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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자원부국의 역설/구본영 논설고문

    [씨줄날줄] 자원부국의 역설/구본영 논설고문

    석유 부국 베네수엘라의 경제사정이 요즘 말이 아니다. 수도 카라카스의 시장이 “시민들이 배를 채우려 광장에서 개와 고양이를 사냥하고 있다”는 소식을 트위터에 올렸을 정도다. 외신에 따르면 극심한 생필품난으로 베네수엘라 정부가 ‘기초식품 배급제’ 카드를 꺼냈다고 한다. 하지만 시민들은 동유럽 공산국가들도 포기한 이 정책을 현 정부가 실행할 능력이 있다고 믿지 않는 모양이다. 석유 매장량 세계 1위인 베네수엘라는 한때 남미 제일의 부국이었다. 그러나 좌파인 전임 우고 차베스 대통령 시절 과도한 무상 복지 시책으로 내리막길을 걷던 경제는 국제 유가가 급락하자 주저앉아 버렸다. 외화 고갈로 생필품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베네수엘라가 국가 파산 위기에 내몰린 건 자원이 없어서가 아니라 돈이 돌지 않아서다. 기업으로 말하면 흑자 도산 상태다. 남미의 또 다른 자원 부국 아르헨티나가 겪었던 전철이다. 아르헨티나는 1920년대 세계 5위권 부국이었다. 하지만 1943년 후안 페론 전 대통령 집권 이래 최근까지 몇 차례나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를 겪었다. 광활한 팜파 대초원의 밀과 소떼, 천연가스가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었다. 자원에 안주하느라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지 않은 결과였다. 같은 석유 부국이지만 중동 국가들의 경제 상황은 베네수엘라보다는 낫다. 미국발 ‘셰일 혁명’ 이후 국제 유가 하락으로 중동 산유국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경제는 응급 수술이 불가피해 보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통원 치료가 가능한 단계다. 사우디도 오일 머니로 국민에게 무상교육과 높은 임금의 일자리를 보장해 왔지만, 관광·금융·물류 등 비(非)석유 부문을 개발해 수입원을 다각화하려는 노력도 기울여 왔다. 언젠가 야마니 전 사우디 석유상은 “석기시대는 돌이 부족해서 끝난 게 아니다”고 했다. 그의 말의 함의를 살려 사우디는 석유가 남아돌지만 태양광 사업에 투자해 전기 수출까지 계획 중이다. 지난해 국가 부도 위기를 겪은 그리스는 늘 자원이 빈약했다. 다만 인접 문명을 흡수하고 해운업을 일으켜 부족함을 메웠을 때는 문화도 경제도 융성했다. 유럽의 부자 나라였던 그리스가 몰락한 건 국민이 게을러서가 아니다. 디폴트 직전까지도 국민들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위였다. 부패하기 쉬운 공공부문만 마구 늘리는 포퓰리즘이 경제를 거덜낸 것이다. 국가 경제의 성쇠는 자원의 풍족 여부가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고 국민과 함께 이를 대비하는 리더가 있느냐에 달려 있을 법하다. ‘풍랑이 잔잔하면 돛을 수리하고 비 오기 전에 우산을 고쳐야 한다’ 서양 격언이다. 표만 의식해 인기영합 정책에 골몰하느라 미래를 준비하는 데 게을러 보이는 우리 정치권 인사들이 유념해야 할 경구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이란 OPEC 산유량 제한 반대 “일일 100만 배럴 더 늘려야”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2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 앞서 산유량을 지금보다 일일 100만 배럴 정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블룸버그 등이 보도했다. 잔가네 장관은 “산유량을 제한하는 것은 이란과 OPEC 모두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란은 제재 이전 OPEC 전체 산유량의 14.5%를 차지했는데 5년 안에 이 수준으로 산유량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OPEC 산유량을 고려하면 잔가네 장관이 언급한 산유량은 일일 평균 480만 배럴이다. 이란은 제재 이후 산유량을 일일 380만 배럴까지 늘렸기 때문에 앞으로 100만 배럴을 더 증산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셈이다. 잔가네 장관은 “산유량을 목표치까지 올리려면 700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OPEC 회의에서 산유량 동결이 합의될지에 대해선 “오늘 회의는 차기 OPEC 사무총장을 뽑는 게 주요 안건”이라면서 “OPEC 회원국별 산유량 할당이 필요하지만 회의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OPEC이 이날 시작된 정례회의에서 새로운 생산량 상한선을 논의한다”고 전했다. OPEC 회원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경제 위기에 처한 다른 산유국들과의 관계를 고려해 원유 생산량 한도 설정에 찬성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란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서방 제재 기간 동안 빼앗긴 시장 점유율을 되찾을 때까지 증산에 나서겠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중동의 라이벌인 사우디와 이란이 이번 회의에서 또다시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모든 결정을 만장일치로 처리하는 OPEC의 특성상 이번 회의에서도 생산량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WSJ는 설명했다. 지난해 12월까지 OPEC의 총생산량 한도는 하루 3000만 배럴이었다. OPEC은 당시 개최된 회의에서 감산 합의를 이루지 못해 상한선이 폐기됐다. 당시 일부 회원국은 “OPEC이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OPEC 생산량 한도 합의 실패?사우디-이란 대립한 듯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회의에서 새로운 생산량 상한선을 정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최종 합의에 실패했다.  앞서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OPEC 회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산유량을 지금보다 일일 100만 배럴 정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블룸버그 등이 보도했다.  잔가네 장관은 “산유량을 제한하는 것은 이란과 OPEC 모두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란은 제재 이전 OPEC 전체 산유량의 14.5%를 차지했는데 5년 안에 이 수준으로 산유량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OPEC이 이날 시작된 정례회의에서 새로운 생산량 상한선을 논의한다”고 전했다. OPEC 회원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경제 위기에 처한 다른 산유국들과의 관계를 고려해 원유 생산량 한도 설정에 찬성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란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대했다. 서방 제재 기간 동안 빼앗긴 시장 점유율을 되찾을 때까지 증산에 나서겠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중동의 라이벌인 사우디와 이란이 이번 회의에서 또다시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모든 결정을 만장일치로 처리하는 OPEC의 특성상 이번 회의에서도 생산량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WSJ는 설명했다.  한편 OPEC은 또 신임 사무총장으로 나이지리아 출신 무함마드 바르킨도 전 OPEC 사무총장을 선출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OPEC에 쏠린 눈… 감산은 없을 듯

