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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인 탈선열차 기관사는 속도광?

    80명의 목숨을 앗아 간 스페인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시(市) 고속열차 탈선 사고의 원인이 과속 운행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해당 열차가 왜 ‘무모한 질주’를 했는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갈리시아주 사법당국은 해당 열차의 기관사인 프란시스코 호세 가르손(52) 등을 상대로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가르손은 이번 사고를 둘러싼 최대 쟁점인 과속 운행의 경위를 밝힐 열쇠를 쥔 인물 가운데 하나다. 사고 장면이 촬영된 폐쇄회로(CC)TV 화면을 보면 객차 8량으로 구성된 사고 열차는 해당 구간의 규정 속도(시속 80㎞)를 훨씬 벗어난 시속 190㎞로 급커브길에 진입하다 중간 부분부터 옆으로 쓰러지며 마구 뒤엉켜 버렸다. 스페인 언론들은 가르손이 예전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들을 근거로 그가 개인적으로 속도에 집착하는 인물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3월 페이스북에 속도계 바늘이 시속 200㎞를 가리키는 사진과 함께 “난 지금 한계 속도로 달리고 있다”면서 “이보다 빨리 달리면 그들이 벌금을 물릴 것”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브라질 당국은 이번 사고를 일으킨 스페인 국영철도회사 렌페를 9월에 있을 고속철도 입찰에서 배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입찰 시행일을 기준으로 5년 이내에 발생한 치명적인 사고에 관련된 업체를 입찰에 참여시키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현재 브라질 정부는 리우데자네이루∼상파울루∼캄피나스를 잇는 511㎞ 구간에 고속철도를 건설할 계획이며, 400억 헤알(약 20조 2000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스페인은 사업 참여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스페인 고속 열차 탈선… 최소 80명 사망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지역에서 24일 밤(현지시간) 고속철도 열차가 탈선해 최소 80명이 숨지고 140여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수도 마드리드를 출발해 페롤로 향하던 국영철도회사 렌페 소속 고속 열차가 오후 8시 42분쯤 페롤에서 95㎞가량 떨어진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시 중앙역 인근에서 탈선했다. 이 사고로 최소 80명이 사망하고 140명 이상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부상자 30여명은 심각한 상태여서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상자는 미국인과 영국인 등이 포함됐으나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갈리시아 법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탈선 현장에서 시신 73구를 수습해 임시 안치소로 옮겼으며 병원으로 이송된 4명이 추가로 숨졌다”며 “또 143명이 부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갈리시아주 관계자는 “사망자 수가 80명으로 늘어났다”고 확인했다.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3일간 애도기간을 갖는다고 밝혔다. 승객 218명과 승무원 4명을 싣고 가던 열차는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 중앙역을 4㎞가량 남겨둔 지점에서 순식간에 선로를 이탈했다. 열차가 탈선하면서 객차 대부분이 옆으로 쓰러졌고, 이 가운데 4량은 완전 전복돼 선로 바깥에 나동그라졌다. 또 일부 객차는 차체가 찢기는 등 심하게 파손됐고 잔해에서는 연기가 치솟았다. 스페인 당국은 열차 탈선 경위를 조사 중이라며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사고 직후 현장을 방문한 라호이 총리는 “사고 원인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사고를 수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과속이 탈선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는 25일 사고 조사 관련 소식통들을 인용, “사고 열차의 기관사가 규정 속도(커브 구간 80㎞)를 훨씬 벗어난 시속 190㎞로 운행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이번 열차 탈선은 1944년 마드리드와 갈리시아 사이에서 열차 충돌로 수백명이 사망한 이후 60여년 만에 스페인에서 발생한 최악의 열차 사고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에어캐나다, 인천~토론토 직항길 5년 만에 뚫렸어요

    에어캐나다, 인천~토론토 직항길 5년 만에 뚫렸어요

    인천에서 캐나다 토론토까지 가는 길이 한결 편해졌다. 에어캐나다는 지난달 3일 인천~토론토 직항 노선의 운항을 시작했다. 에어캐나다는 토론토 직항편을 2005년부터 4년간 여름 성수기에만 운영해 오다 2009년 중단했다. 이영 에어캐나다 한국 지사장은 “인천~토론토 구간의 항공수요 증가를 고려해 5년 만에 재취항을 결정했다”면서 “토론토 직항으로 캐나다 동부를 비롯해 미국 동부, 중남미 등 주요 목적지까지 보다 편리한 연결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직항 노선에 투입되는 기종은 보잉 777-300으로 비즈니스 클래스에 해당하는 이규제큐티브 퍼스트 클래스 42석, 이코노미 307석으로 운영된다. 인천에서 월, 목, 토요일 오후 6시 30분에 출발하며 토론토에서는 수, 금, 일요일 오후 2시 5분(현지시간)에 출발한다. 토론토 노선의 재취항을 기념해 에어캐나다는 지난 4월부터 두 달간 이규제큐티브 퍼스트 스위트 왕복항공권을 구매하는 모든 고객에게 자택이나 회사 등 원하는 곳에서 고급 리무진을 타고 인천공항까지 이동하는 깜짝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숙련된 운전기사를 포함, 기름값과 톨게이트비까지 모두 에어캐나다가 부담했다. 이규제큐티브 퍼스트 스위트는 전동마사지 기능과 180도 평면침대 변환 기능이 있는 고급 좌석이어서 장시간 편안한 비행이 가능하다. 48개 영화채널이 나오는 12인치 터치스크린 TV를 볼 수 있고 기내의 스탠드바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이규제큐티브 클래스는 토론토, 미국 워싱턴·보스턴, 멕시코시티 노선의 경우 왕복 399만원(세금 불포함)부터 이용할 수 있다. 밴쿠버, 캘거리, 에드먼턴은 299만원부터, 뉴욕 노선은 360만원부터 이용할 수 있으며 남미 칠레 산티아고, 브라질 상파울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는 550만원부터 이용 가능하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필리핀 7000여개 섬 중 가장 낭만적인 섬 보라카이

