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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25편 속 온갖 술 이야기

    혈기왕성한 시절에는 그게 문제였다. 한 번 꽂히면 반드시 해봐야 직성이 풀렸다. 인생 막장에 몰린 끝에 남은 재산 탈탈 털어 술 마시다 죽겠다며 환락의 도시를 찾은 남자 이야기를 다룬 영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를 보고서도 그랬다. 주인공이 선물받은 휴대용 술통에 시선이 쏠렸다. 그래서 남대문 시장을 찾았다. 제법 그럴듯한 휴대용 술통을 찾아냈지만 가격이 문제였다. 차라리 소주 한 잔이나 더하자는 생각에 발길을 돌렸다. ‘술꾼의 품격’(임범 지음, 씨네21북스 펴냄)은 이렇듯 읽는 사람들에게 술에 얽힌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애주가를 위한 교양서다.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를 비롯해 영화 25편에 등장하는 온갖 술을 소재로 삼는다. 그 술들의 원료, 제조법, 유래 등을 자세하게 풀어서 영화 이야기와 맛깔스럽게 섞는다. 칵테일처럼, 폭탄주처럼. 무작정 부어라 마셔라 식의 에세이가 아니라 음주에 품격을 부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펼쳐지기 때문에 주도락가(酒道家)라면, 아니 주도락가가 아니라고 해도 읽어봄직하다. 흔히 자주 마시기 때문에 잘 알고 있을 것 같은 맥주를 예로 들어보자. 에일 맥주와 라거 맥주라는 게 있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 에일은 고온 숙성 효모가, 라거는 저온 숙성 효모가 사용된다. 드라이 맥주는? 단맛을 줄인 맥주다. 라이트 맥주는? 칼로리를 줄인 맥주다. 이 밖에 술과 관련한 여러 팁이 덤으로 제공된다. 술에 관하여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한국이지만 저자가 다룬 한국 영화는 세 편에 불과하다. 일본의 산토리 위스키, 중국의 고량주가 위용을 뽐내고 있는 반면, 정작 진짜배기 우리 술은 등장하지 않는다. ‘질투는 나의 힘’과 ‘우묵배미의 사랑’에는 각각 1970~80년대 우리 술 문화를 상징하는 기타재제주 캡틴큐와 런던드라이진에 대한 추억이 담긴다. 양주는 수입이 규제됐고, 또 값이 비싸서 못 먹던 시절에 위스키, 브랜디, 럼, 보드카 등의 전체 20%도 안 되는 원액에 값싼 알코올을 섞어 만든 싸구려술을 기타재제주라고 한다. 봉준호 감독의 장편 데뷔작 ‘플란더스의 개’는 1980년대 중반 군과 검찰에서 시작돼 이제는 대학생들도 익숙해진 폭탄주가 페이소스를 제공한다. 폭탄주의 원조를 한국으로 알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 폭탄주처럼 섞는 술을 서양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보일러 메이커’라고 불렀다. 일간지(한겨레신문) 기자 출신의 대중문화평론가인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한국의 술 문화를 이야기할 때 가장 아쉬운 건 한국 전통의 명주가 적다는 것과,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마시는 소주와 맥주의 맛이 썩 훌륭하다고 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그래서 소주든 맥주든 브랜드를 굳이 따지지 않고 술과 술을 섞어 마시는 일이 많다.” 1만 20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가을철 ‘3色 비엔날레’ 관객 유혹

    가을철 ‘3色 비엔날레’ 관객 유혹

    2년마다 열리는 국제 미술전람회인 비엔날레가 올해 서울, 부산, 광주에서 9월에 일제히 개막한다. 비엔날레에 참여할 작가를 선정하고 주제를 정하는 등 총지휘를 담당한 전시감독들이 전시 주제를 발표하면서 비엔날레 성격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회가 지난 19일 발표한 전시 주제는 ‘삶 속의 진화’. 부산 시립미술관 등에서 9월11~11월20일 열리는 제6회 부산비엔날레를 기획하는 감독은 일본의 독립 큐레이터 아주마야 다카시(42)다. 2005~2007년 오사카 산토리 미술관에서 시작해 도쿄 로열미술관에서까지 전시하며 인기를 얻었던 ‘건담-제너레이팅 퓨처’전을 기획했다. 아주마야 감독은 25일 “바다는 진화의 모태이며 부산비엔날레의 정체성을 보여준다.”며 “생물학적 의미의 진화뿐 아니라 지적·문화적 측면에서 인류 및 도시의 진화, 그리고 진화 속에서의 ‘개인의 존재’에 대해 고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광주 감독 외국인… 차별화 경쟁 그동안 ‘현대미술전’, ‘바다미술제’, ‘부산조각프로젝트’ 등 3개 전시로 나누어 진행하던 부산비엔날레는 올해는 하나의 주제 아래 밀도 있게 이루어진다. 기존 200~300여명이던 참여작가 숫자도 올해는 75명으로 줄였다. 작품 수도 135점으로 축소했다. 전시장소인 수영 요트경기장 전시장과 광안리 해수욕장은 바다와 인접한 부산의 지역적 특성을 살려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살피는 작품들로 꾸며진다. 이미 선정된 참가 작가로는 차기율(한국)과 자독 벤 데이비드(이스라엘), 알래스테어 데스몬드 매키(영국), 장-뤽 모에르만(벨기에), 인지 에비네르(터키), 딘 큐 레(베트남), 야노베 겐지(일본) 등이다. 모두 아주마야 감독과 친분이 있거나 한번이라도 그가 직접 작품을 본 적이 있는 작가들이다. 아주마야 감독은 외국인이지만 2008년 부산비엔날레 객원 큐레이터로 참여했고, 한국 작가들과의 교류도 활발하다. 아시아 최고의 미술 행사로 자리 잡은 광주비엔날레는 8회째에 접어들었다. 9월3일 개막해 11월7일 막을 내린다. 광주비엔날레 예술 총감독도 외국인이다. 이탈리아 출신의 마시밀리아노 지오니(37)다. 그는 최근 “비엔날레 주제를 고은 시인의 연작시 제목인 ‘만인보’(10000 Lives)로 결정했다.”면서 “올해는 5·18 광주민중항쟁 30주년이 되는 해이고, 5·18 정신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광주비엔날레의 정체성과 역사성에 비추어 만인보를 주제로 했다.”고 밝혔다. ●기간 비슷해 ‘비엔날레 투어’ 특수 기대 김선정(45)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가 전시감독을 맡은 제6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는 ‘미디어시티 서울 2010’을 주제로 9월8~11월17일 열린다. 최첨단 미디어아트 경연장으로서의 서울을 재조명할 계획이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외동딸인 김 감독은 독립 큐레이터로 활동하며 입지를 굳혔다. 세 개의 비엔날레 기간이 비슷해 전시를 잇따라 찾는 ‘비엔날레 투어’ 관람객도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전시감독들의 고민은 커지게 됐다. 차별화에 성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주마야 감독은 “비엔날레는 전시감독의 생각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장소가 갖는 개성과 특성이 매우 중요한 요소”라면서 “각 비엔날레는 열리는 장소가 다른 만큼 각자 다른 개성과 성격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오바마 아시아구상은 ‘실리’

