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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친아’ 고주원 “캐릭터 고정관념 깨겠다”

    ‘엄친아’ 고주원 “캐릭터 고정관념 깨겠다”

    모든 것이 완벽한 일명 ‘엄마친구 아들-엄친아’로 잘 알려진 배우 고주원이 최근 깊은 고뇌에 빠졌다. 모든 걸 다 잃어 버린 것만 같은 축 처진 어깨와 실의로 가득 찬 눈동자까지. MBC 주말드라마 ‘내 여자’(극본 이희원 최성실ㆍ연출 이관희)에서 사랑하던 여자에게 배신당하고 산업스파이라는 누명까지 쓴 채 감옥에 간 ‘현민’의 역을 맡아 열연중인 그를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만나봤다. # 고주원 속에 숨어든 ‘현민’ MBC 여의도 방송국 대기실 한 켠에서 실의에 빠진 ‘현민’을 만나 볼 수 있었다. 대본에 한참 집중하고 있던 고주원이 얼굴을 드는 순간 극 중 ‘현민’의 모습이 오버랩됐다. “현재 ‘현민’은 사랑하던 여자에게 배신당하고 산업스파이 누명까지 뒤집어 쓴 상태에요. 더욱이 어머니(박정수 분)까지 충격을 많아 쓰러져서 실의에 빠져있죠. 누명으로 감옥에까지 다녀왔지만, 모든 걸 잃었다는 허무함에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2003년 SBS 드라마 ‘때려’로 본격적인 연예계에 데뷔한 고주원은 이후 몇 작품에 출연하면서 자신의 필모그라피를 꾸준하게 쌓아오고 있다. 더욱이 이번 드라마에서는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 ‘현민’으로 등장, 성공한 남성의 모습을 긴장감 있게 그리면서 주목 받고 있다. 현재 드라마 ‘내 여자’는 전작과 달리 경쟁작인 SBS ‘조강지처 클럽’에 밀려 시청률의 고배를 마시고 있다. 그러나 배우 고주원에게 다른 작품 보다 이번 작품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있다. “‘소문난 칠공주’와 ‘별난여자 별난남자’, ‘왕과 나’ 등을 통해 시청자 분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제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점이 많았어요. 그러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드라마 전체를 이끌어가는 중요 인물을 맡게 되면서 배우로서 배울 점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 하게 됐죠. 배우인 제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주말드라마 ‘내 여자’는 단순한 멜로 드라마가 아니다. 야망 드라마이며 성공 드라마다. 선박 설계사로 거듭나기 위한 남자 ‘현민’의 일상이 점차 흥미진진하게 그려지면서 극의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방송된 8부까지는 극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전 설명에 불과했다면, 앞으로는 ‘현민’의 본격적인 성공기가 그려지면서 극의 재미를 더할 예정이니, 좀 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어요.” # 색다른 연기변신으로 기존 고정관념 깰 것 극 중에서 유독 고주원은 우유부단한 캐릭터만 연기해왔다. 특히 배우 고주원을 알렸던 KBS 2TV ‘소문난 칠공주’와 SBS ‘왕과나’에서 우유부단함의 절정을 이뤘다. “아직 ‘왕과 나’의 ‘성종’ 캐릭터가 제게 너무 강하게 남은 것 같아요. ’성종’을 연기한 이후로 더욱 많은 분들이 제가 실제에도 우유부단 할 거라고 생각하시거든요. 저 같아도 그렇게 생각하실 것 같아요.(웃음)” ‘소문난 칠공주’에서는 ‘미칠이’ 최정원에게 끌려 다니더니 ‘왕과 나’에서는 신하에게 이끌려 자신의 뜻은 펼쳐보지도 못했으니 많은 이들이 그렇게 생각할 만도 하다. “그런데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아요. 무슨 일이든 제가 하고자 하는 대로 하는 편이죠. 제 성격이 그렇지 않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다음 작품에서는 연기 변신을 시도해야 겠어요.(웃음)” 더욱이 고주원은 타 연예인들 처럼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고 드라마 속 캐릭터로만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드리다 보니 더욱 그를 모범생 적이고 반듯한 이미지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제 일상생활이 방송에서 비쳐진 적이 없기 때문에 그런 오해도 하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연기를 하는 데 있어 그런 고정관념이 꼭 나쁘다고만은 생각 안해요. 그러나 때론 그 고정관념 때문에 오히려 부담감이 들기도 하죠. 앞으로 더욱 다양한 캐릭터로 많은 분들에게 다가가도록 할테니 계속 지켜봐주세요.” 서울신문 NTN 서미연 기자 miyoun@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이달의 판결] 광통신 전문가 이형종 교수와 제자들 ‘기술 유출’ 무죄

