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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호준의 시간여행] 연탄, 검은 보석의 빛과 그림자

    [이호준의 시간여행] 연탄, 검은 보석의 빛과 그림자

    1960~80년대, 그런 날들이 있었다. 학교 교실이 심연(深淵) 같은 슬픔 속으로 잠기는…. 지각 한 번 하지 않던 친구의 자리가 빈 날도 그런 날이었다. 선생님은 젖은 목소리로 친구가 다시는 학교에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전해 줬다. 연탄가스 중독이었다. 신문에서는 겨울이 되면 거의 날마다 ‘연탄가스 중독으로 일가족 사망’과 같은 뉴스를 실었다. 천사 같던 연탄이 악마가 되는 순간이었다. 1960년대 이후 연탄의 급격한 보급 확대는 일종의 생활혁명이었다. 나무를 베어 내고 바닥을 긁어 내서 늙은 낙타의 잔등이처럼 헐벗은 산들은 갈수록 땔감을 공급하는 데 인색해졌다. 나라에서는 홍수 방지 등을 내세워 땔감 채취를 금했다. 그 상황에서 유일한 대안이 연탄이었다. 연탄은 하루 종일 방을 따뜻하게 해줬고 아무 때나 밥을 하고 국을 끓일 수 있는 매력적인 연료였다. ‘검은 보석’이라고 불릴 만했다. 무연탄은 화력도 좋고 값도 비교적 싼 편이었지만, 서민들에게 연탄 값은 그리 만만치 않았다. 한두 장씩 사다 쓸 수밖에 가난한 사람도 많았다. 저녁 무렵 새끼줄에 연탄을 꿰어 들고 골목길을 올라가는 가장의 등 굽은 뒷모습을 보는 건 흔한 일이었다. 불편한 점도 꽤 많았다. 제때 갈아만 주면 백날이라도 곁을 지키지만, 깜박 시간을 놓치면 냉정하게 꺼져 버렸다. 한번 달궈지면 밤새 따뜻한 구들장과 달리 얇디얇은 시멘트 방바닥은 금세 식어 버렸다. 새벽녘 연탄불이 꺼진 뒤 아이들은 이불 속에서 바들바들 떨고 번개탄을 파는 가게 문은 안 열리고, 주부들의 가슴이 새까맣게 타 들어가기 일쑤였다. 정말 무서운 것은 연탄가스 중독, 즉 일산화탄소 중독이었다. 한밤중에 쥐도 새도 모르게 목숨을 앗아가는 연탄가스는 말 그대로 ‘검은 사신(死神)’이었다. 연탄가스 중독은 연탄이 불완전 연소할 때 생기는 일산화탄소가 체내에 흡입되면서 산소 부족에 의해 일어나는 질식과 그에 따른 사망을 말한다. 1980년대 초반, 1년에 18만여명이 연탄가스 중독으로 의식을 잃고 그중 40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기록도 있다. 연탄가스가 주로 새어 들어오는 곳은 방구들의 갈라진 틈새였다. 날림으로 지은 열악한 주택 환경이 원인이었다. 당연히 도시 영세민의 희생이 가장 많았다. 국내에서 연탄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대한제국 시절 일본인에 의해서라고 한다. 1960년대는 연탄산업의 전성기였다. 1963년 말에는 국내 연탄공장이 400여개에 달할 정도였다. 하지만 영원히 서민들과 함께할 것 같았던 연탄도 세월을 비껴가지는 못했다. 기름보일러가 보급되고 집집마다 도시가스 같은 연료를 쓰게 되면서 석탄 소비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아울러 연탄을 쓰는 가정이 감소하고 주택 환경이 개선된 데다 고압산소기 등 의료장비가 발달하면서 연탄가스 사망도 크게 줄었다. 그렇다고 연탄이 아주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달동네에서는 여전히 ‘생존 연료’로 독거노인들 곁을 지키고, 난방비가 부담스러운 많은 가정이 연탄보일러로 겨울을 나고 있다. 농촌의 비닐하우스나 ‘연탄구이집’에서도 연탄은 소중한 연료다. 그러고 보면 연탄의 시대는 막을 내렸을지 몰라도, 연탄으로 상징되던 고난의 시대는 계속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지금도 찬바람 기웃거리는 어느 골목에는 내 가난한 어머니와 내 아픈 형제들이 기침을 깨물며 하얗게 탄 서러움을 연탄재처럼 쌓아 가고 있을지도….
  • “소금 너무 많이 먹으면 치매 걸릴 위험 커져”(연구)

    “소금 너무 많이 먹으면 치매 걸릴 위험 커져”(연구)

    소금을 너무 많이 먹으면 치매의 일종인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 웨일코넬 의대 연구진은 쥐 실험을 통해 짜게 먹는 습관이 뇌 혈류량을 줄여 뇌세포(뉴런) 활동 감소로 이어져 인지 기능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네이처 신경과학’ 최신호(15일자)에 발표했다. 연구를 이끈 콘스탄티노 라데콜라 박사는 이런 영향은 우리 인간에게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8주 된 다 자란 쥐들을 대상으로 싱거운 저염식(0.5% 소금물과 먹이)과 이보다 8~16배 염분이 많은 고염식을 4~24주 동안 각각 제공했다. 그리고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를 사용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뇌의 혈류량과 혈액 속 혈구 수를 측정해 비교했다. 그 결과, 단 몇 주 만에 고염식을 먹은 쥐들의 혈관을 둘러싼 내피세포는 기능 장애를 일으켰고 뇌로 가는 혈류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화기관도 소금에 면역 반응을 보였는데 TH17로 알려진 면역세포의 수가 늘어 IL-17로 불리는 전(前)염증 화학물질의 수치 역시 높아졌다. 이 물질은 내피세포에 손상을 주며 이때 일어나는 화학 반응은 일산화질소를 억제한다. 일산화질소는 혈관 이완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며 해마가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는 데 필요하고 인지 기능에도 중요하다. 일산화질소가 부족하면 뉴런은 기능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이다. 고염식 섭취로 혈액 혈장에서 IL-17이 증가하면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뇌혈관계에 손상을 유발해 행동 장애로 이어진다. 라데콜라 박사는 “정상적인 인지 기능이 적절히 잘 조절된 혈류가 필요하다. 뉴런은 아이처럼 까다로워 영양 공급은 오직 포도당과 산소만을 원한다”면서 “두 공급원이 원활하지 않으면 뉴런도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연구진은 쥐들이 새로운 물체를 찾는 행동 검사를 시행했는데 고염식을 먹은 쥐들은 제대로 된 수행 능력을 보이지 못했다. 라데콜라 박사는 “3개월쯤 지나자 쥐들은 치매에 걸렸다. 쥐들은 호기심이 강해 새로운 것을 찾으려 하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상적인 식별 능력을 잃었다”면서 “케이지에 넣고 조용한 장소를 찾는 실험에서도 어디에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쥐들은 매일 같이하던 집 짓기도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인간이 짠 음식을 먹은 지 몇 개월 만에 이런 인지 장애를 보인다는 말은 아니다. 우리가 고염식을 먹더라도 최소 몇 년에서 최대 몇십 년까지 걸릴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사진 저작권: ezergil / 123RF 스톡 콘텐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아들에게 구타당해 사망한 父…“통신회사가 책임져라”

    아들에게 구타당해 사망한 父…“통신회사가 책임져라”

    정신질환자 아들에게 구타, 사망한 남성의 사건과 관련해 이동 통신망 운영 회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 유력 신문 법제완보는 쓰촨성 바중시에서 최근 발생한 68세 노부의 사망 사건과 관련, 정신 질환을 앓던 아들이 5시간에 걸쳐 부부를 폭행하는 동안 총 42차례 신고 전화한 사례에서 통신 환경을 적절하게 운영하지 못한 이동통신국이 책임져야 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지난 5일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해당 지역 이동 통신 회사 ‘중국이동통신집단’은 지난 수 년 동안 이 일대 거주민들이 제기한 통신 환경 개선 요구에도 불구, 통신 신호 보강 문제를 해결하지 않아 이 같은 사망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이번 사건은 폭행이 발생한 시각부터 약 42차례 달해 피해자 부부는 신고를 접수하고자 했으나, 관할 공안국에 전화가 연결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건으로 피해자 부부 중 아버지 A씨는 구조를 받지 못해 산소 부족으로 사망했으며, 노모는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0월 7일 오전 8시, 정신질환을 앓던 큰 아들 런 군은 피해자 부부를 구타하기 시작했는데, 폭행으로 쓰러진 피해자 부부는 같은 날 오전 9시 30분부터 약 5시간에 걸쳐 42차례 공안국에 피해 신고를 시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동 통신 신호 문제로 공안국에 피해를 접수하지 못한 해당 부부는 이후 오후 4시 30분이 돼서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고한 막내딸의 전화로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번 사건과 관련, 피해자 부부의 또 다른 아들은 “정신질환을 앓는 형은 지난 20년 전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었다”면서 “이번 사망 사건은 폭행으로 인한 사망이 아닌 적절한 통신 환경 조성에 대한 요구를 묵살한 통신회사가 전적인 책임을 져야하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통신회사 측은 "피해자의 거주 지역에는 기기를 사용하는 사용자가 매우 적고, 기지국 건설이 활성화되지 않았다, 또 그 일대에 설치된 기지국 설비는 노후된 것이 상당해 신호 상황이 저하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한 법적인 책임 소지에 대해 베이징따셩 법률회사 관계자는 “해당 이동통신사는 중국전신법(电信法)에 의거, 소비자의 불만이 접수된 이후 약 48시간 이내에 통신 설비 점검 및 교체 등의 후속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면서 “이를 근거로 해당 사망 사건 전체 책임을 이동통신사에게 청구할 수는 없지만, 이동통신사의 수신 불량 문제를 채무자와 채권자의 계약 불이행에 의한 피해 보상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부산 기장군 삼각산에 산불 15시간 만에 소강…“임야 100만㎡ 잿더미”

