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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대표팀 선발대 22일 입국

    2002월드컵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히는 프랑스 대표팀 선발대가 22일 입국했다. 미셸 플라티니 프랑스축구협회 부회장을 비롯,장 클로드축구협회 매니저와 뒤브레이 대표팀 장비책임자,해외홍보대행업체 칼슨워그넷 대표,선수 4명 등으로 구성된 선발대는 이날 오전 10시20분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왔다. 유럽축구연맹(UEFA)과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이기도 한 플라티니는 “한국이 잉글랜드와 1-1로 비긴 것에놀랐다.”며 “한국이 경기장 준비를 잘하고 있어 성공적인 월드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플라티니는 또 “프랑스는 훌륭한 팀이며 유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공항에서 숙소인 서울 쉐라톤워커힐 호텔 별관(더글러스관)으로 이동한 선발대는 막바로 아차산 기슭에 ‘철옹성’을 구축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이곳 별관은 호텔 본관에서 1㎞ 떨어진 산자락에 위치해 보안을 유지하기에 적합하다. 취재진과 일반인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프랑스 팀은 본진이 도착하기 하루 전인 24일부터 경찰 120여명으로 하여금겹겹이 둘러싸 게 할 계획이다.호텔측은 “전담 CP(중앙통제실)를 마련,구리 LG연습구장 외에 숙소에서는 선수들이 절대 노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호텔 관계자는 “그동안 숱한 VIP가 묵었지만 이번처럼보안에 민감한 적은 없다.”며 호텔 구내에 대규모 경찰병력이 배치되는 것도 개관이래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팀이 묵는 객실 수 65개인 별관은 비즈니스 고객을 위한 전용시설로 하루 객실료는 일반 객실보다 20만원정도 비싼 46만원선.물론 바이롬사를 통해 대행계약을 해할인받겠지만 전체 대관비용은 하루 2000만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팀은 또 선수들의 부상이나 갑작스런 질병 등에 대비해 상당량의 고가 의약품을 공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송한수기자 onekor@
  • [행정혁신 우수지자체] 광주 동구 위생매립장

    ***쓰레기더미를 화사한 꽃밭으로 광주∼전남 화순으로 이어지는 길목 왼쪽 산자락으로 난 신작로는 쓰레기를 실은 트럭들이 줄을 잇는 길이다. 바로 앞쪽에 새로 난 오솔길에는 할미꽃·금잔화·유채꽃등 야생화와 봄꽃들이 형형색색으로 피어 주변환경과 대조를 이룬다. 잔디광장의 연못엔 비단잉어가 노닐고 노란 가방을 맨 유치원 꼬마들은 꽃길을 따라 봄마중을 나왔다.주민들은 맨발로‘지압로’를 걸으며 건강 다지기에 한창이다.최근 개장한광주시 동구 소태동 산 225 ‘동구 위생매립장’ 풍경이다. 무등산 자락과 맞닿은 이곳에 들어서면 ‘악취’가 진동할것이란 선입견은 순간 사라지고 만다.여느 공원과 다름없다. [조성배경] 광주시는 지난 95년 1기 민선단체장 출범과 함께 도시행정의 난제인 쓰레기난에 가장 먼저 봉착했다.당시 북구 운정동의 광역위생매립장이 2000년쯤이면 포화상태에 이르기 때문이다.새로운 매립장 확보가 ‘발등의 불’이었다. 광역매립장 물색에 나선 시는 후보지를 3∼4곳으로 압축하고 타당성 조사 등을 극비리에 추진했다.그러나 “우리 지역은 안된다.”는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번번이 부딪혔다.설득과 홍보도 한계를 드러냈다. 시는 급기야 광역매립장 조성계획을 포기하고 백지화를 발표했다.배출자 부담 원칙에 따라 5개 자치구가 자체 해결토록 한 것. 자치구들도 “도심에 웬 매립장이냐.”라며 반대하기는 마찬가지였다.그러나 동구만은 무등산자락에 매립장을 조성키로하고 주민 설득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주민설득] 동구는 우선 주민반발의 원인을 분석했다.악취와 마을 이미지 훼손이 주 요인으로 꼽혔다.이런 요소들만 제거하면 매립장 조성이 불가능할 리 없다는 판단이 섰다. 그럼에도 주민들의 반대 시위는 35차례나 이어졌다.동구는동원 가능한 모든 인력을 가동,주민 개별 접촉에 나섰다.지속적인 환경 개선사업과 최첨단 공법 도입 등을 거듭 약속했다. 동구의 집요한 노력은 마침내 매립장이 필수 공익시설이란주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반대민원을 제기했던 김모(50·소태동)씨는 “행정기관이 완벽한 시공을약속했지만 믿기지 않았다.”며 “그러나 공무원들과 수차례 솔직한 대화를 나누면서 관련민원을 철회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민의 거센 반발을 막는 데만 일년 남짓 걸렸다. [매립장 조성] 96년 구의원과 주민대표,전문가 등이 참여한‘폐기물처리시설 입지선정위원회’가 구성됐다.이어 타당성 및 주변환경영향조사를 거쳐 98년 12월 착공했다.이 매립장은 오는 12월 완공된다. 동구는 전체 부지 4만 8000여평 가운데 매립장 3만여평을제외하고 나머지는 공원으로 조성했다.매립지 아래쪽 공원부지에는 ‘맨발지압’ 보행로와 야생화단지,잔디광장,연못,쉼터 등을 꾸몄다.지금은 자연학습장 및 주민 체력단련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매립장은 최신 공법으로 시공됐다.침출수의 BOD(생물학적산소요구량)는 303ppm,COD(화학적 산소요구량)는 304.5ppm으로 낮아졌다. 악취 제거를 위해 매일 반입되는 쓰레기 위에 15㎝로 복토하고 매립가스(LFC) 소각시설 2개를 가동중이다. 쓰레기 반입은 2000년 1월부터 시작됐고 하루 반입량은 100여t이다.동구의자체 매립장 확보로 광주시 광역위생매립장사용연한도 2년정도 늘었다. [파급효과 및 운용계획] 전국 대도시 자치구 가운데 최초로조성한 매립장에 다른 자치단체의 견학이 이어지고 있다.지금까지 ‘님비’로 부지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는 전국 17개자치단체가 시설 및 주민 설득과정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매립시설에 공원을 조성함으로써 혐오시설이란 인식을 없앴다.매립장 조성을 반대하던 주민들도 지금은 홍보요원으로 변했다. 자체 매립장 확보에 따른 경제적 효과만도 연간 20억원에달한다.동구는 매립이 끝나는 10여년후 이곳에 산책로,실내골프 연습장,썰매장 등 체육시설을 유치할 계획이다. 박종철(朴鍾澈) 구청장은 “이 사업은 매립장이 기피시설이라는 고정관념을 극복한 대표적인 사례”라며 “민·관이 하나가 돼 성숙된 지방자치의 면모를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 집중취재/ 장애인 복지 현주소

    최근 뇌성마비 1급 장애인이던 최옥란씨의 죽음을 계기로 장애인들의 복지정책에 대한 개선를 외치는 목소리가 커지고있다.최씨는 자살이란 극단적인 방법으로 생을 마감했지만아직도 경제능력이 없는 장애인들이 생활고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연명하고 있다.참여연대를 비롯한 88개 시민·장애인단체들은 오는 15일부터 장애인의 날인 20일까지를‘장애인 차별철폐 투쟁주간’으로 정하고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그들의 생활상과 복지제도,문제점 등을 짚어본다. ■실태와 문제점 . “이렇게 목숨을 연명하느니 차라리 죽는 편이 낫다는 생각을 하루에도 몇번씩 하게 됩니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 산자락에 위치한 14평짜리 D임대아파트.5년째 뇌병변을 앓고 있는 이승진(李承珍·47)씨는 온종일좁은 공간에서 지낸다. 이씨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돼 동사무소로부터 생계·주거비로 월 60여만원과 8만원의 장애수당을 받는다.유일한 수입원이다.아내와 아들이 있지만 오랜 자리보전으로 관심마저 멀어졌다.지원금으로는 아파트 공과금과 생활비를 충당하기에도 벅차다.아내는 새벽부터 파출부 일을 나가고 있다.이씨처럼 생계·주거비, 장애수당 등의 지원을 받는 장애인은 11만명에 이른다. ▲장애인 현황=보건복지부에 등록된 장애인 수는 지난해말기준 113만여명.노출을 꺼리는 장애인을 감안하면 1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민간 장애인단체에서는 450만명이 넘을 것이라고 말한다. 장애인 복지서비스가 시작된 것은 지난 81년 6월 ‘심신장애자 복지법’이 제정되면서부터.그전까지는 생활보호법으로 보호를 받는 정도였다. 이어 89년 12월 ‘장애인복지법’으로 개정됐고 90년 ‘장애인고용촉진법 및 직업재활법’,97년 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다. 2000년 10월에는 기초생활보장법이 시행돼 가구의 특성과소득에 따라 최저생계비 보조와 중증장애인에게 별도로 월 5만원(일부 시도는 8만원)의 수당이 지급되고 있다. ▲복지수급 실태=장애인들에게 있어 가장 큰 걱정거리는 경제적 어려움이다.최근 최옥란씨가 죽음을 택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최씨는 장애인이면서 이혼녀였고 아이의 양육권마저남편에게 빼앗겼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시행되면서 소득이 있으면 수급자가될 수 없다는 말에 운영하던 노점도 그만뒀지만 그녀가 정부로부터 받은 돈은 월 28만원.약값(월 26만원)과 아파트 관리비(월 16만원)도 감당하지 못해 지난해 12월 명동성당 앞에서 생계비 현실화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다 지난달 26일 세상을 떠났다. 기초생활보장법이 시행된지 1년6개월이 지났지만 선정방법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일선 복지전담 공무원들조차“대상자 선정기준이 되는 소득·자산에 대한 실태 추적조사가 사실상 어려워 가짜 장애인들도 늘고 있다.”며 관리소홀을 토로했다. 보호제도가 오히려 장애인 취업을 막기도 한다. 일정소득이 있을 경우 생계비는 물론 의료비·임대주택 등의 혜택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2년전 사고로 한쪽 팔을 잃고(지체장애 2급) 생활보호대상자로 선정돼 월 70여만을 받았던 장승민(張昇玟·35·대구시 안심동)씨.장애수당과 각종 의료혜택을 받았으나 올해산재연금 조회로 소득기준에서 3만원 정도가 초과돼 보호대상에서 제외됐다.아내의 가출로 어린 딸과 함께 사는 그는 모호한 수급규정이 좀처럼 이해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전문가들은 장애인을 선정하는 소득·재산기준을 더욱 완화하고 법에 명시된 임의조항들도 강제조항으로 바꿔 장애인의 권리를 폭넓게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현행 장애인 의무고용제도만 보더라도 적용제외 분야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한 예로 항만직종 전분야는 장애인 의무고용 적용제외 분야로 돼 있으나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일터를 제공할 수있다는 것이다. 업무성격상 문제가 되지 않는데도 신체검사 규정에 불필요한 제한규정을 둬 취업을 제한하는 것도 시급히 개선돼야 할 점이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조문순 정책팀장은 “장애인들에 대한 정책이나 법률들이 너무 편의적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며 “제도적 측면의 불합리한 점들에 대해 조만간 헌법소원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 입장=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올해는 기초생활보장법수급대상이 154만명으로 지난해보다 5만명이상 늘었으며 최저생계비도 3.5% 인상됐다.”면서 “점진적으로 복지급여 대상자를 확대하고 지급액도 높여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장애인 복지와 관련해 3188억여원의 예산을 편성,장애수당 인상과 기초생활수급자로서 장애아동 보호자 부양수당 신설 등 서비스 범위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기초생활수급자 선정도 신청위주에서 발굴위주로 전환,찾아가는 복지정책을 펼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jsr@ ■인권위 연구원 안상희씨 “장애아 교육 국가가 책임져야”. “인권위원회에서,저 혼자… 일하는 것이 아닙니다.좀 거창하지만,이 땅의 100만 장애인,모든 사회복지 종사자들과 함께 일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달부터 국가인권위 인권연구담당관실 연구원(5급)으로일하는 안상희(安相姬·여·37)씨는 뇌성마비 2급 중증장애인이다.자신의 일을 위해 결혼을 거부하는 당찬 여성이기도하다. 그는 “꼭 하고 싶었던 일이었고 누구보다 잘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지만 이번에 지원할때도 안될 것이란 선입관에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며 취업을 반기면서도 한편으론 장애인으로서 겪었던 설움을 내비쳤다. 그는 대구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네소타대학에서 ‘치료 레크리에이션’ 석사학위를 받은 장애인 인권·복지전문가다.하지만 우리사회에서 중증장애인이자 여성,‘가방끈’까지 길다는 점은 되레 능력발휘의 기회를 빼앗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안사무관은 귀국후 지난 95년부터 한 복지관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했지만 이곳에서조차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승진에서불이익을 받았다.5년간 다니다 다른 장애인 복지기관의 기획팀장 자리에 응시했지만 ‘중증장애인 여성’이라는 이유로탈락됐다. 그는 당시 소회를 이렇게 풀어냈다.“당시 친한 친구들조차‘사회가 너에게 맞춰주길 바라지 말고 네가 눈높이를 세상에 맞춰라.’라고 말하더군요.너무 기가 막혔습니다.” 그는 그동안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와 장애인가족캠프 등에서 일하면서 장애인교육관련 서적을 번역하고 장애아동을 상담하는 활동을 해왔다. 특히 그는 “교육의기회만큼은 장애인에 상관없이 평등하게 보장받아야 한다.”면서 “장애아동에 대한 교육은 개인보다는 국가와 사회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 생소한 국가인권위 일을 배우느라 요즘 매일 밤늦게퇴근하면서도 그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박록삼기자 youngtan@ ■전문가 제언. ◆박경석 노들야학 교장. 지금까지 장애인 복지는 사회나 국가가 아닌 장애인 개인과 가족들이 알아서 책임져 왔다. 정부가 주는 장애수당 5만원으로는 치료비와 보장구 운영비에도 못미친다.장애인이 정상인에 비해 추가로 15만원이 더든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장애수당을 현실화시키지 못하고있다. 장애인들은 또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지원을 받고 있지만 목숨을 연명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정부는 중증 장애인들을 사회시설에 수용하는 것만을 능사로 여길 뿐 장애인이 사회에 참여하고 자립할 수 있는 데는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결국 절실히 필요한 것은 사회적 인식의 전환이다.장애인,특히 중증 장애인의 경우 사회·교육·노동·문화 등 삶의여러 측면에서 철저히 소외내지 차별받고 있다. 수용시설 중심이 아니라 장애인들이 사회속에서 자립해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인구의 10%인 장애인을 지금처럼 철저히 배제시킬 것이라면 차라리 나치가 인종청소를 했듯 ‘다른 깨끗한 방식’을 택하라고 요구하고 싶을 정도다.하지만 우리가 아직까지 그런야만의 사회는 아니라고 믿고 싶다. ◆고수현 영천성덕대 교수. 사회보장제도는 경제성장의 이면에 불거진 각종 사회문제를 치유하고 예방하기 위한 대책이다. 하지만 우리사회는 그동안 국가나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사회복지를 자선적 의미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사회복지 관계법도 다른 법제와 달리 임의규정이 많다. 이는 사회복지 급여가 생존권이자 국민의 기본권임에도 불구하고 권리라고 인식하지 못하게 만드는 주요원인이 되고있다. 정부는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복지서비스 정책에서 새로운법제를 만들고 선언적으로 대국민에게 홍보하는 것보다는,이미 있는 사회복지서비스 법제를 실천적으로 개정하고 세부프로그램을 만드는 정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전환도 미흡하다.선천적인면보다 교통이나 산업재해 등으로 생기는 후천적 장애인들이 매년 급증하고 있다. 정상인들도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이들과 함께 고통을 나누려는 넉넉한 마음이 필요하다. 정부에서도 장애인의 이동권 확보나 권익보호를 위한 법령을 만드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행되고 있는 장애인복지 관련법 등을 제대로 실천하려는 의식전환이 뒤따라야 한다.
  • 아담하고 호젓한 봄꽃길 없을까

