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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단체 빠진 ‘사용후 핵연료 공론화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인 사용후 핵연료 처리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위원회가 일부 위원의 불참으로 파행 속에 출범했다. 위원회는 사용후 핵연료의 관리 방안과 관련, 국민 의견 수렴 절차인 공론화를 주관하기 위해 마련됐으나 일부 위원의 불참으로 빛이 바래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0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사용후 핵연료 공론화위원회’ 출범식을 갖고 홍두승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공론화위원회 출범은 2004년 국민적 공감대 아래 사용후 핵연료 관리 방안을 수립하겠다는 정책 방향이 설정된 이래 9년 만이다. 홍 위원장은 15명의 위원 중 호선으로 선출됐고 위원회는 인문사회·기술공학 분야 전문가 7명, 원전지역 주민대표 5명, 시민사회단체 대표 1명 등 모두 13명으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애초 15명으로 추진됐으나 시민사회단체 추천 위원으로 선정된 윤기돈 녹색연합 사무처장과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처장은 위원회 구성에 불만을 제기하며 불참을 선언했다. 윤 사무처장과 양이 처장은 “공론화위원회 위원의 면면은 산업부와 원자력산업계와의 연관성을 의심하게 하는 인사들로만 구성돼 있다”며 “현재 구성된 위원들은 정부의 입김으로부터 벗어나 국민들의 의견을 모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주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불참 이유를 밝혔다. 이들이 문제 삼고 있는 인사는 홍 위원장과 정진승 APEC기후센터소장, 송하중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다. 과거 산업부의 핵폐기장 부지 선정에 참여했거나 산업부의 각종 위원회에 관여했던 인사로, 사실상 정부 측 인사라는 판단이다. 특히 홍 위원장에 대해서는 15명 중 7명만 선출에 동의하고 나머지는 기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산업부 관계자는 “각계의 추천을 받아 구성했을 뿐 산업부가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정부 “투자하라”… 재계 “알겠다” 립서비스

    정부 “투자하라”… 재계 “알겠다” 립서비스

    투자와 고용을 대하는 재계의 분위기가 예전같지 않다. 정부의 주문에 재계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29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30대 그룹 투자·고용간담회’와 ‘서울상의 회장단 간담회’는 정부에 대한 재계의 불신과 반발을 읽어낼 수 있는 대조적인 행사였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과 30대 그룹 사장단 간담회는 표면적으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간담회에는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박기홍 포스코 사장 등 반도체·전기전자·자동차, 조선·항공, 철강·정유, 화학·기계·소재, 유통, 건설 분야 30개 그룹 기획총괄 사장이 참석했다. 윤 장관은 정부의 투자활성화 의지를 강조하면서 “30대 그룹이 올해 계획한 155조원대 투자와 14만명 고용 계획을 100% 이행할 수 있도록 남은 4분기에 적극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장단은 당초 목표로 했던 투자와 고용을 차질 없이 이행 중이라고 화답했지만 ‘립 서비스’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면전에서의 ‘예스’보다 ‘투자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안 된다’는 게 솔직한 속내다. 재계는 정권 초기 기업들 군기 잡기 차원에서 검찰 조사, 국세청 세무조사가 줄줄이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 누적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대기업 임원은 “이미 조사받은 기업이 투자에 신경 쓸 분위기가 아닌 건 당연하고, 조사받지 않은 기업도 다음 표적이 되는 건 아닌지 불안한 상황에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너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다. 대규모 투자, 주요사업 추진 여부를 오너가 결정하는 대기업들은 오너 공백이 크다. 오너가 철창 신세인 한화, SK, CJ 등은 사업 확장에 대한 고려에서 수동적일 수밖에 없다. 경기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환경으로 조성되기 때문에 기업이 인위적으로 좋게 만들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 투자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건 정부뿐이다. 규제 완화이든 세제 혜택이든 인센티브가 있어도 투자에 나설까 말까 하는 상황인데, 기업들에 비우호적인 현재와 같은 분위기에서는 몸을 사리는 기업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은 틀리지 않는다. 같은 날 열린 서울상의 회장단 모임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극명하게 표출됐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상의 회장단 모임에서 “국내외 경제지표를 보면 회복의 변곡점에 있으나 경제민주화 속에 각종 기업 관련 법안들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우려가 조금 되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세계경제가 회복의 변곡점에 있고 국내 경제도 회복돼야 하는데, 통상임금 등 몇몇 법안이 기업에 부담을 줄 것 같아 걱정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경제계 현안은 통상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문제인데,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통상임금에 대해서 중소기업의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대법원에서 합리적이고 현명한 판결을 해주기를 기대한다”면서 “기업에 우호적이지 않은 여론이 일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최근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에 부담을 주는 제도나 법률이 완화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의에는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 김윤 대림산업 부회장, 김희용 동양물산기업 회장, 서민석 동일방직 회장, 신박제 엔엑스피반도체 회장, 우석형 신도리코 회장, 이인원 롯데그룹정책본부 부회장, 김진형 남영비비안 사장,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 유성근 삼화인쇄 회장,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반도체 산업 구하기

    연간 3000억원 이상 사용료를 국외에 지불하는 모바일 중앙처리장치(CPU)코어의 국산화가 본격 추진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경기 성남시에서 개최된 한국반도체회관 입주식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반도체산업 재도약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전략은 ‘성장 정체의 덫’에 걸린 반도체 산업을 한국 경제의 주된 성장동력으로 다시 육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우리나라 수출 가운데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5%에서 2012년 9%로 줄었으며, 반도체 장비의 국산화율은 1990년대 이후 현재까지 20% 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시장점율이 1988년 51%에서 지난해 18%까지 떨어진 일본 반도체산업을 반면교사로 삼아 수립됐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올해부터 산·학·연 공동으로 한국형 모바일 CPU코어 개발에 착수, 독자적인 프로세서 기술을 확보하기로 했다. CPU코어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용 애플리케이션에서 두뇌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 2008년 1800억원 수준이었던 모바일 CPU코어 로열티는 지난해 3500억원대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朴대통령 유럽순방 경제사절단은 실무형

