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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택항 산재사망 20일만에 원청 고개 숙였지만, 재발방지책은 ‘미흡’

    평택항 산재사망 20일만에 원청 고개 숙였지만, 재발방지책은 ‘미흡’

    지난달 22일 경기 평택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산업재해로 숨진 대학생 이선호(23)씨에 대해 원청업체가 사고 발생 20일 만에 사과했다. 유가족이 요구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은 빠졌고 직접적인 사과의 대상도 유족이 아니어서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성경일 동방 대표이사는 12일 회사 임직원들과 함께 평택항 신컨테이너 터미널 운영동 앞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성 대표는 “컨테이너 작업을 하면서 안전관리에 소홀했기 때문에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어떤 질책도 달게 받고, 필요한 모든 책임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보상을 논하는 것이 유족에게 결례일 수 있지만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장례절차 등은 유족의 뜻에 따르겠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이번 사고로 심려를 끼치게 된 점을 송구스럽고, 고인과 유가족에게 다시 사죄를 구한다”고 덧붙였다. 동방은 사과문의 내용과 발표 일정을 사전에 유족 측과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 이선호군 산재사망사고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사과문을 발표한다는 사실도 공식적으로 전달받지 못했다”면서 “진상조사를 마치고 사후 대책을 세운 뒤 기자회견 형식이 아니라 장례식장에 있는 유가족에게 사과하는 것이 도리에 맞다”고 비판했다. 이씨의 아버지 이재훈씨는 이날 빈소에서 동방 관계자의 조문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동방이 제시한 재발방지 대책이 미흡하다며 만날 계획을 취소했다. 이씨가 안전관리자와 신호수 없이 평소 담당한 업무가 아닌 컨테이너 작업을 한 경위에 대한 경찰과 고용노동부의 조사가 진행 중인데도 동방은 지난 4일 현장 작업을 재개할 수 있게 해달라고 당국에 요청하기도 했다. 또 동방은 지난 7일 유족에게 “10일까지 자체 조사한 감찰보고서를 전달하겠다. 기다려달라”고 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동방 관계자는 “조만간 유족 측에 감찰보고서를 전달할 것”이라면서 “평택항에 안전관리자 2~3명을 충원하고 이달까지 안전관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선호야, 조금만 더 기다려 줘” 억울한 죽음 앞에 촛불 들다

    “선호야, 조금만 더 기다려 줘” 억울한 죽음 앞에 촛불 들다

    지난달 22일 경기 평택항에서 검역 아르바이트를 하다 숨진 대학생 이선호(23)씨는 친구들에게 ‘분위기 메이커’로 통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급 부반장인 선호씨와 친해진 이철우씨는 “함께 있으면 늘 웃음을 주는 친구”라고 떠올렸다. 선호씨는 사고 당일에도 김태완(23)씨에게 “내일은 금요일이니까 같이 게임도 하고 고기도 먹자”며 메시지를 보냈다. 선호씨는 친구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안전핀이 제거된 개방형 컨테이너에 낀 나뭇조각을 제거하다 300㎏에 달하는 컨테이너 날개가 접히면서 숨졌다. 선호씨는 처음 해보는 일이었지만 안전교육을 받지 못했고, 현장에는 위험을 경고하는 안전관리책임자나 신호수도 없었다. 원청회사는 이런 정황을 부인하고 있다. 선호씨를 아끼던 수십 명의 친구들은 평택 안중백병원 장례식장에 걸린 선호씨의 영정 사진을 본 뒤에야 그의 죽음을 실감했다. 철우씨는 “선호는 학교와 알바를 병행하기 힘들어했지만 가족들을 생각하며 열심히 살았다”면서 “‘3월부터 회사가 이상해졌다’고 토로한 적이 있는데 이런 사고가 날 줄은 몰랐다”고 했다. 고 이선호군 산재사망사고 대책위원회는 지난 3월 원청 관리자가 바뀐 뒤 업무 통폐합으로 선호씨가 동식물 검역 외에 개방형 컨테이너 업무도 추가로 맡게 됐다고 판단한다. 친구들은 20일째 선호씨의 빈소에 향이 꺼지지 않도록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선호씨가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해 둘 만큼 각별한 사이인 태완씨도 그 중 한 명이다. 태완씨는 “선호는 늘 조카 사진을 보여주고 누나들에게 자주 안부 전화를 하는 살가운 동생이었다”고 전했다. 친구들은 선호씨를 대신해 어버이날인 지난 8일 선호씨 아버지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았다. 친구들도 처음에는 장례가 이렇게 길어질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배민형씨는 “빈소에 온 회사 사람은 아버지가 ‘내 아들이 왜 죽었는지 설명해보라’고 하면 ‘잘 모른다’고 하거나 ‘현장에 가보지 않았다’는 식으로 답을 피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달 28일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코로나19 방역 점검을 위해 평택항을 방문했지만, 선호씨의 산재사망에 대해는 전혀 알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친구들은 부당함을 느꼈다고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린 김벼리씨는 “(원청이) 불법파견을 안 했다면, 안전교육을 했다면, 컨테이너 불량을 점검했다면, 안전관리책임자나 신호수만 있었다면 선호가 살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프다”면서 “항만은 국가가 관리하는 시설임에도 해수부는 평택항은 민간업체 관할이라고 하고, 고용노동부는 근로감독관 인력이 부족해 항만까지 관리하긴 어렵다며 책임을 떠넘긴다”고 지적했다. 선호씨의 친구들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청년정의당·청년유니온 등과 함께 촛불을 들었다. 선호씨와 같은 억울한 죽음이 또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친구들이 선호씨에게 하고픈 말은 하나였다. “추운 거 싫어했던 선호야, 네가 얼른 냉동고에서 나올 수 있도록 우리가 최선을 다할게. 조금만 기다려줘.”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회사가 이상해졌다고 했는데”…300㎏ 철판에 숨진 ‘내 친구’ 선호