    부산 기장군 삼각산에 산불 15시간 만에 소강…“임야 100만㎡ 잿더미”

    새해 첫날인 1일 부산 기장군 삼각산에 난 산불이 15시간여 만에 임야 100만㎡(약 30만평)를 잿더미로 만들고나서야 불길이 잡혔다. 화재는 한밤 산 정상에서 불이 난데다 바람이 불면서 피해가 커졌다.부산소방안전본부는 2일 오후 1시 20분 기준 삼각산의 큰 불길을 잡고 잔불 정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불 신고가 들어온 지 15시간 30여분 만이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지난 1일 오후 9시 46분 삼각산(해발 469m) 정상 부근에서 불이 났다는 119 신고가 들어왔다. 곧바로 소방관들이 출동했지만, 날이 어두운 데다 산 정상까지 가는 데 시간이 걸려 당일 오후 11시 10분에야 화재 진압을 위한 진입로를 확보했다. 불은 건조한 날씨 속에 바람을 타고 산 정상에서 능선을 타고 아래쪽으로 빠르게 번졌다. 소방인력들이 주변 산으로 불이 번지는 것을 막는 작업을 밤새 벌였지만 진화작업은 헬기가 동원된 2일 아침까지 9시간 넘게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해 자칫 큰 피해로 이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됐다. 소방대원과 기장군청 공무원 등 인력 800여 명과 소방차를 비롯한 장비 53대가 출동해 불을 껐지만 역부족이었다.1일 밤 진화작업은 큰 진전이 없었다. 한밤에 난 화재라 헬기를 띄울 수 없었고 산 정상까지 거리가 먼데다 지형도 험해 소방호스를 펼쳐 불을 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람이 일일이 물을 등에 지고 산에 올라가서 불을 끌 수밖에 없었다. 밤새 진행된 진화작업은 불이 다른 곳으로 크게 번지는 것을 막는 정도였다. 화재 당시 건조한 데다 바람이 강하게 분 것도 불길을 키웠다. 산불은 헬기가 대거 동원되면서 활력이 붙었다. 2일 오전 7시쯤 소방헬기 5대를 필두로 산림청 헬기 6대, 민간 위탁 헬기 2대 등 모두 13대가 차례로 화재현장에 투입되면서 큰 불길이 잡히기 시작했다. 오전 10시쯤 80% 정도 화재를 진화한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1시 20분 잔불을 정리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경찰은 소방과 함께 화재원인을 밝히기 위해 최초 발화지점을 조사하고 화재 신고자 등을 조사할 예정이지만 화재현장 주변에 폐쇄회로(CC) TV가 없어 수사에 난항이 예상된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마취하면 머리 나빠진다? 오해와 진실

    [메디컬 인사이드] 마취하면 머리 나빠진다? 오해와 진실

    전신마취제 폐·간 등 통해 배출 전신마취로 못 깨어나는 일 없고 산소 등 원인으로 뇌 기능 손상 마취는 마취제를 투여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게 하거나 특정 부위의 감각을 없애는 의료행위입니다. 1846년 미국의 치과의사 모튼이 최초로 에테르 가스를 이용해 치아를 뽑는 무통 수술에 성공하면서 확산됐습니다. 이제 현대 의학에서 마취 없이 시행하는 수술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1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1300여곳을 분석한 결과 마취 시행 환자 172만 5000명, 진료비 6조 4000억원에 달했습니다.하지만 마취가 크게 늘어도 거부감은 여전합니다. 가장 흔한 것은 ‘마취를 하면 머리가 나빠지는 것 아니냐’는 의심입니다. 이에 대해 마취통증의학 권위자인 신양식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그야말로 오해”라고 지적했습니다. 신 교수는 “흡입마취제는 폐를 통해 뇌까지 전달된 뒤 다시 폐를 통해 거의 100% 배출된다”면서 “정맥마취제도 시간에 따라 차이가 일부 있지만 심장을 지나 뇌에 갔다가 간이나 신장에서 대부분 배출되는 것은 똑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어떤 형태의 전신마취제도 전문가가 사용하면 일정 시간 뇌기능을 억제한 뒤 완전히 회복시킬 수 있다는 것이 신 교수의 설명입니다. ●사용 뒤 배출돼 뇌기능에 영향 안 줘 대한마취통증의학회 이사인 김동원 한양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의 설명도 같습니다. 김 교수는 “전신마취에 사용하는 정맥마취제, 근이완제, 흡입마취제는 수술이 끝났다고 해서 금방 배출되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대사된다”며 “수술 뒤 하루나 이틀 정도는 약효가 미미하게 남아 평소보다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기억력이 감퇴된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지금은 사용하지 않지만 과거에 사용했던 에테르는 깨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았고 건망증과 기억력 저하 가능성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현재 사용하는 마취제 가운데 해로운 약제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부 환자는 수술 기억이 생기지 않는 것에 대해 의문을 표시합니다. 김 교수는 “환자가 수술받는 동안은 인위적으로 약제를 사용해 기억을 못 하게 유도한다”며 “환자가 고통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신마취로 깨어나지 못할 수 있다고 걱정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합니다. 신 교수는 “수술 뒤 의식이 회복되지 않는 것은 마취가 아닌 다른 원인으로 뇌세포가 기능을 잃은 것”이라며 “산소 부족 시간이 많았거나 혈중 산도나 전해질이 정상 범위를 벗어나 뇌의 생리적 기능이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상실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외부에서 폐에 산소가 적게 보내질 때나 폐 자체 부종으로 혈액으로 산소 전달을 못 하는 경우, 심장기능이 떨어져 뇌혈류가 줄어든 경우 등입니다.간혹 전신마취 중에 의료진이 환자의 의식을 깨울 때가 있습니다. 신 교수는 “심각한 환자 상태를 회복시킬 목적으로 마취 수준을 낮추거나 수술 중 특정 기능을 검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잠시 깨우는 경우가 있다”며 “그러나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감시장치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기 때문에 수술 중 우발적으로 마취에서 깨어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수술 전 금식하는 것은 마취와 관련이 있습니다. 전신마취를 유도하는 과정에 위 내용물이 역류해 기도를 막을수 있어서입니다. 신 교수는 “음식물이 위에서 장으로 넘어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성인은 8시간 내외이고 소아는 연령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의료진의 설명을 들어야 한다”며 “생후 6개월 미만은 4시간 정도만 금식해도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맑은 물은 반 컵가량 소량이면 수술 2~4시간 전까지 섭취해도 됩니다. 신생아는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울고 보챈다고 모유를 먹이면 치명적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신 교수는 “위에 모유가 들어가면 위산 분비가 많아진다”며 “전신마취를 유도할 때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구토해 폐로 들어가면 폐부종이 생겨 치명적일 수 있다. 특히 위 내용물은 산성도가 높아 폐에 화학적 화상을 입히는 것과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고 경고했습니다. ●보챈다고 수술 전 모유 먹이는 것은 금물 임신 첫 3개월은 전신마취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신 교수는 “태아의 세포 분화가 왕성하게 일어나는 시기로 마취제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부 기형아 발생 위험이 보고됐다”면서 “임신 중기 이후에는 이미 분화가 다 이뤄지고 발육하는 시기여서 기형 위험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술하기 전 환자는 평소 먹는 약물을 주치의나 마취의에게 미리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일부 약제는 마취제와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정 약물이나 식품에 심한 알레르기가 있을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김 교수는 “노인은 당뇨병이나 고혈압을 잘 조절한 뒤에 수술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항응고제 와파린은 수술 4일 전에, 플라빅스는 1주일 전에 복용을 중단해야 합니다. 금연도 필수입니다. 흡연은 폐기능과 마취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급적 수술 1주일 전에 금연하는 것이 좋습니다. 진통제는 통증을 없애는 작용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급적 최소한의 용량만 사용하고 투여 횟수도 줄여야 합니다. 신 교수는 “전신에 작용하는 진통제는 대부분 뇌의 통증 감각을 억제하는데, 단순히 통증 감각 부위만 억제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기능도 함께 억제하기 쉽다”며 “전형적인 예로 마약성 진통제는 호흡을 같이 억제하고 혈압도 떨어뜨린다”고 설명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우유자조금, 제3회 ‘우유 가치의 재발견’을 위한 포럼서 우유의 새로운 효능 발표