    산업통상자원부는 다음 달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유럽 순방(프랑스·영국·벨기에)에 동행할 경제사절단 67명의 명단을 23일 발표했다. 지난 6월 중국(72명), 지난달 베트남(79명), 이달 인도네시아(71명) 국빈 방문 때보다 규모는 다소 줄었다. 이번 사절단은 대기업 13명, 중소·중견기업 33명, 금융권 4명, 공공기관 8명, 경제단체·업종별 협회 9명 등으로 구성됐다. 이번 경제사절단은 대기업 총수 중심이라기보다는 실무형으로 꾸려졌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산업부는 현지에서의 사업성과 및 추진사업의 유망성을 균형 있게 고려했다고 밝혔다. 대기업에서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홍기준 한화그룹 부회장,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박봉균 SK에너지 대표,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이채욱 CJ 부회장,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등이 동행한다. 중소·중견기업인으로는 류진 풍산그룹 회장, 이홍구 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 김윤섭 유한양행 대표이사, 양민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이사 등이 포함됐고 금융권에서는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홍기택 KDB금융그룹 회장, 리처드 힐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장이 선정됐다. 공공기관장으로는 조계륭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김용환 한국수출입은행장, 오영호 코트라 사장, 서문규 한국석유공사 사장,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김도훈 산업연구원장 등이 포함됐다. 이 밖에 경제단체·업종별 협회에서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등이 참여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신의 직장’ 에너지 공기업 대졸 초임 평균 3200만원

    ‘신의 직장’ 에너지 공기업 대졸 초임 평균 3200만원

    방만 경영으로 만성 적자에 시달리면서도 거액의 성과급과 퇴직금 잔치를 반복해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에너지 공기업은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연봉도 남달랐다. 이 기업들의 대졸 초임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22일 산업부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김한표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산업부 산하 41개 기관(공기업·준정부기관·기타 공공기관)의 2011~2013년 대졸 신입사원 평균 연봉은 3005만 7000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2개 에너지 공기업의 대졸 신입사원 연봉은 3220만원이었다. 에너지 공기업은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 발전 자회사 5곳, 가스공사, 석유공사, 지역난방공사, 석탄공사, 광물자원공사 등을 말한다. 2012~2013년 기준으로 대졸 초임 연봉이 3200만원을 넘는 기관은 가스공사(3230만원), 한수원(3294만원), 남동발전(3264만원), 서부발전(3235만원), 중부발전(3207만원), 무역보험공사(3648만원), 전력거래소(3492만원), 석유관리원(3430만원), 에너지기술평가원(3858만원), 산업단지공단(3302만원), 산업기술진흥원(3431만원), 산업기술평가관리원(3282만원), 세라믹기술원(3349만원), 강원랜드(3514만원), 표준협회(3472만원) 등 15곳이다. 반면 한전(2882만원), 석유공사(2630만원), 코트라(2772만원) 등은 대졸 초임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올해 대졸 신입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석탄공사(4833만원)로 나타났다. 이는 갱내 근로에 따른 위험수당이 높게 반영됐기 때문이다. 산업부 산하 41개 기관의 고졸 초임 연봉은 평균 2558만원으로 대졸의 85%에 그쳤다. 또 2011~2013년 산업부 산하기관 신입사원 1만 266명 가운데 고졸자는 2032명으로 전체의 19.8%를 차지했다. 김 의원은 “신의 직장이라는 공기업에서 대졸자를 우선 채용하는 경향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대졸자와 고졸자의 임금 격차를 해소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지속 가능한 동반성장 위해 2016년까지 6700억 조성

    지속 가능한 동반성장 위해 2016년까지 6700억 조성

    정부가 국정 핵심과제인 동반성장 실현을 위해 2016년까지 재원 6700억원을 조성하는 등 동반성장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1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중소기업청, 동반성장위원회와 함께 2013 동반성장주간 기념식을 열고 10대 동반성장 실천계획을 발표했다. 기념식에는 윤상직 산업부 장관, 유장희 동반성장위원장,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정재찬 공정위 부위원장과 동반성장 유공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영상 축하메시지를 통해 “동반성장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전략”이라며 “동반성장 범위를 더욱 확산하고 ‘일감을 나누는 협력’에서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를 키우는 협력’으로 발전시키도록 기업인 여러분이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동반성장을 위한 10대 실천 계획은 ▲대기업·공공기관의 동반성장 협의기구 운영 ▲대·중소기업 실정에 맞는 동반성장 모델 정착 ▲중소기업의 자율적 동반성장 활동 전개 ▲2016년까지 동반성장 재원 6700억원 조성 ▲동반성장의 공유가치창출 영역 확대 등이다. 또 ▲중소기업 제품 국내외 판로개척 ▲투명한 대금결제시스템 ▲산업별 동반성장 모델 확산 ▲중소기업 인력 연 20만명 양성 프로그램 ▲동반성장 애로사항 상시적 해결 등도 포함됐다. 동반성장 유공자로는 최병석 삼성전자 부사장이 은탑산업훈장을, 유병현 세양정공 대표가 동탑산업훈장을 각각 받았다. SK그룹은 동반성장지수에서 국내 그룹 중 가장 많은 3개 계열사(SK텔레콤, SK C&C, SK종합화학)가 최고등급인 우수등급을 받아 기념식에서 동반성장위원장 표창을 받았다. 특히 SK종합화학은 대·중소기업 간 성과공유 부문에서도 대통령표창을 수상했다. 김재열 SK 동반성장위원장은 “장기적이며 지속 가능한 동반성장을 위해서는 협력사의 본원적 경쟁력 향상을 통해 함께 발전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면서 “SK는 앞으로도 동반성장을 기업경영의 하나로 정착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데스크 시각]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못 되는 것/박상숙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못 되는 것/박상숙 산업부 차장

