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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간 황무지를 숲으로 바꾼 부부의 기적 같은 사연

    20년간 황무지를 숲으로 바꾼 부부의 기적 같은 사연

    약 20년간 웬만한 신도시만큼 큰 황무지를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숲으로 바꿔놓은 한 부부의 기적 같은 이야기가 세상에 공개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3일(현지시간)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세바스치앙 살가두와 그의 아내 렐리아 살가두가 지난 20년 동안 브라질 중동부 미나스제라이스주(州)의 황무지에 수백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7㎢(약 214만평)의 숲을 복원한 사연을 소개했다.1944년 아이모레스라는 이름의 작은 마을에서 목장주 아들로 태어난 세바스치앙은 상파울루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 군사독재에 반대하는 투쟁을 하다 정치적 박해를 피해 프랑스로 건너가 소르본느대학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고 박사과정을 수료한 뒤 런던 국제커피기구에서 일했다. 커피 개발 프로젝트 조사 차원에서 자주 아프리카를 갔던 그는 경제 보고서 작성보다 사진 촬영이 더 즐겁다는 것을 깨닫고 고액 연봉을 받던 직장을 관두고 프리랜서 사진작가를 시작했다. 그는 국제분쟁과 기근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현장에서 유니셰프와 국경없는의사회, 적십자 그리고 국제연합 난민기구들과 함께 작업하며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존엄한 인간으로 표현해 대중과 평단의 사랑을 받았다. 몇 달씩 사람들과 동고동락하며 사진을 찍는 그의 작업 방식은 지금도 유명하다. 하지만 그는 1994년 당시 르완다 집단학살로 수십만 명이 잔혹한 정치의 희생양이 된 모습 등을 카메라에 담다가 증오는 증오를 낳는다는 사실이 견디기 어려웠다. 결국 그는 인간 본성을 찍는 사진작가의 일에 회의를 느끼고 카메라를 내려놓고 아내 렐리아와 함께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그의 눈에 들어온 광경은 어린 시절 추억하던 모습이 아니었다. 목장은 물론 숲이 완전히 사라져 그야말로 황무지로 변한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실망한 그에게 아내는 함께 예전과 같은 숲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두 사람은 실제로 7㎢의 황무지에 숲을 만드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1998년 부부는 함께 숲 복원을 위한 환경 단체 대지 연구소 ‘인스티투토 테라’(Instituto Terra)를 세우고 브라질 철광석 생산회사 발레와 산림 전문가들의 지원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이들로부터 기증받은 첫 묘목 10만 그루를 1999년부터 지역 학교 학생들과 함께 황무지 일대에 심었다. 그때부터 이 단체는 지역 사회와 긴밀한 관계를 맺었다.인스티투토 테라 홈페이지에 따르면, 부부는 이런 노력으로 지난 20년 동안 거대한 황무지를 비옥한 숲으로 완전히 바꿔놨다.지금까지 300종에 달하는 나무 수백만 그루가 심어지면서 보기 힘들어졌던 야생동식물들도 돌아왔다. 현재까지 확인된 조류는 170여 종, 포유류는 약 30종 그리고 양서류 및 파충류는 15종으로 이들 동물 대다수가 멸종위기에 처한 종으로 전해졌다. 숲의 회복은 또 생태계와 기후 완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가뭄에 취약했던 지역의 샘이 되살아났고 지역 기온 역시 완화된 것이었다.살가두는 자신의 소유였던 옛 목장 지대를 기부했고 연방 주정부로부터 자연보호구역으로 인정받아 이 숲에서 어린 생태학자들을 교육하는 등 방문객들을 환영하고 있다. 또한 지역 농부들에게도 환경 보호를 위한 교육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우리는 지역에서 지속 가능한 숲 복원을 지향하며 환경 보호를 위한 변화의 동력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기관의 기술 프로젝트 기획자는 “인스티투토 테라는 전 세계를 위한 일종의 실험실이 될 수 있다. 오늘날 지구의 가장 큰 문제는 기후 변화와 물 부족”이라면서 “우리는 숲을 복원해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고 설명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지방 공공기관도 제로페이·직불카드로 공금 결제

    앞으로는 지방 공공기관도 제로페이와 직불카드로 공금 결제를 할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아 ‘지방공기업 예산편성기준’과 ‘지방출자출연기관 예산집행기준’ 개정을 추진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개정은 전국 151개 지방공사·공단과 702개 지방출자출연기관의 공금 결제 수단에 제로페이와 직불카드를 추가하는 게 골자다. 현재는 신용카드인 정부구매카드(클린카드)로만 결제할 수 있다. 제로페이는 매장에서 스마트폰 앱으로 결제금액을 입력하면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금액이 이체되는 모바일 직거래 결제시스템이다. 제로페이로 결제하면 연매출 8억원 이하 가맹점이 부담하는 카드 수수료가 없다. 직불카드 수수료율도 0.5~1.1%로 신용카드(0.8∼1.4%)보다 낮아 사용 시 소상공인의 부담이 줄어든다. 제로페이와 직불카드를 사용하려는 지방공공기관은 상반기 중 중소기업벤처부가 구축하는 ‘제로페이 법인용 시스템’에 자체 예산회계시스템을 연계해야 한다. 행안부는 또 제로페이와 직불카드 사용 시 예산 집행의 적정성과 증명서류를 확인하도록 했다. 고규창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이번에 지방공공기관도 제로페이와 직불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 변화하는 결제방식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소상공인들의 카드 수수료 부담도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맥주잔 던져 술집 주인 실명 위기…40대 구속

    맥주잔 던져 술집 주인 실명 위기…40대 구속

    싸움을 말리던 술집 주인에게 맥주잔을 던져 실명 위기에 빠트린 40대가 구속됐다. 경남 마산동부경찰서는 10일 손님 A(46)씨를 중상해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4일 오전 3시 30분쯤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술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다 식당 주인 B(62·여)씨에게 맥주잔을 던졌다. 당시 A씨는 다른 손님과 말다툼을 벌이다 B씨가 자신의 편을 들지 않았다는 이유로 맥주잔을 얼굴을 향해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맥주잔을 얼굴에 맞은 B씨는 왼쪽 눈 신경이 손상돼 실명 위기 상태라는 의사 소견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법원에서 도주 우려 등의 이유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편의점서 우연히 마주친 범인, 한눈에 알아보고 검거한 형사들

    편의점서 우연히 마주친 범인, 한눈에 알아보고 검거한 형사들

    편의점에서 우연히 마주친 절도범 A씨(51)를 한눈에 알아보고 검거한 형사들 모습이 공개됐다. 경남지방경찰청은 9일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물을 사러 편의점에 들어간 형사들, 첫눈에 알아본 그 사람…’이라는 설명과 함께 영상을 소개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3일 경남 마산동부경찰서 소속 형사 세 명이 창원시 합성동의 한 편의점에 들어갔다. 물을 사기 위해 들른 그곳에서 형사들은 낯익은 얼굴을 발견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합성동의 한 노래방 계산대에서 주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현금 100만원과 귀금속이 든 핸드백을 들고 달아난 인물이었다. 신고를 접수 받은 형사들은 CCTV에 찍힌 A씨의 인상착의를 단체 채팅방에 공유했고, 지난 3일 탐문수사 도중 편의점에 들렀다가 A씨를 검거한 것이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비가 필요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는 지난달 29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길가에서 술에 취한 여성에게 접근해 지갑을 훔친 것으로도 조사됐다. 경찰은 여죄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146개도시 800명 한인 경제인 한 자리에, 월드옥타 세계대표자대회 개최

