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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방위 체육행사비 전용 물의/“출범초기 업무비 부족해 국내여비로” 해명

    공직자들의 부정·부패를 감시하는 부패방지위원회가 국내여비(출장비)를 체육행사 경비로 전용 집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감사원은 8일 ‘2002 회계연도 결산검사 보고서’를 통해 부방위가 지난해 10월 열린 가을 체육행사 때 국내여비에서 1인당 일비와 식비에서 각 1만원씩을 집행하는 등 출장비 290만원을 전용했다고 밝혔다. 부방위의 이같은 행위는 액수의 다과에 관계없이 ‘범 사정기관’으로서 끊임없이 요구되는 도덕성과 배치된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예산회계법’ 36조에 따르면 세출예산은 목적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도록 돼 있는 만큼 체육행사 경비는 일반업무비에서 집행해야 하며,국내여비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부방위에 주의요구를 했다. 부방위는 또 지난해 4월 6일 모 정보통신업체로부터 과장급 이상 간부 30명이 사용할 목적으로 키폰전화기 1330만원어치를 구입했으나 자체 교환시설과 호환성이 없어 사용하지 못한 채 방치했다.같은날 예산 554만원을 들여 디지털 전화기 28대를 구입해 현재 사용중이다. 아울러 지난 2001년 12월 서울 중구 서울 시티타워 15∼17층까지 12억 6000여만원에 2002년 1월부터 2007년 1월까지 건물임대차계약을 하면서 전세권 존속기간을 2004년 3월까지만 전세권설정 등기를 해 놓아 이후 자체 청사마련을 통해 중도계약을 해지하거나 소유주가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하더라도 이에 대항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부방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출범초기로 일반업무비가 부족해 체육행사에 국내여비가 일부 사용됐다.”고 해명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우산할배의 ‘희망 우산’/23년간 무료 우산수리 김성남옹 “작은것 소중히하는 사회됐으면”

    “올해는 잦은 비 탓으로 잠시도 쉴 틈이 없었어요.”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서 ‘우산 할배’로 통하는 김성남(72·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수진1동) 할아버지는 요즘에는 무료로 고쳐주는 우산이 부쩍 늘어나 하루 평균 100여개에 달한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는 봄부터 시도때도 없이 비가 내린 데다 추석을 앞두고도 8주 연속 주말에 빗줄기가 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더욱이 예전에는 망가진 우산을 주워다 고쳤지만 언론보도로 유명세를 타면서 이젠 직접 들고 오는 우산이 워낙 많아진 탓이다.올해 초에는 봉사활동을 인정받아 성남시로부터 모범시민상을 받았다. 김옹이 주로 머무는 전철 분당선 야탑역 광장은 무료로 우산을 고치기 위해 줄줄이 늘어선 주민들로 인해 연일 붐빈다. 이같은 대민봉사활동이 알려지면서 지난해에는 D우산회사가 새 우산 3700여개를 무상 기증했는데,그는 이들 우산을 경로당과 노인정에 모두 보내주었다.최근에는 부인 명효순(71) 할머니도 남편의 뜻을 소중히 여겨 함께 작업장에 나와수선일을 거들기도 한다. 2년 전만 해도 비가 내린 다음날 아침에 역사로 나와 빈 보관대에 고친 우산을 꽂아 놓았지만 지난해 초부터는 아예 시간을 정해 매일 출근한다.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우산을 고쳐주고,도저히 손 볼 수 없는 우산은 모아 다른 우산들과 결합해 번듯한 우산으로 만들어낸다. 김옹의 우산 봉사는 1980년 서울지하철 2호선 성내역 옆 시영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시작됐다.처음에는 비닐 우산 300개를 구입해 보관대를 만들었고 망가진 우산을 고쳐 개수를 늘려갔다.두 해쯤 지나자 빌려쓰고 돌아오는 우산도 불어났다. 지난 96년 자신의 이름과 발음이 같은 ‘성남’으로 이사하면서도 우산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처음에는 동네를 돌면서 소일삼아 망가진 우산을 모아 몇백개씩 고쳤다. 김옹은 지하철역뿐 아니라 동사무소나 학교에도 우산을 전달하고 있다.가끔 분당의 아파트 단지를 돌며 고장난 우산을 손질해 준다.성남시 재활용센터에 매일 출근하다시피 하며 환경미화원들이 모아준 우산을 고치기도 한다. 김옹은 “추석연휴에는 날씨가 맑아 푹 쉬었으면 좋겠다.”며 “요즘처럼 어려운 살림살이에 우산 1개값도 만만치 않을 텐데 젊은이들이 우산을 너무 하찮게 여기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글·사진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 전시 리뷰 / ‘영혼의 여정’ 특별전

    서해안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찾아가기 쉬워진 절 중 하나가 서산 개심사(開心寺)다.상왕산 기슭의 개심사는 전형적인 조선 후기의 산지중정(山地中庭)형 절이다.마당을 중심으로 전각이 사방을 둘러싼 크지 않은 사찰이다. 안양루를 지나 중정에 들어서면 정면으로 대웅보전이 있고,좌우에 요사채인 심검당과 무량수각이 자리잡았다.조금 떨어진 곳에 명부전이 있다. 불국사로 대표되는 통일신라시대 절은 물론,발굴이 한창인 여주 고달사 같은 고려시대 절 하고도 구조가 다르다.전각이 아주 단출해진 것은 조선시대의 숭유억불(崇儒抑佛)정책에 따라 불교가 퇴락했기 때문이 아닐까. 2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영혼의 여정-조선시대 불교회화와의 만남’ 특별전은 이런 추측이 사실이 아님을 확인시켜준다.사후 세계를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는 유교의 빈 자리를 조선 불교가 파고들면서 현실의 고통을 내세에서 보상받는 명부전 신앙으로 발전시켰고,신앙 체계에 맞게 공간을 확립시킨 결과가 바로 개심사와 같은 구조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기획 전시실은 대범한 공간 구성이 먼저 눈길을 끈다.가로 242.2㎝,세로 364㎝에 이르는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 등 큼직큼직한 유물 40여점으로만 꾸몄다. 전시실은 불화(佛畵)를 통하여 전형적인 조선 후기의 사찰 하나를 표현하려 한 듯하다.실제 절에서는 불화들이 여러 전각에 흩어져 있고,컴컴한 법당 안에서 흐릿한 촛불만으로는 제대로 볼 수 없지만,여기에선 체계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저승사자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명부전(冥府殿)에 들어선 셈이다.지금은 없어진 북한산 태고사에 걸려 있었다는 시왕도(十王圖)는 생전의 죄과를 심판받는 모습이 생생하다.염라대왕 앞에서 자신의 죄과를 비춰보아야 하는 업경대(業鏡臺)도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그러나 고통이 가득한 명부전에도 충만한 생명의 기운이 담긴 천진난만한 동자상이 있고,자비를 베풀어 중생을 구제하는 지장보살이 계신다. 극락으로의 여정을 가시화한 것이 감로탱(甘露幀)이다.고통받는 영혼을 지옥에서 건져올리는 천상세계의 모습이다.현실세계의 어려움을 구제하는 관세음보살,극락정토에서 설법하는 아미타불,중생을 질병의 고통에서 헤어나게 하는 약사불,영취산에서 설법하는 석가모니불의 모습은 영혼이 궁극적으로 닿아야 할 곳이 어디인지를 상징한다. 조선 후기답게 몇몇 그림에서 서양식 명암법의 영향을 느낄 수 있지만 간혹 눈에 띄는 생명력을 잃어버린 표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여래도(四如來圖)를 비롯한 보물 3점도 나왔다.사여래도는 1997년 뉴욕의 소더비 경매에서 71만 7500달러(당시 환율로 6억 3000만원)에 낙찰받아 화제가 됐던 유물이다.특별전은 10월5일까지 계속된다. 서동철 기자 dcsuh@
  • IT와 자동차기술 접목 / e車 어디까지 왔나

