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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권 독재자에서 오욕의 사형수로’

    ‘철권 독재자에서 오욕의 사형수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은 양 극단의 평가를 받는다. 반대자에 가차없는 권력의 화신, 한때나마 아랍 민족주의의 영웅이라는 두 얼굴이 혼재한다.난폭한 스타일은 유년기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빈농 가정에서 태어나 생후 몇 개월 뒤 부친을 잃고 계부에게 폭언과 구타를 당했다는 대목이 자서전에 나온다. 후세인은 중학생 때 바그다드로 상경, 바트당에 들어가 1958년 쿠데타에 참가한다. 당시 아랍민족주의를 탄압하던 친영(親英) 정권의 압둘 카림 카셈 장군을 암살하려다 실패, 궐석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68년 다시 쿠데타를 일으켜 이번엔 2인자로 등극한다.32세 때의 일이다. 혁명지휘위원회 부의장으로 사회간접시설을 깔고 문맹퇴치에 앞장서면서 당시 이슬람 근본주의로 ‘회귀’한 이란과는 달리 근대주의자로 비쳤다. 하지만 권력을 잡자 곧바로 이란과 전쟁을 벌이는 등 독재자의 길을 걸었다. 당시 그를 만난 한 정치인은 “침실 옆에 12켤레의 구두와 스탈린 책이 가득했다.”고 말했다. 그후 8년간 전쟁에서 50만명을 희생시켰고 쿠르드족엔 화학무기를 퍼부었다. 미국의 지원을 받기도 했던 그가 좋아한 영화는 ‘대부’. 쿠웨이트 침공 실패와 걸프전 패배에도 불구하고 정권을 유지하는 끈질김도 보였다. 그러나 대량살상무기(WMD)를 숨기고 알 카에다를 도왔다는 이유로, 조지 부시 대통령과는 9·11 이후 한 지구촌에서 살 수 없는 ‘운명’이 된다. 2003년 고향 티크리트 인근에서 마을주민의 밀고로 지하벙커에서 생포된 그는 쑥대머리의 겁에 질린 얼굴이었다. 이후 재판정에서 보여준 호통은 한편의 소극. 신분을 밝히라는 재판부에 첫 마디가 “나는 이라크 대통령이다. 당신은 이라크인인데 나를 모른단 말이냐. 당신이야말로 누구냐.”였다. 그후 꺼진 마이크를 붙잡고 “내 말 좀 들어보라.”고 호소하기도 여러 차례. 이제 시선은 또 다른 ‘악의 축’ 지도자에 쏠린다. 미국의 전략대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등이 ‘뜨끔’할는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與 정책의총 ‘백가쟁명’

    열린우리당이 주요 현안들에 대해 좀체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의원별로 입장이 워낙 첨예하게 갈리는 데다 정계개편 논란 등으로 마음이 떠있는 여당의 현주소와도 무관치 않아 보였다.특히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당정간 마찰음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3일 열린 당의 정책의원총회는 부동산정책,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 수준 등을 놓고 의원간 또는 당정간 의견 차이만 확인하는 자리였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국회 건설교통위원장 조일현의원은 정부의 부동산정책과 당의 수도권 규제완화 움직임을 강력 비판했다.조 의원은 “신도시 건설이 수도권의 과밀을 가져오는 게 아니냐. 수도권의 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마찬가지 아니냐.”면서 “지역에도 먹을 꿀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철 의원은 “정부가 물량만 확대한다고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느냐.”면서 “교육과 문화·환경 문제를 고려해 종합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김 의원은 “강북도 교육이 뒷받침되는 주택정책을 펴면 성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재윤 의원은 “분양원가공개제도를 입법화해서 서둘러 시행토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핵실험 사태 이후 PSI 적극 참여 문제를 놓고도 의원간 입장은 여전히 엇갈렸다. 김명자 의원 등은 유엔안보리 결의안 등을 고려해 참여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임종석 의원 등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그에 따라 한국경제의 위기가 초래되며, 남북관계의 파탄이 불가피하다.”고 반대했다.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문제를 둘러싸고도 당 정책위는 “출총제를 폐지하면서 기업의 투자규제를 강화해선 안 된다.”고 정리했지만, 임종인 의원 등은 “출총제를 푸는 게 경제를 위해 과연 바람직하냐.”며 반발했다. 앞서 김근태 의장은 “급작스러운 신도시 발표가 부동산 투기 재연을 부채질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국민 정서와 동떨어져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보는 게 아니냐.”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일침을 놓았다.김한길 원내대표도 “부동산 정책은 당은 당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점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6자회담 복귀 합의 이후] 美 발표실수? 한미 협의결과?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서울 김수정기자|한국과 미국이 6자회담 재개를 앞두고 초반부터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2일(미국시간) 정오에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니컬러스 번스 정무차관과 로버트 조지프 군축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이 동시에 동북아 3국을 방문한다고 발표하면서 “오는 8일 오후부터 9일까지는 한국을 방문하고 10일 귀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조지 부시 대통령은 전날 “북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결의 1718호의 이행과 6자회담의 우호적 분위기 조성을 위해” 번스 차관과 조지프 차관을 동북아 지역에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매코맥 대변인의 정례 브리핑이 끝난 뒤 12시간쯤 지난 3일 낮(한국시간)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매코맥 대변인의 발표를 뒤집었다. 이 당국자는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번스 차관이 방한하며, 이를 계기로 9일 유명환 외교부 제1차관과 차관급 전략대화를 갖는다고 발표했다. 이 당국자는 조지프 차관은 방한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매코맥 대변인의 발표는 실수라고 말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조지프 차관은 한국에 오겠다는 요청이 없었다.”면서 “조지프 차관은 현재 북한 핵 문제보다는 이란 핵 문제 해결에 몰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지프 차관은 국무부에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과 대북 금융제재를 총괄하는 인물이다. 조지프 차관은 특히 미 정부를 대표해 그동안 우리 정부에 북한에 대한 봉쇄의 성격을 갖고 있는 PSI에 한국이 전면적으로 참여해줄 것으로 강력히 요청해온 인물이다. 따라서 한국 정부로서는 조지프 차관의 방한이 껄끄러울 수도 있다. 조지프 차관은 일본과 중국을 방문하고 중국에서 러시아 관리들을 만난 뒤 워싱턴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당국자는 말했다.dawn@seoul.co.kr
