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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11테러 5주기 끝나지 않은 악몽] (2) 미 일방주의·이슬람 충돌

    [9·11테러 5주기 끝나지 않은 악몽] (2) 미 일방주의·이슬람 충돌

    정치적 의미의 21세기는 2001년 9월11일 뉴욕 맨해튼을 뒤흔든 거대한 붕괴의 파열음과 함께 시작됐다. ‘정치적 20세기’의 개막을 알린 1914년 6월28일 사라예보의 총성과는 규모와 파괴력 면에서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것이었다. 이후의 세계사는 ‘근대’라는 시행착오기를 거치며 합의된 국제적 게임룰을 하나하나 무력화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됐다. 생존을 위해서는 세계가 ‘보이지 않는 손’이 아닌 ‘보이는 주먹’에 의해 지배되며,‘강자의 이익이 곧 정의’라는 암흑기의 윤리를 신속히 체득해야 했다. ●강화되는 독선, 깊어가는 고립 이 ‘멋진 신세계’의 키잡이는 앞선 세기의 패권국 미국이었다. 하지만 이 나라는 점점 근대 국가의 면모를 잃고 중세의 신정국가로 퇴행하는 듯했다.‘악의 축’,‘자유는 신이 준 선물’ 등 최고 지도자의 말은 온통 종교적 수사로 가득했다. 그의 발언 중에는 “미국이 벌일 21세기의 첫 전쟁은 십자군 전쟁”이란 말도 있었다. ‘타협의 공학’인 정치가 종교적 도그마로 오염될 때 독선과 독주는 피할 수 없는 법. 결과는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정치 무대에 고스란히 투영됐다. 이른바 ‘부시 독트린’이라고 불리는 일방주의 외교로, 그 결정판은 2003년 3월 유엔 결의 없이 결행된 미·영 연합군의 이라크 침공이었다. 이라크는 앞서 군사작전의 대상이 된 아프가니스탄과 달리 9·11테러나 알카에다와는 무관한 나라였던 까닭에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기란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안보리의 대(對)이라크 결의안 마련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 프랑스·독일과 틈이 벌어졌다. 이후 이라크 침공의 명분이 된 사담 후세인의 대량살상무기 정보가 거짓으로 판명되면서 이슬람세계는 물론 서방과 세계 여론마저 등을 돌렸다. 미국의 고립은 깊어갔다. ●“성전 참여는 무슬림의 의무” 서방이 부시의 일방주의에 속수무책으로 휘둘리는 동안 인구 11억의 이슬람 세계에선 단일 이슬람국가 건설을 표방하며 이교도와의 대결을 고무하는 극단주의 이념이 세력을 키웠다. 이들의 주장은 “전 세계에 걸쳐 이슬람이 이교도들의 공격을 받고 있으며, 따라서 모든 무슬림은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지하드(성전·聖戰)에 참여할 의무가 있다.”는 것.‘지하디즘’으로 불리는 이 극단 논리는 서구식 민주주의에 대한 무슬림들의 실망이 커지는 속도에 비례해 빠르게 확산됐다. 결정적 계기는 대테러 전쟁과 이라크 점령 정책에서 불거졌다. 관타나모와 아부그라이브에서 터진 포로학대 스캔들은 ‘자유와 인권의 사도’로서 미국의 이미지를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서방 언론들은 “미국이 테러 캠프 지원자를 늘려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하디즘의 영향력은 올해 초 서방언론의 마호메트 만평 게재로 촉발된 세계적 폭력사태를 통해서도 표출됐다.‘이슬람이 공격받는다.’는 논리가 호소력을 발휘하면서 온건 세속주의가 대세인 동남아 이슬람 국가에서도 서방 기업체에 대한 약탈과 방화 등 극단적 폭력이 잇따랐다. 그 사이 테러와의 전쟁을 통해 축출된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은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세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이라크에서는 미군과 이라크 보안군을 겨냥한 반군 활동이 종파간 내전으로 번지면서 하루 평균 120명이 희생되고 있다. ●십자군과 지하드의 역설적 공존 지난 7월17일자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카우보이 외교의 종언’이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힘을 앞세운 부시의 ‘카우보이 외교’가 겸손하고 전통적 방식의 외교로 대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3년간의 혼란스러운 이라크 사태가 미국 혼자 세계를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변신의 약효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강경노선으로 선회하려는 조짐도 감지된다. 최근 부시 행정부와 공화당 인사들이 잇따라 이슬람에 대한 강경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나,‘이슬람 파시스트와의 전쟁’을 강조한 부시 대통령의 연설 등이 일례다. 일각에선 미국식 일방주의와 이슬람 급진주의가 사실상 한 배를 타고 있다고 꼬집는다. 자신의 존재 근거를 상대방과의 대결에서 찾는 ‘적대적 공생’이 양자 관계의 본질이란 얘기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北 미사일판로 이미 막혔다”

    “북한 미사일 구매 시장은 말라가고 있다.” 미국의 대북 미사일 판매 단속 강화와 미국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의 강화로 북한 미사일 판매 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는 미 전문가들의 주장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점증되고 있는 대북 금융제재와 무기거래 금지 촉구 등 압박 분위기와 맞물린 탓이다. 미국 윌리엄 앤드 메리 대학의 부학장인 미첼 리스 전 미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3일 “미국의 노력으로 북한의 미사일 수출 사업이 차질을 빚게 됐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 비확산연구센터(CNS)의 대니얼 핑크스턴 동아시아 국장은 “구매자들이 말라가고 있다.”고 말했다.북한 미사일 판매가 이란과 파키스탄, 이라크, 이집트 등 중동지역을 주요 시장으로 하고 있고, 이 나라 중 대부분은 미국의 원조를 받고 있는 수혜국이어서, 미 행정부의 강력한 경고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AFP는 미 행정부 자료를 인용, 북한이 2001년 한 해 미사일 판매로 5억 60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비확산 문제에 정통한 국내의 전문가는 “북한의 미사일 수출은 타격을 받은 지 오래이고, 시장도 말라버렸다.”고 했다. 지난 1995년 북·미간 미사일 발사 유예 협상을 시작한 이래 국제사회의 대북 감시와 중동문제의 부각으로 인해 북한 미사일 판매 시장은 계속 축소돼 왔다는 것이다. 물론 북한은 1980년대부터 이란 등 중동국가들과의 협력 속에 미사일을 개발·생산·판매해 왔고 1000기의 미사일을 보유, 제3세계 국가 중 가장 큰 탄도미사일 전력 보유국이라고 알려져 있다.미사일 발사로 벌어들이는 달러 역시 북한 경제에선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10년전 북·미 협상 당시 추산액을 기준으로 보면, 연간 1억∼1억 5000만 달러를 넘지 않을 것으로 추산된다. 북한은 PSI 등으로 미국의 단속이 강화되자, 추적이 어려운 미사일 부품, 기술, 장비 등을 항공편으로 수출해 왔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지난해 6월 이란의 수송기가 북한에서 미사일 부품을 싣고 가려 했으나 중국의 영공통과 불허로 결국 빈 비행기로 돌아갔다. 중국측 조치는 정보를 입수한 미국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미국은 지난 7월 유엔결의안 채택 이후 검토해온 2000년 유예조치 복원 조치와 추가 대북 제재방안을 조만간 발표하고, 유엔 회원국들에 결의안 이행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북한의 미사일 판매를 통한 소득은 그야말로 씨가 마를 전망이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9·11 음모론’ 은 양치기 소년 효과?

