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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쇄살인마 상당수 자폐증, 머리부상 겪어” (英 연구)

    “연쇄살인마 상당수 자폐증, 머리부상 겪어” (英 연구)

    연쇄 살인마는 과연 정신상태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최근 영국 글래스고 대학 연구팀이 세계적인 연쇄 살인마 총 239명의 정신상태를 연구한 결과를 발표해 관심을 끌고있다. 77명의 민간인을 살해한 노르웨이의 극우 테러범 아르네스 베링 브레이비크를 비롯 환자 15명을 독극물 주사로 살해한 의사 헤럴드 쉬프먼을 망라한 이번 연구는 그들의 과거 병력 등 정신 상태의 특징을 분석해 얻어졌다. 이 연구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이들 중 약 28%가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앓았다는 점이다. 이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는 미국의 경우 아동 110명 당 1명 꼴로 (남아는 70명 당 1명 꼴)로 발생하며 신경발달 장애, 언어 장애, 사회 부적응 등을 야기한다. 또한 연쇄살인범 239명 중 21%가 과거 머리 부상을 당했거나 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도 확인됐다. 특히 자폐스펙트럼장애나 머리 부상을 당한 연쇄살인범의 절반 이상이 어린시절 성적, 물리적 학대와 부모의 이혼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같은 병력이 반드시 연쇄 살인이나 대량 살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연구를 이끈 클레어 알리 박사는 “연쇄 살인범의 자폐스펙트럼장애나 머리 부상이 반드시 폭력적인 행동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 면서 “어린시절의 학대나 트라우마 같은 정신적 사회적 스트레스가 결부된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린시절의 트라우마나 소속된 집단에서 얻은 경험과 스트레스가 중범죄를 저지르는데 더 큰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美 “北서 벌어질 모든 비상사태 中과 논의”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13일(현지시간) “북한에서 벌어질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비상사태에 대해 중국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이날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한반도 세미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 비상사태 문제는 중국과의 협의에서 제기되는 주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데이비스 대표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북한 체제 붕괴 가능성에 대비한 비상대응책을 내부문서로 정리했다’는 일본 교도통신의 최근 보도에 대한 질문에는 “중국 측에 물어야 할 사항”이라면서도 “중국은 다양한 비상사태에 대비해 나름대로의 구상과 계획을 세워두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비스 대표는 세미나에서 “중국은 북한 문제를 정세 안정의 관점에서 보고 있지만 우리는 안보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과 도발 행동이 계속되면서 미·중 간 인식이 융합되고 있으며 대북 접근에 대한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4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서는 “만일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엄청난 오판이 될 것”이라며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북한 무인기 3대 모두 북한에서 발진 확인…결정적 증거는?

    북한 무인기 3대 모두 북한에서 발진 확인…결정적 증거는?

    북한 무인기 3대 모두 북한에서 발진 확인…결정적 증거는? 우리 지역에서 추락한 채 잇따라 발견된 소형 무인기 3대가 모두 북한에서 발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국방부가 8일 발표했다. 국방부는 이날 한미 양국 전문가들이 참여해 그동안 실시한 공동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경기도 파주와 서해 백령도, 강원도 삼척에서 지난 3∼4월 발견된 무인기 3대의 비행조종 컴퓨터에 저장된 임무명령서(발진·복귀 좌표)를 분석한 결과 “3대 모두 발진지점과 복귀지점이 북한 지역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3월24일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발진·복귀지점(37.9977N, 126.5105E)이 개성 북서쪽 5㎞ 지역으로 드러났다. 또 같은 달 31일 백령도에서 추락한 무인기의 발진·복귀지점(37.8624N, 125.9478E)은 해주 남동쪽 27㎞ 지역으로 나타났다. 이들 무인기는 비행조종 컴퓨터에 저장된 비행계획과 남측 지역의 사진촬영 경로가 일치했다. 지난달 6일 삼척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발진·복귀지점(38.4057N, 127.4785E)이 북한 강원도 평강 동쪽 17㎞ 지역으로 확인됐다. 이 무인기는 사진자료가 없어 비행계획과 사진촬영 경로 일치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국방부는 “무인기 3대 모두 다수의 남측 군사시설 상공을 이동하도록 사전에 좌표가 입력됐다”면서 “백령도와 파주에 추락한 무인기에서 비행경로의 근거가 되는 사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파주 무인기는 청와대 등 수도권 핵심시설을, 백령도 무인기는 서해 소청·대청도의 군부대를 주로 촬영했다. 북한은 홍콩을 경유해 중국에서 개발한 무인기를 수입해 복제한 것으로 군은 추정하고 있다. 김종성 국방과학연구소(ADD) 무인기(UAV)사업단장은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중국의 무인기와 외형이나 기타 제원 상 특성은 매우 유사하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중국 무인기 개발 업체와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중순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 정부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이성열 합참 전략무기기술정보과장은 “중국측에 질의했다”며 “답변은 해당 회사가 민간회사이고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아 생산 및 판매 활동에 관여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북한의 무인기 침투 행위는 정전협정과 남북불가침 합의를 위반한 것으로 명백한 군사 도발”이라면서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며 정전협정에 근거해 유엔사를 통해서도 경고 조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군은 북한의 소형 무인기를 탐지하지 못해 ‘방공망이 뚫렸다’는 지적과 관련, 전 부대의 경계·대공감시태세를 강화하고 소형 무인기 탐지 식별을 위한 레이더와 대공포, 육군 헬기 등 타격체계를 조정해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우리 지형과 작전환경에 맞는 탐지·타격체계 구축을 위해 이스라엘 등의 대상 장비를 자세히 검토 중”이라며 “중요지역에 대해서는 소형 무인기를 동시에 탐지·타격할 수 있는 통합체계를 우선으로 구축하고 다른 지역은 현존 전력과 추가 보강 전력을 최적화해 보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견된 3대의 무인기는 자체 중량이 10∼14㎏이지만 카메라와 낙하산을 제거하면 탑재할 수 있는 중량은 3∼4㎏으로 분석됐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국방과학연구소의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이들 무인기에 4㎏의 폭약을 장착해 건물에 충돌시키면 거의 피해가 나지 않고 살상 범위도 1∼2m에 불과하다”면서 “전술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군은 3대의 무인기를 조립해 실제 비행시켜 비행거리와 성능을 확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ADD의 김 단장은 북한 무인기의 비행거리와 관련, “백령도에서 추락한 무인기는 비행계획상 (비행거리가) 420여㎞나 됐다”며 “최대 비행한다면 400㎞ 내외가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밝혔다. 합참의 이성열 과장은 북한의 무인기 운용 의도에 대해 “핵심 군사시설에 대한 최신 영상을 획득하기 위한 정찰 활동으로 보고 있다”고 추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비행거리 280~400㎞… 생화학무기·신경가스 살포 가능

    군 당국의 분석에 따르면 북한 소형 무인기는 영상 송수신 장치가 탑재되지는 않았지만 사진 촬영과 발진지점으로의 복귀 등 무인정찰기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기능은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 무인기를 공격무기로 전용하면 탑재할 수 있는 폭약이 4㎏ 수준에 그쳐 살상 범위가 1~2m에 불과하지만 치명적인 살상무기인 생화학무기나 신경가스를 살포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8일 “북한 무인기는 중량이 10~14㎏으로 연료통(파주 4.97ℓ, 백령도 3.4ℓ)의 크기를 고려하면 비행거리는 280~400여㎞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체코제 4행정 휘발유 엔진을 사용한 백령도 무인기는 조종계통이 가장 복잡하게 설계돼 최신형으로 분석됐다. 정상적으로 비행하면 전체 비행시간은 2시간 20분 정도로 추정된다. 탑재된 니콘 D800 DSLR 카메라는 0.2m급의 높은 해상도로 촬영이 가능하다. 일본제 2행정 글루 엔진을 장착한 파주 무인기는 비행설정 고도 2.5㎞, 사진촬영 고도 1.1∼2㎞로 임무명령 데이터가 입력됐다. 임무명령서에 입력된 전체 항로지점은 133㎞였지만 정상적으로 비행했다면 비행거리는 192㎞, 비행시간은 1시간 36분가량으로 추산됐다. 전문가들은 중국 민간 기업 중교통신(中交通信)에서 제작한 무인기 SKY09P와 파주·삼척 무인기의 외형과 세부적 제원이 유사함을 들어 북한이 중국산 무인기를 수입해 카메라와 일부 송·수신 장비를 개조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중국 측은 제작사가 개인회사인 데다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아, 생산이나 판매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보코하람, 이번엔 마을 습격… “민간인 300명 학살”

