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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질 ‘추락엔 날개가 없다’

    월드컵 남미예선 최대 이벤트로 관심을 끈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맞수대결에서 브라질이 역전패의 쓴잔을 들었다. 브라질은 6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2002월드컵축구대회 남미예선 15차전에서 후반 막판 자책으로 결승골을 내줘이미 본선행을 확정한 아르헨티나에 1-2로 무너졌다.브라질은 승점 24(7승3무5패)로 5위 우루과이에 골득실차로 앞선불안한 4위를 지켰다. 브라질은 남은 상대인 8위 볼리비아(승점 14),9위 칠레(승점 11),10위 베네수엘라(승점 10)를 모두 꺾어야 자력 진출을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아르헨티나는 4장의 본선 티켓이 걸린 남미예선에서 사실상 조1위를 확보했다.12승2무1패(승점 38)인 아르헨티나는 남은 3경기에서 모두 져도 최소한 조2위를 확보한다.그러나 2위 파라과이(승점 29)가 남은 경기를 모두 이겨 승점 38로동률이 돼도 득실차에서 13점이나 앞선 아르헨티나의 1위가확정적이다. 아순시온에서는 홈팀 파라과이가 호세 카르도소(2골)의 활약으로 볼리비아를 5-1로 대파,본선 자력 진출의 청신호를밝혔다. 파라과이의 ‘괴짜 골키퍼’ 호세 루이스 칠라베르트는 후반 3분 26m 짜리 프리킥골을 성공시켜 승리를 거들었다. 같은 날 유럽예선에서는 스웨덴과 스페인이 나란히 본선행을 확정했고 98프랑스월드컵 4위의 네덜란드는 예선탈락했다.스웨덴은 4조예선 원정 9차전에서 터키에 2-1로 이겨 7승2무(승점 23)로 남은 1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1위를 확정,11번째 본선 진출국이 됐다. 7조의 스페인도 리히텐슈타인을 2-0으로 꺾고 12번째로 본선티켓을 따냈다. 북중미지역의 코스타리카 역시 이날 산호세에서 열린 미국과의 예선 8차전에서 2-0으로 완승,6승1무1패(승점 19)로 1위에 올라 남은 2경기 결과에 상관 없이 최소한 3위를 확보,13번째로 본선티켓을 얻었다. 지금까지 본선진출을 확정한 나라는 공동개최국인 한국과일본,지난 대회 우승팀 프랑스,아프리카 5개국(카메룬 남아공 세네갈 나이지리아 튀니지)과 아르헨티나 폴란드 등이다. 박해옥기자 hop@
  • 원시 비경 간직한 필리핀 보라카이섬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쪽빛 바다, 하얀 산호가루들이 쌓여 다져진 은빛 해변, 끝없이 밀려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방카’(필리핀 전통 목선)와 요트들이 오가며 남국의 환상적 경관을 끊임 없이 만들어내는 곳. 남태평양의 원시 비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필리핀 보라카이(boracay)섬.훔칠 수만 있다면 바다의 신 포세이돈에게떼어다 우리나라 끝자락에다 숨겨두고 몰래 즐기고 싶은 섬이다.바다와 하늘을 온통 태워버릴 듯이 붉게 물들이는 석양을 마주하면 탄성이 절로 난다.스쿠버다이빙,스노클링 등의해양 레저스포츠도 한껏 즐길 수 있어 휴양지로서의 조건을빠짐 없이 갖추고 있다.낭만을 즐기는 신세대 신혼부부들의‘밀월여행’지로 그만이다. 보라카이는 더이상 우리들에게 생소한 곳은 아니다.우리나라 여행객들이 최근 연간 10만명씩 다녀갈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이달부터 본격 결혼시즌이 시작된다.아직 마땅한 신혼여행지를 결정하지 않았다면 한번쯤 권해보고 싶은 곳이다. [볼거리] 필리핀은 섬의 나라다.지금까지 발견된 것이 7,700여개.아직까지 지도 상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섬이 얼마나 되는지아무도 모른다고 할 정도로 조그마한 섬들이 널려 있다.보라카이도 70년대 초까지는 알려지지 않은 섬들 중 하나였다.루손섬과 민다나오섬 사이에 위치한 파나이섬 북서쪽에 길이 7㎞,폭 2㎞에 9,000여명이 상주하는 작은 섬이다.비행기로 마닐라에서 1시간30분 거리. 보라카이 지명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가지의 설들이 있지만 현지어로 솜(cotton)과 거품을 뜻하는 낱말의 합성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섬을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산호가루와 부서지는 파도가 어우러진 해안이 마치 하얀 솜을 풀어 놓은 듯 아름다워 붙인 이름이란다. 지명이 말해주듯 이 섬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화이트 비치’.하얀 산호가루가 만든 은빛 해변의 길이가 4㎞ 달하는‘은사십리(銀沙十里)’다.이 섬의 32개 해변중 가장 큰 해변으로 세계 3대 유명 해변의 하나로 꼽힌다.에메랄드빛 바다에 몸을 내 맡기는 해수욕도 좋지만 ‘은사십리’를 걷는기분도 그만이다. 해변의 산호가루는 밀가루를 부어 놓은 것처럼눈부시고 부드럽다.파도가 쓸고간 자리 위를 맨발로 걸으면 푹신한 밀가루 위를 걷는 기분이다.수정 같이 맑은 물이 발 끝에 부딪히며 부서지면 어느새 태초의 자연과 하나가 된다.해변을 따라 늘어선 야자나무와 야자잎으로 지붕을 이은 오두막형의 방갈로,비키니 차림의 늘씬한 미녀들이 남국의 환상적 이미지를 그려낸다. 특히 달빛과 별빛,파도소리가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밤의하모니는 로맨틱한 분위기의 극치를 이룬다.은은한 달빛 아래 쏴 밀려드는 파도,쏟아져 내리는 무수한 별빛….해변에맞닿아 줄지어 서있는 리조트의 생음악 카페들이 불을 밝히고 유혹한다.현지인들이 구수하게 부르는 올드 팝송을 들으며 ‘산미구엘’ 맥주 한잔을 곁들이며 깊어가는 남국의 밤을 즐기는 맛도 일품이다. 해변 가운데에서도 북서쪽 끝에 위치한 프라이데이스,테라시스 리조트 앞 해변이 가장 넓고 분위기가 좋다.저녁을 프라이데이스 리조트에서 들면 전통민속공연 관람의 ‘부수입’도 챙길 수 있다. 이 섬에서는 해변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구경하는 것 하나만으로도 지루하지 않다.싫증이 나면 카티클란 재래시장에서시간을 보내는 것도 괜찮다.해산물과 과일은 신선하고 가격도 저렴하며 값을 깎는 재미도 쏠쏠하다.전통 공예상품들도구경해 볼 만하다. [해양 레저스포츠의 천국] 보라카이 해안은 해양 레저스포츠의 보고다.특히 섬주변이온통 형형색색의 산호초 군락으로 이뤄져 있어 세계적인 스킨스쿠버다이빙 포인트로 명성이 자자하다.구명재킷을 입고수면위에서 물속 세계를 엿보는 스노클링,쪽을 풀어 놓은 듯한 푸른 바다 위를 시원스럽게 달리는 제트스키에다 모터보트 뒤에 밧줄로 매달고 물보라를 일으키며 달리는 바나나보트.뿐만이 아니다.요트,바다낚시,패러세일링 등 초보자들도즐길 수 있는 거의 모든 종목들이 망라돼 있다. 이들 가운데서도 압권은 스쿠버다이빙이다.수영을 못하는초보자들도 한나절을 투자하면 물속에서 갖가지 화사한 열대어와 함께 노닐며 TV에서나 봐오던 무지개빛 산호초 군락의별세계를 만날 수 있다.빵을 하나 들고 들어가면 온갖 열대어들이 떼로 몰려와 순식간에 다 빼앗아가 버린다.가끔 덩치가 큰 녀석을 만나면 놀라기도 하지만 원색의 산호초 속으로 유유히 헤엄치는 열대어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두려움은커녕 시간가는 줄 모른다.하루 60∼100달러(3,000∼5,000페소)로 값이 좀 비싼 것이 흠. 다이빙이 어려우면 스노클링을 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물이 수정처럼 맑아 수경을 끼면 물위에서도 5∼10m 깊이까지는 훤히 들여다 보인다.구명조끼를 착용하기 때문에 안전은걱정 할 필요가 없다.단 해변과 달리 해파리들이 달려들어따끔하게 쏘기 때문에 가벼운 긴 바지,긴팔 옷을 하나씩 준비해 가면 좋다. 대부분 여행사들은 신혼여행 상품에 스노클링과 바나나보트,바다낚시 등을 패키지 상품에 포함시킨다.점심으로 먹는 새우 등의 바다음식도 일품이다. 이 섬에는 18홀 골프장도 있다.주중에는 2,000페소,주말엔3,000페소.캐디피 등을 포함,3,500∼4,500페소면 충분하다. 보라카이(필리핀) 서은수특파원 sunsoo@. ■‘필리핀 보라카이섬’ 숙박과 문화. 보라카이에는 원주민이 운영하는 민박에서부터 특급 리조트까지 다양한 숙박시설들이 있다. 1급∼특급 수준의 리조트는1박에 2인기준 5,000∼8,500페소(1달러 약 50페소) 정도.민박은 에어컨 유무에 따라 값이 차이가 나지만 대체로 1박에400∼900페소 수준.민박을 하면 해변과 떨어져 있기 때문에어느정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연평균 기온은 26∼27도. 건기인 11∼3월이 여행 적기다.시간은 한국보다 1시간 늦다. 필리핀은 카탈로그어와 영어를 공용어로 하고 있다.칼리보공항에 내리면 우리말로 “샌들 사세요”하며 다가온다.한국여행객들이 많아 상업에 종사하는 원주민들은 우리말을 한두마디씩 할 줄 안다.가는 곳마다 교포가 운영하는 음식점과술집도 접할 수 있다. 보라카이의 주 교통수단은 트라이시클과 방카.트라이시클은 2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들이 사용하던 것처럼 오토바이에바퀴를 하나 더 붙여 개조한 것이다.120㏄급 엔진에 최고 5명까지 태우고 다닌다.섬에 들어서면 해변가에 택시들처럼즐비하게 늘어서 손님을 기다린다.기본요금은 한 사람당 10페소.아주 먼거리는 부르는게 값이다.방카는 폭이 좁은 카누식 배에다 파도에 넘어지지 않게 양 옆에 통나무를 덧대어놓은 것이다. ■필리핀 보라카이섬 가는길. 보라카이로 바로 가는 교통수단은 없다.일단 필리핀 수도인 마닐라로 먼저 가 칼리보행이나 카티클란행 비행기로 갈아타야 한다.카티클란행은 15인승 경비행기로 1시간30분 정도걸린다.트라이시클로 5분이면 카티클란 항구에 갈 수 있다. 카티클란 항구에서 보라카이까지는 배로 10분.칼리보행은 비행기가 커 안정감이 있지만(50분 소요) 카티클란 항구까지가려면 버스로 1시간30분 더 가야한다. 비행기 여행이 다소 지루하다고 느껴질 수 도 있으나 일단방카에 몸을 실으면 모든 피로가 눈녹듯 사라진다.서울∼마닐라 노선은 필리핀항공(02-774-3581)에서 매일 운항하고 있다.
  • [편지로 본 1940년대 문단秘史] (5)여인의 우정

