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산업화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어서와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단일팀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행성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랴오닝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021
  • 안산 ‘진폐전문병원’ 개원

    진폐증은 하루종일 탄가루가 날리는 막장에서 작업해야 하는 탄광 종사자의 직업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탄광이 사양산업화하면서, 종사자가 크게 줄어들고 있음에도 진폐환자는 반대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 최근 진폐증으로 판정받은 환자의 35%는 탄광이 아닌 일반 제조업체에서 일했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태백, 영월, 강릉 등 탄광 및 탄광 인근 지역에서만 운영되던 진폐 전문 병동이 수도권 지역에도 처음으로 개설됐다. 노동부 산재의료관리원(이사장 최병훈)은 주변에 공단이 많은 경기도 안산시 안산중앙병원에 진폐전문병동을 개설하고 19일 개원식을 갖는다. 145억원을 투입해 지은 병동은 지상 4층, 지하 1층 건물에 190병상 규모로 대학병원 수준의 최첨단시설을 갖추고 있다. 산재의료관리원은 또 4월에는 ‘직업성 폐질환 연구센터’도 설치한다. 진폐증을 비롯한 각종 직업성 폐질환에 대한 치료기법 개발과 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것이다. 한편 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이 지난해 진폐증으로 판정한 환자는 모두 1032명에 이른다. 이는 전년도의 783명보다 249명이 늘어났고,2002년 304명보다는 무려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현재 전국의 29개 진폐전문 의료기관에서 입원 또는 통원 치료를 받는 환자는 3488명에 이른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통계로 본 서울] (10) 한강 겨울철새

    [통계로 본 서울] (10) 한강 겨울철새

    고층빌딩과 버스, 승용차가 늘어나는 등 도시 산업화가 가속화하면서 서울 하늘에서 새를 관찰하는 것이 어렵게 됐다. 그러나 최근 생태계가 조금씩 복원되면서 한강을 찾는 겨울 철새가 증가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한강에는 어떤 겨울철새들이 얼마나 살고, 찾아오고 있을까. 서울대학교 야생동물생태관리 연구소와 한강시민공원사업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강 겨울철새는 모두 30여종 2만 7500여마리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시베리아 지역에서 서식하다 겨울이 되면 한강을 찾는다. 겨울철새 가운데 오리류가 다수를 차지한다. 몸길이 35㎝밖에 안되는 쇠오리와 날개가 흰빛을 띠는 흰죽지 등을 포함하는 오리류는 15종류,2만 6000여마리나 된다. 또 논병아리와 뿔논병아리 등 북한 산악지역에서 살다가 늦가을에 내려오는 검정색과 갈색빛을 띠는 잠수성 조류인 5종류의 논병아리류도 130여마리가 있다. 사할린 지역에서 내려온 검은색 몸에 흰색 이마를 가진 물닭은 320여마리가 관찰되고 있다. 갈매기류는 괭이갈매기와 재갈매기, 붉은부리 갈매기 등 3종류,340여마리가 있는데 이 가운데 320여마리가 재갈매기다. 이 외에도 되새류인 되새와 콩새, 수리류인 흰꼬리수리와 말똥가리, 참새류인 백할미새 등도 있다. 철새가 많은 대표적 장소를 보면 경안천합류부∼산곡천합류부에 논병아리와 알락오리, 재갈매기 등 4337마리, 왕숙천합류부∼고덕천합류부에 홍머리오리를 포함해 오리류 다수와 되새와 물닭 등 1161마리, 고덕천합류부∼성내천합류부에 오리류와 말똥가리, 재갈매기 2497마리, 탄천합류부∼중랑천합류부에 논병아리류와 오리류 1750마리, 반포천합류부∼봉원천합류부에 오리류 3927마리, 창륭천합류부∼신곡수중보에 오리류와 떼까마귀 3128마리, 탄천지역에 오리류와 붉은부리갈매기, 백할미새, 콩새 1839마리, 중랑천에 오리류와 제갈매기 3429마리가 있다. 유정칠 경희대 부설 한국조류연구소장은 “철새는 배나 낚시를 하는 사람 등 방해요인이 생기면 피하느라 에너지를 소모, 봄에 북으로 갈 때 힘이 달려 죽기도 한다.”면서 “최근 생태계보존지역이 느는 등 서울의 환경이 좋아지고 있어 한강을 찾는 철새가 늘고 있고, 먹이도 풍부해져 흰뺨검둥오리와 청둥오리 등 일부 철새는 텃새화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시론] 중산층 몰락론에 대한 시각/양춘 고려대 사회학 명예교수

    [시론] 중산층 몰락론에 대한 시각/양춘 고려대 사회학 명예교수

    최근 중산층의 규모와 몰락에 대해 언론이나 학자들간에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사회의 중산층은 1960년대부터 시작된 근대화, 산업화 및 경제성장과정에서 점진적이면서도 꾸준하게 성장해왔다. 우리사회의 중산층 또는 적어도 중간계층은 중요한 사회세력으로 인식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1990년대 후반 국제통화기금(IMF)사태를 겪으면서 한국사회의 계층구조가 빈부격차의 양극화(兩極化)가 확대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 후 IMF체제에서 곧 벗어나 새로운 경제성장의 도약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충족되었으나 최근에는 경제상황의 악화로 인하여 다시 한번 중산층의 수적감소 및 몰락의 징후를 우리 주위에서 체험하고 있다. 중산층 또는 중간계층의 양적 감소에 대하여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은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 사이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짐으로 인해 사회체제 전체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경계심에서 비롯된다. 그러므로 자본주의사회의 중산층은 계층구조에서 단순히 중간계층이라는 사실보다는 사회안정세력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중산층의 구성비가 더 중요한 것이다. 그러한 구성비는 우리가 선험적으로 정하기는 어렵지만 사회성원의 상대적인 다수가 얼마나 스스로를 중산층으로 인식하는가의 여부에 달려있다. 이러한 중산층의 규모를 논하기에 앞서 중산층을 어떻게 규정하는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중산층을 소득계층범주에 따라 규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득 이외에 직업 및 교육수준과 같은 객관적인 지표들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가령 직업의 측면에서 본다면 소상인, 자영업 등과 같은 구중산층과 사무직, 관리직, 판매직 등 화이트칼라 봉급생활자가 주류를 이루는 신중산층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소득수준에서는 노동자계급과 중산층간에 차이가 별로 없을 수 있지만 직업 측면에서 서로 구분될 수가 있고 교육수준에서도 노동자계급과 중산층은 어느 정도 구분이 가능하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중산층을 규정할 때 중산층의 주관적 의식 또는 지표를 또한 고려할 수가 있다. 예컨대 계층구조에서 사람들의 주관적 중산층 귀속의식은 객관적 지표상의 중산층 귀속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가치관의 측면에서 중산층은 다른 계층과 구분된다. 예컨대 소기업 및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의 중요한 가치인 독립성은 그들에게 개인주의와 자율성을 심어주며 봉급생활자와 같은 신중산층에서는 개인의 승진 및 상향이동의 직업경력을 중요시하는 가치관이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산층의 이러한 의식과 가치관이 그들의 사고와 태도 그리고 심지어 생활양식 및 소비유형에 반영되기 쉬운 것이다. 오늘날 한국사회는 국민소득, 수출규모, 국가경쟁력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선진국에의 진입을 앞둔 중진국으로서의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경기침체, 성장력둔화, 실업의 증대, 소비위축 등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악화됨으로써 빈부격차 및 중산층의 수적 감소로 이어지는 현상이 중대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래서 빈부격차의 확대 및 양극화현상은 매우 염려스러운 사태로서 중산층의 입지가 약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물론 중산층에 속하는 소득계층이 점차 감소되어 가는 현실이지만 중산층을 단순히 소득계층의 한 범주만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면 오늘날의 상황을 좀 다르게 볼 수도 있다. 즉 국가정책기조의 변화를 통해 경제가 다시 활성화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면 한국의 중산층은 다시 과거와 같은 중산층의 위치로 언제든지 환원될 수 있다고 믿으며 현재의 중산층 위축 또는 감소현상은 일시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싶다. 양춘 고려대 사회학 명예교수
  • [CEO칼럼] 실용주의에 대한 斷想/노영인 동양시멘트·메이저 사장

