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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옌데 前대통령의 손녀 피노체트 추종자 꺾었다

    1970년대 초반 칠레 대통령을 지낸 살바도르 아옌데(1908~1973)의 손녀가 군부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대통령의 추종자로 알려진 우파 성향의 정치인을 꺾고 승리했다. 수도 산티아고의 구청장에 출마한 아옌데의 손녀 마야 페르난데스(40)가 지난 28일(현지시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근소한 차이로 페드로 사바트 현 구청장을 꺾고 당선됐다고 AFP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사바트는 피노체트 정권 때부터 지금까지 18년 동안 이 지역 구청장으로 일했다. 페르난데스는 당선 직후 “할아버지인 아옌데 전 대통령에 대한 사람들의 애정이 여전해 승리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페르난데스가 소속된 중도좌파연합인 ‘콘세르타시온’이 승리한 것은 이번 선거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사회당과 기독교민주당, 민주사회당, 급진당 등 4개 정당으로 이뤄진 콘세르타시온은 43.1%의 지지율을 기록, 37.5%에 그친 보수우파 여권을 눌렀다. 이에 따라 2008년 지방선거 패배 이후 4년 만에 재기에 성공한 콘세르타시온은 2014년 열리는 대통령 선거와 총선에서 재집권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남미에서 민주 선거로 선출된 첫 사회주의자 대통령이었던 아옌데는 1973년 미국의 지원을 받은 피노체트 장군의 군부 쿠데타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아옌데의 사인과 관련, 칠레 법의학연구소는 지난해 아옌데의 유해를 발굴해 부검한 뒤 “쿠데타가 진행되던 당시 대통령궁에서 AK47 소총으로 자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결론지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칠레 매몰광부 “수면제 10알 먹고도 못자” 정신병원행

    ”우리 33명은 모두 무사하다.” 이런 메시지를 지상으로 보내 감동적인 구조작전의 시작을 장식한 칠레의 광부가 정신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칠레 산호세 광산에 갇혔다가 구조된 ‘영웅 광부’ 호세 오헤다가 지난달 10일부터 산티아고에 있는 한 정신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칠레에선 최근 산호세 광산사고 2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오헤다는 이 행사에 참석한 뒤 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다 결국 정신병원을 찾아갔다. 현지 언론은 “69일 동안 광산에 갇혀 있던 그가 현실세계로 돌아온 뒤에도 심한 정신적 고통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붕괴된 지하 700m 광산에 갇혔다가 극적으로 구조되면서 세계의 관심을 끈 그였지만 지상세계로 돌아온 ‘영웅 광부’는 악몽에 시달렸다. 그는 인터뷰에서 “광산의 기억이 불로 지진 듯 지워지지 않는다. 구조된 후에도 매일 20분 정도밖에 잠을 못잤다. 많이 자도 4시간이면 눈을 떴다. 결국 수면제를 복용해야 했다.”고 말했다. 오헤다는 “수면제를 먹으면 밤 10시부터 다음 날 7시까지 잠을 푹 자지만 깨어나면 다시 지옥 같은 악몽이 떠오른다.”면서 심각한 후유증을 호소했다. 그의 조카 엘리사벳은 “삼촌이 수면제를 최대 10알까지 먹고 잠을 청했다.”면서 “심각한 정신적 위기에 놓여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옛 남친 페북에 글 올렸다가 성폭행당한 여자

    옛 남친 페북에 글 올렸다가 성폭행당한 여자

    주인이 자신의 물건을 돌려달라고 했다가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 아르헨티나에서 발생했다. 앙심을 품고 여자를 성폭행한 남자는 옛 남자친구였다. 아르헨티나 지방 산티아고 데 에스테로에서 21세 여성이 자신의 옛 남자친구를 성폭행 혐의로 뒤늦게 고발했다고 현지 언론이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피해자는 “페이스북에 남자친구를 꾸짖고 물건을 돌려달라는 글을 올린 게 화근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은 지금으로부터 약 2개월 전 발생했다. 여자는 사귀던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고했다. 남자친구가 자주 격앙된 모습을 보이며 과격한 성격을 드러내자 여자는 관계를 정리했다. 헤어진 뒤 얼마 되지 않아 여자는 옛 남자친구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이젠 애인도 아니니 갖고 있는 내 물건을 모두 돌려달라.” 이런 글을 올리면서 남자가 먼저 물건을 정리해 돌려줬어야 하지 않느냐고 따끔하게 덧붙였다. 옛 남자친구는 “깜빡하고 있었다. 집에 와서 네 물건은 모두 가져가라.”고 흔쾌히 말했다. 그러나 이게 속임수였다. 피해자가 물건을 가지러 집에 들르자 옛 남자친구는 짐승처럼 여자를 성폭행했다. 그러면서 옛 남자친구는 “페이스북에 또 나를 망신주는 글을 올릴 수 있나 보자.”고 협박했다. 여자는 뒤늦게 옛 남자친구를 고발한 이유에 대해 “정신적인 충격을 받고 다른 지방으로 가 직장생활을 하다 처벌을 받도록 해야겠다는 결심이 서 고발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건을 수사 중이다. 사진=자료사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버려진 공항에 출몰하는 여자귀신 ‘블랙 레이디’

    버려진 공항에 출몰하는 여자귀신 ‘블랙 레이디’

    버려진 공항에 여자귀신이 출몰해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공항 활주로에선 최근 낡은 관까지 발견돼 음산한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공항은 아르헨티나 지방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의 몬테 케만도라는 작은 도시에 위치해 있다. 이미 오래 전에 폐쇄돼 지금은 비행기가 뜨고 내리지 않는다. 이 공항 활주로에서 최근 낡은 관이 하나 발견됐다. 관 주변 바닥에는 여러 개 초가 녹아 있었고, “죽음은 시작이다.”라는 섬뜩한 글도 적혀 있었다. 도시 전체가 공포에 떨자 경찰은 현장을 조사했다. 낡은 관은 깨끗하게 비어 있었다. 경찰은 “확인 결과 관에는 아무 것도 들어있지 않았다. 단지 관이 나타났다는 사실만 갖고 공연히 무서워 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지만 공포감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버려진 공항에 귀신이 출몰한다는 소문이 예전부터 자자했기 때문이다. 한 주민은 “공항이 외진 곳에 있어 밤에 조용한 곳을 찾는 젊은 남녀가 자주 간다.”면서 “귀신을 봤다는 청년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귀신을 목격했다는 한 청년은 “애인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검은 옷을 입은 여자가 지나가는 걸 봤다.”면서 “공항에 귀신이 산다는 건 주민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검은 옷을 입고 나타난다는 귀신을 ‘블랙 레이디’이라고 부르고 있다. 사진=인트란시헨테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일할 때는 경관, 쉴 때는 강도’ 이중생활 경찰 체포