    4월마다 우리 산과 들은 즐거운 ‘꽃몸살’을 앓는다.올해는 기온이 높아 남녘의 꽃몸살이 예년보다 1주일 정도빠르게 시작됐다.그러나 무턱대고 봄꽃 나들이에 나섰다가는 꽃몸살이 아닌 사람몸살만 앓기 십상이다. 떠들썩한 꽃축제가 열리는 곳 대신 규모는 좀 작더라도호젓하게 봄꽃을 즐길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아침고요 수목원(경기 가평군 상면 행현리) ‘야성적인봄’을 흠뻑 맛볼 수 있는 곳이다.5만여평의 수목원엔 풍년화,산수유,장수만리화,히어리 등 야생 봄꽃들이 한창 얼굴을 내밀고 있다.봄기운을 듬뿍 머금은 벚꽃 몽우리도 무더기로 터지고 있다. 이곳은 한국정원 야생화정원 매화정원 무궁화·진달래정원 침엽수정원 등 한국적 정취의 정원들로 꾸며져 있다.구리시에서 경춘국도를 타고 청평검문소에서 현리 쪽으로 좌화전해 7㎞쯤 가면 왼편으로 이정표가 있다.(031)584-6703. ◆위봉산성(전북 완주군 소양면 대흥리) 고찰 송광사 진입로의 벚꽃이 압권.벚꽃터널 길이가 3㎞에 달한다.꽃비를맞으며 걸어 산자락에 이르면 위봉산성과 위봉폭포,위봉사,동상저수지 등을 차례로 만날 수 있다. 송광사는 백제 무왕 시절 서암대사가 창건하고 고려 공민왕 때 나옹화상이 중건한 절로 비구니 도량이다.단아하고기품이 있는 사찰로,보물 제608호인 보광명전이 눈길을 끈다.전주에서 진안방향 국도(26번)를 타고 가다 보면 송광사 위봉사 위봉폭포를 안내하는 이정표가 잇달아 나온다. 완주군청 문화공보과 (063)240-4224. ◆지품 복사꽃 동네(경북 영덕군 지품면) 대게로 유명한고장이지만 최근엔 봄의 화사한 복사꽃을 눈여겨 보는 사람들이 많다. 청송군과 영덕군 사이에 있는 황장재(34번 국도)를 넘어서면 도원경(桃園景)이 펼쳐진다.초록의 보리밭과 어우러진 분홍꽃밭은 오십천을 따라 이어지며 황홀함을 선사한다.4월 중순 경에 절정에 이른다.오는 13일부터 18일까지 대게축제가 예정돼 있다.영덕군청 문화관광과 (054)730-6396. ◆선진리성(경남 사천시 용현면 선진리) 임진왜란 때 이충무공이 거북선을 최초로 이용하여 왜선을 쳐부순 역사의 현장이다.이곳엔 수령 백년이 넘은 1000여그루의 벚꽃나무가 심어져 있어 4월이면 온통 벚꽃으로 뒤덮인다. 인근에 세계 최대의 와불이 있는 와룡산 백천사,삼천포항을 기점으로 한 한려수도 해상공원,항공우주 박물관 등 들러볼 만한 곳도 많다.남해고속도에서 사천 IC로 빠져 삼천포 방향으로 길을 잡아 15분쯤 가면 선진리성 이정표가 있다.사천시청 관광진흥계 (055)830-4597. ◆대금산(경남 거제시 연초면) 남해의 푸른 물결과 어우러진 진달래꽃 물결이 장관이다.높이(437.5m)가 적당하고 경사가 완만해 가족단위 산행에도 무리가 없다.보통 5월 중순경까지 산불 예방을 위해 입산을 통제하지만 진달래꽃을 즐기려는 산행객들을 위해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7일까지 등산로를 개방중이다.거제대교를 거쳐 신현읍을 지나 5분 정도 장승포 방향으로 가면 연초 3거리가 나온다.다공마을로 길을 잡아 5분쯤 가면 대금산 진입로가 나온다.거제시청 문화관광과 (055)632-0101. ◆한국자생식물원(강원 평창군 도암면 병내리)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박한 우리 정서와 어울리는 토종꽃만을 모아 기르는 곳이다.두메 양귀비,가는 잎구절초,해오라기 난초,이질풀,솜다리 등 이제는 그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운 토종꽃 1000여종이 수줍은 표정으로 나들이객을 맞는다.3만3000여평의 부지에 실내전시관,야외전시장이 들어서 있다.야외전시장엔 산책하면서 꽃을 감상할 수 있는 꽃동산과 등산로가 조성돼 있다. 영동고속도로에서 진부 IC로 빠져 오대산 월정사 방향으로 길을 잡아 15분쯤 가면 식물원 이정표가 나온다.(033)332-7069. 임창용기자 sdragon@
  • 봄방학 아이들과 손잡고 바다로 산으로/ 전국 가볼만한 볼거리 가이드

    ■고성 명태축제. “명태 천국에 초대합니다.” 귀하신 몸 ‘명태’를 주제로 강원 고성군이 23∼25일 다채로운 축제를 선보인다.거진읍 거진항 일대에서 펼쳐질이번 축제는 첫날 어민들의 안녕과 만선을 기원하는 풍어제를 시작으로 막이 오른다. 23,24일에는 명태를 소재로 한 다양한 행사가 줄줄이 펼쳐진다.관람객 누구나 참여해 비싼 명태를 공짜로 줄에 꿰어 갈 수 있는 명태끼워가기 대회가 관람객을 유혹한다.이틀간 오전 11시부터 30분동안 한 사람이 2∼3분간에 마음껏 명태를 줄에 꿰어 갈 수 있는 대회다.선착순으로 20명만 참여할 수 있다. 어민들을 대상으로 명태미끼를 꿰는 명태낚시찍기대회,명태할복대회,명태건조시범대회,명태포만들기대회 등도 열린다.많이 꿰거나 빨리하는 사람에게는 물론 푸짐한 상품도주어진다. 특별행사로 열리는 명태요리 경연대회에서는 명태찌개,명태전,명태김치 등 각종 명태요리가 선보인다.관람객이 얼큰하고 담백한 명태요리를 맛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행사동안에 어민들이 고기잡이 배를 띄우지는 않는다.행사 기간이 어민들 사이에 ‘귀신오는 날’로 금기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어민들이 어선 10여척을 동원,관람객들을 무료로 태워줄 예정이며 시승 신청을 받고있다. 행사 마지막날에는 명태잡이 시범도 선보이고 명태노래자랑대회도 열려 그야말로 ‘명태’만을 위한 한바탕 축제가 열리게 된다. 이밖에 거진항에 임시 정박하는 해군함정과 해경 경비정을 관람하는 행사도 열린다. 수산물·건어물·젓갈류등 질 좋은 해산물 관련 제품을 시중가보다 30% 정도 싸게 구입할 수 있다.(033)682-8008,(033)680-3221. 고성 조한종기자 bell21@ ■고로쇠 약수제. 봄 기운이 서서히 무르익는다.아침 저녁으론 제법 쌀쌀하지만 한낮에는 봄 기운을 느낄 만큼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고로쇠나무에 물오르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이 때쯤 지리산자락 곳곳에서는 건강수로 일컬어지는 ‘고로쇠 물’이 생산되기 시작한다.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을 전후해 하동과 산청 등 고로쇠 물채취지역에서 약수제가 열린다.올해 경칩은 3월6일.산행을 겸해 이들 지역을 찾아 건강수도 마시고,빼어난 주변의경관을 감상해 봄직하다. 올해 청학동 고로쇠 약수제는 28일 오전 10시 경남 하동군 청암면 청학동 삼선당밑 학동민박주차장에서 개최된다. 이어 다음달 6일에는 ‘제11회 삼신산 하동고로쇠 약수제’가 화개면 대성리 대성골 약수제단에서 열리고,비슷한시기에 산청군 시천면과 삼장면에서도 약수제가 열린다.지리산 고로쇠약수제는 삼국시대때 지리산에서 주민의 안녕과 풍년을 기리는 제사를 지내면서 고로쇠 약수를 올린 것에서 유래됐다. ◆고로쇠나무(painted maple)는 단풍나무과의 낙엽 교목. 전남·경남·강원도 등지의 해발 100∼1800m 고지의 계곡에 광범위하게 자생하며 일본·사할린·중국 헤이룽강 인근에도 분포한다. 고로쇠라는 이름은 ‘뼈에 이로운 물’는 뜻의 한자어 골리수(骨利水)에서 유래됐다.고로쇠 수액(樹液)은 1월말부터 4월초까지 채취된다.철과 칼슘,마그네슘 등 다량의 무기물을 함유하고 있어 체내 흡수가 빠르며 노폐물을 배출시켜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는 효과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액 채취기준 강화=산림청은 고로쇠 수액의 마구잡이채취로 인한 고갈을 막기 위해 새 채취허가기준을 마련,지난 2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기준에 따르면 지름 10㎝ 이상의 나무에 한해 수액을 채취할 수 있다. 하동 이정규기자 jeong@ ■구입처와 가격. 최근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 탓에 신비의 약수 ‘고로쇠’가 서둘러 출하되고 있다. 17일 전남도내 장성·광양·순천·담양 등 고로쇠 군락지 6개 시·군에 따르면 올해 119만여 그루(3668㏊)의 고로쇠 나무에서 18ℓ들이 3만 5000통(68만 2326ℓ)의 수액을판매해 19억여원의 소득을 바라보고 있다. 4일 입춘부터 고로쇠 판매에 들어간 장성 백양사 고로쇠약수회의 한봉운(64)회장은 “백암산 일대에서 자생하는고로쇠 수액을 지난해처럼 18ℓ들이 1통에 4만 5000원에판매한다.”고 밝혔다.약수회(061-392-7790)와 산자락의가인마을 주민들이 주문을 받아 택배도 한다.지난해 수익은 3400통에 1억 5300만원이었다. ‘고로쇠의 대명사격’인 광양 백운산 고로쇠는 최근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약수회(061-772-3363)가 예상한 올 판매량은 1만 1000여통(20만ℓ)이다.김득한(67·진상면 어치리)회장은 “다음달 17일까지 고로쇠 수액을 채취해 18ℓ1통에 5만원에 판매한다.”고 말했다. 순천 조계산 고로쇠 약수회(061-754-5238)관계자는 “지난 15일부터 고로쇠 수액을 판매했는데 지난해처럼 1통에5만 5000원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 ■영암 왕인문화축제. 전남 영암의 왕인문화축제가 바다 너머로 눈을 돌렸다.4월6∼9일 열리는 왕인축제는 국제행사로 치르기로 가닥이잡혔다.광주 비엔날레와 2002 월드컵을 겨냥한 것이다. 영암군은 올해 일본인 관광객이 1만명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광주 비엔날레(3월29일∼6월29일)를 비롯해 월드컵 대회로 인한 중국 관광객 특수에 기대를 걸고 있다. 때문에 올 축제에서는 구림리 왕인박사 유적지와 주변의지석묘군,가마터,청동기 유적지,전통 한옥과 서원,도갑사대가람 등 역사적·자연적 환경을 묶은 관광코스를 개발,전통이 살아 숨쉬는 문화를 외국인들이 감상하고 체험하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군은 또 왕인박사의 탄생지인 구림리를 국내 전통마을의대명사격인 ‘안동 하회마을’처럼 만든다. ‘호남의 소금강’이라는 월출산 자락의 구림마을은 왕인박사,풍수지리학의 대명사인 도선국사,고려 왕건의 총애를 받은 점성가 최지몽이 태어난 곳으로 불교와 유교의 유적지가 많고 500여 년의 유림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영암군은 축제의 활성화를 위해 25∼26일쯤 여행사관계자를 영암 축제현장으로 초청,유적지의 복원현장을 답사할 예정이다. 영암 남기창기자 kcnam@
  • 대한매일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작/ 강물의 대화-정다일(1)

