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살사
    2026-04-08
    검색기록 지우기
  • 야당
    2026-04-08
    검색기록 지우기
  • 동학
    2026-04-08
    검색기록 지우기
  • 농산
    2026-04-08
    검색기록 지우기
  • 2억
    2026-04-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622
  • [6·12 북미 정상회담] 중, 대북제재 조정해야…일, 납치문제 직접 협상…러, 속도보다 결과 중요

    [6·12 북미 정상회담] 중, 대북제재 조정해야…일, 납치문제 직접 협상…러, 속도보다 결과 중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 공동성명이 채택된 12일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들은 이번 합의가 실질적인 평화 구축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이번 북·미 정상회담 실현과 앞으로의 협상 과정에서 역할론을 내세웠고, 일본은 향후 북한과 직접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中 “비핵화·평화체제 구축 노력 희망” 중국 외교부는 공식성명을 통해 “북·미 회담이 순조롭게 성사돼 한반도 비핵화와 정치적 해결 과정을 추진하는 데 큰 진전을 이뤘다”며 “북·미 지도자들의 정치적 결단에 대해 환영과 지지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한반도의 가까운 이웃이자 중요한 당사국으로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하길 원한다”며 역할론을 강조했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통과된 결의에 따라 유엔 결의를 이행하거나 준수하는 상황에서는 필요에 따라 제재 조치를 조정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며 대북 제재의 중단 또는 해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북한을 둘러싼 여러 현안의 포괄적 해결을 위한 (중요한) 한 걸음이 될 것이다.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저녁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두 정상이 채택한 공동성명에 대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김 위원장의 의지를 재차 문서 형태로 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일본에 중요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전달한 데 대해 높이 평가하고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앞으로 납치, 핵, 미사일 등 북한을 둘러싼 현안 해결을 위해 미·일과 한·미·일 및 중국·러시아를 포함한 국제사회와 연대하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또 “납치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일본이 직접 북한과 마주하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해 북한과의 정상회담 추진 의사를 재차 분명히 밝혔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은 기자들과 만나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구체적인 행동이 중요하다”면서 “북한이 모든 대량파괴 무기와 단거리를 포함한 다양한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을 완전히 폐기하는 방향으로 구체적인 행동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의 구체적인 행동이 확인되기 전에는 결코 경계심을 풀어서는 안 된다”며 북한에 대한 경계심을 거두지 않았다. 러시아 정계 인사들도 이날 북·미 정상회담을 ‘역사적 사건’이라며 환영했다. 레오니트 슬루츠키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은 “북한을 둘러싼 상황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과정에서 희망의 아침이 도래했다”며 “북한에 대한 제재 압박을 단계적으로 줄여 나가면서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갈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결과”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총리 “北에 대사관 재설치”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는 이날 닛케이 아시안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사관을 다시 열 것”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2월 김정남 암살사건으로 북한과의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됐고, 평양 주재 말레이시아대사를 철수시켰다. 일본 도쿄의 국제회의 참석차 방일한 마하티르 총리는 “북한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과거의 경직된 태도를 완화하기 위해 국제 협상에 참가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제주판 ‘살인의 추억’ 국내 첫 돼지 실험이 풀었다

    9년 전 어린이집 교사 피살사건 당시와 유사한 온·습도 갖추고 동물 부패 실험… 사망시점 좁혀 풀려났던 용의자 택시기사 검거 제주판 ‘살인의 추억’으로 불리는 ‘어린이집 보육교사 피살 사건’ 피의자가 9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지방경찰청은 보육교사 이모(당시 27·여)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박모(49)씨를 16일 경북 영주에서 검거, 제주 동부경찰서로 압송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2009년 사건 당시 경찰이 유력 용의자로 지목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 택시기사다. 보육교사 이씨는 2009년 2월 1일 실종됐다가 같은 해 2월 8일 오후 1시 50분쯤 제주시 애월읍 고내봉 인근 배수로에서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이씨가 실종 당일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보고 이 시점에 맞춰 수사를 벌였지만, 부검 결과 시신이 발견된 시점으로부터 24시간 이내에 숨졌다는 의외의 결과가 나오면서 수사에 혼선을 겪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시간을 추정하지 못한 채 3년 4개월 만에 수사를 종결했으나 살인죄 공소시효가 폐지되면서 올 들어 재수사에 돌입했다. 경찰은 피살된 이씨의 사망 시점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동물 사체를 이용한 부패 실험을 했다. 개 3마리와 돼지 4마리의 사체를 이용해 사건 당시와 유사하게 온도와 습도 등 기후 조건을 갖추고 동물 사체의 부패 정도 등에 대한 실험을 했다. 이씨가 숨진 채 발견됐을 당시 착용한 동일한 종류의 옷도 동물사체에 입히고 실종 사흘째인 2월 3일에는 비가 온 것을 고려, 소방당국의 협조를 받아 시신 발견 장소 등에 물까지 뿌리는 등 과학적인 사망 시점 조사에 주력했다. 실험 결과 이씨의 사망 시점이 시신 발견 시점이 아닌 실종 시점인 2월 1~2일로 추정된다는 최종 결론을 얻어냈다. 동물 실험은 이정빈 가천대 법의학과 석좌교수가 주관하고 전북과 제주경찰청 등 전국의 과학수사요원이 참여,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4차례 실시됐다. 이씨의 사망 시점이 실종 당일인 2월 1일 오전 3∼4시 5분쯤으로 좁혀졌고 당시 이씨가 귀가하면서 탄 택시 운전사 박씨가 다시 용의자로 특정됐다. 박씨는 사건 당시에도 이씨가 실종됐던 2월 1일 피해자의 예상 이동 경로에 있는 폐쇄회로(CC)TV에 택시를 운행한 것이 포착돼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고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도 거짓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 박씨는 다른 사람을 태웠다고 주장했고 시신이 발견된 시점으로부터 24시간 이내에 숨졌다는 부검 결과가 나오면서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다. 이후 박씨는 제주도를 떠나 강원도 등지를 돌며 막노동을 하며 지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남 제주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은 “피의자 주소가 말소돼 주변 인물을 통해 위치를 파악, 3일간 잠복해서 검거했다”며 “사망 시점 외에 추가로 확보된 증거에 대해서는 수사 진행 과정에서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개·돼지 사체로 9년 전 살인사건 범인 잡았다