    146개도시 800명 한인 경제인 한 자리에, 월드옥타 세계대표자대회 개최

    세계한인무역협회(회장 하용화, 이하 월드옥타)가 주최하는 ‘제21차 세계대표자대회 및 수출상담회’가 23~26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개최 중이다. 세계대표자대회는 전 세계 74개국 146개 도시 지회의 한인 경제인들이 모국을 방문해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진출과 청년들의 해외취업을 지원하고 지자체, 유관기관과 상생발전을 모색하는 자리다. 이날 개회식에는 김성학 이사장, 남기학 수석부회장 등 집행부와 조병태, 이영현, 서진형, 천용수, 권병하, 김우재, 박기출 명예회장, 각국 지회장 등 월드옥타 회원 800여명과 강원도 내 중소기업·유관기관 등 약 1,200명이 참석했다. 또한 최문순 강원도지사, 조성부 연합뉴스 사장, 국회 해외동포무역경제포럼 김정훈(자유한국당) 의원과 이종걸(더불어민주당), 오제세(더불어민주당), 이상민(더불어민주당), 홍일표(자유한국당), 백재현(더불어민주당), 이원욱(더불어민주당), 이용주(민주평화당) 의원을 비롯해 코트라 김종춘 부사장, 강원도 류태호 태백시장, 최승준 정선군수, 한규호 횡성군수, 최명서 영월군수, 수출 유관기관장 등이 함께 했다. 이번 대회는 ‘지자체와 협력하여 지역사회의 상생과 발전을 이루는 원년’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경제, 사회, 교육, 지역사회 봉사를 아우르는 고향 상생발전의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 하용화 월드옥타 회장은 개회사에서 “전 세계 우수한 한인 대표자들이 경제적 이익을 얻는 네트워크를 만들며 강원도와 대한민국도 함께 발전하도록 월드옥타가 돕겠다”며 “강원도와 우리가 만나 평화와 번영의 100년을 함께하자”고 제의했다. 그러면서 “재능 있는 청년들이 일할 곳이 없어 절망할 때 우리 월드옥타가 힘을 보태야 한다”며 “우리는 올해 200명의 목표를 넘어 300명을 해외에 취업시키려 한다”고 밝혔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강원도를 찾아준 한인경제인들을 환영 한다”며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한 월드옥타 회원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고국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여러분과 이번 대회 좋은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정훈 국회 해외동포무역경제포럼 대표의원,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홍일표 자유한국당 의원,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 류태호 태백시장, 최승준 정선군수도 축사를 통해 이번 세계대표자대회의 의미를 강조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각각 영상메시지와 축전 영상을 전달해 대회를 축하했다. 국회를 비롯한 지자체장들은 이번 월드옥타 재외동포 경제인들을 환영하며 향후 지속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대회 둘째 날인 24일에는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강원도 내 중소기업과 한국수산회, 지사화사업 참여기업을 초청해 ‘수출상담회’를 개최, 대학교와 기관 내 취업 실무자를 대상으로 ‘해외취업 상담회 및 설명회’를 진행한다. 한편 20대 집행부의 핵심 비전인 ‘함께하는 OKTA, 힘 있는 OKTA, 자랑스러운 OKTA’를 실행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대회에서는 전 세계 74개국 146개 지회의 활성화와 회원 간 역량 및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이 준비됐으며, 대회 하루 전 지회장과 상임이사의 글로벌 CEO 역량강화 및 추진사업의 이해를 높여 상생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월드옥타 세계대표자대회, 23일 강원 정선서 개막...26일까지 계속

    월드옥타 세계대표자대회, 23일 강원 정선서 개막...26일까지 계속

    재외동포 경제인 800여명, 모국 경제발전 지원 위해 방문국내 우수 중소기업, 유관기관 등 1200명 참가 재외동포들의 가장 큰 경제 단체인 세계한인무역협회(World-OKTA·회장 하용화)가 청년들의 해외 취업을 돕고 강원지역의 우수 상품 수출을 모색하는 월드옥타 세계대표자대회가 23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개막한다.  26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대회는 월드옥타와 강원도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 코트라, 국회해외동포무역경제포럼, 재외동포재단, 한국관광공사, 대한항공이 후원한다. 이번 세계대표자대회에는 전 세계 57개국 112개 도시의 월드옥타 지회 소속 회원 800여명과 강원도 내 50개 중소기업, 한국수산회, 지사화 사업 참여기업 40개사, 대학 및 기관의 취업 실무자 등 1200여 명이 참가한다. 특히 태백·삼척·영월·정선·인제 등 6개 지역 시장·군수 등 강원도 내 18개 시군 관계자도 함께한다.  이번 대회는 ‘지자체와 협력해 지역사회의 상생과 발전을 이루는 원년’이라는 목표로 경제, 사회, 교육, 지역사회 봉사를 아우르는 고향 상생발전의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 하용화 회장은 “올해 세계대표자대회는 강원도 발전을 위해 한인 경제인들이 앞장선다는 콘셉트로 추진한다”며 “고국의 지방자치단체와 동반성장을 할 수 있는 ‘홈 커밍’ 행사의 하나”라고 말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월드옥타의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활용해 도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도모하고 우수한 청년 인재의 해외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대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강원도와 월드옥타가 그동안 쌓아온 신뢰와 우호를 계기로 도내 기업들이 해외시장의 정보를 공유하고, 수출의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회식 전날인 22일 월드옥타 지회장과 상임 이사진이 모여 최고경영자(CEO) 역량강화 및 추진사업의 이해를 높여 상생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글로벌 CEO 회의’로 대회는 문을 연다. 한민족 경제공동체 실현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과 활용 방안, 강원도 내 중소기업과 청년들의 해외 진출 등의 방안을 놓고 머리를 맞대는 자리다. 23일 개회식은 하용화 회장의 개회사, 강원도지사 주최 환영 만찬, 웰컴 불꽃 축제 등의 순서로 열린다.  24일에는 월드옥타 통상위원회 14개 분과 회의, 해외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 통상위원회 친선교류의 밤 행사, 25일에는 대륙별 네트워킹 간담회, 월드옥타 주요사업 설명회, 차세대 네트워크 포럼, 강원 청년 인력 해외 취업 실무자 간담회, 해외취업자 선호지역 설명회, 강원도 투자환경 및 주력상품 소개, 폐회식 등이 차례로 열린다. 26일에는 한인 경제인 강원도 투어와 국회 해외동포무역경제포럼이 마련된다.  월드옥타 20대 집행부의 핵심 비전인 ‘함께하는 OKTA, 힘 있는 OKTA, 자랑스러운 OKTA’를 실행 하기위해 이번 대회에서는 전 세계 74개국 146개 지회의 활성화와 회원 간의 단합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주최 측이 밝혔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예금보험공사 부사장에 장한철 상임이사

    예금보험공사(예보)는 새 부사장에 장한철 상임이사를 선임했다고 17일 밝혔다. 장 부사장은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미국 캔사스대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은행에서 금융시장국 채권시장팀장, 통화정책국 정책연구부장, 지역협력실장, 제주본부장 등을 지냈고 작년 4월 예보 상임이사로 선임됐다. 새 상임이사에는 조양익 예보 사회적가치경영부장이 선임됐다. 조 이사는 서울대 법학를 나와 미국 워싱턴대 경영학 석사(MBA)학위를 받았으며 예보에서 청산회수2부장, 금융정리2부장, 리스크총괄부장 등을 역임했다. 상임이사로 예보 국제협력실, 리스크총괄부, 리스크평가실, 저축은행관리부, 예금보험연구센터를 담당하게 된다.
  • [사설] 민주노총, 투쟁 일변도로 고립 자초할 건가