    개자리를 찾아가는 밤길은 온통 어둠뿐이다.먹빛을 겹쳐바르고 곧 쏟아져 내릴 듯 낮게 가라앉은 하늘,그 사이로우쑥우쑥 솟은 산줄기들이 험상궂은 모습을 하고 좁은 산길을 에워싸고 있다.길로 뿌려지는 차 불빛이 어둠을 이리저리 헤집어 보다가 이내 끊어지고 만다.몇 걸음 달려가면이내 길은 먹빛의 산자락 속으로 사라졌다. 실로 오랜만에나는 어두운 세상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백미러는 무엇 하나 반사해내지 못했다.어둠만을 담아내는 검은 거울.간혹내가 알지 못하는 세상의 어느 막다른 골짜기로 들어가고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이 일었다.하지만 마음은 평온했다. 어둠 속에 20여 년 세월 저쪽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있다. 역시 밤길에 그곳을 찾아가는 것은 잘한 일이다.하지만 그토록 철저하게 잊으려 했던 그곳을 찾아가 무엇을 할 것인가,생각해 보면 막막할 뿐이었다.막막하기로는 여행이 될수 없는 이 번 여정 내내 그랬다.그저 발길 닿는 대로 흐르다,한번쯤은 길 위에 선 나에게 나의 길을 묻고 싶었다. 서해안에서 시작된 여정은 남해안을지나 동해안으로 이어졌다. 포항에서부터 바닷물에 철썩이며 이어지는 7번 국도에 올라섰을 때도 나는 이번 여정이 이 땅에서의 마지막여행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 실감되지 않았다.서울을 떠난 지 9일이 지나고 있었다.하루가 남았다.아내는 미련 없이 이 땅을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여기서 무엇을 더 기대할 수 있겠어요.통일전망대까지 올라갔다가 진부령을 넘어서울로 돌아가면 아내와 약속한 열흘 안에 집에 도착할 것이다. 그리고 이튿날 차를 가지러 온 처제의 배웅을 받으며 비행기를 타면 아내의 말대로 만사가 순조로울 것이다.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삼척항 뒤편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서는데,주머니 속에 넣어둔 핸드폰이 부르르 떤다. 아내였다. 어디예요? 삼척? 당신,하루밖에 안 남았다는 거 알고 있죠. 내일 밤 12시까지는 도착해야 되는 거 잊지 말아요.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할게요.당신, 괜히 엉뚱한 곳으로 빠지지 말아요.우리가 당신을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것을 이해해줬으면 해요. 아내가 집어낸 엉뚱한 곳은 마하의 개자리다.아내는 우리라고 말했다.나나도 더 이상 아빠를 기다리지 않아요,아내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아내는 항상 우리와 당신으로 나누었다. 나는 식당 문을 열다말고 되돌아선다.차문을 열자 억눌러두었던 멀미가 울컥 올라온다.길에 서서 바닷바람을 마셔본다.겨울바람에 언 비린내가 묻어있다.속이 다시 출렁인다.7번 국도를 타면 통일전망대까지 바다에 젖으며 가야한다.바닷물처럼 출렁여 흔들리며 갈 자신이 없었다.나는삼척에서 7번 국도를 버렸다. 42번 국도를 타고 백복령을 넘었다. 정선 여량에서 잠시길을 멈추었다.오래 전 나는 아내와 함께 이곳에 왔었다. 송천과 골지천이 어우러진다는 아우라지.우리는 함께 어우러지는 삶을 살자고 했다. 강변의 민박집에서 나는 아내에게 개자리에서의 내 어린 시절과 홀로 강물에 사무쳐 울던어머니를 이야기했다.지루한 아내는 잠을 청하며 말했다. 피곤해, 옛날은 옛날이지 뭐.나는 밤새 강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뒤척였다.나는 잠든 아내의 얼굴을 보며,우리는어우러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애써 지우며 새벽을 맞았다. 아우라지 강물은 그 때와 변함 없이 흐르고 있었다.아내와 나의 두 물줄기는 하나가 되어 서로 뒤섞이며흘러보지 못했다.나는 서둘러 차를 출발시켰다. 나는 내 기억들을 모두 털어 버리듯 마하까지 한달음에달려왔다. 마하까지 이어지던 포장도로가 끊어졌다.이제부터 동강까지는 개울을 따라 자갈밭 위로 덜컹거리며 가야한다. 옛날 미탄 양조장에서 막걸리 배달차가 드나들던 길이다. 하얀 고무 막걸리 통은 창리천과 동강의 합수머리인진탄나루에서 배에 실려 강 건너 마을로 배달됐다.진탄나루 뾰족바위로 올라서자 상류에서 바람이 밀려온다.차가운강 바람이 머리카락을 마구 헝클어대며 하류 쪽으로 휩쓸려간다.상류 쪽 강가로는 아까부터 반딧불이 만한 불빛 하나가 기우뚱거리며 강을 따라 올라가고 있다. 그러고 보니진탄나루에서 문희마을 쪽으로 희미한 비포장도로가 나 있다. 예전엔 사람 하나 다닐만한 토끼길이 고작이었다. 내심 나는 이곳까지 오면서 강을 만나면 이내 돌아서게될 것이라 짐작했다.이쯤에서 길을 접고 뒤돌아서면 늘가슴 한켠에서 펄럭이던 그곳에 대한 회오리도 멎으리라 여겼다. 그리고 개자리에 지금도 사람이 살고 있는지도 모를일이었다.하지만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작은 불빛이 위안이 된다.상류 저 멀리로 기우뚱대며 가물거리던 불빛이 산모롱이를 돌았고,불빛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문득 강물에 깃드는 불빛의 여운.어둠 속의 손짓처럼 희미하다. 길은 얼어 있었다.바퀴 밑에서 얼음이 버적버적 깨지는소리가 들려온다.나는 거칠게 차를 몰았다. 황새여울의 자갈밭을 지난다.바퀴 밑에선 쟈그랑쟈그랑 잔자갈 부딪치는소리가 요란하다.황새여울을 지나자 협곡 사이의 무당소가언뜻언뜻 드러난다.길에 선다는 것은 매순간 어디로 갈 것인지를,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결정해야 하는 갈등의 시간이다.회사에서 밀려나 명예퇴직을 할 때도,아내에 등 떠밀려 이민서류를 앞에 놓았을 때도,이것도 그저 일상이려니했다. 갈등의 시간 앞에 온전히 앉아보지 못했다는 생각에몸이 부르르 떨린다. 불빛에 놀라 깨어난 어둠들이 뭉텅뭉텅 잘려 차창을 스치며 뒤로 밀려난다.갑자기 차가 헛바퀴질을 해대며 소리를지른다.어둠 속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려온다.백운산 자락이 움찔움찔 놀란다.무당소 앞 자갈밭에 빠져 얼마쯤이나왕왕거리며 헛바퀴질을 해댔던가.랜턴 불빛이 둔덕에서 어둠을 휘휘 내저으며 다가오고 있다. “급할수록 조바심을 놓아야지요.” 남자가 파헤쳐진 모래밭에 마른 쑥대를 깐다.조용한 말소리와는 달리 익숙한 손놀림을 하는 남자를 보면서 나는 차에서 내린다.발을 디디자 살짝 언 모래밭 밑으로 물컹,하는 감촉이 전해온다.무당소 앞까지 가보겠다고 드문드문자갈이 박힌 모래밭으로 차를 들이민 게 잘못이었다.나는하늘을 올려다보며 북극성을 찾아본다.북극성은 바다나 사막을 여행하는 자들과 세상의 지루하고 번잡한 길을 떠도는 자들이 길을 묻는 별이다.옆자리에 펼쳐놓은 책에는 밑줄이 그어져 있다.남자가 그 글귀를 읽었을까? 헛바퀴질을몇 번 해대던 차는 쑥대를 짓이기며 자갈밭을 나온다. 남자가 차안에서 손짓을 한다.남자의 옆자리에 앉은 나는 자연스레 그의 손님이 될 준비를 마친 느낌이다. “여긴막다른 길입니다. 여기서 하룻밤 묵어 가시겠습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강가 둔덕의 밭 사이로 길이 나 있다.밭은 묵정밭처럼 쑥대가 우거졌고,두어 채의 집들은 빈집인 듯 불빛이 훑고 지나가기가 무섭게 깜깜해진다. “겨울이면 민박을 치던 이들도 다 떠나고 개자리는 빈동네가 됩니다.” 나는 그가 개자리라고 말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개자리,하고 중얼거린다.남자가 흘끔 나를 쳐다본다. 빈집에서 튀어 나온 들고양이 한 마리가 길을 가로질러 산 쪽으로 뛰어가는 모습이 흐릿하다.습기가 어린 차창이 뿌옇다. 개자리는 이 강줄기에서 가장 살기 좋은 텃자리다.내가 이곳을떠나겠다고 말할 때마다 어머니는 늘 그렇게 말했다.어머니는 가장 따뜻한 집에서 한 세월을 보냈다.한겨울에도 개가 해바라기를 하며 팔자 좋게 엎드려 낮잠을 즐긴다는 개자리에서. “저도 민박이랍시고 명함을 걸어두었더니,사람들이 저더러 개자리민박집 문씨라 부르더군요.” 개자리집은 옛날 그대로였다.호박돌로 쌓아올린 키 높은봉당이며 울퉁불퉁한 마루며 내가 쓰던 문간방의 아궁이며.마당 한켠에 서 있던 대추나무 자리에 민박 손님을 받기위해 가건물을 들어앉힌 것이 변화라면 변화였다.어머니와살던 옛날 어느 시간처럼 문간방과 안방 아궁이에서는 장작불이 활활 타고 있었다.저 불 속에 사라져버린 나를 던져버릴 수 있다면….내가 짜왔던 삶의 무늬 위에 엎질러진얼룩들을 골라낼 수 있을까.겨울밤 어머니와 화롯가에 앉아 호호 입김을 불어가며 감자 껍질을 까고,감자 한 개를다 먹을 때마다 손바닥을 탁탁 마주치며 미련을 털어 내던어린 나에게로 돌아갈 수 있을까? 낮은 문설주에 머리를 숙이며 들어간 안방도 그대로다.군불에 익을 대로 익어 누렇게 변해버린 아랫목 장판도 옛날의 그것처럼 눈에 익었다.부엌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들려왔고,순간 나는 어머니가 밤참을 만드시는가 하는 헛생각에 웃음을 흘린다.벽에 걸린 투박한 괘종시계가 막 열두 시를 치기 시작하자 갑자기 낯설어져 나는 우두커니 서있다. “올창묵이나 차려봤는데,입에 안 맞으면 옥수수막걸리나한 사발 하시지요.” “조금 전에 들어오신 모양이죠?” 나는 진탄나루에서 상류로 올라가던 불빛을 생각하며 묻는다. “그랬습니다.한잔하시고 문간방에서 주무시면 됩니다.” “빈방에도 불을 지펴두는 모양입니다?” “가끔,봉두난발의 어수선한 마음으로 천리 먼길 헤집어오는 손이 있지요.” 살얼음이 동동 뜨는 옥수수막걸리는 새큼하면서도 텁텁한맛이 시원스럽게 퍼진다.그는 숟가락 가득 뜬 올챙이묵을후르륵거리며 맛있게 먹는다.심심해서 엊그제 만들어봤는데,옛날 맛은 아닌데요.후르륵거리는 소리에 잘려나가는그의 말은 쥐어짜면 금세 물이 주르르 흘러내릴 것처럼 젖어 있다. 여름철 옥수수가 누릿누릿 익어갈 무렵이면 어머니는 올챙이묵을 쑤었다.옥수수 국수인 셈인 올챙이묵을 어머니도올창묵이라 불렀다.어머니는 마루에 앉아 옥수수 알을 따서 맷돌에 곱게 갈았다.이어 고운 체에 밭아서 가라앉힌앙금을 얻을 때면 허리를 펴고 등허리를 투덕이며 강물을하염없이 바라보았다.솥에 넣고 된죽을 쑤느라 나무주걱으로 휘휘 저을 때까지 강물 바라보기는 그칠 줄 모른다.찬물을 그득하니 받아놓은함지박에 구멍 숭숭 뚫린 묵틀을걸어놓고 나서야 어머니의 쓸쓸한 표정은 조금 가신다.야야,올창묵 먹자.니라두 실컷 먹었음 좋겠구나.느 아부진올창묵이라믄 자다가두 벌떡 일어났다야.찰기가 거의 없는올챙이묵은 찬물에 떨어져 뚝뚝 끊어지며 올챙이가 유영하듯 가닥가닥 흔들렸다.호박나물이며 잘게 썬 김치를 소로얹고 양념간장을 쳐도 내 그릇에서는 올챙이 꼬리가 살랑살랑 흔들렸다.아버지 생각으로 만드는 어머니의 올챙이묵이 나는 싫었다.올창묵은 야,그저 한 숟갈 가뜩 떠 넣어도어데 우물거릴 새가 있는 줄 아나.후르륵, 후르륵 하민서올창묵을 목구멍에 넘기구 난 다음참에 찾아드는 덤더 무리한 맛을 알어야 올창묵 맛을 제대루다 아는 거여. 니가,언제쯤이믄 이 덤더무리한 맛을 알까. 어머니로부터 개자리집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늘 달 밝은밤이었다.마당 한켠에는 대추나무 한 그루가 서 있고,대추나무에 걸린 달 그늘이 덮은 마루는 어둠침침했다.무릎을세워 턱을 고이면 어린 내 등은 새우처럼 휘었고,이미 할머니처럼 늙어버린 어머니는 담배를 피워 물었다.그런 날이면 처마 밑까지 내려온 산자락은 한여름에도 겨울에나어울릴 법한 바람을 쌩쌩 날려보냈고,그바람에 물푸레나무이파리들이 묵정밭 쑥대처럼 서걱이며 마구 흔들렸다. 그런 밤이면 나는 왠지 모를 무섬증에 떨며 어머니의 이야기가 빨리 끝나기를 빌었다.그러나 돌이켜 보면 그 시절은따사로웠다. “개자리….지낼만하신 가요?” “어디서 꼭 한번은 만났던 분처럼 낯이 익군요.” 가부좌로 앉은 민박집 문씨는 엉뚱한 한마디를 던져놓고는 말이 없다. 그는 몇 번 허허 웃었고,고개를 몇 번 갸웃거린다.나는 그를 전혀 알지 못한다.내가, 이것도 괜한 질문이 되는 모양입니다, 하고 겸연쩍어하자 슬몃 말꼬리를잡는다.
  • 대한매일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작/ 강물의 대화-정다일(2)