    필리핀 7000여개 섬 중 가장 낭만적인 섬 보라카이

    지도에서 그 섬을 찾기란 쉽지 않다. 너무 작아 그려 넣을 수 없었기 때문일 터다. 하지만 명성은 대단하다. 고운 모래와 파란 바다를 꿈꾸는 세계인들의 시선이 쉼 없이 쏟아진다. 7000여개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에서도 가장 낭만적이라는 상찬을 받는 섬, 보라카이다. 전 세계 여행 가격을 비교하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7월 중순을 기준으로 동남아 유명 휴양지의 체재 비용을 조사해 최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100만원 이하의 예산으로 일주일간 남부럽지 않게 여름휴가를 즐길 수 있는 곳’ 가운데 1위가 보라카이였다. 일주일간 머물 경우 여행 경비는 약 60만원 선이었다. 한국인의 필리핀 수요가 늘고, 많은 항공사들이 신규 취항하거나 증편하면서 항공권 가격이 낮아진 게 주요 원인이라고 이 사이트는 분석했다. 쉽게 정리하자. 보다 저렴한 예산으로, 필리핀의 섬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낭만적인 섬으로 꼽히는 보라카이에서, 남부럽지 않은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얘기다. ‘보라’는 현지어로 바람, ‘카이’는 벽을 뜻한다고 한다. ‘바람을 막아주는 섬’이라는 뜻이다. 풍수지리에 문외한이더라도 이게 ‘명당’을 뜻하는 말이란 것쯤은 단박에 알 수 있다. 실제 지도를 봐도 보라카이는 비사야 제도의 여러 섬들 사이에 안온하게 자리 잡고 있다. 보라카이의 매력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밭, ‘크리스털 블루’로 표현되는 물빛, 그리고 사방을 주황빛으로 물들이는 강렬한 해넘이 풍경이다. 섬의 둘레는 12㎞다. 한데 해변 길이가 7㎞다. 섬이 곧 해변이나 다름없다. 높은 건물도 없다. 섬의 건축규제가 무척 ‘생활밀착형’이기 때문이다. 코코넛 나무 크기 이상의 건물은 지을 수 없단다.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라는 뜻이다. 파도가 밀려오는 지점을 기준으로 300m 이내에도 건물을 지을 수 없다. 우리나라였다면 벌써 고슴도치처럼 건물들이 솟구쳤을 터. 보라카이는 그래서 더 넉넉하게 느껴진다. 보라카이가 세계적인 관광지 반열에 오른 데는 화이트 비치가 큰 몫을 했다.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이 화이트 비치를 세계 3대 해변으로 선정한 이후 세계인들의 관심이 급격히 쏠렸다. 화이트 비치의 자랑은 희고 고운 모래밭이다. 무려 4㎞에 걸쳐 뻗어 있다. 현지 주민들은 산호초가 부서진 모래라 맨발로 다녀도 뜨겁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화이트 비치의 모래를 해변 밖으로 가지고 나가는 건 금지돼 있다니 주의해야겠다. 너른 모래밭 너머로는 파란 바다가 넘실댄다. 섬에서 멀어질수록 바다는 연둣빛에서 초록과 짙은 파란색 옷으로 갈아입는다. 화이트 비치는 ‘발라바그 비치’와 ‘불라보그 비치’를 합쳐 부르는 이름이다. 발라바그 비치엔 3㎞ 길이의 모래 해변을 따라 리조트와 레스토랑 등이 늘어서 있다. 불라보그 비치는 수심이 얕아 카이트 보딩과 윈드 서핑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다. 섬 북쪽 끝의 ‘푸카 셀 비치’는 호젓하게 해수욕을 즐기기 좋은 곳. 호객꾼이나 상점 등이 드물고, 야자수 숲에 둘러싸여 한결 조용하다. 어로 작업을 준비하는 원주민의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우기 때도 비교적 바람과 파도가 잔잔한 편이라고 한다. ‘호핑투어’(hopping tour)도 인기다. 섬과 섬을 뛰듯이(hop) 넘나들며 낚시와 스노클링, 스킨스쿠버 등 해양 레포츠를 즐긴다. 필리핀의 전통배 ‘방카’로 섬 주변을 일주하다 포인트에 정박 후, 배 위에서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예전부터 ‘다이빙 포인트’로 명성을 날렸던 곳이니 만큼 스노클링은 반드시 체험하는 게 좋겠다. 작고 앙증맞은 열대어들의 유희를 보고 있자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다만 단순히 ‘체험’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충분히 즐기려면 미리 가격협상을 해두는 게 좋다. 저녁이 되면 화이트 비치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저 유명한 ‘일몰’을 보기 위해서다. 누가, 어떤 카메라로 찍어도 작품이 되는 매력적인 풍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마닐라에선 인트라무로스를 반드시 찾아야 한다. 1571년 스페인 정복자들이 세운 성벽 도시로, 당시 정치·군사·종교의 중심지였던 곳이다. 군사 요충지였던 산티아고 요새,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마닐라 대성당 등이 5.4㎞ 길이의 성벽 안에 빼곡히 들어찼다. 특히 마닐라 대성당은 꼼꼼하게 둘러보는 게 좋겠다. 1581년에 건축된 이후 전란과 대지진 등을 겪으면서도 432년을 견뎌낸 교회다. 인근에 스페인 식민 역사가 서린 리잘 국립공원도 있다. ■여행수첩 ▲화폐는 페소를 쓴다. 1페소는 약 26원. 소액권을 많이 환전해 가는 게 좋다. 팁을 주거나 물건값 등을 계산할 때 요긴하다. 공항이용료(550페소)는 반드시 현금으로 준비해야 한다. 국제선 출국 시에만 받는다. ▲필리핀에선 우리나라 여름 휴가철인 7~8월이 우기다. 이 기간에 필리핀을 방문하는 한국 여행객들이 다수지만, 다른 기간에 찾는 이들도 점차 느는 추세다. ▲필리핀 항공이 인천~보라카이(칼리보) 직항노선에 25일 재취항한다. 인천에서 매일 오전 8시 30분 출발해 점심을 보라카이에서 먹을 수 있는 일정이다. 인천에서 칼리보까지는 약 4시간 정도 소요된다. 칼리보 공항에서 카티클란 항구까지 버스로 1시간 30분쯤 이동한 뒤 필리핀 전통 배 ‘방카’를 타고 15분 정도 가면 보라카이 섬이다. 부산에서도 칼리보까지 직항편이 운항된다. 필리핀항공 1544-1717. 현지에선 온필(www.onfill.com)이 운영하는 라운지를 찾을 것. 무료 인터넷폰 전화와 아이패드 인터넷 서핑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각종 레포츠 프로그램 예약도 할 수 있다. ▲보라카이에선 트라이시클이 주요한 이동 수단이다. 일종의 택시인데, 탑승 전 가격 흥정을 잘해야 한다. 예컨대 시내 숙소에서 푸카 비치까지는 왕복 150페소 정도가 적당하다. 지불 수단이 달러가 아닌 페소라는 것도 분명히 해둬야 한다. 글 사진 보라카이·마닐라(필리핀)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프랑스 순례마을 보행기-순례는 안단테

