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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리용호 “조건없는 6자회담 재개”

    제2차 남북 비핵화회담을 앞두고 북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이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를 거듭 주장했다. 리 부상은 또 지난 7월 열린 1차 북·미 대화에 이어 최근 미국에 2차 대화를 제안했다고 공개했다. 리 부상은 19일 중국 국제문제연구소가 베이징 궈지(國際)호텔에서 주최한 ‘9·19 공동성명 6주년 기념 국제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21일 열리는 남북 비핵화회담에서 6자회담 재개에 앞서 ▲우라늄 농축프로그램(UEP)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핵과 장거리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실험 모라토리엄 선언 등의 비핵화 사전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우리 측과의 팽팽한 논쟁이 예상된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세미나에서 리 부상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러시아와 중국을 잇따라 방문해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한국과의 2차 비핵화 회담에서도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를 설득하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미나를 주관한 취싱(曲星) 소장은 “리 부상이 ‘6자회담을 재개해 모든 문제를 일괄 해결하자’고 주장했다.”며 북한의 적극성을 높이 평가했다. 리 부상이 2차 북·미 대화를 미국 측에 제안했다고 밝힘으로써 남북대화에 이어 제2차 북·미 대화가 곧 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도 “2차 대화를 위한 양측의 접촉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산하 연구기구를 내세웠지만 중국 외교부가 적극적으로 관여했다. 양제츠 외교부장은 개막 연설에서 “9·19 공동성명 실천 노력을 계속하면서 6자회담을 추동해 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민간 국제 세미나를 표방했지만 중국 측은 한·미·일·러 외교 당국에도 참석을 적극 요청했다. 북한과 함께 6자회담의 조속재개를 위한 포석으로 삼으려 한 모습이 역력했다.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도 자리를 함께했다. 한·미·일 3국과 일부 유럽국가들은 현지 공관 실무자를 옵서버로 보내 지켜봤다. 리 부상은 플루토늄 핵시설 불능화 등을 통해 9·19 공동성명을 준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등 이번 세미나를 ‘선전장’으로 적극 활용했다. 리 부상은 우 특별대표와 별도로 회동한 뒤 우리 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남북 비핵화 2차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한국, 작년 핵연료 재처리 권한 요구”

    지난해 11월부터 미국 외교 전문을 순차적으로 공개해온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지난 2일 미국 외교전문 25만 1287건을 별도 편집 없이 공개했다. 한반도 관련 전문 1만 4000여건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관련 전문 1000건이 포함됐으며, 한반도를 둘러싼 복잡한 역학관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위한 제1차 협상이 개시되기 수개월 전 천영우(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당시 외교부 2차관은 미국 측에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을 강하게 요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2월 17일 주한 미국대사관이 작성한 외교 전문에 따르면 천 수석은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 대사와의 오찬에서 2014년 만료되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시급하다는 뜻을 강력히 밝혔다. 천 수석은 한국이 세계 5대 원자력 생산국 중 하나이며 일본을 포함해 다른 국가들이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 대사관 측은 한국의 ‘최종 조건’이라기보다 기선 잡기일 것으로 분석하면서도 미국이 한국의 원자력산업 발전 노력을 방해한다고 인식될 경우 한·미 관계에 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천 수석의 주장은 타당하다며 이 문제를 신중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고 보고했다. 북한이 2006년 미사일 실험 발사와 핵실험을 강행한 뒤 당시 노무현 정부와 미국 사이에 대북제재를 놓고 의견 대립이 벌어졌다는 정황도 자세히 드러났다. 미사일 실험 발사 당일인 7월 5일자 서울발 전문에 따르면 한·미 양측은 7월 11일로 예정된 남북 장관급 회담을 예정대로 개최할지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한국은 회담에서 북한에 강한 항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던 데 비해 미국은 회담 연기가 불만을 전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회담은 예정대로 열렸다. 북한의 핵실험(10월 9일) 이후 금강산 관광 중단과 미국 주도의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 여부를 놓고도 마찰을 빚었다. 그해 10월 20일자 전문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힐 당시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는 금강산 관광 중단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속히 PSI에 전면 참여하라고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 하지만 이종석 당시 통일부 장관은 이에 반대하면서 대북 제재뿐 아니라 외교적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도 병행할 것을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국무장관에게 강조해 달라고 요구했다. 미국은 2008년 쇠고기 파동 당시에도 우리 정부를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8년 5월 8일 주한 미대사관 외교문서에 따르면 당시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는 전날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에게 “(쇠고기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발언이 실망스럽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박 전 대표는 “촛불시위에 나선 사람 모두가 좌파는 아니다.”고 대응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2년 5월 방북한 박 전 대표에게 “위대한 지도자의 자녀끼리 선친들의 목표(7·4공동성명)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제안했다는 내용도 공개됐다. 한국의 독도 주변해역 해양조사를 둘러싸고 한·일 간 갈등이 고조됐던 2006년 일본 자민당 정권이 독도 문제에 대한 미국의 중립적인 태도에 강한 실망감을 표시하고 미국 정부가 나서 한국이 해양조사를 단념하도록 설득해달라고 종용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식민 지배받은 일본식 다리도 문화유산으로

