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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강산회담 금주 입장 전할 듯… 류통일 “정상회담은 시기상조”

    남북이 ‘9월 25일’ 이산가족 상봉을 합의한 가운데 정부가 금강산 관광 재개의 실무회담 개최 시기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정부는 당초 내달 25일을 금강산 실무회담일로 제안했지만, 북한이 8월 말~9월 초로 당겨서 하자고 수정 제안한 상황이다. 정부는 이번 주 중 북측에 답변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금강산 문제를 이산가족 상봉에 앞서 논의하는 데는 부정적인 기류가 짙다. 정부 당국자는 25일 “내부 검토가 진행 중이며 입장이 정해지면 북측에 회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남북 간 신뢰 구축에 따른 단계적 해결을 기조로, 금강산 문제 논의도 속도 조절을 하는 모양새다. 반면 북한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최우선 사안으로, 이산가족 상봉을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내달 이산가족의 금강산 상봉에 맞춰 실무 회담을 동시에 개최하는 방안을 제시할 가능성도 관측된다. 금강산 문제의 경우 내부적으로 검토할 게 많아 북측이 희망하는 이달 말이나 내달 초 개최는 어렵다는 인식이 적지 않다. 한편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날 KBS 일요진단 프로그램에 출연, “(남북) 정상들 이 만나 큰 틀에서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인식의 정상회담은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정상회담을 통해서 남북 간에 실타래처럼 엉켜 있는 많은 문제를 한 번에 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남북 간 정상회담은 시기상조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금강산 사업이 남북관계 전반에서 봤을 때 어떤 위치를 갖고 있는지도 우리가 (재개 여부를 검토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이라면서 “그래서 여러 가지를 검토해 앞으로 금강산 관광 사업을 어떻게 재개할지 고민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남북이 지난 23일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금강산을 상봉 장소로 합의한 데 대해 “북측은 (서울과 평양으로 할 경우) 100일 정도가 소요될 것 같다고 얘기했다”며 “일단 이산가족들이 빨리 만나는 게 좋겠다는 점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대화 공세로 급속히 전환한 배경에 대해 “내부적인 경제적 필요성이나 외부 세계와의 대화의 필요성 등 여러 가지가 고려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현 국면의 지속성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외교적 결례 부른 한국수산회의 오지랖

    외교적 결례 부른 한국수산회의 오지랖

    민간단체인 한국수산회의 ‘오지랖 넓은 행보’가 외교적 결례를 야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가나 정부가 한국 정부에 중고 어선 기증을 요청한 것에 대해 한국수산회가 정부 공식 답변에 앞서 가나 정부 측에 “선박을 줄 수는 없고 돈 주고 사라”며 거절 의사를 밝힌 것이다. 여기에 외교부와 해양수산부의 업무 엇박자가 더해지면서 가나 정부의 자존심에 상처를 줬다는 지적까지 나온다.22일 외교부와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가나 정부는 지난 5월 가나에 있는 한국대사관을 통해 한국 정부 측에 중고 어선 기증을 공식 요청했다. 가나 현지의 한국대사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을 지난 6월 외교부와 해수부에 보냈다. 가나 정부는 어선을 기증받으면 지난해 설립된 국립수산대에서 교육 훈련용으로 활용하거나 수산자원 조사선으로 이용할 목적이었다. 가나 정부의 선박 기증 요청을 놓고 한국수산회가 끼어들면서 일이 꼬였다. “가나 정부에 어업지도선 한수 1호를 기증할 수 있는지를 알려달라”는 해수부의 질문에 대해 한국수산회 측은 “양국의 어업 협력 관계를 고려해 감정가 7억 350여만원짜리 한수 1호를 장부가격(취득원가에서 감가상각액을 제외한 금액)인 2억 8300만원(미화 25만 달러)에 인도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한수 1호’는 한국수산회 소유로 근해 어장청소 등을 맡았던 22년된 노후 선박이다. 문제는 한국수산회가 이 같은 내용을 해수부뿐 아니라 주한 가나대사관에게도 보냈다는 점이다. 가나 정부가 선박기증 요청 이후 한국 측으로부터 받은 첫 번째 답신 공문이 한국수산회의 기증 거절 내용이었던 것이다. 이를 모르고 있었던 해수부는 한국수산회의 답변을 받은 뒤 이를 외교부에 전달하고, 외교부는 가나에 있는 한국대사관에 회신하는 절차를 밟고 있었다. 주한 가나대사관은 지난 달 17일 한국수산회의 공문을 접수한 뒤 “한국 정부로부터 선박 기증 요청서를 묵살당하고 민간협회장이 서신을 보내는 ‘우발적 긴급사항’이 발생했다”며 본국에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한 가나대사관 측은 이번 일이 양국의 외교 관계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사관 관계자는 “주한 가나대사는 가나와 한국 사이에 어떠한 외교적 문제도 원치 않으며, 선박 기증에 관해서도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 관계자는 “한 나라의 장관이 다른 나라의 장관에게 보낸 공문에 대해 민간단체 회장이 거절 답신을 보낸 것으로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면서 “양국 관계에 보이지 않는 앙금이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국제법 전문가인 이장희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을 어긴 것은 아니지만 외교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데 민간단체가 불쑥 공문을 보낸 사실은 우리나라의 국격이나 품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삼성SDS 해외사업 박차

    최근 조직개편을 마무리한 삼성SDS가 해외 신규사업 찾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지난달 초 공공 및 금융사업 조직을 축소하고 스마트 매뉴팩처링 및 타운(SMT) 조직과 정보통신기술위탁(ICTO) 사업부 신설을 골자로 하는 대규모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SMT는 해외사업 강화를 위해 만들어진 조직으로, 해외 제조 정보기술(IT)과 사회 인프라 융복합 사업 등을 담당한다. 삼성SDS는 SMT를 중심으로 2017년까지 해외사업 매출비중을 60%까지, 전체 매출도 2배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진행한 전자정부 및 SIE(Smart Infrastructure Engineering)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구체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세계 최대 석유 생산회사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사가 건설 중인 세계문화센터 IT사업이 대표적이다. 또 지난해 새로 착수한 물류IT 서비스 사업도 중국 및 동남아 등에서 진행 중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단종의 恨과 눈물을 목격하다

