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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분권 없이는 경제민주화도 없다/최문순 강원지사

    [기고] 분권 없이는 경제민주화도 없다/최문순 강원지사

    분권은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의 시대정신 가운데 하나다. 돈과 권력이 소수에게 모이는 체제는 빈부 격차와 양극화 등을 낳는다. 그 폐단을 고치는 가장 첫 단계가 바로 분권이다. 분권 없이는 진정한 경제민주화도 이뤄질 수 없다. 분권은 중앙정부의 행·재정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나눠줘 주민의 뜻에 따라 자기 지역의 정책을 만들고 책임지는 것을 말한다. 지방자치를 시작한 지 27년째가 됐지만 여전히 행·재정 권한의 80% 이상이 중앙정부에 집중돼 있다. 중앙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저출산 대책, 지역균형발전 등에 거액을 쏟아 붓고도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중앙집권 방식이 한계점에 도달했음을 잘 보여 준다. 지역의 다양성과 잠재력은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자 미래를 위한 선택이 되고 있다. 이런 여건을 마련하려면 중앙에 집중된 권한들을 지역으로 내줘야 한다. 그 핵심은 바로 예산이다. 지방정부가 직접 사용할 곳을 결정할 수 있다면 적재적소에 재정을 투입해 효율적으로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다. 때마침 주민자치 강화와 중앙권한 배분, 재정분권 등을 목표로 하는 자치분권 종합계획이 발표돼 주목받는다. 지역 여건에 맞는 실행계획이 수립되고 투명한 입법 과정을 거쳐 차질 없이 시행된다면 자치분권 실현에 한 걸음 다가갈 것으로 믿는다. 그간 강원도는 한국전쟁의 결과로 군사 접경 지역이 많고 산업화 과정에서도 소외돼 국가 발전 지표에서 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앙정부가 인구 기준으로 자원을 배분해 다른 지역보다 경제 성장과 지역 발전도 더디다. 이런 여건에서도 지난해 2월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 ‘역대 최고의 대회’라는 찬사를 국제사회로부터 받았다.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도 열려 ‘한반도 평화’라는 시대적 가치도 만들어 냈다.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강원평화특별자치도 설치와 금강산 관광 재개, 동해 북부선 철도 착공, 평화의 바다 조성 등 지역 맞춤형 평화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도 중앙정부의 권한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프랑스 헌법 제1조는 ‘프랑스의 국가 조직은 지방 분권화해야 한다’라고 돼 있다. 국가의 최고 목표가 분권이다. 우리도 시간이 흐를수록 분권에 대한 요구는 더 커질 것이고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될 것이다. 보다 과감하고 획기적인 분권 확대가 필요하다. 지역 발전과 성공적인 자치분권을 통해 평화와 번영을 앞당기고 대한민국을 바꾸는 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
  • 순천만모링가협동조합, 전남도지사 표창

    순천만모링가협동조합, 전남도지사 표창

    순천만모링가협동조합이 지난 23일 지역 특화작물을 개발 발전시켜 전남도지사 표창장을 받았다. 순천만모링가협동조합은 기후변화 대응 산업화를 위해 순천시 대표 작물인 모링가나무 재배방법 활성화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협동조합은 지난해 전남도 산림자원연구소와 ‘모링가 재배 기술 및 제품 기술이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후 상호 정보 공유 등 협업을 통해 모링가 재배 활성화에 기여해 왔다. 조합과 산림자원연구소는 그동안 대표 특화작물 육성을 위한 식재·가공·제품 개발에 힘써왔다. 재배기술 등 모링가 육성과 보급 관련 연구 등 모링가 산업 활성화를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신춘호 순천만모링가협동조합 이사장은 “모링가는 청정지역인 순천만일원의 노지에서 친환경적으로 키운 1년생 모링가만을 원료로 사용해 ‘굿모링가‘ 제품을 만들고 있다”며 “앞으로도 모링가를 활용한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굿모링가’는 당뇨에 특효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원도심에 민·관 공동 공영주차장 조성’ 부천시, 신개념 도시재생모델 첫선

    ‘원도심에 민·관 공동 공영주차장 조성’ 부천시, 신개념 도시재생모델 첫선

    장덕천 경기 부천시장은 23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민간 공동주택 정비사업에 공영주차장을 건립하는 ‘소규모주택 정비사업 민·관협력 거버넌스’를 국내 최초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상동 영상문화산업단지와 종합운동장 일대를 융·복합 개발하고, 북부 친환경복합단지를 조성해 경제와 균형발전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경기도와 부천의 음악산업 플랫폼이 될 경기뮤직타운(GMT)을 조성하고 36개 동을 10개 광역동으로 통합해 행정혁신을 완성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부천형 커뮤니티케어 사업과 안전한 부천만들기, 숨 쉬는 환경조성 등 7개 정책에 주력할 계획이다. ●국내 최초 공영주차장 민·관 공동개발… 원도심 주차장 대폭 확충 부천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함께 민간 소규모 공동주택 정비사업지역에 공영주차장을 건립하는 ‘소규모주택 정비사업 민관협력 거버넌스’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추진한다. 사업단지 내 공영주차장과 공동주택, 공공임대주택, 주민공동시설을 함께 조성한다. 시범단지로 200가구 미만의 여월동 정우연립을 비롯해 심곡본동, 원미동에 있는 정비구역 3곳을 운영할 계획이다. 단지 1곳당 100면가량 주차장이 마련될 전망이다. 이로써 공영주차장 건립 사업비 50%가 절감되고, 민간조합은 주택정비사업을 신속하고 안정적이며 투명하게 추진할 수 있다. 또 주민들은 공영주차장 부지 활용에 따른 토지임대료 수익으로 월 400만원가량 예상된다. 사업 성과와 주민 호응도에 따라 앞으로 5년간 10곳에 1200면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는 오는 2022년까지 2416억원을 투입해 원도심과 전통시장 주변 등 33곳에 공영주차장 3334면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 밖에 소사본1-1구역과 소사3구역, 송내1-1구역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에도 256대 주차면을 조성할 예정이다. 부천역~소명지하차도 경인선 상부에 250억원을 들여 주차장 204면과 공원을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도심과 북부 균형발전으로 신성장 동력 확보 시는 상동 영상문화산업단지와 종합운동장 일대 융·복합개발, 북부 친환경복합단지 조성을 통해 경제와 균형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상동 영상문화산업단지는 만화·영상 등 문화콘텐츠, 첨단기업, 복합시설이 들어서는 융·복합 단지로 조성한다. 문화생활과 여가생활까지 모두 누릴 수 있는 곳으로 조성하고 유수지와 상동호수공원 등 인접 시설을 연계한 친수공간도 마련한다. 오는 4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7월에 사업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종합운동장 주변은 융복합 연구개발(R&D)과 첨단지식산업, 스포츠시설, 친환경 주거시설 등을 고루 갖춘 복합단지로 조성한다. 특히 일터와 주거공간이 함께 있는 직주일체형 공간으로 만들어진다. 기업체 263개 신설, 일자리 2502개 창출, 연간 37억~41억원의 지방세 증대 효과가 예상된다. 연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의 사업시행 실무협약 체결과 주민공람을 거쳐 2021년 착공할 예정이다. 북부지역에는 친환경복합단지를 마련한다. 사물인터넷(IoT)을 비롯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스마트 산업을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실증단지를 조성한다. 공원·녹지와 친수공간을 갖춘 친환경 생태도시로 꾸며진다. 특히 중소기업전용단지를 조성해 지역 중소기업들이 입주할 방침이다. 그린벨트 해제를 위한 관계기관 사전협의와 주민공람을 연내 실시할 계획이다. ●경기뮤직타운 조성 등 문화예술에 산업 옷을 입히다 부천이 보유한 풍부한 문화예술자산이 산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문화의 산업화 기반을 마련한다. 우선, 경기도와 부천의 음악산업 플랫폼이 될 경기뮤직타운(GMT)을 조성한다. 음악 콘텐츠 제작, 유통 등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해지며, 수도권 음악기업과 창작자들을 유입해 경기 서부권 최대 음악 산업도시로 발돋움한다는 방침이다. 영상문화산업단지에 국립영화박물관 유치를 추진하고 웹툰융합센터에 게임캐릭터 사업시설과 이-스포츠(e-sports) 멀티플렉스를 조성해 게임과 웹툰·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산업을 집적화한다. 문화산업을 이끌어갈 콘텐츠 전문기업과 인재 육성에도 힘쓴다. 만화영상콘텐츠산업 융합생태계 조성사업을 통해 지역 문화콘텐츠 기업에게 콘텐츠개발과 마케팅 비용을 지원한다. 세계 최정상급 비보이들이 모이는 부천세계비보이대회(BBIC)는 축제를 넘어선 공연 비즈니스 마켓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집에서 건강통합서비스를… ‘부천형 커뮤니티케어’ 국정전략인 포용적 복지국가를 이루고 지역 실정에 맞는 부천형 커뮤니티케어를 추진한다. 고령사회와 2027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는 시는 우선 노인 통합 돌봄 선도모델을 마련하기로 했다. 노인이 살던 곳에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누리고 주거와 의료·요양·돌봄 등을 통합적으로 제공한다. 오는 3월 보건복지부의 커뮤니티케어 선도사업 공모에 지원하고 6월부터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CCTV통합관제센터와 경찰서, 소방서, 통신사 연계 통합플랫폼 구축 부천시는 범죄·재난으로부터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CCTV 확대에 힘써 지금까지 1774개소 6704대를 설치했다. 1㎢당 설치 대수는 124대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도시 안전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올해 41억 1000만원을 투입해 CCTV를 늘리고 성능을 개선한다. 범죄취약지역과 통학로 등에 CCTV를 추가 설치하고 위급할 때 누를 수 있는 비상벨, CCTV 위치 확인을 돕는 조명 안내판을 설치한다. 특히 CCTV 통합관제센터와 경찰서·소방서·통신사를 연계하는 스마트시티 통합플랫폼을 구축한다. ●스마트 미세먼지 클린특화단지 조성… ‘그린시티 부천’ 올해 부천시는 누구나 건강하게 숨 쉴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대기와 물·녹지 세 분야에 집중하기로 했다. 미세먼지(PM10) 농도를 2018년 47㎍/㎥에서 2022년까지 42㎍/㎥로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미세먼지 낮춤 사업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또 시민 누구나 미세먼지 정책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위트리(WeTree)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국토부와 함께 스마트 미세먼지 클린 특화단지를 조성하고 국가 미세먼지 저감 도시모델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또 매연 없는 전기자동차와 천연가스버스를 보급하고 노후 경유차의 조기 폐차를 지원한다. 최고의 무공해차인 수소차와 수소차충전소 확충에도 힘쓸 방침이다. 경로당과 장애인시설, 지역아동센터 등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고 미세먼지 마스크를 보급한다. 재이용수를 활용해 도심 속 생태하천도 조성한다. 여월천 2.12㎞를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고 덕산초교에서 오정휴먼시아단지에 이르는 오정 시민의강을 조성한다. 역곡천도 소하천 정비를 통해 도심속 수변공간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7월 10개광역동 추진… 행정혁신 마무리 2016년 전국 최초로 구를 없애는 행정체제 개편을 단행한 부천시가 이번에는 36개 동을 10개 광역동으로 통합해 행정혁신을 완성한다. 건축신고와 도로관리·청소 등 생활민원이 원스톱으로 신속하게 처리되며 보건복지서비스가 확대돼 편리해진다. 특히 광역동별 행정수요에 따라 골목상권 활성화와 기업민원 해결 등 지역실정에 특화된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남는 동 청사 공간은 주민들에게 문화·복지·자치공간으로 제공된다. 잉여인력은 복지·현장업무에 재배치해 행정조직 효율을 높인다. 폐지되는 동에는 현장민원실을 운영해 주민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어느새 8주기… ‘소설의 어머니’ 지상으로 내려오다