    제주판 ‘살인의 추억’으로 불리는 ‘어린이집 보육교사 피살 사건’ 피의자가 9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지방경찰청은 보육교사 이모(당시 27·여)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박모(49)씨를 16일 경북 영주에서 검거, 제주 동부경찰서로 압송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2009년 사건 당시 경찰이 유력 용의자로 지목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 택시기사다. 보육교사 이씨는 2009년 2월 1일 실종됐다가 같은 해 2월 8일 오후 1시 50분쯤 제주시 애월읍 고내봉 인근 배수로에서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이씨가 실종 당일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보고 이 시점에 맞춰 수사를 벌였지만, 부검 결과 시신이 발견된 시점으로부터 24시간 이내에 숨졌다는 의외의 결과가 나오면서 수사에 혼선을 겪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시간을 추정하지 못한 채 3년 4개월 만에 수사를 종결했으나 살인죄 공소시효가 폐지되면서 올 들어 재수사에 돌입했다. 경찰은 피살된 이씨의 사망 시점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동물 사체를 이용한 부패 실험을 했다. 개 3마리와 돼지 4마리의 사체를 이용해 사건 당시와 유사하게 온도와 습도 등 기후 조건을 갖추고 동물 사체의 부패 정도 등에 대한 실험을 했다. 이씨가 숨진 채 발견됐을 당시 착용한 동일한 종류의 옷도 동물사체에 입히고 실종 사흘째인 2월 3일에는 비가 온 것을 고려, 소방당국의 협조를 받아 시신 발견 장소 등에 물까지 뿌리는 등 과학적인 사망 시점 조사에 주력했다. 실험 결과 이씨의 사망 시점이 시신 발견 시점이 아닌 실종 시점인 2월 1~2일로 추정된다는 최종 결론을 얻어냈다. 동물 실험은 이정빈 가천대 법의학과 석좌교수가 주관하고 전북과 제주경찰청 등 전국의 과학수사요원이 참여,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4차례 실시됐다. 이씨의 사망 시점이 실종 당일인 2월 1일 오전 3∼4시 5분쯤으로 좁혀졌고 당시 이씨가 귀가하면서 탄 택시 운전사 박씨가 다시 용의자로 특정됐다. 박씨는 사건 당시에도 이씨가 실종됐던 2월 1일 피해자의 예상 이동 경로에 있는 폐쇄회로(CC)TV에 택시를 운행한 것이 포착돼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고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도 거짓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 박씨는 다른 사람을 태웠다고 주장했고 시신이 발견된 시점으로부터 24시간 이내에 숨졌다는 부검 결과가 나오면서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다. 이후 박씨는 제주도를 떠나 강원도 등지를 돌며 막노동을 하며 지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남 제주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은 “피의자 주소가 말소돼 주변 인물을 통해 위치를 파악, 3일간 잠복해서 검거했다”며 “사망 시점 외에 추가로 확보된 증거에 대해서는 수사 진행 과정에서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지역별 자살 맞춤 대책, 7만명 전수조사로 찾는다

    정부가 실효성 있는 자살 예방 대책을 추진하고자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스스로 목숨을 끊은 7만명을 전수조사한다. 8일 보건복지부와 경찰청에 따르면 복지부 산하 중앙심리부검센터 소속 조사요원 30명이 앞으로 2년간 254개 경찰관서를 방문해 자살자 조사기록 등 자살 원인 파악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한다. 올해는 자살자가 많고 자살률이 높은 서울과 충남·북, 세종, 대전, 강원 지역과 실업 문제가 우려되는 경남 거제·통영, 전북 군산을 조사한다. 이 지역 조사 대상자는 2만 4055명이다. 이번 조사는 기존의 자살률 통계와 자살자 심리부검 조사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지역별 자살 특성을 포괄적으로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자살통계 자료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마을단위 자살 특성, 관내외 거주 여부, 정확한 사망 장소, 빈발지점 등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실제로 복지부가 2014~2015년 발생한 자살사건 565건을 시범 조사한 결과 일부 지역의 자살은 전국적 동향과 다른 특수성이 드러났다. 2년간 15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지역에서는 자살자의 40.1%가 3개 읍·면·동에 몰려 있었다. 1개 동에서는 자살자의 53.3%가 40~50대였고 자살방법은 투신이 53.3%를 차지했다. 투신장소 대부분은 아파트(75%)로 특정 아파트에서 자살사건이 많았다. 20대(25.9%) 비율이 2배 이상 높았고 동거인이 없는 상태에서 사망한 경우가 62.9%, 번개탄을 사용한 경우가 29.6%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자살자 92% “죽고싶다” 신호… 가족 21%만 인지

    자살자 92% “죽고싶다” 신호… 가족 21%만 인지

    3명중 1명 약물남용·충동구매 징후 알아도 22%만 병원동행 정신건강·가족·경제문제 요인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 대부분이 사망 전 ‘죽고 싶다’고 호소하는 등 경고신호를 보내지만 가족 가운데 이런 징후를 알아채는 이는 5명에 1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보건복지부는 2015~2017년 중앙심리부검센터가 심리부검한 자살사망자 289명의 분석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심리부검은 유가족 진술과 기록을 통해 사망자의 심리행동 변화를 확인하고 자살의 구체적 원인을 검증하는 조사방법이다. 분석 결과 자살사망자의 92.0%는 언어·행동·정서 상태 변화를 통해 주변에 명확한 자살 경고신호를 보냈다. 주로 자살이나 살인, 죽음에 대한 말을 자주 하고 자살 방법에 대해 묻거나 자신의 물건과 통장 등을 정리했다. 불면증과 과다수면, 과식, 소식 등 우울증 증상도 보였다. 자살자 3명 가운데 1명꼴인 36.0%가 약물·알코올 남용이나 충동구매, 과속운전 등 자극 추구 행위를 했고 12.8%는 자해, 35.6%는 자살 시도를 반복했다. 그러나 이런 경고신호를 인지한 가족은 21.4%에 그쳤다. 자살징후를 인지한 가족 역시 22.8%만 의료기관이나 전문가에게 데려가는 등 적극적 행동을 했다. (자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긴 비율이 36.8%, (자살자의 경고신호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비율도 21.1%였다. 자살사망자의 스트레스 요인(복수응답)은 정신건강 문제(87.5%)와 가족관계(64.0%), 경제적 문제(60.9%), 직업 관련 문제(53.6%) 순이었다. 경제적 문제(복수응답)의 경우 부채(71.0%), 수입 감소(32.4%)가 주를 이뤘다. 부채 발생 사유는 생활비 충당(24.8%)과 주택 구매(21.6%), 사업자금 마련(20.8%) 등이었다. 연령별로 청년기(19∼34세)는 연애 관계와 학업 스트레스 영향이 컸고 중년기(35~49세)는 대인관계 등 직장 스트레스와 주택 관련 부채로 인한 경제문제 스트레스가 많았다. 장년기(50~64세)는 실업 스트레스와 사업자금 관련 부채 고통을 주로 호소했다. 전명숙 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장은 “가족이나 친구, 이웃의 자살위험 신호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자살예방 게이트키퍼’를 100만명까지 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멀다고 말하면 안되갔구나...” 회담 기대감 높인 김정은 위원장 발언들

