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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정도는 돼야 위장의 달인… 자연속 꼭꼭 숨은 친구들을 찾아보세요.

    이 정도는 돼야 위장의 달인… 자연속 꼭꼭 숨은 친구들을 찾아보세요.

    ‘위장의 귀재들’. 자연은 먹고 먹히는 동물들이 넘쳐나는 탓에 팽팽한 긴장감이 항상 흐른다. 피식자는 주변에 도사리고 있는 위협을 피하기 위해, 포식자는 들키지 않고 먹이를 사냥하기 위해 종종 기상천외한 보호색을 활용한다. 더 타임스 등 영국 매체들은 8일 설원 등 다양한 환경에 완벽히 숨어 있는 동물들의 모습을 공개했다. ① 흰털의 부엉이가 눈 쌓인 겨울 나무 위에 앉아 있다. ② 거미가 이끼와 비슷한 보호색으로 위장한 채 태국 에라완 국립공원의 나무에 붙어있다. ③ 회색 털의 설표(Snow leopard)가 히말라야의 눈 덮인 산악지대에서 먹이를 찾고 있다. ④ 두꺼비가 콜롬비아 아마카야쿠 국립공원에서 낙엽 위에 앉아 포식자의 눈을 속이고 있다. ⑤ 점박이 무늬의 넙치가 해저의 자갈 위에 누워 있다. 더타임스·데일리메일 홈페이지
  • [26일 TV 하이라이트]

    ●환경스페셜(KBS1 밤 10시) 2010년 3월, 한 다큐멘터리 감독이 강원도 산악지대를 지나고 있었다. 인적이 드문 국도 천천히 길을 달리는 그의 눈에 어느 순간 이상한 물체가 포착되었다. 급히 차에서 내린 그는 카메라를 들고 정신없이 촬영했다. 짧은 순간의 촬영과 흐릿한 초점. 확인 결과 피사체는 우리나라에서는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사향노루였다. ●영광의 재인(KBS2 밤 9시 55분) 영광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야구선수 생활을 정리하고, 인우는 서재명의 일방적인 강요에 의해 은퇴 위기에 놓인다. 그렇게 야구를 그만 둘 수밖에 없는 영광과 인우 두 사람 앞에 차홍주가 나타나 의문의 입사 지원서를 건넨다. 한편 재인은 수간호사와의 마찰을 견디다 못해 병원에 사표를 던지고 영광의 집으로 들어가게 된다. ●나야, 할머니(MBC 밤 9시 55분) 중학생 은하(남지현)는 노래방 도우미인 이모(이아현)와 함께 살고 있다. 이모의 비참한 현실이 자신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두려움에 하루 하루가 악몽이다. 또 하루가 멀다 하고 걷어 가는 학교의 각종 납입금 마련도 고민이다. 그런데 은하가 독거노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손녀인 양 돈을 뜯어내는 보이스피싱에 대해 알게 된다. ●좋은 아침(SBS 오전 9시 10분) 배기완·최영아·조형기가 진행하는 ‘좋은 아침’에 김장환 목사 부부가 출연한다. 미군 ‘하우스 보이’에서 세계적인 목회자로 역전 인생을 살아낸 기적 같은 삶, 그리고 스물한 살의 남편 김장환 목사만 믿고 한국으로 건너와 52년째 뿌리내린 곳에서 활짝 피어나고 싶다는 미국인 부인 트루디 여사의 이야기를 함께한다. ●공부의 왕도(EBS 밤 12시 5분) 공부법을 몰라 시작했던 암기. 무작정 외우고 또 외우고, 수학마저 외워버렸다. 하지만 암기만으로 해결할 수 없던 외국어영역의 벽. 정답은 기본 문법으로 돌아가는 것. 고교 2학년 겨울방학 때 했던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한 고려대 1학년 이석호군. 그에게 꿈을 심어준 파란만장 영어 공부법을 ‘공부의 왕도’에서 소개한다. ●나는 전설이다(OBS 밤 11시 30분) 레슬링 코치, 스포츠해설가인 심권호는 레슬링 사상 최초로 두 차례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태릉선수촌에서 그를 모르면 간첩, 마당발 심권호의 휴대전화에 저장되어 있는 사람만 무려 700명에 달한다. 그리고 전화번호부를 살펴보던 중 발견한 이름은 국민 남동생 박태환. 심권호가 바로 박태환 선수와 전화 연결을 시도하는데….
  • 추위·배고픔·장비부족… 이재민 ‘생존의 사투’

    규모 7.2의 강진에 쑥대밭이 된 터키 동남부의 피해 주민들이 추위와 배고픔, 구조 장비 부족의 삼중고를 겪고 있다. 터키 정부는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발생한 지진으로 25일까지 최소 432명이 죽고 1352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했다. 사상자는 대부분 에르지시 군(郡)과 반 시(市)에 거주하던 사람들로 시간이 갈수록 그 규모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이번 강진으로 모두 2000채의 건물이 붕괴됐다고 밝혔다. 보금자리를 잃은 주민 수천명은 이틀째 거리에서 밤을 보냈다. 에르지시 지역은 눈 쌓인 산악지대에 둘러싸여 있어 밤이 되면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이재민의 고통이 심해지고 있다. 이들은 건물 잔해 사이에서 주운 나뭇조각을 땔감 삼아 몸을 녹이고 있지만 추위를 쫓기엔 역부족이다. 또 쿠르드족 거주지 등 일부 지역에는 비상식량 등 구호품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BBC가 보도했다. 지진현장에는 의료인력 680명 등 모두 2400여명의 구호단이 파견돼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장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구조 대원은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원초적 수준의 장비뿐이다. 제대로 된 구조 장비가 없다.”고 푸념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그러나 생명을 구하려는 필사의 노력 덕에 기적 같은 생환 소식도 곳곳에서 들렸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낮 최대 피해지역인 에르지시에서 생후 2주 된 갓난아이가 무너진 건물 속에서 극적으로 구조됐다.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에 갇힌 지 48시간 만이다. 굴 카라코반(25·여)도 24일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에 갇힌 지 18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반 시의 공군부대에 근무하던 그의 약혼자가 매몰 예상 지역을 찾아 이름을 목이 터져라 불렀고 카라코반이 반응하면서 극적으로 구조됐다. 또 같은 지역에 매몰됐던 주민 아케이도 휴대전화로 자신의 위치를 경찰에 알려 고립 20시간 만에 다른 매몰자 3명과 함께 구조되기도 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터키 동부 초토화… 이란까지 지진 공포

    터키 동부 초토화… 이란까지 지진 공포

    23일 오후 1시 41분(한국시간 오후 7시41분) 터키 동부 반 주(州)의 주도 반 외곽에서 리히터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했다. 터키 현지 방송은 반 주의 동부 에르지쉬에서 현재까지 30명이 숨지고 150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스탄불 칸딜리 관측소는 반 시 북동쪽에서 약 19㎞ 떨어진 타반리 마을에서 강진이 일어났다며 500~1000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지진 전문가들은 지진의 강도로 미뤄 사망자 수가 1000명을 넘을 것으로 우려했다. 터키 동부 산악지대인 반 주의 주도 반시는 수도 앙카라에서 1200㎞ 떨어져 있으며 38만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지진으로 아파트, 호텔, 기숙사 등 수십 채의 고층 건물이 붕괴되면서 인명 및 재산 피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베시르 아탈레이 터키 부총리는 지진으로 45채의 건물이 붕괴됐다고 밝혔다. 에르지쉬에서는 30여채의 아파트 건물과 기숙사 1채가 무너져 내렸으며 반시에서도 10채의 건물이 붕괴됐다. 베키르 카야 반 시장은 “통신도 두절돼 누구하고도 연락이 닿지 않는다. 주민들이 모두 패닉 상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도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지진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현지 방송 NTV가 전했다. 지진 직후 건물 잔해에 깔린 주민들의 신음 소리가 도시 곳곳에서 진동했다. 베이셀 케세르 반 지역 당국자는 “붕괴된 건물에서 사람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지 방송들은 혼비백산해 비명을 지르며 거리로 뛰쳐나오는 사람들과 땅이 요동치면서 처참하게 파손된 차량, 건물을 비추며 아비규환과 같은 상황을 생중계했다. 현장에는 병원이나 구조시설 등 재난 대비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줄푸카르 아라포글루 에르지쉬 시장은 “임시 텐트와 구조팀이 급히 필요하다. 구급자도 없고 병원도 하나뿐인 상황”이라고 현지 언론에 호소했다. 첫 번째 지진이 발생한 지 1시간도 지나지 않아 같은 지역에 규모 5.6의 여진이 두 차례나 발생했다. 이날 지진은 반시에서 남쪽으로 100㎞ 떨어진 마을 하카리에서도 10초간 진동이 느껴질 정도로 강력했다. 특히 반은 이란 북서부 국경 지대에 인접해 있어 이란의 주요 도시들에도 진동이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이란 주요 도시의 시민들도 지진 공포에 떨고 있다고 이란 언론들은 전했다. 터키는 지층이 매우 불안정한 단층지대에 자리해 있어 소규모 지진이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당초 이 지진의 강도가 리히터 규모 7.6이라고 발표했다가 7.2로 수정했다. 1999년에는 두 차례의 강진으로 2만여명이 숨졌고 1976년에는 반 주의 칼디란 마을에 강진이 발생해 3840명이 죽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미켈란젤로 프라마르티노 감독 “백남준은 내 영화에 영향 준 매우 중요한 인물”

    미켈란젤로 프라마르티노 감독 “백남준은 내 영화에 영향 준 매우 중요한 인물”

