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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라늄 수출’ 압박에 北 돌변

    북한이 돌연 핵무기 보유와 6자회담 불참을 선언한 것은 미국이 한국과 중국·일본 등 3국에 북한의 핵물질 수출 가능성을 통보했기 때문이라고 영국의 주간 이코노미스트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의 실험 결과를 통해 미 관리들은 북한이 에너지 발전용이나 군사용 농축우라늄 원료가 되는 ‘6불화우라늄(UF6)’을 리비아에 수출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이런 확신은 지난해 리비아가 핵 프로그램을 자발적으로 포기하면서 미국에 제공한 핵 장비에서 나온 플루토늄 흔적과 아직 공개되지 않은 제3의 증거에 토대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이에 따라 지난주 마이클 그린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국장을 한·중·일 3국에 파견해 북한이 2001년 리비아에 UF6을 수출했을 가능성이 있음을 브리핑했고, 바로 이것이 북한의 돌연한 태도 변화 요인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런 분석이 사실이라면 북한은 ‘핵물질 수출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레드라인(금지선)’에 한발 더 다가선 것이 되며 결국 갈등을 더욱 위험한 단계로 고조시키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런던 소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게리 새모어 연구원의 말을 빌려 “미국은 북한이 핵보유국이 되는 것을 사실상 묵인해 왔지만 핵기술이나 핵물질의 확산에 대해서는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고 전했다. 미국은 북한의 핵물질 수출입을 육·해·공에서 차단하는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에 따라 중국의 참여를 종용하는 한편 핵무기 보유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는 이란과 시리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북한이 태도를 바꿔 6자회담에 다시 복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핵 보유 및 6자회담 불참 선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계기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합
  • 美의회, 정보기관 활동 사전검토 추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의회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파악 실패와 같은 결정적 정보 오류를 막기 위해 정보기관의 활동을 사전에 검토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의회와 정보활동의 특수성을 주장하는 행정부 사이에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상원 정보위원회의 팻 로버츠(공화·캔자스) 의원은 지난 4일(현지시간) LA타임스와의 회견에서 “이라크전에 앞서 제시됐던 대량살상무기 정보의 오류가 의원들로 하여금 중앙정보국(CIA)의 이란 정보에 대해 우려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이같은 이례적인 검토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정보위 소속 의원 보좌관들의 말을 인용, 정보위가 이란뿐 아니라 북한·중국을 포함한 미국의 주요 정보 탐지 대상국들에 관한 정보기관의 정보 수집 및 보고 내용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원이 향후 있을지 모를 이란 등에 대한 군사적 선제 조치에 대해 이라크에서처럼 사후가 아닌 사전에 관련 정보를 검토하겠다고 나섬으로써 앞으로 부시 행정부의 무력사용 행보에도 적지 않은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딕 체니 부통령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는 등 워싱턴에서는 미국의 이란 공격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이와 관련, 유럽을 방문 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먼저 외교적 해결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앞서 지난 2일 국정연설에서 이란을 “자국민의 자유를 박탈하면서 핵 무기를 추구하는 세계 제일의 테러 지원국”으로 지목하고 이란에 대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dawn@seoul.co.kr
  • 北 야포 1000여문 늘어

    주적(主敵) 표현이 빠진 2004년판 국방백서가 4일 발간됐다. 백서에서 주적 표현 삭제는 10년 만이고, 백서 발간 자체는 4년 만이다. 백서에 나타난 북한의 군사력 변화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170㎜ 자주포,240㎜ 방사포 등을 포함한 야포가 1만 3500여 문으로, 지난 1999년보다 1000문 가량 늘어난 점이다. 야포는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대량살상이 가능한 무기로, 해외에서 첨단 무기를 구입할 수 없는 어려운 경제 사정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1998년 장거리 탄도 미사일인 대포동 1호(사거리 2500㎞)의 운반체(로켓) 발사 실험에 실패했으나, 중·장거리 미사일 개발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현재 대포동 2호(사거리 6700㎞)를 개발 중인 것으로 정보당국은 추정 중이다. 반면 잠수함(정)과 전투기 전차 장갑차 수는 감소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사설] 부시 對北 메시지, 기대와 우려