    [이달의 판결] 광통신 전문가 이형종 교수와 제자들 ‘기술 유출’ 무죄

    전직하는 연구원과 ‘산업스파이’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단속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법조계와 지적재산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기술유출을 방지하겠다는 이유로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세밀히 조사하지 않은 채 혐의사실을 발표하고 법정에 세워 전문기술인들의 명예와 직업선택의 자유를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이어 잇따라 무죄 선고 18대 총선 하루 전인 지난 8일 광주지법 법정에선 6명의 피고인과 가족들의 기쁨에 찬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해외로 국내 기술을 유출하려 했다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3년 동안 벌여온 법정 투쟁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광주지법 형사항소3부(이재강 부장판사)는 창업한 벤처기업의 핵심기술을 빼내 경쟁업체에 넘겨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형종 전남대 물리학과 교수와 제자 최모(32)씨 등 6명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유죄를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교수와 제자들이 개인 노트북 등에 가지고 있던 자료들은 이미 공개된 내용이며 영업비밀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전원 무죄를 선고했다. 이 교수는 사건에 휘말리기 전 광통신에 이용되는 부품의 전문가로 국내에서 첫손가락에 꼽혔다. 그러나 2005년 1000억원대의 해외 기술유출을 제자들에게 지시한 혐의가 수사기관에 의해 발표되면서 3년간의 소송에 휘말리게 됐다. 국립대 교수지위도 정지됐고, 신기술 개발을 위해 호주 대학에 가 있는 사이 지명수배돼 귀국과 동시에 구속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 사건을 맡은 법무법인 화우의 최성식 변호사는 “유출되었다는 기술은 90년대 초 공과대학을 다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내용이었다.”면서 “수사기관이 조금만 더 살펴보았더라면 피고인들이 이처럼 오랜 기간 고통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자 실무센터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고영회 변리사는 “수사기관의 무리한 수사가 국부를 낳는 인재를 잡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지난 1월 서울중앙지법 형사단독 최정열 판사도 증권분석 프로그램의 소스코드를 복제해 유사한 프로그램을 개발한 뒤, 일본회사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부정한 이익을 취했다는 이유로 기소된 프로그래머 최모(44)씨 등 3명에 대해 “기술유출을 했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변호사와 지적재산 전문가들은 최근 나온 기술유출사건의 무죄선고를 계기로 기술유출 수사의 전문성 제고 등을 주문하고 있다. 한 변호사는 “기업이 기술에 대한 잘못된 소유욕 때문에 기술유출과 관련한 법을 악용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면서 “특허처럼 중요하고 한정된 기술을 보호하려는 법이 인재를 잡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다른 변호사도 “기술유출 사건은 어찌보면 국가 경쟁력 제고에 필요한 엔지니어 한 사람의 인생이 걸려 있는 중요한 사건”이라면서 “수사기관이 애국심에 호소하는 국부유출을 근거로 전문성에 근거한 수사를 하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피해자만 만들어낼 뿐”이라고 비난했다. 광주과학기술원 이용탁 교수는 “국가를 위해 열심히 일하던 인재가 한순간에 매국노로 몰리는 이런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기술을 소유하려는 노력보다 기술자를 보호하려는 노력을 먼저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 어렵고 피해내용 파악도 힘들어 기술유출 사건은 전문적인 내용이 많아 일반 형사사건보다 수사하기가 쉽지 않다. 피해손실 규모도 추정치가 대부분이며, 실제 피해가 확인되는 경우는 드물다. 또 수사는 대부분 국정원과 검찰의 공조 아래 제보 등을 바탕으로 은밀히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같은 성격상 검찰에서 수사결과를 내놓을 땐 이미 사건이 종결된 것처럼 발표된다. 수백억원에서 수조원까지 엄청난 금액의 국부가 유출되는 것처럼 알려지는 게 대다수다. 최근 일어난 유조선 기술유출 사건의 경우 수조원의 손실이 예상되는 사건으로 알려졌다. 징역형이나 벌금형을 선고받는 경우도 있다. 일선의 한 검사는 “기술유출사건은 입증이 쉽지 않아 고소·고발인 등 제보자의 말이 수사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기술적인 부분은 워낙 전문적인 내용이 많아 수사에 어려움이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검사는 “일방적인 얘기보다는 기술에 대한 신중한 수사로 엉뚱한 피해자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원의 한 판사도 “기술유출 사건은 실제 피해액이 특정되는 경우가 없어 어느 정도 피해가 있었는지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서 “기술적인 부분도 피고인의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와 영업비밀이라는 두 가지 권리가 상충해 판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기술유출범’ 딱지 3년만에 뗀 이형종 교수 “구속돼 고생한 제자들에 미안할 따름” “앞길이 구만리 같은 제자들이 못난 선생을 만나 억울한 누명으로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미안할 뿐입니다.” 3년간의 법정공방 끝에 무죄판결을 받은 전남대 물리학과 이형종 교수의 담담한 소감이다. 이 교수와 함께 기소된 제자들은 대학원 재학 중 발생한 사건으로 아직까지 학위 논문도 끝내지 못하고 있다. 광통신 단지가 있는 광주광역시 외곽 인근 장성에서 만난 이 교수 얼굴에는 그간의 마음고생을 말해주듯 주름이 깊게 패어 있었다. 그가 기술유출사범이라는 오명을 쓴 것은 2005년. 안식년을 이용해 호주로 건너가 현지 대학에서 연구를 수행하던 중 수사기관에서 국내 기술을 해외로 빼돌리려 했다며 자신을 지명수배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뿐만 아니라 전남대는 이를 이유로 자신에 대해 정직을 결정했다. “당시 호주대학에서 한 연구는 내가 개발한 기술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고 운을 뗀 이 교수는 “귀국했더니 5명의 제자들이 구속되거나 검찰에서 조사를 끝낸 상태로 이미 모든 사람들이 귀를 닫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는 1심 재판 당시 아무 것도 준비할 수 없었고 수사기관과 재판부의 입장이 단호한 것 같아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기술유출이 아니라는 것을 밝히기로 했다. 기소된지 수개월만에 그와 제자들은 모두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항소심은 달랐다. 이 교수와 변호인은 기술유출 혐의로 기소된 것이 엉터리라는 점을 증명했다. 무려 2년이 넘는 장기간의 항소심 재판이었다. 통상적인 형사사건의 항소심 재판이 길어야 6개월 내에 끝나는 것을 감안하면 4배 이상 긴 시간이었다. 재판부는 검찰에서 제출한 자료를 모두 검토한 뒤 영업비밀과는 상관없는 자료로 판단, 무죄를 선고했다. 현재 검찰은 사건을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이 교수는 “마음같아선 이런 일로 나를 몰아넣은 사람들을 상대로 당장 책임을 묻고 싶지만 광통신 분야에서 아직도 해야 할 연구가 많다.”면서 “새로운 개발을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4명의 자녀 중 2명이 이공계 대학에서 엔지니어로서의 길을 준비하고 있는 이 교수는 “이같은 일이 우리 아들, 딸 세대에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제자로 함께 기소됐다 무죄선고를 받은 최준석(당시 전남대 물리학과 대학원 재학)씨도 “열심히 연구하고 일했지만 지금 마음같아선 이공계의 미래가 불투명해 보일 뿐”이라며 아직도 사건의 충격이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은 듯했다. 자녀가 2명 있다는 최씨는 “아이들이 자라 이공계 진학을 하겠다고 하면 절대 보내지 않겠다.”면서 “기술보다는 사람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 아니냐.”고 말했다. 이 교수는 광통신분야에서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미국의 벨연구소에서 수년간 근무하며 미국 영주권을 주겠다는 제의도 마다하고 국내기술개발을 위해 귀국했다. 전남대에서 광통신분야 소자를 개발하면서 기소 전까지 국내 광통신분야를 이끌어왔다. 무죄선고 후 전남대에 복직, 또 다른 광통신 소자 개발연구를 시작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윤은기 총장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윤은기 총장

