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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세에 짓눌려 노후생활 꿈도 못 꾼다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80㎡대(24평형대) 아파트 임대를 고려했던 박모(48)씨는 중개업자의 제안에 깜짝 놀랐다. 집주인이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200만원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박씨에게 반전세 임대를 권유했던 인근 M중개업소 관계자는 “(기존 거주자들은) 학군 수요로 들어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월세 가격이 계속 올라도 쉽게 떠나려 들지 않는다.”면서 “결국 임대시장에서 월세가 보편화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주택 매매 가격 안정에 따른 임대시장의 급격한 반전세·월세 변화 추이가 서민들의 주거복지를 통째로 흔들고 있다. 급하게 온 ‘월세시대’에 우리나라의 고유한 주택임대차 제도인 전세가 결국 사라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임일섭 농협경제연구소 거시경제센터장은 “전세주택 공급은 매매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에 대한 기대를 전제로 한 것”이라며 “매매 가격이 안정되고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사라진다면 전세주택의 공급은 빠르게 위축돼 월세로 전환되거나 (전세주택이) 매매시장에 나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전세금을 레버리지(지렛대)로 주택을 구입한 뒤 집값 상승분만큼 이익을 취하는 국내 시장의 생리에 따른 것이다. 임 센터장은 “매매 가격 안정 기조가 정착될 경우 임대 가격의 상승압력이 가속화되고 궁극적으로 전세가 월세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서민층의 주거 비용 증가에 따른 주거 불안 심화다. 1980년대 후반 매맷값과 전셋값이 동반 상승하면서 사회문제로 비화된 적이 있다. 2000년대 집값 상승기에는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안정됐다. 매매 가격 급등은 무주택 서민층에 상대적 박탈감을 가져 오지만 전셋값 급등은 기본적인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차이가 있다. 특히 1980년대에는 연간 20%에 육박하는 전셋값 상승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가 고성장을 구가해 실질소득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충격을 흡수했다. 또 월세가 보편화된 선진국에선 다양한 연금 혜택 덕분에 부담이 한결 가볍지만 우리는 상황이 다르다. 이처럼 주거 복지가 흔들리는 가운데 주택바우처제는 정부가 주거 복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제도로 손꼽힌다. 재산과 월 소득이 일정 수준 이하인 가구를 대상으로 매월 최대 15만원 안팎의 돈을 지원하는 것이다. 혜택을 볼 수 있는 전국의 가구 수는 최대 24만여 가구로 추정된다. 국토해양부는 2008년부터 제도 도입을 서둘렀으나 예산 부족으로 번번이 좌절됐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선진국도 과거에 임대주택을 공급하다 바우처로 옮겨 가는 추세”라며 “수혜자가 원하는 지역의 주택을 선택해 거주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미국같이 대기수요가 많다는 단점도 있다.”고 말했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공감하지만 지급 기준이 나라마다 다르고 임대주택 정책과 어떻게 병행할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임대료 상한제를 시행해 임차인을 보호하는 것도 도움이 되고 있다. 예컨대 영국은 1965년부터 모든 등록 임대주택에 공정임대료제를 도입했다. 일종의 금액 상한선을 두고 관리하는 것이다. 독일은 공공임대주택에는 금액 상한제를, 민간임대주택에는 개정 민법에 따른 인상률을 각각 적용하고 있다. 프랑스는 임대료 인상률이 전국 건축비 지수 상승률의 80%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일본은 철저한 계약존속 보호제를 통해 사실상 세입자를 보호하고 있다.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계약이 자동 연장돼 임대료 인상을 목적으로 한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어렵도록 했다. 김남근 참여연대 변호사는 “임대료를 시장 상황에만 맡겨두는 선진국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식품·철강·항공·해운업계 비상 걸렸다

    식품·철강·항공·해운업계 비상 걸렸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국내 업체들 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전자와 자동차 등 수출 주력 업종들은 환율 상승에 따른 달러화 표시 가격 하락으로 수출 증대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반면 철강과 해운 등은 비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여지가 더 커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은 안 떨어지고… 22일 국내 재계 등에 따르면 최근 환율 상승은 곧바로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원유와 철광석, 각종 곡류 등 원자재를 전량 수입하다시피하는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는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달러화 표시 수입가격이 뜀박질할 수밖에 없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9.9원 뛰어 오른 1179.80원을 기록했다. 이번 달 들어서만 113원(10.6%)이나 상승했다. 설상가상으로 국제 원자재가격은 쉽사리 떨어지지 않고 있다. 우리가 주로 들여오는 원유인 두바이유 선물 가격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 직후인 지난 9일 연중 최저치인 배럴당 100.13달러를 기록한 뒤 최근 6% 넘게 반등했다. 21일(현지시간)에도 전날 대비 1.01달러 상승한 107.11달러에 마감됐다. 서부텍사스중질유(WTI)도 9일 79.30달러에서 85.92달러까지 상승한 상태다. 옥수수와 대두 등 주요 곡물의 선물가격도 이달 들어 횡보하는 모습이다. 금과 원유, 구리, 밀 등 총 19개 국제 상품가격의 움직임을 반영한 로이터-제프리 CRB지수는 지난 19일 323.58을 기록하며 이달 들어 5% 가까이 하락했지만 최근 3개월간 최저치였던 지난달 9일(316.12) 수준에는 못 미친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금융 불안에 따른 실물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원유 등 원자재의 불안정한 수급 때문에 투기세력이 여전히 원자재 시장에서 빠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車 등 수출업종 이익 기대 이에 따라 국내 산업계 역시 고환율과 고원자재가격 등 이중고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해외에서 원자재를 사들여 내수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는 제당·제분 등 식품업계는 환율 상승이 고스란히 비용 증가로 연결된다. 국내 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 때문에 가격도 쉽게 올리지 못한다. 철강업계 역시 최근 환율 상승에 따른 부담이 크다. 포스코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연간 600억원 정도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달러로 받은 수출 대금의 일부를 철광석과 석탄 등 수입에 쓰지만 원자재가 상승으로 인한 부담은 덜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3조원 정도의 달러화 부채와 2조원 정도의 엔화 부채에 따른 외화평가손실 역시 만만찮다. 항공과 해운업계 역시 울상이다. 환율 상승에 따라 수송선과 항공기 연료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렵다. 다만 전자와 자동차 등 업종은 아직까지는 환율 상승에 따른 이득을 기대할 수 있다. 원자재가 부담은 커지지만 달러 등 외화표시 가격은 하락해 이는 곧 수출 증대로 연결될 수 있다. 관련 업계는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삼성전자는 연간 3000억원, 현대차는 800억원, 기아차는 500억원 정도의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환율 상승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현상이고, 이는 2~3년 전과 유사하게 글로벌 경기 침체의 신호탄이 될 수 있어 단기적인 득실과 상관 없이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산업부 종합 douzirl@seoul.co.kr
  • 위례 보금자리 3.3㎡ 1200만원선

