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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계를 넘나드는 국악 선율

    경계를 넘나드는 국악 선율

    국악계의 스타 작곡가 김영동씨의 창작 실내악 공연이 오는 1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열린다. 3년째에 계속되고 있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월요상설공연 ‘국악 꽃향기’가 올 대미를 장식하는 무대를 김씨의 음악으로 마련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실내악과 대중국악의 대명사로 알려진 김씨의 실내악곡, 노래곡을 중심으로 연주된다. 대금과 징이 연주하는 ‘파문’, 가야금과 기타의 어울림이 돋보일 ‘산행’, 대금과 양금, 신시사이저가 함께 하는 ‘삼포로 가는 길’등 타이틀만 들어도 어떤 국악 선율일까 궁금해지는 곡들이다. 순수음악과 대중음악 사이를 넘나들며 독특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한 김영동. 그는 감미로운 대금과 소금 연주곡으로, 또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곡으로 새로운 국악 세계를 펼쳐 보여 국악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작곡가다. 명상음악 ‘선’(禪)을 통해 오랫동안 잃어버렸던 소중한 우리의 소리를 되찾아 주기도 했다.(02)399-1187.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조용섭의 산으路] 경남 김해 신어산(630.4m)

    [조용섭의 산으路] 경남 김해 신어산(630.4m)

    가야사 복원, 제4제국, 만남의 땅, 최근 옛 가야국 500년 역사의 중심도시 경남 김해(金海)를 역동적인 분위기로 달구는 키워드들이다. 비록 가야가 멸망한 나라였지만, 그 역사와 문화는 제대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당연한 논리와 끊임없이 꿈틀대던 왕도로서의 자부심이 요즈음 더욱 탄력을 받은 느낌이다. 김해의 진산(鎭山) 신어산(630.4m)을 바라보면 그 잃어버린 역사를 오롯이 담고 있는 무엇인가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 산자락에 가락국 김수로왕의 왕비인 허황후의 오빠 허보옥(장유화상)이 세웠다고 전해지는 고찰 은하사가 있고, 산 이름도 이 절에 있던 ‘신어(神魚)’문양에서 유래된 것이기 때문이다. 약 20년 전, 은하사 옆의 동림사를 중건한 화엄 큰스님(2001년 입적)의 확신에 찬 목소리는 아직도 울림으로 남아 귓전에 맴돈다.‘우리나라 역사 다시 써야 해. 불교가 최초로 전래된 시기는 고구려 소수림왕 때가 아니야. 그보다 300년 더 빠른 가락국 김수로왕 때야.’ 산길은 은하사∼천진암∼구름다리∼정상∼고개∼화인아파트로 이어지는 사찰답사를 겸한 가족산행으로 적당한 아주 편안한 코스로 잡았다. 주차장 약수터에서 식수를 채우고 동림사 입구를 지나면 은하사에 닿는다. 절집뒤편에 마치 병풍처럼 드리워진 신어산과 호위무사처럼 도열해 있는 바위군상들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달마야 놀자’라는 영화 촬영지로 세간에 널리 알려진 이 곳은 끊임없이 중창불사가 진행되고 있다. 경내를 둘러보고 다시 도로로 나와 오르면 천진암 입구 주차장에 닿고 가파른 계단길이 이어진다. 천진암에서는 가까이 다가와 있는 아름다운 바위지대와 아늑하게 자리잡은 동림사의 모습이 잘 보인다. 법당은 가건물로 ‘큰법당’이라는 한글 현판을 달고 있는데 비해 산신각은 제 모습을 갖추고 있다. 암자 왼쪽을 가로지르며 길이 이어지고, 나무계단이 깔린 산길을 쉬엄쉬엄 오르면 이내 헬기장이 있는 신어산 주능선에 닿는다. 주차장에서 50분 소요. 이 푸근하고 편안한 능선은 지리산 영신봉에서 이어지는 낙남정간마루금이기도 하다. 오른쪽 멀리로 평평한 신어산 정상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예쁘장한 구름다리와 능선 중간중간 자리하고 있는 바위지대, 터널을 이루는 숲을 산책하듯 걷다 보면 어느새 매점이 있는 너른 광장에 닿는다. 장유화상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는 영구암에서 올라오는 길이 나 있다. 이제 헬기장 너머 정상은 지척이다. 신어산 정상에서의 조망의 백미는 유장하게 흐르며 대양으로 흘러들어가는 낙동강과 독수리의 머리를 닮은 금정산 고당봉의 모습이다. 정상에서 진행방향으로 내려다 보이는 능선의 모습은 참으로 여유롭다. 탁 트인 고개의 모습에 끌려 내려서면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은 두 갈래, 상동면 매리로 이어지는 낙남정간길과 선암다리, 즉 돛대산으로 이어지는 신어산종주 코스로 갈라진다. 오른쪽 선암다리 방향으로 방향을 잡고 약 30여분 내려서면 차량이 다닐 수 있는 임도에 닿는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김해대학을 거쳐 화인아파트로 하산하게 되고, 계속 직진하여 나아가면 선암다리로 이어지는 종주코스를 걷게 된다. ■ 자가용 남해고속도∼동김해IC∼인제대 지나 갈림길∼은하사 ■ 대중교통 교통이 편리한 부산을 거치거나 김해로 직접 이동.(김해터미널 055-327-7880) 구포역 앞에서 김해행(인제대, 어방동, 삼방동) 버스 이용. 은하사로 바로 가는 대중교통수단이 없으므로 인제대 위 삼방버스 정류소에서 도보로 이동하거나(30분), 택시 이용(4000원 055-322-3333) ■ 숙박 부산이나 김해의 숙박시설 이용 ■ 산행소요시간 주차장-(30분)-천진암-(20분)-능선 헬기장-(30분)-정상-(10분)-고개-(30분)-갈림길-(40분)-화인아파트/총산행소요시간 2시간40분 ■ 참고 http://tour.gimhae.go.kr
  • 인천전동차 ‘방화 소동’

    달리는 전동차 안에서 불을 지르려던 40대 남자가 승객들의 제지로 미수에 그친 뒤 경찰에 인계됐다.6일 오전 11시35분쯤 주안발 용산행 전동차가 부천 역곡역에 진입할 때 한모(41·무직)씨가 일회용 라이터를 이용,5번과 6번 객차 연결 칸막이 합성수지에 불을 붙이려다 승객 유모(51·회사원)씨 등 2명에게 제지돼 미수에 그쳤다. 유씨 등은 한씨를 붙잡은 뒤 객차내 비상전화로 전동차 차장에게 연락, 역곡역에서 경찰에게 한씨 신병을 넘기도록 조치했다. 승객들의 적극적인 대처로 불은 합성수지에 약간의 그을음만 남겼을 뿐 전동차는 운행중단 없이 정상대로 운행됐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영덕, 산 위에서 보는 밤바다 어떨까?

