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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일 11주년 맞는 금강산관광… 봄날은 오나

    18일은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지 11주년이 되는 날이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89년 방북해 공동개발의정서를 체결하면서 금강산 관광의 초석이 놓이게 됐다. 1998년 6월 육로를 통한 정 명예회장의 소떼몰이 방북, 10월 정 명예회장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면담에 이어 그해 11월18일 금강산 관광선 ‘금강호’의 첫 출항이 이뤄졌다. 남북 화해 시대의 막을 올리는 순간이었다. 지난해 7월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기 전까지 금강산을 찾은 관광객은 모두 195만 5951명. 금강산 관광은 어느새 남북 화해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2002년 4월부터는 금강산 지역에서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갖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7월11일 남한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금강산 관광은 중단됐다. 남북 화해의 상징에서 긴장의 현장으로 변했다.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 현대 아산 직원 유성진씨 억류 사건 발생 등으로 남북관계 경색 국면이 지속되면서 관광 재개는 불투명하다. 남측 관광객 억류,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자살, 자연재해 등으로 관광이 일시적으로 중단된 적이 있지만 1년 이상의 장기 중단은 처음이다. 정부는 박씨 피살사건에 대한 북측의 충분한 설명 및 책임 있는 당국자의 사과, 재발방지 약속 없이는 금강산 관광 재개는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 8월 김 위원장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의 면담에서 박씨 피살 사건에 대한 유감의 뜻을 표시했다. 금강산 관광 중단이 장기화하면서 그 피해는 현대아산 및 협력업체 등으로 넘어가고 있다. 현대아산은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약 2033억원의 매출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북한도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손해를 입는 건 마찬가지다. 금강산 관광의 경우 관광객 1인당 평균 60달러 정도의 입장료를 북측에 냈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 중단에 따라 약 60만명이 금강산을 찾지 못한 것으로 추산했다. 달러가 아쉬운 북한은 약 3600만달러를 날려보낸 셈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시신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배우죠”

    “시신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배우죠”

    “부검을 통해 억울하게 죽은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동시에 그분들로부터 끊임없이 배우게 됩니다.” 제61주년 과학수사의 날을 하루 앞둔 3일, 올해 과학수사 대상 가운데 법의학 분야에서 대상을 수상한 서중석(52)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학 부장의 수상 소감이다. ●시신 6000구 이상 부검 서 부장은 1991년 11월 국과수에 임용돼 지금까지 6000구 이상의 시신을 부검, 국내 법의학계를 이끌고 있다. 그는 수많은 사건·사고 중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와 1996년 등록금 인상 반대시위를 벌이다 숨진 연세대 노수석씨 사건, 2008년 금강산 박왕자씨 피살사건 등을 주요 사건으로 꼽았다. 서 부장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우리나라 최초로 법의학 전문가와 유전자 감식 전문가 등이 체계적으로 투입돼 조사가 이뤄졌다.”면서 “노수석씨와 박왕자씨 사건의 경우 부검은 진실되게 잘 됐는데 정치적으로 이용돼 가슴이 아팠다.”고 돌아봤다. 서 부장은 부검을 통해 억울하게 죽은 한 여대생의 살인범이 잡혔던 기억도 잊지 못한다. 서 부장은 “2004년 대전에서 발생한 여대생 강간 살인사건의 경우 당초 경찰은 목을 매 자살한 것으로 추정했지만 검안 결과 죽은 여대생 애인의 사촌이 성폭행하고 목 졸라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서 부장은 수많은 사건의 부검을 실시한 것 외에도 ‘서울 방배동 서래마을 프랑스인 영아살해사건 사례를 중심으로 한 영아살해의 법의학적 고찰’ 등 25건의 논문을 발표하고 2007년부터 고려대, 가톨릭대, 전북대 등 의과대학과 경·관·학 클러스터 협약을 통해 효율적인 법의부검 시스템을 도입, 한국 과학수사의 질을 높여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법의학 연구인력 100명 더 늘려야” 서 부장은 “우리의 법의학과 과학수사 기법은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수준이지만 연구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현 상황에서 100명 정도는 더 충원돼야 검안부터 부검까지 더욱 철저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망했다. 원래 부검의는 국과수에 16명이 있었지만 지난 2007년 대학과 협약을 맺은 뒤 대학교수 10명도 동참, 현재 26명이다. 그러면서 “법의학이 사회 경제적으로 후순위에 밀려 있다.”면서 “법의학에 대한 지원과 투자를 강화하는 동시에 법의학에 대한 사회 인식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영국서 ‘고양이 독극물 연쇄피살’ 충격

    영국서 ‘고양이 독극물 연쇄피살’ 충격

    영국 전역을 경악케 한 ‘고양이 연쇄피살사건’이 다시 시작돼 고양이 주인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고 있다. 지난 7월과 8월, 웨일스의 브리젠드에서는 고양이 8마리가 줄줄이 길거리에서 죽은 채 발견되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 고양이들이 갑작스럽게 숨진 이유를 조사하던 경찰은 ‘독극물로 인한 피살’이라는 결론을 짓고 범임을 찾으려 했지만 어떤 단서도 발견하지 못했다. 2개월이 지난 지난달 말, 웨일스의 베리라는 항구도시에서 일주일 만에 고양이 4마리가 또 다시 숨진 채 발견됐다. 베리는 처음 사건이 발생했던 브리젠드와 불과 10마일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부검 결과 역시 독극물로 인한 사망인 것으로 밝혀졌고, 이에 가족처럼 고양이를 아낀 가족들은 오열했다. 키우던 고양이 두 마리를 한꺼번에 잃은 한 부부는 “고양이들이 고통스럽게 죽는 장면을 생각하면 너무 끔찍하다.”면서 “지금도 어디에선가 금방이라도 달려 나올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사건을 조사한 한 수의사는 “범인이 고양이들을 유인해 독이 든 음료수를 먹인 것 같다.”면서 “고양이 몸에서 발견한 이 독극물은 매우 단 맛이 나기 때문에 의심하지 않고 마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물보호협회 RSPCA의 관계자인 크리스틴 맥네일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 고양이 또는 동물에게 수상한 행동을 하는 자를 발견한 즉시 신고해 달라.”고 전했다. 사진=독극물을 먹고 죽은 고양이 중 하나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스타 24명 연예계 비화 ‘토크배틀’