  • [열린세상] 스토커 국가와 국제정치/김기정 연세대 국제정치학 교수

    어느 동네에 A라는 사람이 있다. 그는 최근 죽을 병에 걸렸다. 그런데 A는 자신이 생명을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B라는 사람과 결혼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믿고 있다.B로부터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이 병의 원인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한편, 자신의 병을 치유하는 해법도 B가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B는 줄곧 냉담하다.A가 못미더운 사람이기 때문이다. A는 최근 들어 B에 대해 스토킹을 시작했다.B가 싫어하는 짓을 골라서 행한다.B의 집 앞에서 돌을 던지는가 하면 B를 위협하는 말도 스스럼없이 던진다.B뿐 아니라 동네마을도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는 흉기를 가졌다고 공언하면서 B를 위협한다.A는 B가 싫어하는 짓을 하면 자신에게 관심을 가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전형적 스토커의 행태다. 이들에게 사랑 따윈 핵심적 문제가 아니다. 한편에는 죽고 사는 문제가 걸려 있고, 다른 한 편에는 증오와 불신이 그득하다. 대량살상무기가 확산되면 인류 생존의 문제에 치명적이 될 것이라는 명제에 대부분 국가들이 공감하고 있다. 비확산이 현존 국제질서의 중심적 원칙의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력 확대의 은밀한 유혹과 인접국가와의 군사력 경쟁 때문에 1970년대 이후 몇몇 국가가 핵무기를 개발했다. 이들은 핵무기 개발과 보유의 단계에서 줄곧 ‘긍정도 부정도 않는’ 무대응의 행태(NCND)를 보여 왔다. 국제사회의 압력이 외교적 부담이 되기 때문이었다. 최근 북한처럼 핵무기를 보유하겠다고 사전에 공언하면서 이행에 옮긴 적은 없다. 북한이 보여주는 행위 패턴은 국제정치 현상에서 아주 드문 행태다. 북한은 왜 이런 희한한 행동을 보이고 있는가? 북한 핵문제로 인한 동북아 위기의 본질은 바로 핵 보유가 체제보장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체제를 보장받기 위한 구도가 쉽게 짜지지 않기 때문에 북한은 더욱 위험한 승부수를 던져왔다. 위기는 그렇게 증폭되었다.1994년 제네바 합의에서 시작되었고, 양자에서 6자로 형식은 바뀌었지만 2005년 9·19 공동성명은 근본적으로 체제보장과 비확산의 맞교환이라는 구도를 담고 있었다. 모든 핵 프로그램의 폐기와 북·미관계 수교가 명시되었던 것도 그것을 방증한다. 이 구도가 양측의 불신구조, 대화의 부재 때문에 체제보장은커녕 체제변환(regime change)으로 목표가 바뀌어 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핵실험을 강행한 것이다. 핵실험은 미국에 대한 돌팔매질이다. 그래서 북한은 미국에 체제 보장을 요구하며 앙탈을 부리는 스토커 국가와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 북한을 ‘실패한 국가(failed state)’나 ‘불량국가(rogue state)’라는 용어로 표현해 왔지만 그것만으로는 현 사태의 본질적 성격을 파악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 북한의 스토킹 행각이 제한적이나마 성공을 거둘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미국의 태도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그러나 6자회담의 틀 속에서 북한 핵 포기와 북·미수교의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다면 부분적으로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북한의 행태는 국제정치학적으로 재미있는 연구대상이 된다. 그러나 북한이 그토록 원하는 북·미 수교가 과연 북한체제를 굳건히 보장하는 방편이 될지, 아니면 본격적 체제변환의 신호탄이 될지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10월31일 북경에서 열린 미·중·북의 비공식 3자회담에서 6자회담을 빠른 시기에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북한에 대한 제재가 본격화되기 전, 북핵 해결의 마지막 관문을 연 셈이다. 양국 모두 상대방에 주는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에게도 거의 마지막 희망인 셈이다. 평화적 해결을 모색해 왔던 한국 외교에도 이제 나름의 역할이 주어질 것이다. 유연하고도 대담하게 외교적 역량을 집중할 것을 기대해 본다. 김기정 연세대 국제정치학 교수
  • [北 6자회담 복귀] 美, 北에 줄 선물은…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북한을 6자회담으로 복귀시키기 위해 미국의 대북정책은 일단 대화에 무게를 둔 유연한 태도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6자회담 재개 사실이 발표된 직후 미국측 반응은 유엔안보리 제재와 회담을 진행해 나간다는 것. 그러나 전과 달리 금융제재 동결에 대해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는 자세여서 주목된다. 사실상 중국의 대북 금융제재의 부분 해제를 묵인하고 미국의 불법계좌 조사를 조만간 중단하는 등 북한에 ‘당근’을 줘 대화 자리에 나오도록 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지난달 9일 북한이 핵 실험을 감행한 이후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18호의 철저한 이행과 ▲미 국내법에 따른 대북 추가 제재를 추진하는 한편 ▲북한의 무조건적인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는 외교적 입장을 천명해 왔다. 미국은 6자회담 개최와 관계없이 안보리 결의 이행과 국내법에 따른 대북 추가 제재는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다.