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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와 산] (16) 충주 남산

    [도시와 산] (16) 충주 남산

    충북 충주시 호암동과 안림동에 걸쳐 있는 남산(南山·636m)은 시민들이 즐겨 찾는 산이다. 아담한 산세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동네 뒷산 정도로 보인다. 그러나 남산에는 몽고 침입에 맞선 ‘장삼이사’들의 호국정신이 배어 있다. 산 정상부를 둘러싼 충주산성은 대몽항전지로 유명하다.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선조들이 처절하게 싸웠던 역사의 현장이다. 충주시는 역사테마 산길을 조성, 그 뜻을 이어가려고 한다. ●봉황이 살아 금봉산으로 불려 남산은 마즈막재를 사이에 두고 계명산(774m)과 형제처럼 마주하며 분지 형태인 충주를 병풍처럼 휘감고 있다. 이 때문에 남산은 옛날부터 계명산과 함께 고장을 지킨 충주의 ‘진산(鎭山)’으로 알려졌다. 남산은 예로부터 ‘금봉산(錦鳳山)’으로 불렸다. 금봉산은 ‘비단’과 ‘봉황’이라는 의미가 더해진 예사롭지 않은 이름이다. 조선 성종 때 만든 지리서인 ‘동국여지승람’과 조선 후기 김정호가 그린 ‘대동여지도’에도 금봉산으로 나온다. 봉황이 살았다고 해 이름이 붙여졌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만 전해진다. 풍수지리학자들은 당시에 남산이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었다는 방증으로 해석하고 있다. 충주 천지인 풍수지리학회 조준형(74) 회장은 “조상들이 대대로 하늘과 산을 숭배해 왔다.”며 “산 이름에 비단과 임금을 상징하는 봉황을 썼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게 여겼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들이 조선의 정기를 끊으려고 산에 말뚝을 박았는데 같은 맥락에서 산 이름도 바꿨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향토 사학자들도 남산이 가진 역사적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가깝게는 제천과 단양, 멀리는 경상도로 가는 길목에 있어 충주를 빠져나가는 출구 역할은 물론 전쟁 같은 위급상황 때 피난처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충주산성의 총 길이는 1120m, 높이 57m 남산의 명소는 정상부에 쌓은 충주산성이다. 이 산성은 충주 동쪽의 계명산과 서쪽의 대림산성, 북쪽의 탄금대 토성지와 더불어 충주를 사방에서 방어하기 위해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산성의 총 길이는 1120m, 높이는 5~7m 정도다. 흙이나 모래를 사용하지 않고 돌로만 쌓았다. ‘조선약사’를 보면 백제 구이신왕 시대(420~426년)에 남산에 성을 쌓았고 국성으로 불렀다. 백제 개로왕 시대(455~475년)에 이를 보수해 적을 방어한 뒤 남산 북쪽에 있는 안림동에 도읍을 옮기려 했다고 써 있다. 고려 고종 40년(1253년)에는 몽고의 5차 침입을 물리쳤던 곳으로 전해진다. 승려 출신 김윤후 장군은 그해 10월부터 12월18일까지 70여일간 몽고군에 포위당했지만 장군의 뛰어난 지휘력에 충주 민초들의 강인한 저항정신이 합쳐져 당시 몽고군을 격퇴했다. 이후 몽고군은 경상도로 내려가지 못했고, 조기 철군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전해진다. 산성은 삼한시대에는 사람들의 원성을 산 ‘마고할미’라는 늙은 신선이 옥황상제의 벌을 받아 쌓았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충주산성은 다른 성과 달리 안에서 저수지와 우물이 발견되고, 성 안에서 사다리를 내려줘야 들어올 수 있는 형식의 출구가 있다는 점 등이 특징이다. 충주박물관 길경택(50) 학예연구담당은 “충주산성은 중부권을 대표하는 가치가 큰 산성이다.”며 “세계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주산성은 1980년 1월9일 충북도기념물 31호로 지정돼 충주시가 관리하고 있다. 거의 다 무너지고 300m가량 남았던 것을 복원했다. ●웰빙바람 타고 도시민의 쉼터로 남산은 10여년 전부터 웰빙바람을 타고 도시민의 쉼터로 변했다. 1년 내내 등산객들이 붐벼 호젓한 산행을 즐기고 싶은 사람은 피하는 게 좋을 정도다. 정동벽(55) 충주산악연맹회장은 “새벽 4시에 산에 올라가는 사람도 있고, 퇴근 후 저녁 때 올라가는 사람들도 있다.”며 “충주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산”이라고 말했다. 주말에는 남산 밑의 주택가에서 주차전쟁이 벌어진다. 충주시가 50여대를 세울 수 있는 무료 주차장을 만들었지만 턱없이 부족한 까닭이다. 남산에 이렇게 주민들이 몰리는 것은 도심과 가까워 접근성이 좋은 데다 경사가 가파르지 않아 부담없이 오를 수 있어서다. 등산로도 잘 정비돼 있고, 충주시가 곳곳에 운동기구와 벤치를 갖다 놓아 아기자기하다. 남산 산행 코스는 6개다. 용산동 남산아파트 옆 대봉정사 입구에서 시작하는 코스가 접근하기 가장 좋다. 1시간 정도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이경우(42)씨는 “누구나 부담없이 산행을 즐길 수 있어 자주 찾는다.”며 “등산로 곳곳에 벤치와 운동시설이 있어 마치 체육공원에 온 것 같다.”고 했다. 한달에 25번가량 남산에 온다는 김병천(68)씨는 “남산은 등산객들에게 적당한 운동을 하게 해준다.”며 “남산을 꾸준하게 오르며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람들이 많이 찾지만 남산은 무척 깨끗하다.”며 “시민들이 남산의 고마움을 알고 아끼고 보살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충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발길마다 자연의 향기 골짜기마다 역사의 숨결 충북 충주시는 남산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2000년부터 예산을 들여 곳곳에 운동기구와 벤치를 설치, 작은 체육공원을 조성했다. 충주를 표현한 아름다운 시들을 새겨놔 등산객들이 마음의 여유를 찾게 해줬다. 산 구석구석을 아기자기하게 꾸민 덕에 등산객들은 남산을 시민공원이라고 부른다. 남산을 가꾸는 작업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충주시는 1억원을 투입해 안림동 마즈막재 방향에서 남산에 이르는 1.5㎞ 구간의 산길을 충주의 역사를 조명할 수 있는 테마산길로 꾸미고 있다. 테마산길에는 충주가 자랑하는 역사의 명장면 10여개가 그림과 함께 설명이 곁들여져 곳곳에 세워질 예정이다. 통일신라시대 당시 국토의 중앙이라는 의미로 충주에 세워진 중앙탑에서 고구려·백제·신라 백성들이 모여 화합을 다지는 장면과 신라의 가야금 명인인 우륵 선생이 탄금대에서 연주하는 모습 등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본 역사적 사실들이 그림으로 표현된다. 남산 정상을 둘러싼 충주산성에서 대몽항쟁을 펼친 고려 때 김윤후 장군의 늠름한 모습과 임진왜란 당시 신립 장군이 탄금대에 배수진을 치고 적과 싸우는 장면도 걸릴 예정이다. 충주시내를 한눈에 가장 잘 볼 수 있는 7부 능선에는 전망데크가 마련된다. 시는 이곳에 1970년대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걸어 충주의 옛 모습과 지금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충주시 관계자는 “삶의 질 향상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시민의 여가선용 장소로 제공하기 위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이 사업이 완공되면 남산은 자연을 만끽하며 충주의 역사를 공부할 수 있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테마산길 조성사업은 다음달 말쯤 마무리될 예정이다. 충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고미영 구조대’ 파견… 기상 나빠 수습 지연