    “회사가 이상해졌다고 했는데”…300㎏ 철판에 숨진 ‘내 친구’ 선호

    지난달 22일 경기 평택항에서 검역 아르바이트를 하다 숨진 대학생 이선호(23)씨는 친구들에게 ‘분위기 메이커’로 통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급 부반장인 선호씨와 친해진 이철우씨는 “함께 있으면 늘 웃음을 주는 친구”라고 떠올렸다. 선호씨는 사고 당일에도 김태완(23)씨에게 “내일은 금요일이니까 같이 게임도 하고 고기도 먹자”며 메시지를 보냈다. 선호씨는 친구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안전핀이 제거된 개방형 컨테이너에 낀 나뭇조각을 제거하다 300㎏에 달하는 컨테이너 날개가 접히면서 숨졌다. 선호씨는 처음 해보는 일이었지만 안전교육을 받지 못했고, 현장에는 위험을 경고하는 안전관리책임자나 신호수도 없었다. 원청회사는 이런 정황을 부인하고 있다. 선호씨를 아끼던 수십 명의 친구들은 평택 안중백병원 장례식장에 걸린 선호씨의 영정 사진을 본 뒤에야 그의 죽음을 실감했다. 철우씨는 “선호는 학교와 알바를 병행하기 힘들어했지만 가족들을 생각하며 열심히 살았다”면서 “‘3월부터 회사가 이상해졌다’고 토로한 적이 있는데 이런 사고가 날 줄은 몰랐다”고 했다. 고 이선호군 산재사망사고 대책위원회는 지난 3월 원청 관리자가 바뀐 뒤 업무 통폐합으로 선호씨가 동식물 검역 외에 개방형 컨테이너 업무도 추가로 맡게 됐다고 판단한다.친구들은 20일째 선호씨의 빈소에 향이 꺼지지 않도록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선호씨가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해 둘 만큼 각별한 사이인 태완씨도 그 중 한 명이다. 태완씨는 “선호는 늘 조카 사진을 보여주고 누나들에게 자주 안부 전화를 하는 살가운 동생이었다”고 전했다. 친구들은 선호씨를 대신해 어버이날인 지난 8일 선호씨 아버지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았다. 친구들도 처음에는 장례가 이렇게 길어질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배민형씨는 “빈소에 온 회사 사람은 아버지가 ‘내 아들이 왜 죽었는지 설명해보라’고 하면 ‘잘 모른다’고 하거나 ‘현장에 가보지 않았다’는 식으로 답을 피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달 28일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코로나19 방역 점검을 위해 평택항을 방문했지만, 선호씨의 산재사망에 대해는 전혀 알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친구들은 부당함을 느꼈다고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린 김벼리씨는 “(원청이) 불법파견을 안 했다면, 안전교육을 했다면, 컨테이너 불량을 점검했다면, 안전관리책임자나 신호수만 있었다면 선호가 살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프다”면서 “항만은 국가가 관리하는 시설임에도 해수부는 평택항은 민간업체 관할이라고 하고, 고용노동부는 근로감독관 인력이 부족해 항만까지 관리하긴 어렵다며 책임을 떠넘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용노동부는 대책위와 대화를 하다가 국회의원이 도착했다는 소식에 양해도 구하지 않고 자리를 떠서 뒤에서 지켜보던 아버지가 상심이 컸다”고 덧붙였다. 선호씨의 친구들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청년정의당·청년유니온 등과 함께 촛불을 든다. 선호씨와 같은 억울한 죽음이 또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친구들이 선호씨에게 하고픈 말은 하나였다. “추운 거 싫어했던 선호야, 네가 얼른 냉동고에서 나올 수 있도록 우리가 최선을 다할게. 네가 외롭지 않게 곁에서 있을게. 조금만 기다려줘.”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사설] ‘김용균법’과 ‘중대재해처벌벌’에도 국가기간시설 평택항서 발생한 산재사망

