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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2병 털고 자신감 가득 채웠어요

    중2병 털고 자신감 가득 채웠어요

    “추위와 눈보라를 뚫고 세계적인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함께 태백산을 오르면서 강북구의 중학교 2학년생들은 앞으로 어떤 상황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꼈다.” 박겸수 구청장의 칭찬과 함께 제4기 ‘청소년 희망원정대’가 수료식을 했다. 구의 청소년 희망원정대는 중학교 2학년생들이 매월 한 번씩 강북주민인 엄 대장과 함께 산을 오르면서 꿈과 희망, 도전정신을 배우는 교육 특화 프로그램이다. 봄과 가을에는 매월 둘째 토요일 산에 오르고 여름과 겨울방학에는 캠프활동을 하는데 이번 겨울방학에는 태백산 겨울캠프를 다녀왔다.<서울신문 1월 19일자 15면> 2012년 주 5일제 수업이 시작되면서 마련된 청소년 희망원정대는 ‘중2병’을 앓는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4기 원정대는 남녀 중학생 35명이 1년간 참여했다. 4기 청소년 원정대원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한 신준서(16·삼각산중)군과 태지수(16·화계중)양은 오는 3월 엄홍길 대장과 함께 히말라야도 등반하게 된다. 강북구만의 특화교육사업인 ‘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청소년 희망원정대’는 지난해 한국행정학회가 마련한 우수행정 및 정책사례 선발대회에서 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올해도 3월에 강북구 12개 중학교에서 60명의 학생을 추천받아 4월부터 청소년 희망원정대 등반을 시작할 예정이다. 박 구청장은 “영화 ‘히말라야’의 주인공 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산행은 영어단어나 수학공식 하나 외우는 것보다 더 큰 교육적 성취”라면서 “구는 청소년들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꿈을 향해 전진하는 인재로 성장하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해외여행 | 세 가지 빛깔 네팔 여행