    위례 보금자리 3.3㎡ 1200만원선

    전셋값 오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신규 분양단지로 세입자들의 관심이 기울고 있다. 휴가철과 폭우가 겹치며 사업을 중단했던 건설업체들이 분양 재개에 나서면서 신규 분양시장에 다음 달까지 모두 9만 4000여 가구의 이파트가 쏟아질 전망이다. 어느 때보다 공급 지역이 고르게 분포돼 있는 것이 특징. 수도권은 서울 위례신도시, 고양 원흥지구 등의 보금자리주택 물량과 민간업체들의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대기 중이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가을 분양시장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부동산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리는 지역은 공공분양 아파트이다. 국방부와 지구 내 군부대 땅 보상 문제로 연내 분양 일정이 불투명해지기는 했지만 2949가구 규모의 위례신도시는 분양가가 저렴한 마지막 보금자리주택으로 꼽힌다. A1-8블록에서 전용면적 51~59㎡ 1139가구,A1-11블록에서 51~84㎡ 1810가구 등이 공급된다. 3.3㎡당 분양가는 1200만원 선으로 예상된다. 이어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와 인접한 고양원흥지구(3183가구·9월), 남양주시 진건지구(4455가구·11월), 하남시 미사보금자리지구(960가구·11월) 등이 대기하고 있다. 수원 호매실, 의정부 민락2지구에서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아파트 분양을 준비 중이다. 재개발시장에선 서울 동부권이 주목받는다. 삼성물산은 동대문구 전농·답십리동 일대를 재개발한 ‘래미안 전농 크레시티’ 2397가구를 이달 말 분양할 예정이다. 이 중 486가구가 일반분양된다. GS건설을 주관사로 한 왕십리 뉴타운 2구역에선 전용 55~157㎡ 1148가구 가운데 512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전문가들은 입지여건이 뛰어난 지역이라도 단지별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어 중소형 물량을 중심으로 분양가를 꼼꼼히 비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만약 전세를 고집하는 세입자들이라면 서울 동작·중구·성동구 일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10~11월에 걸쳐 5000여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어 저렴한 신규 입주 물건을 기대할 수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F35 입지 흔들… 경쟁기종들 추격전

    F35 입지 흔들… 경쟁기종들 추격전

    우리나라가 세계 전투기 시장의 판세를 좌우할 요충지로 떠올랐다. 내년 10월 8조 2900억원이 투입되는 차세대 전투기 도입(FX 3차) 사업의 기종 확정을 앞두고 세계적인 전투기 생산기업들이 진검 승부를 펼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차세대 전투기 시장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던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F35 라이트닝Ⅱ가 개발 지연과 사업비 급증 등 잇단 악재로 입지가 흔들린 틈새를 다른 업체들이 파고들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 보잉의 F15SE(사일런트 이글),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유로파이터 타이푼(개량형), 러시아의 ‘수호이 T50 PAK-FA’ 등이 기술 이전과 가격 인하 등 각종 부대 조건을 제시하며 우리 정부를 유혹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이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레이더 반사면적 등을 포함한 작전운용 성능 기준을 완화하기로 결정한 게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방사청 고위 관계자는 최근 방산업체와의 간담회에서 “레이더에는 걸리지 않지만 타격력이 적다면 효용가치가 떨어지는 것”이라면서 “FX 3차 사업에서 스텔스 성능을 꼭 고집하지는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성능 스텔스 기능을 앞세워 FX 3차 사업의 유력 기종으로 거론됐던 F35 개발업체인 록히드마틴으로선 우리 정부의 이런 입장 선회가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경기 악화로 미 정부의 F35 개발 사업비 감축이 예견되고 있는 데다가 지난해 성능 시험 중 노출된 연료 펌프 이상 등 각종 결함에 따른 개발 지연으로 일본·호주 등 구매 희망국들의 눈길이 다른 기종으로 쏠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 FX3차 사업에 거는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다급해진 록히드마틴 측은 최근 스텔스 기술 이전과 가격 인하를 공개 제안하고 나섰다. 록히드마틴의 고위 관계자는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있는 F35 생산기지를 방문한 한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한국 정부가 F35를 구매한다면 스텔스 기술을 이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이 F35 구매 결정을 하고 이를 인도받게 되는 시기인 2016∼2017년에는 대당 7000만 달러(약 770억원)에 판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산업계 등에선 이런 파격 제안에 물음표를 달고 나선다. 한 방산 전문가는 “록히드마틴이 제시한 가격은 공동 개발 참여국 8개국 등에 3000대를 판매해 개발비용을 회수했을 때를 가정한 가격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개발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 실정에서 2016년부터 전력화를 원하는 한국 정부에는 실제 협상에서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기종 생산업체 관계자는 “미 정부의 예산으로 개발된 F35의 스텔스 기술을 정부 승인 없이 이전해 주겠다고 약속하는 걸 곧이곧대로 믿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틈새를 노려 다른 업체들의 구애가 강화되고 있다. 미 보잉사는 우리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F15K의 성능을 스텔스급으로 개량하는 방안을, EADS는 초기 20여대를 제외한 나머지 물량의 한국 내 라이선스 생산을 통한 기술이전을 약속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아무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면서도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 사업을 감안한 기술 이전 부분 등까지 면밀히 검토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환경부-산업계 ‘화학물질 등록·평가법’ 연내 제정 氣싸움

    환경부가 연내 제정을 추진 중인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을 놓고 정부와 산업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화학물질 위해성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환경부와 기업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는 산업계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화학물질 모두 위해성 평가” 15일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유통되는 화학물질은 4만 3000종 가운데 안전성이 평가된 것은 15%에 불과하다. 특히 안전성 평가 물질이라도 유해성(화학물질이 가지는 고유 독성)에 대한 평가만 이뤄져 외부 노출에 따른 위해성 문제는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 최근 불거진 가습기 살균제 인체유해 문제도 제도적 안전장치가 미흡해 발생된 사례로 꼽힌다. 환경부는 가습기 살균제뿐만 아니라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대부분의 화학물질은 안전성 확인·평가 없이 제품에 사용되고 있어 강제할 조항이 필요하다고 항변한다. 유해화학물질 관리법이 이미 1991년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법 시행 이전에 제조·수입된 화학물질은 평가가 이뤄지지 않는 등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따라서 환경부는 화평법을 통해 기존 화학물질과 신규물질 모두에 대해 위해성 평가를 하고, 유해화학물질 관리법상 18개였던 평가항목도 45개까지 늘려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화평법은 국내에 유통되는 모든 화학물질에 대한 위해성 여부를 분석·평가해 정부에 보고·등록하도록 강제하는 법이다. 법안은 지난 2월 말 입법예고된 뒤 부처 간 협의 중이지만 산업계의 반발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국내 산업계 현실 고려해야” 환경부의 화평법 제정 움직임에 경제단체와 화학산업 관련 단체는 시기상조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국민의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법률안의 제정 목적은 이해하지만, 국내 산업계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너무 급속히 추진하고 있어 기업 경쟁력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이지윤 화학물질과장은 “유럽연합(EU)을 비롯,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환경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라며 “국민의 안전과 국제 화학물질 기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화평법이 하루빨리 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삼성전자·현대차 비상발전… 큰 피해없어