    우유자조금, 제3회 ‘우유 가치의 재발견’을 위한 포럼서 우유의 새로운 효능 발표

    ‘한의학 관점에서 보는 우유의 효능’,‘우유섭취와 비만의 관계’ ‘우유섭취와 세포노화의 관계’에 대해 소개 해마다 우유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를 공개하는 ‘우유 가치의 재발견’ 포럼이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이승호)는 13일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THE-K 호텔 3층 거문고 C홀에서 <제3회 ‘우유 가치의 재발견’을 위한 포럼>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올해로 3번째를 맞이한 본 포럼은 낙농가와 유업체는 물론 소비자, 유관기관, 학계, 언론 관계자 등 다양한 계층이 참석하는 가운데, 우유에 대한 새롭고 유익한 정보를 공유하며 화합할 수 있는 계기로 마련되었다. 이 포럼은 오후 1시부터 5시 반까지 진행됐다. 평소 우유에 대해 가지고 있는 궁금증과 선입견을 해소하고, 다음으로 자조금 사업으로 추진한 연구용역의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식전행사로 개회식과 ‘깨끗한 목장 가꾸기 운동’ 시상식이 열리고, 곧이어 본격적인 분야별 전문가들의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국내 대학 교수와 의학 전문가들이 연사로 나서 과학적으로 입증된 우유의 올바른 정보를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주제발표는 S앤비한의원 염창섭 원장의 ‘한의학 관점에서 바라보는 우유’, 가천대학교 강기성·이해정 교수의 ‘우유섭취와 다이어트와의 상관관계 연구’, 충남대학교 김기광 교수의 ‘우유섭취를 통한 세포노화 억제 유효성 관련 연구’ 순으로 크게 세 가지 세션이 진행됐다. 첫 번째 발표는 염창섭 원장이 나섰다. 그는 한의학 관점에서 보는 우유의 효능을 전했다. 먼저 우유는 원기회복, 장운동, 위 건강, 갈증해소에 도움을 주는 음료라 여기며 예부터 선조들이 타락죽 등 요리로 활용해 우유를 섭취하였다고 전했다. 또한, 칼슘, 단백질, 각종 비타민과 마그네슘 등이 있어 뼈와 치아 건강, 피부건강, 불면증 개선, 피로회복, 치매 예방 등에도 효과를 보여 성장치료와 피부미용 및 다이어트, 탈모 환자들에게 우유를 섭취할 것을 적극 권장했다. 그리고 강기성·이해정 교수팀의 발표가 이어졌다. 교수팀은 ‘우유섭취와 다이어트와의 상관관계 연구’를 주제를 통해 ‘청소년의 우유 섭취와 복부비만 유병률’, ‘우유 섭취와 대사증후군 발생률’, ‘우유 섭취와 인슐린 저항성 증후군’, ‘우유 섭취와 비만의 위험도’ 등 세부적인 선행 연구결과를 먼저 소개한 후, 이어서 2개월 동안 실제 진행한 ‘우유·비만 중재연구’ 인체적용 중재연구 결과 값을 발표했다. 그 결과, 우유를 포함한 다이어트 식단을 제공한 집단(이하 우유군)이 일반 다이어트 식단을 제공한 집단(이하 대조군)보다 상대적으로 체중과 체질량 지수(BMI)가 낮았고, 영양소 섭취량에 있어서도 단백질 손실이 적고, 칼슘, 리보플라빈 등의 수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우유를 섭취함으로써 부족할 수 있는 영양소가 채워지는 건강한 다이어트가 가능함을 입증했다.마지막으로 김기광 교수의 발표가 진행됐다. 그는 우유에 들어있는 알파-카제인과 베타-락토글로블린, 비타민 E 등의 성분이 노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세포 스트레스, 활성산소, 근육 약화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김 교수는 “우유의 다양한 성분이 세포 노화를 억제하고, 근육 분화를 촉진하며, 세포 스트레스를 완화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며, “우유는 성장기 청소년뿐만 아니라 고령층, 노화 예방을 원하는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대의 건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올해 3번째를 맞이한 포럼에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 뜻 깊었다. 자리에 참석해 주신 분들도 통해 평소 우유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고 우유의 효능과 올바른 정보를 제대로 배운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하며, “이번 연구결과 발표 내용은 앞으로 펼칠 우유 소비촉진 홍보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걸을 때마다 종아리 아프면 의심… 방치 땐 심근경색증·뇌졸중 위험

    걸을 때마다 종아리 아프면 의심… 방치 땐 심근경색증·뇌졸중 위험

    진행될수록 걷는 거리 짧아져 혈관 안쪽서 동맥경화 일으켜계단을 올라갈 때마다 종아리가 아파 중간에 쉬어야 하는 이들이 있다. 누워 있거나 앉아 있을 때는 아무렇지 않다가도 걷기 시작하면 종아리가 불편해지고 계속 걸으면 종아리가 터질 것처럼 아파 잠시 쉬어야 하는 증상을 ‘하지파행’이라고 부른다. 11일 김철 인제대 상계백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의 설명으로 하지파행의 원인과 대책을 알아봤다. Q. 하지파행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나. A. 초기에는 아주 많이 걸어야 통증이 나타나고 그 통증도 못 참을 정도로 심하지는 않아 비교적 장거리 보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병이 진행되면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점점 짧아져 걷다가 너무 아파 곧 쉬게 된다. Q. 하지동맥질환이 주요 원인이라는데. A.하지동맥질환은 다리로 가는 동맥이 동맥경화증에 의해 막히는 것으로 협심증과 심근경색증, 뇌경색과 같은 질환이라고 보면 된다. 막히는 혈관이 어디냐에 따라 다른 병처럼 보일 뿐이다. 당뇨병과 고혈압, 흡연, 고지혈증, 운동 부족,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혈관 안쪽에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혈액순환을 막아 필요한 곳에 혈액 공급이 중단되는 것이다. 가만히 있을 때는 종아리 근육이 적은 양의 혈액만 공급받아도 되지만 걸으면서 근육 운동을 하면 더 많은 산소와 영양분이 필요해진다. 따라서 추가로 필요한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종아리 근육에 통증이 생긴다. 협심증 때문에 가슴 통증이 일어나는 것과 같은 원리다. Q. 하지동맥질환은 어떤 특징이 있나. A. 이 병은 발목에서 맥박을 잡았을 때 약하거나 잡히지 않으면 의심해 볼 수 있다. 발이 차고 심한 경우 시퍼렇게 색이 변하기도 한다. 예비검사로 발목과 팔에서 혈압을 측정해 두 값을 나누어 보면 쉽게 진단이 가능하다. 확진은 다리 혈관에 조영제를 주사하고 엑스레이를 찍는 ‘동맥조영검사’로 가능하다. 혈관이 거의 다 막히면 풍선확장술과 스텐트삽입술로 치료할 수 있다. 당뇨병과 고혈압, 고지혈증에 대한 약물치료와 식이요법을 병행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금연을 실천해야 한다. 이 병은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데, 훗날 이 병이 심근경색증이나 뇌졸중으로 연결될 위험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Q. 하지파행의 다른 원인은. A. 허리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이 요추 안쪽에서 압박을 받아 다리 쪽에 신경통이 생기는 것을 척추협착증이라고 한다. 중추신경인 척수가 지나가는 척추관이 노화로 좁아지면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다발이 압박을 받아 신경통이 생긴다. 이 질환은 자세에 따라 통증이 다르다는 특징이 있다. 앉아 있을 때보다 서 있을 때 요추 안쪽 신경 압박이 더 심해지고 특히 서서 허리를 펴고 걸을 때 신경 압박이 가장 심하다. 따라서 허리를 구부리고 걸으면 통증이 다소 완화되고 허리를 구부리고 앉아서 쉬면 증상이 사라진다. 보통 다리 신경의 혈액순환을 좋게 해 주는 약물을 투여하고 자세 교육과 통증 완화를 위한 치료를 하면 좋아진다. 하지만 척추관이 너무 많이 좁아지면 수술을 해야 한다. Q. 두 질환을 예방하려면. A. 하지파행을 예방하려면 혈관을 건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파워워킹과 조깅, 자전거, 수영, 테니스 등 약간 숨이 찰 정도의 유산소 운동을 1회 1~2시간씩, 1주일 4회 이상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연과 절주, 저지방식도 필요하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와우! 과학] 아가미로 숨쉬고 영양분도 흡수… ‘슈퍼 빌런’ 게 발견

