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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눈] 흐지부지 연예비리 수사

    “기자나 방송국 PD의 개인 비리를 캤던 종전의 수사와는 달리 연예계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밝혀내겠다.” 검찰은 지난 7월 연예계비리 수사에 착수하면서 이같이 공언했다.대중가요나 영화 분야가 산업화·기업화하고 있는 현실에서 연예계 비리를 개인의 부정으로만 볼 수 없다는 설명도 곁들여졌다.그동안 연예계 비리 수사가 3∼4년마다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소나기성 수사’였기 때문에 검찰의 시각 변화는 신선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처음에는 검찰의 의도대로 진행되는 듯했다.최근 급성장한 대형 연예기획사를 급습해 대대적으로 수색했고 조직폭력배의 ‘검은 돈’도 수사대상에 올랐다.일부 연예기획사의 경우 코스닥에 등록하는 과정에서 각계에 주식 로비를 한 의혹도 제기됐다. 방송출연 등을 위해 촌지를 주고받던,단순 연예비리 수사를 넘어 경제사범 수사 수준으로 확대되는 것 같았다.검찰 주변에서는“‘연예 게이트’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농담까지 돌았다. 그러나 결국 용두사미(龍頭蛇尾)였다.기세 좋게 치고 나가던 수사는 시간이 갈수록 흐지부지되더니 처음의 거창한 구상은 두달 만에 꼬리를 감추고 말았다.횡령이나 배임,주식 로비 의혹이 명쾌히 밝혀진 것도 없거니와 핵심 인물들은 수사진을 비웃듯 숨어버렸다.SM엔터테인먼트의 실질적 운영자 이수만씨,개그맨 서세원씨,MBC PD 은경표씨가 그들이다.대종상 시상을 둘러싼 금품 로비 의혹의 일단이 드러나기는 했으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수사는 막을 내리고 말았다.젊은 연예 스타와 연예기획사 간의 이른바 ‘노예계약’ 문제는 ‘공정위 소관’이라며 건드리지도 않았다. 물론 일부 ‘거물급’ 연예기획사 관계자나 PD 등이 잡혀 오긴 했다.그러나 그것도 속을 들여다보면 높이 평가할 것도 아니다.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비리였고 2∼3년 전의 일을 들춰낸 것에 불과했다. 어쨌든 검찰은 큰 칼을 빼 휘두르긴 했지만 적장의 목을 치지 못했다.힘이 모자랐을까,아니면 방어가 너무 단단했기 때문일까.검찰 수사의 한계를 또한번 보여준 사건이었다.수사 도중에 한 연예계 인사는 결과를 안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이런 수사는 길어야 한두 달이지 오래가지 못할 겁니다.” 조태성 사회교육팀 기자cho1904@
  • 옌볜 자치주 50년/ ‘高성장 그늘’ 사회해체 위기감

    [옌볜 김규환특파원] 중국 옌볜의 조선족 자치주가 3일 창설 50돌을 맞았다.옌볜은 일본 침략기에는 항일 민족운동의 근거지였고 1952년 자치주창립 후에는 중국 조선족의 삶의 터전이 됐다.그러나 이민족의 박해와 탄압속에서도 민족의 전통문화를 지켜오고 있다.옌볜 현지 취재를 통해 조선족의 삶을 살펴본다. ■조선족의 현주소 옌볜 자치주 주도(州都) 옌지(延吉)는 지금 온통 축제 분위기다.호텔 및 쇼핑센터,기업 등 대부분의 건물에는 ‘연변 자치주 창립 50주년’기념 플래카드가 한국어와 중국어로 나란히 걸려 있다.창립 기념행사 때문에 정장 차림을 한 택시운전사들은 활짝 웃는 모습으로 손님들을 맞고 있다. “기쁘다마다요.낯선 이국 땅에서 고유의 전통문화를 고수한다는 게 보통 어려운 일입니까.”전통혼례식을 구경온 조선족 이옥화(李玉花·70) 할머니는 문화혁명 등 어려움도 많았지만,민족의 뿌리를 보존할 수 있는 자치주의 창립 50주년을 맞게 돼 “가슴이 뿌듯하다.”고 전한다. 축제 분위기는 옌볜 조선족 자치주 경제의 발전과 깊은연관이 있다. 옌볜 경제는 1978년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 이후 농업에서 관광업·교통운수업·상품유통업 등에 집중 투자하는 등 산업구조 고도화를 실시함으로써 고도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옌볜 경제가 다소 주춤하고 있다지만 1980년 이후 연평균 9%대가 넘는 역동적 경제성장을 거듭했다.옌볜 자치주 국내총생산(GDP)은 97년 자치주창설 당시(1952년)보다 13배 이상 늘어난 120억위안(약 1조 9000억원)을 기록했다.개혁·개방 이전 4개에 불과하던 음식점은 1000여개로 늘어나고 인구 30여만에 택시 수가 5000여대에 이를 정도 소비수준이 높아졌다. 그러나 박창욱(朴昌昱) 옌볜대 민족연구소 교수는 “노무수출로 벌어들인 돈이 옌볜의 재정수입보다 많다.옌볜 경제가 더욱 발전하려면 노무수출과 관광수입으로 버티고 있는 옌볜 경제를 첨단 과학기술 산업 분야 등으로 다원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축제 분위기의 이면에는 ’조선족 사회의 해체’라는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개혁·개방 이후 조선족 젊은이들이 돈을 벌기 위해 대도시로 떠나는 바람에 자치주내 농촌지역의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심해지는 탓이다.한·중수교 이후 ‘코리아드림’ 열풍이 불면서 젊은이들이 한국으로 몰려가는 것도 공동화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린(吉林)성 허룽(和龍)시에서 만난 김춘순(金春順·64) 할머니는 “젊은이들이 떠나고 노인들만 남은 농촌에서 삶의 터전이던 땅이 한족들에게 넘어가는 것을 보면 억장이 무너진다.”며 조상들이 피땀 흘려 일궈놓은 땅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때문에 옌볜 자치주에는 한족들이 몰려들어 이름만 조선족 자치주일 뿐정치·경제적으로 한족이 압도적 우세를 차지하고 있다.한국 유학생 이모(26)씨는 “옌지시내 관공서는 물론 은행·백화점·국경기업 등 핵심 간부직은 한족이 차지한 지 오래됐다.”며 “조선족들은 한족에게 계속 밀리면서 일자리를 찾아 옌볜을 떠날 수밖에 없다.”고 귀띔한다. 조선족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도 큰 문제다.조선족 정춘호(鄭春浩·47)씨는 “조선족들은 한족에게 소수민족이라고 학대받고 북한에서는 자본주의에 물들었다고 비난받으며 한국 사람들에게는 못산다고 업신여김 당해 설 자리가 없다.한마디로 부모 없는 고아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khkim@ ■고단한 탈북자들/ “식구 먹을만 하면 더 바랄게 없죠” [옌볜 김규환특파원] “집안 식구들이 먹을 걱정하지 않을 만큼의 돈을 벌수 있으면 무슨 소원이 있겠습니까.”탈북자 김정수(金正洙·31·가명)씨는“지난 1년 돈을 벌기 위해 안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뛰었지만 지금 손에는 한푼도 없다.”며 돈을 벌어오기만 기다릴 아내와 딸이 눈에 어른거린다며 한숨을 내쉰다. 중국 옌볜 땅을 밟았지만 탈북자들의 삶은 여전히 고단하다.최근 탈북자들의 중국 외교부 앞 ‘난민지위 인정’ 시위 등으로 중국 공안당국은 물론 북한이 파견한 체포조 등의 감시 눈초리로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현재 옌볜지역을 전전하는 탈북자들은 5000∼1만명 정도.대부분 극심한 식량난을 피해 북한을 도망쳐나온 ‘경제난민’이다.이들은 ‘한국에 가서 잘 살아보겠다.’는 꿈이 탈북생활의 힘겨움을 견뎌내게 해준다고 말한다. 하지만 한국으로의 망명에 성공하는 이는 극히 일부분.탈북생활 2년째인 박경표(朴京杓·가명·15)군은 “‘중국에 가면 잘 먹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무작정 북한을 탈출했다.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구걸로 살아가지만 후회는 않는다.”고 말한다. 이들 탈북자는 여름철에는 공원이나 역대합실 등에서 노숙하며 지낼 수 있지만,날씨가 추워지면 몸을 맡길만한 곳을 찾아나선다. 탈북 여성들 가운데는 산업화로 중국 농촌의 여성들이 도시로 나가버려 여자가 귀해진 중국의 농촌 총각 등과 결혼해서 사는 경우가 있다.그러나 이는 운이 좋은 편이고 일부 탈북 여성들은 배고픔을 견디다 못해 몸을 파는 경우도 있다.조선족 김모(43)씨는 “신분증도 없고 말도 통하지 않는 북한 여성들이 아무런 연고 없이 강을 건널 경우 대부분 팔려간다고 보면 된다.”고 귀띔한다. ■전통혼례등 20여 기념행사 다채 [옌볜 김규환특파원] 옌볜 조선족 자치주는 3일 자치주 창립 50주년을 전후로 다채로운 행사를 펼치고 있다.이번 축제행사를 위해 옌볜 자치주에 속한 8개 시현(市縣)에서 1만 3000여명의 학생·주부들을 동원했을 정도다. 자치주 창립 축제기간중 선보이는 프로그램은 20여 개.개·폐막식의 매스게임과 카드섹션은 물론 농악과 사물놀이 등 민속 가무,민속 복장쇼,민속 전통혼례식,민속 음식전람회,국제조선민족축구대회,백두산 등반대회,두만강문화제,노래자랑대회,두만강지역 국제투자무역 상담회 등등.방용남(方龍南) 옌볜작가협회 창작이론연구부 주임은 “자치주 창립 50돌 행사는 옌볜 자치주는물론 중국 전체 조선족의 경축행사”라며 “옌볜 자치주의 발전상과 조선족문화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지난달 31일 시사회를 가진 영화 ‘태양으로 가는 길’과 개막식 경축대회,민속 전통혼례식 모습 재현 등이다.‘태양으로 가는길’은 항일무장투쟁으로 일생을 보낸 조선족 출신으로,중국 인민해방군 군가를 작곡한 정율성(鄭律成)씨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조선족 150여년 이주사에서 처음으로 조선족이 영화의 주인공은 물론 감독·제작을 맡았다.10월 부산영화제에도 출품된다. 지난달 31일 개막식으로 옌지시 인민경기장에서 열린 ‘주 및 연길시 연변조선족 자치주 창립 50돐 경축대회’에서는 5000여명의 학생과 주부 등이 한데 어울려 매스게임과 카드섹션 등을 펼쳤다.매스게임 도중 아리랑이 울려퍼지자 참석한 조선족과 한족 등 2만여명의 관중들은 어깨동무를 하며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였다. 민속 전통혼례식도 눈길을 끌었다.1일 옌지시 시내 중심부 시대광장에서 10쌍의 조선족 신랑·신부가 참가한 조선족 민속 전통혼례식에는 한족 등 다른 민족들도 비를 맞으면서 끝까지 지켜보며 관심을 보였다.중국인 천징(陳靜·57·여)씨는 “조선족 자치주에 살지만 전통혼례 모습은 처음 본다.”며“이런 행사가 자주 열려 중국내 민족들간의 이해의 폭이 넓어졌으면 한다.”고 말한다.
  • [열린세상] 병역과 한국사회