    ‘9·11 음모론’ 은 양치기 소년 효과?

    정보가 독점된 폐쇄사회도 아닌 자유롭고 투명한 미국 사회, 그것도 디지털이 지배하는 21세기의 첨단 정보환경에서 음모론은 왜 창궐하는가. 시사 주간지 타임 최신호가 9·11 5주기 특집을 통해 음모론 확산의 정치·사회적 배경을 짚고 나섰다.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9·11 음모론의 핵심은 9·11이 알카에다의 소행이 아니라 정치적 기반을 강화하고 중동 침공의 구실을 찾기 위한 조지 부시 행정부의 기획이라는 것. 이같은 음모론은 주류 언론의 외면과 부시 정부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을 매개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1차 원인은 부시 정부 ‘신뢰위기’ 음모론 확산의 1차적 원인 제공자는 부시 정부라는 게 일치된 견해다. 음모론은 5년전부터 제기됐지만 신봉자가 늘어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지난달 미 여론조사기관 스크립스 하워드가 1010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36%가 음모론에 대해 ‘개연성이 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부시 정부가 겪고 있는 ‘신뢰의 위기’와 연결짓는다. 이라크 침공의 구실이 된 후세인의 대량살상무기(WMD) 정보가 조작으로 판명난 상황에서 9·11 발표 역시 허구가 아니라고 누가 장담하겠느냐는 것이다. ●반권위적이고 상식에 호소 음모론이 갖는 고유의 매력도 있다.9·11 음모론에 기름을 부은 동영상 ‘루스 체인지’는 지극히 상식적인 의문에서 출발한다.19명이나 되는 납치범들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국 공항의 보안검색을 통과한 뒤 여객기에 탑승, 세계에서 방공망이 가장 잘 갖춰졌다는 미국 대도시 상공에서 어떤 군사적 방해도 없이 2시간 안에 4대의 비행기를 계획대로 추락시킨다는 것이 과연 가능하냐는 것이다. 타임은 음모론이 ‘정부의 공식 해명과 전문가 진술은 잊고 오직 당신의 두 눈과 두뇌를 믿으라.’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반권위적인 호소에 기반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앞뒤가 완벽한 사건은 없다 너무나 명백해서 어떤 모호함도 찾을 수 없는 사건이란 세상에 없으며, 거대한 사건의 배후에는 그에 걸맞은 규모의 원인이 존재한다고 믿는 것이 인간 본성이라는 것이다. 실제 9·11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당혹스러울 만큼 극적 세련됨을 결여하고 있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작은 원인들이 거대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사회는 삶에 대한 예측불가능성을 증폭시킴으로써 사람들을 불안에 빠뜨린다. 결국 9·11처럼 거대한 재난에 대한 해석은 배후의 거대한 음모를 필연적으로 요청한다는 얘기다. ●음모론은 미국적 애도방식? 음모론이 9·11처럼 거대한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남긴 사건에 대한 미국적 애도방식이란 견해도 있다. 거대한 상실의 고통과 함께 과거가 이해할 수 없는 상태로 남아 있는 한 미국인들은 슬픔과 공포를 덜기 위해 존 F 케네디의 죽음에서처럼 음모론에 의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타임은 심지어 “루스 체인지를 시청하는 동안 사람들은 독립적이고 관행을 거부하며, 반권위주의적인 미국식 전통에 참여하는 듯한 느낌마저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MD요격실험 18개월만에 성공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이 지난 1일 탄도 미사일방어망(MD) 실험에서 북한 대포동 2호 미사일과 유사한 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요격, 격추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은 이날 오후 1시39분 알래스카 코디악섬에서 표적 미사일을 발사한 뒤 7분만인 1시46분 태평양 상공에서 이를 격추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미 미사일방어국(MDA)은 이번 8500만달러짜리 실험에서 표적 미사일로 북한 대포동 2호 미사일의 크기와 속도를 가진 미사일을 사용키로 했다고 발표함으로써 시선을 끌었었다. 이번 실험 성공은 18개월만의 실험 성공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미국은 앞서 2004년 말과 2005년 2월에도 MD실험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특히 지난해 5월 실험에선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요격미사일이 사일로에서 발사조차되지 않아 1000억달러에 육박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MD사업 지속 추진에 대해 적잖은 반대여론에 부딪혔었다. 이번 성공으로 미국은 MD시스템에 대해 한층 자신감을 갖게 됐을 것이라는 평가다. 또 이번 실험에선 모의 미사일을 발사한 뒤 이를 요격하는 ‘실제와 같은 실험’을 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로써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해 상당 정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을 대내외, 특히 북한에 대해 ‘시위’하는 성과를 얻게 됐다.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이번 MD실험 성공에 대해 앞으로 탄도미사일을 이용해 대량살상무기(WMD)로 미 본토를 공격하려는 기도를 막아내는 ‘국가적 방패’를 구축하는 데 중대한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이 목표물을 북한 대포동 미사일이라고 명확히 적시해 실험에 나섬으로써 북한의 반발 등으로 인해 동북아 정세는 계속 예측불허의 상황에 빠지게 됐다.dawn@seoul.co.kr
  • 美압박 ‘눈덩이’ 기로에 선 북한