    하루 24시간 언제든지 푸른 동해를 끼고 등산을 즐길 수 있는 해안형 등산로가 해맞이의 고장 경북 영덕에 생긴다. 영덕군은 영덕팔경의 하나인 영덕읍 우곡리 고불봉(高不峯 또는 高佛峯)에서 강구면사무소까지 8.4㎞ 구간에 개설된 기존 해안 등산로를 정비, 관광객 등이 야간에도 산행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2일 밝혔다. 군은 이에 따라 내년 초까지 총 사업비 7억여원을 들여 등산로 100m 구간마다 가로등을 설치하는 한편 안전 시설물을 대폭 보강하기로 했다. 또 등산객들의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해 현장 곳곳에 공익 근무자 등 안전요원을 배치하며, 간이구조·구급함을 설치할 계획이다. 지난 2월 탁 트인 동해 바다를 굽어보며 거닐 수 있도록 개설된 이 등산로는 편도 2시간 30분 남짓한 데다 가파르지 않아 여성, 어린이 등 노약자들로부터도 인기가 높다. 영덕군 관계자는 “바다와 달을 관광 상품화하기 위해 야간 등산로를 개설하게 됐다.”며 “전체 등산로의 80% 이상이 달 밤에 푸른 바다구경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영덕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조용섭의 산으路] 경남 산청 웅석봉(1099m)

    [조용섭의 산으路] 경남 산청 웅석봉(1099m)

    ‘앞서 가던 문춘 참모가 걸음을 멈추고 한참 정면을 바라보고 있더니 뒤를 돌아다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소리쳤다.“동무들! 저기가 달뜨기요. 이제 우리는 지리산에 당도한 거요!” 눈이 시원하도록 검푸른 녹음에 뒤덮인 거산이 바로 강 건너! 저편에 있었다.’ 이태(李泰)씨의 수기 ‘남부군’에서 빨치산들이 지리산으로 이동하는 여정 중의 한 내용이다. 그 당시 빨치산들이 입버릇처럼 되뇌었다는 ‘달뜨기’는 웅석봉(1099m 경남 산청)을 일컬음인데, 산청읍 쪽에서 바라보는 북사면의 산자락은 오금이 저릴 정도로 험한 산세를 이루고 있고, 정상에서는 북서쪽의 능선을 따라 지리산 동부능선과 맞닿는 지리산권역의 헌걸찬 봉우리이다. 산길은 59번 지방도가 지나가는 밤머리재(산청 삼장면, 금서면)를 출발하여 웅석봉에 오른 뒤, 다시 능선 갈림길(삼거리)로 되돌아와 감투봉∼이방산을 거쳐 덕교마을(삼장면)로 하산하는 코스로 잡았다. 웅석봉 헬기장 아래의 샘은 말라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식수는 미리 준비하도록 한다. 밤머리재에는 주차하기 너른 공간이 있다. 산길은 고개 동쪽 비탈길로 들어서며 시작된다. 약 20분 진행하면 북쪽 기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만나고, 지곡사 방향 갈림길이 있는 왕재까지는 다시 1시간여를 더 올라야 한다. 마치 분화구를 에워싸듯 빙 둘러 이어지는 북북서 방향, 왕산∼필봉산 능선의 모습이 이채롭다. 산길은 아주 잘 나있고 곳곳에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어 진행에 큰 어려움은 없다. 왕재에서 30여분이면 웅석봉 정상과 감투봉∼이방산 갈림길이 있는 능선의 평평한 숲속 삼거리에 닿는다. 이 곳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방산 방향)이 이른바 ‘달뜨기능선’으로 정상을 다녀와서 진행하여야 할 방향이다. 삼거리에서 약 50분이면 정상에 올랐다가 되돌아 올 수 있다. 지금까지의 가파른 길과는 달리 정상 부근은 아주 완만한 산세를 이룬다. 정상에 서있는 표지석에는 이 산의 이름이 유래된 곰이 새겨져 있는데, 가파른 벼랑을 이루는 북사면 자락을 내려다보면 곰이 떨어져 죽었다는 전설이 실감날 정도로 아찔한 모습이다. 웅석봉은 지리산을 가장 잘 바라다 볼 수 있는 곳, 눈(雪)을 이고 있는 웅혼한 지리산의 모습은 생각만해도 마음을 설레게 한다. 정상에서 정면(동북방향)으로 나있는 길은 지곡사나 어천으로 연결된다. 삼거리로 되돌아오면 이제부터 본격적인 능선산행이 시작된다. 인적 드문 호젓한 길이 이어지고 중간중간 시계가 트인 곳에서 바라다 보이는 지리산은 경외심을 품게 할 정도로 웅장한 모습이다. 삼거리에서 1시간30분쯤 진행 이후 만나는 오른쪽 급사면으로 내려서는 길은 딱바실골을 거쳐 홍계리로 이어지는 길인데, 다소 험한 코스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딱바실골/마근담 이정표를 지나 감투봉까지는 삼거리에서 적어도 3시간 정도 잡아야 한다. 운행시간이 늦어졌다면 감투봉 지나 만나는 임도를 따라가다가 덕교마을로 내려서도록 한다.(1시간 소요) 감투봉에서 이방산까지는 약 1시간 정도 소요되며 이방산에서는 능선을 잠시 다시 되돌아 와 왼쪽(서쪽) 덕교리 하산길로 들어서면 된다.(1시간20분 소요) ■ 자가용 대진고속도∼단성IC(지리산)∼20번국도∼시천면(덕산)∼59번도로∼밤머리재 ■ 대중교통 밤머리재로는 버스가 다니지 않으므로 진주에서 중산리나 대원사 행 버스로 덕산 하차, 택시 이용(요금 1만 3000원 055-972-6363). 하산 후 차량회수도 택시 이용. 서울남부터미널에서 진주행 버스로 원지 하차. ■ 숙박 대원사와 대포리 등의 민박집 이용(털보농원 055-972-6901) ■ 문의 산청군 문화관광과 055-970-6421
  • 새마을호 전주서 탈선

    30일 오후 5시30분쯤 전북 전주시 색장동 은석건널목에서 여수발 용산행 새마을호열차가 9.5t짜리 트레일러와 충돌하면서 기관차 앞바퀴 2개가 탈선했다. 열차가 탈선하면서 급정거했으나 다행히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들의 인명피해는 없었다. 기차에 타고 있던 승객 150여명은 철도청에서 제공한 7대의 버스를 타고 전주역과 신리역으로 이동했다. 오후 3시20분 여수를 출발한 이 열차는 8시24분 용산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경찰은 엔진고장을 일으킨 트레일러가 건널목에 멈춰서 있다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 사고로 전라선 상하행선의 통행이 전면 중단됐다가 긴급출동한 기중기로 탈선한 기관차를 끌어올리고 선로를 보수해 사고발생 4시간만인 오후 9시30분쯤 정상화됐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무전기 서비스 어떤게 있나

    무전기 서비스는 ▲생활용▲간이용▲업무용▲TRS(주파수공용통신·아이덴 포함)용으로 나뉜다. 내년 1월부터 그동안 일부 허가 사항이 신고로 바뀔 전망이어서 사용이 한층 편리해진다. # 생활용무전기 레저활동에 맞춘 무전기다. 허가·신고를 하지 않고도 단말기를 구입하면 전파사용료·통화료 등의 추가 비용없이 사용 가능하다. 통화 범위는 도심과 장애물이 있는 곳이 1㎞, 장애물이 없는 외곽에서는 3㎞다. # 간이무전기 누구나 쉽게 허가를 낼 수 있어 ‘간이’로 붙였다. 분기당 3000원만 내면 사용 가능하다. 건설 현장, 제조 업체 등에서 주로 사용하며 통화거리는 생활무전기보다 4∼5㎞ 길어 10㎞까지 가능하다. 산행·행글라이더 등 레포츠 활동에도 알맞다. 일정 범위에서만 사용토록 규정돼 있어 등산 등 장소를 옮길땐 사용 신고를 반드시 해야 한다. # 업무용무전기 간이무전기보다 출력이 높고 혼선이 적어 관공서, 조선업 등 중공업 사업장, 택시 등에서 주로 사용한다. 통화거리는 10∼20㎞. 간이용무전기와 같이 허가 신청을 해야 하며 절차가 다소 복잡하다. 분기당 전파사용료 3000원만 내면 된다. # TRS(주파수공용통신) 특정 그룹간에만 통화가 가능한 ‘자가망 TRS’와 개방된 ‘공중망 TRS’ 서비스가 있다. 자가망은 ‘테트라’ 방식이며 공중망은 ‘아이덴’ 방식이다.SK텔레콤이 쓰는 800㎒ 대역과 같은 황금 주파수대다. 자가망TRS는 5개 도시 경찰청, 고속도로 순찰대에서 이 시스템을 사용 중이다. 공중망TRS는 유통 및 운수업계에서 이용하고 있다. 재난 발생시에 전국적으로 곧바로 이용할 수 있다. 보안성이 좋고 통화 혼선이 없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열린세상] 야간 등반에서 깨달음을 줍다/ 이경자 소설가