    해외여행 | 세 가지 빛깔 네팔 여행

    히말라야를 품은 순백의 나라, 설산만큼 순수한 사람들이 사는 대지, 가난해도 행복지수가 높은 무욕의 삶….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네팔의 표정은 훨씬 다채로웠다. 카트만두, 포카라, 치트완으로 떠난 백, 청, 홍 세 빛깔 네팔 여행기. ●白 포카라Pokhara히말라야 미니 트레킹 포카라에 머문 사흘 내내 찌푸렸다. 네팔의 우기(6~9월)는 9월 중순 끝자락으로 몰려서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하늘은 잿빛에서 먹색으로, 다시 희붐하게 변색하며 비를 흩뿌리다 거두길 거듭했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Annapurna는 그 너머에서 아득했다. 짙고 자욱한 흰 벽 뒤로 안나푸르나안나푸르나 지역은 에베레스트Everest 지역과 함께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산맥을 구성하는 산군이다. 만년설로 새하얀 안나푸르나 주봉8,091m을 비롯해 안나푸르나Ⅱ7,939m, 안나푸르나 남봉7,219m, 마차푸차르Machhapuchhre 6,998m 같은 고봉준령이 불쑥 잇따르며 수직의 위용을 과시한다. 산 좀 탄다 싶으면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4,130m나 마차푸차르 베이스캠프MBC 3,700m로 방향을 잡는다. 시간, 체력, 경험 모두 충분치 않을지라도 사랑코트Sarangkot 1,592m나 푼힐Poonhill 3,210m 같은 전망대가 있으니 안나푸르나 조망은 어렵지 않다. 관건은 언제나 날씨다. 안나푸르나로 향할 때 그 전초기지는 네팔 제2의 도시 포카라다. 네팔에서 두 번째로 크다는 페와 호수Phewa Lake 덕분에 호반 휴양도시의 정취가 물씬하다. 맑은 날이면 안나푸르나 연봉이 호수 표면에 그대로 내려앉는데 그 환상 같은 풍경을 쫓아 노 젖는 배들로 호수는 복작댄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부질없을 줄 알면서도 작은 나무배에 올랐다. 거무튀튀한 구름에 막힌 빛이 호수 물빛을 괴이할 정도로 짙은 옥빛으로 만들었을 뿐 안나푸르나의 반영은 없었다. 날씨 흐린 게 제 탓도 아닌데 여자 뱃사공은 기회 날 때마다 탁한 허공을 가리키며 저 즈음에 안나푸르나가 있다는 둥 어쨌다는 둥 졸지에 죗값을 치렀다. 끝내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꼭 보고야 말겠다는 헛된 욕심만 부풀렸다. 안나푸르나 미니 트레킹은 그래서 더 비장했다. 오스트레일리안 캠프Australian Camp 1,920m를 목적지로 삼았다. 푼힐 전망대나 사랑코트 같은 대중적 코스에 비하면 생소하지만 그만큼 덜 북적이고 더 호젓하다. 포카라에서 차량으로 40~50분쯤 굽이진 산길을 오르면 칸데Kande 1,750m라는 마을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오스트레일리안 캠프까지는 한 시간 반 정도 산행거리다.그저 산을 좋아할 뿐이라는 원로급 산악인 여럿도 동행했다. 소싯적부터 히말라야를 숱하게 오르내린 산악인의 아우라는 숨길 수 없었다. 꼬박 이틀을 걸어 올랐던 길을 이제는 차로 단박에 오르니 그 감회도 남달랐으리라! 초행 초보 트레커의 기운을 북돋기 위함이었을까, 일순 안나푸르나가 구름 커튼을 젖히고 빼꼼히 내려봤다. 푸른 다랑이 논 위로 드러난 은빛 자태가 눈부셨다. 극적인 등장에 우왕좌왕 헤매다가 금세라도 숨을까 조마조마했다. 저 위에 오르면 더 가까이에서 더 웅장하게 맞이할 수 있겠지, 숨이 헉헉대는 가파른 길이었지만 흥이 났다.그 비탈길을 오르내리며 등하교하는 산간 마을 꼬마들과 마주칠 때면 밭은 숨이 창피했다. 나마스테! 이방인과 현지인의 길이 교차했다. 구름이 몰려오니 서둘러라, 하산길의 이방인이 조언했을 때 이미 때는 늦었었나 보다. 안개인지 구름인지 모를 흰 벽은 아무리 기다려도 걷힐 성싶지 않을 만큼 짙고 자욱했다. 아랫마을 담푸스Dampus로 옮겨 다시 기회를 엿봤지만 아예 비가 내렸다. 더 이상 욕심 부릴 수 없으니 차라리 후련했다. 빗속에서 노래가 퍼졌다. 인생을 읊조렸고 사랑을 갈구했다. 산사람들의 노래는 처연했다. 4년 전 9월 중순, 안나푸르나 남벽 등정을 위해 떠났다가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 있는 박영석 대장과 대원을 위한 조가였다. 조가는 비와 안개를 뚫고 더 다가갈 수 없는 아득한 산에 스몄다. 서로들 촉촉해진 눈을 피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靑 치트완Chitwan네팔 정글 사파리 네팔의 단편만 알았던 덕에 치트완은 흥미로웠다. 위로 솟은 수직의 히말라야 대신 수평의 평야와 밀림이 드넓었고, 카트만두의 소음과 번잡함은 찾을 길 없이 고요하고 평온했다. 코끼리, 코뿔소, 호랑이 노니는 그곳에서, 아련한 향수에 젖었다. 수평의 푸른 대지에서 향수에 젖다새로운 네팔을 만나는 데는 카트만두에서 소형 비행기로 30분이면 족했다. 치트완 바라트푸르공항Bharatpur Airport에 내리자마자 덥고 습한 기운이 턱 몰려왔다. 네팔 남부 지역이니 당연했지만 히말라야 설산의 차가운 기운만 떠올렸던지라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드넓게 펼쳐진 초원과 평야도 생경했다.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의 나라에서 해발 60m에 불과한 수평의 대지가 이토록 광활했다니…. 뒤통수를 맞은 듯 얼얼했다. 타루Tharu족이 살고 있는 치트완 사우하라Sauraha 마을은 아련한 향수를 불렀다. 영락없이 30~40년 전 우리네 시골마을이었다. 저녁밥 짓는 연기가 피어올랐고, 하릴없는 아낙들은 삼삼오오 둘러앉아 이야기꽃을 피웠다. 너른 풀밭을 운동장 삼은 천진난만한 동네 꼬마들 사이로 물소가 풀을 뜯었다. 호박잎 줄기를 벗기는 처자는 수줍은 미소로 이방인을 바라봤다. 흙벽과 나무로 지은 집은 초라하다기보다 따스함으로 정감 어렸다. 조무래기들은 자기들이 찍힌 사진을 보며 까르르르 웃고는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다시 찍어 달라 카메라 앞에 섰다. 잊었던 어린 시절 해질 무렵의 풍경이 떠올라 아련했다. 그 마을에서 치트완 정글 탐험에 나섰다. 치트완은 1973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고 유네스코는 1984년 세계자연유산 목록에 올렸다. 희귀종인 외뿔코뿔소와 멸종위기종인 벵골호랑이 등 40종 이상의 포유동물과 450종 가량의 조류가 서식하고 있단다. 마을에 호랑이와 코뿔소 조형이 많은 것도 그 때문이었다. 카누에 정글 트레킹 그리고 코끼리 등에 업혀서까지 치트완 정글 곳곳을 누볐는데, 932km2에 달하는 전체 면적을 생각하면 진면목에 다가서기에는 역부족이었지만 ‘투어용’으로는 탁월했다.나무 카누에 올라 마을과 정글을 가르는 라프티강Rapti River의 흐름을 따랐다. 땅 속과 위, 그리고 물 속에서 각각 1,000년씩 총 3,000년을 살 정도로 단단하다는 살Sal나무로 만든 카누였지만 야생 악어와 맞닥뜨렸을 때의 긴장감은 어쩔 수 없었다.물 속에 손을 넣지 말라는 정글 길잡이의 지시에 충실할 수밖에…. 강 양쪽 둑으로 공작새며 이름 모를 야생조류들도 출몰했는데 악어와 달리 평온함을 선사했다. 탐험객의 긴장이 느슨해졌다고 판단한 건지, 길잡이는 카누에서 내려 정글 트레킹에 나서기 전 잔뜩 겁을 줬다. 코뿔소와 곰은 물론 호랑이와도 마주칠 수 있으니 반드시 뭉쳐서 다녀야 한다는 둥, 코뿔소가 달려들 때는 지그재그로 도망쳐야 한다는 둥, 얼마 전 마을의 한 소녀가 호랑이에게 공격당했다는 둥 진지했다.정작 정글에서 만난 것은 순하고 겁 많은 사슴과 들소뿐이어서 맥이 풀렸다. 호랑이와는 마주치지 않은 게 오히려 다행 아니냐며 스스로 다독였다. 다음날, 코끼리를 타고 정글 투어에 나섰다가 강가 진흙에 선명하게 찍힌 호랑이 발자국을 보니 더욱 그랬다.조련사까지 포함해 5명을 등에 업고 물살 센 강을 건너고 빽빽한 숲을 비집는 코끼리의 수고스러움에 대한 연민만 극복한다면 코끼리 정글 트레킹은 이곳에서 가장 사치스러운 정글 탐험법이다.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코끼리 걸음 특유의 리듬에 몸을 맡기고 정글의 정취를 느긋하게 누렸다.호랑이쯤 못 보면 어때, 일찌감치 욕심을 버렸는데 풀숲에서 뭔가 바스락거렸다. 기연가미연가 시선을 집중하려들자 쑤욱 육중한 몸을 드러내는 코뿔소! 코끼리에게 덤벼들면 어쩌나 걱정도 잠시, 녀석은 관심 없는 듯 느릿느릿 제 갈 길 가며 제 볼일을 봤다. 무사의 철갑을 두른 듯 빈 틈 없는 그 투박한 외양이 맘에 들었다. ●紅 카트만두Kathmandu세계문화유산 순례 4월 네팔을 흔든 강진은 수도 카트만두에도 상처를 남겼다. 생명과 문명이 스러졌다. 5개월이 흘렀어도 상흔은 있었다. 다행히 흐릿했다. 삶은 일상을 되찾았고 흔들린 건물은 다시 섰다. 카트만두의 세계문화유산도 변함없이 여행자를 반겼다. 카트만두 첫 여행자들이 대개 그러하듯 타멜 시장Tamel Market에서 일정을 시작했다. 카트만두의 대표적 전통시장이다. 이어지다 갈라지고 다시 합류하기를 반복하는 골목 길목마다 삶의 활기가 펄떡였고, 골동품이며 과일이며 옷가지며 삶을 지탱하는 물품으로 빼곡했다. 크고 작은 불탑과 힌두교 건축물도 가세해 티베트불교와 힌두교가 혼재된 네팔의 색채를 더했다. 네팔의 옛 왕국들은 카트만두 밸리Kathmandu Valley로 불렸던 카트만두 분지 일대를 본거지로 삼았다. 카트만두, 박타푸르Bhaktapur, 파탄Patan 왕국이다. 왕궁과 함께 네팔 전통 건축물이 보존돼 있어 가치가 높다. 유네스코도 일찌감치 그 가치를 인정했다. 네팔의 8개 세계문화유산 중 석가모니의 탄생지인 룸비니Lumbini를 제외하고 모두 카트만두 밸리에 있다. 이러니 카트만두 여행은 곧 세계문화유산과의 동행일 수밖에 없다. 타멜 시장의 인파에 밀리다 더르바르 광장Durbar Square에 다다랐다. 왕궁이라는 뜻을 지닌 더르바르는 이곳이 옛 왕궁이었음을 알려 줬다. 힌두교의 원숭이 수호신인 하누만에서 이름이 유래된 하누만 도카Hanuman Dhoka 왕궁이 중심이다. 자간나트 사원Jaganath Temple에 서서 광장을 둘러보니 어떤 건축물은 나무 버팀목에 의지한 채 위태롭게 서 있었다. 가시지 않은 지진의 상흔이었다. 자간나트 사원 처마 받침목의 ‘에로틱 조각Erotic Carving’을 보니 피식 웃음이 나 무거운 마음이 조금 가셨다. 다산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남녀의 성애 장면을 조각했다고 하는데 노골적이어서 살짝 민망했다. ‘살아 있는 신’ 쿠마리가 살고 있는 쿠마리 사원Kumari Ghar에도 들렀지만 만나지는 못했다. 힌두교의 여신을 대신하는 살아 있는 신으로, 3~8살 소녀 중에서 선택해 이곳에 모시고 초경 때까지 섬긴다는데, 종교적 행사가 아닌 이상 밖으로 나가지도 못한 채 갇혀 지내는 셈이니 외지인의 시각에서는 측은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3대 고도 중 파탄을 만나지 못해 아쉬웠지만 붉은 기운이 감도는 박타푸르가 이를 달랬다. 옛 정취가 고스란하고 규모도 컸다.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 초에 세워진 옛 건축물들이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중세 도시에 현대인이 거주하는 풍경은 압권이었다. 세계적 문화재 속에 일반인의 주거지가 함께 있다니, 놀라웠다. 광장과 골목마다 가게가 즐비했고 사원이나 왕궁 앞에서도 아무 거리낌 없이 무리 지어 두런두런 얘기를 나눴다. 타우마디Taumadhi 광장의 위용이 가장 높았는데, 하늘로 솟은 5층 규모의 냐타폴라Nyatapola 사원 덕택이었다. 그 사원에 올라 내려다보니 박타푸르가 한눈에 들어오며 마치 중세시대로 거슬러 간 듯했다. 옛 왕국이 아니더라도 세계문화유산은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보드나트Bodhnath는 네팔에서 가장 큰 불탑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티베트 불교 순례자들과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순례자들은 거대한 스투파를 시계 방향으로 돌며 의식을 치렀고, 한 번 돌릴 때마다 불교 경전을 한 번 읽은 것과 같다는 ‘마니차’는 멈출 틈이 없었다. ‘네팔 속의 작은 티베트’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았다. 원숭이가 많아 원숭이 사원으로도 불리는 스와얌부나트Swayambhunath 역시 마찬가지였다. 2,000년 역사를 지닌 네팔에서 가장 오래된 불교 사원인데, 힌두교 양식도 보태져 독특한 분위기를 풍겼다. 300여 개의 가파른 계단을 오르니 하얀 돔과 황금빛 첨탑이 눈부신 스투파가 압도했다. 스투파에 새겨진 ‘부처의 눈’은 신성한 눈빛으로 아래를 내려다봤다.네팔 힌두교 사원을 대표하는 파슈파티나트 사원Pashupatinath Temple도 지나칠 수 없었다. 네팔 최대의 힌두교 사원이자 성지인데, 외지인에게는 네팔 힌두교인의 장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장소로 더 의미가 있다. 사원 앞으로는 인도 갠지스Ganges강으로 연결된다는 바그마티Baghmati강이 흐른다. 살아서는 여기에서 몸을 씻고 죽어서는 이곳에 뿌려지는 게 힌두교도의 종교적 소망이라고 한다. 강둑에 늘어선 화장시설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장작불이 꺼지면 바그마티강에 뿌려지겠지, 누군가의 마지막 소망이 이뤄지고 있는 그 순간, 어린 소녀는 그 강에서 머리를 감았다. ▶travel infotravel TIP지진 이후 네팔여행2015년 4월25일 지진 발생 이후 우리 정부는 네팔 여행 안전정보를 상향 조정했다. 에베레스트, 안나푸르나, 랑탕 3개 등반지역에 대해서는 ‘철수권고’를, 그 외 지역에 대해서는 ‘여행자제’ 조치를 취했다. 이번 취재는 지진 후 5개월 뒤인 9월 중순에 이뤄졌다. 전문 산악인과 미디어로 구성된 답사팀이 직접 네팔의 주요 여행지를 경험했으며 답사결과를 토대로 여행에 무리가 없다는 점을 주네팔한국대사관 등에 전했다. 대한항공도 지진 여파로 주 1회로 감편했던 인천-카트만두 노선을 10월2일부터 주 2회로 정상화했다. 주네팔한국대사관측은 우기(6~9월) 이후 여행안전정보 단계 재조정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11월10일 현재까지 기존 단계가 유지되고 있다. 네팔 여행 적기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우기(6~9월)가 아닌 10월부터 5월까지가 적기다. 네팔 남부 치트완은 고온다습해 한여름에는 무리가 따를 수 있다. 안나푸르나로 향하는 관문도시인 포카라는 상대적으로 덜 덥고 덜 추운 편이다. 고도에 따른 기온차가 심한 만큼 겨울철 트레킹에는 특히 방한에 신경 써야 한다. 히말라야 트레킹과 문화탐방3대 주요 등반 지역 중 안나푸르나 지역을 중심으로 트레킹이 서서히 이뤄지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안 캠프’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기존의 푼힐 전망대 등을 대신해 트레킹 전문여행사인 혜초여행사가 새롭게 개발한 미니 트레킹 코스다. 하산까지 6시간 가량의 트레킹으로 안나푸르나를 조망할 수 있다. 혜초여행사는 우리네 둘레길처럼 히말라야 주변을 걷는 ‘히말라야 라운드’ 상품, 네팔 문화탐방 상품 등도 운영하고 있다. 혜초여행사 www.hyecho.com 02 6263 2000 히말라야 산악 비행기Mountain Flight국내선에 투입되는 소형 항공기를 이용해서 카트만두에서 히말라야 설산을 한 바퀴 돈다. 손쉽게 히말라야 연봉을 만날 수 있는 방법. 왕복 1시간 가량 소요되며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까지 볼 수 있다. 조종석도 잠깐 구경할 수 있다. 비수기에는 170달러선이지만 성수기에는 230달러 수준까지 오른다. 물론 날씨가 좋아야 가능하다.글·사진 김선주 기자 취재협조 혜초여행사 www.hyecho.com, 대한항공 kr.koreanair.com
  • ‘스타워즈’도 못 넘은 ‘히말라야’… 400만명 올라갔다