    스타 24명 연예계 비화 ‘토크배틀’

    SBS 버라이어티 토크쇼 ‘강심장’(연출 박상혁·박경덕)이 6일 베일을 벗는다. ‘강심장’은 ‘예능 천하장사’ 강호동을 전면에 내걸고 ‘찬란한 유산’ 이후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는 이승기를 공동 진행자로 투입해 방송전부터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매주 화요일 오후 11시5분 방송. 이 프로그램은 국내 인기 연예인들이 게스트로 대거 출연해 자신의 입담을 자랑하는 토크쇼. 연예계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소재로 치열한 토크 대결을 벌여 마지막까지 살아 남는 최후의 1인이 토크 우승자 ‘강심장’에 등극하는 방식이다. 6일 첫방송에는 빅뱅 지드래곤, 승리를 비롯해 브라이언, 에픽하이, 문정희, 장윤정, 백지영, MC몽, 붐, 유세윤, 김영호 등 24명의 초호화 게스트들이 나와 자리를 빛낸다. 또 그동안 예능 프로그램에서 얼굴을 볼 수 없었던 팝 아티스트 낸시랭, 힙합그룹 ‘부가킹스’의 주비 트레인 등도 참여해 토크 대결을 펼친다. 특히 이날 방송에는 지난 추석 특집방송 KBS 2TV ‘이승기의 이상형 월드컵’에서 이승기의 이상형으로 뽑힌 소녀시대 윤아가 출연한다. 윤아는 처음 토크쇼 진행을 맡은 이승기에게 “강호동씨를 넘어서는 일등 MC가 되라.”는 응원메시지를 남겨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 빅뱅의 지드래곤 등은 신인시절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를 전한다. 멤버들이 집단도주를 계획했던 ‘빅뱅잠적사건’, 승리가 저지른 비밀 사건 등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빅뱅 멤버들에 얽힌 사연이 공개된다. 또 브라이언이 들려주는 ‘설경구 사건’ 등 게스트들의 각종 연예계 뒷이야기 폭로전과 함께 문정희의 살사댄스 등 출연자들의 축하공연도 이어진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불륜남편, 아내 독극물 살해

    지난 4월 충남 보령에서 발생한 한마을 주민 3명의 청산가리 피살사건 용의자로 피해자의 70대 남편이 붙잡혔다. 경찰은 용의자가 자신의 불륜으로 가정불화를 겪자 부인은 물론 자신에게 충고하는 이웃집 부부까지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충남 보령경찰서는 10일 이모(71)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이씨는 지난 4월29일 오후 8시30분쯤 보령시 청소면 자신의 집에서 청산가리를 차에 타 부인 정모(71)씨에게 먹여 숨지게 한 혐의다. 이씨는 처를 살해한 뒤 3시간쯤 지난 같은 날 오후 11시40분쯤 “아내가 화장실에서 나오다 갑자기 쓰러졌다. 평소 고혈압 증세가 있었다.”고 119에 신고했다. 이씨는 자신의 집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사는 강모(81)씨 부부에게 청산가리를 피로회복제라고 속여 숨지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강씨 부부는 이씨 부인이 숨진 하루 뒤인 30일 오전 11시30분쯤 안방에서 숨진 채 마을 주민들에 의해 발견했다. 경찰은 이씨가 캡슐 형태의 청산가리를 강씨 집 출입문 앞에 놓고 가면서 신문지에 “피로회복제를 놓고 가니까 드시라.”고 적어 놓았다고 보고 있다. 강씨 부부는 당시 안면도꽃박람회를 구경하기 위해 집을 비운 상태였다. 강씨 집 안방에서는 이 신문지가 발견됐고, 캡슐과 함께 마신 것으로 보이는 음료수병도 놓여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결과 신문지에 쓰인 필적이 이씨의 필체와 일치했고, 잉크 성분도 이씨의 집에 있던 펜의 잉크 성분과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씨는 1년 전부터 내연녀(56)가 생기면서 부인과 자주 다퉜고, 이를 충고하는 강씨 부부와의 사이도 갈수록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씨는 경찰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보령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오바마 ‘내게 너무 가벼운 언론’

     ”오늘날 언론인의 규범을 유지하는 이를 찾기가 조금 더 힘들어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9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링컨센터의 애브리 피셔 홀에서 열린 ‘뉴스의 황제’ 월터 크롱카이트 추모 행사에 참석,고인의 업적을 기리면서 언론에 대한 소회를 가감 없이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고인은 1960년대와 70년대 미국 사회의 격변을 ‘CBS 이브닝 뉴스’ 앵커로 지켜보다 지난달 17일 9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 같은 달 23일 맨해튼에서 장례식이 치러졌다.  2시간반 동안 이어진 추모행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크롱카이트가 사실을 정확히 전달하려 노력했던 “정직과 성실성, 책임감의 표상”이라고 평가한 뒤 “요즈음 언론이 크롱카이트가 수십년 전부터 예고해온 어려운 시기에 직면하고 있는 점을 잘 안다.”면서 “큰 사건과 뉴스가 많은데도 근엄하기 만한 언론인들은 (사건을) 끝까지 추적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뉴스 시간도 점차 줄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언론인에게 뼈아픈 대목은 “크롱카이트가 경멸했던 즉흥적인 논평과 유명인사를 다룬 가십,또 탐사 저널리즘보다 흥미 위주의 기사들이 넘쳐나 공허함을 느끼게 만든다.”고 지적한 대목.오바마 대통령은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가(What happened today)보다 오늘 누가 이겼는가(Who won today)가 중시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CBS의 최고경영자(CEO) 레슬리 문베스는 “오늘날 고인이 목놓아 강조한 것을 미디어 업계에서 실행하는 이를 이 방 안에서,또 이 직종에서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을 감히 말하고 싶다.”고 오바마 대통령과 견해를 같이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고인을 “놀랍고 탁월한 언론인”이라고 추모하면서 “그는 항상 이야기의 줄거리가 아닌 본질을 꿰뚫어 보는 노력을 계속했기 때문에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언론인으로 남게 됐다.”고 말했다.그는 특히 1998년 모니카 르윈스키 스캔들로 궁지에 몰렸을 때 고인이 부인 힐러리와 딸 첼시 등을 초대해 위로하고 격려한 뒤 두터운 우정을 나누는 친구가 됐다고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또 어머니가 원래 NBC ‘헌틀리-브링클리’를 즐겨 시청하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사건을 전한 고인의 뉴스를 본 뒤 열렬한 팬이 됐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고인의 손자 월트는 현재 가을학기 동안 CBS 워싱턴 지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는데 고참기자인 밥 시퍼가 그와 몇 마디를 나눠봤다.월트가 “여기서 할아버지가 일할 때는 어땠어요.”라고 묻자 시퍼는 “재미있었지.우리 모두 여기서 일하고 싶어했지.네 할아버지의 열정이 모두를 사로잡았거든.”이라고 답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진실’ 잃어버린 한국史