    10여년 전 동양그룹 취업 설명회 때다. 회사 관계자는 말했다. “대한민국의 오너 가운데 현재현 회장 만큼 경쟁력 있는 인물도 없다. 이런 리더가 있는 기업에서 일하고 싶지 않나.” 재계에서 열 손가락에 못 들지만 유망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현 회장의 화려한 스펙을 내세운 것이다. 사실 동양맨들이 자랑스러워 할 만했다. 그는 대학 3학년 때 고시에 합격할 정도로 영민했고 미국에서 공부하며 일찌감치 글로벌 감각도 키웠다. 사생활 문제로 세인들의 입방아에 오른 적도 없었다. 그랬던 회장님이 요즘 말이 아니다. 50년 넘은 기업을 ‘말아먹은’ 무능력자에다 회사의 몰락을 알고도 사기성 기업어음(CP)을 발행한 파렴치한으로 전락했다. 동양그룹이 일으킨 소용돌이 와중에 대한전선 오너가 경영권을 포기해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한때 국내 전선업계 1위를 달리던 우량기업은 2세 경영자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얼결에 대학생 아들이 회사를 떠맡으면서 내리막을 걸었다. 3세 설윤석 사장은 할아버지가 만든 기업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 물러났다. 동양그룹과 대한전선의 쇠락은 ‘핏줄 승계’에 대해 다시 생각할 거리를 준다. 우리 사회에서 재벌의 경영세습을 후진적이라고 비판하며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날로 높아져 왔다. 하지만 경영권 세습을 나쁘게만 보지 않는 국민정서도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기업이 잘 굴러가 나라 경제에, 내 살림살이에 보탬이 된다면 무슨 문제냐는 것이다. 그러나 동양그룹 사태로 주머니가 털린 피해자들이 속출하면서 가족경영의 폐해를 새삼 절감하게 됐다. 그렇다고 소유와 경영의 분리만이 해법일까. “이병철·이건희 회장의 오너십이 있었기에 오늘의 삼성이 가능했다”는 항변도 설득력이 있다. 주인의식 없는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망가뜨리는 일도 허다해 틀린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규모와 영향력이 글로벌 수준으로 커진 만큼 핏줄에 의한 경영권 대물림도 재고할 때가 아닌가 한다. 금쪽같은 회사를 물려주고 싶다면 엄격한 절차와 검증을 거쳐 후계자를 선정해야 한다. 삼성이 벤치마킹한다고 알려진 스웨덴의 발렌베리 가문에서는 아무나 경영자가 될 수 없다. 군복무, 글로벌 기업 근무 경험 등을 통해 차곡차곡 사다리를 밟아야만 자격을 얻는다. 반면 우리나라 후계자들은 어떤가. 최근 물의를 빚은 SK, 한화, 태광그룹 등의 총수들은 손쉽게 조직 꼭대기에 올라앉아 혼란과 실패를 일삼았다. 비록 곳간을 거덜낸 뒤이긴 하지만 대한전선 3세가 깨끗이 손을 든 것처럼 대물림을 당당하게 거부하고 제 갈 길을 가는 3, 4세도 보고 싶다. 몇 년 전 존슨앤존슨의 창업주 3세가 만든 다큐멘터리를 봤다. 조상 잘 만나 무위도식하는 미국 유명 가문 후손들의 이야기다. 그들 중 누구도 가족이 만든 기업에 발을 담근 사람은 없었다. 거액의 배당금으로 영위하는 그들의 삶은 행복하기도, 우울하기도 했다. 감독은 자신의 아버지에게도 카메라를 들이댔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로 후계자가 될 필요가 없었던 그는 온종일 온화한 표정으로 그림을 그린다. 일을 하지 않는 무료함을 예술로 달랜 셈이다. 19세기 후반에 세워진 존슨앤존슨은 지금도 세계 최대 건강관리제품 생산기업으로 살아 움직이고 있다. alex@seoul.co.kr
  • [국감 브리핑] 힘센 산업부 산하기관 재취업 4급 15명 본부장이상으로 영전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4급 서기관’들은 퇴직 후 산하기관에 재취업하면 상무나 본부장급으로 ‘영전’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20일 국회 산업위 소속 김한표 새누리당 의원실이 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4급 이상 직원 재취업 현황’에 따르면 2009년부터 올해 8월까지 퇴직한 서기관 15명(기술서기관 7명 포함)은 산하기관(공기업·준정부기관)에서 상임이사·이사 6명, 상무이사 4명, 본부장 3명, 감사·부사장 각 1명 순으로 직급을 받았다. 재취업한 기관은 산업단지공단, 지역난방공사, 가스안전공사, 석유관리원, 광해관리공단, 전력거래소, 디자인진흥원, 한전KPS, 강원랜드 등이었으며, 이들 서기관 가운데 본부장 미만 직급으로 재취업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유관기관 재취업에서도 서기관 19명 가운데 13명이 업종별 협회나 공제조합, 연구·인증기관의 부회장이나 부원장 이상을 맡았다. 현재 산업부 본부 인원 887명 중 서기관은 140명으로 15%가량이다.김 의원은 “부처 과장으로서 실무를 맡고 있는 서기관이 퇴직 후 곧바로 이해관계가 있는 산하·유관기관의 고위 간부로 옮겨가는 것은 자칫 폐쇄적인 문화로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지금&여기] “운동은 좀 하세요?”/박성국 산업부 기자

    [지금&여기] “운동은 좀 하세요?”/박성국 산업부 기자

    “운동은 좀 하세요?” 산업부로 인사 발령 난 지 석 달째에 접어들었다. 매일 만나는 취재원은 달라도 ‘첫 만남’에서의 대화는 비슷하다. 출신 지역과 학교를 통해 조금이라도 서로의 연결고리를 찾거나 “결혼은 하셨냐”, “우리 회사에도 괜찮은 여직원들이 많다” 등 시시콜콜한 말로 어색한 분위기를 녹이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만나는 사람 모두가 입을 맞추기라도 한 듯 빼놓지 않는 질문이 있다. “운동은 좀 하시냐”는 거다. 야구, 농구, 축구, 탁구에서부터 볼링까지 공으로 하는 운동이라면 ‘구멍’ 소리는 안 들을 정도로 즐겨 하지만 그들이 원하는 답은 아니었다. 그들은 골프를 ‘운동’이라고 에둘러 표현한다. 이 얘기를 꺼내는 것은 골프가 환경을 파괴한다느니 사치스러운 운동이니 하는 논쟁을 하기 위함이 아니다. 그저 특정 직업군 종사자에게 똑같은 질문을 받고, 질문을 하는 사람 모두 골프를 골프라 말하지 않는 모습이 생소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왜 ‘골프’가 아닌 ‘운동’일까.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아직도 만연한 골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일 거라 생각한다. 특히나 기업 홍보인과 기자의 골프. 아무래도 좋게 보일 리는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홍보인들이 마치 호구조사하듯 ‘운동’ 여부를 물어보는 것은 불편하고 또 부끄럽지만, 그게 기업들이 행하는 기자에 대한 일종의 예우가 됐기 때문일 터다. 물론 주말에 경치 좋은 곳에서 잔디를 밟으며 유대 관계를 다지면 스트레스를 풀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그 기자를 통해 알리고 싶은 기삿거리는 쉽게 자랑하고, 아픈 기사는 조금 덜 아프게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 기자에게는 출입처와 관련된 정보를 쥔 사람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출입기자가 어떤 취재 방식을 택하든 그것은 각자 알아서 판단하고 선택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으레 뒤따르는 말은 “이제 좀 배우셔야죠”다. 앞날을 생각해서 미리 배워두는 게 좋다는 말도 익히 들어왔다. 바로 이 점이 불편하다. 운동에는 조건이 없다. 좋아하는 운동을 택해 즐거움을 얻으며 체력도 키우면 그것으로 족하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 사회에서 골프는 특정 계층과 어울리기 위해 강요받는 운동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어떤 운동을 좋아하세요?”라는 말을 듣고 싶다. psk@seoul.co.kr
  • 에너지총회 첫 공동성명 ‘대구 선언’ 채택

