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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대 숙원사업 ‘해결사 채현일’, 영등포구청장 재선 도전

    3대 숙원사업 ‘해결사 채현일’, 영등포구청장 재선 도전

    채현일 서울 영등포구청장이 25일 ‘탁트인 영등포, 해낸 사람, 한번 더 채현일’이라는 슬로건으로 재선 출마를 선언했다. 채 구청장은 지난 22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채 구청장은 이날 영등포동 4가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50년 묵은 영등포의 3대 숙원사업인 영등포역 앞 불법노점, 쪽방촌, 성매매집결지 해결을 통해 서울 3대 도심의 위상을 세우고, 영등포중앙시장과 청과시장, 대림중앙시장의 시설현대화, 탁트인 보행친화거리 조성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안양천에 축구장, 파크골프장, 테니스장, 야구장 등 종합체육 시설과 수변산책로, 장미원 등을 새롭게 조성하여 구민의 힐링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지난해 서울시 자치구 최초 문화도시로 지정되어 제2세종문화회관이 건립되면 서남권의 문화예술 중심지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채 구청장은 “민선 7기 핵심 사업을 꼼꼼히 마무리하여 구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 성과로 돌려드리고, 영등포 미래 100년을 향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키우겠다”며 “일하는 구청장이 되어 결과로 증명하고, 지역과 세대를 아우르고 통합하는 구민 모두의 구청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약속을 지키는 구청장이 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이어 채 구청장은 민선 8기 공약으로 ▲안양천, 도림천, 샛강, 한강 수변을 생태·체육·문화 힐링벨트로 조성 ▲영등포 미래교육협의체 구성 및 외국인 국제학교 유치, 명문 중고교 육성 ▲일자리주식회사 설립으로 어르신·여성·청년·장애인 맞춤형 일자리 사업 추진 ▲산업은행 지방이전 철회 및 스마트메디컬특구·국제금융특구 사업 활성화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및 24시간 긴급 돌봄체계 구축, 발달장애인 돌봄지원, 경로당 주치의 제도시행, 권역별 거점 어르신복지센터 건립 ▲쪽방촌 공공주택사업과 성매매집결지 재개발 사업 마무리, 신길뉴타운 주거 인프라 개선, 여의도 재건축 조속한 마무리 ▲구민 수요와 시대에 맞는 신청사 건립, 신길·대림 보건지소 신설 등을 내놨다. 채 구청장은 청와대행정관 등을 거쳐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구청장 선거에서 서울 최연소 민선 7기 영등포구청장으로 당선돼 지난 4년간 구정을 이끌어왔다. 3년 연속 매니페스토 공약이행평가에서 최우수(SA) 등급을 받고, 공약추진율 93%를 기록했다.
  • 폐철도의 변신..관광시설, 철길숲,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폐철도의 변신..관광시설, 철길숲,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신규노선 개설 등으로 열차운영이 중단된 이후 방치됐던 폐철도가 새 옷을 입고 있다. 지역 특성에 따라 기존 철로를 활용해 관광체험시설을 만들거나 철로를 뜯어내고 주민 휴식공간을 조성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폐철도의 변신이 줄을 잇고 있다. 충북 단양군은 단성역∼죽령역 폐선구간(8.2km)에 레일코스터 210대와 풍경열차 4대 등을 도입하는 중앙선 폐철도 관광 자원화 사업을 진행한다고 25일 밝혔다. 민간자본 340억원이 투입되며, 오는 7월 착공해 내년 9월 완공된다. 레일코스터는 레일바이크와 롤러코스터의 합성어다. 구간 대부분에 내리막 경사가 있어 안전을 위해 시속 40㎞ 속도제한 장치가 설치된다. 군 관계자는 “국가철도공단은 임대료를 받고, 지자체는 폐철도를 재활용한 관광시설을 유치해 서로가 윈윈하는 사업”이라며 “주변 관광자원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관광객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군은 단양역∼심곡터널 1.7km 구간에도 각종 전시체험 시설과 휴식 공간, 액티비티 시설을 조성키로 하고 민간사업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전북 군산시는 사정삼거리에서 옛 군산화물역 2.6km구간의 폐철도 부지에 철길숲을 조성한다. 올해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마치고 2023년부터 2025년까지 구역별 테마숲, 철길 가로숲, 가족공원, 스카이포레스트존, 상징조형물 등을 만들기로 했다. 이 숲은 외곽 산림의 맑고 찬공기를 도심으로 끌어들이고, 미세먼지와 뜨거운 도시공기는 외부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울산 북구는 울산시계에서 송정지구까지 길이 9.5㎞, 면적 22만㎡인 동해남부선 폐선부지에 숲길을 만들고, 주요 지점마다 광장과 쉼터를 꾸민다. 강원 원주시는 폐선을 활용한 치악산 바람길 숲 조성사업을 2020년부터 추진중이다. 중앙선 우산동 한라비발디 인근에서 반곡역까지 10.3㎞ 구간에 왕벚나무와 단풍나무 등의 수목을 심고,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를 개설하는 사업이다. 광주시가 광주역~효천역까지 폐선구간(7.9㎞)에 조성한 푸른길공원은 성공사례로 꼽힌다. 시민들이 직접 나무를 심으며 공원 만들기에 동참하는 등 전문가와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이 반영돼 2002년부터 2014년까지 12년에 걸쳐 조성됐다. 시 관계자는 “도심철도 폐선부지에 조성된 전국 최초의 휴식공간”이라며 “지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친환경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 하동군은 폐철도를 문화공간으로 꾸몄다. 옛 하동역~섬진철교 사이 2.3㎞ 구간에 나무와 꽃을 심고 조각 예술작품과 시비를 설치했다. 군은 전국 공모를 통해 이곳을 하동출신 시인 정호승의 이름을 따 ‘정호승 시인길’로 명명했다.
  • 결국 푸들 견주 강아지 포기했다… 제주도는 동물학대 근절 팔걷어

    결국 푸들 견주 강아지 포기했다… 제주도는 동물학대 근절 팔걷어

    최근 제주시 한림읍 강아지 노끈 결박 학대, 내도동 도근천 인근 파묻힌 강아지 등 동물학대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가 동물학대 근절에 발벗고 나섰다. 도는 25일 동물학대 방지 대책의 일환으로 ▲동물학대 시 처벌규정 안내 ▲생명존중 인식개선 홍보 ▲반려동물 안전조치 등 기본 위반사항 점검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 19일 코만 빼고 산 채로 강아지 푸들(7·사진)을 땅에 파묻은 피의자는 알고 보니 견주인 것으로 드러나 또 한번 충격을 준 바 있다. 현재 견주는 강아지 푸들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제주시 동물보호센터 관계자는 “2~3주 정도 치료기간을 가진 뒤 경찰과 협의를 통해 입양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며 “처음엔 많이 떨고 사람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지금은 사람에게 안기는 등 정신적으로 많이 안정됐다”고 밝혔다. 반면 노끈 결박 강아지 ‘주홍이’ 학대사건은 사건현장 인근에 폐쇄회로(CC)TV가 없고 민가와도 멀리 떨어져 있어 용의자 검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내 동물보호법 위반사건 발생 건수는 2019년 13건, 2020년 30건, 2021년 27건 등 모두 70건으로 이중 검거 건수는 2019년 13건, 2020년 19건, 2021년 14건으로 나타났다. 이에 도는 동물학대 처벌규정 홍보를 위해 동물학대 시 처벌규정 및 새명존중 인식개선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주요 공원 및 산책로에 게시하고, 택시광고를 이용한 홍보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동물보호감시원들이 공원 등 직접 현장을 다니며 반려동물 안전조치사항을 점검하고, 동물등록 사항 안내 및 동물학대 관련 위반사항을 중점적으로 지도·홍보할 방침이다. 아울러 도내 동물보호단체와 상시로 동물학대 예방 및 반려인이 지켜야할 에티켓에 대한 지도·홍보도 강화한다. 올해 2월 11일 동물보호법 개정 시행에 따라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학대행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 동물에 상해를 입히거나 질병 유발 학대행위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 동물을 유기한 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한인수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반려동물 1,500만 시대를 맞아 동물은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가족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유기동물 발생과 동물학대 등 복지문제에 있어서는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며 “앞으로 지속적인 지도·홍보를 통해 동물들의 유기·학대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1분기 유기된 동물은 1091마리(개 999마리)로 2021년 1분기 1278마리(개 1176마리)대비 14.6%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 [임정욱의 혁신경제] 골목상권 디지털전환 물결 반갑다/TBT 공동대표