    │도쿄 박홍기특파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4일 “미국은 태평양 국가”라고 전제, 아시아 국가와의 중시 및 연대 강화를 한층 강조했다. 또 아시아지역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겠다는 자세를 분명히 했다.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도쿄 시내의 산토리홀에서 가진 ‘미국의 아시아정책’ 강연을 통해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의 안보를 보장하는 강력하고 효과적인 핵 억지력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오바마 대통령의 이른바 ‘도쿄 연설’은 지난 4월 핵없는 세계를 주창한 ‘프라하 연설’, 6월 이슬람 사회와의 화합을 꾀한 ‘카이로 연설’에 이어 미국의 포괄적인 아시아 정책 구상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도쿄 연설은 이념과 이상주의의 색채가 짙던 프라하와 카이로의 연설과 달리 실리적·현실적인 측면이 강하다.오바마 대통령은 “21세기 미국의 미래는 아시아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면서 “하와이에서 태어나, 인도네시아에서 자란 미국 최초의 ‘태평양지역 출신의 대통령’”이라며 아시아와의 개인적 인연도 내세웠다.북한 정책과 관련, “미국은 결코 북한의 핵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국제적 의무를 다하지 않을 경우 안보가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약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을 겨냥,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지 않는다.”면서 “중국과의 관계 강화가 동맹국들과의 유대를 약화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 중국을 대립이 아닌 협력의 파트너로 규정했다. 미·일 동맹의 재검토와 중국 관계의 재정립은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정책에 대한 변화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또 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국 시장도 염두에 뒀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본에 대해서는 “대등과 상호이해에 기초한 불멸의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며 미·일 동맹관계를 치겨세웠다.경제 정책과 관련, “미국은 다자간 시장개방 협상인 도하개발어젠다(DDA)를 지지한다.”면서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에 노력하는 한편 다른 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의 통상협정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기를 거론하면서 아시아국가들에 미국의 이익도 고려하는 균형잡히고 지속가능한 동반 성장을 촉구했다.hkpark@seoul.co.kr
  • [열린세상] 하토야마의 ‘동아시아 공동체’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하토야마의 ‘동아시아 공동체’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지난 12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일본에서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후 도쿄 산토리 홀에서 미국의 신아시아 정책구상을 밝히는 연설을 했다. 이 자리에서 오바마는 “미·일동맹이 아시아 안정의 기축”이라고 강조함과 동시에 “미국도 동아시아 공동체에 적극 참여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이 발언은 집권하자마자 ‘대등한 대미관계’와 ‘아시아중시’ 그리고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을 내걸고 새로운 행보를 모색하고 있는 하토야마 ‘우애 외교’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화답으로 볼 수 있다. 최고 지도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수시로 매스컴에 노출되고 정상 외교가 일상화되고 있는 오늘날의 상황에서 국가 정상이 구사하는 언설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대동아공영권’의 나쁜 잔영을 기억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하토야마 총리가 마치 자신의 전매 특허처럼 주창하고 있는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갖게 된다. 그러나 ‘동아시아 공동체’라는 용어는 학문적인 개념으로 보아도 애매모호할 뿐 아니라 외교정책 개념으로 보기에도 구체성이 너무 떨어진다. 우선 동아시아 공동체의 주체는 누구이며 그 내용은 무엇이고 공동체 건설을 위해서 어떠한 과정과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하토야마 총리 스스로도 아무런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하토야마 현 총리의 조부인 이치로는 쿠덴호프 칼레르기라는 사람의 ‘자유와 인생’이라는 저서에 매료되어 총리직에 오르기 직전인 1953년에 이를 번역 출간한 바 있는데 이 저서야말로 하토야마 가문이 금과옥조처럼 주장하고 있는 ‘우애’의 정치를 이해하는 열쇠가 된다. 칼레르기는 오스트리아 귀족과 일본인 사이에서 태어난 인물로 유소년기를 일본에서 보냈는데 이치로는 과도한 자유와 평등을 경계하는 개념으로 칼레르기가 강조한 우애(fraternity)를 정치 신조의 중심에 위치시켰다. 칼레르기는 이 책에서 우애사상 이외에도 범유럽론(Pan Europe)을 주창했다. 그는 유럽통합의 정신적 지주라고 할 수 있는 장 모네와 더불어 유럽 통합의 사상과 운동을 전개한 인물로 그 공적이 평가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하토야마의 아시아 공동체론의 원형은 칼레르기의 유럽통합론에 그 기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하토야마의 ‘동아시아 공동체론’은 전후 만년 여당이었던 자민당 정권의 대미추종 일변도 외교와 아시아 경시태도에 대한 비판의 의미를 담고 있다. 동시에 오늘날 일본이 처한 국제정치적 현실의 산물 내지 시대정신의 표출이라고도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거대국으로 급속하게 대두되고 있는 중국의 존재와 세계경제의 기관차 구실을 하고 있는 동아시아 지역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일본 외교의 궤도수정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즉 하토야마의 동아시아 공동체론은 미국과의 동맹을 일본 외교의 중심축에 놓으면서도 새롭게 부상하는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중시하겠다는 현실주의적 외교나 다름없는 것이다.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한반도와 동아시아지역 전체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담보하는 진정한 ‘동아시아 공동체’의 실현이야말로 외교수사 차원을 넘어서 국가전략의 목표로서 추구해야 할 핵심적인 외교과제가 아닐 수 없다. 향후 동아시아 국제질서는 미국과 중국의 양강 구도(G2)로 이행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전후 냉전체제하 미국과 소련의 대결구도 속에서 서유럽 지역을 평화와 번영의 유럽연합(EU) 공동체로 창출해낸 주역이 다름아닌 독일과 프랑스였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거 전쟁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화해를 통해 증오와 갈등을 극복하고 새로운 유럽공동체 수립의 주역을 담당한 독·불 관계에서 21세기의 한·일관계의 미래를 유추해 보는 것이 단순한 몽상만은 아닐 것이다.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 까칠한 골드미스들의 특별한 로맨스 ‘핑크빛 감동 속으로’

    까칠한 골드미스들의 특별한 로맨스 ‘핑크빛 감동 속으로’

    무더위가 정점에 달했다는 건, 곧 가을이 온다는 신호다. 날씨가 선선해지기도 전, 먼저 채비를 서두르는 쪽은 극장가다. 가을 하면 생각나는 로맨틱코미디 영화들을 하나 둘씩 내다 걸기 시작했다. 지난 20일 ‘소피의 연애매뉴얼’이 열어젖힌 문으로 27일엔 ‘나의 로맨틱 가이드’가, 새달 3일엔 ‘프로포즈’가 얼굴을 내민다. 특히 ‘나의 로맨틱 가이드’와 ‘프로포즈’는 연애에 약한 골드미스(능력있는 만혼여성)를 전면에 내세워 그들만의 특별한 사랑법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간다. ●27일 개봉 ‘나의 로맨틱 가이드’ 톰 행크스 제작… 그리스 유적지 볼거리 풍성 ‘나의 로맨틱 가이드’는 흥행배우이자 제작자인 톰 행크스가 ‘나의 그리스식 웨딩’, ‘맘마미아’에 이어 ‘그리스 로맨스’ 3부작 완성편으로 내놓은 작품이다. ‘나의 그리스식 웨딩’의 히로인인 니아 발다로스가 또 한번 주연으로 나섰다. 무엇보다 ‘그리스로 떠난다.’는 설정으로 눈으로나마 산토리니, 델포이, 올림피아 등 그리스의 유명 유적지를 여행할 수 있다는 점이 구미를 당긴다. 대학교수를 꿈꾸는 역사학자 조지아(니아 발다로스)는 고향인 그리스에서 임시로 여행가이드 일을 한다. 그녀의 고지식한 스타일은 관광객들에게 무시당하기 일쑤다. 제멋대로인 관광객들에게 조지아는 점점 지쳐가고, 마침내 이 여행을 끝으로 일을 그만두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그 순간부터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난다. 원수 같기만 하던 여행객들이 그녀의 진심을 알고 다가오기 시작한 것. 마음을 연 그녀에게 말수 적은 버스운전사 포르코피(알렉시스 조고리스)의 진심도 느껴지기 시작한다. ●새달 3일 개봉 ‘프로포즈’ 산드라 블록 주연… 로맨틱 코미디의 진수 ‘프로포즈’(감독 앤 플레처)는 ‘당신이 잠든 사이에’, ‘미스 에이전트’, ‘투 윅스 노티스’의 산드라 블록이 주연으로 출연했다. 상대역은 스칼렛 요한슨의 남편으로 할리우드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가 맡았다. 뉴욕의 한 출판사 편집장인 마거릿(산드라 블록)은 까칠한 성격 때문에 직장에서 ‘마녀’로 통한다. 잘 나가던 그녀에게 어느 날 위기가 닥치는데, 비자 문제 때문에 고국인 캐나다로 추방될 위기에 놓이는 것. 얼떨결에 ‘곧 결혼한다.’고 거짓말을 둘러댄 그녀가 결혼상대로 지목한 사람은 3년 동안 부려먹은 비서 앤드루(라이언 레이놀즈)다. 앤드루는 ‘내가 나가면 너도 잘린다.’는 마거릿의 협박에 어쩔 수 없이 위장 결혼에 동의한다. 이민국 조사관을 완벽히 속이기 위해 둘은 약혼사실을 알리러 앤드루의 고향 알래스카로 떠난다. 16살 때 부모를 잃고 줄곧 혼자 살아온 마거릿은 활기 넘치는 앤드루 가족의 모습에 마음의 동요를 느낀다. 한바탕 결혼식 소동을 겪는 동안 마거릿과 앤드루 사이에서는 사랑의 감정이 싹터간다. ‘나의 로맨틱 가이드’와 ‘프로포즈’는 결혼적령기가 넘도록 싱글인 채 늘 앞만 바라보며 달려가던 여성들의 일탈기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최근 회자되고 있는 속칭 ‘건어물녀’(유능하지만 사회생활에 지쳐 연애조차 귀찮아하는 여성), ‘철벽녀’(연애에 관심은 있지만 마음의 빗장을 친 여성) 등 사회현상으로까지 부각된 만혼 풍조, 성공에 대한 강박관념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공감의 진폭도 넓다. ‘나의 로맨틱 가이드’는 ‘10일 안에 남자친구에게 차이는 법’, ‘미스 에이전트’ 등을 만든 도널드 페트리 감독이, ‘프로포즈’는 ‘스텝 업’, ‘27번의 결혼 리허설’의 앤 플레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전작들의 면면에서 보듯, 두 감독은 모두 재미와 감동 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로맨틱 코미디로서의 모범 답안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해서 식상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장르 특성상 해피엔딩 등 전형성도 엿보이지만, 현대사회의 각박한 단면을 날카롭고도 해학적으로 그려낸 장면 등은 진일보했다는 인상을 안겨준다. 게다가 여성의 심리를 섬세하게 포착한 점, 오버 연기나 감정과잉 없이도 웃음을 유발하는 점 등도 긍정적으로 볼 대목이다. 모두 15세 이상 관람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그래픽 강미란기자 mrkang@seoul.co.kr
  • [1000만 영화①] ‘해운대’ 축포, 한국영화의 희망을 쏘다