    정치인 아들의 병역 문제가 길고 지루한 늦여름의 장마만큼이나 사람들의 마음을 끈적거리는 불쾌감으로 빠져들게 만들고 있다.병역 문제를 둘러 싼 여당과 야당의 대결은 한도 끝도 없이 물고 물리는 대결의 구렁텅이에서 조금의 타협점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실 정치의 판을 넘어 한국사회의 구조 속에서 병역이 갖는 특별한 의미를 생각해 보면,앞으로도 유사한 ‘뇌관’들이 수도 없이 많이 널려 있음을 알게 된다.오늘날 한국을 이끌어가고 있는 사회 지도층이나 그 2세들의 병역 실태를 조사해 보면 병역의 문제가 단순히 대통령을 꿈꾸는 한 정치인 아들의 개인적 문제가 결코 아닌 사회 전반의 구조적 병폐,그리고 더 나아가서 병역 제도 자체의 근원적인 문제와 맥이 닿아 있다는 것을 금방 간파할 수 있다. 우선 병역의 문제는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의 일단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사회의 지도층이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자식들을 병역의 ‘족쇄'로부터 면제받도록 만드는 상황에서 일반 국민들이 그들의 자식을 군대에 보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지닐 수 없다.보편적 의무로서의 병역의 원칙이 사회의 일각에서 허무하게 무너져 내리고,이제는 이 사회의 성공한 중산층들마저 ‘해외 원정 출산' 등으로 병역의 의무를 완전히 저버리는 상황이다. 가난했던 시절,이른바 이중국적은 사회의 특권층들이나 취득하는 것으로 생각되었다.그러나 오늘날에는 해마다 수만명에 달하는 평범한 중산층들이 그들의 자식들을 이중 국적자로 만들고 있는 것이 우리의 안타까운 현실이다.병역의 의무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사람들이 이 땅에서 그들의 혜택만을 누리고,의무는 저버리는 현실이 고착화될 경우 병역을 둘러 싼 갈등은 단순한 정치적 ‘스캔들'을 넘어 사회 전체의 균열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을 충분히 안고 있는 것이다. 한국식 병역 체제의 또 다른 한계는 이 제도가 점점 더 사회 자체의 커다란 변화 속에서 제 기능을 수행하기 힘들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한국사회가 유지해 온 병역 제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남북한간의 군사적 긴장과 대립 상황에서 오랫 동안 유지되어 왔다.남북한간의 긴장과 대립이 없다면 우리가 이토록 엄청난 희생을 감수하는 병역 제도를 유지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현재 우리가 유지하고 있는 병역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많은 젊은이들이 가장 생산적이고,활동적이며,학습 의욕이 넘치는 나이에 상당한 기간에 그들의 꿈을 접고 병역의 의무에 종사해야만 한다는 사실일 것이다. 과거 우리가 급속한 산업화를 서두르고 경제 발전을 위해 막대한 노동력을 동원해야 했던 시절 한국의 병역 제도는 도리어 경제 발전에 긍정적인 역할도 수행하였다.그러나 전통적인 산업화의 시대를 넘어 지식과 정보가 중심이 되는 세계화된 경제에서 한국의 병역 제도는 새로운 시대의 경제 및 사회적 필요와 제대로 조응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더군다나 노동시장 자체가 국제적으로 개방되는 상황에서 해외에서 태어나 외국의 시민권을 갖고 국내에서 활동하는 한국인의 수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이 땅에서 태어난 젊은이들이 병역을 이수한 채 외국의 젊은이들과 현저히 불리한 조건에서 경쟁해야 한다면 병역제도는 이 사회를 책임질 중심 세력을 더욱소외시키고,그들을 사회의 주변으로 내몰아 버리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병역 문제를 단순한 일회적 ‘정쟁'의 차원으로 접근해서는 그 갈등의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찾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이렇게 볼 때 우리는 보다 장기적이고 건설적인 방향에서 제도 자체를 신중히 재검토하고,바람직한 개혁의 방향을 조심스럽게 모색할 필요가 있다.남북한간의 군사적 긴장이 엄존하는 상황에서 병역 제도의 개혁을 논의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으로 비칠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도리어 문제의 해결 방안을 군의 현대화와 전문 직업화,그리고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지원병 제도의 도입 등을 통해 찾아보는것도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다.물론 이러한 논의는 남북한간의 군사적 대립과 긴장 상황이 지속적으로 개선된다는 전제 위에서 신중하게 시작되어야 할 과제임에는 틀림이 없다. 박준식(한림대 교수.사회학)
  • [강남특구 대해부] (4)전문가 좌담/“경제이득 노린 재건축 막아야”

    대한매일은 아파트 값 폭등과 교육과열로 대변되는 서울 강남지역을 집중 조명하는 ‘강남특구 대해부’시리즈를 내보냈다.4회 중 마지막으로 재정경제부 박병원(朴炳元) 경제정책국장,교육인적자원부 정기오(鄭冀五) 인적자원정책국장,서울시 배경동(裵慶東) 주택국장과 함께 강남과열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정책좌담회를 가졌다.권혁찬(權赫燦) 경제에디터가 사회를 봤다. ◇사회- 부동산 가격급등과 교육열로 상징되는 ‘강남과열’현상의 원인을 무어라고 보십니까. ◇박병원 국장- 강남의 부동산 가격이 서울의 다른 지역에 비해 급격하게 오르는 것은 교육,아파트 공급의 한계,생활 여건,재건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입니다.재개발 차익을 노린 투기세력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예전에 강남을 떠나 분당 신도시 등으로 이사했던 사람들이 강남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이는 교육적인 여건 외에 용인지역의 난(亂)개발로 교통 등 생활여건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입니다. ◇정기오 국장- 강남의 집값 상승에 여러 요인이 있고,그 중 한 요인이 교육문제라는 점을 인정합니다.올해 초 분당 등 경기도 일부 지역에 대해 평준화 조치를 취했습니다.학생들이 학교를 지원하는 방식에서 거주지에 따라 배정받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지요.이 때문에 분당과 경기도 남부 지역 주민들이 강남으로 U턴했고 아파트값 상승의 원인이 됐다는 관측이 있습니다.그러나 학생들의 학업 성취수준에 미치는 변수인 가정적인 배경과 부모 학력수준,거주지,학교 가운데 학교의 영향이 가장 작다는 국내외 연구결과에 주목해야 합니다. ◇배경동 국장- 서울시는 전후 50년 동안 산업화와 도시화를 거치면서 무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의 의도대로 물량 위주의 공급정책을 펴왔습니다.인구 46%가 몰려 있는 수도권엔 지금 저금리 정책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못한 투기성 자본이 몰리고 있습니다.IMF이후 부동산경기 활성화를 위해 시장의 자율성을 믿고 분양가 자율화 등 사회적 규제를 풀다보니 공급자 가격이 시장을 지배하게 됐어요.미등기 전매를 공공연하게 허용해 투기를 부추긴 측면이 있습니다.문제는 이것이 저소득층의 주거형태인 전·월세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입니다.서울시는 재건축에 따른 이익추구 및 기대심리가 주택가격을 상승시켰다고 보고 재건축을 제한하고 분양가격에 대한 간접규제와 안전진단을 강화했습니다.하지만 항구적인 대책은 아니에요.강남을 대체할 만한 도시를 만들어도 7∼8년 후에는 똑같은 현상이 나타날 겁니다.재산세와 보유세 강화로 조세형평을 이뤄야 주택가격이 바로 설 수 있습니다.좋은 학교가 많다는 것도 주택가격 상승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집니다.강남 송파 서초 강동 등 4개 구청에 서울시내 중·고등학교의 20∼25%가 몰려있고 학원은 30% 이상이 집중돼 있어요. 강남의 매력은 문화적인 인프라로 볼 수 있는 만큼 서울의 주택 정책이 아닌 수도권의 주택정책으로 균형개발을 도모해야 합니다. ◇사회- 제가 아는 분 중에 최근 네분이 모두 교육때문에 강남으로 이사했습니다.강북에 있던 집을 팔고 강남의 낡은 아파트로 전세를 얻어 간 경우도 있습니다.이런 경우를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교육이 강남 아파트값 상승에 영향을주는 것이 분명해 보이는데요. ◇박국장- 강남의 모든 주택이 매매된 것은 아닙니다.몇백가구만 오른 값에 매매돼도 강남 전체의 집값이 오른 것으로 간주됩니다.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는 전입자가 비록 소수라 하더라도 가격 상승에 충분한 요인이 되는 것이지요.전부터 강남에 살고 있던 사람은 기본적으로 부유하기 때문에 옮길 필요성을 못느낍니다.자녀 교육에 목을 맨 사람들은 무리해서라도 강남으로 갑니다.강남만이 제공하는 교육여건 때문입니다. ◇정국장- 무리는 없는 설명이라 생각합니다.나가려는 사람은 없고 강남으로 들어오려는 사람만 있으니 들어오려는 소수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고 볼 수 있지요. ◇배국장- 서울에 나대지가 없다 보니 아파트보다는 다세대 다가구위주로 공급체계가 바뀌었습니다.그러나 주택공급이 늘어도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줄어 가격을 안정화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이런 식이라면 또다시 불안해질 수 있습니다.학자들은 정보가 공유돼 수요공급 메커니즘에 의해 가격결정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서울의 주택시장은 불투명하며 지하경제의 특성이 있어 담합하면 먹혀들어가는 게 현실입니다.보유세 누진 등이 현실화되지 않고서는 주택가격을 안정시킬 수 없습니다.인프라가 충분한 곳에 사는 주민들이 세금을 더 많이 내야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조세정의가 서있지 않습니다. ◇박국장- 거래세를 낮추고 보유세를 강화하는 데는 동의합니다.그러나 공급이 안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세형평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수요가 있다면 당연히 공급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신도시를 포함한 주택 200만가구 건설 이후 90년대 내내 서울의 집값은 강남을 포함하여 오르지 않았습니다.10년 이내에 이러한 정책을 한번 더 실시했어야 했는데 IMF때문에 오히려 주택건설이 한동안 부진했습니다.지금이라도 수요에 맞는 공급을 위해 강남의 대체지 개발이나 다른 지역의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노력이 절실합니다. ◇배국장- 서울에서의 대체지 개발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대체지 개발은 수도권의 개발을 의미합니다.그린벨트를 풀어야 합니다.공급논리로 풀어나간다면 환경문제가 심각해질 것이 자명해요.후손들에게 물려줄 것도 더이상 없게 되는 것이지요.대체 도시를 만들어도 또 하나의 강남이 될 뿐입니다.삶의 질과 가격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우선 조세정책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박국장- 보유과세 강화는 오래된 숙원이지만 실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조세저항이 엄청나기 때문이지요.공급확대와 조세정책이 병행되면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공급 확대가 우선돼야 합니다.말한 대로 대안도시의 개발이 가져오는 효과는 실례로 증명된 바 있습니다. ◇사회- 아파트 재건축 문제가 강남 부동산 가격을 촉발시킨 원인이라는 지적들이 많은데요. ◇배국장- 왜 재건축을 하는가부터 생각해봐야 합니다.경제적 이득을 취하기위한 재건축은 막아야 합니다.극단적인 처방으로 재건축이 완료돼 등기될 때까지 소유권 이전을 못하게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서울은 이미 개발이 완료된 도시입니다.재건축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비경제적입니다.20∼30년 쓸 수 있는 주택을 아파트로 만드는 것은 국가적 손실입니다. ◇박국장- 재건축은 양날의 칼입니다.단기적으로는 주택공급을 줄이고 가격상승과 투기의 빌미를 제공합니다.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더 큰 집,더 좋은 집을 추구하는 현실적인 수요를 충족시켜 가격안정에 도움을 줍니다.낡은 아파트의 재건축을 제한한다고 해서 옆의 아파트 값이 오르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정국장- 강남 과열현상을 정책적으로 풀어야 한다면 정책의 순서를 우선 정해야 합니다.순서대로 취해야 될 조치 가운데 교육정책이 언제 끼어들어야 하는가가 문제입니다.강남 열풍을 아파트나 학교 건물 등 시설만으로 접근하는 하는 것은 곤란합니다.특정 지역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것은 그 지역이 정보화가 잘 됐다거나 사회적인 네트워크가 잘 갖춰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물론 강남의 메리트인 이러한 ‘사회적 자본’이 성장하는데 학교나 학원이 큰 기여를 한 것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사회- ‘사회적 자본’을 분산시킬 방안은 있습니까. ◇정국장- 강남이 갖추고 있는 거주자로서의 만족도가 다른 지역에서도 제공돼야 합니다.학교 자체로만 보면 점수관리 면에서 강남이 오히려 타지역보다 불리합니다.그러나 강남에는 ‘사회적 자본’의 총량이 크기 때문에 강남으로 몰려듭니다.우선 화폐적,경제적 처방이 선행돼야 합니다.그 다음에 부동산의 수요·공급이 고려되고 교육은 맨 마지막으로 점검해야 합니다.왜냐하면 교육에 대한 단기 처방은 오히려 역효과를 부르기 때문이지요. ◇박국장- 수급의 차질이나 과다한 유동성 등 경제적 요인이 있는 것은 사실이며 대책이 필요합니다.그러나 교육이 맨 마지막 대책이 돼야 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배국장- 서울시가 70년대 후반부터는 강북개발을 억제하고 강남개발에 인센티브를 주는 행정을 펴왔습니다.강남이 개발 논리로 본다면 여러 면에서 유리한 조건을 갖췄습니다.그러나 환경친화적인 잠재력으로 따진다면 강북이 더 발전될 가능성이 남아 있습니다.강북 교육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이 개발되면 강남수요를 다소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정국장- 교육복지에 대한 투자도 중요합니다.지금까지는 도서벽지나 농어촌을 빼놓고는 지역간 교육재정의 편차가 없었습니다.학부모들이 기피하는 강북의 일부 지역을 투자우선지역으로 설정하는 작업도 필요합니다. ◇박국장- 금년초 화약에 불을 붙인 것은 수도권 6개 신도시의 평준화입니다.일산,평촌,분당 등의 신도시는 교육에 관한한 비평준화 지역이므로 자기가 원하는 학교를 골라서 갈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었습니다.그러나 평준화 정책으로 모든 것이 사라져 학부모들이 다시 강남으로 U턴하고 있습니다.강남의 집값을 올리는 데에는 몇백가구의 전입자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사실을 다시 지적하고 싶습니다.강남 이외의 지역에 좋은 학교를 만들어 학교때문에 그 지역으로 이사를 가는 사람이 생기도록 만드는 것이 강남집중,수도권 집중을 완화시키는, 가장 신속하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정국장- 교육문제는 결국 부모가 얼마나 자녀들에게 세심한 배려를 하느냐에 달렸습니다.그러나 강남으로의 전입만이 자녀들에 대한 배려는 아닙니다.강남 학부모의 교육열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진정한 관심과 배려가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배국장- 조세정의가 바로 서야 합니다.주택이 도시의 구성요소가 된 이상 자본시장에만 맡겨서는 안됩니다.사회적 자산인 주택을 집주인과 투기세력이 좌지우지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박국장- 주택이 사회적 자산인 것은 사실이지만 사회적인 측면은 저소득층의 주택문제에 한정돼야 합니다.중산층 이상은 자신의 주택을 최대한 스스로 결정하게 놔두어야 합니다.투기자에게 철퇴를 내려야 한다는 것과는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공급적인 측면에서 강남을 대체할 수 있는 지역 개발이 절실해요.기존 지역도 좋고 신도시라도 상관없습니다. 정리 이창구 김유영기자 window2@
  • 경기 소음·진동민원 급증 지난해 138곳 행정조치