    [와우! 과학] 아가미로 숨쉬고 영양분도 흡수… ‘슈퍼 빌런’ 게 발견

    과학자들이 갑각류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아가미를 통해서도 양분을 흡수할 수 있는 게를 찾아냈다. 그 주인공은 캐나다 서부 해안을 비롯한 전 세계 해안가에서 볼 수 있는 게인 녹색 해안 게(green shore crab, 학명 Carcinus maenas)이다. 녹색 해안 게는 캐나다 해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점을 생각하면 본래 이 환경에 적응해서 진화한 토착종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외래 침입종이다. 수십 년 전 캐나다 서부 해안에 처음 등장한 이후 썰물과 밀물 때 염도 변화가 심하고 산소도 부족한 환경에 놀랄 만큼 잘 적응해 순식간에 개체 수를 늘렸다. 과학자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알기 위해 이 게를 연구했다. 앨버타 대학의 연구팀은 낮은 산소 환경에서도 효과적으로 가스를 교환하는 9쌍의 아가미를 연구하던 중 예상치 못한 사실을 발견했다. 이 아가미가 류신(leucine) 같은 아미노산을 흡수하는 능력이 있었던 것이다. 쉽게 말해 아가미로 숨도 쉬고 영양분도 흡수할 수 있다. 이는 갑각류에서는 처음 발견되는 능력이다. 연구의 리더인 탐진 블루웨트는 이 게가 낮은 산소와 극심한 염도 변화에서도 안정적으로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능력인데, 여기에 더해 영양분까지 흡수할 수 있는 아가미까지 지녀 해양계의 슈퍼 히어로 내지는 슈퍼 빌런(Superhero or Supervillain)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갑각류와 비교하면 사실상 초능력을 지닌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이야기다. 물론 외래 침입종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생태계의 슈퍼 빌런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의문점은 남아 있다. 바닷물 속의 아미노산 농도가 낮은 점을 감안하면 이 능력이 과연 얼마나 생존에 도움이 되는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양분을 아가미를 통해 흡수하는지 알아내는 연구도 필요하다. 그리고 혹시 이런 초능력을 지닌 갑각류가 훨씬 많은데 우리가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확인도 필요하다. 항상 그렇듯이 과학적 발견은 새로운 질문을 불러일으킨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와우! 과학] 아가미로 숨쉬고 영양분도 흡수… ‘슈퍼 빌런’ 게 발견

    [와우! 과학] 아가미로 숨쉬고 영양분도 흡수… ‘슈퍼 빌런’ 게 발견

    과학자들이 갑각류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아가미를 통해서도 양분을 흡수할 수 있는 게를 찾아냈다. 그 주인공은 캐나다 서부 해안을 비롯한 전 세계 해안가에서 볼 수 있는 게인 녹색 해안 게(green shore crab, 학명 Carcinus maenas)이다. 녹색 해안 게는 캐나다 해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점을 생각하면 본래 이 환경에 적응해서 진화한 토착종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외래 침입종이다. 수십 년 전 캐나다 서부 해안에 처음 등장한 이후 썰물과 밀물 때 염도 변화가 심하고 산소도 부족한 환경에 놀랄 만큼 잘 적응해 순식간에 개체 수를 늘렸다. 과학자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알기 위해 이 게를 연구했다. 앨버타 대학의 연구팀은 낮은 산소 환경에서도 효과적으로 가스를 교환하는 9쌍의 아가미를 연구하던 중 예상치 못한 사실을 발견했다. 이 아가미가 류신(leucine) 같은 아미노산을 흡수하는 능력이 있었던 것이다. 쉽게 말해 아가미로 숨도 쉬고 영양분도 흡수할 수 있다. 이는 갑각류에서는 처음 발견되는 능력이다. 연구의 리더인 탐진 블루웨트는 이 게가 낮은 산소와 극심한 염도 변화에서도 안정적으로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능력인데, 여기에 더해 영양분까지 흡수할 수 있는 아가미까지 지녀 해양계의 슈퍼 히어로 내지는 슈퍼 빌런(Superhero or Supervillain)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갑각류와 비교하면 사실상 초능력을 지닌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이야기다. 물론 외래 침입종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생태계의 슈퍼 빌런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의문점은 남아 있다. 바닷물 속의 아미노산 농도가 낮은 점을 감안하면 이 능력이 과연 얼마나 생존에 도움이 되는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양분을 아가미를 통해 흡수하는지 알아내는 연구도 필요하다. 그리고 혹시 이런 초능력을 지닌 갑각류가 훨씬 많은데 우리가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확인도 필요하다. 항상 그렇듯이 과학적 발견은 새로운 질문을 불러일으킨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3명 갇혀 있어요…너무 추워, 2시간 지났는데…숨이 차요”

    11회 통화… 해경 녹취록 공개 인천 옹진군 영흥도 낚싯배 전복사고 당시 ‘에어포켓’에서 구조된 생존자들의 절박한 구조요청 상황이 담긴 녹취록을 7일 해경이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뒤집힌 배 안의 에어포켓에서 2시간 43분간 버티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생존자들의 절실함이 그대로 담겨 있다. 낚싯배 선창1호(9.77t급)가 급유선 명진15호(366t급)에 들이받혀 뒤집힌 것은 지난 3일 오전 6시 5분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배가 순식간에 뒤집혔지만, 다행히 조타실 아래 작은 선실은 윗부분이 완전히 물에 잠기지 않아 숨을 쉴 수 있는 에어포켓이 형성됐다. 이곳에 있던 낚시객 심모(31)씨와 친구 2명은 이때부터 애타게 구조의 손길을 기다렸다. 심씨는 6시 9분 112에 신고한 뒤 계속 “빨리 좀 와주세요”라며 다급하게 구조를 요청하다가 6시 32분 7차 통화 후 자신의 위치를 담은 GPS 화면을 해경 휴대전화로 전송했다. 심씨는 6시 42분 해경 영흥파출소 구조대가 현장에 처음 도착한 이후 더욱 구체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알렸다. 그는 6시 53분 8차 통화에서 “3명이 갇혀 있어요, 선수 쪽으로 와서 구해 주세요”라고 구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영흥파출소 고속단정(리브보트)에는 수중 수색구조 능력을 갖춘 대원이 없었고, 심씨는 더욱 초조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심씨는 7시 12분 10차 통화에서 “저기요, 잠수부 불러야 해요”라며 “숨이 안 쉬어져요”라고 호흡 곤란을 호소하기도 했다. 마침내 수중구조 능력을 갖춘 평택구조대가 7시 17분, 인천구조대가 7시 33분 속속 도착하며 수중구조 작업은 7시 36분 시작됐다. 그러나 해경 구조대가 이들이 있는 선실로 접근하기는 쉽지 않았다. 선창1호 선주가 알려준 대로 선박 후미로 진입했지만, 그물과 낚싯줄이 뒤엉켜 있어 진입로 확보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구조가 계속 지연되자 심씨는 7시 42분 11차 통화에서는 “빨리 좀 (구조대) 보내 주세요”, “1시간 반 됐는데”, “너무 추워”라며 오랜 기다림에 지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신고한 지 2시간이 지난 후에도 구조되지 않자 “우리 좀 먼저 구해 주면 안 돼요”, “숨이 차요. 숨이”라며 고통을 호소했다. 해경은 물이 빠지는 시점이어서 물이 더 차진 않을 것이라며 심씨 일행의 심리적 안정을 도왔다. 결국 오전 8시 48분 인천구조대는 심씨 일행 3명을 차례로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사고 발생 시간으로부터 2시간 43분이 지난 시점이었다. 심씨는 “산소가 점점 부족해지며 숨이 계속 차올라 친구들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구조대를 기다리기로 했다”고 급박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해경이 이날 공개한 녹취록은 심씨와 해경 상황실 간 모두 11차례 통화(90분) 중 수사와 관련이 있는 통화 내용을 제외한 6차례의 통화다. 해경은 사고 지점을 파악하지 못해 신고자에게 계속 위치를 물어 봤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사실이 아니라며 녹취록을 공개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숨이 안 쉬어져요…너무 추운데 빨리 좀” 낚싯배 생존자 녹취록

