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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수산식품산업 해외진출 지원해야”

    정부가 시대 변화에 맞춰 농수산식품에 대한 해외시장 진출 지원에 집중하고 소비자 중심의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지현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선임연구위원은 24일 한국개발연구원에서 열린 ‘2008∼2012년 국가재정운용계획 농림수산식품 분야 토론회’에서 ‘식품산업과 연계를 통한 농어업의 고부가가치화 방안’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최 연구위원은 “소비자 요구를 반영해 정부는 농수산물의 가격과 품질을 업그레이드할 가능성이 큰 분야를 중심으로 지원해야 한다.”면서 “농업인의 소득향상을 목표로 식품산업을 무리하게 연계시키는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공성이 높고 민간기업의 참여가 어려운 사업을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등 일정한 원칙하에 시장에 개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부는 식품산업정책을 농업생산, 가공, 유통, 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농업과 유기적인 연계를 가지고 추진해야 한다고 최 연구위원은 주장했다. 산지와 업계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정보네트워크 사업, 식품 관련 통계의 생성과 보급 등 인프라 구축도 우선 지원 분야로 꼽았다. 특히 최 연구위원은 “개방화시대를 맞아 우리 농식품의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해 고품질 농산물의 적극적 마케팅과 홍보 등 공세적인 해외시장 진출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전통식품의 발전과 계승, 식문화 교류 및 전파 등 분야도 정부 개입이 필요하며, 한식의 세계화 차원에서 지역 특산식품 클러스터와 연계해 해당 식품을 산업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영등포 문래동 철재거리 27~28일 ‘예술축제거리’

    작은 철재공장들이 빼곡한 영등포구 문래동 철재거리가 예술축제로 들썩이게 된다. 영등포구는 예술단체인 ‘경계없는 예술단체’와 함께 27∼28일 이틀간 문래동 4가 철재거리를 중심으로 무용, 연극, 설치미술, 마임극, 음악연주가 어우러진 한여름밤의 문화축제를 연다고 24일 밝혔다.공연은 1930년대의 유랑극단이 시간여행을 통해 2008년 문래동 거리에 나타났다는 설정으로 시작된다. 이 때문에 예술가들은 30년대에 유행했던 복식과 헤어스타일을 하고 문래동 일대를 활보한다. 예술가들은 또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모호한 상태에서 거리극과 무용, 악기연주, 마임 등 형식과 장르를 초월한 퓨전적인 예술을 선보인다. 공연관계자는 “무대는 사무실 밀집지역부터 지하철역, 철공소 골목, 아파트단지, 대형매장 등 도심의 모든 생활공간”이라면서 “덕분에 공연속 객체와 주체란 개념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공연 일정이 정리될 때쯤 문래동 근린공원에 설치된 즉석무대에서는 악극 ‘이수일과 심순애’를 상연한다. 공연은 맛깔나는 대사와 막간극, 아코디언 연주, 변사의 등장 등 악극의 복합적인 요소와 섞이며 또 다른 묘미를 선사한다는 설명이다. 김형수 구청장은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색다른 각도와 시선으로 바라보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6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생겨난 문래동 철재상가는 80년대까지 전성기를 누렸지만 이후 쇠퇴하기 시작해 현재 130여곳의 업체만이 남아 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기고]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안양천/추재엽 서울 양천구청장

    [기고]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안양천/추재엽 서울 양천구청장

    1970년대부터 개발위주의 정책이 이뤄지면서 도시하천은 고유 기능을 상실한 채 인간의 편리함을 위한 개발공간으로 전락했다. 안양천도 예외는 아니었다. 당시 하천정비사업으로 하천에 제방과 콘크리트 구조물의 설치로 그 고유의 기능을 점점 잃어갔다. 또한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오염물질이 퇴적되고, 자정 능력을 상실했다. 지난 1992년 안양천의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은 72으로 하루종일 악취가 끊이지 않았다. 인근 아파트 단지와 학교에서는 창문을 닫고 생활하거나 공부를 해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홍수방지와 하천의 체육공원화 사업은 하천에 인위적인 변화가 일어나게 함으로써 인간과 자연을 멀어지게 만들었고 자연적으로 생긴 하천이 아닌 사람들에 의해 다시 만들어진 인위적인 하천으로 변했다. 양천구는 2003년부터 대대적인 안양천 살리기에 나섰다. 안양천변을 끼고 있는 수도권 13개 지방자치단체(안양천 수질개선 대책협의회)의 협력 하에 친환경적인 하천 조성사업을 시작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협의회 단체장들은 안양천의 수량 확보와 수질개선, 생태계 복원, 홍수위 저감 등을 통합관리, 운영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각 자치단체장은 안양천을 친환경적 자연형 하천으로 살리기 위해 지역 실정에 적합한 조성정비 사업들을 시작했다. 우선 하천 쓰레기를 치우는 작업을 시작으로 생태식물을 심고 환경단체와 함께 오염배출 업소를 단속했다. 또 주차장을 철거한 자리에는 갈대밭을 조성해 나가는 등 친환경적인 하천 살리기에 집중한 결과, 기적같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지금 안양천에 철새와 물고기들이 다시 돌아온 것이다. 현재 안양천 수질은 6∼8으로 개선돼 왜가리 등 25종의 철새와 물고기 7종류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에는 목동교와 오목교 구간이 철새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었다. 신정교 밑에는 어류 인공산란장이 설치되어 봄철이면 잉어의 산란 모습이 장관을 이루어 주민들에게 큰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편의시설과 체육시설·주민휴식 공간도 친환경적으로 설치하고, 안양천 제방 녹화사업은 생태녹지축과 연결하여 조성해 나가고 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이 있다. 안양천 상류에 위치한 자치단체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하류의 물을 관리하는 양천구의 노력 또한 중요하다. 안양천이 살아나야 한강이 살기 때문이다. 양천구는 앞으로 13개 기초자치단체 수질개선 대책협의회와 공동보조를 맞춰 안양천의 수질개선과 생태하천 복원에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다. 그러나 안양천 살리기는 기초자치단체의 역할만으로 한계가 있다. 안양천의 수질은 하수처리장 방류수(10)가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하천의 자정 작용이 있더라도 1∼2급수로 개선되기는 어렵다. 버들치 등 1급수종이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하수처리장의 고도처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 시설개선을 위한 국가의 예산지원이 선결되어야 한다. 또한 안양천은 시가지 확산에 의한 불투수면의 증가로 지천들은 물이 흐르지 않는 하천들이 늘어나고, 본류의 하천 유량도 대부분 하수처리장의 방류수에 의해 하천수가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유지용수 확보는 안양천의 매우 절실한 과제로 지표수나 지하수 또는 대체 수자원의 확보를 위한 대책도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이러한 우리의 공동 노력이 함께할 때 머지않아 시민들이 안양천에서 멱을 감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해 본다. 추재엽 서울 양천구청장
  • MB “미국이 약속하면 믿어야”

