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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맞이 산행 3형제 부부 눈속 조난사고 4명 사망

    설을 맞아 한자리에 모인 3형제 부부가 산행에 나섰다가 조난사고를 당해 4명이 숨지고 2명은 목숨을 건졌다. 1일 오후 9시25분쯤 경기도 포천군 이동면 연곡리 국망봉(해발 1168m) 7부능선에서 노갑순(56·서울 강남구 대치동),갑덕(50·서울 서초구 우면동),갑경(44·경기 용인시 죽전읍)씨 3형제 부부가 눈 속에 조난당해 있는 것을 119구조대가 발견했다. 포천소방서는 1일 오후 5시35분쯤 ‘내려가는 길을 못찾겠다.’는 갑경씨의 휴대전화를 받은 뒤 구조대원과 의용소방대원 등 11명을 출동시켰으나 이들의 생명을 지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편 갑덕씨 부부는 각각 국군일동병원과 서울 삼성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사망자의 시신은 2일 오전 국군일동병원으로 옮겨졌다. 포천 김병철기자 kbchul@
  • 야, 발자국이다/동물 발자국 따라 주인공 찾아가기

    온통 눈밭이 돼버린 겨울 숲 속.장난 같은 발자국들이 꾹꾹 찍혀 있다.어떤 건 길쭉하고 어떤 건 동글동글.발가락이 네개인 것도,다섯개인 것도 있고,또 저쪽의 것은 할머니 고무신처럼 길죽하고 뾰족뾰족.저건 새끼곰 발바닥,또 저건 암만 봐도 고양이 발바닥. 쉬잇! 누굴까…누가 지나갔을까? 어린이책 전문기획집단 도토리의 ‘야,발자국이다’(문병두 그림,보리 펴냄)는 겨울 산행을 직접 떠나는 듯한 현장감을 안긴다.숲 속에는 무슨 동물이 어떻게 살고 있을까.책은 단순히 사실나열식으로 그 궁금증을 풀어놓지 않는다.발자국의 정체를 일일이 문답식으로 우회해 귀띔하는데,그게 큼직한 매력이다. “개울가에 난 발자국 좀 봐.발자국이 네개씩이고 발가락은 다섯개야.돌 틈을 지나서 나무 밑으로 빠져 나갔어.누굴까?” 꽁꽁 얼어붙은 개울 옆으로 이야기와 꼭 닮은 그림들이 펼쳐지고,책장을 넘기면 어김없이 ‘앙증맞은’ 똥 이야기가 또 기다린다. “샛노란 오줌이랑 배배 꼬인 까만 똥이 있네.한쪽 끝은 뭉툭하고 한쪽 끝은 뾰족해.뼈다귀랑 털이 들어있어.누가 눴을까?” 이제 다음 순간,기다렸다는 듯 발자국의 주인공이 ‘쨘∼’ 정체를 밝힌다. “나야 나,족제비야.” 등장동물은 청설모 족제비 멧토끼 너구리 고라니 수달 살쾡이 멧돼지 등 8종.모두 우리나라 산에 살며,동면을 하지 않아 요즘같은 겨울엔 산속 곳곳에 발자국이나 똥을 남긴다는 공통점이 있다. 발자국 정체에 물음표를 찍고,발바닥 모양과 똥의 특징으로 주인공을 찾는 이야기 전개방식은 번번이 같다. 호기심 많은 아이들을 유혹할 대목은 사실적이고도 치밀한 책의 관찰력.새까만 튀밥처럼 생긴 고라니 똥,땅콩처럼 잘록하게 마디진 멧돼지 똥,꽈배기처럼 배배 꼬인 족제비 똥….산을 뒤져 모아 세밀하게 묘사한 똥 그림들이 재미있다. 소나무 밑,개울가,바위 주변 등을 샅샅이 훑은 덕분에 동물들의 생태도 생생히 녹아 있다.물가의 돌이나 바위 위에 똥을 눠 자기 영역을 알리는 수달,잣·솔방울·가래·도토리 같은 열매들을 좋아하는 청설모 등에 관한 설명이 책 끄트머리에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야무진 독자라면 책을 덮기 전에 궁금해질 대목이 하나 더 있다.정겨운 입말체로 이야기를 끌어간 주인공은? 책의 초입에서 배낭을 메고 출발하는 두 사람이 아버지와 아들인지,삼촌과 조카인지.자연을 생각하는 건 ‘모두’의 몫이란 걸 웅변하고 싶었을까. 숲이 깊어질수록 파랗게 고개 내미는 댓잎,알싸한 겨울 산공기가 금방이라도 코끝을 찔러올 것만 같다.1만 1000원. 황수정기자 sjh@
  • 꿈은이루어진다 2003년 꿈나무/소녀궁사 김유미

    ‘겨울 훈련에서 흘린 땀 한방울이 바로 1점’ 나태해지기 쉬운 겨울철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양궁 꿈나무 김유미(사진·16·경남체고 1년)는 요즘 상무에서 하루 9시간씩 훈련에 몰두한다.한창 들뜨기 쉬운 사춘기 소녀지만 남자 선수들과 똑같이 달리기와 산행,웨이트 트레이닝 등 강도높은 체력 훈련에 팥죽 같은 땀을 흘리고 있다. 김유미는 김진호-서향순-김수녕-윤미진 등으로 이어진 한국 양궁의 스타계보를 이을 기대주로 꼽힌다.경남 진주 촉석초등학교 5학년 때 ‘멋있어 보여’ 활을 처음 잡았고,중3 때 소년체전 3관왕에 오르면서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지난해 처음 주니어대표로 선발됐다.또래의 여궁사들이 컨디션에 따라 기량이 들쭉날쭉한 것과는 달리 큰 기복 없이 안정된 것이 듬직하다.지난해 화랑기대회와 세계주니어선수권 우승,유럽 주니어대회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 초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언니들의 간담을 서늘케 한데 이어 11월 전국선수권에서는 국가대표 언니들에 이어 당당히 3위를 차지했다. 전인수 주니어대표팀 코치는 “유미는 어리지만 겁이 없고,활을 대담하고 시원하게 쏜다.”며 “사대에선 또래의 다른 선수들보다 집중력이 훨씬 뛰어나다.”고 말했다.큰 대회 경험이 모자라고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게 약점. 단발머리와 청바지,헤드폰을 끼고 노래를 흥얼거리는 그녀의 올해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보다 더 어렵다.’는 양궁 국가대표가 되는 것.그녀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며 사대에 들어섰다. 이기철기자 chuli@
  • 동학사 ~ 갑사 산행길