    [CEO칼럼] 실용주의에 대한 斷想/노영인 동양시멘트·메이저 사장

    중국은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11%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2005년 11월말 기준 무역흑자 규모는 사상 최대치인 908억달러를 기록했다. 외환보유고는 8000억달러에 다다른다.‘종이 호랑이’로 전락했던 중국이 세계 7위의 경제 대국으로 급성장한 것이다. 조선 후기 실학자 연암 박지원은 이미 200여년 전에 중국의 저력을 간파했다. 그는 중국 청나라 건륭제 만수절(70세)을 축하하는 사절단의 비공식 수행원으로 중국을 찾은 기행을 ‘열하일기’에 담았다. 그가 북경에서 놀란 것은 화려한 궁성이 아니었다. 중국이 우리나라 동의보감 25권을 간행했다는 사실과 판본 또한 정묘함에 감탄한 것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 수준 높은 문집이나 유학 관련 서적이 많이 발간되었지만, 잡문으로 취급 받았던 실용서는 드물었다. 실용서인 ‘동의보감’이 중국에서 발간돼 요즘 말로 베스트 셀러가 된 것이다. 또한 당시 청나라의 국가 이념은 우리와 같은 주자학이었다. 그러나 주자를 정통으로 표방하면서도 불교, 도교 등의 영역을 인정했다. 심지어 건륭제는 달라이 라마를 스승으로 모셨다. 그 이면에는 강성한 티베트를 억누르려는 정치적인 안배가 숨겨져 있었다. 유목생활에서 비롯된 유연하고 실용적인 청나라의 노마드 정신을 읽은 박지원은 중국을 찾는 조선 선비에 대한 당부를 잊지 않았다.‘주자를 반박하는 이를 만나거든, 부질없이 이단이라고 배척하지 말고, 그 속까지 스며든다면 천하의 대세를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은 사회주의혁명 이후 국제 교류에 빗장을 걸고 폐쇄 경제를 지향했다. 실용성과 유연성을 잃은 경제와 문화는 깊은 침체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반면 우리나라는 1970,80년대 고도성장을 거듭했다.90년대말 국가부도 위기를 겪었지만 ‘산업화에 늦었지만 정보화에서 앞서가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IT산업을 일으켰다. 그 결과 IT산업 종주국의 위상을 세웠다. 중국은 뒤늦은 1979년 대외경제개방정책을 내놓았다. 사회주의 체제를 고수하면서 자본주의 경제를 받아들였다. 상하이, 선전 등 경제특구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지 10여년 만에 중국은 경제규모 면에서 아시아권에서 일본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우리나라 코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머지않아 우리를 앞지를지 모른다는 초초감마저 들 정도다. 필자가 아는 중국 사람들은 “중국에서 사상은 실용에 복무한다.”고 초고속 성장의 이유를 댔다. 사회주의 혁명 이후 실종되었던 유연성과 실용성이 되살아난 것이다. 그 일례로 중국 경제특구에서는 5일 만에 공장 설립 인허가가 난다. 인허가뿐만 아니라 기업이 기업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통관, 세무 등 다양한 문제를 국가가 앞장서서 전 과정을 처리해준다. 우리나라 지자체도 벤치마킹하여 비슷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것은 차치하고라도 법적인 규제의 장벽이 높아 중국을 따라가기가 근본적으로 힘에 부친다. 달라이 라마에게 예를 표하라는 건륭제 앞에서 이단이라 하여 어깃장을 놓은 만수절 축하사절단의 모습이 떠오른다. 아직도 우리에게는 형식적이고 경직된 사고방식이 잔존해 있고 님비 현상이 팽배해 있다.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려 많은 후유증을 앓고 있다. 이들이 경제 성장을 더디게 하는 걸림돌이라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용후생을 추구했던 연암 박지원의 고언을 되새겨볼 일이다.‘이용(利用)이 있은 후에야 후생(厚生)이 될 것이요, 후생이 된 후에야 정덕(正德)이 될 것이다. 대체 이용이 되지 않고서 후생할 수 있는 이는 드물지니.’ 노영인 동양시멘트·메이저 사장
  • 외주제작사 ‘저작권 인정’ 꿈 이뤄지나

    외주 전문채널의 ‘꿈’이 경인지역 방송사업자 공모를 통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독립제작사협회(회장 고장석)는 5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드라마 제작사 대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방송사는 방영권만 갖고 저작권은 100% 제작사에게 양도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나라방송컨소시엄(NBC)과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경인지역 방송사업자 선정에 공모한 NBC에 163억원을 출자,2대 주주가 됐다. 고장석 회장은 이날 “이번 출자는 현재 표류하고 있는 외주 전문채널의 현실적인 대안”이라면서 “NBC가 사업권을 따낸다면 새로운 방송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주제작물은 지상파 방송사가 저작권 등 사실상 거의 모든 권한을 행사하는 게 현실이다. 때문에 외주사들은 완전히 외주제작물만 편성하는 외주 전문채널을 세워 지상파 입김에서 벗어나려 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삼화프로덕션 신현택 회장은 “외주사가 저작권을 갖고 해외 공략에 나서면 적극적인 판매가 가능해 수익을 높일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내실 있는 드라마 제작을 위한 인프라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류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외국에 팔기만 해서는 안되고, 상호 투자가 있어야 한다.”면서 “때문에 드라마 제작·투자·배급이 한 틀에서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종학프로덕션 김종학 대표는 “드라마 기획 단계에서 해외로부터 투자 제의가 들어와도 방송사가 판권을 갖고 있어 공염불이 되는 사례가 많다.”면서 “외주사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한류의 산업화가 되려면 저작권 문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MBC 드라마국장을 지냈던 이관희프로덕션의 김승수 대표도 “방송사 프로그램의 60%가 외주제작이라면,60%의 지분이 당연히 외주사에 있어야 한다.”고 거들었다. 5개 컨소시엄이 신청한 경인지역 방송사업자 공모는 선정을 둘러싸고 혼탁 시비가 일고 있다. 사업자 선정은 늦어도 이달 말까지 이뤄질 예정이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신연숙칼럼] 거짓말이여 안녕

    [신연숙칼럼] 거짓말이여 안녕

    황우석 논문조작의 충격 속에 2005년이 간다. 숱하게 반복된 거짓말 잔치 속에서 급기야 우리는 추기경의 눈물 소식을 접했다. 우리는 왜 정직하지 못한가. 우직함의 미덕은 어디 갔나. 모두가 그 눈물에 공감한 듯 보였지만 진정한 반성에 도달했는지는 의문이다. 진정성을 갖자면 다시는 이런 행동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하는데 아직도 국가간 경쟁을 들먹이며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목소리들이 엄존하기 때문이다. 거짓말에 안녕을 고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이제부터는 성찰을 해야 한다. 무엇이 잘못됐고 어디서부터 고쳐나가야 할 것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황우석 논란의 와중에서 기자를 가장 당혹케 했던 것은 국익지상주의의 가치 앞에서 진실문제 제기는 적색분자라도 되는 듯 억압을 받았던 사실이다. 기자는 지난봄 생명윤리학회에서 연구윤리 문제를 제기했을 때 여성시민운동단체들조차 동조발언에 숨을 죽이던 사실을 기억한다. 지금은 그 국익이라는 것도 과대포장된 것임이 밝혀졌지만, 국익이 있었다손 치더라도 이를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거짓말쟁이가 되어도 좋은 것일까? 이렇게 항변하는 이도 있었다.“무릇 역사발전의 단계에서는 인권침해나 거짓말이 있었다. 미국의 부(富)는 노예노동이 밑거름이 되었고, 산업혁명은 아동과 여성노동 착취 없이는 생각할 수 없었다. 마루타 덕분에 현대의학의 발전이 있지 않았는가.” 이른바 ‘바꿔치기 논란’의 핵심인물인 김선종 연구원의 PD수첩 발언 내용도 하나의 충격이었다.2개의 줄기세포사진을 11개로 늘리라는 황 교수 지시를 받고 왜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았느냐고 취재팀이 물었다. 김씨는 “우리 같은 연구원은 그런 말을 할 그레이드가 못된다.”고 대답했다. 김씨는 훗날 또 다른 인터뷰에서 “지시에 따른 건 내 잘못”이라며 책임을 인정했지만 무엇이 잘못임을 알면서도 지시를 따르지 않을 수 없게 했던 것일까. 또 무엇이 “가수 강원래를 걷게 하겠다.”는 뻔한 거짓말에 박수를 치게 하고 ‘월화수목금금금’이란 특수 달력에 따라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근무하는 연구원의 생활을 당연시하게 했을까. 철학자인 김상봉 전남대 교수는 ‘도덕교육의 파시즘’이란 책에서 “한국은 외세와 독재에 대항해 시민적 자유를 획득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도덕적 가치관과 정신문화는 봉건적인 습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일제와 권위주의 정부가 뿌려놓은 국가주의와 개인의 억압, 권력에 대한 복종을 당연시하는 가치관이 조금의 변화도 없이 국민윤리 교육을 통해 계승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 사회는 정치적 환경의 놀라운 진보속도에 비해 불일치를 보이고 있는 분야가 적지 않다. 이에 관해서는 경제와 복지제도에 관한 인식 지체현상이 지적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우리 사회의 도덕과 윤리 분야야말로 지체상태에 있다는 김 교수의 분석에 이의를 제기할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윤리지체 상태에 있지 않다면 근대 인권국가를 표방하는 이 나라에서 여성난자 이용쯤은 모두가 눈 감거나 격려하고, 국익을 위해서는 조작 의혹쯤은 덮어두며, 하급자인 연구원은 상급자의 부정지시에 저항도 못하고 착취를 당하는 현상을 설명할 수가 없게 된다. 국익을 위해서는 국민을 거짓말에 동원할 수도 있다는 윤리·도덕 지체현상이 있다면 이는 시정되어야 한다.21세기를 살면서 산업화시대, 마루타시대의 도덕관으로 나라 부강을 이루자는 이야기가 더 나와서는 안 될 것이다. 황우석 파문은 정치, 언론, 대학, 과학계뿐만 아니라 윤리의식의 성찰도 요구한다. 논설실장 yshin@seoul.co.kr
  • [‘황우석 조사’ 중간발표] 황교수 왜?