    어느새 8주기… ‘소설의 어머니’ 지상으로 내려오다

    “소설의 어머니이자 소설의 집이다.”(함정임 작가) “박완서 소설가는 한국어로 소설을 읽는 사람이 남아 있는 한, 언제까지고 읽힐 것이다.”(정세랑 작가) 박완서 작가 8주기를 맞아 그의 문학 정신을 기리는 짧은 소설집 2종이 출간됐다. 박 작가 최초의 짧은 소설집 ‘나의 아름다운 이웃’(개정판·이하 작가정신)과 한국 대표 작가 29명의 짧은 소설을 엮은 ‘멜랑콜리 해피엔딩’이다. 짧은 소설, 콩트에 대해 ‘방 안에 들어앉아 창호지에 바늘구멍을 내고 바깥세상을 엿보는 재미’로 비유했던 박 작가. 짧은 소설은 개념이 명확지 않고 분량이 짧다는 이유로 독자들의 관심 밖이었지만 그는 달랐다. ‘나의 아름다운 이웃’에서 작가는 10페이지 안팎의 소설 46편에 산업화가 한창 진행 중이던 1970년대 사회의 단면을 예리하게 포착했다. ‘멜랑콜리 해피엔딩’은 박완서 문학의 세례를 받은 작가들이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에 끊임없이 천착한 그의 문학 정신을 기린다는 의미로 기획됐다. 강화길, 김사과, 김숨, 박민정, 임현, 손보미, 정세랑, 조남주, 정지돈 등 문단의 최전선에서 활약 중인 젊은 작가들과 권지예, 김종광, 백민석, 이기호, 이장욱, 전성태, 조경란, 최수철, 한창훈, 함정임 등 문단의 중추를 담당해 온 중견 작가들까지 참여했다. 고인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소설들이 대부분이지만 후배 작가들은 고인 특유의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은 그대로 가져간다. 생활고에 치인 가장이 술김에 아들 장난감으로 고가의 레고 블록을 샀다가 아내의 지청구를 듣고 환불하러 가는 길을 그린 이기호 작가의 ‘다시 봄’ 등이 그렇다. 반면 함정임 작가는 과거 편집자로 일할 당시 계간지에 고인의 장편소설 연재를 받거나 작품 세계를 망라하는 특집호 기사를 냈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를 향한 각별한 애정을 직접적으로 고백한다. 작가와 편집자라기보다는, 시집간 딸과 딸을 갸륵하게 바라보는 친정 엄마 같았다는 회고다. ‘한국 문단의 대모’ 고인의 온기가 곳곳에서 느껴지는 책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새만금 국제공항 등 ‘새 천년 전북’ 향한 절차탁마 행정 펼칠 것”

    “새만금 국제공항 등 ‘새 천년 전북’ 향한 절차탁마 행정 펼칠 것”

    “자존 의식과 체질 강화로 새 천년을 향한 ‘전북 대도약’의 첫해를 열겠습니다.” 송하진 전북지사는 “위기를 반전의 기회로 삼아 전북 대도약의 대장정을 시작하겠다”며 이같이 새해 청사진을 펼쳐 보였다. 21일 전북지사실에서 만난 송 지사는 진지하면서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2019년은 천년 전북으로 나가기 위한 변화의 씨앗을 확실히 뿌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심 정책의 실천 과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해로 국가 예산과 도 예산이 각각 7조원을 넘었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전북의 숙원인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은 국가 균형발전 기반 구축사업에 포함시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가 이뤄지도록 온 힘을 쏟는 만큼 도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순항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 지사는 올해 도정 운영 방향을 가늠하는 사자성어로 ‘절차탁마’(切磋琢磨)를 선정했다. 절차와 과정을 중시하며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자는 의미다. 다음은 송 지사와의 일문일답.→민선 전북지사 5년차다. 지난해 도정을 뒤돌아본다면. -지난해는 위기와 기회가 상존하는 속에 한계에 도전하고 발전의 계기를 모색한 기간이었다. 경기 침체 속에 한국GM 군산공장이 폐쇄됐지만 결코 좌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동차, 조선 등 주력 산업의 체질 개선에 나서 미래형 산업생태계의 토대를 마련했다. 도정 핵심 목표인 농생명산업도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성 공모 선정 등 선도 기반을 확충했다. 여행체험 1번지 가꾸기, 전북 1000리길 조성 등으로 전북의 아름다운 산하가 치유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전라도 천년 기념 사업도 속속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전북 가야사 등 전북의 역사와 문화도 재조명됨으로써 도민들의 자존감이 높아졌다. 전국 최초로 사회적경제 혁신타운 조성으로 사회적경제 활성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민선 7기 전북 도정의 밑그림은. -지역 산업 체질 개선과 미래 신산업 생태계 조성에 주력하겠다. 새만금사업은 도로·항만·공항·철도 등 주요 사회간접자본(SOC) 구축에 역점을 뒀다.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에 대응해 새만금~혁신도시~동부권으로 이어지는 동서상생축, 혁신도시와 연계된 내륙혁신성장축, 군산~새만금~부안~고창으로 연결된 해양레저축을 구축해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겠다. 구체적인 로드맵으로 4개년 계획 실행과제 90개를 마련했다. →전북 대도약 핵심 프로젝트는. -아름다운 산하, 웅비하는 생명의 삶터, 천년 전북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해 10대 대도약 핵심 프로젝트를 확정했다. 새만금 국제공항 조기 건설,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성, 상용차 혁신성장과 미래형 산업생태계 구축, 홀로그램과 안전보호 융복합산업 육성 등이다. 이와 함께 새만금 재생에너지 클러스터 구축, 악취와 미세먼지 저감,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설립, 금융산업 생태계 조성 등도 반드시 이뤄야 할 사업이다. →대도약 첫해인 올 한 해 도정 설계는. -다양한 분야의 정책 수요와 환경에 맞춰 8개 분야로 나눠 역점 시책을 추진한다. 농생명산업 선점, 경제 체질 강화와 탄탄한 산업생태계 구축, 대한민국 여행·체험 1번지 등이다. 또 민생경제 활력, 안전 전북, 새만금 개발과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준비, 균형발전 등에 도정을 집중한다. →국가 예산 확보액과 도 예산이 각각 7조원을 넘었다. 어떤 의미가 있나. -절망의 산업화 시대를 이겨 내고 웅비하는 천년 전북으로 나가기 위한 변화의 씨앗을 확실히 뿌릴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허약한 경제 체질을 튼튼하게 바꿀 신산업에 대한 투자 예산을 대거 확보했다. 자율주행 상용차 생태계 조성,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추진, 농생명산업, 여행체험산업 등과 관련된 신규 사업 예산 확보로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게 됐다. 새만금사업은 착공 27년 만에 최초로 국가 예산 1조원을 돌파했다. 어느 때보다 속도감 있는 내부 개발이 기대된다. 전북도 예산도 7조원 시대에 진입했다. 도민들 삶의 질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된 다양한 정책 수요를 감당할 만한 살림 규모로 커졌다는 의미가 있다. 산업구조 개선, 삼락농정 등 도정 핵심 정책, 주민 밀착형 사업 지원, 촘촘한 복지망 구축에 역점을 뒀다. →전북 경제의 체질 개선과 선순환 구조 생태계 구축 방향은. -산업구조뿐 아니라 농생명·경제·문화·관광·환경·복지 등 도정 전반에 걸쳐 체질 개선과 생태계 구축을 해 나가겠다. 체질 개선은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앞서 나가는 부분은 키워 산업 생태계가 정착되도록 하겠다. 방향이 잘 잡히면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경제도 안정된다.→새만금 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조성 사업 추진 방향은. -새만금개발 27년 역사에서 대통령이 원대한 프로젝트를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세계 최대 규모 태양광과 해상풍력단지 건설은 우리나라 재생에너지산업 경쟁력을 세계적으로 높이는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이다. 전북은 이를 계기로 재생에너지 육성 사업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제조산업과 연구산업 유치, 기술 개발, 인력 양성을 통해 대한민국 최대 에너지 클러스터를 만들겠다. →새만금 SOC 진척 상황은. -새만금 내부를 동서남북으로 잇는 도로와 전주시와 연결하는 고속도로 건설이 한창이다. 동서도로는 공정률이 70%에 이른다. 고속도로는 6개 공구에서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새만금 신항만도 방파호안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2019년 새만금 관련 예산은 1조 1186억원이다. 새만금 내부 개발과 주요 사회간접자본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동력이 마련됐다. →전북의 숙원인 새만금 국제공항 추진 상황은. -새만금 국제공항은 서해안권 중심에 위치한 동북아 허브 공항으로 동서 동반 성장과 국가 균형발전 실현이라는 측면에서 국가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다. 전북 입장에서도 새만금 사업과 세계 잼버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인프라다. 국제공항은 사실상 새만금 사업의 화룡점정이다. 현재 새만금공항 건설을 정부의 국가 균형발전 기반 구축사업에 포함시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가 이뤄지도록 온 힘을 쏟고 있다. 정부에 국제공항 건설의 당위성과 도민들 바람을 여러 차례 건의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대책은.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지역산업의 체질 개선이 풀어야 할 과제다. 미래 경쟁력 있는 산업을 중심으로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미래 산업구조를 갖춰야 한다. ‘상용차산업 혁신성장 및 미래형 산업생태계 구축’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과 한국GM 군산공장 폐쇄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으나 ‘군산형 일자리’ 모델을 만드는 데 세부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 →조직 개편 방향과 의미는. -경제 체질을 개선하고 융복합·신성장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 등 도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직 개편이다. 경제 활성화에 주력할 경제산업국을 일자리경제국과 혁신성장산업국으로 분리했다. 하부 조직으로 사회적경제과와 신재생에너지과를 신설했다. 전북 대도약에 필요한 대형 현안사업 발굴을 위해 대도약기획단을 만들었다. 정부 정책 기조에 대응하기 위해 안전감찰팀, 보훈복지팀, 남북국제협력팀도 꾸려진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순천시, ‘람사르 습지도시 주민 공모사업’ 신청 접수

    순천시, ‘람사르 습지도시 주민 공모사업’ 신청 접수

    전남 순천시가 습지도시의 주민 역량을 강화하고 주민 자율 참여를 통한 환경실천 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람사르 습지도시 주민 공모사업’ 신청을 받는다. 람사르 습지도시로 인증된 별량면(학산, 무풍, 마산, 구룡), 해룡면(선학, 농주, 상내), 도사동(교량, 대대, 안풍, 인월)등 11개 법정마을과 순천시 관내 시민사회단체를 대상으로 한다. 응모대상 사업 유형은 순천만생태자원을 이용한 산업화 등 ‘생태자원화’, 습지 보전을 위한 ‘주민 인식증진사업’, 마을 역사와 생태 문화적 가치와 특성을 살린 ‘생태마을가꾸기’ 등이다. 람사르 습지 보전과 주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이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접수 기간은 오는 31일까지다. 지원대상 사업은 다음달 순천만습지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주민 참여도, 사업의 창의성, 지속성, 효과성 등 심사를 통해 선정한다. 시 관계자는 “순천시가 람사르 습지도시로 인증받은 후 처음 실시하는 공모사업이기 때문에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 제안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시는 2014년 시민 발의로 ‘순천만 보전·관리 및 지원사업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매년 전전년도 순천만 수익의 10%를 습지보전과 주민공모사업에 지원하고 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해방 후 첫 도시빈민운동… 소설 ‘난쏘공’ 무대