    새해 벽두,겨울의 한복판에 동학사에서 갑사로 넘어가는 길에 오른다.미타암∼동학사∼남매탑을 지나 삼불봉과 금잔디 고개를 넘어 다시 한 식경쯤 더 내려간 곳에서,갑사는 산자락을 지붕삼아 동그마니 들어앉아 방문객을 맞는다. 산행의 목적은 갑사가 아니라 갑사까지 가는 여정이다.계룡산 국립공원에 속한 동학사∼갑사 길은 혼자서도 심심치 않은 산행코스.예쁘게 얼어붙은 계곡,흰 옷으로 갈아입은 나목들,자연석들을 듬성듬성 놓아 만든 돌계단이 마냥 정겹다.무에 그리 빌 것이 많은지,지나는 사람이 하나씩 돌을 올려놓아 생긴 돌탑들은,계룡산이 ‘정령(精靈)의 산’임을 말해주는 듯하다. 산행 기점은 동학사 아래 주차장.매표소를 지나 20분쯤 걸어 올라가면 미타암이다.암자가 제법 커 초행인 사람은 동학사로 착각하기 쉽다.계곡의 눈 덮인 고목과 거친 다듬이돌 모양의 돌을 놓아 만든 계단,암자 지붕의 곡선미가 어우러져 미타암 주변은 한 폭의 풍경화를 이룬다. 미타암에서 10분쯤 오르면 동학사다.동학사는 신라 중엽,또는 백제 때 창건됐다는설이 있으나 확실치 않다.절 동쪽에 학 모양의 바위가 있어 동학사란 이름을 붙였다는 설도 전해진다.여승을 위한 전문강원(講院)이 있어 수행중인 비구니들이 많다. 동학사 계곡은 산세가 특이하고,계곡 근처에 관목림이 짙게 깔려 있어 사계절 골짜기에서 뿜어 나오는 바람이 일품이다.여름엔 얼음장처럼 차지만 겨울엔 계곡 바람이 바깥보다 오히려 덜 춥게 느껴진다. 동학사를 지나면서부터는 얼어붙은 눈 때문에 등산로가 꽤 미끄럽다.조심조심 발을 내디디며 한시간쯤 올랐을까.일명 ‘오뉘탑’으로 불리는 동학사 5층·7층 석탑이 나란히 서서 가슴 시린 옛 사랑이야기를 들려준다. 1400여년 전 신라 선덕여왕 시절.당나라 상원(上原)대사가 이곳에 움막을 치고 수행하던 어느 날 밤 커다란 범이 다가와 입을 딱 벌리는 것이었다.목 안에 사람뼈가 걸려 있어 이를 뽑아주자 범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여러 날 뒤 백설이 세상을 덮은 날에 범이 한 처녀를 물어다 놓고 가버렸다.대사는 이듬해 봄 눈길이 뚫리자 처녀를 집에 데려다 주려고 했으나,대사의불심과 성품에 연모의 정이 깊어진 처녀는 부부의 예를 갖추어 달라고 간청하였다.수행의 길을 나선 승려이기에,대사는 결국 남매의 인연을 맺은 뒤 이곳에 따로 암자를 지어 불도에 힘썼고,이들이 입적한 다음 사리탑으로 세운 것이 지금의 오뉘탑이라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오뉘탑 이후로는 길이 좀 가파르다.느슨해진 등산화 끈을 조여매고 속도를 붙이니 30여분 만에 삼불봉 고개에 다다른다.이곳에서 직진하면 금잔디고개를 지나 갑사 길로 접어드는데,왼쪽으로 손에 잡힐 듯 삼불봉(775m)정상이 눈에 들어온다.일단 왼쪽으로 길을 틀어 가파른 철제 계단을 10여분 올라 삼불봉에 올랐다. 동학사에서 올려다 보면 마치 세 부처님의 모습을 닮았다고 해 삼불봉으로 불린다.정상에 서면 동학사 계곡과 갑사 계곡이 친근하게 내려다 보이고,관음봉 연천봉 쌀개봉 천황봉 등 계룡의 연봉이 한눈에 들어온다.하얀 이불을 뒤집어쓴 듯 봉긋봉긋 솟은 연봉의 풍광은 겨울 계룡산의 백미다. 삼불봉에서 20여분 더 가면 관음봉인데,시간이 여의치 않아 발길을 돌리려니 아쉬움이 남는다.길을 되짚어 삼불봉 고개를 지나 갑사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이곳부터 금잔디 고개까지는 평평한 내리막길.고갯마루에 올랐지만 금잔디는 안보이고 밋밋한 흙바닥뿐이다.금잔디 고개란 이름이 무색하다. 금잔디 고개에서 갑사의 부속 암자인 신흥암까지 내려가는 길은 다소 심심하다.비록 쓸쓸함이 느껴지는 나목이지만 회화나무·쉬나무·풍게나무·때죽나무·물박달나무 등 누군가 이름표를 달아 놓은 활엽수들을 관찰하며 그나마 심심함을 덜어본다. 신흥암부터 갑사까지는 수려한 계곡길이 이어진다.‘봄에는 마곡사가 아름답고 가을엔 갑사가 그만(춘마곡 추갑사)’이란 말이 있지만 눈 덮인 갑사의 얼음계곡도 상당히 운치 있다.특히 빙벽을 이룬 용문폭포가 볼 만하다. 갑사에 채 못미쳐 계곡을 건너기 전,길 옆에 짙은 이끼가 낀 아담한 삼층석탑이 눈길을 끈다.푯말을 보니 ‘갑사 공우탑(功牛塔)’이다.백제 비류왕 때 갑사의 부속 암자를 세우는데 자재를 운반하던 소가 냇물을 건너다 쓰러져 죽자,그 넋을 위로하고자 세운 탑이라고한다.짐승일지언정 사람을 위해 공 세웠음을 알아주고,생명을 귀히 여기는 불자의 넉넉함이 느껴진다. 갑사는 백제 구이신왕 원년(420년) 아도화상이 창건한 사찰로 전해진다.갑사 동종과 부도·철당간 등 보물급 문화재가 많아 찬찬히 둘러보기 좋다. 동학사∼갑사 코스는 어른 걸음으로 3시간 정도면 충분하다.그러나 중간에 삼불봉·관음봉까지 들르려면 4시간은 잡아야 한다. 공주 글·사진 임창용기자 sdragon@kdaily.com ◆여행 가이드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유성IC에서 빠져 좌회전한 뒤 공주 방면 32번 국도를 탄다.10분쯤 달려 박정자 삼거리가 나오면 좌회전해 동학사 길로 접어들면 된다.32번 국도에서부터 동학사 이정표가 잘 표시돼 있다.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고속버스·기차로 대전이나 공주·유성까지 간 다음 동학사로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갑사에서 버스를 타고 동학사 주차장으로 되돌아가려면 갑사 아래 버스 정류장에서 유성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박정자 삼거리에서 내려 동학사로 들어가는 버스를 갈아타야 한다. ●숙박 및 먹거리동학사 아래에 계룡산장(042-825-4020) 등 여관이 많다.갑사 밑에도 계룡여관(041-857-5065), 으뜸민박(041-857-5141) 등 여관·민박집이 널려 있다. 동학사에서 30여분 거리에 있는 유성 온천지구에서는 유성호텔(042-822-0811) 등지에 묵으면서 온천도 즐길 수 있다. 박정자 삼거리에서 공주를 잇는 1번 국도를 따라 전원카페가 늘어서 있는데,‘동학사가는길에’(042-825-2447)의 대통영양밥,‘이뭐꼬’(042-825-8575)의 흑돼지 두루치기가 맛있다. ●주변 가볼 만한 곳 동학사와 갑사에서 1시간 이내 거리에 계룡산 도예촌,박동진 판소리전수관,무령왕릉,송산리 고분군,국립공주박물관 등이 있다.우리 문화유적에 관심 있는 사람은 꼭 들러보자.문의 공주시청 문화관광과(041-853-0101)국립공원 계룡산 관리사무소(041-825-3002).
  • [2002길섶에서]작은 산행

    산이야 늘 거기에 있고,같은 길이라도 오를 때마다 느낌이 새로워 산행은매양 즐겁다.계절마다 바뀌는 주변의 경치는 빠른 시간의 흐름을 일깨워줘무미건조한 도시생활에서 더없는 일탈이다. 어쩌다 주말이면 산을 찾는 신참내기들로서는 ‘산행예찬’을 노래할 실력을 쌓지 못한 처지다.하나 산은 평범한 생활의 진리를 다시금 일깨워준다.그러기에 오르막 길에서는 턱없는 욕심은 내지 말자는 다짐을 하고,다른 사람들이 즐겨 다니는 산길을 애써 피해 좁은 숲길을 택했다가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특히 눈 내리는 날의 산행이 가져다 주는 정취는 남다르다.눈이 소복히 쌓인 좁은 길에 내는 첫 발자국은 한편의 동화로 다가선다. 그러나 정말 ‘시간 앞에 장사는 없는’모양이다. 지난 주말 산행 때 바람에 날리는 성긴 눈송이를 보고 처음 떠오른 건 황동규 시인의 ‘조그만 사랑노래’였다.“…/성긴 눈 날린다./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눈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몇송이 눈” 세월은 사람들을 언제나 작고 여리게 만드는 것일까. 양승현 논설위원
  • 삼성퇴의 황금가면

    1986년 7월18일 장강(양쯔강)상류 쓰촨성 성도 북쪽의 광한(廣漢).벽돌공장 노동자가 흙을 파다 고대 유물을 하나 발견했다.학자들이 곧장 달려갔고,일주일 동안 발굴한 결과 유물이 대량으로 매장된 구덩이(坑)가 눈앞에 펼쳐졌다.찬란한 빛을 발하는 황금지팡이와 황금가면,청동두상 그리고 다양한 청동기 등이었다.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8월16일 벽돌 일꾼이 다시 2호갱을 우연히 발견했다.구덩이에서 나온 1300건의 유물은 청동기 735건을 비롯하여 금기가 61건,옥기가 486건,상아가 67건,상아 구슬이 120건이다. 세계를 놀라게 한 삼성퇴(三星堆)유적은 이렇게 모습을 드러냈다.그동안 중국의 뿌리이자,역사의 중심은 황하 유역의 중원(中原)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그러나 장강 상류에서 서기전 2000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고촉국(古蜀國)유적이 발굴됨으로써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중국 고고학자 황젠화(黃劍華)가 쓴 ‘삼성퇴의 황금가면’(이해원 옮김,일빛 펴냄)을 굳이 분류하자면 일종의 발굴보고서다.그러나 고고학이나 중국고대사를 잘 알지 못해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풀어쓴 고고학 에세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그가 활발히 작품활동을 하는 소설가라는 것도 책의 성격을 짐작케 한다. 고촉국은 ‘촉왕본기’나 ‘화양국지’등의 옛 문헌에 조금씩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그러나 대시인 이백이 험난한 촉도의 산행을 다양한 모습으로 노래한 ‘촉도난’(蜀道難)처럼 문인들의 시구로만 전해오다시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퇴 발견은 ‘고촉국의 신비한 면사포를 벗겨낸 쾌거’라고 황젠화는 규정한다.지방색이 선명한 출토 유물은 전설상의 고촉국이 거짓이 아니며,성도평원이 중원 지역의 상나라,주나라 시대 혹은 그보다 훨씬 전에 문화·도시·국가가 확실히 존재했음을 보여준다는 것. 실제 고고학자들은 1·2호갱을 발굴한 뒤에도 삼성퇴 유적에 대한 조사를계속했다.그 결과 그 지역이 촌락이나 부락 정도가 아니라 고촉국의 도성이었음을 증명했다.유적의 총면적은 12㎢,성터의 면적만 2.6㎢에 이르렀다.독립적으로 발전해 풍요로운 번영을 이룬 왕국이었으며,정치·경제·사회·문화와 종교·제례·생활·풍속 등에서 황하유역과 다른 특색을 갖고 있다는것이다. 나뭇가지 위에 27개의 과실과 9마리의 신묘한 새가 앉아 있는 3.84m짜리 청동신수(靑銅神樹)와 높이 2.62m,무게 180㎏의 청동입상,황금가면을 쓴 청동두상,황금호랑이,황금나뭇잎 등에서 특색은 잘 드러난다. 그러나 청동예기(禮器)와 옥기 일부에서는 고촉 문화의 독특한 분위기와 아울러 상나라 문화의 영향도 느껴진다고 한다.황하 유역이 청동기시대에 유일하게 존재한 중국 문명의 중심이 아니었음을 삼성퇴는 일깨워 준다. 한편으로 삼성퇴의 청동상은 장식적 표현에 그친 중원을 넘어,진정한 의미에서 독립적인 조각의 의미를 갖추었다고 황젠화는 강조한다.이집트와 그리스의 전유물인 줄 알던 실물 크기의 청동인물상과 청동인두상,황금가면이 중국에서 나온 것도 처음이다.따라서 서양 미술사학자들의 편견을 수정하고,세계 미술사에 새 장을 열었다는 의미도 크다.1만원. 서동철기자 dcsuh@
  • 선택2002/권영길 ‘勞心’잡기 총력 “노동자 위해 정권과 싸울것 ”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는 17일 전략 지역인 경남 창원과 울산에서 유세를 가졌다.16일 저녁 마지막 TV합동토론을 가진 권 후보는 노동자 밀집 지역이자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창원·울산행을 통해 양강 구도에 흔들리는 ‘노심(勞心)’ 잡기에 전력투구했다. 권 후보는 이날 새벽 창원으로 이동,동서식품 대우자동차 GMB 로템 등 대단위 사업장에서 출근 유세와 현장 순회 등을 가졌다.특히 동서식품에서 대우자동차로 통하는 13㎞ 구간의 창원대로를 지나며 500여명의 지역 노동자들의 환대를 받은 권 후보는 대우차 직원 휴게실에서 유세를 갖고 “지난 97년대선 직후처럼 이번 대선이 끝난 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노동자·농민·서민과의 대결이 일어날 것”이라면서 “저와 민노당은 정권과 맞서 힘 없는 이들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권 후보는 또 1000여명이 참석한 로템 조합원 임시 총회에서 연설을 통해 “민노당은 이번 대선에서 여러분들의 성원을 통해 진정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이뤄내 비정규직 문제 해결,임금삭감 없는 주5일제 도입,지난 96년 개악된 노동법 재개정 등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권 후보는 이어 울산으로 이동,동구·중구·북구 등에서 유세를 가졌다.또지역 노동자 1000여명이 모인 ‘권영길 대통령을 위한 울산노동자 전진대회’에 참석,전폭적인 지지를 호소했다.한편 민주노총 울산본부,금속연맹노조울산본부,화학섬유연맹 울산본부,보건의료노조경남본부 등 울산지역 노조들은 이날 권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창원 울산 이두걸기자 douzirl@
  • “매주 통화품질 점검 산행” LG텔레콤 남용 사장