    맹주 사우디 vs 재정난 베네수엘라 격론 예고 저유가로 산유국들이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2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에서 원유 생산량과 관련해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주목된다. 이번 회의에서 원유 생산량을 동결하거나 줄이기로 합의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OPEC의 새 리더가 된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신임 에너지·산업·광물부(옛 석유부) 장관이 내분에 빠진 OPEC을 어떻게 조율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OPEC 정례회의를 앞두고 의제 선정을 위해 빈에 모인 회원국 대표들의 말을 인용해 “회원국들이 생산량에 대한 공동 조치를 결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팔라 알 암리 이라크 대표도 “이번 회의에서 생산량과 관련한 어떤 제안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2014년 6월 이후부터 원유 가격이 계속 하락해 올해 초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로 내려앉았지만 OPEC은 감산 결정을 하지 않았다. OPEC이 감산해도 후발주자인 북미 셰일오일 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릴 것이 분명해 시장 점유율만 뺏긴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베네수엘라 등 재정이 열악한 회원국들이 강하게 반대했지만 OPEC 맹주인 사우디의 입장은 확고했다. 최근 들어 유가가 반등에 나서 50달러를 돌파하는 등 저점 대비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사우디는 최악의 상황에도 생산량을 줄이지 않았던 당시 결정이 주효했다고 보고 이번 회의에서도 같은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저유가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경제난에 빠진 회원국들이 사우디에 대한 불만이 커졌다. 이 때문에 알팔리 장관이 OPEC 데뷔 무대인 이번 회의에서 회원국 간 내분을 얼마나 조율하고 중재할 수 있느냐가 시험대에 올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특히 경쟁국인 이란과 어떻게 대화를 풀어나갈지가 에너지 업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1970년대 이후 사우디 석유장관들의 주 업무는 OPEC 회의를 이끄는 것이었다. 하지만 알팔리 장관은 석유뿐 아니라 사우디 에너지 문제 전반을 책임져야 해 OPEC보다는 국내정책에 더 신경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WSJ는 “그가 OPEC 내부 갈등을 수습하는 데 전임자들만큼 유연성을 발휘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신흥국, 조세피난처에 빼돌린 돈 12조弗”