    힐러리 클린턴의 자서전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마침내 그가 (혼외정사를)시인한 순간 피가 속구치면서 그의 목뼈를 부러뜨려 죽이고 싶었다. 그런데 옆방에 가서 잠시 생각해 보니 비록 흠집은 났지만 내 생애에서 그보다 더 매력적인 남자를 만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깨닫고 일단 덮어두기로 했다.’ 매력(魅力), 말 그대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끄는 힘이다. 이제는 그야말로 ‘매력시대’다. 개인이나 가정, 조직이나 사회, 어떤 국가라도 ‘매력지수’에 따라 선호도의 정도가 달라진다. 그렇다면 당신의 총매력지수는 얼마? ●매력 넘치는 ‘명품 CEO´에만 문호개방 흥미롭게 분석한 예가 있다. 비너스 윌리엄스와 샤라포바는 둘 다 테니스 실력이 세계 최정상급으로 비슷하다. 하지만 개인 총매력지수는 샤라포바가 좀 더 높게 나온다. 옷 입는 것, 귀걸이 등 외모에도 많이 신경쓰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서브할 때마다 괴성을 지르는 사운드 장착에 있다. 인간의 심리는 아무리 아름다운 ‘콘티’라도 싱싱한 ‘사운드’에 끌리기 때문이다. 이른바 ‘명품 CEO’들에게만 입학자격(?)이 주어진다는 매력넘치는 곳이 있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의 최고경영자과정을 말한다. 그럴 것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김신배 SK텔레콤 사장, 한준호 한국전력공사 사장, 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 등이 이곳 출신이다. 또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이강숙 한국예술종합학교 석좌교수, 권영빈 중앙일보 논설고문, 유재건 국회의원, 이치범 환경부장관 등 정·관계 및 언론·예술계의 많은 인사들이 최근 이 대학원의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 이런 소문이 퍼지면서 각계 인사들의 지원희망이 쇄도하고 있다. 이유가 뭘까. 이 대학원이 생긴 지 불과 4년밖에 안됐다는 점에서 더욱 귀가 솔깃해진다. 우선 ‘빵빵한’ 교수진이다. 미국 조지워싱턴대와 뉴욕주립대, 핀란드 헬싱키경제대학, 네덜란드 트웬테대학 등과의 탄탄한 교육프로그램 제휴를 바탕으로 현지 교수들이 방한해 직접 질 높은 강의를 한다. 두번째는 한국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세계화 마인드로 무장한 인재양성을 목표로 국내 최초로 설립된 전문 비즈니스 스쿨이라는 점이다. 여기에 이 대학원의 CEO인 윤은기(56) 총장의 특별한 매력도 한몫한다. 윤 총장은 방송활동 10년, 경영컨설턴트 경력 20년 등으로 이미 명성이 자자하다. 최근에는 골프칼럼니스트, 저술가, 교수, 강연가 등의 명함이 더 생겨 이른바 ‘멀티잡스’로 통한다. 각계 인사들과의 친분 또한 두터워 ‘인맥관리의 달인’이라는 꼬리표도 붙었다. 원래 달변이기도 하지만 여러 분야에 걸친 해박한 지식과 미래사회에 대한 명쾌한 전망 등을 담은 그의 강의내용은 항상 인기를 끈다. ●매력은 권력·금력보다 더 영향력 높아 최근 서울시내 모처에서 가진 재계인사 200여명을 대상으로 한 강연회에서도 ‘21세기 매력’의 중요성을 설파해 주목을 끌었다.“매력은 권력, 금력보다 더 막강한 영향력이 있다. 우리말로 매력을 ‘멋’이라고 하지만 영어로는 ‘attractive, lovely, sexy, cool´ 등으로 사용된다.”고 풀이했다. 또한 이런 용어가 빈번하게 사용될수록 선진화된 커뮤니티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국사회가 매력지향적으로 갈 수밖에 없는 세 가지 이유, 즉 경제·교육·민주화 수준이 높아진 점을 예로 들었다. 따라서 앞으로는 ‘1인당 국민소득이 얼마냐.’가 아닌 ‘매력지수가 얼마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개인과 집안, 조직과 회사,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매력지수를 쑥쑥 높여야 한다고 역설했던 것.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에 위치한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사무실에서 윤 총장을 만났다. 지난 3월 총장직에 부임했다는 그는 “경영학을 중심으로 한 MBA, 즉 석·박사와 최고경영자과정을 둔 대학원대학교”라고 소개한 뒤, 차별화된 ‘4T 교육이념’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4T는 eThics-Teamwork-Technology-sTorytelling, 즉 윤리-팀워크-테크놀로지-감동창조 등을 말한다. “과거에는 돈을 버는 목적이 단순히 물질적 풍요였다면, 이제는 사회에 기여하는 정신적 만족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습니다. 영적 파워(spiriture power), 즉 21세기 CEO는 다른 어떤 것보다 윤리 및 사회적 책임경영의 정신적 우위가 강조되고 있지요.” 예를 들어 빌 게이츠가 창의력 하나로 과거에 많은 돈을 벌었지만 요즘 들어 사회공헌의 윤리를 실천하고 있기에 새삼 존경받는 것이며, 스필버그 감독 또한 영화 ‘ET’로 떼돈을 벌고 ‘쉰들러리스트’라는 영화로 인류사회에 공헌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우리나라 사업가들도 마찬가지란다. 과거 이익 극대화를 추구했다면 이제는 사회공헌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국민의 존경과 사랑을 기반으로 100년,1000년 장수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따라서 CEO는 Chief Executive Officer가 아닌 Chief Ethics Officer로 불러야 한다는 것. 이는 곧 최고경영자가 가진 지속경영의 능력이자 기업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조건이라고 부연했다. 바로 이러한 윤리와 철학이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의 건학이념이자 교육프로그램의 주요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존경받는 것보다 존경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훨씬 행복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가슴 뛰는 일이 아닙니까. 한국 부자들의 비극은 돈을 과시하려는 데 있습니다. 또한 존경할 대상은 없으면서 본인들은 존경받기를 원하지요.” ●“은퇴후에는 전업작가로 살아갈 터” 그러면서 골프의 매력을 늘어놓는다. 여러 가지 룰을 정확히 알고 매너를 지켜야 하는 ‘품격있는 운동’이라면서 “인맥관리에도 좋고 스트레스를 새로운 에너지로 전환시킬 수 있는 운동이 바로 골프”라고 했다.18홀 골프라운딩은 곧 윤리·환경·열정·지속가능·벤치마킹·메니즈멘트 경영이 담겨 있기 때문에 ‘골프마인드’가 곧 ‘경영마인드’라고 비유했다. 주말마다 골프를 즐긴다는 그는 핸디캡8 수준의 실력이며 “그러다보니 ‘골연’(골프로 맺은 인연)도 많다.”고 했다. 그는 강연때마다 ‘시테크’‘인테크’‘운테크’의 3박자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주장을 자주 편다. 그의 저서 중 ‘시테크’와 ‘귀인’이 가장 많이 팔린 것만 해도 이를 잘 입증한다. 결국 사람과의 만남에서 인생이 달라지듯 “내 주위 사람들을 귀인으로 만들어야 서로 윈윈하게 된다.”고 했다. 충남 당진의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가 오늘날의 자신을 만든 것도 바로 열린 마음의 ‘귀인철학’에 있다. 공군 학사장교 시절, 김동호 장군의 부관으로 있을 때에도 많은 귀인들을 만났다고 귀띔했다. “저는 일복이 터졌습니다. 방송진행, 저술활동, 강의 등 정말 많은 체험을 했습니다. 이젠 한 곳으로 집중할 것입니다. 바로 미래의 자산인 매력있는 인재양성에 마지막 열정을 쏟아붓는 것이지요. 두바이에 사람과 돈이 몰리는 이유를 아십니까. 바로 ‘매력장착’입니다. 권력과 금력은 이제 완전히 갔고 매력이 사회를 이끄는 시대이지요. 우리나라에 있는 다국적기업 CEO들은 대부분 매력지수가 높습니다.” 신문의 매력은 어디에 있느냐고 하자 “외형적 편집기술도 중요하지만 정신적 만족감을 주는 기사들로 채워질 때”라고 하면서 문제해결을 위한 기획물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공직에는 어차피 정년이 있기 마련이라는 그는 “퇴임후에는 전업작가로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기업소설, 골프소설, 추리물 등이다. 자신이 만든 조어 ‘심칠뇌삼(心七腦三)’을 예로 들면서 “마음과 열정이 7이라면 뇌는 3에 불과하기에 나이 들어도 얼마든지 매력있는 삶을 살 수 있는 것 아니냐.”며 활짝 웃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그가 걸어온 길 ▲1951년 당진 출생. ▲70년 충남고 졸업. ▲75년 고려대 심리학과 졸업. ▲83년 정보전략연구소 소장. ▲88년 연세대 경영대학원 졸업. ▲93년 KBS라디오 ‘윤은기의 달리는 샐러리맨’ MC. ▲96∼98년 EBS ‘직업의 세계’MC. ▲97년 산업교육대상 명강사 부문. ▲97∼99년 IBS컨설팅그룹 사장. ▲99년 인하대 경영학 박사. 인하대 겸임교수. ▲2003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부총장,KBS 라디오 생방송 ‘오늘’ MC,MBN TV 쉽게 풀어보는 우리경제 MC ▲05년 SBS골프채널 명클럽 명코스 MC, 골프 칼럼니스트 활동. ▲07년 3월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대학교 총장 # 주요 저서 시테크, 귀인, 산업스파이 공격과 방어, 예술가처럼 벌어서 천사처럼 써라, 골프마인드 경영마인드,IMF시대 골드칼라 성공전략 등.
  • 기업들 핵심기술 보안 ‘비상’