    부시 미국 대통령이 2기 첫 국정연설에 담은 대북 메시지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갖게 한다.6자회담 재개를 앞두고 ‘악의 축’이나 ‘폭정의 전초기지’ 등 북한을 자극할 용어를 쓰지 않은 것은 잘한 일이다. 한국 등 회담 참가국들과, 미국 조야의 권고를 받아들인 결과다. 북한의 핵포기 설득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으니, 당분간 무력행사 등 강경대응을 자제하겠다는 의사는 분명히 밝힌 셈이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의 연설에는 북한이 흘려들어서는 안 될 분명한 메시지가 함께 담겨 있다. 핵·미사일의 국제거래를 막기 위해 60개국과 공조를 강조한 것도 실상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해외반출을 겨냥한 말이다. 핵을 만들더라도, 그것을 팔아먹을 길은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북한 우라늄이 리비아에 수출됐다는 미국언론 보도와 맞물려, 미국의 숨은 결의를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북한 설득을 위해 노력한다고 했지만, 무한정의 인내와 시간을 주겠다는 것도 아니다. 이란에 대한 강경한 경고가 이를 우회적으로 뒷받침한다. 북한핵보다 상대적으로 덜 긴박하다는 이란핵에 대해 극한적인 용어로 비난한 의도가 달리 무엇이겠는가. 따라서 부시 대통령의 메시지는 북한에 대한 일종의 간접 최후통첩이다. 그것은 바로 6자회담 참석 외에 다른 대안은 북한에 없다는 것이다. 북한정권이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은 체제의 미래와 관련된 우회적 경고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직접 겨냥하지는 않았지만, 온갖 수사를 동원해 ‘자유의 확장’의지를 천명했다. 전세계의 압제정권과 맞설 자유전파의 선봉역을 거듭 자임한 것이다. 자유의 동맹에 유럽과 아시아의 모든 동맹국을 포함시키겠다고도 했다. 핵문제건 체제문제건 어느 모로 봐도 시간은 북한 편이 아니다.
  • 이란엔 ‘채찍’ 북한엔 ‘‘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의회 국정연설을 통해 2기 정부의 대외정책이 중동지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반면 북한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혀 부시 정부의 대북정책은 당분간 6자회담의 틀을 통해 현상을 유지하는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원론적인 대북 언급 북한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언급은 “북한의 핵 야망을 포기시키기 위해 아시아 정부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는 매우 원론적인 것이었다. 표현 자체도 한 문장에 그쳤다.2002년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이라크, 이란과 함께 ‘악의 축’으로 지목한 것과 비교하면 커다란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정부 당국자는 “대량살상무기를 추구하는 국가에 대한 경고 등이 있었지만 일반적인 언급이었다.”면서 “북한이 특별히 나쁘게 해석할 만한 소지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과 외교라인 인선을 지켜본 뒤 6자회담 참석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혀온 북한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앞두고 워싱턴 정가에서는 1일부터 연설문에서 북한이 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았다. 그런 와중에 2일 아침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에 “북한이 리비아에 6불화우라늄을 판매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보도가 나왔다. 북한 핵의 위협성과 시급성을 상기시키는 이같은 보도가 연설문에 북한이 포함되도록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주미대사관 관계자는 “뉴욕타임스 보도가 대북 강경파의 고의적인 정보 흘리기를 통해 나왔다는 의혹에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부시 대통령의 연설에 핵무기를 개발중인 북한이 포함되지 않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은 “리비아가 북한에서 6불화우라늄을 구입한 것이 아니라, 북한에서 반출된 우라늄이 파키스탄에서 6불화우라늄으로 가공된 뒤 리비아로 건네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동국가만 집중 언급 부시 대통령이 연설에서 언급한 국가는 이라크, 이란, 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아프가니스탄 등 대부분이 중동국가였다.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을 범 중동으로 포함시키면, 다른 지역 국가로는 북한과 영국, 프랑스, 독일만이 언급됐을 뿐이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이례적으로 우방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의 민주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는 부시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취임사에서 천명하고 이날 연설에서도 되풀이한 ‘자유의 확산’이라는 명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동맹국이나 우방국과의 관계를 해치면서까지 민주화나 자유를 ‘강요’할 생각은 없는 것 같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역시 자유의 명분에 따라 러시아나 중국에도 민주화를 촉구할 수는 있어도 두 나라와의 관계를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부시 대통령은 이달 유럽을 방문하고, 콘돌리자 라이스 신임 국무장관도 유럽과 중동지역을 순방한다. 라이스 장관은 다음달쯤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북아 지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스 장관이 한국을 방문할 때쯤 부시 정부의 대북정책이 보다 명확하게 드러날 것 같다. dawn@seoul.co.kr
  • [기고] 미국이 거듭나야 세계평화 온다/김동규 고려대 명예교수·명예논설 위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일 새해 국정연설에서 전 세계의 폭정과 테러를 종식시키고 자유를 전 세계에 확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시 한번 미국의 세계화와 세계의 미국화 시대임을 선언한 것이다. 미국은 20세기 세계사의 큰 축 가운데 하나였던 소비에트 연방의 갑작스러운 붕괴 이후 21세기 들어 세계의 주역으로 등장했다. 이제 미국의 대외정책은 곧 세계 각국의 정치와 경제는 물론 문화에까지도 커다란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명실공히 세계사의 주역국가로서의 막대한 권한과 영광을 가지려면 그에 따르는 중대한 의무와 책임도 져야만 한다. 여기서 세계정부로서의 미국의 책임과 의무라는 것은 자국의 이익보다는 세계시민을 배려하고 이질적인 문화간의 대립이나 갈등을, 전쟁보다는 조화와 화합으로써 평화적으로 공존시키려는 노력인 것이다. 그런데 그동안 미국의 일련의 대외정책과 세계화의 과정을 볼 때 많은 문제점을 느끼게 한다. 우선 지난번의 9·11사태에 대한 대처방식에 있어서도, 물론 폭력에 대한 분노는 당사자의 심정에서는 당연한 것이기는 하지만 ‘이에는 이로’라는 대응방식은 적어도 대국으로서의 올바른 선택이 아닌 것이다. 그때 만일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의 테러집단에 대하여 ‘지금까지의 모든 일들은 용서하지만 앞으로 만일 한번만 더 이런 일을 감행할 때는 가차없이 보복하겠다.’고 했다면 아마 지금과 같은 수많은 희생자를 내고있는 이라크 전쟁은 없었을 것이고 오히려 세계 각국으로부터도 역시 대국다운 미국이라고 평가되면서 존경을 받았을 것으로 믿는다. 그동안의 세계사는 전제 군주주의(Autocracy=A)에서 관료중심주의(Bureaucracy=B)로, 다시 공산주의(Communism=C)와 자본주의(Capitalism=C)에서 민주주의(Democracy=D)로 A→B→C→D의 길을 걸어왔으나 이제부터는 덕치주의(Ethicracy=E)와 환경주의(Environmentalism=E)가 더불어 요구되는 시대인 것이다. 이러한 기준에서도 그동안의 미국의 정책기조는 잘못된 길을 선택하고 있는 듯하다. 덕치주의에는 세계적 보편가치 즉, 자유와 평화, 그리고 인권 등의 개념과 함께 생태중심주의가 포함된다. 그리고 약자에 대한 강자의 포용성이다. 그러나 미국은 세계평화의 명목으로 전쟁을 택했고 따라서 인권의 최악인 살상을 할 수밖에 없는 길을 걸어가고 있다. 또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지구생태계 파괴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규제하자는 ‘교토의정서’의 서명을 끝까지 거부하는 환경정책으로 후진국들보다 못한 부도덕성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세계 주요국 가운데서 온실가스 배출량의 23.5%라는 최고수치를 차지하고 있는데도 국내산업의 보호라는 이기주의에 빠져 있는 것이다. 앞으로 미국이 세계 각국이 존경하고 따르는 국가가 되려면 적어도 다음과 같은 기본의무를 지켜야만 할 것이다. 우선 자국이익의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지구가족의 위치에서 이타주의적인 대외정책을 펼쳐야 한다. 그러지 않고 이기적인 세계화의 길을 걷는다면 제2의 9·11사태의 위험에서 항상 불안한 미래를 살아 가야만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각국의 문화가치를 인정하고 조화와 공존의 역사를 만드는 가운데서 자유와 인권과 같은 보편가치의 실현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리고 인류 멸종의 위기로까지 치닫고 있는 지구생태계 파괴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자세를 보여주어야 한다. 이러한 새로운 미국이 탄생하는 날, 세계인은 미국의 영광을 축복해 줄 것이며 평화의 세계사가 창조될 것이다. 김동규 고려대 명예교수·명예논설 위원
  • [열린세상] 부시와 빈 라덴/양길현 제주대 정치학 교수