    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 정상에 오른 뒤 하산하다가 숨진 여성 산악인 고미영씨의 시신 수습을 위한 구조대가 14일 현지에 파견됐다.고씨의 후원사 코오롱스포츠의 구조대책본부는 “대한산악연맹 유한규 이사를 대장으로 하는 구조대가 14일 오후 출국해 15일 낭가파르바트 베이스캠프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17명으로 꾸려진 구조대 중 유 대장과 백승철 코오롱스포츠 상무가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고 나머지 구조대원은 현지에서 합류한다. 최근 트랑고타워를 올랐던 산악인 박희용씨와 가셔브롬 등정에 성공한 박수석씨 등 전문산악인 5명도 귀국을 미루고 현지에서 구조에 나선다. 현지 산악전문가와 장비운반을 맡은 인력 등 10명도 구조 지원 업무를 맡는다. 구조대는 길이 1000m 이상의 특수로프, 방한복, 식량 등을 마련한 상태다. 전날 눈사태 우려 탓에 헬기 구조작업이 지연된 데 이어 이날도 날씨가 좋지 않아 시신 수습작업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고미영씨 사고로 본 한국 고봉등정] 대책은 없나

    산악 전문가들은 히말라야에서 유명을 달리한 고미영(42) 대장의 사고에 대해 “불확실성에 대한 탐험가의 무한도전도 좋지만 기록경쟁에 휘둘리는 상황을 사실상 방관하는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는다. A씨는 13일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가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게 고난도 등반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를 간과할 경우 불상사의 우려를 안고 등반하게 된다는 얘기다. 짧게는 대학 때부터 고봉(高峰)을 오르는 데 기초적인 경험을 쌓아야 최고 난이도의 산악을 오를 수 있는 근력과 기술을 익힐 수 있다. 예컨대 8000m가 넘는 최고봉 등정을 위해서는 대규모 원정대에 연습생 신분으로 거리별 경험을 차례로 해야 한다고 A씨는 덧붙였다. 반면 고씨는 클라이밍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수였지만 고산 등반에선 2006년 히말라야 6위 봉우리인 초오유(8210m) 등정으로 단박에 첫발을 내디뎠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외국의 경우 한번 등정에 짧아도 50일 이상, 길면 3개월이 걸릴 정도로 충분한 시간을 두는 것도 곱씹어 볼 만하다. 해발 2500m 정도부터 산소 부족으로 생기는 고산 증세는 베테랑 산악인에게도 위협적이기 때문. 그래서 하루 400∼500m씩 고도를 높여 베이스캠프까지 걸어가고, 6000∼7000m까지 올라가 고산 적응을 충분히 한 뒤 정상 공격에 나선다. 지난 3월에 출국한 오씨와 고씨도 이같은 방법으로 5월에서야 정상에 섰다. 그러나 한 번 정상에 선 뒤에는 별도의 고산 적응이 필요 없다. 이 때문에 이들은 첫 등정 성공 뒤 베이스캠프로 내려와 다음 목표의 베이스캠프까지 헬리콥터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단축했다. 김남일(47) 서울산악연맹 청소년위원장 겸 구조대장은 “고씨가 올해 안에 14좌를 모두 오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뒤늦게 시작했지만 경쟁자들을 따라잡으려고 어려운 일을 꿈꾼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산악연맹 이의재 사무국장은 “히말라야 등 고봉에 도전하는 연간 150~160명을 지원하기는 벅찬 현실”이라면서 “고씨나 오씨와 같이 최고 난이도의 기술과 장비를 동반하는 경우 안전에 유의하라는 당부 말고는 딱히 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천천히 음미하며 등반을 해야 하는데 스포츠처럼 경쟁하다 보면 무리가 따른다.”는 산악인 허영호(55)씨의 말은 자연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진리를 되돌아보게 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고미영씨 사고로 본 한국 고봉등정] 기상악화로 헬기 접근 못해 시신수습 애로

    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에서 실족 사고를 당한 고미영씨의 생존 가능성이 희박해짐에 따라 구조 작업도 사실상 시신 수습으로 전환됐다. 고씨의 후원사인 코오롱스포츠는 13일 “파키스탄 현지 시간으로 오늘 오전 7시부터 구조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구조대 안전 문제와 궂은 날씨 때문에 헬리콥터를 띄우지 못했다.”고 밝혔다. 전날 추락한 고씨를 발견한 파키스탄 군 당국은 구조를 위해 헬기가 접근하면 눈사태가 발생해 구조대마저 위험할 수 있다며 헬기 동원이 어렵다는 견해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스포츠는 14일 대한산악연맹 유한규 이사를 단장으로 하는 구조단을 파견해 현지 구조대와 합동 구조를 하기로 했다. 가족들은 오는 15일 파키스탄으로 떠날 예정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고미영씨 사고로 본 한국 고봉등정] 석달새 네차례 高峰 등정… 기록경쟁이 ‘무리’ 불렀다

    [고미영씨 사고로 본 한국 고봉등정] 석달새 네차례 高峰 등정… 기록경쟁이 ‘무리’ 불렀다

    여성 산악인 고미영씨의 안타까운 죽음은 한국 고봉등정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여기에는 한국인 특유의 강한 도전정신을 보여주는 희망이 있는가 하면 스폰서 등으로부터 재정적인 지원을 받기 위해 강행군도 감내해야 하는 절박감도 있다. 반대로 스폰서가 있기에 고봉등정이 가능한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이들의 꿈인 고봉 등정의 실태와 문제점, 대안 등을 생각해 본다. 지난해 8월1일 히말라야 K2봉에 오른 뒤 하산하던 도중 한국인 산악대원 황동진 대장은 동료 2명과 함께 추락사했다. 당시 목숨을 잃은 황 대장 일행은 눈사태 때문에 얼음더미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 2004년 5월에는 히말라야 에베레스트에 올랐던 박무택 대장 등 3명이 정상을 정복한 뒤 하산하다 해발 8700m 부근에서 조난을 당해 목숨을 잃었다. 이번에 발생한 산악인 고미영씨의 사망을 포함하면 2000년 이후 8000m 이상의 고봉을 등정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사고는 모두 5번이며, 7명이 숨졌다. 산악인들은 고씨의 안타까운 죽음을 계기로 고봉등정의 속도전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고봉 등정에는 적응과정이 필요한데 짧은 주기로 등반을 하면 정상 과정을 생략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사고가 난다는 것이다. 한 산악회 간부는 “현재 14좌 완등경쟁을 벌이는 해외의 여성 산악인들은 겔린데 칼텐브루너(39·오스트리아), 에두르네 파사반(36·스페인) 등이 대표적인데 이들이 10~15년의 기간 동안 한해 등정하는 고봉은 1~2개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에 비해 고씨는 최근 2년간 한해에 무려 3~4개의 고봉 정복에 나섰다. 남성 산악인의 경우 알피니스트(고봉 등정 산악인)가 연간 오를 수 있는 8000m봉의 한계점을 최대 4개 정도로 본다. 1년에 평균 2개의 고봉을 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서울산악연맹 서우석 안전대책위원장은 “세계 첫 14봉 완등자인 라인홀트 메스너 역시 한 시즌(1년)에 3개봉을 등정한 게 최고 기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씨의 경우 지난 5월부터 3개월 만에 4개봉에 올랐다. 2006년 등반을 시작한 지 만 3년도 안 돼 11개봉을 올랐다. 14좌를 완등하면 최단기간(8년) 등반기록을 세우는 영광까지 앞두고 있었다. 무리한 속도전은 전통적인 등정 방식과 배치되는 형태를 띨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고씨는 베이스와 베이스 사이를 헬기로 이동하고 현지인들이 미리 구축해 놓은 캠프를 거쳐 올라가는 등 속도전에 주력했다. 기록과 상관없이 남이 가지 않는 길을 찾아 등산의 즐거움을 찾는 등로(登路)주의자들은 이번 사태를 상업적 마케팅이 부른 대표적인 참사라고 입을 모은다. 서울산악구조대 구은수 총무는 “직업산악인과 프로모션사 간 윈윈효과를 무턱대고 나무랄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직업 등반가에 대한 국내 지원이 미약한 만큼 후원업체의 부담감을 줄이면서 원정대를 꾸릴 수 있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대한산악연맹 이의재 사무국장도 “우리나라 여성 산악인들이 경제적인 지원을 받으며 고봉 등정에 나선 것은 최근의 일이다. 한국 여성들의 정신력이 강해 2년새 12봉 완등에 성공했지만 뒤엔 후원사의 상업적 경쟁도 자리한다.”고 꼬집었다. 이재연 유대근기자 oscal@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천성관 후보자 “자녀 교육위해 위장 전입” 스타강사라도 궁합 맞아야 비만은 부전자전? “제니퍼 로페즈 생일파티 의뢰도 받았어요”
  • 고미영씨는 누구