    첨단기술의 해외 유출 시도가 잇따르면서 기업마다 내부 보안에 비상이 걸렸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핵심기술 보호를 위해 보안시스템과 보안교육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업스파이들이 높은 부가가치를 지닌 첨단기술에 눈독 들이고 있다는 점이 기업들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사전에 기술 유출을 막는 데 실패했을 경우 지난 5월 기아차 사건은 22조원, 지난달 조선업체 사건은 35조원의 피해를 우리나라에 주었을 것으로 수사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전자태그 식별에 X레이 투시까지 현대중공업은 지난 6월26일 민계식 부회장 주재로 보안운영위원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민 부회장은 “현재 시행 중인 보안시스템의 허점들을 보완하라.”고 전에 없이 강도 높게 주문했다. 그 결과 일반 방문객들의 카메라 휴대가 금지됐고 카메라폰 촬영을 못하도록 렌즈 앞에 차단 스티커를 붙이도록 의무화됐다. 방문객들이 공장 견학 도중에 차에서 내리는 것도 금지됐다. 불법 촬영을 발견해 보안관리팀에 신고하는 직원에게는 포상금도 준다. 삼성그룹 사옥에 드나들 때에는 모든 짐과 가방을 1층 로비에서 X레이 검색대에 통과시켜야 한다.USB·CD 등 저장매체는 ‘외부유출 허가’ 스티커가 있어야 밖으로 갖고 나갈 수 있다. 사내 컴퓨터에 저장된 문서파일이나 설계도면 등을 함부로 빼내지 못하도록 용량이 기준치를 넘으면 부서장 승인을 받기 전에는 파일을 내려받을 수 없다. 삼성전자는 ‘임직원 자율보안’이라는 보안체계를 운용 중이다. 진돗개를 형상화한 ‘세티’라는 보안 캐릭터를 만들고 보안전문 사이트도 개설했다. 세티와 에티켓의 합성어인 ‘세티켓’이라는 용어를 통해 ‘7대 세티켓 운동’,‘세티켓 10부제’ 등 자율적인 보안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LG전자는 사옥에 전자태그, 첨단 보안검색 장비 EAS,X레이 투시기 등을 운영하고 있다. 단 1장의 팩스도 부서장 결재 없이는 외부에 보낼 수 없다. ●상사도 업무 연관 없으면 정보열람 불가 SK텔레콤은 ID카드, 생체인식,X레이 투시기는 물론이고 주기적으로 도청검색까지 한다. 업무 중 만들어진 파일은 자동으로 암호화돼 승인받지 않은 사람은 볼 수 없다. KT는 중요도에 따라 1∼4급으로 구분된 기업정보 분류기준을 갖고 있다. 가장 중요한 1급은 정보를 만든 사람과 극소수 관련자만 공유한다. 상사라도 업무 연관성이 없으면 접근할 수 없다. 특정 기술을 보유한 사람이 퇴사하면 5년간 동종업체에 취직해 해당 기술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각서도 받는다. 자동차업계는 신차 개발에 보안역량을 집중한다. 시험차의 디자인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내·외장에 위장막을 치고 협력업체와 공동작업을 할 때에는 극히 제한된 인원만 비밀공간에서 시험을 한다. 매월 15일을 보안의 날로 정해 문서관리 상태, 외부인 출입관리 등 27개 항목을 점검하고 이를 인사고과에도 반영한다. SK에너지는 모든 사원에게 업무 중 알게 된 정보를 유출하지 않는다는 비밀준수 협약서를 쓰게 하고 사고가 일어나면 사안에 따라 강력한 징계를 내린다. 김태균 김효섭 강주리기자 windsea@seoul.co.kr
  • FBI ‘中 간첩 정보 찾습니다’ 광고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 간첩에 대한 정보를 찾습니다.’ 미 연방수사국(FBI)의 광고에 중국 화교 사회가 발끈하고 나섰다.FBI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중국어로 발행되는 몇몇 화교 일간지에 게재한 이 광고는 외교 문제로 비화될 개연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 5일자에 따르면 FBI는 “과거 화교들은 파괴분자들이 미국에 위해를 끼치는 것을 방지하도록 FBI를 도와 줬다. 만약 국가 이익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 정보를 알고 있다면 당신과 성실하게 대화를 나눌 용의가 있다.”는 광고를 냈다. 이어 “중국 국가안전부 상황을 알고 있는 사람은 모두 FBI에 연락하기 바란다.”며 중국의 특정기관을 거론했다. 미국 FBI 샌프란시스코 지부가 지난달 30일부터 성도일보(星島日報)와 세계일보(世界日報), 명보(明報) 등 현지 화교 대상 일간지에 실은 것이다. 이 광고는 현지 화교 사회의 강한 반발을 야기했고, 심지어 광고를 실었던 성도일보조차 FBI의 처사를 비판하는 기사를 냈다. 환구시보는 1면을 포함,2개 면을 할애해 비중있게 보도했다.선딩리(瀋丁立) 푸단(復旦)대 미국연구센터 주임은 “FBI가 이런 광고를 게재한 것은 평범한 미국인을 동원해 (중국을 적으로 가상한) 방첩활동을 벌이겠다는 것”이라며 “중국도 미국이 중국에서 벌인 산업스파이 활동을 공개하고 중국인이 미국인을 경계하도록 해야 한다.”고 흥분했다. 그러자 FBI는 현지 매체를 통해 수차례 “외국 정부의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FBI가 아니라 중앙정보국(CIA)의 임무”라고 발뺌했지만 사태를 수습하지는 못하고 있다.jj@seoul.co.kr
  • “한때 산업스파이로 몰린 적도 있죠”

    “대한민국이 인정한 아들이라고 어머님이 무척 기뻐하실 것 같습니다.” 김동섭(사진 왼쪽·50) 미국 셸(Shell)사의 수석 연구원은 들뜬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22일 서울 반포동 센트럴시티에서 열린 제14회 가스안전 촉진대회에서다.그는 이 대회에서 외국 국적자로는 드물게 산업포장을 받았다.1990년대 초반부터 18년간 석유화학·정유 등 국가 기반산업에 선진 안전관리 기법을 소개해온 공을 인정받아서다. 우리나라 기술진의 미국 공인 검사원 자격 취득도 남모르게 물심양면 도왔다. 이헌만 가스안전공사 사장은 “김 박사가 미국에 있으면서도 외국 정유사나 석유화학 플랜트 사고 사례를 상세히 분석, 국내에 알려줌으로써 우리나라의 안전 관련 지침 및 규정 마련에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경북 포항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나와 1989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오하이오대 공학박사를 거쳐 현재 셸 웨스트할로 기술연구소에서 근무 중이다. 중간에 미국 국적을 얻었다. 김 연구원은 “한때 산업스파이로 몰린 적도 있다.”며 웃었다. 이어 그는 “포항에서 혼자 살고 계신 어머님이 대한민국에서 인정한 아들이라고 자랑하실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예스코의 구자명 부회장이 동탑산업훈장을, 서울도시가스 안병일 사장이 철탑산업훈장을 받는 등 56명이 훈·포장과 표창을 받았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염주영 칼럼] 핵심 엔지니어 국가가 관리해야

    [염주영 칼럼] 핵심 엔지니어 국가가 관리해야

    세계의 산업스파이들이 한국기술을 노리고 있다. 국정원에 따르면 우리 기술을 해외로 빼내가려다 적발된 것만 지난 4년여동안 101건이나 된다. 최근에도 초대형 기술유출 범죄가 두건이나 있었다. 적발되지 않은 것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산업스파이들은 첨단기술을 보유한 국내기관에 근무하는 연구원들을 1차적 타깃으로 삼고 있다. 국내 연구원들은 이들이 제시하는 검은 돈의 유혹에 거의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적발된 와이브로 기술의 경우 시속 100㎞로 달리는 자동차에서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시장가치 15조원짜리 기술이 1800억원에 넘어갈 뻔했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기술안보에 대한 의식을 고취하고 시스템을 보완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다. 현대는 총성 없는 기술전쟁의 시대다. 누가 더 앞선 기술을 가졌느냐가 기업은 물론 국가의 사활을 좌우하기도 한다. 이런 기술을 국가핵심기술이라고 한다. 이 말에는 그 기술을 누가 개발했든 간에 국가재산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개발자라 하더라도 그 기술을 국가소유로 인식해야 하며, 국가는 안보적 차원에서 이를 관리할 책임이 있다. 개발자가 그 기술을 해외로 유출시키는 것은 나라를 파는 것이 되고, 국가가 그것을 막지 못하면 국토를 지키지 못한 것과 같다. 와이브로나 자동차 관련 기술은 그런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한다. 그런데 국가핵심기술을 지키는 일이 말처럼 쉽지가 않다. 설계도면이나 실험 데이터 등을 이메일이나 디스켓에 담아 빼내가는 ‘보이는 기술유출’은 수사기관을 동원해 손써 볼 기회라도 있다. 하지만 연구원들의 머리에 담아가는 ‘보이지 않는 기술유출’은 더욱 심각하다. 국가핵심기술 개발에 참여한 엔지니어가 어느 날 외국기업으로 이직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의 두뇌에 축적된 기술개발 노하우도 고스란히 함께 유출된다. 결국 기술을 지키려면 엔지니어의 외국기업 이직을 막아야 한다. 지난달부터 산업기술유출방지법이 시행돼 기술유출범죄의 최고 형량이 7년으로 높아졌다. 그러나 사후적 형사처벌 강화만으로는 부족하다. 사전적 유인을 막아야 한다. 산업 스파이들이 내미는 검은 돈의 유혹이 통하지 않도록 보다 근원적이고 제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필자는 국가핵심기술 등록제의 도입을 제안하고자 한다. 국가핵심기술 대상을 지정하고, 관련 기술 및 인력의 등록을 의무화해 국가가 체계적으로 관리하자는 것이다. 국가핵심기술의 개발에 참여한 인력에 대해서는 해당 기술의 수명이 끝날 때까지 외국기업 이직을 금지해야 한다. 그 대신 이들이 실직하는 경우 생계와 재취업 지원 등 이직금지에 대한 보상을 해주면 된다. 국가핵심기술 관련 엔지니어 1000명만 이렇게 특별관리한다면 한국의 기술안보는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지 않을까. 정부가 한해 사용하는 연구·개발 예산의 극히 일부만 할애한다면 할 수 있는 일이다. 기술은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는 속성이 있다. 그것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 중요한 것은 지식인들의 도덕성이다.22조원짜리 국가핵심기술을 2억 3000만원에 넘기는 행태는 지식인의 양심을 파는 것이고, 나라를 파는 것이다. 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21세기의 지식사회에서는 지식도둑이 가장 큰 도둑이다. 국가나 기업이나 개인 모두 새겨봐야 할 얘기다. 논설실장 yeomjs@seoul.co.kr
  • [사설] 차 핵심 기술 中에 넘긴 매국노들

