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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밤 11시 40분) 이상기후와 집중호우로 여행 성수기를 망쳐버린 유명 관광지들. 지금과 같은 속도로 지구온난화가 지속된다면 아름다운 지구 곳곳의 여행지들도 머지않아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다. 오래도록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고 감상하기 위해서는 어떤 여행을 해야 할까. 세 번째 지구인 엄홍길, 그가 지구를 지키기 위해 특별한 산행에 나섰다. ●포세이돈(KBS2 밤 9시 55분) 정률은 타 국가 선박을 강제 점거하면서까지 용의선박을 쫓는다. 그러나 그곳에 흑사회 수장인 최희곤이 타고 있으리란 그의 예상은 빗나가고 만다. 그렇게 징계 위기에 처한 정률은 해양경찰청장의 도움으로 미제사건전담 수사9과 CGI9(Coast Guard Investigation 9)란 신설 부서를 맡게 되고, 새로 합류할 수사관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일일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MBC 밤 7시 45분) 내상은 특수효과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사이좋게 지내는 아내 유선과 있는 집 자식만 할 수 있다는 아이스하키를 하는 아들 종석, 또 유학 중인 딸 수정까지. 모두가 돈의 무게에 눌려 팍팍하게 살아가고 있는 서울에서 부족한 것 없이 살고 있는데… 김병욱 PD의 세 번째 ‘하이킥’ 시리즈의 첫 회. ●부루와 숲속 친구들(KBS2 오후 4시 30분) 소나기가 그치자 부루는 키리에게 쳐들어 갈 것을 제안한다. 미미와 장풍이가 반대하지만 부루는 비에 오염물질들이 씻겨 나간 것을 짐작하고 용기 있게 앞장선다. 곧 충돌 없이 키리 일당을 모두 몰아내는 데 성공하는 부루. 이어서 부루는 소식이 끊긴 허니를 돕기 위해 호수를 건너갈 궁리를 한다. ●동물일기(EBS 밤 8시) 한동네 사는 아이들 4명이 방학 동안 승마를 배우며 겪는 다툼과 화해 속에서의 성장 이야기를 시작한다. 경기 용인의 한 승마장, 여름 방학을 맞이해 승마 배우기에 도전하는 사총사가 떴다. 뚜렷한 개성만큼 말 타는 모습도 가지각색이다. 웃음과 감동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천방지축 사총사와 말 이야기를 동물일기에서 공개한다. ●경찰 25시(OBS 밤 11시) 고철 위주로 절도를 감행하는 사람들이 있다. 피해자에게는 신고하기도 귀찮은 미약한 범행일 수도 있지만 범행이 계속될수록 피해 금액은 점점 커져간다. 공사 현장 같은 경우 자재가 사라져 공사를 미뤄야 하는 피해까지 생기고 있었다. 습관적으로 벌이고 있는 괘씸한 범행을 막기 위한 형사들의 끈질긴 수사 과정을 공개한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OBS 032-670-5000 EBS 02-526-2000 서울신문STV 02-777-6466
  • [서울시장 후보군의 휴일] 박원순 남산 올랐다

    [서울시장 후보군의 휴일] 박원순 남산 올랐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범야권 시민사회 후보인 박원순 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18일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지지자 30여명과 함께 서울 남산 둘레길을 돌았다. 민심 탐방인 셈이다. 오전 10시 산행에 나선 박 전 이사는 “현장에 가 보면 시민들이 너무 힘들어한다. 그분들과 함께 늘 낮은 곳으로 가는 시장이 되겠다.”고 서울시장 보선 출마의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대권 도전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남은 (임기)2년 몇 개월간에는 꿈 실현이 어렵다. 대권, 대권 하는데 시장 하나 잘하는 것도 어렵다. 다음 이야기를 자꾸 한다. 진심은 그게 아닌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대학생, 비정규직 사서교사, 건설현장 근로자 등 다양한 시민들을 만나 얘기를 듣는 한편 등산객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건네며 얼굴을 알렸다. 박 전 이사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알려진 이번 남산행에는 조 교수도 트위터로 참여 의사를 밝히고 동행했다. 박 전 이사는 재정적자 해소 방안을 묻는 한 시민의 질문에는 “심사가 완료됐다 해도 아주 불필요한 것(사업)들은 가려내야 한다. 서울시와 산하기관에서 해 왔던 사업을 잘 분석, 정리하고 세외 소득을 잘 챙겨서 건전 재정을 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대학생들과 등록금, 진로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눈 뒤 “젊은 대학생들이 고민이 깊은데 일자리 자체보다 삶의 구체적인 비전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쪽빛 데칼코마니 융프라우를 걷다

    쪽빛 데칼코마니 융프라우를 걷다

    얼마전까지 우리가 스위스를 돌아보는 방법은 주로 ‘관광’이었습니다. 기차나 곤돌라를 타고 높은 곳에 올라가 ‘바라보는 것’ 위주였습니다. 최근 걷기 열풍이 불면서는 스위스의 진면목을 걸어서 살피려는 움직임도 부쩍 늘었습니다. 그 중심에 스위스의 아이콘, 융프라우가 있었지요. 거대한 자연과 마주하는 여정입니다. 이제 여기에 치즈와 초콜릿을 찾아가는 여정을 보탭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스위스 사람들의 삶과 문화에 한 발짝 더 다가서는 여정입니다. 바로 그렇게 삶과 풍경이 어우러질 때라야 비로소 온전히 스위스를 돌아본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스위스관광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절반보다 작은 스위스 안에 조성된 하이킹 패스(path)가 6만㎞를 넘는다. 지구를 한 바퀴(약 4만 120㎞) 반쯤 돌 수 있는 거리다. 트레일은 2만개 정도 된다. 우리의 둘레길 같은 하이킹 코스들이 거미줄처럼 나라 전체를 촘촘하게 감싸고 있는 셈이다. # ‘유럽의 지붕’ 열차만 타지 말고 걸어보면… 스위스 하이킹의 핵심으로 꼽히는 융프라우 일대에도 76개의 다양한 하이킹 코스가 있다. 저마다의 취향과 산행 능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융프라우 하이킹은 대부분 인터라켄에서 기차를 타는 것으로 시작된다. 인터라켄은 ‘두 개의 호수 사이의 마을’이란 뜻으로, 융프라우의 배후지 역할을 한다. 기차는 인터라켄 오스트역을 출발해 라우터브룬넨(796m)과 클라이네 샤이데크(2061m) 등을 경유해 융프라우요흐(3454m)까지 오른다. 시간은 2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평탄하게 이어지던 철길은 라우터브룬넨부터 궤도 사이에 톱니바퀴가 놓이기 시작한다. 기차를 타고 험준한 산을 오르는 동안 차창은 풍경화가 된다. 슈타우바흐 폭포 등 풍경의 보고들이 벽화처럼 내걸리는데, 입이 쩍 벌어질 지경이다. 오를 땐 기차 오른쪽, 내려올 땐 왼쪽에 앉는 게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 클라이네 샤이데크에선 저 유명한 융프라우 산악열차로 갈아탄다. 내년이면 설립 100주년이 되는 유서 깊은 철길이다. 산악열차에 오르면 ‘처녀’란 뜻의 융프라우(4158m)와 수많은 산악인들의 목숨을 앗아간 아이거 북벽(3970m), 묀휘(4107m) 등 알프스의 고봉들이 어깨를 맛댄 풍경과 마주한다. 산악열차는 약 2㎞는 초원지대, 7㎞ 남짓한 거리는 아이거와 묀휘의 암벽을 뚫은 터널을 지난다. 소요시간이 50분에 달할 만큼 천천히 오른다. 고산병 증세를 일으킬 수 있는 고도까지 올라가기 때문이다. 터널 구간 중 아이거반트(2865m)와 아이스메어(3160m) 등 두 곳에서 각각 5분씩 정차한다. 아이거 암벽 속에서 알프스 전경을 내려다보는 맛이 각별하다. 종착역은 융프라우요흐다. ‘요흐’는 우리의 ‘재’와 비슷한 뜻으로, 융프라우와 묀휘 두 산자락이 내려와 만난 자리를 뜻한다. 역 밖의 플라토 전망대나 빙하지대로 이어지는 뒷문이 전망 포인트. 역 위쪽의 스핑크스 전망대도 절대 놓쳐선 안 된다. ‘유럽의 지붕’ 융프라우와 22㎞를 뻗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알레치 빙하가 눈앞에 펼쳐진다. 고산증으로 인한 어지럼증도 이때만큼은 싹 가신다. 융프라우 하이킹은 산악열차나 곤돌라 등으로 고산 지역에 오른 뒤 되짚어 내려가는 형태가 많다. 그 가운데 한국인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코스는 ‘아이거 융프라우 워크’다. 융프라우요흐에서 열차를 타고 내려오다 아이거 글래쳐(2320m)에 내려서 클라이네 샤이데크까지 걷는다. 융프라우와 아이거, 묀휘 등의 거봉들을 줄곧 등에 지고 내려온다. 앞쪽으로는 알프스의 산자락들이 마루름을 좁히며 다가선다. 스위스 목동들이 만들었을 것 같은 지그재그 코스는 하이킹 초보자들도 즐길 수 있을 만큼 쉽다. 1시간 남짓 걸린다. # 그뤼에르 치즈… 스위스 삶의 정수 스위스를 대표하는 식품은 치즈와 초콜릿이다. 그 둘의 명산지가 프리부르 지역이다. 스위스 연방을 이루는 26개 주(칸톤) 가운데 한 곳이다. 치즈와 초콜릿 생산 농가는 프리부르 지역 가운데서도 특히 그뤼에르 주변에 몰려 있다. ‘치즈 데어리 패스’(Cheese Dairy Path) 등 전통 치즈와 초콜릿을 맛볼 수 있는 하이킹 코스도 그뤼에르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인터라켄에서 그뤼에르까지는 ‘골든패스 파노라믹’ 등 기차를 바꿔 타며 이동한다. 스위스는 하이킹 패스 못지않게 철도 시스템도 그물망이다. 46개 철도회사가 총연장 5102㎞의 철로를 통해 스위스 구석구석을 연결한다. 관광객들이 어렵지 않게 4000m 가까운 산을 오르고, 꼭꼭 숨겨진 풍경들과 만날 수 있는 이유다. 1876년 첫 운행을 시작한 ‘골든패스 파노라믹’은 전원마을 츠바이짐멘에서 그뤼에르를 지나 레만호(湖)를 품은 몽트뢰까지 이어져 있다. 스위스 특유의 전원풍경을 차창에 달고 가는 노선으로, 스위스 기차여행의 정수로 꼽힐 만큼 줄곧 빼어난 풍경과 동행한다. 인터라켄이 독일어권 지역이라면 프리부르는 프랑스어권 지역이다. 특히 그뤼에르는 지역적으로 프랑스와 가깝다. 문화 또한 프랑스의 영향이 지배적이다. 당연히 고마움의 뜻을 전할 때 독일어 ‘당케 쉔’보다 프랑스어 ‘메르시 보쿠’가 더 잘 어울린다. 국내 한 포털 사이트는 그뤼에르에 대해 ‘거의 1000년 전부터 만들어온 경질 치즈’라고 적고 있다. 지명이 그 지역의 음식을 뜻하는 고유명사처럼 변한 것이다. 치즈 데어리 패스는 그뤼에르를 출발해 해발 1100m의 몰레종 마을까지 다녀온다. 그뤼에르에서 몰레종 마을까지는 5.7㎞, 왕복 4시간쯤 걸린다. 여기는 그러니까, 예쁜 수직 세상쯤 되겠다. 잣나무와 낙엽송 등이 하늘을 찌를 듯 쭉쭉 뻗어 있다. 그 아래는 들꽃 세상이다. 노란 민들레와 꽃반지 만들던 토끼풀 등 익숙한 녀석들은 물론, 어린아이 손톱보다 작은 들꽃들이 지천이다. 산길에서는 너나 없이 친구가 된다. 꼬장꼬장한 빨강 머리 독일 할머니도, 배불뚝이 스페인 아저씨도 수줍고 정감 있는 눈인사를 건넨다. # 해발 수천m에서 듣는 워낭소리 40분 남짓 산길을 오르면 워낭소리가 들리고 얼룩무늬 젖소들이 눈에 띈다. 스위스에선 이처럼 해발 수천m 고지대에서 소를 방목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저지대 농가들이 싱싱한 풀을 찾아 고원의 초원지대로 올려 보낸 소들이다. 소떼는 봄에 올라와 가을이면 내려간다. 이들이 이동하는 것을 ‘포야’라고 부른다. 가을에 소떼가 내려올 때면 마을마다 축제가 펼쳐진다. 특히 그뤼에르의 중심지인 불에선 만국기를 걸듯 워낭으로 마을 하늘을 장식해 뒀다. 여간 이채롭지 않은 풍경이다. 몰레종 마을까지 가는 산길은 전형적인 스위스 시골 풍경을 담고 있다. 우리와 닮은 듯, 또 다른 풍경에 넋이 쏙 빠진다. 산길 중간의 ‘몽제롱’은 치즈에 식빵을 적셔 먹는 퐁듀로 유명한 집이다. 퐁듀 한 그릇에 17~19스위스프랑(약 2만 1000~2만 3000원)을 받는다. 몰레종 마을에서도 전통 수제 치즈 제작과정을 살펴보거나 다양한 치즈를 맛볼 수 있다. 초콜릿과 함께하는 길은 ‘치즈&초콜릿 트레일’로 불린다. 그뤼에르에서 버스로 10분 정도 떨어진 샤르메가 출발지. 초콜릿 박물관이 있는 브로크(Broc)까지 약 11㎞를 걷는다. 넉넉한 몽살뱅호(湖)와 고전 전쟁영화에서 봤음직한 수력발전소, 그리고 그 아래 펼쳐진 야운바흐 협곡을 따라 걷는다. 글 사진 인터라켄·그뤼에르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전기는 220V를 쓴다. 우리와 다른 형태의 콘센트(3점식)를 쓰는 곳이 많다. @산악지대가 많으므로 보온성이 좋은 가벼운 옷과 등산화, 선글라스, 선블록 등을 준비해야 한다. @스위스 패스가 무척 유용하다. 기차는 물론 버스, 유람선까지 이용할 수 있다. 산악철도나 케이블카는 할인혜택을 받는다. 스위스 관광청(www.myswitzerland.co.kr) 참조. @스마트폰 소지자는 스위스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갈 것. 현지에서 여행서적 몫을 톡톡히 한다. @인터라켄 시내는 자전거로 돌아보기 딱 좋다. 인터라켄 서역(west), 호텔 등에서 대여해 준다. 1~2시간에 14스위스프랑(CHF). 1CHF(이하 프랑)는 약 1230원. @음료수 등 잡화를 살 때 ‘COOP’ 매장을 이용하면 싸다. @융프라우요흐에서 컵라면을 맛볼 수 있다. 7.5프랑. @브로크의 카예 네슬레 초콜릿 공장 입장료는 10프랑이다. 초콜릿 생산 공정 등을 들여다보고, 다양한 초콜릿을 맛볼 수 있다. 비교적 싼 초콜릿 매장도 마련돼 있다. @그뤼에르 고성(古城)은 스위스 국민들이 두 번째로 자주 찾는 고성이다. 꼼꼼하게 살펴보는 게 좋다.
  • SWITZERLAND-배우 윤상현이 만난 스위스와 알프스 사람들