    ‘통화 품질,지상 끝까지 책임지겠습니다.’ LG텔레콤 남용(南鏞·사진) 사장이 직접 이동통신 019의 통화품질을 점검하기 위해 현장요원으로 나섰다. 남사장은 지난 15일 임직원 30여명과 함께 서울 청계산에 올라 통화품질 점검과 홍보를 벌인 것을 시발로 내년 2월말까지 모두 10차례에 걸쳐 주말마다 품질점검 산행을 하기로 했다. 예정지는 북한산,도봉산,관악산,불암산,수락산,인왕산 등이다. 연초부터 ‘고객의 통화품질,끝까지 책임지겠습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대대적인 통화품질 개선노력을 해온 결과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다. 산행중 등산객들에게 자사 서비스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다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노리고 있다. 박홍환기자
  • [사설]개헌 논의, 공약으로 내놓아야

    국민통합 21 정몽준 대표가 ‘분권형 대통령제’를 거론한 데 이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어제 출사표를 던지면서 개헌의 필요성을 제기함으로써 개헌문제가 대선정국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무엇보다 민주당 노무현후보와 설악산 산행에서 돌아온 정 대표는 오늘 회동을 갖고 선대위원장 문제 등 양당간 선거공조 방안을 매듭지을 예정이어서 개헌 논의가 급물살을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이 문제가 양당간 선거공조의 핵심사안으로 떠올라 뭔가 명확한 입장표명이 불가피한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헌 논의는 정 대표만이 약간의 구체성을 띠고있을 뿐,양강(兩强)인 이 후보와 노 후보는 권력집중의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를 막기 위해논의해 볼 문제라는 차원에 머물고 있다.실제 어제 밝힌 이 후보의 개헌 논의 역시 ‘대통령이 되면 우리 현실에 맞는 권력구조를 찾아내 헌법개정 논의를 마무리하겠다.’는 것으로 원론에 불과하다고 하겠다.노 후보도 차기대통령 임기 종반인 2007년쯤이 아닌 당장 논의하는 것 자체에는 부정적인입장이다.헌법을 손대야 하는 권력구조개편 문제만큼 민감한 정치현안은 없고,그것의 정치적 폭발력이 엄청나므로 신중을 기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그렇다 하더라도 정권을 담당하겠다고 나선 유력 후보들이 뒷전에서 적당히 얼버무릴 일은 아니다.차제에 각 후보의 개헌 구상,혹은 개헌이 불필요하다면 그것대로대선 공약에 포함시켜 국민에게 심판을 받는 것이 온당한 자세라고 본다.이원집정제든 대통령 중임제든 임기 중에 개헌 의사가 있다면 그것을 밝혀야만 유권자들이 후보 선택의 중요한 포인트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개헌논의는 투명한 공론의 장에서 떳떳하게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그렇지 않으면 선거공조를 끌어내기 위한 권력나누기나 세불리기를 위한 자리 흥정으로 전락할 공산이 크다.대통령과 의원의 임기 일치 등시대 요구에 따라 어차피 개헌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섰다면 후보들이 보다 당당하고 진지한 자세로 개헌논의에 뛰어들기를 바란다.
  • “여수유치 백운산신께 비나이다”

    ‘세계박람회를 유치할 수 있도록 간절히 빌고 오겠습니다.’ 해양수산부산악회(회장 이용우)가 다음달 3일로 예정된 세계박람회 개최지확정을 앞두고 2일 세계박람회 유치기원을 위한 산행에 나선다. 등산지는 경기도 포천군 이동면의 백운산(937m).광덕고개→백운산→백운계곡→흥룡사→백운동 코스를 밟는다.산행시간은 3시간 30분 가량. 이번 산행은 정례적인 산악일정이긴 하지만 의미는 남다르다.해양부 등 전부처와 국민들이 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데 산악회가 가만히 있을 수 없지 않느냐는 회원들의 뜻이 한데 모여 이뤄지게 됐다.100여명의 산악회원들은 백운산 고개에서 간단히 준비해간 음식으로 고사를 지낼 예정이다. 이 회장은 “30일 모나코로 떠나기 때문에 산행에 참가하지 못해 안타깝다.”며 “그러나 산악회원들의 가슴뭉클한 뜻을 가슴에 새겨 반드시 세계박람회를 유치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박준영 총무는 “이번 산행에서 국민 모두의 뜻이 BIE회원국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힘찬 함성을 지를 것”이라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 책/ 할아버지,연어를 따라오면 한국입니다-가깝고도 먼, 멀고도 가까운 ‘DMZ’

    “(비무장지대)DMZ로 가는 기차나 버스는 없다.DMZ는 어디일까.어떤 이는 서울 북쪽에 있다고 했다.어떤 이는 그곳이 높은 산이라고 했다.넓은 들판이라고 했다….그곳은 막연히 남한의 북쪽 끝에 있었다.” 가깝고도 먼 땅,멀고도 가까운 땅 DMZ가 한권의 책 속에서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모습을 드러냈다.강원일보 논설위원인 함광복씨가 DMZ 연구에 매달려온 20여년의 소사(小史)를 담은 책이다. 오매불망 북의 고향을 그려온 실향민이라면 울컥 울음부터 치솟고 말 제목,‘할아버지,연어를 따라오면 한국입니다’(이스트워드 펴냄). 지은이가 “스크래치 기법으로 그린 듯한 커다랗고 멋진 그림”에 비유한 책 갈피속 DMZ는 우선 서럽도록 목가적이다.그가 언젠가 만난 실향민 할아버지의 기억을 빌리자면,그곳은 지난날 금강산행 전기열차가 무성영화의 한 장면처럼 들녘을 지나곤 했었다.왼쪽으로 신계천.패천,오른쪽으로 명파천.북천을 거느린 남강이 있었다.믿을 수도,믿지 않을 수도 없는 이야기도 있다.장수하늘소와 연어가 지천으로 널렸고,오래되고 아름다운 성 ‘고미성’(古美城)이야기는 DMZ의 서슬 속에 전설로 갇혔다. 20여년을 부지런히 다리품 팔아가며 챙긴 기록 속의 DMZ는 종국엔 늘 엄연하고 냉혹한 현실이 되어 마침표가 찍힌다.“낙엽이 떨어지는 바스락 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며,비가 오지 않았는데도 흙탕물이 흘러온다면 가까운 상류에서 토목공사를 하고 있다고 판단해야 한다….” 속수무책으로 잊혀지는 자잘한 이야깃감이 책장을 술술 넘어가게도 한다.강원도 양구가 고향이었던 화가 박수근의 일화.1950년 금성교회 신자였다가 공산당에 쫓겨 남행길에 오른 박수근이 김화 남대천 DMZ에 그림단지를 묻은 후일담은 그대로 한편의 드라마다. 앞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외에 책은 모두 6개 장으로 짜여졌다.때로는 다큐멘터리같고,또 때로는 애상짙은 기행문이다.그러나 행간행간에는 생생한 ‘현장 육성’의 울림이 가시지 않는다.젊음의 한 허리를 비무장지대 언저리에 미련없이 묻은 지은이의 열정 덕분일까. 1979년 강원도 양구군 해안분지에서 일어난 민통선 토지분쟁 사건을 계기로 함씨는 DMZ와 민통선 문제를 화두로 붙들고 살았다.1988년 한국민속사대관에 방대한 분량의 ‘민간인 통제구역’항목을 기술하는 중책을 맡은 것도 그 열매였다.주변 자연생태계에도 관심이 많아 DMZ 관련 학술 심포지엄에 단골로 참석해온 건 물론이다.한국 DMZ 생물종다양성보전협회 등을 앞장서 만든 것도 그다. 에필로그에 이르면 마음약한 독자는 참았던 눈물이 솟구칠지도 모른다.“고미성도,연어도,장수하늘소 이야기도 다 허풍이었다.”며 지은이는 그 모두를 DMZ의 전설로 돌리고 만다.세상사람들이 그곳을 ‘자연생태계의 보고’로 고민없이 이름붙이는 것도 영 마뜩찮다.어렵고 조심스럽게 DMZ를 연구해온 그의 관점에는 “벌판 가득 지뢰가 민들레 꽃씨처럼 뿌려진,전쟁생태계의 전시장”이기 때문이다.1만 1000원. 황수정기자 sjh@
  • [씨줄날줄] 노란우산