    단종의 恨과 눈물을 목격하다

    지금부터 꼬박 556년 전입니다. 만 열여섯 살 단종은 한양을 떠나야 했습니다. 숙부 수양대군은 조카의 왕위를 빼앗은 것도 모자라 아무 연고도 없는 강원도 영월로 유배를 보냅니다. 딱 이맘때, 그러니까 가마솥 같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여름날 어린 임금은 길을 떠납니다. 유배지까지는 700리. 얼추 하루 100리 씩 강행군했다지요. 6일째 저녁 다다른 영월 초입에서 청령포까지는 또 100리. 칼 같은 산들이 얽히고 설킨 영월땅을 하루 만에 지난 단종은 7일째 되던 날 마침내 청령포에 닿습니다. 이처럼 지난했던 단종의 영월 여정을 모티브로 조성된 길이 ‘단종유배길’입니다. 길 곳곳에 스민 단종 애사가 가슴을 적시는 데다 영월의 관광지들 또한 굴비처럼 엮여 있어 한번쯤 돌아볼 만합니다. 먼저 단종(端宗·1441∼1457)에 대해 개략적이나마 알고 가자. 그래야 영월 풍경이 좀 더 잘 보인다. 조선 6대 임금이었던 단종은 애초부터 불행했다. 태어난 지 하루 만에 어머니 현덕왕후 권씨를 잃고(1441년 7월 24일, 조선왕조실록, 이하 음력) 12세 되던 1452년엔 아버지 문종마저 승하했다. 창졸간에 왕위에 올랐으나, 3년 뒤 작은아버지 수양대군(세조)에게 권좌를 빼앗기고 상왕으로 물러난다. 1457년엔 사육신의 단종 복위 운동에 연루돼 신분이 노산군(魯山君)으로 강등된 채 6월 22일 영월 청령포로 유배된다. 여기서부터의 기록이 문제다. 정사와 야사가 마구 뒤섞였다. 조선왕조실록(이하 실록)은 “첨지중추원사 어득해에게 명하여 군사 50명을 거느리고 호송하게 하였다”고 적고 있다. 일각에서 회자되듯, 왕방연이 단종 호송을 담당했다는 대목은 없다. 단종의 죽음을 다루는 부분에선 확연히 사실관계가 엇갈린다. 실록은 1457년 10월 21일 “노산군이 자결했고, 예로써 장사지냈다”고 했다. 하지만 이를 믿는 백성은 없었다. 되레 세조 타살설이 훨씬 설득력을 얻었다. 장릉지(莊陵誌)의 경우 “세조 3년 10월 24일 유시(酉時, 오후 5~7시)에 공생(貢生)이 활끈으로 노산군의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 노산군의 옥체는 청령포의 강물에 던져 버린 것을 영월호장 엄흥도(嚴興道)가 몰래 거두어 영월군 북쪽 5리쯤의 동을지에 매장했다”고 적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장례를 치렀고 어떤 곳에 묘를 정했는지 등에 대한 설명이 없는 실록에 견줘 훨씬 정교하다. 예나 지금이나 ‘사초’가 문제였던 모양이다. 여기에 숙종이 ‘결정타’를 날린다. 실록에 따르면 재임 25년째인 1699년 1월 2일, 숙종은 하직 인사 온 수령을 만난 자리에서 “단종대왕이 영월에 피하여 계실 적에 금부도사 왕방연이 고을에 도착하여 머뭇거리면서 감히 들어가지 못하였고/중략/단종대왕께서 관복을 갖추고 마루로 나아오시어 온 이유를 하문하셨으나, 왕방연이 대답하지 못하였었다/중략/그때 앞에서 늘 모시던 공생(貢生) 하나가 차마하지 못할 일을 스스로 하겠다고 자청하고 나섰다”라며 단종이 교살(絞殺·목을 졸라 죽임)됐다고 보던 자신의 견해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야사에서 전하는 역사를 기정사실화한 셈이다. 이를 지켜보던 좌의정 최석정이 “덮어두자”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숙종이 발설한 내용은 고스란히 기록으로 남았다. 단종유배길은 6월 22일 한양을 출발한 단종이 영월 관내에 들어온 26일 이후의 행적을 따라간다. 전체 길이는 43㎞. 통곡의 길(솔치고개~주천 10.5㎞)과 충절의 길(주천~배일치 마을 17㎞), 인륜의 길(배일치 마을~청령포 15.5㎞)등 3개 코스다. 김원식 문화관광해설사는 “저물녘 영월땅에 들어선 단종은 솔치고개에서 7.5㎞ 떨어진 역골(공순원)에서 묵은 뒤 이튿날 길을 재촉해 청령포에 이르렀다”고 했다. 100리 가까운 35.5㎞를 하루에 걸은 셈이다. 이팔의 나이긴 하나 가마솥 같은 무더위에 험한 영월의 산길, 강길을 하루 만에 걷는 건 무리였을 터다. 그러니 그 길 곳곳에 얼마나 많은 단종의 땀과 눈물, 그리고 한숨이 배어있을지는 누구라도 쉬 짐작할 수 있다. 차로 단종유배길을 돌아볼 수도 있다. 대부분의 명소들이 88번 지방도에 인접해 있어 승용차로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다. 들머리인 솔치고개는 원주시와 경계를 이루는 곳이다. 예서 단종이 목을 축인 샘물터 어음정(御飮亭)과 다리쉼을 했다는 주천쉼터 등을 지나면 군등치(君登峙)에 닿는다. 단종이 오르다 하도 힘이 들어 이름을 물으니 호송하던 관리가 “임금이 오르는 고개니 군등치”라 했다는 유래를 가진 고개다. 고갯마루에 서면 단종이 걸어왔던 길과 걸어가야 할 길이 한눈에 보인다. 한반도 지형으로 유명한 선암마을 인근엔 방울재가 있다. 단종이 타고 가던 말에서 방울이 떨어졌다는 전설이 담긴 고개다. 한반도 지형 전망대는 반드시 들르시라. 단종유배길과 거리는 있지만 영월의 아이콘일 정도로 절경인 데다, 군등치 등 영월의 산자락들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 배일치(拜日峙)는 단종이 서산에 지는 해를 보고 절을 했다는 고개다. 88번 지방도 배일치터널 못 미쳐 왼쪽으로 난 산길을 따라가야 한다. 이정표는 없다. 외지인이 찾기가 쉽지 않다. 걷는 길 못지않게 차도에도 이정표를 세웠으면 좋으련만 후세의 인심이 야박하기 짝이 없다. 사실 단종유배길에 대한 정보도 박약하기 그지 없다. 영월군청 홈페이지나 관광지도 등 어디에도 전체 코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정보는 없다. 단종이 어떤 경로로 험한 영월땅을 지나왔는지 볼 수 있다면 어린 임금이 겪었던 고통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고갯마루에 세워둔 단종 조각상도 아쉽기는 마찬가지. 엎드려 절하는 형태의 조각상을 가까이서 보면 기골이 장대한 무장(武將)을 보는 듯하다. 단종의 당시 나이에 적합한 체구의 조각상을 세웠더라면 좀더 사실적이고 처연한 느낌이 더했지 싶다. 단종이 아내 정순왕후를 그리며 이름 지었다는 옥녀봉과 선돌 등을 지나면 마침내 청령포(명승 제50호)다. 휘휘 돌아가던 서강이 동강과 몸을 섞기 직전 만들어둔 몰돌이동이다. 청령포는 삼면이 강이다. 나머지 한쪽은 험준한 육육봉으로 막혔다. 유배지로 제격인 셈이다. 단종어소 입구의 소나무가 특이하다. 담을 넘어 마당 한가운데까지 가지를 뻗었다. 어린 임금 앞에 부복하는 듯한 모습이다. 솔숲엔 국내 소나무 중 가장 키가 크다는 관음송(30m)이 서있다. 단종의 유배 생활을 지켜보고(觀) 단종의 절규를 들었다(音)는 수령 600여년의 노송이다. 솔숲 뒤편은 단종이 아내를 그리며 쌓았다는 망향탑과 한양을 바라보며 시름에 잠겼다는 노산대다. 돌아 나오는 길에 왕방연 시비도 잊지 말고 찾아야 한다. 청령포 맞은편 강변 언덕에 있다. 금부도사 왕방연이 단종에게 사약을 진어하고 한양으로 돌아가는 길에 비통한 심정으로 읊었다는 시구가 새겨져 있다. ‘천만리 머나먼 길에 고운 님 여의옵고/내 마음 둘 데 없어 냇가에 앉았으니/저 물도 내 안 같아서 울어 발길 예놋다’ 단종유배길은 여기서 끝이다. 하지만 여정은 이제부터 절정이다. 청령포에 머물던 단종은 두 달 만에 영월 동헌의 객사인 관풍헌으로 처소를 옮긴다. 홍수로 청령포가 물에 잠길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이어 작은아버지 금성대군의 단종 복위 시도가 발각되고, 단종에게 사약이 내려진다. 물론 실록엔 신하들이 줄기차게 사사를 외쳤지만 세조가 윤허하지 않았다고 기록돼 있다. 이때 관풍헌으로 사약을 가져온 이가 왕방연이다. 그가 사약을 내밀지 못하고 머뭇대자, 공명심에 눈 먼 공생이 활줄로 단종의 목을 졸라 숨을 끊는다. 단종의 주검은 청령포 앞 강물에 버려진다. 후환이 두려운 탓에 장례를 치르겠다며 선뜻 나서는 사람은 없었다. 이때 “옳은 일을 하다 화를 당한다 하더라도 나는 달게 받겠다”며 시신을 수습한 이가 영월 호장(지금의 읍장) 엄흥도다. 그는 아들 광순과 함께 영월 인근 산기슭에 단종을 묻는다. 노루가 앉아 있다 인기척에 놀라 뛰쳐나갔다는 자리다. 초겨울 날씨지만 산을 오르는 그의 등줄기는 땀으로 흠뻑 젖었을 터다. 늘어진 소년의 무게가 어깨를 누르고, 세조의 서슬 퍼런 눈초리가 시종 뒷덜미에 꽂히는 듯했을 테니 말이다. 그날 밤 엄흥도는 가족을 이끌고 남쪽으로 떠난다. 단종의 무덤은 중종 36년(1541) 영월군수 박충원이 찾아냈고, 숙종 24년(1698)에 장릉(莊陵)으로 명명된다. ■가는 길:중앙고속도로 신림나들목을 나와 88번 지방도를 타고 주천을 지나 영월 방면으로 내처 가면 된다. 영월 읍내로 곧장 가려면 제천나들목에서 38번 국도를 타는 게 낫다. ■맛집:주천면 다하누(1577-5330)에선 한우를 싸게 맛볼 수 있다. 영월읍내에선 상동식당(033-374-4059) 막국수, 청산회관(033-374-3030) 곤드레밥, 장릉에서 1㎞쯤 떨어진 장릉보리밥집(033-374-3986) 등이 이름났다. 글 사진 영월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상의 회장에 박용만 두산회장