    보코하람, 이번엔 마을 습격… “민간인 300명 학살”

    나이지리아 보르노주 치복시의 공립학교 여학생 276명을 납치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이 여학생 11명을 추가로 납치하고, 민간인 수백 명을 또다시 학살했다. 아흐메드 잔나 상원의원은 7일 “장갑차량과 오토바이를 탄 무장괴한들이 지난 5일 밤 감보루 응갈라를 습격해 마을 전체를 파괴하고 300명 이상을 살상했다”고 전했다. 잔나 의원은 응갈라에 주둔했던 정부군이 보코하람에 납치된 여학생들을 구출하기 위해 북상하면서 이 마을이 무방비 상태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보코하람은 지난 3일 보르노주 와라베 지역을 급습해 여학생 11명을 추가로 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와라베는 첫 납치가 있었던 치복시와 인접한 곳이다. 국제사회는 여학생들이 납치된 지 24일 만에 구조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적지 않은 시간이 흐른 데다 소녀들이 대규모 산림지대에 분산 수용돼 있을 것으로 추정돼 수색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가슴이 미어질 듯한 충격”이라며 “군사·사법기관 등 전문가 팀을 파견했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도 지원에 나설 뜻을 밝혔다. 보코하람의 최고지도자는 전날 언론에 공개된 동영상을 통해 여학생 집단 납치가 자신들의 소행이라며 이들을 시장에 노예로 내다 팔겠다고 밝혔다. 서방 사회가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아직 200여명이 넘는 소녀들의 생사와 행방은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국의 수색 지원도 위성 추적 등 기술적인 지원으로 국한되며 군 병력 파견은 검토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BBC는 “납치범들이 여러 그룹으로 흩어져 소녀들을 몇 명씩 데리고 있을 것”이라면서 “이들이 카메룬 국경 근처의 삼비사 숲속에 은신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삼비사 지역은 보코하람의 근거지로 거론되는 대규모 산림지대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한·미·일 군사정보 공유 MOU 추진 논란 속 전작권 전환 2020년대 초반 유력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5일 정상회담에서 오는 2015년 12월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를 재검토하겠다고 공식 확인함에 따라 2020년대 초반이 유력한 시점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이날 양국 정상이 한·미·일 3국 정보 공유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군 당국도 한·미·일 3국 군사정보공유 양해각서(MOU) 체결을 본격 추진할 방침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실무 차원에서 검토할 것이고, 추진 시에는 반드시 국민과 언론에 공개해 투명하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3국 간 군사정보공유 MOU에 대해 유보적 태도를 보였던 국방부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적극적인 자세로 돌아섰다는 관측이다. 정부는 2012년 6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추진했지만 국내의 반대 여론이 커지면서 무산됐다. 이에 따라 3국 간 MOU 체결로 이를 우회 돌파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 양국이 그동안 한국이 요청해 온 전작권 전환 시기 연기를 기정사실화한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등 비대칭 위협이 거세진 안보 상황에서 우리 군의 독자적 대응능력이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2012년 4월에서 2015년 12월로 전환 시점을 이미 한 차례 연기한 데 이어 이를 다시 논의하기로 함에 따라 정부의 자주국방 의지와 신뢰성 문제가 지적된다. 군 안팎에서는 전작권 전환 시점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의 공격징후를 포착해 타격하는 ‘킬 체인’과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완비할 수 있는 2020년대 초반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양국이 미사일방어체계를 개발하며 상호 운용성을 향상시키겠다고 밝힘에 따라 우리 군의 KAMD가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제에 편입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한·미 국방부, 北도발 대응책 조율

    한·미 국방부, 北도발 대응책 조율

    오는 25~26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한·미 국방부가 15일(현지시간) 이틀간 일정으로 워싱턴에서 제5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를 열어 북한의 최근 도발에 대한 대응책 협의를 시작했다. 이번 회의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14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KIDD 회의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에 앞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억지력과 방위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협의될 것”이라며 “이어 17~18일 열리는 제6차 한·미·일 안보토의(DTT)보다 KIDD가 더 중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KIDD 회의에서는 북한의 핵·대량살상무기(WMD)와 소형무인기 등 비대칭 위협에 대한 대처 방안이 협의된다. 두 회의에는 성 김 주한 미국대사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는 마크 리퍼트(41) 국방장관 비서실장 등이 참석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北 무인기 군사분계선 코앞서 발진… 울진 원전 타격 가능

    北 무인기 군사분계선 코앞서 발진… 울진 원전 타격 가능

    파주와 백령도, 삼척에서 잇따라 발견된 북한 소형 무인기는 군사분계선(MDL)에서 15~20㎞ 떨어진 북한군 전방부대에서 날려보낸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공격용으로 개조하면 대전과 울진의 주요 국가시설을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8일 “무인기의 엔진과 연료통, 기체 무게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파주와 백령도, 삼척에 떨어진 소형 무인기는 군사분계선에서 15~20㎞ 떨어진 북한 지역에서 날아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군 당국은 이번에 우리측 지역에서 추락한 무인기들이 북한군 전방부대에 이미 실전 배치됐으며 정찰용일 경우 평택~원주를 연결하는 축선인 110~130여㎞를 정찰비행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북한군 전방부대에서 언제든지 평택 주한미군기지까지 항공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무인기를 단순 정찰용이 아닌 자폭형 공격기로 개조했을 때는 비행거리 200㎞ 안팎인 대전~울진 축선까지의 군 부대와 주요 국가전략 시설을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세종시 종합청사와 울진 원자력발전소,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까지 포함하는 거리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 소형 무인기에 대해 “군사적 관점에서 보면 겨우 2∼3㎏ 정도의 폭약을 실을 수 있는데 그 정도 자폭 기능을 가지고는 큰 유해는 끼칠 수 없다”고 의미를 축소했다. 하지만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비군사적 측면에서 생화학 무기를 탑재하면 수천 명의 불특정 다수를 살상할 수 있는 테러 무기”라고 지적했다. 군 당국이 현재 운용하는 저고도레이더(TPS830K)는 1~2m 크기의 소형 무인기와 새떼를 구분하기 어렵다. 군은 이를 위해 대당 3억~10억원씩 하는 이스라엘의 라다와 영국 플렉스텍의 저고도 레이더를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이를 수백대 이상 설치해야 한다는 점과 한반도 산악 지형에서의 탐지 능력은 검증되지 않아 효용성을 고려할 때 즉흥적 투자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군은 내년까지 400여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백령도 등 서북도서 지역에 이스라엘제 헤론과 헤르메스 등 군단급 무인기 4대를 배치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북한 무인기가 모두 320여대 수준으로 이 가운데 자폭형 무인 타격기는 10여대 미만인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길이 5.8m, 폭 5.6m의 자폭형 무인 타격기의 작전 반경이 600~800㎞로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어 무시하지 못할 위협으로 꼽힌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무인기 南 자작극으로 몰고가는 北

    북한이 경기 파주·백령도, 강원 삼척에서 잇따라 발견된 무인기에 대해 남측의 ‘상투적 모략 소동’이라며 연관성을 부인하고 나섰다. 북한 국방과학원은 7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그 무슨 무인기 소동을 벌이며 주의를 딴 데로 돌아가게 해보려고 가소롭게 책동하고 있다”며 “그러한 상투적인 모략 소동이 오늘과 같은 밝은 세상에서 누구에게도 통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북한 측 입장은 지난 5일 북한 전략군 대변인이 ‘정체불명의 무인기’라고 처음 언급했던 것과는 달라진 태도로 풀이된다. 북한이 정체불명이라는 중립적 표현을 쓰다 이틀 만에 남측의 모략 소동으로 규정하며 부인 쪽에 무게를 둔 셈이다. 이 때문에 북한이 상황을 주시하면서도 향후 무인기의 남측 영공 침범 책임은 인정하지 않은 채 비방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우리 군 당국은 지난 2일 발견된 무인기들이 북한제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북한 국방과학원은 우리 측이 지난달 23일 시험 발사에 성공한 500㎞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해 ‘핵에는 핵으로, 미사일에는 미사일’로 맞대응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연구기관인 국방과학원이 입장을 표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정부는 2010년 천안함 폭침 이후 우리 측이 견지해 온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는 전혀 검토되지 않고 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5·24 조치 해제 문제는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명백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특별기고] 統獨 과정 좌·우 정부 모두 대화는 유지했다/이동기 강릉원주대 사학과 교수