    1971년 8월 10일 경기 광주대단지(현재 성남시 중원·수정구) 주민 5만여명이 정부의 무계획적인 ‘선 입주 후 개발’ 도시정책과 졸속행정에 맞서 투쟁한 사건이다.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생성된 대규모 도시 빈곤층이 소외와 생존위협 등 구조적 개발모순에 반발한 빈민운동의 시발점으로 평가된다. 소설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과 윤흥길의 ‘아홉 켤레 구두로 남은 사내’의 주제와 배경이기도 하다. 서울시는 철거민 대책이라며 당시 광주군 중부면 일부를 광주대단지로 지정했고 1969년 9월 1일 이주를 시작했다. 서울시는 기반시설을 전혀 조성하지 않았고, 이주민들은 상하수도 시설조차 없는 곳에서 천막이나 판잣집을 지어 근근이 생활했다. 당시 인구는 15만∼17만명까지 늘어났다. 사건의 본질적인 문제로 이주 지역엔 대부분 빈민이던 주민을 위한 생계수단이라곤 찾을 수 없었다. 불편한 교통 탓에 생계수단을 마련할 만한 서울을 왕래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손수레와 행상으로 어렵게 생계를 유지하는 처지여서 차량으로 이동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사전에 이러한 사정을 고려한 철거민은 이주분양권을 불법 전매하고 서울시내의 다른 지역에 다시 무허가로 정착했다. 당국은 전매 입주자들에게 이주민 분양가의 4~8배에 해당하는 평당 8000~1만 6000원인 땅값을 일시에 불입할 것과 이주 초기 단지 내 주민들에게 과중하게 부과된 각종 세금 납부를 독촉했고, 이러한 정책들을 시정해 달라는 주민들의 절박한 요구를 거푸 묵살했다. 주민들은 “단돈 100원에 매수한 땅 만원에 폭리를 취하지 말 것”, “살인적인 불하 가격 결사반대” 등을 기치로 내걸었다. 그러나 방문하기로 약속한 양택식 서울시장이 나타나지 않자 흥분한 주민들은 관공서를 점거하고, 기동경비대와 투석전을 벌이며 대치했다. 차량을 이용해 서울 진출을 시도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지역 내 토지불하 가격 인하, 취득세 감면, 세금부과 연기, 긴급구호대책 마련, 취역장 알선 등을 요구했다. 주민 요구를 무조건 받아들이겠다는 뒤늦은 약속으로 차차 진정됐다. 그리고 2년 뒤인 1973년 7월 1일 성남시로의 승격 조치를 내렸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최태원 “실패도 용납해야 혁신” 성기학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최태원 “실패도 용납해야 혁신” 성기학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대기업 총수와 중견기업인 등 128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기업인과의 대화’를 열었다.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된 행사에서 문 대통령은 고용과 투자를 요청하는 한편 유인책으로 규제 혁신을 약속했다. 17명의 기업인들은 과감한 규제개혁 요청은 물론 최저임금과 주52시간제, 탈원전 정책 등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발언했다. -문 대통령 고용과 투자는 기업 성장과 미래동력 확보를 위한 기반이며 국가경제와 민생에 기여하는 길이다. 좋은 일자리 만들기는 우리 경제의 최대 현안이다. 일자리 문제에 특별히 관심을 갖고 고용 창출에 앞장서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 기업이 힘차게 도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올해 정부의 목표다. 올해 세계경기 둔화와 함께 우리 경제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정부와 기업, 노사가 힘을 모은다면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제 활력을 높일 수 있다.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현장 어려움을 신속하게 해소하는 데 힘쓰겠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가끔 저희(기업)가 실수도 있고, 국민 마음을 불편하게 해드리는 경우가 있긴 하겠지만, 왕성한 청년기에 실수도 하지만 앞날을 향해서 뛰어가는 기업들을 봐주시길 부탁드린다. 불편한 이야기가 있더라도 경청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문재인 대통령님, 제가 뵌 어느 정상보다도 경청을 잘해 주시는 분이다. 기업인들도 소원 수리 제안은 지양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이종태 퍼시스 회장 수십년간 유지된 규제는 폐지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기업이 규제를 왜 풀어야 하는지 호소하고 입증하는 현재 방식보다는 공무원이 규제를 왜 유지해야 하는지 입증케 하고, 입증에 실패하면 자동 폐지토록 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정부가 행정명령을 대상으로 이러한 규제개혁을 단행한다면 국회도 같은 절차를 거칠 것으로 예상한다. 적극 검토를 건의드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파격적인 제안을 주셨다. 국정 전반에 걸쳐 할 순 없지만 공직자가 입증을 못하면 과감하게 없애 보는 시도를 일부 영역에서 해보도록 하겠다. -문 대통령 규제혁신을 위해서 법률 개정이 필요한 부분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행정명령으로 이뤄지는 경우는 정부가 선도적으로 노력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최태원 SK 회장 혁신성장을 주도하실 때 세 가지 당부를 드리고자 한다. 첫 번째 혁신성장을 하기 위한 기본 전제는 실패에 대한 용납이다. 이것을 용납하는 법을 적용하거나, 철학적 배경이 ‘실패를 해도 좋다’라는 생각을 가져 주셨으면 한다. 두 번째 산업화가 되기 위한 코스트(비용)의 문제다. 얼마나 싸게 접근할 수 있는가. 코스트가 너무 비싸면 대기업도 실패한다. 세 번째 최고 인력이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규제완화에 이런 철학이 깔리지 않으면 규제가 적더라도 성공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 혁신성장의 또 다른 대상은 사회적경제다. 아직도 고용 창출과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상당한 포텐셜(잠재력)이 있다. 대통령께 거의 2년 전에 말씀을 드린 적 있는데 관련된 법들이 진행이 안 되고 있다. -문 대통령 실패를 용인할 수 있어야 된다는 말씀은 굉장히 중요하다. 정부가 올해 R&D(연구·개발) 예산을 20조원 이상 확보했는데, 대체로 단기 성과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장기 과제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자금을 배분해 노력 끝에 실패한 것이라면 성과로 인정해 주는 부분을 과기부에서 관심 가져주기 바란다. -곽재선 KG그룹 회장 공직자가 소신 있게 못하는 것은 감사원 정책감사 때문이다. 나중에 문제되지 않게 하려고 적극적으로 안한다. 유연성 있게 상황을 판단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 달라. -문 대통령 공무원이 할 수 있다고 규정된 것 외 허가하거나 승인할 경우에 나중에 감사원에서 ‘왜 근거 없는 행정을 했느냐’라고 문책을 하기 때문에 소극적 행정을 하게 된 것이고, 문제인 것 같다. 적극적 행정에 대해 면책시켜 주겠다는 부분은 이미 감사원에서 천명했다. 오히려 소극적 행정을 문책하는 행정 문화까지 만들겠다. -한철수 창원상의 회장 신한울 3·4호기 공사 중지로 원전 관련 업체들이 고사위기에 있다. 해외 원전을 수주하더라도 2~3년을 버텨야 하는데, 살아남을 기업이 없다.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를 요청 드린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신한울 3·4호기 재개는 에너지전환 정책 전반과 모순된다. 업종 전환, 해외 수출 확대 등 연착륙 방법을 찾아 나가겠다. -박용후 성남상의 회장 북한은 그동안 경제협력 관계를 유지해왔고, 중국과 우호관계로 중국 동북3성과 경제협력을 할 가능성이 더 크다. 남북 민·관이 만나서 인프라 표준 정비사업, 남한 기술인력과 과학인력 양성체계가 세계 최고 수준이니 협력과제로 하면 구체적 성과가 날 것이다. -문 대통령 남북 경협은 제재가 풀려야 가능하다. 제재가 풀리면 북한에 인프라 투자, 경협 등에서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될 텐데 우위를 점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제재가 풀리기 전에라도 조사연구를 선행하고, 제재에 해당되지 않는 준비 작업이 선행되는 것이 중요하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요즘 대기문제·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다. 이를 위해서 전기·수소차 등에 향후 4년간 5조원을 투자하고, 몽골의 2700만평 부지에 나무를 심는 식재사업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문 대통령 미세먼지를 말씀하셨는데, 3일째 최악의 미세먼지가 계속되고 있다. 수소 자동차·버스 등은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기능까지 있으니 효과적이고, 조림협력사업 등도 좋은 대책이다. -허용도 부산상의 회장 일자리는 ‘일거리’가 있어야 나온다. 최저임금도 일거리가 있다면 가능하다.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 최저임금 지역·업종별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 ‘주52시간’도 권장은 하되, 일괄 금지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생태계가 무너지면 전·후방 산업이 다 무너진다. -이재갑 고동노동부 장관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보완해 나가겠다. 52시간제는 대기업의 경우 안착 중이다. 유연성을 위한 제도 보완 필요하다는 것 알고 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통해 1월 중 논의 완료하여 2월 국회에서 법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우오현 SM그룹 회장 해운업은 산소호흡기를 쓰고 있는 것과 같다. 한국선박 건조를 국내에서 할 수 있게 환경조성이 필요한데, 부채비율이 조금만 높아도 자금 조달이 어려워 사업추진이 어렵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물동량 회복과 이를 통한 운임 회복 전에는 어떤 대책도 효과를 내기 어렵다. 해양진흥공사 등의 장기저리자금이 지원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출 실적이 부진해 국민께 송구하다. 국제정치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시장이 축소됐다는 것은 핑계일 수 있다. 그럴 때일수록 하강 사이클에 준비하고 대비해야 하는 게 임무이다. 자만하지 않았나 성찰도 필요하다. 설비와 기술, 투자 등 노력해 내년에 이런 자리가 마련되면 성과를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 대한민국 1등 대기업으로서 지난해 말씀드린 ‘일자리 3년간 4만명’은 꼭 지키겠다.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기업의 의무다. 두 아이 아버지로서 젊은이들 고민이 새롭게 다가온다. 정부도 좀더 기업 의견을 경청해 주면 기업도 신바람 나게 일해 ‘함께 잘사는 나라’가 될 것이라 믿는다. -문 대통령 신한울 원전 건에 대해 보충 설명하겠다. 현재 5기의 원전을 건설 중이다. 준공되면 전력설비 예비율은 빠르게 늘어날 것이다. 에너지정책 전환의 흐름이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다. 기술력·국제경쟁력 떨어지지 않도록 정부는 지원을 계속할 것이며 기자재·부품업체의 어려움을 귀 기울이고 지원해 나가겠다. 정부가 기업 활력을 제고하고 장애가 되는 규제를 혁파하는 데 적극적 의지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고 믿음을 가질 수 있는 자리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文 “고용 창출해달라” 최태원 “혁신하려면 실패도 용납해야”