    식민 지배받은 일본식 다리도 문화유산으로

    베트남의 내재적 다문화성이 외세에 대하여 정치적으로는 수구적이지만 문화적으로는 개방적인 특유의 이중성을 낳은 것이 아닐까. 후에의 남쪽에 자리한 고즈넉한 옛 항구 도시 호이안을 둘러보며 떠오른 생각이다. 호이안은 원래 인도와 중국 간의 해상 교역의 중계항으로 출발했다. 중국과 인도 상인들의 중간 계류지로 흥기한 호이안은 16세기에 포르투갈 상인들이 인도를 거쳐 이곳에 들르고 뒤이어 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 상인, 탐험가, 선교사들이 자주 찾으면서 이른바 바다 실크로드의 중심 교역항으로 우뚝 서게 된다. 다행히 전란의 피해를 면한 투본 강변의 구시가지에서 우리는 국제적 교역항으로서의 호이안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골목길 양편에 늘어서 있는 실크와 면제품, 기념품 가게 그리고 작은 카페와 화랑은 번영을 구가하던 호이안의 코스모폴리탄 서민문화를 재현해 주고 있다. 특이하게도 이곳의 랜드마크 건물은 구시가지의 중심에 있는 일본식 다리이다. 1593년에 일본인들이 건설했다는 이 다리는 2만동짜리 베트남 지폐의 도안을 장식하고 있다. 일본의 식민 지배를 겪었으면서도 베트남 사람들은 이 다리를 그들의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선양하고 있는 것이다. 문화 수용의 이런 유연성은 조선총독부 건물을 식민지 잔재로 헐어버린 우리와 사뭇 다른 태도이다. 유네스코는 1999년 “문화적 혼성의 뛰어난 사례”로 호이안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중부 해안 풍경이 아름답긴 하지만 베트남의 빼어난 자연 경관을 대표하는 것은 무엇보다 북부 통킹만 연안의 하롱베이 지역이다. 기암괴석의 절벽으로 둘러싸인 2000여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잔잔한 바다를 수놓고 있다. 찬탄이 절로 나오는 이런 경이로운 형상은 석회암 지형이 오랜 세월 동안 풍화된 결과이다. 어디에서나 그렇듯이 자연의 경이는 전설을 만들어 낸다. 외세의 침입으로부터 베트남을 구하기 위해 하늘에서 용이 내려와 불과 옥돌을 뿜어냈는데 그것이 식으면서 섬이 되었다는 것이다. 외세에 대항하여 자주성을 지키고자 했던 염원이 만들어 낸 전설이리라. 베트남이 중국의 지배를 떨치고 독립을 쟁취한 항전의 무대도 이곳 강어귀였고, 13세기 몽골의 침입을 격퇴한 곳도 여기 바다였으며, 월남전의 시발이 된 통킹만 사건이 일어난 곳도 이 부근이다. 아름다운 풍경에도 이처럼 전란의 상흔과 고통스러운 기억이 스며 있다. 종전 후 35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월남전의 상처와 아픔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었다. 호찌민의 전쟁박물관 전시실을 가득 메운 기록사진들은 전쟁의 야만적 살상과 폭력, 처참한 후유증과 고통스러운 기억을 생생히 증언하고 있었다. 박물관을 나와 오토바이 행렬이 장사진을 이룬 거리를 몇 블록 걷자 이내 고층 호텔과 백화점과 명품 부티크가 즐비한 다운타운의 화려한 쇼핑가이다. 전쟁과 첨단 자본주의 문명은 상극이 아니라 바로 자웅동체가 아니던가. 응우옌 반 린 (Nguyen Van Linh)을 중심으로 한 남부 출신의 정치가들에 의해 주도된 ‘도이머이’ 운동의 거센 바람 속에서 구치 터널이나 호찌민 루트와 같은 전쟁의 유물이 관광 상품으로 탈바꿈된 지 오래이다. 전후의 베트남이 보여 준 변혁과 쇄신의 과감한 행보는 특유의 하이브리드 문화에 젖어 온 멘털리티가 아니고서는 내디딜 수 없는 것이라 말하더라도 지나친 진단은 아닐 것이다. 호찌민의 탄손낫 공항을 떠나 귀로에 오르며 인간 문명은 피라미드처럼 대칭적 균형체가 아니라 와르르 무너졌다 다시 만들어지곤 하는 사막의 불안정한 흰개미 언덕에 가깝다는 어느 역사가의 말이 새삼 떠올랐다. 베트남적 하이브리드 문화는 문명의 이런 본질을 잘 보여 준다. 그리고 인간 문명을 그런 비대칭적 복합체로 만드는 중요한 추동력의 하나가 아름다운 풍광과 천혜의 풍요로움의 표상인 열대에 대한 매혹임을 베트남 여정은 다시금 일깨웠다.
  • [카다피정권 몰락] 美·EU, 대량살상 무기 경고

    리비아 사태가 반군의 승리로 굳어져 가는 가운데 리비아에 있는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정보기관들은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화학무기와 재래식 무기를 사용해 최후의 항전을 하거나 알카에다 등 테러단체가 무기 입수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리비아에는 겨자가스와 스커드미사일, 대전차 로켓 등 재래식 무기와 핵 원료 물질 등이 상당량 비축돼 있다.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 따르면 리비아는 겨자가스를 10t가량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겨자가스는 시간이 지나면 부패하고 리비아가 서방과 화해를 시도하던 2004년 겨자가스의 운반장치로 쓸 미사일이나 폭탄 등 모두 3500개의 무기를 폐기해 심각한 군사적 위협은 아니라는 평가다. 미국의 한 관리는 23일(현지시간) “실제로 카다피는 가장 위험한 무기를 많이 파괴했으며 지금 남아 있는 것들 중 상당수는 낡거나 작동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파괴력이 높은 화학무기의 특성상 상당한 피해를 끼칠 수 있어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리비아 사태가 진행되는 동안 이를 계속 감시해 왔다. 미국과 유럽국들은 지대공 미사일이나 대전차 로켓, 장갑차, 휴대용 로켓포 등 리비아의 재래식 무기가 약탈돼 무장조직의 수중에 들어가는 것을 걱정해 이를 안전하게 확보하는 데 특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카다피 정권이 대량 살상무기를 사용해 마지막 항전을 시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카다피 측은 지난 22일 시르테에서 스커드미사일 3기를 발사했다. 