    “숨이 안 쉬어져요…너무 추운데 빨리 좀” 낚싯배 생존자 녹취록

    인천 영흥도 낚싯배 추돌 사고 당시 선실 ‘에어포켓’에서 2시간여를 버티다가 구조된 생존자의 절박한 구조 요청 상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됐다.7일 공개된 이 녹취록에는 뒤집힌 배에서 2시간 43분을 버티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생존자들의 절실함이 그대로 담겨 있다. 낚싯배 선창1호(9.77t급)가 급유선 명진15호(366t급)에 들이받혀 뒤집힌 것은 3일 오전 6시 5분.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배가 순식간에 뒤집혔다. 다행히 조타실 아래 작은 선실 윗부분에 완전히 물에 잠기지 않아 숨을 쉴 수 있는 ‘에어포켓’이 형성됐고, 낚시객 심모(31)씨와 친구 2명은 이곳에서 애타게 구조의 손길을 기다렸다. 심씨는 “빨리 좀 와주세요”라며 다급하게 구조를 요청하다가 6시 32분 7차 통화 후 자신의 위치를 담은 GPS 화면을 해경 휴대폰으로 전송했다. 심씨는 잠수 수색구조 능력을 갖춘 평택구조대가 도착하기 5분 전인 7시 12분 10차 통화에서는 “숨이 안 쉬어져요”라고 호흡 곤란을 호소했다. 수중 수색작업이 시작된 뒤인 7시 42분 11차 통화에서 심씨는 “빨리 좀 보내 주세요…”, “1시간 반 됐는데…”, “너무 추워…”라며 오랜 기다림에 괴로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해경은 물이 빠지는 시점이어서 물이 더 차진 않을 것이라며 심씨 일행의 심리적 안정을 도왔다. 실제로 심씨 일행이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몸이 계속 물에 잠겨 있진 않았기 때문이다. 사고 당시 수온은 10.5도로 국제해상수색구조매뉴얼(IAMSAR)에 따르면 익수자의 생존 예상시간은 3시간 미만이다. 만일 이들이 선반 위로 몸을 피하지 못하고 계속 물에 잠겨 있었다면 저체온증으로 최악의 경우를 맞이할 수도 있었다. 마침내 오전 8시 41분 선체 외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구조대와 심씨 일행이 마주쳤다. 심씨는 배를 마구 두들기며 필사적으로 구조를 요청했다. 인천구조대는 오전 8시 48분 심씨 일행 3명을 차례로 구조했다. 사고 발생 시각으로부터 2시간 43분이 지난 시점이다. 심씨 일행 구조에 시간이 장시간 소요된 것은 선창1호 선주가 알려준 대로 선박 후미를 통해 진입했지만, 그물과 낚싯줄이 뒤엉켜 있어 진입로를 확보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씨 일행이 있는 곳으로 가는 길에 다른 낚시객들의 시신도 다수 발견돼 접근하는데 시간이 계속 소요됐다. 7시 43분 시신 3구를 인양했고, 8시 7분에는 시신 2구를 추가로 인양했다. 수색 당시에는 시신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생존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을 수 있으므로 한 구 한 구 조심스럽게 배 밖으로 건져 올렸다. 하부 선실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심씨 일행의 가슴은 터질 듯 타들어만 갔다. 심씨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칠흑 같은 어둠과 차가운 바닷물이 목까지 찬 상태에서 해경 구조대가 오기만을 기다렸다”며 “산소가 점점 부족해지며 숨이 계속 차올라 친구들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구조대를 기다리기로 했다”고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말했다. 초조한 심경은 해경 구조대도 마찬가지였다. 이상현 인천구조대장은 “뒤집힌 배 위에 올라 바닥을 두들기며 생존자들과 계속 신호를 주고받았다”며 “빨리 구조해야 하는데 조류가 강하고 물이 탁한 데다 낚싯줄이 뒤엉켜 있어 진입로와 퇴로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심씨 일행은 기적같이 살아 돌아왔다. 반면 조타실 뒤 큰 선실에 머물던 낚시객 상당수는 다른 운명을 맞았다. 선창1호 승선원 22명 중 생존자는 7명, 사망자는 15명이다. 해경이 이날 공개한 녹취록은 심씨와 해경 상황실 간 총 11차례 통화 중 수사와 관련이 있는 통화내용을 제외한 6차례의 통화다. 해경은 사고 지점을 파악 못 해 신고자에게 계속 위치를 물어봤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녹취록을 공개했다. 해경이 사고 초기에 정확한 사고 지점을 몰랐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 인천VTS는 급유선 명진15호 선장의 신고를 받고 6시 8분 해경 구조정에 ‘영흥대교 남단 3번 부이 부근, 해점은 37도 14분 22초, 126도 29분 24초’라고 전파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낚싯배 전복’ 에어포켓 생존자 증언 “바닷물이 목까지 차올라”

    ‘낚싯배 전복’ 에어포켓 생존자 증언 “바닷물이 목까지 차올라”

    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급유선과 충돌해 뒤집힌 낚싯배에서 ‘에어포켓’ 덕분에 목숨을 건진 생존자들의 증언이 나왔다. 생존자들은 “물이 차갑고 산소가 부족한 것도 힘들었지만, 이대로 죽는 걸 기다려야 한다는 두려움이 가장 견디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에어포켓은 배가 뒤집혔을 때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한 공기가 배 안에 남아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지난 3일 오전 6시 5분(해경 신고 접수 시간) 옹진군 영흥도 남서방 1마일 해상에서 366t급 급유선 ‘명진15호’가 9.77t급 낚싯배 ‘선창1호’를 들이받아 선창1호 승선원 22명 중 13명이 사망했고 2명은 실종 상태다. 나머지 7명은 가까스로 구조됐다. 생존자 심모(31)씨와 이모(32)씨, 정모(32)씨 등 3명은 뒤집힌 낚싯대의 조타실 안에 형성된 에어포켓에서 무려 2시간 43분 동안 사투를 벌인 끝에 구조됐다. 심씨 일행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생사의 갈림길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당시 상황을 힘들게 떠올렸다. 심씨는 이씨와 정씨 등 친구 2명과 함께 사고 당시 선창1호 조타실 아래 작은 선실에 있었다. 10여명이 한꺼번에 머무를 수 있는 선실은 이미 다른 낚시객들로 꽉 차 어쩔 수 없이 조타실 아래쪽 쪽방 같은 선실에 머물렀다. 사고는 출항한 지 5분도 채 되지 않아 발생했다. 갑자기 ‘쿵’ 소리가 나며 순식간에 배가 뒤집혔다고 한다. 심씨는 “배가 뒤집히고 잠시 후 전등이 나가면서 깜깜해졌다”면서 “낚싯배 밖으로 나가려는데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어 방수가 되는 스마트폰을 사용해 경찰(112)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심씨 일행이 있던 작은 선실에는 배가 완전히 침몰하기 전 물에 잠기지 않아 에어포켓이 남아 있었다. 이들은 칠흑 같은 어둠과 차가운 바닷물이 목까지 찬 상태에서 해양경찰 구조대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산소가 점점 부족해지며 숨이 계속 차올랐다. 말을 하면 산소가 더 빨리 닳을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구조대를 기다리기로 했다. 하지만 구조대와의 유일한 연결 채널인 스마트폰의 배터리 잔량도 점점 줄어들어 불안감은 커졌다.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위치정보시스템(GPS)의 사진을 찍어서 자신들의 위치를 구조대에 보낼 때만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등 배터리를 아꼈다. 사고 후 약 1시간 30분이 지나 물 속에 있는 다리가 점점 얼어붙는 듯한 느낌에 괴로울 때쯤 다행히 썰물로 물이 더 빠지며 배에 공기가 좀 더 공급됐고, 3명이 모두 올라갈 수 있는 선반도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심씨는 “산소가 소진돼 답답할 때쯤 다행히 다시 숨을 좀 쉴 수 있게 됐다”면서 “밖에 햇빛도 보여 어떤 상황인지 보다가 해경 대원들을 보고 ‘여기 사람 있다’고 외쳤고 그때 구조됐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들이 뒤집힌 배 안에서 3시간 가까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몸이 계속 물에 잠겨 있지는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사고 당시 수온은 10.5도로, 국제해상수색구조매뉴얼(IAMSAR)에 따르면 익수자의 생존 예상시간은 3시간 미만이다. 만일 이들이 선반 위로 몸을 피하지 못하고 계속 물에 잠겨 있었다면 저체온증으로 최악의 경우를 맞이할 수도 있었다. 이들은 현재 병원에서 계속 치료 중이지만 건강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씨 일행은 기적과 같이 살아 돌아왔지만, 조타실 뒤 큰 선실에 머물던 낚시객 상당수는 다른 운명을 맞았다. 이씨는 “뒤쪽 큰 선실은 낚싯배가 전복한 뒤 곧바로 물이 다 차올랐을 것”이라면서 “사고 직후 큰 선실 쪽에서는 살려달라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고 했다. 이씨는 “돌아가신 분들이 참 안 됐다”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LG전자, 국경 넘은 헌혈… 이웃 돕는 기부

    LG전자, 국경 넘은 헌혈… 이웃 돕는 기부

    LG전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취지에서 해마다 헌혈 캠페인을 진행한다. 동참하는 임직원의 숫자만큼 회사가 기부하는 행사로 지난 13년간 1만여명이 참여한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이다.LG전자는 이달 한 달간 국내 사업장과 해외 법인에서 동시 헌혈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서울·평택·창원·구미 등 국내 사업장 10곳과 미국·이란·멕시코·러시아·카자흐스탄·인도 등 해외 사업장 10곳 등에서 함께 행사를 진행 중이다. LG전자 임직원이 헌혈하면 회사가 1명당 1만원씩 기부를 한다. 또 임직원이나 고객이 LG전자 블로그(social.lge.co.kr), 트위터(twitter.com/LGElectronics), 페이스북(facebook.com/theLGstory) 등에 응원 메시지나 인증 사진을 남기면 역시 한 건당 1000원을 추가로 기부한다. LG전자는 캠페인에서 모은 기부금 전액을 푸르메재단과 대한사회복지회에 전달할 계획이다. 전달된 기부금은 특이 질병이나 장애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위해 사용된다. 올해는 척추 측만 등 장애가 있는 은진(이하 가명·6살)이가 도움을 받게 된다. 은진이는 관절이 잘 자라지 않고, 발바닥이 안쪽으로 기울어져 있으며 간질도 앓고 있다. 올해 지원금으로 은진이는 발목뼈 수술을 받는다. 지난해는 은지(7살)와 지후(5살)가 도움을 받았다. 태어날 때 엄마의 산소 부족으로 뇌백질 이상을 안고 태어난 은지는 약물과 언어치료 등을 받고 있다. 또 뇌성마비와 삼킴 장애를 앓던 지후도 치료를 받으면서 차차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러시아 법인의 헌혈 행사에는 유명 축구 선수들이 참여할 정도로 성황이었다”면서 “일반 시민이 헌혈을 한 뒤 인증 사진만 올려도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는 만큼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출산 중 기억장애…13세로 되돌아간 22세 여성