    [1000만 영화①] ‘해운대’ 축포, 한국영화의 희망을 쏘다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 ‘해운대’(감독 윤제균·제작 JK필름)가 10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단순히 1000만 관객을 기록하는 것에 대한 ‘대박’ 축포가 아닌 한국영화 산업 전체에 희망의 불씨를 지피는 신호탄이다. ◇ 3년 만에 나타난 ‘천만 클럽’ = ‘해운대’의 천만 클럽 가입은 ‘괴물’ 이후 3년 만에 한국 영화가 거둔 쾌거다. 특히 지난 2006년 극장 점유율 63.8%로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온 한국영화의 ‘반등세’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해운대’의 천만 관객 돌파는 한국 영화산업 전반에 걸쳐 새로운 돌파구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해운대’의 흥행으로 폭발한 영화 시장의 호황은 그동안 움츠려 있던 투자자들의 움직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입장수익만 800억, 최대수혜자는 CJ = 총 관객수가 1000만 명을 돌파할 경우 ‘해운대’의 입장 수익은 800억 원(평일 영화관람료 8000원 기준)에 달하게 된다. 이 중 세금과 극장의 몫을 제외하고, 투자사인 CJ엔터테인먼트와 제작사 JK필름이 올릴 총 매출액은 300억 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순수 제작비 130억 원과 기타 마케팅 비용 등을 포함한 30억 원을 다시 제외하면 순이익 140억 원을 투자사와 제작사가 나눠 갖게 된다. 이번 영화의 투자·제작·배급의 전 과정에 참여한 CJ 측이 배급수수료와 공동제작 수익, 투자 수익까지 얻어 영화 ‘해운대’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미국·중국 등 세계무대로 ‘新한류’ =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유럽과 아시아 등 24개국에 수출된 ‘해운대’는 오는 25일과 28일 각각 중국과 미국에서 개봉된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중국 전역에서 대규모 개봉이 예상되고 미국에서도 최대 극장체인 AMC씨어터에서 상영되는 만큼 적지 않은 규모의 관객수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만약 중국에서 ‘해운대’가 큰 성공을 거둔다면 7인의 출연배우 중 새로운 한류스타가 탄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곧 아시아시장을 책임질 한류 스타에 주목하고 있는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의 주목을 끄는 발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해운대’의 브랜드 가치 ‘수직 상승’ = 극중 하지원과 설경구가 마시는 부산지역 상품 ‘시원’(C1) 소주는 얼마 전 ‘해운대 관객 1000만명 돌파 축하’ 상표를 부착해 1000만 병을 더 생산했다. 또 부산 해운대구청이 지난 6월 말부터 관광 상품으로 판매한 ‘해운대’ 티셔츠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수혜자는 부산 ‘해운대’ 그 자체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영화의 제목이자 배경인 ‘해운대’ 브랜드에 대한 가치는 수천억 원에 달한다. ‘해운대’가 미국과 중국 등지에서 개봉되어 흥행몰이를 할 경우 이제 ‘해운대’는 전세계적으로 ‘산토리니 해변’만큼 유명해질 지도 모를 일이다. 사진제공 = JK필름,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日 이색 유전자조작 상품들

    日 이색 유전자조작 상품들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에서 유전자조작(GM)으로 개발한 ‘파란 장미’가 가을에 시판될 전망이다. 단백질을 다량으로 함유한 누에고치, 알레르기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등의 유전자 조작‘기능성 쌀’ 개발에도 나섰다. 일본도 유전자조작작물(GMO)의 상업 재배국에 한걸음 바짝 다가선 셈이다. 다만 소비자의 70% 이상이 GMO에 대해 불안감을 갖고 있는 현실을 고려, 식용보다는 관상·섬유·의학용 쪽에 비중을 두고 있다. 파란장미는 지난 2004년 산토리와 호주의 프로리진사의 공동 연구 끝에 유전자조작을 통해 처음으로 개발됐다. 장미에는 빨강·흰색·분홍·노랑의 색소가 있지만 파란 색소는 없다. 때문에 파란 장미는 ‘불가능’의 뜻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파란 장미가 상용화되는 만큼 ‘불가능’의 의미는 없어질 판이다. 산토리 측은 지난해 농림수산성과 환경성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일반 농장에서 파란 장미를 재배, 가을부터 꽃꽂이용으로 판매하기로 했다. 군마현은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내년부터 ‘GM누에’를 실용화할 계획이다. 단백질을 다량으로 함유한 누에고치를 만들어내는 누에를 생산, 의료용 인공혈관 등에 응용토록 할 계획이다. 농림성은 농업과 건강을 묶은 ‘새로운 산업개척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의약품용’이라는 전제 아래 꽃가루 알레르기의 증상을 누그러뜨리는 ‘알레르기 완화미(米)’, 혈압과 중성지방의 조절에 효과적인 ‘기능성 쌀’ 등의 상품화도 서두르고 있다. hkpark@seoul.co.kr
  • [국제배구대회] 삼성화재, 우리캐피탈에 힘겨운 역전승

    프로배구 ‘챔피언’ 삼성화재가 신생팀 우리캐피탈의 돌풍을 힘겹게 잠재웠다. 삼성화재는 29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계속된 2009 부산·IBK 기업은행 국제배구대회 남자부 B조 경기에서 먼저 두 세트를 내준 뒤 뒷심을 발휘하며 우리캐피탈에 3-2(15-25, 22-25, 26-24, 25-18, 15-11)로 역전승을 거뒀다. 1패 뒤 3연승을 달린 삼성화재는 조 2위에 올랐고 우리캐피탈은 2연승 뒤 첫 패배를 당했다.첫 2세트를 완벽하게 따낸 우리캐피탈이 3세트에서도 24-24 듀스를 만들자 이변이 일어나는 듯했다. 그러나 노련미의 삼성화재는 고희진의 속공에 이어 장병철의 블로킹으로 한숨을 돌렸다. 파이널 세트 14-11에서는 이형두가 오픈 스파이크를 내리 찍으며 1시간59분의 접전을 끝냈다. 장병철이 블로킹 4개, 서브 에이스 2개를 포함해 25점을 올려 트리플크라운급 활약을 펼쳤다. 대한항공은 강동진(22점), 김학민(13점)이 폭발해 산토리 선버즈(일본)를 3-0(31-29, 25-23, 25-20)으로 물리치고 3연승 행진을 이어갔다.여자부 A조에서는 톈진(중국)이 KT&G를 3-1(25-18, 25-15, 18-25, 25-22)로 누르고 조 1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이로써 여자부 준결승은 30일 톈진-덴소(일본), 31일 현대건설-흥국생명의 대결로 압축됐다.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오늘의 경기]

    ■프로야구 ●LG-삼성(잠실) ●히어로즈-SK(목동) ●한화-두산(대전) ●롯데-KIA(사직 이상 오후 6시30분) ■프로배구 부산국제대회 ●톈진-KT&G(오후 2시) ●대한항공-산토리(오후 4시) ●삼성화재-우리캐피탈(오후 6시 이상 사직체)
  • [2009 부산·IBK 기업은행 국제배구대회] LIG, KEPCO45 완파… 2연승

    [2009 부산·IBK 기업은행 국제배구대회] LIG, KEPCO45 완파… 2연승

    남자프로배구 제6구단 우리캐피탈이 2연승을 질주하면서 신생팀 돌풍을 이어갔다. 우리캐피탈은 27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09 부산·IBK 기업은행 국제배구대회 남자부 B조 2차전에서 무려 60.61%의 공격성공률을 보인 안준찬(21점)과 최귀엽(13점)의 맹활약을 앞세워 일본의 산토리를 3-0으로 완파했다. 월드리그에서 스타로 떠오른 센터 신영석(8점)도 블로킹 5점을 기록, 팀 승리를 도왔다. 지난 25일 중국의 제지앙을 3-0으로 완파했던 우리캐피탈은 두 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연승을 낚았다. 준결승 진출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앞서 열린 남자부 A조 예선에서는 LIG가 무려 56%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한 독일 출신 용병 크리스티안 팜펠(16점)과 김요한(13점)의 ‘쌍포’에 힘입어 KEPCO45를 3-0으로 완파했다. 지난 24일 개막전에서 현대캐피탈전 13연패의 사슬을 끊는 쾌거를 달성했던 LIG는 이날 2연승을 달리며 준결승 진출에 한걸음 다가갔다. ‘아시아의 거포’ 강만수 감독이 이끄는 KEPCO45는 지난 25일 사이파(이란)를 꺾고 첫 승을 거뒀지만, 이번 경기에서 첫 패배의 쓴잔을 들이켰다. 여자부 A조 경기에서는 흥국생명이 중국의 톈진에 1-3으로 석패했다. 흥국생명은 서브득점에서 14-8로 앞서고, 주포 황연주가 양팀 최다인 22점을 올리는 등 분전했지만 공격력의 열세를 실감해야 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오늘의 경기]

