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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옴부즈맨 칼럼] 서비스 저널리즘의 참모습은?/김사승 숭실대 언론학과 교수

    일주일치 신문기사 제목을 죽 늘어놓고 보니 ‘참 저들만의 세상이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정상회담, 당내경선, 후보자 동정 등등 기자의 눈에 커보이게 마련인 사건들이 대부분이다. 보통사람들에게 얼마나 와닿을까 싶다. 다락같이 오른 채소값 때문에 쌈밥집 쌈에 상추만 나오더라는 이야기가 차라리 더 솔깃할 것이다. 현대 저널리즘을 서비스 저널리즘이라고도 한다. 잘나고 힘있는 독자뿐 아니라 소소한 일상이 더 소중한 못난 보통사람들도 다루되 소비자로 뭉뚱그리지 말고 하나하나 차별적 서비스를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불편이나 불만을 찾아내 조언도 하고 해결책도 제시하고, 또 스스로 나서서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다각도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서비스의 핵심이다. 이런 일들은 주로 생활면이나 경제면, 사회면에서 취급한다. 일상생활에서 먹고사는 일의 불편을 짚어줄 수 있는 지면들이다. 지난 한주 지면을 훑어보면 8일자 생활면 성격의 21면 ‘근골격계질환 현황과 예방법’,10일자 경제면 18면의 ‘생활물가 폭등세 야채 먹기도 겁나’,11일자 사회면 12면의 ‘유치원비 비싸다 했더니’,12일자 사회면 11면의 ‘어린이 음료 뚜껑 질식사고 위험’ 등이 눈에 띈다.11일자 14면 자치면이 다룬 ‘60일간 주민불만 샅샅이 점검’ 기사도 이런 범주에 든다. 일주일 동안 5꼭지, 즉 하루 1건 정도의 기사만이 보통사람 일상생활을 비추고 있는 셈이다. 양도 그렇지만 내용구성도 불만스럽다. 서비스 저널리즘은 매번 겪어온 불편이나 불만이었지만 뉴스가 될 만큼 일이 커졌다면 언제 어떤 일로 그렇게 되었는지 알려주어야 한다. 또 이 일을 해결하자면 누구를 찾아야 하는지 가르쳐 주어야 한다. 나아가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현실적인 해결방법이나 전략을 제시해주어야 한다. 언제, 어디서, 누가라는 기사요건 가운데 첫째, 두번째 요건은 대부분 잘 지켜진다. 세 번째가 문제다.‘유치원비 비싸다 했더니만’ 기사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가 유치원의 담합을 적발한 내용만 나열하고 있다. 공정위에 이런 경우 피해자가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면 구체적인 피해구제방법을 제시할 수 있었을 것이다.‘어린이 음료 뚜껑 질식사고 위험’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보호원의 조사결과만 전달하고 있다. 더 심한 경우는 ‘생활물가 폭등세 야채 먹기도 겁나’ 기사로 한국은행의 9월 생산자물가 동향자료의 수치만 죽 늘어놓았다. 경제기사이므로 수치를 많이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온통 숫자뿐이다. 그러나 그건 기자들의 생각이다. 비싸서 배추 못 먹겠다는 보통사람들은 그래서 어찌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싶어한다. 디지털시대에 독자들에게 기자를 따라오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발표자료를 가지고 쓴 모든 기사들에서 문제해결책까지 제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지 모르겠다. 관행적으로 이런 기사들은 그렇게 써온 것이라고 항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주는 자료를 잘 정리하거나 요점을 잘 지적하는 것도 의미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서비스 저널리즘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드물게 요건을 갖춘 기사도 있다.‘근골격계질환’ 기사가 그렇다. 어깨쑤시는 이 일상의 불편을 업무상질병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 산업재해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해주었다. ‘한국산업안전공단 보건국 근골격계 질환예방 담당’이라는 해결의 창구도 알려주었다. 관행대로라면 아마 ’근골격계 질환 산업재해 보상금 급여액이 해마다 증가’라는 통계기사로 끝났을지도 모른다. 기자의 서비스 마인드를 상술로 폄하하면 안 된다. 김사승 숭실대 언론학과 교수
  • [사설] 출퇴근 사고 산재 인정 형평 맞춰야

    자가용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다 사고를 당하면 공무원과 군인, 교사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는 반면 일반 근로자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지 않는다. 일반 근로자는 치료비를 본인이 부담해야 하고 사망시 유족에게 유족급여도 지급되지 않는다. 공무원과 군인, 교사는 공무원연금법 등에서 출퇴근과 임시부임 등이 모두 업무의 연장으로 규정된 반면 일반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산업재해보상보호법과 시행규칙은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서 일어난 사고’로 업무상 재해범위를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합리하기 짝이 없다. 대법원이 최근 자가용을 몰고 출근하다 사고로 사망한 근로자의 유족이 제기한 유족급여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을 내리면서 입법을 통해 업무상 재해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이러한 불합리에 근거하고 있다. 따라서 일반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업무상 재해범위도 ‘보호법’에 걸맞게 공무원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 선진국의 입법사례를 들먹일 필요도 없이 국제노동기구(ILO)도 이미 40여년 전에 출퇴근길 사고를 산업재해에 포함시키도록 권고하지 않았던가. 현재 국회에는 이 같은 내용이 반영된 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정치권이 진정 국민을 위한다면 즉각 법안 심의에 착수해야 한다. 정부도 자신들의 이해가 걸린 법안에만 집착할 게 아니라 국회가 산재법 개정안을 처리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엉터리 산재 환자에게 새는 부당 지출만 막아도 산재 범위 확대는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본다.
  • [논란 판결 2제] 출퇴근사고 공무원은 산재 대상

    출근길에 교통사고를 당해도 신분 차이에 따라 재해 인정이 다르다. 그동안 법원은 공무원과 군인, 사립학교 교원의 경우 출퇴근을 공무를 위한 준비행위로, 공무상 재해로 인정해줬지만 직장인 등 일반인들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7일 “근로자가 자신의 승용차로 출·퇴근하다 교통사고를 당해도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는 기존 판례를 재확인했다. 대법원측은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는 근로자에 대한 통근재해 인정 규정이 없다.”며 “국회에 계류 중인 산재보험법 개정안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공업사 기능직 사원으로 일하다 2005년 출근길 교통사고로 숨진 김모씨의 미망인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등 부지급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업무상 재해가 되려면 출·퇴근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있어야 한다.’는 다수 의견을 채택했다. 참여법관 12명 가운데 7명은 “사업주가 교통수단을 제공하지 않는 한 출퇴근 방법과 경로의 선택이 근로자에게 유보돼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영란 대법관 등 5명은 “합리적 방법에 의한 반복적 출·퇴근이라면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있다고 봐야 한다.”고 반대의견을 개진했다. 지난해 6월 서울 행정법원은 “일반 근로자가 출근 중 당한 교통사고는 업무상 재해”라고 판결하는 등 그동안 하급심 판결은 엇갈려 왔다. 법조계는 이번 판결에 대해 “대법원의 고민이 엿보인다.”는 반응이다. 배현태 대법 공보심의관은 “대법 판례가 업무상 재해 불인정으로 나와 있지만 이번 판결이 전원합의체까지 넘겨졌다.”며 “이는 판례변경이 필요하거나 합의가 순탄치 않았을 경우”라고 해석했다. 대법원측은 “이번 판결이 앞으로 하급심의 법해석과 국회 입법과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국책銀 산재도 ‘신의 은총’

    ‘신도 부러워하는 직장’으로 불리는 한국은행 등 국책 금융기관 직원의 산업재해신청 사유 절반 이상이 단합대회 성격의 체육대회나 축구대회 등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7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이목희(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책 금융기관 산재요양 신청자 현황에 따르면 2003년부터 올해 8월까지 산재승인을 받은 국책금융기관 직원 59명 중 31명의 사유가 체육행사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사무직이나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근골격계 질환과 관련된 산재는 거의 없었다. 한국은행은 산재승인 직원 10명 중 5명이 체육행사를 사유로 승인을 받았고, 산업은행도 8명 중 4명이 체육행사와 관련된 이유로 산재승인을 받았다. 이 밖에 기업은행은 29명 중 13명이, 기술보증기금은 6명 중 3명이체육행사 산재승인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근골격계질환 현황과 예방법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근골격계질환 현황과 예방법