    부시 대통령이 다시 취임했다. 부시 2기 정부가 출범하는 데 대해서 축하의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크다. 미국 메릴랜드대 여론조사에서 21개국 2만 1953명 가운데 58%가 부시 재선이 세계 평화와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응답할 정도로 세계인들이 부시정부에 대해서 갖는 생각은 부정적이다. 이는 세계가 위험해진 이유를 부시 대통령이 미국 중심의 안보지상주의를 대외적 강경정책으로 연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안보지상주의가 대외적 강경정책으로 나타나고 있는 게 부시정부라면, 대내적 인권탄압으로 나타난 대표적 사례가 박정희 유신정부였다. 부시나 박정희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안보지상주의와 외부로부터의 위협을 활용하여 시민사회의 자유를 제약했다. 다행히도 지난 40여 년간 한반도를 압도해 왔던 ‘적대적 상호의존’은 남한의 민주화 과정에서 소멸되어 나갔다. 다만 여전히 북한이 일당독재를 펴 나갈 수 있는 데에는 남과 북의 적대적 상호의존을 대신하는 북한과 미국간의 적대적 상호의존이 한 몫을 하고 있다. 부시와 빈 라덴 간의 관계는 일종의 미국판 적대적 상호의존을 반영하고 있다.2000년 9·11 테러는 세계 제1의 강대국인 미국만이 절대적 안보를 누리고 있다는 미국 예외주의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무고한 인명살상과 사회심리적 충격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군사적으로 점령하는 이른바 대테러전쟁을 정당화해 주었다. 그러나 부시 1기 정부 동안 그렇게 많은 인력과 물자가 동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테러문제는 전혀 해결의 조짐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그저 부시와 빈 라덴간의 적대적 상호의존만이 돋보일 뿐이다. 대테러 전쟁의 구호는 미국 내부의 경제문제에 대해서는 눈을 감게 하고 애국주의에 호소하면서 일시적으로나마 국민적 단합을 이끌어 나가는 데 유용해 보인다. 공화당 부시의 재선은 바로 여기서 가능했다. 2004년 11월 미대선을 며칠 안 남기고 미국에 테러 위협을 공개리에 표명한 빈 라덴이야말로 부시 재선의 일등 공신이다. 경제실정으로 인해 마지막 유세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부시에게 빈 라덴의 테러 협박은 구사일생의 기회였다. 대통령 선거가 일시에 전시 지도자로서 부시에 대한 국민투표적 신임투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부시의 재선으로 인해 중동 지역의 반미전선에서 차지하는 빈 라덴의 지도적 입지도 그대로 유지되어 나갈 수 있게 되었다. 빈 라덴이 부시 당선에 도움을 주듯이, 부시의 강경노선이야말로 빈 라덴의 반미강경노선이 지속되어 나가도록 하는 강력한 명분이자 토대이기 때문이다. 부시와 빈 라덴간의 적대적 상호의존을 끊기가 쉽지 않은 것은, 부시가 이라크에 이어 이란에까지 압박을 가하는 한, 중동 지역에서의 반미감정은 더욱 불타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것처럼 ‘온 세계에 자유를 확산’시켜 나감에 있어 ‘필요하면 무력’도 불사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한, 부시 2기 정부와 빈 라덴 등 반부시세력들 간의 적대적 상호의존 고리는 어느 일방이 제거될 때까지 지속되어 나갈 전망이다. 여기서 남북한간의 적대적 상호의존을 평화공존으로 바꾸어 나간 한국의 경험은 시사적인데, 그것은 안보지상주의를 버리고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을 감당할 수 있다는 한국민들의 자신감에서 가능했다. 결국 해결의 열쇠는 부시 대통령에게 있는 게 아니라 미국민들의 정치적 의지에 있다. 지난날 베트남 개입을 반대하는 미국내 반전운동 경험에서 보듯이 미국의 이라크 개입에 대해 국내적으로 많은 반대가 제기된다면, 부시정부 역시 ‘명예로운 철수’를 모색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민의 반전평화운동이 안보위기감을 넘어설 수 있을 만큼 커져 가다가도 빈 라덴이 계속 미국에 대한 테러를 협박한다면 무망한 것이기에 답답함은 여전히 남는다. 양길현 제주대 정치학 교수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 / 다보스 포럼

