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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부패·청렴문화는 공정사회 구현의 토대”

    “반부패·청렴문화는 공정사회 구현의 토대”

    “한국은 그간 축적한 반부패 청렴 노하우와 시행착오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함으로써 개도국들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경제·사회 발전에 매진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겠습니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5일 서울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국민권익위원회 주최로 열린 ‘국제 반부패 리더십 협력 강화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밝히고 “세계의 청렴 선진국들이 이러한 지원과 협력에 동참하도록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경제는 물론 반부패 청렴 분야에서도 세계에 ‘희망의 증거’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산업화와 민주화는 물론 세계에서 가장 빨리 경제위기 탈출에 성공한 한국이 선진일류국가가 되려면 첫 번째로 정치, 두 번째로 공직사회가 청렴해야 한다.”며 “이렇게 하면 기업은 저절로 청렴해지고 투명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제기한 ‘공정한 사회’를 담보하는 길”이라며 “반부패 청렴문화는 ‘공정한 사회’ 구현의 토대로서 한국 선진화의 윤리적·실천적 인프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어 “부패로 민주주의 제도의 기반이 약해지고 법의 원칙이 무너져 전 세계의 빈곤층과 사회적 취약계층이 고통받고 있다.”면서 “부패의 폐해는 국경이 없기에 국제사회는 수십년 전부터 반부패 공조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은 이런 국제적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선진국의 반열에 안착하기 위해 고위 공직자에 대한 청렴강의, 반부패 거리 캠페인 등 국민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는 현장 중심의 반부패 청렴 운동을 전개한 결과 국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더 많은 국가를 보다 깨끗하고 투명하게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에서의 상호협력과 지원을 통해 국가 간 청렴 수준의 격차를 좁히고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기반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씨줄날줄] 수험생 퀵 서비스/구본영 수석논설위원

    오래된 징크스였던가. 입학시험이 치러지는 날은 언제나 추웠던 기억이 난다. 그 매서운 한파 속에서도 입시생을 둔 어머니들이 자식의 합격을 치성 드리느라 오들오들 떨고 있는 모습은 극히 한국적 진풍경이었다. 합격을 기원하는 엿가락이나 찰떡이 나붙은 대학의 담벼락 옆에서 말이다. 올들어 새로운 입시 풍속도가 등장했다. 대학 수시모집 논술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을 ‘운송’하는 ‘퀵 서비스’가 그것이다. 서울 광진구 K대에서 오전에 논술시험을 끝낸 입시생을 오후 동대문구 O대 시험장까지 오토바이로 실어나르는 식이다. 지난 주말 신촌 등 서울 도심 곳곳에서 시험장 입실 시간에 맞추기 위해 목숨 건 곡예 질주가 이어졌단다. 한국교육의 현주소를 드러내는 단면도일 게다. 택시비의 6∼7배를 받는 택배업체로선 수지맞는 틈새시장을 찾아낸 합리적 선택을 한 셈이다. 개별 수험생들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요즘 대입 제도가 좀 복잡한가. 수시 1·2차와 정시 모집, 그리고 논술만 보는 수시와 수능성적과 연계한 수시에다 입학사정관제에 이르기까지. 이런 판국에 다소의 위험을 감수해 시험을 한 군데라도 더 보겠다는 걸 나무랄 일은 아니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나름의 안간힘일 뿐이라는 차원에서다. 물론 우리의 교육열이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산업화의 원동력 가운데 하나였음은 사실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틈만 나면 한국의 교육열과 경쟁력에 찬사를 보내지 않았는가. 중간선거를 앞둔 유세현장인 지난달 말 위스콘신대. 오바마는 공화당의 교육예산 삭감을 비판하기 위해서였겠지만 청중들에게 “한국이 대학교육의 혜택을 받는 것을 어렵게 하느냐?”고 물어 “아니요.”라는 호응을 끌어냈다. 그러나 요즘 한국교육은 오바마의 찬사를 받아들이기가 여간 낯뜨겁지 않다. 뜨거운 교육열도 더는 국가경쟁력 제고에 기여하지 못하고 한낱 ‘제로섬 게임’으로 전락한 느낌이다. 이웃 일본과 중국은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여럿 배출했건만,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교육당국의 무능, 학부모들의 이기심, 전교조·일반 교사 할 것 없이 사교육에 비해서 떨어지는 일선 교사들의 경쟁력 등 총체적 으로 한국교육은 점점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면 기우일까. 오토바이 뒤에 수험생들이 아찔하게 매달려 가는 풍속도야말로 공교육 붕괴와 천문학적 사교육비로 허덕이는 한국교육의 환골탈태를 촉구하는 무언의 메시지일 듯싶다. 구본영 수석논설위원 kby7@seoul.co.kr
  • 경남도, 국산밀 산업화 나서

    우리밀 생산자와 소비업체가 손을 잡고 우리밀 생산과 소비 확대에 나섰다. 경남도는 국내 최대 국산밀 구매업체인 ㈜우리밀(대표 금동혁), 우리밀생산자협의회(회장 김석호)와 함께 5일 경남도청에서 국산밀 산업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는다. 양해각서에서 ㈜우리밀은 경남도내에서 생산되는 국산밀을 재료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국민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국산밀 소비를 촉진하기로 했다. 또 우리밀생산자협의회는 우리밀 회사가 요구하는 기준에 맞는 고품질 우리밀을 생산해 공급한다. 이를 위해 우리밀생산자협의회는 도내 국산밀 생산 농업인들에게 체계적인 지도·교육을 하고 파종·수매 등 수확에서 관리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생산관리 체제도 갖춘다. 경남도 농업지원과 정효균 과장은 “경남도와 생산자단체, 유통업체의 이번 협약체결에 따라 우리땅에서 안전하게 생산된 밀을 이용한 제품개발과 가공사업이 확대되고 밀 소비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도는 지난해 1445㏊였던 우리밀 생산 면적을 2017년까지 1만 4000㏊로 늘려 5만 4000t의 밀을 생산해 도내 밀 생산농가의 연간 소득을 600억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러시아 현대화 롤모델은 Korea”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한국을 러시아의 롤모델로 삼고 있다.” 외교통상부 고위 관계자는 19일 “러시아가 지난 9~11일 야고슬라블에서 열린 세계정책 포럼에 이명박 대통령을 초청한 것은 가볍게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메드메데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이 대통령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와 야고슬라블 포럼에 초청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한달 뒤인 6월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정식 초청장을 보냈다. 관계자는 “보통 외교적으로 주고받는 초청장보다 내용이 3~4배 길고 정성을 들인 장문의 초청장이어서 인상이 깊었다.”고 밝혔다. 야고슬라블 포럼은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그늘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지난해 야심차게 출범시킨 것이다. 이 포럼을 ‘정치 분야의 다보스 포럼’으로 발전시켜 러시아의 국가적 위상을 높인다는 게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구상이다. 매년 현직 정상 2명과 다수의 전직 정상들을 초청하는 게 원칙이다. 출범 첫 해인 지난해 러시아는 유럽 정상 2명을 초청했고 올해는 이탈리아 정상과 한국 대통령을 초청했다. 결국 유럽 이외 대륙에서는 한국이 처음으로 초청된 셈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한때 미국과 세계를 양분했던 러시아의 영화를 하루속히 되찾기 위해서는 ‘한국이 걸어온 길’을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짧은 기간 안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취한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기 때문이다. 관계자는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아시아에서 민주주의를 제대로 하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들었다.”고 했다. 일본만 해도 신분제적 요소가 알게 모르게 남아있어 완벽한 민주국가로 보기 힘들다고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프리카 등 후진국에서 한국을 배우자는 소리는 심심치 않게 들리지만, 러시아 같은 강대국에서 한국을 본받고 싶어한다는 얘기는 처음이다. 더욱이 러시아는 과거 북한의 맹방이었다. 러시아의 이 같은 관심을 인식한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야고슬라블 포럼 기조연설에서 “대한민국은 식민지의 아픔과 6·25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나 불과 한 세대 만에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함께 성취했다.”고 역설했다. 한국과 러시아가 ‘의미있게’ 가까워진다면 남북한을 둘러싼 동북아 정세에도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드럼통을 車로 바꾸는 한민족의 神技

