 질식케 한다.영락없는 이전투구속에 여야 의원들은 온통 「정태수 리스트」에만 촉각을 곤두세우며 삼삼오오 「골방」에 모여 수근대고 있다.무엇에 홀린 듯 「여의도」는 온통 그렇게 들떠 있다. 그러니 연쇄도산의 위기에 처한 한보철강 하청업주들이 무엇을 어떻게 하소연하는지 관심밖일 수 밖에 없다.국회를 열어 민생을 수습하고 경제를 다독거릴 방안을 마련하길 바라는 서민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들릴 리도 없다. 이제는 가라앉힐 때다. 그것이 대통령 선거를 앞둔 자존심 싸움이든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킨 감정다툼이든 간에 당장 유언비어와 루머의 확대재생산,그로 인한 멱살잡이에서 벗어나야 한다.수사는 사법당국에 맡기고 더 늦기전에 국회로 돌아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경제가 무너지고 민심이 떠난 곳에 정치가 설 자리는 없기 때문이다.여야는 더이상 「동굴속의 사슬」만 맴돌지 말고 무엇이 실체인지를 직시할 때다.
  • 과제는 무엇인가(서울신문 50돌 특집)

    ◎“협력과 양보가 자치길 넓힌다” 지방화에 대한 평점은 일단 합격점이다.그러나 돌출된 부작용이 커지거나 문제의 불씨가 잠복되어 있기 때문에 앞날이 밝지만은 않다.94년 내무부 장관으로 현행 자치제의 기본틀을 마련했던 최형우 의원,행정경험이 있는 이대순 호남대 총장,그리고 박양호 국토개발원 선임 연구원의 「진단과 처방」을 소개한다. ◎분쟁조정위한 제도정비 필요/책임의식과 자율성을 가지고 주민들의 참여 이끌어 내야/최형우 국회의원·전 내무부 장관 지방화 시대의 정착을 위해서는 인내와 화합이 필요하다.지방화의 미래적 의미가 분권화라는 민주주의의 성숙에 있다고 하더라도 21세기 신문명)의 도래로 인해 국가생존 전략의 의미는 더욱 커졌다. 국내외의 경험을 볼 때 지방화는 시행만으로 만족해서는 안된다.세심하게 관찰하고 꾸준히 개선하려는 의지를 지녀야 성공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다. 출범 5개월을 맞는 지방시대는 몇가지 문제를 던져주고 있다.우선 민주주의의 성숙,국가 생존전략이라는 지방화가 정치세력에 의해 볼모로잡혀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지방화는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내용이자 전략이다. 따라서 정치적 이해를 바탕으로 지방화에 접근할 경우 그것은 특정한 정치세력의 거점이 되기 쉽다.망국적인 지역분할 구조가 고착된 현실에서 볼 때 지방화가 현실정치에 의해 왜곡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실제로 그런 움직임도 있다.대표적인 것이 지방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문제이다.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의 관권선거는 불가능해졌지만 특정 정당이 지역의 정치적 대표성을 독점하는 상황에서 지방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이 심각하게 훼손될 가능성이 생겼다. 지난 6·27 선거에서도 부분적으로 공무원들이 이른바 「줄서기」에 나서고,정치세력들이 음성적으로 회유하는 모습들이 확인되었다.최근 서울 노원구가 선거에서의 협력여부를 평가해 「살생부」를 만들었다는 것도 하나의 사례이다. 지역 이기주의도 지방화의 암초이다.지역 이기주의란 단순히 혐오시설을 자기 지역에 설치하지 않으려는 차원에서 끝나지 않는다. 합리적인 근거와 토론에 의하지 않고,국가적 개발구상이나 경제논리와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자기 지역을 개발해야 한다고 우기는 것은 정치적 공세 아니면 지역 패권주의이다.따라서 중앙정부와 자치단체는 국가 전체적 개발구상과 지역의 개발전략을 조정하고 일치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 분쟁조정을 위한 제도적 정비도 필요하다.내무부 장관 시절 나름대로 준비했었지만 이제 확고한 제도정비 및 관행의 창출을 통해 무분별한 인기영합 정책이나 지역개발 정책의 추진을 막고 국토의 균형적 개발을 도모해야 한다. 지방행정은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 「열린 행정」이 되어야 한다.직선 단체장의 선출이 정치 단체장의 선출로 끝나서는 안 된다.