    사랑이 시대와 사회와 민족성에 따라 달라진다는 건 스탕달의 ‘연애론’ 제2부에 나오는 유명한 화두다.식민지 시대의 연애는 어땠을까.한국 문단사에 등장하는 1920년대의연애는 기생과 문사의 사랑이었고,1930년대로 접어들면서민중운동성 연애가,그리고 일제 탄압이 강화되면서 보다 비극적인,그러나 다분히 불륜적인 연애의 유형이 등장한다.최정희를 둘러싼 세 여성,모윤숙과 노천명은 바로 이런 일제탄압기의 연애 유형을 실천한 여인상으로 부각된다.셋 다유부남과의 관계 때문에 고뇌하면서 문학과 인간과 사랑을함께 헤쳐나간 평생 동지적인 관계를 유지했다.그녀들의 애인은 셋 다 공교롭게도 납(월)북됐고,그 사실 때문에 우정은 더욱 공고해질 수 있었다.셋은 최정희를 가운데 두고 서로 여성적 독점욕의 질투를 보이기도 했지만 그게 큰 문제는 안되었다.1911년 9월 1일 황해도 장연에서 태어난 노천명(盧天命·1911∼1957)의 아명은 기선(基善)이었으나 여섯 살 때 홍역을 너무 심하게 앓아 죽는 줄 알았다가 살아나자 하늘이 내린 명이란 뜻으로 오히려 시인에 더욱 걸맞는멋진 이름을 얻었다. 진명여고를 거쳐 이화여전 영문과를 졸업(1934)한 깡마르고 고적해 보이는 그녀가 일약 문단의 목이 긴 사슴으로 명성을 얻은 건 첫 시집 ‘산호림’을 내고 꽤나 호사스런 경성호텔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하고서였다. 1938년 1월이었는데,이 해가 그녀에게는 길운이었다.조선일보 출판부 발행 ‘여성’지 기자로 취직이 된데다,극예술연구회에 가입,체호프 원작 ‘앵화원’의 여주인공인 라프네스카야(모윤숙扮)의 귀여운 딸 아냐로 출연했다. 보성전문 김광진(金洸鎭)교수는 무대 위의 노천명에 매료되었고,그들은 이내 깊고 심각한 관계로 빠져 들었다.유진오가 소설 ‘이혼’(‘문장’ 1939.3.창간호)에서 이들의연애사건을 다뤄 장안의 화제가 되어버린 건 문단 가십의하나다. 소설은 홍윤희란 여학교 교사인 영문학 전공의 27세 노처녀(당시로서는 이 정도가 노처녀였다)여주인공과,조혼으로 아내를 외면한 채 여급,유한마담 등과 빈번한 관계를 가진 상사회사 회계주임인 38세의 박재신이 열애에 빠진 사건을 다뤘는데,참고로 말하면 유진오는 김광진과 같은 보성전문(고려대 전신) 교수(1936∼1945.3월 폐교 때까지)였다. 소설 속의 등장인물은 나이나 성격 등이 비슷하여 입방아에 올랐는데,남주인공은 아내에게 논 열마지기를 떼어주고 서류상으로는 이혼했으나 언제든지 시댁에 와도 좋다는,한번시집간 여인은 영원히 그 댁의 귀신이라는 철칙은 지키는기묘한 형태의 헤어짐을 강박했다. 사실 신여성을 얻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이혼서류였으며,남자는 이걸 위해 고향에 장기 체류했다가 상경했는데,여주인공은 그새 삐쳐서 싸우는 장면에서 소설은 끝난다. 이 소설이 딱히 실제와는 다를지라도 노천명과 김광진의애정행로에 가로놓인 난관을 이해하는 데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면 데이트 중 여인은 주로 로렌스의 ‘차탈레이 부인의사랑’이 어떻고 계속 이야길 하지만 남자는 시큰둥하고,남자는 해군비행기가 중경(重慶)을 폭격했다는 등의 다분히 시사적인 화두를 끄집어 내는데,이에 대한 여인의 반응은 냉담 정도가 아니라 대륙의 지리에 대하여 너무나 무지하여 놀랄 지경이었다고 묘사하고 있다.사실 노천명이 최정희에게 보낸 편지 내용의 상당 부분은 이런 둘 사이의 여러 갈등을 하소연하고 있는데,이 소설이 좋은 참고가 됨직하다. 물론 소설대로 믿기어려운 대목도 있다.남자에게 춤을 가르쳐달라고 여자 쪽에서 먼저 접근해 간 것으로 묘사한 건 아마도 작가가 동료 교수의 이야기를 통해서 이 사건을 접근한 탓으로 보인다. 1902년 평남에서 태어난 김광진은 동경(東京)상대 졸업 후 보성전문에서 경제사를 강의했던 마르크시스트였는데,해방 직후부터 건준(建準) 평남지부의 무임소 위원이 되는 등이내 월북하여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노천명에게 더욱 큰 상처가 된 것은 김광진이 유명한 기생 왕수복과 관계를 맺어버렸다는 사실로,결혼까지도 고려했던 남성으로부터의 배신은 이 섬세한 여성시인에게 실의를 안겨 주었다.북한에서도 경제학 관계 연구활동을 계속했던 그는 1981년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임대식 편 ‘식민지시대 한국사회와 운동’).편지도 일기장처럼 가장 고통스러울 때 길고 아름다워진다.워낙 고독한 노천명은 유부남과의 사랑의 아픔을최정희에게 서리서리 펴놓는다. 조선일보 근무 시절(1942년 사직)에 가장 많은 편지를 보낸 것으로 봐서 연애의 초기가 가장 괴로움과 기쁨이 충만했던 것 같다.아마 노천명이 최정희에게 보낸 첫 편지는 “웬 일이겠수.며칠 전부터 당신에게 괜히 자꾸만 긴 편지를보내고 싶어 겉봉을 써 가지고는 호주머니 속에다 이렇게넣고 다니는데 당신에게서 우연히 글이 왔구려”라는 것인듯하다.‘친전’이란 걸로 봐서 직접 전해줬는데,이건 그만큼 은밀한 사연을 담고 싶다는 욕망의 표현이기도 하다. “당신은 내 맘에 맞는 이--고운 여인이오.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당신의 얘기를 하므로써 내가 자랑을삼”는다는 말처럼 노천명에게 최정희는 마력처럼 다가섰다.이 편지는 시집 ‘산호림’이 출간되기 불과 며칠 전이니까 아직은 천진스런 처녀 시인의 감상적인 일면이 그대로드러나 있다.즉 김광진을 알기 직전이었다. 다음 편지의 “문외한 김선생이 ‘거울’을 몹씨 칭찬하는구려”에 등장하는 ‘김선생’은 김광진으로 초기 데이트단계로 보인다.“정희!”라고 시작하는 편지에 이르면 김광진과 사랑이 깊어져 환희와 고뇌가 공존하는 모습을 엿볼수있다.“내 마음은 옛날을 더듬어 오직 아픈 것을 어찌 하겠소.허나 이런 말을 해 무엇하오.그는 진실하고 유망한 청년이었소.언제나 내가 사랑할 수 있는 훌륭한 청년이었소. 그가 행복하기만 몰래 빌고 있을 뿐이오”란 대목은 종잡을 수 없는 열정의 회오리 속에서 방황하는 자세가 나타난다. 이 기간에 아마 노천명은 구미포,진주,합천 해인사,백천(白川)온천 등지를 여행하며 최정희에게 편지를 보냈는데,대개가 사랑으로 말미암은 고통을 호소한다. 자신의 사랑 이야기만 하기가 미안했던 그녀는 “당신은이제서야 안전한 배에 가 탔소.김선생(김동환)은 반드시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 것이오.그는 죽도록 연애감정을 가질수 있는 사람인 것 같았소.…해당화 같은 당신이 또 그분을 행복케 하고 남음이 있을 것을 내가 믿소.어서 잔치를 하자구나.내가 국수랑 말구 떡이랑 담으마.나는 아무 짓을 그날 해도 좋을것만 같다.어서 기쁜 날을 가져와다우 친구야”라는 편지에 이르러서야 파인과 최정희는 공개된 동거관계로 들어간 것 같다.그 뒤 파인과 최정희의 덕소 집 모습이 아름답게 묘사되는 편지와,출산,모윤숙의 모종의 험담으로 신문사를 그만 둬야 할 것 같다는 내용이 이어진다.그리곤 매일신보(노천명은 1943년 매일신보에 입사) 잡지부에앉아 ‘여류작가’들에게 “병정 얘기”,즉 “군국물(軍國物)”을 청탁하는 편지가 식민지 시기에 보낸 아름답지 못한 마지막 편지로 남는다. 광복후 노천명은 서울신문 문화부에 근무했다.이미 김광진은 월북해 버려 그녀에게는 친일행위와 함께 식민지 시기의 아픔은 이중의 상처로 저며왔다.종로구 동숭동에 최정희가 기거했던 시기는 1949년 1월부터 1957년까지 매우 긴 기간이었다. “언제 이 땅 그 남자들의 품격이 우리 여인들과 동등이 될는지 너무 한심한 상태요”란 구절은 문단 모임에 나갔다가 당한 모욕감에 대한 화풀이리라.노천명은 1946년 서울신문을 사직하고 엉뚱하게도 유학을 빙자하여 일본 밀항을 감행했는데(1947),가족들의 맹렬한 반대로 이듬해 귀국했다. 아무려면 김광진이 그리워 취했던 해프닝은 아닐 테지만 노천명답지 않은 돌출이었는데,그 상상 밖의 행위가 바로 6.25 때도 반복되었다.인민군 점령하의 서울에서 그녀는 문학가동맹에 가입,‘반동 문학인’ 체포에 협조한 혐의로 서울 수복 직후 체포돼 20년형을 선고받고 부산에서 복역했다. 이헌구.김광섭.모윤숙 등 문인들의 석방운동으로 1951년 4월 출옥한 그녀는 부산에서 최정희에게 외로운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하는 편지를 보냈다.공군 종군작가단(1951년 1.4후퇴 직후)과 육군 종군작가단(1951.5.26)은 다 대구에서결성되었는데,최정희는 공군종군 작가단 소속으로 대구에서 지내고 있었다.이 무렵 노천명의 편지에 언급된 문인들은다 여기 소속이었다. 석방후 부산 중앙성당에서 가톨릭에 입교,베로니카란 세례명을 얻은 그녀는 공보실 중앙방송국에 근무하는 등 안정을 되찾았으나 이미 목이 긴 사슴으로서의 센티멘탈한 여성시인은 아니었다.그녀의 시에는 잡식성이 침윤되어 청순 단아하던 세계는시들어 버렸다.친일,친공,반공 행위를 두루 거친 이 목이긴 외로운 사슴 시인은 1957년 6월 16일,누하동자택에서 세상을 등졌는데,최정희는 문인장으로 치러진 그녀의 장례식에서 울먹이며 약력을 낭독했다. 임헌영 문학평론가·중앙대 겸임교수
  • 재건축·재개발 컨설팅사 주도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역학 구도가 ‘시공사+조합’에서 ‘컨설팅사+조합’으로 바뀔 전망이다. 오는 9월 정기국회에 상정될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의무적으로 전문관리사업자의 컨설팅이 도입되기 때문이다.이 제도는 조합원의 전문성 부족으로 인해 재건축 사업이 지연되는 것을 막고 투명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한절차.조합은 사업 승인전 사업 전반에 걸쳐 전문 컨설팅을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건설업체는 컨설팅 결과에 따라 시공사로 선정된 뒤 단순 도급공사만 수행하는 지위로 떨어지게 된다. 대신 일감이 늘어나는 곳은 재건축 전문 컨설팅 업체.현재수십개의 민간 컨설팅사와 한국감정원,대한주택공사가 재건축·재개발 컨설팅 사업을 하고 있다.특히 공공기관이수행하는 재건축 컨설팅 사업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재건축 문제점= 재건축 관련 법·제도,절차는 전문가들도 착오를 일으킬 만큼 복잡하고 상당한 전문성을 요구하고있다.그러나 현행 재건축사업은 주민들에게 일임하고 있다. 전문지식이 부족한 주민들에게 모든사업을 맡기다 보니시행착오,조합원간 분쟁,소송으로 인한 사업지연 등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조합이 시공사 선정에서 이권에 개입하거나 설계변경 등을 묵인,공사비가 증액되고 조합원의추가 부담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돼 왔다.또 건설업체들이 시공권을 따려는 욕심때문에 수익률을 부풀리거나덤핑 수주경쟁을 벌이는 바람에 많은 사업장이 과열·혼탁해지고 있어 자칫 부실 공사도 우려된다. ■어떻게 달라지나= 바뀌는 부분은 사업승인을 받는 단계까지.사업 승인 뒤의 진행은 지금과 큰 차이가 없다. 우선 조합을 설립·운영하면서 나타나는 비리와 분쟁을막기 위해 지금까지 비공식적으로 운영해온 재건축·재개발사업 추진위원회가 제도화된다. 추진위는 시공사를 결정하기에 앞서 컨설팅사를 먼저 선정하고,컨설팅사와 함께 사업 전반을 이끌어 가야 한다.사업초기부터 사실상 시공사가 주축이 돼 이끌고 가던 사업을컨설팅사가 대신 맡게 된다.시공사는 사업 승인을 받은뒤일반 입찰에 부쳐 선정토록 했다. 건설업체의 입지가 좁아지면 시공권을따내기 위한 이전투구도 그만큼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고액의 이주비,불확실한 용적률 제시 등이 줄어들 전망이다. ■전문 컨설팅사 역할 커져= 지구단위계획 수립 의무화,용적률 규제강화,소형 평형 아파트건립 의무화 등으로 재건축·재개발의 사업성 판단이 어려워졌다.때문에 정확한 사업분석과 투명한 사업 추진을 위해 컨설팅 업체의 역할이커지고 있다. 지금은 컨설팅사의 역할이 형식에 그치고 있다.사업 인·허가를 도와주거나 조합 총회 개최,행정기관 대응 등에 국한돼 있다. 사업 전반에 걸친 조정 등은 기대하기 어렵다.그러나 전문컨설팅 도입이 의무화 되면 컨설팅사의 역할도 커질 수밖에 없다.전반적인 조합운영부터 사업방식 결정,사업성분석,공사 감독 등 실질적으로 사업을 이끌어 가는 주체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문인력이 많고 투명성과 공공성을 확보하고 있는공공 기관에 컨설팅을 맡기는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감정원은 지난해부터 재건축·재개발 컨설팅 사업을 벌여서울 저밀도 지구 등에서 대규모재건축 컨설팅 기관으로지정됐다.전국적으로 재건축 조합으로부터 컨설팅 의뢰를받고 있다. 주공은 150여개 조합에 무료 자문을 했다.또 서울 용산산호아파트 등 3개 지구에서 재건축 유료컨설팅을 맡고 있으며 고덕주공2단지,의왕포일주공아파트 등 20여개지구와컨설팅 상담을 벌이고 있다. 류찬희기자 chani@. ◎이준호 住公이사 “조합운영 비리 없앨것”.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전문 컨설팅 제도가 의무화되면 사업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겁니다” 주택공사 이준호(李俊鎬) 개발이사는 “지금까지 컨설팅업체들이 하는 일은 단순 행정대응에 머물렀다”면서 “앞으로 공공기관에 컨설팅 의뢰를 맡기는 사례가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이사는 “공공기관은 전문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을 뿐아니라 사업을 투명하게 진행할 수 있다”며 “공공기관에 컨설팅을 맡기면 저렴한 가격으로 조합 운영비리를뿌리뽑고 터무니없는 공사비 증액 등을 막을 수 있다”고말했다. 그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 말썽을 없애기 위한 조건으로 전문가에 의한 공개적인 조합운영,투명성 확보를 꼽았다.특히 조합을 운영하는 간부들이 ‘마음을 비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는 “공공기관은 수익·공공성을 동시에 따지는만큼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각종 분란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류찬희기자
  • 푸른 ‘감각의 제국’ 속으로 다이빙!

