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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싱은 잘도 도는데… 노동환경 왜 멈춰 있나요

    미싱은 잘도 도는데… 노동환경 왜 멈춰 있나요

    “저녁에 퇴근? 하고 싶죠. 하지만 일감이 있을 땐 밤새 일해야 생계가 유지돼요. 제게는 야간노동이 생활이에요.”(홍은희·53·봉제노동자) 홍씨는 평화시장 재단사 전태일 열사가 안타깝게 여겼던 어린 여공들, ‘시다’ 출신이다. 현재 전국 14만명으로 추산되는 봉제노동자 상당수가 여성으로, 재봉틀 앞에서 뜬눈으로 밤을 보내는 야간노동자들이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던 전태일의 외침이 무색하게 50년이 흐른 2020년에도 봉제노동자들은 근로계약서조차 없다. 일하다 다치고 병들어도 이들에겐 산업재해 신청조차 남의 이야기다. ‘흰눈이 온 세상에 소복소복 쌓이면/하얀 공장 하얀 불빛 새하얀 얼굴들/우리네 청춘이 저물고 저물도록/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라디오에서 나오던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의 ‘사계’(1989)를 흥얼거렸던 봉제공들의 노동 환경은 지금도 다르지 않다.지난달 19일 오후 9시 서울 신당동 주택가의 한 봉제 공장. 약 20평(66㎡) 규모의 작업장에는 열을 지어 놓인 재봉틀과 안타로크(옷감 마무리 바느질 기계) 사이로 분주하게 손을 놀리는 9명의 야간노동자들이 보였다. “다들 오전 6시에 출근해 점심·저녁시간 15분을 빼고 계속 일해요. 일감이 많을 때는 하루 1~2시간 눈 붙여도 시간이 부족합니다.” 37년 경력자 홍씨는 재봉틀 앞에서 기본 14시간 노동을 한다. 옷 종류에 따라 1벌당 2900원에서 1만 5000원을 버는 봉제노동자들은 얼마나 많이 만드느냐가 수입과 직결된다. 그는 인터뷰 중에도 시선을 옷감에 고정한 채 재봉틀 사이로 쉴 새 없이 손을 움직였다. 이날 홍씨는 누빔 점퍼에 갈색 코듀로이 소재의 칼라를 다는 작업을 했다. 칼라 단면이 둥근 탓에 한 번에 박음질을 하지 못하고 2~3㎝씩 끊어 하는 복잡한 작업이지만 그는 능숙하게 완성했다. 온라인 쇼핑몰이나 대형 의류 매장에서 최근 찾아볼 수 있는 트렌디한 옷이었다. 홍씨는 이날 20벌의 누빔점퍼를 완성해 총 20만원 수입을 거뒀다. 14시간을 쉬지 않고 일한 수입은 시간당 1만 4000여원. 37년 경력의 대가라기엔 턱없어 보이지만 그는 “일감이 늘 많은 게 아니다. 없을 때 (수입이 끊긴 상태로) 버티려면 잠을 안 자더라도 바짝 해 놔야 먹고산다”고 했다.이 공장 사장인 노해준(56)씨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올해 일감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매년 6개월은 하루 14시간씩 일할 일감이 있는 ‘성수기’였다고 한다. 코로나 재난으로 올해는 그런 성수기가 3개월도 채 오지 않았다. 2년 전 이 봉제공장을 차린 노씨도 작업장에서는 홍씨와 같은 노동자다. 그는 원단에 옷의 설계도 격인 패턴을 그리는 일을 맡고 있다. 전국 14만명, 서울 9만명으로 추산되는 봉제노동자 규모는 정확한 통계가 없다. 재봉틀 서너 대만 놓고 3~4명이 일하는 소규모 사업장이 서울 창신동을 중심으로 신당동, 청계천, 변두리 전역에 흩어져 있다. 상당수가 사업자등록을 않고 무허가로 운영돼 실제 봉제노동자 수는 더 많지 않을까 짐작한다. 영세하다는 건 노동 환경도 열악하다는 의미와 통한다. 근로계약서도 쓰지 않고, 구두 계약으로 고용된 이들이 대부분이다. 봉제노동자들은 서로를 가리켜 언제든 사라진다는 의미로 ‘객공’(客工·손님 노동자)이라 부른다. 봉제노동은 사장이 동대문시장의 의류매장이나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가져온 일감에 패턴을 뜨고 각기 나눠 옷을 완성하는 노동집약이다. 수입은 사장과 봉제공이 5대5로 나눈다. 2000년대 이전까지 7대3 정도로 사장 몫이 더 많았지만 최근 들어 봉제공의 기술이 중요한 코트류 같은 경우 4대6으로 역전됐다. 주 52시간 근로나 연차, 퇴직금 등 근로기준법에 따른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는 이 공간에는 없다. 사장과 봉제공이 도급제로 일하는 노동에는 산재보험 혜택을 받으려면 노동자가 산업체에 소속돼 있어야 한다는 ‘전속성’ 조항과 배치되기 때문이다. 홍씨조차 “사장도 함께 일하는 동료 노동자”라고 거든다. 그는 “사정을 뻔히 아는데 산재보험을 들게 해 달라거나 노동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바닥에는 과거 어린 여공들에게 각성제의 일종인 ‘타이밍’을 먹이며 착취를 했던 ‘악덕 업주’들도 사라지고 없다. 다만 30년 이상 경력자들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14시간 넘게 밤새 재봉틀을 돌리는 고단한 현실만 그대로다. 노씨는 “중국과 동남아 등에서 값싼 노동력으로 싼값에 제조된 옷들과 경쟁하려면 봉제공들의 노동 환경이 앞으로도 좋아지긴 힘들다”고 말했다. 전태일이 절망했던 봉제공들의 현실이 현재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이유다. 시다 출신의 봉제공장 사장 김주현(62)씨는 “봉제산업은 젊은이들도 기피한다”며 “전태일 열사가 봤던 어린 여공들이 60대 봉제공이 됐어도 삶은 여전히 척박하다”고 했다. 이정기(52) 서울봉제인노조 지회장은 “봉제노동 환경과 처우 개선 문제가 수십년 동안 지속돼 왔지만 어떤 정부도 개선하려는 의지나 노력을 보인 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글 사진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그래픽 이다현 기자 okong@seoul.co.kr ■ 탐사기획부 : 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 기사에 담지 못한 야간노동자들의 이야기는 서울신문 인터랙티브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nightwork/)에서 더 살펴볼 수 있습니다. 
  • “야간노동은 2급 발암물질… 필수직군 외 법으로 제한 방안 추진”

    “야간노동은 2급 발암물질… 필수직군 외 법으로 제한 방안 추진”