    ‘일할 때는 경관, 쉴 때는 강도’ 이중생활 경찰 체포

    주민을 보호하는 데 사용하라고 준 총을 갖고 강도행각을 벌여온 현직 경찰이 결국 쇠고랑을 찼다. 아르헨티나의 지방도시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에서 근무가 없을 때면 강도행각을 벌여 부수입(?)을 올리던 경찰관이 검거됐다고 현지 언론이 1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경찰강도는 근무가 없는 날을 이용해 강도행각을 벌이며 이중생활을 했다. 검거된 9일에도 문제의 경찰관은 근무하지 않았다. 다른 경찰들은 휴식을 취하는 날이지만 경찰강도는 아침부터 부업(?)에 나섰다. 공범과 함께 오토바이에 올라 탄 그는 시내를 돌며 범행대상을 물색했다. 이윽고 한 여자를 타깃으로 잡은 오토바이 강도들이 강도행각을 벌이려 할 때 갑자기 순찰차가 등장했다. 나중에 확인된 일이지만 경찰은 남자 두 명이 탄 오토바이가 배회하는 걸 보고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범죄의 가능성을 직감하고 상황에 대비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오토바이가 길을 걷던 여자를 상대로 강도행각을 벌이려 하자 숨어 있던 순찰차는 바로 사이렌을 울리며 모습을 드러냈다. 오토바이는 전속력으로 도주하기 시작했다. 뒤에 타고 있던 경찰강도는 추격하는 순찰차를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다. 영화의 한 장면 같이 총격전을 벌이며 도주하던 강도들은 오토바이가 미끄러지는 사고를 내면서 결국 덜미가 잡혔다. 하지만 경찰들이 경악한 건 그 뒤였다. 신원을 확인하던 경찰은 용의자 두 명 중 한 명이 현직 경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문제의 경찰은 경찰권총을 갖고 강도행각을 벌이려 했다. 함께 체포된 공범은 문제의 경찰이 사건수사를 하면서 알게 된 강도 전과자였다. 사진=자료사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후반 45분 역전골 호날두, 불화설도 날렸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도르트문트(독일), 아약스(네덜란드) 등 유럽 빅리그 우승팀들이 불행히도 한 조로 묶였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2강전에서 맞붙는 D조 얘기다. 그야말로 ‘죽음의 조’. 19일 새벽 열린 레알-맨시티전은 이 조에서도 최고의 대결인 만큼 경기 종료 20여분을 남기고 무려 5골이 터지는 난타전 끝에 반전 드라마가 연출됐다. 레알은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2~13시즌 대회 32강 1차전 홈경기에서 경기 종료 직전 터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역전 결승골에 힘입어 3-2 진땀승을 거뒀다. 맨시티가 후반 18분 다비드 실바 대신 에딘 제코를 투입한 반면 레알은 2분 뒤 마이클 에시엔 대신 메주트 외칠을 투입하며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모든 득점이 그 뒤에 터졌다. 선제골은 후반 23분 야야 투레의 패스를 받은 제코가 이케르 카시야스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땅볼 슈팅으로 만들었다. 다급한 레알은 카림 벤제마와 루카 모드리치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고 마르셀루가 후반 31분 동점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10분 뒤 알렉산다르 콜라로프의 왼발 프리킥이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 맨시티가 2-1로 다시 앞섰다. 패색이 짙어진 후반 42분 레알의 벤제마가 감각적인 터닝 슈팅으로 또 한 번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런데 끝이 아니었다. 경기 초반부터 무차별적인 슈팅을 퍼부었으나 골문을 열지 못했던 호날두가 기적 같은 결승골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역시 스타는 위기에서 빛나는 법. 그는 후반 45분 왼쪽 측면에서 마르셀루의 패스를 받아 골대 쪽으로 꺾여 들어가는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는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승리를 만끽했고 선수들이 달려가 하나가 됐다. 동료들과의 불화설로 중심을 잡지 못했던 자신의 설움과 리그 12위까지 추락한 팀의 위상을 함께 어루만질 수 있게 만든 득점이었다. 지난 3일 그라나다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두 골을 넣고도 “슬프고 불행하다.”며 세리머니를 마다했던 호날두가 이날만큼은 환한 웃음을 터뜨렸다. 그가 웃자 팀도 웃었다. 같은 조의 도르트문트는 아약스를 1-0으로 눌렀고 B조의 아스널(잉글랜드)은 몽펠리에(프랑스)와의 원정경기에서 2-1로 값진 승리를 챙겼다. AC밀란(이탈리아)은 안더레흐트(벨기에)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김문이 만난 사람] 칠순의 도보 여행가이자 작가 황안나씨

    [김문이 만난 사람] 칠순의 도보 여행가이자 작가 황안나씨

    ‘오늘도 걷는다마는 정처없는 이 발길~’. 길에서 길을 묻고, 길을 찾는다. 발끝에 의지한 채 무작정 길을 떠난다. 그러다 보면 뭔가 얻어지고 깨닫는 것이 생겨난다. 하여 요즘 들어 ‘걷는다는 것’에 대한 명상과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건강을 찾으려는 까닭도 있지만 자신의 걸어온 발자국을 생각하고, 또 혼자서 ‘내 안의 길’을 찾으려고 떠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새는 날개가 있어 높이 날아야 하고, 동물은 네 다리가 있어 뛰어다녀야 하고, 인간은 두 다리가 있기에 걸어야 오래 산다는 말도 있지 아니한가. 작가이자 도보 여행가로 잘 알려진 황안나(72)씨의 경우는 특별하다. 우선 환갑을 훌쩍 넘긴 65살에 혼자 걷기 시작했다. 해남 땅끝에서 임진각까지 23일 만에 국토종단, 67살 때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동해와 남해, 그리고 서해를 거쳐 임진각까지 이르는 길을 118일 동안 걸었다. 그렇게 국토 일주는 2차례, 남해안 섬길도 여러 차례 걸었다. 지리산, 한라산 등 웬만한 산은 다 올랐다. 이뿐이 아니다. 동티베트, 스페인 산티아고, 아이슬란드 등 48개국 오지를 도보로 여행했다. 그러면서 ‘내 나이가 어때서’ ‘안나의 즐거운 인생비법’ ‘엄마 나 또 올게’ 등의 책을 써서 화제가 됐다. ‘내 나이 어때서’는 베스트 셀러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칠순을 훨씬 넘긴 지금에도 그는 배낭을 메고 혼자 걷고 글을 쓴다. 왜? 여러 가지가 궁금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시내 한 카페에서 황씨를 만났다.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 배낭을 멘 모습이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였다. 걷는 것이 습관이 돼서 늘 이런 차림이라며 웃는다. 금방이라도 어디로 떠나갈 듯한 분위기였다. “월요일(10일) 아침부터 여수 금오도를 한 바퀴 돌고 나서 고흥반도 쪽으로 죽 걸어볼 예정입니다. 중간중간에 강연요청도 있고, 지자체에서 새로난 길이 있으니 함께 걸어보자는 요청도 있고 해서 다시 남해안 길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약속된 일정 때문에 27일까지는 서울에 와야 합니다. 사실 저는 별로 잘나지도 않았는데 결혼식 주례, 강연 등 불러주는 곳이 많네요. 그 약속을 지키고 나서 다시 남해 해안길을 11월까지 걸을 예정입니다.” 국토 종단 얘기가 나왔다. 지난 4월 황씨는 고성~동해~남해~서해길 코스로 두 번째 국토 일주를 했다. 여기에다 거제도, 완도, 진도, 강화도 해안길까지 한 바퀴 돌았다. “하루에 100리, 그러니까 40㎞는 걸었어요. 숙소를 못 정하는 날에는 50㎞는 걸어야 합니다. 국도로만 걸으면 우리나라 전체 해안선 둘레 길이는 4000㎞가 됩니다. 섬까지 포함하면 더 길지요. 아침 6시부터 걷고 밤이면 찜질방이나 모텔에서 잡니다. 배낭 무게는 비상약, 간식거리, 갈아입을 옷, 카메라 등을 포함해 15㎏ 정도는 됩니다. 보다시피 제 체구가 왜소하잖아요. 처음에는 무거웠는데 이제는 어디에 가든 자신 있어요.(웃음)” 지난 7월에는 아이슬란드 해안선 도보여행을 마쳤고 8월에는 동티베트 길을 2주 동안 걸은 것도 그런 자심감에서였다. 우문일까. 걷는 이유를 물었다. “저는 강연을 할 때 ‘길은 인생과 똑같다’고 합니다. 노년층에게는 ‘생각을 바꿔라’, 주부들에게는 ‘자신을 감동시키는 일을 해보라’고 권유합니다. 그러면서 가끔 길을 잃고 헤매기도 하지만 길은 어디에나 있다고 말합니다. 제 경험으로, 잘못 들어간 길일지라도 좋은 인연이 많았습니다. 한번은 동해안 길을 걷고 있는데 길을 잘못 들어 당황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도 걸었지요. 혼자 사는 할머니를 만나 하룻밤 같이 잤습니다. 어찌나 자상한지 이튿날 할머니하고 바닷가에 나가 다시마와 미역을 함께 말리면서 아름다운 인연을 맺기도 했습니다.” 걷게 된 사연을 다시 이야기한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황씨는 57살 때 홀로 앉은 교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문득 자신을 뒤돌아보게 됐다. “그동안 저는 정체성이 없이 엄마 노릇, 선생 노릇, 아내 노릇…노릇만 해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제는 내 노릇해 보자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날로 집에 가서 남편한테 상의를 했더니 ‘그러세요. 그동안 고생많았습니다’라는 말을 듣고 이튿날 바로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정년을 7년 정도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주변의 반대도 많았지만 그렇게 훌훌 털고 일어났습니다.” 다음 한 일이 미뤄왔던 건강검진이었다. 재검사 항목이 많이 나왔다. 가까운 산에 가야겠다는 생각에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2시간 반 동안 산을 오르내렸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3년이 지나자 체력에 자신감이 생겼다. 홀로 지리산 종주를 했다. 이후에는 산악회에 가입했고 환갑 나이를 지날 때까지 지리산만 무려 7번 종주했다. 우리나라의 이름 있는 산은 거의 다녔다. 이때마다 항상 선두에서 걸었다. 2004년에는 국토종단은 물론 4대강길까지 걸었다. 적막강산이라는 말이 있다. 혼자 걸을 때 무슨 생각을 할까. “걷노라면 막막하지만 발끝에서 전해져 오는 말할 수 없는 전율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며 웃는다. 황씨는 원래 작가가 되고 싶어했다. 그러나 박봉으로 가정을 꾸려 나가는 춘천역장이었던 아버지의 권유로 교사가 되기 위해 춘천사범학교에 진학했다. 졸업후 교사를 하면서 주로 문예반 아이들을 가르쳤고 학교에서 교지를 담당했다. 여성지 등 잡지에 글을 보내면 곧잘 게재될 정도로 작가적 기질을 틈틈이 발휘했다. 아울러 6남매 중 맏딸로 동생들의 학비를 댔다. 23살에 결혼한 황씨는 남편의 사업이 잘되지 않아 빚 갚기에 바빴다. 이런 생활이 30년 가까이 계속됐다. “정말 한많은 세월이었습니다. 남편은 양계, 조경, 서점, 택시운전 등 안 해 본 것이 없어요. 그 기간 동안 절대빈곤으로 살았지요. 그렇게 하다가 영세한 공장의 경비원으로 다시 시작했고 이어 아주 작은 욕실 용품 수출공장을 개업했습니다. 다행히 사업이 잘 풀려 50살 되던 해에 빚을 거의 다 갚고 새 삶을 시작했습니다.” 황씨가 57살에 용기를 내고 사표를 던질 수 있었던 것도 남편의 재기에서 비롯된 것이나 다름없다. 아울러 도보 여행가로서의 인생 2막이 시작됐다. 작가로 데뷔한 것도 이때였다. 전국의 산과, 국토종단을 하면서 느낀 에세이 ‘내 나이가 어때서’(2005)라는 책이 대형 서점에 진열된 것을 보고 눈물겹도록 감동을 받았다. 이어 ‘안나의 즐거운 인생비법’(2008),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 쓴 ‘엄마 나 또 올게’(2011) 등을 잇따라 펴내면서 여고생 때 가졌던 작가의 꿈을 50여년 만에 이루는 감격을 맛보았다. 이후 언론사 인터뷰와 TV 프로그램 출연 등을 통해 도보 여행가이자 작가, 방송인, 강연자로 자연스럽게 이름을 알렸다. 내년 5월에는 길에서 만난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을 펴낼 예정이다. “가방 끈 짧은 할머니가 쓴 책인데 많이 봐 주셔셔 고맙지요 뭐. 사실 학교를 그만두고 걱정도 많이 했지만 지금처럼 인생 2모작을 하면서 살아갈 줄은 몰랐습니다. 운전면허는 50대에 땄고 카메라는 70살에 배웠습니다. 사진 찍고 블로그에 올리고 젊은이와 카톡도 합니다. 걸어 보니까 젊어지는 것 같아요.” 황씨는 정신없이 다녔던 학교를 그만두고 나니 진정한 자아를 찾았다며 해맑은 웃음을 짓는다. 다시 황씨에게 길이란 무엇인가를 물었다. 그러자 “길은 인생의 실마리다. 길이 길을 가르쳐 준다. 길은 꿈이요 도전이자 건강과 행복을 가져다 준다.”며 웃는다. 또 있다. 길로 인해 남편과의 새로운 연애에 빠졌다고 했다. “(부부가)둘이 살지만 결국 누군가는 혼자 남게 됩니다. 그때에 대비해 홀로서기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남편은 저 때문에 홀로서기를 마스터했습니다. 또 제가 집을 떠나 보니 남편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더라고요. 새삼 연애시절 생각도 나고, 남편이 해주는 계란찜도 너무 맛있고, 서로 감동하며 제2의 신혼처럼 지내게 됐습니다. 내년에는 둘이 배낭 메고 도보여행을 떠날 예정입니다.” 황씨는 평소 ‘때문에’가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그래서 망설이지 않고 오늘도 걷는다. 세계 최고령의 킬리만자로 등정 계획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 하나다. 선임기자 km@seoul.co.kr ■황안나 도보여행가는 정년 7년전 사표… 67살에 동해~서해 해안선 4000㎞ 홀로 걸어 1940년 개성에서 맏딸로 태어났다. 본명은 황경화(黃慶花)이며 광복되던 해 아버지를 따라 월남했다. 1959년 춘천사범학교 졸업 후 강원도와 인천 지역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지냈다. 1998년 정년을 7년 앞둔 57살에 사표를 내고 도보여행가로 제2의 삶을 시작했다. 이후 지리산과 한라산 등 국내의 유명산 종주를 시작으로 몽골, 바이칼, 캄보디아, 베트남, 인도, 네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 길 등을 도보로 여행했다. 65살 때 해남 땅끝마을에서 통일전망대까지 도보로 완주했고 67살 때에는 동해~남해~서해까지 해안선을 따라 4000㎞를 홀로 걸었다. 2007년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800㎞를 아들, 며느리와 같이 걸었으며 2010년 봄 100㎞ 울트라 걷기대회에 참가해 46위로 완주했다. 황씨의 블로그 ‘맛있게 살기’는 하루 5000여명이 드나들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그동안 주요 저서로는 ‘내 나이가 어때서’, ‘안나의 즐거운 인생비법’, ‘엄마 또 올게’ 등이 있다. 이 밖에도 강연과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 [대한민국은 힐링중] 버티던 삶, 집착 비우고 행복 채우다