    경기도내에서 각종 개발사업과 차량 및 산업시설 증가로 소음 및 진동과 관련한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 28일 도에 따르면 행정기관에 접수된 소음·진동 관련 민원은 지난 96년 511건에 불과했으나 97년 571건,99년 949건으로 점차 늘어났다. 이어 2000년에는 1846건으로,지난해에는 무려 2346건으로 급증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소음·진동관련 민원 가운데 확성기 소음,유흥업소 심야소음 등 생활소음이 2059건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공장소음 135건,교통소음 114건,항공기소음 38건 등이다. 도는 지난해 소음·진동 배출업소 5225곳을 대상으로 단속을 실시,발생소음 기준을 초과한 40개 업소 등 소음·진동규제법 위반업소 138곳을 적발했다. 이 가운데 32곳을 개선명령 하고 30곳은 폐쇄명령, 4곳은 이전명령,2곳은 조업정지 시켰으며 나머지 70곳에 대해서는 경고 등 조치했다. 지난해 말 현재 관련법에 따라 허가 또는 신고된 도내 소음·진동배출업소는 1만 289개로 나타났다. 도는 산업화·도시화가 지속될수록 이같은 소음·진동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소음 및 진동 규제지역을 확대 지정하고 배출업소에 대한 지도 및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교통소음을 줄이기 위해 학교,병원,주거지역 등을 중심으로 방음벽 설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수원 김병철기자
  • 미생물 유전체 사업단 10월 출범

    미생물에서 고부가가치의 정밀화학·의약 소재를 발굴,산업화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연구사업이 오는 10월부터 본격 시작된다. 과학기술부 유용미생물유전체활용기술개발사업단(www.microbe.re.kr)은 최근 세부 연구과제 공모접수가 끝남에 따라 과제선정 평가를 거쳐 10월부터 사업단을 본격 가동한다고 27일 밝혔다. 사업단은 앞으로 10년 동안 매년 100억원씩 1000억원의 연구비를 투입,유용 미생물의 발굴 및 산업화에 연구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사업단은 특히 갯벌,근해 퇴적층,열대·화산지역 등의 ‘해양·특수환경 미생물군’과 미생물-미생물,미생물-무척추동물,미생물-해양생물 간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상호작용 미생물군’에 연구를 집중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특수 기능성 효소발굴 및 실용화기술 ▲의약용 단백질 제품화기술 ▲미생물자원 및 유전체정보 제품화기술 등을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함혜리기자 lotus@
  • 방송국 ‘탤런트 공채’ 사라진다