    “택배기사·라이더 등 100% 산재 적용법 추진유휴 인력 확충법으로 가임기 노동자 지원도”“26살, 1년밖에 하지 않았던 야간노동자로서의 삶은 24년이 지난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을 만큼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강은미(50) 정의당 원내대표는 22일 “야간노동을 줄여 나가기 위한 사회적 합의를 조성하고 경찰과 의료인력 등 필수적인 직군 이외의 야간노동을 법으로 제한하는 입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의원은 “26살 때 건전지 공장의 생산 노동자로 일했다”며 “당시 1년간 격주 주야간 교대근무가 젊은 나이에도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그는 “저녁 8시 30분에 출근해 다음날 오전 8시 30분에 퇴근하면서 친구를 만나거나 가족과 보내는 시간까지 개인의 삶이 완전히 사라지는 경험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야간노동은 국제노동기구(ILO)와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2급 발암물질일 정도로 건강권을 침해한다”고 말하면서 ‘야간노동은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이 담보돼야 한다’고 규정한 프랑스 노동법을 상기했다. 강 의원은 “내가 저녁이 있는 삶을 원하면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저녁이 있는 삶을 줄 수 있도록 배려하는 사회적 인식과 논의가 이제부터 확산돼야 한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현재 택배노동자 등 특수고용노동자들에 대한 산재보험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 발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산재 혜택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질병과 부상 등에 의해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 국민 고용보험 적용부터 노동자 누구나 산재를 신청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산재보험 대상에서 제외된 ‘라이더’와 대리운전 기사 등 플랫폼 노동자들에 대해 “현행법에 명시된 노동자가 반드시 사업체에 소속돼 있어야 한다는 ‘전속성’ 조항을 삭제해 플랫폼 기업들이 산재보험료를 부담하는 방식으로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성 야간노동자들의 불임과 유산 등을 예방할 제도 강화 의지도 밝혔다. 강 의원은 “임신 노동자에 대한 보호 조치뿐 아니라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 노동자들을 보호할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며 “유휴 인력 확충을 법으로 보장해 가임기 노동자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기사에 담지 못한 야간노동자들의 이야기는 서울신문 인터랙티브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nightwork/)에서 더 살펴볼 수 있습니다. 
  • 한해 안찾아가는 고용·산재보험료 260억원, 모바일로 신청

    한 해 찾아가지 않는 고용·산재보혐료가 2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만원 미만 소액 환급금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은 공공알림문자서비스를 활용해 고용·산재보험료 과납금 통지 및 환급을 안내하고 모바일에서 신청할 수 있는 ‘비대면 환급 신청 서비스’를 26일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22일 밝혔다. 현재는 매월 안내문을 발송하고 4대보험 기관이 공동으로 환급금 반환 집중정리기간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사업장 폐업·소재지 이전 등으로 통지서를 수령하지 못하거나 소액은 번거로운 신청 절차로 환급 신청을 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 인해 찾아가지 않는 환급금이 연간 260억원에 달한다. 모바일을 이용한 과납금 통지 및 환급신청은 공공기관 중 첫 사례로 사업주의 편의성과 행정의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공단은 사업주 명의로 가입된 휴대전화 번호를 활용해 과납금 통지 및 환급 신청 안내문을 발송할 계획이다. 통지서 신속 배달 및 주소불명과 수취인 부재 등 우편 안내문 미수신으로 인한 불편 사항이 해소할 수 있는 데다 서면 신청서 없이 스마트폰으로 간편한 신청이 가능해 소액 환급금 미신청자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또 모바일 서비스에 따라 기존 우편 안내문 발송과 비교해 환급금 지급까지 걸리는 시간이 7일 이상 단축된다. 강순희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업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찾아가지 않은 환급금을 적극적으로 안내해 신속하게 반환할 계획”이라며 “모바일 환급 신청과 같은 코로나 시대 민원편의 제도를 발굴해 고객 중심의 노동복지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마트 배송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 그는 산재보험도 가입할 수 없었다

    코로나19로 늘어난 배송 물량을 감당하느라 택배 업계 노동자들의 과로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마트 배송 노동자가 업무 도중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마트 배송은 노동자가 직접 검수해야 하고 생수, 절인 배추 등 무거운 물품이 많아 노동 강도가 세지만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경기 고양경찰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5일 대형마트 온라인 주문을 배송하던 A(65)씨가 고양시 한 아파트 승강기 앞에서 쓰러진 뒤 숨졌다. 마트산업노동조합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주문량이 증가해 과로 위험이 커진 상황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터졌다”고 말했다. 마트 배송 노동자들은 주 6일 하루 20~25건을 배송하면 월 300만~350만원 정도의 기본급을 받는다. 배송 건당 수수료를 받는 택배 배송은 한 집에 2건을 배송하면 2배의 수수료를 받는다. 반면 마트 배송은 한 집에서 3건의 온라인 주문을 결제하더라도 1건으로 친다. 코로나19로 쌀, 생수 등 무거운 생필품을 마트 온라인몰에서 주문하는 경우가 늘어 업무 강도도 세졌다. 마트노조가 지난 4월 전국 홈플러스 온라인 배송기사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돌려보니 코로나19 이후 배송량이 1.8배로 증가했다는 대답이 나왔다. 하루 운송 무게는 평균 985㎏, 한 번 배송할 때 들었던 가장 무거운 상품은 65.8㎏이었다. 배송의 42.8%는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없어 계단을 걸어 올라갔다고 노동자들은 전했다. 최근 2달 동안 ‘아파도 일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85.4%에 달했다. 아파도 쉬려면 하루 15만~20만원을 주고 대체차량을 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택배 노동자들이 공짜 노동인 분류 작업을 하는 것처럼 마트 배송 노동자들도 배송 시간보다 일찍 출근해 물품을 직접 검수하고 차에 싣는다. 주 60시간 일하면서 기본급을 받지만 유류비, 차량구입 할부비용 등 약 100만원을 빼면 순소득은 200만원대라고 마트노조는 설명했다. 마트 배송 노동자들은 택배 노동자와 업무나 계약구조가 비슷하지만 택배 노동자와 달리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 지난 7월부터 산재보험 가입이 가능한 특수고용 노동자 직종에 화물차주도 추가됐지만, 수출입 컨테이너, 시멘트, 철강재, 위험물질 운송 화물차주를 포함시키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산재노동자 재활 대상에 조경숙·박주라