    미국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강도를 더해 온 북한에 대한 전방위 포괄 압박이 가시적 ‘성과(?)’를 내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 7월 미사일 발사와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나온 이후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등 북한의 전통 우방국들조차 미국의 금융거래 제한 조치에 동참하면서 북한의 숨통을 죄고 있다. 북한을 막다른 길로 몰아가서는 안된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과 대량살상무기(WMD)차단 및 자위 차원의 법집행이라는 미국의 입장은 철학적으로 갈등·마찰 소지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올 가을 한반도 상황의 중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미,“북한 완전 고립됐다.” 스튜어트 레비 미 재부부 차관은 지난 28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재정적으로 완전히 고립상태에 빠져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베트남 싱가포르 홍콩 몽골 등이 미국에 협조하는 상황을 묘사한 것이다. 미국의 노력은 내달 4∼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아태경제협력체(APEC)재무장관 회의에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클 머린 베트남 주재 미국 대사는 29일 “금융망의 테러 목적이나 WMD확산목적 악용을 우려한다.”면서 헨리 폴슨 미 재무 장관이 APEC회의에 참석, 이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같은 조치들이 북한의 북핵 포기 결단을 유도하는 압박인 동시에, 지난해 말 유엔에서의 인권 결의안 채택 및 탈북자 미국행 수용 등의 정책을 통해 북한의 체제 자체 전환을 꾀하는 ‘전환 외교’차원의 행보로 보고 있다.●6자 회담 살아 있나? 북핵문제의 유일한 외교적 해법틀이란 점에서 6자회담은 여전히 생명력을 갖고 있다. 한국과 중국이 불씨를 살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있고, 북한 역시 지난 26일 성명에서 미국의 금융제재를 비난하면서도 6자회담의 유용성을 인정하는 분위기를 풍겼다. 문제는 금융제재와 관련, 북·미 양측이 한치의 양보도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9·19 공동성명 채택 이후 북한의 핵폐기 의지 자체를 의심하고 있는 미국은 중국도 협조하고 있는 카드, 즉 북한을 효과적으로 비틀 수 있는 금융압박을 손에서 놓을리가 만무하다. 북한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 4월 후진타오-부시 정상회담 직후 평양으로 달려간 리자오싱 외교부장에게 “금융제재 모자를 쓴 채 6자회담에 나갈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이 말은 일종의 ‘교시’. 북측이 태도를 쉽게 바꾸지 않을 것이란 시사다. 미국의 금융제재가 폐쇄경제 체제인 북한에 실질 효과를 내진 않을 것이란 진단도 있다. 하지만 확산방지구상(PSI)강화로 무기·마약 거래가 차단되고 중국에서조차 금융거래가 제한되는 상황은 아무리 고립에 익숙한 북한이라 해도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돌파구 마련을 위해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라거나, 중국을 방문, 중국측과 화해를 하고 은행의 금융제재 문제를 논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北, 한국에 군사적 위협 못돼”

    “北, 한국에 군사적 위협 못돼”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27일(현지시간) “북한을 한국에 대한 당면한 군사적 위협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이 배치된 알래스카 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 공군 조종사들의 연간 비행시간이 미군 조종사의 4분의1도 안 되는 등 북한군의 전력이 피폐화됐고 한국의 군사력이 개선됐다고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의 발언은 한국군 전력이 향상됐고 유사시 미군의 전력 증원으로 억지력이 유지되기 때문에 2009년 전시작전통제권을 이양할 수 있다는 주장과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럼즈펠드 장관은 또 북한이 “한국에 대한 군사적 위협보다 다른 나라나 테러범들에게 대량살상무기(WMD)를 확산시키는 존재로서 더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dawn@seoul.co.kr
  • 노대통령, 美·中·日과 연쇄 정상회담 추진

    노대통령, 美·中·日과 연쇄 정상회담 추진

    노무현 대통령이 오는 9·10·11월 미국, 중국, 일본 등 한반도 안보관련 핵심 3개국과 연쇄적인 단독 정상회담을 가질 전망이다. 노 대통령은 내달 1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10월 중순 베이징을 방문,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3일 “한·중 정상회담은 6자회담의 교착상황 타개는 물론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한반도 전반의 문제를 심도깊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송민순 청와대 외교안보정책실장은 24일 중국으로 출국,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 등 고위 당국자들을 만나 정상회담 의제에 대한 사전 조율을 벌일 예정이다. 아울러 다음달 퇴임하는 고이즈미 총리 후임으로 새 총리가 들어서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하노이)에서 한·일 정상 회담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일 양국은 내달 20일 일본 자민당 총재선거를 계기로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 참배로 중단된 한·일 정상회담을 복원시킨다는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의 올가을 정상외교는 임기 1년여를 남겨 놓고 참여정부의 4년의 외교 기조를 1차 마무리하고 한국 외교 난맥상의 근본 뿌리인 북핵문제와 관련한 외교 원칙 등 남은 난제를 정리하려는 의미를 안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유엔 대북 안보리 결의안 채택, 그리고 북한의 핵 실험 준비설까지 나오는 한반도 불안을 안정시키고, 북핵문제 진전을 위한 외교틀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이다. 나아가 한·일, 중·일 긴장 완화를 통한 동북아 안정, 그리고 참여정부 출범 이후 실종된 ‘한·미·일 3각 공조’ 복원 등의 단초찾기도 시도할 전망이다. 정부 당국자는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대북 조치와 관련,‘균형된 외교조치’를 강조할 것”이라면서 “유엔 결의안 채택 이후 대북 조치는 대량살상무기(WMD)확산 방지 차단, 금융제재 등 압박·강경에 치우쳐 있는 만큼 대화의 모멘텀을 살려야 한다는 입장으로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북아의 외교 긴장 완화와 효과적인 북핵문제 해결에 일본의 자세변화도 중요하다고 판단, 일본의 신사참배 문제 등도 한·미 정상회담의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비상구 없는 이란 핵 중동위기 뇌관 되나

    비상구 없는 이란 핵 중동위기 뇌관 되나

    ‘비상구’ 없는 이란 핵사태가 다시 중동의 안전을 흔들어대고 있다.‘포괄적 인센티브안’수용 시한을 하루 앞둔 21일. 이란은 핵주권 고수 입장을 보였다. 사태는 경제·외교적 제재 등 정면 충돌을 향해 치달을 것이란 우려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란은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독일’이 지난 6월 제시한 ‘포괄적 인센티브안’에 대한 최종 답변을 22일(이하 현지시간)까지 내놓아야 한다.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흘려온 이란은 최종 시한 직전 미사일 발사 시험까지 강행했다.‘포괄적 인센티브안’을 거부하는 수순으로 풀이된다. 이란의 ‘핵주권’ 고수는 국제유가 불안-미국·이스라엘의 선제공격 위협-핵확산금지조약 탈퇴 등 향후 연쇄적인 중동위기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현재 이란의 모습은 핵개발 선언, 경제·외교적 제재,6자회담 착수와 결렬 등을 반복하는 북한을 빼닮은 ‘벼랑 끝 전술’ 양상이다. ●이란 핵사태 파국으로? 영국 BBC 인터넷판은 21일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전날 공표한 이란 외무부의 정례 브리핑을 보도했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이 아예 협의 대상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서방이 제시한 협상안에 대해 거부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우라늄 농축은 국제 사회가 핵무기 개발을 위한 전초 단계라고 보고 있는 부분. 이란은 ‘핵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논리로 대응해 왔다. 유엔 안보리가 1696호 결의안에서 이달 말까지 우라늄 농축의 전면 중단을 요구한 사항이기도 하다. 하미드 레자 아세피 외무부 대변인은 ‘다각적인 응답’이 22일 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우라늄 농축에서 첨예한 입장차를 재확인한 셈이어서 이란의 ‘다각적 응답’이 해법이 될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 ●‘제2의 이라크’될까 이란 관영TV는 20일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 ‘사에게(이란어로 번개)’ 10기를 시험발사했다고 전했다. 사정거리는 80∼240㎞이다.AP통신은 사에게가 핵탄두를 탑재할 능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날에는 시아파의 시조인 이맘 알리의 칼 이름을 딴 ‘졸파카르의 강타’라는 대규모 군사훈련도 진행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대응에 맞선 무력시위이자 ‘핵주권’ 사수 결의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은 실제로 1981년 이라크 핵시설을 공격한 전력이 있다. 미국 경고도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존 볼턴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이란이 시종일관 국제사회에 대한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며 단호한 대처를 예고했다. 니컬러스 번스 미 국무부 차관보는 지난 17일 “9월 초쯤 신속하게 (제재를) 시행하고자 한다.”면서 이란의 테러 지원 우려까지 제기했다. 부시 행정부에서 군사적 행동까지 포함한 옵션도 검토되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대규모 살상무기 제거와 테러와의 전쟁 명분으로 이라크를 침공했던 2003년 이전과 유사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란의 NPT 탈퇴 22일 이란이 ‘핵주권’ 고수라는 답변을 제시할 경우 미국 주도의 제재 협의가 속전속결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달 31일까지 안보리에 보고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결과는 사실상 의미가 없어진다. 안보리에서 협의될 경제·외교에 대한 제재는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할 경우 결렬될 수 있다. 이 경우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만의 독자 제재가 될 수 있으며 군사적 대응은 또 다른 문제가 된다. 이란은 제재가 채택된다면 북한처럼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할 가능성이 커진다.IAEA 사찰도 거부할 수 있다. 만약 이란이 인센티브안에 대한 수용 의사를 밝힐 경우 경수로 지원 등 경제적 보상을 위한 협상이 이뤄진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항공… 항만…독일선 열차 테러기도 ‘충격’