    文 “고용 창출해달라” 최태원 “혁신하려면 실패도 용납해야”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대기업 총수와 중견기업인 등 130여명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2019 기업인과의 대화’를 열었다. ‘기업이 커가는 나라, 함께 잘 사는 대한민국’을 슬로건으로 한 이번 행사는 자유롭게 토론하는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됐다. 행사에서 문 대통령은 ‘고용 창출’을, 기업인들은 ‘규제 혁신’을 각각 강조했다. 다음은 주요 발언 내용.고용과 투자는 기업의 성장과 미래동력 확보를 위한 기반이며 동시에 국가경제와 민생에 기여하는 길이다. 30대 대기업 그룹은 지난 5년간 고용을 꾸준히 늘려 왔고, 300인 이상 기업은 지난해에 고용을 5만여명 늘려서 전체 고용 증가의 절반을 차지했다. 좋은 일자리 만들기는 우리 경제의 최대 당면 현안이다. 앞으로도 일자리 문제에 특별히 관심을 갖고 고용 창출에 앞장서 주실 것을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 300인 이상 대기업이 우리나라 설비투자의 약 85%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부터 전체 설비투자가 감소세로 전환한 아쉬움이 크다. 기업이 힘차게 도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올해 정부의 목표다. 기업 경쟁력도 좋은 일자리도 결국은 투자의 성공이다. 적극적인 사업 발굴과 투자에 힘써 주기 바란다. 특히 미래 성장동력을 위해 신산업과 신기술, 신제품에 더 많은 투자를 바라 마지않는다. 올해 세계경기의 둔화와 함께 우리 경제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정부와 기업, 노사가 함께 힘을 모은다면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제 활력을 높일 수 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한국경제의 큰 흐름과 전환을 이끌어 왔다. 새로운 산업과 시장 개척에도 앞장서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 여러분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현장 어려움을 신속하게 해소하는 데 힘쓰겠다. 외형은 커졌지만 저희 기업들은 아직 청소년기에 해당하지 않나 싶다. 가끔 저희가 실수도 있고, 국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드리는 경우가 있긴 하겠지만, 왕성한 청년기에 실수도 하지만 앞날을 향해서 뛰어가는 기업들을 봐주시길 부탁드린다. 세계를 뛰어다니고 사업을 늘리고 외형을 키우는 것이 기업인들의 보람이다. 그렇게 얻어진 수확으로 세금 많이 내서 나라살림에 보탬이 되는 그런 방식이 저희가 아는 애국이고 보람이다. 가끔 좀 불편한 이야기가 있더라도 경청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문재인 대통령님, 제가 뵌 어느 정상보다도 경청을 잘해 주시는 분이다. 기업인들도 건설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만들기 위한 자리인 만큼 개별 기업의 소원 수리 형식의 제안은 지양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지금 5G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앞서 있는 기술이다. 4차산업(혁명)의 가장 중요한 핵심 인프라이기 때문에 기업과 사회 전반에 대변혁을 일으킬 수 있는 기술이다. KT는 185개의 중소기업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있고, 올해는 1000개, 내년에는 더 많이 해서 4차산업과 5G에서 ‘히든 챔피언’을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이런 부분에 있어서 지자체, 정부, 기업이 상생협의체를 만들어서 상생펀드에 돈만 좀 있다면 국가 경제에 크나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가겠다. AI(인공지능)나 빅데이터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 주셨으면 한다. 개인정보를 활성화하면 나라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빅데이터 관련 규제는 규제샌드박스법이 17일부터 발효가 된다. 시행령도 확정되면 가속이 이어질 것이다. 개인정보 3법은 지난해 11월 정부·여당이 개정안을 발의해서 국회에 계류 중인데 통과되면 규제샌드박스와 더불어 굉장히 가속화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데이터 부분을 어떻게 산업 측면에서 연결할 거냐에 대해 기업과 정부, 이해관계가 걸린 당사자들이 미래 먹거리 산업 측면에서 머리를 맞대야 한다. 상의 중견기업위원장이다. 누구나 해야 한다고, 또 하겠다고 하지만 여전히 성과가 미진한 규제개혁에 관한 건의를 드리고자 한다. 수십년간 유지된 규제는 폐지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기업이 규제를 왜 풀어야 하는지 호소하고 입증하는 현재 방식보다는, 공무원이 규제를 왜 유지해야 하는지 입증케 하고, 입증에 실패하면 자동 폐지토록 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그러면 기업 자율, 시장 감시, 정부 감독에 맡겨도 될 사전 규제의 일괄 정비가 가능해진다. 선례도 있다. 과거 교육개혁하면서 교육부가 소관 행정명령을 일괄 없애고 필요성을 입증한 것만 남기는 방법을 적용했다. 그 결과 규제 5332건 중 2639건을 폐지 또는 완화하는 성과를 냈다. 정부가 행정명령을 대상으로 이러한 규제개혁을 단행한다면 국회도 법률에 대해 같은 절차를 거칠 것으로 예상한다. 적극적인 검토를 건의드린다. 파격적인 제안을 주셨다. 이 회장님께서 주신, 입증 책임을 공직자가 갖도록 하자는 것은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지난해에 저희가 지자체가 하고 있는 여러 행정조사들을 유사한 기준으로 한 적 있다. 650건의 전수조사를 해서 행정조사를 상당 부분 없앤 적이 있다. 말씀 주신 건 일부 영역에 대해 시도를 해보겠다. 국정 전반에 걸쳐 모두 할 순 없지만 공직자가 입증 책임 안 되면 과감하게 없애 보는 시도를 저희가 해보도록 하겠다. (문 대통령) 방금 이 회장님의 중요한 말씀 가운데 하나가 규제혁신을 위해서 법률의 개정이 필요한 부분은 입법절차상 시간이 걸리겠지만, 행정명령으로 이뤄지는 규제 같은 경우는 정부가 보다 선도적으로 노력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집중적으로 노력해 달라. 혁신성장을 주도하실 때 세 가지 당부를 드리고자 한다. 첫 번째 혁신성장을 하기 위한 기본 전제는 실패에 대한 용납이다. 혁신은 실패를 먹고 자란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을 용납하는 법을 적용하거나, 기본적인 철학적 배경이 ‘실패를 해도 좋다’라는 생각을 가져 주셨으면 한다. 두 번째 산업화가 되기 위해서는 코스트(비용)의 문제다. 이 실험을 얼마나 싸게 접근할 수 있는가. 코스트가 너무 비싸면 대기업도 실패한다. 코스트라는 말은 전반적인 사회적 코스트를 말한다. 코스트가 충분히 낮아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혁신성장이 가능하다. 세 번째 최고의 인력이 접근할 수 있어야 된다. 혁신성장은 글로벌 전체의 경쟁이다. 전 세계 최고 인재가 모일 수 있는, 저희 내부에서 최고 인재를 길러내는 백업들이 없으면 혁신성장에 의해서 일자리가 충분히 창출되는 열매까지 거두기에는 꽤 어려운 문제가 있다. 규제완화나 규제샌드박스 안에 이런 철학이 깔리지 않으면 규제가 아무리 적더라도 성공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 혁신성장의 또 다른 대상은 사회적경제다. 여태까지 잘 접근하지 않았던 방법이긴 한데 저희가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서 그것을 통해서 나온 돈에 대한 과실을 분배한다는 원칙 말고, 국민들에게 다이렉트로 문제에 접근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사회적 경제를 일으킨다면, 고용창출에도 효과가 있다. 유럽은 고용창출의 6.5%를 사회적경제에서 낸다. 한국은 협동조합 등을 포함해도 1.4%에 불과하다. 아직도 이 부분은 고용창출과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상당한 포텐셜(잠재력)이 있다. 정부와 기업이 힘을 쏟으면 혁신성장의 또 다른 부분이 사회적경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대통령께 질문을 드린다. 햇수로는 거의 2년 전에 말씀을 드린 적 있다. 그런데 사회적기업과 관련된 법들이 진행이 안 되고 있다. 어떻게 하실 건지, 구상이 있으시면 저희가 알고 가면 상당히 도움이 되겠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국내 연구진 미생물에서 석유, 화학원료 제작과정 한 눈에 볼 수 있는 지도 완성

    국내 연구진 미생물에서 석유, 화학원료 제작과정 한 눈에 볼 수 있는 지도 완성

    국내 연구진이 화학물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바이오 화학반응에 대한 정보를 종합해 과학자들이 손쉽게 활용할 수 있게 지도형태로 만들어 주목받고 있다.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팀이 미생물에서 석유나 화학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존 연구들을 총정리해 지도형태로 만들어 한눈에 볼 수 있는 ‘바이오 기반 화학물질 합성지도’를 만들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촉매반응’ 15일자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화학제품들은 석유에서 추출한 원료를 활용해 만들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해 지구온난화와 같은 문제를 유발하고 있어 미생물을 활용한 ‘바이오 리파이너리’라는 친환경적 방식의 화학물질 생산기술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미생물의 대사작용을 이용해 화학물질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대사공학 기법을 이용한 화학물질 생산이 늘고 있다. 그렇지만 생물공학적 방법과 화학적 방법을 통합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인 경우도 많다. 문제는 생물공학적 방법이나 화학적 방법 중 어느 경로를 선택해야 효율성이 높을지에 대한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정리된 것이 없다는 점이다.연구팀이 이번에 만든 합성지도는 화학물질을 합성할 때 바이오나 화학반응 중 어느 것을 선택해야 최고 생산농도나 수율을 보이고 생산성이 높아지며 산업화에 용이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시스템 대사공학과 바이오 리파이너리 분야에서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와 해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상엽 교수는 “이번에 만든 합성지도는 시스템 대사공학이 나가야 할 방향과 아이디어를 제시해주는 청사진으로 친환경 그린화학은 물론 의료, 식품, 화장품 등 다양한 화학관련 산업에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네이처측은 이 교수팀이 만든 합성지도를 포스터로 제작해 산업계와 연구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데스크 시각] 혁신성장과 코리아 패러독스/장세훈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혁신성장과 코리아 패러독스/장세훈 경제부 차장

    “코리아 패러독스(역설)를 극복하지 못하면 혁신성장도 요원하다.”(정부 고위 관계자)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3대 화두로 포용 국가, 평화와 더불어 혁신성장을 제시했다. 앞서 문 대통령이 지난 2일 우리 경제에 대해 “선진 경제를 추격하던 경제 모델이 한계에 다다랐다”면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혁신을 강조한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추격을 곧 모방으로 보고, 그 대척점인 ‘창조’에서 해법을 찾으려 했던 전 정부와 궤를 같이한다고도 볼 수 있다. 여기에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으로 산업화에는 성공했지만, 선진국으로 재도약하기 위한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전략이 부재하다는 인식이 공통적으로 깔려 있다. 전·현 정부의 고민이 대동소이하다는 점에서 해묵은 과제이자 도돌이표 논쟁인 셈이다. 창조경제든 혁신성장이든 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단초 역할을 하는 게 연구개발(R&D)이다. R&D 투자라면 남부럽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비중은 2017년 기준 우리나라가 4.55%로 전 세계 1위다. ‘과학기술 강국’으로 불리는 이스라엘(2016년 4.25%)마저 제쳤다. 정부의 새해 R&D 예산 규모도 20조 4000억원에 이른다. 이렇듯 ‘양’은 이미 충분하다. 문제는 ‘질’이다. 물론 과거에는 활발한 R&D 투자로 생산기술을 끌어올려 기업과 한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 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더이상 R&D 투자 확대가 성장의 촉매제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 우리가 직면한 현실이다. 한국식 R&D 투자의 역설이 빚어지는 것이다. 왜일까.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 해 정부의 R&D 예산을 받아 추진하는 프로젝트만 5만 4000여개”라면서 ‘쪼개기 지원’ 문제를 꼬집었다. 프로젝트당 채 4억원도 안 되는 돈으로 산업 지형을 뒤흔들 원천기술을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 연구원 수를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거나 전담 인력이 없는 중소기업 위주의 지원 체계, 2~3년짜리 단기 과제 중심의 지원 방식, 사업화율에만 집착하는 평가 구조 등도 문제로 지적된다. 기업과 연구기관 등이 손을 잡고 공동으로 추진하는 R&D 프로젝트에 뭉칫돈을 안겨 주는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과 같은 역할이 부러운 이유다. 정부만 탓할 상황도 아니다. 대학을 비롯한 국내 연구기관들은 세계적인 추세인 국제 공동 연구에 뒤처져 있고, 기업들은 당장 돈이 되는 내부 사업을 지원하는 ‘인하우스 연구’에만 주력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노벨상을 받을 만한 과학자가 없다는 것보다 노벨상 후보를 추천할 만한 과학자조차 없다는 게 더 뼈아픈 현실”이라는 카이스트 교수의 표현이 우리나라 R&D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이른바 ‘대형 사고’를 치는 R&D 과제는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점부터 인정해야 한다. 정부가 실패를 두려워하는 상황에서 연구자들이 도전적인 과제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다. 또 더이상 예산을 허투로 쓰는지 감시하고 성과를 내라고 독촉부터 할 게 아니다. 연구에 어려움이 없는지 경청하고 사업화를 위한 걸림돌 규제가 있다면 풀어 줘야 한다. 한발 더 나아가 인공지능(AI)이나 블록체인과 같은 이머징 이슈가 생기면 정부가 앞장서 ‘포스트 AI’, ‘포스트 블록체인’ 시대의 밑그림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혁신성장을 위한 R&D 과제 자체는 더이상 선진 경제를 추격할 필요가 없고 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R&D 투자를 위한 정부의 역할은 선진 경제를 본받아야 할 점이 여전히 많다. shjang@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주민이 만드는 ‘창신문화밥상’…봉제 장인들 생활예술가로 성장 도와”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주민이 만드는 ‘창신문화밥상’…봉제 장인들 생활예술가로 성장 도와”