    [임정욱의 혁신경제] 골목상권 디지털전환 물결 반갑다/TBT 공동대표

    디지털전환(DT)은 디지털 기술로 기존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나 문화,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것을 말한다. 전통 산업에서 DT는 특히 중요하다. 이런 DT는 대기업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자영업자ㆍ소상공인들도 DT의 물결에 올라타고 있다. 다 활발한 스타트업 창업 붐 덕분이다. 제주도 여행을 갔다가 맛집을 찾았다. 한참 줄 서야 하리라 각오했다. 그런데 식당에 들어서니 문 앞의 태블릿PC에 전화번호를 입력하라고 한다. 그러곤 내 차례가 되니 카카오톡으로 알려 줬다. 물론 오래 기다려긴 했지만 줄을 설 필요 없이 주위를 산책하다 식당에 들어갈 수 있었다. 또 식당 예약 앱을 이용하니 주위 맛집을 찾아 예약하거나 원격으로 도착하기 전에 미리 줄을 서 두는 것도 가능했다. 이처럼 요즘 외식업의 디지털전환 속도가 대단하다. ‘캐치테이블’, ‘테이블매니저’, ‘테이블링’ 같은 스타트업 서비스들이 나와 식당들이 고객 예약을 쉽게 받고, 대기 손님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솔루션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솔루션을 통해 식당은 노쇼 고객을 줄이고, 온라인 마케팅으로 빈 테이블을 채우며, 종업원의 업무 부담까지 줄이는 등 운영을 효율화할 수 있다. 모텔, 펜션 등 중소 숙박업소들도 DT에 열심이다. 모텔, 펜션 등 숙박업주들은 예전에는 예약 명부 등을 일일이 손으로 적었다. 그런데 이제는 숙소 예약이 가능한 여행 사이트가 수십 개가 되면서 그런 식으로는 관리가 어렵게 됐다. 그러자 ‘온다’라는 스타트업이 한 번에 30여개 채널에 방을 판매하고 정산, 매출 관리까지 도와주는 솔루션을 내놨다. 매일매일 장사로 너무 바쁜 소상공인들은 장부를 적기 어려워 매출이나 단골 고객 분석이 어렵다. ‘캐시노트’는 소상공인들이 매일매일 카드를 통한 매출이 얼마 나오고 카드별 매출이 언제 입금되는지 쉽게 분석해 카톡으로 알려 준다. 미용실, 네일숍 등 뷰티업계도 마찬가지다. ‘콜라보살롱’ 같은 앱을 이용하면 고객 예약, 매출 관리 등을 쉽게 할 수 있다. 병원, 헬스클럽 등 분야별로 DT를 도와주는 이런 앱과 서비스가 나와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동대문시장의 경우 예전에는 소매상이 도매상에게 전화로 물건을 주문하고, 수기 영수증, 종이 장부로 거래했다. 이 과정에서 상인들은 이 수기 영수증을 기록하고 정산하느라 애를 먹는다. 그런데 이것도 옛말이다. 이제 동대문 상인들은 ‘셀업’이라는 앱을 통해 제품을 주문하고 세금 계산서와 정산까지 디지털로 처리한다. 디지털이라면 손사래를 치고 어려워하던 자영업자들이 이렇게 빠르게 DT를 받아들이는 이유가 뭘까. 우선 팬데믹의 영향이 컸다. 고객이 사라지고 매출이 급감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디지털로 체질 개선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제는 남녀노소 거의 모든 소비자와 상인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현금 없는 거래가 일상화되면서 DT를 할 수 있는 기반도 다져졌다. 방역 덕분에 디지털 키오스크, 태블릿에 대한 거부감도 줄었다. 이런 환경 변화 속에서 시장의 문제를 해결해 사업 기회로 삼으려는 창업가들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이들이 정부와 대기업이 등한시해 오던 자영업자들의 문제를 하나씩 찾아 나름의 디지털 기술로 해결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고객과 매출 감소, 물가 급등, 구인난 등 온갖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에게 이들 스타트업의 서비스는 구세주가 될 수 있다. 대기업 계열 점포와의 경쟁에도 맞설 수 있게 해 준다. 활발한 창업가들의 에너지가 어떻게 사회에 도움이 되는지 요즘 자영업자들의 디지털전환 열기를 보면서 깨닫는다. 덕분에 대한민국의 전체 경쟁력도 함께 올라가고 있다.
  • 온전한 서울을 보다, 은밀한 쉼을 맛보다[건축 오디세이]

    온전한 서울을 보다, 은밀한 쉼을 맛보다[건축 오디세이]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사계절 모두 아름답지만 나무에서 연둣빛 새잎이 터져 나오는 요즘의 산하는 정말 그렇다. 몽실몽실 연둣빛 잎이 피어나는 숲이 우리를 부른다. 책 한 권 들고 숲을 찾아 하루를 느긋하게 보낼 수 있다면 세상에 부러울 게 없을 것 같다. 수려한 풍광의 인왕산 계곡 사이에 자리잡은 ‘인왕산 숲속 쉼터’는 그런 마음을 제대로 헤아려 주는 공간이다.지난해 11월부터 시민들에게 개방된 인왕산 숲속 쉼터에 가려면 인왕산 자락길에 위치한 ‘인왕산 초소책방’에서 길을 건너 460여개의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한다. 인왕산 정상에서 능선을 타고 내려오면서, 혹은 한양도성 성곽 길에서 인왕산 정상 방향으로 가는 등산로에서 이곳을 만날 수 있지만 어떻게 가든 만만치 않다. 접근이 어려운 만큼 세상과 잠시 단절된 채 차분하게 자연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인왕산 숲속 쉼터를 설계한 건축가 조남호 솔토지빈건축사사무소 대표, 김상언 에스엔건축사사무소 소장과 함께 계단을 올랐다. 두 차례 정도 쉬면서 내려다보니 청와대와 경복궁, 서울의 중심부가 한눈에 들어온다.드디어 도착한 숲속 쉼터는 등산로에서 비껴 나 숨겨진 계곡에 면해 있다. 계곡 사이 필로티 구조 위에 격자의 나무 틀로 된 유리 구조물이 정갈하게 놓여 있다. 성곽을 따라 이어지는 북쪽 등산로와 인왕산로에서 올라오는 남쪽 등산로가 쉼터 후면에서 반층의 단차를 두고 연결된다. 반층 더 내려가면 쉼터로 들어갈 수 있다. 건물의 외피는 규화목을 세로로 붙였지만 건축적 산책로 역할을 하는 진입로와 지붕은 알루미늄 그레이팅 소재를 사용했다. 통로부터 지붕까지 알루미늄 그레이팅으로 이어진 까닭에 바쁜 등산객은 이런 쉼터 공간이 있는지도 모르고 그냥 지나칠 수도 있겠다.조 대표는 “자연환경 속에서 새로운 시설과 사람의 활동이 서로 대립하지 않고 조화롭게 덧씌워져, 있는 듯 없는 듯 드러나는 서사적 풍경을 추구했다”면서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알루미늄 그레이팅의 간격 사이로 식물들이 왕성하게 자라면 시간 속에서 구축물이 자연과 섞여 갈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런데 어떻게 이런 자리에 이런 건축물이 들어설 수 있었을까. 답을 얻으려면 먼저 알아야 할 사건이 있다. 1968년 1월 21일 북한 민족보위성 정찰국 소속 공작원 31명이 청와대를 습격해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하려고 서울 종로구 세검정고개까지 침투했던 사건이다. 경찰과 대치하며 총격전이 벌어졌던 이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 이름을 따 ‘김신조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전 국민을 경악하게 했던 이 사건 이후 북악산과 인왕산에 30여개의 군 초소가 설치됐고 오랫동안 시민들의 출입이 통제됐다. 50년의 세월이 흐른 뒤인 2018년 인왕산을 전면 개방하기로 하면서 관련 군 초소 및 경계 시설은 대부분 철거됐다.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 한양도성 성벽에 설치된 경계 초소를 2개만 보존했다. 서울시와 종로구는 역사적 장소를 시민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인왕산 자락에 청와대 방호 목적으로 지어졌던 경찰 초소(인왕cp)는 이충기 서울시립대 교수의 설계로 리모델링해 ‘인왕산 초소책방-더숲’ 북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초병들이 거주했던 인왕 1분초와 2분초는 철거되고 인왕 3분초는 숲속 쉼터로 변신했다. 두 건물은 비슷한 시기에 공사를 시작했지만 숲속 쉼터의 경우 접근성 때문에 시간이 더 걸렸다. 이곳에 사용된 목재는 공장에서 제조된 목구조를 헬기로 옮겨야 했다. 조 대표는 “초병들의 내무반은 시멘트 블록에 샌드위치 패널로 지은 건물이었는데 철근 콘크리트로 된 필로티 위의 상부 구조물을 철거하고 시민을 위한 쉼터로 재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가장 친환경적이고 공간의 쓰임과 어울리는 목구조로 만들었다”면서 “쉼터의 기본 평면은 원래 내무반이 있던 구조 그대로이고 지붕의 소재는 달라졌지만 모양은 예전 그대로”라고 덧붙였다. 여전히 국방부 소속인 이 건물 지하 1층 통신실도 그대로 있다. 조 대표는 “오랜 반목과 통제의 상징인 3분초가 개방의 시대에 교류를 상징하게 된 것은 어찌 보면 역설적”이라며 “이 같은 인왕산 숲속 쉼터의 장소적 의미는 서촌의 중인들이 주도했던 ‘위항문학’(委巷文學)과 연관 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항문학이라고도 하는 위항문학은 조선 중기와 후기에 한양에서 중인들이 주도한 문학운동이다. 이들은 경치가 빼어난 인왕산 아래 계곡 등지에 모여 시 짓기를 하면서 교류했다. 주로 서촌에 거주했던 중인들은 역관 등을 하면서 중국에서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인 사람들이었다. 조 대표는 “계급사회 신분의 속박 속에서 지식인으로 성장한 그들은 신분 상승의 욕구와 현실 비판을 위항문학으로 승화시켰다”며 “중인들이 위항문학을 통해 보여 준 문화의 역설을 숲속 쉼터 프로젝트에서 건축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숲속 쉼터는 목구조이지만 목구조의 전형적인 원리에서 벗어나 있다. 전통적 목구조 건물은 선이 중심이지만 현대 목구조 건물은 콘크리트 구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면과 덩어리(매스)를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활용한 결과다. “목조의 구법은 부재를 입체적으로 조립해 3차원의 구조물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일반적으로 텍토닉이라고 하죠. 다양한 크기의 선 부재들이 위계를 따르는 맞춤과 조합을 통해 구조물을 이루는데 숲속 쉼터에서는 철근 콘크리트 기둥 모듈의 2분의1 간격으로 목재 기둥을 세우고, 그 사이에 지붕판을 끼워 넣는 형식을 취했습니다.”(조 대표) 목재 구조물에서 하중 전달은 거대한 크기의 지붕판을 목재 기둥 위에 얹는 것으로 처리하는데 여기서는 얹지 않고 그 사이에 끼워 목구조의 무거운 인상이 가벼운 인상으로 변환된다. 이처럼 물질을 비물질로 보이게 하는 구축적 역설을 조 대표는 ‘비결구적 결구’라고 표현했다. 김 소장은 “일반적으로 전통 목구조에서는 포와 서까래 결합이 조합을 이루지만 이곳은 기둥이 있고 여기에 50㎝ 폭의 판들이 끼워진 상태”라며 “보가 판에 통합돼 있고 그 사이에 간접 조명을 설치해 무게감이 없게 만드는 동시에 시선을 밖으로 이끌어 가는 효과를 만들어 냈다”고 설명했다. 내부의 목재는 스프러스 집성목에 흰색 칠을 해서 공간적으로 넓어 보인다. 세로로 긴 직사각형 창의 프레임을 통해 자연 경관이 시원하게 내다보이는 실내는 가볍고, 현대적으로 보인다. 밖을 향해 창가에 놓인 낮은 안락의자와 서가는 건축가 장영철이 디자인한 것이다. 숲속 쉼터는 긴 테이블을 두어 가끔 지역 문화단체들이 시간을 나눠 쓰며 프로그램을 운용할 수 있게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쉼터다. 관 주도의 공공건축은 무언가 역할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지만 이곳은 애초에 용도를 정하지 않았다. 조 대표는 “소셜미디어에 소개되는 사진을 통해 이용자들이 이 공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 수 있는데 대부분의 사진들에 프레임이 기본으로 들어가 있다”면서 “우리가 의도했던 대로 이곳은 사람들이 외부 경치를 바라보고 조용히 휴식을 취하며 시간을 보내는 쉼터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조 대표와 김 소장은 “앞으로 공공건축에 예산을 더 많이 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공공건축은 예산이 빡빡해서 의도를 잘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좋은 것은 개인들이 능력껏 갖추고 살면 되지 않느냐는 식의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오히려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는 공공건축에 비용을 더 들이고, 잘 만들어 공유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분단의 역사에서 비롯되긴 했지만 이렇게 좋은 장소에서 좋은 공간이 하나둘씩 만들어지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여유 있게 시간을 내어 다시 찾고 싶다. 인왕산 숲속 쉼터는 월요일과 명절을 제외한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함혜리 칼럼니스트
  • 동해뷰·KTX·대단지… 청약통장만 있으면 기회