    이번엔 열차! 독일 검찰이 지난달 31일 도르트문트와 코블렌츠 기차역의 열차 안에서 발견된 ‘폭탄 여행가방’과 관련, 추적 중이던 2명의 용의자 중 레바논 출신 대학생을 19일 체포하자 많은 독일인들이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독일 검찰이 3주 전에 폭탄이 발견된 사실과 함께 이를 인명 대량살상을 겨냥한 테러 기도라고 발표한 이튿날에 검거에 성공한 것이다. 당시 발견된 2개의 여행가방에는 가솔린, 프로판가스, 액체 폭발물이 든 물병, 알람시계 등이 들어 있었으며 아랍어로 쓰여진 메모와 레바논의 전화번호, 역시 아랍어 상표의 풀이 발견됐다. 가방 속 폭탄은 도르트문트와 코블렌츠역으로 열차가 도착하기 10분 전에 동시 폭발하도록 타이머가 맞춰져 있었다. 경찰은 폭탄이 제조 과정상의 결함 탓에 터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 당국은 쾰른역 구내 감시카메라에 포착된 용의자 2명의 비디오 화면을 공개했고, 제보자에게는 5만유로(약 6000만원)의 현상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경찰이 공개한 비디오 화면에서 두명의 용의자는 머리카락이 검정에 가까운 어두운 색으로 독일 축구팀 유니폼을 입은 채 바퀴가 달린 가방을 끌고 있었다. 사진이 공개된 이튿날 경찰은 북부 킬 역에서 유세프 모하메드(21)를 검거했다. 경찰은 모하메드의 지문과 DNA 샘플이 열차 안에 여행가방을 놔둔 사람의 것과 일치했다고 밝혔다. 2004년 독일에 입국해 킬에서 살고 있던 모하메드는 기계공학과 전자공학을 접목한 학문인 메카트로닉스를 전공하고 있었다. 경찰은 100명의 수사요원이 두번째 용의자도 추적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열차테러 기도에 레바논의 관련 여부를 조사하고 있으며, 파키스탄 테러 조직과 연관됐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또 용의자들이 개인적으로 움직인 것이 아니라 테러 조직의 명령에 따라 행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내무장관은 유사 테러 기도가 언제든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마드리드와 런던에서처럼 대중 교통시설에 대한 테러에 대비해야 한다.”며 “우선 역 구내와 열차 등에 감시카메라 설치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지도자는 길 안내자일 뿐/현고 스님 조계종 전총무원장 대행

    지난 1일 속초항을 출발해 우수리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에 다녀왔다. 비록 공해지만 북한 앞바다를 지나 삼국의 역사가 교차한 연해주를 밟은 심정은 미묘했다. 연해주는 한민족의 치열한 삶의 역사가 깃든 땅이다.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에서부터 구한말 안중근 의사와 이상설 선생의 항일 독립운동의 흔적이 남아 있다. 중국으로서도 수천㎞가 접경돼 있고, 전조(청나라)의 국토였던 땅이다. 그럼에도 베이징조약(1860년) 이후 자신들이 써온 역사를 들추는 것은 물론 자유로운 왕래마저 감시받는 억울한 땅이기도 하다. 우리 세계청년봉사단(Copion) 임원진이 연해주를 방문한 것은 1937년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되면서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등지에 흩어져 살던 고려인들의 연해주 귀환과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서였다. 소련 해체 이후 중앙아시아로 내몰린 고려인들이 3대에 걸쳐 피와 땀으로 개척하고 정착한 땅을 뒤로 하고 다시 연해주로 되돌아온다는 소식에, 그들이 대체 누구인지 보고 싶었다. 서구화에 짓눌린 우리의 원형을 그들에게서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상황은 달랐다. 고려인들의 귀환 발길은 더뎠고 정착노력도 활발하지 못했다. 국가주의, 민족주의의 표본이라 할 전체주의 공산국가에서 살아온 고려인들이 10여년의 짧은 자본주의 경험을 통해 이미 민족사상보다는 개인, 가치보다는 돈을 중시하며, 개인의 행복을 위해 치열한 선택을 하는 것을 봤다. 민족 정체성을 상실하게 한 70년의 세월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10여년의 짧은 자본주의 경험이 벌써 그렇게 변화시켰다니…. 그런데도 나는 그들을 민족이라는 깃발 아래 눈물 흘리며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고 희생하는 식민시대의 헌신적인 민족정신을 가진 사람들로 추상하고 미화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성직자인 나 자신의 내부에도 민족주의에 대한 동경이 숨쉬고 있어 개인의 안전과 행복보다는 국가와 민족을 앞세우는 국가주의의 시선으로 그들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생각이 연장되면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 도발과 항전을 정당화하는 집단의식이 되고,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처럼 분쟁을 장기화시켜 수많은 동족이 살상되는데도 멈추지 못하게 되는 동일한 의식구조임을 알게 됐다. 그리고 출가 35년을 다하도록 내 안에 아직 씻지 못한 극단과 전제의 무서운 업을 느꼈다. ‘나와 우리는 모든 국민 자신이 잘 조어(調御)되는 자기 확립과 자기 형성의 길을 갈 때 궁극의 자유와 안정이 있다.’는 부처님 말씀처럼 내 안에서 자유와 안정을 찾는 데 가일층 노력해야 한다. 더 나아가 가장 불교적인 국가 형태가 모든 사람이 말 그대로 평등해 계급도 없고, 통솔자도 없고, 통솔되는 자도 없고, 대통령과 지도자마저 그 속의 한 일원에 지나지 않은 상태라고 할 때, 국가주의와 민족주의는 큰 장애가 된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고 전체 속의 개인보다 개인을 위한 전체를 이룩해가는 조화로운 노력을 구상하는 계기가 됐다. 민족과 개인의 행복, 전체와 개인의 행복이 어느 지점에서 어떻게 조정돼야 하는가 하는 생각으로 뒤척거리다 텔레비전을 통해 들려온 대통령의 8·15 경축사 “민주주의 원리와 핵심은 상대주의와 관용입니다.”라는 언급에서 해답을 찾았다. 이 상대주의의 근원은 불교의 연기관이며, 존재에 대한 연기적 사고만이 대통령이 짧은 경축 연설문에서 12번이나 언급한 ‘평화’를 담보할 근본사상이다. 부처님은 우리에게 있어서 어떤 사람이냐고 묻자 “나는 오직 길을 가르쳐주는 사람일 뿐이다.”라는 말로 자신의 역할을 정리한다. 이를 본받아 우리 지도자도 구제자(메시아)라고 말하지 말고, 모든 국민의 ‘좋은 벗(善友)’이 되고 대통령이 좋은 길 안내자가 되는 날 국가주의와 민족주의는 날개를 접고, 절대주의자의 극단적 선택은 발 붙일 곳을 잃어 이 세상에 진정한 평화가 올 것이다. 현고 스님 조계종 전총무원장 대행
  • ‘미국행 항공테러 음모’ 조작의혹