    SWITZERLAND-배우 윤상현이 만난 스위스와 알프스 사람들

    배우 윤상현이 만난 스위스와 알프스 사람들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깃든 기차는 여행자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키는 묘한 매력이 있다. 스위스 프렌즈로 임명된 윤상현이 7박9일간 스위스를 여행할 때도 주로 기차를 이용했다. 체르마트로 향하는 덜컹거리는 기차 안에서 창밖을 내다보던 윤상현 앞에 묘령의 여인이 등장했다. 노란 꽃무늬 원피스를 차려입은 파란 눈의 그 여인은 단번에 열차에 탄 모든 이의 이목을 사로잡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윤상현이 젤리를 건네자 여인은 젤리를 낚아채더니 아장아장 엄마의 품으로 달려가 버렸다. 고무 젖꼭지를 물고 있던 꼬마 숙녀 릴리는 그가 건넨 젤리를 오물오물 씹으며 살짝 미소를 건넸다. 그리고는 윤상현에게 다가와 수줍은 목소리로 ‘Thanks’란 인사를 건네고는 볼에 뽀뽀까지 해주었다. 릴리에게 마음을 빼앗겨 버린 윤상현은 한참 동안 기차 데이트를 즐겼다. 여행은 결국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이다. 스위스 프렌즈 윤상현에게 7박9일간의 이번 여행은 기차 옆자리에 앉았던 볼 빨간 소녀와의 데이트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스위스 여행이 끝나고 다시 배우로 돌아간 윤상현의 소식이 들려 올 때마다 그의 일부분이 되어 떠오르는 이미지들은 알프스의 목가적인 풍경과 순박했던 사람들이다. 에디터 트래비 글 강미숙 사진 이규열 취재협조 루프트한자독일항공 lufthansa.com, 스위스정부관광청 www.MySwitzerland.com 2, 3 풍경에 취하고 와인향에 취하고. 라보 지구에서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는 패트릭 퐁잘라씨가 건네주는 달콤한 한잔 4 알멘드후벨에서 트래블 트레이너와 노르딕 워킹을 하고 있는 윤상현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아름다운 포도밭의 달콤한 인연 윤상현의 스위스 여행 첫 날은 포도밭 트레킹으로 시작됐다.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선정된 라보 지구는 대표적인 스위스 화이트와인 산지이자, 트레킹 루트이다. 이곳은 하늘의 태양, 호수에 반사된 태양, 포도밭을 둘러싼 바위에서 발산되는 태양(열)으로 축복받은 땅이다. 축복받은 땅을 거닐던 그의 발걸음은 한 와이너리로 향했다. 패트릭 퐁잘라씨는 목마른 나그네에게 스스럼없이 문을 열어 주었다. 포도밭과 레만 호수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작은 정자에는 칠링된 화이트 와인이 준비되어 있었다. “와! 한국에서 마시던 화이트 와인 맛이 아닌데요. 풍부한 과일향과 부담스럽지 않은 달콤함이 잘 조화된 너무 사랑스러운 와인이에요.” 언어는 통하지 않아도 진심어린 감동은 전해지기 마련. 자신의 와이너리에서 조상 대대로 만들고 있는 와인의 가치를 알아보는 윤상현의 모습에 퐁잘라씨가 기분이 한껏 좋아졌다. 퐁잘라씨는 집안의 보물창고인 와인창고로 윤상현을 이끌었다. 그곳에는 한눈에 봐도 범상치 않은 흑백사진이 걸려 있었다. 배우 윤상현에게 퐁잘라씨는 유명 배우와의 에피소드를 들려주고 싶었던 것이다. “내가 어릴 적 찰리 채플린이 이곳을 방문했었지. 어린 내 눈에 콧수염이 없는 그는 찰리 채플린이 아니었어. 그래서 차를 타고 떠나는 찰리 채플린에게 달려가서는 ‘당신은 찰리 채플린 아닌 것 같아요. 콧수염이 없잖아요’라고 당돌하게 이야기했지. 찰리 채플린은 그런 꼬마가 귀여웠는지 손가락 두 개로 콧수염을 만들어 자신이 그가 맞노라고 증명해 주었어.” 윤상현은 손가락 콧수염을 흉내 내며 기꺼이 퐁잘라씨의 어릴 적 추억을 함께 나누었다. 와인과 옛 추억으로 금세 가까워진 두 사람은 그 뒤로도 몇 잔의 와인을 비울 때까지 이야기를 이어갔다. 아마도 퐁잘라씨가 그의 자식들에게 찰리 채플린 이후로 들려줄 추억담은 배우 윤상현과 함께한 순간이 아닐까. 1 알멘드후벨에서 트래블 트레이너가 스위스의 하이킹 팻말을 설명하고 있다 2 알프스를 배경으로 윤상현이 산골 소녀(?)들에 둘러 쌓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3 취리히에서 윤상현에게 알프호른 부는 법을 설명 중인 엘리아나 4 독일식 냉수 치료 요법인 크나이프를 체험하고 있는 윤상현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산을 좋아하는 그가 선택한 체르마트 작은 산골마을 체르마트는 신이 창조한 웅장한 알프스의 파노라마로 들어가는 입구 격이다. 유난히 산을 좋아하는 윤상현이 가장 고대했던 곳이기도 하다. 배낭을 둘러멘 윤상현의 곁에는 길잡이가 되어 줄 친구가 함께였다. 체르마트에서 줄곧 자라 온 청년 거버트 파스칼이 그 주인공. 잔뜩 흐린 날씨가 아쉬웠지만 블라우헤르드에서 시작된 그들의 산행은 시종일관 유쾌했다. “파스칼, 이곳 산은 웅장하고 거대하지만 우리나라 산은 유려한 곡선미가 살아있어서 정겨운 맛이 있지. 다음에 파스칼이 한국에 오면 이 형이 꼭 산을 안내해 주고 싶은데 어때?” 형의 마음 씀씀이가 고마웠던 동생 파스칼은 그러겠다고 손가락까지 걸어 보였다. 그때 갑자기 길을 막으며 등장한 한 무리의 양떼! 몸은 하얗지만 얼굴은 까만 생김새가 사뭇 재미있었다. 능숙한 파스칼의 조언대로 털을 쓰다듬어 주자, 양은 지그시 눈을 감고 손길을 느끼는 것이 아닌가. 급기야는 윤상현 앞에 구름처럼 양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양과의 팬 미팅이 아쉬웠었던지, 돌아서는 윤상현은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얼마를 더 걸었을까. 저 멀리 빙하가 만든 호수가 눈에 들어왔다. 작은 호수는 천만년 전 비밀을 간직한 채 얼어붙어 있는 설산고봉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었다.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 가방을 내려놓은 윤상현이 호숫가 바위 위에 섰다. 호수 위에 윤상현이 있었고, 호수 안에 윤상현이 있었다. 그 순간, 윤상현은 무엇을 보고 있었던 것일까. 자연이 만들어낸 호수에서 그는 자신과 조우했다. “연기자의 삶. 참 잘 선택한 것 같아요. 연기는 길이 아닐까요? 길을 걸으면 아름다운 자연에 감탄하기도 하고, 소나기를 만나 당황스럽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기쁘기도 하고, 구덩이를 만나 당황스러울 수도 있어요. 나를 통해 그런 다양한 감정을 자연스럽게 느꼈으면 좋겠어요. 그런 면에서 길에서 만난 자연과 사람은 연기의 폭을 넓혀 주는 좋은 선생님이 됩니다. 이번 여행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연기와 인생에 살을 찌우는 순간 다시 길 위에 선 윤상현에게 알프스는 융프라우 뮈렌으로 길을 내어주었다. 뮈렌역에서 윤상현을 기다리고 있는 넉넉한 미소의 키다리 아저씨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그는 청정마을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전기차를 몰아 융프라우호텔까지 안내했다. 알고보니 그는 그 호텔의 오너인 알렌 사장이었다. 일반 직원과 똑같은 복장을 한 채 누구보다 부지런히 움직이는 그의 모습에는 권위 대신 건강함과 따스함이 담겨 있었다. 한국식 바비큐 파티를 벌이겠다는 무리한 부탁에도 그는 안 된다는 대답 대신 양배추보다 큰 상추를 직접 씻어다 주는 친절을 베풀었다. 윤상현이 건넨 고추장을 잔뜩 넣은 상추쌈도 맛있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워 주었던 알렌. 그가 있었기에 융프라우 앞마당에서 삼겹살 파티를 즐기는 희대의 사건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독일식 냉수 치료요법인 크나이프를 체험하기 위해 알멘드후벨에 오른 윤상현 앞에 등장한 또 한 사람. 여름 시즌 동안 이곳에서 한국인들에게 걷기여행 체험을 돕도록 하기 위해 스위스관광청이 파견한 걷기여행 전문가 ‘트래블 트레이너’ 박상서군이다. 타지에서 한국인을 만나면 누구나가 이웃친척이 되는 걸까. 윤상현은 뽀글거리는 펌을 한 앳된 박상서군을 얼싸안으며 형제 상봉 장면을 연출했다. 유난히 산행을 좋아하는 윤상현과 트래블 트레이너 박상서군은 노르딕워킹과 크나이프 체험을 즐겼다. 사나이의 우정과는 또 다른 여행의 설렘이라면 ‘여행지의 로맨스’를 빼놓을 수 없을 터. 윤상현에게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싶은 핑크빛 로맨스가 있었을까. 아마도 마지막 여행지였던 취리히에서의 인연이 그의 가슴을 방망이질치게 했을 것이다. 취리히를 안내해 줄 윤상현의 일일 가이드를 자청한 미모의 알프호른 연주자 엘리아나 부르키. 동양의 선남과 서양의 선녀의 만남은 카메라만 들이대도 한 장의 화보였다. 두 사람은 함께 취리히 호수를 거닐고, 샤갈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감상하고, 기념품을 고르고, 한국 식당에서 비빔밥을 먹고, 알프호른을 연주했다. 너무나 짧은 반나절의 데이트가 아쉬웠던 윤상현에게 엘리아나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내년 여수박람회에 스위스를 알리기 위해 참석할 것이란다. 스위스에서 만남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7박 9일. 홍콩, 일본, 한국의 팬들, 맨리헨 축제에서 만난 순수한 시골 사람들, 루체른 호수를 수놓았던 무지개, 알프스 산에 흰 꽃을 피운 에델바이스…. 스위스 여행 중 배우 윤상현이 만났던 수많은 사람 혹은 풍경은 그 안에 깊이 아로새겨져 그의 연기를 더욱 풍성하게 해줄 것이다. mini interview | 배우 윤상현 “루체른, 신혼여행으로 다시 가고 파” Q. 산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유명세 때문에 등산이나 여행과 같은 취미를 온전히 즐기기에 어려움은 없는지? A. 그런 것은 별로 없다. 평일에 주로 다니고, 주로 지방 민박집으로 다니기 때문에 아직은 나를 알아보는 불편함은 없다. 지방 민박집은 노인 분들이 운영하는 곳이 많아서 나를 잘 못 알아보신다. 그렇기 때문에 편하게 다닐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만일 나를 알아봐 주신다고 하더라도 스스럼없이 행동하는 편이다. 있는 그대로 행동한다. 그런 제약 때문에 내 취미를 방해받기는 싫다. Q. 9일간 스위스를 여행하면서 터득한 자신만의 스위스 여행 팁이 있다면? A. 이번 여행을 통해서 알게 된 것은 스위스 여행 어플리케이션이다. 아이패드를 가지고 와서 수시로 열어 보면서 여행 정보도 얻고 공부도 할 수 있어 유용했다. 등산, 허니문 등 카테고리도 잘 정리되어 있다. 루체른에 가면 반드시 저녁 석양을 볼 수 있는 시간에 크루즈를 타볼 것을 권하고 싶다. 지난 번 4월 여행 때는 크루즈를 예약해야만 탈 수 있는 줄 알아서 4일을 머물면서도 못 타보았다. 그리고 스위스 여행에는 기차를 이용한 여행을 추천한다. 기차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편하게 여행할 수 있다. 취리히에 머문다면 ‘취리히 카드’를 이용하면 좋다. 취리히 카드는 교통뿐만 아니라 인근의 쿤스트하우스 등의 미술관 등의 입장이 가능한 저렴한 카드이다. Q. 여행의 재미 중 음식을 배놓을 수 없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스위스 음식은? A. 가장 인상 깊었던 음식은 단연 퐁듀가 아닐까. 알프스 고유 음식인 퐁듀를 알프스 전통 가옥의 분위기가 나는 체르마트의 레스토랑에 먹었다. 빨간 폿에 보글보글 끓어 오르는 치즈에 빵을 찍어 먹는데, 이때 빵을 떨어뜨리면 와인 한 잔을 다 마셔 버리거나, 상대방에게 키스를 해야 한다는 룰이 있다. 먹는 방법도 재미있고, 생각보다 느끼하지 않았다. Q. 이번 여행지 중 여자 친구가 생긴다면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을 꼽는다면? A. 특히 루체른에서 머물 때 머리 속에 든 생각은 ‘꼭 신혼여행으로 와 봐야지’ 하는 것이었다. 루체른 호수 위에서 크루즈를 타고 저녁을 먹으며 석양을 바라보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호수 주변의 아름다운 마을과 하늘 빛, 호수의 풍광, 그리고 십여 년 만에 보는 무지개의 감동. 로맨틱한 감동을 나의 미래의 연인과 함께하고 싶다. 아니, 결혼할 나이이다 보니 연인보다는 미래의 아내가 되지 않을까. Q. 앞으로 활동 계획은? A. 이 기사가 나갈 때 즈음이면 드라마 <지고는 못살아>에 출연 중일 것이다. <시크릿 가든> 이후 다시 드라마로 인사드리게 되어 매우 기쁘다. <시크릿 가든>에서 까칠하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오스카와는 또 다른 모습을 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연말에는 일본에서 콘서트를 가질 예정이다. 기회가 닿는 한 영화에도 도전하고 싶다. T clip. 스위스 기본 여행 정보팁? 항공편 매일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루프트한자독일항공을 이용해 프랑크푸르트나 뮌헨을 거쳐 스위스의 주요 도시 취리히, 제네바 등으로 들어갈 수 있다. 루프트한자는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을 주 7회, 부산-인천-뮌헨 노선을 주 6회, 총 주 13회 운항하고 있다. 현지 교통 스위스 여행의 필수품 스위스 패스와 함께하면 스위스 여행이 더욱 즐겁다. 스위스 패스Swiss Pass는 스위스 트래블 시스템 네트워크 내 교통수단(각종 도시와 지역을 연결하는 철도, 주요 도시 전철, 시내버스, 유람선 등)을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는 정기권과 같은 패스다. 4, 8, 15, 22일, 1개월 중 선택한 일수 동안 대중교통 네트워크 안에서 무제한 여행이 가능하다. 등산 철도나 케이블카는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통화 스위스에서는 유로가 아닌 스위스 프랑CHF이 통용되며 1스위스프랑은 대략 1,300원 정도. 날씨와 기후 스위스는 온화한 기후로 가장 덥다는 7~8월의 낮 기온은 18~27°C, 추운 1~2월은 영하 2~7°C 정도이다. 봄, 가을은 8~15°C. 단, 고도나 지역에 따라 기온차이가 크며 어느 계절이든 스웨터와 튼튼한 워킹화, 자외선 차단제, 선글라스, 휴대용 우산이나 우비 등을 준비하면 좋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안철수 “선거 관여 않겠다” 박원순 “野와 힘 합치겠다”