책임의식과 자율성을 가지고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책임행정이 바로 직선 단체장의 진면목이다. 행정계층의 축소 또한 민생개혁의 핵심 사안이다.일제시대 식민통지를 위해 만들어놓은 현행 3단계 행정계층 구조는 국민생활에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다.이를 2단계로 축소하면 연간 수조원이 절약된다.비록 출발은 3단계로 했더라도,결코 이 문제의 해결을 미뤄서는 안된다. 지방화의 과제는 국민통합과 사회평화 그리고 국제경쟁력 강화,민생개혁의 차원에서 차분히 풀어나가야 한다. ◎중앙의 입김 강하면 본질훼손/특정 정당서 「장」·의회 독점땐 상호 견제기능 상실우려/이대순 호남대 총장 일단 「지방호」의 출범은 성공적이다.그러나 출항전의 정비소홀과 준비미비,그리고 항로예측의 부정확으로 인해 몇가지 어려움과 장애가 감지되고 있다. 자치단체장과 광역의회의 의원후보를 정당이 공천한 결과 「행정의 공권화」에 반해 「정치의 집권화」현상이 나타났다.지방선거가 지방정치에 크게 좌우됐고 중앙당의 지방행정 개입 징후가 자치행정을 해칠 우려가 있다. 특히 특정 정당이 단체장과 의회를 독점하면서 상호견제기능이 약화되는 결과를 가져왔다.주민의 감시와 언론의 비판기능이 활성화돼야 하며 주민참여의 폭을 넓혀나가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중앙정부와 자치단체간의 적절한 권한 배분과 조화로운 협력관계를 정립하는 문제도 과제이다.국가의 위임사무가 지나치게 많고 비용부담 또한 과중해 진정한 자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자치단체의 기능·재정·인사·기구·감독에 이르기까지 분권의 틀을 다시 짜야 한다. 중앙정부도 통제와 감독의 구습에서 벗어나 정보를 제공하며 협의하고 조정하는 새로운 행정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집단이기주의와 인기위주의 지역행정도 장애요인이다.집단이기주의는 자치단체간은 물론 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의 출신지역과 관련해 자치단체 내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자치단체간의 갈등은 상급기관의 조정에 앞서 그들 스스로 횡적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해결하는게 바람직하다. 혐오시설 설치반대나 선호시설 유치경쟁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지방자치단체간의 협력체제구축과 주민의 협의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63.5% 밖에 안되는 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는 지방자치의 내실을 갖추는데 큰 장애요인이다.경제를 활성화하고 재정수입을 늘리려는 단체장의 경영마인드 확산이 기대된다. 국세와 지방세의 조세구조를 개편해서 국세가운데 지방세의 요건을 갖춘 세목은과감하게 지방으로 넘겨야 한다.이 경우 지역간 불균형을 막기 위해 지역간 차등을 두는 공동세원 이용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지방재정조정제도도 개선되어야 한다.지방교부세의 규모를 내국세의 13.27%에서 15%이상으로 높여야 하고 지방양여금의 규모도 늘려야 한다. 이밖에 국토의 종합발전계획과 조화를 이루는 장기적인 지역발전계획을 세워 인기에 좌우되지 않는 「지역계획체계」도 확립해야 한다. 지방자치를 둘러싼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대책도 시급하다.세계 경제질서의 변화에 따른 자치단체의 기능과 역할 그리고 국제화·정보화·다양화되는 사회변화에 대한 대응태세를 새롭게 갖추는 문제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문제의 극복은 국민의 자각과 함께 공동체의식의 확립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된다는 말처럼 우리 「지방호」가 목적 항구에 성공적으로 도착할 것을 기대한다. ◎지나친 개발정책 부작용 우려/공약 지키려는 무리한 사업 안돼/박양호 국토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민선 단체장이 등장한 이후 각자치단체의 잘 살아 보려는 노력이 두드러지고 있다.지방화의 긍정적인 성과인 셈이다.반면 당초 우려한대로 부작용과 시행착오도 나타나고 있다. 자치문화가 거의 없는 처지에서 출범한 민선 단체장 체제는 「비협력」 현상을 낳았다.