    이순녀 논설위원이 만났습니다 창신동 봉제골목 문화실험가 신현길 아트브릿지 대표 낡은 집과 골목을 일시에 허물고 새로 짓는 뉴타운식 재개발이 사라진 자리에 낙후 지역의 지속가능한 사회·경제적 재생을 모색하는 도시재생이 둥지를 틀고 있다. 서울시는 8년 전부터 도시재생사업을 선도적으로 추진해 왔고, 문재인 정부도 도시재생 뉴딜정책을 중점사업으로 펼치고 있다. 도시재생은 지역 공동체 활성화, 지역 문화·역사 발전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문화적 도시재생’이란 용어도 낯설지 않다. 서울 종로구 창신동은 도시재생 1번지로 꼽힌다. 한국 패션산업의 모태인 동대문과 인접해 수천 개의 소규모 봉제공장이 들어선 창신동은 옆 동네 숭인동과 함께 뉴타운 지역으로 지정됐다가 주민들의 반대로 해제된 뒤 2014년 전국 최초의 도시재생 선도 지역으로 선정됐다. 2017년 말 지원 사업이 종료된 이후에는 주민 중심의 도시재생사업을 이어 가고 있다.문화예술 사회적기업 ‘아트브릿지’는 창신동의 문화적 도시재생을 이끄는 중심 역할을 하는 단체다. 2012년 창신동과 처음 인연을 맺은 이후 지금까지 주민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해 왔다. 신현길(47) 아트브릿지 대표를 만나 지역 문화예술활동의 의미와 성과 등에 대해 들어봤다. →도심 한복판에 이렇게 낙후된 동네가 남아 있다니 놀랍다. -조선시대에는 한양 도성 밖 첫 마을이어서 종로 토박이들의 자부심이 컸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에는 채석장으로 쓰였고, 한국전쟁과 산업화 시기에 피란민과 봉제공장 노동자들이 모여들면서 가난한 동네라는 이미지가 굳어졌다. 하지만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묘하게 힐링되는 느낌이었다. 오래된 건물과 좁은 골목 사이로 봉제 짐을 실은 오토바이가 위태롭게 질주하는 이 동네만의 활기가 나를 위로해 주는 것 같았다. →공연예술의 메카인 대학로가 바로 옆인데 이곳에 자리잡은 이유가 있나. -정동극장과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공연기획을 하다 2007년 대학로에 아트브릿지를 설립했다. 역사 소재 콘텐츠 개발에 관심이 많았다. 첫 번째 작품인 고구려 고분 탐험극 ‘박물관이 살아있다’가 대박을 쳤다. 뒤이어 제작한 이순신 장군, 세종대왕 관련 공연도 잘됐다. 돈 잘 벌고, 유명한 프로듀서가 되겠다는 꿈에 부풀었던 시절이다. 그러다 2012년 야외 고궁 뮤지컬 ‘천상시계’가 태풍 볼라벤 영향 등으로 흥행에 실패하면서 큰 빚을 지게 됐다. 모든 것을 잃고 좌절한 상태에서 창신동에 왔다가, 그때 받았던 위로 덕분에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외지인이어서 정착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처음에 와 보니 아이들이 놀 공간이 없더라. 오르막 언덕이 많고, 계단길이 미로처럼 얽혀 있지 않나. 그래서 ‘뭐든지 예술학교’를 만들었다. 여기에서 아이들과 같이 연극하고 놀았다. 아이들이 오니 부모들도 오고, 그러다 어느 순간 동네 주민들의 사랑방이 됐다. 물론 한동안 고깝게 보는 어르신들도 계셨다. “문화예술단체라고 동네에 들어와서 땅값만 높이는 것 아니냐”고 혀를 차셨다. 하도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 얘기가 언론에 부각되다 보니 안 좋게 보신 거다. 하지만 나는 이곳을 떠날 생각이 없다. 지금은 많은 분이 진정성을 믿어 주시는 것 같다. →2017년, 2018년 진행했던 ‘창신문화밥상’이 큰 호응을 얻었다. -성벽 너머 대학로에선 하루 100여편의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하지만 창신동 주민은 평생 연극 한 편 볼까 말까다. 온종일 봉제 공장에서 일하는 주민들이 문화 혜택을 누리긴 쉽지 않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가 있는 날’ 사업 지원을 받아 봉제를 테마로 한 주민참여형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동네 주민들이 도시락을 만들고, 배우들이 봉제공장에 도시락을 배달하면서 막간 공연을 했는데 다들 무척 좋아했다. 최종원, 김동수 선생 같은 원로 배우들을 마을에 모셔와 공연을 했을 때는 눈물 펑펑 쏟는 어머니들이 많았다. →봉제 장인들이 직접 패션쇼도 했다고 들었다. -창신문화밥상은 전문가가 알아서 차리는 게 아니다. 주민들과 함께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창신동에서 30년 넘게 봉제 일을 하신 분들은 그야말로 장인이다. 이분들을 생활예술가, 주민예술가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아트브릿지의 주요 임무이기도 하다. 지난해 ‘창신동 런웨이’라는 이름으로 주민패션쇼를 열었는데 평생 디자이너한테 지시만 받다가 스스로 옷을 만들어 남들 앞에 선보인 것에 자부심이 대단했다. 어떤 분은 “내 삶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이뤄졌다”고 감격해 하시더라. 처음엔 관심을 안 보이던 분들이 뒤늦게 “나도 할 수 있겠다”, “나도 하고 싶다”고 말할 때 가장 뿌듯했다. 내가 창신동에서 하려고 했던 목표이기 때문이다. 문화나 예술을 어렵게만 생각할 필요가 있나. 연극, 패션쇼도 마찬가지다.→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창신동에 다양한 예술가들의 흔적이 있다는데. -봉제골목, 돌산마을 등으로 불리지만 알고보면 창신동은 원조 예술인 마을이다. 비디오아트의 선구자 백남준이 1937년부터 1950년까지 창신동 99칸 기와집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화가 박수근도 이곳에서 10여년간 작업했다.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한국 최초의 연기자 양성원인 ‘조선배우학교’와 나운규의 영화사가 자리하기도 했다. 또 가객 김광석이 이 동네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집터가 지금도 남아 있다.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재발견하는 문화적 도시재생이란 관점에서 아트브릿지가 할 일이 많을 것 같다. -창신동으로 거점을 옮기면서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기반으로 하는 문화예술프로그램으로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지역을 혁신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래서 창신동 이야기를 테마로 콘텐츠를 만드는 작업을 꾸준히 해 오고 있다. 박수근 화백의 삶을 무대화한 ‘쪽마루 아틀리에’, 창신동에 이주한 네팔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실 끝에’ 등이 대표적이다. 앞으로 백남준, 전태일 열사를 소재로 한 작품도 만들 생각이다. 지역 주민, 특히 아이들에게 자부심과 애착을 길러 줄 작업을 하는 데서 얻는 보람이 크다. →창신동은 뉴타운 해제와 도시재생지역 선정 과정에서 주민 간 갈등이 컸던 곳이다.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고 해소하는 데 문화예술의 역할이 크다는 점을 실감했다. 문화예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문화는 주민의 상처를 보듬고, 화합을 만들어 내며, 행복한 삶을 찾게 해 주는 데 도움이 된다. 도시재생에서 문화예술이 필수 요소가 돼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 현실은 현란한 수사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예술단체가 지역에 들어왔다가 정착하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떠나는 상황이 반복된다. 그러면 주민 신뢰를 얻지 못한다. 문화예술단체로서, 또 사회적기업으로서 분명한 정체성을 갖지 못한 채 하나둘 빠져나가는 모습을 볼 때면 씁쓸하다. →사회적기업이지만 정부 지원 사업만으로는 지속적인 운영이 어렵지 않나. -정부 지원만 바라보고 지역에 들어가면 못 버티고 나오는 게 당연하다. 아트브릿지는 다행히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여러 개 확보하고 있다. ‘세종, 인재를 뽑다’, ‘소년 이순신, 무장을 꿈꾸다’ 같은 작품을 정기적으로 공연해서 수익을 얻는다. 작년엔 새 작품 ‘고종의 꿈’도 내놨다. 아트브릿지가 창신동에 오래 남아 있을 수 있는 힘이다. →앞으로 계획은. -궁극적으로는 문화예술과 사회적경제, 도시재생이 조화롭게 융합한 모델로서 지역 활성화에 기여하고 싶은 꿈이 있다. 창신동을 소재로 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봉제 기술자들을 생활예술가로 좀더 많이 배출하는 데도 힘쓸 것이다. 무엇보다 주민들이 창신동에 대한 자부심을 키우는 데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coral@seoul.co.kr
  • “갈등·번민 너머의 문학… 나 자신을 신뢰하게 됐어요”

    “갈등·번민 너머의 문학… 나 자신을 신뢰하게 됐어요”

    20대서 60대까지 6개 부문 당선자 참석 “사랑과 상실 사이 어루만지는 글 쓸 것” “구석진 곳에 토씨 하나 남기는 마음”“70년대 산업화, 80년대 민주화, 90년대 동구권 몰락, 2000년대 포스트모더니즘으로 모든 게 시장에 던져지는 상황을 겪었습니다. 그때마다 상처가 깊고 아픈데 어떻게 그 맑은 동화를 쓸 수 있겠는가, 이런 갈등에 빠지면서 정말 힘들었어요. 이러한 번민을 심사위원들이 사랑으로 읽어주셨더라고요. 거기에서 저는 저 자신을 신뢰하게 됐습니다.”(김수은 동화 부문 당선자) 문청(文靑)들의 고뇌와 번민이 환희가 돼 흘러내렸다.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70회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상식에서 류휘석(시), 채기성(소설), 조은희(희곡), 김성배(시조), 신수진(평론), 김수은(본명 김정순·동화) 당선자는 “주어진 길을 열심히 걸어가겠다”고 입을 모았다. 채기성 소설 부문 당선자는 “중학교 1학년 때 국어 선생님이 이듬해에 돌아가셨다는 얘길 들었는데, 그 일을 떠올리며 사랑과 상실 사이를 어루만지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작은 우연들을 가벼이 넘기지 않고, 소명처럼 여기며 소중하게 써나가겠다”고 말했다. 류휘석 시 부문 당선자는 “별 볼 일 없는 나를 쪼개 무수히 많은 화자를 전시하는 일이 시 쓰기라고 생각한다”며 “나는 특별하지 않은 사람이지만, 이렇게 나를 전시하다 보면 그것들이 세대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성배 시조 부문 당선자는 “구상 선생님이 살아생전에 시(詩)는 ‘말씀 언’(言)과 ‘절 사’(寺)를 붙여 언어의 사원에 있는 수행자라 하셨다”며 “늘 자신을 갈고닦는 수행자 입장으로 글을 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희곡이 세상의 진심을 가르쳐 준 것 같아 고맙다”(조은희 희곡 부문 당선자), “가장 구석진 곳에 토씨 하나 남기는 마음으로 쓰겠다”(신수진 평론 부문 당선자)는 이야기도 있었다. 고광헌 서울신문사 사장은 “인간의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는 문학과 같은 예술 분야는 인공지능(AI)의 도전을 쉽게 뿌리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새롭게 문학적 삶에 도전하는 여러분은 4차 산업시대에도 경쟁력이 높은 사람들”이라고 격려했다. 심사위원을 대표해 축사한 우찬제 문학평론가는 “문학은 오래 할 수 있고 괴테처럼 오래 하면 할수록 더욱 원숙한 문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심사위원 이근배·김언·이송희 시인, 우찬제·정홍수 문학평론가, 권여선 소설가, 유영진·박숙경 아동문학평론가, 장윤우 서울문우회 회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한국영화 100년의 기록] 비극의 시대에 싹튼 한국영화…세계의 은막서 꽃피다