    88분 동안 대사는 없다. 우연히라도 대사가 들어갈 법한 축제장면조차 한마디의 대사도 들을 수 없다. 배경음악도 없다. 전업 배우도 나오지 않는다. 고개를 갸우뚱할 수도, 잠의 유혹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런데 몇 차례 ‘고비’를 넘긴다면 황홀한 경험을 할 터. 이탈리아 서남부의 벽촌 칼라브리아를 배경으로 생명과 자연의 순환을 그린 영화 ‘네 번’(20일 개봉)은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후 전 세계 평단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영화는 3개의 토막이야기-‘늙은 목동’ ‘새끼염소’ ‘전나무와 숯’-로 구성된다. 하나의 생명체가 물리적으로 사라지는 순간, 다른 생명체가 탄생하는 순환을 영혼의 윤회라는 프레임으로 풀어낸다. 각본·연출을 맡은 미켈란젤로 프라마르티노(위)와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영화만큼 진지하고, 영화만큼 독창적인 장문의 답을 보내왔다. →특정 시간과 장소를 드러내지 않는다. 대사와 음악도 배제했다. 카메라의 움직임은 정중동이다. 독특한 방식을 고수한 까닭은. -공간과 시간은 인간끼리 약속한 개념이다. 난 필름이 돌아가는 동안은 가능하면 인간의 선입견에서 벗어나길 바랐다. 맞다. 카메라를 거의 이동하지 않았다. 카메라를 움직여 관객에게 이미지를 읽는 방향을 제시하는 건 자극적인 방법이다. 음악도 쓰지 않았다. 같은 이유로 고정된 프레임을 선호한다. 난 영화라는 언어가 아주 폭력적인 설득의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대중이 영화적 언어의 멍에에서 벗어나게 해주려고 억지로 설득하는 듯한 화면 이동을 거부하고 싶었다. ‘네 번’을 보는 동안 관객은 염소나 나무도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게 되고, 인간이 지구를 다스리는 맨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는 전통적인 동물 계급 피라미드를 부정하게 된다. 하지만 그건 영화를 보는 수준이 ‘네 번’ 정도 되고, 청각도 염소 우는 소리나 바람이 나뭇가지를 흔들 때 나는 소리보다 인간의 목소리가 더 중요하다고 느끼지 않는 수준이 돼야 가능할 것 같다. →영화를 통해 던지고 싶은 메시지는. -순환하는 삶과 자연, 시간을 초월한 장소의 망가지지 않은 전통을 보여준다. 주변에 있는 사물들의 강력한 연관성을 찾을 필요를 느꼈고 영화가 사라진 연결고리를 다시 찾게 해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아름답고 독창적이다. 하지만 상업영화의 문법에 익숙한 관객, 영리를 추구하는 배급업자와 극장에서는 환영받지 못할 텐데. -신경 쓰지 않는다. 운 좋게도 영화 판매를 전담하는 올림피아 폰트 채퍼가 남들보다 영화를 팔 능력이 더 있다. 그녀에게 다음 영화가 벌레 사회의 불행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더니 “알았어요. 60개국 이상 팔 수 있어요!”라고 하더라. →이탈리아 칼라브리아 여행 중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들었는데. -2003년에 그곳에서 첫 장편 ‘기프트’(Il Dino)를 찍었다. 이후 종종 이곳을 찾았는데 친구들이 오지 몇 군데를 방문해 보라고 권했다. 비보 발렌티아 지방의 산악지대인 세레라는 곳이었다. 이곳에서는 수세기 동안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 방법으로 숯을 만들었다. 한눈에 반해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처음부터 목동과 동물, 칼라브리아의 숯장수, 몬테폴리노에서 매년 5월 열리는 나무 축제 등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이유는 몰랐다. 너무 다르고, 너무 떨어져 있는 실체 사이에서 어떤 연관성도 보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2500년 전 위대한 철학자 피타고라스의 글을 읽었는데, 그에 의하면 인간에게는 네 가지 형태의 삶-광물, 식물, 동물 그리고 인성·이성-이 있다. 피타고라스 덕에 네 개의 실체를 연결하는 해결책이 윤회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즉 목동, 새끼 염소, 커다란 전나무 그리고 숯더미 등 네 개의 다른 캐릭터에 연속적으로 깃드는 영혼의 신비한 여행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5년이나 걸렸다. 무엇이 가장 힘들었나. 새끼염소 출산 장면을 어떻게 찍었는지도 궁금하다. -목동들한테 같은 장면을 반복 촬영해야 한다는 걸 이해시키는 게 정말 힘들었다. 그분들은 같은 염소의 젖을 여러 번 짜거나 하루에 염소 떼를 데리고 같은 장소를 두 번 지나는 일도 없기 때문이다. 동물들을 통제하는 것을 포기하고 인간의 규칙을 강요하는 대신 그들의 규칙을 존중했다. 새끼 염소 출산 장면은 10월 중 2주 정도가 산란기고, 이 시기에 거의 200회 정도 출산을 한다는 것을 목동들에게 전해 듣고 준비했다. 새하얀 새끼 염소가 태어나는 장면을 찍고 싶었는데, 30마리 중에 한 마리 정도 나온다더라. 엄청나게 찍어야겠다고 각오했는데 처음 촬영에서 태어난 염소가 하얀 녀석이었다. →당신에게 영화란 무엇인가. -눈에 보이는 것을 기록해서 시각적으로 인지하도록 하는 게 영화지만, 한편으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담을 수 있는 도구다. 예컨대 영화는 세상과 우리의 관계를 담을 수도 있고, 그 관계 속에서 우리의 실체를 재발견하게 해주기도 한다. →한국영화를 보는 편인가. 좋아하는 감독은. -한국 영화를 좋아한다. 이창동과 홍상수 감독을 특히 존경한다. 영화인은 아니지만, 백남준은 매우 중요하다. 나의 작업은 그의 영향을 받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쪽빛 데칼코마니 융프라우를 걷다

    쪽빛 데칼코마니 융프라우를 걷다

    얼마전까지 우리가 스위스를 돌아보는 방법은 주로 ‘관광’이었습니다. 기차나 곤돌라를 타고 높은 곳에 올라가 ‘바라보는 것’ 위주였습니다. 최근 걷기 열풍이 불면서는 스위스의 진면목을 걸어서 살피려는 움직임도 부쩍 늘었습니다. 그 중심에 스위스의 아이콘, 융프라우가 있었지요. 거대한 자연과 마주하는 여정입니다. 이제 여기에 치즈와 초콜릿을 찾아가는 여정을 보탭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스위스 사람들의 삶과 문화에 한 발짝 더 다가서는 여정입니다. 바로 그렇게 삶과 풍경이 어우러질 때라야 비로소 온전히 스위스를 돌아본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스위스관광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절반보다 작은 스위스 안에 조성된 하이킹 패스(path)가 6만㎞를 넘는다. 지구를 한 바퀴(약 4만 120㎞) 반쯤 돌 수 있는 거리다. 트레일은 2만개 정도 된다. 우리의 둘레길 같은 하이킹 코스들이 거미줄처럼 나라 전체를 촘촘하게 감싸고 있는 셈이다. # ‘유럽의 지붕’ 열차만 타지 말고 걸어보면… 스위스 하이킹의 핵심으로 꼽히는 융프라우 일대에도 76개의 다양한 하이킹 코스가 있다. 저마다의 취향과 산행 능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융프라우 하이킹은 대부분 인터라켄에서 기차를 타는 것으로 시작된다. 인터라켄은 ‘두 개의 호수 사이의 마을’이란 뜻으로, 융프라우의 배후지 역할을 한다. 기차는 인터라켄 오스트역을 출발해 라우터브룬넨(796m)과 클라이네 샤이데크(2061m) 등을 경유해 융프라우요흐(3454m)까지 오른다. 시간은 2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평탄하게 이어지던 철길은 라우터브룬넨부터 궤도 사이에 톱니바퀴가 놓이기 시작한다. 기차를 타고 험준한 산을 오르는 동안 차창은 풍경화가 된다. 슈타우바흐 폭포 등 풍경의 보고들이 벽화처럼 내걸리는데, 입이 쩍 벌어질 지경이다. 오를 땐 기차 오른쪽, 내려올 땐 왼쪽에 앉는 게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 클라이네 샤이데크에선 저 유명한 융프라우 산악열차로 갈아탄다. 내년이면 설립 100주년이 되는 유서 깊은 철길이다. 산악열차에 오르면 ‘처녀’란 뜻의 융프라우(4158m)와 수많은 산악인들의 목숨을 앗아간 아이거 북벽(3970m), 묀휘(4107m) 등 알프스의 고봉들이 어깨를 맛댄 풍경과 마주한다. 산악열차는 약 2㎞는 초원지대, 7㎞ 남짓한 거리는 아이거와 묀휘의 암벽을 뚫은 터널을 지난다. 소요시간이 50분에 달할 만큼 천천히 오른다. 고산병 증세를 일으킬 수 있는 고도까지 올라가기 때문이다. 터널 구간 중 아이거반트(2865m)와 아이스메어(3160m) 등 두 곳에서 각각 5분씩 정차한다. 아이거 암벽 속에서 알프스 전경을 내려다보는 맛이 각별하다. 종착역은 융프라우요흐다. ‘요흐’는 우리의 ‘재’와 비슷한 뜻으로, 융프라우와 묀휘 두 산자락이 내려와 만난 자리를 뜻한다. 역 밖의 플라토 전망대나 빙하지대로 이어지는 뒷문이 전망 포인트. 역 위쪽의 스핑크스 전망대도 절대 놓쳐선 안 된다. ‘유럽의 지붕’ 융프라우와 22㎞를 뻗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알레치 빙하가 눈앞에 펼쳐진다. 고산증으로 인한 어지럼증도 이때만큼은 싹 가신다. 융프라우 하이킹은 산악열차나 곤돌라 등으로 고산 지역에 오른 뒤 되짚어 내려가는 형태가 많다. 그 가운데 한국인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코스는 ‘아이거 융프라우 워크’다. 융프라우요흐에서 열차를 타고 내려오다 아이거 글래쳐(2320m)에 내려서 클라이네 샤이데크까지 걷는다. 융프라우와 아이거, 묀휘 등의 거봉들을 줄곧 등에 지고 내려온다. 앞쪽으로는 알프스의 산자락들이 마루름을 좁히며 다가선다. 스위스 목동들이 만들었을 것 같은 지그재그 코스는 하이킹 초보자들도 즐길 수 있을 만큼 쉽다. 1시간 남짓 걸린다. # 그뤼에르 치즈… 스위스 삶의 정수 스위스를 대표하는 식품은 치즈와 초콜릿이다. 그 둘의 명산지가 프리부르 지역이다. 스위스 연방을 이루는 26개 주(칸톤) 가운데 한 곳이다. 치즈와 초콜릿 생산 농가는 프리부르 지역 가운데서도 특히 그뤼에르 주변에 몰려 있다. ‘치즈 데어리 패스’(Cheese Dairy Path) 등 전통 치즈와 초콜릿을 맛볼 수 있는 하이킹 코스도 그뤼에르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인터라켄에서 그뤼에르까지는 ‘골든패스 파노라믹’ 등 기차를 바꿔 타며 이동한다. 스위스는 하이킹 패스 못지않게 철도 시스템도 그물망이다. 46개 철도회사가 총연장 5102㎞의 철로를 통해 스위스 구석구석을 연결한다. 관광객들이 어렵지 않게 4000m 가까운 산을 오르고, 꼭꼭 숨겨진 풍경들과 만날 수 있는 이유다. 1876년 첫 운행을 시작한 ‘골든패스 파노라믹’은 전원마을 츠바이짐멘에서 그뤼에르를 지나 레만호(湖)를 품은 몽트뢰까지 이어져 있다. 스위스 특유의 전원풍경을 차창에 달고 가는 노선으로, 스위스 기차여행의 정수로 꼽힐 만큼 줄곧 빼어난 풍경과 동행한다. 인터라켄이 독일어권 지역이라면 프리부르는 프랑스어권 지역이다. 특히 그뤼에르는 지역적으로 프랑스와 가깝다. 문화 또한 프랑스의 영향이 지배적이다. 당연히 고마움의 뜻을 전할 때 독일어 ‘당케 쉔’보다 프랑스어 ‘메르시 보쿠’가 더 잘 어울린다. 국내 한 포털 사이트는 그뤼에르에 대해 ‘거의 1000년 전부터 만들어온 경질 치즈’라고 적고 있다. 지명이 그 지역의 음식을 뜻하는 고유명사처럼 변한 것이다. 치즈 데어리 패스는 그뤼에르를 출발해 해발 1100m의 몰레종 마을까지 다녀온다. 그뤼에르에서 몰레종 마을까지는 5.7㎞, 왕복 4시간쯤 걸린다. 여기는 그러니까, 예쁜 수직 세상쯤 되겠다. 잣나무와 낙엽송 등이 하늘을 찌를 듯 쭉쭉 뻗어 있다. 그 아래는 들꽃 세상이다. 노란 민들레와 꽃반지 만들던 토끼풀 등 익숙한 녀석들은 물론, 어린아이 손톱보다 작은 들꽃들이 지천이다. 산길에서는 너나 없이 친구가 된다. 꼬장꼬장한 빨강 머리 독일 할머니도, 배불뚝이 스페인 아저씨도 수줍고 정감 있는 눈인사를 건넨다. # 해발 수천m에서 듣는 워낭소리 40분 남짓 산길을 오르면 워낭소리가 들리고 얼룩무늬 젖소들이 눈에 띈다. 스위스에선 이처럼 해발 수천m 고지대에서 소를 방목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저지대 농가들이 싱싱한 풀을 찾아 고원의 초원지대로 올려 보낸 소들이다. 소떼는 봄에 올라와 가을이면 내려간다. 이들이 이동하는 것을 ‘포야’라고 부른다. 가을에 소떼가 내려올 때면 마을마다 축제가 펼쳐진다. 특히 그뤼에르의 중심지인 불에선 만국기를 걸듯 워낭으로 마을 하늘을 장식해 뒀다. 여간 이채롭지 않은 풍경이다. 몰레종 마을까지 가는 산길은 전형적인 스위스 시골 풍경을 담고 있다. 우리와 닮은 듯, 또 다른 풍경에 넋이 쏙 빠진다. 산길 중간의 ‘몽제롱’은 치즈에 식빵을 적셔 먹는 퐁듀로 유명한 집이다. 퐁듀 한 그릇에 17~19스위스프랑(약 2만 1000~2만 3000원)을 받는다. 몰레종 마을에서도 전통 수제 치즈 제작과정을 살펴보거나 다양한 치즈를 맛볼 수 있다. 초콜릿과 함께하는 길은 ‘치즈&초콜릿 트레일’로 불린다. 그뤼에르에서 버스로 10분 정도 떨어진 샤르메가 출발지. 초콜릿 박물관이 있는 브로크(Broc)까지 약 11㎞를 걷는다. 넉넉한 몽살뱅호(湖)와 고전 전쟁영화에서 봤음직한 수력발전소, 그리고 그 아래 펼쳐진 야운바흐 협곡을 따라 걷는다. 글 사진 인터라켄·그뤼에르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전기는 220V를 쓴다. 우리와 다른 형태의 콘센트(3점식)를 쓰는 곳이 많다. @산악지대가 많으므로 보온성이 좋은 가벼운 옷과 등산화, 선글라스, 선블록 등을 준비해야 한다. @스위스 패스가 무척 유용하다. 기차는 물론 버스, 유람선까지 이용할 수 있다. 산악철도나 케이블카는 할인혜택을 받는다. 스위스 관광청(www.myswitzerland.co.kr) 참조. @스마트폰 소지자는 스위스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갈 것. 현지에서 여행서적 몫을 톡톡히 한다. @인터라켄 시내는 자전거로 돌아보기 딱 좋다. 인터라켄 서역(west), 호텔 등에서 대여해 준다. 1~2시간에 14스위스프랑(CHF). 1CHF(이하 프랑)는 약 1230원. @음료수 등 잡화를 살 때 ‘COOP’ 매장을 이용하면 싸다. @융프라우요흐에서 컵라면을 맛볼 수 있다. 7.5프랑. @브로크의 카예 네슬레 초콜릿 공장 입장료는 10프랑이다. 초콜릿 생산 공정 등을 들여다보고, 다양한 초콜릿을 맛볼 수 있다. 비교적 싼 초콜릿 매장도 마련돼 있다. @그뤼에르 고성(古城)은 스위스 국민들이 두 번째로 자주 찾는 고성이다. 꼼꼼하게 살펴보는 게 좋다.
  • 알카에다 2인자 피살…美, 파키스탄 은신처 미사일 공격