    러시아·中·산유국 등 리스트 올라 세계 유명인사들이 연루된 조세회피 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가 폭로돼 역외 자금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 등 신흥국에서 조세 피난처로 빠져나간 자금이 12조 달러(약 1경 3800조원)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컬럼비아대 제임스 헨리 교수는 18개월에 걸쳐 국제통화기금(IMF)과 유엔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흥국 사업가들이 조세회피처에 쌓아 둔 자금이 2014년 말 기준 약 12조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러시아인들의 역외 자산이 1조 3000억 달러(약 1500조원)로 가장 많았고 중국인(홍콩·마카오 포함)들의 자금도 1조 2000억 달러(약 1380조원)로 뒤를 이었다. 조세 도피 행태가 만연한 국가로 부패 스캔들에 시달리는 말레이시아와 태국, 인도네시아가 거론됐으며, 나이지리아와 앙골라 등 원유 생산국들도 조세회피처 자금이 많은 나라로 이름을 올렸다. 현재 신흥국들의 조세회피처 자금은 갈수록 늘고 있으며 2010년 이후 매년 8% 정도씩 증가하고 있다. 헨리 교수는 “신흥국들이 역외로 빼돌린 자금을 추적해 1%만 세금을 매겨도 해마다 1200억 달러(약 138조원)의 세수 확보가 가능하다”며 지금보다 더 강력한 역외 자금 규제를 주문했다. 조세회피처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목적은 탈세나 범죄, 편법 증여 등이다. 헨리 교수는 조세회피처 이용자들을 영화 ‘스타워즈’에서 칸티나 술집에 모인 외계인들에 비유하며 “(술집) 한쪽 구석에 탈세자가 있고 다른 쪽에는 무기 거래상, 저쪽에는 독재자가 있다. 모두 돈세탁이나 사기를 위해 조세회피처를 이용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세회피처가 케이맨제도 같은 외딴곳에만 있는 게 아니다”면서 “미국의 델라웨어 주처럼 생각지 못한 곳에도 역외 자금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델라웨어 주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금 출처를 밝히지 않고도 회사 설립 등 경제 활동을 할 수 있어 미국 내 대표적인 조세 회피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탈석유’ 개혁 사우디 21년 재임 석유장관 교체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장관을 전격 교체했다. 사우디는 7일(현지시간)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의 칙령에 따라 1995년부터 21년째 석유부를 이끌어 온 알리 누아이미(81) 장관을 경질하고 후임에 칼리드 팔리흐(56) 보건장관 겸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 회장을 임명하는 등 장관 6명을 교체하는 부분 개각을 단행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블룸버그 등이 보도했다. 팔리흐 신임 장관은 석유 의존 탈피를 위한 경제구조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사우디 왕위 계승 서열 2위 무함마드 빈 살만 부왕세자의 최측근이다. 1982년 미국 텍사스 A&M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이후 30년 동안 아람코에서 일해 온 그는 지난해 5월 보건장관으로 입각하면서 아람코 회장에 올랐다. 지난달 말에는 국영 광물회사인 마덴 회장에도 임명됐다. 사우디의 석유장관 교체는 탈(脫)석유 구조개혁을 밀어붙이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사우디의 실세로 떠오른 무함마드 부왕세자의 영향력이 반영된 것이라고 전문가는 분석했다. 빌 파렌프라이스 페트롤리엄 폴리시 인텔리전스 대표는 “사우디가 과거에 실패한 경제구조 다변화에 베팅하고 있다”며 석유부의 명칭을 바꾼 건 초점을 옮길 때가 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무함마드 부왕세자는 지난달 석유 의존 탈피를 위한 경제구조 개혁안인 ‘사우디 비전 2030’을 발표했다. 그는 경제구조 다변화를 위해 아람코를 상장하는 등 국유자산 민영화에 나서는 한편 이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세계 최대인 3조 달러 규모의 국부펀드를 조성해 국내 투자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사우디의 석유정책 기조가 당장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나스 알하지 NGP에너지캐피털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팔리흐의 임명은 사우디의 석유정책 연속성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팔리흐 신임 장관이 다음달 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연차 총회에서 산유량을 동결하자는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독자의 소리] ‘한강의 기적‘과 닮은 두바이 경제성장

    국토의 97%가 사막인 아랍에미리트(UAE)는 1892년부터 지속된 영국의 속박에서 벗어나 1971년 7개 부족이 연방공화국가를 세웠다. UAE는 세계 6위의 산유국이며, 수도인 아부다비가 석유가스 매장량의 93%를 차지한다. 그중 작은 어촌으로만 인식됐던 두바이가 부존자원 및 인적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룬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두바이는 걸프 지역에서 대형 선박이 드나들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유럽과 아시아, 태평양의 허브 역할을 한다. 자원 부족과 석유 고갈에 대비하기 위해 이미 2000년에 미래 경제성장의 동력원에 역점을 둔 ‘비전 2010’을 수립했다. 이제는 경제개발과 외자유치 등 종전의 경제 중심에서 벗어나 사회, 인프라, 환경 등 사회 전반에 걸친 발전 방향을 모색 중이다. 석유 의존 경제구조로부터 완전히 탈피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식민 지배와 전쟁의 역경을 딛고 국민들이 합심해 이루어 낸 ‘한강의 기적’과 불모의 땅 두바이에서 만들어 낸 ‘사막의 기적’은 닮은꼴이다. 현재 UAE 원전 건설 현장에서는 원전 1호기가 2017년 5월 완공을 목표로 시운전이 한창이다. 4호기까지 완공되면 UAE 총 전력 공급량의 25%를 담당하게 된다. 고용 창출은 물론 ‘환경’과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기여할 것이다. 한류가 UAE 곳곳으로 파고들고 있음을 체감하는 요즘 한국과 UAE가 윈윈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길 바란다. 한찬희 UAE원자력본부 공사기술실
  • 사우디, 오일머니 3조弗 부어 ‘오일 없는 경제생태’ 새판 짠다