    거기 전혀 다른 세계가 있다. 쪽빛 바다와 한 점 섬,그 바다밑 신비한 세계를 맨손으로매만지는 스킨 스쿠버.전국에 500여 점포가 산재할 정도로동호인들이 많이 늘었다. 하지만 바다에 가야만 가능한 레포츠인 만큼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있는 지를 꼼꼼히 따져 적절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원래 스킨스쿠버는 봄철,바닷물이 서늘할 때 시작하는 게 제격이지만 아직 늦지는 않았다.이 여름 스킨스쿠버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자. ◆기초교육 5일이면 풍덩=스킨스쿠버는 배우는 과정이 쉽다고 대부분 지레짐작한다.동호인 가운데 수영도 못해본이들이 잠수를 즐기는 것을 보고 그러는 것이다.밀실공포증이 있는 사람과 폐결핵,심장질환,간질병,천식이 있는 사람은 절대 안되므로 미리 건강검진을 해야 된다. 수영장이 아닌 바다에 들어가기 위해선 100m를 오갈 수있는 유영능력은 물론,비상때 대처요령을 체득하고 있어야한다. 하루 3시간,다섯차례 훈련은 받아야 이론교육, 응급처치,안전수칙,마스크 스노클 등 장비 사용법,그리고 핀킥(오리발을 발로 차는 방법)과입수동작 등을 익힐 수 있다. 현장체험 다이빙을 다섯차례 정도 이수하면 한국잠수협회등에서 자격증을 준다. 자격증은 모두 다섯단계로 나뉜다. 이론교육 10시간과 수영장교육 20시간을 이수하면 초급 다이버가 될 수 있다.여기까지 드는 비용이 30만원.다음엔물안경,호흡기,부력조절기,잠수복 등 기본장비 구입에 들어간다.가격은 200만원 안팎.그러나 서두를 일은 아니다. 먼저 다이빙숍에서 빌려쓰다 하나씩 갖춰나가는 게 좋다. ◆섬이 더 좋다=바닷속 탐험의 매력은 고요한 물속에서 느끼는 평화로움과 안락함,그리고 온몸으로 느끼는 자유다. 건강에 상당히 좋다는 점도 매력이다.정창호 스킨스쿠버연합회 사무처장은 “폐활량이 늘어나 심폐기능이 강화되고 전신운동 효과가 있는 데다 다이어트 효과가 있어 여성동호인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동호인들이 많이 찾는 잠수 포인트는 동해안은 울릉도와속초,주문진,강릉 주변이 꼽히는데 최근 영덕 왕돌잠과 울진이 새로운 명소로 떠올랐다. 서해안에선 대천과 군산 앞바다가 유명하고 바다밑 풍경이 다채로운 남해안은 거문도,백도,홍도,소흑산도,추자도등이 유명 포인트.통영 앞바다의 소매물도도 새로운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하지만 이 지역을 잠수하는 데는 상당한 기술이 요구된다. ◆역시 제주가 좋아=연산호는 물론 열대어도 있어 이국적인 정취를 즐길 수 있는 제주도가 스킨 스쿠버들에겐 천국이다.연산호 군락이 화려한 모슬포와 서귀포 앞바다의 문섬과 섶섬,범섬 등이 좋다. 특히 서귀포 내항 앞바다의 난파선 다이빙은 최근들어 주목받고 있다. 스킨 스쿠버들이 바다에 들어가 고기를 잡을 수 있는 유료 유어장(수중사냥 허용구역)이 북제주군 애월읍에서 17일 처음 개장됐다. 속칭 큰물머리∼애월코지 마을어장 71.3㏊와 남제주군 위미 1리 지귀도 일대 80㏊에서 하루 1인당 5만원의 입장료를 받고 바닷고기 2마리를 잡을 수 있도록 했다. 임병선기자 bsnim@
  • 14·15일 공연 해외활동 무용가8人