    “전쟁통에 쏟아져 나온 군용 폐차를 불하받아 망치로 드럼통을 펴서 버스, 트럭, 합승택시를 만드는 ‘군용 폐차 재생시대’를 맞은 것이다. 부숴진 군용차 부속품들과 드럼통, 산소용접기, 망치들이 천막 속으로 들어간 후, 며칠 만에 자동차가 만들어져 나오는 것을 본 미군들은 깜짝 놀라며 한국 사람들은 신기(神技)를 가졌다며 감탄했다.”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으로 올라 선 한민족의 근성과 재주는 이렇게 싹이 텄다. 한국 자동차 110년간의 이야기란 부제를 달고 있는 ‘고종 캐딜락을 타다’(인물과사상사 펴냄)가 알려주는 사실이다. 연간 350만대의 자동차 생산,그 중 214만대를 수출, 국내 등록 자동차 대수 176만대. 명실상부 ‘자동차 대국’으로 올라선 우리나라의 시작은 소박했다. 글쓴이는 유명한 자동차 마니아. 30년간 자동차 회사에서 근무한 뒤 18년째 ‘한국자동차문화연구소’를 운영해오고 있는 전영선씨다. 그가 50년간 쌓아온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풀어낸 책은 우리나라 자동차의 모든 것을 담은 역사서에 다름 아니다. 역사서라 했지만 딱딱하지 않다. 1899년 4월 서울 장안에 전차가 처음 등장한 이래 자동차가 근대화, 산업화의 역군이 되기까지, 자동차에 얽힌 다양한 일화와 인물들의 사연은 책장을 술술 넘기게 하는 마법을 부린다. 중간중간 삽입돼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알려주는 사진들 또한 매력이 철철 넘친다. 첫 장에 나오는 전차 이야기부터 흥미를 유발한다. ‘쇠 당나귀’로 불리며 전차가 미움을 샀던 것은 비싼 차비도 한몫했다. 자장면 한 그릇이 3전이던 시절 전차를 타려면 5전이 필요했다. 역시 그때나 지금이나 있는 집 자식들의 허세는 똑같은 듯. 부잣집 도령들은 하릴없이 하루종일 전차를 타고 노닥거려 울화를 치밀게 만들었다. 지금의 해외여행처럼 부모님을 위한 ‘효도 전차계’가 있었다는 대목에서는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자동차를 탄 사람은 고종. 형편이 안 된다며 본인은 만류했지만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40년간 권좌를 지켜낸 임금이 대견했는지 신하들의 강한 권유로 4인용 자동차가 수입됐다. 책 제목에는 캐딜락이라고 표현했지만 저자는 1920년 당시 포드나 캐딜락은 4인용 자동차를 생산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며 유럽에서 들여왔을 거라고 결론짓고 있다. 최초의 국산 자동차는 누구의 손에서 빚어졌을까. 바로 최무성 형제다. 재료는? 역시 드럼통이었다. 그뿐 아니다. 자동차 엔진을 처음 만든 김영삼, 드럼통을 펴서 만든 버스를 수출까지 한 하동환, 양키트럭을 개조해 국산 승용차 2호 ‘신성호’를 만든 김창원, 기아산업의 창업자 김철호, 현대자동차 왕국의 주춧돌을 놓은 정주영까지 자동차 신화를 쓴 개척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는 가슴 뻐근한 자부심과 감동을 준다. 1만 5000원.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아토마우스 어떻게 탄생했을까

    아토마우스 어떻게 탄생했을까

    김창열 작가의 물방울 그림과 이동기 작가의 아토마우스 캐릭터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미술 팬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가졌을 법한 호기심이다. 서울 방이동 소마미술관에 가면 이들의 작품 세계가 어디에서 출발했고, 어떤 과정으로 발전했는지 엿볼 수 있다. 한국 현대미술 작가 70명의 드로잉 작품 300여점을 모은 ‘한국 드로잉 30년:1970~2000’전에서다. ●현대미술의 실험·변화·성과 조명 소마미술관이 2008년에 선보였던 ‘한국 드로잉 100년:1870~1970’전의 후속으로 마련된 전시는 드로잉이라는 근원적인 매체를 통해 1970년대 이후 한국 현대미술이 걸어온 실험과 변화, 성과 등을 총 6개 전시실로 나눠 조명하고 있다. 드로잉은 전통적으로 작품 구상 초기 단계의 습작이나 스케치를 의미해 왔지만, 이번 전시에선 작가의 생각과 의도가 날것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면 그림뿐 아니라 비디오·일기장 등 무엇이든 드로잉의 영역 안으로 끌어들여 개념 확장을 시도한 점이 색다르다. 전시작 절반 정도는 한 번도 전시를 위한 패널로 만들어진 적이 없는 미공개작이다. 한국 실험미술 1세대의 드로잉으로 꾸민 1전시실에선 김창열 작가가 1960년대 말 나무와 합성수지로 제작한 오브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원이 퍼져 나가는 형상의 작품은 물방울 그림의 근원을 짐작게 한다. 5전시실에 걸린 그의 1971년 회화 작품에선 물방울 모양이 좀 더 뚜렷해졌다. ●설계도 등으로 현대사 재구성하기도 김차섭 작가의 에칭 작품인 ‘선 하나’는 엉뚱하게도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 디자이너가 우연히 이 그림을 보고 새로운 반도체 회로도의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이건용의 신체 드로잉과 성능경의 작업사진, 김범의 블루프린트 드로잉 등은 작가들이 미술의 현대화를 위해 어떤 고민을 했는지를 보여준다. 3전시실은 드로잉으로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재구성하는 시도를 했다. 강요배의 ‘제주 4·3항쟁도’, 오경환의 ‘DMZ 풍경’, 조정래의 소설 ‘한강’에 수록한 이종구의 삽화, 이철수의 민중미술 판화 작품 등은 작가적 시선으로 담아낸 역사의 순간을 보여준다. 특이하게도 현대중공업이 그리스에서 수주한 1호 선박인 ‘아틀란틱 바론호’의 설계도와 70년대 아파트 설계도가 나란히 걸렸다. 전시를 기획한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드로잉은 우리의 삶 속에도 있다. 이들 설계도는 한국 산업화의 결정적 순간을 보여주는 드로잉”이라고 설명했다. 드로잉의 영역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6전시실을 꼼꼼히 살펴보자. 한국 전통 회화의 전환을 보여주는 김호득과 유근택, 조각가 정현 등 1990년대 이후 한국 실험미술의 방향을 담은 드로잉 작업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전수천 작가가 2005년 흰 방수천으로 감싼 기차로 북미 대륙을 7박8일간 횡단하며 대지 위에 선을 그은 ‘무빙 드로잉’ 프로젝트는 드로잉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 밖에 이동기 작가의 아토마우스 캐릭터가 1993년과 2002년에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비교해 보거나 김호득, 오원배, 설원기, 황주리 등이 그린 자화상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성순 소마미술관 명예관장은 “국제적인 전시가 많이 열리고 있는 와중에 한국 현대작가들의 작업이 어디에서 왔는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11월21일까지 열린다. 관람료 1000~3000원. (02)425-1077.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40년 홍수 악순환 끊을 것” vs “보 건설땐 수질 8배 악화”