    [특별기고] 統獨 과정 좌·우 정부 모두 대화는 유지했다/이동기 강릉원주대 사학과 교수

    말의 성찬을 압도한 것은 역시 힘의 과시였다. 독일 동부의 찬연한 도시 드레스덴에서 쏘아 올린 박근혜 대통령의 ‘선언’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진동시킨 800발의 포성으로 묻히는 형국이다. 북한은 신랄한 비난을 이어 가고 있다. 드레스덴이 통일 후 장밋빛 도시로 거듭나 통일 ‘대박’을 상징한다는 과도한 해석은 이제 제쳐 두자. 과정의 오류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도 북한 ’주민‘들에 대한 빈번한 언급이다. ’선언‘의 결을 따라가면 우리가 상대하는 것이 지배자들의 이데올로기만이 아니라 ’그곳 사람들‘의 구체적 삶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960년대 중반 이후 좌파든 우파든 서독 정부는 모두 동독 정권과 대화하기를 중단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 역시 동독 주민들의 구체적 고통을 경감하기 위해서는 ‘악마와 춤’을 추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동·서독의 관계도 늘 긴장과 사고의 연속이었다. 베를린 장벽과 동·서독 국경은 한반도의 비무장지대(DMZ)와 달라 더 잦은 인명 살상이 발생했고, 수백만명의 상호 방문과 교류로 인해 각종 사고와 문제는 첩첩산중이었다. ‘춤을 추는’ 와중에도 리듬과 규칙을 충분히 익히지 못한 상대가 발을 밟는 경우는 다반사였다. 자유주의 역사가인 티머시 가튼 애시의 말대로 그럴수록 “서독 정부가 동독 정권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사용한 가장 중요한 수단은 지속적인 협상”이었다. 서독 정부에 협상은 단지 어떤 특별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가 아니었고, 목적 그 자체였다. 통일 후 서독 출신 정치 엘리트들이 동독 지역 ‘주민들’의 고유한 경험과 지향을 무시하고 패권적인 체제 이식을 일삼았을 때, 통일독일은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과 인간적 희생을 지불했음도 기억해야 한다. 드레스덴을 조금만 벗어나면 그 일방적 흡수통일의 장기적 폐해가 여전히 널려 있다는 사실도 함께 살펴야 한다. 그렇기에 급속한 흡수통일을 염두에 두며 제시한 ‘통일 대박’의 예로 드레스덴을 활용하고 독일통일을 인용하는 한 한반도에서 통일은 어렵고 대박은커녕 ‘쪽박’에 가깝다. 힘의 적대적 과시를 제압하는 것은 그에 맞선 더 큰 힘의 단호한 과시가 아니다. 1990년 독일통일은 냉전의 극복이 힘의 우위에 기초한 압박이 아니라 공포의 극복과 오해의 제거 ‘과정’임을 웅변했다. “필요한 것은 신중, 인내, 예측 가능성이다.” 전 서독 총리 헬무트 슈미트가 오래전에 한 말이지만, 이제 한국 정치가들의 합창이 돼야 할 화두다. 이 정치적 덕목의 실천이야말로 ‘드레스덴’이 한반도 통일의 한 장을 장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이동기(48) 교수는 국내 독일현대사 분야에서 정평을 얻고 있다. 독일 예나 프리드리히실러대학교에서 독일통일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통독 및 냉전사 연구의 전문가로 꼽힌다.
  • [사설] 北 무인기 넘나드는 우리 하늘이 걱정이다

    군과 정보 당국이 서해 백령도와 경기도 파주에서 잇따라 추락한 채 발견된 무인기들을 북한의 무인정찰기로 최종 결론지었다고 한다. 두 대의 무인기가 크기와 형태는 다르지만 동체 도색이 하늘색에 흰색 구름 문양으로 같고 프로펠러 엔진과 카메라 등 설치된 장치도 거의 비슷하다는 점에서다. 백령도에서 추락한 무인기는 북쪽에서 날아왔고, 한때 우리 군 레이더에도 포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의 배터리에는 북한식 용어인 ‘기용날자’와 ‘중지날자’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북한의 무인정찰기들이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우리 영공을 침범해 수도 서울 한복판의 청와대며 서해 백령도의 군사시설 등을 적나라하게 들여다 본 셈이다. 무인기들이 추락하지 않고 북으로 복귀했다면 영공침범이나 사진촬영 여부도 새까맣게 몰랐을 것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방공망이 뻥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카메라 대신 고성능 폭탄을 장착해 테러를 감행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얘기여서 생각할수록 소름이 돋는다. 서해 백령도 인근에서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에 피격돼 침몰한지 4년이 흘렀다. 잠수함이든 잠수정이든 북한 해군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 우리 영해 속을 휘젓고 다니다 아까운 우리 병사 46명의 고귀한 목숨을 앗아간 데 이어 이번엔 영공마저 북한의 무인정찰기에 뚫렸다니 어안이 막힐 뿐이다. 군 당국의 무능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래서야 영토 지하가 뚫리지 않는다는 보장도 할 수 없지 않겠는가. 이런 무능한 군에 어찌 국민들이 생명과 재산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겠나. 북한 무인기가 레이더 상에 새떼로 나타나 탐지에 어려움이 많다는 변명 등은 통할 수 없다. 이미 미국과 중국 등 세계 각국은 각종 공격형 무인기를 실전배치하고 있고, 특히 미국은 아프카니스탄을 비롯한 분쟁지역에서 알카에다 잔존세력 제거에 무인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무인기의 잠재적 위협은 한반도라고 예외일 수 없다는 뜻이다. 무엇보다도 북한이 1990년대 초반부터 무인기 개발에 공을 들여 왔고, 2012년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 기념 열병식에서는 자폭형 무인공격기까지 공개했다는 점에서 우리 군의 안이한 대비태세가 이번에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동안 군 당국은 핵과 미사일 등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를 겨냥해 ‘킬체인’이나 한국형 MD(미사일방어) 등 천문학적 예산이 필요한 핵심전력 구축을 강조해 왔고, 2017년까지 순차적으로 집행될 계획이다. 제공권을 장악하기 위해 FX사업 등을 통해 공군 전력도 첨단화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북한의 무인기 대책은 사실상 거의 없었다는 얘기다. 멀리서 숲만 관람하고 정작 그 숲을 이루는 나무는 외면해 온 셈이다. 북한이 무인기에 폭탄을 탑재해 국지적 도발을 감행한다면 우리 사회는 극도의 혼란에 빠질 수 있다. 그 혼란상은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 이미 충분히 경험했다. 무인기 성능 향상에도 대비해야 한다. 이번에 발견된 초보적 수준의 무인기들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군 당국이 비록 사후약방문격이지만 소형 무인기를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를 국외에서 긴급히 도입하기로 한 것은 당연하다. 또다시 북한의 무인기에 영공이 뚫려서는 안 된다.
  • ‘靑 촬영’ 파주 추락기와 유사… 항공보안 뚫렸나

    ‘靑 촬영’ 파주 추락기와 유사… 항공보안 뚫렸나

    지난달 24일 경기 파주시에 이어 북한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상 사격 훈련이 있던 31일 백령도에서도 정체불명의 무인항공기가 발견됨에 따라 우리 군 주요 시설을 노린 북한의 정찰 활동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무인기는 레이더가 포착하기 어려워 확실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군과 경찰은 지난달 24일 경기 파주시 봉일천 야산에서 소형카메라를 장착한 무인항공기가 추락했을 때만 해도 카메라에 찍힌 사진의 화질이 크게 떨어져 민간인이 취미로 날린 무인기일 수도 있다고 봤다. 하지만 당시 추락한 무인항공기가 하늘색에 흰색 구름무늬를 덧씌워 위장하려고 했고 촬영 사진에 청와대 등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군 당국은 북한과의 연계성을 배제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해당 무인항공기는 비행컨트롤러가 장착돼 착륙지점의 좌표만 입력하면 스스로 비행한 뒤 돌아오는 기능이 있었고, 동력으로 배터리가 아닌 유류 엔진을 사용했다는 점 등이 드러나면서 군사용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다. 무인항공기는 백령도와 파주시에서 일주일 간격으로 연이어 아무 제지 없이 넘나들었다는 점에서 또 다른 ‘비대칭전력’으로 간주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북한이 무인항공기에 생화학무기나 폭탄을 장착해 정밀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청와대나 군 부대 등 국가보안시설이 다양한 형태의 테러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셈이다. 무인기는 속도는 느려도 유인정찰기에 비해 크기가 작고 낮은 고도로 하늘을 날 수 있어 레이더에 쉽게 포착되지 않는다. 특히 해수면 10~20m 상공의 낮은 고도로 비행해 외곽으로 들어오면 우리 군이 잡을 도리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2010년 8월 9일에도 서해 NLL 해상에 해안포 110여발을 발사한 뒤 저녁 무렵 무인항공기를 띄워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을 정찰한 적이 있다. 북한은 중국의 무인기 D4를 도입해 자체 개조한 무인항공기 ‘방현’을 최전방 부대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현은 길이 3.23m, 고도 3㎞, 최대 시속 162㎞이며 작전반경이 4㎞로 평가된다. 유사시 20~25㎏의 폭약도 장착할 수 있다. 북한은 이 밖에 시리아에서 미국산 고속표적기 ‘스트리커’를 도입해 저공으로 비행하는 항공기와 순항미사일을 공격하는 무인타격기로 개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달 31일 남북이 포 사격을 교환할 때 일촉즉발의 긴장 상황이 여러 차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이 이날 화력지원정 함교에 122㎜ 방사포를 탑재해 포탄을 발사한 것을 두고 여차하면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살상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흔들리는 배에 방사포를 실어 쏘면 정밀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또 우리 군 F15K, KF16 전투기 각각 2대가 NLL 인근을 초계비행할 때 북한도 맞대응 차원에서 미그29 전투기를 포함한 전투기 4대를 출격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40년간 ‘똥 철학’ 설파해 온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40년간 ‘똥 철학’ 설파해 온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