    산재노동자 재활 대상에 조경숙 고양지사 잡코디네이터와 박주라 안산병원 산재관리간호사가 각각 선정됐다. 근로복지공단은 13일 올 한해 재활성공 사례 중 맞춤형통합서비스 17건(내일찾기서비스 12건·일반서비스 5건)과 소속 병원 재활사례 5건을 선정해 시상식 및 발표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맞춤형통합서비스는 산재노동자가 원활하게 직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고객 중심의 산재보험 재활 프로그램이다. 재활전문가인 잡코디네이터가 요양초기부터 1대 1 맞춤형으로 재활계획을 수립하고 관리하는 내일찾기서비스와 요양과정에 참여하는 일반서비스로 고객 특성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공단 소속병원 산재관리간호사, 주치의, 작업치료사 등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직장복귀지원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내일찾기서비스 부문에서는 고양지사 잡코디네이터 조경숙 과장이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조 과장은 작업 중 모터에 손가락이 절단된 산재노동자 임모씨에 대해 심리상담과 집중재활치료, 보조기 지원 등을 통해 치료 및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특히 임씨의 복귀시기와 직무 등 직장복귀계획서를 사업주와 함께 작성해 산재노동자는 안심하고 치료에 전념하고 사업주는 공단 지원금으로 업무공백 부담을 해소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소속병원 재활사례 부문 대상은 안산병원 산재관리간호사 박주라 과장이 수상했다. 건강하게 직장에 다니던 이모씨는 갑작스런 특이질병으로 발병초기 전신마비까지 겪었다. 박 과장은 전문재활치료로 일상생활이 가능해진 이씨가 휠체어를 타고 일할 수 있게 작업실·화장실·주차장·식당 등 근무환경 개선에 나섰고 3개월의 직장적응훈련을 마치고 3년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강순희 근로복지공단이사장은 “일하는 사람들이 재해로 인한 심리불안과 장해를 극복하고 다시 일할 수 있도록 빅데이터 기반 사례관리시스템을 활용해 최적의 재활서비스 제공 등 노동복지 허브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노사 협의에 맡긴 택배 과로사 대책

    노사 협의에 맡긴 택배 과로사 대책

    코로나19 확산 이후 업무량 급증으로 택배기사들의 과로사가 잇따르자 정부가 하루 최대 작업 시간을 제한하기로 했다. 배송이 지연되더라도 택배기사에게 불이익을 줄 수 없도록 했다. 택배가격과 배송수수료를 올리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하지만 노동계는 ‘노사 협의’에 맡긴 대책이 상당수라 실효성을 담보하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택배기사 과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이 장관은 “택배기사들의 작업 조건 실태와 직무 분석을 거쳐 적정 작업 시간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그 한도에서 작업을 유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택배기사들의 하루 평균 작업 시간은 현재 12.1시간이다. 오후 10시 이후 심야배송 제한도 권고한다. 오후 10시부터는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차단하고 미배송은 지연 배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연 배송을 이유로 택배기사에게 계약 갱신 거절 등 부당한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표준계약서에 명시하기로 했다. 노사 협의를 거쳐 택배기사의 토요일 휴무제도 도입한다. 택배사와 대리점의 갑질 관행도 개선한다. 김 장관은 “택배기사 수수료 저하를 야기하는 홈쇼핑 등 대형 화주의 불공정 관행을 조사하고 필요한 부분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택배비는 2269원, 택배기사가 받는 배송 수수료는 건당 800원이다. 배송 수수료를 올리려면 택배가격도 올려야 하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부터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택배 분류 작업은 노사 의견 수렴을 거쳐 명확화·세분화하기로 했다. 택배기사들은 분류 업무가 택배기사 본연의 업무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택배사업자들은 배송 업무에 포함된다고 맞서고 있다.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는 택배기사 본인이 직접 제출하도록 하고, 신청서 작성 강요 행위에 대한 처벌 조항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택배기사 업무, 오후 10시 ‘강제 종료’ 검토…주 5일제도 유도

    택배기사 업무, 오후 10시 ‘강제 종료’ 검토…주 5일제도 유도

    주간 택배기사 오후 10시 이후 배송 제한 추진대형화주 ‘백마진’ 조사해 적정 배송료 보장산재보험 확대도 유도…보험 제외자 전수조사 코로나19 사태로 업무량이 급증한 택배기사의 과로를 막기 위해 하루 작업시간 한도를 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택배사들이 주 5일 근무를 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택배기사 과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이 장관은 “택배사별로 상황에 맞게 1일 최대 작업시간을 정하고 그 한도에서 작업을 유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는 택배기사 작업 조건에 대한 실태조사와 직무 분석 등을 거쳐 적정 작업시간의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택배사별로 자동화 설비 등 여건에 따라 적정 작업시간도 차이가 날 수 있다. ●오후 10시 이후 심야 배송 중단 권고 택배기사는 대부분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택배사나 대리점과 위탁계약을 맺고 일하는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다. 특고는 근로시간을 제한하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아 장시간 근무 위험에 노출돼 있다. 정부는 주간 택배기사에 대해서는 오후 10시 이후 심야 배송을 제한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다. 오후 10시를 배송 마감 시각으로 정하고 심야 배송이 계속될 경우 작업체계를 조정해 적정 작업시간을 유지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오후 10시부터는 아예 업무용 앱을 차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택배사별로 배송량 등을 고려해 노사 협의를 거쳐 택배기사의 토요일 휴무제를 도입하는 등 주 5일 근무제 확산을 유도하기로 했다.택배기사의 과중한 업무 부담 원인으로 지목되는 택배 분류작업은 노사 의견수렴을 통해 명확화·세분화하는 방식으로 업무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택배기사들은 분류작업이 본연의 업무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택배사는 배송 업무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어 의견이 맞서고 있다. 택배기사에 대한 택배사와 대리점의 갑질 등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도 추진된다. 김현미 장관은 “택배기사 수수료 저하를 야기하는 홈쇼핑 등 대형 화주의 불공정 관행을 조사하고 필요한 부분은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으로 택배기사의 배송 수수료는 1건당 800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배송 수수료가 하락할수록 택배기사는 소득 유지를 위해 배송을 많이 해야 한다. 정부는 배송 수수료를 떨어뜨리는 대형 화주의 이른바 ‘백마진’ 관행에 대한 조사에 착수해 개선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백마진은 택배사가 대형 화주에게 지급하는 일종의 리베이트로, 배송 1건당 600원 수준이다. ●택배기사 작업시간, 갑질 금지 등 표준계약서 마련 대리점이 택배기사에게 부과하는 위약금 등이 불공정 거래에 해당할 경우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택배기사의 적정 작업시간, 심야 배송 제한, 분류작업 기준, 갑질 금지 등을 포함한 표준계약서를 마련해 택배 사업자 인정 요건으로 활용하는 등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택배기사의 산재보험 가입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현행 법규상 택배기사는 산재보험 적용 대상인 14개 특고 직종에 속하지만, 본인이 신청하면 적용에서 제외된다. 이 과정에서 보험료 부담을 기피하는 대리점주 등의 압력이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대리점에서는 신청서 대필 의혹도 제기됐다. 고용부는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을 한 택배기사 약 1만 6000명에 대한 전수 조사를 거쳐 위·변조 등 법 위반이 적발되면 적용 제외 취소 등 조치를 할 계획이다. 또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는 본인이 직접 제출하도록 하고 적용 제외 강요 행위 등에 대한 처벌 조항을 신설하는 등 관련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하루 14시간 뼈가 휘도록 일해도 퇴직금 꿈도 못 꿔요”