    방송국이 배우를 기획사에서 ‘공수’해 오는 시스템이 일반화되면서 방송국 탤런트 공채가 사라질 처지에 놓였다. 지난해 공채 탤런트 30기까지를 뽑은 MBC는 올해 신인을 뽑지 않을 방침이다.KBS와 SBS는 각각 지난 1999년과 2000년에 뽑은 19기와 9기가 마지막 공채 탤런트다.이같은 현상은 연예기획사가 대거 성장하면서 방송국과 신인 탤런트 모두 공채 제도에 더이상 매력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MBC 드라마국 김승수 국장은 “기획사들이 많아지면서 연예문화가 산업화하다 보니 A급 신인이 방송국보다는 기획사로 빠져나가는 듯한 인상을 받아 일단 올해는 (공채 선발을)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방영중인 드라마의 주연급 배우는 대부분 공채 출신이 아니라 기획사나 CF를 통해 데뷔한 케이스.SBS 주말극 ‘라이벌’의 주인공 김재원과 MBC월화드라마 ‘내사랑 팥쥐’의 여주인공 장나라는 각각 기획사 JS픽쳐스와 원업 출신이다.MBC일일극 ‘인어아가씨’에서 조연으로 발탁돼 인기몰이 중인 신인 김성택도 SP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배역을 받았다.KBS1 월화드라마 ‘러빙 유’의 유진과 이 드라마 후속으로 방영될 ‘천국의 아이들’의 김동완은,이수만이 운영하는 연예기획사 SM이 키운 비주얼 댄스가수 출신이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연기자들이 주연급으로 성장하면 연예기획사로 소속을 옮겨 아나운서·기자와 달리 공채 출신으로서의 이용가치가 크지 않다.PD들이 공채 신인을 주·조연급으로 발탁하는 경우도 드물어 공채 탤런트에 들어가는 1년 예산인 1억여원을 다른 스타 연기자를 스카우트하는 데 쓰는 게 오히려 낫다고들 입을 모은다. 반면 기획사들은 스타급과 신인들을 배합해 ‘전략적’으로 배우들을 관리한다.이같은 시스템이 방송사와 기획사의 유착 배경 가운데 하나라는 지적이 적지 않지만,신인 입장으로서는 공채로 들어가 2년동안 몸이 묶인 채 월 50만∼60만원을 받고 단역만 맡느니 기획사에서 출발해 단번에 기회를 잡는 게 이득이라고 말한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연기자가 뜨고 나면 기획사로 옮겨 높은 몸값을 요구해 방송사들이 회의에 빠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연기자를 소비하는 방송사가 자체적으로 신인 발굴에 힘쓰지 않는다면 기획사에 휘둘리고 출연섭외에 어려움만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현진기자
  • 오피니언 중계석/ 최장집교수 고대 특강-한국정당 ‘有이념 대중정당’ 바람직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소장 최장집)가 일반 시민들을 위해 마련한 ‘최장집의 민주주의 특강’이 지난 21일 제6강을 끝으로 종강했다.최 교수는 이날 한국 정당체제가 내포한 문제점과 그로 인한 부작용,노무현·정몽준 현상의 실체,한국교육의 계급구조화 등에 관해 강의했다.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최장집교수 고대 특강 한국정치는 냉전·반공주의적 정당체제 속에 이어져 왔다.냉전·반공주의는 증오와 배제,비인간성을 조장하고 그것이 만들어내는 사회구조와 만나면서 더욱 증폭된다. 이러한 정당체제는 서민·노동자 배제-민의 괴리 증대-투표 불참-기득권 유지-좁은 참여와 넓은 배제의 악순환을 낳았다. 정치인들은 항상 대안으로 ‘사회적 통합’을 강조하나,내용을 들여다 보면 지역적 통합밖에 없고 사회·경제적 근본문제는 도외시한다.사회적 갈등에 관한 근본적인 개념조차 없다. 1948년 이후 정당이 수없이 생기고 사라지면서 한국 정당정치는 결빙상태에 있으며,정당 제도화 수준은 아주 낮다.우리 정치의 쟁투를 보면 소수 엘리트의 단기적 정치목표를 위한 것 말고는 아무 것도 없다. 이에 따라 정치인들은 아무런 정치철학이나 이념적 정체성 없이 이전투구식으로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을 되풀이하고 있다.올 연말 대선을 앞두고 거론되는 합종연횡 시나리오는 거의 인내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을 보여준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을 혁명적으로 바꾸어야 한다.한국 정당의 특징은 무(無)이념의 포괄적 간부정당인데,이를 유(有)이념의 대중정당으로 바꾸어야 한다. 개선도 필요하다.대표체계를 어떻게 민주화하고,서민 대중의 이익이 어떻게 대표될 수 있느냐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며,승자 독식의 현행 선거구도가 변해야 한다. 만약 대통령중심제를 유지해야 한다면 프랑스나 브라질처럼 2차 결선투표제가 바람직하다.이는 다당제와 정치연합을 가능케 하고 프랑스식 여야당 동거정부가 가능하게 한다. 아니면 비례대표제를 근간으로 하는 의회중심제도 고려해볼 만하다.이렇게되면 군소정당도 입지를 갖게 돼 사회다원화에 기여할 수 있다.민주노동당등 군소정당이나 시민단체들도 제도적으로 권익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선거제도를 바꾸는 데 먼저 나서야 한다. ‘노풍’과 최근 정몽준 의원에 대한 높은 지지율은 한국적 정당체제에서만 가능한 현상이다.국민이 기존 정당과 정치인에게 신물을 내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새롭고 신선한 것에 쏠린 에너지 폭발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즉,해결자·영웅 갈구현상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해결자’가 엄청난 국민적 갈구를 일정 시간 내에 채워줄 수는 없다.노후보의 지지율 하락은 이런 측면에서 해석하면 된다.정몽준 의원도 월드컵 이후 노풍 비슷한 현상을 겪고 있으며,그가 자신에게 쏠린 국민적 갈망을 현실적으로 채워주지 못할 경우 지지도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사회의 근본 이슈는 중앙집중 완화,사회다원화,하위조직 민주화등이라고 할 수 있다.한국사회는 급속하게 계급구조화하고 있다.재벌 집중도 심화,금융자율화와 지식정보 산업화에 따른 새로운 계층구조가 형성되고 있으며,이는 실업과 노동문제를 야기해 서민생활의 열악화를 낳는다. 특히 교육이 계급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한국교육은 최근 신자유주의식 교육을 추구하고 있으며,경쟁원리에 의해 모든 정책이 정해진다.이는 대학서열화를 부추기고 계급구조의 문제를 낳았다. 군사정권의 정책 중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제도가 학력고사제 도입이다.학력고사제는 고액과외를 받거나,좋은 고등학교를 나오지 않아도 열심히 공부하면 명문대에 합격할 수 있도록 해 계급구조를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그러나 다시 입시제가 변하면서 지역·직능 등 환경에 의해 형성된 계급구조가 강화되고 있다. 대학교육을 맡은 교수들의 보수화도 문제다.현재 충원되는 대학교수는 대부분 한국 명문대를 나와 미국 명문대에서 석·박사를 하고,부유한 가정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에 따라 대학교수들은 동질적으로 엘리트화했고,사회 개혁을 위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지 않고 침묵하는 현상을 초래했다. 정리 임창용기자 sdragon@
  • 中 둥팅호 범람 초읽기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중국 대륙에 ‘대홍수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중남부 ‘둥팅(洞庭)호’의 수위가 25일 오전을 기점으로 약간 낮아졌지만 범람 위기는 더 높아지고 있다고 신화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둥팅호 수위는 전날 밤 11시 34.88m에 도달한 뒤 이날 오후 2시에는 34.85m로 낮아졌지만 후난(湖南)성 북부에 27일까지 5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지난 1998년 양쯔(揚子)강 대홍수로 40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악몽이 재연되고 있다. 호수의 범람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후난(湖南)성 일대는 지난 21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둥팅호 제방 사수작전’을 벌이고 있다. ◇수위 낮아졌지만 범람위기 여전- 98년 양쯔강 대홍수때 둥팅호 수위는 35.94m.이번에 둥팅호 수위는 34.88m를 기점으로 차츰 내려가기 시작해 중국 당국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그러나 둥팅호와 인접한 후베이(湖北)성 성도인 우한(武漢) 수문의 수위는 23일 경계수위를 넘어선 뒤 지속적으로 높아지며 24일 27.61m를 기록했으며,27일에는 28m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23일 쾌청한 날씨를 보이는 등 20일이후 비가 내리지 않아 수위가 조금씩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중국 중앙기상대는 25∼27일 사이에 둥팅호 수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후난성 중부와 북부지역 일대에 20∼60㎜의 번개·우박 등을 동반한 집중호우가 예상된다고 예보했다. ◇피해 상황- 호수 주변에는 웨양(岳陽)·이양(益陽)·창더(常德) 등 중소도시 외에도 거대 산업도시인 후베이성의 우한과 후난성의 창사 등 인구 600만∼700만의 인구밀집 도시가 몰려 있다.호수가 범람할 경우 엄청난 대재앙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22일 현재 둥팅호의 범람 위기로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후난성의 경우 8월 들어 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339개 마을과 5개현이 물속에 잠기는 바람에 후난성 일대에 1000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더욱이 2만 7000채의 가옥이 침수됐고,41만 5000㏊의 농지가 폐허로 변해 재산피해는 200억위안(약 3조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때문에 웨양시 홍수통제 지휘부 간부등 후난성 관리 16명이 위험한 제방을 제때 보수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처벌받았다. ◇범람 원인은 인재- 중국 정부의 무분별한 개발정책에 따른 환경파괴가 1차적인 원인이다.여기에다 지난 6일 이후 태풍을 동반한 집중호우가 후난성 일대를 강타하며 사정이 악화됐다.환경전문가들에 따르면 양쯔강 주변 원시림은 이미 85%이상 남벌된 상태이다.산업화 영향으로 도로와 공장·주택을 건설하기 위해 계속된 산림남벌이 환경을 파괴함으로써 인재(人災)를 불러오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같은 양쯔강 상류지역의 산림 남벌로 연평균 5억t의 토사가 밀려와 양쯔강의 수심을 높이고 있다.이는 세계에서 가장 긴 나일강과 2위인 아마존강,4위인 미시시피강으로 유입되는 토사량을 합한 것과 맞먹는 양이다. ◇범람 막기 총력전- 원자바오(溫家寶)농업담당 부총리가 총지휘하는 홍수 방재 당국은 둥팅호 범람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주변 6개 도시 주민100여만명과 군 병력 1만여명 등을 동원,물이 새고 있는 둥팅호 제방을 보수하고 둑을 높이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또 둥팅호 일대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호수 주변의 주민 60여만명을 긴급 대피시켰다. 후난성 성도인 창사(長沙)의 홍수통제본부는 “후난성이 1998년 대홍수 이후 처음으로 홍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며 “현재 주민 100여만명과 군인1만여명이 1800㎞에 이르는 둥팅호 호숫가의 물이 새고 있는 제방 130개 지점을 보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khkim@ ■둥팅호는…서울의 6배 면적 중국 중부의 후난성 웨양시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둥팅호는 장시(江西)성 포양(^^陽)호에 이은 중국 대륙의 제2의 담수호.수상면적은 3915㎢로 서울시의 6배. 소위 ‘8경(景)’의 원조격인 샤오샹 8경의 하나로 꼽힐 정도로 풍광이 아름답고 웨양루(岳楊樓) 앞에 있는 쥔산(君山)섬에는 순제(舜帝)의 죽음을 비관해 호수에 몸을 던진 아황(娥皇)·여영(女英) 두 비(妃)를 모시는 높이 128m의 묘우(廟宇)가 유명하다.초나라 굴원(屈原)이 빠져 죽은 멱라수,삼국지 적벽대전의 적벽 등 중세 문학유적이 즐비하다.
  • 구로역에 내년 교통광장 조성/ 양대웅 구로구청장의 ‘맞춤복 행정’

    ‘산업화시대의 요람에서 디지털시대의 중심지로.’ 구로구가 민선 3기 양대웅(梁大雄·60) 구청장을 맞아 서남권의 중심지로 대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30여년간 서울시에서 봉직한 행정전문가인 양 구청장은 구로를 공단과 공해로 연상되는 서울의 변두리가 아니라 서울·경기를 아우르는 수도권 서남권의 중심지로 탈바꿈시킨다는 야심이다.그가 41만 주민과 직원들에게 던진 화두도 ‘변화와 희망을 열어가는 활기찬 구로 만들기’다. 그는 우선 주거지 한복판에 위치한 영등포 교도소와 구치소가 지역 발전을 저해한다고 판단,이들 시설물의 조기 이전을 강력히 추진할 방침이다. 구로구를 지나는 남부순환도로 평면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할 태세다.남부순환도로 35.2㎞ 가운데 구로구 구간 5.4㎞는 유일한 자동차 전용도로로 지정된 데다 주변 주거지역보다 1∼5m정도 높은 곳에 위치해 도로주변 주민들의 왕래가 단절되는 등 지역발전의 걸림돌이 돼 왔다. 양 구청장은 이 때문에 오류IC에서 매봉초등학교 앞과 가리봉1파출소에서 영일초등학교 앞 도로를인근 주택지역과 높이 차이가 나지 않게 평면화시켜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는 “서울시가 교통전문가들의 견해가 부정적이라며 우리구 주장에 다소 회의적인 입장이나 투자만 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오류·온수동 일대 시계경관지구도 조속히 해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6m도로를 사이에 두고 인접한 부천시 지역은 이미 경관 지구에서 풀려 고층아파트가 들어섰다.이로 인해 이 지역 주민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에 허탈해 하고 있는 것이다. 구로역 일대 등 역세권 개발에도 혼신을 다할 복안이다.구로역 일대는 경인로와 경인·경수 철도축이 교차하는 역세권으로 지역발전의 거점이 되어야 함에도 무허가 건축물 난립 등으로 오히려 가장 낙후돼 있다. 때문에 양 구청장은 미관개선과 이용편의를 위해 구로역에 교통 광장을 내년에 조성하기로 했다.교통광장이 조성되면 이 일대는 백화점·유통단지 등의 신시가지로 변모하게 된다. 이처럼 활기찬 구로 거듭나기 위해 양 구청장을 비롯한 1100여명의 구청 직원들은 요즘 말 그대로 발로 뛰고 있다.가만히 앉아서 일하는 ‘기성복 행정’이 아니라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맞춤복 행정’을 펴자는 것이 양 구청장의 방침이다. 최동욱(崔東郁) 문화체육과장은 “문화원 건립을 위해 문화원을 갖고 있는 인근 동작구를 수차례 방문하는 등 직원들이 주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체감 행정’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늘 현장에 있어야한다는 것이 구청장의 지론”이라고 말했다. 박현갑기자
  • 전문가 좌담/한국형 경제모델의 모색/ ‘원칙있는 보상’ 성과주의 정착 시급