리비아에는 민간인을 타깃으로 발사할 수 있는 스커드미사일이 240기가량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열린세상] 땜질식 접근으론 북핵 해결 못한다/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열린세상] 땜질식 접근으론 북핵 해결 못한다/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지난 20년 동안 북한 핵문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남북관계 개선의 핵심 전제였다. 이명박(MB) 정부의 ‘비핵·개방·3000’은 한반도의 핵심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였다. 북한은 이런 MB정부의 대북 제안을 거부했으며, 2차 핵실험 감행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본격 가동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논의하기 위한 양측 간 고위실무접촉 내용을 이례적으로 폭로했다. 이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 해결은 더 요원해지는 듯했다. 비관적 전망이 팽배한 가운데 지난달 2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6자회담 남북 수석대표와 외무장관들이 전격적으로 회담을 가졌다. 일주일 후 미국 뉴욕에서 북·미 고위급회담이 개최돼 6자회담 재개문제를 비롯해 양국 간 향후 일정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6자회담이 중단된 후 북핵문제와 관련한 가장 긍정적 변화로 볼 수 있다.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을 실제로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이유는 포기할 때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크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6자회담에서 합의한 9·19공동성명이나 2·13합의에 명시돼 있다. 경제, 에너지 지원을 받을 수 있고 한반도평화체제와 동아시아안보체제 구축과 관련해 북·미, 북·일 등 관련국가와의 국교정상화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관련해 북한에 부과된 유엔안보리 대북제재안이 철회됨으로써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로 분류돼 투자와 교역에서 혜택을 받는다. 또 MB정부가 제안한 ‘그랜드바겐’ 구상에 따라 대규모 경제지원도 받을 수 있다. 한마디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경제적 이익을 중심으로 외교·정치·군사적 이익의 순서로 미래의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이유는 앞서 이익의 순서와 역순이며 비중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다. 핵무기를 보유함으로써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소위 적대세력(?)으로부터의 침략을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방인 중국으로부터의 자주성을 지켜낼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핵을 보유함으로써 김정은의 3대세습에 대한 대내외적 비난을 잠재우고 정권의 정당성, 강성대국의 정당화를 기할 수 있다. 북한은 이라크, 리비아 등이 미국 등의 일방적 공격을 당한 것도 핵무기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핵을 보유하면 경제적 지원도 받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우리의 대북정책은 대통령의 임기와 같은 최대 5년 내에 성과를 내야 한다. 미국의 대북정책 역시 짧으면 4년 길면 8년이다. 반면 중국은 최소 10년이고 북한은 지도자의 수명을 넘어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북핵 문제는 정책의 시간만이 아니라 정권의 수명과도 연관이 있어 북한정권의 실질적인 변화 없이 해결될 수 없다. 미국이 국내 재정 악화와 리더십 약화 등으로 여력이 없는 것도 핵문제의 획기적 전환을 어렵게 한다. 아울러 북한의 핵문제는 현재와 미래의 선택문제이다. 핵을 폐기할 경우 미래세대에게 혜택이 주어질 것이나, 핵을 포기하지 않고 보유할 경우 현재 정권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김일성 체제를 포기할 수 없는 김정일 정권은 미래 후속세대의 희생을 담보로 핵을 끌어안고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MB정부의 ‘비핵·개방·3000’은 실행에 옮기지도 못한 채 폐기될 운명에 놓이게 되었다. 이는 MB정부의 정책 실패라기보다는 김정일 정권의 한계이자 숙명이다. 따라서 북핵문제의 해법은 정책의 시간성을 충분히 확보하거나 장단기 해법을 병행 모색하는 데서 찾을 수밖에 없다. ‘비핵·개방·3000’이란 미래지향적 근원적 해법은 존치하면서도 6자회담 재개를 비롯한 현실적이고 대증요법인 간여관리정책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으며, ‘비핵·개방·3000’의 비전과 철학을 계승할 정권 재창출에도 집중해야 한다. 임기를 1년반이나 남겨놓고 핵문제의 막연한 절충과 땜질식 보완을 통해서는 수십년 동안 정권과 체제의 사활을 걸고 덤벼드는 북한을 당해낼 수 없을 것이다.
  • 시위… 암살… 내분… 중동 ‘핏빛’ 라마단