    삼성전자·현대차 비상발전… 큰 피해없어

    15일 전국을 강타한 정전 사태로 국내 주요 기업들도 불편을 겪었지만 다행히 가동중단 등 심각한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조과정에서 극도의 정밀성이 요구되는 반도체 업체와 제철, 정유 등 대기업들은 정전에 대비해 자체 비상발전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기 때문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반면 일부 유통업체 매장은 전기 공급 중단에 따라 영업 차질이 빚어지고, 중소기업들 역시 피해가 속출했다.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반도체 등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등을 생산하는 반도체, 전자업체는 별다른 정전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서울 서초동 본사 사옥이 이날 오후 0.5초가량 정전됐으나 곧 전력이 공급됐고, 지방 사업장도 전력이 차질 없이 공급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 서울 여의도 본사도 오후 “한전 측이 전력 공급을 갑자기 중단할 수 있으니 업무에 참고하라.”는 사내 방송을 내보냈으나 실제 정전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이닉스반도체 관계자도 “반도체 시설은 일단 전력 공급이 끊기면 큰 피해가 발생하지만 한전이 공장 등을 주요 시설로 분류, 전력을 정상적으로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 발전기 상태 등을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한국지엠 등 자동차업체들은 별다른 정전 피해를 겪지 않았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지난 10일부터 18일까지 전 공장 추석 휴무에 들어간 상태다. 울산과 전남 여수 등에 대규모 공장을 둔 SK에너지와 GS칼텍스 등 정유업계와 LG화학, 호남석유화학 등 화학업계도 별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고, 예비 발전기를 설치하는 등 비상 상황에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통업계에서는 일부 피해 사례가 발생했다. 홈플러스 인천 계산점에서는 정전이 됐으나 자가발전기가 가동이 안 돼 매장 조명이 꺼지고 계산대 가동이 멈추는 등 혼란이 발생했다. 전국 산업단지의 중소업체들은 피해가 상당했다.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는 오후 3시 15분부터 1시간가량 전력 공급이 중단되면서 플라스틱과 섬유 업체들이 원료를 폐기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포항 철강공단에도 정전이 발생했고, 울산 중산공단 단지의 제조업체 20여 곳도 조업을 중단했다. 특히 강원 강릉과학산업단지도 예고 없는 단전으로 22개 업체가 피해를 봤다. 268개 업체가 입주해 있는 충북 청주산업단지도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이동통신사들은 정전 발생 지역의 기지국에 미리 준비해 놓은 예비 배터리를 가동, 전력을 공급하는 등 대규모 통신두절 사태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기지국의 예비 배터리가 3~6시간밖에 견디지 못하는 까닭에 정전이 길어지면 대규모 통신장애 사태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두걸기자·산업부 종합 douzirl@seoul.co.kr
  • 신호등 꺼지고 엘리베이터 멈추고… 일부 지역 생필품 사재기

    신호등 꺼지고 엘리베이터 멈추고… 일부 지역 생필품 사재기

    15일 전국적으로 발생한 전례 없는 ‘정전 대란’으로 한반도가 한때 ‘먹통’이 됐다. 은행 등 금융권 업무가 마비되는가 하면 산업계도 피해가 속출했다. 엘리베이터가 멈춰 탑승자가 갇히기도 했다. 신호등이 꺼져 경찰이 수신호로 교통정리를 하는 모습도 연출되는 등 큰 혼란을 빚었다. 인명피해 신고는 없었다. 느닷없는 정전 사태에 분노한 시민들은 집단 소송 움직임도 보였다. 서울 지역은 이날 오후 3시 30분쯤부터 마포·영등포·구로·강남·서초·송파·양천·성동·중구·종로·노원구 등 대다수 지역에서 정전 사태가 빚어졌다.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국휼렛패커드 본사 빌딩은 오후 3시 30분부터 4시 10분까지 약 40분간 22층 전층이 정전되면서 직원들이 한동안 엘리베이터에 갇혔고, 업무가 마비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마포구의 한 출판업체는 가동 중이던 인쇄기가 멈춰 파지가 생기는 바람에 수백만원의 손실을 입었다. 성북구 정릉동에 위치한 국민대는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수시원서 접수 마감 시간을 연장했다. 노원구에 사는 대학원생 권모(28)씨는 두 시간여 동안 컴퓨터로 한 문서 작업을 일순간의 정전으로 모두 날려버렸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수서동 한 마트에서는 정전이 일어나자 “전쟁이 난 것 아니냐.”며 일회용품을 중심으로 사재기가 벌어지기도 했다. 강남구 신사동의 한 이비인후과에서는 환자들이 진료를 받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 특히 이번 정전으로 세탁소·인쇄업체 등 소규모 자영업자나 횟집·정육점 등 냉장으로 신선도를 유지해야 할 음식점들의 피해가 컸다. 피해를 입은 시민들은 “예고없이 전기를 끊은 한국전력을 상대로 집단소송도 불사하겠다.”는 글을 인터넷에 잇따라 올렸다. 트위터리안들은 정전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극장인데 영화 보다가 정전 때문에 이게 뭐야. 결국 환불 받고 나왔어요.”, “서울 명륜동 일대 전기가 다 나가 병원 진료가 중단됐다가 30분 만에 재개됐네요.”, “장충동 사거리 왕복차선 신호등이 모두 꺼졌어요.” 등 정전 상황이 트위터를 타고 생중계됐다. 사상 초유의 정전사태에 경찰들도 당황했다. 서울 종로 지역 신호등 10여개가 줄줄이 나가자 경찰들은 비상투입돼 수신호로 차량을 소통시켰다. 지방 곳곳에서도 전기 공급이 일시에 중단됐다. 부산에서는 오후 3시 20분 첫 엘리베이터 내 갇힘 사고 신고를 시작으로 1시간여 만에 30여곳의 사고가 부산시소방본부에 신고됐다. 부산 등의 횟집들은 수족관에 공급되는 전기가 갑자기 끊어져 피해를 입기도 했다. 울산에서도 오후 3시 13분쯤 남구 삼산동 일대의 정전을 시작으로 중구와 북구, 울주군의 대부분 지역에 정전 사태가 발생하면서 엘리베이터에 갇혔다는 신고가 끊이지 않았다. 울산 소방본부관계자는 “현재 인력으로 구조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충북 청주 가경동 하나병원은 오후 4시 5분부터 5시까지 전력공급이 끊겨 전산시스템이 마비되면서 일부 환자들이 돌아갔다. 강원도 내에서도 10만 가구 이상이 순간 정전되는 등 단전 피해가 속출했다. 광주·전남 지역 13개 시·군에서는 24만 가구의 전기가 끊어졌다. 인천에서는 예고 없는 정전으로 시내 교차로 수십곳의 신호등에 전기공급이 끊기고 건물 엘리베이터 내부에 주민이 갇히는 사고가 속출했다. 인천시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오후 3시 24분부터 강화군, 서구, 부평구, 계양구 등지에서 정전에 따른 엘리베이터 안전사고 수십건이 잇따라 접수됐다. 대학 수시모집 원서접수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이날 전국 회원 대학에 “이날 접수를 마감하는 대학은 마감을 하루 또는 반나절 정도 연장해 달라.”는 내용의 협조 공문 보냈다. 이에 이날 오후 원서 마감을 앞두고 있던 가톨릭대, 전남대, 인천대, 부산대, 동아대, 국민대, 덕성여대 등 전국 40여곳의 대학이 접수 마감 시일을 연장했다. 대교협은 “대학에 따라 마감을 하루 연장하는 곳과 반나절 연장하는 곳이 있으므로 수험생들은 지원대학의 원서접수 마감시간을 꼼꼼하게 체크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발전노조는 16일 오후 한전 본사 앞에서 이번 정전 사태에 대해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김병철·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이사철마다 수도권 외곽으로… 외곽으로”