    20대 청년이 안전수칙이 무시된 산업현장에서 또 목숨을 잃었다. 군을 제대한 뒤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대학생 이선호(23)씨는 지난달 22일 평택항에서 화물 컨테이너 작업을 하다가 무게 300㎏가량의 개방형 컨테이너 뒷부분 날개에 깔려 사망했다. 원래 이씨는 주로 검역업무를 했는데 이날 컨테이너 관련 작업에 처음 투입됐다. 중장비인 지게차와 함께 일했지만 현장에 안전을 관리하는 작업 지휘자나 관리자는 없었고, 이씨에게는 안전모도 지급되지 않았고 안전교육도 이뤄지지 않았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일정 규모 이상의 컨테이너 작업을 할 때는 안전 관리자와 수신호 담당자 등이 있어야 한다. 2016년 서울 지하철 구의역에서 혼자 스크린도어 작업을 하다 열차에 치여 숨진 김 군(당시 18살), 2018년 새벽 발전소에서 혼자 컨베이어벨트를 점검하다 숨진 김용균(당시 24살)씨 사건의 판박이다. 김용균씨 사망으로 산업안전보건법이 전면 개정(일명 ‘김용균법’)됐지만 산업현장에서는 여전히 기본적인 안전 수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김용균법이 시행된 지난해 1년 동안 산재로 사망한 사람이 882명으로 2019년보다 되레 27명 늘었다. 안전설비나 신호수 등 필수 보조인력이 없거나, 2인 1조를 지키지 않고 작업하거나, 안전교육도 없었다. 산업현장에서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 과제라는 인식은 아직도 뿌리내리지 못하면, 산재사고와 사망을 막을 수 없다. 이날 사고가 일어난 현장은 국가기간시설인 평택항이다. 기업보다도 더 안전조치가 철저해야 현장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정부와 국회는 올 1월 ‘일하다 죽는 노동자가 없게 하겠다’며 중대재해처벌법을 제정했다. 중대재해처벌법에서 기업들의 강한 반대와 반발에도 ‘경영책임자’를 처벌대상으로 넣은 이유는 그룹총수나 계열사 사장 등의 안전의식을 재고해 사망사고 발생 억지력을 강화하려는 의도였다. 그런데 이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에도 불구하고 산재사망이 계속 발생한다면, 대체 무엇을 얼마나 강화해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고용노동부, 법무부 등 관련 부처는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이 법의 시행령을 만들고 있다.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시행령과 관련규칙 등을 촘촘하고 현실성있게 만들어야 한다.
  • 안전모도 관리자도 없는 죽음의 일터… ‘제2 김용균 비극’ 계속된다

    안전모도 관리자도 없는 죽음의 일터… ‘제2 김용균 비극’ 계속된다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용직 하청 노동자로 일하던 스물세 살 청년이 컨테이너 구조물에 깔려 사망했다. 현장에 안전관리자는 없었고, 안전모도 지급되지 않았다. 2018년 12월 당시 스물 네살의 나이에 비정규직 노동자로 사망한 고 김용균씨 사건과 판박이다. 고 이선호군 산재사망사고 대책위원회는 6일 원청의 무리한 작업지시 등 사건 진상을 규명해 달라고 촉구했다.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고 이선호(23)씨는 지난달 22일 평택항 신컨테이너 터미널에서 FRC(Flat Rack Container)라 불리는 개방형 컨테이너에서 나무 합판 조각을 정리하다가 300㎏에 이르는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사망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일정 규모 이상의 컨테이너 작업을 할 때는 안전관리자와 수신호 담당자 등이 배정돼야 한다. 그러나 당시 현장에는 안전관리자는 배정돼 있지 않았고, 이씨는 안전모 조차 착용하지 않은 채 사고를 당했다. 현장 목격자는 러시아 노동자 1명뿐이었다. 기존에 이씨가 맡았던 업무는 동식물 검역이었다. FRC 작업에 투입된 것은 사망한 당일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경찰은 이씨가 본래 업무와 다른 컨테이너 작업에 투입된 경위와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및 사전 교육 여부 등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재해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는 총 882명이다. 2018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실시한 간접고용노동자 노동인권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연간 산재 사고로 다친 비정규직은 38%로 정규직(21%)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이씨와 같은 비극을 막기 위해 지난 1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통과됐지만, 내년 1월부터 시행돼 이번 사건은 적용할 수 없다. 대책위는 이날 경기 평택시 평택항 신컨테이너 터미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전반적인 안전관리 미흡 ▲FRC 날개 불량 ▲원청의 무리한 작업 지시 등을 문제로 제기하며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씨가 사망한 지 2주가 흘렀지만 이씨의 시신은 여전히 책임자들의 사과를 기다리며 평택의 한 장례식장에 남아있다. 친구와 유족들이 보름째 빈소를 지키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씨의 아버지는 “아이가 무거운 철판에 깔려 피를 흘리며 숨이 끊어져 가는데도 회사는 119에 신고 대신 윗선에다 먼저 보고하는 데만 급급했다”며 오열했다. 이씨의 친구도 “선호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도와달라”고 촉구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태안화력 정문 앞 故 김용균 조형물 제막식