    상의 회장에 박용만 두산회장

    박용만(58) 두산그룹 회장이 공석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사실상 추대됐다. 이로써 아버지인 고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과 형인 박용성 대한체육회 명예회장에 이어 두산가(家)에서 세 번째로 대한상의 회장을 배출하게 됐다. 서울상공회의소는 29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서울상의 회장단회의를 열고, 손경식 회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서울상의 회장에 박 회장을 만장일치로 단독 추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새달 12일 열릴 예정인 서울상의 의원총회에서 박 회장은 공식 서울상의 회장으로 선출될 예정이며,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겸직하는 관례에 따라 같은 달 21일 열리는 대한상의 의원총회에서 21대 회장으로 공식 추대된다. 박 회장과 함께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이 차기 회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김 회장을 비롯한 회장단은 ‘젊은 회장’이 상의를 이끌어 가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보였다. 김 회장은 고령을 이유로 고사했다. 두산은 2013년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기준으로 재계 순위 12위 그룹이다. 재계 관계자는 “50대 젊은 회장의 탄생으로 대한상의에 신선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젊은 리더십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 실현에도 많이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회장은 서울 출생으로 경기고, 서울대 경영학과, 미국 보스턴대학교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하고 1982년 동산토건(현 두산건설)에 입사한 뒤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두산 회장에 이어 현재 두산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2009년 2월부터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을 맡고 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여 “감금사건 김현·진선미도 증인으로” 야 “원세훈·김용판부터 먼저 채택하자”

    역시 증인이 문제다. 국가정보원 댓글의혹 사건 국정조사 특위가 29일 파행 3일 만에 정상화됐지만 여전히 증인 채택 등의 문제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특위는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증인·참고인 선정을 논의하다 합의에 실패하고 향후 조사 일정만 처리한 뒤 30여분 만에 산회했다. 여야 간 합의된 의사일정을 감안하면 다음 달 7일 청문회를 위해 늦어도 31일까지는 증인 범위에 대한 여야 합의가 끝나야 한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증인 출석 요구서가 청문회 7일 이전에 송달돼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오전 열린 비공개 협의에서 양당 간사들은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전체회의까지 진통이 이어졌다. 여야는 공통으로 제시한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 권은희 전 수사경찰서 수사과장 등 18명에 대해서는 의견접근을 이뤘다. 민주당이 요구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증인 채택에도 중지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증인 일괄 채택’을 고집했다. 권성동 새누리당 간사는 전체회의에서 “김현·진선미 민주당 의원 등 국정원 여직원 감금사건에 대한 증인 채택이 수용돼야 원 전 원장, 김 전 청장도 수용할 것”이라면서 “(감금사건에 연루된) 민주당 당직자는 증인채택이 되고, 국회의원이 채택 안된다면 (의원의) 특권을 인정하자는 꼴 아니냐”고 주장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사전 유출설에 제기된 권영세 주중대사, 김무성 의원에 대해서도 “아무런 입증자료없이 개연성이 있다고 증인으로 부르는 건 정치공세”라고 맞섰다. 반면 정청래 민주당 간사는 ‘공통 증인 우선 채택’을 주장하면서 “원 전 원장, 김 전 청장은 합의의 여지가 없다. 두 사람과 여야 공통 증인 18명 등 총 20명을 오늘 의결하자”고 요구했다. 더 나아가 “원 전 원장의 댓글 사건 용인 여부를 알려면 이명박 전 대통령도 증인대에 세워야 한다고 했다”고까지 했다. 또 민주당은 지난 26일 남재준 국정원장이 기관보고에 ‘무단결석’한 데 대해 여야합의로 고발조치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권 간사는 “간사 간 협의 때는 한마디 말도 없다가 이제 와서 또 딴소리를 한다”고 일축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전두환 前대통령 사저 압류] 전두환·3남1녀 재산 수천억대 추정

    본인의 재산이 29만원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3남 1녀의 실제 재산은 수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남 재국씨는 출판사인 시공사와 국내 최대 허브 농장인 경기 연천의 허브빌리지 등을 가족 소유로 가지고 있다. 연천군 일대 임야에 조성한 5만여㎡의 허브농원은 평가액만 250억원으로, 시공사 보유 주식 등을 합치면 3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차남 재용씨는 가족 명의로 부동산 회사 BLS를 운영하며 상당한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명의로 시가 90억원대의 서울 용산구 주상복합아파트 3채와 시가 200억원대의 경기 오산 땅 42만㎡ 등을 소유하고 있다. 막내 아들 재만씨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시가 120억원에 이르는 빌딩을 소유하고 있다. 딸 효선씨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빌라와 경기 안양의 땅을 보유한 재력가로 알려져 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지난달 ‘전두환 불법 재산 은닉처 의혹 명세’를 통해 “전 전 대통령은 1988년 퇴임하면서 청와대에서 1000억원을 챙기고, 30명의 재벌 총수로부터 5000억원의 뇌물을 받은 의혹이 있다”며 “친인척 명의로 숨겨 놓은 재산까지 합치면 9334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北, 南 금강산회담 거부에 불만 표시… 실익 없다고 판단한 듯