    민주노총이 그제 여의도에서 탄력근로제 국회 통과 저지를 주장하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다 국회 담장이 무너지는 등 큰 혼란이 벌어졌다. 김명환 위원장을 포함한 25명은 경찰에 연행된 뒤 이날 저녁 석방됐다. 충분히 이해한다. 현행 3개월인 탄력근로제를 6개월로 확대하면 노동 강도가 유지되면서 임금은 주는 불합리한 상황이 될 수 있다. 기업들은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의 배경인 일자리 추가 창출 노력은 전혀 기울이지 않을 수도 있다.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 소위는 탄력근로 단위 기간 확대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지만, 결론 내지 못하고 산회했다. 민주노총은 “국회 환노위 전체회의 개최 불발은 투쟁의 결과이며 민주노총 조합원의 승리”라고 자평했다. 과연 그러한가. ‘승리‘라는 아전인수식 해석은 자유이지만, 향후 민주노총의 영향력 확장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한다. 어제 오후 열린 제68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민주노총 집행부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 참가 안건 자체를 상정하지 않아 사회적 대화 움직임 자체를 원천 차단했다. 지난 1월 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여를 위해 수정 안건을 냈던 언론노조, 보건의료노조 등은 이번에 노동법 개악 저지 투쟁 방침을 정한 김 위원장의 설득에 동의했다. 민주노총은 어제 ‘100만 민주노총’을 공식 선포했다. 1995년 출범했으나 한국노총과 ‘제1노총’을 다툴 만한 상황이 됐다는 의미다. 감격스럽겠으나 물리력 동원의 힘이 커졌다는 의미는 아니어야 한다. 조합원의 저변이 넓어진 만큼 대중성을 확대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더 가깝게 다가가야 한다는 의미다. 갈등과 대립 속 물리력을 행사하는 투쟁 일변도의 사업 방식만 고집한다면 민주노총의 정당성은 물론 자칫 소속 조합원들로부터도 고립될 수 있다. 민주노총은 사회적 대화에 참여해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하는 것이 마땅하다.
  • 국회 진입 시도하다 연행된 민주노총 조합원 전원 석방

    국회 진입 시도하다 연행된 민주노총 조합원 전원 석방

    여야가 논의 중인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연장을 “노동법 개악”이라면서 이를 막기 위해 국회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연행된 민주노총 조합원 25명이 모두 석방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3일 밤 11시 10분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조사를 마치고 석방됐다고 밝혔다. 자정을 넘긴 4일 0시 5분쯤에는 서울의 다른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다른 민주노총 조합원 24명도 조사를 마치고 석방됐따. 경찰은 김 위원장과 조합원 24명이 대체로 혐의를 인정하고 증거 인멸·도주 우려가 적다고 판단해 불구속 수사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체포된 집회 참가자 외에도 채증자료 등을 정밀 분석해 추가 수사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날 민주노총 조합원 200여명은 국회 정문에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등 노동법 개악을 중단하라면서 항의 투쟁 집회를 열었다. 조합원들은 국회 울타리를 무너뜨리고 담장을 넘는 등 국회 진입을 계속 시도했다. 이를 막는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전날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연장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에서 심사한 날이다. 그러나 여야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산회했다. 민주노총은 그동안 탄력근무제 단위기간 연장은 정부 스스로 추진해 온 노동시간 단축을 무력화하고 연장수당 등을 삭감해 과로사를 부추기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탄력근로제란 일이 많을 때는 법정 노동시간을 넘겨 일하는 대신 일이 적으면 노동시간을 줄여 주당 평균 노동시간을 최대 52시간(주 40시간+연장노동 12시간)으로 맞추는 제도다. 현행 제도에서는 노사 합의에 따라 최장 3개월 안에서 주당 평균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맞추면 된다. 그런데 노사정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지난 2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데 합의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경사노위 합의안에 따라 단위기간을 6개월로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위기간을 최대 1년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문성혁·박양우 청문보고서 채택 불발돼 연기

    문성혁·박양우 청문보고서 채택 불발돼 연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늘(27일)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연기했다. 농해수위는 당초 오늘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문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채택할 계획이었지만, 여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무산됐다. 한국당은 전날 청문회에서 집중 제기한 문 후보자 장남의 한국선급 특혜 채용 의혹 등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농해수위는 조만간 전체회의를 다시 열어 청문보고서 채택 문제에 대해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역시 불발됐다. 문체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었으나, 한국당이 보고서 채택 안건 상정에 반대했다. 문체위 민주당 간사인 신동근 의원은 “교섭단체 3당 간사 간에 보고서 채택의 건과 법률안, 소위원장 및 소위원 개선의 건 등 3가지를 (상정하자고) 합의했는데 (한국당이) 약속을 파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당 간사인 박인숙 의원은 “박 후보자는 9번 위장전입, 세금 탈루 등 10여가지 부적절한 사유가 있어 저희 당은 후보 사퇴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보고서에 합의한 적이 없고 (여야가) 합의한 다음에 상정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문체위는 결국 보고서 채택 안건 등을 상정하지 못하고 산회했다. 조만간 여야 간사들의 합의를 거쳐 이르면 4월 1일 전체회의에서 보고서 채택을 시도할 예정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임시완 복귀작 “‘타인은 지옥이다’ 군 동료들 추천”

    임시완 복귀작 “‘타인은 지옥이다’ 군 동료들 추천”

    배우 임시완이 오늘 27일 전역했다. 임시완은 오늘(27일) 오전 경기도 양주 25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전역식을 치렀다. 그는 2017년 7월 해당 부대에 입소해 5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후 조교로 복무했으며 입대 2개월 만에 특급전사로 선발되기도 했다. 육군 25사단 정문을 나서 감악산회관에 마련된 행사장으로 이동한 배우 임시완은 밝은 표정으로 팬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이어 취재진과 팬들 앞에서 서서 힘차게 경례한 그는 “아직 실감이 안 나고, 내일 아침에 기상나팔 소리 없는 집 침대에서 늦잠을 자면 실감이 날 것 같다”며 만기 전역 소감을 전했다. 현장에는 한국은 물론 일본, 중국 등 다양한 국가 팬 100여 명이 몰려 여전한 그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임시완은 “군 생활을 하면서 간부와 동기, 전우들이 큰 힘이 됐다. 또 저를 기다려주신 팬들께 감사하다. 설경구 선배님도 휴가 때 자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도움을 받았다.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인사했다. 2010년 아이돌 그룹 제국의아이들로 데뷔한 임시완은 드라마 ‘미생’을 통해 연기를 인정받고 영화 ‘변호인’,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 등을 통해 배우로의 입지를 탄탄히 굳혔다. 전역 후 임시완은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취직 때문에 상경해 고시원 생활을 시작하게 된 청년 윤종우를 연기한다. 그는 복귀작을 선택한 데 대해 “처음 웹툰이 나왔을 때 동료들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추천했다. 전우들이 이 작품과 제가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했는데 실제로 하게 돼서 신기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 하반기 방송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포토] 임시완 ‘충성! 제대를 명 받았습니다’

    [포토] 임시완 ‘충성! 제대를 명 받았습니다’

    배우 임시완이 27일 오전 경기도 양주시 남면 감악산회관에서 팬들에게 전역 인사를 하고 있다. 임시완은 지난 2017년 7월11일에 입대해 육군 제25사단 신병교육대에서 복무해 왔다. 2019.3.26. 뉴스1
  • 윤리심사자문위, 한국당 위원 불참…‘5·18 모독’ 징계안 불발