    # 30대 후반의 젊은 아내가 밤마다 어깨와 다리를 주물러 달라고 보챈다. 유독 오른쪽 어깨와 손바닥이 무겁게만 느껴지고 저리기까지 한다고 고통을 호소한다.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남편은 온종일 벽돌과 시멘트를 나르느라 저녁이면 허리를 똑바로 펴기도 어렵다. 하지만 시부모와 아이 둘을 뒷바라지 하는 아내가 힘들어 보여 피곤도 잊은 채 정성껏 주물러 준다. 우리 주변 평범한 가정의 부부 모습이다. 대부분 힘든 일상사로 인해 으레 겪는 고통쯤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런 증세는 직업병의 일종이다.‘근골격계 질환’으로 불린다. 따라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원인을 찾아 고통을 줄이고 예방책도 마련할 수 있다. 김욱 한국산업안전공단 보건국 근골격계질환예방 담당은 “근골격계질환은 잘못된 생활·근무습관이 가장 큰 원인이된다.”면서 “정확한 원인을 찾아 바르게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업종으로 확산, 업무상 질병의 60.9% 차지 근골격계질환이란 신체의 일부분을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무거운 물체를 들기 위해 무리하게 힘을 가하거나, 반복 동작 등으로 인해 근육과 뼈의 조직이 손상돼 목, 어깨, 허리, 손 등에 나타나는 질환을 말한다. 자신의 직업 때문에 생긴 근골격계질환을 직업관련성 근골격계질환이라 한다. 직업 관련성 근골격계질환 발생 건수는 2000년 이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2001년 1589건으로 전체 업무상 질병자의 16.6%를 점유했으나 2003년 4532건 59%에서 2006년에는 1만 235건으로 전체의 60.9%나 됐다. 업종별로 보면 종전 제조업 등 일부업종에서 집단적으로 발생하던 것이 이제는 전 산업현장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빨리빨리 습관이 악화 요인 통계에 따르면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근골격계질환 발생 비율이 훨씬 높다. 미국의 경우 2000년 전체 산업재해의 34.7%를 차지하던 근골격계질환이 현재는 30.4%로 낮아졌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2000년 30.5%에서 지난해에는 35.5%로 크게 증가했다.‘빨리빨리’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가장 큰 발생 원인은 직업적인 특성에서 비롯된다. 무리한 힘을 써야 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자주 취급하거나 장시간 쉬지않고 일을 해야 하는 경우에 근골격계 질환의 발생 가능성이 높다. 또는 장시간 고정된 자세로 일을 해야 하는 경우 우리 신체가 누적된 피로를 해소하지 못하고 질환으로 발전되기도 한다. 근골격계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유해요인조사를 실시하고 이에 대한 개선책을 찾아야 한다. 이 조사는 ‘근골격계질환 부담 작업’을 파악해 작업환경개선 대책을 수립·시행함으로써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이다. 근골격계 부담작업을 보유한 사업장은 3년마다 유해요인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이밖에도 한국산업안전공단은 다양한 예방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근골격계질환이 집단적으로 발생한 사업장에는 예방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어 준다. 또 근원적인 예방을 위해 인체측정장비, 동영상 촬영 및 분석장비 등 다양한 기술장비를 활용한 전문적인 기술지원을 펼친다. 중·소규모 사업장에는 유해인자 평가작업 및 맞춤형 기술지원도 실시한다. 지난해 전국 2815개 사업장에 맞춤형 기술지원을 펼쳤다. 이와 함께 근골격계질환예방 기술세미나, 예방활동 우수사례 발표대회 개최, 전용 홈페이지(msd.kosha.net) 운영, 기술자료 제작 보급, 일간지 등 대중매체를 통한 예방의식고취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EU·미국에서는 유럽연합 국가들은 근골격계질환 예방을 산업안전보건전략의 우선과제로 꼽고 있다. 유럽산업안전보건청(EASH)에서는 2007년 유럽산업안전보건의 슬로건을 ‘Lighten the Load(짐은 가볍게)’로 정해 놓고 근로자의 근골격계질환 예방을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는 대규모 관련행사가 진행된다.2005년도 유럽 통계에 따르면 유럽지역의 근로자 4명 중 1명이 허리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유럽연합 15개 국가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건강상 문제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53%)하고 있는 게 바로 근골격계질환이다. 유럽연합이 올해 산업안전보건전략 우선과제로 근골격계질환 예방을 선정한 이유이다. 유럽산업안전보건청에서는 또 각 국가별로 근골격계질환 예방 및 ‘Lighten the Load’캠페인 내용 등에 대한 교육용 프레젠테이션도 함께 제공하고 근골격계질환과 관련한 온라인 퀴즈게임 등도 인터넷을 통해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은 우편국과 공동으로 근골격계질환 예방에 나서고 있다.2003년부터 미국우편국(USPS), 미국체신근로자노동조합(APWU) 및 전국우편취급자조합(NMHU)과 근골격계질환예방을 위한 전략적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우편분야의 근골격계질환 감소를 위한 공동 협력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산업안전공단 제공 ■ 앰배서더호텔 이렇게 예방 “종업원에 대한 작은 배려가 고급 서비스를 창출할 뿐 아니라 직업병까지 예방할 수 있습니다.”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 독산점은 최근 한국산업안전공단의 ‘올해의 우수 보건 사업장’으로 선정됐다. 최성진 상무이사는 “근로자에 대한 작은 관심도 놓치지 않는 인간중심 경영의 결과이다.”라고 자랑했다. 호텔이 우수 보건 사업장으로 선정된 것은 이례적이다. 종업원들의 근골격계 질환을 잘 예방했다는 공로는 업계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원래 근골격계 질환은 업무와 관련해 우리 몸의 각종 근육통을 일으키는 것으로 제조업종에서 주로 발생해왔다. 무거운 물건을 다룬다거나 반복작업이 주 원인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호텔에 종사하는 근로자들도 제조업종 못지않게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고 있었다. 고객들에게 친절하고 단정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하루종일 일정한 자세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 독산점은 우선 근로자들의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전문 간호사를 두고 있다. 간호사는 근골격계 질환 예방계획과 작업환경 개선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특히 간호사는 상담을 통해 근로자들의 불편 사항과 함께 작업장 실태를 파악한 후 회사에 보고하고 이를 개선하게 된다. 최근 1년새 회사가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한 개선항목은 10여종에 이른다. 우선 하루종일 선 자세로 고객을 접해야 하는 프런트 근로자의 다리 및 발 근육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근무자들의 활동 공간내 바닥은 모두 쿠션 처리했다. 굽이 높은 신발을 신어도 발목이나 다리에 전달되는 힘을 줄여주는 효과를 준다. 특히 선 자세로 근무하는 시간이 많은 근로자들에게는 피로 방지용 신발깔창까지 지급해 주고 있다. 이 호텔 정지원 간호사는 “호텔 근로자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불편사항이 발의 통증이다.”면서 “족마사지기를 비롯해 발의 근육질환을 예방하는 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은 또 전화상담의 피로감을 줄여주기 위해 고객 접대 근로자들에게는 전화기 대신 핸즈프리를 사용토록 했다. 주방에서 일하는 근로자를 위해 한꺼번에 많은 접시를 이동할 때 사용하는 회전식 이동대차기와 식기 세척기 등을 갖췄다. 탈의실에는 근골격계 질환예방에 도움이 되는 스트레칭법도 부착해 놓았다. 하루 일과 시작전에는 근로자들이 한 곳에 모여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요가요법을 응용한 스트레칭도 실시한다. 한국산업안전공단 근골격계질환예방팀은 “법적요건만 갖추는 일과성이 아니라 회사가 작은 것 하나에도 능동적으로 예방활동을 펼치고 있다.”면서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 독산점의 수상 이유를 설명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철잊은 ‘서머타임제’ 공방

    “제주도민이 130일동안 쓸 수 있는 전력을 비축할 수 있다.” “출근시간만 1시간 앞당길 뿐이다.” 잠잠하던 서머타임제(일광시간절약제) 공방이 다시 불붙었다. 대한상공회의소·전국경제인연합회·무역협회 등 경제 4단체가 24일 서울 남대문로 상의회관에서 개최한 ‘서머타임제 공청회’에서다. 찬성 진영의 대표주자로 나선 이성근 에너지경제연구원 실장은 “서머타임제를 실시하면 총 전력 소비량의 0.3%를 아낄 수 있다.”며 “이는 제주도 전체가 130일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고 주장했다. 이 실장은 “에너지 절감 효과 외에도 내수경기 활성화, 운동 공간 및 공원 확대에 따른 지역발전, 야간범죄 감소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반론에 나선 김지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850만명이나 되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서머타임제를 실시하면 유럽처럼 여가나 문화생활을 즐기기보다는 노동환경만 나빠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김 부위원장은 “퇴근시간은 그대로이고 출근시간만 한시간 앞당겨져 내수진작이나 에너지절감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면서 “오히려 산업재해 증가와 기업 생산성 저하가 우려된다.”고 맞섰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자율적 안전시스템으로 사업장 위험요소 없앤다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자율적 안전시스템으로 사업장 위험요소 없앤다