    ‘스타워즈’도 못 넘은 ‘히말라야’… 400만명 올라갔다

    영화 ‘히말라야’가 크리스마스 연휴에만 176만여명의 관객을 끌어 모으며 누적 관객 400만명을 돌파했다. 28일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산악인 엄홍길의 ‘휴먼 원정대’ 실화를 바탕으로 한 ‘히말라야’는 지난 16일 개봉 이후 4일째 관객 100만명, 8일째 200만명, 10일째 300만명, 12일째 4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전날까지 누적 관객 422만명으로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굳게 유지했다. 특히 25일 하루에만 74만 6413명을 동원하며 2013년 ‘변호인’이 세운 역대 크리스마스 최다 관객 수(64만 624명)를 경신하기도 했다. 당초 ‘히말라야’는 ‘대호’,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와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대호’와의 경쟁이 싱겁게 끝나버리고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의 거센 추격도 따돌리며 독주 중이다. 개봉 첫날 1009개 스크린으로 출발한 ‘히말라야’는 첫 주말을 전후로 스크린 수가 900개 후반대로 떨어졌다가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는 1098개까지 치솟았다. 연말연시 연휴를 포함해 내년 1월 말까지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어 당분간 독주가 계속될 전망이다.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는 개봉 첫 주 예매율 1위의 기세를 살리지 못하고 누적 관객 250만 명으로 박스오피스 2위를 달리고 있다. 해외 열기에 견주면 국내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전작인 ‘시스의 복수’(2005)의 성적(146만명)은 뛰어넘은 상태다. 이 밖에 애니메이션 ‘몬스터 호텔2’가 ‘대호’와 ‘내부자들’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는 한국과 베트남, 터키 등 일부 아시아권을 제외하면 대부분 나라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최단 기간 전 세계 매출 10억 달러(약 1조 1700억원) 돌파 기록(12일)을 세우기도 했다. 이 작품이 국내 극장가를 호령하지 못하는 까닭은 고정 팬층이 두텁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오타쿠 문화가 발달한 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스타워즈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또 이전 시리즈의 이야기 구조를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는 점도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분석되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우리 영화 ‘수상한 그녀’를 리메이크한 코미디 ‘내가 니 할매다’가 스타워즈를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는 점이 흥미롭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스타뷰] 산악영화 ‘히말라야’로 돌아온 쌍천만 배우 황정민

    [스타뷰] 산악영화 ‘히말라야’로 돌아온 쌍천만 배우 황정민

    더이상 오를 곳 없는 정상(頂上). 그곳에 섰을 때 느끼는 감정은 어떤 것일까. 연기는 어쩌면 산을 오르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연기를 등반에 빗대자면 배우 황정민(45)은 산을 제대로 탈 줄 아는 ‘산쟁이’다. 연기력으로도, 흥행 성적으로도 더이상 오를 곳이 없어 보이는데 매 작품이 산 넘어 산이란다. 그가 이번 겨울 산악 영화 ‘히말라야’를 통해 다시 관객과 만난다. 그는 사람, 인연을 먼저 생각하는 배우다. ‘너는 내 운명’으로 생애 첫 남우주연상을 받았을 때 함께 작업한 동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오롯이 담은 ‘밥상 소감’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인간미를 돋보이게 한다. ‘히말라야’를 선택한 까닭도 첫눈에 시나리오에 반했다거나 그런 것 따위는 아니었다. 사람 때문이었다. “이석훈 감독을 비롯해 ‘댄싱퀸’ 팀이 다시 모인다는 게 좋았어요. 즐겁게 웃으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컸죠. 배우를 담는 것은 카메라이지만 카메라 버튼을 누르는 것은 사람이잖아요. 현장의 에너지가 관객에게 전달된다는 것, 공동 작업의 묘미는 거기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히말라야’는 정상 정복을 그린 작품이 아니라 더욱 울림이 있었다. 에베레스트에서 숨진 후배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원정대를 꾸렸던 산악인 엄홍길 대장의 실화가 바탕이다. “정상이 아니라 사람을 바라보고 산을 올라가는 이야기라 다른 산악 영화와는 시작부터 달라요. 산이 주는 위대한 감정들이 분명히 있고 직접 느끼기도 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걸,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주는 무엇인가가 더 위대하다는 것을 이번 영화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다큐멘터리까지 나온 이야기를 왜 반복해야 하는 것인지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영화적으로 새롭게 풀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촬영 중반까지 헤맬 정도로 해답을 찾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강원도 영월에 20년 만에 더위가 와서 채석장에 만든 빙벽이 녹아내린 적이 있어요. 낙석 등 위험이 있어 닷새 정도 촬영을 쉬었죠. 그때 희망 원정대를 다룬 책을 펼쳤어요. 비슷하게 따라갈까 봐 읽지 않고 있던 책인데 많이 울었죠. 새로운 것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았는데 그때 실타래가 풀리며 진짜 엄 대장이 됐어요. 촬영을 도와주던 산악인들이 산을 타는 것, 욕하는 모습까지 똑같다며 저보고 ‘홍길이 형’이라고 부르더라구요.” 혹독한 추위와 사고, 고산병의 위험이 도사린 극한 상황에서의 촬영은 정말 고됐다. 영화를 찍는 건지, 실제 에베레스트를 등반하는 건지 헷갈릴 정도였다. 촬영을 끝내고서는 집에 있던 등산복을 모두 버리기도 했다. 그런데 그보다는 제대로 가고 있는 건지 가늠할 수 없었던 게 더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액션이나 멜로를 찍으면 모니터로 확인하고, 이 정도면 된다고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레퍼런스가 있는데, 산악 영화는 모두들 처음 접해 보는 장르라 그런 게 없던 점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연기력이야 일찌감치 인정받았지만 흥행작을 거느린 것은 불과 몇 년 되지 않았다. 2010년까지는 ‘너는 내 운명’과 ‘부당거래’ 정도가 200만 관객 고지를 밟았을 뿐, 그 이상을 좀처럼 허락받지 못했다. 그랬다가 2012년 ‘댄싱퀸’과 이듬해 ‘신세계’로 400만명을 넘어서더니 올해 ‘국제시장’과 ‘베테랑’을 통해 1000만 봉우리 두 개를 마치 한풀이하듯 거푸 발 아래 두며 ‘쌍천만 배우’가 됐다. 이후 선보이는 ‘히말라야’라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았다. “미친 듯이 찍었으니 정말 미친 듯이 잘됐으면 좋겠어요. 몽블랑 마지막 촬영 날 한 치 앞도 안 보일 정도로 강풍과 눈보라가 몰아치는 악천후가 왔어요. 해외 가이드들이 촬영 불가라는 거예요. 그런 날씨를 고대한 우리는 찍어야 하는데. 가이드들이 자신들은 책임 못 지겠다며 가버리고 우리끼리 남았죠. 진짜 좋은 장면 엄청 건졌어요. 사고 없이 촬영을 끝내고 2시간을 걸어서 숙소로 돌아온 뒤에야 ‘이제 살았구나’ 하는 마음에 서로 부둥켜안았죠. 그렇게 고생했는데 (흥행이) 안 되면 안 되는 거잖아요. 하지만 바란다고 뜻대로 되는 게 아니란 것도 알아요. 그건 관객의 몫이죠. 매 작품 산 넘어 산이에요. 아웅다웅 올라가면 뒤에 또 큰 산이 있어요. 그걸 아니까 즐기며 재미있게 하려고 해요. 흥행에만 너무 신경 쓰면 재미가 없습니다.” 그런데 요즘엔 외로움을 느낄 때도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스태프들과 같이 웃고 떠들며 즐거워했던 기억이 많은데 이제는 절 어른으로 생각하고 쉽게 다가오지 못하는 순간이 온 것 같아요. 현장에서 주인공이 되고, 형이 되고, 선배가 되다 보니 주변에서 못한다는 이야기를 아예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전 쓴소리를 들으며 더 얻고 싶은 게 많은데 말이죠. 그럴 때 외로움을 느껴요. 한편으론 어떻게든 저부터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커졌죠. ‘히말라야’에서 그런 감정이 정점을 찍은 것 같아요. 마지막 촬영을 끝내고 그동안 짊어졌던 무게가 와르르 무너지는 것 같아 펑펑 울었어요. 희한한 경험이었죠.” 그는 ‘에너자이저’이기도 하다. 좀체 스스로에게 쉴 틈을 허락하지 않는다. 일하는 게 재미있어 쉬지 못하겠단다. 강동원과 처음 호흡을 맞춘 ‘검사외전’(감독 이일형)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보다 먼저 찍었던 ‘곡성’(감독 나홍진)도 내년 개봉 예정이다. 조만간 촬영에 들어가는 ‘아수라’(감독 김성수)에서는 오랜만에 악역을 맡아 열연할 예정이다. ‘베테랑’ 이전부터 준비 중이던 ‘군함도’(감독 류승완)에도 합류한다. 이 밖에 5년간 공들인 뮤지컬 ‘오케피’가 오는 18일 무대에 올라간다. 내년 2월까지 공연이다. 2012년 ‘어쌔신’ 때처럼 연출·연기 1인 2역에 도전하고 있다. “연기를 안 하고 있으면 배우가 아닌 것 같아요. 일할 때 제가 누구라는 게, 살아 있다는 게 느껴져요. 40대를 넘어가면서부터 즐기면서 일하는 게 무엇인지 알게 돼 한 번도 힘들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소모된다고 생각하지도 않아요. 작품마다 새로운 이야기에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니 오히려 충전되는 것 같아요. 똑같은 작품을 반복했다면 모르겠지만요. 바쁘지만 가족들도 잘 챙긴답니다. 잠을 좀 덜 자면 돼요. 하하하.” 그는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 연기를 정말 좋아한다고 했다. 사랑 이야기만큼 잘 알고 재미있는 게 없다고. 언제든지 ‘콜’이지만 요즘엔 시나리오를 찾아봐도 중년의 멜로, 로맨틱 코미디 작품이 없다며 아쉬워했다. ‘남자가 사랑할 때’도 한 번 엎어졌던 프로젝트인데 제작사를 설득해 만들게 됐다고 웃는다. “60대에도 멜로를 할 수 있게 잘 늙고 싶어요. ‘꼰대’는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금 제 위치가 정말 감사하고 행복하고 기분 좋아요. 제가 해야 할 일들에 쉽게 접근할 수 있거든요. 내년에는 연극 한 편은 꼭 하려고 해요. 요즘 잘하지 않는 고전극으로요. 제가 하면 어쨌든 보러 오는 분들이 있을 것이고, 연극 보는 관객들이 조금이라도 늘겠죠.”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엄홍길 대장과 진로 찾아요