    “40년 홍수 악순환 끊을 것” vs “보 건설땐 수질 8배 악화”

    16일 조계종 화쟁위원회의 주선으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4대강 토론회’는 각계의 힘겨루기와 국론분열 양상으로까지 치닫고 있는 국가사업에 대해 모처럼 한목소리를 낸 자리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부와 정치권, 시민단체는 ‘국민적 논의기구’를 만들자는 데에는 큰 틀에서 합의했지만, 다만 4대강사업의 각론으로 들어가자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토론회장의 200여석은 일찌감치 꽉 찼으며, 방청객들은 3시간 동안 진행된 토론회 내내 자리를 뜨지 않았다. ●국민적 논의기구 어떻게 구성하나 이미경 민주당 사무총장은 “국민적 논의기구의 구성은 4대강사업이 제시하고 있는 추진 목적의 타당성과 절차적 과정을 모두 검증해 대안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라면서 “논의기구를 통해 사업의 정당성과 타당성이 인정된다면 이를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진섭 4대강사업저지범대위 위원장은 “공사로 인한 환경적 영향에 대한 평가를 위해서는 최소 1년의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정부, 국회, 환경·시민단체 등이 참여해 분야별로 공사현장, 법률, 재정 등 공동조사단을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공사 중단이라는 전제조건만 아니라면 며칠이든 계속 토론할 수 있다.”면서 “4대강 현장에 가서 주민, 지방자치단체, 공사 관계자, 전문가, 사회단체 등이 모두 모여 무제한 토론하자.”고 제안했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홍수예방, 물 확보 등 사업의 기본 목적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합리적인 의견이 제시되면 검토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정 장관은 그러나 “찬반을 논의하는 것이라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사업기간이 늘어나면 사업비만 증가할 뿐이며, 경부고속철 사업이 6조원에서 26조원으로 늘어난 것이 그 예”라고 말했다. ●대운하 후속 vs 연계심리 안타까워 4대강사업이 현 정부가 추진했던 한반도 대운하 사업과 연관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공방이 이어졌다. 이 사무총장은 “대운하 사업을 변경하면서 4대강사업을 들고 나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일자리 창출 등 예산 쓸 곳이 훨씬 많은데 대통령의 뜻이라는 이유로 22조원을 들여 3년간 충분한 검토 없이 속도전으로 밀고 나간 것은 갈등을 스스로 자처한 것”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도 “정부가 환경영향평가를 졸속으로 실시해 밀어붙였고, 낙동강 수심이 6m를 유지하는 것은 대운하를 하기 위한 작업”이라면서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근거로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아직도 대운하와 연계하는 것을 보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원 사무총장도 “4대강사업은 임기 안에 끝난다. 만약 수질악화 등 사업의 부작용이 생기면 정부가 모든 책임을 짊어져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부담이 더 큰 사업”이라고 밝혔다. ●홍수예방 필요 vs 물 부족하지 않다 정 장관은 “산업화 속에서 강이 급속하게 훼손돼 더 이상 생명이 살기 어려운 강이 됐다. 최근 5년간 매년 홍수복구비로만 4조 2000억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4대강 사업은 이수치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 재해를 사전 예방하려는 것”이라면서 “이제는 4대강사업을 하느냐, 마느냐 보다는 어떻게 제대로 추진할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 사무총장은 “일제강점기 때 산림녹화와 하천정비 없이 근대화가 이뤄졌고, 댐 건설이 수자원정책의 전부였다.”면서 “그 결과 40년간 상류댐과 하구언 사이에 퇴적물이 쌓이고 홍수가 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 정비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면 방법론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가능한데 필요성을 인정하지 못하면 논의는 평행선을 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4대강 수질은 그렇게 나쁘지 않고, 수량도 이미 충분하다.”면서 “영산강은 부분적으로 물 부족이 있지만 낙동강은 오히려 0.1억t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또 홍수예방에 대해 “이미 4대강은 96.3% 이상 예방작업이 돼 있고 비가 집중적으로 와도 국가하천보다는 산간지방 지천의 피해가 더 크다.”면서 “4대강보다는 소하천 정비 사업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원 사무총장은 “초기 단계면 몰라도 공정률이 최대 60%, 보 준설은 40% 이상인 현 단계에서는 생태교란을 어떻게 빨리 회복할 수 있게 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연극리뷰] ‘썽난 마고자’

    [연극리뷰] ‘썽난 마고자’