    이명박 대통령은 19일 “국민의 요구를 헤아리지 못한 것에 대해 뼈저리게 반성한다.”며 美쇠고기 수입 파동과 관련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가 식탁에 오르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미국 정부의 확고한 보장을 받아내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청와대 비서진과 내각도 대폭 개편하겠다.”고 밝혔다.그리고 대선 공약이었던 대운하 사업도 국민이 반대한다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다음은 이 대통령과 기자들의 일문일답. ▶30개월 이상 美쇠고기 안 들여온다고 했는데 구체적 방법은.또 미국이 보장한다고 하더라도 美 정부는 수출업자의 이익을 대변할 것인데,믿을 수 있는가. -국민들은 30개월 이상 소는 수입하지 않도록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그래서 통상 마찰을 피하기 위해 한국 수입업자가 30개월 이하만 수입하겠다,美 수출업자도 30개월 이하만 수출하겠다는 자율 약속했지만,그것으론 부족하다. 미 정부가 직접 약속한 30개월 이하 수출은 정부가 보장하도록 하는 제도를 요구하고 있다.물론 그 협상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한국의 특수한 사정,국민 뜻이 받아들여지도록 미국 정부에 요구하겠다.부시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며 이것만은 반드시 들어줘야 한다,이걸 보장할 수 없으면 수입할 수 없다고 강력히 전달했다.부시 대통령도 한국 실정을 이해하고 노력한다고 약속했다. 후속 조치로 정부 대표가 협상 시작했다.5차례 협상 진행중이어서 어려운 사안이지만 반드시 이것은 미국이 받아들일 것이라 믿고 있다. 미국이 못 받아 들이면,고시 보류할 것이고,수입할 수 없다.어떠한 경우에도 30개월령 이상은 식탁에 오르지 않을 것이다.대통령의 약속을 믿어달라. ▶뼛조각 일부 들어와서 전량 반출한 사례가 있었다.30개월 이하냐 이상이냐는 육안으로 구별 안 되는데,30개월 이상 쇠고기가 들어온 게 확인될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미국 정부가 보장하면 믿어야 한다.우리 정부가 그런 약속을 하면 외국도 우리 정부를 믿어야 한다.미 정부가 보장하지 않은 쇠고기가 들어오면 검역을 아예 안 할 것이고 검역 이전 반송될 것이 틀림없다.미국이 약속하면 믿어도 된다. ▶대만과 일본의 협상 상황에 대한 시각은. -타국 협상문제를 대한민국 대통령이 언급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유사 국제 통상관례에 따라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 생각한다. ▶재협상이 과학적 근거에 따른 것이기보단 촛불집회등 한국 대중의 압력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미국과 다시 협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는지,다른 제3국에 한국이 어떻게 비춰질 지에 대한 부정적 우려는 없는가. -어느 나라든지 특유한 문화가 있다고 생각한다.대한민국은 산업화 과정에서 민주화를 이뤘다.21세기는 확실히 대의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모든 것이 의회에서 이뤄지는 것이 정상이라 생각한다. 이번 쇠고기는 특수한 사정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21세기에는 인터넷으로 국민 의사 반영할 수 있는 시대이기도 하다.한국은 앞으로 의회 민주주의로 국회 내에서 중요한 일들을 논의하고 해결되는 방법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특수한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외부인들에게 중요하다.월드컵 등에서 봤듯이 특별한 문화가 있다.거리서 폭력적으로 불법으로 하는 것에 대해선 큰 영향을 앞으로 못 줄것이다.. ▶추가협의가 잘 이뤄진다면,즉 한국이 바라는 결과를 얻었을 때 한미 FTA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쇠고기 수입과 FTA협상과는 차이가 있다.FTA는 한국과 미국 양국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FTA는 양 정부가 합의했기에 어떤 수정도 있을 수 없다.부시 대통령도 FTA 재협상은 없다고 전했다.그도 임기중 통과시키려는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했다.우리도 FTA가 부시 재임중에 통과되길 기대하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 정상화까진 난제가 산적해 있는데,정부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는 지에 대해 국민들은 의문을 품고 있다.특히 이번 사태가 사전 예측 가능했기에 미리 대비했다면 최악의 사태는 막았을 것이란 지적이 있다.비조합원까지 참여하게 된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이번 파업은 주기적인 것이었다.그때그때 파업할 때마다 수습하고,또 파업하고,반복됐다.차주들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급격한 유가 인상에 따른 생계적 투쟁이라고 생각한다.화주들도 급격한 인상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한다. 화주·기업쪽에서 양보해야 하는데 마지막 단계 협상에 들어가 있다.이 경우에는 급격한 유류값 인상에 따른 사태라 보고 화주도 양보하고 차주도 양보해야 하며 정부도 지원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고 본다. ▶파업 쟁점과 관련,정부와 여당은 조합원이 자영업자라 주장하고 조합측은 노동자라고 하는데,조합원 성격규정과 관련해 어떤 생각 갖고 있나.파업사태에 대한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은? -노조냐,아니냐는 것에 대해선 법적 해석이 중요하다.개별적 차를 가지고 있는 차주는 노동자라 할 수 없다.법률적으로 노동조합 회원을 할 수 없다.그래서 연대라는 용어 쓰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물류체계가 근본적으로 잘못돼있다.농산품도 산지서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몇단계를 거치면서 마진이 많이 흘러나간다.화물 산업도 중간 물류 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들기에 물류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면 화주 차주에게 이익이 될 것이다.이번 기회에 전체 물류 시스템을 재정비하도록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쇠고기 파동에 따른 각료 해체 얘기가 한달 전에 나왔는데도 총리 교체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총리는 바뀌는 것인가.누가 되나.인선기준은 무엇인가. -인사에 대해 많은 짙타를 받았다.이번 인사는 국민 눈높이에 맞춰 인선하려 하고 있다.한달이 지났다곤 하지만,쇠고기 문제 관련 미국과 협상 과정서 청와대 수석도,정부 각료도,미국에 여러 차례 가고 오고 했다. 청와대 수석은 어제 왔다.이제 청와대가 할 역할은 끝났다는 생각에 인사를 하겠다고 18일 발표했다.국회가 아직도 정상화되지 않았기에 내각 인선은 국회가 열리는 것을 봐서 조속히 하겠다.청와대는 개개인 문제 책임보다는 새 출발이란 관점에서 7개 수석과 실장이 함께 개편된다는 것을을 발표했다.조만간 인선 발표가 있을 것.새 실장과 협의해서 마지막 결정하겠다. ▶최근 (대통령이) ‘인터넷의 힘은 신뢰가 담보되지 않으면 독이 될 수 있다’는 발언과 관련 정부의 인터넷 통제 얘기가 나오고 있다.국민과 소통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10년 주기로 열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장관 회의는 국제회의로서는 가장 의미가 있고 중요한 회의다. 인터넷 선진 국가로서 이야기했다.요즘 바이러스·해킹·사이버 테러도 문제다. 그 뿐만 아니라 개인정보 유출 문제도 있고,익명을 악용하는 스팸메일에 대해서 말했다.인터넷 보안 문제와 개인 정보 유출문제는 단지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고 모두 함께 개선해야 할 문제다.그래야 인터넷 문화가 발전하고,인터넷을 통해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요체가 될 수 있다.그래서 인터넷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사이버 시대에 신뢰가 없으면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신뢰가 구축되려면 모든 국가들이 서로 협력을 해야 한다는 취지로 국제공조에 관한 것이지 국내와 관련된 것은 없다. 어떤 경우에도 부당하게 인터넷을 통제한다든가 하는 구시대적 발상은 생각하지 않는다.인터넷 시대가 됐고 의사소통하는 폭이 넓어졌기 때문에 정부도 인터넷을 통한 소통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공기업 민영화를 미루기로 한 당정 입장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입장은 다른 것 같다.공기업 민영화를 조속 추진하라는 목소리도 있는데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한다면 시기는 언제쯤으로 생각하는가. -공기업의 민영화란 표현은 적합하지 않다.공기업 선진화가 좋겠다.정부가 소유하면서 경영을 선진화할 필요가 있는 공기업도 있기 때문에 모든 곳을 민영화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나하나 점진적으로,국민 의사를 물어서 경영을 개선할 수 있는 기업은 개선하고,통합할 수 있는 건 하고 민영화할 수 있는 건 민영화할 것. 당정과 다른 의견은 전혀 없다.공기업 선진화에 대해서는 법을 변경해야만 되는 것도 있기 때문에 국회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당정협의를 해서 법을 바꾸든지,바꾸지 않아도 되는 것은 차근차근 해나가겠다. 많은 분들이 민영화하면 가격이 오르고 일자리가 준다고 걱정한다.하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여러가지 소문이 많이 있다.예를 들면 가스·물·전기 이런 것들이 전부 민영화된다 이러는데 이곳에 대한 계획은 전혀 없다.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의도적인,악의적인 것으로 보인다.(그런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씀 드린다.의료보험도 전혀 계획에 없으니 국민은 더 이상 이에 대해 염려 하지 않아도 된다. ▶민생경제가 어려운데 경제 부처 장관들의 인사 폭에 대해서 어떤 생각인가. -인사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것은 좋은 생각이다.저도 인사의 폭을 넓혀서 할 생각을 갖고 있다. 문제가 될 때마다 사람을 바꾸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없다.과거 정권을 보면 장관의 평균 임기가 정말 짧다.인사를 제대로 하고 책임을 맡겨서 일을 맡겨야 한다.인사 폭에 대해 자세한 것은 이야기할 수 없다.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바꾸면 한달에 몇번씩 시행해야 한다.얼마 후에 하반기 경제운영 계획을 발표할 것인데 서민들을 보살피고 물가를 안정시키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며 국정운영방향도 그런 쪽으로 갖고 있다. ▶경제정책의 기조가 성장에서 안정으로 바뀐 것인가.전환했다면 일자리 창출과 상충할 수 있는데 그 대책은.현정부의 경제정책을 재검토할 의향은 없는가. - 물가가 오르고 경제가 어려운 것은 유독 우리 나라 뿐만 아니다.온 세계가 다 어렵다.지금 유가가 150달러를 넘어서면 비상체제로 가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우리도 후반기 운영계획에서 170달러를 향해 가면 비상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170달러를 넘어 200달러를 향해 가면 위기대처를 해야 한다.지금은 서민 생활이 어려워 그 충격을 없애기 위해 물가안정,서민안정으로 가고 있다. 일본은 1차 오일쇼크 때부터 자원을 개발해 19%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80% 영향만 받는다.우리는 4.2%의 자원을 확보했기 때문에 96% 영향을 받고 있다.어쩔 수 없이 경영,국정운영의 방침을 바꾸지 않을 수 없다. 참고로 70년대에도 한 해 물가가 27% 올랐고 그 다음해에 1.5% 마이너스 성장도 했었다.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정부가 철저히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위기 속에서 또 새로운 분야를 검토해 나가도록 하는 발표를 조만간 국민에게 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산청에 한방약초연구소 설립