    안철수 “선거 관여 않겠다” 박원순 “野와 힘 합치겠다”

    6일 오후 4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의 한 식당. 200여명의 취재진에 둘러싸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긴장한 듯 말없이 물부터 마셨다. 하지만 시종일관 미소는 잃지 않았다. 회견장 단상에는 의자가 두 개 마련돼 있었다. 그러나 자리에는 안 원장 홀로 앉았다. 한발 늦게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입장하자 취재진이 동석해 줄 것을 거듭 요청했으나 두 사람은 한사코 이를 뿌리쳤다. 착석한 안 원장은 양복 상의 안주머니에서 A4용지를 꺼낸 뒤 “저의 입장 표명이니까 제가 먼저 말씀 드리겠다.”며 회견문을 읽어 내려갔다. 안 원장이 모두발언을 하는 동안 박 이사는 단상 옆 취재진 사이로 서서 팔짱을 낀 채 회견을 지켜봤다. 전날 밤 백두대간 종단 행사를 잠정 중단하고 서울로 돌아온 박 이사는 산행 기간 면도를 하지 않아 수염이 덥수룩했다. 안 원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 “제 삶을 믿어 주시고 성원해 주신 분의 기대를 잊지 않고 제가 아닌 사회를 먼저 생각하고 살아가는 정직하고 성실한 삶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에 시달려 지쳐가는 소중한 미래 세대들을 위로하고 격려한다.”고 덧붙였다. 기자들의 질문 몇 가지에 답한 안 원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 이사와 포옹하며 사진 취재에 응했다. 안 원장은 이어 “심정적으로 가장 오랫동안 이해해 줬던 박경철 원장께도 감사드린다.”면서 최측근인 ‘시골의사’ 박 원장과 포옹했다. 회견에 앞서 안 원장과 박 이사는 오후 2시 서울 모처에서 20여분간 단독 회동을 갖고 안 원장의 불출마에 전격 합의했다고 양측은 밝혔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서울시장 선거 출마라는 큰일을 놓고 어떻게 그 짧은 시간에 합의를 볼 수 있느냐. 이미 회동 전에 두 사람 간 깊숙한 논의가 이뤄졌고, 서울시장 선거와 내년 대선을 겨냥해 이면합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안 원장은 오후 7시쯤 서울 여의도 자택으로 귀가했다. 서너 차례 초인종을 눌렀지만 한참 동안 인기척이 없었다. 잠시 후 편한 옷차림으로 기자를 맞은 안 원장은 “며칠 동안 잠을 못 잤고 내일 학교도 가야 해서 좀 자야겠다.”며 인터뷰를 정중히 사양한 뒤 집으로 들어갔다. 다음은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이뤄진 안 원장과의 문답. →박 이사와 내년 대선 출마에 대한 얘기도 나눴나. -전혀 아니다. 시장 선거 문제만으로도 고심하고 있던 참이었다. →박 이사를 지지하는 걸로 보면 되나. -제가 국가 공무원 신분이라…. 어떤 다른 것보다 심정적으로 가지신 뜻을 잘 펼치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그를 지원할 건가. -선거에 관여하지 않겠다. →불출마 결심의 결정적 계기는. -자격 있는 분(박 이사)의 출마 의지가 강했다. →윤여준 전 장관과도 대화했나. -그분 나름대로 저를 보호하려고 말씀들을 많이 하셨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정계에 나설 생각이 있나. -학교(서울대)로 돌아간다. 정치하던 사람이 아니어서…. 본업으로 돌아가겠다. →대선 출마 계획이 있나. -저는 서울시정에 대해 고민했다. 지난 5일간이 1년 같았다. 안 원장은 지하 1층 기자회견장에서 자신의 자동차까지 이동하는 동안 수십명의 취재진에 둘러싸였다. 앞이 전혀 안 보이는 상황에서 세종문화회관 앞에 주차된 다른 사람의 자동차에 탔다가 다시 내리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안 원장이 기자회견장을 떠난 뒤 박 이사도 발길을 돌렸다. 박 이사는 “서울시장 보선에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쪽과 힘을 합칠 생각인가.”라는 질문에 “힘을 합칠 수 있으면 합치겠다.”고 말했다. 허백윤·이영준기자 baikyoon@seoul.co.kr
  • 본업은 철도경찰… 산악구조·한자강사·작가 ‘1인다역’

    본업은 철도경찰… 산악구조·한자강사·작가 ‘1인다역’

    “불과 몇 량의 열차가 운행할 때도 객차와 대합실에선 오만 가지 사건이 일어납니다.” 최두열(49) 철도특별사법경찰대 주무관은 여러 방면에 능통한 재주꾼으로 불린다. 22년차 베테랑 철도경찰(옛 철도공안)인 그는 산악구조대장으로 활약한 등산전문가이자 철도경찰을 알리는 홍보전문가, 한자교육진흥회 전담강사, 작가로도 알려져 있다. 최 주무관은 1989년부터 서울역·영등포역·청량리역 등 주요 현장에서 잔뼈를 키웠다. 철도경찰은 일반인에겐 생소한 직업이지만 철도시설과 열차 안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에 대한 수사와 관리 업무를 맡는다. 국토해양부 소속 국가공무원이다. 서대전센터에서 일하는 최 주무관은 호남선 강경~신탄진 구간에서 동료와 함께 3교대로 현장에 투입된다. 최근에는 한 역사에서 여성의 치마 속을 몰래 촬영하던 성추행범을 현장에서 검거했다. 인파 속에서 불안한 듯 주위를 살피는 남성을 발견하고 주시하다가 ‘몰카’를 찍던 범인을 체포했다. 그는 “청량리역에 근무할 때 등이 굽고 손이 갈라진 할머니가 강원도 산골에서 가져온 고사리 보따리를 훔친 범인을 강원도 원주까지 쫓아가 잡은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기찻길에 얽힌 사연’과 ‘대합실에 남은 사연’이란 2권의 책을 내기도 했다. 그는 또 7년간 한국철도산악연맹 구조대장으로 활약했고, 1200번 이상의 산행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1998년 겨울 일본 다테야마에서 대학 산악부 후배를 잃은 아픈 기억이 산악 안전에도 관심을 기울이게 했다. 4년 전부터는 산을 소개하는 다양한 잡지에 글을 연재하고 있다. 한자실력도 수준급으로, 제1회 한자 대통령 선발 경진대회 1등(성인부)을 차지했다. 한자교육진흥회 전담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최 주무관은 “일반직 공무원인 철도경찰에 대해 국민들의 이해도가 높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KBS 우리말 겨루기’, ‘MBC 경제매거진’, ‘EBS 한자퀴즈왕’ 등의 프로그램에 일부러 철도경찰 제복을 입고 출연한 이유다. 그는 이 같은 1인 다역의 노력을 인정받아 5일 국토부가 선정한 제2회 숨은 인재 찾기의 주인공이 됐다. 최 주무관은 “성실함과 즐거운 마음으로 업무에 임하는 사람이 진정한 인재”라며 “열정을 갖고 도전하는 인생이야말로 정말 멋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씨줄날줄] 인왕산 시위/임태순 논설위원

    1968년 청와대를 기습 타깃으로 삼았던 1·21 무장공비사건으로 인왕산이 폐쇄됐다가 시민들의 품으로 다시 돌아온 것은 25년 만인 1993년이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취임 선물로 인왕산 등산로와 함께 청와대 앞길을 활짝 열어 시민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아직 웰빙 바람이 불기 전이었건만 인왕산과 청와대 앞길 개방은 여론조사에서 가장 잘한 정책 중의 하나로 사랑을 받았다. 이에 앞서 김 전 대통령은 5공 신군부가 정치활동에 족쇄를 채우자 ‘등산’으로 탈출구를 찾았다. 1981년 6월 발족한 민주산악회다. 뜻을 같이하는 민주화운동 인사들과 산에 올라 울분을 토로하면서 동지애를 다지고 건강도 다졌으니 절묘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산악회의 산행이 간간이 언론에 비쳤으니 간접적으로 정치활동도 한 것이고, 민주산악회에는 또 김대중 전 대통령 지지자들도 적극 참여해 민주화 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희망버스’가 엊그제 인왕산에서 시위를 벌이려다 경찰의 강력한 저지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일부가 새벽에 등산객으로 가장, 홍제동 기차바위 능선을 타고 인왕산에 올라 ‘비정규직 정리해고 철회’ 플래카드를 펼쳐 깜짝 시위를 벌인 정도였다고 한다. 희망버스는 여러가지 복선을 깔고 인왕산을 시위장소로 정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왕산은 정상에서 청와대가 내려다 보일 만큼 지근거리에 있어 상징성이 크다. 경찰로서는 등산로 전체를 통제하면서 시위를 막기란 쉽지 않다. 27개 중대 2200여명을 배치하고도 허(?)를 찔린 것이 이를 말해 준다. 인왕산은 또 청와대 뒷산인 북악산과 연결된다. 인왕산 방어망이 뚫린다면 제2의 1·21사태가 일어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청와대 경비를 담당하는 경찰로서는 악몽과도 같은 시나리오다. 시위도 날로 진화하고 있다. 동물보호론자들은 모피를 벗어던지고 알몸으로 자신의 뜻을 펼쳐보인다. 중국에선 공안당국의 감시가 워낙 심하자 자연스럽게 산책하듯이 특정장소에 나와 거닐고 미소를 짓는 것으로 집회를 대신하는 스마트 시위가 제안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광우병사태 당시 촛불시위가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골리앗 시위, 1인시위, 삼보일배 등도 우리나라가 지적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시위다. 인왕산 시위는 앞으로 북악산으로도 번질 가능성이 높다. 이래저래 경찰로선 골머리를 앓게 됐다. 북악산에 이르기 전에 문제가 해결됐으면 좋을 텐데….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강정마을 불법 행위자 현장서 체포”