    “하루 14시간 뼈가 휘도록 일해도 퇴직금 꿈도 못 꿔요”

    동대문 봉제공장서 37년째 옷 만들어 산재는커녕 근로계약서도 쓰지 못해 “일자리도 중요하지만 현실부터 바꿔야” “37년 경력의 미싱사가 한 달에 200만원 벌려고 14시간을 일합니다. 노동법 보호도 받지 못하는 일터에 젊은이들이 일하러 오겠습니까?” 동대문에서 봉제 노동자로 젊음을 바친 홍은희(52)씨는 11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다리 위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렇게 물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옛 청계피복노동조합(현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서울봉제인지회) 여성 조합원들을 대표해 홍씨는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었다. 16살이던 1984년 동대문의 봉제공장에서 이른바 ‘시다’(견습공)로 시작해 현재도 서울 중구 신당동의 작은 봉제 공장에서 옷을 만든다. 그는 편지에서 여전히 많은 봉제 노동자가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한다고 지적했다. 홍씨는 “매일 아침 8시에 출근해 오후 10시에 퇴근한다. 토요일에도 오후 6시까지 일한다”면서 “일주일에 법정 노동시간의 두 배인 80시간을 근무한다”고 말했다. 홍씨는 “옷감에서 나오는 먼지로 기관지병을 달고 살아도 산재보험 신청은 꿈도 못 꾼다”며 “열여섯 살 때부터 뼈가 휘도록 일했지만 퇴직금은 언감생심”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공장 작업자 수가 8명이다. 5인 이상 작업장으로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아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근로계약서를 쓰자고 해도 사장은 거절한다”고 주장했다. 홍씨는 “일자리를 새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있는 일자리를 개선해 달라”며 ‘전태일 3법’ 입법을 촉구했다.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가 근로기준법을 적용받도록 근로기준법 11조 개정을 요구한 것이다. 또 특수고용노동자가 노조할 권리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도 요구했다. 홍씨는 전태일 열사가 50년 전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부치지 못한 편지를 인용하며 문 대통령에게 “(이는) 절대로 무리한 요구가 아님을 맹세한다.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이날 민주노총 산하 화섬식품노조는 전태일 열사의 뜻을 실천하기 위해 어머니 이소선 여사와 바보회·삼동회 등 동료들이 청계피복노조를 만든 11월 27일을 ‘봉제인의 날’로 지정하기로 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단독] 통계조차 없는 야간노동 산재… 올 상반기 사망자 43%가 뇌심혈관계 질환… 과로사의 주요 원인

    서울신문은 산재 야간노동자 148명(사고, 과로, 질병 등)의 사망 경위 등에 대한 정보를 모아 부고 기사로 이들의 죽음에 대한 사회적 의미와 위험성 등을 전한다. 기사에 담지 못한 야간노동자들의 부고는 서울신문 인터랙티브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nightwork/)에서 더 살펴볼 수 있다. 올 들어 불과 6개월간 우리가 잠든 사이 산재로 숨진 야간노동자는 148명에 달했다. 산업재해로 확인된 최소 숫자다. 이들의 사망은 대부분이 만성적인 과로 환경에 기인했다. ●올 상반기 22시부터 06시 재해자 2994명 11일 서울신문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근로복지공단과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올 1~6월 사망한 1101명의 질병판정서와 재해조사의견서를 분석한 결과 사고 및 과로로 인해 사망한 야간노동자가 148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124명이 질병, 24명이 사고로 숨졌다. 사망 노동자의 75.7%(112명)가 50대 이상(60대 29.1%, 70대 이상 16.2%)이었다. 이 중 50대가 전체의 30.4%(45명)로 가장 많았다. 질병사는 과로사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급성심근경색 등 뇌심혈관계 질환이 전체의 43.3%인 64명을 차지했다. 이는 서울신문이 숨진 노동자들의 야간노동 이력과 시간대별 재해자 규모를 확인해 분석한 수치다. 강 의원을 통해 입수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재해 발생 시간별 산업재해 현황’ 자료에는 야간노동자의 사고 재해 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실마리가 있다.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 사이에 발생한 사고 재해자(이하 산재승인 기준) 규모는 2017년 4782명에서 2018년 5740명으로 1000명 가까이 늘었고 지난해 6041명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올해 6월까지 동일 시간대 재해자 수는 2994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사고 사망자는 2017년 59명, 2018년 65명, 2019년 46명, 2020년 6월 현재 24명이었다. ●정부 통계, 특수검진대상 규모도 부정확 정부 통계에서는 야간노동에 따른 질병 재해자(사망자 포함) 규모도 누락돼 있다. 정부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야간노동자들에 대한 특수건강진단을 규정하고 있지만 당장 검진 대상인 야간노동자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조차 명확하지 않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매년 실시하는 ‘근로자건강진단 실시 결과’에 따르면 2018년 검진을 받은 야간노동자는 108만 5856명이지만 2016년 산재보험가입자를 기준으로 추정한 진단 대상 야간노동자 수는 최소 162만 7889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형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노동시간센터장은 “야간 특수건강진단 대상에서 누락되는 특수고용노동자와 자영업, 서비스 업종 노동자들을 포함시켜 정확한 실태 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 [단독] 年 2조 6000억… 108만 야간노동자의 눈물값입니다