    [한국영화 100년의 기록] 비극의 시대에 싹튼 한국영화…세계의 은막서 꽃피다

    한국의 영화시장은 2013년을 기점으로 2조원대 매출, 2억명 이상 관객수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고,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도 50% 이상을 유지하는 세계적인 영화 강국입니다. 특히 1인당 연평균 극장 관람 횟수는 4.25회로 세계 최고 수준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영화진흥위원회 ‘2017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기준). 이 같은 한국 영화산업의 활기는 언제 어디에서부터 기원했던 것일까요. 2019년은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을 맞는 역사적인 해입니다. 서울신문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한국영상자료원 정종화 선임연구원이 쓰는 ‘한국영화 100년의 기록’을 연재합니다. 한국영화의 도전과 성장, 중흥과 불황의 역사를 되돌아봄으로써 한국 영화산업의 역동성의 근원을 탐색하는 흥미로운 기획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첫 회는 한국영화사 100년에 대한 지도 그리기로 시작합니다.●한국영화의 탄생과 도전(1919~1945) 한국영화사의 시작은 언제일까. 중국, 일본 등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한국 역시 서구영화의 수입과 감상으로 영화사(映史)를 시작했다. 첫 영화 촬영이 이루어진 것은 1901년 미국의 여행가 엘리어스 버튼 홈스가 내한한 때로 기록되며, 대중에게 널리 영화가 공개된 것은 1903년 6월 동대문 안에 위치한 한성전기회사 기계 창고의 상영이었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인들이 주도해 제작한 첫 영화는 1919년 연쇄극 ‘의리적 구토’(義理的仇討)다. 연극과 영화가 결합했다는 의미의 연쇄극은 연극 사이사이에 야외의 활극 장면 같은 것을 영화로 보여 주는 방식이었다. 비록 완전한 형태의 극영화는 아니었지만, 상영된 필름에는 서구 활극영화를 염두에 둔 스펙터클한 장면과 서울의 풍경을 촬영한 실사 장면들이 포함됐다. ‘의리적 구토’가 처음 상영된 1919년 10월 27일을 ‘영화의 날’로 지정한 이유다. 본격적인 극영화는 1923년에 등장했다. ‘월하의 맹서’는 조선총독부 문화영화였지만, 조선인 감독 윤백남의 연출로 완결성 있는 극의 형태로 구성됐다는 영화사적 의미를 갖는다. 그리고 고전소설을 영화화한 ‘춘향전’(1923)과 ‘장화홍련전’(1924)이 이어지며 무성영화 시기를 열게 된다. 조선 무성영화의 기념비적 작품은 바로 나운규의 ‘아리랑’(1926)이다. 당시 대부분의 조선인들이 처음 영화라는 매체를 알게 된 계기가 이 영화를 통해서였다고 할 정도로 대중적인 파급력이 컸던 작품이다. 이후 조선영화인들은 1935년 ‘춘향전’을 통해 토키영화(발성영화)를 개척하며 영화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지만, 1940년 8월 조선영화령 공포 이후 일제의 전시체제로 편입되면서 민간 차원의 영화 제작은 불가능해졌다. ●성장하는 한국영화(1945~1969)해방 이후 영화를 만드는 것 자체가 힘든 열악한 상황에서도 한국영화인들의 극영화 제작은 멈추지 않았고, 이는 6·25전쟁 시기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영화인들의 열정은 전후 한국영화가 성장하고 1960년대 내내 대중오락의 왕좌를 차지하는 기반이 됐다. 1950년대 한국영화사를 성장기라 일컫는 이유는 무엇보다 영화 제작 편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1954년 단행된 국산영화 입장세 면세 조치라는 정책적 호재 그리고 ‘춘향전’(이규환·1955)의 흥행 성공이 기폭제가 돼 1954년 불과 18편을 기록했던 극영화 편수는 1959년부터 100편대를 훌쩍 넘어서게 된다.1960년 4·19 혁명과 1961년 5·16 군사 쿠데타를 거치며 탄생한 박정희 정권은 반공에 기반한 민족주의 이데올로기를 동력 삼아 국가주도의 산업화를 추진했다. 영화산업 역시 급격하게 외양이 넓어졌지만, 이에 비해 영화로 만들 이야기가 그 수요를 받쳐주지 못했던 시기였다. 흡족한 시나리오를 만날 수 없었던 감독들은 이미 예술성을 인정받은 소설을 각색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것이 바로 1960년대 한국영화가 대중성뿐만 아니라 작품성까지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인 ‘문예영화’였다. 유현목의 ‘오발탄’(1961·이범선 원작)을 비롯해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신상옥·1961·주요한 원작) ‘김약국의 딸들’(유현목·1963·박경리 원작), ‘안개’(김수용·1967·김승옥 원작) 등 1960년대의 많은 작품들이 원작 소설을 영화화하는 방식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만희의 ‘만추’(1966·필름 유실)는 대중과 평단 모두로부터 골고루 지지받으며 한국영화사의 걸작으로 남았다. ●통제와 불황, 암흑 속의 모색(1970~1989)1970~80년대는 한국영화의 침체기였다. 1970년대 한국영화는 TV, 즉 안방극장과 외국영화 사이에 끼어 호스티스 멜로드라마와 국적 불명의 무협영화로 연명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1980년대 역시 불황과 침체의 연속이었고, 흥행 방편이었던 에로티시즘 영화가 현대부터 시대극까지 아우르며 시리즈로 양산됐다. 하지만 그 기나긴 통로를 빠져나오는 고통의 시기는 1980년대 후반 ‘코리안 뉴웨이브’ 영화가 등장하고, 1990년대 후반 한국영화의 도약을 준비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1970년대 한국영화의 불황은 수치로 증명된다. 1969년 관객 동원 1억 7300여명으로 정점에 도달했던 영화 관객수는 1974년 1억명 이하로 감소했다. 영화 관객은 늘어나는 TV 보급 대수에 반비례했고, 1969년 229편을 기록했던 제작 편수 역시 1971년 202편에서 1972년 122편으로 급감했다. 1970년대 중반에는 인기 대중소설을 새로운 감각의 젊은 감독을 기용해 영화화한 호스티스 영화들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별들의 고향’(이장호·1974)의 46만명 흥행, ‘겨울여자’(김호선·1976)의 58만명 흥행 성공(모두 단관 개봉 기준)이 대표적이다. 또한 최인호의 인기 소설을 원작으로 하길종의 새로운 감수성과 영화 감각이 화학작용을 일으킨 ‘바보들의 행진’(1975)이 청년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1980년대에는 섹스(Sex), 스크린(Screen), 스포츠(Sports)로 국민을 환각시키는 전두환 정권의 ‘3S 정책’과 맞물려 에로티시즘 영화가 넘쳐났다. 1982년 서울극장 단관에서만 넉 달 동안의 장기상영으로 31만 관객을 동원한 ‘애마부인’(愛麻夫人, 원래 ‘愛馬婦人’이었으나 공윤 검열에서 뜻이 야한 뉘앙스를 풍긴다고 해 ‘말 마(馬)’ 대신 ‘삼 마(麻)’로 교체)은 남성 중심의 왜곡된 성적 판타지를 충족시키며 1980년대 에로영화의 상징이 됐다. 한편 1980년대 중후반은 ‘고래사냥’(1984), ‘깊고 푸른 밤’(1985) 등 세련된 멜로드라마 화법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배창호를 빼놓을 수 없다. 그리고 1988년 ‘칠수와 만수’로 데뷔한 박광수, ‘성공시대’의 장선우, ‘개그맨’으로 데뷔한 이명세, 1988년 할리우드 직배 반대 운동을 주도하며 영화운동가로서도 활약한 ‘남부군’(1990)의 정지영 등 1980년대 후반의 코리안 뉴웨이브 감독들을 기억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국영화 르네상스(1990~2018)1988년 영화인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UIP 등 할리우드 직배사가 한국시장에 들어왔고, 외화 수입편수가 급증하면서 한국영화 제작 입지는 점점 좁아졌다. 한국영화 점유율은 1983년 39.8%에서 1990년 20.2%, 1993년 15.9%로 하락세를 보였다. 지방흥행사로 불리는 토착 흥행 자본과 연계한 기존 영화사들도 덩달아 한국영화 제작에 등을 돌리고 외화 수입에 열중했던 시기다. 그 틈새를 놓치지 않고 등장한 것이 바로 ‘기획영화’ 세대다. 제작 자유화 정책의 물결을 타고 1980년대 후반 영화판에 들어온 고학력의 젊고 합리적인 영화인들은 비디오 판권 형식으로 대기업 투자를 이끌어 내며, 영화산업 판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1992년 ‘결혼이야기’(김의석)가 개척한 산업의 활기는 ‘접속’(1997)의 명필름, ‘8월의 크리스마스’(1998)의 우노필름 같은 제작명가들이 이어받으며 한국영화의 체질을 바꿔놓았다. 이어 ‘한국형 블록버스터’로 불린 ‘쉬리’(1999)가 620만명의 흥행 대기록을 세운 후, 강우석의 ‘실미도’(2003)와 강제규의 ‘태극기 휘날리며’(2004)가 불가능해 보였던 1000만 관객 시대를 열었다.2000년대 한국영화의 화두는 ‘웰 메이드(well-made) 영화’였다. 2003년 등장한 ‘살인의 추억’(봉준호),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이재용), ‘장화, 홍련’(김지운) 등이 흥행성뿐만 아니라 작품성까지 두루 만족시키자 영화저널과 비평계가 명명한 것이다. 특히 국내에서 3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올드보이’(박찬욱)가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까지 받으며 한국영화의 저력을 과시했다. 국제영화제의 인정을 받는 작가주의 감독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서편제’(1993)의 흥행 성공으로 국민감독 반열에 오른 임권택이 ‘취화선’(2002)으로 칸영화제 감독상을, ‘초록물고기’(1997)로 데뷔한 이창동은 영화 매체에 대한 집요한 탐구를 보여 준 ‘오아시스’(2002)로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 2006년을 정점으로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한국 영화산업은 2012년 이후 관객수, 매출액, 수익성 등을 고루 만족시키며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있다. 또 2013년에는 글로벌 프로젝트 ‘설국열차’가 성공하며 한국영화의 세계로 도약하는 기반이 됐다. 과연 한국영화의 저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한국영화는 언제나 그랬듯이 국가 제도와 긴장관계를 형성하면서도, 흥행성뿐만 아니라 정치적·사회적 고민을 연동시켰고, 상업영화와 예술영화의 경계를 허물며 관객과 비평가의 지지를 동시에 받아냈다. 이것이 바로 한국영화의 힘이자 역동성의 바탕일 것이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부산시, 소상공인 혁신성장 지원...5개과제 30개 사업 추진

    부산시가 소상공인 혁신성장 지원 등을 담은 5개과제 30개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부산시는 2019년 소상공인 정책 방향을 ‘상권 중심의 도시생태계 조성 및 골목산업화’로 정하고 소상공인 경영안정을 위해 5개 과제 30개 지원사업을 조기에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시는 이를 위해 혁신형 소상공인 양성,영세형 소상공인 자생으로 소상공인 지원 정책 방향을 구분해 맞춤형 지원을 한다. 시는 소상공인 혁신성장을 위해 유망업종 특화마케팅,골목 마켓 활성화,생활 밀접업종 경영환경 개선,디자인 지원 등을 추진한다. 소상공인 교육과 마케팅을 지원하기 위해 온라인 마케팅 비용 지원,인력양성 등 경영 교육 강화,맞춤형 컨설팅 등을 통해 판로를 확대하고 경영 역량을 키운다. 영세형 소상공인 자생력 강화를 위해서는 골목상권 마케팅을 지원한다. 상인주도형 상권 회복 사업과 음식점 좌석 입식형 개선사업,소상공인 지원사업 홍보 등으로 서비스 품질을 높인다. 결제수수료가 0%대로이고 소득공제 40% 혜택을 제공하는 제로페이 보급을 확대한다. 소상공인 특별자금 지원 규모를 지난해 2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확대하고,창업 3년 미만 소상공인에게는 1.7%의 이자 차액을 추가 보전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서민경제 안정화를 위해 중소상공인지원과를 4팀에서 5팀으로 확대했다”며 “상권 중심 도시생태계를 조성해 골목상권을 골목산업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최대 1억원까지 지원, 부천 문화콘텐츠 기업 공모합니다”

    “최대 1억원까지 지원, 부천 문화콘텐츠 기업 공모합니다”

    경기 부천시가 ‘만화영상콘텐츠산업 융합생태계 조성사업’에 참여할 문화콘텐츠 기업을 3일부터 오는 24일까지 공모한다고 3일 밝혔다. 부천시 문화콘텐츠 기업과 애니메이션 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서다. 또 기업간·산업간 만화영상 콘텐츠산업의 비즈니스를 활성화해 부천 문화산업 융합생태계를 조성하려는 목적이다. 지원 분야는 문화콘텐츠 기획개발형과 문화콘텐츠 상품개발형, 강소기업육성 마케팅지원형 등 3개 유형으로 5개 과제다. 문화콘텐츠 기획개발형으로 창작 애니메이션 초기 개발과 저작권·상표권을 활용한 기업간·산업간 융복합 기획개발 프로젝트에 각각 2개사를 뽑아 최대 3000만원씩 지원한다. 문화콘텐츠 상품개발형으로는 시장 진출과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애니메이션 상용화 창작 기획물 제작과 기업간·산업간 융복합 상용화개발 프로젝트에 각각 1개사를 선정해 최대 1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강소기업육성 마케팅지원형은 기업 콘텐츠·제품·서비스의 유통과 출시에 따른 통합 마케팅을 지원하며 4~10개 업체를 선정해 3000만원까지 지원한다. 문화산업진흥 기본법에 따라 문화산업을 영위하거나 문화상품을 생산·제작하는 부천내 문화콘텐츠 기업이 공모대상이다. 타 지역의 기업·대학·연구소 등과 컨소시엄은 가능하지만 책임제작사는 본 사업장이 부천내 기업이어야 한다. 산업계와 학계·전문기관 등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서류심사와 발표평가를 거쳐 최종 지원 대상기업을 선정한다. 오는 24일까지 사업계획서 등 신청서류를 작성해 부천시 만화애니과나 한국만화영상진흥원 211호로 방문해 제출하면 된다. 김진복 만화애니과장은 “이번 공모가 부천의 역량 있는 기업을 육성하고 지속적인 민간 투자 활성화로 이어져 청년 일자리 창출과 문화산업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문화콘텐츠 기업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부천시 홈페이지(www.bucheon.go.kr)나 경기콘텐츠진흥원,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부천산업진흥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물질의 유토피아, 정신의 디스토피아… 맨발의 청춘 울린 서울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물질의 유토피아, 정신의 디스토피아… 맨발의 청춘 울린 서울