    가을철 노란색의 상징인 서울 도심의 은행잎들이 예년 같이 곱지 않다.황금빛 제 색깔을 내려면 일교차가 심한 전형적인 가을날씨가 계속되어야 하는데,올해는 급작스러운 기온 강하로 가을다운 가을이 실종되었기 때문이란다.기온이 떨어지면 뿌리로부터 수분이 잎까지 충분히 전달되지 않아 색깔을 내기도 전에 낙엽이 되어 떨어진다는 것이다.이래저래 올핸 책갈피에 간직할 은행잎을 찾기가 여의치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은행잎보다 더 아름다운 빛깔의 ‘노란’ 소식이 미국으로부터 전해져 반갑다.마치 오천석 선생이 쓴 ‘노란 손수건’에 나오는 ‘형무소에서 출소한 남편을 변함없이 사랑하고 있다는 뜻으로 마을 앞에 서있는 나무에 온통 노란 손수건을 매단 것 같은’ 낭보였다.그러나 이미 지난해 국제기구인 국제어린이도서협의회 선정 ‘50년 통산 세계의 어린이 책 40권’에 뽑힌, 우리가 창작한 것에 대해 이제서야 관심을 갖는 무심함을 되돌아보는 부끄러움이기도 하다. 류재수 화백이 그린 어린이를 위한 창작 그림책 ‘노란 우산’이 미국 유력일간지 뉴욕타임스 올해의 우수 그림책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이다.류 화백은 국내 몇 안 되는 13평 아파트에서 넉넉지 않게 사는 ‘전업 그림책 작가’이다.그가 그린 노란 우산은 그림을 설명하는 글자나 줄거리가 없이,그냥 우산행렬 조형으로만 이뤄져 있다.그림과 음악이 어우려져 마음의 문을 노크하고 있을 뿐이다.처음에는 노란 우산 하나가 길을 가다가,어디선가 파란 우산이 나타나 그 옆에 따라붙고,또다시 빨간 우산이 나타난다.책장을 넘기면색색의 우산 숫자가 늘어나는 게 줄거리라면 줄거리이다. 꼭 짚어 말한다면 비오는 날의 등교 표정을 정감 어리게 표현한 동요 ‘빨간 우산,파란 우산,찢어진 우산’을 시각적 이미지의 즐거움으로 묘사한 그림책이라고 하는 게 옳을 것이다.그래서인지 고단한 일상에서도 쉬지 않은작가의 10여년 담금질이 배어있다.스스로도 “노란 우산에 담고자 했던 것은 그림 자체의 아름다움이며,색깔들의 조화 그 자체였다.”고 말한다. 우리 생활에서 노란색은 언제나 처음이자,끝으로 다가선다.봄을 알리는 ‘개나리를입에 문 병아리’ 모두 노오란 희망의 상징이다.한 해를 마감하고 내일을 준비하는 가을걷이도 황금빛이다.은행잎 대신 가을의 대미(大尾)를 화려하게 장식한 노란 우산이다. 양승현 논설위원 yangbak@
  • [발언대] 수능 끝낸 고3 생활지도 바르게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끝났지만 수험생들의 압박감과 불안은 여전하다.많은 수험생들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에 고통스러워하고 있다.시험성적을 비관하여 자살한 수험생도 있다.이러한 현상은 우리 사회의 비극이며 특히 교육의 본질회복과 청소년육성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에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수험생들의 불안감을 덜고 탈선을 막기 위해서는 수능시험후의 생활지도가 중요하다.매년 수능시험후 청소년들의 생활지도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정부와 각계각층에서 충분히 인식하여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데도 불구하고 교육현장은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대학입학까지는 3개월이 남았고,학사 일정은 제도적으로 내년 2월까지 편성되어 있어 계획성 없이 여가시간을 보내는 것은 청소년육성에 엄청난 역효과를 가져온다. 사람은 할 일이 없으면 엉뚱한 생각과 행동을 하게 된다.수능시험 준비 관계로 공부의 중압감에서 시달렸던 수험생들은 이제 다양한 문화행사와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그동안 개발하지 못했던 자신의 적성과 능력을 탐색하는 기회를 찾아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각 청소년단체에서 시행하는 문화탐방,사회적응프로그램,가족과 함께하는 프로그램 등을 찾아서 활동할 수 있다.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에서 긴장이 풀리게 되면 무질서한 생활을 하기 쉽다.또한 성인중심 유해환경의 유혹에 쉽게 빠져 퇴폐·낭비적 생활을 할 수 있다.청소년문제는 여가시간이 많은 수능시험후나,방학·주말에 많이 발생한다.청소년은 여러 해 동안 수능시험 준비관계로 틀에짜여진 생활리듬에서 규칙적으로 생활하다가 수능시험후 가정과 학교의 관용성과 본인의 무계획적인 생활이 개인에게 있어서 역기능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수능시험후 가정·학교·사회에서의 성공적인 자녀 및 청소년지도를 위하여는 교과교육과 생활지도의 양 수레바퀴가 함께 전진할 때 가능하다.수능시험 준비 때문에 청소년기 발달단계에서 성취해야 하는 발달과업 중 미진했던 분야를 보충하기 위한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가정 및 학교생활에 대한계획서를 자녀와 부모가 공동으로 작성하여 실행한다.둘째,정서생활·취미생활 등으로 정서를 순화하고,여가를 선용한다.셋째,개인의 소질과 특성 그리고 잠재적 능력을 자기 주도적으로 계발하도록 도와준다. 넷째,신체적·정신적으로 허약해진 면을 재충전하고 건강관리에 최선을 다한다.다섯째,부모·교사중심의 생활지도 프로그램계획과 운영을 지양하고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하고 실천하도록 운영한다.여섯째,기성세대들은 청소년을 유해업소에 고용하지도 말고,유해업소 이용을 금지시킨다. 일곱째,사회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문화관광부산하 중앙 및 지방청소년자원봉사센터에서는 고3 청소년을 위한 사회적응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으므로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여덟째,산행·야영·운동 등교사와 청소년이 함께하는 시간을 마련한다.이런 활동은 공동체 형성,신뢰관계 유지 등 심리적 부적응 현상을 건전한 방향으로 회복할 수 있게 한다. 권이종 한국청소년개발원장·본사 자문위원
  • 대선후보 이사람이 좋다/ 정몽준-권영길 후보