    사우디, 오일머니 3조弗 부어 ‘오일 없는 경제생태’ 새판 짠다

    15년내 민간부문 GDP비중 40%→ 65% 석유회사 아람코 상장… 국부펀드 조성 투자·재생에너지·관광 등 新산업 발굴 “유가 배럴당 30弗 머물러도 실현 가능”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탈(脫)원유경제’를 선언했다. 사우디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왕자는 25일(현지시간) 국영방송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비전 2030’을 공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비전 2030’은 원유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경제 체질을 확 바꾸기 위한 15년 경제개발 계획이다. 사우디 정부는 재정 수입의 70%를 석유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무함마드 왕자는 “우리는 석유에 중독돼 있어 위험하다”면서 “이는 다른 부문의 성장을 가로막아 왔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민간 부문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40%에서 65%까지 끌어올려 원유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을 그만큼 줄이겠다는 복안이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은 “‘비전 2030’은 활기찬 사회, 경제 번영, 야심 찬 국가 등 3가지를 목표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사우디 정부는 국부펀드를 설립해 전 세계 기업에 투자하고, 사우디에 석유 이외의 태양광 등 새로운 산업을 일으켜 ‘포스트 석유시대’를 대비할 방침이다. 우선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 상장과 국유지 매각 등을 통해 최대 3조 달러(약 3451조원) 규모의 국부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 돈이면 애플과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버크셔해서웨이 등 세계적인 기업을 한꺼번에 살 수 있는 엄청난 규모다. 무함마드 왕자는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수준에 머물더라도 달성 가능한 비전”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정부가 상장을 추진하는 아람코는 하루 100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다. 세계 원유 생산량의 12.5%를 차지하며 기업 가치는 2조 5000억 달러로 추산된다.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인 애플(5800억 달러)의 4.3배에 이른다. 이 때문에 아람코의 지분 일부만 상장하고 나머지 지분은 국부펀드에 넣을 예정이다. 지분 5%를 매각한다고 해도 1250억 달러를 손쉽게 조달할 수 있다. 또 경제 다변화를 위해 재생에너지와 산업설비 부문을 현지화하고, 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하며 고품격 관광 명소를 개발할 계획이다. 여성들의 노동 참가율을 현재 22%에서 3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11.6%인 실업률도 7% 수준으로 낮출 방침이다. 한편 우리 업계에서는 사우디 정부의 탈원유 전략을 예의 주시하면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공언해 왔던 것인 만큼 국내 석유화학산업 전반에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이란 불참에 산유국 합의 불발… 유가 5.87% 폭락

    주요 산유국들이 산유량 동결에 대한 합의에 실패하면서 국제 유가가 폭락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유(WTI)가 전 거래일보다 5.87% 하락한 배럴당 37.99달러에 거래됐다고 보도했다. WTI는 장중 한때 6.8%까지 폭락하기도 했다. 이는 전날 주요 산유국들이 카타르 도하에서 회의를 열고 산유량 동결을 시도했으나 불발된 탓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가가 조만간 추가 하락해 수일 내에 배럴당 30달러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30% 가까운 유가 반등이 산유량 동결 합의에 대한 기대감 덕분이었다며 투자자들의 신뢰가 무너졌다고 분석했다. 도하 회의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을 망라한 18개 주요 산유국의 석유장관들이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와 2위 산유국이자 OPEC의 리더인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산유량 동결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이란의 불참 속에서 다른 산유국들은 지난 2월 러시아와 사우디, 베네수엘라, 카타르 등 4개국이 타결한 ‘올해 1월 수준으로 10월까지 산유량을 동결한다’는 합의안을 논의했으나 입장차만 확인했다. 빈 살레 알사다 카타르 에너지장관은 “추가 협의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표면적으로 합의 무산은 이란 때문이다. 이란이 산유량을 서방 제재 이전 수준으로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했던 터라 이란의 동참이 어느 때보다 중요했지만 불참 탓에 결과물을 낼 수 없었다. 애초 이란은 회의 참석을 통보했다가 회의 시작 전 분위기가 산유량 동결 쪽으로 기울자 입장을 번복했다. OPEC에 따르면 지난 3월 이란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330만 배럴로 1월 290만 배럴보다 늘었다. 하지만 서방 제재 이전인 하루 평균 400만 배럴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OPEC 관계자들은 오는 6월 열리는 OPEC 회원국 정례회의에서 이란이 극적으로 산유량 동결에 합의하면 비OPEC 국가들과의 협의가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분간 국제 유가는 폭락세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산유국들이 점유율 확대를 위해 앞다퉈 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산유국 공급 줄일까… 회동 앞두고 유가 상승