    北, 南 금강산회담 거부에 불만 표시… 실익 없다고 판단한 듯

    북한이 11일 자신들이 제안했던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적십자 실무회담과 금강산 관광 재개 실무회담을 돌연 보류시킨 것은 적십자 실무회담만 수용한 우리 정부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강산 관광 재개 회담이 무산된 상태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만을 추진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애초부터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미끼’로 내걸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강산 실무회담을 통해 관광 재개에 대한 남측 여론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뒤 이산가족 상봉 회담 등을 이용해 관광 재개 물꼬를 트려고 했을 것이란 얘기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자신들의 목적이었던 금강산 관광 재개 회담 자체가 무산된 상황에서 이를 위한 카드로 활용했던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해봤자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산가족 상봉 행사만 개최해도 남북관계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착시 효과’를 줘 북한이 목표로 하는 북·미 고위급 회담 등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데도 제안을 모두 취소한 것은 석연치 않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실무회담이 성사돼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추석(9월 19일) 즈음인 9월 첫째주나 둘째주에 열렸다면 북한은 정권 창건일인 소위 ‘9.9절’을 앞두고 국면을 전환시킬 기회를 얻을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을 한국이 거부했는 데도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추진하면 북한이 너무 저자세로 나서는 게 아닌가 하는 인상을 대내외에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대외에 보여주는 것은 좋지만, 이 같은 ‘저자세’ 외교가 대내적 비판에 직면할 수 있고, 향후 미국과의 협상 국면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장용석 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실무회담 보류 조치가 오는 15일로 예정된 개성공단 관련 3차 실무회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이 대화 공세를 펴오다 이 과정에서 남측이 보였던 태도를 평가하며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전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개성공단 관련 2차 실무회담이 끝난 지 3시간 만에 실무회담 개최 소식을 전하며 남측이 무성의한 태도를 보였다고 비난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여야 “싸우면서 일한 6월국회” 자평… 단합모드로

    여야가 6월 임시국회를 끝내더니 ‘우애’를 과시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지난 2일 본회의 산회 직후 서울 여의도 국회 건너편 설렁탕집에서 저녁 회동을 갖고 폭탄주 러브샷과 덕담을 나눴다. 새누리당 최경환,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와 새누리당 윤상현, 민주당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 운영위 소속 의원 등 10여명이 함께했다. 우연히 같은 식당을 찾은 김한길 민주당 대표까지 합류했고 김 대표가 밥값을 냈다. 2차는 근처 호프집으로 옮겨 이어졌고 새누리당이 계산을 했다. 공공의료원,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국정조사가 끝나는 다음 달에는 등산을 함께 가기로 즉석에서 의기투합까지 했다고 한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6월의 성과에 상당히 흡족해하는 분위기다. 각각 새 원내지도부 출범 이후 데뷔 무대인 6월 국회는 국정원 댓글 사건 의혹 국정조사,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등으로 여러 차례 파행 위기를 겪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본회의를 열고 법안을 처리한 데 대해 스스로들 높이 평가하고 있다. 최 원내대표는 3일 회의에서 “233건의 법안 처리로 역대 임시국회 가운데 가장 많은 법안을 처리했다”고 ‘실적’을 내세웠다. 전 원내대표도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비상상황이 아니라면 일하면서 싸우고 싸우면서 일한다는 원칙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새누리당에서는 이날 황우여 대표가 “우리가 계획한 것만큼의 성과는 내지 못했다고 자성한다”며 반성을 앞세워 묘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111건의 법안을 제·개정할 예정이었는데 아직 65건이 미제로 남아 있다.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며 법안 미처리를 부각시킨 것이다. ‘뼈 있는 말’을 놓고 당내에서는 황 대표와 최 원내대표 사이에 그간 쌓였던 불만이 불거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둘은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문제로 야당과의 대치 등에 대한 의견이 달라 내심 서로 불편해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우회적 대처를 강조한 황 대표와 정면돌파를 선택한 최 원내대표 사이에 전략의 괴리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석가영산회도’ 8억 3000만원에 낙찰

    외국에 반출됐던 조선 전기의 불화인 ‘석가영산회도’가 26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서울옥션 본사에서 열린 경매에서 8억 3000만원에 낙찰됐다. 역시 외국에 반출됐다가 이번에 같이 경매에 나온 ‘해상군선도’도 6억 6000만원에 국내의 한 수집가에게 낙찰됐다. 두 작품 모두 외국에 반출됐다가 국내 미술품 경매에 나온 고미술품이라는 이유로 출품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관심을 모았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자유로운 영혼의 풍류 피아니스트 인생 40년 임동창