    세계를 경악케 한 여객기 동시테러 미수사건과 관련, 실체가 조작되거나 부풀려졌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사상 최악의 항공테러 음모라는 당국 발표에 걸맞지 않게 드러난 증거가 빈약한 데다 단서를 제공한 파키스탄 당국의 신뢰도에도 의문이 제기되기 때문이다.제3세계 전문 통신인 IPS는 용의자들이 체포된 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경찰 발표를 뒷받침하는 물적 증거들이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영국 무슬림들을 중심으로 사건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18일 전했다.●의혹1. 폭탄 증거물 정말 있나 우선 제기되는 의혹은 ‘액체폭탄’의 실체다. 전날 경찰이 런던 북부 하이와이콤브의 숲에서 폭탄 부품가방을 발견했다는 BBC 보도가 있었지만 경찰은 자세한 내용을 함구하고 있어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그동안 언론에 보도된 용의자들에 대한 정보는 경찰이 흘리거나 제3자를 통해 나온 간접 진술뿐이다. 경찰은 지금까지 용의자들의 집과 직장, 심지어 집 근처 인터넷 카페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결정적 물증을 찾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의혹2. 항공권도 없이 공중테러? 검거된 24명의 용의자 가운데 항공권을 구매한 사람이 없다는 점도 의문이다.체포된 시점에서 며칠 안에 테러를 감행하려 했다는 경찰 발표와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더욱이 용의자 한명은 이미 풀려났다.존 프리스콧 부총리가 16일 한 무슬림 단체와 면담에서 “모든 용의자가 무거운 처벌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 점도 경찰 수사에 무리한 대목이 있었음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의혹3. 사상 최악 테러에 블레어는 휴가? 토니 블레어 총리의 행적도 논란이다.현지 언론은 블레어 총리가 카리브해에서 휴가를 즐기다 존 리드 내무장관으로부터 사건을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문제는 그가 휴가를 떠나기 하루 전 스코틀랜드에서 휴가를 즐기던 더글러스 알렉산더 교통부 장관이 호출을 받고 급히 업무에 복귀했다는 점이다. 공항의 비상사태에 대비해 돌아왔다는 해명이었는데, 주무장관이 급히 돌아온 마당에 총리는 다음날 유유히 휴가를 떠난 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의혹4. 파키스탄 정보는 믿을 만한가 음모를 적발한 결정적 단서가 파키스탄에서 나온 점도 무슬림들이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유다. 기야수딘 시디키 영국 무슬림협회 사무총장은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의 국내 입지가 몹시 불안하다.”며 “미국과 영국의 환심을 사기 위해 무슨 일이든 벌일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여기에 2003년 이라크 침공 직전 영국 정보부가 공개한 이라크내 대량살상무기 정보가 조작으로 판명난 점, 지난해 7·7 런던 테러 직후 영국 경찰이 브라질인 메네제스를 테러범으로 오인, 살해한 사건도 이번 발표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이경형칼럼] 말(言)의 미사일

    [이경형칼럼] 말(言)의 미사일

    은빛 찬란한 미사일이 날아왔다.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고, 비무장지대가 지척인 경기 파주시 예술마을 헤이리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중국의 저명한 설치미술가이자 조각가인 왕두의 ‘평화를 기원하는 미사일’이 마을 한 가운데 놓여 전시중이다. 길이 10.5m로 실제 크기인 이 미사일의 표면엔 영어로 “사담 이후의 계획은 뭔가.”라는 등의 글이 수없이 음각 또는 반음각되어 있다. 작가는 이라크전과 관련한 미국 언론매체들의 헤드라인을 그대로 혹은 짜깁기로 옮겨 새겼다면서 “매체의 미사일, 정보의 미사일, 말의 미사일도 실제 미사일 못지않게 큰 파괴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일방적인 말, 왜곡된 정보야말로 전쟁의 시발점이고, 평화를 파괴하는 근본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미국 MIT 국제학연구소장인 존 터먼은 지난 주 발간된 ‘미국이 세계를 망치는 100가지’라는 저서에서 이라크전은 “대량살상무기가 아니라 석유 때문에 일어난 전쟁”이라고 못 박고 있다. 왜곡된 정보로 전쟁을 일으켰다는 말이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 새로운 세계전략으로 ‘도둑 정치’(kleptocracy)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북한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그 주된 대상의 하나임을 밝혔다. 이미 부시 행정부는 북한 등을 ‘악의 축’ ‘폭정의 전초 기지’라고 지칭, 대북 압박을 강화해온 데 이어, 또다시 북한을 ‘도둑과 같은 독재·부패 정권’으로 지목하여 응징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북한이 미사일 7발을 시험 발사한 뒤끝이라, 미국이 드디어 ‘말의 미사일’을 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된다. 항간에 “배를 째 달라는 말씀이지요. 예, 째 드리지요.”라는 말이 공무원사회는 물론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재임 6개월 만에 경질된 유진룡 전 문화부차관은 청와대 비서관이 요구한 낙하산 인사를 거부하자 이같은 협박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 말의 진실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배를 째 드리지요.”라는 저승사자와 같은 섬뜩한 말은 정부 내 행정기관 간의 협조관계를 저주하게 만드는 그야말로 ‘말의 미사일’에 해당된다. 말을 함부로 하거나 또는 사실을 왜곡하여 전달하는 정보는 실제 미사일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피해를 입히는 법이다. 최근 청와대와 조선일보·동아일보 간에 벌어진 갈등도 오랜 감정의 응어리가 바탕에 깔려 있긴 해도 그 촉발은 역시 말, 어휘의 문제였다. 청와대는 조선일보의 정치분석 기사인 ‘계륵 대통령’과 동아일보의 칼럼 ‘세금내기 아까운 약탈 정부’ ‘대통령만 모르는 노무현 조크’는 “국가 원수를 ‘저잣거리의 안주’로 폄훼했다.”는 등의 이유로 이 두 신문사에 취재 협조를 거부하고 있다. 청와대의 이러한 조치는 분명 감정에 치우친 대응이지만, 해당 칼럼도 ‘대통령과 정부에 증오의 감정이 묻어나는’ 어휘를 선택한 것도 생각해볼 여지는 있다. 그렇다고 ‘청와대 브리핑’이 두 언론사를 ‘사회적 마약’이라고 되받아치는 것을 보면,‘말’전쟁을 벌이는 당사자가 바로 청와대 사람들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인터넷을 달구고 있는 ‘된장녀’ 논란에서도 보듯이, 이런 ‘천박한 말’‘덮어 씌우는 말’‘왜곡하는 말’들의 일상화가 우리 사회를 황폐하게 만든다. 우리 모두 국어 순화 운동을 펴든지,“말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을 새삼 되뇌어봐야겠다. khlee@seoul.co.kr
  • 부시 “북한등 도둑체제와의 전쟁”