    “해외에서 활동하는 무용수들을 포함한 예술인들은 한국의 홍보 차원에서 민간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하는데도 나의경우 무용단에서 함께 활동하는 일본 무용수와 비교할 때고국의 지원이 너무 열악하다.”(김희진)외국의 유명 발레단과 현대무용단에서 활약중인 한국의 스타급 무용수 8명이 12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외국 생활의 고충을 털어놓으며 해외 활동 무용수들에 대한 고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LG아트센터 초청으로 14·15일 이틀동안 세차례 할 ‘한국을빛내는 해외 무용스타 초청공연’을 앞두고 가진 이날 회견에는 곽규동(미국 네바다 발레단)유지연(러시아 키로프 발레단)김혜영(미국 애틀랜타 발레단)김나영(독일 피나 바우시 부퍼탈 무용단)허용순(독일 뒤셀도르프 발레단)김희진(프랑스 장 클로드 갈로타 무용단)강예나(미국 아메리칸 발레시어터)최광석(미국 산호세 발레단)이 참석했다.13일 입국할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의 배주윤만 참석하지 못했다. 한편 자신의 안무작 ‘하나,그리고 둘’을 세계 최초로고국 무대에서 선보이는 김나영은 “오랫동안 국내외 무대에섰지만 한국을 대상으로 안무하고 춤추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외국에 흩어져 활동중인 무용인들이 한자리에모이는 이번 무대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피서철 숙박 걱정 ‘뚝’ 남도 대학기숙사 개방

    ‘이번 피서에 대학기숙사를 활용해 보세요.’ 전남 남해안에 인접한 대학들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기숙사를 ‘공짜’수준으로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이들 대학은 각종 문화유적지 및 해변과 이웃하고 있어 알뜰 피서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기숙사를 개방키로 결정한 대학은 목포대·장흥 남도대·여수대 등 3곳. 7월2일부터 8월18일까지 기숙사를 개방하는 목포대는 이미1,300여명의 예약을 받아 놓고 있다.임대 기숙사는 모두 380실이며 2인 1실 기준으로 1인당 하루 6,000원의 관리비만 받는다. 이곳은 서남권의 명산 승달산·유달산과 톱머리 해수욕장,영산호 농업박물관,남농기념관,국립 목포해양박물관,영산강 하구언 등이 이웃하고 있다(061-450-2909). 장흥 남도대학은 7월1일부터 31일까지 28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를 관광객과 향우회,가족단위 피서객에게 개방한다.4인 1실 기준이며 사용료는 무료이다.인근에는 천관산,사자산,제암산 등 유명산 및 자연휴양림과 보림사 등 사찰,득량만 등 해안이 펼쳐져 있다(061-860-8607). 여수대는 다음달 초부터 8월20일까지 콘도미니엄 수준의 기숙사 72실을 세미나·단체연수 대상자 등에게 개방한다.모두 72실(1실 6인)이며 참가자가 원할 경우 단체 급식도 병행한다.이용료는 1인당 5,000원(061-569-2811).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 [오늘의 눈] 육로관광 北개방 전기로

    북한 상선이 동해 북방한계선(NLL) 35마일 해상을 새벽에무단 침범한 14일 저녁 금강산 유람선 설봉호는 그 NLL을유유히 넘어 북한 장전항으로 향했다.남쪽이 북한 상선의NLL 재침범에 따른 안보논쟁으로 들끓던 15일 금강산에서는 남북의 민간단체 대표 640여명은 ‘민족통일대토론회’를 열어 6·15남북공동선언 1주년을 축하했다.안보논쟁과민족화해의 노래가 한꺼번에 터져나오는 이 모습이 오늘의한반도 현실이다. 금강산호텔 앞마당에서 펼쳐진 ‘민족통일대토론회’는실로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남북의 대표 640여명은열렬한 박수와 포옹으로 민족의 화합과 통일을 다짐했다. 그러나 그들이 화합을 염원한 그곳,온정리는 아쉽게도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또 다른 ‘우리’에 불과했다.그들의힘찬 외침은 비로봉을 넘고 휴전선을 건너 뛰어 평양과 서울로 퍼져가기엔 힘이 부쳤다. 현대와 북한 아·태평화위원회의 합의에 따라 머지않아금강산 육로관광을 위한 남북 당국간 회담이 재개될 전망이다.한푼의 달러도 아쉬운 북측과 사업수익을 내야 하는현대의이해타산이 접점을 찾은 결과다.여기에 금강산 관광이 지니는 남북화해의 상징성이 협상의 뒤를 받쳤다. 98년 시작된 금강산 관광은 그동안 남측 관광객 40만명에게 북녘땅을 밟을 기회를 주었다.그러나 그 40만명 가운데북한 주민을 만나 통일을 얘기한 사람은 거의 없다.온정리를 둘러싼 철책이 여전히 또다른 분단의 벽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육로관광을 앞두고 남북 당국은 이제 새로운 과제를 풀어야 한다.남북한 주민들이 살갗을 부딪치는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서로 만나 무엇이 같고,무엇이 다른지확인하도록 해야 한다. 풀기 어려운 과제일 수 있다.협상에 큰 걸림돌이 될 수도있다. 그러나 15일 열린 금강산 토론회 같은 행사가 더이상 ‘그들만의 잔치’가 되지 않도록,금강산 관광이 진정한 민족화해의 수단이 되도록 우리 정부는 힘을 쏟아야 한다.북한을 열어야 한다. [진 경 호 정치팀기자] jade@
  • 금강산대토론회 이모저모