    [김문이 만난사람] 자유로운 영혼의 풍류 피아니스트 인생 40년 임동창

    우리가 흔히 장난스럽게 하는 말이 있다. ‘놀고 있네’이다. 하는 행동이나 몸짓에 대한 빈정거림의 뜻으로 들린다. 그런데 어설픈 것이 아니라 ‘제대로 놀고 있다’면 뭐라고 해야 할까. ‘아무것도 헐 것이 없구나/그저 놀기만 허면 되는 것을…/논다는 것은 삶을 흐르게 두는 것이며/바람과 하나 되는/숨결을 이루는 것이다/이것이 풍류다.’ 피아니스트 임동창씨가 읊어 대는 논다는 것에 대한 ‘허튼소리’다. 그에게 피아니스트, 작곡가, 허튼가락 창시자, 수도승 중 어느 것이 제일 맞느냐고 하면 항상 ‘노는 사람’이라고 대답한다. 17살 때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을 보고 ‘허무’와 ‘안타까움’을 느꼈고, 몰입과 몰아의 과정을 거쳐 자유로운 영혼의 열쇠로 ‘풍류’의 세계를 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신명의 소리를 만드는 천재 작곡가라는 말과 함께 세상의 모든 음악을 자유롭게 유희하는 풍류 피아니스트라고 한다. 클래식, 국악, 가요, 가곡, 불교음악 등 그의 음악은 자유자재로 경계를 넘나든다. 2012년에는 서양에서 유입된 지 100년이 넘은 피아노를 국악기로 만든 ‘임동창 피앗고’를 내놓아 평단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렇게 살아온 그의 음악 인생이 올해로 40년을 맞고 있다. 15살 때 무당 신내림 받듯 피아노 공부를 시작했고 17살 때 주체할 수 없이 터져 나오는 악상으로 작곡에 빠져들었으며 20살 때 피아노 페달에 구멍이 난 후 피아노로부터 자유로워진다. 그 다음은 출가로 이어지고…. 지난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분수대 앞에서 그를 만났다. 까만 티셔츠에 헐렁한 흰색 바지, 그리고 분홍색 양산을 썼다. 머리는 유약을 바른 도자기처럼 빛났다. 양산이 썩 잘 어울린다고 하자 머리를 쓱쓱 만지면서 “여름날 양산을 안 쓰면 머리가 너무 뜨겁다”며 파안대소. 이것저것 거두절미하고 ‘임동창의 풍류’란 무엇인지 물었다. “제가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네 가지 숙제가 있습니다. ‘자유로운 연주’, ‘오롯한 내 음악’, ‘사랑이란 무엇인가’, ‘이 뭐꼬?’ 등이지요. 나이 50이 넘어 겨우 끝냈고 제 인생의 족쇄가 풀렸습니다. 숙제를 끝낸 어린 아이와 다를 바 없지요. 지금까지 살아온 제 삶의 결정체가 바로 풍류입니다. 어떻게 해야 건강하고 행복하고 아름답고 신명 나게 살 수 있을까에 대한 제 나름의 답이지요.” 인간의 본성에는 하늘의 이치, 자연의 이치, 즉 풍류성이 본디 들어 있다는 그는 풍류성을 깨어나게 해서 사느냐, 잠든 상태로 사느냐 하는 것이 문제이며 “풍류성이 안 깨어나면 불감증으로 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따라서 풍류성을 깨워서 아름답게 건강하게 신명 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음악 속에, 핏속에 그 절대자유의 에너지 풍류가 녹아 있으며 그가 풀어낸 ‘허튼가락’도 바로 이러한 풍류에서 비롯됐음은 물론이다. ‘허튼가락’은 틀에 박힌 박자를 허문 순수한 내면의 소리, 즉흥의 소리, 자유의 소리를 말한다. 그는 2010년 이 같은 새로운 장르의 음악 ‘동창이 밝았느냐’를 발표하면서 주목을 끌었다. “사람의 마음과 몸은 직선 활동을 합니다. 이 직선 활동은 에너지가 있어 얻는 것이 많아 보이겠지만 하나도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곡선 활동은 아무것도 얻는 것이 없는 듯하나 단 하나도 내 손 안에 잡히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보이는 것은 물이 흐르듯, 보이지 않는 것은 바람이 불듯 이것이 ‘허튼가락’이지요.” 그는 ‘풍류학교’를 전북 완주에 곧 설립한다. 7년 전 충남 서천의 한 중학교에서 음악 영재들을 위해 방과후 학습으로 ‘풍류’ 프로그램을 선보인 적이 있다. 이때 부모 자식 간 불통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실감하고 ‘마음이 통하는’ ‘사랑으로 통하는’ 그런 풍류학교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제가 풍류학교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풀어짐’입니다. 풀어짐만이 사랑을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그래서 제가 정리한 몸짓, 마음짓, 흥짓으로 몸을 풀고 머리를 텅 비우고 어두운 감정의 찌꺼기들을 날려 버리는 ‘푸는 법’을 가르치려고 합니다. 풀어져 저절로 몰입이 될 때 우리는 비로소 사랑을 회복할 수 있거든요. 아울러 학생들의 재능과 꿈을 찾아 주는 일도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지금의 남원 생활을 정리하고 올가을 완주로 터전을 옮기게 되면 “세계 최초의 풍류학교를 본격적으로 꾸려 나갈 예정”이라며 의욕을 보인다. 그가 풀어낸 네 가지 숙제 가운데 ‘이 뭐꼬?’에 대해서는 “인천 용화사 행자승 시절 송담 스님한테 ‘이것이 무엇인고’라는 화두를 받을 때였다. 수식관을 할 때 수를 세었던 그 자리에 경상도 사투리로 줄여서 ‘이 뭐꼬?’라는 질문을 수없이 던지면서 풀어낸 것이었다”면서 ‘이 뭐꼬?’는 소리도 듣고, 냄새도 맡고, 돌도 고르고, 붙잡으면 달아나고, 놔 주면 돌아오고 결국 피아노 치는 것과 너무도 똑같으며 해도 해도 끝이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한다. 군산 바닷가에서 태어난 그가 피아노와 처음 만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였다. 당시는 수업이고 뭐고 관심이 없던 개구쟁이 시절이었다. 하루는 친구들과 신나게 떠들고 있을 때 음악 선생님이 ‘고향집’이라는 노래를 피아노로 연주했다. ‘고향집에 홀로 계신 어머님 그리워~.’ 아무도 관심이 없었지만 그에게는 이때까지 느껴 보지 못한 짜릿한 전율이 일었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음악 선생님한테 달려가 막무가내로 음악실 열쇠를 잠시만 달라고 했다. 건반을 이리저리 눌러 봤다. 신기하게 악보도 없이 ‘고향집’이 비슷하게 흘러나왔다. 둘째 날도 그랬다. 왼손을 두 배로 빠르게 쳤다. 완전히 신이 났다. 이후 머릿속에는 온통 피아노 생각뿐이었다.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학교 수업은 뒷전으로 하고 피아노 연습에만 몰두했다. 낮에는 이길환 선생한테 레슨을 받고, 저녁에는 교회 피아노로 연습을 하고, 밤에는 계단 틈에서 잠을 잤다. 그러다 보니 고3 때 자퇴 처리가 됐고 야간학교에 진학해 겨우 고교 과정을 마칠 수 있었다. 그는 고교 졸업 무렵 한양대에서 열린 제1회 ‘월간음악’ 콩쿠르에서 고등부 1위를 차지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그는 무대에서 꼼짝없이 얼어버렸던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왜 얼었을까.’ 20살이 되면서 그는 어느 날 몸과 마음이 완벽하게 풀어진 상태에서 피아노를 쳐 보았다. 손가락이 건반을 치면 소리가 난다는 사실이 새삼 신비스럽게 느껴졌다. 한 음 한 음을 칠 때마다 그 신비로움이 텅 빈 자신의 몸을 채웠다. 마치 신이 내리듯 영혼이 자유로워졌다. 피아노를 시작한 지 5년 만의 일이었다. 그는 고등학교 때 좋아하던 여학생을 집에 바래다주던 중 밤하늘의 별을 보고 영감을 받아 독학으로 작곡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 그러나 마음대로 잘 되지 않았다. 불교책 2권을 읽고 ‘나를 알아야 나의 음악을 작곡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출가를 하게 된다. 용화사에서 9개월 동안 공양주로 지낸 뒤 상법 스님을 은사로, 송담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받았다. 법명은 ‘보림’(寶林)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입대 영장을 받게 됐다. 논산훈련소에서 신병교육을 받다가 피아노 실력을 인정받아 영천에 있는 육군 제3사관학교 군악대에 배치받았다. 그런데 절에 있을 때 수행했던 ‘이 뭐꼬?’가 안 돼 탈영을 결심했다.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하던 중 고향에 계신 어머니를 꼭 봐야 한다는 핑계로 2박3일 특별휴가를 얻었다. 부대를 빠져나온 그는 먼저 피아노를 가르쳐 준 이길환 선생한테 인사드리고 용화사에 올라가 군복, 군화, 군번줄, 군모 등을 모두 아궁이에 넣어 태워 버렸다. 승복으로 갈아입은 후 고향으로 내려가 시청으로 가서 대뜸 본인 사망신고를 하러 왔다고 말했다. 될 일이 아니었다. 다시 용화사로 발길을 옮겼다. 진허 스님이 “군대생활 3년도 못 하는 사람이 어찌 평생 중노릇을 하겠는가”라고 꾸짖었다. 결국 부대로 들어가 일주일 동안 자대 영창 신세를 진 뒤 한 달간 대구에 있는 5관구 헌병대 감옥에서 지냈다. 이때 하루 종일 가부좌를 튼 채 ‘이 뭐꼬?’를 했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석가모니였다. 군 복무를 마치고 사회에 나온 후에는 재즈와 작곡 공부를 다시 했다. 아울러 서울시립대 작곡과에 진학했다. 대학에서는 작곡 공부뿐만 아니라 지휘 공부도 하게 된다. 대학 2학년 때에는 김자경 오페라단에서 지휘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졸업 후에는 연극 음악을 했다. 국립극단의 ‘넋씨’를 비롯해 ‘왕자호동’, ‘메디아’, ‘봄날의 꿈’ 등에 참여했다. 그가 머리를 지금처럼 빡빡 밀기 시작한 것은 대학을 졸업하면서였다. 속세와의 인연을 끊기로 다짐했다. 이후 그의 인생은 오롯이 음악만을 향했다. 그는 지금도 컴퓨터를 안 쓰고 휴대전화도 없다. 굳이 이유를 말한다면 자유롭게 음악적 구도자의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까. 인터뷰를 마치면서 꿈을 물었더니 “음악에 진정성 있는 젊은이들을 발굴해 세계를 감동시키는 음악을 하게 하는 것”이라며 웃는다. 다음 달 16, 17일 국립극장 여우락 페스티벌 등 올 한 해에도 서울과 지방에서 임동창의 신들린 연주는 계속된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임동창은 누구 1956년 군산에서 태어났다. 15살 때 피아노 공부를 시작했다. 17살부터 독학으로 작곡 공부를 했다. 21살 때 인천 용화사로 출가했다. 법명은 보림. 30살에 서울시립대에 입학해 작곡을 전공하며 최동선·박인호 선생을 사사했다. 35살 때 김덕수 사물놀이를 만나 국악의 최고 명인·명창들과 함께 공연하면서 국악을 심도 있게 탐구하기 시작했다. 45살 때 모든 외부 활동을 접고 ‘수제천’을 소재로 작곡에 전념하면서 1년 2개월 동안 500여 페이지를 작곡했다. 46살 때 ‘텅 비워져 조상을 만났다‘라는 허튼가락 장르를 개척한 뒤 영산회상, 여민락, 대취타, 전래동요, 민요, 산조 등을 새롭게 작곡했다. 51살에는 제자들과 재즈 무대를 펼쳤다. 55살 때에는 ‘임동창의 풍류, 허튼가락’ 작품곡집 중 1~6권을 출간했다. 대표 앨범으로는 ‘임동창’(1993년), ‘오이디푸스와의 여행’(1997년),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1997년), ‘이생강 임동창의 공감’(1998년), ‘영산회상’, ‘경풍년/염양춘/수룡음’, ‘수제천’(2010년), ‘1300년의 사랑 이야기1-정읍사’(2011년), ‘1300년의 사랑 이야기2-달하’(2012년) 등이 있다. 주요 저서는 ‘임동창 풍류 마음의 거울’, ‘임동창 풍류 사랑의 거울’, ‘임동창 풍류 거울 경’(2011년), ‘노는 사람 임동창’(2013년) 등이다.
  • [서동철의 시시콜콜] 국악, 버라이어티 쇼와 콘서트 사이

