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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말 콜롬비아 공연 떠나는 라틴음악 밴드 ‘코바나’

    연말 콜롬비아 공연 떠나는 라틴음악 밴드 ‘코바나’

    살사(salsa)는 라틴어로 ‘양념’, 혹은 ‘맛을 내다’라는 뜻이다. 맘보·룸바·차차차 등 다양한 라틴 음악들을 아우르는 표현이기도 하다.1960년대 말 전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된 살사는 한국의 대중음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바 있다. “우리나라 CF배경음악의 60∼70%가 라틴음악입니다. 모르는 사이에 이미 우리와 친숙해져 있는 음악이죠. 우리네 정서와 밀접한 면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단조의 음악, 국악에서 보자면 계면조가 주류를 이룬다는 거죠. 정(情)과 한(恨)이 있는 슬픈 멜로디를 빠른 템포로 밝게 표현한다는 것이 다른 점입니다. 멜로디에 우리말 가사를 붙이면 그대로 트로트가 될 만큼 우리 정서를 빼닮았죠.” 국내 라틴음악 빅밴드 ‘코바나’의 정정배(52)단장이 내린 평가다. 코바나는 국내 최고의 퍼커션(타악기)연주자 정 단장을 포함해, 리듬파트 6명과 혼(horn)세션 6명, 살사댄서 4명 등 모두 20명으로 구성된 라틴재즈와 살사 전문 연주그룹. 한국적인 정서로 재해석한 화려한 라틴음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코바나(Covana)는 코리아(Corea)와 라틴음악의 뿌리이자 쿠바의 수도인 하바나(Havana)를 합쳐서 지었다. 이번에 전 세계 살사 아티스트들의 꿈의 무대인 ‘깔리 살사 페스티벌’에 초청돼 금년 말 중남미 콜롬비아와 쿠바 등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아시아 국가 중 이 축제에 초청받은 팀은 이제껏 코바나가 유일하다. 수준높은 살사연주 실력을 본고장에서 인정받은 셈. 한국적 정서로 재해석한 ‘코리안 살사’를 보여주겠다며 결의가 대단하다. 연주곡의 하이라이트는 ‘사브로사 콤비나시온’.‘맛의 조화’란 뜻의 창작곡이다. “‘아레파스(일종의 튀김만두)’에 김치, 오이 소박이 등을 곁들이면 잘 조화를 이루듯, 우리 문화와 남미의 문화가 조화롭게 어울리도록 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밀양아리랑과 뱃노래 등 민요를 살사버전으로 연주하기도 할 겁니다.” 단원들이 축제 참가비를 마련한 과정을 보니 애처롭기 짝이 없다.1년에 15회정도 벌이는 공연의 출연료 전부를 꼬박꼬박 모아 왔던 것.“단원들 개개인이 모두 뛰어난 재즈 연주자들이어서 출연료없이도 생계를 꾸려나가는 데는 지장이 없습니다.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면 벌써 그만뒀을 겁니다. 쿠바 등에서 굴러다니는 중고차의 40%가 한국차일 만큼 중남미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정작 국내엔 라틴음악 전문그룹이 전무하다시피 한 것은 불행한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문화 교류기금 등 정부 지원금은 ‘언감생심’ 꿈도 못꾸는 것이 현실. 이들 또한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문화사절단인데, 가는 길이 외롭고 힘들다는 느낌이다. 코바나는 출국에 앞서 오는 12월9일,10일 서울 퍼포밍 아트홀(마포문화센터 대공연장)에서 공연을 펼친다. 콜롬비아 등에서 벌이는 레퍼토리 그대로다. 관객들의 힘찬 격려의 박수와 함성만이 이들에게 많은 힘을 보태줄 듯하다.(02)6085-0697.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중계석] 軍내 자살 업무상 재해 인정해야/이재승 전남대 법대교수

    군내 자살사고를 안보재해 개념으로 정립해 업무상 사망으로 인정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재승 전남대 법대 교수는 28일 대통령 직속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등이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개최한 토론회에 참석,‘군내 자살처리자에 대한 국가책임의 근거와 범위’라는 주제 발표에서 현행 병역제도의 강제성을 근거로 이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의 발제문을 간추린다. ‘자살’은 군내 사망사고 분류항목에서 배제해야 한다. 군인의 사망은 전투와 연관된 사망과 연관되지 않은 사망으로 구분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이 경우 자살은 포로신분 등 특수한 경우 이외는 전투와 연관되지 않는 사망으로 이해된다. 군인의 자살은 군인 지위와 불가피하게 관련이 있기 때문에 군인의 지위가 자살결행의 원인이 되든, 군인의 지위가 단지 결행에 기여하든 간에 업무관련성이 존재한다. 결행의 이유와 장소를 불문하고, 군인의 특수신분으로부터 야기된 불행한 결과에 대해 국가는 전면적으로 배려해야 한다. 국가(국민전체)는 안보로부터 오는 이익을 향유할 뿐만 아니라 안보영역에서 야기된 불가피한 위험과 불행을 함께 인수해야 할 책임을 지기 때문이다. 국가가 자살한 군인을 배려하는 방식은 불법행위에 의한 배상금 방식 대신에 유족의 생활을 배려하는 연금지급 방식이 적절할 것이다. 사고가 오래 전에 발생하여 방치되었거나 유족이 고령인 때에는 일시보상금이 적합할 것이다. 군내 자살사고를 업무상 사망으로 처리할 경우 군인연금법을 개정해 유족에게 상당 수준의 연금을 지급하는 것이 적절하다. 당연히 순직에 해당하기 때문에 유공자 등록도 가능하다. 국가는 의사에 반해서라도 젊은이를 군대로 징집하고 있다. 그러면서 국가가 무책임을 원칙으로 미봉하려 한다면 정의의 기본원칙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것이다. 이재승 전남대 법대교수
  • 총각선생 신세망친 미인계(美人計)

    총각선생 신세망친 미인계(美人計)