    엄홍길 대장과 진로 찾아요

    “천둥 번개가 치고 살면서 처음 우박을 본 날씨에도 북한산 정산까지 올랐다. 당연히 하산할 줄 알았는데 엄홍길 대장님은 멈추지 않았다. 최악의 등산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아주 멋진 경험이었다(청소년 희망원정대 등산 후기 중에서).” 강북구 청소년들과 매달 한 번씩 산에 오르며 살아 있는 교육을 하는 세계적인 산악인 엄홍길(55) 대장이 진로 상담사로 나섰다. 지난 3일 강북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강북혁신교육지구 진로, 진학 박람회’에서 엄 대장은 ‘도전과 청소년’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엄 대장은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 이상 16개 봉우리에 모두 오르는 목표를 달성하기까지의 생생한 경험담을 이야기하며 ‘꿈을 향한 도전정신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자신감’을 청소년들에게 전달했다. 그는 오는 16일 개봉하는 실화 영화 ‘히말라야’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하다. ‘히말라야’는 등정 중 사망한 박무택씨를 포함한 후배 대원의 시신을 찾고자 2005년 에베레스트로 떠났던 휴먼 원정대의 여정을 그렸다. 엄 대장은 그가 강북구 주민이란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박겸수 구청장의 ‘삼고초려’에 2011년 강북구 홍보대사를 맡았으며 강북구만의 인성 교육 프로그램인 ‘청소년 희망원정대’도 이끌고 있다. 올해로 4년째 운영 중인 ‘청소년 희망원정대’에서는 엄 대장이 매월 둘째 주 토요일 강북구 중학교 2학년 학생들과 함께 산행을 한다. 희망원정대에 모두 참석하면 엄홍길휴먼재단에서 히말라야 등정 기회도 제공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45년 만에 얼굴 내민 비경, 설악산 토왕성 폭포

    45년 만에 얼굴 내민 비경, 설악산 토왕성 폭포

    그것은 탄성이라기보다 탄식에 가까웠습니다. “아, XX. XX 멋있네.” 산자락을 기어올라 토왕성 폭포와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입술을 비집고 나온 말이었습니다. 옛사람들처럼 운율에 맞춰 아름다운 언어로 폭포의 자태를 표현하고 싶었지만, 세파에 찌든 도시인이 내뱉을 수 있는 감탄사라고는 육두문자가 고작이었나 봅니다. 폭포는 타래에서 풀린 명주실 가닥 같았습니다. 폭포를 감싼 암봉들은 주름 접힌 치마 같았지요. 폭포 주변엔 힘센 사내의 팔뚝을 닮은 암릉들이 줄 지어 서 있습니다. 이 모습,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닥치고 구경’이나 할까요. 45년 만에 열린 설악의 비경은 그렇게 객의 입을 닫게 만들었습니다. 숨 막히는 자태, 말문도 막혔다 외설악에 속한 토왕성 폭포(명승 제96호)는 대승, 독주 등과 함께 설악산 3대 폭포의 하나로 꼽힌다. 옛 문헌에 “토왕성(土王城) 부(府) 북쪽 50리 설악산 동쪽에 폭포가 있는데, 석벽 사이로 천 길이나 날아 떨어진다”고 기록된 걸 보면 오래전부터 빼어난 자태로 명성이 자자했던 듯하다. 토왕성 폭포는 45년 전부터 일반인의 뇌리에서 사라졌다. 낙석과 낙빙, 추락 등 위험 요소들이 많아 1970년 설악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줄곧 출입이 통제됐기 때문이다. 일년에 딱 한 번 문이 열리긴 했다. 겨울철 빙벽등반대회가 열리는 날 신청자에 한해 출입이 허용됐다. 하지만 그마저 빙벽 등반가의 몫이었지 일반인들이 넘볼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이제 베일에 감춰졌던 토왕성 폭포를 조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토왕성 폭포 맞은편 암봉에 전망대가 세워진다. 전망대가 들어선 곳은 종전 설악산 소공원~비룡폭포 구간 탐방로를 410m 연장한 지점이다. 원래 11월 말 개설 공사를 마치고 개방할 예정이었으나, 악천후로 공사가 지연돼 5일로 늦춰졌다. 폭포 전망대 들머리는 설악산 소공원이다. 정문을 지나자마자 좌회전, 비룡폭포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설악산 소공원에서 비룡폭포까지는 약 2.4㎞다. 쌍천을 건너고 육담폭포에 이를 때까지 1㎞ 정도 잔잔한 숲길이 이어진다. 간혹 오르막이 나오지만 경사가 급하지는 않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길엔 휴게소가 있었다. 풍경과 어울리지 못하고 영 생뚱맞았던 건물은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에 의해 최근 철거됐고, 주변 환경도 예전 모습을 되찾았다. 돌치마폭에서 세 번 굽이치며 쏟아지다 육담폭포는 계곡을 흐르는 6개의 폭포와 6개의 연못을 묶어 부르는 이름이다. 계곡엔 철계단과 출렁다리가 연이어 조성돼 있다. 원래 계곡 왼쪽으로 나 있던 다리를 없애고, 오른쪽 암릉 위로 새 길을 냈다. 육담폭포에서 완만한 산길을 오르면 곧 비룡폭포다. 이름만 들어도 짐작된다. 폭포에 담긴 이야기 말이다. 폭포 속에 사는 이무기에게 처녀를 바쳤더니 용으로 변해 하늘로 올라갔고, 이어 비를 내려 가뭄으로 고생하던 주민들에게 보답했다. 뭐 이런 종류의 내용이다. 비룡폭포에서부터 험로가 시작된다. 토왕성폭포 전망대 가는 길은 폭포 맞은편 능선에 조성됐다. 한데 올려다보니 눈앞이 캄캄해 진다. 나무로 만든 계단길이 된비알을 따라 촘촘하게 이어져 있다. 수직 상승하는 듯한 계단을 오르자니 숨이 턱턱 막히고, 허리가 굽어지면서 코가 위 계단에 닿을 지경이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땀은 비 오듯 흘러내린다. 오색약수에서 대청봉 오르는 길이 딱 이랬다. 질릴 정도로 계단이 이어진다. 하지만 전망대에 올라 토왕성 폭포를 보고 나면 느낌이 싹 바뀐다. 단언컨대 오를 때는 죽어라 싫던 계단이 내려갈 때는 하나하나가 아쉬워진다. 쉬다 오르다 반복하기를 서너 차례. 얼추 30분쯤 지나니 전망대다. 이어 입과 동공이 동시에 벌어지는 풍경이 펼쳐진다. 1㎞ 남짓한 거리에서 토왕성폭포가 진경산수화를 펼쳐내고 있다. 산정에선 쉼 없이 폭포수가 흘러내린다. 여러 가닥의 가는 물줄기들이 모여 하나의 폭포수를 이룬 뒤 떨어져 내린다. 2주 내리 비와 눈이 오락가락한 덕에 수량이 풍부하다. 과문한 탓인지, 저렇게 가늘고 긴 형태의 폭포는 여태 본 적이 없다. 과장 보태 표현하자면 이렇다. 하늘에서 물레질하던 여인이 실수로 명주실 타래 하나를 땅에 흘려보낸 듯하다고. 저 수정 같은 물줄기를 더듬어 올라가면 그 여인의 희고 고운 손이 있을 것만 같다. 햇살을 따라 폭포 표정도 달라진다 여인의 손을 떠난 실타래는 치마폭처럼 펼쳐진 석벽 위를 세 번 굽이치며 낙하한다. 상단 150m를 그야말로 ‘폭포처럼’ 쏟아져 내려온 물줄기는 중단 80m를 더 내려와 숨을 고른 뒤, 방향을 틀어 하단 90m 아래로 쏟아져 내린다. 그래서 3단 폭포다. 전체 길이는 320m다. 얼핏 인공폭포처럼 보이기도 한다. 폭포 위쪽으로 물이 고일 만한 공간이 없어 보이는 데다, 물줄기가 산정에서 곧장 떨어져 내리기 때문이다. 한데 보이지 않을 뿐 폭포 위에 계곡이 없는 건 아니다. 설악산국립공원의 이명종 주임은 “폭포는 뒤편 화채봉에서 발원해 칠성봉을 끼고 돌아 흘러내리는데 뒤편 봉우리들이 능선에 가리기 때문에 (산정에서) 갑자기 물이 흘러내리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폭포 주변 암봉들의 자태도 빼어나다. 사실 토왕성 폭포가 선사하는 풍경의 장엄함도 따지고 보면 삐죽 솟은 이 암봉들에게 신세진 면이 적지않다. 폭포 앞 오른쪽은 노적봉이다. 봉우리 위로 ‘한 편의 시를 위한 길’이란 등산로가 나 있다. 오래전 산악인들이 토왕성 폭포로 가기 위해 낸 산길이다. 공룡의 등줄기를 닮은 폭포 왼쪽 암봉은 험악한 모양새와 달리 예쁜 이름을 가졌다. 앞에서부터 각각 ‘경원대 길’ ‘솜다리의 추억’ ‘별을 따는 소년들’ 등이다. 각 암봉의 등반 루트를 처음 개척한 산악인들이 지었다고 한다. 폭포가 깃든 암봉은 이름이 없다. 폭포를 기준으로 좌벽, 우벽이라 부를 뿐이다. 폭포 전망대 위쪽 암릉에서 맞는 풍경도 빼어나다. 몇 그루 소나무가 분재처럼 자란 바위 너머로 청초호와 아바이마을, 속초 주변 바다가 한눈에 잡힌다. 토왕성 폭포는 겨울철 오전 8시 이전에 올라야 제대로 볼 수 있다. 아침 해가 비출 때마다 폭포의 풍경도 민감하게 변화하기 때문이다. 오전 11시 이후엔 역광이 된다. 글 사진 속초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서울~양양 고속도로 동홍천 나들목으로 나와 44번 국도로 갈아탄 뒤 설악산 소공원까지 곧장 간다. 신흥사 측에서 주차료 5000원, 문화재 관람료 3500원을 각각 징수한다. 경기 양평에서 44번 국도를 타고 가는 방법도 있다. →맛집:동명항(속초항) 쪽에 해물뚝배기집들이 늘어서 있다. 동명항전복해물뚝배기(636-1637~8)가 그중 알려졌다. 설악산 국립공원 초입의 이목리막국수(638-3579)는 동치미 국물로 맛을 낸 막국수로 이름났다. 학사평 일대에 김영애할머니순두부(635-9520) 등 순두부집들이 몰려 있다. →잘 곳:미시령 아래 델피노 골프 & 리조트(1588-4888), 한화리조트 설악(1588-2299) 등 유명 리조트들이 몰려 있다. 설악동 쪽에도 펜션 형태의 모텔들이 많다. 숙박비도 저렴한 편이다. 속초 시내 쪽 메모리즈 모텔(636-9415), 호텔 아마란스(535-5252) 등은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한 ‘굿스테이’ 업소다. 산행의 피로는 노천 온천에서 푼다. 한화리조트 내 설악워터피아는 물놀이와 스파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온천 테마파크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눈 덮인 설악산 자락을 완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척산온천휴양촌도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 입장료는 8000원. ‘성능’에 견줘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다.
  • “홍삼캔디로 목 건강 챙기세요”