지역개발·혐오시설·수자원 확보 등에서 중앙정부와 광역 단체,광역단체와 기초단체,기초단체 사이의 갈등이나 분열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관선시대에 결정된 사업을 「백지화」하는 현상도 생기고 있다.민선 시대에서는 과거 관선 단체장이 결정한 일은 무조건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그릇된 인식 때문이다.이는 예산의 낭비는 물론 정책 불신을 유발한다. 지역 개발의 남발도 문제이다.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선거에서 남발한 수많은 공약들은 대부분 예산 사정을 거의 고려하지 않은 것들이다.또 중앙정부가 결정해야 할 사항들도 많다.그럼에도 「공약을 지켜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 때문에 무리하게 추진하려 하고 있어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책임부재」 현상도 지나칠 수 없다.지자체는 중앙정부에 대해 권한의 이양을 요구하고 있고 실제 여러 분야의 많은 권한들이 지방으로 넘겨지고 있다.그러나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은 회피하고 있다.특히 개발사업의 비용을 자자체에서 분담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분권화와 함께 나타나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이는 중앙과 지방간의 행정기능 및 투자분담에 관한 원칙이 아직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단 것은 삼키고 쓴 것은 내뱉는 지역 이기주의 때문이다. 특히 국책사업마다 「우리도 반드시 끼어야 한다」는 요구는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을 저해하고 있다.특정 지역에 어떤 국책사업을 시행하기로 하면 우리 지역에도 그 사업이 필요하니 투자해 달라는 압력을 중앙정부에 가하고 있다. 저마다 고속철도 역이 필요하고,국제공항도 있어야 하며,국제항만이 들어서야 한다는 것이다.국가 차원에서 거시적으로 결정해야 할 사업에 지자체의 미시적인 요구가 무리를 강요하는 셈이다. 환경훼손도 심해지고 있다.투표로 뽑힌 단체장이 주민의 압력에 무기력하게 엎드리는 징후이다.그린벨트·상수원보호구역·산림지역의 위법행위가 민선 단체장 이전보다 5배 이상 늘었다. 본격 지방자치 이후 나타나는 이같은 부작용은 대부분 지역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는 지역분열과 지역갈등으로 이어지고 끝내는 국가발전과 지역발전 모두를 해칠 것이다. 따라서 정부차원의 정책 조정장치를 마련해야 하고 새로운 자치모델이 제시되어야 한다.「협력형 지방자치의 모델」로 중앙정부와 자치단체,자치단체 상호간에 고도의 협력과 협약에 근거한 새로운 자치행정 문화가 확립돼야 한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와 자치단체간의 행정권한과 책임을 규정한 자치강령이 만들어져야 한다.국가와 자치단체의 동의 아래 법제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정치권 살생부」 괴문서 파동

    ◎여야의원 31명 대상… 실세·중진도 상당수/이름까지 나돌아 ”사정 임박” 관측속 긴장 그동안 근거도 없이 떠돌던 「정치권 사정설」이 급기야 괴문서까지 만들어냈다.여야 의원 31명이 대상이라는 숫자가 나오더니 이제 그 인사들의 이름까지 구체화돼 정가에 나돌고 있는 것이다. 민자당 당직자들은 18일 괴문서파동에 대해 실소로 응답했다.대부분은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고 일축했다.한 당직자는 요로를 통해 알아본 결과 유언비어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하지만 이는 상층부의 표면적인 반응이고,내부적으로는 단순한 사안으로 넘기지 않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야당측은 더 심각한 반응이다.그들이 「김대중 죽이기」로 표현하듯 여권의 정치권 정비작업이 서서히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 하는 의심을 보내고 있다.민자당,특히 민주계 의원들도 포함된 것을 두고 「제팔」을 잘라내면서까지 「큰일」을 벌이려는 것으로 보고 긴장하고 있다. 