    “21세기 황해는 똥 바다가 됩니다.” 무슨 얘기일까. 실제로 똥 바다가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한다. 서해바다, 즉 황해는 각종 먹거리가 풍부한 황금어장이 아닌가. 우럭, 광어, 놀래미, 숭어, 주꾸미, 꽃게 등 온갖 싱싱한 제철 해산물들이 식탁에 단골로 등장해 우리의 건강과 입맛을 돋운다. 그런데 똥 바다가 된다니? ●바다로 흘러간 똥은 수질 오염 등 폐해 심각 우선 중국 대륙의 황하와 양쯔강만 하더라도 황해로 내려 보내는 생활하수의 오염도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경제발전으로 고층 아파트 단지가 계속 늘어나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수세식 양변기로 오물을 계속 쏟아내고 있다. 13억 인구가 대부분 수세식 양변기를 사용하는 시대를 상상해보자. 한 사람이 하루에 한 번 양변기에 볼일을 보고 흘려보내는 물의 양이 절수형은 7ℓ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13ℓ나 된다고 한다. 따라서 4인 가족이 하루에 한 번 버리는 ‘똥물’의 양은 약 50ℓ라는 계산이 나온다. 게다가 똥은 유기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물속에서 분해되지 못하고 하수구를 통해 바다로 흘러들어 그대로 공해가 된다. 한반도 남북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만 하더라도 아파트 밀집지역의 양변기에서 나오는 똥물은 대부분 한강 등을 통해 서해로 흘러간다. 결국 21세기의 황해는 ‘똥 바다’의 생태재난 지역이 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또한 공해산업에서 쏟어지는 각종 폐수가 황해에서 합쳐진다. 이쯤 되면 어느 정도 설명이 됐을까. 이러한 문제에 대해 오래전부터 꾸준히 그 심각성을 주장해온 사람이 있다. 전경수(65)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는 보기 드문 ‘똥 철학가’로 잘 알려져 있다. 40년 전부터 똥에 대해 남다른 관심과 애착을 갖고 생태인류학 차원에서 그 중요성을 연구·설파해오고 있다. 세상 사람들이 똥을 더럽다고 생각하고 기피한 결과가 세상을 엉망으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인간과 환경의 문제를 ‘똥’으로 풀어보자는 것이 그가 주창하는 똥 철학의 핵심이다. 밥 따로 똥 따로 생각해서는 우리 삶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으며 산해진미가 내장기관을 통과하면서 냄새나는 똥으로 성격이 변하지만 알고 보면 똥이 밥이고 밥이 똥이라는 논리를 편다. 아울러 황후의 만찬과 거지의 식사가 등급이 같을 수는 없다 하더라도 똥을 누는 데에는 아무런 신분 차이가 없다는 ‘똥 평등론’까지 펼친다. 누구나 그랬듯 초등학교 시절에만 하더라도 대통령이나 예쁜 여자 선생님이 똥을 누는 장면은 쉽게 상상되지 않았다. 하지만 누구나 엉덩이를 드러내고 볼일을 봐야만 한다. 전 교수는 바로 이 같은 화두를 던지면서 똥과 함께 살아왔다. ‘왜 하필이면 똥이냐’는 질문을 수없이 받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똥은 밥 이상으로 중요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면서 각종 매스컴과 저술활동, 국내외 여러 강연 등을 통해 똥의 가치를 부단히 알렸다. 그가 이번 학기로 정든 강단을 떠난다. 지난달 26일 서울대 연구실에서 그를 만났다. 자리에 앉으면서 그는 “벌써 40년이 흘렀네요”라는 말과 함께 책장에 꽂힌 책들을 잠시 응시한다. ‘물걱정 똥타령’ ‘똥이 자원이다’ ‘백살의 문화인류학’ 등 그동안 펴낸 생태인류학과 관련된 많은 책자, 자료들이 잔뜩 꽂혀 있었다. 먼저 황해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중국과 한국의 큰 강이 대부분 똥물에 섞인 채 황해로 흘러들어 갑니다. 온갖 폐기물들이 황해로 모이고 있지요. 환경오염은 서서히 수백명을 죽이는 대량살상무기나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이런 문제를 놓고 중국인들과 심각하게 논의를 해야 하고 21세기의 황해를 청정해역으로 유지할 방안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을 경우 황해 변화의 치명타는 우리가 먼저 받게 될 운명이지요.” ●똥도 음양오행… 흙과 상생, 물과는 상극 똥에도 음양오행이 있다고 말한다. 똥이 흙과 만나면 상생이지만 물과 만나면 상극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똥의 유기물이 물의 산소를 파괴해 수질을 오염시키는데, 이러한 폐해는 인간이 똥을 제대로 대접하지 못한 탓에 비롯된다고 말한다. 더럽다는 인식과 서양문명에서 온 수세식 변기 사용 등으로 똥은 엄청난 양의 물과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인간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쓰레기가 되고 말았으며 이에 따른 물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똥 철학의 근본도 바로 여기에 있다. 때문에 생활의 편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똥을 업신여기고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사람들이 똥은 더러운 것이라고 외면하지만 자신의 뱃속에 항상 간직하고 있는 것이 똥이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똥은 더러운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물질이며 그것이 더러운지 아닌지는 사람의 생각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똥 누는 일은 먹는 일만큼 중요하며 ‘소중하게 달래야 할 대상’이라는 것이다. 사실 똥이 더럽다는 우리들의 생각은 수입된 것이라고 한다. 원래 우리의 영농 방식과 돼지사육 방식에 낯선 서양사람들이 이 땅에 들어온 이후 똥을 더러운 것으로 간주했고 막무가내로 따라가던 우리의 살림살이 방식이 끝내는 무공해의 사료와 자연산 비료인 똥을 더러운 것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파트 단지가 생겨나고 모인 똥은 전부 수세식 변기를 통해 마구 버려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 교수는 생태학적 순환이라는 자연의 질서를 되찾기 위해 아파트 단지마다 똥통 건설을 법제화하자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그는 강남의 한 아파트에 거주할 때 주부들이 주로 참석하는 반상회에 직접 나가 다음과 같이 똥통 건설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아파트 단지에 똥통 건설 법제화해야” “150세대가 살고 있는 우리 아파트에는 매일 아침 이곳에서 많은 분량의 인분이 배출되고 있습니다. 약 150마리의 돼지에게 한 끼로 먹일 수 있는 사료가 그냥 쓰레기로 흘러가는 셈이죠. 한강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지요. 그 똥들을 지하구조물에 가두어두고 발효시킨다면 상당한 양의 천연가스를 대체할 수도 있습니다. 그 천연가스를 각 가정으로 돌려쓴다면 이래저래 좋은 점이 많을 겁니다.” 아쉽게도 그의 말에 동의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더럽다는 생각과 함께 집값이 떨어진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는 혼자 나섰다.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한테 양해를 구하고 자신의 집에서 수거된 분뇨를 화단 나무 밑에 넣어두었다. 그러자 하루 뒤 경비원이 초인종을 누르더니 “민원이 들어와 목이 달아나게 생겼으니 똥을 당장 치워달라”고 했다. 결국 전 교수는 그 동네를 떠나 단독주택이 있는 곳으로 이사를 했다. 그래도 생각대로 안 됐다. 마당 한쪽에 구덩이를 파고 재래식 변소를 지었으나 앞집에서 냄새난다며 항의를 하는 바람에 그만두고 말았다. 그가 다른 사람들보다 똥이란 단어를 입에 잘 주워담는 이유에 대해서는 두 가지를 꼽는다. 첫째는 어린 시절 말이나 소, 나귀가 끄는 달구지에 똥통을 싣고 다니면서 집집마다 들러 똥을 퍼가고 동시에 돈을 받아가는 광경을 자주 봤다는 사실이다. 그때는 몰랐지만 똥이란 물질이 여간 소중한 것이 아니며 ‘똥이 곧 밥’이라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생전의 아버지가 변비가 심해 내로라하는 의사를 찾고 좋은 약은 다 사먹어야 했다. 그래서 전 교수는 집에 전화를 걸 때마다 “아버님, 요새 변을 잘 보십니까”로 시작했다. 형제들 사이에 전화를 걸 때에도 가장 중요한 안부였다. “흔히 동료나 친구 사이에 ‘밥 먹었나?’ 하는 인사는 있지만 ‘똥 눴나?’라고 하는 인사는 없어요. 물론 밥 먹는 일은 공적이고 똥 누는 일은 완벽하게 사적인 영역에 속하겠지요. 그렇다면 공적 영역은 소중하고 사적인 것은 별거 아니라는 것인가요. 분명한 것은 똥이란 물질은 밥을 만드는 것이고 또 잘 다루어야 할 소중한 물질입니다. 쓰레기란 이름으로 내버릴 수 없는 아까운 것이지요.” ●생태인류학적으로 중요한 콘텐츠 ‘똥’ 그가 똥 연구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74년 개도국에 대한 환경문제와 에너지 등을 지원하기 위해 유엔개발계획(UNDP) 차원에서 조사가 이루어질 때였다. 군 제대 후 서울대에서 무급조교를 하면서 경기 용인지역에 있는 가정용 메탄가스 저장시설을 보게 됐다. 당초 기대보다 실패작으로 끝난 저장시설의 결과를 보면서 제주도의 똥돼지를 떠올렸다. ‘똥을 먹는 돼지, 바로 이거다!’라고 생각한 그는 이때부터 생태인류학의 길로 들어섰다. 제주도는 물론 카메라를 둘러메고 각 섬지방과 민통선 마을 등을 찾아다니면서 연구에 매진했다. 그동안 찍은 슬라이드 필름만 2만여장에 이른다. 똥 철학 강연은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미국, 타이완 등 여러 나라에서 초청을 받기도 했다. 특히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립환경연구기관인 ‘일본총합지구환경학연구소’ 평가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연구업적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강단을 떠나도 똥 연구는 계속되는 것이냐고 하자 “물론이다. 똥은 100세 시대 생태인류학의 중요한 콘텐츠가 될 것”이라면서 “직장 동료 사이에 점심 때가 되면 ‘밥 먹으러 갑시다’ 하는 것보다 ‘똥 누러 갑시다’ 하는 풍토가 하루빨리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전경수 교수는 1949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경남고를 거쳐 서울대 문리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2년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1982년부터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똥 연구는 1974년부터 시작했으며 이와 함께 생태인류학과 문화인론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제주학회 회장, 진도학회 회장, 문화재위원, 한국문화인류학회 회장, 동아시아인류학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일본 규슈대 객원교수, 중국 윈난대 객좌교수 등을 지냈다. 현재 국립일본총합지구환경학‘‘연구소 평가위원장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물걱정 똥타령’ ‘똥은 자원이다’ ‘인류학과의 만남’ ‘한국 인류학 백년’ ‘통과의례’ ‘백살의 문화인류학’ ‘환경친화의 인류학’ ‘한국문화론’ ‘한국 박물관의 어제와 오늘’ 등이 있다.
  • “日帝, 9년간 6500여명을 산 채로 해부”