    먼저 자문자답 하나. 이명박 대통령에게 무엇을 기대했나. ‘산업화 세대의 신화’라는 사람에게. 개인적인 기대를 꼽으라면 그 세대에 대한 책임감이다. 그 세대의 빛나는 신화를 뒷받침한, 묵묵한 일꾼들을 위무(慰撫)해줄 의무 같은 것 말이다. 그러나 그럴 기미는 별로 없어 보인다. 재정 건전성을 이유로 노인들에게 공돈을 못주겠다고 하더니 기초노령연금 대상자마저 줄이는 방안도 검토한단다. 비교해보자. 대통령이 휴가지에 들고갔다는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교수는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의 예를 든다. 조던이 그렇게 돈을 많이 벌 수 있었던 것은 ‘다섯 명이 빨간 공 적당히 튀기면서 주고받다가 그물에 집어넣는 기술을 높게 쳐주는 사회 덕분’이다. 경쟁을 이겨낸 자유시장의 영웅은, 그 경쟁의 장을 제공해주는 사회적 조건과 배경 덕을 본다는 얘기다. ‘오마하의 현인’이라는 워런 버핏도 자신의 부와 명성에 대해 “금융·주식시장이 발달한 미국에서 태어난 덕분”이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조던은 세금을 더 내고, 버핏은 아낌없이 재산을 기부한다. 일본 자민당의 전후 50년 집권에 대해 많은 학자들은 전쟁세대를 깍듯이 모셨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2차대전 총동원 체제를 겪고 피폭까지 당했던 그 세대들의 노고에 ‘복지’라는 이름으로 국가 차원의 보상을 제공한 것이다. 대한민국 정체성과 고도성장 신화를 칭송하는 한국의 보수주의자들은 식민지, 분단, 전쟁, 개발독재 시절을 살아낸 산업화 세대들에게 어떤 보상을 제공했던가. 그들 중 일부는 지하철이나 동네어귀에서 폐지를 줍고 있다. 다음달 3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무대에 오르는 ‘썽난 마고자’(민복기 작·연출, 극단 차이무 제작)는 이 문제를 다룬다. G20(주요 20개국) 회의를 앞두고 정부는 탑골공원 성역화 작업에 나선다. 실제 목적은 ‘국격’을 위해 허름한 차림의 노인네들을 탑골공원에서 몰아내자는 것이다. ‘썽’이 난 탑골공원 ‘마고자들’은 철거반대 투쟁에 돌입한다.작품이 너무 무거울 것 같다고? 그런 걱정은 접어도 좋다. 순도 100% 코미디다. 현실 풍자가 강렬해 공연 내내 마음껏 웃겨준다. 특히 탑골공원 사수를 위해 골리앗 농성, 아니 ‘등나무 휴게터 농성’을 벌이는 전직 선생님 황 영감(이중옥), 방앗간 사장 이 영감(송재룡), 마도로스 출신 성 영감(성요한), 미모의 최 여사(공상아)가 선보이는 앙상블은 최고다. 애드리브마저도 능청스럽다. 그 중에서도 김 여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인 3명이 선보이는 만담 장면은 백미로 꼽을 만하다. 동시대를 다루는 예술은 반시대적이라는, 프랑스 문학 비평가 롤랑 바르트의 명제도 함께 음미해보길. 2만~2만 5000원. (02)747-101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CEO 칼럼] 콜센터 산업육성에서 고용창출/노태석 Ktis 대표이사

    [CEO 칼럼] 콜센터 산업육성에서 고용창출/노태석 Ktis 대표이사

    청년실업 문제가 몇 년째 입에 오르내린다.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서민들의 체감경기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며, 청년층 고용률 하락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때보다 더욱 심각하다. 얼마 뒤면 민족의 명절 추석이다. 취직을 못한 청년들은 고향집에 가는 게 걱정일 것이다. 구직자를 대상으로 한 어떤 설문조사에서 추석 때 가장 듣기 싫은 말 1위가 “너 아직도 놀고 있느냐?”라는 질문이라니 그냥 웃어 넘기기엔 씁쓸한 현실이다. 우리나라가 1차 산업 시절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못 살아도 농사를 짓거나 물고기를 잡는 등 일거리가 있었다. 산업화가 높은 단계로 진행되면서 시골에서 도시로, 공장으로 공사장으로 직업을 찾는 사람들의 이동이 시작됐다. 한때 우리나라에선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에 기업체에서 학생들을 입도선매하던 행복한 시절도 있었다. 지금은 옛날에 비해 생필품은 풍요로워졌지만 반대로 직업이 부족한 시대가 됐다. 정부에서는 최근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고 직업을 많이 만들기 위해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라는 제도를 내놓았다. 기업이 고용을 위한 투자를 하면 세금을 공제해 주겠다는 것이다. 투자한 비용에 대한 세금을 공제해 주면 곧바로 고용촉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혜택을 준다고 기업이 구직자를 위해 손실을 감내하며 무턱대고 사업체를 확장하면서 고용을 늘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인건비가 적게 드는 해외 지역을 포기하고 국내 생산라인을 확대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고용 창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고용 수요를 만들어내고 관련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산업을 키워나가야 할까. 산업화 시절처럼 공장과 공사장을 무작정 늘릴 수는 없다. 일자리가 그에 비례해 늘어나지도 않는다. 기계가 사람을 대신하는 자동화 시대에서는 제조업, 건설업 등 2차 산업으로는 고용창출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최근 ‘고용구조 선진화를 위한 서비스 산업의 일자리 창출 역량 제고방안’ 보고서를 통해 서비스업은 성장에 따른 고용창출 면에서 제조업을 압도한다고 밝혔다. 학력과 무관하게 취업 유발 효과가 높고 여성의 고용기회 확대에도 기여를 하고 있다며, 업종별로 특화된 고부가가치 전략과 체계적인 고용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비스업 중에서도 이른바 콜센터라고 부르는 고객상담센터의 고용 유발 효과는 큰 편이다. 고객상담센터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고객의 불만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듣고 빠른 해결을 위해 움직이는 최전선이다. 점차 고객만족이 제품을 선택하는 주요 요소로 자리매김하면서 고객만족과 관련된 비즈니스가 발전하고 있고 그 정점에서 고객상담센터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대기업과 금융업체는 앞다퉈 고객상담센터를 도입했지만 아직도 공공기관이나 제조업 분야에선 다소 소홀한 실정이다. 고객상담센터 산업 육성에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상담사는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판단하고 행동해야 하는, 사실상 전문성을 요구하는 직업이다. 하지만 아직도 상담직을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장기간 직업으로 삼기엔 곤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이유에는 일부 고객들이 상담사에게 막말이나 언어 폭력을 일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상담사가 겪는 고충을 국가가 보호해줘야 고객상담센터 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다. 간접적인 고용창출 정책과 함께 서비스 산업에 대한 육성, 특히 고객상담센터 업종에 대한 육성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면 직접적인 고용 창출 효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이는 7000여명의 상담사를 고용하고 있는 우리 회사가 경험한 사실이며, 앞으로 우리가 더욱 사업을 확대해 나가야 하는 결정적 이유이기도 하다.
  • 李 대통령, 제2의 디지털 “‘미디어 빅뱅’의 시대다”

    李 대통령, 제2의 디지털 “‘미디어 빅뱅’의 시대다”