    역사 기술이 객관성을 의심받을 때가 더러 있다. 당대의 권력자나 역사가의 자의적인 해석과 판단에 따라 쓰여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론 역사를 바라볼 때 비판의식이 필요하다. 일제강점기를 거친 한국사를 볼 때는 더욱 그렇다. 이 시기에 우리 역사가 심각하게 왜곡된 데다 당시 역사학자-일제 식민사관에 근거한-의 줄기가 지금까지 질기게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학자인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은 “우리의 역사는 조선 후기 노론사관과 일제 식민사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철학으로 주류 역사학의 오류를 꼬집는다. ‘우리 역사의 수수께끼’, ‘조선왕 독살사건’, ‘세상을 바꾼 여인들’ 등 30여권의 저서를 내면서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온 그는 신작 ‘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역사의아침 펴냄)에서 고대사, 삼국사기, 조선후기사, 항일투쟁사 등 4대 한국사의 왜곡을 집중 분석한다. ●한국 고대사 복원이 왜곡 시정의 출발 한국사 왜곡에는 일제 식민사관과 노론사관이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두 사관의 뿌리는 하나다. 조선 후기 집권당이었던 노론의 상당수 인사는 일제의 대한제국 점령에 협력한 대가로 작위와 은사금을 받고, 지배층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런 가문 출신의 일부가 조선사편수회에 들어가 식민사관 전파에 일조했고, 해방 후에도 사학계 주류를 장악한 결과 노론사관과 식민사관이 한국사를 구성하는 주요 관점이 됐다는 설명이다. 영국의 역사학자 E H 카가 “역사를 연구하기에 앞서 우선 역사가를 연구하라.”고 했던 것은 한국 주류 사학계에 가장 잘 들어맞는 말이다. 저자는 한국사의 4대 왜곡을 바로잡는 출발점을 본래 고조선의 역사적 위치를 복원하는 지점에 둔다. 보통 우리는 고조선에 대해 ‘청동기문화를 바탕으로 성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라고 배운다. 그러나 일연의 ‘삼국유사’에는 ‘단군조선이 기원전 24세기에 건국됐다.’고 말한다. 청동기시대는 만주지역에서는 기원전 15~13세기에, 한반도에서 기원전 10세기에 전개됐다. 일연에 따르면 단군조선은 만주까지의 광대한 지역을 통치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나 식민사관에서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단군조선을 신화의 영역으로 치부하고, 국가로 인정하지 않았다. ‘한사군(漢四郡)’도 논란거리다. 중국 고대 한나라 무제(BC 141~87)는 고조선 우거왕과 조한전쟁을 벌여 고조선을 멸망시키고 그 지역에 4개의 행정구역 ‘한사군’을 만들었다는 게 중국 동북공정의 핵심이다. 사마천은 ‘사기’의 조선열전에 조한전쟁을 적으면서도 ‘한사군’이 주둔했던 지역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는다. 후세에 ‘사기’ 본문 뒤에 덧붙인 주석에 구체적으로 한사군이 등장한다. 그러나 이마저도 ‘사기’의 조선열전에는 ‘사군’으로, 흉노열전에서는 ‘이군’으로 나와 기록이 서로 맞지 않는다. 한사군의 명칭 자체가 수수께끼인 것이다. 그런데 동북공정에 맞서기 위해 정부가 세운 동북아역사재단(옛 고구려연구재단)의 ‘낙랑문화연구’에서 “제7차 교과 과정의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에는 (한사군의) 존재 자체와 의미를 부정하는 방향으로 서술…삼한 등과 같은 주변 집단들의 역사적 변화 발전 양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적었다. 정부 연구기관이 존재여부가 불투명한 한사군의 존재를 옹호하고 있다는 비판했다. ●식민지배 정당화를 위한 역사가 한국사 주류? 저자는 고대사 왜곡의 원인을 일제 조선총독부 등이 1907년부터 한반도와 만주 전역을 점령하기 위해 진행한 연구에서 찾는다. 일제 식민사학자 쓰다 소우키치와 이케우치 히로시, 도리이 류조, 세키노, 이마니시 류 등이 이 연구에 뛰어들어 조선 역사를 만주 역사의 한 부분으로 만들고, 고구려 유적을 한사군의 중심인 낙랑군 유적으로 재창조했다. 한국사를 식민지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도록 해 일제의 식민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다. ‘삼국사기’가 김부식이 조작한 가짜라는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도 그무렵 나왔다. 쓰다는 ‘조선역사지리’ 등의 저서에서 고대 한반도 북부에는 낙랑군을 비롯한 한사군이 있었고 한강 남쪽에 78개 소국들이 우글거렸다고 적었다. 그래야 소국들을 통합할 ‘임나일본부’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국사기’에는 이 시기 한반도 남부에 신라와 백제라는 강한 고대 국가를 언급하고 있으니 삼국사기가 조작됐다고 주장해야만 하는 이유다. 주류역사학계의 고대사 인식체계가 일본 식민사관에 깊게 자리하고 있다면, 조선 후기사에는 노론사관이 있다. 저자는 노론사관은 율곡 이이의 십만양병설을 조작해 내고, 효종의 북벌에 시종일관 발목을 잡은 송시열이 북벌의 화신이며 실학의 이용후생학파(중상학파)를 노론이 주도한 것처럼 서술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또 일제 식민사관에 경도된 역사학자들이 독립군의 항일무장투쟁사까지 소멸되도록 한 이유 등을 조목조목 짚어 내며 흔히 알려진 역사의 정설을 뒤집고,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국가 연구기관의 실태도 샅샅이 파헤친다. ●한국사 바로잡기는 동북아 평화의 시작 이런 주장은 주류 사학계를 비난하거나 분열을 유도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저자는 “한 세기 전 일제 식민사학에 의해 공격받았던 한국사는 지금 그 식민사학을 토대로 한 중화 패권주의 사학에 의해 다시 공격받고 있다.”면서 “동북아의 진정한 평화는 침략적 역사관을 상호 호혜적인 평화적 역사관으로 전환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제 식민사관을 극복하면 동북공정은 자연히 무력화되며, 이러기 위해서는 한국사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냉정한 잣대를 들이대면 그의 역사관 역시 편향된 것이 아니냐고 주장할 수 있다. 저자가 내놓은 광범위한 자료와 섬세한 분석은, 학창시절 무조건 외운 한국사보다 훨씬 더 설득력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 1만 5000원. 최여경기자 kids@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빅 이슈에 비판적 접근을/김재범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장