    [서동철의 시시콜콜] 국악, 버라이어티 쇼와 콘서트 사이

    한 국악 저널리스트가 왜 지금의 직업을 갖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이른바 서양 클래식 음악의 광(狂)팬이었음에도 국악에는 관심이 전혀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 대학에 다니던 어느 날 국립국악원 연주단의 정악 연주를 난생 처음 듣고는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풍류음악의 대명사인 ‘삼현영산회상’이었다. 모두 8곡으로 이루어진 전곡을 연주하는 데 45분 남짓 걸리니 서양음악으로 치면 교향곡에 비유할 수 있는 스케일이다. 충격을 받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자신이 한국사람이어서 ‘삼현영산회상’이 친숙하게 다가온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음악적 훈련을 쌓고 나서야 그 음악이 가진 음악적 수준을 제대로 판별해 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한류의 시대다. 우리 문화가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남미와 아프리카에서 열광적 환영을 받는 모습은 감동적이다. 하지만 한류가 대중음악 일변도로 흐르는 것은 걱정스럽다. 대체로 해외에서 흘러들어온 대중 문화에 젊은이들은 환영하지만, 오피니언 리더들은 경계심을 갖는다. 우리에게도 흥콩영화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 아이들은 열광했지만, 어른들은 걱정했던 기억이 있다. 한류 역시 진출국 국민의 5%는 열광하지만, 95%는 부정적으로 바라본다고 한다. 한류의 흐름이 거세질수록 한류에 우호적이지 않은 다수 국민에 더욱 강력한 문화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한류에 따른 역기능의 해소야말로 문화 정책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일 것이다. 음악적으로는 아이돌의 정반대편에 자리한 오케스트라를 이용한 문화 외교가 중요하다. 서울시교향악단과 KBS교향악단을 제대로 활용해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한류 붐이 일고 있는 나라에 집중 투입해 한국이 ‘아이돌의 나라’이면서 또한 ‘조화로운 문화의 나라’라는 사실을 적극 알려야 한다. 더욱 중요한 오케스트라는 국립국악원 연주단이다. 국악원은 수많은 해외 공연으로 우리 문화를 알리고 국격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그동안은 대부분 춤, 노래, 연주 등의 기능을 한데 엮은 일종의 종합 선물세트였다. 한국 문화를 처음 맛보는 관객에게 즐거움을 느끼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제는 버라이어티쇼가 아니라 진지한 콘서트가 필요하다. 외국인들에게도 ‘삼현영산회상의 충격’을 맛볼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국악원 연주단은 지난해 10월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홀 연주회에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실제로 ‘삼현영산회상’이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문화 외교 담당자가 한국음악을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사람이면 좋겠다. 국악원 연주단이 한국문화를 넘어 세계문화를 풍요롭게 하는 존재라는 사실도 알았으면 좋겠다.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예보-뉴스타파, 조세피난처 유령회사 설립 공방

    예보-뉴스타파, 조세피난처 유령회사 설립 공방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15일 예금보험공사가 조세피난처인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부정적 거래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예보 측은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조치였으며 탈세와는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뉴스타파는 예보가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과정에 몇 가지 미심쩍은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단 이 회사가 예보 명의가 아닌 직원 개인 명의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다. 뉴스타파 이근행 PD는 “외환위기였다고 해도 공적자금 회수가 목적이라면 예보 이름으로 만드는 것이 정석”이라면서 “수천만 달러의 금융자산이 직원 개인 명의의 유령회사와 해외계좌로 오고 갔다면 금융사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예보를 감독해야 할 금융위원회나 국회가 페이퍼컴퍼니 존재 자체를 전혀 몰랐던 점도 문제라고 밝혔다. 예보는 부실금융기관의 자산을 회수할 때 이를 최소비용으로 했음을 금융위원회와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그러나 뉴스타파 취재 결과 이들 감독기관은 관련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예보 내부에서도 관련 기록이 제대로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보는 공적자금관리 특별법에 따라 공적자금 지원이 최소 원칙에 따라 이뤄졌음을 입증하는 자료를 보관하게 돼 있다. 뉴스타파는 또 예보가 문제의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2200만 달러 가량의 자금을 회수했다고 밝히면서도 관련 매각자산 목록이나 자금거래 명세를 내놓지 못했다고 밝혔다. 최근까지 페이퍼컴퍼니 유지 비용을 지불했지만 이 역시 관련 자료가 없었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 뉴스타파는 “예보가 유령회사를 통해 무슨 일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외부에서는 전혀 파악할 수 없다”면서 “2000만 달러 이상 공적자금을 회수했다고 하지만 제값을 받고 했는지, 그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는지 역시 검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예보 측은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은 탈세나 부정적 거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보 측은 이 회사가 당시 삼양종금의 해외자산을 회수하기 위해 세워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삼양종금의 자산이 주로 홍콩, 중국 부동산으로 복잡하게 퍼져 있었기 때문에 빨리 회수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예보는 “1999년 부실금융기관 삼양종금의 역외펀드 자산을 발견했다”면서 “투자 전권이 현지 펀드매니저에게 위임돼 있었고 투자자산 대부분이 페이퍼컴퍼니에 분산돼 있었다”고 밝혔다. 김기돈 전 정리금융공사 사장도 뉴스타파에 “돈뭉치를 끌어오는 것이 급했다”면서 “당시에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이었다”고 말했다. 예보는 기관 명의가 아닌 개인 이름으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이유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예보는 “삼양종금의 펀드자산 대부분이 은닉되거나 멸실될 위험이 있어 신속한 대응이 필요했다”면서 “자산의 귀속주체가 예보가 아닌 삼양종금이었고 자회사 설립은 시간이 오래 걸려 효율적인 자산회수를 위해 담당 직원 명의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고 해명했다. 또 2006년에 삼양종금 자산을 예보직원 명의에서 kRNC(전 정리금융공사)로 이전했고 지난 5월까지 상각·부실화에 따른 손실을 제외하고 총 2200만 달러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술·전시]