    고미영씨는 누구

    11일 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에서 하산하다가 조난당한 고미영씨는 오은선(43·블랙야크)과 함께 국내 여성 산악인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두 사람은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세계 첫 등정이라는 기록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각각 11개와 12개를 올라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고미영은 낭가파르바트 정상에 오른 후 소속사를 통해 “남은 3개 봉도 안전하게 등정해 대한민국 여성의 기상을 전 세계에 떨치겠다.”며 14좌 등정에 강한 의욕을 드러낸 바 있다. 1991년 코오롱 등산학교를 통해 산악에 입문한 고씨는 자그마한 체구(160㎝·48㎏)로 고산 등반에 도전하기 전에는 국내 여성 스포츠클라이밍의 1인자로 활약했다. 1995년 대한산악연맹대회 스포츠클라이밍에서 우승한 것을 비롯해 2002년 대한민국 산악상(등반 부문)을 받았고, 2003년에는 제12회 아시아인공암벽등반대회 여자부에서 우승했다. 그러다 2005년 파키스탄 드리피카(6047m) 등정을 계기로 높은 산에 관심을 보였고, 2006년부터 고산 등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농림부 공무원 출신인 고씨는 첫 히말라야 등반에서 “고소(高所)에 대한 두려움 증세를 전혀 느끼지 못하는 고산(高山) 체질”이라는 권유에 따라 고봉 등정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 2006년 10월 히말라야 초오유(8201m) 등정에 성공하고 나서 2007년 5월 히말라야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848m)를 정복했다. 그해 국내 여성 산악인 최초로 8000m급 봉우리 3개를 연속 등정하는 기록도 세웠다. 지난해에는 해발 8163m의 히말라야 마나슬루를 무산소 등정했다. 베이스캠프를 출발한 지 이틀 만에 산소 호흡기의 도움을 받지 않고 오르는 데 성공했다. 올해에는 히말라야 마칼루(8463m), 칸첸중가(8586m), 다울라기리(8167m)를 이미 올랐다. 이번에 낭가파르바트(8126m)까지 오르면서 히말라야 8000m 이상 고봉 14개 봉우리 중 11개 등정에 성공한 것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부고]

    ●유성노(HS애드 상무)제노(ING생명)씨 모친상 2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8일 오전 7시 (02)3410-6903 ●조규배(효림모라 대표·서울시산악연맹 회장)씨 상배 2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7시 (02)3010-2263 ●강락원(전 광주은행장)씨 모친상 25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7일 오전 6시 (02)2227-7569 ●함영득(제천시청 엑스포지원단장)동원(현대자동차 자재부 반장)씨 모친상 25일 제천 서울병원, 발인 27일 오전 7시 011-491-5911 ●김영수(사업)철수(전 현대백화점 이사)씨 모친상 심종운(청종교회 담임목사)씨 빙모상 2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 (02)3010-2236 ●이동희(대구시의원)씨 모친상 26일 경북대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 (053)420-6145 ●조성기(하이닉스반도체 중국 우시공장 환경안전팀장)강주(강릉 강일여고 교사)명주(춘천 남부초 〃)상원(강원일보 미디어국 차장)씨 부친상 26일 강릉장례식장, 발인 28일 오전 6시 (033)644-4802
  • [도시와 산] 대구 팔공산

    [도시와 산] 대구 팔공산

    남쪽으로 힘차게 내달리던 태백산맥이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곳에서 우뚝 솟았다. 대구·경북의 영산(靈山) 팔공산이다. 요즘 팔공산은 사람들의 접근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주말과 공휴일이면 더 멀어진다. 하루 7만~8만명이 찾기 때문이다. 대구시 인구가 250만명이니 적지 않은 사람들이 팔공산에서 주말과 공휴일을 보내는 셈이다. 그만큼 대구 시민에게 없어서는 안될 휴식 공간이다. 편안하게 팔공산을 찾기 위해서는 평일이 좋다. 팔공산 동화사지구에 있는 산중식당 주인 김유진(39·여)씨는 “주말과 휴일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잡기가 힘들다.”고 귀띔했다. 동화사지구 상가촌 중심거리 중앙분리대의 한 바위에 새겨진 시 한 수가 험난한 팔공산 산길을 예고했다. ‘험준한 공산이 우뚝이 솟아서/ 동남으로 막혔으니 몇달을 가야 할꼬/ 이 많은 풍경을 다 읊을 수 없는 것은/ 초췌하게 병들어 살아가기 때문일까.’ 매월당 김시습의 ‘팔공산을 바라보며’ (望公山)라는 글이다. 팔공산의 이름은 신라 때 ‘공산’이었다. 원래 ‘꿩산’인 것을 한자로 표기하려다 보니 공산이 됐다고 한다. 실제로 팔공산 일대 일부 지형은 꿩을 닮았다. 동화사 너머 ‘치산리’(雉山里)가 그곳이다. 치산리에 대해 경북도교육청이 발간한 ‘경북 지명유래 총람’은 “주위 지형이 쪼그리고 앉은 꿩 모습을 해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기록했다. ‘팔공산’이란 명칭은 1530년 편찬된 ‘신증 동국여지승람’에 와서 처음 등장한다. ●팔공산 정상 비로봉 곧 시민의 품에 팔공산은 정상인 비로봉(1192m)을 중심으로 동·서로 20㎞에 걸쳐 능선이 이어져 동봉(1155m)과 서봉(1041m)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하지만 최고봉인 비로봉은 금지된 땅이다. 1960년대 말 군사보안, 통신시설 보호 등의 이유로 철조망과 쇠말뚝에 몸을 내어준 지 4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러다 보니 동봉을 팔공산 정상으로 여기는 시민들이 많다. 팔공산 정상을 시민들에게 돌려달라는 여론이 들끓으면서 비로봉의 문이 열리게 됐다. 팔공산자연공원관리사무소 최재덕 소장은 “이르면 9월쯤 대구 방향쪽으로 쳐져 있는 철책을 걷어낼 것”이라며 “이를 위해 9000만원의 예산도 확보해 뒀다.”고 밝혔다. 아는 이들이 많지 않지만 팔공산은 ‘한국 산악운동의 메카’다. 산악인들을 대거 배출한 ‘전국 60㎞ 극복 등행대회’가 매년 열려서다. 이들은 대구·경북 산악인들이 대한산악연맹을 창립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 산악운동사에 반드시 조명돼야 할 소중한 존재다. 대구시산악연맹 갈판용(64) 고문은 “1959년 팔공산에서 열린 제1회 대회가 올해로 51회를 맞는다.”며 “이 대회를 통해 전국의 내로라하는 산악인들을 무수히 배출했으니 팔공산이 우리나라 산악운동의 요람이라고 자부할만 하다.”고 말했다. ●팔공산은 불교문화 성지 팔공산은 불교문화의 성지다. 팔공산의 대표 사찰 동화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9교구 본사 사찰이다. 원래 이름은 유가사였으나 중건할 당시 오동나무 꽃이 상서롭게 피어 있어서 동화사로 고쳐 부르게 됐다. 마애좌불좌상(보물 제243호)을 비롯한 7점의 보물이 있다. 부인사는 해인사의 팔만대장경보다 200년이나 앞선 것으로 알려진 초조대장경을 보관한 곳으로 유명하다. 제2석굴암은 경주 석굴암보다 250년 앞서 만들어졌다. 팔공산을 이야기하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관봉석조여래좌상(보물 431호)이다. 머리에 평평한 돌 하나를 갓처럼 쓰고 있어 갓바위로 더 잘 알려진 높이 4m의 불상이다. 한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영험이 있어 입시철에는 전국에서 수많은 불교신자들이 찾는다. 대구 얼찾기 모임 이정웅(64) 회장은 “팔공산은 조계종의 발상지이고 곳곳에서 불교의 발자취를 만날 수 있다. 또 동화사는 신라 불교 공인 이전에 창건됐다. 이로 미뤄 팔공산 일대에 얼마나 불교문화가 성행했는지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태골코스가 가장 인기있는 등산로 등산로는 동화사 코스, 갓바위 코스 등 수없이 많다. 정상까지 거리는 3~9㎞, 소요시간은 2~6시간에 이를 정도로 다양하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있는 코스는 경사가 완만하고 등산로가 잘 정비된 수태골 코스다. 수태골~암벽바위~국도림폭포~동봉(3.5㎞)까지 약 2시간 소요된다. 김현주(46·여·대구시 달서구 상인동)씨는 “수태골의 맑은 계곡물과 새소리, 바람소리가 어우러져 올 때마다 설레게 한다.”고 말했다. 동화지구~동화사~염불암~동봉에 이르는 3.4㎞ 2시간 코스는 불교문화 탐방코스로 인기다. 동화사에서 염불암까지 확 트인 길은 등산객의 마음을 시원하게 할 뿐만 아니라 계곡의 수려함이 팔공산의 산세와 더불어 일품을 이룬다. 동화사 집단시설지구에서 해발 820m까지 케이블카가 운행되고 있다. 시간이 부족한 이들에게 효과적인 수단이다. 약 1.2㎞ 구간을 왕복 운행하며 정상에는 음식과 음료를 판매하는 휴게소도 마련돼 있다. 팔공산은 여름이면 더욱 바빠진다. 아예 팔공산으로 집을 옮기는 사람들 때문이다. 동화지구와 파계지구, 가산산성 등 3곳의 야영장에는 대구의 지독한 더위를 피해온 행렬로 장사진을 이룬다. 이곳에는 500여동의 텐트촌이 형성돼 발 디딜 틈이 없다. 이래저래 팔공산은 대구시민들을 오랜 세월 보듬어 왔고 시민들은 그 품에 기대어 살아간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고려 개국 공신들 피의 함성 들리는 듯 팔공산은 고려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노산 이은상 선생은 ‘팔공산’이라는 시에서 ‘눈 속에 오동꽃이 피었더라기/ 팔공산 동화사에 오르는 길에/ 고려의 두 장군이 피를 흘린 곳/ 주춤서 슬픈단가 외어보았소.’라고 했다. 팔공산 일대는 통일 신라 말 왕건의 고려군과 견훤의 후백제군이 치열한 전투를 벌인 곳이다. 927년 후백제의 침입으로 위기에 처한 신라의 구원 요청을 받은 왕건은 이곳에서 후백제군과 격전을 치른다. 후삼국 통일전쟁의 3대 전투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공산전투’ 혹은 ‘동수대전’이다. 왕건은 이 전투에서 자신만 겨우 목숨을 부지해 도망쳤고 1만명에 이르는 고려군은 전멸하다시피 했다. 왕건이 살 수 있었던 것도 고려 개국 공신 신숭겸의 목숨을 빌려서였다. 신숭겸은 팔공산에서 포위당해 위기를 맞았을 때 자신이 왕인 양 꾸며 행동함으로써 변장한 왕건에게 탈출할 시간을 벌어준 후 전사했다. 왕건은 신숭겸의 죽음을 애통하게 여겨 전사한 자리인 팔공산 지묘동 일대에 지묘사, 미리사 등의 사찰을 세워 명복을 빌게 했다. 이들 사찰은 고려 멸망 뒤 폐사됐다가 1606년 경상도 관찰사로 부임한 유영순이 지묘사 자리에 표충사를 세웠다. 또 표충사 앞쪽 동화사와 파계사로 갈라지는 삼거리를 왕건의 군대가 크게 패한 고개라 해 ‘파군재’라 부른다. 파군재 남쪽 산기슭의 봉무정 앞의 큰 바위는 왕건이 탈출해 잠시 앉았다고 해 ‘독좌암’, 표충사 뒷산은 왕건을 살렸다는 뜻에서 ‘왕산’이라고 한다. 팔공산 입구인 불로(不老)동은 왕건이 도망쳐 이곳에 이르자 어른들은 피란가고 아이들만 남아 있어 붙여졌다. 위험을 피해 한숨을 돌리고 찌푸린 얼굴을 활짝 편 곳은 해안동이다. 왕건이 도주하던 중 나무꾼을 만나 주먹밥을 얻어먹었다가 나중에 나무꾼이 다시 그 자리에 내려와 보니 왕건이 온데간데 없어졌다고 해서 ‘왕을 잃은 곳’이란 뜻의 ‘실왕리’(시랑리)로 불린다. 한밤중에 달이 중천에 떠 탈출로를 비췄다고 해서 반야월(半夜月)이고 이곳에 도착해서야 왕건이 비로소 마음을 놓았다고 해서 ‘안심’이다. 대구시는 최근 이 길을 복원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 철쭉으로 물든 한라산 오세요