    [옴부즈맨 칼럼]빅 이슈에 비판적 접근을/김재범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장

    최근 국내외에서 연일 타전되는 굵직한 뉴스들이 유독 많았다. 서울신문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 신종플루 사망자 속출, 최진실 유골함 도난,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양용은 미국 PGA 대회 우승, 나로호 발사 등과 같은 굵직한 기사들을 전면에 배치해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 주었다. 커다란 컬러 사진과 자세한 정보는 사안에 대한 이해를 돕고 향후 전개될 사안들에 대한 예측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 언론의 주요 기능인 감시와 교육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보도된 기사들을 보면서 몇 가지 지적하고 싶은 사안들이 있다. 우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김정일 위원장 면담과 관련된 기사에서는 비판적 접근이 부족했다고 생각된다. 8월17일과 18일 1면에 보도된 ‘현 회장 김 위원장 면담’, ‘이산상봉 금강산 길 다시 열리나’와 18일 2면에 보도된 ‘김 위원장이 원하는 거 다 얘기하라 했다’의 기사에서는 주객이 전도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광객 피살로 원인을 자신들이 제공해 놓고 사과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민간인 관광을 다시 거론한다는 것이 국민 정서를 거스른다는 것 정도는 강력히 제기했어야 했다고 생각된다. 남북의 원만한 협조 관계가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관광객 피살사건에 대한 북한 당국의 명확한 사과 없는 금강산 관광 재개 논의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짚어줘야 했다고 생각된다. 사업가가 자신의 사업적 이익을 위해 며칠씩 기다리며 김 위원장 면담을 위해 북한당국에 머리를 조아리는 모습에 국민적 자존심까지 상할 필요는 없더라도, 북한의 관광객 피살로 야기된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에 대해서는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확실한 장치와 최소한의 국민적 논의를 거쳐야 한다는 비판은 있어야 했다. 고 최진실씨 유골함 절도사건에 대한 보도도 마찬가지다. 유명 연예인이었고 아직도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 사건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크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뉴스거리가 나타나지도 않은 사안을 흥밋거리로 보도하지는 않았나 생각해 보아야 한다. 특히 21일 10면의 ‘최진실 유골 절도범 CCTV 공개’, 24일 10면의 ‘최진실 유골함 CCTV 추가 확보’, 25일 8면의 ‘최진실 유골 절도용의자 공개 수배’ 등의 보도는 비슷한 내용을 새로운 내용 없이 지속적으로 보도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는 수많은 뉴스거리를 제공했다. 한국정치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전직 대통령의 서거는 당연히 국내외에서 관심의 대상이었고 국민적으로 큰 사건이었다. 김 전 대통령의 과거 행적과 업적에 대한 보도가 주류를 이뤘고, 국내외의 반응에 대한 뉴스가 많이 제공되었다. 특히 북한 조문단 방한과 관련, 남북관계의 개선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뉴스의 피크를 이루었다. 그러나 한꺼번에 많은 뉴스가 보도되면서 너무 어수선하고 중복된 내용들이 있지 않았나를 검토해야 했다. 또한 아무리 국민적인 비극이라도 언론은 냉정하게 이성적으로 보도해야 한다. 지난 24일 1면에 영결식 사회를 맡은 손숙씨의 사진과 함께 소개된 내용은 지나치게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내용을 여과 없이 그대로 보도해 읽으면서 거북함을 느낀 독자들도 있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뉴스의 홍수 속에서도 작지만 나름대로 가치 있는 기사를 발굴하고 혹시 빠지고 소외된 기삿거리가 없나를 살펴보는 것도 편집자의 몫이다. 예를 들면 27일 5면에 소개된 제주지사 주민소환투표 관련 기사는 우리 정치사에서 매우 중요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기간에 일어난 다른 사건들에 묻혀 자세히 다뤄지지 못한 듯해 아쉬움이 남는다. 김재범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장
  • 北 연안호 선원 송환 배경