    가을날 이른 저녁 구파발 1번 출구 분수대 근처에서 산 좋아하는 사람 넷이 모였다. 그 중에 지리산을 수백 번 등반하고 인수봉 암반 등반을 밥 먹듯이 하는 사람은 이날 산행의 대장이었다. 셋은 이날 암벽 등산화를 새로 사서 신었다. 이 모임을 거의 억지로 만든 건 나였다. 대낮에 원효봉이나 의상봉, 노적봉에 오르면 마주 보이는 염초봉과 백운대로 오르는 바위 능선이 언제나 유혹적이었다. 위험해서 사고가 많이 나는 곳이라곤 해도 그 등줄기가 꼭 공룡 같아 보이는 염초봉으로 해서 백운대에 오르고 싶은 마음이 사무쳤다. 그곳과 인수봉에만 올라가 보면 삼각산을 두루 다 다녔다고, 혼자서 생각만 해도 기뻐질 것 같았다. 염초봉 입구에서 우리는 정조대가 이렇게 생기지 않았을까 싶게 보이는 안전띠를 허리에 찼다. 안전띠는 대장에게 연결되어서 그의 지시에 따라 발을 내딛거나 멈추거나 할 것이었다. 만월을 하루 이틀 앞뒀을 둥그런 상현 달빛을 받은 염초봉의 바위 살결은 뽀얗고 부드럽고 단단했다.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는 더 이상 아름다운 분재는 없다고 말했다. 사람이 화분에 길러 그 자태를 뽐내는 분재들도 결국은 자연을 흉내 낸 것에 지나지 않았다. 서울의 하늘은 덧나기 시작하는 상처처럼 벌갰다. 나는 상처 속에서 지지고 볶을 사람들을 잠시 슬퍼하기도 하였다. 한동안 우리 일행은 소나무 분재들과 바위와 서울 하늘과 바람과 달과 별에 사로잡혔고 그런 것들과 동화되어 아름다움 이외엔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이건 오래가지 않았다. 한 사람씩 높은 벼랑을 올라야 할 때, 혹은 그런 벼랑 아래로 우물의 두레박처럼 내려서야 할 때, 언제나 대장은 길을 미리 탐색했다. 그동안 나머지 셋은 비좁은 바위 틈서리에서 삶과 죽음을 동시에 감각하곤 하였다. 기지개만 켜도 절벽에 떨어질 것이고 잠깐 허튼소리로 웃어도 그렇게 될 것 같았다. 삶과 죽음의 칸막이가 사라진 공간은 수도 없었다. 이런 위험은 이어지고 또 이어졌다. 그런데 우리는 의외로 ‘하나’가 되어 있었다. 삶과 죽음의 경계가 사라졌듯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경계가 사라진 것이었다. 양보하고 격려했으며 두려움에 주눅 들지 않도록 신경 썼다. 그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즉각적으로 느꼈고 그것을 즉각적으로 실천했다. 위험한 것은 위험한 것이었다. 위험한 것에 겁을 먹는 것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었다. 감정은 대상과 나 사이에 경계를 만들었다. 그것이 설령 사랑이라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됐다. 한 사람씩 대장의 안전띠 고리에 연결되어 앞으로 나아갔다. 대장과 단원을 잇는 끈은 생명줄이었다. 생명줄은 이를테면 등반에서의 제도(制度)였다. 그 제도는 연결된 사람 사이에 누구에게도 불편함이 없어야 했다. 누구에게도 불편함이 없을 때 가장 안전했다. 제도의 중심은 공평했다. 균형자처럼 균형추처럼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았다. 그래야 안전했다. 가장 안전해야 모두 살아남을 수 있는 제도, 대장과 단원 사이에 연결된 끈은 그랬다. 나는 이 사실을 위험한 구간을 지날 때, 앞선 동료의 등반을 보면서 문득 깨달았다. 그 순간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울컥 울음이 북받쳤다. 제도라는 건 무릇 이래야 한다. 그래야 인간을 위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자식을 낳고 사는 결혼, 국가 권력, 민족과 민족, 사람과 자연도 이런 제도로 이어진다면, 누구도 제도로 하여금 불행하거나 열패감에 좌절하지 않을 수 있다면…. 그 밤, 염초봉 정상에서 혼자 속으로 울었다. 이경자 소설가
  • [조용섭의 산으路]전북 완주 위봉산(524m)

    [조용섭의 산으路]전북 완주 위봉산(524m)

    허물어져 가는 위봉산성 돌담 위로는 아직도 옛 시간이 머물며 늦가을의 따사로운 햇살과 두런두런 옛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듯, 한갓지고 여유롭다. 성곽을 따라 나있는 산길을 걷다 보면 비스듬히 창을 어깨에 기대고 졸던 옛사람이 놀라 불쑥 튀어나올 것만 같다. 전북 완주의 위봉산(524m)에는 유사시 전주의 경기전에 있는 태조의 영정을 모시기 위해 조선조 숙종 때에 축성된 위봉산성이 있는데, 산자락 아래의 위봉사를 에두르는 산줄기 전체가 성곽을 이루고 있다. 산길은 포장도로가 지나가는 고갯마루인 뱁재(위봉재)의 산성 서문(西門)에서 출발, 되실봉을 거쳐 702봉(서래봉)에 오른 뒤, 다시 되실봉으로 되돌아와 위봉산∼위봉사(가운데 사진)로 이어지는, 산성을 따라 나있는 코스로 잡았다. 뱁재는 위봉사와 도보로 약 20분 거리에 있고, 예닐곱 대의 주차공간이 있다. 산성 3개의 성문 중 유일하게 그 형태가 남아 있는 아치형의 서문 안쪽 임도를 따라 10여분 오르면 고개에 닿고, 전방 오른쪽으로 성곽과 함께 길이 이어진다. 고개 정면 맞은 편 산자락의 건물은 태조암이다. 임도 고개에서 약 20여분 올라서서 갈림길에 닿으면 왼쪽으로 방향을 튼다. 오른쪽 길은 위봉사 방향이다. 완만한 능선, 산성을 따라 나있는 호젓한 산길을 걷다 보면 참호처럼 낮게 통로를 낸 암문의 모습도 보인다. 산불감시초소를 지나면 이내 삼거리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 내려서는 길은 나중에 되돌아 와 진행할 위봉산 가는 길이고, 능선으로 계속 나아가면 두루뭉술한 되실봉에 닿는다. 길은 약간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며 소잔등처럼 부드러운 능선이 이어지는데, 정면에 보이는 봉우리가 서래봉이다. 약 1시간 30여분이면 다녀올 수 있다. 이 지역 산꾼들은 서래봉에서 서쪽 오도치로 내려서서 서방산∼종남산을 잇는 종주산행을 즐긴다. 동쪽 수만리 쪽으로 길이 잘 나있다. 되실봉에서 10분 정도 능선을 되돌아 나오면 갈림길을 만나 왼쪽으로 내려선다. 마치 너덜처럼 놓여 있는 무너진 산성의 돌 위로 길이 이어진다. 내려선 안부에는 오른쪽 위봉사로 내려서는 길이 있고, 뼈대만 남은 2층 구조물이 을씨년스럽다. 능선을 따라 산성은 오름길로 이어지고 산길도 줄곧 함께 나있다. 봉우리 2개를 지나 안부로 내려서면 이제 정상까지는 약 20여분 거리, 안부 오른쪽 내려서는 길은 되돌아와 위봉사로 하산할 길이다. 정상 동쪽,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 지역의 맹주산인 운장산의 모습이 그대로 눈에 들어온다. 북쪽 저 멀리 달려가는 금남호남정맥마루금의 대둔산도 어렴풋이 보인다. 정상에서 안부로 되돌아와 위봉사로 내려서는 데는 30여분이 걸린다. 요사채 뒤로 들어서서 깔끔하게 정렬된 장독대를 돌아 절 앞마당으로 나오면 차분하면서도 탁 트인 위봉사의 전경이 드러난다. 절 현판의 ‘추줄산’은 옛이름이라고 한다. 위봉폭포는 위봉사를 나와 도로를 따라 왼쪽으로 500m 정도 내려오면 도로 오른쪽 계곡 깊은 곳에 있다. ■ 대중교통: 전주대∼수만리 행 106번 버스(하루 6회운행 막차 수만리행 20:00, 전주행 21:40) 전주 시내버스(063)272-8102 ■ 자가용: 호남고속도 익산IC∼799번지방도∼봉동∼17번국도∼26번국도(진안 방면) 741번 지방도(송광사. 위봉사), 혹은 익산∼비봉(741지방도)∼고산∼동상(호반 드라이브) ■ 숙박: 동상면 수만리 자연산장농원(063-243-6604)등 인근에 숙식을 겸하는 민박집이 다수 있다. ■ 가볼 만한 곳: 대아저수지, 동상저수지, 송광사(완주 소양면), 화심온천 ■ 문의:완주군청 문화공보과(063-240-4224)
  • 더덕德