    “지낼만 하다 안 하다 그런 구분을 버렸습니다.그저 내마지막 정처(定處)이려니 하는 거지요.한 십 년이 돼 가나요.처음엔 묵정밭에 흑염소를 치며 그럭저럭 살았습니다. 이젠 세상과 대화하는 방법을 잊었다하는 게 옳겠지요.그동안 내 대화상대라는 것이 강물이거나 그 물결이거나 그아래 조약돌이거나 그 사이 물고기들이었으니….” 나도 이곳에서 강물과 대화하던 시절이 있었다.어둑어둑산줄기와 물줄기를 덮어먹는 어둠이 밀려드는 저녁이면 나는 강으로 내려갔다.그곳에서 어린 나는 밤새 내 곁을 스치며 흘러가는 강물을,몇날 며칠 강물에 씻겨도 사라지지않는 알 수 없는 그리움을,그리고 쿨럭쿨럭 마른기침에 몸을 뒤척이며 깨어나는 강의 새벽을,그것들에 홀로 사무쳐밤을 새워 울어야 하는 소쩍이의 서러움 따위를 생각했다. 매일 저녁 강에 나가 새롭게 흘러온 강물을 만났다.나는그 저녁 무렵을 좋아했다.저 강 양편의 산줄기 밑자락으로거뭇거뭇 이내가 밀려들고, 강 수면으로 하루살이가 발버둥을 치고,물고기가 뛰어오르는 시간.나는 그 시간이면늘어딘 가로 떠나고 싶어 강에 나가 종이배를 띄우고는 했다. 어떤 날은 내 고무신까지 띄워 보냈기에 어머니가 미탄 장에 가서 사온 신발을 내 발에 억지로 꿰어맞출 때까지나는 맨발이었다.그 무렵 나는 눈치챘다.이내가 곧 어둠이되어 강을 덮어먹는 먹장구름처럼 밀려들 때면 이 강의 저녁을 견디는 일이란 참으로 고단한 짓이라는 것을. 그 날,그러니까 어머니 곁에서 아예 사라지겠다고 처음으로 훌쩍강을 등지던 시간도 저녁쯤이었다. “나는 이 집에서 태어났고,어머니는 이 개자리집이 마지막 거처였습니다.” 술잔을 들다 우뚝 멈춘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어머니는 개자리집에서 젊은 시절부터 강을 오르내리는뗏꾼들을 상대로 주막을 열었다. 뗏목은 아우라지를 지나조양강을 거쳐 밤이나 낮이나 떠내려왔다. 뗏꾼들은 험한황새여울을 지나가기 위해 무당소에 이르면 강변에 뗏목을 댔고, 개자리주막으로 올라와 술을 청했다.좋은 시절이었다. 강은 늘 사람들로 북적였고, 마루 밑의 개도 낮술에취해 어슬렁거리다 잠들었다 했을 정도로 흥청거렸다. 뗏목의 끝물이었다. 궁궐떼는 물론이고 서까래떼도 보기어려웠던 뗏목 막바지였다.하루종일 지켜봐야 겨우 부동떼나 화목떼 서너 바닥 내려가면 그만이었다. 그동안 나귀에봇짐을 싣고 부지런히 강마을을 찾아 강을 오르내리던 한남정네가 그 어름에 이 짓도 마지막이라며 개자리주막을스쳐갔다. 칠족령을 넘어 상류의 강마을 찾아간다는 그 남정네는 이튿날 믿지 못할 강바람 같은 기약 하나를 떨구고갔다.이번에는 기어코 이 강의 최상류 오대산 우통수까지다녀오겠다고 했다.그리고 한세월 개자리에서 등 붙이고살겠다고 했다.하지만,아무리 먼 길이라 해도 한 달포면우통수를 돌았을 터이고,또 한 달이면 강을 되짚어 내려왔을 시간이 흘렀건만 코끝도 보이지 않았다.남정네는 징용끌려가 감감무소식인 남정네들만큼이나 돌아올 줄 몰랐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2년이 지났다.강에는 날마다 남정네의 소식을 묻는 물푸레나무 나뭇잎배가 띄워졌다. 3년으로 접어들던 어느 보름달 밝은 밤이었다.마루 밑 누렁이가 달을 베어 물고 컹컹 짖어댔다.한 사내가 절퉁절퉁몸을 심하게 기우뚱거리며 마당으로 들어섰다. 마루에 털푸석 주저앉은 사내가 다짜고짜 청했던 물 한 대접을 들이붓고는 엉금엉금 기다시피 문지방을 넘었다.사내야 그 남정네가 맞건만 그 좋던 풍채는 다 어디에 떼어먹히고,머리는 쑥대머리요,걸친 것이라곤 어느 집 똥수세미요,다리 한짝은 뒤틀린 싸릿가지 모양으로 배배 꼬였다. 반딧불에 글을 읽어도 좋았을 눈빛이었건만 꾸물꾸물 진물이 배어나는눈자위엔 쉬파리만 닝닝대며 꼬여들었다. 이 강의 시원이우통수가 아닌 검용소란 말이여? 밤낮 알 수 없는 말만 중얼거렸다.정성이 지극했음인지,남정네는 일년을 반 토막낸그 여름에 훠이훠이 강을 오르내릴 수 있을 정도로 기력을회복했다.그런 그가 가을 무청을 엮어 뒤꼍 바람벽에 주렁주렁 시래기를 매달아놓고는 또 길을 나서겠다고 말했다. 고향 청풍에 다녀오겠다는 남정네의 말은 아직 색깔 하나변하지 않았던 무청처럼 시퍼렇게 당찬 것이 믿을 만했다. 내 맘에는 그래도 느이 아부지가 첨부텀 끝까정 애오라지내 남정네였다야.니는 느이 아부지를 그래 빼다박았으면서두 성정은 으째 그리두 다른지….어머니의 이야기는 늘 그사람을 내 아버지로 오금박아 두는 것을 잊지 않았다. 어머니는 그 남정네와의 언약을 무당소 깊은 강 밑에 갈무리해두었다.하지만 그뿐이었다.강바람을 타고 오르내린 소식몇 점이 무당소를 회오리쳐대다가는 떠내려갔을 뿐이다. 한 뗏꾼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무당소 앞에서 굿을 하던무당이 굿판에 도취되어 스스로 물 속으로 걸어 들어가 사라져버렸다는 무당소.어머니는 밤을 낮 삼아 무당소 기슭에 넋을 놓고 주질러앉았고,속절없이 흘러가는 강물만 하염없었다.강물은 어머니의 돌팔매질로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한바탕 회오리바람 같은 푸념이 지나가고 나면 어머니는 뗏목아라리를 부르며 강을 쓰다듬었고 자신을 위로했다. 눈물로 사귄 정은 오래도록 가지만, 금전으로 사귄 정은잠시 잠깐이라네.우리 맺은 언약이 강물에 흘러갔나니. 구시월 막바지에 서리맞은 국화라.나를 보세요,함께 갑시다. 그믐 초승달이 뜨도록 놀다 가세요.무당소 황새여울에 떼를 띄워놓았네.무당소 개자리집아 술상 차려 놓게나. 내가 흥얼거리던 뗏목아라리를 따라 부르던 그의 눈빛이먹먹해져 있다. “충주댐 아랫마을에 살았던 때가 있었지요. 저녁이면 버릇처럼 충주호에 낚싯대를 담갔습니다.간혹 낚시를 따라온어머니가 이 아라리를 불렀지요.아버지가 부르던 소리라며.호수에 수장된 어머니와 나의 고향이 낚싯바늘을 물어줄리도 없었건만,우리는 낚싯대를 드리우고 흘러간 뗏목아라리를 부르곤 했습니다.그러던 어느 날,나는 끔찍한 선물을받았습니다.” 그의 낚싯대에 걸려 올라온 것은 뱀장어였다. 그가 어린시절을 보냈던 강에는 뱀장어가 많이 살았다. 하지만 고향남태평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충주호에 갇힌 뱀장어는 사람 팔뚝만큼이나 살이 뒤룩뒤룩 올라 있었다. 그 날, 그는낚싯대를 꺾어버렸다.그 뒤부터 밤이면 지붕 위 허공 어디에선가 강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곳에선 살찐 뱀장어가 뒤척였다. 강에서 살던 뱀장어는 알을 낳을 때가 되면 무려 3,000㎞나 떨어진,자신이 태어났던 태평양 먼바다로 헤엄쳐 가야한다.뱀장어는 자신의 알이 다른 물고기에게 잡아먹히지않도록 하기 위해서 칠흑의 어두운 그믐날에 마지막 사랑을 나누고 최후를 맞이한다.다시 태어난 뱀장어 치어 댓닢뱀장어는 바다 물결에 실려 한반도까지 오며 실뱀장어로바뀌어 봄이면 서해와 남해로 흘러드는 강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이것이 뱀장어가 가고 싶은 길이다.하지만 이땅의 강은 이미 뱀장어의 강이 아니다.하구둑이나 수중보가 가로막고 길을 터주지 않는 것이다. 나는 빈 주전자를 들어 그에게 흔들어 보인다. 술잔을 오래도록 들여다보며 생각에 잠겼던 그가 빈 주전자에 옥수수 막걸리를 가득 채워 들어온다. 오래도록 말없이 천장을바라보던 그가 입을 연다. “이 강물에 어머니를 잃고, 나는 정처 없는 떠돌이가 되었지요. 길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길을 잃는 일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길을 잃을 때 길의 본질을 만나게 됩니다. 나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백척간두의 순간에머무르고자 했습니다.잃어버린 길을 잇기 위해 동강으로들어왔다고 하면 그대의 궁금증이 조금 풀릴는지요.” 그에게 나는 묻고 싶었다.그 낭떠러지의 허공이 가난하게떠난 자들이 누릴 수 있는 여백이 되는지를,그 여백은 정처를 정하면 충만해지는지를.하지만 나는 말로 만들어내지못한다. “내 어린 시절의 강에는 뱀장어보다 열목어(熱目魚)가많았습니다.” 눈에 열이 많아 그 열을 식히기 위해 물이 더 찬 상류로상류로 올라가야만 하는 물고기.어린 내 친구들은 그 물고기를 엿메기라 불렀다.우리는 싸리나무 낚싯대로 고등어만한 열목어를 낚아 올리고는 했다.그 엿메기를 잡는 날은최고의 낚시꾼이 되었다.개울 한가운데 바위 위에 앉아 열목어를 낚아채다 보면 낭창낭창한 싸리나무 낚싯대가 부러지기도 했고,물고기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물 속으로 풍덩빠지기도 했다.그래서 물고기를 잡다가 열목어도 잡지 못하고 물에 빠지면 엿메기를 잡았냐며 놀려대기도 했다. 어린 내가 어찌 열목어의 열을 이해할 수 있었겠는가. 살다보면 세상에는 열을 올려야 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다는 것을, 그래서 저 처음으로 거슬러 올라야 한다는 것을 어찌알았겠는가. 나는 이 강의 개자리집에 돌아와서야 내 눈에식혀야 할 열이 참으로 많이 박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대의 바짓가랑이에 휩쓸려온 바람에는 저 먼 북태평양 베링해의 냄새가 묻어 있습니다.연어를 만나기 위해 남대천에 가본 적이 있는지요. 10월의 남대천에는 베링해를떠나온 연어가 산란절식(産卵節食)으로 상류로 거슬러 오릅니다. 섬세한 지도를 그릴 줄 아는 그들은 자신이 태어난 강의 냄새를 떠올리고,밤하늘의 별을 보고 방향을 가늠해낸답니다.그대는 무엇을 나침반 삼아 이곳까지 왔는지,그대는 어느 시절 어느 세월을 휘돌아 여기까지 거슬러 왔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는 혼잣말처럼 말했다. 어쩌면 내 대답을 듣기 위해 청한 물음이 아닐 수 있다.나는 길을 나서기 전, 나침반으로동서남북을 가늠해보고 지도를 펼쳐 길의 처음과 끝을 짚어보며 준비의 시간을 갖지 못했다.어디서 휘어져 산모롱이를 돌아나가고 어디서 굽이쳐 흐르는 강물을 건너야 하는지를 살피지 못했다.길에 서 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다. 낯선 길에서 깃들 곳을 찾는다는 것이 얼마나힘겨운가를,얼마나 서러운가를…. 한강 하류에 사는 동안 나는 아침이면 어김없이 출근을해 저녁이나 밤이면 집으로 돌아왔으며, 일요일이면 밀린빚을 청산하듯 하루종일 잠을 잤으며, 우리 가족은 살강스러운 것은 아니었지만 그런 대로 지낼 만한 사이였다. 그도시에서의 20여 년은 그렇게 짜지도 맵지도 않은 적당한즐거움과 적당한 상실감으로 흘려보낸 시간들이었다.그 시간이 얼마나 밍밍한 시간,아니 세월이었는지를 나는 알려고 하지 않았다. 이곳 개자리로부터 나는 철저히 도망치려했으며 깨끗이 잊고 싶어했다. 아내의 부탁을 나는 기꺼이받아들였다. 아내가 딸 나나의 교육을 위해 불현듯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겠다고 말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베링해의 물결은 지금이 아니라 이후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아내는 5년 전 캐나다로 떠난 처형네를 찾아갈 것이다. 처형네 세탁소에서 한 3년 다림질을 하다 보면 이 땅에서의 기억은 다 증발될 것이다.아내는 나의 옛날을 다 증발시키고 싶어한다.나나를 위해 내일만을 생각하며 모든 것을 잊고 살 수는 없는거야? 아내는 나의 정처를 모른다. 아내는 지금 나에게 연락할 수 없다.이곳은 핸드폰 불통지역이다. “어딜 가나 적응하려 애쓰는 건 정신보다 몸이 먼저지요. 하지만 상처를 만나 먼저 시름에 겨워하는 것은 정신이 아닐는지요.그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것은 그물에 걸리지 않는 강물처럼 소리소문 없이 빠져나가는 시간이더군요.” 어머니는 나이 마흔을 넘겨서야 얻은 자식 때문이었는지멍울은 조금씩 가시는 듯했다.뗏목이 사라지고,남정네가사라진 강에서 돌아온 어머니는 산자락 비탈밭을 일구기시작했다.이 일대 밭은 모두 어머니가 화전으로 일구어냈다.밤이면 산비탈에선 파란 도깨비불이 일었다.큰물이 지는 여름이면 무당소에서는 어디서 나타났는지 밤새 꾸르릉꾸르릉 이무기 우는 소리가 강을 흔들어댔다. 한낮에도 산그늘이 지는 무당소 뼝대에서는 뻐꾸기가 무섭다며 뻐버꾸뻐꾹 울어댔다. 뻐꾸기가 우는 여름이면 어머니는 말했다. 세월처럼 무서븐 게 없다드니 참말이네. 내가 중학교 진학을 위해 이곳을 떠나면서부터 어머니는허물어지기 시작했다.밭은 하나둘 묵정밭으로 변해갔고,개자리집에는 머리 풀어헤친 귀신이 산다는 소문으로 흉흉했다.아랫마을 사람들도 발길을 끊었다.밤이면 승냥이처럼울어대는 어머니의 곡성이 강을 타고 내려가 아랫마을을하얗게 흔들어 깨우곤 했다.나는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더먼 곳으로 떠났고, 어머니는 머리를 풀어헤치고 무당소로걸어 들어갔다. “강이 꽝꽝 얼었어요. 누치도 잡고, 보고 싶다던 무당소밑바닥도 실컷 봐요.…,먼저 나갑니다.” 마당에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는 밤새워 술 마신 티가묻어 있지 않다.나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다시 이불 속으로묻는다.이제 몇 시간 남지 않았다.아내는 내가 돌아가지않아도 나나의 손을 잡고 예정된 시간에 공항으로 나갈 것이다.나는 이불 속에서 머리를 흔들어본다.머릿속은 끊임없이 윙윙 울리고 있다.겨울 하늘 높이 날아올라 팽팽하게당겨진 연줄이 우는 소리 같다. 어젯밤 그는 말했다.밤새 강이 얼 것이며,날이 새면 누치를 잡으러 가자고.요즘도 1월이면 무당소는 물론이고 1㎞상류까지 얼어붙는다고 했다.이 강줄기를 타고 올라오는누치는 100마리쯤이 한꺼번에 떼를 지어 몰려올 때도 있다.지난 겨울엔 강바닥이 시커멓게 보일 정도로 엄청난 누치떼가 올라왔다.겨울이 되면 찬물에 산란하기 위해 상류로올라오는 것이다.얼음썰매를 타고 누치를 찾아 강을 오르내리며 이마에 땀이 배어날 시간이 흘러갈 즘이면 강바닥을 뒤집는 누치떼를 만날 수 있다.도끼와 작살을 움켜쥐고얼음 위를 질주하며 누치떼를 쫓다보면 놈들은 숨을 헐떡이며 꼼짝도 못하고 강바닥에 엎드려 있다.누치는 얼음장아래 찬물에서 쫌만 움직여도 곧바로 뼈 가운데로 얼음이생겨 오래 달릴 수가 없어요.누치가 꼼짝도 못하고 가만히서 있을 때 도끼로 얼음을 깨고, 작살로 단방에 찔러야 합니다. 그리고, 그는 또 무엇인가를 이야기했다. 그렇다,북진나루. 나는 방문을 활짝 열어젖힌다.그는 마당에 없다.저 아래 무당소에서 움직이는 그가 조약돌처럼 작게 보인다. 개자리에 앉은 내 몸도 이제는 보호색을 띠어 강변의 자갈밭을 닮아있지 않던가요.그의 말처럼 그는 개자리에 앉아 조약돌을 닮아가고 있다. 나는 어젯밤 그가 고향 이야기를 할 때,그도 어쩌면 슬픔하나를 갈무리해두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그는 어머니를생각하면 먼저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고 말했다.충주댐이막히면서 청풍의 절반쯤은 물에 잠겼지요.하지만 남한강뱃길이 있던 시절엔 제천의 중심이었습니다.서울에서 올라온 돛단배들은 소금에 절인 바닷물고기며 온갖 물건들을그득그득 싣고 북진나루로 들어왔지요.배가 들어오는 날이면 봇짐장수였던 우리 아버지는 서울 물건들을 사서 나귀에 싣고 남한강 강마을을 찾아 길을 떠났습니다.그 강물에아버지를 빼앗겨버린 우리 어머니…, 어머니는 돌아가시기며칠 전에야 말했지요. 동강에 한번 가보자.느 아부지 여즉 거서 잘 살고 있는지? 강은 정말 꽝꽝 얼어붙었다.그는 누치를 찾아 상류로 더올라갔는지 보이지 않는다.군데군데 얼음구멍을 낸 흔적이보인다. 얼음은 유리처럼 맑아 무당소의 강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인다.물고기의 비늘이 얼핏 물 밖의 햇살을 받아내며 반짝 물살을 뒤집는다.그 물고기는 어머니의 하얀 버선을 닮았다.그토록 보고싶었던 무당소의 강바닥.하지만 어제의 그 강물은 이미 떠나고,얼음장 밑으로는 오늘 지금의강물이 흐르고 있다. 나는 거울처럼 맑은 강물 위에 내 얼굴을 댔다.어머니의유품 중 유일하게 지금까지 나를 쫓아온 댓돌만한 거울이그랬듯 얼음거울 역시 나를 다 비추지 못한다.하지만 나는알고 있다. 아무리 비춰 보아도 내 안에는 내가 없다는 것을.어린 시절의 내 강물은 이미 다 빠져나가고,내 몸은 메말라 있다는 것을. 나는 몸을 뒤집어 무당소에 눕는다.하늘은 눈이 시리도록푸르다.그곳에서 깨알같던 점 하나가 점점 커지며 검은 불덩이로 변해 무당소로 떨어지고 있었다.내 이마를 향해 내리꽂히고 있다.내 몸은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고 뻣뻣하게 굳어간다.곤두박질치던 그것은 무당소 바위벼랑에 다다른 순간,다시 파랗게 얼어붙은 하늘로 솟구친다.교미 중인 검독수리 한 쌍이다.어머니는 무당소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던 그 해 겨울,내게 말했다.언제 청풍 북진나루에 가보거라.느이 아부지 거서 여적 잘 살고 있는지? 나는 비틀걸음으로 상류로 오른다.
  • 관광公 추천 가볼만한 기찻길·철도역