    프랑스 순례마을 보행기-순례는 안단테

    Pilgrimage 길 위를 걷는 자에게 서두름은 독이 될 뿐이다. 순례자임을 표시하는 가리비 하나 달고 마음을 의지할 지팡이 하나 짚고 걸음을 내딛는다. 느릿하게 울리는 프랑스 순례마을 보행기步行記. 순례가 범람하는 시대에 길을 나서다 분명한 건 ‘철학’도 유행을 탄다는 점이다. 많이 생산하고 빨리 소비하는 게 절대적 선으로 여겨졌던 세상에 반기를 드는 가치들이 출현하고 있다. 버리고 줄이고 좁히고 늦추겠노라고 선언한 사람들은 웰빙을 부르짖고 로하스, 다운시프트 같은 삶의 방식을 발 빠르게 차용했다. 그에 따라 여행 철학도 많이 변한 것 같다. 정복한 나라 개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성공한 해외여행이라고 자부했던 때도 있다. 밤낮없이 부지런히 돌아다녀야 하는 여행에서 이제는 되도록 천천히, 느리게 여행하자 한다. 때마침 ‘걷기 여행’은 강력한 트렌드가 되었고 ‘산티아고 순례길’은 맞춤형 소비재가 되어 빠르게 소모돼 갔다. ‘그럴듯한 새로움’을 갈구하는 콘텐츠 시장에서 순례는 구미 당기는 소재였으리. 서점에 넘쳐나는 순례 에세이들, 열흘짜리 순례길 맛보기 여행상품까지….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민첩한 유행 앞에 순례의 본래 의미나 목적은 사장된 듯했다. 그래서였나. 내 딴에 순례란 단지 시대의 산물에 불과할 뿐이고 유행이 식으면 그 다음 주자에게 자리를 넘겨주어야 할 위태로운 ‘전염’이라 취급했으니. 이제야 심성이 삐딱한 여행자였노라고 인정해야 할 듯하다. 한 해 몇천명의 순례자들이 거쳐 가는 프랑스 남부 미디피레네Midi-Pyrenees 순례길에서 길의 매력에 전염되다 못해 여행 후 강력한 후유증까지 앓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이번 여행기는 기도문이 될 것 같다. 나처럼 산티아고 순례길은 스페인에만 있는 줄 알았던 여행자가 있다면 그 오만으로부터 얼른 구원받길 바라는 마음으로 써 내려가리. 말뿐인 순례가 범람하는 이 시대에 나는 ‘순례’를 알지 못했다. 그 길 위를 걷기 전까지 말이다. ▶미디피레네 Midi-Pyrenees 프랑스, 안도라공국, 스페인에 걸쳐 있는 피레네산맥 일부 지역에 위치한 프랑스 남서부 주. 주도인 툴루즈Toulouse는 파리에서 남쪽으로 680km 떨어져 있다. 프랑스에서 만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사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수만 갈래다. ‘세상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예수의 가르침을 그대로 따른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인 야고보St.James. 그가 묻힌 스페인의 갈리시아 지방 수도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 대성당에 이르는 모든 길은 순례길이다. 야고보를 찾아가는 길에는 축복과 기쁨보다는 성자를 향한 연민과 참회가 가득하다. 성자를 지키지 못한 신도들의 원죄가 깊고도 깊기 때문이리라. 야고보는 예수 사후 이스라엘에서 참수를 당했는데 신도들은 성자의 억울한 죽음을 맞고도 그의 시체조차 찾지 못했다. 유해를 싣고 스페인으로 향하던 배가 난파된 것. 9세기 들어서야 발견된 그의 시체는 그간의 험난한 여정을 증명하듯 노오란색 가리비가 다닥다닥 붙은 채였다고 한다. 뒤늦게 야고보의 묘지 위에 성당을 짓고 증축을 거듭해 산티아고를 조성했다. 그들이 성지를 세우는 것만으로 미안한 감정을 달랬다면 오늘날의 순례길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거다. 성직자와 신자들은 단지 그의 묘를 참배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들은 가리비를 머리에 달고 지팡이 하나에 의지해 성 야고보처럼 길을 나섰다. 아무리 구불구불한들, 제 아무리 험준하다 한들 당신이 걸음을 내딛으면 나만의 참회와 구원이 담긴 길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알고 보면 ‘산티아고 순례길’이 일반인에게까지 유명세를 떨친 건 최근의 일. 파울로 코엘료가 <순례자>를 집필하면서 전세계적인 열풍을 낳은 산티아고 순례길은 제주 올레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올레가 ‘휴식’이라는 이미지와 맞물린다면 산티아고 순례길은 ‘고난’으로 수렴된다. 현재 유럽에는 12갈래의 대표적인 순례길이 있는데 순례자 10명 중 8명은 일부러 프랑스 남부서부터 일정을 시작해 피레네 산맥을 넘는 험준한 길을 택한다. 놀멍쉬멍 걷든 지팡이를 짚고 걷든 ‘걷는다’는 행위는 동양과 서양 어디서든 구도의 길과 이어지나 보다. 고단한 순례자의 안식처 콩크Conques 모든 순례길은 카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로 통칭되는데 프랑스 남부도시 생장 피드 포르에서 출발해 스페인 북부를 횡단하는 루트가 가장 유서 깊다. 이번 여행에서 내가 걸은 길은 프랑스 남부 도시 르 퓌Le Puy에서 출발해 미디피레네주의 유명 순례도시를 관통하는 구간의 일부였다. 나를 포함해 미국, 라트비아, 중국, 크로아티아, 캐나다 등 각국에서 온 순례자들을 이끌 가이드는 러시아계 프랑스인인 엘리나. 말 그대로 다국적 ‘순례단’인 우리는 미팅 포인트였던 툴루즈Toulouse에서 그녀를 보자마자 속사포같이 질문을 쏟아낸다. ‘예순이 넘은 내가 걸을 수 있는 길이냐, 하루에 몇 시간을 걷는 거냐, 너무 힘들면 도중에 포기해도 되냐’라는 질문에 엘리나는 빙긋 웃으면서 답했다. “마음을 먹은 성직자들은 이 길을 무릎으로 기어 올라간답니다.” 차분한 한마디였지만 ‘엄살떨지 마시오’라는 엄포가 분명했다. 동행인이 있어도 또 가이드가 붙는다 해도 긴장되는 초행길이었다. 사람들의 경직된 표정을 읽었는지 엘리나는 이 길을 가는 데 있어 꼭 경건한 마음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일러준다. 단지 마주치게 될 프랑스의 대자연, 봄과 여름 사이를 가르는 바람, 작은 마을들과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을 즐기라 했다. ‘순례’라는 말이 주는 무게감에 짓눌렸는데 어느덧 경직된 마음이 사르륵 녹아내린 건 헤픈 성격보다는 ‘끝내줬던’ 날씨에 책임이 있으리. 미디피레네를 횡단하는 갸론Garon강에서 첫 번째 목적지 콩크Conques까지 3시간 가량 차로 이동하는 동안 첩첩산중으로 다가가고 있음을 증명하는 건 바로 건축자재였다. 주변에 암석으로 된 산이 없는 탓에 갸론강에서 길어 올린 붉은 모래를 이용해 벽돌을 구워 건물을 올리고 길을 닦은 툴루즈와는 달리 암회색 집들이 눈에 띈다. 언덕 위 석회석을 이용해 튼튼히 쌓아올린 건물이 모여 있는 작은 마을 앞에 일행을 태운 차가 멈췄다. 콩크는 불어로 조개를 뜻하는데 마을 전체가 조개껍데기를 엎어놓은 모양으로 생겼다고 해서 붙은 이름. 겨우내 잠잠했던 콩크는 4월 부활절과 함께 모여드는 순례자들로 다시금 활기를 찾는다. 중세 순례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산티아고를 찾아가는 길목길목에는 순례자를 위한 마을이 조성됐고 콩크도 그 마을 중 하나다. 각 순례 도시는 종교적인 기능과 생활적인 기능 모두를 담당했다. 전망이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교회나 수도원이 들어서 있다. 매일 평균 8시간 동안 길을 걷는 순례자가 안락한 밤을 지새울 수 있도록 숙박업소가 등장했고 그들을 치료하기 위한 병원이 갖춰졌다. 90가구가 전부인 이 작은 마을에 한 해 3만명의 순례자들이 모여든다. 기사들도 말 위에서 내려와 걸어야 했을 만큼 좁은 골목길, 손으로 일일이 쪼개 얹은 기왓장은 천년 동안 고단한 순례자를 반겨 왔다. 느린 걸음으로 한 시간이면 돌아보는 마을이지만 세계 각국에서 출발한 순례자에게 콩크는 없는 것 빼고 다 갖춘 마을일 거다. 작디작은 마을에 한걸음 내디딜 때마다 켜켜이 앉은 시간이 스쳐갔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Santiago de Compostela 12사도 중 한 사람인 성 야고보의 순교지라는 게 정설. 산티아고는 야고보의 스페인식 발음이며 콤포스텔라는 ‘별의 들판’이라는 뜻의 라틴어campus stellae에서 유래했다. 예루살렘·로마에 이은 유럽 3대 순례지의 하나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을 비롯해 성당·교회·대학 등 중세의 건물이 남아있어 번영했던 때를 보여준다. 척박한 땅에서 드리는 기도 로카마도르 Rocamadour 순백의 도시가 언덕 끄트머리에 빼꼼 고개를 내밀고 있다. 한계령 뺨을 칠 정도로 구불구불한 산길을 거슬러 올라가고 나니 로카마도르Rocamadour가 드라마틱하게 등장했다. 촉박한 일정이었지만 잠깐 머뭄의 시간을 갖는 데 일행 모두가 동의했다. 마을 입구를 2km 앞두고 멀찌감치 떨어져 하염없이 마을을 바라본다. 오체투지로 순례길에 나선 성직자들은 물론이고 순례로서 죗값을 치르던 이들까지 바로 이 자리에 서서 마을을 굽어보고 한시름 놓았을 게 틀림없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 덕에 자꾸 발걸음이 늦춰진다. 이 마을은 석회질이 다량 포함된 토질 덕분인지 유난히 흰 빛을 뽐낸다. 석회바위산 꼭대기에 이 같은 마을을 만들려면 평지보다 몇 배 노동력이 투입됐을 텐데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 입지였다. 듣자하니 이 ‘석회’가 바로 순례마을의 비밀을 푸는 열쇠였다. 6만년 전 이 일대가 바다 밑에서 융기하며 바다생물이 퇴적된 땅이 드러났다. 토양의 주성분은 석회석과 같은 탄산칼슘. 하지만 물을 그대로 통과시키는 토질 탓에 나무를 심어도 과실이 나지 않고 곡식을 심어도 추수할 수 없는 척박한 땅이 돼 버렸다. 성직자들은 아무도 살지 않는 땅, 조용히 명상할 수 있는 이곳에 주목했다. 12세기부터 도시를 일궈 한때는 8,000명 가까이 머무는 ‘기도하는 마을’을 만든 것이다. 지금은 800명 규모로 축소됐지만 한 해 방문객만 100만명에 이르는 관광지다. 가장 유명한 순례마을 중 하나였던 로카마도르는 악명 높은 곳이기도 했다. 삶이 고단한 자들은 유복한 내세를 보장받기 위해, 범죄자들은 죄를 용서받기 위해, 어떤 이들은 기적을 간구하기 위해 마을의 맨 꼭대기 성당을 찾았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이 찾는 구원을 얻고자 필시 223개의 계단을 오르는 시험을 통과해야 했다. 어떤 성직자는 구불구불한 14개의 고갯길을 택해 무릎으로 오르기도 했다. 모든 고통을 감내할 수 있었던 건 성당 내 위치한 ‘검은 성모상’을 알현하기 위함이었다. 106년 기적을 행했다는 검은 성모상은 시간이 흐르며 자연적으로 검게 변했다고 하는데 프랑스 내 많은 검은 성모가 있지만 로카마도르 것을 제외하고는 일부러 페인트를 칠한 것도 많다 한다. 가끔 아무도 치지 않는 종이 울리는 건 이 성모의 힘이라고 로카마도르 사람들은 굳게 믿고 있다. 두런두런 얽힌 로카마도르 이야기를 들으며 223개의 계단을 올랐다. 로카마도르 터가 머언 옛날 바다 아래 잠겼던 땅임을 증명하듯 계단 여기저기에 크고 작은 화석이 박혀 있다. 아름다운 길이지만 시간이 흘렀어도 악명은 여전했다. 최영미 시인은 아침마다 내뱉는 마른 기침으로 살아있음을 느꼈다고 하는데 나 역시 고통으로 생이 자각되긴 마찬가지였으니. 건조한 모래바람이 호흡기를 훅 틀어막고 심장은 튀어나올 듯 펌프질을 해댔다. 온몸의 기관들이 벌떡 잠에서 깼을 무렵에야 검은 성모의 성당 앞에 겨우 발을 디뎠다. 언덕 꼭대기에는 대성당 외에도 자연 동굴을 활용해 만든 예배당이 있었는데 건조한 기후 탓인지 외벽에는 13세기에 그려진 벽화가 그대로 남아있다. 럭비를 너무너무 사랑하는 미디피레네 사람들을 위한 럭비의 신 예배당도 갖추고 있다. 엄숙하게만 보인 순례 마을의 귀여운 재치라고나 할까. 다시 떠나는 길 오슈Auch 마지막 행선지 오슈Auch에 도착하기 전 프랑스에서 가장 작은 마을이라 알려진 라르상글Larressingle에 들렀다. 목적은 라르상글에 있는 교회에서 순례자들에게 찍어 주는 도장을 받기 위해서였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순례자 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는데 각 순례 마을은 이들 여권에 방문자임을 증명해 주는 도장을 찍어 준다. 그러나 한때 주교가 거주할 정도로 큰 마을이었던 라르상글에는 을씨년스런 바람이 불었다. 교회 역시 군데군데 파손된 흔적이 역력했고 벽에는 커다란 엑스 표시가 낙인처럼 찍혀 있었다. 엑스 표시는 ‘팔렸음’을 뜻하는 표식이란다. 20세기 병적으로 ‘프랑스’적인 것에 탐닉한 미국인들은 오벨리스크를 유럽으로 옮긴 로마인처럼 프랑스의 와인이나 예술품뿐만 아니라 건물을 통째로 뜯어 부지런히 신대륙으로 날랐다. 혁명정부 이후 나폴레옹 제정이 들어서면서 교회는 더 이상 경배의 대상이 아니었다. 군자금을 충당하려는 약탈자들이 전국의 교회로 몰려들면서 온전히 제 모습을 보존하기는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그 당시 프랑스인에게 교회를 뜯어 파는 일은 아무런 죄책감도 남기지 않았을 것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왠지 교회 내부에 바깥보다 더 추운 공기가 도는 것 같다. 별 기대 없이 여권을 대고 한 켠에 마련된 도장을 꾸욱 눌러 보는데 선명한 글씨가 찍혀 나온다. 한동안 이용하지 않았다면 잉크가 말랐을 게 분명하지만 도장은 아직 촉촉했다. 분명 바로 얼마 전 순례자가 이곳을 지나갔다는 뜻이기도 했다. 반가운 마음에 길을 재촉했다. 순례자의 행선지가 우리와 같다면 길 위에 마주칠 것이다. 한걸음에 달려 오솔길 위를 걷고 있는 두 명의 사내를 발견했다. 우리는 같은 길을 걷는 길 위의 동지였으므로 안면몰수하고 둘을 잡아 세웠다. 순례에 나선 지 한 달이 넘었다는 미국인 칼과 브라이언트는 40년지기 친구사이. 군에서 제대해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먼저 걸었던 칼이 브라이언트를 끈질기게 설득해 성사된 여행이라고 한다. “부인과 자녀 모두 미쳤다고 했지만 친구 녀석 믿고 한번 와보기로 했지.” 결국 브라이언트는 ‘해고의 위험’을 무릅쓰고 보스에게 장기 휴가를 얻는 데 성공해 길에 나섰다.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가장 오래된 도장을 찍었다는 그는 여정이 빼곡히 담긴 여권을 자랑한다. 남이 보지 않을 땐 꼭 붙어 걷던 두 사람에게 어깨동무를 요청하니 쑥스럽다며 발을 뺀다. 나머지 여정도 건강하게 마무리짓길 바라며 손을 흔들었다. 우리는 우리대로 오슈에 다달았다. 오슈라는 도시명은 아우구스투스에서 유래했는데 이곳은 중세 유명한 종교도시였다. 도시 어디에서나 고딕양식의 오슈대성당Auch Cathedral이 시선에 걸린다. 성당 내부는 26m 높이로 프랑스에서 가장 큰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돼 있다. 해마다 5월이면 오르간축제가 펼쳐지고 6월부터 8월까지 매주 일요일에는 무료 콘서트가 열린다. 가장 좋은 것, 귀한 것을 집약해 천국에서의 행복한 나날을 암시하고자 했던 의도대로 교회 내부는 화려했다. 믿음을 확인한 순례자는 교회를 빙 한 바퀴 돌아보고 다시 길을 나서야 하는 동력을 얻는다. 오늘날 프랑스의 순례 마을과 관련 건물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곳이 많은데 단지 시간이 오래 되어서라거나 보존이 잘 되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차도 인터넷도 없던 시절, 믿음의 힘만으로 수천명의 사람들이 같은 길을 걸었던 장면은 그 당시에도 장관이었을 테니. 반면 기독교가 쇠락하고 신보다 인간이 앞서던 시대가 도래하고 또 부르주아 혁명이 일어나면서 순례길이 쇠퇴해 갔다는 점도 유럽인의 역사가 이 길 위에 오롯이 반영되는 것 같다. 다시 성찰의 기회를 물색하던 현대인에게 조용히 길을 내준 사람들 덕분에 순례마을은 박제된 박물관이 아닌 삶과 역사의 교차점에 서 있다. 그리고 내 삶의 좌표는 그 어디쯤엔가 찍혀 있다. 글·사진 양보라 기자 취재협조 프랑스관광청 kr.rendezvousenfrance.com 02-776-9142 ▶travie info 어디서 출발하면 좋을까 출발점을 선택하는 건 순례자의 몫이다. 프랑스길Camino Frances을 걷는다면 파리, 르퓌Le Puy, 아를Arle, 생장St. Jean Pied de Port이 관문지다. 특히 생장에서 산티아고까지 800km에 이르는 코스에 70%의 순례자가 모인다고 한다. 미디피레네 코스를 걷고 싶다면 주도 툴루즈Toulous에서 출발하는 게 좋다. 무엇을 준비할까 가리비와 나무 지팡이를 든 순례자의 초라한 행색도 시간이 흐르며 변모됐다. 기본적인 아웃도어 트레킹 물품을 준비하자. 편한 신발, 스틱, 수통 등을 챙기자. 빗물로 인해 무릎 아래 부분이나 등산화가 젖는 것을 방지하는 스패츠도 유용하다. 유럽의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비하려면 우비는 필수다. 어디서 먹고 씻고 잘까 일단 먹는 것은 알아서. 순례자 전용 숙소인 알베르게에서 조리도 가능하다. 알베르게는 도미토리 형식의 유스호스텔이라 보면 되는데 순례길 전역에 분포해 있다. 위생상태는 천차만별. 때로는 침대 진드기에 역습을 당할 수도 있다. 다음 순례자를 위해 한 곳에 오래 머물 수 없다. 다만 몸이 아픈 경우는 예외다.
  • ATM에 웬 구슬접시? 엽기적 종교의식 오싹