    에너지총회 첫 공동성명 ‘대구 선언’ 채택

    지난 13일 대구에서 개막한 제22차 세계에너지총회(WEC)가 17일 ‘대구 선언’ 채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1924년 영국 런던에서 첫 총회가 열린 이래 공동 선언문이 채택되기는 처음이다. 선언문에는 ▲에너지 안보 ▲에너지 형평 ▲환경 지속가능성 등 ‘에너지 삼중고’ 해결을 위한 세계적 차원의 협력 의지를 담았다. 참석자들은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전통적 에너지원과 비전통 에너지원의 합리적 이용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어 스마트그리드,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 혁신적인 에너지 시스템 구축과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 정책 수립을 통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자고 의지를 다졌다. 세계에너지협의회는 이번 총회의 논의 결과를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클린에너지장관회의에 전달하고 회의를 주재하는 한국의 산업통상자원부를 지원하기로 했다. 선언문에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피에르 가도넥스 WEC 현 의장, 마리 호세 나두 차기 의장 등이 서명했다. 우리나라는 이번 총회를 계기로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 합작투자계약(JVA) 성사, 한·핀란드 에너지기술 협력 업무협약 체결 등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했다. 산업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6일 특별연설에서 밝힌 ‘동북아 에너지 협력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기 위한 재원 마련과 협의체 구축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열린 이번 총회에는 전 세계 120개국 7000여명의 에너지 업계 및 정부 관련자들이 참석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예비력 527만㎾… 전력수급 방어선 ‘아슬아슬’

    예비력 527만㎾… 전력수급 방어선 ‘아슬아슬’

    한국수력원자력이 신고리 원전 3, 4호기 제어케이블을 전면 교체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 여름철 전력난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냉방영업 과태료 부과와 대기업 조업시간 단축 등 ‘쥐어짜기 전력정책’을 통해 올여름 전력 대란 위기를 간신히 넘긴 전력 당국은 내년에는 신고리 원전 3호기 가동을 통해 이런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신고리 원전 3호기가 생산할 전력 140만㎾가 빠지면서 내년 여름은 물론 겨울철 전력 공급도 힘겨울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올 초 발표한 제6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르면 내년 여름철 설비용량은 8699만㎾로 최대전력수요는 8032만㎾, 예비력이 667만㎾가량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신고리 3호기 140만㎾를 빼면 예비력은 527만㎾까지 떨어진다. 전력당국은 예비력 500만㎾ 유지를 전력수급의 방어선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름철 원전이나 화력발전기 한두 대만 고장나도 당장 수급경보 1단계인 ‘준비’(예비력 400만∼500만㎾) 단계로 떨어지게 된다. 원전업계에서는 업체 선정, 기기검증, 제작 등을 고려하면 1~2년 원전 준공이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교체가 결정된 신고리 3, 4호기 제어케이블은 2010년부터 설치가 시작돼 마무리 작업까지 1~2년이 걸렸다. 산업부와 한수원이 최대한 빨리 진행하겠다고만 할 뿐 구체적인 시기는 내놓지 못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김재남 의원은 “빨라야 2017년 이후에나 준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력 공급 차질 말고도 휘발성을 담고 있는 화약고는 또 있다. 신고리 원전 3, 4호기 준공 지연에 따라 거세지는 밀양 송전선로 건설 반대 여론도 당국이 풀어야 할 과제다. 밀양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는 한수원의 긴급 브리핑이 끝난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밀양 송전탑 공사가 시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만큼 정부와 한전은 지금 당장 공사를 중단해야 하며 공사가 중단될 때까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산업부는 밀양 송전탑 건설 공사는 신고리 원전과 관계없이 계속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김준동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원전보다는 송변전 시설이 먼저 설치돼 있어야 한다”며 “밀양 송전탑 공사 중단은 없으며 예정대로 차질 없이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밀양 송전탑 공사현장에서 보호근무를 하는 경찰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공사가 재개된 지난 2일부터 경찰 25개 중대 3000여명이 투입됐다. 경남은 물론 서울·부산·대구에 있는 경력이 소속 중대와 밀양을 오가며 1주일씩 근무한다. 산속 철야 근무가 보름째 이어지면서 피곤이 쌓인 것은 물론 근무지를 오가는 경비도 만만찮다. 공권력 투입으로 주민들의 인권이 침해되고 있다며 철수를 요구하는 주민, 시민단체 등의 움직임도 관건이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당분간 공사현장 주변에서 근무를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언제까지 대규모 경력을 투입해야 할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밀양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서울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3570억弗 이라크 재건 시장 잡아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5일 방한 중인 후세인 알샤흐리스타니 이라크 에너지 부총리와 만나 이라크 국가재건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의 참여 확대를 요청했다. 산업부는 윤 장관이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샤흐리스타니 부총리와 조찬을 겸한 회담을 하고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40억 달러 규모의 이라크 주바이르 유전 지상설비사업을 비롯해 아카스 가스전 송출배관 구축 등 대규모 에너지 플랜트 프로젝트 수주에 샤흐리스타니 부총리의 지원을 요청했다. 또 양국 장관급 운영위원회를 내년 상반기 바그다드에서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윤 장관과 샤흐리스타니 부총리는 한국석유공사와 이라크 석유마케팅공사가 협의 중인 이라크산 원유의 한국 내 비축사업을 조속히 개시하는 방안 등도 논의했다. 이라크는 2030년까지 에너지 분야에 5043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며, 2017년까지 국가재건사업에 357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원유매장량 세계 5위인 이라크는 지난해 기준 일일 원유생산량 300만 배럴(세계 8위)로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4.7%로 고도성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날 코트라와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는 ‘이라크 재건프로젝트 플라자’도 개최했다. 이 행사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발주할 이라크 주요 정부기관의 고위인사를 초청해 국내 기업의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진현 산업부 제2차관은 “우리나라는 이라크의 국가 재건과 경제 부흥에 기여할 최고의 협력 파트너”라며 “양국이 에너지 협력을 넘어 진정한 동반자 관계로 도약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동양파워 매각 산 넘어 산