    동해뷰·KTX·대단지… 청약통장만 있으면 기회

    현대건설이 경북 포항시 북구 양덕동에 짓는 ‘힐스테이트 환호공원’은 최고 38층에 20개동 2994가구의 대단지로 공급된다. 힐스테이트 환호공원은 포항환호공원 조성 특례사업의 비공원시설에 들어서는 단지로, 공원시설에는 운동 및 휴게시설, 산책로, 식물원 등이 조성된다. 환호공원 바로 앞에 동해 바다가 펼쳐져 있어 일부 가구에서는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특히 북구에서 주거선호도가 높은 곳에 조성돼 교통·교육·생활 인프라가 다양하게 갖춰진다. 새천년대로, 영일만대로 등을 통해 포항 전역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포항고속버스터미널과 KTX 포항역과도 접근성이 좋다. 도보로 해맞이초등학교를 갈 수 있으며 항구초, 대도중, 환호여중 등의 학교도 가깝다. 또 반경 2㎞ 이내인 양덕동과 두호동 일대에 학원가도 밀집해 있다. 그 밖에 하나로마트, 죽도시장, 롯데백화점 등은 물론 시티병원, 포항시립미술관, 롯데시네마, 실개천거리도 가깝다. 힐스테이트 환호공원은 브랜드에 걸맞은 다양한 특화 설계가 적용된다. 남향 위주로 단지를 배치했으며 드레스룸·팬트리 등으로 수납과 공간 활용성도 증대했다. 피트니스센터, 실내골프장, 작은도서관, 어린이집, 경로당, 건식사우나 등 다채로운 커뮤니티센터도 조성된다. 최상층에 설계된 스카이라운지에서는 입주민 누구나 동해 바다와 영일만의 아름다운 일출·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북구는 비규제 지역이라 만 19세 이상에 청약 통장만 있으면 주택 보유나 기존 당첨 여부와 관계없이 청약이 가능하다.
  • 부산 센텀 라이프 만끽… 교육 인프라 ‘빵빵’

    부산 센텀 라이프 만끽… 교육 인프라 ‘빵빵’

    SK에코플랜트가 부산 해운대구 반여1동에 짓는 ‘센텀 아스트룸 SK뷰’의 가장 큰 장점은 부산에서 희소성이 높은 평지 아파트라는 점이다. 부산은 일부 해안가를 제외하면 산지 분포가 많아 대부분의 주민이 경사가 없는 평지 아파트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총 750가구 중 분양 대상인 544가구가 전용면적 59·74·84㎡로, 수요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중소형 평형대로 구성되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센텀시티와 가까운 곳에 들어서는 만큼 신세계·롯데백화점과 벡스코, 시립미술관 등의 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 이른바 ‘센텀 라이프’를 경험할 수 있다. 인근 수영강시민공원에는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축구장 등이 있어 운동과 여가를 즐길 수 있다. 무정초, 장산중까지 걸어서 등하교가 가능한 ‘안심 학세권’인 데다 반여고와 혜화여고, 다수의 학원가까지 가까이 있어 교육 인프라도 풍부하다. 부산 지하철 동해선 부산원동역이 가까운 역세권 아파트로도 주목받는다. 센텀역까지 두 정거장 거리이며 부산 2호선 환승역인 벡스코역까지도 세 정거장 만에 이동이 가능하다. 인근에 12개 노선이 지나는 버스정류장도 있다. 단지가 들어서는 반여동에는 여러 재개발·재건축 사업으로 3200여 가구의 브랜드 타운이 조성된다. 반여동 일대가 센텀시티와 함께 하나의 주거타운으로 묶이며 부산을 대표하는 신흥 주거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울경 메가시티의 핵심 거점으로 거듭날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가 2027년 완공될 예정이라 각종 개발 호재에 따른 미래가치도 높다. 분양 관계자는 “브랜드 명성에 걸맞은 차별화된 특화설계를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故최진실 딸’ 최준희♥남친, 매달려서 ‘찐한 키스’

    ‘故최진실 딸’ 최준희♥남친, 매달려서 ‘찐한 키스’

    배우 故최진실의 딸 최준희가 남자친구를 자랑했다. 24일 최준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자기 연인 자랑 타임”이라는 글을 공유했다. 그는 자신의 남자친구를 찍은 사진 여러장을 게재하며 ‘남친 자랑’에 나섰다. 사진 속에는 운전을 하거나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등 일상적인 남자친구의 모습이 담겼다. 특히 최준희는 남자친구와 찍은 영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영상 속 최준희는 남자친구에게 꼭 붙어 매달렸고, 남자친구 역시 최준희를 번쩍 들어올리며 애정을 드러냈다. 또 다른 사진에서 두 사람은 진하게 입맞춤을 하고 있다. 한편 최준희는 배우 데뷔를 위해 최근 이유비가 소속된 와이블룸과 전속계약을 맺었다.
  • [포토] ‘붐비는 시원한 해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휴일

    [포토] ‘붐비는 시원한 해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휴일

    4월의 마지막 일요일인 24일 전국의 주요 관광지는 맑은 날씨 속에 평온한 일상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사람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가벼운 옷차림과 홀가분한 마음으로 산과 바다, 공원, 유원지 등으로 향했다. 우리나라 대표 관광지 제주에는 연일 4만명 안팎의 관광객이 몰리며 일상 회복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주말의 시작인 지난 22일 금요일 4만2천795명, 23일 4만733명의 관광객이 찾은 데 이어 이날도 4만3천여명의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관광객과 도민들은 성산일출봉과 서우봉 올레길, 표선면 가시리, 한림공원 등지에서 샛노란 유채꽃과 형형색색의 튤립을 보며 봄기운을 만끽했다. 또 제주만의 토속적이고 소박한 자연환경을 엿볼 수 있는 표선과 애월, 사계 해안도로 등에서 드라이브를 즐기거나 올레길을 걸었다. 부산과 강원의 주요 관광지도 나들이객으로 붐볐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는 관광객과 시민들이 백사장을 거닐며 파도를 감상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부산 서핑의 메카 송정해수욕장에는 수십명의 서핑 동호회원들이 서핑보드를 타기도 했다. 서면, 남포동 등 번화가에도 행인들이 거리두기 해제 전보다 훨씬 많아져 모처럼 생기가 돌았다. 강원도 동해안에는 젊은이들이 찾아와 백사장에 텐트나 그늘막을 치고 휴식을 즐겼다. 일부 행락객은 바닷물에 발을 담그거나 모터보트를 타고 바다를 질주하며 휴일을 만끽했다. 곳곳에서 열린 축제도 성황을 이뤘다. 세종시 베어트리파크에서는 3년 만에 철쭉제가 열렸다. 관람객들은 오색연못∼전망대 구간(1㎞) 관람로에 핀 수만 그루 철쭉꽃을 감상하고, 철쭉 화분 나눔과 화분 만들기 등 프로그램을 즐겼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목련 종을 보유한 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에서 열린 제5회 목련 축제 마지막 날 관람객들은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목련원과 목련산을 탐방하며 다채로운 목련을 감상했다. 홍성 남당항에서는 제2회 남당항 바다송어 축제가 한창이다. 미식가들은 민물송어보다 육질이 탄탄하고 민물 특유의 흙냄새가 없어 맛과 향이 월등한 바다송어를 맛보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이른 더위를 식혔다. 제주에서는 한라산 청정고사리 축제가 열렸다. 축제는 비대면 형태로 열렸지만, 사람들은 봄을 알리는 대표 봄나물인 고사리를 채취하고, 공연을 즐겼다. 전국의 이름난 명산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설악산과 오대산 국립공원은 물론 계양산, 문학산, 청량산, 김제 모악산, 정읍 내장산, 무주 덕유산에는 등산객들이 가볍고 화려한 옷차림으로 울긋불긋 핀 꽃과 청정한 자연을 즐겼다. 참꽃이 활짝 핀 비슬산을 비롯해 팔공산과 주왕산, 소백산 등 등산 명소에도 이른 아침부터 절정에 이른 봄꽃을 감상하려는 등산객들이 몰렸다. 천년 고찰 법주사 등이 있는 속리산 국립공원에는 오후 1시 기준 3천400여명의 탐방객이 찾았다. 탐방객들은 법주사와 세심정을 잇는 ‘세조길’을 거닐거나 문장대 등을 오르며 휴일을 만끽했다. 초여름 날씨를 보인 대구에서는 프로야구 삼성과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시작 2시간여 전인 정오부터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 많은 관람객이 모여 야구장과 선수 사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경기 시작을 기다렸다. 광주·전남은 낮 기온이 28도까지 오르는 초여름 날씨 속에 주요 관광지에 나들이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담양 죽녹원에는 시원한 봄바람을 선사하는 대나무 숲을 거니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로 오전부터 일대 거리와 주차장이 북적였다. 잔잔한 호수를 끼고 3.9㎞ 길이의 둘레길이 조성된 담양호 주변에도 편안한 옷차림으로 산책을 하고 기념사진을 찍는 나들이객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첫 일요일인 24일 서울 도심은 휴일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이날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은 27도로, 초여름 날씨를 보인 가운데 가벼운 옷차림을 한 시민들은 공원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고궁을 거니는 등 오랜만에 되찾은 일상을 즐겼다. 오후 2시께 중구 덕수궁 돌담길에는 반소매 옷을 입거나 겉옷을 한쪽 팔에 걸친 사람들이 그늘을 찾아 걸었다. 돌담길 초입 카페에는 따가운 햇볕에도 길게 줄이 늘어섰다. 가족과 함께 서울 나들이를 왔다는 김태웅(12) 군은 “궁궐을 책에서만 봤는데 오늘 덕수궁 안까지 들어갔다가 오고, 직접 눈으로 보니 좋았다”며 웃었다. 공원과 한강 인근에도 초여름 날씨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성동구 서울숲 공원에는 부모님 손을 잡고 놀러 나온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아직은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연인이나 가족 단위로 나온 시민들은 공원 곳곳에 그늘을 찾아 돗자리를 펴고 싸 온 간식을 나눠 먹는 등 여유를 즐겼다. 아내와 함께 나왔다는 정재현(34) 씨는 “거리두기가 풀리기 전에는 아무래도 공원에 나와도 눈치도 보이고 찜찜했는데 거리두기가 해제되니 마음이 일단 편하다”며 “날씨도 좋아 참 상쾌하다”고 했다. 도봉구 쌍문동 우이천에도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시민들은 공원에 설치된 운동기구를 사용하거나 자전거를 탔다. 따가운 봄볕을 피해 다리 밑 그늘에선 노인 10여 명이 모여 장기를 뒀다. 장기 두는 것을 구경하던 국장섭(60)씨는 “거리두기가 끝나서 봄 날씨도 즐기고 친척도 만나고 가족도 만날 수 있어 좋다”며 “일이 좀 한가해지면 못 갔던 고향도 다녀오려고 한다”며 웃었다. 여의도 한강공원 잔디밭도 그늘마다 돗자리로 발 디딜 틈을 찾기 어려웠다. 시민들은 뜨거운 햇볕에 외투를 벗어두고 연신 손으로 부채질을 하면서도 배달 음식과 도시락 등을 먹었다. 영등포구에 사는 30대 이인선 씨는 남편과 아이를 태운 유아차를 끌고 산책에 나섰다. 이씨는 “아이가 있어서 아무래도 조심하느라 코로나 이후 이렇게 사람 많은 곳은 나온 건 처음”이라며 “이제 가족들 대부분 다 코로나에 한 번씩 걸렸다 완치돼 좀 더 편한 마음으로 나왔다”고 했다. 비슷한 시간 강남역 인근 번화가에도 휴일을 맞아 쇼핑하는 등 나들이 나온 시민들로 거리가 붐볐다. 아들과 함께 나왔다는 이동은(41) 씨는 “코로나 때문에 그동안 운동화를 인터넷으로만 샀는데 거리두기가 풀려서 아들이랑 직접 운동화를 보고 고르려고 나왔다”고 했다. 친구와 서울 나들이를 왔다는 대학생 박장웅(22)씨는 “이번 주부터 거리두기도 풀리고 날씨도 정말 좋아 당장 서울 1박 2일 여행 계획을 짜서 놀러 왔다”며 “어제는 홍대에서 새벽 2시까지 술을 마셨는데 다시 이렇게 놀 수 있어 정말 좋다”고 말했다.
  • ‘장동건♥’고소영, 핫팬츠 입고 남산 ‘포착’