    철쭉으로 물든 한라산 오세요

    제43회 한라산 철쭉제가 30일 어리목광장에서 열린다. 제주도산악연맹이 민족의 화합과 안녕, 산악인들의 무사산행을 기원하기 위해 철쭉이 만개하는 시기에 개최하는 이 행사는 오후 2시 한라산 산신제 봉행에 이어 백록예술단 공연과 전통다도체험 등이 진행된다. 또 산악인 오희준기념사업회는 제주가 낳은 세계적인 산악인 고 오희준씨의 등산 활동을 담은 사진들을 전시한다. 도 산악연맹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영실을 출발해 윗세오름을 거쳐 어리목광장으로 내려오는 10.8㎞ 코스에서 제3회 전국 한라산 철쭉 등산대회를 연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히말라야 도전 오은선씨 고봉 14좌중 11개 정복

    여성 산악인 오은선(43·블랙야크)씨가 히말라야 고봉(8000m 이상) 14개 중 11개째를 정복했다. 오씨는 21일 오후 1시30분(현지시간) 무산소로 히말라야 고봉 14좌 중 7번째로 높은 해발 8167m 고지의 다울라기리 정상을 밟았다고 대한산악연맹이 밝혔다. 오씨는 오스트리아 여성 산악인 겔린데 칼텐브루너(39)와 스페인의 에드루네 파사반(36)에 1개 봉 차이로 따라붙었다. 세계 7대륙 최고봉 완등에 이어 히말라야 14좌 완등에도 3개만 남긴 오씨는 세계 여성 산악인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가속도를 붙이게 됐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한라산 자락 걸으며 자연의 소리 들어요

    한라산 자락 걸으며 자연의 소리 들어요

    한라산 태고의 자연에서 즐기는 명품 숲길 걷기 체험행사가 17일부터 31일까지 15일간 한라산 자락에서 열린다. 제주도산악연맹은 관광체험형 트레킹 코스를 개발하기 위해 제주시 비자림로 물찻오름 입구에서 사려니오름까지 이어지는 ‘사려니 숲길’에서 국제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2일 밝혔다. 이 행사는 비자림로~사려니오름 완주코스(15㎞)를 비롯해 비자림로-붉은오름(8.8㎞), 비자림로-성판악(7㎞), 비자림로-물찻오름 입구 왕복(8㎞) 등 4개 코스로 운영된다. 행사기간에는 전문가와 함께 하는 숲길 걷기, 산림문화 전시관, 목공예 창작교실, 숲속의 사진전, 임산물 특별전 등의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마지막날에는 물찻오름 입구에서 브라스 밴드와 타악기 앙상블이 참여하는 ‘숲속의 작은 음악회’를 연다. 강만생 제주도산악연맹 회장은 “사려니 숲길은 한라산의 숨겨진 명품 숲길이며 명상과 자연치유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나눔 바이러스2009] 환란도 못막은 20년 체육꿈나무 사랑