    경기 화성시 양감면에 있는 제일산업㈜.230명의 근로자가 골판지와 골판지 상자, 종이 팔레트를 생산하면서 매년 2건 이상의 재해가 발생해 골머리를 앓았다. 하지만 지난해 공장 내부의 안전시스템을 구축하면서 199건의 공정상 위험 요인을 개선했다. 그 이후 재해율은 1건 이하로 38% 이상 감소했고 생산량은 5.4% 증가하는 효과를 거뒀다. 한국산업안전공단이 펼치는 자율안전종합지원사업의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안전시스템 구축후 재해율↓ 생산성↑ 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공단은 지난해부터 사업장의 위험성을 평가(위험요소 진단), 자율적인 안전·보건시스템을 구축 해주고 있다. 전체 제조업 재해의 84.8%를 차지하는 300인 미만 제조업 사업장의 안전 및 보건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자율안전종합지원사업은 사업장에 잠재된 유해·위험 요인을 근원적으로 없애고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사업장의 안전·보건을 유지한다는 개념이다. 종전 법령에 따라 안전·보건을 책임지도록 규제하는 것과 달리 사업장 자체적으로 안전·보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시범사업을 한 지난해에만 217곳의 사업장에 자율안전관리 프로그램을 구축해줬다. 올해는 500곳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230곳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마무리했다. 안전공단 관계자는 “법령을 지키는지 여부를 확인하던 기존의 명령 통제형에 비해 자율 규제형 안전보건프로그램에 사업장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 5억원까지 융자지원 자율안전종합지원사업을 원하는 사업장은 안전공단에 신청하면 위험성 평가에서부터 시설개선까지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위험성 평가는 사업장 안의 유해·위험 요인을 잘 알고 있는 근로자와 안전보건조치 의무가 있는 사업주가 함께 발굴하고 개선하게 된다. 정확한 평가를 위해 65개 소업종별 모델을 갖추고 있어 전체 제조업 사업장의 72%까지 적용할 수 있다. 위험성 평가로 유해·위험 요인이 파악되면 사업장과 공단은 개선 대책을 마련하고 자율적인 안전관리에 들어가게 된다. 개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필요하면 최고 3000만원의 지원금과 5억원의 시설개선자금을 융자해 준다. 사업장은 이를 통해 보다 쉽게 실정에 맞는 안성맞춤의 안전·보건시스템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안전공단 관계자는 “자율적인 안전·보건시스템을 구축한 업체는 공통적으로 생산성 향상, 매출증가, 고용증가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나이키 한국 본사 (주)삼호산업 “자율적인 안전 시스템으로 사업장의 위험 요소가 사라진 이후 불량 감소, 매출 증가, 고용 증대 등 시너지 효과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세계적인 신발 브랜드 나이키의 한국본사인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삼호산업은 자율안전시스템 효과를 톡톡히 본 회사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한국산업안전공단이 주최한 자율안전종합지원 평가대회에서 금상을 받았다. 이 회사는 종업원이 230명으로 나이키 신발 신제품을 개발하고 자재를 구매, 해외 공장에 공급한다. 디자인을 개발하고 샘플만 만드는 곳이다. 종업원 300인 이하의 중·소규모 사업장으로 정부의 안전지원시스템 지원 대상이다. 이 회사도 자율안전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지난해 초 한국산업안전공단의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환경오염을 막고 근로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한편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사회적 책임을 높이겠다는 전략에서다. 이 회사 한두익 부사장은 “나이키의 현지 공장은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면 문을 닫게 된다.”고 말했다. 회사는 먼저 안전공단에 자율안전종합원지원 프로그램을 신청, 전문가의 기술지원으로 회사의 유해 요소를 찾아냈다.3개월여만에 관리(Management), 교육(Man), 설비(Machin), 물질·환경(Media) 등 4가지 분야에서 노출된 위험성과 개선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각 분야별로 전문 관리인(ESH위원) 1명씩, 모두 12명을 위촉해 안전시스템이 지속적으로 유지·관리되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봄부터 이 자율안전종합시스템으로 근로자들은 안정적인 생산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근골격계 질환 예방과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1억여원의 경비로 작업장 배치를 새롭게 하고 핫 프레스기 등 설비기계의 안전성을 높였다. 또 접착제, 채색용잉크, 세척제 등을 친환경적인 소재로 바꿔 냄새와 중독사고 위험성을 없앴다. 작업표준화 및 안전수칙도 강화했다. 효과는 대단했다. 전세계 652개 나이키 생산공장의 안전보건관리 실태 평가(CR)에서 최상급인 그린(Green) 판정을 받았다. 이는 곧 나이키의 수주 물량 증가로 이어져 지난해 36%에 이르는 매출(1249억원) 증가 효과를 거뒀다. 불량률 감소, 품질 개선, 매출 증가에 따른 고용 증대 등 회사의 평가가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한 부사장은 “전세계 나이키 신발공장 가운데 품질, 경영, 사회적 책임 등 전분야에서 최상급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고 자랑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요즘은 한국본사의 자율안전시스템을 중국, 베트남 생산공장에도 적용하기로 하고 자체 평가작업에 들어갔다. 이 회사 안전책임자인 CR팀장 최승천씨는 “곧 한국본사와 중국, 베트남 생산시설이 통합관리될 것”이라면서 “우리 힘으로 안전시스템을 구축하고 상대적으로 열악한 나라에 전수할 수 있다는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글 부산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선진국에서는 산업 재해에 취약한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안전·보건프로그램 보급은 선진국에서도 활발하다. ●호주,20인 미만 사업장부터 관리 호주 안전보험위원회(ASCC)는 2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의 재해 예방을 위해 안전보건 컨설팅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안전계획 및 감사 활동을 사업장 규모에 알맞게 적용해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산업재해 예방을 통해 사업주와 근로자들의 경제적 이익을 크게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소규모 사업장 안전보건 컨설팅 프로그램의 주요 특징은 호주 전역의 2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각종 안전보건 자문, 교육 및 현장 컨설팅을 제공하고 사업주의 신청에 따라 사업장 별로 특화된 자문을 실시하는 데 있다. 각 단계별 주요 내용은 ▲사업주에 대한 안전보건 원칙 및 규정준수 과정 교육실시 ▲사업장에 대한 안전보건 평가 실시 ▲사업장 맞춤형 안전계획 수립 ▲수립된 안전계획의 준수를 위한 각종 교육 및 세미나 실시 등이다. ●미국, 인증 프로그램 운영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은 중소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무료 안전보건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컨설팅 결과 발견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법적 처벌을 받지 않으며, 해당 사업장의 개별 정보에 대해서는 철저한 보안이 유지된다. 아울러 대상 사업장에서 안전보건상 유해 위험 요인이 발견될 경우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무료 안전보건 컨설팅을 실시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OSHA의 안전보건 정기감독을 1년간 유예해 준다. OSHA에서는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안전보건상 위험 요인을 제거하고 안전보건경영시스템 구축을 원활하게 진행하고 있는 사업장을 골라 안전보건 달성 인증 프로그램에 따라 인증서를 주고 있다. 현재 미국 전역에서 987개 사업장이 참여하고 있다. 인증대상 사업장은 상해와 질병으로 인한 근로손실일수와 총 재해자수를 전국 평균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또 작업 환경의 변화와 신규 장비 도입에 따른 새로운 재해 요인을 없애기 위한 노력을 했는지 여부를 증명해야 한다. 한국산업안전공단 제공
  • 임성용 첫 시집 ‘하늘공장’ 출간

    산업재해를 정면으로 직시한 시집 ‘하늘공장’(삶이보이는창)이 나왔다.2002년 제11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한 임성용(43) 시인의 첫 시집이다. 서울 구로공단과 경기 안산공단에서 노동자로 일한 시인은 노동현장에서 벌어지는 산재의 실상을 펄떡이는 언어로 형상화했다. “그는 장화를 벗으려고 했다 / 비명소리보다 먼저 복숭아뼈가 신음을 토하고 / 으드득, 무릎뼈가 튀어올랐다.”(‘발’)거나 “뼈가 웃는다 / 살점 뚫고 / 허옇게 드러난 뼈가 / 그다지 허망하지 않게 / 넌지시 웃는다.”(‘웃는 뼈’) 등의 서술은 노동자의 육신에 새겨지는 산재의 흉포함을 고발한다. 임성용은 ‘시인의 말’에서 “함께 땀 흘려 일하고, 함께 분배하고자 했던 생산공동체의 꿈은 처음부터 불량덩어리였던가.”라고 물으면서도 “그러나 나는 사람 사는 세상이 이루고자 하는 꿈을 믿는다.”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공정안전관리’로 큰 산업사고 막는다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공정안전관리’로 큰 산업사고 막는다