    최대의 국제회의요, 각국의 정·재계 거물들의 연례적인 모임인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폐막됐다. 이 회의는 개최지인 스위스의 휴양도시 다보스의 이름을 따 ‘다보스 포럼’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35회째 열린 올해 다보스포럼은 ‘어려운 선택들을 위한 책임’라는 주제 아래 이라크 문제, 신기술 동향, 문화 조류 등 국제적인 의제를 다루었다. 이번 행사에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빅토르 유시첸코 우크라이나 신임 대통령, 이냐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등 세계 90여개국의 정치ㆍ경제계 지도자 2250명이 참석했다. 미국 대표는 로버트 죌릭 무역대표와 존 매케인,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 등이다. 이밖에 샤론 스톤, 안젤리나 졸리, 리처드 기어, 보노, 라이오널 리치 등 연예인들도 참석해 부채 탕감과 빈곤 축소 등을 촉구하기도 했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표현처럼 다보스포럼은 ‘세계 최대의 인맥구축 마라톤’이다. 명함을 몇통씩 갖고 온 참석자들은 더 많은 명함을 모아 돌아갈 만큼 많은 사람들을 만나 자유롭게 대화를 나눈다. ●다보스포럼이란 세계경제포럼(WEF:World Economic Forum)은 1981년부터 매년 1∼2월 스위스의 고급 휴양지인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다. 세계의 저명한 정치가, 기업인, 경제학자, 저널리스트 등이 모여 세계 경제, 정치, 외교 등의 현안을 놓고 토론하는 국제민간회의다.1971년 독일 출신의 하버드대 경영학 교수 클라우스 슈바프(Klaus Schwab)가 만들어 독립적 비영리재단 형태로 운영되고 있고 본부는 제네바에 있다. 배타적이라는 비판이 일자 2001년부터 비정부기구 인사를 초청하고 있다. 연차총회 외에도 지역별 회의와 산업별 회의도 열며 세계무역기구(WTO)나 선진국 정상회담(G8)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 워낙 거물들이 많이 참석하기 때문에 극비의 수뇌회담도 열리는 등 외교 살롱의 역할도 한다. 다보스 인구의 4분의 1에 가까운 참가자들이 뿌리는 돈이 무려 2500만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올해 논의된 문제들 올해 회의에서는 기후변화와 평등한 세계화, 글로벌 경제와 지배구조, 미국의 리더십, 대량살상무기, 세계무역 등 12개 주제를 중심으로 220개의 워크숍과 토론회가 열렸다. 특히 세계화의 결과로 심화되고 있는 국가간, 국가내 양극화 문제에 대한 대책이 중요한 이슈로 논의됐다.‘(초국적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이 주요 의제가 됐다.‘빈익빈부익부는 불가피한가.’란 주제로 세미나도 열렸다. 세계화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한 주제들이다. 워크숍과 토론회에서 중동 문제, 중국의 영향력 증대, 인종문제 등 다양한 이슈가 논의됐다. 블레어 총리는 기조연설에서 자신이 올해 의장을 맡는 선진 8개국(G8)회의와 하반기 의장이 되는 유럽연합(EU)에서 빈곤과 기후변화 대처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군사력만으로는 테러에 대처할 수 없다고 인정하고 미국과 세계는 상호 이해에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올해에는 China와 India의 합성어인 ‘친디아(Chindia)’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이번 회의에서도 경제대국으로 등장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에 주목했다. 슈바프는 “WEF가 중국과 인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새로운 지정학과 지경학(地經學)의 출발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반(反) 세계화와 다보스 비판론 다보스포럼이 주창하는 것은 세계화다. 이는 국가경제의 세계경제로의 통합을 뜻한다. 즉 상품, 서비스, 자본, 노동, 정보 등에 대한 인위적 장벽을 제거해 세계를 거대한 단일시장으로 통합하는 것이다. 세계화의 특징은 무역자유화, 금융의 세계화, 생산의 세계화다. 정보통신기술과 인프라의 발달로 세계화는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맥러한(M.McLuhan)과 피오레(Q.Fiore)가 1967년 ‘매체는 메시지’ 저서에서 예언한 지구촌(Global Village)이 현실화된 것이다. 세계화는 1993년 12월 우루과이 라운드 다자간무역협정이 체결되고 이어 1995년 1월 WTO 체제가 출범한 뒤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세계화는 부정적인 면도 많다. 긍정적 효과로서는 효율의 극대화, 자원배분의 합리화, 규모의 경제이익 초래 등을 들 수 있다. 부정적인 면은 일부 선진국의 패권적 지배, 대외의존도 심화, 비교열위 산업의 퇴출, 국가 및 계층간 소득의 양극화 등이다. 또 대량 실업, 생활수준의 하락, 기업의 합병 및 파산, 외국자본의 횡포, 국가주권의 위축, 문화적 충격, 기아·자살·이혼·폭력·매춘·범죄의 유발, 가정해체 등도 세계화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화에 대한 반대의 물결도 거세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의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인의 46%, 독일인의 40%가 세계화는 국민 경제에 나쁘다고 생각한다. 캐나다, 프랑스, 멕시코 등에서도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세계화를 비난하는 측은 자본가와 기업 엘리트들은 기업을 정부의 통제나 간섭에서 해방시키고 경제력과 소득을 일부 특정 부유층에 지속적으로 집중시키려 한다고 말한다. 또 세계화의 확대로 선진국과 신흥시장경제국은 모두 타격을 받고 있다고 한다. 신흥국들은 선진국들에 상품시장, 서비스시장, 자본시장을 잠식당하지만 선진국들은 산업의 동공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진행된 지난 20년 동안 모든 나라에서 경제 성장률이 둔화됐다고 주장한다. 영국 언론인 존 웍스는 세계화(Globalization)를 ‘세계적 거짓말’(Global-lies)이라고 불렀다. ●세계사회포럼(WSF) 다보스포럼에 대한 반발로 생겨난 것이 세계사회포럼(World Social Forum)이다. 다보스 포럼과 때를 같이 해 대서양 건너 브라질 남부의 항구도시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세계화에 반대하는 환경단체, 이코노미스트, 자유주의자, 노동운동가 등이 모여 열고 있다. “다른 세계가 가능하다”는 슬로건 아래 세계화에 대한 대안을 모색한다. 다섯번째인 올해 포럼의 주제는 ‘정의롭고 평등한 세계를 위한 인권과 존엄성’이었다.120여개국에서 7만 5000여명의 대표단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이 참가했다. 손성진기자 sonsj@seoul.co.kr
  • [사설] ‘주적’ 표현 삭제 논란거리 아니다

    국방부가 다음달 4일 발간할 국방백서에서 주적(主敵) 표현을 삭제키로 한 것과 관련해 정치권에서 찬반논란이 일고 있다. 열린우리당측은 늦었지만 잘한 일이라고 환영한 반면, 한나라당측은 북한이 대남적화전략을 포기하지 않는 한 시기상조라고 반대하고 있다. 어느 쪽의 주장이라고 해서 무시할 것은 아니나 안보환경의 변화라든가, 시대변화를 생각한다면 주적 표현은 사라질 때가 됐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더욱이 주적 표현을 ‘직접적이고 실체적인 군사위협’이라는 표현으로 대체한 것은 가능한 모든 위협에 대비한 포괄적인 개념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전향적이라고 볼 수 있다. 주적 표현을 놓고 정치권이 찬반 논란을 벌이는 것은 소모적이고 어른스럽지 못하다. 주적 표현이 없어졌다고 해서 우리가 북한의 위협에 굴복했다거나, 군의 대비태세가 흐트러질 것이라는 시각은 근시안적이다. 실제 ‘주적인 북한의’라는 표현은 ‘북한의 재래식 무기, 대량 살상무기, 군사력의 전방배치 등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위협’으로 바뀐다. 주적 개념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표현만 바뀌는 것이다. 북한뿐 아니라 어떤 국가든 대한민국을 침략하고 위협을 가한다면 이것이 바로 우리의 적이다. 북한만 주적으로 남겨두자는 주장은 다른 위협은 적이 아니라는 논리가 될 수도 있다. 주적 표현을 고수한다고 남북관계가 경색된다든가, 표현을 없앴다고 안보공백이 우려된다는 주장은 단견일뿐더러 정치적 논란거리도 못 된다. 군대를 보유한 어느 나라에도 주적개념은 없다. 단지 자기네 나라를 침략하는 상대를 적으로 간주할 뿐이다. 주적 표현을 직접적인 군사위협으로 대체하는 것은 변화하는 국제안보환경에 대처하는 포괄적이고 전향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 [환경·생명 지리산 ‘로드킬’] 도로는 야생동물의 ‘人工천적’

    [환경·생명 지리산 ‘로드킬’] 도로는 야생동물의 ‘人工천적’