    “강정마을 불법 행위자 현장서 체포”

    대검찰청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사업에 반대하며 공권력과 충돌한 서귀포시 강정마을 사태를 비롯해 최근 격화되는 불법 집단행동과 관련, 현장체포와 구속수사로 엄정하게 대처하기로 했다. 대검은 26일 오후 서초동 청사에서 임정혁 공안부장 주재로 경찰청, 국방부, 고용노동부, 국군기무사령부 등 유관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관계기관 공안대책협의회를 가졌다. 공안대책협의회가 열리기는 2009년 7월 쌍용자동차 노조 평택공장 점거사태 이후 2년여 만이다. 특히 이번 회의는 한상대 검찰총장이 지난 12일 취임사에서 ‘종북좌익 세력과의 전쟁’을 선언하며 공안역량 강화를 강도 높게 주문한 가운데 열린 것이어서 주목된다. 검찰은 불법 집단행동 가담자에 대해 현장 체포를 원칙으로 삼았다. 또 경찰관 폭행, 호송행위 등 공무집행방해, 과격 폭력행위, 상습 업무방해 등의 경우 구속 수사하기로 했다. 또 철저한 채증을 통해 시위가 끝난 뒤에도 가담자를 전원 색출하고 주동자와 배후 조종자를 추적해 엄단할 방침이다. 동시에 형사처벌뿐 아니라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민사책임도 묻기로 했다. 검찰은 강정마을 사태와 관련해 업무방해 피의자 4명 구속 기소, 9명 불구속 기소, 14명을 약식 기소하는 등 70여명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 공사 업무를 방해한 마을 주민 14명을 상대로 2억 8000여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 임 공안부장은 “최근 국가안보와 직결된 국책사업인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사태는 공사 방해를 넘어 국가 공권력에 정면으로 도전한 중대 사건”이라고 규정, “민주노총 등 일부 단체가 주말 도심집회를 하면서 신고 내용과 다르게 도로를 점거하고 가두행진을 하거나, 보수단체의 북한 인권 고발영화 상영 등 합법 집회를 방해하는 등 불법 집단행동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불법 집단행동이 점차 격화되고 있어 국민의 불안과 우려가 깊어지고 있고, 공권력 경시 풍토도 확산되고 있어 보다 엄정하게 대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이날 강정마을 사태와 관련, 충북경찰청 윤종기 차장을 단장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제주경찰청으로 파견, 사태에 대한 지휘·통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경찰은 “윤 차장은 해군기지 건설사업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총괄 지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TF팀과 별도로 강정마을에서 일어난 공권력 부재에 대해 제주경찰청을 감찰하기로 했다. 제주 서귀포시장뿐만 아니라 제주경찰청의 지휘·통제 라인이 적절하게 대응했는지를 따질 방침이다. 한편 경찰은 주말 청와대 인근 인왕산 등에서 개최될 예정인 ‘제4차 희망버스’ 행사와 관련, 불법 시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불법 행위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현장에서 관련자를 검거해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제4차 희망버스 행사는 27~28일 경복궁, 광화문, 서울시청 앞 등 주요 도심지 45곳에서 야간까지 열리고 가두행진을 벌이기로 했다. 28일 청와대 옆 인왕산 아침 산행 등도 예정돼 있다. 최재헌·이영준기자 goseoul@seoul.co.kr
  • 양승태, 청문회 준비도 ‘원칙대로’

    양승태, 청문회 준비도 ‘원칙대로’

    양승태 전 대법관은 지난 18일 오후 8시 30분 대법원장으로 지명됐다. 3시간 뒤인 11시 20분 지인들과 식사한 뒤 성남 자택까지 개인택시를 이용했다. 택시에서 내려 집 쪽으로 혼자 걸어갈 때 한 의경이 “저 승용차에서 내렸느냐.”고 물었다. 음주운전을 피하기 위해 차를 세워 놓고 오는 줄 오해한 것이다. 자택 앞에서 기다리던 대법원 공보관을 만나기 전까지 양 대법원장 후보자는 술을 마시고 귀가하는 ‘노신사’에 불과했다. 지난 19일 양 후보자는 한 지인에게 “후보자가 됐으니 타고 다닐 차와 사무실을 빌려야 하는데 큰일”이라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한마디 건넸다. 대법관 신분도 아닌 데다 변호사 사무실이나 차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3부 요인인 대법원장으로 지명됐지만 달라진 건 전혀 없다. 후보자가 된 뒤 이용훈 대법원장을 만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2일간 진행될 국회 인사청문회도 대법관과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때 이미 두 차례 경험했지만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혼자 처리해야 하는 까닭이다. 대법원은 양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에 대한 지원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양 후보자를 돕고 싶지만 현행법상 지원을 자제토록 규정하고 있는 탓이다. 현행 인사청문회법 15조의2는 공직후보자에 대한 국가기관의 행정지원을 ‘최소’로 못 박고 있다. 지난해 5월 신설된 이 조항은 그동안 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공직 후보자에 대한 국가기관의 과도한 행정지원 행태를 바로잡기 위한 취지에서 추가됐다. 대법원은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양 후보자의 사무업무를 도울 직원만 상주시키는 선에서 행정지원을 하기로 했다. 분야별로 청문회의 자료와 준비는 법원행정처 심의관(판사)들이 양 후보자의 사무실과 행정처를 오가며 보조할 방침이다. 이용훈 대법원장이 지명됐을 때 당시 광주고법에 근무하던 이광범 부장판사가 휴가를 내고 서울로 올라와 인사청문회를 직접 도왔던 것에 비하면 말 그대로 ‘최소화’된 지원인 셈이다. 이에 따라 취임 전까지 타고 다닐 차량과 청문회 준비를 위한 사무실의 임대도 양 후보자가 부담하기로 했다. 퇴직한 뒤 산행을 하다 지명된 양 후보자가 40년 법관 생활에 따른 퇴직금을 청문회 준비에 써야 할 판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행정지원 범위가 법에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아 소극적인 해석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원칙과 균형’ 山行에서 배웠다

    ‘원칙과 균형’ 山行에서 배웠다

    양승태 대법원장 후보자를 말할 땐 늘 산이 거론된다. 그만큼 산과의 인연이 각별했다. 양 후보자의 오랜 지인들은 그를 ‘원칙을 지키는 산악인’이라고 주저 없이 말한다. “산행에서도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양 후보자는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고 있다. 판결의 성향에서 비롯된 평가다. 하지만 양 후보자의 산행 동료들은 “그와 산행을 해 보지 않고서는 그를 보수로 함부로 재단하지 말라.”고 말한다. 보수, 중도, 진보 등 이념으로 나눌 수 없는, 그저 자연을 즐길 줄 아는 ‘자유인’이라는 얘기다. 그러면서도 보수에는 ‘합리적인’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양 후보자는 지난 1964년 경남고 재학 시절 ‘뭔가에 홀리듯’ 산악부에 들어가면서부터 산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산악인으로서의 50년이다. 이는 1970년 사법시험 12회에 합격한 뒤 판사로 지낸 36년보다 더 길다. 판사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틈틈이 산에 올랐다. 지리산과 설악산은 거의 해마다 찾았다. 국내 모든 산의 정상을 한번씩 다 밟아봤을 정도다. 특허법원장 시절인 2004년에는 2년여에 걸친 장기 산행을 계획했다. 접근로를 포함해 800㎞에 달하는 백두대간 종주였다. 그해 2월 시작한 백두대간 종주는 대법관이 된 이후인 2006년 7월에야 끝났다. 산을 좋아하는 법관들도 참여했다. 양 후보자는 산행 때 항상 ‘대장’으로 불렸지만 늘 산행 대열의 중간에 섰다. 전문산악인 수준이어서 앞으로 치고 나갈 수 있었지만 종주 대원 모두의 안전 차원에서 산행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서였다. 동료들도 자연에 순응하고 산행을 위한 원칙을 지킬 수 있도록 이끌었다. 2004년 6월 덕유산 구간 때 “산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얼마나 바르게 생활했는지 산행을 통해 나타난다.”고 땀을 닦으며 말했다. 이어 “산에서 자연을 배우고 균형에 대해 깨달으며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느끼게 된다.”고 산행 동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원칙과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판사 양승태의 모습이 고스란히 배어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법원이 우리 사회 분쟁의 마지막 해결 장소라는 양 후보자는 “판사는 그 분쟁의 해결사”라며 “사회적 합의가 깨져 법원으로 온 사건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법관 스스로 완벽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밝히곤 했다. 양 후보자는 낮은 산을 오를 때도 산행 준비를 대충 하지 않는다. 높은 산 못지않게 장비를 꼼꼼히 챙긴다. 자신만의 산행 원칙이다. 그와 산행을 자주 했던 한 부장판사는 “(양 후보자는) 원칙에 대해 말만 하는 보수가 아니라 원칙을 지키는 보수”라고 평했다. 양 후보자는 지난 10일 시작했던 미국 ‘존뮤어 트레일’(요세미티 계곡~피트니봉, 360㎞) 트레킹을 중단하고 18일 새벽 귀국했다. 앞서 대법관 퇴임 직후인 지난 3월에 히말라야산맥의 안나푸르나와 마누술루를 두달간 걷고 또 걸었다. 내년에는 ‘등산의 발상지’인 알프스산맥의 몽블랑과 마터호른을 등정할 계획을 세워뒀다. 하지만 대법원장으로 지명되면서 일단 산 사랑은 미뤄질 처지다. ‘걷는 자의 꿈’ 존뮤어 트레일을 중단한 것을 양 후보자는 두고두고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18일 밤 후보자 지명 소감을 묻자 양 후보자는 “동료들은 계속 걷고 있는데….”라고 말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경기 김포 문수산 트레킹