    #1.1991년 3월16일 대구시민들은 수돗물의 불쾌한 냄새에 시달려야 했다. 시민들의 빗발치는 항의에 행정당국이 조사에 나선 결과 ‘페놀’이란 화학물질이 상수원인 낙동강으로 누출된 사고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구미에 위치한 전자공장의 페놀 원액 저장탱크에서 페놀원액 약 30t이 유출된 것이다.6일이 지난 뒤 2차 누출 사고가 발생, 이튿날부터 18시간20분 동안 대구시 전역에 급수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빚기도 했다. #2.1984년 12월3일 새벽 인도 보팔시에 있는 농약 제조 다국적기업에서 유독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2시간 동안 유독가스인 메틸아소시안 36t이 누출되면서 인근 주민 2800여명이 사망하는 대형 참사가 빚어졌다. ●중대 산업사고는 곧 재앙 산업재해는 해당 근로자의 인적·물적 손해에 국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위의 예에서처럼 때로는 작업장에서 일어난 사고가 근로자뿐 아니라 인근 주민, 나아가서는 주변 환경에까지 큰 재앙이 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이를 ‘중대산업사고’로 규정해 관리, 감독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옛 소련의 체르노빌원전 폭발사고, 멕시코시티의 LPG폭발사고 등 세계 곳곳에서 대형 사고가 심심찮게 발생해 수많은 인명 피해와 함께 환경 재앙을 유발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도 2000년 전남 여수의 한 화학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7명이 숨지고 18명이 부상당했다. 같은해 12월에는 경기 안산시의 화학공장에서 5명이 숨지고 48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10년동안 120건의 중대산업사고가 발생했다. ●10년동안 120건의 중대산업사고 발생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중대산업사고 예방을 위한 공정안전관리(PSM)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화학공장의 화재·폭발·독성물질 누출 등을 야기할 가능성이 큰 유해·위험 설비를 보유한 사업장이 대상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에 781개의 사업장이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합성수지 생산시설이 36곳으로 가장 많고 기초석유 관련 사업체 35곳, 석유정제 17곳, 화약불꽃 14곳, 농약제조 9곳 등 화학 관련 업종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규정량 이상의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다른 업종들도 625곳이나 관리대상으로 분류돼 있다. 이들 공정안전관리(PSM) 대상 사업장은 공정안전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이행해야 하는 의무를 갖게 된다. 공정안전보고서에는 사업장에서 제조공정 관련 기술자료 및 도면을 체계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정위험성평가를 통해 필요한 조치를 갖춰야 한다. 또 설비의 완벽한 성능 유지를 위한 설계·제작·운전·정비기준 등을 제도화하고 사고발생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비상조치 계획도 수립, 실천해야 한다. 아울러 각종 절차 및 기준을 지키기 위한 종업원 교육·훈련과 정기적인 자체감사를 의무화하고 있다. 한국산업안전공단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3495건의 공정안전보고서를 심사하고 4733건의 현장 확인을 통해 중대산업사고의 발생을 크게 줄여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노루표 페인트의 사고예방법 “소방차, 가스누출 감지기, 응급 구급장비 등 소방서 규모의 시설과 철저한 교육·훈련으로 자체 방제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경기 안양시 만안구 박달2동에 있는 ㈜노루페인트는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생산시설답게 화재와 폭발사고 예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공장 안전담당자 김기도 과장은 “원재료의 특성상 중대산업사고 예방을 위한 공정안전관리 대상 사업장인 만큼 중대사고 예방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안양 시민들이 자랑하는 안양천 인근에 있는 데다 주변에 아파트 단지들이 많아 각종 누출사고 예방에도 남다른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우선 대형 재난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화재나 폭발사고 방지를 위해 공장의 모든 시스템은 설계단계에서부터 위험 요소를 완전히 제거한다. 페인트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원재료는 솔벤트, 수지, 첨가제, 알료 등이다. 이들 원료는 외부의 조그만한 불꽃에도 화재나 폭발 가능성이 높은 위험물질이다. 따라서 모든 시설물은 불꽃을 내거나 인화성이 있는 재질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사용을 금지한다. 원재료를 혼합한 가마를 긁어내는 도구인 ‘헤라’의 불꽃 방지를 위해 철재 대신 청동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또 페인트의 가마와 탱크 등을 세척할 때 필요한 붓의 이음매도 철재가 아닌 구리류 제품으로 교체했다. 모두가 사용 중 발생할 수 있는 작은 불씨를 미리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이뿐만이 아니다.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전기까지 모두 잡아내고 있다. 현장의 모든 설비는 접지시설을 갖춰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정전기에 의한 화재·폭발 사고까지 대비하고 있다. 원재료들이 습도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돼 작업장의 습도는 항상 44% 이상을 유지되도록 하고 있다. 근로자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 원재료마다 단계별 위험성 정도를 표시해 놓고 있다. 모든 근로자들은 매월 1∼2차례의 자체훈련과 안전교육을 받는다. 소방훈련은 안양소방서와 합동으로 실시해 효과를 높이고 있다. 화학약품 방재용 소방차 2대를 비롯해 자동화식 소화설비, 소방급수탑 등 각종 소방은 모두 갖추고 있다. 소화기사용 등 웬만한 장비는 직원 모두가 다룰 수 있도록 실습을 반복하고 있다. 공장내의 모든 곳에는 비상 방송장치가 설치돼 어느 곳에서, 누구라도 화재 및 사고 발생을 알릴 수 있다. 공장 안에서는 어느 누구도 담배를 피울 수 없다. 담배로 인해 퇴사당한 사례도 있다고 한다. 김 과장은 “안전관리자가 따로 편성돼 있지만 480여명의 근로자 모두가 안전관리자로 보면 된다.”고 자랑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美·英 산업현장 폭발사고 국가적 제도장치로 ‘차단’ 중대 산업재해는 대부분 국가적인 차원에서 관리되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은 화학공정의 누출 및 폭발사고 예방을 위해 제도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 ●화학공정안전 특별지원 미국 화학사고조사위원회(CSB)는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과 공동으로 화학공정의 안전, 누출사고 예방 등과 관련한 연구를 하고 있다. 양 기관의 상호 협력으로 화학공정 사업장의 안전문화 조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출발했다. 양 기관은 협력을 통해 ▲사업장의 안전문화 개선방법 ▲중소 규모 사업장에 대한 효율적인 교육훈련 방법 ▲화학물질 누출사고의 측정 및 정보공개 프로세스 개선 ▲화학물질 관련 응급상황 대처 프로그램 개발 ▲대규모 화학단지에 대한 안전적용 프로세스 개선 등을 추진한다. 중대산업사고와 관련된 사업장의 안전문화 개선을 적극 유도하고, 사고 사례에 대한 정밀한 연구를 통해 재해예방을 모색하게 된다. CSB는 이를 위해 NIOSH에서 실시하고 있는 화학공정안전 관련 연구에 대한 지원금도 제공한다. ●영국 안전보건청(HSE), 중대 산업사고 관리규정 이행을 위한 TF그룹 운영 영국 안전보건청에서는 45명의 부상자 및 10기의 유류탱크 전소 등의 피해를 낸 번스필드 유류저장기지 화재폭발사고(2005년 12월11일 발생)에 대한 조사결과를 토대로, 석유저장기지의 폭발에 대한 위험성을 인식하게 됐다. 번스필드의 화재폭발사고로 영국은 유류저장기지의 폭발 가능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안전 및 환경상의 조치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지적됐다. 중대 산업사고 관리규정 이행을 위한 TF는 번스필드 폭발사고조사위원회의 권고안을 토대로 중대산업사고 관리 규정을 보다 명확히 이행하기 위해 2006년 구성됐다. 관련 업계와 협력해 번스필드 폭발사고와 같은 유형의 재난을 예방하고 안전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안전 및 환경 관련 규정 등에 대한 개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산업안전공단 제공
  •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산업현장 감전재해 월요일 오후 조심하라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산업현장 감전재해 월요일 오후 조심하라