    시위… 암살… 내분… 중동 ‘핏빛’ 라마단

    이슬람권의 성월(聖月)인 라마단을 맞은 중동 정세가 다시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금식과 금욕 등으로 신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라마단 전날인 31일(현지시간)에 이어 1일에도 유혈진압을 이어갔다. 시리아 정부군은 하마에 탱크를 투입하고 시위대에 무차별 발포해 139명이 숨졌다. 세계 주요국이 합법 정부로 인정한 리비아 반군 내에는 알카에다 세력이 준동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무차별 발포로 최소 139명 숨져 이틀에 걸친 정부군의 유혈진압으로 지난 3월 15일 시위 개시 이후 최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는 반정부 시위의 거점인 하마를 비롯해 주요 도시에서 139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하마에서만 100여명, 동부 원유도시인 데이르 에조르에서 19명, 남부 헤락에서 6명 등이 사망했다. 로이터는 하마 시민들의 말을 인용해 하마 북부를 에워싼 탱크들이 1분에 4번꼴로 포격하는 동안 정부군 저격수들이 국영 전력회사와 교도소의 옥상에 오르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의 시리아 전문가 앤드루 테블러는 “라마단 기간 동안 시위대를 해산시켜 주요 시위 지역을 장악하려는 것이 정부의 속셈”이라면서 “라마단 전날 이런 행위를 했다는 것 자체가 종파 간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위 기간 4개월 남짓 동안 사망자는 1634명, 실종자는 2918명에 이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 국제사회는 시리아 정부의 민간인 살상을 규탄하며 추가 제재를 경고했다. 유럽연합(EU)은 시리아에 대한 추가 제재의 구체적인 대상과 내용을 2일 발표한다. EU는 알아사드 대통령의 측근 5명에 대한 EU 입국금지, 자산동결 등의 제재를 가할 것이며 시리아군이 시위진압에 이용할 수 있는 무기 및 장비에 대한 수출금지 조치 등도 제재안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AFP가 보도했다. 하지만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은 시리아에 리비아식 군사개입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U, 시리아 추가 제재 오늘 발표 리비아에서는 지난달 28일 사망한 반군 사령관 압델 파타 유네스 장군이 아군인 반군에 암살됐다는 충격적인 소식에 반군 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리암 폭스 영국 국방장관이 반군 내 이슬람 무장대원들이 활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하면서 반군이 이끄는 국가위원회를 합법 정부로 인정한 미국, 영국 등이 혼란을 겪게 됐다. 폭스 장관은 이날 BBC 라디오4와의 인터뷰에서 “누가 유네스 장군을 암살했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배후에 이슬람 무장단체가 있을 수 있다.”면서 “리비아 내에서 이들의 영향력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번 기회에 리비아 반군 세력의 존재를 명확히 밝히고 리비아에 대한 각국의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리비아 반군은 벵가지에서 유네스 장군을 살해한 의혹을 받고 있는 친정부 조직의 은신처를 급습해 5명을 죽이고 6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문화마당] 공포영화가 무서워?/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문화마당] 공포영화가 무서워?/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흔히 공포 영화를 볼 때 소름이 끼치거나 등골이 오싹해지는 경험을 한다고 한다. 이는 나름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고 하는데, 아드레날린이 교감신경을 자극해 흥분하거나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땀이 나고 식으면서 실제로 한기를 느낀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아무래도 공포 영화는 여름이 제격이다. 올여름에도 역시 극장가에는 이미 개봉한 ‘고양이: 죽음을 보는 두 개의 눈’ 외에도 ‘기생령’, ‘돈 비 어프레이드: 어둠 속의 속삭임’ 같은 영화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보통 공포 영화 하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은 귀신이나 유령 같은 초자연적 존재에 대해 황당함이나 두려움을 느끼며, 사이코 살인마가 무차별적으로 살상하고 잔혹한 폭력을 휘두르는 데 불쾌감과 역겨움을 호소한다. 또 사람에 따라서는 시각적, 청각적, 상상적 공포를 정말 견디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에 비해 나는 공포 영화를 즐기는 편이다. 일단 등골이 서늘하고 긴장감으로 심장이 조여 올 때의 그 느낌이 재미있고 짜릿하다. 게다가 공포 영화 속에서 발견하는 공포의 대상과 그 의미를 따져 보는 것도 내게는 흥미로운 작업이다. 진보적 영화학자 로빈 우드는 공포 영화를 가리켜 ‘억압된 것의 귀환’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인간이 의식의 영역에서는 드러내지 않거나 억압했던 것들이 공포 영화라는 틀을 빌려 해방되거나 금기 및 금지의 위반을 통해 분출되는 것이다. 그래서 원귀들은 원(寃)과 한(恨)을 풀기 위해서 돌아오는 것이고, 괴물은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과 오만을 부각시키기 위해 귀환한다. 그러므로 공포 영화에서 ‘억압된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면 당대 혹은 그 사회 및 공동체의 두려움이나 죄의식이 엿보인다. 한국 공포 영화의 ‘전설’로 불리는 ‘월하의 공동묘지’(권철휘 감독·1967)는 가부장제와 처첩제도 등 한국 가족제도의 모순과 핍박받는 여성을 연결시키며, ‘여고괴담’(박기형 감독·1998)은 입시 위주의 교육과 경쟁 원리가 친구나 사제 관계마저 붕괴시킨 학교의 현실과 당대의 교육제도를 비판한다. ‘4인용 식탁’(이수연 감독·2003)은 모성 신화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가족 연대감의 파괴 등을 서늘하게 조명하며, ‘장화, 홍련’(김지운 감독·2003)은 죄의식의 공포를, ‘고양이’(변승욱 감독·2011)는 유기 동물이 증가하는 현실과 인간의 이기심을 공포의 지형으로 삼고 있다. 공포 영화는 폭력성과 잔혹성을 수단으로 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필귀정의 메시지를 담보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특히 원귀가 등장하는 공포 영화들은 원의 근원이 되는 죄악의 존재를 드러내고, 죄의식을 자극하며, 죄지은 자에 대한 처벌을 통해 해원하는 형태를 띤다. 인간이 완전하지 않은 한 공포란 근원적이고 원초적인 감정이다. 공포에 반응하는 양상과 지점은 다를지 몰라도 본질적으로는 미지의 것, 인간의 지식과 경험으로 알 수 없는 것,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에 대해 느끼는 낯섦, 그것이 바로 공포가 아닐까. 귀신이나 유령, 좀비나 흡혈귀 같은 초자연적 존재에 대해 두려워하는 것은 그런 측면에서 출발한다. 그에 비해 사이코패스나 살인마 등이 유발하는 공포는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될 만행을 저지르는 것에 대한 불가해성과 인간이 ‘괴물’이 돼 나타나는 그 비(非)인간성을 목격하는 데서 오는 충격과 전율이 공포의 실체가 될 것이다. 우리는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종종 괴물을 만나게 된다. 나치의 홀로코스트(대학살)는 물론이고 보스니아 내전에서 인종 청소를 한다면서 세르비아계가 저지른 집단 살육과 강간,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후투족이 자행한 학살, 그리고 최근 인종에 대한 혐오 때문에 폭탄 테러와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한 노르웨이 테러범 브레이비크, 그리고 연쇄 살인범들. 세상은 날이 갈수록 두렵고 충격적인 소식들로 채워진다. 공포 영화가 무섭다고? 노(No). 나는 현실이 더 무섭고 끔찍하다.
  • 美 ‘국제 조폭과의 전쟁’ 선포

    美 ‘국제 조폭과의 전쟁’ 선포

    미국 정부가 ‘조폭’에 몽둥이를 들었다. 국경을 넘나드는 조직범죄가 미국의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는 판단에서다. 백악관은 25일(현지시간) 일본의 야쿠자와 이탈리아의 마피아 조직인 카모라, 멕시코의 로스 세타스, 러시아의 브러더스 서클 등 국제적 조직범죄 단체에 대한 제재안을 발표했다. 야쿠자는 마약거래와 무기밀수, 인신매매, 매춘, 성 착취 등의 혐의를 받고 있으며, 카모라는 달러 위조와 마약거래, 가짜 명품 및 DVD 등 불법복제 거래 등을 하고 있다고 미 정부는 설명했다. 브러더스 서클은 마약 밀매와 핵물질 거래 등의 혐의를 받고 있으며, 로스 세타스는 마약 밀수 등을 통해 미국에서 불법적인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이들 조직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는 동시에 자국민이 이들과 사업관계를 맺는 것을 전면 금지하는 등 56개 항목으로 구성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또 미국 당국이 불법 범죄조직에 대해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동시에 조직원들을 기소할 수 있도록 하고, 국제 범죄조직 척결을 위한 국가 간 정보공유를 추진하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백악관은 특히 “북한 당국이 달러를 위조하는 범죄조직과 관계를 유지해온 것 같다.”면서 “이는 미국의 달러 건전성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또 중국과 동남아에서 광범위한 지적재산권 도용이 성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첸치핑이라는 중국 여성이 한번에 100여명씩 1000여명의 외국인을 미국으로 밀입국시킨 혐의도 밝혔다. 미 정부가 이례적으로 조직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배경에는 조직범죄와 테러조직의 연계성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미국 내 마약 밀매 조직 중 절반 정도가 알카에다와 헤즈볼라, 탈레반 등과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네트워크를 통해 대량살상무기(WMD) 거래도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알카에다 등 테러조직이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으로 돈줄이 마르자 조직범죄로 활로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에서 “국제 범죄조직은 점차 세력을 키우면서 활동을 다변화하고 있으며, 정부의 부패 요소와 결탁함으로써 미국의 이익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맹국들도 우리의 노력을 반영해 자국민을 폭력, 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국제협력의 틀을 구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극단주의자 손 잡고 탄저균 확보 노렸다