    북한이 ‘800 연안호’와 선원 4명의 송환을 결정한 것은 나름대로 명분과 실리를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과 김기남 노동당 비서의 조문 등 남북간 해빙 분위기가 움트는 가운데 남한 선박을 뚜렷한 명분 없이 더이상 억류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北 석방 결정하고도 택일 고심 우리 정부에서는 현 회장의 방북과 김 비서의 방남을 계기로 연안호 송환이 8월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한 대북 소식통은 28일 “북한이 내부 결속을 위해 한·미간 연합 훈련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연안호 석방을 미뤄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훈련이 끝난 만큼 북한도 더이상 연안호 억류를 장기화할 명분이 없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이달 중순 연안호 석방을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김 국방위원장이 지난 16일 현 회장 면담 당시 “군부에 (연안호를) 풀어 주라고 지시했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조문하기 위해 방남한 김 비서도 지난 22일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연안호 문제는 안전상 절차에 따라 시일이 걸릴 뿐”이라고 말했다. 결국 북한은 연안호 석방을 결정짓고도 시일을 미뤄 왔던 셈이다. 한·미 공동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이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 주도권 노린듯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남북적십자회담을 통해 합의안을 도출한 28일 연안호 석방 소식을 알린 것은 남북간 합의사안에 대한 동력을 이어 나가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면서 “큰틀에서 볼 때 북측 특사 조의 방문단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간접적인 의사 소통이 이뤄진 뒤 이산가족상봉에 합의하고 연안호 석방을 발표한 것은 남북관계 개선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략적인 변화보다 전술적인 변화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재개에 합의하고 연안호 송환을 전격 통보함으로써 적어도 남북간 인도적인 문제는 전향적으로 풀겠다는 유화적인 자세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했다. 대화가 단절됐던 남북이 서서히 본격적인 대화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공은 우리 정부로 넘어왔다.”고 입을 모았다. ●남북화해 급진전 속단 일러 그렇다고 남북간 화해가 급진전할 것이라고 속단하기는 이르다. 북한이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 확보 차원에서 남북관계 개선의 속도를 높여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한의 비핵화에 무게를 두는 현 정부의 입장 변화가 없다면 현재의 해빙무드는 짧게 끝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 정부가 핵 문제와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등에 대해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임학성 팝스 콘서트 ‘스무살의 설레임’

    임학성 팝스 콘서트 ‘스무살의 설레임’

    간직하고 계신가요? 스무살 풋풋했던 시절의 설렘.다시는 되돌릴 수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래서 더욱 더 그때로 돌아가고 싶으신가요? 기회를 드리겠습니다.건반 위의 마술사 팝 피아니스트 임학성이 마법을 부립니다.  팝 피아니스트 임학성이 31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에서 팝스 콘서트 ‘스무살의 설레임’을 무대에 올린다.고단한 현실 속 부대끼며 살아가는 중년에게는 지난 시절을 되돌려 주고,20~30대 젊은이에게는 젊음을 발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임학성은 가식없이 가슴의 느낌을 그대로 선율로 표현해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이번 공연에서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소프라노 서울대 김인혜 교수가 뮤지컬 ‘캐츠’의 메모리 등을 열창하고,가수 박강성이 ‘MY WAY’ 등으로 가창력을 뽐낼 예정이다.  또한 ‘Asia Latin Festival’ 우승팀의 정열적인 살사댄스와 세계합창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연합합창단의 앙상블도 멋진 조화를 이룬다.이번 공연에는 늘 임학성과 함께 공연했던 50인조 팝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출연해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 등을 연주한다.  임학성이 피아노 솔로에서 우리의 고전인 ‘아리랑’에 어떤 색깔을 입힐 지도 관람객들이 눈여겨 볼 관심거리다.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에서 예매 가능하고, 문의 전화는 02-540-2933 혹은 011-719-0838.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장자연사건 유력인사 10명 모두 무혐의

    4개월여의 경찰수사끝에 검찰로 넘어간 탤런트 장자연씨 자살사건은 송치된 피의자 12명 가운데 장씨 소속사 전 대표와 전 매니저만 기소되고 나머지는 증거불충분으로 모두 무혐의 처분되는 것으로 종결됐다. 이로써 연예계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는 성상납 비리는 결국 실체를 밝히지 못한 채 꼬리를 감추게 됐다.이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김형준)는 자살한 장씨 소속사 전 대표 김모(40)씨를 폭행 및 협박 혐의로, 전 매니저 유모(30)씨를 김씨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각각 불구속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검찰에 따르면 전 대표 김씨는 지난해 6월 특정 장소에 간 사실을 누설했다는 이유로 장씨를 손바닥과 페트병으로 때리고, 2007년 11월 모델지망생 A씨를 건방지다며 손과 발로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 2월25일 장씨가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한다는 이유로 전화 및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약물투약 공범으로 고소하겠다.”고 말하는 등 장래에 해를 가할 듯이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2007년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총 16회에 걸쳐 유력인사 접대명목으로 술자리에 장씨 등 소속 연예인을 동석시키거나 골프접대 및 성접대를 강요한 혐의에 대해서는 강제로 참석하도록 협박한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했다.전 매니저 유씨는 지난 3월13일 여러 차례에 걸쳐 언론에 장씨의 문서가 있음을 암시하며 ‘공공의 적’, ‘처벌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공표하는 등 개인적 의견을 언론에 공표해 전 대표 김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유족이 고소한 사자명예훼손, 유족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는 범죄가 성립할 여지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했다.검찰은 이밖에 강요죄 공범 혐의와 관련해 3회 이상 술자리에 동석한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입건한 증권사 이사, 전자제품업체 전·현직 대표(2명), 외주제작사 대표, 사모펀드 대표를 비롯해 문건에 거론된 언론사 대표, 인터넷 언론사 대표, 금융회사 이사 등 8명에 대해서도 증거 부족 등의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또 문건을 보도해 장씨 유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은 기자와 팀장 등 2명에 대해서도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고법 “울산 보도연맹사건 손배청구 소송 시효 소멸… 국가 책임없다”

    보도연맹 학살사건 피해 유족에 대해 국가가 배상을 해야 한다는 첫 판결이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이번 판결 역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시효가 이미 끝났다는 취지라 국가가 자행한 반인륜·반인권범죄의 소멸 시효 기산점을 언제로 볼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서울고법 민사8부(부장 김창보)는 18일 울산 국민보도연맹 학살사건 희생자 유족 508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희생자들은 1950년 8월5~26일 사이 총살된 만큼 배상청구권은 그로부터 5년이 지난 1955년 8월27일 소멸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학살의 가해자인 국가가 소멸시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1960년 4월19일 이후 유족회가 결성돼 유해발굴 등 조사가 이뤄지고 합동묘가 설치되기도 한 점 등을 볼 때 손해배상청구권 행사에 있어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보기는 힘들다.”면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민보도연맹은 정부가 좌익 관련자 통제를 위해 1949~1950년 사이 만든 단체로 6·25전쟁 발발 직후 울산경찰서와 국군 정보국이 울산 보도연맹원을 소집, 구금했다가 경남 울산군 대운산 골짜기와 반정 고개 일대에서 집단 총살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1960년에 유해가 발굴됐지만 유족이 희생자의 구체적 사망경위 등에 대해 알지 못하는 등 진상이 규명되지 않았고,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희생자 명단 발표로 비로소 진실을 알게 됐다.”면서 시효가 소멸됐다는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재판부는 지연이자를 포함, 200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었다. 한편 유족회는 이날 선고 직후 상고 의사를 밝히면서 “국가권력에 의한 민간인 학살 행위가 명백히 밝혀졌는 데도 시효를 운운하며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판결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靑 “北 금강산 피살사건 사과해야”