    남편과 짜고 바람기와 미모, 춤솜씨를 재산으로 정조를 팔아 교사·공무원 등의 등을 쳐온 희대의 사기꾼 부부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남편은 돈을 위해 아내의 장조를 내놓았고, 아내는 남편의 묵인 아래 마음껏 육욕을 채운 치사한 부부의 행각은. 강변3로 정(鄭)인숙양 피살사건으로 「뉴스」의 촉각이 온통 「세브란스」 병원으로 쏠렸던 3월 19일 하오 서울 동부경찰서 형사과 안(安)모형사는 앞에 앉아 있는 30대 여자의 얼굴에 침이라도 뱉어주고 싶은 것을 꾹 참고 달래기를 7시간. 미모의, 그러나 유들유들한 이 여인은 마치 외상값이라도 받으러 온 술집 「마담」만큼이나 태연하게 앉아 「윙크」와 교태를 부리고 있었다. 이 여인이 바로 남편과 공모, 연하의 고아 출신 국민학교 교사 윤(尹)모씨(28)의 일생을 송두리째 짓밟은 이경자(李慶子) 여인(34). 李여인과 尹씨가 처음 만난 것은 지난해 11월 28일. 직장에서 배운 어설픈 춤솜씨로 찾은 것이 서울 용산구 한강로에 있는 한강 「카바레」. 난생 처음 가본 「카바레」, 휘황찬란한 불빛 속에 멍해있던 尹씨는 화사한 30대 여인의 「프로포즈」를 받고 들뜬 기분에 「홀」안을 몇 바퀴 돌았다. 그러자 李여인은 홍조된 얼굴로 수줍은듯 사랑을 고백했다. 『사랑은 첫눈에 느껴야 한다』- 정말 선생님 같은 남성미 1백%의 남자는 처음 봤다면서 결혼했으면 원이 없겠다는 말까지 곁들였다. 『나이도 많은 과부가 염치 없는 부탁이죠』 하는 달콤한 말에 尹씨도 마음이 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향도 부모도 없는 천애고아가 고학으로 국민학교 교사가 된 尹씨는 그처럼 따뜻한 인정을 맛본 것도 처음이었다. 만난지 한달만인 12월 28일 이들 부부 아닌 부부는 서울 영등포에 尹씨가 모아둔 돈중에서 10만원을 꺼내 전셋방을 얻고 살림을 시작했다. 30대의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은 여체와 계획적인 교태에 尹씨는 완전히 녹초가 됐다. 둘이 춤추러 가는 일 이외에는 외출도 않고 방학동안을 꼬박 그들의 밀실에서 보냈다는 尹씨. 『그 여자가 필요 이상의 돈을 요구했지만 아까운 줄도 몰랐읍니다. 첫 남편과 헤어진 뒤 부유한 친정 덕으로 남부럽지 않게 살았던 아내의 불편을 될 수 있는한 덜어주고 싶었어요. 보시다시피 나한테 반할 여자가 어디 있겠어요…』- 과부가 느끼는 어쩔 수 없는 공허를 자기한테 의지하는 것 같아 동정한 것이 사랑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이여인은 친정이 부자라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가끔 친정이라는곳에 전화를 했다. 그러나 그것조차 모두 거짓이었다. 李여인과 결혼할 계획이었던 尹씨는 TV, 전축, 선풍기를 들여 놓았다. 이들의 꿈같은 행복은 개학과 함께 일장춘몽. 외출이라고는 않던 李여인이 개학날인 2월 1일 친정에 간다면서 나갔다가 밤늦게 돌아왔다. 2일에는 출근한 尹씨에게 청전벽력 같은 전화가 걸려왔다. 사실은 본 남편이 있는데 둘 사이를 알고 찾아왔으니 며칠 동안 집에 돌아오지 말라는 것이었다. 4일에는 학교로 찾아왔다. 남편이 가재도구를 모두 가져가겠다니 『두사람의 행복』을 위해 잠시 줬다가 조용해지면 찾아오자는 것이었다. 李여인을 알토란 같이 믿었던 尹씨는 사흘 뒤인 7일 살림집으로 찾아가 보고 깜짝 놀랐다. 전셋돈 중 5만원과 TV, 일제 석유난로, 은수저 3벌, 식기, 선풍기 등 가재를 모두 가지고 도망해버린 것이다. 사랑에 속고 돈에 운 尹씨에게 제2의 시련이 닥쳤다. 5일 뒤인 12일 李여인의 남편인 모장(毛章)씨(39)로부터 만나자는 전화를 받고 다방으로 나갔다. 모(毛)씨는 尹씨가 살림집에 놔둔 책 한권을 가지고 나와 『이것이 네 책이지, 내 처하고 간통했다는 물증이다. 네 목을 자르겠으니 저녁6시에 종로 S다방으로 나오라』 고 사뭇 위협했다. 자리에서 毛씨는 『나는 전에 군기관에 근무했는데 앞으로 내 처와 만나지 않을 것과 내가 가져온 물건에 대한 소유권 일체를 포기한다는 각서와 간통사건을 재론안겠다는 각서를 교환하자』고 제의했다. 安형사가 이사건을 처음 안것은 지난 2월 11일 영등포 다방가가 이들의 이야기로 떠들썩 했을 때. 그 뒤 이들 부부의 꼬리를 잡기 위해 꼭 35일을 보낸 安형사가 이들의 집을 덮친 것이 3월 18일. 아이들이 학교 가고 난 뒤인 아침 9시쯤 서울 중구 도동53 남산 아래 있는 2층집을 덮쳤을 때도 이들은 태연했다. 오히려 『尹씨로부터 소유권 포기 각서까지 받았는데 경찰이 무슨 참견이냐』고 대들기까지 했다. 남편 毛씨는 화장실에 간다고 핑계, 뺑소니까지 치고. 李여인의 기나긴 사기행각은 이렇게 끝났다. 그러나 李여인이 구속됐다는 소문에 피해자들이 꼬리를 물고 나타났다. 모부처에 근무하는 이(李)모씨(37·서기관), 정(鄭)모씨(31·사무관) 그리고 모국민학교 교사 박(朴)모씨(31) 등…. 李여인의 음흉한 손길은 딸의 담임교사에게까지 뻗쳤었다. 맏딸 금옥양(12·가명)이 다니는 OO국민학교 5학년 O반 담임 李모교사(34)는 몇달 전까지만 해도 가끔 학교로 찾아와 춤을 추러 가자거나 혹은 맥주를 사달라고 졸랐지만 돈이 없다고 거절, 보냈던 여인. <김선중(金瑄中) 기자> [선데이서울 70년 4월 5일호 제3권 14호 통권 제 79호]
  • ‘이라크 해법’ 다시 꼬일 듯