    지난 달 29일 독일 베를린의 쾨르버 재단본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일본군이 난징을 점령하고 30만명 이상을 학살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달 초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에선 중국 헤이룽장성에 남아 있는 일제 ‘731부대’의 유적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해야 한다는 주장이 빗발쳤다. 일제의 만행과 731부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731부대가 생산한 살상용 세균 탓에 중국인 20만명가량이 목숨을 잃었다는 게 중국 정부의 주장이다. 정일성 전 서울신문 편집부국장은 ‘책과 인생’ 4월호에 기고한 ‘731부대의 인체실험 면죄 내막’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적시했다. 저자는 쓰네이시 게이치의 ‘사라진 세균전부대 관동군 제731부대’ 등 저작물과 그간 공표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731부대가 히로히토 일본왕의 칙령으로 1932년 창설됐으며, 반인륜적 생체실험이 종전 이후 도쿄전범재판소에 기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소련과의 군비경쟁에 나선 미국이 세균전 자료 등을 넘겨받는 조건으로 일본과 은밀한 뒷거래를 벌인 탓이라는 것이다. 헤이룽장성 하얼빈 동남쪽 베이인허에 ‘관동군방역반’이란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연 부대는 패전 직전 1000개가 넘는 사람의 머리·팔·내장 표본을 인근 송화강에 갖다버리고 50명가량의 살아있는 인체실험자를 파묻는 방법으로 교묘히 은폐에 나섰다. 애초 연구소가 아닌 제재소를 짓는다는 소문을 내 인체실험자는 통나무를 뜻하는 ‘마루타’로 불렸다. 교토제국대 의학부를 수석 졸업한 세균전문의 이시이 시로가 총책임자로 히로히토의 막내동생도 이 부대의 장교로 복무했다고 한다. 부대 규모는 군인 1200여명 등 한때 3560명까지 늘었고, 300~400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실험실을 갖췄다. “날마다 2~3명, 많게는 5명을 산 채로 해부했다”는 증언에 따라 9년간 희생자는 6500명으로 추정된다. 희생자 명단에는 이청천, 심득룡, 이기수, 고창률 등 독립운동가로 보이는 조선인 희생자의 이름도 담겨 있다. 저자는 “인체실험 기록을 미국에 넘겨주고 면죄부를 받은 가해자들은 의대와 국립연구소, 병원, 제약회사에서 전후 일본 의학계의 중진으로 우뚝 섰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끌로드 레비 스트로스의 ‘슬픈열대’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끌로드 레비 스트로스의 ‘슬픈열대’