    [단독] 年 2조 6000억… 108만 야간노동자의 눈물값입니다

    서울신문은 산재 야간노동자 148명(사고, 과로, 질병 등)의 사망 경위 등에 대한 정보를 모아 부고 기사로 이들의 죽음에 대한 사회적 의미와 위험성 등을 전한다. 기사에 담지 못한 야간노동자들의 부고는 서울신문 인터랙티브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nightwork/)에서 더 살펴볼 수 있다.야간노동은 국제노동기구(ILO)가 지정한 ‘2급 발암물질’임에도 아직까지 야간노동자들의 질병이나 사고에 따른 손실비용은 제대로 분석된 사례가 없었다. 이번 분석을 실시한 정혜선 가톨릭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젊은 노동자들의 경우 건강하기 때문에 야간에 혹사당하는 노동도 아무 문제없이 넘어갈 수 있지만 이런 노동 후유증이 축적돼 사회적 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진다”고 말했다. ●2018년 사회적 손실비용 3470억 증가 서울신문이 11일 정 교수·최은희 을지대 간호학과 교수팀과 공동으로 고용노동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8년 산업재해·진료비 지표 등 19개 항목에 대한 통계 분석 결과 야간노동의 사회적 손실 비용은 2조 6359억원으로 추산됐다. 정 교수팀은 2018년 사회적 손실 비용이 2017년(2조 2889억원)보다 3470억원 증가한 것으로 계산했다. 이는 야간노동, 특히 저임금 서비스 수요가 급증한 추세가 반영됐다. 야간노동의 사회적 비용은 2018년 등록 기준 108만 5856명의 야간노동자 유족연금, 의료비, 사회적 관계 단절 등의 비용을 반영한 것이다. ●작년 산재 11만명 중 사망자 2020명 정 교수팀은 정부의 야간노동자 규모에 대한 정확한 조사 통계가 없는 상황에서 특수건강진단을 받은 노동자 규모를 산정해 실제 사회적 손실 비용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봤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이 근로복지공단에서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20만명으로 추산되는 대리운전 기사 중 산재보험 가입자 수는 3명뿐이다. 대부분의 택배기사 등 야간노동자 상당수는 산재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다. 최소 2조 6000억원 규모로 추계된 사회적 손실액 중 노동자 개인들이 감당하는 비용이 전체의 51.3%로, ‘야간노동 위험’이 사유화되고 있었다. 지난해 전체 산업재해자 수는 10만 9242명으로 사고 재해 9만 4047명, 업무상 질병 1만 5195명이다. 이 중 산재 사망자 수는 2020명으로 사고 855명, 업무상 질병 사망자가 1165명에 달했다. 고용노동부는 2018년 국내 전체 노동자 산재에 따른 경제적 손실 추정액을 25조 1695억원으로 집계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탐사기획부: 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
  • 50년 전 전태일도 야간노동자였다… 달빛노동으로 스러진 ‘148명 기록’

    50년 전 전태일도 야간노동자였다… 달빛노동으로 스러진 ‘148명 기록’

    새벽까지 재봉틀을 돌렸던 전태일, 2018년 12월 11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하청업체 노동자로 일하다 목숨을 잃은 김용균(당시 24세)은 모두 야간노동자였다. 13일은 평화시장 노동자 전태일이 스스로의 몸에 불을 붙여 참혹한 노동 현실을 세상에 알린 지 꼭 50년이 되는 날이다. 우리의 노동 환경은 50년 전보다 얼마나 좋아졌을까. 서울신문은 야간노동자들의 산업재해 사망 기록을 뒤져 그들이 마주했던 노동 현실을 알린다. 고용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은 산업재해(산재)를 승인하고 보험금을 지급하는 업무뿐 아니라 산재 노동자들과 관련된 각종 데이터도 관리한다. 그러나 산재 노동자 중 야간노동자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수치가 없다. 서울신문은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을 통해 근로복지공단과 산업안전보건공단의 2020년 1~6월 산업재해 사망자(승인 기준) 1101명에 대한 사망 자료를 데이터로 변환시켜 이 중 최소 148명이 야간노동자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서울신문은 근로기준법 제56조에 규정된 야간노동 기준(오후 10시~다음날 오전 6시 근로)을 적용했다. 질병판정서나 재해조사의견서에 근무시간이 명확히 기재되지 않은 사망 노동자들은 야간노동자 범주에 포함하지 못했다. 야간노동 직종 중 대리운전기사와 대부분의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된 노동자들의 사망도 빠졌다. 이들은 사실상 산재보험 가입 대상에서 제외된 현실을 반영했다. 국내 야간노동자 규모는 고용노동부가 실시한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2013년) 기준 127만명이 마지막으로 집계된 수치다. 전체 노동자의 10.2%이지만 현재 규모가 더 클 것으로 추산된다. 올 상반기 산재 사망자 1101명 중 야간노동자(148명) 비율은 이보다 높은 13.4%다. 서울신문은 산재 야간노동자 148명(사고, 과로, 질병 등)의 사망 경위 등에 대한 정보를 모아 부고 기사로 이들의 죽음에 대한 사회적 의미와 위험성 등을 전한다. 신문 1면에 내지 못한 야간노동자들의 부고는 서울신문 인터랙티브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nightwork/)에서 더 살펴볼 수 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택배종사자 처우 개선 위해 배송 지연, 택배비 인상 감내”

    “택배종사자 처우 개선 위해 배송 지연, 택배비 인상 감내”

    국민권익위원회의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대다수가 택배 종사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서라면 배송지연이나 택배비 인상을 감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지난달 29일부터 8일 동안 온라인 국민정책참여 플랫폼인 국민생각함 홈페이지에서 ‘택배 종사자 근로환경 개선’에 대해 1628명을 대상으로 의견을 물었다. 우선 택배 종사자의 산재보험 의무가입 필요성에 대해 응답자의 95.9%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과도한 근로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항목에서는 응답자의 95.6%가 동의했고, ‘택배 분류업무와 배송업무를 분리해야 한다’에 대해서는 93.4%가 찬성했다. 이같은 정책이나 제도가 도입될 경우 배송이 지연될 수도 있다는 항목에 대해 응답자의 87.2%가 ‘택배종사자 처우 개선을 위해서라면 일정기간 늦어지는 것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택배비 일부 인상에 대해서는 ‘인상액이 택배종사자 처우개선 등에 사용된다면 동의한다’는 응답이 73.9%로 나타났다. 주관식 자유응답에서는 택배사-대리점-기사로 이어지는 하청의 재하청 형식 고용구조와 택배사가 쇼핑몰 등에 택배비에서 일부를 리베이트로 돌려주는 관행을 개선하고 물량 경쟁을 통해 배송비 단가를 낮추는 일부 사업자의 행태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지역할당 조절과 교대근무 도입 등의 의견도 다수 있었다고 권익위는 밝혔다. 권익위는 “국민생각함에 나타난 의견을 종합하면 ‘조금 늦더라도, 조금 더 내더라도, 안전이 우선’이라는 결론이 나온다”면서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국민 의견과 택배 종사자 간담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종합해 제도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작심’ 이낙연 “강단 있고 공정한 공수처장 필요…이달 내 임명”(종합)

    ‘작심’ 이낙연 “강단 있고 공정한 공수처장 필요…이달 내 임명”(종합)