    알카에다의 2인자인 아티야 아브드 알라흐만이 지난 22일 파키스탄 와지리스탄의 산악지대에서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운용하는 무인 폭격기의 미사일 공격에 사망한 것으로 27일(현지시간) 알려졌다. 미 언론은 미국 정부와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오사마 빈라덴 사살에 이어 알카에다에 대한 또 한번의 타격이라고 평가했다. 리비아 출신 30대 중반인 알라흐만은 10대 때인 1980년 알카에다에 합류한 폭발물 전문가이자 이슬람 학자로, 빈라덴의 각별한 신임을 받으며 지난해 알카에다 작전 책임자로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빈라덴과 함께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접경 지역으로 도피한 이래 알라흐만은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다른 이슬람 무장단체와 알카에다를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 왔으며, 지난 5월 빈라덴 사살 이후 알카에다를 이끌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거론돼 왔다. 빈라덴이 숨진 뒤 알카에다는 아이만 알자와히리 지도하에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파키스탄의 한 보안당국 고위 관계자는 “(알라흐만이 사망했다는) 미 언론보도는 소문일 뿐”이라면서 보도 내용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프리즌 브레이커, 32년 만에 다시 감옥으로

    美프리즌 브레이커, 32년 만에 다시 감옥으로

    32년 전 미국 플로리다 주의 한 형무소에서 벌어진 혼란을 틈타 도망친 뒤 자취를 감췄던 27세 죄수가 중년이 된 최근에야 붙잡혔다. 미국 플로리다 주 경찰은 최근 콜로라도 주 한 산악지대에서 페더릭 바렛(60)을 검거했다. 바렛의 죄명은 살해혐의 및 탈옥.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되는 줄 알았던 그의 ‘프리즌 브레이커’(탈옥수) 드라마는 결국 수사진의 끈질긴 추격 앞에 무릎을 꿇었다. 바렛은 1971년 2월 뉴저지의 한 고속도로에서 한 운전자를 죽였다. 길가에 서 있던 바렛과 그 친구를 태워준 26세 운전자를 목 졸라 죽인 뒤 자동차를 탈취한 것. 이 죄목으로 검거된 바렛은 플로리다 법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곧바로 형무소에서 복역했다. 하지만 1979년 8월 17일. 형무소에 급작스러운 정전소동이 벌어졌다. 죄수들이 난동을 부려 통제기능이 마비된 사이 바렛은 형무소를 빠져나와 유유히 자취를 감췄다. 탈옥 직후 그는 네일 멜처란 가명으로 신분을 속인 채 하와이, 캘리포니아, 네네시 메릴랜드 등 미국 전역을 옮겨 다니며 수사망을 피했다. 바렛은 수년 전부터는 아예 콜로라도 주에 보금자리를 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주민들 가운데 그를 탈옥수로 의심한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하지만 2009년 미국 수사당국이 플로리다 형무소의 탈옥수 10여 명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작전을 펼쳤고, 산악지대의 외딴 마을에서 숨어살던 바렛을 검거했다. 30여 년이 지난만큼 그의 외모는 젊은 날과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하지만 그의 왼손에 새겨져 있던 점박이 문신은 이 중년 남성이 바렛임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한 수사관은 “30년 전 탈옥수를 찾는 일은 막막하고 어려운 일이었지만 공공기록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끈질기게 추적한 끝에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바렛은 살해 및 탈옥 혐의에, 콜로라도 주에서 저지른 마약 및 총기류 법위반 혐의까지 더해져 형무소에서 남은 인생을 보내게 됐다. 누구보다 그의 검거사실을 반긴 건 바렛이 살해한 피해자의 유가족. 피해자의 조카인 마가렛 아처는 “늦었지만 범인이 남은 죗값을 치르게 돼 다행”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특파원 칼럼] 평창이 제2의 나가노 안 되려면/이종락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평창이 제2의 나가노 안 되려면/이종락 도쿄 특파원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 도시로 ‘평창’을 외쳐 온 국민에게 감격을 안겨준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지난 14일 도쿄에서 만났다. 로게 위원장은 일본 올림픽위원회(JOC) 창설 10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한 차에 이날 도쿄 외국인특파원협회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외국인 기자들 틈바구니에서 평창에 대한 질문이 혹시 나오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에 맨 먼저 손을 들어 질문자로 나섰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남북한 공동개최 가능성과 평창의 압도적인 승리 요인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평소에 감정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로게 위원장은 다소 상기된 목소리로 “평창이 세번이나 도전한 것은 끈기와 인내를 보여준 것이다.” “평창이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것은 매우 잘된 선택이다.” “한국은 이제 스포츠 리더 국가가 됐다.”며 한국 기자로서는 유일하게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에게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였다. 평창이 동계올림픽으로 선정된 뒤로 기자는 로게 위원장뿐만 아니라 일본인들로부터 수많은 축하인사를 받았다. 요즘의 일본 열도는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사고, 경기 침체, 정치권의 혼돈 등으로 인해 어수선한 분위기다. 침체 무드가 지속되고 있는 일본에 비해 한국은 활력이 넘친다며 많은 일본인들이 부러워한다. 이런 찬사와 감동이 이어지는 ‘칭찬 릴레이’에 살다 보니 지난 열흘 동안 무척 행복했지만 이제는 슬슬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동계올림픽을 유치했던 대다수의 도시들이 올림픽 이후에도 적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1998년 동계올림픽을 치렀던 나가노현이 당장 평창의 반면교사가 되고 있다. 일본 본토 중앙부 산악지대에 있는 나가노현의 주도인 나가노시는 도쿄에서 신칸센으로 1시간 3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다. 인구 36만명의 중소 도시로 인구 4만 5000명의 평창보다 훨씬 큰 도시다. 그런데도 나가노현은 올림픽 이후에 무려 110억 달러(약 11조 6325억원)의 빚을 떠안았다. 나가노시가 부담해야 할 채무도 1926억엔(약 2조 5712억원)에 이른다. 시민들도 1인당 53만엔의 빚을 짊어져야 했다. 점프 경기가 열린 ‘하쿠바무라’라는 마을은 가구당 채무가 360만엔이나 됐다. 세입의 20% 정도를 채무 상환에 써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1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가노현은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지금 평창의 재정사정도 별반 나을 바 없다. 평창군의 채무액은 632억원으로 심각한 수준의 재정적 어려움에 처해 있다. 재정 자립도가 20%도 안 돼 강원도 내 18개 시·군 중에서도 하위권이다. 평창군은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군 소유 재산과 군유림 임목 매각에 나서고 있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평창은 어떻게 해야 흑자 올림픽을 치러낼 수 있을까. 평창만의 올림픽이 아닌, 인근 시·군과 철저히 연계해 치러야 한다. 실제로 평창은 선거지역구 등이 ‘영·평·정’이라고 불리는 영월·평창·정선군과 한 묶음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평창과 다른 군은 가리왕산 같은 험준한 산들로 막혀 있어 사실상 별개로 생활해 왔다. 평창은 앞으로도 선수단과 취재진 등을 위해 46개 숙박시설에 2만 5542실을 지어야 한다. 여기에다 올림픽과 관련한 외국인 관광객은 평년보다 약 39만명이 더 방문할 것으로 관측된다. 고속철도 등 교통망의 확충으로 접근성이 좋아진다 해도 올림픽 이후에 용평리조트, 알펜시아 리조트, 새로 건설되는 선수촌과 미디어 빌리지의 전 객실을 관광객으로 모두 채운다는 목표는 실현성이 없어 보인다. 이런 숙박시설과 대형병원, 레저시설을 인근의 정선이나 영월, 태백시 등 재정적으로 어려운 지역에 나눠 건설하는 게 바람직하다. 모두가 공생하는 방법이 흑자 올림픽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jrlee@seoul.co.kr
  • 대관령에 ‘클래식 별’ 쏟아진다