    노르웨이 연쇄테러범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 (32)가 유럽 테러에 대비해 대량살상무기(WMD)를 확보할 계획을 갖고 있었으며, 이를 위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손을 잡으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5일(현지시간) 외신들은 브레이비크가 극단적인 반이슬람 성향을 드러내고 있지만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의 일시적인 ‘휴전’을 통해 탄저균 등을 입수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범행 직전 웹사이트에 올린 1500쪽의 ‘2083:유럽 독립선언’에서 “우리는 하나의 공통된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 그들은 중동에서 그들의 국가를 장악하려 하고, 우리는 서유럽에서 우리의 국가를 장악하려 한다.”고 밝혔다. 선언문에서 그는 탄저균을 실험하고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협조를 받아 100만 달러어치에 해당하는 탄저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브레이비크는 또 선언문에서 “특별할 것이 없는 평범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소개했으며, 그의 부친 옌스 브레이비크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어린 시절에는) 다른 사람들과 말을 잘하는 아이는 아니었으며 정치에 관심도 없었다.”고 말했다. 브레이비크가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것은 10대 초반이던 1991년 서방의 다국적군과 이라크 간의 1차 걸프전쟁 때였다고 술회했다. 정치에 무관심하고 무지했던 그는 당시 이슬람 친구가 미군 부대가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는 보도에 환호하는 것을 보고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선언문에 썼다. 이어 그의 성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건은 1999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세르비아 폭격이었다. 당시 그는 세르비아계에 의한 알바니아 무슬림 학살에 공감했고, 평화적인 방법으로는 ‘유럽의 이슬람화’를 막을 수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했다. 스스로를 ‘반이슬람 혁명’을 꿈꾸는 운동가 정도로 묘사했지만, 실상은 광인(狂人)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특히 그는 ‘우토야섬 학살’에서 목표물에 맞으면 탄체가 터지며 납 알갱이 등이 인체에 퍼지게 하는 덤덤탄을 사용해 희생자들의 인체 내부에 끔찍한 내상을 입혔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대형 살상무기냐” 고속철 사고… 충격의 중국

    “대형 살상무기냐” 고속철 사고… 충격의 중국

    중국은 24일 하루종일 북새통이었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사고현장을 직접 연결, 구조 및 부상자 현황, 사고열차 처리 과정 등을 생중계했고, 인터넷 사이트들에는 추모글이 폭주했다. 사고발생 21시간 만인 이날 오후 5시쯤 객차 안에서 중상을 입은 2살짜리 유아 한 명이 발견돼 긴급 후송되기도 했다. 211명의 부상자가 입원해 있는 저장성 원저우(溫洲)의 각급 병원에는 혈액 등이 크게 부족해 인근 지역인 타이저우(台州), 리수이(麗水) 등에서 1000단위의 적혈세포와 10만㎖의 혈장이 긴급공수됐다. 사망자 2명이 외국 국적자로 밝혀진 가운데 주중 한국대사관 측은 “아직까지 교민피해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면서 “해당 지역 공관에서 확인하고 있지만 교민 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은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지상 15m 교량 위에 위태롭게 객차 1량이 매달려 있었고, 추돌 충격으로 많은 객차가 종잇장처럼 구겨져 있었다. 지상에는 추락한 객차들이 뒤집혀진 채 사고 당시의 참상을 짐작게 했다. 열차 운행은 빨라야 27일쯤에나 재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는 벼락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잠정결론이 내려졌다. D3115호 열차가 사고 직전 벼락을 맞아 동력을 상실한 채 정지해 있는 상태에서 뒤따라 오던 D301호 열차가 추돌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철도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고속철도는 서로 일정한 간격 이상으로 접근하면 경보와 함께 정지하도록 설계돼 있지만 벼락으로 D3115 열차의 경보시스템이 고장나 10분 간격으로 뒤따라오던 D301호 열차에 위험신호가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고가 난 두 열차는 최고시속 250㎞로 설계된 CRH2 모델이다. 중국 최고지도부는 이번 사고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고속철도 건설을 밀어붙이는 와중에 대형사고가 발생해 ‘정책실패’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고, ‘민심이반’을 부채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가 사고 직후 “피해자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긴급지시하고, 공산당 서열 21위의 정치국 위원인 장더장(張德江) 부총리를 현장에 급파해 사고수습을 지휘토록 한 것에서도 위기의식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그토록 “안전하다.”고 강조했던 고속철도가 결국 ‘대형 살상무기’로 확인됐다는 점에서 충격이 커 보인다. 현재로서는 사고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짐작되지 않는다. 사고의 원인이 시스템 결함으로 밝혀진다면 고속철도 증설에 급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정부는 사고 노선을 관리하는 상하이 철도국의 당위원회 서기 등을 면직시키는 등 민심위무에 나섰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이미지 연금술사’ 스핀닥터 그들은

    1996년 재선에 도전했던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의 여론조사 컨설턴트 마크 펜은 ‘사커맘’(soccer mom)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자녀 교육에 헌신적인 중산층 여성들을 공략하자고 아이디어를 냈다. 클린턴은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조치와 자녀 양육에 도움이 되는 제도를 잇따라 공약으로 발표했다. 투표에 관심이 없던 여심이 움직였고 클린턴은 ‘전쟁 영웅’ 밥 돌을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이후 클린턴은 섹스 스캔들로 탄핵 재판에까지 몰렸지만 60% 안팎의 지지율을 꾸준히 유지했다. 클린턴의 핵심 선거참모였던 딕 모리스가 제시했던 ‘스몰 딜’(small deal) 전략이 비결이었다. 거대한 국정담론보다는 국민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끊임없이 제시하면서 성향을 아우르며 국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마크 펜, 딕 모리스 등과 같이 정치 지도자의 측근에서 여론을 수렴해 정책으로 구체화시키거나 정부 정책을 국민에게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정치 전문가들을 두고 ‘스핀닥터’(spin doctor)라고 한다. 클린턴은 조지 스테파노폴로스·토머스 매커리 대변인, 선거 컨설턴트인 제임스 카벨 등 최고의 스핀닥터를 거느린 인물로 꼽힌다. 영국에서는 피터 만델슨 현 기업부장관과 토니 블레어의 ‘부총리’로도 불렸던 앨리스테어 캠벨 전 총리실 공보수석보좌관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제3의 길’을 노동당의 새 진로로 채택해 1997년 노동당 집권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고, 집권 후에도 정권의 홍보 전략을 책임졌다. 그러나 스핀닥터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사건을 왜곡하거나 조작하는 역할로 부정적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캠벨 전 공보수석은 2003년 영국 정부가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위협을 과장했다는 의혹에 연루돼 물러났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전쟁억지력-기술이전 ‘두마리토끼 사냥’

    전쟁억지력-기술이전 ‘두마리토끼 사냥’