    ‘장동건♥’고소영, 핫팬츠 입고 남산 ‘포착’

    배우 고소영이 산책하는 주말 일상을 공유했다. 23일 고소영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얼마 만인가♥ 반가운 남산 산책♥”이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 고소영은 반려견 두 마리와 남산 산책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고소영은 흰색 반팔 티셔츠에 데님핫팬츠를 입고 운동화를 신고 있다. 특히 주변 사람들을 신경쓰지 않고 휴대폰 카메라로 풍경 사진을 촬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편 고소영은 배우 장동건과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 일상 회복 즐기자…책 읽는 서울광장에서 보내는 주말

    일상 회복 즐기자…책 읽는 서울광장에서 보내는 주말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첫 주말을 맞은 23일 전국의 관광지는 일상 회복을 즐기려는 나들이 인파로 붐볐다. 제주시 한림읍 한림공원에는 포근한 날씨 속에 다양한 색의 튤립을 구경하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산 일대와 표선면 가시리 유채꽃광장 등을 찾은 나들이객은 샛노란 유채꽃 사이를 거닐며 주말을 만끽했다. 낮 기온이 27도까지 올라가 초여름 분위기가 물씬 풍긴 대전·충남에서도 계룡산국립공원에 5천800여명이 입장하는 등 주요 관광지마다 행락객이 몰렸다. 경남지역도 지난 3월 개장한 거제파노라마케이블카에 오후 1시 기준 1천800명가량이 찾아 한려수도 절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는 등 관광지마다 인파로 가득했다. 월미공원과 인천대공원, 센트럴파크 등 인천지역 공원 역시 봄꽃을 감상하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방문이 이어졌다. 전북의 대표 관광지인 전주한옥마을에서는 연인·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이른 아침부터 형형색색의 한복을 입고 화창한 봄날을 만끽했다. 이들은 전주향교 등을 둘러보며 유명 드라마 촬영지 앞에서 사진을 찍거나 길거리 음식을 맛보며 추억쌓기에 바쁜 하루를 보냈다. 부산의 주요 유원지와 관광지에도 상춘객의 발길이 이어져 영도구 태종대유원지와 남구 이기대수변공원, 부산진구 어린이대공원과 부산시민공원 등지에도 나들이객들로 붐볐다. 해운대와 광안리, 송도해수욕장에는 산책하거나 가벼운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금정산과 장산 등지도 등산객들로 북적였다.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는 개장 시간 1∼2시간 전부터 행락객을 태운 차량 행렬로 주차장 입구가 장사진을 이뤘다. 봄을 맞아 다양한 체험 행사가 준비된 용인 한국민속촌을 찾은 관람객들은 화전 만들기 등 이색 프로그램을 경험하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사진은 이날 서울광장에 설치된 야외도서관 ‘책 읽는 서울광장’에서 시민들이 잔디에 앉아 책을 읽으며 주말을 보내고 있는 모습.
  • 운명으로 여긴 조선… 베델, 기꺼이 항일 불구덩이에 뛰어들었다[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운명으로 여긴 조선… 베델, 기꺼이 항일 불구덩이에 뛰어들었다[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15개국 417명 안장 양화진 묘원 봄의 묘지는 아름다워서 슬프다. 물오른 푸나무들을 스치고 윤택하게 부풀어 오르는 대기를 헤치며 묘지를 산책한다. 만개한 꽃과 묘비의 빛깔이 선명하게 대비된다. 제아무리 화려한 비석도 정교한 조화도 풀꽃 한 송이의 생기를 이기지 못한다. 죽음은 어떻게든 아름다울 수 없다. 살아 있는 자들이 기억하는 만큼만 죽은 자의 삶이 아름다워질 뿐이다. 운명이라는 말이 거창하다면 그저 인연이라고 하자. 어떤 필연적인 우연, 우연적인 필연이 인연이 돼 이방인들을 여기로 데려왔는지 모른다. 서울지하철 2·6호선 합정역 7번 출구를 나오면 절두산 성지와 양화진 묘원을 소개하는 입간판이 보인다. 당산철교를 사이에 두고 왼편이 신유박해로 순교한 가톨릭 성인들을 기념하는 절두산순교성지, 오른편이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이다. 1890년 양화진에 처음 묻힌 외국인은 J W 헤론이었는데, 그는 호러스 알렌을 이은 광혜원 원장으로 전염병 환자들을 돌보다가 자신도 이질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삼복 중의 죽음이라 외국인 묘지가 있는 인천 제물포까지 시신을 옮길 수 없어 양화진에 매장한 것이 외인묘지의 유래가 됐다. 현재 15개 국적 417명이 안장돼 있는데 그중 선교사는 6개국 145명이다. 선교사들 외에는 한국에 살던 외국인과 가족들, 해방 후에는 주로 미군들이 묻혔다. ●베델 묘비엔 치열했던 항일과정 빼곡 여기 누운 이들은 시쳇말로 객사를 한 셈이다. 하나 어디에서 살든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삶의 진폭은 달라질지니, 이곳의 주인들은 먼눈과 너른 보폭으로 낯선 세계에 다다른 모험가들인 게다. 쫄보인 나는 그저 묘비에 새겨진 이방인들의 이름들을 읊조리며 발소리를 눅여 걷는다. 봄의 묘지는 그들이 떠나간 세상의 평화를 모사한 듯 적막하다. 2019년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해 서울신문에서 기획 시리즈를 준비하던 중 베델을 주인공으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발굴했다.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가 쓴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출간·원제 ‘The cat and the king’)와 ‘황제의 옥새’(1914년 출간·원제 ‘The Great Cardinal Seal’)는 현재까지 대한제국을 배경으로 하는 단 두 편의 해외 소설이다.“그래도 지금 서울 어딘가에 있을 이 친구의 묘비에는 이런 말이 쓰여 있을 것 같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힘과 의지만으로 조선인을 위해 싸웠다’.”(‘황제 납치 프로젝트’ 중에서) 과연 묘비명은 작가의 상상대로일까? 베델의 묘소는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A구역 두 번째 자리에 있다. ‘대한매일신보사장대영국인배설지묘’가 새겨진 묘비와 함께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받은 독립유공자 표지가 있다. 묘비는 1910년 일제가 칼과 망치로 비문을 훼손하는 바람에 1964년에야 언론인들이 성금을 모아 새로 세웠다. 비문은 ‘시일야방성대곡’으로 유명한 황성신문 주필 장지연이 썼던 것을 복원했는데, 언론인의 붓은 작가의 펜과 달리 선명하고 건조하다. 베델이, 1904년부터 1909년까지, 영국에서 일본을 거쳐 조선에 와서, 신문을 만들어 일제 침략 정책에 저항하다가, 옥고를 치른 끝에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일목요연하다. 여전히 ‘왜’는 알 수가 없다. 1904년 러일전쟁을 취재하기 위해 종군기자들이 조선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체험과 모험과 커리어 확보 등 갖가지 목적을 가진 그들의 취재 포인트는 백인종과 황인종, 서양과 동양의 대결에서 누가 주도권을 잡느냐는 것이었다. 삶터를 전쟁터로 내어 준 한국인들은 주인공은커녕 조연조차 못 되는 엑스트라였다. ‘독일인 부부의 한국 신혼여행 1904’라는 여행기를 남긴 저널리스트 루돌프 차벨의 눈에 한국인들은 이렇게 보였다. “생활신조는 ‘되도록 돈은 많이, 일은 적게, 말은 많게, 담배도 많이, 잠은 오래오래’였다. 때로는 거기에 주벽과 바람기가 추가되었다.” 구제불능의 게으름뱅이! 무능한 나라의 가난한 백성들은 그토록 한심해 보였다. 이보다 더 날카롭고 사나운 시선도 있다. “백인 여행자가 처음으로 한국에 체류할 경우 처음 몇 주 동안은 기분 좋은 것과는 영 거리가 멀다. 만약 그가 예민한 사람이라면 두 가지 강력한 욕구 사이에서 씨름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것이다. 하나는 한국인들을 죽이고 싶은 욕구이며, 또 하나는 자살하고 싶은 욕구다. 개인적으로 나라면 첫 번째 선택을 했을 것이다.” 28세에 종군기자로서 북상하는 일본군 대열에 합류했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급진적인 사회주의자 잭 런던의 눈에 한국인은 살인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존재였다. ‘소설 자본론’이라고 평가되는 ‘강철군화’를 읽은 독자에게 런던의 글은 놀라움을 넘어 당혹스럽다. 물론 작가라는 작자들이 모두 인류애의 화신일 리 없고 반드시 인간적으로 훌륭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런던은 노동계급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로 큰돈을 벌어 자신이 증오하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대성공을 거둔 모순에 빠져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작 4개월의 체험으로, 형편없는 도로와 불결한 환경이 아무리 지긋지긋했대도,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일부 한국인만을 만난 상태에서 한국인들의 유일한 장점이 ‘짐을 지는 것’이라고 단정 지은 부주의와 편견은 좀처럼 이해해 주고 싶지 않다. 한층 더 나쁜 것은 뛰어난 재능을 지닌 작가다운 수려한 문장과 생생한 묘사다. 나쁠 때도, 혹은 나쁠수록 더욱 강렬한 ‘잘 쓴’ 글의 해악이라니!●수송공원에 대한매일신보 사옥 터 당산철교 아래로 이어진 절두산순교성지에 이르러 다리쉼을 한다. 믿음을 위해 목이 잘린 사람들과 수백 년 후까지 그들을 기억하며 기도하는 사람들의 머리 위에도 ‘왜’라는 물음표가 떠 있다.전날 조계사 뒤편 수송공원에서 베델의 일터였던 대한매일신보 창간사옥 터 표석을 보고, 일민미술관 5층에 있는 신문박물관에서 대한매일신보 보관물을 관람했다. 무심한 돌로 기념하는 자리, 아무리 ‘역사의 그릇’이라지만 빛바랜 종잇장으로 남은 신문 조각을 위해 베델이 목숨을 바쳤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한심하다 못해 살인 충동까지 불러일으켰던 사람들을 다르게 보기 위해서는 마음눈이 필요하다. 베델은 그것을 가지고 있었다.“서울 용산에서 한 조선인이 어린아이를 업은 부인을 데리고 일본군 병영을 지나갔다. 이때 한 일본 군인이 장난삼아 이들에게 총을 쐈다. 탄환이 여인의 옆구리를 관통해 아이 엄마가 즉사했다. 아이의 한쪽 손도 산산조각이 났다. 아이 아빠가 일본군 병영에 뛰어들어가 장교에게 항의했지만 되레 길거리로 쫓겨났다.”(코리아데일리뉴스 1907년 9월 3일자 기사) 우리의 일상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 보이지 않는 노동이 있다. 하대와 멸시를 넘어서 투명인간처럼 취급당하는 열외의 존재들이다. 그들은 연민과 동정을 기반으로 한 박애와 인류애, 그러니까 오직 ‘사랑’을 통해서만 ‘발견’된다. 그리고 그 사랑의 추썩임이 보상 없는 일에 기꺼이 뛰어드는 도화선이 된다. ‘왜’라는 질문에 대한 서양 작가의 대답은 이러하다.“우리(베델과 가상의 소설 주인공)는 러일전쟁이 끝난 뒤부터 ‘조선의 형제’를 자처한 일본이 대한제국에 지른 불에 심하게 데었다. 그럼에도 다시 한번 불속으로 뛰어들 생각이다. 또 한 번 크게 다칠 테지만 그래도 괜찮다. 우리는 우둔하지만 행복하고 유쾌한 개니까. 그 불이 너무 매혹적이어서 가만 보고만 있을 수 없으니까.”(소설 ‘황제의 옥새’ 중에서) 소설가
  • [데스크 시각] 집무실보다 대통령 별장이 시급하다/김상연 부국장 겸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집무실보다 대통령 별장이 시급하다/김상연 부국장 겸 정치부장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청와대를 찾은 측근 정치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만 구중궁궐에 가둬 놓고 재미는 당신들이 다 보고 다니지?” 노 전 대통령이 잘못한 일 중 하나는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를 없앤 것이라고 생각한다. 청남대를 주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숭고한 약속 때문이었다면 대신 다른 곳에라도 대통령 별장을 새로 지었어야 했다. 제대로 된 나라 중 국가원수의 별장 하나 없는 국가는 대한민국이 유일할 것이다. 그래서 이 나라의 대통령은 군부 정권도 아닌데 휴가를 군 휴양시설에서 보낸다. 인간은 365일 일만 하고 살 수 없다. 대통령도, 일용직 노동자도 쉬고 놀아야 재충전이 되고 업무 효율이 올라간다. 즐거운 저녁 약속이 있는 날이면 아침부터 콧노래가 나오고 마음이 너그러워지는 게 호모사피엔스다. 별장도 없고 안가(安家)도 철거된 이 나라의 대통령들은 밤에 인터넷에 들어가 자신을 비판한 기사들을 보고 화를 품은 채 잠자리에 든다. 그리고 이런 날이 쌓이면 마침내 “대통령 못해 먹겠다”는 말을 내뱉게 된다. 대한민국 정치가 덜컹거릴 때마다 ‘제왕적 대통령제’ 탓을 한다. 하지만 조선의 제왕은 사실 전권을 휘두르지 못했다. 국왕은 사대부들이 정해 놓은 유교적 매뉴얼에 맞춰 살아야 했고, 그것을 어기면 쿠데타로 쫓겨나거나 독살당했다. 이 전통은 오늘날 민주공화국에까지 면면히 이어진다. ‘소용돌이의 한국 사회’에서 야당과 언론의 감시는 온통 대통령에게 집중돼 있다. 청와대를 누가 들락거리는지, 해외 순방 때 관광지를 들렀는지, 대통령 부인이 무슨 돈으로 옷을 샀는지까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받는다. 이 민주공화정의 대통령은 조선의 국왕만큼 감시받는 측면에서는 확실히 ‘제왕적’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국민 다수의 반대를 무릅쓰고 다음달 10일 취임과 동시에 청와대를 국민에게 개방하고 용산 국방부 영내로 집무실을 옮긴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대통령의 스트레스 지수는 과거에 비해 더 민감해질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는 그나마 산책할 곳도 있고 바로 뒤에 북악산도 있는데 국방부 영내는 그야말로 삭막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 대통령직에도 예외가 아니라고 본다면 윤 당선인의 행복지수는 시간이 갈수록 낮아질 것이다. 사사건건 반대하는 야당과 비판을 업으로 삼은 언론을 보면서 스트레스는 날로 누적될 것이다. 대통령직 한계효용 체감은 동서(東西)를 가리지 않는다. 과거 미국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도 성에 차지 않았는지 틈만 나면 백악관을 뛰쳐나와 고향인 텍사스의 크로퍼드 목장에서 몇 달씩 휴가를 보냈다. 사실 집무실 이전보다 시급한 건 대통령이 쉬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경호 등의 문제 때문에 일반인처럼 아무 데나 놀러다닐 수 없는 만큼 별장을 만드는 게 좋은 방법이다. 세간의 비판이 신경쓰인다면 윤 당선인 본인이 안 쓴다는 전제 아래 후임 대통령을 위해 소박한 별장을 짓는 것도 방법이다. 대통령 별장이 생기면 외교적 레버리지로도 활용할 수 있다. 방한 외국 정상이 대통령 별장에 초대되는 것을 특급 예우로 여기도록 하는 것이다. 야당 의원들을 별장에 초청해 함께 운동하고 삼겹살을 구워 먹는 풍경도 괜찮을 것 같다. 사실 여야가 무미건조한 청와대에서 소화도 안 되는 호텔식 음식을 먹으면서 협치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열린 마인드가 필요하다. 대통령한테 제왕의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요구하면서 생활에서는 제왕의 엄격함을 요구하는 것은 모순이다. 자신들은 먹고 마시고 즐기면서 대통령은 그래선 안 된다고 하는 심리의 저변엔 무엇이 있는가. 사디즘(sadism)이 있다.
  • 연인 향한 시선에 또 한 방… 홍상수의 강렬한 자기 고백 [영화 리뷰]

    연인 향한 시선에 또 한 방… 홍상수의 강렬한 자기 고백 [영화 리뷰]