    동양그룹의 알짜 계열사인 동양파워의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어렵사리 매각에 성공해도 정부가 새 대주주의 적격성을 재심사하기로 하면서 인수 후보 기업들이 고개를 가로젓고 있다. 동양시멘트 등의 기업어음(CP)·회사채 투자자들로선 매각 자금을 균등·차등 분배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자꾸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 관계자는 10일 “동양의 경우처럼 경영권 자체가 넘어가는 매각이 추진되면 발전사업자의 재선정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면서 “적격성 심사는 사업권을 새로 인수한 기업이 대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산업부 관계자는 “사업자 재선정에 들어가면 적격성 평가 항목의 일부 수정이 있을 수 있다”면서 “새 인수자가 끝내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 동양파워가 확보한 사업권 가치도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동양파워를 인수한 기업은 새삼스럽게 적격성을 다시 평가받을 뿐만 아니라 올해 초 동양파워에 적용됐던 ▲설비 비용(15점) ▲지역희망 정도(25점) ▲사업추진 여건(15점) ▲계통 여건(25점) ▲환경 여건(14점) 등 평가항목(100점 만점 기준)도 새로 조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런 사정에 따라 동양파워의 가치는 지난달 27일 두산과의 1차 매각협상에서 제시된 지분 75%의 인수가격 4000억원(100% 환산 때 5000억원 추정)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처음 동양의 희망가는 1조원에 이르렀다. 비슷한 사업구조를 지닌 STX에너지 인수에는 GS·LG컨소시엄, 포스코에너지, 삼탄·삼천리가 이미 경합하고 있고 동양파워에는 SK 측이 관심을 보였지만, SK는 최근 총수 부재 탓에 대단위 사업 투자를 전면 유보하고 있는 상태라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한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원전비리 유착 막기 ‘법제화’

    정부가 원전 비리의 구조적 유착을 근절하기 위해 관련 법률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10일 오후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제3차 원전산업 정책협의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중장기 원전산업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 미래창조과학부, 법무부,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정책협의회는 우선 원전 관련 비리 재발을 막고 중장기 개선 대책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원전사업자 관리·감독에 관한 법률’(가칭)을 제정하기로 뜻을 모았다. 상당수의 규제가 법적 뒷받침 없이 한국수력원자력 등 원전 공기업의 내규 수준에 그쳐 지속적 추진과 이행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산업부와 기재부, 원안위 등 부처 간 협업을 통해 원전 관련 공공기관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된다. 산업부는 안전·비리와 관련한 경영활동을 점검하고 한수원, 한전기술, 한전연료, 한전KPS 등 4개 원전 공공기관을 ‘하나의 틀’로 상시 관리·감독한다. 이들 기관은 안전 중심의 경영 목표를 공유하고 기관 간 협력·공조체계를 구축한다. 원전비리 근절 중장기 개선 대책으로는 ▲원전산업의 경쟁촉진 ▲구매관리 ▲품질관리 개선을 추진한다. 원전 부품을 표준화하고 공급사의 입찰 요건을 완화하는 등 원전시장의 경쟁을 유발하면서 원가기반 가격제 및 다수공급자 계약제 등을 통해 구매관리 시스템을 개혁할 방침이다. 이 밖에 기재부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원전 공공기관에 대한 경영평가를 하고 정원, 조직, 예산 등에 대한 감독을 한다. 한편 국무조정실은 현재 가동 중인 원전 부품의 품질 서류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277건의 서류 위조를 확인해 발주처, 납품업체, 검증기관 관계자 등 모두 100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원전비리 근절법 만든다] “옥상옥 규제… 원안위에 감독권 집중시켜야”

    [원전비리 근절법 만든다] “옥상옥 규제… 원안위에 감독권 집중시켜야”

    원전 비리 근절과 원전의 안전성 담보를 위한 정부의 추가 대책이 나왔지만 전문가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이번 대책이 결국 불필요한 이중 규제인 ‘옥상옥’에 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 중 산업통상자원부에 원전 사업 관련 관리·감독권을 주는 법률 제정을 주요 대책으로 꼽았지만 전문가들은 바로 이 점이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산업부는 기본적으로 원전 진흥 정책을 펼치는 곳인데 이번 대책에 따르면 규제권도 산업부가 쥐게 된다”면서 “한 기관에 원전 진흥책과 규제권을 주지 말라는 게 국제원자력기구의 권고사항임을 감안할 때 이를 따르지 않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아직도 산업부 고위직들이 원전 공기업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고 구성원 대부분이 산업부 출신들인데 과연 산업부가 제대로 된 규제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원전과 관련된 감시·감독권은 원자력안전위원회로 집중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이런 재취업 행태를 ‘근친교배’라고 지적하며 끊이지 않는 원전 비리를 ‘근친교배에 따른 돌연변이’에 비유했다. 실제로 전순옥 민주당 의원이 산업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한수원 1직급 퇴직자 46명 중 93%인 43명이 원전 관련 업체로 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런 한수원의 사장에는 조석 전 지식경제부(산업부 전신) 2차관이 최근 취임했다. 전 의원 역시 “정부의 대책에는 실효성이 없다”면서 “시민들에게 부품계약 입찰현황 등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법으로 비리를 근본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도 정부의 직접적인 규제와 관리보다는 원안위의 규모와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산업부에 규제 권한을 준다는 것은 ‘옥상옥’식의 규제가 될 뿐만 아니라 원안위가 수행하고 있던 권한이 분산되는 역효과가 우려된다”면서 “원안위에 인력과 예산을 확대해 원안위가 원전 관리의 컨트롤타워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한국독일동문네트워크, 오는 8일 ‘한독 조인트 컨퍼런스’ 개최