    국내 한의학 발상지인 산청군에 한방약초연구소가 건립된다. 경남도는 16일 지식경제부가 지역연고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산업구조 고도화를 위해 주관한 ‘2008년도 지자체연구소 육성사업’ 공모에 산청군의 ‘한방약초연구소 설립사업’이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산청군이 주관하는 한방약초연구소 설립사업에는 부산대·동의대·경상대·진주산업대·경남생약협동조합·㈜본디올 등 20여개 산학연 기관이 참여해 인적·물적 인프라를 구축하고 산청한방약초의 산업화를 추진한다. 사업 기간은 다음달부터 2013년 6월까지 5년간이다. 사업비는 217억원(국비 95억원, 지방비 105억원, 민자 17억원)이 투입된다. 주요 사업은 산청군 금서면 매촌리 일대 1만 1944㎡ 부지에 연구소 건립을 비롯해 장비구축, 공동연구개발, 기업지원, 시험생산 등이다. 산청지역은 우리나라 한의학 발상지이며 청정 자생약초(1,000여종)의 보고로 2000년부터 약초 재배를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약초 재배면적이 880㏊로 전국의 7.5%를 차지했으며 1500t을 생산해 16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경남도와 산청군은 한방약초연구소가 설립되면 다양한 청정 한방약초 제품개발을 통한 국민 건강 증진과 한방약초 관련 스타기업을 육성할 수 있어 고용창출과 서부경남 지역경제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도 관계자는 “산청 한방약초연구소는 앞서 추진되고 있는 하동 녹차연구소, 남해 마늘연구소 등과 더불어 지역 성장동력산업으로 연구소 사이 시너지 효과 극대화도 기대된다.”고 말했다.산청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글로벌 시대]세계는 젊은이를 기다리고 있다/양창영 호서대교수·재외동포연구소장

    [글로벌 시대]세계는 젊은이를 기다리고 있다/양창영 호서대교수·재외동포연구소장

    거리에는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로 넘쳐나는데 최악의 청년 실업난을 겪고 있다는 요즈음이다. 그래서 세계도덕재무장운동(MRA)본부가 주최하는 세계 청년학생대회에 참석차 1965년 7월 미국과 일본을 방문했을 때의 기억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당시 필자는 약 3개월 머무는 동안 30여개 도시의 학교와 산업시설들을 돌아보았다. 이 나라들은 이렇게 풍족하게 잘사는데 왜 우리는 가난하게 살고 있는가라는 생각을 하고 돌아오던 중 일본에서 MRA 지도자로 일본 중의원 의장을 맡고 있던 지바 사부로 (千葉三郞) 선생을 만났다. 그 분은 패전 후 20년도 안 돼 1964년 도쿄올림픽을 열 수 있었고, 산업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세계 여러 나라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해외일본 동포들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사실 1868년 메이지유신(明治維新)의 정신적 지주인 요시다 쇼인(吉田松陰)은 “세계를 알아야 일본이 잘살 수 있다.”고 세계화를 주장했다. 이때 일본정부는 많은 일본인들을 미국 등 여러 나라에 진출시켰으며, 이들 후손들이 일본경제에 크게 기여했다. 이러한 예와 같이 한국이 발전하려면 폐쇄적인 쇄국정책을 버리고 세계속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며 “한국은 천연지하자원을 비롯한 부존자원은 부족하지만 인적자원은 충분하니 인력을 해외로 진출시켜 세계시장을 상대로 경쟁을 펼칠 때 부강한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얘기를 귀담아듣고 한국에 돌아왔다. 이후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젊은이들을 해외로 진출시키는 것이 보국하고, 애국하는 길이라는 생각으로 오늘날까지 나름대로 보다 많은 인력의 해외진출에 노력을 경주해 왔다. 아마 그렇게 생각하는 이들의 수많은 노력들이 모여 700여만명의 해외동포가 세계 도처에 흩어져 살며,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어놓는 데 크게 기여했을 것이다. 이제 이들 재외동포를 대한민국의 세계화, 글로벌화의 축으로 적극 활용, 국제적 네트워크를 만들면 세계속에서 한민족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육지면적의 0.07%밖에 안 되는 작은 나라이다. 거기에 5000만명이 살고, 세계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나라 중 하나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선진국으로 진입하려면 문을 활짝 열고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 세계인과 더불어 지구촌에서 경쟁하고 협력하면서 살아남는 것이 곧 위대한 한민족 시대를 개척하는 길이 아니겠는가. 세계화 시대는 인적자원의 역량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이다. 일찍이 해외로 눈을 돌렸던 재외동포의 역사는 애국에 불타는 열정과 불굴의 개척정신에서 출발해 그 의미가 남다르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낯선 이국땅을 밟아야 했던 선조들이 있는가 하면 빈손으로 고국을 떠나 척박한 땅을 비옥한 토지로 바꾼 이도 있다. 혹독한 가난과 차별 속에서 항상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과 철저한 신용을 쌓겠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의 삶을 개척했고, 마침내 대한민국 영토 밖에서 가장 큰 경영성과를 창조한 한상(韓商)도 있다. 불굴의 의지와 창의적 발상으로 남다른 배려의 정신과 미래를 꿰뚫는 혜안을 갖고 자신에게는 인색할 정도로 검소하지만, 꼭 필요한 일에는 넉넉하고 후한 인심을 쓰는 해외 기업인도 있다. 무엇보다 ‘헝그리 정신과 도전정신’으로 표현되는 인생 철학을 바탕으로 “돈을 버는 것은 기술이고 쓰는 것은 예술”이라는 명언을 직접 실현해낸 대표적 한류의 성공모델도 있다. 글로벌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도전과 개척의 뉴프런티어 정신을 갖고 눈을 세계로 돌려야 한다. 가슴은 항상 조국으로 향하되 넓은 세계를 무대로 근면·성실하게 일자리를 찾아 활동하면 성공할 수 있다. 양창영 호서대교수·재외동포연구소장
  • “내년 FIFA회장 선거서 블라터 지지”

    모하메드 빈 함맘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이 ‘비전 아시아(Vision Asia)’ 플랜을 추진하면서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함맘 회장은 15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비전 아시아 사업의 일환으로 먼저 아시아 프로축구 구단들이 발전해야 한다.”면서 “현재 유럽에서 프로축구가 가장 활성화돼 있는데 아시아 구단들이 유럽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산업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지역 프로리그 발전과 선수들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비전 아시아는 유소년과 코치, 선수, 행정, 의학산업 등 모든 분야에서 아시아인들이 전문화되고 독립적인 실력을 갖출 수 있도록 AFC가 추진하는 장기 프로젝트다. 함맘 회장은 “클럽 자립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 것을 통해 자국의 우수 선수와 해외 유망주들이 아시아 리그에서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목표를 앞으로 10년 안에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함맘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각국 프로 리그에서 외국인 선수들의 출전 인원을 제한하는 ‘6+5안’을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것과 맞물려 앞으로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는 이어 ‘내년 FIFA 회장에 출마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이 아시아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블라터 회장과는 아시아 축구 발전을 위해 많은 의견을 교환했다. 내년 FIFA 회장 선거에는 블라터를 지지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지난 13일 귀국해 이날 오전 선문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함맘 회장은 2박3일의 방한 일정을 마친 뒤 오후 말레이시아로 돌아갔다. 연합뉴스
  • [대한민국 60돌-미래로 세계로] 질곡과 희망의 사회상