    태안화력 정문 앞 故 김용균 조형물 제막식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인 28일 충남 태안군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정문 앞에서 열린 ‘고 김용균 노동자 추모조형물 제막식´에서 김미숙 김용균재단 대표가 아들의 모습을 본뜬 조형물을 만지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태안 연합뉴스
  • [서울포토]2021년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

    [서울포토]2021년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

    산재사망대책마련공동캠페인단 등 노동단체가 28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2021년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열고 있다. 2021. 4. 28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열린세상]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의 의미와 과제/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장

    [열린세상]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의 의미와 과제/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장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지난 1월 26일 제정됐다.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2년 1월 27일 시행된다. 코로나19로 2020년 한 해 사망한 국민이 900명이다. 반면 산업재해로 죽는 노동자는 한 해 평균 2400명이다. 코로나19 사망자의 2.7배에 달하는 노동자가 매년 산업 현장에서 죽어 가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이 K방역이라 불리며 선진국들의 부러움을 사고 국격을 한껏 높이는 데 반해 노동자 산재사망률은 OECD 국가 중 최고로 산재 왕국이라는 오명은 씻길 줄 모른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얼마나 산업안전에 대해 무관심했는지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올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그에 걸맞은 방역 수칙이 준수된다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반면에 올해도 산재 사망 노동자는 예년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우리 사회의 산업재해에 대한 무관심이 중과실에 가까운 공범 수준임은 매년 2400명의 노동자가 죽어 감에도 그 죽음에 책임을 묻거나 책임을 진 사람이 거의 없다는 데서 충분히 확인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 자료에 의하면 2015~2019년 5년간 산재 사망에 따른 안전보건 조치 의무 위반으로 책임자가 실형을 선고받은 건은 고작 4건이다. 전체 217건 중 98%가 넘는 213건이 집행유예였다. 한 해 2400명의 노동자가 죽지만 1년에 단 1건도 실형을 선고받지 않을 뿐 아니라 선고받은 실형의 최고 형량도 평균 1년을 넘지 않는다. 형사처벌 대상자도 기업의 대표이사나 경영책임자는 없다. 대부분 공장장, 현장 소장 등 현장 책임자들이다. 이런 무책임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중대재해처벌법은 만들어졌다. 2003년에 영국의 ‘기업살인법’ 제정 운동이 소개된 후 우리나라에서는 2006년 진보적 언론기관과 시민단체, 노동조합이 중심이 돼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이 열렸다. 그 후 영국은 2008년 ‘기업살인법’을 제정했고, 우리나라는 행사 후 15년 만에 법안으로서 빛을 본 것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업재해가 만연한 우리 사회를 구조적으로 변화시킬 절호의 기회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처벌 대상을 사업주와 기업의 경영책임자로 명시하고 있다. 기업의 오너와 최고경영자 등이 산업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경우 직접 처벌되는 것이다. 도급, 용역, 위탁 관계에서 발생하는 간접고용의 산업재해에 대한 원청의 책임과 처벌이 확대됐다. 그동안 솜방망이 처벌이라 비판받던 형사처벌의 경우도 하한형이 도입돼 1년 이상의 징역이 선고되도록 했다.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중대재해를 일으킨 경우 5배 범위 내에서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됐다. 비록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적용이 제외되고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2년간 적용이 유예됐으나 향후 적용 범위 확대는 시간문제일 것이다. 증대재해처벌법이 대기업 오너와 최고경영자에게 미칠 파급효과는 상당해 보인다. 산업재해 발생 시 이제 더이상 안전 및 보건에 대한 책임과 처벌을 실무자에게 떠넘길 수 없기 때문이다. 기업의 오너와 최고경영자 등의 인식이 바뀌면 결국 기업과 우리 사회의 산업안전과 재해에 대한 입장과 태도도 근본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중대재해처벌법이 가져올 긍정적인 나비효과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산업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잘 만들어야 한다. 시행령의 내용에 따라 중대재해처벌법의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제대로 잘 만든다면 산업안전 사회로 가는 주춧돌이 될 것이고, 잘못하면 15년간 쌓아 올린 공든 탑이 무너져 버릴 수도 있다. 보통 1개의 법률은 하나의 소관 부처를 둔다. 하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의 소관 부처는 6곳이나 된다. 법무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련 있다. 그만큼 각 부처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될 수 있다. 각 부처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시행령은 차관회의에도, 국무회의에도 오를 수 없다. 청와대와 총리실의 부처 간 이견 조정과 조율 능력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아무쪼록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우리나라 산업안전과 재해에 대한 국민 인식의 대전환’과 ‘안전한 일터 정착’의 변곡점이 되길 기원해 본다.
  • 스물다섯 일용직 청년 김태규 추락사 뒤 678일만에 업체 대표 사과