    ‘이라크 해법’ 다시 꼬일 듯

    반(反)시리아 노선을 걸어온 피에르 게마일 레바논 산업장관이 21일 무장괴한들에게 암살되면서 중동정세가 거세게 요동치고 있다. 배후에 시리아가 있다는 의혹이 확산됨에 따라 개선 조짐이 희미하게 비치던 미국과 시리아 관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시리아를 이라크 문제 해결의 지렛대로 삼으려는 부시 행정부 일각의 구상에도 예기치 못한 변수가 돌출한 셈이다. ●대규모 反시리아 시위 계획 게마일 장관 피살 소식이 알려지자 레바논의 기독교 정파 지도자들은 일제히 시리아를 비난하고 나섰다. 지난해 자살폭탄 테러로 사망한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의 아들 사드 알 하리리는 “시리아의 마수가 레바논 전역에 뻗쳐 있음을 확신한다.”며 지지자들을 향해 장례식이 열리는 23일 대규모 시위에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반시리아 정치지도자 왈리드 줌블랏도 로이터 통신 인터뷰를 통해 “오직 국제법의 심판만이 다마스쿠스의 살인자를 제지할 것”이라고 가세했다. 수도 베이루트에서는 기독교인들이 친시리아계 에밀 라후드 대통령의 관저를 향해 행진을 시도했다. 게마일의 시신이 안치된 병원 주변에서도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다. 기독교인들은 하리리 전 총리 암살사건처럼 이번에도 시리아가 깊숙이 개입돼 있다고 믿고 있다. 이번 사건이 하리리 사건의 시리아계 용의자들에 대한 국제 재판이 임박한 시점에 발생했다는 점도 이들의 확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시리아 배후설’엔 의견 분분 시리아는 배후설을 완강히 부인했다. 무셴 빌랄 시리아 정보부 장관은 “우리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일말의 진실과 신빙성도 갖고 있지 않다.”고 비난했다. 바샤르 자파리 유엔주재 대사도 “문제의 해결을 바라는 우리가 새로운 문제거리를 만들 이유는 없다.”고 반박했다. 시리아가 자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 분명한 이 사건을 배후에서 조종했으리라 예단하기는 무리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친시리아계 무장정파인 헤즈볼라가 사건 직후 역풍을 우려해 예정된 반정부 시위의 연기를 검토한 것도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더한다. 그러나 미국과 관계개선 가능성에 자신을 얻은 시리아가 약화된 레바논내 영향력을 회복하기 위해 ‘모험’을 감행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체니 등 강경파에 힘 실릴 것” 이번 사건으로 이라크 철군을 위해 시리아 정부의 도움을 얻으려던 구상이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간 가디언은 딕 체니 부통령 등 대(對)시리아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레바논의 종파갈등이 악화돼 잠복해 있던 내전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외신들의 태도는 조심스럽다. 일간 인디펜던트는 “위기에도 불구하고 레바논 사회가 충분히 성숙한 만큼 또 다른 내전이 일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가디언은 레바논이 새로운 종파간 유혈충돌에 바짝 다가섰다고 보도했지만 ‘내전’이란 용어는 사용하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도 이번 사건이 “정치적 긴장을 확실히 고조시킬 것”이라고만 내다봤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앙금 씻고 ‘이라크 해법’ 찾을까

    앙금 씻고 ‘이라크 해법’ 찾을까

    이라크를 내전 수렁에서 건져내기 위한 이란과 시리아의 역할이 주목되는 가운데 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과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25일 테헤란에서 만난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앞서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도 초청한 상태여서 3자회동이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9월에 이란을 방문했던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의 한 측근은 3국 모두 전향적이어서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고 AP통신이 20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란-이라크 전쟁 때 이란 편을 들었다는 이유로 1982년 시리아와 관계를 단절했던 이라크는 양국의 외교관계를 복원한다고 21일 발표, 대화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3자회동이 이뤄지면 이라크 전쟁 이후 처음으로 세 나라가 모여 이라크의 안정화 해법을 논의한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이란은 시아파가 득세한 이라크 새 정부와 긴밀한 반면, 시리아는 수니파 저항세력과 대화할 수 있는 조건을 갖고 있다. 24년 전 시리아는 무슬림형제단의 폭동을 이라크가 사주한다고 비난했다. 그 뒤에도 국경 넘어 쿠르드족 분리운동을 막후 지원한다고 지청구한 바 있다. 미국의 침공 후 최고위급으로 19일 이라크를 찾은 왈리드 모알렘 시리아 외무장관은 이라크 안정화 회복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복교가 성사되면 이라크는 수니파 저항세력을 설득하는 데 시리아를 끌어들일 수 있게 된다. 시리아로선 지난해 2월 라피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 암살사건에 연루된 이후 내몰린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는 기회를 잡게 된다고 영국 BBC는 분석했다. 그렇지 않아도 시리아 정부는 이스라엘 파괴를 정강에 담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로부터 배척받고 있다. 아울러 1967년 이스라엘에 점령당한 골란고원 반환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서도 역내에서 기여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아사드 정부가 갖고 있다고 방송은 분석했다. 이란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우선 지구촌 최대 현안인 핵개발 의혹과 관련,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의 의심을 돌리게 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점이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전격 제의 배경이라고 BBC는 짚었다. 2003년 첫 핵개발 프로그램을 공표했을 때도 이란 관리들은 레바논 내 무장단체 헤즈볼라나 알카에다의 중재역을 제의했지만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딕 체니 부통령으로부터 묵살당한 전력이 있다. 또 ‘악의 축’ 낙인을 제거하는 데도 이라크 중재역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품고 있다. 그러나 톰 케이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시큰둥한 반응을 내놨다. 그는 “중요한 건 말하는 게 아니라 행동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란은 이라크 저항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수니파에게 배척당하는 점도 이란의 한계로 지적된다.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이란과 시리아의 역내 패권 다툼으로 끝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놨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日 또… 또… 또… 이지메 자살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열도가 이지메(집단 괴롭힘) 관련 잇단 자살사건으로 큰 충격에 빠졌다. 12일 오전 6시40분쯤 오사카부 한 부영주택에서 8층에 사는 시립중학교 1학년 여학생(12)이 집난간 아래로 뛰어내려 숨졌다. 방에 남겨진 유서에는 자살 동기를 밝히지 않았지만, 학교 교장은 기자회견에서 “이지메가 있었다는 것을 전제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교장에 따르면 여학생의 모친은 최근까지 해당 교육위원회에 “딸이 동급생들로부터 ‘꼬마’라고 불리는 등의 이유로 고민하고 있었다.”고 하소연했다. 동급생들에 따르면 이 학생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운동동아리 등에서 이지메를 당했다고 한다. 이어 12일 오후 3시쯤 기타규슈시 한 숲속에서 최근 이지메 문제가 드러나 사죄 기자회견을 했던 시립 초등학교 교장(56)이 목매 숨져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교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교장의 학교에서는 5학년생 여자어린이(10)가 약 1년간에 걸쳐 동급생 8명으로부터 현금 약 10만엔(약 80만원)을 강제로 빼앗긴 것이 발각됐으나 교장은 시 교육위원회에 ‘금전갈등’이라고만 보고, 이 보고가 적절하지 않았다며 11일 기자회견에서 사죄한 바 있다. 학부모들은 “학교나 아동 문제에 짓눌린 희생자로 보인다.”며 안타까워했다. 또 12일 오후 7시께 사이타마현 한 회사원(41)의 장남인 시립중학 3학년 남학생(14)이 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어머니(39)가 발견했다. 숨진 학생은 “친구들이 500엔을 빌려갔으니 이자까지 1만∼2만엔을 내놓으라며 재촉한다.”고 학교측에 상담, 학교측은 이지메에 의한 자살로 보고 있다.taein@seoul.co.kr
  • 상처 깊은 사람들 ‘희망찾기’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인 일본의 오에 겐자부로(71). 현대 일본문학을 이끌어온 그가 소설가로서 ‘마지막 장편 3부작’이라고 부른 작품이 있다.‘체인지링’‘우울한 얼굴의 아이’‘책이여, 안녕!’이 바로 그것이다.50년 작가인생의 총결산이라 할 이 작품들은 내적으로는 긴밀하게 연결돼 있지만 완전히 독립된 세 편의 장편소설이다.3부작 가운데 첫 번째 책 ‘체인지링’이 일본문학 전문번역가 서은혜 씨의 번역으로 청어람미디어에서 나왔다. ‘체인지링’은 오에 겐자부로의 처남이자 친구인 영화감독 이타미 주조의 자살사건을 모티프로 한 이른바 ‘모델소설’이다.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절망을 극복하고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렸다. 작가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했다. 등장인물인 고로는 1997년 자살한 작가의 처남인 영화감독 이타미 주조가 모델이며, 작가의 장남 역시 소설 속 아카리처럼 중증 장애아로 태어났다.‘담포포’‘민보의 여인’ 등의 영화를 만든 이타미 주조는 오에 겐자부로가 문학과 예술에 눈뜨고 소설가의 길을 걷도록 이끈 인물. 오에 겐자부로는 처남이 자살했을 때 매스컴의 집요한 보도로 큰 상처를 받았으며, 당시 경험이 이 작품을 쓰게 된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고 밝힌다. 소설의 제목 체인지링(changeling)은 아름다운 아기가 태어나면 작은 도깨비 같은 요정이 나타나 아기를 자기들의 보기 흉한 아이와 바꿔놓는다는 유럽의 민담설화에서 비롯된 말로, 요정이 바꿔놓고 간 흉한 아이를 가리킨다. 이 작품에서는 고로가 성장기의 충격적인 경험으로 어두운 그늘이 드리워진 낯선 존재가 되어버린 것을 상징한다. 오에 겐자부로는 만년의 소설가가 해야 할 역할은 불안감과 상실감을 극복하고 ‘새로운 사람들의 출현을 장려하는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작품에는 작가의 그런 소설철학이 그대로 녹아 있다.9800원.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이라크·소말리아등 무기금수 조치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14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강력한 경제·외교적 제재를 부과하는 내용의 대북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유엔 제재를 받고 있는 국가들의 면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15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금까지 아프가니스탄, 앙골라, 에티오피아, 에리트레아, 코트 디부아르, 콩고민주공화국, 아이티, 이라크, 라이베리아, 리비아, 르완다, 시에라리온, 소말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로디지아, 옛 유고슬라비아, 수단 등이 유엔헌장 7장에 따라 제재를 받았다. 다음은 현재 유엔제재를 받고 있는 국가들.●북한 북한을 향하거나 북한을 출발한 화물에 대해 대량살상무기(WMD)나 관련 물품의 적재여부를 검사할 수 있다. 핵이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인물·사업체의 해외 자금에 대해서도 동결을 요구하고 있다.●아프가니스탄 제재 조치는 전면 해제됐지만 2001년 9·11 테러 이후 전 세계 알카에다에 내려진 제재조치는 아직 유효하다.●콩고민주공화국 2005년 4월 무기금수조치를 연장하고 이를 어기는 사람이나 조직에 대해서는 여행을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하는 조치를 도입했다.●이라크 무기 또는 관련 물질 일부에 금수조항들을 제외하고 모두 해제됐다.●코트 디부아르 2004년 11월 정부군과 반군이 1년전 체결된 휴전협정을 위반하자 이 나라에서 생산되는 다이아몬드 원석의 수입을 금지했다. 그바그보 대통령을 따르는 청년운동 지도자들과 반군 지도자들에게 제재 조치를 내렸다.●라이베리아 2003년 찰스 테일러 전 대통령이 해외로 탈출한 뒤 그와 가족, 추종세력 등이 라이베리아의 민주화를 방해할 것을 우려해 2003년 관련자들의 여행을 금지하고 2004년에는 자산도 동결했다. 제재에는 무기금수와 다이아몬드 거래 금지도 포함돼 있다.●소말리아 1993년 1월 무기 금수조치를 내렸다.●수단 다르푸르 지역의 평화정착을 위해 2004년 2월 제재 조치를 취했다. 여기에는 수단 공군 사령관과 친정부 민병대 지도자, 반군 사령관 2명의 여행금지와 해외 자산동결 조치가 포함됐다.●기타 2005년 2월 발생한 라피크 하리리 레바논 총리 암살사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들에 대해 입국·여행을 금지시키고 자금과 금융자산을 동결시킬 것을 권고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독일-러시아 ‘경제 밀월’