    [대한민국 60돌-미래로 세계로] 질곡과 희망의 사회상

    1948년 38선 이남에 수립된 대한민국을 유일한 정통성을 가진 정부라고 인식하는 이들은 2008년을 ‘건국 60주년’이라고 부른다. 반면 남과 북이 궁극적으로 하나의 국가로 가는 과정에 있다고 보는 이들은 ‘정부수립 60주년’이라 칭한다. 이런 시각차 속에 60년을 달려온 우리 사회의 질곡과 역동을 전문가들과 함께 짚어봤다. 도움주신 분들:민족문제연구소 조세열 사무총장·박한용 연구실장, 노숙인다시서기지원센터 임영인 소장(신부), 성공회대 교양학부 한홍구 교수, 경상대 사회과학연구원 박승호 교수, 성신여대 사학과 홍석률 교수 대한민국의 경제규모는 광복 후 8년이 지난 1953년에서야 처음 집계됐다. 당시 국내총생산(GDP)은 13억달러,1인당 국민소득(GNI)은 67달러로 그야말로 최빈국이었다. 하지만 60년간 전 국민이 합심해 이뤄낸 성과는 눈부시다.2007년 GDP는 9571억달러로 세계 13위,GNI는 2만 45달러로 53년에 비해 300배 가까이 증가했다. 급격한 경제성장의 요인으로 1962년부터 정부가 전면에 나서 실행한 경제개발5개년 계획을 빼놓을 수 없다. 국가주도의 경제성장정책은 이후 30년 가까운 한국경제의 고도성장을 이끌었다. 강원대 경제학과 이병천 교수는 “일반적인 자본주의 발전과 달리 재벌, 국가의 지원과 보호, 근로대중의 헌신의 결과로 한국의 산업화가 가능할 수 있었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국가주도의 경제성장 정책은 정치뿐만 아니라 사회·문화, 경제구조에 적지 않은 악영향도 남겼다. 국가는 개인의 지극히 사적인 영역까지도 강제했다. 대표적인 예가 미니스커트·장발 단속이었다. 문화영역에서 심대한 타격을 입은 사람들은 대중가수였다. 서수남·하청일의 ‘껌 씹는 아가씨’는 껌도 마음대로 씹지 못하는 처지였다.‘대통령 찬가’를 만들라는 정권의 요구를 거절했던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은 대마초 사건만 나면 이름이 올려지곤 했다. 이른바 ‘가요 대학살’의 해인 1975년 신중현의 ‘미인’은 가사가 저속해서, 송창식의 ‘고래사냥’과 김민기의 ‘아침이슬’은 시의에 적절치 않다는 등의 이유로 222곡의 금지곡에 포함됐다. ‘산업 역군’의 일원이었던 청년 봉제공 전태일은 법마저도 지키지 않는 현실을 비판하면서 법전과 함께 자신의 몸을 불태웠다. 성공회대 김수행 석좌교수는 당시를 “세계 최저의 임금수준,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 세계 최악의 산업재해, 세계 최하위의 사회보장 등 노예 같은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이 시기를 거치면서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했지만 눈부신 경제성장을 대신해 물가폭등이라는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경상대 사회과학연구원 박승호 교수는 “박정희 정권에서 확립돼 전두환 정권까지 이어진 ‘개발과 독재의 공생 관계’는 서민의 삶을 넉넉하게 한 게 목표가 아니라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 서민들을 희생시켰다.”고 말했다. 관치금융, 정경유착의 고리는 튼튼해졌다. 이는 올해 초 온 국민의 관심사였던 삼성특검에서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러냈다. 국내산업의 대외의존도가 작은 외부의 충격에도 크게 흔들릴 만큼 높아진 결과 외환위기를 맞기도 했다. 지난 30년 동안의 고도성장은 우리사회에 산업화와 민주화, 사회질서유지와 문화적 다양성의 인정, 그리고 성장과 분배라는 어려운 문제들을 던져 놓았다.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조희연 교수는 “이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념적 차이를 넘어 객관적인 답을 찾아야 한다.”면서 “독재와 산업화, 미국의 원조, 대중의 강렬한 동의 등 다양한 얼굴을 가진 복합성과 모순성의 메커니즘으로 이루어졌다.”고 진단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시론] 재·보선 민심에 부응해야/ 김영호 성신여대 정외과 교수

    [시론] 재·보선 민심에 부응해야/ 김영호 성신여대 정외과 교수

    취임 100일을 맞은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정권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6·4 재·보궐 선거에서 여당인 한나라당은 참패했다. 정권 초기 누구나 가져야 하는 밀월 기간도 없이 국정 수행에 대한 국민의 가혹한 평가를 보고 이 대통령은 서운한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무슨 재주로 100일만에 구체적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인가 하고 하소연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민들은 쇠고기 협상을 포함하여 당선 이후부터 지금까지 내린 여러 가지 결정들에 커다란 문제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대통령에 대한 낮은 지지율과 재·보궐 선거 참패는 새 정부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대다수 국민은 아직도 새 정부에 대한 기대의 끈을 완전히 놓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곧 내놓게 될 정국 수습책이 남은 임기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커다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우선 이 대통령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실용주의’를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더욱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실용주의란 ‘이용후생’과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낡은 이념 논쟁을 떠나서 국민을 편안하게 잘살게 하고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겠다는 것 아니겠는가. 새 정부는 이러한 결과를 얻기 위해 각 분야에서 상세한 전략들을 제시하는 데 미흡했다. 예컨대 교육개혁만 하더라도 탁상공론적 차원을 벗어나서 고용과 직접적으로 연관될 수 있는 구체적 방안들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쇠고기 파동의 근저에도 세계화의 진행과 함께 점점 소외되거나 빈곤층으로 전락할 위험을 안고 있는 사회 계층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장단기적 정책 부족이 깔려 있다. 이 문제는 사회안전망의 확충과 함께 그들에 대한 재교육을 통한 재취업 기회를 확대함으로써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이 대통령은 CEO형에서 벗어나서 진정한 정치가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그 첫걸음은 정치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경선기간 중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비록 경쟁자였지만 정치노선을 공유하는 동반자이기도 하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권을 정비한 다음 야당에도 장외 투쟁이 아니라 국회 내에서 쇠고기 문제를 포함한 모든 사안들을 논의하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야당으로서도 쇠고기 문제를 넘어 반정부 시위로 바뀌고 있는 촛불시위에 동참해 장외투쟁을 계속하는 것은 향후 정치적으로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다. 대다수 국민들은 이번 촛불집회가 한·미 FTA를 저지하기 위한 하나의 수순일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계속되는 야당의 장외투쟁은 단순히 새 정부의 위기 차원을 넘어서서 한국정치 시스템 전반에 대한 회의와 국민적 저항을 불러올 것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유가는 한국경제 전반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국가경제는 대통령 혼자서 살릴 수 없다. 더욱이 국제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 하에서는 더욱 그렇다. 정부와 국민이 다함께 허리띠를 졸라매고 일치단결하여 대내외적 어려움을 극복하자고 호소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는 해방 직후 건국의 진통과 산업화의 시련에 따른 엄청난 희생과 땀에 기초하여 오늘의 한국에 이르렀다. 지금의 난국을 수습하여 대한민국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하는 합리적 해결방안들이 하루빨리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김영호 성신여대 정외과 교수
  • [건국 60주년] 경축 대축제부터 다문화가정 행사까지