    미국기업들의 분식회계,일본의 10여년간 장기불황 등으로 미국식과 일본식경제 모델이 모두 불신받고 있다.과연 한국의 경제모델은 어떤 형태를 지향해야 할지 삼성경제연구소 이언오(李彦五·정책연구센터장) 상무,한국외국어대 박명호(朴明浩·경제학과) 교수와의 좌담을 통해 진단했다.사회는 이상일(李商一) 대한매일 경제팀장이 맡았다. *이상일 팀장= 미국이나 일본 경제모델의 문제점들이 요즘 지적되고 있습니다.한국의 경제모델은 어떻게 되어야 할까요? *이언오 상무= 월드컵 기간동안의 ‘대∼한민국’ 열기가 2개월도 채 안돼 완전히 실종됐습니다.허탈한 기분이 드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안돼 있기 때문입니다.우리의 경제시스템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이 시점에서 매우 적절합니다. *박명호 교수= 외국사례를 하나 들어볼까요.80년대초 미국에서는 10년후쯤 이른바 신(新)고전파 경제학이 득세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그러나 80년대 실질소득이 떨어지면서 90년대 들어 등장한 것은 ‘구조조정’이라는 살빼기 모델이었습니다.80년대 초에도 과거 전혀 생각못했던 ‘레이거노믹스’가 등장했었습니다.역사나 다른나라의 사례에서 경제모델을 찾는 것은 때늦은 경우가 많습니다.특정모형의 선택보다는 우리경제를 시장지향적으로 몰고가는 방안을 찾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상무= 과거 우리는 일본식에 가까웠지만 지금은 일본과도 다릅니다.오너중심,대기업체제,정부개입이란 특성이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전문경영인,중소벤처기업,외부감시강화로 대폭 바뀌었습니다.이는 경쟁과 선택의 결과입니다.어떤 시스템이 확실하게 우위다,아니다라는 정답은 없습니다. *박 교수= 시장경제를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경제마인드를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미국은 70년대 이후 중산층의 실질임금 상승이 거의 없었습니다.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세계화의 영향 때문입니다.하지만 노동조합조차 크게 반발하지 않습니다.실질임금의 하락을 수긍합니다.80년대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경제가 성과위주로 가야 한다는 것을 배웠기 때문이지요.반면 우리나라는 이런 인식이 부족합니다.구조조정의 쓴 맛을아직 덜 본 것이지요.성과주의에 대한 인식을 더욱 강화,확산시켜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 팀장= 삼성경제연구소는 미국식 성과주의를 국내 기업들이 무분별하게 도입해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습니다.회계부정 등으로 미국식 시스템도 비판했는데요. *이 상무= 우리나라는 점진적으로 성과주의를 추진해야 합니다.업종,기술,경쟁상대 등에 따라 차별적일 필요가 있습니다.금융기관은 성과위주로 해도 상관 없지만 제조업체·정부 등은 섣불리 도입하기 힘든 면이 있습니다.성과주의가 우리나라에서 어려운 것은 무엇보다 상위그룹의 능력이나 도덕성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박 교수= 우리 사회는 성과주의를 무턱대고 거부하는 경향이 강합니다.시장에서 개인역량을 평가하고 성과로 이어가는 것이 시장경제 시스템인데 잘 수용하지 않습니다.월드컵 4강 포상금을 축구 대표선수 모두에게 공평하게 분배한 것을 보고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기여도가 다른데 어떻게 똑같이 나눌 수 있습니까.성과주의의 작품이었던 이번 4강쾌거의 마지막 마무리도 성과주의로 했어야 옳았다고 봅니다. *이 상무= 사회전반의 투명성이 약하다보니 성과차이가 어떤 규칙에 의해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사회적 신뢰가 약합니다.우리사회에서 잘 나가는 사람들,스타플레이어급 CEO(최고경영자)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아직 정착이 안된 것도 문제입니다. *이 팀장= 한국적인 성장모델은 가능할 것으로 보십니까? *박 교수= 시장경제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19세기말에 가난했던 나라들은 지금도 여전히 가난합니다.또 1인당 국민소득 5000달러에서 1만 1500달러선의 중간층 국가가 거의 없으며 이는 ‘미싱 미들’(Missing Middle)로 표현됩니다.중간 지대에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선진국의 자유시장 경제로 나가려면 엄격한 원칙적용이 중요합니다.국회의원들의 역할이 지역구 기업의 은행대출 때 행장에게 청탁전화 거는 것이라는 말이 있을만큼 시장경제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습니다.기업 독과점에 대한 시장규제를 엄격히 적용하고 재벌문제의 해소도 엄격한 시장의 힘에 맡겨야 합니다.소액주주들의 권리도 철저히 보호해 주어야 합니다. *이 상무= 하지만 우리같은 문화풍토에서 시장경제를 어설프게 도입했다가는 역효과를 볼수 있기 때문에 더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이를테면 농업을 시장경제라고 해서 완전개방시킬 수 없고,실업을 마치 ‘죽는 것’으로 생각하는 우리 현실에서 노동유연성만 강조하는 것도 안됩니다.한국적인 현실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바로 이거다.’라는 식의 단정적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저는 경쟁과 실험 등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시도할 수 있는 것을 시장경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대기업 오너체제라는 것도 시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여러 방안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오너는 나쁘고,전문경영인은 좋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팀장= 시장의 문제를 고치려는 정부개입의 정도와 범위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할 듯 합니다. *이 상무= 미국은 국가 안에서는 정부간섭 없는 자율을 강조하지만 해외로 나가면 정부와 기업은 물론,군대까지 힘을 모읍니다.하지만 우리는 유착도 아니고 협력도 아니고 대립도 아닌,아주 어설픈 상황입니다.시장경제는 정부가 개입하는 것이 아니고,정부가 효율적으로 나서주는 것인데,우리는 정부가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팀장= 일본에서는 구조개혁이 상당히 지연되고 있는데 우리에게 시사점은 무엇일까요. *박 교수= 일본과 한국의 중요한 차이는 위기의식의 정도입니다.일본 중산층에게는 위기의식이 없습니다.디플레 상태에서는 돈 있는 사람이 제일 행복합니다.실업문제도 크지 않습니다.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외환위기 때 우리나라는 기업 정부 국민이 모두 죄인 취급을 받았지만 일본의 장기불황에는 죄인이 없다는 것입니다.때문에 시스템의 개혁이 지연되는 상황입니다.일본은 이런 식으로 갈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 상무= 일본은 아직 먹고 살만한 나라입니다.시장경제가 겉으로는 도입됐지만 빠르게 확산되지 않고 있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예를들어 닛산자동차에 외국인인 카를로스 곤 사장이 와서 개혁을 했지만 여타기업으로 전파가 안되고 있습니다.반면 상대적으로 위기감이 높고 가진 게 별로 없는 우리는 일본에 비해 개혁 확산이 빠른 편이지요. *이 팀장= 시장경제가 장점이 있긴 하지만 산업의 독과점이 심화되고 근로자의 절반이 임시직으로 변하는 등 문제도 심각합니다. *이 상무= 독과점이나 대기업 편중 같은 현상은 몇십년동안 압축성장을 해온 우리경제의 태생적 한계입니다.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자발적 역동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시장에서 마음껏 경쟁하고 그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있다는 믿음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단순히 현상만 갖고 나쁘다 좋다해서는 안되며 그 과정이 시장경제적이냐,아니냐로 판단해야 합니다.무한경쟁 속에서 독과점이 나타날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박 교수= 임시직이 급증한 것은 우리가 그동안 지나치게 높은 보수와 안정된 고용을 제공해 온 데 원인이 있습니다.대기업 대졸자 첫 연봉이 1500만∼2000만원쯤 되는데 이는 우리나라 1인당 GDP(국내총생산)보다 높은 액수입니다.아마 이런 나라는 한국 밖에 없을 것입니다.시장경제가 제대로 되려면 고용상태가 불안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이런 데까지 정부가 나서면 안될 것입니다. *이 팀장= 우리사회에서 가장 시급하게 고쳐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이 상무= 외환위기 이후 기업 금융 공공 노동 등 정부가 중점 추진해온 4대 개혁과제는 상당한 진전이 있었습니다만,유독 정치분야는 낙후되어 있습니다.또 교육이나 복지처럼 완전경쟁은 아니지만 민간의 활력이나 경쟁의 원리가 도입될 수 있는 부분들이 폐쇄적,독점적으로 남아있습니다.이런 것들을 해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한국적 시장경제 모델의 핵심은 기업입니다.기업은 시스템이 어찌됐든간에 살아남기 위해 계속 노력을 합니다.경쟁에 둔감한 부분들부터 먼저 효율화시켜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박 교수= 60년대부터 30년간 성장을 해온 우리경제는 앞으로 자본과 노동의 경제기여도가 갈수록 떨어지게 돼 있습니다.새로운 기술과 경영노하우,연구개발,제도의 효율성 등이 종합된 총요소생산성을 높여야만 합니다.총요소생산성은 철저하게 시장경제로 가야만 높아질 수 있습니다.저는 기업·금융 등 개별시장이 자기의 역할만 제대로 하면 시장경제의 구축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정리 김태균기자 windsea@ ▲이언오 상무·삼성경제연구소 정책연구센터장=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정부시스템,산업정책,기술정책 등 큰 틀의 국가전략을 연구했다. 저서 '21세기를 향한 한국의 국가경쟁력' 등. ▲박명호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 교수= 경제발전론,경제학사,경제제도 비교이론 분야의 전문가로 제도학회,비교경제학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논문 '유럽의 산업화가 한국경제에 주는 시사점'등.
  • [시론] 하천 관리정책 재검토를