    스물다섯 일용직 청년 김태규 추락사 뒤 678일만에 업체 대표 사과

    건설 현장 승강기에서 추락해 사망한 스물다섯 청년 일용직 노동자 고 김태규 씨의 유가족이 사망 678일이 지난 뒤에야 부실한 현장 안전 관리를 한 하청업체 대표에게 공식 사과를 받았다. 김상욱 은하종합건설 대표는 15일 오전 지난 2019년 4월 10일 사망 사고가 일어난 곳인 경기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 ACN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족에게 사과했다. 이번 사과는 이틀 뒤 선고될 항소심 판결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이날 “고인이 사망한지 22개월이 지나서야 사과를 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다”며 “현장에서 안전 예방에 최선을 다하지 못해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책임을 통감하고 계속 반성하고 있다”며 유가족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 유가족들은 사건 초기 업체 대표가 정식 사과를 하지 않았고 경찰과 노동청의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결국 유가족이 직접 증거를 수집하는 등 발로 뛰며 업체와 관계자들의 유죄 판결을 이끌어냈다. 은하종합건설은 지난해 6월 19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재판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7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승강기 관리 업체 이조엔지니어링도 50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안전총괄책임자인 현장소장과 현장반장은 업무상과실치사죄, 산안법 위반 등으로 각각 징역 1년과 10개월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 수원지법 이원석 판사는 “아직 설치가 완료되지 않아 출입문 자동 닫힘 등의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승강기를 무리하게 운행한 점, 승강기 외측 출입문과 건물 외벽 사이의 개구부로 인해 탑승자의 추락 위험이 있음에도 작업 편의를 위해 승강기 외측 출입문을 열어 둔 채로 운행한 점, 승강기 내부에 조명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타승자들이 쉽게 인지하기 어려운 상태로 방치한 점 등을 비추어볼 때 현장소장과 현장반장 피고인들의 주의의무 위반 정도는 매우 중하다고 할 것이고, 그로 인해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중한 결과가 발생한 점에서 처벌을 가볍게 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싸움이 길어지면서 유가족들은 몸과 마음의 병을 얻었다. 누나 도현 씨는 공황장애 치료를 받고 있고, 할아버지는 심장 부정맥, 어머니 신현숙 씨도 당뇨합병증이 악화되었고 담낭절제술 수술을 앞두고 있다.  누나 도현 씨는 비록 늦었지만 다른 업체들에 본보기가 될 수 있고 가족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사과를 받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야간에 홀로 점검을 하다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 재단 이사장, tvN 이한빛 PD의 아버지 이용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사장 등 비정규직 산재사망 사고 유가족들이 함께 자리를 지켰다. 수원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김태년 “포스코 또 산재사망… 특별근로감독 요청”

    김태년 “포스코 또 산재사망… 특별근로감독 요청”

    10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8일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적극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동부는 이번 사고의 발생 원인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책임자는 엄중하게 처벌하기 바란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에도 포항제철소에서 두 분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고,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는 지난해 11월 발생한 산재로 세 분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며 “그런데 또 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되는 등 사회적 논의와 대책 마련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에서 산재사고가 반복되는 현상에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포스코를 향해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회사라는 명성에 부끄럽지 않게 최고경영자가 책임지고 안전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달라”고도 했다.포스코 산재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온 노웅래 최고위원도 관련 발언을 했다. 노 최고위원은 “지난주 금요일 현대중공업에서는 41세 근로자가 철판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 이틀 전에는 포스코에서 30대 청년이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졌다”며 “중대재해법이 제정됐지만 상황은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 최고위원은 해고노동자와 임금체불 문제에 대한 지적도 이어갔다. 그는 “우리 주변에는 부당하게 해고를 당했음에도 복직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며 “지난해만 해도 타다 드라이버 1만 2000명이 문자로 달랑 해고통보를 받고는 아직 소송 중”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 임금체불 노동자는 41만명, 금액은 1조 6000억원 수준”이라며 부당해고와 임금체불 방지를 위한 특별법 제정 및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등 필요성을 주장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영상을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속보] ‘산재사망에 경영자 처벌’ 중대재해법 국회 본회의 통과