    [나눔 바이러스2009] 환란도 못막은 20년 체육꿈나무 사랑

    충북 청주의 한 중소기업이 체육 장학금을 통해 나눔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외환위기 등을 겪으면서도 20년간 해마다 1000만원 안팎의 적지 않은 돈을 장학금으로 내놓고 있다. 차단기 등을 생산하는 ㈜태인(청주시 흥덕구 지동동)은 최근 회사 강당에서 체육장학금 전달식을 가졌다. 올해는 충북대·충주대·서원대·청주대·세명대 등 도내 7개 대학 산악부, 황영조씨가 추천한 마라톤 유망주 2명, 충북체고 소속 육상선수 2명, 국가대표 이은경 코치가 추천한 양궁 유망주 2명, 청주 운호중 축구선수 2명, 충북지역 스키 유망주 2명, 청주 직지 축구팀 등에게 총 1420만원이 전달됐다. 대학 산악부에는 각각 80만원, 직지축구팀에는 200만원이 후원됐다. 나머지 선수들에게는 각각 60만원이 지원됐다. 이인정(64) 태인 대표이사는 “장학금 지원이 20년 동안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직원 모두가 노력한 결과”라며 “체육꿈나무들이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태인의 장학금 전달은 1990년 시작돼 올해로 스무해째다. 지금까지 후원한 장학금은 총 1억 8500만원에 달한다. 수혜를 받은 유망주는 350명이나 된다. 태인이 체육장학금 지원에 나선 것은 산을 무척이나 사랑했던 이 대표 때문이다. 그는 1980년 히말라야 마나슬루(해발 8163m)를 정복하는 등 사실상 전문 산악인으로 산을 찾는 후배들을 돕고 싶어 했다. 고교시절까지 축구 선수로 활동하며 스포츠에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던 김재덕(55) 부사장의 역할도 컸다. 이들이 의기투합, 처음에는 충북지역 대학 산악부에 국한해 장학금을 지원하다 1994년부터 지급대상을 확대해 지금에 이르렀다. 이성수 충북도 체육과 팀장은 “기업들이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일은 흔하지만 체육꿈나무들을 해마다 발굴해 장학금을 주는 것은 보기 드물다.”며 “많은 기업들이 태인의 나눔철학을 본받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향토기업으로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 운동선수들을 돕기로 한 것”이라며 “도내 기업들의 동참을 기대했지만 아직 나서는 곳이 없어 안타깝다.”고 했다. 이 대표는 현재 대한산악연맹 회장과 대한체육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후원 행정안전부, 농협 글 사진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도시와 산] (5) 제천 금수산

    [도시와 산] (5) 제천 금수산

    충북 제천과 단양군 경계에 있는 금수산(해발 1015m)은 불운한(?) 산이다. 충북을 대표하는 월악산과 소백산이 앞뒤에서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은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청풍호반에 자리잡은 금수산은 이들 못지않은 수려한 산세와 아름다운 주변경관을 자랑한다. 얼마나 아름다우면 조선중기 단양군수로 재직한 퇴계 이황 선생이 비단으로 수를 놓은 것 같다고 해 ‘금수산’이란 이름을 지었을까. 지금은 제천시와 단양군이 서로 자기 고장의 명산이라고 자랑한다. 등산 마니아 사이에서도 소문난 산이다. ●정상 조망에 감탄 절로 금수산은 찾아가는 길부터 ‘예술’이다. 제천시내에서는 82번 지방도를 이용한다. 병풍처럼 펼쳐진 산봉우리와 청풍호를 바라보며 달리는 이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 최고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등산객을 맞는 금수산은 가파른 암벽 곳곳에 분재처럼 소나무가 자라 한 폭의 동양화 같다. 여기에 스케일도 크다. 북쪽으로 제천까지, 남쪽으로는 단양군 적성면 말목산까지 뻗어내린 긴 산줄기의 주봉이다. 주능선 상에 작성산(848m), 동산(897m) 등이 있고 서쪽으로 중봉(885m), 신선봉(845m), 미인봉(596m), 망덕봉(926m) 등을 거느린다. 이런 만큼 산행코스도 다양하다. 제천시 수산면 상천리 백운동에서 오르는 코스가 가장 인기가 있다. 단양군 적성면 상학마을로 내려오면 3시간 정도 걸린다. 하산길의 남근석 바위공원 등은 산행의 재미를 더한다. 그래도 금수산의 압권은 역시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이다. 앞으로 월악산 영봉이 보이고 뒤로는 소백산 연화봉이 눈에 들어온다. 삐죽삐죽 솟은 태산준령 사이로 흐르는 청풍호를 볼 수 있는 것은 금수산 정상에 오른 자만의 특권이다. 충주에서 온 박지원(35)씨는 “힘들게 올라왔지만 그림처럼 펼쳐진 광경을 보니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한몫 금수산은 제천 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산이다. 시내에서 대중교통으로 30분 정도면 올 수 있어 더 친근하다. 동네 야산보다 높지만 인근의 월악산, 소백산보다 낮아 땀을 흘리고 싶어 하는 아마추어 등산객들에게 제격이다. 제천산악연맹 강석주 전무이사는 “월악산도 제천에 있지만 경북 문경과 충주에서 가까워 애정이 덜 간다.”며 “제천 사람들은 금수산을 가장 자주 찾고 또 가장 아낀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만큼 금수산은 지역경제에 쏠쏠한 혜택을 준다. 불경기에도 등산객이 줄 기미가 없다. 제천시에 따르면 2005년 26만 2070명, 2006년 29만 9839명, 2007년 31만 1739명, 2008년 35만 2721명으로 오히려 해마다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인근의 상천숯불가마, 산야초 마을 등 테마체험 마을 관광객들도 증가하고 있다. 상천숯불가마를 운영하는 김성진씨는 “주말이면 300여명이 오는데 이 가운데 20% 정도가 금수산에 왔다가 들르는 외지사람들”이라고 했다. 제천시와 단양군은 금수산에서 각종 행사를 개최하며 금수산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제천시는 해마다 4월이면 가족등산축제를 연다. 올해는 전국에서 2800여명이 참가했다. 9월에는 산악마라톤대회를 개최한다. 1300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단양군은 매년 10월 금수산 감골 단풍축제를 열어 등산객을 유혹한다. ‘감골’로 불리는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감은 석회질 진흙 토양에서 자라 맛이 좋다. 농가들의 짭짤한 소득원이 되고 있다. ●전설의 고향 금수산 금수산은 전설이 넘친다. 황당하지만 재미있다. 전설을 떠올리면 산행의 재미는 배가 된다. 백운동 쪽에서 20여분 오르다 보면 금수산의 절경인 용담폭포와 선녀탕이 나온다. 제천시청 문화관광과 최광현씨는 “옛날 주나라 왕이 세수를 하다 대야에 비친 폭포를 보고 신하들에게 폭포를 찾아오라고 했는데 바로 그 폭포가 용담폭포와 선녀탕이라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며 “선녀탕은 상탕, 중탕, 하탕으로 불리는 세 개의 탕으로 구성됐다.”고 소개했다. 단양군 적성면 상학마을 방향 하산길의 품달촌에 위치한 남근석 바위공원은 특별한 볼거리다. 조선 말기까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는 남근석을 단양군이 2000년에 실감나게(?) 복원했다. 돌과 나무로 만든 다양한 크기의 남근석 수십개를 보고 있으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처녀들의 얼굴을 붉게 만들기도 한다. 기념사진을 찍지 않으면 후회한다. 단양군 적성면 김창식 면장은 “오랜 옛날 여자의 기(氣)가 강해 남자가 단명한다는 유래에 따라 품달촌에 남근석이 세워졌다고 한다.”며 “남근석이 생긴 이후 품달촌에서 신혼부부가 초야를 이루면 귀한 아들을 낳았고, 득남하지 못한 여인이 남근석에서 치성을 드리면 아기가 생겼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제천시 수산면 능강리 쪽 금수산 자락 8부 능선에 자리잡은 정방사도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의상대사가 도를 얻은 뒤 절을 짓기 위해 지팡이를 던지자 이곳으로 날아가 꽂혀서 절을 세웠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사람이 오르기도 힘든 꽤 높은 곳에 위치한 정방사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다. 제천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무한도전의 정기 탐험가들의 고향 충북 제천은 한국을 대표하는 탐험가인 허영호(54)씨와 최종열(51)씨를 배출했다. 허씨는 19 95년 12월 남극대륙의 최고봉인 빈슨매시프 정상에 올라 3극점과 7대륙의 최고봉을 모두 정복한 인류 최초의 탐험가다. 최씨는 세계 최초로 사하라 사막 도보횡단과 실크로드 자전거 횡단 기록을 갖고 있다. 이들은 제천출신 답게 금수산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허씨는 금수산을 ‘모산(母山)’이라고 부른다. 중학생 때부터 금수산을 오르며 산악인의 꿈을 키웠기 때문이다. 그는 금수산에서 10여㎞ 떨어진 금성면 구룡리에서 자랐다. 금수산의 매력에 빠진 허씨는 결국 군대를 다녀온 뒤 산악인이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금수산 자락에서 한 암벽 등반 연습을 기초로 삼아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를 3번이나 정복했다. 그에게 금수산은 정신적인 고향인 셈이다. 허씨는 금수산 예찬론자다. 그는 “산 주위로 청풍호가 흘러 정말 멋있는 산”이라며 “바위가 많고 산세가 수려해 제천의 청풍명월 이미지에 딱 맞는 산”이라고 말했다. 허씨는 요즘도 두달에 한번쯤 금수산을 찾는다. 금성면 성내리에서 무암사까지 오르는 코스를 즐긴다. 추억을 되새기며 금수산을 걸으면 허씨의 마음은 가장 편안해진다. 그는 코스도 여러 개 개발했다. 국내 처음 무동력 보트를 타고 한반도 바닷길 일주 도전에 나설 예정인 최씨도 금수산 팬이다. 그는 “금수산은 산악인들의 요람.”이라며 “암벽등반할 곳이 많아 대학교 산악부 후배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제천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스파이더걸’ 김자인 스포츠 클라이밍 銀