    ‘자동차에 음성인식장치가 달려 운전자를 식별한다.운전을 시작하면 자동차 스스로 엔진을 제어한다.텔레메틱스 서비스로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받아 도착지점의 최단 거리를 계산한다.디지털 방송을 수신,음악이 흐르고 무선통신으로 사무실의 업무 파일을 집으로 보내도록 사무실 컴퓨터에 지시한다.집에 있는 디지털 냉장고가 우유가 떨어졌음을 알리자 근처 할인점에 주문하고 자동차내 스마트카드로 결제한다.’ ●주문상품 차내 스마트카드로 결제 미래형 자동차의 운행 시나리오로 특히 유비퀴터스 환경이 구축됐을 때의 이야기다.‘유비퀴터스(ubiquitous)’란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로 사물들이 연결돼 정보의 흐름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것을 뜻한다.최근 자동차 회사와 이동통신사들이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텔레메틱스는 유비퀴터스의 중요한 환경 중 하나다. 정부는 지난 22일 미래형 자동차를 포함한 신성장산업을 최종 확정했다.10대 성장산업 가운데 차세대 전지,차세대 반도체,디스플레이,차세대 이동통신 등 3분의 2가 자동차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고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설명했다. 이동통신사 KTF의 심재욱 상무는 “현재 우리나라의 휴대전화 가입자는 포화상태로 텔레메틱스는 가입자당 매출 증가와 산업간 융합을 통해 파생효과를 얻을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상대적으로 느린 자동차 기술변화와 대단히 빠른 통신기술의 접목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텔레메틱스는 이동통신 및 위치측정 기술,첨단 지리정보 시스템을 자동차에 접목하여 차량사고나 도난감지,운전경로 안내,교통 및 각종 생활편의 정보를 운전자에게 실시간 제공하는 종합 서비스 시스템이다. 자동차산업연구소의 정희식 연구원은 “과거의 자동차는 사람을 실어나르는 교통수단에 불과했지만 미래의 자동차는 모든 일상 활동이 차안에서 가능해지는 첨단기기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 IT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등 자동차의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첨단안전차량 ASV(Advanced Safety Vehicle)는 차량주변의 교통환경 및 도로상황 등의 정보를 각종 센서와 정보 통신장치로 수집하여 운전자의 안전운전을 지원한다.미래 안전기술로는 타이어 공기압 감시장치,차선이탈 경보장치,졸음경보장치,차량거리 확보장치 등이 있다. ●미래형 자동차의 핵심은 환경기술 자동차 생산회사들은 에너지와 배출가스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기 위해 연료전지 기술 개발에 골몰하고 있다. 수소연료 전지기술은 완전 무공해에 재생이 가능해 궁극적 대안으로 여겨진다.하지만 수소 추출과 이동 및 보관 등 산적한 문제가 많다.자동차용 파워트레인 생산비용도 가솔린 엔진보다 10배 정도의 비용이 더 든다고 한다.자동차회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따라서 미국,일본,중국 등은 정부차원에서 연료전지 자동차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의 일시적 대안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다.하이브리드(hybrid)차란 모터와 가솔린 또는 디젤엔진을 이용하여 두가지 동력으로 움직이는 차를 말한다.모터와 엔진 등 두개의 구동시스템을 갖춰야 돼 차체가 무겁고 생산비용도 많이 든다.하지만 가솔린 차보다 대기오염 배출량이 훨씬 적다. 연료전지 자동차는 빨라야2020년쯤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돼 ‘초저공해차’로서의 하이브리드 차의 경쟁력은 유지될 전망이다. 윤창수기자 geo@
  • 와당은 ‘시대의 문화’ 깃든 예술품/ 세계최고 ‘와전 컬렉션’ 꿈꾸는 유창종 변호사