    [건국 60주년] 경축 대축제부터 다문화가정 행사까지

    건국 6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 및 사업이 펼쳐질 예정이다. 민·관합동으로 구성된 건국 6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로고)는 우선 8·15경축 행사를 과거보다 더 성대하게 열고 거리축제, 야간축제 등 국민대축제를 벌여 건국 60주년 행사를 국민화합의 장으로 만든다는 입장이다. 다문화 가정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다문화 가정축제를 준비하고, 과학축전 등 국민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문화축전도 기획하고 있다. 또 외국의 저명한 인사를 초청,‘건국 60주년:과거·현재·미래 학술대회’를 여는 등 건국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각종 학술사업 등을 전개할 계획이다.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경제·산업분야를 조명해 보는 ‘한국경제 60년 세미나’도 준비하고 있다. 이어 이시영 선생 등 독립·건국 유공자 묘역 관리 강화, 경교장·이화장 등 역대 정부 수반들의 유적지 보전관리를 위한 보훈 사업도 추진한다. 특히 700만 해외동포들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외교부가 나서 ▲세계한인의 날 행사 ▲교포 모국체험 행사 ▲한인회장대회 등의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이밖에 건국 이후 60년의 정치, 사회상을 시기별로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고난과 영광의 순간들’이라는 주제로 ‘한국현대 60년 사진전’도 기획하고 있다. 건국 60주년 기념사업추진기획단 박용철 팀장은 “건국 60년만에 산업화,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나라는 드문 만큼 국민들이 자긍심을 느껴 행사에 적극 참여토록 해 축제의 장을 만들고자 한다.”면서 “특히 미래를 향해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행사를 많이 기획했다.”고 밝혔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미국 예외주의’의 신념 발전·위기극복과정 규명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역사교수인 도로시 로스의 ‘미국 사회과학의 기원’(백창재·정병기 옮김, 나남 펴냄)이 두 권짜리 책으로 번역·출간됐다. 한국 독자들 입장에선 옮긴이들의 문제의식부터 참고하는 게 독해에 효과적일 듯싶다. 역자들의 책 번역은 한국 사회과학 정체성 탐구의 일환이다. 역자들은 미국 사회과학을 ‘보편’으로 설정하고 이를 추종하는 국내 학문적 관행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그렇다고 ‘한국적 사회과학’이 별도로 존재한다고 주장하지도 않는다. 두 명의 역자들은 “우리 학문의 정체성 확립은 우리나라의 기존 학문경향에 대한 심도 있는 천착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믿는다. 미국 사회과학의 기원을 분석한 로스의 책을 번역한 것도 미국 사회과학의 뿌리를 파고들어야 한국 학문 정체성의 올바른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저자 도로시 로스는 미국 사회과학의 심연엔 ‘미국 예외주의’가 있다고 파악한다. 미국 예외주의는 미국이 세계 역사에서 특수하고 예외적인 위치를 차지한다는 신념이다. 예외주의가 자신감을 갖는 비교 대상은 유럽이다. 극심한 계급갈등에 시달린 유럽과 달리 미국은 시민 공화국이란 완결적 정치체제를 수립했고 더 이상의 역사변화는 필요치 않다는 시각이다. 남은 것은 갈등 없는 발전과 그에 기반한 무한한 팽창이다. 그러나 신념과 현실은 달랐다. 정치부패와 계급갈등에선 미국 예외주의를 주창하던 미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신념의 포기 없이 현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사회과학이 동원됐다. 사회과학은 ‘계급갈등 없는 산업화’를 입증하기 위해 미국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간의 합의를 도출했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안정적으로 양립할 수 있다는 합의는 사회과학조차 ‘과학주의’란 이름으로 사회문제 통제에 천착토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역자들은 책 말미에 붙인 ‘해제’에서 “미국 사회과학의 실증주의적 객관성과 보편성은 부정될 수 있다.”고 단언했다.“사회문제가 미국과 다른 사회에서는 다른 과학적 방법들이 적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1권 2만 5000원,2권 2만 2000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책꽂이]

    ●무용지물 경제학(베르나르 마리스 지음, 조홍식 옮김, 창비 펴냄) 파리8대학 교수인 저자는 “기존 경제학이 전공 학자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수식과 논리로 포장해왔다.”고 비판하며 기존 경제학의 난해한 이론들을 쉽게 풀어썼다. 정통경제학이 금과옥조로 여겨온 합리성, 경쟁, 희소성, 효율성 등의 경제법칙에 비판적 잣대를 들이댄 경제학 입문서.1만 8000원.●손을 씻자(프레데릭 살드만 지음, 허지은 옮김, 문학세계사 펴냄) 얼마나 끔찍한지 상상해보라.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고 손을 씻지 않고 나온 사람과 악수했을 때 2시간 뒤 상대방의 대변에 있던 균들이 당신의 입안에서 검출된다면? 1㎏짜리 베개에 진드기들이 100g이나 들어 있다면? 일상 속 건강의 적들을 적나라하게 도마 위에 올린 의학서.1만 1000원.●부의 역사(권홍우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 1492년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에서부터 20세기 석유 쟁탈전까지. 서구 500년 경제사를 돌아보며 부(富)에 대한 인간의 열정이 어떻게 세계를 바꿔왔는지를 추적했다. 인간의 창의력과 자유가 보장되는 곳에서 경제가 꽃피었다는 결론. 동양을 모방한 서구의 산업화,19세기 미국과 유럽 상류층의 혼맥 등 세계 경제흐름의 역사를 다양한 측면에서 짚었다.1만 6000원.●굿바이 클래식(조우석 지음, 동아시아 펴냄) 클래식이라면 덮어놓고 주눅부터 드는,‘클래식 울렁증’ 독자들을 겨냥한 음악 해설서. 우리가 아는 클래식 명곡은 기실 19세기 초 새롭게 등장한 음악학이 만들어낸 가공품에 불과하다고 일갈하고, 하이든이 ‘놀람 교향곡’을 작곡한 배경도 알고 보면 무질서한 청중들을 길들이기 위함이었다고 꼬집는다.1만 5000원.●스타일북 두번째 이야기(서은영 글·그림, 시공사 펴냄) 패션디자이너 출신 스타일리스트 서은영이 2006년 베스트셀러였던 ‘스타일북’ 2권을 냈다.1권에서는 무엇을, 왜 입는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엔 어떻게 입어야 하고, 어떻게 해야 스타일을 위해 조화로운 발상을 할 수 있는지 귀띔해준다. 다양한 패션 아이템에 대한 소개와 스타일 가이드도 덧붙어 패션리더들에겐 흥미만점.1만 2000원.●가이아의 복수(제임스 러브록 지음, 이한음 옮김, 세종서적 펴냄) 생명체가 체온과 화학적 균형을 조절하듯 지구도 생물, 지표면 암석, 바다, 대기를 조절하려고 능동적으로 움직인다는 ‘가이아 이론’. 책은 자기조절 능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된 가이아가 자신을 방해한 인류에게 복수를 시작했다고 경고한다. 지구의 병세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숨이 넘어갈 정도로 급성이라고 진단.1만 2000원.●박기영씨, 산티아고에는 왜 가셨어요?(박기영 지음, 북노마드 펴냄) 싱어송라이터 박기영의 스페인 산티아고 여행기. 여행자들의 관심지로 떠오른 순례의 길 ‘카미노 데 산티아고(산티아고 가는 길)’를 33일 동안 여행한 기록이다. 피레네 산맥에서 길을 잃고, 순례자 숙소에서 만난 사람들과 울고 웃는 동안 내면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1만 2000원.
  • 사라질 위기 생활어·직업어에 ‘숨결’

    제주시 애월에 사는 한 해녀의 말.“애고 이젠 대통령 삶이주기. 곤썰이 어디 셔? 식게 때나 곤밥 요만히 허영 먹엇주기. 경허연 살아서.” 이것이 도대체 무슨 뜻일까.“아이고 이제는 대통령 삶이지. 쌀이 어디 있어? 제사 때나 쌀밥 요만큼 해서 먹었지. 그렇게 살았어.”라는 뜻이다. 강원도 인제의 심마니는 ‘비녀꼭지’를 조심스레 다룬다. 심마니와 비녀가 무슨 상관일까. 비녀꼭지란 산삼 뿌리의 맨 윗부분에 난 돌기로, 다음해에 싹이 나올 부분을 가리킨다. 경기도 한지장이, 충청도 단청장·대장장이·무속인, 전라도 참빗장·젓갈·김치, 경상도의 옹기장·사기장·혼례음식, 제주도 해녀·민속주….‘체험, 삶의 현장’의 현장 목록이 아니다. 국립국어원(원장 이상규)이 지난 한 해 조사한 기층 생활어와 직업어의 항목이다. 국어원이 펴낸 ‘2007년도 민족생활어 조사 보고서’(전10권)는 전국 6개 권역 26곳을 대상으로 삼았다.34개 분야 71명의 제보자로부터 정감 넘치는 ‘우리말’을 채집했다. 국어원이 민족생활어를 조사해 보고서로 발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국어원이 국어 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만든 이 보고서에는 1만 1603개 어휘가 실렸다. 이 중에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지 않은 어휘만 6401개.111개의 구술자료를 포함,3835장의 사진,2개의 동영상도 담겼다. 국어원은 지난해 3억원과 조사원 10명을 투입해 이번 조사를 실시했으며 오는 2016년까지 이 같은 작업을 계속해 매년 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국어원은 특히 직업이 다양하게 분화·생성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 법조계·언론계 등 특정 직업군의 ‘직업용어’에 대한 어휘 분석도 보고서에 담을 예정이다. 국어원 측은 “근대화와 산업화 과정에서 식민 지배와 전쟁 등의 변화를 겪고 전통 생활양식이 바뀌면서 우리의 고유 생활어와 전통 직업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며 “이를 보존·전승하기 위해 체계적인 조사를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경제현장 읽기] 논란 불붙은 ‘고환율 정책’