    “홍삼캔디로 목 건강 챙기세요”

    산악인 엄홍길(오른쪽)씨가 19일 서울 중구 정관장 을지로 본점에서 정관장 ‘레네세 홍삼캔디 후(喉)’를 선보이고 있다. 제품에는 6년근 홍삼농축액과 목 건강에 좋은 도라지, 감초 등 원료가 들어 있다는 설명이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8000m 올라간 것처럼 힘들어 산악 영화 없는 이유 알겠더라”

    “8000m 올라간 것처럼 힘들어 산악 영화 없는 이유 알겠더라”

    “큰 사고 없이 촬영을 잘 마치고 나자 눈물이 터졌다. 다들 힘들었고, 특히 스태프들은 무거운 장비를 메고 이동하느라 고생이 많았다.” 배우 황정민이 9일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산악 영화 ‘히말라야’ 제작 보고회에서 촬영이 마무리된 뒤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우리나라에 산악 영화가 거의 없어 궁금했다. 막상 해 보니 전혀 쉬운 것이 아니었다”며 “8000m까지 올라가지는 않았지만, 그 이상 올라간 것처럼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에베레스트 등반 중 숨진 박무택 시신 수습 실화 바탕 올해 말 기대작 중 하나인 ‘히말라야’는 히말라야 등반 중 생을 마감한 동료 시신을 찾기 위해 목숨을 건 여정을 떠나는 산악 원정대를 그렸다. 2005년 에베레스트 등반 중 숨진 박무택 대원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등반길에 오른 엄홍길 대장과 원정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 두 편의 천만 영화 ‘국제시장’(2014)과 ‘해운대’(2009)를 연출했던 윤제균 감독이 제작자로 나섰고, ‘해적:바다로 간 산적’으로 866만명의 관객을 끌어 모았던 이석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황정민이 엄홍길 대장 역할을, 정우가 박무택 역을 맡았다. 여기에 조성하, 김인권, 라미란, 김원해, 전배수 등이 조연으로 함께했다. ●박무택 역에 정우… “고산병에 예민해져 자괴감 빠져” 황정민과 정우는 2006년 ‘사생결단’에서 형사 선후배로 호흡을 맞춘 뒤 9년 만에 재회했다. 정우는 “(촬영하며) 제일 힘든 건 두통이었다”며 “(고산병에) 잠도 못 자고 먹지도 못하고 너무 예민해져 자괴감에 빠져 있던 날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동규 역을 맡은 조성하는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천만 영화’를 직감했다”면서 “‘광해, 왕이 된 남자’, ‘명량’ 모두 시간이 안 돼 못 했는데 이것마저 일정 핑계 대고 못 한다고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제작 보고회에 참석한 감독과 배우들은 모두 산악인 복장으로 무대에 올랐다. 행사장도 마치 산악 등반대의 베이스 캠프처럼 꾸며져 눈길을 사로잡았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아웃도어 특집] 실용성 잡은 기능성 재킷… 배경이 어디든 스타일 산다

    [아웃도어 특집] 실용성 잡은 기능성 재킷… 배경이 어디든 스타일 산다

    가을과 겨울을 맞아 아웃도어 의류업체가 앞다퉈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시장에 나온 옷의 공통점은 ‘두 마리 토끼 잡기’로 요약할 수 있다. 산행이나 캠핑 등 야외활동에 적합하도록 기능성을 살린 동시에 평소 도심에서 입어도 튀지 않게 디자인에 신경을 썼다. 과거 한때 전문 산악인이나 입을 법한 비싼 고기능 제품 팔기에 주력했던 업체들이 최근에는 지갑이 얇아진 대중들의 취향을 고려해 휘뚜루마뚜루 입기 좋은 실용적인 제품을 내놓는 것이다. 도심형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아웃도어 외투는 평상복과 어울리는 어두운 단색이나 같은 계열의 여러 색상을 사용한 배색 제품이 많다. 절제된 디자인과 함께 실용성을 살린 주머니와 붙였다 뗄 수 있는 모자(후드) 장식도 눈에 띈다. 야외활동에 특화된 디자인에서 벗어나 일상에서 소화할 수 있는 세련된 디자인이 올해의 특징인 만큼 두툼한 헤비다운(거위털)의 인기는 다소 주춤하다. 대신 거의 모든 브랜드가 거위털 양은 줄이고 기능성 소재를 겉감과 안감에 사용해 보온성을 보완한 경량·중량 다운재킷을 계절 대표 상품으로 내세웠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숨이 멎을 듯, 시리도록 눈부신 ‘설산’

    숨이 멎을 듯, 시리도록 눈부신 ‘설산’