    현대·기아자동차의 전·현직 직원들이 핵심 생산기술을 중국에 넘긴 충격적인 사건이 터졌다. 검찰에 따르면 구속·불구속 기소된 직원 9명이 중국에 팔아 넘긴 기술 및 경영비밀은 차체조립과 신차계획 등 57건에 이른다고 한다.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가장 큰 문제지만, 회사의 기밀이 줄줄 새는 데도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서야 눈치챈 회사측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이러고도 글로벌 경쟁력을 운운한다는 게 부끄럽지도 않은가. 핵심기술 유출이 일부에 그쳤기에 망정이지, 모두 중국으로 흘러갔다면 2010년까지 예상 손실액은 중국시장 기준으로 4조 70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더구나 이 일로 인해 현재 3년인 한·중 자동차 기술 격차가 3년 후에는 1.5년으로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한다니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직원들은 기술유출 대가로 겨우 2억여원을 챙겼다고 한다. 수조원대에 이르는 국가와 회사의 손해는 안중에 없고, 몇푼 안 되는 돈에 현혹돼서 사리사욕과 맞바꾼다면 나라를 팔아먹는 매국노와 무엇이 다른가. 국가관과 직업윤리의 결여가 통탄스럽다. 최근 5년간 기술유출 직전에 차단한 산업 피해만도 114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어머어마한 국부(國富)가 매국행위로 새어나갈 뻔한 것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산업스파이 행위가 최고의 연구개발’이란 말이 나돌 정도로 선진기술 빼내기에 혈안이라고 한다. 산업별 기술수준이 중국보다 1∼5년 앞선 한국은 주요 타깃일 수밖에 없다. 최근엔 첨단 정보기술(IT)뿐만 아니라, 자동차·조선 등 국가기간산업 쪽으로 눈독을 들이고 있다니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첨단 산업시대의 기술은 곧 경쟁력이며, 기업·국가의 생존과 직결된다. 개인과 기업과 국가 모두 경각심을 갖고 국익을 지켜내야 할 것이다.
  • 중국산 ‘짝퉁자동차’ “해도 너무했네”

    중국산 ‘짝퉁자동차’ “해도 너무했네”

    기아 자동차의 핵심기술을 중국에 넘긴 산업스파이 일당이 10일 적발되면서 중국 ‘짝퉁 자동차’ 사진들이 네티즌들에게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과거 단순한 재밋거리로 치부하던 네티즌들도 중국산 ‘짝퉁’들이 결과적으로 기술유출에 의한 것임이 명백해지자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었던 중국산 ‘짝퉁자동차’를 정리해 보았다. GM대우 ‘마티즈’ vs 체리 ‘QQ’ 네티즌들이 “가장 심하게 베꼈다.”고 입을 모으는 차는 체리사의 경차 QQ(사진 아래). 전체적인 형태는 물론 전조등과 후드 등 구체적인 디자인까지 GM대우의 마티즈를 쏙 빼닮았다. QQ가 출시되던 2004년 당시 GM대우 측에서 소송을 제기했을 정도다. 이후 2년만에 타결된 이 분쟁은 중국의 ‘짝퉁 자동차’의 존재가 한국에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현대 싼타페 vs 황하이 ‘치셩’ 지난해 11월 베이징모터쇼에서 황하이자동차가 내놓은 SUV ‘치셩’(사진 오른쪽)은 정면에서 보면 신형 싼타페와 구별되지 않는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물론 전조등 안개등 등이 거의 똑같다. 기아 ‘소렌토’ vs 천마 ‘영웅’ 중국차 중에는 아예 ‘짝퉁’인 것을 공개적으로 홍보하는 경우도 있다. 중국 천마자동차 SUV ‘영웅’(사진 왼쪽)은 어떻게 봐도 기아자동차의 ‘쏘렌토’와 똑같다. 천마차는 지난해 베이징모터쇼에서 ‘영웅’을 소개하면서 ‘중국판 쏘렌토’라고 홍보했다. 당시 천마차는 자체 제작한 시승기에 “한국의 쏘렌토를 본뜬 차”라며 “약간을 제외하고는 ‘쏘렌토’와 똑같은 ‘중국판 쏘렌토’라 할 수 있다.”는 내용을 서슴없이 게재한 바 있다. 중국의 ‘짝퉁자동차 만들기는 한국차만이 아니다. 혼다 CRV를 그대로 찍어낸 듯한 라이바오 SRV(사진 아래) 역시 대표적인 중국 ‘짝퉁 자동차’. 두 차가 유일하게 다른 부분은 아우디를 모방한 라이바오의 앰블럼 하나 뿐이다. 이외에도 롤스로이스 팬텀과 유사한 홍키사의 HQD를 비롯해 메르세데스, BMW 등 유명 브랜드의 ‘짝퉁’들이 중국 거리를 누비고 있다.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눈에띄네] SBS드라마 ‘무적의… ’출연 윤지민

    [눈에띄네] SBS드라마 ‘무적의… ’출연 윤지민

    터프가이 에릭을 사로잡은 여자? 그의 연인으로 알려진 배우 박시연이 아니다.SBS 수목드라마 ‘무적의 낙하산 요원’에서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로비스트이자 비밀 산업스파이 조직 S.P.I의 최고급 요원 ‘엘리스 진’으로 출연하는 8등신 신인 배우 윤지민(27)이 주인공이다. 1996년 슈퍼엘리트모델 선발대회로 데뷔한 그녀는 170㎝가 훌쩍 넘는 큰 키로 주목받았지만 그동안 몇 편의 CF 출연 외에는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 6월 영화 ‘모노폴리’와 연말 개봉 예정인 ‘내 생애 최악의 남자’ 등에 출연하면서 얼굴을 알렸고, 인기 드라마 ‘신입사원’의 후속편으로 에릭이 다시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무적의’에 캐스팅되면서 주가를 올리고 있다. ‘무적의’에서 그녀는 8등신 각선미를 과시하며 신인답지 않은 과감한 연기를 선보인다. 특히 서울의 한 호텔 스위트룸에서 촬영된 목욕신에서는 팜므파탈답게 스태프들이 보는 앞에서 과감하게 옷을 벗어던져 NG를 거의 내지 않고 촬영을 마쳤다고. 또 극중 엉겁결에 정보국 요원이 된 최강(에릭 분)의 마음을 녹여 에릭 팬들로부터 시기(?)를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첩보원 에릭 사랑과 야망

    첩보원 에릭 사랑과 야망

    ‘머리를 깎은’ 에릭(본명 문정혁)이 드라마로 돌아왔다. 올 초 MBC 드라마 ‘늑대’ 촬영 중 부상을 당해 드라마가 종영된 지 8개월 만이다. 그는 6일 첫 전파를 타는 SBS 16부작 수목 드라마스페셜 ‘무적의 낙하산요원’(연출 이용석, 극본 이선미·김기호)에서 ‘최강’역을 맡았다. 지난해 MBC에서 인기리에 방송됐던 드라마 ‘신입사원’의 2편 격이다. “두번째 시즌이다 보니 아무래도 비슷한 점이 많죠. 그렇지만 좀더 멋지고 터프한 캐릭터입니다.”그의 말대로 ‘무적의’은 ‘신입사원’을 제작한 LK제작단과 작가들이 다시 의기투합했다.‘신입사원’의 주인공 ‘강호’를 맡았던 문정혁을 다시 주인공으로 캐스팅했고, 내용도 한심한 백수였다가 전산 착오로 대기업 사원이 된 ‘강호’와 역시 백수였다가 운좋게 첩보원이 되는 ‘최강’의 설정이 비슷하다. 그렇지만 전작의 애교 있고 어리버리한 캐릭터가 아니라, 남자답고 터프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머리도 짧게 깎았다. 검은 양복을 입고 총을 겨누는 모습이 숙련된 첩보원의 느낌이다. 그러나 최강은 하위권 성적에 겨우 대학을 졸업하고 안팎으로 치이는 백수 인생을 살다가 ‘몸을 굴릴 일이 있으면 무조건 굴려라.’고 충고하는 무속인을 만나고, 우연히 대통령이 탄 차에 치일 뻔한 할머니를 몸을 날려 구한 뒤 ‘낙하산’으로 첩보원이 된다. 이후 고등학교 동창이자 행시 출신인 정보국 요원 ‘공주연’(한지민 분)과 최고의 브레인 팀장 ‘강은혁’(신성우 분), 그리고 그들이 쫓는 국제 산업스파이 ‘엘리스 진’(윤지민 분)과의 사랑과 첩보 스토리를 펼쳐 나간다. 문정혁의 드라마 컴백은 우여곡절이 많았다.‘늑대’ 중도하차 이후 마음고생도 했고 ‘무적의’ 출연을 결정하면서 ‘스위트 가이’에도 출연한다고 알려져 이중계약 논란에도 휩싸였다. 그는 “‘스위트 가이’는 시놉시스를 보면서 재미있다고 생각했지만 계약을 한 적은 없다.”면서 “‘무적의’은 ‘늑대’를 같이 찍었던 한지민씨도 나오니까 만회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무리를 해서라도 하고 싶어서 두번 퇴짜 맞고 캐스팅됐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드라마에 다시 출연하면서 연기에 대한 책임감을 배웠다고 한다. 강호나 최강처럼 본인 스스로도 운이 좋은 편이라고 밝힌 그가 전작에서의 연기를 뛰어넘어 시청자들에게 다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3년반동안 72건… 90조대 피해날 뻔