    경기 김포 문수산 트레킹

    내 나라 안에 명산은 많습니다. 꽃으로 이름을 날리거나, 조각 같은 암봉을 자랑하거나, 저마다 특징 하나쯤은 갖고 있게 마련이지요. 하지만 강과 바다가 만나고, 뭍과 섬이 만나는 데 더해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까지 한눈에 똑똑히 굽어볼 수 있는 산은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경기 김포의 문수산이 그렇습니다. 전문 산꾼들에게야 간식거리도 못 될 산이지만, 산정에서 내려다보는 풍광만큼은 여느 산에 견줘도 뒤지지 않을 만큼 독특합니다. 게다가 오르기도 어렵지 않아 반나절 산행지로는 제격입니다. ●오후부터 걸어야 해넘이 장관 품는다 수도권 도시들을 아우르며 달리던 한남정맥이 김포 인근에 이르러 산 하나를 토해 낸다. 문수산(376m)이다.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김포가 평야 지대여서 사방에 높이를 견줄 산이 없다. 맑은 날엔 인천 월미도 앞바다와 서울의 남산, 개성 송악산까지 조망할 수 있다. 문수산은 발을 두 물에 담그고 있다. 북쪽의 한강과 서쪽의 염하(鹽河)다. 염하는 강화도와 김포 사이 강화해협을 일컫는다. 육산이라 오르기 수월한 데다 산정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이 빼어나 근교 산행지로 이만한 곳을 찾기 쉽지 않다. 강화대교 바로 앞 성동검문소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성동리 마을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염하를 따라 이어진 길이다. 5분쯤 가면 문수산 산림욕장 팻말이 보인다. 산행의 들머리다. 산행은 4코스로 나뉜다. 제1코스는 산림욕장에서 출발해 남문능선을 돌아온다. 3.8㎞로 2시간 30분쯤 소요된다. 가장 일반적인 코스는 제2코스다. 역시 산림욕장에서 출발해 경치 좋은 산성길을 따라 중봉쉼터, 문수사를 거쳐 북문으로 내려온다. 4.6㎞로 3시간쯤 걸린다. 고막리 야영장에서 출발하는 3코스는 4㎞, 가장 긴 6.5㎞짜리 4코스는 김포국제조각공원을 출발해 경기도 학생야영장 쪽으로 내려온다. 일반적인 산행은 오전에 시작된다. 하지만 문수산의 경우 오후에 시작하는 게 낫다. 오전 내내 산림욕장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쉬는 맛이 각별한 데다 전망대에서 마주하는 해넘이 풍경이 여간 장관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뻘겋게 달궈진 해가 강화도와 황해도 개풍군, 그리고 그 사이를 흐르는 한강을 붉게 물들이며 지는데, 그야말로 아이맥스 영화를 보는 듯하다. 주차장 오른쪽 들머리에서 산사면을 따라 오르다 보면 산성의 흔적이 보이기 시작한다. 강화도 입구를 지키기 위해 숙종 20년(1694)에 축조된 산성이다. 총연장은 6123m. 산행은 대부분 이 성벽을 따른다. 성벽은 자체가 역사다. 청나라와 몽골은 물론 프랑스와 미국 등 우리 땅을 넘보던 열강의 침략 역사가 새겨져 있다. 수차례의 전란을 통해 문루 등 시설물은 거개가 사라지고, 성벽 4640m만 흔적으로 남았다. 안내판은 유실된 1483m 구간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복원할 계획이라 적고 있다. 산길 초입의 된비알을 지나면 비로소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 오기 시작한다. 너른 김포평야와 유장하게 흐르는 염하, 그리고 강화대교 너머 강화의 들녘이 넉넉하게 펼쳐진다. 산길은 능선을 타고 뻗은 성벽을 따라 이어진다. 길은 더없이 평탄하다. 오르막 내리막은 있지만, 힘들다기보다 운율을 탄다는 느낌이다. 풍경 또한 고도를 높일 때마다 점입가경을 반복한다. 이렇게 경치를 즐기며 한 시간 남짓 오르면 전망대다. ●염하와 북녘 땅까지 하나로 만드는 붉은 물결 전망대 경치는 압권이다. 왼쪽으로는 유유히 흐르는 염하와 그 너머 강화도, 그리고 초록 일색의 김포평야가 펼쳐져 있다. 오른쪽으로는 강원도 태백의 검룡소에서 발원해 국토의 허리를 관통하며 달려온 한강이 서해와 합류되기 전 마지막 숨결을 토해 낸다. 한강이 적시고 있는 개펄은 드넓고, 북녘 땅 개풍군은 손에 닿을 듯 가깝다. 맑은 날엔 개성 송악산도 보인다고 했다. 우리에게 기적을 선물한 한강이지만, 이곳에서 보면 처연한 면도 없지 않다. 과거와 현재를 쉼 없이 달려 왔지만 철조망에 갇힌 강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단절과 그로 인한 상실감이 강물 위로 넘실거린다. 전망대에서 정상까지 거리는 800m쯤 된다. 전망은 기대만큼 좋지는 않은 편. 해넘이 풍경과 마주하려면 막걸리 파는 할아버지에게 잔술(2000원) 한 잔 사서 마신 뒤 서둘러 내려가는 게 좋다. 전망대 팔각정 의자에 기대 해넘이를 보는 즐거움이 각별하다. 저 멀리 노을이 내리는 바다로 한강이, 그리고 염하가 스러져 간다. 하늘은 붉다. 해가 완전히 지기 전 1~2분 남짓 피처럼 붉은 빛을 토해 냈기 때문이다. 기필코 붉은 무리를 제압하겠다는 강화 제적봉(制赤峰) 위로, 또 멀리 개풍군 등 북녘의 산하 위로 붉은 기운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쏟아져 내린다. ●한강·임진강 품고 예성강까지 보듬는 넉넉함 기왕 예까지 왔으면 강화 연미정(燕尾亭)까지는 돌아보는 게 좋다. 문수산 전망대에서 보자면 바로 발 아래, 그러니까 염하가 제비꼬리 형태로 돌아가는 곶부리에 돋을새김처럼 세워져 있다. 연미정이 처음 세워진 연대는 불분명하다. 다만 고려 고종이 사립교육기관인 구재(九齋)의 학생들을 모아 놓고 공부를 시켰다는 기록이 있는 만큼 고려시대까지 거슬러 오른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또 1627년 정묘호란 당시 후금(청나라)이 형이 되고, 조선은 아우가 된다는 ‘정묘조약’의 치욕이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연미정 앞을 흐르는 강을 현지인들은 조강(祖江), 즉 할아버지 강이라 부른다. 한강과 임진강을 품고, 예성강까지 보듬은 너른 강이기 때문이다. 할아버지 강의 넉넉한 품 덕에 남북은 아무런 간섭 없이 서로의 속살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 북한까지의 거리는 2.3㎞. 옹기종기 모여 있는 북녘의 뭇 마을들이 손에 잡힐 듯 시야에 들어온다. 김포·강화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2) ▲가는 길 48번 국도 타고 강화대교 바로 앞 삼거리(성동검문소)에서 우회전해 곧장 가면 문수산 산림욕장 주차장이다. 김포 도심이 혼잡할 경우 자유로를 타고 가다 일산대교 건너 우회전, 제방도로를 따라 가는 방법도 있다. 연미정은 강화대교를 건너자마자 우회전, 새로 난 제방도로를 따라 가면 된다. ▲맛집 털래기추어탕은 김포의 대표 음식 가운데 하나다. 갖은 양념 털어 넣고 끓인 추어탕이란 뜻이다. 고추장 양념에 소면 넣어 끓여 내는데, 어죽과 비슷하다. 월곶면 갈산리 지혜식당(987-0986)이 유명하다. 강화도의 해산물 가운데 새우젓은 예부터 임금님께 진상할 정도로 유명했다. 그 새우젓으로 만든 향토 음식이 젓국갈비다. 돼지갈비에 두부, 호박, 청양고추 등을 넣고 새우젓으로 간을 한다. 전혀 비리지 않고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일억조갈비(933-4224), 신아리랑집(933-2025) 등 젓국갈비 전문집들이 용흥궁 인근에 몰려 있다.
  • 산골 노부부의 무공해 사랑 이야기

    산골 노부부의 무공해 사랑 이야기

    강원 홍천 대학산 자락. 해발 600m의 오지마을 가래골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 이곳에 사는 김태근(68) 할아버지와 정성임(67) 할머니의 집에는 냉장고도, 전기밥솥도 없다. 도롱뇽이 사는 맑은 계곡물이 식수이자 냉장고다. 불을 때서 밥을 짓고 직접 만든 초로 밤을 밝힌다. 28년째 세상과 떨어져 자연과 가까운 삶을 사는 이 부부의 이야기가 19일까지 매일 오전 7시 50분 KBS 1TV ‘인간극장-가래골 로맨스’에서 방송된다. 가래골보다 더 깊은, 말 그대로 강원도 두메산골이 고향인 할아버지에게 50년 전 어느 날 멀고먼 전남 해남 땅끝에서 열일곱의 아가씨가 시집을 왔다. 시부모님에 고만고만한 시동생들까지, 시댁 식구만 자그마치 14명이었다. 20여년을 부모님과 강원도 산골에서 화전을 일구면서 살던 부부는 28년 전 가래골에 터를 잡고 밭을 일궈 2남 1녀를 키웠다. 부부는 10년 전 아랫마을에 조그만 흙집 한 채를 샀지만, 할아버지는 가래골에서 키우는 장뇌삼과 벌 때문에 쉽게 가래골을 떠날 수가 없다고 한다. 가래골에 있노라면, 눈앞에 펼쳐지는 푸른 산들에 눈이 시리다. 심산유곡, 산삼이 썩어 흐른다는 물은 맑디맑다. 얼음장 같은 계곡물에 더위를 식히고 머위며 산나물이 지천이다. 혼자 둘 수 없는 마흔의 딸 때문에 할머니는 두 집 살림을 선택했다. 할머니는 산 위 남편이 걱정돼 산을 오르면 이번엔 딸이 눈에 아른거린단다. 할머니는 올해로 18년째 산 위와 산 아래를 오르락내리락하며 산행을 하고 있다. 산 아래 집에서 할아버지가 드실 반찬거리를 한 짐 챙겨 산을 오르면, 할머니가 그리운 할아버지는 산 아래 개울까지 마중을 나가고, 물 한 방울 묻히지 않도록 개울을 건네준다. 산길 한 번 오르는 데도 몇 번을 쉬어가야 하지만 이들 부부의 50년 사랑은 깊은 산 골골마다 숨어 있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으니 곳곳이 청정자연이요, 무릉도원이 따로 없는 가래골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할머니는 사라진 길 앞에서 발만 동동 구른다. 그러던 어느 날, 10년을 보고 키운다는 장뇌삼 밭에서 할아버지가 그만 주저앉고 만다. 전기라는 문명의 혜택 대신, 자연의 혜택을 받으며 소박하게 살아가던 부부에게 과연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척박한 땅을 일구며 모질고 힘든 세월을 함께해 온 부부. 강원도 깊고 깊은 오지마을 가래골, 그곳에서 50년 무공해 로맨스가 펼쳐지고 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길섶에서] 디지털치매/임태순 논설위원

    올 여름 유난스러운 비는 휴가지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이틀째 강원도 깊은 산속까지 동행했던 짓궂은 비는 사흘째 되는 날 물러갔다. 반짝 해가 떠 이때다 싶어 등산화를 조여맸다. 아내가 혼자 가면 위험하지 않겠느냐며 만류했지만 물 한 병에 간단한 요깃거리만 챙겨들고 산행에 나섰다.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휴대전화로 연락하면 되지 않겠냐는 믿음에서였다. 등산로는 아직 물기가 흥건했지만 시원하고 상쾌했다. 숲길을 지나던 뱀이 인기척에 놀라 자취를 감출 만큼 산길은 호젓하고 한적했다. 이따금 휴대전화로 시간을 보며 발길을 재촉했다. 한창 걷다 보니 길은 점점 가팔라지고 험해졌다. ‘생명의 끈’이 될 휴대전화를 살펴보니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았다. 산속이라 금방 소모된 것이다. 안 되겠다 싶어 휴대전화를 껐다. 아내 전화번호를 떠올리자니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동안 단축키로만 통화한 탓이다. ‘디지털 치매’다. 유사시에 대비해서라도 가족이나 친구 휴대전화 번호 몇 개는 외워두는 게 좋을 것 같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KTX 산천’ 또 스톱

    8일 오후 7시 58분 천안아산역 인근에서 서울을 출발해 마산으로 가던 KTX-산천 391열차가 갑자기 멈춰섰다. 열차는 멈춰선 지 30여분 뒤 천안아산역으로 되돌아갔으며, 승객들은 1시간여 뒤인 오후 9시쯤 비상대기 열차로 갈아탔다. 이 사고로 후속 열차 3대의 운행이 10여분 지연됐다. 코레일 관계자는 “운전 시 떨림 현상이 심해 정상 운행이 어려워보이자 열차 운행을 중단한 것 같다.”며 정확한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 6일에도 오후 1시 30분쯤 서울발 부산행 KTX 135열차가 오송역을 지나면서 객차 냉방장치에 이상이 생겨 냉방 공급이 중단돼 승객이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는가 하면 지난달 17일에는 오전 11시쯤 경북 김천시 황악 터널 안에서 1시간여 동안 멈춰서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한편 KTX-산천 열차는 2010년 10월 27일 천안아산역에서 모터블록이 고장난 뒤 지금까지 모두 15차례의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 승객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아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1박2일’ 일요일 예능 최강자…여행중 사연 당첨 1명에겐 해외여행

     KBS-2TV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 코너인 ‘1박2일’이 일요 예능 최강자를 굳게 지켰다.  8일 시청률 조사기관인 AGB닐슨미디어 리서치에 따르면 7일 오후 방송된 ‘1박2일’은 전국 시청률 25.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주의 22.6%보다 3.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날 프로에서는 ‘폭포 특집’ 2탄이 전파를 탔다. 멤버들은 제비뽑기로 선택한 폭포를 찾아 나섰다. 은지원·김종민은 난이도가 가장 낮은 강원 철원 삼부연폭포와 충북 괴산 수옥폭포를, 이승기·이수근은 난이도 중간인 강원 삼척 두타 쌍폭포와 경북 청송 주왕산 제1폭포, 엄태웅은 난이도가 높은 지리산 불일폭포(경남 하동), 강호동은 난이도 최상급인 설악산 천당폭포(강원 속초)를 선택해 각자 여행을 떠나게 됐다.  제작진은 혼자 여행을 하며 느낀 감정이나 멤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KBS 라디오 ‘유영석의 밤을 잊은 그대에게’ 게시판에 신청곡과 함께 올리라고 주문했다.  이들이 보낸 사연 중 하나를 선택해 라디오 생방송 막바지인 11시 50분에 클로징멘트와 함께 소개하고 당첨된 사람은 그가 지목한 1명과 함께 해외여행을 보내주겠다는 약속도 했다.  지난 달 15일 방송된 이 라디오 프로에서의 당첨자는 이승기였다. 그는 사연을 전하면서 신청곡으로 베란다프로젝트의 ‘산행’을 신청했다.  한편 같은 시간대 방송된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는 11.5%를, SBS ‘일요일이 좋다-김연아의 키스앤크라이’는 9.2%를 기록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부산 간 孫대표 “한진重 사태 중재”

    부산 간 孫대표 “한진重 사태 중재”

    손학규(얼굴) 민주당 대표가 4일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 급히 내려갔다. 하루 평균 5개 이상 소화하던 일정을 모두 비우고 선택한 ‘부산행’이었다. 손 대표는 먼저 이재용 한진중공업 사장과 사측 관계자들을 만나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고, 나름의 소득도 있었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사측이 손 대표의 중재를 수용해 민주노총 금속노조와의 대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동안 사측은 노사 합의가 이뤄진 사안에 대해 외부(금속노조) 세력이 끼어들어 왈가불가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현장 조합원들은 합의문의 최종 책임자는 금속노조위원장이라고 맞서 왔다. 민주당은 앞선 세 번의 현장 방문에서 큰 성과 없이 발걸음을 돌려야 했지만 이날 손 대표의 방문으로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하산길 서두르지 마세요 느릿느릿 내려와야 야생화 친구들 사귄답니다