    “멀다고 말하면 안되갔구나...” 회담 기대감 높인 김정은 위원장 발언들

    “(김여정을 쳐다보며)멀다고 말하면 안 되갔구나...”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개최된 2018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역사적인 이 자리에 오기까지 11년이 걸렸는데 오늘 걸어오면서 보니까 왜 이렇게 오래 걸렸나 생각 들었다”고 정상회담 소회를 밝혔다. 김 위원장의 ‘11년’ 발언은 2008년 7월 금강산에서 발생한 ‘박왕자씨 피살사건’이후 오랜 기간 지속된 남북 간 경색을 역산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북한은 우리 측의 재발 방지와 사과 요구에 대해 무성의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위원장 모두발언에서 남북 간 화해 분위기에 대해 남다른 기대감을 드러내면서 이번 정상회담 성과에 대한 희망적인 전망이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오늘 이 자리에서 평화·번영, 북남 관계가, 새로운 역사가 쓰이는 그런 순간에 이런 출발점에 서서, 출발선에서 신호탄을 쏜다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여기 왔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분석에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먹튀’ 논란을 의식한 듯 이번 회담이 실속 없는 보여주기식 ‘이벤트’가 아님을 강조하는 발언도 했다. 앞서 미국 조야와 한국 보수층에서는 김정은의 ‘평화쇼’에 속지 말아야 한다는 경계 분위기가 팽배했다. 그들의 이같은 불신은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대중·노무현 대통령과의 두 번의 남북 정상회담과 북핵 동결을 위한 북미 간 1994년 ‘제네바 합의’ 등 수많은 만남과 약속에서도 제대로 된 이행이 이뤄지지 않은 점에서 비롯됐다. 이 같은 분위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 위원장은 “오늘 현안 문제들과 관심사 되는 문제들을 툭 터놓고 얘기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자”고 말했다. 이어 “이 자리를 빌려서 우리가 지난 시기처럼 이렇게 또 원점에 돌아가고 이행하지 못하고 이런 결과보다는 앞으로 마음가짐을 잘하고 앞으로 미래를 내다보며 지향성 있게 손잡고 걸어 나가는 계기가 돼서 기대하시는 분들 기대에도 부응하자”고도 밝혔다. 김 위원장이 회담 이후 합의 이행 의지를 거듭 강조함으로서 남북 관계는 물론 한미 회담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공존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김 위원장은 자신의 진심이 잘 전달될 수 있는 단어들을 의식적으로 선택하며 이를 강조하는 것에 발언 대부분을 할애했다. 그는 맺음말로“오늘 정말 진지하게 솔직하게 이런 마음가짐으로 오늘 문재인 대통령과 좋은 이야기를 하고 또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를 하고 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는 걸 문 대통령 앞에도 말씀드리고 기자 여러분에게도 말씀드린다” 말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전 세계가 지켜보는 회담장에서 가볍게 꺼낸 말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소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을 말을 신뢰해 줄 것을 여러 차례 강조한 것은, 이번 회담이 과거와 다른 결과와 이행으로 이어질 것이란 점을 분명히 밝힌 것”이라며 “남북 회담을 넘어 북미회담으로 직행해야 할 중요한 시기에서 과거로부터 누적된 불신을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한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국책연구기관 장모 박사는 “김 위원장으로서는 남북 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야, 북한의 태도에 반신반의 하는 미국을 설득할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모양새”라고 진단했다. 이 밖에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진 만찬 메뉴 ‘평양냉면’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오기 전에 보니까 오늘 저녁 만찬 음식 갖고 많이 얘기하던데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져왔다”며 “대통령께서 편한 맘으로, 평양냉면, 멀리서 온, 멀다고 말하면 안 되겠구나, 좀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등 회담 분위기를 부드럽게 가져가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공동취재단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평화의 문 여는 남북정상회담] 北 경제집중 선언…한반도 ‘H 경제벨트’ 현실화될 수도

    [평화의 문 여는 남북정상회담] 北 경제집중 선언…한반도 ‘H 경제벨트’ 현실화될 수도

    北 비핵화→평화체제 전환되면 남북 에너지·교통·관광 3각벨트 文대통령 경제구상 실현 가능성 남북 경제협력(경협)은 27일 개최되는 남북 정상회담 주요 의제에서는 제외됐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문재인 대통령의 공식수행원(6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경협 활성화 등 경제제재 완화보다 북한의 비핵화가 먼저 진행돼야 해서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 20일 핵·경제발전의 병진노선을 종료하고 경제발전에 주력한다고 밝히면서 분위기가 미묘하게 바뀌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중지 선언이 실제 비핵화로 이어지는 상황을 대비해 한국 정부가 경협과 관련한 제반 준비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25일 “분단으로 한국은 (경제적) ‘섬’과 같지만, 정부는 북방으로 철도를 연결해 유라시아의 잠재력과 한반도가 연결되는 구상을 갖고 있고 의욕적으로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신(新)경제지도’ 구상을 뜻한다.신경제지도는 남북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 방안이다. 원산·함흥·러시아를 연결하는 에너지·자원벨트, 수도권·평양·신의주·중국을 연결하는 교통·물류산업벨트, 비무장지대(DMZ)·통일경제특구를 연결하는 환경·관광벨트 등 3개 축이 한반도에 ‘H’자를 그린다. 동서해안과 DMZ를 잇는 이른바 ‘H 경제벨트’다. 물론 북한의 비핵화 과정을 토대로 종전선언(공통입장 표명) 및 평화협정(법적 문서)을 맺고 현재의 정전체제가 평화체제로 전환됐을 때 추진될 궁극적 목표다. 하지만 처음 소개된 지난해 8월 공허한 제안으로 보이던 이 경제구상은 현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정부도 차근차근 관련 준비를 해 나가고 있다. 우선 미래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경협과 관련한 올해 예산을 2480억원(2017년 1389억원)으로 늘렸다. 여기에는 경원선(서울·원산) 남측 구간 공사비, 경협 재개에 대비한 사전 조사 비용 등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가장 큰 관심사인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와 직결된다. 현재는 북한과의 합작사업 또는 협력체 설립·확장 등이 모두 금지돼 있다. 대북 제재 해소와 함께 2008년 박왕자씨 피살사건에 대한 북측의 공식 사과도 필요조건으로 꼽힌다. 다만 문화·스포츠, 보건의료, 산림녹화, 자연재해 예방 분야의 민간교류 확대 및 투자 방안은 유엔 제재와 크게 관련이 없다. 북한이 결국 대화의 장으로 나오는 것도 국제사회의 제재·압박에 따른 경제적 문제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1월 말 북한 마식령스키장을 방문했던 한 정부 관리는 “군사비행장인 갈마비행장을 민간국제공항으로 쓰고 있었는데, 예전엔 극도로 숨겼던 군용기 노출도 개의치 않아 놀랐다”며 “다만 스키장에 해외 관광객이 없어 힘들어 보였다”고 말했다. 경협에 대한 민간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금강산·개성관광 사업권자인 현대그룹은 물론 토목사업이나 대북 송전사업 등도 수혜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북한이 여전히 경제 성장을 위해 한국에만 의존할지는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2007년 노무현 정부 때 결정됐던 경협 투자 계획이 이명박 정부에서 사라진 것을 북한도 알기 때문에 협력 다변화를 꾀할 것”이라며 “일방적 지원보다는 중국, 러시아, 몽골 등과 함께하는 다자사업을 주로 구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뉴스클로즈업]“한국 정부, 사과해야” 50년만에 용기 낸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생존자들

    [뉴스클로즈업]“한국 정부, 사과해야” 50년만에 용기 낸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생존자들