    [대한민국은 힐링중] 버티던 삶, 집착 비우고 행복 채우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첫 여성 사무총장을 역임한 정연순(46) 변호사는 지난 6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14일간 다녀왔다. 가장 유명한 코스는 프랑스 남부 국경 마을 생장피드포르에서 시작해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명인 야고보(스페인식 이름 산티아고)의 무덤이 있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800㎞에 이른다. 정 변호사는 그 중 후반부에 해당하는 400㎞가량을 걸었다. 1980년대 변호사가 된 이후 정 변호사는 ‘늘 자신이 잘해야 한다, 사명의식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했다. 삶이 힘들어도 견뎠다. 아니, 그래야 한다고 믿었다. 정 변호사는 “어느 순간 지나온 인생을 돌아 보니 강박관념을 지닌 채 너무 아등바등 살아왔다는 반성이 들었다.”고 말했다. 순례에 나선 뒤 8일 정도 묵언 수행을 했다. 비행기 표 값 300만원에 150만원쯤 더 들었지만, 돈보다 값진 것을 얻었다고 했다. 순례에서 얻은 가장 큰 가르침은 자신이 맨 배낭의 무게가 곧 인생의 무게라는 점. 그는 “배낭 안에 각종 생필품이 담겨 있었는데 그것이 나의 욕심이더라. 배낭의 무게와 가야 할 거리를 생각하니 몸이 반응하더라. 길을 가다 어떤 마을을 지나면 그 마을이 소개된 안내 책자를 찢어버린다든지 짐을 하나씩 버리며 욕심을 버리게 됐다.”고 말했다. ●걷고 기도하고 침묵하는 ‘나만의 힐링’ 종교의 힘을 빌리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특정 종교를 믿는 사람뿐 아니라 오로지 힐링을 목적으로 하는 무신론자의 참여도 부쩍 늘었다. 외국계 컴퓨터 회사에 근무하는 직장인 김회중(35)씨는 인간관계에서 큰 상처를 입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본래 가톨릭신자인 그는 지친 마음을 달래고자 지난 6월부터 가톨릭 피정(避靜·일상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묵상과 침묵기도를 하는 종교적 수련)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마음의 상처와 시련에 아파하는 사람들이 모여 상담을 하고, 아픔을 경청하면서 치유를 받았다.”고 말했다. 피정을 통해 행복한 삶을 살려면 자신을 잘 다스려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피정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로 매일 에세이를 쓰고 있다. 단순한 일기가 아닌 하루에 대한 반성과 위로, 격려가 주된 내용이다. 그는 “매일 스스로 힐링을 하며 치유와 성장을 하고 있다.”고 했다. 피정보다 대중화된 종교의 힐링프로그램으로는 불교의 ‘템플스테이’(전통사찰에 머물며 몸과 마음을 치유)가 있다. 카네기연구소에서 리더십 교육 강사로 활동하는 김은주(40)씨는 지난 4일 1박 2일 일정으로 쌍둥이 아들, 남편과 함께 전북 김제 금산사에서 템플스테이를 체험했다. 벌써 여섯 번째다. 김씨는 “도시에서 너무 바쁘게 살다 보니 힘든 상황도 많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특히 리더십 강의를 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살아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지나친 욕심을 부리거나 집착을 한 시간도 있었다. 절 체험을 통해 나 자신을 찾고,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10년 전, 한국사회는 ‘웰빙’(심신의 행복 추구)을 꿈꿨다. 미디어, 광고, 산업계 등은 발 빠르게 웰빙을 강요했다. 각종 서적과 관광상품에 웰빙이 범람했고, 우리는 자의 반, 타의 반 웰빙라이프를 위해 노력했다. 강산이 변했다. 한국사회에서 웰빙은 실패한 결과물로 남았다. 몸과 마음의 행복은 차치하고, 너도나도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겠다고 난리다. 대세는 10년 만에 웰빙에서 ‘힐링’(몸과 마음의 치유)으로 옮겨졌다. 10년 전처럼 모든 분야에서 힐링을 강요하는 모양새다. 사람들도 과거와 달리 공공연히 아픔을 드러낸다. 한때 국민드라마로 사랑받았던 ‘다모’의 명대사처럼 우리는 서로에게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고 묻고 고백하기를 반복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소통의 부재를 한국 사회의 고질병으로 거론했건만,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에 힘입어 ‘소통 과부하’란 말이 나올 정도로 정보 공유의 속도와 규모가 커졌다. 인터넷에 ‘힐링’이란 미끼를 던져 ‘검색’이라는 낚싯줄만 당기면 월척 수준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무한하다. ●경제성장 따른 심리적 피폐가 힐링 불러 사람들은 왜 힐링을 필요로 할까. 전문가들은 최근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서 힐링 열풍의 근간을 찾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사회가 ‘이스털린의 역설’(경제성장이 낮은 수준에서는 소득이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지만, 소득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고 기본 욕구가 충족되면 소득이 증가해도 행복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이론)의 단계에 진입한 점에 주목했다. 신 교수는 “청년 실업자라든가 비정규직, 명예퇴직자 등 삶에 불안을 겪는 계층이 늘면서 위안과 희망, 위로와 격려를 원하는 사회집단이 대규모로 형성돼 힐링 문화가 급속도로 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국민건강공단이 발표한 ‘2007~2011년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심한 스트레스 반응 및 적응장애로 의료기관을 찾은 진료환자의 수는 2007년 9만 8083명에서 2011년 11만 5942명으로 4년 새 18.2% 증가했다. 분당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하규섭 교수는 “해마다 스트레스로 정신과 상담을 받는 사람은 100만~200만 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하 교수는 “정신과에서 진료를 받는 분들이 호소하는 고통이 개인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지만 대개 젊은 세대들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으로 고민을 털어놓는 경우가 많고, 중·장년층은 조기 실직에 따른 사회·경제 스트레스를, 연세가 드신 분들은 건강상의 이유에 따른 고통 및 외로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치유에 집중하는 데에는 급격한 경제 성장에 따른 심리적 피폐함이 큰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곽 교수는 “인터넷 발달로 세계적으로 성공한 1% 사람들의 삶의 정보가 쉽게 노출됐고, 이를 접한 많은 사람의 꿈과 이상이 커지면서 현실에서 오는 괴리감이 깊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곽 교수는 “한 때 젊은 세대들에게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말이 큰 위로가 됐다. 하지만 그만 아픈 척해야 할 시점이 왔다. 어느 세대나 힘들고 시련은 있다.”며 쓴소리를 했다. 힐링이 키워드로 부각되면서 이를 주제로 한 상품도 우후죽순으로 쏟아지고 있다. ‘힐링 산업’의 등장이다. 힐링 전문여행사를 표방한 일부 업체에서는 가이드 대신 심리치료사를 동행시켜 명상·걷기 등을 주 프로그램으로 하는 상품을 내놓았다. 공연계는 지난해부터 아티스트의 이름이 아닌 ‘힐링 콘서트’ 등의 공연까지 내놓고 있다. 강원 평창, 충북 청원·제천, 경북 경주 등에서는 ‘힐링랜드’ 등의 이름을 붙여 치유의 숲, 상담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하지만, 힐링의 지나친 상업화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수요가 커지면서 여러 형태의 힐링 상업주의가 판치고 있다.”면서 “저마다 각자의 고민과 욕구가 있고, 또한 각자의 치유 방식이 있다. 그것을 같은 방식으로 다룬다는 발상의 힐링 산업은 지속적으로 많은 사람에게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불길 뚫고 새끼들 살려낸 어미개 ‘영웅’