    “이사철마다 수도권 외곽으로… 외곽으로”

    경기 동탄신도시의 세입자 정모(35)씨는 최근 전세 재계약 때 1억 5000만원이던 전셋값을 2억원 가까이 올려줬다. 정씨는 재계약 과정에서 중개업자로부터 서울이나 과천에서 밀려온 세입자들이 이곳 전셋값을 끌어올린다는 얘기를 듣고 의아해했다. 정씨는 “2년 전 신혼집을 구하면서 교통 불편을 감수하고 수도권 외곽에 전셋집을 구했다.”면서 “이사철마다 (전셋값) 풍선효과가 재현되면 서민들은 계속 변두리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전셋값이 폭등하면서 다양한 ‘전세난민’을 양산하고 있다. 앞서 신혼부부, 학군 수요와 전셋값 상승이 세입자들의 발길을 외곽으로 향하게 했다면 올 가을 전세난은 다소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는 게 특징이다. 예컨대 서울 삼성동 힐스테이트 1·2단지는 대치동 청실아파트(1378가구)의 재건축 이주수요가 몰려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 인근 대치동 미도1차(112㎡)의 전셋값도 올 초와 비교해 16.3%가량 상승해 평균 5억 7000만원에 이른다. 현재 강남지역에선 청실아파트(1378가구)와 반포동 신반포 한신1차 아파트(727구)의 재건축 계획이 잡혀 있다. 청실아파트 주민들은 이미 이주를 시작했고, 한신1차 아파트는 올 하반기 이주계획이 잡혔다. 서울 삼성동의 Y공인 관계자는 “어느 정도 경제력을 갖춘 청실아파트 세입자들이 인근 개포동 현대 2차, 도곡동 아카데미스위트, 삼성동 힐스테이트 등에 몰리면서 또 다른 전세난민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 달 말로 다가온 신분당선 개통은 수혜지역 세입자들을 밀어내고 있다. 경기 분당이나 용인 수지에서 20분 이내에 서울 강남에 도착할 수 있게 되면서 강남권 전세난민들의 유입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최근 신분당선과 분당선 연장선의 수혜를 받는 수원과 용인지역의 경우 전셋값 상승률이 29.5%에 달해 전국 평균(15.3%)이나 경기(8.3%), 서울(13.4%)지역보다 훨씬 높았다. 은행 문턱이 높아진 것도 전세난민을 양산하는 한 요인이다. 예전처럼 대출이 쉽지 않아 세입자들에게는 악재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살다가 인근 남양주시로 이주한 최모(49)씨는 “시골에 물려받은 작은 집이 있어 전세대출이 아닌 은행의 일반대출을 신청했다가 심사과정에서 탈락해 이사했다.”면서 “주변에 나와 같은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대치동의 S공인 관계자도 “최근 은행 심사과정에서 탈락해 계약이 깨진 사례가 종종 있다.”면서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문의가 늘었으나 전세대출이 가능한 물건은 그리 많지 않다.”고 귀띔했다. 집주인의 잇따른 월세 전환 요구가 난민을 양산하기도 한다. 무역회사에 다니는 유모(38)씨는 최근 재계약을 위해 집주인과 통화하다 황당한 얘기를 들었다. 전세 보증금을 4000만원 올려 1억 7000만원으로 계약하자는 얘기에 보증금 액수를 조정해 달라고 하자 9000만원에 매월 60만원의 월세를 내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제 겨우 전세 대출금을 갚아 나가는 상황이라며 반발하다가 서로 마음만 상해 재계약은 무산된 상태다. 유씨는 “집 주인이 시세보다 싼 집에 2년 동안 살았으면 된 것 아니냐며 면박까지 줬다.”고 토로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 밖에 경기 산본신도시와 평촌신도시 등에 전통적인 서울지역 전세수요가 유입되면서 이 지역 세입자들이 고초를 겪고 있다. 서울과 판교에서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은 다시 용인 성복동과 광명의 신규 입주 단지로 몰리는 상황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열린세상] 이제는 소형 원자력발전소다/이레나 이화여대 방사선 종양학 교수

    [열린세상] 이제는 소형 원자력발전소다/이레나 이화여대 방사선 종양학 교수

    미국 정보기술(IT) 업계의 대표주자인 휼렛패커드(HP)가 개인용컴퓨터(PC)사업에서 철수한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1990년대 IBM이 대형 컴퓨터에 매달리다 시대적 흐름을 읽지 못하고 컴퓨터 산업에서 퇴출됐듯이 HP도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기술 변화에서 살아남지 못한 것이다. 사회적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은 사라지는 것이 냉엄한 비즈니스의 현실이다. 원자력 산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안전성과 높은 경제성으로 승승장구하던 원자력 산업이 일본의 후쿠시마 사고 이후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이번 사고가 탈(脫)원전의 신호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 것 같다. 기후변화 문제와 높은 석유 및 가스 가격,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국이나 인도 같은 신흥 경제국들의 소비 증가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키면서 많은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원자력에 대한 매력은 줄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원자력 에너지를 계속 이용하려면 더욱 안전하고 경제성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 필요하다. 안전성을 혁신적으로 개선하고 경제성도 있는 것으로 논의되는 소형 원전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형 원전의 필요성은 오래 전부터 거론돼 왔다. 1985년 대형 원자로의 안전성과 사고 시 피해의 최소화가 거론되면서, 스웨덴 회사의 카롤로프 스키게 박사가 5차 태평양 원자력회의 논문에서 대형 원자력 발전소를 몇개의 블록으로 조립 및 분해가 가능한 소형 원자로로 개발하는 데 대해 발표했다. 26년이 지난 지금 원자력계에서는 안전성과 경제성을 만족시킬 수 있는 미래 원전 기술로 소형 원전을 꼽고 있다. 이런 변화를 인지한 미국은 원자력 산업에서 상실한 리더십 회복을 위해 미래 원자로인 소형 원전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의회는 소형 원전을 지원하기 위한 법안들을 제안하고 있고, 기업들은 이미 3~4개의 소형 원전을 개발해 인허가 신청 준비를 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원전 이용 확대와 원전 수출을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원자력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고 이러한 정책의 부산물로 2년 전에는 아랍에미리트연합에 원전 수출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른 시간 내에 한국형 제1세대 소형 원전인 SMART 개발에 박차를 가하여 계획대로 상용화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이와 병행하여 사용 후 핵연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미래 기술인 제2세대 소형 원전 기술 개발에도 투자를 해야 한다. 원자로를 레고블록처럼 쌓아서 원하는 용량의 원자력 발전소를 만든다면 어떨까? 바로 지식경제부에서 2020년대의 국가 성장 동력으로 추진하는 제2세대 소형 원전이 이러한 모양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2015년까지 상용화하기로 한 SMART 개발과 중복성이 있다는 이유로 이를 저지하려 한다는 말도 나온다. 컴퓨터, 휴대전화의 경우 최초 개발에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한번 시장에 나오면 잠깐 사이에 대중화되면서 다양해진다. 소형 원전도 마찬가지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원으로 수년간의 연구를 거쳐 개발된 소형 원자로인 SMART가 실용화 단계에 와 있고 지경부에서도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따라 조금 늦기는 했지만 SMART와는 조금 다른 유형의 소형원전인 SMR(small modular reactor)을 개발하려고 하는 것을 중복 투자라고 보는 것은 맞지 않다. 모든 장비들이 소형화되고 다양화되는 현 사회에서 오직 한 가지 타입으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소형 원자로 개발에 대한 원천기술을 국내 원자력계가 가지고 있으므로 모든 것이 하나로 결합된 일체형 소형 원자로인 SMART 개발자들과 잘 협력한다면 제2세대 타입인 조립과 분해가 가능한 블록형 소형 원자로는 좀 더 이른 시간 내에 적은 비용으로 개발될 수 있다. 국가가 총력을 기울여도 경쟁하기가 버거운 현실에서 부처 간 갈등으로 시간만 낭비하거나 안주하면 IBM이나 HP처럼 외부의 환경 변화로 퇴출을 맞는 ‘개구리 신드롬 현상’을 피할 수 없다. 정부와 원자력 산업계는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
  • [고졸 취업문 더 넒어진다] 대우조선해양 “중공업 사관학교 운영”