    시장에서 어렵잖게 구할 수 있는 더덕이 100년 묵은 자연산이라면 과연 가격이 얼마나 될까. 한국야생산삼감정협회(강원 횡성)는 지난 20일 심마니 김형주(49)씨가 강원도 화천 대성산에서 채취한 100년산 자연산 더덕이 경매에서 800만원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무게 1.1㎏, 둘레 42㎝로 사람 머리 크기만한 이 더덕은 최초 감정가도 대단했다.300만원부터 시작한 경매에 15명이 경합을 벌였고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결국 최종 낙찰자로 800만원을 부른 황모(서울)씨가 결정됐다. 실제 심마니들 사이에서는 100년 이상된 자연산 더덕은 효능이나 가격에서 산삼만큼이나 귀한 것으로 여겨진다. 전국을 다니며 산삼을 캔다는 심마니 김씨는 “큰 멧돼지가 달려드는 꿈을 꾸고 산행에 나섰다가 자연산 더덕을 발견했다.”면서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팔려 기쁘고 낙찰 받은 이에게 좋은 약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경제플러스] 고기능 등산화 ‘타이가 GTX’ 출시

    ㈜국제상사 프로스펙스는 18일 쾌적한 산행을 위해 방수 및 투습성이 뛰어난 고기능 고어텍스 등산화 ‘타이가 GTX’를 출시했다. 최고급 천연가죽을 사용했으며, 신발 안에서 발이 밀리는 현상을 막아주는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됐다.16만 9000원.
  • [마니아] 용산구청 산행동호회 ‘마루금’ 백두대간 종주