    김태순 화백 美 LA서 ‘조선의 얼’전 25일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웨스턴갤러리. 장 폴 게티 미술관의 ‘아시아와의 만남’전에 현존 작가로는 유일하게 초대됐던 김태순 화백의 올해 첫 개인전. 조선의 아름다움에 대해 남다른 시각을 풀어놓는다. 이번 전시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관람해 알려진 ‘조선의 얼 2006’도 함께 전시된다. (1)323-962-0008. ‘70mK:7000만의 한국인들’전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적선동 서울메트로미술관. ‘70mK’는 ‘7000만의 한국인들’을 뜻하는 줄임말. 경색된 남북 관계를 풀기 위해 마련됐다. 8개월간 대학생 5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를 120분 분량으로 편집했다. 높이 3m, 길이 60m의 미술관 벽면에 2500개의 모니터를 설치했다. 영화 ‘주홍글씨’의 변혁 감독 연출. (02)6110-5164. 서울옥션 불화·근현대 미술품 등 경매 26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서울옥션.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유출된 조선전기 불화인 ‘석가영산회도’와 구한말 고종이 하사했던 ‘해상군선도’ 등의 작품이 출품된다. 박수근의 1960년작 ‘노상’, 이우환의 1975년작 ‘점으로부터’ 등 근현대 미술 150여점도 나온다. 출품작은 경매에 앞서 오는 19~25일 전시된다. (02)395-0330.
  • “관리·감독기관은 뭐했나” 어린이집 뇌사 아기 사망 비난 폭발

    “관리·감독기관은 뭐했나” 어린이집 뇌사 아기 사망 비난 폭발

    어린이집에 맡겨진 생후 6개월 아기가 지난달 9일 갑자기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지난 27일 사망함에 따라 네티즌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전면적인 무상보육에 따라 어린이집 입소 어린이가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보육기관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8일 경남 마산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생후 6개우러 된 김모군은 지난달 9일 낮 12시 쯤 창원시 마산회원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잠을 자다 갑자기 이상증세를 보여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김군은 호흡과 백박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에서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김군은 뇌사 상태에 빠졌고 49일만에 끝내 숨졌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와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쉐이큰 베이비 신드롬’ 때문에 숨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쉐이큰 베이비 신드롬은 갓 태어난 아기를 심하게 흔들거나 떨어트릴 경우 뇌나 망막 손상으로 출혈이 생겨 갑자기 사망하거나 뇌사 상태에 빠질 수 있는 증상이다. 병원 검사에서는 “뇌출혈과 두개골 골절이 발견됐고 쉐이큰 베이비 신드롬이 의심된다”는 소견도 나왔다. 네티즌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각종 온라인 게시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무서워서 어떻게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길 수 있겠나”, “혹시 가혹행위가 있었는 지 철저히 수사해 원인을 밝혀야 한다” 등의 항의글이 빗발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어린이집 보육서비스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벌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아기가 갑자기 사망할 만큼 문제가 있다면 믿고 맡길 수 있는 제도를 점검해야 한다”, “일 터지고 나서 수습하려하지 말고 정부가 현장에서 서비스를 정밀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은 이날 비리를 폭로하는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재취업을 막기 위해 공공연하게 작성되는 ’블랙리스트’에 대한 실체를 폭로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감사원, 공금횡령 등 회계비리 14곳 적발

    허술한 예산회계시스템을 이용해 공금을 횡령하거나 개인용도로 활용한 뒤 뒤늦게 기관계좌에 입금시킨 자매 공무원이 감사원에 적발됐다. 감사원은 지난 2월 10일부터 한 달 동안 횡령비리 가능성이 높은 국가기관과 자치단체에 대해 집중 감사를 벌여 14개 기관에서 15억 5000만원에 이르는 회계비리를 찾아냈다고 23일 밝혔다. 감사원은 적발된 25명을 소속 기관에 징계 요구하고, 이 중 8명과 이미 퇴직한 1명에 대해서는 고발·수사 요청을 했다. 충남 공주교육청 기능8급 직원의 경우 다른 기관 전출자의 보수를 허위로 지급하거나 계약직 교사의 보수를 이중으로 책정해 자신의 가족 계좌로 이체했다. 이런 방식으로 2003년 9월부터 5년여 동안 56차례에 걸쳐 2억 9700만원을 횡령했다. 이 직원의 언니는 충남 지역 중학교에서 2007년부터 1년 동안 급식비, 방과후활동비 등 학교 수입금을 거둬 개인용도로 사용하다가 학교 계좌로 입금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쓴 돈이 2100만원이다. 이들은 회계감독자들이 지출 관련 자료들을 꼼꼼히 들여다보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기획재정부의 인사급여시스템과 안전행정부의 예산회계시스템을 연동해 보수명세서 금액을 부풀려 횡령할 수 없도록 봉쇄하고, 회계 담당 공무원의 장부 등을 정기적으로 검사하는 규정을 의무화하도록 권고했다.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기재부 회계시스템 ‘디브레인’ 유엔 공공행정상 대상 받아

    기획재정부는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 ‘디브레인’(dBrain)이 유엔 공공행정상 ‘정보화시대 정부 접근방식 제고’ 부문 최종 심사에서 대상에 선정됐다고 14일 밝혔다. 디브레인은 수입 발생과 예산 편성·집행, 자금·국유재산 관리, 결산 등 국가 재정업무 전 과정을 다루는 통합 재정정보시스템이다. 기재부는 “자국 기술을 통한 독창적 시스템 구축, 시스템을 통한 재정운용 효율성 등의 가시적 성과,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KSP) 등 국제사회와의 경험 공유 노력이 높게 평가받아 대상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바레인의 수도 마나마에서 개최되는 유엔 공공행정 콘퍼런스 마지막 날인 6월 27일에 열린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가맹사업법 이견… 정무위도 파행