    “지금은 제2의 디지털 시대로서 ‘미디어 빅뱅’의 시대다. 방송통신인터넷이 융합해 글로벌 미디어 경쟁시대가 도래했다.”[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47회 방송의 날 축하연에서 김인규 한국방송협회장,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등 방송관계자, 각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 같이 말했다.이 대통령은 “방송 역시 다른 분야와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며 “우리 방송 산업은 기술과 네트워크 인프라에서 이미 세계적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하지만 “콘텐츠 분야는 아직 취약한 상태”라면서 “글로벌 보편성을 지닌 콘텐츠로 수준을 높일 것”을 이 대통령은 당부했다.이는 산업화 시대와는 다르게 창의력과 상상력이 필요하며 국내 콘텐츠 시장을 넘어 글로벌 방송 산업으로 거듭나야할 것을 제시했다.이 대통령은 이어 미디어 산업은 21세기 핵심적 신성장동력이자 젊은이들에게 매력적인 일자리라면서 이 분야에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방송인들도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방송은 한편으로 단순한 산업을 넘어 사회 전체의 공익을 생각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며 중추적 언론으로서 사회의 공기(公器)라고 표했다.또한 보도를 통해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히고 그늘진 곳을 따뜻하게 비춤으로써 ‘공정한 사회’의 구현에 기여해 주기를 부탁했다.마지막으로 이 대통령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을 새로운 기회로 삼아 세계로 도약할 것과 한류 열풍을 일으킨 수준 높은 콘텐츠와 방송 기술은 세계인의 마음을 하나로 잇는 가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사진=청와대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
  • ‘기억의 장소’ 통해 민족의 역사 되살린다

    ‘기억의 장소’ 통해 민족의 역사 되살린다

    최근 수년간 한국 역사학계의 유행 키워드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면 ‘기억’이다. 옛일을 기억하는 것은 전통적으로 역사의 영역이다. 그러나 비정상적인 한국 현대사 때문에 제대로 된 문헌기록이 없다 보니 그 시절을 살아낸 사람들의 육성증언을 듣는 방식의 연구방법이 제기됐다. 일제시대 위안부, 한국전쟁 때 양민학살, 광주민주항쟁의 참상 등이 모두 이런 연구 방식으로 복원됐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대항기억에만 의존한 이분법적 태도가 한계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기억의 정치학에서 기억의 문화학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런 ‘기억’이란 화두를 던진 학자는 프랑스의 피에르 노라다. 노라의 역작 ‘기억의 장소’(나남 펴냄)가 번역 출간됐다. 1984년부터 1992년까지 역사학자 120여명의 논문을 담아 모두 7권으로 출간된 책이다. ‘역사’ 대신 ‘기억’을 전면에 내세운 이 작업은 역사학계에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한국에서는 특히 구술사 연구자들에게서 각광받았다. 이번 번역본은 30편 정도의 논문을 뽑아 모두 5권(공화국, 민족, 프랑스들 1~3)으로 정리했다. ●기억의 장소란 국기·에펠탑 등 포괄하는 이름 기억의 장소란 특정 장소를 지칭한 게 아니라 민족의 얘기가 스며든 국기, 노래, 행사장, 길거리 이름과 각종 기념 동상 같은 것들을 포괄하는 이름이다. 때문에 이 책은 한국에서 ‘기억의 터’로 불렸고, 최근 일본에서는 ‘기억의 장’으로 번역됐다. 노라의 관심사는 이런 기억의 장소를 통해 민족적 기억을 재구성해 내는 것. 번역 작업을 총괄지휘한 김인중 숭실대 사학과 교수의 얘기를 들어봤다. →노라가 내세우는 ‘기억’이란 무슨 뜻입니까. -프랑스적 맥락입니다. 프랑스는 1789년 프랑스혁명과 이후 공화국 수립에 강한 자부심을 가진 나라예요. 그렇다 보니 역사 연구도 1789년 이후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프랑스 혁명을 마치 엊그제 일어난 일처럼 말하는 분위기였어요. 개개인의 기억이 프랑스혁명이라는 역사와 일치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가 1970년대에 무너집니다. 역사는 단절된 채로 내팽개쳐지고, 그 자리는 개개인이 가진 별개의 기억이 차지합니다. 그래서 노라는 흔히 접할 수 있는 박물관, 미술관, 에펠탑, 국가 등에 대한 개인의 기억을 통해 프랑스의 역사를 복원해내자고 목소리를 내게 됩니다. →1970년대에 역사와 기억의 분리가 일어난 배경이 있습니까. -프랑스는 원래 가톨릭 농업국가예요. 그런데 산업화로 인해 농민인구가 10%대로 떨어집니다. 집단기억을 가진 농민층이 붕괴한 것이지요. 또 마르크스주의와 드골주의 모두 한계를 드러냅니다. 좌우파의 기둥이 사라져 버린 거죠. 한마디로 잘 먹고 잘살게는 됐는데 공유하는 기억들이 파편화돼 버렸다는 겁니다. ●‘민족주의 없는 민족 건설’ 바람직 →개인의 기억을 민족의 기억으로 모으는 민족주의에 대한 비판도 많습니다. 해외에서도 그렇고, 국내에서도 그렇습니다. 노라는 정치적 우파인가요. -한국적인 맥락에서는 그런 얘기가 나올 수 있습니다. 실제 노라가 몇몇 논쟁에서 우파적 주장을 내놓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프랑스는 사실상 좌우파 구분이 무의미한 사회입니다. 한국적 좌우파 개념에 매이면 책에 담긴 풍부한 논의를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노라가 보기에 탈민족론이 문제 삼은 민족주의는 파시즘으로 상징되는 19세기 유럽 우익 민족주의일 뿐입니다. 다양한 민족주의가 있는데 그것 하나만 딱 집어낸 뒤 모든 민족주의는 나쁘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것이지요. 노라는 프랑스혁명이 이상으로 삼았던 민주적이고 민중적이고 진보적인 민족주의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걸 ‘민족주의 없는 민족 건설’이라 부릅니다. 파괴적이고 전투적인 민족주의를 빼버리고 문화적 정체성을 잃지 않는 민족이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노라의 작업이 마무리된 시점인 1992년을 봐 주세요. 이때 유럽연합(EU)이 구체화됩니다. 그런데 하나의 국가처럼 움직이겠다는데 구성원들은 동질적 감정을 못 느낍니다. 오히려 예전에 국경에 막혀 있던 사람들끼리 부딪치다 보니 민족주의 감정이 더 강화됩니다. 노라의 작업은 프랑스혁명을 강조하는 프랑스 특수주의보다 유럽 문명 일원으로서의 프랑스를 내세웁니다. 다른 민족과의 갈등요소를 줄이는 것이지요. 사실상 최근 상황을 예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3~5권의 제목이 복수형인 프랑스‘들’인 것은 그런 뜻입니까. -네. 바로 그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겁니다. →기억을 통한 민족주의의 평화적 재구성인 셈인데,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얼까요. -요즘 추세는 극단적 세계화입니다. 자유주의적 개인주의의 시대지요. 국가, 민족, 공동체 같은 거보다 개인의 취향이나 능력이 더 중요합니다. 좋은 말로 코스모폴리탄의 등장이지요. 한없이 자유로워진 것은 맞는데 그럴 경우 나의 정체성은 무엇이냐, 너와 내가 이 땅에 함께 산다는 것은 무엇이냐는 게 문제가 됩니다. 더구나 한국에서도 동아시아 공동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합니다. 프랑스의 경험을 깊이 음미해볼 구석이 있다고 봅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원전 특집] “발전·운영社·방폐장 등 한곳에 원전수출전쟁서 우위 선점 자신”