    멀리서 들려오는 기차소리는 언제 들어도 향수를 묘하게자극한다. 초겨울 기차에 몸을 싣고 아름다운 풍광을 벗삼아 추억을 더듬어보는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답답한 일상을 잠시 잊고 스쳐 지나가는 창밖 풍경을 좇다보면 나름대로 얻는 것도 많을 것이다.중간 중간 간이역에 내려 지역의 풍물도 들여다보고 넉넉한 인심에 한번 빠져보자. 때마침 관광공사가 가볼만한 기찻길·철도역 8곳을 추천했다.풍경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주요 지역 3곳을 중점 소개한다. ◆정선선(증산∼구절리역,강원도 정선군 남면/정선읍/북평면/북면) 아리랑의 본고장답게 산세수려한 강원도 정선땅을 달리는 정선선 열차는 태백선 증산역에서 출발해 별어곡,선평,정선역을 지나 나전,아우라지(여량),구절리역까지이어지는 두칸짜리 간이열차로 하루 세 번 운행된다. 증산역에서 구절리역까지 걸리는 시간은 1시간5분 정도. 정선역까지는 승무원이 근무하지만 나전역,아우라지역,구절리역은 승무원이 없는 무인역이다.관광객들과 동네주민몇사람을 태우고 기차가 출발하면 이웃집 아저씨같이 인심좋은 승무원이 기차표를 판매한다. 차창밖으로는 가을걷이가 끝나고 허수아비도 팔을 내린한적한 시골마을 전원풍경이 보이다가 중간중간 터널을 만나 잠깐씩 사라지기도 하고 군데군데 과거 탄광촌의 북적대던 흔적이 엿보이기도 한다.정선선의 종착역인 구절리역에서 내려 20분 정도 걸어가면 높이 40여m의 오장폭포가나타나는데 가파른 물줄기가 일품이다. 아우라지역 주변은 산세가 수려한데다 옛날 뱃사공들의정취를 느낄 수 있는 나루터가 자리하고 있어 말 그대로한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운치있는 아우라지나루터 섶다리를 건너 언덕위 정자에 오르면 아우라지 일대의 그림같은 풍광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구절리에서 증산까지 이어지는 정선선 역사주변은 어느곳이나 정겨운 시골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예쁘게 꾸며진 곳을 꼽으라면 단연 정선역이다.닭장이며나무등걸이 있는 쉼터 등 주변 산세와 어우러져 떠나는 이나 보내는 이의 마음이 모두 넉넉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정선 5일장이 열리는 매 2일이나 7일에 여행일정을 잡으면 검정고무신이며 감자떡 등 시골장터를 구경할 수도 있다.정선선 철길여행과 연계하여 동면 화암리의 화암약수,거북바위,용마소,화암동굴,화표주,소금강,몰운대,광대곡등 정선소금강 또는 화암 8경이라 불리는 자연관광지들도찾아볼 만 하다. ◆영동선 스위치백(심포리∼나한정역,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심포리/흥전리/상덕리) 영동선은 중앙선과 경북선이 교차하는 영주에서 시작되어 봉화,통리(태백),도계,삼척,동해를 거쳐 강릉에 이르는산업철도이다. 영동선 구간 중 삼척 흥전∼나한정역 구간은 국내 유일의 ‘스위치백’ 시스템으로 열차가 통과하는 곳이다.나한정은 심포리역 북쪽에 있는 마을이름이다.해발 680m의 통리역에서 통리재(해발 820m)를 넘기 위해서는 세 개의 터널을 지나면서도 마치 뱀이 또아리를 틀 듯 철로가 휘돌아나간다.워낙 험준한 지형을 지나는 만큼 열차는 서행을 거듭한다.태백에서 도계 방향으로 통리재를 넘어 내려가면제일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이 통리 협곡의 장엄한 풍경이다.협곡의 암벽 높이는 어림잡아 300여m.협곡 상류에 폭포의 높이가 오십장이라 하여 오십장폭포라 부르기도 한다.폭포에는 두 개의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옛날 이곳에 미녀가 살았는데 워낙 눈이 높아 마음에 드는 신랑감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수년 간 자신의 미에 도취되어 몇 십년을 지내다 꿈에 그리던 미남 청년을 만났으나 청혼을 거절 당한 뒤 무심코 물 속을 들여다 본 미녀는 늙은 자기모습에 상심하여 치마를 뒤집어쓰고 폭포에서 뛰어내렸다.또 하나의 전설은 이 근처에 살던 한 미녀가 시집을 갔는데 남편과일찍 사별을 하게 되었다.그 후 얼마 지나 재가하였으나남편이 또 다시 사망하여 현실을 비관한 미인은 폭포에서투신 자살하였다고 전해온다.그 미인을 건져 묻은 곳이 미인묘라 하여 지금도 근처에 남아있다. 통리 협곡은 전문산악인이 아니면 접근이 위험할 정도로험준하다.미인폭포를 가기 위해서는 고개정상 검문소에서왼쪽으로 427번 지방도로를 따라가야 한다.1㎞정도 가면왼쪽으로 소로가 나오는데 이 길로 들어서면 미인폭포를볼 수 있다.통리역 동쪽의 백병산에서발원한 오십천은 길이가 52㎞나 되는 하천으로 북동쪽으로 흘러 도계읍을 지나 삼척에서 동해바다로 흘러든다.통리재 정상을 지나 도계읍 방향 첫번째 휴게소에 서면 통리협곡과 오십천을 따라 흘러내린 산능선 사이로 푸른 동해바다가 모습을 드러낸다. ◆낙동강 경전선(물금∼한림정역,경남 양산시 물금읍/원동면,밀양시 삼랑진읍,김해시 한림면) 여느 강변 철길여행보다도 경전선 낙동강 철길여행은 진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구포역을 떠나 낙동강을 끼고 달리다가 이내 부산을 벗어나고 양산천 호포철교를 지나면널찍한 물금 충적지대에 자리잡은 물금역에 다다른다.물금역에서부터 원동역까지 철길은 줄곧 낙동강을 끼고 달린다.오른쪽은 낙동강을 향해 급격히 맥을 가라앉히는 토곡산(해발 855m)자락.왼쪽은 물러설 리 없는 낙동강 푸른물이도도히 흐른다.곧이어 삼랑진.역전을 중심으로 한 작고 평화로운 시골 읍내의 모습이다.요란한 굉음과 함께 낙동강철교를 건넌 다음에는 김해 한림정역.이내 낙동강은 멀어지고 김해 한림 벌판에 자리한 한림정역이 시야에 들어온다.김해 한림정역에서 낙동강 철길여행은 끝이 난다. 부산을 떠나 물금,원동,삼랑진,낙동강,한림정역을 거쳐수많은 열차들이 지나다니지만 이들 각 역마다 모두 정차하는 경전선 완행열차(현 통일호)는 하루 세차례.정차하는 역마다 추억이 깃들어 있고 타고 내리는 사람들의 모습에서도 옛 추억과 삶의 흔적들이 역력하다.하루 세 번 낙동강 완행열차 대신 물금∼원동∼삼랑진까지 산자락을 돌고넘는 도로를 따라 강변에 드리워진 기찻길을 바라보며 드라이브를 즐겨도 좋다.원동역 일원,영남알프스의 들머리인 배내골 계곡과 토곡산 골짜기에 자리한 원동자연휴양림이 있다.원동 방면 고갯길 중턱,천태산 협곡 아래 자리한 천태사의 풍경도 마치 한폭의 그림같다.한림정역 인근에는 2000년전 가락국(가야)과 김수로왕의 전설이 담긴 기암 괴봉의 무척산을 찾아볼 수 있다.특히 기암절벽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걸린 모은암과 정상 바로 아래에 펼쳐져 있는 신비한 연못,천지못은 김해 무척산의 명물이다. 김성호기자 kimus@
  • 분당 금곡동 ‘베벌리힐스’ 조성