    지난 2월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은곰상)을 수상한 ‘소설가의 영화’는 가장 자기 고백적인 홍상수 감독의 작품이다. 허구와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리얼리즘을 추구해 왔던 그는 27번째 장편에서 영화감독으로서 자신의 가치관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주인공의 여정을 따라가며 우연한 만남 속에 일상적이고 사소한 대화들을 이어 가는 연출 방식에는 크게 변화가 없다. 하지만 이번에는 소설가 준희(이혜영)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여성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 간다. 욕망과 본능에서 자유롭지 못한 ‘찌질한 남자들’의 시선에서 여성을 대상화하곤 했던 기존 작품과 차별된다. 여성의 주체적인 시선으로 보다 객관화된 현실을 이야기하다 보니 영화는 한층 경쾌하고 편안해졌다. 직설적이고 카리스마 있는 이혜영의 연기와 홍 감독의 즉흥 연출이 만나 예상치 못한 웃음을 안겨 주기도 한다. 이런 변화가 베를린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것으로 보인다. 오랫동안 글을 쓰지 못해 괴로워하던 준희는 서울 근교에서 작은 서점을 하는 후배를 찾았다가 영화감독 효진(권해효) 부부를 만나고, 그들과 산책을 나섰다가 우연히 배우 길수(김민희)와 마주친다. 준희는 길수에게 영화를 같이 찍자고 설득한다. 건조하고 심심한 줄거리인데 인물들의 미묘한 감정선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준희와 효진은 함께 작업하던 영화가 중단돼 다소 어색한 사이. 효진의 부인은 둘의 관계를 봉합하려 애쓰지만 둘은 길수를 놓고 대화하는 과정에서 또 충돌한다. 감독이 길수에게 “아직 젊은데 재능을 안 쓰고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아까워하고 있다”고 하자 준희는 “이분이 초등학생도 아니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잘하고 살면 존중해 주면 되는 거다. 누구나 다 돈만 버는 것에 관심 있는 게 아니다”라고 쏘아붙인다. 홍 감독은 준희의 입을 통해 연인인 김민희에 대한 영화계 안팎의 시선을 강하게 받아친 것이다. 준희는 또 “배우를 가장 편안한 상태에 놓고 그가 사람을 만날 때 진짜 발생할 것 같은 감정, 눈빛, 제스처를 카메라로 잡아내고 싶다. 모든 게 편하고 진짜여야 한다”고 강변한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 이후 홍 감독의 작품들은 김민희와의 실제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데, 이번에도 마지막에 길수가 꽃을 꺾어 들고 결혼행진곡을 흥얼거리는 장면에서 영화가 흑백에서 컬러로 전환되며 현실과의 경계를 흐린다. 조명 스태프 없이 저화질로 촬영한 영상은 때때로 노출과 포커스가 맞지 않지만 “사는 건 개판인데 영화에서만은 달라지고 싶은 강박이 사라졌다”는 효진의 대사처럼 영화에 임하는 홍 감독의 자세가 달라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21일 개봉. 92분. 12세 관람가.
  • [TV 하이라이트]

    [TV 하이라이트]

    ●어쩌다 사장 2(tvN 저녁 8시 40분) 두 번째 시골 슈퍼 영업일지를 써 내려가는 배우 차태현과 조인성을 만난다. 배우 김설현, 박효준, 윤경호가 ‘알바생‘으로 합류해 순탄하게 영업 중인 마트에 ‘프로 낚시꾼’인 배우 박병은이 양손 무겁게 찾아온다. 시즌1에도 출연했던 박병은은 경력직답게 사장 포스를 풍기며 저녁 장사를 시작한다. 품 안에서 야심 차게 비장의 무기를 꺼내 든 데 이어 손님들과 대화를 나누며 영혼의 단짝까지 만나는 박병은의 칼 솜씨와 말솜씨가 공개된다. 이어진 뒤풀이에서 사장님들과 알바생들은 본업인 배우로 돌아와 형형색색의 이야기를 꺼내 놓는다. 다시 찾아온 바쁜 아침이 지나고 잠시 한숨을 돌린 사장님들은 외근 겸 동네 산책에 나서는 한편 첫 외식까지 도전한다.
  • 굽이마다 절경이구나… 흑산도야, 잘 있었구나