    산유국 공급 줄일까… 회동 앞두고 유가 상승

    17일 회의 빈손 땐 유가 급락 올 들어 두바이유와 브렌트유 가격이 최고치를 찍는 등 국제 유가가 다시 오름세다. 오는 17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산유국 회의에서 공급 과잉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뀔 경우 그동안의 유가 상승분을 그대로 토해 낼 수도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 가격이 전 거래일보다 1.08달러 오른 배럴당 37.79달러를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올 들어 가장 높은 가격이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5일 배럴당 33달러대까지 떨어졌다가 4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0.64달러 오른 40.36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브렌트유도 0.89달러 상승한 배럴당 42.83달러를 찍었다. 두바이유와 마찬가지로 올해 최고가다. 이달 들어 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각각 9.7%, 10.8% 올랐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원유 생산 동결에 합의하더라도 수급 개선이 이뤄질지는 미지수이지만 산유국 회의가 지금은 시장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여기에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가격을 밀어 올리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 기대와 달리 공급 과잉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유가가 다시 하락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의미 있는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면서 “오히려 ‘도하 회의’가 유가 약세의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 이유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대립을 꼽았다. 이란은 경제 제재 이전의 시장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산유량을 늘리겠다고 지속적으로 밝힌 바 있다. 쿠웨이트도 산유국 회의를 앞두고 석유 생산량을 4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산유국 나이지리아에 기름이 없다고? 이유 살펴보니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에서 휘발유를 넣기 위해 수백대 차량이 몇 시간씩 대기하거나 심지어 차에서 밤을 지새우는 아이러니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수도 아부자의 한 주유소에 가려고 기다리고 있던 채러티 이반가는 차에 기름을 넣기 위해 1시간 동안 줄을 서 있었지만 거의 움직이지도 못했다며 “주유소에서 기름을 팔기는 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의 차 앞에는 400여 대가 2㎞에 달하는 대기 줄을 만들고 있었다. 기다리다 못한 그는 식사 준비를 해야 한다며 남편을 대신 남겨두고 떠났다.  이 주유소에서는 기름이 다시 채워지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차 안에서 잠을 자며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다. 이런 상황은 나이지리아에 정제된 기름을 수입할 외화가 부족하고 유통업자들은 중간에서 부당 이득을 챙기고 있으며, 정부 역시 이런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는 무능력함 때문이라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나이지리아는 하루 18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지만 전임 굿럭 조너선 대통령 정부의 부정부패와 태만이 수년 간 이어지면서 정제 석유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지난해 원유 수출이 국가소득의 70% 이상을 차지했지만 저유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올해 원유수출 비중은 3분의 1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국제유가 급등, 작년 12월 이후 처음 40달러 넘어…어디서 영향 받았나?

    국제유가 급등, 작년 12월 이후 처음 40달러 넘어…어디서 영향 받았나?

    미국 서부텍스스산 원유(WTI)가 3개월여 만에 배럴당 40달러를 넘어섰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4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74달러(4.5%) 오른 배럴당 40.2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 마감 가격이 배럴당 40달러를 넘긴 것은 지난해 12월 3일 이후 처음이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5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1.14달러(2.83%) 상승한 배럴당 41.47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날 유가는 산유국들이 다음 달 생산량 동결에 합의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상승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12개 회원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OPEC 비회원국 3개국은 4월 17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회담을 하고 산유량 동결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이란까지 참여하는 이번 회담이 성사되면서 15년 만에 처음으로 산유량이 동결되고, 유가도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일부 산유국 사이에서 산유량 동결 논의가 부상한 이후 12년 이래 최저 수준인 배럴당 26∼27달러 선으로 곤두박질쳤던 유가는 50% 이상 올랐다. 또 미국에서 휘발유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원유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이날 유가 상승에 한몫 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집계에 따르면 미국 국내 휘발유 수요는 지난 4주 동안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전날 금리동결 결정을 내린 데 따라 달러 화 약세가 이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원유는 달러 기준으로 결제되기 때문에 달러가 약해지면 달러 이외의 통화를 가진 투자자들의 구매 여력이 커진다. 연준의 올해 금리인상이 당초 예상된 4차례가 아닌 2차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달러화 약세를 견인했다. 금값도 달러화 약세 속에 큰 폭으로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물 금가격은 전날보다 35.20달러(2.9%) 상승한 온스당 1,265.00달러로 거래를 종료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뉴욕 증시 상승 마감…유가·달러 어떤 영향 미쳤나 보니?

    뉴욕 증시 상승 마감…유가·달러 어떤 영향 미쳤나 보니?