    하도급법과 자본시장법의 국회 통과로 탄력을 받는 듯했던 경제민주화 관련법 처리가 또다시 난항을 겪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2일 오후 전체회의를 갖고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경제민주화 법안 4건을 의결할 예정이었으나 가맹사업법 개정을 둘러싼 이견으로 4건 모두 처리되지 못했다. 당초 이날 정무위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사실상 폐지하는 내용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과 하도급거래 공정화법 개정안을 비롯해 가맹사업법 개정안, 특정금융거래정보 보고 및 이용법 개정안(FIU법) 등이 통과될 예정이었다. 4건 모두 법안심사소위에서 의결된 법안들이어서 무난한 처리가 예상됐다. 그러나 전체회의는 추경예산안만 의결한 뒤 10여분 만에 정회됐다. 가맹사업법안이 뜻밖의 걸림돌이 됐다. 김영주 민주통합당 간사가 가맹사업법에 허위·과장광고는 3배 이내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으면서다. 가맹사업법과 관련해 민주당에서는 프랜차이즈의 24시간 강제노동을 금지하는 것과 가맹사업본부의 허위 광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내용을 당론으로 정한 바 있다. 그러나 법안소위 논의 과정에서 심야영업 강요 금지 관련 내용만 포함되자 김 의원이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내용을 담은 수정안을 제출하겠다고 한 것이다. 허위 광고를 제재할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박민식 새누리당 간사는 “징벌적 손해배상은 매우 특수한 성격의 제도인 만큼 한두 분야에서 도입하기 시작해 많은 법안에 적용하게 되면 손해배상제도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30일 경제민주화 1호 법안인 하도급 거래법에서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기로 한 만큼 다른 법안에서는 좀 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여야 간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른 시일 안에 허위·과장광고에 대한 규제 방안을 담은 안을 제시하겠다고 하면서 회의는 일단 자동 산회됐다. 가맹사업법 개정안과 맞물려 이날 처리할 예정이었던 나머지 경제민주화 법안들도 제동이 걸렸다. 대표적인 경제민주화 관련 상임위인 정무위에는 이날 상정됐던 4건의 법안 외에도 일감 몰아주기 및 부당 내부거래 규제 강화, 납품업자 판매장려금 규제 강화 등 쟁점 법안들이 산적해 있어 법안 처리의 속도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회의는 매번 진통을 겪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주먹구구 가스 도입 무엇이 문제인가] 가스公, LNG 독점 수입·파이프라인까지 소유

    우리나라의 가스산업은 전 세계에서 비슷한 예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독점적 구조를 지녔다.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가 액화천연가스(LNG)를 독점 수입한다. 각 도시가스 회사와 발전사들에 배급하는 망(파이프 라인)까지 소유하고 있다. 즉 국내 가스 시장 전체를 하나의 사업자가 틀어쥐고 있는 셈이다. 국내 전체 LNG 수입량은 3649만t(2011년 기준)으로 전 세계 2위다. 이 중 가스공사가 수입한 물량은 3357만t으로 전체의 92%에 이른다. 이 때문에 한국의 가스공사는 세계 가스시장에서 가장 큰손으로 통한다. 매년 3300여만t(25조여원·t당 700달러 기준)을 수입하는 유일한 회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스공사가 해외 시장에서 물건을 사려고 나가면 ‘레드카펫’이 깔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한국가스공사 직원의 펜대 하나에 수천억원이 왔다 갔다 하기 때문이다. 또 가스공사는 LNG 저장시설에서 각 산업체와 소매 가스업자에 이르는 망을 독점하고 있다. 자가소비(발전회사나 공장만 쓰는 용도) 물량을 수입하고 있는 SK와 GS, 포스코 등이 가스공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가스공사가 이런저런 핑계로 이 망을 빌려주지 않으면 아무리 가스를 싸게 많이 수입했어도 공장으로 가지고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도 우리나라처럼 LNG를 90% 이상 수입에 의존하는 등 공급·수요 조건은 비슷하다. 하지만 소유지배구조와 산업구조 등이 상당히 다르다. 일본은 초기부터 민간기업 체제로 출발했기 때문에 공기업 체제로 시작한 우리나라와는 출발점 자체가 다르다. 미쓰비시와 미쓰이, 스미토모 등 30여개 종합상사, 도쿄가스와 오사카가스 등 10여개 발전회사와 도시가스회사들이 LNG를 수입한다. 즉 가스공사 같은 수입업체가 최소 40여개 있는 셈이다. 당연히 이들은 수입 가격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몇개의 회사들이 컨소시엄을 만들어 ‘바잉파워’(buying power·거래상 우월한 지위에 있는 기업의 구매력)를 발휘하기도 한다. 일본은 1995년부터 2007년까지 소비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가스시장에 경쟁을 도입해 지금은 모든 소비자가 가스공급자의 가격을 보고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스페인은 유럽 최대의 LNG 수입국이며 세계적으로도 일본과 우리나라 다음으로 큰 수입국이다. 우리나라처럼 천연가스를 99% 수입하고 있는 스페인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가스 산업구조를 가진 적이 있다. 1998년까지 민간 독점 회사인 ‘가스 내처럴’이 90% 이상을 수입해 소비자에게 공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98년 탄화수소법이 시행되면서 시장 경쟁체제가 도입됐으며 2003년에는 모든 소비자가 공급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17개 공급사업자(2008년 기준)들이 치열한 가격경쟁을 하고 있다. 영국도 1986년 이전에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구조였다. 국영기업인 브리티시 가스가 영국 가스 시장의 공급과 도매를 독점했다. 하지만 1986년 가스법을 제정하고 브리티시 가스를 민간에 분할매각하면서 경쟁체제를 도입했다. 1998년 가스시장을 완전히 개방했으며 35개 천연가스 생산회사와 28개 공급사(2008년 기준)가 영업을 하고 있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어떠한 산업이든지 독과점은 폐해가 크기 마련”이라면서 “가스공사의 독점 수입·공급에 따른 이득도 있겠지만 폐해가 더 크기 때문에 우리도 세계 추세에 맞춰 가스시장에 경쟁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구본무 LG회장, 동반성장 점검 ‘출동’

    구본무 LG회장, 동반성장 점검 ‘출동’

    구본무(왼쪽 두번째) LG그룹 회장 등 LG 최고경영진 30여명이 18일 LG전자 협력회사 2곳을 방문했다. 그동안의 동반성장 성과를 점검하고 앞으로 이를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구 회장, 강유식 LG경영개발원 부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조준호 ㈜LG 사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등은 이날 충남 천안에 위치한 ‘미래코리아’와 경기 평택의 ‘우성엠엔피’를 잇따라 방문했다. 미래코리아는 TV용 프레임을 만드는 제조업체로 LG전자와 2011년 9월부터 1년 6개월에 걸쳐 연구·개발(R&D) 등에서 협력해 왔다. 그 결과 LG전자 생산기술원의 도움으로 초슬림 베젤 TV 프레임 양산에 성공했다. LG전자 동반성장펀드의 자금을 지원받아 자동화 생산라인을 구축, 1인당 생산성을 2배 높이는 성과도 거뒀다. 구 회장은 미래코리아의 신공법·신기술 자동화 생산라인과 우성엠엔피의 일관생산시스템 성과 등을 살피며 향후 동반성장 과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2011년 3월부터 LG전자와 협력해 온 우성엠엔피는 휴대전화 케이스 생산회사로 동반성장펀드의 지원을 받아 케이스의 사출, 코팅, 조립까지 한번에 이뤄지는 일관생산시스템을 구축해 물류 이동거리를 155㎞에서 0.5㎞로 단축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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