    목숨을 걸고 떼죽음을 당할 뻔한 어린 새끼들을 살려낸 개가 큰 감동을 주고 있다. 현지 언론은 새끼를 위해 목숨을 건 개를 ‘영웅’이라고 소개했다. 남미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 남쪽으로 670km 떨어진 지방도시 테무코의 한 동네에서 지난 9일(현지시각) 불이 났다. 한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 소방대가 긴급 출동해 진화에 나섰다. ’영웅’은 이 와중에 탄생했다. 불이 난 집에 살던 개가 불길을 뚫고 집안으로 뛰어들어가 갓 태어난 새끼들을 한 마리씩 구출했다. 아만다는 이름을 가진 이 개는 보름 전 새끼 5마리를 낳았다. 생후 10일 만에 집에 큰 불이 나면서 새끼들은 떼죽음을 당할 판이었다. 아만다는 불길을 뚫고 집으로 들어가 한 마리씩 새끼를 입에 물고 구출했다. 큰 일을 겪을 뻔한 새끼들을 잘 돌봐달라는 듯 밖으로 데리고 나온 새끼들을 차례로 소방차 위에 올려놨다. 개는 5번 불속으로 뛰어들어가 새끼 5마리를 모두 구출했다. 소방대는 아만다와 새끼를 인근 가축병원으로 옮겨갔다. 목숨을 건 어미 덕에 4마리 새끼는 상처 하나 없이 화재현장을 빠져나왔지만 한 마리는 빠르게 번진 불에 화상을 입었다. 다친 새끼를 돌보고 있는 수의사는 “입 주변과 배에 화상을 입고, 피부까지 일부 타는 큰 부상을 입었다.” 면서 “새끼가 회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병원으로 옮겨진 직후 아만다가 멀쩡한 4마리 새끼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은 채 다친 새끼 옆을 떠나지 않았다.”면서 접근하려는 사람들을 물려고 하는 등 뜨거운 모성애를 보였다고 말했다. 아만다는 현지 언론에 ‘새끼를 살려낸 영웅’으로 소개됐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세종학당’ 14곳 추가 지정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어세계화재단은 한국어의 세계화를 위해 한국어 교육기관인 ‘세종학당’ 14곳을 추가로 지정한다고 23일 밝혔다. 추가되는 곳은 칠레 산티아고, 이탈리아 베네치아, 뉴질랜드 오클랜드, 몽골 울란바토르, 콜롬비아 보고타, 라오스 루앙프라방 등 14개국이다. 이에 따라 세종학당은 모두 43개국 90곳에서 운영된다. 올 하반기 추가 지정된 14곳 가운데 우크라이나 등 8개국에서는 처음으로 세종학당이 들어선다. 세종학당은 이를 운영하고자 하는 기관의 신청을 받아 상·하반기 2차례 지정 심사를 통해 지정한다. 올 상반기에는 모두 12개국 15곳을 신규로 지정했다. 문화부는 아울러 한국어 교원자격증을 가진 전문 한국어 교사 20명을 몽골·베트남·터키 등 11개국에 1년간 파견한다. 문화부가 한국어 교원자격증을 가진 전문 한국어 교사를 해외에 파견하는 것은 처음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UFO? 운석?…칠레서 발광비행물체 목격

    UFO? 운석?…칠레서 발광비행물체 목격

    칠레에서 최근 목격된 발광비행물체의 정체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천문학계에선 대기권에 진입하는 순간 운성이 타면서 불빛을 낸 것으로 보인다고 잠정결론을 내렸지만 미확인비행물체가 분명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논란의 물체는 지난 9일(현지시간) 산티아고로부터 북부 1851km 지점에 위치해 있는 지방도시 이키케에서 목격됐다. 미확인 물체가 빛을 발산하며 빠르게 하늘을 갈랐다. 목격된 시간은 5-7초 정도.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이키케 주민들이 발광비행물체를 목격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UFO 같은 물체를 봤다.”고 글을 올렸다. 휴대전화로 촬영한 동영상이 인터넷에 오르면서 이키케에서 목격된 비행물체는 칠레 최대 화젯거리로 떠올랐다. 천문학계는 대기권에 진입한 운성이 분명하다며 UFO설을 차단했다. 톨롤로 산에 설치돼 있는 미주천문대의 관계자는 “전례를 볼 때 축구공 크기 정도의 운석이 확실하다.”며 “크기가 워낙 작아 레이더에 잡히지 않은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물체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움직였다는 목격자 증언을 감안하면 (회전방향을 볼 때) 인공위성이 떨어진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선 레이더에도 안 잡히고 관제탑도 포착하지 못한 사실을 납득하기 힘들다며 UFO가 맞는 것 같다는 주장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사진=리카르도바르가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MACAU CUISINE-사흘간의 식도락 여행 “마카오는 맛있다”