    경기 분당 금곡동 광교산 자락에 ‘베벌리힐스’가 조성된다. 고급주택 전문 개발업체인 에스엠건설㈜은 분당구 금곡동쇳골마을에 고급 주택 ‘에스엠루빌 골든밸리’ 61가구를짓는다.2만1,000여평에 들어서며 산자락을 허물고 짓는 집이 아니라 동남향으로 트인 분지형 땅에 단지를 조성,자연지형을 그대로 살린 것이 특징이다.오랫동안 개발 억제권역으로 묶여있던 땅이어서 자연환경이 잘 보전돼 있다. 상·하수도,도시가스,광통신케이블 등 도시 기반시설을 갖추고 있으며,시설물은 모두 지하 공동구로 들어간다.건폐율20%,용적률 60%를 적용한다. 수영장,클럽하우스 등의 부대시설도 들어선다.시냇물이 흐를 수 있는 실개천도 만든다. 택지 필지당 면적은 194∼519평.평당 분양가는 285만원.건축은 유명 설계자를 대상으로 공모,주문주택으로 짓는다. 에스엠건설 강신문(姜信文)사장은 “땅 주인들이 개별적으로 개발하면 마구잡이 개발이 우려돼 단지 개발을 시도했다”며 “친환경 시범단지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경부고속도로와 나란히 하는 서울∼수지 국도에서 승용차로 2분 거리.궁내동 톨게이트 근처다.분당 신도시가 보일정도로 가깝다.서울 접근이 쉽다.중견기업 사장,언론인 등20여명이 이미 분양 신청을 했다.(031)717-7477류찬희기자 chani@
  • 집중취재/ ‘장묘’ 사치바람 실태

    26일 경기도 N시 외곽에 위치한 C추모공원의 납골묘 공사현장. 북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수려한 산자락에서 인부 5명이사당 형태의 석재 납골묘를 짜맞추느라 한창 바쁜 모습이었다.사당 내부는 서너평 정도 넓이로 유골함 80기(基)를모실 수 있다고 한 인부가 말했다.산을 깎아내 만든 공사장 옆 절벽에는 ‘귀한 자리엔 귀한 분만 모십니다’라는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분양사무실 벽에는 납골묘 안내판이 붙어 있었다.‘16기를 안치할 수 있는 가장 작은 3평짜리 가족묘가 1,250만원,6.8평짜리는 1,860만원’,‘관리비를 포함하면 각각 1,500만원과 2,300만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같은 가격은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 경기도 파주군 용미리에 시범적으로 조성한 같은 크기의 한국형 가족묘 분양가 540만원에 비해 무려 4배나 비싼 것이다. C추모공원 등 사설 납골묘 조성업자들은 이보다 훨씬 규모가 큰 납골묘도 마련해 놓고 있다.이런 납골묘는 값이억대를 훌쩍 넘어선다.C추모공원의 한 관계자는 대형 납골묘의 값을 묻는 질문에 “80기를 안치하는 12평짜리 묘는5,000만원이고 400기가 들어가는 왕릉형 납골묘는 억대를넘는다”고 말했다. 그는 “명당 자리로 경관이 뛰어나고 고급 석재를 사용한다고 광고를 냈더니 부유층의 문의가 빗발쳐 지금 80% 가량이 분양됐다”면서 “납골함 수십기를 안치할 수 있는납골묘 안에 몇기 정도만 놓을 수 있도록 구조를 바꿔달라는 요구도 많다”고 말했다. C공원 입구에서 식품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53)는 “석재를 실은 트럭이 쉴새없이 들어온다”면서 “멀쩡한 산을 깎아내 비싼 석재로 납골묘를 만드는 것은 낭비”라고말했다. 경기도 광주시의 납골묘 전문 설치업체인 H석재는 12기를안치하는 가장 작은 납골묘 1개의 설치비용으로 1,200만원을 부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형태와 규모, 자재에따라 1억원을 넘는 묘도 있다”고 밝혔다. 납골묘 업체 I사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마련,대형 호화 납골묘의 사진을 띄워놓고 ‘시공비 450만원,화강암 등 석물값은 2,400만원’등의 안내문을 올려놓고 있다.이 회사 관계자는 “제법 문의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일부 사설 납골묘 업체들은 이처럼 경쟁적으로 호화 납골묘를 지으면서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부동산투기 조장도마다하지 않는다.분양 대행업체를 통해 납골묘를 팔고 있는 D개발의 경우 “납골묘역이 완공되면 프리미엄을 붙여되팔 수 있다”며 ‘새로운 부동산 투자’라고 버젓이 광고하고 있다. 이처럼 호화 납골묘 붐이 일고 있는 것은 지난 1월 정부가 ‘장사(葬事)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납골 시설물의설치 허가제를 신고제로 완화한 데 따른 것이다.그러나 납골묘의 크기와 형태 등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탓에일부 부유층의 빗나간 효심과 설치업자들의 비뚤어진 상혼이 얽혀 호화 납골묘를 양산한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대형 호화 납골묘를 방치한다면 ‘전국토의 묘지화’라는 매장의 단점을 극복하지 못한 채 화장이라는 장묘 형태로 옷만 바꿔 입히는 꼴”이라고 지적하고“전통적 분묘형태를 고집하는 사고방식을 고쳐 나가면서공공 납골시설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 ■전문가 제언-납골시설물 표준화 급선무. 대형 호화 납골묘가 확산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납골시설물의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노인복지과 관계자는 “올초 ‘장사(葬事)등에관한 법률’을 개정하면서 가족형 납골묘를 권장했으나 납골 시설물에 대한 표준화 개발이 뒤따르지 못해 이처럼 납골묘의 취지가 변질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그는 또 “납골시설에 대한 설치 허가제가 신고제로 전환되면서 가격고시 등 납골묘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장치가 사라져,현재로서는 호화 납골묘를 제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보건대학 이필도 장례지도학과 교수는 “장례 산업의특성상 초기 고정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가격은 지나치다”면서 “주요 자재인 석재·석물의 고급화와 대형화가 비용을 올리는 주원인일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화장과 납골이 보편화돼 있는 일본은 사치·호화납골묘가 논란의 대상이 되자,‘신(新)납골묘’라는 표준모델을 제시해 장묘문화를 고쳐나가는 중”이라면서 “과소비를 조장하는 왜곡된 납골장묘풍토를 개선하기 위해 납골시설물의 자재와 규격을 몇가지 모델로 통일하고 비석·상석등 주변 석재시설물에 대한 설치약관과 규정을 만드는등 관련법의 보완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신 납골묘는 한평가량의 땅에 납골함을 묻고 그 위에비석을 하나 세우도록 돼 있다. 이 교수는 “납골시설에 대한 지도·감독권이 지방자치단체들에 있는 만큼 지자체들이공공납골시설 개발에 노력해야 한다”면서 “가장 중요한것은 후손들이 묘의 형태보다 돌아가신 분들을 진심으로 추모하는 마음가짐을 갖는 일”이라고 말했다. 최병규기자
  • 남산, 낙엽길 사색… 떠오르는 ‘아픈 역사’

    서울시내 한가운데 위치한 남산은 인구 1,000만이 넘는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허파로서 시민들을 위한 천혜의 휴식처이다.조선왕조의 정궁(正宮)인 경복궁과 도심을 기준으로 볼 때 남쪽에 위치해 있다고 해서 간명하게 이름붙여진 남산.높이 해발 268m로 산이라기 보다는 그저 정겨운고향의 뒷동산같은 산.그 남산이 지금 늦가을 단풍으로 아름답게 단장하고 있다. 서울시민들에게 더없이 귀한 휴식공간인 남산은 한꺼풀만 벗겨보면 우리 근대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남산위의 저 소나무’는 온데 간데없이 사라졌으며,산중턱 곳곳도 이미 옛모습을 잃었다.구한말 이후50여년에 걸친 일제통치의 상채기 때문이다.서울 속의 ‘외딴섬’ 남산의 늦가을 낙엽길을 따라 남산의 아픈 역사를 더듬어보자. 남산 정상에 서면 서울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사람들이 남산을 찾는 이유는 대개 이 때문이다.80년대 후반에 나온 한 통계에 따르면,서울을 찾는 일본인들이 첫 방문지로 지금은 헐리고 없는 구 총독부 청사를,두번째로는 남산을 꼽았다.남산은 시내관광지로도 손색이 없지만 총독부 청사와 함께 일제통치의 ‘흔적’이 남아있는 대표적인 곳이기 때문이다. 90년대 중반 한때 ‘남산살리기운동’이 일어난 적이 있을만큼 남산은 지난 역사속에서 극도로 훼손돼 왔다.그 가운데서도 서북쪽 중턱이 가장 심하게 훼손됐다.1905년 을사조약 강제체결후 일제는 경복궁과 서울도심을 한 눈에내려다볼 수 있는 남산의 요소,현 리라초등학교 일대에 한국통감부 청사를 세웠으며,1910년 한일병합 후에는 이 건물을 조선총독부 청사로 사용했다.서울역 역사가 준공되던 1925년 현 남산식물원 일대의 소나무숲을 깔아뭉개고 일본신(神)을 모신 ‘조선신궁’을 세웠다.이때 남산 정상에 있던 조선혼의 상징인 국사당은 인왕산으로 내쫓겼다.지금 그 터에는 항일투쟁의 상징격인 안중근 의사의 기념관과 임시정부 주석 김구 선생의 동상이 자리잡고 있다. 남산 서북쪽이 일제의 통치·종교기관이 들어서면서 황폐해졌다면 반대편,즉 장충단 일대는 일제가 공원화작업을통해 민족정기를 훼손했다고 할 수 있다.명성황후 시해사건 당시 희생당한 한국인 관리들의 충혼을 기려 고종의 지시로 건립된 ‘장충단’ 일대에 일제는 벚꽃나무를 심어왜색화(倭色化)한데 이어 인근 현 신라호텔 자리에는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기리는 박문사(博文寺)를 지어 조선의 충혼을 짓밟았다. 개항기 이후 일본인들은 남산 북쪽 자락 예장동·필동 일대를 왜성대(倭城臺)로 부르며 연고권을 행사했다.이곳은임진왜란 당시 왜군이 남산 성벽을 넘어와 진을 쳤던 곳이며,구한말에는 일본공사관이 있던 곳이기도 하다.일제당시 종로거리를 기준으로 남쪽 일대에 일본인들이 대거 밀집해 살았는데 최근까지도 필동 일대에는 왜식 민가가 즐비했었다.필동의 남산골 한옥마을은 일본군 헌병사령부가 진주했던 곳이며,인근 ‘한국의 집’은 조선총독부의 2인자인 정무총감 관저 자리다.남쪽 기슭 정도를 제외하고는 3면이 일제의 ‘상흔’으로 얼룩져 있다.휴식공간으로만 찾아가기에는 너무나 아픈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역사의 현장 남산.그러나 이곳에는 이같은 역사를 알려주는 표지판하나 제대로 서 있지않다. 정운현기자 jwh59@. ■남산 최적의 산책코스는. 남산의 여러 등산로는 그 자체가 훌륭한 산책로다.또 남산 남쪽 중턱을 가로지르는 순환도로도 그에 버금간다. 그러나 제대로 된 산책로라면 차량이나 인파의 혼잡함에서 벗어나 사색을 할 수 있을 정도는 돼야 한다.과연 남산에 그런 산책로가 있을까? 장충체육관 사거리에서 국립극장쪽으로 올라오다 타워호텔 맞은편에서 오른쪽 길로 접어들면 남산을 넘는 길이 나온다.이 길을 곧장 가면 남산타워를 지나 남산도서관 앞에 닿는다.인도와 차도가 분리돼 있으며,마치 깊은 산속같은 분위기여서 산책로로도 손색없다.그러나 경사가 가파른데다 빈번한 차량행렬로 조깅은 어렵다. 이 길 입구에는 오른쪽으로 포장도로 하나가 나 있다.바로 이 길을 산책·조깅코스로 강력 추천할만 하다.남산의북쪽 중간허리를 안고도는 길은 3∼4km 정도.차량통행도없는 데다 경사진 곳도 거의 없어 조깅코스로도 훌륭하다. 인근 주민 정도를 제외하고는 이 코스를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 호젓한 편이다. 이 코스는 무엇보다 걷는 이를 지루하지 않게 하는 마력같은 것이 있어서 좋다.한 100여 m를 가다보면 한 굽이가돌면서 또 새로운 길이 나타나 마치 사람과 길이 술래잡기라도 하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서울 북쪽 도심과 남산자락을 구경해가면서 입구에서 300m 정도를 가다보면 ‘석호정궁도장’이라는 활터가 나타난다.평일에도 궁사들이 활을 쏘는 이곳은 원래는 ‘딸각발이’ 남산골 선비들이 심신을 단련하던 곳이다.그즈음에서 왼쪽으로 굽은 길로 접어들면 도심을 완전히 떠난 듯한착각마저 들 정도로 깊은 산속 길이 시작된다.중간에 필동으로 내려오는 오솔길이 두어 군데 있다.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인왕산 ‘산돌이’