    ‘2018년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는 이번 회를 끝으로 막을 내립니다. 지난해 5월 12일 1회를 시작한 이후 매주 토요일 오전과 한여름 밤 그리고 추석 연휴 기간을 이용해 총 35차례에 걸쳐 서울 전역을 샅샅이 훑었습니다. 서울미래유산을 중심으로 서울의 역사 현장을 두 발로 밟았고, 사연을 톺아보았습니다. 투어가 진행되는 동안 매회 정원 30명이 조기 매진됐고, 1회 평균 35명이 참석해 연인원 1225명이 서울미래유산과 함께했습니다. 투어는 서울도시문화연구원이 배출한 서울도시문화지도사 17명이 해설자로 참여해 각양각색의 해설을 선사했습니다. 또 매회 투어 대상지의 역사적 맥락과 더불어 흥미진진 견문기, 서울미래유산 톡톡 등 3개 꼭지의 원고를 서울신문 지면에 실어 이해를 도왔습니다. 무료 답사프로그램으론 처음으로 오디오가이드시스템을 도입해 편의를 제공했습니다. 2019년에는 더 알찬 프로그램으로 돌아올 것을 약속드립니다.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35회 서울의 영화2(김기덕 감독의 ‘맨발의 청춘’)편이 지난해 마지막 주말인 12월 29일 중구 명동과 종로구 청진동 일대에서 진행됐다. 이날 오전 10시 을지로3가역 12번 출구에 모인 참석자 40여명은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영락교회~명동예술극장~유네스코회관을 거쳐 옛 반도호텔 자리인 롯데호텔과 아이스링크가 설치된 서울광장을 순례했다. 영하 11도의 한파가 몰아친 현장답사에 이어 청진동 라이나생명 전성기캠퍼스에서 영화스틸을 이용한 영화 해설과 함께 일정을 마무리했다.●빛과 그림자 양극단이 공존하는 서울 “영화에서 서울을 읽겠다는 것은 영화에 일시적으로 재현된 수많은 서울의 역사를 긍정하면서 동시에 그것이 불연속적인 단편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드러내는 일이다. 서울이란 당위적으로 존재하는 관념의 장소가 아니라 우리 삶의 무한한 임시거처이며 그 삶들이 중층화되고 끊임없이 변경되는 현실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도시의 모더니티와 영화장치가 적극적으로 본격적인 만남이 이루어지게 된 것은 한국전쟁 이후이다. …서울은 유일한 대안이자 환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라고 영화평론가 변재란 순천향대 교수는 ‘근대화 시기 한국영화를 통해 본 영화 안의 서울’이란 논문에서 영화도시 서울을 분석했다.문학작품 속 서울처럼 영화 속 서울 또한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일제강점기, 전쟁과 분단의 비극과 참상 그리고 서울로의 인구집중, 근대화 및 산업화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무자비한 개발이 낳은 인간성 상실과 사회병리 현상을 영화에서 만날 수 있다. 서울은 물질적으로는 유토피아지만 정신적으로는 디스토피아이다. 빛과 그림자의 양극단이 공존하는 거대도시이다. “경험은 기억 속에서 엄격히 고정돼 있는 개별적인 사실들에 의해서 형성되는 산물이 아니라 종종 의식조차 되지 않는 자료들이 축적돼 하나로 합쳐지는 종합적 기억의 산물”이라는 도시연구가 발터 베냐민의 지적처럼 서울이라는 도시는 영화필름에 담긴 영상적 허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1960년대 한국영화계에서 영화 ‘맨발의 청춘’은 서울관객 25만명을 동원한 당대 최고의 흥행작이자 대중의 감수성을 대변하는 문화적 아이콘이었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한국전쟁, 4·19, 5·16이라는 미증유의 변혁기를 거치면서 외국영화에 빠져 있던 젊은이들을 한국영화 전용상영관으로 끌어 모은 청춘영화의 결정판이었다. 김기덕 감독은 ‘청춘영화의 기수’라는 칭송을 한몸에 받았다. 김 감독은 1961년 ‘5인의 해병’으로 메가폰을 잡은 뒤 1960~70년대 흥행보증수표로 통했다. 모교인 서울예대 영화과 교수, 예술원 회원을 지냈다. 이 영화를 빼고 한국의 대중영화를 말하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수많은 아류작들을 배출했다. 1964년 아카데미극장에서 3·1절 특선영화로 개봉됐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인 1960년대는 새마을운동과 남과 북의 체제 경쟁, 조국근대화의 계몽적 담론이 팽배하던 시절이었다. 대학생을 젊은이의 대표적인 표상으로 내세운 여느 영화와는 달리 사회의 암적 존재인 깡패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점이 색달랐다. 시대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불우한 개인사를 가진 두수를 통해 떠도는 젊은이의 억압된 열망을 보여 줬다. 그러나 일본영화 ‘진흙 속의 순정’의 시나리오를 그대로 가져온 모방작이라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일본문화의 유입이나 유행을 경계하는 부정적 시선이 엄연하던 때였다. 고아 출신의 불량배와 고위 외교관 자녀의 사랑이라는,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 설정과 지나치게 서구적인 소비문화, 동반자살을 택하는 극단적인 자유분방함은 허황된 낭만주의와 통속적이고 신파적이라는 혹평을 받았다.●신성일·엄앵란의 사랑의 불씨가 된 영화 신성일과 엄앵란이라는 당대 최고 청춘심벌을 결합시킨 작품이라는 영화 외적 측면도 무시 못 한다. 두 사람은 1962년 유현목 감독의 ‘아낌없이 주련다’에서 콤비를 이룬 뒤 정진우 감독의 ‘배신’에서 최초의 키스 장면을 선보였고, ‘맨발의 청춘’이 최고의 흥행작이 되면서 사랑의 감정에 불이 붙었다. 김 감독의 ‘동백아가씨’를 찍은 부산에서 잊지 못할 하룻밤을 보낸 두 사람은 1964년 11월 14일 세기적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은 ‘가정교사’, ‘청춘교실’, ‘떠날 때는 말없이’, ‘학생부부’ 등 80여편에서 호흡을 맞췄다. 신성일의 본명은 강신영이다. 신성일을 1960년 ‘로맨스 빠빠’로 데뷔시킨 신상옥 감독이 ‘뉴 스타 넘버원’이라는 영어를 한자 예명으로 지어줬다. 신성일은 자신을 이 세상에서 아무것도 거칠 것 없는 자유인, 이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삶을 산 로맨티스트라고 소개한다. 모두 506편의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60~70년대 청춘스타의 대명사였고, 한국영화배우협회 초대 이사장을 거쳐 제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영화에서 감초역을 맡은 아가리(트위스트 김)가 울면서 두수의 시신을 실은 리어카를 눈길 위에서 끄는 엔딩 장면에도 재미난 사연이 있다. 이 영화의 제목을 낳았고, 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셨던 맨발이 나오는 장면이다. 그런데 눈을 찾아 대관령으로 간 촬영팀의 카메라에 잡힌 거적에 덮인 맨발의 주인공은 신성일이 아닌 제2 조감독이었다고 한다.●감독도 배우도 주제곡 부른 가수도 떠나고 두수라는 캐릭터는 실존 인물을 모델로 탄생했다. 신성일이 대한민국 최고의 멋쟁이로 여겼던 김두수 우석학원재단 이사장이다. 미국 배우 앤서니 퀸을 닮은 그에게 신성일이 전화를 걸어 “형, ‘맨발의 청춘’에 형 이름 써도 괜찮아?”라고 묻자 그는 “나야 좋지”라고 흔쾌히 허락했다. 두수는 뒷골목 사나이의 이름으로 어울렸다. 요안나란 이름은 세례명이다. 때 묻지 않은 고귀한 이름으로 뒷골목 사나이와 신분격차를 벌리는 역할을 했다. 주제곡도 히트했다. “눈물도 한숨도 나 혼자 씹어 삼키며/밤거리의 뒷골목을 누비고 다녀도/사랑만은 단 하나에 목숨을 걸었다/거리의 자식이라 욕하지 말라/그대를 태양처럼 우러러보는/사나이 이 가슴을 알아줄 날 있으리라” 첫 장면부터 짙은 페이소스가 풍기는 가수 최희준의 저음은 관객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유호 작사, 이봉조 작곡이다. 3·1절 기념작으로 개봉 일정이 잡힌 영화는 촬영기간 18일 만에 급조됐다. 편집기사 출신으로 편집의 명수였던 김 감독은 촬영 중반부터는 아예 녹음실에 틀어박혔다. 현장에서 찍어서 녹음실로 보내면 녹음실에서 편집해 가면서 녹음을 했다. 신성일은 “영화는 조감독 고영남과 나, 엄앵란 셋이 현장에서 만들다시피 했다. 시간이 없어서 어떤 일을 못한다는 말은 핑계에 불과하다. ‘맨발의 청춘’은 장고 끝에 만들어진 작품이 아니었다. …엄앵란과는 서로의 삶을 존중하며 지낸다. 가정의 즐거움을 같이 누리면서도 애정 문제만큼은 상대방의 의지에 맡기고 구속하지 않는다. 평균수명이 길어진 우리나라 현실에서 미래의 부부상을 일찌감치 실천하는 셈이다”라고 자서전에 썼다. 김 감독은 2017년 9월, 가수 최희준은 2018년 8월, 신성일은 2018년 11월 각각 별세했다. 한시대가 저물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 [새 대한민국 100년] GDP·수출 3만배 ‘한강의 기적’…혁신·경협 ‘한반도 기적’ 꿈꾼다

    [새 대한민국 100년] GDP·수출 3만배 ‘한강의 기적’…혁신·경협 ‘한반도 기적’ 꿈꾼다

    수탈의 경제였던 일제강점기의 여파로 대한민국은 광복 직후 식량이 없어서 무상 원조를 받던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 정부 주도 정책으로 현재는 국내총생산(GDP) 세계 12위로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유일한 나라가 됐다. 그러나 초고속 압축성장의 부작용은 컸다. 정부 주도 경제 발전의 열매가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집중돼 소득 불평등이 심화됐다. 최근에는 자동차·조선 등 주력 산업이 고꾸라지고 반도체를 이을 미래 먹거리는 손에 잡히지 않는다. 급속한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내수 침체는 악화될 가능성이 큰데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경제를 견인했던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대대적인 경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돌파구로 ‘혁신성장’과 ‘남북 경제협력’을 꼽는다. 4차 산업혁명 기술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남북 경협으로 새 시장과 투자를 창출해야 ‘한강의 기적’을 미래 100년간 ‘한반도의 기적’으로 이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다.한국은 1945년 광복 이후 국가 체제를 정비할 시간도 없이 한국전쟁(1950~1953년)을 겪었다. 국토 황폐화로 식량조차 구하기 힘들어 미국의 원조로 나라살림을 꾸렸다. 경제는 공업화와 수출에 초점을 맞춘 ‘제1차 경제개발5개년계획’(1962~1966년)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2차 5개년계획(1967~1971년)부터는 중화학공업 육성에 집중했다. 정부 정책의 효과로 1970년대에는 연평균 9%의 고성장이 계속됐다. 하지만 대기업 중심의 산업화 정책으로 대기업집단에 경제력이 집중됐고, 두 차례 석유파동까지 터지면서 물가가 폭등해 사회 양극화가 심해졌다. 정부의 금융시장 개입으로 금융산업은 자생력이 없었고, 기업 부채 비율은 300~400%에 이르렀다. 결국 1997년 외환위기의 도화선이 됐다. 외환위기는 한국 경제 최악의 시련이었다. 해외 채권자들이 국내 은행에서 무차별적으로 돈을 빼가자 은행들은 외화를 조달할 수 없었다. 한국은행이 긴급 자금을 지원했지만 외환보유고가 곧 바닥났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처럼 외환위기는 한국 경제가 안고 있던 문제들을 해결하는 계기도 됐다. 부실 기업은 처리됐고 시장 규율은 강화됐다. 1998년 1월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와 4대 그룹 총수들이 기업경영 투명성 제고 등을 골자로 한 ‘기업구조 개혁 5대 원칙’에 합의한 것이 시발점이다. 대기업의 줄도산을 지켜본 생존 기업들은 강력한 구조조정에 나섰고 금융 건전성도 높아졌다. 10년 뒤인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다. 외국 자본의 급격한 유출로 그해 코스피는 40.7% 폭락했다. 세계 경기 침체로 수출도 큰 타격을 입었다. 정부는 외화유동성을 은행에 긴급 공급했고 신용경색 해소를 위해 기준금리를 5.25%에서 2.0%로 대폭 낮췄다. 추가경정예산으로 경기 부양을 도모하며 중소기업 신용 보증 확대, 가계대출 부담 완화 정책도 펴 빠른 시간 안에 충격에서 벗어났다.이 같은 한국 경제의 고속성장은 수치로도 뚜렷하게 증명된다. 1953년 2000원(약 67달러)에 불과했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017년 3363만 6000원(약 2만 9745달러)으로 64년 새 1만 6818배 늘었다. 같은 기간 GDP는 477억 4000만원(약 13억 달러)에서 1730조 3985억원(약 1조 5302억 달러)으로 3만 6246배 성장했다. 1948년 1900만 달러에 그쳤던 첫 수출 실적은 지난해 6054억 7000만 달러로 70년 새 3만 1867배로 불어났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잘 극복했지만 1990년대 초부터 시작된 성장 잠재력 둔화는 현재진행형이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로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대·중소기업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질 좋은 일자리가 창출되기 어려워 소득분배는 더 악화됐다. 경제 발전으로 국가 전체 경쟁력은 올랐지만 국민 개개인의 행복은 그만큼 커지지 못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 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지난해 전 세계 140개국 중 15위에 올랐다. 2014~2017년 4년 연속 26위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급상승했다. 반면 지난해 유엔이 발표한 세계행복보고서에서 한국의 행복지수는 세계 57위에 그쳤다. 2017년(55위)보다 두 계단 떨어졌다.전문가들은 현 경제 상황을 두 번의 대형 위기와는 다른 구조적·만성적 위기라고 분석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향후 100년간 한국 경제의 새 기적을 일굴 원동력으로 혁신성장을 꼽는다. 정부도 혁신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하면서 “‘추격형 경제’로 우리가 큰 성공을 거둬 왔는데 이제 그 모델로 가는 것은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선도하려면 필요한 것은 역시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선진국 기술만 뒤쫓던 과거에서 벗어나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을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과거에 비해 경제의 기초체력과 체질은 개선됐지만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한계를 인식하고 경제 활력을 높이면서 구조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병돈 KDB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장은 “다양한 신산업에서 민간 투자가 활성화되도록 규제 완화를 통해 산업 간 진입장벽을 낮추고 규제 완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을 정부가 적극 중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새 산업의 육성은 쉽지 않고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면서 “혁신 기업 발굴·지원 정책은 지속하되 기존 산업 대기업들의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와 지원도 계속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도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이지만 급격히 밀어붙이기보다는 적절한 속도 조절로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 등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성환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정부가 중장기 관점에서 추진하는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 등을 위한 노력도 지속해 나가되 경기 여건의 불확실성 등을 감안해 경기 상황에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상호 금융연구원장은 “전 세계가 경기 하강 국면이어서 구조 개혁과 함께 정책 운용으로 성장률을 매끄럽게 끌고 가는 부분의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면서 “아무리 좋은 정책도 단기 고통이 너무 크면 안 되기 때문에 고통을 덜어 줄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 경협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풀려야 본격화할 수 있지만 정부와 민간 모두 사전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향후 30년간 남북 경협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최소 1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00년대 초 논의된 금강산, 개성공단, 경수로, 남북 철도·도로 연결, 한강 하구 공동 이용, 조선협력단지, 단천 지역 지하자원 개발 등 7개 남북 경협 사업이 30년간 추진될 경우 발생할 경제 성장 효과다. 연평균 5조 7000억원으로 남한 GDP를 연간 0.3% 올릴 수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돼야 가능하지만 남북 경협은 중장기적으로 성장 잠재력을 높일 가장 큰 계기”라면서 “철도 연결 등 대북 투자는 북한의 대외 신용도가 회복되면 국제기구 자금 조달 등으로 재정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다. 대북 투자가 늘면 남한 경제에 큰 시너지 효과를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기고] 도덕성 무너진 프로야구/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