    한곳에 오래 살다 보면 시간이 흐른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무엇이 있었다가 없어지기도 하고 바뀌기도 한다. 좋은 것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 바뀐 것들 대부분은 되돌릴 수 없다. 이런 사실들이 모여 역사가 될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도 해본다. 역사가 중요하다고들 한다. 과거를 알아야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이런 명분 아래 그냥 배워 왔다. 그래서 우리는 이 사실을 매우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슬픈 열대’의 저자 끌로드 레비 스트로스는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동안 의심 없이 받아들였던 사실들에 대해 불편함을 느꼈다. 직무 수행을 위한 준비를 하고 사회의 기능 체계 속에 이미 한 자리를 확보했다는 느긋함으로 학교에 다닐 수 있었지만 그는 자신의 특수한 성격이 그것을 견디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우리 시대의 많은 청춘들이 자신이 가야 할 길을 모르고 있는 것처럼 그도 청년기에는 방향을 잡지 못한 채 있었다. 고3 때 선생님이 법률 공부가 적성에 맞을 것이라고 권하자 2주간의 요점 정리만을 공부하는 것으로 쉽게 법학시험을 끝낼 수 있어서 법학부에 등록하고 철학 학위도 준비했다. 학위를 받고 그리 어렵지 않게 최연소로 철학교수 자격시험을 한 번 만에 통과했다. 전도유망한 철학교수로 안착할 수 있었으나 철학에서 배우고 훈련했던 논리들이 철학적 논리의 완성도를 위해서만 쓸모 있다는 생각에 철학과 멀어지게 됐다. 그가 철학과 멀어졌다 해도 그의 사상적 토대가 철학에서 온 것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자신의 세 스승이라고 표현한 지질학, 정신분석학, 마르크스주의에서 체험과 실재 사이의 통로는 불연속적인 것이며 실재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객관적 총합 안에서 우선 체험을 거부해야 한다고 배웠다. 하지만 이에 대한 회의를 통해 체험이 더욱 중요하다고 느끼게 됐다. 이런 생각은 미국의 민족학자 로버트 로위가 쓴 ‘미개사회’를 읽고 확고해졌다. 철학적 훈련에 갑갑함을 느끼던 레비 스트로스는 이 책에서 철학적 지식이 아닌 관찰자의 직업적 참여가 있어야만 그 의미를 보존할 수 있는 원주민 사회의 실제 체험과 만나며 자신의 길이 민족학에 있음을 확신하게 됐다. ‘슬픈 열대’는 그가 42세 되던 해(1950년)에 출판됐다. 자신이 어쩌다 민족학의 길을 가게 되었는지에서부터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으며 전쟁과 문명의 광기에 소심하지만 집요하게 저항했던 것을 거쳐 브라질 원주민과의 만남에서 보고 듣고 생각한 것, 그리고 유네스코 문화사절로 파키스탄과 인도를 여행한 내용 일부를 정리한 방대한 책이다. 출발에서 귀로에 이르기까지 총 40장으로 구성된 목차만 보면 지구 사방을 여행한 경험담처럼 보인다. 인생을 여행에 비유한다면 여행기로 보아도 좋지만 그가 사람들의 뇌리에 던진 충격은 제2차 세계대전을 마감하게 한 원자폭탄과도 같아 사상서라 부르는 것이 더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국립중앙도서관에서는 KDC 분류 체계 중에서 기호 985대 남아메리카 지리에 분류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문명과 야만을 임의대로 구분하여 자기들이 속한 곳을 문명이라 부르고 그렇지 못한 곳을 야만이라 칭하며 맘껏 짓밟아도 된다는 생각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던졌다. 두 번의 세계대전은 인류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물리적 파괴와 인간 살상을 목도하며 인간 존재에 대해 회의를 품은 지식인들은 인간에 대한 근원적 탐구를 자신의 특성에 맞게 시작했고 이로 인해 생겨난 결과물들은 지금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사유를 끊임없이 생산해 내고 있다. 스트로스는 유대계 프랑스인으로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점령했던 프랑스를 떠나야 했다. 미국의 록펠러 재단이 유럽 학자들을 구해 내기 위해 계획한 ‘신사회 조사 연구원’의 초청을 받는 형식으로 브라질에 가게 됐다. 민족학에 대한 열정으로 브라질 탐험을 떠난 것 같지만 목숨을 부지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했다. 많은 영화와 다큐, 체험기, 사진, 회화 들을 통해 유대인들의 박해와 고통을 잘 알고 있기에 그가 브라질로 향하는 여정이 순탄하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가 처해 있던 당시의 위기 상황을 생각하노라면 그가 현상 너머에 있는 심층에서 보편적 구조를 발견하고, 인간의 우열을 가르는 것이 매우 잘못됐다고 결론짓게 된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스트로스는 인간정신의 무의식에 존재하는 구조적 측면을 통해 인간정신을 탐구하고자 했다. 인간이 구조라 불리는 계획된 회로에 따르는 존재라는 주장은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가 제시하는 구조들이 무의식의 표현이라 하더라도 이 구조를 특정 문화집단이나 특정 개인의 속성으로서가 아니라 인간 전체의 속성으로 간주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는 것이다. 실존주의에서 탐구하는 인간이 구조주의에 의해 주체를 상실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인간이 인간을 평가하고 차별하는 행위가 여전히 존재하는 지금 현실에서 차별하는 것이 잘못일 수도 있다는 주장은 여전히 필요하고도 절실하다. 그래서 비판의 여지에도 불구하고 스트로스의 ‘슬픈 열대’는 우리 시대의 고전이라 불릴 자격을 얻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자신의 경험과 사유를 정리해 저장한 것을 손쉽게 들여다보는 것이다. 우리는 스트로스가 자신의 경험과 마주하기 위해 20년 걸린 이 책을 존중하며 읽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한꺼번에 다 읽으라는 말은 아니다. 브라질 원주민 부족의 낯선 생활을 신기하게 들여다보고 놀라움을 느끼고 싶다면 해당 부분만 읽으면 된다. 목차를 보면 쉽게 고를 수 있다. 스트로스의 문학적 자질을 음미하고 싶다면 선상 노트만 보아도 된다. 물론 꼼꼼하게 전체를 읽는다면 장마다 빛나는 문장들 속에서 지금 여기의 나에게 꼭 필요한 여러 의미를 만날 수 있다. 그가 묘사하는 원시세계를 머릿속에서 동영상화하며 읽으면 더욱 흥미롭게 읽힌다. 스트로스는 엘리트의 길을 무리 없이 간 사람이었다. 철학 교수 자격을 얻는 데 어려워하지도 않았고 철학을 가르치는 일을 즐거워하기도 했다. 그러나 새 학기를 맞아 다시 반복해야 하는 일에서 불안을 느꼈다. 불안을 다독이며 살아갈 수도 있었으나 자신이 품었던 회의를 간과하지 않았다. 의심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인류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였고 인문학뿐 아니라 사회과학 전체에 인식론적 전환을 가져왔다. 자신의 내부에서 신호를 보내는 사인들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를 위한 지적 탐색에 게으르지 않았다. 그리하여 그는 행복하게 자신의 길을 갔다. 나이 든 사람들은 청춘을 가능성이 많은 세대라 부러워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불안하다고 한다. 불안한 청춘이 불안을 달래기보다는 불안과 마주했던 사람의 궤적을 보며 미지의 세계를 향해 용기를 내어 보았으면 좋겠다.
  • [특파원 칼럼] ‘초강대국’ 미국은 어디로 가는가/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초강대국’ 미국은 어디로 가는가/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두 달 전쯤 일이다. 워싱턴 특파원으로 발령이 나 떠나기 전 만난 한 고위 외교관은 “전 세계를 움직이는 정치·외교의 중심지인 워싱턴으로 가는 것을 축하한다”며 “초강대국인 미국의 수도를 만끽하라”고 조언했다. 워싱턴 DC 한복판에 있는 내셔널프레스빌딩 사무실에 근무한 지 한 달이 지났다.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의회 등에서 쏟아지는 성명과 각종 자료들, 회의 내용 등으로 볼 때 미국은 초강대국이자 정치·외교의 중심지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그러나 여기저기에서 이를 불안해하는 목소리들이 터져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슈퍼 파워’ 미국의 입지가 갈수록 흔들리면서 국제질서의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지난해 정부군의 화학무기 살상으로 정점에 달했던 시리아 사태에 개입했다가 러시아에 밀려 사태를 봉합했을 때부터 감지됐다. 이란 핵협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회담도 미국이 판을 벌였지만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벌어져 러시아와 한판승부를 벌였으나 러시아가 크림을 기습 합병하면서 미국의 판정패로 끝나는 분위기다. 미국은 이 과정에서 독일·영국 등에 상당히 의존했다. 미국의 불안감은 아이로니컬하게도 초강대국을 떠받치는 펜타곤(국방부)에 의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중국이 올해 국방예산을 2013년 대비 12.2% 늘린다고 밝힌 지난 5일, 미국은 오히려 전년 회계연도보다 4억 달러나 깎았다. 이는 연방정부 예산 자동삭감(시퀘스터)의 여파로, 정부 예산 삭감이 결국 국방비 감축으로 이어진 것이다. 국방비 삭감 발표 후 척 헤이글 국방장관을 비롯한 펜타곤 고위 관리들은 앞다퉈 예산 감축에 따른 전력 약화를 걱정했다. 새뮤얼 라클리어 태평양사령관은 지난 25일 청문회에서 국방 예산 감축은 “유사시 대응력과 준비태세 약화를 가져올 뿐 아니라 신뢰를 갖고 역내 동맹국들과 소통하는 능력도 저하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심지어 크리스틴 워무스 국방부 부차관은 앞서 10일 한 세미나에서 “미국의 국방비 감축에 따라 일본 등 핵무기 개발 능력을 갖춘 국가들 사이에서 핵확산 위기가 고조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국방비 삭감 여파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고 나선 마당에 일본의 핵개발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현실에 처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난 19일 헤리티지재단이 개최한 ‘미리 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세미나에서도 참석자들은 “국방비가 줄었는데 ‘아시아로의 회귀’ 정책이 제대로 되겠느냐”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미국은 북한 핵 문제도 중국이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며 떠미는 소위 ‘아웃소싱’ 외교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나 주요 2개국(G2)으로 미국의 자리를 넘보는 중국은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선포 등으로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설득해 북한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단지 환상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미국은 러시아·중국 등 자국의 룰을 어기는 위협 국가들에 맞서 힘을 유지해야 하는 숙명에 처했다. 그러나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패할 경우 오바마 대통령의 레임덕으로 이어져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미국을 보는 신임 특파원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앞으로 임기 3년간 미국의 향방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다. chaplin7@seoul.co.kr
  • 멀고 먼 ‘아랍의 봄’