    ■정몽준 후보는 - ‘깨끗한 정치' 전도사 이번에 나온 정몽준(鄭夢準·MJ) 의원의 책 ‘꿈은 이루어진다’를 읽다가 뜻밖의 구절을 발견하고 어,이런 걸 왜? 하고 조금은 당혹스러웠다.“아내는 아이들이 성장하자,뜻있는 분들과 함께 우리나라의 ‘옛’것을 ‘올’바로 알리자는 ‘예올회’를 만들어 문화재 보존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예올회라는 이름은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소설가 윤후명 씨가 지어주었다).”이렇게 내 이름이 소개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그의 아내의 일로 그와 연결되어 있음이 분명히 드러난 셈이 된다.내가 ‘예올’의 이름을 지은 것은 틀린 말은 아니다.‘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그러나 나는 ‘예올’에 대해서도,MJ에 대해서도 그리 소상하게 알고 있는 편은 아니다.나는 그와 불과 몇 번밖에 만난 적이 없다. 언젠가 MJ가 어느 모임에서 일부러 내게 다가와 “이제 뵙는군요.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하고 내 술잔을 채운 적이 있었다.자유스러운 모임이어서 이 테이블 저 테이블을 오가며덕담을 나누는 자리였다.나는 “아,예.” 하고 뭐 별달리 할 말이 없었다.그의 키가 보통보다 큰 데다 나는 보통보다 작아서 유난히 비교되는 게 좀 거북했을까.그러자 그는 “언제 한잔하지요.” 하고 말했다.그런데 그 호의에 대해서도 나는 “전 막걸리만 마십니다.” 하고 퉁명스럽게 받았다.이 무슨 매너인가.더군다나 나는 맥주를 주로 마시지 않는가.하기야 평생 백면서생 야인으로 살아온 나는 그런 자리에서는 말 그대로 ‘꿔다 놓은 보릿자루’였다.내 대답에 그는 머쓱한 표정으로 돌아가고 말았다.남들에게는 대단치 않은 일이겠지만,그 첫 만남은 내게 ‘꿔다 놓은 보릿자루’로서의 매너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또 그에게 뭔가 부담감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그에게 부담감을 갖는다는 건,그 무렵 그가 대선에 나오려는 눈치인것 같아 은근히 내 마음이 마뜩찮아 한 데서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내 생각으로는 모든 정치인들은,대선 주자들은 ‘정쟁’만 일삼고 ‘정권 야욕’에만 물불 못 가리는 사람들 같아 보였다.그 심정이 애꿎게 MJ에게 그대로 향했던 것이다.그의 말마따나 “다른 이들보다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사람이 정치까지? 나는 비관적이었다.정치가 왜 그렇게 국민이 외면하고 질타하는 대표적인 장(場)이 되었는가.다른 사람의 말은 차치하고라도 그의 표현을 직접 빌려본다. “정치의 중요한 기능 가운데 하나는 여러 집단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일이다.싸움을 말리고 얽힌 사태를 푸는 것이 정치의 본디 역할이다.그런데 한국 정치인들은 싸움을 말리기는커녕 자기들끼리 싸움판을 벌이는 데 주력하는 형국이다.” 그가 말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이 정도는 누구나 아는 이야기일 뿐이다.그런데도 지켜지지 않고,하루도 빠짐없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나는 그가 대통령직에 연연한 사람이기보다 우리나라 문화를 위해 무엇인가 큰 역할을 하는 사람이기를 진정 바랐다.현재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이 부박하고 실망스러운 삶의 형태는 경제가 문화를 도외시한 채 저 혼자 질주하는 ‘돈이 최고’의 슬로건에 근거한다고 보았던 것이다.그러므로 우리 경제를 이끈 당사자의 한 사람으로서 마땅히 문화적 소명의식을 가질 때가 되었다고 보았던 것이다.정치고 경제고,무엇이고 간에 그것이 지향하는 것은 결국 우리들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게 아니던가.그래서 그의 아내가 그런 일을 한다고 했을 때,나는 쌍수를 들어 공감을 표시했었다. 그런데 그는 월드컵의 성공과 함께 얼마 뒤 자연스럽게 대통령 출마를 선언했다.여기서 또 지난 6월의 월드컵을 다시 들먹일 필요가 있을까.그의 표현대로 “내 이름자 ‘몽’은 한자로 꿈 몽(夢)자이고 ‘준’은 영어로 6월(june)이니까,꿈 같은 6월을 보낸” 것이었다.그는 지금도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와 우리의 ‘4강 신화’를 매우 자랑스러워하지만,그 과정을 통해 전달받은 여론의 향배 또한 거절할 수 없게 된 것이었다.“내가 이번 대선에 나가는 것을 포기한다면,그 많은 요구들을 외면한다면,나는 나 자신에 대해 이기적이고 비겁했다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는 당당하게 출마했다.그리고 대통령 후보로서 언론매체에 등장한 그는 다른 후보들과는 달리,웅변조로 목청을 높이지 않고 차분하게 ‘국민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저의 꿈은 깨끗한 정부,국민 통합,그리고 평화적인 통일을 이뤄내는 것입니다.이것은 모든 국민들의 염원이라고 믿습니다.이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대통령이 되고자 합니다.” 그의 말에서 그의 ‘깨끗한’ 이미지가 떠올랐다.내가 보기에 그는 상당히 다양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기업경영자이자 정치가요,또한 스포츠맨이어서가 아니다.그는 활달하면서도 세심하고,외향적이면서도 내성적이다.불같이 달려들면서도 물같이 흐른다.상반된 성향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사람이다.특히 다른 사람의 말을 겸허하게 들어줄 줄도 알고 그의 말을 조리있게 들려줄 줄도 안다는 건 여간한 장점이 아니다.그런 가운데 그는 어려서부터 ‘부잣집 아들’ 티를 내지 않은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중학교 때 학우가 “너희 집 뭐하니?” 하고 물으면 “잘 모른다.”고 했다든가,대학교 때 학우에게 “MIT로 옮기기 위해 인터뷰를 해야 하는데 양복이 없다.”고그제서야 백화점에 같이 가자고 했다든가 하는 이야기는 그 점을 나타낸다고 하겠다. “나를 가리켜 재벌 2세,또는 아버지의 후광으로 부족함이 없이 자란 아들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하지만 이는 편견에 불과하다.나는 스스로 부자라고 느낀 적이 없다.그리고 나는 부 자체가 사회적 질시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문제는 부의 편중과 부의 과시와 부의 남용일 것이다.” 그의 말을 믿는다.그는 여행을 가면 팬티,양말을 직접 빨아 입는다고 한다.나도 그렇다.그러니 나 같은 백면서생은 동류항으로서의 위안을 받는다.그리고 식당에 가서도 냅킨은 꼭 한 장만 쓰고,음식을 남기는 건 질색이라는 점도 나와 같으며,어렸을 때 수레에서 파는 해삼을 이쑤시개로 찍어 먹길 좋아했고 지금도 여차하면 청진동 해장국집으로 달려가곤 한다는 점도 마찬가지다.그래서,그를 향한 친화력은 더욱 공고해지는지도 모른다. 한번은 어느 모임에서 그를 만났는데,헤어질 무렵 그가 장인어른의 뒤를 따르면서 “저 때문에 마음 고생 많으시죠.” 하고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장면이 또렷하게 남아 있다.무엇을두고 그러는지는 내가 알 바가 아니었다.다만 그의 태도가 너무도 성심스러워서 나를 감탄시키기에 충분했던 것이다.그가 매사에 철두철미하다고 듣고 있었던 나는 그 모습에서 오히려 지극히 인간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그의 가정주의와 가족 사랑은 잘 알려져 있는바,그것에 바탕을 두고 정치를 향하고 있는 자세는 우선 보기부터가 좋다.이것이‘삶을 위한 정치’의 기본이 아니고 무엇일까. “우리나라의 정치는 ‘닫힌’ 공간의 대표적인 상징처럼 보인다.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일반인이 아닌 어떤 특수한 사람처럼 느껴지는 것이다.그러나정치는 공동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한 우리 모두의 즐거운 정신행위여야 한다.사람과 삶을 위한 정치가 실종된 지금,국민들은 투명하고 깨끗한 정치의 장을 간절하게 원하고 있다.그리고 당면한 현안에 대한 해결책의 제시는 물론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리더를 필요로 하고 있다.” 이것이 그가 제시하는 ‘정직하고 능력 있는 젊은 정치’의 비전이자 버전이다.그렇다면 그 내용은 무엇이 알맹이가 되어야 할까.나는그것이 문화라고 생각한다.이것이야말로 이 새로운 세기의 ‘사람과 삶을 위한’ 소프트웨어인 것이다. 그는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내 집 옆길로 해서 북한산에 가끔 오른다고 한다.어느날 나도 그와 함께 산행을 해보리라 마음먹는다.그리고 나로서는 그가 무엇보다도 문화주의 대통령,환경주의 대통령에 더 애착을 가져볼 것을 권하고 싶다.지금 이 정권도 문화를 앞세웠지만,한낱 허사(虛辭)에 지나지 않았다. 그의 말을 귀담아 듣는다.“저는 국민 모두가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꿈(夢),그대는 우리에게 정녕 그러할 것이오.한 소설가는 믿고 있소이다.왜냐하면 꿈은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윤후명 소설가 ■권영길 후보는 - ‘진보의 꽃' 피울 밀알 ◆진보의 이름으로 나는 권영길을 잘 모른다.몇 차례 파리와 서울에서 만나 대화를 나눠보았지만 난 아직 그를 잘 모른다.나에게 그는 자기 의견을 주장하기보단 남의 의견을 주로 듣는 사람이었다.적어도 내가 아는 부분에서 그는 먼저 행하고자하는 일을 행한 후에 말을하는 사람이다.산골소년으로 태어나 어려운 청소년기를 거쳐 노동자들의 대표가 된 사람,내가 아는 대목에서 그는 분단과 전쟁의 소용돌이가 할퀴고 간 가족의 고통을 성숙으로 승화시킨 몇 안 되는 사람중의 하나다. 왜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권영길을 오늘 말하려 하는가? 지금부터 30년 전,20대 청년이었던 나는 이렇게 자문하며 처연해 한 적이 있었다.“과연 살아 생전에 합법적 진보정당에 참여하여 활동할 날이 올 수 있을까.”라고. 내가 오늘 권영길을 말하려 함은 무엇보다 진보의 이름으로 그를 예우하기 위함이다.특히 기존정당의 후보들은 여러 매체들을 통해 마음껏 홍보할 수 있는 현실에 비해,그는 군소정당의 후보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그것은 그의 잘못이 아니라 한국 언론의 잘못이다.가령 프랑스의 ‘르몽드’는 96∼97년 겨울의 노동자 대파업 당시 권영길과 가진 인터뷰 기사를 크게 실었다.내가 아는 한 ‘르몽드’에 그만한 비중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던 한국인은 김대중 대통령뿐이다. 그리하여,진보의이름으로 권영길을 말한다.그것은 곧 ‘단 한 사람이라도 불행한 사회는 불행한 사회라고 믿는’ 사람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말 없이 말하는 그 파리에서 처음 만난 때부터 그는 별로 말이 없는 사람이었다.한국노동운동의 기관차를 몰던 때에도 그는 예상외로 수줍음 많고,과묵한 사람이었다.상대방에 대한 따스한 시선을 놓지 않는 그를 보면서 나는 ‘말많은 조직’을 이끄는 자가 가져야 하는 덕목을 보았다.96∼97년 노동법·안기부법 날치기통과에 항의하여 총파업을 주도한 강철의 노동운동가는 도무지 찾을 수 없고,앞자리에는 한 신중한 사내가 앉아 있었다.말의 향연을 방불케 할 정도로 달변인 사람들이 넘쳐나는 오늘날,권영길의 과묵은 더욱 이채로웠다. 술자리에서 몇 순배의 술이 돌아가도 그는 말이 많아지지 않았다.다만,노동현안에 대해선 분명하게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이를테면 그의 말없음은 해야 할 말은 꼭 하고 마는,단호함을 위한 것이었다. 97년 대선에 관해 누군가 입을 열었을 때 그는 몹시도 죄스러운 표정을 역력히 지었다.민주노총이라는 거대조직의 선거참여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결과를 낳았다는 자책이 그를 부끄럽게 하는 것 같았다.그날 그는 말이 없었으되 무표정하지는 않았다.그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유년기와 청년기를 거친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정서의 공유였을까.백마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을 한 가지 표정으로 나타낼 수 있는 그는,말 없이 말하는 사람이었다.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정치 그의 아버지는 빨치산이다.아버지에 대한 몇 가지 기억만을 간직하고 있는 그는 아버지의 삶과 생애에 대해 이웃과 친지들의 증언으로 대략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그러나 헤어진 아버지를 몇 년만에 주검으로 마주한 일은 어린 그에게 지울 수 없는 충격으로 각인되어 있다.‘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고 주위의 칭송이 자자하던 아버지가 ‘무시무시한 빨갱이’였다니…. 농민문제에 관심을 가지며 사회의식을 키우던 고등학생 때에서야 비로소 아버지를 온전히 이해했다고 그는 말한다.광신적인 반공주의국가에서 좌익의 지아비를 둔 어머니는 행여 자식들의 앞길에 먹구름이낄까 아직도 입을 닫는다며 말을 흐렸다.어느새 그의 눈에 물기가 어렸다. 그가 정치는 상처받은 사람들을 치유하는 것이라 생각하게 된 것은 이런 가족사뿐만 아니라 어려웠던 학창시절에 힘입은 바 크다.돈이 없어 며칠을 굶기도 하고,잘 곳이 없이 노숙을 하기도 했던 어린 권영길에게 세상은 한번도 적의를 거두지 않았다.세상의 비참을 몸소 체험한 그가 다른 사람들의 비참을 묵과할 수 없었으리라. 정치는 ‘인격적 권리의 창출’이라고 믿는 그가 이미 많은 것을 가진 사람들만을 위한 정치 속에서 자신의 뜻을 펼칠 날이 올까.아마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을지 모른다.본디 약한 이웃들을 위한 정치를 꿈꾸는 자에게 세상의 강고한 벽은 이미 벽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 많은 사람 그가 고등학교 때 이미 야학을 결성하여 나름의 사회참여를 시작했다는 사실에서,언론노련 시절 절대 술을 먹지 말라는 의사의 경고를 뿌리치고 괴로워하는 동료들을 위해 함께 밤새 술자리를 지킨 일에서,어려운 사람을 보면가슴 아파하고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애쓰는 면에서 그는 분명 정이 많은 사람이다.그의 다정(多情)이 이 사회에서 슬픔과 분노를 잉태시켰음을 여기서다시 재론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가 45살이라는 나이에 늦깎이 노동운동가가 된 것도,언론노련과 민주노총을 거쳐 마침내 민주노동당의 대선후보가 된 이유도 결국은 서러운 사람들에 대한 그의 안쓰러움 때문이었을 것이다. 본디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노력은 인간에 대한 연민에서 비롯된다.그연민 위에서만 이념과 사상이 제대로 꽃필 수 있다.그동안 우리는 인간에 대한 애정이 전제되어 있지 않은 이념과 사상을 너무도 많이 봐왔다.그의 맘씀씀이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까닭이다. ◆미련한 사람 권영길은 미련하다.97년 대선에서 고배를 마신 그가 또다시 대선 출마를 하고 나선 것이다.오늘의 상황은 97년과 많이 다르지만 또한 어떤 점에선 같다. 6·13 지방선거에서 일약 제3당으로 부상한 민주노동당의 약진이 다른 점이라면,한나라당과 특정 유력신문으로 대표되는 극우세력이 헤게모니를 쥔 채 엄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여전하다.비단 서구사회를 비교대상으로 삼지 않더라도 한국사회의 사회적 진보는 매우 더디다. 후발 자본주의 국가로서 한국과 유사한 역사적 발전과정을 거친 브라질에서 좌파후보 룰라의 당선은 우리 진보정당운동이 헤쳐나가야 할 일이 산적해있음을 보여준다. 사실 올 대선에서 권영길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리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승부가 예견된 싸움을 굳이 하려드는 그는 미련한 사람이다.그러나 그의 미련함은 비단 그만의 것이 아니다.마침내 세상을 변화시키고야 마는 사람들은 모두 승산이 없다고 믿었던 대상과 지난하게 투쟁해온 ‘미련한 사람들’이 아니던가.병든 시대를 온몸으로 아파하며 맞서 싸우는 권영길,그는 올해도 싸움에 사활을 걸고 있다.그러나 분명 그 싸움은 하나의 밀알이 되어 이 땅에 진보의 꽃을 피울 것이다. ◆보론-우리는 모두 노동자다 자본주의 사회는 자본가와 노동자로 나뉜 계급사회다.이것은 시민적 상식이다.자본가의 이익을 대변하고자 하는 정당이 존재한다면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도 존재해야 한다.그것이 공화국이요,민주주의다.그러나 지금까지 한국사회에선 노동자의 정당이 없었다.유권자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와 농민,그리고 서민 대중의 이익을 대변하고자 하는 정당은 없었던 것이다.한국사회를 지배한 레드 콤플렉스가 ‘노동자’가 ‘빨갱이 예비군’이나 되는 양 기피하도록 한 탓이 크다.그러나 살기 위해 일하는 사람은 누구나 노동자다. 민주노동당은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대접받는 세계를 꿈꾼다.또한 민주노동당은 차이가 차별을 낳는 세상을 반대한다.민주노동당은 돈이 없어서 병원에 갈 수 없는 사회를,돈이 없어서 대학에 갈 수 없는 사회를 반대한다. 당신은 노동자인가.그럼 당신은 민주노동당의 당원이 될 수 있다.당신은 농민이고 서민인가.당신은 민주노동당의 당원이 될 수 있다.당신은 당신이 사회경제적 처지에 걸맞은 정치의식을 가져야 한다.사회구성원들 각자가 자신의 사회경제적 정체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그에 따라 정당을 선택할 수 있을때 한국사회는 비로소 하나의 ‘사회’로 불릴 수 있을 것이다. 홍세화 자유기고가
  • 權 새달 ‘장터 투어’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측은 지난 9월말을 기점으로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서서히 상승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권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6·13지방선거 이후 5%를 상회하다 한때 1%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정몽준(鄭夢準) 의원의 출마선언과 민주당의 혼돈 등 기성 정치권의 지각변동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전의 시점은 부유세 신설 등 정책홍보와 TV토론 참여 등으로 이미지와 호감도에서 동반상승 효과를 거둔 즈음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9월말 첫 TV토론을 분석한 결과,블루칼라층에서 시청률이 높았으며,평균 시청시간도 이례적으로 43분 이상이나 됐다는 전언이다. 민노당은 향후 지지율 제고 전략도 이같은 경험을 토대로 할 계획이다.우선 각종 노동현장을 찾아 그들이 원하는 정책을 제시하겠다는 생각이다. 11월 초부터 전국 ‘장터 투어’를 시작하고 대학생들과 도라산행 통일열차에 동승,진보정당 역할론을 설파하는 등 주요 지지층을 집중 공략하는 일정이 준비돼 있다.아울러 권영길 후보는 일부 지지계층이 겹치는 정몽준 후보나 정책기조가 가장 가까운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움직임을 주시하며,탄력적인 대응으로 이들로부터의 이탈세력을 흡수하는 방안도 모색중이다. 이지운기자 jj@
  • [대~한민국 24시] 대구 팔공산 갓바위 부처/합격 점지…자식 점지…전국의 母情 ‘북적’