    하산길 서두르지 마세요 느릿느릿 내려와야 야생화 친구들 사귄답니다

    강원 태백의 금대봉과 대덕산은 흔히 ‘하늘 정원’으로 불립니다. 들꽃들이 무시로 피어 하늘과 맞닿은 산자락을 꽃밭보다 화려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가녀린 몸을 바람에 맡긴 들꽃들은 산정의 구름이 벗겨질 때마다 단아하면서도 고혹스러운 자태를 선보입니다. 숲그늘은 또 어찌 그리 짙은지요. 그렇잖아도 시원한 고원지대가 청량하다 못해 서늘하게 느껴질 지경입니다. 벌써 가을꽃이 꽃망울을 열기 시작하는 것도 그런 까닭일 겁니다. 두문동재에서 금대봉을 거쳐 대덕산까지 이어지는 ‘들꽃숲길’을 돌아봤습니다. 그 길엔 우리가 이름 불러주길 기다리는 들꽃들의 아우성이 한창이었습니다. ●‘3D 식물도감’ 같은 들꽃숲길 함백산 은대봉과 금대봉이 갈라지는 길, 두문동재(1268m)다. 싸리재, 불바래기라고도 불린다. 한때 하늘 아래 가장 높은 국도(38번)였던 곳. 산 아래에 터널이 뚫린 뒤론 들꽃숲길의 들머리 노릇만 하고 있다. 금대봉(1418m)과 대덕산(1307m)의 들꽃들을 돌아보는 일반적인 방법은 두 가지다. 들머리에 따라 달라지는데, 분기점은 둘 다 분주령(1080m)이다. 검룡소 주차장에서 오를 경우 분주령에서 대덕산을 둘러보고 내려온다. 거리는 약 6.6㎞로, 원점 회귀가 가능하다. 두문동재를 들머리 삼을 경우엔 금대봉을 지나 분주령에서 검룡소 방향으로 곧바로 하산한다. 거리는 6.9㎞쯤 된다. 이참에 분주령에 대한 오해, 즉 ‘분주령=야생화의 천국’이란 등식에 대해 확실히 짚어 두는 게 좋겠다. 분주령은 금대봉과 대덕산 사이의 움푹 꺼진 재다. 인근에 야생화들이 없지는 않으나, 금대봉 자락이나 대덕산에 견줄 바가 못 된다. 이런 오해가 확산된 데는 ‘분주령’이란 이름으로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사진이 한몫했다. 사진 속엔 범의꼬리 활짝 핀 산자락이 담겨 있는데, 사실 분주령이 아니라 대덕산이 주인공이다. 이 사진 탓에 탐화객들이 분주령과 대덕산만 보면 핵심은 모두 둘러본 것 아니냐며 오해하곤 한다. 하지만 이 경우 들꽃 산행의 중요한 한 축인 두문동재를 놓치게 된다. 두문동재에서 출발해 대덕산을 거치지 않고 하산하는 경우도 완벽한 들꽃 산행이 못 되긴 마찬가지다. 들꽃 산행의 핵심은 두문동재를 포함한 금대봉 일대와 대덕산이다. 두 지역은 자생하는 들꽃들의 양태나 산행길의 분위기 등에서 사뭇 다른 면모를 보인다. 두문동재에서 출발해 분주령과 대덕산을 거쳐 하산하는 9.6㎞짜리 산행이 필수적이란 얘기다. 산행 길이가 늘어난 만큼 산행 시간도 한 시간가량 늘어 4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하지만 단언컨대 어느 한쪽이라도 놓친다면 이는 명백한 손실이다. ●하늘 정원 걸으며 여름꽃을 배웅하다 두문동재~금대봉~분주령 구간의 특징은 길이다. 줄곧 소로가 이어진다. 걷기 쉽고 아늑하다. 오르막도 거의 없다. 산악자전거의 다운힐(down hill)처럼 줄곧 내리막이다. 2.5㎞ 정도는 아예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은 숲그늘이 이어진다. 그 길에 군데군데 야생화가 피어 있다. ‘3D 식물도감’이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종류가 다양하다. 탐방로 이름이 ‘들꽃숲길’인 것도 그런 까닭이다. 들꽃들이 군락을 이루기보다는 점점이 흩뿌려져 있는 게 이채롭다. 두문동재 관리사무소를 지나면 곧바로 숲으로 난 소로다. 하늘 정원으로 향하는 비밀의 문이다. 동자꽃이 길을 열고, 태백기린초와 큰까치수염, 노루오줌 등이 앙증맞은 꽃술을 벌려 탐화객을 맞는다. 간간이 강렬한 노란빛의 마타리가 눈에 띈다. 가을을 알리는 꽃이다. 김상구 문화관광해설사는 “8월 중순만 돼도 가을꽃이 피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산 아래는 이제 한여름이 시작되는데, 깊은 산은 벌써 가을을 준비하고 있다. 금대봉에서 숲길을 따라 내려가면 ‘고목나무 샘’과 만난다. 한강의 시원(始原) 같은 곳이다. 하지만 샘은 한강 발원지의 지위를 검룡소에 선선히 내줬다. 물이 땅으로 스며든 뒤 비로소 검룡소에서 솟구친다는 게 이유다. 하긴 자연이 이런 일로 공명을 다툴까. 들꽃숲길에선 조심해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일부를 제외하면 탐방로 주변이 모두 생태·경관보전지역이다. 따라서 탐방로가 아닌 곳은 아예 발을 딛지 않는 게 좋다. 쐐기풀과 나무 뿌리도 조심해야 한다. 쐐기풀은 고목나무 샘 아래쪽부터 특히 많은데, 맨살에 닿았을 경우 독성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나무 뿌리는 거의 얼음장과 같아서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길은 순탄하게 이어지다 분주령부터 곧추선다. 된비알이지만 숨이 턱에 찰 정도는 아니다. 40분 정도 숲길을 걷다 보면 느닷없이 하늘이 벗겨지며 분지 형태의 초원지대가 펼쳐진다. 가슴이 후련해지는 들꽃 세상, 대덕산이다. 김 해설사는 대덕산을 “산중 연꽃 같은 지형”이라고 표현했다. 사방을 둘러친 고산준령들이 연꽃잎이라면 대덕산은 그 가운데 꽃술처럼 들어 앉아 있기 때문이란다. 백두대간의 마루금을 병풍 삼아 하늘 정원이 펼쳐져 있다. 일월비비추가 주종을 이루고, 양지꽃과 하늘말나리 등이 분위기를 돋운다. 꼭꼭 숨겨진 솔나리는 반드시 찾아볼 것. 잎이 솔잎을 닮아 이름지어졌다. 야윈 꽃대에 진분홍 꽃이 얹혔는데, 단아하면서도 고혹적이다. 속되게 비유하자면 ‘베이글녀’쯤 되겠다. 하산길에 검룡소에 들르는 것도 좋겠다. 신비로운 분위기가 철철 넘치고, 이무기가 승천했다는 폭포도 장관이다. ●축제로 여는 고원(高原)의 여름 이맘때 태백에서 꼭 기억해야 할 볼거리가 해바라기와 배추다. 소 아홉 마리가 누워 있는 형상이라는 구와우 마을에서는 해바라기 축제(www.sunflowerfestival.co.kr)가 28일까지 열린다. 해발 900m 고원 마을에 물결치는 100만 송이 해바라기가 장관이다. 고랭지 배추밭도 빼놓을 수 없는 계절의 ‘별미(美)’. 곰곰 살펴보면 잘 익은 배추는 농염한 장미에 견줄 만큼 예쁘다. 태백 어름에서 삼척에 이르까지, 거의 대부분의 산자락마다 배추들이 가득하다. 풍경이 빼어나기로는 매봉산 풍력발전단지와 귀네미 마을이 첫손 꼽힌다. 특히 매봉산 풍력발전단지는 태백의 대표 아이콘으로 여겨질 만큼 ‘전국구’ 관광명소다. 워낙 찾는 이들이 많아 배추 출하가 끝나는 9월 30일까지는 주말에 외부 차량을 통제하고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하루 10회 오간다. 평일에는 적정 대수의 차량만 통행시킨다. 귀네미 마을은 아직 통행 제한이 없다. 태백쿨시네마페스티벌도 제법 쏠쏠한 재미를 안겨 준다. 올해 15회째. 7일까지 오투리조트에서 열린다. 행사장은 해발 1100m의 고원지대다. 영화가 시작되는 오후 8시 이후엔 기온이 15도 안팎에 그쳐 얇은 담요라도 걸쳐야 할 정도로 서늘하다. 행사장엔 가로 30m, 세로 20m 크기의 초대형 스크린이 설치됐고, 어린이를 위한 놀이공간도 조성됐다. 매일 저녁 6시 30분~8시엔 벨리댄스, 핑거기타연주 등 문화공연이 펼쳐진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초·중·고교생 1000원. 7세 미만은 무료다. 글 사진 태백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중부내륙고속도로→감곡나들목→38번 국도→태백, 혹은 중앙고속도로→제천나들목→영월→태백 순으로 간다. 태백시 관광문화과 550-2081. 들꽃숲길을 트레킹하려면 3일 전 태백시 환경보호과(550-2061)에 예약해야 한다. 카메라 삼각대는 반입 금지다. ▲맛집 태성실비집(552-5287)은 연탄불에 태백 한우를 구워 먹는 집이다. 초막손칼국수(553-7388)는 고등어조림, 두부조림 등으로 소문난 맛집. 김서방닭갈비(553-6378)와 승소닭갈비(553-0708) 등도 많이 알려져 있다. ▲잘 곳 오투리조트가 첫손 꼽힌다. 함백산 구릉에 터를 잡아 일출과 마주할 수 있다. 패스텔(553-1871), 알프스(552-2620) 등 모텔도 깔끔하다.
  • “약초 캐려면 마음이 흐르는 물처럼 맑아야”

    “약초 캐려면 마음이 흐르는 물처럼 맑아야”

    약초(藥草)란 말 그대로 질병의 치료와 예방을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식물을 말한다. 따라서 누구나 한번쯤은 관심을 갖거나 눈여겨보게 마련이다. 하지만 재배가 아닌 야생 약초를 쉽게 접하기는 간단치 않다. 그러니까 10년 전이다. 충남 보령에서 식당업을 하던 최원길(58)씨는 이런 생약초를 직접 만나고 싶어 무작정 산행을 하기 시작했다. 그저 산에서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가 궁금했을 뿐이다. 이후 그는 경기, 강원, 충청 등 전국의 산을 대책 없이 떠돌아다녔다. 처음에는 매우 힘들었다. 어느 산에 무슨 약초가 있는지도 모르고 새벽에 떠나 다음 날 새벽에 돌아오는 일이 허다했다. 여름에는 무더위, 모기, 벌, 뱀 등과 사투를 벌이는 일도 많았다. 그런 일을 겪으면서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 야생에서 백하수오와 천마, 토산마, 청머루 등을 만나면서 기쁨을 느끼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산삼을 여러 뿌리 캐는 행운도 뒤따랐다. 이제는 약초와 만나는 것이 삶의 유일한 취미이자 즐거움이 됐다. “일주일에 4, 5일은 산에서 지내지요. 하루만 산에 안 가도 몸이 근질근질합니다. 캐 온 약초는 어디에다 쓰느냐구요? 모두 술 담갔지요. 그게 보관하는 데 제일 좋은 것 같아요.” 대개의 경우 어렵게 캔 약초를 주위 환자나 아니면 시장에 내다 팔 법도 한데 최씨는 모두 술을 담갔다. 여러 번 물었더니 그냥 취미생활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보령시 동대동에 있는 전시장에 들어가 봤다.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탄성이 절로 나올 만도 했다. 100년생 가까이 돼 보이는 산삼을 비롯해 백하수오, 봉삼, 진삼, 산도라지, 창출, 야관문, 잔대, 죽순, 우술뿌리, 왕벌집, 야생복숭아, 독배 등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유명 생약초들이 크고 작은 병속에 고스란히 잠겨 있었다. 이렇게 보관된 술병만 1500병은 족히 넘는다. 전국 어디에도 이 같은 규모의 전시장은 없을 듯싶다. 최씨 자신도 “이만한 곳은 없다.”며 웃는다. 그렇게 좋다던 산삼과 백하수오 등 약초가 잔뜩 있는데 판매를 권하는 사람들은 없었을까. 최씨는 단호하게 “좋아서 하는 일을 돈과 거래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한다. 그래서일까. 주위에서 는 최씨를 ‘약초박사’로 부른다. 지난해 부인이 뇌출혈로 쓰러졌을 때 산에 가서 약초를 캐와 정상으로 되돌린 사연은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북향의 약초는 음지에서 자랍니다. 또 약초를 캐려면 마음이 흐르는 물처럼 맑아야 합니다. 경건해야지요.” 알듯 모를 듯한 말(?)을 하는 최씨에게 앞으로의 꿈을 물었더니 약초와 함께하는 것이라며 웃는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TREKKING-바람과 숲 그리고 길, 부산 금정산성길·대관령 바우길