    [마니아] 용산구청 산행동호회 ‘마루금’ 백두대간 종주

    “주말을 이용해 23회에 걸쳐 백두대간을 오르내리며 느낀 것이 많았습니다. 백두대간으로부터 배운 것을 용산구 발전을 위해 풀어내야죠.” 산을 좋아하는 서울 용산구청 직원 5명이 지난해 3월부터 2년에 걸쳐 백두대간 남한 쪽 전구간 734.65km를 밟았다. 지리산 성삼재에서부터 진부령까지다. 이들은 아마추어들이지만 백두대간을 종주하면서 전문 산악인처럼 바뀌었다. 용산구의 대표 ‘산(山)사람’이 된 이들은 “통일이 되면 진정한 백두대간 종주를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입을 모았다. ●산맥과 산맥, 봉우리와 봉우리를 잇는 ‘마루금’ 용산구청 주민자치과 박승일(41)씨를 대장으로 김명선(40·원효로 제1동)·서오성(37·총무과)·신성철(34·총무과)·윤일영(52·재난안전관리과)씨 등 5명의 초보 산악인들은 백두대간 종주를 하기 위한 팀 이름을 ‘마루금’이라고 정했다.‘마루금’은 산맥과 산맥, 봉우리와 봉우리를 잇는 선이라는 순우리말이다. 평소 산을 좋아하는 박승일씨가 2003년 용산구 직원 전체가 참여한 가을산행 뒤풀이 자리에서 몇몇 친한 사람에게 백두대간 종주를 제의한 것이 ‘마루금’탄생의 시작이다. 백두대간 종주가 얼마나 어려운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지식과 정보는 하나도 없는 상태였다. 단지 ‘한 번 해보자.’는 강한 의지만 있을 뿐이었다. 박승일 대장은 “농담처럼 던진 말이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다.”면서 “2년 가까이 종주를 하면서 위험한 순간이나 중단될 뻔한 위기도 있었지만 동료의식으로 잘 견뎠다.”고 말했다. ●첫 등반때 과태료 물기도 ‘마루금’의 첫 등반은 지난해 3월12일 지리산에서 시작됐다.‘소구간 종주법’(구간을 작게 나눠 종주하는 방법)을 이용해 종주노선은 ‘시남종북형’(始南終北形·남쪽 지리산에서 시작해 북쪽 진부령에서 마치는 유형)을 택했다. 첫 등반부터 ‘마루금’은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당시 지리산은 산불방지 출입통제 기간이었기 때문에 산행할 수 없었지만,‘마루금’은 아무것도 모르고 산행을 감행했다. 결국 공무원이 또 다른 공무원인 지리산 국립공원관리사무소 직원에게 적발돼 과태료 10만원씩을 부과받은 것이다. 김명선씨는 “서울 용산구청 공무원이라는 사실이 들킬까봐 조마조마했다.”면서 “공무원은 어딜 가도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마루금’은 지리산 천왕봉을 시작으로 설악산 진부령까지 백두대간 굽이굽이 총 734.65km 구간을 23회 산행, 총 42일간의 일정으로 종주에 성공했다. 그동안 오른 산이 지리산·덕유산·속리산·소백산·태백산·오대산·점봉산·설악산 등 이다. 산을 하나하나 오를 때마다 용산구청 직원들의 응원은 계속 늘어갔다. 박승일 대장은 “중간에 포기할 뻔한 적도 있었지만 자꾸 늘어만 가는 구청직원들의 응원과 관심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다.”면서 “이번 백두대간 종주는 결국 용산구청 전체의 힘”이라고 말했다. ‘마루금’의 또 다른 대원인 서오성씨는 “마지막 등반일이었던 10월22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새벽 미시령에서 맞은 하얀 첫눈과 눈앞에 끝없이 펼쳐진 설경은 백두대간 종주 완성을 축하하는 하늘의 선물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마루금’은 백두대간 종주를 마치고 벌써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백두대간에서 뻗어나간 우리나라 13정맥(남한 9정맥·북한에 4정맥)을 모조리 오르는 것이다. 백두대간 종주의 기쁨을 원동력으로 이르면 내년부터 남한쪽 9정맥을 등반할 계획이다. 또 통일이 되면 나머지 대간과 북한 지역의 4정맥도 올라 반드시 백두대간 13정맥을 넘겠다는 야무진 포부도 밝혔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마루금’ 백두대간 종주일지 (1)성삼재∼만복대∼정령치∼여원재 ▲2004년 3월12일(금)∼3월13(토) ▲백두대간 첫 번째 산행. 산불방지 출입통제 기간에 산행을 했기 때문에 적발돼 과태료 10만원씩 부과받음. (2)여원재∼고남산∼치재∼봉화산∼중재 ▲2004년 4월9일(금)∼4월11일(일) (3)중재∼백운산∼영취산∼육십령 ▲2004년 5월7일(금)∼5월8일(토) (4)중산리∼지리산∼성삼재 ▲2004년 5월23일(일)∼5월25일(화) (5)육십령∼덕유산∼빼재∼삼봉산∼소사고개∼대덕산∼덕산재 ▲2004년 6월10일(목)∼6월13일(일) ▲산장에서 식수도 제대로 구하지 못해 고생. 야박한 식당 주인 때문에 편히 쉬지도 못한 곳. (6)덕산재∼부항령∼삼도봉∼밀목재∼화주봉∼우두령 ▲2004년 7월16일(금)∼7월18일(일) ▲폭우를 온몸으로 맞으면서 산행을 감행.(7)우두령∼황학산∼궤방령∼가성산∼눌의산∼추풍령∼금산∼작점고개 ▲2004년 7월23일(금)∼7월25일(일) (8)작점고개∼용문산∼큰재∼백학산∼지기재∼신의터재 ▲2004년 8월13일(금)∼8월15일(일) (9)신의터재∼화령재∼봉황산∼비재∼형제봉∼속리산∼밤티재 ▲2004년 9월10일(금)∼9월12일(일) (10)밤티재∼청화산∼조항산∼대야산∼버리미기재 ▲2004년 10월8일(금)∼10월10일(일) (11)버리미기재∼희양산∼이화령∼조령산∼조령3관문 ▲2004년 10월22일(금)∼10월25일(월) ▲고도차가 심한 곳이어서 산행이 힘들었지만 가을 단풍의 전경이 힘든 것을 모두 보상해 줬다. (12)조령3관문∼포암산∼대미산∼차갓재 ▲2004년 11월12일(금)∼11월14일(월) (13)차갓재∼황장산∼벌재∼저수재∼도솔봉∼죽령 ▲2004년 12월11일(토)∼12월12일(일) (14)죽령∼소백산∼고치령∼마구령∼갈곶산∼늦은목이 ▲2005년 1월 22일(토)∼1월23일(일) ▲소백산 칼바람을 맞으며 산행했지만 설경의 아름다움은 잊을 수 없는 곳. (15)늦은목이∼선달산∼구룡산∼태백산∼화방재 ▲2005년 3월25일(금)∼3월27일(일) 16화방재∼함백산∼매봉산∼피재∼건의령∼덕항산∼황장산∼댓재 ▲4월15일(금)∼4월17일(일) 17댓재∼두타산∼청옥산∼백봉령 ▲2005년 5월27일(금)∼5월29일(일) 18백봉령∼석병산∼삽당령∼닭목재∼고루포기산∼능경봉∼대관령 ▲2005년 6월10일(금)∼6월12일(일) 19대관령∼선자령∼소황병산∼노인봉∼진고개 ▲2005년 7월15일(금)∼7월16일(토) ▲대관령 드넓은 목초지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곳. 백두대간의 보너스 구간이란 말이 실감난다. 20진고개∼동대산∼두로봉∼약수산∼구룡령 ▲2005년 8월13일(토)∼8월15일(월) 21한계령∼점봉산∼단목령∼조침령∼쇠나드리∼갈전곡봉∼구룡령 ▲2005년 9월23일(금)∼9월25일(일) 22미시령∼공룡능선∼희운각∼대청봉∼한계령 ▲2005년 10월13일(목)∼10월15일(토) 23미시령∼상봉∼신선봉∼병풍바위∼마산∼진부령 ▲2005년 10월21일(금)∼10월23일(일)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조용섭의 산으路] 경기 가평 명지산(1276m)

    [조용섭의 산으路] 경기 가평 명지산(1276m)

    경기도 북단, 한북정맥에서 남으로 가지친 2개의 산줄기(오뚜기고개→귀목봉, 도마치고개→화악산)는 한북정맥과 더불어 조종천과 가평천이라는 큰 물길을 만들어 북한강으로 흘려보낸다. 이 거대한 산군(山群)의 중심에 우뚝 서서 ‘밝은 지혜(明智)’라는 예사롭지 않은 이름으로 가평 땅을 굽어보는 곳이 바로 명지산(1276m)이다. 산길은 경기 가평군 북면 익근리 주차장을 출발, 오른쪽의 능선으로 붙어 683.8m봉∼사향봉(1013m)∼제 4봉(1079봉)을 거쳐 정상에 오른 뒤, 다시 4봉 갈림길로 되돌아와 익근리계곡으로 내려서서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로 잡았다. 이번 코스의 주요 경유지인 사향봉 오름길은 주차장에서 물레방아를 지나면 만나게 되는 오른쪽 산사면 연두색 철망 시설이 있는 곳의 전방 10여m 지점을 들머리로 삼았다. 식수 구할 곳이 마땅치 않으므로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리본을 따라 숲으로 들어서면 이내 오른쪽으로 길이 꺾이고 무덤이 나온다. 여기서는 길 찾기가 조금 혼란스러우나 당황할 필요는 없다. 무덤 왼쪽, 능선으로 이어지는 사면을 잠시 치고 오르면 아래에서부터 올라오는 능선을 만나게 된다. 이후의 산길은 뚜렷하다. 낙엽송 숲, 잎이 말라버린 생강나무 군락, 서걱거리는 낙엽으로 호젓한 산길은 낭만이라는 생각을 미처 떠올리기도 전에 된비탈로 바뀌며 숨을 가쁘게 한다. 이제 고도를 무려 1000m 가까이 올려야 하는 오름길의 시작이니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약 1시간10분 힘들게 진행하면 삼각점이 있는 683.8m봉이 나오고,40분 정도 올라서면 거대한 바위지대를 만나게 된다. 왼쪽 급사면 산자락을 우회하며 길이 이어진다. 사향봉 옆 휴식하기 좋은 너럭바위까지는 30여분 더 땀을 흘려야 한다. 사향봉은 봉우리 표시가 없어 애매하나 너럭바위 옆의 전망 막힌 봉우리를 일컫는 듯하다. 고도 1000m를 넘어선 산길은 비로소 수월하게 이어지며 고사목 등이 어우러진 숲은 적요하다. 바위지대를 우회하여 4봉(1079m)에 닿으면 길림길이 나오는데, 이정표의 익근리 방향은 나중에 하산할 길이다. 약 30분 가파른 길을 올라서면 정상에 닿는다. 사방으로 트인 이 곳의 조망은 막힘이 없다. 동북방향의 화악산이 가깝고, 서북방향으로는 한북정맥의 연봉들도 늠름하다. 하산은 4봉∼익근리계곡 길 외에,1250봉(2봉)으로 이동한 뒤 백둔봉∼익근리로 내려서거나, 정상에서 2봉쪽으로 100여m 진행하다가 왼쪽 급경사 길 계곡으로 곧장 내려서는 길도 있다. 또 2봉에서 귀목고개나 아재비고개를 거쳐, 하면 상판리로 넘어가는 잘 알려진 횡단코스도 있다.4봉으로 되돌아가 급경사 내리막길로 익근리계곡 갈림길에 닿은 후 계곡 옆 길을 따라 승천사를 지나 주차장에 이르며 산행을 마친다. 하산시간 약 2시간20분. ■ 교통 자가용:서울 46번 국도(서울∼춘천) 이용, 청평을 지나 가평에서 75번 국도(김화, 화천 방면)로 바꾸어 타고 접근. 대중교통:서울 동서울터미널(일 75회 운행), 상봉터미널(52회)에서 춘천 혹은 화천 행 직행버스 이용해 가평 하차. 기차:청량리∼가평(경춘선 무궁화호 일 19회). 가평∼익근리:가평터미널에서 적목리 용수목 행 군내버스(5회) 이용(터미널 031-582-2308). ■ 숙박 익근리 주차장 인근에 식당과 매점을 겸한 민박집이 많다. 아래촌민박(582-0506)등 ■ 참고 늦가을 산자락은 어둠이 빨리 온다. 식사와 휴식시간 등을 감안해 적어도 오전 5시까지는 하산하는 것이 좋다. 야간산행의 경우에 대비해 랜턴을 반드시 준비하도록 한다.
  • [조용섭의 산으路]안양·군포·안산 수리산