    ‘스파이더 걸’ 김자인(21·고려대·152㎝)이 인공암벽 등반 종목인 스포츠클라이밍 월드컵대회에서 국내 선수로는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차지, 주변을 놀라게 했다.대한산악연맹은 김자인이 지난 11~12일 일본 사이타마현의 가조에서 열린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월드컵대회 여자부 볼더링(줄을 매지 않고 높이 5m, 너비 4m의 암벽을 등반) 경기에서 일본의 아키오 노구치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고 14일 밝혔다. 몸에 줄을 매고 15m 높이의 인공암벽을 제한시간 내에 오르는 난이도 경기와 달리 볼더링은 홀드(인공 손잡이)의 간격이 보통 2m 정도로 넓어 체격이 작은 동양 스포츠클라이머에게는 불리한 종목이다. 볼더링에선 5개의 코스를 차례로 시도해 가장 많이 등반에 성공한 선수가, 횟수가 같으면 짧은 시간에 성공한 선수가 높은 점수를 받는다. 이번 대회에서 김자인은 5차례 시도에 볼더(암석) 2개 등반에 성공한 데 비해 아키오는 4차례 시도만에 볼더 2개를 올랐다.김자인은 역시 선수인 오빠 둘과 스포츠클라이밍 심판으로 활약하는 어머니 이승형(47)씨 등 등반가 집안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기량을 익혀 기술과 체력에서 빼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한 시간 4분인 이번 대회에서 20여개국 33명과 겨뤄 한국인의 저력을 뽐냈다. 한국 선수가 스포츠클라이밍 국제대회 볼더링에서 메달을 딴 것도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김자인이 2007년 월드컵대회 난이도 종목에서 동메달을 딴 게 최고 성적이었다.김자인은 “주종목은 아니지만 경험을 쌓으려고 출전했는데 예선 2위로 준결승에 올라가며 자신감이 붙었다.”면서 “볼더링에서도 세계적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다는 게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또 “6월 하순 중국 세계선수권을 비롯해 올해 6, 7차례 열리는 지역별 월드컵 대회에서 난이도는 물론 볼더링에서도 1위에 꼭 올라보고 싶다.”고 덧붙였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뉴스 다큐 시선] 도봉산 산악구조대