    야생동물에 대한 ‘인간의 폭력’은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올가미와 덫 심지어 독극물까지 동원되는 밀렵이 대표적이다. 최근엔 반달가슴곰의 뱃속에 고무호스를 집어넣어 쓸개즙을 빼내는 비정한 사건도 발생했다. 로드킬은 이런 경우처럼 ‘의도된 폭력’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고의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야생동물의 삶과 생태계 단절을 고려하지 않은 채 길을 내는 데만 급급해온 인간의 무신경이 빚어낸 ‘예견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농경지 이동 등 10월이 피크 서울대 박종화 교수팀의 조사는 지리산 북·서·남쪽의 도로 4곳을 대상으로 내년 7월까지 진행된다.88고속도로(남원∼함양)와 19번 산업국도(남원∼구례),19번 강변국도(구례∼하동), 지리산 국립공원내 천은사∼성삼재 산악구간의 861번 지방도다. 지금까지 파악된 종(種)별 로드킬 실상은 이들 도로의 지형적 특성 및 계절적 요인 등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였다. 섬진강을 따라 놓여진 19번 강변국도의 경우 양서·파충류의 로드킬 밀도가 1㎞당 5마리에 달해 다른 도로(0.5∼3마리/㎞)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월별로는 10월이 피크였다. 한달동안 412마리로, 가장 적었던 12월(87마리)의 5배 가량이다. 최태영 선임연구원은 “포유류의 경우 짝짓기 철인 데다 주변 농경지의 추수가 진행되면서 평소보다 이동성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양서·파충류도 마찬가지인데,“기온이 떨어지면서 체온 유지를 위해 따뜻한 도로 위에 올라오거나 겨울잠에 들어가기 위해 집단적으로 서식지를 옮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먹이를 구하거나 살 곳을 찾는 등 일상의 활동이 늘 생존의 위협에 노출돼 있다는 얘기다. 특이한 현상은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의 참사. 전체 76마리 가운데 51마리(67%)가 88고속도로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최 선임연구원은 “총 14종의 법정보호종이 로드킬을 당했는데, 하늘다람쥐와 무산쇠족제비 등 9종류가 오직 88고속도로에서만 일어났다. 원인에 대한 실마리를 찾으려면 주변 환경과의 관계와 동물사체의 위 내용물에 대한 분석 등 조사를 더 진행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촘촘한 도로, 대책은 미흡 로드킬은 전국 방방곡곡의 도로에서 빈번하게 일어난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너구리·고라니 등 주요 포유류의 로드킬 숫자는 고속도로에서만 2002년 577마리,2003년 940마리에 이어 지난해엔 1∼9월까지만 1498마리로 해마다 증가 추세다. 나머지 국도와 지방도 등은 통계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한해동안 밀렵으로 살상된 야생동물이 ‘고작’ 957마리인 점을 감안한다면 도로는 어느덧 사람이 만든 최대의 ‘인공(人工) 천적’으로 부상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깔려있는 각종 도로의 총길이는 9만 7253㎞. 남한 면적(10만㎢)을 감안할 경우 1㎢당 1㎞의 도로가 놓여져 있다. 하지만 생태계의 고립화 및 야생동물 이동의 단절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지리산은 기존 도로의 확장공사가 이미 진행 중이고, 고속도로는 현재 전국 각지에서 13개 노선이 신설 예정 혹은 건설 중에 있다. 그럼에도 로드킬 방지 대책은 아직 미흡한 편이다.“경부선 등 8개 노선 고속도로에 생태통로가 14개 설치돼 있지만 13개 신설 노선에서는 48개로 대폭 늘릴 예정”(한국도로공사 환경관리팀 이정안 과장)이라고 한다. 고속도로 총연장이 3000㎞이므로 생태통로는 현재 200㎞마다 한개씩, 추가 설치되더라도 잘해야 100㎞마다 한개꼴로 예상된다.“친환경적 도로 건설에 더 많은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최태영 연구원)는 주장에 당연히 힘이 실릴 법하다. 개수도 중요하지만 생태통로를 건설할 때 선진국에서 시행하는 것처럼 도로의 지형적·구간별 특성과 주변 환경 등 요인이 고려돼야 한다는 지적도 높다. 대구지방환경청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생태통로가 ▲경관 중시에 따른 위치 부적절 ▲폭이 좁거나 입구가 외부로 노출돼 이동에 부적절하다는 등 생태통로로서의 기능을 살리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 최태영 서울대 환경硏 선임연구원 “조사를 시작할 땐 꿈이 원대했지요. 로드킬 실태조사 결과를 활용해 야생동물의 참사와 서식지 파괴를 줄이는 데 뭔가 도움이 되리라고 기대했는데….” 7개월째 지리산에 붙박여 지내온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 최태영 선임연구원은 날마다 벌어지는 처참한 광경에 몸서리를 쳐야 했다.“로드킬 방지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던 그의 포부는 점점 늘어가는 야생동물 사체의 숫자에 비례해 “거의 사라졌다.”고 한다. 속도와 효율, 개발의 상징인 도로의 파괴력에 질려버린 탓이다. “무지막지한 개발 바람을 막을 근본적 처방이 아니고선 (야생동물을 보전할)방법이 도저히 없는 것 같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최 선임연구원도 도로의 필요성을 부인하는 건 아니다.‘무차별적 건설’이 문제라는 것이다.“물류 등 국가경제에 불가피한 경우 도로를 놓아야겠지만 지금은 너무 막나간다.”고 꼬집었다.“관광철에 차량이 밀린다는 이유로 섬진강 강변도로를 4차로로 확장하려 하고, 휴게소가 적자일 정도로 통행량이 적은 데도 88고속도로를 굳이 확장하려는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걱정도 커졌다. 지금도 지리산이 도로로 포위돼 있는데, 확장공사 등으로 인해 “백두대간 줄기로부터 지리산이 고립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로드킬도 문제지만 야생동물의 이동이 제한되면서 먹이사슬 파괴 등 지리산 생태계 교란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북한은 주적’ 국방백서서 삭제

    국방백서에서 ‘주적(主敵)’이란 용어가 10년 만에 삭제된다.‘적’이란 표현은 장병 정신교육 교재 등에만 남게 된다. 국방부가 28일 각 언론사 논설위원과 해설위원들에게 배포한 국방정책 설명회 자료에 따르면 앞으로 ‘주적’표현은 대내·외로 구분해 사용된다. 특히 1995년 발간한 국방백서에서 처음 사용된 ‘주적인 북한의‘란 문구는 삭제하기로 했다. 대신 ‘북한의 재래식무기와 대량살상무기, 군사력의 전방배치 등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는‘이란 문구로 바뀐다. 국방부는 그러나 장병 정신교육 교재 등 대내적인 문건에는 기존의 ‘적’ 표현을 그대로 두기로 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이춘규특파원 도쿄이야기] NHK회장 퇴임 이튿날 고문 취임 ‘논란’