    3년반동안 72건… 90조대 피해날 뻔

    한국의 핵심 산업기술이 외국으로 샐 가능성이 높아 걱정스럽다. 국가정보원이 28일 “2003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모두 72건의 기술 유출 시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업계는 적발된 72건이 유출됐을 경우 그 피해규모는 9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400개사를 대상으로 ‘국내기업의 산업기밀 유출실태’를 조사한 결과, 기업 5개사 가운데 1개사(20.5%)가 ‘회사 기밀정보의 외부 유출로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밝혔을 정도다. 산업기술 유출이 남의 일이 아닌 셈이다. ●핵심 기술유출은 ‘무형의 테러’행위 적발된 72건의 기술이 그대로 유출됐으면 우리 경제에 대한 ‘무형의 테러’를 가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93년 국내 카오디오업체 기술자와 기술이 홍콩으로 유출되면서 100여 국내 업체가 도산했다. 김종길 산업보안연구소장은 “기업과 정부의 올해 연구비가 25조원이지만 산업스파이로 인한 손실 금액은 연구비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문제의 심각성은 우리의 ‘성장 엔진’이 경쟁국인 중국과 타이완 등으로 고스란히 유출되는 점이다. 세계 경쟁력을 갖춘 반도체와 휴대전화 등 정보기술(IT)이 집중적으로 유출되고 있다. 전체 적발건수 72건 가운데 전기전자 36건, 정보통신기술이 18건 등 모두 54건으로 75%다. 핵심기술 유출 시도 건수도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 2003년 6건에서 2004년 26건, 지난해 29건, 올 상반기 11건이 적발됐다. 유출자는 대부분이 전·현직 직원. 전체 72건 가운데 60건이 내부 직원으로 83%다. 대기업의 한 연구원은 “구조조정의 상시화로 신분 보장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직장을 옮기거나 기술판매 등 생계형 기술 유출이 많았다. ●여전히 미흡한 기술보안 핵심기술의 유출을 막으려면 산업스파이 색출보다 예방이 물론 더 중요하다. 국내 대기업들은 산업스파이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세계 수준의 보안 체계를 갖추고 있다. 한화는 지난달 임직원의 휴대전화를 카메라 기능을 막은 ‘보안폰’으로 교체했다. 국민은행은 4개 본부에 새로운 출입통제 시스템을 적용했다.SK그룹은 보안관리 강화를 위해 국정원 출신을 영입했다. 하지만 여전히 미흡하다.BS7799(정보보안 경영시스템 국제인증규격)의 인증을 받은 업체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등 40여곳에 불과하다. 일본은 1500여개사가 인증을 받았다. 정성헌 BSI인증원본부장은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은 세계 수준의 첨단 기술을 갖췄지만 보안을 강화할 재정능력이 부족해 기술이 새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길 소장은 “중소기업을 위한 가장 손쉬운 보안 방법은 핵심기술을 문서화하거나 CD로 구워 금고에 보관하는 것”이라며 “컴퓨터 하드디스크나 인터넷 서버에 올리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철 김경두기자 chuli@seoul.co.kr
  • [서울광장] 현대차 노조는 세계시장을 보라/ 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현대차 노조는 세계시장을 보라/ 육철수 논설위원

    10여년 전, 선진기업 취재차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벤츠사를 찾았다. 그때 벤츠사 관계자는 사진 취재를 한사코 거절했다. 자기가 제공하는 사진만 쓰라는 거였다. 할 수 없이 직원의 안내를 받아 생산라인만 둘러보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런데 그 직원의 얘기가 아직도 생생하다. 그는 “한국 사람들은 머리 좋고 부지런해서 사진을 찍게 하면 금방 모방한다. 자동차 회사를 취재하려면 한국에도 좋은 회사가 있는데 뭐하려고 여기까지 왔느냐. 현대자동차는 무서운 경쟁자다….” 기자를 산업스파이 쯤으로 여겼다는 생각에 처음엔 불쾌했으나, 얘기를 다 듣고 보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세계에서 내로라 하는 벤츠조차 현대차를 경쟁자로서 두려워한다는 사실이 가슴 뿌듯했다. 우리의 자동차 산업은 1970∼80년대 무에서 유를 창조한 거나 다름없다. 그런데 불과 몇십년 만에 100년 전통의 벤츠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으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만하지 않은가. 또 여름이 왔다. 최악의 물난리 속에서 올해도 예외없이 현대차 노조의 연례파업을 짜증스럽게 지켜 보고 있다. 이게 과연 세계적 기업의 노조인지는 제쳐두고라도, 어떻게 일구어 놓은 산업인데 여기서 주저앉을까 걱정스럽고 울화통이 치민다.1986년 창립된 노조가 이듬해부터 딱 한해(1994년)만 빼고 19년 동안 파업을 벌였으니 회사가 거덜나지 않은 것만도 신통하다. 현대차에서 파업 관련 자료를 받아 보니 더 기가 막힌다. 그동안 누적 파업일수가 자그마치 320일이다. 휴일을 제외한 수치라니 1년 넘게 공장이 멈췄다는 얘기다. 총 손실 추정액은 무려 10조원이다. 파업 때문에 나라 경제가 멍든 것까지 고려하면 유·무형의 피해 규모는 짐작하기 어렵다. 듣기 싫겠지만, 현대차 노조는 이쯤에서 냉정하게 세계시장을 바라봤으면 한다. 현대차보다 규모가 큰 GM·포드·폴크스바겐 같은 회사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람을 줄이는 추세다. 올해 세계 1위를 꿈꾸는 도요타는 한해 1조엔대의 흑자를 내면서도 지난 5년간 월급 한푼 안 올렸다. 현대차는 어떤가.1인당 생산성이 차량 대수로 따져 도요타의 절반이고, 매출 기준으로는 35%밖에 안 된다. 그러면서 월급은 지난 5년 동안 매년 8% 이상 인상했다. 현대차의 경영환경도 여의치 않다. 원·달러 환율이 1원 떨어지면 120억원을 앉아서 손해본다고 한다. 올해는 고환율 손실만 2조원 이상 예상된단다. 영업이익률은 갈수록 열악해져서 지금은 5%도 어려운 처지다. 최고 경영진의 사법처리 문제도 걸려 있다. 그야말로 노사가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곧바로 수렁에 빠질 수 있다. 이런 마당에 노조는 파업을 연례행사로 여기고, 잘못을 지적하는 언론에 대고 “지역신문 정도는 밥줄을 끊어 놓겠다.”“허튼 소리하는 기자들 명단을 적어서 본때를 보이겠다.”는 둥 위협을 예사로 한다. 대단한 권력이다. 이러다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잡아먹는 게 아닌지 조마조마하다. 자동차산업은 연간 전체 수출액의 13%(300억달러)로 국민을 먹여 살리고, 나라경제를 떠받치는 기둥 아닌가. 그 중심엔 현대차 근로자들이 있음은 물론이다. 노조가 땀흘려 일한 덕분에 회사가 성장해 온 측면을 모르는 바 아니나, 행태를 보면 실망스럽다. 현대차가 세계 일류기업으로 남느냐, 나락으로 떨어지느냐는 노조가 하기 나름이다. 이제는 좀 글로벌기업의 노조에 걸맞은 인식과 행동과 품격을 갖춰 줬으면 한다. 회사와 사회, 나라를 생각하고 나아가 세계를 품에 안는 성숙한 면모를 보여 주길 바란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첨단기술 3000억대 해외유출