    영화 ‘버킷리스트’의 첫 장면, 기억나시는지. 한 사내가 힘겹게 설산을 오르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되지요. 사내의 가슴속 가장 깊은 곳에 머물던 산은 바로 에베레스트(8848m)였습니다. 그 산 모르는 이 없을 겁니다. 안나푸르나(8091m) 등 히말라야에 속한 고봉들을 오르려면 소중한 목숨 걸어야 한다는 거 모르는 이도 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산을 좋아하는 평범한 한국인은 마음속 버킷리스트에서만, 혹은 컴퓨터 바탕화면으로만 히말라야와 만나야 할까요. 그 산의 꼭대기는 전문 산악인의 몫이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꼭 알피니스트가 아니더라도 지구의 지붕에 안겨볼 수는 있습니다. 설산 주변으로 난 길을 따라 돌다보면 평범한 직장인도 마음껏 히말라야의 숨결을 가슴에 담을 수 있지요. ●적요한 아름다움과 척박한 자연 ‘안나푸르나’ 구름바다 위로 섬처럼 솟은 연봉들, 저기가 히말라야다. 산악인들이 신앙처럼 떠받드는 곳, 지구별에서는 더이상 높이 오를 수 없는 곳이다. 구름을 찢고 선 산군들의 기세가 장엄하다. 산악인들이 왜 목숨 걸고 저 산을 오르려 하는지 멀리서 봐도 단박에 알겠다. 그건 열병이고 사랑앓이다. 이처럼 기골이 장대한 설산은 분명 사람을 달뜨게 만드는 마력 같은 힘이 있는 게다. 일반적으로 네팔 히말라야를 간다고 하면 에베레스트가 있는 쿰부히말라야나 랑탕 지역, 안나푸르나 지역 등 세 곳 중 하나가 목적지다. 한데 랑탕은 지난 4월 대지진 때 입은 피해가 여태 회복되지 않았고, 에베레스트 쪽보다는 안나푸르나 일대의 피해가 경미해 각종 등반 프로그램도 안나푸르나 지역에서부터 천천히 시작되는 모양새다. 먼저 알아둘 것 하나. 산 이름이 현지의 전래 명칭으로 대체되는 추세다. 북미의 매킨리가 디날리로 바뀐 게 좋은 예다. 에베레스트 또한 산악인들을 중심으로 점차 현지어 사가르마타(Sagarmatha)로 불려지고 있다. 사가르마타는 ‘바다의 머리’라는 뜻이다. 티베트 쪽에선 익히 알려진 대로 초모랑마라 부르고 있다. 네팔 히말라야의 트레킹 코스는 대개 8000m급 봉우리를 볼 수 있는 베이스캠프까지 가거나, 설산 주변을 한 바퀴 도는 라운드 형태다. 그 가운데 안나푸르나 지역은 ‘트레커들의 천국’이라 불린다. 2011년 박영석 대장의 생명을 앗아간 산이자, 한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트레킹 코스(안나푸르나ABC)가 있는 역설의 산이기도 하다. ‘풍요의 여신’이란 이름만큼이나 적요한 아름다움과 히말라야의 척박한 자연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은 트레커의 일정과 경험 등에 따라 다양하게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이번 여정에선 오스트레일리안 캠프를 거쳐 담푸스(Dampus) 마을로 하산하는 편도 10㎞짜리 트레킹 코스를 택했다. 턱없이 짧지만 줄곧 안나푸르나를 곁에 두고 걸을 수 있어 제법 실속 있는 코스로 꼽힌다. 지금이야 포카라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 남짓이면 들머리에 닿지만 예전엔 달랐다. ●관문 포카라… 칸데서 안나푸르나와 마주하다 동행한 남선우(60)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 이사장은 “1980년대 초반만 해도 포카라에서 담푸스까지 걸어가는 데만 꼬박 이틀이 걸렸다”고 했다. 안나푸르나의 관문은 포카라다. 지구의 지붕을 이루는 고봉들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특이하게 아열대 기후의 특징을 보이는 해발 800m의 고산도시다. 산 아래는 늘 덥고 겨울에 잠깐 쌀쌀한 정도다. 아무리 추워도 영상 3~4도 아래로 떨어지는 경우는 없다고 한다. 안나푸르나를 등정하려는 산악인들은 포카라에서 갖가지 물자와 포터와 셰르파 등을 조달한다. 포터와 셰르파의 역할은 확연히 다르다. 포터는 말 그대로 짐꾼이다. 반면 셰르파는 산악인과 함께 정상정복에 도전하는 가이드다. 원래 셰르파는 현지 고산족의 성(姓)인데 지금은 거의 일반명사처럼 됐다. 네팔 정부의 발표를 기준 삼으면 네팔에는 6000~7000m급 봉우리들이 1165개, 7000~8000m 봉우리는 127개, 8000m가 넘는 고봉은 8개가 있다. 3000m 이하는 산이 아니라 이름 없는 언덕 취급을 받는다. 우리 백두산(2750m)조차 여기선 산이 아니고 언덕이다. 언덕을 뜻하는 단어는 고트(kot)다. 가장 널리 알려진 언덕은 포카라 서쪽의 사랑고트(Sarangkot,1592m)로, 히말라야 산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한국 여행자들도 거의 빼놓지 않고 찾는 곳. 한데 차를 타고 편히 오를 수 있어 중국인 관광객 등이 폭발적으로 느는 바람에 신비감을 잃어버린 전망대가 되고 말았다. 이번 여정을 안나푸르나 쪽으로 돌린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인적 드문 길을 따라 산과 나의 거리를 좁혀보자는 뜻이다. 들머리는 칸데(1750m)다. 포카라 시내에서 약 25㎞ 떨어진 산간마을이다. 마을 주변 풍경이 인상적이다. 이 산 저 산 죄다 다랑논이다. 이처럼 거대한 제전(梯田)을 만들기까지 주민들의 고생이 얼마나 자심했을지 짐작조차 쉽지 않은 풍경이다. 1차 목적지는 오스트레일리안 캠프(2049m)다. 호주 등정 팀이 처음 개설했다는 곳. 코앞에서 안나푸르나와 마주할 수 있다는 마을이다. ●산자락… 담푸스에서 안나푸르나를 부르다 여기까지는 줄곧 오르막이다. 가파른 산자락 곳곳에 토담집들이 있고, 소박한 표정의 원주민들이 ‘나마스테’란 인사말을 건네며 객들을 반긴다. 이쯤 올라왔으면 안나푸르나가 보여야 할 터. 하지만 짙은 구름이 산과 여행자 사이를 가로막고 있다. 저 구름 너머로 안나푸르나가 바짝 다가와 있을텐데, 산은 좀처럼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2차 목적지는 담푸스다. 오스트레일리안 캠프처럼 안나푸르나와 연봉들이 줄지어 선 모습과 마주할 수 있는 마을이다. 담푸스까지는 줄곧 내리막이어서 어려울 건 없다. 게다가 여기저기 핀 히말라야의 가을 야생화를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담푸스(1800m)는 제법 큰 마을이다. 과장 좀 보태 카페를 겸한 롯지들이 마을 토담집 숫자와 비슷할 정도다. 작은 카페에 여장을 풀고 구름이 걷히길 기다리길 두 시간여, 하지만 하늘은 끝내 일행의 바람을 외면했다. 아무리 우기 끝자락이라지만, 어떻게 단 한 번도 맑은 하늘이 드러나지 않을 수 있는 것인지. ‘풍요의 여신’에게 버림받은 느낌이 이럴까. 이튿날 새벽, 차를 세내 또 한 번 담푸스 마을로 올랐다. 기어이 안나푸르나를 보고야 말겠다는 집착 탓이다. 하지만 산은 비를 뿌려 이방인의 접근을 막았다. 자연은 인간의 오기와 집착만으로 좌우할 수 없다는 걸 알려주려는 뜻이지 싶다. 결국 전날 다랑논 사이를 오르다 창졸간에 마주했던 안나푸르나가 이번 여정의 전부였던 셈이다. 그러니 그마저 감사할 밖에. 포카라에서 둘러볼 명소 몇 곳 더 소개하자. 페와 호수는 포카라 중심부에 있는 4㎞ 길이의 호수다. 네팔에서 두 번째로 크다는데 맑은 날이면 포카라를 둘러싼 히말라야 산군과 어우러져 절경을 펼쳐낸다. 페와 호수 옆에 여행자의 거리가 있다. 한식을 맛보거나 카페에 들러 목을 축이고 싶을 때 딱이다. 데비 폭포(Devi’s Fall)는 특이하게 평지에서 지하로 떨어지는 형태를 하고 있다. 글 사진 포카라(네팔)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손가락 하나뿐인 등반가 에베레스트 정상 도전 또 좌절

    손가락 하나뿐인 등반가 에베레스트 정상 도전 또 좌절

     손가락 아홉 개를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에서 잃은 일본 등반가가 지난 4월 네팔 지진 참사 이후 처음으로 이 봉우리를 오르겠다는 꿈을 또다시 접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구리키 노부가주(영어 표기 Nobukazu Kuriki)로 올해 서른세 살. 2012년 해발 8230m의 눈구덩이 속에서 영하 20도의 추위와 싸우느라 손가락들을 잃었다. 그는 산 위에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말 어려운 결정이지만 난 새벽 3시 35분 8150m에서 내려가기 시작한다”고 적었다.    “일곱 번째 정상 공략을 위해 전날 오후 7시 15분 마지막 캠프(7600m)를 출발해 8150m까지 올라갔는데 바람도 너무 강하고 눈을 헤쳐나가느라 시간을 너무 지체했다”며 “바람이 점점 거세져 내가 정상을 향해 나아갈수록 이 강한 바람 속에서 산 채로 마지막 캠프에 돌아오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산을 결심한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에도 정상 공격을 위해 마지막 캠프를 나서 사우스콜(8000m까지 이르렀지만 곧 단념한 적이 있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에베레스트 등정에 나선 것은 6년 동안 다섯 차례. 그 중 네 차례는 혼자서였다. 매번 정상을 눈앞에 두고서 포기해야 했다.    구리키는 1953년 이 봉우리를 처음 올랐던 에드문드 힐러리와 텐징 노르가이가 올랐던 바로 그 루트를 이용해 오르려고 했다. 여느 산악인과 달리 겨울에 혼자, 최소한의 장비를 갖고 정상에 도전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전에 그는 “이런 방식이야말로 등산의 가장 순수한 형태이며 특별한 위험을 동반해 더 가치 있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모두 9000여명이 희생된 4월 지진 때 이곳에서도 산사태가 일어나 18명이 목숨을 잃었고, 그 뒤 아직까지 이 봉우리를 발 아래 둔 이는 없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사진  BBC 홈페이지
  • ‘한 손가락 등반가’ 에베레스트 등반 또 좌절

    ‘한 손가락 등반가’ 에베레스트 등반 또 좌절

     손가락 아홉 개를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에서 잃은 일본 등반가가 지난 4월 네팔 지진 참사 이후 처음으로 이 봉우리를 오르겠다는 꿈을 또다시 접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구리키 노부가주(영어 표기 Nobukazu Kuriki)로 올해 서른세 살. 2012년 해발 8230m의 눈구덩이 속에서 영하 20도의 추위와 싸우느라 손가락들을 잃었다. 그는 산 위에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말 어려운 결정이지만 난 새벽 3시 35분 8150m에서 내려가기 시작한다”고 적었다.  “일곱 번째 정상 공략을 위해 전날 오후 7시 15분 마지막 캠프(7600m)를 출발해 8150m까지 올라갔는데 바람도 너무 강하고 눈을 헤쳐나가느라 시간을 너무 지체했다”며 “바람이 점점 거세져 내가 정상을 향해 나아갈수록 이 강한 바람 속에서 산 채로 마지막 캠프에 돌아오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산을 결심한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에도 정상 공격을 위해 마지막 캠프를 나서 사우스콜(8000m까지 이르렀지만 곧 단념한 적이 있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에베레스트 등정에 나선 것은 6년 동안 다섯 차례. 그 중 네 차례는 혼자서였다. 매번 정상을 눈앞에 두고서 포기해야 했다.  구리키는 1953년 이 봉우리를 처음 올랐던 에드문드 힐러리와 텐징 노르가이가 올랐던 바로 그 루트를 이용해 오르려고 했다. 여느 산악인과 달리 겨울에 혼자, 최소한의 장비를 갖고 정상에 도전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전에 그는 “이런 방식이야말로 등산의 가장 순수한 형태이며 특별한 위험을 동반해 더 가치 있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모두 9000여명이 희생된 4월 지진 때 이곳에서도 산사태가 일어나 18명이 목숨을 잃었고, 그 뒤 아직까지 이 봉우리를 발 아래 둔 이는 없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에베레스트 입산 ‘장애·연령’ 제한, 최선입니까?