    [뉴스 다큐 시선] 도봉산 산악구조대

    서울 도봉산에 가면 다른 산에서 좀체로 보기 힘든 이들이 있다. 해발 650m 지점에 자리잡은 산악구조대, 전국에 3개뿐인 경찰산악구조대 중 하나다. 서울에선 북한산구조대와 더불어 등산객들의 지킴이 역할을 해 왔다. 상춘객들의 이어지는 이맘 때, 그들에겐 봄을 즐길 여유가 없다. 26년간 등산로에서 조용히 사람과 산을 지켜 왔을 뿐이다. 생명을 지키는 의무감과 끈끈한 동료애로 뭉친 그들이 ‘산에서 배워 사람들에게 베푸는’ 등정길을 따라가 봤다. 글·사진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산악구조대’라는 글씨가 새겨진 녹색점퍼 차림의 구조대원들의 순찰길을 따라나섰다. 구조대 산장에서 마당바위 쪽으로 가다 신선대로 방향을 트는 비교적 짧은 코스였다. 10분쯤 지났을까 숨이 턱 밑까지 차올랐다. 그러나 대원들은 축지법을 쓰며 날아다니는 손오공 같았다. 다들 아무리 20대 초반이라지만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았고 발걸음은 마치 솜털 같이 가벼워 보였다. 세 갈래 길 앞에 다다르니 등산로를 벗어나 낙엽이 쌓인 좁은 길로 접어들었다. 인명을 구조할 때 이용하는 단축 루트라고 한다. 김준석(22) 대원은 “구조할 때 헬기가 뜰 수 있는 날은 절반밖에 안 된다. 대부분 우리들이 들쳐 업거나 들것에 싣고 119구급대가 있는 산밑까지 무조건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선대부터 주봉, 포대능선을 거쳐 사패산까지가 구조대의 영역이다. 하루 24시간 비상대기체제다. 도봉산은 대부분 암반과 기암절벽으로 돼 있어 안전사고가 잦은 편이다. 지난해만 해도 125명이 다치고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올해는 3월 현재까지만 17명이 다치고 3명이 숨졌다. 지난달 28일엔 1만 4245명이 방문해 하루 동안 구조 헬기가 세 번이나 떴다. 구조대원이라고 다치지 말란 법은 없다. 김병철(54) 대장은 “지난해 송추에서 신선대로 오는 길목에서 사고가 접수됐는데 우리 대원이 구조하러 뛰어가다가 돌 사이에 발이 끼어 넘어지는 바람에 다리가 골절됐다.”면서 “사람 구하기도 전에 대원들이 먼저 일 치르겠다는 생각이 번쩍 나더라.”며 아찔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전득주(45) 대장은 아침에 올라오면 근처 석굴암에 들러서 다치는 사람이 없게 해달라고 기도부터 올린다. 종교는 없지만 지난해 5월 도봉산으로 거처를 옮긴 이후 생긴 버릇이다. ●산에서 인생을 배운다 의경 신분이라 아직 어린 대원들은 산에서 인생의 첫 죽음을 경험했다. 홍기문(22) 대원이 겪은 첫 사망자는 아직도 그의 가슴에서 떠나지 않는다. 지난해 5월 칼바위에서 떨어져 죽은 20대 남자다. 어려운 집안사정 때문에 결혼을 미뤄 왔다고 한다. 결혼할 때까지 약혼녀가 뒷바라지해 준 끝에 어렵게 취직했다며 좋아하던 얼굴이 떠올랐다. 이 남자는 약혼녀와 등산복을 맞춰 입고 다정하게 손잡고 도봉산을 찾았다. 가파른 암벽 앞에서 약혼녀를 산에서 내려가는 길로 먼저 보내고 혼자 바위를 탄 게 마지막이었다. 싸늘한 주검이 되어서 돌아온 것이다. 이렇듯 죽음이 쌓여갈수록 그들은 삶을 배운다. “구조하면서 오히려 저희가 더 배웁니다. 삶에 감사하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돼요. 산 앞에서 겸손해지기도 하고요.” 홍 대원은 순찰을 돌다 사망지점을 밟을 땐 이 곳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눈에 선해진다. 그럴 땐 영혼이 산을 맴돌지 말고 편한 곳으로 가시라고 잠시 두 손도 모아 본다. 대원들의 목소리는 하나 같이 차분하고 얼굴은 부처처럼 온화하다. 분초를 다투는 응급현장에선 나이가 서너배 많은 어르신도 그들의 등에 의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리라. 산은 인생이다.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쉼없이 이어진다. 급한 맘에 성급히 추월하거나 준비없이 덤벼들면 사고가 나게 마련이다. 날이 궂은 날엔 오히려 사고가 적다. 노인들의 사고 빈도도 낮다. 험한 날엔 일부러 조심하고 노인들은 자신의 약점을 알기 때문이다. ‘등산 좀 했다.’고 자부하는 30~40대들이 잘 다친다. 사고는 순간이다. 대원들은 “산에선 1초도 만만히 봐선 안 된다.”라며 신신당부했다. 구조대원들에게 시간은 곧 생명이다. 때문에 ‘One for all, all for one(모두를 위한 하나, 하나를 위한 모두)’의 정신이 강조된다. 고참이니 신참이니 하는 위계 질서는 중요치 않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로프처럼 단단히 엮여져 있어야 한다. 전득주 대장은 “팀워크가 중요하기 때문에 대원을 뽑을 때 신체조건보다 인성을 더 본다.”고 소개했다. ●“등산도 경쟁의 장이 돼서 안타깝다” 조난 접수가 들어오면 실종자를 찾을 때까지 몇 시간이 걸려도 온 산을 헤매고 다녀야 한다. 김준석 대원은 “그럴 땐 머릿속에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제발 빨리 찾아서 구하게 해달라는 간절함 뿐이다.”라고 말했다. 구급장비가 담긴 20㎏짜리 배낭을 짊어지고 힘든 걸 느낄 새도 없이 뛰고 난 다음날이면 옴짝달싹 못한다. 등산객들이 봄꽃을 즐기는 쉼터가 그들에겐 촉각을 다투는 응급현장이자 삶의 배움터다. 사망자가 생길 땐 내 탓인것 같아 죄책감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다. 전 대장에겐 지난해 12월에 사망한 40대 여성의 경우가 그랬다. 영하 12도가 넘는 칼바람 추위에 해질 무렵쯤 만장봉에서 추락자 신고가 접수됐다. 전 대장은 “갈비뼈가 부러지고 머리를 심하게 다쳤는데 헬기 예열시간을 벌려고 미리 헬기 요청을 띄워 놓고 현장에 나선 사이 최종 결재를 기다리다 시간이 좀 걸렸다.”면서 “그날따라 사정상 헬기는 뜨지 못했고 구조대가 병원으로 옮겼지만 환자는 결국 숨졌다.”며 안타까워했다. 주5일제 이후 등산객이 급증했지만 등반 문화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즐기는 게 아니라 남보다 앞서서 산 정상을 올라가기에 바쁘다는 지적이다. 전 대장은 “원래 우리의 산 문화는 ‘입산(入山)’이다. 굳이 정상을 밟지 않아도 물 좋고 바람 좋은 바위에 걸터 앉아 시 한 수 읋고 피리부는 풍류를 즐기는 쪽이었다.”면서 “그런데 서양식 산행 문화가 도입되면서 언제부턴가 정상탈환이 목표가 돼버렸다. 등반시간을 단축해야 된다는 생각에 산도 대결의 장으로 바뀐 것 같아 안타깝다.”며 멀리 산너머로 눈길을 돌렸다. ●몸짱·마음짱으로 다시 태어나기까지  등산로는 대원들에겐 생명길이다. 구조대에 들어오면 먼저 도봉산 등산로 지도를 그리고 읽는 법부터 배운다. 지난달 23일 입산한 막둥이 김수호(21) 대원은 아직도 등산 루트를 정확하게 외지 못했다. 마당바위~관음암~칼바위~신선대~포대능선 등 주 순찰 코스는 서너곳. 그러나 산악구조대원이라는 명함이라도 들이밀자면 등산로 수십 개를 훤히 꿰고 있어야 한다. 김 대원은 그러면서도 “사고 다발지역인 칼바위, 포대능선쪽은 자신있다. 순찰 때마다 앞장서서 가보곤 한다.”며 자랑했다.  등반대에 들어오면 3주 정도는 구조요청 접수, 응급처치 연습 등 실전에 투입될 준비를 한다. 대원들에게 주어지는 덤이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단련되는 몸이다. ‘물살’로 입산해서 한 달이 지나면 배가 들어가고 6개월이 지나면 잔근육이 튀어 나오기 시작한다. 하산할 때쯤엔 다들 몸짱으로 변신한다. 자신만의 은신처도 생기게 마련이다. 홍 대원은 “마당바위로 가는 길목에 아지트가 있다. 사람들의 왕래도 적고 햇볕이나 바람을 피할 수 있는 데다 바위가 험하지 않아 힘들 때면 찾곤 한다.”고 귀띔했다. 입산해서 처음 내려다 봤던 서울 야경에 푹 빠진 적이 있었다. 홍 대원은 “새까만 바탕에 별빛처럼 박힌 도심의 불빛을 보고 고참들에게 ‘절경 보고 왔습니다.’고 보고했더니 막 웃더라. 그것도 한달만 지나면 지겨워진다고.”라며 웃어 보였다.  하산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최고참 박서광(22) 대원 눈에 비친 산과 사람들의 모습은 어떨까. 박 대원은 “의외로 어른 같지 않은 어른들도 많다. 술이 취했거나 다투는 사람들, 불법취사를 하거나 인화물질을 소지한 이들까지. 안 된다고 말하면 막 대하는 분들도 많다.”며 씁쓸해했다. 의무경찰기간을 대충 때우라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박 대원은 “우리에게 ‘대충’이란 없다. 산에서 생명을 구하는 이들은 우리뿐이고 또 그 우리도 그 속에서 많은 걸 배운다.”며 힘주어 말했다. ■ 도봉산 산악구조대는 총8명 24시간 비상대기 26년째 ‘생명 지킴이’로 1983년 3월 북한산 인수봉에서 대학생 산악연맹 소속 7명이 암벽에 매달려 동사한 사고가 일어났다. 119구조대가 출동했지만 꽁꽁 언 로프 때문에 바위 아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이 비극을 계기로 북한산과 도봉산에 산악구조대가 생겼다. 24시간씩 교대근무하는 대장 3명과 대원(의경) 5명이 한 식구다. 도봉산 정상 선인봉 약 300m 아래의 암벽 밑에 위치한 구조대는 2003년 12월, 99㎡(약30평) 남짓한 아담한 단층 목재건물에 둥지를 틀었다. 침실 2개와 주방, 화장실을 갖췄지만 대원들은 그전까지 움막 같은 곳에서 쪽잠을 자야 했다. 물도 맘놓고 쓸 수 없었지만 지난해 11월 근처 샘(푸른샘)을 연결해 그나마 생활이 나아졌다. 대원들은 “이제는 등산객들이 언제고 방문해도 마음껏 물동냥을 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1t짜리 물탱크와 정화조를 갖춰 도봉산 환경 문제도 해결했다. 이들의 하루 일과는 순찰로 시작해 순찰로 끝난다. 아침 6시30분쯤 일어나 끼니 때와 쉬는 시간을 제외하면 항상 2인 1조로 짜여 무전기를 동반하고 순찰을 돈다. 하루 최소 7시간 이상을 산 속에서 보낸다고 한다. 구조대에 도착하면 마스코트인 혼혈 진돗개 ‘마초’가 먼저 맞아 준다. 앞서 자리를 지켰던 흑삽살이가 병으로 아쉽게 저 세상으로 간 뒤 들여온 녀석이다. 등산객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라 심하게 짖지는 않지만 눈빛이 날카로워 ‘마초’란 이름이 붙었다. 낯을 익히면 금방 짓궂게 달려드는 놈이다. 구조대를 힘빠지게 하는 것은 오래된 구조 매뉴얼과 부실한 현장 지원이다. 구조헬기는 소방방재청장의 최종 결재가 떨어져야 뜰 수 있다. 분초를 다투는 현장에선 가슴이 터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대장까지 6명, 소규모 살림에 의경 한 끼 부식비 1200여원은 빠듯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산을 오르내리며 등산객들이 건네는 ‘수고하십니다.’ 한 마디, 도움받은 이들이 고맙다며 산 아래 맡겨 놓는 김치 한 통에 오늘도 대원들은 밤낮없이 도봉산을 누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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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고]