    자동차의 첨단 산업기술을 빼돌려 중국 등 제3국으로 유출해 3000억원의 피해를 준 산업스파이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외사수사대는 27일 자신이 근무하던 벤처기업의 자동차 금형분야 첨단기술을 빼돌려 동종업종 기업을 만든 뒤 중국 등 해외 경쟁업체에 제품과 함께 설계도면 파일을 판매한 혐의(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위반)로 A사 대표 최모(45)씨와 박모(32)씨 등 2명을 구속했다. 또 A사 설계원 박모(26), 노모(27)씨와 영업팀원 김모(26·여)씨, 자금을 대준 임모(41)씨 등 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자동차 보닛·트렁크·문짝 금형설계 및 제작업체인 D사의 해외영업팀 과장과 대리로 근무하던 지난해 10월 초 설계부 사무실의 메인컴퓨터에 접근해 2차원,3차원 설계용 프로그램과 자동차 금형설계 핵심 데이터베이스 파일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어 올해 초 회사를 그만두고 A사를 설립한 뒤 빼돌린 도면을 이용해 금형제품을 생산한 뒤 중국 금형업체에 접근해 제품과 도면파일 등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화이트칼라’ 범죄 양형기준 마련

    창원지방법원이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구체적인 양형기준을 첫 마련해 주목된다. 권고적인 효력만 갖는 것이지만 일선 법원에 긍정적 파급이 예상된다. 창원지법은 27일 전체 판사회의를 열고 화이트칼라 범죄 양형기준을 비롯해 불구속 재판원칙 강화방안, 첫 재판 조기지정, 판결문 간이화 방안 등을 확정, 발표했다. 양형기준은 공무원이 적극적으로 뇌물을 요구했거나 청탁내용이 부정하고, 비리가 체계적이고 구조적인 경우 금액에 관계없이 실형을 선고키로 했다. 형법상 뇌물수수액 1000만원 이상이면 집행유예가 없는 실형선고를 원칙으로 정했다.1000만원 미만이라도 뇌물을 적극적으로 요구했으면 실형을 선고한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 개정으로 뇌물수수액이 3000만원 미만일 경우 형법이 적용돼 처벌이 완화될 것을 우려한 조치다. 증뢰죄의 경우 로비력으로 공무원을 유혹해 거절할 수 없도록 하거나, 공무원의 약점을 이용해 부정한 업무를 청탁하고, 뇌물을 공여한 경우에는 실형선고를 원칙으로 했다. 업무상 횡령과 배임은 회복되지 않은 피해금액에 따라 양형기준을 마련했다. 배임수재액이 3000만원 이상인 경우 형사합의가 되었더라도 실형을 선고하며, 경우에 따라 벌금형을 병과한다. 법원은 화이트칼라 범죄를 공무원과 기업체 간부, 학교재단 이사장, 변호사 등 전문직업인이 직무과정에서 저지르는 범죄라고 정의했다. 또 ‘산업스파이’를 뿌리뽑기 위해 기업의 영업비밀을 외국에서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누설, 손해를 입힌 경우 초범이라도 징역형과 벌금형을 병행하는 등 처벌이 강화된다. 이와 함께 구속영장 발부 최소화, 구속적부심 인용 최대화, 형사소송법에 의한 충실한 보석제도 운용,1심 선고시 법정구속 등 인신구속의 4대 원칙도 마련했다.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기무사 “산업스파이 꼼짝마”

    국군기무사령부는 군사·방위산업의 핵심기술을 빼돌리는 산업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군 수사인력을 대폭 보강키로 했다. 기무사는 28일 “갈수록 지능화하고 있는 각종 군사기밀 유출 사고를 막기 위해 전문 조사능력을 보유한 ‘보안조사팀’을 편성,24시간 상시 운용하고 기밀 유출 관련자를 끝까지 추적해 색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무사는 이를 위해 기존 방첩업무를 담당해온 일부 요원들을 산업스파이 색출을 위한 수사팀에 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IT(정보기술)와 정보통신 발달로 해킹과 사이버테러 위험성이 증가하는 시대 흐름을 감안,‘정보전 대응팀’을 보강하고 모든 국방정보통신 시스템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기무사는 또 업무와 조직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계급과 서열을 파괴한 ‘팀제’를 도입, 다음달 1일부터 전면 시행키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 ‘3처 3실 26과 117계’로 구성된 기무사 조직은 다음달부터 ‘3처 3실 42팀’으로 전환된다. 기무사는 또 대령과 중령이 주로 임명되는 팀장에 소령급 7명을 비롯한 부대 창설 이후 처음으로 군무원 6명을 팀장으로 선임하고, 위관급 장교나 준·부사관도 해당분야의 전문성이 있으면 팀장으로 보직시킨다는 방침이다. 이화석(대령) 기획관리실장은 “팀제 도입으로 본부 인원을 5.4% 줄이는 효과를 얻었으며, 앞으로 예하 부대에도 팀제를 확대 적용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또 “기존의 1직책 1계급 원칙과 계급·서열 위주의 조직운영에서 벗어나 전문성 있는 우수 인력을 과감히 발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핵심기술 유출 ‘무방비’

    핵심기술 유출 ‘무방비’

    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이 최근 보유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한때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거듭난 하이닉스반도체가 해외에 매각되면 수출주력산업의 핵심기술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국부 유출’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수단이 없어 속앓이만 하고 있다. 때문에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기술유출방지법) 제정이 시급하지만, 관련 법안은 국회에 상정된 지 1년여가 지나도록 ‘낮잠’을 자고 있다. ●국가핵심기술 유출, 현재로선 속수무책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 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은 오는 11월까지 보유지분 73.8% 가운데 22.8%(1억 500만주)를 해외와 국내에 6대4 비율로 우선 매각할 계획이다. 채권단은 또 경영권과 관련있는 지분 51%는 전략적 투자자나 인수자가 나타날 때까지 매각을 유보키로 했다. 그러나 매각 시기만 연기했을 뿐, 매각 주체에 대한 언급은 없어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경영권이 해외기업에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2일 “채권단이 보유 중인 하이닉스반도체 주식 전량을 해외에 팔더라도 현재로선 막을 방법이 없다.”면서 “정부의 지원을 받아 기술개발이 이뤄진 부분이 있지만 법적인 근거가 없어 (지분 매각에)영향력을 발휘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국회에 계류 중인 기술유출방지법이 조속히 제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법안은 국가 핵심기술을 보유한 연구기관이나 정부 지원 아래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해외매각·기술이전 등을 할 경우 정부의 승인을 받고, 국가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정부에 사전통지토록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기술유출방지법을 오는 11월 국회 산업자원위원회에 상정, 연내에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기술유출방지법이 정부의 계획대로 제정되더라도 당장 시행에 들어갈 수는 없다. 국가 핵심기술의 종류와 범위를 구체화한 시행령을 마련하는 등 후속조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채권단이 기술유출방지법이 시행되기 전에 나머지 51% 지분에 대한 조기매각을 결정할 경우 속수무책이 될 수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빨라야 내년 하반기부터 기술유출방지법의 효력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채권단의 매각 일정상 나머지 지분 51%에 대한 매각은 오는 2008년 이후에나 가능해 최악의 사태는 빚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핵심기술 보호수단” VS “과학기술 국가보안법” 정부의 기술유출방지법 제정 일정이 예정대로 실현될지도 미지수다. 법안을 둘러싸고 산업계와 과학기술계가 팽팽히 맞서기 때문이다. 이 법안이 지난해 11월 당정 협의를 거쳐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의 대표발의로 국회에 상정됐지만 현재까지 진전을 보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선 산업계는 “국내 핵심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상황에서 더이상 무방비로 있을 수 없다며 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산자부와 국가정보원 등에 따르면 1998년부터 올 6월까지 국내 핵심기술을 해외 등으로 빼돌리다가 적발된 건수는 82건이다.2003년 이전까지는 적발 건수가 연간 10건에도 못 미쳤으나 지난해 26건으로 급증했으며 올해에는 6월까지 벌써 16건에 이른다. 기술 유출로 인한 피해예상액도 77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의 생존권 확보를 위해 기술유출방지법이 필요하다.”면서 “기존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이 민간기업 비밀 누설만을 처벌하도록 돼 있어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과학기술계는 기술유출방지법이 ‘과학기술 국가보안법’이라는 혹평도 내놓고 있다. 이 법은 연구개발직 종사자들에 대한 전직 제한은 물론 퇴사 후에도 일정기간 경쟁업체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한 과학기술계 인사는 “현재 입법 추진 중인 기술유출방지법은 과학기술인들을 잠재적 산업스파이로 규정하고 있어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면서 “이 법이 시행되면 불필요한 간섭과 통제가 늘어 과학기술인들의 개발 의욕을 떨어뜨려 국가 기술경쟁력에 부정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산자부 관계자는 “앞으로 기술유출의 범위, 연구개발인력에 대한 보호장치, 법의 오·남용 방지 등에 대해 보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천용택씨 도청테이프 10여일 보관