    독일-러시아 ‘경제 밀월’

    유럽의 오랜 숙적 러시아와 독일이 밀월관계에 접어들었다. 역사적 앙금도, 정치적 명분도 힘을 잃게 만드는 돈의 위력이다. 12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에 따르면 두 나라의 밀착은 에너지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은 이미 독일 에너지 소비량의 3분의1을 공급하고 있다. 이번주 독일 드레스덴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두 나라가 발트해 남쪽에 건설 중인 북유럽 가스관 사업을 설명하면서 유럽 에너지 시장에서 독일의 ‘특별한 역할’을 강조했다. 가스관 사업이 독일을 “단순한 가스 소비국을 넘어 러시아 가스를 유럽에 공급하는 중요한 ‘분배자’ 역할을 담당하게 할 것”이란 얘기였다. 양국의 교역규모도 빠르게 증대하고 있다. 상반기 두 나라의 무역 총액은 310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1년 무역량과 맞먹는 규모다. 두 나라의 협력은 에너지 분야를 넘어 자본투자 등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이미 1000여개의 독일 기업이 러시아에 사무실을 열어두고 있다. 유럽 국가들 가운데 단연 최대규모다. 역설적인 사실은 독일에 앙겔라 메르켈의 우파정부가 들어선 뒤 두 나라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졌다는 것이다. 드레스덴에서 메르켈 총리는 “러시아와 독일이 같은 사업 원칙 위에서 행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주 발생한 러시아 언론인 피살사건으로 푸틴 정부의 인권문제가 국제적인 이슈로 제기되던 시점이었지만 메르켈 총리는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 평소 러시아의 취약한 법치주의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왔던 메르켈 총리의 행보를 감안한다면 이례적이다. 게르노트 엘러 독일 외무차관은 독일이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을 맡게 되는 내년 1월부터 러시아와 EU 25개 회원국을 묶는 자유무역지대 건설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나라는 기업들의 안정적인 협력과 상호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주식을 교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엘러 차관은 “상호 의존에 기반한 윈·윈 상황을 발전시키기 위해 교차기업 프로그램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냉전 시절이라면 꿈도 꾸지 못했을 일이다. 조너선 스턴 옥스퍼드 에너지 연구소장은 “고유가로 돈방석에 올라선 러시아로선 부를 에너지 의존경제를 다변화하고 현대화하려는 데 쏟아부으려고 한다.”면서 “여기엔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 1970년대부터 러시아에 투자를 해온 독일이 핵심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영화 ‘무도리’