    TREKKING-바람과 숲 그리고 길, 부산 금정산성길·대관령 바우길

    길을 걷는 일은 백지 위를 걷는 것과 같았다. 펜 하나 수첩 하나를 봇짐 지듯 메고 나서서 나무 한 그루 돌 하나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받아 적기만 하며 되었기 때문이다. 부산 금정산성길 풍경에 취해 걸었네 푹 패인 산정(해발 45m)에 마을이 둥지를 틀었다. 부산 금정산에 위치한 산성마을은 죽전竹田, 중리中里, 공해의 3개 자연부락이 모인 곳이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할 일이 많지 않았다. 누룩을 빚고 염소를 치며 살았다. 능선을 따라 산성이 세워지고(1706년), 허물어지고(일제시대), 다시 세워졌던(70년대 이후 복원) 300년 세월 동안 그 풍경은 많이 바뀌지 않았다. 예전에 병사들이 지켰던 그 성벽을 이제 등산객들이 돌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말이다. 18km로 복원된 금정산성(사적 215호)은 부산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산행코스가 됐다. 코스는 선택하기 나름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와 남북에서 시작해도 되고, 산성버스를 타고 동문에서 올라가도 된다. 최고봉인 고당봉(801.5m)까지 올라가지 못하겠으면 북문을 통과해 범어사 길로 내려오면 된다. 쾌적한 한나절 산행코스다. 동·서·남·북의 성문을 기점으로 성곽을 도는 사람들은 ‘만리장성이 부럽지 않다!’고 말한다. 걷다가 뒤를 돌아보면 능선을 따라 실뱀처럼 휘어진 성벽이 몸통을 흔들고 서 있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8,2km2)의 산성이다. 기슭을 훑고 올라온 바람에 휘청거리다 겨우 중심을 잡고 나니 저 앞에 원효봉(687m), 의상봉이 부주의함을 꾸짖는다. 한걸음 물러서서 부산 동래구의 단단한 도시 풍경을 내려다본다. 저기서 여기만큼, 잠시라도 벗어났다는 해방감에 사람들은 산을 찾는 것이 아닐까. 나비바위와 부채바위에 매달린 클라이머들의 행렬처럼 시간이 느려졌으면 좋겠다. 어떤 루트를 선택하든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은 그 유명한 산성막걸리다. 기자의 경우는 막걸리를 이유로 산행을 결정했을 정도다. 박정희 대통령이 특히 편애하여 대한민국 민속주 1호로 지정했다는 산성막걸리는 막걸리 애호가 사이에서 전설의 막걸리다. 일본식 누룩인 ‘입국粒麴이 아닌, 발로 꾹꾹 디뎌 만든 전통 누룩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누룩은 별다른 생계 수단이 없었던 산성마을의 삶을 유지시켜 준 생명끈이기도 했다. 누룩과 멥쌀, 물만을 사용해 전통방식 그대로 만들어내는 산성막걸리는 새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과연 일품이었다. 막걸리와 함께 먹는 파전이나 도토리묵이야 기본이고 산성마을에서 꼭 먹어 봐야 하는 요리는 ‘염소불고기’라고 했다. 생소한데다가 값도 만만치 않았지만 산성마을에 있는 거의 모든 식당의 메뉴가 입을 모아 염소불고기를 외치고 있었다. 쇠고기와 양고기 사이, 어디쯤 되는 쫄깃한 불고기를 안주 삼으니 막걸리 한 통은 줄줄 새는 듯 사라졌다. 그날, 금정산성길을 걸으며 마치 하늘을 걷는 듯한 기분이었던 것이 술에 취한 것인지, 풍경에 취한 것인지, 아직도 헛갈린다. 1 아직도 눈에 아른거리는 대한민국 토속주 1호 금정산성막걸리 2 전국의 염소 가격을 좌우한다는 산성마을의 염소 불고기 3 오르막 능선 길에 오르면 마치 하늘로 올라가는 기분이다 4 금정산성의 동문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 clip 부산 금정산성길 부산시 금정구 금성동 소재. 주요명소로 신라 고찰인 국청사와 정수암, 미륵사 등이 있고 이 밖에도 고당봉을 중심으로 금샘, 장군봉과 상계봉, 원효봉, 의상봉, 마애여래입상, 은동굴, 병풍암, 부채부위 등의 명소가 있다. http://sanseong.invil.org 추천코스 동문까지 버스가 다니기 때문에 동문→3망루→4망루→의상봉(무명암)→원효봉→북문→범어사 코스가 가장 일반적이다.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반대로 범어사로 올라가 능선을 타고 계속 걷다가 동문을 지나 케이블카(왕복 6,000원)로 하산하는 방법도 많이 선택한다. 찾아가기 부산 지하철 1호선 온천장역 하차. 3번 출구로 나와서 203번 산성버스 탑승(배차 간격 20분). 산행시에는 ‘동문’이나 ‘북문’에서 하차. 식사를 위해서는 ‘중리’나 ‘죽전마을(종점)’에서 하차. 유용한 정보 산성 보호를 위해 성벽 위에는 올라가지 말아야 한다.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바람막이를 준비하면 유용하다. 성벽의 남사면에는 아랫마을로 내려오는 샛길이 여럿 있지만 인적이 드물고 길이 험한 편이므로 초행길에는 선택하지 않는 편이 낫다. 추천 먹거리 30년 전통의 염소불고기를 파는 곳이 무려 120여 개나 된다. 염소는 산악지형에 잘 적응하는 동물로, 깨끗한 자연환경에서 방목해 키운 염소 고기를 사용하는 것이 맛의 비밀이라고 한다. 불고기는 1인분에 3만원. 흑염소탕과 전골로도 판매한다. 강릉 바우길 비단 흙길 따라 두둥실 자고 나면 새로운 길이 생긴다고 할 정도로, 걷기가 대세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길의 패자부활전’, ‘산의 패자부활전’이라고 했었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산과 길들이 새로운 명찰을 찾아 달고 있기 때문이다. 바우길도 그런 곳이다. 바우는 ‘바위’를 뜻하는 강원도 사투리다. 강원도 사람들을 부르는 말인 ‘감자바우’에서 익숙하게 들었던 그 단어다. 그렇다고 길이 모두 바위투성이라고 오해할 필요는 없다. 길의 70%가 금강소나무가 드리우는 시원한 그늘 속을 통과할 정도로 쾌적하고 아름다운 길의 연속이다 . 대관령 옛길(바우길 2구간, 16km)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비단 위를 걷는 듯, 길이 폭신해서 피곤한 줄을 모를 정도였다. 솔솔 피어나는 촉촉한 흙냄새, 솔향을 품은 바람, 그리고 깨끗한 물까지, 그야말로 모든 것을 갖춘 길이다. 대관령 옛길은 신사임당이 어린 율곡의 손을 잡고 친정어머니를 그리며 걸은 길이다. ‘관동별곡’을 쓴 송강 정철도 이 길을 넘었고, 김홍도가 길의 중턱에서 대관령 그림을 그렸다. 이런 옛 사람들의 흔적이야 이야기로만 전해지지만 아직 살아있는 역사도 있다. 예를 들어 2구간 초입에 자리한 국사성황당은 천년의 축제라고 불리는 강릉 단오제가 시작되는 곳이다. 단오의 주인인 국사성황신이 타로 내려온 나무, 즉 신목神木이 행차하던 길이 바로 대관령 옛길이었다. 그리고 조선시대까지는 서울과 영동을 잇는 유일한 고갯길이기도 했다. 그런 이야기들을 몰라도 ‘잘생긴 길’은 그 자체로 매력을 발산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참나무 숲은 통과하고 나면 14만 주의 금강 소나무가 등장한다. 옛주막터 아래에는 식당이 하나 있는데, 평상에 앉아 먹는 산채 비빔밥 맛이 또 기막히다. 강원도 바우길은 지역의 뜻있는 사람들이 ‘탐사대’를 조직하고 수년간 헤매 다닌 결과물이다. 어명을 받은 소나무길(3구간, 11.6km), 헌화로 산책길(9구간, 12.8km) 등 설화와 전설이 얽힌 길도 있고, 굴산사 가는 길(6구간, 19km), 주문진 가는 길(12구간, 12km) 등 오래된 여정을 복원한 것도 있다. 오래된 것들에 어찌 흥미로운 이야기가 없을까. 바우길 탐사단장이자 이사장은 맡고 있는 소설가 이순원씨가 홈페이지에 풀어낸 각 코스에 대한 설명은 ‘읽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1 바우길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주말이 되면 가족단위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2 바우길은 흙길, 마을길, 계곡 길, 숲 길의 릴레이다 3 오래된 나무들의 숨결은 더 깊고 상쾌하다 4 평범한 가정집 대문에 내걸린 메뉴판 5 대관령박물관에 전시된 유물들 T clip 강원도 대관령 바우길 백두대간에서 경포와 정동진까지 150km 이상을 잇는 13개의 구간뿐 아니라 대관령 바우길(총 3구간), 울트라 바우길(3박4일 동안 72km을 걷는 코스)까지 있어서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다. 바우길 사이트에서 상세한 지도와 화장실과 식수 위치까지 알려주는 문서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www.baugil.org 추천코스 2구간 대관령 옛길(16km, 소요시간 5~6시간), 대관령하행휴게소→풍해조림지→국사성황당→반정→옛길주막→어흘리→보광리유스호스텔 찾아가기 서울(동서울터미널)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횡계에서 하차한 후 2구간 출발점인 대관령휴게소까지는 대중교통이 없으므로 택시를 타면 된다. 횡계 개인택시 033-335-6263, 335-5960, 택시요금 약 7,000~8,000원 유용한 정보 (사)바우길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바우길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으면 실전 정보는 물론 같은 여행을 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1박에 2만5,000원(저녁, 아침식사 2끼 포함) 주소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 보광리 403번지 문의 033-645-0990 강릉지역 콜택시 번호도 하나쯤을 알고 있는 것이 좋다. 강릉콜 080-080-1177 백두대간 바우길! 제2회 머렐로드 트레킹 바우길 걷기는 아웃도어 브랜드 머렐merrell에서 개최하고 있는 ‘머렐로드 트레킹’의 두 번째 행사였다. 동행한 머렐의 김태원 대표이사는 “힘들고 어려운 전문산행이 아니라 자연을 사랑하고 즐길 줄 아는 보통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성능과 디자인이 우수한 트레킹화로 유명한 머렐은 미국에서 탄생한 브랜드로 한국 시장에서는 아웃도어 의류를 처음으로 론칭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에는 DMZ에서 행사를 진행한 바 있으며 5월28일 진행된 바우길 걷기 행사에는 100여 명이 참석해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www.merrellkorea.c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경상북도 봉화-산골마을에 퍼지는 ‘워낭소리’

    경상북도 봉화-산골마을에 퍼지는 ‘워낭소리’