    대구 팔공산은 이제 막 불이 붙기 시작했다.동봉과 서봉에서 떠밀려온 붉은 파도들이 계곡과 계곡 사이를 넘실거리며 한바탕 단풍 도배질이 한창이다.팔공산이 물들면 이땅의 어머니들은 속이 바삭바삭 타 들어간다.자녀들의 합격을 기원하는 간절한 모정(母情)이 붉게 물든 팔공산을 덧칠한다.대학이 뭐기에….‘정성스레 기도하면 한가지 소원만은 반드시 들어준다.’는 팔공산 갓바위 부처. 언제부턴가 한입 건너 두입으로 소문이 퍼지면서 갓바위는 요즘 코앞에 다가온 수능시험 때문에 전국에서 몰려든 기도객들로 24시간 북적인다.바야흐르 입시대목을 만난 셈이다.쌀쌀해진 날씨도 이들을 막지는 못한다. 22일 낮 12시 경북 경산시 와촌면 대한리 갓바위 주차장.평일인데도 부산과 울산,경남 번호판을 단 관광버스가 빼곡히 들어 차 있다.서울,인천,경기,광주 번호판도 군데군데 보인다. “보살님들 4시까지는 꼭 내려 오셔야 합니다.” 관광버스 기사의 당부를 듣는 둥 마는 둥 버스에서 쏟아져내린 40∼50대 아주머니들이 총총걸음으로 산행을 재촉한다.서울에서 왔다는 50대 아주머니는 “새벽 6시에 출발했는데 기도를 마치고 돌아가면 밤 12시쯤 될 것”이라면서 “부모들이야 이젠 해줄 거라곤 기도밖에 더 있겠느냐.”며 등산화 끈을 조여맸다. 부산에 산다는 40대 아주머니는 “오늘은 밤샘기도를 하기 위해 왔다.”면서 두손을 합장한 채 갓바위를 향해 연신 허리를 굽혔다. 이들을 내려 놓은 관광버스 기사들은 서둘러 문을 걸어 잠근 채 낮잠을 청한다. 산에서 왔다는 버스기사는 “이달부터 입시가 끝나는 내년 초까지 갓바위는 손님 걱정 안하는 황금노선”이라면서 “차비는 왕복 1만원”이라고 말했다. 이제 막 물 들기 시작한 단풍숲을 헤치며 제법 가파른 돌 계단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 지 40여분 남짓.등산로 군데군데에는 ‘합격엿을 판다.’는 상인들이 대목을 노리고 진을 치고 있다. 이윽고 해발 850m 갓바위(冠峰)정상.사방 탁 트인 시야와 함께 하늘을 받치고 있는 듯한 모습의 장대한 돌부처가 눈앞에 나타난다.머리에 판석이 올려져 있어 마치 갓을 쓴 모습을 하고 있다 해서 흔히 갓바위부처님이라 불리는 관봉석조여래좌상(冠峰石造如來坐像·보물 제431호). 산행에 숨이 가쁜 기도객들은 서둘러 정성스레 들고온 공양미를 불전 앞에 쏟아내고 가만히 자리를 잡는다.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옷깃을 여미고 이내 기도는 시작된다. “약사여래불…약사여래불….” 백팔배는 기본인 듯하고 백팔배를 끝낸 기도객들은 다소곳이 앉아 눈을 감은 채 부지런히 염주알을 굴린다.아예 지난밤을 하얗게 새운 사람들도 있다. 포항에서 왔다는 50대 아주머니는 “높은 점수만 받을 수 있다면 밤샘기도가 대수냐.”면서 “제발 제 실력만 발휘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빌었다.”고 말했다. “탁탁탁탁…….수능시험 고득점 대입합격 축원 발원 울산시 태화동 김○○,대구시 지산동 박△△,부산시 대연동 이××,서울시 상계동 최○○….” 목탁소리와 함께 스님의 대입합격 축원 기도가 시작되면 이들의 기도는 더욱 간절해진다.두손을 합장한 채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며 절하는 기도객들의 얼굴에는 간절함을 넘어 비장함까지 엿보인다. 지성이면 감천이라했던가.가히 돌부처의 마음을 움직이고도 남을 듯한 정성이다. 시험을 앞둔 손자녀석을 위해 기도하러 왔다는 백발의 한 할머니는 “마음으로부터 정성을 쏟아야만 부처님 귀에 들어간다.”며 돌부처를 향해 연신머리를 조아렸다. 한쪽에서는 이미 기도를 마친 인파가 우르르 산을 내려가고 한쪽에서는 다시 기도객들이 갓바위로 빼곡히 얼굴을 내민다.단풍을 찾아 산에 오른 등산객들은 우두커니 서서 마치 구경거리라도 생긴 듯 이들의 기도하는 모습을 쳐다본다. 참배를 마친 기도객들은 갓바위 아래 선본사 식당에서 밥 한공기와 시래기국 한그릇으로 허기를 채우고 하산을 재촉한다. 선본사의 한 스님은 “휴일에는 하루 쌀 서너가마 양의 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찾아드는 기도객수만큼 시줏돈도 많을 거라는 물음에 “요즘 서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서인지 시주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갓바위를 관리하고 있는 선본사는 조계종단의 직영 사찰로 종단의 주요 돈줄이라는 건 다 알려진 사실이다.대구시내에서 왔다는 40대 한 등산객은 “밀려드는사람들 좀 보이소.아마 시줏돈이 일년에 수백억원은 족히 될거요.”라고 거들었다.이 소리를 듣고 있던 스님은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은 채 “갓바위는 우리나라 서민불교의 상징”이라고만 답했다. 이맘때면 입시 기도객들이 갓바위 방문객의 주를 이루지만,정치인 등 다른 소망을 쏟아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광주에서 왔다는 30대 주부는 “아들 낳으려면 갓바위에 한번 가보라고 해 단풍구경도 할 겸 가벼운 마음으로 왔다.”며 얼굴을 붉혔다. 대구시내에서 식당을 한다는 50대 남자는 “대구사람들은 뭐 일 좀 안풀리면 한번쯤 갓바위를 찾는 거 아닙니까.”라며 “장사가 요즘 영 신통치 않아 마음도 다잡을 겸 찾아왔다.”고 말했다. 퇴직사우들끼리 등산을 왔다는 60대 남자는 “갓바위에 갔다 온 다음날은 고스톱도 기가 막히게 잘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뉘엿뉘엿 온기를 잃은 가을 햇살이 서산에 걸치면 갓바위에는 냉기가 스물스물 올라오고 이내 어둠이 찾아든다.기도객들은 가지고 온 두툼한 외투를 서둘러 걸치고 기도터 주변에는 야간 기도객을 위해 전등불이 하나둘 불을 밝힌다.멀리 대구시내 야경이 가물가물 눈에 들어온다.산사에는 가을밤이 시작되지만 기도객들의 행렬은 밤이 새도록 끝날 줄 모른다. 22일 밤 10시 경산시 와촌면 갓바위 가는 길.갓바위로 올라가는 도로변 식당들은 환하게 불을 밝힌 채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촌두부,칼국수,파전,동동주,닭백숙…. ○○촌두부집 주인은 “입시철이 시작되면 밤 손님이 많아 대부분의 식당이 새벽까지 문을 열어 놓는다.”고 말했다. 즐비한 식당들 뒤편으로 ○○고시원이라는 큰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갓바위부처가 영험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갓바위 가는 길목에 몇년사이에 방이 20∼30개나 달린 대형 고시원이 2개나 들어섰다. 바위 주차장은 밤에도 낮처럼 승용차와 관광버스 차량들이 즐비하고 야간산행에 나서는 무리들로 붐빈다.등산로를 따라 설치된 가로등이 환하게 산길을 비추고 버스에서 내린 기도객들이 하나둘 차가운 밤공기 속으로 사라진다.갓바위는 밀려드는 올빼미 기도객들로 불야성이다. “약사여래불…약사여래불….” 기도객의 염원 속에 밤바람에 꺼질세라 불전 앞 유리속에 갇힌 촛불은 더욱 빛을 발하고 어둠 속으로 향내가 짙게 퍼져 나간다. 대구시내에서 왔다는 40대 부부는 “큰 아들이 입시를 앞두고 있어 퇴근후 종종 찾아와 기도한다.”면서 “시험은 다가오는데 부모라는 게 그저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한쪽에서는 온몸에 모포를 덮어쓴 채 밤샘기도를 준비하고 참배를 끝낸 기도객들은 못내 아쉬운 듯 천천히 발길을 돌린다. 불상 대신에 갓바위부처의 사진을 모셔놓은 기도터 아래 법당에서도 찬바람을 피해 모인 기도객들의 백팔배가 한창이다. 대전에서 왔다는 30대 남자는 “사실 소원을 들어줄 것이라고 믿고 이곳을찾는 사람이 그리 많겠습니까.”라고 반문하며 “그저 간절히 기원하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여기저기서 휴대전화 소리도 간간이 들린다. “독서실 갔다 왔니.엄마 철야기도하러 왔는데 새벽에 갈거다.책 좀 보고 자거라….” 가을밤은 깊어가지만 자녀들을 향한 간절한 모정은 더욱 용맹정진이다. 그러나 정작 갓바위 돌부처는 낮이고 밤이고 아무런 말이 없다.뉘집 딸은 합격시키고 뉘집 아들은 떨어뜨린단 말인가.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 남북 청년학생대회/ 의미와 전망 - ‘운동권 행사’ 탈피 대중화 기틀 마련