    우리 조상들은 처마 끝에 예술품을 장식하고 살았다.그러나 후손들은 그것을 잘 알지 못했고,알려고도 하지 않았다.그런 무지몽매를 일깨운 사람이 유창종(58) 변호사다. ●기와등 1800여점 중앙박물관 기증 그는 지난해 12월 서울지검장 시절,국립중앙박물관에 25년 넘게 모아온 1873점의 와(瓦·기와) 전(塼·벽돌)을 기증했다.고구려·백제·신라에서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와전 1100여점,기원전 4세기 전후 전국시대에서 진(秦)·한(漢)을 거쳐 명(明)·청(淸)나라까지 중국 와전 700여점,일본 와전 60여점,태국과 베트남의 와전 10여점이었다. 박물관 직원들은 문화재에 값을 매길 수는 없지만 억지로라도 매긴다면 최소한 2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중앙박물관은 귀한 뜻을 기려 그중 600여점을 선별,지난해 12월24일부터 올 2월16일까지 ‘유창종 기증 기와·전돌’ 전을 열었다.전실을 찾은 사람들은 와전 중에서도 지붕 처마 끝 수키와와 암키와에 달려 있는 와당(瓦當),우리말로 막새의 아름다움을 새삼 깨달았다. 홍익대 미대 교수들조차와당의 문양을 보고 “이렇게 아름다운 줄은 몰랐다.충격을 받았다.”고 했다.입소문이 돌면서 관람객들이 몰려 자원봉사자들은 신이 났고,공무원 신분이어서 주말에만 전실을 찾은 유 변호사는 사인 공세를 받았다. ‘와당 선생’,‘유 도사’ 등의 별명을 갖고 있는 유 변호사를 지난 주말 서울 중구 순화동 법무법인 세종에서 만났다.그는 변호사로 아주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그러나 기와 이야기를 건네자,이제 한국미술사와 고고학을 공부하려면 입문 과정으로 반드시 와당을 공부해야 한다고 열변을 쏟았다. “와당의 아름다움과 미술사적 의미를 모르는 학자들이 많습니다.와당은 그 시대·지역의 건축 및 불교 문화,문화의 이동경로,예술적 특성과 미의식 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공예품입니다.당시 종교,철학,사상,권력체제까지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이를테면 발해의 와당은 모두 공통된 양식을 보여주고 있는데,이는 강력한 중앙집권적 체제가 유지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요.아울러 발해 와당은 중국이 아니라 고구려의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어요.발해는 우리 땅이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지요.” ●1978년 충주 근무때부터 수집 나서 기와를 수집하기 시작한 것은 1978년 충주지청 검사 시절.당시 충주 중원탑평리칠층석탑 부근에서 와당 파편 몇 점을 수습한 것이 계기였다.대학 때부터 미술사와 문화재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이후 본격적으로 와당 수집에 나선다.지금은 값이 폭등했지만,당시만 해도 값이 헐한 데다 수량도 적지 않아 공무원 월급으로도 수집이 어렵지 않았다. 79년엔 그의 문화재 답사 모임이 중원고구려비를 발견하는 개가를 올렸고,그가 초대 회장을 맡았던 ‘예성동호회’는 84년에 대한매일의 전신인 서울신문이 제정한 제4회 ‘향토문화상’을 수상했다. 1987년 일본인 의사 이우치(井內)가 국립중앙박물관에 와당 1082점을 기증하자 와당 수집에 더 몰두했다.그는 이우치 와전실을 둘러볼 때마다 부끄러움과 감사하는 마음,소박한 애국심 등 미묘한 감정이 교차했다고 한다.이런 감정은 나중에 기증 결심으로 이어졌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와당 파편을 수집한 다음해인 79년 완전한 6엽 연화문 와당을 구했을 때와,2002년 12월 국내엔 유물이 전무한 발해의 와당을 구입했을 때다.2005년에 개관하는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자신이 기증한 와당들을 중심으로 발해 전시실을 연다는 계획이다. 기증을 결심한 뒤에는 시대별 또는 지역적으로 귀중한 것이지만 값이 비싸 구하지 못했던 와전들이 마음에 걸렸다.그래서 부인 금기숙(52·홍익대 섬유아트부 교수)씨와 의논해 적금을 해약하고 주식까지 처분해 빠진 와전을 보완했다. 그의 행복관은 어떤 것일까.“인생을 깊이 있고 풍성하게 느끼는 것입니다.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을 해야 하고,더 많이 깨우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능력을 개발해야 합니다.법률가들은 자만심과 논리에만 빠져 우물안 개구리처럼 옹색하기 쉽지요.논리적이면서도 예술가처럼 감성적이어야 인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고가의 와전 사느라 적금도 해약 그는 86년부터 단소를 불기 시작해 상당한 경지에 올라 있다.대검 중앙수사부장 시절,직원들은 아침마다 그의 사무실에서 흘러나오는 영산회상곡 등에 귀를 기울이곤 했다.단소를 불면 잡념이 사라져 평상심을 되찾을 수 있고 저절로 단전호흡이 돼 건강해진다. 그는 서울지검장으로 재직하던 중 중수부장 시절에 ‘이용호 게이트’를 부실하게 수사했다는 이유로 좌천된 뒤 지난 4월에 31년의 공직생활을 마쳤지만 후배들에게 존경을 받는 몇 안되는 선배다.그는 당시 바르고 당당하게 수사했으며 그것은 후배 검사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그러면서 후배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검찰권은 국민을 위해 있는 것이지요.검찰권 행사의 금도를 넘어서면 안됩니다.휘두를 수 있을 만큼 휘둘러 모든 것을 까발린다는 생각은 잘못입니다.검찰권 존재의 의의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는 요즘도 골프를 치지 않는 대신 주말마다 절터를 답사하고 인사동 등 고미술가를 순례한다.한 주만 거르면 가게 주인들이 “지난주에는 왜 나오지 않으셨느냐.”고 물을 정도다.기증 후에 모은 와·전만 200점에 가깝다.계속해서 와전을 모으는 것은 용산 중앙박물관에 들어설 ‘유창종 와·전실’을 세계 최고의와전 컬렉션으로 꾸미기 위한 것이다.딸 영지(28),아들 영상(26)씨도 아버지의 뜻을 이어 대를 이어 와전을 수집해 기증하겠다고 약속했다. 황진선기자 jshwang@
  • 불륜시대 / ‘아내 외도’ 부추기는 사회?