    MACAU CUISINE-사흘간의 식도락 여행 “마카오는 맛있다”

    사흘간의 식도락 여행 “마카오는 맛있다” 마카오에 3일간 머물렀다. 짧은 일정이었다. 초점은 음식에 맞춰졌다. 중국 광둥요리, 매캐니즈 푸드, 일본 음식, 국수와 에그 타르트 등 미식 기행은 그야말로 끝이 없었다. 다른 출장에서 열흘간 먹은 음식보다 훨씬 다채롭고 풍성했다. 안 그래도 나온 배가 한결 더 빵빵해져서 돌아왔다. 다이어트에 관한 한 마카오는 ‘적성국’이다. 에디터 김기남 글·사진 Travie writer 노중훈 취재협조 마카오정부관광청 02-778-4402 kr.macautourism.gov.mo 1 도시형 통합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인 시티 오브 드림즈의 더 테이스팅 룸. 유럽의 정찬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2 알티라 호텔의 일식당 텐마사. 일본의 유명 텐푸라 레스토랑인 텐마사의 해외 지점이다 3 아마 사원 가까이에 위치한 오 포르토 인테리어. 매캐니즈 푸드 전문 식당이다 4 마카오 타워에 자리한 광둥요리 레스토랑 루아 아줄. 5 바닐라 민트 아이스크림에 초콜릿 시럽을 얹어 먹는 더 테이스팅 룸의 디저트 6 포르투갈 특산물과 디저트 등을 선보이는 루시타누스. 포르투갈 전통음악인 파두 연주도 들을 수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서로 다른 문화의 합작품 15세기와 16세기는 대항해시대였다.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고 새로운 대륙을 발견하기 위해 유럽의 배들이 눈에 불을 켜고 세상을 돌아다녔다. 포르투갈이 대항해시대를 선도했다. 바스코 다 가마와 마젤란은 모두 포르투갈 사람이다. 배를 보낸 나라의 입장에서 그들은 탐험가였고, 배가 도착한 나라의 관점에서 그들은 침략자였다. 포르투갈은 중국의 남쪽 끝 마카오에도 발을 디뎠다. 결과적으로, 세상의 중심이라 자부하던 두 세력이 말문을 트게 됐다. 1557년 포르투갈은 마카오에 거주할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된다. 당시 명나라의 군대를 도와준 대가였다. 포르투갈 사람들이 이주했고, 자연스레 포르투갈의 음식과 음식 문화도 따라왔다. 문제는 식재료였다. 두 나라 사이의 거리는 너무 멀었고 운송 여건은 열악했다. 식료품은 마카오에 입성하기도 전 썩어버렸다. 마카오에 거주하는 포르투갈 사람들은 ‘현지화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조리법은 포르투갈의 것을 고수하되 재료는 마카오에서 나는 것을 이용했다. 여기에 포르투갈이 교역하던 다양한 기항지의 음식 재료와 양념 등이 보태졌다. 시간이 흐르면서 마카오 사람들도 점차 포르투갈 음식을 즐기게 됐고, 자연스레 중국의 요리법도 스며들었다. 이것이 바로 포르투갈과 마카오가 함께 절차탁마해서 만들어낸, 오직 마카오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매캐니즈Macanese 푸드다. 삼각형 모양의 만두 매캐니즈 사모사는 주로 애피타이저로 먹는다. 고기, 양파, 고수를 잘게 다져 속을 채운 뒤 노르스름하게 튀긴다. 아프리칸 치킨, 덕 라이스, 커리 크랩 등은 메인 요리로 사랑받는 품목들이다. 닭고기에 10여 종의 향신료를 첨가한 다음, 오븐에 구워내는 아프리칸 치킨은 매콤한 맛에 자꾸만 손이 간다. 일단 먹고 나면 마치 아프리카에 있는 것처럼 몸이 더워진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 그 정도로 매운 것은 아니다. 덕 라이스는 말 그대로 오리고기를 넣어 지은 밥 위에 포르투갈 소시지를 얹은 요리다. 올리브유와 향신료가 곁들여진다. 커리 크랩은 마늘, 양파, 고추 등과 함께 볶은 게에 화이트 와인, 피시 스톡, 코코넛 밀크, 레몬즙 등을 넣어 익힌다. 게살을 발라 먹은 후 남은 소스에 밥을 비비면 금상첨화다. 디저트 메뉴 중에는 세라두라의 존재가 두드러진다. 부드러운 바닐라 크림과 고소한 쿠키 가루를 번갈아 쌓아 만드는데, 살짝 얼려 먹으면 더욱 좋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갓 구운 에그 타르트를 들고 카페로 이동 중인 로드 스토우스 직원의 모습 2, 5 로드 스토우스의 카페 간판과 이곳의 명물 에그 타르트 3 더 테이스팅 룸의 치즈 플레이트 4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고 자란 원두를 사용한다는 카페 싱잉 빈 커피 한입 베어 무는 순간 중독은 시작된다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홍콩에는 애프터눈 티를 내놓는 곳이 많다. 홍콩 ‘옆 동네’인 마카오도 마찬가지다. 분위기는 세련되고 가격은 생각보다 저렴하다. MGM 그랜드 마카오의 파티세리MGM Patisserie, 요새를 호텔로 개조한 산티아고 호텔 라운지의 라 팔로마La Paloma 등이 애프터눈 티 명소로 꼽힌다. 카페에서 즐기는 티타임도 사랑스럽다. 마카오 타워 4층의 싱잉 빈 커피Singing Bean Coffee는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고 자란 특별한 원두를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커피 맛도 준수하지만 아이스크림의 인기도 상당하다. 포르투갈의 수도인 리스본 외곽에서 가장 빛나는 곳은 테주 강변의 벨렘 지구다. 앞서 말한 바스코 다 가마가 잠들어 있는 제로니무스 수도원, 수중 감옥으로 악명 높았던 벨렘 탑, 1960년 엔리케 항해 왕의 사후 500주년을 기념해 건립된 53m 높이의 발견기념비 등을 두루 만날 수 있다. 벨렘 지구에 가면 꼭 맛보게 되는 음식이 에그 타르트다. 재정 자립을 위해 수도원에서 만들어 팔던 것을 상업화한 경우다. 너무 달다는 느낌도 들지만 커피와 함께 먹으면 감칠맛이 난다. 마카오 콜로안 섬의 로드 스토우스 베이커리Lord Stow’s Bakery는 마카오 에그 타르트의 간판스타다. 원조와 최고, 두 가지 모두 로드 스토우스의 몫이다. 이 집 에그 타르트를 맛보겠다는 일념으로 마카오를 찾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폭신한 커스터드가 혀를 감싸는 순간, 중독이 시작된다. 1 다양한 차를 시음해볼 수 있는 마카오 차 이야기 2 국숫집 룩 케이. 반죽을 치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3 루시타누스의 파두 기타리스트 4 루아 아줄의 딤섬 요리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차를 마시고 파두를 감상하다 마카오에서는 모든 중국 음식을 접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연히 중국 요리의 ‘4대 천황’이라고 부를 수 있는 베이징·산둥·쓰촨·광둥 지역의 요리를 빠짐없이 즐길 수 있다. 그중에서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광둥요리가 가장 발달했다. 광둥요리는 압축해서 설명이 불가능할 만큼 깊고 넓은 맛의 세계다. 산과 바다에서 나는 온갖 재료로 상을 차린다. 산해진미라는 표현이 조금도 과하지 않다. 딤섬은 광둥요리에 있어 상징적인 존재다. 쫀득한 찹쌀 피가 새우를 감싸고 있는 하가우, 육즙이 함초롬하게 고여 있는 샤오롱바우, 노란 만두피 안에 곱게 간 돼지고기와 게살을 넣은 슈마이, 부추와 새우로 속을 꽉 채운 고우초이가우 등은 우리에게도 꽤 친숙하다. 마카오에서 딤섬 잘하는 집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 아닌데, 그랜드 리스보아 2층에 자리한 중식당 더 에이트The Eight도 뒷줄에 서지 않는다. 맛도 맛이지만 크리스털 샹들리에와 비단잉어 벽면 등으로 멋을 부린 인테리어도 굉장히 인상적이다. 마카오 타워에 입점해 있는 루아 아줄Lua Azul도 평판이 좋은 광둥요리 레스토랑이다. 중국인들의 차茶 사랑은 유별나다. 생활의 일부분이다. 식사할 때도 차를 빼먹지 않는다. 중국 음식 특유의 기름기를 덜어줄 뿐만 아니라 입 안이 깔끔하게 정리되기 때문에 음식 본연의 맛에 집중할 수 있다. 녹차의 일종으로 은은한 향이 일품인 용정차, 차의 생잎을 발효 도중 볶아 만드는 우롱차, 숙취 제거와 소화 촉진에 좋은 보이차, 맛이 달짝지근한 철관음차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마카오 여행 문화 체험 센터CATC 2층에는 마카오 차 이야기Macau Tea Story가 들어서 있다. 중국의 차 문화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시음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같은 건물 아래층에는 포르투갈 스타일의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루시타누스Lusitanus가 자리한다. 와인을 비롯한 특산품도 구입할 수 있다. 무엇보다 기타리스트가 포르투갈 전통음악인 파두를 연주해주는 점이 이채롭다. 애조 띤 선율이 우리네 정서에도 비교적 잘 맞는다. 숙명이란 뜻을 지닌 파두의 태생과 유입 과정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하다. 뱃사람이나 죄수들이 입에 자주 올리던 노래, 다른 민요에서 파생된 노래, 브라질이나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노래라는 등 여러 갈래의 주장이 옥신각신하고 있지만 명쾌한 결론에는 이르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1,800년대 초 브라질에서 유행했던 도시풍의 감상적인 노래 ‘모디냐’, 그리고 아프리카의 콩고와 앙골라에서 기원한 춤과 노래인 ‘룬두’가 파두의 발생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은 무게감을 지닌다. ▶미식가를 위한 Travel to Macau 교통 에어 마카오가 인천~마카오 구간의 직항 편을 매일 운영한다. 비행시간 약 3시간 30분. 시차 한국보다 1시간 늦다. 레스토랑 매캐니즈 레스토랑으로는 아마 사원 부근의 리토랄Litoral, 오 포르토 인테리어O Porto Interior, 아 로차A Lorcha 등이 유명하다. 포르투갈 요리 타이파 빌리지의 안토니오 레스토랑은 정통 포르투갈 요리를 선보인다. 스타 셰프 안토니오 씨는 우리나라 드라마 <궁>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리스보아 호텔의 레스토랑 귄초 아 갈레라Guincho a Galera도 포르투갈 음식을 내놓는다. 중국 요리 윈 리조트의 골든 플라워Golden Flower는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별 한 개를 받은 중식당이다. 청나라 전통 요리를 제공한다. 샌즈 코타이 센트럴의 다이너스티 8 Dynasty 8은 청·한·수·당·송 등 중국 8개 왕조의 특징적인 음식을 모티브로 한 레스토랑이다. 그랜드 리스보아의 누들 & 콘지 코너Noodle & Congee Corner는 상호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다양한 종류의 국수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주방장의 밀가루 반죽 퍼포먼스도 구경할 수 있다. 룩 케이Luk Kei는 서민적인 분위기의 국수 가게. 일본 요리 알티라 호텔의 텐마사는 다다미방을 마련해 놓은 일식 레스토랑이다. 와인 알티라 호텔의 프렌치 레스토랑 오로라Aurora는 마카오 최대 규모의 와인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기타 시티 오브 드림즈의 더 테이스팅 룸The Tasting Room에서는 유럽식 정찬 요리를 만끽할 수 있다. 만다린 오리엔탈의 비다 리카Vida Rica는 광둥요리에서부터 서양 요리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데스크 시각] 나에게 ‘저녁’ 줄 사람 누구인가