    정부는 현대그룹과 북한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간 합의 내용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874호에 위반되는지를 놓고 미국 측과 협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18일 “현대와 북한이 17일 공동보도문을 통해 합의한 5가지 교류사업안 내용을 미국 측에 간략히 설명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놓고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3∼24일 방한 예정인 필립 골드버그 대북제재 조정관이 이끄는 미국 대북제재 전담반과 함께 현대와 북측이 밝힌 5개항의 합의 내용이 안보리 제재결의에 위반하는지를 놓고 의견조율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미국 전담반과 다른 나라들의 제재 이행 상황 등을 논의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현대와 북측이 합의한 5개안의 내용 또한 자연스럽게 의견 교환 대상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금강산 및 개성관광 재개와 관련, 북한의 사과나 유감 표명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어떤 형태로든 사과를 받지 않고 어떻게 금강산관광을 재개하느냐.”라고 반문하면서 “북측에 사과를 요구할 것이며 어떤 식으로든 북측으로부터 유감표명이나 사과를 받지 않고는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7월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의 피살 이후 중단된 금강산 사업 등이 재개되려면 관광객 신변안전문제에 대해 북측의 확실한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요구한 것이다. 현대그룹은 이번주 서면으로 상세한 방북결과를 통일부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한 남북적십자 회담을 북측에 제의할 방침이다. 한편 미국 국무부 필립 크롤리 공보담당 차관보는 17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현대와 북한간 합의내용에 대해 “이는 명백히 환영할 조치들”이라면서도 “이런 주변적 조치들(marginal steps)은 본질적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말해 북한의 비핵화 결정 또는 조치가 목표임을 분명히 했다. 이종락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사설] 현대·北 합의, 당국간 대화로 결실 맺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어제 북한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측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5개항에 합의했다. 체류 일정을 닷새나 연장하며 북한에 일주일 간 머문 끝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하고 이뤄낸 결실이다. 악화일로를 걸어온 남북 간 교류협력에 훈풍이 불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물론 민간사업자인 현 회장이 남북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에 합의했다고 해서 당장 실현될 일은 아니다. 이산가족 상봉은 그동안 남북 적십자사가 당국 간 합의를 바탕으로 추진해 왔고, 금강산 관광은 박왕자씨 피살사건에 대한 북한 당국의 사과와 성의 있는 진상조사가 전제돼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육로통행과 남측 인력 체류 제한 철회를 뺀 나머지 4개 합의는 사실상 남한 당국과의 합의 없이는 실현되기 어려운 사안인 것이다. 때문에 북한 당국이 통민봉관(通民封官), 즉 민간 차원의 교류를 통해 남한 정부를 압박함으로써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유도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본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와 북한 아태평화위의 합의는 최근 북한 당국의 행보에 견줘볼 때 시사점이 적지 않다.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과 현 회장을 받아들였고, 미국 여기자 2명과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씨를 풀어주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향후 대북정책의 방향을 제시한 뒤 김 위원장이 현 회장을 만났고, 이 대통령의 경축사에 대해서는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한·미 간 합동군사훈련을 맹비난하며 전군 특별경계태세에 돌입했으나 예년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다. 이는 곧 남한 당국과 다각도의 대화 채널을 가동할 뜻이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 할 것이다. 이제 현 회장을 매개로 한 대화의 씨앗을 틔워 열매를 맺을 책무는 남북 당국에 있다. 당장 이산가족 상봉을 시작으로 하나씩 난제를 풀어가는 당국간 노력을 기대해 본다.
  • [玄회장, 金위원장 면담] 玄회장 무얼 얻었나

    [玄회장, 金위원장 면담] 玄회장 무얼 얻었나

    ‘주부에서 그룹 총수로, 이어 대북 메신저(?)까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방북 7일 만에 김정일 위원장 면담에 성공했다. 다섯 차례나 북한 체류를 연장한 끝에 만난 ‘5전6기’의 결과를 얻어냈다. 김정일 위원장과의 대화 내용이 전해지지 않아 면담에서 예상했던 결실을 거뒀는지 아니면 ‘반쪽 성공’에 그쳤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현 회장의 방북 이후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씨의 석방과 오랜 기다림 끝에 김 위원장의 면담에 성공하면서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현 회장은 지난 10일 방북 이후 쉽게 성사될 것으로 알려졌던 것과 달리 김 위원장 면담이 미뤄지면서 면담이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도 대두됐다. 하지만 그는 체류기간을 다섯 차례나 연장하는 집념 끝에 면담을 성사시켰다. 이를 통해 그는 정몽헌 회장의 타계로 경영권을 승계한 이후 ‘반신반의’하던 리더십을 일거에 확보했다. 더불어 낮아진 현대그룹의 위상 회복에도 기여했다. 하지만 현대그룹은 말을 아낀다. 이번 방북은 “경영인 차원의 순수한 방북”이라며 대북 메신저 역할에 대해서는 부인한다. 현 회장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현 회장은 2003년 이전까지만 해도 그룹 총수의 꿈은 꾸어보지도 않았다. 그저 조용히 사회봉사 활동을 하며 자녀들을 키우는 평범한 주부였다. 그런 그를 가정주부에서 최고경영자(CEO)로 이끈 것은 고 정몽헌 회장의 타계였다. 갑작스러운 남편의 타계에 그는 어쩔 수 없이 경영일선에 발을 들여놓았다. 우려도 많았다. 기업 경영의 경험이 부족한 그가 위기에 처한 현대그룹을 잘 이끌 수 있을까 하는 우려였다. 게다가 당시에는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었던 때다. 현대엘리베이터를 시작으로 현대상선까지 집안간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면서 그룹이 통째로 다른 기업에 넘어갈 수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며 그룹을 오뚝이처럼 일으켜 세웠다. 경영권을 무난하게 방어했고, 그룹의 경영실적도 개선했다. 고 정몽헌 회장이 생존시 현 회장에 대해 “나보다 경영감각을 더 갖췄다.”고 했다던 얘기가 과장이 아니었음을 입증한 것이다. 임직원들도 현 회장이 “결단력에 있어서는 고 정몽헌 회장을 능가한다.”고 얘기하곤 했다. 실제로 현 회장은 취임 당시 5조 4400억원이었던 그룹 매출을 2008년 말 현재 12조 6000억원으로 2배 이상 늘려놓았다. 무려 132%나 증가한 것이다. 영업이익도 4400억원에서 8300억원으로 약 90%를 증가시켰다. 또 5년 연속 흑자를 내는 그룹으로 탈바꿈시켰다. 가장 큰 시련은 지난해 7월 금강산에서 발생한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사건이었다. 이어 개성관광이 중단되고, 유씨가 북한에 억류되면서 현대그룹 총수에 오른 뒤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그는 이번 방북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냈다. 방북으로 넉 달째 억류됐던 유씨 문제를 풀었고, 김정일 위원장의 면담을 통해 대북사업에 희망을 다시 일깨웠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北억류 유씨 석방] 클린턴 메시지·현대 물밑접촉 주효