    영화 ‘무도리’

    ‘무도리’(제작 MBC프로덕션·싸이더스FNH·21일 개봉)는 선남선녀가 독식해온 스크린이 중견배우 ‘집단’으로 대체됐다는 사실부터 독특한 감상을 기대하게 된다. 여 주인공으로 ‘마파도’가 발굴한 스타 서영희가 나섰다는 대목도 기대감을 부풀리는 촉매로 작용하긴 마찬가지. 실제로 영화는 기대밖 흥행기록을 세웠던 ‘마파도’의 뉘앙스를 차용했다.‘마파도’가 지도에 없는 외딴 섬의 과부 다섯명이 엮는 코믹드라마였다면,‘무도리’는 홀아비 버전쯤 된다. 영화는 자살을 소재로 코믹 해프닝을 이어가다 막판에 한움큼의 감동을 내장한 소박한 드라마. 그러나 이 영화의 웃음은 폭소가 아니라 색다른 소재에서 발산되는 낯설고 때론 음산한 냉소 쪽에 가깝다. 영화를 보고나야 비로소 ‘길 없는 마을’ 혹은 ‘도리가 없는 마을’이란 중의적 제목의 암시를 이해할 수 있을 듯. 자살명당으로 소문난 첩첩산중의 마을 무도리로 이방인들이 속속 모여든다. 희망없이 가난하게 노년을 보내던 마을의 홀아비 3인방(박인환, 최주봉, 서희승)이 자살한 이의 가족에게서 한두푼 받은 사례금에 눈이 멀면서 자살을 돈벌이로 이용하려는 꼼수를 부린다. 무도리를 동반자살 장소로 선택한 인터넷 자살동호회 회원들이 찾아오고, 이를 특종취재하려는 초보 방송작가(서영희)가 따라붙는다. 직장을 잃지 않으려 특종을 낚아야만 하는 여 주인공의 필사적 몸부림, 생계를 위해 죽음을 방조하는 노인들이 해프닝으로 이어가는 드라마는 나름의 사회적 메시지를 투영하려 애썼다. 그러나 요령부득인 지점이 많다. 무도리 마을의 공간적 팬터지는 자잘한 소란만 성가시게 부각시킨 단선적 드라마로 무료한 핑퐁게임장처럼 주저앉은 느낌이다. 시선을 분산시킬 여지없이 칙칙한 화면, 수선스러운 여 주인공의 연기, 불편할 만큼 끈질기게 들이대는 철지난 화장실 유머는 말 그대로 ‘대략 난감’이다.15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충분한 사과” “분노 못삭여”

    이슬람의 폭력성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깊은 유감’ 표명에 대해 이슬람권 내부에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이번 교황의 설화(舌禍)가 ‘제2의 마호메트 만평’ 파문으로 이어지기 전에 진화되기를 원하는 측은 “충분하다.”는 반응이고, 강경파 이슬람국들은 “이번 기회에 이슬람에 대한 반감을 불식시켜야 한다.”며 강도높은 사과를 주문하고 있다.●서유럽 무슬림, 파문 조속 진정 희망 서유럽의 무슬림단체들은 이번 파문이 종교분쟁으로 번지기 전에 조속히 진정되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영국의 ‘이슬람평의회’는 “교황으로부터 충분한 사과를 얻어냈다고 본다.”면서 사퇴 분위기의 진정을 촉구했다. 프랑스 이슬람신앙평의회도 교황의 사과발언은 평화에 대한 신념과 갈망을 보여주고 있다고 발표했다.독일 이슬람중앙회는 “우리의 입장에서 바티칸의 사과 성명은 수일째 세계 각국에서 발생한 불안요소를 잠재우기에 중요한 조치로 해석된다.”고 바티칸의 입장을 뒷받침했다. 한편 교황청의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국무장관은 11월 말로 예정된 교황의 터키 방문 일정과 관련,“현재까지 방문을 취소할 이유가 없다.”면서 “예정대로 터키 방문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 앙카라측도 교황이 교황의 방문이 취소될 이유가 없다는 반응이다.●“이번에 악감정 뿌리뽑자” 요르단 의회는 17일 교황의 발언에 대해 기독교와 이슬람기구의 성직자들이 비판하고 나설 것을 촉구했다. 요르단 의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전 세계 모든 기독교와 이슬람 기구 및 지도자들이 교황의 모욕적 발언을 비난하고 규탄할 것을 요구한다.”며 “교황은 이슬람과 인류를 향해 분명하고 정직히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쿠바에서 열리고 있는 14차 비동맹운동 정상회의에 참석 중이던 말레이시아의 시예드 하미드 알바 외무장관은 지난 16일 “교황의 발언 이후 이슬람권은 심리적으로 압박당했다. 그의 사과는 이슬람권의 분노를 식히기에 충분치 않다.”며 가톨릭 교회의 수장인 그의 지위에 맞게 강도높고 책임감있는 사과를 주문했다. 17일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의 SOS병원에서 무장괴한이 난입, 이탈리아 출신의 수녀와 현지 경호원을 살해하자 교황청은 교황의 발언으로 촉발된 증오의 물결이 무차별 폭력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바티칸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이번 사건은 교황의 이슬람 관련 발언과 별개의 것”이라며 “끔찍한 이번 사건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말리아의 이슬람 소식통은 수녀 피살사건은 교황의 발언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함혜리기자 lotus@seoul.co.kr
  • 허울뿐인 ‘경찰 시민감사’

    허울뿐인 ‘경찰 시민감사’