    “요즘 애인없는 사람이 어딨어요?”라거나 “애인없는 사람이 바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이 말을 곧이곧대로 듣는다면 “나는 시대에 뒤떨어졌나?”라는 생각에 우울해질지도 모르겠다.‘외도’하는 사람이 부러워서가 아니라 ‘세상과의 괴리감’ 때문이다.그 ‘괴리감’은 주부들의 열등감을 자극한다.최근 텔레비전과 영화에서 온 가족이,온 동네가 함께 불륜에 빠져드는 시추에이션이 전개되면서 소문 속에 흘러다니던 여성들의 ‘바람’이 마치 기정사실로 뿌리내릴 판이다.현실을 반영했느냐,상상이 현실을 잠식하느냐.이를 단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그러나 현실이라기보다는 일탈을 바라는 사람들의 심리가 숨겨졌음은 더 말할 필요도 없겠다. 미국의 진화 생물학자 올리비아 저드슨 박사는 ‘모든 창조물에게 주는 타티아니 박사의 섹스 어드바이스’란 책을 통해 “동물의 세계에서 가장 이상한 제도가 일부일처제”라고 말했다. 그래서 일까.최근 이혼의 증가는 물론 아예 독신과 저출산 등 일련의 현상을 두고 ‘결혼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이 시작됐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이혼통계에 의하면 남녀가 배우자의 외도와 부정으로 이혼에 이르는 비율이 전체 이혼자의 40%를 넘는다.대부분 성격차이로 틈새가 벌어지지만 결국은 배우자의 외도가 가장 큰 이유라 한다.‘남편의 외도’뿐 아니라 최근에는 ‘아내의 외도’도 이혼의 사유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 시대,남성들의 전유물 정도로 인식됐던 외도가 이제는 여성들에게도 ‘금기’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물론 이는 시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부부간에는 ‘신뢰’ 즉 ‘정조의 의무’가 깨어져서는 결혼이 유지될 수 없다는 명제만은 흔들림없다는 또다른 방증이기도 하다. ●현실을 반영하나,허구가 현실을 잠식하는가 56년 발표된 영화 ‘자유부인’은 대학교수 부인이 춤바람으로 가정을 버린다는,당시로는 파격적인 내용이었다.그래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용납될 수 없는 죄악’으로까지 지탄받았다. 이른바 ‘불륜’을 담기 위해서는 ‘가정이 있는 여성이 왜 남편아닌 사람과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었는가.’라는 나름의 ‘타당성’을 담아야만 했고,결론은 비극적이어야만 했다.이는 40년간이나 계속됐던 ‘불문율’이었다.그리고 96년,드라마 ‘애인’은 가정을 가진 두 남녀의 ‘뒤늦은 사랑’을 아름답게 그려 높은 시청률을 올렸다.그러나 이 드라마는 정작 불륜시비로 국정감사장에서 문제가 되기도 했고,‘드라마소재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토론회를 열게 할 만큼 사회적인 논쟁을 불러일으켰다.어쨌든 그후 “요즘,애인없는 주부가 없다더라.”는 확인되지 않는 소문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2003년 여름,‘불륜’은 새로운 양상으로 나타났다.텔레비전 드라마 ‘앞집 여자’는 온 동네에 감염된 ‘바람’을 그리고 있다.“불륜은 비타민”,“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집안일도 바람도 척척 해낸다.”는 신종 ‘슈퍼우먼’이 등장한다.영화 ‘바람난 가족’은 남편과 아내는 물론 시어머니까지 모두 바람이 났다.‘불특정한 여성들’이 아닌 ‘내 아내와 어머니’의 바람이 그려진 이 영화는 가족해체의 또다른 표현이다. 이젠,결혼 후 새로운 사랑을 알게 된다해도 더이상 가슴조이며 아쉬워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어차피 생활에는 ‘활력소’가 필요하고,잠깐의 외도는 죄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결론이 자연스럽게 도출될 판이기 때문이다. 하긴,여성들의 ‘바람기’에 불이 붙기 전,우리 사회는 도덕적이었나? 기혼남성들의 20%정도가 외도를 한다는 통계는 91년,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간통의 실태와 의식조사’에서도 나왔고 최근 한 불륜관련 인터넷사이트의 조사결과로도 입증되는 수치다.오히려 지나치게 낮게 파악된 통계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없지 않다. 이런 통계도 있다.2001년 한국가족학회가 전국 15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족문화에 대한 인식조사’에 의하면 남성은 15%,여성은 3%가 ‘외도경험이 있다.’고 털어놨다.또 남편이 외도한 적이 있다고 말한 여성은 16%,아내의 외도를 경험한 남성도 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도,즉 혼외관계란 성적인 관계를 포함한다.‘성적 요소가 없는 경우에는 부부관계에 미칠 불안전성이나 배신의 의미가 적기 때문이다.’고 ‘혼외관계의 이해’란 책에서경북대 전귀연 교수는 쓰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불륜’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려울지 모르지만 현실에서 ‘바람난’ 여성을 찾는 것은 그리 힘들지 않았다. ●집안은 너무 갑갑해 남편이 전문경영인이라는 한 30대 후반 여성은 “남편이 해외출장을 가면 가끔 호텔 나이트클럽으로 놀러간다.자연스럽게 어울려 술 한잔하고 이야기 나눈다.그렇게 이상한 눈길로 볼 것 없다.정말 ‘바람쐬는 것’이다.그 이상은 없다.”고 말했다.“가정에 아무 문제도 없지만 시간없는 남편만 바라보고 불만에 젖어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잠깐의 ‘외출’로 가정을 깰 생각은 더욱이 없다고 말하는 여성들 중에는 드라마에서처럼 ‘활력소’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30대 중반의 한 여성은 “서로 명함을 주고받다보면 교수나 변호사 등 서로 이야기가 될 만한 사람들이 많다.부부이기 때문에 하지 않는 이야기들도 자연스럽게 나누게 된다.그렇게 내 스트레스도 씻어내고,또 남편의 문제도 객관적으로 보게되는 등 오히려 남편을 더 깊이 이해하는 기회가 되기도 하더라.”고 말했다.그렇게 만난 사람들과 ‘애프터’는 없느냐는 질문을 어렵게 했더니 “뭘 그리 어려워하느냐?”는 듯 스스럼없이 말했다.“가끔,가끔이지만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그리고 한두번 밥을 먹기도 했다.” 아내의 외도를 호소하며 상담소를 찾은 한 남성(39세)에게서는 달라진 세상사의 한 예를 볼 수 있었다.“아내(37세)가 얼마전 부터 남자를 만나고 있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됐다.화가 나서 따졌더니 아내는 잘못을 빌기는커녕,오히려 큰소리다.집안일도 깔끔하고 아이들 뒷바라지도 잘 하는데 잠깐 바람쐬는 것도 안된다면 이혼하자고 한다.아이들을 위해서도 이혼은 원치 않지만 이런 아내를 내가 영원히 용서하고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더욱이 아내가 먼저 이혼하자니 배신감을 느낀다.” ●해체되는 가족속의 여성들 옷가게를 운영하는 40대 중반 여성은 “일에 묶여서 지내지만 나를 위해 가끔 즐긴다.”고 말했다.‘즐긴다.’는 단어의 묘한 어감 때문에 다시 물으니,이혼을 원하거나 남편에 대한 불만을 본격적으로 터뜨리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고등학생 아들의 뒷바라지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내 관리는 내가 한다.남편에게 기대할 것도 아니고,더욱이 아이들에게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라고 기대할 것도 없다.”라고 말했다. 40대 후반의 한 여성은 여고 동창들과 ‘일요등산회’를 구성했는데,몇 주 전부터 그 모임에 남성들이 동행하고 있단다.“우연히 등산길에서 만난 이후 일요일마다 함께 등산한다.회사에서 뒷전으로 밀렸다는 50대들이라 이야기가 통한다.남자들처럼 젊은 애들과 노느라 돈드는 것도 아니고,부끄러운 행동을 하지 않고 친구들과 함께 기분전환을 하는 것인데 문제될 것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러다 친구들 중,무슨 문제가 생기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그럴 수도 있겠지.”라고 긍정했다. 그러면서 덧붙였다.“내가 새댁일 때,우리 동네에 꽤 부잣집 부인이 바람이 났었어.집공사를 했는데 글쎄,도배장이와 눈이 맞았다던가.결국 그 부인이 자살했는데 그때만해도 ‘늙은 여자의 더러운 욕망’이라고 손가락질을 해댔거든.그런데 지금 내가 그 나이가 되니까 그 부인이 바람난 게 아니라 외로움 때문에 사람이 그리웠던 것 같아.돈 좀 번다고 유세하면서 아내를 무시한 남편과는 이미 마음의 담이 높지,아이들은 걔들 나름대로 바쁘지,이럴 때 아마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생겼던 모양이야.이젠 이해가 돼.” 가정기능의 약화는 진작부터 논의됐었다.그래서 이를 여성들의 ‘숨겨졌던 바람기’로 보기보다는 가족해체 현상의 한 단면으로 봐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2001년,한국여성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부산 신라대 공미혜 교수는 15명의 외도하는 여성을 면접,조사결과를 통해 “과거에 비해 여성들이 외도에 대해 관대해진 것은 사실이다.심지어 가부장 중심의 결혼생활에 대한 도전,혹은 능동적 성적주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으로까지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성들은 혼외관계를 낭만적인 사랑이라고 생각하며 상대남성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만으로 자기도취에 빠져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보고,남성들의성적 접촉과는 차이가 있음을 지적했다. ●행복한 가정에 외도없다 대한 가정법률복지상담원 양정자 원장은 “그전보다 여성들의 생각과 사회적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그것은 특별한 일이기 때문에 화제가 된다.”고 확대해석을 막았다.남편의 외도가 아직도 이혼상담소를 찾는 대부분 여성들의 고민거리라는 것이다. 한편 정신과 전문의 김병후 박사는 “경제적으로나 부부관계에서 아무 문제없는 가정의 부인들이 바람이 났다는 말은 모순.”이라고 말했다.외부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이고,그들 스스로도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외도의 경우,대부분 ‘복수성 외도’라 한다.배우자에 대한 불만을 풀지못한 채 부부갈등의 절망적 선택,마지막 출구로 외도를 택한다는 것이다. “현실에서의 외도는 영화처럼 그렇게 잠깐 스치고 지나가지 않는다.외도를 선택했을 때,부부관계가 그만큼 피폐해졌기 때문에 외도를 그만둔다고 하더라도 상처는 깊게 남는다.”고 경고했다.결코 바람이 ‘생활의 활력소’가 될 수 없음을,중년여성들이 꿈꾸는‘메디슨카운티의 다리’는 허구에 지나지 않음을 강조했다. 허남주 기자 hhj@
  • [사설]鄭 회장 가혹수사 진상 뭔가