    “피고 대한민국은 원고들에게 각 국가배상법 제3조에서 정한 배상기준에 따른 배상금을 지급하고, 원고들의 존엄과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책임 등에 관해 공식 인정하라.” 지난 22일 ‘베트남 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평화법정’에서 재판장을 맡은 김영란 전 대법관의 주문 선고에 환호와 큰 박수가 터져나왔다. 비록 모의법정이지만 원고로 참석한 두 명의 응우옌티탄은 “이겼다”며 환호했고, 50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에서 상처를 보듬어준 것처럼 기뻐했다. 1968년 2월, 같은 시기 인근의 마을에서 일어난 비슷한 학살사건의 생존자인 같은 이름의 두 사람은 시민법정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8일 한국에 왔다. 원래 알던 사이도 아닌 두 사람이 자신들에게 아픔을 준 나라에 발을 내딛는데, 인천국제공항의 입국장 문이 열리자마자 손을 꼭 잡고 활짝 웃으며 나왔다. 시민법정 준비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임재성(38·변호사시험 4회) 법무법인 해마루 변호사는 25일 “시민법정에 생존자들을 세우는 것이 오히려 가해자의 논리에서 폭력의 증거로 삼는 것 아닌지 많은 고민을 했는데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두 분의 모습을 보자마자 모든 걱정을 내려놨다”고 설명했다.1968년 2월 베트남 꽝남성 퐁니·퐁넛마을 학살 생존자인 응우옌티탄(58)씨와 하미마을 학살의 생존자인 응우옌티탄(61)씨가 이번 시민법정의 원고였다. 퐁니마을의 응우옌티탄씨는 2015년에 이어 두 번째 한국을 찾았고, 하미마을 응우옌티탄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하미마을 응우옌티탄은 베트남에서도 자신의 아픔을 알리는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어서 50년 만에 공식석상에서 자신의 상처를 꺼내는 용기를 낸 것이었다. 시민법정에 참석하도록 설득하는 데 꼬박 두 달이 넘게 걸렸다. 어렵게 낸 결심이어서인지, 25일까지 한국에 머물면서 국회와 청와대에서 기자회견도 했지만 두 사람이 가장 힘있고 당당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 곳은 바로 시민법정이었다고 임 변호사는 전하며 “그 분들의 그 많은 고민 속에서 이뤄진 결심이 시민법정 내내 너무 당차보였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을 중심으로 50개 시민단체가 주최한 시민법정은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에 대한 국가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공론화를 위해 추진됐다. 2000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 전범 여성국제법정’과 같은 양상이지만, 당시 도쿄의 시민법정은 이미 사법부에서 국가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나온 뒤였다. 한국에서도 위안부 문제가 본격적으로 공론화된 것은 1993년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있는 증언이 나온 이후부터였다. 더 늦기 전에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도 국가 차원의 진상규명과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변호사들이 모여 국가 손해배상 소송을 계획했다. 과거의 시행착오들을 최대한 줄이고, 생존자들에게 보다 더 진실한 방법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고민하다가 시민법정을 열게 됐다. 일종의 연극과도 같은 모의법정에도 무게감이 달랐다. 재판장인 김영란 전 대법관을 비롯해 이석태 변호사와 양현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재판부로 선정됐는데 “각본이 짜여진 연극이라면, 더구나 내용이 부실하다면 참여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고 한다. “원고 패소 판결을 해도 되느냐”고까지 물었다. 준비위원회에서 만든 소장과 각종 증거, 자료들을 재판부도 매우 꼼꼼히 검토했고 정식 재판을 진행하듯 진지하게 임했다.법복을 입은 재판부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두 명의 응우옌티탄씨는 힘있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특히 불도저로 마을 전체가 휩쓸려 학살의 증거가 남지 않은 하미마을의 응우옌티탄씨는 “153명의 희생자들을 대표해 이 자리에 섰다”며 한국군의 수류탄 때문에 어머니와 사촌동생을 잃고, 자신도 왼쪽 귀가 전혀 들리지 않게 된 당시 상황을 또박 또박 밝혔다. 그는 최후 진술에서 “마지막으로 한국 정부가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셨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내놨다. 그러면서도 “저는 전쟁으로 부모님을 잃어 외로운 삶을 살았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저에게 관심과 사랑을 주셔서 제가 용기를 내 이 자리에 설 수 있었습니다”라며 오히려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도 시민법정에 나와 연대 발언을 하려 했다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다. 김 할머니는 “우리는 아직까지 사과를 받지 못했고, 우리가 죽을 때까지 사과를 받기 어려워 보이기도 한다”면서 “여러분은 꼭 사과를 받길 바란다”며 두 사람에게 응원의 뜻으로 100만원씩을 건네기도 했다.시민법정을 넘어 실제로 우리 법원에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에 대한 국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 임 변호사는 “재판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증거와 자료는 이미 충분히 확보했다”고 자신하면서도 “베트남과의 외교 문제 등 실제 소송으로 이어지기까진 검토할 것이 많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에서는 아직도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 공론화되지 못하고 있다. 임 변호사는 “원고 두 분이 진짜로 소송을 해달라고 부탁하고 있어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면밀히 검토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 차원의 진상규명이라고 강조했다. 1968년 퐁니마을의 진상조사를 벌이기도 했던 국가정보원(당시 중앙정보부)을 상대로 정보공개를 요구하는 소송을 내 다음달 11일 첫 변론이 열린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송혜민의 피플스토리+] ‘난징대학살 생존자’는 이렇게 살아냈습니다

    [송혜민의 피플스토리+] ‘난징대학살 생존자’는 이렇게 살아냈습니다

    난징대학살, 이름만으로도 끔직한 이 사건은 1937년 중일전쟁 당시 중국의 난징을 점령한 일본군이 저지른 대규모 학살사건입니다. 정확한 피해자 숫자는 확인할 수 없지만, 약 6주간 20~30만 명에 달하는 난징인이 잔인하게 학살됐고, 강간 피해를 입은 여성의 수도 2~8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온 도시가 불타고, 찢기고, 피 흘리는 지옥과도 같았던 그때, 선교사 등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생존자들이 있습니다. 현재까지 중국 정부가 파악한, 처절했던 난징대학살을 기억하는 생존자는 100명도 채 되지 읺습니다. 이 생존자들, 무려 80여 년의 세월을 어떻게 보냈을까요. 그들의 역사를 조금이나마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중국 신화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지난 3일, 난징대학살 생존자 30명의 역사를 담은 사진을 한 자리에 모은 사진전 ‘난징대학살 생존자 가족 영상전’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이날 자리에는 끔찍했던 과거에서 한 걸음씩 벗어나 현재를 살아온 서른 명의 생존자와 그의 가족이 참석했습니다. 전시회에는 생존자의 간략한 신상정보와 난징대학살 당시의 모습, 그리고 현재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나란히 전시됐는데요. 이들의 사진 곁에는 생존자가 희망으로 일군 가족의 가족 단체 사진이 나란히 걸려 있습니다. 언뜻 보면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평범한 가족사진이지만, 생존자에게는 지옥 같았던 과거에서 벗어나 현재를 있게 한 이들을 한데 모은 가장 특별한 사진이겠죠. 이 사진들은 중국 관영 신화통신 소속 사진작가들이 지난해 촬영한 것입니다. 사진전 주최측은 “이 전시는 중국인이라면 난징대학살과 같은 역사를 결코 잊을 수 없다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생존자들이 새로운 삶을 포용하기 위해 과거의 그늘에서 벗어나려 노력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어떤 종류의 역경이 있더라도 다시 태어나고 또 번영할 것”이라며 생존자와 그의 가족들이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단 한 번의 끔찍한 경험은 눈을 감는 그 날까지 쉽사리 지워지지 않습니다. 난징대학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의 가족사진은 그래서 더욱 뜻 깊습니다.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니까요.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제주 4·3 특별법 발의한 추미애…남다른 감회