존 볼턴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북한의 6자회담 복귀만으로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 제재결의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또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핵 실험 국가의 제재를 규정한 글렌수정법 등은 “충실히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대북 결의 1718호와 미국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등 대북 압력 수단들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이같은 압력이 6자회담 과정에서도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 그러면서도 ‘당근’의 필요성을 재고한 셈이다. 당장 코앞에 있는 중간선거를 의식한 탓이기도 하다. 앞으로 열릴 6자회담에서 미국이 구체적으로 어떤 입장을 갖고 나올 것인가는 아직 불투명하다. 우선 미 정부 내 일부에서는 이번 6자회담 개최를 당혹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일단 부시 대통령이 6자회담 재개에 환영을 표시했기 때문에 미 정부는 당분간 6자회담을 통한 북한 핵 문제 해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새로운 6자회담의 출발점을 무엇으로 삼느냐도 관심거리다. 매코맥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앞으로 열리게 될 6자회담의 “출발점은 9·19 공동성명”이라면서 “얼마나 자세하고 견실하게 합의를 이행하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 정부 내에서는 북한이 핵 실험을 감행한 이후 개최되는 향후의 6자회담은 9·19 공동성명의 이행과는 다른 차원의 6자회담이 돼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이에 따라 ▲북한이 핵 실험에 대해 사과하고 ▲핵 실험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핵무기와 핵 물질이 얼마나, 어디에 보관되고 있는가를 밝히고 ▲이들을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해체할 것인가를 집중 논의해야 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dawn@seoul.co.kr
  • [北 6자회담 복귀] ‘가까워진’ 美·中

    |베이징 이지운특파원|6자회담의 극적인 도출 과정에서 부쩍 가까워진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눈에 띈다. 지난달 31일 회담 재개 결정 이후 부시 미국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이 3자회동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 낸 데 대해 “중국에 감사하고 싶다.”는 ‘특별한’ 말을 꺼냈다. 이뿐만 아니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등 미 고위관계자들은 북핵실험 이후 “중국이 협력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의 역할을 어느 때보다 높게 평가해 왔다. 그간 중국은 단 한 차례도 북한에 대한 개별 제재 사실을 공식 확인해준 적이 없지만, 미국은 내내 만족한 듯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 언론들은 고위 관계자들의 언급을 통해 “북핵 문제를 둘러싼 미·중의 견해 차이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없다.”고 보도했을 정도다. 지난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대북 제재 결의안을 놓고 중국과 미국·일본이 유엔에서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 것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이번 3자 회동은 이처럼 중국에 대한 미국의 신뢰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사실 미국은 그간 대북 압박과 관련 중국의 진정성을 의심하면서 ‘중국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늘 불평해 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온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국무위원이 지난달 20일 라이스 장관과 회담할 때만 해도 이같은 분위기가 무르익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방북이 헛되지 않았다.’는 탕 국무위원의 발언에 대해 라이스는 “특별히 놀랄 만한 것이 없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김 위원장 발언을 둘러싼 ‘해석의 차이’는 미·중간의 ‘신뢰의 격차’이기도 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중국의 ‘독자 제재’ 등이 미국의 신뢰를 얻었고, 이에 따라 미국이 중국을 믿고 3자회동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1일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분석했다. 또 다른 외교 관계자는 “이번 일뿐 아니라 중국과 미국이 전략적인 대화를 하면서 알게 모르게 쌓인 신뢰관계도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이 협상 타결을 위한 마지막 고리로 북한의 돈세탁 혐의를 벗겨줄 방안을 제시한 데 대해 미국이 응한 점은 양국간의 상당한 신뢰 없이는 불가능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때문에 향후 북핵 문제는 중국에 더욱 강한 주도권이 주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쏠린다. 김철(金哲) 랴오닝(遼寧)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비서장은 “이전까지 중국은 북핵문제를 북·미간 문제로 인식하고 중재자 역할에 주력했지만, 북한의 핵실험을 계기로 북핵문제에 적극 개입해야 하는 당사자 입장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미국과의 거리 좁히기에 성공한 중국이 향후 북·미간 간극을 어떻게 메워나갈지 주목된다.jj@seoul.co.kr
  • [열린세상] 선천성 상생 결핍증과 정계개편/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부원장