    ●강동기(S-OIL 부사장)씨 별세 30일 삼성서울병원,발인 2일 오전 6시 (02)3410-6916●권혁주(KBS 문화복지팀장)씨 모친상 31일 서울 가락성당,발인 2일 오전 6시30분 (02)425-2209●한종열(전 경북대 교수)씨 별세 점달(사업)병국(대구한의대 교수)병달(대구은행 영업부장)씨 부친상 김성열(하이로지스틱스 구미물류 대표)문종화(사업)김사청(법무법인 한울 연구소장)씨 빙부상 31일 동산의료원,발인 2일 오전 7시 (053)250-8141●김건섭(전 대구산악연맹 회장)씨 별세 31일 대구전문장례식장,발인 2일 오전 6시 (053)965-7108 ●유인화(사업)철화(미국 거주)진화(사업)용화(방송인)씨 모친상 30일 서울아산병원,발인 2일 오전 8시 (02)3010-2295●송성원(KIS채권평가 구조화상품팀장)씨 부친상 31일 강남성모병원,발인 2일 오전 10시 (02)590-2576●김재명(자영업)재승(〃)재원(기신양행 대표)씨 모친상 조유현(중소기업중앙회 정책개발본부장)정충남(대전 도시철도공사 처장)씨 빙모상 30일 인천 길병원,발인 1일 오전 7시 (032)460-3444●장영범(삼탄 SAMINDO 이사)씨 모친상 박승현(새서울산업 부장)김성일(국제금속 팀장)씨 빙모상 31일 평촌 한림대성심병원,발인 2일 오전 8시 (031)384-2464●이장현(전 홍익대 교수)씨 별세 정현(의성군의회 의원)씨 형님상 31일 용인 보정장례식장,발인 2일 오전 9시20분 (031)896-1096●최호(한요디자인건축 사장)선(한양사이버대 기획처장)씨 모친상 황덕영(명민산업 사장)씨 빙모상 30일 한양대병원,발인 1일 오전 9시40분 (02)2220-9442●임추섭(코오롱그룹 홍보팀 이사)씨 빙부상 31일 강원 속초병원,발인 2일 오전 8시 (033)638-4146●이흥실(프로축구 전북 코치)씨 부친상 31일 경남 진해연재병원,발인 2일 오전 9시 (055)548-7760
  • 25m 절벽 ‘밧줄 청소’ 대작전

    25m 절벽 ‘밧줄 청소’ 대작전

    종로구가 높이 25m 절벽을 깨끗하게 청소해 화제다. 1일 종로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주민의 안전과 쾌적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한국산악연맹 회원들과 함께 높이 25m, 길이 60m의 창신동 23의 818(구 창신시장 뒤쪽) 절개지 환경정비를 실시했다. 이곳은 일제강점기에 채석장으로 사용됐던 아픈 역사의 흔적이 절벽으로 남은 곳이다. 일본은 당시 중앙청(조선총독부)을 지을 돌이 필요했고 접근성이 좋다는 점을 이유로 현재의 창신·숭인동 일대의 화강암을 채취했다고 한다. 이번 환경정비에는 서울시 산악연맹의 암벽등반대원 7명, 동사무소 직원 6명, 마을주민 10명이 참여했다. 산악연맹 회원들이 줄을 타고 절개지를 따라 내려오며 쓰레기와 가죽나무 등을 제거하고 주민들과 동사무소 직원들은 절개지 아래쪽에서 함께 잔여물을 치웠다. 이번 정비를 통해 사람들의 아름다운 마음이 모여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이 만들어지는 모습과 함께 암벽등반가들이 절벽을 타며 쓰레기를 치우는 보기 드문 풍경을 연출했다. 한편 구는 이번 정비가 일회성이 아닌 연 2회 정도의 주기적인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산악연맹과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또 절개지 안전철망에는 쓰레기를 버리지 말아 달라는 호소문을 부착하는 등 절개지 가꾸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김충용 구청장은 “그동안 일반인의 접근이 어려웠던 창신동 절개지가 깨끗하게 정리됐다.”면서 “앞으로 절개지면이 아름답게 보일 수 있도록 덩굴식물들을 심고 특징있는 모양을 내며 자랄 수 있도록 하는 등 종로구의 구석구석이 깨끗하고 아름다워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K2 조난 한국인 3명 사망 확인

    히말라야 K2(8611m)에서 조난한 한국 산악인 3명이 모두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K2원정대를 보낸 경남산악연맹은 이들의 장례를 경남산악연맹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조형규 회장은 4일 “현지의 김재수 원정총대장과 통화한 결과 실종된 3명이 모두 숨졌고 시신수습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남산악연맹의 K2 원정등반대 소속 황동진(45) 등반대장과 박경효(29·이상 경남산악회) 대원, 김효경(33·울산산악회) 대원은 지난 1일 정상에 오른 뒤 내려오다 조난했다. 한편 파키스탄 관광 장관은 K2 등정에 나섰다 숨진 11명의 명단을 발표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K2 등정 한국인 3명 사망한 듯

    해발 8611m의 히말라야 K2봉에서 한국 산악인 3명이 조난됐다.3일 밤 11시30분 현재 생사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남산악연맹은 김재수(45) 총대장이 이끄는 K2원정대의 황동진(45) 대장과 박경효(29·이상 경남산악회)·김효경(33·울산산악회) 대원이 1일 정상 등정 뒤 하산길에 조난을 당했다고 3일 밝혔다. 이들은 1일 K2 정상에 오른 뒤 내려오다 8200m 지점에서 눈처마가 무너지는 바람에 다른 나라 산악인 4명과 함께 눈더미에 깔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소식이 전해진 뒤 8000m 높이의 캠프4에 머물던 대원들이 사고 지점으로 올라가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먼저 하산한 김 대장과 여성산악연맹의 고미영 대원은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한국 원정대의 등반에 관여한 파키스탄인의 말을 인용,“한국인 3명과 네팔인 2명의 죽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경남산악연맹의 한형련 전무는 “김 대장 등이 베이스캠프(해발 5000m)로 내려오고 있는 사실을 다른 원정대로부터 확인했다.”며 “이들이 베이스캠프에 도착하는 4일 오전에야 정확한 경위 및 생존자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주재 한국대사관은 “현지인을 통해 원정대에 한국인이 7∼8명 포함됐고, 이 가운데 2∼3명이 사망했다고 들었다.”고 밝힌 바 있어 생존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히말라야 산맥 서쪽의 카람코람 산맥에 있는 K2는 에베레스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다.임병선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삼각산도 타고 노래도 뽐내고

    강북구 우이동 일대에서 ‘삼각산 국제산악문화제’가 열린다. 30일 강북구에 따르면 산악문화제는 다음달 30일부터 이틀동안 삼각산 아래 그린파크호텔 주변에서 구청과 서울시산악연맹 공동 주최로 펼쳐진다. 많은 수는 아니지만 주한미군, 산을 좋아하는 외국인 등도 참가해 나름대로 국제적 면모를 갖췄다. 산악문화제는 국가지정 명승 10호인 삼각산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문화를 널리 알리고, 자연생태보존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연례행사다. 30일 오후로 예정된 전야제에는 그린파크 백운각에서 ‘삼각산의 밤’을 주제로 요들송 공연, 어린이합창단 공연, 강북구민 노래자랑 등이 펼쳐진다. 노래자랑은 MC 허참의 진행으로 가수 남진, 현숙 등이 출연한다. 예선을 거친 주민 15명도 노래방에서 익힌 솜씨를 뽐낸다. 특히 이날 밤 백운각 옆 솔밭공원이 가족 캠핑장으로 개방된다.100년 이상의 소나무 사이에서 친한 사람들끼리 하룻밤을 텐트나 캠핑카에서 보낼 수 있는 기회다. 31일 오전 7시30분에는 본 행사인 국제등반대회가 열린다. 맑은 아침공기를 마시며 육모정고개∼영봉∼하루재∼능선∼영신 등 삼각산의 절경을 돌아보는 코스다. 남녀 개인과 가족 부문으로 나눠 개인은 9.1㎞, 가족은 7.6㎞의 능선을 타고 넘는다. 정해진 코스를 짧은 시간에 완주한 참가자에게는 부문별로 1·2·3위 순위를 가려 우승패와 상금을 준다. 등반대회는 자연보호운동을 겸해 열리기 때문에 출발전 지급받은 산 흙을 뿌리가 훼손된 나무 등에 뿌리고 돌아와야 한다. 참가자에는 식수와 함께 흙 2㎏이 든 배낭을 준다.가족캠핑과 등반대회는 행사 진행을 위해 사전에 인터넷 홈페이지(www.samgak.or.kr)를 통해 다음달 1일부터 22일 사이에 접수해야 한다. 참가비는 가족캠핑 1만원, 등반대회 개인 1만 5000원,3인 이상 2만원이다. 강북구 관계자는 “산악문화제는 1993년 산악마라톤대회에서 출발한 행사로 국내 산악인이나 주한미군 사이에서도 잘 알려진 행사”라고 소개했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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