    [원전 특집] “발전·운영社·방폐장 등 한곳에 원전수출전쟁서 우위 선점 자신”

    “동해안 원자력 클러스터는 우리나라를 세계 3대 원전 수출 강국으로 도약시키는 발판이 될 것입니다.” 동해안 원자력 클러스터 프로젝트의 야전사령관인 김성경 경북도 경제과학진흥국장은 “동해안 원자력 클러스터 플랜은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발전(원전)과 운영회사(한수원),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시설(방폐장), 연구·실증, 기업 등 원전 관련 시설을 집적화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라며 “제대로만 추진되면 경북은 물론 한국을 세계 최강의 원전 수출국가로 우뚝 서게 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또 원자력 클러스터가 구축될 경우 관광 자원화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국장은 “전 세계가 원전 산업 집적과 육성, 수출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며 “효율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미리 국가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우리나라가 최대 원전 수혜국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향후 원전시설이 집적화될 것으로 예상돼 방폐장을 유치했고, 원자력 클러스터 사업을 동해안 에너지 클러스터 사업에 포함시켜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부가 최근 원자력발전 수출 산업화 전략을 수립, 발표하면서 그 계획을 더욱 구체화한 것이 바로 경북도가 추진하는 원전 클러스터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원자력 발전시설과 원자력 산업기반을 갖고 있는 부산, 울산 등 다른 지자체와의 정부 원전 관련 사업 유치전과 관련, 김 국장은 “경북 동해안은 다른 지역에 없는 방폐장과 한수원 본사가 있다.”면서 “특히 정부가 경주 방폐장 유치 이후 인근에 원전 관련 시설을 집중화한다는 계획을 이미 수립했고, 안정성과 경제성 면에서 도 최적지로 입증된 만큼 계획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계획만 세웠다고 바퀴가 굴러가지는 않는 법. 그는 정부의 원전 관련 사업에서 유치할 것은 적극 유치하고, 건의할 것은 건의해 국책사업에 반영시키기 위해서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했다. 김 국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원전 정책과 부합하는 계획서를 만들어 중앙정부를 설득하고, 민간자본을 최대한 유치해 세계 최고의 원자력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다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원전 특집] 국가 전략사업 유치 시너지효과 극대화

    [원전 특집] 국가 전략사업 유치 시너지효과 극대화

    경북도가 원자력 클러스터 조성에 의욕적으로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0일 도에 따르면 정부는 제1차 국가 에너지 기본계획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새로 지어 원자력 발전 비중을 59%까지 높이기로 했다. 따라서 2009년 신울진 1·2호기를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2년 단위로 원자력발전소 신규 발주가 예상된다. 현재 국내에는 원전 20기(울진 및 영광 각 6기, 월성 및 고리 각 4기)가 가동 중이며, 12기(신고리 6기, 신울진 4기, 신월성 2기)는 건설 중이거나 계획이 확정된 상태다. 정부는 또 최근 들어 원전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 원자력발전소 수출에 대비해 국내에 스마트 원자로(열출력 33만 ㎾) 건설을 추진한다. 스마트 원자로는 인구가 10만명 가량인 도시에 물과 전기를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중소형 원자로를 일컫는다. 국내에서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하고 있으며 2012년까지 표준설계 인가를 받고 해외 수출에 나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는 이와 함께 2030년까지 원전 80기를 수출하고, 88조원 규모의 전 세계 노후 원전 정비·운영시장에도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원전 연구·개발(R&D)에 모두 5000억원을 투입하고 원전 전문 인력도 육성키로 했다. 이는 우리나라 원전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수출로 한국의 원전 경쟁력이 입증된 데다 세계원자력협회가 202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290기(연간 약 25기)의 신규 원전 수요를 예측하는 등 원전 르네상스 시대에 대비한다는 차원에서다. 또 현재 가동 중인 436기 중 54%에 해당하는 234기가 20년 이상된 노후 원전으로 정비시장 등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국가적 차원의 원전 수출 기지 건설과 인력 육성이 시급한 이유다. 이에 경북도는 정부의 원전 관련 국책사업을 경북 동해안 지역으로 유치해 원자력 클러스터를 본격 조성할 방침이다. 녹색성장을 위한 국가 전략에 적극 부응하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기 위한 전략이다. 도는 국내 원전의 50%가 가동되고 방폐장이 건설 중인 경북 동해안에 원전 수출기지가 건설돼야만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최적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정부에 방폐장 등 각종 원전 관련 시설이 집중된 경북 동해안에 제2원자력연구원 유치와 원자력 과학산업벨트 조성을 각각 건의했다. 특히 도는 정부의 원전 UAE 수출 이전인 2007년부터 경주는 원자력과 에너지 R&D, 울진은 원자력과 해양에너지로 특화해 개발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동해안 에너지 클러스터 조성 기본 계획’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정부와 전국 어느 지자체보다 원전 관련 사업을 선도적으로 벌이고 있는 셈이다. 성기룡 도 에너지정책과장은 “경북 동해안에 원자력 발전, 연구, 생산, 실증이 복합된 세계적인 모범 단지를 조성해 수출 산업화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전세계 매장량 50% 리튬 선점 기대

    전세계 매장량 50% 리튬 선점 기대

    우리나라가 26일 볼리비아와 리튬 개발을 협력하기로 한 것은 또 하나의 자원외교 성과로 기록될 수 있다. 세계 최대의 리튬 보유국과 안정적인 관계를 맺음으로써 미래 유망산업인 2차전지 사업에서 경쟁국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기 때문이다. 또 자원과 기술협력을 교환하는 형태의 새로운 자원외교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배터리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로 리튬이온 전지의 세계시장 규모는 2010년 7억 2900만달러에서 2020년에는 401억 1100만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튬은 전 세계 매장량의 70%가 남미에 있으며 볼리비아에만 전 세계 부존량의 50% 가량인 540만t이 매장된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2차 전지업계의 성장이 기대된다. 볼리비아와의 양해각서(MOU) 교환으로 우리나라는 경쟁국인 일본, 프랑스, 중국, 브라질을 제치고 리튬 개발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리튬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것이다. 양국은 민간업체를 중심으로 한 산업화공동위원회를 구성해 올해 안으로 구체적인 참여 범위와 방법에 대해 확정할 계획이다. 볼리비아는 한국 기업이 자국으로 진출해 각종 선진 기술을 전수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국내 기업 가운데는 삼성SDI, LG화학, SK에너지 등 2차전지 개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곳들이 볼리비아에서 공장을 짓거나 원료공급선을 확보하는 쪽으로 사업성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의 경우 GM, 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들과 2차전지 공급계약을 맺는 등 2차전지를 주력성장산업으로 육성하기로 해 안정적인 리튬 공급처가 필요한 상황이다. SK에너지는 2차 전지의 핵심소재인 리튬이온 전지분리막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생산 중이다. 이와 관련, 리튬 소재 사업 개발연구를 목적으로 구성되는 산업화공동위원회에는 한국광물공사를 대표로 포스코, LG상사, GS칼텍스, 대우인터내셔널 등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볼리비아 정부는 우유니 현장에 있는 시험 플랜트에 광물공사 연구진을 파견하는 것을 허가했을 뿐 아니라 우리 측이 제안한 리튬 배터리 관련 산업화 프로젝트를 놓고 긴밀하게 협의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볼리비아에서 리튬 추출을 위한 시험공장에 기술협력을 지원하고 볼리비아는 압축성장의 한국적 노하우를 전수받게 된다. 우리나라는 또 2014년까지 최대 2억 5000만달러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을 볼리비아에 지원하는 동시에 내년도 한국의 개발경험공유사업(KSP) 중점 협력국으로 볼리비아를 지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MOU에 리튬 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내용이나 우리 기업의 참여 방안이 명확하게 담기지 않은 점 등은 한계로 지적된다. 지경부 관계자는 “볼리비아가 한국의 빠른 산업화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볼리비아는 자원민족주의가 강한 나라여서 개발권을 외국에 무조건 넘기지 않는 만큼 장기적인 협력을 위한 시작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韓·볼리비아 리튬개발 MOU