    윤리심사자문위, 한국당 위원 불참…‘5·18 모독’ 징계안 불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윤리심사자문위(자문위)는 오늘(22일) 자유한국당 추천 자문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에서 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5·18 모독’ 등과 관련한 징계안을 상정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추천인 자문위 장훈열 위원장은 오늘 한 시간여 이어진 회의 후 “오늘 한국당 추천위원 세 분이 회의에 불출석했다”며 “세 분의 회의 참석 촉구를 위해 오늘 정식으로 의안을 상정하지 못하고 다음 회의 일정만 잡고 산회했다”고 밝혔다. 장 위원장은 또 “세 분 위원의 임명권자인 국회의장에게 사퇴서를 제출해야 공식 사퇴로 인정된다. 마지막 회의 시한인 다음 달 5일까지는 (한국당 추천위원들을) 최대한 설득하겠다”며 “다음 주 회의에도 불참한다면 내달 5일 자문위 회의를 무조건 열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장 위원장 자신이 5·18 유공자이기 때문에 5·18 모독 징계안을 논의하는 자문위원에서 제척해야 한다는 한국당 측 주장과 관련해 “그 사안은 자문위에서 논의되지 않았다”며 “제 개인적인 생각은 있지만 지금 얘기할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앞서 국회 윤리특위는 지난 7일 전체회의를 열어 한국당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의 ‘5·18 망언’ 징계안을 비롯해 징계안 18건을 윤리위 자문위에 제출했다. 자문위가 징계 수위를 결정하면 국회 윤리특위가 자문위 심사안을 토대로 징계심사소위와 전체회의를 열어 최종 수위를 정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고]향후 10년이 문화유산회복의 최적기이다/(재)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 이상근

    [기고]향후 10년이 문화유산회복의 최적기이다/(재)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 이상근

    21세기 들어와 국제사회는 과거 불법반출당한 문화유산의 원상회복을 위해 여러 노력을 경주하였다. 1954년 ‘무력충돌 시 문화재 보호에 관한 헤이그협약’, 1970년 ‘문화재 불법 반출입 및 소유권양도 금지와 예방 수단에 관한 협약’, 1995년 ‘도난 또는 불법 반출 문화재의 국제적 반환에 관한 유니드로와 협약’, 1998년 ‘나치약탈 문화재 회복을 위한 워싱턴 회의’를 거치면서 문화재를 대상이나 수단이 아닌 ‘정신적 인격체’로서 가치를 정립하여 왔다. 국제협약이 진전되면서 문화재반환에 있어 소장자의 의무를 엄격하게 하고 피해자 권리를 강화하였다. 대표적으로 국제박물관협의회 윤리강령은 합법적 소유권 충족과 출처 및 소장 내력 공포 나아가 문화재가 유래한 지역사회와 긴밀히 협력하여 활동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박물관 윤리강령의 정립은 피해자의 입장에서 대단히 중요한 진전이다. 워싱턴회의 이전에는 피해자가 합법적 소유권 및 피해사실을 입증해야 했으나, 이제는 소장자가 취득과정의 정당성을 입증해야 한다. 또한 소장자는 원산지 주민들과의 협력을 통해 문화유산의 가치를 발굴하고 보전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2000년대 이후 한국사회는 지난 날 침략과 강점을 겪으면서 약탈당한 문화재의 반환문제에 있어 국민적 관심과 참여가 고조되었다. 특히 2005년 일본 야스쿠니 신사로부터 북관대첩비가 반환된 사례를 통해 문화재반환의 대상과 시기, 반환 방향 등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첫째, 북관대첩비의 반환은 65년 한일협정으로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반환문제가 마무리되었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스스로 부정한 사례이다. 둘째, 1905년 약탈당한 이후 1909년 조소앙 선생이 야스쿠니 신사에 있다는 소재를 밝힌 이후 1978년 최서면 박사의 발표와 지속적인 민간단체의 반환 노력으로 결실을 맺었다. 셋째, 반환운동과정에 북관대첩비의 주인공인 정문부 장군의 후손인 해주 정씨 종친회가 야스쿠니 신사에 반환 청원서를 보내는 등 당사자 자격으로 참여했다는 점이다. 넷째, 북한 소재 문화재의 반환을 위해 남북이 공조하여 결실을 얻었다. 다섯째, 한국으로 반환이후 원소재지인 북한의 함경북도 길주로 귀환했다는 점이다. 북관대첩비의 반환은 이처럼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 무엇보다 국외소재 문화재의 절반을 능가하는(문화재청의 공식 조사결과는 7만 4천여 점으로 약43%라 하지만 일본 학계나 정계의 보고는 30만 점에 이른다는 보고)일본 소재 한국기원 문화재의 반환에 있어 어떠한 노력과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조성 내력과 소장 경위 등 내력 조사의 필요성, 소재지 유물의 상황과 소장자의 입장 파악, 당사자와 원산지 주민의 참여, 정부 협상의 적정성, 원소재지 반환 원칙 등 박물관윤리강령의 원칙과 방향을 반영하고 각각이 처한 여건에 맞게 대응함으로 소장자를 설득하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한다. 북관대첩비의 반환이후 일본으로부터 조선왕조실록, 조선왕조도서가 유사한 과정을 걸으면서 국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뿐만 아니라 여러 문화재가 반환을 위해 지난한 과정을 겪고 있다. 세계 20개국 약 600여 기관에 있는 한국기원문화재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자료에 따르면 2018년 4월 현재 국외에 있는 한국기원문화재는 20개국, 582여 기관에 17만 2천여 점이다. 그러나 개인이나 소규모 기관에서 비공개하거나 조사 대상을 확대하면 더 많아질 것이다. 일례로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05년 7만4천여 점이었으나 2018년 17만 2천여 점으로 약 10만이 증가한 것이다. 광복이후 약 1만여 점의 문화재가 돌아왔다. 이중에는 65년 한일문화재협상이나 92년 영친왕유물 반환 등 정부의 협상이 한몫 했다. 반면에 재외동포나 민간의 노력도 상당했다. 외규장각의궤, 조선왕실 유물, 겸재정선화첩 등 프랑스, 미국, 독일 등지에서 돌아 온 유물에는 동포들의 헌신적 노력이 함께였다. 지난 해 프랑스정부는 과거 식민지로터 약탈한 서아프리카 유물의 반환을 발표하고 11월 23일, 베냉정부에 23점의 유물을 반환하였다. 미국은 워싱턴원칙에 기초하여 합법적 소유가 아닌 유물의 반환을 지속하고 있다. 2013년 호조태환권, 2014년 황제지보, 2017년 문정왕후 어보반환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제는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를 비롯하여 임진왜란, 왜구침구 등의 시기에 약탈한 유물의 반환에 답해야 한다. 더구나 일본정부가 한국기원문화재를 국보 등으로 지정하면서 취득불명이라고 밝히는 것은 국제사회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최근 북한과 미국이 협상하고 남북관계가 변화하면서 일본이 북한과 수교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는 미국이 중국과 수교 전에 일본이 수교한 전례를 보아도 가능한 일이다. 2002년 일본 총리 고이즈미 평양선언에는 문화재의 반환문제가 포함되어 있다. 당연한 내용이지만 65년 한일협상에서 일본정부에 뒤통수를 맞은 우리로서는 기회를 살리기 위해 소재지 조사와 반환목록 작성 등을 철저히 해야 한다. 미국과 프랑스의 원산지 반환 방향에 불법적 취득여부를 밝혀 반환요청을 가속해야 한다. 미군에 의해 반출된 조선왕실의 국새와 어보, 프랑스로부터 빌려온 외규장각의궤의 소유권 이전 등 문화유산의 원상회복을 위해 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 내부에서 문화유산회복에 대한 국제사회의 원칙을 이해하고 피탈국의 입장을 헤아리는 방향성이 필요하다. (재)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 이상근
  • 日 “와규를 지켜라”… 일본소 수정란 유출 비상