    미국이 이른바 불량국가들에 ‘도둑체제(kleptocracy)’라는 새로운 딱지를 또 하나 붙였다. 북한과 벨로루시 등을 ‘독재 정부가 국민의 번영을 훔치는 도둑체제’로 규정하고 이를 뿌리뽑겠다고 나선 것이다.‘악의 축’,‘폭정의 전초기지’,‘소프라노(TV드라마에 나오는 마피아 가문) 국가’ 등에 이어 나온 미국의 새 국가전략 패러다임이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고위층과 정부가 돈을 빼돌려 나라경제와 사회발전을 좀먹는 도둑체제에 대해 전세계적 투쟁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 ‘투쟁’의 핵심은 “이들 나라의 부패한 관리들이 불법적인 부를 몰래 축적하기 위해 국제적 금융시스템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는 데 있다.”고 부시 대통령은 역설했다. 이와 관련, 조셋 샤이너 국무부 경제차관은 “미 정부는 외국 기관들과의 협력을 통해 ‘도둑관리’를 적발, 처벌토록 하고 국민에게서 훔친 돈을 돌려줄 것”이라고 부연했다. 샤이너 차관은 또 ‘북한이 특별 관심국가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북한은 여러 면에서 특별한 관심국가이지만 이 점에서도 핵심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패가 공급과 수요 양 측면에 모두 존재하는 북한은 ‘거대한 부패(grand corruption)’”라고 지적하면서 “부패가 정부와 사회 전체에 퍼져 있어 국가발전에 쓰여야 할 종자돈(core fund)이 불법적인 목적에 유용되고 있다.”고 강도 높게 꼬집었다. 여기서 ‘불법적인 목적’이란 화폐와 담배 등의 위조는 물론 핵과 미사일을 비롯한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액체 폭탄’ 경계령 전세계 공항 발칵

    ‘액체 폭탄’ 경계령 전세계 공항 발칵

    “화장품 폭탄, 표백제 폭탄을 아시나요.” 1.5ℓ짜리 스포츠 음료가 화학물질 덩어리인 화장품이나 치아 미백제에 들어 있는 ‘과산화 화합물’과 혼합된다면…. 항공기 기내 반입이 자연스럽고 첨단 검색 장비에도 포착되지 않는 ‘생활용품 폭탄 시대’가 본격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런던 7·7테러에서 배낭폭탄 일부가 탈색제와 음식물 방부제로 제조된 데 이어 이번에 적발된 테러 음모 사건에서 주목받는 것은 음료수가 이용된 ‘액체 폭탄’이다. 영국 경찰당국은 10일(현지시간) 항공기 테러 음모 사건의 용의자 그룹이 스포츠 음료에 담긴 ‘액체 폭탄’ 기법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미국 ABC방송은 이들이 ‘기폭장치’로 일회용 카메라 플래시를 사용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그야말로 테러무기가 일상용품의 화학적 특성을 활용한 폭탄으로 진화되는 양상이다. ‘생활 폭탄’의 원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음료수 병이나 우유병에 산화제 성분의 액체를 넣으면 눈으로는 식별이 불가능하다. 이와 관련, 공항 검색장비 제조업체인 하니웰 인터내셔널 칼 라이스든 부회장은 “현재 검사 기술로는 액체가 위험물인지 식별할 수 없다.”고 말한다. 기내로 반입한 산화제는 화장품, 심장약 등의 주원료와 혼합,‘폭약 성분’으로 변질된다는 아이디어다. 기폭 장치는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쓴다. 이런 시도는 실제로 가능할까. 폭탄 전문가들은 전문 지식 없이도 가정에서 쓰는 일반 화학약품으로 간단한 폭탄 제조가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대표적인 액체 폭발물은 질산과 황산, 글리세린을 섞어 만든 ‘니트로글리세린’.2∼3ℓ만으로도 비행기 동체를 날려버릴 수 있지만 일반 약국에서 판매하는 심장약의 주성분이다. 화장품과 비누에 보습 효과를 주는 글리세린은 강한 산화제와 반응하면 강력한 폭발성을 갖는다. 일반 가정에서 쓰는 치아 미백제나 소독약 성분인 과산화수소도 ‘트리아세톤 트리페록사이드’와 혼합하면 폭탄이 된다. 염색약은 폭탄 재료인 과산화 화합물이 주원료다. 표백제도 폭탄으로 만들 수 있다. 인터넷은 ‘사제폭탄의 학교’이다. 지난해 7·7테러 발생 후 레이 켈리 뉴욕경찰청장은 “폭탄 제조법이 마치 일반 요리법(recipe)처럼 인터넷에 자세하게 나와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검색 사이트인 구글과 야후에서 액체폭탄의 영문 철자를 클릭하면 혼합 공식과 제조법이 뜬다. 네티즌끼리 주고받은 액체폭탄 실험 내용까지도 검색이 가능하다. 영국 애버딘대 클리퍼드 존슨 박사는 BBC 방송에서 “제조법이 간단하고 재료도 구하기 쉬운 데다 살상력마저 갖추고 있다.”고 액체 폭탄의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 미국 국토안보부와 영국 내무부는 모든 액상 물질의 항공기 반입을 봉쇄하고 주류 판매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자칫 런던 히드로공항이나 뉴욕 JFK 공항 로비에서 불량스러운 몸짓(?)으로 ‘이온 음료’를 마시다간 꼼짝없이 테러 용의자로 찍히는 시대가 왔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원자폭탄, 그 빗나간 열정… ’ /류윤 옮김