    “비상한 관심 갖고 주시하겠다”김태년 “‘정치개입’ 검찰권 남용 막기 위해 공수처 이달 내 출범 완료해야”변협, 김진욱 등 후보 3명 추천여야 모두 후보 고사에 인물난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권력층을 수사하는 기관이므로 중립적이고 공정하고 강단 있는 처장이 필요하다”며 이달 안에 임명해 줄 것을 기대했다. 이 대표는 공수처장 후보 1차 추천시한인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후보 추천위가 그런 처장 후보를 찾아주길 바란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 대표는 “조속한 (공수처) 출범을 바라는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추천위가 향후 일정을 차질없이 진행해 이달 안에 처장이 임명되길 바란다”면서 “비상한 관심을 갖고 주시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태년 “검찰의 정권 흔들기, 정치개입 막기 위해 공수처 출범해야”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공수처 출범을 강조하면서 검찰을 직격했다. 김 원내대표는 “최근 검찰이 정부 정책(탈원전)을 수사하며 국정에 개입하는 정치 행태마저 서슴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당시 검찰개혁을 좌절시키려 했던 정권흔들기용 정치수사를 되풀이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정치개입 행위는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구태”라며 “정치 개입과 검찰권 남용, 제 식구 감싸기 등 비리를 막기 위해서라도 공수처가 출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공수처장 후보 1차 추천시한을 맞아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이달 내로 완료해야 한다고 야당의 협력을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초대 공수처장 임명은 공수처 설치를 위한 마지막 관문”이라며 “11월내 후보 추천을 완료할 수 있도록 책임 있게 임해주길 부탁하며 야당도 공수처장 추천에 적극 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유죄 판결에서 보듯, 표적·편파·짜맞추기·봐주기 수사 등 검찰권 남용의 고질적 병폐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며 “공수처장 추천위는 개혁에 대한 열정과 자질을 갖춘 후보를 추천해달라”고 거듭 강조했다.대한변협, 김진욱·이건리·한명관 공수처장 후보로 추천 이날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은 초대 공수처 처장 후보로 김진욱(54·사법연수원 21기)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과 이건리(57·16기)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한명관(61·15기)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등 3명을 추천했다. 이 협회장은 오전 대한변협 회관 14층 대회의실에서 간담회를 열어 초대 공수처장 후보 명단을 발표했다. 대한변협 회장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가운데 1명이다. 추천위는 이 협회장과 조재연 법원행정처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 여당이 추천한 김종철 연세대 로스쿨 교수와 박경준 변호사, 야당이 추천한 임정혁·이헌 변호사 등 7명으로 구성됐다.추천위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위원별로 1차 후보 추천을 마무리하고 이달 13일 회의를 열어 후보들을 심의할 계획이다. 추천위는 추천위원 7명으로부터 최대 5명씩 후보자를 추천받기로 했다. 추천위원 6명 이상의 찬성으로 최종 후보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1명을 지명한 뒤 인사청문회를 거쳐 처장을 임명한다. 추천위는 그러나 기준에 부합하는 인물을 찾기 쉽지 않은 데다, 부담감 때문에 고사하는 법조인들이 많아 여야 모두 인물난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측 추천위원들은 당초 3∼4명을 추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거절하는 대상자가 나와 최종적으로 2명을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정치적으로 중립을 유지하면서 고위공직자를 조사·기소할 수 있는 인물인지 등을 중심으로 주변의 평판을 듣고 후보군을 추렸다”며 “새로운 조직이 생기는 만큼 행정적인 관리가 가능한지도 염두에 뒀다”고 밝혔다.이낙연 “바이든, 시대적 요구 공약 담아”“우리 가는 길과 일치, 한국형 뉴딜 박차” 한편 이낙연 대표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탄소배출 억제, 재생에너지 확대, 노동 보호, 복지 확대, 오바마케어 개선, 기술투자 확대 같은 시대적 요구를 공약에 담았다”면서 “우리가 가려는 길과 일치한다. 우리도 고용·산재보험 확대, 문재인케어 확충, 디지털 그린뉴딜을 비롯해 한국형 뉴딜 추진 등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직원 둔 사장 1년 새 17만명 줄고 1인 자영업자 7만명 늘었다

    직원 둔 사장 1년 새 17만명 줄고 1인 자영업자 7만명 늘었다

    직원을 둔 자영업자가 1년 새 17만명이나 줄었다. 대신 직원이 없는 ‘나홀로 사장’은 7만명 가까이 늘었다. 경기 부진에 코로나19 충격까지 덮쳐 직원들을 내보낸 경우가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자동 주문을 비롯해 비대면 시스템 확산으로 혼자 창업하는 사례가 많은 것도 한 원인으로 보인다. 4일 통계청의 ‘2020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8월 기준 비임금근로자는 1년 전에 비해 16만 1000명 줄어든 663만 9000명으로 집계됐다. 비임금근로자는 자영업자와 가족 사업을 돕는 무급 가족종사자를 뜻한다. ●신규 자영업자 52%는 준비 기간 1~3개월뿐 자영업자 중에서도 고용원이 있는 경우는 136만 3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7만 2000명(11.2%) 줄었다. 반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6만 6000명 늘어난 419만 6000명으로 집계됐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이런 경향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추세인데 창업 때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원을 쓰지 않고 자동 주문 시스템을 많이 사용하는 영향이 있다”며 “코로나19로 더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비임금근로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40·50대에서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50대는 14만명, 40대는 10만 4000명이 줄었다. 산업별로는 도소매업(-9만 5000명), 건설업(-4만 1000명), 숙박·음식점업(-2만 8000명) 등에서 감소 폭이 컸다. 직업별로는 서비스·판매종사자가 10만 1000명, 학원강사 등 관리자·전문가가 3만 6000명 줄었다.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업종이나 직업들이다. 비임금근로자에게 앞으로 계획을 물었을 때 ‘현재 일을 계속하겠다’는 응답이 88.6%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0.6% 포인트 늘어난 것인데, 사회·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게 원인으로 보인다. ‘현재 일을 그만두겠다’는 응답은 4.7%로 지난해와 동일했고 이 중 1년 이후 그만둘 계획이 54.7%로 가장 많았다. 자영업자가 사업체 또는 일을 그만두겠다는 이유로는 ‘전망이 없거나 사업 부진’(52.7%)이란 답이 가장 많았다. 최근 1년 이내 사업을 시작한 신규 자영업자 중 52.6%는 사업 준비 기간이 1~3개월에 불과했다. 또 500만원 미만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한 이들이 32.5%에 달했다. 자영업자의 국민연금 가입률과 산재보험 가입률은 1년 전보다 각각 0.7% 포인트(76.3→77.0%)와 3.0% 포인트(55.5%→58.5%) 늘었다. ●‘그냥 쉰’ 인구 29만명 늘어 246만명 사상 최다 취업도 실업도 아닌 상태인 비경제활동인구(비경활인구)는 1686만 4000명으로 1년 전보다 53만 4000명 늘었다. 별다른 이유 없이 그냥 ‘쉬었음’ 인구는 29만명 늘어난 246만 2000명으로 집계됐다.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3년 이래 가장 많았다. 비경활인구 중 향후 1년 이내 취업·창업 의사가 있는 이들의 비중은 23.2%(390만 7000명)로 2.3% 포인트 상승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권익위, 택배 종사자 근로환경 개선 관련 국민 의견 수렴