    제주 4·3 특별법 발의한 추미애…남다른 감회

    “제주도의 4월은 철 냄새가 스며 있습니다. 제주도의 유채꽃은 피가 내린 곳에서 자랍니다.”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자신의 트위터에 제주 4·3 사건과의 특별한 인연을 밝혔다. 국회의원 배지를 5번 단 추 대표는 20년의 의정활동 가운데 가장 보람찼던 일로 초선이었던 15대 때 ‘제주 4·3 특별법’을 발의한 것을 꼽았다. 추 대표는 당시 일을 자세히 적은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게재했다. 그는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었을 때 함께 제주도를 방문해 “인생을 바꿀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제주도민이 DJ에게 “대통령이 되면 반드시 제주 4·3 사건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말했지만 추 대표는 무슨 말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다고 한다.추 대표는 “제주 4·3은 일제 식민지 후 한반도의 이념대립 하에 제주도에서 가장 처참하게,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민간인 학살사건”이라면서 “경찰과 군인, 서북청년단 등 극우세력 등에 의해 30만명의 제주도민 가운데 2만~3만명이 무차별 학살됐다”고 강조했다. 추 대표는 자신이 이런 사건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괴로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군사정권이 계속되면서 제주 4·3사건에 대한 논의 자체를 못하게 했고, 예술가들이 창작활동의 소재로 삼는 것도 단죄되었다”면서 “역대정권이 어두운 현대사를 철저히 왜곡하고 감추어 온 성과로 제주 4·3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보다 사건 자체를 모르는 국민이 더 많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유족들이 ‘빨갱이’로 낙인 찍혀 공직에 나갈 수도 없고 해외 출입 또한 제한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추 대표는 4·3 사건의 진실을 밝히겠다고 결심했다.당시 추 대표는 대전과 부산에 있는 정부기록보관소를 일일이 뒤져 군법회의 수형인 명부와 제주 4·3 관련 재판 피고인 명단, 재판 기록 일부를 찾아냈다. 제주 4·3 관련 정부기록이 처음으로 세상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이후 추 대표는 1999년 12월 ‘제주 4·3 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을 대표 발의해 만장일치로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추 대표는 “제주 4·3이 끝나고 26년 후 광주 5·18이라는 닮은 꼴 비극이 되풀이됐다. 광주를 제주처럼 고립된 섬으로 만들고 양민학살작전을 벌인 후 역사 속에 묻어버렸다”면서 “진실을 제대로 밝히지 않으면 나쁜 역사는 반복된다. 제주 4·3 사건의 진실을 찾아 완결짓는 것이 대한민국의 역사가 걸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여기는 남미] 경찰까지 전멸…마약 조직 지배하는 멕시코 유령도시

    [여기는 남미] 경찰까지 전멸…마약 조직 지배하는 멕시코 유령도시

    무법천지가 되면서 썰렁한 유령도시로 전락한 멕시코의 국경도시가 중남미 언론에 소개됐다. 갈수록 황폐해지고 있는 문제의 도시는 치와와주에서도 가장 위험한 곳으로 꼽히는 과달루페. 무법천지를 피해 주민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경찰까지 사라진 도시엔 기분 나쁜 적막감만 흐르고 있다. 미국 텍사스와 얕은 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국경도시 과달루페는 마약카르텔에겐 전략적 요충지였다. 10여 년 전 시날로아와 후아레스의 마약카르텔 간 참혹한 '영토전쟁'이 시작된 이유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멕시코 중앙정부는 치안유지를 위해 2008년 과델루페에 군과 경찰 1만1800여 명을 투입했다. 하지만 군을 투입한 건 불난 곳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됐다. 2010년 과달루페와 인근 후아레스에선 3825명이 살해됐다. 이른바 '마약과의 전쟁'이 낳은 사망자 중 15%가 이들 2개 도시에서 발생했다. 후아레스보다 과달루페의 피해가 더 컸다. 과달루페에선 경찰이 전멸했다. 2010년 10월 발생한 여경 에리카 아르출레타의 피살사건은 과달루페 공권력 붕괴의 대표적 사건이다. 당시 28세였던 아르출레타는 경찰학교를 졸업하고 과달루페에 배치됐다. 처음엔 휘하 부하경찰이 7명이었지만 모두 피살되거나 마약카르텔의 협박을 받고 사직했다. 홀로 남은 그는 장총을 매고 매일 혼자 순찰을 돌다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됐다. 생사가 확인되지 않던 그녀는 납치된 지 2개월 만에 하천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아르출레타 사건 이후 과달루페의 지방경찰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중남미 언론은 "모두 피살되거나 마약카르텔의 협박을 받고 옷을 벗어 지방경찰은 이제 단 1명도 남아 있지 않다"고 보도했다. 경찰이 사라지면서 과달루페는 마약카르텔이 통치하는 땅이 됐다. 주민들은 불안에 떨다 결국은 피난길에 올랐다. 2005년 4600명을 웃돌던 과달루페의 주민은 이제 1500명 정도가 남았을 뿐이다. 익명을 원한 한 여자주민은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라 고향을 떠나지 못하고 있지만 정말 불안하다"며 "(인터뷰를 하는 지금도 마약카르텔의) 누군가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라디오쇼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월요 정책마당] 국민생명 지키기, 안타까운 희생부터 줄여 나가야/노형욱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

    [월요 정책마당] 국민생명 지키기, 안타까운 희생부터 줄여 나가야/노형욱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

    ‘세계 6위 수출대국’, ‘ICT 초강국’, ‘세계 4대 스포츠대회 그랜드슬램 달성’ 등등. 2018년을 살고 있는 우리 위상을 대변해 주는 자랑스러운 지표들이다. 하지만 자살, 교통사고, 산업재해로 한 해에만 1만 8000여명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는 안타까움도 공존한다. 3대 분야 사망률은 상당한 기간 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넘어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아무리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다 해도 ‘자살공화국’, ‘사고공화국’의 오명을 벗지 못하면 결코 ‘나라다운 나라’라고 할 수 없다. ‘사람’ 중심 국정을 내걸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이 문제를 심각하고 절박하게 바라보는 이유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며 “2022년까지 자살예방, 교통안전, 산업안전 등 3대 분야 사망 절반 줄이기를 목표로 ‘국민생명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집중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곧바로 정부에서는 관계부처가 함께 힘을 모아 분야별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실천해 나가고 있다. 사실, 이번 대책이 처음은 아니다. 그동안의 대책으로 사망자 수는 감소 추세에 들어섰지만 최근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다. 기존 대책들이 한계점에 봉착하게 된 것은 크게 3가지 측면에 기인한 바가 크다. 우선 문제가 발생한 곳 위주로 땜질식 처방이 이뤄지다 보니 효과가 지속되기 어려웠다. 또한 중앙정부의 역할에만 편향된 대책이 수립되고 집행돼 현장성이 부족했다. 아울러, 정부가 새로 들어설 때마다 거창한 계획을 발표하곤 했지만 끝까지 챙기는 경우는 드물었다. 이런 문제 인식 속에서 이번에는 현장 관계자와 전문가 의견을 중시했고, 효과를 본 사례들을 참고하면서 실효성 있는 과제들을 빠짐없이 담으려고 노력했다. 이번 3대 프로젝트에서 우선 주목할 점은 전방위적이고 입체적인 대책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자살은 지난 5년간 자살사망자 7만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과학적 대응을 시도하는 한편 고위험군 발굴부터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을 포괄하는 대책을 마련했다. 교통사고는 사망자의 40%인 보행자의 이동 동선에 따라 보호구역 확충, 제한속도 하향, 운전면허기준 상향 등 실효성 있는 대책들로 구성했다. 산업재해는 사망자의 50%가 집중된 건설업 중심으로 모든 안전관리계획에 대해 전문기관 검토를 의무화하는 등 착공 이전부터 시공 마무리까지 전 단계에 걸쳐서 위험요인을 치밀하게 관리한다. 다음으로 그동안 간과했던 민간과 지방자치단체의 역할과 참여에 초점을 맞췄다. 자살은 정신적 문제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32%를 넘는다. 100만명에 이르는 자살예방 게이트키퍼를 양성해서 민관협업을 통한 풀뿌리 접근망으로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교통사고 사망은 지자체 관할도로에서 77%가 발생한다. 어느 도로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가장 잘 아는 지자체 중심 맞춤형 안전대책을 추진한다. 산업재해는 원·하청 구조 속에서 위험은 외주화되고 처벌도 하청에 집중됐다. 발주자인 원청에게도 동일한 안전관리 책임을 묻도록 개선함으로써 안전 실천에 모두 동참하도록 했다. 끝으로 총리실 중심의 범정부 컨트롤타워 구축이다. 3가지 대책 모두 여러 부처가 연계돼 있어 어느 한 부처의 노력만으론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확고한 구심점이 없다면 또다시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총리실은 5년 내내 대책별 이행상황을 직접 챙기기로 했다. 부처 간 이견을 조정하고 애로사항은 해소할 것이다. 이낙연 총리는 무엇보다 중요한 국민의 관심과 생명존중 문화 확산을 위해 틈날 때마다 종교계 등 민간의 협조와 지역사회 역할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 대책의 ‘사망자 절반 수준 감축’이라는 목표치를 두고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정부는 안타깝게 희생되고 있는 국민을 한 명이라도 더 지켜내겠다는 각오와 의지를 가지고 이번 일에 임하고자 한다.
  • “자살 유가족, 슬퍼할 자격 없다는 낙인에 더 큰 고통”