    유가 강세와 미국 달러화 추가 약세 기대 등으로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17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5.73포인트(0.90%) 상승한 17481.49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3.37포인트(0.66%) 오른 2040.5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02포인트(0.23%) 높은 4774.99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혼조세로 출발한 지수는 장중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유가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40달러른 넘어선 데다 미 달러화 가치가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가 지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달러화는 전일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기준금리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며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보인 이후 하락 압력을 받았다. 달러 인덱스는 1% 넘게 떨어지며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달러화는 지난 2014년 중순부터 지난해 초까지 약 20%가량 급등세를 나타낸 바 있다. 이런 달러 초강세는 미국 기업 실적 뿐 아니라 원자재 가격, 신흥국 금융시장을 뒤흔든 불안요인이었다. 뉴욕유가는 달러화 약세 속에 주요 산유국들이 다음 달 회의에서 유가 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논의를 벌일 것이라는 기대로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4.5%나 가파르게 상승한 40.20달러에 마쳐 지난해 12월3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가는 연준이 예상보다 더 비둘기파적 성명을 발표해 달러화가 유로화와 엔화 등 주요 통화에 큰 폭으로 내려 강세 지지를 받았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가·원자재 가격 오름세… “수요 증가 아닌 기술적 반등”

    유가·원자재 가격 오름세… “수요 증가 아닌 기술적 반등”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최근 반등하면서 관심이 쏠린다.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지난 1년여간 유가가 하락한 측면이 있는 만큼 이번 반등이 경기 회복의 신호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과 산유국의 경기 둔화로 수출 부진에 빠진 한국 경제로서는 호재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가와 원자재 가격 오름세가 기술적 반등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라기보다 산유국의 공급 물량 축소 움직임과 미국의 금리 인상 지연 가능성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나온 결과라는 해석이다. 우리 경제와 수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8일(현지시간)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 가격이 전날보다 1.17달러 상승한 배럴당 35.56달러라고 9일 밝혔다. 두바이유는 최근 6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35달러대를 찍었다. 한 달 전(26.20달러)과 비교하면 35.7% 오른 것이며 올해 저점(1월 21일 22.83달러)과 견주면 55.8% 급등했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이날 소폭 하락했지만 배럴당 4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런던ICE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1.19달러 하락한 39.65달러로 장을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전날보다 1.40달러 내린 36.50달러로 마감했다. 철광석도 최근 중국의 경기 부양 기대감으로 급등세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 7일 62.60달러로 9개월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본격 상승은 아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글로벌 수요 부진이 여전하고 공급 과잉 상태도 해소되지 않았다고 본다. 최근 산유국의 생산량 동결 움직임과 나이지리아의 공급 차질이 시장 분위기를 상승세로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유가 상승세에 수요 부문이 영향을 미친 것은 없다”면서 “올 연말쯤 계절적 요인에 따른 수요 증가로 수급 불균형이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도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그동안 워낙 낮았다가 안정화되는 기술적 반등으로 보인다”면서 “전반적인 상승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닥터 코퍼’ 상승세… 경기회복 신호인가

    ‘닥터 코퍼’ 상승세… 경기회복 신호인가

    中부양 의지·유가 40弗 돌파 영향… 2분기 수요도 겹쳐 올 6.3% 올라 “6월이후 조정 가능성… 낙관 일러” 글로벌 경기 흐름을 잘 반영해 ‘닥터 코퍼’(Dr. Copper)라는 별명이 붙은 구리 가격이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어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온다. 하지만 낙관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8일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3개월 선물 구리 가격은 t당 500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3.6%나 급등한 전날(5027달러) 종가에서 약간 상승분을 반납했지만 5000달러 선을 재확인했다. 구리 가격이 5000달러에서 형성된 건 지난해 11월 5일(5011달러)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올해 들어서만 6.3% 상승하는 등 훈풍을 탔다. 건설과 제조 등 산업 전반에 쓰이는 대표적인 원자재 구리는 글로벌 경제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t당 2800달러까지 추락한 구리는 2011년 1만 달러로 회복돼 세계경제가 되살아났다는 신호로 읽혔다. 그러나 지난해 전 세계 구리 수요의 40%를 차지하는 중국의 성장 둔화와 공급과잉 우려 탓에 속절없이 추락하며 다시 어두운 ‘시그널’을 냈다. 구리 가격이 반등에 성공한 것은 중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경기 부양 의지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5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5~7.0%로 제시하고 경착륙은 없다고 단언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 비중도 2.3%에서 3%로 확대했다. 앞서 중국 인민은행은 대형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17.5%에서 17.0%로 5% 포인트 낮췄다. 달러 강세가 주춤하고 유가가 반등 국면에 접어든 것도 구리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유가가 상승하면 구리 생산 비용이 늘어나 공급이 줄어든다. 이날 국제유가는 산유국의 생산량 동결 논의 준비 소식에 급등했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5.48% 오른 배럴당 40.84달러에 거래돼 올 들어 처음으로 40달러를 돌파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5.5% 상승한 37.9달러까지 올랐다. 여기에 다가오는 2분기가 구리 소비의 계절적 성수기인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아직 ‘구리 박사’가 제대로 된 경기회복 신호를 보냈다고 해석하긴 어렵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지표 역할을 하는 구리 가격이 최근 오른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고 2분기 중 최대 10%가량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면서도 “계절적 요인이 사라진 6월 이후 미국 금리 추가 인상 등의 요인이 겹치면 가격 조정이 나타날 수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4’중고 뚫어야 산다