    황우석 교수는 왜 전 세계를 상대로 이런 ‘논문조작극’을 벌였을까. 단순한 명예욕이나 공명심 때문만은 아니라 어떤 압박감 때문으로 보인다. 황 교수를 추적한 MBC PD수첩 한학수 PD는 “황 교수를 보면서 ‘상식의 저항’을 느꼈다.”고 말하기도 했다. 황 교수는 세계 최초로 인간배아 줄기세포를 확립했다는 2004년 사이언스 논문만으로도 세계적 과학자의 반열에 오르고 정부로부터 거액의 연구비를 지원받는 등 과학계를 좌지우지하는 위치에 있었다. 조급하게 연구성과를 내지 않아도 시간과 자금은 그의 편이었다. 그러나 PD수첩에 황 교수의 연구 의혹을 알려준 한 제보자는 “황 교수는 사람들에게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굉장히 심했다. 그게 없으면 황 교수는 무너지게 돼 있었다.”고 증언했다. 제보자는 황 교수가 거짓말을 한 이유로 2004년 2월 사이언스 논문의 ‘낮은 경제성’을 들었다. 난자 242개에서 1개의 줄기세포를 추출했다고 발표했으나 이것만으로는 줄기세포 연구를 실용화·산업화하기 어려워 큰 압박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황 교수가 심적 부담을 단박에 해소하기 위해 지금 기술로는 불가능한 연구성과를 2005년 논문을 통해 조작해낸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논문에서 황 교수는 체세포 복제기술을 이용,185개의 난자에서 31개의 배반포를 만들어 11개의 완전한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수립했다고 발표했다. 황 교수는 이런 거짓말을 바탕으로 세계 의료시장에 진출한다는 거대한 목표를 세우고 줄기세포 허브사업을 추진했던 것으로 보인다.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서울이야기] (33) 축제 신명나게 즐기기

    [서울이야기] (33) 축제 신명나게 즐기기

    ‘참여경험 14%,1년 평균 참여횟수 0.23회, 만족도 70점.’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서울시민의 문화욕구 및 향유실태 보고서(2002)’에서 밝힌 2001년 서울시민들의 축제 향유실태다. 시민 10명 가운데 1명이 5년에 한번 꼴로 축제에 참여한다는 얘기다. 이렇게 참여율이 저조한 것은 시간이 없거나(40%), 정보가 없거나(36%), 흥미로운 축제가 없기(20%)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 해인 2002년 시청앞 광장을 비롯한 거리 곳곳에서 붉은 악마들의 축제가 펼쳐졌다. 바로 월드컵이다.230만명의 서울시민들이 거리에 몰려들었다. 시간이 없는 시민들은 밤 늦게라도, 정보가 없는 시민들은 입소문으로, 붉은 옷이 없는 사람들은 태극기를 온 몸에 휘감고 축제 현장으로 달려갔다. 신명나는 축제의 본질을 제대로 체험해보지 못한 시민들에게 월드컵은 축제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워주었다. ●축제로 가득찬 서울 월드컵에는 16강,8강,4강 진출이라는 연이은 간절한 소망(제의성)이 있었고, 축구 경기 자체의 짜릿한 즐거움 외에도 재미를 주는 응원전과 공연 등 즐길거리들(유희성)이 있었으며, 거리와 광장에서 기획되지 않은 수많은 행위들(현장성)이 있었으며, 함께 응원하고 즐기고 만들어가는 화합과 단결(대동성)이 있었다. 이러한 축제의 경험 때문이었을까. 이후 서울에서 개최되는 축제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의도벚꽃축제에는 500만명, 하이서울페스티벌에는 160만명, 세계불꽃축제에는 130만명, 동대문패션페스티벌에는 100만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축제의 수도 늘어났다. 서울시가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축제만 해도 2005년 현재 145개에 이르며 한해 지원예산도 210억원에 이른다. 그 가운데 전문가들이 서울대표축제, 이른바 서울형 축제로 발전가능성이 있다고 선정한 축제도 35개에 이른다. 축제 유형도 천차만별이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돼 있는 종묘대제와 설렁탕의 역사를 재현하는 선농제향과 같은 역사전통형 축제가 있는가 하면, 서울의 연극계와 무용계가 하나가 되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와 비주류 문화예술인들이 총집결하는 서울프린지페스티벌, 미디어와 같은 순수예술형 축제가 있다. 이 외에 1월 설날 민속축제에서 12월31일 송년축제에 이르기까지 실로 서울은 1년 내내 축제가 열리는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모 페스티부스(homo festivus)를 꿈꾸는 시민들 왜 이렇게 많은 축제들이 열리는 것일까. 시민과 지역사회, 정부, 문화예술계 모두에게 축제는 관심꺼리인 탓이다. 시민들에게 축제는 문화적 욕망을 충족하고 삶을 성찰하며 일상을 새롭게 일구는 기회가 된다. 네덜란드 역사학자 호이징하(Huizinga)는 인간의 유희적 본성이 문화적으로 표현된 것이 축제라고 정의하면서 놀이하는 인간의 본성을 가리켜 호모 루덴스(homo ludens)라 칭한 바 있다. 이를 발전시킨 미국의 신학자 하비 콕스(Harvey Cox)는 일상에서 억압되고 간과된 감정표현이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기회를 축제로 정의하면서 축제하는 인간의 본능을 가리켜 호모 페스티부스(homo festivus)라 부른다. 일상의 이성적 사고와 축제의 감성적 욕망 사이를 넘나들며 경험과 인식의 지평을 확대하는 이러한 호모 페스티부스들에 의해 문화가 발전한다는 것이다. 그 만큼 축제는 현대 도시인들에게 휴식과 카타르시스와 욕망 분출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시민들은 축제를 열망한다. 도시정부와 지역사회의 입장에서 축제는 장소정체성 형성과 주민통합의 계기를 부여 함과 아울러 지역 이미지의 재창출을 위한 도시 및 장소마케팅의 정책적 수단이 된다. 지역의 문화적 전통을 유지하고 주민화합을 도모하는 한성백제문화제와 강동선사문화축제, 송파다리밟기 같은 역사전통형 축제나 하이서울페스티벌과 청룡문화제 같은 시민화합형 축제, 지역이미지 재창출을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을 활성화하려는 이태원지구촌축제나 산업경제형 축제들이 여기에 속한다. 문화예술인들에게 축제는 시민들과의 만남뿐만 아니라 문화교류와 소통,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세계의 인류학적 풍속을 교류하는 세계통과의례축제, 아시아의 비주류문화예술인들에게 소통의 장을 제공하는 서울프린지페스티벌, 여성들의 삶을 공유하는 서울여성영화제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축제 이렇게 즐겨라 이렇게 다양한 축제들이 서울에서 펼쳐지고 있지만, 아직도 시민들에게 축제는 다가가기 어렵고 제대로 즐기기도 녹록치 않다. 이름만 축제일 뿐 축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벤트성 행사가 판치는 것도 문제지만 축제의 진정한 의미를 잘 몰라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것도 그 이유다. 축제를 제대로 즐기려면 축제의 여섯가지 키워드, 즉 의례성, 집단성, 현장성, 유희성, 일탈성, 창조성을 이해하고 그에 걸맞게 참여하고 실천하면 된다. 우선 의례성은 축제의 소망과 목적이 뚜렷해야 한다.16강 진출을 열렬히 기원했던 월드컵 축제, 등불을 밝히며 한해 소망과 염원을 비는 송파다리밟기처럼 자신이 일상 속에서 애절하게 기원하는 것이 있다면 축제에 참여해 온몸으로 그 희망을 빌어보자. 집단성은 축제가 비슷한 삶과 희망을 지닌 개개인이 모여 능동적, 자발적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대동제라는 것이다. 혼자가 아닌, 연인이나 친구와 혹은 가족이나 친지와 혹은 동네이웃이나 직장 동료와 축제에 참여해 보자. 현장성의 경우 축제는 열린 공간에서 개최되며 그 장소는 고유성과 역사성을 지닌 나름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종묘대제가 종묘에서 열리고, 홍대앞에서 프린지페스티벌이 열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모든 축제에는 축제의 꽃이라 일컫는 거리퍼레이드가 있다. 현대판 지신밟기라 할 수 있는 퍼레이드에 참여해 축제공간의 의미도 생각해보고, 축제현장의 역사와 정서를 탐색해 보자. 유희성은 ‘축제는 즐거움과 재미와 감동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축제는 한판 놀이판이다. 제기차기, 널뛰기 같은 전통민속놀이를 실컷 즐길 수 있는 남산골단오민속축제나 타악기에 온몸의 리듬을 실어 즐기는 드럼페스티벌, 화려한 조명과 불꽃의 화려함을 시각적으로 즐길 수 있는 루미나리에와 불꽃축제, 친구에게 엽서를 쓰며 자연이 선사하는 감동을 즐기는 하늘공원억새축제에서 때론 동적으로 때론 정적으로, 때론 시각적으로 때론 청각·촉각적으로 한판 신나게 놀아보는 것은 어떨까. 일탈성은 축제는 일상에서 접할 수 없는 새로운 체험의 장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축제에는 항상 기획되지 않은 즉흥적인 행위와 사건들이 존재한다. 모두가 잠든 심야에 홍대 클럽데이에서 테크노와 국악의 협연에 맞춰 신명나게 음악과 춤에 젖어보면 어떨까. 하이서울페스티벌의 퍼레이드에서 열린 도심을 활보하며 평소 차량으로 가득했던 공간을 맘껏 장악해 보면 어떨까. 마지막으로 창조성의 경우 축제는 다양한 실험과 도전을 통해 꿈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장이라는 것이다. 호모 판타지아라는 말이 있듯이, 최첨단 미디어와 예술이 만나는 실험이 전개되는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나 만화적 상상력으로 일상을 성찰하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처럼, 현대 도시의 삶 속에서 잉태되는 다양한 꿈과 상상력을 축제를 통해 체험하고 발산해 보자. ●축제의 문화관광상품화를 위해 축제는 우리끼리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것이다. 그래서 축제는 관광상품이자 자원이다. 아쉽게도 아직 서울은 대표적인 관광축제로 손꼽힐만한 축제가 별로 없다. 해외의 유명 축제들처럼 축제를 관광자원화하려는 노력들이 아직 미흡하기 때문이다. 해외사례들을 통해서 축제의 관광상품화 전략을 몇가지 세워볼 수 있다. 우선 축제의 역사성을 복원해야 한다.2002년 월드컵에 버금가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즐겼던 조선시대 다리밟기나 석전(돌싸움)에서 보듯, 지금은 사라져버린 우리의 고유성, 우리만의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창출해야 한다. 또한 주류페스티벌에 참여하지 못한 젊은 문화예술가들이 변두리 구석에서 자기들만의 축제를 개최한 데서 비롯한 에든버러 프린지페스티벌에서 보듯, 기획되지 않은 즉흥적이고 때론 일탈적인 축제의 성격을 충분히 살릴 필요가 있다. 아울러 축제의 콘텐츠는 쉽고 단순명료해야 한다. 테크노음악과 그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 자체가 관광상품인 베를린의 러브퍼레이드처럼 백화점식 축제가 아닌 핵심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공간과 지역을 연계한 패키지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6개 도시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호주의 빅데이아웃 축제나 도시를 음악장르에 따라 테마공간화한 파리의 음악축제처럼 공간패키지 기획을 통해 관광객을 유인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역의 환경과 예술, 민속을 활용해 계절별로 축제화함으로써 이벤트의 천국이라 불리고 있는 일본의 삿포로 축제에서 보듯 무엇보다 지역의 개성, 즉 지역성을 충분히 활용해 축제를 만들어야 한다. ●축제도시 서울을 위해 문화도시를 꿈꾸는 서울은 그 꿈이 축제가 되고 축제를 통해 그 꿈이 실현되는 진정한 축제도시를 갈망한다. 서울시는 축제유형별로 특화된 서울형 축제를 개발해 서울의 대표축제로 만드는 축제정책을 구상 중이다. 하이서울페스티벌과 서울불꽃축제 같은 대형축제의 정례화를 통한 축제의 서울성 확립,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알리는 고유축제 개최, 디지털 인프라와 기술을 활용한 축제의 산업화 도모, 순수기초예술을 육성하는 순수예술축제 개최, 자치구 축제의 특성화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축제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대표축제 개발과 같은 프로그램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축제 전담조직 마련 및 민·관파트너십의 구축, 전문인력 양성과 축제교육 프로그램 지원 등 축제 주체적 요소와 거리퍼레이드 지원, 공공문화시설의 축제공간화, 인프라 지원 등 축제 공간적 요소도 아울러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이렇게 축제 프로그램과 주체, 공간의 삼각네트워크를 통해 서울성과 축제성을 고루 겸비한 축제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축제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서울축제의 임무와 비전, 목표와 전략, 실행사업과 평가에 이르는 일련의 서울 축제지원정책 체계를 마련해, 보다 종합적이고 장기적으로 서울축제가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를 통해 축제와 일상이 결합되는 서울, 서울다운 축제와 축제다운 서울을 기대해 본다.
  • “박정희 극복은 행복한 과제”英國史 논문발표 이영석교수