    권익위, 택배 종사자 근로환경 개선 관련 국민 의견 수렴

    최근 택배 기사의 과로사 사건을 계기로 국민권익위원회가 택배 종사자의 근로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 29일부터 내달 5일까지 권익위가 운영하는 정책참여 플랫폼인 국민생각함을 통해서다. 권익위는 29일 “최근 코로나19로 비대면 상거래가 급증하면서 택배 종사자의 업무량이 가중되고 과로사까지 발생하고 있다”면서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택배 종사자의 열악한 근로환경을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지 의견을 모아보려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권익위에 따르면 택배 종사자는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돼 근로기준법 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때문에 법정 근로시간이나 휴일, 퇴직금 등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으며 산업재해보상보험, 고용보험 등의 의무가입 대상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게다가 물품 배송 업무 말고도 물류 터미널에서 배송지별로 물품을 분류하는 작업까지 맡고 있어 근무 시간이 한주 평균 6일, 70시간 이상에 이른다. 이번 조사에는 택배 종사자의 산재보험 가입 의무화 여부, 과도한 근로시간 조정 필요성, 택배 분류 작업과 배송 업무의 분리 운영 문제, 택배 종사자 보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배송 지연 또는 택배비 인상 등에 대한 의견을 묻는 내용이 포함된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사설] 여야, 11월에는 ‘민생 입법’ 제대로 해라

    21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국민에게 실망감만 안겨 준 채 어제 끝났다. 국감 초반부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대 휴가 특혜 의혹 공방으로, 후반부는 추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으로 뒤덮였다. 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옵티머스 사건은 실체에 접근해 피해자 구제 및 재발방지에 집중하기보다는 여야 정치권 로비 의혹이나 ‘검찰총장의 부하 여부’ 등 정쟁에 몰두하니, 이런 국감이 왜 필요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추 장관이 어제 ‘옵티머스 사건의 무혐의 로비 의혹’에 대해 윤 총장을 감찰하겠다고 하니 더 지켜볼 일이다. 내일부터 국회는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입법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다. 부끄러움을 아는 국회라면 올해 남은 정기국회에서는 민생 관련 입법을 제대로 해야 한다.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산재보상보험법 개정안은 물론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 등 여야의 의견 차이가 적은 법안은 최대한 빨리 마무리 짓는 등으로 생산적인 국회가 되길 바란다. 20대 국회에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지난해 2월 주52시간 근로제 안착을 위해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최대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국회에 넘겼다. 그러나 최악의 국회라는 20대 국회의 임기가 끝나면서 해당 법은 자동폐기됐다. 21대 국회에서 재발의된 이 법안은 속히 통과돼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임시방편으로 근로기준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특별연장근로가 허용되는 범위를 넓히고 근로자의 동의와 고용부 장관의 인가를 받도록 운영하고 있다. 올 들어 택배 노동자 중 13명이 과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여야는 ‘특수고용직’(특고)이 노동법과 산재보험법으로 보호될 수 있도록 법을 정비해야 한다. 특히 현행 산재보험법을 악용해 일부 사업자들이 특고에게 산재보험신청 제외를 종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올 7월 기준 특고의 80%가 산재 적용 제외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현재 국회에는 산재보험 적용 제외 사유를 질병·육아·휴업 등으로만 제한하는 법안이 계류돼 있다. 피감기관에서 수천억원대의 공사를 가족 명의 건설사로 수주한 박덕흠 의원의 사례를 막을 수 있는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 양육 의무를 저버린 친부모가 자녀 사망 이후 나타나 유산을 받아 가는 것을 방지하는 일명 ‘구하라법’ 제정안 등은 입법이 늦어질수록 피해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21대 국회는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에 대한 의무를 다하길 바란다.
  • 한진택배 “심야배송 중단”…반복되는 과로사 막는다

    한진택배 “심야배송 중단”…반복되는 과로사 막는다

    최근 택배노동자들이 잇달아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택배회사들이 심야 배송을 중단하는 등 과로사 방지 대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26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다음달 1일부터 오후 10시 이후 심야 배송을 택배회사 중 처음으로 전면 중단한다. 미배송 물량은 다음날 배송한다. 화요일, 수요일에 집중되는 물량을 주중 다른 날로 분산키로 했다. 특정일에 근무 강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것을 막으면서도 택배기사들이 받는 수입은 기존보다 줄어들지 않게 하기 위한 조치다. 명절 등 물량이 급증하는 시기엔 인력을 확대하고 다음달부터 전국 사업장에 분류 작업을 위한 지원 인력 1000명도 단계적으로 투입한다. 500억원을 들여 일부 작업장에 자동 분류기도 추가 도입한다. 모든 택배기사가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택배기사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심혈관계 질환 검사를 포함한 건강검진도 매년 실시할 수 있도록 회사가 비용을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한진은 지난 12일 한진택배 동대문지사에서 근무하던 김모(36)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자 지난 20일 사과문을 내고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한진 관계자는 “사망한 택배기사 유족들과 이른 시일 내 적절한 보상도 조속히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이날 1000명 규모의 택배 분류 인력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택배 대리점 계약 조건으로 소속 택배기사 전원 산재보험 가입 관련 조항도 추가하기로 했다. 고객 불편 사항이 접수된 택배기사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페널티 제도는 폐지하되 우수 기사에 대한 포상은 확대키로 했다. 물량 조절제, 택배 자동화 설비 도입 등을 통한 작업시간 단축도 꾀한다.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CJ대한통운은 지난 20일 택배사 중 가장 먼저 과로사 방지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분류 지원 인력 4000명, 전문 기관을 통한 하루 적정 작업량 산출, 시간선택 근무제, 초과물량 공유제, 산재보험 가입 및 매년 건강검진 지원 등을 약속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쿠팡 숨진 노동자 하루 최대 11.5시간 격무