    [속보] ‘산재사망에 경영자 처벌’ 중대재해법 국회 본회의 통과

    산업재해나 대형사고가 났을 때 기업과 경영자 처벌을 강화하는 중대재해 처벌법이 8일 국회 본회의를 최종 통과했다. 국회는 8일 본회의를 열어 산업재해에 기업과 경영자 처벌을 강화하는 중대재해 처벌법 제정안을 의결했다. 중대재해법은 산재나 사고로 사망자가 나오면 안전조치를 미흡하게 한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이나 10억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한다. 법인이나 기관도 50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중대재해를 일으킨 사업주나 법인이 최대 5배 범위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다만 5인 미만 사업장의 사업주는 산업재해의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고, 50인 미만 사업장에는 3년 뒤 적용하는 등 예외·유예 조항을 뒀다. 이에 대해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은 이날 기자들에게 배포한 입장문에서 “매우 유감스럽고 실망스럽다. 법체계는 고사하고 상식과도 거리가 먼 법안을 오직 한쪽 편의 주장만을 들어 질주에 가깝게 밀어붙였다”고 성토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정치권도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 물결…여야, “아동학대 방지책 내놓겠다”

    정치권도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 물결…여야, “아동학대 방지책 내놓겠다”

    양부모가 생후 16개월의 입양아를 지속적으로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이른바 ‘정인이 사건’에 대한 전국민적 분노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아동학대를 막을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여야 의원들은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에 동참하고 아동학대와 관련된 후속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섰다. 4일 오전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정인아 미안해’라고 적인 손팻말을 들며 챌린지에 참여했다. 김 위원장은 “정인이 사건의 실체가 밝혀지면서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마음이 아프고 정인이에게 미안한 마음”이라면서 “이웃과 어린이집, 소아과에서 아동학대를 신고했지만 경찰은 안이한 태도 보였고 아이는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됐다. 진상규명 통해 이 사건 책임자 엄벌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 제도 정비는 물론 시스템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한 정치권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김현아 비대위원 역시 “어른으로서, 엄마로서 굉장히 안타까운 죽음”이라면서 “학대한 양부모 잘못이 크지만, 막을 수 있었는데 방조한 경찰 책임이 더 크다. 이를 방치한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에 동참해 애도의 뜻을 표했다.특히 국민의힘 청년자치기구인 청년의힘은 지난달 30일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이미 아동학대 방지 4법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해당 개정안에는 피해 아동을 아동학대 행위자와 격리 조사하도록 하고, 사법경찰 또는 아동보호 전담 공무원이 아동학대 행위자 또는 피해 아동이 사는 곳에 드나들며 피해아동을 우선보호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한편, 여당에서도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최고의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새해 5대 과제를 꼽던 중 “아동학대, 음주운전, 산재사망에 대해 무관용 3법을 입법하겠다”면서 “정인이의 가엾은 죽음을 막기 위해 아동학대 형량을 2배로 높이고, 가해자 신상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박성민 최고위원도 “의심 가정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신고 시 적극적·선제적으로 아동을 분리하는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적극적 아동학대 방지체계 표준을 만들고 실질적 효과를 내도록 현장 목소리를 청취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속보] 민주당, 정인이 사망사건에 “아동학대 형량 2배로”

    [속보] 민주당, 정인이 사망사건에 “아동학대 형량 2배로”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최고위원은 4일 16개월 입양아 학대 사망사건과 관련해 “정인이의 가엾은 죽음을 막기 위해 아동학대 형량을 2배로 높이고 가해자 신상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노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아동학대, 음주운전, 산재사망에 대해 무관용 3법을 입법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성민 최고위원도 “의사와 교사들이 학대의 징후를 발견해 신고를 몇 차례나 했음에도 아이를 지킬 기회를 놓쳤다. 정치권이 실질적 아동학대 근절이 이뤄지도록 더 노력했어야 하는 것 아닌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의심 가정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신고 시 적극적·선제적으로 아동을 분리하는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며 “적극적 아동학대 방지체계 표준을 만들고, 실질적 효과를 내도록 현장 목소리를 청취해 부족함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중대재해기업 제대로 처벌하라”

    “중대재해기업 제대로 처벌하라”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난 사업장을 엄벌하는 내용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는 시민단체가 3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 연간 산재사망 노동자 2400명을 상징하는 영정 100개와 안전모, 작업화, 컵라면 등을 전시하고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 “중대재해기업 제대로 처벌하라”