    굽이마다 절경이구나… 흑산도야, 잘 있었구나

    전남의 보물 같은 섬… 얼마 만이냐 지난 두 해 남짓, 섬에 들어가는 걸 꺼렸다. 물론 코로나19 때문이다. 옮는 것보다 옮길 것이 걱정됐다. 거리두기가 마침내 끝났다. 섬을 찾는 것에 대한 거리낌도 해소됐다. 이제 멀고 먼 섬으로 떠날 차례다. 너무 멀어 검게 보인다는 전남 신안의 흑산도, 붉은빛 감도는 기암들의 절창이 일품인 홍도를 묶어 돌아봤다. 흑산도는 육로 관광이 보편적이다. 이웃 섬 홍도가 해상 관광 위주인 것과 다소 다르다. 흑산도엔 25㎞ 남짓한 일주도로가 잘 닦여 있다. 1984년 착공해 우여곡절을 겪다 26년 만인 2010년에 완공됐다. 관광택시를 탈 경우 외부 세계와의 연결 고리인 예리항에서 진리, 사리 등 순으로 돌아보는 게 보편적이다. 물론 취향에 따라 반대 방향으로 돌 수도 있다. 다만 어느 방향으로 돌더라도 해넘이는 흑산도 최고 전망대인 상라봉에서 맞는 게 좋다.●청잣빛 바다·그림 같은 풍경 먼저 사리(沙里) 마을 쪽으로 간다. 주민들 표현으로는 모래미란 곳이다. 갯마을 풍광이 수려해 호사가들은 ‘흑산도의 소렌토’라고 부른다. 이탈리아 소렌토를 가 보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그곳이 모래미를 닮았다면 청잣빛 바다와 기암절벽, 노송 그리고 예쁜 집들이 산수화처럼 펼쳐져 있을 게 분명하다. 사리엔 흑산도를 대표하는 명소 ‘복성재’가 있다. 다산 정약용의 형이자 조선 최고의 자연과학자 중 한 명인 손암 정약전(1758~1816)이 신유박해(1801) 때 유배 생활을 하며 ‘현산어보’(玆山魚譜, 자산어보)를 집필했던 곳이다. 꽤 오래전 생면부지의 흑산도를 가슴 깊이 각인시킨 책을 만난 적이 있다. ‘현산어보를 찾아서’라는 책이었다. 고등학교 생물 교사였던 이태원이 ‘현산어보’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2002년부터 이듬해까지 내리 다섯 권이 간행됐다. 생물도감 같은 책이지만 어패류에 대한 해박한 설명과 정교한 생물들의 그림, 흑산도에 머물며 촬영한 사진 덕에 지루한 줄 모르고 읽었던 것으로 기억된다.●유배지서 ‘현산어보’ 지어낸 정약전 무엇보다 인상적인 장면은 정약전의 위대한 유산을 ‘자산어보’라 부르는 것에 이의를 제기한 대목이다. 그 이전에도 ‘현산어보’라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 있어 왔지만 당시 이 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玆山魚譜’의 독음이 재조명받는 계기가 됐다. 저자의 논리는 이렇다. “나는 흑산으로 유배되었는데 ‘흑산’이라는 이름이 컴컴하여 두려우니 가족들이 편지에서 번번이 ‘玆山’이라 하였다. ‘玆’ 역시 검다는 말이다.” 정약전이 ‘玆山魚譜’ 서문에 밝힌 내용이다. 여기서 ‘玆’은 ‘자’로도, ‘현’으로도 읽힌다. 한데 ‘지금’, ‘여기’ 등의 뜻일 때는 ‘자’로 읽지만 ‘검다’의 뜻일 때는 玄(검을 현)이 두 개 겹친 ‘현’으로 읽어야 한다는 것이 한문학자들의 주장이다. 이태원은 여기에 하나를 덧붙인다. ‘유암총서’란 책에 “금년 겨울 현주(玄州)에서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라는 대목이 나온다. 글 말미에는 “현주서실(玄州書室)에서 글을 쓴다”며 글 쓴 장소도 밝혔다. 여기서 ‘현주’는 흑산도를 뜻한다. 책 제목에 나오는 ‘유암’은 저자 이강회의 호다. 이태원은 유암을 “다산의 제자인 이청의 친구이며, 다산과도 친밀한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 “흑산도를 ‘玆山’이라 처음 표현한 이도 다산이고, 그의 제자 이청과도 친하게 지냈으니 유암이 흑산을 ‘현주’로 표현한 것은 다산이 흑산을 玆山이라 부른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결론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누리집은 여기서 한발 더 나간다. 전남 강진 사람인 유암이 강진으로 유배 온 다산의 제자였다는 것이다. 이로 미뤄 본다면 유암이 스승의 발음에 따라 ‘玆山’을 ‘현산’이라 불렀을 개연성은 더 높아진다. 현재로선 ‘자산’인지, ‘현산’인지 특정하기 어렵다. 장삼이사는 그저 흑산도가 얼마나 먼 절해고도였으면 ‘검고 검다’는 표현을 썼을까 헤아려 보는 정도로 충분하지 싶다. 다만 코로나 시국에도 지난해 개봉을 감행했던 영화 ‘자산어보’는 독음을 ‘자산’으로 분명히 했다. 전문가에게 자문했다고는 하지만 영화라는 매체의 속성상 많은 이에게 익숙한 이름을 제목으로 쓸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으리라 짐작된다.●유배자들 흔적 남겨놓은 문화공원 사실 영화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건 ‘장창대’(변요한)란 인물이다. 정약전과 더불어 ‘현산어보’의 공동 저자나 다름없는 이다. 영화 ‘자산어보’가 보여 주려 했던 수평사회, 그러니까 양반과 평민이 공존하는 평등사회는 장창대가 있어야 완성된다. 한데 그의 흔적은 흑산도 어디서도 찾을 길이 없다. 정약전(설경구)의 이름만 남았을 뿐이다. 그게 못내 아쉽다. 이제라도 정약전 동상 옆에 장창대의 동상을 함께 세워 그를 기려 보면 어떨까 싶다. 복성재 아래는 유배문화공원이다. 1148년 고려 의종 때의 정수개부터 1898년의 뇌물수수 죄인 김홍륙에 이르기까지 흑산도로 유배된 수많은 이를 기억하는 조형물들이 조성돼 있다. 사리는 돌담(등록문화재)이 아름다운 마을이다. 마을 앞 해변에는 봄철 산란을 앞두고 숭어들이 파리떼처럼 몰려든다. 수백년 전 정약전도 이 장면을 보며 신기해했겠지. 멀고 먼 한양의 임금에게도 진상했다는 숭어 어란은 이런 천혜의 여건에서 탄생했을 것이다. 상라봉 전망대는 흑산도 최고의 조망처다. 차로 쉽게 오를 수 있다. 특히 저물녘 풍경이 빼어나다. 멀리 홍도 너머로 해가 지는 모습이 장쾌하면서도 서정적이다. 열두 굽이 ‘용고개’를 휘돌아 오르는 맛도 일품이다. 꽃보다 아름다운 잎이라 했던가. 상라봉 일대를 뒤덮은 늙은 동백나무 잎들이 역광 아래 보석처럼 반짝이는 모습과 마주할 수 있다. 상라봉 정상의 봉수대까지 오르는 것도 좋겠다. 파란 비단을 펼쳐 놓은 듯한 배낭기미 해수욕장, 죄인을 감금했던 옥섬 등 사방이 툭 터진 흑산도 일대 전경과 마주할 수 있다. 전망대에서 정상까지는 10분 정도 걸린다.●이미자, 46년 만에 흑산도 찾아 노래 전망대 한편엔 ‘흑산도 아가씨 노래비’가 있다. ‘흑산도 아가씨’는 1966년 발표된 이미자의 노래다. 흑산도 예리항에 여객선이 닿을 때면 항구 전체에 이 노래가 울려 퍼질 정도로 흑산도를 대변하는 노래로 인식되고 있다. 한데 정작 섬 주민들의 가슴을 적셨던 이미자는 흑산도를 방문하지 않았다. 그러다 가까스로 2012년 그의 공연이 흑산도에서 열렸다. 노래가 발표된 지 무려 46년 만의 일이었다. 노래비 옆에 세운 이미자 핸드 프린팅은 공연 당시 조성한 것이다. 흑산도는 세계적인 ‘철새 휴게소’다. 동아시아와 대양주에 놓여진 ‘철새 고속도로’ 경로 중 한반도를 통과하는 철새들이 쉬어 가는 중간 기착지다. 국내에 기록된 560여종 가운데 400여종이 이 일대에서 관찰될 정도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만약 정약전이 물고기가 아니라 새에 관심이 많았다면 어쩌면 우리는 ‘현산조보’를 유산으로 받았을지도 모른다. 철새 관련 시설도 들어섰다. 신안철새전시관은 진리에서 열두 굽이 도로 가기 전에 있다. 흑산도는 물론 전 세계 다양한 새의 표본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관 초입에선 법정스님 사진과 동박새 조형물이 관람객을 맞고 있다. 난데없는 법정의 출현에 얼떨떨하다. 여기에도 사연이 있다. ●법정의 출가 이야기 듣는 철새전시관 법정은 대학생이던 1952년에 친구들과 흑산도를 방문한 적이 있다. 전시된 사진은 출가 전 ‘대학생 박재철’이 흑산도 진리의 모래톱에서 친구들과 찍은 것이다. 사진 속 ‘박재철’의 손엔 동박새가 든 새장이 들려 있다. 당시 흑산도 옆 다물도에 살던 친구가 법정에게 선물로 준 것이다. 그런데 사진보다 후일담이 더 의미심장하다. 당시 동행했던 친구의 말을 빌리면 법정은 목포로 돌아가자마자 새장 속의 새를 풀어 줬다고 한다. 