    ATM에 웬 구슬접시? 엽기적 종교의식 오싹

    남미 칠레에서 미신행위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어 사회가 불안해하고 있다.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는 아니지만 웬지 등골이 오싹해지는 공포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는 최근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설치된 카메라에 이상한 장면이 포착됐다. 인적이 드문 밤에 자동차에서 내린 남녀커플이 접시를 들고 현금자동입출금기가 있는 곳으로 살짝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두 사람은 대형접시를 들고 들어가 현금자동입출금기 밑에 내려놓고 쏜살같이 사라졌다. 날이 밝은 뒤 접시를 발견한 사람들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내용물을 꼼꼼히 살펴봤다. 가운데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다양한 색상의 알맹이가 가득했다. 주변에는 담배로 치장돼 있었다. 경찰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종교의식을 위해 준비한 게 분명해 보였다.”고 밝혔다. 산티아고에서는 최근 이런 일이 꼬리를 물고 있다. 가장 최근에 발생한 사건은 강변에서 발견된 닭 사체였다.누군가 닭을 죽인 뒤 비닐봉투에 쌓아 강변에 놔뒀다. 현지 언론은 “아프리카 토속종교에서 나오는 장면과 흡사하다”면서 종교의식을 벌인 게 확실하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산티아고에서는 최근 들어 이런 행위가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보도, 공동묘지, 공터, 폐가, 인적이 드문 길 등지에 음식, 향수, 양초, 열쇠, 동물사체 등을 놓고 의식을 치른 뒤 연기처럼 사라지는 사건이 꼬리를 물고 있다. 사진=CCTV 캡처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서커스단 탈출한 사자, 마을 돌며 어슬렁어슬렁

    서커스단 탈출한 사자, 마을 돌며 어슬렁어슬렁

    길거리에 사자가 어슬렁어슬렁 걸어다닌다면 얼마나 무서울까. 아르헨티나의 한 지방마을 주민들이 이런 공포를 실제로 경험했다. 하지만 사자는 사람을 공격하진 않았다. 아르헨티나 지방 산티아고델에스테로의 마을 아이베레모스에는 최근 순회 서커스단이 천막을 쳤다. 시골에서 열린 서커스공연에 주민들이 환호하면서 순회공연은 성공적이었지만 예기치못한 사고가 났다. 최고의 인기를 누린 서커스단의 동물스타 사자가 감쪽같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서커스단은 당국에 신고를 하고 사자를 찾아나섰지만 맹수는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그 사이 불길한 소식이 들려왔다. 인근 마을에서 소들이 죽어가고 있었다. 소를 잃은 농민들은 “지금까지 보지 못한 방법으로 누군가 소를 죽이고 살을 뜯어먹었다”고 했다. 사자가 사람과 마주쳤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그러나 사자는 사람을 공격하지 않았다. 인근 몇몇 지역을 돌며 방황하던 사자는 결국 사로잡혀(?) 서커스단으로 돌아갔다. 서커스단 관계자는 “사자가 공연으로 사람과 친근해 공격을 하지 않은 게 다행”이라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편 사자가 서커스단을 탈출한 경위에 대해 일부 현지 언론은 “늙었다는 이유로 사육사가 사자를 일부러 풀어줬다는 소문이 있다”고 전했다. 사진=자료사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웃겨요~” 칠레 대통령 연설 중 뒤집어진 견공

    ”대통령님이 그런 공사를 하시겠다고? 지나가던 개도 웃겠네!” 이런 말이 딱 맞는 상황이 지구 반대편 칠레에서 실제로 벌어졌다. 대통령이 연설하는 행사장에 무명(?)의 개가 등장했다. 어슬렁어슬렁 연단 앞을 지나던 개는 갑자기 “배꼽이 빠진다”는 듯 뒤집어졌다. 현지 언론은 “공식 행사에서 연단보다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 관심을 끄는 일은 자주 일어나지만 이번은 흔하지 않은 일”이라며 사건(?)을 보도했다. 견공전복사고(?)는 최근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 일어났다. 이날 칠레 정부는 콘스티투시온, 시우다다니아, 플라사 불네스 등 3개 공원을 시각적으로 연결하기로 하고 공사를 발표했다. ’산티아고 시민지구플랜’으로 명명된 사업이 발표된 행사장에는 산티아고의 시장, 중앙정부 장관 등 고위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예상치 못한 사고는 피녜라 대통령이 한창 연설을 하고 있을 때 발생했다. 연단 주변에 검은 개 한 마리가 나타났다. 개는 슬금슬금 연단을 지나더니 갑자기 확 배를 보이며 누워버렸다. 개는 연설하는 대통령 앞에서 죽은 척 한 견공으로 불리며 단번에 화제가 됐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커버스토리] 1000만 시민이 걷는다… 힐링 로드 157㎞