    “중대재해기업 제대로 처벌하라”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난 사업장을 엄벌하는 내용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는 시민단체가 3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 연간 산재사망 노동자 2400명을 상징하는 영정 100개와 안전모, 작업화, 컵라면 등을 전시하고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 [사설] ‘차 떼고 포 뗀’ 정부의 중대재해법, 산재사망 못 줄인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처벌법) 정부안이 어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국민의힘 위원들의 항의 속에서 논의됐다. 애초 중대재해법 제정에 힘쓰던 정의당은 정부안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비판했다. 정부가 제출한 중대재해법이 노동자들의 산재사망 등 중대재해를 줄이기 위해 마련된다는 법 제정 취지가 크게 후퇴했기 때문이다. ‘중대재해기업 보호법이냐’는 비아냥도 나오는 실정이다. 정부안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박주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원입법안과 비교해도 여러 핵심조항이 크게 후퇴했다. 중대재해 발생의 책임에서 기업경영자뿐 아니라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지방자치단체의 장’도 처벌 대상에서 뺐다. 이렇게 되면 실무자만 처벌받아 산재사망이 줄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사고 발생 전 5년 동안 안전의무를 3회 이상 위반했을 때 중대재해의 책임이 있다고 보는 ‘인과관계’ 조항도 삭제했다. ‘박주민 의원안’은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을 4년 유예했지만, 정부안은 50인 이상 100인 미만 사업장까지 2년간 유예하도록 했다. 또 ‘박주민 의원안’에서는 산재가 발생해 입은 ‘손해액의 5배 이상’을 징벌적 손해 배상액으로 규정했는데 정부안은 ‘손해액의 5배 이내’로 축소했다. 그야말로 ‘차 떼고 포 뗀’ 법안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제의 정부안을 내년 1월 8일까지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런 정부안으로는 산재사망을 확실히 줄일 수 없다. 영국은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원청은 물론 하청기업까지 모두 포괄해 처벌함으로써 획기적으로 산재사망을 줄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산재사망을 줄이라고 지시했다고 정부가 생색내기 법안을 내고 이를 여당이 단독입법한다면, 산재사망이 발생할 때마다 집권여당은 냉혹한 정치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 “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니다… 대다수 이주노동자 그곳에 있다”

    “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니다… 대다수 이주노동자 그곳에 있다”

    “한국 정부와 사장들이 이주노동자를 기계가 아니라 사람으로 생각했다면 전기도, 난방도 안 되는 비닐하우스에서 이주노동자가 목숨을 잃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주노동자 기숙사 산재사망사건 대책위원회가 2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우다야 라이 이주노동자노조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앞서 지난 20일 캄보디아 국적 노동자 A(30)씨는 경기 포천의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대책위는 “1차 부검 결과 사인이 간경화라고 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사업주가 지병 문제로 축소시켜서는 안 된다”면서 “한파 경보 속에 난방도 되지 않는 비닐하우스에서 4년간 잠을 자며 고강도 노동을 이어 왔고 제때 치료조차도 받을 수 없었던 이유 등을 철저히 수사하고 대책 마련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가조차 받지 않은 비닐하우스를 숙소로 사용하면 위법이다. 하지만 국내 농촌에서 일하는 대다수 이주노동자들은 숨진 A씨와 비슷한 환경에서 지낸다. 고용노동부는 매년 3000개 사업장과 숙소를 점검 중이라고 하지만 전체 이주노동자 고용 사업장의 5% 정도다. 김지림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농지전용신고나 건축허가 없이 비닐하우스를 개조해 기숙사로 사용했다면 근로기준법 외에도 농지법·건축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부는 A씨가 숨진 후 지난 24일 “비닐하우스 안에 컨테이너 등을 넣어 외국인 노동자의 숙소로 제공하는 업체는 고용 허가를 불허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원호 주거권네트워크 활동가는 “이미 이주노동자가 살고 있는 비닐하우스는 어떻게 하겠다는 대책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서울포토]이주노동자 비닐하우스 숙소 산재사망 진상 규명 및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

    [서울포토]이주노동자 비닐하우스 숙소 산재사망 진상 규명 및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

    28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이주노동자 비닐하우스 숙소 산재사망 진상 규명 및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0.12.28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영하 18도 비닐집에 내몰린 코리안 드림… 끝내 아침은 오지 않았다