    ■ 프로배구 ●흥국생명-톈진(오후 2시) ●LIG-KEPCO45(오후 4시) ●우리캐피탈-산토리(오후 6시 이상 부산 사직체) ■ 야구 봉황대기 고교대회(오전 10시 수원종합운)
  • [내일의 경기]

    ■프로축구 ●전북-울산(오후 7시 전주) ●대전-경남(오후 7시30분 대전) ■프로배구 ●현대건설-덴소(낮 12시) ●도로공사-타이베브(오후 2시) ●삼성화재-산토리(오후 4시) ●대한항공-제지앙(오후 6시 이상 사직체)
  • 올 여름 더위 날릴 ‘휴가용 영화’ 4선

    올 여름 더위 날릴 ‘휴가용 영화’ 4선

    올여름에는 경제 불황으로 주머니가 얇아진 직장인들이 휴가 비용을 대폭 줄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근 한 설문업체는 직장인 36%가 지난해 대비 휴가 비용을 줄일 계획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게다가 전체 응답자 중 15.9%의 직장인은 “그냥 집에서 보내겠다.”고 응답해 이번 여름 피서 인파는 예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여름 극장가에서는 멀리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관객들을 위해 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해줄 ‘쿨한 영화’를 준비하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해운대를 배경으로 물 재난을 그린 영화부터 설원을 배경으로 한 스키 영화, 1억년 전 빙하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까지, 올여름 시원한 휴가용 영화들이 대거 개봉될 예정이다. #물·쓰나미 재난 그린 ‘해운대’ 여름이면 가장 많이 찾는 인기 피서지 ‘해운대’가 올여름에는 악몽의 공간으로 바뀐다. 영화 ‘해운대’는 2004년 인도네시아를 휩쓸었던 쓰나미가 해운대 앞바다에 들이닥친다는 설정으로 이를 둘러싼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펼친다. 매년 수많은 인파로 발 디딜 틈 없었던 해운대를 직접 가기 힘들다면 극장에서 해운대 앞에 닥친 쓰나미를 보며 시원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23일 개봉된다. #눈 위에 펼쳐지는 스키점프 ‘국가대표’ 동계 스포츠 스키점프를 소재로 한 영화 ‘국가대표’는 3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국가대표’는 1996년 전라북도 무주,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정식 종목 중 하나인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이 급조되며 벌어지는 웃음과 감동을 그린다. ‘국가대표’가 최근 ‘피겨 요정’ 김연아 선수 활약덕분에 높아진 동계 스포츠 열풍 덕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빙하기로의 추운 여행 ‘아이스 에이지3’ 오는 8월 13일 ‘아이스 에이지3: 공룡시대’가 추운 빙하기 시대로 안내한다. 1, 2편을 이은 3편은 매니, 엘리, 시드, 디에고, 스크랫 외에 새로운 캐릭터 스크래티도 가세했다. 추운 빙하기 시대의 모습을 재현해 아이들을 비롯한 가족 관객들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크린 속 그리스 피서여행 ‘나의 로맨틱 가이드’ 로맨틱 코미디 영화 ‘나의 로맨틱 가이드’가 8월 6일 개봉돼 휴양지 그리스로 안내한다. ‘나의 로맨틱 가이드’는 연애를 안 한지 오래돼 불평 불만이 많은 여행 가이드 조지아와 딱딱한 삶을 사는 ‘그녀’ 조지아가 안타깝기만 한 가이드 포르코피의 사랑 이야기다. 영화 ‘맘마미아!’ 제작진이 내놓은 로맨스물이다. 조지아의 직업이 여행 가이드인 만큼 영화는 아테네부터 델포이, 산토리니와 미코노스 섬이 포함된 키클라데스 제도까지, 그리스 곳곳의 아름다운 풍광을 스크린에 담아낸다. 사진제공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홍정원 기자 cine@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울산에 지중해풍 테마공원 만든다

    울산에 지중해풍 테마공원 만든다

    영남권 최대의 유럽풍 해안공원이 될 ‘센트럴파크’(조감도)가 내년 말 울산 북구 강동종합휴양관광도시 내에 들어선다. 울산시는 3일 북구 강동 산하도시개발지구 내에 들어설 센트럴파크 조성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보고회를 갖고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이탈리아 베네치아, 그리스 산토리니 등 지중해 연안의 유명한 관광도시를 모티브로 하는 4개의 테마별 조성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시는 총 112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오는 10월 산하도시개발지구 내 근린공원구역 4만 4985㎡를 그린존, 화이트존, 레드존, 블루존 등으로 나눠 착공, 내년 말까지 준공할 계획이다. 그린존(그린올리브 바람의 숲)은 바르셀로나를 모티브로 숲을 조성해 생태다리와 생태연못, 보행데크, 숲 속 산책로, 전망대 등을 갖추게 된다. 화이트존(하얀 물의 언덕)은 베네치아를 보티브로 잔디 언덕과 생태연못, 하얀 물의 계단 등으로 꾸며진다. 레드존(붉은 흙의 들)은 산토리니처럼 화려한 꽃밭과, 산책로, 자갈수로, 다목적운동장 등을 갖추고, 블루존(푸른 코발트 햇살의 바다)은 프랑스 니스처럼 다양한 음악분수와 블루워터풀, 키드풀 야외공연장, 노천카페 등으로 꾸밀 예정이다. 센트럴파크는 또 4개 공원부지의 지형적 고저차를 이용해 그린브리지, 화이트브리지, 레드&블루브리지로 연결, 별도의 차도를 횡단하지 않고 경관을 감상할 수 있게 했을 뿐 아니라 해안까지 접근도 가능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센트럴파크는 지중해 연안 유명 관광도시의 아름다운 공원을 울산의 해안 관광도시가 될 강동에 접목해 국제 수준의 공원으로 조성된다.”면서 “센트럴파크가 명품공원으로 만들어져 지역의 랜드마크로 부각되면 강동종합휴양관광도시 건설사업도 한층 속도를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2030]미리 들여다 본 2009년 바캉스 계획서