    고 정몽헌 현대아산회장이 검찰에서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민주당 함승희 의원의 주장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함 의원은 “정 회장이 검사와 수사관들로부터 전화번호부 같은 두꺼운 책자로 머리를 얻어 맞는 등의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폭로했다.그러나 검찰은 폭행이나 강압이 없었으며 ‘수사물타기 음모’라고 반박했다.만약 함 의원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정 회장의 자살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또 검찰의 인권유린이나 수사관행의 문제를 야기시키게 된다. 물론 정 회장에 대한 가혹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하지만 함 의원의 폭로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며 제보자가 공무원이라고 밝힌 점,그리고 검찰이 일주일새 정 회장을 세차례나 소환해 한번에 12시간씩 강도높은 수사를 했다는 사실은 강압적인 분위기가 있었을 것이라는 짐작도 가능케 한다.정 회장이 이같은 강압수사를 받았다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도 안되는 일반 피의자가 어떤 대접을 받을지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최근 검찰수사에서 구타 등 가혹행위는 사라졌다고 하지만 인격모독이나 망신주기,폭언 등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있다.아직도 증거위주의 수사기법보다는 자백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아 강압적인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법조계 일각의 지적도 있다.검찰의 수사과정에서 인권이 무시된다면 아무리 검찰이 훌륭한 수사 성과를 내놓더라도 빛이 바래게 된다.이제 가혹행위 의혹이 제기된 만큼 검찰은 하루빨리 감찰조사 등을 통해 진상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검찰의 자체조사에 한계가 있다면 국가인권위 등이 조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 슈퍼컴퓨터 교체 늦어 전산망 ‘먹통’ / 일손 놓은 경찰

    경찰청의 슈퍼컴퓨터 교체작업이 늦어지는 바람에 10일 밤 11시20분까지 전국의 경찰 전산통신망이 ‘먹통’이 됐다. 이 때문에 주민등록과 전과기록 조회 등 일선 경찰의 조회업무가 마비되는 등 혼란이 잇따랐다. 서울 S경찰서 관계자는 “오전 5시부터 10시간 동안 작동이 중단된다던 공문내용과 달리 오후 3시가 넘도록 전산통신망이 개통되지 않았다.”면서 “신원과 전과기록 조회가 불가능해 외근 형사들로부터 항의가 빗발쳤다.”고 말했다. D경찰서 관계자도 “휴대폰 조회기나 개인용정보단말기(PDA) 조회기가 보급되지 않은 일부 파출소는 일손을 놓다시피 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경찰청 정보통신과 관계자는 “경찰청이 보유한 메인프레임급 컴퓨터로는 폭증하는 업무를 감당하기 힘들어 새 기종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라면서 “생산회사측이 작업 소요시간을 잘못 예측,전산망 개통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전산망 불통에 대비해 휴대폰이나 PDA 조회기를 일선 파출소 등에 지급하고 있지만 차적이나 수배차량 조회 등만 가능할뿐 주민등록·범죄경력 조회 등은 불가능한데다 보급률마저 높지 않은 실정이다. 이세영기자 sylee@
  • 독립기관 예산편성·집행 자율로

    국회는 27일 국회와 대법원,헌법재판소,감사원,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헌법상 독립기관의 예산편성 및 집행의 자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예산회계법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국회 재정제도개혁실무준비단(단장 장기태)은 ‘독립기관 예산편성 및 집행 자율성제고 방안’ 자료에서 “개발시대를 거쳐 오며 행정부 중심의 행정국가화 경향이 심화됐고,이 과정에서 예산편성권도 정부가 독점,헌법상 3권분립 정신을 훼손한 측면이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회는 입법·행정·사법의 헌법체계에 맞춰 국회 예산,법원 및 헌재 예산,중앙선관위 예산,행정부 예산으로 구분해 편성토록 하고,이들 독립기관의 경우 기획예산처의 예산요구 지침과 각 기관의 특수성을 감안한 별도지침에 따라 예산을 편성·집행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특히 기획예산처가 이들 기관의 예산요구액을 감액할 경우는 해당 기관장의 동의를 얻도록 하고,그렇지 못하면 당초 요구대로 국가예산에 포함해 국회에 제출토록 할 방침이다. 박정경기자 olive@
  • 사회 플러스 / 도난‘영산회상도’ 영국사에 반환

    지난 91년 11월 도난당한 충북 영동군 영국사(寧國寺) 대웅전의 보물급 후불탱화 ‘영산회상도’가 12년 만에 제자리를 찾게 됐다.서울지법 형사항소1부(부장 鄭德謨)는 이 탱화를 소지한 화랑업자 유모씨에 대해 장물취득 혐의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돼 지난 16일 이 그림을 영국사에 반환키로 하는 환부 결정을 내렸다고 24일 밝혔다.부처의 설법 장면이 담긴 이 그림은 조선 숙종 때인 1709년 그려져 영국사 에 모셔졌던 후불 탱화다.
  • 조선 최대 왕실사찰 ‘회암사’ 특별전/경기도박물관, 25일부터 열어 나옹화상 유품등 25점 전시

    경기도 양주군 회천읍에 있는 회암사(檜巖寺)는 지공선사와 나옹화상,무학대사가 법맥을 이은 절이다.고려왕조의 후원 아래 대찰(大刹)로 발돋움한 회암사는,조선 태조 이성계가 왕위를 물려준 뒤 한동안 머물면서 조선 최대의 왕실 사찰로 지위가 격상된다. 유생의 방화설(說) 속에 폐허가 된채 400여년 동안 방치되던 회암사터는 경기도박물관과 기전문화재연구원이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5차례에 걸쳐 발굴 조사를 벌이면서 전모가 드러나기 시작했다.9000여평의 대지에 수십곳의 건물터를 비롯하여 수많은 유물이 나왔다. 경기도박물관이 25일부터 여는 ‘회암사’특별전은 출토 유물을 중심으로 한국 불교문화사에서 회암사가 차지하는 위치를 조명하는 자리이다.10월5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회에는 관련 문화재 250여점이 관람객을 맞는다. 인도 마가다국의 선승으로 알려진 지공화상(?∼1363)과 고려불교의 거목으로 한국 가사문학의 효시인 서왕가(西往歌)를 지은 나옹화상(1320∼1376),조선 건국에 중요한 역할을 한 무학대사(1327∼1405)의 관련 유물이출품된다. 또 명종의 어머니인 문정왕후의 후원을 받아 방화설을 불러일으킨 보우대사의 유물을 비롯하여 고려말 중창 당시의 기록을 담은 이색의 ‘목은집(牧隱集)’도 전시한다.여기 실린 ‘천보산회암사중수기’는 회암사의 모습을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어 사찰의 내용을 살피는데 가장 중요한 자료이다. 보광전 추녀 모서리에 걸려 있던 청동금탁(풍경)과 청기와,백자 동자상,송삼채(宋三彩) 대좌도 나온다.특히 궁궐 지붕의 추녀마루를 장식하는 잡상(사진)은 회암사가 왕실과 깊은 연관을 맺은 사찰이었음을 보여준다. 개막일인 25일 오후 3시에는 박물관 중앙홀에서 영산재가 베풀어지며,29일 오전 10시에는 ‘고려말 조선전기의 불교문화와 회암사’를 주제로 한 학술강연회,31일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회암사 발굴현장 답사도 있다.(031)288-5380. 서동철기자
  • ‘6월의 국세인’에 고승표 조사관