    ① 中 경기둔화 ② 저유가 장기화 ③ 美 추가금리 인상 가능성 ④ 英 EU 탈퇴 우려 위기 때마다 우리 경제의 활로를 찾아주던 수출이 2014년 12월 이후 14개월째 뒷걸음질쳤다. 역대 최장기 마이너스 성장이다. 지난달 수출(364억 달러)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가 감소했다. 정부 내에서도 올 수출 증가율 전망치(2.3%)를 다시 낮춰 잡아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문제는 해법이 보이지 않다는 데 있다. 우리 전체 무역의 4분의1를 차지하는 중국의 경기 둔화와 저유가로 상징되는 글로벌 수요 부진 등이 맞물리면서 수출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럽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글로벌 대외 환경이 지난해보다 더 나쁜 형국이다. 지난달 대(對) 중국 수출은 86억 52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2.9%가 감소했다.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연속 하락세다. 지난 1월에는 21.6%나 급감했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실장은 7일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6%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면서 “중국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우리 수출도 반등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화장품, 의약품, 농수산물 수출 등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저유가의 장기화와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여부 등도 우리 수출에 악재다. 조철 산업연구원 주력산업연구실장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 회복보다 저유가와 신흥국의 수요 부진에 따른 교역 위축이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개발도상국에 대한 우리의 수출 비중은 57.4%다. 지난달 중동과 중남미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6.0, 6.9%가 감소했다. 지난 1월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 4곳은 원유 생산량 동결에 합의했지만, 세계 6위의 원유 생산국인 이란이 증산에 나설 계획이어서 저유가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능성과 그리스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유럽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는 경제 제재가 풀린 이란과 쿠바 등 신시장 수출과 FTA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바로 약효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경기 둔화와 저유가의 장기화 등으로 당분간 수출 감소세가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다행인 점은 2월 수출 감소율이 1월(-18.8%)보다 다소 완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란 “산유량 동결 웃기는 일”

    감산 기대 무너져 유가 급락 중동의 맹주 자리를 놓고 정치, 종교적 다툼을 벌이는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생산량 동결을 놓고 다시 충돌했다. 블룸버그와 CNN머니 등 외신은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이 “사우디와 러시아의 산유량 동결 합의는 터무니없이 우스꽝스러운 짓”이라며 힐난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잔가네 장관은 이날 국영 프레스TV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와 러시아는) 사상 최대치인 하루 1000만 배럴이 넘는 원유를 각각 생산하고 있다”면서 “이란은 10분의1인 100만 배럴가량을 생산하는데, 이를 동결하자는 건 웃기는 일”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원유 매장량 4위인 이란은 지난달 16일 서방의 경제·금융 제재 해제 직후 원유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올 연말까지는 100만~140만 배럴 증산한 200만~240만 배럴을 생산할 예정이다. 반면 같은 날 미국 휴스턴의 IHS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 글로벌 에너지 회의에 참석한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은 강력한 산유량 동결 의사를 나타냈다. 알나이미 장관은 “다음달 1일 산유국 회의에서 이를 논의할 것”이라며 “합의가 이뤄지면 공급과잉이 서서히 줄어들 것”이라고 긍정했다. 다만 “산유국 간 단결과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감산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국 석유장관의 이 같은 발언에 전날 감산 기대로 급등했던 국제 유가는 곤두박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선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4월 인도분이 전날보다 1.52달러(4.6%) 내린 배럴당 31.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란의 원유 증산 이면에는 제재 해제 뒤 재건사업에 ‘올인’한 통 큰 씀씀이가 자리한다. 이란 정부는 낙후된 교통·산업 인프라를 개선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불과 한 달여 만에 208대에 이르는 민간 항공기를 싹쓸이한 구매력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날도 브라질 제조사인 엠브라에르의 항공기 50대를 추가로 주문했다. 앞서 프랑스 에어버스의 여객기 118대(110억 달러 규모)와 프랑스·이탈리아 합작사인 ATR의 터보프롭 항공기 40대(11억 달러 규모)를 구매했다. 그동안 경제 제재로 제때에 항공기를 교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란 정부는 항공기 교체 비용의 80~85%를 항공기 제조사와 해당국 은행에서 융통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원유 증산을 통한 ‘오일머니’가 종잣돈이 될 것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산유량 동결은 첫발…추가 조치 뒤따를 것”