    한국 기업들이 볼리비아의 휴대전화, 노트북, 전기자동차 등에 쓰이는 2차전지의 원료인 리튬 개발에 참여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방한 중인 후안 에보 모랄레스 아이마 볼리비아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오늘의 만남이 좋은 시작이며 단순한 이해관계를 넘어선 신뢰관계에 기반을 두자.”고 강조했으며, 향후 자원외교의 성과가 기대되는 자리였다고 청와대 김희정 대변인은 밝혔다. 양국 정상은 회담 직후 한국광물자원공사와 볼리비아광물공사가 ‘우유니 소금광산의 증발자원 산업화 연구개발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는 자리에 임석, 우유니 호수 리튬 개발을 위한 양국 간 협력이 본격 추진되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하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경기 새달 국제규모 행사 잇따라

    경기 새달 국제규모 행사 잇따라

    축제의 계절인 가을을 앞두고 다음달 경기지역 곳곳에서 대규모 행사들이 잇따라 펼쳐진다. 26일 도에 따르면 다음달 1~4일 성남 코리아디자인센터 및 야탑역 일대에서 도가 주최하는 제2회 경기기능성게임 페스티벌이 열린다. 기능성 게임의 육성 및 산업화를 위해 마련된 이 축제는 55개 게임 관련 업체가 참여하는 전시회, 전국에서 1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온라인 게임 경진대회, 기능성게임의 산업화 등을 주제로 한 콘퍼런스, 수출계약 650만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는 수출상담회 등으로 진행된다. 기능성게임은 오락 기능에 교육·국방·의료 등 특정 목적을 결합한 게임을 말하며, 교육용 게임이나 군사 시뮬레이션 게임, 메디컬 게임 등이 대표적이다. 같은 달 9~13일에는 역시 도가 주최하는 제2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파주 출판도시와 민통선 일대에서 마련된다. 영화제에서는 30여개국에서 출품한 70여편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상영되고, 유네스코 연계 국제청년 DMZ 영상캠프와 6·25 60주년 및 통독 20주년 기념 특별전 등도 준비된다. 행사 기간 부산에서 임진각까지 이어지는 ‘아이 러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 열차’도 운행된다. 이어 10~12일에는 양평군 옥천면 유명산 활공장과 강상체육공원에서 2010 경기레포츠페스티벌을 개최한다. 행사는 국내외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크로스컨트리와 정밀착륙 등 2개 종목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패러글라이딩대회, 캠핑페스티벌, 등반과 MTB대회로 진행되는 레포츠 대회 등으로 꾸며진다. 이 밖에 같은 달 7∼12일 안성시 강변공원에서는 도내 대표 축제 가운데 하나인 제10회 바우덕이 축제도 펼쳐진다. 특히 올 축제에서는 남사당패와 해외공연단을 비롯, 안성지역 40여 단체 5000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퍼레이드인 길놀이와 바우덕이 마당, CIOFF 회원국(필리핀, 우크라이나, 키프로스, 대만, 멕시코) 초청공연 등이 마련된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사설] 집권 후반기 MB 소통으로 선진화 초석 다지길

    이명박 대통령은 모레 5년 임기의 반환점을 맞는다. 압도적인 지지를 기반으로 의욕있게 출발했지만 ‘강부자’, ‘고소영’으로 불리는 인사에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촛불시위로 집권 초에는 흔들렸다. 취임과 동시에 탄력을 받으면서 각 부문의 개혁을 주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쳐버린 셈이다. 지난해 정운찬 국무총리의 취임으로 불거진 세종시 수정안도 관철시키지 못했다. 촛불시위와 세종시 수정안 무산은 소통과 설득 부족이 빚은 대표적인 결과물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 대통령은 50% 안팎의 안정적인 지지도를 바탕으로 임기 후반에는 ‘선진 일류국가’를 앞당기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 대한민국은 65년 전 광복 당시에는 최빈국이었지만 지난해 수출 세계 9위, 국내총생산(GDP) 15위라는 기적을 일궈냈다. 우리의 앞선 세대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뤄냈다. 성장과 통합이 조화를 이루며 증진되고 시민적 덕성이 높은 수준인 선진화를 이뤄야 할 의무는 우리들에게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성장과 관련된 지표는 선진국에 근접했으나 통합과 관련한 지표가 크게 뒤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2012년 4월에는 총선, 12월에는 대통령 선거가 각각 치러진다. 2012년 초까지가 현 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기간인 셈이다. 이 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현 정부의 성공 여부, 평가는 달라진다.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레임덕 현상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후반기에는 너무 큰 욕심을 내는 것은 좋지 않다. 서민과 중소기업 등 사회적인 약자 배려를 통해 통합력을 높여야 한다. 지역·세대 간 통합을 위한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또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도 성공적으로 마쳐 국격을 한 단계 높여야 한다. 이 대통령은 4대 강 사업 등 주요현안에 대해 야당 및 반대진영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젊은 세대와의 거리도 좁혀야 한다. 일방적인 국정운영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 지붕 두 가족처럼 된 한나라당 내 친이계와 친박계 간의 관계 정상화에도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그제 이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오찬회동을 갖고 협력하기로 한 것은 바람직하다. 이 대통령은 아무리 뜻이 좋아도 일방통행식이라면 성공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이것이 명품 막걸리 막사발