    출산 중 기억장애…13세로 되돌아간 22세 여성

    22세 여성은 그토록 원하던 둘째 아이를 가졌지만, 출산 중 심정지 상태에 빠져 뇌출혈까지 일으켰다. 가까스로 의식을 찾았지만 기억이 부분적으로 상실돼 13세 소녀 시절로 되돌아가고 말았다. 영국 일간 미러 등 외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은 영국 웨일스 남부 권트 쿰브란에 사는 섀넌 에버렛. 그녀는 결혼을 약속한 예비 신랑 이오안과의 사이에 첫 딸 미카(3)를 두고 있지만, 아이를 한 명 더 낳길 원했다. 4번의 유산 끝에 겨우 임신에 성공한 그녀는 정기 검진에서 태아가 예정일보다 작은 데다가 갑자기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약혼자 이오안, 그리고 어머니 니콜라(46)와 함께 병원을 방문했다. 그런 섀넌을 진찰한 담당 의사는 이미 그녀의 자궁 입구가 약 2㎝ 열려있는 상태를 확인하고 출산 준비에 들어갔다. 다음날 오후 11시쯤 자궁 입구가 더 열리면서 섀넌은 분만실에서 드디어 출산의 순간을 맞이했다. 하지만 자정이 되기 직전 그녀의 용태가 급격히 변하면서 심장이 멈췄다. 의식불명에 빠진 그녀의 양수가 모체 혈액 안으로 유입돼 폐동맥 고혈압과 호흡 순환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양수 색전증 증상을 보였다. 불행 중 다행으로 아들로 확인된 둘째 아이는 무사히 태어났다. 그렇지만 의사들은 섀넌을 죽음 직전에서 회복시켰을 때 뇌출혈이 있어 섀넌은 깨어났을 때 기억 장애를 보였다. 자신이 임신하고 출산한 사실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고 첫 딸 미카와 약혼자 이오안까지도 모두 그녀의 기억에서 사라진 것이다. 심지어 뇌 손상은 그녀의 시력에도 영향을 줘 앞이 거의 보이지 않고 움직이는 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태가 됐다고 한다. 섀넌은 6주 동안 입원한 끝에 겨우 퇴원했지만, 휠체어 신세를 져야 해 친정으로 돌아가 어머니 니콜라의 간호를 받고 있다. 섀넌은 기억이 13세 시절로 되돌아가 니콜라를 보고 “엄마”라고 부르고 집이 어디냐고 물으면 13세 때 가족과 살았던 주소를 답했다. 둘째 아이의 탄생으로 기쁨도 잠시 갑작스러운 비극에 사로잡혔다. 섀넌의 친정에서 버스로 30분 거리에 사는 이오안은 아이들을 데리고 자주 찾아가 섀넌에게 아이의 비디오를 보여주는 등 그녀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의 기억 대부분은 아직 돌아오지 않아 현재 병원을 왔다 갔다 하며 식사하는 방법이나 걸음걸이 등 기본적인 생활에 필요한 물리 치료를 받고 있다. 섀넌의 9세 막내 여동생 에비도 생후 6일째 산소 부족으로 지체 장애가 있다고 한다. 막내에 이어 섀넌의 간호까지 맞게 된 니콜라는 “우리 집은 이미 휠체어에 적합하게 돼 있으므로 이오안과 손주들의 집을 근처로 옮겨주고 싶다. 그러면 섀넌이 최대한 많은 시간을 아이들과 보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점에서 섀넌이 갓 태어난 둘째 아들을 돌보는 것은 어렵지만 가족의 노력은 물론 섀넌 자신도 최대한 긍정적으로 살려고 애쓰고 있다. 그런 딸의 모습에 니콜라는 “할아버지가 ‘잘하고 있다’고 말을 건넨 적이 있었는데, 새넌은 ‘아이들이 있으니까’라고 답했다. 적지만 딸의 기억이 되돌아왔는지도 모른다”면서 “퇴원한 지 몇 주는 정말 힘들었지만 섀넌은 아주 완벽히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병원에서 섀넌이 치료를 받을 때 이오안에게 ‘딸의 곁을 떠나도 비난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그는 ‘섀넌을 사랑한다. 떠나다니 당치도 않다. 결혼하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딸이 회복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그녀라면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현재 가족은 섀넌을 위해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저스트기빙’을 통해 병원비에 필요한 기부금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 소식을 접한 사람들에게서 “안타깝다. 빨리 회복했으면 좋겠다” “섀넌 가족에게 행운이 찾아오길”이라는 격려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생후 8일 아기, 엄마와 소파에서 자다 숨진 이유

    생후 8일 아기, 엄마와 소파에서 자다 숨진 이유

    생후 8일 된 신생아가 엄마와 함께 소파에서 잠들었다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뒤늦게 알려졌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의 24일 보도에 따르면, 첼시 러브(24)는 지난해 10월 아들 레오를 출산한 뒤 집에 돌아왔다. 레오가 생후 8일째 되던 날, 첼시는 아들과 함께 소파에 누워있다 잠이 들었다가 남편의 비명소리에 깜짝 놀라 눈을 떴다. 아들은 이미 얼굴과 몸이 새파랗게 변해 있었고, 곧장 병원으로 후송해 응급처치를 받게 했지만 상황은 좋아지지 않았다. 사고는 소파에서 발생했다. 레오는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온 이후 줄곧 아기 침대에서 잠을 잤지만, 이날은 첼시가 깜빡 잠이 드는 바람에 소파에서 아기 침대로 옮기지 못했다. 잠을 자는 동안 첼시가 자신도 모르게 상체 절반을 레오의 몸 위에 기댔고, 어린 레오는 엄마의 몸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결국 뇌 손상에 이르는 호흡곤란을 겼었던 것이다. 병원 의료진은 첼시의 아들이 산소 부족으로 인한 심각한 뇌 손상을 입었다고 진단했다. 첼시와 남편은 한동안 아들에게 생명유지장치를 부착했지만, 이내 가망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아이를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겠다고 마음먹었다. 결국 2016년 10월 18일에 태어난 레오는 불과 8일 만인 26일,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첼시는 “나는 그날 너무 피곤했다. 아이를 침대로 옮겨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잠이 들 줄은 몰랐다”면서 “남편의 비명 소리에 잠에서 깼을 때, 뭔가 일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가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지났지만, 이제부터는 다른 부모가 나와 같은 아픔을 겪지 않도록 돕고 싶다”고 덧붙였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 사북 석탄역사체험관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 사북 석탄역사체험관