    “자살 유가족, 슬퍼할 자격 없다는 낙인에 더 큰 고통”

    “자살 유가족은 가족의 죽음에 슬퍼할 새도 없이 ‘가족끼리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런 일이 생기냐’는 비난의 시선을 받아요. 자살 유가족은 슬퍼할 자격조차 없는 것처럼 인식되는 게 한국 사회죠.”한국자살사별자단체 ‘미안하다고맙다사랑한다’(미고사) 리더로 활동하고 있는 강명수씨는 지난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살 유가족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자살 유가족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현실을 설명했다. 강씨는 “질병이나 사고로 가족이 사망한 경우와 달리 자살 유가족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는 ‘위로’와는 거리가 멀다”고 아쉬워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한 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은 평균 1만 3000명이다. 13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이에 따라 그들의 가족인 자살 유가족의 수도 매년 8만여명씩 발생한다. 지난 10년간 누적된 인원은 최소 70만명으로 추산된다. 자살 유가족 대부분은 정신건강에 적신호를 보인다. 우울증을 겪는 유가족은 일반인 대비 7배이며 자살 위험도 8.3배나 높다. 그는 “자조모임에 오신 분 가운데 유년 시절 아버지가 자살로 세상을 떠났는데 수십년 뒤 어머니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분이 있었다”면서 “자살 유가족은 ‘자살고위험군’에 속하기 때문에 자살 예방 차원에서도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씨는 이러한 자살 유가족들과 아픔을 공유하는 구성원이자 전문 상담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우연히 상담 공부를 시작하게 됐지만 이는 아마도 10여년 이상 우울증을 앓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어머니와도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처럼 외부에 아픔을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에 자살 유가족 자조모임 ‘미고사’에 참여해 자조모임의 리더로서 활동하고 있다. 현재 1400명 이상의 회원이 함께하는 미고사는 매달 1회씩 오프라인 모임을 갖는다. 실제 자살 유가족은 다른 유가족과 함께하는 자조모임에서 가장 많은 도움을 받는다. 강씨는 “유가족의 자발성에 기대기보다는 정부 차원에서 지역별 자살 유가족 자조모임을 작은 단위로 꾸려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살 사건이 발생한 뒤 유가족이 직면하는 경찰 조사에서부터 사망신고, 장례, 심리상담을 안내해 주는 ‘원스톱’ 시스템 도입도 절실하다고 강씨는 덧붙였다. 그는 “가족을 잃은 슬픔과 자책감, 사회적 비난 등 정신적인 고통이 큰 상태임에도 경찰과 지원센터 간 연계가 미흡해 자살 유가족 스스로 지원책을 찾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면서 “사건 발생 이후 심리상담 등 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고통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 1월 복지부 산하 자살예방정책과를 신설하고 16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을 2016년 25.6명에서 2022년 17.0명까지 낮추기 위한 정책을 펼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씨는 “자살 예방 대책에 자살 유가족에 대한 심리상담 지원예산 확대안 등이 포함됐지만 동시에 자살 유가족을 발굴해 장기적으로 사후관리까지 해 주는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자살 유가족이 또 다른 자살 유가족을 돕는 ‘자원봉사자’나 ‘전담지도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글 사진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그것이 알고싶다’ 17년간 묻혔던 육군상사 염순덕 피살사건

    ‘그것이 알고싶다’ 17년간 묻혔던 육군상사 염순덕 피살사건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염순덕 육군상사의 죽음이 17년간 묻히게 된 이유를 추적한다.2001년 12월 11일 밤 11시 40분경, 가평군 102번 도로에서 육군 상사의 시신이 발견된다. 그의 신원은 인근 부대의 보급관으로 근무하던 염순덕 상사로 밝혀진다. 염 상사는 부대원들과 회식을 마친 후 귀가하던 길이었다. 경찰과 군 헌병대는 범인 검거를 위해 합동 수사를 시작했다. 현장 인근에서 범행 도구가 발견됐고 피해자와 마지막까지 술자리를 가진 두 명의 남자가 용의자로 좁혀졌다. 하지만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지고, 2002년 4월 3일 ‘합동본부 종합보고’를 마지막으로 사건 수사는 사실상 미제로 종결됐다. 유력 용의자가 좁혀졌음에도 사건은 왜 더 진척이 없었을까. 2015년 ‘태완이 법’ 시행으로 살인 사건 공소 시효가 폐지되면서 2016년 2월 경기북부지방경찰청 미제사건팀은 ‘염순덕 상사 피살 사건’ 재수사를 시작했다. 제작진은 2001년 당시 경찰 수사 기록과 군의 수사 문건을 입수했지만 양쪽의 수사 기록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한쪽은 ‘살인’, 다른 한쪽은 ‘변사’로 기록됐다. 유족과 관계자들은 당시 군이 염상사의 죽음에 대해 빠르게 수사를 종결하려 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제작진은 군이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 한 건 아닌지 의혹을 제기하며 조사에 착수한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24일, 31일에 걸쳐 2부작으로 당시 군 수사기관과 기무부대에서 작성한 문건들을 최초 공개하며 지목됐던 용의자들을 다시 추적하고 경찰과 군 양쪽의 수사 기록들과 수사 관계자들을 통해 17년간 묻혀 있던 염 상사의 죽음을 재조명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메이, 러 외교관 23명 추방 결정