    국세청은 18일 ‘6월의 국세인’으로 국세청 전산조사과 고승표(33) 조사관(7급)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세무대학 출신의 고씨는 기업의 전산회계장부를 조사할 수 있는 PC용 컴퓨터 조사 프로그램(CIP-PC)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국세청은 고씨의 프로그램 개발로 25억원의 예산을 줄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 신당 추진싸고 민주 신·구주류 주먹다짐 / 갈라 서나

    신당 창당을 둘러싼 민주당내 갈등이 마침내 폭력사태로까지 번졌다. 민주당은 16일 오전 당무회의에서 정대철 대표 주재로 신당창당 문제를 논의하려 했으나 구주류측 일부 당직자와 당원들이 신주류측 의원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폭력을 휘두르는 사태가 발생,파문이 일고 있다.그동안 신·구주류 양측이 신당문제로 폭언을 주고 받은 적은 있었으나 폭력 등 몸싸움으로 이어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신·구주류 양측 모두 대화와 타협보다는 독자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다.실제로 당 안팎에서는 “인내의 시간을 마감할 때가 왔다.”,“신당하려면 자기들끼리 나가서 하라.”는 등 분당을 기정 사실화하는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신·구주류 일부 인사들은 이날 ‘분당 뒤 정책연합 혹은 총선 공천 전 재합당’ 방안을 거론,귀추가 주목된다. ▶관련기사 4면 이날 ‘전운(戰雲)’은 회의 시작 전부터 감돌았다.정 대표는 여의도 당사 4층 대회의실에 미리 와 있던 이호웅 의원 등 신주류측 의원들부터 악수를 나눴다.그러자 구주류측의한 부위원장이 “정대철,나도 왔어.”라며 시비조로 말을 걸었다.구주류측 지지자로 보이는 또 다른 부위원장이 정 대표에게 발언권을 요구했으나 정 대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회의를 비공개로 하겠다.”고 하자 회의장 분위기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먼저 구주류측에서 “남을 사람 남고,나갈 사람은 보따리 싸서 나가라.”,“천정배·신기남·이해찬은 굴러온 돌들이다.”는 등 험한 소리가 쏟아졌다. 특히 회의장 밖으로 떠밀려 나왔던 한 부위원장은 다시 들어가려다 이를 제지하는 신주류측 의원 보좌관에게 주먹을 휘두르기도 했다. 구주류측 유용태 의원은 이상수 총장의 당밖 신당 사무실 개소발언과 관련,“당밖에 신당추진 사무소를 열겠다고 했는데 신당파 입장이냐.”면서 “총장은 사퇴하라.”고 몰아 붙였다.이 총장이 “답변할 가치가 없다.”고 매몰차게 말하자 김옥두·최재승·이윤수 의원 등은 “뭘 참아,참지 말고 말해.”라고 외쳤다.이 총장도 흥분한 듯 “지금까지 총장이라 말을 참았는데 당 깨질 각오하고 하고 싶은 얘기해 볼까.”라고 맞받았다.구주류측은 “지금 협박하는 거냐.”고 반발했다.이같은 고성이 오가는데다 회의장 밖에서 기다리던 구주류측 당직자 30여명이 문을 밀치고 들어오자 정 대표는 서둘러 산회를 선포한 뒤,당직자들의 보호속에 비상계단을 통해 회의장을 빠져 나갔다. 신주류측의 천용택 의원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 “신기남·천정배를 잡아서 밟아 버려야 한다.”며 흥분한 구주류측 지지자들에게 멱살이 잡힌 채 10여m를 끌려 다니는 등 험악한 상황이 연출됐다.천 의원은 다급한 소리로 “난 (천정배가)아니야.”라고 말했으나 “너도 천씨 아니냐.”는 험한 말만 들어야 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사설] 제멋대로 예산집행 책임 물어야

    국민의 혈세가 곳곳에서 줄줄 새고 있다.씀씀이가 헤픈 것도 문제지만 예산회계법에 정해진 절차와 규정을 무시하고 기관 편의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한마디로 공직자들이 나랏돈을 개인 쌈짓돈 쓰듯 하고 있는 것이다. 감사원의 예산 집행실태 감사 결과 이처럼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거나 헤프게 사용되는 예산이 지난해에만 4000억원에 달했다.이 가운데는 예산항목에 맞게 집행하지 않고 편의에 따라 다른 용도로 전용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공개입찰 대신 수의계약을 맺거나 최저낙찰가격을 높게 설정하는 등의 편법 운용도 적지 않다.심지어 8만여명의 노인들에게 돌아가야 할 경로연금 421억원을 아예 지급하지 않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한 사례도 있다. 개인의 쌈짓돈도 용도에 맞게 아껴 써야 한다.하물며 국민의 혈세인 국가예산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그런데도 되지도 않을 사업들을 하겠다며 예산을 타다가 실제로는 엉뚱한 곳에 써버리는 악습은 고쳐지지 않고 있다.이런 사례가 특히 지자체들에 많다.지난 3년간 교육부에서 자체 예산용으로 943억원의 특별교부세를 배정받아 124억원만 쓰고 나머지 819억원은 묵혔다가 다른 용도로 전용한 각 시·도 교육청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국민 혈세가 제멋대로 쓰이는 것을 막으려면 각 부처와 지자체의 예산집행에 대한 감시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예산전용의 적절성에 대한 감시와 미집행 예산의 사후관리 시스템의 보완이 무엇보다 시급하다.이를 위해서는 현재 감사원이 관장하고 있는 회계검사 권한을 2원화해 예산을 심의하는 국회에도 부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 NGO / 흥사단, 인터넷 신문·방송 추진

    우리나라 시민단체의 원조격인 흥사단이 창립 90주년을 맞아 ‘대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21세기에 걸맞은 시민운동단체로 거듭나기 위한 시도다. 1913년 5월13일 도산 안창호 선생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창립한 흥사단은 일제 강점기는 물론 해방 이후 줄곧 인재양성과 민주화 사상을 전파하는데 주력해 오면서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앞당기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흥사단은 10년 뒤인 100주년을 앞두고 ‘사이버시대’에 걸맞은 시민운동 단체로 다시 태어나려는 활발한 개혁작업을 준비하고 있다.실천적 참여와 봉사를 위한 시민 실천운동 등 구체적인 청사진은 최근 발표한 ‘비전 2013’에 담겨져 있다. 사이버 흥사단활동을 강화하고 사이버신문 등의 미디어사업에도 눈을 돌리는 등 시대변화에 능동적으로 발맞춰 나가겠다는 게 골자다.우선 젊은이들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고,21세기에 걸맞은 흥사단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각종 용어,의식과 상징,절차 등의 현대화 작업에 나선다는 것이다. 또 10년 동안 지방 지부 및 해외 지부,학생아카데미 조직도 획기적으로 늘려 나간다는 복안이다.사이버 흥사단 운동을 활성화하고,사이버 공간에서의 흥사단 운동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사이버 신문,잡지, 방송 등의 미디어사업도 추진키로 했다. 세계화 시대의 흥사단 운동을 위한 국제교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부설 ‘도산아카데미 연구원’ 등의 사회교육 기능을 확대 발전시키는 한편 ‘도산대학’의 설립도 추진할 방침이다. 부설 ‘도산청소년재단’을 기초로 장학기금 등 관련 재원을 통합하고 기금을 확충해 청소년 육성과 지도자 양성 및 우수학생 장학사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재단도 만들기로 했다. 이와 함께 흥사단 100주년 기념회관도 새로 짓는다.현재의 서울 동숭동 ‘도산회관’을 매각하고 새로 짓는 방안과 현 부지를 활용해 새 건물을 신축하는 방안 중에 하나를 선택할 방침이다. 기업의 윤리경영을 촉구하는 등 부설 ‘투명사회운동본부’에서 지금까지 주창해온 대로 정직하고 깨끗한 사회 건설을 위한 투명 사회운동도 계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흥사단은 지금까지 외연의 확대를 목표로하는 일반 시민단체와 달리 인재양성 등 내실에만 주력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비전 2013에 담긴 10대 과제에서 드러나듯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가장 오래된 순수 시민운동단체로서의 역할을 보다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김소선 이사장은 “조직강화를 위한 단우(團友)수 배가운동 등에도 박차를 가해 100주년을 준비하겠다.”면서 “우리 사회는 원칙과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 편법과 눈가림,분단의 장기화로 인한 남북한 경제적 격차와 문화적 이질성 심화,세대·이념·지역·계층간 갈등 격화 등의 문제점을 노정하고 있다.”고 흥사단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권오규수석 조달청장때 예산전용”/ 감사원 “판공비 1000만원 영수증없이 사용”