    [경제현장 읽기] 논란 불붙은 ‘고환율 정책’

    ‘환율이 올라가면 수출이 잘 되고 경상수지에 도움이 된다.’ 기획재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다. 한때 1달러 당 900원선 아래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이 1030원대를 유지하면서 사상 최고 수준의 수출증가율과 함께 서비스수지 개선의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행과 민간 등에서는 고환율 정책이 고유가를 더욱 부추기고, 수출 증대 역시 환율 효과보다 국제 수요 증가 쪽에 기인한 만큼 득보다 실이 많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올 하반기 LPG,LNG 등 에너지와 버스 등 교통요금 인상이 불가피해 보여 정부의 고환율 정책을 둘러싼 공방이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재정부,‘고환율 서비스수지, 수출 개선 효과’ 1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4월 서비스수지는 9억 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1월,2월에 비해 적자 규모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 서비스수지 적자의 70% 내외를 차지하는 여행수지 적자 역시 4월 8억 6000만달러를 기록하며 1월 14억 1000만달러,2월 10억 4000만달러보다 크게 감소했다. 재정부 분석에 따르면 다른 모든 경제 환경이 똑같다고 가정하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상승할 때마다 여행수지 적자는 분기당 7000만달러, 연간 2억 8000만달러가량 개선된다. 실용정부의 고환율정책이 서비스, 여행수지 개선의 가장 큰 요인이라는 것이다. 새 정부 출범 당시 930원대 후반이었던 환율은 4월 1000원대에 진입한 뒤,5월 말에는 1030원대까지 상승했다. 정부는 수출 호조 역시 원화 가치 하락에 기인한다는 입장이다. 전년 동월 대비 수출 증가율은 1월 15%,2월 18.8%,3월 18.6%에서 4월에는 27%로 확대되면서 2004년 8월(28.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4월 전체로는 20% 증가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소득 증가에 따른 여행수지 적자 증가를 감안하더라도 환율 상승이 지속된다면 서비스수지 적자의 축소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원·달러와 함께 원·엔 환율도 오르면서 국내 수출기업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환율 정책 서민 체감경기 악화 불러올 수도 하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최근 수출급증은 고환율이 아닌 자원부국 등 국제 수요 증가에 기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양재룡 국제수지팀장은 “4월 수출증가 요인의 84%는 해외 수요 증가에 따른 것으로 환율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은 적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은이 최근 발표한 ‘4월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중동이 전월 대비 26.8%에서 51.0%로 급증한 데 이어 ▲중남미 26.8%→41.2% ▲유럽연합(EU) 13.3%→23.1% 등 대부분 지역에서 증가세가 확대됐다. 미국은 10.5%에 불과했다. 수출액 역시 중동과 중남미를 합칠 경우 50억 6000만달러로 미국의 42억 5000만달러를 앞서고 있다. 환율 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 효과가 크지 않다는 뜻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도 “4월까지 수출이 두자리 숫자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것은 중동 등 자원 부유국들이 산업화의 기반을 닦기 위해 수입을 늘리고 있는 데 주로 기인한다.”면서 “환율이 특별하게 개입할 여지는 없다.”고 분석했다. 낮은 원화가치에 따른 서비스업 수지 개선 역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4월 여행수지와 서비스수지 적자는 3월(각각 5억 6000만달러,6억 8000만달러)보다 오히려 각각 9000만달러,3억달러씩 확대됐다.‘고환율=서비스수지 개선과 수출증대’로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원화 가치 약세가 고유가와 맞물려 만들어 낸 물가 급등의 부작용이 수출 증대 등의 긍정적인 효과보다 클 것”이라면서 “물가 상승은 내수 경기와 투자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체감경기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소영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고유가쇼크 비상구 없나]과거 오일파동과 현재 비교

    1950년대 이후 전 세계를 뒤흔든 원유가격 폭등은 이번 사태를 포함해 모두 5차례 있었다.90년대까지 3차례는 정치·외교·군사 등 비(非)경제적인 요인이 지배했고,2000년대 이후 2차례는 주로 경제적인 이유에서 비롯됐다. 세계경제에 막대한 충격을 주었던 70년대 두 차례의 석유파동을 ‘오일쇼크’라고 부른다.1차 오일쇼크는 73년 10월6일 시작된 아랍·이스라엘의 4차 중동전쟁에서 촉발됐다. 아랍석유수출국기구 6개국은 이스라엘에 동조하는 미국 등 서방세계를 압박하려고 대대적인 가격인상과 감산을 단행했다. 원유 고시가격을 대번에 17%(배럴당 3.02달러→3.65달러) 올리고 이스라엘이 철군할 때까지 원유생산을 매월 5%씩 줄이기로 했다.‘석유의 무기화’가 현실화된 것이었다. 이듬해 1월 국제유가는 배럴당 13달러로 2개월여 만에 4배 이상으로 뛰었다. 2차 오일쇼크는 79년 초 이란의 ‘이슬람혁명’과 80년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비롯됐다. 이미 78년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가격 인상을 결정한 가운데 전 세계 공급의 15%를 차지하던 이란이 전면 수출금지에 들어갔다. 매점매석과 투기까지 가세했다. 유가는 5개월 동안 배럴당 15달러에서 39달러로 2.6배가 됐다. 두 차례의 오일쇼크는 전 세계적인 불황과 물가상승 등으로 이어졌다. 우리나라는 2차 때인 80년에는 마이너스 성장(-1.5%)을 기록했다. 2000년이 되자 이전과는 다른 차원의 유가불안이 나타났다.OPEC이 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급락한 유가를 다시 올리기 위해 감산에 들어간 가운데 세계 경기 회복으로 석유수요가 한꺼번에 폭발했다. 이때에는 과거와 달리 가격이 오랜 시간에 걸쳐 꾸준히 상승했다.15달러에서 32달러까지 오르는 데 16개월이 걸렸다. 이번 고유가 사태는 2004년 이후 5년째 지속되고 있다.2000년보다 더욱 다양한 원인이 얽혀 있다. 우선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세계 석유수요는 전년동기 대비 하루 86만배럴이 늘어났지만 공급량은 12만배럴이 줄었다. 중국·인도 등의 빠른 산업화로 석유소비가 폭증했지만 OPEC은 2006년 이후 꾸준히 생산을 줄여왔다. 대부분 원유거래의 결제수단인 미국 달러화의 약세도 산유국들의 실질수입을 감소시켜 유가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여기에다 추가적인 유가상승 및 달러가치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각국 유동자금이 선물시장으로 집중돼 투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지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과거 유가파동은 산유국 등 공급측면에서 주로 발생했지만 현재는 원유소비 증가, 투기자금 유입 등 수요측면이 주된 요인”이라면서 “특히 석유가 투기성 강한 금융투자 상품으로 인식되면서 변동성 자체가 과거 어느 때보다 더욱 커진 상태”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한국의 토종] (7) 나비