    영국 정부가 ‘러시아 이중 간첩’ 암살 사건의 배후로 지목받는 러시아 정부를 응징하는 차원에서 영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하기로 했다. 이는 영국에서 단일 사건에 의한 추방 규모로는 최근 30년 동안 가장 큰 수준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14일(현지시간) 오전 국가안보위원회 회의 후 “러시아 정보 당국 관계자로 의심받고 있는 외교관 23명을 우선 추방한다”면서 “이들은 일주일 내로 영국을 떠나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영국인이나 거주민들의 생명이나 재산을 위협하는 데 사용된 증거가 있는 러시아 자산을 동결하고, 위협을 줄 수 있는 러시아인 입국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영국 외무부는 지난 12일 러시아 정부가 자국 이중간첩 출신 망명자에 대한 암살 시도에 대해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짓고 러시아 정부에 13일 자정까지 답변을 내놓으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12일 저녁 런던 남쪽 뉴몰덴에서 또 다른 러시아 기업가 출신인 니콜라이 그루시코프(69)가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4일 러시아 이중 간첩 출신인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이 영국의 한 쇼핑몰에서 신경작용제에 노출돼 쓰러진 지 8일 만이다. 그루시코프의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했다가 2013년 자택에서 의문사한 러시아 재벌 보리스 베레좁스키의 친구로 알려져 이번에도 러시아 정부의 개입 논란이 일었다. 베레좁스키는 푸틴 대통령의 올리가르히(신흥재벌) 척결 과정에서 쫓겨나 2001년부터 런던에서 망명 생활을 했다. 그의 사인을 놓고 자살설과 타살설 등 다양한 추측이 제기됐으나 런던 경찰은 타살 흔적을 발견하지 못해 자살로 결론지었다. 영국 정부는 러시아가 배후로 의심되는 자국 내 의문사 14건을 재수사하기로 했다. 김태균 기자 windsea@seoul.co.kr
  • 권력기관 檢·국정원, 첫 직접감사 받는다

    감사원이 사상 최초로 검찰청과 국가정보원을 직접 감사한다. 10년 넘게 이뤄지지 않던 청와대 감사에도 나서는 등 권력기관 감시를 대폭 강화한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7일 서울 북촌로 감사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껏 감사의 사각지대로 여겨졌던 분야의 감사를 강화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통령비서실과 대통령경호처, 국가안보실에 대한 기관운영감사도 2003년 이후 15년 만이다. 현재 감사원은 청와대에 대한 예비조사 중이며, 다음주부터 실지감사에 착수한다. 검찰청의 경우 감사원이 법무부 기관운영 감사를 하면서 일부 자료를 들여다보기는 했지만 기관운영감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검찰청과 지방검찰청, 고등검찰청 가운데 일부를 지정해 감사한다. 국정원은 지금껏 단 한 번도 기관운영감사를 받지 않았다. 2004년 김선일씨 피살사건(이라크 리나라가 지역에서 가나무역 직원 김선일씨가 무장 괴한에게 납치 살해당한 사건)과 관련해 특별 감사를 받은 것이 전부다. 감사원은 올 하반기에 국정원 감사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현행법상 검찰청 수사 관련 사항과 국정원 안보·국가기밀 관련 사항은 확인할 수 없어 재무 중심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감사원 관계자는 설명했다. 최 원장은 “각 기관의 특수성 때문에 감사에 어느 정도 제약이 있을 수는 있지만 감사원에 주어진 권한 안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감사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는 국회가 국정원 예산을 편성하면서 기밀성이 필요한 부분과 필요하지 않은 부분을 나눠 집행하도록 지침을 내렸다”고 달라진 상황을 전했다. 최 원장은 “이번 감사가 권력기관의 책임성을 확보하고 적법하고 투명한 국정운영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데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박진형 서울시의원 “성희롱, 권력-직위로 무마 시도 뿌리 뽑아야”

    박진형 서울시의원 “성희롱, 권력-직위로 무마 시도 뿌리 뽑아야”

    2014년 ‘성희롱에 시달린 공무원의 자살사건’이 있었다. 서울시상수도연구원 최말단 연구원인 A씨는 상사 3명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 A씨는 용기를 내 상급자에게 보고하였으나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였고 보복 성격을 띤 직장 괴롭힘이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우울증을 겪던 A씨는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박원순 시장은 직원들에게 서한문을 보내 “성희롱 행위 시 무관용의 원칙에 따라 강화된 징계 절차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해자들에 대한 징계는 각각 정직 1개월, 정직 3개월, 감봉 3개월에 그쳤다. 서울교통공사에서도 여직원을 성희롱한 간부가 다시 해당 여직원에 대해 성희롱 교육을 하는 고위직으로 복귀하는 사례도 있었다.박진형 예결위원장(더불어민주당, 강북3)에 따르면 서울시가 운용하는 성희롱 고충상담 및 신고처리 시스템에는 2012년도부터 2016년도까지 불과 16건의 성희롱 사례가 신고 되었다. 2012년도 이후 성희롱, 성추행 등을 사유로 징계처리 된 공무원은 19명이 그치고 있다. 직원들의 자유게시판에 수많은 me too 사례가 게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고 및 징계 사례수가 20건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권력과 직위의 횡포로 사실관계가 축소되거나 은폐된 결과라는 입장이다. 박진형 위원장은 “ ‘정직 1개월’, ‘같은 부서 고위직으로의 복귀’ 등 과연 직장내 성희롱·성폭력 근절 및 양성이 평등한 직무환경을 조성하려는 의지가 있는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서울시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내부망(행정포털) 게시판에는 Me too를 선언하고, 지지하는 목소리가 연일 뜨겁다. 지난 2월 7일 ‘우리도 미투할까요’라는 게시물이 처음 올라온 이후 2월 28일 현재 314개의 댓글이 달렸다. 조회수도 4,800회 이상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식당에서 내 허벅지에 손을 올린 채 아내분과의 성생활에 관한 얘기까지 꺼냈다’, ‘얼마 전 5급이 7급 신규직원에게 노래방 데려가서 허벅지 만지고 브라끈 튕기고.. 신고했죠... 가해자는 아직 서울시 잘다녀요’ 등 수많은 Me too 사례가 게시되고 있다”고 강조하며 “‘가해자는 기억안나고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하면 그만이고, 피해자는 죽음에 이를 정도로 고통받아요. 이게 대한민국 최고 행정을 자랑하는 서울시의 현실입니다’라는 직원들의 소리에 귀기울여 강력한 재발방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서울시는 이미 지난해 4월 서울시 직장내 성희롱 방지조치 계획을 수립하여 성희롱 사건에 대한 부서장 책임제, 5급 이상 관리자 특별교육, 가해자 의무교육, 피해자 지원방안 등을 제시한 바 있으나 1,500만원의 관련 예산중 63% 이상이 성희롱 예방교실운영, 책자 및 홍보물 제작 등에 편성되어 교육에 치중된 탁상행정의 결과물임을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직원에 대한 인사권이 없는 시민인권보호관이 가해자 조사, 의무교육 등을 시행하도록 되어있어 제도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로 상수도연구원의 경우, 직장내 성희롱·성폭력으로 직원이 자살하였으나 가해자에 대해 정직 1개월이라는 관대한 처벌 사례가 있었고, 서울교통공사는 여직원을 성적비하한 간부가 다시 성희롱 교육을 맡는 고위직으로 복귀하는 사례가 있어 직장내 성희롱·성폭력 근절 및 양성이 평등한 직무환경을 조성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성희롱을 단호히 처벌하기 보다는 권력과 직위로 무마하려는 공직사회의 부정적인 측면을 이번 기회에 반드시 쇄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獨, 초과 근무시간 저축 휴가 필요할 때 사용…美, 전문직 등 화이트칼라는 시간 외 수당 안 줘