    한국독일동문네트워크, 오는 8일 ‘한독 조인트 컨퍼런스’ 개최

    한국•독일 공동주관 컨퍼런스가 10월 8일 밀레니엄 서울 힐튼 호텔에서 ‘연구와 산업(Research and industry)’을 주제로 열린다. 이 행사는 사단법인 한국독일동문네트워크(ADeKo, 김선욱 이사장)와 독일학술교류처(DAAD), 주한독일대사관, 프라운호퍼(Fraunhofer), 산업기술연구회(ISTK),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한국연구재단(NRF),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등이 공동으로 주최한다. 독일교육연구부(BMBF)와 한국산업통상자원부(MOTIE) 등이 후원하는 이 컨퍼런스는 혁신적 중소기업의 연구•개발, 혁신과 경쟁력, 한독 기술협력, 한독 과학•연구협력 등 4개 세션으로 구성된다. 세션 1에서는 송종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이 기조 연설에 나선다. 이어 황태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국제협력 본부장 등이 ‘혁신적인 중소기업의 연구개발’의 배경과 현황에 대해 발표한다. 이 세션에서는 유연한 조직 문화와 활력, 틈새 시장과 같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제한된 재정 및 인력 문제, 연구개발 시설의 부족 등 효과적인 연구개발을 저해하는 요인들을 분석한다. 주제 발표 후 장호남 산업기술연구회 이사장, 남은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부품소재연구소장 등이 패널 토론에 참여한다. 세션 2에서는 홍원희 카이스트 교수가 기조 연설을 하고 토르스텐 포셀트 프라운호퍼(Fraunhofer) 소장, 안드레아스 프리드리히 독일항공우주연구소(DLR) 전기화학 에너지기술부장 등이 주제 발표에서 한국과 독일의 경제 성장을 견인한 혁신 요소를 통시적으로 짚어본다. 특히 포셀트 교수는 독일 산업의 연구개발 비용이 2005년 395억 유로(한화 약 45조원)에서 2010년 470억 유로(한화 약 53조원)로 21%가 넘게 증가하고 중소기업(SME)의 연구개발 투자가 35% 넘게 늘어나는 등 양적 성장은 물론 질적으로도 우수한 연구개발 여건을 소개한다. 세션 3에서는 요하네스 레겐브레히트(Johannes Regenbrecht) 주한독일대사관 부대사가 기조 연설을 하고 바바라 촐만(Barbara Zollmann) 한독상공회의소 사무총장 등이 주제 발표에 나선다. 촐만 사무총장은 연구와 산업 간 협력 관계가 높아지는 세계적인 추세 속에서 상호 긴밀히 연결된 독일과 한국 경제를 면밀히 분석한다. 독일 산업의 근간인 ‘미텔슈탄트(Mittelstand)’에 대해 소개하고 미텔슈탄트 기업의 연구개발 및 높은 국제 비즈니스 참여도를 아울러 설명할 예정이다. 한국의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미텔슈탄트는 가족 단위 경제 주체로 독일 국내총생산(GDP)의 52%를 차지한다. 마지막 세션에는 조순로 한국연구재단 국제협력센터장이 의장을 맡는다. 김선근 대전대 교수 등이 ‘한독 연구협력’을 주제로 연구 기금과 파트너십 등 협력연구에 필요한 기재를 설명하고 한독 수교 130주년을 맞아 새로운 협력 관계 모색을 제안한다. 패널 토론에는 김동은 포항공대 교수와 박성훈 고려대 교수, 안드레아스 쿠르츠 서울대 교수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4개 세션은 오후 1시 50분부터 4시 30분까지 약 2시간 반 동안 진행되며 연사들의 주제 발표 후에는 패널토론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컨퍼런스 관계자는 “이번 한독 조인트 컨퍼런스가 국내 산업 구조를 재조명하고 응용 과학 및 연구개발 분야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독 수교 130주년을 맞아 산업기술연구회 등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은 물론 독일 교육연구부와 주한독일대사관 등 유관 기관과 협력해 행사를 준비했다”며 “이번 행사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컨퍼런스 참가 신청은 홈페이지(www.research-industry.kr)에서 할 수 있으며, 행사 관련 문의는 사단법인 한국독일동문네트워크에서 할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인사]

    ■국민권익위원회 ◇서기관 승진△도시수자원민원과 장경수△청렴조사평가과 정윤정 ■세계일보 △기획조정실장 홍광표 ■CBS ◇승진△선교TV본부장(상무) 최인△선교TV본부 선교제작국장 김종욱△선교TV본부 선교기획팀장(국장급) 나이영△대전방송본부장 이희상△선교TV본부 특임국장 김승동△보도국 경제부장 성기명△보도국 산업부장 이완복△디지털기술국 라디오송출제작부장 이상남◇전보△선교TV본부 선교협력국장 윤기화△전북방송본부장 정복수△디지털기술국 기술기획관리부장 임진택△디지털기술국 TV송출제작부장 이경범 ■한국지멘스 △빌딩자동화사업본부총괄 크리스토퍼 마커스 에비셔
  • ‘갈등 용광로 밀양’ 컨트롤타워 두 수장의 다른 행보

    ‘갈등 용광로 밀양’ 컨트롤타워 두 수장의 다른 행보

    ‘용광로’ 밀양에 조환익(한국전력공사 사장)은 있었고 윤상직(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없었다. 송전선로 공사 재개로 밀양이 한전 측과 공사 반대 주민의 극한 대치로 ‘갈등의 용광로’가 된 가운데 이번 공사 컨트롤 타워의 두 수장이 대비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공사를 담당하고 있는 조 한전 사장은 수시로 밀양을 찾아 현장 상황을 챙기고 있는 반면 주무부처 수장인 윤 장관은 지난 8월 3일 방문을 끝으로 발길을 끊었다. 공사 재개 이후 이를 막기 위해 밀양 시의원이 자살을 기도하고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음에도 산업부가 모든 책임을 한전에 떠넘기려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4일 한전과 산업부에 따르면 한전이 공사를 재개한 지난 2일 이후 조 사장은 이날까지 밀양을 2번 찾았고 윤 장관은 부처와 정부 일정 소화를 이유로 계속 서울에 머물렀다. 우선 조 사장은 지난 1일 서울 삼성동 한전 본사에서 공사 재개 방침을 밝히며 밀양 주민들에게 협조를 부탁하는 호소문을 발표한 뒤 이튿날 오후 밀양에 마련된 ‘특별대책본부’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조 사장은 현지 안전 요원들에게 “공사 반대 주민들과의 마찰을 최소화하고 지역 주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밀양 방문을 마친 조 사장은 오는 13일 세계에너지총회가 개최되는 대구를 찾아 총회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조 사장은 이번 세계에너지총회의 조직위원장도 맡고 있다. 조 사장은 3일 또다시 밀양을 방문, 공사 현황을 보고받고 한전이 자체적으로 구성한 ‘자치 119구조대’를 격려했다. 조 사장은 “주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 끝까지 지극정성을 다하겠지만 공사는 원칙대로 강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기간 윤 장관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와 여의도 국회 일정을 소화했고 3일 현오석 경제부총리 주재 비공개회의와 서울 강남 서울무역전시장에서 열린 ‘제30회 프랜차이즈 산업박람회’에 참석했다. 윤 장관은 이어 이날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합동각료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발리로 떠났고 13일 돌아올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장관님도 밀양 상황을 챙기고 있지만 현재 국정감사 준비와 APEC 합동각료회의 준비 등 현안이 빡빡해 당분간은 밀양 방문 일정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계삼 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 사무국장은 “공사 강행 결정을 했더라도 현장에서 이렇게 극렬하게 대치한다면 주무부처 장관은 현장을 직접 찾아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무책임한 모습에 실망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하이트는 맛없고, 아사히는 맛있다? 편견 거품 걷어내니…