    10·25 재보선 참패 이후 여당에서 정계개편 논의가 봇물 터지듯하고 있다.1987년 대선을 앞두고 이뤄진 각종 정계개편을 고찰해 보면 대선 환경, 제도, 유권자 의식 구조라는 3대 요인이 연결되어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특히 대선 환경은 정계개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제도나 유권자 의식 구조와 결합되어 간접적으로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예를 들면 87년 민주화 운동이 촉발한 정치상황은 대통령 직선제를 채택하도록 유도했고, 이러한 예기치 않은 변화는 궁극적으로 김영삼·김대중이 주도했던 야권을 분열시키는 정계개편 요인으로 작동했다. 향후 여권발 정계개편은 당 개조와 리모델링을 통해 열린우리당이 중심이 되는 방식보다는 열린우리당 해체 후 헤쳐모여식으로 신당을 창당하는 방식이 채택될 개연성이 크다. 그 이유는 현 집권당은 과거 집권당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취약한 구조적 환경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지역주의 기반이 완전히 붕괴되었고, 진보세력의 거품이 걷히면서 중도층이 두꺼워지고 있으며, 젊은 세대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2002년 대선에서 형성되었던 현 여권의 선거승리연합이 빠르게 해체되고 있기 때문에 헤쳐모여식 신당 창당이 대세를 이룰 수밖에 없다. 그동안 우리 국민은 대선에 임박해서 정권만 잡고 보자는 식의 선거공학적인 측면에서 진행되었던 정계개편을 수없이 경험했다.90년 3당 합당,97년 DJP연대,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가 여기에 해당된다. 문제는 이러한 졸속적이고 명분 없는 정계개편이 정권을 잡는 데 기여했을지 모르지만 집권 후 통치하는 데는 오히려 걸림돌이 되었다. 철학과 원칙은 실종된 채 간판만 바꾸는 식의 정계개편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여당이 추진하려는 정계개편 역시 이러한 실패 인자를 고스란히 안고 있다. 지역적 뿌리가 같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간판을 내리고 당명을 바꿔 통합하는 식의 정계개편은 국민을 일시적으로 현혹시킬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동안 국민들이 습득한 ‘정계개편 학습 효과’를 감안한다면 과거와 같은 국민의 지지를 얻어 내지는 못할 것이다.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열린우리당이 해체 후 통합하든, 노 대통령을 배제시키든, 고건 전 총리가 참여하든 중요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권력을 창출해서 자신들의 정책을 구현하는 것이 정당의 존립 이유다. 따라서 지지도에서 절대 열세인 정당이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정계개편을 시도하려고 몸부림치는 것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다. 다만 정계개편이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내려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철학과 원칙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진행중인 여당의 정계개편 논의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국가안보가 위기에 처해있고, 외교·안보라인이 전면 교체됐으며,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를 둘러싸고 한·미간에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여당이 정계개편에 몰입하는 것은 국정을 포기하는 것이고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다. 따라서 여당은 정계개편 논의를 중지하고 정기국회 이후 체계적이고 질서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정계개편 추진의 또 다른 원칙은 새로운 당명과 대표 선출 등 당의 껍데기에 해당하는 하드웨어만 바꾸는 신당 창당이 아니라 전근대적이고 갈등지향적인 정당 운영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먼저 정당 운영의 소프트웨어 변혁에 치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민주적이고 진취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정당 구성원의 합의가 정계개편의 기초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정계개편이 한국 정치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면서 고질적인 ‘선천적 상생 결핍증’을 치유할 수 있는 길도 열리는 것이다.
  • [北 6자회담 복귀] 금융제재 풀려도 6자회담 ‘산넘어 산’

    북한이 지난해 11월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계좌 폐쇄를 문제 삼은 이래 1년 만에 6자회담 무대 복귀를 선언했지만 갈 길은 멀고도 멀다.‘궁극적인 한반도 평화정착’은 물론, 핵폐기 로드맵을 마련하는 데만도 엄청난 난관이 예상된다. 지난 1년 사이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에 따른 악화된 주변 정세라는 걸림돌이 겹겹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우선 부각되는 사안은 BDA문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지난달 31일 북한이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에 나온다고 했고, 북한은 6자회담에서 금융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복귀의 전제조건이라고 했다. 관건은 북·미가 합의한 ‘실무그룹’에서의 논의 내용과 결과다. 정부 당국자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정치적 합의는 이뤄진 만큼 실무회의에서 BDA해법을 위한 기술적 문제들을 논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수사가 종결된 계좌의 돈세탁 여부를 다룬 뒤 해제 여부를 중국측에 넘기고, 향후 돈세탁 재발방지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BDA내 묶인 북한 계좌는 50여개로, 북한자금은 2400만달러다. 미국과의 금융제재 논의 결과가 불만족스러울 경우, 북한은 6자회담을 다시 거부할 수도 있다. BDA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핵실험 이후 북한을 조이고 있는 안보리 결의안에 따른 대북 제재가 남는다. 미국과 일본은 이미 북한이 핵폐기를 할 때까지 제재는 계속된다는 강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협상테이블에 나온 북한이 이를 순순히 받아들일 리는 만무해 보인다.“체제를 위협하는 제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협상을 할 수 없다.”는 논리다. 이 과정에서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한국-중국과 미·일간 갈등도 예상되는 수순이다. 