    [北억류 유씨 석방] 클린턴 메시지·현대 물밑접촉 주효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13일 유성진씨가 석방된 주요 배경으로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필요조건 ▲현대아산의 물밑 접촉의 성과 ▲북측의 심각한 경제상황 등을 꼽았다. 이 가운데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이 지난 4일 북측에 억류된 미국 여기자 석방을 위해 전격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하면서 유씨 석방을 요청한 것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당시 클린턴 전 대통령은 북측에 여기자 석방을 주장하면서도 북·미관계를 개선하려면 유씨를 포함한 한국과 일본 억류자들도 석방해야 한다고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무진 북한 대학원대 교수는 “북한 입장에선 북·미관계 개선을 위해 반드시 유씨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미국의 메시지가 있었기 때문에 클린턴 전 대통령이 귀국한 뒤 비교적 이른 시일 내에 유씨를 석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처음에는 남북 당국자 간 회담에 초점을 맞춘 정부와 현대아산 차원의 투트랙 전략이 진행됐지만, 막판에 현대아산의 물밑접촉을 매개로 한 남북 당국 간의 간접적인 의사소통이 효과를 본 것도 유씨가 석방된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미관계를 개선하는 데 남북관계가 걸림돌이 되어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북측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 내부적으로도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선 유씨 문제가 선행돼야 한다는 여론도 어느 정도 (유씨 석방에) 작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측의 열악한 경제상황도 유씨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식량과 비료 등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남북관계가 개선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여기자를 석방한 상황에서 ‘같은 민족끼리’를 강조해온 북측이 유씨를 계속 억류하는 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석방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장기간 북측에 억류됐던 유씨가 석방되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북측의 유씨 석방 결정이 냉랭했던 남북관계의 첫 장애물을 해소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최근까지 민간 방북에 제동을 걸고 민간 차원의 인도적 대북 지원까지 제약해온 데에는 북측의 핵실험과 더불어 ‘묻지마식’ 유씨 억류 사건이 큰 빌미가 됐던 게 사실이다. 때문에 유씨 석방을 계기로 정부가 인도적 분야에서 유연성을 발휘, 북측에 유화 제스처를 보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유씨 석방을 통해 남북관계의 전면적인 개선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13일 현재까지 15일째 북측에 나포된 ‘800 연안호’ 선원 4명의 귀환 문제,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 후퇴의 계기가 된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총격 피살사건 등 남북이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문경학살사건 항소심도 패소

    6·25전쟁 발발 직전 국군에 의해 자행된 민간인학살사건인 ‘문경학살사건’의 피해자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에서도 1심과 마찬가지로 시효 문제로 패소했다.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과거 국가범죄로 인해 희생당한 피해자들이 배상을 받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재판부마다 시효 인정 기준에 대한 판단을 달리 해 상급심인 대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서울고법 민사2부(부장 김상철)는 문경학살사건 피해자 유족인 채모(71)씨 등 4명이 국가를 상대로 10억 3000만원을 물어내라며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대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강은비 “과거 수차례 자살시도” 충격 고백

    강은비 “과거 수차례 자살시도” 충격 고백

    가수 데뷔를 선언한 강은비가 과거 각종 루머와 안티 팬들로 인해 너무 힘겨워 수차례 자살시도를 했었다고 충격 고백했다. 강은비는 6일 방송되는 tvN ‘ENEWS’ 녹화에 참여해 자신의 친동생과 열애설이 났던 해프닝과 관련해 “나 때문에 친동생이 중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다.”고 어렵게 입을 열었다. 이어 “동생이 내 손을 잡고 울면서 ‘누나 배우하지 마‘라는 소리까지 했다.”고 당시 힘겨웠던 일들을 떠올렸다. 안티 팬들에게 온갖 수모를 당했던 강은비는 “안티 팬들이 촬영장까지 쫓아와서 우유팩과 계란, 휴지를 던지는 바람에 양동이를 쓰고 다닐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 때문에 정신과 상담까지 받았다.”고 말하며 결국 눈물을 보였다. “‘죽어라. 필요 없다’라는 환청을 듣고 자살 시도도 여러 번 했었다.”는 강은비의 고백에 제작진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강은비는 “새벽에 환청을 듣고 옥상에 뛰어 올라가 가스 벨브 관으로 목을 매기도 했다. 계단에서 구르고 손목도 그어봤다.”면서 “지금은 고인이 된 배우 정다빈과 가수 유니의 자살사건이 일어났는데 마침 내가 미니홈피에 쓴 글로 인해 내 자살설이 나기도 했었다.”고 눈물로 당시 심경을 대신했다. 이 외에도 강은비는 ‘코에 박힌 점은 가짜’라는 성형설과, 축구선수 이천수와의 열애설 등에 대해서도 솔직한 고백을 전한다. 사진제공 = tvN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씨줄날줄] 휴가구상/진경호 논설위원