    “박정희요? 극복할 대상이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입니까.” 영국 산업혁명 연구자로 알려진 소장학자 광주대 외국어학부 이영석 교수는 최근 영국사학회에서 19세기 영국사 연구동향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에서 이 교수는 정작 영국 사학계에서는 ‘산업혁명 찬양’과 ‘제국주의 비난’에서 벗어나고 있다면서, 일본과 한국 역시 크게 봐서 이런 틀을 따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식민지근대화론이나 박정희긍정론과도 맞닿아 있는 논리 가운데 하나이자, 동시에 국사학계에 대한 서양사학자들의 비판론의 핵심이기도 하다. 이 교수와 전화로 인터뷰했다. ▶영국의 산업혁명은 혁명이 아니라는 주장인데. -영국 연구자들 스스로 영국이 근대화의 모델이라는 논리를 버리고 있다. 그런데 근대화에 뒤진 국가일수록 이런 주장을 못 받아들인다. 근대화 콤플렉스 때문이다. 또 사학자는 자신이 속한 사회의 관점에서 역사를 볼 수밖에 없다는 점도 있다. 압축성장을 해온 우리는 영국을 혁명이나 단절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하려 들지만, 지금 침체된 영국은 자신들의 역사를 점진적 변화와 연속성으로 보려는 측면이 있다. ▶식민지근대화론의 뿌리로 알려진 일본 경제사학계 논의를 한국이 시차를 두고 따라가고 있다는 지적이 흥미롭다. -근대화 콤플렉스가 있다는 점에서 비슷할 수밖에 없다. 일본 경제사학계의 관심은 일본이 왜 패망했느냐였다. 그런 측면에서 해답은 일본의 근대화가 왜곡됐다는 것이고, 왜곡 원인을 찾으려니 어떤 모델이 필요했고, 그 모델이 바로 영국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영국의 근대화 과정이나 자본주의 이행과정 연구는 외려 일본에서 훨씬 발달했다. 그 뒤 일본경제가 성장하니까 일본 연구자들은 산업사회의 부작용에 대한 연구로 넘어갔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우리도 경제성장에 따라 시차를 두고 일본측 논의를 따라가고 있다. ▶일본 경제사학계는 식민지근대화론의 뿌리라는 점에서 한국에서는 눈총받고 있다. -역사가들은 시대상황 아래 역사를 본다. 연구 자체의 재미도 있지만 교훈을 얻고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다. 나도 산업화세대다보니 산업화 문제에 관심이 있었고 자연스럽게 선진국의 사례에 주목하게 됐다. 일본의 관심이 옮아갔듯, 한국 역시 좀 더 성숙한 사회로 나아갈수록 관심과 시각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식민지근대화론에 이은 박정희긍정론에 대해서는. -그게 시각의 차이다. 국사학계는 역사를 단절적으로 파악하려 든다. 일제시대는 파탄이었고 박정희시대는 착취였다고 보는 시각이다. 이에 반해 식민지근대화론과 박정희긍정론은 기본적으로 역사를 연속적으로 보려는 입장이다. 물론 서울대 이영훈 교수처럼 ‘어쩔 수 없었다.’는 식으로 합리화하는 것은 너무 나아간 측면이 있다. 그러나 어느 시대에나 부정적인 유산은 있었지만, 그 부정적 유산도 결국 우리 것일 수밖에 없고, 동시에 그 유산을 극복해나가는 과정 또한 지금 우리의 역사 아니겠나. ▶통합적으로 역사를 바라봐야 한다는 설명인가. -긍정과 부정이 교차하는 것이 바로 역사다. 어떤 의미에서 보자면 부정적인 유산이라는 도전이 있기에 지금 우리가 도전해야 할 과제가 있는 것이다. 서구 사회의 정체는 극복할 대상이 없어져서이기도 하다. 역사에서 결단코 비약은 없다. 한국처럼 압축성장을 한 사례를 찾아보면 19세기 스웨덴쯤이나 비교할까 말까하는 정도고 아예 비교대상 자체가 없을 정도다. 그런 성장을 했다면 여러 문제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 문제점과 어떻게 싸워나갈 것이냐가 지금의 문제다. 한류열풍이나 IT산업 등도 그런 측면이 있다. ▶아무래도 강력한 민족주의 감정이 걸림돌인데. -뭐라 해도 제국주의 지배를 받았던 입장에서는 잘못의 모든 원인은 제국주의라고 말하고 싶어한다. 민주화진영도 엇비슷하다. 그러나 이런 생각들은 차츰 순화되어갈 것으로 본다. 서구에서도 예전에 열광했었던 주제다. ▶너무 상대주의적인 태도 아닌지. -역사가들끼리 회의주의나 상대주의 아니냐는 얘기가 있긴 하다. 그러나 그 시대 사람들이 가장 관심있고 열망을 느끼는 주제를 역사학이 다루는 것은 어쩔 수 없고, 그래서 더욱 의미있기도 하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고양 한류우드 16일 착공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16일 고양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한류우드(韓流-wood·조감도) 착수 선포식을 갖고 착공에 들어간다. 도는 고양시 장항·대화동 일대 30만평에 조성될 한류우드에 한류IBC(국제비즈니스센터), 테마파크, 호텔, 한류벤처센터, 영상제작스튜디오, 한류박물관 등의 시설을 유치할 계획이다. 도는 전체 사업용지 30만평을 3개 구역으로 나눠 테마파크 등이 들어서는 1구역(8만 5000평)을 우선 공급하고 복합시설과 호텔부지로 이루어진 2,3 구역은 내년 상반기 별도 공급할 예정이다. 도가 직접 건립할 한류IBC에는 국제문화기구, 국제회의실, 한류박물관, 한류아카데미, 디자인박물관을 유치하고 2구역에는 민간투자를 통해 아시아 각국의 풍물, 음식, 특산품 등을 보여주는 테마광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한류우드가 조성되는 지역은 자연경관, 배후시장, 교통체계에서 탁월한 우위를 점하고 있고 한국국제전시장, 호수공원, 파주출판단지, 헤이리예술마을 등 대규모 연계시설과 인접하고 있어 문화관광산업 측면에서도 최적의 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같은 조건 때문에 지난달 25일 고양 한국국제전시장에서 열린 사업설명회에는 현대건설,GS건설, 쌍용건설,SK,CJ를 비롯, 랜드마크USA,IDF America 등 외국계 테마파크 개발사 등 국내외 200개 업체에서 참여하는 등 국내외의 관심을 끌었다. 도는 내년 2월말까지 공급신청서를 접수받아 심사를 통해 3월10일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 발표할 예정이다. 신광식 도 문화관광국장은 “한류우드 조성사업의 착수를 국내외에 알리고 한류문화의 산업화와 세계화에 경기도가 앞장선다는 의지를 밝히기 위해 착공과 함께 선포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발언대] ‘지리적 표시제’로 파워 브랜드 구축을/전성군 농협 중앙교육원 교수