    日 “와규를 지켜라”… 일본소 수정란 유출 비상

    당국, 관리시설 1600곳 전면 실태조사한국에 ‘한우’가 있다면 일본에는 ‘와규’(和牛)가 있다. ‘나라의 보배’로까지 부를 정도로 일본인들의 와규 사랑은 대단하다. 그런 만큼 관리도 철저하다. 소고기 등 축산물이 아닌 수정란, 정액 등 유전자원 형태의 해외 반출은 절대로 못 하게 돼 있다. 그러나 최근 와규 유전자원의 중국 밀반출이 시도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일본 축산 당국과 사육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한창 해외 수출에 기세를 올리고 있는 와규가 중국 등지에서 생산되기 시작하면 당장의 경제적인 타격은 물론이고 100년 이상 역사를 가진 종자 개량의 공든탑이 무너져 내릴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17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오사카에 사는 한 남성이 와규 수정란 등을 중국에 몰래 빼내려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 남성은 지난해 7월 와규의 수정란과 정액을 담은 특수저장용기 100여개를 숨긴 채 몰래 검역소를 통과해 중국 상하이행 배를 탔다. 상하이까지 가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현지 세관에서 적발돼 본국에 소환됐다. 와규는 ‘흑모(黑毛)와규’, ‘갈모(褐毛)와규’, ‘무각(無角)와규’, ‘일본단각(短角)와규’ 등 네 가지 품종 또는 이 네 가지 품종 간의 교배를 통해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사육된 소’를 말한다. 젖소 교배종 등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소들은 와규가 아닌 ‘국산우’라고 부른다. 지난해 말 기준 사육 마릿수는 흑모와규가 163만 마리로 전체의 90% 정도를 차지한다. 일본에서 생산된 와규의 수출은 최근 급증세에 있다. 2017년 2707t으로 5년 전인 2012년(863t)의 3배가 넘는다. 모든 와규는 전국와규등록협회 등이 철저히 관리 및 통제하고 있다. 소고기의 육질에 혈통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와규는 대부분 인공수정으로 번식이 이뤄진다. 모든 유전자원은 지방자치단체 등에 등록된 축산 농가에만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판매된다. 일부 지자체는 자기 고장만의 우수 혈통을 중시해 일본 내 다른 지역으로 반출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이번 밀반출 시도를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은 약 1600곳의 전국 와규 유전자원 관리 시설에 대한 전면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수정란이나 정액의 관리·판매는 법에 따라 광역지자체(도도부현)가 허가한 시설에서만 할수 있게 돼 있지만 판매처 자체에 대한 사후 관리는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판단에서다. 또 유전자원 저장 용기를 지닌 여행자들을 각별히 관리하라는 지침도 전국 공항·항구의 세관 및 검역소 등에 내렸다. 오사카부 축산회 관계자는 “다른 나라의 암소에 와규의 수정란을 이식하면 와규와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소가 태어난다”며 “이를 바탕으로 현지에서 지속적인 교배가 이뤄질 경우 ‘유사 와규’의 생산을 도저히 막을 수 없게 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메이저리그 구장 뺨치는 창원NC파크로 오세요”

    “메이저리그 구장 뺨치는 창원NC파크로 오세요”

    18일 개장식… 경기 없는 날엔 시민 개방대한민국 최고 관람·경기 시설을 갖춘 야구장 ‘창원NC파크마산구장’이 오는 18일 개장한다. 경남 창원시는 14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옛 마산종합운동장 자리에 새로 지은 야구장 창원NC파크마산구장 개장식과 함께 이를 축하하는 시민화합 축제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창원NC파크마산구장은 2016년 11월 30일 착공해 1270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건립됐다. 프로야구단 NC다이노스가 홈구장으로 쓴다. 연면적 4만 9249㎡로 관람석 1만 9261석을 포함해 전체 관람 수용인원은 2만 2000명 규모다. 관람석은 1층 내야 9944석, 2~4층 내야 4778석, 외야에 잔디석 2000석을 포함해 4529석 등이다. 일반석 외에 8~36인실 스카이박스 32개와 VIP실 3개, 프리미엄석, 테이블석, 파티석, 바비큐석 등 다양한 관람석이 있다. 경기장은 홈에서 외야 중간 펜스까지 거리가 122m, 좌우 파울 폴대까지는 각 101m다. 실내에는 각종 훈련시설도 갖췄다. 거동이 불편한 관람객이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1층에서 4층까지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했다. 특히 국내 최초 개방형 야구장으로 조성해 야구 경기가 없는 날에도 시민들이 마산구장 편의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 야구장 안에 가족공원을 비롯해 야구전시관, 레스토랑, 잔디광장 등 편의시설이 있다. 시는 18일 오후 5시 20분 개장식을 하고 가수 SF-9, 청하, 장윤정, 소찬휘, 노브레인 등을 초청해 축하공연을 한다. NC다이노스는 첫 경기로 23일 삼성라이온스와 홈 개막전을 치른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국악합주 어플 ‘우앙’ 출시

    국악합주 어플 ‘우앙’ 출시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은 국립국악원과 함께 국악합주 어플리케이션 ‘우앙’을 출시했다고 14일 밝혔다. ‘우리 앙상블’이라는 의미인 ‘우앙’은 국악전공생들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합주를 공부하고 연습할 수 있도록 한다. 국립국악원 정악단원들이 음원 녹음에 참여해 표준악보를 바탕으로 최고 품질의 음원을 제공한다. 평조회상, 영산회상, 도드리 등 총 7곡이 수록되어 있으며 평소에 접하기 힘든 양금, 소금 등 11개 악기들과 호흡을 맞춰볼 수 있다. 정성숙 이사장은 “정악은 혼자서 연습하기보다 합주의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교육 현실상 국악 합주의 기회가 부족한 가운데 ‘우앙’은 서울과 지역의 교육 격차를 줄이고 연주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플리케이션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50억원에 팔아요” 테슬라 CEO가 내놓은 LA 저택, 살펴보니…

    “50억원에 팔아요” 테슬라 CEO가 내놓은 LA 저택, 살펴보니…

    일론 머스크가 소유한 저택 중 한 채가 매물로 나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최근 포브스와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은 전기차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머스크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저택 한 채를 450만 달러(약 50억 원)에 매각 중이라고 보도했다.LA 중심가에서 북서쪽으로 약 24㎞ 거리에 있는 고급 주택가 브렌트우드에 있는 이 저택은 침실 4개, 욕실 3개가 딸려 있으며 공급면적 약 280㎡로 그가 소유한 다른 집들보다 규모가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 집을 2013년 전처 텔루라 릴리와 함께 살기 위해 369만5000달러에 구매했다. 따라서 이 집이 그가 제시한 가격에 거래가 된다면 시세차익은 100만달러에 달하는 것이다.매매를 대행하는 부동산회사 힐튼앤드힐랜드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주택 부지는 삼각형에 가깝다. 이에 따라 수영장을 제외한 건물은 부메랑 모양에 가깝지만, 공간을 최대한 유용하게 활용한 모습이다.또 이 주택은 비록 거리에 가깝지만, 큰 울타리가 있어 거주자들의 사생활을 최대한 보호해준다.내부 공간은 자연광을 최대한 활용한 형태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전면 창문이 드넓은 거실을 환하게 비춘다.거실 오른쪽으로는 세련된 개방형 주방이 자리하고 있어 넓은 공간에서 마음껏 요리 솜씨를 뽐낼 수도 있다.2층에 있는 메인 침실 역시 자연광이 잘 들어오고 거대한 드레스룸도 마련돼 있다.집 뒤편으로 부메랑 형태의 모서리 부분에는 흔히 파티오로 불리는 테라스가 마련돼 있다. 이를 통해 작은 뒷마당으로 나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휴식에 최적화된 주거공간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진=힐튼앤드힐랜드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예견된 소송’…녹지국제병원 “내국인 진료하겠다” 행정소송 제기