    장마, 집중호우 등으로 기상변화가 심한 때다. 산업현장뿐 아니라 생활공간에서도 감전재해를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아 쉽게 누전현상이 일어나고 땀에 의한 인체저항 감소 등으로 감전재해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74명 사망 특히 7월부터 8월사이에 감전으로 인한 사망재해는 전체의 절반 가량 발생하고 있다. 산업재해통계분석 자료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산업현장에서 감전으로 인해 3636명의 재해자가 발생, 이 가운데 572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466명이 감전으로 인해 재해를 입고 이 중 74명이 사망했다. 주의할 점은 이들 사망자의 절반 가량이 7∼8월 여름철에 집중된다는 데 있다. 지난해 사망자 74명 가운데 7월에 14명,8월에 20명이 발생해 2달동안 전체 사망자의 46%(34명)나 됐다. 요일별로는 월요일에 가장 많았다. 최근 7년간 월요일에 80명이 감전으로 재해를 입었다. 시간대별로는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가장 많은 감전재해자가 발생했고, 사망재해는 오후 4시부터 6시 사이였다. 근속 연수별로는 입사 6개월 미만 근로자가 254명으로 전체의 55%를 차지했다. 한국산업안전공단 관계자는 “사고유형을 분석해 보면 전기작업에는 전문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근로자의 투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감전재해는 산업현장의 각종 재해 중에 사망확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업무상 사고 사망자 1332명을 형태별로 분석한 결과, 감전재해의 경우 사망확률이 15.9%(446명 재해자 중 74명 사망)로 추락사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전, 사망확률 가장 높아 감전사고 유형은 총 466명의 재해자 중 활선·근접작업 28.8%, 충전부접촉 24%, 합선·단락 22.5%, 누전 17.2% 등이었다. 감전 사망사고는 누전이 31.3%로 가장 높았다.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감전재해 사망률은 최고 20배나 높다. 인구 백만명당 감전 사망자는 7.41명으로 일본 0.55명, 영국 0.37, 미국 1.75 등에 비해 4배에서 최고 2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0인 미만 사업장 더 취약 일반 산업재해와 마찬가지로 작업환경이 열악한 50인 미만의 중소 사업장에서 감전사고가 많다. 공단은 이를 위해 중소규모 사업장에는 방문기술 지원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특히 작업장환경 개선사업인 클린사업을 통해 전기설비 접지, 누전차단기, 교류아크 용접기의 자동전격방지기, 이중 절연구조의 이동형 전동공구 등을 지원해 오고 있다. 산업안전공단 류보혁 안전위생연구센터 소장은 “여름철 감전재해 예방을 위해서는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은 물론 평소 안전한 전기사용을 생활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감전예방법 모든 전기기기의 철제외함에는 접지(분전반의 접지단자와 연결된 접지선이 전원선과 함께 전기기기의 철제외함과 연결되도록 하는 것)를 꼭 해야 한다. 또 감전위험이 높은 이동형 전기기기 등은 감전방지용 누전차단기를 설치하고 전기기기의 수리·보수작업 때에는 전원을 차단해야 한다. 만약 감전사고가 발생하면 우선 전원을 차단하고 사고자가 전선이나 전도체에서 분리됐는지 확인한 후 인공호흡과 심장 마사지 등 응급조치를 한다. 감전쇼크에 의해 호흡이 정지돼도 1분 이내에 적절한 응급조치를 실시하면 소생률은 95% 이상이 된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감전사고 줄이기’ 선진국들은 이렇게 한다 해외에서도 감전사고 예방을 위해 갖가지 노력들을 펼치고 있다. ●영국, 전기안전을 위한 10개년 계획 추진 영국 안전보건청(HSE)과 에너지 네트워크 협회, 전기사업자협회 등은 전기안전과 관련한 산업재해를 단계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도록 1999년부터 2010년까지 전기관련 재해감소 목표를 설정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SAFELEC 2010’으로 명명된 전기재해 감소 전략은 영국 정부에서 설정해 시행중인 안전보건 활성화 전략과 병행해 전기분야의 재해를 감소시킬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가 공동으로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SAFELEC 2010’에서 설정한 목표는 2010년까지 근로자 10만명당 근로손실일 수를 2002년 대비 30% 이상 감소시키는 것인데,2006년 현재 근로자 10만명당 근로손실일 수는 1만 5148일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5년의 1만 7965일보다는 16% 이상 감소한 것이지만,2002년에 집계한 1만 2938일 보다 증가한 것으로 지속적 안전보건 활동이 요구되고 있다. ●미국은 쌍방향 교육 프로그램 운영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에서는 전기 등 위험 에너지원의 잠금장치 및 표시(Lockout&Tagout)와 관련해 인터넷을 통한 쌍방향 교육프로그램(E-tool)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프로그램은 OSHA의 안전보건규정준수 담당국, 안전기준국, 교육훈련국 및 법무국 등이 참여해 공동으로 개발했다. 아울러 OSHA의 각 지방 사무소에서도 똑같은 안전보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프로그램은 ▲질문과 답변의 형식으로 기초교육 실시 ▲주요 위험요인에 대한 자세한 내용 설명 ▲잠금장치 및 표시 등에 대한 쌍방향 학습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쌍방향 학습은 7개의 사고 사례를 통해 학습자가 가상으로 사고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해 위험성을 보다 쉽게 인식하고,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작업장 바닥 콘센트 등 일일이 고무덮개 씌워 “전열기구에 날아들 수 있는 알루미늄 가루까지 차단하고 있습니다.” 인천남동공단에 위치한 ㈜이건창호시스템은 작업장내에서의 누전 및 감전에 의해 사고 예방을 위해 작은 콘센트 하나까지 꼼꼼히 체크하고 있었다. 특히 작업장 바닥에 사용되는 콘센트나 드릴 등 작업도구들은 일일이 고무덮개를 씌워 놓고 사용하고 있었다. 작업장 특성상 알루미늄 절단과정에서 발생하는 작은 가루들이 틈새에 끼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 가루들이 콘센트나 전기작업기 등에 끼이면 합선 또는 누전에 따른 감전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 회사 임종대 전기안전팀 주임은 “물론 시설자체가 안전하게 설계돼 있지만 작업자의 주의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하루 수차례씩 작업자들에게 전기안전을 주지시키는 것이 주 임무다.”고 말했다. 근로자들의 주의교육 못지않게 시설 또한 잘 갖춰졌다.7000여평에 이르는 작업장(공장)내부는 누전이나 감전 등 전기안전을 철저히 대비한 듯 보였다. 생산시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전기케이블 등은 모두 작업장바닥에서 3∼4m 높은 곳에 깔끔히 설치돼 있었다. 전기작업이 필요한 곳이면 천장에 위치한 전기케이블에서 고무에 둘러싸인 연결선을 내리고 콘센트를 만들어 놓았다. 콘센트 연결선이 위아래로 조절이 가능한 데다 바닥에는 거의 닿지 않아 누전·감전의 우려를 최소화했다. 또 용접작업은 작업장의 가장자리를 확보, 바닥과 주변공간이 분리되도록 꾸며 놓았다. 바닥은 절연체로 모든 전기시설은 한쪽 시설대에 집중돼 있었다. 전기용접이 많은 만큼 누전이나 감전을 일으킬 만한 요소는 처음부터 격리해 놓은 것이다. 용접과정에서 발생하는 용접불똥조차 절연체로 처리하고 있었다. 이 같은 꼼꼼한 설비와 근로자들을 향한 끊임없는 안전교육이 산업재해, 특히 잠전 재해를 줄이는 척도임을 잘 보여 주는 작업장이었다. 이 회사는 각종 건물에 들어가는 모든 종류의 창문과 창문틀 등을 주문, 생산하는 곳으로 동종업계의 선두주자로 꼽힌다.400여명의 근로자들이 연간 17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작업은 대부분 절단기, 드릴, 용접 등 전동기구 등을 이용한 수작업이 많아 누전 및 감전에 의한 사고 등이 우려되는 사업장이지만 지금까지 단 한 건의 감전사고가 없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알쏭달쏭 건강보험 풀이] 업무중 부상 산재보험 해당 당사자 직접 신청 가능하다

    Q)회사에서 일하다 부상을 입었다. 산업재해 보상보험으로 치료를 하고 싶은데 회사에서는 건강보험으로 치료할 것을 계속 강요한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A)산업재해 보상보험(이하 산재보험)은 업무나 작업 중에 부상을 입은 경우 치료는 물론 부상으로 일을 못한 기간 동안의 임금, 사망할 경우 유족에 대한 보상, 연금, 장례비용 등에 대해 폭넓게 혜택을 주는 제도이다. 따라서 업무나 작업 중에 부상을 입었다면 반드시 산재보험으로 치료해야 하며 건강보험으로 치료하는 것은 위법이다. 일부 회사에서는 산재보험 대신 건강보험으로 치료할 것을 권유하기도 하는데, 이는 산재보험으로 치료할 경우 산재보험료가 인상될 뿐 아니라 산업재해가 많이 발생하면 사고율이 높은 사업장으로 분류돼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무 중에 입은 부상을 건강보험으로 치료하는 것은 산재보험에서 제공하는 혜택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일 뿐 아니라 각종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장애 진단이 필요하거나 심각한 후유증이 나타나 뒤늦게 산재보험을 신청하려 해도 시효가 만료돼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되거나, 사업주나 산재보험을 관리하는 근로복지공단과 분쟁이 빚어질 수 있으므로 업무상 부상은 반드시 산업재해 보상보험으로 치료해야 한다. 이런 산재보험은 회사뿐 아니라 당사자도 신청할 수 있다.
  •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내년 6월 서울서 ‘안전 올림픽’ 열린다

    ‘안전올림픽’이라 할 수 있는 ‘제18회 세계산업안전보건대회’가 내년 6월29부터 4일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1955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제1회 대회가 개최된 이후 3년마다 열리는데 이번 대회는 한국산업안전공단이 주최한다. 인도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 개최국이다. 지금까지 열린 대회를 통해 각국의 노·사·정 대표, 안전보건 전문기관 관계자 등에게 안전보건에 대한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제공해 산업재해 예방에 기여해 왔다. 한국산업안전공단은 내년 서울대회에 각국 노사단체 및 안전보건 전문가 등 250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우리나라의 기업 이미지를 홍보하는 데 프로그램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3월 노·사·정과 학계, 사업장, 예방기관 대표 등 34명의 조직위원회(NOC)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위원들은 국제노동기구, 국제사회보장협회 등과 논의하며 충실한 대회가 될 수 있도록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대회 1차 안내서를 7개 국어로 제작해 전세계에 배포했다. 이어 8월에는 대회 공식 홈페이지(www.safety2008korea.org)를 통해 7개 국어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대회의 모토는 ‘사회 각 주체의 책임(Safety and health at work : A social responsibility)’이다. 대회는 ▲미래를 위한 안전보건 전략과 프로그램 ▲작업조건 변화가 근로자 보호에 미치는 영향 ▲산업안전보건의 새로운 도전과 기회 ▲안전보건관리체계 등 4개의 주제로 진행된다. 안전보건 대표자 회의에서는 인간의 기본권 및 경제 발전 수단으로서의 산업안전보건에 대해 심도있는 토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기술세션에서는 안전보건대표자회의에서 토의한 주제를 안전보건, 건설, 화학, 보건, 산업의학, 안전보건 기술지원 등 분야별 과제가 주어진다. 또 국제필름 및 멀티미디어 페스티벌에서는 안전보건의식 고취 등에 관한 영화·비디오·교육용 안전프로그램을 상영하고 우수작은 시상한다. 국제안전보건기기 전시회도 열려 날로 발전하는 안전기구의 세계적인 추세를 공유하게 된다. 박길상 세계대회 국제조직위원장(한국산업안전공단 이사장)은 “안전보건으로 세계가 하나되는 안전한 지구촌을 만드는 축제와 정보 교류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면서 “우리의 산업안전보건 분야가 명실상부한 세계 중심국가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이상수 노동부장관 기고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이상수 노동부장관 기고