    대우조선해양이 고졸 인재 육성을 위해 가칭 ‘중공업 사관학교’를 만든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고졸 정규직 채용 확대에 따른 조치다. 대우조선은 최근 공개한 ‘우수 고졸 예정자 정규직 채용 및 육성 프로그램’에 따른 세부 인재 육성 계획 등을 8일 발표했다. 대졸 신입사원 교육과는 별도로 운영되는 중공업 사관학교는 고졸 출신 우수 인력을 조기에 양성해 회사의 중공업 전문가로 육성하는 자체 교육기관이다. ●21일~새달 7일 지원서 접수 4년간 운영되는 사관학교는 고졸 신입사원들이 첫 1년은 기본 소양 과목과 현장 순회 교육을 받고, 이후 3년은 전문 멘토와 함께 실무 부서에서 실무 경험을 쌓도록 운영된다. 어학교육도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현재 생산과 기술을 총괄하고 있는 이영만 부사장이 학교장을 맡아 고졸 인재 육성을 담당한다. 대우조선은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홈페이지(dsme.co.kr)를 통하여 고졸 인재 지원서를 접수한다. ●“학벌 대신 능력 위주 사회” 기대 다음 달 19일 서류전형 합격자를 발표하고, 11월 중순 면접과 적성검사를 거쳐 12월 중순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합격자들은 내년 1월 1일부터 입사한다. 대우조선은 최근 전국 2200여개 고등학교장에게 고졸 인재 육성 취지를 설명하고 우수 인재를 추천해 줄 것을 요청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이 학벌 위주의 우리 사회를 능력 위주로 선진화해 국내 교육계와 산업계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인재 활용 ‘부산 지식네트워크’ 15일 개통

    부산시가 지역 인적 자원의 체계적인 관리와 효율적 활용을 위해 ‘지식지도’를 구축, 운영에 들어간다. 부산시는 산·학·연·관 지식 인프라 구축사업인 ‘부산 지식 네트워크(BKnet) 1차 사업’을 최근 완료하고 15일 개통한다고 8일 밝혔다. 시는 부산시 교육청과 부산인적자원개발원, 지역 언론사, 지역 대학 등이 참가한 가운데 2009년부터 사업에 착수해 최근 1차로 상용화 시스템과 보안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는 일종의 종합적인 인재 활용 시스템으로 인물정보를 비롯한 여러 가지 정보들을 제공한다. 부산 출신, 또는 부산에서 활동하는 학계, 산업계, 연구계, 관계 등 분야별 전문가 지식인 1만명과 관련된 각종 정보와 자료를 담고 있다. 공공부문에서 지식 네트워크가 구축되기는 전국 처음이다. 원하는 단어를 입력하면 관련 인물들이 동시에 검색되고, 지식 지도 체계를 통해 최종적으로 가장 적합한 인사를 찾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 새로운 아이디어를 함께 창출하고 활용할 수도 있다. 부산시는 개통 이후 2차 사업에 착수해 자료를 업데이트, 2013년까지 1만명의 정보를 추가할 계획이며, 부산 지식 네트워크의 활성화를 위해 가칭 ‘지식재단’ 설립도 추진할 방침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사설] 슈퍼박테리아 상시 감시체제 강화하라

    올 들어 7월까지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된 환자가 5200여명으로 나타났다. 어떤 항생제에도 죽지 않는 공포의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된 이들이 이렇게 많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 양승조 의원이 그제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44개 대형 종합병원을 조사한 결과 슈퍼박테리아의 병원 내 감염 신고건수는 병원 한 곳당 평균 100건이 넘는다. 지난 5월 유럽을 휩쓸고 간 슈퍼박테리아 감염으로 수많은 이들이 사망한 것을 떠올린다면 이제 슈퍼박테리아 문제는 이웃나라 일이 아닌 우리의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고 하겠다. 이번 통계가 상위 종합병원만을 대상으로 한 수치여서 연말까지 전체 병원으로 조사를 확대하면 감염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더 이상 뒷짐 지고 있을 수 없다는 얘기다. 슈퍼박테리아는 기존 항생제가 전혀 듣지 않아 폐렴·패혈증 등 다양한 감염질환을 일으켜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에게는 더욱 치명적이라고 한다. 지난 5월 탤런트 고 박주아씨도 수술 받은 후 병원에서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돼 패혈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유족들은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일부 조사에 의하면 대학병원 전공의 가운과 넥타이, 휴대전화 등에서도 슈퍼박테리아가 검출됐다고 한다. 병 고치러 병원 갔다가 거꾸로 병원에서 무서운 세균에 감염되는 날벼락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항생제에도 속수무책인 슈퍼박테리아의 출현은 인간의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의 업보다. 감기만 걸려도 항생제를 마구잡이로 처방하는 우리 현실에 비춰보면 그리 놀랄 일이 아닐 수 있다. 그러기에 슈퍼박테리아 감염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항생제가 올바르게 사용돼야 한다. 오남용을 줄이지 않으면 안 된다. 병원뿐만 아니라 축산업계도 고민해야 한다. 농축산물에 사용하는 각종 항생제 역시 사람 몸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병원의 체계적인 감염 관리가 우선 시급하다고 하겠다. 병원은 물론 복지부 등이 나서 상시 감시체제를 강화해야 한다. 환자들의 권리차원에서 병원별로 감염 상황을 공개하는 것도 필요하다.
  • [문화계 블로그] 도쿄서 확인한 한류 세대교체