    권오규 청와대 정책수석이 지난해 7월11일부터 조달청장에 재임하는 동안 2000만원의 관서운영비를 전용하고,1000만원 가량의 업무추진비를 영수증없이 현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조달청의 예산운용실태 감사결과 이같은 사실을 적발,조달청에 주의요구 조치를 했다고 26일 밝혔다. 권 수석은 2000만원의 관서운영비를 선물 및 화환 구입비 등으로 전용하고,1000만원 가량의 업무추진비를 예산지침을 어기고 영수증없이 현금으로 사용했다. ▶관련기사 6면 감사원 관계자는 “관서운영비와 업무추진비는 모두 일반관리비 항목에 포함됐으나 각각 다른 세목으로 규정돼 있어 예산회계법에 세출예산이 정한 목적 외에 사용할 수 없도록 돼 있다.”고 지적했다. 전임자인 김성호 전 조달청장은 6000만원 가량을 전용하거나 영수증없이 현금으로 사용했다.이에따라 조달청이 지난해 전용하거나 영수증없이 현금으로 사용한 업무추진비 규모는 9700만원이라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 공보관은 이에 대해 “업무추진비의 예산과목에서집행해야 할 비용을 일반수용비 예산과목에서 집행했다는 절차상 잘못을 지적한 것”이라면서 “예산을 개인용도로 사용했다고 지적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원자력공급국그룹 부산총회 / 핵물질 北수출입 통제 강화되나

    핵무기 확산 방지를 위한 다자간 수출통제체제인 원자력 공급국그룹(NSG)연차 총회가 19일 부산에서 개막됐다.북한 핵문제가 국제사회의 관심사로 부각된 가운데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핵비확산회의여서 관심을 모은다. 회의에서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를 선언한 만큼 북한의 핵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모든 이중용도 품목을 망라한 ‘감시목록’의 대북수출을 막는 방안이 협의될 예정이다.즉,공작기계와 같은 산업용 장비,알루미늄·티타늄 합금 등 핵폭발,핵테러 활동으로 전용될 위험성이 있는 이중용도 품목이 북한·이란 등 핵무기 확산 우려 국가로 수출되는 것을 통제하려는 것이다. 최근 미·일 등 국제사회의 대북 핵물질 수출 통제강화 움직임과도 연계된다.정부 당국자는 “감시 목록에 들어가는 물품을 수출할 때 최종 목적지가 북한 등인지를 철저히 추적하는 문제,이를 위해 수출 물품을 바꿔싣는 장소의 국가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키는 문제 등 기술적 사안들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정기자
  • ‘한국의 소리’ 세계무대서 통할까 / 국립국악원 내년 뉴욕연주회 추진

    국립국악원이 한국전통음악을 국제 무대에서 검증받는 작업에 착수했다.한국음악의 특수성을 강조하기보다,한국음악이 세계 고전음악 시장에서 환영받을 수 있을 만큼 음악적 보편성이 있는지를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국악원은 첫 단계로 이른 시일 안에 뉴욕 연주회를 갖기로 했다.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순조롭게 추진되어도 연주 시기는 내년이 될 것 같다. ●‘우호친선' 명목 탈피 한국음악 ‘깊이' 선사 뉴욕 연주회는 그동안의 해외공연처럼 연주단과 무용단이 모두 나서 한국 전통 공연예술의 주요 대목을 맛보기로 조금씩 보여주던 방식과는 차원을 달리할 것이라고 국악원은 설명한다.국가간 우호친선을 앞세운 문화교류 성격을 가졌던 해외공연이 한국을 소개하고 한국 공연예술의 ‘폭’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면,뉴욕 연주회를 통해서 한국음악의 ‘깊이’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이를 위해 ‘종묘제례악’이나 ‘삼현영산회상’처럼 스케일이 장대하고,연주시간도 긴 단일 곡을 연주회 프로그램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연주회가 이뤄질 공연장도 카네기홀처럼 한국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이벤트성 공간보다는,현지의 음악계 인사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을 만한 권위있는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현재로서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본거지인 애버리피셔홀을 가장 적절한 연주회장으로 보고 있다. ●본격적 음악평론 만드는 게 1차적 목표 윤미용 국립국악원장은 이같은 계획을 밝히면서 “세계적으로 명망을 얻고 있는 현지 음악평론가들을 우리 연주회에 초청하여 한국전통음악에 대한 본격적인 평론을 발표하게 만드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뉴욕 연주회가 성공을 거두면 파리와 런던 빈 모스크바 등 세계 문화중심지로 무대를 넓혀간다는 구상이다. 음악계에서도 뉴욕연주회가 끝난 뒤 한국전통음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면 우리 문화의 수준을 세계에 알리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한국음악의 문화상품화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지난 70,80년대 전통악기인 시타르 연주자 라비 샹커를 앞세운 인도의 라가음악이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 파장을 몰고 왔듯,한국음악도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공연 성공땐 무대 넓힐 계획 연주회에 대해 일부 비판적인 의견이 제시된다 하더라도 정부의 투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한국음악을 소극적으로 보존·전승하는 국악 정책의 문제점이 본격적으로 비판의 도마에 오르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나아가 ‘한국음악은 세계 최고’라는 지금까지의 근거없는 자부심에도 냉정한 평가가 가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음악계는 어떤 쪽의 결과가 나오든 국립국악원의 뉴욕 연주회는 한국전통음악의 발전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서동철기자 dcsuh@ ■국립국악원 해외연주 64년이후 750여차례 국립국악원은 1964년부터 현재까지 60여개국에서 모두 750여차례의 해외 공연을 가졌다. 권위주의 정부 아래 있던 1980년대까지만 해도 국악원의 해외연주는 사실상 체제홍보를 위한 수단이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가는 곳 마다 높은 평가가 뒤따랐기에 해외공연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다. 1990년대 들어서 비로소 순수한의미의 문화교류로 해외공연이 본격화됐고,최근에는 제3세계에도 한국문화를 알리고 있다.그러나 목적은 바뀌었어도 정악단과 민속단,무용단 등이 망라된 종합공연의 성격이 유지됐다. 국악원은 지난달에도 5일부터 15일까지 인도의 첸나이·뭄바이·뉴델리,방글라데시의 다카를 순회했다. 다카공연을 예로 들면 국악원 관련 기사는 공연 다음날 현지 언론에 대서특필됐다.그러나 공연내용을 직접 다룬 신문은 ‘방글라데시 옵서버’ 하나뿐이었고,‘데일리 스타’를 비롯한 나머지 4개 신문은 이아주딘 아메드 대통령이 국악원 공연단의 예방을 받고 환담했다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었다.한국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지만,한국문화의 깊이를 깨닫게 하는 데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악원이 뉴욕 연주회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현지인들을 하룻밤 이국적 분위기에 젖어보게 만드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한국음악을 보편적인 세계음악으로 정립하여 가까이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는 뜻이다. 서동철기자
  • 서양서 전래된 ‘덜시머’ 실학자들은 왜? 洋琴으로 토착화했나