    1945년 8월6일 세계 최초의 원자폭탄 ‘리틀 보이’가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됐다.3일 뒤 두번째 원자폭탄 ‘팻맨’이 나가사키에 떨어지자 일본은 무조건 항복을 선언했다. 그해 말까지 핵폭탄의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사망한 히로시마 주민은 14만여명을 헤아린다. 이 중 1만여명은 조선인 징용자로 추정되고 있다. 원폭 투하는 전쟁을 종식시키고, 한반도를 해방시켰지만 동시에 전 세계인에게 이전까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공포를 안겼다. 1903년 마리 퀴리가 피부병 치료에 활용한 기적의 물질,‘라듐’이 40년 후 이렇듯 막대한 인류의 재앙을 초래할지 그 누가 짐작이나 했을까. 영국 역사가이자 방송인인 다이애나 프레스턴의 저서 ‘원자폭탄, 그 빗나간 열정의 역사’(류운 옮김, 뿌리와 이파리 펴냄)는 원자폭탄에 얽힌 반세기의 역사를 촘촘히 재구성함으로써 과학이 정치와 부적절하게 결합할 때 얼마나 큰 비극을 불러올 수 있는가를 생생하게 상기시킨다. 라듐 추출공정을 발견한 마리 퀴리에 이어 핵물리학의 세계에 한발짝 다가간 이는 영국인 과학자 어니스트 러더퍼드다.1911년 원자핵을 발견했고, 원자를 쪼개는 방법까지 알아냈다. 이후 아인슈타인, 하이젠베르크, 닐스 보어, 등 여러 과학자들이 앞다퉈 핵물리학 연구에 나섰지만 누구도 원자 에너지가 대규모로 방출될 수 있으리라고 믿는 사람은 없었다. 핵분열의 위험을 최초로 감지한 과학자는 레오 실라르드다. 핵 연쇄반응을 지속해 폭발물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낸 실라르드는 1934년 봄, 특허를 신청한 뒤 안전을 우려해 이를 영국해군본부에 양도했다. 그로부터 4년 후 분열은 현실로 나타났다. “과학에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사물이지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한 마리 퀴리처럼 대다수 과학자들은 지적인 모험을 연구의 가장 큰 목적으로 삼았다. 하지만 전쟁의 시대가 도래하고 정치세력간에 대량살상무기를 만들기 위한 경쟁이 불붙으면서 이들이 쌓아올린 연구성과는 원자폭탄이라는 괴물을 탄생시키는 데 활용됐다. 책은 과학과 현실 사이에서 내적 갈등을 겪는 과학자들의 이야기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마리 퀴리에서 히로시마까지 원자폭탄에 얽힌 다양한 사람들과 사건들을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엮어나간 글은 긴박감마저 느끼게 한다.2만 8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세계 망치는 美100가지 NYT·WP 포함 불명예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가 ‘미국이 세계를 망치는 100가지’에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존 터먼 미국 MIT대학 국제학연구소장이 9일 발간된 저서에서 선정한 ‘100가지’에는 두 신문과 함께 이라크 전쟁, 맥도널드, 월마트, 힐튼가 상속녀 패리스 힐튼 등이 뽑혔다. 터먼 소장은 두 신문이 “기사발굴과 심층분석을 통해 저널리즘에서 우월성을 추구하고 있지만 세계화와 전쟁 같은 이슈에서는 지나치게 완고한 세계관을 고집함으로써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잦다.”고 비판했다. 자유무역이 개발도상국이나 환경·노동문제와 관련해서는 최상의 선택이 아닐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화는 좋은 것’이라는 권력 엘리트의 합의만 부각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라크 침공의 명분을 쌓기 위한 부시 행정부의 대량살상무기 정보조작에 대해 두 신문이 보여준 태도 역시 도마에 올랐다. 터먼 소장은 “두 신문은 정보조작을 기꺼이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자기점검의 제스처를 보여준 뉴욕 타임스와 달리 워싱턴 포스트는 정보조작이 정정이나 사과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워싱턴 연합뉴스
  • 美, 이란과 거래기업 제재 러 “외국사 종속 기도” 비난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 국무부가 북한의 조선광업산업개발회사(KOMID)와 부강무역회사를 비롯, 러시아와 인도, 쿠바 등의 7개 기업을 ‘이란 비확산법’ 위반 혐의로 제재한 데 대해 러시아가 강력 반발했다. 미 국무부는 이란과 대량살상무기(WMD) 및 미사일 시스템 개발과 관련된 거래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들 기업에 지난달 28일부터 제재 조치를 부과했다고 지난 4일(현지시간) 밝혔다. 북한 외에 이번 제재에 포함된 기업은 러시아와 러시아의 국영무기회사인 로소보로넥스포트와 항공기 제작사인 수호이, 인도의 발라지 아미네스, 프라치 폴리 프로덕츠, 쿠바의 제네틱 엔지니어링 앤드 바이오테크놀리지 센터 등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제재대상인 자국 기업들이 어떤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며 미국의 조치는 외국기업을 자국의 국내법에 종속시키려는 불법적 기도라고 비난했다.dawn@seoul.co.kr
  • [사설] 美, 북한여행 금지 성급하지 않은가

    미국 정부가 8월부터 자국민의 북한 여행을 금지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수해로 아리랑공연을 취소함에 따라 이달 중 계획했던 미국 관광객의 북한 방문은 자연스레 이뤄지기 어렵게 되었다. 미국의 분위기는 이를 넘어 북한 관광을 전면금지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미사일 발사 이후 북한의 완고한 태도로 볼 때 적절한 수준의 제재는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제재의 속도와 내용은 부작용이 없도록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 미국 정부는 2000년 6월 대북 제재를 완화했다. 미국인의 대북 송금제한을 없애고, 상품교역 제한조치를 대폭 풀었다. 미국인의 북한 여행 자유화도 거기에 포함되어 있었다. 때문에 미국 정부가 북한 여행을 금지하는 것은 포괄적 제재조치가 다시 시작됨을 의미한다. 대북 제재를 거론하는 이유는 평양당국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기 위해서다. 북한이 변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고 제재의 속도를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난해 6자회담에서 쌓아놓은 성과가 한꺼번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북한은 독이 잔뜩 오른 상태다. 국제금융 계좌가 차례로 봉쇄되고 있는 데다 폭우피해까지 겹쳤다. 너무 궁지로 몰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안과 아세안안보포럼(ARF) 의장성명을 통해 북한은 그들이 고립되고 있음을 느꼈을 것이다. 북한이 이성을 되찾아 6자회담에 응하도록 숙고의 시간을 주어야 한다.2000년 제재조치 복원을 서두르지 말고 제재내용도 대량살상무기 방지에 집중하는 게 옳다. 인도주의적 지원과 일반인의 교류·여행은 전면 통제하지 말아야 한다. 한반도 정세불안의 근본 해결책은 북한의 자세변화다. 미국을 필두로 한 관련국이 대북 제재를 언제까지 유보할 수는 없다. 시간은 북한 편이 아니다. 핵과 미사일, 금융제재 해제를 6자회담 틀에서 함께 논의하는 방안을 빨리 수용하길 바란다.
  • [씨줄날줄] 정전폭탄/육철수 논설위원