북한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훈련에 대한 우리 정부의 ‘참관’ 자체를 벌써 문제삼고 나온 데 이어, 금강산 관광의 운영방식을 변경할 경우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일단 한·미·일·중·러 등 5개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했더라도, 핵보유국으로서 협상에 임하는 것은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몸값 올리기 차원에서 북 핵실험이라는 도박을 감행한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 아래 군축회담을 주장하고, 지난번 4차 회담 이후 들고 나온 한반도 비핵지대화를 요구할 공산이 크다. 이에 대해 미국은 핵실험 이전의 상황 즉 9·19공동선언 이행 방안으로 바로 들어갈 수는 없다는 입장으로 맞설 것으로 관측된다.“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할 수는 없다.”는 미국 원칙에서 적어도 핵실험을 한 응분의 반성 및 재발방지를 위한 단계는 거쳐야 한다는 논리다. 특히 이번 베이징 합의는 제재에 목이 졸린 북한과 오는 7일 중간선거에서 대패 위기에 몰린 미국 양측의 불끄기 차원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런 점에서 미국의 중간 선거가 끝난 다음에 미국은 다시 북한에 대해 느긋한 입장으로 제재를 통한 압박을 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 역시 회담 복귀라는 카드로 급한 불을 끈 다음, 미·중, 한·미, 한·미·일 역학구도의 틈새 벌리기에 주력하며 시간끌기에 나설 공산도 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美 “회담준비 실무팀 1~2주내 동북아 파견”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 1718호의 이행과 6자회담 준비를 위해 국무부 등 관련 부처 관계자들을 동북아 지역에 파견할 예정이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6자회담 재개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자리에서 “우리의 파트너국들과 협력을 통해 현재 유엔 안보리의 결의가 집행되도록 할 뿐 아니라 회담이 효과적으로 진행돼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팀들을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동북아 국가들을 방문할 팀은 국무부 관리를 중심으로 재무부 등 다른 기관 관계자들도 포함되며,1∼2주 안에 순방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순방 팀의 임무와 관련,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안보리 대북결의 1718호의 이행 방안을 논의하고 ▲6자회담이 효과적인 회의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필요할 경우 양자 현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미 국무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및 대북 금융제재 정책을 총괄하는 로버트 조지프 군축 및 국제안보 담당 차관은 이달초부터 중국과 일본, 홍콩 등을 순방할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순방팀도 조지프 차관을 중심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말했다.dawn@seoul.co.kr
  • [北·美 6자회담 복귀 합의] PSI 美압박 완화 포용정책 유지할 듯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결정으로 남북관계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지 주목된다.6자회담과 남북관계는 비례해 진행돼 왔다는 점에서 낙관적인 여지가 많다. 그래서 통일부 고위 당국자가 31일 “다행히다. 북한이 6자회담의 레일에 복귀해 현 상황 타개의 출구를 위한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한 점도 핵실험 이후 닫혀 가던 남북관계의 출구를 찾았다는 기대감을 반영한다. 미국으로부터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참여하라는 압박을 받아오던 정부로서는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될 것 같다.미국의 PSI 참여 압박 수위도 한층 낮아질 가능성이 높고, 그만큼 남북간 충돌이 빚어지는 일이 발생할 공산도 낮아진 셈이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날 우리 정부의 PSI 훈련 참관단 파견을 “동족대결과 전쟁참화를 불러오는 용납 못할 범죄행위”라고 비난하면서 민감하게 반응한 터다. 수해로 심각한 식량난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에 인도적 차원에서 쌀 등을 지원하는 방안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 것으로 예상된다.시점은 6자회담 재개시기와 맞물려 돌아갈 듯하다. 당초 정부는 금강산관광에서 정부 보조금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으나 상황변화에 따라 백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용정책을 부분적으로 수정하리라던 방침도 유턴할 것 같다. 하지만 북한의 추가 핵실험 카드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봐야 한다.6자회담이 재개되긴 하지만 협상이 자신들의 뜻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어느날 갑자기 추가 핵실험으로 다시 위기국면을 조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 핵실험은 아껴둔 마지막 카드라는 얘기다. 북한이 유엔 안보리 제재위원회의 대북 제재 방안이 마무리되기 직전 6자회담 합의에 응하긴 했지만, 국제사회의 제재 분위기를 무력화하려는 계산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 화물선에 조여오는 미국의 검문 검색에 강한 압박을 느꼈을 법하다. 탕자쉬안 특사의 방북 설득과 중국의 주재 아래 31일 베이징에서 열린 북·미 회담에서 6자회담의 틀에 들어가는 모습은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추구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요컨대 북한이 벼랑끝 전술로 미국과의 협상력을 어느 정도 확보했다고 판단, 일단 대화 테이블로 돌아오긴 했지만, 다시 강경한 자세로 되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남북 기상도가 활짝 갤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인 셈이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北·美 6자회담 복귀 합의] 北 6자 복귀해도 안보리제재는 유효