    [문화계 블로그] 도쿄서 확인한 한류 세대교체

    동일본 대지진으로 한동안 주춤했던 한류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지진으로 연기됐던 국내 가수들의 콘서트와 홍보 행사가 이달 들어 잇따라 재개된 덕분이다. 문화산업계 관계자들의 주된 관심은 팬층에 있다. 10~20대 팬층을 겨냥한 아이돌 가수와 배우들의 해외 진출이 두드러져 이번 기회에 한류 소비층의 확실한 세대 교체가 이뤄질 것인지 주목하고 있는 것. 지난 3일 일본 도쿄 번화가. 한국 노래를 듣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시부야 한복판에서는 2AM의 ‘죽어도 못 보내’가 흘러나왔고, 하라주쿠 상점에서는 소녀시대의 ‘지’가 일본어 버전으로 흘러나왔다. 시부야의 최대 음반 매장인 타워레코드 입구에는 2PM의 대형 앨범 광고가 걸려 있었다. 한류의 새 공략층으로 부상한 10~20대 일본인들의 반응이 눈에 띄었다. 젊은이들이 많이 오가는 하라주쿠에는 K팝 관련 매장이 곳곳에 들어서 있고, 장근석·동방신기·FT 아일랜드·JYJ 등의 브로마이드 사진과 앨범을 팔고 있었다. 타워레코드 1층 한켠에 마련된 K팝 코너에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한국어 자막이 표기된 소녀시대의 일본 투어 콘서트 비디오를 보고 있었다. 한국 아이돌 문화에 관심이 많다는 후지타 유우(22·와세다대 4학년)는 “동방신기를 필두로 요즘 K팝 팬들은 젊은 층이 많다.”면서 “한국 아이돌은 일본 아이돌에 비해 춤, 노래, 연기 등 다방면에서 다재다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수적인 아사히 TV에서도 음악 프로그램에 매주 K팝 가수를 소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류의 주된 소비층이 10~20대로 옮겨가고 있다.”(김영민 SM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말을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일각에서 한류 인기가 곧 한계에 이를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한류 소비층의 세대 교체를 간과한 진단”이라면서 “한류의 핵심 콘텐츠가 K팝과 영화로 교체되면서 팬층도 10~20대로 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지금의 캐스팅과 훈련, 투자 시스템이 지속되는 한 최소 3~5년은 K팝 열풍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를 입증하듯 지난 4일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드림하이 프리미엄 이벤트’는 전석(1만 5000석) 매진을 기록했다. 배용준, 김수현, 수지, 택연, 우영 등이 참석한 행사였다. 3~5일 일본 최대 공연장인 도쿄돔에서 열린 SM타운 앙코르 콘서트는 무려 15만명을 끌어모았다. 같은 기간 아이돌 그룹 제국의아이들도 도쿄에서 홍보 행사를 열었지만 역시 좌석은 만석이었다. 여세를 몰아 씨엔블루는 오는 25일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콘서트를 연다. 글 사진 도쿄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현실성 없는 정책… 임차인 월세로 내몰린다

    현실성 없는 정책… 임차인 월세로 내몰린다

    정부의 잇따른 전세대책에도 오름세를 탄 전셋값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주택공급이 늘고, 전·월세 실거래가가 안정되고 있다고 밝혔으나 시장에선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괴리의 이유로 현실성이 떨어지는 정부 대책과 통계의 오류,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담합 등을 꼽았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전세난을 잡기 위해 올 들어서만 1월과 2월, 8월에 걸쳐 세 차례나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발표 직후 전세금 상승 폭은 오히려 커졌다. 가장 큰 원인은 정부가 꾸준히 추진해온 주택매매 활성화를 통한 시장 정상화의 약발이 제대로 먹히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정부, 도시형주택 등 공급 초점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주택거래 정상화의 대안으로는 분양가상한제 폐지와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등이 있으나 현재 시장에선 심리적인 부분이 가장 큰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전세대책에 대해선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고 그동안 발표한 전·월세 대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본다.”는 긍정론만 개진했다. 그동안 정부가 발표한 전세대책은 1년 미만의 건설기간이 소요되는 도시형 생활주택과 주거용 오피스텔, 다세대·다가구 주택 등의 공급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중 다수는 ‘월세용 주택’으로 전세난의 해법이 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은 빨리 지을 수 있으나 근본적으로 월세상품이라 전세대책으로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다른 대책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지난 2월 정부가 내놓은 미분양 주택의 전·월세 주택 활용에 대한 양도소득세·취득세 감면 혜택은 미분양 아파트의 70% 이상이 중대형 아파트라는 현실을 무시했다는 비판을 듣는다. 지난달 발표된 8·18대책의 경우에도 매매시장 활성화로 전세물량이 늘 것으로 내다봤으나 전세난에 시달리던 임차인들이 오히려 월세로 내몰리는 현상을 빚었다. 예를 들어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아파트에 거주하던 김모(41)씨의 경우 인근 전세 아파트의 씨가 마르면서 최근 방 3개짜리 연립주택을 보증금 3000만원, 월세 130만원에 겨우 구했다. ●올 수도권 입주량 11년내 최소 국토부가 매월 공개해온 주택 인·허가 물량 급증도 도마에 올랐다. 국토부는 지난 7월 주택건설 인·허가 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5%가량 증가했다고 최근 밝혔다. 전·월세난에 그만큼 숨통이 트였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같은 통계에는 인·허가 뒤 취소물량과 착공지연 물량, 사업포기, 미입주 등의 실적은 반영되지 않았다. 실제로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 114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에서 입주가 예정된 주택은 10만 7600여 가구로 최근 11년간 가장 적은 수치다. 국토부 관계자는 “취소나 포기 물량 등에 대한 통계가 없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세대·다가구나 도시형 생활주택 등은 아파트와 달리 미리 인·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어 실제 공급과의 편차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재계약 시즌 중개업소 단합도 역시 정부가 매월 발표하는 전·월세 실거래 자료도 실제 가격과는 편차가 크다. 예컨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나 경기 분당신도시 서현동의 한신아파트 전·월세 실거래가는 올 4~7월 보합세나 혼조세를 보였으나 일선 시장에선 단 한 번도 떨어지지 않고 꾸준히 올랐다. 분당신도시의 세입자 정모(47)씨는 “실거래 자료만 믿고 중개업소를 찾았으나 (정부자료는) 평균가격을 나타낼 뿐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얘기만 들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2년 주기의 재계약 시즌을 맞아 전세가 올리기에 급급해하는 일부 중개업소들의 담합도 한몫했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월세 대책을 포함해 (추가대책도) 심각하게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아이패드가 기다린 앱’ 파오인, 앱스토어 1위 고수