    영하 18도 비닐집에 내몰린 코리안 드림… 끝내 아침은 오지 않았다

    사업장 32%가 기숙사 최저 기준 미달관리·감독 부실… “예고된 인재” 비판경기 포천의 한 농장에서 일하던 캄보디아 이주노동자가 지난 20일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연일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5도 밑으로 떨어져 한파경보가 내려졌지만 숙소의 난방 장치는 작동하지 않았다. 시민사회단체는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주거 환경을 방치해 벌어진 인재”라고 비판했다. 23일 경기 포천경찰서에 따르면 캄보디아 출신 여성 이주노동자 A(30)씨는 지난 20일 오후 4시 30분쯤 포천 일동면의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주노동자 동료들이 각혈을 한 채 쓰러진 A씨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의뢰로 A씨에 대한 코로나19 검사가 진행됐으나 결과는 음성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 신고가 접수된 당일 주한 캄보디아 대사관에 A씨 사망 사실을 알렸다”면서 “오늘 농장주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고, 사인을 밝히기 위해 24일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포천이주노동자센터와 A씨 동료들은 지난 18일쯤부터 정전으로 난방 시설이 작동하지 않은 탓에 A씨의 사망으로 이어졌다고 추정한다. 당시 포천은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8.5도까지 떨어져 한파경보가 발효됐다. 해당 농장은 혹한으로 지난 18일부터 일을 하지 않았고, 평소 A씨와 함께 지내던 동료 4명은 주말 동안 기숙사에 머물지 않았다. 농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은 냉난방시설을 갖추지 않은 비닐하우스에서 지내는 경우가 다반사다. 비닐하우스 안에 지어진 조립식 패널이나 컨테이너 임시 가건물 형태다. 대개 화장실이 외부에 있고, 난방시설이 없어 전기장판을 이용한다. 그런데도 1인당 월 20만~30만원을 숙박비로 농장주에게 내야 한다. A씨가 지내던 숙소도 샌드위치 패널로 만들어졌다. 이주노동자 단체들은 당국이 이주노동자의 숙소에 대한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하는 바람에 참사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근로기준법 시행령은 1인당 침실 면적(2.5㎡), 화장실, 냉난방시설 등 외국인 기숙사에 대한 12개 최저 기준을 정하고 있지만 이런 기준을 따르지 않아 적발되더라도 벌점만 부과된다. 벌점이 누적돼도 사업장 취소 등 강력한 제재가 없어 있으나 마나 한 기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외국인 고용허가를 받은 사업장 1만 5773곳 중 31.7%(5003곳)가 기숙사 최저 기준에 미달했다. 포천이주노동자센터의 김달성 목사는 “이번 산재사망 사건에 대해 철저한 진상 조사를 하고 이주노동자 숙소를 재정비해야 한다”면서 “숙소가 최저 기준에 미달하면 고용 알선을 허가하지 않는 등 강력한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A씨가 숨진 숙소를 방문해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한파경보에 난방 고장난 비닐하우스에서 자던 30대 이주노동자 숨져

    경기 포천의 한 농장에서 일하던 캄보디아 이주노동자가 지난 20일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연일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15도 밑으로 떨어져 한파경보가 내려졌지만 숙소의 난방 장치는 작동하지 않았다. 시민사회단체는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주거 환경을 방치해 벌어진 인재”라고 비판했다. 23일 경기 포천경찰서에 따르면 캄보디아 출신 여성 이주노동자 A(30)씨는 지난 20일 오후 4시 30분쯤 포천 일동면의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주노동자 동료들이 각혈을 한 채 쓰러진 A씨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의뢰로 A씨에 대한 코로나19 검사가 진행됐으나 결과는 음성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신고가 접수된 당일 주한 캄보디아 대사관에 A씨 사망 사실을 알렸다”면서 “오늘 농장주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고, 사인을 밝히기 위해 오는 24일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포천이주노동자센터와 A씨 동료들은 지난 18일쯤부터 정전으로 난방 시설이 작동하지 않은 탓에 A씨의 사망으로 이어졌다고 추정한다. 당시 포천은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8.5도까지 떨어져 한파경보가 발효됐다. 해당 농장은 혹한으로 지난 18일부터 일을 하지 않았고, 평소 A씨와 함께 지내던 동료 4명은 주말 동안 기숙사에 머물지 않았다. 농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은 냉·난방시설을 갖추지 않은 비닐하우스에서 지내는 경우가 다반사다. 비닐하우스 안에 지어진 조립식 패널이나 컨테이너 임시 가건물 형태다. 대개 화장실이 외부에 있고, 난방시설이 없어 전기장판을 이용한다. 그런데도 1인당 월 20~30만원을 숙박비로 농장주에게 내야 한다. A씨가 지내던 숙소도 샌드위치 패널로 만들어졌다. 이주노동자 단체들은 당국이 이주노동자의 숙소에 대한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하는 바람에 참사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근로기준법 시행령은 1인당 침실면적(2.5㎡), 화장실, 냉난방시설 등 외국인 기숙사에 대한 12개 최저기준을 정하고 있지만 이런 기준을 따르지 않아 적발되더라도 벌점만 부과된다. 벌점이 누적돼도 사업장 취소 등 강력한 제재가 없어 있으나 마나 한 기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외국인 고용허가를 받은 사업장 1만 5773곳 중 31.7%(5003곳)가 기숙사 최저기준에 미달했다. 포천이주노동자센터의 김달성 목사는 “이번 산재사망 사건에 대해 철저한 진상 조사를 하고 이주노동자 숙소를 재정비해야 한다”면서 “숙소가 최저기준에 미달하면 고용 알선을 허가하지 않는 등 강력한 재발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A씨가 숨진 숙소를 방문해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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