    양금(洋琴)은 피아노의 원시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는 덜시머(dulcimer)가 토착화한 것이다.그러나 이 서양악기를 국악기화하는데 홍대용을 비롯한 실학자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음악학자인 노동은 중앙대 교수는 “실학자들이 갖고 있던 이상을 음악적으로 구현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 양금이었다.”고 주장한다.중국 중심의 화이(華夷)적 음악관을 극복하고 조선의 자존적인 음악세계관을 수립하는 중심부에 양금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을 담은 ‘실학파의 음악관과 근대성’은 30일 경기도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국제 실학 학술대회에서 발표된다.특히 실학자들의 음악관이 당시 조선음악에 어떻게 반영됐고,후세에도 자취를 남겼는지를 확인하는 특별연주도 주제발표와 종합토론 사이에 펼쳐지게 되어 더욱 뜻깊다. 노 교수에 따르면 홍대용(1731∼1783)은 서양음악의 이론체계를 양금에 적용하여 조선화시킨 음악학자이다.1765년 연경(베이징)에 갔을 때 양금을 처음 접한 것으로 알려진다.1772년 연암 박지원은“홍대용이 양금을 연주하는 모습에 경탄했다.”는 기록을 남겼다. 홍대용은 연경의 남천주교회를 네 차례나 방문하여 오르간의 구조를 확실히 익히고,거문고 작품을 오르간으로 연주했다는 일화도 남겼다. 그는 조선의 음률제도를 개선하려 노력했지만, 서양음악을 주체적으로 받아들였다. 샵(#)은 강(剛), 플랫(♭)은 유(柔)로,높은음자리표·가온음자리표·낮은음자리표는 각각 천·지·인으로 파악했다. 그의 음악관은 후대 실학자들에게 영향을 미쳐,서유구는 서양음악을 ‘저들의 음’을 뜻하는 피음(彼音)으로,이규경은 서음(西音)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소리(音)라고 해서 다 음악(音樂)은 아니라는 자존적 예악관이 작용한 결과였다. 실학자들은 이런 정신에 따라 ‘함께 즐기는 음악’을 구현하려 했는데,홍대용이 유춘호악회를 열어 천민 출신의 악공 보안, 중인 김억 등과 어울린 것도 그런 노력의 하나이다. 이렇게 19세기 초반에 이르면 양금은 시골 풍류방까지 널리 퍼졌다.‘영산회상’같은 풍류음악과 가곡·시조 반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악기로 자리잡았다는 것이 노 교수의 설명이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중앙국악실내악단이 풍류음악 ‘천년만세’를 연주한다.세종 때부터 있었다는 대표적인 연례음악의 하나지만,실학의 시대를 거친 뒤 양금이 중심악기로 편입됐다. ‘세계화 시대의 실학과 문화예술’을 주제로 경기문화재단(대표이사 송태호)이 마련한 이번 학술대회는 음악뿐 아니라 역사 문학 미술 일본 중국 등의 주제로 실학이 문화예술에 미친 영향을 총체적으로 점검한다. 서동철기자 dcsuh@
  • 생태寶庫 백두대간 훼손 위험수위 /국무회의 정식 토론안건 상정

    ‘백두대간 훼손문제’가 오는 29일 국무회의 토론 안건으로 상정된다. 한반도 자연생태의 보고(寶庫),백두대간의 훼손이 그만큼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방증이다. ‘2002 감사연보' 의‘백두대간 보전 및 관리실태’에 따르면 백두대간(백두산∼설악산∼태백산∼소백산∼덕유산∼지리산)이 정부와 자치단체의 부실한 관리·보존으로 크게 훼손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감사원은 지난해 5월부터 두달간 환경부와 산림청을 비롯,강원도 등 8개 지방자치단체 등에 대해 감사를 실시한 결과,국가 기관의 위법·부당관리 사례 55건을 적발했다. ●주먹구구식 관리구역 지정 환경부는 지난 1999년 7월부터 백두대간 마루금(주능선) 좌·우 양측 700m까지 생태축으로 지정 관리하고 있으나 생태계 보전가치가 높은 설악산 일부지역은 제외한 반면 대규모 석회석 광산개발로 보전 실익이 없는 자병산 지역은 관리해 온 것으로 지적됐다. 또 지리산국립공원의 경우 전체 공원면적의 87%가 ‘생태자연도’ 1급지역인 데도 34%만이 자연보전지구로 지정,관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과 5개 지방산림관리청도 마루금으로부터 50m∼2㎞내의 국유림을 산림형질변경제한지역으로 지정,고시했으나 자연생태가 우수한 설악산 1.8㎞ 구간과 태백산 9.5㎞구간 등 일부 구간을 제외했다. ●부실한 환경영향평가 개발사업으로 훼손되는 자연자원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평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기획예산처의 예산회계법에 따라 500억원 이상의 건설공사가 포함된 사업에 대해 환경성 영향 평가 등이 포함된 예비타당성조사를 하도록 했다.그러나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실시한 68건의 예비타당성조사 중 38건의 조사에서 환경성 평가의 평균 가중치가 전체의 3%수준에 불과해 환경성 평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원주지방환경관리청은 지난 2001년 8월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하는 도로 확포장공사에 대해 평가 대상이 아니라고 잘못 회신했다. ●허술한 관리감독 체계 농림부는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대관령 일원의 축산업체 등이 목축용으로 백두대간 대관령 지역의 2474㎡를 대여해 사용하면서 절반가량을 초지로 활용하지않는 데도 이를 초지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충북 영동군은 1992년 연수원 신축을 위해 초지전용허가를 받은 업체가 허가기간(1년)을 넘은 지 9년이 지난 지난해 6월까지 건축공사를 중단하고 있는 데도 원상복구명령을 내리지 않아 산림복원에 지장을 초래했다.태백시는 폐광지역 개발지원 특별법에 따라 1997년 종합개발계획을 추진하면서 태백시 황지동 일원의 서학레저단지 조성사업 등 8개 사업으로 백두대간 자연생태계의 단절이 예상됨에도 보완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조현석기자 hyun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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