    ‘아이패드가 기다린 앱’ 파오인, 앱스토어 1위 고수

    국내 최대의 신문·잡지 콘텐츠를 제공하는 ‘파오인’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출시 1주일 만에 애플 앱스토어 인기순위 차트 1위를 차지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파오인은 일 1만 건에 달하는 내려받기(다운로드)가 이뤄지고 있어 신문·잡지의 디지털화된 콘텐츠가 아이패드 사용자들에게 크게 사랑받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다양한 콘텐츠와 편리한 장치(디바이스)가 결합하면 사용자들이 기존 오프라인에서 활용하던 콘텐츠가 디지털 디바이스 환경에서도 충분한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파오인은 일간지, 경제지, 스포츠지, 전문지, 지방지 등 주요 신문 50여 종과 시사·경제, 여성·패션, 스포츠, 자동차 등 100여 종의 잡지를 구독할 수 있는 국내 최대 다매체 제공 아이패드용 앱이다. 파오인이 사용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크게 2가지 정도로 요약된다고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국내 최대 다매체를 서비스하고 있다는 점. 기존 아이패드 사용자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신문·잡지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 매체별로 앱을 다운로드 받아 사용해야만 했다. 그러나 이제 파오인 하나로 다양한 신문과 잡지를 한번에 이용할 수 있어 그러한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다양한 콘텐츠들이 모여 서로에게 시너지를 주고 있다는 점에서 각 매체 별로 단독으로 추진하던 뉴디바이스 사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사용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신문·잡지를 구독하기 위한 편리한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 기존 앱과는 달리 지면을 다운로드 받으면서도 바로 신문과 잡지를 볼 수 있는 실시간 스트리밍 기법이 적용돼 있어 사용자 대기 시간이 없고 신문과 잡지를 보는 뷰어의 경우 지면의 느낌을 살려 사용자에게 친숙한 UI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한 번 본 신문과 잡지는 보관함을 통해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지 않은 상태나 비행 상태(에어플레인 모드)에서도 다시 볼 수 있어 장시간 비행이나 여행에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파오인을 다운로드 받아 사용하고 있는 사용자들의 반응 또한 매우 긍정적이다. 대화명 ‘신문맨’을 사용하는 한 사용자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앱이 나왔다. 150종 이상 신문, 잡지가 서비스되다니… 이제 신문, 잡지를 무겁게 들고 다닐 일 없고 아이패드가 정말 쓸모있는 기계가 됐다.”고 밝히고 있다. 파오인 개발사인 비플라이소프트(대표 임경환)는 “단순히 다운로드 숫자에 만족하지 않고 매체와 협력해 뉴디바이스 환경에서 새로운 유료화 모델을 정착시켜 미디어 산업계와 윈윈 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파오인은 현재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등에서 이용 가능하며 애플의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마켓에서 파오인 또는 Paoin으로 검색 후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출처: 비플라이소프트(www.paoin.com) ※본 콘텐츠는 기업 제공 자료로 서울신문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 EU ‘녹색 압박’

    EU ‘녹색 압박’

    유럽연합(EU)의 고위관계자가 한국의 국회 및 정부 대표단과 만나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도(ETS)로 인한 무역장벽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항공과 자동차, 화학 등 구체적인 산업분야에 대한 규제 움직임을 보여 우리 정부와 산업계의 대응이 시급해졌다. ●EU 차관, 정부·국회 대표단에 요구 EU 기후변화대응총국의 조스 델베키 차관은 지난 2일 국회 기후변화·녹색성장특별위원회의 안경률 위원장과 김재경(한나라당)·유원일(창조한국당) 의원, 안호영 주EU 대표부 대사, 녹색성장위원회 및 정부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EU로 날아오거나, EU에서 날아가는 모든 항공기가 ETS에 가입하는 글로벌 시스템을 만들려고 한다.”면서 “한국의 항공사들도 ETS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했다. 이에 대해 안 위원장 등은 “아직 그와 관련한 정부의 정책이 결정되지 않았으며, 추후 입법과정에서 검토해 나가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EU측은 항공기 연료에 바이오가스 사용 등을 권장하지만, 현재 우리 기술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국적 항공사들이 ETS에 가입할 경우 추가 부담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가 ETS 체제에 들어갈 경우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연간 10억~30억 달러(약 1.1조~3.3조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항공사는 대부분의 비용을 항공운임 상승으로 충당할 전망이어서 승객 1인당 10~20유로(약 1만 5000~3만원)의 항공료 추가부담이 예상된다. EU는 2010년도 배출량을 기준으로 오는 30일까지 항공사별 배출량을 할당할 계획이다. 델베키 차관은 또 화학물질을 수출할 때 등록, 허가, 신고해야 하는 신화학물질관리제도(REACH)가 EU 내에서 “결과적으로 무역장애물 역할을 한다.”고 인정했다. 이와 함께 EU는 자동차를 제작하거나 운행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에 대한 규제도 강화한다는 방침이어서 현대기아차 등 수출기업도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자동차 운행 때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현재의 기술로 충분히 EU의 기준치를 맞출 수 있지만, 제작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줄이기 힘들어 공장의 발전소 에너지를 석유에서 가스로 바꾸는 등의 추가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EU로 수출된 현대기아차 등 한국 자동차는 70여만대에 이른다. 이 가운데 한국에서 직접 제작한 차량이 20만대이고, 나머지는 체코, 슬로바키아 등 EU 현지와 터키 등 글로벌 생산라인에서 제작한 것이다. ●수용 땐 항공운임 상승 불가피 이날 면담에서 안 위원장 등은 델베키 차관에게 “ETS 도입으로 인한 불공정 거래와 무역장벽을 우려하는 한국의 기업들이 많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델베키 차관은 “ETS와 관련해 무역 조치를 하지 않는 것으로 EU 내부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델베키 차관은 그러나 “ETS 도입으로 EU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인정하고 “EU는 무역전쟁을 원치 않기 때문에 관세를 도입하는 대신에 경쟁에 노출된 부분에 배출권의 무상할당을 늘리는 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무상할당은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위반된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계속 제기되고 있다. 브뤼셀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한양대는 공대만 강하다? 균형잡힌 종합대학이죠”

    “한양대는 공대만 강하다? 균형잡힌 종합대학이죠”

    오차환 한양대 입학처장은 한양대는 공대만 강한 것이 아니라 균형 잡힌 종합대학이라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오 처장은 한양대의 인문사회계열은 50년이라는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와 경쟁대학에 비해 작은 규모이지만 우리나라를 이끌어가는 파워엘리트 배출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한양대 하면 공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한양대 공대 출신들은 우리나라 근대화와 산업화 시대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1970년대 한양대 공대는 97.9%의 취업률을 자랑하며 국가 기술자격 1급 시험에서 87% 합격률로 전국 최고 성적을 거뒀다. 1980년대에는 기술고등고시에서 공학계 합격자를 최다 배출했고, 100대 기업 임원들 가운데 12.3%를 한양대 공대 출신들이 차지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양대 공대 출신들은 벤처기업인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2000년대 들어서도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누적기술료 수입 1위(100억원), 2008년 연구비 대비 기술이전 수익 1위(7%), 2008년 특허출원 건당 이전수익 1위 등은 한양대 공대의 뛰어난 성과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근거들이다. →인문계 등 다른 계열은 어떤가. -아직도 소수의 잘 모르는 사람들은 “한양대는 공대만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한양대는 균형 잡힌 종합대학이다. 특히 앞으로는 인문과 자연과학 전공들이 융합되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융합시대에 문제없이 대처하고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대학은 우리대학을 포함해 몇 개 없다고 본다. 한양대 인문사회계열의 힘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핵심지표 중 하나인 사법고시, 행정고시, 공인회계사 합격자 수가 전국 대학 가운데 상위 5위 안에 들어간다. 또 박목월 시인과 리영희 교수 등 한 시대를 이끌었고, 국민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던 분들이 재직하기도 했다. 1970년대 초 인문사회계열 육성을 위해 설립자가 사재를 털어 만들었던 국내 최초의 고시반과 우수학생·교수 영입이 이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한양대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설립자가 처음 한양대를 세울 때부터 내세웠던 것이 실용학풍, 즉 사회에 힘이 되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었다. 이런 학풍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산업계 관점 대학평가’이다. 지난 2008년부터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이 지표를 보면 한양대는 건설·금융·자동차 분야에서 우수 등급을 받았고, 석유화학·제약·정보통신 분야에서는 1위를, 화장품·전자반도체·컴퓨터 분야 등에서는 최상위권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뿐 아니라 이런 실력 있는 한양 동문들이 CEO 자리에도 많이 오르고 있어 언론에서 우리 대학을 ‘이공계CEO 사관학교’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양대가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있느냐는 질문에 “사회에서 힘이 되고 있는 한양의 동문들을 보라.”고 말하고 싶다. 한양대 출신의 최고경영자들은 많은 기업에 포진돼 활동하고 있다. 기업분석업체인 한국CXO(Chief X Officer)연구소에서 올 5월 매출 순위 1000대 기업 중 이공계출신 CEO 452명을 조사한 결과, 한양대 기계공학과 출신이 19명으로 가장 많았다. 또 코스닥상장법인협의회에서 발간하는 코스닥상장법인 경영인명록에 따르면 한양대 출신 CEO는 2008년 10.4%로 2위, 2009년에도 8.8%로 2위, 지난해에는 8.7%로 3위를 기록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서울지역 전세 ‘껑충’… 매매는 소폭 내림세