    [2030]미리 들여다 본 2009년 바캉스 계획서

    벌써 여름이 온 것 같다. 5월인 데도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돈 날이 많았다. 도심 한복판 아스팔트는 벌써부터 지글지글 끓는다.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지는 요즘 직장인들은 휴가 계획짜기에 바쁘다. 유난히 ‘빨간 날’이 적은 올해는 여름휴가가 더더욱 기다려진다. 직장인 2030의 바캉스 계획서를 들여다봤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오는 7월에 결혼하는 직장인 성모(27)씨는 일부러 결혼 날짜를 휴가철로 잡았다. 신혼 여행과 여름 휴가를 붙여 20일을 몰아 쓰려는 전략이다. 예비 신부인 학원강사 이모(27)씨 역시 미리 학원에 양해를 구했다. 성씨는 “동료들에게 눈치가 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이때가 아니면 언제 제대로 휴가를 즐겨보겠냐는 생각에 주위 핀잔에는 두 눈 딱 감기로 했다.”고 말했다. 성씨는 그 대신 결혼 직전까지 동기들의 야근을 도맡기로 했다. 성씨 커플은 신혼여행지로 터키와 그리스를 택했다. 우선 일주일 동안 터키를 돌아본 뒤, 그리스 에게해의 산토리니섬에서 크루즈 유람선을 타기로 했다. 성씨는 “결혼 직전까지 야근을 해야 하지만 그 정도쯤은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다. 아내와 함께 푸른 지중해 바다를 즐길 생각을 하면 자다가도 웃음이 나온다.”며 환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29)씨는 ‘실속형 여름휴가’를 준비하고 있다. 가격이 싸서 ‘실속형’이 아니라 진로 계획을 위한 휴가라서 그렇다. 5년차 직장인인 김씨는 곧 회사를 그만두고 ‘자아찾기’에 나설 생각이다. 그는 “5년동안 일과 사람에 치이면서 살다보니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자괴감이 들었다.”면서 “부모님은 철 없다고 하시지만 우물 안을 벗어나 세상을 넓게 보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두려 한다.”고 털어놨다. 이번 휴가에 프랑스로 갈 김씨는 파리를 둘러보며 내년 초 입학할 학교를 알아볼 생각이다. 우선 프랑스어를 익힌 뒤 제과 제빵기법을 배운다는 게 김씨의 계획이다. 김씨는 “한국에서 알아볼 수 있는 정보는 다 알아봤지만, 현지를 다니면서 집값이나 학교 주변 분위기 등을 직접 보고 싶다. 휴가도 즐기고 진로계획도 세우니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2년차 회사원 이모(27)씨는 ‘몸 고생 여름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 이씨는 “휴양지에 가서 편하게 쉬는 진부한 여행은 싫다. 일상을 벗어나서 내 한계에 도전하고 싶다.”는 게 이유다. 지난해 여름 휴가 때 이씨는 제주도를 자전거로 일주했다. 300km쯤 되는 해안도로를 자전거로 달렸다. 목과 등은 햇볕에 시커멓게 탔고 근육이 아파 얼마간 파스를 달고 살아야 했다. 그러나 그만큼 얻는 게 있었다. 직장 생활에서 느껴보지 못한 상쾌함과 스릴이었다. 이씨는 “평범한 휴가보다 훨씬 많은 추억을 만들었다.”면서 “다녀온 후에도 계속 제주도의 풍광이 떠오르고, 주변 사람에게 얘깃거리도 많이 생겼다.”고 자랑했다. 쳇바퀴처럼 도는 직장 생활을 떠나 자전거 일주를 하니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고, 전에는 눈여겨보지 않았던 자연의 아름다움도 느끼게 됐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이씨는 “올해는 고등학교 동창들과 함께 동해안을 따라가는 7번국도 자전거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힘든 여행도 젊을 때 해보지 언제 해보겠냐.”며 활짝 웃었다. ●책 속에 묻혀 지내는 책벌레파 직장인 이모(33·여)씨는 다음달 일찌감치 휴가를 떠난다. 신혼부부 허니문 여행지로 인기가 많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의 오성급 호텔을 예약해 놓은 이씨는 홀로 독서를 즐기며 휴가를 즐길 작정이다. 남국의 화창한 햇빛을 살포시 가려줄 나무그늘 아래서 칵테일을 한 잔 마시며 책 속에 흠뻑 빠질 상상만 하면 벌써부터 흐뭇해진다. 매일 야근에 쫓겨 신문조차 못 읽었다는 이씨는 휴가동안 읽을 책 리스트도 작성해 두었다. 먹고 자는 시간만 빼면 오롯이 독서만으로 휴가를 보낼 참이다. 시간때우기용 추리소설부터 사회과학 고전, 수필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이씨는 “장소가 조금 사치스럽지만 스스로에게 주는 보상이자 공부의 시간인 셈이다. 그동안 비었던 머릿속도 꽉 채워 돌아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행원 임모(28)씨는 새내기 직장인이다. 1년의 백수생활 끝에 지난해 10월 어려운 관문을 뚫고 꿈에 그리던 직장을 얻었지만 입사 후 고민이 생겼다. 하루하루 바쁜 일에 치여 살다보니 책 읽을 시간이 줄어든 것. 대학생 시절, 한 달에 책 10권은 가볍게 읽던 ‘책벌레’ 였지만 은행 일과가 오후 9시나 돼야 끝나는 데다 휴일에는 자느라 도통 책을 읽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임씨의 생활은 자연히 메말라갔다. 함께 ‘시사 동아리’ 활동을 하던 대학 친구들을 만나도 임씨만 줄곧 대화에 참여하지 못했다.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고객과 환담을 나누며 호감을 사다가도 ‘클래식을 좋아한다.’는 고객의 한마디에 꿀먹은 벙어리가 되기도 했다. 그런 임씨였기에 처음 맞는 여름 휴가 때는 ‘일주일동안 책 20권 읽기’에 도전할 계획이다. 유독 덥다는 올 여름 날씨를 피해 계곡이며 바다를 찾을 만도 하지만 ‘지적 목마름’을 풀기 위해 그 정도는 포기할 수 있다는 게 임씨의 생각이다. 임씨는 요즘 신문의 서평란을 유심히 보며 읽을 도서들을 고르고 있다. 문화 분야는 물론 시사, 과학 등 다양한 주제의 책을 두루 읽을 계획이다. 임씨는 “피곤하다고 잠만 자다보니 금세 머리가 텅 비는 것 같았다. 이번 휴가를 이용해서 꼭 20권의 책을 읽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어디든지 OK 입사 후 첫 여름휴가를 준비 중인 새내기 직장인 장모(28)씨는 요즘 직장 선배들 몰래 인터넷 검색에 빠져 있다. 가족 여행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장씨는 군생활 2년 2개월을 보낸 서해 최북단 백령도를 행선지로 택했다. 제대한 지 어느덧 6년이 지났기 때문에 배 편이나 현지 사정이 어떻게 변했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전남 순천에 계시는 부모님은 집과 장씨의 군 복무지가 너무 멀어 면회를 한 번도 못 가본 것을 내내 미안해했다. 그래서 장씨는 휴가비용 전액을 스스로 부담할 첫 ‘효도여행’의 장소로 백령도를 꼽았다. 장씨 본인도 군인 시절엔 악몽과 같았던 곳이지만 민간인 신분으로 다시 보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 느껴보고 싶었다. 장씨는 “여름 휴가철에 가면 군부대에서 관광객들에게 무료로 군용 고무보트를 빌려주고,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물범 떼들이 몰려와 장관을 이룬다.”면서 “가족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년째 서울 신림동에서 고시공부 중인 김모(27)씨는 7월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진행될 행정고시 2차 시험을 끝낸 뒤 직장인 여자 친구와 해외여행을 떠나기로 한 것. 둘은 지난해 고시 공부모임에서 만났지만 여자친구가 울산에 본사를 둔 기업에 입사하는 바람에 생이별을 해야 했다. 갓 입사해 막내 생활을 하며 힘들어하면서도 자신을 배려해주는 여자친구가 항상 고마웠던 김씨는 여행을 위해 통장에 있는 300만원을 인출하기로 했다. 시간에 쫓기는 김씨가 여섯 달째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들게 모은 돈이다. 김씨는 여기에 부모님으로부터 지원받은 돈을 조금 보태 일본 도쿄로 온천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다. 막바지 공부에 바빠 모든 계획은 여자친구가 도맡아 짜고 있지만 김씨는 7월 달력에 그려진 빨강 동그라미만 보면 마음이 흐뭇해진다. 김씨는 “공부하느라 힘들었으니 온천물에 몸을 푹 담그고 쌓인 피로를 모두 털어낼 것”이라고 가슴설렜다. ●불황에 대처하는 초절약형 휴가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채모(31)씨는 휴가 계획 질문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불황기이지만 그 중에서도 건설 경기는 사상 최악이라 석 달째 월급이 밀렸다. 회사 측은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직원휴직을 강요하는 상황이다. 휴가원도 빨리 내주길 원하는 눈치다.  채씨는 “일주일동안 10만원만 쓰는 초절약형 휴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집과 동네를 벗어나지 않고 소소한 추억을 만들 생각이다. 첫째 날은 여자친구와 함께 가까운 대형마트에 가서 같이 일주일치 장을 보고, 집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을 계획이다. 분위기를 돋구워 줄 와인도 챙겼다.  최신 영화 7편을 인터넷으로 다운받아 놓고,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순정만화 책도 잔뜩 빌려 놓을 생각이다. 함께 매일 한 편씩 영화를 보고 싫증 나면 만화 속에 파묻힐 작정이다.  채씨는 직장생활을 시작한 후 여자친구와 시간을 보낸 적이 거의 없었다. 매일 술에 찌들어 살면서도 정작 여자친구와 마주 앉아 오붓한 술자리를 가져본 적도 없다. 그 때문에 결별 직전까지 간 것도 수차례다. 채씨는 “비록 맛은 없더라도 인터넷에서 요리법을 찾아 근사한 음식을 만들어 줄 생각”이라면서 “분위기만 잘 만들면 프러포즈도 가능할 것 같다.”는 기대를 전했다.  박성국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골목길, 그 추억까지 개발할 수 없나요