    '연탄재 함부로 / 발로 차지 마라 / 너는 /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작, 1994) ● 사북항쟁, 80년대 민주화의 첫 불씨를 지피다. 1980년 4월 21일.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에 위치한 동원탄좌 사북광업소 소속 노동자들은 분노하였다. 60년대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가 나라 곳곳에서 진행되기 시작하였고, 이에 따른 연탄 수요의 급증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더구나 70년대에 뼈저리게 경험한 두 차례의 오일쇼크는 정부로 하여금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처의 필요성을 깨닫게 하였다. 이에 정부는 석탄산업 육성정책이라는 명목하에 전국에 산재한 탄전들에 각종 특혜를 제공하며 생산량을 끌어 올린다. 우선 강원도 정선, 태백 지역을 중심으로 이미 50년대에 채굴을 시작한 함북탄광을 따라 60년대에 문을 연 사북탄좌, 원동탄좌, 동원탄좌 사북광업소 등이 정부시책에 따라 각종 특혜를 얻는 조건으로 탄전에 노동자들을 대거 몰아 넣기 시작한다. 사북에서는 통금이라는 말 자체가 없을 정도로 정부는 탄광 산업에 온힘을 쏟아 붓고 있었다. 이 중에서 1963년도에 문을 연 동원탄좌 사북광업소는 23개 광구(3609ha)를 소유한 동양 최대 민영 탄광으로 1974년에는 석탄 100만톤을 생산하였고, 1978년에는 우리나라 석탄 생산량 1등을 차지할 정도의 거대 탄좌였다. 바로 이곳에서 일이 터지고 만다. 바로 노조 지부장이 전체광산노조에서 결정한 42.75% 임금인상 약속을 뒤로 한 채 회사 측과 20% 인상안에 합의를 한다. 결국 막장 속에서 곪을 대로 곪아버린 광부들의 열악한 처우에 대한 분노는 결국 집단 노동쟁의 형태로 표출된다. 하루 3교대 여덟 시간의 연속 노동, 4,000m까지 내려간 지하 갱 속에서 분진 마스크조차 제대로 쓰지 못할 정도의 산소 부족으로 인한 탈진상태, 더구나 대기업과 어용노조의 틈바구니에서 이중 착취로 인한 임금 동결 상태의 지속은 결국 광부들로 하여금 곡괭이와 몽둥이를 들고 사북 시내로 모여들게 만들었다. 당시 신군부가 장악한 정부는 79년 10·26 사건 이후 전국 각처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던 민주화 요구를 애써 억누르고 있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일어난 사북 광부들의 집단 항거는 맨 발등에 떨어진 불똥처럼 신군부에게는 깜짝 놀랄 일이었다. 국내 석탄 공급의 13%을 차지하던 이곳의 대규모 집단 파업은 여느 공장의 파업 형태와는 처음부터 궤를 달리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반 시민들과는 달리 격한 노동의 현장에 있던 광부들의 항거는 조직적, 집단적이었고 완력에 있어서도 이미 경찰력을 가벼이 밀어내고 있었다. 더구나 채굴을 위한 다이너마이트 수 톤이 사북 광부들의 수중에 있는 상태여서 하늘 모르던 신군부의 권력도 광부들, 정확히 말하자면 다이너마이트를 품고 있던 광부들의 눈치를 살살 볼 수밖에 없는 상태였다. 이에 신군부 측은 ‘모든 일을 없었던 것으로 한다’라는 파격적인 조건 아래 순진한 노동자 대표들과 합의를 유도하였다. 다시 광부들은 무사히 일터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순진하게' 믿었다. 2주 후 합동수사본부는 불시에 70여 명의 광부와 부녀자들을 연행하고, 이중 25명을 일반 법원이 아닌 군법회의에 회부하게 된다. 신군부는 속였고 광부들은 속았다. 이러한 사북에서 일어난 일련의 항쟁 양상들과 정부의 식언 행위는 불과 보름 뒤에 발생하였던 광주 민주화 항쟁 당시 시민군들의 대정부 항거 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아직도 뜨거운 연탄재로 남아 있는 사북 석탄역사체험관으로 가 보자. ● 밥벌이의 뜨거움을 기억하라, 석탄역사체험관으로 사북의 7, 80년대는 김훈 작가의 표현처럼 오직 '밥벌이'만이 존재한 곳이었다. 밥벌이가 목숨이라는 것을 막장에서 광부들은 몸으로 느꼈다. 그래도 밥을 벌기 위해 낯선 사북 땅에 도착한 가장들의 눈앞에 흩날리던 탄가루는 신기루였다. 그들은 고단한 운명의 검은 무게를 막장에서 매일 지고 나르며 가족들에게 밥을 먹였다. 한 시간 남짓 광차를 타고 들어간 지하 갱도 4000미터에서 도시락을 열 때마다 메이는 것은 목이 아니라 숨이었다. 물이 아니라 산소가 필요했다. 오늘 갓 막장에 들어온 신입이 펼치는 어설픈 인생의 넋두리 따위는 애당초 씨도 안 먹힐 만큼 밥벌이가 고되고 고된 곳이 탄광이었다. 그러하기에 도시 사람들이 내뱉는, 미사여구 덕지덕지 붙은 삶에 대한 관념적인 의미따위는 사북 땅에서 찾을 수 없었다. 갱도에 들어갈 때의 인원과 나올 때 인원은 늘상 달랐기에 밥벌이를 한다는 것은 호랑이 아가리에 들어가는 심정으로 탄차에 오르는 것이었다. 이러한 검은 탄가루 가득한 밥벌이도 1989년 석탄 합리화 정책을 피할 수는 없었다. 2004년 10월 31일을 끝으로 동원탄좌 사북광업소는 탄전의 마지막 갱차의 불을 껐다. 이에 광부와 주민들이 주축이 된 석탄유물보존위원회가 출범하였고, 현재 사북석탄유물보존관의 이름으로 동원탄좌의 시간들은 다시금 남게 되었다. 현재 2,900여종 36,000여점의 유물들이 폐광 당시의 모습 고스란히 남아 있기에 광부들이 지나왔던 삶의 고단함을 지금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1층에는 수 백명의 광부들의 동시에 몸을 씻던 샤워실, 보안장비실, 채탄장비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당시의 현장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사진전외 14개의 다양한 사무실이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맞이하고 있다. 또한 2층에는 광부복장체험 안전등실, 도면실, 문서자료실 외에 9개의 다양한 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야외에 나오면 광산장비전시장, 광부인차 탑승체험장, 40여년 갱속에서 나온 폐석으로 쌓아올린 인공산인 경석장, 영상실 등이 있어 반나절 훌쩍 넘는 시간을 40여 년 전 시간으로 되돌려 준다. <사북석탄역사체험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만약에 영월, 정선 지역을 방문한다면 꼭 방문하길 강력히 권유한다. 2. 누구와 함께? - 가족 단위. 나이드신 부모님이 계시다면 더더욱. 3. 가는 방법은? -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 사북리 하이원길 57-3 / 문의) 033-592-4333 4. 감탄하는 점은? - 모든 자료들. 특히 광차를 타고 들어간 갱도 체험.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위치가 험한 곳이어서 방문객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 문서전시실, 광부인차 탑승체험.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한식당 ‘운암정’(590-7631), 해장국 ‘석탄회관’(592-8233), 곤드레밥 ‘백운정’(592-2004), 고추장찌개 ‘참조은데이’(592-9233), 청국장 ‘원주식당’(592-2944) / 지역번호 (033) 8. 홈페이지 주소는? - www.jeongseon.go.kr/hb/sb/sub03_03_01_04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청령포, 김삿갓박물관, 하이원리조트 10. 총평 및 당부사항 - 국내 방문지 중에서 손꼽히는 의미있는 곳이자 유익한 곳이다. 폐광당시 그대로 보존된 동원탄좌의 모습 속에서 우리의 7,80년대가 보인다. 꼭 가보길 강력히 권유한다. 모든 비용은 무료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평창 메달 내가 쏜다] 엄마 나라 위해…만년설 달리는 ‘부산 사나이’

    [평창 메달 내가 쏜다] 엄마 나라 위해…만년설 달리는 ‘부산 사나이’

    “메달을 따면 억수로 좋지예.” ‘부산 사나이’ 김마그너스(19·스키 크로스컨트리)는 요즘 젊은이답게 진지한 자리에선 사투리를 많이 섞지 않지만 분위기만 타면 금세 달라진다. 고향 억양이 그대로 묻어난다. 노르웨이 태생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이국적 외모를 가졌지만 숨길 수 없다. 통역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거의 완벽한 한국어를 구사한다.2주 전부터 고지대 훈련 중인 오스트리아 람사우에서 잠시 귀국해 부산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봉송에 힘을 보탠 그는 5일 ‘스케줄에 차질을 빚지 않느냐’는 물음엔 “나는 부산을 대표해 뛰는 선수다”는 현답을 내놨다. 그는 “올림픽에서 잘하고 싶은 욕심을 더 간절하게 느끼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또 “국가대표이고 한국에도 아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더욱 자주 오고 싶다. 하지만 크로스컨트리 훈련을 하기에는 노르웨이가 적합하다. 올림픽까지는 어떻게 해야 선수로서 발전할 수 있는지만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한국과 노르웨이를 오가는 게 고달프다고만 생각하지 않는다.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이런저런 희생이 필요하기 때문에 담담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마그너스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고지대 특별훈련에 비지땀을 쏟고 있다. 올해에만 2~3주씩 세 번에 걸쳐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지의 고산지대를 다녀왔다. 해발 1700~1800m에서 지내다 곤돌라를 타고 2700m 고지로 올라가면 만년설을 만나며 남다른 각오를 다지곤 했다. 그는 “지난여름 고지대 훈련을 다녀온 뒤 체내 혈액량을 쟀더니 0.5ℓ 정도 늘었다. 확실히 고지대 훈련의 효과를 봤다”며 “고지대 훈련을 많이 하면 혈액량과 함께 적혈구의 양도 늘어 좋다. 몸에 산소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져 기록 향상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김마그너스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90일 남짓 앞으로 다가선 평창동계올림픽 메달 유망주로 꼽힌다. 본인은 아직 부족하다고 손사래를 치지만 국제 대회에서 잇달아 가파른 상승세를 뽐내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크로스컨트리 남자 1.4㎞ 스프린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2016 릴레함메르 동계 유스올림픽에서도 2관왕(크로스 프리, 10㎞ 프리)에 올랐다. 5일 다시 출국해 오스트리아 람사우 고지대에서 1주일 정도 더 시간을 보낼 참인 그는 “평창에서 메달을 따는 상상을 많이 한다”며 또 웃었다. 주변에서 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잇달아 얘기하지만 부담을 안 가지려고 무척 애쓴다고 한다. 그는 “만약 실제로 메달을 목에 건다면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을 갖지 않을까 싶다. 동계아시안게임 때도 그랬다”고 되뇌었다. 국민들의 꿈을 향해 달리겠다는 의지가 마지막 말에 담긴 듯했다. “솔직히 많이 모자라긴 하지만 큰일을 저지를 수도 있습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톡] 11월 1일은 근대화학 ‘혁명’의 날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톡] 11월 1일은 근대화학 ‘혁명’의 날