    獨, 초과 근무시간 저축 휴가 필요할 때 사용…美, 전문직 등 화이트칼라는 시간 외 수당 안 줘

    독일·영국 등 주요 선진국은 근로시간 단축에 어떻게 대응했을까. 가장 눈길이 가는 건 독일이다. 독일은 휴식 시간을 제외하고 1일 근로 8시간을 넘기면 안 된다고 법에 명시했다. 1주간 최장 근로시간은 규정돼 있지 않다. 대신 연장근로는 6개월간 1일 평균 근로시간이 8시간을 초과하지 않는다는 조건에서 하루 10시간까지 허용한다.특히 근로시간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독특한 제도를 만들었다. 바로 ‘근로시간 저축 계좌제’다. 근로자가 회사와 계약한 근로시간을 초과해 일한 만큼의 시간을 자신의 계좌에 저축해 뒀다가 휴가나 휴식이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제도다. 하루 8시간 일하기로 한 직원이 그날 10시간을 일했다면 2시간은 저축된다. 미리 휴가를 쓰고 나중에 초과근무를 해도 된다. 반대로 ‘마이너스 계좌제’도 있다. 미리 앞당겨 휴가를 쓰고 나중에 근로시간을 벌충하면 된다. ●英, 근로자가 원하면 48시간 초과 합의 영국은 연장근로를 포함해 17주 평균을 냈을 때 1주 48시간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병원 수련의는 26주 평균을 내서 적용한다. 예외도 있다. 근로자가 원할 경우 48시간을 초과하는 합의도 가능하다. 반드시 근로자의 자발적인 서면 합의가 있어야 하며 합의 거부를 이유로 해고 등 부당 대우를 할 수 없게 했다. 합의를 했더라도 근로자는 언제든 취소할 수 있다. 18세 미만일 땐 1일 8시간, 1주 40시간을 넘어서 일할 수 없다. 예외적 합의도 미성년은 허용되지 않는다. 미국의 법정 근로시간은 1주 40시간이다. 이를 넘기면 시간 외 수당으로 통상임금의 1.5배를 줘야 한다. 관리직과 행정직, 전문직, 외근영업직, 컴퓨터 전문직 등은 시간 외 근무수당을 주지 않아도 되는 예외조항(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두었다. 기업의 인건비 부담 등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고액 연봉을 주는 ‘애플’ 같은 기업은 야근이 많기로 ‘악명’이 높다. 맞벌이 급증과 노인 부양 부담 증가 등으로 근로환경도 다양해졌다. 유연근무제 도입 기업은 1996년 31%에서 2005년 74%까지 늘었다. 미국의 한 싱크 탱크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과 근로 형태의 다변화가 저녁이 있는 삶, 일과 가정이 양립을 가져오는 두 축”이라면서 “한국도 근무 형태와 문화를 바꿔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日, 10명 미만 사업장 주 44시간 특례조항 일본의 법적 근로시간도 1일 8시간, 1주 40시간이다. 다만 10명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 등은 1주 44시간의 특례 조항을 두고 있다. 복잡한 시간 계산과 특례 적용 등은 여전히 노사 갈등 소지다. 법정 근로시간을 넘기면 25% 이상의 가산임금을 줘야 한다. 아베 정부에 들어서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생산성을 높이는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와 재량근무제를 도입하려고 시도 중이다. 시간보다 생산성에 초점을 두겠다는 것이지만 아직 가닥은 잡지 못한 상태다. 2016년 큰 사회문제가 됐던 초일류 광고회사 덴쓰의 신입사원 ‘과로 자살사건’에서 보듯이 주요 기업들은 여전히 과중한 업무와 초과근무를 요구하고 있다. 프랑스는 1주 35시간으로 규정돼 있지만 노사협약 등에 따라 예외규정이 많다. 네덜란드의 근로시간은 1일 8시간, 1주 40시간이지만 산업 및 업종별로 조금씩 예외가 있다. 그렇다 해도 최대 1일 12시간, 1주 60시간을 넘기면 안 된다. 덴마크의 최대 근로시간은 1주 48시간이지만 통상 37시간을 기준으로 한다. 서울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화성시, 3·1 만세운동 유적 ‘만세길’ 복원한다

    화성시, 3·1 만세운동 유적 ‘만세길’ 복원한다

    경기 화성시가 1919년 3.1만세 운동을 기리기 위해 만세길 복원에 나섰다. 화성시는 27일 시청 영상회의실에서 만세길 조성 연구용역 중간보고회를 열어 이같이 밝히고 오는 2019년 4월 만세길을 복원해 정식 개통하겠다고 밝혔다.시는 1919년 4월 3일 우정읍 주곡리에서 출발해 장안면 석포·수촌리를 거쳐 장안면사무소와 우정읍 쌍봉산에 이르는 만세길 31㎞ 전 구간을 복원해 역사테마길로 조성하기로 했다. 만세운동의 발자취를 설명하는 안내판을 곳곳에 설치하고 만세길 전문해설사 양성·길 안내 앱 개발·스토리텔링 북 제작을 통해 시민들에게 만세운동의 가치와 순국선열의 희생을 알릴 계획이다.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우정읍 쌍봉산에는 어린이를 위한 체험 만세길도 만들 예정이다. 홍노미 화성시 문화예술과장은 “그동안 독립운동가들의 집터, 묘역, 주요 만세운동 현장 등을 발굴· 조사하며 만세길 복원을 위한 기초 조사를 마쳤다”면서 “국내 최초로 만세길 전 구간을 복원해 화성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보존하고 선조들의 정신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제강점기 당시 경기도내에서 가장 격렬하게 만세운동이 벌어진 화성에서는 일제에 의해 4·15 제암·고주리 학살사건이 자행됐다. 4·15 제암·고주리 학살사건은 일제강점기인 1919년 4월 15일 독립운동에 가담한 주민들을 교회에 몰아넣은 후 총을 난사하고 증거를 없애기 위해 방화한 사건으로,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인정이나 사과는 이뤄지지 않았다.이렇게 교회에서 죽은 23명을 포함해 제암리와 고주리에서 무고한 양민 29명이 학살당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영화 ‘골든슬럼버’ 개봉 엿새 만에 100만 돌파...‘블랙팬서’ 열풍 속 쾌거

    영화 ‘골든슬럼버’ 개봉 엿새 만에 100만 돌파...‘블랙팬서’ 열풍 속 쾌거

    영화 ‘골든슬럼버’가 개봉 엿새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19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골든슬럼버’는 누적 관객 수 100만 81명을 동원했다. ‘골든슬럼버’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측은 이날 100만 관객 돌파 사실을 전하며, 출연 배우들의 자축 인증샷을 공개했다. 배우 강동원, 김의성, 김대명, 김성균은 ‘100’이라는 숫자 풍선을 들고 기쁨에 찬 표정을 짓고 있다. 특히 사이좋게 ‘1’을 나눠든 강동원과 김의성의 다정한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한편 ‘골든슬럼버’는 서울 광화문에서 벌어진 대통령 후보 암살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한 남성의 도주극을 그린 영화다. 지난 14일 개봉한 이 영화는 마블사의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대작 ‘블랙팬서’와 같은 날 개봉, 예매 전쟁 속에서 꿋꿋하게 버티며 한국영화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