    이명박 대통령은 ‘휴가 구상’이라는 말을 꺼린다. 지난해 7월 하순 취임 후 첫 휴가를 앞두고 청와대 기자실을 불쑥 찾은 그는 휴가 구상을 묻는 질문에 “구상한다고 해야 기사가 되지?”라는 농()을 던지며 빠져나갔다. “과거에도 (대통령 휴가에는) 무슨 구상이니 하는 이름이 붙던데 (휴가 끝나면) 아무것도 없더라. 대통령 휴가도 휴가고, 5급 공무원 휴가도 휴가 아니냐. 내용도 없는데 무슨…. 실용정부니까 하나하나 행동으로 보여줄 거야.”라고 ‘구상 없는 휴가’를 강조했다. 사실 이 대통령의 첫 휴가는 구상이고 말고 할 것도 없을 3박4일에 불과했다. 미 쇠고기 촛불시위와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등 정국 현안에 파묻혀 지친 심신을 추스르기에도 모자란 시간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휴가는 이렇듯 1년에 한 차례, 길어야 일주일이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일주일 휴가를 내고는 지방에서 2~3일 보내고 청와대로 돌아와 나머지를 채우는 경우가 많았다. 서구 정상들의 휴가에는 견줄 바가 못 된다. 부시 전 미국 대통령만 해도 임기 전반 4년 가운데 353일이 휴가였다. 4년 중 1년을 휴가로 보낸 셈이다. 1999년 130만달러를 주고 사들인 텍사스 크로퍼드 목장의 600만㎡가 그의 주된 휴가지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역시 호화판 휴가 논란 속에 이달 하순 매사추세츠주의 한 섬에서 휴가를 보낼 예정이라고 한다. 일주일간의 휴가라지만 별장 임대료만 5만달러에 이른다. 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는 지난달 하순부터 스코틀랜드의 자택에서 한 달간의 휴가에 들어가 일벌레라는 별명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얼마 전 조깅을 하다 쓰러졌던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역시 지난달 30일부터 프랑스 남부의 처가 별장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지난달 하순부터 3주간의 휴가에 들어갔다. 사나흘짜리 빈약한 휴가를 떠나는 대통령에게 엄청난 구상을 점치는 우리와 달리 왜 그리 오래 쉬느냐는 비판도, 그리 오래 쉬면서 무슨 구상을 했느냐는 질문도 따라붙지 않는다. 대통령의 휴가 구상, 쉬는 것조차 업무의 연장이었던 산업화 시대의 유물이자 제왕적 대통령제와 함께 사라져야 할 단어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기고] 청소년 자살, 사회적 방역체계로 ‘전염’ 막아야/차정섭 한국청소년상담원 원장

    [기고] 청소년 자살, 사회적 방역체계로 ‘전염’ 막아야/차정섭 한국청소년상담원 원장

    청소년 자살은 그 심각성을 거론하기가 새삼스러울 만큼 우리 사회의 만성적인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까지도 10대 청소년의 자살 기사가 유명 포털사이트 메인화면을 꾸준히 장식했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20대와 청소년의 사망원인으로 자살이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는 통계청의 조사결과는 그저 씁쓸할 따름이다. 청소년 자살의 원인은 개개인마다 다를 테지만, 최근 공통적으로 두드러지는 요인이 있다. 바로 인터넷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1위의 IT대국이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세계 1위급이라고 할 수 있다. 청소년들의 인터넷 중독이나 은둔형 외톨이 문제, 그리고 자살률 증가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자살의 경우 인터넷은 기폭제 역할을 한다. 얼마 전에 일어난 집단자살 사건의 주요 모의공간이 인터넷 포털사이트라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처럼 인터넷은 자살자들의 주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는 데 우선적인 문제가 있다. 청소년의 경우 그저 호기심에 자살사이트에 들어갔다가 자살을 결심하는 경우도 많다. 자살을 정당화하는 논리에 쉽게 빠져들기 때문이다. 집단자살 사건에 10, 20대 초반 청소년층이 대거 포함된 데에는 이러한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 유명하지도 않은 다른 나라 연예인의 자살사건까지 특종인 양 세세히 보도하는 행태는 물론, 아무런 여과 없이 포털사이트에 해당 기사가 그대로 노출되는 과정과 그 파장에 대해서도 신중히 되짚어봐야 한다. 포털사이트에 뜬 기사만으로 충분한 자살정보를 수집할 수 있을 정도인데, 이는 오히려 자살을 부추기는 꼴이다. 최근 많은 자살 사건에 연탄이 자주 이용된 점은 지난해 모 연예인의 자살 방법을 낱낱이 공개한 언론과 이를 그대로 노출한 포털사이트의 탓도 적지 않다. 자살관련 보도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 자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다. 면밀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자살충동도 전염되고 자살 시도 역시 확산될 수 있다. 범사회적인 ‘방역체계’, 범사회적인 예방책이 나와야 할 때인 것이다. 가이드라인에 입각한 언론의 신중한 자살보도, 자살사이트 접근 제한 및 네티즌 제보 활성화를 위한 캠페인 실시 등 단기적인 대책은 그대로 실행하되, 장기적인 대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위해 자살을 시도한 이, 자살로 사망한 이의 가족 등 ‘고위험 자살군’을 보호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정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들은 일반인보다 60배가량 자살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청소년들이 유해한 정보를 구분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터넷 문화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도 자살예방 및 방지 수칙을 담은 스티커를 전국 숙박업소에 배포하고, 자살예방 포스터와 청소년 교육용 시청각 교재를 전국 관공서와 학교에 배부하는 계획을 마련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아무쪼록 사회의 세심한 관심과 정부의 예방책이 합해져 10년째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하루 빨리 벗어야 하겠다. 차정섭 한국청소년상담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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