    국방부가 20일 차세대 전투기(FX) 사업을 해외 구매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하면서 스텔스 전투기 도입이 가시화됐다. 군은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연초 방위사업청 업무보고 때 “FX 3차 사업을 앞당기라.”고 지시하고 대통령 직속 국방선진화위원회에서 스텔스기 도입 필요성을 제시하면서 유력 대상 기종의 제원과 성능 등을 조사하며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준비해 왔다. 군은 북한의 비대칭 전력에 대비하고 전쟁 초기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WMD)를 무력화시키고 전쟁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스텔스기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최근 중국이 스텔스기인 ‘젠(殲)20’을 시험 비행한 데 이어 일본 역시 F35 도입과 함께 2016년까지 자체적으로 ‘신신’(心神·ATDX)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는 등 동북아 안보 정세도 스텔스기 도입을 부추겼다. ●2016년까지 8조2900억원 투입 2016년까지 8조 2900억원대 사업이 투입되는 천문학적인 사업에 미국과 유럽의 방위산업체들도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국방부가 이날 스텔스기의 핵심 부분인 레이더 반사 면적(RCS)을 포함한 작전운용 성능을 완화한 것도 희망 사업체들의 경쟁을 끌어올려 기술 이전과 사업비 절감을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국방부의 사업추진기본전략을 충족하는 기종은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F35뿐이었다. 하지만 국방부의 성능 완화 결정에 따라 스텔스 기능 수준이 F35에 비해 떨어졌던 보잉의 F15SE, 록히드마틴의 F35,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등도 경쟁 자격을 갖추게 됐다. 현재 해당 업체들은 기술 이전이나 국내 생산 방식 등을 제안해 오고 있다. EADS는 라이선스 생산 방식을 제안한 상태고, 보잉은 기술 이전을 약속하고 있다. 록히드마틴 역시 가격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FX 사업에 따라 차세대 전투기가 전력화되면 전쟁 억지력을 증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선진 업체들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아 방위산업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방위산업 경쟁력 향상 기대 한편 국방부는 대형 공격헬기(AHX) 사업과 관련, “국지도발 및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한의 기갑전력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대형 공격헬기를 해외 구매 방식으로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기술로 개발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수리온’의 활용 가치가 줄어들게 됐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軍, 전쟁억제력 및 선진기술 두마리 토끼 노린다.

     국방부가 20일 차세대 전투기(F-X) 사업을 해외 구매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하면서 스텔스 전투기 도입이 가시화됐다.  군은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연초 방위사업청 업무보고 때 “F-X 3차 사업을 앞당기라.”고 지시하고 대통령 직속 국방선진화위원회에서 스텔스기 도입 필요성을 제시하면서 유력 대상 기종의 제원과 성능 등을 조사하며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준비해 왔다.  군은 북한의 비대칭 전력에 대비하고 전쟁 초기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WMD)를 무력화시키고 전쟁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스텔스기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최근 중국이 스텔스기인 ‘젠(殲)20’을 시험 비행한 데 이어 일본 역시 F35 도입과 함께 2016년까지 자체적으로 ‘신신’(心神·ATDX)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는 등 동북아 안보 정세도 스텔스기 도입을 부추겼다.  2016년까지 8조 2900억원대 사업이 투입되는 천문학적인 사업에 미국과 유럽의 방위산업체들도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국방부가 이날 스텔스기의 핵심 부분인 레이더 반사 면적(RCS)을 포함한 작전운용 성능을 완화한 것도 희망 사업체들의 경쟁을 끌어올려 기술 이전과 사업비 절감을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국방부의 사업추진기본전략을 충족하는 기종은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F35 뿐이었다. 하지만 국방부의 성능 완화 결정에 따라 스텔스 기능 수준이 F35비해 떨어졌던 보잉의 F15SE, 록히드마틴 F35,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 유로파이터 타이푼 등도 경쟁 자격을 갖추게 됐다.  현재 해당 업체들은 기술 이전이나 국내 생산 방식 등을 제안해 오고 있다. EADS는 라이선스 생산 방식을 제안한 상태고, 보잉은 기술 이전을 약속하고 있다. 록히드마틴 역시 가격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F-X 사업에 따라 차세대 전투기가 전력화되면 전쟁 억제력을 증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선진 업체들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아 방위산업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국방부는 대형 공격헬기(AH-X) 사업과 관련, “국지도발 및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한의 기갑전력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대형 공격헬기를 해외 구매 방식으로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기술로 개발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수리온’의 활용 가치가 줄어들게 됐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대북 저승사자’ 아인혼 사무실 3장의 사진

    ‘대북 저승사자’ 아인혼 사무실 3장의 사진

    ‘대북 저승사자’로 불리는 로버트 아인혼 미국 국무부 북한 제재 조정관의 집무실에는 어떤 사진이 걸려 있을까. 북한 제재 조정관 외에 이란 제재 조정관, 비확산·군축담당 특별보좌관 등 3개의 직함을 동시에 갖고 있는 그의 독특한 위상을 반영하듯 직함들과 각각 관련 있는 사진 3개가 걸려 있다고 18일 외교 소식통이 전했다. 2009년 4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체코 프라하에서 ‘핵무기 없는 세상’ 비전을 설파하는 연설 사진, 지난해 6월 유엔에서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결의하는 사진, 지난해 8월 아인혼이 서울을 방문했을 때 일부 시민단체가 대북 제재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는 사진 등이다. 특히 서울 사진은 시위대가 아인혼을 규탄하는 의미에서 아인혼의 얼굴에 ‘X’표시를 한 것이라고 한다. 아인혼 입장에서는 불쾌할 법도 한데, 뜻밖에도 아인혼은 그 사진을 “재미있다.”며 좋아한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주한 미국대사관 쪽에서 언론에 나온 사진을 본국으로 보고한 것 같다.”면서 “아인혼이 많은 사진 중에 그 사진을 직접 선택해서 벽에 걸어 놓은 것”이라고 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게리 새모어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 방에도 오바마 대통령의 프라하 연설 사진이 걸려 있는 등 미국 당국자들의 집무실은 주로 ‘방 주인’의 직무와 관련된 사람 사진으로 장식된다. 반면 한국 정부 당국자들의 방에는 지도나 그림이 주로 걸려 있다. 아인혼의 ‘카운터 파트’ 격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집무실에는 북한 핵시설이 있는 영변 지역 위성사진과 지도가 걸려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군축 의장국 北, 핵 보유국 행세 속셈?