그리고 세 해 뒤 ‘청년 박재철’도 세속을 박차고 보다 넓은 정신세계를 향해 날아올랐다. 새장을 벗어난 새처럼 말이다. 그가 바로 ‘무소유’로 법명을 날린 법정스님이다. 철새전시관에서 모퉁이 하나 돌면 새공예박물관이다. 야외 전시장엔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쇼나 새 조각이 전시됐다. 생경한 나라의 작품들이 이채롭긴 하지만 실제 흑산도 권역에서 발견되는 우리 철새들을 모티브로 삼았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다.전시관 위에 있는 진리당은 주민들이 신성시하는 공간이다. 당각시 전설이 깃든 각시당(처녀당), 해변 쪽의 용왕당 등으로 이뤄졌다. 각시당에서 용왕당까지 약 150m 구간에 성황림이 우거졌다. 귀신을 부른다는 초령목, 늙은 소나무, 신우대 등이 제법 깊은 숲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흑산도에는 볼만한 팽나무가 세 그루 있다. 흑산성당 옆의 팽나무 두 그루는 연리지다. 회색빛 둥치가 매우 독특하다. 무심사지 삼층석탑을 품고 선 팽나무도 있다. 이 나무는 수형도 좋지만 뿌리 부분을 봐야 한다. 뿌리가 옛 비석들을 휘감고 자라고 있다. 비석의 위치에 따라 둥치가 기묘하게 휘었는데 그 모습이 더 특이하다. 흑산성당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1958년 세워진 등록문화재다. 외형도 독특하고, 다양한 빛깔로 실내 곳곳을 비추는 스테인드글라스도 아름답다. 아울러 우리나라 형태의 지도바위, 유배 온 면암 최익현이 남긴 지장암 글귀 등의 볼거리들도 잊지 말고 찾아보는 게 좋겠다.●흑산도 찾았으면 홍도 함께 2박 3일 홍도는 흑산도의 연관 검색어 같은 곳이다. 관광객 대부분이 흑산도와 홍도를 묶어 2박 3일에 걸쳐 돌아본다. 이웃 섬이라고는 해도 흑산도에서 홍도까지는 쾌속선으로 30분을 더 달려야 한다. 홍도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이다. 흑산도의 여러 섬과 함께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을 이루고 있다. ‘천사(1004)섬’으로 알려진 신안의 섬 중에서도 늘 수위에 오를 만큼 빼어난 경치로 소문났다. 섬은 코로나가 엄습한 2년 동안 텅 비었었다. 관광객이 찾지 않아서다. 흑산도도 그랬지만 관광객 비중이 압도적인 홍도는 특히 충격이 컸다. 그와 관련한 애처로운 이야기 한 자락. 2020년 4월 초에 대구의 관광객이 홍도를 찾았다. 당시 대구는 코로나 확진자의 폭발적 증가로 정부가 선포한 ‘특별재난지역’이었다. 외지에서 대구로 가는 것도, 대구 사람들이 외지를 방문하는 것도 극도로 꺼릴 때였다. 소식을 접한 최성진(52) 홍도 1구 이장이 서둘러 여객선에 올랐다. 이들의 입도를 만류하기 위해서였다. 멀리 대구에서 온 관광객은 결국 홍도에 내리지 못하고 되돌아갔다. 비록 공포에 짓눌려 벌인 일이었다 해도, 자기 마을을 찾은 외지인을 돌려보낸 것에 대해 주민들의 심사가 편할 리 없었다. 사과 전화는 물론이고 미역, 멸치 등 홍도에서 나는 갯것들을 선별해 선물로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 대구 관광객은 아직 홍도를 찾지 않았다고 한다. 홍도 관광 하면 대개 유람선 관광을 백미로 꼽는다. 홍도 바다는 기암괴석들의 전시장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홍도 볼거리의 으뜸이라는 1경 남문바위부터 무려 33경에 이르는 기암들과 마주할 수 있다. 안내원의 해학적인 설명을 들으며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다 보면 2시간 남짓한 시간이 훌쩍 지난다. 유람선은 남문바위와 슬픈여바위에서 잠깐 정박한다. 기념사진을 찍으라는 취지다. 슬픈여바위엔 생선회를 파는 어선이 늘 대기하고 있다. 한 접시 3만원인데 경험 삼아 맛볼 만하다.●‘1년 탈 없이’ 염원 담은 깃대봉 365m 주민들의 삶을 엿보려면 역시 땅을 밟고 다녀야 한다. 덜 알려졌을 뿐 홍도 육로 관광도 해상 관광만큼이나 흥미진진하다. 홍도는 남북으로 7㎞ 정도 길쭉하게 뻗은 섬이다. 섬에 도로도, 차도 없다. 오토바이를 개조한 3륜차가 전부다. 섬 가운데에 깃대봉(365m)이 높이 솟아 걷기는 그리 만만하지 않다. 짧은 코스로는 1구 바로 옆 죽항당산을 다녀올 만하다. 주민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당산이다. 전체 코스는 1㎞ 정도다. 죽항당산엔 동백나무가 많다. 300년은 족히 살았다는 노거수들이다. 산자락 좁은 길이 늙은 동백에서 떨어진 붉은 꽃들로 낭자하다. 당산 위엔 일출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지중해의 항구 마을을 보는 듯한 이국적인 풍경과 기암절벽들이 절경을 펼쳐 낸다. 좀더 걷고 싶다면 섬 산행을 즐길 수도 있다. 홍도 1구에서 깃대봉을 넘어 홍도 2구 마을까지 이어지는 4㎞ 남짓한 산길이다. 깃대봉 능선 아래로 목재 데크 산책로도 있다. 해안 절벽 사이로 난 길은 완만하게 능선을 타고 오르다 깃대봉으로 가는 등산로와 만난다. 여기서 문제 하나. 홍도 깃대봉의 높이는 얼마일까. 정상 표지석엔 365m, 네이버 지도엔 360.5m, 다음 지도엔 367.8m로 표기돼 있다. 제각각이다. 최 이장의 말에 힌트가 있다. 그는 주민들이 1년에 한 번은 꼭 깃대봉을 오른다고 했다. 일 년 365일 동안 탈 없이 지나게 해 달라는 바람을 담아 산행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주민들의 믿음을 기준으로 삼으면 365m가 정답인 셈이다. 홍도 2구는 1구보다 먼저 사람이 정착했다는 마을이다. 하지만 1구가 관광 중심지로 개발되면서 뒤처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세상 적막한 마을이 됐다. 마을 옆엔 수형이 빼어난 소나무들이 있다. 바람에 시달리며 자라느라 이리저리 굽고 휘었다. 이 모습이 독특해 소나무 작품으로 유명한 사진작가가 촬영을 위해 2구 마을에 머물기도 했단다. 조붓한 솔숲 길을 오르면 곧 홍도등대다. 1931년 처음 불을 밝힌 등대다. 섬 끝자락에 선 말간 등대의 모습이 아름답다. 등대가 굽어보고 있는 풍경도 빼어나다.●이장, 돌려보낸 관광객 찾아 대구행 홍도는 이름처럼 붉은빛 감도는 해안 절벽이 일품인 섬이다. 특히 저물녘 햇살을 받아 절벽이 붉게 물들 때가 진수다. 할 수만 있다면, 저물녘에 유람선을 타길 권한다. 홍도를 나오던 날 쾌속선에 홍도 1구 최 이장이 함께 탔다. 그가 가는 곳은 대구였다. 코로나 때 입도하지 못했던 관광객 집에 일이 생겨 위로차 찾아가는 길이란다. 그 미안해하는 마음과 애틋한 정이 보통이 아니다. 언젠가 대구 사람들이 홍도를 방문하는 날도 오겠지. 홍도 사람들은 아마 구석구석 극진하게 안내해 줄 것이다. 그때 그들이 함께 보고 나누는 풍경들은 얼마나 새롭고 아름다울까. ■ 여행수첩 -흑산도까지는 목포여객선터미널에서 쾌속선으로 2시간, 홍도는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도초도를 경유해 가는데, 도초도 이후부터 파도가 높아지며 멀미를 하는 경우가 많다. -홍도 1구에서 2구까지는 여객선 시간에 맞춰 도선이 무료로 오간다. 하지만 2구 마을 주민이 없을 경우 운항하지 않는다. 마을 주민의 배를 이용할 경우 최소 4만원이다. 1구에서 깃대봉을 넘어 2구까지 걸어서 다녀오려면 3시간 이상은 족히 걸린다. -흑산도 SUV 관광택시는 4인 기준 6만원이다. 2시간 정도 섬 곳곳을 돈다. 일반적인 택시 기능도 한다. -두 섬 모두 다양한 형태의 숙박시설이 있다. 비수기인 요즘은 여유가 있지만 성수기 때는 반드시 예약해야 한다. -흑산도와 홍도는 5월이 지나야 겨울이 끝났다고 말할 정도로 일교차가 심하다. 다소 두툼한 옷을 챙겨 가는 게 좋다. -말린 홍어를 각종 양념과 버무려 내놓는 홍어무침이 별미다. 다만 양이 적어 다소 비싸다고 느낄 수도 있다. 생선회는 전부 자연산이다. 계절에 따라 종류도 바뀌는데, 수온이 찬 요즘은 우럭과 노래미를 맛볼 수 있다.
  • ‘김정숙 옷값’ 논란에…김건희 “명품 입으면 사비로 구입”