    일본 NHK는 영국 BBC와 함께 특정 정파에 치우치지 않는 보도와 품격있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등을 이유로 국내외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단연 세계 공영방송의 모범사례로 두 방송 배우기가 열풍인 시대도 있었다. 그런 두 방송이 잇달아 홍역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대응 방식은 천양지차다. BBC는 지난해 초 이라크전의 대량살상무기 관련 보도 문제로 영국 정부와 갈등을 빚으며 4개 사로 분사안이 제기되는 등 홍역을 치렀다. 이후 3년간 직원의 10%인 3000명을 줄이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하는 등 신뢰회복 조치가 발빠르게 진행중이다. NHK는 BBC의 대응과 대비된다. 직원들의 제작비 횡령과 수신료 착복 등 비리가 지난해 여름 이후 터져나오고, 최근엔 위안부 프로그램에 대한 자민당의 외압 의혹이 불거지면서 올봄 40만∼50만건의 시청료 거부가 예상되는데도 위기의식이 미약하다는 평이다. 오히려 불씨를 키워가는 기류다.NHK ‘왕당파’의 상징으로 25일 중도하차했던 에비사와 가쓰지(70) 전 회장이 퇴임 하루 만인 26일 고문으로 복귀했다. 중도퇴임한 회장이 임기 2년의 고문으로 취임한 것은 이례적이다. 더욱이 NHK의 최고의사결정기관인 경영위원회가 신임 하시모토 회장에 대해 인사 쇄신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같은 일이 발생, 일부 경영위원이 27일 “절대 승복할 수 없다.”며 반발하는 등 심상치 않다. 이에 따라 하시모토 회장이 내부승진한 것이 “자민당과 유착,‘정언일체’의 상징인 에비사와 전 회장이 인사·경영면에서 원격조종하기 위한 포석이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NHK 개혁은 이런 상태로는 물건너간 것”이라는 극단적인 평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체질변화 의지도 의심받고 있다.2005년도 예산안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예산을 전년대비 감축했다고 하지만 “생색내기”라는 비판이 강하다. 조직비대화 해소를 위한 노력이 미약하다는 평이 나오는 가운데 에비사와 전 회장의 ‘수렴청정 체제’ 논란은 앞으로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한국 공영방송 KBS도 방송법 개정 움직임에 따른 ‘공영성 논란’이 진행 중이어서 NHK의 추후 개혁 행보는 더욱 시선을 끌고 있다. taein@seoul.co.kr
  • [국제플러스] 이라크침공 입안 파이스 사의

    |워싱턴 연합|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입안했던 더글러스 파이스(51)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이 올 여름 사임하겠다고 26일 밝혔다. 파이스 차관은 이날 회견에서 “가족에 더 헌신할 때라고 여겨 사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후세인 정권이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했고 알 카에다와 연관됐다는 침공의 명분이 허위로 드러난 데에 책임을 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4년간 주한미군 철수 등 해외주둔 미군의 재배치와 미국의 핵무기 정책 등 국방부의 주요 정책 입안을 주도했다.1981∼82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중동전문가로 일했으며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인 리처드 펄 전 국방부 차관보의 특별자문역을 지냈다.
  • “라이스는 거짓말쟁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상원의 민주당 의원들이 25일(현지시간)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지명자를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이며 인준 반대의사를 밝혔다.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인준 표결을 하루 앞두고 열린 전체회의에서 이라크 침공 결정을 내린 조지 부시 대통령과 이 결정에 관여한 라이스 지명자를 맹렬히 비난하며 인준에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라이스 지명자는 26일로 예정된 인준 투표에서 무난히 인준될 것으로 보인다. 에드워드 케네디(매사추세츠) 의원은 라이스 지명자가 부시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으로서 의회에 전쟁을 위한 ‘거짓된 이유’를 제공했다고 비난했다. 케네디 의원은 라이스가 거짓 이유를 제공하지 않았다면 “역사의 길을 바꿀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네디 의원은 또 “라이스 박사의 인생이 감동적이고 자격을 갖추고 있으며 외교정책에 광범위한 경험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그러나 이라크에서 곤경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국무장관으로 승진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마크 데이턴(미네소타) 의원은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보유에 대해 의회와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비난했다. 칼 레빈(미시간) 의원은 이라크가 아프리카에서 핵무기 프로그램을 위한 우라늄을 구입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정보에 대한 중앙정보국(CIA)의 회의적인 입장을 라이스가 숨겼다고 비난했고, 에반 베이(인디애나) 의원은 “이라크전에 책임있는 사람들이 실수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당의 조지프 리버맨(코네티컷)·켄 살라자(콜로라도) 의원은 “라이스 박사가 인선 기준을 충분히 충족시킨다.”면서 인준 찬성 의사를 밝혔다. 공화당 의원들은 라이스 지명자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dawn@seoul.co.kr
  • [시론] 한국과 미국의 ‘북핵 방정식’/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한국과 미국의 ‘북핵 방정식’/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전쟁과 평화의 문제는 정치학에서 매우 중요한 연구주제의 하나다. 일부 학자들은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국가 사이에 어떤 공통된 특징이 있는지 구명하려고 시도한다. 이러한 노력 중의 하나가 ‘민주적 평화론(democratic peace)’이다. 이에 따르면 민주주의 국가간에는 전쟁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즉, 전쟁이 발생하는 것은 비(非)민주주의 국가 때문이므로 세계의 모든 국가가 정치적 민주주의를 확보한다면 세계평화는 자연스럽게 이룩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취임사는 민주적 평화론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일방주의적이라고 비판받아 왔던 부시의 대외정책에 민주주의 확산이라는 명분이 얹어지고 이론적 뒷받침이 이뤄진 셈이다. 취임사에서 부시 대통령은 세계 평화의 희망은 전 세계적 자유의 확산에 있고 세계의 폭정을 종식시키기 위해 민주주의 운동과 제도의 성장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부시 대통령은 세계에 민주주의를 확산시키는 것이 미국이 부여받은 사명이자 기본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외교적 해결방식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지만 필요하면 군사력을 통한 문제해결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폭정을 종식시키고 민주주의의 실현을 시도할 대상 국가를 구체적으로 거론하진 않았다. 하지만 라이스 국무장관 지명자가 의회의 인준 청문회에서 언급한 나라들이 우선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폭정의 전초기지’로 지목된 북한, 미얀마, 이란, 쿠바, 벨로루시 그리고 짐바브웨 등 6개국이다. 특히 핵개발 문제와 관련있고 ‘악의 축’으로 이미 ‘지정’되었던 북한과 이란이 주목받고 있다. 부시의 연설에 대해 해당 국가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이란은 미국의 어떤 위협에도 대응할 것이라고 했고 북한도 폭정의 전초기지는 미국이 만들어낸 새로운 주적개념이고 부시는 마치 세계제국의 황제인 듯 행동한다고 비난했다. 사실 부시 대통령의 취임사는 미국 내외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지극히 이상적이며 고상하지만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쉽지 않고 상당히 위험한 사명이라는 것이다. 더불어 미국의 필요에 따라 독재국가도 지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국가에 지나치게 이중 잣대를 들이댄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국익 앞에 철저히 냉엄한 것이 오늘날 국제관계의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국가적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북핵 문제 해결과 동북아 지역안정을 위해 우리는 주변국, 특히 미국과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해 11월 양국정상회담을 통해 북핵문제를 6자회담의 틀 내에서 평화적이고 외교적으로 해결한다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이러한 합의는 다분히 원칙적 합의라고 할 수 있다. 북핵문제에 대한 양국의 기본입장이 근본적으로 달라서다. 미국은 북핵문제를 반(反)테러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차원에서 보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북한과 북핵문제는 단순히 안보차원의 사안이 아니다. 같은 민족의 분단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의 북핵문제에 대한 접근이 1차 방정식이라면 우리에겐 2차 방정식이다. 그만큼 어렵고 복잡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의 조율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의 취임사는 집권 3년차에 들어선 노무현 정부에 무엇보다도 통합과 조정의 리더십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노상’ 박수근作 최고가 경신할까