    안기부와 국정원의 불법도청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전 국정원장 천용택씨는 23일, 불법 도청조직 미림팀 재건에 연루된 전 안기부 1차장 오정소씨는 24일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고 22일 밝혔다.검찰은 또 오씨 외에 김영삼 정부 시절 안기부장과 차장을 지낸 인사들도 이번 주중 조사키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차장급이 우선 소환대상이며,2∼3명은 이번 주에 조사를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림팀이 활동했을 당시 안기부장은 김덕·권영해씨, 차장은 오정소·박일룡씨다. 검찰은 천씨가 1999년 12월 전 국정원 감찰실장 이건모씨를 통해 미림팀장 공운영(58·구속)씨로부터 회수한 도청테이프와 녹취록을 넘겨받아 10여일간 은밀히 보관하다 폐기한 정황을 확보했다. 검찰은 천씨가 도청테이프 등을 보관하면서 복사를 했거나 불법도청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유출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또 국정원이 자체개발한 이동식 휴대전화 감청장비를 이용, 법원 영장 없이 불법적으로 도청해온 혐의를 잡고 수사중이다. 통신보호비밀법에는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 고등법원 수석 부장판사의 허가(영장)나 대통령의 승인을 얻어 감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이 압수한 국정원의 이동식 휴대전화 감청장비 사용신청 목록에는 일반 감청영장은 물론 고법 판사의 허가나 대통령의 승인을 받은 흔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정원은 간첩사건 등에 대해서는 자체 수사권이 있어 검찰을 통해 영장을 발부받아 합법적으로 감청할 수 있지만 산업스파이나 마약범죄 등 수사권이 없는 일반범죄는 감청영장 신청조차 할 수 없어 해당 범죄자들은 물론 국내 주요인사들에 대한 휴대전화 또는 유선전화 감청 대부분이 불법일 개연성이 크다. 이에 따라 검찰은 김대중 정부 때 국정원에서 감청을 담당했던 전ㆍ현직 직원들을 이번 주부터 불러 휴대전화 및 유선전화 감청 실태에 대한 본격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검찰은 23일 공씨를 공갈미수 및 국정원직원법상 비밀누설 혐의로 구속기소할 예정이다. 검찰은 법률검토를 거쳐 불법도청으로 알게 된 정보도 누설되지 말아야 할 ‘비밀’에 해당한다고 사실상 결론지은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따라 1999년 12월 삼성그룹 관련 도청테이프 내용을 누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천씨에게도 국정원직원법이 적용될지 주목된다. 국정원직원법상 비밀누설죄의 공소시효는 7년이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국정원 감청리스트 파괴력은

    검찰이 사상 처음으로 실시한 국가정보원의 청사 압수수색에서 휴대전화 감청장비 사용 목록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밖의 중요 자료를 압수함으로써 도청 수사가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압수물의 내용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CDMA) 휴대전화의 감청을 위해 국정원이 자체 개발한 장비의 사용신청 목록과 일반 유선전화 감청장비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전화 감청목록은 국정원 감청장비 관리자가 장비를 “언제, 어떤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누구를 감청하려고 사용하겠다.”는 내용의 부서별 요청서를 접수받아 정리해 둔 것으로, 감청의 대상자는 40∼50명선인 것으로 추정된다. 휴대전화 감청장비 사용 목록은 도청의 진상을 규명할 단서가 됨과 동시에 김대중 정부 시절 휴대전화를 감청했다는 물증이 된다. 사법처리를 위한 증거를 확보했다는 의미도 있다. 하지만 이 목록이 어느 정도의 ‘파괴력’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국정원이 이미 2002년 관련 서류를 폐기했다고 밝혔고 휴대전화 도청을 시인한 이후로도 2주나 지난 시점에 중요한 서류를 남겨 놓았으리라고는 믿기 어렵다. 때문에 검찰 주변에서는 목록에 등장하는 40여명이 국정원의 주임무인 대공 업무나 마약사범 추적, 산업스파이 감시 등과 관련된 인물들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또 휴대전화 감청을 시인한 국정원과 사상 초유의 국가 정보기관 압수수색을 감행한 검찰이 모종의 ‘타협’을 한 것이 아니냐는 추론도 나오고 있다. 검찰에 휴대전화 감청의 물증은 주되 정작 문제가 될 핵심 자료는 폐기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목록을 통해 정치인·기업인·언론인 등을 대상으로 사찰 성격의 휴대전화 도청을 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파문은 일파만파로 확대될 수 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씨줄날줄] 산업스파이/육철수 논설위원

    인류역사상 오래된 전문직업을 굳이 꼽자면 아마 매춘부가 1위, 스파이가 2위쯤 될 것이라고 한다. 초기의 인류에겐 남녀관계나 적정(敵情)을 살피는 일이 그만큼 중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스파이는 군사적 의미에 머물다가 19세기 산업화 이후 산업스파이로 본격 확대된다. 역사상 첫 공식적인 산업스파이 행위는 1500년 전 비단의 전래다.552년 중국에 갔던 수도사들은 뽕나무 씨와 누에를 지팡이에 숨겨가 동로마제국 황제에게 바쳤다.751년에는 아랍인들이 당나라의 명장 고선지와 싸워 이겨 중국 제지공들을 데려가 제지술을 서구에 전파했다. 고려말 문익점이 원나라에서 붓뚜껍에 목화씨를 숨겨와 의류혁명을 일으킨 것도 일종의 산업스파이로 볼 수 있겠다.18세기 영국은 중국과의 차(茶)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차 재배법을 훔쳐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미국 최초의 산업스파이는 1811년 영국의 방직기 기술을 훔친 캐벗 로웰로 기록돼 있다. 산업기술을 훔쳐내는 수법도 다양하다. 문서빼내기, 미인계로 핵심 기술자 꾀기, 납치 등은 고리타분한 수법에 불과하다. 지금은 경영컨설팅이나 기술자문, 합병전 경영실사 등 감쪽 같은 고난도 수법이 주로 활용된다. 정보를 빼돌리는 수단도 녹음기, 초소형 사진기, 컴퓨터 하드디스크, 인터넷 해킹 등 최첨단 기기와 기술이 총동원된다. 산업스파이가 제법 흔했던 19세기 유럽에서는 머리 좋은 산업스파이를 체계적으로 양성해 문서를 통째로 외워 오게 했다는데,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국내에서 또 6000억원대 반도체기술이 중국으로 새어나갈 뻔했다. 유출직전 막았기에 망정이지 이게 성공했더라면 12조원대의 손실이 난다고 한다. 그러잖아도 우리나라는 최근 7∼8년간 60건 이상 산업스파이 사건이 발생해 60조원의 피해를 입었다. 세계적으로도 1000대 기업의 56%가 산업스파이 때문에 골치를 앓는다. 경제대국 미국은 1980년대 산업스파이 피해액이 공식집계로 1조 2000억달러에 이르고, 지금도 한해에 450억∼2500억달러나 된다고 한다. 기술은 개발도 힘들지만 지키기는 더 어려운 법이다. 특히 이웃 중국은 유럽과 미국에 산업스파이를 대거 심어놓았고, 일본은 이미 소문난 산업스파이국이다. 세계적 산업스파이국들로 둘러싸인 우리로서는 철저한 문단속만이 살 길인 것 같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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