    멀고 먼 ‘아랍의 봄’

    “우리 앞에는 분열이 도사리고 있다. 지금 단결하지 않으면 ‘아랍 공동 행동’은 좌초할 것이다” 셰이크 사바 알 아흐미드 알 사바 쿠웨이트 국왕은 25일(현지시간) 자국에서 열린 아랍연맹 정상회의에서 아랍권의 단결을 호소했다. 그러나 각국 정상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특히 시리아 문제와 무슬림형제단 테러단체 지정 여부를 놓고는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반(反)이스라엘’ 기치 아래 1945년 아랍연맹을 출범시킨 이후 단결된 모습을 보였던 아랍 국가들이 분열하고 있다. 연맹에는 페르시아계로 민족이 다른 이란을 제외한 22개 아랍계 국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연맹 내 페르시아만 산유국 모임인 걸프협력회의(GCC)의 분열이 심각하다. 걸프협력회의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오만, 바레인이 속해 있다. 갈등의 중심에는 이 지역의 ‘맏형’ 사우디아라비아와 신흥 ‘맹주’ 카타르가 자리 잡고 있다. 사우디는 최근 이집트와 함께 중동 최대 이슬람운동 조직인 무슬림형제단을 테러단체로 규정했고, 카타르에서 자국 대사를 전격 철수시켰다. 무슬림형제단은 이집트에서 무바라크 정권을 축출하고 민선 정부를 수립했으나 군부에 다시 정권을 내준 뒤 핍박받고 있으며, 사우디에서도 왕조를 붕괴하려는 위험 세력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중동의 패권을 노리는 카타르는 무슬림형제단과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를 적극 지원하며 중동 민주화의 버팀목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사우디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아랍연맹 차원에서 무슬림형제단을 테러단체로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바레인과 아랍에미리트연합 대표들이 이에 동조했다. 그러나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은 “테러단체는 무고한 민간인을 무차별 살상하는 조직을 말하는데, 자신과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고 무작정 테러 단체로 규정하면 진짜 테러단체들의 입지만 넓혀 준다”고 맞섰다. 시리아 사태 해결을 놓고서도 입장 차가 드러났다. 아랍연맹은 민간인 학살 책임을 물어 2011년 시리아 정부를 연맹에서 추방하는 대신 시리아 반군을 초청했다. 지금까지 연맹은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지원하는 이란에 대항하는 차원에서 일치된 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나 올해 정상회의에서 반군 대표는 헤드테이블에 앉지 못했다. 이라크와 레바논, 알제리가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사우디의 살만 빈 아둘 아지즈 왕자는 “반군을 더 전폭적으로 지원해 정부군과의 힘의 균형을 무너뜨려야 시리아 위기에서 우리 모두가 탈출할 수 있다”고 외쳤으나 끝내 합의를 보지 못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이슈&논쟁] 거제 돌고래 체험시설

    [이슈&논쟁] 거제 돌고래 체험시설

    경남 거제시 주민들이 심사숙고 끝에 추진한 돌고래 체험시설 운영 사업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에 필요한 돌고래 대부분을 일본과 러시아에서 수입하겠다는 계획이 ‘동물 학대’를 반대하는 환경단체의 주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몇 해에 걸쳐 뜻을 모으고 사업 아이템을 찾는 데 노력했던 거제시 지세포 지역 주민들은 예상치 못한 반대 여론에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돌고래의 수입 및 사업 시행과 관련, 환경부 등 행정기관의 허가까지 모두 통과한 사업에 대해 반대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환경단체들은 돌고래 관련 시설을 없애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 주장하지만 주민들은 OECD 회원국 34개국 가운데 21개국이 120여개의 돌고래 수족관, 공연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贊] 배재용 지세포항발전연합회 회장 수족관서 기른다고 동물 학대 아냐…해양도시 특성 맞는 볼거리도 필요 거제시 돌고래 체험시설은 거제 지역의 관광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다. 거제 지역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산업과 해양관광산업이 지역경제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다. 지역적으로 보면 동북쪽은 조선산업, 남서쪽은 관광산업이 중심이다. 거제 관광산업은 외도와 해금강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날씨가 좋지 않아 배를 이용해 외도에 들어갈 수 없거나 해금강 관광을 할 수 없게 되면 마땅히 구경할 만한 곳이 없다. 펜션 등 관광객들을 위한 숙박시설은 넘쳐 나는데 관광객들이 사계절 찾아와 머물며 구경할 만한 게 없기 때문에 오지 않거나 오더라도 스쳐 지나가 버린다. 관광거리가 단순한 탓에 관광산업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역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해양도시의 특성을 살리는 쪽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만들어 외지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세포항을 끼고 있는 12개 마을과 3개 어촌계로 구성된 지세포항발전연합회에서 볼거리를 만들어 보자며 발 벗고 나서 추진한 사업이 돌고래 체험시설이다. 지역주민들이 거제의 관광 활성화를 위해 오랫동안 고민하고 검토한 끝에 결정한 시설이다. 해양도시인 거제 지역에 바다와 연계해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관광시설 중 어떤 것이 적합한지 국내 여러 지역을 둘러보고 조사와 분석을 한 결과 돌고래 체험시설이 가장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주민들은 민자 유치 등 가능한 방법으로 지세포 지역에 돌고래 체험시설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거제시에 건의했다. 주민들의 건의에 따라 거제시가 민간사업자를 물색해 사업이 추진됐다. 행정기관에서 주도한 사업이 아니다. 거제 지역 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조선산업도 오랫동안 침체돼 있는 등 지역경제가 가뜩이나 위축돼 있는 상황에서 지역주민들이 라면 하나라도 더 팔아 지역경제를 활성화해 보겠다고 뜻을 모아 발 벗고 나서 어렵게 성사됐다. 처음엔 주민들이 직접 민자사업자를 찾아 접촉을 해 봤지만 여의치 않아 사업이 무산되기도 했다. 주민들 힘만으로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어려워 행정기관에서 자본 능력이 있는 민간사업자를 물색해 달라고 건의를 했다. 그래서 씨월드에서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 자본을 투자했다. 돌고래는 일부러 포획하지 않아도 그물에 걸려 자연적으로 죽는 사례도 허다하다. 먹이를 구하지 못해 헤매다 죽는 돌고래도 많다. 돌고래를 바다 환경과 같은 수족관에서 보호하고 기르면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을 학대로 봐야 하는지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돌고래 여러 마리가 친구들과 어울려 사람들이 챙겨 주는 먹이를 먹고 보호받는 가운데 인간과 더불어 잘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 주민들의 생각이다. 돌고래 체험시설을 고래와 사람이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인간 친화적인 시설로 볼 수 있다. 특히 거제 돌고래 체험시설은 환경단체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돌고래 공연장은 만들지 않고 모든 시설이 체험시설로 이뤄져 있다. 사업이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한다. 환경단체에서는 돌고래 관련 시설을 없애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고 주장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국 가운데 21개국이 120여개에 이르는 돌고래 수족관이나 공연장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상업용으로 쓰이는 동물은 고래 이외에도 많다. 동물원에 가면 수많은 동물이 사육되고 있다. 가둬 둔다고 무조건 학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집에서 개를 키우는 일도 동물 학대로 볼 수 있다. 환경단체들이 유독 고래에만 집착해 돌고래 체험시설까지 반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환경을 보호하자는 환경단체의 의견에는 주민들도 당연히 공감한다. 환경단체도 주민들의 입장과 의견에 귀를 기울여 주었으면 한다. 환경단체에서 토론회 자리를 만들어 공개토론을 하자고 하면 주민들은 언제든지 참여하겠다. [反]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장 국민 76%가 제돌이 자연방사 찬성…인간 중심 사고를 접고 자연을 보자 서울동물원 돌고래쇼장에 있던 제돌이가 고향인 제주바다로 돌아가는 과정은 큰 국민적 관심사였다. 돌고래쇼장의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소수 의견임이 확인됐다. KBS가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반대 16.3%의 네 배가 넘는 76.1%가 제돌이의 야생방사를 찬성했다. ‘제돌이는 야생과 사육장 중 어디에서 더 행복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이 예사롭지 않다. ‘익숙해진 사육장에 사는 것이 더 행복’ 15.6%, ‘야생으로 돌아가는 것이 더 행복’ 39.3%, ‘인간의 기준으로 판단하기 힘들다’ 45.1%였다. 그랬다. 자연으로 돌아간 제돌이와 춘삼이 그리고 삼팔이 세 돌고래 이야기는 개발과 돈에 무뎌지고 억눌린 우리의 생태적 감수성을 되살아나게 해 주었다. ‘인간 중심의 사고를 잠시 접고 자연을 보자’는 메시지를 제돌이가 남겼다.  제돌이와 친구들이 제주바다에서 잘 지낸다는 소식이 간간이 들려오던 중 뜨악할 이야기가 전해졌다. 거제시와 업자가 추진해 온 돌고래쇼장 거제씨월드에 기존에 들여온 8마리의 돌고래에 더해 무려 12마리의 일본산과 러시아산 돌고래의 수입이 환경부에 의해 허가됐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산 돌고래 수입처는 잔혹한 고래 살상 과정을 폭로해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 ‘더 코브’의 촬영지인 다이지다. 바다를 지나던 돌고래떼를 조그만 만으로 몰아넣고 작살로 잔인하게 살상하여 피바다가 되는 현장에서 살아남은 새끼 돌고래들이 거래되는 것이다. 나는 그 영화를 보면서 일제시대와 6·25전쟁 때 자행된 학살과 무엇이 다른가 하며 치를 떨었다. 바다를 끼고 있는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고래생태관광이 활발하다. 호주의 경우 여러 관광사업 중에서 가장 성장률이 높다고 한다. 자연도 보호하고 경제도 살린다는 이야기다. 바닷물을 막아 만든 나라, 네덜란드에는 긴 방조제가 많다. 방조제 가운데 설치된 편의시설 중에 아이들에게 매우 인기 높은 곳이 있는데 고래체험관이다. 방조제를 만들 때 좌초된 향유고래를 기리기 위해 만든 시설이다. 들어가면 좌우로 고래가 마신 바닷물이 흘러내리고 전시된 고래태아와 수컷 성기도 볼 수 있다. 아이들은 엄청나게 큰 고래뼈를 구경하면서 혹등고래 새끼가 어미 젖을 얼마나 많이 먹는지 보여 주는 수백 개의 우유병 숫자를 세어 본다. 서울동물원의 돌고래쇼장은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 제주와 거제 등지의 시설들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에서 고래고기 파는 식당이 가장 많은 곳, 울산 장생포에도 고래생태체험관이 있다. 울산 남구청이 직접 운영하는 돌고래쇼장이다. 그곳의 큰돌고래들도 모두 일본 다이지 출신이다. 3월 초 꽃분이라는 어미 돌고래가 새끼를 낳았는데 3일도 지나지 않아 폐사하고 말았다. 꽃분이는 죽은 새끼를 물 위로 들어 올려 숨 쉬게 하려고 애를 써 영상으로 이를 본 네티즌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야생에서 30~40년을 살 수 있는 돌고래가 수족관에서는 5년 정도면 폐사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최근 시민단체들이 돌고래 수입 허가를 취소해 달라는 의견서를 환경부에 제출했다. 거기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돌고래쇼가 아이들에게 자연의 모습을 보여 주는 교육적 효과가 있다는 것은 업자들의 주장일 뿐입니다. 아이들 눈에 보이는 돌고래는 부모와 헤어져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리며 오직 생존을 위해 죽은 생선을 먹고 있는 돌고래에 불과합니다.” 사람을 납치해 가둬 놓고 노예처럼 부린 염전업자가 있었다. 피바다 다이지에서 수입한 돌고래로 사람을 모으고 돈을 벌겠다는 거제시와 씨월드 업자의 심리는 염전업자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 [핵안보정상회의] “핵방호협약 비준 장려”… 헤이그 코뮈니케 명시