    지리적 표시제란 농특산물이 특정지역의 기후와 풍토 등 지리적 요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경우 지명과 농산물을 연계·등록해 보호하는 제도다. 이러한 지리적 표시제는 지역의 자연환경과 인간이 빚어낸 공공재산인 까닭에 지역내 향토 지적자산을 활용한 지역산업화 방안은 대표적인 지역산업 발전전략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아무 관련이 없는 외지 업체나 외국 기업이 그 지역을 이용해 돈벌이 수단으로 하는 행위가 자행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권리를 도용당하고,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가져다주는 몰지각한 행위만은 막아야 한다. 여기에 향토 지적재산을 권리화하고 보호해야 하는 당위성이 있다. 선진국의 경우 정보기술의 진전과 교통수단의 발달로 정보취득이 쉬워지고 거래비용이 점차 감소되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지리적 표시제를 지역 관건으로 보고 적극 권장하고 있다. 미국과 호주는 WTO 패널에 와인과 주정을 제외한 농산물 및 식품에 지리적 표시제와 원산지 표시제를 적용하는 것은 규정에 어긋난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WTO 패널은 EU 시스템에 어떠한 하자도 없다는 점에 동의하였고, 양국이 제시한 의견의 대부분을 기각했다. 이와 같은 WTO 패널의 결정은 EU로 하여금 명칭의 불법적 사용을 막을 수 있는 강력한 보호 체계에 대한 근거를 마련할 수 있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현재 EU에는 약 700여 가지의 지리적 표시제가 등록되어 있다. 프랑스는 1900년대를 전후해 신대륙의 포도 산업에 밀려 자국산 포도의 가격폭락과 이에 따른 품질하락의 악순환을 겪었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1935년 지리적 표시제를 강화하여 샴페인, 코냑 등 전통적 브랜드의 권리침해 방지에 적극 나섰다. 현재 포도·치즈 등 600여 개의 지리적 표시제 품목들은 연간 20조원의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도 지리적 표시제는 120억유로의 가치 창출과 30만명에게 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9년 농산물 품질관리법에 지리적 표시등록제도의 시행 근거가 마련됐고,2002년 보성녹차를 시작으로 양양 송이, 괴산 고추, 경북 영양 고추, 서산 6쪽마늘 등 현재 5개 품목이 등록돼 있다. 지리적 표시제를 도입 중인 상품은 철원 오대쌀, 해남 겨울배추, 제주도 흑돼지, 고창 복분자 등이다. 앞으로 청정 농산물에 대한 지리적 표시제 등록이 늘어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도 무시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지리적 표시를 등록하고 활용하는 주체는 농산물과 그 가공품을 생산하는 농업인 및 생산자 단체이다. 실제로 등록절차를 밟으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도 필요하지만, 자칫 지역산업화를 위한 질적 발전보다는 바람몰이에 편승하는 얄팍한 뜨내기 브랜드가 양산될 수 있다. 따라서 초기 마케팅 노력과 비용 절약, 소비자의 신뢰를 확실하게 확보할 수 있는 파워 브랜드 구축은 물론 그 명성과 전통까지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조직 결성, 정관 및 자체 품질기준 마련 등 준비단계에서부터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앞으로 지리적 표시제는 우리 농업, 농촌을 살리는 데 큰 도움을 줄 제도이다. 농업인과 생산자단체, 지자체 공무원, 농업관련 단체들은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성군 농협 중앙교육원 교수
  • [독자의 소리] 불필요한 세제 사용을 줄이자/차형수 (서울 송파구 신천동 미성아파트)

    산업화·도시화 등으로 우리 사회에서는 오염물질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 사람이 하루에 쓰는 물의 양은 약 400ℓ,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할 때 가구당 하루 1t 이상의 하수를 발생시키는 셈이다. 물을 오염시키는 것은 가정의 생활하수, 공장의 산업폐수, 목장의 축산폐수 등 무수히 많지만 특히 그중에서도 생활하수가 전체 수질오염 원인의 약 70%를 차지한다고 한다. 또 세제를 많이 사용할수록 그릇이 더 깨끗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하지만 실험해본 결과 아무 세제도 넣지 않고 세탁기만 작동시켜도 빨랫감이 깨끗해진다고 한다. 세제를 많이 넣어야 깨끗해진다고 굳게 믿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이 우리의 물을 병들게 하는 데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설거지를 할 때는 기름기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따로 하고, 기름기를 휴지로 한번 닦아내는 게 바람직하다. 합성세제를 덜 사용함으로써 물의 오염을 막을 수 있고,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합성세제를 과다하게 사용하면 수중의 산소를 차단하는 세제의 성질 때문에 미생물이 살 수 없게 되며 이로 인해 심각한 부영양화를 일으킨다. 이젠 정말 “물쓰듯 한다.”는 말은 오래전 옛날 얘기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모두 물 한 방울도 아끼고 수질을 보호해야 한다. 그 일은 바로 나 자신의 손끝에서 시작된다는 평범한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차형수 (서울 송파구 신천동 미성아파트)
  • [지역플러스] 전남 대표사업 290개 추진

    행정자치부가 낙후지역 전국 70개 시·군을 선정해 지원하는 신활력 사업으로, 올해 전남도 내 17개 시·군이 70개 분야에서 290개 세부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465억여원이 투입됐다. 지역별 역점사업은 ▲장흥-생약초 재배산업화▲나주-나주배 특성화▲담양-대나무 신산업화▲곡성-심청 효문화▲구례-청정 자연환경농법▲고흥-유자 고부가가치화▲보성-녹차 관광산업▲화순-바이오산업▲강진-친환경 건강식품▲해남-땅끝 황토나라▲영암-기 활력산업▲무안-연꽃 집적화▲함평-세계 나비·곤충 박람회▲장성-홍길동 문화산업▲완도-해양생물산업▲진도-홍주 명품화▲신안-갯벌생태체험이다.
  • “DDA타결땐 농가소득 10~40% 감소”

    관세를 낮추고 보조금을 감축, 시장을 개방하자는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협상이 타결되면 국내 쌀 농가의 소득이 지금보다 10∼40% 정도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쌀 협상 비준안 통과로 관세화가 10년간 유예됐지만 DDA 협상에 따른 국내 보조금 감축과 쌀값을 지지하는 정책이 농가소득 보전 방식으로 바뀐 데 따른 결과다. 고추 등 관세율이 높은 채소농가의 소득도 10∼30% 감소할 전망이다.DDA 협상 타결을 전제로 농가소득의 피해액이 추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정부의 농업정책 실패로 농가소득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은 10년사이 42%에서 92.7%로 2배 이상 증가해 농가의 부채상환 능력이 갈수록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부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8일 서울 청담동 엘루이호텔에서 공동 개최한 ‘아시아농업정책 국제워크숍’에서 농촌경제연구원의 송주호 박사는 DDA 협상에 따른 국내농가의 소득변화를 예측해 발표했다. 송 박사는 ‘한국의 농업발전 전망:교훈과 도전’이란 보고서에서 DDA 협상이 타결되면 국내 쌀 농가의 소득은 2000∼2002년 평균 8조 2060억원에서 개방 속도가 빠르면 2010년에는 5조 780억원으로 38%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개방 속도가 느리더라도 2010년 쌀 농가의 소득은 7조 6340억원으로 같은 기간 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송 박사는 “정부가 소득직불보전제로 전환, 농가소득을 지원한다고 했으나 전체 인구의 7%를 차지하는 농업인구를 정부가 보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올해에도 쌀값 하락에 따라 정부가 필요한 직불금은 예산보다 30%나 많은 1조 5000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또한 관세율이 200%를 넘는 고추 농가의 소득도 1조 260억원에서 개방 속도가 빠르면 2010년에는 6999억원으로 32%, 개방이 느리면 927억원으로 10% 각각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관세율이 200%를 넘는 마늘이나 밤,100%를 넘는 양파 등을 재배하는 농가의 소득피해율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송 박사는 “정부가 도시·산업화에만 집중한 탓으로 농업정책은 성공적이지 못했다.”면서 “그 결과 농가소득에서 차지하는 농가부채의 비율은 1995년 42%에서 2000년 87.6%를 거쳐 2004년에는 처음 90%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총생산(GDP)에서 농업부문 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40%(1968년)에서 7%(1991년)로 감소하는 데 우리나라는 26년이 걸렸으나 일본은 73년, 미국은 96년, 영국은 113년 걸렸다면서 우리 농촌의 쇠퇴 속도는 너무 빠르다고 밝혔다. 따라서 농업의 연착륙을 위해 DDA 협상에서는 관세와 국내 보조금의 감축에 유연성을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농림부는 오는 13∼18일 홍콩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를 앞두고 농민단체가 대규모 원정시위를 준비하자 6개 농민단체 관계자들을 과천청사로 초청, 긴급 간담회를 갖고 홍콩에서 시위를 벌일 때 유의할 점 등을 설명했다. 전농 관계자는 “사전 답사를 통해 홍콩 법 등 현지 사정을 미리 파악했으며 평화적인 시위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지역플러스] 대구 신기술산업지원센터 착공

    대구신기술사업단은 달서구 성서3차 지방산업단지에 신기술산업지원센터 건립 공사를 시작했다고 8일 밝혔다. 신기술산업지원센터는 사업비 158억원으로 내년 10월에 완공될 예정이며 부지 1만 6000여㎡에 지상 4층, 지하 2층, 연면적 1만 5000여㎡ 규모다. 센터에는 대구가 미래성장 동력 산업으로 육성키로 한 나노부품실용화센터와 모바일단말상용화센터, 전통생물소재산업화센터, 공용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 [실전 논술] 사회속에서 개인의 책임과 역할