    1945년 8월6일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가공할 위력은 잘 알려져 있다. 길이 3m, 지름 71㎝, 무게 4.5t짜리 원폭(일명 리틀보이)은 폭발 순간 7만명의 생명을 앗아 갔고, 가옥 6만채를 잿더미로 만들었다.3만℃에 이르는 고열과 방사선 피해도 엄청나서 원폭으로 인한 공식 사망자는 24만명이나 됐다. 원폭의 위력은 인류가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어서, 이후 전쟁에서는 두 번 다시 사용되지 않았다. 전쟁은 이렇듯 인명살상과 건물파괴 등 참상을 불가피하게 수반한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치른 20세기에 전쟁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만도 무려 4000만명으로 추산된다. 지금은 각종 대량살상용 무기(WMD)의 개발로 어느 나라가 독한 마음을 먹으면 지구의 존망도 장담할 수 없는 시대다. 그래서 나라마다 머리를 짜내고 있는 게 ‘비살상무기’(non-lethal weapon)다. 인간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고 적의 전투력을 무력화시키자는 것이다. 비살상무기는 WMD처럼 국제 규제도 없어 제법 흥미로운 무기들이 이따금 눈에 띈다. 예를 들면 사람을 기절만 시키는 거품탄·고무탄·척탄(擲彈), 사람의 눈과 귀를 잠시 멀게 하는 섬광탄, 썩은 시체 냄새를 풍겨 구토를 유도하거나 죽음의 공포를 느끼게 하는 악취탄 같은 게 있다. 도로와 활주로를 미끄럽거나 끈적거리게 해서 차량·항공기·병력의 이동을 방해하는 점착탄·윤활탄도 있고, 기계에 들어붙어 작동을 멈추게 하는 무기, 전자기기만 골라 못쓰게 만드는 전자폭탄(e폭탄) 등 첨단 비살상무기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우리 군(軍)도 전력시설을 최장 20시간 차단할 수 있는 ‘정전(停電)폭탄’(탄소섬유탄)을 자체 기술로 개발하기로 했단다. 이 폭탄은 터지면서 거미줄 모양의 탄소섬유가 살포되는데, 이것이 송전시설에 달라붙으면 방전·누전으로 인해 전기가 한동안 나간다는 것이다.90년대 걸프전과 유고전에서 사람한텐 안전하다고 입증됐다니 안심은 된다. 그렇다고 목숨만은 살려 준다는 이유로 이런 무기를 ‘인간적’이라고 표현하자니 좀 꺼림칙하다. 사람을 죽이든 살리든 서로를 못 믿어 자나 깨나 별의별 신종 무기를 만들 궁리만 하는 인간들이 처량하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책꽂이]

    ●엘비스, 끝나지 않은 전설(피터 해리 브라운 등 지음, 성기완 등 옮김, 이마고 펴냄) 1935년 미국 남부 미시시피 투펠로의 빈민가에서 태어난 엘비스 프레슬리. 그가 죽은 날인 8월16일을 전후해 미국에서는 매년 ‘엘비스 주간’이 선포된다.‘엘비스는 죽지 않았다.’는 일각의 음모론도 그에 대한 추모열기를 보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이 전기는 신화 너머의 인간 엘비스를 보여준다.엘비스를 돈벌이에 철저히 이용한 톰 파커 대령, 엘비스가 살던 집이자 기념관이 된 그레이스랜드를 관리하는 엘비스의 전처 프리실라 등의 이야기도 실렸다.2만 5000원.●일본 문화의 힘(윤상인 등 지음, 동아시아 펴냄) 세계문학으로서의 시민권을 당당히 획득한 일본 문학의 힘, 일본에선 ‘비주류’ 문화이지만 해외에서 찬사를 받는 일본영화의 원동력, 디자인 선진국 일본의 사회문화적 근원, 스트리트 패션으로 상징되는 신세대 ‘카리스마 디자이너’들의 지향점 등을 살폈다. 건축 쪽에선 서양 근대건축을 토착화한 단게 겐조, 성장 위주의 건축관을 거부하고 표현의 폭을 확대한 이소자키 아라타, 극도로 절제된 형태를 통해 일본문화의 단순미를 보여준 안도 다다오, 디지털문명의 유동성을 반영한 이토 도요 등을 소개.1만 2000원.●항해의 역사(베른하르트 카이 지음, 박계수 옮김, 북폴리오 펴냄) 인류 역사상 최초의 유명한 항해로는 기원전 1483년 이집트 왕비 하트셉수트의 황금 원정이 꼽힌다. 그는 오늘날 소말리아 해안까지 원정을 떠나 황금과 몰약, 상아 등을 잔뜩 싣고 이집트로 돌아왔다. 하트셉수트의 항해 이래 바닷길은 항상 부를 안겨주는 황금알로 여겨졌다. 지중해를 장악한 이탈리아의 도시국가들은 동방무역을 독점했고, 북해와 발트해를 통제한 독일의 한자동맹은 하나의 강력한 국가나 다름없었다. 반면 바다를 통해 들어온 정복자 피사로에게 잉카제국은 철저히 파괴됐다.2만 5000원.●요리의 향연(야오웨이쥔 지음, 김남이 옮김, 산지니 펴냄) 사천요리는 사천성의 성도와 중경이 대표적이며, 일채일격(一菜一格), 백채백미(百菜百味), 즉 요리마다 독특한 조리방법과 맛이 있다는 명성을 얻고 있다. 광동요리는 광주·조주 등의 요리로, 음식 재료가 다양하며 벌레·쥐·뱀·개구리·날짐승·길짐승 등 못먹는 것이 없다. 산동요리는 제남과 연대의 요리로부터 발전했다. 특히 산동사람들은 한국사람과 마찬가지로 생파와 생마늘을 좋아해 파를 이용한 요리가 발달했다. 소주요리는 양주·소주·무석(無錫) 등지의 지방요리가 발전해 이뤄진 것. 재료의 본래 맛을 강조한다.2만 5000원.●개인숭배와 그 결과들에 대하여(니키타 세르게예비치 흐루시초프 지음, 박상철 옮김, 책세상 펴냄) 1956년 2월25일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열린 제20차 소련공산당 전당대회. 스탈린이 죽은 뒤 제1서기가 된 흐루시초프는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스탈린의 독단적인 정책, 고문에 의한 사건조작과 대량살상 등의 정치적 범죄를 낱낱이 고발한다. 이 책엔 그 연설 전문이 담겼다. 흐루시초프는 스탈린 시대를 둘로 구분,1934년 이후의 정치적 탄압행위를 비판하면서도 그 이전의 공업화, 농업집단화, 문화혁명 등의 정책과 이를 통해 확립된 소련 사회주의체제는 정당화하는 모습을 보인다.5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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