    [커버스토리] 1000만 시민이 걷는다… 힐링 로드 157㎞

    터벅터벅, 기나긴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가난하게 걸어간다는 건 진정한 자아를 찾아 떠난다는 이야기다. 전 세계적으로 1000만 독자가 읽었다는 파울루 코엘류의 소설 ‘연금술사’는 정처 없이 방황하는 목동 산티아고 이야기인데, 어떤 왕이 길 떠나는 산티아고에게 건넨 이 말이 그토록 유명한 까닭도 그 때문일 것이다. “자아의 신화를 이뤄내는 것이야말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부과된 유일한 의무지.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그간 너무 나를 잊고 살아왔다는 후회 때문일까. 한국 사람들도 언젠가부터 순례자의 길이라는 스페인의 산티아고 길에 열광하더니, 그 열광은 곧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로 이어졌다. 그리고 2011년 1000만 인구가 살고 있다는 서울에서 서울둘레길 조성공사가 시작됐다. 올해 안에 수락산~불암산 구간, 용마산 구간, 봉산~앵봉산 구간, 북한산 구간 등 64㎞를 개통하고 내년 말까지 157㎞ 전 구간을 다 완성할 예정이다. 되도록이면 새 길을 내는 대신 기존 길을 이용하고 계단, 다리, 배수로를 만드는 데 철근, 콘크리트 등을 쓰는 대신 태풍에 쓰러진 아까시나무를 재활용하는 친환경 방식을 쓴다. 올해 가을부터는 서울둘레길과 산마다 있는 둘레길, 서울성곽길, 자락길, 생태문화길 등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가장 큰 우려는 안전 문제. 제주 올레길에서 흉측한 사건이 일어난 뒤 폐쇄회로(CC)TV 설치문제가 논의됐으나 큰 산의 출입구에만 CCTV를 설치하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발터 벤야민이 그랬던가. “어두운 길을 걸을 때 가장 힘이 돼주는 것은 함께 걷는 옆 사람의 발자국 소리”라고. 나를 찾고 싶다면, 신발 끈을 고쳐 매고 나란히 나서보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지방시대] 세계로 가는 제주올레/안은주 제주올레 사무국장

    [지방시대] 세계로 가는 제주올레/안은주 제주올레 사무국장

    제주올레를 찾는 한국인이 늘어나면서 우리는 또 다른 꿈을 꾸기 시작했다. ‘물 반 고기 반’이라는 제주섬의 바다 어장처럼 올레 길도 ‘외국인 반(半), 한국인 반(半)’이 되는 날을. 사람도, 재원도 부족한 비영리 민간단체인 ㈔제주올레 사무국만의 힘으로 제주올레를 세계에 알리는 일은 ‘언감생심’. 하지만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연결한 이 길이라면 한국인뿐 아니라 세계인 누구라도 좋아하리라 믿었다. 서너 명밖에 안 되는 사무국 직원의 급여조차 마련하지 못해 허덕대는 때였지만, 여기저기 도움을 받아 외국어 리플릿과 홈페이지를 만들며 외국인 올레꾼을 맞을 준비를 해 나갔다. 동양의 작은 나라 한국 최남단의 작은 섬까지 찾아와 걷게 하려면 차별화된 홍보 전략이 필요했다. 일반 관광객이 아닌, 걷기의 즐거움을 아는 사람들이라야 더 쉽게 끌어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 나라 도보여행자를 가장 많이 만나는 사람들이 누구일까, 그 사람들에게 제주올레를 알릴 수 있다면…. 우리가 찾아낸 답은 각 나라의 트레일 관계자였다. 그래, 전 세계 트레일 관계자들을 제주로 불러오자. 그들에게 먼저 제주올레 길을 걷게 하고, 돌아가서 그 나라 도보여행자들에게 제주올레를 알리게 하자. 2010년부터 제주지역사업평가원의 도움을 받아 월드트레일콘퍼런스를 시작했다. 스페인 산티아고 길, 영국 코츠월드웨이, 캐나다 브루스 트레일 등 세계 유수의 트레일에 초청장을 보냈다. 첫해에는 ‘세계 트레일계에서 듣도 보도 못했던 너희가 월드트레일콘퍼런스를 한다고?’라면서 존재 자체를 믿지 못했던 그들이 한 해 두 해 제주를 찾으면서 친구가 되었다. 콘퍼런스를 통해 만난 그들에게 ‘우정의 길’을 제안해 그 나라 길에는 제주올레를 알리는 표지((標識)를, 제주올레에는 그 나라 트레일을 알리는 표지를 교환 설치하기 시작했다. 현재 스위스, 영국, 캐나다, 일본, 레바논에 제주올레 우정의 길이 만들어졌다. 월드트레일콘퍼런스 또한 3년째 계속되면서 규모가 확대되었다. 지난해에는 18개국 44개 트레일이 제주에서 모였다. 모인 김에 월드 트레일스 네트워크라는 이름으로 트레일 국제기구를 만들자는 총의까지 모았다. 올해 11월에도 제주에서 제4회 월드트레일콘퍼런스가 개최될 예정이고, 1~2년 안에 트레일 관련 국제기구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콘퍼런스를 통한 글로벌 네트워킹 덕에 지난 4월에는 제주올레가 미국에서 큰 상을 받았다. 아메리칸트레일스협회(American Trails)에서 주는 국제 트레일 상을 받은 것이다. 미국 최대의 트레일 연합체인 아메리칸트레일스협회는 2년에 한 번씩 미국 내 트레일을 시상해 오다 올해 처음 국제 트레일 상 부문을 신설했고, 그 첫 번째 상을 제주올레에 주었다. ‘미국과 유럽의 트레일에 비해 제주올레 역사는 짧지만, 그 어느 트레일보다 자연과 문화·지역 커뮤니티를 잘 연결하고 글로벌 네트워킹을 선도했다’는 이유다. 이렇게 조금씩 제주올레를 해외에 알려가다 보면 올레 길이 ‘외국인 반, 한국인 반’으로 채워지지 않을까.
  • 스페인 최강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17년 만에 국왕컵 우승

    스페인 프로축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호화군단’ 레알 마드리드를 꺾고 17년 만에 국왕컵(코파 델 레이)을 들어 올렸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18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메르나베우에서 열린 국왕컵 결승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이로서 통산 10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1996년 바르셀로나를 제치고 정상에 오른 이후 17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것이어서 기쁨이 컸다. 레알 마드리드를 꺾은 것은 1999년 이후 14년 만이다. 레알마드리드는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에서 2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프언스리그 준결승 탈락에 이어 국왕컵에서도 패배해 불운이 이어졌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절묘한 헤딩으로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연장 후반 반칙으로 퇴장당해 벤치에서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만 했다. 반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전반 코스타의 동점골에 이어 연장 8분 미란다의 결승골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르헨서 선명하게 촬영된 ‘UFO’ 포착

    아르헨서 선명하게 촬영된 ‘UFO’ 포착

    남미에서 찍은 한 장의 사진에 미확인비행물체(UFO)가 포착됐다. 사진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사진을 확대해 분석한 결과 물체에 햇빛이 반사되고 있었다.”면서 비행물체인 게 분명하다고 판정했다. 현지 언론은 “사진을 통해 UFO가 존재한다는 설이 다시금 힘을 얻게 됐다.”고 보도했다. 관심을 끌고 있는 UFO 사진은 아르헨티나 지방 산티아고델에스테로에서 엔지니어 두 명이 우연히 촬영했다. 사진을 보다가 하늘에 검은 물체가 떠 있는 걸 목격한 두 사람은 사진을 찍은 뒤 지방신문사 ‘엘리베랄’에 보냈다. 두 사람은 “아무래도 이상하다. 혹시 UFO일지 모르니 신문사가 확인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신문사는 아르헨티나에 또 다른 지방 엔트레리오스에 본부를 둔 UFO연구단체 ‘비전 UFO’에 문제의 사진을 보내 정밀감정을 부탁했다. ‘비전 UFO’는 사진을 확대해 정밀 분석한 끝에 “UFO의 사진이 분명하다.” 신문사에 알렸다. ’비전 UFO’는 “전문가들이 분석한 결과 사진 속 하늘에 떠있는 물체는 단단한 대칭 외형을 가진 비행체로 자체 발광과 햇빛이 반사되는 모습이 보인다.”고 밝혔다. 사진을 본 UFO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동일한 결론을 내놓고 있다. 산티아고델에스테로에서 활동 중인 UFO전문가 안드레스 미오티는 “사진을 보면 비행물체의 형태가 선명하다.”면서 “조금만 더 가까이서 찍었더라면 비행물체의 창문까지 보였을 것”이라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산티아고델에스테로는 전통적으로 자주 UFO가 목격되고 있는 곳”이라면서 “무관심한 당국이 체계적으로 목격기록을 남기지 않고 있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사진=엘리베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남미통신] 미모의 여자 모델, 3일간 감금 성폭행 당해 충격