    지난해 6월 경찰 감찰업무의 투명성을 높일 목적으로 출범한 ‘경찰청 시민감사위원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1년이 넘도록 발족식을 포함해 고작 5차례 모임을 가진 게 전부다. 그러는 새 경찰의 비위·과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나 ‘들쭉날쭉 고무줄 징계’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시민감사위원회는 지난해 6월9일 함세웅 신부를 위원장으로 변호사, 언론인, 기업인 등 8명이 참여해 출범했다. 당시 허준영 경찰청장은 “시민감사위원들을 경찰 감찰과정에 참여시키고 활동을 과감히 공개해 ‘제 식구 감싸기’ 등 그간의 의혹을 불식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위원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발족식을 포함해 단 5회뿐이다. 그 중에서 공식적으로 의견을 낸 것은 지난해 8월 인력송출 브로커 사건 때 단 한 번뿐이다. 당시 위원회는 “연루 경찰 2명을 중징계하라.”고 권고했다. 수시로 회의를 열어 주요 비위사건의 조사 결과 및 조치를 심의하겠다던 발족 때의 공언은 온데간데 없다. 지난해 말 서울 여의도 시위농민 사망이나 법조브로커 비리 등 굵직한 사안이 계속 터졌지만 위원회는 침묵을 지켰다. ●경찰청 요청때만 회의… 구조적 모순 이렇게 위원회의 활동이 미미한 것은 경찰청의 요청이 있을 때에만 회의를 열게 돼 있는 경찰 주도의 개최 방식에서 비롯된다. 경찰 관계자는 “징계절차를 시민감사위원들에게 모두 공개할 경우 자칫 외부로 그 내용이 유출돼 여론재판식으로 변하거나 이해 당사자들의 다양한 요구와 민원에 휘말릴 수 있다.”고 경찰 쪽 입장을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의 징계 관행은 여전히 공정성·투명성 시비를 낳고 있다. 지난 6월9일 서울서부지검 구치감에서 발생한 피의자 자살사건은 경찰의 감시가 소홀한 틈에 일어났다. 경찰은 당시 구치감을 지키고 있던 경찰관 5명에 대해 직무태만과 감시소홀 등으로 감찰을 벌였으나 오랫동안 시간을 끈 끝에 2명에 대해서만 가장 낮은 수준의 징계인 ‘견책’ 처분을 내렸다. 형평성 문제도 지적된다. 경찰은 지난 2월 만취 상태로 시민과 시비가 붙어 불구속 기소된 이모(39) 경감에게는 견책 조치를 한 반면 지난 5월 비슷한 사안으로 불구속 기소된 김모(40) 경사에게는 상대적으로 무거운 감봉 2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경찰 징계는 여전히 들쭉날쭉 ‘면피성’ 징계도 여전해 지난 5월 교통사고 현장에서 부하직원이 9800만원짜리 수표를 몰래 빼돌려 직위해제됐던 경찰관 두 명은 단 2개월 만에 각각 다른 경찰서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에 대한 징계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곽대경 교수는 “경찰공무원법에는 징계에 대한 세부적 기준이 없다. 사건이 생길 때마다 그때그때 구성되는 징계위원회의 판단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로만 이뤄지는 징계위원회는 경사 이하의 경우 소속 경찰서 서장을 위원장으로 과장·계장급으로 구성된다. 경위 이상은 상급 지방청에서 맡는다. 경찰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경찰관은 “언론에 보도되지 않으면 조용히 덮어 버리려는 게 사실”이라면서 “경찰들끼리 뚝딱 해치우는 구조가 징계의 공정성 시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관은 “사건이 생길 때마다 징계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은 행정 편의주의에 지나지 않으며 징계위원회를 상설화해야 공정한 조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징계위원회에 일정한 자격을 갖춘 민간인을 포함시키자는 논의가 지난해 초 있긴 했으나 경찰 내부문제로 시행되지 못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Leisure+α] 2006 다이빙 해적쇼와 댄스 엔돌핀

    가만히 있어도 땀이 맺히는 날씨 탓에 불쾌지수가 쌓여가는 이 여름. 끈적끈적한 더위를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더위를 훔치는 해적들의 시원한 다이빙쇼가 매일 펼쳐지는 서울랜드를 찾아 더위를 신나게 날려보자.7월15일부터 8월27일까지 진행되는 업그레이드 ‘2006 다이빙 해적쇼 2탄’과 여름축제 ‘댄스 엔돌핀’은 더위에 지친 시민들에게 재충전의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2006 다이빙 해적쇼 2탄’은 고난이도의 다이빙과 함께 공연단의 프리쇼, 아찔한 스턴트와 애크러배틱이 추가되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특히 최고 25m 높이에서 뛰어내리는 고공 다이빙과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해 벌이는 물총싸움이 큰 볼거리. 여름축제 ‘댄스 엔돌핀’도 관람객들의 무더위를 날려버릴 계획. 탱고와 살사, 보사노바 등 다양한 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피에로 인 댄스’, 심야족들을 위한 ‘레이저쇼와 불꽃놀이’ 등을 관람하면서 시원한 여름을 맞이하는 것은 어떨까. 문의 (02)504-0011.
  • [Leisure+α] 브라질 정열의 춤 삼바의 세계로

    아름다운 미녀들과 현란한 춤으로 유명한 브라질의 ‘리우 삼바 카니발’을 오는 30일부터 롯데월드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 ‘브라질 리우 삼바 카니발’은 화려한 의상의 삼바 무희들, 휘황찬란한 퍼레이드 카, 박진감 넘치는 리듬으로 무더위와 장맛비에 지친 우리의 생활에 흥겨움과 활력을 불어 넣어준다. 브라질 리우 삼바 카니발의 하이라이트인 ‘삼바도르모’를 재현한 ‘리우 삼바 카니발 퍼레이드’는 4개의 테마로 구성된 삼바팀이 춤솜씨를 겨루는 축제로 볼거리와 긴장감을 높였고, 롯데월드의 캐릭터인 로티와 로리가 펼치는 왕실의 삼바 무도회를 주재로 한 버라이어티쇼인 ‘위드 삼바’는 삼바, 살사등의 다양한 라틴춤과 공중곡예, 탬버린 춤등 다양한 볼거리로 눈길을 사로 잡는다. 또한 브라질 현지 축제의 감동을 그대로 전해주고자 12m 크기의 대형 삼바 카니발 유닛카 4대를 신규 제작하였고,1벌당 2000 만원을 호가하는 환타지아 의상 500여벌을 브라질 현지에서 직접 제작 공수하여 보는 재미를 더해 주었다. 이밖에도 삼바 라틴 콘서트가 매주 주말 저녁에 호반무대에서 열린다. 아마존 전통 악기로 라틴 음악을 연주하는 45인조 백 밴드의 삼바 라틴 콘서트와 12인조 라틴 브라스 밴드가 정열적인 라틴음악으로 한여름밤의 무더위를 식혀준다. (02)411-2000,www.lotteworld.com
  • [23일 TV 하이라이트]