    북한이 지난달 28일 한달 임기의 유엔 제네바 군축회의(CD) 순회 의장국을 맡은 데 대해 미국 내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앞서 1996년 CD에 한국과 동시 가입한 북한은 2001년 8월 순회 의장국을 맡을 차례였으나 인력 부족을 이유로 의장직을 포기했었다. 이라크도 미국이 대량살상무기 보유 의혹을 집중 제기한 2003년 2월 의장직을 포기하는 등 뒤가 구린 나라들은 그동안 의장국 맡기를 꺼려 왔다. 반면 한국은 1998년 3월 의장직을 맡은 바 있다. 65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CD는 영어 알파벳 순으로 매년 6개 나라가 4주씩 의장국을 맡는다. 그동안 한번도 의장국을 맡지 않았던 북한이 이번에는 의장직을 수락한 것을 두고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내년 강성대국 선포를 앞두고 ‘당당하게’ 핵 보유국 행세를 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서세평 주 제네바 북한대표부 대사는 이날 군축회의에서 “회의가 진전될 수 있도록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교 소식통은 30일 “회원국들이 미온적으로 나올 경우 북한이 의장국으로서 실질적으로 CD를 농락할 방법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우선 CD 자체가 유명무실한 회의체가 됐기 때문이다. CD는 1994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을 체결할 때가 전성기였다. 그러나 이 조약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원자로 시설을 보유한 것으로 보고된 44개국의 비준이 있어야 공식 발효되는데 미국,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이 비준을 하지 않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 뒤로 CD는 핵 보유국들의 입장 차를 좁히는 데 한계를 드러내며 지난 10년여간 ‘식물기관’으로 연명해 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데스크 시각]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박찬구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박찬구 국제부 차장

    묵묵히 제 임무를 처리하던 병사였다. 전역을 한 해도 채 남겨놓지 않은 그해 늦여름, 그는 느닷없는 굉음 속에 헬기로 후송됐다. 대인지뢰를 밟았다. GOP 철책선 너머에서 철조망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병사의 바로 옆에서 철조망을 끌던 중대장의 하계 전투복은 온통 피범벅이었다. 육사 출신 대대장의 일성은 이랬다. “죽었어, 살았어?” 한 해를 훨씬 넘긴 뒤 민간인통제구역 바깥에서 그를 만났다. 묵묵한 표정은 여전했지만, 간혹 애써 짓는 미소와 음식점으로 걸음을 옮길 때 규칙적으로 무너지는 오른쪽 몸이 생경했다. 대인지뢰는 그의 오른쪽 다리 무릎 아래를 앗아가 버렸다. 그의 인생을 한순간에 바꿔버린 대인지뢰는 우리 측 공병이 북측의 남침에 대비해 설치해 놓은 것이라는 사실이 조사 결과 밝혀졌다. 여름철 빗물에 유실됐다고 했다. 인간이 발명한 무기 가운데 대인지뢰만큼 비인간적이고 잔인한 것은 없다고 감히 얘기할 수 있다. 목숨을 앗아가기보다 병사에게 중상을 입혀 다른 병사로 하여금 부축하게 만드는, 그래서 전투력을 곱절로 저하시키는 무기, 그것이 대인지뢰다. 총과 총을 맞든 전쟁터라면, 어떤 무기인들 못 쓰겠냐고 할 수 있다. 일견 수긍이 간다. 하지만 무고한 시민과 어린이, 나와 우리의 가족을 겨냥한 대인지뢰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것도 비인간적인 살상무기에 대한 경종이 울릴 만큼 울린 21세기에 말이다. 모하메드 투르고멘. 54세. 25년 전 그는 리비아 군대에서 폭발물 처리반으로 근무했다. 지금은 리비아 서부 지역에서 반군으로 활동하고 있다. 투르고멘은 리비아군과 반군이 치열하게 대치한 미스라타 교외에서 대인지뢰 550여개를 찾아냈다. 낙타가 지뢰를 밟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낙타의 불운으로 리비아군의 가장 큰 지뢰밭을 찾아낼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금속탐지기는 소용없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지뢰였다. 투르고멘은 다른 두 사람과 함께 당구 막대기를 사용해 지뢰를 하나 둘 탐지했다고 한다. 그러곤 경고 팻말을 남겼다. 흥밋거리로 넘길 수 없는 얘기다. 투르고멘은 “플라스틱이라니, 이전에 못본 지뢰들이다. 어린이와 가족들이 이 땅에서 지낸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라고 몸서리를 쳤다. 알자지라는 민간인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대인지뢰의 설치가 대다수 국가에서 금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앰네스티 인터네셔널도 발끈했다. 카다피군은 로켓 발사기에 반군이 접근하는 것을 막는다는 이유로 지뢰를 매설했다고 한다. 인간의 야만성, 전쟁의 몰가치성은 어디까지 흐르는 것일까. 알자지라를 읽어내려가다 1980년대 후반 한반도 중서부 지역 전방 부대에서의 기억을 떠올린 것은 대인지뢰가 지닌 야만성, 그리고 그 대인지뢰가 21세기 중동에서 민간인을 타깃으로 작심하고 있었다는 섬뜩함 때문이었을 테다. 리비아에서는 클러스터 폭탄을 만지작거리다 두 팔을 잃은 어린이가 병원에 실려가기도 한다. 지난해 오슬로 조약으로 사용과 제조가 금지됐지만, 리비아에서 이 폭탄은 리본까지 단 채 어린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고 외신은 보도한다. 시공(時空)에 따라 전쟁은 이상과 가치를 발현하는 무대가 될 수 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반(反)파시스트 의용군에 참여한 경험을 담아 “나 또한 인류의 일부이니, 어떤 이의 죽음도 나 자신을 멸하는 것이다. 그러니 묻지 말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느냐고, 종은 바로 그대를 위해 울리는 것이다.”라고 갈파했다. 사람과 세상을 죽이기 위한 전쟁이 아니라 인류와 이상을 살리기 위한 전쟁을, 실천적 지식인이 뛰어드는 전쟁을, 헤밍웨이는 장편소설에서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플라스틱 대인지뢰와 클러스터 폭탄이 난무하는 땅, 리비아에서는 야만의 전쟁, 전쟁의 야만을 뺀다면 무엇이 카다피를 기억할 것인가. 무고한 어린이와 민간인의 주검 위에서, 과연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릴 것인가. ckpark@seoul.co.kr
  • ‘北 목함지뢰’ 경보령