    북한과 미국이 중국의 중재 하에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하기로 전격 합의한 것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해제로 이어질까? 북한의 6자회담 복귀만으로 안보리 제재 해제가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 유엔 주변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안보리가 지난달 14일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1718호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거부에 따른 제재 결의가 아니라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포괄적인 제재 결의이기 때문이다. 안보리는 결의 2조부터 7조까지를 북한이 지켜야 할 의무로 제시, 이것을 사실상 제재 해제의 조건으로 삼고 있다. 결국 결의는 대북 제재 시점을 명확히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요구사항을 구속력이 있는 ‘결의한다’과 ‘요구한다’는 표현을 통해 제시함으로써 이같은 조건들이 충족될 때에만 제재해제가 이뤄질 수 있음을 의미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가 중국의 지원 아래 제재해제 시점으로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명시하자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바 있어 기술적으로는 결의가 명시한 요구조건들이 충족될 때에만 유엔 대북제재가 해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제재결의가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토록 하는 데 있는 만큼 제재해제 결의가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토록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이사국들의 정치적 판단에 따라 언제든지 제재 해제 결의를 추진할 수 있다.함혜리기자 lotus@seoul.co.kr
  • [송두율칼럼] 평화의 이해

    [송두율칼럼] 평화의 이해

    끊임없이 인간은 전쟁을 경험하지만, 동시에 평화체제를 수립할 수 있는 존재라는 인간학적인 전제는 먼저 인간을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존재로서 보려고 한다. 자연적인 평화상태보다 오히려 전쟁상태에서 살고 있지만 그 무엇으로도 대치시킬 수 없는 이성의 힘에 의하여 인간은 평화상태를 이룰 수 있다는 데 칸트의 ‘영구평화론’의 철학적 핵심도 놓여 있다. 동족상잔의 참화를 이미 경험했고 그로부터 많은 교훈을 얻었던 우리는 적어도 대량살상무기까지 투입될 수 있는 오늘날의 전쟁이 어떤 비극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쯤은 충분히 이성적으로 통찰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전개되는 한반도의 위기적인 상황 속에서도 ‘국지전’ 정도는 각오해야 한다는 극단적 주장이나,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이유로 북에 대한 제재를 의도적으로 회피하려는 ‘평화주의자’에 대한 비난도 적지 않다. 또 ‘안보불감증’이니 ‘안보과민증’이니 하는, 현사태에 대한 정반대의 평가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는 둘 다 평화를 너무 단순하게 안보의 종속개념으로만 이해하고 있다. 물론 평화는 안보가 보장되어 전쟁과 같은 직접적인 폭력이 없는 상태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소극적인 의미의 평화 개념에 지나지 않는다고 노르웨이 출신의 평화이론가 요한 갈퉁(J Galtung)은 주장한다. 그에 의하면 적극적 의미의 평화는 전쟁과 같은 직접적인 폭력은 물론 가난과 질병, 교육, 인종간의 차별과 갈등 같은 구조적이며 문화적인 폭력까지도 사라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평화는 단순히 안보의 종속개념이 아니라는 뜻이다. 북핵의 위기적 상황 속에서 사회 일각으로부터 계속 제기되는 ‘햇볕정책’이나 ‘포용정책’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은 평화 개념을 너무 좁은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도 안보에 대한 위협적 요소로서 보기보다는, 적어도 소극적 의미의 평화를 위한 ‘안보투자’나 더 나아가 적극적 의미의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평화투자’로서도 바라볼 수 있지 않은가. 평화는 오늘날 그 자체가 사회발전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쟁을 피하려거든 먼저 그것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라며 ‘미국의 헤게모니가 싫으면 세계평화에 대한 희망을 묻어야만 한다.’는 주장을 펴는 하케(Ch Hacke)라는 독일 본 대학의 정치학 교수도 있다. 비슷한 논리는 지금 미국 주도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구상’(PSI)에 한국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에서도 보인다. 남북의 군사적 대치 상태와 더불어 미국의 헤게모니에 도전하는 중국이 행동반경을 계속 확충하는 오늘날, 그러한 구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과연 미래를 위한 현명한 판단인지 신중하게 따져 볼 문제다. 한반도의 평화체제 수립 문제를 동북아의 평화체제 수립이라는 큰 틀을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카터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수립했던 브레진스키(Z Brzezinski)는 냉전종식이후 미국의 헤게모니에도 단지 짧은 역사적 기회만이 주어질 뿐이라고 주장한다. 또 그는 적어도 한 세대 또는 그 이상 헤게모니를 유지하기 위해서 미국은 빨리 사회와 정치적 변화에 따른 충격을 완화시키는 것과 함께, 평화적인 세계지배를 위한 공동적 책임의 지정학적 중심 수립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만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오늘의 미국이 미래의 미국의 모습으로 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도 이제는 적어도 한 세대 이후의 동북아 체제를 가늠해 보며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밑그림을 그려야만 한다. “겪어본 고통에 대한 인간의 기억은 놀랍게도 짧다. 앞으로 올 고통에 대한 인간의 상상력은 그러나 더욱 더 한심스럽다.”라는 독일극작가 브레히트(B.Brecht)의 경고도 있지만, 미래의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에 대한 우리의 상상력을 더 이상 ‘안보불감증’이나 ‘안보과민증’을 둘러싸고 티격태격하는 수준의 논쟁에만 비끄러맬 수는 없다.