    직장은 삶의 소중한 보람을 느끼게 하는 삶의 터전입니다. 근로자는 직장을 통해 나를 발전시키고 가정의 행복까지 지켜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간혹 직장이 불행의 단초를 제공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직업병에 노출되거나 각종 심각한 안전사고를 당했을 경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아직 OECD국가 가운데 산업재해율이 높은 국가라는 오명의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근로자 1만명당 안전사고 사망률이 1.14명으로 일본, 미국, 독일 등에 비해 2∼16배 정도 높은 수준입니다. 지난해 무려 8만 9900명의 근로자가 산업재해를 당했고 2453명은 생명을 잃었습니다. 하루평균 246명이 산재를 당하고 매일 7명은 소중한 목숨까지 잃는 셈입니다. 직장에서 이런 안전사고가 그치지 않는다면 직장은 더 이상 생활의 터전도 보람을 주는 곳이라 말할 수 없습니다. 근로자와 가족, 나아가서는 사회적으로 더할나위 없는 고통을 주는 곳이 됩니다. 정부는 근로자들을 위협하는 각종 안전사고와 직업병 등 안전보건을 위해 꾸준히 정책을 개발하고 예산을 지원해 오고 있습니다. 산업보건의 제도 등을 활성화하고 기업에 근로자의 건강관리 의무를 부여하는 등 행정·제도적 보완작업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영세 기업들에게는 안전하고 쾌적한 작업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클린사업은 이미 국민들에게 제법 알려져 있습니다. 매년 1000억원의 막대한 재원을 투자, 지금까지 전국 3만 4000여개 업체가 작업환경을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예산만도 무려 3487억여원이 투입됐습니다. 근로자의 건강을 유지·관리하는 데도 다양한 정책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석면 등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근골격계질환 등 각종 직업병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개발, 보급해 왔습니다. 정부는 매년 7월 첫째 주를 ‘산업안전보건강조주간’으로 정해 산재예방 유공자 포상, 세미나, 국제학술대회 등 각종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산업안전과 보건에 대한 국민의식을 고취시켜 안전한 일터를 꾸며보자는 취지입니다. 내년에는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안전올림픽이라고 말하는 ‘제18회 세계산업안전보건대회’가 서울에서 개최됩니다. 우리의 이런 노력들이 모여 안전한 직장, 안전한 사회, 안전한 국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안전하고 건강한 일터가 좋은 일자리’라는 지극히 평범한 사실을 전 국민이 인식하고 실천할 때까지 정책적 지원에 소홀함이 없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 [석면의 공포 (하)] 피해자 집단 소송사태 오나

    [석면의 공포 (하)] 피해자 집단 소송사태 오나

    석면의 위험성이 점차 알려지면서 석면으로 인한 직업병과 산재 인정 여부를 둘러싼 법정공방이 증가하고 있다. 현재는 주로 산업재해 인정 여부를 놓고 법정 다툼이 벌어지고 있지만 관심은 미국·일본처럼 기업을 상대로 피해자의 대규모 피해보상 소송으로 이어지느냐에 모아진다. “1976년부터 1982년 사이 부산 연제구 연산동 옛 제일화학에서 일하신 분들을 찾습니다. 석면에 의한 악성중피종으로 진단이 나와 회사를 상대로 손해보상소송을 낼 예정입니다. 이 회사에서 일하고 폐암에 걸리신 분이나, 폐암으로 돌아가신 분들의 가족들이 충분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이 공장에서 일했던 부인을 악성 중피종으로 떠나보낸 A씨가 인터넷에 올린 글이다.A씨는 이 글을 보고 참여 의사를 밝힌 수십 명의 전직 근로자·유족들과 함께 피해보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A씨는 “회사가 석면의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고지하지 않았다. 석면에 노출된 노동자에게 발급하게 돼 있는 건강관리수첩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석면과 관련된 요양불승인처분취소소송은 석면과 질병의 연관성을 입증하는 것이 어려워 산업재해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법원에 따르면 석면·폐암 관련 판결은 총 23건이나,14건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지 않았다.20여년간 흡연을 했더라도 근무했던 지하철 역에서 석면 노출로 인해 폐암이 발생해 악화됐다면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의 지난 13일 판결은 재해인정에 고무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손해보상소송은 사업주의 고의과실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는 점에서 직업병과 관련한 요양불승인처분 취소소송과 다르다. 사업주가 석면의 위험성을 미리 알리지 않았다는 게 소송의 핵심이다. 노동건강연대 대표인 강문대 변호사는 “사업주는 안전한 근로환경을 만들 의무가 있으므로 석면의 위험성을 몰랐다고 면죄부가 주어지진 않는다.”면서 “근거 법령은 없지만 당연하고 내재적인 조건이기 때문에 고의과실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승소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 석면 질병의 잠복기가 20년 이상이고, 발병 후 곧바로 사망할 가능성이 많아 석면과 질병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대법원의 한 판사는 “질병에 걸린 원인이 환경적인 것인지, 유전적인 것인지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석면과의 연관성을 제대로 입증하지 않고서는 승소가 힘들 것”이라고 내다 봤다. 근로자뿐 아니라 일반인이 석면으로 인한 손해보상소송을 낼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탐사보도-석면의 공포] 석면 피해 ‘악성 중피종’ 얼마나

    [탐사보도-석면의 공포] 석면 피해 ‘악성 중피종’ 얼마나

    석면으로 인한 피해는 머나먼 남의 일일까. 일본 간사이 노동자안전센터가 발표한 악성중피종 사례.40여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한 60대 일본 남성은 악성 중피종이 발견된 지 3년만에 숨졌다. 석면공장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었지만 1970년대 학교 신축공사를 할 때 석면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됐다. 동료 교사들은 그가 학교 청소를 유난히 열심히 했다고 전했다. 일본의 시민단체인 ‘석면전국연합’은 석면으로 인한 피해를 6가지로 분류한다. 직접 직업노출과 간접 직업노출, 가정내 노출과 근린 노출, 환경 노출, 노출원 불명 등이다. 숨진 일본인 교사의 경우는 ‘간접 직업노출’에 해당된다. 노동자는 물론 노동자의 가족, 공장 주변 주민, 일반 시민들까지도 피해에서 안전하지 않다.2005년 ‘구보타 사태’의 피해자 중 한 여성은 석면과 아무런 상관이 없었지만 악성중피종 진단을 받고 왼쪽 폐를 떼어냈다. 조사 결과 그녀가 나고 자란 효고현에 바로 구보타 공장이 있었다. 단지 공장 주변에 거주했다는 이유로 중피종에 걸린 ‘근린 노출’ 피해자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인에 대한 석면 관련 역학조사가 한 번도 이뤄진 적이 없다. 다만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서 악성 중피종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를 파악할 수 있다.2001∼2006년 악성 중피종 진단을 받아 건보공단에서 보험금을 청구한 사람은 모두 1177명이다. 이 기간에 악성 중피종으로 산업재해 인정을 받은 근로자가 모두 46명임을 감안하면 일반인들에게도 악성 중피종이 발생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다음 회에는 석면 관리의 문제점과 대안을 다룹니다.
  • 연수원생에게 전하는 공공기관·기업 변호사의 조언

    연수원생에게 전하는 공공기관·기업 변호사의 조언

    ● 외교통상부 이지형 사무관 “이제 3년차인데 국가적인 관심이 쏠려 있는 일을 전담하다니, 신기하고 뿌듯하죠.” 외교통상부 자유무역협정(FTA) 추진단 FTA 이행과에 근무하고 있는 이지형(32·여·34기) 사무관은 지난 2005년 2월 입사한 외교부 1기(일반직) 변호사. 연수원에 들어가면서 판·검사에는 관심이 없었다.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능동적인 일을 원해서 처음부터 변호사를 염두에 뒀다. 이 사무관은 “4학기 11월에 외교부의 설명회를 듣고 통상교섭이 나한테 잘 맞는 것 같았고, 결국 교섭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것이 법이기 때문에 법률가로서 적당한 일이라고 생각해 지원했다.”고 말했다. 연수원생 가운데 50여명이 외교부에 지원해 3명이 관문을 통과했다. 이 사무관은 “면접에서는 지원동기와 비전 등을 중점적으로 물었고, 기본적인 법률지식도 물었지만 비중은 많지 않았다.”면서 “영어 면접은 어렵지 않았고, 한국어로 대답한 내용을 영어로 다시 해보라는 질문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연수원에서 국제통상법학회 활동을 한 것이 도움이 됐다.”면서 “합격자 3명 모두 공교롭게도 통상법학회 출신”이라고 전했다. 이 사무관은 연수원 후배들에게 취업 정보 취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연수원에서는 성적 스트레스 등으로 미래를 준비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만큼 특강의 강사들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면서 “선택과목이나 학회 세미나 초청 강연 등에는 다양한 분야의 강사들이 오고, 공무원의 경우 보통 과장급 실무자가 오는데 궁금한 사항도 많이 묻고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으라.”고 조언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LG필립스 법무팀 주범석 과장 “아무리 변호사라고 해도 한 번도 본 적 없는 법률을 들고 와 자문해 달라고 할 때는 난감하죠. 회사 변호사는 기업법무에 대한 ‘스페셜리스트(전문가)’인 동시에 기업과 관련된 모든 분야를 알아야 하는 ‘제너럴리스트’입니다.” 사법연수원 36기의 LG필립스 법무팀 주범석(30) 변호사는 올해 연수원을 수료하고 입사한 ‘새내기 과장’이다. 그는 “일반 송무는 단순해 보이고 지엽적인 것 같아 처음부터 큰 흥미가 없었고 회사 변호사에 관심이 많았다.”면서 “기업에 들어가서 일하면 규모 자체가 다르고 일도 역동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말했다. 입사 과정은 서류지원과 면접으로 이뤄지는데, 법률적인 지식보다는 열의를 중시한다고 한다. 주 변호사는 “연봉을 낮춰도 일하겠는지, 할당 영업량이 있는데 그런 것도 잘할 수 있는지 등의 질문을 받고 약간 난감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무난히 넘어갔다.”고 소개했다. 법무팀의 역할은 계약서 검토 업무가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다. 회사에 손해가 날 만한 불리한 조항은 없는지, 공정거래법이나 하도급법 등 관련법에 저촉되지 않는지 등을 주로 살펴야 한다. 문제 발생시 자문 등이 업무의 3분의1 정도를 차지하고, 중요한 사건의 경우 외부 로펌에 아웃소싱을 준 뒤 회사와 연결해주는 역할도 법무팀이 한다. 그는 “아무래도 조직 생활 경험이 없고 고시 준비하던 사람들은 고집도, 자존심도 세서 회사 문화에 적응을 잘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일반적으로 사내변호사들은 경력직이다 보니 다른 직원들과 화합하는 데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금속산업노조 정현우 변호사 “일단 사법시험에 합격하면 모두 사회 정의를 구현하겠다고 하죠. 하지만 실제로 사회적 약자를 위해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변호사는 별로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전국금속산업노동조합 법률원에 근무하고 있는 연수원 35기의 정현우(32) 변호사는 사시를 준비할 때부터 진보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법률가를 꿈꿔왔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법률자원 만큼 분배가 불균형적으로 이뤄지는 영역도 없다.”면서 “연수원 1년차 때부터 추상적인 꿈을 가장 현실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고민한 끝에 금속노조에 들어오게 됐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연수원에서 노동법학회 활동은 하지 않았지만, 금속노조 법률원에서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주최하는 법률학교에 참여했다가 면접을 보게 됐다.”면서 “법률원 직원 전원이 면접관으로 나섰고,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의지가 꺾이지 않겠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물었다.”고 말했다. 노조 법률원에서는 주로 해고, 임금, 산업재해 관련 소송을 맡고, 노동법에 대한 자문도 해주고 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가장 어려운 것은 산재 사건. 그래서 의뢰인이 “이길 수 있어요?”라고 절박하게 물을 때가 가장 난감하다고 한다. 그는 “법을 다루는 이들이 고용주와 피고용자 사이의 불균형한 힘의 관계를 고려하는 노동법적 시각으로 접근하지 않고, 단순히 재산상의 관계나 계약을 규율하는 민법적 시각으로 임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권고사직의 경우 사실상 강제에 의해 사인을 한 피고용자의 입장을 생각해야 하는데, 사인을 하지 않아도 됐을 상황을 원고에게 입증하라고 하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여름철 산업현장 질식사고 현황·예방법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여름철 산업현장 질식사고 현황·예방법