    [데스크 시각] 나에게 ‘저녁’ 줄 사람 누구인가

    5년 전 남미 칠레에 갔을 때다. 서울로 치면 한강쯤 되는 수도 산티아고의 마포초강. 아직 해가 다 들어가지 않은 이른 저녁인데, 아이들과 함께 둔치 공원에 나온 아빠들이 적지 않았다. 현지에서 나를 안내했던 20대 후반의 교포는 “퇴근하면 부지런히 집에 가서 아이들과 2시간쯤 놀아주는 것이 여기 남자들에겐 생활화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기업들이 이걸 잘 이해하지 못해 칠레에 처음 오면 특근, 잔업 등을 놓고 현지인과 마찰을 빚곤 한다.”면서 자기도 그런 적이 있다고 했다. 박찬호가 처음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에 섰던 1990년대 중반. 천문학적 연봉의 선수들이 펼치는 야구경기를 안방에서 TV로 만나는 것은 커다란 즐거움이었다. 하지만 경기 자체보다 더 큰 인상을 받았던 것은 저녁시간에 꽉꽉 들어찬 관중석이었다. 그곳에서 미국 가정의 저녁을 보았다. 부모와 아이가 하나가 돼 응원을 하는 미국. 비슷한 시간대 서울 도심의 불 켜진 오피스 빌딩, 사람들로 넘쳐나는 음식점·술집들이 오버랩됐다. 연말 선거를 앞두고 지금까지 공개된 몇몇 대권후보 진영의 슬로건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손학규 민주통합당 고문의 ‘저녁이 있는 삶’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 등 다른 주자들이 앞으로 어떤 ‘작품’을 내놓을지 모르지만 이 생활밀착형 카피를 능가하기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여론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이에 고무된 듯 손 고문은 정시퇴근제, 최소 휴식시간제, 노동시간 상한제, 여름휴가 2주일 확대 등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저녁이 있는 삶’에 주목하는 것은 독창적이거나 새로워서가 아니다. 해묵은 국가적 과제를 많은 사람들에게 꿈이 돼 버린 일상의 동경(憧憬)으로 엮어냈기 때문이다. 저녁은 자기 시간을 가꾸어 스스로 행복해질 가능성이 하루 중 가장 높은 때다. 많은 사람들이 집에 돌아와 가족들과 밥을 먹고 대화를 하고, 수박 한통 들고 동네공원에 나가 사람들과 정을 나누고 싶어 한다. 영화나 TV 드라마를 보며 행복을 느낄 수도 있고 별러 왔던 영어공부를 할 수도 있다. ‘저녁’은 삶의 질과 밀접하게 닿아 있다. 우리 사회의 미래 청사진을 품고 있는 단어다. 2010년에 한국사람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2193시간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가장 많았다. 일본(1733시간)에 비하면 한달에 38.3시간, 하루에 1시간 16분을 더 일한다. 가장 적게 일하는 네덜란드(1377시간)에 비해서는 하루에 2시간 14분이 더 많다. 똑같이 아침 9시에 출근한다면 네덜란드 사람들이 오후 5시 정각에 퇴근할 때 우리는 저녁 7시 14분에 퇴근한다. 집으로 직행하더라도 일러야 8시가 된다. 최근에 ‘20-50 클럽’이란 개념이 반짝하고 등장했다. 우리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에 인구 5000만명을 달성한 세계 몇 안 되는 나라가 됐다는 그런 얘기였다. 한 보수언론이 주도한 이 ‘대국민 자존감 확충 프로젝트’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공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소득 2만 달러는 이미 2007년에 달성했지만 세계경제 불안, 환율 상승 등으로 1만 달러대로 떨어졌다가 2010년에 겨우 회복한 수치다. 우리 인구가 2030년부터 감소할 것이라는 어두운 예측을 이미 알고서 바라보는 지금의 5000만명 달성은 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20-50클럽’의 급조한 간판 아래 양극화, 행복지수, 자살, 이혼, 출산, 사망, 노령화, 교육비 등 문제들이 국제통계에서 나쁜 쪽으로 수위를 다투고 있다. ‘행복한 저녁’의 출발점은 경제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일자리와 소득이다. ‘저녁이 있는 삶’은 결코 손 고문 한 사람만의 슬로건이 될 수 없다. 나에게 ‘저녁’을 제공해 줄 비전과 해법을 누가 갖고 있는지만 잘 관찰하고 연말에 표를 행사해도 실패한 투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windsea@seoul.co.kr
  • MB “종북세력, 국민 지지 받지 못할 것”

    MB “종북세력, 국민 지지 받지 못할 것”