    8월 들어 계속되고 있는 폭우로 남부지역,특히 낙동강 유역이 온통 물바다이다.철로가 유실될 정도로 집중적인 수해를 입었던 경남 김해시 한림지역은 벌써 11일째 마을이 물에 잠겨 있다.낙동강 제방이 가장 먼저 무너진 합천군 청덕면 역시 속수무책으로 낙동강 수위가 내려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함안군 법수면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로 인해 경남에서만 현재 3627억원이란 천문학적인 재산피해가 발생했다.수재민들의 상심과 고생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공교롭게도 이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곳은 모두,과거에 낙동강 유역의 모래밭이었거나 배후습지였던 곳이다.낙동강 유역은 원래 홍수기에는 낙동강 물을 흡수해 주고,갈수기에는 낙동강에 물을 공급해 주는 배후 습지가 풍부하게 발달해 있었다. 그러나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낙동강 배후습지는 대부분 공단이나 도로,농경지로 개발되어 버렸다.그러면서 좁아진 강폭을 보완하기 위해서 높다랗게 직선으로 쌓은 제방은 강물의 유속을 빠르게 하여 빨라진 유속으로 힘을 받은 강물은 하류지역의 허술한 제방을 붕괴시키는 것으로 수해를 확대시켰다.자연의 원래 모습을 인정하지 않는,무조건적인 제방 축조식의 치수관리 정책은 어느덧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98년 중국에서 발생하여 3004명의 목숨을 앗아간 기록적인 대홍수의 피해 원인을 중국에서는 습지의 무분별한 개발과 그에 따른 홍수조절기능의 소실로 판단했다.그리하여 향후 20년간 중국의 습지를 1950년대 수준으로 복원한다는 계획을 지난 99년 람사협약당사국총회에서 발표하기도 하였다.또 영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강의 범람 주기를 10년으로 인정,너무 높게 쌓지 않는 융통성 있는 제방 축조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네덜란드에서도 제방을 겹겹으로 쌓은 후 반복되는 수해를 해결하기 위하여 아예 제방 일부를 헐어버리고 원래의 습지를 복원하는 정책을 집행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 추세에서도 볼 수 있듯이,우리나라도 지금까지의 토목공사 일변도의 치수재난 관리 정책에 면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과거 우리나라의 강 관리정책인,강 유역을 인공적으로 변형시켜 구조물을 형성하는 토목공사에 치우친 방식에서 강 유역 습지의 원래 가치를 인정하고 그 기능을 활용하는 방식의 정책이 동시에 개발되고 적용되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건설교통부에 의해 독점된 치수관리정책이 재고되어야 한다.강 유역의 생태관리와 치수관리를 효과적으로 양립시키기 위해서는 건교부와 함께 환경부와 전문가,또 환경단체가 함께 강 유역관리 장기정책에 대해 고민하는 구조가 필요하다.중앙정부에 의해 일률적으로 수립,집행되었던 치수관리 정책도 지역별,지형별,수계별 특성에 맞는 관리로 그 형태를 전환해야할 것이다. 지난 수년간 진통을 겪으면서도 결국은 합의에 도달했던 4대강 특별법의 제정과정과 같이 끊임없이 중앙의 관계 행정기관과 지방정부,전문가,주민,시민단체가 함께 머리를 맞댈 때만이 강 유역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수해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고 강유역의 생태계를 보전하는 지혜로운 방안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다. 이현주/ 마창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글로벌 시각] 병든 지구 살리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가 개최된다.이 회담에는 각국 총리와 대통령을 포함해 180여개국에서 6만여명이 참석한다.이 회담의 목적은 인류가 처한 가장 시급한 문제의 답,즉 환경을 살리고 빈곤을 퇴치하며 지구를 살릴 방안을 찾기 위한 것이다. 지구는 딱한 처지에 놓여 있다.1992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첫 세계정상회의에서 지구는 이미 심각한 병에 걸린 것으로 경고받았다.지구온난화는 현실적인 문제가 됐고,전세계의 식수는 고갈되고,숲은 사라져가고 있으며,많은 종자들은 멸종해 가고 있다.또 빈곤으로 10억 이상의 인구가 죽어가고있다. 세계 지도자들은 “지속적인 환경파괴의 주범은 특히 산업화된 나라의 지속 불가능한 소비 및 생산 경향이며 이는 가난과 불균형을 악화시킨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그들은 전세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기후변화와 생물의 다양성에 관한 2개의 조약과 ‘의제 21'로 알려진 실천계획을 채택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의 이론은 간단하다.만약 다음 세대가 전 세대가 물려받은 정도의 환경을 물려받는다면 발전은 지속적일 것이다.이는 치료책에 앞선 예방책 찾기,세계 모든 사람들간 및 현 세대와 다음 세대간의 결속 도모,많은 시민들이 참여한 정책 결정의 전제 아래 가능할 것이다. 지난 10년간 발전한 분야는 없다. 사실 악화됐다.자유시장의 세계화가 가속화함에 따라 ‘지속불가능한 소비 및 생산 형태’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사회적 불평등은 어느 때보다 심화됐다.세계 3대 부호의 자산은 48개 최빈국 국민들의 자산을 합친 것보다 많다.부국들의 생태 파괴에도 가속도가 붙었다.전세계 인구비율의 20%에 불과한 30개 선진국가들이 합성 화학물질의 85%와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의 80%,식수의 40%를 소비한다.이 국가들의 국민 1인당 온난화 유발 가스 방출량은 개발도상국 국민들의 10배에 달한다. 지난 10년간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방출량은 9% 늘어났다.그러나 최대 오염 배출국가인 미국의 경우 18%가 증가했다.10억 이상의 인구가 식수를 받지 못하고 인류의 절반에 해당하는 30억명이 저질급수를 받는다.오염된 식수로 인한 질병으로 매일 3만명이 죽고 있다.숲의 황폐화도 계속되고 있다.매년 스위스의 4배에 해당하는 1700만㏊의 숲이 사라지고 있다.이산화탄소를 흡수할 나무들이 사라짐에 따라 온실효과와 온난화 현상도 악화되고 있다.13%의 새와 25%의 포유류,34%의 어류가 사라졌는데 이같은 집단 멸종은 공룡 멸종 이후 처음이다. 정상회의에 참석할 대표들은 희망을 안고 오겠지만 국가이기주의,성장에 대한 안달,시장원리와 이윤의 법칙이 기세를 부리는 한 성과를 거두기 힘들 것이다.지난 6월 발리에서 열린 준비회담에서 지속적 발전을 위한 행동강령을 채택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요하네스버그에서 강대국들이 적어도 7가지를 약속해야 한다.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위한 국제 프로그램을 만들고 빈곤 국가들의 에너지 사용 우선권을 보장해야 할 것이다.깨끗한 식수의 공급과 이용이 보장돼야 할 것이다.2015년까지는 기본권리조차 행사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수를 줄여야 할 것이다.1992년 리우 생물다양성조약에서 규정한 대로 기업을 환경파괴범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법안이 마련되고 모든 상업활동의 잣대가될 예방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유엔과 국제노동기구의 생태계보호 근본방침에 맞춰 세계무역기구의 법이 수정돼야 할 것이다.개발도상국에 대한 개발원조금으로 적어도 국민총생산(GNP)의 0.7%를 지원하겠다는 선진국들의 확언이 필요하다.가난한 나라의 빚을 탕감해 달라는 구속력 있는 건의도 있다.인류는 자연을 파괴함으로써 지구를 살기에 적합하지 못한 곳으로 만들었다.환경재앙으로 이끌어갈 일들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이것은 우리가 21세기에 당면해 있는 도전이다.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면 인간이 멸종 위기에 처할지도 모른다. 이나시오 라모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주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8월호)
  • 지역 특화산업 본격 육성

    대구의 섬유와 부산의 신발 등 전통적인 기반 산업외에 대전의 지능로봇,강원도의 바이오타운 등 지역 특화산업육성이 본격 추진된다. 19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지역산업 진흥을 위한 지역별 전략산업 지원 계획에 따라 지난 1999년부터 2000년까지 대구·부산·광주·경남을 특화산업지역으로 지정한데 이어 올해는 대전·충청권,전라·제주권,울산·경북·강원권 9개 시·도를 추가했다. 대전·충청권은 전자·생물 특화산업,전라·제주권은 자동차부품 및 기계,생물 특화산업지역,울산·경북·강원권은 자동차·전자·생물산업 특화산업지역 등이다. 이에 따라 대전·충청권에는 208억원,전라·제주권 265억원,울산·경북·강원권 174억원 등 9개 시·도에 올해 총 447억원의 국비가 지원된다. 지역산업진흥계획은 지역 특화산업 육성을 통해 지역 발전 및 경쟁력 제고를 목적으로 기업에 대한 직접 지원보다 연구개발을 위한 각종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대구의 ‘밀라노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밀라노 프로젝트는 대구의 기반산업으로 90년대 들어 경쟁력을 상실한 섬유산업의 르네상스를 꿈꾸며 지난 99년부터 5개년 계획으로 국비 3670억원 등총 6800억원이 투자된다. 대전시는 IT분야 고주파부품지원센터와 BT의 바이오벤처타운,그리고 IT·BT융합기술로서 지능로봇분야가 전략산업으로 선정됐다. 이 가운데 내년부터 2006년까지 구축되는 지능로봇 산업화센터는 차세대 프런티어 기술로 부상하고 있는 로봇(RT)과 관련해 지역내 인프라가 풍부하고사업화를 이룰 벤처기업이 많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총 사업비 419억원이 투자돼 대덕테크노밸리(부지 5000평)에 들어설 센터는 정보교류실과 연구개발실,기술지원실 등이 설치된다. 대전시 기업지원과 이택구 과장은 “지역진흥사업은 연내 설립되는 통합법인에서 맡게 되며 중소기업지원센터 운영 경험을 살려 기금 조성과 임대,장비이용 등 자립기반도 마련해 놓고 있으며,대전을 로봇의 상징 도시로 관광상품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
  • [씨줄날줄] 텃새와 철새

    흥부전의 제비는 행운의 박씨를 물고 왔다.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춘삼월 어느날 처마 밑으로 날아든 제비를 먼길 떠났던 가족이 돌아온 것처럼 반긴 것일까.그 반대일 수도 있다.‘흥부전’의 저자 겸 독자인 민중이 그 행운의 드라마에 제비를 등장시킨 것은 흥부전 이전부터 제비가 길조로 여겨졌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제비뿐 아니다.옛날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름이나 겨울 한철을 이 땅에서 보내는 철새를 무척 반겼다.외부와 단절된 농경사회에서 먼 곳에서 왔다는 자체가 동경의 대상이었던 것이다.현실이 얼마나 답답했으면 어디서,무슨 사연인지 불문하고 손님을 예고하는 까치소리를 길조(吉兆)로 여겼을까.그심층에는 어제나 오늘이나 그 타령인 백성의 변화의 욕구가 깔려 있었던 셈이다. 우리 조상들이 막연하게 동경하던 제비의 고향 강남은 동남아 일대다.그리고 제비가 행운을 물고 오지 않는다는 것도 안다.그래도 우리는 제비를 기다려야 한다.그들이 오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이 살기 좋은 땅이 아니라는 징표이기 때문이다.알고 보면 그들은 행운을 물고온 것이 아니라 행운을 좇아 이 땅을 찾았던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이곳을 찾아오던 철새들이 줄어 들었다.사계절이 뚜렷한 덕택에 철새의 낙원이라던 우리나라에 철새가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은 먹을 것이 귀해졌다는 뜻이며 공기가 매캐하고 물이 맑지 않다는 뜻이다.오던 손님이 발길을 끊으면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철새가 발을 끊는데 텃새라고 살기 좋을 리 없지 않은가.산업화 이후 텃새도 많이 사라졌다. 다행히 국립환경연구원 조사에 의하면 쇠딱따구리와 직박구리,딱새,박새 등 텃새는 서식밀도가 높아졌다고 한다. 그런데 흰배지빠귀,꾀꼬리 등 여름철새는 여전히 나쁘단다.조상 대대로 붙박아 살던 텃새는 웬만하면 견디지만 싫으면 언제든지 그만두는 철새가 아직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의 환경지표가 아직 기대 이하라는 뜻이다. 그뿐인가.겨울이 와도 돌아갈 줄 모르는 여름철새,여름이 와도 돌아갈 줄 모르는 겨울철새,길 잃은 철새가 53종이나 된다고 한다.텃새 식구 늘었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다.이상기온 환경호르몬 등으로 정신 나간 새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다.그 재앙이 언제 인간에게 닥칠지 모르지 않은가.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홍수에 휩쓸린 유럽·아시아/ “”값 매길수 없는 피해”” “”인간이 자초한 재앙””