    골목길, 그 추억까지 개발할 수 없나요

    서울 강남과 강북을 한번에 잇는 편리한 교통 탓에 옥수동은 값싼 ‘전·월세방 천국’에서 수억원대 ‘고급 아파트 천국’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김 소장은 빼곡하게 붙어 있는 주택가 골목길을 걸으며 “옥수동은 건축가 없는 건축물의 집합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그러면서 옥수동 주택의 단상을 들려주었다. “1000여 가구가 살고 있는 옥수동 주택의 가장 큰 특징은 원래 1층짜리 집들이 점점 한층 한층 올라갔다는 점입니다. 그때그때 사람들의 필요에 따라서요. 한국전쟁 이후 미국의 개발차관(AID)을 받은 돈으로 지었거든요. 예를 들어 서로 붙어 있는 집인데 하나는 5층이고 다른 하나는 6층이에요. 서로 다르게 층수를 올리다보니 그렇게 된 거죠. 또 무수한 계단이 이어져 있기도 합니다. 계단을 끝까지 올라왔다고 생각하면 다시 그 계단이 다른 계단으로 이어져 있기도 하죠. 모두 한번에 지어진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필요할 때마다 지어졌기 때문이죠. 같은 건물이지만 층마다 외벽 색깔이 다른 데도 있습니다. 질서도 없고 도면도 없지만,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월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주택입니다. 하지만 이곳이 재개발되면 ‘이윤’을 위해 천편일률적인 비둘기집이 만들어지겠죠.” ●고단한 일상을 위로하던 삶의 터전 옥수동 주택들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꼭 닮았다. 얽히고 설킨 채 얼굴 맞대고 살아서 그럴까, 옥수동 사람들은 누가 누구라고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비슷하게 닮아버렸다. 동네 입구에서 17년째 목화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동갑내기 부부 김성무(44)·최종현씨는 이 동네 터줏대감으로 통한다. 김씨는 “우리 같은 서민들이야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지요. 여기선 누구네 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도 훤히 알아요. 가족 같은 이웃이지요. 그래선지 손님들도 가족 단위로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요.”라며 넉넉하게 웃었다. 옥수동을 닮았다. 이들 부부는 “재개발이 되면 정들었던 이웃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딸내미 둘 키우며 살아온 옥수동이 그대로 없어지는 게 서운하고 아쉽다.’는 김씨 부부의 한숨이 짙다. 38년 전 옥수동에서 태어난 차희경씨는 역시 옥수동에서 태어난 딸 혜원(6)이의 손을 잡고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계단 중턱에 있는 차씨의 집은 한눈에 보기에도 어린 혜원이가 혼자 들락날락하기 위험해 보였다. 항상 차씨가 데리고 다닌다. 여섯살배기를 항상 데리고 다니는 게 귀찮아서라도 옥수동이 싫어질 법한데, 차씨는 “이게 다 행복”이라며 배시시 웃는다. “어렸을 적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누비면서 뛰어놀던 기억이 아련하게 남아 있어요. 그 추억을 잊지 못해 결혼해서도 여기서 살고 있어요. 우리 딸에게도 그런 정겨운 추억을 갖게 해주고 싶어 이런 불편쯤은 감수하죠.”라는 게 차씨의 설명이다. 차씨에게 재개발이 반가울 리 없다. “어디 가서 아파트 한 채 사기도 모자란 보상금도 문제지만, 30년 추억이 서린 고향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 더 마음 아파요. 꼭 갈아엎고 아파트를 지어야 하나요.”라며 차씨는 되물었다. 그 옆에서 골목길을 올라가던 김말덕(76) 할머니는 기어이 눈물을 내비쳤다. 알코올 중독으로 고생하다 먼저 떠난 남편과 사별하고 30년 전 옥수동에 정착해 4남매를 길러낸 김 할머니다. 팍팍한 세월을 동네 친구들과의 수다로 견뎌냈는데, 이제 동네가 재개발되면 무슨 재미로 그 답답한 아파트 골방에 박혀 있겠냐는 게 할머니의 사연이었다. ●일상의 역사도 가치가 있다 옥수동에서 만난 사람들은 쥐꼬리만 한 보상금만큼이나 그들의 삶터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서 분노했다. 몇 십년간 고수해온 삶의 방식이 송두리째 부정(否定)되는 것은 그들 자신에 대한 부정이나 다름없다. 김 소장은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경제적 약자일지 모르겠으나 문화적으로는 강자예요. 제가 사진을 찍으러 재개발 지역을 돌아다니면 재개발 업자들은 ‘뭐 이런 잡동사니를 다 찍나.’ 하는 눈빛이지만 동네 할머니들은 ‘이런 곳이 서울에 또 어디 있겠어. 잘 찍어놔.’ 하며 격려해줘요.”라며 자랑했다. 옥수동뿐 아니다. 서울의 곳곳은 재개발과 뉴타운 광풍에 밀려 점차 옛 정취를 잃어버리고 있다. 개성 넘치는 조그만 집들과 그 사이로 난 골목길, 그 길을 걸을 때 뭉글뭉글 풍기는 구수한 된장찌개 냄새는 자꾸만 들어서는 네모반듯한 아파트에 밀려 기억 속으로 사라진다. 김 소장은 “한양이 조선의 도읍이 된 1394년부터 사람들은 서울에서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아이를 낳아 기르며 살아왔어요. 그런 역사들이 동네 안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데 다 없애버리면 어떡하나요.”라며 안타까워했다. 김 소장의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이탈리아는 골목길로 유명한 곳이 많습니다. 불편하기 이를데 없지요. 물도 안 나오고 웬만한 차도 들어가기 힘듭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그곳에 사는 건 그 정도의 문화적 가치가 있기 때문이죠. 그리스의 산토리니는 보존을 잘해서 관광지도 되는데, 우리는 왜 못하는 겁니까.” 김민희 이영준 안석기자 haru@seoul.co.kr
  • 3인조 SS501, 첫 日방문 ‘3가지 의의’

    3인조 SS501, 첫 日방문 ‘3가지 의의’

    ’3인조 SS501’이 내일(24일) 3인조 활동 후 최초로 일본에서 첫 대규모 팬미팅을 갖을 예정이다. SS501의 소속사 DSP엔터테인먼트는 23일 전화인터뷰에서 “24일, 프로젝트 그룹 SS501(김형준, 김규종, 허영생)이 3인조 결성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방문 목적에 대해서는 “25일, 도쿄 나가노(中野) 산토리극장에서 있을 1회 5~6천명 규모로 진행될 (2회예정) 대규모 팬미팅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3인조 SS501’의 이번 일본 방문은 국내 가요계에서 ‘유 아 맨(U R Man)’으로 각 음악방송 1위를 석권한 이후 첫 일본 방문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남다르다. 소속사 측은 “국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후 다시 일본을 방문하는 첫번째 여정이란 점이 뜻깊다.”며 “‘유 아 맨-日판 라이센스앨범’의 발매를 앞둔 데다가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현지 TV매체 상영이 확정된 시기여서 이번 일본 방문은 여러 의의를 가진다.” 고 설명했다. 2009년 정초부터 가요계(김형준, 김규종, 허영생) 및 드라마(김현중), 뮤지컬(박정민) 등 각 대중문화분야를 점령하며 ‘핫 아이콘’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SS501. 그들의 이번 일본 방문이 갖는 3가지 의의를 전격 분석했다. § 1. 日대세 SS501, ‘3인조’ 성공 후 첫 방문 일본 내 SS501의 인기는 실로 대단하다. 한일 연예 프로모션계에 몸 담고 있는 한 관계자는 “SS501과 동방신기는 한국과 일본을 동시에 프로모션하고 있는 그룹 중 가장 이상적인 예로 비춰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을 오가는 활동 균형을 맞추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일본에서 이룬 성과를 국내로 또는 국내 성과를 일본으로 전이시키기란 어려운 일”이라며 “이러한 점에서 ‘3인조 SS501’을 통한 국내 가요계 성공적 복귀는 칭찬할 만 하다.”고 평가했다. DSP 측은 “국내 무대 컴백 후 ‘3인조 SS501’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다시 일본 팬에게 인사하게 돼 모두들 기쁜 마음”이라며 “행사를 준비하는 쪽에서 장소에 비해 많은 일본 팬이 예상된다고 전해, 당일 1회당 5-6천명씩 총 2회에 걸쳐 1만 2천여 팬들과 만남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 2. ‘유 아 맨’ 日판 라이센스앨범 발매 SS501은 오는 4-5월 일본에서 발매될 정규 2집에 앞서 ‘유아맨-일본판 라이센스 앨범’ 발표를 기획하고 있었다. 라이센스 앨범이란 가수가 모국에서 냈던 앨범 원본을 그대로, 포장만 수출국의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다듬어 선보이는 것. 즉, ‘여과되지 않은 한류’ 수출의 맥이라 할 수 있다. DSP 측은 “3인조 SS501이 국내에서 발매한 ‘스폐셜 앨범’을 일본에 라이센스 앨범으로 그대로 수출할 계획”이라며 “라이센스 앨범의 경우, 수출 매매 단위가 크지는 않지만 외적인 부가가치는 상당히 크다.”고 전했다. 오랜 불황기에 머무르고 있는 국내 음반시장을 타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주목받고 있는 ‘라이센스 앨범’은 순수 국내 대중문화를 이용해 외화를 들여올 수 있는 긍정적 방안으로 검토되고 있지만, 소위 ‘본전’을 뽑을 수 있는 가수들은 많지 않은 현실이다. 이에 대해 소속사 측은 “SS501의 경우 일본 및 동남아, 태국 등에서 라이센스 앨범을 발매해 왔다.”며 “부수는 한정적이긴 하지만 주문된 수량만큼은 매번 100%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 3. ‘꽃보다 남자’ 열풍, 日 TV매체 상영 확정 일본 내 한국판 ‘꽃보다 남자’의 열풍이 예사롭지 않다. 바로 일본 지상파 및 위성 TV매체들이 잇따라 “한국의 ‘꽃보다 남자’를 현지 상영 하고 싶다”는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 극 중 F4 최고의 꽃미남 윤지후 역으로 열연하고 있는 SS501 리더 김현중은 이미 일본 내 한국가수로서 인지도가 굳혀진 터라 일본 내 ‘꽃보다 남자’ 열풍의 중축이 되고 있다. DSP 측은 “‘꽃보다 남자’의 원작자가 일본인일 뿐만 아니라 그간 일본 활동으로 인지도를 높힌 SS501의 김현중이 연기자로 변신했다는 소식에 관심이 폭발적이다.”라며 “최근 현지의 위성TV에 이어 지상파 TV의 ‘꽃보다 남자’ 상영 제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또 “‘3인조 SS501’도 ‘유아맨’에 이은 후속곡으로 드라마 OST인 ‘내 머리가 나빠서’를 택함으로써 이번 일본 팬미팅을 통해 차후 상영될 드라마에 대한 홍보 효과도 적잖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SS501은 올초 정극에 오른 상승기류를 올해 내 ‘SS501 아시아 투어’로 이어 갈 기세다. 소속사 DSP 측은 “아직 ‘아시아 투어’의 구체적인 계획 및 일정은 세부화되지 않았지만 올해 하반기 쯤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 / 사진 = 유혜정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도쿄 문화도심 개발 따라잡기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도쿄 문화도심 개발 따라잡기