    ‘예견된 소송’…녹지국제병원 “내국인 진료하겠다” 행정소송 제기

    제주도가 ‘내국인 진료를 금지한다’는 조건으로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설을 허가하자 설립 주체인 중국 녹지그룹 측에서 진료 제한 조건을 취소해달라며 제주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제주도는 중국 녹지그룹이 제주도에 설립한 자회사인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녹지제주유한회사)가 제주지법에 개설 허가 조건 취소 청구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고 17일 밝혔다. 제주도에 따르면 녹지제주유한회사는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 조건인 진료 대상자를 제주도를 방문하는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대상으로 한정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이에 제주도는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내국인 진료 제한은 의료공공성 확보를 위해 반드시 지켜내야 할 마지노선”이라면서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 원칙을 지켜나가기 위해 전담 법률팀을 꾸려 소송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해 12월 5일 녹지국제병원 개설을 조건부로 허가했다고 발표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내국인 진료는 금지하고,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의료관광객만을 대상으로 하는 조건부 개설 허가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주도는 이 발표 전까지만 해도 같은 해 10월 영리병원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가 제주도민 여론조사 등을 토대로 권고한 ‘개설 불허’ 의견을 존중한다는 입장이었다. 도민들의 뜻을 모은 공론조사위의 불허 의견을 존중하지 않은 이유로 원 지사는 국내법에 따라 적법하게 투자한 중국 자본이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할 수 있다는 우려를 언급했다. 하지만 의료공공성보다는 영리를 앞세운 중국 녹지그룹 측의 이번 행정소송이 예견된 소송이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영리병원 철회와 의료민영화 저지를 위한 범국민운동본부’와 ‘영리병원 철회와 원희룡 퇴진 촉구 제주도민운동본부’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녹지그룹이 법무법인 태평양을 대리인으로 선정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누차 밝힌 바 있고, 소송을 하기 전 이미 수차례 제주도에 녹지국제병원을 인수할 것을 요청한 바도 있다”면서 “이제 원 지사가 할 일은 단 하나, 영리병원 허가 철회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녹지국제병원의 개설 시한이 다음 달 4일로 예정돼 있지만 현재까지 의사 등 개원에 필요한 인력 채용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개원일까지 의사를 채용하지 않으면 청문회를 거쳐 의료사업 허가가 취소될 수 있다. 녹지제주유산회사는 이번 행정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병원 사업 철회를 위해 8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북한 전쟁고아 기록정리가 남은 일…더 늦기 전에 끝내야”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북한 전쟁고아 기록정리가 남은 일…더 늦기 전에 끝내야”