    지구촌이 물난리를 겪고 있다.지난 일주일 동안 폭우가 집중된 중·동·남부 유럽지역은 최소 88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홍수와 산사태가 이어진 인도,방글라데시,네팔,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의 희생자도 900명 가까이 집계되고 있다.전문가들은 유럽의 이번 기상재해로 20억달러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갈수록 피해규모는 늘고 있다.특히 1000년 이상된 문화유적들이 즐비한 체코 수도 프라하는 14일 오전(현지시간) 블타바강 수위가 시간당 15㎝씩 상승하고 있어 이들 유적이 대거 유실되지 않을까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물에 잠긴 유럽- 지난 1890년 이후 최악의 폭우가 쏟아진 체코는 9명이 숨지고 4만여 주민이 집을 떠나 거리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등 초비상 상태다. 당초 14일 새벽쯤부터 물이 빠질 것으로 기대됐으나 전혀 수위가 낮아지지 않고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블타바강은 여름철 통상 수위보다 7.25m나 높은 것으로 관리들은 보고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스피들라 체코 총리는 8명이 숨지고 블타바강이 범람할 가능성에 대비해 12일 프라하와 보헤미아 등 4개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지금까지 20만명에 소개령을 내렸지만 일부 주민이 집을 포기하지 않아 인명피해가 더욱 늘어날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온다.주민들은 밤새 모래주머니를 채워 강둑에 쌓는 등 문화유적을 지키기 위해 힘을 합쳤다. 바츨라프 하벨 대통령도 휴가지 포르투갈에서 급히 귀국했다.기상 예보관들은 체코에 폭우를 퍼부은 비구름이 지난주 이미 58명의 인명피해를 낸 러시아 흑해 연안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독일 동부 바이에른주에서는 11명이 희생됐고 작센주 주민 1만 7000명이 긴급 대피했다.바이에른주 트라운슈타운에서는 인근 댐의 붕괴 우려로 주민대피령이 내려졌다.정부는 1억유로의 수해대책예산안을 긴급 승인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7명이 목숨을 잃었고 모차르트의 고향인 잘츠부르크의 1000여 가옥이 침수되는 등 오스트리아 국토의 절반 이상이 물에 잠겼다.루마니아 동부에도 13일 폭우가 쏟아져 가옥 한 채가 붕괴,모자가 숨지는 등 3명이 희생됐다. ◆아시아도 물난리- 네팔에서는 지난 수주 동안 집중호우에 따른 대홍수로 422명이 숨지고 173명이 실종되는 등 25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적신월사(赤新月社) 관계자는 몬순(열대성 계절풍)의 영향으로 호우가 계속되는 데다 눈과 얼음이 녹으면서 강물이 불어 서부 지역으로 홍수 피해가 확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근 방글라데시와 인도 동부 지역에서도 수개월간 지속된 홍수로 수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필리핀 북부와 중부에도 지난 12일 폭우가 쏟아져 22명이 익사 또는 감전사하고 실종자와 재산피해가 증가하고 있으며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는 폭우로 가옥이 붕괴되면서 어린이 2명이 숨졌다. 호주 동부 뉴 사우스 웨일스주에서는 50년만에 최악의 겨울 산불이 발생,소방당국이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힘받는 환경운동- 유럽지역을 휩쓴 이번 홍수가 지구 온난화 현상을 저지하기 위한 선진 공업국들의 노력에 새로운 전기를 제공할 전망이다. 환경보호론자들은 오는 26일 남아프리카 요하네스버그에서 개막하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지구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번 홍수사태가 자신들의 입지를 대폭 강화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들은 이런 기상이변이 온실가스 감축노력을 게을리한 데 따른 자연의 응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클라우스 퇴퍼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은 13일 “최근의 기상재해가 인간의 책임 때문에 발생했다는 사실은 더 이상 의심할 나위 없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선진 공업국들의 책임이 크다.”고 강조했다.그는 또 “에너지를 더 효과적으로 절약하는 정책과 새로운 에너지원의 개발을 지속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위르겐 트리틴 독일 환경장관은 이날 베를린지역 방송과 회견에서 “우리가 지난 100년 동안 산업화를 통해 이룬 성과가 지금 쓸려내려가고 있다.”며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재해 방지를 위한 국제적 노력 강화를 촉구했다. 그러나 세계 최대의 오염물질 배출국인 미국은 온실가스 배출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교토기후변화협약에 대한 비준을 거부하고 있다.기업의 비용을 증가시키고 일자리를 줄일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등 다른 지도자들은 지구정상회의에 참석 의사를 통보했지만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아직 확답을 하지 않고 있다. 임병선기자·외신종합 bsnim@
  • 이대 초청강연 싱후시 뉴저지주 前수자원국장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댐을 짓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겠지만 지역간 ‘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이화여대의 초청으로 세미나에 참석한 싱후시(Shing-Fu Hsueh·58) 미국 뉴저지주 전 수자원국장은 5일 물 부족 극복비결을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물이 부족한 지역과 넘쳐나는 지역을 효과적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물관리 정책의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미국 뉴저지주는 연평균 강수량이 약 1150㎜로 미국의 평균 강수량 914㎜보다 많은 편이지만 항상 물 부족에 시달렸다. 게다가 산업화에 따른 하천·해안의 수질오염과 골프장 확산,농약사용 증가로 지하수 오염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뉴저지주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45억달러(약 5조원)를 들여 하수처리장을 최소한 2차 처리시설로 개선했다.또 오염총량관리제를 도입,수영금지 해변구역 803곳을 11년 사이에 14곳으로 대폭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수도사업을 대부분 민영화로 바꿔 경쟁력을 확보하기도 했다.싱후시 전 국장은 “수도사업의 민영화는 비용을 줄이는 데 효율적이지만 물관리 정책에는 장애가 될 수 있다.”며 “특히 수도회사들이 물을 많이 만들고 파는 이윤추구에 목적이 있는 만큼 물절약에 소홀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뉴저지주는 수질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3차 하수처리시설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싱후시 전 국장은 “산이 많은 한국의 지역특성상 댐 건설보다 저수지를 만들어 재활용하는 것이 낫다.”며 “대규모 신도시를 건설할 때 홍수 체류지를 만드는 것이 생태계와 지하수 보호 뿐만 아니라 물 부족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싱후시 전 국장은 타이완 태생으로 1969년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미국 동부 웨스트 윈저시장을 맡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
  • “종교정신 회복 우리가 나섭니다”

    물신주의와 물량주의 영향에 따라 상품화와 산업화로 치닫는 나머지 ‘영혼주식회사’라는 악평까지 받는 우리사회의 종교.종교가 수행과 사랑의 실천을 그 기본정신으로 함에도 불구하고 ‘종교의 상품화’는 성직자와 교인들이 상호 연대속에 오로지 개인의 질병 치유와 육체적 건강,취업과 승진,진학과 사업번창을 위한 기복신앙에 머무른다는 비난을 받기 일쑤다.이같은 경향은 각종 재정의 사유화와 불투명성,성직자의 권위주의를 초래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불교·천주교·기독교의 평신도들이 연대조직한 ‘개혁을 위한 종교 NGO 네트워크’(공동대표 김동한·박광서·박순희)가 종교계 지킴이를 주창하고 나섰다.종교의 기본인 청빈(淸貧)과 자정(自淨)의 정신을 일깨우고자 분기별로 ‘오늘의 종교 디딤돌과 걸림돌’을 선정,발표키로 한 것.사건이나 단체·사람·건물 등을 대상으로 하며 종교디딤돌에 선정되면 기념패,걸림돌의 경우 소금과 경종을 보내기로 했다.첫해인 올해는 9월과 12월 두차례 실시키로 했으며 이를 위해 천주교2명,불교 2명,기독교 3명 등 7명으로 심의위원회를 구성했다. ‘오늘의 종교 디딤돌’은 ▲경건하고 청빈한 삶을 추구하는 종교인 ▲소외된 이웃을 위한 나눔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단체나 종교인 ▲건전한 사회를 위해 기부활동에 적극 참여하거나 기부문화 활성화에 기여하는 종교인이나 단체 ▲종교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하는 종교인이나 단체등을 수상자로 선정한다.‘오늘의 종교 걸림돌’은 ▲부정비리에 연루되거나 비도덕적 행위로 물의를 일으킨 종교인이나 단체 ▲물량주의적 종교시설 건축과 과다소비성 행사를 벌이는 종교인이나 단체 등을 선정할 예정이다.
  • [다시 일어서는 대덕밸리] (상)불밝힌 연구소