    ‘김정숙 옷값’ 논란에…김건희 “명품 입으면 사비로 구입”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아내 김건희 여사가 “꼭 명품을 입어야 할 일이 있다면 제 사비로 구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월간조선은 김 여사가 수차례에 걸친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지만 여러 질문 가운데 영부인 김정숙 여사 옷값 의혹에 대해 메시지를 보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건희 여사는 “지금껏 사업을 하면서 갑도 을도 병도 아닌 ‘정’의 위치에서 살아왔다”며 “돈 버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국민 세금을 허투루 쓰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했다.김 여사는 지난 3월 대통령 선거 사전 투표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대신 온라인상에서는 활발히 활동 중이다. 김 여사는 지난 4일 오랫동안 비공개였던 인스타그램 계정을 공개로 전환했다. 프로필 사진도 반려묘 사진으로 바꿨다. 이후 김 여사는 인스타그램에 고양이 학대범 처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청원, 환경보호 메시지 등 각종 사회 현안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올리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노란색 스카프를 착용하고 윤 당선인과 산책을 했다. 세월호 참사 8주기 이튿날이라 노란색 패션이 눈길을 끌었다. 18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여사의 스카프는 ‘세월호 참사 추모의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 호텔과 예술의 특별한 만남 ‘아트 셀러브레이션’

    호텔과 예술의 특별한 만남 ‘아트 셀러브레이션’

    더 트리니티 갤러리(대표 박소정)와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대표 박은주)는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의 스위트 룸에서 오는 4월 27일까지 특별 기획전 ‘ART CELEBRATION’展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국내 최초로 아트 호스피탈리티 경영과 개척을 위해 업무협약(MOU)를 체결한 더 트리니티 갤러리와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이 ‘축하(Celebration)’의 의미를 다지는 특별전으로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의 최상위객실 18층 몬드리안 스위트(Mondrian Suite)에서 2주 동안 진행된다. 전시 참여 작가는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국내 아티스트 김홍식과 유의정으로, 회화와 도자작품 약 50여 점이 출품된다. ‘Flâneur’(도시산책자)라 불리는 작가 김홍식은 카메라를 들고 전 세계 유명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포착한 순간들을 담아 프레임 속에 기록한다. 무한히 이어지고 중첩되는 시선의 모습들은 스테인리스 스틸 위에 새겨지며, 황금빛 프레임을 매개로 시공간을 연결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통과 현대 도예를 잇는 매개자로 불리는 작가 유의정은 우리나라 청자, 백자 위에 화려한 패턴의 콜라주, 유명 브랜드 및 키치한 캐릭터를 삽입하거나 과감하게 흘러내리는 형형색색의 유약을 연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전시 중 20일에는 문화외교를 위한 글로벌 아트 리셉션과 아트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각국의 대사관, VIP 문화예술관계자, 아트컬렉터 등이 참석한다. 아트 워크샵, 아티스트 토크, 리셉션 파티, 아트 투어가 함께 진행된다. 아트 워크샵의 경우 각국의 대사부인으로 구성된 주한대사부인회 ASAS(Ambassadors Spouses Association in Seoul)가 한국의 전통 보자기 매듭을 체험한다. 갤러리 측은 “스위트룸에서의 메인 전시인 한국의 현대 미술뿐만 아니라 한국의 전통, K-한류 확산을 폭넓게 도모할 수 있는 문화 외교 및 문화 교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기획했다”며 “특히 이번 전시는 우리의 일상 속 축하(Celebration)와 기념이 이루어지는 자리 어디든 아트(Art)가 함께 하기를 소망하는 뜻을 담고 있다” 라고 말했다. 또한 “스위트 룸이라는 공간적 특별함에 아트가 가진 감각적인 힘을 더해 투숙객들에게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하고자 한다” 라고 덧붙였다.
  • 입‧코만 내민 채 땅속에 생매장된 강아지…“벌벌 떨고 있었다”

    입‧코만 내민 채 땅속에 생매장된 강아지…“벌벌 떨고 있었다”

    제주도에서 입과 발이 노끈 등으로 묶인 채 버려진 강아지 ‘주홍이’ 사연이 알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번에는 강아지가 입과 코만 내민 채 땅속에 파묻히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1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주도 강아지 생매장 사건 서명 요청’이라는 제목으로 사진과 글이 게재됐다. 글을 작성한 A씨에 따르면 강아지는 이날 오전 8시 50분쯤 제주시 내도동 도근천 인근에서 입과 코를 제외한 온몸이 땅속에 파묻혀 있었다. 이를 처음 발견한 A씨의 삼촌은 곧장 강아지를 땅속에서 꺼냈다. A씨는 강아지의 상태에 대해 “그간 먹지를 못했는지 몸이 매우 말라있는 상태였다”면서 “벌벌 떨고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A씨가 첨부한 구조 당시 사진을 보면 앙상한 등뼈가 그대로 보였다. 한쪽 발에는 상처가 난 듯 피딱지도 눈에 띈다. A씨는 “며칠 전 한림읍 유기견 사건도 제주도 내에서 매우 충격적이었는데 참 어이가 없다”며 “방송국에도 제보했고 경찰에도 신고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반려견을 키우지는 않지만 이런 일은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마음을 담아 글을 올린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해당 사건의 학대범을 처벌해달라는 청원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며 관련 링크를 첨부했다. 청원에서는 “강아지의 입을 묶어 땅에 묻은 유기범을 찾아 강력히 처벌해달라”며 “경의선 자두 사건, 고양이 두부 사건 모두 국민청원 20만 명이 달성하여 정부에서는 동물학대 방지에 힘쓰겠다고 노력하겠다고 하였으나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디 아이들을 기학적으로 유기한 유기범을 잡아 강력히 처벌해달라”며 “동물 학대 현실을 바로 보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한편 앞서 지난 13일에는 제주시 한림읍에 있는 유기견 보호센터 ‘한림쉼터’ 인근 화단에서 입과 발이 노끈과 테이프로 묶인 채 버려진 강아지 ‘주홍이’가 발견됐다. 발견 당시 입과 앞발이 노끈과 테이프에 꽁꽁 묶여 있었고, 앞발은 등 뒤로 꺾여 있었다. 현재 주홍이는 보호소가 구한 임시보호처에 머물며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한림쉼터는 임시 보호자와 꽃밭에서 산책하는 주홍이의 근황을 공개하기도 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사건을 접수하고 즉각 수사에 착수했지만 폐쇄회로(CC)TV와 목격자 진술 등 단서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장애물 없는 신정산 둘레길… ‘힐링 명소’ 양천

    장애물 없는 신정산 둘레길… ‘힐링 명소’ 양천

    서울 양천구 신정산에 위치한 계남제1공원 입구에 관현악단 ‘위드클로에 금관 5중주’가 연주하는 영화 ‘시네마천국’의 주제곡이 울려 퍼졌다. 가벼운 옷차림의 주민들은 따뜻한 봄바람과 함께 즐거운 얼굴로 음악을 들으며 새롭게 조성된 둘레길 산책에 나섰다. 지난 12일 신정3동 계남제1공원에서 신정산 둘레길 개통식이 열렸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개통식에 참석한 100여명의 주민들 앞에서 “이 둘레길을 만들기까지 7년이 걸렸다. 여러분께 직접 이 둘레길을 소개해 드릴 수 있어 보람과 성취를 느낀다”고 웃음 지었다. 신정산 둘레길은 신정산 주변 2.7㎞ 구간을 걷기 편한 나무데크로 연결해 몸이 불편한 노인이나 영유아·장애인들도 누구나 쉽게 등산의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든 코스다. 남명초등학교에서 다락골, 장수초, 정랑고개를 지나 다시 남명초로 이어지는 길로 성인 보통 걸음으로 40분~1시간이면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2.4㎞는 데크로 연결돼 있고 중간 0.3㎞는 흙길을 걸으며 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코스 중간에는 쉴 수 있는 휴식공간도 마련됐다. 2016년부터 조금씩 공사를 진행해 7년 만인 지난 2월 완전히 개통됐다. 산 주변을 온전히 연결한 둘레길은 양천구에서 신정산 둘레길이 처음이다. 김 구청장은 이날 개통식에 참석한 뒤 코스의 절반가량을 주민들과 함께 걸으며 봄의 정취를 만끽했다. 김 구청장은 둘레길을 걸으며 주민들에게 “저는 집이 근처여서 일과를 마친 뒤 운동을 위해 밤에 자주 이곳을 걷는다. 폐쇄회로(CC)TV와 조명을 설치해 어두운 밤에도 부담이 없다”면서 직접 둘레길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둘레길에는 60~70대로 보이는 주민들이 많이 눈에 띄었고, 유모차를 끌고 아이와 함께 산책을 나온 가족들도 있었다. 온수진 양천구 공원녹지과장은 “신정산 둘레길의 장점은 산이지만 나무데크로 평탄하게 만들어 누구나 쉽게 산길을 걸을 수 있다는 점”이라면서 “향후 둘레길 주변의 대왕참나무, 단풍나무, 복자기나무 등에 이름을 걸어 어린이들의 생태교육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주민들이 도심 안에서도 쉽게 자연을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신정산 둘레길 같은 걸 더 만드는 게 목표”라면서 “신정산 둘레길도 단순한 산책코스를 넘어 주민 모두가 함께 보고 듣고 느끼는 오감 만족의 치유형 공간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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