    대관령에 ‘클래식 별’ 쏟아진다

    미국 뉴멕시코주 샌타페이와 콜로라도주 아스펜, 스위스 베르비에의 공통점을 단박에 알아챘다면 골수 클래식 팬이다. 산악지대의 쾌적한 환경에서 클래식 선율에 흠뻑 취할 수 있는 페스티벌이 열리는 곳이다.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 오는 24일부터 새달 13일까지 해발 700m의 강원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대관령국제음악제(http://www.gmmfs.com)가 열리기 때문. 올해에도 48명의 정상급 연주자들이 평창을 찾는다. 8회를 맞는 올 대관령음악제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 음악가, 정명화(67·첼로)·경화(63·바이올린) 자매가 공동 음악감독을 맡았다는 점이다. 언니 정명화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서울에, 동생 정경화 미국 줄리아드 음대 교수는 뉴욕에 떨어져 있을 때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전화 통화를 할 만큼 끈끈한 자매인 터라 ‘투 톱 체제’의 갈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 정명화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961년 미국에 이민 갔을 때 6개월쯤 싸운 걸 빼면 이후로 다툰 기억이 없다. 둘 다 현(絃)을 다뤄서 그런지 7남매 가운데 유달리 죽이 잘 맞는다.”고 털어놓았다. 정경화 교수도 “언니와 함께라서 (감독 직을) 수락했다. 언니는 말도 못하게 섬세하다.”고 거들었다. 축제 주제는 ‘빛이 되어’(Illumination). 모차르트, 멘델스존, 쇼팽, 슈베르트 등 시대를 초월하는 거장들의 생애 최후 작품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모차르트의 마지막 오페라 마술피리와 미완성 유작 레퀴엠, 슈베르트의 현악 오중주 C장조, 멘델스존의 현악 오중주 2번, 쇼팽의 야상곡 20번, 하이든의 현악 사중주 F장조 등 대가들의 마지막 혹은 후기 작품이 대거 연주된다. 정명화 교수는 “천재 음악가들의 후기 작품이야말로 인생의 기쁨과 분노, 슬픔과 즐거움, 질병과 좌절이 반영된 원숙미 넘치는 작품”이라면서 “선정한 곡들은 나에게도 일생의 빛이 됐고, 영원불멸할 것이기 때문에 일루미네이션이라고 테마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관심이 가는 공연은 7년 만에 호흡을 맞추는 자매의 무대(29일)다. 아쉽게도 이번에 ‘정 트리오’의 막내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은 빠졌다. 대신 1990년 쇼팽콩쿠르 우승으로 스타덤에 올랐던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가 브람스의 피아노 트리오 1번 B장조를 함께 연주한다. “작고하신 어머니(이원숙)가 유난히 좋아했던 작품이라 더 특별하다.”는 게 자매의 얘기다. 손가락 인대 부상으로 5년간 무대를 떠났다가 지난해 한국에서 딱 한 차례 공연했던 정경화 교수의 연주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독한 완벽주의자로 불리는 정경화 교수는 “99.9% 회복된 상태다. 그동안에도 연주할 수는 있었지만 완벽해야 하기 때문에 자제했다. 다시 연주할 수 있다는 사실에 무척 흥분된다.”고 말했다.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했던 첼리스트 카리네 게오르기안, 커티스 음악원 총장을 겸한 비올리스트 로베르토 디아즈, 두 차례나 그래미상을 받은 클라리넷 연주자 리처드 스톨츠만의 공연도 놓쳐서는 안 될 무대다. 성시연 서울시향 부지휘자가 이끄는 대관령음악축제(GMMFS) 오케스트라가 펼쳐보일 모차르트의 레퀴엠도 궁금하다. ‘떠오르는 별’들도 평창 밤하늘에 쏟아진다. 최근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2위를 한 손열음(피아노)과 2004년 칼 닐센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19세의 나이로 우승한 권혁주를 비롯해 김태형(피아노), 고봉인(첼로), 성민제(더블베이스), 신현수(바이올린), 클라라 주미 강(바이올린) 등이 나선다. ‘저명연주가 시리즈’는 9회 공연 모두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야외 스크린으로 하루 시차를 두고 중계한다.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한 관객들을 배려해서다. 서울 한강반포지구 새빛둥둥섬에서도 대형 화면을 통해 중계될 예정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5살 ‘어린이 테러리스트’ 포착돼 충격

    최근 파키스탄에서 AK-47 소총을 들고 테러리스트 훈련을 받는 어린 소년들의 모습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1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소년들은 긴 총을 가까스로 손에 쥘 만큼 작고 어린 5~10세로 보이며, 알카에다의 비밀기지에서 혹독한 훈련을 받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영국군 사령관은 “탈레반 전투병들이 아이들을 자살폭탄이나 테러리스트로 훈련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들은 실제 전투에서 ‘총알받이’로 활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훈련을 받는 어린 소년들은 소총 뿐 아니라 휴대전화를 이용해 작은 모형 경찰차 등을 폭파시키는 위험한 훈련도 서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데일리메일은 “이들은 현재 파키스탄 서북부의 산악지대인 와지리스탄에서 훈련 중이며, 그 수는 수 백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테러리즘 전문가인 넬리 도일은 “이 비디오는 불법 웹 사이트를 통해 유포됐으며, 새로운 훈련병을 모집하는데 쓰일 영상 중 일부인 것으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쓰촨-오묘한 색깔로 신비로운 쓰촨의 보물 구채구+황룡