    [금강산 진경호기자] 15일 금강산호텔 앞마당에서 열린‘6·15공동선언 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토론회’에서 남북의 민간 대표들은 6·15공동선언 이행방안을 논의하고,남북간 화해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의지를 다졌다. ■토론회에는 남측의 재야 및 종교단체,문화·예술계 인사 등 440여명과 북측의 정당(사회민주당)·종교단체 인사,근로자,경제인,농민대표 200여명 등 남과 북의 230개 단체에서 640여명이 참여했다.남측 취재진 30여명과 ‘근로자사’와 ‘조선화보사’ 등 북측 기자 30여명도 취재경쟁을벌였다.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 금강산호텔 앞마당에는 ‘조국통일’‘민족자주’‘화해협력’ 등의 구호가 적힌 3개의 대형풍선이 내걸렸고,단상 앞에는 한반도기가 휘날렸다.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사진이나 남측을 자극할 만한 격문은 보이지 않았다. ■토론회는 남측 이돈명(李敦明)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공동의장과 북측 김영대 민화협 회장의 축사에이어 양측 대표가 3명씩 토론에 나서는 형태로 진행됐다. 남북의 토론자들은 6·15공동선언의 역사적 의의를 평가한뒤 남북이 화해하고 협력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남측 토론자들은 또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한 한반도 평화를 강조한 반면 북측은 ‘외세를 철저히 배격해야 한다’며 자주통일론을 역설해 대조를 이뤘다. 첫 토론자로 나선 남측 손장래 민화협 상임의장은 “세계적 평화세력과의 연대를 통해 우리 민족이 살아 나갈 길을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북측 김세민 사회과학원부원장은 “6·15선언은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을 선포한 민족자주선언이자,우리 민족문제에 끼어들려는 외세에 대한 엄숙한 경고”라고 주장했다.최창숙 조선민주녀성동맹 중앙위 부위원장은“반세기가 지나도록 통일을 실현하지 못한 것은 외세가민족문제에 간섭하기 때문”이라며 “핵위협이니 하는 터무니없는 구실로 정세를 고의적으로 긴장시키고 있다”고미국을 맹비난했다. ■이날 북측 대표로 참석한 몽양 여운형 선생의 차녀 여원구 조국전선 중앙위 의장(73)과 10촌 동생인 여익구 민국당 종로지구당위원장(55)간 이산가족 상봉도 이뤄졌다.여원구 의장은 여익구 위원장을 힘껏 끌어안은 뒤 “익구야왜 이제 왔니”라며 감격해 했다.46년 18살때 월북하기 전익구씨를 자주 보았다는 것이 원구씨의 설명. ■행사장과 달리 남측 대표단이 묵는 해상호텔 ‘해금강’은 프런트와 객실만 운영될 뿐 단란주점이나 커피숍 같은부대시설은 모두 폐쇄돼 썰렁한 모습이다. 계속된 적자로 일부 남아 있는 현대측 직원들도 오는 17일모두 철수할 예정이다.현대측은 “인천국제공항측과 호텔매각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타결될 경우 호텔 바지선은 영종도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jade@
  • 6월 농사용전기료 인하키로

    농민들의 가뭄피해를 덜어주기 위해 6월 한달간 농사용 전기료가 일부 인하된다.오는 20일까지 비가 오지 않으면 1,000억원 규모의 가뭄대책비가 추가로 지원된다. 정부는 8일 과천 청사에서 한갑수(韓甲洙)농림부장관 주재로 행자부·건교부 등 각 부처 차관과 시·도 부시장·부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가뭄극복을 위한 긴급 관계관회의를갖고 이같이 결정했다. 정부는 6월 한달간 농사용 밭작물과 농민들이 사용한 생활용수 관정의 전력요금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논농사용 전력요금으로 인하해 적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인하된 요금은 농민들의 평소 사용량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또 오는 20일까지 비가 오지 않을 때는 1,000억원의 가뭄대책비를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소양강댐 등 11개 다목적댐으로부터 약 10만㏊ 논에 하루 1,480만t의 물을 농업용수로 공급하는 것 외에도 팔당댐 등 5개 다목적댐에서 전남 곡성 등 11개 지역 1,860㏊의 논에 추가로 농업용수를 공급하기로 했다.충남 태안화력발전소의 발전용수를 하루 2,000t씩 농업용수로 제공하고,충남 아산지역에 용수를 공급하는 삽교호의 저수율이 16%로 낮아짐에 따라 저수량이 양호한 아산호의 물을 송수관로를 통해 삽교호로옮기기로 했다. 가뭄으로 바닥이 드러난 417개의 저수지(5,199㏊)에 대해서는 100억원을 투입,준설작업을 벌일 방침이다. 한편 지금까지 가뭄으로 인해 고추·콩·담배 등 밭작물의피해가 가장 크며 현재 7,932㏊가 시든 것으로 집계됐다.농업용 저수지의 평균저수율은 61%로 뚝 떨어졌으며 전국 11개 다목적댐과 8개 산업용수댐의 평균저수율도 각각 34%,36%로 줄었다.이는 평년의 80∼84% 수준이다.이에 따라 전국 36개 시·군 6만여 가구가 제한급수를 받고 있으며 여주·철원·아산 등 50개 시·군의 모내기가 지연되고 있다. 김성수 전광삼기자 sskim@
  • 아산호 공업용수 삽교호로

    충남 아산시와 당진군의 극심한 가뭄을 극복하기 위해 아산호의 공업용수 일부를 삽교호로 보내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농업기반공사 당진지부는 6일 아산시 일부와 당진군에 농업용수를 공급중인 삽교호가 지속된 가뭄 때문에 저수율이 19. 9%로 바닥을 드러내 수자원공사와 아산호의 공업용수를 공급받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업기반공사는 아산시 아산호와 당진군 삽교호를 관리하고 있으며 수자원공사는 기반공사로부터 아산호 물을 매입,당진 한보철강과 서산 대산공단 등에 공업용수를 대주고 물값을 받는다. 현재 저수율 66.4%를 보여 여유가 있는 아산호는 공업용수로 하루 28만t을 보내고 있으나 실제 공단에서 사용하는 물은 2만t에 불과하다. 나머지 26만t은 활용이 가능한 상태로 두 기관의 합의가 이뤄지면 삽교호방조제를 지나는 지름 1,200㎜짜리 관로에서공업용수를 뽑아 삽교호에 하루 14만t을 공급할 계획이다. 농업기반공사 당진지부는 이날부터 10일까지 삽교호의 농업용수 공급을 중단하고 이르면 7일부터 아산호 공업용수를충당받아 10일쯤 물가두기한 뒤 농업용수 공급을 재개할 계획이다. 기반공사 당진지부 관계자는 “삽교호에서 공급하는 1일 농업용수는 120만t으로 아산호에서 공업용수를 받아 농업용수로 써도 턱없이 부족하지만 이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진 이천열기자 sky@
  • 北상선과 주요항로

    북한의 무역선이 잇따라 우리 영해를 침범하면서 북한의선박과 항로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의 총 보유 선박t수는 79만여t에 이르며 운항 횟수가300여회를 넘는 만경봉호를 비롯해 황금산호·오산덕호·왕재산호·비류강호·청천강호 등이 대표적인 무역선이다.북한 해운의 연간 운송량은 3,500만t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여객 및 화물 수송시 이용하는 주요 국제해운 항로로는 ▲청진∼나진∼블라디보스토크∼나홋카 ▲원산∼선봉∼나홋카 ▲해주∼블라디보스토크 ▲남포∼상하이(上海) ▲청진∼오사카(大阪) ▲남포∼도쿄(東京)·요코하마(橫濱)·오사카·고베(神戶) ▲남포∼나가사키(長崎) ▲북한∼호주▲북한∼일본∼중남미 등이 있다.청진이나 흥남,남포를 거쳐 동남아시아로 가는 부정기선도 있다. 북한의 무역선은 남포·해주·청진·흥남·나진·송림·원산 등에서 출발하거나 정박한다.북한은 90년대 초 나진과선봉·청진 등을 자유무역항으로 지정했다.청진항은 800여만t의 하역능력을 가진 북한 최대의 무역항이고 선봉항은원유 전용항이다. 박찬구기자 ckpark@
  • SBS라디오 ‘책하고 놀자’출연 수필가 피천득

    “적당히 소유할 줄 알고,또 만족할 줄 아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 지혜지요.” 한국 수필문학의 대가인 금아(琴兒) 피천득(皮千得·91)옹는 28일 오후 서울 반포동 자택에서 진행된 SBS라디오 ‘책하고 놀자’(월∼금 오전11시 5분∼12시)특집방송 녹화 도중 사회자인 김영하 소설가의 ‘덕담’ 요청에 이렇게 말했다. 90을 넘긴 고령의 피 옹은 여느 할아버지들처럼 마르고 왜소했지만 진행자의 질문에 부끄러운 듯 웃는 모습에는 연령에 맞지않는 문학가의 순진함이 싱싱하게 배어있었다. 오전 11시 5분부터 1시간 동안 방송되는 SBS의 ‘책하고놀자’는 평소 신간 소개와 작가와의 대담 및 유명인사의독후감을 듣는 프로그램.31일 방송될 수필가 피천득 옹의이야기는 그의 수필처럼 잔잔하고 담백하게 이어졌다.국회의장을 지낸 친구 김재순씨,아들 피수형씨 등이 출연해 피씨의 인간적인 모습도 들려준다. 피 옹의 작품중 특히 수필 ‘인연’은 교과서에 수록돼 많은 이들에게 친숙한 작품이다.일본 여인 아사코와의 만남과 이별을 그린 이 수필을 읽다보면 그의젊은 시절 로맨스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피옹은 “KBS에서 아사코를 찾아주겠다고 연락해왔지만 거절했어요.늙어버린 옛사랑을 다시 보면 실망할 것 같아서…” 옛 추억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만을 기억하려는 마음 씀씀이가 과연 작가답다.그러나 이런 화려한 로맨스에도 불구,정작 그의 가슴속에 아로새겨진 ‘여인’은 어머니와 딸(서영)이라고 피옹은 말한다. 어머니를 일찍 여읜 탓에 100살을 바라볼 나이에도 어릴 적 ‘엄마’가 아직 그립다.또 피옹은 딸 사랑이 유별나다.미국 유학을 떠나 외로움을 겪는 딸을 보다 못해 3년이나 일찍 퇴직해 함께 지냈을 정도이다.함께 출연한 피옹의 아들수영씨는 “아버지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아들이 있다는 것을 오늘 처음 밝히는 것 같다”고 볼멘 소리를 토로하기도했다. 피옹은 1930년 시 ‘서정소곡’으로 등단,‘산호와 진주’ 등 시선집과 수필집을 잇따라 내며 명문장가로 활동해 왔다.구순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일년에 한두차례 월간 샘터에 신작 시를 여전히 발표하고 있다. 이송하기자 songha@
  • 새만금 찬·반 ‘장군멍군’