    문화는 21세기 한국의 성장을 좌우할 키워드다. 미국에서는 브로드웨이와 할리우드로 대표되는 문화산업이 핵심 산업이다. 일본은 도심 개발에 문화적 키워드를 적절히 활용해 상업적 성공을 거두고 있다. 문화의 시대로 일컬어지는 21세기, 우리는 어떻게 문화를 사회 발전의 원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서울신문은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통해 우리문화 사업이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해 봤다. ■ 첨단기술과 예술이 하나로 ‘아트 시티’ |도쿄 류지영특파원|“이곳에 오시면 처음에는 거대 건축물에, 두번째는 단지 내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마지막으로는 넓은 녹지공간에 놀라게 됩니다.”안내원 오지마 가쓰오는 기자에게 신 주상복합단지인 롯본기힐스와 미드타운이 들어선 롯본기 지역을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나라 장년층에게 흔히 ‘디스코의 고장’으로 기억되는 롯본기는 이제 첨단 건축물과 예술이 결합된 ‘아트 시티’로 명성을 얻고 있다.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대지 면적 (33700㎡)의 세 배 정도 크기(11만 2200㎡)에 지어진 롯본기힐스(2004년 완공). 연못이 있는 17세기 일본풍 정원과 7만여 그루의 나무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를 느끼도록 해준다.54층 높이의 모리 타워 꼭대기에 자리잡은 아트센터와 도쿄 타워 전망대보다 높은 해발 250m의 전망대,24시간 운영되는 회원제 도서관 등은 어떤 곳에서도 찾기 어려운 특별한 공간이다. 옛 방위청 부지(10만2000㎡)에 건설된 미드타운(2007년 완공)은 롯본기힐스와 비슷한 개념의 복합단지지만 40%나 되는 녹지공원 덕분에 외부인들이 더 많이 찾는다. 세계적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히노키초 공원과 무료로 개방되는 산토리 미술관은 아이들과 도시락을 싸가지고 나들이 온 엄마들로 붐빈다. 단지 내부의 미술관, 박물관도 주머니가 가벼운 이들이 부담없이 찾아와 예술의 향기를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일본 문화 지형을 바꾼 롯본기힐스·미드타운 롯본기힐스와 미드타운이 예술적 아름다움을 갖춘 복합단지로 거듭날 수 있게 된 것은 부동산 개발회사의 역할도 컸다. 입주를 원하는 업체들을 면밀하게 분석해 임대료를 차등화하는 등의 노력으로 수익성은 떨어져도 단지 안에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살아 숨쉴 수 있도록 배려했다. 당장의 수익보다 문화적 랜드마크라는 더 큰 이익에 주목한 덕분에 롯본기힐스는 21세기 세계 도시 개발의 상징이 됐고, 미드타운도 연간 3000만명이 찾는 명소가 됐다. 미드타운을 기획한 미쓰이부동산의 관계자는 “임대료만을 염두에 두고 매장을 채우려 하면 결국 매출이 많은 업체들만 입점할 수밖에 없다.”면서 “도심을 재생하기 위해 어렵게 지어놓은 복합단지를 천편일률적 쇼핑몰로 전락시키지 않으려면 기획 단계에서부터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버블경제 꺼진 빈 땅에 ‘미래’를 심은 오다이바 도쿄 미나토구 신바시 역에서 시작하는 모노레일 ‘유리카모메’를 타고 도심 건물숲을 미끄러지듯 벗어나면 독특한 모양의 건축물들이 눈 앞에 펼쳐진다. 도쿄만을 가로지르는 유려한 디자인의 레인보 브리지, 직사각형 건물 꼭대기에 동그란 원형 전망대가 걸려 있는 일본 후지TV의 신사옥 , 발광다이오드로 만든 지구모양의 구체(球體)를 품고 있는 미래관 등은 누가 설명해 주지 않아도 이곳이 미래도시 ‘오다이바‘라는 사실을 잘 알게 해 준다. 442만㎡ 규모의 신도시 오다이바는 원래 1996년 세계 도시박람회 개최를 위해 만들어진 인공섬이었다. 버블경제 당시 도쿄의 기능을 분산시켜 업무용 지구로 만들려고 했지만 90년대 들어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빌딩과 오피스텔 미분양 사태가 속출,‘유령도시’로 전락했다. 결국 오다이바를 살리기 위해 도쿄 당국이 찾아 낸 키워드는 ‘미래´였다. 아시아 최대의 자동차 전시장 ‘메가웹´등 미래지향적 개념에 맞춘 시설들을 대거 유치하고 쇼핑몰 ‘아쿠아시티´ 등을 세워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했다. 그러자 땅값 때문에 도쿄 도심에 자리잡기 힘들었던 편의시설, 쇼핑센터, 전시장 등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뒤 오다이바는 도쿄 관광의 필수 코스로 자리잡았다. 오다이바의 한 관계자는 “오다이바를 성공한 도시개발의 사례라 평가하기는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미래´라는 개념으로 비어있던 땅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은 고무적인 성과”라고 밝혔다. ●‘도시’라는 몸통에 ‘문화’라는 옷 입혀야 이 사례들은 ‘도시’라는 몸체에 ‘독특한 문화’라는 옷을 입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21세기에는 건축물이라는 하드웨어만으로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도 없고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게 할 수도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국내에서도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한 여러 도시개발 프로젝트들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녹지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단지 내 문화 콘텐츠는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익성만 추구하다 보니 문화적 다양성 확보는 관심 밖이었다.“한국의 롯본기힐스를 만들겠다.”는 여러 건설업체들의 주장은 구호에 그칠 뿐 실상은 딴판이다. 분양가를 높이려는 수단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받는다.600년을 간직해 온 한국적 정취를 송두리째 앗아간 종로 ‘피맛골’ 재개발 사례를 반복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문화보다 돈을 앞세우는 우리 풍토에서 앞으로 그런 목소리에 얼마나 귀를 기울일지 짐작하기 어렵다. superryu@seoul.co.kr <특별취재팀> 미래기획부 손성진부장(팀장)·이도운차장·류지영·박건형·정현용기자, 도쿄 박홍기·파리 이종수특파원, 국제부 박홍환차장, 사회부 안동환·이재연기자 문화부 박상숙기자
  • 전설속의 ‘푸른 장미’ 유전공학으로 탄생

    전설속의 ‘푸른 장미’ 유전공학으로 탄생

    ’불가능’을 뜻하는 푸른 장미의 꽃말이 ‘기적’으로 바뀌게 될 것 같다. 현재 일본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플라워 엑스포에서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고 있는 꽃이 있다. 바로 전설 속에 존재하는 ‘푸른 장미’다. 장미는 원래 푸른 장미가 없다. 푸른색을 만들어내는 색소가 없기 때문. 지금까지 볼 수 있었던 푸른 장미는 흰 장미를 색소로 인공적으로 물들인 것으로 순수한 푸른 장미는 전설 속 존재로 여겨졌다. 이번에 전시된 푸른 장미는 일본 산토리 사와 호주 플로리진(Florigene) 사가 유전공학기술을 이용한 13년 공동연구 끝에 2004년 세계 최초로 탄생시킨 것이다. 연구팀은 팬지꽃에서 푸른 색소를 만들어내는 델피니딘(delphinidin)이라는 유전자를 추출해 장미에 주입했다. 그러자 장미가 스스로 푸른 색소를 만들어 순수한 푸른 장미가 나타났다. 시행착오를 거치던 중 세계 최초로 푸른 카네이션을 만들기도 했다. 푸른 장미는 지난 1월 상품 판매가 법적 승인을 받아 내년 가을부터 일반에 판매될 예정이다. 산토리 측은 “상품명과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고가이기 때문에 선물용 등 고급수요를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국제플라워엑스포 서울신문 나우뉴스 문설주 기자 spirit0104@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신화의 땅 그리스 섬&섬