    쓰촨-오묘한 색깔로 신비로운 쓰촨의 보물 구채구+황룡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요’인데, 어떤 곳에 가면 다른 산과 다른 물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떻게 산이, 물이 이런 빛깔을 낼 수 있는지 분명 눈앞에 실존하는 대상임에도 비현실적인 인상을 떨쳐버리기 힘들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요’인데, 어떤 곳에 가면 다른 산과 다른 물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떻게 산이, 물이 이런 빛깔을 낼 수 있는지 분명 눈앞에 실존하는 대상임에도 비현실적인 인상을 떨쳐버리기 힘들다. 우리에겐 사천요리로 더 친숙한 중국 쓰촨에 위치한 구채구(주자이거우)와 황룡(황룽)이 바로 그런 곳이다. 글·사진 이지혜 기자 취재협조 중국국가여유국 www.cnto.or.kr, 중국국제항공 www.air-china.co.kr 1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이 있는 구채구 오화해 2 황룡의 백미로 꼽히는 오채지. 설경이 특히 아름답다 3 구채구에는 다양한 모습의 폭포들이 있다 구채구 九寨溝 달라이 라마와 티베트 불교로 유명한 티베트는 중국 서부에 위치한다. 중국에서는 이 지역을 시장(서장)이라고, 티베트 민족을 장족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티베트 민족의 터전이 시장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티베트 동부의 험준한 탕글라 산악지대를 지나면 쓰촨(四川)성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쓰촨 북부에는 구채구(九寨溝, 주자이거우)가 있다. 구채구는 티베트 바깥 지역에 있지만, 중국 내에서는 티베트 민족의 대표적인 생활 터전으로 알려져 있다. 구채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황룡(黃龍, 황룽)이라고 하는 색다른 관광지도 있다. 중국인들은 이곳의 아름다운 자연경치를 즐기기 위해 찾아온다. 또 구채구에서 티베트의 문화와 풍습을 체험하고 가는데, 그것은 민속촌 같은 곳에서 임의로 재현하는 것이 아닌 장족의 진짜 삶이다. 그러나 구채구의 장족들에게도 티베트는 여전히 마음의 고향이다. 이스람교도들이 메카를 찾듯이 티베트의 포탈라궁을 평생에 꼭 한번 가보고 싶어한다. 티베트 밖에 거주하는 장족 가운데 많은 이들이 오체투지 등을 하며 포탈라궁으로 성지순례를 떠난다. 쓰촨은 중국에서도 우리에게 비교적 익숙한 지명이다. 팬더의 고향으로 유명하고, 매운 사천 요리 또한 잘 알려져 있다. <삼국지연의>의 주인공인 유비, 관우, 장비, 제갈량의 땅이기도 하다. 그러나 “구채구·황룡에 여행 가요” 하면 모르는 이들이 많다. 확실히 백두산이나 장자지에(장가계) 등과 비교하면 아직 낯설다. 구채구의 한자는 아홉 구(九 Jiu)와 울타리 채(寨 Zhai), 봇도랑 구(溝 Gou)를 쓴다. 한자를 있는 그대로 해석하면 ‘9개의 울타리가 있는 봇도랑’ 또는 ‘9개의 울타리 봇도랑’이 되겠다. 그러나 실제 뜻을 알기 위한 키워드는 ‘채’라는 한자다. ‘채’는 장족 마을을 의미하며, 뒤에 다시 ‘구’가 붙은 이유는 이곳에 호수와 물이 많아서다. 다시 해석하면 ‘9개의 장족마을이 있는 호수 지대’가 된다. 한편 인접해 있는 황룡의 지명은 석회암 지대가 황색 빛을 띠고 있으며, 굽이굽이 이어지는 지형이 용의 모습을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지명과 이름을 중국어 원어발음대로 표기하면서 구채구는 더욱 찾기 힘든 지명이 됐다. 대부분의 여행기사에서 구채구(JiuZhaiGou)는 ‘지우자이거우’나 ‘죠우자이고우’ ‘주자이거우’ 등 여러 가지 형태로 표기되고 있다. 또 발음이 난해하다 보니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제각각으로 발음한다. 방송이나 신문에 구채구에 관한 기사가 나와 여행사나 중국국가여유국 등에 문의를 해와도 담당자가 못 알아들어 한참을 설명해야 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하는 곳이 또한 구채구다. 황룡(Huang Long)은 그나마 낫다. 중국어 발음 역시 ‘황룽’으로 쉬운 편이다. 1 폭포의 물이 튀기는 모습이 마치 진주알이 튕기듯 보인다 2 고지대에는 항상 얼음과 눈으로 이뤄진 만년설이 쌓여 있다. 계절이 바뀌고 녹아내려 폭포가 되고 호수가 되고, 양쯔강이 된다 3 구채구의 저지대는 숲길과 물길을 따라 트레킹하기에도 좋다 4 구채구 관광지 가운데 가장 해발고도가 높은 곳에 있는 장해. 웅장함과 설산이 어우러진 풍경이 인상적이다 5 오화해에서는 장족의 전통 복장을 입고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구채구의 인기 관광지 구채구 내 주요 관광지를 연결하면 영문 Y자가 떠오른다. Y자의 오른쪽 윗부분에 위치하는 전죽해(箭竹海)를 먼저 가는 것이 일반적으로, 입구에서부터 50여 분 거리가 교차점인 낙일랑폭포에서 Y측 왼쪽 윗부분에 위치하는 장해까지는 20분이 소요된다. 이외의 각 관광지간의 거리는 5분 또는 10분 가량 이동하는 것이 보통이다. 구채구의 호수 이름에는 대부분 호수 호(湖)가 아니라 바다 해(海)가 붙어 있다. 내륙지역에 거주하는 장족들은 바다를 직접 접할 기회가 별로 없지만 이곳 구채구의 호수에서 바다를 만나고 떠올린 것이다. 구채구의 드넓은 호수는 그들에게 바다이다. 또한 호수의 크기가 바다처럼 큰 곳도 있다. Y자의 오른쪽 윗부분에 위치하는 전죽해의 해발고도는 2,610m이고, 왼쪽 윗부분에 위치하는 장해의 해발고도는 3,101m이다. 전죽해는 17㎡의 습지대이다. 전죽해에서는 영화 <영웅>에서 양조위와 이연걸이 결투하는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장해(長海)는 이름처럼 구채구에서 가장 길고 깊은 호수이다. 최대폭이 415m이고, 가장 깊은 곳의 수심 역시 88.8m에 이른다. 규모가 크고 주위에 고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이곳 앞에 서면 바다를 마주한 것과 같이 가슴 속까지 시원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또 캐나다 록키의 레이크루이스 방문했을 때와 같은 웅장한 기분도 느낄 수 있다. 전죽해에서 도보로 10여 분 거리에는 팬더해가 있다. 이곳에 방문하면 팬더를 볼 수 있거나, 호수가 팬더 모양으로 생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죽해에 팬더가 좋아하는 대나무가 있고, 이곳 팬더해의 이름은 팬더가 물을 마시고 가는 곳이라 해서 붙여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죽해와 팬더해 인근은 물과 식물이 어우러진 습지대인데 조그만 폭포도 있고, 나무로 조성된 길을 걷다가 잠시 숲속에 앉아 ‘멍해질 수 있는 휴식처’를 제공한다. 오채지(五彩池)는 장해에서 버스로 5분 거리에 위치한다. 오채지라는 지명은 황룡에도 있어 헷갈리는 이들이 있는데, 이곳과 황룡의 오채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곳은 이름에도 바다해가 아닌 연못지(池)가 붙어 있는데 호수라기보다 물웅덩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물이 풍부하지 않은 시기에는 더욱 그러하다. 오채지 또한 주요 관광지로 꼽히는데, 장해에 인접하면서도 전혀 다른 빛깔을 뽐낸다. 물에 함유된 칼슘과 마그네슘 성분 때문에, 햇빛이 좋은 날에는 수십 가지 빛깔을 볼 수 있다. 마치 갖가지 물감을 진하게 풀어놓은 것처럼 어느 호수보다 빛깔이 선명하다. 오화해(五花海) 역시 Y자의 오른쪽에 위치한다. 이름에 꽃을 붙였을 정도로, 사람들은 이곳을 구채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로 꼽는다. 수심은 5m정도인데, 물 아래 나무가 보이고, 물고기들이 노니는 모습 등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다. 또 인근의 풍경도 웅장한 매력보다는 이쁘다는 느낌을 더 많이 주는 곳이다. 이곳에는 장족의 전통의상을 입고 기념 촬영을 해볼 수 있는 대여소도 있다. 즉석 사진은 50위안(1만2,000원)이고, 옷만 빌리는 비용은 35위안(6,300원)이다. 이국적인 복장에 눈길이 가기도 하지만 사진을 찍었을 때 포토제닉한 복장으로 추천하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 색동저고리와 같은 빛깔의 옷이다. Y자의 교차점에는 폭포가 많다. 진주탄폭포(珍珠灘瀑布)와 낙일랑폭포(諾日郞瀑布)는 각기 다른 멋이 있다. 가장 규모가 큰 폭포는 163m 폭에 낙차가 40m에 이르는 진주탄폭포이다. 이름의 유래는 물이 튀기는 모습이 진주알과 같아서다. 진주탄 폭포 인근은 산책하기 좋은 코스를 이루고 있어, 보통 위쪽에서 시작해 약 40분에서 1시간 가량 자유시간이 주어지는 곳이다. 폭포가 위치한 곳에서 주차장까지의 거리가 생각보다 길기 때문에 사진을 찍다 보면 지각을 할 수 있으니 신경써야 한다. 낙일랑폭포는 320m 폭에 25m의 낙차를 가진 곳으로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폭포 주변에 별다른 눈길을 끄는 것이 없어, 오히려 한눈 팔지 않고 강한 인상을 준다. 입구 부근에는 수정군해(樹正群海)와 와룡해(臥龍海), 화화해(火花海) 등이 있다. 위쪽과 비교해 평지에 가깝고 해발고도도 낮기 때문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또 숲이 우거지고, 갈대가 어우러진 중간중간에 있는 물웅덩이가 마치 패치워크처럼 귀여운 느낌을 준다. 구채구를 여행하기 전에 구채구 지역을 여행함에 있어서 이 지역의 특성을 알아둬야 할 필요가 있다. 지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곳은 장족의 마을이다. 장족은 중국 내의 소수 민족 중에서도 강성으로 유명하다. 한족을 비롯한 다른 민족들은 장족과 부딪히기를 꺼릴 만큼 기가 세다. 손님이니까 그들이 무조건 친절하리라 생각하면 봉변을 당할 수도 있다. 구채구 내에서도 역시 장족의 룰에 따라야 한다. 가이드들은 관광객에게 일단 물건값을 흥정했다면 꼭 사야 하고, 살 생각이 없으면 애초에 장족의 기분을 상하게 할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의를 준다. 여행사들은 이 지역 여행상품을 운영할 때 외부에서 차량을 가져올 수 없고, 관광을 위해서는 장족이 운영하는 친환경 차량을 이용해야 한다. 게다가 차량수와 비교해 이용객이 많아 전용 차량을 쓸 수 없다. 모든 관광객은 셔틀 형태로 관광지 내 교통을 해결한다. 패키지 관광버스와 달리 순환차량을 이용하면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되고, 가이드들은 항상 자신의 소지품을 잘 관리할 것을 강조한다. 일반적인 패키지여행을 하는 것처럼 차량에 짐을 놔둘 수 없다. 또 차를 내린 곳과 타는 곳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보를 잘 숙지하고, 일행에서 이탈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포토샵으로 한껏 멋을 부린 듯한 색감이 실제 눈앞에 펼쳐지는 곳이 구채구다. 물빛이 정말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 Travie info. 장족의 깃발 장족 마을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표식으로 마을 앞에 꽂혀 있는 색색의 깃발을 꼽는다. 산길을 달리다가도 갑자기 원색의 깃발이 보이는데, 이곳에는 장족이 살고 있다는 표식이다. 장족은 색깔별로 각각 자연을 대표하도록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번성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붉은색은 태양이고, 하얀색은 구름, 파란색은 하늘, 노란색은 호수를 의미한다. 전통공연 <장미> 구채구 마을에 위치한 장족 대극장에서는 장족의 풍습과 전통 무용, 음악 등이 어우러진 공연 <장미(臧謎)>를 공연한다. 뜻을 풀이하자면 ‘장족의 수수께끼’가 된다. 