    7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국무조정실 주최 새만금사업 공개토론회는 주제발표자뿐만 아니라 토론자들도각각 찬반 양론으로 엇갈려 열띤 의견교환이 이어졌다.일부전문가들은 나름의 논리적 근거를 대며 새만금사업의 계속추진 필요성을 밝혔고 이에 질세라 반박 주장도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환경영향평가=간척사업으로 인한 갯벌파괴,적조발생 등 생태계 영향에 대해서는 찬반 양측이 모두 인정했다. 하지만 찬성측인 군산대 양재삼 교수는 “현재의 과학기술수준에서 제어가 가능한 것을 감안하면 새만금 사업으로 인한 환경영향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평가했다.더구나 “사업의 진행과정에서 사업계획의 근본적인 변경이나중대한 시행착오가 발견된 것은 아니다”며 “새만금사업은계속 추진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그는 그러면서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계의 전문가를 통한 지속적인 연구와환경모니터링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대측은 새만금은 국내에 얼마 남지 않은 갯벌지역으로 그 중요성이 간과됐다고 반박했다.해양연구원 제종길 박사는 “하구 생태계의 유지와 자연생태계의 최소한의 영향을 생각하자”며 현명한 지혜가 나올 때까지 서두르지 말자고제동을 걸었다. 그는 지난 80년대 대규모 간척사업을 포기한 네덜란드와 방조제공사 완료이후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근본적인재검토를 하기에 이른 일본 이사하야만 간척사업 등의 사례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에 나선 전남대 전승수 교수는 “새만금 갯벌은 일반적인 갯벌이 아니라 하구에 위치했기 때문에 생태적,경제적으로 새로운 척도를 가지고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대 나기환 교수는 “간척지 저수지의 고농도 유·무기오염물질이 하구지역으로 대량 방류되면 주변 해역의 생태계에 심각한 위해를 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수질분야평가=수질 문제에 대해서도 참석자 모두 우려를 표시하며 대책마련의 필요성을 주장했다.그러나 찬성론자는대책을 통한 문제해결에 긍정적인 반면 반대론자들은 ‘누더기 대책’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건국대 윤춘경교수는“유역내 부하량을 저감시키고 호소내의 친생태적 수질개선 등 합리적으로 호소수질을 관리하면 호수수질이 농업용수 수질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찬성 입장에 섰다. 특히 시화호와 비교,우려하는 의견이 있으나 새만금호는 시화호에 비해 수질관리측면에서 훨씬 유리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수질에 문제가 없는 영산호와 유사한 것으로 파악되고있다고 주장했다.새만금호는 앞으로 12년이라는 기간이 남았으므로 적절한 수질대책을 추진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서울대 윤제용 교수는 “환경부가 내놓은 의욕적인 대책도 사실 불확실한 예측과 고비용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비판했다.정부는 수질기준을 맞출 때까지 대책과 재원을 무한정으로 투입한다는 것인데 이는 사업추진을 전제로 한 무리한 대책이자 누더기 대책이라는 주장이다.윤 교수는 이어“새만금 수질대책은 상수도 보호구역에 대한 투자 등 타지역 또는 분야의 투자에 있어서의 형평성 문제도 야기할 수있다”고 경고했다. ●경제성분야=이 부분에서는찬반양론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특히 반대 입장을 보인 일부 학자들은 보고서 내용의 근본적인 오류를 지적하며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렇지만 찬성론자들은 새만금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을 분석하기 위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한 편익·비용분석을 처음으로 시도한 자료를 제시하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충남대 임재환 교수는 “비용·편익비율이 1.25,내부수익률이 9.1%로 나타났고 순편익의 현재 가치총액도 2,982억원에다 10개의 시나리오 모두 다 경제적 타당성 기준을 통과했다”고 찬성편에 손을 들었다. 임 교수는 또 “식량안보를 위한 특별한 농지보전대책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려대 곽승준 교수는 정부의 새만금사업 보고서가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고 부분적으로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신랄하게 비난했다. 이에 토론에 나선 인천대 황성현 교수는 “객관적으로 경제성 분석의 방법론에 여러 문제가 있고 사업의 경제성도 부풀려 있다”고 주장했다. 한세대 조승국 교수도 “쌀의 식량안보가치를 계산하는 것도 시장에 기존가격이 있는데 여기에 가상적인 질문을 해가격을 구한다는 발상은 난센스”라며 부정적인 논조를 폈다. 정리 최광숙기자 bori@
  • ‘삶의 법칙’에 수학을 대입하다

    세계를,삶을 사유하는 도구로 가장 대접받아온 건 역시 문자언어.철학·사회학·문학 등 진리와 본질 탐구 분야는 문자사용자들의 전유 영역인 양 여겨져온 게 현실이다.얼핏음악·회화 등도 떠오르지만 아무래도 소수파 범주를 벗지못한다.그런데 기실 문자 못지않게 유력하면서도 그만큼 퍼뜩 떠오르지 않는 도구가 또하나 있다.바로 수학·과학 등자연과학 ‘언어’들. 검증가능성에서 사회학 언어에 결코 뒤지지 않고 그 명료성에서 문학언어를 훌쩍 뛰어넘는데다 바벨탑 저주를 모면한 보편성마저 확보했는데도 수학언어는 왜 늘 찬밥신세일까.대중 사이로 내려올 필연성도,필요성도 못느낀 채 자족해 왔기 때문은 아닐까. ‘사고혁명’(루디 러커 지음,김량국 옮김,열린책들 펴냄)은 일단 독자들 곁에 다가앉으려는 ‘상냥함’이 돋보이는‘수학책’이다.수학공식 하나 들어갈 때마다 독자를 절반씩 까먹는다고 한 건 스티븐 호킹이던가.그렇다면 페이지건너 하나씩 수식과 도해들이 넘쳐흐르는 책의 저자는 책파는 일따윈 애당초 포기한 셈이라 봐야 한다.그런데 그렇지 않다.수학이라면 알레르기부터 돋는 신체반응만 통제한다면 다음부턴 꽤 흥미로운 탐험길이 열린다.범상한 독서력이면 대수곡선이며 지수곡선,프랙탈이며 괴델의 정리등 그리 고통스럽잖게 따라밟을 수 있다.복잡한 수식따윈 건너뛰고 넘어가도 무방하다.책속에서 수학이란 이 불가지(不可知)의 세계를 해독하고 현실의 양상들을 기술해내려는 도구일 뿐 시험 앞두고 달달 외워야 하는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현실인식의 통로’,저자가 생각하는수학의 참얼굴이다. 수,공간,논리,무한,정보는 수학의 다섯 면모.뿐만 아니라그 자체 수학 진화의 사다리이기도 하다.중세 르네상스 근대 현대,그리고 포스트모던 시대는 차례로 다섯 속성들과근친관계를 맺는다.저자는 속성들마다 한 챕터씩을 할애,관련 토픽들을 격파해나가며 그걸 삶의 법칙,진리문제에 끊임없이 대입시켜본다.무한히 가지치는 정보나무 ‘프랙탈’은 인간의 소프트웨어를 설명하는 데 똑 떨어진다.힐버트(무한차원)공간위의 프랙탈,이게 바로 저자가 생각하는 인생이다.그런가 하면 삶의 진리를 완벽히 논파해낼 어떤 수학이론도 없다는 괴델 정리에선 좌절보단 오히려 해방감을 맛본다.논증의 꽉끼는 틀에서 삐죽삐죽 튀어나와 예측 불가능하게 증식하는 세계이기에 우린 더욱 자유롭고 오히려 살아있다는 것.칸토르,카이틴,베넷 등 최신 무한이론의 세계로친절하게 이끄는 마지막 장에선 ‘인간은 세계라는 계산기의 연산 중간과정’이라는,수학자다운 위트도 잊지 않는다. 산호세 주립대학 컴퓨터 교수 겸 대중과학저술가로도 활약해온 지은이의 이력이 곳곳에서 광을 낸다. 손정숙기자 jssohn@
  • 전남 장흥 천관산·회진항