    [송혜민의 월드why] 에베레스트 입산 ‘장애·연령’ 제한, 최선입니까?

    높이 8848m의 에베레스트는 전 세계 산악인들에게 꿈이자 도전의 상징이다. 동시에 인종, 나이, 장애를 불문하고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열린 목표’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 에베레스트를 ‘소유한’ 국가들이 잇따라 입산금지정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누군가에는 캐시카우(확실히 돈벌이가 되는 상품이나 사업)이자 누군가에게는 일생을 건 도전이 되어 준 에베레스트. 이를 둘러싼 논란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네팔 “에베레스트는 장난이 아니다”…무리한 기록경쟁‧환경파괴 문제로 지적 최근 크리파수르 셰르파 네팔 관광장관은 높이 6500m 이상의 산에 오른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에베레스트 입산 허가증을 내어주고, 장애가 있거나 18세 이하, 75세 이상인 경우는 입산을 금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관광부 관계자는 “에베레스트에 오르는 것은 장난이 아니다. 우리는 모든 이들이 안전할 수 있는 에베레스트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안전한 에베레스트’를 방해하는 요소, 즉 네팔 정부의 의견에 힘을 실어줄 만한 ‘근거’는 많다. 험준한 지형은 익히 알려진데다, 사람들의 무리한 기록경쟁으로 목숨을 잃는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는 점도 꾸준히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러한 기록 경쟁은 자본주의에 충실한 유명 브랜드들의 돈벌이에도 이용된다. 에베레스트 등정에 나선 산악인들은 움직이는 전광판이다.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는 전문가용 옷과 장비, 훈련비용과 경비 등을 후원하고, 산악인이 에베레스트에 오르기 전부터 대대적인 광고를 시작한다. 기록에 집착한 일부 산악인과 홍보를 노리는 브랜드 간의 ‘합심’이 무리한 등정을 부르기도 한다. 에베레스트의 쓰레기 역시 네팔의 발목을 잡아 왔다.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를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는 60여 년 간 약 50t에 달한다. 때문에 에베레스트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쓰레기장’이라는 오명을 썼고, 네팔은 각국 환경보호단체로부터 관리가 부실하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지난 4월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마저도 막대한 관광수입을 포기하지 못하고 등산로를 개방했다가 비난을 받았던 네팔이 결국 입산 제한 카드까지 내놓은 데에는,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는 불가피한 이유들이 있다. ▲“네팔 정부의 입산 제한은 명백한 차별” 네팔 정부의 입장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문제는 에베레스트가 단순히 ‘산’에 불과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에베레스트는 ‘도전의 상징’이자 ‘불가능의 가능’을 실현케 해주는 존재로 여겨져 왔다. 네팔 측이 제시한 장애‧연령제한을 비웃듯, 이미 다양한 사람들이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했다. 2006년, 뉴질랜드의 마크 잉글리스는 두 다리를 동상으로 잃은 뒤 의족을 착용하고 에베레스트에 오른 바 있으며, 2011년에는 시각장애인으로서는 최초로 미국의 에릭 바이헨마이어의 등반이 성공한 적도 있다. 일본의 모험가인 유이치로 미우라(82)는 80세에 에베레스트에 올라 ‘최고령 에베레스트 등반가’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놀라운 기록 중 하나는 미국 13세 소년의 최연소 에베레스트 등정이다. 캘리포니아 출신의 소년 조던 로메로는 2010년, 셰르파와 아버지의 동행 하에 중국 측 베이스캠프를 출발해 정상에 도착했다. 네팔이 16세 이하는 입산을 금지하는 반면 중국은 등정 연령에 제한을 두지 않기에 가능한 도전이었다. 이러한 기록들은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희망이, 산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일생을 건 목표가 되어 주었다. 때문에 네팔 정부의 제재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장애인과 노인, 아이에 대한 명백한 차별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의 도전을 허락하는 것은 에베레스트 산 자체여야지, 소유권을 가진 국가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에베레스트와 산악인 모두를 위한 방안 찾아야 네팔 정부와 반대 입장에 첨예하게 대립되는 가운데, 여태껏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전문 산악인들은 어떤 입장일까. 전문산악인인 이의제 대한산악연맹 사무국장은 서울신문 나우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산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차별이라고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 산악인들은 대체로 네팔의 이러한 입산 제한에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장애인이나 노약자, 어린아이가 세계 최고봉에 올랐을 때 가질 수 있는 희열감과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 역시 값지지만, 전문 산악인의 입장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정상에 오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80세 노인이나 13세 어린아이, 장애인들은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절대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를 수 없다. 하지만 산악인이라면 자신의 안전은 물론이고 함께 오르는 동료들의 안전까지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 “정확한 통계에 따른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산악인들도 에베레스트 입산 제한에 찬성하는 편이다. 다만 같은 80세라도 체력이 뒷받침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를 고려한 절충안을 찾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사무국장은 남미 최고봉인 아콩카구아(6959m)를 예로 들었다. 이곳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코스 입구에서 혈압, 산소포화도, 폐수종 등의 메디컬테스트를 받는다. 나이와 관계없이 메디컬테스트에 통과한 사람에게만 입산이 허가된다. 에베레스트 입산 제한이 차별이라는 주장까지 나오는 가운데, 산을 사랑하는 일반인과 전문 산악인, 에베레스트를 관리하는 네팔 정부와 환경보호단체의 뜻을 모두 아우르는 현명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에베레스트, 아무나 못간다…장애·연령제한 논란

    에베레스트, 아무나 못간다…장애·연령제한 논란

    네팔 정부가 에베레스트에 오르는 산악인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혀 반발이 일고 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28일 보도했다. 크리파수르 셰르파 네팔 관광장관은 높이 6500m 이상의 산에 오른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입산 허가증을 내어주고, 장애가 있거나 18세 이하, 75세 이상인 경우에는 입산을 금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최근 잇따르는 사고와 관련해 에베레스트 관리가 미숙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에는 에베레스트에서 발생한 눈사태로 산악 등반 안내인인 셰르파 16명이 사망했고, 올 봄에는 네팔 지진 직후 등반가 18명이 숨지는 등 사고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명백한 차별이라는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사고로 두 다리를 모두 잃거나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 등이 에베레스트에 오르면서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안겼다는 것. 실제로 2006년, 뉴질랜드의 마크 잉글리스는 두 다리를 동상으로 잃은 뒤 의족을 착용하고 에베레스트에 오른 바 있으며, 2011년에는 시각장애인으로서는 최초로 미국의 에릭 바이헨마이어의 등반이 성공한 적도 있다. 뿐만아니라 일본의 모험가인 유이치로 미우라(82)는 80세에 에베레스트에올라 ‘최고령 에베레스트 등반가’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연소자는 13세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베레스트는 ‘죽음의 산’으로도 악명이 높다. 전 세계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에베레스트에 도전했다가 목숨을 잃었고, 동시에 사람들의 지나친 방문으로 자연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네팔 관광부 관계자인 로빈다 카르키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에베레스트에 오르는 것은 장난이 아니다. 이것은 차별의 문제가 아니다. 다리가 없이 어떻게 에베레스트에 오르겠나. 결국은 누군가가 그들과 동행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모든 이들이 안전할 수 있는 에베레스트를 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부 규제를 강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네팔 정부가 에베레스트로 높은 관광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등반제한계획은 다수의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새 영화] 극한도전 나선 그들이 정복한 것은... ‘에베레스트’

    [새 영화] 극한도전 나선 그들이 정복한 것은... ‘에베레스트’

    산악인들은 산을 오르는 이유에 대해 “그곳에 산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어찌 보면 삶을 살아내는 것과 산을 오르고 내리는 과정은 묘하게 닮아 있다. 에베레스트를 정복하고자 하는 인간의 열망이 가장 뜨거웠던 1996년, 베이스캠프에 도착한 수많은 원정대도 비슷한 심정으로 그곳을 찾았다. 상업 등반 가이드의 시대를 연 롭 홀이 이끄는 어드벤처 컨설턴트 팀과 갓 사업에 뛰어든 스캇 피셔의 마운틴 매드님스 팀도 그중 하나였다. 영화 ‘에베레스트’는 1996년 5월 해발 8848m 에베레스트 등정에 나선 두 팀의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지상 위 산소의 3분의1, 온몸이 얼어붙는 영하 40도의 추위 속에서 총 20여명의 대원들은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도전에 나섰다. 이들이 산에 오르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목수, 집배원 등 고된 일을 하면서도 등정에 나선 더그 한센은 “보통 사람이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걸 보여주면 아이들도 꿈을 키울 수 있을 것 같아서”라는 이유에서, 일본 여성 최초로 세계 6대륙 등정에 성공한 남바 야스코는 “평생 7개 중 6개 최고봉에 올랐으니까 7번째 도전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담담히 말한다.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산을 찾은 벡 웨더스는 두고 온 아내와 가족에게 돌아가기 위해 에베레스트 정복에 나섰다. 에베레스트는 이들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도전한 평생의 꿈이다. 영화는 이들의 험난한 도전을 쫓아가면서 광대한 에베레스트의 자연 속으로 관객을 안내한다. 대원들은 총 4개의 캠프를 지나 육체가 생존 기능을 상실하기 시작하는 데스존(8000m 이상)에 진입한다. 한 걸음을 뗄 때마다 6번의 숨쉬기를 해야 하는 사우스 서미트와 백두산 3개를 쌓은 높이에 해당하는 힐러리 스텝을 거쳐 최정상 8848m에 도달한다. 오르막에 순순히 길을 내주던 산은 내리막에 완전히 얼굴을 바꾸었다. 눈폭풍이 몰려오면서 한 걸음조차 내딛을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되고 이탈자가 속출한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영화는 감정에 경도되지 않고 담담하게 그 과정을 묘사한다. 감독과 배우들은 실제 에베레스트의 5000m 이상 현지를 등정해 직접 촬영을 진행해 실제감이 상당히 높다.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해 에베레스트의 자연과 극한의 재난 현장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빙벽 사이를 나무 다리에 의지해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장면에서는 3D 효과가 잘 살았지만 다른 장면에서는 그 장점이 크게 부각되지는 않는 편이다. 거대한 자연 재해 속에서 기적같이 살아 돌아온 이도 있고 그들이 사랑하는 산에서 영원히 잠든 이도 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마지막까지 그들을 붙든 것은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이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강한 극성을 지닌 블록버스터급 재난 영화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지만 진정성 있는 다큐멘터리로서 울림은 상당히 크다. 등정 대원으로 출연하는 제이슨 클락, 제이크 질렌할, 조슈 브롤린뿐만 아니라 롭의 임신한 아내 잰 역을 맡은 키이라 나이틀리와 가이드 역할로 출연하는 샘 해밍턴 등 할리우드 명배우들이 제몫을 다한다. 제7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됐다. 24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하프타임] 도로公 김미곤 대장, 대한민국 산악대상