    [주말 인사이드] 하이트는 맛없고, 아사히는 맛있다? 편견 거품 걷어내니…

    국산 맥주는 수입 맥주보다 싱겁고 맛이 없을까. 다양한 수입 맥주가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으면서 ‘국산 맥주는 특징도 없고 맛도 없다’는 불만이 거세다. OB맥주에 “실제 그러냐”고 물었더니 “직접 마셔 보고 평가해 달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래서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술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주당(酒黨) 기자들을 모았다. 각 부서의 추천을 받아 평소 맥주를 좋아하고 즐겨 마시는 기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1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 본사 회의실에서 맥주 블라인드 테스트(맥주의 상표를 가린 뒤 시음하는 방식)를 진행했다. 총 13명이 참가했으며 연령별로는 50대 1명, 40대 3명, 30대 8명, 20대 1명이었다. 테스트는 식사 여부에 따른 영향이 적은 시간대인 오후 2시 30분부터 1시간가량 진행됐다. 시음 대상은 모두 5종이었다. 국산 맥주로는 OB골든라거와 하이트가, 수입 맥주로는 일본 아사히, 유럽 하이네켄, 미국 밀러가 준비됐다. 5종 모두 저온에서 발효해 시원하고 톡 쏘는 맛이 특징인 라거 맥주다. 라거 맥주는 전 세계 맥주시장의 97%를 차지하고 있다. 상온에서 발효해 진하고 구수한 맛을 지닌 에일 맥주는 비교 가능한 국산 제품이 하이트진로의 ‘퀸즈에일’밖에 없어 시음 대상에서 제외했다. 맥주 맛 구분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참가자들은 5종의 맥주를 2회에 걸쳐 시음했다. 1~5번 숫자표가 붙은 투명 플라스틱 컵에 5종의 맥주를 따라 마셨다. 특정 맥주의 맛을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다면 1차에서 맞힌 브랜드와 2차에서 맞힌 브랜드가 동일해야 한다. 맥주와 맥주 사이에 20도의 미온수와 무염 식빵으로 입을 헹구도록 했다. 맥주 맛이 섞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2차 테스트에서는 1차 때와 달리 맥주 제공 순서를 바꿨다. 시음 순서에 따른 선호도 오차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OB맥주 측은 설명했다. 평가는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됐다. 일단 마셔 보고 맥주 브랜드를 맞히는 것과 맥주 맛을 별점 5개 만점으로 평가하는 것이었다. 결과는 참혹(?)했다. 참가자들은 맥주 5종 가운데 1개를 겨우 맞혔다. 1, 2차 테스트의 평균 정답 개수는 각각 1.16개와 1.15개였다. 1차에서 맞힌 브랜드를 2차에서도 일관되게 맞힌 참가자는 한 명도 없었다. 13명 가운데 1, 2차에서 각각 2개를 맞힌 편집부 김영롱 기자가 가장 높은 적중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김 기자는 1차에서는 OB골든라거와 아사히를, 2차에서는 밀러와 하이트를 맞혀 맥주 맛을 정확히 구분했다고 보긴 어려웠다. 그는 “하이네켄의 맛을 정확히 구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엉뚱한 브랜드였다”면서 “맥주 각각의 특징이 무엇인지 테스트를 할수록 헷갈렸다”고 말했다. 가장 많은 기자들이 맞힌 브랜드는 하이네켄이었다. 총 26회(13명이 2번씩 시음) 가운데 하이네켄의 정답 횟수는 8회였다. 아사히는 3회에 그쳐 정답률이 가장 떨어졌다. 하이네켄을 마시고 OB골든라거와 아사히로 잘못 인지하는 경우가 각 6회에 달했다. OB골든라거를 아사히(7회)와 하이네켄(5회)으로 오인한 참가자도 많았다. 아사히는 주로 밀러(7회)와 하이트(6회), 하이네켄(6회)으로 잘못 추측했다. 밀러를 마신 뒤 하이트(9회)라고 생각하거나 하이트를 마신 뒤 OB골든라거(7회)라고 말한 참가자도 적지 않았다. 평소 밀러를 많이 마셨기 때문에 다른 건 몰라도 밀러만은 확실히 골라낼 수 있다고 자신했던 사회부 유대근 기자는 1, 2차 테스트에서 밀러를 모두 아사히로 써 냈다. 그는 “밀러를 많이 먹었기 때문에 기억할 줄 알았는데 막상 여러 가지 맥주를 한꺼번에 마셔 보니 그 맛이 그 맛 같아서 구별이 안 됐다”고 털어놨다. 2차 테스트에서 하이네켄을 맞힌 국제부 최재헌 기자는 “솔직히 소 뒷걸음질하다가 쥐 잡은 격”이라면서 “다시 테스트한다면 못 맞힐 것 같다”며 고개를 저었다. 산업부 강병철 기자는 “하이네켄은 쓴맛이 강하다, 밀러는 싱겁다, 하이트는 목이 따갑다는 인상을 갖고 있었는데 하이네켄만 한 차례 맞혔을 뿐 나머지는 다 틀렸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테스트하기 전에 평소 좋아하고 즐겨 마시는 맥주 브랜드를 적어 냈다. 시음 대상 가운데 하이네켄, 하이트, OB골든라거를 고른 사람이 4명이었다. 이 가운데 자신이 좋아하는 맥주를 정확히 골라낸 이는 2명뿐이었다. 국제부 최 기자와 체육부 임병선 기자가 선호하는 하이네켄을 한 차례씩 맞혔다. OB골든라거와 하이트를 각각 좋아한다고 한 편집부 조두천 기자와 정책뉴스부 오세진 기자는 골라내지 못했다. 맥주의 맛에 대한 별점 평가(5점 만점)에서 참가자들은 본인이 아사히라고 추측한 샘플에 가장 높은 점수인 평균 3.05점을 주고 하이트라고 추측한 샘플에는 가장 낮은 점수인 2.07점을 줬다. 하지만 실제 아사히를 정확히 맞힌 참가자 2명의 평점은 1점으로 다른 맥주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하이네켄과 OB골든라거를 맞힌 5명의 평균 점수가 3.4점과 3.2점으로 높은 편이었다. 