    ●다음은 전광용의 (꺼삐딴 리)에서 발취한 글이다 이 글에 등장하는 이인국의 행적을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아 사회 속에서 개인의 책임과 역할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 유의사항 1)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600자 내외(±200)로 쓸 것. 2)이인국이 친일 행동을 했다는 점에 대한 비판으로 일관하지 말 것. 3)사회와 개인의 관계에 대한 의견을 진술할 것. 4)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개인의 윤리 덕목을 제시할 것. (가)벌써 육 개월 전의 일이다. 형무소에서 병보석으로 가출옥되었다는 중환자가 업혀서 왔다. 휑뎅그런 눈에 앙상하게 뼈만 남은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환자. 그는 간호원의 부축으로 겨우 진찰을 받았다. 청진기의 상아 꼭지를 환자의 가슴에서 등으로 옮겨 두 줄기의 고무줄에서 감득되는 숨소리를 감별하면서도, 이인국 박사의 머릿속은 최후 판정의 분기점을 방황하고 있었다. 입원시킬 것인가, 거절한 것인가……. 환자의 몰골이나 업고 온 사람의 옷매무새로 보아 경제 정도는 뻔한 일이라 생각되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마음에 켕기는 것이 있었다. 일본인 간부급들이 자기 집처럼 들락날락하는 이 병원에 이런 사상범을 입원시킨다는 것은 관선 시의원이라는 체면에서도 떳떳지 못할뿐더러, 자타가 공인하는 모범적인 황국신민(皇國新民)의 공든 탑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그는 이런 경우의 가부 결정에 일도양단하는 자기 식으로 찰나적인 단안을 내렸다. 그는 응급 치료만 해 주고 입원실이 없다는 가장 떳떳하고도 정당한 구실로 애걸하는 환자를 돌려보냈다. 환자의 집이 병원에서 멀지 않은 건너편 골목 안에 있다는 것은 후에 간호원에게서 들었다. 그러나 그쯤은 예사로운 일이었기에 그는 그대로 아무렇지도 않게 흘려버렸다. 그런데 며칠 전 시민 대회 끝에 있는 해방 경축 시가 행진을 자기도 흥분에 차 구경하느라고 혜숙이와 함께 대문 앞에 나갔다가, 자위대 완장을 두르고 대열에 끼인 젊은이와 눈에 마주쳤다. 이쪽을 노려보는 청년의 눈에서 불똥이 튀는 것 같은 살기를 느꼈다. 무슨 영문인지 모르고 어리벙벙하던 이인국 박사는, 그것이 언젠가 입원을 거절당한 사상범 환자 춘석이라는 것을 혜숙이에게서 듣고야 슬금슬금 주위의 눈치를 살피며 집으로 이거 들어왔다. 그 후 그는 될 수 있는 대로 거리로 나가는 것을 피하였지마는 공교롭게도 어제 저녁에 그 벽보 앞에서 마주쳤었다. (나)나는 코 허리에 내려온 안경을 올리면서 눈을 부릅떴다. 그의 시각은 활자 속을 헤치고 머릿속에는 아들의 환상이 뒤엉켜 들어차 왔다. 아들을 모스크바로 유학시킨 것은 거지의 억지에서였던 것만 같았다. 출신 계급, 성분, 어디 하나 부합될 조건이 있었단 말인가. 고급 중학을 졸업하고 이과 대학에 입학한 바로 그 해이다. 이인국 박사는 그 때나 지금이나 자기의 처세 방법에 대하여 절대적인 자신을 가지고 있다. “얘, 너 그 노어 공부를 열심히 해라.” “왜요?” 이들은 갑자기 튀어나오는 아버지의 말에 의아를 느끼면서 반문했다. “야 원식아, 별 수 없다. 왜정 때는 그래도 일본말이 출세를 하게 했고 이제는 노어가 또 판을 치지 않니. 고기가 물을 떠나서 살 수 없는 바에야 그 물 속에서 살 방도를 궁리해야지. 아무튼 그 노서아 말 꾸준히 해라.” 아들은 아버지의 말에 새삼스럽게 자극을 받은 것 같진 않았다. “내 나이로도 인제 이만큼 뜨내기 화화쯤은 할 수 있는데, 새파란 너의 낫세로야 그걸 못하겠니?” “염려 마세요, 아버지…….” 아들이 대답이 그에게는 믿음직스럽게 여겨졌다. 이인국 박사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어디 코 큰 놈이라구 별것이겠니, 말 잘 해서 징정이 통하기만 하면 그것들두 다 그렇지…….” 이인국 박사는 끝내 스텐코프 소좌의 배경으로 요직에 있는 당 간부의 추천을 받아 아들의 소련 유학을 결정짓고야 말았다.(중략) “가만 있어요, 호랑이두 굴에 가야 잡는 법이오. 무슨 세상이 되든 할 대로 해 봅시다.” “그래도 저 어린 것을 어떻게 노서아까지 보낸단 말이오.” “아니 중학교 아이들도 가지 못해 골들을 싸매는데, 대학생이 못 가 견딜라구.” “그래도 어디 앞일을 알겠소…….” “괜한 소리, 쟤가 소련 바람을 쏘이구 와야 내게 허튼소리 하는 놈들도 찍소리를 못 할 거요. 어디 보란 듯이 다시 한 번 살아 봅시다.” 아들의 출발을 앞두고, 걱정하는 마누라를 우격다짐으로 무마시키고 그는 아들의 유학을 관철하였다. ‘흥, 혁명 유가족도 가기 힘든 구멍을 친일파 이인국의 아들이 뚫었으니 어디 두고 보자…….’ 그는 만장의 기염을 토하며 혼자 중얼거리고 희망에 찬 미소를 풍겼다. 그 다음 해에 사변이 터졌다. 잘 있노라는 서신이 계속하여 왔지만 동란 후 후퇴할 때까지 소식은 두절된 채로였다. 마누라의 죽음은 외아들을 사지로 보낸 것 같은 수심에도 그 원인이 있었다고 그는 생각하고 있다. 이인국 박사는 신문 다찌끼리 속에 채워진 글자를 하나도 빼지 않고 다 훑어 내려 갔다. 그러나 아들의 이름에 연관되는 사연은 한마디도 없었다.‘이 자식은 무얼 꾸물꾸물하느라고 이런 축에도 끼지 못한담……. 사태를 판별하고 임기 응변의 선수를 쓸 줄 알아야지, 맹추같이…….’ ● 지문의 분석 이 소설은 정신적 지조 없이 시류(時流)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오로지 자신의 영달과 안일만을 추구하기에 여념이 없었던 우리나라 지도층을 신랄하게 비판한 작품이다. 지문으로 제시한 부분은 일제 강점기하에서 모범적인 황국신민(皇國新民)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사상범 춘석의 입원을 단호하게 거절하는 장면과 소련군 장교를 배경 삼아 아들의 모스크바 유학을 결정짓는 장면이다. 왜정 때는 일본말을, 이제는 노어를 해야 버젓이 살 수 있으며, 고기가 물을 떠나서 살 수 없는 바에야 그 물 속에서 살 방도를 궁리해야 한다는 말에서 이인국의 성격이 잘 드러나고 있다. 식민지 통치, 해방,6·25전쟁, 산업화 등등 격동의 현대사를 살아오면서 어떻게 사는 것이 인간다운 삶인가, 사회 속에서 개인의 역할과 책임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주인공 이인국은 일제 때 의과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회중시계를 상품으로 받는다. 그는 의술이 뛰어났지만 권력층만 상대하면서 그의 자녀를 일본인 학교에 보내는 것은 물론 시의원에다가,‘국어(國語) 상용(常用)의 가’라는 칭호를 받는 등 철저한 친일파로 살아간다. 해방 후 소련군이 진주해 오고 그는 반민특위에 체포되어 앞날을 알 수 없게 된 상황에서, 감방에 돌던 전염병을 퇴치하고 러시아어를 힘써 배운다. 그러던 중 소련군 장군 스텐코프의 혹 제거 수술을 성공적으로 해 주고 그의 신임을 얻어 석방된다. 뿐만 아니라 소련군 장군의 후원에 힘입어 아들을 모스크바로 유학 보낸다.6.25 전쟁이 터지자 그는 월남하여 병원을 개업하는데, 병원은 종합 병원을 방불케 할 만큼 성공한다. 그는 이제 영어를 열심히 배우고 미국 대사관 직원과 교분을 쌓아 그의 추천으로 미국무부 초청을 받아 미국 길에 오른다. 결국 이 작품은 시류에 타협하면서 일신의 안녕만을 추구하는 인간형에 대한 비판이라는 주제 의식을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출제의도 이 문제는 현대와 같은 경쟁 사회에서 개인은 사회에 대하여 어떤 책무를 지고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요구한다. 이것은 장차 사회 속의 개인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소양을 형성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연대감이 무너지고 개별화, 분자화되어 가는 시대적 병폐를 치유하는 길을 모색하는 일이기도 하다. ● 생각하기 먼저 이 지문에 나타난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한다. 이 대목에서 중요한 것은 이인국이 일제 시대와 해방 직후의시기를 지내 오면서 사회 속에서 어떤 처세를 하였느냐 하는 점이다. 사상범 춘석의 입원을 거절하고 아들을 모스크바로 유학 보낸 이유가 무엇인가에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잇다. 그리고 현대 사회의 특징과 개인 윤리의 개념을 생각해 본다. 현대 사회가 어떤 모습을 지니고 있고 그 특징이 무엇인지를 확정해야 거기에 적합한 개인 윤리를 탐색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대 사회의 특징과 관련지어 개인에게 요구되는 윤리적 덕목이 무엇인지 확정한다. 희생, 봉사, 친절 등 실로 다양한 개인의 윤리적 덕목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개인이 왜 그런 덕목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가를 현대 사회의 특징에 비추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 어떻게 쓸까 논제에서 주어진 내용과 연관지어 주제의 방향을 정할 수 있는데, 문제를 삼고 있는 내용으로 보아 건전한 개인 윤리 함양이라는 정도로 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주제문의 방향은 ‘현대 사회에서 개인은 개방적 제도와 건전한 판단력의 윤리가 필요하다.’는 방향에서 잡을 수 있다. 글의 서론 부분에서는 논제에서 주어진 것과 관련하여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 대하여 자신의 관점을 드러내면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물론 주인공의 행적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논의의 과제를 제시하면 훨씬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다. 본론 부분에서는 먼저 주인공 이인국의 성격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극단적인 이기주의자, 기회주의자로 그려지고 있는데 이를 토대로 반사회적 행위로 지탄받는다는 점을 제시하면 된다.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 하여 현대 사회의 특징에 대한 일반적인 언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 사회는 다원화와 개방화를 지향한다는 점을 언급하면 된다. 그런 다음, 현대인에게 필요한 개인 윤리가 무엇인지 중점적으로 언급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 가치와 더불어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생활 태도와 건전한 판단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내용 이외에도 스스로 현대인에게 필요한 윤리가 무엇인지 성찰을 하여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 부분에서는 앞서서 논의한 내용을 마무리하면서 건전한 개인 윤리 함양의 노력이 필요함을 제시하면 된다. 이 논제와 관련하여 ‘이인국이 시대에 따라 변신하게 된 이유를 서술하고, 현대 사회에서 건전한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교육적 조치가 어떤 것인지 논술하시오. 사회 환경 속에서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삶의 방법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와 같은 논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석록 서울 대치메가스터디 원장
  • 강원대 이병천 교수 새개념 ‘개발자본주의론’ 2일 학술대회