    ***연구인력 복귀… 옛영광 재현 용틀임 지난 18일 한국과학기술원이 앞으로 첨단전략산업 창출의 전진기지가 될 나노기술(NT) 국가공동연구 시설인 ‘나노팹(Nano Fab)센터’를 유치함으로써 대덕연구단지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외환위기에 따른 구조조정과 뒤처진과학기술정책 등으로 한때 연구원들이 등지는 아픔을 겪은 대덕연구단지이지만 이번 유치를 계기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IT(정보기술)·BT(생명기술) 등 첨단 신기술(6T)의 대두와 벤처기업 붐,대덕밸리의 등장으로 변화의 용틀임이 곳곳에서 분출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명실공히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메카로 자리잡은 대덕연구단지의 과거와현재,그리고 미래의 나아갈 방향 등을 짚어보는 시리즈를 마련했다.시리즈는 상·중·하 3회에 걸쳐 게재된다. ◆다시 불 밝힌 대덕단지 연구소- ‘생명연장의 꿈을 이루는 그날까지.’국내 바이오산업의 구심점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양규환)은 자생식물과 미생물 연구 및 경쟁력을 확보한 동물 복제 연구에 심혈을기울이고 있다.여기에 국가 프런티어사업으로 전세계적 바이오붐을 타고 지난 99년부터 10년 장기 과제로 인간유전체기능연구를 추진중이다.사실상 한국형 게놈프로젝트로유전자의 세포내 기능을 밝히고 이를 활용해 한국인이 많이 걸리는 위·간암 등의 진단 및 치료,신 의약품 개발을 목표로 한다.정부출연금 1330억원과기업부담금 440억원 등 1770억원이 투자될 계획이다. 양규환 원장은 “국내 바이오산업은 단기간에 빠른 성장을 했지만 아직은 연구 기반이 취약하다.”면서 “생명연은 유전체/단백질체 분야와 융합생명공학 분야를 중점 연구테마로 정해 집중 육성하는 한편 바이오벤처에 대한산업화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국내 정보·통신·전자분야의 핵심 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오길록)의 IT-KORE A를 향한 발걸음도 계속되고 있다.현원의 90%인 1772명이 석·박사인 국내 최대의 두뇌집단으로 현재 TDA,CDMA를 이을 ‘4세대이동통신기술’과 ‘차세대 능동형 네트워크 정보보호시스템’ 등 정보통신부 5대 대형 국책과제를 담당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에너지 전문기관으로 495명이 근무하고 있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손재익)은 대체에너지 개발 연구가 한창이다.특히 다음달에는 연간 80억∼130억원이 투자되는 ‘이산화탄소 저감 및 처리기술개발’ 사업단이 구성된다. 항공우주연구원(원장 최동환)은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1호의 후속인 ‘아리랑 2호’ 연구와 함께 현재 타당성 조사를 마친 성층권 무인 비행선 개발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인공위성보다 낮은 지상 40∼50㎞에서 보다 정확하게 지상을 관측할 수 있는 비행선 개발사업은 7년 장기과제로 추진되고 있다. 국제 소급성이 적용되는 측정표준을 확립,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은희준)은 온도·전자기 등 단위별 표준의 정밀도 제고 및 비파괴·인간공학 등 산업측정·평가기술 연구가 한창이다.여기에 길이그룹(그룹장 염태봉)이 지난 99년부터 오는 2004년까지 국가지정연구실로 지정돼 수행하고 있는 NT분야 나노측정기 개발 등도 주요 사업이다. 이밖에 원자력연구원과 기계연구원 등 단지내 각 연구기관들도 기관 고유사업 및 국가 대형 프로젝트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의 실리콘밸리- “대덕연구단지에 활기가 넘치는 날,한민족은 다시한번 번영을 누리게 될 것이다.”는 어느 과학자의 말은 현 대덕단지의 위상을축약하고 있다.내년이면 대덕단지 30주년을 맞는다.재도약의 기대를 부풀게 한 첫 삽은 지난 2000년 9월28일로 거슬러 올라간다.대덕연구단지와 과학산업단지,신탄진 3∼4공단,엑스포과학공원과 정부대전청사를 묶는 대전시의 ‘대덕밸리’ 선포식이다.그동안 축적된 대덕단지의 개발기술을 산업화로 연계한다는 취지로 미국의 실리콘밸리가 모델이다.현재 대덕밸리에는 800개 벤처기업(등록업체 500개)이 있고 이미 IT분야에서는 산·학·연이 연계돼 적지않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덕단지의 여건도 나아지고 있다.19번째 출연연이 될 한국한의학연구원이 내년 말까지 이전할 계획이고 국립문화재연구소와 매장문화재 보관센터도 건립이 한창이다.이밖에 애경연구소가 지난해 개원했고 최근에는 코스닥 등록예정인 몇몇 벤처기업이 대덕밸리에 입주하는 등 연구인프라가 갈수록 향상되고 있다.올들어 연구원 창업이 10명 안팎에 불과하고 고급인력들의 유입이 활발해지는 등 연구 분위기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출연연의 한 관계자는 “대덕단지에는 국가 연구인력의 10%인 1만여명이 상주해 있고 주변에 벤처기업과 대학이 인접해 있는 등 과학도시로서 최적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나 산·학·연 네트워크 구축이 미약하다.”면서 “앞으로는 기존 기술개발 기능에 지식생산·보급 역할을 강화함으로써 국가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과학기술 중심축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 ■입주기관 116개…科技한국 첨병 대덕연구단지는 지난 73년 국토의 균형 개발 및 국가의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관련 연구·교육기관을 집중 배치·육성한다는 계획에 따라 조성됐다.내년이면 30주년을 맞는다. 경부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가 교차하는 국토의 중앙-서울기점 150㎞,부산기점 280㎞,광주기점 170㎞-에 위치해 있고 행정구역은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과 전민동 등 유성구 일원 17개 동을 포함하고 있다. 총 면적은 27.8㎢,약 840만평으로 교육·연구관련 시설이 47%(13.2㎢)를 차지하고 있고 녹지보존(11.8㎢)과 주거(2.4㎢),상업(0.4㎢) 구역으로 나눠져있다. 지난해 말 현재 입주기관은 116개로 지난 74년 이주한 한국화학연구원을 비롯한 정부출연연구기관 18개와 민간연구소 27개 등 연구·교육·공공기관이 72개이고 44개는 벤처기업이다. 특히 지난 99년 12월 대덕연구단지관리법이 개정되고 지난해 5월 대덕연구단지개발 기본계획변경에 따라 벤처기업 입주가 가능하게 돼 창업 열기가 뜨겁다. 이를 반영하듯 기존 44개 외에 47개가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며 창업보육센터(171개)와 시설지 외(外)업체(19개) 등을 포함하면 모두 281개 벤처기업이 연구단지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입주 기업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IMF 이후 구조조정 등으로 감소했던 대덕연구단지 종사인력은 지난해 말 현재 1만 5899명으로 전년대비 986명이 증가하는 등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이 중 연구직은70%인 1만 714명으로 2000년보다 640명이 증가했고,특히 박사급이 241명늘어난 4455명,석사급은 310명 증가한 4916명으로 고급두뇌의 유입이 활발하다. 박승기기자
  • 뉴욕發 금융위기 국내파장/ 달러약세 언제까지, 10~25% 고평가…약세기조 지속

    ◆ 사회자 = 미국은 강한달러 얘기를 해왔으나 요즘 쑥 들어갔습니다.달러약세가 장기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는데요. ◆ 권 국장 = GDP대비 4∼5%에 이르는 경상수지 적자를 방치할수는 없잖겠습니까?미국 중소기업,생산자협회 등에서 수입억제,수출유도를 위해 강한 달러를 요구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미국은 대외적으로 강한(strong) 달러정책에서 건전한(sound) 달러정책으로 이행했습니다.달러약세를 용인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집니다.이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입니다. ◆ 정 소장 = 국제금융시장에서 원고(元高)라고들 하는데 원화만 강세입니까?그런 것이 아니라 달러가 약세라는 얘기입니다.달러약세에 따라 다른 통화들이 강세를 보이는 것입니다.바꿔말하면 문제는 ‘원고’가 아니라 달러약세가 문제라는 것입니다.원화 환율하락은 미국시장 진입에는 불리하게 작용하겠지만 다른 나라와는 별로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중국은 달러와 고정환율제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과의 경쟁력이 굉장히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 걱정스럽습니다. 중소기업들은 환위험관리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번번이 나오는 소리지만, 정부협조도 필요합니다.달러베이스 결제통화를 유로,엔 등 제3국 통화로 돌려 환리스크를 헤징하는 것도 방법입니다.기업들도 경쟁력을 올려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가격 상승을 단가하락으로 상쇄해야 합니다.이것은 이익의 범위가 넓어야 가능합니다.원가를 낮춰서 환위험을 흡수하는게 달러약세시대의 경쟁력입니다. ◆ 사회자 = 일본은 85년 플라자 합의로 엔화 강세로 전환되자 해외투자로 눈을 돌렸습니다.원화강세 시대를 맞아 우리의 교훈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 김 소장 = 시장의 가장 큰 우려가 바로 환율의 급속한 하락입니다.환율이 1년만에 1300원에서 800원까지 떨어진다고 생각해 보십시요.그런데 지금 거의 그럴 기세입니다.여기에는 정부의 개입이 필요합니다.원화강세로 패러다임이 바뀐 상황에서는 적응전략을 바꿔야 합니다.미국은 총수출 20%를 차지하는 우리 최대 시장이고 2위가 중국이기에 무역경쟁력 악화가 우려됩니다.그에 대비해 경제정책을 운용해야 합니다.원화강세로 인한 수출 마이너스 효과보다 수입증가 효과가 더 걱정됩니다.이럴 때는 수입유발요인을 조사해서 대체품목을 육성,원화 강세의 영향을 차단해 줘야 합니다. ◆ 권 국장 = 지금은 국제공조체제가 워낙 잘 갖춰진데다 조기경보시스템도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달러약세가 무한정 가지는 않을 겁니다.우리 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1달러에 800원 환율을 인위적으로 유지해왔습니다.그렇게 해서 국민소득을 1만달러로 만들었지만 여행수지 적자,수입 확대등으로 94∼97년 450억원 적자가 났죠.이를 외환차입으로 메꾸려다 외환위기를 불러 일으켰습니다.이런 사태의 재발을 막으려면 환율은 시장에 맡겨야 합니다.우리 외환 시장에서 하루에 거래되는 규모는 36억달러에 불과합니다.런던시장 1000억, 홍콩 싱가포르 100억에 비하면 폭이 좁고 깊이가 얕아 군중심리에 좌우됩니다.올해 1300원을 넘어서던 환율이 어느 틈에 1160원대까지 내려온 것도 지나친 패닉현상 때문입니다.정부는 외환시장 불개입이 원칙이지만,다만 이처 럼 환율이 과도하게 추락할때는 ‘스무딩 오퍼레이션(수급조절)’을 해줘야 합니다. ◆ 정 소장 = 수출단가를 낮춰 환율 하락효과를 차단하려면 원자재,자본,임금 등 생산단가가 싸져야 합니다.원자재,자본 등은 수입재여서 환율이 하락하면 싸지게 되지만 최대 문제는 비교역재인 임금입니다.싼 임금을 찾아 산업내 분산 및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우리는 디자인,문화 등 핵심 고부가 가치 사업에만 치중하고 신발,합판,조립 등 가격경쟁력이 낮은 제품은 해외로 이전하지 않으면 원가를 낮출 방법이 없습니다. 일본도 프라자 합의 당시 달러당 250엔대에서 110엔으로 환율이 하락되자 산업간 분산을 택했습니다.조립은 해외에서 하고 핵심 엔진 등만 자국내서 생산하는 등 분업을 통해 충격을 흡수했습니다. ◆ 권 국장 = 98년 우리나라가 완전 자유변동환율제를 택한 뒤 벌써 4년째입니다.기업도 환변동을 주어진 환경으로 보고 환 헤지,위험관리에 비용을 들여서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환 변동보험,스왑등을 통해 이를 헤지해야 합니다.중국보다 우리가 10,20배 인건비가 비쌉니다.가격경쟁이 안됩니다.노동시장 유연성 확보,법질서 준수,예측가능한 기업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삼성전자,현대차 등 품질로 세계에서 싸우는 일류기업 계속 나와줘야 합니다.수출시장도 다각화해야 합니다. ◆ 사회자 = 정부가 생각하는 환율 바닥선은 어디쯤인가요? ◆ 권 국장 = 시장이 결정하겠죠.단지 시장불안으로 환율하락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것만 조절해야 한다고 봅니다. ◆ 김 소장 = 일본이 프라자 합의때 IT투자를 늘렸듯 허리띠를 졸라매면 경제를 경쟁력있게 만들 타이밍입니다.한단계 뛰어오를수 있는 호기가 될수 있습니다.중국 블랙홀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습니다.임금이 싼 중국시장으로 제조업을 이동시키는게 불가피하다는 말입니다.타이완·홍콩은 이미 중국으로 공장을 옮겼고 우리도 불가피합니다.이런 상태에서 한국이 국민소득을 높이려면 서비스업을 수출산업화 해야 합니다.그래야 중국과 경쟁할수 있습니다.스포츠 서비스를 통한 부의 창출은 한 예입니다.메디컬 케어,영화산업 등 서비스 문화산업쪽으로 패러다임을 바꿔 과감하게 규제를 풀고 경쟁력을 키워야 합니다. 정리 박정현 손정숙기자 j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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