    ●신동엽의 있다! 없다?(SBS 오후 7시5분) 박지성 세리머니 콘테스트가 있는지 없는지, 우리나라에는 축구하는 금붕어가 있는지 없는지 알아본다. 또 월드컵에 여자선수가 출전할 수 있을까? FIFA 규정집을 통해 알아본 사진 속 진실, 그리고 SBS 박문성 해설위원으로부터 듣는 알쏭달쏭 월드컵 이야기가 펼쳐진다.   ●HD역사스페셜(KBS1 오후 10시) 400년 전의 임진왜란은 우리 역사상 가장 참혹한 장면 중의 하나였다.1592년 4월13일, 일본군이 부산포를 침략하고 조선은 불과 20일만에 수도를 빼앗기고 만다. 오랜 준비 끝에 전쟁을 일으킨 일본과 달리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조선. 그 참혹했던 역사의 현장을 들여다본다.   ●놀라운 아시아(KBS2 오후 7시10분) 인도네시아에는 아주 특별한 전통 축구가 있다. 밤에 보면 불이 마을 전체를 날아다니는 것처럼 위험해 보이는데, 이 ‘불축구’로 인해 인도네시아의 밤은 아주 뜨겁다. 야자에 불을 붙여 공 삼아 골을 넣고, 패스도 한다. 기상천외한 불 축구를 하는 인도네시아 판텐 마을을 찾아가 본다.   ●레인보우 로망스(MBC 오후 6시50분) 남자 아이들과 여자 아이들은 자신이 아는 가장 무서운 이야기로 대결하기로 한다. 의철이 쓰레기를 버리러 갔다가 당한 일, 현경의 노래방 귀신 이야기, 은비의 무용실 귀신 사건, 기범의 지후 스토커 자살사건, 보라의 휴대전화 혼선 이야기 등 납량 특집 이야기가 펼쳐진다.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5분) 주부들이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바로 주방. 이제 주방은 주부들에게 아름답고 편안한 공간이자 가족간 대화와 휴식이 이뤄지는 제2의 거실이다. 개성 만점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주방 인테리어를 공개한다. 인테리어 효과도 뛰어난 다용도 벽걸이 수납함 만들기도 배워본다.   ●사이언스+(YTN 오후 1시20분) 정신과 치료에서 색채는 정서적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부터 인체의 균형, 심장의 활동, 심지어 소화기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등 많은 효과가 있다고 한다. 과연 색채는 인간의 몸과 마음에 과학의 주술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일까? 우리나라 월드컵 트레이드마크인 붉은 색에 담긴 모든 것을 알아본다.
  • “나주부대 민간인 학살 확인”

    6·25 전쟁 당시 경찰관으로 구성된 부대가 인민군으로 위장, 환영대회를 열도록 한 뒤 주민들을 학살했다는 의혹이 일었던 ‘나주부대 민간인 학살사건’의 진상이 56년 만에 밝혀질 전망이다. 경찰청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는 22일 오전 전남 나주경찰서 강당에서 이종수 위원장 등 민간위원 6명을 비롯해 경찰청 보안국장, 조사팀장, 지원팀 등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나주부대 학살사건에 대한 공식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규명위는 이에 앞서 21일 사건 현장인 전남 해남읍 해리 소재 우물터와 완도읍 중앙리 게이트볼장(옛 완도중학교 터)을 둘러보기로 했다.경찰청 관계자는 “나주부대에 의해 희생된 주민 중 30∼40명 정도의 신원을 확인했다. 하지만 공식 조사결과 발표에서는 지금까지 일었던 의혹과 다른 견해가 나올 전망”이라고 말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17일 TV 하이라이트]

    ●라이프n조이(YTN 오전 8시30분) 명물 오징어를 만나는 신선한 여행.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동해의 여행지, 속초를 소개한다. 직접 배에서 오징어를 잡아 올리면서 맑고 깨끗한 청정해안을 느껴본다. 항구 곳곳에 형성되어 있는 어시장도 둘러본다. 별미 요리 오징어순대 맛을 보고,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종합온천테마파크도 찾아간다.   ●스페이스-공감(EBS 오후 10시) 작곡가로 널리 알려진 손무현은 그동안 다양한 음악의 지평을 열고자 끊임없이 노력해온 뮤지션이다. 무대를 통해 오랜만에 뮤지션으로 돌아온 손무현. 그동안 함께 작업해온 뮤지션들과 함께 ‘자신의 음악색깔’을 씨줄로 삼고 ‘다양한 음악형식’을 날줄로 삼아 독창적인 음악세계를 유감없이 펼쳐나간다.   ●잘먹고 잘사는 법(SBS 오전 9시) 여름식탁을 책임지는 채소, 열무. 여름철 입맛을 당기게 함은 물론이고 원기 회복에도 효과적이라는 열무의 효능에 대해 알아본다.3명 중 1명은 성인비만으로 이어진다는 소아비만. 당뇨, 고혈압 등 각종 성인병으로 인해 더욱 위험해지고 있다.10살 나윤이의 소아비만 탈출 성공비법이 공개된다.   ●불꽃놀이(MBC 오후 9시40분) 갤러리로 미래를 만나러 온 승우. 춘애는 인재가 있는 앞에서 승우와 친한 척하며 웨딩숍에서 승우와 미래가 같이 찍은 사진을 건넨다. 미래는 인재의 눈치를 보며 춘애의 행동에 짜증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미래는 승우에게 갤러리로 찾아오지 말라고 하지만 승우는 자신을 함부로 보지 말라고 한다.   ●가치 대발견(KBS2 오전 10시20분) 이효리, 문근영, 비, 현빈, 김C 등 스타들이 직접 써서 만든 스타들의 또 다른 분신, 글씨. 과연 그들의 몸값 만큼이나 글씨체도 비쌀지, 그 가치를 공개한다. 금실로 뜨개질을 한 듯한 금 세공기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세계 유일의 입체망사 기법. 국내 특허 ‘입체망사기법’의 가치는 얼마인지도 알아본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 (KBS1 오전 10시) 가슴 절절한 선율이 살아있는 곳 쿠바. 쿠바에 들어서면서 옮기는 발걸음마다 음악이 뒤따른다. 거리마다 차차차, 룸바, 살사 등 정열적인 춤이 넘쳐나고 아프리카에 뿌리를 두고 있는 아프로 쿠반 음악은 여행자들의 몸을 들썩이게 한다. 춤과 노래에 몸을 싣는 쿠바 아바나로 떠나본다.
  • 대전지하철 ‘안전철’

    ‘대전 지하철은 안전지대’ 16일로 개통 3개월을 맞은 대전 지하철이 별다른 범죄 발생없이 순항 중이다. 지난 1일 한 승객이 플랫폼에 놓고 간 가방에서 50대 여성이 지갑을 꺼냈다가 붙잡힌 게 유일하다. 지하철 범죄의 대명사인 소매치기와 성추행 사건은 물론 단순 폭력사건도 한건도 없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대전 지하철 경찰출장소 관계자는 “소매치기와 성추행이 쉬울 정도로 혼잡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며 “역무실에서 행패를 부리는 취객을 귀가시키는 일이 주요업무”라고 말했다. 전동차간 통로문을 없애 맨앞 객실에서 마지막 객실까지 훤히 보이는 갱웨이 방식을 채택한 것도 범죄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 전 역에 스크린도어를 설치, 선로추락 및 자살사고도 쉽지 않은 상태다. 대전 지하철은 지난 3월16일 판암∼반석역간 1호선 22.6㎞ 중 12개역으로 이뤄진 판암∼정부청사역간 1단계 12.4㎞가 개통됐었다. 치안은 지하철경찰출장소 소속 경찰 10명이 1일 3교대로 맡고 있다.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경찰 외에도 10개 역에 공익근무요원 35명을 배치해 안전사고 예방 및 안내활동을 벌이고 있으나 이용객이 계속 늘어나 지방병무청에 추가인력 파견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녹색공간] 외교부의 비밀 협상주의/우석훈 초록정치연대 정책실장