    이것이 명품 막걸리 막사발

    막걸리와 막사발은 이름 말고도 닮은 점이 많다. 전통적으로 막걸리는 농부의 술이었고, 막사발은 밥과 국을 담던 서민의 생활그릇이었다. 산업화 과정에서 밀려나 한동안 푸대접을 받은 처지도 비슷하다. 근래 막걸리가 화려하게 부상하면서 막걸리 막사발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최동호 고려대 교수는 지난해 11월 서울신문에 기고한 칼럼에서 “막사발과 막걸리는 이름도 유사하지만 서로 통하는 풋풋한 인간적 정서가 있다. 최고의 막걸리에 명품 막사발을 결합시킨다면 막걸리의 재탄생은 세계가 축복할 만한 일이 될 것이다.”라고 썼다. 명품 막걸리 막사발의 부활을 위해 도예가들이 뭉쳤다. 서울 관훈동 K갤러리에서 24일까지 열리는 ‘막걸리 막사발전’은 김원주, 홍준기, 이수천 등 30명의 도예가들이 정성껏 빚어낸 형형색색의 막걸리잔을 선보이는 자리다. 10년 넘게 사비를 털어 세계막사발축제를 열고 있는 막사발 장인 김용문 도예가가 주축이 됐다. 그는 “막걸리가 한국인과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와인처럼 세계적 브랜드로 자리잡을 날도 멀지 않았다.”면서 “그에 걸맞은 막걸리를 담는 그릇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대량생산 제품이 아닌 도예가들의 수공예 작품을 전시하게 됐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전시된 막걸리 막사발들은 실용성을 갖춘 생활도자로서의 미덕뿐 아니라 독창적인 기법과 장식으로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김용문 도예가는 “막걸리 막사발전이 도자문화와 막걸리문화에 새바람을 일으키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02)764-1389.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씨줄날줄] 대학생 얼나이/김성호 논설위원

    처 있는 남자와 지속적 성관계를 갖는 여자, 첩(妾). 아시아 전역에서 축첩은 흔했고 다른 세계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시적 성적 대상과는 구분되는 첩은 자연재해나 전란으로 인한 남성부족에서 비롯된 경향이 짙다. 형이 죽으면 형수를 거두어 살핀다는 형사취수나 이단의 박해로 많은 남자 신도를 잃었던 모르몬교의 일부다처제도 비슷한 경우이다. 지금이야 일부 이슬람권 국가와 원시 부족사회쯤에 잔존하지만 산업화 이전까지 이 축첩의 관습은 보편적이었다. 불가항력의 환경·사회에서 파생된 축첩을 오로지 성적 욕구의 일탈관계로 바꾼 것은 역시 부와 권력의 집중이다. 힘과 재력에 이끌리는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바꿔 놓은 전환. 여성의 입장에서 볼 때 근대화는 남성과 동등한 인권, 지위 획득의 과정이었을 터. 그런데 부와 권력에 매몰된 채, 거꾸로 산업화 사회 이전의 종속적 지위와 성적 대상으로 여성을 옮겨놓은 축첩의 환원은 분명 아이러니다. 중국만큼 이 변형된 축첩으로 몸살을 앓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얼나이(妾·정부), 그러니까 돈으로 여성을 사는 성 계약이 횡행하고 있다. 얼나이를 구한다는 광고가 홍수를 이루고 가정파괴가 잇따른다고 한다. 전체 이혼 소송의 34.5%가 축첩 때문이고 뇌물혐의로 처벌 받은 관리의 95%가 얼나이를 두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얼나이와의 경험담이 인터넷이나 출판물에 버젓이 공개되고, 심지어 정부 고위간부들은 공식석상에까지 자랑삼아 얼나이를 대동한다니 심각한 세태다. 최근 이 얼나이가 대학가로 급속히 번지고 있단다. 화려한 생활을 하며 고급 승용차로 캠퍼스를 누비는 ‘대학생 첩’의 유행. 공식적으로 얼나이임을 밝힌 여대생들의 모임이 생겨나는가 하면 친구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문화 풍속으로까지 자리잡는 모양이다. 기혼자와의 관계로 가정파탄이 잇따르자 대학 당국들이 부랴부랴 관리규정까지 만들어 제재에 나섰다는데, 정작 학생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라고 신화통신은 전한다. 중국의 개혁·개방이 몰고온 성적 일탈의 후유증, 얼나이. 돈과 물질 가치를 최상의 가치로 여기는 사회현상에 편승해 젊음과 몸을 도구로 삼는 젊은이들의 혼돈이 안타깝다. 5년 전만 해도 국내총생산(GDP)이 일본의 절반수준에 불과했던 중국. 지난 2분기 GDP 규모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에 올라섰다는데. 급부상하는 경제대국이 성문제에 관한 한 어째 산업화 이전으로 거슬러가는 것 같다.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방치되는 독립유적지] “유적지들 등급별 지정 교육·관광자원 활용을”

    [방치되는 독립유적지] “유적지들 등급별 지정 교육·관광자원 활용을”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이정은 책임연구위원은 13일 ‘항일 독립운동 유적지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유적지에 대한 체계적인 보전과 교육·관광자원으로 활용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독립운동 유적지 실태조사의 추진 배경과 의미는. -이번 조사는 정부수립 이후 국내 유적지에 대한 첫 종합조사라는 데 의미가 있다. 그동안 광복 이후 분단과 6·25전쟁, 빈곤해결 등에 쫓겨 유적지를 돌아볼 기회가 없었다. 또 문헌 중심의 역사학이 이뤄지면서 공간적 배경인 유적지가 소외된 측면도 있다. 특히 유적지는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크게 훼손됐고, 이어 산업화와 개발로 사라진 곳도 많다. 조사는 국내의 독립운동과 국가수호 유적지를 체계적으로 관리·보전하는 한편 교육·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실시됐다. →4년간의 실태조사에서 어려웠던 점은. -먼저 문헌자료를 조사한 뒤 이를 토대로 현장조사에 나섰다. 이번에 확인된 유적지의 위치는 5000분의1 지적지도에 표시했다. 또 이런 작업을 수행하는 데 있어 지역에 따라 독립운동사 분야 전문연구자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역사학계가 얼마나 취약한가 하는 것도 실감했다. →유적지 보전을 위해 어떤 대책과 지원이 필요한지. -우선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관리대책이 수립돼야 한다. 이것은 국가적 견지에서 유적지에 대한 중요도에 따라 선정기준을 수립하고, 이에 따라 국가급, 시·도급, 시·군·구급 등 등급별 지정이 필요하다. 정부 공식 기구를 통해 체계적이고 효율적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유적지 보전·활용 방안은. -유적지는 현재를 사는 국민들에게 책임감과 양심을 일깨우는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 유적지가 국가와 지역의 자산이라는 인식전환이 우선돼야 한다. 유적지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인근 문화와 함께 연결하는 문화적 전략도 필요하다. 이때 중요한 것은 스토리이다. 특히 독립운동 유적지는 거의 자취가 없어서 유적지에 얽힌 스토리를 발굴해야 한다. 이런 일을 할 수 있도록 역사학계의 협력도 필요하다.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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