장족은 본래 티베트를 주요 근거지로 하는 민족이다. 중국의 서남부에 위치하고, 중국어로 시장(서장)이라고 부른다. 장족은 티베트 라마교를 믿으며, 오체투지(온몸을 이용해 절을 하는 법)를 하면서 티베트의 포탈라궁을 찾아가는 것을 일종의 순례로 여긴다. 공연 <장미>에서도 주인공인 할머니가 염소 한 마리를 데리고 구채구 마을을 떠나 오체투지를 하며 티베트까지 순례를 한다. 이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풍경을 통해 장족의 생활과 종교 등을 보여준다. 1, 3, 5 아이들의 붉은 볼이 이쁘다. 어린 아이들의 볼이어서도 그렇지만, 고산지대의 햇빛이 강하기에 유난히 볼이 발그레하다 2, 6 쓰촨의 또다른 소수민족인 강족. 강족의 본래 거주지는 실크로드로 유명한 신지양(신강)위구르자치주다. 중국 북서부에 위치한다 4 강족들이 자신의 마을을 찾은 외국인들을 오히려 신기하게 쳐다보며 사진을 찍고 있다. 쓰촨에는 아직 외래객의 때가 덜 묻은 곳이 많다 7 알록달록한 복장의 소수민족 복장이 눈길을 끈다. 대나무 하나로도 흥겨울 수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황룡黃龍 황룡은 최고 해발고도가 3,553m로 주요 관광지인 오채지의 해발고도도 3,100m이다. 2,000m 초반대에서부터 해발고도가 시작되는 구채구와 달리 황룡에서 고산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때문에 아름다운 풍경보다 고생한 기억이 더 많이 남는 곳이다. 일반적으로 해발고도 1,000m 이하의 저지대에 거주하는 사람이 3,000m 이상의 고지대에 가면 나타나는 현상이 고산증이다. 해발고도가 높으면 공기가 희박해지기 때문이다. 현상으로 두통과 어지러움증, 메스꺼움, 구토 증세 등을 겪는다. 이를 극복하는 법은 산소통을 이용해 임의로 산소를 흡입하는 것이다. 황룡을 워낙 힘들게 다녀오다 보니, 사람에 따라 황룡 관광은 필요 없고 구채구만 방문해도 충분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심하게는 황룡을 두고 황제의 색인 황색과 용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중국인들에게는 의미 있는 관광지이지만 한국인은 굳이 갈 필요가 없다고 단언하기도 한다. 황룡은 구채구에서 80km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구채구에서 물을 본다면, 이곳에서는 지형을 본다. 석회암 지형이 굽이굽이 계단 모양으로 이어지는데, 하늘색 물 빛깔과 고운 황색빛이 잘 어울린다.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히는 곳은 가장 위쪽에 위치하는 오채지이다. 1,000㎡의 넓은 지대에 형성돼 있으며, 빛깔이 정말 아름답다. 자연적으로 이런 빛깔이 난다는 것이 신비하기만 하다. 황룡은 2006년에 케이블카가 운행을 시작했다. 전에는 도보로만 관광했었으나, 이제는 반나절 코스로 방문이 가능해졌다. 일반적으로 올라갈 때는 케이블카를 이용하고 다시 도보로 내려오면서 관광을 한다. 그러나 기상조건이 나쁠 때는 왕복을 모두 케이블카를 이용하기도 한다. 해발고도가 높아서 산 정상에 항상 눈이 있다. 또 겨울이 길어 4월과 10월에도 눈이 내린다. 여행하기 좋은 시기는 6~10월을 꼽고, 한겨울에는 입산 자체가 금지되기도 한다. 그러나 겨울 설산을 걷는 것도 색다른 매력이 있다. 1 황룡의 오채지. 높은 곳에 위치해 연중 눈을 볼 수 있을 때가 더 많다. 독특한 지형과 파란 물빛과 누런 흙빛깔이 무척 신비하게 느껴진다 2 구채구의 아래 지역에서는 물과 갈대, 수풀이 어우러진 풍경을 만난다 3 유비와 제갈량을 모신 사당‘무후사’. 쓰촨성도 청두에 있다 4, 5 오채지에 위치한 사당 6, 7 쓰촨은 유비, 관우,장비, 제갈량의 땅으로 유명하다. 이들을 형상화한 기념품 8 벽을 장식하기 위해 그리는 그림으로 중국인들은‘연화’라고 한다 구채구·황룡으로 가는 여정 구채구와 황룡은 쓰촨성의 북쪽에 위치한다. 쓰촨은 넓은 평야와 분지로도 유명하지만, 험준한 고산지대를 가진 지역이기도 하다. 쓰촨성의 성도인 청두(성도)에서 북부 구채구와 황룡으로 가는 길은 고지대이고 길이 험난해서 예전에는 차량으로 10시간 가까이 이동해야 했다. 그 길을 자지 않고 밖을 내다보며 여행하기란 쉽지 않다. 산길을 따라 매우 구불구불한데다 낭떠러지가 아찔하고 길의 폭도 좁다. 또 고지대이다 보니 한겨울이 아니더라도 길이 얼어 있을 때가 많다. 그래서 겨울에는 육로 여행이 어려웠다. 이와 같은 옛길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고자 하는 것과 투자대비 효용성 때문에 오랫동안 구채구와 황룡을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곳으로 만들었다. 지금은 이 모든 것이 달라졌다. 우선 지난 2008년에 있었던 쓰촨 대지진을 계기로 거주지역은 물론이고 도로 등도 유실되거나 붕괴했는데, 수십조원을 투자해 복구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도로를 닦고 터널 공사를 실시했다. 육로를 통해도 이제는 청두와 구채구를 오가는데 편도 4시간여로 이동이 가능해졌다. 추가 공사가 이뤄지면 3시간대에도 이동이 가능할 것이라고 쓰촨성 관계자는 말한다. 또 수년 내에 서부지역 중국 고속철도 추가 개통되면, 구채구에서 차량으로 30여 분 거리에 고속철도역이 개설될 예정이기도 하다. 아직까지는 육로보다 편리한 것이 하늘길이다. 구채구와 황룡 사이에 지난 2003년에 구황공항이 문을 열었다. 청두와 구황공항간 하늘길을 이용하면 50분이면 이동 가능하다. 또 쓰촨 내에 위치한 충칭(중경) 직할시를 비롯해 다른 지역의 베이징, 상하이, 시안 등에서도 항공이 연결되고 있다. 구채구와 황룡 중간에 위치한 구황공항은 양 지역으로 2시간 이내에 이동할 수 있으며, 해발고도 3,500m에 위치한다. 지역 특성상 기상 조건의 변수가 많아서 비행기가 연착되거나 취소되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특히 흐린 날씨가 자주 있는 3~5월은 각오를 하는 것이 좋다. 여행일정을 잡을 때 구채구와 황룡을 함께 방문한다. 두 곳 가운데 해발고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구채구를 먼저 보고, 황룡을 나중에 방문하는 편이 고산지대에 적응하기 쉽다고 한다. 다만, 실제 여행상품은 아무래도 경제성이나 동선의 편의를 더 고려할 수밖에 없다. 특히 호텔과 차량 공급이 제한적이라 다른 관광지와 비교해 비용이 매우 높은 편으로 조금이라도 절약할 수 있는 길을 택하게 된다. 구채구는 1~2일 코스이고, 황룡은 반나절~1일 코스이기 때문이다. 여행상품으로 구채구를 방문한다면 낮에 구황공항에 도착해 황룡을 먼저 관광하고 구채구에서 1박 또는 2박을 하는 일정으로 구성될 때가 많다. 구채구를 여행하기 좋은 시기로는 6~9월을 꼽는다. 해발고도가 높기 때문에 가을과 겨울이 다른 지역에 비해 이른 편이다. 여름은 산에 있던 눈이 녹아 사방에 물이 풍부하고, 8월말부터 시작되는 가을의 단풍은 물빛만으로 아름다운 구채구를 더욱 환상적인 세계로 만든다. 황룡의 여행 적기는 구채구보다 길게 잡는데 6~11월을 꼽는다. 신기한 것은 황룡의 해발고도가 더 높은데도 계절적으로는 구채구에 비해 늦다는 점이다. 구채구의 단풍이 가을에 시작되고 10월부터 눈이 내리는 데 반해, 해발고도가 1,000m 가량 높은 황룡의 가을은 9월에 시작되고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 때도 11월부터다. 1 황룡은 고지대라 눈이 덮여 있을 때가 대부분이다. 등산할 때 산소통을 구비해야 고산증을 에방할 수 있다 2 구황공항. 해발고도가 높은 지역에 위치해 설산과 어우러진 풍경이 인상적이다 ▶ Travie info. 산소통과 고산증 약 고산증이 나타났을 때 응급조치는 산소를 임의로 흡입하는 것이고, 스프레이 형태의 간이형 산소통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고산증 반응이 당장 없더라도 황룡 및 구채구 관광시 3,000m인 지역으로 이동하게 되므로, 애초에 차에서 나올 때 산소통을 챙기고 중간중간 산소를 흡입하는 게 좋다. 산소통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1~2시간 걷는 동안 다 사용하게 된다. 그렇다고 아껴 사용할 필요는 없다. 흡입하는 법은 흡입구에 입을 대고 숨을 3초씩 길게 들이마시는 것. 사람에 따라 고산증 발생 여부와 그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고산지대에서는 절대 뛰거나 음주를 해선 안 된다. 또 몸이 아프고 괴롭다고 도착한 날 뜨거운 물로 목욕하는 것도 금기다. 몸이 뜨거워지면 숨이 가빠지기 쉽기 때문에, 특히 고령자의 경우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아 하는 목욕 등은 자제해야 한다. 고산증 약은 하루 전부터 복용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다고 해도 최소한 구황공항을 가는 비행기를 타기 전에 미리 복용해야 한다. 나중에 고산 반응이 나타나면 다시 약을 복용해야 한다. 고산증이 나타난 후에 먹기보다 미리 복용하는 것이 좋다. 고산지대 주의사항 및 가이드의 역할 자신이 어느 정도 체력에 자신이 있다고 해도, 고산지대에서 어떤 반응이 나타날지 알 수 없다. 가장 심한 것은 구토 증세다. 멀미 증세와 유사하며 계속 토하게 된다. 여행 자체를 포기하고 싶을 정도일 수도 있다. 고산지대에서 주의사항은 자신의 체력을 과신하지 말고 미리미리 약을 복용하고, 뛰어다니지 말라는 것이다. 아무리 급해도, 늦었다고 해도 뛰어선 안 된다. 이른바 ‘한 방에 훅 갈 수 있다’는 말을 체험하게 될지 모른다.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행동하면 다소 약한 체력의 소유자라도 큰 고통을 느끼지 않고 여행이 가능하다. 구채구와 황룡의 경우 가이드가 안내의 역할보다는 구급 활동이 주가 되는 경우가 더 많다. 개인마다 체력조건이 다르므로 각자의 페이스에 맞게 등산을 하도록 하고, 이 때문에 일반적인 관광처럼 여행객들을 한꺼번에 인솔하고 다니며, 일일이 설명해 주기 어렵다. 가이드가 특정 여행객만을 챙겨야 할 경우가 발생해도 양해를 하자. 응급상황이 어떤 형태로 올지 알기 어렵고, 가이드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므로, 모난 행동을 하지 않는 것도 요령이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는 것을 자연히 깨닫게 되는 곳이 또한 황룡이다. ▶ Travie info. 허페이와 청두를 동시에 가는 비행기 타기 중국국제항공은 인천-허페이-청두를 잇는 노선을 주 5회(월·수·목·금·일요일) 운항하고 있다. 중간에 허페이(合肥)에서 출입국 심사를 허페이에서 하게 된다. 좌석이 바뀌지 않고, 수하물로 부친 짐을 찾을 필요는 없지만, 일단 허페이에 도착하면 비행기에 갖고 탑승한 짐을 모두 들고 내려야 한다. 청두로 가는 승객에겐, 항공사 승무원들이 별도의 쿠폰을 주고 이를 필요 때마다 제시해야 한다. 허페이 경유시에 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에 화장실을 들르거나 하는 등의 짧은 시간 외에는 비행기를 다시 타는 데 집중해야 한다. 한국에서 오후 3시25분에 출발해 최종적으로 청두에 도착하는 시간은 중국 현지 시간으로 오후 7시55분이다. 중국 시간이 한국보다 1시간 느리므로 총 5시30분이 소요되는 셈이다. 허페이 공항에서 내려야 하기 때문에 액체류의 구매에 제한이 따른다. 또 사실상 허페이 공항에서 면세점을 이용할 수 없기에 불편함이 다소 있다. 중국 술을 구매하고자 한다면, 청두 시내에서 미리 구매해 수하물로 부치면 된다. 한국에서 주류를 구매할 때와 달리 중국에서 구매하는 주류는 흥정을 잘하면 면세점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돌아오는 항공 스케줄은 청두에서 오전 8시20분에 출발해, 한국에 오후 2시20분에 도착한다. 중국국제항공 외에 아시아나항공과 사천항공이 인천-청두를 연결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매일, 사천항공은 주 2회(화·토요일) 운항하고, 시기별로 운항횟수 및 스케줄이 변경되니 체크해야 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세계에서 가장 큰 에메랄드 원석 첫 공개