    [조용섭의 산으路]안양·군포·안산 수리산

    가을이 깊어가는 산자락에 황갈색 신갈나무 낙엽이 두텁다. 모든 게 멈추어버린 듯, 쓸쓸해보이는 숲에도 자연의 순환은 늘 현재진행형이다. 잠시 거친 호흡을 멈추고 자연의 흐름에 조용히 귀 기울여보는 산행은 어떨까. 삶의 터전 가까이서 수많은 사람들을 살갑게 맞이해주는 수리산은 마치 어머니 같은 산이다. 산길은 병목안 안골에서 관모봉에 오른 뒤, 태을봉∼슬기봉∼수암봉을 잇는 능선산행 후 새미골로 하산하는 코스로 잡았다. 시민공원 조성공사로 어수선한 들머리를 지나 석탑사이에 들어선다. 관모봉 오름길은 몇 갈래가 있다. 어느 쪽이든 비슷한 시간대(50분)에 오를 수 있다. 백영약수터에서 식수를 채우고 완만한 오름길을 오르면 관모봉(426m)을 약 150m 앞둔 능선에 닿는다. 왼쪽으로 이동하여 관모봉에 서면, 안양, 군포 쪽의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고 정면(서쪽) 멀리 광교산에서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한남정맥마루금도 아스라이 보인다. 관모봉을 되돌아 나와 잘 닦여진 능선을 20분 남짓 오르면 상봉인 태을봉(489m)에 닿는다. 정상 오르기 전의 갈림길에서 직진하는 길은 능선길. 두 길은 이내 다시 만난다. 태을봉을 내려서면 병풍바위를 비롯한 멋진 암릉지대가 나타난다. 벼랑을 이룬 모습이 아찔하건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유있게 지난다.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길이 있다. 진행방향 정면, 산줄기를 짓누르듯 들어서 있는 시설물의 모습이 답답하다. 북쪽(오른쪽) 산자락 아래로는 골짜기를 따라 깊숙이 들어온 병목안의 모습이 아득하다. 골짜기 건너 맞은편에 우뚝 솟구친 봉우리가 바로 수암봉이다. 칼바위 등 아기자기한 바위지대를 지나 산본아파트 단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슬기봉을 지나면 사거리 안부에 닿는다. 왼쪽은 산본, 오른쪽은 병목안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정면 능선으로 잠시 오르면 오른쪽으로 등산로를 가리키는 작은 안내 팻말이 있다. 이 길은 군부대가 있는 수리봉(475m)을 우회해서 부대 정문 앞 비포장 도로로 이어진다.2군데 길이 있으나 왼쪽 윗길은 매우 위험하니 주의해야 한다. 아랫길을 택해 내려서면 가느다란 밧줄이 방향을 인도하며 급사면의 산자락을 가로지르며 이어진다. 도로에서 잠시 내려서다가 왼쪽 컨테이너박스가 있는 공터에서 다시 능선으로 오른다. 한참동안 철조망이 함께하는 이 산길은 한남정맥마루금이기도 하다. 진행방향 정면, 흰 바위 얼굴의 수암봉이 더없이 아름답다. 편안한 길을 내려서면 네거리 갈림길. 왼쪽은 안산, 오른쪽은 병목안 3삼림욕장으로 내려서게 된다. 수암봉 오름길은 온통 바윗길로, 로프를 묶어 둔 굴참나무 수피가 반들반들하다. 수암봉에서 바라보는 태을봉 방향의 산줄기는 그 높이에 비해 사뭇 장중한 느낌이다. 서쪽으로 안산과 시흥으로 펼쳐지는 조망도 시원스럽다. 새미골로 하산하려면 올랐던 길을 되돌아 내려와 헬기장 조금 못 미친 지점에서 왼쪽 숲속으로 들어서야 한다.(수-2안내판). 수리산 종주를 하려면 정상에서 소나무 쉼터 방향으로 진행하면 된다. 새미골은 짧고 좁은 계곡이지만 인적이 드물고 낙엽이 수북이 쌓인 깨끗한 산자락을 지니고 있어 늦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모자람이 없다. 곳곳에 반딧불이 생태공원이 조성되고 있다. 골짜기를 차츰 벗어나자 숲을 불면에 들게하는 굉음이 요란하다. 고속도로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내려서면 교각 아래의 주차장에 닿는다. ?자가용:안양역 앞∼삼원극장∼수리산유원지 ?대중교통:안양시내버스 창박골 행 10,13,16,11-3(잠실)번 이용. 지하철 안양역 ?수리산을 사랑하는 사람들(cafe.daum.net/susasa)
  • 한나라 범보수연대 본격 행보

    한나라당이 내년 지방선거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외연확대에 나섰다. 우선 ‘합리적 보수’와 ‘공동체 자유주의’를 기치로 내건 뉴라이트전국연합 7일 창립식에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 등 유력 대권주자 3인이 모두 참가해 사실상의 ‘연대’ 의사를 밝힌다.박근혜 대표가 지난 5일 당 중앙위원회 서울시연합회 출범식이 열린 용문산 산행에서 “정권교체를 향한 새출발을 다지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수권정당으로 우뚝 서겠다.”고 언급한 대목도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연말부터 외부인사 `헤드 헌팅´ 착수이와 함께 내년 5월말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내보낼 경쟁력 있는 후보를 확보하기 위해 이르면 연말부터 외부 인사를 영입하기 위한 ‘헤드헌팅’에 나선다. 당 외부인사영입위는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인재영입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외부 인사 영입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여론 수렴에 착수키로 했다.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형오 의원은 “최종 목표는 정권창출을 위한 당의 외연을 확대하는 것”이라면서 “영입과정에서 당이 기득권을 버리지 못하면 정권교체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감세정책등 공동토론회도 추진이 가운데 뉴라이트전국연합과의 연대가 주목받고 있다. 이 단체는 ‘자학적 역사관을 극복,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바로잡고’,‘건강한 우파와 합리적 보수’를 지향하며 출범하는 단체다. 박 대표가 재보선전 ‘정체성’ 공방을 벌이며 “나라 걱정하는 데 효과적인 연대를 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한 점을 비춰 보면 뉴라이트와의 연대는 자연스러운 행보로 해석된다. 감세 정책을 뉴라이트 세력과 공동토론회 형식으로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 안팎에서는 수구 보수정당의 이미지를 탈피,‘합리적 보수’를 명확히 하면서 자연스럽게 지지기반을 넓히는 효과를 노리겠다는 의미로 들린다. 새정치 수요모임이 ‘한국정치의 새로운 비전’을 주제로 오는 10일과 30일에 걸쳐 마련한 토론회도 이 고민의 연장선상에 있다. 수요모임 대표를 맡고 있는 박형준 의원은 “어차피 올초부터 11월과 12월은 개헌정국이 될 것이라고 예견돼 왔다.”면서 “정치사회적 결사체가 앞다퉈 이슈를 선점하려는 정국에 한나라당도 정치적 역동성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대권주자 세불리기에 그칠수도그러나 새로운 지지층을 확보하기 위한 정치적 활동이 기존 지지층 응집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제기도 나오고 있다. 당 관계자는 “당내 기류가 결집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선주자들의 행보만 좇는다면 (뉴라이트전국연합도) 자칫 대권주자들의 세불리기를 위한 ‘수혈처’에 그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조용섭의 산으路] 충남 홍성군 용봉산