    강원대 이병천 교수 새개념 ‘개발자본주의론’ 2일 학술대회

    ‘따라잡기와 벗어나기를 넘어서자.’ 자본주의에 대한 후진국의 태도는 두 가지였다. 어떻게든 열심히 노력해 선진국을 따라잡든지 아니면 선진국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세계 자본주의 체제에서 벗어나든지. 좌파는 이탈을 택했다. 그러나 이 선택은 실패였다. 박정희 개발독재의 모순 때문에 망할 것이라던 한국은 80년대 외려 고도성장을 이어 나갔다. 곧 현실사회주의권 국가들도 줄줄이 무너졌다. 좌파는 어떻게 해야 하나. 현실사회주의는 진정한 사회주의가 아니었다며 여전히 자본주의의 몰락을 기원(?)하는 종말론자로 남아야 하나. 솔직히 현실적 대안이라 보기 어렵다. 아니면 좌파였던 과거를 회개하고 전향할 것이냐. 이는 성장과정의 갖은 희생자들을 무시하는 처사다. 이런 좌파의 딜레마를 풀기 위해 강원대 이병천 교수가 ‘개발자본주의론’을 들고 나왔다. 지난해 아이디어를 낸 뒤 1년여 작업 끝에 대략의 틀을 잡아 2일 성공회대에서 열리는 사회경제학계 공동학술대회에서 ‘개발자본주의 개념구성 시론’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는 한국사회과학연구소·한국사회경제학회·한국산업노동학회·대안연대 합동 주최로 열리는 고 박현채 선생 10주기 추모대회다. ●“산업화가 이미 갈등이다” 이 교수는 기본적으로 산업화를 자본주의 체제 이행의 관점에서만 설명하는 것에 반대한다.“체제 이행 논의로만 보면 자칫 현재의 결과로 과거의 모든 것을 설명하고 정당화할 위험이 있습니다. 그런 기준만 적용한다면 왜 유신이 탄생했고, 박정희는 비극적으로 죽었고, 광주사태는 왜 일어났습니까.” 체제이행적 관점은 자본주의를 ‘가야 할 길’로 전제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갈등은 무시해 버린다는 비판이다. 그래서 이 교수는 그냥 산업화라 하지 않고 ‘쟁투적’ 산업화라 부른다.“산업화와 민주화라는 이분법이 아니라 산업화 과정 안에 갈등 지점들이 이미 들어가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겁니다.” ●“단선적 발전론을 버려라” 그래서 이 교수는 ‘개발국가론’의 폐기를 주장한다. 개발국가론은 한국 등 동아시아의 성장을 ‘국가의 강력한 추진력’으로 설명하는 이론. 그러나 국가의 힘 역시 그것을 받아들이는 문화와 그때그때 권력관계에 의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 교수는 그래서 산업화를 볼 때 국가의 능력뿐 아니라 이에 대응하는 시민정신까지 함께 보자고 제안한다. 이 교수는 이 두 잣대로 산업화 과정의 유형화를 시도한다(표 참조). 예컨대 프랑스는 강력한 혁명적 전통으로 인해 합의에 의한 산업화가 진행된 반면, 자이르 같은 곳은 이런 조건들이 전혀 없어 아예 산업화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은 국가의 강력한 주도가 있었으나 사회적 합의는 부족한 개발자본주의 유형이다. 이 교수는 이런 논리를 통해 산업화와 근대화를 일직선상에 놓고 설명하는 모든 종류의 발전단계론을 폐기하자고 주장한다.“발전단계론을 놓고 각국을 보면 보편성을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모습을 보입니다.”그렇기에 이 교수는 자신의 유형화 작업조차도 ‘제한적 일반화’라 불렀다. ●다이내믹한 이론 구성을 위해 개발자본주의론은 이 교수가 오랫동안 몸 담아왔던 제도경제연구회 멤버들과 의견을 교환한 끝에 내놓은 주장이다.“산업화의 성공이나 성장만 보는 게 아니라 그것이 품고 있는 긴장과 모순까지 드러내는 역동적인 그림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이를 위해 새로운 제도경제학의 성과와 우파·좌파의 논리까지 모두 수용한 것입니다.”그러나 무척 긴장되는 것도 사실이다.“꼭 옳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손으로 만든 개념인 만큼 학계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으면 합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유명자격증 20선] 폐기물처리 자격

    폐기물매립지 확보와 관리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라 필연적으로 발생되는 것이 폐기물이지만, 처리와 관리 그리고 사회적 인식의 수준이 아직 미흡한 탓이다. 생활폐기물과 산업폐기물이 날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제는 단순히 처리만이 아닌 발생저감과 재활용 방안까지 총체적인 정책이 요구되는 때이다. 폐기물 처리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산업인력공단측은 “폐기물을 안전하게 가공, 처리하고 재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가자격이 폐기물처리기사와 산업기사자격”이라고 소개했다. ●환경관련기관·업체·연구소 등 활용 폐기물처리기사와 산업기사는 일반생활폐기물과 산업폐기물을 분리·증발·건조·파쇄·압축·소각 등의 기계적 조작을 거쳐 처리하고, 감량화·무해화·안전화 등의 작업을 담당하게 된다. 폐기물을 취급하기 쉽게 그리고 위험성이 낮게 변화시키는 일련의 처리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다만 기사의 경우 총체적 관리업무를 맡는 관리자의 역할을 하는 반면, 산업기사는 현장을 책임지는 성격을 갖는다. 폐기물처리자격은 환경관련 정부기관이나 폐기물처리업체, 연구소 등에서 활용할 수 있다. 재활용산업과도 연계될 수 있다. 각종 폐기물 배출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고, 적절한 처리방안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 폐기물처리 전문가의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원자 꾸준히 증가세 이에 따라 지원자와 취득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공단에 따르면 폐기물처리기사의 경우 2002년 지원자가 2328명,2003년 2584명,2004년 3120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합격자 역시 2002년 76명에서 2004년 206명으로 급증했다. 산업기사도 마찬가지다. 지원자가 2003년 2375명에서 지난해 2552명으로 늘었고, 합격자도 107명에서 226명으로 늘었다. 기사와 산업기사는 역할상 차이가 있는 만큼 지원요건도 다르다. 기사는 4년제 이상의 학력을 요하고, 산업기사의 경우 2년제 대학 졸업자는 경력없이 응시할 수 있다. 시험은 매년 3차례씩 치러지며, 필기와 실기로 나뉜다. 산업기사 자격의 필기는 ▲폐기물개론 ▲폐기물처리기술 ▲폐기물공정시험방법 ▲폐기물관계법규 등 4과목 시험을 치르고, 기사는 ▲폐기물소각 및 열회수 과목을 추가해 5과목 시험을 치른다. 실기는 작업형이 아닌 주관식 필답형으로 치러진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지금 창원에선] ‘환경도시 메카’… 지역경제 띄운다