    이번 남북 해외 청년학생 통일대회의 가장 큰 성과는 남북의 청년들이 대중적 규모로 만났다는 사실과,아무런 사고 없이 행사를 무사히 잘 치렀다는 그 자체에 있다. 청년학생들은 분단 이후 지속적으로 통일의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지난 60년 4·19 혁명 때 ‘가자 북으로,오라 남으로,만나자 판문점에서’라는 구호를 들고 실제 만남을 추진한 뒤 88년 6월에도 남북 학생회담을 추진하다 좌절한 바도 있다.또 89년 임수경(林秀卿)씨를 남측 대표로 평양 세계청년축전에 보내는 등 50여년 동안 수없이 많은 역경을 겪으면서도 분단을 극복하고 민족의 통일을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았던 이들이 청년이었다. 하지만 최근 여러 부문별 남북 교류가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음에도 유독 청년학생들만 이 ‘햇볕의 세례’를 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여기에는 아직까지 이적단체의 굴레를 벗지 못한 한총련과 범청학련에 대한 정부의 우려 탓이 크다.대학생들의 자치기구인 한총련은 지난 96년 이적단체로 규정된 뒤 합법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음에도 쉽게 벗어나지 못하면서 대학생들의 통일운동 역시 그만큼 자유롭지 못했다. 게다가 지난해 평양에서 열린 ‘8·15민족공동행사’ 당시 ‘만경대 방명록 파문’으로 남북 민간교류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혔던 기억도 정부가 남북 청년학생대회를 막아왔던 하나의 근거가 됐다.이번에도 금강산으로 출발하기 직전인 지난 11일 밤 한국청년단체협의회 소속 김근래씨 등 33명의 금강산행을 불허했다.또 금강산 관광 촉진과 통일교육을 위해정부가 학생들에게는 금강산 관광비용을 50% 이상 할인해주던 혜택도 이번에 참가한 학생들에게는 없었다.하지만 북측이 보인 긍정적 반응은 행사의 소중한 성과라 할 수 있다. 김경호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제1비서가 처음으로 남북 행사에 얼굴을 내민 것은 이번 행사가 단순한 일회성이 아니라 정례화할 수 있는 틀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김 비서는 임종석(林鍾晳·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전대협 동우회 회장단과 두 차례에 걸쳐 자리를 함께하기도 했다. 박홍근(朴弘根) 남측 공동대표는 “그동안 2년여에 걸쳐 청년학생의 돌출행동을 우려했던 정부도 열정적이면서도 성숙한 모습으로 통일을 얘기하는 이들을 본 만큼 더이상 불허의 명분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앞으로 지속적인 만남을 갖도록 남북이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대회는 단순한 ‘운동권’ 행사가 아닌 일반 연예인들도 참여해 통일의 대중화를 기할 수 있는 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영화배우 권해효(38)씨와,지난해 ‘KBS 국악대상’,‘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등을 받은 국악인 김용우(35)씨가 예술공연단으로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결국 남북 청년행사가 지속되기 위한 과제는 ▲한총련,범청학련 등이 이적성 시비를 벗어나기 위한 자체적 노력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통일운동 ▲정부의 지나친 우려와 불신 해소 등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볼 수 있다. 금강산 박록삼기자
  • 만산홍엽을 즐기며…내일 수락산길 걷기대회

    ‘만산홍엽을 즐기며 고충도 떨어놓으세요.’ 노원구(구청장 이기재)가 산행을 하며 이웃들과 정담을 나눌 수 있는 ‘노원구민 수락산 산길 걷기대회’를 16일 오후 1시30분 수락산에서 개최한다. 산길 걷기대회는 가족 등 주민 2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수락산 수락골 배드민턴장을 출발해 수락교∼장락교∼영원암∼구암약수터∼만남의 광장을 돌아오는 왕복 2.9㎞ 구간에서 열린다. 이날 산행에는 이 구청장 등 구청 간부들도 대거 참여,주민들의 고충을 직접 듣고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한다. 최용규기자 ykchoi@
  • 오매, 가을산이 불타네! - 단풍 절경 점봉산