    ‘北 목함지뢰’ 경보령

    군은 북한지역의 집중호우로 유실된 목함지뢰 3발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민들이 목함지뢰를 발견했을 경우 각별히 주의하고 가까운 군부대 등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이붕우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본격적인 장마철에 앞서 탐문한 결과 6월 강원도 양구군 수입천과 인천 강화군 교동도, 볼음도에서 목함지뢰 3발을 발견해 처리했다.”면서 “양구군에서 발견된 지뢰는 빈 상자였으나 나머지 두 상자 안에는 지뢰가 들어 있었다.”고 밝혔다. 목함지뢰는 가로 20㎝, 세로 9㎝, 높이 4㎝의 나무 상자 안에 200g의 폭약과 기폭장치가 설치돼 있다. 상자를 열거나 일정한 압력을 가하면 폭발하도록 만들어졌으며 살상 반경은 2m다. 최근에는 나무 대신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ICC, 카다피 체포영장 발부

    국제형사재판소(ICC)는 27일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에 대해 민간인 살상과 관련한 반인륜범죄 혐의를 인정,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카다피와 함께 체포영장이 청구된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 카다피, 친·인척인 압둘라 알세눗시 군 정보국장에 대해서도 영장이 발부됐다. 현직 국가원수를 대상으로 ICC 체포영장이 발부되기는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재판부의 체포영장 발부로 ICC 검찰은 카다피를 비롯한 3명의 피의자 신병 확보에 나서게 되지만, 카다피 정권이 트리폴리에서 버티는 한 이들을 체포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공군력을 업은 반군 세력이 카다피 정권을 무너뜨려 이들의 신병을 확보, ICC에 인도해야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다. 앞서 루이스 모레노 오캄포 수석검사가 이끄는 ICC 검찰은 지난달 16일 재판부에 카다피와 사이프, 알세눗시 등 3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모레노 오캄포 수석검사는 당시 “카다피는 비무장 민간인을 공격할 것을 명령했고, 친위부대는 저격수를 배치해 기도를 마치고 이슬람 사원에서 나오는 민간인을 사살하는 등 반 인륜범죄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ICC의 카다피 체포영장 발부를 환영했다. 라스무센 사무총장은 “이로써 민간인 보호를 위해 임무를 수행하는 나토의 명분은 더 확고해졌다.”고 밝혔다. 리비아 반군의 대표기구인 국가과도위원회의 무스타파 압델 잘릴 위원장도 이날 반군의 거점 도시 벵가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카다피를 법정에 세울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리처드 기어 “깨달음은 우리 모두의 몫… 평화롭게 살았으면”

    리처드 기어 “깨달음은 우리 모두의 몫… 평화롭게 살았으면”

    21일 서울 견지동 조계사가 들썩거렸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벽안의 손님이 찾아왔기 때문. 사진전 ‘순례자의 길’ 홍보차 전날 방한한 미국 할리우드 스타 리처드 기어(62)다. 독실한 불교 신자로 아내, 아들과 함께 조계사를 방문한 기어는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에도 특유의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신자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조계사에는 50여명의 취재진과 신자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하치 이야기 대본 보고 아기처럼 울어” 기어는 대웅전에 들어가 절을 하고 향을 피운 뒤 서원을 적는 원적부에 “세계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썼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도 만나 환담했다. 기어는 티베트에서 찍은 사진을, 자승 스님은 도자기 향로 3개와 염주 등을 각각 선물했다. 기어는 염주를 팔목에 끼며 “염주알이 몇 개냐.”고 묻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화제는 기어가 주연한 영화 ‘하치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옮겨 갔다. 자승 스님이 “불교의 많은 내용이 담겨 있다.”고 말하자, 기어는 “‘하치 이야기’를 어떻게 아느냐.”고 놀라워하면서 “처음 (대본을) 봤을 때 너무 감동적이어서 아기처럼 울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이어 “뭔가를 기다리는 하치의 모습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불교에서 추구하는 깨달음을 느끼려 한다.”면서 “스님들이 선방에서 깨달음을 추구하지만 사실 깨달음은 온전히 그대로 우리에게 있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가족과 잠실구장서 야구 응원도 탁본 체험에도 나선 기어는 “예전에 한국을 경유한 적은 있지만, 머문 것은 처음”이라면서 “한국 불교가 오래된 전통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 힘을 갖고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금동관음보살상을 보고서는 “뷰티풀”을 외쳤다. ‘초조본 불설가섭부불반열반경’이 11세기 최초로 만들어진 대장경이라는 설명을 듣고는 “처음이 맞느냐.”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중국, 티베트 탱화와 한국 탱화가 다르다고 들었는데 어떤 점이 다르냐.”는 등 질문도 쏟아냈다. 기어는 이날 저녁 가족과 함께 서울 잠실구장을 방문해 LG와 넥센의 경기를 관람했다. 홈 구단인 LG가 증정한 모자를 쓰고 빨간 막대 풍선을 흔들며 응원전도 펼쳤다. ●새달 24일까지 ‘순례자의 길’ 사진전 기어는 22일 기자회견에 이어 23일 경남 양산 통도사와 대구 동화사 등을 방문한 뒤 25일 출국할 예정이다. 그가 티베트 등지에서 직접 찍은 사진을 전시한 ‘순례자의 길’은 다음 달 24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기어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스승으로 삼아 30여년간 불교 수행자의 길을 걸어 왔으며 티베트 독립 지원, 에이즈 예방·퇴치 운동에 앞장서 왔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전략물자 수출규제 美, 36개국에 완화

    미국이 한국을 비롯한 36개 동맹국에 항공기 부품 등 군사적 용도로 전용할 수 있는 전략물자의 수출 규제를 완화했다. 이로써 미국은 연간 14억 달러(약 1조 5100억원)의 수출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게리 로크 상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새로운 허가 면제 규정은 중요한 국가안보 위험을 제기하는 상품에 초점을 맞춰 미국의 수출을 촉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은 그동안 수출업자들에게 항공기 부품 및 암호화 소프트웨어 등 군사 목적으로 전용할 수 있는 민간 기술을 수출할 때 면허(허가증)를 취득하도록 했다. 이 물자들이 대량살상무기(WMD)의 부품 등으로 쓰일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운 규정에 따르면 상무부가 모니터하는 거의 모든 제품과 기술을 36개 동맹국에 수출할 때는 정부의 면허를 취득할 필요가 없다. 수출 제한 규정이 완화된 36개국은 한국, 일본, 영국, 독일, 아르헨티나, 체코, 폴란드 등으로 아시아와 서유럽뿐 아니라 동유럽 국가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중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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