    아내와 함께 오르는 ‘아침 인왕산’은 참 소중한 여유다. 저마다 서울에서의 삶이 바쁘고 고단하겠지만 밤새 전국에서 들어오는 사건사고 보고서를 보며 짜여진 하루를 시작하기전 이 한 시간 남짓은 나를 살찌우는 시간이다. 산허리쯤 오르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우리 내외를 반기는것은 ‘산돌이’다.놈은 언제부터인가 이 산에 살기 시작한잡종 개다. 집을 잃었는지 버림을 받은 것인지 늘 털이 부스스하고 사람들을 보면 으르렁거리며 적개심을 드러내는데,산자락에서의 생활에 익숙해 보인다. 산돌이라는 이름은 아침마다 먹을 것을 갖다 주는 우리에게 꼬리치면서 다가와 약수터를 거쳐 산 아래까지 동행하는 것을 잊지 않기에 기특해서 내가 붙여준 이름이다. 동물이지만 자기를 사랑해 주는 손길을 놈은 본능적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언젠가 아침 등산길에서 아내와 이런저런 말을 하다가 아내가 ‘헤어진 가족찾기’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서 눈이 붓도록 울었다는 얘기를 했다. 기껏해야 하루에 한두 명 상봉하기도 어려운데 이래서야 어느 천년에 가족들을 다 찾아주겠느냐면서 전국적인 전산망을 지닌 경찰이 나선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상봉의 기쁨을 누릴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말에 이르렀다. 지난해 6월 이렇게 시작된 ‘헤어진 가족 찾아주기’는 수많은 사연과 눈물 속에서 2,534명에게 상봉의 감격을 선사했다.헤어진 가족들이 몇날을 두고도 다 말 못할 고통의 세월을 떠올리며 부둥켜안고 우는 현장을 지켜보는 경찰관은 보람을 한껏 맛본다. 그런 점에서 경찰은 참 행복한 직업이다.‘박봉과 격무’라는 단골 수식어로부터 이제 막 벗어나기 시작한 경찰은 올해 한 언론기관이 조사한 공공분야 고객 만족도에서 연이어 두 번이나 향상률 1위를 기록했다.나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성적표다.이제 우리 경찰을 ‘희망의 경찰’로 불러달라고 주문한다면 지나친 바람일까. 외롭게 떠도는 산돌이가 뭇 사람들에게 적개심을 보이듯이우리 경찰도 반세기 동안 벗어 던지지 못한 야성(野性) 때문에 국민으로부터 경원당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이제 누구 탓이라고 따지지 말자.지난 혼돈의 시간은 우리에게늘 가까이 두고 자신을 경책하며 펼쳐보는 참고서면 된다. 우리에게 ‘국민의 경찰’이라고 기꺼이 이름 붙여준 주인,바로 그 국민들께 몸을 던져 일하는 것보다 더 큰 충성이 어디 있으며,진정한 보람이 어디 있으랴. 이무영 경찰청장
  • 스포츠와 함께하면 한가위 즐거움 ‘두배’

    스포츠가 있어 더 즐거운 한가위 연휴.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강 티켓을 가리는 정규리그 막판 레이스 등 볼만한 빅이벤트가 잇따라 열려 스포츠팬들을 즐겁게 만들고 있다. [프로야구] 최대 관심은 플레이오프 마지막 한장 남은 4위자리를 놓고 혼전을 벌이고 있는 프로야구 정규리그.라이벌기아와 한화가 2일과 3일 광주에서 4위싸움에 종지부를 찍는 외나무 대결을 펼치고 롯데도 4연승의 기세를 올리고 있는LG를 홈으로 불러들여 막판 경쟁에 가세한다. [박찬호 ‘15승 사냥’] 지난 26일 9월 들어 첫 승수를 추가하며 14승 고지에 오른 ‘코리안 특급’ 박찬호(28·LA 다저스)가 1일 새벽 5시35분 애리조나와의 시즌 최종전에 선발등판,15승 사냥에 나선다. 다저스로서는 서부지구 선두 애리조나에 4.5게임차로 뒤져있어 맞대결에서 이길 경우 승차를 줄이며 포스트시즌 진출의 실낱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 애리조나는 메이저리그 10년 통산 41승52패4세이브에 불과한 알비 로페스를 선발투수로 내세워 박찬호의 무난한 승리가 점쳐진다. [민속씨름] 두둥실 떠오른 달이 아름답기로 이름난 월출산자락,전남 영암에서 2001세라젬마스타 장사씨름대회가 1∼4일 열린다. 비신사적 행위로 3개대회 출장정지 징계를 당한 김영현(LG투자증권)의 공백을 딛고 어떤 선수가 백두장사와 지역장사에 오를 지가 관심거리다.올해 한번도 꽃가마에 오르지 못한 이태현(현대중공업)이 한을 풀 절호의 기회를 맞았으나 지난번 김영현에게 당한 부상 후유증으로 단체전 출전만 점쳐지고 있다. 따라서 신봉민(현대),김경수,백승일(이상 LG) 등이 꽃가마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월드컵 예선] 2002월드컵축구대회 아시아지역 최종예선과 17세이하 세계청소년축구대회 결승전 등이 열려 국내 축구경기의 공백에 따른 아쉬움을 달랜다. 29일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A조 1·2위를 달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이며 같은날 B조에서는 카타르와 우즈베키스탄이 격돌한다.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포트 오브 스페인에서 1일 새벽 열리는 청소년축구대회 프랑스와 나이지리아의 결승전도 축구팬들의 관심사다. [골프도 한몫] 김미현이 1라운드 선두를 달리는 등 한국 낭자군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미 여자프로골프(LPGA)와 미 프로골프(PGA) 투어 경기도 추석날 아침인 1일까지 계속된다. 임병선기자 bsnim@
  • [전통주 이야기] 경남 함양군 솔송주

    부드럽고 달짝지근한 맛,노리끼리한 색깔,은은한 솔향.한 모금 넘기면 시원한 솔바람이 부는듯 목구멍이 확 트이는술이 솔송주다. 솔송주는 경남 함양군 지곡면 개평리 하동 정씨 문헌공(文獻公)파 종가에서 비법으로 전해지는 전통주다.조선 정종의 손녀인 완산 이씨가 세조11년(1465년)성리학의 대가인 문헌공 정여창(鄭汝昌) 선생에게 시집와집안의 대소사 및 과객접대를 위해 빚기 시작했으며,성종임금에게 진상까지 했다. 원래 이름은 송순주(松筍酒)였지만 1996년 16대 며느리인 박흥선(朴興善·49)씨가 대량생산을 위해 주조허가를 받으면서 ‘솔松酒’로 등록했다. 솔송주도 다른 민속주와 마찬가지로 제조법에 관한 기록은 없지만 구전으로 536년간 비법이 전수되고 있다.일제때는 곡물수탈로 명맥이 끊길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박씨의 시어머니 이효의(李孝宜·92)씨의 집념이 전통을 지켜냈다. 솔송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찹쌀로 죽을 끓여 밑술을 만든다.이를 3∼4일쯤 발효시킨 뒤 여기에 이른 봄철 지리산자락에 자생하는 토종 소나무에서 채취한솔잎과 솔순,엿기름을 넣어 본담금을 한다.한달쯤 숙성시켜 술을 거른뒤 섭씨 3∼5도쯤 되는 시원한 광으로 옮겨 재숙성시킨다. 두달정도 지나 술이 알맞게 익었을 때 창호지로 걸러내면알콜도수 13∼15인 약주가 된다.봄·가을·겨울에는 약주로 만들었지만 여름에는 소주로 내렸다.여름에는 재숙성과정의 온도유지가 어려워서다. 동의보감에는 솔잎을 신선이먹는 식량이라고 했으며,본초강목에는 중풍과 각기병에효험이 있다고 적혀 있다.따라서 솔송주는 콜레스테롤을분해시키고 신진대사를 촉진한다.알콜도수 13도와 40도 2종류.가격은 4,000∼4만원으로 우편판매도 한다.문의 (055)963-8992. ●홍인외과 최홍택원장 맛평가. 경남 함양읍 홍인외과 최홍택(崔弘澤·40) 원장은 “솔송주는 순하면서 깨끗하고 뒤탈이 없어 좋다”고 말한다.97년 이곳에 개원하면서 우연히 맛을 본 뒤 친지들과 어울릴때면 꼭 이 술을 찾는다. 최 원장은 “어쩌다 찾아온 친구들과 전골안주로 솔송주를 마시며 세상돌아가는 얘기를 하면 시간가는줄 모른다”고 말했다.맑은 물과 푸른 소나무를 벗삼아 솔송주를 마시며 시와 풍류를 즐기고,학문을 논하던 선비가 된 기분이든다는 것이다. 그는 “요즘 나오기 시작하는 송이와 고기를 안주삼아 마시면 금상첨화”라고 귀뜸했다. 글·함양 이정규기자jeong@
  • 2001 길섶에서/ 곰배령

    해발 1,099m의 곰배령에 흐드러지게 핀 들꽃들은 소슬한바람에 안개비를 맞으며 그들의 절정기와 별리(別離)를 준비하고 있었다.지난 주말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오지로 초가을비 속에 트레킹을 갔다.아침가리를 출발,강선골을 거쳐 곰배령에 올랐다.펑퍼짐한 산마루에 펼쳐진 초원엔 구절초,이질풀 등 야생화들이 빠르게 흐르는 기류 속에서가늘게 떨고 있었다. 산자락에서부터 들꽃의 향연이 시작된다.길섶으로는 달맞이꽃,달개비,엉겅퀴,억새꽃을 스쳐간다.계곡 옆길에선 연보라빛의 금강초롱을 비롯,물봉선화,투구꽃,꼬리풀도 수없이만나고,뭍으로 마실나온 산가재와도 조우한다.하늘이 안 보이는 숲길에선 줄기에 마디가 진 속새 군락의 별천지가 펼쳐진다. 낮은 지대의 들꽃들은 아직도 한여름날의 싱싱함을 뽐내고 있는데 산 능선 정상에 핀 들꽃들은 조용히 시들고 있었다.높은 지대에 핀 들꽃들의 절정기는 그 높이만큼 반대로 절정기가 짧은 것은 아닌지.세속의 절정기에 있는 누구든 곰배령의 들꽃처럼 아름답게 시들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 [민선2기 3년 단체장에 듣는다] 임익근 도봉구청장