    압둘라 바드리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은 22일(현지시간) “최근 산유량 동결 결정이 (유가 인상을 위한) 첫걸음이며 추가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바드리 사무총장은 미국 휴스턴에서 개막한 에너지 컨설팅업체 ‘IHS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의 연례 에너지 콘퍼런스(22~26일)에 참석해 “(동결에) 성공하면 다른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세계 석유업계의 관심이 쏠린 이 회의에 알리 누아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이 2009년 이래 7년 만에 처음 참석해 관심을 모았다. 바드리 사무총장은 3~4개월간 산유량 동결 상태를 유지한 뒤 다음 조치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다음 조치가 무엇인지는 밝히길 거부했지만 시장은 원유 감산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미국의 셰일가스를 언급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하면 그들과 공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석유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미국 셰일업계와 ‘벼랑 끝 대결’을 벌이고 있다. 국제유가가 2014년 고점 대비 70% 넘게 떨어지면서 심각한 재정 위기를 겪고 있다. 누아이미 장관의 콘퍼런스 참석은 산유국들에 ‘증산 경쟁을 멈추고 감산에 동참해 달라’는 신호를 보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이날 발표한 중기 전망보고서는 배럴당 35달러 수준의 저유가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코스피 13일 만에 1900선 회복

    안심 일러… 유럽계 자금 살펴야 국내 증시가 국제 유가 강세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지연 기대감에 13일 만에 1900선을 회복했다. 18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4.90포인트(1.32%) 오른 1908.84에 거래를 마치면서 설 연휴 전인 지난 5일 종가(1917.79)에 근접했다. 최근 코스피보다 낙폭이 컸던 코스닥은 전날보다 14.94포인트(2.40%) 상승한 638.43에 마감됐다.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산유국의 산유량 동결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국제 유가가 30달러대에 재진입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같은 날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월 의사록에서 정책위원들이 금융시장 급변과 경기 둔화를 우려해 기준금리 인상 계획 변경을 검토했다는 소식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번 주 들어 증시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럽 은행 위기와 일본 증시 폭락에서 비롯된 시장의 불안감이 일시적으로 진정된 일종의 ‘안도 랠리’라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유럽 금융 불안 이슈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추가 매도 가능성도 있다”며 “유럽계 자금 이탈을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정유株 사들이는 투자의 귀재들… 석유 ‘검은 눈물’ 멈추나

    정유株 사들이는 투자의 귀재들… 석유 ‘검은 눈물’ 멈추나

    4개국 산유량 동결 합의했지만 이란은 증산 밝혀… 유가 또 하락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왼쪽)과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오른쪽)가 저유가 행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석유 관련 기업의 주식을 사들여 주목받고 있다. ‘기업 사냥꾼’ 칼 아이컨은 채산성이 악화된 석유 관련 기업 주식을 매각하지 않은 채 그대로 보유하고 있었다. 버핏과 소로스는 86세 동갑, 아이컨은 80세로 이들은 투자에선 ‘신의 경지’에 올랐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와 소로스가 견인하는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는 지난해 4분기에 석유·천연 가스 파이프라인 업체인 미국 킨더모건 주식을 각각 매입한 것으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했다고 블룸버그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킨더모건 주식 2653만주(3억 9588만 달러·약 4500억원)를 사들였다. 소로스 역시 이 회사 주식 5만주를 추가 매입했다. 소로스는 또 석유 관련 정보 서비스 업체인 베이커휴스 주식 68만 5000주(3100만 달러·약 387억원)를 매집했다. 아이컨은 수익성이 악화된 원유 생산 업체 체서피크에너지와 해양유전 시추 업체인 트랜스오션의 주식을 그대로 보유한 채 천연가스 공급 업체인 셰니에르에너지 주식을 약간 늘려 413만주로 확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전했다. 저유가 후폭풍이 몰아치는 국제 유가와 관련해선 이란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16일 서방의 경제 제재 해제 이후 원유 생산량을 늘려 온 이란은 17일 테헤란에서 남미 최대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의 석유장관과 원유 생산량 동결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다. 세계 4위 원유 매장량을 지닌 이란은 6개월 안에 경제 제재 이전 수준으로 증산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이란의 원유 생산량은 제재 해제 전보다 하루 200만 배럴 가까이 불어난다. 전날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4개 산유국은 카타르 도하에서 만나 원유 생산량을 지난달 11일 기준으로 동결하기로 합의했다. 산유국들의 기존 하루 원유 생산량은 9653만 배럴로 이미 포화 수준에 도달한 상태다. 반면 글로벌 경기 둔화로 중국의 지난달 원유 수입량이 4% 감소하는 등 세계적인 수요는 줄고 있다. 이처럼 불완전한 산유국들의 합의는 결국 국제 유가의 반등을 끌어내지 못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0.40달러 하락한 배럴당 29.04달러로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도 1.21달러 내린 배럴당 32.18달러로 장을 마쳤다. 한편 국내 정유업계는 향후 유가 변동에 따른 리스크 최소화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제 유가 하락세가 일단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국제 유가는 변수가 워낙 많아 정확한 예측이 어려운 만큼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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