    [남미통신] 미모의 여자 모델, 3일간 감금 성폭행 당해 충격

    납치된 미모의 20대 여자모델이 감금된 채 여러 차례 성폭행을 당해 충격을 주고 있다. 끔찍한 사건은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최근 발생했다. 모델 겸 TV 사회자로 활약 중인 알바 케사다(27)가 60세 남자에게 끌려 자동차에 오르면서 사건은 시작됐다. 알바 케사다(27)는 사건 당일 광고학원에서 공부를 마치고 나온 뒤 납치됐다. 범인은 얼마 전 그와 인사를 나눈 60세 팬이었다. 여자모델을 강제로 차에 태운 범인은 케사다의 다리 사이에 칼을 들이밀며 “조용히 가자.”고 위협했다. 당장이라도 찌르려는 기세에 눌려 케사다는 저항하지 못한 채 범인의 아파트로 끌려갔다. 바로 악몽이 시작됐다. 범인는 여자모델에게 코카인을 흡입케 한 뒤 성폭행했다. 범인은 장장 3일간 자신의 아파트에 여자모델을 감금한 채 성폭행을 되풀이했다. 경찰은 “여자모델이 신체적으로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큰 고통을 겪었다.”고 밝혔다. 여자모델은 그러다 기적적으로 아파트를 탈출했다. 범인이 열쇠꾸러미를 놔둔 채 화장실에 간 사이 재빨리 문을 열고 아파트를 탈출, 경찰서로 달려가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바로 출동, 문제의 아파트에서 범인을 검거했다. 경찰은 아파트에서 발견된 코카인 23g을 증거로 압수했다. 사진=페이스북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UEFA 챔피언스리그] 레알의 기적, 1골이 부족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 레알의 기적, 1골이 부족했다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끝내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가 도르트문트(독일)에 결승 길을 열어주고 말았다. 1일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경기장에서 열린 2012~1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레알은 후반 막판 두 차례나 거푸 도르트문트의 골망을 흔들어 2-0으로 이겼지만 지난달 25일 1-4로 패배한 1차전과의 합계 3-4로 결승행 티켓을 아깝게 놓쳤다. 한 골만 더 넣었더라면 동점을 이룬 뒤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결승에 오를 수 있었지만 그런 기적은 없었다. 슈팅 숫자 21-7, 공 점유율 59-41로 전·후반 내내 파상공세를 펼친 레알은 그러나 문을 꽁꽁 걸어 잠근 도르트문트의 압박 수비에 후반 30분이 넘도록 이렇다 할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카카와 카림 벤제마를 교체 투입하고서야 득점포가 터졌다. 후반 38분 메주트 외칠의 빠른 크로스를 벤제마가 선제골로 연결시켜더니, 5분 뒤에는 벤제마의 패스를 받은 세르히오 라모스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추가 골을 터뜨렸다. 기어코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는가 싶었지만 거기까지였다. 1차전에 이어 완벽에 가까운 공·수 짜임새로 레알의 맹공을 틀어막은 도르트문트는 딱 한 차례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던 1996~97시즌에 이어 16시즌 만에 유럽 클럽 정상을 정조준하게 됐다. 2일 새벽 또 다른 4강전(바르셀로나-바이에른 뮌헨) 결과에 따라 대회 사상 첫 분데스리가 팀끼리의 결승이 성사될 확률도 높아졌다. 뮌헨이 결승에 합류하면 어느 쪽이 이기든 12시즌 만에 독일 클럽이 우승 트로피인 ‘빅 이어(Big Ear)’를 가져가게 된다. 결승은 25일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단판 승부로 치러진다. 한편 2001~02시즌 빅 이어를 들어올린 뒤 10년 넘게 결승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레알은 주제 무리뉴 감독이 다른 팀을 알아보기로 했다. 가장 유력한 행선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첼시. 그의 후임으로는 위르겐 클롭 도르트문트, 카를로 안첼로티 파리생제르맹 감독 등이 물망에 오른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사비 알론소 등도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고 대신 가레스 베일(토트넘)을 비롯해 마루앙 펠라이니(에버턴), 세르히오 아구에로(맨체스터 시티) 등 EPL 스타들의 영입에 나설 전망이다. 토트넘은 베일의 이적료로 1억 파운드(약 1720억원)를 책정했지만 레알은 무조건 데려올 작정이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지구촌 ‘분노의 노동절’

    지구촌 ‘분노의 노동절’

    세계 노동절 123주년을 맞은 1일 지구촌 곳곳이 근무 여건 개선 등을 요구하는 집회·시위로 몸살을 앓았다. AFP통신에 따르면 최근 의류공장 붕괴로 400명 이상이 사망한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는 경찰 추산 2만여명이 시위를 벌였다. 시위 참가자들은 근무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붕괴 위험을 알고도 작업을 강요한 공장 건물주를 사형하라”고 촉구했다. 유럽연합(EU)은 3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방글라데시 최대 무역국으로서 현지 노동 조건이 우려된다”며 “공장들이 국제 노동기준을 따르도록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황 프란치스코도 1일 미사에서 붕괴 사고를 언급하며 “‘노예 노동’ 착취는 신의 뜻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기 침체에 시달려온 그리스에서는 양대 노총이 24시간 총파업에 돌입, 대중교통 운행이 중단되고 병원 운영도 차질을 빚었다. 실업률이 치솟고 있는 스페인에서도 양대 노조가 전국 80여개 도시에서 정부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를 주도했다. 터키에서는 이스탄불 탁심 광장에서 시위자들과 경찰이 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중국 저장(浙江)성 원링(溫嶺)시에서는 400~500대의 택시가 집단 파업을 벌이며 노동권 쟁취를 외쳤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중국에서 노동자들이 노동절을 맞아 ‘노동권 수호’를 외치며 파업을 벌인 것은 이례적이다. 미국과 남미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미 로스앤젤레스 당국은 3만여명이 참가하는 시위가 예고되자 해당 도로의 차량 통행을 차단했다. 칠레에서는 이날 모든 직장과 학교가 문을 닫았으며, 산티아고에서는 10만명의 노동자들이 거리시위를 했다. 대선 이후 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도 집회가 이어졌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세계 최고 英 물리학자, 아르헨티나 감옥에 갇힌 사연은