    ‘독일서 韓문화재 발굴’ 김영자 박사가 말하는 ‘북한 전쟁고아’“한반도 현대사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은 아픔, 잊혀진 이들이 있다. 바로 북한의 전쟁고아야. 남편이 먼저 시작한 일인데 요즘은 그게 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아. 6·25 한국전쟁에서 남한뿐 아니라 북한에서도 전쟁고아가 많이 발생했지. 이들이 동유럽에서 위탁교육을 받다가 어느 날 하룻밤 새 갑자기 싹 사라졌거든. 이들에 대한 기록 정리가 여생의 일이 됐어.” 독일에 반출된 한국 문화재 발굴과 보존의 중심에 섰던 베커스 김영자(80) 박사가 한국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인터뷰를 청했더니 경복궁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만나자고 했다. 김 박사는 “서울 지리를 잘 몰라 다른 곳은 잘 찾아갈 수 없어. 그런데 민속박물관은 찾아갈 수 있어.”라며 “1층 안쪽 커피숍에서 만나자.”라고 했다. 독일에서 50년째 사는 그가 박물관 1층에 커피숍이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 그의 이력대로 문화재에 조예가 깊어 한국에 들어올 때마다 민속박물관을 찾나 생각하고 설날 연휴인 지난 2일 약속 장소로 갔다.(※독일로 먼저 돌아간 남편이 북한 전쟁고아 사진을 보내주기까지 기사 발행이 미뤄졌다.) “체코의 北전쟁고아, 남편이 먼저 발굴60여명 작은 궁전서 5년간 위탁교육한국 모르는 남편 탓에 이 일에 빠져”‘요즘 어떻게 지내시느냐.’라고 인사를 건넸더니 김 박사는 “나이가 이제 80인데 쉬어야지.”라며 잠시 뜸을 들였다. “남편(베커스 크리스토퍼·76)이 2015년 봄 어느 날 신문을 보다가 체코의 어느 제후 궁전에서 북한 고아들이 1953~1958년까지 살았다는 기사를 읽은 거야. 아내의 조국 ‘코리아’라는 단어가 등장하니 솔깃했던 가봐. 남편이 당장에 차를 몰고 달려가 그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봤대. 60년이 훌쩍 지났으니 동네 사람들은 그런 사실을 아무도 모르고 있었는데, 어렵사리 수소문해서 기숙사 사감을 지냈다는 여성을 만났다고 해. 요양병원에 있는 그 여성이 나이가 많아 침상에서 몸을 일으키기도 힘들 정도였고, 정신이 오락가락했는데, 남편이 그 여성이 돌보고 교육했던 북한 고아들의 사진과 앨범, 이들이 돌아가서 그녀에게 보낸 엽서 등을 전달받았거든. 이 여성이 돌아가신다면 북한 전쟁고아들에 대한 귀중한 자료도 그냥 재로 사라질뻔한 것이지. 그런데 남편이 한국말과 한국 사정을 잘 몰라 한계가 있으니, 내가 이 일에 끌려들어 간 거지.” “北전쟁고아 1958년 하룻밤에 귀국가서 ‘보고싶어’ ‘그곳이 천국’ 편지도1962년 이후엔 서신 왕래도 뚝 끊겨” 팔순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발음은 또랑또랑했고, 말은 박력이 있었고 빨랐다. 기억은 엊그제 한 일처럼 생생했다. 그러더니 대뜸 김 박사가 “남한에선 북한 전쟁고아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었다. “한국에선 북한 전쟁고아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고, 잘 모르고 있다.”라고 답했다. 사실 기자도 수년 전 여자배우 추상미가 감독한 ‘폴란드로 간 아이들’이라는 다큐멘터리에서 북한 전쟁고아들을 다뤘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한국 기자들이 우리 집에 많이 왔었어. 그때마다 남편이 북한 고아들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설명하면 기자들이 ‘네, 네.’라고 대답했지. 그런데 기사는 한 줄도 나오지 않아 남편도 거의 포기했어. 북한과의 적대적 관계도 있고 해서인지 한국에선 도통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까웠지. 북한 고아 문제는 외국에서 더 관심이 있었어. 폴란드에서 북한 전쟁고아를 다룬 다큐 영화 ‘김귀덕(Kim Ki Dok)’이 2006년도에 먼저 제작됐거든.” 영화 ‘김귀덕’은 폴란드에서 무덤이 하나 있는데 이걸 파버릴까 하다 동양인 무덤이 여기에 왜 있지 하고 조사를 하다 보니 북한 전쟁고아였다는 이야기다. ‘김귀덕’은 유튜브로 검색하니 나왔지만, 한글이나 영어 자막이 달려있지 않아 보기가 쉽지 않았다.체코에 있던 북한 전쟁고아 이야기를 더 들려달라고 했다. “체코의 작고 아름다운 바로크 양식의 궁전인 발리치(Valec Valech)에 북한 고아 60여명이 위탁 교육을 받았어. 이 궁전이 사회주의 체제에서 공공건물로, 보육원으로 쓰였거든. 전쟁고아를 남쪽 한국에선 나쁘게 말하면 선진국에 팔았지만, 북한에선 우방인 동유럽 국가에 위탁교육을 했던 거야. 최근에 한국 PD 한 사람이 취재차 왔었어. 이 궁전에 전쟁고아들이 있었다는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어. 궁전 정원 한쪽 구석에 세워진 오벨리스크에 전쟁고아들이 위험하게도 올라가 영문으로 자신들의 이름을 새긴 게 있거든. 글자가 많이 부식되고 상하고 있어 언제 없어질지 모르니 빨리 보존 조치를 취해야 해.” “北전쟁고아, 내 또래여서 더 동질감이들 북한서 어떻게 됐는지 문득 생각위탁 부모도 고령, 구술 정리도 시급” 김 박사의 설명은 계속됐다. 전쟁 직후 여력이 없던 북한은 1951년부터 전쟁고아들은 체코를 비롯해 구동독,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으로 위탁교육 명목으로 보냈다. 정확한 조사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런 북한 전쟁고아는 몇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1958년 어느 날 김일성의 명령에 의해 북한 고아들이 어느 날 싹 귀국했어. 주위 사람들도 모르게 밤새 다 데려갔다고 해. 정성 들여 애들을 교육하고 돌본 엄마들은 ‘지금도 보고 싶어서 운다.’라고 해. 그리고 그 아이들이 북한으로 돌아가서 ‘엄마, 보고 싶어요.’, ‘그곳이 천국이었어요.’라는 내용의 엽서를 보냈지. 1962년 이후 편지 왕래마저 끊겼고, 그리곤 사라진 거지. 북한 전쟁고아들을 돌봤던 이들이 아주 고령이지. 더 늦기 전에 이들로부터 구술받지 않으면 전쟁고아의 기록은 사라질 수 있어.”북한으로 돌아간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아이들이 대개 6~12살쯤 되어 동유럽에 와서 몇 년 살았어. 돌아갈 때 나이가 많은 아이는 스무 살가량 됐고, 유럽 문화를 알고, 한창 정이 들 무렵이었지. 그때 동유럽이 사회주의 체제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북한보다는 자유스럽고, 풍족했지. 북한으로 돌아간 아이들이 수용소로 끌려가서 자유스럽지도 못하고 혹사를 당한 것으로 추정돼. 북한에서 적응을 잘한 아이들은 동유럽 언어가 되니 고급 인력으로, 외교관으로 살아남았을 거야. 북한 전쟁고아들의 나이가 내 또래여서 더 동질감이랄까 연민이 느껴져.” “발리치 궁박물관장이 전시실 한 두 개를 내줄 테니 한국관 전시실로 꾸미라고 우리한테 제안했어. 이 궁전이 1976년 화재로 불탔는데, 문화유산이어서 EU가 겉모습은 복원해 줬거든. 내부는 아직 텅텅 비어 있어서 주로 콘서트나 미술관으로 이용해. 여기에 ‘당시 아이들이 입었던 옷, 당시 영상물, 동요 등을 전시하면 좋겠다.’라고 나랑 남편이 이야기하지. 전시관 기획 잘해서 신청하면 (발리치궁이) 자국 문화재청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도 하더라.” 김 박사 부부의 집에서 발리치까지는 차로 3~4시간 거리여서 체코 문화와 맥주를 좋아하는 남편이 종종 놀러 간다고 했다.“1968년 장학금 받는다는 말에 獨유학레겐스부르크大 한국어문화 강좌 맡아직접 쓴 문법책 기초한국어 인기 여전” 베커스 김영자 박사는 어떻게 독일과 인연을 맺게 되었을까. 1939년 전남 구례에서 태어난 그는 꽃다운 25살 때인 1965년 독일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1년 장학금을 받게 해주겠다는 신부님의 말에 “아무것도 모르고” 비행기에 올랐다. “그땐 외국 나간다는 말에 무조건 좋았거든. 처음 수녀원에 도착해서 어학연수를 받는 동안 말이 안 통하니 많이 울었지. 뮌헨대학에 서양사와 독문학을 전공하고, 레겐스부르크대학에 입학해 서양사를 전공했지. 건축사인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애를 키우다 1975년에 이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지. 1979년부터 레겐스부르크 시립박물관의 학예사로 근무하면서 인맥이 넓어졌고, 그때부터 한국과의 인연이 깊어졌지. 그러다 모교에 한국어문화 강좌가 개설되면서 교수가 된 거야. 1987년부터 정년퇴직한 2005년 9월까지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쳤지. 