    이명박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종북 논란과 관련해 “그런 것은 다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고, 따라서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칠레를 공식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산티아고 숙소 호텔에서 가진 동포 간담회에서 “대한민국 국민은 매우 현명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여기서도 조국 소식을 뉴스를 통해 들으면서 걱정도 많이 하실 것”이라면서 “우리 내부에 종북세력이 나왔다고 하고, 천안함이 피폭당했을 때 우리 국민들 중에 일부는 ‘아, 미군이 했다. 북한이 아니라 미군이 그랬다’고까지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우리 국민 다수는 믿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 재정 위기와 관련해선 “그리스에서 유럽을 거쳐 한국으로까지 위기가 도미노처럼 이어진다면 한국은 성장 속도가 1%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면서 “유럽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으니 통상도 올해에는 영향을 받겠지만 그래도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회복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성수기자·산티아고(칠레)연합뉴스 sskim@seoul.co.kr
  • [씨줄날줄] 신(新)노인/주병철 논설위원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1952년에 발표한 중편소설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산티아고는 멕시코 만류에서 조각배를 타고 고기잡이하는 노인이다. 84일째 고기 한 마리를 잡지 못하다 85일째 1500파운드나 되는 큰 상어를 발견하면서 밤늦게까지 사투를 벌인 뒤 무사히 귀항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40대도 부럽지 않은 힘을 가진 이 노인의 나이는 얼마나 됐을까. 당시 기대 수명이 남자는 50대 초반, 여자는 50대 중반이었으니 50대 안팎쯤일 것이다. 노인 같지 않은 노인이었다. 평균 기대 수명이 50세 미만이던 19세기에 태어나 여든한 살까지 산 미국 시인 헨리 롱펠로(1801~1882)는 백발이 되어서도 정열적인 시를 끊임없이 발표했다. 감탄한 한 청년이 “선생님은 노인이신데 어떻게 그처럼 시를 잘 쓰십니까.”라고 물었더니 “저 나무처럼 양분을 잘 섭취하면 저렇게 푸르게 자라 열매를 맺는다.”고 답했다고 한다. 식생활 개선과 의학의 발전으로 고령층이 늘고, 평균 수명도 연장되면서 노인의 개념을 숫자만으로 정의하긴 어렵게 됐다. 사회 규범에 따른 사회적 연령, 외모 등 기능적 연령, 건강 등 생물학적 연령, 심리적 성숙 등 심리적 연령 등을 고려해야 한다. 19세기 후반 독일 재상 비스마르크가 노인의 기준으로 정한 65세는 더 이상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전국 만 65세 이상 1만 1542명을 대상으로 ‘2011년 노인 실태조사’를 해 봤더니 응답자의 59.1%가 노인의 연령기준을 70~74세로 꼽았고, 75~79세를 노인으로 본 응답자도 11.3%였다. 70대 이전에는 ‘노인’ 소릴 듣기 싫어한다는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80대 노인이 친구 아들인 60대가 경로당에 나타나는 걸 보고 다시는 나오지 않는다고 하지 않는가. 근데 노인의 연령 기준을 70대로 바꾸자고 하면 정작 반대하는 사람은 노인들이라고 한다. 180여만명에 이르는 65~69세 노인들이 각종 복지혜택에서 사각지대로 남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연금법은 만 60세 이상, 노인복지법과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65세로 규정돼 있다. 또 노인복지회관은 만 60세 이상, 경로당은 만 65세 이상이다. 물론 유엔 인구통계도 65세 이상을 고령인구로 구분하기 때문에 우리만 노인의 연령 기준을 덜렁 바꿀 수는 없겠다. 하지만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두고 급증하는 복지지출 예산 등을 고려할 때 일관성 있는 노인복지 혜택을 위한 연령 기준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단계적인 접근도 가능할 것 같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MLB] 추신수, 5경기 연속 안타

    추신수(30·클리블랜드)가 5경기 연속 안타로 타격감을 이어갔다. 추신수는 6일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미프로야구 디트로이트와의 원정경기에서 1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5경기 연속 안타를 친 그의 타율은 .269로 조금 떨어졌다. 추신수는 4-2로 앞선 9회 2사 3루에서 상대 라몬 산티아고의 빗맞은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낚는 호수비도 선보였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2위 클리블랜드는 4-2로 승리하며 2연패에서 탈출, 지구 선두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1.5경기 차로 다가섰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최강희 보이스, 주눅들지 마

    최강희 보이스, 주눅들지 마

    한국 축구가 31일 스페인 베른의 스타드 드 스위스에서 ‘무적 함대’ 스페인(세계 1위)에 1-4로 완패했다. 지난해 12월 최강희 감독이 대표팀을 맡은 뒤 세 번째 A매치에서 당한 첫 패배다. 한국은 페르난도 토레스(첼시)에게 전반 11분 선제골을 뺏겼으나 전반 42분 김두현(경찰청)이 한 골을 만회해 전반을 1-1로 마쳤다. 그러나 후반 사비 알론소(레알 마드리드)-산티아고 카소를라(말라가)-알바로 네그레도(세비야)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와르르 무너졌다. 첫 패배를 어떻게 봐야 할까. 최 감독은 “실망할 필요는 없다. 남은 기간 최상의 조합을 찾고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게 관건”이라고 했다. 결과는 초라했지만 크게 자책할 필요는 없다. 워낙 수준 차가 났다. 스페인의 패스는 간결, 정확했고 허리부터 몰아치는 압박은 우리 플레이를 불가능하게 했다. 우리는 해외파가 대거 포함된 ‘새 조합’이었다.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유명한 최 감독답게 지동원(선덜랜드)을 원톱으로 세우고 염기훈(경찰청), 손흥민(함부르크), 남태희(레퀴야) 등 빠르고 공격적인 선수로 전방을 꾸렸다. 중앙 미드필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김두현도 공격성이 짙었다. 출국 전 “0-10으로 지더라도 평가전이니까 괜찮다. 해외파의 점검 무대로 삼겠다.”던 소신이 묻어나는 스타팅이었다. 선수들은 겁 없이 부딪쳤지만 수비 조직력에서 문제를 노출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책임진 이정수(알사드)-조용형(알라이안)이 오랜만에 센터백 듀오로 나섰지만 호흡이 맞지 않았다. 좌우 윙백 박주호(바젤), 최효진(상주)과 어울린 포백 짜임새는 헐거웠다. 선제골-네 번째 골 모두 엉성한 오프사이드 트랩 탓에 내줬다. 두 번째 골은 조용형이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줘 먹었고 세 번째 실점은 프리킥 상황에서 허무하게 허용했다. 상대가 잘한 건지 우리가 못한 건지 애매하기까지 했다. 해서 실망하긴 이르다. 스페인은 애초에 구체적인 목표를 잡기 힘든, 뜬금없는 평가전 상대였던 게 사실이다. 수비 불안에 느슨한 미드필드 압박, 거친 패스플레이 등 허점이 많았지만 세계를 호령하는 최강팀과의 대결이라 무작정 깎아내리긴 뭣하다. 카타르(9일)-레바논(12일)전을 앞두고 실전을 통해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시차 적응을 했다는 데 의미를 둘 뿐이다. 희망도 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내내 붙박이였던 ‘양박 쌍용’이 모두 빠진 상황에서 ‘젊은 피’들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손흥민, 남태희, 구자철 등은 톱스타들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았고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골키퍼 김진현(세레소)도 여러 차례 감각적인 선방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이영표가 떠난 왼쪽 윙백에서는 박주호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 무혈입성할 전망이다. 이날 패배가 독약인지 보약인지는 카타르전 승패에 달렸다. 수비 조직력을 얼마나 빨리 가다듬느냐가 관건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씨줄날줄] 지리산 둘레길/임태순 논설위원

    새 천년을 앞둔 1999년 영국을 방문했다. 영국 등 유럽의 밀레니엄 사업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당시 그리니치 천문대를 둔 영국 런던은 새 천년이 가장 먼저 시작된다고 해서 ‘밀레니엄 마케팅’이 한창이었다. 밀레니엄의 본고장에서는 뭔가 새로운 것이 있지 않을까 잔뜩 기대를 했지만 막상 현장에서 본 영국의 밀레니엄 사업은 보잘 것 없었다. 낙후된 그리니치 천문대 일대를 재개발하고 드문드문 있는 기존의 자전거도로를 연결해 영국을 순환하는 환상형 자전거 도로를 완성한다는 것 정도였다. 당시 국내에서 ‘십이지대문’ 등 엄청난 인문학적 의미를 부여해 난리법석을 떤 것과 달리 의외로 소박했다. 우리나라에 자전거 또는 도보여행 붐이 일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이었다. 2007년 제주 시흥초등학교와 광치기 해안을 잇는 15㎞의 제주 올레길이 첫선을 보인 것을 시발로 각 지자체가 무등산 옛길, 경기 남한산성길 등을 잇따라 만들기 시작했다. 도보여행 열풍이 분 것은 물론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이 세계인들 사이에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인기를 끈 것에 힘입은 바 크다. 도보 또는 길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데에는 서울신문도 크게 기여했다. 서울신문은 2006년 4월부터 13회에 걸쳐 ‘다시 걷는 옛길’이란 기획물을 통해 부산 동래에서 한양에 이르는 950리의 영남대로를 답사했다. 독자들의 관심이 높아 삼남대로와 관동대로의 옛길을 추가로 답사해 지면에 소개해야 했다. 어쨌든 영국의 자전거길 조성사업은 몇년 뒤 우리나라에도 올레길 열풍을 불러왔으니 대단한 선견지명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 지리산을 한 바퀴 도는 둘레길 274㎞가 모두 완공돼 지난 25일 개통됐다. 2008년 남원 산내~함양 휴천 시범구간을 개통한 지 4년 만으로 전북 남원(56㎞), 전남 구례(77㎞), 경남 함양(23㎞)·산청(60㎞)·하동(68㎞) 등 3개 도 5개 시·군의 20개 읍면 117개 마을을 지난다. 한없이 빨라지는 디지털 시대에 사람들이 도보여행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길에는 역사, 인생, 문화, 철학 등 모든 것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800㎞의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이 40일 일정이니 지리산 둘레길은 2주일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지리산 둘레길 완주는 국민들은 물론 특히 60대 이상의 노년층에게 매력적인 순례길이 될 것 같다.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달라진다.”는 지리산(智異山)에서 도보길 순례를 통해 지혜로운 사람으로 거듭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구자홍회장, 미래사업 발굴 해외출장