    세계에서 가장 큰 에메랄드 원석이 남미 콜롬비아에서 사상 처음으로 공개됐다. 에메랄드는 1만1000캐럿(약 2.2kg)짜리로 2년 전 보야카 주의 무소 산악지대에 있는 한 광산에서 2000캐럿짜리 또 다른 에메랄드와 함께 발견됐다. 광산 소유주인 코엑스미나스는 2개 에메랄드 원석을 가공하지 않은 채 보관하다 이번에 공개했다. 회사는 앞으로도 사상 최대 에메랄드 원석을 가공하지 않을 계획이다. 콜롬비아 광업컨벤션의 대변인은 “지금까지 원석에 한 번도 손을 대지 않았고, 앞으로도 가공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공개된 세계 최대 에메랄드에는 가격이 붙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너무 큰 원석이라 비교 상대가 없어 가격을 정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코엑스미나스는 앞으로 세계를 순회하며 원석을 전시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세계 최대 에메랄드가 콜롬비아 에메랄드의 우수성을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콜롬비아의 에메랄드 수출은 연간 1억2000만 달러에 이른다. 콜롬비아 에메랄드산업연맹에 따르면 콜롬비아는 세계 에메랄드 시장의 55%를 점유하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남한산성에 저런 풍경이…

    남한산성에 저런 풍경이…

    “저런 풍경이 실제로 있나요.” 등산을 한답시고 남한산성에 몇번 가본 경험으로 물었다. ‘겨울산’에 담긴 풍경이 마치 강원도 산악지대 같아서였다. 그리스 신화의 세이렌처럼, 보는 사람을 끌어당겨 깊은 숲속에 내동댕이쳐 버릴 것 같은 느낌. “그럼요. 저 왼쪽 언덕 너머가 남한산성 안쪽이에요. 저 언덕을 따라서 산성이 지어져 있죠. 저도 운전하면서 지나가다가 저런 풍경이 있었나 싶어서 사진을 찍은 뒤 그린 거예요.” 아마 남한산성이 품고 있는 역사적 회환이 그런 풍경을 작가의 눈에 띄게 한 것이리라. 다음 달 17일까지 서울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먼 그림자 - 산성일기’ 전시를 열고 있는 강경구(59) 작가. 경원대 교수로 있다 보니 늘 남한산성과 마주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김훈이 쓴 소설 ‘남한산성’이 떠올랐다. 그 소설을 한번 그림으로 표현해보고 싶었다. 남한산성 곳곳을 깊숙이 느끼면서 몇번이나 소설을 읽고 조선왕조실록을 들여다봤다. 그래서 내놓은 작품 26개를 걸었다. 강 작가는 오방색에서 따온 강렬한 원색을 쓴다. 때문에 화려할 것만 같은데, 화려하다기보다 전반적으로 탁하다. 앞이 보이지 않는 시대에 대한 은유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소나무다. 불그레한 소나무들이 빽빽한 풍경이 대부분인데, 피의 역사를 온몸에 새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과 흡사하다. 솔잎도 뾰족한 게 아니라 두루뭉술하다. 끊임없이 피어나는 의구심과 못다한 말들이 반영된 것 같다. 그 덕분에 ‘떠도는 이야기’ 같은 그림을 보면 평소라면 절대 할 수 없었던, 불온한 상상이 가득 찬 남한산성의 풍경을 고스란히 떠올릴 수 있다. 하기야 김훈도 남한산성을 일러 말로써 치른 전쟁이라 했으니 그럴 법도 하다. 목탄으로 그린 그림들은 더더욱 직접적이다. 죽음에 다다랐을 때 그들 눈에는 흑색 세상만 보였으리라. 작가는 작품 개개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꺼렸다. “워낙 유명한 소설을 주제로 삼았으니 관객분들도 직접 한번 느껴 보았으면 좋겠다. 아직 그리고 싶은 부분이 많아서 기회가 닿는다면 이 소재를 더 밀고 나가고 싶다.” 관람료 2000원. (02)736-4371.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씨줄날줄] 군견(軍犬)/이춘규 논설위원

    수많은 동물들이 독특한 특질 때문에 고대부터 전쟁에 동원됐다. 인간과 동물이 하나가 되어 전장에서 싸우기도 했고 수송·통신·적 탐지에 투입됐다. 가장 널리 활용된 동물은 말(馬)이다. 특권층만 타다가 2300여년 전 알렉산더대왕이 보병·기병을 조합시킨 전략을 폈다. 지금은 의전에만 활용된다. 코끼리의 육중한 체구는 적을 와해시키기에 충분했지만 약점도 많아 전장에서 일찍 퇴장했다. 코끼리 공격에 혼이 났던 로마군. 돼지의 등에 기름을 바른 뒤 불을 붙여 뜨거움에 악을 쓰며 돌진토록 해 코끼리들을 혼란시킨 전술까지 썼다. 비둘기는 고속통신 수단이었다. 무선기기 고장 때 대체수단으로 제2차 세계대전 때도 이용됐다. 쥐, 매, 닭 등 동물을 군사목적으로 활용하려는 실험은 지금도 여러 나라에서 계속되고 있다. 개(영국 육군), 고양이(영국 해군), 곰(폴란드 육군), 펭귄(노르웨이 육군), 양 등은 군 마스코트로 이용된다. 동물에 계급이 부여된 사례도 많다. 낙타는 사막·산악지대·극한지 등 특수 지역에서 이동수단으로 활용된다. 돌고래는 지능지수가 높기 때문에 기뢰 탐지 등에 활용된다. 중국 전국시대에는 야간에 수백 마리 소의 뿔에 횃불을 동여맨 뒤 돌진시켜 적을 뒤흔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2차대전 때 미군은 목조건물이 많은 일본 공습에 빛을 싫어하는 박쥐 활용을 검토했었다. 소형 네이팜탄을 매단 박쥐를 새벽에 날려보내 해가 뜨면 건물 지붕 밑에 들어가게 한 뒤 폭발시켜 도시를 불바다로 만든다는 계획. 실전엔 투입되지 않았다. 개는 고대부터 군사목적에 활용됐다. 뛰어난 시각·후각을 활용해 경계·수색·탐지 등에 투입된다. 20세기 초엔 화학전에도 활동할 수 있게 군견용 가스 마스크도 개발됐다. 조직적으로 이용되기 시작한 것은 제1차 세계대전 때로 그후 세계로 전파됐다. 군견은 독일에서 가장 발달했고, 독일 셰퍼드는 한국 군견의 주축이다. 군견은 현재 마약과 같은 밀수 방지와 폭탄테러 수색에도 활용된다. 오사마 빈라덴 사살작전에 특수부대와 함께 최첨단 장비로 무장된 군견 한 마리가 투입됐다고 한다. 독일 셰퍼드나 벨기에 말리노이즈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적외선 카메라가 달린 2만 1500달러(2334만여원)짜리 특수 방수·방탄 조끼를 입혔다. 문틈으로 새 나오는 냄새를 통해 방에 위장폭탄이 설치돼 있는지 감지하는 역할 등을 했다. 이슬람권은 개를 불결한 동물로 여긴 탓에 군견은 빈라덴 일행에 대한 심리적 압박도구로 유용했다고 한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美 네이비실의 영웅, 최신 이지스함으로 재탄생

    美 네이비실의 영웅, 최신 이지스함으로 재탄생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반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다 전사한 네이비실 대원의 이름이 미 해군 최신 구축함의 함명으로 명명됐다. 미 해군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간) 메인주의 제너럴다이내믹스 조선소에서 최신예 이지스 구축함인 ‘마이클 머피함’(DDG-112 Michael Murphy)의 명명식이 열렸다. 이번에 세례와 함께 함명을 받은 마이클 머피함은 미 해군의 주력인 ‘알레이버크급’(Aleigh Burke Class) 이지스 구축함의 62번째 함정이자 미 해군 통상 89번째 이지스함이다. 함명은 아프간에서 작전 도중 전사한 네이비실 대원 마이클 머피 대위에게서 따온 것이다. 네이비실은 지난 달 말 알카에다의 창설자 빈 라덴을 사살하면서 더욱 유명해진 미 해군의 특수부대다. 마이클 머피 대위는 지난 2005년 6월 다른 세 명의 네이비실 대원과 함께 아프간 동북부 쿠나르주의 아사다바드 인근 산악지대에서 정찰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탈레반 반군 지도자를 제거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를 눈치챈 반군이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매복공격을 가했고, 머피 대위와 대원들은 불리한 지형조건과 압도적인 수적 열세에 처하게 된다. 상황이 악화되자 머피 대위는 위험을 무릅쓰고 엄폐된 자리를 벗어나 본부와의 교신을 시도했다. 대위는 쏟아지는 총탄 속에서도 침착하게 지원을 요청하는데 성공했으나 이 과정에서 치명적인 부상을 당했다. 그럼에도 교신 직후 다시 자리로 돌아와 전투를 계속했고 끝내 숨을 거뒀다. 2시간에 걸친 치열한 전투로 머피 대위를 포함 3명의 네이비실 대원이 전사하고 나머지 한 명은 부상을 입었으나, 탈레반은 수십 배에 달하는 90여 명의 전사자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을 입은 대원은 인근 주민들의 보살핌을 받다 며칠 뒤 극적으로 구조됐다. 미국은 머피 대위에게 군 최고훈장인 ‘명예훈장’(Medal of Honor)을 추서했다. 비록 작전은 실패했지만 동료를 위해 위험을 무릅쓴 대위의 행동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미 해군 장병이 명예훈장을 받은 것은 베트남전 이래 머피 대위가 최초로, 미 해군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최신예 이지스함을 대위의 이름으로 명명한 것이다. 한편 이날 명명식에는 머피 대위의 모친인 마우린 머피 여사가 대모(代母)로 초청됐으며, 미 해군 전통에 따라 직접 샴페인 병을 선체에 부딪쳐 깨트려 군함을 앞날을 축복했다. 사진 = 미 해군 서울신문 M&M 최영진 군사전문기자 zerojin2@seoul.co.kr
  • “빈라덴, 유산 한 푼도 못 빼돌려 연줄 이용 자금확보”

    “빈라덴, 유산 한 푼도 못 빼돌려 연줄 이용 자금확보”