    [한국의 토종] (7) 나비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 오너라. 노랑나비 흰나비 춤을 추며 오너라.” 독일민요에 우리말 가사를 붙인 동요의 한 소절이다. 나비는 노랫말의 주인공이 될 만큼 인간과 친숙한 곤충이다. 나비엑스포가 열리던 이달 초순 전남 함평.“어릴 적 이맘때면 동네 산과 들에 배추흰나비, 노랑나비, 꼬리명주나비 등을 쉽게 볼 수 있었지요.” 함평 곤충연구소 정헌천(52) 소장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나비는 예전에 흔하게 볼 수 있는 곤충이었다. 전세계에 2만종 정도 퍼져 있는데, 토종 한국나비는 남북 합해 260여종이 기록되어 있단다. 언제부턴가 나비 보기가 어려워졌다. 인공적인 생태공원이나 이벤트를 통해서만 만날 수 있는 희귀한 곤충이 된 것이다. 그는 “대표적인 환경지표 곤충인 나비가 제초제를 비롯한 각종 농약에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엑스포 기간 내내 인공수정해 부화시킨 나비를 행사장에 공급하느라 분주하던 정 소장이다.“나비는 정서적으로 안정을 주는 곤충입니다. 아름다운 자태만으로도 사람들의 마음을 순화시키지요.” 그가 나비를 사랑하는 이유다. 역사적으로 나비는 우리 선조들의 삶과 늘 함께 해왔다. 조선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는 단오 때 기생들이 사용하는 부채에 나비그림이 많았다고 전한다. 삶에 밀접한, 사랑과 소망을 상징하는 곤충임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민화를 비롯한 회화에도 자주 등장한다. 조선시대에 유행한 초충도(草蟲圖)를 보면 참외·오이처럼 자손 번창을 의미하는 덩굴식물 주변을 장생(長生)을 상징하는 나비가 날아다닌다. 아울러 쌍쌍이 나는 나비 문양을 이불깃·혼례 의상 등에 수놓아 부부애를 표현했으며, 정교한 나비매듭은 여성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한껏 높여 주기도 했다. 목가구에 쓰는 경첩과 자물쇠 등을 만드는 두석장(豆錫匠·무형문화재 64호) 김극천(58)씨는 “나비 문양 중에서도 호랑나비가 단연 으뜸”이라며 호랑나비의 화사함이 좋은 징조임을 설명한다. 줄어만 가는 나비를 ‘심미적 자원’으로 되살리려는 노력 또한 활발하다. 울산 현대자동차의 강창희(46) 환경방재팀 과장은 대표적인 토종 호랑나비인 꼬리명주나비의 서식지 복원 및 증식사업에 몰두하고 있다.3년 전부터 울산시와 현대자동차가 공동으로 추진해온 ‘태화강 생태복원 프로젝트’에 관한 일이다. 옛날 태화강 일대에서는 여유롭게 날아다니는 꼬리명주나비 떼와 자주 마주쳤지만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사라진 지 30년 됐다. 강 과장은 “지난해 복원에 성공했으니까 올 여름이면 자연부화한 나비를 강변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경남 남해의 나비생태공원 권명철(34) 관리소장은 한국 고유종 나비 150여종의 인공사육에 성공했다. 자연부화 가능성이 5% 미만이던 부화율을 70%까지 끌어올렸다. 그는 “토종나비의 복원과 증식을 통해 사람들에게 정서적 안정과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목적”이라며 환경의 중요성도 같이 알리고 싶어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종수(種數)와 개체수를 가진 생명체인 곤충. 오늘날 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수억년 동안 이 땅에서 살아온 ‘가장 아름다운 곤충´의 존재를 위협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토종나비들이 계속 살아남을 터전이 마련될 때 우리 후손의 삶도 보장될 것이다. 인간과 나비는 앞으로도 같이 살아가야 하는 자연생태계의 가족이기 때문이다. 사진 글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전주, 유네스코 창조도시 추진

    전북 전주시가 유네스코에 창조도시(전통음식 분야) 등록을 추진한다. 26일 전주시에 따르면 전통음식의 산업화를 위해 유네스코에 전통음식 분야 창조도시 등록을 추진하기로 했다. 시는 이를 위해 조만간 학계와 음식 전문가 등 각계 인사 10여명으로 ‘유네스코 창조도시 지정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할 예정이다. 이 팀은 ‘전주의 전통음식을 어떤 식으로 산업화할 것인지’ 등 전통음식의 산업 전략을 개발하는 역할을 한다. 시는 앞으로 1∼2년간 준비과정을 거쳐 오는 2010년쯤 유네스코에 등록을 신청할 계획이다. 시는 전주가 창조도시로 지정되면 관광객 유치는 물론 전통음식의 산업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건국 60주년기념사업위 22일 출범

    대한민국 건국 60주년 기념사업을 총괄할 민·관합동 ‘대한민국 건국60주년기념사업위원회’가 22일 공식 출범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기념사업위의 민간위원 52명과 14명의 고문에게 위촉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한승수 총리와 함께 위원회를 이끌 공동위원장으로는 현승종 전 총리와 김남조 숙명여대 명예교수가 위촉됐으며, 고문으로는 강영훈 전 국무총리 등 각계 원로 14명, 사업을 실질적으로 종합 집행할 집행위원장에는 김진현 전 과기처 장관이 위촉됐다. 정부위원으로는 기획재정·행정안전·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국무위원 15명이 참여한다. 총리 소속으로 설치된 위원회는 건국 60주년을 범국가적으로 경축하고, 새로운 60년을 시작하는 2008년을 선진일류국가로 출발하는 원년으로 삼기 위한 각종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국민대축제 행사로 중앙경축식과 거리축제·야간축제 등을 개최하고, 건국 의미 상징화 사업으로는 기념주화 및 우표 발행도 추진된다. 또 건국 60년을 계기로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미래를 조명하는 국제 콘퍼런스, 세계한민족축전, 재외동포초청 모국체험행사, 다문화가정축제도 계획하고 있다. 이밖에 ‘고난과 영광의 순간들’이란 제목의 한국현대사진전과 경제·산업발전을 조명하는 ‘한국경제 60년’ 세미나도 개최할 계획이다.위원회는 출범에 맞추어 기념사업에 사용될 로고도 선정했다.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태극문양을 이용해 미래에 대한 희망과 우리 국민의 역동성을 담고 있다. 위원회는 22일 홈페이지(www.visionkorea60.go.kr)를 개설해 건국과 산업화, 민주화 등 역사를 소개하는 사진과 동영상 등 다양한 자료를 제공한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시위 우려속 광주찾은 MB

    이명박 대통령이 5·18 28주년을 맞아 18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았다. 과거 민자당과 신한국당, 그리고 한나라당으로 이어진 산업화 세력의 대통령으로선 첫 5·18 광주 방문이다. 이 대통령의 광주행은 곡절이 많았다. 미 쇠고기 협상 파동으로 민심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참석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 무엇보다 경호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미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등이 대거 현지로 내려가 집회를 가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만일의 불상사에 대비, 한때 불참을 적극 검토하기도 했다. 현지 진보단체들이 대통령의 참석에 반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새 정부 들어 첫 5·18인 만큼 과거 정부와 차별화하고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진영의 화합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참석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청와대 안팎에서 강력히 제기됐고, 결국 광주행이 이뤄졌다. 5·18묘지를 찾은 이 대통령은 그 어느 때보다 화해를 강조했다. 먼저 “역사의 고비마다 정의와 진실을 위해 앞장서 온 광주시민과 전남도민 여러분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5·18민주화운동을 ‘민주화 사회의 초석’으로 평가했다. 이어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동력’‘국가발전의 에너지’‘선진일류국가 건설의 정신적 지주’로 승화·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산업화세력과 민주화세력의 화해를 주문했다.“역사는 지금 우리에게 산업화·민주화를 거쳐 선진화를 이뤄 내라고 요구하고 있다.”면서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보고 창의와 실용으로 우리는 변화해야 한다. 갈등과 대립에서 벗어나 통합과 상생의 길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변화의 과정에는 다소간의 어려움이나 불이익이 있을 수 있으나 이념과 지역주의와 같은 낡은 가치에 사로잡혀서는 결코 선진일류국가로 도약할 수 없다.”고 말해 미 쇠고기 수입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의지를 완곡한 어법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이 대목은 앞서 언론에 배포한 기념사 자료와 큰 차이를 보인다. 당초 배포된 자료에는 “최근 일부의 모습처럼, 진실을 보지 않고 거짓과 왜곡에 휩쓸리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실은 언제나 승리하기 마련이며, 변화의 대가는 크고 위대할 것이다.”라고, 미 쇠고기 파동을 바라보는 인식의 일각을 드러냈었다.“한·미 FTA는 선진국 진입의 증명서이며, 악화된 경제를 살리는 처방전”이라는 문구도 있었다. 청와대측은 “당초 보건복지비서관실 실무자가 초안을 만들었으나,5·18정신에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는 정무쪽 판단에 따라 FTA 관련내용은 배제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는 청와대 경호처와 경찰의 삼엄한 경비 속에 별다른 잡음 없이 진행됐다. 오전 기념식장 부근의 망월동 묘지(구 묘역)에서 노동자와 대학생 500여명이 미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진 뒤 이 대통령 참석 시간에 맞춰 국립 5·18 민주묘지 입구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으나 특별한 마찰은 없었다. 이 대통령은 기념식이 진행되는 동안 굳은 표정을 풀지 않았다. 행사 도중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질 때는 대형 스크린에 나오는 가사를 보면서 직접 따라 불러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하재봉의 영화읽기] 식코(Sicko)

    [하재봉의 영화읽기] 식코(Sicko)