자매결연을 한 동국대에 독일 학생들을 보내 문화교류도 시키고 했어. 동국대가 독일 대학과 자매결연을 한 첫 한국의 대학일 거야.” 그가 사는 레겐스부르크는 뭔헨에서 동북쪽으로 자동차로 1시간 30분 거리에 있다. “대학에서 한국어 강좌를 맡을 사람으로 내가 뽑힐 때 독일어와 한국어가 되니, 한국사람이 한국어 가르치는 것을 처음엔 아주 쉽게 생각했어. 그런데 말은 잘해도 한국 문법을 모르니, 독일 학생들은 문법적으로 명확하게 설명이 안 되면 이해는커녕 공부하려고도 하지 않아. 얼마나 깐깐하고, 황당한 질문이 많이 날아들었는지. 한국에 들어와 시중의 문법책을 다 보고, 한국어학당을 다 가봤지만, 마음에 드는 게 없었어. 오죽 답답했으면 교육부에 들어가 ‘제대로 된 문법책 하나 내 놓으라.’라고 닦달했을까. 나중에 고등학교 국어 문법책을 하나 구해, 문법을 연구하면서 ‘기초한국어’를 썼어. 여전히 인기 좋아 지금도 잘 팔리고 있어. 한국으로 발령나서 가는 독일 외교관들이 ‘이 책을 들고가면 걱정이 없다.’라고 할 정도야. 한국어의 심화 과정과 한국 문화까지 소개하는 ‘한국어 플러스’도 냈어.” ‘삼국유사’ 독일어 번역…도서전서 호평“韓정체성 보여주는 역사책 내고파 번역” ‘삼국유사(국보 306호)를 독일어로 번역한 계기가 무엇이냐?’고 묻자 김 박사는 그 뒷이야기부터 꺼냈다. “2005년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이 ‘한국의 해’여서 삼국유사를 번역해 내겠다고 했더니 한국문학번역원이 글쎄, ‘삼국유사는 문학이 아닌 역사’여서 지원금 지원이 안 된다고 했거든요. 이런 소식을 들었던 당시 경북 군위군의 인각사 주지가 백방으로 뛰고 해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통하니 지원금이 나왔지. 당시 문학 100선이었는데 삼국유사가 더 들어가는 바람에 101선이 됐지. 출판기념회를 도서전에서 했는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왔는지 문학번역원조차도 ‘선생님 번역 책이 최고.’라고 했지. 유럽에선 한국이 일본이나 중국보다 덜 알려진 게 아쉬웠는데, 한국 고유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역사책을 유럽에 내보이고 싶었거든. 그게 번역에 나서게 된 계기였어.” 국립민속박물관이 약속 장소로 정한 이유도 나왔다. 김 박사가 한국에서 가장 자신 있게 잘 아는 곳이기에 그렇다. 1906년 한국을 방문해 기록 사진을 남긴 독일군 장교 헤르만 구스타프 테오도르 산더 대위의 사진 기증전시회가 2006년 4월 여기서 열렸다. 당시 김 박사가 사진과 함께 전시된 문서와 관련 자료를 한국어로 번역해 줬다. 또 2008년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의 선교박물관이 소장한 유물 전시회가 민속박물관에서 열릴 때도 김 박사가 깊이 관여했다. 그가 유럽에서 수십년간 수집한 근대조선 사료를 고스란히 민속박물관에 기증했고, 베를린 등 유럽 골동품 가게나 벼룩시장 등에서 취미로 사모았던 인형 600여점을 2009년 기탁하기도 했다. 물론 그가 독일 문화재를 발굴해 정리할 때 민속박물관 학예사들의 도움도 컸다. “겸재 금강산 화첩 발견도 드라마틱수도원 ‘한국에 귀한 것…팔 수 없어’왜관수도원에 영구임대 형식 반환돼”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그녀가 1999년 번역한 ‘수도사와 금강산’(노르베르트 베버 지음)을 꼽았다. “이 책에 실린 한 장의 사진이 조선시대 미술사를 다시 쓰게 했거든.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장을 지낸 노르베르트 베버(1870~1956년)는 1925년부터 4개월간 선교차 방한해 금강산을 돌아보고 가면서 ‘금강산을 잘 그린 그림을 하나 사고 싶은데 마음에 드는 게 없었다. 금강산 등정에 동행한 독일인 헹켈이 나한테 선물을 했다. 수도원 박물관에 두었다.’라는 기록만 남겼지. 어디에서 어떻게 샀다는 말은 남기지 않았어. 어쩌면 이 선물이 금강산 화첩이었는지도 몰라. 그리곤 아프리카 선교를 가서, 그곳에서 선종하셨거든. 그러면서 그림이 책에 실렸어. 원서에 실린 이 그림을 본 한국의 한 미술사학자가 수도원에 편지를 써서 ‘이 책에 나와 있는 그림이 있느냐.’라고 하니 당시 수도원장은 ‘모른다.’라고 딱 잡아뗐다는 이야기 전해. 수년이 흘러, 그런데도 아주 이상하니 국립박물관 학예관 한 명이 직접 가서 보겠다며 수도원을 방문한 거야. 그리고 갔더니 직사광선을 받는 곳에서 그림이 빛바랜 채 다 죽어가고 있는 걸 본거야. 이 학예관이 깜짝 놀라는 것을 본 박물관 신부님이 ‘우리 이런 것 또 있어’하면서 두 폭의 그림을 더 갖고 나왔던 거야. 또다시 놀라자 이번에는 소장한 그림을 모두 갖고 보여준 거야. 이게 모두 21첩, 겸재 정선의 금강산 화첩이 된 거지. 발견 과정이 드라마틱해.” “이 그림들이 우여곡절을 겪다가 2005년 한국으로 돌아와. 국보급 문화재 반환의 모범 사례지. 이 그림의 존재와 가치가 알려지면서 소더비 등 영국과 미국의 경매 회사들이 수도원에 그림을 팔라고, 그 비용으로 선교사업에 쓰라고 했어. 그렇지만, 예레미아스 슈뢰더 수도원 대원장이 ‘한국에 그렇게 귀한 것이라면 팔 수 없어. 돌려줄 거야.’라고 결심하고 자매관계인 경북 칠곡군에 있는 왜관수도원에 ‘국가에는 주지 마라.’는 단서로 영구임대하지. 난 반환된 겸재 화첩을 한국에서 보려고 겨우 날짜를 잡고 방문하기 1주일 전, 왜관수도원에 큰 불이 났어. 그 소식에 가슴이 철렁하고 얼마나 놀랐는지…. 지금도 생각하면 아찔하지. 수도원이 거의 몽땅 다 불타버렸지. 다행히도 화첩은 다른 곳에 보관해 온전하게 보존할 수 있었던 거야. 이런 보관의 이유로 반환된 겸재 정선의 금강산 화첩이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진 거지.” “韓근대복식 300벌 한꺼번에 나와불상·곤여전도 등 1200여점 보관유럽 최대 한국 유물 소장 박물관”김 박사는 한국과 인연이 깊은 오틸리엔수도원 선교박물관에는 대학을 정년한 2005년부터 10년간 자원봉사직 학예사로 근무했다. “오틸리엔 수도원장이 한국 유물을 정리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합디다. 박물관에 가보니 조선시대 갑옷에 일본 사무라이 투구를 씌워 전시해 일본 유물로 착각하게 된 게 많았어. 설명도 엉터리가 부지기수였고. 동양관에는 한국·일본·중국 유물이 뒤섞여 있었던 거지. 선교박물관의 전시품 80%는 아프리카 것이었고, 나머지는 동양 3국의 유물로 먼지를 뒤집어쓰고 뒤섞여 있는 거야. 나 혼자 어찌할 수도 없고 해서 민속박물관에 요청하니 학예사 4명이 3주간 파견 나왔지. 우리 다섯이 먼지 속에서 정리했지. 전시실을 정리하니 한국 유물 540점이 나왔지. 다음해에는 지하실 창고를 뒤지니 먼지가 두텁게 쌓이고 거미줄이 쳐진 곳에서 한국 유물이 수두룩하게 나왔어. 17세기 불상과 1869년의 곤여전도(坤輿全圖·세계지도) 등 모두 1200여 점이나 됐지.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2016년 한국관을 별도로 재개관한 거야.” “하루는 수사님이 불러서 수도원에 갔더니 함을 하나 보여주는 거야. 열어보니 좀벌레가 휙 하고 지나가. 신랑 저고리, 신부 치마를 비롯한 근대 복식 300여벌이 나왔어. 전문가도 아니고, 정리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가 알고 지내던 조우현 교수(성균관대 복식과)에 연락해 사정을 설명했어. ‘비행기 비용도, 작업비도 못 준다. 그래도 숙식은 제공해 줄 테니 와서 도와다오.’라고 부탁했지. 그가 조교 두 명을 데리고 와서 2주 동안 수도원에서 먹고 자면서 정리해 주고 갔지. 이게 1920년대 복식인데 보기보다 귀한 거야. 우리 한국에선 사람이 죽으면 옷을 불태우는 관습이 있어서 근대 복식이 예상외로 많이 남아있지 않다는 거야. 문화재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진 국립민속박물관·서울시립역사박물관의 학예사들과 국외소재문화재단, 문화유산회복재단, 재정 지원을 해준 문화재청 등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야. 감사할 따름이죠.”“내 나이 팔순, 사명감 있는 후배 나서야” “무보수로 선교박물관에서 일할 때 힘들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는 사명감이 있었어. 훼손되는 귀중한 한국 유물을 복원하려고 독일과 한국의 정부 지원금을 받아내기 위해 정말 동분서주했거든. 이젠 후배들이 나서서 해야 하는데…. 한독 문화교류의 지식과 기반이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하는데, 자기 분야가 아니면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없어서….” 김 박사의 백발이 더욱 선명해 보였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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