    오사마 빈라덴은 미국 특수부대원의 총탄에 최후를 맞기 전까지 철저히 음지에 숨어 살았다. 이 때문에 그를 둘러싼 각종 소문만 무성했다. 최고의 정보력을 자랑하는 미 중앙정보국(CIA)조차 그를 쫓는 데 애먹는 사이 테러리스트의 이미지는 근거가 빈약한 소문과 억측으로 덧씌워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빈라덴에 대한 몇 가지 오해를 반박했다. ① 빈라덴은 CIA가 키웠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옛 소련에 맞서기 위해 빈라덴을 지원했다는 설이 있으나 사실무근이다. 그와 추종자들은 미국 정부로부터 직접적인 자금 지원을 받거나 훈련받은 적이 없다. 다만 소련에 맞서 빈라덴과 함께 싸웠던 아프간의 무장 게릴라 단체 ‘무자헤딘’은 파키스탄 정보국을 통해 미국의 자금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② 개인 재산이 막대한 갑부였다? 빈라덴의 아버지는 건설 갑부 출신으로 빈라덴을 포함한 52명의 자녀들에게 유산을 공평히 나눠 줬다. 그러나 그가 1991년 고향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떠나 파키스탄으로 갈 때 개인 재산을 반출하지 못했고 가족들도 그와 관계를 끊었다. 대신 빈라덴은 자금을 쉽게 모을 수 있는 연줄이 있었던 까닭에 조직을 이끌어갈 수 있었다. ③ 1993년에도 세계무역센터를 공격했다? 빈라덴이 1993년 뉴욕 세계무역센터 폭파 시도에 연루됐다는 설이 있다. 그러나 당시 사건을 주도했던 람지 유세프는 독립적으로 테러를 기획했던 셰이크 무함마드를 위해 일했다. ④ 동굴에서 주로 살았다? 빈라덴의 ‘동굴 거주설’은 1990년대 말 그가 선전전을 위해 일부 기자들을 아프간 동부 토라보라 산악지대의 동굴로 초청하면서 흘러나왔다. 그러나 빈라덴은 동굴에서 멀지 않은 곳에 마련된 안락한 거처에서 생활했다는 증거가 많다. 1999년에는 아프간 칸다하르 인근의 복합 주거 시설로 이주했으며 그가 숨을 거둔 곳도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있는 3층짜리 고급 맨션이었다. ⑤ 청소년 때 불량배였다? 청소년 때 흥청망청 생활했다는 비난들도 있지만 이에 대한 증거가 없다. 빈라덴은 오히려 진지하고 부끄러움이 많은 성격이었다는 증언들이 나온다. 17세 때 결혼한 그는 경전을 공부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⑥ 신장 질환으로 죽을 고비를 넘겼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전 대통령은 2002년 “빈라덴이 신장 질환으로 숨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신장병은 심각한 수준이 아니었으며 오히려 190㎝가 넘는 장신인 탓에 척추 질환을 앓은 것으로 전해진다. ⑦ 영국 프로축구팀 아스널의 광팬이다? 빈라덴이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팀 아스널의 광팬이며 가장 좋아하는 포지션은 센터포워드라는 주장이 있으나 실제 그렇지는 않았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빈라덴은 누구

    “미국이 우리를 죽이기 때문에 나도 늘 미국인을 죽인다.”고 했던 세계의 공적 오사마 빈라덴. 9·11테러 10년을 4개월 앞둔 1일 미군에 사살되기 전까지 그는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등지를 오가며 미국의 포위망을 10년간 보기 좋게 따돌렸다. 그런 그의 목에 걸린 현상금은 2500만 달러(약 267억원)였다. 1998년 8월 케냐와 탄자니아 미 대사관 폭탄 테러의 배후로 지목되면서 1999년 연방수사국(FBI) 수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그는 2001년 9·11테러를 주도,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수배범이 됐다. 하지만 꼬리는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1998년 미 대사관 폭탄 테러로 아프간 캠프에서 미국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지만 상처 하나 입지 않았다. 다국적군이 아프간전을 개시한 2001년 말 그가 아프간 산악지대 토라보라의 동굴 요새에서 교전 도중 숨졌다는 소식이 나왔다. 하지만 그는 이미 파키스탄으로 넘어갔던 것으로 밝혀졌다. 2004년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야심차게 펼쳤던 대대적인 체포작전도 실패로 끝났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흔적도 없다.”는 굴욕적인 시인을 해야 했다. 이는 탈레반에 충성하는 파슈툰족이 은신처를 제공했기 때문으로 파키스탄에서 빈라덴은 팝스타나 영화배우급의 숭배를 받아 왔다. 2007년 다시 한번 빈라덴 사망설이 돌았다. 하지만 그는 미국을 놀리기라도 하듯 간간이 자신의 모습과 육성을 담은 테이프 등을 공개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지난해 3월까지도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9·11테러 주동자인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를 사형시킬 경우 미국인들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빈라덴은 1957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사우디 최대 건설회사 사장이던 아버지 모하메드 빈라덴의 자녀 52명 가운데 17번째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중동 건설 붐을 타고 사우디아라비아의 도로 공사 80%를 독식하는 등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1968년 헬리콥터 충돌 사고로 숨진 그의 아버지는 빈라덴에게 2억 5000만 달러(약 2700억원)의 유산을 물려준 것으로 알려졌다.전술 핵무기를 구하기 위해 카자흐스탄에 수백만 달러를 주겠다고 제안했을 정도로 빈라덴의 재력은 막강했다. 사우디 킹압둘아지즈대학교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던 학생 시절부터 종교에 열중해온 그는 이슬람 근본주의를 서방에 의한 타락을 막을 방어물로 여기게 됐다고 BBC는 보도했다. 1979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당시 아랍 의용군을 무장시키고 소련군에 대항한 그는 1996년부터 2년간 미국에 대한 성전을 다짐하는 세 차례의 이슬람교 교령을 선포하고, 미국 군인과 민간인을 살해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사우디 국적을 박탈당했고 집안과도 의절하는 등 개인적 희생도 치렀다. 17살의 나이로 시리아인 사촌과 처음 결혼한 그는 이후 최소 5명의 부인과의 사이에서 23명의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10년만의 개가… ‘이름값’한 美 정부 기관들

    9·11테러 주범인 오사마 빈라덴의 제거로, 그동안 ‘이름값’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네이비실(Navy SEAL)이 오랜만에 웃을 수 있게 됐다. 빈라덴의 목에 2500만 달러(약 266억원)의 현상금을 걸었던 미 행정부도 체면치레를 하게 됐다. ●CIA ‘전담팀’ 불구 9·11테러 못 막아 CIA는 지난 10년 가까이 신출귀몰한 빈라덴과 숨바꼭질을 벌였다. 때문에 이번 작전에서는 빈라덴의 은신처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서도 최종 확신을 갖기까지에는 신중을 거듭했다. 그 결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빈라덴의 은신처에 대한 정식 보고를 CIA로부터 받을 수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발표에서 “첫 보고를 받은 뒤 정보를 확인하는 데 수개월이 걸렸다.”고 밝혔다. CIA는 마지막 순간에 빛나는 정보력을 발휘했으나 9·11테러 이후 10년 동안 헛발질을 되풀이하며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알카에다가 1996년 필리핀을 방문한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을 암살하려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CIA는 ‘빈라덴 전담팀’까지 만들었으나 결국 감시에 실패해 2001년 9월 11일 본토를 공격당했다. 또 미국은 빈라덴이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접경지대인 토라보라 산악지대의 복잡한 동굴 연결망에 숨어 지내는 것으로 예상해 이곳을 여러 차례 폭격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 산악 지역은 지형이 파키스탄 정보기관도 침투할 수 없을 만큼 산세가 험해 서방 정보조직 사이에서는 “진정한 블랙홀”로 통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해였던 2008년 테러와의 전쟁이 ‘소득 없는 싸움’이라는 비아냥을 듣자 빈라덴 체포를 위해 정찰활동을 강화했다. 그러나 빈라덴이 안전 문제에 민감해 팩스나 전화기 등 추적 가능한 통신기기를 쓰지 않아 최고의 정보력을 자랑하는 CIA도 행방을 쫓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최근 폭로 전문 위키리크스가 2001년 미국의 아프간전 개시 직후 빈라덴이 수도 카불 등 아프간 곳곳을 돌아다니며 추종자를 만나 공격 지령을 내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CIA의 정보력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기도 했다. ●해군특공대 6년전 실패 딛고 명예회복 미국의 엘리트 부대로 불리던 네이비실도 빈라덴 사살에 성공하면서 구겨졌던 자존심을 회복했다. 미 해군 특공대인 네이비실 부대원들은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의 맨션에 있던 빈라덴의 은신처를 급습해 40분 만에 작전을 완료했다. ABC방송은 이번 작전에 미군 헬기 2대가 동원됐고 이날 오전 1시 30분~2시에 20~25명의 네이비실 대원들이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베트남전 당시 정보 수집과 군사시설 폭파 등의 임무를 수행하며 세계 최고의 특수부대로 군림해 온 네이비실은 미 육군 특수부대 델타포스와 더불어 미국의 자존심이나 다름없다. 총부대원은 2500여명으로 바다와 육지, 상공의 적 정보 분석 등으로 작전 수행을 지원하고 게릴라전과 대테러전, 특수 정찰 작전 등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에 투입된 부대원들은 1980년 창설된 테러 진압 특공대인 ‘SEAL팀6’ 소속으로 알려졌다. SEAL팀6는 현재 ‘데브그루’로 명칭이 바뀌었는데 고도의 체력단련 훈련을 통과한 정예 요원들로 구성돼 있으며 주로 대테러 훈련에만 집중한다. 최근 네이비실의 명성은 쇠락해 왔다. 2005년 네이비실은 아프간 동부 쿠나르 산악지대에서 알카에다 소탕 작전을 펴다 19명의 부대원을 잃었다. 2001년 이후 미군의 단일 작전으로는 최악의 실패였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작전의 성공은 네이비실이 명예를 회복할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서린·유대근기자 rin@seoul.co.kr
  • 알카에다 “빈 라덴 죽음 조직에 타격이 되지는 않을 것”

    알카에다 “빈 라덴 죽음 조직에 타격이 되지는 않을 것”

    오사마 빈 라덴의 행적은 최근까지 오리무중이었다. 단지 빈 라덴이 파키스탄 북서부 산악지대를 근거로 활동하고 있다는 첩보만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을 뿐이었다. 아프간 국경지역과 인접한 파키스탄 북서부 산악지대는 전통적으로 빈 라덴의 지지층이 단단히 자리잡은 곳이다. 미국이 2500만 달러(약 300억원)의 현상금을 내걸었지만 매번 허탕을 친 이유기도 하다. 그가 최근 들어 대중에 스스로를 노출한 것은 지난해 아랍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를 통해서였다. 빈 라덴은 아프가니스탄에 주둔 중인 프랑스에 테러를 경고하는 등 여전한 그의 영향력을 발휘했다. 지난해 10월 빈 라덴은 알 자지라에 육성 테이프를 보내 “프랑스가 미국인들의 아프간인 살상을 돕고 있으면서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기를 바라는 것이 과연 공평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경고했다. 이어 “앞서(9월) 아프리카 니제르에서 발생한 프랑스인 5명 납치사건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아프간에서 프랑스군이 철수하지 않으면 추가로 프랑스인들을 납치하겠다.”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그는 프랑스가 공공장소에서 이슬람 전통의상 착용을 금지한 데 대해서도 강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로 인해 그동안 빈라덴의 행방에 대한 무성한 소문과 추측은 수그러들었다. 빈 라덴과 알카에다 본부가 아프간-파키스탄 접경지대에서 고립돼 있기는 하지만 이슬람 전역 등 각 지부에 대한 통제권은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알자지라방송은 빈 라덴의 사망 소식이 나온 이후 일부 알카에다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빈 라덴이 이미 알카에다 조직과 거리를 두고 있어, 그의 죽음이 조직에 직접적인 타격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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