    세계 최고 英 물리학자, 아르헨티나 감옥에 갇힌 사연은

    산소의 존재를 처음으로 밝혀 낸 스웨덴 화학자 칼 셸레(1742~1786)는 모든 화합물의 맛을 확인하는 버릇이 있었다. 셸레는 결국 독극물인 비소의 맛을 보고 죽었다. 영국의 수학자인 고드프리 하디(1877~1947)는 수많은 난제를 풀어낸 당대의 꽃미남 천재였지만 거울 혐오증이 있었고 크리켓과 일광욕에 병적으로 집착했다. 역사상 위대한 업적을 남긴 과학자들의 삶을 좇다 보면 ‘광기 어린 천재’ 또는 ‘고독한 천재’로 표현되는 불행한 인생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수많은 천재들이 ‘괴짜’의 수준을 넘어 주변과 단절되면서 자신의 시대에 제대로 업적을 인정받지 못하고 단순히 ‘미친 사람’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헨리 캐번디시(1731~1810)는 자신과 얼굴을 마주친 하녀는 곧바로 해고할 정도로 여성 기피증이 심했고 연구실 서랍에 평생 연구 결과를 쌓아놓기만 했다. 아이작 뉴턴(1643~1727)은 남들이 자신의 연구 결과에 대해 물어보는 것을 귀찮게 여겨 만유인력의 법칙을 담은 ‘프린키피아’를 일부러 어렵게 썼다. 과학사 연구자들은 근본적으로 ‘남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는 데 익숙하고 논리적이거나 의식적인 사고보다는 직관적이고 비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이들이 결국 인류사를 바꿀 업적을 만들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사회성이 결여된 천재 과학자’의 계보는 오늘날에도 진행형이다. 러시아 수학자 야코블레비치 페렐만은 2002년 ‘100년의 난제’로 불리는 ‘푸엥카레의 추측’에 대한 해답을 인터넷 논문 공개 사이트에 올렸다. 이 문제에는 100만 달러의 상금이 걸려 있었지만 페렐만은 상금을 거부하고 지금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노모와 함께 연금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페렐만은 2006년 ‘수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 메달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역시 나타나지 않았고 ‘은둔의 수학자’로 불린다. 최근 역사에 기록될 만한 해프닝을 겪고 있는 ‘기이한 천재’ 한 사람이 과학계와 외신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폴 프램튼(왼쪽). 18세에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올해 70세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물리학과 교수이자 세계 최고의 입자물리학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살아 있는 학자 중 노벨상 수상자와 3편 이상의 공동 논문을 쓴 사람은 모두 11명으로 이 중 6명이 노벨상을 받았다. 프램튼은 나머지 5명 중 한 명이다. 이론적으로 프램튼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할 확률은 55%에 이른다. 프램튼은 최소한 14개의 ‘기념비적인’ 물리학 이론을 발표하기도 했다. 2011년 68세의 프램튼은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 ‘메이트1닷컴’에서 체코의 비키니 모델 데니스 밀라니(오른쪽)를 만났다. 채팅창의 여성은 검은 머리에 검은 눈동자, D컵 사이즈의 가슴을 자랑하고 있었다. 당시 그는 첫 부인과 이혼한 상태였다. 강의와 연구 시간을 제외하고 둘 사이의 달콤한 인터넷 대화는 끊이지 않았다. 프램튼은 자신이 밀라니와 사랑에 빠졌다고 믿었다. 하지만 2007년 ‘미스 월드 비키니’인 밀라니는 “어떻게 나 같은 여자를 좋아할 수 있냐”면서 전화 통화조차 거부했다. 오랜 설득이 이어졌고 밀라니는 자신의 화보 촬영이 예정된 볼리비아의 라파스에서 만날 것을 허락했다. 2012년 1월 7일 프램튼은 라파스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프램튼은 돌아오는 길에 밀라니와 함께할 것으로 믿었고 행복한 미래를 꿈꿨다. 하지만 ‘신혼여행’은 시작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캐나다 토론토와 칠레 산티아고를 경유하는 일정 중에 밀라니가 그에게 보낸 티켓은 취소된 상태였고 4일이나 지나 라파스에 도착했을 때 밀라니는 다음 촬영을 위해 벨기에 브뤼셀로 떠난 뒤였다. 밀라니는 브뤼셀로 가는 새로운 티켓을 보내겠다고 약속했고 우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가는 티켓이 도착했다. 밀라니는 메신저를 통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호텔에 가방을 놓고 왔다”면서 프램튼에게 가져다줄 것을 부탁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프램튼을 만난 물리학자 겸 변호사 존 딕슨은 곧바로 이상한 낌새를 챘다. 그가 프램튼에게 “그 가방에 마약이 들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지만 프램튼은 웃어넘겼다. 다음 날 허름한 뒷골목에서 프램튼은 커다란 이민가방을 넘겨받았고 가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밀라니를 만나자마자 노스캐롤라이나로 돌아올 것이라 믿었던 프램튼은 일정이 늦어지면서 그냥 집에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곧 미국으로 밀라니를 불러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공항에서 자신과 밀라니의 가방을 부친 프램튼은 카운터에서 자신을 부르는 다급한 목소리를 듣고 ‘세계적 학자의 좌석을 승급해 주려는 항공사의 배려’라고 여겼다. 하지만 잠시 후 프램튼을 둘러싼 것은 수많은 경찰이었다. 밀라니가 맡긴 가방 바닥에는 4㎏이나 되는 코카인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프램튼은 가방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아르헨티나 법원은 지난해 11월 프램튼에게 코카인을 미국에 밀반입하려 한 혐의로 4년 8개월의 금고형에 처했다. 데보토 교도소에 수감된 프램튼의 사건이 알려지면서 언론은 밀라니를 찾아나섰다. 실제 TV 화면에 등장한 비키니 모델 밀라니는 30대의 유부녀로, 프램튼을 알지도 못했다. 프램튼은 교도소 TV를 통해 자신이 철저히 속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전화 통화조차 하지 않은 비키니 모델과 68세 노인의 사랑.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프램튼은 어떻게 자연스럽게 빠져들 수 있었을까. 프램튼의 전처인 앤 마리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아주 훌륭한 과학자이지만 정신연령은 세 살에 불과했다”면서 “그는 다른 사람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항상 물리학 용어로 된 노래를 듣는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그가 어떻게 감옥에 들어갔는지를 들었을 때도 놀랍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프램튼의 기이함은 이혼 직후의 행적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당시 64세였던 그는 자신의 아이를 낳아줄 여성을 찾겠다며 인터넷에 “18~35세의 여성을 구함”이라는 광고를 올렸고, 중국에 살고 있는 한 여성을 고르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으로 간 그는 1시간만 여성을 만난 다음 자신의 연구를 도와주는 다른 교수를 만나고 돌아왔다. 단지 “그 여자는 도망가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뿐이었다. 감옥에서도 프램튼의 기행은 계속됐다. 그는 자신이 교수직을 잃거나 연구비가 끊길 것을 끊임없이 걱정했고 이를 ‘교수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는 메일을 지인들에게 보냈다. 또 변호사에게 “하버드대 총장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만나면서 자신의 석방을 강력히 요청하기로 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변호사조차 하루에 서너통의 전화를 하는 프램튼의 과대망상에 지칠 정도였다. 아르헨티나 법에 따르면 그가 미국으로 돌아가는 것은 내년 5월 이후에나 가능하다. 프램튼은 병보석을 허가받아 이 변호사의 집에서 남은 형기를 보내고 있다. 유일한 위안은 이제 그가 현실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물리학 연구를 위한 컴퓨터와 인터넷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천재 물리학자, 비키니 모델, 그리고 코카인 가방

    천재 물리학자, 비키니 모델, 그리고 코카인 가방

    산소의 존재를 처음으로 밝혀 낸 스웨덴 화학자 칼 셸레(1742~1786)는 모든 화합물의 맛을 확인하는 버릇이 있었다. 셸레는 결국 독극물인 비소의 맛을 보고 죽었다. 영국의 수학자인 고드프리 하디(1877~1947)는 수많은 난제를 풀어낸 당대의 꽃미남 천재였지만 거울 혐오증이 있었고 크리켓과 일광욕에 병적으로 집착했다. 역사상 위대한 업적을 남긴 과학자들의 삶을 좇다 보면 ‘광기 어린 천재’ 또는 ‘고독한 천재’로 표현되는 불행한 인생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수많은 천재들이 ‘괴짜’의 수준을 넘어 주변과 단절되면서 자신의 시대에 제대로 업적을 인정받지 못하고 단순히 ‘미친 사람’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헨리 캐번디시(1731~1810)는 자신과 얼굴을 마주친 하녀는 곧바로 해고할 정도로 여성 기피증이 심했고 연구실 서랍에 평생 연구 결과를 쌓아놓기만 했다. 아이작 뉴턴(1643~1727)은 남들이 자신의 연구 결과에 대해 물어보는 것을 귀찮게 여겨 만유인력의 법칙을 담은 ‘프린키피아’를 일부러 어렵게 썼다. 과학사 연구자들은 근본적으로 ‘남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는 데 익숙하고 논리적이거나 의식적인 사고보다는 직관적이고 비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이들이 결국 인류사를 바꿀 업적을 만들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사회성이 결여된 천재 과학자’의 계보는 오늘날에도 진행형이다. 러시아 수학자 야코블레비치 페렐만은 2002년 ‘100년의 난제’로 불리는 ‘푸엥카레의 추측’에 대한 해답을 인터넷 논문 공개 사이트에 올렸다. 이 문제에는 100만 달러의 상금이 걸려 있었지만 페렐만은 상금을 거부하고 지금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노모와 함께 연금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페렐만은 2006년 ‘수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 메달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역시 나타나지 않았고 ‘은둔의 수학자’로 불린다. 최근 역사에 기록될 만한 해프닝을 겪고 있는 ‘기이한 천재’ 한 사람이 과학계와 외신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폴 프램튼. 18세에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올해 70세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물리학과 교수이자 세계 최고의 입자물리학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살아 있는 학자 중 노벨상 수상자와 3편 이상의 공동 논문을 쓴 사람은 모두 11명으로 이 중 6명이 노벨상을 받았다. 프램튼은 나머지 5명 중 한 명이다. 이론적으로 프램튼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할 확률은 55%에 이른다. 프램튼은 최소한 14개의 ‘기념비적인’ 물리학 이론을 발표하기도 했다. 2011년 68세의 프램튼은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 ‘메이트1닷컴’에서 체코의 비키니 모델 데니스 밀라니를 만났다. 채팅창의 여성은 검은 머리에 검은 눈동자, D컵 사이즈의 가슴을 자랑하고 있었다. 당시 그는 첫 부인과 이혼한 상태였다. 강의와 연구 시간을 제외하고 둘 사이의 달콤한 인터넷 대화는 끊이지 않았다. 프램튼은 자신이 밀라니와 사랑에 빠졌다고 믿었다. 하지만 2007년 ‘미스 월드 비키니’인 밀라니는 “어떻게 나 같은 여자를 좋아할 수 있냐”면서 전화 통화조차 거부했다. 오랜 설득이 이어졌고 밀라니는 자신의 화보 촬영이 예정된 볼리비아의 라파스에서 만날 것을 허락했다. 2012년 1월 7일 프램튼은 라파스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프램튼은 돌아오는 길에 밀라니와 함께할 것으로 믿었고 행복한 미래를 꿈꿨다. 하지만 ‘신혼여행’은 시작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캐나다 토론토와 칠레 산티아고를 경유하는 일정 중에 밀라니가 그에게 보낸 티켓은 취소된 상태였고 4일이나 지나 라파스에 도착했을 때 밀라니는 다음 촬영을 위해 벨기에 브뤼셀로 떠난 뒤였다. 밀라니는 브뤼셀로 가는 새로운 티켓을 보내겠다고 약속했고 우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가는 티켓이 도착했다. 밀라니는 메신저를 통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호텔에 가방을 놓고 왔다”면서 프램튼에게 가져다줄 것을 부탁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프램튼을 만난 물리학자 겸 변호사 존 딕슨은 곧바로 이상한 낌새를 챘다. 그가 프램튼에게 “그 가방에 마약이 들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지만 프램튼은 웃어넘겼다. 다음 날 허름한 뒷골목에서 프램튼은 커다란 이민가방을 넘겨받았고 가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밀라니를 만나자마자 노스캐롤라이나로 돌아올 것이라 믿었던 프램튼은 일정이 늦어지면서 그냥 집에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곧 미국으로 밀라니를 불러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공항에서 자신과 밀라니의 가방을 부친 프램튼은 카운터에서 자신을 부르는 다급한 목소리를 듣고 ‘세계적 학자의 좌석을 승급해 주려는 항공사의 배려’라고 여겼다. 하지만 잠시 후 프램튼을 둘러싼 것은 수많은 경찰이었다. 밀라니가 맡긴 가방 바닥에는 4㎏이나 되는 코카인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프램튼은 가방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아르헨티나 법원은 지난해 11월 프램튼에게 코카인을 미국에 밀반입하려 한 혐의로 4년 8개월의 금고형에 처했다. 데보토 교도소에 수감된 프램튼의 사건이 알려지면서 언론은 밀라니를 찾아나섰다. 실제 TV 화면에 등장한 비키니 모델 밀라니는 30대의 유부녀로, 프램튼을 알지도 못했다. 프램튼은 교도소 TV를 통해 자신이 철저히 속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전화 통화조차 하지 않은 비키니 모델과 68세 노인의 사랑.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프램튼은 어떻게 자연스럽게 빠져들 수 있었을까. 프램튼의 전처인 앤 마리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아주 훌륭한 과학자이지만 정신연령은 세 살에 불과했다”면서 “그는 다른 사람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항상 물리학 용어로 된 노래를 듣는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그가 어떻게 감옥에 들어갔는지를 들었을 때도 놀랍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프램튼의 기이함은 이혼 직후의 행적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당시 64세였던 그는 자신의 아이를 낳아줄 여성을 찾겠다며 인터넷에 “18~35세의 여성을 구함”이라는 광고를 올렸고, 중국에 살고 있는 한 여성을 고르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으로 간 그는 1시간 뒤 여성을 만난 다음 자신의 연구를 도와주는 다른 교수를 만나고 돌아왔다. 단지 “그 여자는 도망가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뿐이었다. 감옥에서도 프램튼의 기행은 계속됐다. 그는 자신이 교수직을 잃거나 연구비가 끊길 것을 끊임없이 걱정했고 이를 ‘교수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는 메일을 지인들에게 보냈다. 또 변호사에게 “하버드대 총장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만나면서 자신의 석방을 강력히 요청하기로 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변호사조차 하루에 서너통의 전화를 하는 프램튼의 과대망상에 지칠 정도였다. 아르헨티나 법에 따르면 그가 미국으로 돌아가는 것은 내년 5월 이후에나 가능하다. 프램튼은 병보석을 허가받아 이 변호사의 집에서 남은 형기를 보내고 있다. 유일한 위안은 이제 그가 현실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물리학 연구를 위한 컴퓨터와 인터넷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발로텔리 “레알 선수들, 내 여친과 성관계” 파격 공약