이런 결과에 대해 남은자 OB맥주 신제품개발팀장은 “맥주에 대한 소비자들의 편견이 드러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남 팀장은 “맥주는 본인이 좋아하는 브랜드 순서대로 머릿속에 계급 체계가 확실히 인식되는 제품”이라면서 “맥주 맛에 대한 별점은 맥주의 고유한 맛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특정 브랜드에 대한 선입견을 평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테스트에 참가한 기자들은 아사히를 맛있는 맥주로, 하이트는 맛없는 맥주로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맛의 차이를 유의미하게 구별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선입견이 맥주 맛을 좌우한다는 사실은 심리학 연구에서도 입증됐다. 리어나드 리 컬럼비아대 교수 등이 2006년에 쓴 논문이 대표적이다. 리 교수 등은 미국 보스턴 매사추세츠공대(MIT) 근처의 선술집 ‘더 머디 찰스’에서 손님들을 대상으로 일반 맥주에 발사믹 식초를 몇 방울 떨어뜨린 것을 ‘MIT 맥주’라며 마셔 보게 했다. 피험자의 3분의1은 식초가 들어갔다는 정보를 전혀 몰랐고, 3분의1은 맥주 마시기 전부터 식초가 들어간 사실을 들어 알았다. 나머지는 시음하고 나서 식초가 들어갔다는 정보를 들었다. 결과적으로 시음하기 전 식초가 들어간 사실을 알았던 집단만 MIT 맥주를 낮게 평가했고 나머지 집단은 MIT 맥주가 맛있다고 답했다. 즉 제품에 대한 사전 정보가 맥주 평가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비슷한 실험이 서울대에서도 진행됐다. 20대 대학생들에게 동일한 맥주를 제공한 뒤 하이네켄이나 아사히 등 수입 맥주라고 알렸을 때와 하이트, OB맥주 등 국산 맥주로 알려 주었을 때 맛에 대한 평가가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OB맥주의 남 팀장은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은 제품의 맛이 똑같은데도 수입 맥주를 국산 맥주보다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면서 “수입 맥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제품의 품질과는 무관한 심리적인 문제임을 보여 주는 또 다른 근거”라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돌잔치 초대장/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돌잔치 초대장/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이상하다했다. 실수를 탓할 겨를도 없었다. 최근 스마트폰으로 ‘돌잔치 초대장’ 첨부 파일 메시지를 받았다. 발신자 번호는 출입처 홍보담당자였다. 어이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가까워도 그렇지, 출입기자에게 아이 돌찬지 소식을 알리나 싶었다. 그런데 늦둥이를 낳았다는 소식도 없었고, 나이를 보아 돌잔치할 만한 어린아이가 있지 않았다. 이상했다. 낚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신자에게 전화를 걸어봤다. 아니나 다를까. 발신자 번호조작을 통한 ‘스미싱’이었다. 하마터면 휴대전화에 들어 있던 정보를 모두 털릴 뻔했다. 법원이나 검찰, 경찰을 사칭해 발신한 등기우편 확인 메시지도 들어왔다. 역시 스미싱이었다. 그런데 가까운 지인이 당했다. 그는 최근 전셋집이 경매로 넘어가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태였다. 법원 등기우편을 확인하라는 메시지를 받고는 급한 마음에 그만 클릭하고 말았다. 순간 이건 아니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걸려들었다고 한다. 실수를 탓할 겨를도 없었단다. 당하는 사람만 바보일까. 방법은 없을까. 휴대전화 음성 통화에 해외발신 번호표식이 뜨듯이 메시지에도 이를 적용하면 안 될까. 메시지를 컴퓨터에서 보내기 때문에 통제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있는데, 기술적으로 정말 어려운 걸까. 그렇다면 아예 번호 변경 서비스(발신자 번호 조작)를 금지하면 안 될까. 그동안 발신자 번호 조작에 따른 폐해가 잇따르면서 이를 원천 금지하는 법률 개정안이 나왔었다. 번호를 조작해 보내는 통화나 문자 메시지를 통신 서비스 사업자가 사전에 차단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번번이 무산됐다. 영리목적으로 발신자를 조작하는 업자에게 과태료를 물린다는 대책이 나왔을 뿐이다. 기자는 지난해 말 휴대전화 번호를 바꿨다. 번호를 변경하더라도 대개는 자동 안내 서비스를 받는다. 하지만 자동 안내 서비스를 포기하고 주소록에 입력된 700여명에게만 일일이 변경된 번호를 문자로 알렸다. 보이스피싱이나 음란 통화 연결을 차단하기 위한 극약처방이었다. 주소록에 없던 지인들에게는 핀잔도 많이 들었다. 지금도 사무실로 기자의 휴대전화 번호를 묻는 전화가 심심찮게 걸려오고 있으니 내근자에게는 큰 민폐 아닌가. 060이나 발신자 조작 번호를 스팸으로 걸어놓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숫자를 한 자리만 바꾸거나 더하면 이도 소용없다. 발신자를 조작해 일반 휴대전화 번호나 지인의 번호로 걸려오면 어쩔 수 없이 당한다. 영리 목적의 발신자 번호 조작 금지는 발신자에게 스스로 조작을 금지하도록 하는 방식이라서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휴대전화가 정보 보따리로 진화하는 것과 함께 휴대전화를 이용한 사기도 다양해지고 지능화되고 있다. 빠르고 편리한 기술을 앞서 개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용자의 불편을 없애고 부작용을 막는 기술도 동시에 개발하고, 정책도 이를 따라갈 때 비로소 진정한 정보통신 강국이 된다. 경찰·검찰의 수사 목적이나 개인 평생전화번호 부가서비스 등을 빼고는 발신자 조작 번호 전송을 아예 통신사업자가 기술적으로 차단하도록 하는 법률 개정을 심도 있게 따져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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