    [조용섭의 산으路] 충남 홍성군 용봉산

    충남 홍성의 용봉산은 해발 고도가 381m밖에 되지 않고 규모도 그리 크지 않은 산이지만, 시인이 노래하는 ‘영혼들이나 드나들 듯한 허공의 길’(임명수 ‘절벽’)이 산자락 곳곳에 흰 빛 암릉으로 드리워져 있어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자아내게 되는 곳이다. 산길은 홍성군 홍북면 상하리 용봉초등학교에서 출발하여 정상에 오른 뒤, 능선산행으로 북쪽으로 진행하여 이웃 예산군의 수암산을 거쳐 덕산온천으로 하산하는 코스로 잡았다. 용봉초등학교 왼쪽으로 나있는 길을 10여분 걸어가면 포장도로가 끝나고 미륵불과 절집이 나온다. 식수를 준비하지 않았으면 여기서 채우도록 한다. 경사가 급하지 않은 오름길을 쉬엄쉬엄 올라 능선과 가까워지면 예상치 못한 아름다운 풍경과 만나게 된다. 전방 오른쪽 지능선으로 올라오는 길, 주능선에서 왼쪽으로 흘러내리며 희게 빛나는 암릉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능선의 봉우리들도 한결같이 잘 생긴 바위들을 업고 있다. 들머리에서 용봉산 정상까지는 50분 소요된다. 정상에서 잠시 내려서면 최영장군 활터에서 올라오는 갈림길을 만난다. 활터까지는 불과 200m, 주능선 쪽의 풍경을 잘 감상할 수 있으니 다녀올 만하다. 아이를 동반하여 가족산행을 나온 사람들이 자주 보인다. 갈림길로 되돌아 와 내려서면 노적봉이 지척이다. 용봉산휴양림은 별도의 산막이 없이 산 곳곳에 정자나 벤치를 설치해 휴양림 쉼터로 관리하고 있다. 역시 바위 봉우리인 노적봉에 올라서면 길이 좌우로 나있다. 오른쪽 길은 험로라고 표시되어 있지만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그리 힘들이지 않고 내려설 수 있는 짧은 암릉길이다. 다시 만나게 되는 바위지대는 악귀봉, 봉우리 오르기 전에 서쪽(왼쪽)으로 잠시 내려서서 오른쪽을 바라보면, 바위들이 도열하듯 서서 암릉을 이루는 절경지대를 만날 수 있으니 놓치지 말 것. 장군바위 혹은 기차바위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서쪽 맞은편에 우뚝 서있는 산은 가야산이다. 악귀봉을 내려서면 오솔길 같은 편한 길이 이어지고 벤치와 평상이 있는 용봉사 삼거리(절고개)를 지나면 이내 용바위에 닿는다. 다듬어 놓은 듯 뾰족 돋아 있는 바위 끝부분의 모습이 신기하다. 오른쪽 아래로 병풍바위의 모습도 잘 보인다. 팔각정을 지나며 산길은 평평하고 마른 땅으로 한동안 이어진다. 이제 수암산으로 접어들었다. 산길 보수를 위해 침목이 곳곳에 널브러져 있다. 가끔식 전망좋은 곳에서 바라보는 예산의 들녘이 무척 풍요로워 보인다. 용봉사 갈림길에서 수암산까지는 약 1시간 소요되며, 수암산에서 덕산온천 앞 도로까지는 1시간10분 걸리는데, 능선 끝 돌탑 지난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면 된다. 도로 아래로 난 굴다리를 지나 냇가를 따라 난 길을 잠시 나아가면 개울을 건너 덕산온천지구로 들어서게 된다. 이로써 산행은 끝난다. ●교통 자가용:서해안고속도 홍천IC에서 빠져 나와 29번국도∼홍성읍∼덕산방면 609번 지방도∼상하리(용봉초교). 경부고속도는 천안 혹은 대전IC, 호남고속도는 논산 혹은 유성IC에서 빠져나와 홍성으로 접근. 대중교통:각 지역에서(서울:강남, 남부, 동서울터미널) 홍성으로 이동한 뒤, 동막·수덕사 행 군내버스(홍주여객)로 상하리 용봉초교 하차(하루 13회 운행). 덕산에서 차량회수는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1만원) ●숙박 용봉사 입구 용봉산 찜질방(041-633-6337)을 이용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숙식을 해결할 수 있다. 특히 홍성온천지구에 숙박업소가 많다 ●문의 용봉산휴양림(041-530-1784), 홍성군 문화공보실(041-630-1362)
  • [이경형칼럼] ‘妙手’는 없다