    ‘노상’ 박수근作 최고가 경신할까

    (주)서울옥션이 26일 오후 5시 평창동 서울옥션하우스에서 제93회 근현대 및 고미술품 경매를 실시한다. 근ㆍ현대미술품과 고미술품 130여 점이 나온 이번 경매에서 특히 관심을 모으는 작품은 박수근의 ‘노상’.1962년에 그린 이 작품의 추정가는 4억5000만∼5억원으로 박수근 작품의 국내 최고 경매가 기록을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존 박수근 작품의 경매 최고가는 ‘아이 업은 소녀’로 2002년 경매에서 5억500만원에 낙찰됐다. 고미술품으론 한국불교문화 전성기인 통일신라시대 금동보살상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금동여래입상’과 큰 벼슬을 지낸 인물들의 일생의 단면을 그린 ‘평생도’ 등이 출품됐다. 이번 경매에는 1951년 미공보원 미술과에서 열린 이준·박성규 2인전 방명록도 나와 눈길을 끈다. 이중섭의 미공개작과 월북시인 김용호의 즉흥시 6점이 실린 이 방명록은 1950년대 예술인들의 교류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로 꼽힌다.(02)395-0331.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CIA·KGB 실패담 4부작

    디스커버리채널은 24일부터 새달 14일까지 매주 월요일 밤 12시에 정보기관 CIA와 KGB 등의 실패담을 다룬 4부작 다큐멘터리 ‘정보는 왜 틀리는가’를 방영한다.1부 ‘기쁘게 하기 위한 정보’에서는 CIA와 서유럽의 정보기관들이 이라크에 대량 살상무기가 없다는 것을 파악하지 못했던 이유를 살핀다.CIA가 9·11 테러의 단서를 놓친 이유는 2부 ‘기습공격’에서 짚어본다.
  • 안에선 ‘댄스’ 밖에선 ‘반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20일(현지시간) 열린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2기 취임식은 지지자들의 축하와 반대자들의 시위가 극명하게 엇갈린 행사였다. ●‘나’ 대신 ‘우리’ 일체감 강조 부시 대통령은 낮 12시 정각(한국시간 21일 새벽 2시)에 의사당 앞에 마련된 취임식장에서 윌리엄 렌퀴스트 대법원장에게 취임 서약을 했다. 올해 80세인 렌퀴스트 대법원장은 암투병 중임에도 불구하고 꼿꼿한 자세로 선서를 받는 임무를 다했다. 부시 대통령은 연설에서 나(I) 대신 우리(We)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했다. 이는 최근 미국 언론이 부시에 반대하는 국민과 국제사회를 의식해 우리라는 표현으로 일체감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연설을 마친 부시 대통령은 딕 체니 부통령과 함께 의회 안으로 옮겨 의회 지도자들과 오찬을 함께한 뒤 의장대를 사열하고 전용 리무진에 탑승, 백악관까지 약 2.7 마일 구간에서 2시간여 퍼레이드를 벌였다. 이어 부시 대통령은 저녁 7시부터 21일 새벽 1시까지 워싱턴 컨벤션센터, 유니언 스테이션 등 9곳에서 열리는 무도회에 모두 참석, 잠깐씩 얼굴을 내밀고 로라 여사와 함께 춤을 추는 모습을 선보였다. ●연단 바로 앞에서 야유 부시 대통령이 취임사를 하던 도중 식장 곳곳에서 반 부시 구호가 터져나왔다. 특히 기자들이 주로 앉아있던 연단 앞 7번 섹션에서 한 청년이 부시가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큰 야유를 보내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이 과정에서 다른 참석자들이 함께 야유를 보내거나 ‘USA’ 등을 외쳐 부시 대통령의 취임사는 소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끝났다. 이날 워싱턴 시내에서는 하루종일 반 부시 시위가 이어졌다. 일부 시위대는 성조기를 불태웠으며 ‘부시는 전범’ ‘역대 최악의 대통령’이라는 피켓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반면 부시 지지자들은 이에 맞서 ‘4년 더’라는 구호를 외쳤다.9·11 테러의 여파로 경찰과 군인 등 1만여명이 동원된 사상 유례없는 철통 보안속에 열린 이번 취임 행사에는 당초 예상했던 50만명보다 훨씬 적은 10만여명이 취임식과 퍼레이드를 지켜보는 데 그쳤다. ●부시 일가의 세번째 취임식 부시 대통령 일가는 아버지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취임식까지 포함해 모두 3차례에 걸쳐 대통령 취임식을 치르는 기록을 세웠다. 취임식에는 아버지인 부시 전 대통령과 도로, 닐, 마빈, 젭 등 형제가 모두 참석했다. 또 젭의 아들로 정치적 야망이 큰 것으로 알려진 조지 P 부시도 눈에 띄었다. 취임식 참석자들은 젭 부시와 그의 아들 가운데 누가 대선에 나올 것인가를 놓고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취임식에는 지난해 대선에서 부시 대통령과 경쟁했던 민주당의 존 케리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도 하객으로 참석했다. ●1기 때와 이슈는 같지만 상황은 변해 부시 대통령의 2기 취임사를 4년 전의 첫 취임사와 비교해보면 거론한 이슈들은 대체로 비슷한 편이다. 그러나 시대적 상황이 변했기 때문에 취임사의 중요성도 달라졌다. 부시 대통령은 1기 취임사에서도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대량살상무기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또 교육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했으며 감세와 사회보장 개편도 제안했다. 그러나 2001년 미국 역사상 최고의 호황이었던 당시에는 그같은 연설에 크게 주목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저 밋밋한 취임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9·11이후 부시 정부의 대외정책이 테러와의 전쟁에 초점을 맞추게 됨에 따라 2기 취임사에는 국제사회가 큰 관심을 보였다.2기 취임사의 가장 큰 특징은 9·11로 촉발된 테러와의 전쟁을 자유의 확산으로 개념화한 것이다. ●LG전자 PDP TV 생중계 취임 행사는 LG전자의 PDP TV가 공식 중계TV로 선정돼 운집한 축하객들에게 행사 화면을 생중계해 눈길을 끌었다. 의사당 광장 주변에는 50∼60인치급 PDP TV 20여대가 VIP석 등 곳곳에 배치돼 먼 곳에서 단상을 잘 볼 수 없는 시민들에게 취임선서 등 주요 장면을 현장 중계했다. 이어 열린 VIP 리셉션과 축하연회장 등 주요 행사장에도 대형 PDP TV가 배치돼 주요 인사들의 움직임 등 현장 화면을 참석자들에게 전달했다. dawn@seoul.co.kr
  • [월드 이슈-총선 D-9 이라크 미래는] ‘반쪽선거’ 시비땐 내전 치달을듯