    “도봉구의 발전 가능성과 성장 잠재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확연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임익근(林翼根·48) 구청장이 제시하는 도봉구의 미래 청사진은 매우 밝다.남북 화해시대의 도래와 함께 서울의 동북 관문으로서 지니는 지리적인 중요성과 아름다운 도봉산을 끼고있는 자연환경 등을 감안할 때 더욱 그러하다는 설명이다. 체계적인 지역개발과 지역경제 활성화,안전하고 편리한 도시기반 시설 확충,자연이 살아 숨쉬는 생활환경 조성 등 지난 3년간 이끌어 온 구정의 큰 방향도 임 구청장의 이런 확신에서 이뤄졌다. 창동 국군병원과 성균관대 야구장 부지 3만여평을 터미널로 개발,남북을 잇는 물류기지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이런장기구상의 일환이다. 물론 이곳은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결정,무분별한 개발을억제하고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개발로 유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반 구축을 위해 창동에 정보통신지원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방학동에는 벤처산업단지도 조성중이다. 창동의 쌍용건설 공장 이전지에는 아파트형 공장을 건립키로 했으며 창동 농협물류센터 3층에는 벤처기업 창업보육센터가 들어서 유망 벤처기업의 산실 역할을 하고 있다.이밖에 중소기업 전산정보망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지금까지 지역내 45개 기업체에 홈페이지를 구축해줬다. 하지만 임 구청장이 추진하는 구정 운용의 축이 항상 미래에만 맞춰져 있는 것은 것은 아니다.그는 약사이자 대학 운동권 출신답게 사회적 약자들의 복지문제에 특히 관심이 많다. 이같은 관심이 잘 반영된 대표적인 것으로 여성 취미교실과 산전·산후 조리시설,교양교실 등을 갖춰 운영할 여성복지센터 건립사업을 꼽을 수 있다. 그동안 서울시에 수십차례나 들어가 건립 필요성을 역설한끝에 결국 승낙을 받아냈다.여성복지센터는 오는 2003년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방학3동에 문을 열게 된다. 또 도봉산 자락에 있는 자연부락인 안골과 무수골,원당마을 등 지역개발이 뒤떨어진 3곳에도 시비 지원을 통해 문화센터와 체육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전국의 자치단체장 가운데 소장파에 속하는 그는 컴퓨터를 아주 잘 다룬다.자신이 받은 전자메일은 반드시 직접 챙긴다.덕분에 청소년 팬도 많이 생겼다. 청소년문화회관 확충과 정보화도서관,청소년 전용 스포츠게임장인 X-게임장 등은 모두 컴퓨터나 청소년들과의 직접대화에서 자극받거나 힌트를 얻은 사업들이다. 도봉구는 올들어 여름철 집중호우에 대비,빗물받이 책임관리제를 실시하는 등 재난관리 체제를 대폭 강화했다.덕분에 이번 호우때 피해를 잘 막았다. 임 구청장은 “우리 도봉은 발전의 여지가 무궁무진한 미래의 땅”이라며 “지역 발전과 주민 편의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라도 앞장서겠다”고 민선2기 마지막 1년에 임하는자세를 밝혔다. 조승진기자 redtrain@. ■국내최대 X게임 스포츠장 도봉산자락에 10월 개장. 도봉구가 오는 10월 정식 개장을 목표로 준비중인 X-게임전용 스포츠랜드는 인라인 스케이트와 스케이트 보드,암벽등반,스카이 다이빙,스트리트 루지,빙벽 등반,BMX(묘기자전거) 등을 즐길수 있는 복합 모험스포츠시설이다. 7억여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며 도봉산 자락인 도봉동 354일대 5,000여평에 들어선다.지하엔 재활용품 중간처리장이건설중이어서 토지 이용 효율성도 크게 높이게 됐다. 미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있는 X-게임은 극한에 도전하는경기인 ‘Extreme Sports Game’의 약자.최근까지 개발된모험 스포츠의 총집합체이다.롤러블레이드로 더 잘 알려진인라인 스케이트의 경우 2002년 시드니 올림픽 시범경기로채택되어 있다. 현재 국내에는 서울 올림픽공원에 300평 규모의 X-게임장이 있고 일산에 400평 규모의 매니아용 전문 연습장이 있으나 도봉산에 들어설 시설과는 규모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도봉구는 X-게임 활성화를 위해 올해초 선수 1명과 지도자 2명으로 인공 암벽부를 창단하는 등 생활체육 활성화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봉구 관계자는 “이 시설이 들어서면 도봉산의 자동차전용극장과 함께 서울 동북부지역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진기자
  • ‘유비무환’ 수방대책 피해 줄였다

    ●강남구. 폭우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자치구가 충분한사전대비로 재해를 모면,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누전으로 총 21명이 감전사한 속에서 강남구는 한직원의 노력으로 이같은 침수에 의한 감전사를 모면할 수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강남구 도로조명팀장 김재영(47·6급)씨는 지난해 장마직후 가로등 감전사고 예방대책을 마련했다.이에 따라 상습침수지 도로바닥에 설치돼 있던 가로등 분전함 30개를지상에서 50∼80㎝ 높이로 옮기고,관내 가로등 1,545곳의전선과 안정기 180개도 새것으로 교체했다.주민 산책로인양재천에 가로등을 달 때는 안정기를 기둥 꼭대기에 설치하고 고장감지 센서도 달아 이상발생시 담당직원 단말기에즉시 경보음이 울리도록 했다. 이런 사전대비로 호우때 논현·역삼·청담·삼성동 일대저지대가 1m이상 침수됐지만 감전사고는 1건도 발생하지않았다. ●서대문구. 서대문구도 안산·백련산·인왕산 등 구릉지대와 노후·불량주택이 많아 산사태나 가옥침수 피해를 입기 쉬운 취약지역이 많았음에도 이번 폭우때 거의피해를 입지 않았다. 구는 지난 4월 직원 690명으로 재해대책본부를 구성,24시간 상황에 대비하면서 매월 방재훈련을 실시했다.또 관내하수관거 및 간선도로변 빗물받이 준설을 장마전에 모두완료,폭우때 물이 역류해 침수되는 피해를 피할 수 있었다. 이와함께 한밤중 폭우가 시작되자 안산자락 등 토사가흘러내기기 쉬운 곳을 중심으로 대형공사장,절개지,침수예상지역 등에 바로 재해대책반을 보내 순찰·점검을 실시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같은 사전대비로 서대문구에서는 폭우때 하수도시설이없는 저지대 200여가구만이 경미한 침수피해를 입는데 그쳤다. 임창용기자
  • [한강 그곳에 가면] 피서지 북한·남한강 지류천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갈까요.고기를 잡으러 강으로 갈까요.이병에 가득히 넣어가지고서.랄∼∼∼ 랄∼∼∼ 온데요’ 푸른 물살 넘실 대는 맑은계곡과 하얀 비늘을 펄떡이는 물고기들이 도시인들을 유혹한다. 한강을 거슬러 용틀임하듯 흘러내리는 강원도내 북한강과남한강 상류 지류천들이 제철을 만났다. 여름이 시작되면서 몸집을 불린 강물들은 강바닥 자갈돌까지 비추며 맑게 흐르고 다양한 이름의 물고기들이 떼지어몰려 다닌다. 가족·연인들끼리 물놀이도 좋고,친구들과 어울려 어항 놓고 반두나 족대 들고 피라미잡이도 그만이다. 강원도내 어디를 가도 계곡과 함께 물살이 어우러져 ‘신선놀이’가 따로 없다. 소양호와 파로호,춘천호,의암호를 끼고 있는 북한강 상류에는 강줄기 곳곳마다 발길 닿는 곳마다 유원지,낚시터가널려 있다. 가족을 동반해 놀기 좋은 곳은 단연 홍천강이 으뜸이다. 기암괴석 팔봉산을 지척에 두고 구비구비 바위를 타고 흐르는 옥계수(玉溪水)가 장관이다.물길 따라 노일·상노일·반곡·개야·밤벌·마곡 유원지가 줄줄이 늘어서 있고 바위와 모래,자갈이 깨끗하게 둔치를 이뤄 피서객들 야영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물살도 그다지 빠르지 않고 수심도 0.3∼3m 깊이로 다양해 어항도 놓고 견지와 대낚시도 가능하다. 화천읍을 못미쳐 춘천호로 흐르는 화천천 노동리와 지천천 사창리 일대도 한적하게 머무르며 즐기기에 적당하다.자갈 깔린 강폭이 50m안팍으로 넓지만 수심이 1m를 넘지 않아어린이들이 튜브를 이용해 놀기에는 안성마춤이다.살 오른피라미와 꺽지,탱가리 등 물고기가 풍부해 어항을 놓거나견지낚시로 1시간만 고기잡이에 나서면 4인가족 매운탕감은 뚝딱 해결된다. ‘물반 고기반’이라고 물속을 걷다보면 고기가 툭툭 다리에 걸릴 정도다. 파로호 상류는 가뭄탓에 아직 수량이 그다지 많지는 않지만 양구읍 월명리 일대는 씨알 굵은 붕어와 잉어,베스 등이 줄줄이 올라오는 낚시포인트로 그만이다. 소양호를 따라 오르다 인제읍 북천과 인북천이 만나는 합강교 일대도 물놀이에 제격이다.원통 상류인 인북천은 하상정비공사로 놀이공간이 사라져 버렸지만 내린천 등이 흘러만든 북천은 한계리에서 합강교까지 이르는 10㎞구간 곳곳이 물놀이 명소다. 이곳에서 루어(가짜미끼)낚시나 구더기,지렁이를 미끼로견지낚시를 드리우면 물살을 거슬러 튀어 오르는 피라미들의 군무(群舞)가 현란하다.곳곳에 2∼3m깊이의 물길도 있어 물고기따라 수영도 가능하다. 잘 알려진 강촌 인근지역은 대학생들이 야영을 하며 MT를즐기거나 강물을 따라 만든 수변도로에서 자전거 하이킹을즐기기에 적합하다.가족이나 연인이 찾는다면 구곡폭포나문배마을,인근의 용화산,검봉산 산행도 권할만하다. 북한강 상류와 달리 남한강은 또다른 풍광을 연출한다. 북한강이 남성적이라면 남한강은 조용한 여성 취향이다.느릿한 물살과 깊이있는 수심은 영락없이 수줍은 여인같다. 그나마 원주를 감싸 흐르는 남한강 지천인 섬강은 나직한수심으로 천렵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계곡을 따라 트레킹에 나선 길이라면 원주를 지나 꿩과 뱀에 얽힌 전설을 간직한 치악산자락의 구룡사까지 찾아보는것도 의미있겠다. 물길을 다시 남으로 잡아 충청북도 끝자락을 스치듯 흘러섬강과 만나는 흥호리마을 앞 남한강 상류에 이르면 ‘아이곳이 강이구나’싶을 만큼 느릿하고 웅장한 강을 만난다. 강물이 느리게 흐르다보니 잡히는 물고기도 메기,매자,브러지 등이 주종을 이룬다.더구나 강바닥에는 다슬기가 지천으로 깔려 전문 채취꾼들까지 성황이다.하루종일 잡으면 씨알굵은 다슬기 8∼10㎏을 너끈히 잡을 수 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방학동안 가족끼리 연인끼리 강원도 맑은물로 뛰어들어 보자.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
  • ‘대학 난개발’제동

    서울시가 자연환경 훼손 등 대학에서 잇따르고 있는 각종 난개발 행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대학 난개발’을 차단하기 위해 각 대학의 도시계획 절차 이행을 의무화한 것이다. 서울시는 8일 지난해 개정된 도시계획시설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도시계획이 결정된 서울·고려·연세대 등 서울지역 20개 대학 891만㎡에 대해 대학에서 필요로 하는 건물이나 도로,광장 등 주요 시설물 신축을 포함한 세부조성계획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미리 제출해 승인을 받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들 대학을 포함한 서울지역 60개 대학중 상당수가 관악산·북한산·안산·개운산 등 주요 산자락에 위치하고 있는데도 학교측이 관할 자치구의 허가만으로 학교 내에 건물을 신축하거나 도로,주차장 등을 조성해 자연경관을 크게 훼손하고 이에 따른 주민들의 민원도 잦은데 따른 것이다. 심재억기자
  • 남산 옛 안기부터 방재센터 추진 시민 강력 반발

    서울시가 남산자락 옛 안기부건물 일부에 서울시종합방재센터를 창설하려고 하자 인근 주민들이 남산 제모습찾기정책에 어긋난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중구의회 김수안 의원 등 인근 거주민 324명은 지난 24일 “공원 용도를 위반하면서까지 서울시 산하기관 청사로이용하려는 계획을 철회하라”며 서울시에 시민감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주민들은 청구서에서 “종합방재센터는 도시공원법이 허용하는 공원시설이 아닐 뿐 아니라 지난 96년 서울시가 발표한 안기부건물 활용계획에도 어긋난다”며 “서울시의남산 제모습찾기 사업 취지에 맞도록 공원으로 조성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공원조성이 어렵다면 도서관이나 유스호스텔등 도시공원법이 허용하는 시설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강조하고 굳이 종합방재센터로 활용하려면 환경영향평가와 인근 주민,학계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공원용지에서 해제한후 시행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대해 서울시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옛 안기부 건물10여동중 철거되고 남은 3개동은 업무시설로 지정돼 있어시 산하기관 청사로 사용하는데 하자가 없다”고 해명하고 남산제모습가꾸기 사업계획이나 서울시의 건물 활용계획에도 해당건물 철거계획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소방방재본부 관계자도 “공원용지이긴 하지만 지하에 시설을 설치하는 만큼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중구 예장동 산 4의5 옛 안기부 건물은 현재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및 도시철도공사 연수원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두 기관은 오는 2004년 새 청사를 마련,이전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는 옛 안기부건물 지하벙커 820평과 시정개발연구원 건물 1층 및 지하1층 일부 258평 등 총 1,078평에오는 7월까지 재난통합관리체제 구축을 위한 서울종합방재센터를 창설키로 하고 현재 시설 설치작업을 진행중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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