    경북 봉화는 ‘소’같다. 긴 속눈썹에 크고 깊은 눈망울, 무던하고 천진한 입매의 그 소를 닮았다. 봉화가 영화 <워낭소리>의 촬영지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경북 봉화는 ‘소’같다. 긴 속눈썹에 크고 깊은 눈망울, 무던하고 천진한 입매의 그 소를 닮았다. 봉화가 영화 <워낭소리>의 촬영지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시간의 채찍질에도 아랑곳없이 길가의 풀을 뜯는 소처럼, 봉화는 오지라 불러도 좋을 산골어귀에서 당신과 나의 고향인 듯 터를 잡고 있던 탓이다. 잠시 봉화라는 달구지에 몸을 실어 볼 것. 딸랑… 딸랑… 아련하고도 청량한 워낭소리가 산바람에 실려 환청인 듯 들려올 것이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서동철 취재협조 봉화군청 culture.bonghwa.go.kr 1 최 노인의 집은 누추하지만 정겨웠다. 마당 한 쪽에 걸려 있는 액자에는 영화 속 장면이 담겨 있어 <워낭소리>를 추억하게 한다 2 영화의 주요 장면과 줄거리가 새겨져 있는 마을 입구의 조형물 3 최 노인과 누렁이가 논길을 걸어가는 모습을 재현한 동상도 마을 입구에 서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누렁이, 여기 잠들다 차는 봉화 읍내를 지나 내성천을 건너고 다시 봉긋한 산들로 둘러싸인 마을에 들어선다. 여기 어디쯤이라는데, 여느 호젓한 시골에서 흔히 만나볼 수 있는 풍경에 영화 <워낭소리>의 흔적은 찾을 길이 없었다. 그러던 중 넓은 논 사이로 가지런히 난 흙길을 따라 터덜터덜 느릿한 걸음을 옮기는 소 한 마리가 눈에 들어온다. 그 뒤엔 거짓말처럼 영화 속 주인공인 최 노인이 달구지에 실려 있다. 하루의 노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30년 넘게 반복되어 온 풍경이 그렇게 재현되고 있었다. 변한 것은 소 한 마리뿐이다. 영화에 나왔던 소는 죽어 땅에 묻혔고, 지금은 튼실해 보이는 젊은 소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푸석푸석했던 털은 윤기가 흐르고 할아버지처럼 바싹 말랐던 몸은 근육질을 자랑한다. 요 녀석의 나이는 일곱 살, 이 누렁이도 그전 누렁이처럼 마흔 살(사람으로 치면 120살쯤 된다고 한다)까지, 잘 살아 줄까? 그들이 걸어 나왔던 길을 되짚어 가니 누렁이와 할아버지의 일터가 나타났다. 논밭 주위로는 영화 속 대사가 적힌 벤치들이 수시로 발걸음을 붙잡는다. “말 못하는 짐승이라도 나한테는 이 소가 사람보다 나아요.” “농약 치면 소 먹고 죽어. 사료 먹이면 살쪄서 애 못 낳아!”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귓전을 울리듯 생생한데, 그중 한 대사에 코끝이 찡하다. “노인네들 겨울 잘 보내라고 나무를 이레 해놓고 떠났다 아입니꺼.” 그 옆엔 누렁이가 묻힌 무덤과 비석이 자리하고 있다. ‘누렁이(1967~2008)’ 할아버지 최고의 친구이자, 최신의 농기구, 최고급 자가용인 누렁이가 그렇게 잠들어 있었다. 이제는 코뚜레와 워낭을 내려놓고 편히 쉬고 있을는지. 일터에서 할아버지 댁까지는 약 1km 정도. 소처럼 느릿하게 걸어 봉화군 상운면 하눌리에 자리한 할아버지의 집에 들어서니 영화 속 정경이 그대로 펼쳐진다. 이른 새벽 허연 김을 뿜어내며 쇠죽을 끓이던 솥이며, 여기저기 쌓여 있는 나뭇짐 그리고 아담한 외양간 들이 묻혀 있던 기억을 속속 끄집어낸다. 외양간에는 아까 그 젊은 누렁이가 긴 혀로 여물을 먹고 있다. 가끔씩 녀석의 턱에 매달린 워낭이 딸그랑 소리를 냈다. 그 워낭소리가 산사의 풍경소리처럼 청아하게 마당에 울린다. 어쩌면 변한 것은 없는지도 몰랐다. 우직한 일소들은 하나같이 똑 닮아서 크고 깊은 눈망울에 덤덤하고 천진한 입매를 하고 있다. 그 믿음직한 얼굴과 몸짓이란. 할아버지를 부탁해! 1 거북바위와 연못 그리고 가지런한 돌다리가 환상적인 궁합을 이루는 청암정 2 충재 종택은 고향 할머니의 품처럼 넉넉하다. 소풍을 나온 아이들도 할머니 댁에라도 온 듯 마음껏 재잘거린다 3 계곡에 바짝 다가선 석천정사는 자연에 가까이 다가서기 위한 옛 사람들의 노력을 엿보게 한다 4 향기로운 전통차를 음미하며 청량산의 풍광까지 감상할 수 있는 안심당은 청량사의 명물이다 5 청량산의 하늘다리는 보는 것만으로 오금을 저리게 한다. 하지만 그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장쾌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금닭의 품속으로 걸어 들어가다 할아버지와 누렁이를 뒤로하고 찾아간 곳은 ‘석천정사石泉精舍’이다. 내성천의 지류인 석천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면 울울창창한 숲길을 지나 멋스러운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너르게 흐르던 물길은 좁아지며 콸콸콸 시원한 물소리를 내고, 그 물길만큼이나 수려한 석천정사가 자연 속에 폭 파묻힌 채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석천정사는 16세기 중반 충재 권벌의 장남인 청암 권동보가 고향으로 돌아와 지은 것이다. 정사를 정자와 구분할 때 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의 유무를 따진다는데, 그래서인지 꽤 규모가 크다. 돌로 축대를 쌓아올리고 계곡에 바짝 붙어선 모습은 자연에 가까이 다가서기 위한 옛 사람들의 노력을 엿보게 한다. 정사에 올라서면 계곡과 바위와 숲이 온통 ‘내 것’인 듯 유유자적한 풍경이 펼쳐진다. 석천정사에서 더 상류로 올라가니 갑작스레 숲이 잦아들고 너른 평지가 나타났다. 그 너머로 기와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충재 권벌이 조선시대 기묘사화로 관직에서 물러나 자리를 잡기 시작해 안동 권씨의 집성촌을 이룬 곳이다. 경주의 양동마을, 안동의 하회마을과 내앞마을 그리고 이곳 ‘닭실마을’까지를 영남의 4대 길지로 꼽는단다. 뒤로는 야트막한 산이 버티고 있고, 앞으로는 넉넉한 논과 밭이 이어지다간 깨끗한 물길이 마을을 감싸고 흘러간다. 마을 이름도 풍수지리적으로 금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이라는 금계포란金鷄抱卵에서 따온 것이다. 세월을 살짝 비껴간 듯한 마을은 고향의 냄새로 가득하다. 명절 때면 500년 전통을 자랑하는 닭실마을의 한과를 만드는 손길이 분주하고, 우뚝한 솟을대문을 자랑하는 충재 종택에는 안동 권씨의 일가친척들이 모여 전 부치는 냄새가 진동할 터이다. 가지런한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기억 속의 할머니가 버선발로 달려 나올 것처럼 정감 그득한 마을이다. 닭실마을 동쪽에 자리한 ‘청암정靑巖亭’은 마을 산책의 즐거움을 절정에 이르게 한다. 거북이 모양의 넓적하고 거대한 바위 위에 정자를 짓고, 그 주위를 둥글게 파서 연못을 만들었다. 정자를 등에 진 거북이가 연못 위를 노니는 형상이랄까. 연못을 건너 정자로 넘어가는 약 6m의 돌다리도 멋스럽기 그지없는데, 우리나라의 직선으로 된 돌다리 가운데 가장 긴 것이라고. 거북바위, 정자, 돌다리, 연못이 기막힌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 어딘가 낯익다면 기억을 더듬어 보시라. 특히 청암정의 돌다리는 <동이>와 <바람의 화원>을 비롯해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서 주인공들의 애틋한 장면이 연출되었으니 꼭 한 번 건너봐야 한다. 원수를 만나는 외나무다리가 아니라, 비껴갈 수 없는 사랑의 외돌다리(?)이니 운명적인 만남이 이뤄질지도 모를 일 아닌가. 닭실마을┃주소 경북 봉화군 봉화읍 유곡리 963 문의 054-674-0963 www.darsil.kr 열두 연꽃잎으로 감싸인 청량사 청량산(870m)으로 오르는 길은 만만치 않았다. 일주문에서 시작된 가파른 길은 ‘청량사淸凉寺’까지 부단히도 이어지며 장딴지를 묵직하게 했다. 사찰의 경내로 진입해서도 마찬가지. 어찌 이런 지형에 사찰을 건립할 생각을 했던 것인지 경이로울 만큼 가람배치가 독특하다. 가파른 산의 경사면에 건물을 올리려니 높다란 석축을 만들 수밖에 없었고, 이 때문에 여느 산사들보다 더욱 입체적인 가람배치가 형성된 것이다. 이른 아침 산안개가 자욱하게 몰려드는 경내에 서 있자니 주위가 온통 봉우리들로 가득하다. 주봉인 장인봉을 비롯해서 선학봉, 자란봉, 자소봉, 탁필봉, 연화봉, 향로봉 등 12개 봉우리가 우뚝우뚝 솟아 있고, 청량사는 그 한가운데에 자리한 형국이다. 열두 연꽃잎에 감싸인 꽃술이 바로 청량사인 셈이다. 특히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5층 석탑에 서면 청량산의 장쾌한 풍경이 펼쳐져 산행의 고단함을 단숨에 날려버린다. 원효대사가 663년 창건했다는 청량사에는 그 깊은 역사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들이 전해 오고 있다.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안동으로 피난을 왔다가 이곳 청량사에 들렀다고 한다. 약사여래를 모신 ‘유리보전琉璃寶殿’의 현판이 바로 공민왕의 친필이라고 하며, 사찰 오른편에 자리한 응진전에는 공민왕과 그의 부인인 노국공주의 영정이 걸려 있기도 하다. 또 통일신라 말기의 뛰어난 학자였던 최치원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고운대와 독서당, 명필 김생이 10년간 은거하며 글을 썼다는 김생굴, 퇴계 이황이 성리학을 집대성한 청량정사 등이 산 곳곳에서 여행객에게 이야기를 건네는 듯하다. 청량사에서 숨을 돌리고 다시 산길을 더듬어 한 30분 정도 오르면 ‘하늘다리’이다. 해발 800m의 높이에 자란봉과 선학봉을 연결하고 있는 하늘다리는 보는 것만으로 아찔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고 가장 높은 현수교라는데, 발을 디딜 때마다 조금씩 출렁이는 것이 오금을 저리게 한다. 하지만 다리를 건너기 시작하면 좌우로 펼쳐지는 풍경이 장관이다. 태백산맥 끝자락에 걸린 봉화는 면적의 83%가 산이다. 산과 산들이 중첩을 이루며 하늘 끝으로 멀어져 가고, 그 사이사이 작은 마을들이 들어선 모양새는 아득하고 또 신비롭다. 청량사로 되돌아와서 산을 내려오려는데 어디선가 그윽한 차향이 흘러나온다. 시원한 통유리로 청량산의 정경을 감상하며 솔바람차, 오미자차, 작설차 등 전통차를 음미할 수 있는 찻집이다. 그 이름도 ‘안심당安心堂’이다. 차 한 잔을 시키고 창밖을 바라본다. 문득 영화 <워낭소리>가 떠올랐다. 누렁이가 세상을 떠나자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이 가파른 산길을 올라와 5층 석탑 앞에서 소의 영혼을 위해 기원을 드렸다. 멀리서 들려오는 산새소리가 마치 워낭소리인 듯 ‘딸랑’ 귓전을 스치고 지나간다. 청량산도립공원┃주소 경북 봉화군 명호면 청량로 255 문의 054-679-6653 mt.bonghwa.go.kr Travel to Bonghwa ▶봉화 찾아가는 길 경상북도 봉화를 찾아가는 관문 도시는 영주, 안동, 영양, 울진, 태백 등지다. 사통발달 길이 통해 있지만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을 경우 시내버스나 택시로 갈아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서울에서 영주까지 기차(무궁화호)로는 3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영주와 봉화를 오가는 버스는 하루 종일 5~1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봉화버스터미널 054-673-4400, 영주여객(시내버스) 054-633-0011 ▶봉화에서 가볼 만한 곳 재래시장의 질펀한 흥겨움‘봉화시장’ 봉화군청에서 철길을 건너면 왁자한 시장골목이 시작된다. 봉화시장은 예로부터 영월, 삼척, 울진, 안동, 예천 등지에서 장을 보러 올 만큼 사람들로 붐벼 ‘들락날락 봉화장’이라는 유행어까지 있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원하는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인 ‘문전성시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 중이어서 장보는 재미가 더욱 쏠쏠해졌다. 오일장(2, 7일)이 서는 날이면 각설이 공연에 민속품 경매까지 흔히 볼 수 없는 장터 풍경이 펼쳐지니 살 것이 없더라도 눈이 즐겁다. 시장문화사랑방 054-674-2008 이몽룡은 실존인물이다! ‘계서당’ 봉화 읍내에서 내성천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이몽룡의 생가로 알려진 계서당이 나온다. <춘향전> 연구의 대가로 알려진 연세대 설성경 교수가 오랜 연구 끝에 이몽룡이 실존 인물이었음을 밝혀낸 것. 이몽룡은 본래 봉화의 성이성이란 사람이었는데, 계서당은 그가 1610년 즈음 건립하여 후학을 가르치던 곳이라고 한다. 이중으로 기단을 올려 높다랗게 지은 사랑채와 오른쪽 끝에 만들어놓은 간이 화장실(?)이 볼거리이다. 주소 경북 봉화군 물야면 가평리 301 그 씁쓸하고 톡 쏘는 맛! ‘오전약수’ 봉화군에는 두내, 다덕, 오전 세 개의 약수터가 유명하다. 그중에서 물야면 오전리에 자리한 오전약수는 위장병과 피부병에 특효가 있기로 잘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 전국 약수대회에서 1등 약수로 선정됐다고도 하니 그 명성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탄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톡 쏘는 맛이 강하고, 철도 많아 매우 씁쓸한 것이 특징이다. 강원도와 경상도를 넘나들던 보부상들이 발견했다고 하여 약수터 옆에는 보부상 조각이 서 있기도 하다. ▶봉화의 맛 3선 송이돌솥밥 봉화는 매년 9~10월 즈음에 ‘봉화송이축제’를 개최할 만큼 자연산 송이가 맛난 지역이다. 송이돌솥밥은 얇게 저민 송이를 밥 위에 살짝 얹고 쪄낸 것으로 향긋한 송이의 향이 입 안을 감도는 맛이 일품이다. 봉화읍내의 ‘솔봉이’ 식당이 송이돌솥밥으로 유명하다. 송이돌솥밥 1만5,000원, 송이전골 1만5,000원, 송이구이 4만원. 주소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리 232-11 문의 054-673-1090 봉성돼지숯불구이 봉화군 봉성면에는 ‘봉성돼지숯불단지’가 형성되어 있어 식사 때가 되면 돼지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예전에는 이곳에 시장이 있었는데, 암퇘지 고기를 소나무 숯불에 구워내는 남다른 향에 사람들이 장보는 것도 잊고 고기를 즐겼다고. ‘상봉숯불식당’도 봉성돼지숯불단지에 자리한 식당 가운데 하나이다. 돼지숯불구이 9,000원, 생삼겹살 1만원. 주소 경북 봉화군 봉성면 봉성리 363-1 문의 054-672-9783 봉화한약우 봉화는 산악지형이라는 지역적 특성상 작약, 당귀 등 약초 재배가 활발하다. 이러한 한약재를 첨가한 사료를 먹여 키워낸 한우를 ‘봉화한약우’라 한다. 올레인산을 비롯한 불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높기로 잘 알려져 있다. 봉화읍내에 자리한 ‘은하숯불회관’도 봉화한약우 전문식당이다. 육회 3만원, 생갈비살 2만원, 소고기버섯전골 1만원. 주소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리 352-2 문의 054-673-1303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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