    산소 존재·질량보존 법칙 발견 뛰어난 재능과 수완으로 어떤 일이든 승승장구하는 사람을 일컬어 ‘미다스의 손’을 가졌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다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리기아의 왕입니다. 욕심 많은 미다스 왕은 우연한 기회에 술의 신 디오니소스에게 소원을 말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래서 ‘뭐든지 황금으로 만드는 능력을 갖고 싶다’는 소원을 이야기합니다. 결국 손만 닿으면 황금으로 변하다 보니 사랑하는 딸까지 황금 덩어리로 변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집니다.물질에 대한 거침없는 욕망을 표현한 미다스 신화는 실제로 여러 가지 시도로 나타납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연금술입니다. 연금술은 고대 이집트에서 시작돼 아라비아를 거쳐 중세 유럽으로 전해진 기술로 구리나 납, 주석 같은 싸구려 금속으로 금, 은 같은 귀금속을 만들거나 영원한 젊음을 주는 영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연금술은 화학 발전에 상당한 도움을 줬던 것도 사실이지만 ‘과학’이라는 체계를 갖추기는 많이 부족했습니다. 연금술 수준의 화학을 근대 과학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만든 것은 18세기에 살았던 불세출의 화학자 앙투안 라부아지에(1743~1794) 덕분입니다. 특히 라부아지에가 1772년 11월 1일 프랑스 과학아카데미에 보고한 ‘연소’ 논문은 화학이 연금술과는 차별화된 ‘과학’이라는 사실을 선언한 독립선언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날 과학아카데미에 보고된 논문은 메모 형태로 본인의 연구 우선권을 주장하기 위한 초록 수준이었습니다. 이듬해인 1773년 2월 그는 완성된 논문을 발표하면서 “이번 실험은 물리학과 화학에서 혁명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금도 아이들은 성냥이나 종이에 불이 붙고 꺼지는 것을 보면 신기해합니다. 그러면서 “불은 왜 붙어”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인류가 처음 불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갖게 된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18세기 중반까지 모든 물질에는 ‘플로지스톤’이라는 입자가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했습니다. 연소과정에서 플로지스톤이 소모되고 물질 속에 있는 플로지스톤이 모두 소모되면 비로소 연소과정이 끝난다는 것입니다. 그럴듯하지 않나요. 플로지스톤이 타서 없어지는 것을 연소과정이라고 한다면 물질이 타고 난 뒤 무게는 가벼워져야 하는데 금속 같은 경우는 더 무거워집니다. 플로지스톤설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었습니다. 그래서 라부아지에는 밀폐된 유리 용기 속에서 금속을 태운 뒤 정량 측정을 함으로써 연소라는 현상이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는 과정이라는 연소설을 확립했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산소의 존재를 발견하고 화학 반응 전후에 질량이 보존된다는 질량보존 법칙도 발견해 냈습니다. 이런 사실에서도 볼 수 있듯이 라부아지에는 그때까지 이것저것 마구잡이로 섞어 보고 돼도 그만 안돼도 그만이었던 연금술을 체계적인 실험과 증명, 해석을 통해 이론을 세우는 ‘화학’이란 새로운 형태의 학문으로 완성해 냈습니다. 그를 ‘근대 화학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도 그런 점 때문입니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라부아지에의 업적이 지금까지 남을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아내인 마리안 라부아지에 덕분이라는 점입니다. 여성의 사회적 활동이 제한됐던 당시 분위기와 달리 마리안은 남편의 실험 준비는 물론 실험 내용과 과정을 그림으로 남기는 등 연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합니다. 프랑스 혁명 직후 라부아지에는 앙시앙 레짐(구체제)의 세금공무원이었다는 이유로 고발돼 부인과 함께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만약 그가 프랑스 혁명 이후에도 살아남아 연구를 계속했더라면 화학은 얼마나 더 발전해 있을까 문득 궁금해집니다. edmondy@seoul.co.kr
  • 잠자다 돌연…“영아 급사증후군 수수께끼 풀렸다”

    잠자다 돌연…“영아 급사증후군 수수께끼 풀렸다”

    머리-목 운동 등 조절하는 P물질 부족…엎드린 자세로 잠든 아기 급사 많은 이유 영아가 잠자다 급사하는 영아 급사증후군(SIDS: sudden infant death syndrome)의 원인을 둘러싼 수수께끼를 풀어줄 연구결과가 나왔다. SIDS는 멀쩡하던 아기가 수면 중 소리 없이 사망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확실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피오나 브라이트 호주 애들레이드대학 병리학자는 뇌의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로 머리와 목 운동을 조절하는 P 물질의 부족이 영아 급사증후군의 원인이라는 새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25일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보도했다. 브라이트 박사가 영아 급사증후군으로 사망한 아기 55명으로부터 채취한 뇌 조직 샘플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이 머리-목 운동과 호흡을 조절하는 뇌간의 핵심 부위들에서 P 물질이 비정상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신경전달물질은 뉴로키닌-1이라는 신경수용체와 결합, 호흡계와 심혈관계의 활동을 조절하며 특히 산소가 부족한 저산소증이 발생했을 때 이에 대처하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브라이트 박사는 설명했다. 특히 엎드린 자세로 잠든 아기가 급사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자세로 자다 숨이 막히면 자연 반사로 머리를 들거나 돌려야 하는데 P 물질 부족으로 머리를 움직일 수 없어 결국 호흡이 막혀 사망하게 된다는 것이다. P 물질의 부족은 특히 조산아와 남아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이는 영아 급사증후군 발생률이 조산아와 남아에게서 높게 나타나는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것이라고 브라이트 박사는 말했다. 이 연구결과가 앞으로 영아 급사증후군 위험이 높은 아기를 가려낼 수 있는 방법의 개발로 이어지기를 그는 기대했다. 이 연구결과는 온라인 과학전문지 ‘공공과학도서관’(PLoS ONE)에 실렸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아빠가 만든 팬케이크 먹고 숨진 딸…왜?

    아빠가 만든 팬케이크 먹고 숨진 딸…왜?

    배고픈 딸에게 만들어준 아빠의 팬케이크가 처참한 비극을 몰고 왔다. 12일(현지시간) 영국 미러는 런던 북서부 해로우 출신의 나이니카 티쿠(9)가 아빠가 점심으로 만든 팬케이크 한입을 먹고 과민증 반응( anaphylactic reaction)을 보여 결국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나이니카의 엄마 락쉬미(37)는 딸이 숨을 거둔지 5개월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알레르기에 대한 치료와 경각심을 높이는 차원에서 딸의 실명을 밝히며 언론과의 인터뷰에 나섰다. 지난 달 5월 20일, 나이니카는 승마수업을 마치고 아빠 비누드와 돌아오는 길에 팬케이크 재료를 사왔다. 재료에는 한 번도 먹어본적이 없었지만 나이니카가 조금이라도 먹고 싶어한 블랙베리도 포함되어 있었다. 아빠는 평소처럼 우유, 달걀, 콩으로 만든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는 딸을 위해 평소처럼 유제품이 첨가되지 않은 팬케이크를 만들었다. 그러나 나이니카는 팬케이크를 한입 먹은 후 거친 반응을 보였다. 발진이 올라왔고 붓기 시작했다. 아빠는 딸에게 알레르기 약, 응급주사 에피펜, 인공 호흡을 실시했지만 딸의 상태는 점점 나빠졌다. 구급차가 왔을 때 이미 딸은 맥박을 잃었고, 얼굴이 창백하게 변한 뒤였다. 급히 병원으로 옮겨져서 맥박은 돌아왔지만 산소부족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은 뒤였다. 이틀 후 병원은 뇌사판정을 내렸고, 결국 병원에 온지 5일 만에 부부는 딸의 생명유지 장치를 끄는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렸다. 엄마는 “딸이 태어난지 6개월 뒤 유제품, 콩, 달걀에 알레르기가 있단 사실을 알고는 집에서 관련된 모든 재료를 없앴다. 아마 재료가 오염됐거나 다른 성분이 있는건 아닌지 걱정됐다. 의사는 블랙베리 때문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우리에겐 아직 많은 의문이 남아있다”고 슬퍼했다. 그녀는 “딸의 죽음 이후, 우리는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알레르기로 인해 고초를 겪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우리 딸을 계기로 다른 가족들이 참혹한 고통을 겪지 않길 바란다. 부모로서 또다른 생명을 구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며 절실한 마음을 전했다. 부부는 딸 나이니카의 이름으로 재단을 설립했다. 알레르기 연구 자금을 조달하고 알레르기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 온라인 모금사이트도 개설했다.   사진=미러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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