    핵과 방사능 테러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국제사회의 핵심 안보 과제로 제시한 ‘헤이그 코뮈니케’가 채택됐다. 53개국 정상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4개 국제기구 수장들이 모인 가운데 25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2014 핵안보정상회의’는 2012년 3월 서울에서 열린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 선언문인 ‘서울 코뮈니케’를 계승한 헤이그 코뮈니케를 통해 핵물질의 테러 악용 방지를 위한 안보 과제와 구체적인 실천 조치를 천명했다. 이번 헤이그 3차 회의에서는 서울 코뮈니케의 이행 상황 등을 점검했으며 가상 핵 테러 시나리오 대응책과 핵안보정상회의 체제의 발전 방안 등도 집중 논의됐다. 이번 코뮈니케에서는 “아직 핵물질방호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들이 동 협약에 가입할 것과 2005년 개정 협약을 비준하지 않은 국가들이 이를 비준할 것을 장려한다”고 적시했다. 그러나 비준에 필요한 ‘원자력시설 등의 방호 및 방사능 방재 대책법’(원자력방호·방재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가 지연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두 번째 본회의에서 “관련 국내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이뤄지는 대로 핵테러억제협약 및 개정 핵물질방호협약 비준서를 기탁하겠다”고만 말했다. 박 대통령은 2년 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의 성과인 ‘국제 핵안보 교육훈련센터 개소’와 국제원자력기구 핵안보기금 기여 등을 언급했지만 비준 대목에서는 힘주어 말할 수 없는 처지였다. 박 대통령은 테러범 등 비국가행위자의 대량살상무기(WMD)에 대한 접근 차단을 위해 2004년 창설된 ‘유엔 안보리 1540 위원회’ 의장국으로서 오는 5월 안보리 고위급 토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한편 코뮈니케가 고농축우라늄(HEU)과 재처리를 통해 추출된 플루토늄 등 핵무기 개발에 전용될 수 있는 핵물질의 보유량을 최소화하도록 각국에 권고한 것은 이미 핵탄두 5000개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의 플루토늄을 보유한 일본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폐연료봉 재처리공장을 포함한 ‘핵연료 주기’ 시설을 완비한 일본은 과거 프랑스 등 해외에서 재처리한 분량 등 약 44t 이상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은 ‘단기간에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잠재적 핵무기 보유국으로 분류돼 왔다. 헤이그(네덜란드)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한국 최루탄 바레인서 살상무기로… 수출 금지를”

    “한국 최루탄 바레인서 살상무기로… 수출 금지를”

    “바레인 사람들이 한국의 대표 상품을 스마트폰이 아닌 최루탄으로 안다면 너무 슬프지 않나요?” 히잡 차림의 바레인 여성 알라 쉬하비(33)와 미국 국적의 빌 마크작(26)은 1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산 최루탄이 바레인에서 사실상 살상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쉬하비와 마크작은 중동·북아프리카의 민주화 시위가 격해지던 2012년 2월 바레인 인권 감시단체인 ‘바레인워치’를 설립했다. 바레인워치는 2011년 12월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15세 소년 사예드 하시엠 사에드가 정부군이 쏜 한국산 최루탄에 맞아 숨진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2011~2013년 한국산 최루탄 150여만개가 바레인에 수출됐다는 의혹을 폭로하며 우리 정부에 “최루탄 수출을 금지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들은 한국산 최루탄이 바레인에서 인권 탄압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 17일 방한했다. 쉬하비와 마크작은 “3년 동안 바레인의 반정부 시위 때 정부군이 한국산 최루탄을 무차별 발포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루탄 수출 기업들은 “총보다 최루탄을 쓰면 훨씬 안전하다”고 홍보하지만 쉬하비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허공으로 발포해야 할 최루탄을 사람 얼굴에 총 쏘듯 발포하거나 가정집의 창문을 겨냥해 쏘는 것이 바레인에서는 예삿일이 됐다”고 말했다. 지금껏 바레인에서는 민주화 시위 진압 과정에서 최소 39명이 최루탄에 맞아 숨졌다. 쉬하비와 마크작은 앞서 민주화를 이룬 한국 등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했다. 두 사람은 “한국산 최루탄이 미국·독일산 최루탄과 함께 시위 진압에 사용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인권 문제에서 국제적 리더십을 보여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1월 바레인으로 최루탄을 수출하겠다는 국내 기업들의 요청에 대해 유보 결정을 내렸다. 국산 최루탄이 지난 2년간 당국의 허가 없이 불법 수출된 사실이 확인됐고 시민단체 등이 중단을 압박한 결과다. 하지만 잠정 결정이어서 언제든 재개될 수 있다. 현재 민주당 김현 의원 등의 주도로 바레인 등 인권 상황이 악화된 국가에 최루탄 등의 수출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총단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쉬하비와 마크작은 19일 국회에서 열리는 총단법 개정 토론회에 참석해 바레인 인권 상황을 알리고 관계 당국에 최루탄 수출 금지를 요청할 계획이다. 글 사진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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