    좋은 외교가 무엇인지 정의하기가 쉽지 않은 이야기이기는 한데, 실리외교로 냉전시대에 나름대로 평가를 받았던 사례가 프랑스 외교라고 할 수 있다. 지나치게 얄밉게 군다고 욕을 먹기는 하지만 미국과 소련 사이에 끼어서 그렇게 제3의 길을 걷지 않을 수가 없던 사정이 이해가 간다. 인구 1000만명이 안 되는 영세중립국 스위스의 평화 외교 역시 협정 중의 협정이라고 하는 제네바 협정을 이끌어낼 정도로 유래가 깊고, 유엔 회원국에 최근에 가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제기구를 제네바에 유치한 스위스의 컨벤션 산업은 국제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스위스의 외교도 얄밉기는 마찬가지이기는 한데, 직접민주주의에 의해서 국민투표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정부대표가 협상 후에 자국에 돌아가서 편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우리나라에는 1990년대 이후 시민단체가 많이 생겨나서 이제 정부 각 부처의 활동별로 1∼2개 정도 특화된 단체가 있을 정도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지나친 협력관계로 인하여 지탄을 받는 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제도의 체계화 및 운영의 투명성에 역할이 있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통상 기능이 외교통상부로 이관된 이후에 우리나라의 외교당국은 상당히 커졌고 실질적인 권한도 많아지게 되었는데, 아직까지도 외교활동에 대해서는 감시하거나 견제하는 시민단체가 변변하게 만들어지지 않은 것은 약간 놀라운 일이다. 따져 보면 재정적으로 가난한 시민단체에서 주요 협상마다 따라다니면서 감시한다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할뿐더러, 비밀주의 전통이 강한 우리나라 외교부의 활동에 대해서 서류상으로 검토한다는 것도 그렇게 간단한 일은 아닐 것 같다. 정부대표단 내에서 어떠한 절차로 의사를 결정하고, 어떤 원칙으로 협상에 임하게 되고, 혹시라도 이면 합의 같은 것은 없는지에 관한 일들이 국민으로서 궁금하기는 한데,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 아니더라도 절대로 공개할 수 없다는 비밀주의 때문에 실제 외교부는 가장 폐쇄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사실일 것 같다. 국가정보원에도 민간인사들이 참여하는 현 시점에서 외교부와 국방부 중 어느 부처가 더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가라고 질문해보면 사실 외교부가 더하면 더하지 덜하지 않을 것 같다. 국방부와 외교부가 같이 협상에 참여했던 노근리 학살사태에 대한 미국과의 협상 같은 경우는 정말 비밀에 가득찬 협상의 대표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게임이론의 시각으로 본다면 단기적으로는 감추고 밀실주의를 유지하는 것이 선진국과의 협상력을 더 높이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국민들에게 사실을 열어서 국민들을 제2의 협상주체로 가지고 있는 것이 협상 카드 면에서는 유리한 점이 있다. 프랑스나 스위스 같은 경우가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편이고, 미국의 국무부는 정해진 절차에 의해서도 공개를 하지만 상원의 다양한 청문회 전에 가능하면 미리미리 공개하는 편이다. 물론 이런 나라들이 대체적으로 좋은 외교를 하고, 장기적으로는 협상력도 높이 확보하는 경향이 있다. 공개하지 않는 대표적 나라가 중국과 북한일 텐데, 이 나라들도 협상을 잘하기는 한다. 워낙 엘리트들이 철저히 교육을 받고 협상에 임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많은 경우 일반 외교관이 전문가의 자문도 잘 받지 않고, 비밀주의에 입각해서 협상을 하기 때문에 하나하나 들추어 보면 민망한 협상결과가 수두룩하다. 이제 웬만하면 그 빗장을 조금은 열어주었으면 한다. 당장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만 봐도 그렇게 닫아놓고 협상하다가 나중에 순환보직으로 자리를 채운 담당관만 청문회에 오르는 웃기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외교관도 국민의 공복인 것은 마찬가지이다. 우석훈 초록정치연대 정책실장
  • [씨줄날줄] 집단학살/진경호 논설위원

    인류와 함께 탄생한 몇가지 가운데 전쟁과 학살이 있다. 인간이 가장 인간다우면서 인간답지 않은 존재임을 나타내는 상징이기도 하다. 지난 100년만 해도 숱한 전쟁으로 4000만명이 희생됐다. 총칼을 들고 전쟁에 뛰어들지 않았음에도 무고하게 학살된 인류는 이를 훨씬 웃돈다.1999년 설립된 반전단체 ‘제너사이드 워치(Genocide Watch)’는 1억 7500만명을 학살의 희생자로 꼽는다. 전사자의 4배를 넘는다. 나치의 홀로코스트와 보스니아·코소보의 인종청소, 캄보디아 크메르루주의 동족학살, 인도네시아의 동티모르 학살 등이 다 집단학살에 속한다. 제주도민의 4분의1이 희생된 제주4·3사태나 거창양민학살사건도 다를 바 없다. 지난해 11월 자행된 미 해병대의 이라크 양민 학살사건에 지구촌이 몸서리치고 있다. 네살 손자부터 일흔일곱 할아버지까지 일가족 3대 7명 등 하디타마을 주민 24명이 까닭없이 희생됐다. 총을 맞아 죽어가는 남편 모습에 기절한 아내도 살해됐다. 피 흘리며 죽어가는 오빠 밑에서 죽은 척해야 했던 13세 소녀도 있다. 미군이 돈을 건네 사건을 덮으려 했다는 소식에는 치가 떨린다. 세계는 베트남전쟁의 학살사건에 빗대 ‘제2의 밀라이 학살’이라고 한다. 그러나 멀리 갈 것도 없다.50여년전 이 땅에도 이런 일들이 자행됐다. 바로 노근리 사건이다.1950년 7월25일 미8군 사령부가 미군 방어선에 접근하는 피란민들에게 총격을 가할 수 있다는 방침을 세웠고, 바로 다음날 충북 영동군 노근리에서 400여명의 양민이 학살됐다. 지난 주말 프랑스 칸영화제를 반전영화가 휩쓸었다. 아일랜드 독립투쟁을 그린 반전영화 ‘보리밭에 부는 바람’이 영예의 황금종려상을 안았고 이라크전 후유증을 다룬 ‘플랑드르’가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남우주연상 공동수상을 낳은 ‘영광의 날들’도 전쟁작이다.9·11테러 이후 계속되는 반전영화 붐의 연장선이다. 한쪽에서 한 마을 주민이 무차별적으로 희생되고, 다른 한쪽에선 이를 고발하는 반전영화가 명예가 되고 돈이 되는 것이 지금 지구촌의 모습인 것이다. 칸영화제가 열린 28일 홀로코스트의 현장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찾은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절규를 빌려 본다.‘신이시여, 어찌하여 침묵하십니까.’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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