    봄의 교향악이 우렁차다. 남녘에 아지랑이가 일기 시작했다.지난 11일 낮 전남 장흥보리밭을 거닐다 아지랑이를 발견하고 어찌나 반갑던 지.지난 겨울 삭바람도 남동풍에 이제 물러가고 봄볕이 틀어 앉았다. 봄볕 이는 장흥의 천관산과 남도문학의 산실,회진항을 찾았다.태조 이성계가 방방곡곡 사찰을 돌며 건국의 야심을 지필 때 ‘그건 쿠데타’라고 반기를 들었던 산이 지리와 이곳천관 뿐이었단다.그래서 붙은 이름이 ‘아태조 불복산’. 우리 시대 걸출한 글발의 작가 이청준과 한승원,송기숙을배출한 고향으로도 장흥은 이름높다.장흥의 가장 남쪽,회진포구를 사이에 두고 이청준의 고향 진목리와 한승원의 고향대리 방산마을이 마주보고 있다.특히 진목리에는 청보리밭이 유명하다.이청준의 단편 ‘눈길’에서 집을 팔았다는 사실을 끝내 숨긴 채 광주에서 학교 다니는 아들과 따스한 하룻밤을 보내고 차부가 있는 읍내까지 시오리길을 바래다 주었던 그 길.오늘 그자리에 눈은 없지만 대신 청보리가 바람결에 봄소식을 속살거린다. ◆결기 찬 천관산=천관산은 태조에 불복한 죄로 이웃 고흥군으로 ‘유배’를 당해 한때 고흥군에 속하기도 했었다.산은그 기개를 뽐내기라도 하듯 결나 있다.한군데도 두루뭉수리한 구석이 없고 하늘에라도 올라 앉을 듯 오만하다.정상인연대봉 오르는 길에 만나는 기암괴석들,하나같이 ‘저잘났다’. 그러나 연대봉쪽으로 40분쯤 숨을 헉헉거리며 오르자 바다가 살가운 손짓을 보내온다.우선 눈과 귀에 들어오는 것은수십만평 간척지를 아로새기는 청보리들의 푸릇한 함성.산마루에 선 이들은 탄성을 토해낸다. 섬과 방조제 등에 가로막혀 잔잔하기 이를 데 없는 바다물결.바람이 산마루를 지나 풍덩 바다에 뛰어들자 해무로 흐릿했던 시야가 일순 맑아진다.기암들 뒤로 새파란 하늘이 가을처럼 또아리를 튼다. 건너편 만장대(萬藏臺)는 마치 책갈피를 포개놓은 책장을연상시킬 만큼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이어진다.암릉지대가 끝나자 억새가 무릎까지 차오른 능선길이 시작된다.1.5㎞ 정도의 능선이 끝나는 지점에 정상 연대봉(723m)이 있다.누구는이 오르막 능선을 ‘흰빛 비늘 퍼득이는물고기같다’고 했다. 천관산이 왜 호남 5대명산에 끼는 지 그제야 고개가 끄덕여진다.왼편으로 고흥 녹동과 소록도,멀리는 지리산 영봉도 고개를 내민단다.정면으로는 제주 한라산 마루와 여서도 등이차오르고 오른편으로는 완도,신지도,해남 땅끝마을,두륜산등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연대봉에서 만장대까지 1.8㎞,폭 300여m의 억새밭이 장관이다.가을엔 사람 키 두배는 너끈히 넘어 온산을 뒤덮는 억새가 오늘은 무릎아래 잠겨 겨울을 이겨냈노라고 귀엣말을 건넨다. 한 사내가 탑돌을 쌓고 있다.회진포구에서 일한다는 박해종씨.나이 마흔을 훌쩍 넘겨 보이는 그는 아직 가정을 꾸리지못해 주말마다 텐트를 짊어지고 올라온단다.“이 산에 쓰잘데 없는 돌도 많고 하릴 없어” 탑돌을 쌓고 있단다.사람 키 두배는 됨직한 탑돌을 벌써 다섯기 정도 이루어냈다. 박씨는 달이 만장대에 걸치는 장관을 꼭 일독하라고 권한다.그러나 그의 얼굴에 왠지 수심이 그득하다.“억새풀밭에 몇년전부터 외래풀이 날아와 번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러다 몇년 뒤에는억새가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억새풀을 헤친 뒤 만나는 암릉지대가 환희대.이름이 그럴듯하다.환희가 가슴에 벅차오르고 산을 내려오는 데 자꾸 고개가 산마루쪽으로 돌아간다. ◆그림같은 회진포구=말이 포구이지 여느 항구처럼 떠들썩한 활기는 찾기 어렵다.이곳 풍광은 정물화.그럼에도 사람들이 회진에 반하는 건 어인 연유일까.갯벌을 끼고 살아온 이 들녘 사람들의 검박하면서도 질긴 삶이 캔버스에 번진 유화처럼 그려지기 때문이다.호수처럼 잔잔한 포구에는 오늘도 고단한 삶의 그림자가 깊게 닻을 내리고 있다. 회진항 왼쪽 대리 방산마을에는 한승원 생가와 함께 그의 문학을 기리는 헌정비가 바닷가에 세워져 있다.이 갯벌에서 나고 자란 작가의 작품 ‘폐선’‘아제아제 바라아제’에서 그려졌던 바다가 그가 나고 자란 이 바다다. 회진에서 오른편 고갯길로 1시간 정도 걸으면 이청준의 고향,진목리 표지판이 보인다.보리밭의 향연이다.다랑논(좁고층층으로 된 작은 논배미)에 보리가 일렁거리며 햇볕을 많이 받는 쪽은 벌써 누런 때깔을비치기 시작했다. 작가의 어린 시절엔 저멀리 마량포구까지 이어진 이 갯벌이 좀더 안쪽에 자리잡았을 것이다.갯벌이 멀어진 만큼 이 들녘을 가득 채우는 봄 향기는 더욱 진한 향수를 부채질한다. 장흥 글 임병선기자 bsnim@. *여행 가이드. ◆가는 길=호남고속도로 광산나들목으로 나와 13번국도를 따라 나주로 간 다음 23번국도로 장흥을 지나 관산읍에 닿는다.계속 남하하면 회진항.회진에서 진목리가는 버스는 드물어발품을 팔거나 지나가는 자동차를 얻어 탄다.푸근한 남도 인심은 ‘덤’이다. 서울 강남터미널에서 고속버스가 하루 4회(8:45 10:15 15:40 16:50)장흥까지 운행한다.장흥에서 관산,회진 가는 버스는수시로 있다. ◆들를 곳=장흥이란 지명은 고려 인종의 공예태후 임씨에서연유한다.왕비를 끔찍히 아낀 왕은 ‘길이 번성하라’는 뜻에서 지명을 하사했다.그를 기리는 사당이 관산읍 옥당리에있다. 천관산를 내려와 장천재에 들르자.풍류를 아는 이 동네 선량들이 시를 읊던 곳이다.H자형 전통 가옥과 홍예,태고송 등이 어우러진 게 멋지다. 춘백과 동백이 담을 넘어오는 위씨 성택도 들여다보자.앞의연못에 두개의 작은 섬도 있어 운치가 그만이다.호남 실학파의 태두,위백규 서가에 앉으면 두팔괴고 천관산의 사계를 만끽할 수 있다.장흥읍에서 가까운 제암산에는 5월이면 철쭉으로 장관이 연출된다. ◆먹거리=장흥읍 건산리 군청옆 한정식집 신녹원관은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인 산해진미 50가지가 나온다.이곳 특산키조개가 별미.2인상 3만원.(061)863-6622회진포구의 산호횟집(867-5502)과 관산읍의 회무침 전문집오대양해물탕(867-0933)도 괜찮다.
  • 봄나들이 가볼만한 곳들

    꽃샘추위 사이사이 마치 시샘하듯 눈발이 날리기도 하지만천하장사 항우라도 다가오는 봄을 어쩌진 못한다. ‘봄은 봄이로되 봄이 아닌’ 이때 문학과 드라마,영화에등장했던 명소들은 어떨까.한국관광공사가 이런 명소로 소개한 8곳 가운데 한 곳을 골라 봄나들이를 나서는 것도 괜찮을듯 싶다. ◆제주 우도 가장 먼저 봄이 찾아든다는 제주도,그중에서도본섬보다 더 빨리 봄이 깃드는 맏형격의 섬.이정재와 전지현의 시간을 뛰어넘는 사랑을 담았던 영화 ‘시월애’의 촬영장소로 유명하다.널따란 풀밭과 하얀 해변 풍광 속에 누구나영화 주인공을 꿈꿀 수 있는 공간이다.파란 바닷물이 넘실거리는 산호 모래해변,음악회를 열 정도로 넓은 콧구멍굴,성산봉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오는 우도봉 등 명소가 많다.우도 면사무소 (064)783-0004◆당진 필경사 민족의 계몽자 심훈 선생이 직접 설계하고 지은 옛 가옥으로 상록수를 집필한 장소로도 유명하다.송악면부곡리 상록학원 앞 얕은 야산에 자리하고 있다.서해대교 개통으로 훨씬 가까워졌다.당진군청 문화공보실 (041)350-3221 ◆군산 월명공원 ‘탁류’로 유명한 채만식 선생의 문학비가있는 곳으로 호남의 관문인 군산시의 모습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곳.공원 아래 월명동,영화동 일대에서는 일제시대 흔적을 엿볼 수 있다.군산항 횟집촌과 가깝고 벚꽃잔치로도 이름높다..군산시청 문화관광과 (063)450-4554◆보성 태백산맥 탐방 벌교읍내와 존제산 일대에는 조정래의대하소설 ‘태백산맥’ 무대가 흩어져 있다.다른 소설 무대와 달리 소설에서 표현된 곳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벌교역에서 출발,매일장터를 거쳐 소설 속에 등장했던 남원장,정도가네,금융조합,횡계다리,김범우의 집,소화다리,서민호 야학당,현부자네 옛집과 벌교 철교 등을 차례로 구경하며 민족의 아픔을 곱씹어본다.보성군청 문화관광과 (061)852-2181 ◆속초 아바이마을 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지.실향민들이 모여사는 마을이다.최근 화진포 갈대밭,도예작업실 핸드메이드 등과 함께 새로운 관광지로 크게 각광을 받고 있다. ‘갯배’라고 불리는 철선을 타고 마을로 들어가는 색다른경험을 할 수있다.속초시청 관광홍보계 (033)633-3171 ◆제천 태조왕건 촬영지 산중호수 충주호의 아름다운 풍광을배경으로 드라마 초반에 자주 등장했던 벽란도 포구 세트가있다.근처의 청풍문화재단지와 충주호 유람선 등을 함께 돌아보면 서정적인 풍광에 흠뻑 빠져들 수 있다.제천시청 문화관광과 (043)640-6282 ◆안동민속촌과 안동호 안동댐 수몰지역의 문화재와 가옥을모아놓은 안동민속촌 입구에는 이 지역 출신의 저항시인 이육사 시비가 세워져 있다.여기에도 주로 해상전투신을 촬영한 ‘태조 왕건’ 촬영세트가 있다.임하댐도 놓쳐서는 안될코스.안동시청 문화관광과 (054)851-6114◆마산 산호공원 마산의 상징이랄 수 있는 무학산과 마산만장관이 한눈에 들어오는 용마산 중턱에 자리잡은 산호공원은시(詩)의 거리가 조성돼 있다.이은상의 ‘가고파’, 이원수의 ‘고향의 봄’,이일래의 동요 ‘산토끼’ 등 마산이 낳은문인들 작품을 이곳 풍광과 함께 감상하는 맛도 별나다. 마산시청 문화공보실 (051)240-2114임병선기자 bsnim@
  • 日 고베서 금속공예展 갖는 최인숙·경숙씨