    서울지역 전세 ‘껑충’… 매매는 소폭 내림세

    전세시장이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전세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추석 명절 이전에 전셋집을 구하려는 수요자가 늘면서 전세가격이 많이 올랐다. 다만 아직 미분양아파트가 많이 남아있는 일부 수도권지역은 소폭 하락하기도 했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파트 전셋값은 중소형 아파트가 아닌 거의 전 면적대에서 요동치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 오름세가 서울과 수도권 전역으로 급속하게 퍼지고 있지만 오히려 매매가는 소폭 내림세를 나타냈다. 전셋값은 서울의 경우 송파, 도봉, 강남, 강북, 강서, 관악 등에서 큰 폭의 상승세를 드러냈다. 신도시는 산본·평촌에서, 수도권은 안산·용인·광명·남양주 등에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매매시장은 대출 규제 강화와 미국발 더블딥 우려로 전 지역에서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서울에선 서대문, 영등포, 강동, 금천, 노원, 등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강남과 서초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수도권은 매매가격이 저렴한 지역을 위주로 조금씩 거래가 이뤄졌다. 군포, 평택, 하남, 안성, 안양 등에서 가격이 올랐으나 보금자리주택 축소 발표에도 과천의 하락세는 멈추지 않았다. 신도시는 거의 가격변동이 없었다. 일산지역은 매수세가 없어 매물만 쌓이고 있다. 일산동 후곡마을10단지 동아아파트는 126㎡가 1500만원 내린 4억 5000만~5억 1000만원이고 후곡마을11단지 주공 90㎡는 750만원 내린 2억 1000만~2억 4250만원이다. 인천 아파트값은 평균 0.01% 떨어졌다. 중구(-0.04%), 서구(-0.04%), 연수구(-0.03%), 남동구(-0.02%) 순으로 내렸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부산 분양시장 다시 ‘활기’

    부산발 훈풍으로 시장의 냉기를 녹였던 부산과 경남 양산 신도시 분양시장이 지날달까지 잠시 주춤하더니 이달 들어 다시 반전 분위기를 띠고 있다. 은행권의 가계 대출 옥죄기는 이 같은 흐름에 변수로 등장했다.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지난 1일 개장한 다대 롯데캐슬 블루 견본 주택에는 평일임에도 첫날 4100여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다대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이 아파트는 지상 27~35층 9개동 1300여 가구로 구성된 대단지다. 분양가는 3.3㎡당 700만~800만원선. 조합분을 제외한 699가구가 일반분양 대상인데 실수요자들이 대거 몰렸다는데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부산·양산지역의 부진을 여름 휴가철 수요 부진 탓으로 돌리기도 했으나 속으로는 전국 분양 시장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이런 가운데 다시 부산 분양시장이 활황세로 전환된다면 전체 시장이 혼조세에 빠져드는 전조라는 분석도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식품산업계 ‘믹스매치 먹거리’ 바람

    식품산업계 ‘믹스매치 먹거리’ 바람

    두부+과일, 나물+빵, 피자+닭갈비, 쇠고기+파인애플…. 패션 업계를 중심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믹스매치’(mix&match, 섞어서 조화를 이룬다는 뜻)가 식품업계에도 불어닥쳐 업계 판도를 바꾸고 있다. 상식을 깨는 이색 조합 식품들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끌며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영양소를 두루 갖춘 혼합 제품이 식품업계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대상FNF는 아침식사 대용으로 떠먹는 두부 ‘살아있는 아침’ 제품을 최근 출시했다. 건강식품으로 손꼽히는 두부에 블루베리, 키위 등 과일을 곁들여 만들었다. 발아콩을 갈아 만든 두부에 블루베리 잼이나 키위 알갱이가 들어 있어 색다른 맛의 두부를 맛볼 수 있다. 심진보 대상FNF CMG2 팀장은 “아침식사 대용뿐 아니라 여성들의 다이어트 간식, 어린이 건강 간식으로도 좋다.”며 “지난 5월 출시 이후 매달 10% 이상씩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브레댄코는 취나물, 돌나물 등 국내산 나물과 빵을 섞어 만든 ‘돌나물 심플 샌드위치’, ‘체다치즈와 취나물 포카치아’ 등을 시장에 내놨다. ‘체다치즈와 취나물 포카치아’는 고소한 체다치즈와 향긋한 취나물이 만나 달콤한 맛을 낸다. ‘돌나물 심플 샌드위치’는 돌나물 특유의 아삭함과 토마토 등 과일의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취나물·돌나물 등은 칼륨, 비타민C, 아미노산 등이 풍부해 혈액 순환에 좋다. 동원F&B는 참치와 코코넛을 섞어 만든 ‘델큐브 참치 코코넛’을 선보였다. 버거킹은 쇠고기에 파인애플, 토마토, 양상추, 양파 등 과일과 채소를 결들인 ‘하와이안 버거’를 개발해 시판에 들어갔다. 동서양의 음식이 결합한 먹거리도 있다. 미스터피자는 한국의 대표 음식인 떡갈비, 닭갈비 등과 피자를 혼합해 ‘떡갈비 피자’, ‘닭갈비 피자’를 잇따라 출시했다. 떡갈비 피자는 갈비맛과 떡의 쫀득쫀득한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고, 닭갈비 피자는 쫄깃한 닭다리살을 닭갈비 양념으로 구워 매콤달콤한 맛이 살아 있다. 김진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판매 마케팅 등은 다른 업체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어 차별화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면서 “마지막으로 남은 게 재료 싸움인데, 이색 재료 결합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경쟁 업체와 구별되는 차별화 전략”이라고 말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향후 이색 재료 조합은 식품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며 “‘웰빙’이 대세인 만큼 건강과 결부되는 재료들을 어떻게 배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곽동경 연세대 식품공학과 교수도 “건강에 대해 관심이 높은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혼합 제품이 시중에 나오고 있다.”며 “영양소가 풍부한 재료들을 조합한 만큼 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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