    [월드 이슈-총선 D-9 이라크 미래는] ‘반쪽선거’ 시비땐 내전 치달을듯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때 내세운 이유는 테러 위협이었다. 사담 후세인 정권이 대량살상무기를 가졌고 테러세력과 연계됐다고 했다. 후세인 정권을 제거하면 국제사회는 더 안전해지고 선거를 통해 중동에 ‘민주주의의 꽃’을 피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오는 30일 이라크에선 총선이 치러진다. 그렇다면 미국의 시나리오는 과연 성공하고 있는 것일까. 최근 미 국가정보위원회(NIC)는 테러리즘이 줄어들기보다는 과거 아프가니스탄처럼 미군 치하의 이라크가 테러리스트를 양성하는 ‘훈련소’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거는 내전으로 가는 길? NIC는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뒤 오사마 빈 라덴과 연계된 이슬람 무장세력들이 이라크 민족주의자들과 새로운 관계를 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라크 인구의 20%로 후세인 정권을 뒷받침했던 수니파들이다. 수니파는 인구 60%를 차지하고 있는 시아파에 승산이 없다고 판단, 선거를 보이콧했다. 시아파는 미국의 지원에다 이라크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이란의 도움도 받고 있다. 백악관도 이번 선거가 불완전하게 치러질 것임을 시인한 상태다.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무부 정보국도 선거 이후 폭력사태가 더 확산되고 시아파와 수니파간의 ‘내전’으로까지 치달을 수 있다고 평가한 것으로 미 일간 ‘나이트라이더’가 19일 보도했다. 특히 부시 행정부가 주창한 이라크와 테러세력의 연계가 이라크 침공 이전이 아니라 그 이후에 형성된 점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美 일방적 짜맞추기로 기형적 선거 초래 이번 총선은 이라크 현지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부시 행정부의 일방적인 ‘짜맞추기’ 결과다. 유권자를 파악할 인구조사를 실시하거나 선거구역을 정할 시간조차 없었다. 그러다보니 이라크 전역을 단일 선거구로 하는 ‘기형적 선거’형태를 초래했다. 이는 지역기반이 약한 해외 망명세력이 의도한 바이기도 하다. 반면 소수인 수니파나 지역에서만 알려진 인사들은 당선될 가능성이 적어졌다. 저항세력이 통제하는 3∼4개 주에서는 아예 투표 자체가 봉쇄돼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수니파가 10% 이상 득표하기란 힘들고 이를 계기로 수니파와 시아파의 반목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시아파 망명세력들을 지지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수니파의 득표율이 5∼6%에 그치는 점을 가장 우려하는 것은 아이로니컬하다. 유엔과 미국 관리들은 선거 이후 정통성 시비가 최대 관건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선거 후유증을 예상,275석의 제헌 의회와 새로 수립될 정부 각료에 수니파의 몫을 배정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선거를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라크 임시정부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총선 연기는 시아파의 반발을 부르고 저항 세력에는 자칫 미국의 패배로 비춰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민주정부 수립까지는 가시밭길 제헌의회는 8월15일까지 헌법을 제정하고 12월15일 이전에 총선을 다시 실시한다. 하지만 선거의 정통성 시비가 불거지고 저항세력의 공격이 거세지면 제헌 과정 역시 순조로울 것 같지 않다. 중동지역의 왕정국가들도 선거로 수립되는 이라크 정부를 탐탁지 않게 여긴다. 이들은 ‘선거의 도미노’를 우려해 경계심을 강화하고 그 결과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수에다 초점을 맞춘 외교력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들도 집권이 예상되는 통일이라크연맹(UIA)이 정통성 확보와 지지기반 확충을 위해 미군의 철수 일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렇다고 미군이 군사작전의 전권을 이라크에 넘길 것 같지는 않다. 결국 종파간 갈등에다 폭력사태의 악순환, 이란 등 주변국과의 미묘한 외교적 관계 등으로 미국이 바라는 민주정부 수립은 원점에서만 맴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씨줄날줄] ‘폭정의 전초기지’/이목희 논설위원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지명자가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북한 등을 ‘폭정의 전초기지(Outposts of Tyranny)’라고 지칭해 파문이 일고 있다. 자칫 상황을 오도할 수 있는, 함축성을 지닌 말이다. 전초기지(前哨基地)는 원래 침략군이 남의 나라를 공격하기에 유리한 최전방에 설치한 군사기지를 일컫는다. 옛 냉전시절 소련의 영향력 아래 있는 쿠바는 미국의 눈으로는 ‘적군의 전초기지’였다. 그러나 고립무원의 처지에 빠져들고 있는 북한을 폭정(暴政)을 전파하는 전초기지라고 칭하는 것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 함께 전초기지로 분류된 나라의 면면도 북한과 비슷하다. 쿠바, 미얀마, 이란, 벨로루시, 짐바브웨는 폭정이 무너질까 스스로 문 열기를 두려워하는 약체국가들일 뿐이다. 세계역사에서 절대강국이 유지되려면 외부로부터 긴장이 필요했다. 알렉산더제국, 로마제국 등 더이상 적이 없었던 체제는 무너져갔다. 대외적 주적(主敵)을 만드는 것이 체제결속에 도움이 됐다. 소련 해체 이후 미국을 일대일로 견제할 나라는 사실상 없다. 중국 정도가 거론되지만 시일이 필요하다. 부시 대통령이 북한, 이라크, 이란 등 3개국을 ‘악의 축(Axis of Evil)’으로 규정한 것이나, 라이스가 ‘폭정의 전초기지’를 언급한 것은 가상적을 만드는 고전적인 외교기법으로 풀이할 수 있다. 라이스는 폭정의 기준을 나탄 샤란스키의 저서 ‘민주주의론(The Case for Democracy)’에서 찾았다. 물리적인 공포없이 마을 광장 한복판에서 자신의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없다면 그곳은 ‘공포사회’라는 것이다. 이른바 ‘마을광장(Town Square) 시험론’이다. 미국이 모든 국가를 민주화시키면 전쟁이 없어진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북한 등의 인권은 어떤 기준으로도 열악하다. 폭정국가로 불릴 만하다. 그렇다 해도 세계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과대포장하거나, 몇몇 국가의 민주화로 전쟁이 사라진다는 가설은 문제가 있다.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를 못 찾아내 곤욕을 치르고 있는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폭정 해소의 방법으로 궁지에 모는 것과 당근으로 개방을 유도하는 것 중 무엇이 나은지 숙고해야 한다. 화려하게 출범하는 2기 부시 행정부가 더 융통성을 발휘하기를 기대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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