    # 사례1 뜨거운 여름날 폐수처리장내 수조 및 배관 등을 점검하던 김모(57)씨가 1분 만에 쓰러졌다. 동료작업자 이모(56)씨는 김씨를 부축하고 밖으로 나오려다 함께 쓰러지고 말았다. 이를 목격한 진모(48)씨도 이들을 구하기 위해 폐수처리장 내부로 들어갔으나 함께 의식을 잃었다. 채 5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작업자 3명이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이씨가 숨지고 나머지 2명은 혼수상태에 빠졌다. 지난해 8월15일 제주도의 한 제지공장에서 발생한 사고다. 당시 이곳의 폐수처리장 내부 바닥에는 메탄가스(CH4)와 유독물질인 암모니아(NH3), 황화수소(H2S) 등이 가득 차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 사례2 지난 2월8일 인천시 남동공단의 우수(빗물)맨홀 균열상태를 점검하던 ○○개발 직원 윤모(55), 김모(39), 송모(58)씨 등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오후 1시쯤 사고 장소에 들어갔던 이들은 3시간30여분 만에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사고 초기에는 원인을 찾기 어려웠지만 부검결과 3명 모두 청산염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환기나 호흡용 보호장구 등을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맨홀 내부에 있던 청산염 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파악됐다. # 사례3 지난 3월3일 오후 3시10분쯤에는 경기 화성시의 공장신축 현장에서 페인트 작업을 하던 양모(51)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동료 작업자가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숨졌다.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작업공간에서 장시간 페인트에 함유된 유기용제에 중독된 사고였다. ●연평균 20여명 사상 이 같은 질식 사고로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동안 149명이 숨졌다.51명은 혼수상태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산업안전공단의 분석에 따르면 질식 사고가 빈번한 장소로는 맨홀 내부, 오폐수 처리장 등이 압도적이다. 전체 질식 사망재해의 절반이 넘는 51%(76명)가 이들 공간에서 발생했다. 다음으로는 선박의 내부 공간과 화학공장이 각각 12.1%(12명)씩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41.6%(62명)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제조업이 26.8%(40명)로 뒤를 이었다. 밀폐된 공간에서 페인트 작업, 용접 작업 등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질식 사고는 다른 산업재해와 달리 구조자의 피해도 높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질식 사고 사망자 10명중 1명(10%)은 동료를 구조하기 위해 밀폐공간에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종수 안전공단 산업위생기술사는 “질식 사고의 대부분은 초기 안전수칙을 소홀히 한 데다 준비없이 나서는 구조자들의 희생이 뒤따르는 특징이 있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여름철 무더위가 최대 복병 질식 사고의 또 다른 특징으로 무더위가 꼽힌다. 그동안 질식 사고 전체 사망자의 41.6%(62명)가 여름철인 6∼8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7월 27명,8월 18명,6월 17명 등의 순이었다. 이는 날씨가 더워지면 맨홀 등 밀폐공간 내부에 미생물 증식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산소결핍과 유독가스가 생기기 때문이다. 질식 사고는 대개 산소결핍과 유독가스 중독 등 2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산소결핍은 공기중의 산소농도가 18%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2%만 부족해도 호흡과 맥박이 증가하고 두통과 구토증세가 나타난다. 만약 8% 정도 부족(10% 수준)하게 되면 의식불명과 함께 기도폐쇄 증세를 보인다. 공기중 산소농도가 6% 정도밖에 없다면 사람은 순간실신, 호흡정지와 함께 5분내 사망한다. 사고자의 대부분은 전신의 힘이 빠지면서 작업공간을 탈출하지 못한다. ●환기와 보호장구는 필수 밀폐공간에서의 작업은 반드시 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해야 한다. 작업을 하기 전뿐만 아니라 작업 중에도 15분마다 1회 이상씩 공기중 산소 및 유해물질 농도를 측정해야 한다. 또 작업장은 송풍기와 배풍기를 이용해 충분히 환기를 시키고 작업자는 반드시 공기호흡기 등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작업해야 한다. 또 사고가 나면 즉시 조치할 수 있도록 감시인을 배치하고 동료작업자가 쓰러질 경우 호흡용보호구가 없다면 직접구조에 나서지 말고 관리감독자나 119구조대에 구조를 요청해야 한다. 강성규 산업안전공단 보건국장(의학박사)은 “밀폐공간에서의 작업은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만큼 환기·농도측정·보호장구 착용 등 3대 안전수칙을 꼭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안산 대부도 북일펌프장선 “배풍기, 산소측정기, 산소호흡기 등 안전장비를 먼저 확인하겠습니다.” 지난달 30일 오후 경기 안산시 대부도에 위치한 북일펌프장.20여평 남짓한 작은 펌프장 문앞에 산소마스크를 착용하고 산소측정기, 배풍기 등으로 중무장한 남자 4명이 등장했다. 인근에 위치한 환경시설관리공사 안산사업소 직원들이다. 이들은 펌프장 앞에 도착하고도 선뜻 내부로 진입하지 않았다. 가져온 각종 장비를 펼쳐 놓은 뒤 5분여간 꼼꼼히 점검한 후에야 펌프장 문을 열었다. 문을 연 뒤에도 한참을 기다린 다음 산소측정기를 가진 전홍식 운영3팀장이 조심스럽게 펌프장 안으로 들어갔다. 산소측정기는 건물 내부에 산소가 부족할 경우 경보음으로 알려준다. 몇분을 기다려도 이상징후를 나타내는 경보음이 없자 전 팀장은 나머지 직원 3명에게 청소장비와 산소통을 메고 펌프장내 1∼2m 깊이의 지하실에 들어갈 것을 지시했다. 그곳은 코를 찌를 듯한 매캐한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 작업자들은 배풍기를 넣은 후 바깥공기를 주입하면서 15분 남짓 펌프장내 유입스크린에 걸린 각종 이물질을 청소한 다음 밖으로 나왔다. 본래 목적인 청소시간과 이를 준비하는 시간이 비슷할 정도지만 작업은 매우 신중했다. 이유를 묻자 “혹시 모를 질식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펌프장 점검 및 청소 때는 반드시 이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하수종말처리시설물은 질식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취약 사업장이다. 오·하수를 모으고 보내는 시설물들에 밀폐공간이 많기 때문이다. 안산사업소는 대부도의 생활하수를 모은 뒤 정화해 시화호로 내보내는 하수종말처리시설로 하루 최대 3000t의 처리능력을 갖추고 있다. 북일펌프장과 같은 소규모 펌프장이 10개 있다. 이들은 주 1∼2회씩 펌프장을 번갈아 점검할 때마다 질식 사고예방 프로그램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한다. 신가학 환경시설관리사업소 안산사업소장은 “수질보존과 함께 질식사고 예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수 한국산업안전공단 경기서부지도원 안전보건팀장(산업위생기술사)은 “하수종말처리시설물 같은 밀폐공간에서는 산소농도가 2%만 부족해도 두통과 구토를 느끼고 10%가 부족하면 수분내에 사망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환기상태가 나쁜 지하실, 선박의 협소한 선실, 전화·송전 케이블의 습기침입 방지를 위한 질소봉입 등도 주요 산소결핍 사고의 원인이 된다.”면서 “밀폐공간에서의 작업안전 프로그램에 따른 안전작업이 필수이다.”고 강조했다. 글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美등 선진국의 ‘안전작업’ 사례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은 밀폐공간에서 작업할 때는 근로자 보호를 위해 작업방법 및 절차에 대한 요건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또 밀폐공간에 출입할 경우에는 반드시 허가를 받은 뒤 작업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밀폐공간과 관련한 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이와 관련한 위험요인에 대한 교육 및 훈련을 받게 한다. 밀폐공간 작업이 잦은 조선업 분야 등에 대해서는 밀폐공간내 고열작업시 안전지침, 추락재해 예방, 배기설비 요건, 화재예방 기본사항 및 개인용 보호구 관련 사항 등 각종 정보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영국안전보건청(HSE)에서는 밀폐공간 작업과 관련해 중소규모 사업장의 안전보건 의식에 대한 개선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밀폐공간의 정의, 밀폐공간에서 발생하는 주요 위험요인 및 밀폐공간 근로자 보호 방안 등에 대해 자세히 홍보하고 있고,1997년에 제정된 밀폐공간규정을 통해 사업주 및 근로자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1999년 제정)에서도 밀폐공간과 관련,▲업무 ▲근로환경 ▲작업도구 및 자재 ▲작업 수행을 위한 최적의 환경 ▲비상 구조 방안 등에 대해 위험성 평가를 반드시 실시토록 하고 있다. 산업안전공단 제공
  • 외국인근로자 현대판 노예?