지금 정치권에서는 노태우전대통령의 구속을 계기로 뭔가 심상찮은 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것 만은 사실이다.이번 사태에 대처하는 김영삼대통령의 의지만 해도 그렇다.「일벌백계」를 통한 정치권의 거듭나기를 강조하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정치권의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게다가 노태우 전대통령및 이현우 전청와대경호실장의 구속과 재벌총수들의 소환에 이어 검찰 수사의 다음 차례는 정치권이다.앞으로의 정국 풍향계가 어느쪽을 가리킬 지 아무도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괴문서의 출처나 그 진위는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현재로서는 신빙성이 거의 없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여권이 검찰수사의 독립성을 일관되게 강조하면서 일정거리를 유지해왔고,검찰수사의 보안성이 나름대로 인정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풀이다. 다만 그 내용을 보면 민자당에서는 민주계 K,C,H,B의원이나 민정계 K,K,K,K,M,Y,L,J의원 등이 포함되어 있다.국민회의는 L,K,J,J,K,K,H,P,L,P,C의원등이고 민주당은 K,K의원등이며 자민련은 K,H,P,P의원 등이다. 이들 가운데는 실세급 또는 중진급 인사들이 상당수다.때문에 노씨사건의 엄청난 파장으로 비추어 볼때 일부는 그영향권 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6공의 고위인사,특히 이번 노씨사건에 연루된 인사도 포함돼 있어 미묘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검찰이 노씨사건을 철저하게 수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심각한 인사가 나오게 된다면 사법처리가 불가피하고,이는 「물갈이」로 표현되는 정치권의 인적 정비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탓이다.
  • 지자체 의원과 품위(사설)

    부천시의원들이 대낮에 술주정과 패싸움을 했다는 민망한 보도가 있었다.1일 1건씩 나오듯하는 지방자치의원이나 민선자치단체장들의 불미스런 뉴스가 걱정스럽다.뇌물수수 부정선거 혐의,민선단체장의 구속까지 부른 과거비리,안방에 수억원을 쌓아두고 온갖 의혹을 자극한 구청장,「살생부」를 만들어 선거보복을 한 단체장 등 유형과 규모도 갖가지다. 4년전 지방의회 구성에 이은 단체장 선출로 본격 출범한 우리의 지방자치시대가 이런 현상인 것에 암담함과 좌절을 느낀다.그래서 『우리에게 지방자치제는 아직 멀었다』고 자조하는 말이 설득력이 있을 지경이다. 어찌보면 새로운 제도가 도입될 때면 으레 있을 수 있는 정도의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그런데 유난히 큰소리가 나는 것은 실제보다 과장되게 알려지는 탓일 수도 있다.새로 태어났다는 점에서 유권자나 당선자 모두에게 지자제는 지금이 적응기고 탐색기다.아직 어떤 것이 바람직한 존재양식인지조차 바르게 정착 안된 상황에서,서로가 빤히 보이는 일상의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눈에모든 것이 들켜지고 있는 것이 우선은 문제다.또 온갖 확대된 매체들의 경쟁이 과장을 초래하기도 한다는 점도 없지 않다. 그중에 가장 큰 숙제는 당사자들의 자신의 입지에 대한 인식이다.갑자기 주어진 권능과 영예에만 취해서 영예보다 더 크게 따르는 책임에 생각이 못미치는 지도자들이 상당히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영광보다는 고통일만큼 준열한 책임이 함께 한다는 사실을 놓치고 있는데 근본문제가 있는 듯하다. 아직은 이렇게 시행착오 속에 있는 그들을 처음부터 선정보도의 대상으로 공략하는 태도 역시 반성이 있어야 한다.신중하되 단호한 감시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그래야만 국민에게 지레 좌절을 안겨주는 일을 피할 수 있다.주어진 역할에 대한 겸허하고 품위있는 수렴,사려깊은 감시가 어우러져 지방화시대의 밝은 전망이 현실화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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