    [지금 창원에선] ‘환경도시 메카’… 지역경제 띄운다

    ‘환경 올림픽’이라 불리는 ‘람사협약 당사국총회(COP)’ 제10차 회의가 오는 2008년 경남 창원시와 창녕군 일원에서 열린다.1993년 일본 쿠시로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번째이다. 람사총회를 경남도가 유치함으로써 한국이 선진 환경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람사총회는 147개 회원국과 국내외 환경단체 관계자 등 2000여명이 참가하는 매머드급 국제행사이다. 총회에서는 창녕 우포늪을 비롯한 창원 주남저수지, 인제 용늪, 비무장지대(DMZ) 습지 등 국내 및 도내의 습지를 소개하고, 습지의 보전 및 활용방안과 환경정책을 알리게 된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친환경 이미지를 높이고 습지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을 제고할 수 있게 된다. ●DMZ내 생태보전 방안 협의 지난 15일 우간다 캄팔라에서 열린 제9차 람사총회 본회의에서 차기 개최지로 경남이 확정됐다. 이재용 환경부장관과 김태호 경남지사가 이와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경남도는 2008년 10월쯤 10일간 일정으로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본행사 외에 NGO회의와 학술대회, 환경기술전, 습지사진전, 전통문화축제, 람사퍼레이드,NGO퍼레이드 등이 부대행사도 계획돼 있다. 특히 북한 대표단을 초청, 환경분야 남북교류 협력의 계기를 마련하고,DMZ내 생태조사 및 자연환경 보전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내년 3월까지 람사총회 추진기획단을 구성, 각종 프로그램 개발을 비롯, 회의진행과 숙박 및 수송대책 등 장·단기 종합계획을 수립한다. 환경부를 비롯한 관련부처와 경남도, 창원시·창녕군 등을 참여하게 된다. 이와 별도로 민간단체 및 전문가로 자문위원회를 구성,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키로 했다. 일본 람사센터 대표인 나카무라 레이코(여) 등 아시아지역 8개국 전문가 13명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성공적인 총회개최를 위한 기반도 구축한다. 회의장과 통신 및 동시통역시설, 숙박시설 등을 확충하며 도시환경도 정비할 계획이다. 행사비용 24억 5000만원은 정부와 공동으로 부담하고, 도 자체행사에 필요한 31억여원은 시·군과 함께 확보할 계획이다. ●엄청난 기대효과 람사총회 유치를 계기로 한국은 환경외교에서 목소리가 높아진다.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과의 환경관련 협약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으며, 국제적인 환경보전 네트워크의 주도자 역할도 가능하게 됐다. 창원시와 창녕군이 람사총회 개최도시라는 점을 살려 브랜드화할 경우 산업적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이미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습지보전과 습지복원사업이 산업화됐다. 이들은 준비과정에서 실질적인 습지관리정책을 시행하고, 보전·복원과정에서 새로운 환경기술을 습득해 산업화했다.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태문화관광상품을 개발, 지역주민의 생활규제 및 생태계 보전 노력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2008년에만 35억∼50억원에 달하는 경제적인 파급효과도 예상된다. ●풀어야 할 과제 산적 우선 행사의 주도권을 둘러싼 주체들간 힘겨루기가 우려된다. 정부와 NGO간 이견이 예상되고, 환경부와 경남도, 환경단체간 다툼도 예상된다. 여기에 학계를 비롯한 전문가그룹의 훈수와 주민들의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이재용 환경부장관은 “차기총회는 NGO가 주도하고, 정부는 이를 지원하는 역할에 그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차기총회의 주제는 ‘환경과 통일’로 잡아야 한다.” “모의총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이에 대해 부산대 주기재 (49·생물학과)교수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람사협약에 가입한 당사국 대표가 모여 습지의 보전과 활용방안을 논의하는 회의를 NGO가 주도한다는 것은 난센스라는 것이다. 그는 “NGO의 적극적인 참여는 바람직하지만 그들에 의한 주도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또 습지주변 주민들의 협조를 얻는 것도 중요하다. 환경부와 도는 다양한 생태체험관광코스를 개발, 주민들의 소득과 연계시킨다는 방침이다. 자칫하면 도시자본가들에 의한 주도로 과실은 그들이 따고, 소외된 주민들의 반발을 불러와 행사를 망칠 우려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국제적인 네트워크 구축과 습지에 대한 교육부족. 일본 람사센터 대표인 나카무라 레이코는 “한·중·일 3국과 몽골·네팔이 참여하는 습지보존 네트워크 구축이 시급하다.”면서 “앞으로 기후변화에 대비해 가치없는 무논을 습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늪… 습지…경남은 ‘자연사 박물관’ 경남의 생태계는 살아 있는 ‘자연사 박물관’이다. 국내 최대의 물줄기인 낙동강을 끼고 풍부한 늪과 습지를 형성하고 있으며, 그속에는 태고의 신비가 살아 숨쉬고 있다. 국내 최대의 내륙습지인 ▲창녕 우포늪을 비롯 ▲창원 주남저수지 ▲양산 화음늪 ▲양산 신불산 고산습지 ▲낙동강 하구의 을숙도는 아직 생성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우포늪 대표적인 습지로 이방면 등 4개 면에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면적 258만평으로 1억 4000만년전의 원시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우포늪과 목포·사지포·쪽지벌 등 4개 늪으로 이뤄져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우포늪은 수많은 생명체가 살아 꿈틀대면서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잎의 지름이 2m가 넘는 가시연이 거대한 군락을 이루고, 이름모를 곤충과 물풀이 보여주는 생존의 몸부림은 신비의 극치다. 겨울철 우포늪은 철새 천국으로 변한다.1997년 7월 정부의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다음해 3월 람사사이트에 등록되면서 국제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주남저수지 국내 유수의 철새도래지. 창원시 동읍과 대산면 일대에 펼쳐져 있으며, 면적이 180만여평에 달한다. 금병산과 정병산, 구룡산, 백월산 등에 둘러싸인 탓에 빗물이 이곳으로 흘러든다. 환경부 특정야생식물인 통발과 자라풀, 가시연꽃 등 230여종의 식물과 170여종의 곤충,30여종의 어류 및 양서·파충류가 서식하고 있다. ●신불산 고산습지 자연생태를 원형 그대로 보존되고 있어 지형과 지질학적 가치가 매우 높다. 양산시 원동면 신불산 줄기 남쪽끝단 해발 750m에 형성된 습지로 면적은 91만여평. 지난해 2월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지난 2002년 양산 녹색연합에 의해 발견돼,190여종의 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특히 보호야생종인 삵과 담비를 비롯, 끈끈이주걱, 이삭귀개, 자주땅귀개 등 희귀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화음늪 지율스님이 온몸을 던져 지켜낸 것으로 유명하다. 양산시 하북면 천성산에 위치한 고산습지. 면적은 3만 8000여평에 불과하지만 2002년 2월 정부의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지하에서 흘러나오는 물에 의해 죽은 식물이 썩지 않은 채 쌓여 이탄층을 형성하고 있어 습지환경변천의 귀중한 자료로 연구되고 있다. ●을숙도 철새도래지. 지난 1966년 천연기념물 제179호로 지정될 정도로 갈대와 수초가 무성하고, 간조시 조간대지역으로 철새먹이가 되는 어패류가 풍부하다. 매년 100여종 이상의 철새가 찾는다. 면적은 93만평으로 지난 99년 8월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김태호 경남지사 “국제 환경네트워크 구축” “2008 람사총회에는 경남도민은 물론 많은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멋진 프로그램을 개발하겠습니다.” 우간다 캄팔라에서 열린 제9차 람사총회에 정부대표단으로 참석, 차기총회를 유치하고 돌아온 김태호 경남지사는 “차기총회 개최지 결정 당시의 감격을 잊을 수 없다.”면서 “총회장에서 프리젠테이션이 끝난 후 터져나온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울리는 듯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 지사는 “이번 쾌거를 계기로 습지를 비롯한 다양한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기술분야 자문그룹을 만들어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며 “앞으로 3년간 철저히 준비해 명실상부한 환경올림픽을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것”이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했다. 우선 환경부와 경남도·창원시·창녕군, 환경단체 및 학계 등이 참여하는 추진기획단을 구성, 중·장기 프로그램을 마련할 방침이다. 아울러 회의장과 통신시설, 숙박 및 교통대책 등을 점검하고, 도시환경도 정비할 계획이다. 또 행사지원 전문인력 확보 등 분야별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키로 했다. 경남의 자연환경과 연계한 ‘에코 투어’를 개발,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북한대표단을 초청할 계획이다. 그는 “남북간 환경분야 교류협력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면서 “정부측과 협의해 DMZ내의 우수한 자연환경 보전방안을 모색하고, 자연습지 탐방코스 등을 개발하겠다.”고 설명했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테크노폴리스 25일 첫삽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172번지 일대에 첨단산업기술단지 ‘서울 테크노폴리스’조성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서울시는 21일 서울산업대·한국전력·원자력의학원 등이 기부한 5만여평에 2014년까지 나노기술(NT)과 정보기술(IT) 등의 중심지 역할을 할 ‘서울 테크노폴리스’를 건립하기로 하고 25일 오후 3시 기공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이곳에는 2014년까지 현금과 현물 총 4951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나노·정보기술 결합한 ‘NIT’집중육성 ‘서울 테크노폴리스’는 서울산업대(2만6000평)와 원자력의학원(9000평), 한국전력연수원(5000평)의 땅을 하나로 묶어 조성된다. 이 사업에는 서울시와 정부를 비롯 서울산업대·고려대·경희대·이화여대·연세대·육군사관학교·광운대·국민대·단국대·삼육대·서울시립대·서울여대·한성대·한양대 등 서울 강북지역에 위치한 14개 대학이 참여한다. 이외에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국방품질관리소·한국기계연구원 등 연구기관과 삼성전자·LG필립스·삼성SDS·주성엔지니어링 등 여러 기업이 동참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NIT’(나노기술과 정보기술을 조합한 말)가 집중 육성되며 이를 위해 건물 12개 동과 대학 연구실, 기업 실험실 등이 들어서게 된다. 이에 따라 ‘서울 테크노폴리스’는 대학과 연구소·기업 등 산학연 연계를 통해 ‘NIT’를 비롯, 생명공학(BT) 등 첨단산업 분야의 신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이를 산업화하는 거점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2007년까지 ‘스마트하우스’건설 역점 사업으로는 ▲초소형 복합시스템 구장(構裝)기술(Micro System Packaging) 산업화 ▲‘NIT’분야 부품과 제조장비 국산화 ▲전력 및 바이오 분야 첨단장비 연구개발 ▲첨단산업 엘리트 배출을 위한 NIT 연합대학 프로그램(NITU) 운영 등이 꼽히고 있다. 먼저 1단계로는 ‘서울 테크노폴리스’의 본부 역할을 하면서 연구와 생산·교육을 모두 담당할 ‘스마트하우스’가 2007년 8월까지 서울산업대 안에 들어선다. 지하 1층·지상 12층에 연면적 9250평 규모로 반도체·LCD 장비업체 등 100개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2단계로 한국전력 연수원과 원자력의학원 땅에 기업연구동이 건립돼 전력·바이오 산업 분야의 기업연구소들이 입주한다. ‘서울 테크노폴리스’는 서울시 세계도시화 프로젝트의 하나이며 지난 6월 말 국가균형발전 과제로 지정됐다. 이 사업의 시행과 운영은 재단법인 ‘서울 테크노파크’가 맡는다.서울시 장석명 산업지원과장은 “사업이 끝나는 2014년이면 서울 테크노폴리스가 간접 매출을 포함, 연간 2조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연 4000명 이상을 고용하는 첨단산업의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