    “200년 뒤 박물관에 전시될 수 있는 장신구를 만들겠다는각오로 예술혼을 조각하고 있어요” 오는 25일부터 나흘간 일본 고베(神戶)의 ‘루브르’ 갤러리 초대전을 갖는 금속공예가 자매 최인숙(42)·경숙씨(30). 두 사람은 지난 99년 9월 독일 민델하임 뮤지엄의 초대전에서 호평을 받은 데 자신을 얻어 이번 일본 나들이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한국 알리기의 일환으로 연 독일전시회에서 작품을 팔라는 주문을 많이 받았어요.전통미를 재현하고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한 것이 주목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이번 일본 전시회 출품작도 같은 맥락에서 제작됐다.서울신사동의 3평 남짓한 작업실 ‘제(製)’에서는 산호·비취·금·은 등의 보석들이 그들의 손길을 거쳐 은은한 색상의 한국적 이미지를 드러내는 액세서리로 재탄생된다. 청와대 홈페이지 사진자료실에는 김대중 대통령이 한복을입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이 한복의 조끼 단추를 은으로 세공한 이들이 바로 최씨 자매다. 특히 KBS의 사극 ‘용의 눈물’ 등에서 의상·장신구의 고증 작업을 맡았던 동생 경숙씨의 경험은 두 사람의 디자인작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인터넷 시대에 다른 디자이너의 작품을 베껴서는 살아날수 없어요.우리 둘의 작가적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앞으로해외 전시를 공격적으로 해나갈 계획입니다”문소영기자 symun@
  • 박상희의원 벌금 1,000만원

    서울지법 형사10단독 이희영(李羲榮)판사는 15일 중소기업대표 배모씨로부터 외국인 산업연수생 송출업체 선정대가로장백산호랑이 가죽을 받은 전 중소기업협회장 박상희(朴相熙·50·민주당 국회의원) 피고인에게 배임수재죄를 적용,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지난 96년 과학기기공업 협동조합 이사장 홍모씨로부터 검찰 수사를 무마해달라며 4,300여만원을 받은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박피고인은 벌금형이 확정되더라도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천년후에도 우리사랑 이곳에서…

    해먹에 눕자 남국의 바람이 발가락을 간질이고 사랑하는 이의 입술이 부드럽게 스친다.누구나 꿈꾸는 신혼여행의 추억을 필리핀에서 만들면 어떨까.모두 7,107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필리핀은 섬마다 보석같은 해변과 아름다운 리조트로 신혼부부들을 유혹한다.실제로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3년 연속 가고싶은 신혼여행지 1위로 필리핀이 선정되기도 했다. ■수족관이나 다름없는 리조트 필리핀의 리조트는 규모나 요금이 천차만별이다.리조트들은 천연 백사장이 없으면 인공적으로 만들어서라도 대부분 해변을 끼고 있다.따라서 스쿠버다이빙,스노클링,제트스키,윈드서핑 등의 수상스포츠가 어느리조트에서나 가능하다. 또 골프,테니스,승마 등도 곳에 따라 즐길 수 있으며 저녁에는 대나무춤 등의 필리핀 민속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이러한 스포츠·레저 활동은 숙박요금에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있고 맘에 드는 것만 돈을 지불하고즐길 수도 있다.리조트는 개인적으로 예약하는 것보다 여행사를 통하는 것이 경제적이다.리조트가 여행사에게 보다 싼요금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리조트의 신혼여행 프로그램은 어느 곳이나 비슷하다.따라서 예산에 맞춰 리조트를 선택하는 것이 좋으며 여행사에서리조트상품을 살 때는 요금에 어떠한 옵션이 포함되어 있는지 꼼꼼하게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아름다운 풀크라 리조트 라틴어로 ‘아름답다’는 뜻의 풀크라 리조트는 화려한 시설을 자랑하며 필리핀 중앙의 세부섬에 위치하고 있다.보통 세부는 국제공항이 있는 막탄섬과세부섬을 함께 가리키며 두 섬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막탄은 섬 자체가 통째로 리조트로 꾸며져 있다. 이 리조트는 가든,저쿠지,패밀리 빌라 등으로 방에 이름을붙여놓고 있으며,방마다 개인 수영장을 따로 마련해놓고 있다.밤이 이슥해지면 수영장에 조명등이 켜지고 하늘에서 카시오페이아 별자리 등 수많은 별들이 떠올라 연인의 눈동자속에 박힌다. 수영장 가의 개구리,도마뱀 등을 친구삼아 물살을 가르고망고주스로 휴식을 취하면 미국 할리우드에서 찍은 패러다이스 영화의 주인공이 부럽지 않다. 아울러 방마다 개인오디오가 제공되므로좋아하는 음악 CD를 들고나가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모기향까지준비해놓는 등 리조트측의 세심한 배려를 곳곳에서 느낄 수있다. ■자연미가 넘치는 다칵리조트 필리핀에서 두번째로 큰 섬인 민다나오섬 북부 디플로그에 위치한 다칵리조트는 한국에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민다나오는 가톨릭교가 주류인 필리핀정부와 분리 독립을 추구하는 이슬람교도 모로 민족해방전선(MNLF)과의 전투가 계속되고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많이닿지 않기 때문이다.그러나 가는 길이나 리조트는 절대 안전하다고 한다. 다칵리조트는 95년 미스 유니버스대회 수영복촬영이 이루어진 곳.길이 750m의 아름다운 해변을 자랑한다.또한 필리핀의국민영웅 호세 리잘이 한때 몸을 숨기기도 한 역사적 장소다.17㏊의 코코넛 숲에 지어진 다칵리조트는 흰 백사장을 끼고 있으며 대나무,코코넛 잎 등으로 지어진 156개의 방갈로를 가지고 있다. 필리핀은 섬나라이기 때문에 각 섬을 배로 연결하는 ‘아일랜드 호핑’(Island Hopping)이 발달되어 있다.다칵에서는벙커라 불리는 대나무날개를 단 필리핀 전통배를 타고 이루과이섬(일명 나폴레옹섬)으로 소풍을 떠난다.산호초와 선명한 쪽빛 바다가 어우러진 이루과이섬에서는 스노클링,일광욕등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야자나무 숲 아래서 통돼지 바베큐로 점심을 들면 상쾌한 바닷바람이 불어 와 입맛을 한층 돋운다. 이루과이섬은 곳곳에 꽃이 심어져 있어 분위기가 산뜻하다. 심성이 순하고 친절한 필리핀의 원주민들이 어떤 모습으로사는지 둘러볼 수도 있다.돌아다닐 때는 떨어지는 야자에 머리를 맞지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다칵에서는 섬으로 떠나는소풍 외에도 승마,골프,볼링,테니스,등산 등을 즐길 수 있다. 고구마처럼 살갗을 태우며 투명한 바다속 물고기와 놀다보면 사랑이 더욱 깊어지지 않을까. 필리핀 세부 윤창수기자 geo@. * 필리핀 가는길. 필리핀 항공(02-774-0078)은 서울-마닐라·세부,부산-마닐라 직항노선을 운행하고 있다.서울에서 마닐라는 매일,세부까지는 목·일요일 주2회 취항한다. 세부 섬의 풀크라 리조트(www.pulchra.co.jp)는 막탄 국제공항에서 차로 90분 거리다.4박5일 1인 기준에 가격은 약 140만원.문의 마린투어(02-3275-5757) 민다나오섬의 다칵리조트는 마닐라에서 디플로그 공항까지비행기로 70분 정도 날아간뒤 자동차로 갈아타고 45분 쯤 달려간다.필리핀 중앙의 세부섬 워터프론트호텔 맞은편 선착장에서 디플로그까지 매일 페리가 운행되며 5시간 30분 가량걸린다.요금은 22불(약2만8,000원).다칵은 4박5일 1인 기준에 139만원.문의 누비다투어(02-777-8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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