    구자홍회장, 미래사업 발굴 해외출장

    구자홍 LS 회장이 한 달 이상 해외에 머물며 미래사업 발굴을 위한 글로벌 행보에 속도를 낸다. LS에 따르면 구 회장은 16일 일본 방문을 시작으로 한 달 이상의 일정으로 출장길에 올랐다. 지난달 전 세계 광산업자와 제련업자들의 국제 콘퍼런스인 ‘세스코’ 참석을 위해 칠레 산티아고를 찾은 지 한달 만이다. 구 회장은 우선 일본을 찾아 소프트뱅크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과 차세대 전력망 사업에 관한 전망과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또 산업혁신기구(INCJ)를 방문, 일본 기업들의 혁신 사례와 신사업 현황을 살펴볼 계획이다. 일본 일정을 마친 뒤에는 필리핀과 홍콩을 잇따라 방문한다. 주요 경제계 리더들과 아시아 경제 활성화와 상호 협력 방안을 폭넓게 논의하고 LS가 추진 중인 전기자동차 핵심 부품 사업의 발전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다. 31일부터는 홍콩에서 열리는 ‘아시아 글로벌 다이얼로그 2012’에 참석한다. 아시아 각국의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금융 정책 관계자 등이 모이는 회의다. 주제는 새로운 글로벌 경제 질서와 아시아의 역할. 구 회장은 다음 달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실리콘밸리를 방문할 계획이다. LS 측은 구 회장의 행보에 대해 “LS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미래 성장사업인 스마트 그리드, 전기자동차 핵심 부품, 신재생 에너지, 해외 자원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두산 니퍼트·프록터 전담 통역사의 ‘비하인드 스토리’

    두산 니퍼트·프록터 전담 통역사의 ‘비하인드 스토리’

    그야말로 ‘야구 전성시대’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불꽃 튀는 순위 경쟁과 각본 없는 드라마가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은 관객몰이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왕들의 귀환’을 무색케 하는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유독 돋보인다. 롯데 자이언트의 쉐인 유먼과 라이언 사도스키, SK 와이번스의 마리오 산티아고 등과 더불어 주목받고 있는 외국인 선수는 두산 베어스의 더스틴 니퍼트와 스콧 프록터. 하지만 이들이 낯선 타국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있기까지 24시간 그들의 눈과 귀와 입이 되어주는 사람이 있다. 외국인 선수 전담 통역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잠실대첩’ 첫날이었던 지난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두산 베어스 외국인 선수 전담 통역사인 남현(33)씨를 만나 야구를 향한 열정과 외국인 선수들과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들어봤다. Q.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미국에서 스포츠매니지먼트를 전공하며 5년 정도 생활했다. 야구를 너무 좋아해서 관련된 직장을 찾다가 2009년 12월 SK 와이번스에서 외국인 선수 통역을 시작하면서 야구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Q. 두산 베어스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임무를 맡고 있는지? -두산 베어스의 선수 스카우트 팀과 함께 외국 선수들의 리스트를 뽑는 일부터 협상, 통역까지 외국인 선수와 관련한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Q. 외국인 선수(프록터와 니퍼트)들 함께 생활하는 시간이 많을 것 같다 -식당에서 음식을 시키거나 경기가 없는 월요일에 가족과 함께 하는 일정 등을 대부분 챙기고 있다. 매니저와 비슷한 개념이다. 니퍼트 가족 3명, 프록터 가족 6명 등 10명에 가까운 사람들의 한국 생활을 가장 근거리에서 책임지고 있다. 선수들이 쉬는 날이면 가족들과 놀이공원에 가거나 가까운 대형마트에 가고 싶어 할 때도 동행한다. Q. 외국인 선수 통역사로서의 하루 일과는 어떤가? -평일에는 12시에 출근한다. 선수들이 1시 정도에 나오면 훈련 스케줄을 전달한다. 훈련하는 내내 곁에서 통역하며 돕고, 이후 치료실에 갈 일이 있으면 역시 동행한다. Q. 니퍼트와 프록터의 가장 가까운 한국 친구로서, 평소 두 사람의 성격은 어떤지? -니퍼트는 여성스러운 면이 있다. 소소한 장난을 치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한국 생활을 프록터보다 오래해서인지, 한국인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도 이미 이해하고 있다. 프록터는 남자답다. 군인같은 면이 있어서 종종 어린 후배들을 ‘집합’시켜 다양한 조언을 해준다. 어린 선수들한테 유독 잘 하는 편이라 후배들로부터 ‘프록터에게 이런 부분은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좀 물어봐 달라.’는 부탁을 많이 받는다. Q. 훈련이나 경기 중 두 선수의 특징은? -니퍼트는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질 때 심리적인 안정을 상당히 중요시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심각한 이야기는 전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프록터는 마무리 투수여서 더 긴장하는 면이 있지만 언제나 웃으면서 경기를 하는 특징이 있다. 내가 운이 좋아서 참 착한 외국인 선수를 만났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떤 외국인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과 잘 안 어울리기도 하지만, 두 선수는 한국 선수 뿐 아니라 음식도 차근차근 접하려는 노력을 한다. 프록터는 이제 피자 시켜주겠다고 하면 그냥 한국 음식 먹겠다고 한다.(웃음) Q. 외국인 선수와 함께 지내며 생긴 에피소드가 있다면? -니퍼트는 한국생활에 거의 적응한 편이다. 최근에는 우연한 기회에 친동생이 니퍼트 가족에게 한글을 가르치게 돼서 더욱 가까워졌다. 니퍼트 역시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어서, 이제는 경기장 내에 붙은 광고판도 한글도 하나씩 읽는 수준이 됐다. 최근에는 당구장에서 당구치는 법을 알려줬다. 외국에서는 포켓볼을 주로 치다 보니, 사구 치는 법을 모르더라. Q. 문화적 차이 때문에 곤란했던 적은 없었나? -외국 선수들은 개인 훈련을 많이 해 왔지만, 한국 선수들은 단체 훈련을 많이 하는 편이다. 구단과 선수 사이에서 내가 잘 설명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Q. 두 선수가 유독 관심을 가지는 팀이 있나? -롯데 자이언트와 경기를 하면 신나한다. 응원가가 재미있다며 노래도 따라하곤 한다.(웃음) 롯데 선수들 특유의 공격적인 면이 그들의 경기 스타일과 잘 맞는 점도 있다. Q. 외국 선수들의 통역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 때와, 힘들다고 느낀 때는? -아무래도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내면 보람을 느낀다. 또 TV로 보고 응원만 했던 선수들을 직접 만나고, 그토록 좋아하는 야구를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 하지만 쉬는 날에도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도와야 할 때는 ‘가끔’ 힘들기도 하다. 쉴 틈이 없다는게 가장 큰 단점이다. Q. 프록터, 니퍼트 선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외국인이라 그런지 한국 약도 잘 맞지 않는다. 병원에 가도 의학적인 이해도가 떨어지다 보니, 주사 하나를 맞는 것도 일일이 자신의 미국 에이전시에게 전화해 물어보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 ※외국인 야구 선수 통역사는? 두산 베어스처럼 선수 스카우트와 통역을 동시에 담당하는 구단이 있고, SK처럼 통역만 담당하는 구단이 있는 등 임무가 다소 다르다. 대부분은 행정적으로 외국인 선수 관리부터 리스트업 협상의 중간자적 역할을 많이 한다. 두산 베어스의 한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메일과 전화로 이 일에 대해 문의해 오고 있다.”면서 “학생, 직장인 등 직종도 다양하고 이 일을 원하는 사람의 수도 많지만, 한정된 자리다 보니 추가 선발이 다소 어렵다.”고 설명했다. 글·사진=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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