    #사례1 베트남에서 건너와 인천 서구 A공업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웬 반륭(34)은 지난 3월 작업지시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현장소장에게 몽둥이로 구타를 당해 왼팔이 부러져 전치 8주의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현장소장은 형사상 책임은 물론, 치료비 지급마저 거부하고 있다.#사례2 역시 베트남 출신인 쩐 디마이티엡(24·여)은 경북 경산시 B섬유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지난해 7월 추락 사고를 당해 8개월 가까이 병원 신세를 졌다. 하지만 고용주는 산업재해 보상신청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병원비 1000여만원을 대납했다는 이유로 예금과 급여를 압류했다.#사례3 이란인 압둘 후세인은 불법 체류자 신분이어서 수개월 동안 임금을 체불한 사업주를 고발조차 못하고 있다.“임금 체불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강제 출국되지 않는다.”는 설명에도 신분을 밝히기를 꺼리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사례4 인천 서구 C기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베트남인 하 득빈은 사장에게 보증금 명목으로 700만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사장은 반환 요청을 묵살하고 있다. 국내에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어두운 그림자다. 이들은 일부 악덕 고용주에 의해 기본권마저도 짓밟히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국민고충처리위원회가 지난 4월과 5월 서울 가리봉동 ‘외국인 노동자의 집’, 인천 도화동 ‘외국인 노동자 센터’에서 실시한 현장 순회상담에서 드러났다. 웬은 고충위의 도움으로 산업재해 신청을 마쳤으며, 소송을 제기하는 문제도 검토하고 있다. 쩐을 비롯한 나머지 외국인 노동자들의 문제도 고충위에 접수돼 현재 처리 절차를 밟고 있다. 30일 고충위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두 차례 순회상담을 통해 모두 142건의 민원을 접수, 처리했다. 이 중 임금·퇴직금 체불이 전체의 42.2%인 6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고용주가 사업장 이탈방지를 이유로 여권을 압수한 뒤 돌려주지 않는 등 출입국 관련 문제 48건, 산업재해 및 민·형사상 문제가 14건 등이다. 고충위 관계자는 “언어 소통이 안 되고, 절차를 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여전히 많다.”면서 “오는 7월 대구,9월 경기,10월 충북 등에서도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순회상담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충위는 최근 외국인 근로자 전용 민원상담전화(1588-1517)도 개설, 운영에 들어갔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비전투 부대장 민간인도 뽑는다

    앞으로 비전투 군부대 및 군 기관장을 민간인 전문가가 맡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29일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군 책임운영기관법안’ 등을 의결했다. 이 법안은 능력과 경험을 갖춘 현역 및 민간 전문가를 정비창·보급창·인쇄창 등 비전투부대장으로 공개 채용한 후 인사·조직·재정상 자율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방업무의 전문성 및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취지다. 정부는 또 국방개혁의 일환으로 본인의 선택에 따라 의무복무기간 외 1년6개월까지 연장복무케 하는 유급지원병제를 담은 병역법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현역에 복무 중이거나 제1국민역에 편입된 사람이 대상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도 의결했다. 개정안은 양질의 요양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종합전문요양기관 당연지정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따라 서울대병원,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국민건강보험법상 전문종합요양기관이 산재보험요양기관으로 지정된다. 또 골프장 캐디, 학습지교사 등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특수형태 근로종사자들도 산재보험이 적용된다. 이 법안은 또 보험급여 산정의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 증감에 대해 일률적으로 매년 전체 근로자의 임금 평균액수 변동률을 따르도록 했다. 다만 60세 이상 근로자는 소비자물가 변동률에 따르도록 했다. 지금은 재직 근로자는 동종 근로자의 통상임금 변동률을, 퇴직했거나 연금수급자는 전체 근로자의 임금상승률을 적용하고 있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최고 및 최저 보상 기준도 각각 전체 근로자 임금 평균액의 180%에서 50% 수준이 되도록 명확히 했다. 정부는 이밖에 법 문장 중 한자를 한글로 바꾸고, 어려운 법령용어를 순화하는 ‘알기쉬운법령’ 사업의 일환으로 기초과학연구진흥법 개정안 등 모두 23건의 법령을 통과시켰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도전 성공 2인 인터뷰

    ■의사출신 변호사 박영만씨 박영만(38) 변호사는 몇 년 전까지만해도 촉망받는 전문의였다. 산업재해 환자가 많은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산업의학 전문의로 일하던 그는 진폐증 환자를 많이 접했다고 한다. 그가 변호사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2001년 찾아온 울산의 한 백혈병 환자 때문이었다. 페인트 공장에서 일하던 이 환자는 재료 속 벤젠 때문에 백혈병이 발병한 것이 명백해 보였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이 공장이 기준치인 10이하의 벤젠을 사용했다면서 산업재해로 인정해 주지 않았다. “직업병이라는 건 기준 이하라고 해서 다 안전한 건 아닙니다. 직업적인 유해요인 외에 다른 원인이 없다면 산업재해로 인정해야죠.” 박 변호사는 당시 산업안전관리공단의 도움을 받아 울산으로 직접 현장조사를 나갔다. 환자의 백혈병 발병요인은 작업현장에서 노출된 벤젠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환자는 법정에서 산업재해 판정을 받았고 보상금을 받을 수 있었다. 이후 벤젠 기준치도 1으로 내렸다. “매순간 생명이 달린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변호사는 충분히 심사숙고한 후에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끌렸습니다.” 처음 변호사가 되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의 만류도 많았다. 동료 의사들로부터 “너는 의사 편이냐, 환자 편이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 그럴 때마다 박 변호사는 “나는 산업재해를 담당하니까 당연히 의뢰인인 환자의 편”이라고 답한다. 그는 이제 변호사 사무실의 문을 갓 연 새내기다. 그의 꿈은 기업이나 국가를 상대로 하는 산업재해 전문변호사가 되는 것. 아직은 생각했던 것만큼 산업재해 관련 의뢰가 많지는 않다. 그러나 공장 주변 역학조사에 발벗고 나서는 등 적극 나서고 있다. “공장안에서는 산업재해지만 밖에서는 환경소송이지요. 미국이나 일본처럼 앞으로는 이 분야가 많은 주목을 받게 될 겁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CPA출신 예비법조인 김용수씨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김용수(31)씨는 CPA 자격증 소유자다. 비교적 이른 나이에 CPA에 합격한 그는 졸업 후 국내 굴지의 회계법인에서 2년간 실무경험을 쌓았다. 그가 담당했던 업무는 은행의 부실채권과 관련된 일이다. “회계도 중요하지만 법률지식이 없다 보니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법은 나와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실생활에서 접하고 나서 그 필요성을 느낀거죠.” 그는 회계장교로 군대에 가자마자 틈틈이 법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군대에서도 그가 법공부를 하는 데 매우 협조적이었다. 하지만 장시간 집중적으로 공부를 할 수가 없어 공부량에 비해 공부 시간은 길었다고 한다. 그가 사법시험에 최종 합격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총 4년. 현재 사법연수원에서 연수 중인 그는 금융조사국 검사와 기업 전문 변호사 중에서 그의 장래를 고민하고 있다. 주변에서는 CPA 자격증이 있으니 어디를 가더라도 잘 될 것이라고 하지만 그의 고민은 더 진지하다. “물론 기업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이 있기 때문에 법을 더 잘 이해하는 부분은 있습니다. 하지만 사시 1000명 시대에 경쟁은 누구나 마찬가지잖아요.” 그는 요즘 자신과 같이 CPA 등 전문직으로 직장생활을 하다가 사법고시에 도전하려는 후배들을 종종 본다. 사시와 마찬가지로 CPA도 1000명씩 뽑으면서 예전보다 장점이 줄어 들었기 때문. 그러나 그는 후배들에게 “늦게 시작하는 만큼 치열하게 고민한 후 결정하라.”고 조언한다. “사회생활을 하다가 들어와 보니 생활도 불규칙하기 십상이고 술자리나 유흥업소 등의 유혹에도 약합니다. 그런 분들은 도중에 포기하고 나가는 분이 많아요. 암기력이나 체력도 떨어지죠. 왜 공부를 하는지에 대한 철저한 고민을 한 후에 시작하기 바랍니다.” 그는 검사 임용이나 로펌에서도 나이가 너무 많으면 잘 뽑아 주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고려하라고 당부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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