    쿠팡 숨진 노동자 하루 최대 11.5시간 격무

    지난 12일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물류작업을 하던 20대 노동자 장덕준씨가 사망 전 강도 높은 업무를 했다는 자료가 나왔다. 장씨의 유가족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종합감사 현장을 찾아 더불어민주당·정의당 의원들과 면담을 갖고 고인의 근무 시간표를 공개했다. 최근 3개월 장씨의 근무시간을 보면, 입사 후 16개월간 근로일에 적게는 하루 9.5시간에서 많게는 11.5시간 근무해 왔다. 특히 지난 8월과 9월에는 7일 연속 근무했다. 유가족은 ‘(장씨가) 무리한 일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좌측 무릎 바깥쪽 통증으로 1주일 동안 치료했다’는 내용의 한의원 진료 소견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면담 자리에서 장씨의 아버지는 무릎을 꿇고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 달라고 애원했다. 그러나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쿠팡 물류담당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의 엄성환 전무는 장씨의 사인이 과로사라는 지적에 “근로복지공단에서 판단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장씨의 업무가 과중됐음을 보여 주고자 쿠팡 입사 전후 장씨가 입었던 옷의 사이즈를 제시하기도 했다. 입사 당시 86㎝였던 고인의 바지 허리 사이즈는 사망 직전에 80㎝로 줄었고, 몸무게는 약 15㎏이 빠졌다. 강 의원은 “대기업들이 산재 사실을 숨기고 사고 책임을 하청업체에 떠넘기면서 산재보험료 감면 혜택을 받고 있다”며 대책 수립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국감에서 대리운전기사 등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을 가로막는 ‘전속성’ 기준을 폐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장관은 민주당 임종성 의원의 질의에 “전속성을 폐지하는 게 방향은 맞지만 이 경우 산재보험 적용과 징수, 보험 관리체계 등에 큰 변화가 필요해 고민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전속성이란 한 사업주에게 노무를 제공하는 정도를 뜻한다. 현행법상 특고의 산재보험에는 전속성 기준이 적용돼 다수 업체에 노무를 제공할 경우 산재보험 가입이 어렵다. 임 의원은 배달라이더 등 플랫폼 종사자의 상황도 비슷하다며 “플랫폼 배달원은 배달대행 연합체를 만들어 전속성을 그 연합체에 둘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대통령 직속 사회적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문성현 위원장은 국감에서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달리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 “(과거) 워낙 우리나라 임금이 낮았기 때문에 업종별, 지역별 (차등 적용) 얘기를 못했지만, 최저임금이 안정화되면 산별 임금의 연장선에서 (차등 적용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새벽배송 사라질까…한진, 택배업계 첫 심야배송 전면 중단

    새벽배송 사라질까…한진, 택배업계 첫 심야배송 전면 중단

    한진이 최근 자사 택배기사가 사망한 것과 관련해 과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발표했다. 한진은 26일 ▲심야배송 중단 ▲분류지원인력 1000명 투입 ▲터미널 자동화 투자 확대 ▲택배기사 건강보호 조치 마련 등을 담은 택배기사 과로 방지 대책을 전했다. 먼저 한진은 오는 11월 1일부터 심야배송을 중단하고 이에 따른 당일 미배송한 물량은 다음날 배송하도록 하기로 결정했다. 화요일 혹은 수요일에 집중되는 물량은 주중 다른 날로 분산해 특정일에 근로강도가 편중되지 않으면서 수입은 기존 대비 감소되지 않는 방향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특히 설날, 추석 등 물량이 급증하는 시기에는 이에 맞게 필요 차량 증차 및 인원을 증원한다. 아울러 한진은 분류지원인력을 오는 11월부터 단계적으로 투입한다. 투입인원은 약 1000명 규모로 추산되며 이에 따른 비용은 회사가 부담한다. 한진은 택배기사의 분류작업 부담을 경감해 배송에 전념하도록 지원체계를 갖춰나간다고 전했다. 또 분류시간 단축을 위해 오는 2021년 적용 가능한 터미널을 대상으로 500억원을 투자해 자동 분류기를 추가 도입한다. 이를 통해 아침 분류시간을 1시간 이상 단축해 택배기사의 분류작업 강도를 완화한다. 한진은 현재도 3000억원을 투자해 대전 메가 허브 터미널을 구축하는 등 오는 2023년까지 택배부문에 4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효율적인 네트워크 운영 및 집배송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한진은 전국 모든 대리점에 택배기사의 가입 현황을 즉시 조사하고 대리점과의 협의를 통해 내년 상반기까지 모든 택배기사가 산재보험을 100% 가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택배기사가 취약한 심혈관계 검사를 포함한 건강검진을 회사 부담으로 매년 실시한다.한진 관계자는 “택배기사 사망 등의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현장과 소통을 더욱 강화해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데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 “이번 대책은 현장을 빠르게 파악한 뒤 내놓은 것”이라면서 “택배기사들이 속한 대리점과는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12일 한진택배 동대문지사 신정릉대리점에서 근무하던 김모(36)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사망 며칠 전 동료에게 과로로 인해 힘들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한진은 지난 20일 임직원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과로 방지를 위한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아울러 유족들과 빠른시일 내에 적절한 보상절차를 조속히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택배노조 “롯데택배, 노조원 구역에 집하 금지… 파업도 불사”

    택배노조 “롯데택배, 노조원 구역에 집하 금지… 파업도 불사”

    롯데택배가 전국택배연대노조 조합원들의 배송 구역에 집하를 금지했다가 택배기사들이 ‘불법 직장폐쇄’라고 항의하자 이를 철회했다. 전국택배연대노조는 26일 서울 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롯데택배가 택배연대노조 소속 택배 노동자들의 배송구역에 집하금지 조치를 했다”며 “본사 차원에서 개입하고 주도한 것으로 명백한 불법행위이며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전날 택배노조 소속 택배기사들의 배송 구역인 서울 송파·강동, 광주, 울산, 창원, 거제 등지에서 택배 접수를 받지 않겠다고 공고했다. 노조는 지난 23일 서울·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해당 지역 노동쟁의 조정신청사건의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려 노조가 합법적으로 파업 등 쟁의를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합법적 쟁의는 조합원 찬반투표, 신고 등 여러 남은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절차가 시작되기도 전에) 롯데택배는 일방적으로 집하금지 조치를 취했다”면서 “이는 택배노동자에게 직장폐쇄와 다름없어 노동자를 또 다른 방식으로 죽이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노조원들은 이날 중으로 파업에 대한 찬반 투료를 진행하고 찬성 결과가 나오면 당장 27일 오전부터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롯데택배 소속 택배연대 노조원은 약 200명이다. 이들은 파업을 통해 수수료 원상회복과 분류작업 추가 인력 투입, 상하차비 폐지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날 기자회견 현장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해 분류작업에 지원 인력 1000명을 투입하고 산재보험 100% 가입을 추진하는 동시에 물량 조절제를 도입하는 등 택배기사 보호를 위한 종합대책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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