  • 김한길 노무현 대통령에 ‘탈 코드인사’ 촉구?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가 31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안보·경제 위기관리’내각 구성을 제안한 것은 사실상 노 대통령의 ‘탈정치’,‘탈코드’를 촉구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께서는 널리 인재를 구해 드림팀을 짜고 남은 임기에 안보와 경제에 집중해 총력을 기울이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참여 문제를 놓고 관련국 압박이 심화되고 있고, 경제불안도 고조되고 있다.”면서 “지금은 국가의 목표를 단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또 “안보와 경제가 처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당은 대통령과 정부를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은 여당내 통합신당 논의에 대통령이 개입하려는 움직임에 제동을 건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노웅래 공보부대표는 이날 오후 공식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안보와 경제에 집중해 달라는 의미”라고 확인했다. 노 부대표는 “사전에 김 대표가 김근태 당의장 등 지도부를 비롯, 당내 다수 인사들과 공감대를 이뤘으며, 여러 경로를 통해 노 대통령에게도 이같은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은 거국 중립 내각까지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北 핵반출 차단 예방조치 韓·美 공동대응계획 추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외부로 반출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필요한 예방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워싱턴의 소식통이 28일(현지시간) 말했다. 특히 한·미 양국은 이같은 조치를 그동안 논의가 중단됐던 개념계획(CONPLAN) 5029에 추가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개념계획 5029와 관련한 논의는 지난 9일 북한이 핵 실험을 감행한 이후 한·미연합사령부와 합동참모본부 사이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북한의 핵 실험 이전부터 개념계획 5029의 논의 재개를 희망해왔으며, 한국 정부는 그동안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다가 북한의 핵 실험 이후 입장에 변화를 보였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개념계획 5029는 북한의 침공 등으로 인한 전면전 발생시의 군사계획인 작전계획(OPCON) 5027에서 다루지 못하는 비군사적 우발 상황을 상정한 대비책으로, 구체적인 군사력의 운용은 포함되지 않은 개념상의 계획이다. 미국은 지난해 개념계획 5029를 군사력 운용까지 포함시키는 작전계획 5029로 발전시키려 했으나 청와대의 반대로 개념계획으로만 남게 됐다. 앞서 미국의 군사평론가 윌리엄 아킨도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칼럼을 통해 한·미 양국이 대량살상무기(WMD) 수출 등을 포함한 북한의 움직임을 좌절시키기 위해 선제 행동(preemptive action)을 취할 수 있도록 기존의 ‘개념계획 5029’를 수정 확대키로 했다고 주장했다. 아킨은 새 계획은 북한이 한국을 침공하거나 북한 내부에 재앙적 상황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북한에 선제 군사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첫번째 공동계획일 것이라는 점을 미 국방부 소식통이 확인했다고 전했다. 한편 국방부는 워싱턴포스트 보도와 관련, 해명자료를 내고 “한·미가 북한 핵실험 사태에 따라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하기로 논의한 적은 있지만 선제 군사공격을 포함한 ‘개념계획 5029’의 수정·확대를 협의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dawn@seoul.co.kr
  • 북 겨냥 ‘핵테러방지구상’ 곧 발족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북한과 이란의 핵을 겨냥한 새로운 국제적 핵감시체제가 곧 발족될 예정이어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핵테러방지구상’으로 불리는 이 구상을 주도한 미국과 러시아 등 12개국은 30,31일 모로코 수도 라바트에서 회동해 핵을 이용한 테러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방안 등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아직은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지만 미·러 등 양대 핵강국은 물론이고 중국과 일본도 참여한다는 점에서 북한에 미칠 심리적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특히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와 함께 북한을 압박하는 도구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아 주목된다. 핵테러방지 구상에는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 영국과 프랑스·중국 등 5대 핵무기 보유국과 일본·호주·캐나다·독일·이탈리아·카자흐스탄·터키 등 총 12개국이 참여한다. 그러나 한국은 참여하지 않는다.dawn@seoul.co.kr
  • 美, 핵 방사능물질 탐지 시스템 부산항 설치 제안

    미국이 북한 핵실험 이후 컨테이너에 방사능 물질이 들어 있는지 여부를 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부산항에 구축하는 방안을 한국측에 건의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미 국토안보부와 에너지부 관계자들이 최근 방한, 한·미간 컨테이너안전협정(CSI)에 따른 컨테이너 검색 강화, 검색을 통한 정보교류 활성화를 논의하면서 부산항에 방사능 물질 탐지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관련부처 간에 탐지 시스템 구축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면서 “주로 한국에서 나가는 화물에 대한 검색을 강화하자는 것이 미측 건의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미국 관계자들의 방한 시기가 핵실험 이후이긴 하지만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을 통한 북한 핵물질 이전 차단 문제와 직접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하고 “국제화물보안네트워크(ICSN)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해온 일”이라고 밝혔다. 미측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지난 19일 방한 때 핵물질 이전 차단을 위한 방사능 탐지 시스템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언급을 우리측 당국자들에게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국제플러스] “北 달러화 위조활동 지속”

    북한은 대량살상무기(WMD)와 위폐, 마약거래 등 자국의 불법활동과 관련해 미국이 마카오 은행인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대한 금융조사를 벌이고 있는 와중에도 달러화 위조를 용이하게 하는 인쇄용품 구매를 계속 시도했던 것으로 25일 드러났다. 이에 따라 인터폴(국제형사기구)은 북한의 달러화 위조활동에 대비하기 위해 ‘오렌지 경보’를 발령했다고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미 비밀검찰국(SS)이 이날 공동으로 내놓은 ‘해외 달러화 위조 및 사용에 관한 보고서’가 밝혔다.