    대한산악연맹은 김미곤(44·한국도로공사 산악팀) 대장을 2015년 대한민국 산악대상 수상자로 뽑았다고 10일 밝혔다. 김 대장은 2000년 10월 초오유(8201m) 등정부터 지난해 7월 브로드피크(8047m) 등정까지 8000m급 12좌를 완등했다. 2007년 5월에는 한국 최초로 에베레스트와 로체를 연속 등정하는 데 성공했다. 고상돈특별상에는 이두영 산악연맹 스포츠클라이밍 1급 심판이 선정됐고 개척등반상은 도봉산과 설악산 등에 등반루트를 개척한 전용학씨에게 돌아갔다. 연맹은 11일 오후 6시 30분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리는 산악인의 날 기념식에서 상을 수여한다.
  • 스페인 탐험대, ‘최후의 잉카유적’ 찾아 나선다

    스페인 탐험대, ‘최후의 잉카유적’ 찾아 나선다

    과연 남미에는 잉카문명이 남긴 또 다른 유적이 존재할까? 스페인 원정탐험대가 잉카문명의 마지막 흔적을 찾아 미지의 세계로 들어간다. 현지 일간 엘파이스에 따르면 탐험대는 14일(현지시간) 스페인 비토리아를 출발해 남미로 건너간다. 마추픽추로 유명한 페루가 목적지다. 마지막 잉카제국의 흔적이 기대되는 곳은 해발 4000m 이상인 안데스 서부 고산지대다. 한때 무장테러단체 센데로 루미노소가 장악해 지금까지 이 지역엔 페루 고고학계는 물론 정부도 접근하지 못했다. 탐험대장 미겔 구티에레스는 "산악인조차 지금까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안데스 고산지대를 돌 것"이라며 "위험한 모험이지만 기대감도 크다."고 말했다. 탐험대는 원정에 앞서 위성사진을 분석해 탐험할 5개 구역을 설정했다. 해발 4000m 이상인 4개 고봉을 중심으로 로드맵을 짰다. 로드맵은 안데스의 빌카밤바 산까지 이어진다. 탐험대가 들어가는 지역은 현대사회 들어 사람의 발걸음이 닿지 않은 곳이다. 엘파이스는 "최근 들어 산악인들이 이 지역을 찾기 시작했지만 탐험 예정지는 아직 들어가지 못한 곳"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잉카 시대엔 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사람들이 자주 찾았던 곳으로 추정된다. 구티에레스 탐험대장은 "오랜 기간 발걸음이 끊긴 곳이지만 사람이 한 번도 찾지 않은 곳은 아니다."라며 "특히 잉카시대엔 제물을 바치는 의식이 고산지대에서 자주 행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탐험대가 가장 걱정하는 건 엘니뇨 현상이다. 이상기후로 인해 페루에선 50년 만에 최악의 비가 내릴 수 있다는 예고가 나오고 있다. 고산지대에 도달했을 때 폭설이 내리거나 산사태가 발생하는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구티에레스 대장은 "이상기후로 최악의 조건을 맞게 될 경우 탐험을 중단해야 할지도 모른다."며 "기후가 변덕을 부리지 않길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쉿! 고래가 속삭여요’…2015 내셔널지오그래픽 여행포토 수상작 10선 공개

    ‘쉿! 고래가 속삭여요’…2015 내셔널지오그래픽 여행포토 수상작 10선 공개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매거진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세계의 사작작가와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공모해 뽑은 여행사진 10점을 공개했다. 인터넷 웹진 매셔블은 4일 내셔널 지오그래픽 공모에서 대상작으로 선정된 ‘고래의 속삭임’ 등 10점을 소개했다. 대상작은 멕시코 사진작가 아누아르 파차네 플로리우크가 멕시코 해안 로카 파르티다 해역에서 촬영한 작품이다. 거대 고래들이 마치 작은 물고기 처럼 작아 보이는 다이버들과 어우러져 헤엄치는 생생한 숨간을 담고 있다. 작가는 “고래의 머리 가까이서 촬영하고 있는데 고래가 다른 다이버들을 향해 헤엄쳐 가면서 공간이 생겨 이런 환상적인 장면을 잡을 수 있었다”고 촬영 당시 상황을 내셔널 지오그래픽에게 전했다. 이번 공모의 2등상으로는 방글라데시 치타콩 지역의 한 공장에서 촬영한 ‘자갈 부수는 일꾼들’이 뽑혔다. 일꾼들이 공장 유리창 너머 바깥을 바라보는 모습을 담았다. 이밖에 ‘낙타경주’(오만), ‘데드블라이 사막의 밤’(나미비아), ‘오리 잡는 소년들’(태국), ‘인디안 레슬링’(인도), ‘흰 코뿔소 리노’(우간다), ‘하늘의 사우나’(이탈리아), ‘산악인’(폴란드), ‘요정의 땅’(루마니아)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사진= 내셔널지오그래픽 이미경 기자 btfseoul@seoul.co.kr
  • ‘쉿! 고래가 속삭여요’…2015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공모 대상작 공개

    ‘쉿! 고래가 속삭여요’…2015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공모 대상작 공개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매거진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세계의 사작작가와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공모해 뽑은 여행사진 10점을 공개했다. 인터넷 웹진 매셔블은 4일 내셔널 지오그래픽 공모에서 대상작으로 선정된 ‘고래의 속삭임’ 등 10점을 소개했다. 대상작은 멕시코 사진작가 아누아르 파차네 플로리우크가 멕시코 해안 로카 파르티다 해역에서 촬영한 작품이다. 거대 고래들이 마치 작은 물고기 처럼 작아 보이는 다이버들과 어우러져 헤엄치는 생생한 숨간을 담고 있다. 작가는 “고래의 머리 가까이서 촬영하고 있는데 고래가 다른 다이버들을 향해 헤엄쳐 가면서 공간이 생겨 이런 환상적인 장면을 잡을 수 있었다”고 촬영 당시 상황을 내셔널 지오그래픽에게 전했다. 이번 공모의 2등상으로는 방글라데시 치타콩 지역의 한 공장에서 촬영한 ‘자갈 부수는 일꾼들’이 뽑혔다. 일꾼들이 공장 유리창 너머 바깥을 바라보는 모습을 담았다. 이밖에 ‘낙타경주’(오만), ‘데드블라이 사막의 밤’(나미비아), ‘오리 잡는 소년들’(태국), ‘인디안 레슬링’(인도), ‘흰 코뿔소 리노’(우간다), ‘하늘의 사우나’(이탈리아), ‘산악인’(폴란드), ‘요정의 땅’(루마니아)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사진= 내셔널 지오그래픽 이미경 기자 btfseoul@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인순이의 토크드라마 그대가 꽃(KBS1 밤 7시 30분) 지난 4월 25일 네팔에 진도 7.8의 강진이 발생해 무려 1만명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다. 아름다웠던 대자연과 세계적인 문화유산이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여진으로 여전히 위험이 도사리고 있던 대재앙의 현장 네팔로 산악인 엄홍길은 주저없이 향했다. 엄홍길에게 네팔은 ‘제2의 고향’이자 삶의 일부라고 말할 만큼 사랑이 각별한데…. ■가면(SBS 밤 10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혹은 자신을 지키고자 저마다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석훈(연정훈)은 폐쇄회로(CC)TV로 지숙(수애)을 지켜보며 알 수 없는 감정에 휘말리고, 지숙의 방에 찾아가 돈이 든 산삼 상자를 건네며 이젠 도움을 주지 않겠다고 경고한다. 한편 민우(주지훈)는 소파에서 자는 지숙을 보며 대외적인 이목을 이유로 침대를 같이 사용하자고 제안한다. ■고성국의 빨간 의자(tvN 밤 7시 40분) 팔순을 넘긴 나이에도 영원히 청년이고 싶다는 고은 시인을 초대한다. 고은 시인이 아내와 결혼 생활을 시작하고 필생의 역작 ‘만인보’가 탄생한 경기도 안성 본가를 둘러보는 데 이어 고은 시인의 시와 인생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 본다. 시인은 이 밖에도 우체부를 꿈꾸던 유년 시절부터 문단에 등단하게 된 이야기, 아내에 대한 남다른 사랑 등을 털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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