    단풍 하면 으레 설악산이나 북한산,내장산을 떠올리기 마련.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등산로마다 발디딜틈 없이 들어찬 등산객들 때문에 단풍 아닌 ‘인풍(人風)’에 휩쓸리기 십상이다. 비교적 덜 알려졌지만 이들 산 못지 않은 단풍의 비경을 갖춘 곳이 적지 않다.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설악산 남쪽에 숨어 있는 점봉산(1424m)도 그중 하나다. 점봉산 단풍이 특히 아름다운 것은 기암괴석이 늘어선 70리 물길의 진동계곡과 어우러져 있기 때문.진동계곡은 기린면 현리에서 우회전해 포장과 비포장길을 오르면서 계속된다.10월로 접어들면서 계곡 양편은 이미 불붙기 시작했다. 타오르는 불길이 투명한 계곡물에 비치는 듯한 이곳 단풍은 그야말로 한편의 마술을 보는 듯하다.중순 이후 단풍이 지기 시작하면 마치 도화지에 물감으로 꾹꾹 찍어낸 듯한 나뭇잎들이 계곡물을 점점이 물들이며 떠내려온다. 계곡 중간 쯤 오르면 소가 날아갈 정도로 바람이 세게 분다는 ‘쇠나들이’가 나온다.3만여평의 억새밭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쇠나들이를 지나면 겨울철 눈이많이 내리기로 유명한 설피밭이다.여기서부터는 차를 세워놓고 오솔길을 따라 걸어야 한다. 오솔길은 하늘과 땅,좌우 모두 단풍으로 둘러싸인 ‘단풍터널’이다.길 옆으로는 계속물이 바위 사이를 부서지듯 하얀 포말을 그리고 흘러내린다. 이렇게 30분 정도 걸어 오르면 계곡 최상류,해발 900m에 자리한 강선마을이 모습을 내민다.5가구 10여명의 주민이 약초와 산나물을 뜯으며 사는 곳.자동차는 물론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오지 중의 오지다.강선마을에 오르기 전만나는 8각형 통나무집 ‘설피산장’(033-463-8153)도 이곳 단풍만큼이나 운치 있다. 강선마을에서 1시간 정도 산행을 하면 ‘생태의 보고’로 불리는 곰배령,여기서 다시 2시간 정도 오르면 점봉산 정상에 다다른다.정상에 오를수록 단풍 색깔은 짙어지고,가을은 그만큼 깊어만 간다. 서울 방면에서 진동계곡에 가려면 양평∼홍천∼인제를 거친다.인제읍을 지나 2㎞쯤 가다가 우회전해 현리 방면으로 가는 31번 국도를 탄다.28㎞쯤 달리면 기린면 소재지인 현리다.현리교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계속직진하면 진동계곡이 시작된다.‘꽃피는 산골’(033-463-7397)등 민박집들이 도로 인근에 군데군데 자리하고 있다. ◆ 기타 숨은 단풍명소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한 명지산 가리산 추월산 적상산이 가볼 만하다. =수도권에서 멀지 않으면서도 형형색색의 단풍터널을 따라 산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생태계 보존지역 및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색상이 다양한 단풍이 잘 보존돼 있다.특히 계곡을 따라가는 익근리계곡∼승천사∼명지폭포의 단풍이 압권이다.문의 가평군 문화관광과(031-582-0088). 단아한 단풍을 만날 수 있는 산이다.특히 단풍색깔을 담고 흐르는 용소계곡 물줄기를 따라 여유로운 트레킹을 즐기면서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다.산행코스는 가리산휴양림∼무쇠말재∼정상∼가삽고개로 이어진다.문의 가리산자연휴양림(033-433-6200),홍천군 경제관광과(033-430-2544). 글자 그대로 가을산이고 달빛산이다.산 아래 거울처럼 맑은 담양호가 자리하고 담양호 너머엔 금성산성과 강천산이 있다.관리사무소 주차장에서 시작해 다시 내려오는 코스는 3시간 정도 걸린다.이중 담양댐에서 시작해 관리사무소를 지나 월계리까지,그리고 용치리 너머 용연리까지 이어지는 길은 넘실거리는 호수물과 선명한 단풍이 잘 어우러지는 곳이다.문의 추월산관리사무소(061-380-3568). 깎아지는 듯한 암벽을 타고 피어난 단풍이 아름다운 곳이다.이중 특히 천일폭포·송대폭포·장도바위·장군바위·안렴대 주변이 볼 만하다.문의 무주 관광안내소(063-322-2905). 인제 임창용기자 sdragon@
  • 아버지들 교육참여 늘고 있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사는 조영진(45·회사원)씨는 올 3월부터 아들 상혁(중 3)군의 과외교사를 자청했다.“늦게까지 학원에 다니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어요.그런데 건성으로 다녀 아무런 효과가 없음을 알고 아예 직접 나섰어요.이제 아이의 공부하는 자세가 잡혔을 뿐 아니라 공부하는 시간이 부자간의 대화통로가 되고 있을 정도입니다.”조씨는 초등학교 상급학년이 되면서 아들과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없었는데 ‘공통화제’가 생겼다는 것에 크게 만족했다. 아버지들이 최근들어 교육에 참여하는 사례가 부쩍 늘기 시작했다.육아가 여성만의 책임이 아니라는 인식이 젊은 아빠들 사이에서 확산되는가 했더니 아내에게 미뤄뒀던 교육문제에도 적극 참여하는 아버지들이 늘고 있다. ◆아버지가 참여하는 교육현장 얼마 전까지 초등학교 저학년 급식당번에 아버지가 참석하는 것은 특별한 일로 여겨졌다.아버지는 물론 아이도 이를 쑥스러워하기는 마찬가지였다.그러나 최근 아버지가 급식당번으로 참석하면 그 아버지는 ‘멋진 아빠’로 불리게 될 만큼 달라졌다. 이처럼 학교행사에 참여하는 아버지들의 숫자가 늘면서 학교후원회장을 맡은 아버지도 있고 ‘아버지회’가 있는 초등학교도 많다. 서울 서초동의 원명초등학교는 지난 6월22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일요일 아침까지 1박2일의 ‘제6회 부자녀(父子女)캠프’를 열었다.학교 운동장에서 3학년 이상 아버지와 아이들 200명이 텐트를 치고 밤을 지냈다.자녀의 교실방문을 통해 자녀에 대한 관심을 넓혔고,‘내가 바라는 아들·딸,내가 바라는 아빠’에 대한 대화를 나눴을 뿐 아니라 담임교사와 교장과도 대화시간을 가졌다. 이렇게 모인 아버지들은 자발적으로 ‘아버지회’를 결성,오는 12일 가을정기총회를 예정하고 있다.대표를 맡고있는 김중한(44·치과의사)씨는 “교육의 기본은 가정이다.가정교육을 어머니에게만 맡기지 말고 아버지가 참여해 평등교육을 하자.”며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을 아버지들에게 촉구하고 있다. 또한 이 학교에서는 매주 월요일 아침 훈화를 학부모들이 맡고 있다. 올 4월부터 한 달에 한두 차례 학부모들에게 훈화를 하게 하고 있다.자신의 전문분야는 물론 건강한 삶에 대한 아버지의 훈화는 아이들에게 적잖은 감동을 주고 있다.제헌절을 맞아 박찬희 변호사가 ‘법의 중요성’을 알려줬는가 하면 지난 7일에는 탐험가인 반재상씨가 아이들에게 모험정신에 대해 들려줬다. 아버지회의 활동은 서울 광남초등학교에서도 빛난다.1999년 아버지회가 만들어졌는데,처음에는 아내에게 등 떠밀려 학교에 나왔다던 아버지들이 이제는 자발적으로 참여해 학교주변 청소도 하고,운동회날 자원봉사도 하고 있다.아버지들이 의견을 모아 낡은 교문을 교체하기도 했다.학부모이자 이웃이기 때문에 저녁이면 모여서 “과외를 시키지 않고 아이들을 키울 수는 없을까?” 등 자녀교육을 화두삼아 의견도 나누고 있다.‘아버지회’ 총무를 맡고있는 박용명씨는 “내년 봄에는 아버지회 주관으로 가족산행도 가질 생각이다.”며 아버지모임이 부모의 의식변화는 물론 사회적인 큰 변화까지 가져오기를 기대했다. ‘아버지의 날’을 정한 학교도 있다.서울 신상도초등학교는 10월 셋째주 토요일을 ‘아버지의날’로 정하고 아버지들이 학교를 찾아 학교경영에 대해 학교장으로부터 듣는 시간을 갖는 것은 물론 지역주민들끼리의 화합도 다질 예정이다. ◆부모가 함께 교육에 참여하라 원명초 임선자 교장은 “부모가 각기 다른 태도로 자녀를 교육하는 것은 아이에게 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자녀들에게 자칫 부모에 대한 신뢰까지 잃게 한다.부모가 함께 관심을 갖고 마음을 맞춰 자녀를 지도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교육적인 환경이 된다.”며 아버지의 교육에 대한 관심이 가져올 효과를 강조했다.송인숙(중광초) 교사도 “아버지의 교육참여가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준다.”고 말했다. 학부모 권용대(코오롱 F&C 이사)씨는 “아버지가 자녀교육에 관심을 쏟으면 학교폭력이나 ‘왕따’ 등 많은 학교문제가 해결될 것이다.”고 말했다.아버지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은 내 아이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라 한다. 그러나 막상 아버지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도 현실은 아버지의 참여를 막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아이의 학교행사에 참석해야 한다.”는 이유로 휴가를 하거나 조퇴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 용납되기 어렵기 때문이다.김영걸(38·회사원)씨는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이 남성에게 주어지듯 1년에 하루 이틀은 ‘학교방문의 날’로 지정,학교교육에 대한 아버지의 관심을 높여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허남주기자 yu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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