  • ‘길리건 사건’ 진실 파헤치기

    “2004년 1월27일 화요일 아침에 집을 나설 때만 해도 나는 36시간 안에 BBC 사장직에서 물러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더구나 회장의 사임, 허튼 경의 악명높은 보고서, 그리고 정부가 BBC를 상대로 보복하리라는 전망 등으로 BBC경영위원회가 무기력한 상태에 빠져 황급히 나를 해임하리라고는 전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영국 BBC의 전 사장 그렉 다이크(59)의 회고록 ‘BBC 구하기’(김유신 옮김, 황금부엉이 펴냄)는 이렇게 시작된다. 그렉 다이크의 갑작스러운 해임은 그를 지지해온 BBC직원들에게도 엄청난 충격이었다. 그가 BBC를 떠나던 날 수천명의 직원들은 거리로 뛰쳐나가 시위를 벌였으며, 지지자들은 돈을 모아 일간지에 광고를 싣기도 했다. 신망받는 CEO였던 그렉 다이크를 물러나게 한 것은 당시 영국은 물론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대형 정치스캔들 ‘길리건 사건’이다. 이 사건은 2003년 5월 BBC의 국방부 취재기자 앤드루 길리건이 ‘블레어 정부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존재 여부에 대한 정보를 윤색해 이라크 참전의 명분으로 이용했다.’고 보도하면서 비롯됐다. 정부가 ‘오보’라며 기자와 BBC를 비난하면서 사건은 진실게임의 양상으로 번졌고,8개월 뒤 일방적으로 정부 편을 든 ‘허튼 보고서’가 발표됐지만 곧 정부가 정보를 조작한 정황이 드러났다. 그렉 다이크는 BBC에서의 마지막 사흘간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길리건 사건’의 전모를 신랄한 어조로 들려주며 공영방송의 위상과 책임을 강조한다. “BBC는 정부의 선전도구가 되어서도 안되고, 전쟁을 반대하는 쪽에 기울어 그들의 주장을 부당하게 대변해서도 안 된다. 일반 국민에 대한 우리의 의무는 사건을 기자들이 목격한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다.”(424쪽) 책에는 그가 BBC에서 경영혁신과 문화변혁운동을 일으켜 사원들의 열렬한 지지를 이끌어내기까지의 과정과 지역방송국 말단사원에서 세계 최대 공영방송사의 수장에 오르기까지의 입지전적인 일대기가 자세하게 실렸다.2만 5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금강산·개성사업 거론 안된듯”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제재위원회는 26일(미국시간) 결의 1718호에 따른 대북 제재 대상 물자의 품목에 잠정 합의했다. 제재위는 이날 전문가 회의에서 핵공급그룹(NSG)과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생화학무기 관련 수출통제기구인 호주그룹(AG) 등 기존의 국제 통제체제에서 거래를 규제하는 품목들을 토대로 대북 반출·입 금지 물자의 목록을 정했다. 이날 논의과정에서 구체적인 제재대상 단체와 개인을 지정하는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도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문제는 특정 국가가 이들 사업이 대량살상무기(WMD)와 관련이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한 안보리나 제재위에서 논의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주미대사관 관계자는 외교통상부의 조약국에서 법리적으로 검토한 결과 개성공단과 금강산은 이번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을 내렸다고 전했다. 화물 검색에 대해서는 결의 1718호가 필요할 경우 각국이 국내법과 국제법에 따라 협조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한다고 규정해 놓았기 때문에 별도로 제재위가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의에서 대북 금수대상으로 지정한 사치품은 그 의미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기 어려워 각국의 재량에 맡기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제재위는 이날 논의 내용과 합의된 기본 원칙에 따라 구체적인 제재대상 목록을 작성, 배포한 뒤 이사국 정부의 승인과정을 거쳐 다음주 초 제재대상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제재위는 결의 채택 후 30일인 다음달 14일까지 각국의 결의 이행방안에 관한 보고서를 받은 뒤 90일 안에 제재효과 강화방안 등 건의사항을 담은 보고서를 안보리에 제출할 예정이다.dawn@seoul.co.kr
  • 버시바우 美대사 “한국 PSI 적절조치 기대”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27일 유엔안보리 결의안 이행에 따른 개성공단 사업 지속 여부와 관련,“유엔 안보리 결의가 통과된 마당에서 새로운 입장으로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부정적 시각을 재차 확인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연세대 홍보대학원 최고위과정 총동창회 주최 조찬 강연회에 참석,“개성공단이 북한에 대해 자유시장 개혁을 도입할 수 있고 자본주의를 소개할 수 있다는 기본 취지를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결의안은 WMD 프로그램에 직간접 지원해서는 안된다고 돼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참여 확대와 관련, 버시바우 대사는 “실제 한국 정부가 PSI에 긴밀히 참여하기 위한 고려를 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가 건전하고 민주적인 논의를 거쳐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바란다.”고 PSI참여를 촉구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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