    [기고] 도덕성 무너진 프로야구/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

    2018년 9월 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 열 살 꼬마가 눈물을 터뜨렸다. 앙증맞은 손엔 글러브가 끼워져 있었다. SK 정의윤이 9회말 투아웃에서 동점 투런 홈런을 날리자 소년의 감성이 폭발한 것이다. 간절함에 오그라들었을 그 작은 심장이 감동으로 가득했으리라. 소년의 곁엔 엄마가 있었다. 1991년 개봉한 필 로빈슨 감독의 영화 ‘꿈의 구장’에선 아버지와 아들이 캐치볼을 한다. 실상 캐치볼은 그들만의 대화였다. 아들은 미안하다는 말을, 아버지는 사랑한다는 말을 야구공으로 대신했다. 야구에서 가족을 떠올린다는 것은 프로야구가 일상과 문화로 정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서도 단순한 경기장이 아니라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경기장이 등장한 지 오래다. KBO리그는 2017년 역대 최다인 840만 관중을 기록했다. 연간 관중 900만명을 바라보게 된 배경엔 가족단위 관중, 여성 팬 증가가 결정적이었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다음은 무엇일까. 양적 증가는 필연적으로 질적 변화를 요구하기 마련이다. 꼬마 팬들의 꿈과 여성 팬들의 요구, 가족 팬들의 바람을 채워주지 못하면 프로야구는 퇴행하지 않을까. 이미 리그의 양적 팽창은 한 해 900만 명이 임계점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시장 확대 또는 최소한 현상 유지를 위해선 KBO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의 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조짐은 수상하다. 최근 몇 년 승부조작, 뒷돈 거래, 성폭력, 음주운전, 인터넷 도박 등이 연달아 터지고 있다. 인기를 이용해 돈을 벌겠다는, 인기를 누리며 욕심을 채우겠다는 천박한 욕망이지 않은가. 이것이 커튼 뒤의 민낯이라면 감동은 쉽게 분노로 바뀌리라. 프로야구란 상품의 본질은 감성이다. 팬들은 감동과 환희는 물론 패배에 따른 분노까지 소비하고자 프로야구를 보고 즐긴다. 감성이 자극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페어플레이와 공정성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정운찬 총재의 KBO는 프로야구의 산업화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산업화가 분명 한 단계 도약임은 분명하나 도덕성 회복을 통한 팬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프로야구의 산업화는 또 한번의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열 살 꼬마의 눈물이 마르지 않는 감동이 있어야 프로야구는 지속 가능하다.
  • [시흥시승격 30주년-상] 인구 9만명에서 47만명으로 성장… 배곧외 능곡··목감·장현·은계·거모·하중지구 등 6곳 택지개발중

    [시흥시승격 30주년-상] 인구 9만명에서 47만명으로 성장… 배곧외 능곡··목감·장현·은계·거모·하중지구 등 6곳 택지개발중

    2019년 기해년 새해는 시흥시가 태어난 지 30년이 되는 해다. 30년간 시흥은 한국 경제 발전과 산업화를 온몸으로 경험하며 끊임없이 모습을 바꿔왔다. 이제 막 서른 살 청년이 된 시흥은 한 걸음 더 성장하기 위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 전진기지로, 서해안권 관광의 요충지로, 시민들이 행복한 도시로 자리매김할 시흥시의 지난 30년과 다가올 미래를 상-중-하로 나눠 살펴본다. ‘시흥’이라는 명칭은 현재의 서울시 금천구 시흥동을 중심으로 한 일대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이 지역은 조선 정조 19년(1795)에 정조가 부왕인 사도세자 능행을 위해 안양에 만안교를 가설했다. 이후 고려 성종(991)때 금주 별호를 취해 ‘시흥현’으로 개칭하면서 ‘시흥’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시흥현은 100년 후인 1895년에는 시흥군으로 승격됐다. 1914년 안산군이 폐지되고 1989년 1월 시흥군의 소래읍·군자면·수암면이 시흥시로 승격됐다. ●9만명에서 47만명으로 성장하는 시흥시… 1997년 장현동 신청사 이전 1989년 1월 1일, 시흥군에 속해 있던 소래읍·수암면·군자면이 시흥시로 승격했다. 시 승격 4일 후인 1월 5일 현재 시흥시보건소 자리에 시흥시청사가 문을 열고 시청 개청식을 가졌다. 승격 당시 시는 9개 행정동에 33개 법정동이어었다. 1995년 시는 시민통합과 지역 간 균형발전을 위해 신청사 공사를 시작했다. 시는 지리적 특성상 신천·연성·정왕지역으로 생활권이 분리돼 있었다. 1997년 7월 1일 시 중심부인 장현동에 새로운 둥지를 틀고 청사를 이전하면서 봉사행정과 선진형 행정서비스를 실현하는 발판이 마련됐다. 연성권은 행정타운 기능을 가진 명실상부한 시흥의 중심부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1995년 6월 27일 시장을 시민이 직접 선출하는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됐다. 초대시장으로 당선된 민선1기 정언양 시장이 취임한 이래 현재 민선7기 임병택 시장에 이르렀다. 시 승격 당시 인구 9만 3000명으로 출발했던 시는 2018년 9월 1일 기준 외국인 3만 4000명을 포함해 총 47만 3000명이 터전을 이룬 수도권 중견도시로서 성장했다. ●택지개발 추진 동력 살기 좋은 도시로… 배곧신도시 복합자족도시로 자리잡아’ 1989년 시승격 이후 사회문화적 차원에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도시 중심지가 형성돼 있지 않아 도시 주민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점이었다. 부천군의 일부였던 소래지역, 안산생활권에 속하는 수암, 군자지역 광명시와 서울시 구로구, 안양시에 접한 과림동·매화동·목감동 일부, 인천시에 접하면서 별도 공간으로 성립되는 월곶신도시, 1990년대 이래 급격히 성장한 시화간척지 신도시가 별도 생활권과 주민의식을 갖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대두됐다. 이에 따라 시는 도시계획을 수립해 새로운 중심권 개발 작업에 들어갔다. 1990년대 초 시화간척지 위에 건설된 시화공단과 배후도시로 들어선 정왕동 계획도시는 일거에 13만명 인구를 시흥시내로 유입시켰다. 2020년 도시기본 계획에서는 생활권을 크게 소래권과 정왕권의 두 권역으로 나누고, 중생활권으로 목감지역 등을 설정하고 있다. 2003년 ‘시흥도시 계획 재정비’와 2004년 ‘시흥시 통계연보’ 등에 따르면 2003년 시 인구는 37만 9336명으로 1990년 10만 7190명에 비해 280%가량 증가해 15년여 만에 4배 인구성장을 보였다. 인구 증가 특징은 자연적 증가율이 낮고 시화공단 및 주변 개발로 수도권과 다른 지역 인구 유입이 급증해 사회적 증가율이 높다는 점이다. 즉, 시 인구는 1989년에서 1994년 사이에 평균 8% 내외 증가를 보이다 1995년 이후 도시개발 사업과 수도권 인구유입 등으로 몇 년 동안 연 25% 내외 급격한 증가가 일어났다. 신천·은행동 일대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이 이뤄져 규모 큰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고 시화공단과 주변지역 개발로 수도권 및 타지역에서 급격한 인구유입이 생겼다. 또 지리적 중심부인 연성지구에 택지를 조성하고 초기 사업으로 시청을 이전하고 주택지들은 차례로 개발해 시가지 초석이 놓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후 시흥은 2003년 능곡지구를 시작으로 목감지구, 장현지구, 은계지구, 거모지구, 하중지구에 이르기까지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이 줄을 이었다. 능곡지구는 2003년 공사를 시작해 2008년 입주를 시작했다. 능곡동 일대 96만 2000㎡에 1만 7265명 주민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특히 주목할 만한 곳은 배곧신도시다. 배곧신도시 자리는 1986년 12월말 한화인 한국화약그룹이 화약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만든 매립지였다. 1996년 매립지가 준공됐지만 주변에 아파트들이 많이 들어서 폭약 실험을 하기가 어려워졌다. 이후 한화 그룹이 여러 개발 계획을 세웠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서 2006년 시는 이곳을 매입하기로 결정하고 2009년 토지대금 5600억원을 지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시는 배곧신도시를 교육과 일자리가 보장되는 복합자족도시로 건설하기 위해 2009년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2011년 10월 실시계획을 인가 받아 도시개발을 시행했다. 2015년 7월 시흥시 배곧신도시 첫 입주를 시작했다. 다음해 12월에는 단지조성공사를 2018년 7월에는 공원, 녹지 등 조경공사를 완료했다. 현재 배곧신도시 광역교통망 확충을 위해 배곧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에 따른 도로공사와 교육인프라 확충을 위한 초등학교와 중학교 각 1개소 건립공사를 추진 중에 있다. 허허벌판이었던 군자매립지에 명품 교육도시 비전을 담아 세운 배곧신도시는 미래 시흥의 기초다. 시는 배움곳이라는 의미의 배곧 이름 그대로, 이곳을 미래 시흥을 이끌 인재를 키우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서울대 시흥캠퍼스를 유치하고 최첨단 연구 단지를 조성 중이다. 배곧신도시는 지자체가 직접 시행하며 소비자 신뢰를 높였다는 점에서 2015년 제9회 대한민국 소비자 신뢰 대표 브랜드 대상에서 신도시 부문 대상을 받기도 했다. 53만평 규모에 3만 12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목감지구는 2007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2015년 입주를 시작했다. 은행 계수도 일대 61만평 규모에 주민 3만 348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은계지구는 2009년 공사를 시작, 지난2017년부터 입주했다. 올해 택지개발지구 중 가장 규모가 큰 장현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총 규모 89만평에 4만 82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다. 이 외에도 46만평가량 거모지구와 14만평 가량 하중지구 사업도 추진 중이어서 인구 유입은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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