    발로텔리 “레알 선수들, 내 여친과 성관계” 파격 공약

    각종 기행으로 축구계를 시끄럽게 하고 있는 ‘악동’ 마리오 발로텔리가 또 다시 폭탄 발언을했다. 발로텔리는 28일(한국시간)스페인 언론 ‘마르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할 팀은 도르트문트”라면서 이색 공약을 내걸었다. 발로텔리는 “레알 마드리드가 도르트문트를 꺾고 결승에 진출할 가능성은 없다”면서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 전원에게 내 여자친구와 성관계를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말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25일 독일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도르트문트에게 1-4로 완패했다. 홈 구장인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3-0 이상으로 승리해야 결승에 진출할 수 있다. 하지만 도르트문트의 상승세를 미뤄볼 때 이런 결과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발로텔리는 과거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인터밀란에서 뛸 당시 팀을 맡고 있던 조제 무리뉴(현 레알 마드리드) 감독과 갈등을 빚기도 했었다. 이런 악연으로 미뤄볼 때 그는 패배 위기에 몰린 무리뉴 감독과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을 놀리기 위해 자신의 여자친구까지 들먹인 것으로 보인다. 발로텔리는 베네수엘라 출신 모델 케일라 에스피노사를 비롯해 베티 쿠라쿠(그리스), 소피 리드(영국), 사라 토마시(영국) 등 주로 유명 모델들과 뜨거운 관계를 가져왔었다. 또 미스 이탈리아 출신인 멜리사 카스타뇰리, 영국 포르노 배우 홀리 핸더슨 등과도 염문설을 뿌리며 구설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여자친구였던 이탈리아 모델 라파엘라 피코가 “발로텔리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주장해 홍역을 앓기도 했다. 현재는 풍만한 엉덩이 라인으로 모델계의 샛별로 떠오른 파니 로베르트 네구에샤(벨기에)와 열애 중이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꿀벌 군단’ 레반도프스키, 세계 최강 레알에 ‘독침’을 꽂다

    ‘꿀벌 군단’ 레반도프스키, 세계 최강 레알에 ‘독침’을 꽂다

    그야말로 ‘폭격’이었다. ‘꿀벌 군단’ 도르트문트의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25·폴란드)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거함’ 레알 마드리드를 침몰시켰다. 레반도프스키는 25일(한국시간) 독일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혼자 4골을 터뜨리는 괴력을 과시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포르투갈)등 최정상급 멤버로 구성된 레알 마드리드가 머쓱해지는 순간이었다. 이날 레반도프스키는 위치선정 하나로 최고의 골잡이가 된 AC밀란의 필리포 인자기(40·이탈리아)를 떠올리게 했다. 호날두 같은 화려한 개인기를 갖추진 않았지만 완벽한 위치선정에 이은 간결한 마무리로 상대팀에 비수를 꽂았다. 상대 수비의 육탄방어를 뚫고 다이빙슛으로 만들어낸 첫 골, 오프 사이드 트랩을 교묘하게 부수고 들어가 만들어낸 두번째골, 동료의 크로스를 받은 뒤 간결한 터치 동작으로 수비를 무너뜨리고 뽑아낸 세번째 골은 그의 다재다능한 득점 기술을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페널티킥 상황에서 골키퍼를 농락하듯 가운데로 슛팅을 날려 골망을 흔든 ‘강심장’도 인상적이었다. 세계 최고의 골잡이로 꼽히는 호날두도 이날 한 골을 기록했지만 레반도프스키의 맹활약과 팀의 패배 앞에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었다. 레반도프스키는 리오넬 메시(26·바르셀로나)에 이어 한 경기에서 많은 골을 터뜨린 선수로 챔피언스리그 기록에 이름을 올렸다. 메시는 지난해 3월 레버쿠젠(독일)과의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5골을 몰아치며 최다 기록을 세웠다. 레반도프스키는 이번 시즌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27경기에 출전해 23골을 기록하며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페널티 박스 안 어떤 위치에서도 골을 넣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는 올 여름 이적시장을 앞두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이상 잉글랜드), 바이에른 뮌헨(독일) 등 명문 구단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레반도프스키는 경기가 끝난 뒤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네 골을 널어서 기분은 좋지만 이제 첫 걸음을 뗐을 뿐”이라면서 “목표는 결승에 올라가는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도르트문트와 레알 마드리드의 2차전은 다음달 1일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인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아르헨 유성 폭발…새벽이 하얀 대낮으로

    아르헨 유성 폭발…새벽이 하얀 대낮으로

    아직 해를 보려면 한참 기다려야 하는 시간에 갑자기 하늘이 대낮처럼 환해지는 기이한 현상이 남미에서 발생했다. 하늘에선 빠르게 이동하는 불덩어리까지 목격돼 한때 일부 주민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현지 언론은 “보통보다 훨씬 크기가 큰 유성이 폭발하며 떨어지면서 흔치 않은 현상이 벌어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주민들이 이상한 경험을 한 곳은 아르헨티나 북부 지방이다. 지난 21일 오전 3시30분쯤(현지시각) 갑자기 하늘에서 강한 빛이 발산하기 시작했다. 유성이 폭발하면서 조명탄을 쏘아올린 듯 주변은 순식간에 환해졌다. 밤이 대낮으로 바뀌자 깜짝 놀라 밖으로 뛰어나간 주민들은 하늘을 비행하는 불덩어리를 봤다. 공포에 질려 “지옥에서 불이 떨어진다.”고 소리치는 주민도 있었다. 일부 주민들은 새벽에 낮이 된 도시, 하늘을 가로지르는 불덩어리 비행체 등을 카메라로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렸다. 소식은 전국으로 번지면서 아르헨티나는 발칵 뒤집혔다. 전문가들이 나서 파악한 이상현상의 범인(?)은 상당한 크기로 추정되는 유성이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아르헨티나 북부지방에선 지름 40--45cm 정도의 유성이 떨어졌다. 유성은 시속 130km의 속도로 북부에서 남부지방을 향해 비행하듯 떨어졌다. 차코, 투쿠만, 산후안, 꼬리엔테스, 라리오하, 살타, 코르도바, 카타마르카, 산티아고데에스테로 등 아르헨티나 9개 주에서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유성이 목격됐다. 한 천문학자는 “아르헨티나 북부에선 하루 평균 5-6개의 유성을 목격할 수 있다.”면서 “이번에 떨어진 유성은 보통 것보다 크기가 커 기이한 현상을 동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라나시온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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