    마이클 무어의 영화를 보면, 영화가 단순한 즐거움과 쾌락을 주는데 그치지 않고, 세상을 변혁시키는 가장 무서운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이클 무어 감독은 그런 점에서 혁명가이다.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부문 대상을 받은 <볼링 포 콜럼바인>이나, 칸느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사상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화씨 911> 같은 영화를 통해 그는, 다큐멘터리가 사실의 단순한 기록에 머무르지 않고, 가장 주관적이고 정치적인 시선으로 세계 변혁의 적극적 움직임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부시, 부끄러운 줄 아시오”라고, 전세계에 생방송으로 중계되던 아카데미 시상식장에서 일갈했던 마이클 무어를 기억하는가? <볼링 포 콜럼바인>으로 아카데미 영화제 다큐멘터리 부문 대상을 받으면서 수상 소감으로 부시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던 거구의 이 감독은, 애매모호하거나 현실타협적이지 않다. 그의 영화는 굉장히 주관적이고 정치적이며 직선적이다. 그리고 매서운 독설로 가득 차 있다. 그런데도 뛰어난 유머 감각으로 포장되어 있어서 관객들은 낄낄거리며 그의 독설을 즐긴다. 콜럼바인 고등학교의 총기 난사사건을 통해 미국 내 총기 소지의 자유화를 반대하는 그의 목소리가 매우 설득력 있게 제시된 <볼링 포 콜럼바인>이나, 미국 대선 당시 고어와 맞붙은 플로리다주 선거의 복잡한 과정부터 911 테러에 대한 엉성한 대응까지 부시의 공화당 정권에 대해 신랄하게 비난하고 심지어 부시 일가와 빈 라덴 일가가 연결되어 있다는 커넥션까지 제시해서 충격을 준 <화씨 911>을 통해, 마이클 무어 감독은 탁월한 정치적 식견을 뛰어난 유머 감각으로 포장하는 솜씨를 보여주었다. 그의 영화들은 무엇보다 재미있다. 허구의 이야기 구조를 갖는 극영화가 아닌, 사실 그대로를 기록하는 다큐멘터리는 딱딱하고 재미없는 것으로 생각한 사람들에게 마이클 무어 감독은, 다큐멘터리가 가장 재미있는 영화 장르라는 것을 보여준다. 허구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현실에 대해,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전개방식으로 관심을 집중시키며,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접근을 하면서도 유머러스한 그의 시각은 대중들에게 호소력 있게 다가온다. <식코>는 미국의 잘못된 의료보험 제도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그것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의 문제일 수도 있으며, 의료보험 제도뿐만이 아니라 세상 모든 것의 부조화와 불법적인 체제를 바로 잡고 싶은 욕망을 우리에게 불러일으킨다. 영화라는 가장 대중친화적인 형식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잘못된 세계를 바꿔나가려고 한다는 점에서 마이클 무어는 단순한 영화감독이 아니라 세계를 변혁시키는 혁명가로 보는 것이 옳다. <식코>를 보면 미국의 잘못된 의료보험 제도에 대해 누구나 공감하게 된다. 또 힘있고 권력 있는 자가 지배하는 세상을, 평범한 시민들이 함께 잘 살 수 있는 세상으로 바꿔야겠다는 의지를 불러일으킨다. 나 자신도 그런 역할에 동참해 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는 점에서 마이클 무어의 영화는 매우 선동적이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마이클 무어의 어떤 다큐멘터리보다도 재미있고 설득력 있게 만들어진 <식코>는, 실타래처럼 뒤얽힌 미국의 의료보험 제도 중에서 특히 민간보험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프지 않고 평생을 살 수 있다면 가장 행복하겠지만, 살아가면서 누구나 아플 때가 있다. 의료보험은 아플 때를 대비해서 미리 준비하는 보험제도다. 하지만 세계 최강대국 미국은 산업화 된 나라 중에서 유일하게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국가보장 의료보험 제도가 없는 나라다. 의료보험이 없는 미국 내 어린이들은 900만 명 이상이고, 매년 1만 8천 명이 의료보험이 없어서 사망하고 있다. 미국 내 모든 개인 파산 사례의 50%는 의료 비용 때문에 발생한다. 파산 신청자의 3/4은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들이다. 여기에서 의문이 생긴다. 왜 의료보험에 들었는데 과다한 의료비 지출로 파산되는가? 그것은 의료보험사들이 온갖 구실을 붙여 보험 처리를 안해 주기 때문이다. 워싱턴 정가에는 국회의원 수의 4배가 되는 의료 로비스트들이 합법적인 등록을 하고 활동하고 있다. 마이클 무어 감독은 미국의 의료보험 제도 중 병원이나 약국보다 민간 의료보험사들의 비리에 대해 초점을 맞추기로 결정한다. <식코>에 대한 아이디어는 1999년 마이클 무어가 진행하는 TV쇼 <THE AWFUL TRUTH]>서 췌장이식 수술을 하기 위해 보험회사와 싸우고 있는 크리스 도나휴 사건을 다루면서부터였다. 7년 동안 성실하게 의료보험을 낸 그가 막상 의료보험이 필요하게 되자 보험회사는 온갖 합법적인 구실을 내걸며 보험 처리를 할 수 없게 했다. 영화 도입부에서 마이클 무어 감독은 자신의 홈페이지 WWW.MICHAELMOORE.COM의 방문자들과 자신의 팬들에게 의료보험에 얽힌 끔찍한 사례들을 보내달라고 부탁한다. 그러자 1주일 만에 무려 25,000개의 이메일을 받았다. 그만큼 많은 미국인들이 의료보험 제도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이다. 법대로 살아왔고 보험료를 제대로 냈지만, 의료보험이 필요한 순간 보험 처리가 거부돼 개인 파산 당한 억울한 사연들을 비롯해서 의료보험의 부조리 한 모습들이 샅샅이 영화를 통해 공개된다. 수익 확보에만 눈이 먼 의료보험사들은 어떻게 하면 고객들의 의료보험 지출 요구를 거절할 수 있을까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환자들이 더 잘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치료를 받지 못하게 함으로서 수익을 창출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국민이 거의 무료로 치료를 받는 캐나다나 영국, 프랑스로 가서 다른 선진국에서는 어떻게 의료보험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가를 살펴본다. 미국과는 너무나 차이가 나는 다른 나라들의 의료보험 제도를 보면 미국인들이 불쌍하게 느껴질 정도다. <식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911의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911 당시 뉴욕시와 인근 도시의 소방대원들을 비롯해서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자발적으로 현장에 달려갔다. 그들은 미국의 영웅으로 칭송받았다. 하지만 사고 수습 단계에서 무너진 빌딩의 화염더미에서 끊임없이 연기와 뜨거운 열기가 솟구쳤기 때문에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호흡기를 다쳤다. 하지만 그들에 대한 치료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비공식적으로 현장으로 달려가서 자발적으로 사고 수습을 도운 사람들은 어디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그래서 마이클 무어 감독은 911 당시 사고 수습을 도왔지만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데리고 쿠바에 있는 미국 내 영토인 관타나모 기지로 향한다. TV에 소개된 관타나모 기지의 의료시설은 매우 훌륭했기 때문이다. 911 테러 당사자들은 무료로 훌륭한 의료시설을 이용하고 있는데, 테러 희생자들은 불합리한 의료보험 제도 때문에 고통 받는 아이러니를 매우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관타나모 기지의 의료시설 이용을 거부당한 피해자들을 데리고 마이클 무어 감독은 쿠바의 수도 하바나로 간다. 국민 소득은 낮고 미국의 주적으로 지목되어 오랜 시간 동안 미국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던 쿠바지만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의료시설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미국인들인데도 불구하고 이름과 생년월일만 병원에 말한 채 그들은 최고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쿠바에서는 누구나 병원에서 무료로 치료받는다.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마이클 무어 감독은 의료보험의 부조리 때문에 고통 받는 150~200개의 사례들을 150일 동안 촬영해서 500시간 분량의 필름을 확보했고 그것을 편집해서 영화를 완성했다. 마이클 무어 영화 사상 가장 긴 촬영이고 가장 엄청난 분량의 필름이 편집되었다. <식코>는 명백히 정치적 주장을 담고 있는 영화다. 미국 내 의료보험 제도에 대한 고발에 그치는 게 아니라, 잘못된 세계를 변화시켜야겠다는 구체적 의지를 대중들에게 심어준다는 점에서, <식코>는 혁명적인 영화다. 글 하재봉 시인, 영화평론가, 동서대 교수 월간 <삶과꿈> 2008년 5월호 구독문의:02-319-3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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