    신화의 땅 그리스 섬&섬

    타임머신이라도 탄 듯 내딛는 걸음걸음마다 새로운 시공간을 보고, 또 느끼고 싶은 당신이라면, 신과 인간이 공존하며 살고 있다는 그리스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지난 2004년 100여년 만에 두 번째 올림픽을 치르며 신화가 녹아든 현대의 모습을 갖춘 아테네, 그리스 문명의 모태가 된 미노아 문명과 제우스의 탄생지로 알려진 크레타섬, 그리고 사라진 전설의 대륙 아틀란티스의 도시로 여겨지는 산토리니섬까지. 각기 다른 모습으로 그리스를 대표하는 이 세 곳은 여행기간 내내 한 인간에게 주어진 행운의 양이 정해져 있다면 이곳에서 자신의 몫을 다 써버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볼거리와 기묘한 이야깃거리로 가득 차 있었다. ●피레우스 항구에서 배로 9시간 남짓 크레타 섬으로 들어가기 위해 아테네에서 70여㎞ 떨어진 곳에 위치한 피레우스 항구에 도착했다. 항구 주변에는 크레타섬으로 떠나는 페리를 타기 위해 모인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저녁 9시. 들뜬 마음만큼이나 요란스러운 승선이 끝난 뒤 ‘페스토스 팰리스’호가 힘찬 기적 소리를 울리며 크레타섬을 향해 출항했다. 밤을 도와 달린 배가 크레타섬에 도착하기까지는 9시간 남짓 소요된다. 맥주 몇 캔으로 여행의 설렘을 달래거나, 체스판 하나로 각국에서 모인 관광객들과 친구가 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전전반측의 밤이 지나고 오전 6시. 페스토스 팰리스호가 크레타섬의 이라클리온항구에 도착할 무렵, 멀리서 여명이 진군하듯 에게해를 물들이며 달려왔다. 연중 300일 이상 맑은 날씨를 보이는 크레타섬에서 해오름과 만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터다. 그러나 신화와 역사가 공존하는 땅에서 만난 해오름 풍경은 어느 곳에서보다 화려하고 장엄했다. 크레타섬은 크기로만 보자면 자매결연을 맺은 우리나라 제주도의 형님뻘쯤 된다. 총면적 8247㎢로, 제주도에 견줘 4.5배 정도 크다. 올림푸스 신들의 왕 제우스의 탄생지로도 유명하다. 현지 가이드는 “제우스와 그의 연인 중 한 명인 페니키아 공주 유로파 사이에서 출생한 아들들이 크레타섬에서 유럽 문화의 기초가 된 미노아 문명을 이룩했다.”고 전했다. 이런 까닭에 ‘유로파’란 이름이 ‘유럽’의 어원이 된 것도 무리가 아닐 듯하다. 현재는 화산폭발과 지진 등으로 인해 옛터와 소수의 건물만 남은 상태. 하지만 그 규모는 3700여년의 세월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여전히 웅장했다. ●올리브오일 이용한 참살이 요리 유명 크레타섬에서는 사람보다 올리브나무를 만나기가 더 쉽다. 그도 그럴 것이 크레타섬은 세계에서 단위면적당 올리브나무 재배량이 가장 많다. 품질 또한 세계최고로 평가받는다. 그래서 이라클리온을 둘러싸고 있는 민둥산 곳곳에서 재배되고 있는 올리브나무의 초록빛을 만날 수 있다. 최상급 올리브오일 생산지답게 올리브오일을 이용한 크레타 식단은 참살이 요리로 유명하다. 전체 칼로리 섭취량의 40%가 지방인데도 불구하고 지방 섭취량이 비슷한 미국인과 비교해 암 사망률은 절반, 관상동맥 경화에 의한 심장병 사망률은 20분의1에 불과하다.3분의1 수준으로 지방을 적게 먹는 일본인에 비해서도 전체 질병 사망률이 절반밖에 되지 않으니, 크레타 사람들의 식단 또한 크노소스의 미로처럼 미스터리다. 현지에서 간단한 예약을 통해 크레타 음식을 직접 요리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 ‘산토리니의 명동’ 피라 마을 그리스의 앞바다로 불리는 에게 해에는 아주 작은 초승달이 떠있다. 작지만 전 세계 여행자들의 로망으로 더없이 크고 밝게 빛나는 섬, 산토리니다. 원래 보름달 모양의 섬이었다가 기원 전 16세기부터 시작된 수 차례의 화산폭발로 지금의 형태를 갖춘 것으로 전해진다. 크레타 섬에서 출발한 쾌속정이 높은 파도를 가르며 3시간여 만에 산토리니에 도착했다. 심한 멀미로 정신이 몽롱해진 탓이었을까. 섬에 발을 딛고 절벽 위 하얀 마을의 모습과 마주한 순간 그리스 출신의 작곡가이자 연주자인 ‘야니’의 ‘산토리니’ 연주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수많은 관광객들로 붐비는 성수기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비수기에는 마을 주민 대부분이 섬에서 나오는 까닭에 겨울철 산토리니는 공허함 이상의 새로운 멋을 만들어 낸다. 이런 산토리니의 모습이 경쾌한 반주와 장엄한 베이스 선율이 흐르는 음악과 함께 머릿속에서 오버랩되고 있었다. 관광버스가 굽이굽이 굴곡진 길을 타고 성큼성큼 올라갔다. 한 고개 지날 때마다 드러나는 아찔한 절벽들과 어두운 옥색바다, 그리고 바다 위를 누비는 크루즈선들이 진풍경을 펼쳐 내고 있다. 저마다의 카메라에서 연신 사진찍는 소리가 들렸다. 누군들 그렇지 않을까. 무의식적으로 카메라 셔터를 누를 수밖에 없는 빼어난 풍경인 것을. 처음 도착한 마을은 ‘피라’. 산토리니의 명동쯤 되는 곳으로, 카페테리아와 온갖 상점들로 이루어져 있다. 바다가 보이는 절벽쪽에는 수영장이 마련된 호텔과 카페들이 즐비하고, 안쪽의 미로처럼 얽힌 길에는 갖가지 기념품 상점들로 가득 차 있다. 접안 시설의 규모가 작아 크루즈선이 정박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소형 선박으로 갈아탄 뒤 섬에 상륙했다. 고만고만한 작은 배들이 정박한 항구에서 마을로 이어진 587개의 계단길은 여행객을 태우고 올라오는 당나귀들의 행렬로 북적거렸다. 구석구석 피라 마을 골목길을 누비다 만난 한 소년은 짐을 가득 실은 당나귀를 끌고 가면서도 들이대는 카메라에 수줍은 미소로 답해 주었고, 갓 잡은 생선을 통째 구우며 관광객들을 유혹하던 식당주인은 상술이라곤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순박해 보였다.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관광지답지 않은 주민들의 순수한 표정에서 외려 생경한 느낌을 받을 지경이다. 따사로운 햇살에 나른해진 몸을 에게 해의 선선한 바람이 불어 오는 카페테리아에서 달콤한 파르페 한 잔으로 달래 보는 것도 좋겠다. ● 이아 마을에 서면 누구라도 패션 모델 피라 마을에서 10여㎞ 떨어진 ‘이아’ 마을은 한결 더 조용한 편이다. 하얀 담벼락에 파란 지붕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 국내 한 이온음료 광고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면서 친숙해진 곳이다. 마을 집들은 대부분 호텔과 리조트 등 숙박시설로 이용되고 있다. 마을 초입에 있는 한 리조트 개인 풀장에서 일광욕을 하며 노을을 즐기는 연인들이 지나가는 관광객들의 질투섞인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처럼 이아 마을은 어느 곳을 가든 슬리브리스 원피스와 원색의 챙모자만 써도 모델이 된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훌륭한 스튜디오가 되어 준다. 노을이 가장 잘 보이는 곳은 이아 마을의 가장 끝, 그리스 국기가 나부끼고 있는 언덕배기다. 이 시간에는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붐비기 때문에 미리 자리를 잡고 기다리는 것이 좋다. 에게 해에 노을빛이 물들기 시작하면 하얗고 파랐던 이아 마을은 황금빛이 섞이며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낸다. ●그리스의 밤 풍경 ‘밤 문화를 즐긴다.’는 말로 그리스인 특유의 흥을 표현하기엔 부족하다. 해가 어스름해질 때부터 그리스의 카페테리아와 레스토랑은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로 붐빈다. 낮잠을 즐긴 후 오후 일과를 마친 사람들은 늦은 저녁을 먹고 그들만의 ‘나이트 라이프’를 즐긴다. 그리스인들이 주로 찾는 곳은 밤이면 바(bar)로 바뀌는 카페테리아와 클럽. 카페테리아는 주로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하면서 낮에는 커피와 음식을 팔고 밤이 되면 입장료 없이 큰 소리의 음악과 가벼운 춤을 즐길 수 있는 바로 바뀐다. 반면 댄스클럽과 부주키 클럽(BOUZUKI CLUB) 등으로 나뉘는 클럽은 20~30 유로 정도의 입장료가 있다. 젊은이들이 주로 찾는 댄스클럽은 테이블이 없는 한국의 클럽과 비슷하다. 반면 부주키 클럽은 모든 연령층이 함께 그리스 음악을 들으며 테이블을 치거나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이다.‘피크 타임’에는 클럽에서 제공하는 꽃과 접시를 뿌리고 깨뜨리면서 더욱 흥을 돋우기도 한다. 어느 곳을 여행하든지 현지의 밤문화와 접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 신화와 역사의 땅 그리스를 찾거들랑 하루 정도는 밖으로 나가 그리스인들과 함께 외쳐 보자 .‘야마스!’(건배)라고. 글 사진 아테네·크레타(그리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항공편 인천~아테네 직항이 없기 때문에 이스탄불을 경유하는 터키항공을 이용하면 좋다. 터키항공은 주 3회(월·수·토) 운항하는 인천~이스탄불편을 이용하는 승객에게 호텔 1박을 무료로 제공한다. 터키항공 02)777-7055. ▲날씨 우리나라와 계절은 같지만 약간 따뜻한 편이다. 지중해의 강한 햇빛과 강한 바람에 대비해 선글라스, 바람막이용 점퍼 등을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기타 전압은 220V다. 콘센트는 2핀 방식과 3핀 방식 둘 다 사용하기 때문에 어려움없이 국내 가전제품들을 사용할 수 있다. 시차는 한국보다 6시간이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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