    [이경형칼럼] ‘妙手’는 없다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관계가 당정 분리 원칙으로 정리된 가운데 대통령의 내년초 ‘진로’발표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10·26 재선거에서 완패한 열린우리당의 28일 중앙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가 대통령의 정치 불관여 요구 등 원색적인 불만을 쏟아낸 데 대해 노 대통령이 29일의 청와대 여권 수뇌부 만찬에 이은 30일 북악산 산행에서도 이 같은 당정, 더 좁게는 당·청 분리 원칙을 다짐했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 출범이래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의 분리 원칙을 천명해왔고, 스스로도 당내 지위를 평당원(수석 당원)으로 규정해왔다. 역대 대통령들이 집권 여당의 총재를 겸함으로써 초래되었던 ‘제왕적 당 총재’의 상의하달식 비민주적 정당문화를 혁파해보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그동안 당·청 관계를 보면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당의 주도적인 정국 운영보다는 늘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편입되어 청와대의 구심력에 따라 행동해 왔다. 노 대통령이 연정을 외치고 있을 때, 여당 지도부는 청와대에 대고 “그것은 아니 됩니다.”하고 간언하지 못한 데서도 알 수 있다. 노 대통령도 한때는 당 중심의 정치를 강조하는 것 같았으나, 여당의 4·30 재·보선 참패 이후 지역주의 극복을 명분으로 내세운, 이른바 대연정을 제창하면서 이런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렸다. 여당 내부의 의견 수렴은커녕 일방적으로 당을 끌고 갔다. 당정 분리란 말처럼 쉽지도 않고, 그 영역을 구분하기도 어렵다. 특히 대통령중심제의 권력구조 아래서 대통령과 여당과의 관계는 아무리 역할을 분리한다 해도, 국정 수행에 따른 정책 고리만은 떼려야 뗄 수도 없는 것이다. 선거제도 개혁 등 정치관계 입법, 권력구조 변경을 포함한 개헌 문제 등은 당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면, 행정 각 부처를 중심으로 한 정책 집행 등 국정운영 일반은 대통령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당·청 관계는 당의 원심력보다 항상 청와대의 구심력이 더 강했다. 지난해 1월 열린우리당이 출범한 이후 1년 10개월 동안 당의장이 5명이나 사퇴해 평균 재임기간이 4개월여에 불과한 것은 대통령에 비해 여당의 위상이 그만큼 취약한 것을 방증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내년 5월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앞두고, 지금과 같은 낮은 여당의 지지율로써는 지난번 재선거 참패의 재판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은 물론 남은 임기의 국정 운영도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 노 대통령은 이런 점을 모두 고려,‘사회적 의사 결정 구조를 포함한 국가 미래를 위한 제안’을 내년초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한 것이다. 노 대통령이 구사할 카드는 현재로서는 불분명하나 획기적인 정치지형의 변경을 노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특히 정치적 위기에서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져 이를 돌파해온 노 대통령의 과거 정치 역정에 비추어 보면 더욱 그렇다. 이러한 카드 가운데는 탈당 후 거국 내각 구성, 권력 이양 또는 국민투표를 통한 사회적 합의시스템 구축 등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묘수’의 유혹은 떨쳐버려야 한다. 많은 카드들이 대연정 무산과 함께 물건너 갔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 스스로도 밝혔듯이 당·청 분리를 더욱 철저하게 실천, 정치적 진로 문제는 당에 맡기고, 대통령은 민생 경제, 사회적 갈등 해소, 외교·안보를 챙기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나가야 한다. 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청와대를 향해 외친 ‘쓴소리’가운데는 분명 위기 극복의 묘약 성분이 들어 있다. 본사 고문 khlee@seoul.co.kr
  • “그간 겪은 풍파에 비하면 요즘일 아무것도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30일 당·청 갈등이 불거지는 등 정국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출입기자들과 북악산 산행과 오찬에서 여권지도부 사퇴 사태를 의식해 “잘 주무셨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내가 그동안 정치하면서 겪은 풍파를 돌이켜 보면 그런 일은 뭐 아무 것도 아니다.”고 언급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산을 자주 가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씩은 훈련이 돼 있다.”면서 “70대까지는 훈련으로 젊은 사람들과 같이 산을 다닐 수 있다.”고도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정치하는 사람들과 폭탄주를 어거지로 마신 적은 있다.”면서 “취임 이후에는 마셔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주량에 대해 “맥주도 한 잔, 와인도 한 잔, 소주도 한 잔이면 실수를 안한다.”면서 “그걸 넘어서면 말이 많아진다.”고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오찬에서 “마주보고 하는 건배는 대연정, 옆으로 하는 건배는 소연정”이라면서 건배를 제의했다. 노 대통령은 아들과 손녀를 비교해 “손녀가 훨씬 예쁘다.”면서 “여자아이는 확실히 재롱이 탁월하더라.”고 말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녹지원에서 권양숙 여사가 참석한 KBS ‘도전 골든벨’ 300회 특집방송 녹화현장에 예고 없이 참석했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盧대통령 내 진로 내년초 발표

    盧대통령 내 진로 내년초 발표

    노무현 대통령은 30일 “내년 연초부터 취임 3년을 맞는 2월25일 사이 적절한 시기에 나름대로의 평가와 내 진로에 대해 전체적으로 정리해서 국민에게 발표하려고 한다.”면서 “지금 구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북악산 산행을 가진 뒤 오찬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미래의 과제와 그 과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의사결정 구조에 대해 국민들에게 진지하게 제안할 몇 가지를 정리해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지난날에 대한 평가보다 미래에 대한 얘기, 남은 내 임기뿐 아니라 한국의 내일에 대한 얘기를 하려고 하며, 정파적 이해관계나 표를 떠나서 얘기를 진지하게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임기나 방법을 염두에 둔 언급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이 역점을 둬야 하는 부분은 미래의 운명을 좌우하는 오늘의 문제들을 풀어나가기 위한 사회적 시스템을 국민들과 더불어서 논의해 나가야 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노사 문제나 방사성폐기물처리장 문제 등 갈등적 영역의 개혁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10·26 재선거에서 전패해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사퇴한 사태에 대해 “열린우리당 얘기는 잘된 일이라고 할 수 없지만 흔히 있던 일”이라면서 “모든 정당들이 과거 그와 같은 위기들을 잘 극복해왔듯 이번에도 잘 극복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위기를 잘 극복하는 과정에서 정치적으로 성숙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노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가진 당·정·청 지도부 초청 만찬에서 “이해찬 총리와는 계속해서 일을 하겠다.”면서 “여러 가지로 국정현안을 잘 추슬러 주시고 또 조율을 잘 해왔기 때문에 이 총리와는 계속해서 일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고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지금 당에서 내각에 와 계신 분들의 경우 전당대회와 관련한 정치적 결정은 당사자들이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해 정동영·김근태 장관의 조기 당 복귀 문제는 두 장관의 의사에 맡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정현 박준석기자 jhpark@seoul.co.kr
  • 정책·신임연계 국민투표?

    “싱거운 소리 한 번 하고 수수께끼를 내겠다.” 노무현 대통령이 30일 출입기자들과 청와대 뒤의 북악산 산행을 마치고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한 발언이다. 열린우리당의 지도부 사퇴와 당·청 갈등 등 파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생뚱맞은’ 질문이다. 구체적으로 “(현직과 전직 캐나다 총리인)마틴과 멀로니 가운데 누가 소신있는 정치인인가.”라는 물음이었다. 노 대통령이 꺼낸 캐나다 얘기는 1989년 캐나다 보수당의 멀로니 총리가 169석(전체 301석)이라는 압도적 승리로 집권했으나 1991년 연방부가세를 도입하면서 2년 뒤 선거에서 단 2석만 남기고 ‘전멸’했다는 것이다. 파산위기에 있던 재정은 1997년에 흑자로 전환했고, 당시 마틴(현 총리) 재무장관의 인기는 폭발했다.●“임기·방법이 아닌 내용에 초점” 노 대통령은 대통령 헬기와 공군 1호기 등을 예로 들면서 대통령은 “멀리 미래를 내다보면서 일할 수밖에 없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연금 등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고 내년초에 집권기간에 대한 평가와 ‘내 진로’에 대해 전체를 정리해서 국민에게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래서 노 대통령이 중장기 정책과 신임을 연계하는 국민투표 방식을 내놓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임기나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게 아니라, 한국의 고민을 풀어나가는 방법을 찾겠다는 것”이라고 부연설명했다.●“시효가 이렇게 부당한지 몰랐다” 노 대통령은 한국경제는 파란불이고 민생은 빨간불이라고 진단하고, 국가전체의 미래를 내다보면 빨간불과 파란불이 교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하지만 민생경제를 챙기라는 야당 등의 요구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어디 나가서 국민 몇 사람과 악수 몇 번 한다고 죽고 사는 게 아니다.”면서 “사실이 아닌 것을 왜 사실인 것처럼 얘기하느냐.”고 톤을 높였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의 신경제 100일 계획을 겨냥해서는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면서 “이런 식으로 왜곡된 관념으로 대통령, 정치평가를 하는 한 수준있는 정치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1996년 총선 당시에 살포된 1100억원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라는 주장에 대해 “그 양반 통이 큰 사람은 큰 사람”이라면서 “지금 시점에서 엄청난 정치자금이지만 그 시점에서는 멋진 사람”이라고 말했다.1100억원 하니까 심장이 멎을 것 같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시효라는 게 이렇게 부당한지 몰랐다.”면서 “도청이고 뭐고 하는 얘기를 보면서 시효 지나간 사람들은 좋겠다는 단상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같은 발언은 김영삼·김대중 정부 시절의 일에 대한 시효차이가 부당하다는 얘기로 풀이된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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